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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언대] 改葬 전용 火葬爐가 필요한 이유/안우환 동국대 겸임교수

    음력 7월 윤달(8월24일∼9월21일)이 다가오고 있다. 올 윤달은 쌍춘년 윤달이라 어느 때보다 조상의 산소를 이장하거나 화장하려는 후손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아직 개장 유골 전용 화장로를 한 기도 갖고 있지 못하는 등 화장 능력이 크게 부족해 많은 이들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령 제주도의 경우 이미 지난해 9월의 166건보다 2배를 웃도는 370여건의 화장예약이 접수됐다고 한다. 수도권 벽제, 성남, 수원, 인천 등 4곳의 화장장도 포화상태다. 다른 지자체의 화장장을 이용할 경우 아예 거부당하거나, 많게는 10배의 이용료를 내야 한다. 님비(NIMBY) 등으로 인해 화장장을 설치하거나, 확장하지 못한 대가를 비싸게 치러야 하는 것이다. 이 결과 전국에서 불법으로 화장을 하는 행위가 적지 않게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화장장 외의 시설 또는 장소에서 화장을 해서는 안 된다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위반된다. 불법화장이나, 개장 유골을 일반화장로에서 처리하는 문제는 우리 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히 소량의 개장 유골을 일반 대형 화장로에서 처리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개장 유골 전용 화장로의 설치가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 시한부 묘지제도 시행에 대비해 개장 유골 전용 화장로를 설치해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다. 싱가포르에 비해 개장 수요가 월등히 많은 우리나라도 개장 유골 전용 화장로를 설치하면 많은 문제들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화장능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여건 하에서 관계자들이 책상머리에서 불법 화장을 하는 개장업자들을 탓할 때가 아니다. 화장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고 부족한 화장 능력을 확충하거나, 기존의 화장장 내에 개장 유골 전용 화장로를 추가로 설치하는 등의 방안으로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장사시설의 장기 수급계획을 세울 의무가 있는 만큼 각 지역의 여건에 맞는 대안을 찾기를 간곡히 당부한다. 안우환 동국대 겸임교수
  • [경제정책 돋보기] ‘돼지고기 수급 안정대책’ 추진

    [경제정책 돋보기] ‘돼지고기 수급 안정대책’ 추진

    내년부터 신고 등 간단한 절차만으로도 농지에 축사 설치가 가능하도록 규제가 완화된다. 또 중소규모 농가들이 공동으로 분뇨처리회사를 설립해 운영하도록 지원하는 ‘분뇨공동처리시설 지원사업’이 도입되며, 가축분뇨처리시설 지원금 한도액도 대폭 늘어난다. 농림부는 9일 양돈 농가의 경쟁력 약화에 따른 돼지고기 수급 불안 등을 막기 위해 이같은 개선 방안을 도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축사 신축이 어려워 폐업이 늘고, 사육장 밀도가 높아져 폐사율이 증가하면서 돼기고기 가격 폭등 사태가 되풀이된다는 판단에서다. ●축사 부족이 돼지값 폭등 원인 최근 삽겹살이 ‘금(金)겹살’로 불릴 정도로 돼지고기 값이 치솟고 있다.9일 현재 돼지 정육 소비자 가격은 1㎏당 1만 5000원을 웃돈다. 산지에서 돼지 한마리(100㎏)는 30만원 이상에 팔린다.6개월전에 비해 5만원 이상 올랐고,1년전 이맘때와 비교해도 1만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돼지값 폭등은 ‘연중 행사’처럼 돼버렸지만, 최근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가격 폭등의 주 원인은 출하량 부족이다. 돼지가 비좁은 축사에서 사육되면서 소모성 질환 등 각종 질병에 걸려 폐사하는 경우가 늘기 때문이다. 농림부에 따르면 지난 2002년부터 돼지 사육 두수는 900만마리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양돈 농가수가 계속 줄어들면서 가구당 평균 마릿수는 2002년 515마리에서 현재 790마리로 증가했다. 폐사된 돼지는 2002년 38만 7000마리에서 현재 63만마리 수준으로 급증했다. 가구당 폐사율은 30%를 넘는다. ●“규제 심해 축사 개·보수 엄두 못내” 하지만 축사 신축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까다로운 규제와 지역 주민들의 ‘님비현상’ 때문이다. 현행 농지법 시행령은 축사를 농업용 시설로 인정하지 않는다. 때문에 농지(농업진흥지역) 안에 축사를 지으려면 읍·면 지역의 농지관리위원회로부터 동의서를 받은 뒤 시장·군수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농민들은 허가를 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한다. 경기도 양돈협회 김건호(55) 회장은 “대부분 지역의 농지관리위원회에서 “‘우리 지역은 안 된다.’며 동의서를 발급해 주지 않는다.”면서 “악취나 오염이 심해 축사를 개·보수하려 해도 돼지를 잠시 옮길 만한 부지조차 찾지 못해 양돈 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많다.”고 호소했다. 분뇨처리시설 마련에 대한 지원도 제자리걸음이다. 양돈 농가들은 “물가 상승률 반영없이 10년째 같은 금액”이라면서 “상환 여부와 관계없이 지원 받은 한도액만 따지다 보니 정작 필요할 때 추가 지원이 안 된다.”고 말한다. 농림사업시행지침에 따라 지난 96년부터 축사 1㎡당 7만 4000원이 지원된다. 한도액은 단독 시설은 3억원, 공동시설은 15억원으로 제한돼 있다. 정부는 돼지 폐사율을 줄이기 위해 일정 면적당 사육 마릿수를 줄이면 직불금을 주는 친환경직불제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600여 농가만 참여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부는 이런 점을 감안, 축사 신축을 늘리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틀기로 했다. 가축질병과 환경오염, 지역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지에 대한 축사 진입 규제 완화가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농림부 고위관계자는 “농지 전용 절차를 현행 2단계에서 1단계로, 또는 신고만으로 가능하도록 농지법 시행령 등을 바꿔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쌀이 과잉 생산되고 있어 휴경 논 등에 축사 신축을 허가하고 그 조건으로 주변에 조사료 등 퇴비 활용 작물을 심어 민가와 거리를 유지하도록 할 방침”이라면서 “농지 수요와 분뇨 처리는 물론 민원 문제도 해결해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림부는 오는 2020년쯤 20만㏊ 정도의 여유농지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분뇨공동처리회사 설립 지원 분뇨처리 지원 방식도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시설 마련 자금이 부족한 농가들끼리 공동으로 분뇨를 처리하도록 도와주는 방안이다. 구체적인 모델은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것을 검토 중이다. 우선 2000마리 미만의 중소규모 농가 15∼20개가 한 그룹으로 모여 자금을 모아 유한회사를 만들도록 지원한다. 관련 시설은 농협이 무상으로 빌려주며, 회사는 분뇨를 수거해가고 퇴비나 액비로 만들어 과수·작물 농가에 제공해 운영 비용을 충당한다. 농민들이 직원으로 고용돼 일자리 창출도 꾀할 수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내년부터 4개 지역을 선정해 60∼80농가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에 들어가고,2008년부터 본격 시행할 방침”이라면서 “내년도 집행분으로 60억원의 예산을 요구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농림부는 분뇨처리지원금의 한도도 개별 농가 지원금의 경우 현행 3억원에서 5억원 가까이로 높이고, 일정 금액을 갚으면 추가로 지원해 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미국에 신종 님비 “성범죄 이웃 싫어요”

    “성범죄자를 이웃으로 맞대고 살 수 없다.” 택지개발 업체가 성범죄자 축출을 조건으로 택지를 분양하고 성범죄자가 이웃에 없는 주택들만 매물로 올리는 인터넷 매매 사이트가 등장하는 등 성범죄자 거부 분위기가 미국에서 확산되고 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성범죄 경력있는 이웃을 거부하는 이같은 신종 ‘님비’(NIMBY) 현상이 들불처럼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텍사스에 본부를 둔 ‘I&S 투자그룹’은 캔자스주 레넥사에서 154개 택지를 분양하면서 ‘성범죄자 퇴출’을 선언, 인기를 얻었다. 이 회사는 입주 희망자들에게 성범죄에 관련돼 유죄 평결을 받으면 이사를 떠날 때까지 매일 1500달러(약 150만원)씩 벌금을 물리는 내용의 규약을 내세워 분양 택지 150개를 순식간에 팔아치웠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관련 규약이 수요를 부추겨 택지 판매가 3∼4배나 늘었다.”면서 “올 가을 250여개 택지도 같은 방법으로 분양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텍사스주의 테일러 굿먼은 ‘성범죄자 없는 소유물의 인터넷 네트워크’를 표방한 웹사이트 ‘블록 와처 닷컴’을 구축, 주택 매물 가운데 반경 800m 이내에 성범죄자로 등록된 이웃이 없는 집만 골라 게재하고 있다. 이런 사적 규제 노력은 성범죄자들이 학교나 놀이터 부근에 거주하지 못하도록 한 주·시 정부 차원의 법률이나 조례들을 보완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조지아·인디애나·네브래스카·미시시피·사우스다코타 등 15개주와 수백여개 도시들은 성범죄자의 거주를 제한하는 법률·조례들을 갖고 있다. 미국에선 올들어 위스콘신 등 14개주가 아동 성범죄자에게 발찌와 페이저를 채워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으로 감시토록 하는 프로그램을 의무화하는 등 성범죄에 대한 처벌 및 예방 대책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성범죄자의 80%가 자기가 아는 사람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데스크시각] 지자체장 서번트리더십 실천을/박선화 지방자치뉴스부장

    지방선거 잔치가 끝났다. 다음달 첫발을 내디딜 민선4기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해 유권자인 주민과 당선자, 정치권과 정부 모두가 기대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선거결과만큼이나 극명하게 엇갈린 지방자치 무대에 대해 우려하는 것도 사실이다. 지역 주민이 아낌없이 분출해 낸 주권의 힘을 지방권력이 여하히 흡수해 낼까 의구심이 드는 까닭이다. 기실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의 소재는 중앙정치와 여당 및 정부에 대해 쏟아낸 불만의 폭발에 있었다. 그렇다고 지방정부가 이를 비켜갈 수는 없다. 차기 지방정부야말로 정부와 여당 덕분에 한나라당이 독식하는 반사이익을 얻었기 때문이다. 일견 지자체 4기 집행부는 외양면에서 한나라당의 일사불란한 정책집행이 가능한 모양새를 갖췄다. 자연 정부와 여당이 보인 일방통행식 독선과 오만의 함정에 빠지는 전철을 답습할 가능성도 커진 셈이다. 그러한 우려를 불식하는 일은 선거에 참패한 정부 및 여당의 실패학을 되새겨 이를 사전에 경계하는 일에서 시작돼야 한다. 주지하다시피 여당의 선거패배 원인은 정책적 무능과 다중적 혼란, 잦은 실언, 돌려막기식 인사로 요약하고 싶다. 우선적으로 자치단체장은 정책 결정과정에서의 합리성과 반응성을 보다 높여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 및 조세정책은 그 정당성과 투명성에 있어 상당한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해당사자들의 이견조율 과정이 일방적이었으며, 그에 대한 수요자들의 반응은 정반대여서 이번 선거결과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작금 발표된 저출산 대책의 경우도 재계가 사전 의견수렴이 없었다며 섭섭해하는 모습이다. 좋은 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하는 데 보약으로 삼을 만하다. 이는 정책집행에 있어 사전적 갈등해소가 성패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준다. 지방정부의 정책결정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따라서 크고작은 지방정부의 정책도 갈등해소 모델을 적용해 면밀하게 추진해야 한다. 정책의 목적이 무엇인지와 근거자료는 적확한지. 이해당사자들이 납득하는지, 재원은 있는지, 협상규범을 지키는지, 그리고 독선적 정책을 대체할 대안은 충분한지 따위를 따져야 할 것이다. 국민 없이 정치 없듯, 주민 없이 단체장도 없는 것이다. 둘째, 다중적 의미를 지닌 정체성의 혼란은 상대적으로 지방정부의 부담이 적다. 참여정부는 이념적 혼란과 세대간, 지역간 갈등을 부추김으로써 공동체의식을 약화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번에 선출된 230명의 지방자치단체장은 한나라당 소속 단체장들이 거의 장악했다. 기초단체장의 무려 67%가 같은 색깔이자 광역의원의 76%, 기초의원의 56%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자체의 행정은 보다 구체성을 띠어 이같은 정치적 잣대로만 재단해서는 안 된다. 대신 이웃 지자체간 공동이익을 위해 풀어야 할 님비현상에 대한 정책적 공조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특히 중앙정부와의 충돌시 정치적 해결보다는 행정논리로 풀어가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셋째, 민심이반에 정서적 악영향을 끼친 정부와 여당 지도자들의 실언과 끼리끼리식 인사는 자치단체장이 되새겨야 할 리더십 항목이다. 지방자치 12년이 됐지만 가장 미흡한 대목으로 단체장의 자질부족을 꼽는 어느 전문가의 지적에 필자도 동의한다. 이번 단체장은 정치바람 탓에 어느 때보다 이같은 경향이 농후하다. 기존의 공천과정과 선거운동은 물론 공약의 실천과 후속인사에서 단체장들은 리더십의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시대상황은 더더욱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정책을 조율, 추진하는 통합의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행정의 수요자인 주민을 섬기는 서번트 리더의 요건을 갖추길 권하고 싶다. 특히 서번트의 뜻을 음미할 만하다. 즉 스칼라십, 이그잼플, 리스폰서빌리티, 비전, 액티튜드, 뉴, 팀워크로 풀이된다. 주민을 받들고 솔선수범하는 것을 단체장의 으뜸 덕목으로 삼을 일이다. 박선화 지방자치뉴스부장 pshnoq@seoul.co.kr
  • 장례비 싸고 친환경 이제는 수목장 시대

    장례비 싸고 친환경 이제는 수목장 시대

    2004년 9월, 경기도 양평군의 고려대 농업연습림의 굴참나무 아래에서는 경건하고 단촐한 장례식이 열렸다. 장례식장에는 흔한 조화나 묘비 하나 없었다. 가족 등 고인의 친지들이 나무 주변에 둘러서 고인의 영면을 기원하며 마지막 작별을 고한 것이 장례식의 전부였다. 바로 평생을 나무와 함께 살다 타계한 김장수 고려대 교수의 수목장이었다.‘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김 교수의 유지를 반영한 듯 그 분을 모신 굴참나무에는 ‘김장수 할아버지 나무’라는 간단한 표지 외에 이렇다 할 흔적 하나 남겨져 있지 않았다. 우리나라에도 수목장(樹木葬) 시대가 도래했다. 수목장이란 기존 매장법이나 납골당처럼 유골을 존치하는 장법 대신 화장해 분쇄한 유골을 유족이 원하는 나무나 화초 밑 또는 잔디밭 등에 묻는 서구형 자연장법을 말한다. 스위스 등 유럽에서는 이 장법이 환경 훼손을 막는 친환경적 장법일 뿐 아니라 국토 잠식이나 장례 절차의 양극화와 번거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근래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이런 이점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정부가 나서 수목장을 권장하고, 관련 법제를 정비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제도적 수용 보건복지부는 최근 자연장제 도입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장사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했다. 이 법률안이 확정, 발효되면 수목장 등 자연장으로 장례를 치를 경우 고인과 유족의 성명 등을 기록한 표지를 나무나 잔디밭 등 매장장소에 설치하되 기존 묘지에 사용해 온 상석이나 석물 등은 설치할 수 없게 된다. 또 국민 정서를 감안, 자연장이 가능한 자연장림은 인구 밀집지역이나 주거지역, 상수원 보호구역, 문화재 보호구역 등에 설치하지 못한다.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장이 국·공유림을 활용, 자연장이 가능한 수목장림을 30만㎡ 이상 대규모로 조성할 수 있도록 했다. 개인이나 가족이 자연장 구역을 설치할 경우 면적이 100㎡ 미만일 경우에는 관할 시·군·구에 신고만 하면 되도록 절차도 간소화했다.1000㎡ 이상의 자연장 구역을 설치하려면 별도의 법인을 설립해야 하나 문중이나 종교법인, 공공 특수법인의 경우에는 이를 면제해 보급이 용이하게 했다. 수목장을 주요 장법으로 확산시켜 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수목장, 왜 좋은가 수목장은 아무 것도 남기지 않는 장례법이다. 그러나 얻는 것은 많은 장법이다. 현재의 장묘문화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 중에서 가장 심각한 것은 경제적 비용과 국토 잠식이다. 특히 경제적 문제와 관련, 고려대 변우혁 교수는 “죽음을 준비하면서 비용을 걱정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런 점에서 수목장은 어떤 장례법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산림정책연구회의 수목장 원가계산에 따르면 수목장에서의 나무 한 그루당 원가는 그루당 약 80만∼200만원선으로 산정했다. 다른 장례법과 비교해 매우 뛰어난 경제적 효과가 아닐 수 없다. ●수목장제 확산의 문제 수목장의 전제 조건인 화장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앞으로 화장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자치단체 주민들이 인접 지역의 화장시설을 이용할 경우 비싼 시설이용료를 내야 한다. 수목장과 화장시설 설치에 따른 님비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이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의 화장률은 52.3%에 달해 2010년에는 7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등 화장 수요가 급속히 늘고 있으나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화장시설 설치가 미진해 수목장의 보급을 가로막고 있다. 이런 가운데 복지부의 장례법제 정비는 장례로 인한 자연훼손을 막고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며,‘생전의 신분이 죽어서도 세습되는’ 전근대적, 소비적 장례를 줄이자는 취지는 오히려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파주 용미리 ‘추모의 숲’ 가보니 수목장은 국내에서도 이미 매장, 납골과 함께 하나의 장례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관련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또는 종교단체를 통해 수목장을 지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수목장은 경북 영천의 은해사 수림장이 유일하지만,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추모의 숲’에서도 집단 산골형으로 자연장이 치러지고 있다. ●서울시의 산골형 자연장 서울시가 경기도 파주 용미리 1묘지 내에 마련한 ‘추모의 숲’은 산골(散骨)공원이다. 화장한 유골을 안치할 수 있도록 장미, 철쭉, 무궁화, 국화 등 작은 규모의 꽃동산이 마련돼 있다.4개 꽃동산 중 한 곳을 택해 준비된 마사토와 유골을 섞어 땅 위에 안치하고 간단히 장을 지내면, 그 뒤 관리자가 공원 내에 합동으로 산골을 하게 된다. 이같은 자연장은 현재 무료로 운영되고 있지만, 합동으로 안장을 하다 보니 호상(好喪)한 유족들에게는 인기가 없는 편이다. 그래서 마련된 것이 개별 자연장이다. 유족들이 직접 잔디나 나무 밑에 유골을 안장하고 표지를 남길 수 있어 일반적인 수목장에 가장 가까운 형태다. 개별 자연장은 이미 추모의 숲 내에 마련돼 있어 관련법이 확정되는 대로 운영을 시작할 방침이다.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개별 자연장은 합동 안장을 꺼리는 유족들을 위한 공간으로, 안장은 개별로 하더라도 추모는 공동으로 하도록 추모공간을 따로 마련하고 기존 묘비 등의 부착물은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종교단체도 수목장 도입 경북의 은해사 수림장에서는 실제로 나무를 임대해 수목장을 할 수 있다. 사찰 주변 1만여평의 소나무 군락지에 수목장이 조성돼 있는데 현재 일반인이 이용할 수 있는 수목장으로는 유일한 곳이다. 나무 아래 구덩이를 파서 유골분만 안치하고, 나무에는 고인의 이름과 추모일 등을 적은 명패만 가지에 매어둔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고려청자서 힌트 얻은 수목장용 분골함 개발 서울시립조성묘지 관리업체인 ㈜서울장사개발(대표 안우환)이 올해부터 도입되는 수목장 분양에 대비해 ㈜세원(대표 이원우)과 공동으로 수목장용 분골함을 개발, 특허와 실용신안을 출원해 주목받고 있다. 또 수목장 전용 화장로 개발에도 본격 착수했다. 모두 국내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에 국내에서 개발돼 특허 출원한 ‘수목장용 분해성 투각형 분골함’은 수목장의 취지에 걸맞게 토양 속에서 분해가 잘 되도록 전분과 목재, 부직포 등을 사용해 제작됐다.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수목장의 취지와도 어울리는 일이다. 안 대표은 “장례의 엄숙함을 훼손하지 않고도 친환경적 취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분골함 아이디어를 고려청자에서 얻어 이중투각형으로 만들었다.”며 “미생물과 수분, 산소 등이 자연스레 흡입돼 쉽게 분해되는 투각형으로 제작, 짧은 시일 내에 유골이 토양과 자연스럽게 일체화되도록 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수목장용 분골함의 관건은 장례의식의 경건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환경친화성을 극대화하는 것. 안 대표는 “유골이 토양과 수목에 얼마나 빨리, 그리고 자연스럽게 일체화되느냐와 그러면서도 토양이나 수질 등 주변 환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목장은 사후(死後) 세계를 믿는 우리의 종교·정서적 관점에도 부합해 거부감 없이 수용될 수 있다는 것이 이점”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5·31 지방선거-유권자가 희망이다](3)어떤 후보에 투표하나

    [5·31 지방선거-유권자가 희망이다](3)어떤 후보에 투표하나

    지난날 선거에서는 찍지 말아야 할 후보로 이번 정당공천제의 폐해처럼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하고 공약을 남발하는 사람 등이 주로 거론됐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선거풍토가 상대적으로 깨끗해지고 검증시스템이 강화되면서 ‘후보 감별법’도 다각화·심층화되고 있다. 2004년 총선에서 총선시민연대는 낙선대상자 선정기준으로 부패·비리행위와 선거법 위반, 반인권·민주헌정질서 파괴전력, 경선 불복이나 대세추종과 같은 반의회·반유권자적 행위 등을 적시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치러질 지방선거는 정치적 성향보다는 시민들을 위해 실질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 게 요체다. 그만큼 평가기준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우선적으로 중시되어야 할 잣대는 자질과 도덕성, 정책비전 등이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지난 11년간 이들의 자질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기 때문. 지금까지는 주로 사업이나 장사 등을 통해 부를 축적한 사람이 명예를 얻기 위한 차원에서 지방의원 등으로 진출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다 보니 돈공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지방선거에 대한 시민들의 무관심도 자격미달자의 양산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이번 지방선거 출마자에 대해서도 재산형성 과정이나 출마의도, 도덕적 수준 등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 직접적인 검증이 어려울 경우에는 후보자가 속한 지역이나 집단 등의 평판을 참고하면 될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와 시민단체 등이 밝힌 후보자 정보공개사항도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 지방선거는 지역일꾼을 뽑는 것이어서 정국상황 등에 대한 고려는 가급적 배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정책에 대한 식견과 비전을 지닌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지방행정은 지역에서 일어나는 모든 분야를 관리·집행하는 종합행정이다. 이 때문에 세분화된 정책이 이슈가 되는 중앙무대와는 달리 전반적인 사안을 꿰뚫을 수 있는 식견이 요구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전문가 집단보다는 주로 명망가들이 단체장 등에 진출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번 선거에서는 행정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 다수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님비현상이 날로 심각해짐에 따라 결단력을 갖추고, 지자체가 겪는 문제해결의 한계를 중앙정부 및 시민사회와의 의사소통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주민 이기주의로 고철된 하수처리장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하수처리장이 끝내 한번도 써보지 못하고 철거될 운명에 처했다. 경기도가 이해당사자인 성남시, 용인시, 토지공사 등 3자 중재에 나서 이같이 최종 결정했다고 한다. 구미동 하수처리장은 인근 용인시 수지지구 생활하수를 처리하기 위해 지난 1997년 완공됐다. 그러나 집값 하락을 우려한 구미동 아파트 주민들이 하수처리장 이전을 요구하는 바람에 애물단지가 되고 말았다. 공사비 150억원 외에 한해 2억원씩 관리비로만 20억여원이 들어갔다고 하니 혈세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밤에는 불량청소년들의 은신처로 이용됐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번 하수처리장 폐기는 ‘님비현상’ 외에도 극심한 ‘중산층 이기주의’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구미동은 하수처리장 외에도 분당과 용인 수지를 잇는 연결도로 개설을 놓고 마찰을 빚었다. 두 지역은 모두 아파트 택지개발지구로 중산층 이상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구미동 주민들은 왜 우리 지역에 수지주민을 위한 하수처리시설이 들어서야 하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구미동 지역이 하천이 합류해 하수처리장 최적지였다고 한다. 또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 이미 하수처리장 입지로 지정된 만큼 주민들의 이기주의를 비난하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이런 분쟁은 더욱 많아질 것이다. 지자체도 이웃 지자체와 하수처리장과 쓰레기매립장을 서로 주고 받으며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기초자치단체마다 환경기초시설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주민들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중앙정부나 경기도 등 광역행정기관도 지방화시대를 맞아 조정능력을 길러야 한다.
  • [사설] 판교 납골당 무산시켜선 안된다

    경기도가 성남 판교신도시에 건립하기로 했던 5만기 규모의 납골당 사업을 백지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납골당 부지 5000평을 무상으로 기증받아 민자유치 형식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법제처 유권해석 결과 영리사업에 토지 무상공급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다.500억원을 들여 부지를 매입하면 사업성이 없다는 게 경기도의 사업포기 결정 이유다. 법률적인 타당성조차 검토하지 않고 3년 가까이 판교 납골당 사업을 떠벌여 왔다니 기가 찰 노릇이 아닐 수 없다. 판교신도시 납골당 사업은 추진 과정을 돌이켜보면 온통 주먹구구식이다.2003년 초 경기도는 판교신도시를 건립하는 조건으로 이 사업을 먼저 제안했다. 경기도의 제안에 냉담했던 정부는 1년 후 서울 강남 집값이 폭등하면서 강남 수요를 대체할 신도시 건설이 화두가 되자 판교 신도시 건설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판교 열풍이 주변지역 집값으로 옮겨붙자 열기를 식히는 방편으로 납골당과 쓰레기소각장, 하수종말처리장 등 3대 님비(혐오)시설을 신도시 입주 전에 완공하기로 했다. 주민들의 집단민원을 사전에 차단하는 새로운 개념의 신도시 건립 방안인 양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건설교통부는 지난해 11월 납골당 부지 무상 공여에 대한 법제처 해석을 구할 것을 제안했다지만 납골당 백지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건교부와 경기도는 그동안 납골당 규모와 지하화문제 등으로 숱한 협의를 거치지 않았던가. 책임 공방에 앞서 판교신도시 납골당은 반드시 건립되어야 한다. 지난해 공청회조차도 인근 분당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마당에 입주 후 납골당 건립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이해득실을 떠나 중앙정부와 경기도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 ‘부지 공모’ 제천 쓰레기처리장 첫삽

    “우리는 ‘님비’라는 말 몰라요.” 주민공모로 혐오시설 부지가 처음 확정됐던 충북 제천시 자원관리센터(생활쓰레기 종합처리장)가 28일 착공됐다. 제천시는 이날 신동 동막골에서 엄태영 시장과 이원종 충북지사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공식을 가졌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과 마을 이름이 같지만 실제는 다른 곳이다. 이 센터는 현 고암쓰레기매립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는 2008년 상반기 완공돼 14만 제천시민이 배출하는 하루 50t의 생활쓰레기를 처리하게 된다. 총 467억 7900만원을 들여 23만 3685만평에 조성하는 이 센터는 쓰레기매립장 및 소각시설, 음식물자원화시설, 재활용기반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축구장 3개와 풋살구장, 눈썰매장, 야생화단지, 식물원, 생태연못 등도 함께 들어서 시민생활공원으로 활용된다. 이 센터는 2003년 1월 주민발전기금 30억원을 내걸고 공모를 해 봉양읍 공전리 등 6개 마을이 응모, 같은해 10월 신동 동막골이 최종 부지로 선정되면서 지역이기주의 님비현상을 극복한 모범사례로 관심을 끌었다. 강구 제천시 자원관리팀 직원은 “친환경적으로 만들었다.”며 “쓰레기 처리시 발생하는 폐열로 열대식물과 곤충을 기르는 온실을 지어 청소년들의 산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축구장에서는 전국 축구대회도 열겠다.”고 말했다.제천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용인 장례센터 부지 공모

    택지개발이 한창인 용인에 수도권 최대규모의 종합장례문화센터가 건립된다. 센터를 유치한 주민들에게 200억원이 지원되고, 고용 등 각종 특혜도 주어진다. 용인시는 9일 830억원을 들여 오는 2009년 하반기까지 20만평 규모의 종합장례문화센터를 건립하기로 하고 22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부지를 공개모집한다고 밝혔다.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주민들은 마을 대표들로 구성된 유치위원회를 구성, 기간내 유치위원회 명의로 해당 읍·면·동사무소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시는 신청지역이 1곳인 경우 법적 요건을 검토한 뒤 하자가 없으면 곧바로 건립 예정지로 선정한다. 신청지가 복수일 경우에는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장례문화센터 건립 추진위원회에서 교통 혼잡이 적은 지역, 주거지역과 떨어져 있는 지역, 주민 호응도 등을 감안해 최종 건립 예정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장례문화센터 건립 부지로 선정되면 시로부터 주민숙원사업비 100억원이 지원되고 지역 주민들에게 매점과 구내식당, 화원, 장례용품점 등의 운영권을 우선 제공하는 등 장례문화센터 내 고용인력의 60% 이내에서 마을 주민들을 우선 채용할 방침이다. 또 건립예정지 관할 읍·면·동사무소에도 주민복지시설 설립 등을 위한 지역 개발사업비 100억원을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시는 늦어도 오는 4월 말까지 건립부지를 확정, 행정절차를 거쳐 내년 10월쯤 착공에 들어가 2009년 10월 완공할 예정이다. 시가 건립하는 장례문화센터에는 화장로 10기와 3만기의 납골함을 안치할 수 있는 납골당, 최대 16만기의 납골함을 안치할 수 있는 4만 5000평 규모의 가족 납골묘가 들어선다. 또 화장후 골분을 종이봉투나 나무상자에 넣어 나무 밑에 묻는 2만평 규모의 수목장과 15실의 분양실을 갖춘 장례식장, 주민들의 휴식을 위한 조각공원 등도 만들어진다. 성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CEO칼럼] 실용주의에 대한 斷想/노영인 동양시멘트·메이저 사장

    [CEO칼럼] 실용주의에 대한 斷想/노영인 동양시멘트·메이저 사장

    중국은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1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2005년 11월말 기준 무역흑자 규모는 사상 최대치인 908억달러를 기록했다. 외환보유고는 8000억달러에 다다른다.‘종이 호랑이’로 전락했던 중국이 세계 7위의 경제 대국으로 급성장한 것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연암 박지원은 이미 200여년 전에 중국의 저력을 간파했다. 그는 중국 청나라 건륭제 만수절(70세)을 축하하는 사절단의 비공식 수행원으로 중국을 찾은 기행을 ‘열하일기’에 담았다. 그가 북경에서 놀란 것은 화려한 궁성이 아니었다. 중국이 우리나라 동의보감 25권을 간행했다는 사실과 판본 또한 정묘함에 감탄한 것이다.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 수준 높은 문집이나 유학 관련 서적이 많이 발간되었지만, 잡문으로 취급 받았던 실용서는 드물었다. 실용서인 ‘동의보감’이 중국에서 발간돼 요즘 말로 베스트 셀러가 된 것이다. 또한 당시 청나라의 국가 이념은 우리와 같은 주자학이었다. 그러나 주자를 정통으로 표방하면서도 불교, 도교 등의 영역을 인정했다. 심지어 건륭제는 달라이 라마를 스승으로 모셨다. 그 이면에는 강성한 티베트를 억누르려는 정치적인 안배가 숨겨져 있었다. 유목생활에서 비롯된 유연하고 실용적인 청나라의 노마드 정신을 읽은 박지원은 중국을 찾는 조선 선비에 대한 당부를 잊지 않았다.‘주자를 반박하는 이를 만나거든, 부질없이 이단이라고 배척하지 말고, 그 속까지 스며든다면 천하의 대세를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사회주의혁명 이후 국제 교류에 빗장을 걸고 폐쇄 경제를 지향했다. 실용성과 유연성을 잃은 경제와 문화는 깊은 침체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반면 우리나라는 1970,80년대 고도성장을 거듭했다.90년대말 국가부도 위기를 겪었지만 ‘산업화에 늦었지만 정보화에서 앞서가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IT산업을 일으켰다. 그 결과 IT산업 종주국의 위상을 세웠다. 중국은 뒤늦은 1979년 대외경제개방정책을 내놓았다.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하면서 자본주의 경제를 받아들였다. 상하이, 선전 등 경제특구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지 10여년 만에 중국은 경제규모 면에서 아시아권에서 일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우리나라 코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머지않아 우리를 앞지를지 모른다는 초초감마저 들 정도다. 필자가 아는 중국 사람들은 “중국에서 사상은 실용에 복무한다.”고 초고속 성장의 이유를 댔다. 사회주의 혁명 이후 실종되었던 유연성과 실용성이 되살아난 것이다. 그 일례로 중국 경제특구에서는 5일 만에 공장 설립 인허가가 난다. 인허가뿐만 아니라 기업이 기업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통관, 세무 등 다양한 문제를 국가가 앞장서서 전 과정을 처리해준다. 우리나라 지자체도 벤치마킹하여 비슷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것은 차치하고라도 법적인 규제의 장벽이 높아 중국을 따라가기가 근본적으로 힘에 부친다. 달라이 라마에게 예를 표하라는 건륭제 앞에서 이단이라 하여 어깃장을 놓은 만수절 축하사절단의 모습이 떠오른다. 아직도 우리에게는 형식적이고 경직된 사고방식이 잔존해 있고 님비 현상이 팽배해 있다.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려 많은 후유증을 앓고 있다. 이들이 경제 성장을 더디게 하는 걸림돌이라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용후생을 추구했던 연암 박지원의 고언을 되새겨볼 일이다.‘이용(利用)이 있은 후에야 후생(厚生)이 될 것이요, 후생이 된 후에야 정덕(正德)이 될 것이다. 대체 이용이 되지 않고서 후생할 수 있는 이는 드물지니.’ 노영인 동양시멘트·메이저 사장
  • [우리땅을 살리자] “삶의 질 좌우”… 환경문제땐 주민이 뛴다

    [우리땅을 살리자] “삶의 질 좌우”… 환경문제땐 주민이 뛴다

    무릇 21세기는 환경의 시대다. 개발이 우선시되던 때에는 ‘서자’처럼 천대받던 환경문제가 이제는 안방에서 떵떵거리고 있다. 그만큼 환경문제가 절박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시급성을 요하는 국책사업이라도 환경을 해칠 우려가 제기되면 하루아침에 백지화되는 것이 요즘 세태다. 국가나 단체, 기업들도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나름대로 해법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문제는 결국 시민들이 스스로 풀어가야 할 숙제다. 환경의 혜택이나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는 몫이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만으로는 한계 시민들은 1990년대부터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피해가 우려되는 사안에는 팔을 걷고 나섰다. 하지만 초기에는 환경단체에 기대 대리전을 펴는 경우가 많았다. 주민들은 복잡하기만 한 환경문제에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데다 조직적이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환경단체가 먼저 주민들을 각성시켜 시위현장으로 내모는 경우도 많았다. 주민과 환경단체의 합작은 상당한 효과를 발휘해 비교적 수월하게 성과를 거뒀지만 주민들의 뜻이 왜곡되는 경우도 많았다. 아무래도 환경단체는 직접 이해당사자가 아닌 제3자라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2000년대 들어서는 문제가 생겼을 때 주민들 스스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환경침해 원인자와 투쟁을 벌이는 사례가 잦아졌다. 경기도 분당 주민들은 율동공원에 있는 맹산이 ‘반딧불이’ 서식지인 데다 자연경관이 수려하자 맹산을 지키기 위해 각종 노력을 펼쳐 왔다. 지방선거가 시작된 1995년부터 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실버타운이나 영상단지, 위락시설 등을 짓겠다고 나섰지만 주민들이 몸으로 막아 냈다. 지금은 매년 8월 열리는 반딧불이 체험행사가 정착돼 누구 하나 맹산에 함부로 손을 대려고 하지 않는다. 또 용인시가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인 수지읍 낙생저수지에 수상골프연습장을 건설하려 하자 용인·성남 주민들은 물론 학생들까지 나서 지난 7월 ‘낙생저수지 살리기 운동본부’를 결성하고 백지화를 요구, 급기야 용인시는 사업을 접어야 할 처지다. ●주민 스스로를 지키는 몸짓 충남 연기군 전의면 원성리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전체 24가구 주민 가운데 8명이 간암이나 폐암으로 숨지고 4명이 암을 앓는 ‘해괴한’ 일이 발생하자 마을에 있는 안티몬 공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공장에서 배출된 광재가 논에 매립돼 지하수를 오염시킴으로써 암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티몬은 난연재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독성이 강한 물질이다. 마을 지하수에서 안티몬 성분이 검출됐으나 국내에는 기준치가 없고 법적으로 규제할 근거도 없다. 반면 세계보건기구와 미국 등에서는 수질기준을 정해 이의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주민들은 정확한 원인규명을 위해 내년에 충남도와 함께 1억원을 들여 면역조사를 실시키로 하는 한편 연기군에 요구해 상수도를 설치토록 했다. 충남 당진군 송산면 주민들은 지난해 10월 한보철강을 인수한 INI스틸이 제철소 건설을 위해 갯벌을 매립하려고 하자 반발하고 있다. 전남 여수 시민들은 1997년부터 시내를 관통하는 연등천 살리기에 나서 4급수이던 수질을 숭어·은어·농어가 뛰노는 2급수로 바꿔 놓았다.1970년대 후반까지도 목욕하고 빨래했던 연등천에 생활하수가 흘러들어 악취가 코를 찌르는 혐오대상으로 전락하자 시민들이 나선 것. 그동안 주민들은 자녀인 초·중·고생과 함께 날을 정해 길이 5.65㎞, 폭 10∼40m의 연등천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거리 홍보활동을 펼쳐왔다. ●님비는 경계해야 하지만 주민들의 환경보전 의지는 때로 과잉반응으로 나타나 전체의 이익을 훼손하는 ‘님비현상’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인천시 옹진군 덕적도 주민들은 1994년 정부가 인근에 있는 굴업도에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을 설치하려 하자 격렬한 반대운동을 벌여 백지화시켰다. 당시 낙후된 섬이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방폐장 유치이며, 방폐장 위험성이 과장됐다는 견해도 있었지만 “방폐장이 들어서면 생존이 위협받는다.”는 목소리에 묻혀버렸다. 그리고 10여년이 지난 올해 덕적도 주민들은 방폐장이 지자체들의 유치경쟁 속에 입지가 선정되는 장면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봐야 했다. 인천 김학준 광주 남기창 대전 이천열기자 kimhj@seoul.co.kr ■ [전문가제언] 실패의 경험서 성공해법 찾아야 /구자건 연대 환경공학부 연구교수 수년 전 ‘미래를 위한 공학, 실패에서 배운다’라는 책이 출간된 적이 있다. 실패는 뼈아픈 일이긴 하지만 거기에서 무엇인가 배울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는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는 의도에서 공학 전문가들이 각 분야의 실패 사례를 진단한 책이었다. 삼풍백화점·성수대교 붕괴사고, 아현동 가스폭발사고 등은 우리 사회의 시스템 관리능력 부재를 보여준 대표적인 실패 사례이다.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새만금 간척사업, 한탄강댐 건설사업, 경인운하 건설사업….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건 합리적 해결점을 찾는 데 실패한 대형 국책사업들이다. 대형사업에 투자되는 재원과 시간이 한두 푼, 한두 시간이 아닌 만큼 국가재원의 절약이란 측면에서 합리적인 해결점을 찾아야 할 필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실패를 성공으로 전환시키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왜 실패했는지 그 원인과 특성을 잘 알고 실패를 성공으로 변화시킬 줄 아는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실패학’을 제창한 일본의 한 학자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실패를 하고서도 그 원인과 특성을 파악하지 못한다면 다시 실패를 맛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시화호’의 실패를 딛고 ‘새만금’의 해결점을 찾을 수 있어야 하지 있을까.‘사패산터널’에서 아픔을 경험한 우리 사회는‘천성산터널’에서 거듭 실패하지 말아야 한다. 숱한 실패를 경험하고도 또다른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대형사업들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들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주체와 승인기관, 협의기관 사이의 의사결정 시스템에 문제점이 있는 것은 아닐까. 혹시 비판에만 익숙한 시민단체는 타협엔 너무 인색한 것은 아닐까. 다행인 것은 우리 사회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일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 빅딜’을 성사시켜 주민기피시설인 소각시설을 ‘혐오시설’이 아닌 재정자립도를 올려주는‘생산시설’로 변모시킨 자치단체가 있다. 민간기업보다 한발짝 앞서 ‘환경경영’ 개념을 도입하고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대형 국책사업의 계획 단계부터 환경영향을 평가하는 전략환경평가제도가 도입되고, 많은 공공기관들이 ‘환경친화적 설계지침’을 자체 마련하고 이를 지키려 노력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사회가 ‘실패’한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고 ‘성공’의 반열에 올려놓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환경문제는 방임하고 무임승차하기엔 너무나 많은 부하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환경문제는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 토양·수질오염 실태 중국 쑹화강의 벤젠 오염 사태가 연일 국제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가운데, 환경 전문가들은 이곳의 수질오염에 이은 토양오염을 더욱 우려하고 있다. 토양의 오염은 그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수질오염·대기오염으로 이어지며 결국 농작물 피해로 귀결돼 우리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환경부 역시 토양환경보전법을 강화해 토지오염을 막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류저장시설과 폐광으로 인한 토지오염 사례는 곳곳에서 보고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복원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들게 된다. 환경부 토양지하수과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된 유류저장시설 1만 1708곳 가운데 258곳은 토양환경보전법에서 정한 오염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곳은 반드시 토양정화를 하도록 법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한 곳당 소요되는 비용은 평균 8000만∼9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염된 주유소 땅 1㎡를 완전 복원이 아닌 최소한의 법 기준에 맞추는 데 평균 26만원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폐광으로 인한 피해는 사람에게까지 이른 것으로 추정될 정도로 심각하다. 환경부와 산업자원부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108개 조사 대상 폐광 가운데 29곳에서 토양오염 기준을 초과했다. 또 49개 폐광산에서는 카드뮴 등이 섞인 물이 하루에 1995t씩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경남 고성 주민들이 카드뮴 중독 증상인 ‘이타이이타이병’에 걸린 것도 폐광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폐광 주변의 농경지 오염으로 인한 농작물 오염도 우려되고 있다. 충청북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폐광주변 토양오염 실태를 조사한 결과 농경지 36곳 가운데 7곳에서 납과 카드뮴·구리 등 중금속이 기준치 이상 검출 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폐광 관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폐광 한 곳을 관리하는 데만 연간 20억∼30억원 이상이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환경부 토양지하수과 관계자는 “토양이 오염되면 그 복원에는 오염방지에 드는 비용보다 많게는 10배 이상 들게 된다.”면서 “비용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행복한 국민의 삶을 생각한다면 토양오염 방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자연으로의 회귀 ‘수목장’ 관심 증폭

    자연으로의 회귀 ‘수목장’ 관심 증폭

    ‘자연으로 아름다운 회귀(回歸).’장례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수목장(樹木葬)에 대한 사회적,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9월 타계한 고려대 김장수 교수의 첫 수목장이 소개되면서 신선한 충격이 됐다. 지난 23일 전남 장성군 서삼면 모암리 삼나무·편백숲에서는 평생을 나무와 함께 한 고(故) 임종국 선생의 수목장이 치러졌다.1987년 전북 순창의 선영에 안장됐던 임씨의 숭고한 업적을 기리고자 산림청과 유가족들이 뜻을 모아 일생 동안 키워온 또 다른 자식(?)의 품으로 모셔온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 수목장을 제도적으로 활성화시키려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수목장에 대한 서약자가 나오고 있는 한편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캠페인도 벌일 채비도 갖추고 있다. ●현행법상 수목장은 불법? 수목장은 시신을 화장해 골분(骨粉)을 나무 밑에 묻는 자연친화적 장묘방식이다. 울타리나 비석 등 인공물을 일절 사용하지 않기에 이름 석자가 적힌 팻말만 세워질 뿐이다. 그러나 현행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명문규정이 없어 누구나, 어디에서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7일 “법적 근거는 명확지 않지만 요건을 갖췄을 경우 매장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목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현재 산림청은 산지관리법 개정안과 내년 시행되는 산림자원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수목장림 조성을 명시했다. 보건복지부 역시 수목장을 명문화한 장사법 개정안을 빠르면 연내 입법예고할 계획이다. 수목장은 묘지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 전체 분묘는 2000여만기로 추산된다. 이를 면적으로 환산했을 때 약 998㎢에 달한다. 이는 국토면적(9만 9600㎢)의 1%, 서울시(605㎢) 면적의 1.6배에 이른다. 더욱이 해마다 18만기의 묘지와 납골묘가 조성돼 여의도 면적(840ha)의 산림이 훼손되고 있다. 이처럼 기존 장사법은 산지의 잠식과 함께 대형화되고 사치스러워지면서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수목장은 국토 보존과 무리한 장례비용으로 인한 과소비 억제 등 현실적인 성과 외에도 숲가꾸기의 의미 등 다양한 사회적 효과도 기대된다. 화장의 확산도 수목장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2003년 현재 화장률은 46.4%에 달한다. 이같은 추세라면 2020년께 75∼85%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화장유골 처리는 납골이나 산골(산이나 강에 뿌리는 자연장) 방식이 주로 사용되지만 호화로운 납골당 등이 등장하면서 또다른 문제점을 낳고 있다. 김용한 산지보전협회 사무총장은 “수목장 개념이 설정된 만큼 실행을 위한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면서 “납골당에서 경험했듯 당초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산림부서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추모목은 10년생 소나무 등이 좋아 산림청은 산림·장례·종교·환경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해외 사례를 우리 문화와 환경에 맞춰 재정립한 한국형 수목장 모형을 만들었다. 이를 기준삼아 수목장림 조성 후보지 선정작업을 벌여 현재 10여개의 국유림을 발굴했고 연말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수목장 부지는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호화·사치 우려를 없애기 위해 기존 산림에 조성하는 방법(산림형)이 권장되고 있다. 유럽 공원묘지형은 일반인도 사업이 쉬워 호화·대형화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소유주 변동이 적고 체계적인 산지관리가 가능한 국·공유림,30∼50㏊가 적정규모로 제시됐다. 추모목은 구입 및 관리 편의성이 좋고 가격이 저렴한 소나무와 느티나무, 은행나무 같은 교목(喬木)으로 고목보다 10년생 정도의 나무가 추천되고 있다. 또한 식재보다 자라고 있는 나무를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 ●정착 때까지 개인·수익단체 사업 불허 이외에 부착물은 수목장의 취지를 살리고 님비현상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일정표지 이외의 시설물을 일절 설치하지 않는 것을 제시했다. 수목장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수목장림 사업도 유망 업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자체들도 수목장림 조성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벌써부터 부실업체 난립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또한 골분을 집단처리할 경우 환경오염 문제의 불가피성 문제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산림청은 수목장이 정착될 때까지 개인 및 사설·수익단체에 대한 사업승인을 불허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국가나 지자체·공공기관 등이 시범림을 조성, 운영한 후 모델을 정립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들의 합법적인 수목장은 빨라야 2007년쯤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광수 산림청 산림자원국장은 “수목장이 바람직한 장묘문화로 추천되고 있지만 우리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면서 “무엇보다 국민 설득과 이해가 필요하고 초창기 올바른 모델 정립이 요구돼 신중히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비용은 얼마나? 수목장 비용은 얼마나 들까? 산림조합중앙회가 수목장림과 다른 장법의 비용을 비교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추모목 1그루의 평균 가격은 156만 7000원으로 추산됐다. 추모목 1그루당 5인이 합장되는 것을 기준으로 환산시 1인당 비용은 19만∼39만원 수준이다. 이는 1㏊당 나무 수가 200∼400그루로 산정됐고 초기 조성비와 관리비(25년간)가 포함된 금액이다. 그러나 이윤이 포함되는 사유림 및 산속에 조성되는 수목장림을 이용할 경우, 비용은 좀더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과 영국이 500만∼600만원, 독일과 스위스의 450만원과 비교할 때 저렴한 수준이다. 현재 국내에서 이용되는 장법별 1인 기준 비용은 매장이 179만∼545만원, 납골묘 52만∼105만원, 납골당 39만∼347만원이다. 이에 따라 수목장림 도입시 타 장법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뿐만 아니라 저렴한 장묘서비스 등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수목장 예찬론자들은 우리나라에서도 장묘문화 대안으로 정부 차원에서 적극 권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외국에선 어떻게 스위스와 독일·영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개혁 정책의 하나로 수목장이 활성화돼 있다. 수목장은 1999년 스위스에서 시작된, 장묘방식이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수목장림 관리 및 운영기술이 특허 등록되기도 한다. 초기 수목장은 새로 나무를 심는 방법으로 치러졌으나 신규 식재의 경우 4월과 11월만 가능하고 나무의 고사가 많아 기존 나무를 활용하는 것으로 개념이 전환됐다. 현재 스위스에는 도입 6년 만에 25개 주에서 55곳의 수목장림이 운영되는 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수목장을 하기 전인 생전에 추모목을 구입한다. 수목장림 형태도 울창한 숲뿐 아니라 정원·동산 등이 다양하게 활용된다. 어떠한 경우든 철저히 자연 상태로 살린다는 원칙을 준수, 어떤 시설물 설치도 허용되지 않고 골분도 그대로 파묻고 있다. 추모목은 99년간 관리되며 이 기간 산주나 지방정부는 추모목을 베거나 권리를 행사하지 못한다. 추모목은 개인부터 가족, 친지, 공동추모목 등으로 다양하다. 2001년 11월 첫 수목장림이 마련된 독일은 장묘와 임업경영 결합 형태를 취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스위스를 모델로 하고 있지만 발전속도는 오히려 스위스를 능가한다. 독일 수목장림은 대규모(50∼100㏊)로 조성되고 정부가 인허가권을 행사한다. 옥수수와 밀을 사용한 분해성 유골함을 사용하는 격식도 갖췄다. 규모가 크다 보니 안내판을 비롯, 휴식의자, 산책로가 조성되고 주차장, 화장실, 쓰레기통까지 설치돼 있다. 산주는 임야를 제공하고 임대료를 받으며 행정관리는 전문기업, 수목관리는 산림관리소가 맡는다. 조성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특히 지역 시민단체의 협의가 이뤄진 경우에만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영국의 수목장은 공원묘지 시설 내에서 이뤄진다. 추모목도 교목에서 관목, 초본류(잔디) 등 다양하게 사용된다. 유골을 묻거나 뿌리기도 하고 고인을 기리는 묘비석이나 표찰을 지면부에 설치할 수도 있다. 가톨릭 전통으로 매장 위주 장묘문화가 형성된 프랑스는 집단산골 형태로 지정된 구역에 분골을 뿌리는 방식이다. 산골장소는 ‘추억의 정원’으로 불리며 공동묘지내 설치된다. 스웨덴도 프랑스와 비슷한 형태이나 산골은 유족이 아닌 묘지관리소 직원이 담당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일부 종교시설 등에서 신도만을 대상으로 수목장이 이뤄진다. 사찰인 경북 영천시 은해사는 일본식, 용미리 추모공원은 스웨덴식 집단산골, 온누리공원은 영·중국식으로 행해지고 잇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공동 ‘쓰레기 소각장’ 만든다

    경기도 내 5개 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생활폐기물을 처리하는 광역자원회수시설이 설치된다. 경기도는 24일 이천시 호법면 안평3리 3만 4600평에 이천·광주·하남·여주·양평 등 5개 시·군이 함께 사용할 동부권 광역자원회수시설을 건립하기로 하고 25일 기공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기공식에는 이재용 환경부장관과 손학규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시설을 공동 사용할 이천·광주·하남시장과 양평·여주군수, 주민 등 1000여명이 참석한다. 도내에서는 광명권(광명-서울 구로), 과천권(과천-의왕), 구리권(구리-남양주), 파주권(파주-김포) 등지에서 환경시설을 공동 운영하고 있으나 무려 5개 자치단체가 나서 환경시설을 함께 건설·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혐오시설에 대한 님비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자치단체와 시민단체·주민간 대화와 타협을 통해 부지선정을 매듭지었다는 점에서 좋은 선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천시는 1995년부터 자체 소각장 건설을 추진하다 연거푸 주민 반발에 부딪히자 2001년부터 경기도가 주도하는 광역자원회수시설 공모사업에 참여, 지난해 1월 안평3리를 최적지로 결정했다. 자원회수시설은 하루 300t의 쓰레기를 소각할 수 있으며 2008년 준공·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비는 930억원으로 국비(50%)와 도비(25%), 나머지 이천을 제외한 4개 시·군비(25%)로 충당된다. 시설은 6층짜리 소각동과 150m 높이의 굴뚝을 도자기 형상, 경비동은 쌀의 형상, 주민편익동은 소나무 숲의 형상으로 각각 지역특성을 살려 건립한다. 주민편익동의 경우 실내에 수영·헬스장이 들어서고 야외에는 축구·테니스·인라인스케이트장 등 체육시설이 마련된다. 도와 이천시는 안평3리에 주민지원 사업비로 100억원, 호법면에 기반시설 확충 사업비 등으로 700억원을 각각 지원할 계획이다. 유재우 도 환경국장은 “5개 시·군이 자원회수시설을 함께 이용하면 중복투자를 막아 1117억원의 예산을 절감하고 행정력을 줄이는 등 사회적·경제적 효과를 거두게 된다.”고 말했다.수원 김병철기자kbchul@seoul.co.kr
  • [사설] 대안학교를 혐오시설로 여긴대서야

    경기도 일산 신도시의 외곽 마을에 들어선 초등교육과정의 대안학교인 고양자유학교를 두고 주민들과 학교측이 갈등을 빚고 있단다. 주민들은 ‘혐오시설’이라는 플래카드까지 내걸며 학교의 운영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또 대안학교로 인해 마을 어린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게 우려된다고 주장한다. 주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초창기 대안학교가 ‘문제있는 학생들이 다니는 곳’이라는 인상을 주었던 만큼 이해하지 못할 바도 아니다. 하지만 대안학교를 혐오시설로 여기며 반대하는 행동은 지나치다. 자칫 님비현상으로 비칠 수도 있다. 대안학교는 틀에 박힌 공교육 체제와 다른 유형의 학교이다.1990년 처음 등장한 대안학교도 학교 부적응 학생들을 주로 대상으로 삼았다. 생소한 개념의 대안학교가 중도 탈락생 등을 모아 놓고 교육시키는 곳으로 인식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지금의 사정은 크게 달라졌다. 공교육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대안학교는 학생의 소질이나 적성, 현장실습과 체험 위주의 교육에 역점을 두고 있다. 고양자유학교 역시 37명의 자녀들에게 경쟁이 아닌 인간다운 삶과 협동을 가르치기 위해 부모들이 공동 부담해 세운 학교이다. 대안학교는 공교육의 파트너이다. 내년부터 대안학교는 일정 기준만 갖추면 ‘각종학교’로 흡수돼 학력까지 인정된다. 더욱이 인가 대상에서 제외됐던 초등대안학교도 포함된다. 다양한 학교체제가 이뤄지는 셈이다. 고양자유학교 부근의 주민들도 대안학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으면 한다. 대안학교의 학생도 우리의 자녀들이다. 갈등보다는 정착을 위해 함께 고민을 하길 바란다.
  • [클릭 이슈] 방폐장 유치전 이상 과열양상

    [클릭 이슈] 방폐장 유치전 이상 과열양상

    경주, 군산, 포항, 영덕 등 4개 지방자치단체에서 25일부터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이하 방폐장) 입지 선정을 위한 부재자 투표가 실시된다. 이들 지역에서는 방폐장 유치 경쟁이 과열 양상을 빚고 있어 자칫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경우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폐장,‘님비에서 임피로’ 24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4개 지자체에서 25∼30일 방폐장 부지선정을 위한 부재자 투표가 실시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 기간 동안 4개 지역에 모두 97곳의 투표소를 운영한다. 이는 이번 주민투표에서 과거 2∼3% 수준이던 부재자 신고율이 27.5%(영덕군)∼39.4%(군산시)까지 치솟아 부정 투표 등 공정성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뜻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다음달 2일이 공식 투표일이지만 사실상 25일부터 1주일 동안 투표가 진행되는 셈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부재자 신고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불법선거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불법사례가 적발되면 엄정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방폐장 최종 후보부지로는 유권자 3분의 1 이상이 주민투표에 참여해 과반수의 찬성을 얻은 지역 가운데 찬성률이 가장 높은 곳이 선정된다. 이 때문에 지난 2003년 ‘부안 사태’와 달리 이번에는 오히려 지역마다 찬성률을 높이기 위한 홍보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는 정부가 방폐장이 들어서는 지역에 ‘3000억원+α’의 지원을 약속, 방폐장이 님비(Not In My Back Yard·유해시설 설치를 기피하는 현상)에서 임피(In My Front Yard·이득이 되는 시설을 유치하려는 현상) 시설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재자 투표, 선거 공보물 등에서 불공정 논란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어 투표 이후 심각한 후유증마저 우려되고 있다. ●유언비어에 지역감정까지 ‘난무’ 시민·환경단체들로 구성된 ‘반핵국민행동’은 24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부재자 투표에서 불법 사례가 대거 발각됐다.”면서 동영상 등 증거자료를 공개했다. 증거자료에 따르면 경주지역에서 통·반장과 이장 등에게 부재자 투표용지가 대량으로 배달되거나 이장 등이 투표용지를 직접 수거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장이 부재자 투표용지 100여장을 감추고 있다가 발각되는 장면이 찍힌 동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현행법은 부재자 투표용지가 주민 개개인에게 등기로 배달돼야 하며, 각자 비밀리에 투표를 한 뒤 우편으로 부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핵국민행동 관계자는 “부재자 투표가 비밀·직접·평등·보통선거라는 투표의 기본원칙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관권·금권으로 얼룩진 불법 주민투표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지난주에는 ‘기형아 사진’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군산시와 영덕군의 방폐장 유치 반대단체가 선관위에 제출한 선거공보물에 기형아 사진을 싣고 ‘10년 후 당신의 아들딸들의 모습일 수도 있다.’며 방폐장이 기형아를 낳게 된다는 식의 주장을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두 지역의 방폐장 유치 찬성단체는 관할법원에 공보물 인쇄 및 배포금지 가처분신청과 함께 선관위에 이의신청을 냈다. 하지만 전북도 선관위가 “반대단체가 낸 기형아 사진과 설명이 허위”라면서도 “주민투표법에 선거공보물은 수정·삭제를 못하도록 돼 있어 그대로 발송하고, 투표소에 이같은 결정 내용을 공고하겠다.”고 결정, 찬성단체측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또 군산시와 경주시는 최근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성명을 주고받는 등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송웅재 군산시장 권한대행은 지난 10일 “주민투표를 앞두고 경주지역 원자력발전소 2기 건설승인과 697억원의 주민지원책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경주국책사업추진단은 “군산이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데 혈안이 돼 문제를 경주시에 뒤집어씌우려 한다.”고 반박했다. ●20년 숙원사업 풀리나 정부는 지난 1986년 이후 20년째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방폐장 문제가 비로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지역별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찬성률이 60% 이상 안정적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폐장 유치 반대단체들은 벌써 ‘주민투표 무효투쟁’을 벌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에 따라 투표가 끝난 뒤 찬반 주민간, 지역간 갈등의 골을 메우는 것도 숙제로 남아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지역별 찬성률은 오차 범위내에 있어 후보지역을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주민투표가 방폐장 부지선정이라는 대표적인 갈등 과제를 해결할 경우 새로운 국정운영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과열·혼탁문제에 대한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환경정의硏-일선교사 중·고교 사회교과서 16종 분석

    환경정의硏-일선교사 중·고교 사회교과서 16종 분석

    “마지막 한 그루 나무가 잘려지고, 마지막 강물이 오염되고, 마지막 물고기가 잡히고 나서야, 사람들은 비로소 깨닫게 되리라. 돈을 먹고 살 순 없다는 것을….” 캐나다 중앙부에 살았던 아메리카 원주민,‘크리(Cree)족’의 한 예언자가 남겼다고 전해지는 말이다. 오랜 세월, 자연을 수탈의 대상으로만 삼아 온 인류 문명의 어두운 결말을 내다본 불길한 경고로도, 파멸에 이르기 전에 현명하게 맞서라는 잠언으로도 읽힌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급속한 감소, 북극 빙하가 수십년내 자취를 감출지도 모른다는 전망, 그리고 초강대국 미국을 무릎 꿇린 태풍 ‘카트리나’ 등 인류는 여전히 환경에 위해를 주고 있지만 자연의 반격 또한 점점 거칠어져 가고 있다. ●“환경교육은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 인디언 예언자의 말대로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면, 그 주체는 누구일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지속가능한 지구환경을 물려 줄 책임이 있는 어른들의 당연한 몫이지만 ‘미래 세대’도 이에서 빠질 수는 없다. 환경정의연구소(소장 한면희)와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전국교사모임(환생교)’은 이런 점에 천착해 지난 2001년부터 청소년들이 배우는 중·고교 교과서의 내용을 ‘환경·생태적 관점’에서 분석해 왔다. 여러 환경문제에 대해 자라나는 세대들이 어떤 안목으로, 어떻게 해결책을 찾도록 가르칠 지에 대한 의무가 현 세대에 주어져 있는데, 그 주요한 수단이 ‘교과서를 통한 환경교육’이라는 것이다. 수년 전 중·고교 선택과목인 ‘환경교과서’를 도마에 올린 데 이어, 올해엔 ‘사회교과서’를 대상으로 삼았다. 지난달 28일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과 함께 개최한 ‘중등 사회교과서의 환경 건전성 평가’ 세미나를 통해 결과를 발표했다. 사회교과서를 분석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설득력이 높다.“현대사회에서 환경문제는 단순 재해와 같은 자연현상만이 아니라 인간가치와 욕구, 그리고 사회적 제도 속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현상(환생교 이수종 사무처장)”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들 단체는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들이 배우는 16종의 사회교과서를 꼼꼼히 분석한 뒤,‘환경 지속성’ 등 관점에서 이를 평가했다. 이들은 “학교 환경교육이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미흡한 점이 많다.”고 진단하면서도,“우리 아이들이 이렇게 배워도 될까?”란 회의를 불러일으키는 대목도 분석대상 교과서 대부분에서 발견됐다고 지적한다. ●핵폐기장 문제 등 ‘님비´ 탓으로 우선 환경문제의 주체와 원인 등에 대한 입체적 접근이 결여돼 있다는 점이다. 디딤돌출판사에서 펴낸 고교 1년 사회교과서 ‘열대우림 파괴’(120쪽) 대목이 대표적이다. 그림설명을 통해 “열대림 축소의 주 요인은 (원주민의)화전경작 때문”이라고 썼을 뿐 다른 어떤 요인도 제시하지 않았다. 요컨대 지구의 ‘산소통’ 역할을 하는 열대림이 빠른 속도로 감소해 인류에게 피해를 끼치고 있는 원인을 전적으로 원주민 탓으로 돌린 셈이다. 조지연(서울 양재고) 교사는 “열대우림 파괴의 가장 큰 원인은 선진국의 목재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벌목과 (대부분 선진국에서 소비되는)식육용 가축을 키울 목장을 만들기 위한 벌채”라면서 “이런 사실을 누락시킨 것은 사안을 왜곡시킨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사회적 쟁점과 갈등을 불러일으킨 환경문제에 대한 편향된 시각도 노출됐다. 거의 모든 고1 사회교과서들이 핵폐기장과 화장장, 쓰레기소각장 건설과 지역주민의 반발을 언급하면서 이를 ‘님비(NIMBY·내 뒷마당엔 안된다)’ 및 지역이기주의 현상으로 부각시켰다. 직접적으로 환경권·건강권을 침해받는 주민쪽에서의 접근은 부족한데, 이럴 경우 민주사회에선 당연한 시민의 권리주장을 학생들이 부정적 안목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도록 한다는 얘기다.‘성숙한 시민의식의 출발점’이란 시각을 제공할 순 없더라도 최소한 균형잡힌 관점을 갖추도록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정책에 대한 ‘일방적 편들기’에 가까운 중3 교과서의 기술은 특히 문제로 꼽혔다. 핵폐기장 등 사례에서 주민과 환경단체는 이유없는 반발의 당사자로, 정부는 ‘국가 중요사업이 갈등으로 표류하는 것을 걱정하는 산업자원부 관계자’ ‘반발하는 주민들을 일일이 방문하는 공무원’ 등으로 묘사됐다. 이수종 사무처장은 “사례로 든 대부분의 환경쟁점 사안들이 진행과정이나 근본 원인에 대한 설명을 배제한 채 그저 갈등을 겪는 일반적 사건으로만 설명돼 있다.”면서 “다양한 관점 제시없이 갈등사례를 반복 나열할 경우 환경현안을 기계적·습관적으로 바라보도록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교육 양·질 향상시켜야” 중·고교에 환경과목이 선택적 독립교과(중학교는 ‘환경’, 고등학교는 ‘생태와 환경’)로 신설(1995년)된 지 10년이 지났다. 환경문제가 국내·국제적으로 인간의 삶과 생태계 전반의 화두로 떠오른 추세에 맞춰 환경교육의 관심도 꾸준히 높아져 왔다. 그러나 양적 측면에서의 환경교육은 지난해 하향곡선을 그렸다.2000년대 들어 3년 연속 증가해 온 일선학교의 환경과목 선택률이 지난해 뚝 떨어진 것이다.(그래프 참조) 중학교의 경우 전국 2858개교 가운데 368개교(12.9%), 고등학교는 2071개교 중 565개교(27.3%)로 전체 평균은 18.9% 수준에 불과했다. 더욱이 전체의 절반을 웃도는 부산(78%)과 충북(55%)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도는 5∼10%대 수준에 그칠만큼 관심도가 낮았다. 이 사무처장은 “학교 환경교육의 교육적 효과가 의문시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면서 “여러 선진국처럼 모든 교과에서 분산적으로 다뤄지고 있는 환경교육 내용들이 생태적 합리성을 갖추도록 수정·보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현재 환경관련 교과의 교육과정 개정을 진행 중인데, 교육부 연구용역을 맡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다음달 개편시안을 마련해 공청회를 열 계획이다. 환경부는 “현재로선 선택과목인 환경교과를 의무화로 바꾸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이창규 민간환경협력과 사무관)”이라고 판단, 각 과목에 환경관련 교육의 양과 질을 확충·강화하는 쪽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우리의 ‘미래 세대’에게 환경과 사회, 인간의 삶과 생태계를 바라보는 올바른 안목을 키워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신연숙칼럼] 반가운 수목장 논의

    [신연숙칼럼] 반가운 수목장 논의

    추석명절 때 우리도 수목장(樹木葬)을 하면 어떻겠느냐는 대화를 가족들과 나눴다. 신문에 난 산림청의 수목장에 대한 시민의식 설문조사 분석기사를 읽고 나서였다. 명절을 보내고 나니 서울시의 산골공원 조성계획 소식이 들려온다. 수목장 논의가 당분간 활성화될 것 같은 예감이다. 수목장에 대한 활발한 논의는 반갑다. 이유는 수목장 자체에 대한 호감도 여부를 떠나 우리 사회의 화급한 과제인 장묘문화 개선, 혹은 죽음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될 수 있겠기 때문이다. 사실 전통적인 장묘문화인 매장제도가 한계에 부딪쳐 변화를 겪기 시작한 지는 오래되었다. 그러나 대안으로 제시돼 온 화장과 납골시설은 부지 확보가 어려워 시설 부족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공동시설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대가 심하다. 서울의 한 가톨릭 성당은 성당 안에 납골당 설치를 추진했다가 지역주민들에게 신도들이 감금당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주민들은 납골당이 주변의 교육환경을 저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진짜 원인은 집값하락을 우려한 님비현상에 있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납골당이 기피시설이 되는 원인은 무엇일까. 교육환경과 교통난 같은 표면적 주장 말고 정말 이런 시설을 기피하게 되는 정서적 원인에 대한 민속학자, 종교학자들의 분석은 들어볼 만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혐오감, 부정(不淨)의식 때문이란 것이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포다. 여기에 전통적으로 죽음은 원령(怨靈)이고 무서운 살(煞)이며, 부정이라고 생각되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죽음은 외면의 대상이었고 묘지 등 죽음을 위한 시설은 멀리 떨어져 있어야 했다. 조상들은 심지어 부고장 한 장도 부정탄다며 집안에 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바람직한 것일까. 문화나 관습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질 수는 없지만 최소한 이 시점에서 의문을 제기해 볼 필요는 있다고 생각된다. 외국의 많은 사례와 현재의 상황이 변화의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유럽에 가보면 마을 가까이에 있는 공동묘지를 예쁘게 가꿔놓고 공원처럼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태국에는 마을 한가운데에 결혼식장처럼 장례식장이 있고 일본에는 주택가납골시설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들 시설들은 우리의 기피시설들이 당당히 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데 대한 경이로움과 함께 이 나라 사람들의 세계관을 저울질해 보게 한다. 죽음을 멀리하는 우리와 달리 일상 속에서 죽음을 대면하는 그들의 삶은 어떤 것일까. 삶의 1회성을 자각하여 더욱 성실하고 치열하며 겸손하게 살지 않을까. 삶이 고단하다고 우리처럼 자살률이 높아지기보다 감사하고 겸허하게 희망의 끈을 붙잡지 않을까. 수목장은 화장을 한 후 골분을 나무밑에 뿌리거나 묻는다. 망자의 이름표가 붙은 나무가 자라 숲을 이루며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쉼터를 제공한다. 수목장이 널리 보급된다면 장묘문화는 물론 우리의 생사관에도 변화가 오지 않을까 한다.‘개똥으로 굴러도 이승이 낫다.’거나 ‘죽은 정승이 산 개보다 못하다.’는 전통적 속담처럼 현세적인 삶에만 집착하는 삶에서 넓게 보고 준비하는 여유있는 삶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수목장 담론의 활성화는 지난 6월 죽음학회의 창립과도 맥이 통한다. 묘지난 해소도 중요하지만 이것은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논설실장 yshin@seoul.co.kr
  • 하수처리장 위에 9홀 골프장

    하수처리장 위에 9홀 골프장

    ■ 땅밑엔 하수처리장 땅위엔 9홀골프장 “하수종말처리장에서 골프를 즐기자.” 이 무슨 뚱단지 같은 소리인가. 아니다.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 송산리에 있는 수원시 하수종말처리장 ‘화산체육공원’에 가면 그 말뜻을 알게 된다. 그런데 막상 찾아가 보면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있어야 할 하수처리장이 보이지 않아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된다. 하수를 처리할 때 발생하는 악취 등 냄새도 전혀 나지 않는다. 모든 하수 처리시설을 지하에 건설하고 그 위에 골프장을 비롯한 축구장 등 체육시설과 생태공원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겉으로 봐선 하수처리장인지 전혀 낌새조차 챌 수 없다. 서울 난지도처럼 쓰레기매립장에 만든 골프장은 있다. 그러나 하수종말처리장을 복개해 골프장을 조성한 경우는 이곳이 국내 처음이다. ●골프장 6일 오픈 화산체육공원은 5만평의 하수종말처리장 부지 가운데 2만평을 복개해 조성했다. 이는 크게 골프장 및 골프연습장과 체육공원, 생태공원의 3가지 시설로 나뉜다. 골프연습장과 체육·생태공원은 올초 완공돼 일반에 개방됐으며 골프장은 잔디 보호를 위해 뿌리가 활착할 수 있도록 개장을 미뤄왔다 6일 정식으로 문을 연다. 시는 당초 2만평 부지 전체에 골프장을 지을 계획이었으나 골프를 치지 않는 시민들이 레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규모를 줄여 9140평 규모의 파 3 골프장을 만들었다. 총연장 690m의 골프장(9홀)은 홀마다 거리가 50∼100m로 짧은 편이지만 어프로치 등 쇼트게임 향상을 위해 난이도를 높였다. 특히 그린 크기가 작은 데다 뒤쪽으로 갈수록 경사도가 낮기 때문에 한번에 공을 올려도 그린 밖을 벗어나기 십상이다. 이뿐만 아니라 그린 바로 앞에 공을 떨어뜨려 굴려서 올리고 싶어도 벙커나 해저드가 입을 딱 벌리고 있어 낙하 지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치밀한 공략법 요구 벙커는 각 홀마다 1∼2개씩 모두 13개가 설치돼 있는 데다 턱이 높아 탈출이 만만찮다. 1번홀(핸디캡 1번)은 거리가 100m에 불과하지만 한번에 올리기가 쉽지 않도록 설계됐다.6·4·8번홀의 경우 거리가 짧은 대신 그린이 매우 작기 때문에 섬세한 공략법이 요구된다. 거리 100m의 5번 홀도 해저드가 크고 벙커가 그린 좌·우측에 도사리고 있어 심리적으로 부담감을 느끼게 한다. 박수연 골프장 프로는 “골프장 규모는 작지만 홀 전체가 아기자기하면서도 까다롭게 꾸며져 치밀한 공략법이 요구된다.”며 “거리가 짧다고 만만하게 봤다간 큰코 다치게 된다.”고 설명한다. 규정타수 27인 이곳 골프장에서는 30타수 이하의 성적을 내면 싱글,33∼36타수면 보기플레이어 정도의 실력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박 프로는 덧붙였다. ●여유있는 티오프 간격 골프장 티오프는 10분 간격. 여유있게 라운딩을 할 수 있도록 일반 골프장보다 3분 이상 늘려 잡았다. 다른 사람과 조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꼭 4명을 맞추지 않아도 라운딩이 가능하다.1시간 정도면 9홀을 모두 돌 수 있다. 그러나 홀간 간격이 좁아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남자는 9번, 여자는 8번 이상의 아이언을 사용할 수 없다. 이용료는 주중에는 9홀 기준 1만 5000원, 주말과 공휴일에는 2만원이다. 이용시간은 하절기(4∼9월)에는 오전 6시∼오후 7시, 동절기에는 오전 7시∼오후 6시까지 이다. 잔디보호를 위해 매주 월요일에는 휴장한다. 이재린 팀장은 “체육공원이 환경친화적으로 조성됐다는 점을 홍보하기 위해 오는 10월 시장배 파3 골프대회를 개최하는 등 각종 이벤트 행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골프연습장도 인기 골프장 바로 옆에 들어선 연습장은 개장 초기부터 인근 주민들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1·2층 31타석씩 모두 62타석을 갖추고 있으며 비거리 250m로, 수도권에서 손에 꼽는 시설과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 6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주중에는 하루 350명, 주말에는 420명이 이용하고 있다. 퇴근 시간 후에는 30분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용요금(1개월 기준)은 남자와 여자가 각 13만원과 10만원으로 다른 골프연습장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이용시간도 1회당 90분으로 충분하다. 김모(43·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씨는 “최신 시설을 갖추고 있는 데다 깨끗하고 비거리도 괜찮아 만족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연습장 내에 실내 스크린 골프장도 설치돼 다양한 골프게임을 즐길 수 있다. 스크린골프 연습은 18홀(4인 기준)에 5만원,36홀에 10만원이다. 라커사용료 5000원은 따로 받는다. 연습장 뒤편에는 실제 그린과 똑같이 만들어진 퍼팅 연습장과 벙커 연습장을 설치, 실전에 가까운 연습을 할 수도 있어 편리하다. 골프연습장에는 이밖에 648대의 차량이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충분한 주차공간을 확보해놓고 있다. ●나들이 코스로 적당 하수종말처리장 복개 부지에는 골프시설 외에도 축구는 물론 각종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다목적 운동장이 있다. 나아가 테니스장(2면), 농구장(2면), 게이트볼장, 우레탄 고무소재로 꾸며진 인라인스케이트장 등 각종 체육시설을 갖추고 있다. 국제 규격의 다목적 운동장(인조잔디구장)은 평일 13만원, 주말 및 공휴일은 17만원을, 테니스장은 평일 2만원, 주말 및 공휴일 3만원을 각각 받는다. 체육공원 바로 옆에 조성된 생태공원에는 500평 규모의 무궁화 정원과 생태연못, 산책로, 놀이마당, 어린이놀이광장, 피크닉광장, 환경생태원 등으로 꾸며져 가족들의 나들이 코스로도 제격이다. 이 때문에 인근 태안지구, 영통 및 신영통 지구 등 대단위 아파트단지 주민들의 쉼터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생태공원의 경우 주말에 300∼400명이 찾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수원 하수종말처리장은 1단계 22만t,2단계 30만t 등 하루 52만t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건설됐다.1단계는 1992년부터 가동하기 시작했고 2단계는 2003년 11월부터 가동해 현재 하루 43만t의 하수를 처리하고 있다. 시는 이 중 2단계 하수종말처리장 하수처리시설을 지하 6m 아래에 설치하고 이를 복개한 뒤 체육공원을 꾸몄다. 수원시 시설관리공단 신진호 이사장은 “하수종말처리장 위에 체육시설을 설치한 후 혐오시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해소하고 토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두게 됐다.”고 자랑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생각 바꾸니 모두 이익 님비 해소 새모델 제시 “발상을 전환하면 주민 기피시설을 시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웰빙 공간으로 꾸밀 수 있습니다.” 김용서 수원시장은 5일 “처음에는 하수종말처리장 증설에 대해 인근 주민들이 크게 반발했지만 체육 및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한 후에는 주민 쉼터로 각광받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골프장 건설과 관련,“하수종말처리장을 가동하는 데 연간 150억원, 생태공원과 체육시설을 관리하는 데 연간 10억원의 비용이 들어가지만 세수입은 한정돼 있다.”며 “따라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수익사업으로 골프장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는 체육공원에서 얻게 될 수입금을 연간 18억원선으로 추정, 공원 관리비용이 빠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외신기자클럽 관계자들을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초정, 체육행사를 가졌는데 골프장 등을 둘러보고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시설이라고 깜짝 놀라더군요.” 김 시장은 “요즘 전국 곳곳에서 하수종말처리장 등 주민 기피시설과 관련된 민원이 잇따르고 있는데 수원 하수종말처리장 체육공원이 님비현상을 해결 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뿌듯해했다. 수원시는 이 덕분에 지난해 정부부처와 시민단체에서 주는 상을 휩쓸었다. 지난해 6월 환경부로부터 환경경영대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같은 달 환경실천연합이 주는 환경기초시설 우수상을 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환경부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그린시티 우수상을 받았다. 또한 전국의 각 지자체와 주민들의 벤치마킹 발길도 줄을 잇는다. 김 시장은 “이제는 혐오시설에 대한 주민들의 의식도 바뀌어야 한다.”며 “앞으로 계획 중인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 3단계 하수종말처리장도 같은 방식으로 건설할 계획이며 이를 주민들도 기꺼이 용인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기대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민선 지방자치 10년] (7) 21세기형 지방자치

    1일로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지 10년을 맞았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정착되고 주민참여가 확대됐다는 ‘고전적’ 성과가 무색하게 전시행정, 지역이기주의 등으로 얼룩졌다는 평가 또한 만만찮다. 지방자치의 걸림돌과 발전방향 등은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온 3선 단체장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가장 정확하고 순리일 것 같다. 설문조사에는 전국의 3선 단체장 34명 가운데 출장 등으로 자리를 비운 박재영 부산 사하구청장 등을 제외한 26명이 응했다.‘행정의 달인’들의 입을 통해 선진 지방자치의 해법을 모색해본다. 3선 단체장들의 답변은 다른 듯하면서도 비슷한 점이 많았다. 지역의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현장행정이란 상통한다는 것을 방증했다. 재임중 어려웠던 일이나 지방자치 걸림돌을 묻는 질문에 절반 이상이 지역이기주의를 들었다. 대부분 지역내에 이른바 혐오시설을 지으려다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힌 경험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쓰레기매립장과 공설묘지를 설치하려다 난관을 겪은 심기섭 강릉시장은 “혐오시설은 안 된다는 님비현상은 물론 유리한 시설은 자기 지역에 와야 한다는 핌피(PIMPY)현상도 심각했다.”고 밝혔다. 열악한 지방재정을 드는 단체장들도 많았다. 곽인희 전북 김제시장은 “지방자치가 시작되면서 주민들의 요구사항은 폭발적으로 늘어난 반면 재정은 한정돼 민원처리에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김규택 대구 수성구청장은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중앙과 지방간 세원의 재배분이 필요하며 지방양여사업의 조정 등 재정조정제도의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김세웅 전북 무주군수는 지역토호들이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현실을, 조건호 인천시 옹진군수는 감사원·행정자치부·광역단체 등의 감사가 빈번한 것을, 김관용 경북 구미시장은 충분한 준비없이 시작된 지방자치와 전문행정가 부족 등을 각각 걸림돌로 꼽았다. 황대현 대구 달서구청장은 “선심성 행정에 대한 최종 판단은 주민몫임에도 특수시책으로 발굴 추진하는 일에 대해 선심행정으로 왜곡하는 경향이 있다.”며 뼈있는 말을 던졌다. 중앙정부 등 상급단체에 바라는 것을 묻는 질문에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대부분의 권한이 중앙정부에 집중돼 있고 간섭이 심해 ‘반쪽자치’라는 점을 이구동성으로 지적했다. 직원 한명을 채용하려 해도 행정자치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국방·외교 등 국가적 차원의 기능 외에는 과감하게 지방에 이양하고 특별행정기관을 자치단체에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자치입법권, 자치조세권이 확대되고 자치경찰제, 교육자치 등도 실현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문성 강원도 속초시장은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내놓지 않으려 하고, 전통적으로 지방을 못 믿는 인식이 깔려 있다.”고 꼬집었다. 정영섭 서울 광진구청장은 “행정사무들이 중앙정부에서 지자체로 위임되었지만 결정권을 아직 중앙정부가 장악하고 있어, 단체장 직선 외에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병로 경남 진해시장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수평적 관계를 주문했다. 나아가 지방자치 성숙을 위한 제도적 보완책도 다양하게 제시됐다. 유승우 경기도 이천시장은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8대2 정도인 만큼 세원구조를 개편해 지자체 재정자립도를 높여야 하며, 부단체장 임명권을 광역단체에서 갖는 시스템도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문용 서울 강남구청장은 “무엇보다 기초단체장들이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3선 연임제한과 정당공천 폐지, 중복·정치성 감사 지양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규택 대구 수성구청장은 선출직에 대해 주민이 직접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주민소환제와 주민투표제 도입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지방자치의 ‘뜨거운 감자’인 지역이기주의 해소방안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렸다.“정책의 투명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면 지역이기주의를 극복할 수 있다.”는 김근수 경북 상주시장을 비롯, 계획수립 단계부터 정보공개와 주민참여(이상조 경남 밀양시장), 주민과의 대화 및 설득(송은복 경남 김해시장) 등 ‘원칙론’이 많았다. 하지만 협의체 구성을 통한 통합조정(박대석 부산 영도구청장), 주민재산권 보호를 위한 대폭적인 인센티브(박대해 부산 연제구청장), 갈등지역간의 공정한 이익배분(박팔용 경북 김천시장) 등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적지 않았다. 반면 심기섭 강릉시장은 “지방자치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현상이므로 앞으로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며 낙관론을 폈다.“주민 스스로도 민주의식과 양식을 높여야 한다.(조건호 옹진군수)” “역지사지적 사고와 민주적인 절차의 수용(심대평 충남지사)” 등 주민들의 사고전환을 주문하는 견해도 있었다. 정리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3선 단체장 퇴임후 구상연임제한 규정으로 3선을 끝으로 물러날 단체장들은 대체로 “그동안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겠다.”는 ‘모범답안’을 내놓았다.3선을 가능케 한 일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정영섭 서울 광진구청장은 “후학 양성에 심혈을 기울여 지방자치 발전에 작은 밀알이 되고자 한다.”고 밝혔고, 권문용 서울 강남구청장은 “3선에 걸친 자치행정 경험을 살릴 수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박팔용 경북 김천시장은 “정계개편이 끝나는 연말쯤 향후 거취를 밝히겠다.”고 말해 정치에 뜻이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농민운동가 출신인 임수진 전북 진안군수는 전문성과 행정 노하우를 살려 퇴직 후에도 지역농촌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소망을 나타냈다. 그동안 일에 얽매여 소홀했던 가정을 돌보겠다는 단체장들도 많았다. 김규택 대구 수성구청장은 “그동안 가정에 소홀했으므로 이제부터라도 관심을 갖고 자녀들의 삶을 조언하겠다.”고 했고, 박대석 부산 영도구청장도 “가족과 함께 자유로운 생활”을 약속했다. 김근수 상주시장과 심기섭 강릉시장은 “평범한 시민으로 노후를 보내겠다.”고 간략하게 밝혔고, 김병로 진해시장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회고록을 집필하겠다는 뜻을 비췄다. 한편 이의근 경북지사는 “누구나 미래의 희망을 갖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꿈이 욕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알쏭달쏭한 선문답을 던졌다. 또 관내 전체가 섬으로 구성돼 ‘섬 사랑’이 대단한 조건호 옹진군수는 “퇴임 후 섬주민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못다한 얘기를 나누겠다.”며 낭만 어린 소회를 밝혔다. 정리 김학준기자 ■ 3선단체장 보람과 아쉬움3선 단체장들은 긴 재임기간만큼이나 보람과 아쉬움이 많았다. 김세웅 전북 무주군수는 지난해 세계태권도공원을 유치한 것을 상기하면 지금도 가슴이 찡하다고 한다. 부가가치가 3조원에 달해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계기이기도 하지만, 경주·춘천·강화 등 쟁쟁한 경쟁도시를 따돌리고 승자가 된 것을 무엇보다 자랑스러워한다. 때문에 지역에서는 연임제한만 없으면 “4선도 따놓은 당상”이라는 말까지 돌았다. 유승우 경기도 이천시장 역시 여주·광주를 물리치고 ‘2001세계도자기엑스포’를 유치한 것을 보람으로 들었다. 이 행사는 84개국이 참가하고 600여만명이 관람해 도자기 전시행사로는 세계 최고기록을 세웠다. 고재득 서울 성동구청장은 “시책으로 인한 변화를 알아주는 구민들이 지역에서 친근감 있게 인사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밖에 이의근 경북지사는 지역산업 구조개편을 위한 성장동력사업을 육성하고 ‘동북아 자치단체연합’을 주도적으로 창설한 것을, 김관용 구미시장은 2004년 지자체 최초의 수출 200억달러 달성을, 김흥식 전남 장성군수는 삼성전자·기아자동차 부품공장을 유치한 것을 각각 성공작으로 꼽았다. 아쉬움에 대해서는 심대평 충남지사가 할 말이 많다. 국회까지 통과돼 확정된 ‘신행정수도’ 건설이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정으로 뒤집어졌다가 다시 우여곡절끝에 ‘행정중심 복합도시’로 축소된 것에 대해 심 지사는 지금도 불만을 토로한다. 자연재해로 인해 가슴앓이를 한 단체장들도 적지 않다. 김원창 강원도 정선군수는 태풍 ‘루사’ ‘매미’가 잇따라 강타해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을 때 단체장으로서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관내에 큰 산불이 발생한 동문성 속초시장과 심기섭 강릉시장도 “아무리 문명이 발달했어도 자연재해는 불가항력”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정리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특별취재팀 : 서울 이동구기자 경기 윤상돈차장 인천 김학준기자 강원 조한종기자 충남·대전 이천열기자 전북 임송학부장 전남 남기창기자 경북 한찬규·김상화차장 대구 황경근차장 경남 이정규부장 부산 김정한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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