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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2심서도 패소한 ‘도롱뇽 소송’

    경부고속철 울산 울주군∼경남 양산시 구간(천성산 구간)의 늪지대 훼손 여부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도롱뇽 소송’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원고 패소판결이 내려졌다. 소송당사자로 내세운 도롱뇽에 대해 당사자 능력을 인정할 수 없고 나머지 공사중지가처분 신청인에 대해서는 권리 침해 소명자료가 부족하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천성산 내원사 지율스님의 목숨 건 단식투쟁 등으로 9개월여 동안 중단됐던 이 구간의 터널공사가 갈등을 잠재우지 못한 채 법리적인 판단만으로 공사 재개에 돌입하게 돼 유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재판부도 안타까움을 표시했지만 공사를 재개하되 6개월간 전문가 조사를 실시하자는 법원의 조정안을 환경단체가 수용하는 게 옳았다고 본다. 대한토목학회 등 전문가들도 부정하는 환경피해를 앞세워 18조원 이상이 투입된 국책공사를 저지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설득력이 부족했던 것이다. 이번 기회에 전문가 조사를 통해 터널공사가 주변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조사했더라면 환경파괴를 둘러싼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환경단체는 대법원에 재항고하는 한편 대책마련에 나서겠다고 공언하지만 단식이나 실력저지 등을 되풀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사 지연에 따른 연간 손실액이 2조원에 이른다는 한국철도시설공단측의 주장을 상쇄할 만큼 구체적인 환경피해 가능성을 입증하는 것이 우선 과제일 것이다. 정부도 문제가 생기면 땜질식으로 대처할 게 아니라 갈등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고 해소할 수 있는 종합적인 프로그램을 강구해야 한다.
  • [데스크 시각] 도롱뇽과 ‘당랑거철’/김용수 공공정책부 차장

    당랑거철(螳螂拒轍)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사마귀가 수레를 막겠다고 나섰으니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뜻이다. 하지만 수레를 막겠다고 나선 그 용기만큼은 가상하다고 하겠다. 중국 고전 ‘회남자(淮南子)’에 나오는 이야기다. 춘추시대 때 제(齊) 나라 장공(莊公)이 수레를 타고 사냥터로 가고 있었다. 도중에 갑자기 사마귀 한 마리가 앞발을 도끼처럼 휘두르며 수레를 쳐부술 듯이 덤벼드는 것을 보았다. 장공은 “저 사마귀가 사람이라면 천하의 영웅이 될 것이다.”라며 수레를 돌려 피해갔다고 한다. 21세기인 요즘 당랑거철보다 더 용기있고 가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도롱뇽이 시속 300㎞로 질주하는 경부고속철을 막겠다고 나선 것이다. 경부고속철은 이 도롱뇽 때문에 오도가도 못하는 처지가 돼 있다. ‘단군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이라는 경부고속철은 지난 4월 1차 개통에 이어 2010년 완전 개통이 예정돼 있다. 그러나 2단계 구간인 동대구∼부산 구간은 착공조차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바로 ‘도롱뇽 소송’ 때문이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도롱뇽의 서식처인 천성산에 터널을 뚫겠다고 하자 천성산 내원사의 비구니인 지율스님을 비롯한 ‘도롱뇽의 친구들’은 지난해 10월15일 도롱뇽을 원고로 ‘천성산 고속철 터널 착공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러나 올봄 1심에서 기각되자 곧바로 항고했다. 현재 부산고법에서 2심이 진행 중이다. 지율스님은 지난 6월30일부터 57일간 청와대 앞에서 단식농성을 벌였다.‘정말 죽을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 속에 8월25일 당시 문재인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중재에 나섰다. 중재 결과 지율스님은 단식을 중단하고 법원재판 결과에 승복할 것과 철도시설공단은 판결 때까지 천성산구간 공사를 중단한다는 데 합의했다. 그 항고심 판결이 이달 말 나온다. 지율스님이 목숨까지 내건 천성산 일대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고층 늪지대이다. 지율스님측은 해발 922m의 천성산에 터널을 뚫을 경우 늪지의 물이 빠지게 되고, 도롱뇽의 서식지인 늪지의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주장한다. 사실 환경단체가 없으면 우리 국토의 난개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 지자체, 개발사업자 등 모두가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승냥이처럼 온 나라를 뜯어먹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이번 건은 여느 개발사업과 다르다. 단군 이래 최대의 국책사업이다. 특히 고속철은 그 특성상 노선의 곡선화나 기울기에 있어서 한계치를 넘으면 안 된다. 시속 300㎞를 내기 위해서는 곡선 노선의 지름이 7㎞를 넘어야 하고, 상하 기울기도 길이 1000m당 높이 25m 이하여야 한다. 철도시설공단측이 천성산 노선 외엔 대안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어쨌든 이번 논란은 이달 말쯤 종지부를 찍게 될 전망이다. 법원 판결이 ‘공사금지’로 나오면 천성산 도롱뇽은 고사에 나오는 사마귀보다 “더 용기 있었노라.”고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도롱뇽이 1편성에 400억원이나 하는 고속철을 멈춰세웠기 때문이다. 반대로 ‘공사허용’으로 판결이 난다 해도 ‘도롱뇽의 친구들’은 후손들에게 “천성산의 자연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노라.”고 자랑할 수 있다. 약속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철도시설공단이나 ‘도롱뇽의 친구들’ 모두 법원의 판결에 따라야 한다. 이는 법적인 문제 이전에 사회적인 합의이다. 김용수 공공정책부 차장 dragon@seoul.co.kr
  • 파리에 부는 한국패션 바람

    파리에 부는 한국패션 바람

    |파리 함혜리특파원|센강 우측으로 파리시청과 바스티유 광장 사이에 위치한 파리 마레(Marais)지역은 박물관,갤러리,고가구점,장식품점들이 밀집한 예술·문화의 중심지로 유명하다.하지만 독특하고 자유스러운 멋을 추구하는 개성파 파리지앵들에게는 ‘보물’을 발견할 수 있는 쇼핑명소로 정평이 나 있다.옛 파리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뒷골목에 자리잡은 고색창연한 외관의 상점들에는 최첨단 감각의 아방가르드한 디자인부터 격식을 깨는 유니섹스 디자인,뉴웨이브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의상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개성파 파리지앵의 쇼핑 명소 ‘마레’ 마레지역에 한국 패션피플들의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창작성이 강한 젊은 디자이너들이 가장 먼저 자신의 부티크를 열고 싶어 하는 곳으로 꼽는 마레지역에 가장 먼저 터를 닦은 디자이너는 한국에서 오랫동안 ‘문(Moon)’이라는 브랜드로 활동해 온 문영희씨.80년대 중반 파리 프레타포르테 전시회에 출품을 해 오다 10년 전 아예 파리로 옮겼다.작업실 겸 사무실은 마레지역의 중심부인 샤를로가 62. 2005∼2006 봄·여름 컬렉션 발표회(10월5일·와그람홀)를 앞두고 준비하느라 눈코 뜰 새 없다는 문씨는 “주변 분위기가 자유로워서인지 한국에 있을 때보다 작업이 훨씬 자유롭다.”고 말했다. 뛰어난 눈썰미로 재능있는 젊은 디자이너들을 발굴해 온 패션에이전트 오성호(41)씨의 활약도 두드러진다.6년 전 마레지역에 진출한 오씨는 150㎡ 크기의 쇼룸 ‘ROMEO’(www.showroomromeo.com)를 운영하고 있다. 쇼룸이란 전속계약을 맺은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바이어들에게 판매대행을 해 주는 곳이다.여성복의 경우 3월과 10월,남성복은 1월과 7월 등 파리에서 컬렉션 쇼가 열리는 기간 중 소속 디자이너들의 작품들을 전시해 보여주고 바이어들로부터 주문을 받아 물건을 보내주는 일을 해 준다.파리에만 이런 형식의 쇼룸이 30여곳 있으며 컬렉션 기간 중에는 150여곳의 쇼룸이 개설된다. ●패션에이전트 오성호, 디자이너 발굴 맹활약 ‘자기 일을 열심히 하고,돈도 열심히 쓰고,모든 행동을 자기 책임하에 하는 우아한 신세대’가 ROMEO 제품의 타깃 고객이다.오씨는 “컨셉트에 맞는 좋은 디자이너를 찾고,좋은 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순전히 에이전트의 능력에 달려 있다.”며 “그동안 돈은 많이 벌지 못했지만 좋은 옷과 디자이너를 선택할 줄 안다는 이미지는 벌었다.”고 말했다. 자신을 ‘디자이너 헌터’라고 소개한 오씨는 “한정된 장소에서 최대한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우리에게만 있는 독특한 작품들을 확보해야 한다.”며 “동서양을 오가며 문화여행을 하듯이 다양한 국적의 디자이너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로메오와 전속계약한 디자이너는 25명 정도인데 국적은 11개국이나 된다.오씨는 최근 쇼룸 근처에 ‘심지’라는 의상점을 열어 직접 디자이너의 제품들을 판매하기 시작했다.스타일리스트,의상 바이어,기자,영화배우,패션 종사자 등 나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사람들이 주로 심지의 고객이다. ●황미나의 ‘텔레시스’ 도 인기몰이 중 30대 후반의 디자이너 황미나씨는 지난 해 10월 프랑스 역사박물관 뒤편 블랑망토 거리에 여성복 매장 ‘텔레시스’를 열었다.텔레시스란 지적인 능력으로 자기의 목표에 이른다는 뜻.파리 에스모드에서 스틸리즘(디자인)을 전공한 황씨의 의상은 A라인을 기본으로 하면서 아랫단을 과감하게 비대칭으로 커트해 절제된 자유로움을 리드미컬하게 표현하고 있다.색상은 주로 검정. 황씨는 “언어가 의사소통의 수단인 것처럼 의상은 우리 몸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며 “정열적으로 자기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모습들을 디자인 속에 담고 싶었다.”고 자신의 작품을 설명했다.직장인들이 입는 정장과는 개념이 완전히 다른 황씨의 의상들은 작가,스타일리스트,연극배우 등 자유로우면서도 개성이 강한 고객들에게 인기가 있다. 남성복 솔리드옴므로 탄탄한 국내 기반을 다진 디자이너 우영미씨도 마레지역 진출을 준비 중이다. ■마레(Marais)지역은 ‘늪지대’라는 뜻의 마레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은 이곳이 원래 늪지대였기 때문.1200년대에 늪의 물을 퍼내고 건축이 시작됐고,17세기에는 왕실과 부유한 파리귀족들이 선호하는 주거지로 바뀌었다.프랑스 대혁명 이후 1세기 반 동안 영세상인들이 들어서 옛모습을 상실했다가 1964년 앙드레 말로가 이 지역을 기념비적인 장소로 선포함으로써 본격적인 복원작업이 펼쳐져 예전과 같은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17세기풍의 대저택(Hotel)들과 좁은 중세풍의 거리,통로,광장,세련되고 깜찍한 상점과 화랑 등이 뒤섞여 관광객들과 파리시민들의 발길을 모은다.최근엔 아방가르드한 패션의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다. lotus@seoul.co.kr
  • 美남부 ‘악어 소동’

    “악어 ‘처키’를 잡아라.”폭풍을 틈타 동물원서 도망친 초대형 악어를 잡기 위해 미국 남부의 앨라배마 지역에 비상이 걸렸다. ‘현상 수배’된 ‘처키’는 길이 4.2m,몸무게 500㎏의 ‘앨라배마만 해안동물원’에 있던 15년생된 초대형 악어.건장한 남자 어른을 가볍게 물속으로 끌고 들어갈 수 있는 ‘완력’에다 19일로 굶은 지 3일째나 되는 상태여서 요주의 대상이 됐다. 19일 BBC방송 인터넷판에 따르면 ‘처키’는 지난주 미 남동부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이반’으로,홍수가 동물원을 덮치자 그 틈에 다른 악어 8마리와 함께 우리를 빠져나왔다.이중 7마리는 추격대에 의해 사살됐지만 처키 등 2마리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조련사들은 “‘처키’는 매일 닭 3∼6마리를 먹어치우는데 배가 부를 땐 온순하고 걱정할 게 없지만 배가 고파지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른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폭풍끝이어서 주변에서 먹을 것을 찾지 못하면 배고픈 ‘처키’가 자칫 인간을 공격하는 전대미문의 살인 악어로 돌변할까 마음을 졸이는 중이다. 동물원의 케이트 라몬 소장도 “처키가 위험하다.꼭 잡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동물원측과 앨라배마주 당국은 소총으로 무장한 추격대를 조직,주변 해안과 습지대를 샅샅이 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처키’의 행방은 묘연하다.소형 차량만한 처키는 허리케인으로 쑥대밭이 된 앨라배마의 해안가와 늪지대를 활보하면서 주민과 앨라배마 당국자들을 불안속에 떨게 하고 있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6) 5000년의 진화, 용늪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안전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6월5일 강원도 양구군 대암산 7162부대 초소.초병의 섬뜩한 경고를 받으며 탐사대는 “사고로 죽어도 내 책임”이라는 골자의 서약서를 작성했다.서울신문 DMZ 탐사 일정의 첫 기점인 대암산 용늪에 들어가기 위한 ‘통과의례’였다.용늪은 국내 유일의 ‘고층습원’ 지역으로 1997년 3월 람사협약(세계습지보호조약) 습지로 등록된 곳이다.그 특이한 생태환경 때문에 ‘생태계의 보고’ ‘자연사 마이크로 필름’ 등 찬사가 잇따랐다.DMZ 일대에 대한 각종 탐사나 생태조사 대상지로 빠짐없이 지목되는 곳이기도 하다.용늪을 첫 탐사지로 선정한 이유도 어쩌면 절반쯤은 그 ‘유명세’ 때문이었다.그런데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최대 2m깊이 이탄층 5000년 역사 민간인의 접근이 통제되는 초소에서부터 거의 한 시간 동안 비포장 군사도로를 덜컹대며 올라갔다.하지만 용늪의 첫인상은 실망감 그 자체였다.물이 조금 고인,작은 초등학교 운동장만한 늪지 주변에 잡풀들이 빽빽이 차 있는 광경이 그리 신통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동행한 주광명 양구생태식물원 박사가 “한창 때인 7월 중순∼8월 중순 무렵에 왔으면 상당히 화려했을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지만 그래도 성에 차지 않았다. 그러나 한 발짝 한 발짝 늪지로 다가서자 그 특별함이 발끝에서부터 전달돼 왔다.용늪에 들어가는 길목에서부터 깔아놓은 목판 길이 묘한 감촉을 주었던 것.시험삼아 발을 굴러보니 스펀지처럼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한다.목판 밑의 이탄층(泥炭層) 때문이다.늪지대 초입부터 보았던 40∼50㎝ 높이의 올록볼록한 갈색 토층.이 이탄층이야말로 ‘고층습원’ 지역을 구성하는 중요요소다. 고층습원의 이탄층은 바늘사초 등 습지식물들이 낮은 온도 등의 이유로 미생물 분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계속 쌓이기를 반복하면서 만들어진다.1년에 기껏해야 1㎜쯤 쌓이는데,용늪 이탄층의 깊이는 곳에 따라 최대 2m에 달한다고 한다.용늪 이탄층의 나이는 4500∼5000살 정도로 추정된다.이 이탄층으로 인한 산성토양에 연평균 4도 안팎의 낮은 기온,높은 습도 등이 겹쳐져 용늪이라는 특수한 생태환경을 만들어냈다. ●한국 특산종만 10여종 자생 2004년 원주지방환경청 자료에 따르면,용늪에는 현재 복숭아순나방붙이 등 234종의 곤충과 비로용담 등 191종의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한국에서만 자라는 금강초롱 등 한국특산식물도 10여종 발견됐다.용늪은 이런 특수성을 인정받아 1973년 7월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 246호),1989년엔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탐사대는 이날 용늪에서만 자생한다는 비로용담을 비롯,이즈음 제철을 맞은 제비동자꽃,끈끈이 주걱,개통발 등 20여종의 식물들을 볼 수 있었다. 곳곳에서 야생동물들의 흔적도 많이 발견됐다.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난 멧돼지들이 식물뿌리 등을 찾아 땅을 파헤치는 바람에 생태계 훼손이 우려될 정도라고 한다.이곳 백두산부대에서 2년여 근무한 성길제 병장은 “순찰하다 보면 주로 멧돼지,족제비,고라니,산양 등이 발견된다.”면서 “도롱뇽,가재 등 늪지에 사는 양서류도 많다.”고 귀띔했다. 한편 최근 들어 학계에서는 반만년에 걸친 용늪의 역사가 이대로 끊길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용늪에 대한 인위적 훼손 탓이 아니라 자연발생적인 위기요인이 등장했기 때문이다.2000년대 들어와 늪지대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도랑을 통한 지하수 및 지표수의 유출속도가 점점 빨라져 용늪의 자연육지화가 진행되고,여기에 주변 관목림들이 늪지대로 침입하면서 늪의 육화(陸化)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주광명 박사는 “도랑 주변 땅이 물길에 의해 무너지면서 도랑 폭이 점차 넓어지고,늪에 침투한 관목류가 물을 빨아들이는 ‘펌핑효과’도 육화를 가속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용늪 한가운데까지 들어선 버드나무 등 관목류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정부도 대응책을 고심 중이다.원주지방환경청 곽성근 계장은 “이탄층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늪 주변을 목책으로 둘러싸기도 하고,물살 속도를 줄이기 위해 마대자루를 깔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자연적으로 도랑이 자꾸 생겨나고 있어 현재와 같은 소극적인 방책으로는 ‘대세’를 막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5000살 용늪이 사라질지도 모르는 실상 앞에서 우리 인간은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자연적인 육화 현상인 만큼 그대로 두는 것이 생태계의 순리를 따르는 것인지,아니면 더 이상의 육화를 막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것인지 중지를 모을 때다. 양구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전문가 칼럼 양구 대암산 용늪은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다.5000년 동안 발달된 이 이탄지 일대에는 희귀종인 끈끈이주걱과 우리나라 특산종인 금강초롱과 같은 식물은 물론,무당개구리 등 각종 양서·파충류가 서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 늪의 바늘사초와 식충식물인 통발군락 가운데에서 어린 철쭉이나 신갈나무가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습지에서 썩어야 할 목본류 종자가 썩지 않고 그곳에서 발아,싹이 터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소위 육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늪의 수문학적 과정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용늪의 환경생태적 지속성이 위협받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파주의 장단반도 습지와 동해선 철도와 도로 구간의 습지 등 여러 습지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그만큼 인간의 간섭이 없을 것이라고 여겨져 왔던 생명의 땅도 알게 모르게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용늪의 유지 관리를 놓고 ‘보전생태학’적 시각과 ‘복원생태학’적 시각이 대립하고 있다. 보전생태학자들의 입장에서는 멸종위기종이나 희귀종들의 보전과 복원에 관심을 갖고 이들 개체수의 증진을 주된 목표로 삼는다.반면,복원생태학자들은 서식처를 강조한다.직접적인 종의 복원 차원을 넘어서 생물종이 서식하는 장소 혹은 공간에 대한 복원에 더 큰 관심을 갖는 것이다.물론 보전생태학자나 복원생태학자 모두 궁극적으로는 생물다양성의 증진을 꾀하려 노력한다는 점에서,접근은 다르지만 목적은 같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용늪의 환경생태적 지속성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사회적 접근과 과학적 기법의 적용이 필요하다.보전과 복원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아울러 용늪과 그 주변 지역의 수문학적 순환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지속가능한 관리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DMZ를 보전만 하자고 할 때가 아닌 것 같다.람사사이트로 지정된 용늪과 같은 가치있는 습지들이 DMZ에는 무수히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하지만 이러한 습지들의 중요성이 파악되기도 전에 사라질 수 있으며,지속적인 위협도 함께 존재하고 있다.따라서 보전과 함께 생태적인 복원을 통한 적극적인 관리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김귀곤 서울대 환경생태계획학 교수
  •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6) 5000년의 진화, 용늪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6) 5000년의 진화, 용늪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안전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6월5일 강원도 양구군 대암산 7162부대 초소.초병의 섬뜩한 경고를 받으며 탐사대는 “사고로 죽어도 내 책임”이라는 골자의 서약서를 작성했다.서울신문 DMZ 탐사 일정의 첫 기점인 대암산 용늪에 들어가기 위한 ‘통과의례’였다.용늪은 국내 유일의 ‘고층습원’ 지역으로 1997년 3월 람사협약(세계습지보호조약) 습지로 등록된 곳이다.그 특이한 생태환경 때문에 ‘생태계의 보고’ ‘자연사 마이크로 필름’ 등 찬사가 잇따랐다.DMZ 일대에 대한 각종 탐사나 생태조사 대상지로 빠짐없이 지목되는 곳이기도 하다.용늪을 첫 탐사지로 선정한 이유도 어쩌면 절반쯤은 그 ‘유명세’ 때문이었다.그런데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최대 2m깊이 이탄층 5000년 역사 민간인의 접근이 통제되는 초소에서부터 거의 한 시간 동안 비포장 군사도로를 덜컹대며 올라갔다.하지만 용늪의 첫인상은 실망감 그 자체였다.물이 조금 고인,작은 초등학교 운동장만한 늪지 주변에 잡풀들이 빽빽이 차 있는 광경이 그리 신통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동행한 주광명 양구생태식물원 박사가 “한창 때인 7월 중순∼8월 중순 무렵에 왔으면 상당히 화려했을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지만 그래도 성에 차지 않았다. 그러나 한 발짝 한 발짝 늪지로 다가서자 그 특별함이 발끝에서부터 전달돼 왔다.용늪에 들어가는 길목에서부터 깔아놓은 목판 길이 묘한 감촉을 주었던 것.시험삼아 발을 굴러보니 스펀지처럼 충격을 부드럽게 흡수한다.목판 밑의 이탄층(泥炭層) 때문이다.늪지대 초입부터 보았던 40∼50㎝ 높이의 올록볼록한 갈색 토층.이 이탄층이야말로 ‘고층습원’ 지역을 구성하는 중요요소다. 고층습원의 이탄층은 바늘사초 등 습지식물들이 낮은 온도 등의 이유로 미생물 분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계속 쌓이기를 반복하면서 만들어진다.1년에 기껏해야 1㎜쯤 쌓이는데,용늪 이탄층의 깊이는 곳에 따라 최대 2m에 달한다고 한다.용늪 이탄층의 나이는 4500∼5000살 정도로 추정된다.이 이탄층으로 인한 산성토양에 연평균 4도 안팎의 낮은 기온,높은 습도 등이 겹쳐져 용늪이라는 특수한 생태환경을 만들어냈다. ●한국 특산종만 10여종 자생 2004년 원주지방환경청 자료에 따르면,용늪에는 현재 복숭아순나방붙이 등 234종의 곤충과 비로용담 등 191종의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한국에서만 자라는 금강초롱 등 한국특산식물도 10여종 발견됐다.용늪은 이런 특수성을 인정받아 1973년 7월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 246호),1989년엔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탐사대는 이날 용늪에서만 자생한다는 비로용담을 비롯,이즈음 제철을 맞은 제비동자꽃,끈끈이 주걱,개통발 등 20여종의 식물들을 볼 수 있었다. 곳곳에서 야생동물들의 흔적도 많이 발견됐다.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난 멧돼지들이 식물뿌리 등을 찾아 땅을 파헤치는 바람에 생태계 훼손이 우려될 정도라고 한다.이곳 백두산부대에서 2년여 근무한 성길제 병장은 “순찰하다 보면 주로 멧돼지,족제비,고라니,산양 등이 발견된다.”면서 “도롱뇽,가재 등 늪지에 사는 양서류도 많다.”고 귀띔했다. 한편 최근 들어 학계에서는 반만년에 걸친 용늪의 역사가 이대로 끊길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용늪에 대한 인위적 훼손 탓이 아니라 자연발생적인 위기요인이 등장했기 때문이다.2000년대 들어와 늪지대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도랑을 통한 지하수 및 지표수의 유출속도가 점점 빨라져 용늪의 자연육지화가 진행되고,여기에 주변 관목림들이 늪지대로 침입하면서 늪의 육화(陸化)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주광명 박사는 “도랑 주변 땅이 물길에 의해 무너지면서 도랑 폭이 점차 넓어지고,늪에 침투한 관목류가 물을 빨아들이는 ‘펌핑효과’도 육화를 가속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용늪 한가운데까지 들어선 버드나무 등 관목류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정부도 대응책을 고심 중이다.원주지방환경청 곽성근 계장은 “이탄층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늪 주변을 목책으로 둘러싸기도 하고,물살 속도를 줄이기 위해 마대자루를 깔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자연적으로 도랑이 자꾸 생겨나고 있어 현재와 같은 소극적인 방책으로는 ‘대세’를 막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5000살 용늪이 사라질지도 모르는 실상 앞에서 우리 인간은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자연적인 육화 현상인 만큼 그대로 두는 것이 생태계의 순리를 따르는 것인지,아니면 더 이상의 육화를 막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것인지 중지를 모을 때다. 양구 채수범기자 lokavid@seoul.co.kr ■ 전문가 칼럼 양구 대암산 용늪은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다.5000년 동안 발달된 이 이탄지 일대에는 희귀종인 끈끈이주걱과 우리나라 특산종인 금강초롱과 같은 식물은 물론,무당개구리 등 각종 양서·파충류가 서식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 늪의 바늘사초와 식충식물인 통발군락 가운데에서 어린 철쭉이나 신갈나무가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습지에서 썩어야 할 목본류 종자가 썩지 않고 그곳에서 발아,싹이 터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소위 육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늪의 수문학적 과정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용늪의 환경생태적 지속성이 위협받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파주의 장단반도 습지와 동해선 철도와 도로 구간의 습지 등 여러 습지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그만큼 인간의 간섭이 없을 것이라고 여겨져 왔던 생명의 땅도 알게 모르게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용늪의 유지 관리를 놓고 ‘보전생태학’적 시각과 ‘복원생태학’적 시각이 대립하고 있다. 보전생태학자들의 입장에서는 멸종위기종이나 희귀종들의 보전과 복원에 관심을 갖고 이들 개체수의 증진을 주된 목표로 삼는다.반면,복원생태학자들은 서식처를 강조한다.직접적인 종의 복원 차원을 넘어서 생물종이 서식하는 장소 혹은 공간에 대한 복원에 더 큰 관심을 갖는 것이다.물론 보전생태학자나 복원생태학자 모두 궁극적으로는 생물다양성의 증진을 꾀하려 노력한다는 점에서,접근은 다르지만 목적은 같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용늪의 환경생태적 지속성을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사회적 접근과 과학적 기법의 적용이 필요하다.보전과 복원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아울러 용늪과 그 주변 지역의 수문학적 순환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지속가능한 관리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더 이상 DMZ를 보전만 하자고 할 때가 아닌 것 같다.람사사이트로 지정된 용늪과 같은 가치있는 습지들이 DMZ에는 무수히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하지만 이러한 습지들의 중요성이 파악되기도 전에 사라질 수 있으며,지속적인 위협도 함께 존재하고 있다.따라서 보전과 함께 생태적인 복원을 통한 적극적인 관리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김귀곤 서울대 환경생태계획학 교수
  • [자문위원 칼럼] 감정의 미디어·이성의 미디어/허행량 세종대 신방과 교수

    언론은 국민과 희로애락을 함께한다.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4강에 올랐을 때 언론과 국민은 함께 즐거워했다.뇌물수수 등 부패한 정치권에 대해서는 함께 분노했다.그래서 언론 보도는 국민감정의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우리에게 정치,구체적으로 선거는 이성보다는 감정의 잔치가 되고 있다.이 때문에 선거공약보다는 정치인의 발언이나 외모 등 연예인적 속성이 중요시되고 있다.언론의 관심도 정치인이 연출하는 이미지와 이벤트에 집중되고 있다. 불신의 늪지대인 정치권에 대한 과거경험 때문에 공약을 내걸어도 거의 믿는 유권자가 없다.따라서 튀는 아이디어로 유권자,그 이전에 언론의 주목을 받자는 것이 선거전략이다.충분한 정보나 시간이 없는 유권자가 후보나 정당의 이미지를 보고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정당이 내거는 공약이 얼마나 즉흥적이고 비현실적인 것인지는 서울신문이 연재한 ‘각당 공약의 허와 실’이란 시리즈를 보면 한눈에 알 수 있다.그러나 이런 기사조차도 유심히 보는 유권자가 드문 것이 현실이다. 선거가 감정의 잔치가 되고 있다는 것은 스캔들보도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17대 총선은 공약보다는 주요 정치인의 구설수와 같은 유사(類似)스캔들(pseudo-scandal)이 여론의 향방을 좌우하고 있다.보통사람의 경우엔 아무렇지도 않을 문제가 정치인이기 때문에 비난 받는 유사스캔들보도가 여론을 춤추게 하고 있다. 감정이 난무하는 선거에서 이성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서울신문 5일자 3면의 ‘악재탈출,감성대결’이라는 기사는 17대 총선이 감정의 선거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서울신문이 벌이고 있는 ‘후보채점 운동’이나 ‘관심선거구’는 감정과 이성의 조화를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선거는 감정의 선거이면서 동시에 이성의 선거이어야 한다.이성의 선거는 선거가 필요한 이유 등 그 의미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것이다.선거는 농경사회에서의 놀이마당과 유사한 점이 많다.놀이마당은 감정과 이성의 조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다. 놀이마당에서의 적절한 흥은 참가자에게 ‘삶의 재충전’이라는 긍정적 역할을 한다.하지만 흥이 지나치면 생활자체에 타격을 주는 등 후유증을 낳는다.반대로 흥이 부족하면 놀이마당은 유명무실한 의식이 된다.이처럼 감정의 적절성은 ‘삶의 재충전’이라는 이성의 잣대로 판단할 수 있다. 미디어는 선거과정에서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 기능을 한다.미디어가 선거에 불어넣는 흥이 부족할 경우 선거는 흥을 잃고 불필요한 의식이 된다.반대로 흥이 지나칠 경우 선거를 감정의 광란 속으로 몰아넣어 사회적 후유증을 부채질한다. 미디어가 선거에 불어넣을 감정의 적절성은 우리 사회의 경쟁력과 직결돼 있다.선거에서 적절한 감정은 국민생활에 도움을 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지만,감정이 부족하거나 넘칠 때 국민생활에 해를 끼쳐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감정의 선거이면서 동시에 이성의 선거가 되려면 선거 본래의 의미에 따라 선거를 보도해야 한다. 언론은 국민의 희로애락을 좌우하기 때문에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감정의 선거와 이성의 선거를 가르는 것은 언론과 국민이며,그 후유증 또한 언론과 국민이 부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선거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언론의 보도는 감정과 이성을 모두 포옹하는,즉 ‘냉정과 열정사이’의 균형점을 겨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이라크서 수포제함유 포탄 발견/80년대 이라크·이란戰 사용 추정

    이라크에서 수포제가 든 포탄이 발견됐다.이라크에 주둔 중인 덴마크군은 9일 남부 쿠르나 북쪽 20㎞ 떨어진 지점에서 수포제가 들어 있는 박격포탄 36발을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덴마크군은 지휘사령부 웹사이트에 공개한 자료에서 덴마크와 아이슬란드 폭약전문가들이 일상적인 폭약수거 작업 도중 액체로 가득찬 120㎜ 박격포탄을 말라버린 늪지대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현재 덴마크군은 영국군 주도의 다국적군 일원으로 남부지역의 안전 책임을 맡고 있다.발견된 포탄들은 대부분 플라스틱 통에 넣어져 있었다. 이들은 적어도 10년이 지난 것으로 지난 80년대 이라크가 이란과 전쟁 당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이날 남부 아마라에서는 일자리를 요구하는 시위대에 영국군과 이라크 경찰이 발포,6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했다고 현지 병원 관계자들이 밝혔다. 그러나 이 지역을 관할하는 영국군 대변인 폴 와이트먼 준위는 5명이 죽고 1명이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영국군은 시위대 일부가 폭발물을 던지려고 해 방어 차원에서 이들을사살했다고 덧붙였다.그러나 목격자들은 연합군측에서 먼저 발포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전경하기자·외신 lark3@
  • 황토색에 담은 아름다운 산하/故이종무화백 회고전 30일부터 서울갤러리

    글도 그렇듯이 그림도 인격을 반영한다.이른바 화격(畵格)이다.당림(棠林) 고(故)이종무 화백의 그림에는 인격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당림의 삶은 꼿꼿한 선비의 풍모 그대로다.대학교수 자리를 미련없이 떠났다든가 종신직인 예술원 회원에서 스스로 물러난 일 등은 그 강직한 성품의 한 단면이다.그런 올곧은 삶의 태도는 그림에도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당림의 그림에는 애매모호한 구석이 없다.물상 하나하나의 형태는 물론,물상과 물상의 경계도 철책을 두른 듯 뚜렷하다.세부적인 묘사를 생략하고 단순화한 화풍 탓인지 그의 그림은 힘이 있고 정갈하다. 70년의 세월에 걸쳐 일궈놓은 당림의 작품세계를 온전히 감상할 수 있는 ‘이종무 화백 회고전’이 30일부터 10월12일까지 서울 태평로 서울갤러리 1,2전시실에서 열린다. 미수전을 눈 앞에 두고 유명을 달리한 고인에 대한 안타까움을 달래기 위해 대표작 88점을 골랐다.전시작은 ‘전쟁이 지나간 도시’(1950년)부터 ‘향원정’‘자화상’‘백두산 천지’‘여수돌섬’,근작 ‘충무항’(2000년)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를 망라했다.특히 ‘전쟁이 지나간 도시’는 1950년대 작품으로는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으로,거친 붓놀림이 오히려 전쟁의 처참함을 생생하게 전해준다. 당림은 기본적으로 구상작가이지만 1960년 무렵부터 거의 10년 동안 추상작업에 몰두한 세월이 있다.그것은 물론 1950년대 말부터 국내 작가들 사이에 유행한 앵포르멜(비정형회화)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늪지대’(1960년),‘풍경’(1965년) 같은 반추상화들이 당시에 그린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그러나 당림은 자신의 추상세계가 무르익어갈 즈음 돌연 구상화로 복귀한다.그리고 마침내 시시콜콜한 표현을 절제하고 전체적인 이미지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재현하는 자신만의 조형세계를 얻었다. 당림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그가 ‘황토색의 작가’라는 점이다.1970년대 말 이래 당림은 황토색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그에게 황토색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한국의 향토미를 상징하는 색이 다름아닌 황토색임을 감안하면,그가 일찍이 국내 서양화 1세대인 춘곡 고희동을사사한 서양화가이지만 얼마나 한국적 서정에 투철한 작가인가를 알 수 있다.이번 전시에서는 작가 특유의 황갈색으로 되살아나는 아름다운 산하를 만나게 된다.(02)2000-9736. 김종면기자 jmkim@
  • 日왕족의 한국 바로알기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4촌으로 지난 29일 입국한 다카마토 노미야(高円宮)일본 축구협회 명예총재 부부의 5박6일한국 체류 일정 주제가 독특하다.부산 자갈치 시장을 방문하고 허름한 파전집도 찾는다.주제는 ‘한국 온몸으로 체험하기’다. 해방 이후 우리 정부의 공식 초청으로 방한하는 첫 일본왕족인 그는 일 왕족내에서 첫 손꼽히는 지한파로 알려져있다.다카마토 노미야 총재는 일정을 짜기전 주한 일본대사관을 통해 “한국 서민들의 생활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면 다 가고 싶다.”는 희망을 우리측에 알려왔다.식사는 모두 한국식으로,일정은 쉴틈 없이,빡빡하게 짜달라는 주문도 함께 했다.다카마토 노미야 총재 일행은 대한항공(KAL)편으로 한국에 왔다. 외교부 관계자는 “다카마토 노미야 총재의 일정은 하루평균 7개 일정으로 촘촘히 짜여 있고 새벽 6시부터 시작하는 강행군”이라고 밝혔다.30일 청와대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예방한 데 이어 31일 월드겁 개막행사에 참가한다.이밖에 울산·부산에서 열리는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는 것을 제외하면 그의 방문스케줄은 대부분 한국 알기에 집중된다. 조류 탐사가 취미인 그는 31일과 2일 새벽 수원의 칠보산,부산 인근 늪지대를 각각 찾아 한국의 새들을 관찰한다.경주 천마총과 석굴암 등 우리 유적지를 찾는 것은 물론,부산의 공원과 시장을 방문한다.또 파전집에서 최근 일본에서 유행하는 한국의 ‘찌지미’를 맛볼 계획이다. 다카마토 노미야 총재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아버지 미가사 노미야(三笠宮)와 이방자(李方子)여사와의 각별한 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조선조 마지막 임금 영친왕(英親王)의 부인 이방자 여사는 아키히토 일왕의 어머니인 나가코(良子)대비의 사촌자매. 김수정기자 crystal@
  • 일본뇌염 주의보 발령

    국립보건원은 지난 2일 부산지역에서 채취한 모기 중에서 올해 최초로 일본뇌염모기가 발견됨에 따라 9일 전국에일본뇌염주의보를 발령했다. 보건원은 이달 들어 각 시·도 보건환경연구원과 공동으로 부산 등 전국 10개 지역에서 매주 2회 모기를 채집,분류해 오던 중 지난 2일 부산에서 채집한 모기 18마리 중 22.2%인 4마리가 일본뇌염 모기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올해 일본뇌염모기 발견은 최근의 이상고온 등의 영향으로지난해보다 1주일 정도 빨라졌다고 보건원은 덧붙였다. 보건원 이종구(李鍾求) 방역과장은 “일본뇌염 예방을 위해서는 예방접종이 필수적”이라면서 “가축사육장 등 취약지역에 대한 살충소독을 강화하고 물웅덩이 및 늪지대등 모기서식처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정족산·천성산 늪 관통 고속철도 노선 바꿔라”

    자연사의 박물관이자 생태계의 보고(寶庫)로 불리는 고층늪지대가 있는 산을 관통하는 고속철도 건설과 관련해 환경단체가 노선 변경을 요구하고 나섰다. 울산 생명의 숲 가꾸기 국민운동과 울산환경운동연합은 25일 성명서를 내고 “중·고층 습원이 집단적으로 분포해 있는 경남 양산시의 정족산과 천성산을 관통하는 고속철도의노선을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 환경단체는 “정족산과 천성산은 무제치늪과 화엄늪등 15개의 중·고층 늪이 있는 희귀한 지형”이라며 “환경부가 다음달 1일부터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할 정도로 각별한 보호가 필요한 지역”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산을 관통하는 고속철도가 뚫리면 습지가 말라 생태계가 사라져 버릴 것”이라며 “정확한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환경부는 천성산의 모든 습지에 대해 정밀조사를해 정족산과 천성산 일대 중·고층 습원 일대를 자연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보호하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천성산을 사랑하는 내원사 스님’소속 스님 5명은 고속철도 노선 변경을 요구하며 지난 22일 부산역을 출발해 국토순례길에 나섰다.이날 언양을 거쳐 고속철도 노선을 따라 다음달초 서울에 도착할 예정이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
  • [씨줄날줄] 낙하산

    과거 국군의 날에는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정확히 목표 지점에 떨어지는 기술에 감탄도 많이 했다.요즘도 TV에서는 낙하산을 자주 볼수 있다.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계기로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장면이 계속 나오기 때문이다. ‘낙하산’은 국내에도 여전하다.대표적인 공기업인 13개정부투자기관의 사장들은 대부분 낙하산을 타고 내려왔다. 13명의 사장중 내부 출신은 2명뿐이고 대부분은 정치인과군 출신이다.물론 내부 출신은 좋고,외부 출신은 나쁘다는단순한 2분법적인 발상도 문제이기는 하다. 특히 올들어 임명된 사장중에는 군 출신이 많은 점이 이채롭다.역시 낙하산은 군 출신이 전문(?)이라 그런 것인지,아니면 군에서 익힌 조직 장악력을 바탕으로 개혁이 부진한 공기업을 확 바꾸라는 깊은(?) 뜻이 담겨서 그런지는모르겠다.최근 한국토지공사 사장에 내정된 김진호 전 합참의장을 비롯해 군 출신은 4명이다.한국석유공사 사장은이수용 전 해군참모총장,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오점록 전병무청장,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은 박춘택 전 공군 참모총장이다. 낙하산이라고 다 문제시하는 것도 무리라는 생각이다.실제로 낙하산 출신의 어떤 정부투자기관 사장은 개혁을 잘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내부출신 사장의 경우 그동안의 인간적인 관계 때문에 봐줄 사람이 많아 개혁을 제대로할 수 없는 한계도 적지 않다. 외부인사들은 그런 면에서개혁을 잘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도 해당 기업의 사정을 어느 정도 아는 전문가라는 전제조건은 충족돼야 하지 않을까.그렇지 않으면 ‘선 무당이 사람 잡는꼴’이 될 수도 있고 업무파악에 아까운 시간만 허비할 수도있다. 낙하산에 대한 비난여론이 일자,지난해 정치인 출신 모(某) 정부투자기관의 사장은 “나는 낙하산을 타고 내려온게 아니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왔다”고 농담조로 말하기도 했다.또 진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기획예산처 장관 시절인 지난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늪지대에는 낙하산이 필요하다.” 물론 늪지대에 들어가려면 낙하산이 좋은 방법중의 하나도 되겠지만 요즘 인사를 보면늪도 아닌 평평하고 기름진 좋은 땅에도 낙하산이 줄줄이내려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논공행상식이나 나눠먹기식으로 전문성과 거리가 있는 낙하산이 내려오는 게 공공부문 개혁이 부진하다고 국민들이느끼는 주요 요인중의 하나는 아닐까. 곽태헌 논설위원 tiger@
  • [발언대] 새만금방조제 풍력발전단지로

    덴마크 하면,어린 시절 바람개비 때문에 그저 멋진 나라로여겼다. 커서 알았지만 그 바람개비는 바로 풍력발전이었다.덴마크는 30여년전부터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했다.서쪽 해안 늪지대에 설치된 램 풍력 발전단지는 총 113기로 연간 2,900만㎾의 전력을 생산,모두 5,800가구에 전기를 공급할수 있다.독일도 풍력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현재 4만720㎿의 설비를 갖추고 있다.이는 세계 최대의 풍력발전시스템이다.오는 2020년쯤 시장규모가 4,000억달러,설비용량은최고 47만㎿에 달할 것으로 세계에너지위원회(WEC)는 예측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풍력단지는 모두 7곳으로,설비용량은 2,445㎾에 이른다.지난 75년 경기도 엇섬에 설치한 2㎾시스템이 풍력발전의 효시이다.97년 이후 제주,경북,전남,강원,전북 등이 덴마크와 풍력발전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금세기는 IT(정보기술)시대에서 ET(에너지기술)시대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덴마크는 대체에너지 비율이 6.9%에 이르며 프랑스 4.3%,미국 4%,일본 2%이다.한국은 현재 0.7%에불과하지만 2006년쯤 비율을 2%로 높이려 하고 있다. 새만금방조제는 전체길이가 33㎞,도로폭이 17m이다.게다가국내, 즉 전북대의 풍력기술능력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방조제 양쪽에 국산 풍력발전기를 설치한다면 수려한 자연환경과 맞물려 덴마크보다 더 멋진 광경이 연출될 수 있다.대체에너지도 확보하고,관련기술도 개발되고,관광까지이뤄진다면 일석삼조라 할 수 있다. 조성필 [한전정읍지점장]
  • [21세기 담론-생명을 말한다](8)풀무원 원경선 원장

    △ 풀무원 원경선 원장의 생명·평화·전도운동. “신 김치 먹고 살래?안 먹고 죽을래?” 이 질문은 원경선원장이 인류에게 던지는 양자택일의 메시지다.여기서 신김치는 무공해,그리고 정직한 재래식 식품의 상징이라고 할수 있다. ●산성체질이 위험하다는 것은 알지만 현대인의 삶이 구조적으로 신김치와 거리가 멉니다. 그게 본말의 전도 아니오? 모두 부와 편리를 추구 하지만생명을 무시한 부와 편리는 결국 위기를 맞이했거든. ●어떤 위기인가요?세계 인구가 60억인 지금도 기아에서 허덕이는 사람이 몇억입니다.유엔 통계에 의하면 30년 후면 80억이 된다고 해요. 그 때 가면 어떻게 되지요.얼마 전에 전경련 환경위원회의초청을 받아 강연을 했는데 그 때 대놓고 그랬어요.“당신들 공장 자꾸 짓지 말라”고.6·25 때 내가 직접 겪었어요. 쌀 한말 하고 피아노 한 대 하고 맞바꿔요.먹거리가 그렇게 무서운 겁니다.식량위기가 오면 공산품 먹고 살 수 있나요.지구 환경 감시기구인 ‘월드워치’가 ‘21세기는 기아의세기’라고 경고했어요.예사로 들을 얘기가 아닙니다. ●처음 장만 할 때 밤잠을 설치던 논을 묵히고 있는 것이농촌 실정입니다.경작지를 늘리려면 농업인구가 늘어야 하고 그래 봐야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농업인구가 늘면 우선 실업문제가 해결됩니다.그러면 농촌문제 해결됩니다.그 다음에 더 중요한 것은 땅의 생명력이회복된다는 사실입니다. ●땅이 생명력을 잃는 것은 문제이긴 합니다.사람을 흙으로빚었으니 말입니다. 1994년 덴마크에서 열린 어떤 국제회의 발표인데 정상적인 남자의 정자수가 1억 내지 1억3천만 마리인데 항공사 직원은 5천만 마리,공무원은 7천만 마리라는 겁니다.이는 뭘 말하느냐.항공사 승무원이 인스턴트 식품을 많이 먹거든요.또 1996년 일본 데이교 대학에서 일본 국민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정자수가 40대,30대,20대로 내려 올수록 적다는 겁니다.현대 문명에 많이 접한 사람일수록 정자 수가 적다는건데 바꿔 말하면 화학비료와 농약에 더 많이 노출됐다는말이고,맛있는 음식 즉 가공식품을 더 많이 먹었다는 말이지요.또 있어요.1998년도에 나온 ‘도둑 맞은 미래’라는책에 보면 플로리다주 늪지대 독수리의 80%가 사라지고 악어는 아예 전멸했다는 거요.알아 봤더니 합성세제 등으로인한 환경호르몬 영향이라는 거요.이쯤 됐으면 뭔가 삶의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는 각성이 올만도 하지요?●미국인들이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기 위해 사료로 들어가는 곡물이면 제3세계 1억 인구가 굶주림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자료가 있습니다.식량의 절대량 보다 분배 문제에 초점을 맞춘 자료지요. 일리 있어요.세계적으로 비만이 원인이 된 성인병 환자와기아에 허덕이는 사람 숫자가 공교롭게 비슷하다는 통계도있지요.교회 주기도문에 ‘일용할 양식을 주십시오’라는대목이 있어요.이는 무슨 말이냐.쌓아 놓지 말라는 뜻입니다.그런데 잔뜩 쌓아 놓고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기도하는사람들이 많아요.그러면 가만히 앉아서 일용할 양식을 달라고 하면 될까요? 그것도 안돼요.일해야 합니다.생명이 본시부단히 움직이는 건데 가만히 있으면 죽음이오.운동하는 것은 삶인데 그게 바로 노동이 아닌가요? 아무도 쌓아 놓지 않고 아무도 놀지 않고,그러면 해결 됩니다. ●옛날 어른들이 “벼가 주인 발자국 소리 듣고 자란다”는말을 하더군요.벼 자라는 것이 새끼 크는 것처럼 재미가 나야 진짜 농사꾼이 된 거라는 말도 하고요.꼭 일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농사도 체질에 맞아야지 아무나 못 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 귀농자들이 고비를 못 넘겨 실패하는데 어떤 일이나고비는 있어요.아까 말대로 아침 나절에 돌아 볼 때 다르고 저녁 나절에 돌아 보면 또달라요.그러다 보면 힘든 줄 모르고 애착이 가죠.애착이 가니까 정성이 들어 가고.옛날 어떤 사람이 똑 같이 농사를 짖는데 소출이 많아,그 비결을물었더니 ‘나는 하얀 새를 본다.그런데 그 하얀 새는 꼭두새벽에만 나온다’고 하더래요.어떤 일이나 같아요. ●‘벌레도 같이 살아야 한다’든가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해야 한다’는 윤리만으로는 일손이 부족하고 생산성도높여야 하는 지금의 농촌 현실에 별로 설득력이 없을 것 같습니다. 농약,비료 안쓰고 화학비료 대신 퇴비 쓰면 감자는 세배,화본과(禾本科)는 50%까지 더 나와요.물론 과학영농을해야지요.그리고 먹거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얘기해 볼까요.우리풀무원은 항상 들어오는 사람, 나가는 사람이 있어요.아이들 세계에서는 새로 이사온 아이가 있으면 텃세를 하지요?그런데 풀무원에서는 그게 거꾸로 돼요.새로 온 아이들이기왕에 있던 아이들을 휘둘러러요.왜냐,사납고 거칠거든.그원인을 살펴 봤더니 음식이 원인이라.딴 데서 온 아이는 산성체질이라 조급하고 공격적인 반면 이곳에 오래 산 아이들은 온순하고 평화적이거든.대부분 성인병이 고지방, 고단백질에서 오는 식원병이라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됐어요. 미상원 영양특위 맥거번 위원장은 ‘사회문제를 환경이 아닌 영양에서 찾아야 한다’는 보고서를 낸 일이 있습니다. 결손가정 아이보다 산성체질의 아이에게서 문제아가 더 많더라는 것이지요.대표적인 예가 백미와 현미의 차이입니다.현미를 먹으면 체질이 바뀌고 가벼운 노이로제까지 해결됩니다. 식품이 신체는 물론 정신건강에 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입니다. ●“사람이 위험 하니까 미생물과 잡초를 멸종 시키는 농법은 안된다” 차원을 넘어 유기농 식품이 평화를 가져다 준다는 논리로 확대되는 군요. 맞아요.지금 우리가 흙 1그램에 미생물이 5천만 내지1억마리가 있는데 이것을 죽이면 안된다고 하잖아요? 요새는그 말에 많이들 공감 합니다.그런데 흙 속의 미생물 죽이면안된다고 하면서 사람은 마구 살상해도 괸찮은가. 군대라는게 그거 아니오. 군대가 말이요,연원을 따져보면 청동기 시대에 처음 생긴거라.먹고 쓰고 남는 것을 창고에 쌓아 두고그것을 지키기 위해 생긴 것이거든. 예수님 말씀대로 자기곳간에 쌓지 않고 하늘 곳간(이웃)에 쌓으면 지킬 필요가없겠지,거기다 현대의 가공식품이 사람을 공격적이고 조급하게 만들어요. ●원장님의 생명운동이 건강한 농업에서 평화운동으로 바뀐셈이군요. 내 일생은 오직 전도요.처음 풀무원을 시작할 때는 오갈데 없는 사람들 데려다 일으켜 세우는 것이었고 2단계는 생명있는 농산물 생산과 유통,그리고 마지막에는 평화운동이라.이것이 생명운동의 귀결이라 보는데 사실은 시종일관 전도라고 보면 됩니다. 대담 김재성 논설위원. △원경선 원장▲1914년 평안남도 중화군 출생 ▲16세 누에치기로 농사 시작 ▲1938년 지명희 여사와 혼인 ▲1955년 경기도 부천에서풀무원 시작 ▲1976년 경기도 양주군으로 풀무원 이전, 유기농 시작 ▲1960년 거창고등학교 재단이사장(현재) ▲1992년 녹색인상 1955년 글로벌 500인상 1997년 국민훈장 동백장 ▲현재 경제정의 실천시민연합 이사장,한국 국제기아대책기구 이사. *55년 자립 신앙공동체로 출발한 '풀무원 농장'. 원경선(元敬善) 원장은 1955년 경기도 부천에서 ‘풀무원’농장을 시작했다. 가난하고,병들고,배우지 못한 사람들에게자립의 길을 마련해주기 위한 신앙 공동체였다. [누구든지일하면 먹을 수 있다.다만 쌓아 두지는 못한다. 열심히 일하면 쌓을 수 있다.그러나 자기 곳간이 아닌 하늘에 쌓아야한다.이웃을 위해 베푸는 것이 바로 하늘에 쌓는 것이다]원경선 원장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지키고 있는 풀무원 농장의청지기 정신이다. 풀무원이라는 이름은 버려진 쇳 조각들을 모아 유용한 도구로 만들듯 생명을 풀무질 한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그 이름에 걸맞게 이곳에는 전쟁고아,행려병자,알코올 중독자,전과자 등 무수한 ‘버려진 돌’들이 모여 들었다.그중에 더러는 다시 태어나는 담금질을 견디지 못해 뛰쳐 나갔지만 대부분은 나름대로 요긴한 ‘모퉁이 돌’이 되어 열심히 살아 가고 있다.풀무원이 문을 연 50년대는 입에 풀칠하기도 어렵던 시절이었다. 어떻게 하면 허기를 면하느냐가문제였으므로 너나 없이 질을 따질 계제가 아니었다. 오로지 ‘증산(增産)만이 살 길’이었다.자연히 농사는 농약과비료에 의존했고 풀무원도 예외는 아니었다.그러나 정직을일생의 신조로 삼고 살아온 원경선 원장에게 이 농법은 맞지 않았다.농약과 화학 비료 때문에 땅이 죽고 땅 속의 미생물이 죽고 결국 사람도 죽는다는 생태계 이치는 차치하고먹어서 해로운 것을 생산한다는 것은 정직이라는 그의 신조가 허락치 않았다.그래서 그는 유기농법을 시작했다.네사람분의 사료를 먹여 한 사람이 먹을수 있는 계란이나 우유를 생산할 뿐이라는 로마 클럽의 보고서를 읽은 후 양계장도 폐쇄했다. 1976년 4월,경기도 양주군 회천읍 옥정리로 농장을 이전한풀무원은 그 안에 ‘한삶회’라는 생활 공동체를 결성했다. 생태계 이치가 그러하듯 사람 사회도 서로 도와가며 힘을합쳐야 보람이 있고 신명이 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아울러생명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는 농법으로 정직한 농산물을 생산하자는 취지의 ‘정농회’(正農會)도 만들었다.그리고 바른 농사법을 널리 펴는 데 힘을 쏟았다. 풀무원 농장에서는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배운 사람과못 배운 사람 구별이 없다.다만 정직한 사람과 정직하지 못한 사람의 구별이 있을 뿐이다.그래서 누구든지 열심히 일하면 내일 먹을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삶이 보장된다. ‘㈜풀무원 식품’은 20년 전에 풀무원 정신을 바탕으로 시작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보급하는 회사다.
  • 쌀브랜드 1,000개 난립 ‘부작용’

    ‘들녘쌀,큰들쌀,늪지대쌀,황토쌀,햇쌀,고향쌀,파랑새쌀…’ 호남지역에서 생산되는 쌀의 브랜드가 너무 많아 소비자들에게 혼란만 주고 오히려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무려 356개에 이르고 있다. 영남지역도 쌀브랜드가 260여개를 넘는 등 전국적으로 쌀 브랜드가 1,000여개가 넘는다. 전북의 경우 품질인증쌀 13개, 상표등록 24개, 의장등록6개, 자체브랜드 89개 등 132개에 달한다.전남도 품질인증쌀 17개, 상표등록 37개, 의장등록 15개, 특허 2개, 자체브랜드 153개 등 모두 224개다. 때문에 소비자들은 쌀의품질을 구별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특히 상표를 내세우는 쌀들은 간척지,오염되지 않은 청정지역,농약을 적게 사용한 환경친화적 농산물이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이를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값만 비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일반 소비자들은 쌀의 품질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해 상표만 믿고 구입했다가 실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농협에서도 여러개의 브랜드를 함께 사용하는가 하면 미곡처리장 마다 마구잡이식으로 브랜드를 개발하는 등 쌀의 품질을 높이기 보다는 상표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형편이다. 또 지역쌀끼리 경쟁으로 가격이 떨어짐으로써 농민들의실질소득이 줄어드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같이 쌀브랜드가 난립하고 있는 것은 일선 농협,미곡처리장,농민회 등이 경쟁적으로 자체상표를 개발해 공동상품 사용승인을 신청하면 자치단체에서 아무런 검증 없이 무조건 승인해주기 때문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쌀의 브랜드가 난립하다 보니 시장규모가 작아 마케팅효과도 떨어지고 제 가격도 못받는 등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림부 유통정책과 허태웅(許泰雄) 사무관은“시·군단위로 공동브랜드를 만들 경우 디자인과 홍보 등에 들어가는 비용의 절반을 보조해주고 있다”면서 “올해는 쌀브랜드 관리에 역점을 둬 품질의 차별화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EBS 본격 ‘잠자리 다큐’ 제작 한창

    최고 비행속도 시속 98㎞.볼 수 있는 눈의 각도는 273도,후진비행이가능할 정도로 비행에 완벽한 체형을 갖고 있는 곤충.바로 잠자리다. 초등학교 시절 대표적인 숙제 가운데 하나가 ‘잠자리 채집’이었을 정도로 흔하던 잠자리가 점점 도심에서 사라지고 있다.그러나 잠자리의 생태에 대한 정확한 연구도 아직 국내에는 없는 실정이다.EBS가 잠자리에 대한 본격적인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게 된 것도 바로 이런이유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전남 곡성군의 한 논두렁에서는 EBS 다큐멘터리 ‘잠자리’(가칭)의 촬영이 한창이었다.제작진은 물기가 적당한 곳에 1m가량 구덩이를 판 뒤 ENG카메라를 특수 보호장비에 넣어 파 묻었다.언제 알을 낳을지 모르기 때문에 제작진은 이틀째 같은 자리에서 잠자리의 ‘눈치를 보며’ 대기 중이었다. 잠자리가 번식하기 위해서는 맑은 물이 필수적이다.늪지대나 저수지,계곡이 있으면 더욱 좋다.지난 4월부터 제작에 들어간 제작팀이 2개월 이상 전남 곡성군에서 머물고 있는 것은 곡성 주변에는 오염원이없어 물이 맑고 섬진강유역에 늪지가 형성돼 있어 전세계에 분포된160여종의 잠자리 가운데 20여종의 다양한 잠자리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곡성군에서는 곡성읍 장선리 일대 약 10만평의 땅에 ‘잠자리생태공원’을 조성하기로 했으며 곧 본격적인 생태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제작팀이 공개한 촬영필름 속에는 그동안 잘 모르고 지나쳤던 잠자리의 다양한 모습이 담겨 있다.물 속에서 성장하던 왕잠자리 애벌레가 성충이 되기 위해 뭍으로 나와 탈피하는 모습은 생명의 신비로움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크기가 채 2㎝도 안돼 이름도 ‘꼬마잠자리’라고 붙여진 종(種)은 수십 년만에 곡성에서 관찰된 희귀종이다.제주도에만 사는 황줄외잠자리가 이끼 속에 알을 낳는 모습,마치 기관총을 발사하듯 산란하는 깃동잠자리의 모습 등이 아름다운 경치를 배경으로 필름에 펼쳐졌다.짝짓기를 하는 도중 슬그머니 다가온 개구리에게 암컷이 잡아 먹히는 보기드문 장면도 포착됐다. 한편 잠자리가 자동차 유리창을 물로 착각하고 알을 낳는 장면은 인간이 잠자리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있음을 상기시켜 줬다.다큐 ‘잠자리’는 연말까지 편집과정을 거친 뒤 내년초 방송된다. 제작을 맡은 이의호 PD는 “잠자리는 하루평균 500∼700마리의 모기를 잡아먹는,인간에게 이로운 곤충이면서 먹이사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잠자리의 정확한 생태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이 저절로 잠자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 팔당호 상하류 수질 나아졌다

    팔당호 상류 하천에서 1·2급수의 물에서 서식하는 다양한 종류의어류와 수서곤충이 발견돼 최근의 수질보전 노력이 일부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5일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의 ‘팔당유역 하천오염 조사보고서’에따르면 팔당호로 유입되는 남·북한강 및 경안천 수계 하천에서 60종의 어류와 57종의 수서(水棲)곤충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북한강 수계의 가평천과 조종천,경안천 수계의 곤지암천 등에서는 1·2급수 수질에서 서식하는 플라나리아,하루살이,강도래,날도래 등 수서곤충과 둑중개,퉁가리,은어,쉬리 등 어류가 발견됐다. 조사는 지난해 3∼5월과 9월 2차례에 걸쳐 북한강 수계 4곳,남한강수계 3곳,경안천 수계 2곳 등 9개 하천에서 실시됐다. 조사결과 물고기의 경우 80년대 초에 발견됐던 어종이 대부분 그대로 서식하고 있었으나 칠성장어,뱀장어 등 회귀성 어종은 팔당댐 건설로 인해 사라졌다. 수서곤충 가운데는 1급수의 깨끗한 물에서 서식하는 하루살이류와날도래류의 출현율이 높았고,깔다구류도 2급수에서 서식하는 초록색이 주종을 이뤘다. 수서생물의 전반적인 분포 상황에 따르면 북한강 수계의 가평천,조종천,사기막천 등의 수질이 상대적으로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반면일부 지천의 하류에서는 수질이 나쁜 곳에서 볼 수 있는 실지렁이류가 대량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물고기도 붕어와 잉어,메기 등 3급수 어종이 주종을 이뤄 꾸준한 수질개선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편 팔당댐 하류 하남시 한강변에 형성된 늪지대가 각종 희귀식물과 다양한 조류가 서식하는 ‘환경의 보고’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남시에 따르면 팔당대교에서 하류쪽으로 약 7㎞에 이르는 풍산동일대 한강변 늪지대에서 검정말,나사말,마름,물옥잠,질경이택사 등다양한 침수·수생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또 왜가리,백로,청둥오리,원앙,뻐꾸기 등 많은 새들이 계절에 따라찾아들고 있다. 하남시는 수년전부터 추진해온 생태도시 조성 노력의 결과가 결실을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고 앞으로 이 일대를 생태교육장으로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하남 윤상돈·수원 김병철기자 yoonsang@
  • [쉽게 읽기] 데이비드 롤 지음 ‘문명의 창세기’

    * 역사로 증명한 聖書의 기록세상에서 가장 널리,지속적으로,많은 사람들에게 읽힌 책이 성서라고 한다. 아다시피 성서는 유대교라는 특정 종교의 신인 야훼 하느님과 그의 아들들에 대한 기록이다.신화적 성격이 강한 구약과 예수의 행적이 중심이 된 신약으로 이루어졌는데,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기간이 무려 4000년에 이르고 있다. 가장 긴 시간을 다루고 있는 역사서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서가 실제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는 주장은 좀처럼나오고 있지 않다.예컨대 진흙으로 만들어진 아담과 그의 갈비뼈에서 나온해와가 살았다는 에덴동산은 신화적 공간으로서의 이상향으로 치부되었다.바벨탑은 문학적 상징이며 40일간의 대홍수 역시 신의 절대 권능을 증거하는신화적 사건으로 이해되었다.말하자면 4000년 구약의 역사는 실제의 역사가아니라 신화적 원리에 의해 구전으로 전해져 오던 ‘입과 귀의 오랜 전통’의 소산이라는 것이다.실체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주장을 전면적으로 뒤엎는 책이 출간되어 세계인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영국의 고고학자 데이비드 롤의 ‘문명의 창세기’가 그것이다.그는 고고학자답게,실제의 현장과 물증을 명쾌하게 제시한다.에덴동산의 위치를 자신만만하게 밝히는가 하면 이스라엘 민족의 카리스마적 주인공들-요셉,모세,사울,다윗,솔로몬-의 실존 사실을 명백한 증거 자료들을 통하여 제시한다.이란 서부의 험준한 자그로스 산맥 너머에 있는 지상낙원 에덴을 떠난 아담의 후예들이 원시 수메르의 늪지대로 이주하여 새로운 문명을 일구고,마침내 이집트에 이르러 파라오 문명을 세우는 과정은 말 그대로 흥미진진한 시간여행이 아닐 수 없다. 신화적 사건으로 치부되던 창세기의 기록들이 실제의 역사로 증명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그것은 성서에 역사적 성격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뿐만 아니라 문명의 태동과 그 발전과정을 기존의 설명 방식과 다르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분과 함께 감동을 선사한다.고고학적 탐사의 기록이 얼마나경이롭고 설득력이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책을 펴들면 아득한 고대의 시간 속으로 실제처럼걸어들어 갈 수 있다.역사적 현장에 대한 무수한 사진,도판,기타 각종 자료들이 손에 잡힐 듯 다가온다.그리하여 신화의 시간이 역사의 시간으로 되살아나는 경험을 하게 되며 마침내 새로운 역사의 연대표를 만나게 된다. 얼마나 즐겁고 놀라운 일인가.고문헌과 현장을 치밀하게 비교 검증하고,수많은 유물 유적들의 상호 연관성을 추적하는 저자의 지적 엄밀성은 예수 탄생이후의 두 번째 새 천년을 맞는 세계인들에게 삶과 역사와 문명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해냄 펴냄.값 1,2권 각 10,000원 윤재웅 문학평론가대 한 매 일 구 독 신 청 721-5555)
  • 블랙박스란

    대한항공 화물기 추락 사고의 원인을 밝혀줄 블랙박스는 어떤 역할을 하게되나. 기체 뒷부분에 장착되는 블랙박스는 비행중인 항공기의 성능과 상태 등을소상히 기록하는 장치로 항공기 사고 발생 때 원인을 밝혀주는 핵심적인 기능을 한다. 비행경로기록장치(FDR)와 조종실 음성녹음장치(CVR)의 두가지로 구성되고이들 장치는 일반적으로 크기 15×20×50㎝와 무게 11㎏의 두꺼운 강철로 된 사각형 상자에 들어 있다.섭씨 1,100도의 열과 자체 중량의 1,000배에 해당하는 충격에도 견딜 수 있고 바닷물 등의 침투에도 장시간 손상되지 않도록특수제작돼 있다.눈에 잘 띄도록 오렌지색의 야광 페인트가 칠해져 있다. 정글이나 늪지대,해저 등에 떨어지더라도 찾을 수 있게 사고 후 ‘삐삐’소리를 내도록 돼 있는 등 이중장치로 돼 있어 이번 사고기의 블랙박스도 회수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FDR는 비행중의 고도,대기속도,기수방위,엔진의 추진력 상황 등 각종 비행정보를 25시간동안 기록하게 되며 지난 73년 9월부터 대형기에 장착이 의무화 됐다. FDR는 컴퓨터용 자기테이프에 수록된 데이터를 서로 조합해 분석하는데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므로 이를 분석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과 러시아 일본 등 일부 선진국에 불과하고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개월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 이상록기자 myzod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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