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다리
    2026-07-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5,557
  • 수혈로 간암 발생, 극단 선택한 소방관…대법 “위험직무순직”

    수혈로 간암 발생, 극단 선택한 소방관…대법 “위험직무순직”

    소방관이 화재진압 과정에서 입은 부상으로 수술을 받던 중 수혈로 인해 간암이 발생했고 이를 비관해 극단선택을 했다면, 이 역시 공무상 재해로 봐야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A씨의 유족이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낸 위험직무순직 유족급여청구 부지급 결정 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소방관이던 A씨는 1984년 11월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전기에 감전돼 쓰러졌다. 이때 유리 파편이 다리를 관통하는 부상을 입었고, 병원에서 수술을 받던 중 피를 많이 흘려 동료 B씨로부터 수혈을 받았다. 하지만 B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B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자로 밝혀졌다. B씨는 간암 진단을 받고 2003년 10월 사망했다. A씨는 수혈 이후 간 질환에 시달리다 2011년 B형 간염과 간경변, 간암을 진단받았다. 갈수록 병세가 악화하면서 2013년 6월 결국 퇴직했다. 식사와 거동 등 일상생활조차 힘들어진 그는 우울증과 정서불안에 시달리다 퇴직 20여 일 뒤 거주하던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인사혁신처는 2018년 8월 A씨의 사망을 공무상 재해로 판단해 유족에게 순직유족보상금 가결 결정을 통보했다. 이에 A씨의 유족은 ‘순직을 넘어 위험직무순직에 해당한다’며 그에 따른 유족급여를 청구했다. 공무로 사망하는 일반적인 ‘순직’과 달리 A씨의 죽음은 화재 진압이라는 위험한 직무를 수행하다 입은 부상이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다. 인사혁신처는 요건에 맞지 않다며 지급을 거부했고 유족은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유족의 주장을 받아들여 A씨의 사망이 위험직무순직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도 최근 인사혁신처장의 상고를 기각하고 A씨의 위험직무순직을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위험직무 수행 중 입은 위해가 직접적인, 주된 원인이 돼 A씨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며 “A씨의 부상뿐만 아니라 질병도 생명과 신체에 대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가 입게 된 위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 ‘54홀 노보기’ 임희정, LPGA 투어 한국 200승 주인공 성큼

    ‘54홀 노보기’ 임희정, LPGA 투어 한국 200승 주인공 성큼

    ‘사막의 여우’ 임희정(21)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사흘 연속 보기 없는 무결점 플레이를 이어가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 합작 200승의 주인공을 향해 줄달음쳤다. 임희정은 23일 LPGA 인터내셔널 부산(파72·6726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버디만 7개 뽑아내며 7언더파 65타를 쳤다. 54홀 동안 단 한 개의 보기도 내지 않고 1라운드 5개, 2라운드 6개 등 버디 18개를 쓸어담은 임희정은 중간합계 18언더파 198타를 기록하며 단독 1위가 됐다. 공동 2위 고진영(26), 안나린(25)과는 4타 차다.임희정은 경기 뒤 54홀 노보기에 대해 “최근 한 라운드 정도 한 적이 있는데 사흘 연속은 투어에 데뷔하고 처음”이라며 “오늘부터 조금 공격적으로 하고 싶었는데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타수를 많이 줄여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켜야 할 홀을 지키고 가다보면 찬스가 온다고 생각해 차분하게 기다리는 플레이를 해 버디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희정은 54홀 동안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난 적이 한 번 뿐일 정도로 샷 감각이 좋았다. 그는 “티샷 정확도에 자신이 있어서 페어웨이를 놓치는 일이 많지는 않은데 그래서 러프에 간 게 어색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또 “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LPGA 투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막상 선두에 오르니 실감이 안난다”며 “아직 한 라운드가 남아 있어 내일 잘 마무리해야 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했다. 이번에 우승하면 LPGA 투어 직행 티켓이 주어진다. 그는 “골프를 시작하면서 최종 목표는 LPGA 투어였따”며 “저는 항상 한국에서 탄탄한 기량을 갖춘 뒤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일단 마지막 라운드에 집중하고 그런 좋은 기회가 온다면 진지하게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한국 합작 200승에 대해서는 “그 주인공이 된다면 누구나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한국 선수들이 상위권에 많이 포진해 확률이 높을 것 같은데 모두들 힘내 마지막 라운드까지 잘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1라운드에서 71타를 치며 아쉽게 60대 타수 최다 15라운드 연속 신기록 달성에 실패했던 고진영은 어깨가 가벼워 졌는지 이틀 연속 불꽃샷을 휘두르며 공동 2위까지 치솟아 마지막 날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2라운드에서 버디만 8개를 뽑아내며 상위권으로 도약하더니 이날도 버디만 5개를 솎아내 중간합계 14언더파 202타를 기록했다. 1라운드 1위, 2라운드 공동 1위였던 안나린은 15번홀(파5)까지 버디 4개와 보기 3개를 바꾸며 순위가 공동 4위까지 미끄러졌다. 그러나 17번홀, 18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다시 공동 2위로 순위를 끌어올리며 우승 경쟁 불씨를 살렸다. 유해란(20)도 5개홀 연속 버디를 포함해 14번홀(파4)까지 버디 8개를 쓸어담으며 한 때 임희정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나 15번홀 더블보기로 흔들린데 이어 18번홀에서도 보기를 기록해 이날 9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아낸 다니엘 강(미국)과 함께 공동 4위(13언더파 203타)가 됐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하면 LPGA 투어 한국 합작 200승 이정표가 세워진다. 공동 10위까지 11명 가운데 한국 선수가 7명이나 포진해 가능성은 무척 크다. 공동 11위 내 외국 선수 4명 가운데 2명은 교포인 다니엘 강과 이민지(호주)다.
  • 권경애 “윤석열이 사과는 개나 주라 했다는 건 순 거짓말”

    권경애 “윤석열이 사과는 개나 주라 했다는 건 순 거짓말”

    ‘조국 흑서’의 공동 저자인 권경애 변호사가 2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의 전두환 발언 사과 논란에 대해 “‘개한테 사과는 니나 처먹으라고 했다’는 건 순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어제는 나도 윤석열 후보는 안되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면서 “그 위중한 발언과 늦은 사과도 마뜩치 않았는데, 치유불가능한 부절적함과 경박함에 토리그램이란 걸 자세히 보지도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윤석열 캠프 측에서 이미 삭제한 토리그램은 윤 후보가 키우는 애완견인 토리를 의인화해서 운영했던 인스타그램 계정이다. 다리를 쩍벌리고 앉는 윤 후보에 대한 조롱성 발언도 서슴지않는 등 개의 시각에서 본 아빠(윤석열 후보)의 모습을 유머와 함께 전하며 윤 후보의 이미지 변화를 꾀했다. 권 변호사는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과 글을 찬찬히 봤다면서 “아빠도 토리도 사과 좋아한다, 나래(경상도에서 데려온 고양이)는 사과 안 좋아하니 추루나 먹어라”란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사과하기 싫어한 건 아니었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듯 한데, 그 뜻이 반대로 와전된 것”이라며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 없는 사람들은 저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웠을지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고양이는 과일을 먹지 않고, ‘추루’는 고양이 마약 간식이라고 부연했다. 권 변호사는 “민주당 재집권 저지의 열망을 한 몸에 끌어 모아 온 후보에게 화가 치밀었다”면서 “윤 후보측의 전두환 발언의 위중함을 가벼운 유머코드로 넘기려 했던 공감능력 부재는 쉽게 단시간에 바뀔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윤 후보 부부 모두의 생래적·경험적·환경적 한계를 국민이 지속적으로 포착하면서 느낀 괴리감과 위화감이 임계점을 넘어 폭발한 것이 이번 사과 사진 사태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권 변호사는 이런 이슈가 대전 정국을 장악한다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 정치의 참담한 수준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한탄했다. 한편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경선 결선 투표를 앞두고 “지금 민주당이 유독 윤석열 후보만 공격하는 것은 비리 후보끼리 대선구도를 만들어 ‘이재명 물타기 대선’을 획책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 [취중생] 옛 연인 집 초인종 누른 ‘스토킹법 위반‘ 1호 사건, 어떻게 처리될까

    [취중생] 옛 연인 집 초인종 누른 ‘스토킹법 위반‘ 1호 사건, 어떻게 처리될까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지난 21일부터 ‘스토킹처벌법’(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습니다. 1999년 5월 스토킹처벌법이 처음 국회에 발의된 이후 22년 만의 일입니다. 그 기간에 스토킹처벌법이 국회에서 발의와 폐기를 되풀이하는 동안 스토킹은 피해자의 신체와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쓰레기 무단 투기, 광고물 무단 부착, 음주소란, 무전취식 등과 함께 1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과태료 등을 부과하는 경범죄로 분류됐습니다. 스토킹처벌법의 시행으로 스토킹은 이제 법원에서 징역형 선고가 가능한 범죄가 됐습니다. 하지만 스토킹처벌법은 지난 4월 제정될 당시부터 미완의 입법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스토킹 유형을 5가지로 제한한 점, 스토킹범죄 피해자의 범위를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사람으로만 한정한 점, 일부 스토킹범죄를 반의사불벌죄, 즉 피해자가 처벌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도록 한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아래는 스토킹처벌법 시행 후 가해자에게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첫 사건입니다.20대 남성 A씨가 지난 21일 오전 1시 30분쯤 전북 전주시 덕진구에 있는 여성 피해자 집에 가서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피해자는 A씨의 옛 연인입니다. 피해자는 112에 신고했고, 신고 접수 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구두 경고를 통해 A씨에게 스토킹 행위를 멈추라고 했고 스토킹 행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할 경우 형사처벌될 수 있음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A씨는 1시간 뒤에 다시 피해자 집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두 번째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현장에서 A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습니다.스토킹처벌법은 법에서 정한 스토킹 행위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면 ‘스토킹범죄’로 보고 처벌하도록 하고 있습니다.“반의사불벌죄 조항, 피해자에 더 큰 위협” A씨는 향후 형사처벌을 받게 될까요? 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입니다. 현행 스토킹처벌법은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징역 3년 이하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가 처벌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이를 A씨 사건에 적용하면, 이 사건 피해자가 향후 A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A씨는 처벌받지 않습니다. 지금의 스토킹처벌법이 스토킹 가해자에 대한 형사처벌 책임을 피해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서혜진 더라이트하우스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스토킹 가해자는 피해자의 집 주소, 전화번호, 직장 등 모든 것을 알고 있다. 피해자가 신고 또는 고소한 사실을 알고 가해자가 다른 방식으로 피해자를 괴롭힐 가능성이 높고, 더 중한 위험에 빠뜨릴 위험성도 높다”라면서 “일부 스토킹범죄를 반의사불벌죄로 분류한 것은 스토킹범죄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습니다. 아는 사이에서 발생하는 범죄 특성상 피해자가 가해자의 보복 범죄를 우려해 처벌 의사를 제대로 밝히기 어렵고 피해자에게 추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모든 스토킹범죄가 반의사불벌죄는 아닙니다. 만일 A씨가 피해자 집을 찾아갔을 당시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휴대했거나 그 물건을 이용했다면 피해자의 처벌 불원 의사와 상관 없이 형사처벌이 가능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징역 5년 이하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이렇게 처벌 규정을 둘로 나누다 보니 ‘얼마나 더 많은 피해자가 죽어야 국가는 피해자를 제대로 보호할 것이냐’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협소한 스토킹 유형 규정, 포괄적 정의 필요” A씨의 행위는 스토킹처벌법에서 정한 5가지 스토킹 행위 유형 중 △피해자에게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피해자의 주거, 직장, 학교, 그 밖에 일상적으로 생활하는 장소(주거 등) 또는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에 해당합니다. 피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동거인과 가족에 대해서도 이런 행위들을 해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유발하면 스토킹이 성립합니다. 경찰은 112를 통해 접수한 사건을 내용에 따라 중요범죄(살인·강도 등), 기타범죄, 질서유지, 교통, 기타경찰업무, 기타(타기관)의 6종(중분류)으로 나누고, 이를 다시 57개의 코드로 세분화(세분류)하고 있습니다. 스토킹이 57개 코드에 포함된 때는 지난 2018년 6월이고 기타범죄로 분류돼 있습니다. 경찰은 이를 통해 스토킹 신고 이력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가해자의 행위가 법에서 정한 스토킹 행위 유형에 해당하지 않으면 이런 신고 이력이 남지 않는다는 점에 있습니다. 지난 3월 학술지 ‘원광법학’에 실린 논문 ‘법정에 선 스토킹’이 최근 8년간(2013년 1월~2020년 12월) 선고된 제1심 판결문 중 ‘스토킹’ 표현이 포함된 판결문 148건(한 사건에 여러 스토킹 유형 포함)을 분석한 결과, 스토킹 가해자가 피해자 측에 연락한 사건이 70.9%(105건)로 가장 많았습니다. 가해자가 피해자 측 주거, 직장, 학교 등 일상 공간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본 사건이 두 번째로 많은 62.2%(92건)를 차지했습니다. 이 두 유형은 스토킹처벌법에서 정의하는 스토킹범죄 유형 5가지에 속합니다. 그런데 가해자가 피해자 측의 주거를 침입하거나 피해자 측 퇴거 요구에 불응한 사건의 비중도 33.1%(49건)로 적지 않았습니다. 가해자가 피해자 측에 면회와 교제 등 의무 없는 일을 강요한 사건은 55.4%(82건)에 달했습니다. 이 두 유형은 법적으로 스토킹범죄 유형에서 제외돼 있습니다. 이 논문의 저자인 한민경 경찰대 교수는 “스토킹 행위를 지금처럼 5가지 유형만을 열거하는 것으로는 다양한 스토킹 유형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 피해자가 가해자의 스토킹으로 오랫동안 감내해야 했던 고통, 스토킹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전방위적으로 계속되는 맥락이 (범죄의 심각성, 중대성 등을 고려하는) 양형 과정에서 사라져 버리는 결과를 낳게 된다”면서 “법 개정을 통해 스토킹 유형들을 빠짐없이 제시함으로써 스토킹을 처벌하고 예방하고자 하는 스토킹처벌법 입법 취지가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보호조치에서 빠진 ‘주변 사람들’ 스토킹처벌법에서 정한 피해자 보호조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법원은 검사의 직권 또는 경찰의 신청에 의한 청구를 받고 가해자에 대해 △스토킹범죄를 중단하라는 서면 경고 △피해자 또는 피해자 주거지로부터 100m 이내 접근 금지 △피해자에 대한 연락 금지 △경찰관서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 등의 ‘잠정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잠정조치를 위반하면 징역 2년 이하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이에 앞서 경찰은 가해자의 스토킹행위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행해질 우려가 있을 때 가해자에 대해 △피해자 또는 피해자 주거지로부터 100m 이내 접근 금지 △피해자에 대한 연락 금지 등의 ‘긴급응급조치’를 할 수 있습니다. 가해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그러나 이런 보호조치는 스토킹범죄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만 적용됩니다. 피해자의 동거인과 가족, 직장 동료 등 피해자와 생활상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스토킹범죄 피해자의 주변 인물들의 경우 경찰에 신변보호조치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경찰의 신변보호조치 유형은 112 신고처리시스템 등록, 스마트워치(위치확인장치) 지급, 맞춤형 순찰, 신변경호, 가해자에 대한 경고, 보호시설 연계, 임시숙소 제공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신변보호조치 유형에는 가해자의 100m 이내 접근 금지와 같은 조치는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이에 스토킹범죄 피해자의 범주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가해자가 피해자, 피해자의 동거인, 가족 외에 ‘피해자와 가까운 타인’을 위협하는 행위도 형사처벌하는 독일, 피해자의 주변인에 대한 보호조치가 가능하도록 한 영국의 입법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보호조치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피해자 보호명령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스토킹처벌법상의 긴급응급조치 기간은 최장 1개월, 잠정조치 기간은 최장 6개월입니다. 반면 피해자 보호명령 기간은 최장 3년입니다.누군가는 ‘일단 법을 시행해보고 문제가 발생하면 법을 개정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토킹은 피해자의 일상을 지속적으로 위협하고 살인, 상해, 성폭력 등 중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범죄입니다. 범죄 피해를 예방하고 범죄 피해자 보호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고 존재 이유입니다.
  • “하루 기저귀 100개, 우유 6ℓ”…세계 최초 ‘아홉 쌍둥이’ 근황 첫 공개

    “하루 기저귀 100개, 우유 6ℓ”…세계 최초 ‘아홉 쌍둥이’ 근황 첫 공개

    지난 5월 세계 최초로 아홉 쌍둥이를 출산한 말리 여성과 아기들의 근황이 공개됐다. 말리 국적의 할리마 시세(25)는 지난 5월 모로코에서 제왕절개 수술로 9명의 쌍둥이를 낳았다. 애초 이 여성은 현지 병원에서 일곱 쌍둥이를 임신했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실제 출산 당일에는 9명을 낳았다. 신생아들의 몸무게는 0.5~1㎏ 사이였으며, 건강 상태도 양호했다. 세계 최초 아홉 쌍둥이는 태어난 직후 모두 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서 지내며 24시간 의사와 간호사의 보살핌을 받아야 했지만, 5개월 여가 지난 현재는 완전히 달라졌다. 9명 모두 체중이 빠르게 증가했고, 곧 고국인 말리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의료진의 판단이 나왔다.최근 시세와 남편 카더 아르비(35)는 처음으로 아홉 쌍둥이와 나란히 가족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공개했다. 사진 속 쌍둥이들은 누워있거나 앉아있거나 혹은 부모에 품에 안겨있는 등 저마다 다른 포즈를 취하고 있으며, 생김새나 몸집도 달라 보인다. 시세는 “이전까지는 아기들이 너무 약해서 9명 모두가 함께 사진을 찍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생후 6개월이 가까워지면서 아기들의 몸무게가 빠르게 증가했고, 이번에 처음으로 가족 전체가 사진을 찍게 됐다”고 말했다. 딸 5명, 아들 4명으로 구성된 아홉 쌍둥이는 현재 모로코에서 머물고 있다. 출산 당시 말리에는 특이 케이스에 해당하는 아홉 쌍둥이를 케어할 병원이 없다고 판단돼 말리 정부의 도움으로 모로코에 있는 클리닉으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아홉 쌍둥이는 이번에도 국가의 보호와 정부의 도움을 받아 고국인 말리로 돌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말리 보건장관은 지난주 병원을 방문해 무럭무럭 자라나는 아홉 쌍둥이를 직접 만났으며, 이후 말리 수도 바마코까지 아홉 쌍둥이와 부모가 한꺼번에 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는 기쁜 소식도 전했다. 아홉 쌍둥이의 어머니가 된 시세는 “지난 7월 기준 하루에 100개에 가까운 기저귀를 갈았다. 아이들이 먹는 우유도 하루 평균 6ℓ에 달한다”면서 “아이 한 명을 낳는 것도 충분히 힘들지만, 아홉을 낳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현재 아이들을 열심히 돌봐주는 의료진과 병원비를 지원해 준 말리 정부에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고 말했다. 시세의 남편이자 아홉 쌍둥이와 두 살 된 첫째 딸 등 총 10명의 아버지가 된 아르비는 “선원으로 일하면서 가족을 부양하는 건 재정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걱정해야 할 것이 많지만 나와 아내는 주로 긍정적인 생각을 한다”면서 “온라인에서는 따뜻한 댓글을 달아주는 후원자들이 많고, 전 세계의 후원자들로부터 수많은 지원 메시지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여성의 아홉 쌍둥이 출산은 역대 최다 출산으로 기록됐다. 종전에는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나디아 슐먼(46)이 낳은 여덟 쌍둥이가 세계 최다 쌍둥이로 여겨졌다.
  • 청소일하며 남편 병수발… 죽음으로 끝낸 10년 간병

    청소일하며 남편 병수발… 죽음으로 끝낸 10년 간병

    10년 넘게 아파트 청소일을 하며 몸이 불편한 남편을 부양했던 70대 아내. 그가 2년 전 남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울산지방법원 형사11부(재판장 박현배)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72)씨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9년 10월5일 오후 3시30분쯤 울산 북구 주거지 안방에서 남편 B(69)씨와 말 다툼을 하던 중 뺨과 눈 부위를 손으로 때리고, 넘어뜨린 뒤 가슴과 복부를 발로 여러 차례 차거나 밟는 등 다발골절 및 장간막 파열 등의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사건 당일 “남편이 다쳤다”며 119에 직접 신고했다. B씨는 10년전쯤부터 간경화 등으로 몸이 불편해 보행보조장치가 없으면 정상적 거동이 힘들었다. A씨 신고로 출동한 119구급대원 등이 심폐소생술을 하며 B씨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B씨는 끝내 숨졌다. 경찰은 사건 발생 며칠 뒤 A씨에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단순 사고가 아니라 남편을 때려 숨지게 한 것으로 본 것이다. 경찰은 약 1년 간 수사 끝에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고, 올해 초 검찰은 A씨를 불구속 기소했다.지난 20일 A씨에 대한 1심 재판이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렸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숨진 B씨 몸은 성한 곳이 없었다. 좌우로 12개씩 이뤄진 갈비뼈 양측 24개에 모두 골절이 보였다. 오른쪽 겨드랑이 부위부터 아래로 6개의 갈비뼈도 추가로 부러진 상태였다. 숨진 B씨 사진을 본 배심원들은 말을 잇지 못했다. 앙상한 팔 다리에 방청석에선 “미이라 같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왜소한 체구였다. 부검 결과 B씨 직접적 사인은 장간막 파열로 인한 다발성 출혈이었다. 두 사람 사이엔 자녀가 없었다고 한다. 집 안에서 B씨에게 강한 충격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내인 A씨 뿐이었고, 방 안 구조 상 그 정도의 상해를 입힐 요인이 없었다는 것, A씨가 이날 막걸리를 마신 음주 상태였다는 것이 검찰의 근거였다. 검찰은 재판부에게 A씨에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A씨 측은 억울함을 토로했다. A씨 측은 “넘어져 있는 피해자를 발견하고 정신을 차리게 하기 위해 머리를 흔들고 얼굴 부위를 쳤을 뿐이다”며 “피해자를 넘어뜨리게 하거나 가슴과 복부를 발로 차거나 밟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피해자 스스로 넘어지면서 상해가 발생했을 수 있고, 심폐소생술 과정에서 갈비뼈 골절 등 상해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B씨가 지난 2018년에도 넘어져 갈비뼈가 4개 이상 부러지는 사고가 있었던 점, 둘 사이가 평소 좋았던 점을 들어 반박했다. 숨진 B씨의 친동생도 “형수가 그럴 일 없다”며 선처를 구했다. 이날 배심원 7명은 고심 끝에 모두 A씨가 유죄라고 봤다. 응급실 의사와 부검의, 부검감정서를 감정한 법의학교수 등이 증인으로 출석해 “단순히 넘어져서 생긴 상처로 보기 어렵다”라며 “피해자 손등에 발생한 멍자국의 경우 ‘방어흔’이다”고 설명했다. 국민참여심판 배심원 4명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나머지 3명은 징역 4년의 의견을 냈다. 박현배 판사는 “피고인이 배우자인 피해자에게 다발골절 및 장간막 파열 등의 상해를 가해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다만 오랜 기간 홀로 생계를 책임지면서 간병한 점,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개 사과’ 윤석열 “제 처가 반려견 데려갔고 캠프 직원이 촬영”(종합)

    ‘개 사과’ 윤석열 “제 처가 반려견 데려갔고 캠프 직원이 촬영”(종합)

    ‘전두환 옹호’ 발언을 사과하는 과정에서 개에게 먹는 사과를 주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국민을 조롱했다는 비판이 쏟아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반려견을 데려간 건 제 처(김건희씨)로 생각이 되고, 캠프 직원이 (사진을) 찍었다고 들었다”고 경위를 해명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 전 총장은 22일 오후 TV로 생중계된 국민의힘 본경선 두 번째 맞수토론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유승민 전 의원이 문제의 ‘개 사과’ 사진을 꺼내 들고 “윤 후보 댁에서 사과를 개한테 주는 사진인데 누가 찍었나”라고 묻자, “저희 집 말고 집 근처 사무실에서 찍은 것 같다. 제가 듣기로는 우리 집이 아니고, 캠프에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담당하는 직원이 와서 찍었다고 들었다”고 답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유 전 의원이 ‘사과를 준 사람은 윤 후보 아닌가’라고 묻자 윤 전 총장은 “캠프 직원인 걸로 안다. 저는 그 시간에 대구 (TV) 토론을 마치고 서울에 올라온 게 새벽 1시 반쯤이었다. (사진을 찍은 건) 그 전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전두환 옹호’ 발언 고집하다 ‘개 사과’ 사진까지이번 논란의 발단은 지난 19일 부산 당협 사무실을 찾은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이 꺼낸 ‘전두환 옹호’ 발언이었다. 그는 “나라가 똑바로 되려면 아주 조직적이고 집단적인 부패 세력을 일소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 뒤 뜬금없이 전두환씨 이야기를 꺼냈다. 윤 전 총장은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왜 (정치를 잘했다고) 그러느냐? 맡겼기 때문이다. 이분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해봤기 때문에 맡긴 거다. 그 당시 정치했던 사람들이 그러더라. ‘국회는 잘 아는 너희가 해라’며 웬만한 거 다 넘겼다고…. 당시 3저 현상(저금리, 저유가, 저달러)이 있었다고 했지만 그렇게 맡겼기 때문에 잘 돌아간 거다”라고 말을 이어갔다. 이 발언이 보도되면서 논란이 됐지만 이후 일정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잘한 것은 잘한 것이고 5·18과 군사쿠데타는 잘못했다고 분명 얘기했다. 제가 무슨 말만 하면 앞에 떼고 뒤에 떼는데 전문을 보면 다 나온다”며 발언 자체를 거두지 않았다.당 밖은 물론이고 내부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호남 민심은 폭발했다. 결국 윤 전 총장은 ‘전두환 옹호’ 발언을 한 지 이틀이 지난 21일에서야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러나 사과를 하려면 제대로 사과를 할 것이지 ‘유감 표명’에 그쳤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그는 21일 오후 재차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계 진출을 선언한 뒤 잦은 구설수에 오르며 당내 경쟁자들로부터 ‘1일 1망언’이라는 공격을 받고 있던 가운데 최악의 발언이 나오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고서도 발언을 철회하지 않다가 사과마저 비판을 받은 것이다. 그런데 두 번이나 사과를 해놓고 하루도 지나지 않아 반려견에게 ‘먹는 사과’를 주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놓은 것이다. 사과 당일 ‘개 사과’ 전에도 두 차례나 ‘먹는 사과’ 사진‘개 사과’ 사진이 올라오기 직전에도 윤 전 총장의 SNS에는 나무에 끈으로 사과를 달아놓은 사진을 올리고 “석열이형이 어렸을 적 아버지는 퇴근길에 사과를 하나씩 사 오셨대요. 그러고는 몰래 마당에 있는 나무에 사과를 실로 묶어두었답니다”라며 “냉큼 일어나 팬티 바람으로 사과를 따서 아삭아삭 베어먹었어요”라고 적었다. 또 어릴 적 돌잡이 사진을 올리며 ‘사과’를 잡았다고 올리기도 했다. 두 차례 사과를 해놓고 연달아 ‘먹는 사과’ 사진을 올린 의도가 ‘불순’하다는 지적이 이미 나온 상황이었다. 윤 전 총장의 ‘개 사과’ 사진에 “국민을 개로 아는 것이냐”며 여론은 폭발했다. ‘전두환’ 발언 비판 빗발치던 때 ‘개 사과’ 사진 촬영 그런데 윤 전 총장의 말대로라면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찍은 시점도 논란거리가 된다. 윤 전 총장이 ‘전두환 옹호’ 발언을 한 것은 19일, 대구 TV토론은 20일 오후에 진행됐다. ‘전두환 옹호’ 발언은 19일 당일부터 이미 논란이 됐고, 20일에는 이미 사과하라는 비판 여론이 빗발치던 때다. 윤 전 총장의 설명대로라면 ‘개 사과’ 사진을 촬영한 시점은 논란의 발언이 나온 다음날인 20일인 셈이다. ‘개 사과’ 사진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것은 21일 두 차례 사과가 이뤄진 날 밤이다. 즉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데도 사과를 하지 않고 있던 20일에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며 사진을 찍었고, 21일 두 차례나 사과를 한 뒤 해당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이다.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에 바쁜 유력 대권주자의 결정 과정으로 보기엔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 모습이다. ‘윤 전 총장 부부가 촬영’ 의혹엔 “개 데려간 건 제 처인 듯”촬영 주체에 대한 질문과 촬영 시점에 대한 답변에 앞서 윤 전 총장은 ‘반려견을 캠프 직원이 데려가서 야심한 밤에 찍었냐’라는 질문에 “그렇게 들었다”고 답변했다가 “반려견을 데려간 건 제 처로 생각이 든다”고 답변을 정정하기도 했다. 이날 ‘개 사과’ 사진을 두고 인터넷에서는 반려견의 눈동자를 확대해보면 다리를 벌리고 앉은 한 남성과 한 여성의 모습이 비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쩍벌남’ 논란을 빚었던 윤 전 총장과 배우자인 김건희씨가 촬영한 사진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에 대해 캠프 측은 “해당 사진은 지난 20일 밤 11시쯤 촬영됐고, 그 시각에 윤 전 총장은 대구에 있었다”며 “촬영 장소도 자택이 아닌 사무실이며, 촬영자는 SNS 담당 실무자”라고 해명한 바 있다. 윤석열 “사진은 직원이 찍어 올렸지만 내가 승인했으니 내 불찰”이날 TV토론에서 유 전 의원은 “윤 후보가 안 계신 장소에서 캠프하고 부인이 했다?”라며 “어제 페이스북에서 국민에 잘못했다 사과하고 불과 12시간이 지나서 인스타에서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을 캠프 관계자가 국민을 완전 개 취급하는 사진을 올렸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인스타그램 사과 스토리) 기획을 제가 한 거라 볼 수 있다. 정치를 시작할 때 제 앨범을 캠프에서 가져갔고 어릴 때 돌 사진을 보고 설명해달라 해서 ‘어릴때 사과 좋아했고 아버지가 밤늦게 귀가하시면 사과를 화분에 올려놓으면 사과를 먹곤 했던 얘기를 직원에 해 줬다. 그랬더니 인스타에 스토리로 올리겠다고 해서 하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진 속) 강아지는 제가 9년동안 자식처럼 생각하는 우리 가족이고 그걸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그 생각이 틀렸다기보다 제 불찰”이라며 “사과 관련 스토리를 인스타에 올리겠다고 하자 얘기를 해주고 승인했으니 여기 관련 모든 불찰과 책임은 제가 지는 게 맞다.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자세를 낮췄다.
  • [핵잼 사이언스] 고대 나무늘보, 잡식도 있었다…고생물 비밀 풀까

    [핵잼 사이언스] 고대 나무늘보, 잡식도 있었다…고생물 비밀 풀까

    나무늘보라고 하면 우선 천천히 움직이고 느긋하게 나뭇잎을 따 먹는 작은 초식동물이 떠오르지만, 그 조상은 몸집이 거대한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마지막 빙하기 남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이처럼 거대한 나무늘모가 살고 있었다. 이를 분류한 저명한 생물학자의 이름을 따서 밀로돈 다위니(Mylodon darwinii·이하 밀로돈)라는 학명이 붙여진 한 고대 나무늘보는 뒷다리로 서면 키가 3m에 달하고 몸무게는 거의 2t에 달했다. 그런데 이런 밀로돈이 고기도 먹을줄 아는 잡식동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밀로돈은 오늘날 나무늘보와 같은 초식동물로 발톱을 사용해 식물의 뿌리나 관목을 캐거나 나뭇잎을 따서 먹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미 자연사박물관의 한 고생물학자는 밀로돈의 털 화석에서 발견한 화합물을 분석해 이 종은 식물뿐만 아니라 때때로 고기를 먹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같은 발견은 고대 나무늘보들 가운데 잡식을 하는 종도 존재했다는 최초의 증거가 된다. 연구 주저자로 미 자연사박물관 소속 고생물학자 줄리아 테하다 박사는 “밀로돈이 때때로 죽은 고기를 찾고 있었는지 아니면 우연히 발견한 고기를 먹었는지 이번 연구에서는 판단할 수 없지만 모든 나무늘보가 초식성이라는 오랜 추정을 뒤집는 강력한 증거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밀로돈은 약 1만 년 전 멸종했다. 이런 멸종 동물이 무엇을 먹었는지 알려면 털과 뿔, 이빨 그리고 뼈 등 신체 조직에 남은 질소 동위원소의 비율을 분석해야 한다. 초식동물은 고기와 식물을 모두 먹던 잡식동물과 다른 질소동위원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테하다 박사팀은 밀로돈과 노스로테리옵스(Northrotheriops shastensis)라는 고대 나무늘보 2종의 화석 털에 포함된 질소동위원소의 비율을 분석했다. 그리고 그 값을 멸종한 다른 초식동물이나 현존하는 잡식동물의 질소 동위원소 비율과 비교했다. 그 결과 노스로테리옵스는 오늘날 나무늘보와 같은 초식동물이지만 밀로돈은 박쥐, 쥐, 담비 등과 같은 잡식동물인 것으로 나타났다.고대 나무늘보가 모두 초식성으로 여겨진 이유는 편평한 이빨과 턱이 살을 찢거나 씹는 데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나무늘보의 배설물 화석에는 초식이었던 흔적이 있고 현존하는 나무늘보도 모두 초식이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번 발견으로 밀로돈의 이빨은 포식자에게 죽임을 당한 동물 등 고기도 먹을 수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아마도 밀로돈은 썩은 고기를 찾아다녔을 것이다. 이 새로운 정보는 고생물학의 수수께끼를 푸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지막 빙하기나 그 이전에 남아메리카에는 코뿔소, 낙타, 라마 같은 거대한 고대 초식동물이 많이 존재했지만 그들이 먹는 식물의 양은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과학자도 있다. 따라서 밀로돈이 잡식성이었다면 다른 종들도 살아남기 위해 고기를 먹는 잡식성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10월 7일자)에 실렸다.
  • 유광국 경기도의원, 신륵사관광지 출렁다리 설치공사 현장점검 보고회 개최

    유광국 경기도의원, 신륵사관광지 출렁다리 설치공사 현장점검 보고회 개최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부위원장 유광국 도의원(더불어민주당, 여주1)은 22일 경기도의회 여주상담소에서 간략한 일정 협의 후 여주시 천송동 및 상동 일원에 조성 중인 신륵사관광지 출렁다리 설치공사 사업장을 방문해 경기도 및 여주시 관계자 등과 현장점검 보고회를 가졌다. 이날 보고회는 김진기 경기도 문화체육관광국장 등이 함께 해 공사 관계자로부터 사업추진 진행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받은 후 문제점 등을 짚어보고 향후 추진방향을 심층적으로 검토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추가로 남한강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와 연계해 남한강 지류의 빼어난 절경 감상과 함께 공중에서 강을 건너는 스릴을 즐길 수 있는 친환경·저공해 이동 수단인 에코라이더 도입과 관련, 이에 따른 소요예산 25억원(도비50%, 시비50%) 확보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2022년 본예산에 확보하기로 협의했다. 신륵사관광지 출렁다리 공사는 여주시 상동 2-1번지와 천송동 288-30번지 일원에 길이 515m, 넓이 2.5m 규모로 2021년 2월부터 2022년 8월까지 도비 94억원, 시비 162억원 등 총 256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며 에코라이더 추가 설치 시에는 모두 281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으로 현재 공정률은 약 30%에 이르고 있다. 유 도의원은 “출렁다리와 이와 연계된 에코라이더 설치공사 완공 시에는 신륵사 지구와 금은모래지구를 남한강 위 다리로 연결시킴으로써 관광지 벨트화 및 특성화 구조물 설치로 전국 제1의 관광 명소화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사업추진에 만전을 기하여 후손에 길이 물려줄 여주의 명물로 탄생시켜 줄 것”을 참석한 관계자에게 당부했다.
  • 김해 화포천 황새천국된다, 인근 봉하뜰에서 황새 1쌍으로 증식·방사

    김해 화포천 황새천국된다, 인근 봉하뜰에서 황새 1쌍으로 증식·방사

    경남 김해시는 천연기념물(199호)인 황새 개최수를 늘리기 위해 다음달 23일 충남 예산군 황새복원센터에서 황새 암·수 1마리씩을 들여와 증식과 단계적 방사를 시작한다고 23일 밝혔다.단계적 방사는 어미 황새가 방사장 안에서 알을 낳아 부화한 새끼를 3개월쯤 키우면 방사장 밖으로 날려 보내는 것이다. 김해시는 2019년 문화재청이 한반도 텃새인 황새 복원·방사를 전국으로 확대하기 위해 공모한 황새 서식·방사지역에 선정됐다. 문화재청은 1970년 충북 음성에서 희생된 황새를 끝으로 한반도에서 자취를 감춘 황새를 복원하기 위해 예산에 황새복원센터를 설치하고 1996년부터 황새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2015년 부터 최근 까지 60여마리 황새를 예산군 황새공원에서 야생으로 방사했다. 문화재청은 황새가 전국 텃새로 퍼져 정착하는 속도가 더뎌 김해를 비롯해 충북 청주, 전북 고창, 전남 해남, 충남 서산 등 5개 시·군을 방사지역으로 추가해 황새 번식과 방사를 추진한다. 김해시는 황새 서식과 단계적 방사를 하기 위해 지난해 진영읍 본산리 봉하뜰에 황새 인공 방사장을 설치했다. 방사장은 2949㎡ 규모로 계류장, 둥지, 인공 연못, 먹이공급 관리실 등을 갖추었다. 김해시는 암수 한쌍을 들여와 적응과 번식 과정을 거쳐 첫 단계적 방사가 이뤄지기 까지는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부화해 일정기간 사육을 거쳐 방사되는 새끼 황새는 방사장 주변에서 먹이활동을며 주위 환경에 적응하면서 점차 텃새가 된다. 인공 방사장을 조성한 봉하뜰은 10년 전부터 친환경농업을 하고 있는데다 2017년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국내 최대규모 하천형 습지인 화포천과 가까워 황새가 서식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 화포천은 황새, 노랑부리저어새, 큰기러기 등 많은 멸종위기 생물과 철새들이 서식하는 곳이다.국내외에서 인공 증식해 방사한 황새와 야생 황새 등이 화포천 습지에서 관찰된다. 일본에서 인공 증식해 방사한 황새가 2014년 3월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2018년 12월에는 야생 황새로 추정되는 4마리가 서식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이어 지난 4월에는 봉하뜰에 조성한 인공방사장 연못에서 황새 2마리가 놀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1마리는 예산군 황새복원센터에서 방사된 황새임을 표시한 가락지가 다리에 부착돼 있었고 나머지 1마리는 아무 표시가 없어 야생 황새로 추정됐다. 황새는 1950년대까지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텃새였으나 개체수가 급감해 세계자연보전연맹이 위기종으로 분류한 국제보호조다. 세계적으로 남아 있는 개체수가 3000여마리에 지나지 않는다. 김해시는 황새 증식·방사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다음달 23일 들여오는 황새 1쌍의 이름을 공모를 통해 짓는다. 이름 응모 신청서를 27일까지 접수를 한 뒤 상징성, 지역성, 대중성 등 심사항목별 점수 합산과 선호도 조사를 거쳐 최우수작 1건, 우수작 3건을 선정한다. 수상작으로 뽑힌 황새이름은 황새 방사장 안내판, 화포습지와 연계한 각종 관광홍보 등에 활용한다. 이용규 김해시 수질환경과장은 “황새 개체수가 쑥쑥 늘어나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텃새로 정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춘천시 케이블카~레고랜드~스카이워크 잇는 무괘도전차 트롤리버스 운행한다

    강원 춘천시가 내년에 개장 예정인 레고랜드 테마파크 개장을 앞두고 시내와 관광지를 잇는 무괘도 전차 ‘트롤리버스’(trolleybus) 를 운행한다. 춘천시는 무괘도전차인 크롤리버스는 내년에 5대를 도입해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 일대~ 시외버스터미널~ 남춘천역~ 중앙시장~ 스카이워크~ 레고랜드 테마파크까지 약 25km 구간을 운행할 방침이라고 22일 밝혔다. 트롤리버스는 유럽에서 전기로 운행하는 무궤도 전차를 말하지만, 디자인을 일반 버스에 적용해 관광용으로 운행하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시내 관광용으로 도입했지만, 대중교통 운행은 경기 남양주시가 처음 운영하고 있다. 춘천시가 도입하는 트롤리버스의 운행 소요 시간은 60분, 배차간격 20분으로 예산은 약 2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는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와 레고랜드 테마파크를 연결하는 관광자원으로 관광객 유입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산 가운데 강원도비 13억 원을 확보해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요금은 시내버스 수준으로 적용할지 검토중이다. 춘천시 관계자는 “강원도와 협의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트롤리버스와 함께 근화동 하수처리장에서 공지천을 180m가량 잇는 출렁다리도 계획하는 등 지역관광의 새로운 전기가 되도록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 내달 초 단계적 일상회복 앞두고 마지막 거리두기 한 주 될까

    내달 초 단계적 일상회복 앞두고 마지막 거리두기 한 주 될까

    23일 내달 초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으로의 전환을 일주일여 앞두고 이번이 마지막 거리두기 기간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방역당국은 일상회복으로 전환되면 거리두기는 유지하더라도 현 4단계 체계보다 단계나 방역지침을 단순화 할 계획이다. 앞서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통제관은 지난 15일 18~31일까지 2주간 적용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하면서 “이번이 마지막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조정안이 새 방역체계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격이 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전환 전제조건으로는 전국민 접종완료 70% 달성과 안정적인 방역상황을 내건 상황이다. 전국민 접종완료 70% 달성은 이르면 이날 가능할 전망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일상회복지원위원회 모두발언을 통해 “이르면 23일 백신접종 완료율이 전 국민의 70%를 넘어서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날 0시 기준으로 백신을 권고 횟수대로 모두 맞아 접종 완료자가 된 사람은 누적 3500만 3778명으로 우리나라 인구(작년 12월 기준 5134만 9116명) 대비 접종 완료율은 68.2%이다. 방역상황 역시 안정적인 편이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1주일 (16~22일) 동안의 국내 발생 확진자는 9480명이다.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1354.3명이다. 전주(1609.4명)에 비해 255.1명(15.8%) 감소했다. 수도권은 1057.7명으로 전주(1244.1명)에 비해 186.4명(15.0%) 감소했고 비수도권은 296.6명으로 전주(365.3명)에 비해 68.7명(18.8%) 줄었다. 다만 겨울철 진입, 단계적 일상회복 전 성급한 거리두기 완화, 접종 완료자의 항체저하 등은 단계적 일상회복을 앞두고 여전한 위협요인으로 꼽힌다. 단계적 일상회복을 위한 준비는 하나씩 진행 중이다. 지난 22일 일상회복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중인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가 2차 전체회의를 열었고, 오는 27일 사실상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이는 3차 전체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오는 25일에는 공청회를 개최해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산하 분과위원회 중 하나인 방역·의료 분과위원회가 단계적 일상 회복에 대한 한국형 로드맵(단계별 이행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전날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공청회는 전체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총괄 내용을 밝히려는 게 아니라, 방역과 의료대응 체계, 거리두기 체계 조정 방향 등 방역·의료 분야 시안을 밝히고 국민과 관련 단체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밝힌 방역상황 등 전제조건에 있어 변수가 없다면 29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산하 경제민생, 사회문화, 자치안전 분과위원회에서 논의한 내용까지 포함한 종합적인 로드맵과 함께 시행시기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 천하의 칼리 로이드도 윤영글은 넘지 못했다…여자축구, 미국과 값진 무승부

    천하의 칼리 로이드도 윤영글은 넘지 못했다…여자축구, 미국과 값진 무승부

    여자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미국과의 평가전 첫 경기에서 값진 무승부를 거뒀다.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FIFA 랭킹 18위의 한국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캔자스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미국과의 친선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2019년 10월 두 차례 평가전 이후 2년 만에 미국과 맞대결을 펼친 한국은 당시 두 번째 경기에서 1-1로 비긴 데 이어 미국전 2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했다. 2년 전 미국의 A매치 17연승을 중단시켰던 한국은 이후 이어진 미국의 A매치 홈 경기 22연승을 끊는 저력을 발휘했다. 미국과의 역대 전적은 4무10패가 됐다. 초반부터 시작된 미국의 파상공세에 한국은 적극적인 압박으로 맞섰으나 몇 차례 위기를 겪었다. 전반 13분 토빈 히스의 패스를 받은 리지 호런의 왼발 감아차기가 골대 왼쪽으로 살짝 빗나갔고, 6분 뒤 켈리 오하라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받은 호런의 헤더를 윤영글이 막아냈다. 전반 20분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모건을 놓쳐 내준 슈팅을 윤영글이 다리로 차단했고, 전반 27분 임선주의 패스 실수를 틈타 메건 러피노가 문전 왼쪽을 파고들어 때린 왼발 슈팅도 윤영글이 막아냈다. 한국은 전반전 막바지 장슬기의 활발한 공격 가담으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기도 했으나 전반은 0-0으로 마무리했다.후반에도 미국은 일방적으로 몰아붙였지만 후반 12분 맬러리 푸의 오른쪽 코너킥에 이어진 로즈 러벨의 헤더를 이번에도 윤영글과 장슬기가 막아내 한국은 또 한 번 위기를 넘겼다. 다급해진 미국은 모건 대신 ‘백전노장’ 칼리 로이드를 투입해 골을 노렸다. 27일 한국과의 2차전을 끝으로 은퇴하는 미국 여자축구의 ‘전설’ 로이드는 자신의 315번째 A매치에 나섰다. 로이드는 후반 31분 화려한 발재간으로 수비를 줄줄이 따돌린 뒤 골 지역 왼쪽에서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윤영글의 철벽 선방을 넘지 못했다. 미국은 유효슈팅 8개를 포함해 무려 19개의 슈팅을 쏟아부었다. 한국은 슈팅 8개, 유효슈팅 1개로 기록됐다. 2차전은 27일 오전 9시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의 알리안츠 필드에서 열린다.
  • 첫 경기와 확 달라진 라셈 “공격에 자신감 찾은 것 같다”

    첫 경기와 확 달라진 라셈 “공격에 자신감 찾은 것 같다”

    레베카 라셈(IBK기업은행)이 첫 경기와 확 달라진 경기력으로 배구 실력을 뽐냈다. 비록 팀이 패배하며 2연패에 빠졌지만 실력을 보여주며 다음 경기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라셈은 21일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의 2021~22 V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29점으로 활약했다. 혼자 40점을 올린 캣벨을 막아내지 못하며 팀이 비록 1-3(25-22 17-25 23-25 18-25)으로 패배했지만 라셈만큼은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준 경기였다. 지난 17일 현대건설전에서 보여준 모습과는 달랐다. 당시 라셈은 16점을 올리는 데 그쳤고 공격 성공률은 27.45%, 공격 효율은 3.92%로 외국인 선수의 성적이라고 하기엔 비참할 정도로 부진했다. 이날 43점, 공격 성공률 54.55%, 공격 효율 42.42%로 V리그 데뷔전에서 강렬한 존재감으로 현대건설의 승리를 이끈 야스민 베다르트와 비교됐다. 그러나 이날 라셈은 29점, 공격 성공률 44.26%, 공격 효율 31.15%를 기록했다. 캣벨이 워낙 엄청난 활약을 펼쳐서 그렇지 라셈도 외국인 선수의 역할을 해준 경기였다. 기업은행이 따냈던 첫 세트에서는 혼자 14점을 올리며 활약했다.서남원 감독은 “라셈을 많이 활용하려고 시도했고 라셈도 지난 경기보다 훨씬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이날 라셈은 3세트 잠시 교체됐는데 부진 등 다른 원인이 아니라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서 어쩔 수 없이 빠졌을 정도로 팀 공격의 핵심을 맡았다. 서 감독은 “공격을 자꾸 하면서 자신감이 생긴 부분이 나온다”면서 “지난번에는 블로킹 한 번 걸리면 세터가 계속 올리기 부담스러워했지만 라셈의 공격력을 위해 더 맞추는 훈련을 했다. 상대 블로킹이 낮은 것도 있었고 공격에 자신감을 찾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라셈이 본모습을 보여주면서 기업은행으로서도 희망을 보게 됐다. 김수지, 김희진, 표승주 등 3명의 국가대표를 보유한 기업은행인 만큼 외국인 선수까지 뒷받침해준다면 만만치 않은 전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할머니의 나라에서 활약하게 된 라셈은 이번 시즌 V리그의 최고 히트 상품 중 하나다.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데다 빼어난 외모로 팬심을 휩쓴 것은 물론 미디어의 관심을 한몸에 받을 정도다. 2연패에 빠진 기업은행이 실력까지 보여준 라셈의 활약과 함께 26일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연패 탈출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 [씨줄날줄] 중범죄, 스토킹 처벌법/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중범죄, 스토킹 처벌법/박록삼 논설위원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속담은 도전 정신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극히 긍정적인 뜻을 담고 있는 이 속담은 특히 남녀 사이 구애(求愛)의 성공 방식처럼 회자되곤 했다. 적극적인 남성, 수동적인 여성이라는 전형적인 성역할 구분 아래에서 집요한 구애는 용기 있는 남성의 특권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숱한 피해자를 낳을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는 자신의 의사 결정권을 침해당하거나 동의하지도, 원하지도 않는 접근에 노출됐다. 때로는 강압과 직간접적 폭력이 뒤따르기도 했다. 누군가에게는 끔찍한 악몽과도 같은 상황이 만들어지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아주 오랫동안 세상은 관대했다. ‘스토킹’(stalking·남을 따라다니며 괴롭히기)이라는 말도 없었고, 있었다 한들 젊은 남녀가 서로 연애 감정으로 줄다리기하는 과정쯤으로 보며 이를 아예 문제 삼지 않았다. 입법 노력 또한 더디기만 했다. 1999년 15대 국회에서 법무부는 처음으로 스토킹 처벌법을 발의했다. 하지만 회기 종료와 함께 폐기됐고, 지난 22년 동안 12개 법안이 발의됐다가 폐기되기를 반복했다. 대신 2013년이 돼서야 비로소 경범죄처벌법에 ‘지속적 괴롭힘’ 항목이 추가되며 처벌할 수 있게 됐다. 그나마 10만원 이하 범칙금 부과 처분이 끝이었다. 그사이 귀갓길에 뒤를 연신 힐끔거리거나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며 습관적으로 뒤를 돌아보는 여성들은 점점 많아졌다. 급기야 지난 3월 피해 여성이 자신을 만나 주지 않는다며 서울 노원구 아파트까지 찾아가 세 모녀를 살해한 김태현과 같은 ‘스토커 괴물’이 만들어지기까지 했다. 이달 초에는 30대 남성이 스토킹하던 인터넷 방송 여성 진행자(BJ)의 어머니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벌어졌다. 어제 스토킹 처벌법이 처음으로 시행됐다. 더이상 경범죄가 아니다.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는 중범죄다. 고전적인 스토킹 행위는 물론 정보통신망 등을 이용해 물건이나 글, 말, 부호, 음향, 그림, 영상, 화상을 상대에게 도달하게 하는 모든 행위가 스토킹에 포함된다. 법의 한계도 뚜렷하다. 피해자가 신고를 하면 경찰은 스토킹 행위를 제지하고 중단할 것을 통보하며, 지속적으로 반복하면 처벌을 경고한다. 경찰의 인내심 가득한 통보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행위의 지속성과 반복성이 있어야 비로소 범죄로 간주한다. 경찰의 능동적인 대처가 쉽지 않다. 반의사불벌죄여서 보복이 두려워 신고하지 못하는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다.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까운 게 현실이다. 모든 이들이 불안에 떨지 않고, 존중받으며 지내는 길에 들어섰지만 법의 보완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 [서울광장] 이재명과 친문의 마지막 선택/김상연 논설위원

    [서울광장] 이재명과 친문의 마지막 선택/김상연 논설위원

    최근 여론조사 중 흥미로운 대목은 ‘정권교체’ 민심이 다수인 동시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괜찮게 나온다는 점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지난 8~9일 여론조사 결과 이번 대선의 성격이 ‘정권교체’(51.5%)라는 응답이 ‘정권재창출’(39.7%)이라는 응답보다 많았다. 그런데 같은 조사에서 이 후보는 35.8%의 지지율로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33.2%)과 오차범위 안에서 경합했다. KSOI의 15~16일 여론조사에서도 이 후보(35.4%)는 윤 전 총장(37.1%)과 오차범위 안에서 각축했다.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동시에 여당 후보의 지지율이 양호한 모순은 민심이 이 후보의 집권을 어느 정도는 정권교체로 인식하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이 후보의 정체성이 민주당 내 비주류이자 친문(친문재인)이 아닌 데서 오는 효과라 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 아니다. 2012년 대선 때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도 여당 소속이었지만 어느 정도 정권교체 이미지를 줬다. 이명박 정부 임기 초반 이 대통령 측과 강하게 대립각을 세웠기 때문이다. 2008년 18대 총선 때 한나라당 공천에서 친이(친이명박)계가 친박(친박근혜)계를 ‘학살’하자 당시 박근혜 의원은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고, 제1야당인 대통합민주신당에 버금가는 ‘야당 지도자’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2002년 대선 때 여당인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 대선 후보도 상당 부분 정권교체 이미지를 줬다. 노 후보는 당시 김대중(DJ) 대통령 및 동교동계와 따로 대립각을 세울 필요도 없이 그가 걸어온 길 자체로 비주류였다. 3김 정치 청산 이미지를 가진 그에게 ‘여당 후보’ 프레임은 어울리지 않았다. 이재명 후보 역시 5년 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 때문에 친문들로부터 미움을 받았다. 하지만 그것이 지금에 와서는 상당 부분 긍정적 자양분이 된 점이 정치의 아이러니다. 이쯤 되면 이 후보는 ‘박근혜, 노무현의 성공 공식’을 꿈꿀 듯하다. 하지만 비주류 후보가 늘 성공했던 것은 아니다. 1997년 대선 때 여당인 한나라당 소속 이회창 대선 후보는 당시 김영삼(YS) 대통령과 노골적으로 갈등을 빚었다. 대선을 앞두고 이 후보는 아들 비리, 외환위기 등으로 인기가 떨어진 YS의 탈당을 요구했고, YS는 굴욕적으로 당을 떠났다. 결국 이 후보는 대선에서 졌는데, YS와의 관계가 좋았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는 분석이 회자됐다. 그때부터 정치권에선 ‘현직 대통령이 누군가를 대통령이 되게 할 수는 없어도 못 되게 할 수는 있다’는 얘기가 생겼다. 2007년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도 여당의 정동영 전 의원과 열린우리당 존폐 등을 놓고 대립했고, 둘은 결국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정 전 의원은 몇 달 뒤 여당 후보가 됐지만, 대선에서 야당의 이명박 후보에게 졌다. 아무리 힘빠진 집권 세력이라도 그 힘을 모아 주지 않으면 불리함에 빠지는 게 여당 대선 후보다. 박빙의 표차로 승패가 갈리는 대선에서 분열은 무조건 손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금 문 대통령은 전임자들의 임기 말에 비하면 양호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 후반~4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재명 후보로서는 신경이 쓰일 만한 수치다. 친문이 최종적으로 어떤 길을 택할지는 그들의 정치적 자유다. 리얼미터의 11~12일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지지했다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내년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은 14.2%인 반면 윤 전 검찰총장을 찍겠다는 응답은 40%를 넘었다. 이 40%에는 친문이 상당수 섞여 있을 것이다. 자질 면에서 이재명 후보보다는 차라리 야당 후보를 찍는 게 국익에 낫다고 친문이 판단한다면 그것은 마땅히 존중돼야 한다. 하지만 후보의 자질, 즉 국익과는 상관없이 그저 문 대통령을 너무 사랑하는 나머지 이 후보를 미워하는 감정적 판단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친문도 아니고 이재명계도 아닌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7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2007년 대선과 노 전 대통령의 비극을 상기시키며 이렇게 말했다. “일부 친노 세력이 정동영보다 이명박이 되는 게 낫다는 분위기로 안 찍었고, 500만표라는 압도적 차이로 이명박 후보가 승리했다. ‘누구가 (여당 후보가) 되면 야당이 낫다’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순간 문 대통령을 지킬 수 없다.”
  • ‘저탄소 사회’ 앞장선 유럽의 에너지 위기… 반면교사로 삼아야

    ‘저탄소 사회’ 앞장선 유럽의 에너지 위기… 반면교사로 삼아야

    지난 18일 탄소중립위원회는 ‘2050탄소중립 시나리오’와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 안을 최종 의결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net zero)을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하는 것과 동시에 모든 화력발전소를 폐지하거나(시나리오 A), 최소한의 가스화력발전소만 남겨 놓는(시나리오 B) 방안이 핵심이다. 이 방안은 국회가 탄소중립 기본법에 못박은 2018년 대비 35% 온실가스 감축목표보다 더 높은 수준의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2030년까지의 연평균 감축률에 있어서도 유럽연합(EU) 1.98%, 미국 2.81%, 일본 3.56%보다 더 가파른 4.17%의 감축률을 달성하도록 하고 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회 모든 부문에서 대규모 온실가스 감축을 진행해야 하지만 특히 전력 생산 부문의 경우 205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60% 이상으로 급속도로 높아져야 한다. 과연 가능할까. ●2050년 신재생에너지 비중 60% 가능할까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홈페이지에는 에너지 위기(energy crisis)라는 별도의 세션이 등장했다. 지난 9월부터 본격화된 천연가스 가격의 급등과 이로 인한 전력요금의 인상 등이 유럽에서 지속되고 있으며, 단기간 내에 완화될 조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풍력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비중의 확대로 석탄화력발전소 전면 퇴출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영국은 석탄화력발전소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까지 전력 생산을 늘리고 있으며, 전력요금이 폭등하자 전기기관차 대신 디젤기관차 운행을 재개하고 있다. 탈탄소와 에너지 전환 선두주자인 유럽에서 전력과 가스 요금의 폭등으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시작은 풍력발전의 변화였다. 북해 지역을 중심으로 영국과 유럽은 풍력발전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으며, 2020년의 경우 전체 전력 생산의 13%를 담당하는 수준까지 확대되면서 온실가스 감축에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올해는 풍력발전 비중이 5% 미만으로 축소됐다. 원인은 바람이 불지 않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경기회복 추세, 장기간 지속된 더위 등으로 전력수요는 증가했지만 풍력발전량이 감소함에 따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가스화력발전 가동이 증가하면서 천연가스에 대한 수요가 확대됐다. 평소보다 길게 지속된 겨울로 인해 3~4월 비수기 동안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생한 천연가스 수요 확대는 급격한 가격상승을 가져왔다. 가스가격의 상승은 전력생산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전력요금의 폭등을 가져왔다. 영국에서는 지난 9월 13일 전력도매요금이 2008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가스요금 또한 전년 동기대비 5배 이상 폭등했다. 원유가격 역시 최근 5년 이래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배럴당 100달러 시대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전력과 가스 요금의 2~3배 급등 상황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몇 배씩 오른 전력요금은 도매가격이기 때문에 가정의 전기요금이 그만큼 오르는 것은 아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전기요금은 대략 세금 및 부과금(35%), 송·배전 사업자 비용(30%)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제도적으로 가스와 전기에 대해서는 에너지 가격 상한제가 적용돼 청구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돼 있으므로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상승은 불가피하다. 더 큰 문제는 가격 폭등뿐만 아니라 절대량 자체가 부족하며, 이런 상황이 다가오는 겨울철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데 있다. 일각에서는 겨울철 난방 배급까지 언급하는 등 길고 어두운 겨울이 될 것이라는 우울한 예측이 나온다. 화석연료 사용 감소와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포함한 에너지 전환과 온실가스 감축에 가장 선도적으로 나서던 영국과 유럽이 이런 일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은 거의 없었기에 최근 모습은 충격적이다. EU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는 역설적으로 천연가스라는 화석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해 왔다. 재생에너지원은 자연현상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변동하기 때문에 이를 메워 줄 수 있는 별도의 발전원이 필요한데 이 역할을 가스화력발전이 담당하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천연가스는 동일 열량을 기준으로 할 때 석탄에 비해 절반 이하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에 유리하며,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메울 수 있어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이 마무리되기까지 향후 30년간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간주됐다. 즉 재생에너지 100%의 시기가 도래할 때까지 한정적으로 천연가스가 석탄 및 원자력의 축소로 인한 빈틈을 메워 줄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저장이 곤란한 전기의 특성상 재생에너지 비중의 확대는 그에 상응하는 가스화력발전을 위한 가스수요 확대를 가져온 셈이었다. 이러한 전략은 천연가스가 계속 풍부하게 공급되며 가격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에 기초했다. 과거 고정가격에 기초한 수십 년 단위의 장기계약이 일반적이던 천연가스 시장은 2000년대 이후 미국을 비롯한 많은 지역에서의 대규모 가스전 발견과 공급 확대로 점차 현물시장이 확대되는 변화를 겪어 왔다. 공급 과잉으로 현물가격은 안정적으로 낮은 가격대를 유지했다. EU는 현물시장 물량의 비중을 늘려 저렴한 가스를 확보함으로써 가정의 에너지가격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었다. 실제로 유로스탯(Eurostat) 통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0년 사이에 유럽 가정의 가스 비용은 평균 20%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은 북해 지역을 중심으로 다량의 가스를 생산하고 있어 이런 전략은 타당한 것으로 간주됐고, EU의 기후변화전략 및 에너지 전환 역시 이를 전제로 수립된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유럽에서의 천연가스 공급은 지난 10년간 30% 감소하면서 안정적 공급기반이 약화되고 있었다는 사실은 간과되고 있었다. 주된 가스 공급의 축이었던 북해의 경우 정점을 넘어서면서 생산량이 급속도로 감소했고 이로 인해 2004년까지 천연가스를 자급하던 영국은 현재 전체 수요량의 절반을 수입에 의존하는 수입국이 된 상태다. ●경기회복·더위·긴 겨울에 천연가스값 폭등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 가운데 하나는 네덜란드의 가스생산량 감소이다. 네덜란드 흐로닝언 지역은 1960년대 이후 유럽 최대의 육상 천연가스 생산지역이었으나 최근 생산량이 급속히 감소했다. 매장량의 감소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가스 생산으로 인한 지반침하가 일어나고 있으며 1991년 이후 20년간 약 1400건의 지진이 발생했다. 가스생산과 지진 발생 간의 인과관계가 밝혀지면서 네덜란드 정부는 2014년부터 생산량을 감소하도록 지시했고, 신규 가스전 개발 역시 환경보호 등을 이유로 중단시킴으로써 네덜란드의 가스생산량은 10년 전 750억㎥에서 200억㎥까지 줄어들었다. 여기에 당초 2030년으로 예정됐던 흐로닝언 지역의 가스생산 중단 시점을 2022년으로 앞당기기로 했기 때문에 유럽 내부의 가스공급은 더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럽 내부의 천연가스 생산량 감소는 외부 의존도 확대로 이어졌다. 러시아로부터의 파이프라인을 통한 공급, 그리고 카타르와 미국으로부터의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등이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2017년을 전후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의 가스 수요 확대가 지속될 경우 초과공급물량을 흡수하고, 2020년대 초반에 이르면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는데 최근 유럽과 영국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이러한 전망이 타당했음을 보여 준다. 가격 인상에 따라 공급이 확대되면 이 같은 문제가 곧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상황은 간단치 않다. 러시아는 단계적 공급 확대를 언급하고 있지만 러시아 역시 재고 부족 등으로 인해 공급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는 분석이 있다. 미국과 카타르 등으로부터의 LNG 수입 확대 역시 아시아 프리미엄으로 인해 동북아 지역으로 우선 공급되기 때문에 유럽이 원하는 가격과 물량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더 큰 문제는 현재의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기업, ESG경영에 화석에너지 재투자 꺼려 EU가 중심이 돼 추진해 오던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그리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으로 인해 최근 몇 년간 가스를 비롯한 화석에너지 부문에 대한 투자는 대폭 축소됐고 이는 생산 여력의 축소로 이어졌다. 화석연료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압도적이었기 때문에 관련 기업들은 최근의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투자 확대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설령 투자를 확대하더라도 개발부터 생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가격 상승과 물량 부족 현상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몇몇 국가들은 최근 사태와 관련해 EU에 대해 전력요금 결정 방식의 변화, EU 차원의 공동 가스구매 등을 포함한 정책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천연가스 의존도 축소를 위한 대안으로 원자력발전 비중 확대도 논의되기 시작했다. 전통적인 원자력 강국인 프랑스의 경우 원자력 비중이 75%에 이르는 국가로서 상대적으로 낮은 전력요금, 그리고 독일보다 낮은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록하고 있지만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집권 초기 원자로 14기 폐쇄 등을 통해 원자력 비중을 50%까지 낮춘다는 방침을 정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의 전력 및 가스 가격 폭등을 겪으면서 다시 최근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를 포함한 원자력 중심의 에너지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 또한 유럽의 최대 석탄 사용국인 폴란드를 대상으로 30조원에 이르는 비용 지원을 패키지로 하는 원자력발전소 건설 제안을 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국도 2050년까지의 넷 제로 달성 일환으로 2020년 16개의 SMR 설치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벨기에는 전력 생산량의 40%를 담당하던 원자력발전소의 폐쇄와 이를 대체할 신규 가스화력발전소 건립에 대해 친핵단체와 기후단체가 가스 의존도 확대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연방정부의 명운을 좌우하는 이슈로 떠올랐다. 인류를 파멸로 몰고 갈 수 있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전환 등은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이르는 과정은 국가와 사회별로 다를 수밖에 없음을 고려해야 한다. 지난 20년간 저탄소 사회로의 전환에 가장 앞장서던 유럽이 겪고 있는 일련의 사태는 새로운 경제·사회시스템으로의 전환이 결코 용이하지 않음을 보여 준다. 우리는 자체적인 에너지원도 거의 없으며, 주변 국가와의 송전망 연결 역시 기대하기 어려운 고립된 섬과 같은 지역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의욕적인 목표를 제시하는 것보다는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한 냉정한 판단과 현실적 전략의 수립이 필요하다.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에메랄드·루비·다이아몬드… 발레의 곡선이 보석을 빚다

    에메랄드·루비·다이아몬드… 발레의 곡선이 보석을 빚다

    초록색 긴 로맨틱 튜튜를 입은 발레리나 두 명과 발레리노가 서로 손을 엇갈려 잡고 우아하게 움직인다. 가브리엘 포레의 ‘펠리아스와 멜리장드’ 가운데 ‘시실리안’에 담긴 서정적 멜로디에 맞춰 꼿꼿이 세운 발이 공중에 떠 있듯 가볍고도 기품 있게 무대를 누빈다. 국립발레단이 20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첫선을 보이는 ‘주얼스’는 영롱한 에메랄드빛 무용수들이 먼저 객석을 사로잡는다. 신고전주의 창시자인 게오르게 발란친(1904~1983)이 미국 뉴욕 5번가를 지나다 마주한 반클리프 아펠의 보석들에 영감을 받아 꾸민 작품이다. 별도의 줄거리 없이 오로지 무용수들의 몸짓과 음악이 에메랄드와 루비, 다이아몬드 고유의 아름다움을 그려내는 최초의 전막 추상 발레 작품이기도 하다. 초연하기 위해선 발란친 재단의 심사를 거쳐야 하고 캐스팅부터 안무 지도까지도 재단 레피티터(연습코치)가 관여한다. 포레의 음악을 바탕으로 한 1막 에메랄드는 프랑스 낭만주의를 품은 섬세한 움직임이 이어진다. 발레리나들의 팔은 부드러운 곡선을 짓고(폴 드 브라) 서로 맞잡은 손을 잇고 당기며 반짝이는 보석의 형상을 만들어 갔다. 밤하늘 은하수처럼 검은 배경 안에서 초록색 의상의 무용수들이 별처럼 빛났다. 미국 발레 스타일을 담은 2막 루비는 ‘주얼스’의 묘미를 한껏 살리는 무대였다. 짙은 빨간색의 짧은 의상을 입은 남녀 무용수들은 기존 발레 동작과는 다소 낯선 독특한 움직임을 보여 준다. 스트라빈스키의 ‘피아노와 관현악을 위한 기상곡’의 경쾌한 선율에 따라 재기 발랄하고 활기 넘치는 스텝이 한껏 강조된다. 재지(jazzy)한 분위기에서 팔은 좀더 직선으로 뻗고 다리도 각을 세우며 자유롭고 위트 있는 움직임으로 발레의 색다른 매력을 뽐낸다. 피아니스트 조재혁·김영호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한다. 새로운 멋에 흠뻑 빠져든 무대는 다시 정통 발레의 정수로 돌아온다. 대미를 장식하는 3막 다이아몬드는 발란친이 유년시절을 보낸 러시아 황실을 표현했다. 차이콥스키의 교향곡 3번과 어우러져 웅장하면서도 한없이 아름답다. 분홍빛이 도는 중간 길이 튜튜를 입은 여성 군무진 사이로 백색 클래식 튜튜와 커다란 티아라를 쓴 솔로 발레리나와 발레리노가 2인무(파드되)로 영원한 사랑의 증표가 되는 다이아몬드처럼 애틋한 사랑을 노래하듯 속삭인다. 이후 17쌍 남녀 무용수들이 합류한 피날레가 압도적인 위엄을 전하기도 한다. 세 가지 보석이 서로 다르듯 세 차례 무대도 모두 확연히 다른 질감과 매력을 자랑한다. 음악과 춤, 그리고 세 가지 보석 질감을 최대한 비슷하게 담은 의상과 주얼리까지, 어떠한 플롯 없이도 각각의 아름다움만으로 충분히 감동을 준다.
  • BBQ, 가을 공략 신제품 3종 출시… 복고풍 감성과 파격 비주얼 초점

    BBQ, 가을 공략 신제품 3종 출시… 복고풍 감성과 파격 비주얼 초점

    제너시스BBQ가 복고풍 감성과 파격적인 비주얼에 초점을 맞춘 신제품 3종을 출시했다고 21일 밝혔다. 치킨 주 소비층인 MZ(20~30대)의 입맛은 물론 기성세대의 감성을 자극한다는 전략이다. 옛날 통닭의 맛을 재해석한 ‘파더’s 치킨’은 마늘향과 와사비 두 맛을 함께 맛볼 수 있도록 두 마리로 구성했다. ‘눈:맞은 닭’은 특제간장소스로 만든 윙과 봉으로 구성된 치킨 위에 새하얀 갈릭 플레이크를 쌓아 올렸다. ‘까먹(물)치킨’은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넓적다리살(엉치살)에 오징어 먹물 튀김 옷을 입혔다. 또 제주도 감귤 칩과 백년초 소스를 더해 제주 감성을 치킨에 더했다는 설명이다. 3종 가격은 2만 3000원~2만 7000원 선이다. BBQ가 치킨 신메뉴를 선보인 것은 약 7개월 만이다. 지난 3월에는 ‘황올한 깐풍치킨’, ‘황올한 깐풍치킨 순살’과 함께 ‘체고(체다치즈·고다치즈) 치즈 소스’를 입힌 ‘체고치 순살치킨’을 출시한 바 있다. BBQ관계자는 “앞으로도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하는 신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99굽이 대관령 옛길 타박타박… 99세 금강송 향기에 솔솔 녹다

    99굽이 대관령 옛길 타박타박… 99세 금강송 향기에 솔솔 녹다

    “늙으신 어머님을 고향(강릉)에 두고 / 이 몸은 홀로 서울길로 가는 이 마음 /돌아보니 북촌(오죽헌 마을)은 아득도 한데 / 흰 구름만 저문 산을 날아 내리네.” 신사임당이 대관령을 넘으며 어머니와 고향에 대한 애틋함을 표현한 ‘유대관령망친정’(踰大關嶺望親庭)이라는 시다. 대관령은 한 해 500만명 이상이 방문할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관광 명소지만 과거에는 영동과 영서를 잇는 유일하지만 험준한 고갯길로 다양한 사연과 애환을 간직하고 있다. 대관령 내 만들어졌던 여러 길을 연결한 대관령 숲길(102.96㎞)이 지난 5월 국가숲길로 지정됐다. 4개(목장·소나무·옛길·구름) 순환코스와 12개 숲길이 조성돼 있지만 구별이 무의미하다. ‘100년 소나무의 숨(息)과 걸으며 쉼(休) 있는 평화의 길’이 코로나19 장기화로 활력이 떨어진 국민들에게 치유와 희망의 공간으로 다가서고 있다. ● ‘험로’ 옛 대관령, 신사임당·이이 넘어 다녀 강원 강릉시 성산면과 평창군 횡계리를 연결하는 해발 832m의 대관령은 영동 사람들에게는 신성한 땅이자 거대한 장벽과 같았다. 대관령은 고개가 험해 오르내릴 때 ‘대굴대굴 크게 구르는 고개’라는 뜻의 ‘대굴령’에서 따왔다는 설과 영동 지방으로 오는 ‘큰 관문에 있는 고개’라는 의미가 혼재한다. 대관령 옛길은 말이나 우마차를 갈아탈 수 있는 강릉 쪽 구산역에서 횡계역(차항리)을 연결하는데 현재 강릉 성산 어흘리에서 국사성황당 간 6.4㎞만 복원됐다. 어흘리 주차장~반정 구간(4㎞)과 반정~국사성황당 구간(2.4㎞)이다. 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아흔아홉 굽이’는 옛말이 됐지만 대관령 옛길이 얼마나 ‘험로’(險路)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아흔아홉 굽이는 율곡 이이의 일화에서 유래됐다. 율곡이 강릉에서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는 길에 곶감 100개를 챙겼는데 굽이를 넘을 때마다 하나씩 먹으며 대관령을 넘었더니 1개만 남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굽이가 없었다면 대관령을 오르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21일 직접 찾은 옛길은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과거를 보러 가는 선비와 보부상 등 통행이 많았던 것으로 짐작된다. 옛길 중간 지점인 ‘반정’에 이르는 길은 폭이 1.5m 이상, 넓은 곳은 3m가 넘는 곳이 많다. 오랜 역사를 반영하듯 계곡의 형태를 보이고 있다. 대관령은 역사의 교육장이기도 하다. 대관령을 넘은 신사임당과 이이, 허균은 위인이 됐고 대관령을 넘어온 김홍도와 김정희는 예술작품을, 정철은 ‘관동별곡’이라는 문학작품을 남겼다. 김홍도의 ‘금강사군첩’에 있는 ‘대관령도’는 관정에서 강릉을 보면서 그린 그림으로 현재 도시의 모습을 빼면 지금 경관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옛길은 지명에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강릉 쪽 굴면이 마을은 ‘구르는 것을 면한 곳’ 즉 판판한 평지로 강릉에 도착했음을 알려 준다. 삼거리주막은 제왕산과 반정(대관령 방향), 강릉으로 갈라지는 곳에 위치해 있다. 주변에 감나무·밤나무·복숭아 등 유실수가 심어져 있는데 과거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다. 반정을 지나 대관령 정상에 오르기 전 고개이름은 ‘원울이재’다. 강릉으로 부임하던 관리가 대관령이 너무 험해 한 번 울고, 강릉을 떠날 때는 정이 들어 떠나기 싫어 울었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대관령 숲길 계획을 마련한 이상익 산림청 산림복지국장은 “옛날 강릉 사람들은 일생에 대관령을 넘지 않는 것이 복된 삶이라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대관령의 존재감이 대단했다”며 “보부상이 등짐을 메고 올랐던 고단한 길을 걷다 보면 현재의 자신에게 큰 위안을 줄 수 있고, 대관령의 위대한 생태적 경관에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00년 만에 등장한 위풍당당 소나무 숲 대관령 소나무숲에 들어서면 마스크를 벗고 싶은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대관령 숲길 곳곳에서 아름드리 금강송을 만날 수 있지만 소나무 숲은 의미가 남다르다. 국제 규격 축구장 571개 규모인 400㏊에 달하는 소나무 숲은 100년의 시간을 보낸 소나무의 장대한 기상과 함께 끝없이 이어진 규모에 놀라게 된다. 숲은 아픈 태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일제가 목재 수탈을 위해 소나무를 벌채하고 연료 등으로 이용하면서 변한 민둥산에 조성한 인공조림지다. 더욱이 묘목이 아닌 씨앗을 뿌려 키워 낸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 험한 지형 탓에 묘목을 가지고 올라오는 것이 어렵다 보니 지난 1922~1928년 525㏊에 솔방울에서 채취한 종자 1452㎏을 가지고 올라와 땅에 심는 ‘직파조림’ 방식으로 숲을 만들었다. 폭설과 산불, 병해충 등의 피해 속에서 현재 면적을 유지하고 있다. 잘 자란 소나무의 바다는 1988년 문화재 복원용 목재생산림으로 지정돼 그동안 3422㎥의 목재를 공급하기도 했다. 100년의 세월을 견딘 금강송은 마치 거북이 등과 같은 검푸른 색의 두꺼운 껍질로 둘러싸여 있는데 그 깊이가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다. 금강송 향연의 ‘백미’는 대통령 쉼터 주변에서 맛볼 수 있다. 대관령휴양림 방향에서 올라온 탐방객은 쉼터를 지나 풍욕대에서 피톤치드를 만끽한 뒤 다시 쉼터로 오르는 수고만 감수한다면 최고의 소나무 풍경을 확인할 수 있다. 대관령 소나무숲은 2018년 개방됐으나 별 주목을 받지 못하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숲으로 발길이 이어지게 됐다. 김종근 산림청 산림휴양등산과장은 “대관령 소나무숲은 현존하는 직파 조림지 중 최대 규모이자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며 “일제강점기에 사라진 숲을 우리가 직접 복원한 현장이자 후손에게 물려줄 위대한 숲으로 지속적인 보호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역사의 흔적 찾기, 허기 채우는 산촌 도시락 대관령 숲길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양떼목장을 거쳐 가는 ‘선자령’이다. 접근성이 좋고 탁 트인 전경과 이국적인 정취로 탐방객이 몰린다. 백두대간 마루금이자 대관령 숲길 중 가장 높은 곳이라는 상징성도 있다. 이에 더해 김정란 대관령숲길 안내센터장은 “백두대간 중심부에 위치한 봉우리인 선자령에 산과 봉이 아닌 ‘령’(嶺) 자를 붙인 것은 대관령을 넘어 다니던 또 다른 옛길이었다는 해석이 있다”고 전했다. 옛길 하부에는 서어나무·박달나무·굴참나무 등 다양한 활엽수가 자라 생태적 건강성을 보여 준다. 대관령에는 과거 화전민들이 많이 살았는데 1968년 화전정리법이 시행되면서 독가촌으로 강제 이주를 당했다. 숲길 곳곳에는 화전민의 거주를 알려 주는 돌담과 물을 길러 먹던 샘터 등이 남아 있다. 이들은 나무를 활용해 소득을 창출하기도 했다. 굴피집 지붕을 만들던 굴참나무 껍질은 코르크와 촉감이 유사하다. 영동 지역에서는 굴참나무 껍질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 그물을 띄우는 용도로 사용했다. 칡넝쿨은 코다리를 말리는 용도로 어민들에게 판매됐다. 숲길에 빠져 허기를 느낄 때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대굴령 솔찬 도시락을 만날 수 있다. 2019년 10월 어흘리 주민들이 첫선을 보인 후 입소문을 타고 해마다 도시락을 찾는 탐방객이 늘고 있다. 1만 2000원인 도시락은 취나물·표고·어수리 등 산채 위주의 건강식이다. 10인 이상, 탐방 2일 전에 예약해야 손에 쥘 수 있는 ‘까칠한’ 도시락이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