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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자식보다 하루 더?/작가

    [황서미의 시청각 교실] 자식보다 하루 더?/작가

    고기를 좋아하는 딸과 함께 오랜만에 고깃집에 왔다. 요즘 위드 코로나 시대로 슬슬 옮겨가는 것인지 주말에 가족 단위로 나들이할 수 있는 음식점은 그래도 예전의 한산한 모습에서 조금 벗어나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자리 옆에 다섯 식구가 자리를 잡았다. 부모님과 이미 장성한 자녀들 삼 남매. 큰아들, 둘째 딸, 그리고 막내. 오늘은 이 막내 아드님의 서른 번째 생일이란다. 고기를 굽기 전 이미 가족들이 케이크를 꺼내 잽싸게 촛불에 불을 붙여 해피버스 데이~ 노래를 부른 터. 얼마 안 있어, 어머님이 고기에 곁들여 술을 과속으로 드셨는지 목소리가 조금 흐릿해졌다. “우리 ○○이가 벌써 서른 살이네.” 자랑스러운 듯 계속 이 말을 반복한다. 오늘의 주인공 ○○씨는 발달장애인이다. 계속 다리를 떨기도 하고, 이 가족 모임과는 전혀 관련 없는 엉뚱한 이야기들을 쉴 새 없이 중얼거리고 있다. 형과 누나는 다른 사람들 눈에 조금 이상하게 보이는 행동을 하는 동생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 노릇노릇 구워지는 고기에만 집중하는 듯 보였다. “이렇게 다 같이 있으니까 너무 좋다. ○○이가 점잖게 이리 앉아 있어 주는 게 어디야.” 이 한마디에 생일잔치에 담긴 다섯 식구의 역사가 한꺼번에 펼쳐진다. 어떤 노력을 수없이 했을지 상상도 되고, 사람 많은 음식점에는 데리고 오지도 못하는 또 다른 발달장애 어린이인 우리 막내가 떠오르기도 했다. 양말 신는 것 하나도 얼마나 연습했을지, 저 멀리 꺄아악! 소리 지르면서 도망가는 녀석 끌어다 자리에 앉히기를 얼마나 반복했을지…. 내 손은 쉴 새 없이 딸에게 고기를 구워 주고 있지만, 마음은 청년의, 아니 저 가족의 30년 나날에 잠시 애잔해졌다. 그러나 그 청년은 내게 ‘희망의 증거’가 돼 주었다. 지금은 이것이 중요하다. 우리 막내도 서른 살이 되면 어쩌면 모든 가족이 긴장하지 않고 편안하게 둘러앉아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 감동 포인트, ‘점잖게 자리에 앉기’가 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 식구들은 남은 고기를 구우며 즐거이 건배를 외친다.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가족이 함께 편안하게 식사하며 훈훈한 시간을 지어 나갈 방법은 단 하나. 발달장애인들의 삶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함께 책임을 지는 것이다. 장애는 부모 혹은 형제가, 개인만이 떠안을 일이 아니다. 고통보다 더한 아픔은 불안이다. 끝도 없는 터널 안을 더듬더듬 걷다가 언제 늪을 만나 빠져 죽을지 모르는 불안. 모든 장애인들의 가족은 살면서 이 불안 주머니를 하나씩 더 차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이 주머니를 세심하게 돌아보고, 이해하고, 없앨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주는 것만으로도 이들 삶의 질은 두 배, 세 배 뛰어오를 것이다. ‘내가 오래오래 사는 길’만이 이 땅에서 아들을 지켜내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게 되기를 바라며….
  • [서울 인싸] 당겨진 미래교육, ‘서울런’에서 만나다/이대현 서울시 평생교육국장

    [서울 인싸] 당겨진 미래교육, ‘서울런’에서 만나다/이대현 서울시 평생교육국장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다만 모두에게 균등하게 온 것은 아니다.” 영화 매트릭스의 모티브가 된 소설 ‘사이버스페이스’의 저자인 윌리엄 깁스의 이 말은 교육 분야에도 적용된다. 미래는 이미 현재가 됐으나, 변화된 교육시스템을 균등하게 누리지 못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의 교육 말이다. ‘인공지능(AI) 시대다’, ‘메타버스의 시대다’라고 여기저기서 강조하고 있다. 교육환경 역시 AI로 학습 진단을 받고, 메타버스 안에서 강의를 듣게 되는 등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새로운 시스템을 어떻게 익혀야할지 감이 안 온다. 취약계층 아이들에겐 더욱 그렇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비전 2030’에서 밝혔듯이, 누구나가 노력하면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무너진 계층이동 사다리의 복원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서비스를 개시한 온라인학습사이트 ‘서울런’은 최신 정보기술(IT) 환경을 반영한 모델로 진화 중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서울런’은 입시정보 콘텐츠 63개를 무료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들 콘텐츠는 시기별 맞춤 입시 정보를 담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수능 이후에는 저소득층 또는 학교 밖·다문화가정 청소년 등 11만명을 대상으로 대학별 정시 전략을 설명해 주는 ‘메타버스 입시설명회’도 연다. 나만의 가상캐릭터로 메타버스 안에 구현된 입시설명회에 입장하면 전·현직 교사, 입시전문가와 함께 실시간 질의응답도 나눌 수 있다. 코로나19로 앞당겨진 쌍방향 비대면 환경을 경험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일부에서는 ‘서울런’이 민간교육업체와 연계됐기 때문에 사교육을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경제력이 곧 학력’임을 증명하는 통계가 매년 나오는 상황에서 불리한 학습 환경에 놓인 수험생들에게 ‘서울런’은 어떤 의미가 될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배움에 뜻이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낙인감 없이 균등한 교육환경을 제공받을 수 있는 사회야말로 공정과 상생의 가치가 살아 있는 사회 아닐까. 보다 많은 청소년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서울런’은 날로 진화할 것이다. 오픈 첫 달,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던 학교 밖ㆍ다문화 가족 청소년에게도 온라인 자격검증 시스템이 적용돼 회원가입이 수월해졌다. 뿐만 아니라 PC를 통해서만 신청할 수 있었던 일부 강좌의 경우 휴대전화와 태블릿PC에서도 수강신청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사이트 접속 시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챗봇과 ‘FAQ’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초·중생들을 위한 ‘AI 코딩 블록’ 콘텐츠도 추가됐다. 미래기술에 한창 호기심이 많은 청소년들이 좋아할 학습 콘텐츠들이 꾸준히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당겨진 미래, ‘서울런’에서 만나 보면 어떨까.
  • 늦게 배운 골키퍼, 제대로 ‘영글’었네

    늦게 배운 골키퍼, 제대로 ‘영글’었네

    골키퍼 윤영글,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세계 최강 美 A매치 ‘홈 23연승’ 막아1차전 무실점 이어 선방쇼 펼칠지 기대‘여자 거미손’ 윤영글(34·경주한수원)이 다시 골대 앞에 설까. 콜린 벨(잉글랜드)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이 27일 오전 9시(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의 알리안츠 필드에서 세계 최강 미국과 친선 2차전을 치른다. 지난 22일 첫 대결(0-0 무승부)에 이어지는 원정 2연전의 마지막 경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의 세계 최강 미국을 상대로 첫 경기에서 18위의 한국은 골키퍼 윤영글의 손과 발은 물론 온몸을 날리는 ‘선방쇼’ 덕에 0-0무승부를 기록했다. 2019년 10월 평가전 이후 미국과의 경기에서 거둔 값진 무승부였다. 한국은 2019년 당시 무승부로 미국의 A매치 17연승 기록을 중단시켰다. 이번에는 미국의 A매치 홈 경기 22연승 행진을 멈춰 세웠다. 당시 경기는 2014년부터 미국대표팀을 이끈 질 엘리스 감독의 은퇴 경기이기도 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번 2차전은 세계 여자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칼리 로이드(39)의 은퇴 무대다. 그는 2005년부터 미국대표팀의 공격수와 미드필더로 뛰면서 A매치 315경기에 출전해 134골을 터트렸다. A매치 출전 기록은 세계 2위, 득점은 역대 3위다. 하지만 천하의 골잡이 로이드도 8개의 유효슈팅을 포함해 무려 19개의 슈팅을 무위로 만든 윤영글 앞에선 기를 펴지 못했다. 윤영글은 1차전 후반에 교체 투입된 뒤 현란한 발재간으로 수비를 줄줄이 따돌리고 때린 로이드의 왼발 슈팅을 다리로 막아냈다. 본래 수비형 미드필더 출신이지만 골키퍼로 전향한 ‘늦깎이’ 윤영글은 세 살 아래 김정미와 2019년 벨 감독 부임 직후 골키퍼 장갑을 번갈아 꼈다. 이번 평가전은 내년 1월 여자아시안컵 본선에 대비한 것이라 ‘세계 1강’ 미국을 상대로 두 경기 연속 골문을 지키게 된다면 그만큼 벨 감독의 신뢰를 쌓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아시안컵 본선 대진 추첨은 2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다. 공교롭게 이날은 윤영글의 생일이다. 윤영글이 두 차례 연속 ‘선방쇼’로 생일을 자축하며 아시안컵 여정을 활짝 열어젖힐지 귀추가 주목된다.
  • 불명예 회복 vs 21세기 첫 우승… ‘월드 챔피언’ 누가 더 절실할까

    불명예 회복 vs 21세기 첫 우승… ‘월드 챔피언’ 누가 더 절실할까

    휴스턴 2017년 우승… 사인 훔치기 파문‘실력으로 당당히 가능’ 실력 입증 기회 애틀랜타 지구우승 21회… WS 3회뿐‘어차피 안 된다’ 팬들 인식 전환 꿈꿔사연 많은 두 팀이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27일(한국시간)부터 열리는 월드시리즈(WS·7전4승제) 무대에서다. 우승은 누구에게나 절실하지만 올해 WS의 두 주인공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누가 한을 풀고 왕좌에 오르느냐의 대결로 관심을 끈다. 애틀랜타는 22년 만이자 21세기 처음으로 WS에 오른 자체로도 화제다. 1991~2005년 연속으로 지구 우승을 차지하는 등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21번의 지구 우승을 차지한 명문 구단이지만 WS 우승은 단 3번(1914·1957·1995년)에 불과하다. 지구에서 잘 나가도 번번이 문턱을 넘지 못하다 보니 애틀랜타는 가을야구 홈 경기가 매진에 실패하는 등 팬들마저 외면하던 아픈 역사도 있다. 그만큼 ‘어차피 안 된다’는 인식이 깊이 박힌 탓이다. 비단 과거의 일만이 아니라 최근 4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하고도 WS는 이번이 처음인 만큼 누구보다 지쳤을 팬들에게 제대로 보여줄 때가 왔다.휴스턴은 2017년 WS 우승을 차지한 그 해의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영광의 시간은 2019년 초 사인 훔치기 파문이 불거지며 한순간에 나락으로 추락했다. 휴스턴의 주축 선수들은 사인을 훔쳐 우승했다는 비난에 시달려야했다. 당시의 불명예가 이번에 우승한다고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준우승에 그친다면 ‘사인을 훔치지 않으면 우승할 수 없는 팀’이란 오명이 더 선명해진다. 호세 알투베, 카를로스 코레아, 율리에스키 구리엘 등 2017년 우승 멤버가 여전히 팀의 주축인 만큼 실력으로 당당히 우승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할 시간이다.이번 대결을 준비하는 사령탑의 한도 만만치 않다. 1949년생인 더스티 베이커 휴스턴 감독과 1955년생인 브라이언 스니커 애틀랜타 감독은 메이저리그 30명의 사령탑 중 각각 나이가 2번째, 4번째로 많다. 야구로 잔뼈가 굵을 대로 굵은 감독이지만 아직 WS 우승은 없다. 특히 베이커 감독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카고 컵스. 신시내티 레즈, 워싱턴 내셔널스에 이어 휴스턴까지 맡았던 팀을 모두 가을야구에 진출시켰지만 끝내 WS 우승은 못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쉽게 오지 않을 기회인 만큼 맺힌 한을 풀어야 하는 입장이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26일 “휴스턴에 랜스 맥컬러스가 손가락 부상으로 빠지면서 두 팀 모두 초특급 투수들이 없어 백중세”라면서 “다만 두 노장 감독 모두 변칙보다는 정석적인 야구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마운드가 조금 더 두텁고 최근 5년 사이 3번째 오른 휴스턴이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수단 또 비상사태… 유엔 긴급회의

    수단 또 비상사태… 유엔 긴급회의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30년 독재를 종식시킨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지 불과 2년 만에 다시 쿠데타가 발생했다. 군부가 쿠데타에 항거하는 시민들을 향해 실탄을 발사하며 150명가량의 사상자가 나왔다. 유엔은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열어 이 사태를 논의했고 미국은 수단에 대한 경제 지원 중단을 선언했다. 수단 군부는 25일(현지시간) 새벽 쿠데타를 일으켜 압달라 함독 총리를 포함한 과도정부 각료들과 민정 이양을 위해 민군 합동으로 구성한 주권위원회의 민간인 위원들을 체포했다. 군부는 인터넷을 차단하는 한편 수도 하르툼으로 통하는 다리와 공항을 폐쇄했다. 군부 지도자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은 쿠데타 직후 국영TV에 나와 과도정부·주권위원회 해산과 비상사태 선언을 발표했다. ‘30년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을 축출한 2019년 4월 쿠데타의 주역으로, 그동안 주권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민정 이양 논의에 참여한 인물이다. 그는 이날 “정파 간 치열한 다툼과 폭력 선동이 군부의 정치 개입을 유발했다”고 쿠데타를 정당화한 뒤 “2023년 7월 총선을 실시해 완전한 민정 이양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함독 총리는 대국민 성명을 통해 국민적 저항을 촉구한 뒤 군부에 끌려갔는데, 이에 대해 부르한 장군은 “감옥이 아닌 나의 집에 머무르고 있고 건강한 상태”라며 “상황이 안정되면 풀려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수천명의 시민은 하르툼 거리에 나와 저항 시위를 벌였는데, 군부의 총격으로 7명이 숨지고 140여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2년 전 쿠데타 이후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군부와 야권은 과도정부를 구성, 2024년을 목표로 민정 복귀 논의를 벌여 왔다. 그러나 극심한 경제난에 정파 간 분열 등이 겹치면서 혼돈 양상이 계속돼 왔다. 이번 사태에 국제사회는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유엔 안보리는 26일 비공개 긴급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함독 총리 등 구금된 인사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수단 군부에 촉구했다. 미 백악관도 “수단 군부의 과도정부 탈취에 깊은 우려를 보낸다”며 군부를 규탄했다. 아울러 수단의 민주정부 이양을 지원하기 위한 7억 달러 규모 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 탈냉전 흐름 타고 공산권과 첫 수교…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탈냉전 흐름 타고 공산권과 첫 수교…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1988년 7·7선언… 새 남북관계 정립 시도北을 함께 번영해야 할 상대로 보기 시작남북 총리 8차례 오가며 기본합의서 탄생 헝가리·구소련과 수교, 이념의 다리 건너“국제정세 능동 대처, 남북관계 진전 노력”노태우 전 대통령은 대표적 성과로 꼽히는 북방정책에서 보듯 탈냉전의 거대한 흐름 속에 한국 외교의 외연을 확장했다. 정부 수립 후 처음 공산권 국가와 외교관계를 맺었고, 북한의 ‘허’를 찔러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을 이뤄 낸 것은 물론 첫 남북 고위급회담과 남북 기본합의서, 한반도 비핵화 선언 등 남북 관계의 이정표를 마련했다. 취임 첫해인 1988년 7월 7일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특별선언’(7·7 선언)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남북 관계 정립을 시도했다. 북한을 적대적 경쟁 상대로 인식하지 않고 함께 번영해야 할 동반자로 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획기적 조치로 평가받았다. 7·7 선언은 대북정책이자 외교전략인 북방정책 구상을 명확하게 담았다. 탈냉전이라는 국제질서 변화를 동북아 변방국가인 한국이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로 보고 보수의 강한 거부감에도 불구, 과감하게 드라이브를 건 것이다.1990년 9월 첫 남북 고위급회담을 성사시킨 노 전 대통령은 남북 관계 재정립에 나섰고, 1991년 말 남북 화해와 불가침을 선언한 남북 기본합의서 채택과 비핵화 공동선언으로 이어졌다. 1990년 10월 당시 강영훈 총리가 총리로는 처음 평양을 방문해 2차 회담을 가졌고, 김일성 주석을 만났다. 이후 남북 총리가 8차례나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기본합의서를 탄생시켰다. 합의서에는 체제를 인정하고 군사적 침략행위를 하지 않으며 군사공동위원회 구성, 군사당국자 간 직통전화 설치 등이 담겼는데 지금도 남북 관계를 규율하는 기본이다. 1991년 9월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 결실도 맺었다. 당초 북한은 분단 고착화를 이유로 유엔 동시 가입에 부정적이었지만, 소련이 입장을 바꾸고 중국도 우리의 유엔 가입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북한도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였다. 1989년 2월 정부 수립 41년 만에 사회주의국가로는 처음으로 헝가리와의 수교를 시작으로 동유럽 7개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했다. 이듬해 6월 소련과 정상회담을 한 뒤 9월에 전격 수교했다. 임기 만료를 몇 달 앞둔 1992년 8월 중국과도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이정철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군부 독재를 청산하지는 못했지만 외교 측면에서는 급격히 변화되는 정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했고 남북 관계를 외교와 밀접하게 갖고 가면서 유화적으로 진전시키려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 권재형 경기도의원, 건설국 관련 의정부시 현안 논의

    권재형 경기도의원, 건설국 관련 의정부시 현안 논의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권재형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의정부3)은 지난 25일 경기도의회 북부분원에서 경기도 건설국 공정건설정책과 관계공무원들과 함께 건설국 관련 의정부시 현안 추진현황에 대하여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논의에서 공정건설정책과 이운주 과장은 ▲민락IC 하이패스 차로 확장 ▲보행친화도시 조성사업 ▲발곡초교 주변 보행환경 개선사업 ▲의정부 부용천 지방하천개수사업 ▲징검다리 개선사업의 추진현황을 설명했다. 권 부위원장은 “지난해 11월 구리∼포천 고속도로 민락IC 출구부 출퇴근 시간대 지정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민철 민주당 국회의원 및 의정부시의원들과 함께 현장을 방문하며 하이패스 차로 증설을 요구했었다”며 “해당 요청사항의 시급성을 감안해 건설국 차원에서 조속한 차로 증설을 추진했고, 의정부 주민들의 교통편의가 높아졌다”고 건설국의 노력에 감사를 표했다. 이어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현재 추진 중인 발곡초교 주변 보행환경 개선사업, 보행친화도시 조성, 지방하천개수사업 및 징검다리 개선에 대해서도 당초에 계획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 “단언컨대 조폭 정권이 될 것”…박철민, 돈다발 사진 추가 공개 [추후보도 추가]

    “단언컨대 조폭 정권이 될 것”…박철민, 돈다발 사진 추가 공개 [추후보도 추가]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조직폭력배의 돈 20억원을 받았다는 주장을 제기한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박철민씨가 옥중에서 돈다발 사진을 추가로 공개했다. 박씨는 26일 법률대리인인 장영하 변호사를 통해 공개한 사실확인서에서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정권을 맡기신다면 단언컨대 조폭 정권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사진을 공개했다. 앞서 박씨는 돈다발 사진 2장을 공개했지만 이중 1장이 2018년 11월 본인 페이스북에 올렸던 사진으로 밝혀지면서 증언 신빙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에 장영하 변호사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기 돈이 아니었지만) 과시욕에서 허세로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씨가 이날 공개한 돈다발 사진은 앞서 공개한 2장과는 다른 것이다. 박씨는 해당 사진에 나온 돈은 총 3억7000만원이라며 이 전 지사와 모 경찰 한 명에게 나눠 전달했다고 주장했다.“민주당 정권이라서 다들 몸을 사리시는 건가” 주장 박씨는 지난 2019년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공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현재 수원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최근 자신의 전과를 부각시킨 보도에 대해 박씨는 “왜 양심선언을 한 저의 전과만 부각이 되고 이재명 (전) 도지사 측에서 활동 지원했던 조폭들의 전과는 안 나오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나온 정황들만 가지고도 합리적 의심할 만한 중대한 일임이 확인된다. (이 전 지사와 연관된 인물들) 전과나 신상은 전혀 나오지 않은 것이 정권이 민주당 정권이라서 다들 몸을 사리시는 건가”라고 했다. 박씨는 “저의 진심어린 양심선언을 알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리고 제가 언급한 조폭들에 대한 전과기록도 상세히 확인하여 봐주시길 부탁드린다”라며 “(조직원) 모두들 양심선언하고 선처 받으시고 지금껏 잘못 살아왔지만 대한민국의 국민들을 위한 영웅으로 거듭나시길 이 아우 간곡히 부탁드린다. 저 혼자 제보자가 되어 형님들 처벌받게 하고 싶지 않다”라고 했다. 이어 “윤석열 전 총장님 같은 분이 부정부패를 막고 나라를 바로 세워 공정한 대한민국의 대선후보가 되시길 바라고, 포용력 있고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정세균 (전)의원님이 대선후보가 되시길 바란다”라며 “여당 야당 관계없이 이분들께서 대통령이 되셔서 나라의 기강을 바로잡으시길 바란다. 또한 이 일로 상처받았을 부친과 전처였던 정모 변호사, 끝까지 절 믿어주고 함께 곁을 지켜주는 현 와이프에게 죄송하고 송구하단 말씀 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박씨는 또 다른 사실확인서를 통해서는 “이재명 (전) 도지사와 성남 국제마피아파가 공생관계가 아니라면 과격한 언행이지만 제 목숨을 걸겠다”라며 “증거자료 모두 취합하여 조만간 장영하 변호사님과 변호인단님들과 공수처 및 국민권익위원회에 정식 고발토록 하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박씨는 “그리고 말도 안 되는 얘기들로 음해하시는 여당 국회의원 분들 정식으로 명예훼손죄 및 개인정보유출로 고발토록 하겠다”며 “도지사님께서 가장 믿고 있는 국제파 조직원들 중 한 명의 녹취록도 다 확보했으니 기다리시라. 전 이번 수감생활 끝나면 일식 기술 배워서 술집하면서 평범한 가정 꾸리고 살고 싶다. 이 사건을 제보함으로써 아무것도 얻고자 하는 것도 조건도 없다”라고 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법사위 국감에서 박씨 주장을 부인하는 관련자들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에는 박씨가 돈 전달 심부름을 했다고 지목한 A, B씨를 박씨 변호인인 장영하 변호사가 만나 나눈 대화가 담겼다. 두 사람은 박씨 주장을 모두 부인했다. 한편 민주당은 22일 이재명 전 지사의 조폭 연루설을 제기한 장영하 변호사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고발장에 ‘장 변호사는 이재명 후보를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이 후보에 관한 허위사실을 공표했고, 공공연하게 거짓 사실을 드러내 이 후보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추후보도 내용 (2026년 3월 20일) 서울신문은 2021년 10월 21일자 기사 등에서 장영하 변호사의 기자회견 등을 인용해 이재명 대통령의 조직 폭력배 연루 의혹 및 금품 수수 의혹과 관련한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이 의혹을 제기한 장영하 변호사는 “이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이 성남시장 시절 ‘국제마피아파’ 측근에게 사업 특혜를 주는 조건으로 20억 원 가량을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장 변호사는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대법원은 2026년 3월 12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장 변호사의 유죄를 확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당시 제기된 조직 폭력배 연루설 및 금품 수수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법적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신문은 이같은 사실을 추후 보도합니다.
  • “왜 안 만나줘” 문자 보내고 집 찾아와…스토킹처벌법 첫 구속

    “왜 안 만나줘” 문자 보내고 집 찾아와…스토킹처벌법 첫 구속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첫 주, 관련 신고가 400건 이상 접수됐다. 피의자가 구속되는 첫 사례도 나왔다.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 직장 동료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괴롭힌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26일 경찰청에 따르면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지난 21일부터 지난 25일까지 관련 신고가 전국에서 총 451건 접수됐다. 하루 평균 113건 신고가 들어온 셈이다.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관련 신고가 총 6939건, 하루 평균 24건 접수된 것과 비교하면 급증한 추세다. 이날 경기도 안성에서 같은 직장에 다니던 여성이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변을 비관하는 문자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내는 등 지속적으로 괴롭힌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스토킹처벌법을 적용해 피의자가 구속된 건 이번이 첫 사례다. 전날에는 오후 10시쯤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전 여자친구 집에 찾아가 대문을 발로 차고,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한 남성 A(62)씨가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그는 피해 여성이 연락을 받지 않고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스토킹처벌법 시행 첫날인 21일에는 전북 전주시 덕진구에서 전 여자친구의 집 초인종을 여러 차례 누른 남성이 스토킹처벌법에 따라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례도 있었다. 다음날에는 경기 의정부에서 3개월 전 헤어진 여자친구의 집을 세 차례 반복해서 찾아갔다가 체포된 사례도 나왔다. 스토킹처벌법은 반복적으로 스토킹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흉기 등을 휴대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최대 5년 이하의 징역까지 처벌할 수 있다. 처벌의 핵심 요건은 ‘지속성’과 ‘반복성’이다. 스토킹 행위는 상대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 또는 그의 가족, 동거인을 대상으로 ▲ 접근하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 주거지나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등을 지칭한다. 경찰은 스토킹 행위 신고가 접수되면 현장에서 ‘응급조치’하고 재발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주거지 100m 내 접근금지를 명령할 수 있는 ‘긴급응급조치’와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가 가능한 단계인 ‘잠정조치’를 할 수 있다.
  • “저를 버티는 힘”…父 노태우 보며 견딘 딸 노소영 [노태우 별세]

    “저를 버티는 힘”…父 노태우 보며 견딘 딸 노소영 [노태우 별세]

    대한민국 제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향년 89세로 26일 사망했다. 지병으로 오랜 병상 생활을 해온 노 전 대통령을 최근 병세 악화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의료진의 집중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전립선암 수술 이후 건강악화로 인해 연희동 자택과 병원을 오가며 칩거생활을 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을 마지막으로 사망할 때까지 20년 가까이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감췄다. 2009년 10월 희귀병인 소뇌 위축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2011년 4월 기관지에서 침이 발견돼 제거 수술을 받았다. 2015년 12월에는 천식으로 서울대 병원에 9일간 입원했다. 최태원 SK 회장과 이혼 소송 중인 딸 노소영 아트센트 나비 관장은 어버이날을 맞아 “아버지가 오늘따라 두 눈을 크게 뜨고 계신다. 이때다, 싶어 평소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쏟아 내었다”며 “아빠의 사랑 듬뿍 받고 자랐다. 그게 저를 버티는 힘”이라고 말했다. 노소영 관장은 올해 4월 10일 ‘아버지의 인내심’이란 글을 통해 “한마디 말도 못 하고 몸도 움직이지 못한 채 침대에 누워 어떻게 십 여년을 지낼 수 있을까? 나는 단 한 달도 그렇게 살 수 없을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소뇌 위축증이란 희귀병인데 대뇌는 지장이 없어서 의식과 사고는 있다. (이것이 더 큰 고통이다.) 때로는 눈짓으로 의사 표현을 하시기도 하는데,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소통이 잘 되지 않으면 온 얼굴이 무너지며 울상이 되신다. 아버지가 우는 모습이다.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노소영 관장은 “또 한고비를 넘겼다. 호흡 보조장치에 문제가 생겼던 것이다. 지상에서 아버지(그리고 어머니)께 허락된 시간이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지만, 아버지는 나에게 확실한 교훈을 주셨다. 인내심이다.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버티고 계신 아버지를 뵈면, 이 세상 어떤 문제도 못 참을 게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참.용.기.(참고 용서하고 기다리라)가 아버지의 좌우명이다. 정말 어려운 길임에 틀림없다”며 글을 맺었다. 노 전 대통령의 손녀이자 노소영 관장의 차녀 최민정씨 행보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최민정씨는 2014년 11월 재벌가 자제로서는 파격적인 해군 소위로 임관해 군생활에 나섰다. 중국에서 대학을 다닐 당시 아르바이트를 해 생활비를 충당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2017년 11월 중위로 전영한 최씨는 이듬해 중국 투자회사를 거쳐 지난 2019년 SK하이닉스에 입사해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 죽은 아버지 장례식장서 섹시 사진 찍은 美 인플루언서 논란

    죽은 아버지 장례식장서 섹시 사진 찍은 美 인플루언서 논란

    한 미국인 여성 인플루언서가 SNS에 사진을 올리기 위해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부적절한 옷을 입은 채 섹시 포즈를 취했다가 역겹고 가증스럽다는 낙인이 찍혔다. 영국 데일리스타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여성은 문제의 사진에서 왼쪽 팔과 어깨 그리고 가슴 윗부분이 드러나는 검은색 미니 원피스를 입고 검은색 스타킹과 하이힐을 신은 채 아버지의 관 바로 옆에 서서 섹시 포즈를 취했다.여성은 특히 자신의 외모를 돋보이게 할 목적으로 옆으로 서서 한쪽 다리를 뒤쪽으로 들어올리거나 입을 꼭 다문 채 카메라를 똑바로 응시하고 또는 한쪽 입가를 살짝 올리며 미소를 짓기도 했다. 이는 일반적인 장례식장 유족과는 거리가 먼 모습인 것이다. 여성은 또 이런 포즈를 취하면서도 자신의 뒤쪽이 제대로 나오지 않게 서 있었지만, 뒤쪽 관에는 죽은 아버지가 가슴에 양손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인스타그램 게시물은 한 네티즌이 우연히 발견하고 영어권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닷컴에 공유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이 네티즌은 아빠(papi)와 아빠 없는(dadless), 참전용사(veteran),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장례식(funeral) 그리고 절대잊지않겠습니다(neverforgotten)와 같은 해시태그(#)를 포함해 편히 잠드소서(Rest in peace)의 약자인 rip라고만 쓰여진 해당 게시물을 발견했다고 밝히면서도 게시물 댓글에는 대다수의 팔로워가 사진을 삭제해 달라고 말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은 문제의 사진을 보고 여성은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한다기보다 자신의 의상과 헤어 그리고 네일을 뽐내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여성의 뒤쪽에 있는 열려 있는 관에서 부분적으로 보이는 죽은 남성은 참전용사로 관에는 성조기가 씌워져 있고 이는 참전용사를 위한 장소로 보이는 곳에 설치돼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자 한 네티즌은 “조국을 위해 싸운 아버지를 기리지도 않는다”면서 “이는 단지 저질스러운 것이 아니라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네티즌도 “여성의 나르시시즘은 너무도 이상하다”고 말했다. 어떤 네티즌은 “민망 점수 999점”이라고 평가했고 또 어떤 네티즌은 “여성이 아버지를 미워했던 것이 아니라면 사이코패스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레딧닷컴
  • “만나주지 않으면” 끔찍 메시지…스토킹처벌법 첫 구속

    “만나주지 않으면” 끔찍 메시지…스토킹처벌법 첫 구속

    전 직장 동료를 상대로 지속적 스토킹을 한 남성이 이달 처음 시행된 스토킹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을 적용받아 구속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안성경찰서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같은 직장에 다녔던 여성을 상대로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변 비관하는 문자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내는 등 괴롭힌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여성이 직장을 옮기자 주변을 서성인 행위도 반복했다. 경찰은 A씨가 스토킹처벌법의 핵심 요건인 ‘지속성’과 ‘반복성’을 충족한다고 보고 A씨를 체포고 구속영장을 신청해 지난 24일 구속했다. 이달 21일 시행된 스토킹처벌법은 스토킹을 범죄로 명확히 규정하고 가해자를 최대 징역 5년까지 처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이 법이 시행된 이후 첫 주에 관련 신고가 400건 이상 접수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1~25일까지 관련 신고가 전국에서 총 451건 접수됐다. 하루 평균 113건 신고가 들어온 셈이다.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관련 신고가 총 6939건, 하루 평균 24건 접수된 것과 비교하면 급증한 추세다. 스토킹 행위는 상대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상대 또는 그의 가족, 동거인을 대상으로 ▲접근하거나 진로를 막아서는 행위 ▲주거지나 그 부근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등을 지칭한다. 경찰은 스토킹 행위 신고가 접수되면 현장에서 ‘응급조치’하고 재발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주거지 100m 내 접근금지를 명령할 수 있는 ‘긴급응급조치’와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가 가능한 단계인 ‘잠정조치’ 할 수 있다.
  • “신체검사 1급 입대…화이자 접종 후 두 달째 못 걸어”

    “신체검사 1급 입대…화이자 접종 후 두 달째 못 걸어”

    군 복무 중 화이자사(社)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후 걷지 못하고 있다며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는 국민청원이 화제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군 복무 중 백신 부작용으로 걷지 못하고 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지난 4월 군입대를 한 일병이라고 소개한 청원인 A씨(21)는 “지난 7월29일 화이자 백신 2차를 맞고 2~3일 후 양쪽 정강이 다리 저림이 시작됐다. 두 달이 지난 현재는 무릎통증에 가슴통증까지 생겨 걷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A씨에 따르면 그는 평소 지병이 없었고 신체검사 1급을 받고 군에 입대했을 만큼 건강했었다. A씨는 “두 달여간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며 검사를 받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었다”면서 “정확한 진단명이 없다는 이유로 군 병원에서 치료도 안 되고 있다. 모든 병원이 백신 부작용을 의심하지만, 연관성을 밝히기 힘들다는 이유로 진단서 발급을 어려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부대장의 배려로 청원 휴가를 받아 한방치료를 받으며 원인을 찾기 위해 검사를 받고 있지만 이제는 군부대에 복귀해야 한다”며 “병원비만 벌써 1000만원 상당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A씨는 “정부에서는 백신 접종을 촉구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은 책임지지 않는다”며 “보상을 해준다고 하지만 일반 병원에서 백신과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말뿐인 보상”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건강한 청년이 군 복무를 하다가 백신을 맞고 하루아침에 걷지를 못하고 있다”며 “군 병원에서 상황이 더 악화하지 않도록 제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코로나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으로 의심돼 신고된 사례는 총 33만9002건이다.
  • ‘헤어지자’는 여친 코뼈 골절되도록 폭행한 30대, 징역형

    ‘헤어지자’는 여친 코뼈 골절되도록 폭행한 30대, 징역형

    이별을 통보하는 연인에게 다시 만나자고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코뼈가 골절될 정도로 폭행한 30대 남성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윤승은 김대현 하태한)는 상해·폭행·협박·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1)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헤어지자’는 전 여자친구 B씨(28)에게 수십 차례 연락해 다시 만나자고 종용하고, 사생활이 담긴 영상을 유포하겠다는 식으로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지난해 11월 촬영한 영상을 함께 삭제하고 관계를 정리하자며 B씨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로 불러냈다. 이 자리에서 다시 만나자는 자신의 요구를 거절하는 B씨의 목을 조르고 무릎으로 얼굴을 올려 치는 등 폭행했다. B씨는 코뼈가 골절되고 입술 안쪽이 찢어져 크게 다쳤다. A씨는 또 B씨가 연락을 피한다는 이유로 B씨의 승용차 타이어를 가위로 찔러 구멍을 내 손상시킨 혐의도 받는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 강남구의 자택에서 B씨가 다른 남자와 만났다고 의심하며 욕설을 하고 주먹으로 때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피해자는 상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A씨에게 폭력 등 범죄 전력이 있는 점을 고려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택시에 승차해 택시기사의 얼굴을 팔과 주먹으로 때려 상해를 입힌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폭행)도 받는다. A씨는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2심도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2심은 “보복적 성격이 강한 범행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기다리던 상황에서도 피고인은 피해자를 뒤따라가 폭행을 계속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전 직장 女 동료 찾아가고 문자 보낸 20대男…스토킹처벌법 적용 첫 구속

    전 직장 女 동료 찾아가고 문자 보낸 20대男…스토킹처벌법 적용 첫 구속

    전 직장 여성동료를 따라다니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지속해서 스토킹한 남성이 지난 24일 경찰에 구속됐다. 지난 21일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이후로 구속된 첫 사례이다. 경기 안성경찰서는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20대 남성 A 씨를 24일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같은 직장에 다니던 여성 B씨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변을 비관하는 문자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내는 등 괴롭힌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B씨가 직장을 옮기자 새 직장으로 찾아가 B씨를 기다리며 주변을 서성이는 행위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의 이러한 행위가 스토킹처벌법에 따른 처벌의 핵심 요건인 ‘지속성’과 ‘반복성’을 충족한다고 보고 A씨를 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해 구속했다. 스토킹범죄의 처벌 및 그 절차에 관한 특례와 스토킹범죄 피해자에 대한 보호절차를 규정한 법률로, 2021년 3월 24일 국회를 통과해 10월 21일부터 시행됐다. 스토킹처벌법은 1999년 처음 발의됐으나 지속적으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고, 이에 스토킹은 경범죄 처벌법인 지속적 괴롭힘으로 분류돼 ‘10만 원 이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그쳐 왔다. 이 법에 따라 스토킹범죄자는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으며, 만약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를 경우에는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형량이 가중된다. 경찰 관계자는 “상대가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지속·반복적으로 괴롭히는 행위에 대해 스토킹처벌법을 적용해 엄정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서기 400년 전후 부산 가야사 복원 연구자료 발굴

    서기 400년 전후 부산 가야사 복원 연구자료 발굴

    서기 400년 전후 부산지역 가야사를 연구·복원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쓰일 유물이 발굴됐다. 부산시립박물관은 부산 기장군 철마면 고촌리 고분군이 있는 구릉 150㎡를 정밀 조사한 결과 목곽묘 6기, 석곽묘 1기, 옹관묘 2기, 구상유구 1기를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목곽묘에서는 그릇받침 등 다수 토기류가 나왔다. 특히 금관가야를 대표하는 토기인 외절구연고배(外切口緣高杯·그릇의 입구가 바깥으로 꺾인 굽다리 접시)가 다수 출토돼 주목받았다. 이 토기는 금관가야 지배자 집단의 고분군으로 알려진 경남 김해 대성동 고분군과 부산 동래구 복천동 고분군에서 4세기 이후부터 출현하는 것으로, 금관가야의 권역을 설정하는 지표가 된다. 이번에 출토된 목곽묘 부장 토기는 금관가야 중심고분군 부장 토기와 유사한 형태로 400년 전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됐다. 목곽묘에서는 도끼, 낫, 주머니칼 등 철기류와 목걸이에 자주 쓰이는 곡옥(굽은 옥)도 나왔다. 고촌리 고분군은 1960년대 동래고 향토반 학생들에 의해 처음 알려졌다. 이후 여러 차례 지표조사를 거쳐 4세기 후반에서 6세기 후반까지 축조된 삼국시대 고분군인 것으로 1998년 학계에 보고됐다.
  • 일산대교 27일 정오부터 무료…이재명, 공익처분 결재하고 떠나

    일산대교 27일 정오부터 무료…이재명, 공익처분 결재하고 떠나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가 일산대교(일산~김포) 무료통행이 담긴 마지막 전자 결재를 처리하고 경기지사직을 마쳤다. 이에 따라 27일 정오부터 편도 1200원인 일산대교 통행료는 무료가 된다. 그러나 무료화가 항구적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법원의 최종 판결 뒤에나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일산대교 운영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공단과 관리운영회사인 일산대교㈜가 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26일 일산대교의 통행 무료화를 위해 운영사인 일산대교㈜에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하는 내용의 공익처분 통지서를 오전 중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7일 낮 12시를 기해 일산대교 통행료는 모두 ‘0원’으로 조정될 예정이다. 무료화 시행 뒤 일산대교를 이용하는 차량은 요금소에서 통행료를 지급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다른 한강 다리를 이용하는 것처럼 무정차 통과하면 된다. 도는 공익처분에 따른 운영사나 대주주 국민연금공단 측의 불복 소송에 대비해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전체 인수금액 중 일부를 선지급”하는 방식을 통해 가처분 소송 결과와 관계없이 일산대교의 항구적인 무료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공익처분은 민간투자법(제47조)에 따라 사회기반시설의 효율적 운영 등 공익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민자 사업자의 관리·운영권을 취소한 뒤 상응하는 보상을 해주는 것을 말한다. 도는 “공익처분에 따른 일산대교 측의 손실에 대해서는 정당한 보상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보상액은 일산대교의 기대수익 등을 고려해 민간투자법 등에 따라 토지수용위원회와 법원이 결정한다. 이 전 지사 측은 그동안 일산대교의 연간 매출은 300억원 미만으로, 그동안 거론된 향후 16년간 기대수익 7000억원은 과도한 추정치이자 ‘가짜뉴스’라고 주장해왔다. 도는 약 2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이성훈 도 건설국장은 “일산대교는 처음부터 세금을 투입하여 건설했어야 하는 교량으로서, 늦게나마 공익처분을 통해 무료화하게 되어 다행”이라며 “일산대교가 무료화되면, 도민들의 통행료 절감 효과 이외 총 2000억 이상의 시설 운영비용 절감 효과, 교통량 49% 증가에 따른 약 3000억의 사회적 편익 효과, 인접도시간 연계발전 촉진 효과 등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타당성 조사결과 등 관련 근거자료는 공개하지 않았다. 일산대교는 고양시 법곳동과 김포시 걸포동 1.84㎞를 잇는 한강 가장 하류에 건설된 다리이다. 한강 다리 28개 중 유일한 유료도로이며, 민간자본 1480억원 등 1784억원이 투입돼 2008년 5월 개통했다.
  • [성미경의 원형교차로] ‘오징어’를 둘러싼 유쾌한 상상/한국콘텐츠진흥원 수석연구원

    [성미경의 원형교차로] ‘오징어’를 둘러싼 유쾌한 상상/한국콘텐츠진흥원 수석연구원

    9월 17일 이후 한국은 물론 세계 대다수 국가에서 ‘오징어 게임’을 이야기하니 여기서도 아니할 수는 없겠다. ‘오징어 게임’은 90여개국에서 시청 1위에 넷플릭스 역사상 기간 최다 시청을 기록한 작품으로 매일매일 신기록을 써 가니 할 말도, 생각할 거리도 많을 것이다. 매우 한국적인 소재와 감수성이 씨줄날줄처럼 엮인 이 콘텐츠를 보며 전 세계 시청자는 불편함과 재미를 동시에 느끼는 낯선 경험을 했을 것이라 짐작한다. 456명의 데스 게임이 드러내는 현실세계의 잔인한 진실, 그리고 생경한 놀이와 소재에서 오는 신선함, 인간 본성에 대한 기대와 신파가 가미된 감동이 인류 보편의 정서를 자극하기도 했다.해외의 열풍은 BBC나 TF1 등 유수의 방송사 메인 뉴스에도 등장해 ‘오징어 게임’의 사회문화 현상과 경제적 가치(넷플릭스 수익 감소를 한 번에 만회한 최고의 투자 등과 같은 평가)에 대한 논평이 이어졌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패스 도입으로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이 회복되고 있는 프랑스에서도 ‘오징어 게임’ 체험관을 둘러싼 기나긴 줄은 놀라운 장면이었다. ‘달고나’는 프랑스 아이들이 먹어 보고 싶은 새로운 간식이 됐고, 쿠키 틀로 모양을 찍어 내며 신나 했다. 라디오 프랑스의 문화전문 채널 프랑스 컬처(france culture)는 ‘오징어 게임’이 ‘기생충’, ‘BTS’와 함께 한국의 “소프트 파워”라 규정하고 한국 콘텐츠만의 비법을 다각도로 분석하며, 유사한 한류 콘텐츠로 영화 ‘부산행’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들을 포함한 한국 콘텐츠가 빛나는 첫 번째 이유로 이 시대에 적합한 주제 의식과 보편성을 들었다. 네크로자본주의에 대한 은유(데스 게임, 좀비 등), 세계화와 현대성에 대한 비판(해고와 실직, 금융시장의 민낯), 빈부격차와 계급 문제의 부상(VIP, 가진 자와 조종하는 자)과 같이 현대사회를 관통하는 문제를 한국의 드라마, 영화, 노래들이 미학적으로 표현해 깊은 공감을 얻었다고 보았다. 즉 동시대인이 공감할 수 있는 사회문제에 대한 성찰과 비판, 그것을 다양한 소재와 표현 방식으로 매우 효과적으로 재현해 내는 것이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차별된 한국 콘텐츠의 독보적인 힘이라고 본 것이다. 또한 이들과 연결된 소셜네트워크 환경, 세제 혜택과 문화 예산 증가와 같은 정부의 지원, 한국의 독특한 정서인 한(恨)과 문화에 대한 자부심, 문화산업 경제 전략,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종학당을 통한 한국어의 보급이 이러한 소프트 파워를 더욱 확산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재 측면에서 보면 ‘오징어 게임’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뽑기’, ‘구슬치기’, ‘줄다리기’, ‘오징어’ 등 기성세대 어린 시절 놀이의 소환과 재발견이라는 재미를 부여한다. 이러한 레트로 감성은 몇 년간 계속돼 온 콘텐츠 기획과 제작 트렌드이기도 하다. ‘응답하라’ 시리즈, ‘시그널’과 같은 타임 슬립 드라마, ‘미스 트롯’과 장르 가요의 인기, ‘스트릿 우먼 파이터’와 90년대 스트릿 패션의 유행 등 모두 지난 시절의 소재를 폭넓게 활용하고 있다. ‘이날치와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의 ‘범 내려온다’는 향유의 범위를 더욱 과거로 되돌리고, ‘갓’을 소환한 ‘킹덤’은 한국적인 호러 시대물도 세계인이 즐길 수 있음을 입증했다. 지난 기억과 과거 문화의 자양분에서 소재의 다양성과 참신함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 한국 콘텐츠의 새로운 경쟁력이라 생각한다. 그 문화적 자양분이 켜켜이 쌓여 지금에 이르렀기에. 한국어의 세계적인 확산이 한국 콘텐츠의 확산을 더욱 견인할 것이라는 기분 좋은 전망과 함께 얼마 전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한류(Hallyu)와 관련된 단어 26개가 새로 실렸다는 소식을 접했다. ‘K’가 한국 또는 그 문화와 관련된 명사를 형성하는 복합어로 ‘K드라마’(K-drama)도 실렸는데, 다음에는 ‘오징어’가 실릴 것이라는 유쾌한 상상을 해 본다. 국내 자체 제작 드라마임에도 넷플릭스에서 7위를 하여 놀라움을 주고 있는 ‘갯마을 차차차’(Hometown Cha Cha Cha)의 첫 회 에피소드 중 하나가 여주인공 혜진이 오징어를 손질하는 어촌 풍경이었으니 기대할 만하지 않을까.
  • [데스크 시각] 이 땅의 모든 과학기술인에게 박수를/유용하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이 땅의 모든 과학기술인에게 박수를/유용하 사회부 차장

    잡문을 쓰는 일을 한 지 20년이 지났다. 배운 것이 도둑질이라고 전공 덕분에 그중 15년 넘게 과학기술 분야를 맡아 왔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을 훌쩍 넘게 한 곳만 기웃거렸으니 웬만한 것들에는 무뎌질 만도 한데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일이 있다. 매년 10월만 되면 나타나는 과학기술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지부조화적 태도다. 올해 10월은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표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1차 시험발사까지 유독 과학 이벤트가 많았다. 언론, 정치권, 호사가들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근엄한 표정으로 비판과 훈계질도 부족해 전문가들 의견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 새로울 것 없는 해법까지 제시했다. 평소 과학기술에는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다가 로켓 발사, 노벨상 같은 큼직한 이벤트나 과학기술 관련 사건사고가 있을 때만 호떡집에 불난 듯 호들갑 떨면서 남의 밥상에 숟가락 얹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헛웃음이 나올 뿐이다. 과연 그들이 과학기술의 백년대계에 대해 단 한순간이라도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는지 의문이 든 때도 여러 번이다. 과학기술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은 올해 국회 국정감사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18일 대전 카이스트에서 열린 과학기술 분야 정부 출연 연구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는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5시도 안 돼서 일찌감치 끝났다. 그나마도 밑도 끝도 없는 정쟁성 발언에, 매년 국감 때마다 등장해 이제는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의 식상한 질의들이 대부분이었다. 사실 이런 행태는 과학기술에 대한 인식에서 비롯된다. 우리가 과학을 보는 시선은 1960~80년대 산업화 시대에 형성된 것이다. 요즘도 가끔 들리는 ‘과학입국’이라는 용어도 그 당시 나온 구호다.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멋진 구호 같지만 뜯어 보면 과학기술은 경제발전의 수단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과학기술도 공산품처럼 투입하면 반드시 산출이 있어야 하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무조건 실패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현대 과학은 지나치게 세분화되면서 전공자들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아 관심을 갖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고 과학은 학교에서 배우는 것, 전문가만 하는 것이라며 멀리할 이유는 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 대중화, 대중의 과학 이해는 지금까지처럼 아동·청소년 중심, 흥미 위주 잡학 지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단편적 지식보다는 과학기술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과학자들은 어떻게 연구 활동을 하는지 알려 주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 난해한 현대음악과 미술을 즐기기 위해 화성학이나 색채학을 몰라도 가슴만 있으면 되는 것처럼 과학도 ‘호기심’만 있으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려 줘야 한다. 우리도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만큼 그에 걸맞은 과학기술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누리호 발사를 계기로 과학기술이 결과만큼 과정이 중요하고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세간의 기준으로 누리호는 ‘실패’일 수 있겠지만, 연구자들에겐 수백, 수천 번의 연구 끝에 내놓은 결과다. 그들은 한 번의 좌절에 굴하지 않고 그것을 교훈 삼아 목표를 향한 긴 여정에 또다시 나설 것이다. 물론 그 여정의 끝에는 또 다른 실패가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연구자들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처럼 ‘가지 않은 길’, ‘사람들이 덜 지나간 길’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순례자처럼 오늘도 묵묵히 걸을 것이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누리호 개발 현장 연구자들을 포함해 이 땅의 모든 과학기술인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 [한인식의 슬기로운 과학생활] 자전거 예찬/기초과학연구원 희귀핵연구단장

    [한인식의 슬기로운 과학생활] 자전거 예찬/기초과학연구원 희귀핵연구단장

    필자는 고등학교 시절에 자전거를 타고 통학했다. 마포대교의 시작 지점인 마포동부터 학교가 있는 연남동까지 30분 남짓 걸리는 거리를 눈이나 비가 오는 날이 아니면 매일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지금처럼 자전거 길이 따로 없었고 도로에서는 차들의 우선권이 용인되던 시절이었기에 서울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은 무척 위험한 일이었다. 몇 달 동안 어머니를 설득한 끝에 가능하면 찻길이 아닌 골목길로만 다니겠다는 다짐을 받고 어렵게 자전거를 탈 수 있었다. 덕분에 나는 그 당시 자전거로 통학하는 몇 안 되는 학생 중 한 명이었다. 그 이후 자전거를 탈 기회가 없다가 2년 전 대전에 있는 기초과학연구원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다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이제는 1970년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안전하고 정겨운 자전거 전용도로가 많다. 요즘 같은 가을, 공기 저항을 느끼며 코스모스 길을 달리면 짧은 여행을 하는 것처럼 기분 전환이 되곤 한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는 가을에 빈약한 다리가 근육으로 조금씩 채워질 거라는 기분 좋은 착각을 하며 자전거를 타고 있다. 자전거를 타면 걷는 것에 비해 에너지를 덜 쓰면서도 더 빨리 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마찰력 차이 때문이다. 마찰력이 없으면 앞으로 전진할 수 없지만, 마찰력이 너무 커도 움직임이 둔화돼 비효율적이 된다. 걸을 때는 걸음마다 신발과 땅 사이의 마찰력과 몸이 받는 중력을 이겨 내기 위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자전거로 달리면 바퀴의 아주 일부분만 지표와 닿게 돼 마찰력이 훨씬 작아지면서 에너지가 적게 소요된다. 그만큼 마찰력은 움직임과 이동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다.이동수단에서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공기 저항이다. 물체는 보통 속력의 제곱에 비례해 공기 저항을 받게 돼 빨리 움직일수록 더 많은 공기저항을 받는다. 그 때문에 높은 곳에서 물건을 떨어뜨리면 초기에는 낙하 속력이 빨라지지만 점점 공기의 저항을 더 받게 돼 일정 속도 이상 증가하지 않는 것이다. 빗방울은 매우 높은 곳에서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공기 저항으로 지표면에서는 그리 위협적이지 않은 속력이 되는 것이다. 자전거는 인간이 만든 이동 수단 중에서 가장 환경친화적이고 효율적인 도구이다. 내연 기관을 사용하는 자동차는 자체 무게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매우 낮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자동차는 자전거에 비해서 최소 50배 이상의 에너지를 더 사용한다고 한다. 인간이 만든 이동 수단 중에서 가장 효율적인 것이 자전거라면, 우주발사체는 가장 복잡하고 고도의 과학기술을 요하는 거대한 운송 기기일 것이다. 중력과 공기의 저항을 이기면서 무거운 인공위성을 탑재해 대기권 밖으로 쏘아 올리는 기술은 매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지난주 목요일, 국민들의 기대 속에 누리호가 힘차게 발사됐다. 누리호 발사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강국임을 보여 주었고, 어떻게 보면 어려움 극복에 필요한 힘을 얻었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의 삶에도 앞으로 나가야 할 때 항상 마찰력 같은 저항의 요소들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것을 이겨 내야 원하는 목표 지점까지 도달할 수 있다. 우리나라 우주발사체 기술이 최종 목표에 거의 다가갔다는 증거가 되는 이번 누리호 발사 소식에 과학기술계의 한 사람, 아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간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고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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