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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문대 알바생 1000명 휴대전화 사기 당했다

    명문대 학생들을 ‘학습 멘토’ 아르바이트생으로 모집해 휴대전화를 개통하게 하고 판매 보조금(리베이트)을 챙겨 달아난 일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대학생 30여명이 권모(35)씨 등 일당을 사기 및 사문서 위조 혐의로 고소했다고 9일 밝혔다. 고소장에 따르면 권씨 일당은 지난해 9월부터 입시 관련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고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명문대 재학생 1000여명을 아르바이트생으로 모집했다. 아르바이트생들은 인터넷에서 중고생들에게 명문대 입학 비법 등과 관련해 학습 지도와 고민 상담을 해 주고 하루 게시글 3개와 댓글 15개를 일주일에 3번씩 남기면 월급으로 12만원을 받기로 했다. 아르바이트생들은 다른 명문대생을 데려오면 3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의 소개비를 받았으며 권씨 일당은 이러한 다단계 방식으로 회원 수를 늘렸다. 권씨 일당은 아르바이트 채용 당시 건네받은 주민등록증 사본으로 휴대전화 1000여개를 개통해 대리점으로부터 판매 보조금 일부를 챙겨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학생들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하면서 “지급한 스마트폰으로 일해야 업무 시간을 체크할 수 있으며 기기값과 통신비는 모두 회사에서 대납한다”고 속였다고 학생들은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권씨 일당이 휴대전화 대리점과 짜고 브로커 노릇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해당 대리점은 3개월 후에 나오는 리베이트를 앞당겨 권씨 일당에게 지불해 자신들도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씨줄날줄] 땅 사기의 진화/정기홍 논설위원

    국토해양부가 최근 ‘기획부동산’ 투자주의보를 내렸다. 기획부동산은 임야 등을 대상으로 영업해 왔으나 요즘엔 매매 계약만 한 땅을 팔아 넘기거나, 땅 소유주에게서 사용 승낙이나 임차를 한 뒤 투자자에게 팔고 줄행랑을 친다고 한다. 고용한 직원이 팔 토지와 매수자를 소개하면 성과급을 주는 이른바 ‘다단계형 새끼치기’도 등장했다. 기획부동산은 ‘부동산서비스컨설팅’을 하는 새로운 직종을 말한다. 지금은 명칭을 쓰지 않는 ‘복덕방’은 물론 ‘공인중개사’에서 파생됐지만 이보다 규모가 큰 편이다. 오랫동안 땅 거간을 해왔던 복덕방은 본래 음복(飮福)을 하고 음덕(陰德)을 기리는 신성한 곳을 일컬었다. 부락제(部落祭)가 열렸을 때 제사 음식과 고기를 차려놓고 나눠 먹던 장소였다. 촌락의 사람을 소개하고 결혼을 주선하다가 토지와 가옥의 거래를 성사시켜 주는 역할로 영역이 넓어졌다. 이후 1970년대 서울 강남과 신도시 개발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할 때는 투기 조장 등을 하다가 여론의 뭇매도 맞았다. 이때 등장한 ‘복부인’도 복덕방의 이 같은 불법 행태와 인연이 깊다. 정부는 이를 차단하기 위해 ‘부동산중개업법’을 만들었고 공인중개사 자격제와 중개업 허가제가 도입됐다. 1984년 4월의 일이다. 일제 때의 토지조사령도 ‘땅 뺏기 사기’였다. 1908년 시작된 토지조사령은 측량법을 동원해 2년간 측량을 끝내지 않은 땅을 모두 국유지로 환수했다. 당시 측량 기기가 절대량 모자라 조선인들이 이 기간 내에 측량을 하기란 불가능해 측량을 마친 땅은 10분의1밖에 안 됐다. 1918년 동양척식주식회사가 수탈해 소유한 사유지는 논과 밭, 산림, 잡종지를 통틀어 7만 5175정보에 이르렀다고 한다. 황현이 쓴 ‘매천야록’은 “측량기 한 대 값이 35원이요, 수입해서 파는 진고개의 왜상들은 돈을 싸리비로 쓸어 언덕처럼 쌓아 올리듯 앉은 자리에서 고스란히 10배의 이익을 남긴다”고 적었다. 면서기나 군청 주사들은 일본인 측량기사를 따라 다니면서 측량과 등기를 못한 땅을 거저 주웠고, 이후 옥토로 변한 곳은 땅값이 뛰어 벼락부자가 됐다고 하니 뒷맛 또한 씁쓸하다. 최근 기획부동산의 땅 사기는 토지 분할을 빙자한 작은 땅과 소액 투자자를 노린다고 한다. 시세가 떨어진 아파트보다 땅으로, 개발 호재 지역의 인근 전원주택 후보지로 몰려드는 것도 특징이다. 이들의 한탕주의에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겠다. 현행법상 토지를 분할하려면 지자체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니 토지전담 부서에 꼭 문의하는 것이 피해를 줄이는 최선의 방책일 게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2013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기막힌 동거/임은정

    [2013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기막힌 동거/임은정

    등장인물 아영(25) 숙자(37) 동곤(25) 집주인(55) 아들(28) 장씨(50)- 1인 2역 때 현대 겨울 장 소 도심 변두리 다가구주택 무 대 오래되고 낡은 느낌의 집이다. 조그만 마당이 있고 셋방으로 들어가는 문이 보인다. 문을 사이에 두고 마당과 방이 나뉜다. 방 안은 소박하고 단출하게 꾸며져 있다. 벽에는 커다란 시계가 걸려 있고 옷장, 책상, 앉은뱅이 화장대가 한구석을 차지한다. 부엌에는 싱크대와 소형 냉장고가 있다. 부엌 옆으로 화장실로 들어가는 문도 보인다. 네모난 종이 상자가 몇 개 놓여 있고, 일상용품과 옷들이 흩어져 있다. 1장. 마 당에서 방 안을 기웃거리는 정장 차림의 숙자. 한 손에는 고객 파일을 들고 있다. 목에 건 스톱워치를 보며 초조한 듯 시간을 재고 있다. 숙자 5, 4, 3, 2, 1.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간다. 아영 아직 내 시간이에요. 숙자 이제 내 차례야. 아영 (시간 확인, 밖으로 나간다) 이제 아영이 밖이고, 숙자가 방 안이다. 아영이 밖에서 방 안을 기웃거린다. 휴대전화 보며 시간을 기다리다 방 안으로 소리친다. 아영 1분 남았어요. (모래시계 꺼내서) 시, 작! (다 떨어지면) 땡!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간다. 숙자 아직 내 시간이야. 아영 이제 내 차례예요. 숙자 (시간 확인, 밖으로 나간다) 다시 마당에서 방 안을 염탐하는 숙자. 밖으로 나오는 아영을 붙잡아 방으로 밀고 들어온다. 숙자 전화는 왜 안 받아? 요리조리 도망만 다니고. 무조건 피하면 다야? 일부러 그런 거지? 어떻게 됐어? 벌써 며칠째냐고. 오죽하면 대낮에 일하다 말고 너 잡으러 왔겠어. 더 이상은 안 돼. 아영 숨 넘어 가겠어요. 숙자 시간 없어. 말일까지는 해결해줘. 아영 무리예요. 숙자 안 쫓겨나는 것만도 다행이거든. 아영 조금만 더···. 숙자 최후통첩이야. (고객 파일을 두고 나간다) 아영, 마당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밖으로 나온다. 어깨에 큰 가방을 메고 있다. 집주인, 빗자루 들고 다가간다. 집주인 꼼짝 마. 아영 으악! 집주인 내려놔. 아영 아니에요. 오해세요. 집주인 가방 내려놓으라니까. 아영 고모 모르세요? 여기 사는 분요. 집주인 (방 쳐다본다) 아영 키 좀 크고, 얼굴 동그랗고, 파마머리···. 집주인 젊은 게 어디 할 짓이 없어서. 아영 저 방이, 숙자 고모예요. 친척 동생, 아 그러니까···. 조, 조카예요. 집주인 도둑년이 어디서 수작질이야. 아영 (가방을 쏟으며) 조카 맞아요. 보세요. 다 옷뿐이잖아요. 고모 부탁으로 세탁소 가던 길이었어요. 훔친 거 아니에요. 두 사람은 대치하고 있고, 숙자가 급히 들어온다. 아영 고모! 도, 도둑으로 몰렸어요. 집주인 (빗자루 내리며) 아는 사람이야? 숙자 오해를 하신 것 같아요. 조카가 놀러 왔어요. 집주인 이 시간에 집에는 웬일이야? 숙자 뭘 좀 두고 와서요. 집주인 객식구는 오늘 가지? 숙자 (머뭇거리다) 며칠만 있을 거예요. 집주인 은근슬쩍 넘어갈 생각 말고 계산이나 똑바로 해줘. 숙자 무슨···. 집주인 수도, 전기, 가스! (수첩 꺼내서 적으며) 단 하루라도 사람이 늘었으면 더 내야지. (시계 보며) 어머, 마트 타임 세일···. (나간다) 아영, 떨어진 옷을 가방에 챙겨 넣는다. 숙자 조심하랬잖아. 아영 연습한 시나리오대로 잘 말했어요. 숙자 그 아줌마 눈치가 보통 아니야. 들키지 않게 잘해. 아영 (일어난다) 너무 억지를 부려요. 놀러왔다는데 세금이라니···. 숙자 밀린 방세나 신경 써. 숙자, 방으로 들어가 고객 파일을 챙겨 나간다. 아영, 다시 방으로 들어간다. 벽시계 쳐다본다. 오후 2시 무렵. 우유 배달 아줌마 변장을 한 동곤, 손수레를 끌며 마당을 서성인다. 동곤 (노크하며) 신선하고 고소한 내추럴 우유 왔어요. 아영 (문 가까이 다가와) 아무도 없어? 동곤 장트라블타에 직방인 야쿠르트 왔어요. 아영은 동곤이 온 것을 확인, 문을 열어 준다. 동곤, 후다닥 방으로 들어간다. 변장용 옷과 가발을 벗는다. 동곤 이렇게까지 해야 돼? 아영 앞으로 더한 것도 해야 돼. 동곤 뭘 또 시키려고? 아영 다른 방법이 없잖아. 동곤 이런 기발한 생각은 어떻게 한 거야? 아영 한 수 모방했지. 동곤 이런 걸 뭐라고 하냐? 월세방은 아니고, 파트방인가? 아영 아무려면 어때. 동곤 우리 시간제로 방 쓰잖아. 그러니까 시간방 아니야? 아영 잘도 갖다 붙인다. 2시부터 8시면 황금 시간대야. 어디가도 이런 방에, 이런 가격 없어. 동곤 방세 좀 깎아줘. 아영 휴학하고 미친 듯이 알바 뛰는 거 보고도 그래. 동곤 나도 밤마다 미친 듯이 부킹한다고. 아영 그럼 다른 방 알아보든지. 동곤 아, 아니야. (사이) 망이나 좀 봐. 슈퍼 좀 갖다 오게. 두 사람, 조심스럽게 마당으로 나오다 집주인과 맞닥뜨린다. 아영 (둘러대며) 동, 동생이에요. 집주인 동생? 혹시 남동생도 같이 이 방에···. 아영 아니, 놀러 온 거예요. (동곤에게) 뭐해? 들어가자. 집주인 나오던 거 아니었어? 아영 들어가던 길이예요. 아영과 동곤은 방으로 들어오고, 집주인은 자기 집으로 간다. 동곤 동생이라니? 아영 급한데 그렇게라도 둘러대야지. 이제부터 나는 누나, 그 누님은 고모야. 동곤 졸지에 수상한 가족 탄생! 불안 불안해서 여기 계속 살겠냐? 아영 변장 안 하면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지 마. 출입 금지야. 동곤 무슨 감옥도 아니고. 아영 그래 봐야 저녁 8시까지야. (나간다) 동곤은 손수레에서 침낭을 꺼내 덮고, 벽시계는 꺼내서 베고 잔다. 저녁 8시. 숙자는 방 앞에서 스톱워치 보며 계속 차례를 기다린다. 시계 알람 소리 몇 번 울린다. 동곤, 겨우 일어나 허겁지겁 나온다. 숙자 거기서 왜···. 동곤 ···. 숙자 누구···. 동곤 오, 오빠예요. 숙자 오빠라뇨? 동곤 아영이는 알바 가고, 깜빡 잠이 들어서···. 집주인이 마당으로 나오다 순식간에 두 사람과 마주친다. 숙자는 당황하고, 동곤은 침착하게 대처한다. 동곤 고모도 만나고 가려고···. 집주인 누가 뭐래. (숙자에게) 건넛방, 할 얘기가 있어. (집 전화 울린다) 잠시만. 집주인은 나가고, 숙자는 동곤을 붙잡아 방 안으로 들어간다. 숙자 오빠라고 안 했어요? 동곤 저···. 숙자 고모는 또 뭐예요? 동곤 둘 다예요. 숙자 무슨 소리예요? 동곤 그렇게 돼 버렸어요. 아니 그렇게 해야 돼요. 숙자 혹시 주인이 아영이를 알아요? 그쪽도요? 동곤 다 같이 만났어요. 숙자 만나다뇨? 동곤 주인은 우리가 남매인 줄 알아요. 숙자 남매가 아니에요? 동곤 아니 맞아요. 아영이는 동생입니다. 숙자 오빠라며? 너 뭐하는 놈이야? 동곤 (물러선다) 오, 오빠라니까요. 숙자 아영이는 분명히 형제가 없다고 그랬어. 동곤 사, 사촌 오빠. 사촌끼리 워낙 친하게 지내서 그냥 오빠라고 그래요. 숙자 뻥까지 말고 바른 대로 대. 동곤 복잡하게 생각 마세요. 집주인은 아무것도 몰라요. 아영이가 집주인한테 잘 둘러댔어요. 그러니까 우린, 모두, 아무것도 들키지 않았다고요. 숙자 가택 침입으로 경찰에 신고할 거야. 동곤 가택 침입이라뇨? 여긴 내 방이에요. 숙자 여기가 왜···. 동곤 이 방은···. 숙자 둘, 둘이 동거해? 동곤 대박! 근친상간이라고요? 숙자 빌려 쓰는 방에서 살림을 차리면 어떡해? 동곤 아니 점점···. 숙자 빨리 불어. (휴대전화 꺼내며) 당장 경찰에 신고할 거야. 콩밥 좀 먹어 볼래. 동곤 세, 세 들었어요. 숙자 세라니? 동곤 아영이가 세 든 12시간 중에서, 6시간을 다시···.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집주인. 숙자 (동곤에게) 꼼짝 말고 있어. 밖으로 나가본다. 집주인과 싸움이 벌어진다. 숙자 갑자기 이러시면 곤란해요. 집주인 일이 그렇게 됐어. 숙자 이 추운데 당장 방을 어디서 구해요. 집주인 원래 거기가 우리 아들 방이었어. 숙자 법적으로도 이건 걸려요. 이런 식은 문제가 있다고요. 집주인 젊은 사람이 팍팍하게 왜 그래. 법까지 들먹이는 건 좀 그렇잖아. 숙자 심한 게 누군데요. 집주인 내가 주인인데, 내 집을 맘대로 못 할 게 뭐가 있어. 숙자 다 낡아 빠진 집 한 칸 있다고 유세는···. 집주인 뭐, 유세···. 숙자 주인이면 다야? 집주인 이 여자가···. 당장 방 빼. 2장. 숙자, 아영, 동곤이 서로를 경계하며 마당을 빙빙 돈다. 숙자는 목에 건 스톱워치를 손에 들고, 아영은 가방에서 모래시계를 꺼내고, 동곤은 우유 손수레에서 큰 벽시계를 꺼내 든다. 도는 속도 점점 빨라진다. 숙자 0.5 아영 0.4 동곤 0.3 숙자 0.2 아영 0.19 동곤 0.18 숙자 0.17 아영 (건너뛰며 재빨리 다 센다) 0.16, 0.15, 0.13, 0.11. 땡! 다같이 내 차례야. 세사람은 서로 방으로 들어가겠다고 난리 법석. 순식간에 몰려 들어와 각자 방 안의 일상을 시작한다. 숙자는 출근 준비를 서두르고, 동곤은 시계를 베고 눕는다. 아영은 방의 벽시계 시침과 분침을 돌려 오전 8시로 맞춘다. 아영 내 시간이에요. 빨리 해주세요. 숙자 누구 때문에 이러는데. 아영 시간 가요. 빨리요. 숙자 (단단히 화가 나) 아영이 너···. 아영 ···. 숙자 사람을 들이면 어떻게 해? 동곤 (노래하듯) 뛰는 놈, 그 위에 나는 놈. 아영 조용히 해. 숙자 이건 엄연한 계약 위반이야. 이제 너하고는 계약 해지야. 아영 갑자기 그러시면···. 숙자 저 놈만 끌어들이지 않았어도 아무 탈 없었어. 동곤 (일어나며) 이거 왜 이래요. 나는 피해자예요. 아영 방법이 있을 거예요. 숙자 괜히 들켜서 피곤해지느니 방 빼서 다른 데 가는 게 나아. 어차피 주인도 나가라고 한바탕 난리 부렸어. (사이) 아들이 여기로 들어온대. 아영, 동곤 네? 아영 제발 그것만은···. 동곤 우리도 같이 이사 가요? 아영 (동곤을 째려본다) 숙자 계약 해지라니까. 동곤 해지라뇨? 겨우 하루 살았다고요. 숙자 내가 뭐 어쨌다고. 동곤 시간방을 탄생시켰잖아요. 이 방의 어머니 같은 존재랄까요? 아영 농담이 나와? 동곤 맞는 말이잖아. 숙자 헛소리 집어 치우고. 아영이하고 해결해. 숙자, 휴대전화가 울린다. 친절하게 통화한다. 숙자 네, 고객님. 암보험요? 자녀분 것도 드신다고요. 그리로 금방 갈게요. (통화 마치고, 아영을 쏘아본다) 빨리 해결해. 저놈도, 월세도. 숙자, 서둘러 나가다 뭔가 생각난 듯 뒤돌아 온다. 깜빡한 가방은 챙겨 가고, 휴대전화를 책상 위에 두고 나간다. 급하게 나가다 문을 살짝 열어두고 간다. 아영 안 들키게 조심하랬잖아. 동곤 변장까지 시켜서 끌어들인 게 누군데. 아영 끝까지 모른다고 버텼어야지. 동곤 더 있다가는 짭새 뜰 뻔했다고. 아영 주인집 아들이 문제야. 그놈만 안 오면 아무 문제 없는데. 동곤 우리 업소 형님들한테 부탁 좀 해볼까? 아영 허튼 짓 하지 마. 아영, 냉장고에서 생수를 꺼내 벌컥벌컥 마신다. 동곤을 쳐다본다. 아영 내 시간이야. 동곤 치사하게. 비상이라고 일찍 오라며? 아영 다 끝났잖아. 동곤 그래서 지금 날더러 나가라고? 아영 응. 동곤 우리도 해결 봐야지. 아영 걱정 붙들어 매. 이 방은 반드시 지킬 거야. 동곤 오늘만 그냥 좀 있자. 아영 너랑 같이? 동곤 뭐 어때? 우리 같이 건조한 사이에. 아영 가줄래. 머리 아파 죽겠거든. 동곤 나갔다 오면 집주인 눈치도 봐야 하고. 어디 갈 데도 없다고. 아영 약속한 시간을 지켜줘. 동곤 그러지 말고 한 번만! 쥐 죽은 듯이 조용히 있을게. 아영 6시간만이라도 그 누구에게도 방해받고 싶지 않아. 동곤 (옷장 가리키며) 저, 저기 들어가 있을게. 아영 뭐라고? 동곤, 순식간에 옷장으로 뛰어 들어간다. 아영이 밖으로 끌어내려 한다. 아영 뭐하는 짓이야? 동곤 이제 편하게 쉬어. 방해 안 할게. 아영 거기서 당장 나와. 동곤 나 없다고 쳐. 그거, 투명 인간! 아영 죽고 싶어? 동곤 여기 한숨 때리기 딱이다. 아영 좁아 터진 데서 잠이 와? 동곤 시간 되면 바로 깨워. 낯선 남자가 방 안으로 슬그머니 들어온다. 아영 (멀찍이 서서) 누, 누구세요? 아들 그쪽은요? 아영 ···. 아들 여기 살아요? 아영 네. 아들 (굉장히 놀라며) 이 방을 세 줬어요? 아영 누구신데···. 아들 아들 집 나간 지 얼마 됐다고. 아영 혹시, 주인집? (사이) 일단 여기 좀 앉으세요. 두 사람, 어색하게 앉는다. 아영 이 방으로 이사를 온다고···. 아들 누가요? 내가요? 아영 그래서 방 빼라고 그러셨는데. 아들 그럴 리가 없어요. 뭔가 꿍꿍이가 있겠죠. 아영 무슨···. 아들 그게 아마도···. (망설인다) 아무튼 내가 이 방에 오는 건 아닙니다. 오늘은 집에 잠시 왔다가, 내 방에 두고 온 게 생각나서. 아영 (옷장을 쳐다본다) 아들 저, 화장실 좀 써도 될까요? 아영 그러세요. 주인집 아들이 화장실에 간 사이, 아영은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고, 옷장을 두드린다. 아영 그새 잠든 거야. 반응이 없자, 더 세게 두드린다. 아영 시간 됐어. 빨리 튀어 나와. 동곤, ‘시간’이라는 말에 놀라 옷장 밖으로 나온다. 이때 아들이 화장실에서 나온다. 아영 그자야. 주인집 아들. 동곤 뭐? 아영과 동곤은 서로 눈짓을 주고받는다. 동곤, 손수레에서 업소용 쟁반을 꺼내 아들을 위협한다. 동곤 너 잘 걸렸다. 아들 (물러선다) 왜 그래요. 동곤 우리 형님들이 얼마나 무서운 줄 알아? 아들 무슨 소리야? 아영, 부엌에서 식칼을 찾아 동곤에게 주려 한다. 아영 이걸로 해. 동곤과 아들, 모두 놀란다. 동곤 사람 놀라게. 아영은 칼을 든 채 아들에게 위협적으로 다가간다. 아영 이 방은 우리 거야. 여기로 들어오지 마. 아들 도, 도둑이었어? (동곤 보며) 그것도 2인조. 책상 위로 강하게 칼을 내리꽂으며 협박한다. 아영 이 방에 절대 들어오지 말라고. 아들 ···. 동곤 한 발짝도 안 돼. 발모가지를 확 그냥···. 아들 (주머니 뒤진다) 돈 가진 거 다 줄 테니까 제발 나 좀 보내줘요. (손목시계 푼다) 이 시계도 가져요. 비싼 거예요. 다 가져요. 아영 지금 무슨 헛소리 하는 거야? 동곤 도둑들 아니고 세입자들! 아들 정말이에요? 도둑 아니에요? 동곤 이렇게 때깔 좋고 잘생긴 도둑 본 적 있어? 아들 아니 근데 왜 나한테···. 아영 당신 때문에 쫓겨나게 생겼다고. 동곤 이 방에 들어온다고 그래서. 아들 아니 들어올 일 없다니까 자꾸 왜 그래요. 이 방 월세 밀렸다고 엄마한테 쫓겨나서 친구 집 전전하면서 산다고요. 밀린 방세도 아직이에요. 동곤 (쟁반 내리며) 아들인데도 월세를 받아? 아들 자식이라고 봐주는 거 없어요. 악착같이 뜯어 갑니다. 아영 그러니까 진짜 이 방에 이사 올 일이 없다고? 아들 그렇다니까요. 아영 그럼 주인 아줌마 속셈은 뭐지? 아들 그건···. 아영, 아들이 망설이자 꽂혀 있는 칼을 뽑아 들려고 한다. 아들 월, 월세 올려 받으려는 거예요. 아영 (더 위협) 확실해? 아들 보증금 빼줄 돈도 없을 거예요. 밖에서 숙자가 문을 두드린다. 숙자 문 좀 열어 봐. 동곤, 아영은 몹시 당황한다. 숙자 (계속 두드린다) 안에 없어? 아영 (동곤에게) 옷장. (아들에게) 당신은 화장실. 빨리 피해. 동곤 화장실은 위험해. 아영 둘 다 옷장! 빨리! 아들 누군데 그래요? 동곤 사채업자. 동곤, 옷장에 들어가 숨는다. 아들도 얼떨결에 따라 들어간다. 옷장 안이 비좁아 아영이 억지로 밀어 넣고 문을 닫아버린다. 문 열어주자 숙자가 급하게 들어온다. 아영은 옷장 앞에 선다. 숙자 빨리 안 열고 뭐했어? 아영 자느라고요. 집에는 왜 다시···. 숙자, 무언가를 찾는다. 책상 위에서 휴대전화 발견. 숙자 내 정신 좀 봐. 여기 두고. (책상에 꽂힌 칼을 본다) 저건 뭐야? 아영 (다가가 칼 뽑으며) 과일 좀 깎아 먹으려고. 숙자 취미도 참 별나. 숙자, 가려다 뒤돌아 다시 들어온다. 숙자 내 목도리를···. 어디 뒀더라. 방 안을 찾다가 옷장을 보고 서서히 다가온다. 놀란 아영은 가방에서 자기 목도리를 꺼내준다. 아영 바쁜데 이거 그냥 하고 가세요. 선물이에요. 숙자 (받는다) 선물은 선물이고, 월세는 월세야. 목도리 두르고 나가는 숙자를, 아영이 잠시 불러 세운다. 아영 밤에 들를게요. 방 때문에 상의할 게 좀 있거든요. 숙자 집주인 조심해. (나간다) 옷장 안에서 두 사람 쏟아져 나온다. 헉헉거린다. 동곤 죽을 뻔했어. 둘은 안 돼. 무리데스. 아들 사채업자 아니죠? 누군데 그래요? 아영 이 방 주인. 아들 네? 우리 엄마가 주인 아니에요? 동곤 쉽게 말해서. (노래하듯) 세 준 놈, 그 위에 세 준 놈, 그 위에 세 준 놈. 동곤의 휴대전화가 요란하게 울린다. 동곤 (받는다) 뭐라고요? 현빈 형님요? 알았어요. 총알같이 갈게요. (끊는다) 1시까지는 다시 올 수 있어. 괜찮겠어? 아영 너는 2시부터야. 동곤 저 사람은? 아영 바로 돌려보낼 거야. 동곤, 서둘러 나가는데 아영이 불러 세운다. 아영 (우유 손수레 가리키며) 야, 장동곤! 저거는? 동곤 어차피 다시 올 거잖아. 아영 변장 안 해? 들고 가. 들키면 어쩌려고. 동곤, 마지못해 손수레에 자기 물건을 쑤셔 넣고 밖으로 나간다. 아들도 슬쩍 따라 나가려고 한다. 아영 잠깐만요. 정말 죄송해요. 워낙 방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우울증이 심해서 그래요. 가끔 나도 모르게 불같이 화가 나는데···. 아들 아니, 뭐, 그럴 수도···. 아영 혹시 하루 종일 집에 있어요? 아들 취직도 안 되고 해서, 밤에는 친구 가게에서 일을 좀···. 아영 굉장히 싼 방이 있는데. 아들 ···. 아영 하루 종일은 아니고 아침 8시부터 오후 2시까지만 쓸 수 있어요. 하루 6시간, 월세는 8만원만 내면 돼요. 아들 그런 방이 있어요? 아영 네. 시간방! 오전에는 방에서 쉬고, 오후에는 도서관 가고. 어때요? 아들 거기가 어딘데요? 아영 (손짓) 여기! 아들 이 방요? 3장. 숙자는 얼굴에 수건을 묶고 마사지크림을 바르고 있다. 아영은 그 옆에 앉아 숙자 눈치를 살핀다. 아영 주인이 아무래도 빼줄 보증금이 없는 것 같아요. 숙자 (쳐다본다) 누가 그래? 아영 동네 아줌마들 염탐 좀 해봤는데 확실해요. 소식통 슈퍼 아줌마한테 들었는데, 글쎄 주인집 아들이 다단계에 홀딱 빠져서 패가망신할 뻔했대요. 주인이 그 일 처리하느라 빚까지 엄청 지고, 난리도 아니었대요. 숙자 뭐? 큰소리만 뻥뻥 치더니 뭔가 미심쩍다 했어. 아영 보증금은 확실히 없어요. 숙자 순둥인 줄 알았더니 재주도 용하다. 아영 버티면 돼요. 이 방에서 안 나가도 된다니까요. 숙자 그래도 그놈은 해결해야 돼. 아영 월세를 아예 안 낼 수도 있는데. 숙자 (솔깃하며) 하나도? 아영 대신 밀린 월세 몇 달만 좀 봐주세요. 숙자 그거야···. 아영 언니라고 해도 되죠? 숙자 편하게 불러. 아영 저희 합쳐요. 숙자 같이 살자고? 아영 어차피 밤에 알바하느라 집에 거의 안 들어와요. 아침 8시부터 밤 8시까지 같이 방 써도 집에 거의 없을 거니까. 숙자 불편하지 않을까? 아영 월세 하나도 안 내셔도 된다니까요. 숙자 (바싹 다가간다) 진짜 무슨 수가 있어? 아영 하나 더 들이세요. 숙자 ···. 아영 셋이서 월세 다 부담할게요. 숙자 지금도 주인 눈치 보이는데 어떻게 그래. 들키기라도 하면···. 아영 안 들키게 철저하게 교육시킬게요. 시간도 그대로 쓰고, 월세도 안 내고. 언니는 손해날 거 하나도 없어요. 대신 밀린 월세만 좀···. 숙자 괜히 일을 더 크게 벌이는 것 같은데. 아영 돈 급하시잖아요. 카드 빚도 갚아야 하고. 그래서 12시간 세도···. 숙자 그걸···. 아영 카드 회사 독촉장 봤어요. 오해 마세요. 방에서 그냥 우연히 본 거니까. 사각 티슈 몇 장을 연거푸 뽑아 얼굴에 마구 문지른다. 숙자 내가 쓴 거 아니야. 다 그놈이 저지른 거야. 아영 누가···. 숙자 망할 놈의 개자식. 원수덩어리. (사이) 전 남편. 아영 그러니까 사람 하나 더 들이세요. 빨리 빚 갚아야죠. 숙자 사람을 어디서 구해? 아영 적임자가 하나 있어요. (휴대전화 울린다) 네. 지금 나가요. (끊는다) 알바하다 잠시 온 거라서···. 숙자 잠은 안 자? 아영 그럴 시간 없어요. 월세는 봐 주시는 거예요. (마당으로 나간다) 집주인이 아영을 기다리고 있다. 집주인 정말 올려 줄 거야? 아영 네. 그렇다니까요. 집주인 고모 일에 조카가 왜? 아영 월세 올려 드리고 저도 여기 같이 살까 하고요. 집주인 그래? 근데 얼마나? 아영 십오 정도. 그냥 아드님 쓰라고 하기에 방이 좀 아깝지 않아요? 다달이 사십을 집에 갖다 주는 것도 아니고. 집주인 (혼잣말) 사십! 아영 생각해 보시고 연락 주세요. 집주인 나가고, 아영도 밖으로 나간다. 째깍째깍 시간이 흐른다. 아영, 조심스럽게 다시 방으로 들어온다. 동곤이 마당에서 방 쓸 차례를 기다린다. 아영, 나오다 기겁한다. 아영 뭐해? 변장도 안 하고? 동곤 이제 조카잖아. 그럴싸하게 연기만 하면 돼. 아영 자주 들락거리면 의심받아. 아영, 동곤을 데리고 재빨리 들어간다. 동곤, 벽시계를 2시에 맞춘다. 동곤 안 가고 뭐해? 내 시간이야. 아영 잠시만. 중요한 일이야. 동곤 지정된 시간을 지켜줘. 아영 그새 따라 하기는. (사이) 방세 올려줘야 돼. 동곤 뭐? 아영 집주인이 요구를 해. 동곤 아들놈 때문이라며? 아영 원하는 건 돈이었어. 동곤 고모한테 더 내라고 해. 아영 장난하지 말고. 한 방에 사니까 공동 책임이잖아. 동곤 주인하고 계약한 건 그 여자야. 아영 십오를 더 달래. 동곤 이런 낡은 방을? 아영 당장 아쉬운 건 우리잖아. 동곤 (시계 본다) 일단 좀 씻고. 쓰레기통에서 수건, 칫솔, 면도기를 꺼내 빠르게 움직인다. 아영 거기다 왜···. 동곤 들고 다니기 귀찮아서 짱박았어. 아영 들고 다녀. 숙자 언니가 질색해. 동곤 잘만 숨기면 돼. 아영 더 낼 거지? 동곤 씻고, 쉬고, 자고, 밥 먹고, 똥 싸고. 꾸물거리다 언제 다 해. 나이트에서 부킹이 필수라면, 시간방은 스피드가 생명이지. 동 곤은 화장실로 들어가 쏜살같이 씻고 튀어나온다. 아영 그러니까 그 언니가 우리 사정 봐줘서 5만원을 더 내는 거야. 보증금도 그 언니가 내고 있고 12시간 쓰니까 15만원. 나머지는 너, 나 6시간에 각각 12만 5000원. 동곤 4만 5000원이나 더 내라고? 아영 이런 방을 어디 가서 구해. 동곤 고시원으로 갈까? 아영 거기도 한 달에 최소 삼십은 넘어. 그걸 어떻게 견뎌? 업소에서 오전에 쪽잠이라도 잘 수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인 줄 알아. 동곤 돌겠다! 아영 너도 살고, 나도 살고. 동곤 주인 살고, 우린 죽고. 아영 ···. 동곤 5000원이라도 깎자. 아영 사용 시간에 따라 공평하게 고통 분담! 동곤 이 넓디넓은 지구에, 하루 24시간 내 몸뚱이 하나 편하게 누일 방 한 칸이 없다니···. 아영 지구는 좀 심하다. 동곤 심한 건 이 방이야. 아영 다음 달부터 올리는 거다. (나간다) 동곤, 부엌 싱크대 안에 숨겨둔 침낭과 시계를 꺼내서 잠을 청한다. 똑딱똑딱 시간이 흐른다. 저녁 8시 무렵, 숙자가 밖에서 문 두드린다. 동곤, 후다닥 일어나 방을 나오다 숙자와 마주친다. 숙자 이러다 의심받아. 빨리 가. 동곤 가요, 가. 숙자는 방으로 들어와 곧바로 잠을 잔다. 시간 흘러 아침 7시 30분. 알람 울리자 옷을 갈아입고 서둘러 출근 준비를 한다. 아영은 방 밖에서 기다리다 졸고 있다. 모래시계를 손에 쥐고 있다. 숙자 (나오며) 빨리 들어가. 아영 (잠꼬대하며) 찜질이세요? 목욕만 하세요? 숙자 (깨우며) 여기 집이야. 아영은 비몽사몽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벽시계를 8시에 맞춘다. 그대로 쓰러져 잠이 든다. 밖에서 문 두드리는 소리 들리자, 벌떡 일어난다. 집주인 아가씨, 있어? 아영 네. 나가요. 아영, 정신을 차리고 눈빛을 번뜩인다. 집주인 그때 말한 월세는···. 아영 안 그래도 다른 방 열심히 알아보고 있어요. 집주인 다른 방이라니? 아영 보증금이나 잘 준비해주세요. 집주인 아들놈 잘 구슬려서 다락방 쓰라고 하면 돼. 아영 아드님한테 미안해서요. 그냥 이사 나갈게요. 집주인 이사라니? 내 집이다 생각하고 편하게 지내. 아영 그 월세면 투 룸도 가능하겠고. 아무래도 둘이라 불편하기도 하고. 집주인 그러지 말고 조금만 올려주고 그냥 살아. 이사 비용도 만만치 않잖아. 아영 얼마나···. 집주인 10만원만 더 내. 아영 그 돈이면 그냥 이사 가는 게···. 집주인 섭섭하게 왜 그래. 그럼 딱 5만 원만. 아영 보증금 준비를 최대한 서둘러 주세요. 집주인 (자기도 모르게 소리 지른다) 안 돼! 아니, 당분간은 그냥 살아. 아영 최종 결정은 고모가 해야 하니까···. 집주인 월세만 밀리지 말아줘. 집주인은 울상을 짓고 나가고, 아영은 방으로 들어와 한숨을 돌린다. 혼자 계산을 해보며 웃음 짓는다. 아영 계산이 그러니까. (계산기 두드려 보며) 동곤이 6시간 12만 5000원, 주인 아줌마 아들 6시간 8만원. 나는 12시간 4만 5000원! 숙자 언니 0원! 겨우 25만원 딱 맞췄네. 이제야 두 다리 뻗고 자겠다. 마당으로 낯선 남자 한 명이 들어와 문을 두드린다. 장씨 나야. 아영 누구세요? 장씨 (여자 목소리 들리자 침묵) 동곤이 들어오다, 장씨를 보고 당황한다. 동곤 왜 이렇게 빨리 왔어요? 장씨 뭐가 잘못됐어? 집주인이 마당으로 나오다, 두 사람을 본다. 집주인 이 분은 또 누구···. 동곤 삼, 삼촌이세요. 장씨 (얼떨결에 목례) 집주인 친척들 사이가 아주 죽고 못사나 봐. 조카에, 삼촌에···. 동곤 저희 집안이 워낙에 서로 친해가지고. 아영은 웅성거리는 소리에 밖으로 나와 본다. 동곤 (아영에게) 삼, 삼촌 오셨어. 아영 (놀라서 바라본다) 집주인 (수첩 꺼내 적으며) 세금 추가! 친척들이 너무 많이 들락거려. (나간다) 아영은 두 사람을 데리고 황급히 방으로 들어간다. 아영과 동곤은 싸우고, 장씨는 방을 둘러본다. 아영 삼촌이라니? 동곤 그게···. 아영 뭐야? 동곤 삼촌 맞다니까. 장씨 동곤이 삼촌 맞습니다. 아영 아저씨는 빠지세요. 동곤 삼촌한테 왜 그래? 아영 누굴 속이려고. 동곤 삼촌이 나 보러 오셨다니까. 아영은 부엌에서 식칼을 가져와 책상에 위협적으로 내리꽂는다. 장씨, 놀라서 물러선다. 아영 당장 불어. 동곤 방, 방세가 올라서. 아영 뭐? 동곤 그냥 같이 지내려고. 아영 그게 다야? 동곤 룸메이트라니까. 아영 방을 같이 써? 동곤 반, 반. 아영 월세를? 아영은 다가가 동곤을 마구 꼬집는다. 동곤 악, 방을···. 아영 어떻게? 동곤 너처럼···. 아영 혹시? 동곤 아, 세 시간···. 아영 설마···. 동곤 악, 세, 세를···. 아영 너까지···. 동곤과 아영이 싸우는 사이, 장씨는 벽시계 시간을 오후 5시로 돌려서 맞춘다. 장씨 (손을 들고 큰 소리로) 잠깐! 아영과 동곤은 놀란 표정으로 장씨를 쳐다본다. 장씨 (벽시계를 가리키며) 이제, 내 차례입니다. 이때 문 밖에서 ‘똑똑똑’ 노크 소리 들려온다. 세 사람은 의아한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본다. 경쾌한 음악 소리 들린다. 서서히 어두워진다. [당선소감] 실패를 두려워 않고 길 찾아 나섰다 먼 길을 돌아 다시 출발선에 섰습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열심히 글 쓰고 살았다 생각했는데, 돌이켜 보니 결국 어느 것 하나에도 제대로 덤벼들지 못했습니다. 삶의 시기마다 그래야 했던 이유와 핑계는 무수히 많았습니다. 결국 문제는 내 안에 있었습니다. 실패가 두려운 거였어요. 그와 맞서 보려고 하지 않았더군요. 그때부터 쉽고 익숙한 것들을 내려놓고, 더 늦기 전에 정진의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희곡을 쓰면서 실패하고 좌절했던 곳에서 새롭게 길을 찾아 나섰습니다. 올곧게 홀로 서야 함께 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그 길에 ‘신춘문예’는 큰 목표 지점이었고 파고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남들보다 뒤늦게 뛰어든 만큼 많이 더디 가겠지만, 그래도 가다 보면 언젠가 깨우칠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뭐라도 되겠지’ 그런 무한 긍정의 마음을 품고. 감사합니다. 너무나도 큰 행운을 만났습니다. 당선 소식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습니다. 기쁨의 눈물도 흘렸습니다. ‘정말이야? 꿈 아니야?’라고 몇 번이고 되물었습니다. 좌절을 거치니 희망이 옵니다. 노력은, 간절함은 결코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고마운 분들의 얼굴이 뜨겁게 떠오릅니다. 덕분에 오늘 제가, 여기, 있습니다. 부족한 작품, 천금 같은 기회를 주신 심사위원 선생님 감사합니다. 더욱 정진하며 열심히 쓰겠습니다. 다시 희곡 쓸 용기를 주신 라푸푸서원 차근호 작가님 특별히 감사합니다. 선욱현 작가님, 최원종 작가님, 김경락 연출님, 박세환 작가님 감사합니다. 마지막 퇴고를 도와준 배우 오혜진, 함께 고생한 지희야 정말 고맙다. 묵묵히 외조해 준 우리 남편 정재만, 부모님, 가족들, 모두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약력 ▲1976년 포항 출생▲계명대 국문과 졸업▲구성작가, 프리랜서 기자 활동 [심사평] 서민층 주거 문제, 탁월한 리듬감으로 살려 올해 희곡부문에는 254편의 작품이 출품되었다. 기록적인 숫자다. 구어적인 것을 글로 담는 것에 익숙한 세대가 도래한 것일까? 연극을 많이 보는 문화적 환경이 조성된 덕분인가? TV 매체에 대한 친근감이 삶의 드라마화를 촉진한 것일까? 아니면 문예창작과와 연극 전공 학생 수의 비약적인 증가가 누적된 결과일까? 출품작 중에 현실을 포착하는 능력, 혹은 발상이 빛나는 작품도 적지 않았다. 가능성 있는 작가들을 많이 발견하게 된 것이 올해 신춘문예의 큰 기쁨이다. 출품작들이 다룬 소재 중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자살, 주거 문제, 실업 문제였다. 사람살이가 극도로 힘들어진 서민과 젊은 층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살’과 관련한 작품이 이례적으로 많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 자살률이 최근 8년간 가장 높다는 현실을 말해주듯 자살사이트, 자살학원, 자살을 둘러싼 해프닝과 사후 망자의 이야기까지, 자살의 연극화에는 끝이 없었다. 자살과 생명보험을 연결시킨 작품도 많아 자살의 주요원인이 경제적 문제임을 짐작하게 한다. 절박한 상황들을 기정사실로 한 채 그것을 연극적 놀이의 대상으로 삼는 작품이 많이 등장한 것에서 이 시대의 누적된 피로감을 느낄 수 있었다. 당선작인 임은정의 ‘기막힌 동거’ 역시 서민층 주거 문제의 어려움을 증식 이미지의 코미디로 변형시킨 작품이다. 생존 문제를 타개하려는 평범한 등장인물들의 노력이 황당무계한 방식으로 펼쳐지는 가운데 인물들의 숨찬 생활의 리듬은 작가에 의해 연극적 템포감으로 변환되었다. 무대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작가의 감각이 탁월한 연극적 리듬과 타이밍으로 드러난다. 끝까지 논의된 또 하나의 작품은 김경민의 ‘욕조 속의 인어’다. 이 작품 역시 오늘날 한국 사회의 20대가 처한 주거 문제를 은유적으로 다뤘다.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떠올리게 하는 독창적인 상황 설정이 매력으로 꼽혔으나 인간을 일면적으로 이해하는 감상성이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이 외에 변효진의 ‘연기수업’, 김중원의 ‘다금바리’, 안재희의 ‘완벽한 화장실을 찾는 법’ 등도 최종 논의에 올랐다.
  • 10억 수뢰 김광준 검사 첫 공판 “돈 받았지만 대가성은 없었다”

    10억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광준(51) 서울고검 부장검사가 28일 열린 첫 재판에서 돈을 받은 것은 맞지만 뇌물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대웅)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김 부장검사 측 변호인은 “돈을 받은 것은 대부분 사실이지만 대가성이나 직무 관련성은 없었다.”고 말했다. 각종 증거로 명백히 드러나 있는 금품 수수 사실은 어쩔 수 없이 시인하면서도 수사 무마 알선 등을 전제로 한 뇌물은 아니었다는 주장이다. 김 부장검사는 유진그룹에서 5억 9000여만원, 다단계 사기범인 조희팔씨 측근으로부터 2억 7000여만원 등 10억여원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함께 기소된 유경선(57) 유진그룹 회장과 동생 유순태(46) EM미디어 대표 측 변호인은 “유 회장은 돈이 오간 사실 자체를 몰랐고 유 대표도 단순히 빌려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사업가 이모(52)씨도 “금품을 준 것은 맞지만 직무 관련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늘색 수의를 입고 재소자용 흰 운동화를 신고 출정한 김 부장검사는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인 채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재판장이 인적사항을 확인하며 직업을 묻자 머뭇거리다가 “검사…”라고 짧게 답하기도 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10억 수뢰혐의 김광준 세가지 비리 추가 포착

    10억원대의 금품 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서울고검 김광준(51) 부장검사가 다른 세 가지 혐의에 더 연루됐을 수 있다고 경찰이 밝혔다. 특임검사팀과 별도로 김 부장검사 비리의혹을 수사해 온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2일 김 부장검사의 차명계좌 분석내용, 사건 관련 참고인 진술 등 자료 일체를 검찰에 송치하면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첨부했다. 경찰은 “특임검사팀이 지난 7일 발표한 수사 결과가 경찰 수사와 대체로 일치하지만 경찰이 범죄 혐의를 포착한 세 가지 부분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러나 김 부장검사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의 은닉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김 부장검사의 차명계좌를 발견, 지난달 2일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검찰이 같은 달 9일 김수창 특임검사를 지명하면서 검·경이 동시에 수사하는 ‘이중수사’ 상황이 벌어졌고 이후 경찰은 이 사건에서 한발짝 물러섰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김광준, 확인된 뇌물만 10억, 검사비리 최고액… 구속기소

    김광준, 확인된 뇌물만 10억, 검사비리 최고액… 구속기소

    김광준(51·구속) 서울고검 부장검사의 뇌물수수 규모가 최소 10억원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역대 검사 비리 가운데 최고 액수다. 김 부장검사 비리 사건을 수사해 온 특임검사팀은 7일 김 부장검사를 뇌물 및 범죄수익 은닉법 위반·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김 부장검사에게 뇌물을 준 유경선(57) 유진그룹 회장 등 4명은 불구속 기소됐고, 김 부장검사와 함께 주식투자를 한 후배 검사 3명에 대해서는 대검 감찰본부에 감찰을 의뢰했다. 특임검사팀이 밝힌 수사결과에 따르면 김 부장검사는 6개의 차명계좌 등을 이용해 유진그룹과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 측근, 기타 기업체 등으로부터 내사·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모두 10억 367만원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장검사는 2008년 5월부터 2010년 1월까지 유 회장과 동생인 유순태(46) EM미디어 대표로부터 총 5억 9300만원의 금품과 향응을 받았다. 이 중 5억 4000만원은 수표로 받았다. 다단계 사기범 조씨가 세운 사기 업체 부사장 강모(51)씨로부터는 2008년 5월부터 10월까지 2억 7000만원을 받았다. 강씨는 김 부장검사와 대구의 고교 동창으로, 평소 친분은 없어 또 다른 동창을 통해 김 부장검사에게 접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국가정보원 직원의 부인인 김모(51)씨로부터 수사 무마 명목으로 8000만원을 받고, 실제로 담당 검사에게 “김씨가 억울하다고 하니 잘 살펴봐 달라.”고 전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 포항소재 A스틸 이모 대표로부터도 2005년부터 올해까지 5400만원을 받았고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시절인 2008년 말에는 옆 부서인 특수2부의 수사대상 기업이던 KTF 홍보실장으로부터 667만원 상당의 국외여행 경비를 대납받았다. 김수창 특임검사는 “김 검사가 차명계좌를 이용한 행위에 대해서는 범죄수익은닉법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등 검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 등을 고려해 더욱 엄격한 기준으로 처벌했다.”면서 “범죄수익환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김 검사 소유 재산에 대해 추징보전 절차도 마쳤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는 이날 입장 발표 자료를 통해 김 부장검사에 대한 수사를 종료하고 다음 주중으로 그동안 수사결과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특임검사팀 수사결과에 경찰 수사사항이 상당 부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인 경찰 수사는 불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검찰에서 무혐의로 본 일부를 경찰이 혐의가 있다고 보는 부분도 있어 불일치 부분은 경찰의 의견을 적시해 검찰에 송치하면 재판과정에서 진상이 규명될 걸로 본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검찰의 특임검사 임명으로 이중 수사에 따른 인권침해 우려가 있었다.”면서 “유사 사건 발생 시 수사 주체 논란이 재연되지 않도록 경찰 수사권이 보장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신종사기 주의보…다단계 ‘앱’ 사기단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금융 다단계 사기가 처음으로 적발됐다. 전북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27일 ‘계(契)모임’이라는 금융 다단계 앱을 만들어 유포시키고 회원들로부터 돈을 가로챈 운영자 남모(37)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남씨를 도와 앱을 만든 개발자 김모(33)씨와 계주 4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남씨는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구글 앱스토어에 계모임을 할 수 있는 앱을 만든 뒤 1만~10만원의 구좌를 구입한 회원을 3명 이상 모아 올 경우 곗돈의 5%를 수당으로 지급하겠다고 회원을 모집했다. 남씨는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광고를 보고 앱을 다운받은 회원 1400여명으로부터 곗돈 1억 2000여만원을 받아 이 중 2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신용불량자인 남씨는 수당을 지급할 능력이 없었지만 12단계의 피라미드 형태로 계원들을 조직해 앱을 운영해 왔다. 피해자들은 구글이란 대기업을 믿고 의심 없이 앱을 구매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며 지인들에게 앱을 소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구글 앱스토어 외에 다른 앱마켓에 동일한 형태의 앱이 있는지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조희팔 돈 받은 혐의’ 경찰·교도관 3명 조사

    ‘조희팔 돈 받은 혐의’ 경찰·교도관 3명 조사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경찰관 등 3명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조희팔 다단계 사기사건과 관련해 돈을 받은 혐의로 대구 모 경찰서 소속 안모(43) 경사 등 경찰관 2명과 교도관 1명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이 중 안 경사는 이달 중순 불구속 입건으로 대기발령됐으며, 지난 14일부터 25일까지 휴가를 다녀온 후 26일 무단결근한 채 연락이 끊겼다. 경찰은 직장 무단이탈 경찰관 발생 수배를 내려 안 경사를 찾고 있다. 안 경사는 2006년 한 전직 경찰관으로부터 조희팔 다단계 법인의 행정부사장 강모(50·중국 도피)씨를 소개받고서 2007년 8월부터 2008년 5월까지 차용금 또는 생활비 조로 8차례에 걸쳐 6700여만원을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다른 경찰서 소속 권모(53) 경감은 2007년 8월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강씨로부터 함께 바다낚시를 하자며 경비조로 200만원을 받은 사실이 계좌추적 조사에서 드러났다. 하지만 공소시효가 지나 입건되지 않았다. 경북 모 교도소 교도관 박모(47)씨는 2008년 8월 강씨로부터 “부산지역 조희팔 관련 법인 관계자를 잘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2차례에 걸쳐 500만원을 받은 혐의다. 경찰은 조희팔 자금 총괄책임자인 강씨의 차명 계좌에서 이들 3명의 자금거래 내역을 확인했다. 경찰은 “3명 모두 돈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나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다.”며 “경찰관 2명은 금품을 받을 당시 사건 관할 경찰서에 함께 근무했으나 조희팔 사기사건을 직접 수사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안 경사에게 강씨를 소개해준 전직 경찰관은 2006년쯤 퇴직한 뒤 조희팔이 중국으로 밀항하기 전까지 조희팔의 자금을 관리한 혐의(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최근 입건됐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경찰, 中에 조희팔 생존여부 재확인 요청

    경찰이 해외로 도피한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의 생존 여부를 중국 정부에 재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26일 “조씨를 중국에서 봤다는 증언이 나와 중국 공안에 관련 내용에 대한 사실 확인을 최근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 언론은 조씨가 살아있으며 검거할 수 있었으나 상부 지시가 없어 잡지 않았다는 중국 옌타이 공안국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경찰은 지난 9월 조씨의 사망 관련 서류인 응급진료기록부, 사망증명서, 화장증 등의 진위를 확인해 달라고 중국 당국에 요청한 결과 사망 관련 서류는 진본이라는 공식 통보를 받았다. 경찰은 당시 조씨의 사망과 화장 과정에 관여했던 사람들에 대한 조사도 요청했지만 아직 결과를 통보받지 못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는 조씨 사망을 공식 문서로 보고받았기 때문에 죽은 것으로 봤지만 사기액이 매우 크고 중국에서는 돈이 있으면 (서류) 조작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의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존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e쇼핑몰 다단계 회원모집 ‘월 6억원 수당’ 챙긴 목사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해 높은 수익을 보장하겠다고 속여 회원 4만여명을 모집한 뒤 투자금을 가로챈 금융 피라미드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막대한 수익금을 낼 수 있다고 속여 회원 4만여명에게 1400억원을 투자받아 이 중 20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다단계업체 대표 송모(42)씨를 구속했다. 또 회원을 모집하도록 도운 이모(50·목사)씨 등 1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대형 금융 피라미드 사건이 적발된 것은 5년여 만이다. 금융 피라미드 사기 전과자인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등 전국 20여곳에 센터를 두고 1계좌에 33만∼550만원을 투자하면 매일 3000∼1만원의 수당을 평생 지급한다고 속여 회원을 모집했다. 이들은 또 재정이 어려운 개척교회 목사 2000여명에게 무료로 계좌를 나눠 주며 접근해 신도 3만여명을 회원으로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결과 이들은 신입 회원을 소개하면 10∼20%의 성과금을 지급하는 등 전형적인 다단계식 영업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이 목사는 회원 모집을 많이 해 월 6억원의 수당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매일 신규로 들어오는 4억~6억원의 자금으로 앞서 투자한 가입자들에게 이익금을 매일 지급해 회원들이 믿게끔 했다. 그러나 지난 7월부터는 수당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불만이 쌓이기 시작해 경찰의 수사망에 걸려든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삼 광역수사대장은 “피의자들은 추가 모집하는 회원들의 투자금을 가지고 약속한 수당을 1년 넘게 지급하면서 투자자들을 안심시켜 기하급수적으로 회원 수를 늘려 왔다.”면서 “다행히 검거 시기가 빨라 피해액이 적었다.”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대구지검, ‘조희팔 비자금 관리’ 혐의 전직 경찰 수사

    대구지검은 피해규모 4조원대의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의 비자금을 관리한 전직 경찰관 임모(45)씨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대구지역 경찰서에서 근무했던 임씨는 2006년 경찰에서 퇴직한 뒤 조희팔이 중국으로 밀항하기 전까지 조희팔과 그의 최측근인 강태용씨로부터 비자금 상당 부분을 건네받아 관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는 구속된 김광준 검사에게 2억 7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이후 임씨는 조희팔 측과 사이가 틀어져 경찰수사에 협조했고, 이 때문에 조희팔 측으로부터 협박까지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희팔 사건을 수사하던 대구 성서경찰서 소속 정모(37) 경사는 임씨에 대한 오해를 풀어 그를 보호할 생각으로 중국으로 건너가 조희팔 일당에게서 골프접대와 향응 등을 제공받았다 구속기소돼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임씨에 대한 보강수사를 한 뒤 기소할 방침이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현직검사 구속… 검찰의 치욕

    현직검사 구속… 검찰의 치욕

    김광준(51) 서울고검 부장검사 비리를 수사중인 김수창 특임검사팀은 ‘다단계 사기왕’ 조희팔씨 측근과 유진그룹 등으로부터 내사·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9억원대 금품을 받은 김 부장검사를 배임,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19일 구속했다. 2000년대 들어 현직 검사가 구속된 건 처음이다. 한상대 검찰총장은 “국민들께 큰 실망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마음 깊이 사죄를 드린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이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 혐의에 관한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와 수사 진행 경과에 비춰 증거인멸 및 도망의 염려도 인정된다.”고 구속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구속영장을 전달받은 특임검사팀은 영장을 집행, 김 부장검사를 서울구치소에 수감했다. 현직 검사로는 1993년 이건개 당시 대전고검장이 슬롯머신 사건으로 구속됐다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한 총장은 김 부장검사 구속 이후 즉각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 “향후 특임검사가 성역 없이 철저히 수사할 것이며 모든 의혹에 대해 그 수사 결과를 명명백백하게 밝혀 국민들의 엄중하고 준엄한 비판과 질책을 받겠다.”면서 “내부 감찰 시스템도 점검해 환골탈태의 자세로 전면적이고 강력한 검찰 체제를 구축하고, 국민들로부터 주어진 소임을 다했는지 등에 대한 뼈저린 반성과 성찰을 통해 전향적인 검찰 개혁 방안을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특임, 檢 비리수사 전방위 확대 검토

    특임, 檢 비리수사 전방위 확대 검토

    김광준 서울고검 부장검사의 비리를 수사 중인 김수창 특임검사팀은 이번 사건의 성격을 경찰 내사 단계에서 알려진 검사 개인 비리로 보고 “사안 자체가 크거나 복잡하지 않다.”며 조기 종결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비리 실태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 김 부장검사는 내사·수사 무마 대가로 유진그룹 측으로부터 5억 4000만원,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 측근으로부터 2억 4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사가 진행될수록 혐의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김 부장검사는 대구지검 서부지청 차장검사 재직 때 국가정보원 전 직원의 부인 김모씨로부터 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5000만원을 받은 점이 수사 과정에서 새롭게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시절 옆 부서인 특수2부의 수사 대상 기업이던 KTF 관계자가 대신 낸 국외여행 경비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포항과 양산, 부산 등지의 기업 3곳에서도 8000만~9000만원을 건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장검사는 특히 유진그룹 측으로부터는 전액 수표로 받는 대범함도 보였다. 수표는 자금 추적이 쉬워 불법적인 돈거래는 현금으로 이뤄지는 게 일반적인 수법이다. 특임검사팀은 김 부장검사가 구속된 만큼 김 부장검사를 상대로 여죄를 추궁하는 한편 수사 방향을 전방위로 확대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조씨가 검·경은 물론 정·관계 곳곳에도 돈을 뿌렸다는 의혹이 만연해 있는 만큼 이 부분도 집중적으로 파헤칠 예정이다. 특임검사팀은 그동안 “기본인 김 부장검사 사건에 충실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검찰총장의 승인을 받으면 별건 수사도 할 수 있다. 김 부장검사의 권유로 미공개 정보로 유진그룹 계열사 주식에 투자한 후배 검사 3명은 형사처벌은 면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선배의 제안으로 단순히 투자만 했기 때문에 관련 법 위반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검찰의 품위 유지 위반 등으로 검찰 징계가 내려질 수는 있다. 한편 김 부장검사가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으로 재직했던 2008년 특수3부의 수사를 받았던 ‘환경운동연합’은 19일 성명을 내고 “김 부장검사가 돈을 받은 2008년은 이명박 정부가 촛불시위 등에 부딪혀 한반도대운하 공약의 포기를 선언했던 때다. 특수부의 환경연합 수사는 청와대의 하명에 의해 시작됐다.”면서 “결국 김 부장검사는 한 손으로는 대기업의 부패를 눈감아 주며 뇌물을 받아 챙기고, 다른 손으로는 권력 핵심부의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보복 수사를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8억 수뢰 혐의 김광준 검사 구속영장 청구

    8억 수뢰 혐의 김광준 검사 구속영장 청구

    검찰 간부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김수창 특임검사팀이 15일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 측근과 유진그룹 측으로부터 8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고검 김광준(51) 부장검사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임검사팀 정순신 부장검사는 “담당인 서울중앙지법에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면서 김 부장검사의 혐의에 대해 “특가법상 뇌물을 포함해 몇 가지 혐의가 더 있다.”고 밝혔다. 김 부장검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19일 열린다. 김 부장검사는 부산지역 사업가 최모씨의 명의를 빌려 차명계좌를 개설한 뒤 이 계좌로 조씨 측근인 강모씨로부터 2억 4000만원을,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동생 유순태 EM미디어 대표로부터 6억원을 각각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부장검사는 또 서울중앙지검 특수 3부장으로 재직하던 2008년 당시 유진그룹 비리 정황을 내사하던 중 이 회사 직원 4∼5명 명의로 쪼개서 건네진 현금 5000만원을 차명계좌를 통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임검사팀은 이 5000만원이 김 부장검사의 당시 직무와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 대표는 뇌물공여 혐의로 입건됐다. 특임검사팀은 김 부장검사가 2010년 대구지검 서부지청 재직 당시 부속실 여직원 계좌를 이용해 또 다른 기업에서 1억원을 추가로 받은 사실도 조사하고 있다. 김 부장검사는 지난 이틀간의 조사에서 일부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고, 특임검사팀은 조씨 측근 강씨가 김 부장검사에게 2억원을 건넨 사실도 확인했다. 특임검사팀은 김 부장검사가 경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비리를 감추고자 자신이 즐겨 찾은 룸살롱 업주에게 술값 거래 장부 폐기를 요청하고 강남의 한 부동산 중개인에게 가짜 부동산 매매계약서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는 등 증거인멸 및 위조를 시도한 정황도 일부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사설] ‘경찰수사 빼가기’ 재발 방지책 마련하라

    특임검사팀이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 측근과 대기업 등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서울고검 김광준 부장검사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과 관련한 갈등이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지 주목된다. 두 기관의 이번 감정 싸움은 검찰이 원인을 제공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검찰은 경찰이 검사 비리 사건 수사 개시를 앞둔 지난 9일 특임검사를 임명해 수사에 나서 자기식구 챙기기라는 의혹과 함께 이중수사 논란을 빚었다.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있기는 하지만 경찰이 인지한 검사 비리 사건을 빼앗아 간 것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을 검찰은 인식해야 한다.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과거 사례를 되돌아볼 때 검찰의 무소불위 권력을 견제할 장치를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검찰은 ‘벤츠 검사’ ‘그랜저 검사’ ‘스폰서 검사’ 등 비리가 잇따를 때마다 자정을 다짐했다. 그런데도 차명계좌까지 만들어 수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이번 사건의 죄질로 미뤄 볼 때 검찰의 자정 능력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검찰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내부개혁에 적극 동참해야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 검찰 내부 통신망에 개설된 익명 게시판에는 “경찰이 수사 중인 상황에 특임검사를 임명하는 것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 “형사소송법에서 정한 경찰의 수사권을 분명히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들이 올랐다고 한다. 검찰과 경찰이 어제 수사협의회를 갖고 이중수사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은 것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풀어 나간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하다. 경찰은 먼저 인지한 사건에 대한 수사개시권을 인정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합의점은 찾지 못하고 다음주 초쯤 다시 만나기로 했다. 검찰은 경찰과 소통을 계속해서 갈등을 수습하기 위한 대타협에 힘을 쏟아야 한다.
  • 檢, 김광준 검사 재소환… 사전구속영장 방침

    檢, 김광준 검사 재소환… 사전구속영장 방침

    검찰 간부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김수창 특임검사팀은 14일 오전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 측근과 유진그룹 측으로부터 8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 고검 김광준(51) 부장검사를 7시간 만에 재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특임검사팀은 김 부장검사에 대한 혐의가 입증되는 대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김 부장검사는 전날 오후 3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12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특임팀은 이날 김 부장검사를 상대로 금품을 받은 경위와 규모, 사용처, 대가성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김 부장검사는 조씨 측근인 강모씨로부터 2억 4000만원을, 유경선(57) 유진그룹 회장의 동생 유순태(46) EM미디어 대표로부터 6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동료 검사 3명과 함께 유진그룹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불법 주식 거래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한 특임팀은 김 부장검사가 대구지검 서부지청 재직 당시 사건 무마 명목으로 돈을 받았는지도 캐물었다. 이와 관련, 특임팀은 지난 12일 부산과 경남 지역 업체 사무실 2곳과 관련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또 경찰 수사 이후 자주 찾던 룸살롱에 ‘장부를 없애 달라.’며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추궁했다. 특임팀 관계자는 “(언론 등에) 제기되는 모든 의혹에 대해 확인할 것”이라면서 “추가 연루자들을 포함해 모든 것을 다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김 부장검사 본인의 은행계좌 1개를 비롯해 이 계좌와 연결된 차명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 계좌로 차명계좌에서 수억원대의 자금이 이동한 흔적이 있어 김 부장검사가 어떤 목적으로 이 자금을 사용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물증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금융정보분석원(FIU)에 김 부장검사에 대한 혐의 거래보고(STR), 고액 현금거래보고(CTR) 등의 자료 제출도 요청했다. 혐의 거래보고나 고액 현금거래보고는 1000만원 이상 계좌이체 및 수표·현금 인출 거래 중 금융기관이 수상한 거래라고 판단해 금융정보분석원에 보고한 기록이다. 경찰은 검찰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유진그룹 관계자들에 대해 혐의 거래보고나 고액 현금거래보고를 조회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해 달라는 내용의 신청서도 제출했다. 경찰은 특임팀의 수사 결과를 보고 경찰이 그동안 확보한 각종 증거 자료를 토대로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추가 수사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檢, 쐐기 박나

    서울고검 김광준(51) 부장검사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김수창 특임검사팀이 신속한 수사 진행으로 경찰의 기선을 제압한 데 이어 경찰 비리 고리 찾기에 나설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특임팀은 김 부장검사의 비리 혐의 이외에 4조원대 ‘다단계 사기왕’ 조희팔씨 사건도 병행 수사 중이다. 특임팀 관계자는 14일 “김 부장검사 사건에 필요한 조씨 사건 관련 기록 등을 받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수사를 진행하다 조씨 사건에 관련된 연루자들이 더 나올 경우 수사를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특임팀은 김 부장검사가 구속되면 현직 검사 비리와 관련해서는 완전히 승기를 잡고 독자적으로 수사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직 검사 비리 수사의 주도권을 잡고 관련 의혹을 해소한 특임팀의 다음 수순은 경찰에 대한 반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임팀의 역공 카드는 다름 아닌 ‘조씨 사건’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조씨의 중국 밀항부터 사망까지 모든 게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면서 “조씨를 비호한 배후로 경찰이 거론되고 있는 만큼 특임팀 수사 과정에서 조씨 사건의 ‘몸통’ 등이 규명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특임팀 수사 과정에서 조씨를 비호하거나 조씨 및 그 측근으로부터 돈을 받은 고위직 경찰이 나올 경우 파장이 적잖을 전망이다. 조씨는 2008년 본격적으로 수사가 시작되자 각 사업장 소재의 경찰은 물론 서울 지역의 일부 고위직 경찰에게까지 무차별적으로 로비자금을 뿌렸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특임팀의 수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警, 뇌물수수 공무원 4~5명 추가 확인

    검찰과 경찰이 수사 중인 김광준(51) 부장검사 비리 사건을 계기로 ‘다단계 사기왕’ 조희팔(55)씨 사건에 대한 수사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사기 행각을 벌인 조씨가 정·관계 및 검경 인사에게 무차별적으로 뇌물을 살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가운데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파장이 일 전망이다. ●특임검사팀 “수사에 장애 없을 것” 경찰은 김 부장검사에 대한 조사와 함께 조씨로부터 돈을 받은 의혹이 있는 공무원 4~5명도 수사선상에 올려 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3일 “조씨 사건과 관련해 계좌 추적 과정에서 돈을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공무원 4~5명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구지역 경찰이 대부분이고 이 외에도 주로 인허가 업무를 담당하는 과장급 이하의 지자체 및 중앙부처 공무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에 대한 혐의 사실 및 오고간 돈에 대한 대가성 여부를 파악 중이다. 김수창 특임검사팀도 김 부장검사 외에 조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공무원 등에 대한 정황이 포착될 경우 수사에 착수한다는 입장이다. 특임검사팀 관계자는 “(특임검사팀이)조씨 사건과 관련된 공무원 등에 대한 수사를 하는 데 장애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팔 리스트’ 존재 여부 촉각 이처럼 검찰과 경찰이 경쟁적으로 수사 확대 가능성을 내비친 가운데 조씨로부터 뇌물을 받은 인사들의 이름이 적힌 이른바 ‘조희팔 리스트’가 존재할 경우 그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리스트에는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 관계자들은 물론 중앙부처 공무원, 여권 실세 등 정·관계 인사 수십명이 오르내리고 있다. 조희팔 사건의 피해자 모임인 ‘바른 가정경제 실천을 위한 시민연대’(바실련) 관계자는 “검찰과 경찰뿐 아니라 지자체 및 중앙부처 공무원 등과 함께 고위직 인사들도 여럿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검경이 치열한 수사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유가 자기 식구들이 대거 연루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조씨 사건에 대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일환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비리의혹 부장검사 이르면 14일 영장

    비리의혹 부장검사 이르면 14일 영장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 측근과 유진그룹 측으로부터 8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고검 김광준(51) 부장검사가 13일 특임검사팀(특임 김수창)이 있는 서울 서부지검으로 출석했다. 김 부장검사는 조사에 앞서 금품수수 의혹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 없이 들어갔다. 김 부장검사는 조씨의 측근 강모씨로부터 2억 4000만원을, 유경선(57) 유진그룹 회장의 동생 유순태(46) EM미디어 대표로부터 6억원을 각각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동료 검사 3명과 함께 유진그룹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거래를 한 의혹도 사고 있다. 특임검사팀은 김 부장검사를 상대로 밤 늦게까지 금품을 받은 경위와 규모, 사용처, 대가성 여부 등을 추궁했다. 특임검사팀은 이르면 14일 김 부장검사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특임검사팀은 또 유진기업의 주식 투자와 관련, 다른 검사 3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지난 주말 조사했다. N씨, S씨, K씨 등 3명의 검사 중 2명은 지검으로 소환조사했고, 현재 국외에 있는 1명에 대해서는 이메일을 통해 조사했다. 한편 경찰은 김 부장검사가 2009년 대구지검 서부지청 차장 재직 당시 고소사건을 무마해주고 돈을 받은 의혹을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모 식품회사 대표를 협박해 8억원을 뜯은 혐의로 고소당한 전직 국정원 직원 부부가 대구지검에서 무혐의 처분을, 대구고검에서는 무죄 구형을 받은 뒤 피해자의 재정신청으로 법원에서 뒤집혀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건이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특임검사, 비리의혹 부장검사 오늘 소환

    특임검사, 비리의혹 부장검사 오늘 소환

    서울고검 김모(51) 부장검사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김수창 특임검사가 13일 오후 김 부장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앞서 경찰은 김 부장검사에게 오는 16일 경찰 출석을 통보한 상태다. 특임검사가 김 부장검사를 경찰보다 먼저 소환하게 되면서 경찰의 반발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특임검사, 유진그룹 회장 등 조사 특임검사팀은 12일 김 부장검사에게 소환을 통보하는 한편 유경선(57) 유진그룹 회장과 유 회장의 동생 유순태(46) EM미디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임검사팀은 이들을 상대로 김 부장검사에게 6억원을 건넨 경위와 대가성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임검사팀은 김 부장검사를 불러 그동안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강도 높게 추궁할 방침이다. 김 부장검사는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의 측근으로부터 2억 4000만원, 유진그룹 측으로부터 6억원을 차명계좌를 통해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후배 검사 3명과 함께 미공개 주식 정보를 이용해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얻은 의혹도 받고 있다. 이 밖에 2008년 이동통신사 KTF(2009년 KT에 합병) 임원으로부터 해외여행 경비를 지원받고 차명계좌를 통해 수백만원~수천만원을 입금받은 의혹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서 진행하던 KT 및 KTF 납품 비리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도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 경찰은 김 부장검사의 소환 소식에 반발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미리 소환 통보를 한 상황에서 특임검사가 김 부장검사를 소환하는 것은 경찰의 수사를 방해하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경찰은 김 부장검사를 둘러싼 기존 비리 의혹 이외에 새로운 의혹이 추가로 포착돼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는 이날 김 부장검사가 개인, 기업에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자금을 받았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한 데 이어 2010년 다른 검사가 수사 중인 특정 사건에 김 부장검사가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제보를 확인 중이다. ●경찰 “다른 사건 부당 개입 정황” 경찰청 관계자는 “김 부장검사에게 거액의 자금을 입금한 개인이나 기업 관계자들을 조사한 결과 김 부장검사가 대가성 있는 자금을 받았다고 판단할 만한 상당한 진술과 정황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와 함께 김 부장검사가 KTF로부터 해외여행 비용을 제공받았던 시기에 서울중앙지검이 해당 기업을 수사한 기록이 있는지 이날 검찰 측에 확인을 요청했다. 이 외에도 경찰은 김 부장검사가 2008년 말부터 2009년 중순쯤 유진그룹의 나눔로또 사업 기업 인수·합병과 관련해 내사를 벌였다는 언론 보도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에 해당 사건에 대한 내사 여부 및 결과 등에 대한 자료 요청을 한 상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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