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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케도니아 ‘反정부 시위’ 격화

    발칸반도의 ‘화약고’ 마케도니아에서 최근 반정부 및 친정부 시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정국이 들끓고 있다. 주민과 경찰 간의 총격전이 발생한 데다 민족 갈등에 외교 노선 반목까지 겹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AP·AFP 등이 보도했다. 친정부 시위대 3만여명과 니콜라 그루에프스키 총리는 18일(현지시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반정부 측이 주장하는 총리직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앞서 반정부 시위대 2만여명은 “그루에프스키 총리가 도청과 선거 부정을 저지르고 민족 갈등을 조장했다”며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이런 정국 혼란은 지난 2월 불거진 전화 도청에서 비롯됐다. 반정부 시위대는 총리 측이 지난해 총선에서 광범위한 선거 부정을 저지르고 정치인, 기자, 종교 지도자 등 2만여명을 무차별 도청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총리 측은 통화를 공개한 야당 지도자 조란 자에프를 외국 정보기관의 지원을 받아 쿠데타를 꾸민 혐의로 기소했다. 특히 경찰과 알바니아 주민 사이에서 총격전이 발생하면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최근 수도 스코페에서 30㎞ 떨어진 쿠마노보에서 벌어진 총격전으로 경찰 8명과 알바니아계 10명이 사망했다. 정부는 “알바니아계 무장단체가 저지른 테러”라고 발표했다. 반정부 세력은 “궁지에 몰린 정부가 국면 전환용으로 민족 갈등을 조장한다”고 맞받아쳤다. 2001년 마케도니아계와 알바니아계 간의 충돌로 140여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문화 In&Out] LOUIS VUITTON은 대중을 품는다

    [문화 In&Out] LOUIS VUITTON은 대중을 품는다

    서울 종로통에 새로 들어선 광화문 D타워 벽면은 요즘 명품브랜드의 대명사 ‘LOUIS VUITTON(루이뷔통)’이라고 적힌 거대한 휘장으로 덮여 있다. 지난 1일부터 이곳 1~2층에서 열리고 있는 ‘루이뷔통 시리즈 2 -과거, 현재, 미래’ 전시회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다. ●미디어 아트·홀로그램·영상 등으로 소통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중국 베이징을 거쳐 서울에서 선보이고 있는 전시회는 루이뷔통의 수석디자이너인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이번에 발표한 2015 봄·여름 컬렉션의 영감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보여준다고 루이뷔통 측은 설명한다. 미디어 아트와 홀로그램, 영상 등 현대 예술가들이 즐겨 사용하는 소통방식을 활용해 패션쇼를 현대적이고 흥미롭게 재해석한 점이 눈길을 끈다. 전시회는 원래 17일까지였으나 입소문이 나면서 25일까지로 연장할 정도로 20~30대 여성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검은색 정장 양복을 입은 안내원을 지나자 입구에서 만나는 것은 여러 겹의 라이트 패널로 조명되는 LV로고다. 트렁크 제작자로 1854년 공방을 창립한 루이 뷔통이 사용하던 인장에서 시작해 100여년의 세월을 머금은 채 미래를 투영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 방은 파리의 루이뷔통재단 미술관에서 열린 2015년 봄·여름 컬렉션쇼 장소를 그대로 재현한 공간이다. 대형 화면에서는 몽환적인 표정의 젊은 여인과 청년들이 ‘여행을 떠나자’고 반복해서 속삭인다. 거울이 설치돼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투영되는 어두운 방을 지나면 홀로그램으로 형상화된 루이뷔통의 여행용 트렁크 이미지를 만난다. 이어서 장인들이 트렁크를 만드는 영상과 함께 시연 코너에서 이를 소형화한 여성용 핸드백 ‘쁘티트 말’(올 시즌 신상품)을 만드는 것을 직접 볼 수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하얀 방에 3D 기술로 재현해 낸 실제 모델들의 입체적인 아바타들이 신상품 구두를 신고, 핸드백을 들고 있다. 전시회는 무료이고 신상품을 걸친 모델들의 사진이 담긴 포스터와 팝적인 이미지를 담은 프린트 스티커를 가질 수 있다. 전시회를 본 뒤엔 근사한 라운지에서 우아하게 에스프레소를 마실 수도 있다. ●“명품을 사는 것은 문화를 소비하는 것” 1%의 선택받은 사람들을 위한 명품을 만드는 루이뷔통이 전시회의 형식을 취해 대중들에게 제품과 브랜드 이미지를 선보이는 것은 고도의 마케팅 전략이다. 오랜 시간과 전통, 숙련된 장인의 손을 거쳐 탄생하는 제품들이 ‘예술적 가치’를 지녔음을 강조하는 전시회를 보면서 명품을 산다는 것은 단순하게 비싼 사치품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소비하는 것이라고 암시한다. 전시회를 통해 명품의 소비층을 확대하는 효과도 크다. 곳곳에 루이뷔통 로고와 신상품 이미지들이 드러나는 전시회를 돌면서 관람객들은 마치 고가의 루이뷔통 명품을 소비하는 것 같은 기분을 갖게 되고 은연 중에 루이뷔통 브랜드에 호감을 가진 잠재 고객층이 된다. ●‘예술로서의 패션’ 전략… 새달 20일 ‘에스프리 디올’展도 ‘예술로서의 패션’ 전략을 취하는 것은 루이뷔통뿐 아니다. 프랑스의 고가 브랜드 에르메스가 젊은 작가들을 위한 미술상을 제정해 운영하는 것이나 이탈리아 명품브랜드 살바토레 페라가모가 한국 작가 이세현의 그림을 프린트해 한정판을 출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프랑스의 명품브랜드 크리스티앙 디오르는 청담동에 아시아 최대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는 것과 때를 맞춰 다음달 20일부터 두 달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에스프리 디올-디올 정신’ 전시회를 연다. 예술로부터 영감을 받은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과거 작품부터 현 수석디자이너 라프 시몬스의 최신 제품까지 무료로 만날 수 있다.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매드맥스’ 실제 촬영지… ‘세기말’ 닮은 나미비아 사막

    ‘매드맥스’ 실제 촬영지… ‘세기말’ 닮은 나미비아 사막

    독특한 세계관과 인상적인 카레이싱 추격전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영화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이하 매드맥스)의 실제 배경은 어떤 모습일까? 영화 ‘매드맥스’는 식물의 거의 메마르고 멸종한 황색 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핵전쟁 이후 생명의 자취를 찾을 수 없는 세상은 끝없는 모래사막뿐이다. 조지 밀러 감독이 황폐한 지구를 그려내기 위해 선택한 장소는 다름 아닌 나미비아 사막이다. 아프리카 남서부에 위치한 나미비아는 영토의 대부분이 사막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모래 언덕 때문에 종말론 또는 세기말을 이야기 할 때 배경으로 자주 거론되는 곳 중 하나다. 밀러 감독은 1970~80년대에 제작한 ‘매드맥스’ 1,2,3편 시리즈를 뉴질랜드와 호주 일대에서 주로 촬영했지만, 이번 속편에서는 생명체가 살 수 없을 듯한 황량함을 표현하기 위해 나미비아 휴양도시인 스바코프문트와 인접한 사막을 로케이션 장소로 선택했다. 나미비아 사막은 붉은 모래로 유명하며, ‘매드맥스’ 주인공인 톰 하디와 샤를리즈 테론은 120일 간 이곳에 머물며 모래바람 속에서 추격전을 촬영했다. 지구의 종말에 가까운 가상의 미래를 표현한 영화 ‘매드맥스’에 호평이 쏟아지면서 나미비아 사막은 관광지로서도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영국의 한 여행사는 23일간 직접 자동차를 운전해 사막을 가로지르며 나미비아의 황량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여행 패키지를 내놓기도 했다. 한편 엔딩 크레딧이 올라오는 순간까지 긴장은 놓을 수 없는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는 세기말에 가까운 황폐한 지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물과 기름, 녹색의 땅을 둘러싸고 벌이는 전쟁을 그린 영화로, 샤를리즈 테론과 톰 하디, 로지 헌팅턴 휘틀리, 니콜라스 홀트 등이 열연했다. 지난 15일 미국에서 개봉해 4444만 달러(약 482억 6700만원)의 오프닝 성적으로 ‘매드맥스’ 시리즈 중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웠다. 전 세계에서는 1억 944만 달러(약 1189억원)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뿐만 아니라 한 주 먼저 개봉한 프랑스, 러시아, 스페인, 이탈리아 등 40여 개국에서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세계적인 흥행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포토] ‘매드맥스4’ 니콜라스 홀트의 푸른 호수같은 청명한 눈동자 ‘눈길’

    [포토] ‘매드맥스4’ 니콜라스 홀트의 푸른 호수같은 청명한 눈동자 ‘눈길’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TCL 차이니즈 시어터에서 워너 브라더스의 새 영화 “매드 맥스4: 분노의 도로”(Mad Max: Fury Road)의 시사회가 열린 가운데 할리우드 영화배우 니콜라스 홀트(26)가 포토월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AFPBBNews=News1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브렉시트 갈림길… 英 운명은 초박빙

    브렉시트 갈림길… 英 운명은 초박빙

    7일 실시되는 영국 총선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결과가 주목된다. 이번 선거를 통해 구성될 차기 정부는 유럽연합(EU) 탈퇴,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최대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 등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국내외 주요 과제와 맞닥뜨려야 하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시간) 영국 유권자는 자신의 선택을 통해 “투표용지에 없는 실존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을 내놓게 된다”고 진단했다. 2010년에 이어 이번에도 집권 보수당과 노동당 중 어느 한쪽도 의회 과반(326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2일까지 나온 여론조사에서 보수당은 33~35%, 노동당은 33~34%의 지지율을 보여 유례없는 초박빙 선거가 예상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예상 의석 수를 보수당 281석, 노동당 267석으로 점쳤다. 과반 의석 확보 실패로 누가 제1당이 되든 연정 또는 소수 정부 등장이 불가피하다. 양당 체제가 붕괴된 영국에서 보수당과 노동당이 양대세력으로 균형을 이룬 가운데 중도 성향의 자유민주당(자민당)이 제3당으로서 주류 정치 무대를 장악해 왔다. 이번 총선에선 군소 정당이 무시할 수 없는 세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스코틀랜드 독립 투표 이후 부상한 스코틀랜드독립당(SNP)은 노동당의 텃밭인 스코틀랜드 지역을 싹쓸이해 51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극우정당인 영국독립당(UKIP)은 예상 의석이 1석에 불과하지만, 지지율은 5년 전 3%에서 18%로 껑충 뛰었다. 두 정당은 민족주의를 앞세워 경제침체에서 비롯된 유권자의 불만을 파고들었다. 자민당의 닉 클레그 당수는 “극단주의자들의 선동에 휘말리지 말고 중도를 지키라”고 호소했지만 먹히지 않았다. 자민당은 현재 의석 수(56석)의 절반가량을 잃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게 되면 주요 3개 정당에 대한 지지율은 5년 전 90%에서 45%로 반 토막이 난다. WP는 “군소 세력이 목소리를 키우면서 국내 현안 및 외교정책 등에서 영국의 방향에 상당한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장 SNP 내부에서는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재투표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제3당으로서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SNP가 내년 스코틀랜드 의회 선거에서 분리독립 주민투표 재실시를 공약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터져나온다. 니콜라 스터전 SNP 당수는 재투표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불씨는 여전하다. 영국의 EU 탈퇴 여부도 ‘뜨거운 감자’다.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총선 승리 시 2017년 영국의 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반EU를 내세운 UKIP와 손을 잡는다면 EU 탈퇴 논의는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들은 노동당과 자민당의 연정 구성으로 노동당의 에드 밀리밴드 당수가 차기 총리에 오를 것으로 점친다. 이렇게 되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우려는 해소된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패션...주인공은...”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패션...주인공은...”

    영화 ‘트랜스포머:사라진 시대’의 여주인공 니콜라 펠츠(21)이 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에서 열린 ‘중국: 거울나라의 앨리스(China: Through The Looking Glass)’의 오프닝을 기념하는 의상연구소 갈라쇼(Costume Institute Benefit Gala)에 참석했다. 펠츠는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하고 타이완 패션 디자이너 제이슨 우(32)가 모델들과 함께 레드 카펫에서 포즈를 취했다. ⓒ AFPBBNews=News1/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태양은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 “공룡과 인간이 공존했다?”

    “태양은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 “공룡과 인간이 공존했다?”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도는 것일까요, 지구가 태양 주변을 도는 것일까요?" 초등학생도 쉽게 답할 수 있는 문제 같지만 의외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스페인에서 실시된 과학상식 여론조사의 결과가 최근 현지 일간지 일파이스를 통해 공개됐다.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과학상식 수준은 실망스런(?) 수준이었다. 태양과 지구의 움직임에 대한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25%는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매일 열심히 돌고 있다"고 답했다. 태양계가 아니라 지구계에 살고 있다고 답한 셈이다. 영화 '고인돌 가족 플린스톤'을 역사적(?) 사실로 믿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공룡과 인간이 공존한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30%는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인간이 공룡과 동시에 산 적은 없었다. 학계는 인간의 등장하기 6000만 년 전 공룡이 멸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나마 2006년에 실시된 조사와 비교하면 나아진 결과였다. 당시 조사에선 응답자의 40%가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고 답했었다. 인간이 공룡과 공존한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2명 중 1명꼴(50%)이었다. 엘파이스는 "이번 조사의 결과는 여전히 걱정되는 수준이지만 2006년과 비교하면 훨씬 향상된 성적"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에서 각 질문에 대한 평균 정답률은 70%였다. 사진=자료사진(지동설을 주장한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남편 면회 갔는데 교도관이 옷을 벗으라며 ‘그곳’을...”

    “남편 면회 갔는데 교도관이 옷을 벗으라며 ‘그곳’을...”

    정치인을 남편으로 둔 미모의 베네수엘라 여성이 교도소에서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파트리시아 구티에레스는 최근 트위터에 "남편을 면회하러 갔다가 바지를 벗으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밝혔다. 교도소 측은 면회실에 들어가기 전 소지품을 검사하겠다며 구티에레스에게 바지를 벗으라고 했다. 여자가 강력히 거부하면서 은밀한 곳 검사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구티레에스는 면회실에서 나올 때 다시 바지를 벗으라는 요구를 받았다. 이번엔 밀반출하는 물건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구티에레스가 또 다시 거부하자 교도소 측은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까지 했다. 구티에레스는 "검사를 이유로 명예와 존엄성을 짓밟으려는 시도였다"며 "여성으로서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구티에레스의 남편 다니엘 세바요스는 학생운동가 출신 정치인이다. 2013년 산크리스토발 시장선거에 야당후보로 출마한 그는 67% 득표율로 완승을 거두며 당선됐다. 그러나 재임기간은 길지 않았다. 그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후원하다가 2014년 3월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수감됐다. 마두로 대통령은 당시 그에게 "정부 전복을 시도한 테러분자"라며 거친 비난을 퍼부었다. 구티에레스는 "남편이 23시간 독방에 강금되는 등 교도소에서도 탄압을 받고 있다"며 정권의 정치적 보복이 지속되고 있다고 고발했다. 사진=LV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글로벌 인사이트] 경제난이 부추긴 정치·사회 불안… 남미 대서양 3국의 봄 끝났나

    [글로벌 인사이트] 경제난이 부추긴 정치·사회 불안… 남미 대서양 3국의 봄 끝났나

    지난 11일(현지시간) 파나마에서 열린 미주기구(OAS) 정상회의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제 미국이 아무 일 없이 남미에 간섭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의장,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뿐 아니라 자신에게 적대감을 표출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까지 만났다. 오바마 대통령의 유화 제스처는 미국과의 악화된 관계, 경제 악화 및 민생 파탄, 복잡한 내정 때문에 고민하던 남미 국가 지도자들의 부담을 덜어 주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최근 외교부터 내정까지 복합적인 문제가 동시에 표출되고 있는 국가들은 남미 대서양 연안을 따라 줄지어 있다. 브라질과 베네수엘라, 그리고 아르헨티나다. 지난 1월 미국 카토연구소가 집계한 ‘2014년 고통지수’ 조사에서 1위(베네수엘라), 2위(아르헨티나), 6위(브라질)에 오른 국가들이다. 고통지수는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이 높아지면 상승한다. 경제지표에 기반한 지수이지만 대서양을 따라 늘어선 3개국에선 치안·부패·쿠데타 가능성 등 사회·정치적 불안 수위도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 당장 호세프 대통령이 OAS 정상회의에 참석 중이던 12일 브라질 내 400여개 도시에서 46만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국영 에너지 회사인 페트로브라스가 조성한 비자금이 정치권으로 흘러들었다는 수사 결과가 발표되자 이에 항의하는 시위였다. 호세프 대통령이 직접 연루된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지만 시위대는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주장했다. 열악한 경제 상황은 브라질 시위대의 분노를 부추겼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최근 2년 동안 브라질의 경제성장률은 남미 평균 성장률을 밑돌았다. 베네수엘라는 글로벌 유가 하락으로 타격을 받은 데 이어 통화가치 하락, 생활필수품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외화 유출을 막기 위한 수입 통제 조치로 인해 상점 매대는 비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헤지펀드와의 분쟁 끝에 기술적 디폴트(외환보유고가 있지만 일부 채무를 이행하지 않기 위한 채무 유예)를 선언한 아르헨티나에서도 물가 상승, 실업자 증가와 함께 빈곤 문제가 악화되고 있다.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두 지 상파울루는 12일 아르헨티나 가톨릭대학(UCA) 조사 결과 아르헨티나의 빈곤율이 2011년 24.7%에서 지난해 28.5%로 높아졌다고 집계했다. 대서양 3개국의 위기 상황은 태평양 쪽에 면한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칠레 등 4개국의 선전과 대비돼 극적 효과를 더하고 있다. 이들 4개국은 2012년 6월 출범한 ‘태평양동맹’의 회원국이고, 대서양 3개국은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MERCOSUL)의 주축을 이루기 때문에 현 국면을 메르코수르에 대한 태평양동맹의 승리로 단정하는 시각도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 1월 태평양동맹 4개국의 올해 성장률을 평균 4.2%로, 메르코수르의 브라질·아르헨티나·베네수엘라 성장률을 평균 2.5%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관세 철폐와 자유무역을 내세우는 태평양동맹의 경제모델이 보호무역과 남미 독자 경제 노선을 추구하는 대서양 연안 국가의 경제모델을 압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태평양동맹의 경제정책이 메르코수르에 일방적 승리를 거뒀다고 단정하기에 남미의 정치·경제 변동 상황은 역동적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메르코수르 국가들은 호황을 누리며 남미 경제의 새로운 대안 모델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브라질 호세프 대통령의 멘토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 아르헨티나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의 후견인 격인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등이 이끌던 시절이다. 룰라, 키르치네르, 차베스 전 대통령은 높은 경제성장률과 복지정책 확대 기조에 힘입어 정권을 이양시킬 수 있었다. 아직까지 후계자들의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오히려 자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이 2000년대 초반 외환위기 직전 브라질을 물려받아 연평균 4% 성장률을 유지시키며 세계 7대 경제 대국 반석에 세운 반면, 호세프 대통령이 취임한 2011년 이후 브라질의 성장률은 연 1~2%대에 머물렀다. 페르난데스 대통령과 다르게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 시절 아르헨티나 빈곤율은 꾸준히 감소했다. 차베스 전 대통령도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을 통해 실업률을 한 자릿수로 낮추는가 하면,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시키고 의료 복지를 강화하는 성과로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2013년 마두로 대통령 시대가 열리며 베네수엘라 민생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한때 미국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칭송받던 지도자들에게 정권을 이양받은 후계자들이 정치·경제 상황을 망치고 있다면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짐작할 만하다. 후계자들의 리더십 부재, 혹은 과거 정부에서 누적된 모순들이 폭발한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이 중 후계자들의 리더십 부재, 혹은 요령 없음은 브라질에서 각광받는 이슈다. 오는 2018년 브라질 대선에서 룰라 전 대통령이 72세의 나이로 재등판하는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남미 전문가들은 누적된 모순들이 폭발했을 가능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경우만 봐도 고유가에 힘입어 각종 복지정책을 폈지만 경제 체질을 강화하기보다 일부 사회문제를 일소하는 수준에 그쳤다는 얘기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 있는 시몬 볼리바르대의 베로니카 수비야가 교수는 아동과 청소년 사망률을 비교해 차베스 개혁에 내재된 모순을 짚어 냈다. 아동 사망률 감소는 차베스 정부가 심혈을 기울인 정책 중 하나였다. 수비야가 교수는 “베네수엘라의 1000명당 아동 사망률은 1999년 19.0명에서 2008년 13.9명으로 줄었다”면서 “그러나 치안이 정비되지 않은 탓에 이렇게 살아남은 아이들이 청소년기와 청년기에 접어들어 동년배나 경찰과 충돌하다 사망하곤 한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에서 살인은 15~24세 남성의 첫 번째 사망 원인이다. 차베스 전 대통령이 고유가 시절 흘러들어온 재정을 풀어 복지를 강화했지만 재정 집행에서 소외된 분야에서는 정책 부재 현상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수비야가 교수는 이처럼 불평등은 감소했지만 폭력은 증가한 상황을 ‘카라카스의 역설’이라고 지칭했다. 카라카스의 역설은 적극적인 개방정책으로 성장세를 이어 가는 태평양동맹 국가들에 적용될 수도 있다. 오삼교 위덕대 공공행정학부 교수 연구에 따르면 멕시코, 페루, 칠레 등 태평양 연안 국가들의 광산 개발이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지만 이들 3개국에서 불거진 ‘광산 관련 분쟁’은 지난해 2월 말 현재 97건으로 중남미 전체 198건의 절반 가까이에 이른다. 3개국 모두 신자유주의 정책을 적극 수용, 광산 부문에 대한 외국 투자를 장려했는데 이것이 지역 주민 대 외국자본, 혹은 국가 대 외국자본 간 분쟁으로 돌아오는 셈이다. 예컨대 칠레에서 구리 생산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2000년 이후 구리 덕분에 칠레 경제는 연 6%씩 성장했다. 그러나 독재 정권 시절 만들어진 물 관리법이 일방적으로 광산회사에 유리하게 설계된 탓에 지역 주민과 북미계 광산회사 사이에 분쟁이 잇따르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화정(MBC 밤 10시) 혼돈의 17세기 조선시대 정치판의 여러 군상을 통해 인간이 가진 권력에 대한 욕망과 질투를 그리고 있다. 강력한 조선을 꿈꿨으나 끝내 태생의 한계에 부딪힌 불운한 임금 광해와 선조의 유일한 적통 공주였으나 천민으로 추락하며 인고의 세월을 견뎌야 했던 정명 공주, 패도의 길을 걸었던 야심가 인조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갈등을 담아냈다. ■EBS 다큐 프라임(EBS 밤 9시 50분) 생물의 진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다. 생활환경의 변화, 기생생물과 먹이 및 천적, 기후 등 셀 수 없이 많다. 다양한 진화의 모습 중에도 가장 경이로운 요소가 바로 독(毒)이다. 프로그램은 맹독을 가진 생물들의 생태를 통해 독이 과연 무엇인지, 독과 자연선택의 상관관계, 그리고 진화의 과정에서 독이 수행한 역할을 탐구한다. ■꼬마 니콜라의 여름방학(캐치온 오전 10시 10분) 니콜라는 여름방학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떠난다. 니콜라는 그곳에서 아빠 친구의 딸인 이자벨을 만나는데, 어른들의 뜻에 따라 이자벨과 결혼해야만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니콜라는 고민에 빠진다. 여자친구 마리와의 결혼을 꿈꾸고 있던 니콜라는 억지로 생긴 약혼자를 제거하기 위해 친구들과 작전에 나선다.
  • 오바마 “역사적인 만남” 카스트로 “관계 진전 이뤄낼 것”

    오바마 “역사적인 만남” 카스트로 “관계 진전 이뤄낼 것”

    59년 만에 이뤄진 미국과 쿠바의 정상회담에서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민감한 문제들도 테이블 위에 올라 솔직한 대화가 이뤄졌다. 반세기 동안 국교를 단절했던 적대국이 ‘대화 파트너’로 탈바꿈하는 순간이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11일(현지시간) 파나마 수도 파나마시티에서 열린 미주기구(OAS) 정상회의를 계기로 1시간가량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양국 간 정상회담은 피델 카스트로가 혁명을 일으키기 3년 전인 1956년 이후 무려 59년 만이자 1961년 양국이 국교를 단절한 이후 54년 만이다. 두 지도자는 앞서 2013년 12월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추모식장에서 처음 만나 악수만 했을 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OAS 정상회의 연설이 끝난 뒤 카스트로 의장과 함께 자리를 옮겨 회담했다. 양국 정상은 12분간 언론을 상대로 모두발언을 한 뒤 1시간여 비공개 회담을 이어 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것은 분명히 역사적인 만남”이라며 “50년이 지난 후 이제는 새로운 일을 시도할 때라는 것이 나의 신념이다. 쿠바 정부, 국민과 더욱 직접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카스트로 의장은 “쿠바의 인권과 언론 자유에 대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모든 것이 의제가 될 수 있지만 양국 간 차이는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기꺼이 오바마 대통령의 표현대로 진전을 이뤄낼 것”이라고 화답했다. 백악관은 양국 정상이 쿠바에 대한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 문제를 비롯해 금수 해제, 대사관 재개설, 범죄인 인도 문제 등의 현안을 협의했다고 전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앞서 OAS 정상회의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정직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운 뒤 “그가 과거를 극복하고 쿠바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양측은 테러지원국 해제 및 대사관 재개설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국무부의 테러지원국 해제 권고 보고서가 나한테 오면 이를 평가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고, 대사관 재개설 지연에 대해 “쿠바 측이 좀 더 신중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껴안기’는 그동안 껄끄러웠던 베네수엘라, 브라질과의 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과 각각 별도 회동을 하고 현안을 협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에게 “베네수엘라 내 평화로운 대화를 지지한다. 미국의 관심은 베네수엘라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과 번영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세프 대통령과 만난 후 그는 “호세프 대통령이 오는 6월 30일 워싱턴을 방문할 것”이라고 발표해 양국이 갈등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재난 블록버스터 ‘매드맥스4’ 메인 예고편

    재난 블록버스터 ‘매드맥스4’ 메인 예고편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메인 예고편이 공개됐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이하 매드맥스4)는 물과 기름을 가진 자들이 지배하는 22세기를 배경으로 살아남기 위한 이들의 고군분투기를 담았다. 이번에 공개된 예고편은 희망 없는 세상에서 오직 살아남는 것만이 목표인 주인공 ‘매드맥스’와 물과 기름을 지배하는 독재자 ‘임모탄 조’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과 함께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를 예고한다. ‘매드맥스’ 시리즈는 1979년 멜 깁슨 주연으로 첫 등장한 시리즈다. 이후 전 세계적인 흥행과 함께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대표하는 SF영화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작품은 1985년 ‘매드맥스3’ 이후 무려 30년 만의 재등장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톰 하디가 새로운 맥스가 되어 특유의 카리스마와 묵직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또한 할리우드의 대표 여배우 샤를리즈 테론이 삭발까지 감행하며 여전사로서의 강렬한 이미지를 완성해냈다. 영국출신 배우 니콜라스 홀트가 신인류 역할을 맡아 삭발은 물론 영화 내내 상반신을 탈의하는 등 열연을 펼치기도 했다. 특히 이들 배우들 외에도 조 크라비츠, 로지 헌팅턴 휘틀리, 라일리 코프, 메간 게일, 애비 리, 코트니 이튼 등 세기의 미녀 배우들이 총출동해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 오리지널 시리즈를 연출한 조지 밀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매드맥스4’는 오는 5월 2D와 3D, IMAX 3D, 4DX, Super 4D 등 다양한 버전으로 관객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 영상=위너 브러더스 코리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읽어라, 청춘] (39)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서울대 지망생의 책장-읽어라, 청춘] (39)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서기 2540년, 지금부터 525년이 지난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세상의 질병이 극복되고, 노화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아 피부와 장기는 항상 젊음을 유지한다. 길어진 수명으로 죽음도 축제처럼 인식된다. 잡다한 감정들은 알약 하나를 삼키는 순간 사라진다. 누구나 풍요롭고 주어진 능력에 따라 일을 하며 여가를 즐길 수 있다. 가족을 부양한다는 의무감도 없다. 고독과 절망도 없는 사회. 이것은 천재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1894~1963)가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에서 제시한 미래의 모습이다. 우리는 흔히 미래사회에 대해 막연히 낙관적인 전망을 한다. 과학기술 문명의 양양한 미래에 대한 기대에서 생긴 이상향 즉 유토피아가 이룩된 사회를 꿈꾼다. 헉슬리가 1932년에 쓴 미래사회에 대한 이 소설은 20세기 소설 가운데 가장 현실감 있고 뛰어난 작품으로 손꼽힌다. 그가 위에서 제시한 미래의 모습은 언뜻 보기엔 모든 질병과 죽음의 공포를 극복한 유토피아로 보인다. 그런데 그는 왜 작품의 서두에 다음과 같은 말을 인용하였을까. “… 유토피아는 실현가능하다. 그러나 지식인과 교양인은 유토피아를 회피하며, 불완전하지만 자유로운 비유토피아 사회로 돌아가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생각할 것이다. ” - 니콜라이 베르자예프 -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우선 작품 제목의 의미부터 명확히 알아야 할 것이다. 제목은 세익스피어의 ‘템페스트’에서 유래되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제목을 글자 그대로 해석해서는 작품을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철저히 반어적인 어법으로 쓴 제목은 템페스트에서 주인공 미란다가 외친 말인데, 미란다는 아버지와 함께 12년 동안 섬에 갇혀 살았다. 그녀는 조난당한 나폴리 왕자 퍼디난드를 만나면서 사랑에 빠진다. 우여곡절 끝에 모든 갈등을 풀고 밀라노로 떠나면서 미란다는 외친다. “이 멋진 새로운 세계여.” 이 말은 문명사회의 실상과 어두움을 모른 채 그저 환상과 호기심만으로 가득 찬 미란다를 반어적으로 표현한 말로 멋진 신세계의 주인공 존의 상황과 부합한다. 헉슬리는 작품의 제목에서 미래 문명사회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헉슬리가 보여주는 미래 문명사회의 모습을 작품 속에서 자세히 살펴보자. 1908년 포드사의 T모델 자동차가 세계 최초의 컨베이어 시스템으로 생산되어 미국 소비사회가 개막된 지 632년이 지난 시점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사회는 더이상 모태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존재하지 않는다. 실험용 병에서 인공 수정되어 부화기로 옮겨지는데 이때 5가지 계급 중 알파와 베타를 제외하고 하위 계급인 감마, 델타, 엡실론 계급은 ‘보카노프스키법’에 따라 처리된다. 성장 억제 조치를 받은 하위계급은 수백만의 일란성 쌍생아로 태어나 불평 없이 일할 수 있는 조건으로 최적화된다. 생후 8개월 된 아기들은 신파블로프식 조건반사와 수면교육을 통해 의식이 주입된다. ‘만인은 만인의 공유물’로 가족 간의 유대나 끈끈한 의무감은 없다. ‘소마’를 먹으면 감정처리까지 완벽하게 해결되는 행복한 세상이다. 하지만 그곳에도 버나드와 헬름홀츠같이 개인적 자각을 가지고 이런 문명에 회의를 가진 사람들도 있다. 한편 문명세계와 대조되는 뉴멕시코 야만인 보호구역에 사는 존 세비지는 문명사회에서 우연히 이탈한 린다에게서 태어나 셰익스피어와 종교와 신, 죽음이 가지는 자연적이고 은밀한 가치관을 체화하면서 자랐다. 존은 버나드에 의해 문명사회로 오게 된다. 문명인 레니나의 아름다움과 문명사회에 대한 동경으로 “오오, 멋진 신세계여!”라고 외치며 기뻐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문명사회의 실상을 알게 되면서 경악한다. 극도로 안정되어 보이는 이 문명사회는 ‘공유, 균등, 안정‘이라는 표어 아래 전제주의로 획일화된 사회였으며, 보카노프스키법으로 처리되어 대량 복제된 엡실론 하위 계급의 노예화로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은 이미 상실된 곳이었다. 모든 신체의 감정과 영혼까지 제거된 사회를 보고 구토하는 존에게 총통은 문명사회에 대해 설명해 준다. 여기서는 더이상 예술과 과학, 종교는 필요 없다. 그것은 안정을 위해 지불해야 할 희생일 뿐이다. 대신 대중에게 촉감영화같이 말초적이고 단순한 유쾌함만을 주입한다. 한때 허용했던 무제한의 과학발전과 진리탐구는 비탈저폭탄으로 인한 9년 전쟁으로 사라지고 대량생산과 보편적 행복과 안정을 위해 대중들에게 통제되었다. 인간의 노령과 죽음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면서 종교에서도 독립할 수 있게 되었다. 심신의 안정과 위안은 의약품으로 가능하다. 참회의 눈물을 흘리지 않고 기독교 정신을 터득하는 것이 소마의 본질이다. 이러한 문명사회의 실체를 알게 된 존은 더이상 머물기를 거부하며 불편해질 권리를 요구한다. 신을 원하고, 시와 진정한 위험과 자유와 선을 원하며 죄를 원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불행해질 권리를 요구하는 존에게 총통은 “그렇다면 자네는 말할 것도 없이 나이를 먹어 추해지는 권리, 매독과 암에 걸릴 권리, 먹을 것이 떨어지는 권리, 이가 들끓을 권리,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서 끊임없이 불안에 떨 권리, 장티푸스에 걸릴 권리, 온갖 표현할 수 없는 고민에 시달릴 권리를 요구하겠지?”라고 되묻는다. 존은 더이상 문명사회의 조롱과 괄시의 대상이 되기를 거부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우리는 이 작품을 읽는 동안 ‘과연 나는 이런 편리한 문명사회를 거부할 수 있을까? 존이 선택한 불행해질 권리는 과연 합리적인 대안일까?’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헉슬리가 보여준 미래문명 세계는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나오는 상상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과 깊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헉슬리가 상상한 미래가 상당 부분 이미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작품을 통해서 기계문명의 극한적인 발달과 과학적 성과 앞에 노예로 전락한 인간과 존엄성의 상실이라는 비극을 묘사하고자 하였다. 헉슬리는 1차 세계대전 이후 기계문명의 위협이 심각하고 전쟁과 과학을 결부시켰을 때 어떠한 파괴적인 결과가 나타나는가를 직접 체험했으며 1920~30년대 전체주의적 독재정권이 근대과학의 성과를 마음대로 이용할 때 초래한 비극을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헉슬리가 제안한 기계문명과 인간가치 보존에 대한 양자택일의 방법은 어딘지 모르게 불완전하다. 왜냐하면 헉슬리는 인간의 가치를 보존하려면 원시사회의 불편을 감수하라는 결론과 함께 야만의 추악함과 불완전성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존이 문명세계와 야만세계의 모순을 극복하지 못한 채 죽음을 선택하는 결말에서도 잘 알 수 있다. 헉슬리는 ‘멋진 신세계’를 발표한 지 27년이 흐른 뒤 ‘다시 가본 멋진 신세계’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보완한다. 그는 자신의 예언보다 더 빨리 인구과잉과 과잉조직화, 독재체제의 선전, 화학적 약물로 인한 중독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를 위한 대안으로 자유에 대한 교육을 강조하고, 개인의 독창성과 다양성을 염두에 두고 자유와 관용, 자비심을 강조했다. 또한 비유토피아의 미래를 우려했던 그는 말년에 ‘아일랜드’를 통해 현대 문명과 암울한 미래의 긍정적 대안으로 동서양의 조화로운 균형과 융합이 이루어진 유토피아를 제시하였다. 멋진 신세계에서 보여준 미완성의 유토피아를 이 책을 통해 실현한 것이다. 헉슬리는 서양 과학기술의 발달과 인간의 오만함으로 미래인류의 파멸을 예고하였지만 그 대안으로 인간성의 회복과 동양정신 등 포용의 철학을 제시하였다. 중용을 통해 조화와 질서로 나아가야 하며 동양적 가치관과 신비주의적 정신세계에 대해 일깨우고 있다. 문명의 질주를 통제하기 힘든 요즘, 물질만능주의와 무한경쟁 속에서 정의와 도덕이 근본적으로 와해되고 있다. 우리가 꿈꾸는 이상향, 유토피아는 멋진 신세계에서 나오는 미래 문명사회처럼 안정을 위해 과학적 기계문명으로 재단된 획일적인 사회가 아니다.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이 지켜지는 사회, 다양한 사유와 진리추구가 보장되는 사회, 개인의 선택이 사회적 정의와 공존 속에서 이루어지는 그런 사회가 아닐까. ●‘읽어라 청춘’은 격주로 게재됩니다.
  • 비너스가 되지 못한 ‘르네상스 소녀’들

    비너스가 되지 못한 ‘르네상스 소녀’들

    르네상스 뒷골목을 가다/니콜라스 터프스트라 지음/임병철 옮김/글항아리/436쪽/2만원 르네상스기의 피렌체. 문화와 예술이 꽃피고 상업이 발달했던 역동적인 세계의 이면에는 쉽게 속살을 드러내지 않는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했다. 1544년 피렌체의 가장 열악한 동네에 집 없는 소녀들을 위한 자선 쉼터 ‘피에타의 집’이 설립됐다. 하지만 자선 쉼터라는 말이 무색하게 처음 문을 연 뒤 14년 동안 그곳에 수용됐던 526명의 소녀 가운데 202명만이 살아남았다. 캐나다 역사가인 저자는 이 예외적으로 높은 사망률에 주목한다. ‘르네상스 뒷골목을 가다’는 무엇이 이 소녀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 미스터리의 이면에 어떤 충격적인 진실이 숨어 있는지를 추적한 책이다. 훗날 도미니코회와 같은 특정 교단에 흡수되어 엄격한 운영체계를 갖추게 되면서 ‘피에타 집 자매들의 연대기’라는 기록을 남겼지만 이는 수도사들의 업적을 알리기 위해 가공된 기록에 지나지 않았다. 저자는 왜곡된 사료의 행간을 읽으며 당시 피에타의 집에 입소한 소녀들의 이름과 부모 직업 등을 기록한 두 개의 필사본 등록부, 회계장부, 처방전 등 극도로 제한된 당대의 자료들에서 찾아낸 파편화된 증거들을 그러모아 그녀들의 삶을 재구성해 나간다. 그가 추론해 낸 소녀들의 운명은 어둡고 황망하기 그지없다. 피에타의 소녀들은 어떤 단순한 이유 때문에 죽음에 노출된 것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소녀들은 자신들의 쉼터를 유지하기 위해 가혹한 노동을 감내해야 했다. 세속 종교단체인 피에타회의 후견인들이 기부한 지원금만으로는 구호소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감당할 수 없었다. 이윤이 높은 모직물 제조업은 남성 노동력이 이미 특권적 지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소녀들은 물레 앞에 앉아 하루종일 누에고치에서 견사를 뽑는 일을 해야만 했다. 피에타의 집 소녀들은 한 해에 500㎏가량의 견사를 뽑아냈다는 기록이 있다. 이를 위해선 30만 마리의 누에를 길러야 했고, 무려 100t의 뽕나무잎을 공수해야 했다.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음식만 섭취하며 좁은 공간에서 강도 높은 노동을 해야 했던 소녀들은 쉽게 호흡기 질환과 피부병에 걸렸고, 지쳐 쓰러지기 일쑤였다. 저자는 성병과 낙태에 의한 죽음이 피에타 소녀들에게 일상화됐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시한다. 피에타의 집 몇몇 소녀들에게서는 수수께끼 같은 질병이 빈번했다. 두통과 무기력감, 우울증, 분노 등 불안정한 심리상태에 식욕감소, 빈혈 등의 증세가 동반되는 이 질병은 ‘처녀들의 병’이라고 불린 위황병이었다. 당시의 의학서적에서는 이 병의 치료법으로 매질을 가하거나 어두운 방에 가두고 빵과 물만 먹이는 것, 그리고 성관계를 맺도록 하라고 이르고 있다. 순결한 처녀와 성관계를 가짐으로써 성병 치료를 할 수 있다고 믿었던 당시의 풍토에 비춰 최하층이었던 피에타의 소녀들은 성적 욕망을 해소하는 물질적 대상으로 인식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피에타의 집은 위험한 삶의 단계를 거쳐야 했던 소녀들을 보호하기 위한 쉼터의 형태로 출발했지만 결국 소녀들을 착취의 대상으로 전락시켜 죽음으로 내몰았던 셈이다. 과도한 노동, 성병과 관련된 가설들이 추측에 의존해 있기 때문에 소녀들이 죽음에 이르게 된 정확한 원인을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저자는 “성적, 경제적, 종교적, 정치적, 이데올로기적으로 철저하게 계층화된 피렌체 사회에서 가장 열악한 지위에 놓일 수밖에 없었던 하층 소녀들의 삶을 지배했던 르네상스 특유의 ‘젠더의 정치학’이 작동한 결과”라고 결론짓는다. 화려한 문화와 예술이 꽃핀 르네상스라는 거대 서사의 그늘에서 많은 소녀들이 고통스럽게 사라져 갔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화려한 시대의 이면에 피에타 소녀들과 같은 운명에 처한 소녀들이 없으리란 보장을 누가 할 수 있을까.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北김정은, 중국에 AIIB 끼워달라 사정하다가..

    북한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기를 희망했지만 중국이 이를 단호하게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영국의 인터넷 경제매체 이머징마켓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특사를 보내 진리췬 AIIB 임시사무국 사무국장에게 AIIB 가입 의사를 전달했지만 가입 불가 통보를 받았다. 이 내용은 중국의 외교소식통을 확인해 준 것이라고 이머징마켓은 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금융·경제체제가 국제기구에 참여할 수준에 미치지 못해 가입이 거부됐으며 북한은 중국의 단호한 거부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AIIB의 투명성에 의구심을 표명한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의 가입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1997년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이 북한에 대해 ‘가입 부적격’ 판정을 내린 사실을 언급하며 지금까지 북한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등 국제 안보체제에 걸림돌이 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주도하는 기구라도 선뜻 대북투자에 나설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악마의 딸’ 마린 르펜, 엘리제궁 호시탐탐

    [글로벌 인사이트] ‘악마의 딸’ 마린 르펜, 엘리제궁 호시탐탐

    경기 침체와 높은 실업률은 우파를 키우는 자양분이다. 29일(현지시간) 열린 프랑스 지방선거에서도 이는 어김없이 확인됐다. 프랑스 광역자치단체인 도의원을 뽑는 지방선거 2차 투표 결과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 야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이 크게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UMP는 98개 도 가운데 66~70개 도에서 다수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집권 사회당은 기존에 점하고 있던 61개 도 가운데 절반 가까이를 야당에 내주게 됐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린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은 좌·우파 지지자의 결집에 따라 예상에는 못 미치지만 100여명의 도의원을 배출, 1972년 창당 이래 최고의 성적을 거두며 양당 체제를 무너뜨릴 명실상부한 정치세력으로 거듭났다. “국민전선(FN)의 집권은 가능한 일이 됐다. 언제? 2022년, 2029년도 아닌 바로 2017년이다!” 프랑스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권 사회당 소속 마뉘엘 발스 총리는 라디오에 나와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회복 기미는 없고 실업률은 10%를 웃도는 상황에서 극우정당 FN과 당수 마린 르펜(47)의 매력도는 높아갔다. 올 초 파리에서 이슬람극단주의자들이 벌인 끔찍한 테러는 FN의 인기에 불을 질렀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FN은 30%대의 지지율로 1위를 달리며 발스 총리의 말대로 “집권의 문턱에 당도”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BBC “르펜 당선 땐 프랑스 왕따 국가될 것” ‘분열의 여왕’이 테러로 갈라진 여론에 힘입어 2년 뒤 엘리제궁에 입성할 수 있다는 경고음은 프랑스를 넘어 유럽 전역에 요란하게 울렸다. 현지 좌파 성향의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테러 직후 확산한 반이민·이슬람·유대 정서가 르펜에 유리하다는 기사를 1면에 실었고, 영국 BBC는 “르펜이 대통령이 되면 프랑스는 왕따국가가 될 것”이라고 보탰다. 유로화 탈퇴를 주장하는 FN의 선전을 의식한 마리오 몬티 전 이탈리아 수상은 “프랑스가 유럽의 새로운 골칫거리”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안팎에서 형성된 반(反)FN 전선으로 반사이익은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 우파 정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이 얻었다. FN은 1차 투표에서 25.2%를 얻어 UMP(29.4%)에 이어 2위에 머물렀고, 예상대로 2차 투표에서 도의회 장악에 실패했다. 2012년 집권 이후 선거에서 사회당의 4연속 패배에도 아랑곳없이 발스 총리는 FN의 돌풍이 저지된 것만으로도 흡족해했다. FN이 프랑스 정치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1972년 아버지 장 마리 르펜이 창당해 2011년 딸 마린 르펜이 당수에 오르기 전까지 FN은 제대로 된 정치 파트너로서 대접받은 적이 없다. 식민시대 프랑스의 옛 영광을 되새김질하는 극우민족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 파시스트 등 ‘꼴통들의 집합체’로 여겨졌고, 아버지 르펜은 오로지 외국인혐오 발언만 일삼는 ‘악마’로 통했다. 마린 르펜은 극우, 과격 이미지 세탁에 나섰다. 이민·이슬람·동성애 등 민감한 사회 이슈와 관련해 극단적인 태도와 발언을 삼갔으며, 무엇보다 당을 젊게 가꿨다. 시답잖은 인종차별 발언이나 해대며, 예산과 같은 정책에는 눈곱만큼의 관심도 없던 당내의 ‘꼰대’들을 몰아내고 세련되고 말쑥한 이미지의 20~30대를 간부에 대거 발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FN 소속 후보자의 15%가 30세 이하다. 사회당은 30대 이하가 4.8%이고, UMP는 5.3%다. 프랑스 젊은이들 사이에서 세계화와 유럽연합(EU)이 최악의 실업률을 가져왔고, 가장 큰 피해자는 자신들이라는 부정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이들의 열패감을 파고든 FN은 젊은이를 대거 영입해 훈련캠프를 열고 대중적 지지도를 쌓는 법과 경제 및 사회에 대한 정보와 지식 등을 전수해 당의 일꾼으로 키웠다. 여성 당수와 게이 부대표의 조합도 FN의 매력 중 하나다. 핵심 지도부가 사회적 약자로 이뤄졌다는 점은 남성 엘리트 정치인이 장악한 기성 정당과 뚜렷한 대립각을 세우게 했다. 동성애자에 대해 “생물학적, 사회적으로 기형”이라는 아버지 르펜의 악명 높은 발언에서 보듯 ‘호모포비아’(동성애혐오증)는 FN의 핵심 가치관 가운데 하나다. 그럼에도 남성 지도부의 대부분이 게이라는 아이러니는 FN에 대한 민심을 누그러뜨리는 데 단단히 한몫했다. 르펜의 ‘오른팔’이자 FN 부대표인 플로리앙 필리포(33)는 지난해 말 한 연예매체에 남자친구와의 데이트 사진이 실리면서 ‘강제 커밍아웃’됐다. 파리 공립경영대학원(HEC)과 국립행정학교(ENA) 등 엘리트 코스를 밟은 필리포는 이미지 변신을 추구하는 르펜의 구상을 실현시킨 ‘브레인’이다. 커뮤니케이션 전략 담당인 그는 TV토론에 단골로 출연해 FN을 구시대적 극단주의 정당으로 몰고 가는 경쟁자를 뛰어난 언변으로 무장해제시켰고, “좌나 우로 분류되는 건 중요치 않다. 문제는 실용주의, 좋은 정책을 만드는 것”이란 말로 지지층을 두텁게 만들었다. 동성애자 중용은 르펜이 아버지 시대와 결별하는 과정의 하나로 해석된다. 지난해 유명 동성애단체 ‘게이리브’의 설립자이자 UMP의 사무총장을 지낸 세바스티앵 세누(42)를 영입한 것도 큰 화제였다. 세누는 사르코지가 동성애 결혼 법안 폐지를 주장하는 등 성소수자(LGBT) 문제에 관해 놀랄 정도로 무개념이라며 “유럽과 사회에 관한 일관된 시각 때문에 르펜과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혀 르펜에 대한 호감도를 높였다. 이 밖에 FN의 사무총장이자 에낭보몽 시장인 스티브 브리우아(43)도 동성애자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FN 이너서클’의 남자들은 다 게이라며 이들을 “르펜의 게이 파워(압력단체)”라고 불렀다. 2012년 나온 책 ‘게이들은 왜 우로 돌아서나’에 따르면 강경 무슬림의 동성애혐오 발언에 위협을 느낀 게이들이 FN의 반이슬람 주의에 안도를 느껴 FN과 손잡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AFP통신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 파리에서 FN을 지지하는 동성애자가 26%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성애자 지지는 16%에 불과했다. FN의 힘은 지방에서 나온다. 대도시 등 중앙무대가 아닌 산업화, 세계화에 뒤처져 낙후의 길을 걷는 북부 지역의 소도시 등을 파고들어 세력을 확장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주류 정치권이 거대 담론에 갇혀 있는 동안 ‘왜 스쿨버스는 우리 마을에 오지 않는가’와 같은 생활 밀착형 정책으로 지역민을 사로잡았다. ‘풀뿌리 지지 기반’ 확산을 위해 긴축 반대, 복지 강화, 임금 및 연금 인상, 공공요금 인하, 대출이자 인하, 부자 증세 등 좌파적 정책도 과감하게 포용했다. 지난해 3월 지방선거에서 사상 최다인 11명의 시장을 당선시킨 이유다. 현지 여론조사기관 이포프가 최근 지방선거 1주년을 맞아 FN 소속 시장이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73%의 주민이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르펜 “이번 선거는 내일의 큰 승리 위한 기초” 도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는 지방을 중심으로 세력 확장 중인 FN의 2017년 집권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전초전으로 여겨졌다. 예상에는 못 미쳤지만 FN은 100여명의 도의원을 배출해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다. 아버지의 대선 도전은 일종의 가십거리였으나 ‘악마의 딸’ 르펜에게 엘리제궁은 가시권에 들어왔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사상 처음으로 전국에서 도의원을 내는 기염을 토했다. 르펜은 29일(현지시간) “이번 결과는 내일의 큰 승리를 위한 기초”라며 “권력을 얻어 우리 생각으로 프랑스를 바로잡을 목표가 가까워졌다”고 자신했다. 세계는 르펜의 부상이 불안하다. 얼굴색을 바꿨다지만 이민반대, 보호무역주의, 사형제 부활, 유로 탈퇴 등 갈등과 분열의 속내는 여전해서다.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EU와 러시아가 갈등을 빚는 가운데 르펜의 노골적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지지 행보도 우려 요인이다. 이런 까닭에 르펜의 엘리제궁 입성은 이루지 못할 꿈이 될 공산이 크다. ‘파시스트 대통령’ 출현에 질색하는 좌·우파가 이번 선거처럼 똘똘 뭉쳐 르펜의 대선 질주를 차단할 가능성이 짙다. 그렇더라도 그의 도전이 실패로 끝나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오랜 양당 체제를 무너뜨린 정치세력으로 존재감을 키운 FN은 이제 연정 파트너로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발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佛지방선거서 사르코지 정당 1위 주간지 테러 불똥… ‘민심 우향우’

    佛지방선거서 사르코지 정당 1위 주간지 테러 불똥… ‘민심 우향우’

    프랑스 지방선거에서 우파 정당들이 득세하면서 파리 주간지 테러사건 이후 불거진 국민들의 우익화 경향을 드러냈다. AFP통신 등 외신들은 22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니콜라 사르코지(60) 전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 우파 제1야당인 대중운동연합(UMP)과 마린 르펜(46)이 수장인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이 프랑수아 올랑드(60) 현 대통령의 집권 사회당(PS)을 제치고 나란히 1, 2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들이 밝힌 개표 결과에 따르면 UMP는 29%의 득표율로 FN(25%)과 PS(21.5%)를 앞섰다. FN은 선거 직전 한 여론조사에서 31%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으나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51%로 4년 전 선거보다 6% 포인트 올랐다. 과반 득표자가 없는 선거구에서 오는 29일 1, 2위 득표자 간 열리는 2차 결선 투표가 끝나더라도 PS는 3당에 머물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결선 투표에서 FN의 당선을 경계한 PS 지지자들이 UMP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것으로 보이지만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좌파나 극우정당 어느 쪽에도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 직전까지 PS는 전체 101개 도 가운데 과반이 넘는 61개 도에서 다수당이었다. AFP는 PS의 부진 이유로 경기 침체와 높은 실업률을 꼽았다. 여기에 지난 1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파리 주간지 테러 사건이 프랑스 국민들의 민감한 반이민 정서를 건드린 것으로 해석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울산 토박이 고래의 봄맞이 기지개

    [명인·명물을 찾아서] 울산 토박이 고래의 봄맞이 기지개

    4월 울산 앞바다에서는 물살을 가르며 헤엄치는 고래를 만날 수 있다. 울산 남구 고래바다여행선이 겨우내 묶였던 밧줄을 풀고 다음달 1일부터 오는 10월까지 울산 앞바다에서 고래를 탐사하는 관광을 재개한다. 올해는 고래박물관, 고래생태체험관, 고래연구소, 고래바다여행선 등 기존 시설에다 1970년대 장생포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고래문화마을도 만날 수 있다. 남구 장생포가 고래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891년이다. 러시아 황태자 니콜라이 2세가 일본으로 가던 중 장생포 앞바다에서 큰 고래 떼를 만나면서부터다. 이후 러시아 태평양포경회사가 1899년 고래 해체장을 설치하면서 장생포는 고래잡이 전진기지가 됐다. 1986년 상업포경이 금지되기 전까지 고래잡이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장생포. 50여척의 포경선이 드나들면서 우리나라 고래고기 소비량의 80%가량을 담당했다. 장생포는 고래고기로 부를 쌓은 대표적인 어촌이었다. ‘길거리에 다니는 개도 지폐를 물고 다녔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돌 정도로 돈이 흔했다고 한다. 하지만 포경이 금지되면서 장생포는 급속히 쇠락했다. 인근에 석유화학공단까지 들어서 주민들마저 하나둘 떠나갔다. 2만명이던 인구는 1400명으로 줄었다. 그러던 장생포가 고래로 다시 부활했다. 남구는 2005년 우리나라 유일의 고래박물관을 건립하고 전국 최초로 ‘고래관광사업’의 돛을 올렸다. 2008년 7월에는 장생포가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되면서 ‘고래 도시’의 옛 명성을 되찾기 시작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57억원(국비 54억원, 시비 39억원, 구비 64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장생포 고래문화특구(면적 164만㎡)에는 고래박물관을 비롯해 고래연구소,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바다여행선, 고래문화마을 등 고래 관련 인프라가 연차적으로 구축됐다. 그 결과 343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88억원의 소득 유발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관광객도 연간 50만~60만명이 찾고 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고래문화특구는 2010년 9월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2009년 모범 우수특구 상’을 받기도 했다. 가장 먼저 들어선 고래박물관은 쇠락의 길을 걷던 장생포에 부활의 기운을 불어넣었다. 12.4m 길이의 브라이드고래 골격 등 고래 관련 유물 283점이 전시돼 관광객을 부르고 있다. 2009년에는 일본에서 들여온 돌고래 4마리가 고래생태체험관에 보금자리를 틀었다. 남구는 고아롱, 고다롱, 장꽃분, 장두리란 이름을 지어 주고 명예 구민으로 고래주민등록증까지 만들어 줬다. 특히 크루즈선을 타고 울산 앞바다를 3시간여 동안 돌아보는 고래바다여행은 살아 있는 고래를 보는 획기적인 시도였다. 고래바다여행선은 2009년 4월 시험 출항에서 1500여 마리의 참돌고래 떼를 발견한 이후 몇 차례 고래 떼 발견 소식을 전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운항 첫해 9.7%에서 이듬해 28.4%, 2011년 9.6%, 2012년 25%, 2013년 10%, 지난해 13% 등의 고래 발견율을 기록하고 있다. 고래는 먹이를 따라 움직이는 회유성 동물인 데다 수온이 낮아지면 자취를 감추기 때문에 발견율이 낮은 게 아쉬운 점이다. 올해는 매주 수·목·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한 차례씩 운항한다. 토요일에는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3시간, 일요일에는 오후 2시 30분부터 5시 30분까지 3시간씩 운항한다. 이와 함께 올해부터는 1970년대 장생포 고래잡이를 재현한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게 됐다. 당시 장생포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 놓은 ‘고래문화마을’이 다음달 문을 열고 관광객을 맞는다. 고래문화마을은 총사업비 272억원을 들여 10만 2705㎡ 규모로 만들어졌다. 마을에는 고래와 관련된 각종 시설이 조성된다. 우선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가 포경을 금지하기 전 포경기지로 번성했던 옛 장생포마을이 재현된다. 선장과 포수, 선원의 집, 앤드루스 하숙집, 고래해체장, 고래고기를 삶아 팔던 가게인 고래막, 고래착유장 등 23채의 집이 1970년대 장생포마을 모습 그대로 들어선다. 추억의 학교와 이발소, 책방, 전파사, 다방 등도 마련된다. 이들 시설에는 착유기와 고래기름통, 고래 삶는 솥, 보일러 등 당시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물건들이 배치돼 사진을 찍고 체험도 할 수 있다. 마을 내 구멍가게에서는 물건을 살 수도 있어 1970년대로 시간여행을 한 듯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고래조각공원에서는 실물 크기의 다양한 고래를 만나 볼 수 있다. 7∼16m 길이의 귀신고래와 혹등고래, 밍크고래, 향고래, 범고래 등이다. 흰수염고래는 길이 23m의 터널로 꾸며졌다. 피노키오처럼 고래 배 속을 탐험할 수 있다. 엄마와 새끼 고래, 별이 된 엄마 고래를 볼 수 있는 고래이야기길, 대왕고래 모양을 한 화장실, 고래놀이터, 고래광장도 만들어진다. 2005년부터 시작된 고래 관광으로 부활의 돛을 올린 장생포는 2009년 누적 관광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한 해 동안 66만 74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연간 6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장생포에서 고래를 즐기고 있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장생포는 우리나라 고래잡이 역사를 한눈에 보고, 살아 있는 고래를 체험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관광산업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고래문화마을이 조성되면 고래박물관 등과 연계한 고래 관광 인프라가 완벽하게 구축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고래문화마을로 남구는 세계적인 고래 도시로 다시 한번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사운드오브뮤직 배우 ‘과거와 현재’ 비교해보니

    사운드오브뮤직 배우 ‘과거와 현재’ 비교해보니

    1965년에 개봉된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이 개봉 5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가 열린 가운데, 출연 배우들의 현재와 과거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 영화는 수녀가 되려 했던 젊은 여성 마리아 아우구스타 쿠체라가 자녀 7명을 홀로 키우는 아버지인 게오르크 폰 트랍 퇴역 해군대령의 집에 가정교사로 파견된 뒤 아이들과 나누는 사랑과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발랄하고 현명하며 어여쁜 외모를 자랑했던 가정교사 마리아 역의 줄리 앤드류스는 올해 79세로,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그녀가 부른 노래는 아직까지도 여러 사람의 마음에 깊게 새겨져있다. 하지만 1997년 성대 수술을 받아 현재는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일곱 아이들은 50~70대에 이르는 ‘어른’이 됐다. 첫째 ‘리즐’ 역의 차미언 카(72)는 현재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으며, 둘째 ‘프리드릭’ 역의 니콜라스 해몬드(64)는 70년대에 ‘스파이더 맨’ 주연을 맡는 등 인기가도를 달렸다. 셋째 ‘루이사’ 역의 히터 멘지스(65)는 암 연구를 지원하는 재단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넷째 ‘커트’ 역의 두웨인 체이스(64)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전향했다. 다섯째 딸인 ‘브리지타’역의 안젤라 카트위트(62)는 이후 배우이자 디자이너, 사진작가 등으로 활동을 이어갔으며, 여섯째 ‘마타’ 역의 데비 터너(58)는 플로리스트로, 막내 킴 캐러스(56)도 히터 멘지스와 마찬가지로 재단을 만들고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 일을 하며 살고 있다. 준수한 외모 또는 갈래머리의 귀여운 이미지를 자랑했던 이들은 모두 나잇살이 찌고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했지만 예전처럼 밝은 미소를 간직하고 있다. 이 영화가 1965년 3월 미국 뉴욕에서 처음 상영됐을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며 미국에서만 4년이 넘게 연속 상영됐으며 이후 드라마 등으로 속편이 제작되기도 했다. 제작사인 20세기 폭스는 50주년 기념판 DVD를 발매하고 다음달 에는 미국의 500여 극장에서 재개봉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9월 부터는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미국 저녁에서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공연도 열린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원자재값 하락… 中, 올 282조원 ‘횡재’

    원자재값 하락… 中, 올 282조원 ‘횡재’

    세계 원자재 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원자재의 공급 과잉이라는 우려감 속에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조짐, 유럽과 일본의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공포, 달러화 강세 등 악재만 겹겹이 쌓이는 까닭이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바닥 모를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세계 유가의 기준인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6일(현지시간) 6년래 최저치인 배럴당 43.88달러로 장을 마감해 1년도 채 안 돼 반 토막 났다. 원유와 구리, 농산물 등 원자재 22개 품목을 모은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도 이날 97.33으로 곤두박질쳤다. 올 들어 6.71% 떨어졌고, 1년 동안 27.85%나 폭락했다. 영국 발틱운임지수(BDI)도 이날 564포인트를 기록했다. BDI는 석탄 등 광물 원자재의 수송운임 변동을 나타내는 지수로 원자재 물동량과 비례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최고치(1만 1793포인트)에 비하면 5%에 불과한 수준이다. 원자재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품목은 구리이다. 구리는 스마트폰에서부터 자동차까지 산업 전 분야에서 활용되는 만큼 수요가 늘어나면 경제가 호황국면이고 감소하면 침체에 빠졌음을 나타내는 바로미터이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3개월물 구리가격은 t당 5860달러를 기록했다. 연초 2010년 이후 최저치인 6247달러로 출발한 구리가격은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6000선마저 맥없이 무너지는 등 속락하고 있다. 구리 가격의 급락은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감이 커진 탓이다. 여기에 구리의 공급 과잉도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말 국제구리연구그룹(ICSG)은 2015년 구리 생산이 39만t가량 수요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반 스즈파코프스키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구리 가격이 다른 원자재보다 더 가파르게 떨어지는 것은 (전체 경기 흐름을 보고 투자하는) 매크로 투자자와 원자재 펀더멘털보다는 (글로벌 경제) 큰 그림을 보는 투자자들이 주로 활용하는 투자 대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원자재 시장 위기의 직격탄은 무엇보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조짐이다. 지난달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는 50.7로 1월(49.7)을 웃돌았다. 경기부양과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있지만 중국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7%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이 적극적인 부양책 대신 방어적인 성장책을 제시하면서 철광석·구리 등 원자재는 수요 부진이 예상돼 가격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1월 중국의 구리 수입량은 30만t으로 지난해 12월보다 4.7%, 전년보다는 24%나 급감했다. 유럽과 일본의 디플레 탈출을 위한 양적완화도 우려감을 높인다. 디플레 국면으로 빠져들면 기업이나 가계는 물가가 더 떨어질 것을 예상해 모두 투자와 소비를 늦추게 된다. 이 연결고리를 끊지 못하면 소비침체와 투자·고용 위축, 이에 따른 경기침체라는 악순환이 이뤄진다. 달러화 강세도 원자재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는 악재로 작용한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원자재 가격 기준은 달러화이다. 달러화가 강세면 원자재 가격은 내려가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9일부터 월평균 600억 유로(약 71조 6574억원)규모의 국채를 매입하는 양적완화를 시작하고 중국도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바람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 자산운용사 스티펠니콜라스의 차드 모건랜더 펀드매니저는 “미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올 상반기에도 원자재 가격은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원자재 가격 하락의 덕을 톡톡히 보는 곳도 있다. 전 세계 원자재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뜻밖의 ‘횡재’를 만났다는 분석이다. 원자재 수입가격 하락으로 재정지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은 올해 구리·철광석 등의 수입가격 하락으로 최대 2500억 달러(약 282조 5250억원)의 비용을 절약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아시아판이 지난 12일 보도했다. 원자재 투자전문회사 스타포트홀딩스의 케네스 커티스 회장은 “중국은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최대 수혜자”라며 “1200만 배럴을 수입하는 중국의 경우 하루 6억 달러씩 줄여 연간 2000억 달러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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