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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졌지만 잘싸웠다… ‘결전의 땅’ 許하노라

    ‘허정무호’가 지능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4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노이 스타디움에서 우승후보 스페인과 만난 한국 월드컵대표팀은 닷새 전 벨라루스와 졸전을 치른 팀이 아니었다. 결과는 후반 40분에 터진 곤살레스 헤수스 나바스(세비야)의 골로 0-1 석패. 하지만 최종 평가전에서 수비조직력 강화와 득점력 향상을 위해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펼친 허정무 감독의 지략은 적중했다. 대표팀은 조직력을 높이면서도 경기 막판까지 승부의 균형을 유지, 스페인을 긴장시켰다. 선수들은 강팀을 상대로 자신감이란 심리적인 성과를 거뒀다. 얼핏 보기에 최종 평가전은 볼 점유율이 62%에 이른 스페인의 일방적인 우세였다. 전반 초반부터 중원에서 짧은 패스로 볼 점유율을 높인 스페인은 아크 정면과 오른쪽에서 쉬지 않고 골문을 노렸다. 특히 195㎝의 장신공격수 페르난도 요렌테(빌바오)를 이용한 세트피스는 위협적이었다. 대표팀은 수비 중심의 플레이를 펼쳤다. 하지만 철저한 대인마크도, 패스 차단을 위한 압박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열심히 뛰는 모습도 보기 어려웠다. 페널티 박스 부근에서 슈팅 공간을 내주지 않는 데만 집중했다. 이런 경기를 해놓고 허 감독은 만족스러워했다. 선수들도 이구동성으로 자신감을 찾았단다. 어이없는 자신감일까. 아니다. 경기를 뜯어보면 대표팀은 허 감독의 ‘강팀 맞춤형’ 전술 아래 톱니바퀴처럼 움직였다. 전반 스페인이 세트피스에 집중할 때 골문 앞에서 요렌테를 꽁꽁 묶었다.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는 단 한번도 요렌테의 머리를 맞히지 못했다. 2선에서 중거리슛을 쏘려 하면 재빨리 시야를 가렸다. 스페인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은 후반전에 들어서야 허 감독의 ‘허허실실’ 전법을 알아챘고, 후반 12분 베스트 멤버인 사비 에르난데스와 다비드 비야, 페드로 로드리게스(이상 FC바르셀로나), 사비 알론소(레알 마드리드)를 대거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자 허 감독은 안정환(다롄 스더)과 차두리(프라이부르크)를 투입, ‘4-2-3-1’ 전형을 ‘4-4-2’로 전환했고, 적극적인 압박과 협력수비로 볼 점유율을 높였다. 상대 공격의 무게중심이 세트피스에서 2선 침투로 전환하자 그에 맞춰 전술을 바꾼 것. 전·후반 내내 골이 터지지 않아 답답했던 스페인은 한국 진영으로 몰려들다 역습 찬스를 제공했다. 전반 13분 김정우(광주)의 중거리슛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고, 전반 종료 직전 박주영(AS모나코)-이청용(볼턴)의 절묘한 콤비플레이는 ‘무적함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또 후반 21분 부진에 허덕이던 기성용의 폭발적인 중거리 슈팅도 터져 나왔다. 느린 템포로 스페인을 지치게 만들었고, 역습 찬스에선 매서웠던 셈. 델 보스케 감독이 경기 뒤 “한국은 조직력이 뛰어나다.”고 칭찬한 게 괜한 소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골 결정력은 여전히 보완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수비·미드필더의 연결이 스페인의 강한 압박에 느려졌고, 이는 역습 속도를 늦춰 골 결정력을 떨어뜨렸다.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동국(전북)의 공백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대표팀은 5일 간단한 회복 훈련 뒤 사상 첫 원정 16강의 희망을 안고 ‘결전의 땅’인 남아공으로 입성한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허정무호 23조각 맞췄다

    허정무호 23조각 맞췄다

    허심(許心)은 냉정했다. 한때 ‘황태자’로 불렸던 이를 가차없이 내치고, 늘 분발의 채찍을 꺼내 들었던 ‘비운의 사나이’를 받아들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허정무 감독이 남아공월드컵 개막 열흘을 남겨둔 1일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 카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엔트리 23명의 명단을 확정, 발표했다. 이에 따라 ‘허정무호’는 월드컵대표팀이라는 공식 명칭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허 감독은 당초 이날 오후 4시 최종엔트리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명단이 새 나갈 것을 우려해 현지시간으로 전날 밤 9시 대표팀 캠프에서 4㎞나 떨어진 기자 숙소로 찾아간 뒤 기자회견을 자청, 기습적으로 명단을 발표했다. 이근호(주빌로 이와타)의 탈락은 다소 의외였다. 지난달 16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허벅지(햄스트링) 부상 이후 ‘계륵’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붙을 만큼 허 감독의 머리를 복잡하게 했던 이동국(전북)은 ‘살생부’를 면했지만 오랜 부진을 털지 못한 이근호에게는 엄격한 잣대가 주어졌다. 허 감독은 이근호의 탈락 배경에 대해 “그동안 기회를 많이 줬는데 슬럼프가 너무 길었다.”고 잘라 말했다. 미드필더 신형민(포항)도 기성용(셀틱), 김정우(광주 상무), 김남일(톰 톰스크) 등이 버틴 중앙 미드필드진의 경쟁을 뚫지 못했다. 중거리포가 뛰어난 ‘막내급’ 구자철(제주)도 선배들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비롯, 유럽의 빅리거들을 포함한 해외파들은 예외 없이 허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허정무호에서 내린 3명은 벨라루스전 부상으로 탈락한 곽태휘(교토상가)와 함께 한 많은 노이슈티프트 캠프를 떠났다. 최종엔트리가 발표됨에 따라 ‘베스트 11’의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공격수는 박주영과 염기훈(수원), 이동국, 안정환(다롄 스더), 이승렬(FC서울) 등 다섯 명. 이 가운데 발등 부상에서 회복한 ‘왼발의 달인‘ 염기훈은 이근호가 탈락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박주영의 ‘투톱 파트너’로 나서게 됐다. 상황에 따라 측면 미드필더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공격수들보다 경쟁력이 있다. 안정환은 후반 ‘조커’로 대기하고, 이승렬은 상승세가 뚜렷하지만 큰 경기 경험이 적어 선발로 나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동국은 그리스전에서 전·후반 교체 투입이 가능하지만 무리는 하지 않겠다는 게 허 감독의 생각이다. 좌우 날개에는 박지성과 이청용(볼턴)이, 중앙 미드필더는 김정우와 기성용(셀틱)이 그리스전뿐 아니라 본선 내내 선발 출전할 공산이 크다. 좌우 풀백은 이영표(알 힐랄)와 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 수비수에는 조용형(제주)-이정수(가시마) 조합이 유력하다. 골키퍼 장갑은 정성룡(성남)의 최근 기세가 무섭지만 ‘맏형’ 이운재(수원)가 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라이언킹 12년만에 ‘월드컵 비운’ 털다

    라이언킹 12년만에 ‘월드컵 비운’ 털다

    ‘라이언킹’ 이동국(31·전북)이 12년 동안 기다려온 월드컵 무대를 밟는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1일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 카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명을 발표하면서 “그리스전 출전은 불투명하지만 본선 조별리그 2, 3차전을 뛰는 데 이상이 없다.”며 이동국을 포함시켰다. 허 감독은 타깃형 스트라이커 이동국이 다양한 공격 조합을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 판 그리스戰 출전은 불투명 19살 막내로 1998프랑스월드컵에 나섰던 이동국은 ‘올드보이’가 돼 두 번째 월드컵 티켓을 쥐었다. 이동국의 남아공행은 극적이다. 지난달 16일 에콰도르전에서 허벅지 근육이 찢어져 3주 진단을 받고 재활 중이었다. 공격진에는 박주영(25·AS모나코)·안정환(34·다롄 스더)·염기훈(27·수원)·이근호(25·주빌로 이와타)·이승렬(21·FC서울) 등 경쟁자가 넘쳐났다. 그러나 부상은 빠르게 회복됐다. 29일엔 강한 슈팅 훈련까지 소화해 냈다. 30일 벨라루스와 가진 평가전의 답답했던 공격도 그를 떠올리게 했다. 결국 이동국은 그토록 꿈꾸던 월드컵에 초대됐다. 그에게 월드컵은 시련, 그 자체였다. ●2002·2006년 연거푸 ‘쓴잔’ 2002년 한·일대회 땐 ‘게으른 천재’로 낙인찍혀 거스 히딩크 감독의 눈 밖에 났고, 2006년엔 개막을 두 달 앞두고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굵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오기가 생겼다. 그래서 2010년을 더욱 기다렸다. 이동국은 “10년 넘게 대표생활을 했는데 월드컵은 1998년 네덜란드전 15분이 고작이다. 이대로 은퇴한다면 너무 아쉬울 것 같다. 월드컵에서 꼭 골을 넣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강렬한 의지가 허 감독의 마음마저 열었다. 2007년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허 감독은 이동국이 투쟁심이 없고 게으르다며 싸늘하게 바라봤다. 숱한 선수들을 검증할 때도 부르지 않아 이동국의 애를 태웠다. 허 감독은 “연애할 때도 싫으면 아예 안 보지 않나.”라고 애정을 드러내면서도 “동국이가 ‘프리미어리그·분데스리가 진출은 실패가 아니라 소중한 경험’이라고 한 인터뷰를 봤는데, 그게 소중한 경험이 되려면 지금보다 더 성공해야 한다.”고 엄격하게 다그쳤다. 이동국은 지난해 8월에야 겨우 태극 마크를 달았다. 그 후에도 뾰족한 충고는 계속됐다. 이동국은 내내 ‘뜨거운 감자’였다. ●허 감독 “팀에 꼭 필요한 선수” 이동국은 대신 골폭풍으로 시위했다. 지난해 K-리그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를 석권하며 팀을 우승시켰다. 올 초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두 골로 기지개를 켠 뒤 3월 코트디부아르전의 호쾌한 발리슛으로 ‘허심’을 사로잡았다. 에콰도르전에서 이동국이 다치자 허 감독은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껴안았다. 스스로도 기억이 가물가물한 네덜란드전 중거리슛 대신 이제는 라이언킹의 시원한 터닝슛을 기대할 때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2010 남아공월드컵]숙제만 떠안은 가상 그리스전, 許… 어쩌나

    “딱 좋은 때에 따끔한 예방주사를 맞은 것으로 생각해라.” 허정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30일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을 0-1 패로 마친 뒤 저녁식사 자리에서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벨라루스전이 남아공에서 펼쳐질 그리스전이었다고 생각하고 경각심을 가지라.”고도 덧붙였다. 벨라루스전에서 진 건 시기적으로 딱 적절한 때에 따끔한 예방주사를 맞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 지난 24일 한·일전을 포함, 최근 A매치 4연승으로 쌓인 지나친 자신감을 경계한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남아공월드컵 본선 개막을 불과 열흘 남겨놓은 허 감독의 머릿속은 무척이나 복잡하다. 유럽팀을 상대할 때 드러나는 고질적인 문제점이 여전히 고쳐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스전 해법은 있나 경기 스타일은 다르지만 벨라루스전은 ‘장신군단’ 그리스전에 대비할 기회였다. 허정무호의 수비진은 한·일전 때와 달리 길고 깊숙한 종패스보다는 짧고 강한 그라운드 패스로 공격의 운을 뗐다. 비를 잔뜩 머금은 잔디를 의식한 것이었다. 그러나 선수 개인의 활동 반경이 큰 벨라루스에는 먹히지 않았다. 그리스가 벨라루스보다 높이에서 강한 큰 팀임을 감안하면 더 큰 틀 안에서 공격을 전개해야 했다. 유럽 선수를 상대로 한 압박도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공을 빼앗기기만 하면 자기 진영 페널티박스 선상까지 전원이 내려가는 벨라루스에 미드필드 싸움이란 건 기대를 할 수 없었다. 다만, 대인마크가 더 철저해야 했다. 특히 한국의 수비라인은 뒷공간을 내주지 않으려는 압박감에 이번엔 앞공간을 열어줘 기습골을 먹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세종대 이용수 교수는 “그리스가 문제가 아니라 사실, 우리 자신의 숙제를 어떻게 푸느냐가 더 큰 문제로 남았다.”고 말했다. ●해외파 제 역할, 또 다른 문제 남아공월드컵 예선을 치르면서 항간엔 이런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았다. “한국 대표팀엔 해외파가 포함된 대표팀과 그렇지 않은 대표팀이 있다.” 대표팀에서 해외파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번 벨라루스전에서는 어땠을까. 박주영(AS모나코)과 짝을 맞춰 선발로 나선 이근호(주빌로 이와타)는 마음만 급한 듯 예전의 저돌적인 돌파의 맥을 짚지 못했고, 미드필더 기성용(셀틱)은 아예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제 컨디션을 못 찾았다. 기대를 걸고 후반 투입했던 안정환(다롄 스더)조차 공을 만질 기회가 많지 않았다. 허정무호에서의 해외파는 이제까지 남아공행 ‘탑승 1순위’였다. 그러나 한 차례 남은 스페인전에서까지 같은 모습을 보일 경우 허 감독의 생각은 또 달라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답답한 90분… 허정무호 4연승 마침표

    답답한 90분… 허정무호 4연승 마침표

    주사위는 던져졌다. 남아공 가는 길에 들른 유럽의 한가운데 오스트리아에 둥지를 튼 뒤 엿새째. 남아공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첫 판에서 만날 그리스를 염두에 두고 펼친 ‘작은 러시아’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은 26명의 태극전사들에겐 ‘남아공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였다. 23명을 추려내기 위한 마지막 테스트. 때마침 경기 시작 직전부터 소나기가 내려 그러잖아도 가상의 그리스를 상대로 한 대표팀은 비오는 날씨까지 가정한 남아공의 그리스전을 체험하기에 충분했다. 관중석 한쪽에는 오토 레하겔 감독을 비롯한 그리스대표팀 코칭스태프가 허정무호의 움직임을 낱낱이 뜯어보고 있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30일 오스트리아 쿠프슈타인경기장에서 펼쳐진 ‘유럽의 복병’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9분 기습공격에 덜미를 잡혀 0-1로 패했다. 한국은 지난 24일 한·일전에서처럼 4-4-2 포메이션을 택해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 최전방에 나선 투톱 조합은 박주영(AS모나코)-이근호(주빌로 이와타). 그러나 초반 그때처럼 가벼웠던 움직임은 점차 무뎌졌다. 일본전과 달라진 점은 상대의 몸집이 크고 보폭이 넓다는 것. 따라서 효율적인 짧고 강한 패스가 필요했다. 발목까지 잠기는 긴 잔디가 비를 머금는 바람에 공의 반발도 심해져 컨트롤이 어려웠다. 무엇보다 격렬한 경기 외 부상의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다는 것. 게다가 공을 빼앗기기만 하면 골 지역까지 순식간에 내려와 대형을 갖추는 벨라루스의 빗장수비 탓에 공격의 흐름은 답답해질 수밖에 없었다. 미드필더진의 공·수 연결도 매끄럽지 않아 전체적으로 무거운 느낌. 계산할 것이 많은 듯한 허정무 감독의 표정도 굳어졌다. 일진일퇴의 공방 끝에 한국의 골 기회가 다시 찾아온 건 전반 33분. 세 번째 세트피스 상황이었다. 벨라루스의 벌칙지역 왼쪽 모서리 바깥에서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박주영이 찬 오른발 슈팅이 빨랫줄처럼 골망을 향해 뻗었지만 골키퍼 아멜첸코의 능숙한 펀칭에 막혔다. 30m 전방에서 역시 오른발로 시도, 왼쪽 골포스트를 살짝 비켜간 첫 번째 프리킥까지 도맡은 박주영의 존재감 덕에 뭔가 돌파구를 찾을 법도 했지만 한국은 경기를 풀어나갈 기회를 좀체 잡지 못했다. 변화가 필요했다. 허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4명을 한꺼번에 교체 투입했다. 이근호의 자리에 안정환(다롄 스더)를, 박지성 자리에 염기훈(수원)을 투입시켜 공격의 흐름에 변화를 주는 한편, 김남일(톰 톰스크)과 김재성(포항)을 미드필드에 배치시켜 승부를 미드필드에서부터 시작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이번엔 수비라인에서 문제가 터졌다. 후반 9분 한국 진영 벌칙지역 왼쪽에서 길게 오른쪽으로 밀어준 공을 상대 공격형 미드필더 키슬약이 기습골을 터뜨린 것. 4명의 수비수들은 골문으로 뒷걸음친 지역수비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꼴이 됐다. 바뀐 전열을 정비해 패스가 다소 살아난 한국은 후반 24분 염기훈이 아크 왼편에서 왼발로 찬 낮은 땅볼 슈팅 이후 30분에는 모처럼만에 슈팅을 날린 안정환을 포함한 공·수 합작의 기습공격이 선을 보였지만 그게 전부였다. 엿새 전, 사이타마에서 거침없이 일본을 압박한 미드필더진의 역부족이 확연히 드러난 건 물론 전광석화 같은 역습도 날이 무뎠다. 상대의 기습을 허용한 수비라인은 허 감독의 고민을 더 깊게 했다. 그리스 대신 가상의 적으로 삼아 역습효과 등을 노려본 벨라루스전은 지금까지 미뤄온 전술 변화의 숙제를 남겨놓은 채 허정무호의 최근 A매치 4연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은 경기로 남게 됐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2010 남아공 월드컵] 이동국 GO? STOP?

    [2010 남아공 월드컵] 이동국 GO? STOP?

    이제 딱 4일 남았다. 남아공월드컵 최종엔트리 제출 마감일은 다음달 2일 오전 7시. 이동국의 운명은 이 짧은 시간 안에 결정나게 됐다. 아직 이동국의 남아공행은 불투명하다. 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은 28일 “경기장에서 뛸 수 있는 선수가 가장 중요하다. 못 뛰는데 미련을 둘 수는 없다.”고 했다. 의미심장하다. 이동국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한 말일 수도 있고, 포기하려는 속내를 드러낸 것일 수도 있다. 과연 ‘비운의 스트라이커’ 이동국은 12년 만에 월드컵 무대를 다시 밟을 수 있을까. 이동국은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 캄플훈련구장에서 비공개 특별 재활훈련을 했다.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피지컬 코치와 함께했다. 가벼운 스트레칭과 볼 터치에 이어 간단한 슈팅까지 1시간 정도 진행했다. 그러나 전체 훈련에는 불참한 채 혼자 훈련장을 떠났다. 여전히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어렵게 잡은 허심(許心)이었다. 지난 3월 런던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출전 뒤 12년 만에 월드컵행이 실현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16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허벅지 근육을 다치면서 모든 게 불확실해졌다. 23명 최종엔트리를 추리기 위한 30일 벨라루스와의 평가전 출전도 불가능한 상태다. 상황이 좋지 않다. 현재 대표팀에는 5명의 공격수가 있다. 주전 박주영(AS모나코)과 조커 안정환(다롄 스더)을 제외하면 이근호(이와타), 이승렬(서울), 이동국이 2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3명 가운데 1명은 떨어져야 한다. 허 감독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그렇잖아도 이동국을 예비 명단 26명에 포함시킬 때부터 비판을 감수했었다. 본선에서 확실히 뛸지도 모를 선수를 굳이 데려가야 하느냐는 여론이 비등했다. 만약 이동국을 최종엔트리에 올렸다가 12일 그리스와 본선 1차전은 물론 2·3차전에서도 쓰지 못한다면 지금의 비판 수위를 넘는 거센 후폭풍을 감수해야 한다. 일단 최종엔트리에 합류시켰다가 회복이 더딜 경우 부상을 이유로 엔트리를 교체할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허 감독에겐 결단의 시간이, 이동국에겐 심판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2010 남아공월드컵 D-14] “마지막 기회 똑같이” 벨라루스전 총출동

    30일 오후 10시 오스트리아 쿠프슈타인에서 열릴 국제축구연맹(FI FA) 랭킹 82위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은 남아공월드컵 23명 최종엔트리 확정·제출(6월2일 오전 7시)을 앞두고 벌어지는 한국 대표팀의 마지막 경기다. 아직 허정무 감독의 마음을 확실하게 잡지 못한 태극전사들은 이 경기를 통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보여야 한다. 허 감독도 벨라루스전을 통해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할 3명을 골라내야 한다. 그래서 A매치 공인을 포기했다. FIFA 규정 상 교체선수가 6명이 넘을 경우 A매치로 인정받을 수 없다. 허 감독은 벨라루스전에서 가용한 모든 태극전사들을 출전시켜 최종엔트리 경쟁의 마지막 기회를 똑같이 주기로 했다. 허 감독은 27일 “A매치로 인정받느냐 받지 않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면서 “이미 벨라루스에도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대표팀 소집 이후 아직 경기에 나오지 못한 선수는 공격수 안정환(다롄 스더), 수비수 김형일(포항), 골키퍼 이운재(수원), 김영광(울산) 등이다. 우선 필드의 맏형인 안정환은 허 감독의 믿음에 답하는 플레이를 보여 ‘편애’ 논란을 잠재워야 한다. FIFA 규정 상 최종엔트리에 골키퍼는 반드시 3명이 포함돼야 하기 때문에 이운재, 김영광은 남아공행이 확정된 상태. 하지만 이들은 주전 골키퍼 자리를 놓고 최근 2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보인 정성룡(성남)을 위협하는 철벽 방어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중앙수비수 김형일도 상황은 비슷하다. 포백을 구사하는 대표팀 전형에서 이미 8명의 수비진에 포함됐기 때문에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벨라루스전에서 김형일 특유의 터프하고 전투적인 공격 차단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월드컵 본선에서 벤치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에콰도르전에서 특별한 활약이 없었던 미드필더 신형민(포항), 구자철(제주)과 일본전에서 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이근호(주빌로 이타와), 염기훈(수원)도 벨라루스전에서 사활을 건 주전경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2010 남아공월드컵 D-14] ‘특급조커’ 안정환 개봉박두

    두 번의 월드컵에서 3골(2002년 2골·2006년 1골)을 넣었다. 매번 승부를 결정짓는 골이어서 짜릿함은 더 컸다. 이젠 축구대표팀 막내들과 13살 차이가 나는 삼촌뻘이지만 골든골의 강렬한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다.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을 앞둔 ‘반지의 제왕’ 안정환(34·다롄 스더)이 남아공에서 ‘특급조커’로 활약하겠다고 다짐했다. 27일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의 캄플훈련장에서 회복훈련을 가진 뒤 “내 역할이 경기 흐름을 바꾸는 것이라면 그렇게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설렘도 숨기지 않았다. 안정환은 “오스트리아로 오면서 월드컵이 다가왔다는 것이 실감 난다. 환경이 변했지만 마음가짐은 더욱 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000m가 넘는 고지대인 데다 캠프 도착 후 첫 훈련이지만 크게 힘든지 모르겠다. 다리가 많이 좋아졌다.”면서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박주영(AS모나코)-이근호(이와타)-이동국(전북)-이승렬(FC서울) 등 공격진이 마지막까지 치열한 엔트리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안정환은 느긋한 편이다. 중국 슈퍼리그에서 맹활약한 안정환은 3월 코트디부아르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21개월 만에 ‘허정무호’에 소집됐다. 코트디부아르전에 잠깐 얼굴을 비친 이후 에콰도르·일본전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허정무 감독의 신뢰는 굳건하다. 안정환을 발탁하면서 “경험과 능력이 있어 테스트가 필요없는 선수다. 후반에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흐름을 바꿔 줄 카드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안정환이 월드컵에서 한 골만 더 넣으면 알 자베르(사우디아라비아)를 뛰어넘어 아시아 최다골의 주인공이 된다. 월드컵 세 개 대회 연속골 기록도 세울 수 있다. 최고령 필드플레이어인 ‘특급조커’의 꿈이 알차게 영글고 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2010 남아공월드컵 D-16] 유럽길 오른 허정무호 주전경쟁 2막

    [2010 남아공월드컵 D-16] 유럽길 오른 허정무호 주전경쟁 2막

    │도쿄 장형우특파원│ ‘다시 타오른 주전경쟁, 이젠 유럽으로’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소집 후 가진 2차례 평가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에 대한 기대를 드높였다. 그러나 아직 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23인 최종 엔트리는 확정되지 않았다. 26명의 선수들은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오는 30일 오스트리아 쿠프슈타인에서 치러질 벨라루스와의 평가전 이전까지 허 감독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3명을 두게 돼 있는 골키퍼와, 선발-백업요원의 경기력 차를 느낄 수 없는 8명의 수비수는 사실상 최종 엔트리가 확정된 상태다. 결국 9명의 미드필더와 6명의 공격수 가운데 3명의 탈락자가 나온다는 뜻이다. 당초 ‘89년생 트리오’인 이승렬(FC서울)과 구자철(제주), 김보경(오이타)의 탈락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승렬은 에콰도르전 결승골에 이어 일본전에서도 후반 교체 투입돼 박주영(AS모나코)과의 절묘한 패스워크로 수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박지성의 백업요원 정도로 인식됐던 김보경도 지난 두 경기에서 공·수 전반에 걸쳐 맹활약을 펼쳤고, 특히 일본전에서는 후반에 투입돼 측면에서 박주영과 이승렬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연결하는 등 ‘자신만의 플레이’를 보여줬다. 구자철도 주전 기성용(셀틱)의 경기력이 아직 정상적이지 못하다는 점에서 여지를 남겨 놨다. 반면 에콰도르전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 주지 못했던 신형민(포항)은 일본전에도 출전하지 못해 입지가 불안한 상태다. 물론, 공격수 가운데 안정환(다롄 스더)도 경기에 나오지 못했지만 큰 경기에 강하고, ‘조커’로 활용도가 높다는 점에서 허 감독의 생각은 달라보인다. 문제는 이근호(주빌로 이타와)와 염기훈(수원)이다.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박주영과 짝을 이뤘던 이근호는 일본전에서 의욕만 앞세웠을 뿐 제대로 슛을 날려 보지도 못하는 등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염기훈도 지난 2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왔지만 여전히 테스트 중이다. 미드필드와 최전방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다는 점, 왼발 프리킥이 일품이라는 점은 여전히 허 감독에겐 매력적인 카드이긴 하지만 아직 믿고 맡길 만한 단계엔 이르지 못했다는 게 중평이다. 한편 대표팀은 25일 낮 도쿄 나리타공항을 떠나 12시간여의 긴 비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남아공 원정길에 나섰다. 대표팀은 독일 뮌헨에 도착한 뒤 버스를 타고 닷새 동안 고지적응 및 전술 훈련 등 마지막 담금질을 할 전지훈련지 오스트리아 티롤주의 노이슈티프트에 도착했다. 30일 벨라루스 평가전까지가 23인 엔트리 확정의 마지막 변수. 새달 2일 오전 7시(이하 한국시간) 최종 엔트리를 제출해야 하는 대표팀은 추려진 23명의 명단으로 4일 새벽 1시 인스부르크에서 스페인과 마지막 평가전을 갖는다. 남아공에는 5일 입성한다. zangzak@seoul.co.kr
  • [2010 남아공월드컵 D-18] 허정무호 “오늘 양박·쌍용 출동”

    [2010 남아공월드컵 D-18] 허정무호 “오늘 양박·쌍용 출동”

    │사이타마 장형우특파원│‘숙적’ 일본과의 평가전이 벌어지는 24일 밤 일본 사이타마스타디움. 월드컵 사상 최초의 원정 16강을 일궈낼 한국축구대표팀의 ‘베스트 11’이 그 위용을 드러낸다. 선봉에는 ‘모나코의 별’ 박주영(25·AS모나코)이 나선다. 박주영은 지난해 10월14일 세네갈과 평가전 이후 6개월 넘게 A매치에 출전하지 못했다. 소속팀 일정과 지난 2월 입은 오른쪽 허벅지 부상때문에 대표팀 부동의 스트라이커임에도 불구하고 이름값을 못했다.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전 등 중요한 경기 때마다 결정적인 골을 터뜨렸던 그다. 게다가 박주영은 지난 2005년, 이번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첫 상대인 그리스와의 친선경기에서 천금 같은 결승골을 터뜨린 주인공이었다. 그래서 박주영의 부재는 16강을 향한 허정무 대표팀 감독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어 왔다. 지난해 11월 덴마크전부터 지난 16일 에콰도르전까지 박주영의 파트너를 낙점하기 위해 이동국(전북), 염기훈(수원), 이승렬(FC서울), 안정환(다롄 스더), 이근호(주빌로 이와타) 등을 경기에 투입해 왔다. 하지만 정작 ‘파트너’ 박주영은 없었다. 23일 허 감독은 대표팀 연습 직전 사이타마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주영의 경기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일전에) 어느 정도 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단 “재활에 주력해 왔던 박주영이 무리하지 않을 만큼”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이날 연습에서 박주영의 몸놀림은 가벼웠다. 그런데 박주영만 나오는 게 아니다. 공격라인에는 대표팀에 늦게 합류해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안정환, 이근호가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나온다. 수비에서는 이영표(알 힐랄)와 이정수(가시마 앤틀러스)가 같은 이유로 투입된다. 중원에는 동토의 러시아에서 돌아온 ‘진공청소기’ 김남일(톰 톰스크)이 나선다. 뿐만 아니라 에콰도르전에서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기성용(셀틱)도 컨디션 확인을 위해 그라운드를 밟는다. 김재성(포항)이 부상 회복 중인 가운데 에콰도르전에서 환상적인 골을 선사한 이청용(볼턴)과 ‘캡틴’ 박지성(맨유)도 한·일전이라는 상징적인 경기에 부분적으로라도 투입될 예정이다. 허 감독은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해 선수들을 배치하겠다.”면서 “컨디션이 정상이 아니면 무리해서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상 회복 중인 이동국을 제외하고는 사실상의 ‘베스트 11’이 지난 10일 대표팀 소집 이후 처음 출격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정예 스쿼드를 전반에 선발로 내밀어 일본을 초반에 제압할지, 아니면 6장의 교체카드를 활용해 후반에 베스트 11을 ‘떠오르게’ 할 것인가는 허 감독의 선택이다. 다만 승부의 결과가 다른 어떤 경기보다 중요한 한·일전임을 감안한다면 초반에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박주영을 최전방에 두고 그의 파트너와 미드필더 자원들을 바꿔가며, ‘4-4-2’, 4-2-3-1’, 또는 상황에 따라 ‘4-3-3’ 등 다양한 전술적 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 허 감독은 “한·일전은 여러 측면에서 관심이 많지만, 선수들에게는 중압감이나 압박감을 갖지 말고 우리가 해야 할 경기만 하자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전술을 사용할지, 누구를 투입할지 등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했다. 또 “일본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주눅들지 말고 당당하게 플레이하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한·일전 ‘원정경기=승리’의 유쾌한 징크스를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zangzak@seoul.co.kr
  • [2010 남아공 월드컵 D-21] “두려움과 맞서라” 노련미 킥오프

    [2010 남아공 월드컵 D-21] “두려움과 맞서라” 노련미 킥오프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을 썼던 그들은 지금 서른 줄을 훌쩍 넘겼다. 이운재(37·수원)와 김남일(33·톰 톰스크), 안정환(3 4·다롄 스더), 이영표(33·알 힐랄)가 그들. 골키퍼를 비롯해 미드필더와 스트라이커, 수비수 등 포지션도 골고루다. 붙박이로 버텨온 ‘맏형’ 이운재를 제외하면 주전을 꿰차기엔 나이가 있기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남아공월드컵을 눈앞에 둔 그들의 꿈과 희망은 한결같이 똑같다. ‘첫 원정 16강 진출’이다. 20일 경기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 C) 훈련에 모습을 드러낸 김남일. 25세이던 한·일월드컵 당시 악착 같은 중원 장악으로 ‘진공청소기’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어느새 33세가 됐다. 8년 전과는 제법 달라졌다. 예전 파이팅 넘치는, 악착 같은 플레이를 펼쳤다면 요즘은 노련함이 묻어 있다. 경기 흐름을 읽고 상대의 맥을 끊는다. 김남일은 “벌써 세 번째(월드컵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팀 내에서도 서열이 세 번째다. 정말 믿고 싶지 않다.”면서 헛웃음을 지은 뒤 “세월은 그저 순리대로 받아들이고 내 자리에서 내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 역할이 무엇인지 묻자 “후배들을 잘 이끌어 주는 것, 그들이 경기에서 마음을 놓으면 붙잡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26명 누구에게나 남아공월드컵은 특별할 수밖에 없지만 안정환과 이운재의 사연은 더 깊다. 안정환은 2002년대회에서 두 골, 2006년 독일대회에서 한 골 등 모두 세 골을 넣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득점을 올리면 역대 아시아 선수 가운데 월드컵 본선 최다골의 주인공이 된다. 골이 절실할 때 한 방을 터뜨릴 ‘해결사’ 역할이 주어진 임무다. 더욱이 젊은 공격수들의 뒤를 함께 받쳐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동국(31·전북)이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정상 가동이 불투명해진 탓에 노장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안정환은 “젊은 선수들과 고참 선수들을 이어 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전 골키퍼 이운재는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과 황선홍 K-리그 부산 감독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역대 세 번째로 월드컵 4회 본선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K-리그에서 부진한 탓에 경기력 논란에 휘말렸지만 노련미와 여전한 기량은 허정무 감독이 아직 그를 바라보게 만드는 이유다. 이운재는 “코칭스태프가 보내준 신뢰에 반드시 보답하겠다. 나이는 많지만 티 나지 않게 솔선수범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자신의 실명보다 ‘초롱이’로 지난 8년을 보낸 이영표. 그는 남아공에서의 성공을 위해 후배들에게 특별한 조언을 남겼다. “두려움과 맞서라.”는 것. “갖지 말라고 해도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무대가 월드컵이다. 하지만 부담감을 가지면 오히려 경기를 못하게 된다. 남은 시간 동안 최대한 부담감을 떨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2010 남아공월드컵 D -22] 박주영 “한·일전서 골 넣겠다”

    [2010 남아공월드컵 D -22] 박주영 “한·일전서 골 넣겠다”

    “통증도 없고 훈련에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 허정무호의 주전 스트라이커 박주영(25·AS모나코)이 마침내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의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난 10일 대표팀이 소집된 지 9일 만이다. 박주영은 허벅지 근육을 다쳐 그동안 따로 재활훈련에만 집중해 왔다. 그러던 그가 부상을 훌훌 털고 오는 24일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제 역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박주영은 19일 NFC에 재입소하면서 “몸이 좋아졌다. 사흘 휴가 동안 치료와 재활 훈련에 집중했다.”면서 “월드컵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다.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본과의 평가전을 준비하고 있다. 출전은 감독의 결정사항이지만 몸 상태가 괜찮다는 것을 오늘 이후 보여주겠다.”면서 “공에 집중해서 단 한 번의 기회를 살리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월드컵에서는 미드필더들을 많이 믿고 있다. 그들이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동료들에 대한 굳은 믿음까지 드러냈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주영이는 이제 정상적인 훈련이 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다만 훈련의 강도는 조절해 나갈 생각이다.”면서 “한·일전도 뛸 수 있는 몸만 되면 뛰게 하겠다.”고 말했다. 오후 4시부터 시작된 훈련에서 박주영은 9일 만에 처음 공을 잡았지만 볼 감각에는 이상이 없는 듯 동료들과 함께 1시간30여분의 과정을 소화했다. 가벼운 체력훈련에 이어 1대1 패스와 슈팅, 미니게임 등을 별 무리 없이 치러냈다. 백업 스트라이커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이동국(31·전북)과 안정환(34·다롄 스더)의 장단점을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박주영은 “둘 가운데 누구든지 좋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동국이형과 함께 뛰면 내가 양쪽 측면으로 움직일 기회가 많아진다.”면서 “스크린플레이와 수비수를 등지는 플레이가 뛰어나기 때문에 나에게 골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안정환에 대해선 “모두 알다시피 상황 대처 능력이 아주 뛰어난 공격수”라고 설명했다. 한편 23명의 최종엔트리 확정을 위한 ‘2차 생존경쟁’의 막이 올랐다. 지난 17일 러시아에서 입국한 김남일(33·톰 톰스크)이 가장 먼저 이날 입소한 가운데 26명의 예비 명단 선수들이 NFC에 다시 모였다. 이동국과 김재성(27·포항)은 훈련에 앞서 가진 포토 세션 뒤 재활 치료를 위해 훈련에서 열외됐다. 이동국은 “빨리 좋아질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회복에만 집중하겠다.”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여유 있게 말했다. 김재성 역시 퇴소할 때 의지했던 목발 없이 모습을 드러내 빠르게 회복하고 있음을 알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다롄의 ‘김마에’

    다롄의 ‘김마에’

    중국 다롄(大連)에서 교민 관현악단을 꾸려 음악을 전파하는 대기업 주재원이 있어 관심을 모은다. 주인공은 STX 다롄의 김준(왼쪽·45) 통관팀장. 김 팀장은 2008년 관현악단 ‘윈드앙상블’을 창단해 교민 자녀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전하고 있다. 김 팀장은 “다롄에는 청소년들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을 만한 게 없다.”면서 “이들에게 뭔가를 해주고 싶었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음악을 해보자.”며 관현악단 창단 배경을 설명했다. 김 팀장은 대학시절 관악단장을 했고, 군악대에서 군복무를 할 만큼 트럼펫 실력이 수준급이다. 하지만 시작은 초라했다. 창단 당시 연주자는 3명에 불과했고 호응도 없었다. 그는 단원을 모으기 위해 휴일마다 부인과 함께 교회와 성당을 누볐고, 그의 열정을 알게 된 교민들도 인정하기 시작했다. 3명이던 단원은 창단 5개월 만에 20명으로 늘었고, 지금은 교민 13명과 학생 32명 등 45명의 악단이 구성됐다. 다롄 교민들은 김 팀장의 이 같은 열성적인 모습에 반해 인기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인공 ‘강마에’에 빗대어 그를 ‘김마에’라고 부른다. 2008년 12월 ‘한인 송년의 밤’ 행사에서 공식 데뷔전을 치르고 지난해 11월 100여명의 교민 앞에서 첫 정기연주회를 가졌다. 또 지난 15일엔 다롄 개발구관리위원회 건물에서 장미축전서곡, 사운드 오브 뮤직 등을 선보이며 두번째 정기연주회를 마쳤다. 그는 “음악을 통해 소통과 정이 있는 가족문화를 다롄 교민사회에 뿌리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글로벌 시대] 기로에 선 북 ·중 관계/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

    [글로벌 시대] 기로에 선 북 ·중 관계/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실상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글로벌화하고 투명해진 국제관계 추세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의 방중이 계속 비밀리에 추진되는 것은 북·중 양국관계가 떳떳하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셈이다. 김 위원장의 해외방문이 사실상 중국 한 나라에만 국한되는 점도 외톨이 신세인 북한의 현실을 말해 주고 있다.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왕따를 당하는 북한을, 천안함 사태에도 불구하고 계속 지원해 주는 까닭은 다음과 같은 대(對)한반도정책 때문이다. 첫째, 중국은 ‘지속적 경제 발전을 위한 안정적 대외 환경 구축’에 외교목표의 최우선을 두고 있다. 한반도에서의 상황악화는 중국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둘째, 주한 미군이 주둔해 있는 한국과의 완충 지대로서 북한이 존속하기를 희망한다. 중국은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유지하는 통일한국의 출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셋째,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다. 한국과는 경제 동반자, 북한과는 사회주의 형제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남북한 간 균형자적 역할을 추구한다. 넷째, 북한의 연착륙을 위해 중국식 개혁·개방을 권유한다. 김 위원장의 방중 기회에 중국 정부는 경제발전도시인 상하이, 다롄, 선전 등을 방문토록 하여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다섯째,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6자회담을 지지한다. 북한의 핵보유는 일본의 핵무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중국 정부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중·미 관계개선 이래 가장 중요한 외교 사업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한반도 현상유지정책 때문에 중국은 북한이 핵개발을 강행하고 무모한 무력도발을 자행하더라도 감싸고 돌 수밖에 없다. 유엔 안보리 제소, 대북 경제 제재도 불사한다는 미국·일본의 강경한 태도와는 달리, 중국은 북한을 지나치게 몰아붙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못마땅하기는 하나 지나치게 압박할 경우 북한경제가 더욱 악화되어 대규모 탈북자가 발생할 것이며, 한반도 위기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북한에 대한 중국의 지원은 중국의 중장기 외교전략과도 연계되어 있다. 중국외교의 근간의 하나는 ‘도광양회(韜光養晦)’라고 할 수 있다. ‘칼집에 칼날의 빛을 감추고 힘을 기른다.’는 손자병법이다. 비록 중국의 경제와 군사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나 상당기간 미국을 능가하기는 어렵다. 중국은 미국이 안보전략상 표면적으로는 협력을 이야기하면서 은밀히 신(新)황화론에 입각하여 중국 포위전략을 편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장래 가상의 적으로서 미국을 염두에 두는 한 한국과의 긴밀한 경제협력관계에도 불구하고 정치·군사 파트너인 북한과의 전통적 혈맹관계를 중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중국이 한반도의 안정과 국제질서를 훼손하는 북한의 불법적 행위를 무한정 인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1992년 한·중수교 당시만 해도 중국의 위정자 가운데 북한과의 순망치한 관계를 중시하는 세력이 월등히 강하였고, 오늘날에도 ‘라오펑요우(오랜 친구)’인 북한을 감싸는 층이 적지 않다. 그러나 중국 정부와 공산당 권력층의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전되면서 북·중 관계도 혈맹관계에서 보통의 선린관계로 서서히 변하고 있다. 북한의 모험주의에 대한 일반 중국인의 혐오감도 늘어가고 있다. 이런 추세는 중국의 국제위상이 높아지고 책임감이 커지면서 가속화될 것이다. 이제 우리의 대(對)중 정책은 중요한 기로에 놓여 있다. (1) 한반도의 현상유지와 등거리 남북한 관계에 기초한 중국의 기존 대북 유화책을 계속 수용할 것인지, (2)압력을 통해서라도 북한의 긍정적 변화를 촉진하도록 중국을 설득할 것인지, (3) 궁극적으로 자유 대한민국체제로의 한반도통일을 중국이 지지하도록 적극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인지 등에 관해 우리의 입장을 정하는 대장정의 길로 나서야 한다.
  • [2010 남아공 월드컵 D-25] 깜짝루키 이승렬

    “골 넣는 순간엔 멍했지만 정신을 차린 뒤엔 자신감이 생겼다. 지금처럼 한 걸음씩 간다면 최종엔트리(23명)에도 들 수 있을 것 같다.” 쟁쟁한 공격수들에 가려 있던 막내 이승렬(21·FC서울)이 남아공행을 밝히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평가전. 이동국(31·전북)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은 지 6분 만에 이승렬의 왼발이 시원하게 골망을 갈랐다. 불안하기만 하던 이승렬의 입지는 이 결승골로 보다 탄탄해졌다. 1989년생 어린 나이에 건장한 체격(183㎝ 72㎏)을 갖춘 이승렬이지만 대표팀의 벽은 높기만 했다. 안정환(34·다롄 스더)·이동국·박주영(AS모나코)·이근호(이와타·이상 25)에 염기훈(27·수원)까지 선배들은 쟁쟁했다. 이들과 비교해 이승렬은 초라했다. 가능성과 잠재력 말고는 마땅히 내세울 게 없어 보였다. 지난해 이집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대회 8강을 이끌었지만 성인무대는 아직 ‘초짜(?)’였다. 30명의 예비엔트리 발탁도 ‘영건’의 경험 차원 혹은 신구조화를 위한 발탁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기록만은 알차다. 이날 경기까지 6번의 A매치에서 3골. 1월 초 잠비아와의 평가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승렬은 2월 동아시아선수권대회 홍콩·일본전에서 한 골씩을 터뜨려 이동국과 함께 대회 득점왕에 올랐다. 지난달 3일 코트디부아르전 엔트리에도 포함되는 등 줄곧 허정무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 이승렬은 많은 골을 넣는 편은 아니지만 기복이 없는 게 장점. 허 감독이 강조하는 투쟁적인 몸놀림이 배어 있고 개인기도 능하다. 국내에서 열린 마지막 A매치에서 희망포를 쏘아 올린 이승렬이 ‘꿈의 무대’인 남아공 땅까지 밟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2010 남아공 월드컵] 16일 남아공행 ‘마지막 모의고사’

    [2010 남아공 월드컵] 16일 남아공행 ‘마지막 모의고사’

    ‘가상의 아르헨전, 마지막 허심(許心)잡기.’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남아공월드컵 개막을 26일 앞둔 16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의 복병’ 에콰도르와 평가전을 치른다. 에콰도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6위로 한국(47위)보다 높다. 월드컵 본선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남미팀 특유의 개인기는 아르헨티나 해법을 찾는 데 적격이다. 남미 지역 예선에서 아르헨티나에 1승1무로 우위를 보였다. ●‘박주영 없는 플랜B’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허 감독은 “에콰도르는 아깝게 남아공행을 놓쳤다. 아르헨티나는 물론 칠레나 우루과이·파라과이를 상대로도 밀리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전 해답을 찾는 데 주안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미드필더, 바늘구멍을 뚫어라’ 월드컵 전 국내에서 태극전사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그동안 허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절치부심하던 국내파들에겐 ‘실전 모의고사’다. 허 감독은 “이번 경기가 끝나면 아쉽게도 4명의 선수가 빠진다. 그동안 검증된 선수들도 있지만 서로 경쟁상태에 있거나 마지노선에 끼어 있는 선수들에겐 기량을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의 주전 스트라이커 박주영(25·AS모나코)은 허벅지 부상으로 결장한다. 안정환(34·다롄)과 이근호(25·이와타)는 리그 사정상 에콰도르전이 끝난 뒤 합류한다. 공격수 가용 자원은 이동국(31·전북)·염기훈(27·수원)·이승렬(21·서울) 셋뿐이다. 허 감독은 “이동국이 호주 원정경기를 다녀왔지만, 시차가 없고 모레까지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경기에 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확실한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한 염기훈과 이승렬이 얼마나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일지가 관전 포인트다. ●‘중앙수비수, 밤잠을 못 이뤘다’ 예비명단 가운데 가장 인원이 많은 포지션은 미드필더다. 더욱이 해외파들이 대부분 주전 자리를 예약해 경쟁도 가장 치열하다. 허 감독은 싸움닭처럼 질기고 거칠게 상대 공격을 막아서는 미드필더를 선호한다. 일명 ‘투쟁심’이다. 중앙 미드필더 조합은 기성용(21·셀틱)-김정우(28·광주)의 선발출전이 유력하지만 구자철(21·제주)과 조원희(27·수원)도 남아공행 티켓을 위해 달린다. 포백수비 가운데 사실상 주전으로 낙점받은 조용형(27·제주)과 짝을 맞출 중앙수비수 조합의 ‘반쪽 찾기’가 이번 에콰도르전 과제다. 허 감독은 이제까지 강민수(24·수원)를 백업으로 활용해 왔지만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황재원(29·포항)을 긴급 수혈했다. 에콰도르전에서 활용해 본 뒤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오른쪽에서는 오범석(26·울산)과 차두리(30·프라이부르크)가 몇 분씩 나눠 뛸지 주목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2010 남아공 월드컵] 감독님 봤죠! 이동국 AFC챔스 8강행 결승골

    월드컵이 다가올수록 ‘라이언킹’ 이동국(31·전북)의 발끝이 매서워지고 있다. ‘해결사’ 박주영(25·AS모나코)의 부상에 맘 졸였던 허정무 대표팀 감독의 마음도 한결 여유롭다. 이동국은 12일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원정경기에서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다. 2-2로 팽팽하던 연장 후반 11분, 박원재가 올려준 크로스를 각이 거의 없는 골문 오른쪽에서 머리로 밀어 넣은 것. 상대 골키퍼가 꼼짝없이 당했다. 교묘하게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은 순간적인 위치선정도 일품이었다. 전북은 3-2로 승리, 8강에 진출했다. 언젠가부터 ‘버저비터 골’이 이동국의 특기가 됐다. 지난달 24일 K-리그 울산전부터 그가 뽑은 최근 세 골은 모두 90분이 지난 뒤 터졌다. 올해 전북에서 뽑은 9골 중 5골은 후반 40분 이후 나왔다. 끝까지 경기에 대한 집중력과 승부욕이 오롯하다는 뜻. 이동국의 투혼은 ‘허정무호’를 춤추게 한다. 그동안 투톱을 책임져온 박주영은 재활 중이고, 이근호(25·이와타)는 슬럼프에 빠졌다. 허 감독의 마음속에 박주영은 확실한 붙박이 스트라이커. 그동안 4-4-2 포메이션을 전제로 박주영의 투톱 파트너를 고민해왔다. 그러나 박주영은 부상을 당했다. 요즘 박주영은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마이클 쿠이퍼스 피지컬 트레이너와 1대1로 재활훈련을 하고 있다. 정상 훈련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허 감독은 13일 “회복까지 일주일을 잡고 있다. 당장 뛸 수도 있지만 부상을 확실하게 치료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16일 에콰도르전 출전 가능성은 낮고, 24일 한·일전을 통해 복귀전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사실 박주영은 지난해 10월 세네갈전(2-0승) 이후 허정무호에서 사라졌다. 시즌을 치렀고, 부상도 있었다. 그래서 이동국이 중심을 잡아왔다. 국내파와 J-리거가 나선 A매치에서 이동국-이근호(25·이와타)가 3경기 중 2경기에 선발로 호흡을 맞췄다. 지난해 11월 덴마크전(0-0 무)과 3월 코트디부아르전(2-0 승)이다. 이동국-염기훈(27·수원) 조합도 올 초 스페인 전지훈련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핀란드(2-0 승), 라트비아(1-0 승)전. 그러나 뭔가 조금씩 부족했다. ‘투쟁심’을 강조하는 허 감독이 보기에 이동국은 굼떠 보였다. 의문부호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동국은 3월 코트디부아르전 논스톱 발리슛으로 허 감독의 마음을 흔들더니, 올 시즌 맹렬한 골사냥으로 확실히 마음을 빼앗았다. 지금의 컨디션이라면 이동국의 포효가 남아공에서도 이어지리라는 기대를 갖기에 충분하다. 다른 컬러를 가진 공격수가 쾌조의 컨디션을 보인다면 공격루트나 전술 역시 다양해질 수 있다. 골 결정력이나 파괴력 면에서 으뜸인 박주영과 위치선정과 감각적인 슈팅이 좋은 이동국, 공간침투가 뛰어나고 빠른 이근호가 있다. 조커로 투입될 안정환(34·다롄 스더) 역시 탁월하다. 박주영이 ‘해결사’가 돼도 좋고, 물오른 이동국이 또 다른 ‘해결사’를 맡아도 된다. 이동국은 14일 NFC에 들어가 에콰도르전 담금질에 들어간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남아공월드컵 D-30] 원정 16강 첫문 열 예상 베스트 11

    [남아공월드컵 D-30] 원정 16강 첫문 열 예상 베스트 11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의 문을 여는 열쇠는 내가 갖고 있다.” 남아공월드컵이 이제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0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돼 뜨거운 땀을 쏟아내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 예비엔트리 30명의 주전 경쟁도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16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과 24일 한·일전, 그리고 30일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이 끝나면 ‘베스트 11’이 윤곽을 드러낼 전망. 허정무 감독은 “대회 개막 10일 전까지만 최종엔트리(23명)를 내면 된다.”며 막바지에 접어든 ‘옥석 가리기’에 신중함과 여유까지 더한 모습이다. 물론 해외파가 대부분 중용될 것이라는 데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30일이라는 긴 시간이 아직 남아 있다. 검은 대륙 남아공의 그라운드를 누비기 위한 이들의 주전경쟁은 바야흐로 현재진행형이다. ●“내 발 끝에 16강이 달려 있다” 허정무호는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과연 몇 골을 건져낼 수 있을까. 이는 우선적으로 공격수들이 짊어질 숙제다. 허 감독은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4-4-2 전술을 채택했다. 투 톱의 상호작용이 공격의 핵심이 되는 포메이션이다. 공격수는 박주영(AS모나코)와 이근호(이와타), 이동국(전북), 안정환(다롄 스더), 이승렬(서울) 등이 예비엔트리에 들어 있다. 허 감독은 이제까지 ‘박주영-이근호’ 투톱을 주로 기용해 왔다. 둘 다 스피드가 뛰어나고 공간 침투에 능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 올림픽대표팀 시절부터 함께 성장해 호흡이 잘 맞는다는 것도 다른 조합에 찾을 수 없는 장점이다. 더욱이 둘은 허정무호 출범 이후 각각 8골, 7골을 기록했다. 팀 내 득점 1, 2위다. 따라서 둘은 이변이 없는 한 베스트 11의 ‘확실한 지분’을 쌓아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라리 허 감독의 고민은 이동국과 안정환 가운데 누구를 ‘확실한 조커’로 낙점하느냐다. 이동국의 장점은 ‘깜짝골’을 터트리는 능력. 공격수 가운데 187㎝로 가장 키가 크다는 것도 포스트플레이에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다. 안정환은 경험에다 흐름을 반전시키는 ‘해결사 본능’이 뛰어나다. 34세의 적지 않은 나이지만 이 때문에 허 감독이 지금껏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미드필드, 해외파들의 독무대’ 중원을 책임지는 대표팀의 미드필더진 주전경쟁은 사실상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주축 해외파들이 줄줄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은 대표팀에서 줄곧 좌우 날개를 책임져 왔다. 거의 붙박이였다. 박지성은 3회 연속 월드컵 본선을 밟는 베테랑이자 중앙 미드필더와 셰도 스트라이커 자리를 오가며 상대 진영을 휘젓는 멀티플레이어. 캡틴 완장을 차고 팀 전체의 신구 조화를 이끌어 낼 허정무호의 구심점이나 다름없다. 중앙 미드필더는 허 감독의 신뢰가 두터운 기성용(셀틱)-김정우(광주)의 조합이 가장 유력하다. 4-4-2 포메이션에 변화가 없을 경우 이들 4명이 중원에서 직·간접적으로 월드컵 본선 16강을 뒷받침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전술상 포메이션의 변화를 줄 경우. 감아차는 프리킥이 일품인 ‘왼발의 달인’ 염기훈(수원)이 박지성의 뒤에서 버티고 있고, 중거리 슈팅과 2선 침투가 돋보이는 김재성(포항)이 오른쪽 날개로 대기하고 있다. 별도의 수비 보강이 필요할 때를 위해 조원희(수원)와 김남일(톰 톰스크), 신형민(포항) 등도 백업으로 타진되고 있다. 특히 2002한·일월드컵 4강을 경험한 김남일은 카리스마 넘치는 수비로 기성용이나 김정우의 뒤를 받치는 요원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중앙수비수는 아직도 오리무중’ 첫 원정 16강 진출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수비가 열쇠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허 감독의 고민도 여기에 집중돼 있다. 예비엔트리에 올라온 이름은 모두 10명. 4-4-2를 기본으로 가정할 때 왼쪽에는 이영표(알 힐랄)가 자리를 굳힌 모습이다. 오른쪽에선 차두리(프라이부르크)와 오범석(울산)의 경합이 예상된다. 중앙수비수에는 조용형(제주)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 이정수(가시마)와 곽태휘(교토), 강민수(수원), 김형일, 황재원(이상 포항)이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싸우는 형국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1~2명을 빼면 허정무호의 포백라인은 당일 컨디션 등에 따라 주전이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정수는 가운데는 물론 측면 수비수로도 활용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A매치 22경기에서 2골을 넣어 ‘골 넣는 수비수’로 정평이 나 있다. 올 시즌부터 J-리그로 옮긴 곽태휘도 지난 1일 일본 데뷔골을 넣었고, 3월 코트디부아르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도 득점을 기록하는 등 ‘공격 본능’이 뛰어난 수비수다. 3명의 골키퍼 후보 가운데는 ‘4강 수문장’ 이운재(수원)가 ‘1번’으로 나설 확률이 높고, 김영광(울산)과 정성룡(성남)이 백업 골키퍼 자리를 놓고 경쟁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이운재의 ‘경기력 저하 논쟁’이 변수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2010 남아공월드컵] “내가 최종엔트리” 생존경쟁 첫발

    [2010 남아공월드컵] “내가 최종엔트리” 생존경쟁 첫발

    ‘진짜 경쟁은 지금부터다.’ 10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남아공월드컵 예비엔트리 30명 가운데 12명이 모였다. 오전부터 NFC에 속속 도착하기 시작한 선수들은 한결같이 밝은 표정이었지만 긴장감을 숨길 수는 없었다. 최종엔트리 23명에 들어가기 위한 첫 관문에 들어선 것이기 때문. 마지막 소집훈련을 마치고 오는 16일 에콰도르전을 치른 뒤 24일 한·일전을 위해 일본행 비행기에 오를 선수는 25∼26명. 최소 4명은 마지막 소집훈련을 마친 뒤 짐을 싸야 한다. 최종엔트리는 30일 오스트리아에서 열릴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을 마치고 확정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최종엔트리 제출 기한은 대회 개최 10일 전이다. 이때 2∼3명은 남아공에는 가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뛰지는 못한다. NFC에 들어온 선수들은 하나같이 “최종 엔트리에 들어가겠다.”고 이야기했지만, 주전 경쟁은 더없이 치열할 전망이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포지션은 차두리(프라이부르크)와 오범석(울산)이 겨루는 오른쪽 윙백. ‘4-4-2’ 포메이션으로 굳어진 현대축구에서 상대 선수의 드리블과 패스를 끊어내고, 오버래핑까지 감행해야 하는 공격과 수비의 축을 이루는 자리다. 현재 오범석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오범석은 지난 5일 K-리그 경기에서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왼쪽 윙백은 김동진(울산)이 이영표(알힐랄)의 아성에 도전하는 형국. 김동진은 “영표 형과 경쟁하게 돼 영광”이라면서도 “열심히 해서 꼭 23명에 들어가겠다.”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곳은 대표팀 붙박이 스트라이커 박주영(AS모나코)의 짝이다. ‘조커’ 안정환(다롄 스더)을 제외하고 이동국(전북)과 이근호(주빌로 이타와), 염기훈(수원)에다 대표팀 막내인 이승렬(FC서울)까지 4명이 경합한다. 중앙 미드필더에는 기성용(셀틱)과 김정우(광주)가 버티고 있지만 구자철(21·제주)이 최근 2경기 연속골로 기세를 올리고 있다. 신형민(포항)과 김보경(오이타), 김재성(포항)에다 관록의 김남일(톰 톰크스)까지 있어 숫자상으로 가장 뜨거운 경합이 벌어지는 포지션이다. 한편 오후 4시부터 시작된 첫 훈련에서 전날 경기를 치른 김정우, 김치우(서울), 이승렬이 가벼운 러닝 후 그늘에서 스트레칭을 하며 회복에 주력하는 사이 나머지 선수들은 1시간 정도 가벼운 패싱게임을 하며 감각을 유지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김정일 방중 결과]병든 몸 이끌고간 김정일 방중 성과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병든 노구를 끌고 중국에 건너간 것은 ‘경제난 타개’가 주목적이었음이 7일 북한 매체들을 통해 사실상 확인됐다. 북한 매체들은 베이징에서의 동선은 쏙 뺀 채 김정일이 다롄(大連), 톈진(天津) 등 경제관련 도시를 방문한 사실을 비정상적이라 할 만큼 상세하게 보도했다. 김정일이 현지에서 극진한 환대를 받았으며, 투자유치 관련 관료(김평해 평안북도 당 책임비서, 태종수 함경남도 당 책임비서 등)들이 그를 수행했다는 소식이었다. 평안북도는 중국의 동북 3성과 연계 개발이 가능하고, 함경남도는 단천광산 등을 통해 북·중 경제협력의 창구 역할을 이미 하고 있다. 이 뉴스를 접하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머지않아 생활고가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을, 그리고 중국의 전주(錢主)들에게는 내(김정일)가 경제개발에 관심이 많고 중국 정부도 나를 지지하고 있으니 북한에 투자를 많이 해달라는 메시지를 동시에 던지는 효과를 노린 듯하다. 그러나 이런 김정일의 행보가 외국인 투자라는 결실로 이어지긴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에도 투자할 시장이 넘쳐나는데 굳이 투자 위험(리스크)을 무릅쓰고 북한에 들어갈 기업이 있겠느냐는 회의론이다. 과거 북한에 투자했다가 돈을 떼인 중국업자들의 입소문으로 지금은 보따리상 정도만 북한을 상대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번에 김정일이 중국으로부터 얻은 경제적 지원이 있다면 장기적 투자 약속보다는 식량이나 비료 등의 단발성 지원에 그칠 개연성이 높은 편이다. 베이징에서의 북·중 정상회담 결과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정치·외교적 성과는 짐작하기 어렵다. 다만 이날 중국 신화통신이 북핵 6자회담과 관련, 기존의 수사(修辭)적 표현 이상을 보도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이 부분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6자회담 전격 복귀 카드로 천안함 사건에 빠져 있는 한·미를 교란시키려던 시도는 무산된 셈이다. 김 위원장과 후 주석이 동북아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고 발표된 점으로 미뤄볼 때 천안함 사건이 거론됐을 개연성이 남아있기는 하다. 김정일의 3남 김정은의 후계를 중국으로부터 ‘공인’ 받았는지 여부 역시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선대 지도자들이 키워낸 전통적 우의관계가 세대 교체로 인해 변화가 생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것은 권력 승계와 연관해 볼 수 있다. 결국 김 위원장 입장에서 이번 방중이 최상의 성과를 거뒀다면, 중국으로부터 대규모 경제지원 약속을 얻어내고 6자회담,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전폭적인 지지를 확약받았을 것이다. 반면 천안함 얘기는 꺼내지도 못하고 6자회담을 놓고 중국과 이견을 노출했으며, 대규모 경제지원 확약도 못 받았다면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한·중관계에 자신감을 보인 것에 의미를 둔다면, 후자(後者) 쪽으로 해석의 무게가 쏠린다. 그렇다면 김정일은 이번에 의전상 극진한 환대를 받았으면서도 알맹이는 텅빈 ‘속빈 강정’ 같은 방중길을 다녀왔을 가능성도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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