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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마산 자락 노는 땅 공원으로

    용마산 자락 노는 땅 공원으로

    중랑구 용마산 자락 주택인근에 방치돼 있는 사유지 3곳,4만여㎡가 내년 6월까지 공원으로 거듭난다. 서울시 푸른도시국은 4일 “좋은 전망과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철조망 등으로 출입이 제한돼 있거나 불법 경작지로 쓰이고 있는 땅을 공원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3곳 모두 인근에 주택가가 밀집해 있지만 주변엔 공원이 없는 지역이다. 우선 채석장으로 쓰이던 망우동 산 69의12 일대 1만 2000㎡를 체육·휴식시설로 바꿀 예정이다. 해당부지는 채석장이 폐쇄된 뒤 족구장·배드민턴장으로 이용됐지만 현재 토지주가 철제 울타리를 쳐 사실상 폐쇄된 상태다.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좋은 위치여서 공원으로 개발되면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서일대학 옆의 면목동 산 16의2 일대 1만 9138㎡도 휴식공간을 갖춘 숲속체험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현재 이곳은 시골 다락논을 옮겨놓은 듯 토마토·상추·고추 등 각종 텃밭 작물이 불법 재배되고 있다. 불법 주차장 등으로 이용되는 용마폭포공원 남측의 면목동 산 74의2 일대 9583㎡도 폭포공원과 연계된 휴식공원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시는 3곳에 모두 128억원을 들여 올해 말까지 보상과 설계를 마치고 내년 6월까지 공원 조성을 끝낼 계획이다. 현재 중랑구청에서 사유지에 대한 보상작업과 공원조성을 위한 설계용역을 동시에 진행중이다. 서울시는 현재 용마산 인근을 포함해 20개 근교산 21만 7000㎡의 동네 뒷산 공원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세상의 모든 지식/김흥식 지음

    백과사전도 아니고 대용량의 하드 디스크도 아닌데 세상의 모든 지식을 어떻게 한 권의 책에 담을 수 있을까. ‘세상의 모든 지식(김흥식 지음, 서해문집 펴냄)’은 모든 지식이라기보다 ‘특별한’ 지식을 담고 있는 책이다. 야심찬 제목으로 책을 펴낸 저자는 류성룡의 ‘징비록’을 번역 출간한 경력이 있는 현직 출판인. 책에 소개된 150가지 특별한 지식은 역사, 정치, 지리, 음악, 종교, 과학 등 동서고금의 지성의 역사다. 고양이 한 마리를 산 딕 휘딩턴이 어떻게 600년에 걸친 자선사업의 실마리를 마련했는지, 베토벤은 왜 죽기 25년이나 전에 유서를 써 두었는지,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제자들은 왜 스승이 죽자마자 그 목을 자르고 시신을 솥에 넣고 삶아 버렸는지 등 자못 흥미로운 내용이다. 그림, 사진, 도표, 지도 등과 함께 정리돼 있어 이해를 돕는다. 첫번째 지식으로 소개된 고양이 상인 딕 휘딩턴은 1350년 영국에서 태어난 운좋은 고아소년. 무역상 휴 피츠워런이 그를 거뒀고, 다락방에서 생활하던 휘딩턴은 쥐를 쫓기 위해 어느날 고양이를 한마리 산다. 피츠워런은 동방에 무역선 한 척을 띄우고, 휘딩턴은 고양이를 배에 실어보낸다. 일행을 실은 배는 낯선 항구에서 그곳 지배자가 연 연회에 참석하는데, 산해진미를 망친 쥐새끼들을 없애는데 휘딩턴의 고양이가 큰 활약을 한다. 덕분에 휘딩턴은 일확천금, 이후 런던 시장을 4차례나 지내며 전 재산을 사회에 남긴다. 네덜란드의 화가 렘브란트의 대표작 ‘야경(夜警)’이 사실은 낮 장면을 묘사한 그림임을 밝힌 대목도 눈길을 끈다. 이런 터무니없는 제목이 붙게 된 것은 그림을 의뢰한 국민병 본부 건물에 엄청난 그을음을 내는 이탄 난로가 있었기 때문이다. 빛과 그림자의 대비를 추구한 렘브란트의 그림은 갈수록 어두워졌고,100년이 지나자 결국 사람들은 그것을 야밤을 틈타 이뤄지는 기습 장면으로 여기게 됐다. 이 그림의 원래 제목은 ‘프란스 반닝 코크 대장의 민방위대’였다. 베토벤은 32살의 나이에 두 아우 앞으로 유서를 남긴다. 그는 귓병뿐 아니라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부터 간경화, 신장질환, 폐질환 등 온갖 질병을 겪었다. 수많은 합병증을 동반한 베토벤의 육체적 고통의 원인은 2000년 그의 모발 분석 결과가 발표되면서 납 중독으로 밝혀진다. 베토벤 유서의 첫 머리는 “너희들은 나를 적의에 차고 사람들을 혐오하는 고집쟁이로 여기고 있지만 그것이 얼마나 그른 일인지 모르고 있다.”로 시작된다. 육체적 고통 때문에 정신 질환을 겪은 그의 괴로움을 잘 보여준다. 저자는 각종 도서와 위키디피아를 비롯한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가 ‘세상의 모든 지식’의 참고 자료가 됐음을 밝힌다.1만 95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또 대출이자 늘어날 판” 서민들 긴장

    회사원 김길호(가명·44)씨는 곧 만기가 돌아오는 2억원 규모의 주택담보대출 연장을 하려다가, 한국은행이 21일 중소기업대출을 위한 총액한도대출을 축소한다고 하자 고민에 빠졌다. 시중의 돈줄을 죄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은행의 대출이자 인상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또 한은이 하반기에 콜금리도 인상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상황에서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이자의 증가분을 감당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지난해 말보다 최근의 대출이자는 10만원가량 더 늘어나 100만원에 가깝다. 주택을 담보로 중소기업 운영자금을 끌어 쓴 최승남(가명·43)씨도 고민은 마찬가지다. 그는 최근 분당 아파트를 담보로 4억원을 대출받았다. 최근 6개월 동안 대출이자가 자꾸 불어나는 상황에서, 콜금리 인상 등으로 금리가 더 늘어나면 대출이자도 갚아나가기 어렵다며 한숨을 짓고 있다. 일산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이모씨는 “최근 아파트를 구입한 사람들이 은행대출을 받지 못해 중도금·잔금 지급에 애를 먹고 있다.”면서 “정부가 돈줄을 죈다고 하니, 당분간 아파트를 사겠다는 사람들이 나타나지도 않겠다.”고 푸념했다.●“이제 빚을 줄여라” 금융전문가들은 한은이 유동성을 줄이기 위해 총액대출한도를 축소하는 것은 전체 경제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또한 올해 안에 콜금리 인상도 예정되어 있는 만큼 “개인들은 부채 위험관리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말한다. 금융연구원의 하준경 박사는 “중소기업대출로 지난 석달 동안 약 21조원이 풀렸는데, 최근 주식시장의 움직임으로 보아 이들 자금 중 일부가 주식시장으로도 흘러들어가지 않았겠느냐는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하반기 콜금리 인상 등이 예상된 상황에서 대출금리가 가져올 위험에 대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 박사는 “은행과 금융감독당국도 앞으로 닥칠지 모를 위험에 대해 금융소비자들에게 철저히 알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외부적으로 충격이 와도 현재 기업과 금융기관들은 충격을 버틸 수 있는 여력과 구조가 됐다.”면서 “다만 가계는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고통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또한 “그러나 가계가 지속적으로 고통을 받을 경우 생산 쪽에서 간신히 불을 지핀 경기가 소비여력이 축소되면서 불황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정부정책 실패 국민에 전가하는 꼴” 일각에서는 정부 정책의 실패로 국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30대 회사원은 “정부가 공급을 도외시한 부동산 정책을 펴는 바람에 부동산가격이 다락처럼 올랐고, 과잉유동성도 참여정부 출범 이후 80조원이 넘는 토지보상비가 풀린 탓도 있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내집마련을 하지 못할까봐 뒤늦게 부동산 매수에 뛰어든 국민들은 정부가 유동성을 죄는 바람에 고금리 대출이자를 고스란히 물고 있다는 것이다.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백제 초기역사 300년 수용해야”

    “백제 초기역사 300년 수용해야”

    올해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에 있는 풍납토성이 백제 왕경(王京)일 가능성이 처음 제시된 역사적인 발견이 있은 지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1997년 1월, 이형구(왼쪽·63) 선문대 역사학과 교수는 풍납토성 내부의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백제 유적의 흔적과 초기 백제의 토기를 찾아냈다. 3세기 후반 것으로 치부되던 풍납토성이 ‘삼국사기’의 기록대로 기원전 1세기에 백제가 쌓은 도성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근거가 확인된 것이다. 이후 이 교수는 ‘목숨을 걸다시피’ 풍납토성을 보호하는 데 전력투구했다. 재산권에 피해를 입고 있다고 생각하는 토성 내부 주민들로부터 수없이 항의를 받은 것은 물론 지난해에는 몇 시간 동안 감금되는 일도 있었다. 이 교수가 이번에는 사재를 털어 ‘풍납토성 내 백제왕경 유적 발견 10주년 기념 학술 세미나’를 8일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갖는다. 이 교수는 6일 “10년 전, 학자로서 예지했던 대로 왕궁유적이 드러났을 때 마치 천상에 있는 것처럼 평안해지는 희열을 느꼈다.”며 감회 어린 표정을 지었다. 이 교수는 “그동안 물러서지 않고 학문적 견지를 지켜 왔기에 오늘날처럼 풍납토성이 국가사적으로 되살아나고, 백제 초기 역사도 300년이나 복원되어 가고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이형구가 보아도 이형구가 해낸 일이 아닌 것 같다.”면서 웃었다. 그는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떠들썩하지만 일제의 식민사관에 의해 말살된 초기 백제의 역사를 복원하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면서 “공주와 부여뿐만 아니라 서울도 백제의 옛 수도라는 인식을 서울 시민들에게 심어주고 싶었다.”고 세미나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풍납토성이 백제의 왕경이라는 것은 나의 주장이 아니라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한신대박물관 등 발굴에 참여한 사람들이 갖는 확신”이라면서 “풍납토성에서 나온 11개의 시료로 실시한 방사성연대측정에서도 모두 백제의 건국연대와 일치하는 ‘기원을 전후한 시기´라는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고고학적 증거에도 풍납토성이 곧 초기 백제의 왕성이라는 학설을 역사학계는 선뜻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국사 교과서에 반영되고 있지 않은 것은 물론 한국과 일본의 역사교사들이 공동 집필한 ‘화해와 공존을 위한 첫 걸음-마주보는 한일사’에도 황해도는 물론 경기도와 충청남도까지를 백제가 아닌 ‘대방’의 강역으로 표시하고 있다. 이 교수는 “식민사관에 입각해 3∼4세기에 백제가 건국됐다고 씌어진 책을 읽고 학위를 받은 뒤 학교에서 가르쳤으니 고정관념을 타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제는 고고학적 연구 성과를 선입견 없이 순수하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교수가 풍납토성에 쏟는 노력은 글자 그대로 ‘보존’에 모아져 있다. 그는 “풍납토성을 대대적으로 발굴하거나 복원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저 도시개발에서 지켜 현상유지만 하자는 것”이라면서 “고고학도 아직은 일천한 상황인 만큼 학문의 수준이 진전되고 여러 가지 과학기술의 도움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을 때 능력 있는 후학들이 발굴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남겨 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풍납토성 건너에 있는 서울 구의동 유적을 예로 들었다. 구의동 유적은 발굴보고서에 백제유적으로 명시돼 있지만, 최근에는 완전히 고구려 유적으로 대접받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를 지으면서 유적을 깎아 버리는 바람에 진짜 주인이 누구였는지는 앞으로도 영원히 알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은 조선시대만 생각하는 정도 600주년이 아니라 한성백제부터 2000년을 이어 왔다는 점에서 로마 다음가는 역사를 지닌 도시”라면서 “그럼에도 세계 10대 역사도시를 선정하는 데 서울이 빠지는 것은 스스로 역사를 폄하하고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안타까워했다. 그가 밤을 새워 자료집을 손수 복사하고 제본하는 어려움을 겪으며 이번 세미나를 여는 중요한 이유의 하나는 고통을 겪고 있는 풍납토성 지역 주민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모색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풍납토성이 사적으로 지정됨에 따라 재산권 행사가 어렵고, 최근 부동산값이 널뛰기하며 바로 이웃마을은 다락같이 아파트값이 오르는데도 살기 좋은 풍납동은 개발이 안 되는 데 따른 주민들의 박탈감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주민들이 폭발 일보 직전의 상태에 이른 것이 남의 일 같지 않다.”면서 “이번 세미나에서는 주민들에게 어떤 방법으로 보상할 수 있는지 의견을 나누고, 그 결과를 정부에 전달해 실질적인 해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글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22) 강원도 춘천시 동면 품걸리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22) 강원도 춘천시 동면 품걸리

    소양호수변 가리산(해방 1050m) 자락에 위치한 산간 마을 품걸리(品傑里). 품걸리는 소양호가 생기면서 물길로 고립돼 첩첩 산중에 들어 앉은 춘천시의 ‘등잔 밑’ 마을이다. 소양강댐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50분 정도 들어가면 다다를 수 있다. 하지만 육로로 가려면 홍천 시내에서 야시대리까지 시내버스를 타고 들어가, 다시 원시림 같은 울창한 숲을 따라 난 비포장 임도를 따라 산 고개를 오르내리며 15㎞를 더 가야 한다. 품걸리로 가는 육로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고요한 숲과 산새뿐. 터지지 않는 휴대전화는 이내 쓸모가 없어진다. 마을에 들어서자 짝짓기 철을 맞이한 고추개구리들이 요란한 울음소리를 내며 이방인을 맞이한다. “길을 잘 찾아 오셨네요!” 이장 김성민(51)씨가 부슬비가 내리는 와중에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인심이 좋아서일까, 아니면 외로움이 배어 있었던 것일까. 연신 웃는 얼굴로 반가워하더니 끼니를 거르며 산길을 짚어 온 손님에게 이내 점심부터 권한다. 더덕에, 취나물에, 자연산 푸성귀 반찬이다. “이기… 꿀로 만든 술이래요. 토종 꿀로 만든 술인데, 꿀 술 드셔봤어요?” 입에 넣기도 전에 침부터 넘어간다. 천천히 한모금을 입에 머금었다 목으로 넘기자 숲 향기가 살짝 나는 것이 달달하면서도 찌릿하다. “여긴 학교가 없어요. 애들 공부 때문에 부인네들이 다 춘천에 나가 있지요.” 대부분의 가장들이 홀아비 아닌 홀아비 생활을 한다고 불평한다. 주민이 80가구 400여명에 이르던 예전에는 초등학교 분교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나날이 쇠락해 지금은 토박이 30가구와 외지에서 들어온 5가구를 포함해 80여명만이 살고 있다. 논이 얼마 되지 않는 이곳에서 주민들은 주로 다락밭을 일궈 고추, 호박, 더덕 등을 심고 토종꿀을 치며 산다. 박광호(70)할아버지는 토종꿀을 특산물로 생산하는 주민들 사이에서 ‘벌 도사’로 통한다. 이곳에선 너나 없이 시각장애인인 박씨에게 봄철 분봉 날짜부터 수확에 이르기까지 세세한 기술을 지도받는다. 네 살 때 시력을 잃었다는 박씨. 그는 스물다섯 되던 해에 우연히 이웃집 벌통에 드나드는 벌들의 다양한 소리에 흥미를 갖게 됐고 그때부터 3년동안 벌의 날갯 짓 소리를 연구했다고 한다. 그 후 본격적인 토종꿀 농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40년 동안 토종꿀을 따오며 살고 있다. 그렇게 시작한 토종꿀 재배는 이제 마을의 큰 수입원이다. 비포장 임도인 늘목 고개에서 만난 품걸1리 김호성(52)씨.4대째 살고 있는 토박이다. 그는 더덕과 고추 농사를 하고 있지만, 매일 오후4시가 되면 계약직 집배원으로 변신한다. 소양댐 수몰 지구를 운행하는 배가 전해주는 주민들 우편물을 받아 오토바이를 타고 전달하는 일을 하루도 쉬지 않고 있다.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나아진 게 있어야지. 생필품이나 구입할 수 있도록 하루에 한번만이라도 홍천읍내 행 버스가 다니면 좋겠네요.” 김씨의 투정은 마을 사람들 모두의 숙원으로 들렸다. 이튿날도 아침부터 비가 오락가락하자 이장은 밭일을 못한다며 조촐한 마을 잔치를 마련했다.2년 전에 폐교된 분교를 공동임대해 운영하는 민박집 운동장으로 마을 주민들이 하나 둘 모였다. 각자 준비해 온 음식으로 시작된 점심은 시간에 겨 때우는 끼니가 아니라서 그런지 느긋하고 한가롭다. 술이 두어 순배 돌자 얼굴도 얼큰해지고 분위기도 푸근해진다. “품걸리 주민은 큰 욕심이 없어요. 지을 수 있을 만큼 농사를 지어 수확하는 것에 만족하지요.” 막걸리 한사발에 너털웃음을 터뜨리는 주민들에게서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삶의 철학이 느껴진다. 사진 글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모임]

    ●배문총동문회 체육대회 20일 오전 10시, 도봉산역 입구 YMCA다락원 (02)706-2572
  • [서울 4色 탐험-예술의 향기] 광화문 KT아트홀

    [서울 4色 탐험-예술의 향기] 광화문 KT아트홀

    ‘서울 도심에서 재즈에 취하다.’ 서울 광화문 ‘KT아트홀’에서 매일 저녁 재즈 공연이 필쳐진다. 클래식 음악부터 비보이 댄스까지 다양한 공연을 선보였으나 최근 재즈 전문 공연장으로 탈바꿈했다. 공연시작 시간은 오후 7시30분이며 입장료는 1000원. 오픈기념으로 ‘2007 봄 재즈 스밋(Spring Jazz Summit)’이 이달 30일까지 진행된다. 모이다, 피아니스트 민경인, 하타 슈지, 정유정 트리오, 말로,C2K 등 국내외 뮤지션이 참여한다. ●입장료 1000원… 주말에는 매진 지난 16일 오후 7시30분, 무대가 밝아지고 5인조 퓨전 재즈밴드 ‘스포트라이트’가 무대에 올랐다. 중년의 직장인과 젊은 대학생 등이 관람석 233석의 절반 남짓 채우고 있다. 강은영 과장은 “주초인 데다 날씨까지 쌀쌀해 예약자가 많이 오지 않았다. 보통 주말에는 거의 매진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기획공연은 티켓링크(www.ticketlink.co.kr)에서 높은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감미로운 음악이 연주되자 관객들은 일상을 잊은 채 재즈에 빠져들었다. 머리로 리듬을 타고, 손·발로 장단을 맞추었다.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KT아트홀은 재즈처럼 아늑했다.1m 높이의 무대가 관람석과 닿을 듯 가깝다. 중앙 기둥에는 기타, 색소폰을 연주하는 뮤지션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오른쪽 벽은 숲속처럼 상큼하다. 큼직한 나뭇잎이 높은 천장까지 빼곡히 들어차 있다. ●신발 벗고 누워서 관람 ‘안방이 따로 없네´ 관람석도 일품이다. 앞쪽에는 평범한 의자가 놓여 있지만 뒤쪽에는 계단식 관람석이 멋스럽다. 계단식 관람석에는 초록·빨강·주홍·흰색 쿠션이 있어 관객들이 자연스레 신발을 벗고 계단에 깊숙이 앉는다. 최고의 좌석은 천장이 닿는 맨 마지막석. 움푹한 나무 계단에 등을 대고 있으면 다락방처럼 포근하고 편안하다. 비스듬히 누워 연인의 어깨에 기대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 관람석이 매진됐다고 슬퍼하지 말자. 무료석이 남아 있으니까. 중앙 기둥을 기준으로 무대가 보이는 오른쪽 좌석은 유료지만, 왼쪽 좌석은 무료다. 기둥 때문에 무대 일부가 보이지 않아 무료로 개방했다. 그러나 무대 모습을 고스란히 담은 영상이 좌석 앞쪽과 왼쪽에서 실시간으로 상영돼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무료석 앞쪽 ‘카페 재즈&’에서는 음료(3500∼5500원)와 케이크(4000∼4500원)가 판매된다. 공연장 안에서도 카페 음식을 즐길 수 있다. ●공개 프러포즈 등 이벤트도 다양 KT아트홀에서는 몇 가지 이벤트가 진행된다. 공연 입장료를 전액 소외 이웃을 위해 내놓는 ‘천원의 나눔’이 그것이다. 이번 기획공연 입장료는 청각장애 청소년의 보청기를 지원하는 사업에 사용된다. 공연 1,2부 사이에 대형 스크린을 통해 공개 프러포즈를 할 수 있다. 메시지를 담은 동영상을 KT아트홀로 보내면 원하는 공연 날짜에 상영해 준다. ‘사랑은 □다.’란 이벤트도 인기절정이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사랑을 정의 내려 KT아트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보내면 최고의 메시지를 선정한다. 이날 공연에서는 ‘사랑은 같은 공기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것이다.’라는 메시지가 뽑혔다. 광화문을 지나다 재즈 음악이 그대의 귓가에 울리면 무작정 KT아트홀로 들어가라. 여유롭고 감각적인 시간이 그대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해마다 북녘에 나무 5000만 그루 심겠다”

    북한 지역의 산림녹화와 생태계 복원을 위한 연대인 ‘겨레의 숲’이 2일 발족했다.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평화의 숲 등 20여개 민간단체는 2일 서울 대학로 흥사단에서 ‘겨레의 숲’ 창립식을 갖고 양묘장 조성, 남북공동 나무심기, 산림 병해충 방제,‘1인 1년 1그루 나무보내기 운동’ 등 대북 조림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북측 파트너는 민족화해협의회이며, 이달 중순 개성 식목행사에 이어 28일에는 평양 양묘장 준공식을 개최한다. 연대측은 “890만㏊의 북한 산림면적 가운데 150만㏊가 도시개발과 다락밭 개간, 벌채 등으로 인해 황폐화된 것으로 추정돼 생태계 회복이 요원한 형편”이라며 취지를 설명했다. 연대 결성은 지난해 2월 북측이 남측 민간단체에 나무심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기 위한 지원을 요청해 시작됐다. 겨레의 숲 공동대표인 정세현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은 이날 “북녘의 숲을 가꾸는 사업은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열어가는 큰 물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립식 참석자들은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북녘 땅에 200여개의 양묘장을 마련하고 연간 5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 기간은 10년이며 올해 사업비로 약 26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다.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대화-삶의 여백에 담은 깊은 울림

    방혜자| 저도 도불전渡佛展을 열어 항공 요금을 마련해서 파리로 떠났는데, 처음 3년간은 부모님의 도움과 적은 장학금을 받아서 생활했습니다. 그 후에는 나라의 형편이 어려울 때였고 부모님께도 죄송해서 그림이 세 점 팔리는 것을 계기로 그 반액을 부모님께 보내 드리고 독립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한때는 다락방에 살면서 애들도 돌봐 주며 그림을 그렸습니다. 겨우 빵 한 쪽에 계란 한 알, 채소죽 같은 걸로 요기를 하며 생활했어요. 캔버스가 없으면 치마를 찢어서 사용하기도 하고요. 그러다 소품이라도 하나 팔리면 당장 먹을 거보단 물감과 캔버스 같은 재료를 잔뜩 사들이곤 했어요. 물감이 떨어지는 것은 더 견디기 힘들었으니까요. 이인호| 네, 선생님 말씀처럼 당시는 유학길을 떠난다는 것 자체가 커다란 모험이었지요. 우리나라는 몹시 가난하고 힘이 약했을 뿐 아니라, 다른 나라와 문화적 차이도 컸어요. 제 경우는 첫해 웰슬리 대학의 기숙사비와 등록금이 합해서 1,900불이었는데, 당시 한국에서 공식적으로 갖고 나갈 수 있는 돈이 50불이었어요. 그리고 한 달에 송금할 수 있는 한도가 140불이었고요. 국민당 연간 소득이 100불이 못 되는 시점이었으니 딸의 유학을 위해 집에서 돈을 송금한다는 것은 어차피 상상도 하기 어려운 일이었어요. 당시 편도 비행기 값이 600불이었으니 지금 집 한 채 값 정도 되었을 거예요. 제트기도 아니고 프로펠러 비행기를 타고 일본, 하와이, LA, 시카고를 거쳐 뉴욕으로 가는 먼 길을 통해 보스턴으로 갔지요. 며칠을 날아가도 구름만 보일 뿐 끝이 없을 듯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어머니께서 어린 딸을 보내셨을까, 참 큰 용기가 필요하셨겠다 생각을 합니다. 방혜자| 저도 대학을 나오자마자 1961년 봄에 비행기를 타고 사흘 동안이나 걸려서 동경, 홍콩, 싱가포르, 뉴델리, 이스탄불, 로마 등을 경유하여 파리에 도착했어요. 아버지께서는 교육열이 남달리 대단하셨습니다. 제가 유학을 가겠다고 말씀드렸을 때 쾌히 승낙을 하시고 우리나라의 심오한 자연을 보고 가야 된다고 하시면서 저를 설악산에 데리고 가셨습니다. 일주일 동안 그렇게도 아름다운 산, 바위, 돌, 폭포를 보여 주시고 “이제 비행기를 타도 되겠다.”고 하셨습니다. 어머니께서도 친구 분들이 저렇게 몸이 약한 애를 어떻게 외국유학을 보내느냐고 하실 때마다 “얘 속에는 영감 셋이 들어 앉아 있어서 걱정이 없다.”고 말씀하셨어요. (웃음) <대화-삶의 여백에 담은 깊은 울림>
  • [주말탐구] 아파트의 진화

    [주말탐구] 아파트의 진화

    우리 국민의 절반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아파트가 부(富)의 척도이자 표상이 되면서 국민을 울리고 웃긴다.‘버블 세븐’,‘강남 3구’,‘강남 불패’,‘복부인’…. 수없이 꼬릴 물고 나오는 이들 단어는 서민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오른 집값에 웃음을 감추지 못하다가 같이 오른 세금에 엄살을 부리는 이들도 많다. 급격한 도시화는 주거문화를 아파트로 집중시켰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건설업체, 수요자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떨어졌다. 높은 인구밀도로 고밀화 아파트가 편리하고, 전기·도로·상하수도 같은 인프라 설치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또 짧은 시간에 대량 공급할 수 있다. 거주자로서는 관리와 환금성 등이 높아 인기를 끈다. 하지만 다닥다닥 붙은 아파트는 ‘성냥갑’ 또는 ‘회색도시’로도 비유된다. ●60년대 아파트 여명기 아파트는 196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아파트는 편리함으로 인기를 끌던 2층의 하얀 양옥집을 완전히 밀어냈다. 한옥을 따라 오르내리던 나지막한 스카이 라인도 사라졌다. 동시에 집 앞마당과 고불고불한 골목길도 없어졌다. 우리나라 최초의 아파트는 일제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때 등장한 근로자 기숙사 형태인 ‘요(寮)’와 사원주택이 국내 최초의 공동주택으로 꼽힌다.1920년대 서울에 독신 근로자들을 위한 기숙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서울 서대문구 아현동 미꾸니아파트와 서울 종로구 적선동의 내자아파트 등이 1930년대에 건설됐다. 하지만 아파트가 주거문화로 우리네 일상에 본격적으로 파고든 것은 1960년대 말부터다.1964년 서울 마포구 도화동 마포아파트는 엘리베이터, 중앙난방시스템, 수세식 화장실을 갖춘 10층 아파트로 구상됐다. 국내 최초의 단지형 아파트이다.10개동에 9·15·16평형을 공급한 임대아파트였다. 하지만 당시 여론과 경제성 등으로 엘리베이터와 중앙난방, 수세식 화장실을 넣지 못했다.“전기 사정이 좋지 않은데 엘리베이터가 웬말이냐.”,“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중앙난방이 뭐냐.”는 식이었다. 또 서울시 수도국은 “마실 물도 귀한 판에 수세식 화장실은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아파트-전통문화 충돌 아파트는 도입되면서 전통적 주거 형태와의 갈등을 거쳤다. 강부성 서울산업대 교수는 “서양식 생활공간과 상반된 장독대 등을 어디에 둘 것인가에 대해 논의가 많았다.”고 말했다. 초창기 아파트에는 서양식 입식생활 취지에서 온돌방이 없었다가 우리 생활 습성에 맞추기 위해 온돌방이 도입됐다. 대우건설 윤주송 건축사는 “마포아파트는 아파트 단지라는 개념을 일반인들에게 강하게 각인시켰다.”며 “이때부터 사실상 한국의 아파트 시대가 개막됐다.”고 말했다. ●70년대 아파트 투기 극성 70년대 들어 서울 강남 아파트 전성시대를 열었다.70년 완공된 한강맨션은 아파트사(史)에서 의미가 많다. 분양된 51·55평형은 당시로는 최고로 큰 평수였다. 중산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다. 강 교수는 “부동산 투기 분위기가 조장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첫 사례”라고 말했다. 그러나 성공적인 분양은 민간업체들이 아파트 시장에 진출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이전에는 서민용 아파트에 치중하던 주택공사가 중산층용 아파트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71년 황무지 서울 반포에 3028가구의 아파트를 AID 차관으로 지었다. 반포아파트(당시 AID차관아파트)는 대규모로 단지로서는 최초로 온수 공급과 지역난방 시스템이 도입됐다. 입주 초기에는 ‘반포족’이란 신조어가 나왔을 정도로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복층 아파트도 나왔다. 부동산 투기가 극심해 ‘복부인’이란 말이 이때 생겼다.70년 말 분양한 서울 화곡시범단지도 입주 신청자가 넘쳐 투기풍조가 만연했다. 당시 분양때는 불임 시술자에게 우선 혜택을 줬다. 출산을 장려하는 요즘과 비교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느낌이다. 급격한 개발 와중에 부실공사도 많았다.70년 4월 서울 마포의 와우아파트가 붕괴했다. 입주자 34명이 사망하고 40명이 다치는 대형 사고가 터졌다. ●88서울올림픽이 아파트를 업그레이드 80년대는 아파트 구조가 더욱 다양화됐다. 주변 환경을 고려하기 시작했고, 단지 배치와 보행자 및 차량도로를 분리하는 등 많이 바꿨다.80∼84년 경기 과천신도시는 사용자 중심의 단지설계가 이뤄진 첫 사례로 기록됐다. 이상규 GS건설 차장은 “사생활 보장을 위한 부부 전용 욕실이 등장했고, 부엌의 직접 채광과 환기가 강조됐다.”고 말했다. 특히 88서울올림픽에 참가한 선수와 임원, 기자들의 숙소로 제공된 선수촌·기자촌 아파트는 아파트 문화를 한 단계 더 성숙시켰다. ●아파트 고밀도화·고층화된 90년대 80년대 후반부터 획일화된 아파트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나왔다. 박용하 대우건설 주택상품개발팀 차장은 “아파트 외벽에 색채를 도입했고, 창문과 발코니에 다양한 형태와 색깔이 들어갔다.”고 말했다.1층 입주자에겐 단독정원이, 맨 위층 입주자에겐 다락방을 설치해줬다. 90년대 들어 미분양 아파트도 나오기 시작했다. 아파트 분양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들은 내부 설계와 마감재 고급화에 치중했다. 초고층 주상복합 형태의 아파트도 등장했다. 대형 평형일 경우 최상부층이 복층화되는 등의 차별화도 있었다. 도로를 따라 아파트를 배치해 조망권을 최대한 확보하는 아파트도 나왔다. 대표적으로 부산 부산진구 당감지구를 들 수 있다. ●분양가 자율화 2000년대 2000년대 아파트의 특징은 방의 기능이 축소되고, 거실과 주방의 기능이 확대된 것이다. 아파트 분양가 자율화는 1998년 실시됐다. 고분양가 논란의 시발점이 됐다. 또 삶의 질과 관련한 웰빙 바람이 아파트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친환경적인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현대산업개발의 이동훈씨는 “현대산업개발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아파트로 국내 최초의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받았다.”고 말했다. 드레스룸 등이 생겨났다. 다른 한편으론 이미지와 디자인을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아파트가 브랜드화됐다. 푸르지오, 자이, 아이파크 등이 대표적이다. 분양가 자율화와 맞물리면서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다. 건설사들의 홍보 각축장인 모델하우스가 일회성이 아닌 상설 전시관 또는 주택문화관의 역할을 했다. ●미래 아파트는 유비쿼터스 구현 정보통신이 발달하면서 ‘유비쿼터스’의 개념도 아파트에 도입되고 있다.‘언제 어디서나 존재한다.’는 뜻의 유비쿼터스는 온라인 네트워크를 이용해 서비스를 받는 환경을 말한다. 또 모든 기기가 연결되는 홈 네트워킹도 도입 초기이다. 향후 아파트가 어떻게 진화될지 사뭇 궁금해지는 것은 이같은 발전을 거듭해 진화하기 때문이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이미환 대우건설 주택설계팀장 “분양 첫날 모델하우스 불나 애먹기도” “2000년 아파트 분양을 시작하는 날 새벽 모델하우스에 불이 났지요. 아찔했지요. 다 타버리는 바람에 분양을 연기했습니다.” 이미환(44) 대우건설 주택설계팀장은 “집사람에게 ‘모델하우스에 가지 말라.’고 한다.”고 털어놨다. 집으로 돌아가면 “우리는 언제 저런 집에 사느냐.”,“남의 집만 열심히 짓고, 우리 집은 언제 짓느냐.”는 푸념을 듣기 때문이란다. 그는 한 모델하우스를 네번이나 지은 적도 있다. 구청에서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높이가 걸려 두 번이나 부수고 다시 지었다. 또 분양이 늦어지는 바람에 지주와 계약이 끝나 옆으로 옮겨 지었고, 불이 나 다시 지었다.90년대 이전에는 배치도와 입면도를 모두 손으로 그렸다.“며칠이나 걸려 배치도를 다 그리고, 한숨 돌리며 커피를 마시다 배치도 위에 엎은 적도 있지요. 앞이 캄캄합디다.” 컴퓨터 설계는 94년에야 본격 도입됐다. 그는 “힘들게 지은 모델하우스를 보지도 않고 아파트 계약을 하는 사람도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아파트가 사람이 사는 집이 아니라 돈벌이를 위한 투기 대상으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모델하우스 진기록 보니 설업체가 짓는 아파트와 사려는 사람을 연결시키는 고리가 모델하우스(견본주택)이다. 모델 하우스는 우리나라에는 많지만 외국에서는 찾기 어렵다. 왜 그럴까? 우리나라 아파트는 먼저 분양을 한다. 아파트를 볼 수 없으니 견본을 미리 보여주는 것이다. 건설사로서는 소비자에게 상품의 특성과 장점을 홍보하는 수단이다. 소비자는 실제 상품을 보기 전에 품질을 예상할 수 있다. 모델하우스를 짓는 데 대략 한두달 걸린다. 급할 경우 밤샘 작업을 통해 3주만에 짓기도 한다. 건축비는 보통 평당 3000만∼5000만원이 든다. 대략 600∼100평 크기이다. 총 건축비는 20억∼50억원가량 든다. 모델하우스는 대체로 임시 가건물이다. 그러나 최근엔 정식 건축허가를 받은 모델하우스가 나왔다. 부산의 영조퀀덤이나 인천 송도의 포스코 모델하우스가 대표적이다. 영조퀀덤의 모델하우스 가격이 400억원대이다. 최고액 모델하우스인 셈이다. 토지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멋진 모델하우스에 살 수 있을까? 못 산다. 상하수도와 가스 등의 시설이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주택전시관이나 미래형주택의 경우 일부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요즘은 은행이나 인터넷으로 아파트 청약을 한다. 과거 선착순 분양시절 모델하우스 앞에서 3∼4일 줄을 서 밤을 지새우는 촌극도 발생했다.1999년 서울 영등포 하이트맥주공장 부지에 조합원을 모집한 대우드림타운의 경우 한겨울에 3∼4일 줄을 서 기다리는 진풍경도 벌어졌다.2002년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래미안은 청약 경쟁률이 2213대 1이었다. 가장 청약자가 많이 몰린 아파트는 2004년 서울 용산의 시티파크.30만명 이상이 청약했고, 청약금이 7조원에 이른 것으로 보도됐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보물섬’ 남해도 연둣빛 손짓

    ‘보물섬’ 남해도 연둣빛 손짓

    경남 남해(南海)를 ‘보물섬’이라고도 한다. 제주도와 거제도, 그리고 진도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섬. 조선 4대명필 중 한 사람인 자암(自庵) 김구(金絿)는 ‘하늘 끝, 땅끝, 한 점 신선의 섬(一点仙島)’이란 표현을 써가며 남해의 아름다움을 칭송했다. 사실 남해는 쉽게 떠날 수 있는 여행지가 아니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등 예전보다 도로사정이 나아졌다고는 해도, 서울을 기점으로 6시간은 족히 걸린다. 물리적인 거리만큼이나 마음의 거리 또한 먼 곳. 하지만 부지런히 발품팔아 닿기만 하면 ‘보물’과도 같은 명승지를 두 눈 가득 담아 올 수 있다. 가는 길이 지루하거들랑 주변을 둘러보며 가시라. 봄빛 완연한 산과 들이 연둣빛으로 춤을 춘다. 철없이 내린 눈을 이고 선 덕유산과 지리산은 또 얼마나 이국적인가. 혹시나 진주에 이르러 남강이 손짓하고, 하동땅 매화가 유혹해도 이번만큼은 눈 딱 감고 곧장 가자. 멀기는 해도 일단 다가서기만 하면 온 가슴을 열고 안아주는 곳, 남해다. 글 사진 남해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반기듯 다가선 아름다운 해안도로 남해고속도로 진교나들목을 벗어나자마자 꽃망울이 영글기 시작한 아름드리 벚꽃나무들이 도열해 있다. 마치 팝콘을 만들기 전 옥수수알처럼 다가올 봄의 축제를 준비하는 모습. 남해를 찾을 때는 무엇보다 시기선택이 중요하다.3월 말쯤이면 비로소 벚꽃이 흐드러지기 시작할 터. 남해까지 이어진 이 길을 드라이브한다는 상상만으로도 영화제목처럼 ‘좋지 아니한가’. 남해가 가진 매력 중 절반은 그림처럼 아름다운 해안선의 몫이다. 서해안보다 한층 굴곡이 심한 리아스식 해안은 총 연장이 직선거리의 8.8배에 달한다. 이처럼 심한 해안선의 굴곡률과 다도해(多島海)를 이루는 수많은 도서군(島嶼群)은 세계의 해안지형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것이어서, 이른바 ‘한국식 해안’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물건마을에서 미조항을 잇는 물미해안도로는 남해 12경의 하나. 아홉고개 아홉구비를 돌아가며 숨겨둔 비경을 속속들이 토해낸다. 서상면에서 다랭이 마을로 이어지는 남면해안도로와 이동면에서 앵강만을 끼고 지족마을 창선교까지 이어진 해안도로 또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멋진 풍광을 품고 있다. # 육지의 고단함이 바다와 맞닿은 다랭이마을 어업권을 포함해 개당 1억원이 넘는다는 남해의 명물 죽방렴을 뒤로하고 가천리 다랭이마을로 향했다. 논 갈던 소가 한눈 팔면 곧바로 바다에 떨어진다는 말이 있을 만큼 가파른 설흘산 절벽위에 고만고만한 논들이 층계를 이루고 있다. 남해관광의 대표선수라 하더니 과연 외지인의 눈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관이다. 하지만 다랭이마을 주민들은 이 작은 논에 파, 벼 등으로 이모작을 일구며 고단한 삶을 이어 왔다. 남해의 논들은 거의 대부분이 척박한 산비탈에 돌을 쌓아 만든 다락논. 힘겹게 굽이굽이 돌아가는 모양새가 주민들의 인생사와 닮아 있는 듯하다. 삿갓배미라는 옛말에 얽힌 이야기 한 토막. 예전 한 농부가 일을 마치고 자신의 논을 세어 보니 한 배미(논을 세는 단위)가 모자라더란다.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포기하고 일어서려는데 자신의 삿갓 밑에 논 한 배미가 가려져 있었다는 것. 논의 크기가 얼마나 작은지 가늠해 볼 수 있는 거짓말 같은 얘기다. # 남해의 금강 금산(錦山) 이튿날 일출을 감상하기 위해 금산(701m) 정상 언저리에 자리잡은 보리암에 올랐다. 남해 금강, 혹은 소금강으로 불리며 산으로는 유일하게 한려해상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 검은 바다위로 떠오른 붉은 태양빛이 상사바위 등 금산 38경 암봉들에 부딪치며 엘도라도를 펼쳐냈다. 미륵보살이 도와 생겼다는 미조항 주변은 범섬과 새섬 등이 어우러지며 부처님 밥상 모습을 하고 있다. 보리암을 품고 있는 금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는 망대. 금산을 둘러싼 만경창파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특히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출은 나라안 절경 중 절경으로 꼽힌다. 예전엔 남해를 화전(花田)이라 불렀다고 한다. 이틀 동안 섬 구석구석을 둘러보았지만 어쩐 일인지 꽃은 보이질 않았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인가…. 남해대교를 빠져나오며 다시 한번 그 섬을 뒤돌아보았다. 그제서야 꽃이 많아 ‘화전’이라기보다 꽃처럼 아름다운 섬이라는, 누구라도 이 섬을 나설 때면 꽃 본 처녀처럼 화사해진다는 의미였음을 깨닫는다. # 여행정보 ●보물찾기 놀이 남해군 관광협의회는 보물섬 남해의 10개 유명 관광지 중 7곳을 방문한 다음 확인도장을 받아오면 교환장소에서 남해 특산품으로 교환해 주는 행사를 벌인다.www.tourtalker.co.kr,(055)862-9009. ●또 하나의 보물 남해 심층수 온천개발 중 발견된 해양 심층수. 칼슘 함량이 독보적이라 할 만큼 다량 함유돼 있다. 심층수를 원료로 만든 비누와 함께 사용하면 온몸의 때나 각질이 깨끗이 벗겨지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고현면 갈화리 관음포 가든내에 체험장이 마련돼 있다.(055)863-2055. ●다양한 갯벌체험 ㈜자연이야기는 쏙잡이, 굴까기 등 다양한 갯벌체험 행사를 마련해 놓았다. 총 302㎞의 해안선과 갯벌, 하천 등에서 진행된다.www.es21.co.kr,(055)863-1688. ●드라이브코스 경부고속도로→대전∼통영간 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진교나들목→19번 국도→남해대교 ●맛집 서면 스포츠파크호텔 맞은편에 있는 부산횟집은 물회로 유명한 곳. 다양한 바다생선을 회무침처럼 섞어 내는데, 상큼한 봄바다의 미각이 잘 살아 있다.1인분 1만 7000원.(055)862-1709.
  • 지자체별 ‘삶의 질’ 지표 개발

    지자체별 ‘삶의 질’ 지표 개발

    오는 5월까지 전국 230개 기초자치단체별로 살기 좋은 정도를 비교·평가할 수 있는 ‘삶의 질 측정지표’가 개발된다. 오는 11월까지는 전국의 지역자원이 데이터베이스(DB)로 통합·구축돼 일반에 공개된다. 행정자치부는 13일 충남 금산군 금산다락원에서 지방자치단체 관련 공무원 300여명을 대상으로 이같은 내용의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업무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추진계획에 따르면 오는 5월까지 삶의 질 측정지표가 개발된다. 여기에는 각 시·군·구별 기초 인프라와 생활서비스 등 객관적 지표는 물론 해당 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만족도 등 주관적 지표도 포함된다. 지역별 측정 결과는 올 하반기 공개할 계획이다. 아름다운 자연경관 등 지역자원도 DB로 구축된다.DB는 오는 11월 문을 여는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종합포털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이와 맞물려 ‘영덕 대게’와 ‘함평 나비’ 등과 각 시·군·구 고유의 브랜드 가치를 측정하고, 우수 브랜드는 집중 육성해 명품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일부 지자체에서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사업을 정부 예산을 지원받는 수단으로 오해하는 등 근본 취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만큼 교육 부문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상반기에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현장 교육을 실시하고, 하반기에는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아카데미’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밖에 올 연말에는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 공모 1차 평가에서 탈락한 79곳,2차 평가에서 제외된 17곳 등 모두 96곳을 대상으로 자체 추진 성과를 평가해 재정 인센티브를 부여할 방침이다. 문영훈 행자부 살기좋은지역기획팀장은 “살기 좋은 지역만들기에 대한 중장기 계획 등 종합적인 로드맵이 없고, 정부 부처간 총괄 조정·협력 체계도 미흡한 상황”이라면서 “올 상반기 중 로드맵을 마련하고, 법률 제정을 통해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낙동강 마지막 주막 옛모습 되살린다

    낙동강 마지막 주막 옛모습 되살린다

    ‘낙동강 700리의 마지막 주막을 아십니까?’ 경북 예천군은 지은 지 100여년이 돼 심하게 훼손된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 삼강(三江)주막을 원형복원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올부터 3년간 총 12억원을 들여 주막의 초가지붕 등 원형을 그대로 복원하고 주모가 있는 옛 모습까지 재현할 계획이다. 또 낙동강 물길 조성을 비롯해 나루터와 나룻배 복원, 꽃공원 조성 등을 통해 주막 일대를 관광명소화하기로 했다. 낙동강과 내성천, 금천이 합류하는 강나루에 있는 8평 남짓한 삼강주막은 1900년쯤에 지은 것으로 한 평 크기의 방 두 개와 다락·부엌·툇마루 등으로 돼 있다. 그러나 지금은 건물 전체가 강쪽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는 데다 초가지붕은 슬레이트로, 황토 방바닥은 시멘트로 바뀌어 제 모습을 잃은 상태다. 1995년 10월 이 주막의 2번째 주인이자 주모였던 유옥연 할머니마저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 주막은 텅 비어 있었다. 유 할머니는 16세 때인 1932년 이 마을 배소봉(50여년전 작고)씨와 결혼해 70여년간 주막을 지켰다. 이 주막은 일제 말기까지만 해도 낙동강 하구에서 싣고 온 소금과 내륙의 쌀을 물물교환하던 상인 등을 비롯해 시인, 묵객들이 많이 찾던 곳이다. 소금배가 사라진 뒤에는 강을 건너 서울, 대구 등지로 가려는 사람들로 붐비기도 했으나 나룻배가 사라진 1970년대 들어 다리를 놓고 둑을 쌓으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삼강주막은 지난 2005년 경북도 민속자료(제304호)로 지정됐다. 예천군 관계자는 “삼강주막 복원과 함께 산 너머에 있는 회룡포 마을 등 향토유적과 연계, 관광벨트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예천 김상화기자 shkim@seou..co.kr
  • [깔깔깔]

    ●노란 셔츠 입은 학생 한국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4강에 오르던 날. 노란셔츠를 입고 길거리에 나선 학생이 있었다. 그런데 그 학생이 타려는 버스에 ‘붉은 옷 입은 사람은 버스요금 공짜’라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었다. 일단 버스에 오른 학생. 붉은 셔츠 입은 사람들에 묻어 들어가려는데 기사 아저씨가 불러 세웠다. “어이, 학생. 학생은 노란색이잖아!” 학생이 씩씩하게 하는 말, “저는 이운재 선수 응원하는데요.”●내 돈 도로 내놔 사업이 망해 실의에 빠진 남편이 한탄했다. “2000만원만 있으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 텐데.” 그러자 아내가 조용히 다락에 올라가 항아리를 가지고 내려왔다. 항아리에는 2000만원이 넘는 거금이 들어있었다. 아내가 수줍어하며 말했다. “당신이 밤에 나를 기쁘게 해줄 때마다 1만원씩 모아두었던 거예요.” 그런데 기뻐해야 할 남편은 긴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내가 바람만 피우지 않았다면 지금쯤 1억원은 됐을 텐데.”
  • 아내가 출장가기만 노리는 간큰 사내의 종말

    “원,세상에 적반하장도 유만부동이지? 아내가 없는 틈을 타 논다니와 놀아나고도 오히려 협박을 하다니!” 중국 대륙에 아내가 출장간 것을 빌미로 매소부(賣笑婦)와 동침하다 덜미를 잡히자 아내를 오히려 협박한 파렴치한 50대 사내가 공안(경찰)당국에 붙잡혀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뻔뻔남’의 장본인은 올해 56살의 왕(王)모씨.중국 동부 산둥(山東)성 둥잉(東營)시에 살고 있는 그는 아내가 없는 틈을 노려 노류장화(路柳牆花)와 즐기다가 아내에게 들키자,오히려 아내를 협박하려 한 혐의로 공안당국에 붙잡혀 쇠고랑을 차게 됐다고 제노만보(齊魯晩報)가 최근 보도했다. 공안당국에 따르면 당국은 지난 4일 새벽 4쯤 시민 양(楊)모씨라고 밝힌 한 중년 여성으로부터 아주 다급한 목소리의 전화를 받았다.남편이 술집 여자와 함께 동침을 하고 있는 현장을 목격하자,남편과 그 여자가 합세해 자신을 다락방에다 구금을 하고 “이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며 폭행을 했다고 하소연해왔다는 것이다. 아내 양씨가 밝힌 사건의 진상은 대략 이렇다.그녀는 지난달말 1주일 계획으로 지방 출장을 가게 됐다.그런데 출장간 일이 예상보다 잘 풀리는 바람에 예정보다 빠른 이날 새벽에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니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 벌어져 있었다.그토록 믿었던 남편 왕씨가 이제 겨우 29살인 유녀(遊女) 장(張)모양과 함께 자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 장면을 목격하는 순간 아내 양씨의 눈앞이 까무룩 쓰러졌다.다리가 후둘거리고 머리가 빙빙 도는 등 제대로 서 있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데 이게 웬일인가.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양씨가 눈앞이 아득해 정신을 제대로 못차리는 사이,이때를 놓칠세라 두 XX들은 합세해 그녀에게 달려들어 온갖 욕설을 다 퍼부으며 폭행도 서슴지 않았다.이들은 이어 “이 일이 밖으로 알려지면 죽여버리겠다.”며 욱대기기까지 했다. 잠시 뒤 두 XX는 그녀를 다락방으로 몰아붙여 구금한 뒤 감시를 했다.한 두 시간동안 깜깜한 다락방에 갖혀 있던 양씨는 이들 두 XX가 한눈을 파는 사이 몰래 도망쳐 공안당국에 신고를 했다. 공안당국이 조사한 결과 이들 두 XX는 올해초 친구와 함께 호텔에 식사를 하러갔던 왕이 장를 만나 사귀게 되면서 부적절한 관계에 빠져들었다.이후 두 사람은 서로 호감을 느끼면서 짬짜미하고 만나 뜨거운 사랑을 불태웠다. 이들이 만나 일이 끝나면 왕은 장에게 1000위안(약 12만원)씩의 용돈을 집어주면서 이들 관계는 부적절한관계에서 현지처 관계로 발전했다.이때 왕의 아내 양씨가 출장가자,이들은 얼씨구 좋다하고 왕의 집에서 즐겼다가 결국 차디찬 쇠고랑을 차게 됐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독일작가 푼케의 동화 단편집 2권

    그림 형제의 고향인 독일의 ‘입담좋은 아줌마’ 페넬리아 푼케(48) 문학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단편집이 나왔다. 푼케는 유럽에서는 해리 포터의 작가 조앤 K 롤링에 버금가는 판타지 동화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아직 한국에서의 유명세는 그에 못 미친다.2005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 100대 인물로도 뽑힌 바 있다. 독일에 체류했던 소설가 배수아씨는 푼케 동화의 상상력에 반해 직접 번역을 자원했다. 배씨는 “독일어권 나라의 어떤 서점에 가더라도 아동용 도서 서가에는 코넬리아 푼케의 책이 반드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라며 유럽인의 ‘푼케 사랑’을 소개했다. 함부르크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뒤 교사로 일했던 푼케는 미술대학에서 삽화를 다시 공부했다.28살부터 동화를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400여권의 책을 펴냈다. 한국에서는 뉴라인시네마에서 제작해 2008년 개봉 예정인 ‘잉크 하트’가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기존의 관념을 뒤집는 유쾌하고 발칙한 푼케의 상상력은 고정적인 성 역할이나 일반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거부한다. 저도 모르게 웃음이 키득키득 새어나오는 그녀의 단편동화 ‘도둑맞은 왕자님’과 ‘푸른 행성에서 온 괴물´(주니어 김영사 펴냄)의 내용을 살짝 살펴보자. ‘그라우젤디스’라는 못된 여자 거인은 예쁜 왕자들을 모으는 것이 취미다. 산꼭대기의 성에 갇힌 왕자들은 여자 거인이 장기를 둘 때 장기판의 말로 사용된다. 어느날 거울을 보며 스스로 미모에 감탄하던 땅콩 왕자는 거인에게 납치되고, 무적 소녀 프리다가 왕자를 구하러 나선다. 거미를 이용해 거인을 물리치고 땅콩 왕자를 구해 낸 소녀 프리다는 과연 왕자와 결혼했을까? 푼케의 동화에서 누구나 예상할 법한 결말은 없다. 프리다는 지하 감옥에서 땅콩 왕자보다 훨씬 멋진 기사를 발견한다는 것이 푼케의 이야기다. 공주님은 뽀뽀하기 싫어 기사가 되고, 푸른 행성의 괴물은 애완동물을 찾으러 지구에 온다. 밤중에 목이 타 문을 연 냉장고 속에서는 징그러운 노란색 줄무늬 괴물이 푸딩을 먹고 있다. 청소 중독자들 때문에 다락방으로 내몰린 유령들은 소년이 구해다 준 먼지와 거미줄에 감개무량해 한다.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웃으며 그녀의 단편을 읽다 보면 아이들에게 고정관념 대신 신선한 상상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 초등 1∼2년.8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동양적 절제미+서양 개념미술”

    우순옥의 작품 앞에 서면 동양적 절제미와 서양의 개념미술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물건이나 공간을 이용하는 것은 다른 설치작가와 비슷하다. 하지만 작가 특유의 사유와 공간감각에 의해 매우 절제된 명상적 기운이 느껴진다는 점이 특별하다. 서울 사간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우순옥의 ‘아주 작은 집’은 작가의 사색적 삶과 내면을 진지하게 보여주는 자리다. 이화여대에서 회화를 전공한 작가는 독일 유학을 계기로 개념미술에 심취했고, 이후 독일에서 7년, 한국에서 10년동안 설치를 중심으로 한 개념적 표현에 집중해 왔다. 이번 전시엔 영상과 설치작품을 선보이고 있다.8분짜리 영상물 ‘나의 몇가지 휴식들’은 아주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는 행위를 통해 사유의 순수성을 드러내 보이는 작품. 성냥불을 켜 하나의 물건에 비추면서 떠오르는 생각을 잔잔한 내레이션으로 불이 꺼질 때까지 풀어내는 과정을 담았다. 작가의 어릴적 백일사진, 마르셀 뒤샹의 사진과 책, 문진 등 8개의 물건이 하나하나 등장하면서 성냥불이 켜지고 꺼지기를 8번 반복한다. 전시 제목이기도 한 작품 ‘아주 작은 집’(microhome)은 올해 시드니 비엔날레에 출품했던 작품이다. 오래된 찻잔, 버려진 공, 빗 등 어떠한 형태로든 작가와 관련된 108개 일상의 사물을 전시장 바닥에 나열해 놓았다. 보잘 것없어 보이지만, 어느 하나 그 쓰임이 없었던 것이 없다. 각기 다른 사연과 의미를 지니고 있는 물건들. 결국 이들은 인간이 겪은 하나의 ‘생’을 함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모든 사물에는 각기 아주 작은 레드(LED) 램프가 설치되어 있고, 이들은 마치 숨쉬는 것처럼 빛을 밝히다가 서서히 꺼지기를 반복한다. 전시장 2층은 ‘삶에 대한 다양한 태도’를 보여주는 작품을 보여준다. 작가는 “2층 다락방을 연상하면서 설치했다.”고 한다. 바닥 가운데 놓여진 미니TV에선 멀리 강 건너 8명의 사람이 차례로 등장해 각기 자신에 관한 내용을 짧은 시간동안 말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이 나온다. 또 바닥 여기저기엔 작은 거울, 작가 어린시절의 사진과 스웨터가 들어 있는 상자 등 몇가지 물건이 놓여 있다. “작은 TV를 보려면 가까이 엎드려 보아야 하고, 강 건너 멀리서 말하는 것을 들으려면 최대한 귀를 귀울여야 하겠죠. 삶도 그와 비슷해요. 때로는 자신을 낮추고 귀를 기울여야 하겠지요. 시간적·공간적 환경에 따라, 그밖에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삶에 대해 수많은 태도가 요구되지 않나요?” 사소하지만 각기 다른 의미를 지닌 여러 사물들이 미술관이란 공간에 끌어들여져 관람객에게 때로는 묘한 긴장을, 때로는 여유로움을 주면서 소통하는 자리가 됐으면 좋겠다는 게 작가의 바람이다.12월23일까지.(02)735-8449.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민병두 “토지공개념 국민투표 해보자”

    “토지공개념을 도입할지 여부를 국민투표로 한번 물어보자.” 열린우리당 홍보기획위원장 민병두 의원은 15일 본지와 인터뷰를 갖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다락 같이 오른 집값 앞에서 절망한 국민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발상이나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이렇게 제안했다. 민 의원은 “문민정부 때 긴급명령권을 발동해 금융실명제를 전격적으로 실시했던 것처럼 대통령 긴급명령권을 발동해 ‘전셋값 동결’이라도 하자는 여당내 소장 의원들도 많다.”면서 청와대의 결단을 촉구했다.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믿고 집의 구매를 미뤄왔다가 내집 마련을 할 수 없게 된 피해자들이 참여정부의 지지자라는 상황’에 대해 그는 “정말 죄송하고 할 말이 없다.”면서 “부동산과 일자리, 교육은 ‘계층 양극화 3요소’인데, 참여정부에서 모두 심화됐다.”고 자탄했다. 여당의원 중에서 공개적으로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 사퇴’를 요구해 지난 14일 추 장관을 비롯해 청와대 정책·홍보라인 등 고위 공직자 3인의 옷을 벗기는 계기를 만들었던 민 의원은 지난 8월 김병준 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사퇴도 가장 먼저 ‘총대’를 메고 이끌어 냈었다. 그는 여당내 ‘야당’으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민 의원은 이날 정부가 내놓은 주택 공급확대 정책에 찬성하면서도 “강남을 대체하기 위해 수도권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은 참여정부의 주요한 정책인 국가균형발전을 망가뜨리는 것”이라면서 “강북지역을 공영개발을 한다든지, 강남 이외의 부심을 강화하는 방향이 올바르다.”고 말했다. ‘대통령이 인터넷 댓글을 다는 청와대가 왜 민심을 읽지 못하느냐.’는 질문에 민 의원은 “참여정부가 시도한 ‘전선의 정치’,‘대결의 정치’의 성공 여부는 민심에 달렸는데 청와대 보좌진들은 아무래도 민심보다는 대통령의 생각에 더 초점을 맞추게 마련”이라면서 “청와대는 지금은 어렵더라도 우리는 올바른 길을 걸어가고 있고, 역사를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오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착각 때문에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반론을 제기하면 ‘반역사적인 세력’으로 간주해 듣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소수파로 정권을 잡은 경험이 참여정부를 더욱 고립시켰고,‘순혈주의’적 편협한 사고가 포용정치를 어렵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특집 Travel] 가을 속으로 푹푹 빠져드는 만추 서정

    [특집 Travel] 가을 속으로 푹푹 빠져드는 만추 서정

    가을이 깊어갈수록 술 취한 새우와 전어 굽는 냄새로 서해안 일대가 고소하다. 영양 많은 굴밥과 알이 꽉 찬 꽃게 등 푸짐한 먹거리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기다리는 서해안을 비롯해 산 능선 전체가 억새꽃으로 뒤덮이는 명성산 억새꽃 축제는 가을 풍경의 하이라이트를 보여준다. 이 무렵 황금비 날리는 수묵빛 추사 고택은 만추(晩秋)란 바로 이런 모습임을 절감케 하는 풍경이다. 아름답지만 그만큼 짧은, 눈부신 만추 풍경 세 곳을 추천한다. ★ 추천 1 : 술 취한 새우, 가을전어… 맛있게 익는다 서해안 일대가 맛있게 익어 가는 계절이다. 고소하기가 ‘깨가 서 말’이라는 가을 전어가 쏟아져 나오고, 펄펄 살아 뛰는 대하 꼬리에 힘이 넘친다. 알이 꽉 찬 서산 꽃게와 곰삭은 젓갈, 고소한 조선김 등 갖가지 향토 미각이 줄을 잇는다. 푸짐한 먹거리 외에도 이맘때 서해안 나들이는 어느 곳보다 낭만적이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다양한 볼거리가 기다리는 안면도와 태안반도 일대며 천수만의 낙조, 더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무창포와 대천 앞바다가 한 걸음에 닿는다. 전어는 특히 가을 생선을 대표한다. 바닷물이 차가워지는 이때 지방 함량이 3배쯤 높아지면서 고소한 맛이 돌기 시작한다. 뼈째 숭덩숭덩 썰어먹는 전어는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진하다. 오죽하면 ‘가을전어 대가리는 깨가 서 말’이라는 말이 나왔을까. 전어는 너무 작으면 씹는 맛이 없고, 너무 크면 뼈가 억세서 회로 먹기에 거칠다. 또한 갓 잡은 펄펄 뛰는 신선한 전어일수록 그 맛이 부드럽고 고소하다. 하지만 전어는 성질이 급해 그물에 잡혀 육지로 올라오자마자 죽어버린다. 서해안 일대를 여행하면서 만나는 전어는 적어도 신선도에 있어서는 으뜸인 셈이다. 대하는 매년 9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가 제철이다. 물이 차가워지면 더 이상 양식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무렵 서해안 곳곳에는 일제히 대하 굽는 냄새로 가득하다. 조리방법도 가지가지. 강화도와 대부도, 제부도 등지에서는 청주를 살짝 뿌려 굽는’술 취한 대하구이’를 선보이는가 하면 홍성, 보령 일대에서는 왕소금을 뿌려 빨갛게 구워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펄펄 살아 뛰는’ 대하를 구워낼 때면 뜨거운 불판 위에서 튀어 오르는 새우를 막기 위해 뚜껑을 덮는다. 솥 안에 갇힌 새우가 뚜껑을 때리는 소리가 마치 콩 볶듯 요란하다. 이 일대 주변 포장마차 쪽으로 슬쩍 눈을 돌리면 구이법이 또 다르다. 화덕에 알루미늄 포일을 깐 뒤 여기에다 굵은 소금을 뿌려 그 위에다 대하를 구워 먹는다. 그 모습이 더욱 군침을 돌게 한다. 양식대하는 어린아이 팔뚝만한 크기도 있다. 11월 중순을 넘기면 산 새우를 만나기 어렵고 급속 냉동시킨 대하가 기다린다. 굴 단지가 있는 천북면으로 방향을 틀면 향긋하고 고소한 ‘굴밥’이 기다린다. 조수간만의 차가 심한 보령시 천북면 앞바다에서 채취되는 굴은 성장은 느리지만 맛과 영양 면에서는 탁월한 것으로 이름 나 있다. 광천읍의 그 유명한 토굴새우젓과 조선김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광천은 한때 각종 고기잡이배들이 몰려드는 서해안의 대표적인 수산물 집산지였다. 그러나 60년대부터 대천항 등 해안과 가까운 항구에 물동량을 빼앗긴 뒤 이를 만회할 방법을 찾다가 옛 폐광 속에서 100여 일간 발효, 숙성시킨 토굴새우젓을 개발해 그 명성을 전국에 알리고 있다. 이곳에서 추천하는 맛있는 새우젓은 약간 붉은 색을 띠어야 하며 껍질이 얇고 속살이 있는 것이라고. 멸치액젓은 붉은 포도주 빛깔과 투명성, 구수한 향을 두루 갖추어야 최상품이다. 황석어젓은 색깔이 노랗고 알이 들어 있는 것이 좋다고 한다. * 맛있는 집| 천북면 하만리에 있는 가든단호박(041-641-3072)은 인근에서 소문난 굴밥집이다. 굴과 콩나물을 실하게 넣어 고슬고슬하게 밥을 짓고 오색채(신김치, 도라지, 시금치, 호박, 당근)에 참기름, 김가루를 넣고 갖은 양념을 한 달래간장으로 비빈 굴밥은 향긋한 굴 향이 그대로 살아나는 별미다. 거기에 시원하고 담백한 바지락 국물을 곁들이면 금세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워낸다. * 가는 요령|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가 마음 내키는 곳 어느 곳에서든 빠져나가면 서해안 별미와 만날 수 있다. 홍성 인터체인지에서 빠져 나와 지방도 622번을 타면 대하구이로 유명한 남당리에 이른다. 또 이곳에서 안면도로 방향을 잡기에도 좋다. 광천 인터체인지를 이용할 경우 광천 읍내 토굴젓갈 기행과 천북면 굴단지를 찾아가는 데 수월하다. 굴밥집 ‘가든단호박’은 광천 인터체인지에서 벗어나 광천 읍내와 반대쪽인 천북면으로 방향을 잡는다. 천북지서 지나 3km 남짓 더 가면 오른쪽 길가에 자리잡고 있다. ★ 추천 2 : 황홀한 억새꽃 축제와 평강식물원 구름 위를 걷는 것일까, 은빛 융단을 밟고 있는 것일까? 경기도 포천과 강원도 철원에 걸쳐져 있는 명성산(922.6m) 능선을 따라 오르다보면 그런 착각을 하게 된다. 6만여 평의 드넓은 능선을 따라 펼쳐지는 은빛 억새밭은 황홀하고도 눈부시다. 태봉국을 세운 궁예가 망국의 슬픔을 통곡하자 산도 따라 울었다는 전설이 있는 이곳은, 산자락에 산정호수를 끼고 있어 등산과 호수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전국 5대 억새 군락지로 손꼽히는 명성산 정상에 오르면 끝없이 펼쳐지는 은빛 억새밭의 장관이 말문을 막는다. 특히 산 아래 산정호수의 잔잔한 물빛과 드넓게 펼쳐진 은빛 억새밭이 어우러진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를 방불케 한다. 바람이 불 때면 마치 산이 살아 움직이듯 넘실거리는 은빛 물결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이곳에서 매년 가을이면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꽃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축제는 오는 10월 12일(목)~15일(목)까지 4일간 열린다. 축제 기간 동안에 명성산 등반대회를 비롯해 산정호수 상동에 설치된 야외무대에서 초청 공연과 풍물놀이, 난타 등 다양한 문화 공연들이 관광객들의 흥을 돕는다. 이곳에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명소가 있다. 지난 5월 문을 연 동양 최대 생태식물원인 평강식물원이 바로 그곳. 꽃보다 자연이 아름답다는 것을 한눈에 보여주는 평강식물원의 가을은 가슴 저 밑바닥으로 번져오는 감동을 체험할 수 있다. 포천시 영북면 우물목 마을에 위치한 평강식물원은 18만 평의 공간에 4,500여 종의 다양한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7년 동안 준비한 정성이 곳곳에 배어 있는 이곳은 철저하게 식물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식물원이다. 식물들에게 그들의 고향을 찾아준 셈이다. 평강식물원은 이곳을 처음 찾는 이들에게도 고향처럼 편안하고 익숙한 느낌을 준다. 해발 300m의 고원 분지인 공간은 어머니 품속처럼 포근하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12개의 테마 가든이 저마다의 개성을 자랑하며 멋을 간직하고 있다. 고지대 습한 땅에서 자라는 희귀식물들을 볼 수 있는 고층습지와 세계 각처의 진기한 습지식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고산습원이 있다. 어른들에게는 그 옛날 뛰놀던 뒷동산을 보는 듯한 아름다운 들꽃동산은 야생화들이 자연스럽게 얽히고 설켜 피고지고를 반복하면서 사계절의 변화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바위와 돌 틈을 뚫고 자라나는 식물의 강인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암석원은 백두산, 한라산, 로키산맥, 히말라야, 알프스 지역에서 자생하는 희귀고산식물을 모두 볼 수 있다. 크고 작은 연못을 조성해 물에서 피는 수생식물과 다양한 꽃을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연못정원은 한동안 발걸음을 움켜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문의 031-531-7751) * 맛있는 집| 억새꽃 축제가 열리는 동안에는 포천 특산물과 별미를 맛볼 수 있는 웰빙 먹거리촌이 형성된다. 평소에도 산정호수 주변, 이동의 갈비촌, 파주골 순두부촌, 신북 오리촌 등등 무엇을 먹어야 할지 고민일 만큼 소문난 별미가 줄을 잇는 곳이다. 평강식물원 내에 위치한 레스토랑 ‘엘름’에서는 식물원에서 재배한 채소를 사용해 약선 비빔밥과 산채육개장, 평강약계탕 등 몸에 좋은 약선 요리들을 선보이고 있다. 특급요리라고 할 수 있는 이 요리들은 일류 호텔 출신 주방장이 직접 개발해 찾는 이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 가는 요령| 동부간선도로가 가까운 경우 의정부 방향으로 진입하고, 장흥이 가깝다면 동두천 방향에서 진입하는 게 빠르다. 의정부에서 국도 43번을 타고 포천, 철원 방향으로 향하다가 성동 삼거리에서 직진해 운천 제1교차로→문암 삼거리에서 우회전한다. 한화콘도를 지나 산정호수 매표소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정수식당이 보인다. 식당을 끼고 우회전해 조금 가면 평강식물원 주차장이다. 혹은 성동 삼거리에서 우회전하거나 국도 47번을 타고 수입교차로에서 산정호수 방향으로 접어든다. 산정호수 매표소를 지나 오른쪽으로는 명성산, 왼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평강식물원이다. ★ 추천 3 : 묵향 가득한 추사 고택 바람이 불 때마다 은행잎이 우수수 우수수 비처럼 날린다. 충남 예산군 신암면에 위치한 추사 고택은 온통 가을 속에 서 있다. 수묵빛 고택과 어우러진 황홀한 가을빛은 잘 그린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 황금비를 내리는 은행나무와 붉은 단풍나무, 토담 아래로 수북수북 쌓인 낙엽들, 뒤뜰 감나무엔 주홍빛 감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그림처럼 매달렸다. 만추란 바로 이런 모습임을 절감케 하는 풍경이다. 조선조 헌종 때의 문신이었던 김정희(1786~1856)는 실사구시의 실학을 전개했던 선각자로 벼슬이 대사성, 이조참판에까지 이르렀다. 고증학 금석학에 밝았고 추사체를 완성한 서법의 대가이다. 추사 고택은 추사의 증조부인 월성위 김한진이 건립한 것으로, 18세기 중엽 조선시대 상류 주택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 동안 추사의 후손이 거처했으나 1968년 타인에게 매도되는 것을 충청남도에서 매수했다. 76년 1월 9일 지방문화재 제43호로 지정하고 그해 9월 유적정화사업을 통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고택은 모두 80.5평으로 안채와 사랑채, 문간채, 사당채가 있다. 안채는 6간 대청과 2간통의 안방, 건넛방이 있고, 안방 및 건넛방의 부엌, 안대문, 협문, 광 등을 갖춘 입구(口)자형의 집이다. 안방과 건넛방 밖에는 각각 툇마루가 있고 부엌 천장은 다락으로 되었다. 안방과 건넛방 사이에 있는 대청은 6간으로 그리 흔하지 않는 규모이다. 이런 입구(口)자형 가옥은 중부지방과 영남지방에 분포되어 있는 이른바 대갓집형이다. 특히 바깥 솟을대문을 지나 자리잡은 ‘ㄱ’자형 사랑채에는 추사 선생의 유품이 남아 있어 당대의 명필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사랑채는 남쪽에 한 칸, 동쪽에 두 칸의 온돌방이 있고 나머지는 모두 대청과 마루로 되었다. 사랑채 댓돌 앞에 석년(石年)이라 각자된 석주가 세워져 있는데 이 석주는 그림자를 이용해 시간을 측정했던 해시계이다. 옛 대갓집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추사 고택 외에도 이곳에는 추사묘, 추사의 증조모인 화순옹주묘, 천연기념물 제106호인 ‘예산의 백송’과 추사가 수도했던 절 화암사가 근처에 있다. 화암사에는 추사의 친필 편액이 남아 있다. 추사의 묘는 고택 남쪽에 잘 가꿔져 있다. 근처에 증조모인 화순옹주(영조의 2녀)의 묘와 열녀문도 있다. 화순옹주 열녀문인 홍문에서 북쪽으로 400m 가면 영의정을 지낸 고조부 김흥경의 무덤과 그 앞에 보물 제106호로 지정된 희귀종 백송이 서 있다. 백송은 중국 북부 지방이 원산지로 우리 나라에 몇 그루 없는 희귀한 수종이다. 이곳의 백송은 추사 선생이 25세 때 청나라 연경에서 돌아올 때 백송의 종자를 붓대 속에 넣어 가지고 와 고조부 김흥경의 묘 입구에 심었다고 한다. 원래는 밑에서 50cm부터 세 줄기로 자라다가 서쪽과 중앙의 두 줄기는 부러져 없어지고 동쪽의 줄기만이 남아서 자라고 있다. 1980년에 줄기의 피해 부분을 외과 수술하여 치유하였고, 그 후부터는 철저하게 보호, 관리하고 있다. * 맛있는 집| 예산 읍내로 나가면 별미집이 기다리고 있다. 50여 년 동안 갈비를 구워온 유명한 소복갈비집(041-335-2401)이 바로 그곳. 여느 갈비집과 달리 큰 석쇠에 갈비를 통째로 얹어 구운 후 뜨겁게 달군 돌판에 담아 먹는 집이다. 50년 농익은 손맛이 색다른 갈비 맛을 보여준다. 또한 자연산 생굴을 국물과 조리한 굴탕을 자랑한다. * 가는 요령| ①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경우 서해안고속도로 해미 인터체인지에서 빠져나와 국도 45번을 타고 예산읍으로 향한다. 예산읍에서 21번 국도(외곽도로)를 타고 구충방 앞 사거리에서 우회전, 32번 국도(합덕 방면)-고택주유소를 지나서 좌회전하면 추사 고택 주차장이다. ② 경부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경우 경부고속도로 천안 인터체인지를 빠져나가 우회도로를 타고 온양 → 국도 21번을 타고 17km 가면 신례원역 앞 삼거리. 우회전해 국도 32번으로 옮겨 타고 두곡리 삼거리까지 가면 왼쪽으로 추사 고택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표지판을 따라 얼마쯤 들어가면 추사 고택 주차장이다. 글 사진 김혜숙 여행 칼럼니스트     월간 <삶과꿈> 2006.11 구독문의:02-319-3791
  • [HAPPY KOREA] 경남·울산 마을 주민활동 탐방

    [HAPPY KOREA] 경남·울산 마을 주민활동 탐방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격언이 빈말이 아닌 것 같다. 지역개발사업에서는 흔히 협력보다는 갈등이 번지는 사례를 볼 수 있다. 주민들은 행정기관이나 외부단체와 협력을 우려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고, 행정기관과 외부단체는 주민들의 우려를 ‘고집불통’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하지만 협력으로 상생의 원리를 배워가는 사례도 적지 않다. 경남 밀양시 부북면 가산리 밀양연극촌, 울산 울주군 서생면 화산리 맑은내배꽃마을, 경남 진주시 이반성면 사이버타운 등을 찾아 협력의 중요성을 되짚어봤다. 1. 밀양 연극촌 경쟁력 ‘쑥쑥’ 밀양 연극촌은 연극을 테마로 한 ‘국내 유일’의 마을이다. 월산초교가 폐교된 직후인 1999년 밀양시는 연극단체인 연희단거리패에 5000평의 학교 부지와 건물을 무상임대했다. 연희단거리패는 여기에 공연장과 연습실 등을 꾸미고,2000년부터 매주 토요일 ‘주말극장’을 열어 연극 마니아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이듬해부터는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를 여는 등 외연을 넓혀나가고 있다. 밀양연극촌은 손숙 전 환경부 장관이 이사장을, 이윤택 전 국립극단 예술총감독이 예술감독을, 밀양백중놀이 기능보유자로 중요 무형문화재 제68호인 하용부씨가 촌장을 맡는 등 내로라하는 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또 50여명의 연극인이 상주하며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주말극장을 찾는 관람객만 평균 200여명 수준으로, 웬만한 도시 한복판에 위치한 극장이 부럽지 않다. 연간 방문객은 5만∼6만명에 이른다. 하 촌장은 “방문객이 늘었지만, 아직은 적자를 면치 못해 외부공연 등으로 운영비를 충당한다.”면서 “하지만 연극인으로서 마음껏 재능을 뽐내고, 일반인들에게 문화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장소로는 서서히 자리매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밀양연극촌은 행정기관과 민간단체가 협력으로 일궈낸 성공사례다. 다만 지역주민들과 연계한 프로그램은 빈약하다. 하 촌장은 “지역주민들과 협력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연극하는 사람들은 제대로 포장을 할 줄 모른다.”면서 “그런 사람이 와서 도와줬으면 좋겠는데….”라며 아쉬워했다. 2. 맑은내배꽃마을 역할분담 행정기관과 민간단체가 손을 잡고, 주민들까지 끌어들여 꿈을 키워나가는 곳도 있다. 70가구 220명의 아담한 시골동네인 울주 맑은내배꽃마을에는 올초부터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울주군은 이곳을 농촌체험마을로 꾸미기 위해 ㈜코엑스포라는 기획업체와 협약을 맺었다. 코엑스포는 마을 이름을 화산마을에서 현재 이름으로 바꾸고,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으로 도시민을 상대로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광복 마을 운영본부장은 “소득 분배의 투명화로 갈등요인을 차단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지난 9월 문을 열자 한달만에 1만2000명이 다녀갔다. 참가비와 생산품 판매로 1억원의 수익도 올렸다. 농산품 판로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마을 주산품인 배의 절반 이상을 체험객들이 구입했다. 올해 말까지는 모두 2만명이 예약되어 있다. 체험마을 안내요원 등으로 13명을 채용해 고용 창출효과도 내고 있다. 이같은 초기 성공은 부산·울산지역의 유일한 체험마을이라는 지리적 이점도 한몫했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주민들은 생산·판매, 외부단체는 프로그램 마련, 행정기관은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 분담’이다. 여기에 울주군은 마을과 500m 가량 떨어진 명산초교를 울산지역 유일의 영어학교로 지정하는 한편, 이웃 외고산옹기마을이나 간절곶 등과 연계한 개발계획도 추진한다. 이 본부장은 “지금은 구멍가게, 민박집 하나 없지만 귀농을 유도해 인구가 유입될 것”이라면서 “다만 농촌 문제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은 많지만, 이를 한데 묶어줄 인적·조직적 네트워크는 없는 만큼 정부 차원의 보완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3. 진주 사이버타운 특화 집중 밀양연극촌이나 맑은내배꽃마을처럼 모든 동네가 ‘홀로서기’가 가능할 만큼 자체 경쟁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지닌 것’보다는 여전히 ‘없고 불편한 것’이 많다. 때문에 경남 진주시 이반성면 일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반성면을 비롯, 일반성면, 진성면, 사봉면, 지수면 등 5개 면에서는 1999년부터 정보화 기반 지역개발사업인 ‘사이버타운 프로젝트’가 추진됐다.2001년부터 조성된 정부 주도의 정보화마을에 앞서 행정기관의 도움 없이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지역단체인 진주농촌정보문화연구회의 주도로 진행된 민간 차원의 농촌정보화운동이다. 이제는 정보화 관련 영농조합까지 운영할 정도로 기반을 다졌다. 황인철 진주농촌정보문화연구회장은 “눈에 보이는 성과를 냈다고 하기에는 아직 미흡하며, 주민들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각각의 마을이나 동네가 갖고 있는 장점을 한데 묶어 특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중”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사봉면은 지방공업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라 일자리 창출에 유리하고, 진성면은 과학고와 체육고 등이 자리잡고 있어 교육을 특화할 필요가 있다. 또 연간 70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가는 경남수목원과 정수예인촌이 조성된 이반성면과 오일장이 열리는 일반성면은 외지인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투입요소는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확대재생산돼야 한다.”면서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가 자칫 구체적인 성과는 없이 지역간 위화감만 조장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 밀양·울주·진주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남해 가천다랭이마을 성공사례 경남 남해군 남면 홍현리 가천다랭이마을은 농촌체험마을로 ‘대박’을 터뜨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체험마을을 시작한 2002년에 방문객은 2000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해는 벌써 17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 60가구 150명의 주민이 벌어들이는 한해 수입은 모두 합쳐 1억 5000만원이 고작이었으나, 지금은 5억원가량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마을 이웃에 펜션 등을 지으려는 사람들까지 몰리면서 땅값은 50∼100배나 올랐다. 성공 비결은 마을 고유의 다랭이논을 특화한 데서 찾을 수 있다. 다랭이논은 비탈지를 계단 형태로 깎아 만든 논(다랑이논)을 일컫는 사투리로, 다락논으로도 불린다. 이곳은 다랑이논의 원형이 고스란히 보존된 거의 유일한 해안가 마을인데다, 다랭이에 대한 상표권까지 확보해놨다. 또 방문객들이 먹고 자기 위해 쓰는 돈 말고도, 방문객들이 현장에서 사갈 수 있는 마늘 등 맞춤형 농작물을 재배해 지갑을 열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가천다랭이마을은 이제 살기 좋은 지역이 됐을까. 오히려 주민들 사이에서는 사람냄새 나는 마을이 상혼만 판치는 관광지로 둔갑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이 싹트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주민들은 열악한 생활환경에 대한 문제점도 쏟아냈다. 마을을 들어서면 온통 콘크리트로 덕지덕지 바른 길과 시멘트 담장뿐이다. 담쟁이덩굴이 우거진 정취가 느껴지던 돌담길은 온데간데 없다. 마을터가 경사지에 위치하다 보니 가파른 마을길을 오르락내리락 하느라 주민의 상당수는 관절염 환자라고 한다. 현행 기준대로라면 주택의 90% 이상이 불법 건축물일 정도로 주거환경도 열악하다. 또 마을 앞 바다는 해삼·전복·미역·갈치 등 어족자원이 풍부하지만, 배를 댈 방파제와 선착장이 없어 생선은 시장에서 사먹어야 한다. 이웃마을의 선착장을 이용하려 해도 만만치가 않다. 주민들은 ‘달빛에도 논이 마른다.’고 말할 정도로 주민들의 주업인 농사가 잘 될 리도 만무하다. 김주성(50) 이장은 “도시민들이 살고 싶다는 문의전화를 많이 하지만, 텃밭만 가꿔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면서 “방문객이 늘기만 기다린다면 마을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공감대는 주민들 사이에서도 널리 퍼져있다. 김학봉(61)씨는 “마을을 가꿔나가려면 상인이 아닌 주민, 그것도 젊은이들이 들어와야 한다.”면서 “주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공동 생산기반 시설을 구축하고, 구획정리로 주변환경과 어울리는 주택을 짓는 것은 물론 폐교도 대안학교로 조성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대세(70)씨도 “처음에는 소득을 높이는 데만 신경을 썼지만, 이제는 우수한 자연자원이 훼손되지 않도록 상업화를 경계해야 할 시기”라면서 “마을 뒷산인 설흘산과 응봉산 등을 찾는 등산객도 많지만, 등산로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심각해지고 있는 환경 훼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남해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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