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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살진희 눈에 비친 세상살이/은희경씨 장편소설「새의 선물」출간

    ◎60년대 시골마을 무대… 당시 세태 비판 「소설이 너무 어려워진다」거나 「사설만 길고 알맹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이 찾아볼만한 소설.제1회 문학동네 소설상 수상작인 은희경의 「새의 선물」은 바로 아기자기한 소설적 재미를 듬뿍 얹은 요즘 드물게 「얘기다운」 얘기다. 개발경제의 기치가 드높던 69년 자그마한 시골마을을 무대로 한 소설의 화자는 열두살 진희.이 꼬마는 「사랑방손님과 어머니」의 옥희보다 배는 조숙하지만 「양철북」의 오스카에 견주면 한결 또래다운 깜찍함이 반짝인다. 그 나이에 더 이상 성장할 게 없을 만큼 삶을 알아버렸다고 단언하는 영리한 진희.그 뒤엔 엄마가 전쟁통에 실성,딸을 집의 나무기둥에 묶어두고 자살해버린 상처체험이 감춰져있다.다락방에 깔린 대학생 삼촌의 책을 죄다 읽어치운 진희앞에서 어른들은 함부로 속을 드러낸다.고고한체 하는 이들의 심술과 허세가 남달리 통찰력있는 아이의 시선으로 익살스러우리 만큼 적나라하게 들춰지는 묘미가 읽는 이의 배를 움켜쥐게 만든다. 어디서든 볼 법한평범한 등장인물들의 사연엔 당시의 세태와 삶을 굴절시키는 구조적 힘에 대한 비판도 은연중 묻어나고 있다. 남편의 술주정과 폭력에 시달리는 광진테라(양복점)아주머니는 아이를 들쳐업은 채 터미널을 떠나는 버스가 일으킨 먼지구름속에 망연히 서서 고달픈 삶을 훌쩍 벗어나고픈 심사를 달랜다.육군상사였던 남편이 사병들을 기합주다 못을 밟아 파상풍으로 죽었어도 아들에게 뒤를 받들 장군이 되라고 당부하는 「장군이」엄마는 군사정치가 만연했던 당시의 웃지못할 삽화다. 그런가하면 윤정희·신영균 주연의 「여진족」이며 일본군의 진주만 공격암호를 제목으로 딴「도라 도라 도라」 따위 영화,이성교제의 요긴한 수단이었던 펜팔 등이 당시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진희의 대학생 허석에 대한 아련한 첫사랑,피부하얀 현석과의 키스 등은 이 책을 한편의 깔끔한 성장소설로 읽기에도 부족함이 없도록 하고 있다. 지난 여름 전북 무주 적정산의 안국사에 틀어박혀 어떤때는 하루 2백장씩 써내려가며 두달만에 작품을 완성한 지은이는 이번 작품에잠시 얼비치고 있는 진희의 성년시대도 별개의 소설로 풀어 써 볼 계획이다.
  • 농촌주택 모델(외언내언)

    서울근교 경관이 좀 괜찮다 싶은 농촌 마을에는 아직도 불란서 지붕으로 불리는 이상한 양옥이 상당히 많이 남아있다.지붕을 뾰족하게 올리고 다락방에 창을 밖으로 낸 것이 특징이다.집모양도 별나지만 지붕색이 알록달록 청홍 원색에 가까워 유난히 튄다. 70년대 새마을사업과 함께 펼쳐진 취락개선사업이 부동산 붐을 타며 유행처럼 지어진 집들이다.원주민들이 정부지원 주택자금으로 개량한 집도 있지만 집장수들이 용마루 값이라는 프리미엄을 주고 헌집을 사서 개량한 집들이 많은 편이다.하나같이 요란하여 주변 자연과 어울리지 않는다. 양옥 내부기능이 모양만 서양식인 집도 상당수이다.삼층 슬래브구조에 입식부엌,욕실과 수세식 화장실을 갖춘 광주군의 한 동네 개량주택은 부엌과 욕실 화장실은 아예 잠가놓고 있었다.조리는 마당 한쪽에 남아있는 간이 부엌에서 하고 문간의 재래식 화장실을 쓰고 있었다.주택개량 자금을 지원하면서도 주택을 주민들 스스로 건축하도록 방치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농어촌진흥공사가 농어촌주택 표준설계도를 개발해 내놓았다.산간,준산간,평야등 우리농어촌의 지형적 특성을 살리면서 삼대가 함께 거주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설계한 것이다.전용면적 20∼38평 규모 8개평형 20개 모델이다.개중에는 4∼7평되는 바같채를 배치할 수 있게 한 것도 있어 이런 것을 선택하면 실건축면적 45평형까지 지을 수 있다. 공사비는 평당 1백40만원에서 최고 1백80만원선으로 지을수 있게 한 것이다.공사기간은 이 설계에 맞도록 조립식으로 생산되는 자재를 쓸 경우 한달이면 된다는 것.이번 발표된 외양이 하나같이 우리 자연 순응형인 것도 특기할만 하지만 구조에 있어 도시 문화주택과 다름 없이 세대간에 독립성을 가질수 있게 하고 장래에 증축할수 있게 한 것은 평가 할만 하다. 과제는 이런 농어촌주택 개량에 전문 건축가의 지도와 감리를 저렴하게 접속시키는 것이다.마을 기반시설 개량도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
  • 주거용 다락방/주택 연면적에 포함

    ◎대법/“고급주택 범주 들면 중과세 당연” 다락방도 주거용 구조를 갖췄다면 고급주택 판정기준인 연면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용훈 대법관)는 14일 연립주택을 매입한 뒤 일반 주택보다 7배나 넘는 취득세를 납부한 최모씨(서울 성북구 성북동)가 서울시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이같이 판시,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 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지방세법상 공동주택의 연면적 판정기준에 대해 아무런 규정이 없으므로 건물 취득때 실제 주거용으로 사용될 구조를 갖췄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며 『원고가 연립주택을 취득할때 다락방은 침실,화장실등 주거시설을 갖추고 있었으므로 이는 당연히 취득세 중과세 대상인 고급주택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최씨는 92년 8월 성북동의 연립주택을 매입한 뒤 『고급주택 중과세율에 따른 9천4백여만원을 납부했으나 다락방을 빼고 연면적을 계산하면 고급주택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일반 세율과의 차액 8천여만원을 되돌려 달라고 소송을 냈었다.
  • 법 무시한 외무부 발상/이도운 정치2부 기자(오늘의 눈)

    외무부가 서울 용산의 미8군 캠프 안에 미 대사관 직원을 위한 아파트 건립을 검토한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신중하지 못한 처사로 판단된다. 우선 외무부의 이러한 발상은 현행법규를 무시하는 것이다.한미행정협정(SOFA)은 미군 캠프 안에 군사시설이 아닌 건물은 들어설 수가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미국은 이미 용산 캠프 안의 7만1천29평에 이르는 방대한 대지에 대사관 직원 숙소를 지어 사용하고 있으며,정부는 이를 철거하도록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이런 상황에서 우리정부가 용산 캠프안에 또 다른 대사관 숙소를 짓는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이다.또 정부는 용산 캠프 일대의 1백5만평을 자연녹지로 지정,건폐율 20%,용적률 60%를 적용받도록 하고 있다.따라서 이 지역에는 계산상으로 3층을 넘는 건물이 들어설 수 없으며 당연히 아파트의 건립은 어려운 것이다.이에 대해 외무부 당국자는 『기존의 불법건물이 건립된 지역을 환수받아 우리소유로 하고 그곳에 아파트를 지어 임대하면 되는 것』이라면서 『특혜를 줘서 공짜로살게하면 몰라도 상업적 베이스에서 돈 받고 임대해주는 것이 뭐가 문제냐』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국민감정이라는 또 다른 차원에서 우려를 낳는다.오는 97년 이후 미군이 주둔지를 이전하고 나면 용산 캠프 부지에는 민족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그런데도 정부가 이러한 방침을 검토하는 것은 『캠프 이전은 어렵고,따라서 민족공원의 조성도 물 건너 간 것』이라는 생각이 근저에 깔려있기 때문이 아닌가하고 의심하게 한다. 자연녹지나 그린벨트는 우리 사회에서도 늘 민원의 대상이다.감사원등 사정기관에 접수되는 민원의 절반은 그린벨트와 관련된 것이다.민원인들은 그린벨트를 해제해 막대한 재산상의 이익을 보기 위해 민원을 제기하지는 않는다.장성한 아들에게 줄 다락방 한 칸,수입원인 돼지들이 비를 피할 수 있는 축사 한 칸을 짓기 위해 그들은 민원을 하고,또 그 대부분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이런 상황에서 용산 캠프내의 그림같은 녹지를 해제해서 미국 대사관들의 숙소를 지어주겠다고 할 때 우리국민은 과연 어떤 눈으로 정부를 바라볼 것인가.
  • 「총리교체」 청와대·총리실·통일원 표정

    ◎“산뜻” 반응속 남북관계 새 전기 기대/청와대참도들 인사협의 못받아 당황/이 전총리 집무중 경질 연락받고 뒷수습/통일원직원들 “혹시나 했지만 감 못잡아” 주말인 17일 국무총리가 적격적으로 경질되자 청와대와 총리실,통일원 주변에서는 대체로 『이렇게 빨리 총리경질이 이뤄질줄은 몰랐다』고 놀라는 표정들이었다. 특히 국무총리실등에서는 직원들이 저녁 늦게까지 남아 바쁜 일손을 놀렸다.이들은 『왜 하필이면 주말이냐』면서도 정부조직이 대대적 개편 역시 토요일인 지난 3일 발표됐던 때문인지 그런대로 익숙한 솜씨로 맡은 일들을 처리했다. ▷청와대◁ 이홍구총리의 전격임명에 대해 청와대 고귀관계자 대부분이 예측하지 못한 인사였다는 표정. ○「협의대상」 관심사로 박관용비서실장은 이날 아침 보고시간에야 내정사실을 통보받았으며 그동안의 청와대 기류와는 달랐던 탓인지 이총리의 임명이 의외라는 표정.이원종정부수석도 『오늘 아침에야 알았다』고 실토할 정도로 완벽한 보안이 지켜졌는데 이데 따라 대통령이 인사를 협의하는대상이 누구냐 하는 문제가 다시 관심사로 대두. 청와대의 한관계자는 『박실장도 자신이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전혀 의외의 인물이 발탁돼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듯 하다』면서 이총리의 발탁 메시지에 관심을 표명.이 관계자는 『대통령의 측근들이 이번 인사에서는 모두 협의대상에서 제외되었던 것 같다』고 말하고 이런 기류가 앞으로의 국정운영에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될지 궁금하다는 반응. 그러나 한 고위관계자는 『산뜻하고 절묘한 선택』이라고 평하고 『신임 이총리는 남북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지를 잘 알는 분으로 이총리의 발탁은 날북관계의 개선에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 이 관계자는 이총리의 발탁에 비추어 청와대비서실장에는 외교경험과 외교능력이 있는 사람이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 한편 청와대의 또다른 고위관계자는 『이총리의 발탁은 앞으로 세련미와 국제감각을 갖춘 인사들을 중용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하고 『지금까지의 인선기준이 크게 달라지는 매우 중요한 변화』라고 평가. 김영삼대통령은 지난 10일 한 일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선기준으로 청렴성과 애국심,세계화,능력등을 제시한 바 있어 그때 이미 이총리의 내정이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관측. 이번 인사에서 이영덕전총리가 사표를 제출한 적이 없어 이전총리는 경질된 것으로 주돈식대변인이 발표. ▷총리실◁ 퇴임하는 이영덕전국무총리는 상오 8시30분쯤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9층에 있는 집무실로 정상적으로 출근해 평소와 다름없이 김시형행정조정실장과 이흥주비서실장을 불러 업무보고를 청취. ○후임 성실보좌 당부 그러나 잠시 뒤 청와대로부터 전화로 퇴진을 연락받고 두 실장에게 자신의 토임과 후임 이홍구총리에 대해 설명. 이전총리는 이어 총리 경질이 보도된지 10분 뒤인 9시30분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하고 후임 총리에 대한 설실한 보좌를 당부. 간부회의에 앞서 이전총리는 8시55분쯤 경질사실을 정식으로 통보하기 위해 집무실을 찾아온 황영하총무처장관과 잠시 환담. 또 9시에는 인사차 방문한 이홍구총리와 약 10분동안 이·취임에 따른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 이전총리는 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곧바로 10층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작별인사. 이전총리는 하오 2시쯤 자신이 장로로 봉직하고 있는 서울 서대문구 대신감리교회의 부속시설인 다락방전도협회에서 20여명의 신도들과 함께 약 1시간동안 예배를 드리면서 마음을 정리. 이전총리는 이날 상오 10시30분쯤 연말을 맞아 서울 도봉동에 있는 노인요양소를 위문할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러운 경질 때문에 이를 취소. 총리 교체가 알려지자 비서실 직원들은 성경책등 이전총리의 사물을 집무실밖으로 옮겨 짐을 꾸렸고 삼청동 공관에 있던 짐들도 이날 상오 서대문구 대신동 사저로 모두 옮겨졌다. 이비서실장은 『이전총리가 출근하자마자 두 실장을 불러 전날밤 가스공급 중단사건등에 관한 대책등을 챙기는 과정에서 자신의 퇴임을 밝혔다』면서 『이렇게 빨리 발표될 줄 몰랐다』고 설명. ▷통일원◁ 이홍구총리는 상오 8시30분쯤 청와대로부터 총리 지명을 통보받은 뒤에도 상오 내내 일상적인 업무를 보고받는등 평소와 다름없이 집무. 이총리는 이어 국무위원식당에서 통일원 간부들과 오찬을 나누면서 그동안 잘 도와준데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면서 이제 겨우 물꼬가 트이기 시작한 남북관계의 중요성을 강조. ○상오 내내 정상집무 이총리는 하오 3시15분쯤 청와대에서 김영삼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수여받은뒤 집무실에 잠깐 들렀다가 기자실에 찾아와 기자들과 상견례. 통일원 직원들은 그동안 언론에 총리후보로 이총리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려 혹시나 했지만 막상 총리에 지명될 줄은 몰랐다는 반응. 김경웅통일원대변인은 『어제 하오 청와대로부터 이총리의 이력서와 필요한 서류들을 챙기라는 귀띔을 받고 이총리가 자리를 옮긴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총리로 지명될 줄은 몰랐다』고 언급. 박성훈비서실장도 『본인은 이미 알고 있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워낙 속마음을 내색하지 않는 분이라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고 실토. ◎친지 축하전화 쇄도… “중책 차질없게 내조 더 신경” 서울 강남구 역삼동 690의20 이홍구 신임총리의 자택에는 이날 아침 총리내정발표소식을 들은 친지들의 축하전화가 잇따랐다. 부인 박한옥여사(49)는 『아침9시쯤 방송을 듣고 총리내정소식을 들었다』면서 『바깥양반은 이 소식도 모른채 아침 8시15분쯤 출근했다』며 계속되는 축하전화를 받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박여사는 『총리내정은 전혀 예상못했던 일』이라면서 『세계화 추진 등 국가적으로 중대한 시기에 어려운 일을 맡게 돼 어려움이 많을 것인 만큼 더욱 내조에 신경쓰겠다』고 총리내정자 부인으로서의 감회를 정리했다. 박여사는 총리의 성격에 대해 집안사람이 말하기는 쑥스러운 것 아니냐며 망설이다 『온건합리적이신 분』이라면서 『저녁 늦게 돌아와서도 다음날 조간신문 가판을 일일이 다 읽고 음식도 가리지 않고 잘 드시는 등 환갑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청년같다는 인상을 줄 정도로 정열이 넘친다』고 설명했다.지난해 재산공개때 30여억원을 신고,언론의 관심을 끈 것에 대해 『성종대왕 아들인 영산군의 15대 종손으로 서울 진관외동 종가의 땅을 물려받았다』면서 『이 땅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1남2녀의 자녀들은 모두 미국유학중이며 대학원에 재학중인 장녀 소영씨(24)와 차녀 민영씨(23)는 18일 방학을 이용,귀국할 예정이다.
  • 파리/한국 화가들(아랍서 지중해까지:22)

    ◎허름한 탱크창고 자리에 화실이…/「소나무회」 조직… 배우·음악인 함께 모여 고국 향수 달래 우리가 소나무회라는 한국 화가들의 스튜디오를 방문한 것은 비오는 날 하오였다.해외동표예술상을 탄 한묵선생의 특집프로에서 그 소나무회를 본 기억이 있기 때문에 건물도 사람도 어쩐지 낯이 익었다. 파리 시 20구에 있는 허름한 그 건물은 원래 국방부 관할의 탱크창고 였다고 한다.프랑스 영화사에서 2억원에 사겠다고 하는데도 화가라는 이유 하나로 국적을 불문하고 한국인의 작업실로 내놓은 것은 우리나라 정부에 대한 미묘한 문제도 개입되어 있을지 모르나 그러나 오직 프랑스이기에 가능하다고 그곳 사람들은 말했다. 일행의 친구이기도 한 소나무회원 박동일은 파리에 온지 벌써 13년째로 그 세월이 바로 엊그제인 것 같다고 말하며 이웃 작업실의 젊은 화가들을 불러모았다. 우리는 지붕위로 떨어지는 비를 느끼며 뜨거운 차와 포도주를 마시고 얘기를 나누었는데 벌써 20여년전 내가 그들의 나이 만할때 파리를 지나가던 교수나 화가 작가들을 보면서 어쩐지 생소하게 느끼던 그 느낌이 되살아나 조금 쓸쓸해졌다.그들도 지금의 우리를 그렇게 생소하게 볼 것이 분명했다. 그 당시 나는 이응로선생의 화실에서 선생의 일을 거들었다. 선생은 동양미술학교(1964년 개교)를 세워 학생들을 가르쳤고 따로 개인 작업실을 시외에 갖고 있었다.동양미술학교는 대부분 프랑스인들이고 독일 사람과 일본 사람도 있었다.한국인도 몇 있었는데 화가 방혜자,배우 윤정희,연극 박사논문을 쓰던 이숙희등이다.선생댁 거실에서 커다란 책상을 몇개 붙여놓고 열서너명 정도가 화선지에 먹과 물감으로 그림을 그렸다. ○오직 사람은 그림그려라 선생은 누구에게나 그림을 그려보라고 권하였다.그것이 선생의 독특한 인생관이 아니었나 지금 생각된다.즉 선생은 예술에 대한 재능같은 것은 무시하고 오직 사람이면 그림을 그려야한다,그림을 그려서 자신을 닦아야 한다고 생각했던것 같다.그런가하면 또 「세계무대로 나가는 길이 그다지 어려운 것은 아니다」라고 예술로 세상을 제패하는 일에 대해서 누누이 얘기하셨다. 선생이한창 작업을 할때 동백림 사건으로 감옥을 살고 돌아와보니 자신의 자리가 없어져 있더라고,파리라는 무대가 한달이면 벌써 새사람이 떠오르는데 3년이란 공백기간이 자신에게 있어 치명적이었노라는 한탄도 하셨다.「예부터 나라이름을 빛낸 사람에게는 그 죄를 묻지 말라고 했다」는 얘기 도 하셨다. 나는 선생의 일을 거들며 그분이 열과 성을 다하여 작업하는 나날을 보아왔으며 늘 고국에 대해 절절이 가슴 아파하던 일들을 잊을 수 없다.선생의 화실은 우리나라의 저 깊은 산골 장작불 타는 냄새가 나고 있었다. 그 무렵 일어난 어떤 사건으로 선생의 화실에 가는 일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는데 간혹 선생이 떠오를 때면 사건의 내용과는 관계없이 그분이 지녔던 진실이 장작불에 달궈진 쇠붙이처럼 되어 무엇인가를 뚫어내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한사람의 어떤 진실이란 그것이 진실이기만하면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아니 세월이 흐를수록 빛을 발하고야마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남관선생은 그 시절 혼자 파리에 잠시 머물고 계셨던걸로 기억된다.어느 저녁 시테 기숙사 친구 방에 가서 차를 마시는데 남관선생이 무슨 일로인가 거기에 오셔서 처음 뵈었다.남관선생 역시 큰 분이라는 무게를 그날 밤 느낄 수 있었다. 시테 기숙사 속에 있는 숲,그곳에 떨어져 있던 낙엽의 음영,짙은 안가,그리고 거대한 홀인 기숙사 식당에서의 식사시간,그곳 기숙사에 살던 화가 심경자·최수화,파리대학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이병주,한국인 유학생들,교수,그때의 생활들을 추억이라는 이름하에 떠올릴 수 있다.지하철에서 듣던 아코디온 소리 「장미빛 인생」과 함께. 특히 식사시간 티켓을 들고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 쟁반에 음식을 분배 받을때 매일 새로운 메뉴에 대한 기대같은 것들은 그 당시 몰랐던 고마움으로 이제 다가든다.누군가가 수고를 하여 그 많은 학생에게 맛있게 영양가도 골고루,그러나 그렇게 저렴한 값으로 먹게 해주던 것에 대해. 그 당시 백건우 윤정희 부부도 떠올릴 수 있다. ○한국인유학생 7천여명 날이 어두워서 그림수업이 끝나는 날은 백건우가 윤정희를 데리러왔다.그들이 서로 사랑하며 앞날을 향해 살아가던 모습을,그것 역시 그 당시는 잘 몰랐으나 이제와서 되돌아다볼 수 있다. 「보자르(국립미술학교) 학비가 한달에 3백프랑으로 보험료 정도인데 재료는 공짜로 나온다.그러나 사립학교인 요리나 보석학교는 석달에 1천만원이 넘는다.미술학교에서 석고데생 같은 것은 하지 않으며 선생이 가르치고 학생이 배운다는 개념이 아니다.일년동안 다녀도 선생에게 무슨 말을 들어본 일이 없다.한국인 유학생은 약 7천명이고 제일 싼 지붕밑 다락방값은 30만원 정도다」 이런 얘기들을 그날 소나무회원들에게서 들었다. 마침 한국문화원에서 한인전시회가 시작되는 날이기도 하여 그들과 함께 가보기로 했다. 나오다가 현관에 놓여 있는 한인회보를 보니 대사관을 비롯해 파리 한글학교,한인들의 천주교회당,외환은행 소식 등이 있었다. 한국문화원 전시실에는 여러 형태이 그림이 전시되어 있고 한쪽에 따로 있는 비디오아트실에서 한 작가의 작품이 상영되고 있다.우리는 어둠 속에 선채 잠시 영상을 보았다. 프랑스에서도 이미 순수미술은 사그라지고 있으며 팝아트라든가 TV·비디오아트쪽이 성행하고 이미지만으로 새로운 소통을 하는 방송채널도 새로 생겨나고 있다고 했다.세계는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급속도로 변하고 있었다.그곳에서 후배들을 보러온 김창렬·오천석선생들을 볼 수 있었다. 프랑스 신부관에 있는 김인중신부는 뉴욕전시회에서 며칠전에 돌아왔으며 다음날 다시 전시회일로 로마에 간다고 했다. 그리고 프랑스 외인부대에 한국인이 몇명 있다는 소식에 우리 일행은 놀라워했다. 외인부대를 제대한 한국인이 의류를 가지고 지방으로 다니며 보따리장사를 한다는 것이다. ○불 외인부대에 한국인도 우리가 영화로 보아서 친숙히 알고 있듯 범법자들,삶의 맨 밑바닥까지 가본 사람들이 이판사판이라는 생각에 목숨을 내놓고 택하는 그곳에 한국인도 있다니,그리고 제대를 하여 지방으로 다니며 보따리장사를 한다니 그들의 삶이 몹시 흥미로웠다.프랑스 혁명기념일 입장식에 나온 외인부대가 T셔츠바람에 머리를 기르고 몸에는 문신을 새긴 제멋대로의 모습인 것을 친구는 TV로 보았다고했다.소르본대에서 박사학위를 하고 있는 유학생도 경험삼아 외인부대에 신청을 했다는 얘기도 들었다.그들을 꼭 만나보고 싶었으나 노출되기를 꺼려하여 수소문 끝에 전화로 통화만 할 수 있었다.제대후 여행사에서 일하고 있다는 그는 목소리에 힘이 있고 단정하였으며 절대로 외인부대나 자신의 사적인 얘기를 할 수 없노라고 만나기를 거절했다. 파리에서 오직 하나뿐인 한국인이 경영하는 호텔 물랭의 여주인은 사회보장이 잘 되어 있는 그곳에서의 노후를 계획하다가 양로원에서 호박나물이 먹고 싶으면 어떻게 하나에 생각이 미치자 고국으로 돌아와야겠다는 마음이 들더라고 했다.그렇다,바로 이 부분인 것 같다.이국에 살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볼때마다 더구나 파리에서 만난 사람들은 누구나 하나같이 돈 없이도 살 수 있는 곳,자유로운 곳이라고 말하고 있음에도 언제까지 이곳에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꼭 들던 것이­. 2,000년을 바라보는 이 시대에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국경 같은 것은 점점 의미 없이 무너지고 전인류가 하나인 국제화시대가 도래한다고는 하지만 물랭호텔 여주인의 말에서 과연 하는공감을 받은 것은 오직 나 개인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우리의 삶이 고국이든 이국이든 어느 곳에서도 이방인 같기만 하고 진정한 따스함?진정한 소통이 되어지기 힘들게 살고 있다고는 해도 멀리멀리 두루 돌아다녀볼수록 그 반대편 저곳에 있는 집이라는 이미지,가장 자기를 붙들어주는 그것은 고국과 결코 분리될 수 없다는 생각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 본드/부탄가스/판매 규제 시급/철물점서 “환각용” 쉽게 구입

    ◎경찰 수수방관… 처벌규정 사실상 사문화 본드를 마신 뒤 환각상태에서 살인을 하거나 부탄가스를 홉입하다 질식사하는등 환각물질의 폐해가 늘어나고 있으나 경찰은 판매경위등에 대한 조사에 전혀 손을 쓰지 않고 있다. 특히 환각물질 흡입연령층이 중학생·국민학생으로 점차 낮아지고 있어 환각물질판매업소에 대한 적극적인 계도와 단속이 요구된다. 유해화학물질관리법 26조는 환각물질을 흡입할 목적으로 구입하는 것을 알고서도 이를 판매하는 사람은 3년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경찰의 단속·적발사례가 거의 없어 사실상 사문화되어 있다. 지난 16일 상오 충북 제천에서 김순만씨(28)가 본드환각상태에서 살인난동을 벌인데 이어 이날 하오7시쯤 서울 영등포구 신길7동 박모씨(여·48) 집 다락방에서 박씨의 아들 김모군(17·서울S고2)이 부탄가스를 마시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지는등 사고가 매일 잇따르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남부경찰서에 본드를 상습적으로 흡입하다 구속된 최모양(16·구로구 가리봉3동)은 『거의 매일 동네철물점에서 본드를 구입해 친구들과 자취방에서 함께 마셨다』며 『석달동안 같은 곳에서 구입했는데도 주인은 무엇에 쓰는지 물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본드나 부탄가스등이 구멍가게에서도 판매할 정도로 대중화된 생활필수품이라 판매를 단속하기가 힘들고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사건이 발생해도 판매업자들에 대한 조사에는 아예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K경찰서 소년계 이모경사(35)는 『판매업자에 대한 처벌규정이 마련돼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흡입목적에서 구입한다는 것을 알고서도 팔았다는 사실을 입증하기는 매우 어렵다』며 『심증이 가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확실한 증거를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수사과정에서 판매업자를 불러 조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털어놨다. 서울 가정법원의 박영화판사(35)는 『판매업자들에게 경각심을 주기 위해 흡입의 위험을 알고서도 판매했다는 혐의가 있는 업자들은 청소년보호와 선도의 차원에서 판매경위를 조사하는등 적극적인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김수명연구원(33)은 『약국등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을 팔 때 기록을 남겨두게 하는 것처럼 본드등 환각물질을 함유한 제품을 파는 가게에 대해서도 법적인 규제와 단속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 모나코 택지값 세계최고/평당 3천5백만원선

    ◎런던 단독주택·뉴욕선 고층아파트 인기 『런던에서는 낮게,뉴욕에서는 높게』. 이는 국제적 거래망을 가진 부동산업자들간에 애용되는 말로 비싼 집을 찾는 돈많은 부자들이 런던에서는 낮은 단독주택을,뉴욕에서는 하늘높이 치솟은 초고층 아파트를 선호한 데서 연유한다. 최근 런던 부동산업계의 최고급 「물건」이 그 좋은 실례를 제공한다.런던 중심가에 위치한 이 매물은 대지 3백30평의 2층 건물로 80만파운드(한화 9억6천만원)에 매매됐다.일본과 더불어 세계에서 집값이 제일 비싼 국내 시세로는 그저 그렇지만 런던 기준으로는 비상하게 높은 가격이다.방이 3개뿐이나 도시 한가운데에 있으면서 다람쥐가 넘나들 만큼 주위 녹지가 잘 보존됐고,애초 예술가들의 스투디오용으로 건축돼 부자들의 호사 취향를 자극해 남다른 인기를 끌었다. 한편 대서양 맞은편의 뉴욕에서는 아파트가 부동산거래의 주요품목인데 특히 초고층의 인기가 대단해 값비싼 부동산으로서 위세가 당당하다.이는 높은 장소가 선사하는 「파노라마」적 전망 때문으로 현대도시의상징인 뉴욕을 「발아래」 두고 굽어보는 기분이 부자 구매자들의 입맛을 돋운다는 것이다.뉴욕 맨해턴의 현대미술관 바로 위쪽에 있는 뮤지엄타워 맨션아파트를 예로 들면 제일 꼭대기 50층의 방 3개짜리 한 가구가 4백50만달러(36억원)를 호가하고 있다.이같은 고층 메리트 덕분에 지붕밑 고미다락방도 평당 8백만원 정도의 고가를 받는다. 한편 뉴욕에 소재한 국제적 부동산중개회사인 코코란사 조사에 의하면 국제도시의 주택지역중 평균단가가 가장 비싼 곳은 유럽 모나코공국의 몬테 카를로내 지중해변 택지로 평당 3천5백만원을 호가했다.이어 ▲프랑스 파리의 앙리 마르탱가(3천3백만원) ▲일본 도쿄의 마포(2천8백만원) ▲영국 런던의 메이페어 캔싱턴(2천2백만원) ▲스위스 취리히의 취리히베르크(1천7백만원) ▲미국 뉴욕 맨해턴의 5번가·60∼86노(1천5백만원) 등의 땅값이 비쌌다.
  • 내연관계 여인 살해/5년동안 사체보관/40대자백… 오늘 영장

    【부산=이기철기자】부산 동래경찰서는 10일 동래구 사직3동 이삿짐속 여자 변사사건의 용의자 최용섭씨(45·무직·해운대구 재송1동 에이스아파트 101동 609호)로부터 5년전 내연의 관계였던 여자를 살해한뒤 사체를 가방속에 넣어 보관해 왔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은 또 피살된 여자가 전남 여수시에 거주했던 유정순씨(피살당시 31세가량)라는 최씨의 말에 따라 유씨의 신원을 밝혀내기 위해 형사대를 여수에 급파했다. 최씨는 지난 88년 10월 경남 김해시 칠산동 논둑에서 내연의 관계인 유씨와 여자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유씨가 헤어지는 조건으로 1백50만원을 요구하는데 격분,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최씨는 범행후 그동안 4차례나 이사다니면서도 유씨의 사체를 가방속에 넣어 장롱과 다락방등에 보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체는 최씨로부터 짐을 정리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전세집 주인 박남수씨(46·여·동래구 사직3동 136)에 의해 지난 7일밤 발견돼 경찰에 신고됐다. 경찰은 사건현장에 대한 수사와 피해자 유씨에 대한 수사결과등을 종합해 11일 상오 최씨에 대해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 반민특위 재판기록 “햇빛”/친일인사 재판내용 17권으로 출반

    ◎박흥식·김원근 등 64명의 영장·조서 등 수록 친일인사를 단죄하기 위해 제헌국회가 구성했던 반민주특별위원회의 수사 및 재판기록이 44년만에 17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도서출판 다락방이 낸 「반민특위 재판기록」은 반민특위에 의해 기소된 친일인사 2백21명 가운데 64명에 대한 조사기록을 담고 있다.이 책은 19 49년 반민특위가 해체된뒤 흩어진 자료들을 다락원이 반민족문제연구소와 손잡고 조금씩 찾아내 한데 모은 것.피의자별로 반민특위 특별검찰부의 범죄보고서,의견서,구속영장,피의자 심문조서·자술서,증인심문과 재판부의 피의자 심문,변호인 심문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 반민특위의 조사를 받은 사람들을 변호하기 위해 당시의 정치인,미군 관계자 등이 낸 진정서와 탄원서 등도 수록됐다. 이 책에 실린 대표적인 인물은 화신재벌총수 박흥식과 중추원참의를 지낸 김원근과 김화준,도지사를 지낸 손영목,경찰출신으로 군수를 지낸 김창영 등이다.이 자료집은 반민특위 활동에서 밝혀진 친일인사의 구체적인 친일행위 내용과 과정,유형뿐아니라 친일행위자들을 옆에서 부추기고 도와준 사람들의 명단도 알려주고 있다. 반민특위는 지난 48년10월 반민족행위처벌법에 의해 구성됐으나 친일관료를 중용한 이승만정권과 민간 친일파들의 조직적인 반발에 부딪쳐 활동이 흐지부지된뒤 19 49년9월 해산됐다.특위는 이 기간동안 모두 6백82명을 조사,이 가운데 2백21명을 기소했으나 재판이 종결된 것은 38건에 불과하고 그나마 체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집행유예 5명을 포함해 12명 뿐이다. 반민족문제연구소 김봉우소장은 『이 기록은 일제잔제를 청산하고 민족정기를 되살리는데 꼭 필요한 귀중한 1차자료』라면서 『반민특위에 의해 기소됐으나 이번에 실리지 못한 최남선과 이광수 등 다른 주요인물의 기록을 찾아내는 일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다락방대표 김태문씨는 『앞으로 이번에 누락된 기록을 포함해 2백21명 모두의 기록을 이 책에 담을 계획』이라면서 『이 일을 위해서는 정부기록보존소와 총무처서고 등 정부기관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 일가족 피살사건/세든 용의자 추적

    서울 성북구 석관2동 지양렬씨(60·전안기부직원)일가족 3명 피살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종암경찰서는 17일 이 집에 세들어살다 사건후 행방을 감춘 박모씨(28)를 용의자로 보고 추적중이다. 경찰은 박씨가 1백60㎝ 정도의 왜소한 체격임에도 불구하고 유도유단자이며 체격이 건장한 지씨의 두손을 아무런 반항흔적없이 묶고 살해한 뒤 1m가량 높이의 다락방으로 옮겨놓았다는 점과 하오3시에서 6시사이 불과 3시간사이에 우씨와 김씨의 손발을 묶고 연속으로 살해한 점으로 미루어 박씨가 단독으로 범행을 저지르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경찰은 숨진 지씨의 부인 우씨가 평소 아랫배에 예금통장 등이 든 전대를 차고다닌다고 말해왔다는 주변사람들의 진술에 따라 박씨가 금품을 노려 우씨등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박씨가 한달전까지 동거하고 있던 김모양(25)과 함께 있을 것으로 보고 김양의 연고지와 박씨의 연고지인 경남 영덕,경기 안양·포천 등에 수사대를 파견했다.
  • 전직기관원부부 피살/40대 여조카도/집안서 손발묶인채 목졸려

    16일 하오1시30분쯤 서울 성북구 석관2동 261의343 지양렬씨(60·전개인택시 운전사)집에서 지씨와 부인 우정분씨(46),조카 김남순씨(43·여·도봉구 수유5동 410)등 3명이 목졸려 숨진채 발견됐다. 숨진 김씨의 남편 송모씨(45·보석상)는 전날 하오1시쯤 아내가 전화를 받고 「외삼촌을 뵈러 간다」고 집을 나선 뒤 돌아오지 않아 이날 상오2시30분쯤 지씨 집을 찾아갔으나 안방이 비어있고 건넌방에 지씨의 딸(27)만이 자고있어 되돌아 왔다가 낮12시30분쯤 다시 담을 넘어 가보니 지씨가 다락방에서 숨져있었다고 말했다. 지씨는 발견당시 선풍기덥개끈으로 목이 졸리고 전깃줄과 넥타이로 손발이 뒤로 묶여 입에 양말 등으로 재갈이 물린 채 숨져 있었다. 송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세들어 사는 박기태씨(28)방 장롱속에서 하의가 벗겨진 채 온 몸을 각목으로 맞아 피투성이가 된 상태로 숨져 있는 우씨와 김씨를 발견했다. 숨진 지씨는 안전기획부 전신인 중앙정보부에서 운전사로 일하다 지난 80년 1월 퇴직한 뒤 최근까지 개인택시를 몰았으며 전부인과 사별하고 지난80년 우씨와 재혼했다. 경찰은 송씨가 이날 새벽에 찾아갔을 당시 박씨가 문을 열어 주었고 박씨 방에서 범행에 사용된 테이프가 발견된 점등으로 미루어 사건 발생이후 행방을 감춘 박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찾고있다. 또 우씨와 전부인사이에 난 자식들간에 사이가 좋지않아 자주 다투었다는 주위사람들에 말에 따라 이부분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 은행 털려 이웃술집 침입한 강도/여주인 등 3명 살해

    ◎벽 뚫다 실패한뒤 도주/전주 【전주=조승용기자】 26일 하오11시쯤 전북 전주시 완산구 다가동 1가 1 전북은행 다가동지점옆 「실내마차」술집에서 주인 김선희씨(46·여)와 종업원 장점수씨(55·여·전주시 완산구 태평동),최종호씨(64·상업·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3가 1091의 8)등 3명이 손발이 묶이고 얼굴에 비닐봉지가 씌워져 숨진채 발견됐다. 현장을 처음 목격한 김대현씨(49·회사원·완산구 색장동 227)는 『이날 하오11시쯤 술을 마시기 위해 이 술집에 들어가 보니 2층다락방에 장씨와 최씨가 입이 테이프로 봉해지고 얼굴에는 파란비닐봉투가 씌워진 채 이불로 덮여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목격자 김씨의 신고를 받고 이 술집을 뒤져 1층 장롱안에 같은 모습으로 숨져 있는 주인 김씨를 찾아냈다. 경찰은 이 술집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입구에서 범인들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공기총 2정과 정·망치·절단기등을 찾아냈다.또 이웃 은행금고와 붙어있는 두께 20㎝의 술집 벽이 직경 20㎝ 깊이 5㎝쯤이 깨져있었다.경찰은 범인들이 은행금고를 털기 위해 김씨등을 살해한뒤 벽을 뚫다 쉽게 깨지지 않자 달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월말이라 은행금고에 2억여원이상의 현금이 있었다는 은행측의 말과 김씨등이 숨진지 20여시간이 지난 점으로 미루어 2명 이상의 전문금고털이들이 지난 26일 새벽무렵에 이 술집에 들어가 범행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다.
  • 건축법 위반 진정뒤 취하조건 거액 갈취/50대 영장

    서울 방배경찰서는 12일 이윤길씨(52·상업·서울 동작구 사당동 138)에 대해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공갈)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지난해 7월초 『90년 8월 준공검사를 받은 동작구 동작동 산21에 있는 대지 2백50평에 6층 규모의 궁전파크빌라(주인 양길남·50·건축업) 맨윗층 다락방 천장이 허가 기준보다 40㎝ 높게 지어져 건축법을 위반했다』며 관할 동작구청에 진정서를 제출한 뒤 같은 달 16일 이를 취하하는 조건으로 양씨로부터 4천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있다.
  • “의대생에 시신기증”/20대,유서쓰고 자살

    【부산】 26일 하오5시쯤 부산 사하구 장림2동 256의 1 김종남씨(56) 집 작은방에 세들어 사는 권재남씨(29)가 다락방 문고리에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직장동료였던 김석연씨(33)가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김씨에 따르면 부산 사하구 구평동 대성공업사에서 용접공으로 같이 일하다 지난 10월말 그만둔 권씨를 찾아갔으나 대답이 없어 문을 열어보니 권씨가 넥타이로 다락문 장식고리에 목을 맨체 숨져있었고 방바닥에 「멋지게 한번 살아보고 싶었는데… 제 시신을 의대생들을 위해 기증해 주십시오」라는 내용의 유서가 있었다는 것이다.
  • 6세아들 주먹으로 때려 치사/다락에 6개월간 은닉

    ◎30대 아버지 구속 【성남=한대희기자】 경기도 성남 남부경찰서는 24일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뒤 사체를 6개월동안 다락방에 숨겨온 조덕호씨(36·노동·성남시 중원구 상대원2동 3079)를 상해치사·사체유기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씨는 지난 2월6일 하오 7시쯤 술에 취해 집에 들어와 맏아들(6)이 수도꼭지에 고무호수를 끼워 물장난을 하는 것을 보고 『에미없는 자식이라 버릇이 없다』며 주먹으로 뺨과 복부를 때려 숨지자 사체를 비닐로 싸서 6개월동안 안방다락방에 숨겨오다 이를 수상히 여긴 동네주민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 안중근의사.유인석의병장 영향받고 의거(광복절화제)

    ◎아들이 쓴 「의암약사」서 확인/이등 암살계획 듣고 “침략원흉 응징” 격려/거사 성공하자 독립군 동지들과 축하파티 안중근의사가 이토 히로부미(이등박문)를 저격,한국의 독립의지를 만천하에 떨친 배후에는 구한말의 의병장 의암 유린석선생의 영향이 컸음을 입증하는 자료가 발견됐다. 이같은 내용은 의암선생의 아들인 해동씨(지난 84년 94세로 작고)가 쓴 「의암유선생략사」에 수록돼 있으며 이 「약사」는 의암의 증손자인 연창씨(52·농업·강원도 춘천군 남면 가정2리 441)에 의해 14일 공개됐다. 의암은 1841년 강원도 춘천 태생의 유학자로 1894년 갑오경장이후 충북 제천에서 의병을 일으켰으나 실패,만주로 망명해 무장독립운동을 계속하다 1915년 만주 봉천성 관전현에서 병사한 구한말 대표적인 의병장이다. 의암은 만주 망명시절인 1909년 봉천에서 「13도의군도총재」를 맡아 안중근,안창호,홍범도,이상설(이준열사와 함께 헤이그 만국평화회담 참석)정재관등을 수하에 두고 독립전쟁을 총괄해온 것으로 약사에 기록되어 있다. 「약사」에따르면 그해 이등박문이 만주 하얼빈에 도착한다는 사실이 신문에 보도되자 정재관이 이를 안의사에게 알리고 안의사는 의암을 만나 자신이 이등을 격살하겠다고 보고했다는 것이다. 이에 의암은 『성공하면 국가의 원한을 갚을뿐 아니라 동양평화를 해치는 죄를 응징하게 된다』면서 『이같은 큰 뜻을 세계에 널리 알리라』고 격려하고 안의사는 곧 의거를 결행,의암은 이 의거가 성공했다는 소식을 듣자 크게 기뻐하며 잔치를 열어 독립군 동지들과 자축했다는 것.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의암유선생약사」는 16절지 크기의 한지 16쪽에 국·한문을 섞어 표기했으며 의암이 안의사의 의거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내용을 포함,그의 출생부터의 행적이 소상히 적혀 있다. 이 자료를 공개한 연창씨는 『어렸을 때 할아버지(저자)가 틈틈이 한지에 뭔가를 기록하는 것을 보았으나 그 내용을 몰랐다』면서 『그러나 최근 다락방을 정리하다 이 책을 발견하고 보니 할아버지가 쓴 것이었음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또 「김두성」이란 인물이 의암일 것이라는 가능성을이미 발표한 바 있는 국민대 조동걸교수(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장)는 『유린석장군이 안의사 거사 직전인 1908년 7월 블라디보스토크로 망명,연해주 일대에서 항일운동을 계속한 점으로 미뤄 「약사」에 기록된 세세한 내용이 모두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다만 자신이 저자로 알려진 해동선생을 생전에 직접 만났을 때 「약사」에 대한 언급이 없었으므로 보다 엄밀한 고증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가출소년에 앵벌이 강요/30대운전사 구속

    ◎8명 합숙시키며 금품 갈취 서울 방배경찰서는 20일 김연옥씨(32·운전사·성북구 정릉동 하나빌라 101호)를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혐의로 구속했다. 김씨는 지난 90년 1월부터 지난 10일까지 서초구 잠원동 강남주차장 4층 3평크기의 옥상 다락방에 함모군(13)등 가출소년 8명을 합숙시키며 강남일대에서 껌팔이를 시켜 한사람에 하루 1만원씩 그동안 현금 2천6백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경찰조사결과 김씨는 함군등이 집에서 가출한 것등을 약점삼아 『도망가면 경찰에 알리겠다』면서 야구방망이등으로 때려 금품을 뜯어온 것으로 밝혀졌다.
  • 본드흡입후 용돈요구… 거절에 앙심/10대가 8순외할머니 살해/부산

    【부산】 부산 금정구 장전동 팔순 노파 피살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부산 금정경찰서는 31일 숨진 백화조할머니(81)의 외손자 이모군(16·부산 북구 만덕2동)을 범인으로 붙잡아 범행일체를 자백받고 범행에 사용한 할머니의 허리띠 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이군은 지난 28일 하오1시쯤 외할머니 집 화장실에서 공업용본드를 비닐봉지에 짜넣어 흡입한뒤 외할머니에게 용돈을 요구하다가 꾸중을 듣자 격분,다락방문 손잡이에 메여져 있던 외할머니의 면허리띠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던 외할머니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현장감식 결과 백할머니가 반항한 흔적이 없고 최근 이군이 외할머니집을 자주 드나들며 용돈을 요구했으며 현장 부엌에 본드가 묻은 비닐봉지가 발견됨에 따라 이군을 붙잡아 추궁한 끝에 범행을 자백받았다.
  • “시대초월 맹자 합리적사상에 매혹”(저자와의 대화)

    ◎「논어­인간관계의 철학」 3권 펴낸 한대 윤재근교수/장자우화 이은 고전현대화작업 일환/한글세대위해 많은 사례 곁들여 설명 『인간이 서로 경쟁을 하고 재산을 쌓아올리는 것을 정당하다고 인정한 성인은 공자 뿐입니다.현실적이고 합리적이라 현대에도 살아 숨쉬는 「논어」의 말씀을 봉건시대의 유물쯤으로 매도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최근 「논어­인간관계의 철학」(둥지 펴냄) 3권을 완간한 한양대 윤재근교수(국문학)의 말이다.그는 어둠침침한 다락방 한구석에 틀어박혀 있던 「논어」에 새콤달콤한 현대적인 맛을 가미하며 논어의 부활을 꿈꾸고 있는 사람이다. 특히 윤교수의 「논어」는 한문을 모르는 젊은 세대를 위해 많은 사례를 곁들여 쉽게 풀어 쓰여졌다.사례 대부분이 윤교수의 생활을 통해 여과된 것들이다.『공자가 구시대의 사상가로 떠밀려나 있는 것은 「논어」의 재해석 작업이 소홀했던데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윤교수는 옛 고전들이 현대인들에게도 호소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지난해 자신의 다른 저서 출간을 통해 이미 확인한 바 있다.지난 여름 2∼3달에 걸쳐 서점가를 강타한 「장자­철학우화」 시리즈 열풍이 그것이다.특히 그 가운데 첫째권(부제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마라」)은 80만부나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윤교수는 이번 「논어」의 출간이 전적으로 「장자」의 「히트」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그는 지난 74년 학술지 「문화비평」 폐간사건에 연루돼 공직에서 떠나있는 동안 사서삼경등 동양의 고전을 읽음으로써 이들 사상에 빠져 들었다고 회상한다.이때부터 그는 조선조부터 현대에 이르는 역사상의 각종 사건을 이들 사상에 입각하여 재해석하는 작업을 계속해왔다.그 결실의 일부가 이번 「논어」와 「장자」라는 것. 윤교수는 특정 사상의 사회지배에는 반대한다.그는 우리 민족이 각 시대별로 특정 문화를 편식하는 경향이 있었음을 경고한다.고구려·백제·신라의 3국시대에는 유·불·선이 함께 있었으나 그뒤부터 통일신라·고려에는 불교가,조선시대에는 유교가 사상체계를 독점함으로써 우리 문화의 발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윤교수는 10년 완성을 목표로 몰두하고 있는 문화변동론 집필 5년째를 맞고 있다.그는 이 작업을 통해 과거에는 불교와 유교가 그랬듯이 오늘에는 기독교의 위세가 우리나라를 압도하게 될 것으로 예측하고 이의 폐해를 경고하고 있다. 그는 우리 문화의 발전을 위해서는 사상의 다양화가 필수적이라는 의미에서 노자와 공자,공자와 석가여래와의 대화의 자리를 자신의 「논어」에서 마련하고 있다. 이 가상대담을 통해 윤교수는 자연의 길을 주장하는 노장사상과 인간의 길을 주장하는 공맹사상이 보완관계에 있다고 말한다.그는 『아침엔 「논어」,저녁엔 「장자」』 또는 『왼손엔 「논어」,오른손엔 「장자」』라는 맛깔나는 표현을 선뜻 내놓는다.「논어」를 통해 사회생활의 지혜를 얻고 「장자」를 통해 삶의 자유를 누린다는 뜻이라고 해설을 덧붙인다. 또 그는 석가여래가 인생을 고통으로 여기고 죽음뒤의 세상을 많이 설파한데 반해 공자는 살아가고 있는 문제도 잘못 풀면서 그러한 절대의 경지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말해 대조적으로보이지만 구체적인 인간의 도리에 대한 생각에서는 일치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논어」는 어디까지나 인간관계의 철학이므로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에 대한 언급은 많지 않습니다.그러나 한 가지 기술에 집착하여 세상을 볼 경우 편협된 시각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점은 시대를 초월해 타당한 말입니다』 「논어」가 현대과학문명에 던지는 한 마디 경고를 윤교수는 이렇게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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