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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마(火魔)로부터 11명 목숨 구한 ‘영웅 고양이’ 화제

    화마(火魔)로부터 11명 목숨 구한 ‘영웅 고양이’ 화제

    11명의 목숨을 화마(火魔)로부터 구해낸 기특한 고양이의 사연이 네티즌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고 있다. 미국 온라인매체 허핑턴 포스트의 2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 고양이의 이름은 ‘미트볼’로 현재 프랑스의 한 농촌지역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트볼이 살고 있던 주택은 11명의 거주자가 함께 생활하는 다세대 주택으로 문제의 사건이 일어난 것은 지난 23일이다. 상황을 재구성해보면 다음과 같다. 미트볼의 주인이자 주택 다락방 바로 밑에 살고 있던 알렉산드라 말린은 새벽부터 계속되는 소음에 잠을 깼다. 뭔가 긁는 소리가 계속 천장 쪽에서 들려왔던 것이다. 달콤한 잠을 방해받아 짜증이 심하게 난 말린은 소리가 들려온 다락방으로 향했고 원인을 알 수 있었다. 미트볼이 끊임없이 트랩도어(trapdoor, 바닥・천장에 나 있는 작은 문)를 왔다 갔다 하며 발톱으로 바닥을 긁고 있었던 것이다. 말린은 미트볼에게 화가 났지만 동시에 다른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꼈다. 뭔가 매캐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고 그녀는 곧 집안을 둘러싸고 있는 검은 연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말린은 즉시 지역 소방서에 연락했고 아직 잠에 빠져있던 다른 구성원들을 깨웠다. 다행스럽게도 화재는 무사히 진압됐고 당시 집에 있던 성인 8명과 아이 3명은 큰 화를 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말린의 표정은 계속 우울했다. 화재 진압과정에서 미트볼의 모습이 사라졌던 것. 혹시나 연기에 질식한 것은 아닌지 사람들은 우려했지만 당일 저녁 미트볼은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나타났다. 거주민들은 미트볼의 영웅적 행동에 큰 감사를 표시하며 고양이 비스킷을 선물했다는 후문이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말을 빼앗긴 인간, 잔혹한 상상일 뿐일까

    말을 빼앗긴 인간, 잔혹한 상상일 뿐일까

    입 밖으로 말을 뱉어내는 순간 ‘펠릿’이 튀어나온다. 파충류의 표피 같은 축축한 물질인 펠릿은 사람들의 몸에 달라붙어 부패하고 악취를 쏘아대며 사람들을 고통과 우울증에 빠뜨린다. 펠릿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혀를 자른다. 말을 하고 싶은 욕망을 차마 다잡을 수 없는 사람들은 펠릿 더미에서 죽는 것을 택한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말을 못하도록 뱃속 태아의 혀와 성대를 수술한다. 손바닥과 손을 이용해 가슴에 활자를 띄우는 ‘팸패드’가 등장하지만, 성대를 울리고 입술을 파열해 내는 말의 간절함을 대신하지는 못한다. 인간에게서 말을 앗아간 잔혹한 시대 ‘바벨’이다. 정용준(33) 작가가 언어에 대한 거대한 실험극을 첫 장편소설로 내놨다. 성서의 바벨탑을 연상케 하는 ‘바벨’(문학과지성사)이다. 2009년 ‘현대문학’에 단편 ‘굿나잇, 오블로’가 당선되며 등단해 2011년 첫 소설집 ‘가나’에 이어 3년 만에 첫 장편을 발표한 작가는 작가의 동력이자 덫인 ‘언어’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 왔다. “말할 때마다 뭔가를 죽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쉽게 말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오랫동안 말더듬이로 살아 왔다”는 고백에서 배경이 짐작된다. 데뷔작 ‘굿나잇, 오블로’에서는 억압이나 폭력 때문에 말을 못하는 인물을, 단편 ‘떠떠떠, 떠’에서는 사람들에게 상처받는 말더듬이를, 단편 ‘벽’에서는 말부터 통제당하는 염전 노예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제 작가는 말을 못한다는 조건을 모든 인간에게 적용하는 실험에 나섰다. “순전히 제 상상력으로 쓴 염전 노예 이야기 ‘벽’이 얼마 전 정말 현실에 있었다는 뉴스를 접하곤 ‘아무리 작가가 가혹한 상상을 해도 현실은 소설보다 더하구나’ 싶었어요. 인간으로서 자존감이 가장 낮아지고 굴종감이 깊어질 때가 (강제로) 말을 못하게 될 때죠. 그럴 때 사람들이 느끼는 공통된 통증이란 무엇일지 궁금했어요.” 소설은 소년 노아의 다락방에서 잉태된다. 말을 하면 얼음 결정으로 변하고 봄이 되면 그 말들이 되살아나는 지구상 가장 추운 나라에 관한 동화, ‘얼음의 나라, 아이라’가 소년을 매료시킨다. 언어생물학자가 된 노아는 말을 결정화하는 실험에 매달리지만 ‘펠릿’을 만들어 내면서 실패하고 만다. 처음엔 사람들과 펠릿의 싸움이었던 세상은 시민 대 정부의 갈등으로 균열을 일으킨다. 왜 노아는 아이라를 꿈꿨을까. “인간이 남긴 것 가운데 유일하게 영원할 수 있는 건 언어라고 봐요. 건물이나 유물, 유산은 무너지고 훼손되지만 언어와 활자, 책은 계속 살아 남잖아요. 하지만 정부와 미디어 등 사회는 늘 언어를 억압해 왔습니다. 반면 아이라에서는 모든 사람들의 말이 얼었다가 다시 살아나서 끝없이 들리죠. 이렇게 모든 언어들의 자존감이 살아 있는 게 노아가 처음 생각했던 꿈이었어요.” 동화로 시작하는 소설은 작가 특유의 시적인 문장, 공상과학소설(SF)의 상상력과 맞물리면서 극단이 주는 고통과 매혹을 한꺼번에 체험하게 한다. 인물들을 극단의 상황 속으로 몰아넣고 서사의 종착역으로 내달리며 독자들에게 궁금증과 흥미를 한껏 주입한다는 점에서 ‘바벨’은 정유정의 소설을 연상시키며 속도감 있게 읽힌다. 말을 되찾으려는 인물들의 분투와 절망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언어’라는 명제를 또렷이 각인시킨다. 저마다 다른 질감과 냄새, 색 등으로 화자의 심리 상태를 그대로 드러내는 펠릿은 진정한 교감과 소통이 부재하는 우리의 비루한 현실을 아프게 상기시킨다. “에밀 시오랑(루마니아 출신 프랑스 작가)은 ‘불행 속에 친구는 사라지고 동료는 늘어간다’고 했어요. 아는 사람은 늘어나지만 새벽 1시에 전화할 사람은 없어요. 그러니 매일 밤 SNS로 남이 어떻게 사나 들여다보죠. ‘공통 감각’을 느끼며 교감하는 주인공들을 보고 독자들이 조금은 쓸쓸하고 외로웠으면 좋겠어요. 그 느낌이 우리를 조금 바꾸지 않을까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천명훈 집공개, 그림같은 양평 대저택 ‘연예인들은 다 이렇게 사나?’

    천명훈 집공개, 그림같은 양평 대저택 ‘연예인들은 다 이렇게 사나?’

    천명훈 집공개가 화제다. 천명훈은 1일 방송된 JTBC ‘집밥의 여왕’에서 그림같은 양평 대저택을 공개했다. 눈에 뒤덮인 산기슭에 위치한 천명훈의 통나무 대저택은 운치 있고 웅장했다. 천명훈 집을 찾은 빽가 브라이언 송은이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집 앞 마당에서 군고구마를 구워먹은 이들은 천명훈 어머니 박현순 여사와 인사를 나눈 뒤 집 안으로 들어갔다. 산장을 연상케 하는 집 안은 벽난로와 주물 주전자까지 있어 분위기를 더했다. 집 앞으로는 사진을 보는 듯한 산 경치가 펼쳐져 있어 모두를 감탄케 했다. NRG 곡들이 만들어진 작업실도 공개됐다. 다락방 느낌의 방에는 NRG 활동 당시 의상들과 사진이 있어 모두를 추억 속에 잠기게 했다. 빽가는 “연예인들은 다 이렇게 사는 거냐.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연신 놀라워했다. 빽가는 브라이언의 집에서도 “연예인들의 집은 다 이렇냐”고 물어 폭소를 자아냈다. 사진 = JTBC ‘집밥의 여왕’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고전은 꼬장꼬장한 노인네 조금만 친해지면 귀여운…

    고전은 꼬장꼬장한 노인네 조금만 친해지면 귀여운…

    “고전문학이라는 게 그렇습니다. 농담이라고는 씨도 안 먹히게 생긴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죠. 딱 심술맞고 꼬장꼬장하고 냄새 나는 노인네 같습니다. 고전을 읽는다는 건 그런 노인네와 한방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것. 그런데 이 꼬장꼬장한 노인네, 조금만 친해지면 꽤 재밌어집니다. 귀여운 구석도 있고요.” 고전을 ‘꼬장꼬장한 노인네’에 비유한 천운영 작가는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파우스트’를 읽고 난 뒤 “매끈한 청년과 절절한 연애를 하고 온 것 같다”고 말한다. 그리고 젊음도 눈도 잃은 파우스트가 도달한 결론은 “자유도 생명도 날마다 싸워서 얻는 자만이 그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것”이라고 짚어낸다. 이렇게 우리 작가들이 충만한 감성과 예민한 촉수로 읽어낸 세계문학 이야기가 한데 엮였다. 문학동네 네이버 카페에서 2011년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연재된 글을 묶은 ‘한국 작가가 읽은 세계문학’(문학동네)이다. 황석영(아래), 성석제, 하성란(가운데), 김연수, 김애란 등 국내 문단을 대표하는 소설가들을 비롯해 허수경·이병률 시인, 사회학자 정수복·김홍중, 가수 루시드 폴 등 다양한 분야의 필자 102명이 개성 있는 ‘독후감’을 써냈다. 이들은 저마다 인생의 밑바닥까지 훑어 두고두고 후대에 남을 지혜를 전해주는 고전에 대한 찬가에서 스승으로 삼는 작가에 대한 존경, 현재의 우리에게도 예리하게 파고드는 고전의 묵직한 통찰까지 꿰어 전해준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의 책장을 덮고 난 작가 이혜경은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표적을 향해 제대로 화살을 쏘아올리고 있는 걸까. 아니, 내가 화살을 겨눈 채 쏘아 보는 저 표적은 진정 내가 원하는 바로 그것인가.” 르 클레지오의 ‘황금 물고기’를 들여다본 황석영 작가는 르 클레지오와의 만남을 회상하며 자신과 그가 생애의 첫출발부터 ‘떠돌이 이야기꾼’의 운명을 타고난 교집합을 지녔다고 말한다. 하성란 작가는 스탕달의 ‘적과 흑’을 펴보며 출판사를 전전하던 아버지 덕분에 출판사 팸플릿으로 도배됐던 다락방 풍경을 떠올린다. 그리곤 “소설의 첫 문장을 끼적인 것도 그곳에서였다”며 “과장을 보탠다면 그곳은 수천권의 장서로 가득한 도서관이었는데 어떻게 딴마음을 먹을 수 있었겠느냐”고 되묻는다. 미하일 레르몬토프의 ‘우리 시대의 영웅’을 읽은 시인 심보선의 결론은 이 시대, 문학의 역할을 다시 고찰하게 한다. “문학은 ‘우리 시대의 영웅’이 슈퍼스타가 아니라 동시대의 소수자들, 고독한 패잔병들, 같은 운명을 나누는 먼 곳의 친구들임을 알려준다.”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한국계 최초로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른 재미교포 작가 김은국의 ‘순교자’ 등과 같은 작품을 다른 작가가 어떻게 읽어냈는지도 비교해볼 수 있다. 작가들이 남 몰래 사랑하고 탐독해온 낯선 해외 작가와 작품을 소개받을 기회이기도 하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케이블 하이라이트]

    ■한니발(AXN 밤 10시 50분) 토막 난 사체와 유골들로 만들어진 장승이 발견된다. 현장에 나갔던 윌은 프로파일링 도중 분리 증상을 겪게 되고 한참 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렉터 박사의 진료실에 와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돈이 급한 애비게일은 프레디 라운즈의 제안을 받아들여 자신과 아빠의 이야기를 책으로 내기로 한다. 한편 윌은 애비게일이 니콜라스 보일을 죽였음을 알게 된다. ■나홀로 집에(CGV 밤 10시) 말썽꾸러기라 가족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케빈은 늘 자신은 혼자 살 거라면서 가족이 모두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중 케빈의 가족은 크리스마스 연휴에 프랑스의 친척 집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모두가 비행기 시간을 맞추고자 허둥대는 사이, 3층 다락방에서 잠이 든 케빈을 미처 챙기지 못하고 떠나 버리는데…. ■응답하라 1994(tvN 밤 8시 40분) 쓰레기는 자신이 실습생으로 일하는 병원에 찾아와 안아 달라는 나정에게 키스를 한다. 그 후 쓰레기는 나정을 모임에 데려가 숨겨 왔던 마음을 솔직히 내보이며 소개까지 한다. 그런 나정을 묵묵히 바라보던 칠봉은 승부는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선포한다. 한편 항상 자신만만했던 해태를 긴장시키는 고난의 군대 생활이 시작된다. ■사이코메트리(캐치온 밤 11시) ‘짬밥’ 3년 차의 강력계 형사 양춘동의 관할 구역에서 여자아이가 유괴돼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수사 중 자신이 우연히 보았던 거리의 신비로운 벽화와 사건 현장이 똑같다는 사실을 알게 된 춘동은 그림을 그리던 준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마침내 그를 체포하지만 준이 과거를 볼 수 있는 사이코메트리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알게 된다. ■넘버스 게임:화가 나는 이유(내셔널지오그래픽 밤 8시) 직장 동료의 무신경한 한마디부터 꽉 막힌 도로까지. 우리를 화나게 만드는 것은 너무나도 많다. 세상이 미쳤다고 해서 우리도 미쳐야 할 필요는 없다. 데이터과학자이자 탐험가인 제이크 포웨이가 우리를 화나게 하는 것들과 일상에서의 스트레스와 짜증, 불쾌감에 관한 과학적인 근거와 숫자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끌벅적 하우이와 벌거숭이들(애니맥스 낮 12시) 하우이는 피기의 가족으로부터 피기가 생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우이는 피기를 위해 깜짝 파티를 준비한다. 호텔 식구들은 하우이의 지시대로 파티 준비를 하지만, 의심 많은 피기의 눈을 피하기가 쉽지 않다. 한편 우연한 사고로 초능력을 갖게 된 하우이는 원하는 것을 생각만 하면 이루게 된다.
  • “25살까지 백수… 31살 억대 연봉자 된 비결은”

    “25살까지 백수… 31살 억대 연봉자 된 비결은”

    “제 꿈을 적은 종이를 항상 옷 주머니 속에 넣고 다녔습니다. 수시로 그걸 꺼내 보며 제 꿈이 얼마만큼 성취됐는지 진도를 점검하곤 했지요. 그 덕에 40세 전까지 이룰 목표 36개 중 21개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김창수(58) 삼성화재 사장이 회사 내 보험설계사들과 도시락 미팅을 갖다가 한 보험 설계사의 사연을 듣고 감동받은 일이 사내에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서울 강남지점 보험 설계사로 설계사 육성을 맡고 있는 이상학(31)씨다. 이씨는 40세 이전까지 이뤄야 할 목표 36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고 이를 주위 사람들에게 알리는 등 꿈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를 강하게 채찍질해 왔다. 이런 자신의 이야기를 수기로 써 사내 영업수기 공모전에서 은상을 받았다. 한 언론사의 수기 공모에서는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내년 2월에는 김 사장의 추천으로 대졸 신입사원 교육 때 강연자로 나설 예정이다. 이씨는 어려운 집안 사정 때문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바로 군에 입대했다. 전역 후에는 집에서 ‘백수’로 시간을 허비했다. 그를 일으켜 세운 것은 아버지였다. 25세 때였다. “어느 날 아버지와 함께 등산을 했습니다. 아버지께서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보라고 하셨어요. 등산하는 3시간 동안 10년 후 35세의 내가 살고 싶은 인생을 두서 없이 이야기하면서 꿈을 갖게 됐습니다.” 이씨의 아버지는 아무 밑천 없는 아들이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으로 ‘영업’을 추천했다. 이씨는 가장 높은 난이도를 찾아 삼성화재에 지원을 했다. 하지만 26세 청년에게 보험 영업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쉬지 않고 영업 현장을 돌아다녀도 한 건의 계약도 따내지 못했지만 꾸준히 발품을 팔았고 몇 년 지나 1억원대의 고액 연봉자로 올라섰다. 이씨는 “세상에 나가지 못하고 다락방에만 있던 청년이 이제는 꿈의 전도사가 됐다”면서 “강연에 나가서도 목표 설정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이웃과 함께 ‘어화~~同東’

    이웃과 함께 ‘어화~~同東’

    강동구는 30일 구민회관에서 제1회 마을공동체 주민축제 ‘동동’(同東)을 연다. ‘함께 어우러지는 동쪽 마을’이라는 의미다. 어울리고 소통하며 이웃 간의 정을 되살리자는 취지를 담았다. 구는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구는 올해 9월 지역주민,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해 ‘따뜻한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조례’를 제정했다. 이번 축제는 민·관·시민단체가 함께 기획하고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강동시민연대, 열린사회강동송파시민회, 생태보전시민모임, 장애여성공감 등 2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강동마을 모임 ‘동동’이 참여한다. 사회적경제 생태계 조성을 추진하는 사회적경제 지역특화사업단도 구와 함께 준비한다. 주요 프로그램은 ▲마을공동체 보조사업자 9팀의 발표회 ‘해뜨는 마을’ ▲청소년들의 고민을 단편영화로 제작·발표하는 ‘꿈꾸는 다락방’ ▲마을합창단과 마을밴드가 함께하는 음악회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각종 체험마당 및 놀이마당 등이다. 송문식 강동마을모임 동동 운영위원장은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솟대 만들기 체험은 부모와 아이들이 마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모든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따뜻하고 열려 있는 축제에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구가 추진하는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 최근 서울시 마을공동체 활성화 인센티브 평가에서 우수구에 선정됐다. 고덕 상록아파트 마을공동체 사업, 천호1동 십자성 에너지 자립마을, 성내2동 강풀 만화거리 등이 특색 있는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해식 구청장은 “주민 스스로 마을에 관한 일을 결정하고 추진하는 게 마을공동체 사업”이라며 “마을공동체 사업을 위한 환경 조성에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다락방서 잠자던 ‘러시아 조각상’ 무려 55억원 낙찰

    다락방서 잠자던 ‘러시아 조각상’ 무려 55억원 낙찰

    다락방에서 잠자던 작은 조각상이 경매에 나와 우리 돈으로 무려 55억원에 팔렸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허드슨에서 열린 경매에서 지난 1912년 러시아에서 제작된 조각상이 당초 예상가의 6배가 넘는 520만 달러에 낙찰됐다. 화제의 이 조각상은 유럽 장식미술의 최고 거장이라 불리는 제정 러시아의 궁중 보석 디자이너인 카를 구스타포비치 파베르제가 만든 것으로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금이 재료로 사용돼 그 가치를 더한다. 특히 이 조각상은 기구한 사연도 담고있다. 당시 러시아의 황제 차르 니콜라스 2세가 왕비에게 선물한 이 조각상은 충성스러운 경호원을 묘사한 작품이나 두 사람은 몇년 후 볼셰비키 혁명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조각상은 조지 데이비스라는 수집가가 지난 1934년 구매해 미국으로 건너왔으며 사후 오랜기간 뉴욕에 있는 그의 집 다락방에서 잠자다 최근 후손들에 의해 발견됐다. 경매 관계자 콜린 스테어는 “이 조각상은 경매에 나오자 마자 가격이 치솟기 시작했다” 면서 “15분 만에 영국의 한 회사가 낙찰 받았다”고 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학교 밖에서 배운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놀아주는 아빠, 함께하는 가족’

    [학교 밖에서 배운다]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놀아주는 아빠, 함께하는 가족’

    “아빠, 여길 이렇게 할까? 나 손에 노란 거 묻었어.” “옳지, 그쪽을 칠해야지. 채빈아, 뛰어다니지 말고 가만히 좀 있어 줄래?” 아빠 전동한(41)씨가 아들 채훈(9·구연초 1년)군의 페트병을 보는 사이 유치원생인 딸 채빈(6)이가 주변을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페트병 화분을 만들고 아이들까지 봐야 하는 전씨는 땀을 뻘뻘 흘렸다. 엄마 없이 두 아이를 보는 게 쉽지만은 않다. 지난 14일 오후 1시 서울 은평구 역촌동 ‘꿈꾸는 다락방’ 지하 1층. 전씨를 비롯한 여섯 가족이 페트병 화분 만들기 삼매경에 빠졌다. 2ℓ짜리 네모난 페트병 한 면을 가위로 오려내고 노란색 바탕제를 표면에 바른 후 꽃이 그려진 냅킨을 오려 붙이고 그 위에 코팅제를 발랐다. 페트병 속에 고무나무와 신고늄, 아이비 등을 심기 위한 작업이다. 옆자리에서는 주연(9·연은초 1년)이와 도연(12·연은초 4년)이 아빠 한정구(38)씨가 페트병에 붙일 냅킨을 가위로 오리고 있었다. 손톱만 한 꽃 그림의 테두리를 잘라내는 모양새가 가히 장인급 솜씨다. 주연이와 도연이가 “우와!” 하며 탄성을 연발했다. “아내가 프로그램을 권유했을 때 ‘주말엔 좀 쉬고 싶다’고 했죠.” 가위질을 잠시 멈춘 한씨는 아이들을 쳐다보더니 “그렇지만 지금은 참여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라며 웃었다. 이들은 지난 7월 27일 보드게임을 시작으로 가족 티셔츠, 가족 얼굴 모양 쿠키를 만들었다. 함께 구연동화를 만들고 아빠가 이를 그림자극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특히 지난 8월 17~18일에는 경기 양주시 장흥에 있는 일영계곡에서 1박 2일 야영을 즐겼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놀아주는 아빠, 함께하는 가족’ 프로그램으로, 모두 8주 일정으로 진행됐다. 이날 진행된 미니 정원 만들기는 마지막 주 수업이다. 처음부터 아빠가 자발적으로 들어온 것은 아니었다. 손을 잡아 이끈 것은 엄마였다. 박현신(42)씨는 “동네 도서관에 갔다가 이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아빠와 함께’라는 콘셉트가 마음에 들어 신청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딸인 혜림이가 매일 아침 아빠를 배웅하며 ‘아빠, 주말에 만나’라고 인사하곤 했다. 평일에 시간을 못 냈기 때문인데 사실 주말에도 시간 내기 어려운 게 바로 한국의 가장들”이라며 “프로그램에 참여하니 주말에 억지로라도 시간을 내게 되는 것 아니냐”고 웃었다. 남편 이택수(44)씨도 동의했다. “첫째와 시간을 많이 못 보내 늘 죄책감이 있었다”는 그는 “둘째와 많이 놀아주고 싶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가족끼리 친해진 것도 큰 소득이었다. 지호(9·역촌초 1년)의 아빠 김상진(50)씨 역시 아내 형승희(48)씨 권유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프로그램에서 이택수씨를 만나 친해졌다. 특히 지난 8월 중순 1박 2일 야영을 같이 다녀온 후로는 “형님” “동생” 하는 사이가 됐다. 김씨는 이씨의 어깨를 두드리며 “택수씨가 평일에도 가끔 전화를 한다. 친한 동네 친구가 생겨 즐겁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기획에 참여한 고미경(50·공예전문가) 강사는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 간의 대화”라고 강조했다. 같이 놀고 무언가를 만들고 여행을 가면 가족이 대화의 물꼬를 트게 된다는 것이다. 지난 8월 24일 쿠키 만들기 수업에서 ‘가족의 얼굴로 만들라’고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고 강사는 “쿠키만 만드는 게 아니라 아빠 얼굴 혹은 아이 얼굴 모양으로 만들라고 했다. 쿠키를 만들 때 아빠들이 ‘내 얼굴이 그렇게 웃기게 생겼냐’며 대화를 하더라”며 “나중에 쿠키를 먹을 때 ‘우리 그때 얼굴 모양 쿠키 만들기를 했는데 재밌지 않았냐’고 이야기를 나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함께 즐긴 놀이는 추억이 되고, 동시에 가족이 서로 공유하는 접점이 된다는 뜻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아빠는 ‘제대로 노는 법’도 배웠다. 이택수씨는 “주말이면 무조건 차를 끌고 야외로 나가고 놀이동산을 찾곤 했다. 그런데 막상 다녀오면 몸이 피곤해졌다. 주말이 너무 힘들었다”면서 “8주간 열린 프로그램을 통해 놀아주는 방법을 익혔다.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도 놀아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학교 밖에서 배운다] “아빠 불러야 한가족이 뭉쳐… 아이와 노는 일부터 시작을”

    [학교 밖에서 배운다] “아빠 불러야 한가족이 뭉쳐… 아이와 노는 일부터 시작을”

    ‘프렌디’(Friend+Daddy), ‘플대디’(Play+Daddy). 친구 같은 아빠, 함께 노는 아빠가 유행이다. 아빠 신드롬과 함께 각종 미디어 매체나 지방자치단체 문화행사 등에서 ‘아빠’가 들어간 가족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부모와 함께’, ‘가족과 함께’ 같은 행사에는 흔히 엄마와 아이만 참석한다. 때문에 ‘아빠’라는 단어를 넣어야 아빠가 오고, 아빠와 아이만 보내면 불안해지는 엄마까지 함께 오면서 가족행사로 발전할 수 있다는 취지다. ‘놀아주는 아빠, 함께하는 가족’을 기획한 김세희 꿈꾸는 다락방 꿈 컨설턴트는 이를 두고 “북유럽이나 미국처럼 가족과 함께하는 문화가 정착된 곳과 우리는 다르다”면서 “결국 아빠를 불러야 진짜 가족 프로그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그렇다고 무작정 아빠에게 ‘주말을 책임지라’며 짐을 지우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연간 노동시간이 두 번째로 많은 한국에서는 아빠 신드롬에 떠밀려 주말에도 아이와 놀아줘야 하는 의무감에 시달리는 아빠들도 적잖다. 김씨는 이런 문제의 해결법으로 아빠들이 노는 방법부터 가르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요즘 아이들 중 아빠한테 장기 두는 법을 배우는 애들이 얼마나 되느냐”며 “거창하게 여기저기 다니며 외식을 즐기는 것보다 아이와 함께 소소하게 노는 일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날아가는 천사’ 모양 희귀 구름 포착

    영국 데번주(州)의 시드머스에서 한 남성이 천사의 형상을 한 구름을 포착했다고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안 윌리엄은 지난 10일 오후 7시쯤 다락방에 올라 일을 하고 있었다. 그때 우연히 창문을 본 이안은 천사 모양을 한 구름을 발견했다. 서둘러서 카메라를 가져와 두 장의 사진을 남겼지만, 구름이 움직이며 천사는 금방 사라졌다. 그는 “천사와 너무도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서 놀랐다”며 “머리카락이나 팔, 날아가는 모습까지 천사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천사 모양을 한 구름은 지난 3월 교황의 취임식 때에도 나타나 화제를 일으킨 적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파레이돌리아’라고 불리며, 연관성이 없는 현상이나 물체에서 특정한 모양이나 의미를 찾으려는 심리현상을 의미한다. 정선미 인턴기자 j2629@seoul.co.kr
  • ‘닥터 둠’의 섹시한 욕조, 市로부터 ‘둠’ 당했다

    특유의 비관적인 경제 전망 때문에 ’닥터 둠’이란 별명을 얻은 누리엘 루비니(55) 미국 뉴욕대학 경영대 교수가 뉴욕시로부터 옥상의 온수욕조(자쿠지)를 철거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뉴욕포스트는 4일 맨해튼 이스트 1번가의 최고급 펜트하우스에 살면서 수시로 흥청망청 파티를 즐기던 루비니 교수가 결국 시로부터 철퇴를 맞았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루비니 교수는 나무로 단장한 옥상에 파티장과 욕실 등을 만들어 놓고서는 젊은 여성 모델들을 불러 질펀한 술판을 벌여왔다. 이곳에 설치된 욕조는 10명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을 만큼 거대한 크기다. 루비니 교수는 지난 2010년 이 집을 550만달러(60억원 가량)에 구입해 개조했다. 현지 언론들은 루비니의 집을 ‘여자의 성벽에 둘러싸인 다운타운의 다락방’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도때도 없이 열리는 시끄러운 파티에 질린 이웃이 루비니 교수를 신고했고 ,시는 지붕의 용도가 불법으로 변경됐다며 벌금 600달러와 함께 시정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이런 조치도 ‘파티광’ 루비니를 멈추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한 소식통은 “내가 아는 루비니라면 욕조를 실내로 옮기는 한이 있더라도 파티를 그만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0살 소년, 할머니집 다락방서 ‘미라’ 발견

    10살 꼬마가 할머니집 다락방에서 미라를 발견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최근 독일 디프홀츠에 위치한 할머니 집에 놀러간 알렉산더 케틀러(10)는 우연히 다락방에서 놀다가 한 구석에 놓인 나무로 만들어진 관을 발견했다. 적어도 40년 이상은 누구도 손대지 않은 이 관 속에 있던 것은 놀랍게도 이집트 미라. 각종 그림 및 문자와 함께 양호한 상태로 보관된 미라는 누가 보기에도 범상치 않았다. 소년의 아빠 볼프강은 “다락방 한구석에 미라가 잠자고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면서 “진짜 미라인지 알 수 없어 일단 베를린으로 옮긴 후 전문가들에게 감정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이 미라가 이곳에 놓이게 된 이유다. 이에대해 볼프강은 “1950년대 아버지가 아프리카를 자주 왕래했는데 당시 물건들을 배로 실어날랐다” 며 “우리에게 한번도 이 미라에 대해 언급을 한 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관 속에는 미라 이외에도 항아리 등이 추가로 발견됐으며 조만간 전문가들이 X-레이등을 이용해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집이 짐이 된 당신, 작지만 다 갖춘 집 어때요

    “너무 큰 집은 집이라기보다 채무자의 감옥이다.” ‘스몰 하우스 운동’의 주창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미국의 건축가 제이 셰퍼의 말이다. 그의 표현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것 중 하나는 집세나 주택과 관련한 각종 대출금에 대한 부담이다. 매달 꼬박꼬박 나가는 고정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공간에 맞는 물건을 사들이고, 관리도 해야 한다. 주말에 쉬지 못하고 집안 청소와 손질에 나서야 하는 것도 만성피로를 부추긴다. 이게 집인가 짐인가. 집에 관한 통념을 바꾸고 각자의 방식에 적합한 생활 영역을 확보한다면 훨씬 나은 삶을 모색할 수 있지 않을까. 에너지 사용량이나 쓰레기 배출량 등도 대폭 줄일 수 있으니 환경 파괴 또한 크게 줄어들 터다. 책은 바로 이런 고민에서 출발한다. 책은 제이 셰퍼 등 저마다 다른 사연과 목적으로 스몰 하우스에서 살고 있는 6명의 삶을 소개하고 있다. 일본 도쿄 근교에 3평 남짓한 스몰 하우스를 짓고 사는 저자가 다른 이들의 집을 엿보는 형식이다. 집의 형태는 거개가 엇비슷하다. 사각형 몸통에 삼각형 지붕을 얹었다. 몸통엔 거실과 화장실, 부엌 등이 조밀하게 배치되고, ‘로프트’라고 불리는 삼각형 다락방은 침실로 꾸몄다. 위 아래는 접이식 사다리로 연결한다. 지붕 위엔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한다. 세밀한 부분에서는 조금씩 다르지만 큰 틀에서는 차이가 없다. 면적은 대체로 13㎡ 안팎이다. 말이 13㎡지, 복층구조의 로프트를 제외하면 실제 대지 면적은 7㎡ 남짓에 불과하다. 일본 주차장의 차 한 대 평균 면적(12.5㎡)의 절반 정도 크기다. 규모를 줄였을 뿐 집은 집이다. 내 몸과 영혼이 쉬는 곳이다. 작게 만든다고 무작정 결핍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그건 남루한 집이지 절제된 집은 아니다. 중요한 건 ‘탈소유’다. 자기 소유물 가운데 필요하지 않은 것을 배제하고, 나 스스로가 그 어떤 물건보다 우위의 입장에 있다는 걸 깨닫자는 거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유럽 배낭여행-유럽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유럽 배낭여행-유럽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유럽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나는지 배낭 멘 여행길에선 낯모르는 이와 “안녕” 하고 입만 벙긋하는 인사만으로도 말꼬리가 길어진다. 어디서 왔는지 이름이 뭔지 아주 사소한 호감부터 “너 지금 행복하니?” 선문답 같은 대화에 이르기까지. 나는 꿈꾸듯 거닐며 수많은 이방인들과 옷깃 스치는 인연을 맺었다. 이를테면 옷깃스침 동행이랄까. 유럽 땅에서 보낸 보름의 낮과 밤, 나는 마냥 행복했다가 돌연 쓸쓸해지고 그지없이 황홀했다가 못내 아쉬워 어쩔 줄 모르는 순간순간을 맞이한다. about ‘동행’ 본 기사는 SJR EUROPE에서 론칭한 ‘동행’ 상품을 따라 여행한 기록이다. 3월27일부터 4월12일까지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로마에 이르기까지 총 6개국 18개 도시를 탐방했다. tip 1 동행 상품가 외에 옵션투어 비용, 식비, 자유 여행을 하면서 지출한 교통비와 각종 입장료 등 15박 17일의 현지에서 지출한 여행경비는 120만원 남짓. 기념품 구입 또는 개인 쇼핑 품목이 많을 경우에는 더 넉넉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다. tip 2 파리의 라스파일 시장과 몽파르나스 묘지, 뮌헨의 영국정원과 슈바빙, 프라하의 카프카 뮤지엄, 비엔나의 레오폴드 뮤지엄, 베네치아의 리도섬과 부라노섬 등은 기본 투어가 아닌 자유 시간을 활용해 여행했다. 기본 투어에 해당하는 파리, 프라하, 비엔나, 베네치아, 로마 등의 주요 도시 투어 역시 일부 구간 동행 후 자유로이 움직였고, 옵션 투어 가운데 바티칸 시국은 개별적으로 방문했다. France Mont Saint Michel, Paris 파리에서 지도 없이 걷기 기어코 파리. 파리는 독보적이다. 자정 가까이 늦은 밤에 도착한 파리였지만 여행에 앞서 만난 선배의 말이 실감이 됐다. “아마도 네 마음과 부단히 싸우는 여행이 될 거야.” 어디부터 갈까, 뭐부터 할까, 마음은 급한데 결정은 못하고, 그럼에도 파리에서는 어느 한 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 여행은 이튿날 아침부터 시작됐다. 파리 몽파르나스 타워 가까이에 위치한 호텔Campanile Maine Montparnasse 로비에서 15박 17일간의 동행들과 만났다. 며칠 전에 도착해 이미 파리에 푹 빠진 이도, 스페인이며 어디며 이제 막 국경을 넘어온 이도 있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 했다. 동행을 태운 버스는 파리를 조금 아껴두고 4시간여를 달려 프랑스의 끄트머리 몽생미셸Mont Saint Michel에 닿았다. 성 미카엘 대천사의 신성한 산성, 몽생미셸은 노르망디Normandie 해변에 떠 있는 아주 작은 바위섬이자 중세로부터 오랜 역사를 이어온 수도원이다. 일대는 드넓은 갯벌이다. 바닷일을 하던 사람들은 이 바위섬에서 휴식을 취하곤 했다. 워낙에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밀물썰물의 간격이 짧아 많은 이들이 휩쓸려 버린 탓에 ‘몽통브mont tombe’, ‘무덤 산’이란 고약한 별칭으로 불렸다고 한다. 그러던 8세기 초반의 어느 날, 인근 아브랑쉬Avranches 지역 오베르St. Aubert 대주교의 꿈에 성 미카엘이 나타나 예배당을 세울 것을 명령했고, 그후 서서히 모습을 달리한다. 14세기 백년전쟁 때에는 전투 요새로, 18세기 대혁명 시절에는 감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오늘 내가 마주한 몽생미셸은 고되고 혼란스러운 노르망디의 역사가 쓸려가고 다시금 수많은 순례자와 여행자들이 밀려오는 축복의 성지다. 그 물살에 실려 동화 속 풍경처럼 아른거리는 몽생미셸 속으로 들어간다. 바위섬 꼭대기의 수도원으로 이어지는 골목길은 좁고 가파르지만 저마다의 특색을 살린 호텔과 기념품 가게를 눈으로 즐기고, 입으로는 짧은 물때를 맞추기 위해 빠르고 간편하게 요리하고 먹을 수 있는 이곳의 대표음식 오믈렛과 사과 파이, 발효주 시드르Cidre 등을 즐긴다.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들어선 수도원에서 갯벌 뒤로 어디서부터가 바닷물인지 모를 그저 눈부신 노르망디 해안을 실눈으로 조망한다. 드디어 정말, 파리의 아침이다. 알람이 울리기 전 진작에 일어나 부산을 떨었다. 조식 서비스를 마다하고 향한 곳은 ‘카페 드 플로르Cafe de Floer.’ 카페 홀을 등지고 바깥 거리 쪽 테라스 좌석에 앉아 에스프레소와 크루아상으로 파리지엔의 밥상을 받아든다. 그러나 난 이따금씩 꿈꿨다. 저마다의 삶을 일구고 있는 파리지엔들마저 도시의 풍경으로 소비되는 파리에서 보들레르가 말한 ‘플라뇌르flaneur’, 이 도시의 산보객이 되는 순간을. 개인의 삶과 분리하여 도시 자체를 관찰하고 감상하는 한가한 무리가 되는 것이야말로 파리를 가장 파리답게 소비하는 방법이 아닐까. 자리를 털고 일어났지만, 카페 드 플로르에서 몇 발짝 나가지 못하고 바로 옆 서점에서 발길을 멈춘다. 막 문을 여는 참이다. 출근하는 서점 직원들을 따라 들어가 바바리코트 차림의 백발 할아버지들과 책 구경을 한다. 파리를 담은 사진집 몇 권을 골랐다. 그리고 다시 감이 이끄는 대로 걷다 ‘라스파일 시장Marche Biologique Raspail’에 이른다. 화요일과 금요일이면 우리의 오일장처럼, 라스파일 도로변에 장이 선단다. 일요일에는 파리 근교에서 재배하는 유기농 식재료를 사고파는 유기농마켓이 열린다. 운이 좋다. 마침 장날이다. “봉쥬르.” 늘어선 가판 너머에서 들려오는 싱싱한 인사와 한 손에는 애견, 다른 한 손에는 장바구니를 든 동네 할머니와의 연속된 조우. 그리고 갖가지 방식으로 조리한 올리브를 맛보기로 건네는 손길까지 의도치 않게 살가운 일상을 공유한다. 예상치 못했던 진짜 파리지엔의 모습.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몽파르나스 묘지Montparnasse Cemetery에는 안내지도를 들고 명망가들의 묘를 찾는 이들이 꽤 많다. 시장에서 산 빨간 딸기를 베어 먹으며 보들레르 묘 앞에 마주앉은 나는 잠시 시간여행자로 전환된다. 아, 파리에서의 3일은 턱없이 짧다. 나는 파리를 빠르게 읽기로 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튈르리 정원과 샹젤리제 거리를 지나 개선문까지 쉬지 않고 걸었다. 그 긴긴 길 위엔 셀 수 있을까 싶을 만큼 많은 의자가 줄지어 있고 그 위로 걸음을 멈춘 사람들이 기대어 있었다. 그날 밤, 중세 파리 투어를 했던 동행 몇몇이 해질녘 몽마르트르에서의 낭만을 안주 삼아 조촐한 와인 파티를 열고 있었다. 아무런 이유 없이 가는 것만으로도 이유가 되는 장소가 있다. 지칠 대로 지쳤지만 그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다음날, 동행들로부터 귀동냥한 정보를 중얼거리며 뤽상부르 공원Le Jardin du Luxembourg에서 아침 산책을 했다. 오늘 역시 조식 서비스 대신에 공원의 작은 카페테리아에서 크레이프와 커피로 덜 깬 잠을 달랜다. 조깅하는 파리지엔과 이른 아침부터 가이드 뒤를 쫓는 단체여행객들을 번갈아 바라봤다. 까짓것 부지런해져 보지 뭐. 반의반, 그 일부만이라도 보겠다고 오르세 미술관Musee d’Orsay으로 갔다. 역시나 나의 관심사는 미술작품보단 ‘오르세’라는 공간과 그 속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므로 두어 시간이면 될 거라는 건방진 생각이 있었다. 말도 안 된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오르세는 물론 파리를 소화해 낼 방법이 없다. 그냥 넋 놓기로 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 난 몽마르트르Montmartre 언덕 한가운데서 본의 아니게 낯선 구경꾼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몽마르트르의 예술가에게 초상을 맡기고 싶었지만 여유가 없었다. 붓 대신 가위를 들고 2~3분 만에 옆모습 실루엣을 종이에 오려 준다는 거리 예술가 앞에 앉았다. 대개 어린 아이들이 재미 삼아 하는 것 같았다. 관심의 대상이 나인지 예술가의 손놀림인지 모르겠더라. 카메라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터진다. 민망함을 누르는 동안에 완성된 나의 실루엣. 하나도 안 닮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탐이 나는 파리에서 마지막은 바토 무슈Bateaux Mouches 위에서의 센강 유랑이다. 저마다의 파리를 즐긴 동행들이 하나둘 선착장으로 모여 이야기를 쏟아낸다. 듣는 이는 드물다. 알알이 불씨 오른 에펠탑이 가까워진다. 탄성이나 호들갑 없이 오히려 조용해진다. 파리의 밤이 강물 따라 흘러간다. ▶travie info 동행 프로그램은 여행하는 도시 가운데 주요 도시에서 지식 가이드를 제공한다. 프랑스에서는 몽생미셸과 옹플뢰르 1일 투어를 기본 일정에 포함하고 있고 파리에서는 2가지의 옵션 투어가 준비되어 있다. 옵션 투어는 물론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지식 가이드 투어에도 강제사항은 없다. 개인의 여행 기호를 존중하여 얼마든 자유 여행이 가능하다. route 1. 루브르 박물관+중세 파리투어 샹젤리제 거리→개선문→루브르박물관→중식→시테섬→노트르담성당→최고재판소→콩시에르쥬리→시청사→퐁피두센터→사요궁전(에펠탑 조망) route 2. 오르세 미술관+파리 인상파 투어 오르세 미술관→로댕미술관 정원→몽마르트르 언덕(성심성당, 예술인의 광장, 피카소의 작업실, 물랭루즈(조망))→개선문(샹젤리제) Switzerland Interaken,Luzern,Mürren,Mürren 만년설 위로 반짝이던 하루 파리 유랑을 끝낸 동행들이 모두 버스에 올랐다. 꼬박 8~9시간 몸을 구겨 잠을 청해야 한다. 다들 오랜 시간의 쪽잠이 불편하지만 어느 정도 긴장이 풀려서인지 금세 잠에 빠진다. 조금 깊이 잠들었다 깨어났다. 도착할 시간이 다 되었는데 여전히 낯선 도로 위다. 예상치 못한 거센 눈발로 좀더 안전한 길을 찾아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다행이다. 이번 여정은 이 야간이동을 시작으로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프라하까지 여정의 절반 이상을 이 버스 한 대로 움직인다. 유럽 배낭인데 유레일이 아니고 버스라니 처음엔 갸웃했다. 다시 생각해 보니 도시간 이동에 소비되는 시간과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어 나로선 반가운 일이다. 예상보다 한두 시간 늦었지만 무사히 인터라켄이다. 도시락으로 요기한 동행 대부분이 ‘Top of Europe’ 융프라우에 오를 채비를 한다. 꼭 1년 만에 다시 찾은 인터라켄에서 나는 과감히 융프라우를 포기했다. 이미 올랐다는 것이 큰 이유였지만 파리 파노라마가 가시기 전 유럽의 지붕 아래서 그 대자연의 경이로움을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지난 여행에서 아쉽게 놓쳤던 청정마을 뮈렌Murren 행 기차에 올랐다. 기착지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에서 케이블카로 갈아타기 전 마을의 작은 카페에 들러 따뜻한 홈메이드 스프 한 그릇을 먹었다. 얼마나 내렸는지 눈에 파묻힌 것만 같은 집들이 드문드문 보이는 뮈렌에서 단출한 워킹화에 의지하여 곧 미끄러질 듯 뒤뚱거리며 걷는다. 날쌔게 지나가는 스키어들은 물론 눈썰매 힘껏 지치는 어린 아이들도 탄탄한 기운을 뿜어낸다. 변덕스런 날씨로 여행자 애태우기 일쑤인 그날의 융프라우는 다행히 쾌청했다고 동행들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하산했다. 오늘은 다들 세상 모르고 잠이 들겠지. 하얀 솜사탕처럼 멀리 뭉게뭉게 겹쳐 있는 알프스 산맥의 품속에서 그만큼 달달한 꿈을 꾸면서. 이른 아침인데 하늘을 나는 사람들이 보인다. 알프스 높은 곳 어디에선가 발을 뗐을 패러글라이더들이 드문드문. 지천이 눈꽃, 상고대로 뒤덮인 산길을 지나 어느새 루체른Luzern이다. 호반 위로 얌전히 뻗은 카펠교Kapellbrucke를 바라보며 마지막으로 스위스의 고즈넉함을 맛본다. Germany Füssen, Munich 찰나지만 더없이 벅찬 순간 몇 시간 후 국경을 넘어 독일 퓌센Fussen에 도착했다. 오후 4시 전후인데 벌써 어둑하니 날씨가 궂다. 저 멀리 노이슈반슈타인 성Schloss Neuschwanstein이 보인다. 이곳이야말로 진정한 동화 속 모습이다. 디즈니랜드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상당수 장면의 배경이니 말이다. 성의 일부가 보수공사 중인 데다 성을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다는 마리엔 다리는 기상악화로 출입이 통제된 상황이라 아랫마을에서 성의 초입까지 짧은 산책으로 만족하고 서둘러 뮌헨으로 방향을 틀었다. 늦은 밤에 도착한 뮌헨Munich은 몹시 차분했다. 물론 호프브로이하우스Hofbrauhaus는 달랐다. 동행들과 우르르 몰려간 호프브로이하우스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맥주홀답게 사람도, 맥주도, 열기도 거품이 일 듯 넘쳐났다. 뮌헨에선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동행들이 삼삼오오 빈자리를 찾아 들어갔다. 파리에서의 3박 4일이 짧다 투덜댄 것이 무안할 정도로 뮌헨에선 아주 잠시 머물렀다. 그래도 슈바빙Schwabing과 영국정원Englischer Garten만은 양보할 수 없었다. 감수성 예민하던 시기에 읽었던 책의 잔상 때문이었을 게다. 이젠 어떤 내용이었는지 줄거리조차 생각나지 않는데 책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그렸던 슈바빙과 영국정원의 모습만은 또렷했다. 오스트리아로 출발하기 전, 자유로운 3시간이 주어졌다. 호텔 리셉션에서 지도 한 장과 함께 효율적인 동선을 추천받아 쏜살같이 튀어 나갔다. 곧 멎을 것처럼 숨이 찼음에도 자전거와 유모차가 차례로 엇갈려 지나가고 오리와 거위가 벤치를 돌며 길동무 해주는 영국정원에서 더 깊이 차가운 공기를 들이킨다. 그리곤 지그재그로 훑어 내려간 슈바빙. 짧아서 아쉬웠냐고 묻는다면 나는 단호하다. 전혀. 그곳에 내가 존재했다는 자체만으로도 벅차기만 한 걸. 찰나일지라도. 다시 올라탄 동행 버스, 차창에 스치는 풍경은 눈 깜빡일 때마다 영화 스틸 컷이 된다. 할슈타트로 가는 길이다. 휴대전화로 알림 메시지가 계속 들어온다. 네트워크 설정을 알리는 메시지. 버스가 조금만 방향을 바꾸어도 네트워크 설정이 달라진다. 독일 통신망을 잡았다가 오스트리아 통신망을 잡았다가. 이윽고 조용해졌다 싶었을 때 나는 세상에서 가장 평온한 그곳, 할슈타트 끄트머리에 있었다. Austria Hallstatt, Salzburg, Vienna 유럽의 작은 마을들을 가다 여전히 하얀빛을 발하는 눈이 마을을 살포시 덮고 있다. 그만치 차가운 공기가 뺨을 스친다. 춥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상쾌하면서 동시에 차분해지는 기분. 깜빡 졸다 깨나니 어느새 할슈타트Hallstatt 호수다. 할슈타트는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엔나와 잘츠부르크 사이에 있다. 할슈타트를 포함하여 이 일대를 보통 잘츠카머구트Salzkammergut라고 부른다. 크고 작은 호수를 끼고 있는 이곳의 작은 마을들은 알프스 아래 투명한 빛을 머금고 있다. 모두 자석에 이끌리듯 호숫가로 내달린다. 공기 중엔 감탄만이 존재한다. 떠나오기 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부터 모차르트, 클림트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의 훈수가 쏟아졌다. 하지만 그보다 더 궁금했던 것은 그들이 태동한 마을, 도시, 공간 그 자체였다. 할슈타트에서는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시간과 이후 잠깐의 산책이 허락됐다. 호수 가장자리 꽤 경사진 산자락을 타고 올라가는 할슈타트의 집들. 집 위에 집, 그 위에 다시 집이 층층이 피라미드를 이룬다. 그런 까닭에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비탈 아래 집의 다락방 또는 굴뚝과 눈이 마주친다. 집 앞 정원, 뒤뜰은 물론이고 담장, 벽면, 창틀에 이르기까지 매일매일 부지런히 쓸고 닦고 손질하는 정성이 느껴진다. 골목길에 맞닿은 벽면에 벤치를 놓은 집들이 많다. 허락 없이 잠시 엉덩이를 붙인다. 등허리를 기대고 가만히 마을을 관찰한다. 굴뚝 위로 피어오르는 연기를 보자 허기가 밀려온다. 이미 때는 놓쳤고 아쉬운 대로 가까운 카페에 들어가 투박한 파운드케이크 한 조각과 핫초코 한 잔을 주문한다. 할슈타트의 강렬함을 뒤로하고 동행 버스는 잘츠부르크Salzburg에 도착했다. 재빠르게 캐리어를 호텔 방에 밀어두고 저녁나절 동행의 지식 가이드를 따라 나선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이었던 미라벨 정원Mirabell garten을 지나 모차르트의 생가가 있는 게트라이데 거리Getreidegasse까지 단숨에 잘츠부르크 구시가를 가로지른다. 슈니첼과 비엔나커피를 차례로 맛보며 오스트리아 스타일의 만찬을 가져볼까 잠시 고민. 하지만 생선요리를 판매하는 이곳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 몇 가지 요리를 포장하고 기차역 안에 있는 대형마트에서 슈니첼과 케이크, 과일 그리고 와인까지 푸짐하게 장을 본다. 호텔 방 안에 차려낸 배낭여행자의 잘츠부르크식 만찬에 흡족해하며 여행 친구들과 꽤 긴 수다를 늘어놓는다. Czech 에곤 실레 그리고 카프카 할슈타트와 마찬가지로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체코 체스키 크룸로프Cesky Krumlov는 좁다란 골목골목으로 이어진다. 이곳에 와서 알게 된 재미난 사실 하나. 모차르트 엄마 그리고 에곤 실레 엄마의 고향이 각각 할슈타트와 체스키 크룸로프라는 것. 처음엔 웃어넘겼는데 그게 아니다. 두 예술가와 그들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굉장한 포인트. 특히나 엄마의 고향 체스키를 무척이나 사랑했던 에곤 실레Egon Schiele는 한동안 이곳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했다고 한다. 체스키를 표현한 작품도 상당수. 마을에 들어서면서부터 눈에 익은 에곤 실레의 초상과 작품으로 디자인한 전시 포스터들이 벽을 도배하고 있다. 마을에는 그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미술관The Egon Schiele Art Centrum도 있다. 굴라쉬 브런치를 즐긴 다음 그가 걸었을 법한 골목을 따라 크룸로프 성으로 향했다. 성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오르는 동안 자주 걸음을 멈췄다. 가파르기도 했지만 시야가 트이는 성벽길에 접어들자 체스키 크룸로프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성벽 아래로 흐르는 강물은 그 너머의 마을 가장자리를 둥그스름하게 에두르고 그 안쪽에 중세의 시간을 간직한 집들이 소복히 모여 있다. 을씨년스러운 날씨임에도 마을엔 아늑한 기운이 유유히 흘렀다. 그리고 프라하Prague는 역시나 아름다웠다. 바츨라프 광장에서부터 화약탑, 천문시계, 카렐교까지 프라하 구시가를 동행 매니저의 꼼꼼한 가이드를 따라 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카렐교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느라 바쁜 연인들을 뒤로하고 다리 난간에 바싹 붙어 프라하 성을 바라본다. 카렐교 건너의 펍에서 벨벳 맥주 한 잔. 부드러운 벨벳 거품이 입술에 닿자 절로 콧노래가 나온다. 그러나 그 기쁨은 스쳐 지나갈 뿐이었나. 잔이 빌 때쯤 이제 돌아갈 날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셈하게 된다. 달게 자고 일어난 프라하의 아침은 지난밤만큼 아름다웠다. 성비투스성당, 황금소로가 이웃하고 있는 프라하 성 일대를 함께 둘러보는 동행 가이드 투어 이후엔 홀로 프라하 시가지를 쏘다녔다. 가능하면 외면하고 싶었음에도 끝내 제 발로 찾아갔다, 카프카Franz Kafka를. 마냥 들뜨고 신나게 보내도 아쉬움 가득할 여행길에서 가슴 철렁할 것이 분명한데도 어느새 나는 카프카 뮤지엄Franz Kafka Museum 속을 헤매고 있었다. “이곳은 도시가 아닙니다. 꺼져 가는 꿈과 열정의 울퉁불퉁한 자갈밭으로 뒤덮인 시간이라는 태양의 갈라진 바닥을-잠수종 속에서처럼-우리는 걸어가는 것입니다. 이곳은 재미있는 곳이긴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사람을 숨 막히게 하는 곳입니다.” -프란츠 카프카, 구스타프 야노우호의 <카프카의 대화> 인용문 中 카프카가 남긴 기록을 보는 사이 낭만적이기만 했던 프라하는 한순간에 반전된다. 숨이 턱 막힌다. 달달한 체코 전통빵 뜨르들로Trdlo를 뜯어먹으며 어지러운 마음을 다스린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곧 프라하를 떠난다. 숨 가쁘게 도착한 다음 여정은 비엔나Vienna.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오스트리아에서 꼭 맛보아야 한다는 슈니첼과 비엔나커피를 에곤 실레와 맞바꾸고 나는 다시금 배고픈 여행자가 된다. 레오폴드 미술관Leopold Museum에서 만난 에곤 실레. 체스키 크룸로프의 풍경을 담은 작품 앞에 섰다. 에곤 실레의 체스키는 내 기억 속의 그곳보다 훨씬 어둡고 울적했지만 나로선 참 반가운 장면이다. 오스트리아에서 체코, 다시 오스트리아로. 공간이 다르고 에곤 실레와 나 사이의 시간 또한 다르지만 그 사이를 연결하는 풍경이 있고 그 감흥을 느낄 수 있는 이 여행의 순간에 감사한다. ITALY Vaticano,Rome,Veneziam,Sorrento,Sorrento,Sorrento 냉정해질 수 없는 이탈리아 여행 오늘 나는 생애 첫 야간열차를 경험한다. 비엔나에서 베네치아까지. 꼬박 12시간이 지나면 그토록 원했던 베네치아에 닿는다. 이번 동행길에서 가장 기대한 곳 중 하나가 베네치아다. 6개의 간이침대가 세 개씩 양 벽면을 의지해 층을 이룬 열차 칸은 비좁았다. 부피 큰 캐리어는 침대 아래 보관함에 들어가지 않아 양쪽 침대 사이에 나란히 줄지어 세웠다. 그 위로 다시 작은 짐들을 포갠다. 이제 열차 칸의 여섯 명은 발 디딜 공간 하나 없이 밤을 달린다. 열악했지만 싫지만은 않았다. 누군가 이야기했다. 이 모든 것이 야간열차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이라고. 처음으로 부모님이 아닌 친구와 단둘이 감행했던 여행이 떠올랐다. 설렘과 두려움이 뒤섞여 두근두근했던 그 느낌. 한참 줄을 서 겨우 고양이 세수를 했다. 슈니첼 한 덩이를 패티로 넣은 버거와 커피 한 병. 자정 가까이 돼서 맛보는 제대로 된 첫 끼니다. 꿀맛. 푸르렀다. 물이 곧 땅인 베네치아Venezia에서는 모든 것이 맑고 푸르렀다. 동행들과 베네치아 본섬 투어에 나섰다. 떠밀리듯 걸을 수밖에 없을 만큼 본섬엔 여행자들로 가득했다. 그 북적임이 베네치아를 더욱 활기 넘치게, 역동적으로 만들어 준다. 그 물결을 따라 조금 멀리 나가 보자. 배에 올랐다. 리도 섬Lido으로 가는 배다. 매년 가을, 베니스영화제가 열리는 아름다운 섬 리도의 4월은 따사로웠다. 흐드러진 벚꽃과 나뭇가지마다 터져 나온 초록 잎사귀들로 봄기운이 물씬했다. 한편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세계의 끝은 낮고도 깊어 그 끝을 가늠할 수 없었다. 고요하고 평화롭게 반짝이는 해변에서 태양 빛을 그대로 흡수한다. 허리춤에도 못 미치는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바다 가까이 다가간 아빠, 양동이와 집게를 들고 바닷가의 쓰레기를 줍는 할아버지, 파도를 마주하고 앉아 무심한 얼굴로 사과를 베어 문 젊은 연인. 영화와도 같은 삶의 순간들이다. 리도에서 배를 두 번 갈아타고 도착한 부라노 섬Burano은 색색이 선명했다. 바다로 이어지는 좁은 수로에 데칼코마니 풍경을 찍어내는 부라노의 색채는 바다로 나간 이들이 짙은 안개 속에서도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집집마다 알록달록 칠을 한 것이 오늘날로 이어진 것이라고 했다. 예쁘다는 말이 정말 잘 어울리는 곳. 거품이 절반이나 되는 폭신한 카푸치노 한 잔을 들고 본섬으로 돌아가는 배에 오른다. 안녕, 부라노. 안녕, 베네치아.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베네치아의 축복 속에 헤엄치던 나는 어느새 피렌체Firenze 산타마리오 델 피오레 대성당Cattedrale di Santa Maria del Fiore, 한 마디로 두오모Duomo 꼭대기에 올라 있었다. 두말 할 것 없이 <냉정과 열정 사이>를 곱씹으면서. 찰나에도 시작과 끝은 있다. 조금씩 여행의 끝이 보인다. 동행의 마지막, 종착역은 로마 떼르미니. 악명 높은 떼르미니역 플랫폼에 내리는 순간부터 동행들 사이에 긴장감이 맴돈다. 마지막 여행지니 모두들 조금이라도 좋지 않은 추억을 만들고 싶지 않은 게지. 주변을 살피고 짐 가방 단속도 단단히 한다. 이제 로마Rome의 법을 따를 시간이다. 이튿날 아침, 로마의 여인 오드리 헵번이 아이스크림을 날름날름 맛있게 먹었던 영화 <로마의 휴일>의 촬영지인 스페인 광장Piazza di Spagna을 시작으로 트레비 분수, 베네치아 광장, 판테온, 나보나 광장까지 세상 모든 길이 통한다는 로마의 중심을 통과한다. 촌스럽게 무슨 동전 던지기를 하냐고 피식 비웃었던 나는 어둔 밤 조명 밝힌 트레비 분수Fontana di Trevi 앞에서 슬그머니 동전을 꺼내들었고, 칠칠치 못하게 거리에서 무슨 젤라또를 날름거리냐고 흉봤던 나는 하루에도 몇 번이고 맛있다는 젤라또 가게를 찾아다녔다. 그리고 마침내 로마 시가지에서 조금 떨어진, 테베레강 건너 트라스테베레Trastevere 마을에 이르러서야 느긋한 한때를 보낸다. 중세로부터 이어진,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서민지구라고 했다. 꼭 유명한 집이 아니라도 동네 어귀 작은 카페며 레스토랑 어디엘 들어가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커피와 피자를 맛볼 수 있는 마을이다. 웬만한 부침개보다 훨씬 큰 피자 한 판도 머릿수대로 주문하는 것을, 뜨거운 태양 아래 마시는 와인 또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그들 틈에서 매끄러운 이탈리아 에스프레소를 훅 들이킨다. 산타 마리아 인 트라스테베레 성당과 노천카페가 테두리를 만들고 있는 광장으로 포근한 햇살이 쏟아진다. 조바심쟁이가 모처럼 너그러워진다. 버스 차창 밖으로 나폴리 항을 곁눈질한 끝에 도착한 폼페이Pompeii에서는 그 폐허 위로 핀 들꽃처럼 가슴 뛰는 생명력을, 아말피 코스트Amalfi Coast를 신나게 달려 도착한 쏘렌토Sorrento에서는 나른해서 더 달콤한 지중해 마을의 여유로움을 삼킨다. 꿈은 아니겠지. 마지막은 아니겠지. 바티칸에서 뜻밖에도 새로이 선출된 교황님의 알현식을 마주하기도 했으니 이번 여행, 정말 제대로다. 떼르미니역에서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Leonardo Express 열차를 타고 도착한 로마 피우미치노공항.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며 노트북 전원을 켠다. 사진 폴더 안에 새로이 추가된 이미지 파일만 3,000장. 힘들었던 기억은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순간순간이 애틋하게만 기억되는 동행. 나는 지금 또다시, 더없이, 여행을 안달하고 있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진영 취재협조 SJR EUROPE www.sjreurope.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삽자루의 유럽 ‘동행’ 15박 16일 2013년 SJR EUROPE에서 제안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배낭여행. 파리에서 시작하여 로마에서 끝나는 15박 16일의 여행 프로그램으로 항공권은 개인의 기호와 예산에 맞게 선택, 자연스럽게 동행 일정 전후로 자신만의 여행 일정을 추가할 수 있다. 일정 내내 전문 지식 가이드 출신의 인솔자가 동행하여 주요 도시에서는 무료 가이드 투어를 제공하는 한편 여행자 스스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여행 정보와 노하우는 물론 충분한 자유 일정을 지원한다. 함께하는 낭만과 혼자만의 자유로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것이 동행의 가장 큰 매력. 몽생미셸과 옹플뢰르, 퓌센, 할슈타트, 체스키 등 자유 여행에서는 가기 힘든 유럽의 소도시를 경유하는 것도 동행 상품의 차별화 포인트. 더욱 다양한 경험을 원하는 여행자를 위해 남부지중해 투어, 바티칸 투어 등 다양한 옵션 투어도 마련해 두었다. 유럽 여행이 처음인 여행자 또는 안전과 도시간 이동에 부담을 느끼는 여행자에게 아주 적합한 상품이다.
  • 이대우 부산 잠입한 듯…목격자 증언은?

    이대우 부산 잠입한 듯…목격자 증언은?

    26일째 도주 행각을 벌이고 있는 탈주범 이대우(46)의 흔적과 지문이 부산에서 발견돼 경찰이 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14일 오전 7시 30분쯤 부산 수영구 민락동 동방오거리 근처 2층 주택에서 이대우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주택은 나흘 전 주인이 이사를 간 뒤 사람이 살지 않는 빈 집으로 철거를 앞두고 있다. 이대우를 발견한 사람은 작업차 들른 철거업자 김모(50)씨였다. 김씨는 13일 오전 7시 30분쯤 주택 내부 다락방에서 누워있는 이대우를 발견했다. 김씨는 이대우에게 “여기서 뭐하느냐”고 물었고 이대우는 “잘 곳이 없어서 여기서 지내는 중”이라고 천연덕스럽게 대답했다. 이대우는 김씨가 철거 작업을 준비하자 슬그머니 빠져나갔다. 김씨는 애초에는 이대우를 단순한 노숙자로 생각했다. 하지만 작업을 마치고 집에 들어운 뒤 딸에게 “이상한 사람을 봤다”고 말했고 김씨의 딸이 인터넷으로 이대우의 사진을 보여주자 이날 오후 6시 50분쯤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경찰에서 이대우의 인상착의에 대해 “머리카락이 ‘빡빡머리’라고 할 정도로 짧았고 노란색 반팔 티셔츠와 빨간색 계열의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또 이대우가 가발을 가지고 있었다고도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집 안에 있던 과자 봉지와 술병, 음료수 캔 등을 수고해 지문 감식을 벌였다. 감식결과 이 지문은 이대우의 것과 75% 이상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대우가 아직 부산을 빠져나가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주택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또 공항과 버스터미널, 기차역 및 주요 도로에서 검문 검색을 벌이고 있다. 또 주변의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해 행방을 쫓고 있다. 이대우는 지난달 20일 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 특수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수갑을 풀고 달아난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이대우, 부산시민 목격담 “베이지색 모자 쓴 노숙인 행색”

    이대우, 부산시민 목격담 “베이지색 모자 쓴 노숙인 행색”

    부산 시민을 중심으로 14일 이대우 목격담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부산의 한 철거대상 폐가 안팎에서 탈주범 이대우(46)를 본 집주인과 상인, 철거업체 관계자 등의 목격담에 따르면 이대우는 노숙인을 연상시킬 정도로 남루한 옷차림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머리카락을 짧게 깎고 가발을 갖고 다니는 등 변장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눈에 띄면 곧바로 달아나는 ‘도주 본능’을 발휘했다. 부산에서 이대우를 처음 봤다는 사람은 폐가 근처에 있는 동네 슈퍼마켓 주인 이모(67)씨다. 이씨는 “지금 생각하면 이대우가 지난 12일 오후 9시 이후에 1000원짜리 지폐를 1장 가지고 와서 우유인가를 사갔다”고 말했다. 이씨에 따르면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옷차림이 남루했고 늦겨울에나 입을 것 같은 긴 점퍼를 걸치고 있었다. 깊이 눌러 쓴 베이지색 모자도 지저분하기 짝이 없었다. 당시에는 정신장애인이 아닌가 하고 한번 더 봤다는 이씨는 “그 사람이 이대우라니 섬뜩한 느낌이 든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대우를 두 번째로 만난 사람은 경찰에 신고한 철거업체 사장 김모(51)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13일 오전 8시 40분께 철거작업을 하려고 폐가에 들어갔다가 1층과 2층 사이 눈높이에 있는 다락방에 누워 있는 이대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대우에게 “여기서 뭐하느냐”고 했고, 이대우는 “잘 데가 없어서 여기서 지내고 있다”고 태연하게 말했다. 그러나 이대우는 김씨가 철거작업을 준비하자 급하게 집을 빠져나갔다. 그는 머리카락을 짧게 깎았고 연보라색 반소매 티셔츠, 흰색 바지 차림이었다. 또 베이지색 모자와 붉은색을 띠는 운동화를 착용하고 가발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발은 이대우와 함께 사라졌고 현장에서는 과도와 촛불은 켠 흔적이 발견됐다. 폐가 주인 홍모(48)씨는 비슷한 시각에 작업현장을 둘러보려고 들렀다가 부엌에 딸린 문에서 나와 급히 달아나는 이대우를 다른 작업인부들과 함께 목격했다. 홍씨 등은 당시 이대우를 단순한 노숙인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억 주고 산 시골집 알고보니 300억 가치가…

    몇 년 전 30만 달러(약 3억 3000만원)를 주고 산 오래된 시골 집에서 무려 3000만 달러(약 327억원) 가치의 그림들이 쏟아져 나와 집 주인이 대박을 맞았다. 최근 미국 뉴욕타임스 등 현지언론은 “부동산 투자가인 토마스 슐츠와 레리 조셉이 개보수 후 판매할 목적으로 구매한 뉴욕 롱아일랜드에 위치한 오두막에서 무려 3000만 달러 가치의 그림들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로또 당첨같은 대박 사연은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친구사이인 부동산 투자가 슐츠와 조셉은 당시 오래된 이 집을 30만 달러에 구매했다. 개보수를 거치면 10만 달러를 더 벌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 그러나 공사를 위해 집 여기저기를 둘러보던 이들은 뜻하지 않게 창고와 다락방에서 수많은 그림과 스케치들을 발견했다. 이 그림은 지난 1999년 당시 85세를 일기로 작고한 화가 아서 피나잔의 작품. 평생 그림을 그려온 피나잔은 그러나 생전에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고 변변한 전시회 한번 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부동산 투자가인 슐츠와 조셉은 피나잔의 그림이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전문가의 감정을 거쳐 맨해튼에서 전시회까지 개최했다. 이후 몇몇 작품은 50만 달러(약 5억 4000만원)에 판매됐고 감정 전문가는 총 가치가 3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미술품 감정가인 피터 헤스팅 포크는 “피나잔은 매일 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의 작품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면서 “사후에 일반에 공개돼 뒤늦게 평가를 받게 된 셈”이라고 밝혔다. 작고한 피나잔의 사촌은 “고인은 생전에 여동생과 함께 외롭고 힘들게 살았다.” 면서 “평소 자신이 ‘피카소’ 처럼 유명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주말 영화]

    ■클래식(EBS 일요일 밤 11시) 같은 대학에 다니는 지혜와 수경은 연극반 선배 상민(조인성)을 좋아한다. 그러던 어느 날, 호들갑스러운 수경이 상민에게 보낼 편지의 대필을 부탁하고, 지혜는 수경의 이름으로 상민을 향한 자신의 감정을 고백한다. 한편 어느 날 다락방을 청소하던 지혜는 우연히 엄마(주희)의 비밀 상자를 발견하게 된다. 주희의 첫사랑의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비밀 상자를 보면서 지혜는 엄마의 클래식한 사랑을 조금씩 알게 된다. 1968년 여름. 방학을 맞아 시골 삼촌집에 간 준하는 그곳에서 주희에게 한눈에 매료된다. 그런 주희가 준하에게 귀신 나오는 집에 동행해 줄 것을 부탁해 온다. 흔쾌히 수락한 준하는 주희와 약속한 장소에 나간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소나기로 귀가 시간이 늦어지고, 이 일로 주희는 수원으로 보내진다. 작별 인사도 못하고 헤어진 주희를 향한 준하의 마음은 안타깝기만 하다. ■파이터(OBS 토요일 밤 11시 15분) 백업 선수 출신의 전설적인 복서 미키 워드(마크 월버그)와 그의 말썽꾸러기인 형 디키 에클런드(크리스천 베일). 골칫덩어리 가족이 낳은 두 형제가 이룰 수 없는 꿈만 같았던 세계 챔피언에 도전하는 감동 실화를 담았다. 아일랜드 출신 미국인으로 ‘아이리시’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 복싱 선수 미키 워드는 라이트웰터급 세계챔피언이던 지난 2002년과 2003년 아투로 가티라는 선수와 세 차례에 걸쳐 복싱 사상 기념비적인 대결을 펼쳤다. 한발도 물러서지 않으며 녹다운을 주고받는 난타전을 벌였다. 경기 이후 두 선수는 심각한 부상과 충격으로 치료를 받아야 했다. 영화는 최고의 파이터였지만 마약중독에 빠진 형을 대신해 가족들의 희망과 기대를 안고 링의 승리자가 되기까지 이야기를 그렸다. ■수면의 과학(OBS 일요일 밤 11시 15분) 멕시코 출신의 스테판은 좋은 일자리를 구해 놓았다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파리로 향한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스스로 예술적 재능을 전혀 발휘할 수 없는 평범한 달력회사에서 일하게 된다. 어렸을 때부터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했던 스테판은 이웃에 이사 온 스테파니를 흠모하며 그들이 꿈으로 연결된 운명적 관계라고 믿기 시작한다. 독심술 기계, 1초 타임머신, 그리고 달리는 말 인형까지. 사랑스러운 것들을 선물하는 천진난만한 스테판에게 스테파니는 점점 더 마음을 빼앗긴다. 하지만 일의 스트레스와 사랑의 감정으로 점점 화려하게 날뛰는 꿈에 정복당한 스테판의 대책 없는 행동은 스테파니를 당황하게 하고, 두 사람은 점차 진심만으로는 극복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 [어린이 책꽂이]

    다락방 명탐정(성완 글, 소윤경 그림, 비룡소 펴냄) 먼지 나는 다락방에 탐정 사무소를 차린 주인공 건이. 도깨비들의 의뢰를 받아 숨 가쁜 모험을 펼친다. 건이는 안경을 추어올리며 탐정 흉내를 내기도 하지만 자신을 보고 입맛 다시는 구미호 앞에서 꿋꿋하게 질문할 만큼 당차다. 셜록 홈스나 명탐정 코난을 연상시킨다. 초등학교 저학년용 동화. 우리 옛이야기에 판타지를 입혔다. 제2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이다. 8000원. 엄마! 괴물이야(릴리아나 시네토 글, 폴리 베르나테네 그림, 엄혜숙 옮김, 다림 펴냄) “사람 잡아 먹는 괴수들은요?” 밤을 무서워하는 아이에게 엄마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엄마는 진공청소기로 먼지와 털복숭이 괴물들을 모조리 빨아들이고, 유령들과 빨랫감을 세탁기에 넣는다. 세상에서 가장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운 존재다. 콜라주 기법을 이용해 빛과 어둠, 다양한 괴물의 모습을 표현했다. 아르헨티나 작가가 빚어낸 유쾌한 그림책. 1만원. 사이공에서 앨라배마까지(탕하 라이 글, 흩날린 그림, 김난령 옮김, 한림출판사 펴냄) 열살 베트남 소녀 ‘하’는 베트남전쟁 중 실종된 아빠를 기다리며 엄마와 오빠 세명과 살고 있다. 오랜 전쟁에 시달리다 배를 타고 베트남을 탈출한 하 가족은 미 앨라배마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사람들의 냉대에 상처를 받지만 베트남 전에서 아들을 잃은 워싱턴 부인의 따뜻한 위로가 도움이 되고…. 초등학교 고학년용 성장 소설이다. 지난해 뉴베리상 수상작. 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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