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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서출판 책세상,시리즈 「위대한 작가들」 두번째

    ◎현대서사문학 거장 토마스 만의 삶·예술/「부덴브로크 일가」 등 소설3편속 문학세계/당시 사진 20여점 등 자료적 가치도 가득 프란츠 카프카,제임스 조이스 등과 함께 현대 서사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독일 작가 토마스 만(1875∼1955)의 생애를 담은 전기집 「토마스 만」(로만 카르스트 지음,원당희 옮김)이 도서출판 책세상에서 나왔다.책세상이 펴내는 본격전기 시리즈 「위대한 작가들」의 둘째권.「지성과 신비의 아이러니스트」라는 부제가 암시하듯 이 책은 아이러니라는 일관된 틀을 통해 토마스 만의 삶과 예술의 역사를 짚어간다.아이러니는 토마스 만의 작품세계와 삶의 태도를 규정짓는 주요 인자.토마스 만은 반어적 관점에서 작중인물과 거리를 둔채 이야기를 전개한다. 토마스 만의 생애와 창작활동은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중엽에 이르는 긴 도정에 걸쳐 있다.그런 만큼 작가로서의 발전과정 또한 복합적이다.특히 그의 정치적 이념의 변화과정은 당대의 미묘하고 까다로운 명암을 그대로 반영한다.1920년 이전의 토마스 만은 독일의 보수성을옹호하면서 정치를 본성적으로 꺼려하는 독일의 향토주의 혹은 민족주의 성향을 보여준다.그러나 「마의 산」을 기점으로 그는 민주주의라는 사회공동체 이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며 「파우스트 박사」를 집필하던 시기에는 미국으로 망명,파시즘운동에 적극 가담했다.여러 사상가와 예술가들이 그의 삶과 예술세계에 미친 영향을 꼼꼼히 살피고 있는 것이 이 책의 또다른 미덕.바그너,쇼펜하우어,니체 등이 대표적인 인물로,이들은 긍적적이든 부정적이든 청년 토마스 만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친 정신적 모태였다.바그너가 낭만적 음악의 아름다움과 표현기법을 통해 토마스 만의 서사문학의 지평을 넓혀 주었다면,쇼펜하우어는 논리정연한 사상체계를 통해 그의 작품에 내적 깊이를 더해줬으며,니체는 세기말의 우울과 몰락감에 삶의 열정을 불어 넣어줬다.특히 니체는 데카당스의 자기진단과 성찰,염세주의의 극복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정신사적 진폭이 큰 토마스 만의 삶과 문학을 하나의 체계나 연속선상에서 파악하는 것은 자칫 오류에 빠지기 쉽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서는 토마스 만의 3편의 장편소설 「부덴브로크 일가」「마의 산」「파우스트 박사」를 중심으로 그의 문학세계를 조명한다.이 작품들은 토마스 만의 3대 걸작으로 꼽힐뿐 아니라 대략 20년 간격으로 출간돼 그의 문학적 시기구분과도 일치하기 때문이다.토마스 만의 첫 장편소설 「부덴브로크 일가」(1901)는 19세기 유럽의 사실주의 전통에 입각한 작품으로 독일 시민계급의 발전과정을 비판적으로 그린 시대적 연대기이자 결산물이다.「마의 산」(1924)은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내적으로 열병을 앓고 있던 서구의 정신적 풍경을 반어적 어법으로 표현한 작품.또 「파우스트 박사」(1947)는 2차 세계대전이라는 인류의 대참사를 「운명의 교향시」로 형상화한 노년기의 역작이다. 과거의 역사를 추적하는데는 때로 빛바랜 사진 한 장이 만리장성의 장문보다 큰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이 책에는 토마스 만과 그의 가족,그가 살았던 시대의 모습을 보여주는 20여점의 사진과 600여개의 인용문 등이 실려있어 자료적 가치를 한층 높여준다.
  • 세계적 권위 「로로로 인물평전」 첫선

    ◎도서출판 한길사,102권중 1차 10권 내/철학·종교·문학·음악·미술 등 인문학 총괄/아도르노·붓다·T.S.엘리엇·히치콕 등 다뤄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인물 평전시리즈인 독일 로볼트 출판사의 「로로로 평전시리즈」가 「한길 로로로」란 이름으로 국내에 선보였다.도서출판 한길사는 지난해 로볼트사와 저작권 계약을 맺고 「로로로 평전시리즈」 102권에 대한 번역작업을 시작,이번에 1차분 10권을 펴냈다. 지난 58년 독일 작가 쿠르트 쿠젠베르크에 의해 처음 발간된 이래 지금까지 600여권이 나온 이 시리즈는 독일어권에서만 2천만부가 팔렸으며,세계 10여개국 언어로 번역·출간된 전기물의 고전.철학·종교·문학·음악·미술·영화 등 인문학 전분야에 걸친 다양한 인물들의 지적 스펙트럼을 통해 인류의 정신적 유산을 정리한다.텍스트에만 주로 의존해온 기존의 평면적인 전기류와는 달리 풍부한 시각자료를 실어 입체적으로 꾸민 것이 특징.이번에 선보인 것은 「아도르노」(하르트무트 샤이블레 지음),「붓다」(폴커 초츠 지음),「니체」(이보 프렌첼 지음),「로자 룩셈부르크」(헬무트 히르슈 지음),「하이데거」(발터 비멜 지음),「도스토예프스키」(얀코 라브린 지음),「T.S.엘리엇」(요하네스 클라인슈튀크 지음),「앨프레드 히치콕」(베른하르트 옌드리케 지음),「뭉크」(마티아스 아르놀트 지음),「하이젠베르크」(아르민 헤르만 지음) 등으로 각 분야 전공학자들이 번역을 맡았다. 이 시리즈는 우리가 희미하게 알고 있는 단편적인 지식의 연결고리를 분명히 해줄뿐 아니라 원전 텍스트에의 접근을 한층 쉽게 해준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하나의 예로 우리는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을 읽을 경우 하이데거의 사상형성 과정과 지적 배경,학문적 영향을 주고받은 주변인물들에 대한 정보부족으로 그 사상의 진수를 이해하기 어려웠다.발터 비멜의 「하이데거」는 바로 이같은 지적 갈증을 풀어줄만한 실질을 갖춘 하이데거 안내서로 평가할 만하다.이 책은 하이데거 사상의 흐름을 그의 사유의 이중적 동기인 「존재물음」과 「진리물음」의 상호연관성속에서 파악한다. 「한길 로로로」는 사상·철학분야뿐 아니라 대중문화의 스타들을 조명하는데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그 첫 테이프는 「앨프레드 히치콕」이 끊었다.「새」「사이코」등 작품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영국출신 영화감독 앨프레드 히치콕(1899∼1980).『나는 나를 둘러싼 주위의 것들이 구름 한점 없이 투명하고 고요한 것을 좋아한다.잘 정돈된 책상은 마음의 평정을 가져다 준다』고 고백했을 만큼 히치콕의 개인적 삶은 평범하고 조용했다.그러나 그가 예술가로서 성장하는 과정은 매우 독특했다.그것은 그가 네 분야씩이나 섭렵했기 때문이다.히치콕은 무성영화로부터 출발해 29년 첫 유성영화 「공갈(Blackmail)」을 만들었고,39년 미국으로 건너가 스릴러영화 장르를 확립했으며,1948년 이후에는 컬러영화를 만드는 등 정력적인 활동을 했던 것.이 책에는 빅토리아 시대풍의 교육을 받은 영국 상인가정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신장 기능마비로 죽을 때까지의 히치콕의 개인사가 낱낱이 담겨져 있다. 시리즈의 각권 끝에는 관련인물들의 생생한 증언록이 실려 있어 동시대의 지적 지형도를 그려보는데 일정한 도움을 준다.한편 한길사는 「루소」(게오르크 홀름스텐 지음),「페스탈로치」(막스 리트케 지음),「톨스토이」(얀코 라브린 지음) 등 2차분 10권을 7월중 펴낼 계획이다.
  • 식목일… 나무의 소리를 들어야겠다(박갑천 칼럼)

    이양하 교수는 그의 수필 「나무」에서 나무는 덕을 지녔다면서 존경의 눈길을 보낸다.나무는 분수에 만족할줄 안다는 것이었다.『…나무로 태어난 것을 탓하지 아니하고 왜 여기 놓이고 저기 놓이지 않았는가를 말하지 아니한다.등성이에 서면 햇살이 따사로울까,골짝에 내리면 물이 좋을까하여 새로운 자리를 엿보는 일도 없다』.인생을 관조하는 눈길이었다. 헤르만 헤세의 나무를 보는 눈길도 도뜨다.글과 시와 그림의 책 「방랑」에서 나무는 그에게 가장 땀직한 설교자였다고 털어놓는다.그러면서 숲을 이루는 나무도 존경하지만 홀로 서있는 나무를 더 존경한다고 덧붙인다.그는 외로운 나무로부터 많은 설교를 들었던 듯하다.『…나무는 고독하다.베토벤이나 니체같이 위대하면서 고독했던 사람들처럼.…나무와 말을 하고 나무의 말에 귀 기울일줄 아는 사람은 진리를 안다.나무는 가르치지 않는다.하지만 삶의 근본법칙을 말한다』.지혜로운 사람만이 소리없는 소리를 들을수 있다는 뜻이었으리라. 이같은 원론적 눈길에 비해 구체적으로 인생사와 결부짓는각론의 눈길도 있다.좋은재목이 되는 나무는 좋은꽃을 피우지 못한다는 이수광의 눈길 같은것(「지봉유설」 훼목부).그는 말한다.좋은꽃을 피우는 놈은 아름다운 열매를 맺지 못하고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 나무는 좋은 재목이 되지 못한다고.이빨을 준 동물한테는 뿔을 주지않은 이치와 같다는게 그의 생각.사람도 모든걸 한꺼번에 갖추진 못하게 돼있지 않던가. 「장자」(인간세편)가 신목을 두고 그의 이른바 무용지용론을 펼치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이 신목은 수천마리 소를 덮어 가릴만큼 크다.줄기둘레 1백아름에 산을 내려다볼 정도의 높이.이 나무를 쳐다보는 제자목수들은 넋을 잃고있건만 스승 석은 본체도 않고 지나간다.그는 그 나무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배를 만들면 가라앉고 관을 만들면 쉬이 썩으며 그릇을 만들면 그냥 깨지고 문이나 창틀을 짜면 진이 흘러 더러워지며…』.그렇게 쓸모가 없기에 저리 오래 살수 있었다는 것.나무로써 인생의 기미를 설명하고 있다.「장자」에는 그밖에도 그런 대목이 산목편 등 여러곳에 나온다. 5일은 식목일.해마다 나무를 심어오는 날이다.심으면서는 나무의 비틈한 소리도 귀담아 들어야겠다.식목일은 나무의 말 듣는 날이다.〈칼럼니스트〉
  • 유럽평화의 여명/마이클 만델바움(미래를 보는 세계의 눈)

    ◎“미 대유럽정책 혼선” 신랄히 비판/NATO 동구권으로 확대는 러 반발 초래 클린턴 미 행정부의 냉전후 유럽외교정책을 신랄히 비판하며 그 대안으로서 미래의 유럽안보체제도 현재와 같이 유지해야 한다는 이론이 제기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존스 홉킨스대학 니체고등국제문제연구스쿨의 교수이자 미국 국제관계협의회 동서관계프로젝트의 팀장인 저자 마이클 만델바움(Michael Mandelbaum)은 「유럽평화의 여명(The Dawn Of Peace In Europe)」이란 저서를 통해 유럽에 대한 미국정책의 혼선과 자기기만을 지적하고 있다. 이 책의 중심에는 미국을 지키고 러시아를 배제하며 독일을 억누르기위해 만들어진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가 자리잡고 있다. ○구소 붕괴뒤 새국면 옛소련 붕괴뒤 NATO는 마치 문제를 찾아나서는 해결사처럼 보인다. 러시아의 군대가 무기조차 변변히 갖추지 못한 소규모의 체첸반군마저 진압할 수 없게된 이래로 러시아군이 독일의 북부평원을 건너 전격적으로 침공할 가능성은 없다.서유럽에 대한 명백한 위협이 사라졌기때문에 NATO의 관리들과 안보담당자들은 NATO가 점차 시들어 가지나 않을까 걱정한다.이들은 NATO를 적절히 유지하기 위해 두가지 제안을 내놓고 있다. 하나는 NATO가 유럽이외의 지역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하는 것이다.냉전시대 NATO의 유일한 목표는 16개회원국의 영토를 방어하는 것이었다.NATO의 역외활동은 국제안보가 심각한 위협을 받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전세계 경찰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발상이다.또다른 제안은 NATO를 방어동맹으로 유지하되 회원국을 동쪽으로 확장하는 것이다.우선 거론되는 신규 예상 회원국들은 헝가리,폴란드,체코공화국,슬로바키아이다. NATO를 역외동맹으로 개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실현가능성이 없으며 NATO를 동쪽으로 확장하는 것은 실현가능하지만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만델바움의 주장이다.다시말해 어떤 제안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회원국간 불협화음 NATO는 다른 국제동맹이 과거 제한적인 기능만 했던 것과 같은 이유로 역외에서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논리이다.국제연맹이나 유엔(UN)의 기능이 주로 회원국들의 의견차이로 마비되었듯이 지구적 규모에서 활동할 수 있는 NATO의 능력도 정책이나 우선순위에 관한 회원국간의 의견불일치로 제한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 대표적 예로 보스니아를 꼽는다.NATO에 깊은 영향을 미치지만 아직도 회원국들 사이에 진정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보스니아 위기의 실체다. 미국 대외정책 조정의 위대한 승리라고 불리는 데이턴 협정(미국의 데이턴에서 조인된 보스니아 평화협정)조차도 실제로는 NATO강대국들사이의 심한 의견차를 숨기고 있는 실정이다. 만델바움에 따르면 데이턴 협정에는 두가지 별개의 양립할 수 없는 요소가 있다.즉 보스니아를 현재의 정전선을 따라 분할하는 규정과 난민들이 원래의 고향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보스니아국의 부활계획이 바로 그것이다.이러한 모순은 전쟁을 멈추게하는 최선의 방책과 관련해 보스니아 분할을 우선시하는 유럽인들과 인종청소를 용납할 수 없는 미국인들사이에 골 깊은 의견불일치를 반영하고 있다.그결과 NATO는 보스니아에의 끝없는 개입이라는 미궁에 점점 더 빠져들고 있다.이는 NATO의 역외활동에 대한 좋지못한 징조가 될 수 있다.미래의 위기라는 것이 보스니아전쟁만큼 밀접하게 유럽인들의 이해에 영향을 미칠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로도 NATO동맹국들의 협력을 조정하기는 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만델바움이 가장 역점을 두고 비난하는 것은 NATO를 동쪽으로 확장하는 제안에 대한 것이다.바로 이같은 구상이 유럽을 더욱 불안케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그는 특히 NATO의 확장이 러시아 국수주의자들의 반발을 초래,러시아가 서구와의 평화스런 통합과정을 밟을 가능성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러 서구접근 차단 오늘날 유럽에서의 위험은 러시아가 폴란드나 체코공화국을 침공하는 것이 아니다.그것은 러시아의 군사적 능력이상의 것이다. NATO를 옛소련 국경까지 획장한다는 클린턴 행정부의 계획은 러시아로 하여금 우크라이나에 대한 통제권을 더욱 주장하게 만들 것이다.필자는 클린턴행정부에 대해 NATO의 확장계획을 재고해 줄것을 희망하고 있다. 그는 유럽의 안보체제는 깨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고칠 필요가 없다고 설득력있게 주장하고 있다.The 20th Century Fund Press 간행.207쪽.19.95달러.
  • 주느비에브 브리작의 「난 아무것도 먹고싶지 않아」

    ◎거식증 소녀의 혹독한 「사춘기 열병」/먹기를 포기하고 겪는 미묘한 심리변화 그려 사춘기 여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다이어트 열풍.하지만 도가 지나치면서 거식증이라는 현대병으로 발전했다.음식양 줄어든 것에 적응하다 못한 육체가 음식을 아예 거부해버리게 되는 것이다. 한 소녀가 어른이 되기위해 겪는 미묘한 심리변화를 이 거식증을 소재로 그려낸 재미있는 프랑스 소설이 한권 출간된다.다음주 황금가지에서 나올 「난 아무것도 먹고싶지 않아」(주느비에브 브리작 지음 최윤정 옮김)가 그것. 자칭 엔지니어 아버지의 과학적인 머리와 조약돌에도 말을 거는 방송작가 어머니의 감성을 이어받은 주인공 누크는 열세살 무렵부터 먹기를 포기하기로 결심한다.나는 아이를 가질 수 없으며 아이는 입으로 낳는다,내가 미쳐가고 있는지 모른다는 세가지 확신이 생기자 자란다는 것이 두려워져 성장을 거부했기 때문.호두넣은 밀크 캐러멜과 해바라기 씨만으로 연명,체중이 37㎏에서 29㎏으로 다시 27㎏으로 뚝뚝 떨어지자 부모는 아이를 전문 클리닉에 강제로 쳐넣는다. 〈무거움,탐욕,찌꺼기,잉여분의 회로를 벗어날 것.내가 아무것도 먹지 않으면 아무 것도 나를 먹어들어오지 못하리라〉 먹겠다고 우는 아기에겐 초콜릿을 금하면서 정작 거부하는 자신을 살찌우려는 폭력적 세상에 완전히 냉소한 조숙한 소녀는 대신 가스통 바슐라르며 니체에게서 진정한 안식을 구한다. 어찌보면 기가 차도록 철없는 이야기지만 어른이 되려면 받아들여야 하는 가혹한 현실법칙앞에서 한 소녀의 혹독한 사춘기 치르기가 예민하게 그려지고 있다.
  • 파이프오르가니스트 윤양희(이세기의 인물탐구:107)

    ◎「천상의 소리」로 기도하는 연주자/독실한 신앙인… “삶은 예술” 빈틈없는 생활/국제적 명성에 매년 4∼8차례 해외공연 천상에서 울려오는 현란한 방울소리. 국제적인 활약으로 명성이 드높은 윤양희의 파이프오르간은 음 하나하나를 확고한 터치로 탄주하여 장엄한 신비적 음률과 웅장한 저음을 싱싱하게 되살려 낸다. 세종문화회관에 있는 그의 방에 가보면 핀란드·네덜란드·체코·슬로바키아와 수년전 체코슬로바키아에서의 연주 포스터가 빈틈없이 걸려있고 지난 79년 미국에서 가지고 나온 로저스 전자오르간이 고색창연하게 놓여 있다.파이프오르간은 다른 악기들과는 달리 여러개의 건반이 층을 이루고 수천개의 파이프와 수십개의 스톱(음전)이 설치되어 팔이 길고 손가락이 길어야만 건반들을 넘나들며 무궁무진한 울림을 얻게 된다. 그는 연주회를 앞둔 연습에서 하루 8시간에서 열시간 이상,어느 때는 밤을 새워 이곳에서 연습한다.바람소리에 실려 둥글게 구르는 「변화무쌍한 음색과 뛰어난 색채적 연결」을 듣고 있노라면 마치 신을 향한 간절한 기원인듯 경건한 중에도 가슴을 설레게하는 뜨거운 감동을 던져준다.레퍼토리를 짤때도 바흐이전의 북스테후데와 바흐,생상스에 이르기까지 내면적 정서를 간직한 극적·환상적인 토카타 푸가 샤콘느 코랄칸타타를 고루 선택하여 사상과 철학이 용해된 낭만적인 표현으로 뭇영혼의 심금을 진동시키고 있다. ○하루 10시간이상 연습 78년 세종문화회관개관기념초청 윤양희 파이프오르간 독주회가 있었을 때 사통팔달의 음악평론가 유한철씨는 『밝은 음색,경묘한 리듬감,멋진 밸런스를 만들어내는 그의 연주는 음악외의 불필요한 요소가 철저히 배제된 화사하고 극명한 지성의 연주』라고 호평했었다.81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대사원초청 독주를 가졌을 때도 프랑스 「레데페쉐」지는 그의 토카타와 푸가에 대해 「정감과 격정을 자아냈으며 여성다운 감수성을 훌륭히 나타낸 비르투오소다운 연주」로 찬사하여 그의 음악미래에 팡파르를 울렸다.비르투오소란 「예술에 대한 특별한 지식과 기교에 능한 사람」을 이른다. 윤양희는 자신의 생활에 빈틈없이 성실하다.참다운 생활자체를 예술로써 승화시키기 위해 한순간도 나태하든가 긴장을 푸는 일이 없다.쉬는 시간에는 실내장식을 바꾸거나 바느질에 열중한다.그의 바느질 솜씨는 미국 유학시절 아르바이트를 할 정도로 지금도 옷들이 크거나 작으면 솔을 전부 뜯어내어 꼼꼼하게 늘이고 줄인다. 그는 이대 피아노과 재학 시절에 이미 정동교회의 오르가니스트로 활약했다.그 시절에 만난 윤용구씨와 결혼후 도미,부군(55·사업)은 전 서울대총장 윤일선 박사의 5남으로 그들이 남들보다 호사스런 유학생활을 했으리라 짐작하겠지만 검약이 몸에 밴 가풍대로 부군은 접시닦기·호텔청소·자동차용접일로 루스벨트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그도 부군과 얼굴을 마주 보고 식사할틈도 없이 삯바느질과 공장의 모터게이지 조립에 매달려 시카고 아메리카음대와 대학원에서 파이프오르간을 전공,한국인으로서는 처음 미국 오르가니스트협회 시카고지부 상임이사를 지내기도 했다. ○가진물건 절대로 못버려 79년 귀국후 세종문화회관과 정동교회소속 파이프오르가니스트로 일하면서 그는 수많은 협연외에 해마다 세종문회회관 독주회,1년에 4차례에서 8차례이상의 해외연주로 「신비」를 기대하는 청중들에게 오르간의 감동과 공감을 나눠 주었다.지난 10년동안 총신대 종교음악과에 몸담았으나 단순히 교파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스스로 대학을 그만두지 않으면 안되었던 것이 인생에서의 쓰디쓴 좌절과 낭패감으로 남아있다. 상도동의 드넓은 마당이 있던 집에 살 때는 87년 당시 이미 환중이던 시아버지 윤일선 박사는 아흔을 바라보는 연세였고 87세였던 시어머니 조영숙 여사는 그 나이에 바가지공예전을 열만큼 정열적인 노익장으로 올해 96세인 시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면서 그는 『우리 어머니는 언제나 건강하고 명랑하시다』고 자랑삼는다.자녀는 딸만 둘(시카고 노스웨스트대학원에 유학중). ○유학시절 삯바느질도 윤양희는 경기도 문산출생.부친은 병원이 없는 산간벽지등 무의촌을 찾아 치료에 나서고 있었고 그는 조모인 김부순 여사의 손에서 귀여움을 독차지하며 자라났다.조모는 어린시절 새문안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평양 숭의학교시절 선교사에게 풍금을 배운 신식여성으로 『할머니가 레가토를 치기 위해 풍금위에서 자꾸만 바꾸던(서브스티튜션) 손가락을 바라보면서 어릴 때부터 신학대학교수가 되어 교회찬송가를 지도하는 것이 꿈이었다』고 말한다. 크고 검은 눈동자에 눈부시게 하얀 피부,나이를 짐작할 수 없는 단정한 용모에다 성격이 밝고 상냥한 그는 어느 자리에서나 치밀한 순수성을 잃지않는 것이 장점인 예술가다.그대신 소유욕과 집착욕이 강하여 한번 가진 물건은 절대로 버리지 않고 사람도 한번 사귀면 영원한 친구로 지낸다. 또 병적인 천재성 보다 자기세계를 지키려는 음악적 의지가 굳건하다.평론가 김원구가 『니체는 지적 오만을 지녔으나 윤양희는 오만 때문이 아니라 고집과 오기로 어떤 그룹활동에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혼자서 오르간이 할수있는 최상의 소리에 닿고 싶어한다』는 말이 이를 뒷받침 해준다.이른바 음악가가 완벽한 연주를 하기는 어렵지만 인간답게 노력을 기울이는 과정에 보람을 느끼고 자기 성찰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난해엔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홀과 페테르부르크 카펠라콘서트홀 독주등 굵직한 연주만 7차례,자주 해외연주에 나가면서 통역을 통하는 것이 번거로운 나머지 영어·프랑스어·독일어에 이어 최근에는 독학으로 태국어와 러시아어를 익혔고 중개자 없이 연주를 주선하고 스케줄을 짤수있게 되었다. 항상 신을 향한 기도의 자세가 윤양희 연주의 이미지다.이제 그는 평화스러운 플라치도나 당당한 그란디오소로 진행되는 「눈부신 화엄미」를 구사하면서 더이상 오르지 못하는 「플래토」에 머무르지 않고 연주 때마다 「창조적 진화」와 「생명의 도약」을 보여준다.그리고 보이지않는 신의 손길이 언제나 그를 감싸 인도하고 있음을 확인하여 청중은 그의 연주 앞에서 경건과 숙연을 감출수 없게 된다. □연보 ▲1944년 경기도 문산 출생 ▲65년 이대 음대(피아노전공) 졸업 ▲66∼현재 정동교회 오르가니스트 ▲1965∼67년 서울합창단 반주자 ▲1971∼76년 미국 시카고 아메리칸 음대 및 대학원(파이프오르간전공)졸업, ▲1974년 일리노이 라그랜쥐 임마누엘성공회 1백주년기념초청 독주 ▲1977년 아메리칸음대 오르간강사 ▲1977∼79년 미국 오르가니스트협회 시카고지부 상임이사 ▲1978년 서울 세종문화회관개관기념 초청독주 ▲1979∼87년 추계예대·이대 출강 ▲1980년 몬트리올 성요셉사원 「라콩세 스피리추알」음악제 초청독주 ▲1981 파리 노틀담사원초청 독주 ▲1982년 네덜란드 헤이그 반델루데성당 및 노르웨이 토론하임 성울라프페스티벌·핀란드 나스톨라성당·라하티국제오르간페스티벌 초청등 7차례 독주회 ▲1983∼91년 총신대 종교음악과 전임 ▲1990년 체코슬로바키아 정부초청 독주 ▲1994년 정명훈 지휘 바스티유오케스트라 협연(예술의 전당) ▲1994∼현재 윤양희 파이프오르간교실 주관(세종문화회관 대강당) ▲1995년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홀·페테르부르크 카펠라콘서트홀·세종문화회관 독주회 등 1백여회 〈현재〉 목원대 대우교수·세종문화회관 오르가니스트·미국오르가니스트협회(AGO)한국지부장 〈저서〉 「파이프오르간의 이론과 실제」(예지각)
  • 문화 무크지 「이다」 창간호 발행

    ◎김동식·김태환·성기완 등 30대 편집진 주축/「문지 3세대」의 「미디어 그리고 문학」 등 화두기획 돋보여 문화 무크지 「이다」 창간호가 문학과지성사(이하 문지)에서 나왔다.소위 「문지 3세대」들이 문화잡지 춘추전국시대에 발간하는 문화무크지라는 점에서 여러 문화세력들이 「이다」의 탄생을 주의깊게 지켜봐왔다.편집진은 평론가 김동식·김태환·최성실,시인 김태동,팝칼럼니스트 성기완 등. 「이다」첫호는 일단 젊은 필진들의 목소리를 다채롭게 담아내고 있다.소설·시·시나리오·평론 등 문학,패션·영화·대중음악·저널리즘 등 대중문화,과학이나 철학의 현대적 조류를 사유한 에세이,판화시,만화까지 장르의 고전과 현대,고급과 대중을 가리지 않고 지면을 열었다. 「미디어,그리고 문학」이라는 화두기획은 다섯편의 짧은 글들로 멀티미디어·디지털 시대에 삶과 문학의 존재조건을 성찰해본 특집.주자학의 창시자 주희와 18세기 조선 유학자 김석문을 가상대담시킨 「두가지 우주구조에 대한 대화」(전용훈·외대 과학사 강사),프랑스의저명한 발생론적 구조주의자 브루디외와 프랑스 체류중인 작가 고종석의 현지대담 등이 실렸다.백민석·박성원·배수아의 단편들은 젊은 작가군의 다양한 개성세계를 보여준다. 「이다」의 전위적 지향은 아직 무르익지 않았지만 그 몸짓만은 상당히 진지해 보인다.니체에게서 영원한 「대항문화」를 읽어내는 김재인씨(서울대 철학과 박사과정)의 글 「그러나 모든 고귀한 것은…」의 한 구절은 이같은 「이다」의 앞날을 잘 말해준다.
  • 예술의 전당서 「대학오페라 축제」

    ◎7일부터… 추계예술대·종합예술교 등 참가/「사랑의 묘약」·「돈 파스콸레」 두편 무대 올라 대학의 음대교수들이 연출·지휘를 맡고 성악과 및 기악과 재학생들이 출연해 만들어 내는 오페라.그래서 약간은 어설프지만,아마추어들의 땀으로 생생한 맛을 더해주는 오페라 두 편이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예술의 전당이 지난 해에 이어 두번째로 기획한 「대학오페라 축제」.올해는 추계예술대학과 한국종합예술학교가 참가,도니체티의 두 작품 「사랑의 묘약」(7∼10일)과 「돈 파스콸레」(15∼18일)를 각각 선보인다. 추계예술대학의 「사랑의 묘약」은 서울시립오페라단장으로 있는 이 학교 성악과 오영인 교수가 연출을 맡고 임원식 교수가 지휘한다. 삼각관계가 빚어내는 해프닝을 그린 희가극 「사랑의 묘약」은 도니체티의 전성기 작품으로 대표적인 아리아 「남몰래 흘리는 눈물」을 비롯,「이 얼마나 아름답고 이 얼마나 귀여운가」등 감미로운 멜로디들로 가득 차 있다. 주요 배역에는 인정아·서혜진(아디나 역),노영광·이지훈(네모리노 역),김홍민·안우성(벨코레 역),임혜인·이승희(자네타 역),이승찬(둘카마라 역)등 성악과 학생들이 출연하며 추계예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등 모두 2백여명이 출연한다. 한국예술종합대학의 「돈 파스콸레」 역시 해피엔딩의 희가극.음악원 김홍승 교수가 연출을,정치용 교수가 지휘를 맡는다.돈 파스콸레 역에 심인성·조정암·김우석,노리나 역에 장미순·김계현·김현미·최혜인,에르네스토 역에 조병철·유재훈·홍유선·강신주·임지성,마라테스타 역에 장관석·함명원·전병곤·이우석,노타리 역에 우순기 등이 출연한다. 한편 예술의 전당측은 방학을 맞은 청소년들을 위해 「대학오페라축제」의 초중고생 입장권을 5천원으로 인하했다.580­1234.〈김수정 기자〉
  • 순수문학 메카 문학과 지성사 체질 바꾼다

    ◎문고발간 등 대중독자 “끌어안기”/신세대 겨냥 「문지 스펙트럼」 11월초 첫선/7개분야 특성별 출판·총서 재정비 나서 고급문학의 메카 문학과지성사(이하 문지)가 대중독자를 끌어안기 위한 문고발간을 추진하는 등 체질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문지는 대학생을 주 독자층으로 교양문고 「문지 스펙트럼」을 기획,1차분 7∼8권을 11월 초까지 선보인다.창작과비평의 「창비교양신서」,고려원의 「고려원교양선」 등 많은 문학관련 출판사들이 교양문고를 아울려왔지만 문지의 문고발간은 전통 깊은 순수문학 출판사의 출판 폭 넓히기를 통한 새세대 독자층 확보 시도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지는 이와 함께 인문·사회 총서를 통폐합하거나 신설하는 등 장기적으로는 인문·사회과학까지 포괄하는 출판사로 자리잡기 위한 내부 수술을 단행할 계획이다. 「문지 스펙트럼」은 최근 프랑스 최대출판사 갈리마르의 데쿠베르 총서,미국 최고수준인 펭귄문고를 각각 옮겨 호평받은 시공사의 「디스커버리 총서」와 이두의 「아이콘 총서」 못지않게 산뜻한 지적재미를 안겨주는 「한국판」문고를 지향한다.강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세부분야별 칸막이 출판과 참신한 기획. 칸막이라는 얘기는 분야별 특성을 살리기 위해 7개 세부영역을 설정했다는 것.세부 분야는 ①한국문학 ②외국문학 ③세계의 산문 ④문화·예술비평 ⑤우리 시대의 지성 ⑥지식의 초점 ⑦세계 고전 사상 등이다.④는 그간 문지가 별로 손댄 적이 없는 대중문화 관련 현장비평 등을 포괄하며 ⑤는 현대 지성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⑥은 현대사회의 학문적·사회적 초점들을 부각시킨다는 기획. 1차분으로 출간을 대기중인 책은 영역 ①의 정현종 시선집,이성복 시선집,영역 ④에서 작고한 평론가 김현의 「한국문학의 위상」,영화평론가 김정룡의 「한국영화의 미학­한국영화감독론」,시인겸 팝칼럼니스트 성기완의 「재즈를 찾아서」,영역 ⑤에서 한국사학자 이기백씨의 한국사 에세이모음,들뢰즈의 「베르그송주의」(김재인 옮김),평론가 김병익씨의 한국지성에 대한 글모음,정과리 등의 「라캉 읽기」 등이다. 이와 함께 문지는 보유중인 총서의 재정비 작업에도 돌입한다.하반기 「니체」「랭보」「마르께스」 등을 잇따라 발간,그간 주춤하던 작가론 총서에 박차를 가할 예정.유명무실하던 「문제와 시각」 총서를 부활시키는 한편 「현대의 지성」 시리즈 중 20세기 고전이라 할 원전들만 따로 떼어 「우리시대의 고전」총서도 신설한다.이밖에 사회사 연구회의 출판물도 논문집에서 총서체제로 바꿔 반년간 잡지 발간을 병행하는 등 보다 탄력있는 현실대응에 주안할 계획.전반적으로 총서 수를 늘리고 출판 분야 확대를 꾀한다. 「문지 스펙트럼」기획의 총책격인 계간 「문학과사회」동인 작가 이인성씨는 『어지럽게 혼재돼 일반인들이 잘 알수 없는 현대 지성의 동향을 투명하고도 정확하게 짚어보여줄 것』이라고 문고의 방향을 밝히면서 문지의 출판을 지성의 전분야로 넓혀갈 것을 예고했다.〈손정숙 기자〉
  • 금세기 최고 테너들의 주옥같은 목소리/색다른 음반2개 국내 상륙

    ◎사랑에 빠진 10명의 테너들­「물망초」 등 고전적 분위기… 16곡 수록/스페인 하늘 아래서­도밍고의 노래 모음집… 9월중 출시 금세기를 대표하는 테너들의 주옥 같은 목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색다른 음반 2개가 나왔다. BMG클래식스가 최근 인터내셔널판에 이어 국내 발매한 「사랑에 빠진 10명의 테너들」(10 Tenors In Love)과 소니클래식스가 이달초 영국에서 인터내셔널판으로 제작한 플라시도 도밍고의 「스페인 하늘 아래서」(9월 중순 국내 출시예정). 「텐 테너스 인 러브」는 RCA레이블 소속 테너 10명이 사랑을 주제로 하는 오페라 아리아와 가곡을 노래한 음반.모차르트곡에서 느껴지는 「첫눈에 반한 사랑」에서부터 베르디가 표현한 「자살에 이를 만큼 비극적 사랑」,비제의 「우울하고 희망 없는 사랑」,레하르가 전하는 「그저 즐겁기만 한 사랑」 등 거장 작곡가가 선율로 만든 사랑의 여러 감정을 엔리코 카루소·프리츠 분더리히·루치아노 파바로티 등 20세기 오페라 무대를 빛낸 전설적인 테너와 최근 떠오르는 신진들이 절절하게 토해낸 것이다. 따라서 이 음반을 통해 전성기 성악가의 목소리가 시대를 달리하는 연주분위기와 어우러져 빚어내는 주옥 같은 사랑의 노래를 감상할 수 있다.20세기 최고 테너로 꼽히는 카루소가 1910년대 LP로 녹음한 플로토의 「마르타」중 「마파리」,데 크레센조의 「첫 애무」,40∼50년대 이단아로 불리면서도 한 시대를 장식한 마리오 란자의 「물망초」등은 음질은 좋지 않지만 고전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전해준다. 수록된 노래는 모두 16곡.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중 「남 몰래 흐르는 눈물」과 비제의 「카르멘」중 「그대가 던져준 이 꽃은」,레하르의 「미소의 나라」중 「그대는 나의 모든 것」,베르디의 「아이다」중 「청아한 아이다」 등 오페라 아리아와 그리그의 「그대를 사랑해」등 주옥 같은 사랑의 소품들이다. 「스페인 하늘 아래서」는 세계 톱 테너 가운데 따뜻하고 정열적인 목소리로 대중성을 확보하고 있는 플라시도 도밍고가 자신의 조국 스페인의 모습을 노래한 음반.스페인 마드리드 출신인 도밍고가 멕시코 출신이면서 프랑코정부로부터 스페인 명예시민권을 부여받을 정도로 스페인을 사랑하고 스페인을 노래한 대중가요작곡가 오거스틴 라라(70년 사망)의 노래 12곡을 담았다. 영국 음반잡지 「클래식 CD」 8월호가 플라시도 도밍고를 커버 스토리로 다루며 『55세의 나이인 그가 여전히 최고 테너인 이유를 알 수 있게 하는 음반』으로 소개할 정도로 주목받는 CD다. 수록곡은 팝가수뿐 아니라 오페라 무대가수의 애창곡으로 자리잡은 「그라나다」를 비롯,「톨레도」「마드리드」「송아지 투우사」「내 기타의 코드」「세비야의 카네이션」 등.플라시도 도밍고의 따뜻한 음색과 부드러운 톤,진지한 음성이 스페인의 환희와 태양,투우의 정열,로망스 등과 어우러지는 음반이다.〈김수정 기자〉
  • 바다와 춤의 만남/여름밤 수놓을 「해변무용축제」 연다

    ◎부산 광역시 주최,새달 1일부터 10일까지/볼쇼이발레단 등 국내외 17개 무용단 참가/해운대·광안리서 무료로… 다양한 이벤트 마련 바다와 춤이 만나는 국제적인 규모의 해변 무용축제가 항도 부산에서 열린다.8월1일부터 10일까지 열흘간 부산 광역시 주최로 마련되는 「’96 부산 바다축제」. 이번 바다축제의 하이라이트가 될 춤의 잔치 무대는 5∼8일 해운대,9일 광안리에서 꾸며진다. 러시아의 볼쇼이발레단 주역무용수들,미국의 필로볼러스 현대무용단,일본의 시가 미야코 현대무용단 등 외국 3개 유명무용단과 부산시립무용단,광주시립무용단,서울시립무용단,김복희 현대무용단,유니버설 발레단,서울 발레시어터,국립발레단,서울현대무용단 등 14개 국내 무용단이 푸른 바다가 보이는 시원한 무대위에서 아름다운 춤사위를 펼치게 된다. 매일 국내외 혼합 6개팀이 자신들의 대표적인 레퍼터리를 선보이며 공연시간은 하오 8시∼10시.무료공연으로 깊어가는 여름밤의 흥취를 돋우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자국의 정상급으로 꼽히는 3개 외국팀들은 이번춤의 향연을 더욱 화려하게 하는데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안나 안토니체바·올가 드로코바 등 볼쇼이 발레단의 주역 11명으로 구성된 「러시안발레스타」팀은 6일 해운대공연에서 「여성4인무」「태양」「고팍」등 세작품을 선보인다.7일 하오7시30분 부산문화회관에서도 별도공연을 갖는데 「백조의 호수 2인무」중 2막과 「해적 2인무」「빈사의 백조」「레 실피드」등 11개 레퍼터리를 공연한다. 일본 시가 미야코 현대무용단은 모두 10명이 참가해 5·7일 해운대에,6일 부산문화회관에 나서며,미국 팔라볼로스 무용단은 7일 부산문화회관,9일 광안리 특설무대에서 공연한다. 이와 함께 국내무용단의 공연은 ▲5일 부산시립무용단:이노연의 「일·삶·춤」,김복희 현대무용단:신작 「진달래꽃」중 2장,국립발레단:「알레그로 브릴리언트」,부산현대무용단:정귀인의「병자년의 축제」,서울시립무용단:「악귀들의 축제」 ▲6일 부산무용협회 무용단:김진홍의 「제1회 바다무용축제를 위한 열림 굿」,유니버설발레단:박재홍의 「기쁨」,하야로비 현대무용단:하정애의 「5중주와 코러스」,서울발레시어터:제임스 전의 「도시의 불빛」,춤패 배김새:최은희의 「춤­바다 춤­굿」,▲7일 춤모임 짓=김은이의 「두개의 회오리 바람과 길」,광주시립무용단 「코펠리아」1막, 서울현대무용단=박명숙의 「개기일식」,두름무용단:김미숙의 「바다 신풀이」 등. 전례없이 화려한 춤의 향연이 될 이 행사는 대표적인 여름 휴양지로서 부산의 특성을 문화공연에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부산을 세계적인 문화휴양지로 만들고자 하는데 목적을 두고있다.이를 위해 「부산포 한마당」 「어울림 한마당」등 레저·스포츠 문화가 한데 어우러지는 각종 이벤트 또한 기간중 다양하게 곁들여진다. 해운대,광안리,송정,다대포,일광,항만 등 파도가 넘실대는 시원스런 해변을 배경으로 열리는 「부산포 한마당」은 바다수영대회,해양문학 심포지엄,한·러·일 청소년 요트경기 등 각종 해양이벤트가 중심.또 「어울림 한마당」은 부산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재즈 페스티벌과 행위예술,굿 한마당,바다의 여왕 선발대회 등 흥겨운 프로그램을 곳곳에서 펼친다.〈김수정 기자〉
  • “바지 들고서” 자판 외운다(컴퓨터 걸음마:2)

    화장실 창문을 보니,「신은 죽었다.­니체」라고 쓴 글이 보입니다.그 아래에 「니체 너는 죽었다.­신」,또 그 아래에는 「너희 둘 다 죽었다.­청소아줌마」라고 있습니다. 한글 키보드를 배우는 중인 영구가 화가 났습니다.「너희 1백3개 키 다 죽었다.­영구」 찾는 글자가 분명히 키보드에 있는 1백3개(또는 1백6개)의 키안에 있는데,치려고만 하면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참,이상합니다. 「ㅂ」이 어디 있었는데? 모음 「ㅏ」가 어디 있었는데? 정말로 찾기가 힘듭니다. 영구가 누나 영심이에게 『누나,컴퓨터 글쇠판의 한글을 어떻게 외었어?』하고 묻습니다.그냥 치다 보니까 자연히 된 거야.왼손의 검지손가락을 「ㄹ」에다 놓고 새끼손가락은 「ㅁ」에다 놓는 거야.오른손의 검지손가락은 모음 「ㅓ」에다 놓고 오른쪽 새끼손가락은 올챙이쌍점(세미콜론)인 「;」에다 놓고 연습하면 돼.『치,난 암만해도 안되더라,뭐』 뚱보강사에게 배운대로 영심이 누나가 가르쳐줍니다.『영구야,2벌식 자판의 배열은 왼쪽에 자음,오른쪽에 모음이 있단말야』 내가 지금부터 하는 말을 잘 들어야 해.눈을 감고서 말이야,네가 여자친구를 만나러 한강 고수부지로 가는데,바지를 벗어서 손에 들고서 애인을 만나러가는 중이라고 생각해봐.「바지들고서」 애인을 만나러가는 광경을 상상해보란 말이야.「바지들고서 만나오리호」가 되지? 애인을 만나서는 봄바람을 맞으며 신나게 기타를 치는 거야.그런 상상을 하면,「바지들고서 만나오리호 키타춘풍」이라는 문장이 나온단 말이야. 왼쪽에 있는 한글 자음의 배열순서는 「바지들고서 만나오리호 키타춘풍」이랍니다.윗줄이 「바지들고서」의 「ㅂ ㅈ ㄷ ㄱ ㅅ」이고 다음줄이 「만나오리호」의 「ㅁ ㄴ ㅇ ㄹ ㅎ」입니다.맨아랫줄은 봄바람에 기타를 친다는 「키타춘풍」의 「ㅋ ㅌ ㅊ ㅍ」이지요.『근데 말야,난 「키타춘풍」보다는 「쿠투치파」로 하는 게 더 외기 쉽더라』 영구가 투덜댑니다. 젊은 영구도 한글 키보드를 배우기가 어려운데,하물며 나이 30이 넘은 아저씨가 자판을 외어서 안 보고 친다는 것은 아주 힘든 일입니다.우선은 「바지들고서」를 외어서 키보드를 눈으로보면서 치십시오.그러다보면 어느날인가는 안 보고도 칠 수 있게 됩니다.자판 외기 힘들어서 컴퓨터 배우기를 포기하셨다는 분 많이 보았습니다.컴퓨터를 처음 배울 때는 키보드를 눈으로 보면서 한손가락으로 초성·중성·받침 찾아가면서 키보드를 쳐도,뭐랄 사람 없습니다.안심하시고 천천히 한글자소를 하나씩 찾아가면서 키를 치시면 됩니다.
  • 당신이 50달러 든 지갑을 주웠다면…(박갑천 칼럼)

    도불습유라는 말이 있다.길에 떨어진 물건을 주워 제것으로 하지않는다는 뜻이다.그 실제는 두가지로 나뉜다.하나는 진나라 효공의 신임을 받은 상앙이 법을 엄격하게 시행함으로해서 벌받을게 두려워 겁먹고 줍지않은 경우다. 다른 하나는 선정의 극치를 표현하면서 쓰는 경우다.이말은 본디 이 경우를 이르면서 쓰인다.이를테면 공자가 노나라 정승으로 석달동안 정치를 했을때 송아지나 돼지 팔러 가는 사람이 아침에 물먹이는 일이 없게 되고 길에 떨어진 것을 줍는 사람이 없게 됐다는 따위가 그것.바른 정사에 백성 모두가 높은 도덕심으로 착해졌다는 뜻이다. 「한비자」(외저설좌상)에는 정나라 재상 자산에 대한 일화 가운데 그말이 나온다.자산은 공자도 형과같이 대했다는 인격자다.그가 임금(간공)의 신임아래 정치 바로잡는 책임을 맡는다.5년이 지나자 나라안에 도둑이 없어지고 길에 물건이 떨어져 있어도 줍는 사람이 없었다.복숭아나 대추가 무르익어 길거리를 덮어도 따가는 사람이 없고 송곳같이 하찮은 물건을 길에서 잃어도 며칠뒤 가보면 그대로 있었다는게 「한비자」의 기록이다. 「송곳같이 하찮은것」 아닌 50달러 든 지갑을 일부러 유럽 여러나라 2백여군데에 떨어뜨려놓고 정직도를 조사해본 리더스 다이제스트지.1백16개 58%가 고스란히 되돌아왔다고 한다.특히 덴마크와 노르웨이의 회수율은 1백%로 가장 정직한「도불습유」의 나라였다.회수율이 가장 낮은 나라가 스위스와 이탈리아.이탈리아는 여행자가 소매치기 조심해야 한다는 나라라 치더라도 스위스는 뜻밖이다.「가보고싶은 나라」 1위로 곧잘 꼽혀오지 않았는가. 프랑스의 재사 볼테르가 『그들은 벌잇속 따르는 예술의 재주를 가졌다』고 했던 빌헬름 텔의 나라 스위스.현대인뿐 아니라 옛사람들 마음도 끌어 재재다사가 안주하러갔다. 네덜란드의 인문주의자 에라스무스는 바젤로,독일시인 괴테는 브리엔츠로,프랑스사상가 루소는 누샤텔로,독일철학자 니체는 질스 마리아로.바그너도 릴케도 레닌도….그런 나라가 이 어인 망신살인가.『스위스 호숫가의 목장지대에서 사온 뿔피리소리는 매우 평안하여서 내방에서 누구 집안사람을 부를때의 초인종 대신으로 나는 이것을 불어쓰고 있습니다…』(스위스목동의 각적)고 노래했던 미당(서정주)선생 마음도 언짢은것 아닐지. 남의 얘기만 할건 아니다.우리나라에 떨어뜨렸다면 그 회수율은 과연 어떨것인고.〈칼럼니스트〉
  • 구소·동유럽 5국 소재 10개/미,세계 최고위험 원전 지목

    【워싱턴 연합】 옛소련 및 동유럽 5개국 소재 10개 원전이 미 에너지부의 평가 결과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원전들」로 지목됐음이 7일 밝혀졌다. 미 에너지부의 내부문건에 따르면 가장 위험한 10개 원전은 러시아 콜라원자력발전소의 제1기 및 제2기,우크라이나 체르노빌원자력발전소의 제1기 및 제3기,불가리아 코즐로두이발전소의 제1기 및 제2기,리투아니아 이그날리나발전소의 제1기 및 제2기,슬로바키아 보후니체 발전소의 제1기 및 제2기로 드러났다. 「가장 위험한 원전」이라는 이 문건은 이들 10개 원전 중 체르노빌 발전소는 『현재까지 조사된 발전소 중 사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지적했다.문건은 체르노빌 발전소의 현재 상황은 지난 86년 대참사를 일으킨 4기의 폭발사고 이전 상황과 비교할 때 『여러 면에서 더욱 불량함』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폐쇄될 예정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정부가 개선 노력을 하지 않고 있어서 『1천7백개에이르는 연료채널 중 한두개만 파열해도 원전들이 완전히 파괴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 돼지고기에 카드뮴 제독효과라(박갑천 칼럼)

    요동시라는 말이 「후한서」(주부전)에 나온다.남이 보면 별일 아닌걸 가지고 견문좁은 탓으로 자랑하고 으스대며 떠죽거리는 어리석음을 비웃으면서 쓴다. 유주목인 주부가 어양태수 팽총에게 보내는 글에서 그의 왜나간 생각을 똥겨주면서 비유법으로 쓰고 있다.―옛날 요동의 한지방에서 흰머리 돼지새끼가 나왔다.돼지임자는 진귀한 이것을 임금에게 바치고자 길을 나선다.한데 하동 언저리까지 갔더니 그곳 돼지는 모두 희지않은가.그는 부끄러워 되돌아갔다(요동시란말 하는 것부터가 요동시같다만). 중국에서는 약4천8백년 전부터 집짐승으로 길렀다 한다.유목민족은 돼지를 싫어하여 먹지도 않는다.잽싸게 이동해야하는 그들로서는 굼뜬 돼지가 거치적거리는 존재일밖에.또 이슬람교도들은 종교상 이유로 먹지 않는다.돼지고기하면 역시 중국.그들의 식생활을 돼지고기와 떼어놓고 생각할수 없을 정도다.동파소식도 무척 좋아했다고 알려진다.지금도 항주에는 동파육이란 이름의 돼지고기요리가 유명하다지 않던가. 양나라 도사 도홍경은 돼지고기는 많이먹는게 아니라고 경고한다.허풍으로 살이 찐다는것.조선조 초기의 문신 강희안은 이런 경고를 못 들었음일까.돼지고기를 좋아했으며 뚱뚱했다(「용재총화」6권).성삼문이 시로써 넘늘어본다.『돼지고기는 성성이(성)가 술 좋아하듯 하고/월과(다달이보는 시험)는 여우가 화살 피하듯 하는구나…』. 쇠고기보다는 돼지고기 먹으라는 말 들은 일이 있다.돼지고기쪽의 지방질이 인체의 온도에서 훨씬 잘녹아 피를 덜 흐리게 한다는게 이유였다.그런데 식품개발연구소의 이남형박사팀이 돼지고기에 카드뮴 제독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중금속공포증 속에 있는 현대인의 귀를 번쩍 틔게하는 소식이다. 사실은 옛사람들도 돼지고기의 이런 효능은 낌새채고 있었다.오서(오서)의 「일용본초」는 수은냄새와 갱내가스를 다스린다했고 「본초강목」 또한 장독을 없앤다고 적어놓고 있다.이젠 없어졌지만 납활자 만지는 문선·식자공들에게 1주일에 한번쯤 돼지고기 먹인 까닭도 그런데 있었다 할것이다. 음식은 골고루 먹어야 한다는 말을 뒷받치는듯도 하다.니체는 『돼지한테 비극이 있겠는가』고 비아냥거렸지만 사람의 비극 막는 요소를 지니고는 있는 모양이다.〈칼럼니스트〉
  • 문학의 해,무얼할까/임영숙문화부장(서울논단)

    독특한 문체로 문인사회에서 존경받는 드문 작가중 한 사람인 소설가 ㅇ씨는 유별난 글쓰기 습관을 갖고 있다.초고를 워드프로세서로 먼저 쓴 다음,원고지에 그 초고를 다시 옮겨 적으면서 손질하는 것이다.워드프로세서(컴퓨터)로 원고를 작성하면 파지가 줄어들고 쉽게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글의 밀도가 떨어진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대부분의 중진 작가들은 그와는 정반대로 원고지에 초고를 작성한 다음 컴퓨터로 정서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는데 ㅇ씨의 글쓰기 방식에 처음엔 놀라다가 곧 수긍한다. 그러나 「비디오 예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백남준씨는 20여년전 이렇게 선언했다.『모든 종이는 죽었다.클리넥스를 제외하고는…』 니체의 「신은 죽었다」는 화두를 빌린 이 선언은 파피루스 이후 인류문명을 발전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종이의 효용성을 화장지로만 국한시킴으로써 기존의 문명체계를 전면 부정한 것이다. 그의 「예언」은 이제 현실화하고 있다.문화의 주축이었던 인쇄매체는 영상매체에 밀리는 형편이다.비록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컴퓨터의 황제」 빌 게이츠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종이 추방운동을 벌이기도 했다.인쇄매체 시대 문화의 꽃이자 우리 문화의 중심장르였던 문학 역시 위기를 맞고 있다.대한출판문화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한햇동안 문학도서의 출판종수가 21.1%나 감소(전체평균 감소율은 7.2%)했다.작가 ㅇ씨가 원고지를 고수하면서 지키고자 하는 문학의 진정성도 소비사회의 상업주의 물결속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17일 「문학의 해」 선포식이 열린다.「미술의 해」「춤의 해」「국악의 해」등 기왕의 다른 예술의 해가 그랬듯이 「문학의 해」로 정해진 올 한해도 각종 관련 행사가 펼쳐질 것이다.「문학의 해」조직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이미 ▲우리 문학의 세계화 ▲문학창작의 활성화 ▲지역문학의 활성화등 3가지 기본방향을 내세운 거창한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위기의 문학을 살려내는데 「문학의 해」행사들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행사만으로 문학을 살려낼 수는 없다.작가와 독자의 개인적 소통을 바탕으로 하는문학의 특성때문이다. 「문학의 해」조직위가 내세운 우리 문학의 세계화나 창작의 활성화 작업도 중요하지만 문학작품을 읽는 분위기 조성이 더 시급한 일인듯 싶다.따라서 문학교육,더 나아가 전반적인 교육제도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자신의 시가 교과서에 실린 한 시인은 그 시에 대한 시험문제를 자신도 풀 수 없더라고 말하며 웃었다.좋은 시를 읽히고 외우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문학교육일 터인데 우리 문학교육은 시인도 이해할 수 없게 시를 분석하고 해체하는 식이다. 또한 우리 교육제도는 감수성이 가장 예민한 청소년기에 문학작품을 접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중·고교생의 문학독서는 공부에 방해되는 것으로 이해될뿐이다.대학입시에 논술시험이 채택된 이후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시험에 대비한 다이제스트 문학교재들이 오히려 문학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는 역효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러한 교육제도 탓에 아동문학은 있어도 청소년 문학은 존재하지 않는다.아동문학에서 성인문학으로 건너가는 징검다리가 없는 상황에서상업주의와 결탁한 중간문학에 순수문학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문학의 위기를 가져온 한국적인 상황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는 한편 전세계적인 문명변화의 흐름을 읽고 그에 대처하는 지혜를 모으는 일이 올 「문학의 해」가 이루어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일이다. 마지막으로 사족같지만 예술의 해 사무국 설립을 제안한다.91년 「연극·영화의 해」로 시작한 문화체육부 지정 예술의 해를 올해로 여섯번째 맞이하는데 아직도 기념사업의 내용 결정과 사업추진이 주먹구구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문화행정 전문가들로 구성된 상설 사무국이 있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예술의 해를 진행시킬수 있을 것이고 해마다 되풀이되다시피 하는 각 분야의 파벌싸움도 줄일수 있을 것이다.
  • 거짓말,거짓말… 거짓말 천국인가(박갑천 칼럼)

    『저기 봐,저기.거지가 말타고 가네』 한어린이의 이런 외침에 무심코 그쪽으로 고개돌린 어린이들이 속은걸 알고 내지른다.『얌마,거지가 어떻게 말을 타?』.처음 소리친 어린이는 거쿨지게 되받는다.『그러니까 거짓말이지』 거짓말대회의 으뜸상은 이렇게 말한 사람이 탔다던가.『나는 지금 이순간까지 거짓말이라곤 해본 일이 없습니다』.마크 트웨인은 무슨 근거에선지 거짓말에는 8백69가지 형태가 있다고 했지만 어떤 형태로건 거짓말 안한 사람은 없다고 할것이다.그 거짓말을 뜻하는 한자(위)가 재미있다.사람(인)이 하는(위)것이기 때문이다.그렇다.거짓말은 사람이 한다.개나 돼지가 할수 있는건 아니다.슬기 갖추고 말이 있는 사람만이 하는 『사람의 삶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니체).그래서 누구는 참회록·고백록도 거짓으로 엮어진다고 말한다. 4세기께의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모든 거짓말은 무서운 죄라고 했다.그후 12세기의 토머스 아퀴나스는 악의의 거짓말만이 죄일뿐 악의없는 거짓말(whitelies)은 무서운 죄가 아니라고 말한다.18세기의 신학자 존 웨슬리는 다시 『하느님께서는 모든 거짓말을 혐오하신다』고 했지만 오늘날에는 큰죄악을 막기위한 거짓말은 할수 있다는 것이 거의의 신학자들 생각이다. 붐비는 차속에서 발을 밟혔다.밟은 상대가 사과하면서 『아프시지요?』 했을때 아프면서도 『아니오』 했다면 거짓말을 한셈.거짓말에는 이런 선의도 있으므로「매력」과 「기쁨」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생긴다.거짓으로 엮어진 소설을 읽으면서 거짓이 그럴듯 할수록 감동받기도 하는것이 사람마음.그러기에「역사」를 쓴 「역사의 아버지」헤로도토스를 오스카 와일드가 「거짓말의 아버지」라 표현한 것도 깎아내리고자 한 뜻은 아니었다. 그렇긴해도 제이끗 위해 남을 속이면서 해입히는 악의의 거짓말까지 옳다 할수는 없다.닭이 울기까지 세번 예수를 부인한 베드로도 거짓말한 주제가 서러워 우는것 아니던가.한데,꼼바른 전직대통령의 검측한 거짓말은 검찰신문을 받는 자리로까지 이어진다.모른다.기억 안난다.말할수 없다.거짓으로밖에 안받아들여지는 지다위짓.이 거짓말에 이어 또다른 정계의 거짓말들이 나라를 뒤덮는다.했다,안했다.받았다,안받았다….어느 한쪽인가 거짓말하고 있음이 분명한 공방전.거지가 말을 탔나.콩켸팥켸, 뭐가 뭔지 어지럽기만 하다. 『거짓말을 하고도 하지 않았다 하면 두겹의 죄를 한꺼번에 받나니 제몸을 끌고 지옥에 떨어지리라』­법구경.
  • 보스니아 재건 지원 합의/중·남부 유럽 10국

    ◎실무그룹 설치… 유엔과 협력/「세」계,안전지대 포격… 10명 숨져 【바르샤바 AFP 연합】 중·남유럽 10개국은 7일 내전으로 피폐된 옛 유고의 보스니아와 크로아티아의 재건을 위해 지원을 제공할 것을 다짐했다. 오스트리아와 보스니아,크로아티아,헝가리,이탈리아,마케도니아,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슬로베니아등 10개국 총리들은 이날 바르샤바에서 끝난 이틀간의 회의에서 이들 옛 유고지역의 재건을 지원하기 위한 상설 실무그룹을 설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실무그룹은 전쟁피해지역 주민들의 정상생활 복귀방안을 강구하게 되는데 유엔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국제기구들과 협력하게 된다. 한편 보스니아교전세력들과 서방 8개국및 러시아대표등은 6일 로마에서 국제회의를 열어 전후복구방안을 논의했다. 【사라예보 로이터 연합 특약】 10일의 휴전 발효를 이틀 앞두고 보스니아 회교정부군과 세르비아계간의 마지막 「땅뺏기」 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지는 가운데 보스니아 중북부의 유엔 안전지대 투즐라 인근 즈비니체에 있는 난민센터에세르비아계의 소행으로 보이는 포공격이 가해져 최소한 난민 10명이 숨지고 3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유엔 군사감시단이 8일 밝혔다. 그러나 이처럼 전투가 가열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르비아계가 사라예보에 대한 가스 공급 재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해리스 실라지치 보스니아 총리도 가스 공급 시기가 기술적으로 지연되더라도 휴전 발효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휴전 발효에 더욱 확신을 갖게 된 서방측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에 실라지치 총리가 보스니아 전후 복구를 위해 요청한 1백20억달러 마련을 위해 조건이 허락하는 한 빠른 행동을 취할 것을 촉구하는 등 평화정착 노력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한편 파벨 그라초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페리 미국방장관이 미·러 국방장관회담에서 보스니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국제평화군에 러시아도 참가할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으나 미측 제안의 자세한 내용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 영화 초대석 「조니뎁의 돈주앙」

    ◎여자 1,502명 울린 청년의 방황기/조니뎁,몽상적 주인공 분위기 소화못해 펄럭이는 망토에 쾌걸조로 가면,가죽바지에 은색단추가 달린 붉은 승마조끼를 입고 감미로운 여성관을 읊조리는 젊은 남자.카스티야인 특유의 악센트와 고독한 눈빛,무의식의 영역을 자극하는 은밀한 몸짓으로 1천5백2명의 여인을 사랑의 늪에 빠뜨린 청년 돈 쥬앙.그는 과연 단순한 바람둥이에 지나지 않았을까.어느 한 여인에게도 안주하지 못하고 끝없이 새로운 사랑의 대상을 찾아나서는 그의 행동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문학,연극,오페라,나아가 서구 정신사의 한 단면을 이뤄온 전설적 인물 돈 쥬앙의 신화를 토대로한 미국영화「조니 뎁의 돈 쥬앙」(감독 제레미 레벤)이 30일 개봉된다. 영화는 이 세상 모든 여인들의 위대한 연인임을 믿었지만 한 여자(돈야 안나)와의 진실한 사랑을 이루지 못해 방황하는 21세 청년 돈 쥬앙이 뉴욕의 한 건물 옥상 난간에서 뛰어내리려는 장면으로 시작된다.경찰은 이 광기어린 젊은이를 다루기 위해 베테랑 정신과 의사 잭 미클러(말론브란도)를 불러 정신감정을 의뢰한다.잭은 열흘에 걸쳐 돈 쥬앙의 환상적인 모험과 낭만의 오디세이를 듣게되고,이들은 이내 사회적 배경과 나이의 벽을 뛰어넘어 친밀한 정신적 교감을 나누게 된다는 줄거리.다분히 시적이고 감성적인 대사가 에로틱 코미디로서의 일정한 격을 유지시켜주고 있지만 돈 쥬앙의 여성편력만 떼어놓고 보면 이 영화는 한갓 삼류소설에 나오는 질퍽거리는 사랑이야기에 다름아니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는 돈 쥬앙에게서 초인의 이미지를 보았으며,니체로부터 커다란 영향을 받았던 카뮈는 그의 산문집「시지프스의 신화」에서 돈 쥬앙을 부조리한 인간의 모델로 꼽았다.그러나 영화「조니 뎁…」은 무엇보다 전형적인 인물로서의 뚜렷한 돈 쥬앙 상을 창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영화속의 돈 쥬앙은 『나는 전세계 여성의 연인』이라는 자신의 「패덕의 철학」을 말로만 외쳐댈 뿐 실제 표정연기나 대사에 있어서는 소심하고 얼뜬 모습으로 일관한다.현실과 환상이 뒤섞인,자기몽상적인 돈 쥬앙을 통해 돈 쥬앙 신화를 재해석하려는 감독의 의도는 이로써 크게 빗나간다.새로운 현대판 돈 쥬앙 역을 만년 소년풍의 중성적 분위기가 강한 조니 뎁이 소화해내기는 역부족.여성들의 보호본능을 유발하는 마마보이 연기에만 치우쳐 「성의 화신」으로서의 강·온 연기균형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비해 말론 브란도의 여유롭고 느릿한 매너의 연기와 그의 아내 마릴린 미클러 역을 맡은 페이 더너웨이의 부드럽고 감상적인 연기는 영화 전체에 안정감을 준다.
  • 부산 정치파동(새로 쓰는 한국현대사:35)

    ◎우남,「대통령 직선」 시도… 야서 강력 반대/계엄 선포·민의 조작… 발췌개헌안 통과 1952년 초 한국전쟁은 교착상태에 빠져 있었다.유엔군과 공산군이 51년 11월 판문점 휴전회담에서 양쪽의 접촉선을 일단 군사분계선으로 인정키로 합의한 뒤 큰 전투는 벌어지지 않았다.1월 초 서부전선인 문산 북쪽 두매리고지와 중동부전선의 크리스마스고지에서 충돌이 있었을 뿐 양쪽의 작전은 수색·정찰,간헐적인 포격전 등 일상적인 군사활동에 그쳤다.이 군사분계선은 거의 변하지 않은 채 휴전까지 이어져 지금의 휴전선으로 고정됐다.한편으론 유엔군과 공산군 사이에 정전회담이 거듭 열려 휴전과 포로교환 문제를 논의했다. 이때쯤 후방은 전쟁의 공포에서 어느정도 벗어나 안정을 되찾아갔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1월19일에는 제32회 전국체전 동계대회가 수원에서 열리기도 했다.그러나 백성의 생활은 극도로 어려웠다.월남 동포 1백20만∼1백50만명을 포함해 전국에서 모두 7백만명가량의 피란민이 발생했고 이들이 대부분 도시로 몰리는 바람에 생필품은 매우부족했다.대한민국 임시수도 부산의 경우 전쟁전 43만명이었던 인구가 1백50여만명으로 늘어났다.52년 초 물가는 「6·25」전보다 13배나 뛰어올라 있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치권에서는 헌정사에 큰 오점을 남긴 「부산정치파동」이 서서히 싹터갔다.부산정치파동은 1952년 5월25일 계엄령선포에서 7월7일 제1차 헌법개정,이른바 발췌개헌 공포에 이르기까지 부산에서 벌어진 일련의 정치사건들을 말한다.그 발단은 51년 11월 이승만 대통령의 의도에 따라 정부가 발의한 대통령직선제 개헌안에서 비롯됐다. ○첫 표결 압도적 부결 이승만은 개헌발의에 앞서 자유당을 창당,이를 발판으로 국회에서 개헌안을 통과시키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자유당은 대통령직선제 개헌을 반대하는 원내세력과 지지하는 원외세력으로 갈라져 결국 창당 한달여만에 원내자유당과 원외자유당으로 분리됐다.이런 가운데 헌법개정안은 해를 넘겨 1월18일 국회 표결에 부쳐졌는데 찬성 16,반대 1백43,기권 1표라는 압도적 표차로 부결됐다. 이승만은 자신을 반대하는 국회에더이상 미련을 두지 않는 대신 충성을 다하는 경찰력을 이용,민의를 동원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이때부터 원외자유당 주도로 「개헌안 부결반대 민중대회」가 열리는가 하면 헌법규정에도 없는 국회의원 소환운동을 벌이는 등 갖은 수법을 동원해 국회에 압력을 가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은 이승만에게 유리하게 전개됐다.먼저 4월25일 실시한 읍·면의원선거와 5월10일의 도의원선거 등 첫 지방의회 선거에서 여당인 원외자유당이 압승을 거두었다.이승만은 지방의회와 원외자유당을 양대 축으로 삼아 직선제개헌안을 더욱 거세게 밀어붙였다. 내각책임제 개헌에 앞장서던 서민호 의원이 4월24일 육군대위 서창선을 저격한 사건도 반이승만파에게 큰 타격을 입히는 계기가 됐다.서의원은 지방의회선거 감시차 전남 순천에 갔다 숙소에서 술취한 서대위와 시비가 벌어졌다.서대위가 먼저 권총 6발을 쏜 뒤 서의원이 응사했지만,서의원은 살인 혐의로 구속됐다.국회는 서의원의 살인이 정당방위인데도 그를 구속한 것은 내각책임제 개헌을 방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서의원 석방결의안을 의결했다. ○대낮 야 의원에 테러 서의원이 5월19일 석방되자 부산 거리에는 이를 항의한다는 구실로 조작된 민의가 활개를 쳤다.민족자결단·백골단·땃벌떼 등 정체모를 집단들이 때를 만난듯 거리를 누비며 대낮에 야당의원들에게 공공연하게 테러를 가했다.이들은 또 「살인 국회의원 석방한 국회는 해산하라」며 정부·국회·대법원 청사를 습격하기도 했다.피란수도 부산시내에는 공포 분위기가 확산됐다.때맞춰 이승만지지파가 주를 이룬 7개 도의회가 국회해산 요구를 결의했고,지방의회 대표는 반민의국회 해산궐기대회를 열었다. 정부의 공세는 5월25일 0시를 기해 부산·경남북과 전남북 일부 지역에 비상계엄을 선포함으로써 절정에 이르렀다.공비소탕을 내세운 계엄을 악용,야당의원을 철저히 탄압한 것이다.계엄당국의 언론 검열이 시작됐고 25일 밤부터 서민호의원 등 내각제 지지의원들을 잡아들였다.26일에는 헌병대가 국회의원 40명이 탄 통근버스를 크레인에 달아 끌고갔다. 사태가 이에 이르자 우방들의 비난이쏟아졌다.맨 처음 반응은 유엔한국통일 부흥위원단(UNCURK)에서 나왔다.언커크는 5월28일 이승만에게 성명을 보내 『한국에서 유엔을 대표하는 본 위원단은…부산시의 계엄령을 즉각 해제하고,현재 체포·구금된 국회의원들을 석방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트루먼 미국대통령도 항의각서를 보냈지만 이승만은 「계엄령은 공비토벌을 위한 것이며,국회의원 체포는 공산당과의 공모여부를 밝히기 위해서」라고 둘러대며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어 6월25일 반이승만 세력에게 결정타를 먹인 「이대통령 암살미수 사건」이 발생했다.부산 충무로광장에서 벌어진 「6·25기념식전」에서 유시태(당시 62)가 이승만에게 권총 방아쇠를 당겼다.그러나 총알이 발사되지 않는 바람에 이승만은 암살을 면할 수 있었다.이 사건으로 유시태에게 신분증과 옷을 빌려준 민주국민당 김시현의원 등 야당의원 5명이 배후세력으로 체포됐다.「이대통령 암살미수 사건」은 온갖 테러에도 불구하고 이승만의 재집권 야욕을 꺾으려던 야당에게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했다. ○장택상의 수정안수용 이처럼 반이승만 세력이 궁지에 몰렸을 때 장택상 국무총리가 제안한 제3의 개헌안이 등장했다.이 개헌안이 바로 정부의 안과 국회의 안을 적당히 절충한 「발췌개헌안」이었다.하지만 대통령직선제·양원제를 뼈대로 한다는 점에서 이승만의 개헌의도를 그대로 반영한 것이었다.국회안을 몇가지 수용하긴 했지만 이는 야당의원들에게 타협할 명분을 주기 위한 치장에 불과했다.「이대통령 암살미수 사건」으로 기진맥진한 야권은 장총리의 「발췌개헌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1952년 7월4일 밤 발췌개헌안은 기립표결로 통과됐다.출석 1백66명 가운데 1백63명이 찬성했고 3명이 기권했다.정부는 7월7일 개정헌법을 공포함으로써 부산정치파동은 막을 내렸다.이 개헌에 따른 정·부통령 직접선거가 8월5일 실시돼 이승만은 다시 대통령 권좌에 올랐다. 우리 헌정사에 첫 개헌으로 기록된 발췌개헌은 이처럼 불미스러운 과정을 통해 이루어졌고 이후 거듭된 정치파동의 선례가 됐다.역사는 부산정치파동을 「여야간의 정치운영 방식을 폭력을 통한 극한대립 양상으로 바꾸어 놓았으며,헌정사에서 평화적 정권교체의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게 만든 분기점이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부산 정치파동」에 미 직접개입 주장/휴전협상·군사작전에 악영향 판단/한때 이승만 제거·임정수립을 암사 1952년 한국 정정이 부산정치파동으로 위태로워지자 미국은 한때 이승만 대통령의 제거를 고려하는 등 대책 마련에 크게 고심했다.서울신문 특별취재반은 당시 미국 정부의 입장을 보여주는 극비문서를 최근 워싱턴 미 국립공문서보존관리국에 보관중인 「정책수립처 문서」(Records of Policy Planning Staff)더미에서 발굴했다. 국내에 처음 공개되는 이 문서는 「한국에서 정치적 위기의 지속」이라는 제목으로 모두 3쪽분량.미 국무성 유엔과장 힉컬슨이 1952년 6월13일 작성,정책수립처의 니체를 포함해 국무차관보 매튜,극동과의 앨리손과 존슨등 간부들에게 발송한 것으로 돼 있다. 힉컬슨은 이 문서에서 부산 정치파동의 해결책으로 미국의 직접 개입을 주장하고 있다.그는 미 국무성이 제한적인 차원에서 개입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전제아래 위기의 책임을 이승만보다는 그의 측근인 이범석·임영신·윤치영에게 돌렸다.그 까닭은 한국에서 이승만을 대체할 만한 『전 국가적인 명망성』을 지닌 인물이 없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때문에 이승만의 지위는 인정해 주면서도 주변의 추종자를 거세함으로써 그의 독재적 경향을 제어하려 했다고 볼 수 있다.며칠 뒤 발췌개헌안을 내놓은 장택상 국무총리를 미국이 비난대상에서 제외한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당시 미국은 지지부진한 휴전협상보다 한국의 정치적 위기를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미국은 이 위기가 휴전협정 뿐만 아니라 군사작전의 시행마저도 위협한다고 보았다.따라서 이승만을 제거하고 임시정부를 세울 계획이 한때 있었음을 이 문서는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서는 미국의 개입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음을 밝혔고 이 내용대로 미국은 발췌개헌안 통과­이승만 재선의 과정을 묵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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