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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년 집권’ 볼리비아 대통령 퇴진…남미 좌파 지도자들 “쿠데타” 규탄

    ‘14년 집권’ 볼리비아 대통령 퇴진…남미 좌파 지도자들 “쿠데타” 규탄

    모랄레스, 軍·경찰도 돌아서자 사퇴 쿠바·베네수엘라 등 불똥튈까 비상 ‘볼리비아 첫 원주민 대통령’,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사회주의 지도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던 에보 모랄레스(62) 대통령이 국민에 의해 권좌에서 끌려 내려왔다. 2006년 1월 대통령궁에 들어간 지 13년 10개월 만에 쫓겨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에 중남미 좌파 국가들은 “쿠데타”라고 규탄했다. 대선 불복 시위가 3주째 이어진 10일(현지시간) 오후 모랄레스 대통령은 TV 연설을 통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다”며 “이런 갈등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 무척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의 사퇴 발표는 그가 4선 연임에 도전한 지난달 20일 대선 이후 3주 만에 나왔다. 그는 선거에서 40%를 득표해 2위인 카를로스 메사(65) 전 대통령에 10% 포인트 앞서며 결선 없이 승리를 선언했지만 부정선거 논란이 제기되면서 3주째 거센 시위가 이어졌다. 투표 당일 처음 나온 중간개표 결과에는 1·2위 격차가 크지 않아 결선투표가 유력한 상황이었는데, 선거관리당국이 돌연 개표 결과 공개를 중단한 후 24시간 만에 다시 내놓은 결과에서는 격차가 10% 포인트나 벌어졌던 것이다. 야권은 곧바로 반발하며 전국적인 시위가 벌어졌다. 버티던 모랄레스 대통령은 “선거 조작이 있었다”는 미주기구(OAS)의 이날 감사 결과 발표에 “헌법상 역할을 다하겠다”며 내년 1월까지인 임기를 채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윌리엄스 칼리만 군 최고사령관은 이날 오후 대통령에게 사퇴를 요구했고, 경찰 수장 역시 퇴진 요구에 동참하면서 결국 모랄레스 대통령은 사퇴연설을 하게 됐다. 그의 사퇴에 이어 알바로 가르시아 리네라 부통령도 이날 사퇴 의사를 밝혔다. 각료들도 줄사퇴 의사를 밝힌 상태라 당분간 볼리비아에서는 정국 혼란이 이어지게 됐다. 이에 대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 등은 잇따라 성명 및 트위터를 통해 그의 퇴진을 “쿠데타” 또는 “군사작전”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칠레·페루 등 우파 정부는 성명을 통해 “신속하고 평화로운 해결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현존 최장수 중남미 지도자’였던 모랄레스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아이마라족 원주민 출신으로 1959년 산간 지역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목동, 벽돌공장 잡부, 빵 장수 등 허드렛일을 전전했다. 이후 코카콜라 원료인 코카 재배를 시작하면서 코카인 재배농 이익단체를 이끌게 됐고 볼리비아 원주민 단체를 대표하는 인물로 부상했다. 1997년 좌파 사회주의운동(MAS) 소속으로 의회에 진출한 뒤 2005년 12월 대선에서 53.7%를 득표하면서 볼리비아 원주민 첫 대통령 당선이라는 역사를 쓰게 됐다. 이후 내리 3선에 성공한 그는 4선 도전에 나섰다가 결국 쫓기듯 대통령궁을 떠나게 됐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日 직장 여성들 “안경 쓰지 말라니 말이 되나? 하이힐 벗은 게 언젠데”

    日 직장 여성들 “안경 쓰지 말라니 말이 되나? 하이힐 벗은 게 언젠데”

    일본의 몇몇 기업들이 여성 직원의 안경 착용을 막는 규정을 도입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BBC가 8일 전했다. 일부 유통 체인이 대표적이다. 여직원이 안경을 착용한 채 근무하면 고객들에게 “차가운 인상”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항공사에서는 안전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 미용 업계에서는 손님에게 좋은 치장법을 안내해야 하는데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이댄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본의 소셜미디어에서는 복장 규정에 대한 논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하지만 안경을 금지한다는 얘기가 회사 정책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그보다 직장에서 용납되는 관행을 따르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해시태그 ‘#안경 금지(メガネ禁止)’는 트위터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네모토 구미코 교토대 외국인대학 사회학과 교수는 일본인들이 “낡은 정책”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라며 “여자들이 안경을 쓰면 안된다고 이유로 내세우는 것들은 한마디로 말도 안되며 젠더 감수성에 관한 문제다. 완전 차별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녀는 이런 보도마저 “낡고 전통적인 일본식 사고”라고 지적했다. 나아가 “여성들이 어떻게 일하는 것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그건 회사가 여성의 겉모습을 여성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안경을 쓰면 위배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일본에서는 최근까지 하이힐을 놓고 남녀의 입씨름이 벌어지기도 했다. 작가 겸 배우 이시카와 유미는 지난 6월 장례식장에서 일하는 여성에게 하이힐을 신으라고 강요하는 복장 규정을 없애는 데 정부가 나서달라는 온라인 청원을 벌여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당시 유행했던 해시태그는 #구투(KuToo)였는데 여성에 대한 성적 유린을 고발하는 미투 운동에 빗댄 것이었다. 또 구두를 뜻하는 일본어 ‘kutsu’와 고통을 의미하는 ‘kutsuu’를 연결짓는 의미도 있었다. 한 장관이 하이힐 착용을 의무화하는 복장 규정을 기업들이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지지자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비판했다. 네모토 교수는 “여성들은 외모로만 평가받는다”며 “적어도 이런 정책들이 보내는 메시지는 이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선진국이라고 해서 여성의 차림새를 강요하는 일이 오래 전에 없어진 것도 아니다. 2015년 영국 런던의 한 호텔 리셉션 직원은 하이힐을 신지 않겠다고 했다가 임금도 받지 못한 채 직장에서 쫓겨났다. 니콜라 소프는 금융회사 PwC에서 하이힐 착용을 강요받은 뒤 복장 규정을 없애는 법을 만들자고 청원했다.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아웃소싱 회사 포티코는 여직원들에게 “평구두”를 신으라고 했다. 2017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정부는 여직원들에게 하이힐을 신어야 한다는 복장 규정을 없앴다. 넘어지거나 미끄러져 다칠 염려도 있고 발과 다리, 등의 건강에도 좋지 않다는 이유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가끔, 그의 이름을 부르기 전에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가끔, 그의 이름을 부르기 전에

    식물세밀화를 완성하기까지는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길게는 10년이 걸리기도 한다. 식물의 뿌리로부터 줄기와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일련의 삶의 과정을 기다려야 하는 데다 무엇보다 한 종의 식물을 그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환경의 장소에 가서 여러 가지 개체를 관찰한 자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식물은 환경에 따라 형태를 달리한다. 햇볕을 얼마나 받는지, 토양 산도는 얼마나 다른지에 따라 같은 민들레일지라도 잎과 꽃의 색도, 크기도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환경이 아무리 달라도 종이 같다면 고유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기 마련인데, 이 공통점을 드러내 그림을 본 사람들이 종의 형태 특징을 쉬이 알도록 하는 것이 바로 식물세밀화의 역할이다. 그러니 식물세밀화를 그린다는 건 식물 개체 하나하나를 각각 들여다보는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여러 식물을 하나의 공통점으로 묶어 내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가끔은 개체 각각의 다름을 기록한 식물세밀화도 세상에 나왔다. 프랑스의 식물학자이자 식물세밀화가인 앙투안 니콜라 뒤센은 프랑스 곳곳을 다니며 산딸기속 식물을 관찰했고 이 기록을 ‘딸기의 박물학’이란 책으로 엮었다. 이 책은 겉으로는 일반적인 산딸기 도감처럼 보이지만 페이지를 조금만 넘기면 전혀 일반적이지 않은 도감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어느 페이지에는 도무지 이 그림이 무슨 산딸기인지 알 수 없게끔 이름이 쓰여 있지 않거나 또 어떤 페이지를 보면 식물 이름 뒤에 물음표를 적어 놓았다. 뒤센은 환경 변이나 종에 연연하지 않고 각기 다른 형태에만 집중해 그림을 그려 냈고, 그렇게 서로 다른 종인지 또는 같은 종이지만 환경이 다른 곳에서 자라 다른 것인지 알 수 없는 혼돈의 산딸기 그림을 그대로 묶어 책으로 출간했다. 그렇다고 이 기록이 식물세밀화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최소한 당시에 어느 장소에서 어떠한 형태의 산딸기가 존재했다는 증거는 될 수 있다. 지금 산과 들에 한창 피어 있는 가을 들국화를 볼 때엔 뒤센의 도감을 생각한다. 종자로 번식하는 식물 중에도 그 무리가 가장 크고, 너무 커서 모두들 그저 뭉뚱그려 들국화라 부르는 식물들. 들국화라 함은 한 종의 식물처럼 보이지만 들국화라는 이름의 식물은 없다. 그저 들과 산에서 스스로 자라나는 국화과 식물을 들국화라 할 뿐이다. 지금 밖에는 우리가 들국화라 부르며 지나쳤던 흰 꽃의 구절초, 샛노란 산국과 감국, 보라색의 개미취와 쑥부쟁이 등이 있다. 구절초에는 또 이와 비슷한 산구절초, 포천구절초, 남구절초 등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 다양한 국화속 식물들만큼은 제대로 식별해 식물세밀화를 그려 낼 자신이 없다. 이들은 너무나 다양한 무리로 존재하고, 서로 교잡하고, 의외의 형태로 변화하기 때문이다.언젠가 한 연구자가 국화과의 한 종인 해국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며 해국 식물세밀화를 요청한 적이 있다. 이미 전국에 분포하는 해국을 수집한 상태였고 나는 한 장의 해국 그림만 그리면 된다고 생각하며 작업을 시작했지만 결국 전국 곳곳에 분포하는, 형태가 다른 해국 그림 수십 장을 그려 내야만 했다. 내가 관찰한 해국들은 잎도 꽃도 제각각이었으며, 이 기록은 오히려 환경에 따라 해국의 형태가 얼마나 많이 달라지는지 그 변이의 다양성을 연구하는 시간이었다. 1년 전 출장으로 일본에 갔을 때 서점에서 유일하게 본 들국화 도감에는 이런 문장이 쓰여 있었다. ‘이름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각도에서 들국화를 즐겨 주시면 되겠습니다.’ 글과 사진으로 가득 찬 3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도감에 저런 무책임한 문장이 쓰여 있다며 화를 낼 수도 있는 일이지만 이들을 형태로서 식별하는 것이 얼마나 까다롭고 힘든 일인지를 나는 충분히 알기에 오히려 진정성 있게 느껴졌다. 식물세밀화를 그리면서 나는 늘 ‘종’이라는 단위에 갇혀 있었다. ‘종’으로 식물을 분류하고 그려 내는 것이 나의 일이니까. 주변 사람들에게도 식별의 중요성을 늘 말해 왔다. 그래야 더 자세히 들여다볼 이유가 생긴다고, 그렇게 식물 종 보존으로 한발 더 나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그러나 ‘종’보다도 작은 풀 한 뿌리, 꽃 한 송이가 있다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 본다. 어쩌면 ‘집 마당에 가을이면 피는 흰 구절초 종류’라든지 ‘매일 지나는 버스 정류장의 연보라색 들국화’라는 이름으로 개체 하나하나를 부르고 인식하는 것도 꽤 괜찮지 않을까. 올가을, 들국화만큼은 식별의 부담을 내려놓고 자연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색과 형태, 그 아름다움을 즐겨 주기만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 [핵잼 사이언스] 이집트 ‘고양이 미라’ CT 분석하니…한마리 아닌 여러마리

    [핵잼 사이언스] 이집트 ‘고양이 미라’ CT 분석하니…한마리 아닌 여러마리

    2500년 된 이집트 고양이 미라가 처음으로 디지털로 '해부'됐다. 최근 프랑스 국립 고고학 연구소(INRAP) 연구팀은 렌느 박물관에 보관된 고양이 미라를 CT로 촬영해 분석한 결과 꼬리가 3개, 뒷다리가 5개가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한마리 고양이가 아닌 여러 마리의 고양이가 미라화된 셈. 특히 고양이의 머리로 추정된 부분은 실제 머리가 아닌 직물 덩어리로 드러났으며 척추와 늑골도 빠져있었다. 미라로 유명한 고대 이집트는 기원전 3000년 경 부터 발달된 방부처리 기술로 미라를 만들어왔다. 통상 사람만 미라화되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사실 고대 이집트 인들은 동물도 미라로 만들었다. 종류도 개와 고양이를 비롯 새, 악어, 물고기, 뱀등 다양한데 이들이 동물을 미라화 시킨 이유는 있다. 다신교를 믿는 고대 이집트인들은 모든 생물체에 신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고대 이집트인들은 사후세계를 위해 그들의 몸을 보존하기 위해 인간을 미라로 만들었지만 동물 미라는 보통 종교적인 제물로 사용됐다. INRAP의 테오파네 니콜라스 연구원은 "수많은 동물 미라가 있지만 여러 마리가 섞인 것은 극히 드물다"면서 "완벽하게 한마리 고양이로 된 미라도 있지만 일부는 실제 사체가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왜 이 고양이 미라가 다른 고양이의 일부 사체를 가지고 있는 지는 분명치 않다"면서 "다만 신들의 제물로 만드는 동물 미라를 비싼 값에 팔려는 사제들이 문제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여기는 남미] 때 이른 ‘크리스마스’ 선포한 베네수엘라 속사정

    [여기는 남미] 때 이른 ‘크리스마스’ 선포한 베네수엘라 속사정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예년보다 일찍 크리스마스시즌이 공식 선포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카라카스의 1급 호텔 험볼트에서 2019년 크리스마스시즌을 공식 개막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평온한 국가(베네수엘라)에서 크리스마스를 맞게 된 우리 국민들에게 그 누구도, 그 무엇도 행복과 평화를 빼앗아갈 없을 것"이라고 크리스마스 인사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매우 아름다운 한 해였던 2019년을 잊지 말자"며 "이제 맞게 될 2020년은 번영과 발전의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지나치게 이른 새해인사를 나눴다. 국영방송을 통해 베네수엘라 전국으로 중계된 행사는 아직은 어울리지 않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애를 쓴 흔적이 역력했다. 대통령의 뒤로는 마리아와 요셉, 예수의 모형이 설치됐고, 아빌라 산에 설치된 대형 십자가엔 환한 불이 켜졌다. 아빌라 산의 대형 십자가는 베네수엘라에서 크리스마스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물이다. 십자가는 매년 12월1일 점등하는 게 보통이지만 올해는 일정이 1개월이나 앞당겨 불을 밝히게 됐다. 마두로 대통령이 벌써부터 띄우는 축제 분위기에 국민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파블로라는 이름의 한 네티즌은 "이제 막 11월 시작인데 아빌라 십자가가 켜지니 이상하다. 아직 크리스마스까지 2달이나 남았는데"라며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다. 고등학교에 다닌다는 네티즌 호세피나는 "아직 학기도 끝나지 않았는데 크리스마스라고? 그럼 방학도 일찍 시작하자"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마두로 정부가 무리하게 크리스마스시즌 개막을 서두른 건 암울한 국가현실을 감추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언론은 "살인적인 하이퍼인플레이션, 갈수록 심각해지는 식량난, 치안불안 등 어두운 현실을 감추기 위해 마두로 정부가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려 크리스마스시즌 개막을 1달이나 앞당긴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빌라 산에 설치된 십자가의 점등을 서두른 것도 전력난을 은폐하려는 의도라는 의심을 산다. 최근 베네수엘라의 한 비정부기구가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민의 94%는 일상적인 정전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마두로 정부는 이에 대해 "(미국의 경제봉쇄 등) 대외적 요인으로 전력공급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사진=베네수엘라 대통령궁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여기는 남미] 최악 경제난 베네수엘라 국민, 먹지 못해 강제 다이어트

    [여기는 남미] 최악 경제난 베네수엘라 국민, 먹지 못해 강제 다이어트

    건국 이래 최악의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비만이 확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베네수엘라 비만치료종합센터가 정보처리 전문기관 데이터날리시스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2010년과 비교할 때 베네수엘라의 비만 인구는 30% 이상 감소했다. 전체의 인구에서 과체중은 30%에서 25%로, 비만은 24%에서 11%로 각각 줄었다. 병적 비만에 걸린 비율도 전체 인구의 1.74%에서 0.6%로 크게 낮아졌다. 보통 국민보건을 생각하면 비만이 줄고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이지만 베네수엘라는 사정이 다르다. 경제위기로 불거진 식량난으로 제대로 먹지 못한 국민이 말라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의 비정부기구 '행동하는 국민(CA)'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민은 적정량 단백질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 CA에 따르면 성인은 하루 평균 단백질 75g을 섭취해야 하지만 베네수엘라 국민의 단백질 섭취량은 하루 평균 18g에 불과하다. 결국은 돈이 문제다. 지난해 베네수엘라 5개 국립대학이 공동으로 실시한 '삶의 조건 여론조사'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민의 94%는 정상적인 식생활에 필요한 소득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조사팀에 참여한 영양학자 마리아넬라 에레라는 "지난 5년간 베네수엘라 가정의 식탁이 완전히 바뀌었다"며 "단조로운 식단이 매일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서 4인 가구가 적절한 영양섭취를 하기 위해선 한 달에 최소한 150달러를 써야 한다. 최저임금이 월 15달러에 불과한 베네수엘라에서 일반인이 감당하기 힘든 돈이다. 제대로 먹지 못한 국민은 바짝 마르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성인 중 67%는 지난해 몸무게가 평균 11% 줄었다. 서민층 아이들은 영양실조까지 걱정해야 할 판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서민 가정에서 태어난 2살 미만의 아이들 중 33%는 만성적 영양실조에 걸린 상태다. 먹지 못해 몸무게가 줄어가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이 같은 현상을 '마두로 다이어트'라고 부른다.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실책으로 전 국민이 먹지 못해 원하지 않는 다이어트를 하게 됐다고 비꼬는 표현이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프라하 성의 이 유해, 나치가 오면 “바이킹” 소련군 오면 “슬라브”

    프라하 성의 이 유해, 나치가 오면 “바이킹” 소련군 오면 “슬라브”

    1928년 체코 프라하 성에서 유해 하나가 발굴됐다. 10세기 것으로 추정됐다. 그런데 나치 독일과 옛 소련이 이념 선전에 써먹으려고 서로 이 유해가 자기네 조상이라고 우겨댔다고 영국 BBC가 28일 전했다. 유해 자체가 희한하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린 채 누워 있다. 오른손 아래 길다란 철제 검이 놓여 있다. 마치 짚고 서 있는 모양새를 꾸미려 한 것 같다. 왼손 아래에는 단검 둘이 놓여 있었는데 손가락들이 거의 닿을락 말락 뻗쳐 있다. 팔꿈치 옆에는 면도칼과 내화강(耐火鋼) 불쏘시개가 놓여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는데 중세 때는 이게 지위를 상징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발 밑에는 작은 나무바구니가 있었다. 바이킹족들이 축배를 드는 잔과 비슷해 보였다. 또 철제 도끼날이 부장(副葬)됐다.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1m가 조금 안 되는 길이의 장검이었다. 마치 권력은 영원하다고 웅변하는 것 같았다. 체코과학원의 중세 고고학 교수인 얀 프로릭은 “이 칼의 품질은 대단히 좋다. 아마도 서유럽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장검을 사용한 지역은 북유럽 바이킹족과 현대의 독일과 잉글랜드, 중부유럽 등이었다. 프로릭은 “바이킹스러운 것은 맞다. 하지만 국적은 의문”이라고 말했다.90년도 훨씬 전에 유해를 발견한 이는 우크라이나 고고학자 이반 보르코프스키였다. 볼세비키 내전 때 제정 러시아를 탈출해 프라하국립박물관 관장을 보좌했다. 유해를 발견했지만 자신의 견해를 정립해 발표할 자유가 주어지지 않았다. 11년 뒤 나치가 프라하를 점령한 뒤 유해가 바이킹이 틀림없다고 포장하기 시작했다. 바이킹은 곧 노르딕, 다시 말해 독일 혈통이며 아리아인의 순수성이 1000년 된 유해에도 온전히 남아 있는 것이라고 선전에 써먹었다. 나아가 고대의 영토를 되찾아야 한다는 아돌프 히틀러의 이상에도 맞아떨어졌다. 보르코프스키는 나치 대학에서 자신들의 이념 선전에 맞는 연구를 하도록 떠밀렸다. 말을 안 들으면 수용소로 보내버리겠다고 위협했다. 해서 그는 검열을 받아가며 이 유해는 독일의 혈통이 틀림없다고 기록을 남겼다. 전쟁이 끝나고 소비에트 적군이 프라하에 진주하자 보르코프스키에게 이제는 슬라브 혈통이 맞다고 결론을 내리라는 압력이 쏟아졌다. 이번에도 굴락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버리겠다고 겁을 줬다. 해서 그는 이 유해가 895년부터 1306년까지 400년 넘게 보헤미아를 통치한 프레미슬리드 왕실의 중요 성원으로서 초기 슬라브인이었다고 기록했다.이제 70년이 흘러 프로릭과 같은 고고학자들은 이데올로기에 기대지 않고 자유롭게 연구 결과를 발표할 수 있게 됐다. 프로릭은 유해 치아의 방사성 동위원소를 조사한 결과 발트해 남쪽 해안이나 어쩌면 덴마크 같은 북유럽 출신인 것을 알아냈다며 “그가 보헤미아에서 태어나지 않은 것만은 확실히 알 수 있다. 물론 발트해에서 태어났다는 이유 만으로 모두 바이킹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당시 발트해 남쪽 해안도 슬라브인, 발트해 부족 등등에게 고향과 같은 곳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이 쉰 무렵에 여러 질병에 걸려 사망한 이 북쪽 전사가 성인이 될 무렵 프라하에 들어왔으며 보헤미아의 1대 공작이며 프레미슬리드 왕조의 시조인 보리보이 1세나 그의 맏아들이며 계승자인 스피티네프 1세의 수행단원으로 봉직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프레미슬리드 왕조가 프라하 성을 보헤미아 국가의 상징으로 여겼고, 이 전사가 묻힌 장소가 성 안의 중심인 것도 상당한 지위를 누린 인물이었음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프로릭 교수와 함께 논문을 집필한 니콜라스 사운더스 영국 브리스톨 대학 교수는 “이 친구의 독특한 점은 다중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바이킹이기도 하면서 슬라브인이기도 했다고 말하는 게 나을지 모르겠다. 사람들은 각자의 시공간에 맞춰 스스로의 정체성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 친구는 몇 천년 동안 분명히 단 하나의 메이저 플레이어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메이저 플레이어였던 것은 맞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공수처가 생긴다면…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공수처가 생긴다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다. 한 여론조사에선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1명 중 51.4%(95% 신뢰수준, 표본오차 ±4.4% 포인트)가 찬성 의견을 냈다. 니콜라이 고골이 1836년 발표한 ‘검찰관’은 니콜라이 1세 당시 부패한 관료 제도를 신랄하게 풍자한 작품이다. 검찰관은 우리로 따지면 조선시대 암행어사 역할과 비슷하다. 관료들의 비위를 감찰한다는 점에서 우리로 따지면 공수처 조사관 정도가 될 듯하다. 러시아 한 소도시에 검찰관이 온다는 풍문이 돌고, 노심초사하던 시장과 관리들이 선제 조치를 취한다. 치료비 일부를 착복한 병원장은 중환자들을 숨기고, 관료들은 도로 정비를 시작한다. 정부 예산으로 짓기로 했던 교회는 불에 타 무너진 것으로 말을 맞춘다. 우체국장도 판사도 잘못한 일이 하나둘이 아니라 초조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은 마을 여관에 머무는 청년 흘레스따꼬프를 검찰관으로 지레짐작한다. 수도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고위 관료로 일하며 심지어 육군 총사령관 대접을 받아 봤다느니, 장관 자리를 거절했다느니 하는 말들이 그럴듯했다. 예사롭지 않은 행동거지가 딱 검찰관이었다. 하지만 그는 수도에서 도박과 방탕한 생활로 재산을 탕진한 뒤 하급 관리마저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시장은 가짜인지도 모른 채 성대한 연회를 열고, 관리들은 온갖 뇌물로 그의 환심을 사려 한다. 바람기마저 다분했던 흘레스따꼬프는 담도 크게 시장 딸에게 청혼까지 한다. 출세에 눈이 먼 시장은 고급 관료를 사위로 맞을 꿈에 부푼다. 흘레스따꼬프는 가짜라는 사실이 발각되기 전에 나랏일을 핑계로 슬그머니 연회장을 떠난다. 그때 마을 우체국장이 헐레벌떡 달려와 시장에게 편지 한 통을 내민다. 흘레스따꼬프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사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인데, 자신을 검찰관으로 착각해 연회를 열고 선물 공세까지 한 바보들을 비웃는 내용이다. 특명을 받고 마을에 도착한 진짜 검찰관이 시장을 비롯한 관리들을 여관으로 호출한다. 흘레스따꼬프가 주도면밀한 사기꾼은 아니다. 그럼에도 머리깨나 좋다는 시장과 관료들이 모두 속았다. 혹자는 니콜라이 1세 시대 공포정치가 그 원인이라 평가한다. 모두 해먹을 수 있는 만큼 비리를 저지르면서도 한편으로 살생부에 오를까 두려워하는 이중적인 마음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공포정치 시대는 진즉 지나갔지만, ‘검찰관’은 여러모로 지금 한국 사회를 비추는 하나의 거울이 될 만하다.
  • [달콤한 사이언스] 기운없거나 지구력 필요할 때 ‘이것’ 먹으면 힘이 불끈

    [달콤한 사이언스] 기운없거나 지구력 필요할 때 ‘이것’ 먹으면 힘이 불끈

    맷 데이먼이 주연한 SF 영화 ‘마션’(2015)은 ‘SF 영화는 흥행이 어렵다’는 징크스를 깨고 영화 ‘인터스텔라’(2014)에 이어 또 한 번 관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사고로 동료들과 떨어지게 된 주인공은 구조 때까지 기다리기 위해 여러가지 준비를 하는데 그 중 하나가 먹을거리 확보였다. 영양분이 풍부하고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주인공이 생각해 낸 것은 다름 아닌 ‘감자’이다. 영화적 상상력이 아니라 실제로 지구력이나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내야 하는 운동을 하는 선수들에게 가장 좋은 식품이 ‘감자’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대 운동역학 및 공중보건학과, 영양과학부, 동물과학과, 일리노이 어바나-샴페인대 생명공학센터, 미국 올림픽·패럴림픽 위원회 공동연구팀은 지구력이 필요한 장시간 운동을 위해서는 혈당 수치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에너지를 내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가장 좋은 식품이 다름 아닌 감자라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생리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응용생리학’ 19일자에 실렸다. 지구력이 필요한 운동을 하는 선수들의 경우 흔히 ‘에너지 젤’이라고 불리는 젤 형태의 탄수화물 농축액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판매되고 있는 탄수화물 젤은 먹기 편하게 하기 위해 단맛을 가미해 오래 복용할 경우 거부감을 갖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지구력이 필요한 운동이나 일을 할 때 간편하고 오래 동안 먹어도 식상하지 않을 수 있는 대체제를 찾았다.연구팀은 여러 식료품 중 인체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들이 포함돼 있을 뿐만 아니라 체내 혈당을 급격히 높이지 않기 때문에 최적의 식품으로 감자를 꼽았다. 이에 연구팀은 건강한 사이클 선수 12명을 선발해 세 그룹으로 나눈 다음 운동을 하기 전 감자를 죽처럼 만든 퓌레나 탄수화물 젤, 물이나 에너지 음료를 마시도록 했다. 그 다음 120분 동안 사이클을 타도록 한 다음 혈당과 체온, 운동 강도, 위장 상태, 음식의 소화정도, 혈액 내 젖산염 농도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감자 퓌레를 섭취한 선수들의 혈당은 서서히 증가해 체내에 에너지를 일정하게 공급했을 뿐만 아니라 피로도를 의미하는 혈액 내 젖산염 농도는 탄수화물 젤을 섭취한 사람들보다 덜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군다나 감자 퓌레를 섭취한 사람들은 탄수화물 젤이나 에너지 음료를 섭취한 사람들보다 위에 부담을 훨씬 덜 느낀 것으로도 조사됐다. 니콜라스 버드 일리노이대 교수(운동역학)는 “감자는 다른 식품이나 영양제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영양소가 풍부할 뿐만 아니라 탄수화물도 충분히 공급해줘 포만감까지 주기 때문에 지구력이 필요한 운동선수는 물론 밤샘 근무를 하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딸 얼굴도 못보고 세상 떠난 러시아 산모…의사는 ‘뻔뻔’

    딸 얼굴도 못보고 세상 떠난 러시아 산모…의사는 ‘뻔뻔’

    올해 초 러시아에서 발생한 의료 사고로 20대 산모가 목숨을 잃은 가운데, 분만을 담당했던 의사가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 등 러시아 언론은 17일(현지시간) 분만사고를 일으킨 20대 여성 의사가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알리사 테피키나(22)는 지난 3월 분만 이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다 혼수상태에 빠졌고 이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의료진은 공식적인 사망 원인을 “격심통(극심한 통증)에 의한 쇼크사”로 정리했으나, 그녀의 가족은 분만을 담당한 의사의 명백한 과실이라며 보건당국에 수사를 요구했다. 현지언론은 알리사가 ‘자궁내번증’으로 극심한 통증을 겪다 사망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자궁내번증은 자궁이 뒤집혀 내려오는 것으로, 2100만분의 1의 확률로 발생하는 드문 증상이다. 자궁 바닥 쪽에 착상된 태반을 분리하기 위해 탯줄을 잡아당길 때 주로 발생하며, 이를 ‘강제자궁내번증’으로 분류한다.하지만 의사는 알리사가 ‘자연자궁내번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녀의 자궁이 자연적으로 뒤집혔고 이 때문에 태반을 분리하기 위해 탯줄을 잡아당겼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익명의 유명 산부인과 전문의는 “의사가 마취 없이 무리하게 탯줄을 당겼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의사가 억지로 힘을 쓰다 사고가 난 것이라는 설명이다. 분만 당시 병원에 있었던 알리사의 아버지 드미트리 말리우코브(47)도 “딸이 매우 고통스러워하며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의사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라고 진술했다. 남편 니콜라이 테피킨(22)은 “출산 직후 딸 안나를 다른 병원으로 옮긴 사이 아내가 사망했다”면서 “알리사가 중태라는 소식을 듣고 분만실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알리사는 태어난 딸을 한 번 안아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났지만, 문제의 의사는 여전히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사의 어머니 스베틀라나 말리우코바(42)는 “사고 이후 의사에게 그 어떤 연락이나 사과도 받지 못했다. 병원으로 직접 찾아갔지만 왜 왔느냐며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분노했다. 이어 “딸을 죽여 놓고 뉘우치는 기색 하나 없는 의사가 제대로 된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병원 측은 의사에게 징계 조치를 내렸으며, 스베르들롭스크주 지방 보건부와 사법기관 역시 수개월에 걸친 조사 끝에 의사의 과실이 엿보인다고 결론 내린 상황이다. 이대로 유죄가 확정된다면, 해당 의사는 최소 징역 3년 혹은 강제노역에 처해진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클래식 선율에 젖어 깊어진 스무 번째 ‘가을밤’

    클래식 선율에 젖어 깊어진 스무 번째 ‘가을밤’

    임형주의 목소리는 특유의 청아함에 원숙미까지 더했고, 송영훈의 드보르자크는 더욱 농익었다. 깊어 가는 가을밤, 클래식홀을 찾은 관객들은 세계적인 팝페라 테너와 첼리스트, 그리고 70여명의 악사가 빚어낸 클래식 선율에 잠시나마 고단한 현실을 잊고 저마다의 꿈을 꾸는 듯했다. 17일 오후 8시 서울신문 주최로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2019 가을밤 콘서트’는 지휘자와 연주자, 관객 모두 한마음으로 클래식 음악의 매력에 흠뻑 빠진 휴식 같은 시간이었다. 2000년 첫 무대를 올려 올해로 20회를 맞은 ‘가을밤 콘서트’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가을 클래식 음악회로 자리잡았다. 연주회는 알렉산드르 보로딘의 ‘폴로베츠인의 춤’으로 막을 올렸다. 보로딘은 밀리 발라키레프,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 모데스트 무소륵스키, 세자르 큐이와 함께 ‘러시아 5인조’로 러시아 국민악파 음악에 큰 업적을 남긴 음악가다. 60명의 코리아쿱오케스트라는 지휘자 조정현의 조율에 맞춰 경쾌하면서도 웅장한 이 곡을 관객에게 선사했다. ‘폴로베츠인의 춤’은 보로딘이 미완 상태로 세상을 떠난 오페라 ‘이고르 공’ 2막에 나오는 곡으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개막식 맨 첫 퍼포먼스에 사용되기도 했다. 오케스트라의 힘찬 연주에 일부 관객들은 몸을 들썩이며 환영 연주를 즐겼다. 협연자로 나선 첼리스트 송영훈은 ‘가장 아름다운 첼로 연주곡’으로 꼽히는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 104번으로 무대를 이어 나갔다. 송영훈은 앞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곡을 “각 악장에 인생의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 있는 명곡으로, 제가 연주생활을 그만두는 순간까지 평생 연주하고 공부해야 할 대작”이라고 설명했다. 2부 무대는 12인조 앙상블의 선율에 팝페라 테너 임형주의 목소리가 더해졌다. 지난 6월 군 복무를 마치고 서울 복귀 공연을 가진 그는 무대를 기다렸다는 듯 9곡의 오페라 곡과 팝송을 내리 불렀다. 임형주는 미국 민요 ‘셰넌도어’와 뮤지컬 캐츠의 ‘메모리’를 부른 뒤 “오늘은 저의 군 복무 뒤 첫 서울 복귀 무대”라면서 “저는 무대에 있을 때 가장 나답고, 무대가 안방처럼 좋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관객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창조도시 정책’ 택한 리옹… 균형발전 한계 뛰어넘었다

    ‘창조도시 정책’ 택한 리옹… 균형발전 한계 뛰어넘었다

    균형발전은 현 정부의 5대 국정과제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 가운데 핵심적인 전략과제 중 하나다. 2018년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이 개정·시행돼 법적·제도적 추동력을 재확보했다. 그리고 1년이 흘렀다. 균형발전과 같이 국가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은 실제 효과를 내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지방 쇠퇴를 넘어 지방 소멸론이 등장하는 최근의 상황을 보면 중앙정부의 정책효과를 느긋하게 기다릴 수 없다. 국민이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균형발전정책의 효과를 제고하고 정책적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필요한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 체감도가 높은 균형발전정책은 지역적 특성이 잘 반영된 정책이다.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정책의 실행 주체는 지방정부라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균형발전정책 추진에서 중앙정부의 정책적 노력에 호응(呼應)한 지방정부의 더 적극적인 정책적 관여(commitment)가 필요한 이유다. 지난 5월 한 광역지자체가 수립하는 도시균형발전계획과 관련해 프랑스 리옹을 다녀왔다. 광역도시권 내에서 지역적 특성을 반영한 균형발전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지방정부가 어떠한 정책적 노력을 하고 있는가를 살펴봤다. 리옹의 사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최근 추진 중인 프랑스의 지방자치정책에 대한 개략적 이해가 필요하다. 프랑스의 지방행정체계는 크게 레지옹(R?ion 18개:광역), 데파르트망(D?artement 101개:중역), 코뮌(Commune 3만 5357개:기초)으로 구성되고 각각의 권한을 가진다. 프랑스 지방자치정책의 변화는 중앙의 권한을 지방에 이양하고 권한 배분의 원칙을 확립한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 집권한 사회당(1981~1995) 제1기를 거쳐 지방분권을 강화하고 재정적 분권을 위한 체계 정비를 한 자크 시라크·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집권 기간(1995~2012)인 제2기를 지나왔다. 제3기는 지방자치단체 개혁법(2010년)을 근거로 추진되고 있는 지방자치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위한 지방행정체계의 정비와 새로운 권한 배분 정책이 추진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집권 시기부터다. 제3기 정책의 목표는 정책 비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다양한 지역 간의 격차를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있다. 이와 같은 프랑스의 지방행정체계 변화 속에서 지방정부 스스로 균형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자율적이고 내발적인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떠한 역할과 기능을 하고 있는지를 리옹 사례를 통해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지방자치단체 개혁법에 의거 2015년에는 10개 메트로폴(M?opole)이 설립됐고, 리옹도 메트로폴의 자격을 부여받았다. 경기연구원 보고서 ‘프랑스 국토개혁정책의 시사점’(2015년)에 따르면 ‘메트로폴은 다수의 코뮌으로 구성된 코뮌협의체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균형발전정책을 함께 수립·추진하는 지역 간 연대로서 행정적 경계를 초월해 도시기능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대도시권’으로 정의하고 있다. 리옹 메트로폴(M?opole de Lyon)은 리옹시를 포함한 59개 코뮌으로 구성됐다. 리옹 메트로폴은 면적 533.68㎢, 인구 138만 1349명(2016년 기준)으로, 2018년도 국내총생산(GDP)이 740억 유로를 기록하며 파리 다음의 경제규모를 가지게 됐다. 리옹은 19~20세기 산업화 과정에서 경제적 수도로 성장하고자 했으나 프랑스의 중앙집권화가 심화되면서 쇠퇴의 길을 걸었다. 1970년대 탈중앙화가 시작됐을 무렵 일시적으로 도시기능을 회복하는 듯했지만 국제도시들 간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파리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려는 중앙집중화 정책에 의해 큰 타격을 받았다. 또한 국내 도시 간 경쟁이 심화하며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 1980년대 그르노블, 툴루즈 등의 도시가 국가 주도의 신산업을 유치하고, 인구 유입이 활발한 연안도시인 니스, 보르도 등에는 정부가 신기술 산업투자를 했다. 전통적 산업구조를 가진 리옹은 이런 심각한 위기 속에서 중앙정부의 정책에만 의지하지 않았다. 미셸 누아르 시장(재임 기간 1989~1995)은 도시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문화유산의 미관을 개선하고 수준 높은 공공공간을 조성했다. 특히 기업을 유치하기보다는 중·상류층의 유입을 유도하기 위한 주거지를 조성했다. 이는 창조적인 시민이 우수한 기업을 유인한다는 판단에 따른 정책적 결정이었다. 유럽의 다른 도시가 창조도시정책을 실시한 시점에 비해 20년 정도 앞선 것이었다. 뒤를 이은 레몽 바르 시장(재임 기간 1995~2001)은 시내에 산재해 있는 로마, 르네상스 시대의 역사적 유적을 유네스코에 등재하는 등 원도심 재생과 문화 활성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제라르 콜롱 시장(재임 기간 2001~현재)은 ‘온리 리옹’(ONLY-LYON)이라는 도시 브랜드를 활용한 적극적인 도시 마케팅을 실시했다. 이는 프랑스 최초의 도시홍보정책으로, 행정뿐 아니라 민영기업에서도 ‘온리 리옹’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한편 리옹은 파리와의 경쟁적 관계 구도에서 탈피하는 동시에 유럽의 국제도시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유로시테(EuroCit?라는 유럽도시연합체를 결성했다. 같은 시기에 유럽연합(EU)이 결성돼 유럽 내 도시 간 이동이 활발해졌다. 이 영향으로 프랑스의 탈중앙화 경향이 다시 강해졌다. 리옹은 도시 혁신을 위해 연구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선택과 집중의 정책이 성과를 거두면서 리옹의 산업클러스터 구조는 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심각한 위기 속에서 리옹은 지방정부가 취할 수 있는 모든 정책적 수단을 각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실시했다. 리옹을 둘러싼 도시·사회적 변화를 수렴하면서 새로운 도시정책을 수립하는 데는 혁신적 지방행정조직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시민소통 및 미래 연구부가 바로 그곳이다. 시민소통 및 미래 연구부의 공공정책의 미래센터 장 루 몰랭 센터장과 최근 리옹이 추진하고 있는 균형발전정책에 대해 긴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시민소통 및 미래 연구부는 1990년대 리옹광역시 개발계획을 수립할 당시 시민참여를 담당한 부서에서 점차 발전해 왔다. 인원은 20명 내외로 ①이용 및 참여 경험 수집(주로 도시마케팅, 디자인 영역) ②시민참여 ③공공정책평가를 담당하는 3개의 팀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공공정책평가팀은 리옹의 재정 상태가 악화되면서 정책의 실효성을 평가하기 위해 가장 최근에 신설된 조직이다. 지방정부가 보다 신중하게 정책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책평가가 중요하다는 정책적 판단이 강력하게 작용했다. 메트로폴 이전에는 교육 및 고용은 중앙정부 소관, 직업훈련은 레지옹 소관 등 분야별로 정책실행 주체가 구분돼 있어 정책적 수단을 사용하는 데 제한이 있었다. 메트로폴로 전환되고 난 후에는 ‘사회적 참여’에 대한 권한이 없었다. 그러나 리옹 메트로폴은 ‘사회적 참여’에 대한 정책적 권한이 없다고 이 문제를 방치하지 않았다. 도심 환경 개선, 주거 개선, 교통체계 개선이라는 3가지 정책을 통해 우회적으로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주거·교통정책만으로 리옹 메트로폴이 안고 있는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 이에 리옹 메트로폴은 중앙정책과 지방정책에 차별을 두면서 자체 재정 확보를 위해 보조금을 삭감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시민들의 반발이 커서 추진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르지만 우선적으로 경제활동이 가능한 젊은 계층의 실업수당을 기간에 따라 줄이는 방향으로 예산을 확보하는 정책적 노력을 하고 있다. 리옹의 사례는 중앙정부의 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적 노력에 호응하고 조기에 정책적 효과를 지역에 파급하려면 지방정부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한 중요한 시사점을 보여 준다. 첫 번째는 2000년대 초반 리옹이 수도인 파리와의 경쟁적 관계 구도에서 탈피하고 독자적 도시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점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서울과 지방도시와의 경쟁적 관계 구도에서 추진되는 균형발전정책은 결국 제로섬 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 각기 다른 지역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추진되는 균형발전정책으로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균형발전은 요원해진다. 두 번째는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정책을 우선적으로 실시함으로써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춘 점이다. 리옹 메트로폴은 사회적 참여에 대한 정책적 권한이 없다고 해서 직면한 문제를 방치하지 않고, 주거·교통정책 등을 통해 주어진 정책적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했다. 청년에 대한 보조금 삭감 등과 같은 시민적 저항감이 큰 정책까지 추진해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강력한 정책 의지가 동반됐다. 세 번째로 지방정부의 지속적인 재정 악화가 예측되는 가운데 정책평가 기능을 강화해 신중한 정책 추진을 실시한 점이다. 2017년 한국의 세출을 보면 중앙정부가 차지한 비율이 40%, 지방정부는 60% 정도다. 반면 세입의 경우 국세가 76.7%(265조 4000억원), 지방세는 23.3%(80조 4000억원)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세입과 세율의 불균형 현상이 심각하다. 이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러한 불균형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에 지방정부는 대규모 재정이 필요한 정책은 보다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앞서 살펴본 리옹의 사례는 법·제도를 포함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한국적 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옹의 사례는 이제 균형발전을 위해 지방정부 스스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 답 또한 스스로 찾아야 할 때가 왔음을 우리에게 알려 주고 있다.한승욱 주택도시금융연구원(HUGI) 박사 ■한승욱 박사는 부산연구원을 거쳐 주택도시금융연구원(HUGI)에서 도시재생과 관련한 다수의 정책연구를 수행했다. 일본 교토에서 9년간 머물며 각기 다른 시간의 흐름 속에서 구성된 파편화된 도시공간을 관찰하고 그곳에서 이뤄지는 마이너리티의 삶에 대한 도시사회학적 연구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 유럽 6개국 “北 SLBM 안보리 결의 위반”

    “국제사회 대북 제재 엄격 이행돼야” ‘38노스’ 기고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 “美 최대 압박 정책, 폐차 직전”비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의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이후 사흘 만에 비공개 대책회의를 열었고,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6개 유엔 대사들은 북한의 SLBM 발사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회의는 상임이사국인 영국과 프랑스, 비상임이사국 독일의 요청으로 소집됐다. 여기에 비상임이사국 벨기에와 폴란드, 차기 이사국인 에스토니아까지 대북 규탄 공동성명에 동참하면서 유럽 지역 6개국이 한목소리로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와 북미 협상 재개, 충실한 대북 제재 이행을 촉구했다. 니콜라 드 리비에르 프랑스 대사가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이들은 “(북한의 이번 SLBM 발사는) 명백하게 안보리 제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면서 “(북한의) 이런 도발적인 행동을 규탄하는 우리의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리비에르 대사는 이어 “안보리가 제재 결의를 유지하는 것은 필수적”이라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완전하고 엄격하게 이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엔에서 대북 제재 전문가로 활동했던 스테파니 클라인 알브란트는 이날 미국의 북한 전문 사이트 ‘38노스’에 “유엔의 대북 제재가 회복 불능 상태일 만큼 손상됐다”면서 “대북 제재 목표가 환상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알브란트는 이어 “미국의 대북 ‘최대 압박’ 정책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초한 상처로 인해 ‘폐차 직전’”이라면서 “제재 효과 약화가 앞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북한의 레버리지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에콰도르 전쟁터 방불… 시위 격화에 대통령 피신

    에콰도르 전쟁터 방불… 시위 격화에 대통령 피신

    시민·원주민 의회 진입… 약탈·車파손도 모레노 대통령, 정부기능 다른 도시 옮겨 “쿠데타 시도”… 배후로 마두로 등 지목남미 에콰도르에서 반정부 시위로 극심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수도 키토는 전국에서 몰려든 수천명의 시민과 원주민들이 돌과 타이어 등으로 도로를 막고 경찰과 대치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여 전쟁터나 다름없다고 AP통신 등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시위대는 경찰의 저지를 뚫고 빈 의회 건물에 진입했고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강경진압했다. 곳곳에서 상점 약탈과 차량 파손 등도 잇따라 현재까지 1명이 숨지고 경찰 등 77명이 다쳤으며 시위 참가자 570명이 체포됐다. 전날에는 에콰도르 산유량의 12%를 담당하는 아마존 지역 유전 세 곳이 ‘외부세력’에 의해 점거돼 가동이 멈추기도 했다. 에콰도르에서는 정부가 지난 3일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42억 달러(약 5조원)를 지원받으며 약속한 긴축정책의 하나로 유류 보조금을 폐지해 경유와 휘발유 가격이 2배 이상 급등하자 항의 시위가 연일 격화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강경진압에 나서자 원주민들까지 가세해 시위를 부채질했다. 인구의 7%를 차지하는 원주민들은 2000년 하밀 마우와드 전 대통령, 2005년 루시오 구티에레스 전 대통령 퇴진을 위한 반정부 시위에도 나서 상당한 역할을 했을 정도로 조직력을 과시한다. 키토가 마비되자 에콰도르 정부는 안전상의 이유로 키토에서 390㎞ 떨어진 최대 도시 과야킬로 정부 기능을 옮겼다.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은 과야킬에서 각료 회의를 열고 시위 대책을 논의했다. 모레노 대통령은 이번 시위가 특정 세력이 원주민을 이용해 벌이는 ‘쿠데타 시도’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 배후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자신의 전임자인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을 지목했다. 모레노 대통령은 또 유류 보조금 폐지 등 긴축 정책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재확인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여기는 남미] “이젠 학교서 농사지으라고?”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원더풀 아이디어

    [여기는 남미] “이젠 학교서 농사지으라고?”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원더풀 아이디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초등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다소 황당한 식량해결법을 제시해 쓴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학생들과의 만남' 행사를 열었다. 국영 TV와 라디오를 통해 생중계된 행사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학교마다 넉넉하게 공간이 있으니 텃밭을 만들면 좋겠다. 여유가 있다면 닭장을 만들어 200~300마리씩 닭을 키우면 더욱더 좋겠다"라고 말했다. 자신도 직접 닭을 키우면서 달걀을 얻고 있다고 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직접 모이를 주면서 집에서 닭을 키우는데 매일 영부인과 함께 달걀을 얻어 요리해서 먹고 있다"고 했다. 가짜뉴스일지 모르지만 마두로 대통령이 대통령궁에 닭장이 있다고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학생들의 흥미를 자극하려는 듯 "닭을 키우면, 알을 낳고, 우리는 그 달걀을 가족들과 함께 먹는데 이게 정말 원더풀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학교는 현재 제대로 급식을 주지 못하고 있다. 사상 최악의 식량난 때문이다. 학교가 텃밭을 일구고 닭을 키운다면 사정이 나아질지 모른다. 하지만 고생은 학생들의 몫이 된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직접 텃밭을 가꾸고 닭장도 만들어봐야 한다"며 "텃밭과 닭장을 바로 여러분, 학생들에게 맡기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두로 대통령은 "기성세대가 베네수엘라 청년들의 생산능력을 불구로 만들었다"며 "어릴 때부터 직접 생산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초등학생들은 이제 정말 학교에서 '어린 농부'가 되는 것일까? 정부는 실제로 '교내 농사 프로젝트'를 추진을 하겠다는 입장인 듯하다. 마두로 대통령은 "부통령에게 (초등학교에 나눠줄) 닭 100만 마리를 구하라고 지시했다"며 "식량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그러나 "언제 시작하겠다는 사업계획도 없고, 예산도 잡힌 게 없어 프로젝트가 현실화할지는 매우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일부 언론은 "닭장을 지을 예산도 없다"며 "학교를 닭장으로 개조하자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한편 식량난이 깊어지면서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몸무게가 줄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베네수엘라 국민의 체중은 평균 11㎏ 줄었다. 먹을 게 없어 몸무게가 주는 현실을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마두로 다이어트'라고 부르고 있다. 사진=TV 캡쳐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시라크 前 佛 대통령, 앞서 간 딸 곁에 안장

    시라크 前 佛 대통령, 앞서 간 딸 곁에 안장

    국장으로 장례 엄수푸틴, 클린턴 등 참석최종문 주불대사 조의 프랑스 현대정치의 거물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86세를 일기로 타계한 시라크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30일(현지시간) 파리 시내 생 쉴피스 대성당에서 프랑스 국장으로 치러졌다.장례식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는 물론, 1974년 41세의 시라크를 총리로 발탁했던 고령(94세)의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수아 올랑드 등 프랑스의 전·현직 대통령들이 모두 참석해 고인을 애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등 주요 전·현직 국가 수반들도 참석했다. 한국 정부도 최종문 주프랑스 대사를 대표로 보내 조의를 표했다. 장례미사를 집전한 미셸 오프티 파리 대주교는 “시라크 대통령은 프랑스인들을 진정으로 사랑했던 마음 따뜻한 분이었다”고 말했다. 장례미사에서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이 슈베르트의 즉흥곡을 연주하기도 했다.시라크는 1995년부터 2007년까지 두 차례 프랑스 대통령을 지냈다. 유로화를 도입했으며, 국제사회에서는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결정에 맞서 반대 목소리를 주도한 서방 지도자로 각인돼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친분 등 한국과도 각별한 인연이 있다. 프랑스인들에게는 잘생긴 외모와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과 소통하기를 즐겼던 소탈한 대통령으로 인식된다. 그러면서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대항해 싸운 뒤 프랑스를 재건한 샤를 드골과 비슷한 인기를 누렸다. 그의 유해는 2016년 십여차례의 자살기도 끝에 거식증으로 숨진 장녀 로랑스가 묻힌 파리 몽파르나스 묘지에 안장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북한 인구 감소 훨씬 심각할 수도, 통일 돼도 달라지지 않을 것

    북한 인구 감소 훨씬 심각할 수도, 통일 돼도 달라지지 않을 것

    북한의 인구 문제가 외부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따르면 북한 인구는 대략 2500만명으로 남한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근 10년 동안 한 번도 인구 센서스를 실시하지 않아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에 정점을 찍은 뒤 계속 감소했다고 보면 북한 인구는 그보다 훨씬 아래 수준일 것이라고 미국의 정치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가 1일 보도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인구문제 전문가 니콜라스 에버슈타트는 북한의 첫 인구 센서스는 1994년 실시됐는데 대략 당시 2100만명으로 추정됐다며 “군에 징병되는 남성들의 숫자를 감추기 위해 같은 징병 연령대의 여성들을 일부러 한 뭉텅이로 빼버렸다”는 지적이 뒤따랐다고 전했다. 북한에서의 마지막 센서스는 2008년 시행됐는데 2400만명으로 집계됐다. 에버슈타트에 따르면 당시 이 숫자도 굶어 죽은 이들이 많은 것을 은폐하기 위해 100만명 정도를 얹어 계산했다는 의심이 제기됐다. 2002년 북한인의 39%가 만성 영양실조 탓에 평균 키에 모자란다는 연구 결과가 그런 의심을 부채질했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센서스 실행 계획을 세웠으나 대북 제재 노력에 저촉될까봐 남한 당국이 자금 지원을 끊어버리자 결국 철회했다고 에버슈타트는 전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북한 인구 성장은 1960년대 말과 1970년대 초에 정점을 찍은 뒤 출생률은 현재 1.9%에다 대체율 2.1% 미만이어서 합쳐 3%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남한의 출생률이 지난해 0.98%까지 떨어진 것이 북한에서도 비슷한 양상일 것이라고 에버슈타트는 내다봤다. 그는 일례로 북한이 관련 통계에 상대적으로 더 개방적인 태도를 보였던 1994년의 남북한 인구 데이터를 비교했을 때 사망률과 출생률 트렌드가 “놀라울 정도로 닮았다”며 지금도 그럴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북한의 출생률이 대체율 밑으로 들어간다고 해서 내가 충격을 받는다면 남한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고 급진적이라고 놀랄 이유는 없다.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니까, 그런다고 내가 놀라 자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말하자면 그렇다”고 말했다. 북한 가정에서도 교육과 양육 등에 많은 부담이 우려돼 자녀를 둘 이상 갖는 일을 주저하고 있고 정부가 앞다퉈 떨어지는 출산율을 다시 오르게 하기 위해 온갖 묘안을 짜내고 있는 것을 봐도 인구 감소가 심각한 것이 틀림 없다. 인구학자들은 북한 인구가 2044년부터 줄어들어 남한보다 20년 정도 뒤늦게 인구 감소가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일본과 같은 이웃 나라와 달리 북한은 줄어드는 노동력을 대체하는 외국인 노동자를 끌어들일 유인 요인이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자녀 양육을 지원할 재정적 도움도 부족하다. 1960년대 북한에 송환된 재일교포 근로자 ‘자이니치‘ 9만명 정도가 경험한 가혹한 일들에 대한 얘기도 어느 다른 나라의 이민 희망자들도 불러들일지 못하게 만든다. 심지어 남북 정권이 표방하는 통일이 이뤄진다고 해도 두 나라의 인구 감소 경향을 반전시킬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한미경제연구소(KEIA) 선임 국장이며 펠로우인 트로이 스탠가론에 따르면 옛 동독의 통일 이후 출생률은 급격히 감소해 0.8%까지 떨어졌다. 심지어 동독 지역의 출생률이 회복되고 일부 지역은 1.6%로 올랐어도 일부 지역은 여전히 대체율을 밑돌았다. 최근 CIA 데이터에 따르면 북한은 출생률로는 세계 127번째 나라이며 인구 증가율은 0~0.5% 사이로 집계됐다. 북한의 기대 수명은 남한보다 20년 가까이 짧다. 더욱이 인구의 40% 만큼은 영양 실조 상태로 파악된다. 북한은 남한보다 더 강한 인구 성장세로 정치적 지렛대를 삼아왔는데 이제는 그런 이점들이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인구 감소와 맞물려 취약한 경제는 김씨 왕조로서도 안심하기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더욱이 인구의 30% 정도는 현역이든 예비역이든 병사 역할도 겸해야 한다. 이렇다면 현역 병사는 120만명, 예비역 병력은 600만명이 된다. 북한 정권이 숨기면 숨길수록 모든 방향의 분석은 일치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결론을 내린 이 잡지는 고립으로 ‘은둔의 왕국’을 당장은 보호할 수 있지만 인구학적 운명을 피할 수는 없다고 단언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2년 내 화성 생명체 유무 알 수 있다…인류 받아들일 준비 안돼”

    “2년 내 화성 생명체 유무 알 수 있다…인류 받아들일 준비 안돼”

    유럽우주국(ESA)이 화성에 보낼 탐사 로버인 ‘엑소마스’(ExoMars)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 로버인 ‘마스 2020’(Mars 2020)의 출격일이 2020년 3월로 확정된 가운데, 인류가 아직 외계인을 만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우려가 나왔다. ESA의 엑소마스 화성탐사 미션은 화성에서 생명체의 유무를 탐사하기 위한 대형 프로젝트로, 러시아연방우주국(Roscosmos)와 공동 진행된다. NASA의 마스 2020 탐사 미션 역시 엑소마스 탐사 로버와 마찬가지로 내년 3월 경 실시되며, 두 탐사 로버 모두 이듬해인 2021년에 화성에 착륙해 1년 이상 탐사 미션을 진행할 예정이다. 두 프로젝트에 모두 참여하고 있는 짐 그린 NASA 행성과학본부장은 선데이 텔레그래프와 한 인터뷰에서 “이르면 2021년 3월에 우리 인류는 화성에 생명체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알게 될 것”이라면서 “이러한 혁신적인 발견은 곧 새로운 종류의 사고(思考)를 탄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 인류는 아직 이러한 결과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 같다”면서 16세기 당시 태양 중심의 지동설 체계를 내놓은 천문학자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를 예로 들었다. 코페르니쿠스는 10세기 이후 유럽에서 최초로 지동설을 주장했고, 이 일로 당시뿐만 아니라 그 이후까지 종교계와 과학계 일부의 비난을 받아야 했다. 화성에서 발견한 새로운 생명체 또는 그 흔적이 지금까지 인류가 알고 있던 것과 큰 차이가 있을 경우,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다고 예측한 것으로 보인다. 그린 행성과학본부장은 “(만약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그 생명체가 우리 인류와 비슷한지, 우리와 얼마나 연관이 돼 있는지 등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과학적 질문을 던져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내년에 발사될 엑소마스 로버는 특히 화석의 암석을 주로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엑소마스는 지하 최대 약 2m까지 굴착이 가능한 드릴을 탑재했다. 마스 2020 로버에는 헬리콥터가 장착된다. 두 개의 회전 날개에 태양열 충전 방식이며, 화성의 혹독한 추위를 견디기 위한 내부 히터도 갖췄다. 사진=AFP·연합뉴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지하철 여성의 치마 속 촬영한 변호사님, 취재진 피해 재빨리 도주

    지하철 여성의 치마 속 촬영한 변호사님, 취재진 피해 재빨리 도주

    법원을 빠져나오다 취재진을 피해 쏜살같이 내달리는 이 남자, 런던 지하철의 여성 승객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하던 변호사 대런 팀슨헌트(54)다. 얼마나 빠른지 뒤쫓던 카메라기자들이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달아나다 뒤를 돌아봐 얼굴을 비쳐주기도 한다. 정부 변호사로 일하던 그는 지난 7월 1일 엠뱅크먼트 역에서 경찰에 검거됐는데 순순히 자신의 범행을 털어놓았다. 두 다리 사이에 휴대전화를 놓고 취업 면접을 보러 가던 여자 승객의 “여름스러운” 치마 속을 카메라에 담았다. 한 여자 승객이 마침 같은 객차에 타고 있던 경찰관에게 알렸는데 이 경관은 그가 “너댓 차례나” 버튼을 눌러 사진을 찍는 것을 목격했다. 한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웨스트민스터 행정법원에서 24개월의 지역사회 봉사 명령을 받았다. 남의 치마 속을 들여다보는 업스커팅(upskirting)을 범죄로 인정한 영국의 새 법이 시행된 이후 네 번째 유죄 판결을 받은 남자가 됐다. 엠뱅크먼트 역에서 세 사람이 모두 내렸는데 경관은 헌트가 계단을 오르는 피해 여성 뒤에 바짝 붙은 것을 보고 또 사진을 찍는구나 생각해 체포했다고 법원에서 증언했다. 헌트는 매우 충격을 받았다며 “생전 처음 해본 일”이라고 말했다. 그의 휴대전화에는 두 개의 동영상이 저장돼 있었다. 하나는 지하철 안에서 찍은 여인들의 “속옷과 드레스 아래 스타킹이나 레깅스 같은 것들”이었다. 피해 여성도 법정에 나와 “믿을 수 없을 만큼 모멸감”을 느꼈다며 그 뒤로는 드레스나 스커트 같은 것을 입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를 변호한 니콜라스 오른스틴은 피고의 인생이 “완전히 망가졌다”며 지금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힘들어하며 결혼 생활도 “파탄 났다”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안느 보다 판사는 “극도로 불쾌한” 범행이 피해자에게 “오래도록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판시했다. 헌트에게 주어진 봉사 명령에는 한달 동안의 재활 치료, 60시간의 보수가 주어지지 않는 노역이 포함된다. 또 5년 동안 성범죄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고 소송 비용 및 피해자 구상 등에 쓰도록 175파운드(약 22만 8800원)를 법원에 납부해야 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프랑스 ‘정치 거목’ 시라크 前대통령 별세

    프랑스 ‘정치 거목’ 시라크 前대통령 별세

    이라크전 때 대미 분노 …“佛의 자존심”프랑스 현대사의 ‘정치 거목’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별세했다. 86세. 중도 우파였던 고인은 1995년부터 2007년까지 12년간 두 번 임기의 프랑스 대통령을 지냈다. 대통령 임기를 7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헌법 개정을 했다. 2002년 임기 5년의 대통령 선거에 당선되면서 전후 전임자인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길게 재임했다. 국제무대에서 고인은 2003년 이라크와 전쟁을 벌인 미국에 대해 공개적으로 분노를 표시하면서 프랑스의 자존심을 지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1932년 파리의 사업가 가문에서 태어난 고인은 프랑스의 대표적인 엘리트 양성 기관인 국립행정학교(ENA)를 마치고 1962년 조르주 퐁피두 전 대통령의 참모로 정계에 입문, 파리시장과 총리를 두 번 지냈다. 1986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좌파 대통령 미테랑과의 ‘좌우 동거 내각’을 구성하기도 했다. 강한 프랑스 즉 드골주의를 정치적 기치로 내걸었던 고인은 우파 정치의 거두로 꼽힌다. 그러나 대통령 면책 특권이 끝난 2011년 파리시장 시절의 공금 황령 사건과 관련해 기소되는 불명예를 겪기도 했다. 고인은 지병을 앓으면서 최근 수년 동안 대중에게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AFP가 전했다. 유족들은 고인의 질병은 밝히지 않았다. 고인에 대해 프랑스 하원은 이날 개원 도중 1분간 묵념을 하기도 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유럽은 훌륭한 정치인이자 대통령, 친구를 잃었다”고 애도했다. 후임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나의 일부가 사라졌다”고 애도했다. 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뛰어난 파트너이자 친구”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성명에서 “현명하고 선견지명이 있는 정치인”이라고 기렸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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