“팽창예산” 27조… 재정인플레 우려/새해 예산안 내용과 문제점
◎도로·항만 확충… 복지투자재원 늘려/지방양여세 포함땐 28% 증가한 셈/경직성경비 늘어 사업비 증액은 1조4천억뿐
「팽창예산」 시비가 분분한 가운데 정부가 22일 총 27조1천2백억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일반회계기준)을 민자당과의 당정협의테이블에 내놓았다.
내년도의 정부예산이 내년예산으로 확정되기까지는 당정협의와 국회심의·의결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예년의 경우애 비추어 볼 때 당정협의와 국회심의 과정에서 정부가 내놓은 예산규모가 크게 삭감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내년도 예산안을 규모면에서 보면 올해 본예산보다 19.5%가 늘어난 것이다. 이는 지난 82년에 22%의 증가율을 보인 이래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중앙정부의 세입중 특별회계라는 형식으로 지방에 넘겨지는 재원을 포함할 경우 예산증가율은 이보다 대폭 늘어나게 된다. 지방자치제 실시에 대비,취약한 지방재정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의 교부금·보조금 이외에 내년부터 지방양여세와 지방교육양여세등 2개의 특별회계를 신설,각각 중앙정부 세입에서 4천억∼6천억원과 1조4천억원등 모두 1조8천억∼2조원이 지방으로 넘겨진다. 지방양여세는 예산집행기관이 지방정부일 뿐 재원의 성격은 일반회계예산과 동일한 것이어서 이를 포함시키면 예산규모는 29조원에 이르며 예산증가율은 28%로 늘어나는 셈이다.
이같은 예산규모의 급격한 증가는 필연적으로 팽창예산 시비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부는 내년에 우리 경제가 12.9%의 경상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반회계 기준으로 19.5%,양여세를 포함할 경우 28%에 달하는 예산증가율은 경상성장률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
예산규모가 급격히 늘어나면 결국 어떤 형태로든 통화수위를 높이게 된다. 이는 물가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뿐만 아니라 민가부문의 통화공급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물가가 불안한 시기에는 가능한 한 정부의 지출규모를 줄여나가야 한다.
올들어 물가는 폭등세를 보여 7월까지의 소비자 물가가 지난해 말에 비해 7.8%나 올랐다. 연말까지는 10%선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등 물가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때에 정부의 예산규모가 급격히 커지면 그만큼 총수요를 부추기게 되는 것은 빤한 이치이다.
반면 민간부문 생산활동의 기초가 되는 도로·철도·항만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을 확충하고 국민의 복지수준을 높여 나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예산규모 확대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경제의 안정기조를 위태롭게 하거나 인플레를 가속화시킬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예산규모를 무리하게 팽창시키는 것은 바람직한 재정운용 태도라고 보기 어렵다.
세출측면을 보면 지방양여세의 신설로 중앙정부의 재원가운데 1조8천억∼2조원이 새로 지방으로 넘어가게 됨에 따라 지방재정이 대폭 늘어나게 된 것이 올 예산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 가운데 지방양여세특별회계에 반영되는 4천억∼6천억원은 내무부가 지방도로·군도포장 및 상하수도,도시가로정비사업 등을 지원하는 데 투입된다. 1조4천억원 규모의 지방교육양여세특별회계 예산은 문교부로 넘어가 초·중 등 교원증원및 교원처우개선등 인건비와 학교시설의 신·증축 등 시설비를 지원하게 된다.
이밖에도 목적세인 방위세가 내년부터 본세에 편입됨에 따라 지방재정교부금이 대폭 증액된다. 올해의 경우 내국세의 13.27%와 11.8%씩을 떼어주게 돼 있는 지방재정교부금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합한 교부금총액이 4조2천억원이었으나 내년에는 5조6천억원으로 1조4천억원이 늘어난다. 이는 올해의 교부금증가액 5천억원의 거의 3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이에따라 내년의 지방재정은 양여세와 교부금증가로 3조2천억∼3조4천억원이 늘어나며 여기에 지방세,세외수입 등 자체수입증가분을 포함하면 증가규모는 이보다 훨씬 더 커지게 된다.
그러나 세출규모가 이처럼 대폭 늘어나는 데도 불구하고 내년도 일반회계 사업비 재원은 매우 한정돼 있다.
추정세입 29조원 가운데 양여세로 2조원을 떼어내면 일반회계 규모는 27조1천2백억원으로 올해(22조6천8백94억원)보다 4조4천3백억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이중 지방교부금 증가분 1조4천억원과 교부금이외의 경직성 경비(인건비 방위비 등)증가분 1조5천8백억원을 제외하면 사업비로 늘어날 수 있는 부분은 1조4천5백억원에 불과하다. 이에따라 내년도의 총사업비는 8조6천7백70억원(일반회계 기준)으로 올해보다 20% 늘어나는 데 그치고 있다.
사업비를 분야별로 구분하면 북방진출및 통일무드의 확산에 따라 안보외교및 통일역량강화부문이 지난 해보다 1백63.2% 늘어나며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분야(재특포함)는 31.8%가 증가하고 있다.
사업비예산 가운데 대부분이 계속 사업에 충당되고 있으며 내년에 새로 시작되는 신규사업은 장애인 고용촉진,도시영세민 밀집지역의 공동이용시설및 환경개선,농지관리위원회운영위원,창업지원기금,남북 교류협력기금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예산규모도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처럼 전체 예산규모가 대폭 증액됐음에도 사업비가 충분하지 못한 이유는 방위비를 포함한 경직성 경비가 전체예산의 68%를 차지하는 비정상적인 세출구조에 있다는 것이 예산당국의 설명이다.
이에따라 예산당국은 방위비 증가율을 10∼12% 수준에서 억제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으나 국방부는 18% 증액을 요구하고 있어 내년도 예산안의 최대 쟁점으로 등장하고 있다.이밖에 공무원봉급 인상률도 당초 총무처가 요구한 15%나 올해 인상률 13.6%보다는 다소 낮아질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염주영기자〉
□주요 예산사업 내용〈단위:억원 %▽는 감소율〉
사업명 90년 91년안 증가율
▲지역균형개발 1,695 2,419 42.7
서해안개발 1,356 1,972 45.3
(아산등 5개산업기지) 539 688 27.6
(서해안고속도로) 300 500 66.7
(인천항) 44 114 259.1
▲국민복지 12,008 14,411 20.0
상하수도시설 2,025 2,339 15.5
지역의보지원 3,647 4,847 32.9
의료보호 1,513 1,730 14.3
생화보호대상자지원 1,302 1,436 10.3
수질개선 360 369 2.5
▲도시서민생활편의 9,958 12,150 22.0
서울부산대구지하철 1,100 850 ▽22.7
영구임대주택 7,342 9,950 35.5
영세민주택개량 250 250 0
영세민공동시설 - 300-
▲농어촌개발 9,240 14,121 52.8
농축산물수입개방보완 1,008 1,977 96.1
(차액보상) 222 1,083 387.8
(수입관련구조조정) 731 764 4.5
농지관리기금 1,000 1,277 27.7
농업안정기금 200 400 100.0
농공지구조정 693 710 2.5
농어촌정주권개발 32 120 275.0
농어촌부채경감 1,526 3,733 145.6
▲산업평화 민생치안 1,427 2,399 67.9
산재예방및보험 213 458 115.0
근로자임대아파트 61 69 13.1
경찰관서신개축 173 237 37.0
경찰장비보강 122 152 24.6
활동비등경찰사기진작 744 1,339 80.0
▲안보외교 통일역량강화 231 608 163.2
대북방및제3세게무상원조 81 88 8.6
남북협력기금 - 300 -
민족통일연수원신설 - 30 -
▲산업균형발전기술지원 8,433 10,176 20.7
공업기반기술개발 296 485 63.9
공업발전기금 290 420 44.8
중소기업구조조정기금 1,250 1,500 20.0
수출보험기금출연 70 350 400.0
에너지소비절약홍보 - 25 -
국제무역산업박람회지원 197 626 217.8
과학기술진흥 3,809 4,030 5.8
▲사회기간시설 16,319 21,503 31.8
도로건설 9,041 12,496 38.2
수도권전철 2,910 4,101 40.9
수도권새공항건설추진 50 100 100.0
부산등수출입항만확충 2,203 2,015 ▽8.5
다목적댐건설 872 1,016 16.5
▲교육환경개선·문화지원 6,582 11,060 68.0
초중등교육지원 4,150 8,465 104.0
실업교육확충 113 243 115.0
대학시설비 881 840 ▽4.7
문화발전10개년계획 74 99 33.8
문화재정비 293 271 ▽7.5
▲국민편의행정강화 103 152 47.6
체제수호홍보비 27 28 3.7
법률구조사업 29 33 13.8
공무원근무환경개선 43 82 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