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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여름 수험생 건강하게 나기

    한여름 수험생 건강하게 나기

    수능이 100일도 남지 않았다. 수험생들은 이 기간 동안 지친 심신을 추슬러 애써 갈고 닦은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해야 한다. 급한 마음에 자칫 생활리듬을 잃어버리거나 지나치게 긴장하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앞으로 남은 기간이 수험생들에게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바쁠수록 규칙적으로 인체는 규칙적인 생활로 항상성을 유지할 때 가장 효율적으로 움직인다. 수능 시험일이 다가오면 조바심에 생활패턴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부족한 과목을 따라잡기 위한 과도한 집중수업이나 과외, 무리한 학업스케줄 등은 생활리듬을 깨뜨려 피로감은 늘고, 학습 효율성은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선생님 등과 상의해 과목의 우선순위를 정한 뒤 평상심을 갖고 공부하는 것이 학습량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효율적으로 목표를 이루는 방법이다. ●일정한 수면이 중요 수면은 양도 필요하지만, 취침과 기상시간의 규칙성이 중요하다. 공부가 밀렸더라도 항상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며, 주말이라도 늦잠이나 30분 이상의 낮잠은 피하는 게 좋다. 잠자리는 쾌적하고 조용해야 한다. 소음 등 방해요인이 없도록 수험생이 잘 때는 TV를 끄는 등의 배려가 필요하다. 숙면을 위해서는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으며, 자기 직전에는 과식을 피해야 한다. 허기감이 느껴지면 따뜻한 우유를 한잔 정도 마시는 게 좋다. 새벽까지 공부하고 늦잠을 자는 수험생이라면 지금부터 서서히 수능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해야 한다. 보통 잠에서 깨어 최소한 2시간이 지나야 뇌가 왕성하게 활동하기 때문에 언어영역시험이 시작되는 시간보다 2시간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단, 수면 패턴을 갑자기 바꾸면 생체리듬이 깨어질 수 있으므로 충분한 기간을 두고 30분 정도씩 천천히 조절하는 것이 좋다. ●식사 및 영양관리 수험생 건강을 위해 영양보충제나 영양식품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균형 잡힌 식단이다. 라면·햄버거 같은 인스턴트식품이나 커피 등 자극적인 음식보다 채소·생선·과일 등 비타민과 단백질이 많은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특히 땀이 많은 여름철에는 녹황색 야채나 과일을 통해 수분과 비타민을 보충해 줘야 한다. 생리를 겪는 여학생은 철분이나 아연 등 무기질이 부족하기 쉽고, 야채를 잘 먹지 않는 아이들 역시 특정 비타민과 무기질이 부족하기 쉬운데, 이런 경우 종합비타민이 도움이 된다. 식사를 즐겁게 하는 것도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짧고 규칙적인 운동 따로 시간을 내기 힘든 수험생은 등하교나 학원 이동시간을 이용해 간단한 운동을 하는 것도 지혜다. 더러 자가용으로 등하교를 시켜 주기도 하지만 이런 배려가 오히려 학생의 체력을 저하시킬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보다는 버스 한 정거장 정도를 걷도록 하면 20∼30분 정도 걷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걸으면서 계획을 점검하거나 친구와 대화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면 일거양득이다. 한 주에 1∼2회 더운 시간을 피해 친구들과 1시간 정도 가벼운 운동을 즐기는 것도 좋다. 체력도 키우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다. 공부 중에 피로감이나 졸음이 밀려오면 가만히 앉아 있지 말고, 일어서서 스트레칭을 하면 생각보다 쉽게 피로감이 사라진다. ●스트레스 해소 가족과 함께 잠깐씩 수다를 떨거나 좋아하는 운동을 하는 것도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다. 또 공부 중간에 5분 정도 멍하니 앉아 쉬거나, 산책을 하면 긴장이 풀려 한층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시험이 다가와 긴장·불안할 때는 심호흡이나 명상·근육이완법 등도 도움이 된다. 심호흡은 조용하고 쾌적한 곳에서 편안한 자세로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내뱉는 동작을 5분 정도 반복하면 된다. 복식호흡이 아니더라도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면 긴장을 푸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심호흡과 명상을 같이 할 수도 있는데, 이때 오솔길 등 평화로운 광경을 상상하거나, 조용한 음악을 곁들이면 더 효과적이다. 가족들이 대화나 문자메시지·이메일 등을 통해 격려해 주는 것도 큰 힘이 된다. 지나치게 우울하거나 불안해서 공부에 전념할 수 없다면 정신과 전문의를 찾도록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김효원 교수
  • 잠 못드는 열대야… 술·야식은 ‘수면의 적’

    잠 못드는 열대야… 술·야식은 ‘수면의 적’

    우리나라 기후가 점차 아열대화하면서 더위의 강도도 달라지고 있다. 벌써부터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꼬리를 물고 있다. 특히 올해는 폭염이 심할 것으로 예고돼 건강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할 것으로 보인다. ●일광화상=햇빛에 장시간 노출된 뒤 4∼8시간이 지나면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르면서 통증이 나타난다. 심하면 물집과 함께 얼굴과 팔다리가 붓고, 열이 나기도 한다. 일광화상 때문이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찬물로 찜질하는 게 우선이며, 통증이 심하면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도 고통을 더는 방법이다. 자외선에 대한 피부반응은 개인차가 있지만 햇빛이 강한 날은 오전 11시∼오후 3시 직사광선은 피하도록 하며, 야외활동을 할 때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도록 한다. ●열실신=노약자 등 더위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이 무더위에 장시간 노출되면 혈액 용적이 줄고, 말초혈관이 확장되면서 가벼운 실신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단순한 열실신은 대부분 호흡과 맥박을 관찰하면서 시원한 곳에서 머리를 낮게 해 안정을 취하면 회복된다. 그러나 증세가 심하면 병원으로 옮겨 수액을 보충해줘야 한다. ●열경련=더위 속에서 장시간 활동해 땀을 많이 흘렸을 때 발생하는 근육경련 현상이다. 땀을 많이 흘릴 경우 따로 전해질을 보충해주지 않으면 혈중 나트륨 농도가 떨어져 경련이 나타난다. 이럴 때는 시원한 곳에서 경련 부위를 가볍게 스트레칭하면서 안정을 취하면 점차 회복된다. 증상이 심하면 병원을 찾아 전해질을 정맥에 투여해야 한다. ●열피로=흔히 열탈진이라고도 하며, 수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거나 저농도의 전해질만 섭취하면서 고온의 환경에서 활동할 때 자주 나타난다. 열피로가 오면 어지럼증·피로·오심·무력감 등이 나타나며, 발열·발한·홍조·빈맥·구토·혼미 등의 증상이 오기도 한다. 체온이 40도를 넘지 않으면 서늘한 곳에서 안정을 취하면서 물과 전해질을 보충해주면 서서히 회복된다. 그러나 고열에 의식 소실 등의 변화가 있으면 지체 없이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열사병=가장 심한 열손상으로, 노약자나 알코올중독자·정신 및 심장질환자·치매환자 등이 고온다습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주로 발생한다. 증상은 열피로와 비슷하나 땀이 나지 않으며, 오심·구토가 심하고, 의식을 잃는다는 게 열피로와 다르다. 이 경우 심부 체온이 40도가 넘으므로 찬물이나 얼음물 등으로 급속냉각을 시키면서 지체 없이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열실신과 열경련은 비교적 가벼운 증상이지만 열피로와 열사병은 위험에 빠질 수 있으므로 항상 심한 쪽을 염두에 두고 조치해야 한다. 모든 열손상은 예방이 최선이므로 무더운 한낮에는 2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힘든 운동이나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65세 이상의 고령자나 심장병 환자, 비만하거나 이뇨제·항우울제·항히스타민제 등 만성적 약물 복용자, 치매환자, 만성폐쇄성폐질환자 등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열대야 수면=밤 기온이 섭씨 25도를 넘는 열대야 환경에서는 잠이 들어도 자주 깨고, 숙면을 취하기도 쉽지 않다. 열대야로 인한 이런 불안정한 수면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실내온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밤새 켜놓았다가는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기 쉬우며, 호흡 이상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열대야를 이기려면 일상적 생활리듬을 지키는 것이 상책이다. 먼저, 뇌 속 생체시계가 정상적으로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늦게 자거나 늦잠을 자지 않아야 하며, 잠이 오지 않으면 침대를 벗어나 졸릴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다. 또 낮잠을 피하고, 격렬하지 않은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저녁식사는 일정한 시간에 하되 카페인음료와 술·담배·과식을 피하며, 밤중의 야식 습관도 경계해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선우성 교수
  • [길섶에서] 반성문/최광숙 논설위원

    고 1때 일이다. 정식 수업 이전에 시작되는 자율학습 시간. 다른 애들은 죽어라 공부하는데 나는 항상 꼴찌로 입실했다. 음매 기죽어 하고 교실문을 슬그머니 열라치면 그때 드르륵하는 소리는 왜 그렇게나 크던지…. ‘열공’하는 친구들 앞에서 홀로 처량히 교실 마룻바닥을 닦는 벌도 소용이 없었다. 지각은 계속됐다. “늦잠 자느라 늦었다.”는 변명에 급기야 담임 선생님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잠’을 주제로 반성문을 써 오라는 것 아닌가. 당시 미혼이던 담임은 몸매가 호리호리하고 예뻐 별명이 ‘바비인형’이었다. 시(詩)를 쓰는 문인이기도 했다. 내가 써 간 반성문은 ‘곰의 겨울잠’이었던 것 같다. 겨우내 자지만 그것은 단순한 잠이 아니다. 봄에 약동하기 위한 에너지를 비축함이라는 내용이다. 늦잠에 대한 내 ‘항변’인 셈이었다. 그 이후 선생님이 내게 주신 시집. 어느 시인지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데 중간쯤 “광숙이가 혼자 마루를 닦고”라는 구절에 밑줄이 쳐져 있었다. 스승의 날이 다가오니 문득 선생님의 사랑이 떠오른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새내기 직장인 위한 ‘비밀병기’ 인기

    새내기 직장인 위한 ‘비밀병기’ 인기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시작하는 직장생활에서 남들보다 더 많은 성과를 내길 원하는 새내기 직장인들이 많다. 새 직장에서 어느 정도 적응도 했으니 이제부턴 조직생활에서 세련된 외모에 출중한 능력으로 ‘슈퍼루키’로 인정받고 싶은 건 누구나 다 기대하는 게 아닐까. 봄을 맞아 직장인들의 능력과 건강뿐 아니라 이미지까지도 살려줄 수 있는 ‘비밀병기’ 제품들을 모아 봤다. ■맥북 프로 노트북 밖에서나 안에서나 어디서든 펼쳐 작업을 할 수 있는 노트북이야말로 새내기 직장인의 필수품이다. 애플의 프리미엄 노트북 ‘맥북 프로’는 인텔의 샌디브리지 프로세서와 새 데이터 전송 인터페이스인 ‘썬더볼트’를 탑재해 전송 속도가 한층 더 빨라졌다. 얇은 두께 또한 맥북에어의 ‘트레이드 마크’다. 13인치 제품의 경우 2.3기가헤르츠(㎓) 인텔코어 ‘i5’ 혹은 2.7㎓ ‘i7’ 프로세서 가운데 원하는 기종을 선택할 수 있으며, ‘터보 부스트’ 기능을 통해 최대 3.4㎓까지 올려 쓸 수 있다. 15인치와 17인치 제품에는 ‘i7’을 지원한다. 노트북 전면에는 영상통화 기능을 위한 ‘페이스타임’용 카메라가 달려 있으며,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를 통해 무선 인터넷도 가능하다. 가격은 사양별로 13인치는 155만원부터, 15인치는 229만원부터, 17인치는 319만원부터 책정됐다. ■필립스 클락 라디오 자취 생활을 하는 새내기 직장인들이 회사생활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늦잠이다. 아침마다 맑게 울리는 알람으로 상쾌하게 일어나 좋아하는 라디오 방송이나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준비할 수 있다면 남들보다 이미 한발은 앞서가는 셈이다. 애플의 ‘아이팟’이나 ‘아이폰’을 쓰는 이들이라면 애플 제품과 결합해 다양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필립스의 도킹 오디오 제품이 필수다. ‘클락 라디오 DC315’는 아이폰이나 아이팟과 접속해 충전 및 데이터 교환이 가능해 스마트 기기를 충전시키는 동시에 스피커 역할을 할 수 있다. 자동 검색 기능을 갖춰 라디오 청취가 편리하고 듀얼알람,취침타이머 기능 등도 탑재돼 있다. 가격도 10만원대에서 부담이 적고, 디스플레이 문자를 오렌지 색상으로 꾸며 특히 20·30대 사회 초년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업그레이드시켜 주기에 충분하다. ■앱손 프린터 L200 각종 제안서와 기획안 등 리포트를 만드느라 버려야 했던 출력비용 또한 새내기 직장인이 감당해야 할 일종의 ‘수업료’다. 하지만 한국엡손에서 내놓은 무한잉크 프린터를 사용하던 레이저 프린터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출력할 수 있어 주머니가 가벼운 직장인들에게 제격이다. 엡손은 정품 무한잉크 방식인 ‘잉크 탱크 시스템’(잉크통을 외부로 빼낼 수 있어 카트리지를 새로 사지 않아도 잉크만 부어 계속 쓸 수 있게 만든 것)을 통해 품질과 인쇄 속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비용을 크게 낮춘 잉크젯 복합기 2종(L100, L200)을 내놨다. 프린터 본체 왼쪽에 별도로 장착해 쓰는 잉크 탱크 시스템을 통해 흑백 1만 2000장과 컬러 6500장을 출력할 수 있다. 무한잉크 70㎖ 한병 가격이 6400원이고, 잉크 탱크 시스템 또한 26만 8000~33만 3000원이어서 가격도 비싸지 않은 편이다. ■레이캅 지니 청소기 집에서 강아지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루키들이라면 침대나 쇼파에 진드기 등 해충이나 유해세균이 서식해 숙면을 방해하고 건강을 해치지 않을까 늘 고민한다. 이런 이들을 위해 올봄 꼭 필요한 제품이 바로 부강샘스의 침구살균청소기 ‘레이캅’의 신제품 ‘지니’다. 이 제품은 원터치 버튼을 통한 침대를 두드려 머리카락과 털 등을 제거하는 ‘팡팡 브러시’ 기능과 자외선 살균 뒤 흡입해 정화하는 ‘알레르기 케어’ 기능 등을 한번에 실행할 수 있다. 무게도 1.6㎏으로 레이캅 시리즈 가운데 가장 가볍고, 가격 또한 10만 8000원으로 저렴하다. 침구에 달라붙어 잘 떨어지지 않는 머리카락이나 애완동물의 털을 쓸어내 살균 청소하는 데 제격이다. 색상도 ‘블랙앤드화이트’와 ‘올리브그린’ 두 가지로 취향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청춘, 정의를 꺾다] “빨리 성공하고 싶어요? 인생 신인상보다 주연상 받으세요”

    [청춘, 정의를 꺾다] “빨리 성공하고 싶어요? 인생 신인상보다 주연상 받으세요”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시작은 김난도 교수가 2004년 미니홈피에 올린 ‘슬럼프’란 글이었다. 슬럼프에 빠진 제자에게 김 교수 자신의 실패와 방황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힘이 끓어오르는 조언을 남긴 내용이었다. 한때 포털 사이트에서 김난도를 검색하면 슬럼프가 연관 검색어로 뜰 정도로 이 글은 화제가 됐고 눈 밝은 출판사 편집자가 그에게 ‘젊은이를 위무하는 글을 묶어 보자.’고 제안해 책으로 나오게 된 것. 인터넷으로 먼저 이름을 떨친 ‘글짱’ 교수였던 셈이다. 출판사에서 예상 판매 부수를 5만부로 제시할 때 깜짝 놀랐던 것은 김 교수 자신이었다. 전작(前作) ‘트렌드 코리아’가 1만~2만부 정도 팔리는지라 5만부는 ‘언감생심’ 숫자였다. 하지만 대형 서점에서 하루 1600부씩 팔리는 ‘아프니까’의 판매 기세는 조만간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아이돌 그룹 빅뱅의 책 ‘세상에 너를 소리쳐!’의 판매고(45만부)를 따라잡을 전망이다. 그만큼 진심 어린 조언에 목말랐던 ‘88만원 세대’가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책에는 미국의 많은 대학이 방학 3개월 동안에는 월급을 안 주는데 우리나라의 대학은 월급을 주는 이유가 뭔지 아느냐는 내용이 나온다. 교수가 방학 동안에도 학생들과 만나라는 의미라는 게 ‘란도쌤’의 해석이다. 학생들과 소통하기를 즐기는 그는 “혼자 속 끓이지 말고 선생을 찾아가 조언을 구하라.”고 조언한다. 인터뷰 도중에 그의 방문을 두드리는 제자에게 김 교수는 10분만 기다려 달라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진로부터 연애까지 그의 상담 영역은 무궁무진하다. “흔히 괜찮은 남자는 다 결혼했거나 여친이 있다고 투덜거립니다. 하지만 진실은… 그 남자들, 여자 만나서 괜찮아진 겁니다^.^ 솔로 여성 여러분, 괜찮은 남자 기다리지 말고 만나서 괜찮게 만드세요~”와 같은 김 교수의 ‘연애 관련’ 트위터 멘션은 폭발적인 댓글 숫자를 자랑한다. 인터넷을 자유자재로 이용하지만 그가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신문 읽기와 글쓰기다. 매일 다섯 개 신문을 정독한다는 김 교수는 “신문을 읽으며 휴식을 취하고 정보도 얻는다. 신문에는 고급 정보가 많이 있다.”고 했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인터넷 뉴스는 자기주도적 검색이 되기 때문에 편협한 정보만을 얻게 된다고 경고했다. 연예 기사를 한번 클릭하면 연예 기사만 쫙 뜨기 때문에 정작 중요한 이슈는 놓친다는 것이다. “신문은 그래서 여전히 힘이 세다.”는 김 교수는 “비릿하지만 산뜻한 잉크 냄새를 맡으며 아침을 시작하라.”고 젊은이들에게 목청을 높인다. 그렇다면 ‘글짱’ 교수는 좋은 글을 쓰려고 어떤 노력을 기울였을까. 학창 시절 집에서 학교까지 1시간가량 버스를 타고 다닐 때마다 카드에 시를 한 편씩 적어 놓고 외웠다고 한다. 유명한 작가의 글을 종이에다 펜으로 꾹꾹 눌러서 베끼기도 했다. 그는 지금도 자녀에게 직접 글쓰기를 지도한다.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목사 아버지처럼 긴 글을 간결하게 쓸 때까지 몇 번이나 퇴짜를 놓는 방식은 아니다. 빨간 펜을 들고 대학원생의 논문 지도를 하듯 첨삭하는 방법으로 가르친다고 귀띔했다. “옛날 사람들은 항해할 때 배 밑바닥에 짐을 실었습니다. 풍랑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이 밑짐이 필수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열등감을 부끄러워하고 감추려 하는데 열등감은 인생의 성취를 위한 또 다른 형태의 밑짐입니다.” 그에게는 생활 속에서 ‘되도록 하지 않으려는 행동, 되도록 하려는 행동’ 리스트가 있다. 게임보다는 독서, 인터넷 서핑보다는 신문 읽기, TV 시청보다는 영화 감상, 골프보다는 빨리 혹은 느리게 걷기, 늦잠보다는 토막잠, 수다보다는 대화, 다이어트보다는 운동, 사우나보다는 반신욕 등이 그것이다. 해마다 11월 초면 다음 해의 유행을 전망하는 ‘트렌드 코리아’를 3년째 출간하고 있는 김 교수의 전공은 소비자학이다. 책을 내고 나면 기업의 강의 요청이 이어져 겨울방학이 오히려 더 바쁘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여전히 스펙 쌓기 압박에 시달리는 30대를 위한 희소식도 있다. 당장 계획이 잡힌 것은 아니지만 직장에 다니며 결혼 생활을 고민하는 세대를 위한 책도 써 보고 싶다고 김 교수는 말했다. 그의 책에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바탕에는 ‘진정한 멘토, 진정한 스승’에 목마른 이들의 갈구가 있었음을, 제자를 바라보는 김 교수의 부드러운 미소에서 읽을 수 있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명절엔 나눔의 손길 더 절실해요”

    “명절엔 나눔의 손길 더 절실해요”

    29일 정오 무렵의 한가로운 점심시간. 서울 체부동 시각중복·중증장애아동 생활시설 라파엘의 집에는 온기가 넘쳐났다. 밝은 웃음소리와 함께 “자, 한 숟가락만 더~” 하며 어르고 달래는 소리까지 더해져 한바탕 시끌벅적 소동이 벌어졌다. 맛있는 음식 냄새까지 더해져 분위기는 더 포근했다. 이곳에서는 명진(13)군과 아버지 전수호(43)씨, 어머니 석주혜(41)씨 등 가족 3명이 장애 아동 4명에게 밥을 먹여 주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명진이와 아버지 전씨는 뇌병변과 시각·청각·언어장애 등을 앓고 있는 시몬(14)이와 도연(15)이의 식사를 도왔다. 석씨 역시 뇌병변과 지적장애 등을 가진 성영(15·여)이에게 밥을 먹여 주고 있었다. 정확한 의사표현이 어려운 데다 몸을 잘 가누지 못하는 장애아동들에게 밥을 먹이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아이들은 국물이 뜨겁거나 목에 메일 때면 격하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거나 몸을 비틀어댔다. 특히 시몬이는 명진이가 떠먹여 주는 밥 숟가락을 거부하며 큰 소리를 질러댔다. 결국 식사를 끝까지 마치지 못했다. 다소 지친 표정의 명진이는 “그래도 밥은 다 먹어야 할 텐데….”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석씨는 성영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잘 먹어야 안 아프지. 잘 먹는다.”라며 얼렀다. 40여분에 걸친 점심식사가 끝나고 나서야 명진이네 가족은 잠시나마 허리를 펼 수 있었다. 명진이의 이마엔 송글송글 땀도 맺혔다. 가족들은 서로 마주 보며 환하게 웃었다. 전씨는 명진이를 바라보며 “방학이라 요새 늦잠을 좀 자더니 오늘은 일찍 나와 봉사도 하고 기특하다.”고 등을 두드렸다. 명진이네 가족은 다가온 설 연휴를 앞두고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명진이네 가족이 라파엘의 집을 찾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지만 인연이 깊은 곳이다. 아버지 전씨는 이곳에서 대학 시절 친구들과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이제는 명진이까지 온 가족이 함께 봉사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여름방학 때는 대기업에 근무하는 아버지가 해외출장 중이라 명진이와 어머니만 두 차례 이곳을 찾았다. 명진군은 “나눔의 손길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아동들이 우리 주변에 너무 많다.”면서 “가족이 함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이 너무 즐겁고 보람된다.”고 말하고는 활짝 웃었다. 글 사진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세대공감] ‘새해 다짐’

    [세대공감] ‘새해 다짐’

    새해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 매일 밝아오는 똑같은 아침이지만 1월 1일 하루만큼은 지난해 묵은 기억 훌훌 털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에, 새로운 것을 소망하고 계획을 세운다. 2009년 한 취업 포털에서 직장인 809명을 대상으로 새해 다짐 실천 여부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새해에 세운 계획을 ‘전부 실천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24.2%였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들어맞는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새해가 시작된다는 기대로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에게 다짐하면서 더욱 새롭고 기분 좋게 한해를 시작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세대마다 서로 다른 새해 소망 이야기를 들어봤다. 윤샘이나·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新·舊 없는 ‘열공’ 의지 ●42년 만의 고등학교 진학 “이제 다시 공부할 때가 된 것 같아요.” 4일 오후 9시 서울 화곡동 김정희(58·여)씨의 집. TV에서 구제역 관련 보도가 흘러나왔다. 김씨가 슬그머니 자리를 떴다. 남편과 둘째 아들이 구제역 확산 문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기 때문이다. 뉴스에 관한 대화에 낄 수 없는 것이 ‘가방끈이 짧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김씨다. 그는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잘 모르니까 이야기에 낄 수 없어 소외됐다는 느낌까지 드는 게 사실이죠.”라고 말했다. 김씨는 광주 출신으로 6남매의 장녀다. 동생들은 적어도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배울 만큼 배웠’지만 그는 동생들 뒷바라지하고 집안일 돕느라 중학교를 마친 게 고작이다. 그는 “그때는 맏딸이니까 동생들 돌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동생들 학교 가면 집안일하고, 동생들이 좋은 성적 받으면 제가 잘된 것처럼 덩달아 기분 좋고 그랬어요. 그런데 이제 보니 저만 뒤처져 있다는 느낌이 자꾸 드네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언제가 공부를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새해 계획을 “고등학교 입학”이라고 말했다. 그가 고교 진학을 포기한 때가 1968년이니 42년 만의 도전인 셈이다. 그는 “자식들도 다 커서 다들 자기 밥벌이하고 있으니 이젠 저를 위해 살아야 할 때가 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지난해에 둘째 아들이 의대를 졸업하고 수련의 과정에 들어간 만큼 이제 고등학교 진학을 미룰 걸림돌은 없다. 그는 가방에서 서울 방화동의 한 고등학교에 곧 제출할 입학 원서를 꺼내 만지작거리다 껴안았다. ●“영어회화 공부로 명예 회복” “Excuse me.” 지난해 12월 서울의 한 백화점 의류 매장에 외국인 손님이 찾아왔다. 이미 산 옷이 너무 작아 큰 것으로 교환해 달라고 했던 것. 한국말을 한마디도 못하는 외국인이 찾아오자 직원들은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김정선(26·여)씨를 찾았다. 김씨는 토익 점수 950점에 1년 어학 연수도 다녀오는 등 누가 봐도 영어에 능숙할 것 같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김씨는 더듬더듬 “Um….” 말문을 떼기도 어려웠다. 해당 치수가 품절이라 교환이 어려운 상황을 설명해야 하는데 처음엔 ‘품절’이라는 단어조차 떠오르지 않았다. 여차여차해서 해결은 했지만 직원들 앞에서 망신당한 것 같아 보름도 더 지난 지금까지도 김씨는 그 일을 떠올리며 얼굴을 붉혔다. 김씨가 새해에 자신과 한 약속은 ‘영어회화 완벽하게 하기’다. 3일 오전 6시 김씨는 지난해 말 등록한 영어회화 수업에 가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앞으로 영어 쓸 일이 있으면 제가 또 불려갈 텐데 다시 망신당할 수는 없잖아요. 영어회화를 열심히 공부해 꼭 명예 회복을 할 겁니다.”라고 말하며 그는 밝게 웃었다. 자립의지 다지는 딸들의 결심 ●스스로 등록금 벌어서 내기 서울 대림동에 사는 대학생 이혜리(20·여)씨의 새해 목표는 등록금 벌어서 내기다. 이씨는 국립대에 다녀 사립대보다 등록금이 싼 편인데, 그걸 ‘무기’로 지난 2년 동안 부모에게 의지해 대학을 다녔다. 아르바이트를 안 해 본 것은 아니다. 그는 “과외도 하고 학원 강사도 해보고 커피숍이나 빵집 서빙 아르바이트 등 고등학교 졸업 때부터 쭉 아르바이트를 해 왔어요.”라고 말했다. 이렇게 번 돈은 모두 개인 용돈이나 방학 때 해외 여행 자금으로 쓰였다. 이씨의 부모는 맞벌이를 하고, 하나 있는 오빠도 직장인이라 집에서 이씨의 등록금을 대는 데 어려움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 4년 동안 1년 정도는 자기가 번 돈으로 대학을 다니고 생활비도 내 보고 싶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씨는 “내년엔 4학년이라 어차피 아르바이트도 하기 어려울 거고 올 한해만큼은 자식 등록금 걱정 안 하게 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부모님은 “기특하지만 공부만 열심히 해달라.”며 이씨를 말렸다. 그렇지만 그는 “이미 주중에는 과외, 주말에는 학원 강의를 나가고 있다.”면서 “한번 해보고 싶은 거예요. 등록금을 꼭 부모님이 내야 한다는 건, 우리나라 부모님들에게 너무 큰 부담이 되는 것 같아요.”라고 강조했다. 또 “아르바이트해서 학비를 버는 것도 하나의 공부라고 생각해요. 물론 힘들겠지만 스스로 자립할 수 있어야 어른이 되는 것 아니겠어요.”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취업, 후회 없이 준비할 것” 나현영(가명·25·여)씨는 자신의 새해 약속을 ‘현실을 직시하기’로 정했다. 올 2월 대학을 졸업하는 나씨는 아직 직장을 못 구했다. 지난해 기업 20여곳에 지원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대부분 서류 전형에서 떨어졌기 때문. 마지막 학기에 공부와 취업을 병행하느라 제대로 준비를 못 했다는 핑계를 대보지만, 자기소개서도 미리미리 써 두지 않고 마감이 임박해서야 부랴부랴 제출하기에 급급했던 자신의 불성실함을 탓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기업이 아닌 곳은 쳐다도 보지 않은 것도 후회하고 있다. 서울에서 알아주는 4년대 사립대학 영문과를 다니는 나씨의 친구나 선후배들은 대부분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취업했고, 그도 당연히 대기업 아닌 곳은 성에 차지 않았던 것이 사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올봄부터는 백수가 되는 자신의 처지가 이를 말해주고 있었다. 그는 “학벌만 믿고 취업 준비도 제대로 안 했는데 눈은 높으니, 취업이 안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인 것 같다.”면서 “올해부터는 내 현실을 직시하고 취업 준비를 하겠다는 결심을 세웠다.”고 입을 앙다물었다. 일단 나씨는 자신이 원하는 바대로 물류회사에 취업하기 위해 유통관리사 자격증을 따려고 한다. 그래서 새해 첫날부터 서점을 찾았다. 이제 졸업생이 되는 만큼 취업 시장에서 불리하다는 생각에 남들보다 더 많은 ‘스펙’을 쌓을 계획이다. 영어 회화 학원에도 등록했다. 800점 후반인 영어 점수를 확 끌어올리고 영어 면접에도 대비하기 위해서다. 그는 “올해는 후회 없이 공부하고 준비해서 꼭 취업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엄마·아빠들의 자기계발 ●드럼 치며 주부 스트레스 확 날려 “두구두구두구 칭” 강원 동해시에 사는 김금희(53·여)씨가 집 안 청소를 하다 말고 드럼 소리를 흉내 낸다. 양손으로 드럼 치는 시늉까지 한다. 김씨는 올해 ‘드럼을 배우겠다.’는 새해 계획을 세웠다. 집안일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없앨 방법을 고민하다가 드럼을 배우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얼마 전 TV에서 동년배의 가정주부들이 모여 ‘난타’ 공연을 하는 모습을 본 것이 계기가 됐다. 이미 드럼 레슨을 등록했다. 김씨는 “드럼 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확 트이는 것 같아요. 우리 주부들은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만 어디다 이야기할 데도 없잖아요. 드럼을 치면서 마음속의 우울함을 날려보낼 수 있지 않겠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일·가정에서 벗어나 나를 위한 시간 보낼 것” 서울 여의도동에 사는 권순찬(54)씨는 새해 첫날 오전 6시, 해도 뜨기 전에 등산복을 입고 등산가방을 챙겨 집을 나섰다. 흥얼흥얼 콧노래까지 불렀다. 아내와 두 자녀는 집에 둔 채 혼자 나섰다. 휴일에 가족을 두고 홀로 외출하는 일은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권씨는 고교 동창생 3명과 함께 북한산에 올랐다. “일과 가족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려고”라고 말했다. 권씨의 새해 다짐은 ‘자신을 위한 시간을 많이 보내자’이다. 권씨는 “그동안 새해 소망은 일 아니면 가족이었는데 올해는 나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려고 이런 계획을 세웠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직장에서는 승진할 생각을 하면서 일에 치이고, 집에 돌아와서는 자식 교육·집 장만 걱정에 이렇게 머리가 희끗희끗 나이가 들어 버렸지요.”면서 “지난해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문득 우리가 너무 남을 위해서만 살아온 것 같다는 말을 했어요.”라고 말했다. 일요일이면 늦잠을 자고 일어난 권씨가 홀로 집에 남아 있을 때가 잦았다. 그는 “부인은 친구들과 모임이 있고, 자식들도 약속이 있다고 나간 뒤에 저만 덩그러니 혼자 남아 TV 보고 있었던 적이 많았어요. 외롭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라면서 “그런데 그게 제 문제더라고요. 제가 나서서 모임도 만들고 친구들도 만나면 풀리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권씨는 당장은 마음 맞는 친구 몇몇과 산을 오르는 ‘소심한 일탈’을 했지만 산악자전거 동호회에 가입하는 등 앞으로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아빠들의 소꿉놀이/오세혁

    [서울신문 2011 신춘문예-희곡 당선작] 아빠들의 소꿉놀이/오세혁

    ●등장인물 꾸부정 지금 막 해고된 초보 해고자. 40대 후반. 키 크고 꾸부정하다. 대머리 해고된 지 1년이 넘은 베테랑 해고자. 40대 후반. 키 작고 대머리다. 단발 꾸부정의 아내. 40대 초반 파마 대머리의 아내. 40대 중반 *연출에 따라 남편들이 부인들의 역할을 겸하는 2인극이 가능하다. ●시 간 현대 ●무 대 놀이터. 놀이터를 구체적으로 꾸밀 필요는 없다. 그네 두 개만으로도 연출이 가능하다. 바닥에 모래가 깔려 있으면 좋다. #1 해가 질 무렵의 저녁, 놀이터. 양복 차림의 남자가 힘없이 놀이터로 걸어 들어온다. 고개를 푹 숙이고 꾸부정한 모습으로 보아 무언가 고민이 있는 듯하다. 꾸부정한 이 남자, 그네에 주저앉는다. 멍하니 한참을 앉아 있다가 무언가 결심한 듯, 벌떡 일어난다. 꾸부정 (어색하게) 여…… 여보… … 나 오늘, 해, 해, 해고……. 고개를 흔들며 그네에 주저앉는다. 그러다가, 다시 벌떡 일어난다. 꾸부정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여보, 훌쩍, 나 오늘 해고당했어. 머리통을 때리며 그네에 주저앉는다. 그러다가, 다시 벌떡 일어난다. 꾸부정 (호탕하게 웃으며) 사랑하는 여보! 나! 오늘 짤렸어! 멋지지? 하하하! 머리를 쥐어뜯으며 주저앉는다. 한참을 그렇게 쥐어뜯다가, 무언가 결심한 듯, 결연히 일어나 열정적인 독백을 시작한다. 꾸부정이 열심히 말하는 동안, 양복 차림의 대머리가 천천히 걸어 들어와 옆에 있는 그네에 앉아 시계를 들여다본다. 자기 상상에 빠진 꾸부정은 대머리를 눈치채지 못한다. 꾸부정 여보. 우리가 결혼한 지 이십 년이 넘었구나. 단칸방으로 시작해서 전세를 거쳐서 우리 집을 갖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어. 비록 평수는 작지만 우리 집이라는 게 중요하지. 애들도 건강하게 잘 컸어. 얼마 안 있으면 큰애는 대학에, 작은애는 고등학교에 가겠지. 이 정도면 우린 잘 산 거야 그렇지? 당신,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 아니? 뭐라고? 내가 제일 고생 많았다고? 십오 년을 변함없이 회사에 다녀주어서 고맙다고? 때론 가기 싫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했을 텐데 가족을 위해서 고생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고? 아이, 당신도 참 부끄럽게…… 뭐라고? 이제 나이도 먹고 간도 안 좋을 텐데 생각 같아서는 한 몇 년 푹 쉬었으면 좋겠다고? 이럴 수가, 당신이 나를 이렇게까지 생각해주다니! 정말 고마워 여보! 하하하하……말이 나와서 말인데 여보……사실……내가……오늘……회사에서. 대머리 (불쑥) 소용없을 겁니다. 꾸부정 (화들짝)네 넷? (돌아본다) 아니, 언제부터 거기? 대머리 죄송하군요. 들으려고 들은 건 아닙니다만. 꾸부정 괘 괜찮습니다. 그런데 방금……소용없다고……. 대머리 (단호) 네, 소용없습니다. 불쌍하게 말하든 호탕하게 말하든 부드럽게 말하든 소용없습니다. 해고라는 단어가 입에서 나오는 순간 부인께서는 엄청난 쇼크를 받으실 겁니다. 부인이 아무리 건강한 사람이라도 휘청거리거나 털썩 주저앉거나 뒤로 넘어가게 될 겁니다. 부인이 건강하신가요? 꾸부정 아……아니요, 혈압이 조금. 대머리 혈압이라, 뒤로 넘어가겠군. 꾸부정 새……생각해보니 골다공증도. 대머리 뒤로 넘어져서 뼈가 부러지겠군. 꾸부정 얼마 전부턴 심장이 답답하다고. 대머리 뒤로 넘어져서 뼈가 부러진 다음 호흡 곤란을 일으키겠군. 꾸부정 뭐……뭐라구요! 대머리 집이 몇 층이죠? 꾸부정 시……십오층인데? 대머리 완벽하군요. 해고라는 말을 꺼내는 순간 선생의 부인은 혈압이 높아져서 뒤로 넘어지고 골다공증으로 뼈가 부러진 다음, 심장 이상으로 호흡 곤란을 일으킬 겁니다. 놀란 선생은 어떻게든 해보려 하지만 방법이 없습니다. 혈압과 뼈와 심장이 동시에 문제를 일으켰거든요. 우물쭈물하다가 선생님은 119에 전화를 하겠죠. 119 요원들은 잽싸게 아파트에 도착하지만 선생님의 집은 십오층입니다. 마침 엘리베이터가 맨 꼭대기 층에 있군요. 요원들이 계단을 뛰어올라 옵니다. 일층 이층 삼층 사층 선생의 부인은 점점 호흡이 가빠집니다. 오층 육층 칠층 더더욱 가빠집니다. 팔층 구층 부인의 의식이 점점 없어집니다. 십층 십일층 선생이 말합니다. 여보, 조금만 참아. 십이층 십삼층 선생이 다시 한 번 말합니다. 여보, 제발 조금만 더 참아. 그렇게 십사층을 지나고 십오층에 도착해 마침내 선생의 집으로 왔을 때 선생의 부인은 이미……. 꾸부정 (이야기에 몰입해 있다가)아……안 돼! 안 돼! 여보오! 꾸부정, 털썩 쓰러진다. 대머리 그렇다고 말을 안 할 수는 없겠죠. 해고는 해고니까요. 이왕이면 부인의 컨디션이 최상일 때, 119가 바로 올 수 있는, 뒤로 넘어가도 뼈가 부러지지 않을만한 장소에서 하시죠. 부드러운 모래라든가……이 놀이터가 딱이로군요. (다시 그네에 앉아 시계를 들여다본다) 한참의 정적. 꾸부정 어떻게…… 어떻게 그렇게 잘 아시죠? 대머리 사실 저도 해고잡니다. 꾸부정 동업자…… 아니…… 동반자셨군요. 대머리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꾸부정 고참…… 이시네요. 혹시……선생님 부인께서도 뒤로? 대머리 아니요. 꾸부정 뼈가? 대머리 전혀. 꾸부정 호흡 곤란이라든가. 대머리 천만에요. 멀쩡합니다. 멀쩡함을 넘어 건강하죠. 김치찌개에다 밥을 두 그릇이나 비운 다음, 남은 찌개를 밥통에 넣고 비벼먹으니까요. 꾸부정 ……대단하군요. 대체……비결이……. 대머리 간단합니다. 해고됐단 얘기를 안했으니까요. 꾸부정 그, 그럼? 대머리 계속 다니는 줄 압니다. 꾸부정 아니 그게 일 년 넘게 가능한가요? 대머리 보통 사람은 불가능합니다. 꾸부정 하지만 선생님은? 대머리 전 보통 사람이 아닙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어릴 때부터 영특, 기특,똑똑, 비범이란 말을 달고 다녔으니까요. 한마디로 머리가 좋았죠. 꾸부정 (대머리의 머리를 한참 쳐다본다) 대머리 지금, 대머리 주제에 머리가 좋아봤자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하셨죠? 꾸부정 그……그럴 리가. 대머리 어쨌든, 저 정도의 두뇌라면 충분히 속이는 게 가능합니다. 분명한 원칙 규칙 법칙만 확립한다면 말이죠. (시계를 가리키며) 이 시계도 그런 원칙 중의 하납니다. 퇴근시간 여섯시, 전철 타고 내리면 여섯시 삼십분, 역 앞에서 버스 타고 동네까지 오면 여섯시 오십분, 동네에서 아파트까지 오는 데 여섯시 오십오분, 아파트에서 우리 집까지 오면 딱 일곱시, 그렇지만 시간을 너무 딱 맞춰 오면 이상하니까 적당하게 일곱시 삼분 정도……마침 지금이 일곱시 삼분이군요. 더 늦으면 어색합니다. 그럼 이만. 대머리, 일어나서 가려고 한다. 꾸부정 (벌떡 일어나며) 자……잠시만요. 대머리 ……. 꾸부정 저한테도 그……원칙 규칙 법칙을 가르쳐 주시면 안 될까요? 대머리 (위아래로 훑어보며) 딱 보니 보통 사람이시군요. 불가능합니다. 꾸부정 (앞을 막아서며) 부탁드립니다. 대머리 일반인이 범접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닙니다. 꾸부정 스승님으로 모시겠습니다. 대머리 미안합니다. 늦으면 의심합니다. (가려고 한다) 꾸부정 (바짓가랑이에 매달리며) 제발요, 제발. 이렇게 빕니다. 우리 집사람이 뒤로 넘어가고 뼈가 부러지고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건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그 사람은 저 같이 별 볼일 없는 사람이랑……결혼을 해준 사람이에요. 그 사람이 그렇게 되는 건 절대 안 됩니다. 조금이라도, 일분일초라도 더 웃게 해주고 싶습니다. (무릎 꿇으며) 허락하실 때까지 꼼짝도 하지 않겠습니다. 무릎 꿇은 꾸부정을 계속해서 지켜보는 대머리. 꾸부정, 점점 다리가 저려온다. 대머리 다리 저리죠? 꾸부정 ……조금. 대머리 이쯤 되면 좀 봐주지 저 대머리 진짜 독한 놈이다,라고 생각하셨죠? 꾸부정 그……그럴 리가요? 대머리 다리 저리면, 꼼지락하세요. 꾸부정 아……아닙니다. 약속은 약속이니까. 대머리 괜찮습니다. 꼼지락하세요. 꾸부정 그럼……조금만 꼼지락을. 꾸부정, 슬며시 꼼지락거린다. 대머리 (시계를 들여다본다) 시간이 꽤 지났군요. 어중간한 시간입니다. 지금 들어가면 뭔가 부조리합니다. 이럴 때는 회식을 한 것처럼 아예 늦게 들어가는 게 좋은 방법이죠. (전화를 건다) 나야, 별일 없지? 부장님이 딱 한잔만 하자고 하시네. 당신도 알잖아 부장님이 회사일 힘들면 나한테 털어놓는 거. 일찍 갈 테니까 밥은 먼저 먹어. (전화 끊자마자 가방에서 반병 정도 남은 소주를 꺼내 한 모금 마신다) 회식이라고 했기 때문에 입에서 술 냄새가 나야 됩니다. (오징어 다리를 꺼내 우물우물 씹는다) 술 냄새만 나면 이상하니까요. 자, 그럼, 훈련을 시작해 볼까요? 꾸부정 (기쁨) 저……정말이십니까? 대머리 시간이 없으니까 3단계로 요약 학습을 하죠. 정신 똑바로 차리세요. 꾸부정 (차렷 자세로) 옛! 대머리 가장 중요한 1단계는, 변화입니다. 꾸부정 변화? 대머리 많은 해고자들이 그 사실을 숨기려고 하지만 대부분 들킵니다. 왜일까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어떠한 행동의 변화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한숨을 쉰다든가, 소파에 푹 주저앉는다든가, 밥 먹다가 숟가락을 멈추고 한참을 멍하니 있는다든가, 밤이 깊도록 식탁에서 소주를 마신다든가, 아들한테 사립대 말고 국립대로 가는 건 어떠냐고 한다든가, 잠자리에서 등을 돌린 후 웅크리고 잔다든가, 자다가 자기도 모르게 흐느낀다든가. 이런 변화들이 해고를 들키는 가장 큰 이유죠. 꾸부정 (감탄) 그렇군요. 대머리 변화되지 않는 것. 일상적인 평범함을 유지하는 것. 이게 가장 중요합니다. 꾸부정 (감탄의 연속) 으음……. 대머리 이론만 가지고는 감이 안 옵니다. 실전훈련을 해보죠. 이 놀이터가 집이고 제가 부인이라고 설정을 해봅시다. 선생은 회사 일을 마치고 막 퇴근한 상탭니다. 바깥에서 벨을 눌러보세요. (꾸부정이 멍하니 있자) 시간 없습니다. 빨리. 꾸부정 (얼떨결에) 예…… 옛! (바깥으로 달려 나가) 띵동! 대머리 (부인 흉내) 당신 왔어? 밥은? 꾸부정 (대머리를 한참 바라보다가) 풉……. 대머리 ……. 꾸부정 그게……집사람이 대머리라고 생각을 하니까 너무 웃겨서……. 대머리 ……. 꾸부정 죄……죄송합니다. 제대로 하겠습니다. 띵동! 대머리 당신 왔어? 밥은? 꾸부정 아, 먹었어. 대머리 (손을 잡으며) 고생 많았지? 꾸부정 …… 흐흑. (흐느낀다) 대머리 뭡니까? 왜 울죠? 꾸부정 (흐느끼며) 집사람이 손을 잡아주니까 갑자기 미안하고, 고생만 시킨 것 같고, 젖은 손이 애처롭고……. 대머리 어허, 이러니까 들키는 겁니다. 마음을 강하게 먹으세요. 돌부처처럼! 꾸부정 네……넷! 돌부처! 다시 하겠습니다. 띵동! 대머리 당신 왔어? 밥은? 꾸부정 (과장되게) 밥? 먹었지! 아주 많이! 대머리 (손을 잡으며) 별일은 없었어? 꾸부정 (더더욱 과장되게) 별일은 무슨, 평소랑 또오오옥 같았어 하하하하! 대머리 잠깐, 왜 이렇게 들떠 있죠? 회사에서 좋은 일이 있었나요? 꾸부정 아니요. 대머리 월급날입니까? 꾸부정 아니요. 대머리 부인 생일인가요? 꾸부정 아니요……별일 없었는데 대머리 그런데 왜 그렇게 오버를 합니까? 별일 없었는데 그렇게 오버 하면서 별일 없었다고 하니까 마치 별일이 있는 것처럼 보이잖아요? 꾸부정 아……거기까지는 차마. 대머리 자, 눈을 감으세요. 상상을 해봅시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평범하고 반복적인 회사의 하루, 위에서 눌리고 밑에서 치이고 정리해고의 소문이 뒤숭숭하게 들려오고, 선생은 그 틈바구니에서 간신히 하루를 버티고 퇴근을 합니다. 지하철이 붐빕니다. 버스가 막힙니다. 심신이 지쳐있습니다. 터덜터덜 걸어옵니다. 그 상황에서 초인종을 누릅니다. 띵동! (부인 목소리) 당신 왔어? 별일 없었지? 꾸부정 (상상하다가 정말 지친 듯, 무심하게) 뭐, 똑같지 뭐. 대머리 나이스! 그겁니다! 하니까 되잖아요? 꾸부정 아? 정말? 정말 되네? 환호하는 꾸부정. 대견한 듯 지켜보는 대머리. 대머리 (느닷없이) 당신 왔어? 별일은? 꾸부정 (재빨리) 뭐, 똑같지 뭐. 하이파이브 대머리 당신 왔어? 별일은? 꾸부정 (능숙하게) 뭐, 똑같지 뭐. 하이파이브 대머리 당신 왔어? 별일은? 꾸부정 (완전 능숙) 뭐, 똑같지 뭐. 엄지손가락을 치켜드는 대머리. 대머리를 부둥켜 안는 꾸부정. 암전. 암전을 감싸는 작은 멜로디. #2 불이 켜지면 꾸부정이 초조한 듯 그네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다. 이상하게도 잠옷 차림. 그의 발밑에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들. 대머리가 체육복 가방을 들고 놀이터로 들어온다. 그네에 타고 있는 꾸부정을 의식 못한 채 양복바지와 윗도리를 벗는다. 아아, 그 속에 입고 있는 축구 유니폼. 대머리 (부인에게 전화하는 듯) 나야. 사내 축구대회가 이제 끝났어. 오늘은 두골밖에 못 넣었어. 부장님은 후보였지 뭐. 밥?……부장님이 같이 먹자고는 했는데…… 정 그렇다면 집에서 먹지 뭐. 금방 갈게. 전화를 끊고, 곧바로 모래밭에 뒹굴며 유니폼을 더럽히는 대머리. 만족한 듯 어깨를 으쓱거리며 주위를 둘러보다가 꾸부정을 발견하고는 놀란다. 대머리 뭐……뭡니까? 꾸부정 오랜만……입니다 스승님. 대머리가 꾸부정을 잡아채어 그네 밑으로 숨는다.(숨어질 리가 없으니 웃기다) 대머리 오랜만? 헤어진 지 하루 만에 만났는데 오랜만이라구요? 꾸부정 오랜만은……아니네요. 대머리 이 놀이터는 제가 찜했으니까 다른 놀이터에서 시간을 때우라고 몇 번을 말했습니까? 꾸부정 그건……알지만. 대머리 대체, 40대의 못생긴 남자 둘이 놀이터 그네에 앉아 있다는 게 주민들이 봤을 때 얼마나 평범하지 않은 일인지 모르시는 겁니까? 꾸부정 ……. 대머리 방금, 솔직히 이 대머리보다는 내가 더 잘생겼는데 라고 생각하셨죠? 꾸부정 그……그럴 리가. 대머리 (쌓여있는 담배를 본다) 맙소사, 이 아까운 담배. 이 담배값이면 김밥이 두 줄이거늘…… 왜 이런 비행을 일삼는 겁니까? 혹시…… 걸린 겁니까? 꾸부정 ……. 대머리 세상에, 하루 만에 걸리다니……시키는 대로 안 했죠? 꾸부정 아…… 아닙니다. 배운 그대로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변수가 있었어요. 대머리 변수라니요? 꾸부정 스승님께 배운 1단계를 계속 되뇌면서, 심호흡을 하고, 현관문을 여는 순간. 대머리 순간? 꾸부정 첫째 둘째가 쪼르륵 달려오더라구요. 그러고는 갑자기……. 대머리 갑자기? 꾸부정 아빠 생일을 축하한다면서 첫째 놈이 어깨를 주무르고 둘째 놈이 노래를 부르는 거예요.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이러면서 .(갑자기 목이 멘다) 대머리 세상에……본인 생일인지도 몰랐나요? 꾸부정 저는 집사람이랑 애들이랑 부모님이랑 장인 장모랑 부장님 상무님 전무님 사장님 생일밖에 모릅니다. 대머리 ……. 꾸부정 자식들이 생일노래를 불러주는데 어떤 아빠가 목이 안 멥니까. (흐느낀다) 대머리 잠깐, 이상하군요. 선생 말대로 대한민국의 모든 아빠들은 자녀들이 생일을 챙겨줄 때 웁니다. 자녀들의 생일 축하에 감동한 아버지가 고개를 돌리고 조용히 운다. 이건 튀는 게 아닌데? 평범한 건데? 꾸부정 조용히 운 게 아니라……. (갑자기 바닥에 뒹굴며 통곡한다) 대머리 음 ……그렇게 울었군요. 꾸부정 (끄덕이며 계속 통곡) 대머리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나 할 법한 울음을 생일 축하를 받는 자리에서. 꾸부정 (더 크게 통곡) 대머리 가족들은 가장의 뜬금없는 대성통곡에 당황했을 테고. 꾸부정 (그야말로 대성통곡) 대머리 그래서……그 다음 행동은? 꾸부정 갑자기 부끄러워져서…… 도망치듯 안방으로 들어왔습니다. 대머리 도망치듯 이라, 이런. 꾸부정 그러고는 저도 모르게 안방 문을 잠그고. 대머리 맙소사. 꾸부정 밖에서 두들겨도 열어주지 않다가 . 대머리 하느님. 꾸부정 눈을 떠보니 아침이더군요. 대머리 ……부인은? 꾸부정 ……거실에서. 대머리 ……. 꾸부정 눈을 뜨자마자 너무 당황스러워서……몰래 집을 나왔습니다. 대머리 씻지도 않고, 드라이도 안 하고, 더군다나……잠옷 차림. 꾸부정 공원에 계속 숨어 있다가 시간 맞춰서 나온 겁니다. 스승님…… 저 어쩌죠? 대머리 일반인이 범접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니라고 그렇게 얘기했거늘. 꾸부정, 흐느낀다. 대머리, 눈을 감은 채 한참을 말없이 서 있다가 천천히 축구 유니폼을 벗는다. 속옷 차림으로, 꾸부정에게 축구 유니폼을 건네는 대머리. 대머리 회사원인 남자가, 씻지도 않고 드라이도 안 하고 나왔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그러나 체육대회를 했다면 알리바이가 생기죠. 입으세요. 꾸부정 ……하지만……스승님도……. 대머리 저는…… 심판 봤다고 하겠습니다. (가방에서 호루라기를 꺼내 목에 걸며) 이건……다음 달에 쓸 거였는데……. 꾸부정 이 은혜……잊지 않겠습니다. 스승님. 대머리 들어가자마자 아버님 사진을 꺼내세요. 꺼내자마자 사진 부여잡고 우세요. 어제 선생은, 돌아가신 아버님 때문에 울었던 겁니다. 꾸부정 (경이로움) 과연……스승님은……. 대머리 이제, 뒹구세요! 꾸부정, 열심히 모래바닥에 몸을 뒹군다. 암전. 암전을 감싸는 작은 멜로디. #3 불이 켜지면 단발머리를 한 여성이 놀이터에 서 있다. 그녀는 양손에 커다란 가방을 들고 있다. 단발 (냉랭하게) 여보, 솔직히 말 안 하면 나, 집 나갈 거야…… 짤렸지? 그네 위에 주저앉는다. 다시 벌떡 일어난다. 단발 (울먹이며) 당신 나 죽는 꼴 보고 싶어? 빨리 말해? 짤렸지? 그네 위에 주저앉는다. 다시 벌떡 일어난다. 단발 (화통하게) 호호호호! 괜찮아 여보! 딱 보니까, 짤렸네? 호호호호!! 힘없이 주저앉는 단발머리.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다가 천천히 일어나 차분하게 독백을 시작한다. 단발머리가 독백을 하는 동안 파마머리를 한 여성이 조용히 들어온다. 그러고는 옆 그네에 앉아 벼룩신문을 보기 시작한다. 단발 (이성적으로) 여보, 나 당신과 지금까지 함께 했고 앞으로도 함께할 거야. 당신도 알겠지만 우린 부부야. 부부가 뭔데? 비밀이 없는 게 부부야. 내가 열을 셀 동안 당신이 끝까지 비밀을 말 안 해준다면 나……집 나갈 거야. 이게 당신의 마지막 기회야. (눈을 감고) 하나, 둘, 셋, 넷……. 파마 (불쑥) 대답 안 할 거예요. 단발 (화들짝) 네 넷? 파마 그쪽 아저씨한테 짤렸냐고 추궁해도 대답 안 할거라구요. 단발 ……. 파마 오히려 추궁하면 추궁할수록 그쪽 아저씨는 위험해질 거예요. 단발 위험해……진다구요? 파마 남편 성격이? 단발 조금……소심해요. 파마 소심하다라……열을 세자마자 바로 집을 뛰쳐나가겠네. 단발 약간 다혈질이기도. 파마 다혈질이라……바로 옥상으로 올라가서 뛰어내릴 수도 있겠네. 단발 조금 고전적인 면도. 파마 고전적이라……고전적으로 약국마다 돌면서 수면제를 살 수도 있겠네. 단발머리, 비틀거리다가 그네에 주저앉는다. 파마 너무 걱정하진 말아요. 뛰쳐나가면 잡으면 되고 옥상 문은 잠가놓으면 되고 약 먹어도 응급실이 있으니까. 그래도……상처는 남겠죠. 돈 없어도 살지만 자존심 없으면 못사는 게 남자니까. (일어나며)그럼 이만. 단발 저……저기……. 파마 ……. 단발 어떻게……그렇게……잘……. 파마 우리 아저씨도 짤렸거든요. 그것도 1년째. 단발 그쪽 아저씨가 혹시……뛰쳐나가셨나요? 파마 전혀. 단발 혹시 옥상에서? 파마 전혀. 단발 혹시 약을? 파마 전혀, 1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건조하고, 재미없고, 대머리고. 단발 그게 어떻게 …… 가능하죠? 파마 모르는 척 했거든요, 해고당한 걸. 단발 모르는 척……그게……그렇게 쉽게……. 파마 평범한 주부들은 안 돼요. 어느 정도 비범해야만 가능하죠.(시계 본다)늦었네요. 잠시 후면 우리 아저씨가 이 놀이터로 올 거예요. 항상 여기 들렀다가 시간을 맞춰서 퇴근한 척하거든요. 파마머리, 벼룩시장을 챙겨서 집으로 걸어가는데. 단발 사모님! 파마 ……. 단발 저도……저도 비범하게 만들어주시면 안 될까요? 파마 일반 주부가 범접할 수 있는 세계가 아니에요. (다시 걸음을 옮기는데) 단발 (무릎 꿇으며) 부탁이에요, 사모님. 저희 남편이 때때로 소심하고 때때로 한심하고 때때로 답답하기는 하지만……좋은 사람이에요. 오로지 집이랑 애들이랑 저밖에 모르는……그 사람이 옥상으로 올라가거나 약을 사러 돌아다니는 건 상상만 해도 끔찍해요. 그 사람이 계속해서 맘 편히 집으로 오게 만들어주고 싶어요. (무릎 꿇으며) 부탁드려요! 한동안의 정적. 파마 제자로 받아주면……가끔 소금 설탕 간장 같은 거 빌려줄 수 있어요? 단발 그럼요! 파마 맛있는 반찬 하면 나눠줄 수도 있고? 단발 그럼요! 파마 그쪽 애들 통닭이나 피자 시켜주면 우리 애들도 불러 먹일 수 있고? 단발 그럼요! 파마 좋은 마음가짐이에요. 제자님이 그렇게 해주면 나도 제자님한테 그렇게 해주겠어요. 서로 서로 나눔으로써 감소된 경제력을 최대한 이겨내는 거예요. 단발 방금, 제자라고? 파마 그래요. 제자로 받아주겠어요. 단발 (큰절) 스승님! 파마 (대머리에게 전화하는 것일까) 여보, 퇴근하는 중이지? 미안한데 올 때 계란 좀 사다줘요. 동네 슈퍼 말고 꼭 유기농 파는 데로 가서, 그래 큰길가에 있는, 고마워요. (전화 끊는다) 우리 아저씨가 놀이터로 오는 시간을 지연시킨 거예요. 수업을 해야 하니까 단발 그런 깊은 뜻이! 그럼 저도 전화할까요? 파마 비싼 거 말고, 계란이나 당근처럼, 싸면서도 깐깐하게 골라야 하는 걸로, 그래야 남편에게 부담이 안 가면서 시간도 벌어지니까. 단발, 꾸부정에게 열심히 전화한다. 파마, 대견하게 지켜본다. 통화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수업에 들어가는 두 사람. 파마 상태 체크부터 해보죠. 그쪽 아저씨가 해고당했을 거라는 판단을 하게 된 이유는? 단발 그게……집에 왔을 때만 해도 평소랑 똑같았어요. 별일 없었냐고 물어보니까. 파마 “뭐, 똑같지 뭐.” 라고 했죠? 단발 (놀란다) 그걸 어떻게? 파마 그게 1단계니까요. 단발 그런데 그날이……남편 생일이었거든요. 그래서 애들이 노래를 불러줬어요. 그런데. 파마 그쪽 아저씨가 한참을 가만있다가 대성통곡을 한 거죠? 단발 맞아요! 파마 그러다 울먹이면서 안방으로 뛰쳐들어갔을 테고. 단발 맞아요! 파마 문을 잠가놓고 밤새 안 열어주다가 다음 날 아침에 잠옷 바람으로 나갔는데 들어올 때는 축구 유니폼을 입고 들어오더니 아버님 사진을 꺼내놓고 울지는 않던가요? 단발 맞아요! 그것도 멀쩡히 살아계신 아버님을……. (흐느낀다) 파마 분석을 해보니, 짤린 지 일주일쯤 되었을 때 나오는 증상이네요. 지금이 가장 위험할 때에요. 걸릴까 말까 말할까 말까 집에 들어올까 말까를 가장 고민할 때죠. 단발 그……그러면……어떻게? 파마 제자님이 실력을 발휘할 때인 거예요 일명 ‘모른 척’의 실력을. 단발 모른 척의 실력? 파마 생각해봐요. 남편들이 “아, 걸릴지도 모르겠구나.”라는 생각을 언제 하게 될까요? 단발 글쎄……. 파마 바로 ‘눈빛’이에요. 단발 눈빛? 파마 가장들이 고달프고 괴로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힘이 뭘까요? 그건 바로 가족들의 눈빛이에요. 힘들게 일을 마치고 돌아 왔을 때, 자신에게 향하고 있는 가족들의 애정 어린 눈빛. 그럴 때 가장들은 힘을 얻는 거예요. 단발 아! 그렇다면, 앞으로 그 눈빛을 더 열심히 보내주면 되겠네요? 파마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군요. 그건 그 사람들이 ‘일’을 할 때잖아요. 단발 ……. 파마 지금은 일을 못 하고 있는 상태죠. 일을 못 구해서 미안하고 돈을 못 버니까 미안하고, 그런 가슴 아픈 상태에서 집에 들어왔는데 가족들이 애정 어린 눈빛을 보낸다고 생각해봐요. 어떻겠어요? 단발 (서서히 깨달음을 얻는다) 아아……. 파마 애들이 노래를 불렀을 때 그쪽 아저씨가 왜 대성통곡을 했는지 알겠죠? 단발 (깨달음) 이제야 알겠습니다. 스승님. 파마 그렇기 때문에 그 1단계가 바로 ‘눈빛 돌리기’ 인 거예요. 단발 눈빛 돌리기! 파마 시간이 없으니 바로 실전으로 들어가 봐요. 남편이 퇴근한 척하고 집에 들어왔어요. 대꾸를 해 보세요. “여보, 나 왔어.” 단발 (눈빛을 의도적으로 피하며) 으……응……별일 없었어? 파마 그렇게 어색하게 눈빛을 돌리면 의도적으로 피한다는 느낌이 바로 오잖아요. 단발 그렇네요. 파마 다시 한 번 해봐요. “여보, 나 왔어.” 단발 (처음부터 딴 데를 보며) 응, 별일 없었지? 파마 그렇게 처음부터 딴 데를 보면서 얘기하면 냉랭해져 있다는 느낌이 들잖아요. 단발 아아…… 어렵네요. 파마 눈빛을 피하되, 의도적이지도 냉랭하지도 않게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피해야 되는 거예요. 상상을 해봐요. 남편이 집에 왔을 때 눈빛을 돌리고 있을만한 자연스러운 무엇. 단발 자연스러운 무엇이라……. 파마 시범을 보여주죠. 역할을 바꿔 봐요. 단발 (남편 흉내) 여보, 나 왔어. 파마 (뒤돌아 요리하는 척) 왔어? 계란 사왔어? 단발 (계란 건네주는 척) 응, 여기. 파마 (계란 받자마자, 다른 곳으로 가며) 빨래가 다 됐나? 당신은 빨리 씻어. 단발 (씻으러 가는 척) 응, 그래. (씻으러 들어갔다 나온 듯) 다 씻었는데? 파마 (식탁을 가리키는 듯) 밥 차려놨어. 단발 당신은? 파마 당신 기다리다 배고파서 먹었어. 아이고, 내 정신? 드라마 녹화해 놨는데. (거실로 달려가는 시늉) 단발 (껄껄 웃는다) 허허 당신도 참! (편하게 밥을 먹는 시늉을 하다가) ……어머? 한 번도 안 마주쳤어요! 파마 그리고 자연스럽죠? 단발 남편 입장에서도 정말 자연스럽고 편하겠어요! 파마 이 1단계를 여러 가지로 조합해서 써먹으세요. 요리-빨래-드라마, 드라마-요리-빨래 같은 식으로. 여기서 중요한 건, 요리가 맨 마지막에 가면 안 된다는 거예요. 그러면 밥을 같이 먹게 되고, 같이 먹게 되면 눈이 마주치게 되니까. 단발 (경이로움) 스승님……. 파마 통닭 시키면, 꼭 우리 애들 불러줘요. 단발이 파마를 껴안는다. 암전. 암전을 감싸는 작은 멜로디. #4 불이 켜지면, 꾸부정이 한 손에 비닐봉지를 들고 대머리를 기다리고 있다. 대머리가 생일 때 쓰는 고깔모자를 쓰고 천천히 걸어온다. 꾸부정 스승님! 대머리 (고깔모자가 부끄러운 듯) 오늘, 생일이거든요. 오늘 컨셉은 직원들이 해준 생일파티 컨셉입니다. 1년에 한번밖에 못 써먹는 게 아쉽긴 하지만…… (꾸부정의 상태를 보고) 좋아 보이는군요. 꾸부정 그럼요! 집사람이 완전히 속아 넘어갔습니다. 우연의 일치이긴 하지만 집에 갈 때마다 빨래를 하거나 요리를 하거나 드라마를 보고 있더라구요. 눈이 안 마주치니까 더더욱 마음이 편합니다. 하하하하! 대머리 참으로……대단한 우연의 일치로군요. 꾸부정 네? 대머리 아닙니다. 그런 우연이 겹칠 때가 있죠……저도 그랬으니까. 어쨌든 다행입니다. 꾸부정 (비닐봉지를 내밀며) 저어……이거……. 대머리 이건? 꾸부정 스승님 생신 선물입니다. 대머리 ……해고자들끼리는……경조사를 모른 척 하는 게 불문율인데……. 꾸부정 그건 알지만, 스승님의 생신이니까요. 자판기 커피를 서울역에서 영등포 쪽으로 옮기니까 50원이 절약되더라구요. 그걸 두 달 동안 모아서 산 겁니다. 대머리, 천천히 봉지를 열어본다. 그 안에는 소주 한 병이 들어있다. 꾸부정 한 달 치 회식 아이템입니다. 대머리 ……직원들도……챙겨준 적 없었는데……선물……. 꾸부정 ……약소합니다. 한동안 말없이, 소주병을 만지작거리는 대머리. 대머리 (분위기 전환) 흠흠, 두 달이 지났으니 2단계로 들어갈 차례로군요. 꾸부정 그 생각을 하니까 두근거려서 잠이 안 왔습니다. 대머리 배우고 익히면 때때로 즐겁지 아니하죠. (선물 받은 소주를 따서 권하며) 일단, 한 모금 하시죠. 꾸부정 하지만……이건 스승님의 대머리 오늘은 제 생일이니까 특별히 보름치만 마시죠 (오징어 다리 네 개를 꺼내며) 안주도 사치스럽게 1인당 무려 두 개씩. 소주병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맛있게 소주를 마시는 두 남자. 대머리 자본주의 사회에서 직장에 다니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뭐라 생각하십니까? 꾸부정 글쎄요, 명함? 대머리 (고개 흔든다) 꾸부정 그럼, 양복이나 작업복? 대머리 이렇게 물어보죠. 직장에 다니는 이유가 뭡니까? 자아실현 같은 뻔한 답 말고. 꾸부정 돈을 벌기 위해서죠. 돈을 벌어야 가족들 먹여 살리고 집도 사고. 대머리 그렇습니다. 돈, 바로 월급이죠. 직장을 다닌다는 가장 큰 증거는 바로 꼬박꼬박 나오는 월급입니다. 꾸부정 (이마를 치며) 아아 그렇구나. 대머리 선생이 그 어떤 실수나 튀는 행동을 하더라도 월급을 꼬박꼬박 가져다주는 한 쉽게 의심받지 않습니다. 1단계보다 더 강력한 2단계는 바로 ‘월급’입니다. 꾸부정 월급이라……무슨 수로 월급을……. 대머리 퇴직금과 저축과 비자금을 포함하면 얼마나 됩니까? 꾸부정 한……삼천 정도……. 대머리 적군요. 꾸부정 당겨쓰는 바람에……. 대머리 월급은? 꾸부정 이백이 조금……. 대머리 적군요. 꾸부정 성과급제 인지라……. 대머리 봅시다, 재취업의 목표를 일 년으로 잡았을 때, 총자본 삼천에서 하루 용돈 만원 곱하기 365해서 빼면 2635만원. 중간 중간 부인과 아이들 생일 선물 챙겨주고, 가끔 부모님 외식도 시켜드리고, 아프면 병원 가야되고, 친구 만나면 술 한잔도 해야 되니까 100만원 빼면 2535만원. 이걸 열두 달로 나누면 211. 25만원. 딱 맞아떨어지는군요. 꾸부정 이럴 수가! 이토록 맞아 떨어지다니! 대머리 아직 감탄은 일러요. 변수를 따져봅시다. 올해 안에 큰돈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것들이 뭐가 있죠? 꾸부정 음……올해 봄에 어머니 금니를 해드리기로. 대머리 돈 더 모아서 내년에 임플란트 해드린다고 하세요. 꾸부정 음……올해 여름에 가족들하고 제주도를. 대머리 돈 더 모아서 내년에 하와이 가자고 하세요. 꾸부정 처제가 연애를 하는데 가을쯤 결혼하고 싶다고. 대머리 어떻게든 둘이 깨지게 만드세요. 꾸부정 겨울에 큰애가 수능을 보는데 그럼 대학 등록금을. 대머리 어떻게든 재수하게 만드세요. 꾸부정 이럴 수가! 이토록 쉽게 해결되다니! 선생님은 천재예요! 대머리 지금 당장, 은행으로 가서, 입금 하세요. 꾸부정, 대머리를 부둥켜안는다. 암전. 암전을 감싸는 작은 멜로디. #5 불이 켜지면, 단발과 파마가 그네에 앉아있다. 단발은 통닭을, 파마는 장조림 통을 들고 있다. 그들의 발밑에는 반쯤 남은 소주병(남자들이 마신)이 남아있다. 단발 다 먹으면 살찐다고 애들한테 강제로 뺏어 온 통닭이에요. 파마 우리 애들 좋아하겠네. 이건 우리 엄마가 보내준 장조림이야. 단발 이 귀한 걸. 파마 미국산일 거야. 단발 찬밥 더운 밥 가릴 때가 아니죠. 두 여자, 웃는다. 단발 (소주병을 내려다보며) 회식을 보름치나 빠뜨려놓고 갔네요. 불쌍한 그이. 파마 남은 보름은 축구대회로 때우겠지. 모래판에 뒹굴고 있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아파. 단발 이번 달엔 월급을 두 번이나 입금했더라구요. 파마 우리 아저씨는 실수로 우리 딸한테 입금한 적도 있어. 두 여자, 웃는다. 파마 월급날이니까 당당하게 들어오겠네. 오랜만에……하자고 할지도 몰라. 단발 어머, 스승님도. 파마 안 좋아도……좋은 척해 줘야지 뭐. 단발 난 그냥……좋은데. 파마 역시, 젊구나. 두 여자, 웃는다. 파마 (소주병 집으며) 이 회식 보름치는, 우리가 마시자구. 곗날이었다고 하지 뭐. 단발 곗날이라……짤린 지 1년 넘은 곗날. 파마 난 2년. 두 여자, 한참을 웃다가, 사이좋게 소주를 나눠 마신다. 파마 그 아저씨들…… 앞으로 1년 버티기도 간당간당할 거야. 퇴직금은 한계가 있지. 단발 우리 남편은…… 당겨썼을 텐데. 파마 중간에 큰돈 들어갈 일 있으면 알아서 짤라줘. 어머니 금니라든가 제주도로 떠나는 가족 여행이라든가 자식들 학자금이라든가 동생 결혼식 같은 것들 있잖아. 단발 어머? 어떻게 그렇게 잘 아세요? 파마 사는 게 비슷비슷하니까 돈 들어가는 것도 비슷비슷하겠지 뭐. 단발 정말이지……스승님은. 파마 대놓고 짜르면 의심하니까 자연스러워야 돼. 나 같은 경우는 뉴스를 많이 활용해. 요즘 뉴스에 경제 어렵다는 얘기 많이 나오잖아. 등록금에 목숨 끊고 효도 못 해 목숨 끊고 결혼 못 시켜줘서 목숨 끊고……그런 뉴스 나올 때마다 호들갑을 떠는 거야. “어머머머, 저걸 어떡해? 우리라고 안심하면 안 되겠네. 여보, 경제도 어려운데 당분간 허리띠 좀 졸라맵시다.” 그럼 남편이 그러겠지. “그래도……할 건 해야 되잖아?” 그럼 이러는 거지. “그거 안 한다고 당장 죽어? 다 내년에 합시다. 금니는 임플란트로, 제주도는 하와이로, 그리고 첫째 너는 조금만 더 공부하면 ‘인 서울’ 가능해. 그냥 재수해. 그리고 동생 결혼식은……으이그 나 그 남자 맘에 안 들어!” 두 여자, 배꼽을 잡다가, 다시 기분 좋게 마시는 소주. 파마 자기도…… 빨리 일을 구해야 돼. 단발 ……그래야죠. 파마 일을 구할 때도 튀지 말아야 돼. 집에만 있으니까 갑갑하다, 옆집 엄마들이 마트에 가서 일하니까 돈도 벌어 좋고 심심하지도 않아서 좋지 않느냐, 일도 엄청 편하다더라…… 물론 편하지는 않지……자존심도 많이 상하고……. 단발 ……. 파마 그래도 마트를 구하면 다행이야. 술집을 돌면서 전병을 파는 아줌마들도 있어. 단발 ……. 파마 더 심하면……도우미로 나서는 거지. 단발 ……. 파마 남자들도 마찬가지야……일을 도저히 못 구하면 아빠방 같은 데로 가기도 하거든. 알지? 그, 남자 도우미 같은……. 단발 ……. 파마 대단한 거야……그렇게 해서 가족이 유지되니까. 단발 대단하네요……저로서는 엄두도 못 낼……. 파마 더 지나면……엄두가 날 거야……. 단발 ……. 파마 ‘뭐든’이라는 단어가 중요해. 뭐든. 단발 ……뭐든. 파마 2단계가 바로 그 ‘뭐든’ 이야. 단발 ……. 파마 (벼룩시장을 건넨다) 생일 축하해. 선물이야. 단발 ……고마워요. 파마 꼼꼼히 읽어 보면 일을 구할 수 있을 거야. (소주병을 들고) 마시자고……곗날인데 말없이, 소주를 마시는 여자들. 암전. 암전을 감싸는 작은 멜로디. #6 불이 켜지면, 꾸부정이 축구 유니폼 차림으로 모래판에 열심히 뒹굴고 있다. 잠시 후, 천천히 걸어 들어오는 대머리. 그러나, 대머리가 아니다. 윤기 흐르는 리젠트 헤어스타일에 삐까번쩍한 양복, 광나는 구두. 그러나, 왠지 어색한. 어찌 보면 우스꽝스러운. 꾸부정 스승님! …… 머리가? 대머리 가발입니다. 꾸부정 결혼식이라도? 대머리 (대답 없는 미소) ……이제, 완벽하게 홀로서기를 하셨군요. 꾸부정 스승님 덕분이죠……덕분에 집사람이 뒤로 자빠지지 않을 수 있게 되었네요.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어머니 금니도 가족들 여행도 다 내년으로 미뤄졌어요. 처제는 결혼 상대가 갑자기 마음에 안 들고 아들놈은 갑자기 ‘인 서울’을 노리겠다더군요. 4년제도 힘든 놈이……. 대머리 그건 정말로……완벽한 행운이군요. 꾸부정 예……그야말로 완벽한……. 대머리 ……. 꾸부정 집사람이 일을 시작했어요. 집에만 있으니까 심심하다면서. 대머리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겠군요. 꾸부정 전병을 팔고 있더라구요……술집을 돌아다니면서. 대머리 ……. 꾸부정 심심하다고 할 만할 일일까요……전병을 파는 게……. 대머리 ……. 꾸부정 ……심심해서겠죠……분명……. 좋은 건지, 씁쓸한 건지 모를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그네를 타는 두 남자. 대머리 마지막 3단계를 배울 차례로군요. (양주를 꺼낸다) 양주 한잔 하시죠. 꾸부정 양주가……어디서? 대머리 (대답 없는 미소) 졸업 선물입니다. 어떠한 영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어쨌든 양주를 받아 마시는 꾸부정. 대머리 3단계는 ……시간입니다. 꾸부정 ……시간. 대머리, 그네에서 일어나 놀이터를 천천히 거닌다. 대머리 어릴 때 놀이터에서 소꿉놀이를 하면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꾸부정 ……. 대머리 의사도 됐다가 선생님도 됐다가 과학자, 대통령, 경찰관, 소방관, 백화점 사장, 옷가게 사장, 슈퍼마켓 사장……그렇게 소꿉놀이를 하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시간이 더 많으면 나는 더 많이 놀 수 있을 텐데, 이렇게 생각했죠. 시간이 많다는 게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는 걸……이제야 깨닫게 되는군요. 꾸부정 ……. 대머리 선생님이 해고된 순간부터 선생님에게는 엄청난 시간이 생겼습니다. 이제 선생님은 직장을 구할 때까지 평범함을 연기하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시간과 싸워야 합니다. 늦잠을 잘 수 없습니다. 출근 하는 척해야 되니까요. 밖에서 시간을 때워야 합니다. 퇴근 시간이 되어야 집에 갈 수 있으니까요. 밥도 혼자 먹어야 됩니다. 다른 사람들은 직장에서 먹으니까요. 비싼 걸 먹으면 안 됩니다. 돈이 없으니까요. 꾸부정 ……. 대머리 동네 주변에 있으면 안 됩니다. 아는 사람을 만날 수도 있으니까요. 극장도 있고 피씨방도 있고 커피숍도 있지만 갈 수 없습니다. 돈이 드니까요. 아침이 되면 꾸역꾸역 밖으로 나가서 저녁이 될 때까지 아는 사람 없는 곳에서 돈 안 드는 방법을 택해서 시간을 죽여야 됩니다. 시간이 많다고 책을 읽어서도 안 됩니다. 취직을 위해서 교차로 벼룩시장 가로수만 죽어라 읽고 읽고 또 읽어야 합니다. 매일매일 그런 시간과 싸워야 됩니다. 그게……마지막 3단계입니다. 꾸부정 ……. 대머리 (놀이터를 둘러 본 후) 어릴 때는 이 놀이터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지만 이제는 그럴 수도 없습니다. 놀이터에서 대머리의 어른이 미끄럼틀을 타고 있으면 웃기잖아요……어른이니까……. 꾸부정 ……. 대머리 (시계를 본다) 이제 가야겠군요. 저도 오늘은 축구대회라고 한지라 ……. 대머리, 가발을 벗고, 비까번쩍한 양복을 벗으면, 그 안에 입혀져 있는 유니폼. 그 상태로 모래바닥에 사정없이 뒹굴고, 꾸부정도 말없이 뒹굴고. 꾸부정 (뒹굴면서) 스승님……우리…… 소꿉놀이 한다고 생각하면 되겠죠? 어릴 때처럼? 대머리 (역시 뒹굴면서) 우리 같은 중년의 가장에겐……조금은 괴로운 소꿉놀이군요. 그런데……어릴 때 소꿉놀이 할 때는 왜 한번도……회사원 역할을 안 했을까요. 꾸부정 ……. 대머리 시시해서였을까요? 꾸부정, 말없이 더욱 열심히 뒹굴고, 대머리도 그런 꾸부정을 보며 더더욱 열심히 뒹굴고……. 암전. 잠시 후 들려오는 초인종 소리. 그리고, 동시에 들려오는 두 남자의 목소리. 목소리 나 왔어…… 별일은 무슨…… (심호흡을 한번 하고) 뭐, 똑같지 뭐. 작은 멜로디. -막-
  • [길섶에서]까치집/이춘규 논설위원

    달포 전 토요일 오전. 늦잠을 즐긴 뒤 뒤척이는데 까치소리가 요란하다. 아파트의 8층 작은 방 바로 옆 높이 30m 가까운 나무에서다. 평소와는 달랐다. 한 마리가 아닌 듯했다. 조용히 다가갔다. 두 마리다. 소리를 질러 뭔가 의사소통을 하는 모양이다. 까치집을 짓기 시작했다. 가족들을 불렀다. 아뿔싸! 아이가 자세히 보겠다며 창문을 열자 놀란 한 마리가 나무꼭대기로 날아올랐다. 우리를 내려다본 뒤 아래 까치에게 신호를 해 날아가 버린다. 까치집은 그걸로 끝나는 줄 알았다. 일 주일 뒤 까치들이 조심조심 집짓기를 재개했다. 이후 점점 대범해졌다. 사람이 보고 있어도 동요 없이 작업을 한다. 지금은 마감작업 중이다. 거의 완성됐다. 까치집 짓기 초기엔 고민이었다. 까치는 서울시에서 가장 많이 포획되는 유해 조수다. 짧은 막대기만 사용해도 집짓기를 막을 수 있었다. 지금도 가능하다. 그런데 집으로 찾아 들어온 짐승들은 절대 해치지 말라는 어른 말씀을 떠올렸다. 까치들과 어색한 공생을 해야 할 것 같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수능 끝낸 수험생들 “이제는 건강”

    수능 끝낸 수험생들 “이제는 건강”

    수능을 끝낸 수험생들은 홀가분하고 들뜬 마음에 앞으로 두 세 달 동안 건강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 하지만 건강상태 점검 및 관리의 관점에서 보면 이 시기는 입시 준비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 기간을 건강한 대학 및 성인생활을 위해 기초를 다지는 기간으로 활용하자. 생활리듬 회복하자 빡빡한 일정에 따라 움직이던 이전과 달리 수능 후에는 스스로 일정을 조절해야 한다. 갑자기 늘어난 자유시간과 입시 부담에서 벗어난 해방감에 늦잠을 자고, 아침식사를 거르며, 늦도록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일상의 리듬이 깨지기 쉽다. 이런 혼란에 빠지지 않으려면 규칙적인 생활이 필요하다. 하루 세끼를 규칙적으로 챙기고, 적당한 운동과 고른 영양 섭취로 고갈된 체력을 보충해줘야 한다. 평소에 못한 취미활동이나 운동, 여행 등을 통해 심신을 추스르는 것도 좋다. 기초체력 단련하자 대학 생활은 성인으로 나서는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에는 음주, 흡연, 불규칙한 생활 등 건강을 위협하는 많은 요인들이 잠복해 있다. 따라서 자신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입시 준비로 떨어진 기초체력을 끌어 올리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 신체활동 감소와 영양 불균형 등으로 인한 비만·빈혈·기능성 위장장애 등이 있다면 이때 검사·치료하는 것이 좋다. 특히 타지에서 대학생활을 시작해야 한다면 미리 건강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안과 치과 피부과 등의 진료 및 시술도 이 시기를 이용하면 좋다. 비만에서 탈출하자 수험생 때는 반복되는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습관, 신체활동 감소 등 비만 요소를 고루 가져 체중이 늘 수밖에 없다. 게다가 수능시험이 끝나면서 나타나기 쉬운 불규칙한 수면과 무기력함, 활동량 감소 및 잦은 외식은 비만을 부추긴다. 이 시기는 비만을 치료할 수도 있고, 더 심한 비만에 빠질 수도 있는 때이다. 더러는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살을 빼려고 시도하기도 하나 무리한 시도는 안 하는 게 낫다. 비만은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므로 이 시기에는 바른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 등의 습관을 익혀 비만 탈출을 준비하는 게 현명하다. 비만의 원인은 과도한 열량 섭취와 줄어든 열량 소비다. 따라서 열량 섭취량을 줄이고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사탕 과자류 탄산음료 라면 햄버거 튀김 피자 등 당분이 많거나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의 섭취를 제한하는 대신 해조류, 신선한 녹황색 채소 등을 충분히 섭취하면 좋다. 알코올은 자체로도 만만찮은 열량인데다 함께 안주까지 먹게 돼 쉽게 살이 찌게 된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식사 조절과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빠르게 걷기와 수영 에어로빅댄스 배드민턴 탁구 줄넘기 테니스 스쿼시 등 인체의 큰 근육을 활용하는 유산소운동을 일주일에 최소 3회 이상, 한 번에 30분 정도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입시준비 때문에 거의 쓰지 않았던 근육을 갑자기 사용하면 오히려 몸에 무리가 올 수 있다. 따라서 운동 빈도와 강도를 낮은 상태에서 시작해 점차 늘려가도록 해야 한다. 또 계단 이용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집안일 거들기 등을 통해 일상적인 활동량을 늘리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더러는 늘어난 체중을 줄이기 위해 무리한 단식·절식, 무분별한 약물복용을 시도하지만 이런 방법은 일시적 체중감소 후 요요현상이 생길 위험이 크고, 기초체력 저하를 가져올 수도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자신의 체형에 대한 왜곡된 인식, 이뇨제나 하제의 남용, 체중 증가에 대한 과도한 공포를 갖지 않아야 하며, 절식 후 폭식, 폭식 후 구토 등의 증상이 보이면 신경성 식욕부진증이나 대식증 같은 식이장애일 수 있으므로 전문의를 찾도록 한다. 가족유대 강화하자 나름대로는 열심히 했으나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쳐 실망할 수도 있고, 생각보다 성적이 잘 나와 들뜨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 시기에는 시험 결과나 당락에 대한 불안감이 클 때이므로 지금껏 열심히 노력해 온 수험생과 지속적인 지지를 보내준 가족 모두가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편안하게 심신을 추스르도록 서로 따뜻한 격려와 사랑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들이 함께 취미활동을 하거나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
  • [세대공감]알콩달콩 신혼일기

    [세대공감]알콩달콩 신혼일기

    최근 실시한 한 결혼 포털사이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선호하는 신혼여행지로 1~6위가 모두 몰디브·유럽·하와이 같은 해외 관광지였다. 신혼여행이라는 말이 곧 ‘해외 신혼여행’을 뜻한다고 이해해야 할 정도다. 하지만 30년 전에는 경주나 설악산도 선망하는 신혼여행지였다. 그마저도 못 가 가까운 도시 여관에서 신혼여행을 보냈다는 사람도 있었다. 만약 당신의 남편이 1박 2일 신혼여행을 떠나자고 한다면? 농담처럼 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정말 정색하고 그렇게 제안한다면 이혼하자고 덤빌지도 모른다. 중국음식점에서 자장면·짬뽕으로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에게 식사를 대접한다면? 하객들 가운데 일부는 혼주에게 공식 항의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풍경은 30년 전엔 흔했다. 세월에 따라 신혼기 삶의 방식은 다르지만 알콩달콩 사랑하는 마음이야 변함없다. 세대마다 서로 다른 신혼 사랑법을 들여다봤다. ■ 당신과 함께라면 가시밭길도 꽃길 ●자장면 피로연, 1박 2일 경주 신혼여행 1979년 가을, 김정식(62)·오경자(58)씨 부부는 강원도 삼척의 한 교회에서 화촉을 밝혔다. 부부는 독실한 개신교 신자이기도 했지만, 당시 교회의 예배당은 공짜라서 선호하는 결혼식 장소였다. 피로연은 신랑·신부가 서로 다른 곳에서 했다. 신부 측은 하객들에게 중국집에서 자장면·짬뽕을 대접했다. 당시에는 융숭한 대접이었다. 집안 형편이 조금 어려웠던 신랑은 평범하게 집 앞뜰에 멍석들을 깔아 놓고 국수랑 떡을 나눴다. 지금에 비하면 보잘것없어 보이는 대접이었지만, 친지·친척·이웃들은 지금과 달리 밤늦게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편안하게 덕담을 나눴다. 신혼여행은 경주로 갔다. 1박 2일 짧은 일정이었다. 불국사에서 한복을 곱게 입고 남편과 찍은 신혼여행 기념사진은 아직도 거실벽 한가운데에 걸려 있다. 결혼 때 찍은 사진이 손에 꼽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오씨는 “아니에요. 짧았지만 좋고 싫고를 말할 처지가 아니었어요. 제 친구들 절반은 아예 신혼여행을 못 갔던 걸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당시 경상도·전라도 등 남쪽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설악산으로, 강원도·경기도 등 북쪽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경주로 신혼여행을 가는 게 상례였다. 그나마 살림살이가 그럭저럭 괜찮은 사람들이나 신혼여행을 갈 수 있었다는 것이 오씨의 설명이다. 형편이 안돼 여행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허다했다. 종종 제주도를 찾는 사람도 있었지만 드물었고 그러면 사람들의 부러움과 질시를 한몸에 받았다고 했다. 오씨의 첫 신혼살림은 주인집 옆에 딸려 있는 단칸방이었다. 보증금도 없는 사글세 3만원짜리 방이었다. 당시 동사무소에 근무하는 말단 공무원이었던 남편의 월급이 10만원 남짓이라 사글세가 버거웠던 것은 아니지만, 고등학생이었던 시동생의 학비·생활비를 대고 저금도 조금 하고 나면 넉넉하게 살림을 꾸릴 형편이 아니었다. 신혼 하면 빼먹을 수 없는 기억 중의 하나로 오씨는 ‘새벽 연탄불 갈기’를 꼽았다. 혼례를 올리고 금세 찾아온 겨울, 연탄불 온기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아침까지 따뜻하게 자려면 새벽 1~2시에 반드시 연탄불을 갈아야 했다. 문제는 오씨 부부가 살던 집의 구조가 지금처럼 부엌까지 실내로 이어져 있지 않았다는 점. 방문을 나가 한겨울 찬바람을 몽땅 맞으며 방모퉁이를 꺾어 돌아야 부엌에 다다를 수 있었다. 남편과 하루하루 번갈아 가며 불을 갈았는데, 돌아오면 서로 손을 비벼줬던 일이 신혼의 낭만으로 기억된다. 그 뒤 1982년 5월 정부에서 공급한 17평짜리 국민주택에 입주할 때까지 세 번이나 그 집에서 겨울을 났다. 김씨는 “이런 소릴 하면 무슨 도사냐고 할 것 같다.”면서 “요즘 젊은 사람들, 조금 힘들다고 다투고 갈라서려고 하지 말고, 현실에 만족하면서 잘살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생했어도 좋아. 사랑했으니까.” 경기 수원에 사는 김정순(53·여)씨는 나이가 8살이나 많은 남편과 1981년 봄에 결혼식을 올렸다. 김씨는 “순전히 사랑 때문이었다.”고 돌이켰다. 김씨의 부모가 나이 차이·직업·가정형편을 이유로 결혼에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중학교 교사였던 김씨는 집안이 극구 반대하는 결혼을 “우겨서” ‘쥐뿔도 없는’ 대학원생 남편과 결혼했다. “순박한 게 좋았다.”고 털어놓았다. 박사학위 준비에 매달려야 하는 남편 때문에 그 달콤하다는 신혼을 만끽하기는커녕 공부 뒷바라지를 하느라 매일 아침 도시락을 싸야 했다. 부부는 작은 방 하나를 전세로 얻어 첫 살림을 살았다. 부엌·화장실을 다른 집 식구들과 함께 쓰는 공동주택이었다. 방 아랫목 연탄아궁이 구들은 장판이 눌러붙을 정도로 뜨거웠지만 다른 쪽은 꽁꽁 언 냉골 방이었다. 밤에 화장실에 가는 건 공포에 가까울 정도였다. 결혼한 지 6개월쯤 됐을 때 김씨의 언니가 포도를 사서 집에 놀러 왔다. 살림 때문에 과일도 사치라고 여겼던 때다. 김씨는 포도알을 씹다 서러움이 복받쳐 올라 언니를 껴안고 엉엉 울었다. 하지만 김씨는 “그때로 되돌아간다 해도 남편에게 관심을 쓰는 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할 듯하다.”면서 “원래 사랑·인연이란 건 설명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 연애할 때 더 달콤했는데… ●주말 녹초 되는 남편 “너무 변했어” 서울 응암동에 사는 김주연(가명·25·여)씨는 지난해 9월 웨딩마치를 올린 새댁이다. 김씨는 신혼의 단꿈에 젖어 있을 요즘, 주말마다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어댄다. 김씨는 결혼 전 전국 곳곳을 여행하며 열애를 했고, 결혼 후에도 변치 말자고 했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불만이다. 주말이면 녹초가 돼 집에만 있으려는 남편을 보면 속이 상해 죽을 맛이다. 지난 주말, 횡성의 한 펜션으로 떠나자고 제안을 했더니 남편은 “좀 더 가까운 곳으로 가면 어떠냐.”며 단박에 말을 잘랐다. 김씨는 혼자만 추억을 간직하는 것 같아 서운했고, 남편이 1년 만에 너무 많이 변해 버린 것 같아 서러웠다. 2004년 여름에 처음 만나 연인이 된 부부는 연애하는 5년 동안 거의 매주 빼놓지 않고 여행을 했다. 산으로, 들로, 도서지역까지 안 가 본 곳이 없다고 할 정도였다. 비록 함께 머무는 고정된 보금자리는 없었지만, 곳곳에다 서로의 추억을 수놓았다. 이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강원도 횡성. 2007년 1월, 펜션에 여장을 풀고 산책을 하다 갑자기 쏟아지는 눈 위에서 말 그대로 ‘영화’를 찍었다. 김씨는 “시간이 멈춘 것 같았어요. 세상이 하얗게 변했고 세상에 우리만 덩그렇게 남은 것 같았어요.”라고 당시를 돌이켰다. 김씨는 무릎까지 쌓인 눈을 밟으며 남편의 어깨에 기대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이 남자와 살면 참 행복하겠다.’고 느꼈다고 회고했다. 1년이 지난 지금, 남편은 토요일에 늦잠을 자는 일이 버릇이 됐고, 일요일은 다음 주 업무 준비를 한다며 집 안에서 꼼짝을 않는다. 김씨는 “이제 애도 태어나고 하면 여행은 더더욱 꿈도 못 꿀 텐데….”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뱉었다. ●신세대 부부의 ‘독한 결혼’ 올 10월 결혼한 ‘따끈따끈한’ 신혼부부 정성규(31)·문미진(26·여)씨 부부는 ‘독한 결혼’을 했다고 주위에 소문이 자자하다. 이들은 ‘집 장만은 남편, 혼수는 아내’라는 기존 결혼 공식을 깼다. 결혼의 모든 과정에 드는 비용을 정확히 반씩 부담했다. 부모에게 손 벌리지 않고 자신들이 번 돈으로 살림을 차렸다. 정씨 부부가 생각하기에는 당연하고 상식적인 일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추진했다. 처음엔 집안 어른들이 이런 방식에 대해 반대했다. 특히 문씨 부모님들의 반대가 심했다. 처음에 문씨의 부모는 “우리 애가 뭐가 부족해 남들만큼도 못 받느냐.”고 사위에게 역정을 내기도 했다. 그래도 부부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정씨는 “먼저 결혼한 친구·선배들 말이 결혼 준비기간 동안 혼수·집 등 돈 문제로 많이 싸운다고 들었다.”면서 “그런 일로 싸우기도 싫고, 비용을 공평하게 부담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해 좀 독하다는 소리 듣더라도 우리 식대로 결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고 허름한 원룸이 첫 살림집이었지만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각자가 대출받은 금액을 보태 전세로 마련한 집이다. 가전제품과 가구 등 혼수비용도 결혼 전 2년 남짓 동안 각각 모은 1000만원의 결혼 자금으로 충당했다. 남은 돈으로 동남아 신혼여행도 다녀왔다. 문씨는 “돈 때문에 누가 우위에 서고 하는 것이 처음부터 마음에 안 들었다.”면서 “둘이 더 행복해지려면 시작부터 공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 변함없는 사랑… 가족웨딩 은혼식 경기도 일산에 사는 이남경(52·여)씨는 올 4월 다시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결혼한 지 25년째 되는 기념일을 맞이해서다. 결혼 25주년은 ‘은혼식’이라고 해서 특별히 기념해야 한다는 남편 최수훈(56)씨의 주장 때문이었다. 여기에 자식들까지 가세해 이씨는 일명 ‘리마인드 웨딩’을 치를 수 있었다. 거창할 건 없었다. 하객들을 모시지도 않았다. 하지만 25년 전에는 못 해 봤던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스튜디오에서 결혼사진을 찍었다. 몇 장 안 되는 결혼식 사진이 못내 미안하고 안타까웠던 최씨다. 새로 찍은 기념사진 속에는 대학생이 된 두 딸이 함께한다. 딸들도 곱게 차려입었다. 이들은 촬영 며칠 전부터 엄마·아빠 얼굴에 영양팩을 해 주는 등 부산을 떨었다. 당일에는 미용실에서 함께 머리 손질도 하고 신부 메이크업도 받았다. 이씨는 싱글벙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대미는 일본 규슈지역의 온천으로 떠난 ‘리마인드 신혼여행’이었다. 2박 3일 여행비는 두 딸이 아르바이트로 마련한 돈이어서 특별했다. 이들 부부는 신혼 때 꿈과 사랑으론 부자였지만, 결혼식도 가까스로 올릴 만큼 가난했다. 신혼여행은 꿈도 꿀 수 없었다. 결혼 1년 만에 첫째 딸이 태어났고, 이듬해 둘째 딸이 연이어 태어나면서 “설악산이라도 가자.”는 남편의 약속은 끝없이 미뤄졌다. 이들 부부가 처음 떠난 여행은 두 딸과 함께였다. 최씨는 “변함없이 사랑해. 여보.”라고 말하면서 아내의 볼에 입을 맞췄다. 이씨는 “두 번이나 결혼해줘서 고마워요.”라고 답례하며 방긋 웃었다. 김양진·윤샘이나기자 ky0295@seoul.co.kr
  • “1년만 더 하려다 어느새 30년… 송해 선생님 나이만큼 일해야죠”

    “1년만 더 하려다 어느새 30년… 송해 선생님 나이만큼 일해야죠”

    일요일이다. 늦잠 자다가 다시 소파에 비스듬히 드러누워 TV 리모컨을 만지작거린다. 정오 뉴스가 끝난 뒤 ‘딩동댕~’하는 실로폰 소리와 함께 사회자 송해씨가 ‘전~국 노래자랑’하고 외친다. 만장(滿場)한 여러분도 즐겁게 따라한다. 이어 무대에 출연자들이 등장해 저마다 끼를 발산한다. 더욱 재밌는 볼거리 하나. 구수한 말솜씨로 잘 진행하던 송씨가 뒤돌아서서 툭 시비를 건다. 누구한테? 지휘자 김인협 악단장이다. 조금은 어린 출연자가 무대에 등장하면 어김없이 김 단장한테 가서 돈을 받아가라고 시킨다. 그러면서 하는 말, “나는 송해 오빠거든, 저기 저 할아버지한테 가봐.”라고 한다. 송씨 나이가 83세, 김 단장은 70이다. 그런데도 송씨 자신은 ‘송해 오빠’고 나이가 한참 아래인 김 단장은 할아버지란다. 이 대목에서 웃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1980년 11월 9일 낮 12시 10분 처음 방송된 ‘전국노래자랑’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서른 생일을 맞은 9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본사에서 기념 리셉션을 가졌고, 14일 30년 특집(1536회) 방송을 내보낸다. 이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시간대가 변경된 적이 없는 기록을 세웠다. 그동안 무대에 오른 출연자만 3만여명이고 총 관객만도 1000만명이 넘었다. 세살 어린아이부터 103세 할머니까지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란 점도 자랑거리다. ●“여기선 내가 송해 선생님보다 대선배” 이렇게 웃고 울린 세월 속에 노래자랑 무대에서 묵묵히 지휘를 해온 김 단장이야말로 ‘산 증인’이다. 전국노래자랑이 생긴 지 몇달 뒤인 1981년 초부터 악단을 지휘했다. 송씨가 1984년부터 진행을 맡았으니 이 무대에서는 김 단장이 훨씬 선배인 셈이다. 지난 8일 경기 양평에서 김 단장을 만났다. 김 단장은 창밖으로 들어오는 가을햇살과 함께 커피를 마시고 있었고 부인은 옆에서 뜨개질을 하고 있었다. 무척 다정해 보였다. “언제 이쪽으로 이사 오셨나요.” “퇴촌에 살다가 우연히 7년 전 이 근처에 놀러왔다가 위치가 좋아 집사람이 덜컥 계약을 했어요. 정이 들어서 그런지 아주 편하고 좋아요. 공기도 좋고….” “두 분이 시골에서 지내는 모습이 좋아 보입니다. 자녀분들은 어디 계시나요.” “아들과 딸이 있는데 서울에 살아요. 피는 못 속이는지 원래 노래를 잘하고 음악을 좋아했지요. 그런데 내가 (음악을)하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요즘에는 악기도 만지고 그러는 것 같아요.” “음악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내가 9남매 중 막내입니다. 아버지는 내가 태어나자마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그런 막내가 안쓰러웠는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늘 말씀하셨지요. 초등학교 4학년 때쯤인가 그래요. 형님이 기타를 어디서 가져왔는데 그걸 만지다 보니 절로 신이 나고 재미 있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했습니다.” 그는 충북 청주 출신이다. 기타로 독학하며 음악 자질을 키웠고 서라벌예대에서 음악 공부를 제대로 했다. 1962년부터 청주방송에서 5년, 카바레에서 밴드생활을 10년 가까이 한 뒤 1970년대 동양방송을 거쳐 KBS 전국노래자랑과 인연을 맺었다. “인생의 반은 전국노래자랑으로 보낸 셈입니다.” “처음에는 딱 1년만 한다고 다짐했지요. 그런데 PD들이 바뀔 때마다 ‘1년만, 1년만’ 하는 바람에 벌써 30년이 됐습니다.” ●10대 세 자매에게 만원씩 줬더니… 그동안 함께 일한 PD만 해도 50명 정도. 김 단장은 전국노래자랑을 통해 편곡한 것만 수천곡은 된다고 했다. 예심 때 부르는 출연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거기에 맞게 곡을 다시 써줘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부르는 노래 대부분은 그의 머릿속에 다 저장돼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한번 지역에 내려가면 사흘은 있어야 프로그램 녹화가 끝난다. 예심 참가자들은 대개 400명에서 많게는 1000명 정도.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즉석에서 편곡을 한 다음, 드럼, 기타, 색소폰 등 10명의 악단 연주자들에게 나눠준다. “송해 선생님은 지역 녹화 때 현지 군수를 무대 위에 가끔 등장시키지요, 이 때 예정없던 노래를 시킬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얼른 군수의 목소리를 듣고 즉석에서 연주자들에게 어떤 키로 하자고 귀띔해주곤 합니다.” 웃고 울린 에피소드도 많을 터. “강원도 태백에서 리허설을 하는데 아가씨 입에서 술 냄새가 나는 거예요. 긴장이 돼서 술을 마신 것이지요. 그런데 정작 녹화 때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보니 술에 취해 무대 뒤에서 자고 있더라고요. 노인 분들이 가끔 한잔 걸치고 올라와서는 언성을 높이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방송을 보면 가끔 주머니에서 돈이 나오던데요.” “순전히 제 돈입니다. 그런 모습이 안타깝게 보였는지 미국에 사는 한 모녀가 ‘오라버니 더운데 고생이 많다.’는 편지와 함께 100달러를 보내왔어요. 그래서 ‘KBS 노래자랑’이라고 새겨진 시계를 사서 고맙다고 보냈더니 다시 100달러를 보내주더군요. 언젠가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전북 김제에서 10대 세 자매에게 1만원씩 준 적이 있어요. 10년 만에 다시 김제에 갔지요. 그 여자들 아버지가 무대에 올라오더니 큰절을 하면서 그때 받은 돈이라고 하면서 돌려주더군요. 당시 덕담해준 덕택에 아이들이 잘 자라 결혼을 앞두고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시집갈 때 꼭 연락하시라고 했지요.” ●방송 중 즉석주례도 여러번 김 단장은 방송 중에 즉석 주례도 여러번 섰다. 송씨가 가끔 짓궂게(?) 시켜서다. 둘은 동양방송 ‘가로수를 누비며’ 시절부터 같이 일했다. 지방에 갈 때마다 녹화 끝나고 시간이 되면 시장통 선술집에서 술잔을 마주한다. 지금은 오랜 음악소리 때문에 중이염을 앓아 술을 잘 안 하지만 작정하고 둘이 마실 때면 소주 20병은 거뜬히 비우기도 했단다. 술자리를 안 해주면 송씨가 곧잘 삐친다며 웃는다. “송해 선생님이 프로그램 진행을 부드럽게 리드하니까 녹화 때 NG 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사회자-악단-작가-PD 등으로 이어지는 팀워크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시는 분이지요.” “무대에 지역 특산물도 자주 등장하던데….” “부담되지 않은 것들은 단원들과 함께 나눠 먹지요. 비싸게 보이는 것들은 다시 돌려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김 단장의 집에는 국악이든 양악이든 없는 악기가 없다. 그 악기 속에는 30년 동안 전국을 돌아다니며 켜켜이 쌓인 정이 듬뿍 담겨 있다. 나중에 이런 마음을 담아 집 근처에 ‘악기 박물관’을 만들 생각이다. “일단은 송해 선생님 나이만큼은 일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환하게 웃는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수원 서포터즈 그랑블루 우승만큼 빛난 첫 ‘응원열차’

    진현민(30)씨의 킥오프는 동트기 전부터 시작됐다. 늦잠 잘까 봐 아예 잠은 포기했다. ‘조원희’가 쓰인 새파란 수원 유니폼을 챙겨 입었다. 밤을 새우고 경기 용인 집을 나섰지만 상쾌했다. 24일은 수원이 부산에서 FA컵 결승전을 치르는 날. 설렜다.  오전 9시 30분 도착한 서울역은 이미 파란 물결이었다. 대한축구협회가 국내 최초로 마련한 특별 KTX 열차를 타기 위해 모인 사람들. 오전 11시 출발한 기차엔 진씨와 같은 그랑블루 750여명이 몸을 실었다. 수도권 부산서포터즈 50명도 길을 나섰다. 양 팀 응원단 사이엔 협회 관계자와 취재진 200명이 앉아 완충 역할을 했다. 티켓은 구하기도 어려웠다. 구단 홈페이지에 공지가 뜬 지 2시간도 안 돼 마감됐다. 진씨는 취소된 티켓을 가까스로 구했다. 왕복 3만원. 입석이었지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진씨는 1998년 김호 감독 시절부터 수원을 쫓아다녔다. 2004년부터는 홈·원정 가리지 않는 열혈 ‘블루 블러드’가 됐다. 50대 아빠뻘 아저씨부터 막냇동생 같은 중학생들과 어울려 소리지르는 게 마냥 좋았다. 새해 달력에 가장 먼저 표시하는 건 수원 경기 일정. 굳이 이겨야 하는 건 아니다. 경기장에서 응원하는 자체가 삶의 활력이라고.  진씨는 “아침에 TV로 카라를 봤어요. 도전 1000곡에 나왔던걸요.”하면서 방긋 웃었다. 카라는 수원 승리의 여신. 홈 경기장에 카라가 초대가수로 올 때마다 수원은 이겼다. 자그마한 일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건 여느 프로선수나 감독보다 더하다. 이렇게 야구도시 부산은 축구 열기로 꽉 찼다.  부산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플레이오프] 와! 130억원

    ‘지각생’ 짐 퓨릭(미국)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플레이오프(PO) ‘최후의 승자’가 됐다. 퓨릭은 27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 골프장(파70·7154야드)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마지막 대회인 투어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이븐파를 쳐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최종합계 8언더파 272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페덱스컵 포인트 2500점을 보탠 퓨릭은 정규시즌과 네 차례의 플레이오프에서 가장 많은 점수를 쌓아 대회 상금 135만달러와 함께 보너스로 받은 1000만달러의 ‘뭉칫돈’을 거머쥐었다. 모두 1135만달러(약 130억원)에 이른다. ‘8자스윙의 달인’으로 명성을 얻은 퓨릭은 플레이오프 1차대회인 바클레이스에서 늦잠을 자는 바람에 프로암대회에 나가지 못했다. 규정에 따라 본 대회 실격을 당한 퓨릭은 페덱스컵 랭킹 11위로 밀렸다. 하지만 마지막 대회 우승으로 대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지각 실격’이 논란에 휘말리자 PGA는 이달 초 프로암에 늦더라도 본 대회에서 실격하는 일이 없도록 규정을 완화해 퓨릭은 올해 플레이오프 시리즈가 자신을 위해서나, 또 남을 위해서나 뜻깊은 발자취를 남긴 대회로 남게 됐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마지막 라운드에서 퓨릭은 15번홀까지 2타를 줄이며 쉽게 우승컵을 차지하는 듯했지만 16~17번홀에서 잇따라 보기를 적어내며 크게 흔들렸다. 루크 도널드(잉글랜드)가 7언더파 273타를 치며 2위로 먼저 경기를 끝내는 바람에 자칫하면 연장전으로 끌려갈 수도 있었던 상황. 그러나 퓨릭은 18번홀(파3) 티샷을 그린 오른쪽 벙커로 보내 위기를 맞은 뒤에도 침착하게 벙커샷을 홀 1m 안쪽에 붙인 뒤 파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컵을 낚아챘다. 시즌 3승째를 올린 퓨릭은 “2008년과 2009년을 우승 없이 보낸 터라 이번 시즌은 내게 정말 특별하다.”면서 “마지막 라운드에서 기복이 심했지만 좋지 않은 날씨 속에서도 선두를 지켜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최경주(40)는 2타를 줄인 최종합계 2언더파 278타로 어니 엘스(남아공)와 공동 7위에 오르며 올 시즌을 마감했다. 최경주는 1차 대회에서 컷 탈락했지만 투어 챔피언십까지 나가 페덱스컵 랭킹 공동 15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다. 3라운드까지 공동 5위에 올랐던 나상욱(미국명 케빈 나·27·타이틀리스트)은 6타를 잃고 공동 17위(2오버파 282타)로 대회를 마쳤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新 차이나 리포트] (2부) 2010 중국인을 말한다 ⑧ 문화 즐기는 중국인

    [新 차이나 리포트] (2부) 2010 중국인을 말한다 ⑧ 문화 즐기는 중국인

    지난해 중국 주요 도시의 극장 수입은 62억 600만위안(약 1조 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2.96%, 7년 전과 비교해 8배 가까이 성장했다.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의식주 걱정을 접게 되면서 문화생활에 기꺼이 지갑을 연 결과다. 영화와 같은 대중 문화뿐만 아니라 미술 전시 등으로 문화 생활의 범주를 넓혀 가는 중국인들을 만나 봤다. 일요일 오전 중국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다산쯔(大山子) 지역의 798예술구. 적당히 늦잠을 즐긴 뒤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 그림, 조각, 사진 작품을 감상하려는 중국인들이 하나 둘 거리를 채우기 시작한다. 평일에는 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는다면, 주말에는 베이징과 근교 주민들이 전시장을 방문한다. 친구와 가끔 그림을 보러 온다는 직장인 성샤(盛夏·25)는 “그림이든 조각이든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좋아한다.”면서 “나뿐만 아니라, 중국인들 전반적으로 문화 소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남편, 딸과 함께 주말 전시회 나들이에 나선 장샤오거(張曉歌·38)는 “주변을 보면 평범한 회사원들이나 동네 주민들도 미술을 많이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원래 이 지역은 군수공장지대였다. 하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공장들을 베이징 밖으로 옮기면서 폐쇄됐다. 이후 돈 없는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자연히 예술거리가 형성됐고, ‘베이징의 소호’로 불릴 정도로 중국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다시 태어났다. 정부로부터 특별한 지원을 받지 않는 대신, 전시 작품에도 큰 제한이 없다. 중국 내 천주교도들에 대한 사진을 전시하고 있는 ‘798 스페이스 포토 스튜디오’의 직원 왕팡(王芳·23)은 “(종교 관련 작품은) 판매는 할 수 없지만 전시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면서 “주말이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우리 스튜디오를 비롯해 798지구의 전시장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미술 전시회가 대중화됐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영화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영화관이 없는 지방 소도시나 농촌이 아니라면 어디서나 쉽게 한 달에 개봉 영화 1~2편을 관람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장닝(張寧·28)은 “일주일에 한 편 정도는 본다.”면서 “홍보가 잘된 영화는 빼놓지 않고 보는 편”이라고 했고, 왕후(王虎·29)도 “한 달에 2번은 영화관에 온다.”면서 “미국, 유럽 등 서양 영화를 좋아하지만 요즘은 중국 영화도 많이 본다.”고 말했다. 중국은 영화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난다. 편당 40~50위안에서 비싼 경우는 100위안이 넘는다. 그러나 대학생의 경우 학생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 직장인들 못지않게 영화를 즐긴다. 대학생 마징(馬靜·20)의 경우 인터넷으로 영화를 주로 보지만 새로 나온 영화는 거의 영화관에서 본다고 했다. 젊은 세대는 영화를 보고, 즐기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베이징영화학교는 시나리오 작가, 감독은 물론 전문 매니저를 꿈꾸는 영화학도들로 넘쳐난다. 배우 고(故)이은주와 김기덕·박찬욱 감독을 좋아한다는 천웨다(陳越達·21)는 “중국 영화는 역사도 길고 제작 편수와 관객도 많지만 질은 낮다. 언제까지 상업적인 영화만 만들 수는 없다. 할리우드를 따라가기보다는 우리 실정에 맞는 영화를 만들어야 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영화 산업의 발목을 잡는 것은 ‘해적판’의 범람이다. 최근 중국영화저작권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18~25세 1인당 한해 평균 31.1편의 영화를 관람하고 있다. 문제는 개봉 영화를 극장이 아닌, 인터넷이나 불법 DVD 등을 통해 본 비율이 50.5%에 달한다는 사실이다. 글 사진 베이징·상하이·우한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커밍아웃 10년’ 홍석천, 두 아이 아빠 삶 공개

    ‘커밍아웃 10년’ 홍석천, 두 아이 아빠 삶 공개

    배우 겸 사업가 홍석천(39)이 두 아이의 아빠로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방송에서 공개됐다.커밍아웃을 선언한지 10년이 된 홍석천은 오는 27일 방송되는 SBS ‘배기완 최영아 조형기의 좋은 아침’ 녹화에서 친누나의 두 아이를 입양한 후 가슴 아팠던 사연을 전했다.홍석천은 최근 배우 이승연 남편과 함께 자신의 6번째 레스토랑을 개업, 사업가로서 바쁜 일정을 소화중이다. 요즘 사업에 더욱 매진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입양한 두 아이 주은, 영천 때문이다. 학업을 위해 두 아이를 모두 필리핀으로 유학 보냈다.아이들을 보기 위해 6개월 만에 처음으로 필리핀으로 향한 홍석천은 학교에 깜짝 방문했지만 아들은 미소조차 짓지 않고 무관심했다. 홍석천은 오랜 시간 떨어져있어 서먹해진 아이들과의 관계회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홍석천은 “사춘기를 겪고 있는 두 아이들 걱정이 크다”고 고백했다. 아이들이 자신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하지 않을까 첫째 딸 입학식 날 일부러 늦잠을 자고, 유학을 보낸 아이들을 찾아가 보지 못했던 가슴 아픈 이야기를 털어놨다.이외에도 홍석천은 자신의 커밍아웃으로 가족들까지 상처받고 외면당하는 일을 지켜볼 수 없어 재기하기 위해 노력한 사연을 고백했다. 이날 녹화에 홍석천과 함께 참여한 부모님은 홍석천의 입양을 반대했고 여전히 아들의 결혼과 손자를 봤으면 하는 심경을 드러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서울신문NTN 강서정 기자 sacredmoon@seoulntn.com ▶ ‘제빵왕’ 팔봉선생 죽음에 시청자도 울었다▶ 박한별 8등신 몸매, 언더웨어만 걸쳐도 빛나는 명품▶ 신세경, 앞머리 자른 사진 공개 ‘만족VS불만족’반응 갈려▶ 에이미, 이병헌 휘성과 친분 과시…‘즉석 전화’▶ 안영미, 술버릇고백 “높은 수위까지 옷 벗기”
  • ‘잠 깬 후 사진 맞어?’ 윤은혜, 민낯 셀카 공개

    ‘잠 깬 후 사진 맞어?’ 윤은혜, 민낯 셀카 공개

    연기자 윤은혜가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민낯 셀카 사진을 올려 네티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사진과 함께 올린 글 전문이다. “늦잠 잤어요. 요즘 밤낮이 바뀌어서 하루가 정말 짧게 느껴져요. 뒹글뒹글 얼굴은 퉁퉁 부었네요. 꿈에서 자꾸 사람들이 괴롭혀요. 그래서 울었나봐요. 그런데 자꾸 보니 부은 얼굴이 싫긴 하지만 어려보이는 것도 같아요. 코에 기름 반지르르~눈은 팅팅! 꿈에 나온 아무개씨께 고마워해야하나?” 잠에서 막 깨어난 모습의 사진임을 글을 통해 알리고 있다. 네티즌들은 “윤은혜 민낯이 메이크업한 모습보다 나은 듯”, “자고 일어난 후 셀카라니 믿기지 않는다” 등 아기처럼 맑고 고운 피부가 돋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사진=윤은혜 트위터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황정음, 꿀피부 노하우? ‘폭풍 3중 세안’▶ 성유리·팀 ‘연인선언’ vs 김혜수·유해진 ‘실제사연’…화제▶ ‘리틀 소지섭’ 유승호, ‘폭풍성장’ 패션화보…‘눈길’▶ 장재인, 日가수 유이 인생표절?…사기꾼 논란▶ 김연아 “거짓말은 그만 B”…강경 입장표명
  • 월드컵 새벽 경기 영화보며 기다린다

    월드컵 새벽 경기 영화보며 기다린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태극 전사들이 그리스를 상대로 승전보를 전해왔다. 이번 월드컵, 확실히 볼 맛 난다. 하지만 걱정이 생겼다. 남아공 현지와는 시차가 있어 새벽 경기가 수두룩한 까닭이다. 아무리 축구 광팬이라도 밀려오는 잠을 이겨내며 경기 시작을 기다린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케이블 영화채널 OCN이 새벽의 주요 경기를 기다리는 축구팬들을 위해 특별한 영화특집을 마련했다. 스릴러와 액션,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의 인기 영화로 잠을 이겨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시청자들에게 도움을 줄 예정이다. 북한과 브라질의 경기가 있는 16일에는 ‘트랜스포터3’가 준비돼 있다. 이날 오전 1시에 방송될 예정이다. 경기 시간이 오전 3시30분이니 영화를 2시간 보고 나서 축구를 보면 딱이다. ‘트랜스포터3’는 최고의 액션스타 제이슨 스타템이 주연한 트랜스포터 시리즈의 3탄이다. 시원시원한 자동차 액션과 긴장감 넘치는 극 전개가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잠이 많은 시청자들도 이 영화면 잠이 싹 달아날 수 있다. 20일 오전 3시30분에 펼쳐질 E조의 빅매치 카메룬과 덴마크의 경기 전에는 민규동 감독의 한국 영화 ‘오감도’가 축구팬을 기다린다. 역시 오전 1시에 시작된다. 특히 20일은 일요일인 만큼 직장인도 부담 없이 영화를 보고 늦잠을 잘 수 있다. 영화 오감도는 각각의 개성 넘치는 솔직하고 은밀한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총 5개 부분으로 구성, 새로운 로맨티시즘을 전하는 영화. 황정민, 김동욱, 김수로, 배종옥, 엄정화, 신세경 등 최고의 스타배우들이 열연했다. 한국과 나이지리아전이 있는 23일. 한국전이 있는 만큼 긴장도 될 터. 이 긴장감을 단번에 없애 줄 화끈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최근 외화 시리즈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화제의 미드(미국 드라마) ‘스파르타쿠스’ 에피소드 5편이 오전 1시부터 방송된다. 스파르타쿠스는 고대 로마 공화정 말기, 기원전 73~71년 일어난 노예들의 반란과 그 중심에 섰던 지도자 스파르타쿠스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액션시리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인도네시아 “공무원 월드컵 보다 지각하면 감봉”

    남아공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인도네시아에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이색적인 경고조치가 나와 화제다. 인도 자카르타가 시 공무원들에게 지각하면 급여를 공제하겠다고 최근 경고했다. 자카르타에서 공무원은 오전 7시30분까지 출근해야 한다. 시 당국은 “월드컵기간 중 정확하게 시간을 지켜 출근해야 한다.”고 특별명령을 내리면서 “지각하는 사람에겐 하루마다 급여 5%를 감봉하겠다.”고 경고했다. 하루 지작은 5%, 이틀은 10%, 이런 식으로 월급을 줄여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자카르타가 이런 극단적인(?) 결정을 내린 건 월드컵 때문에 날 수 있는 집단 지각사태를 걱정하고 있기 때문. 남아공 월드컵 64경기 중 거의 절반인 30여 경기는 인도네시아 시간으로 새벽 1시30분이 시작한다. 늦게까지 경기를 보다가는 늦잠을 자기 십상이다. 자카르타 시 대변인은 “축구를 사랑하고 흥미를 갖는 것, 새벽까지 잠을 안 자고 경기를 보는 건 자유지만 공무원은 정확하게 시간에 맞춰 출근해야 할 것”이라며 “지각하는 사람에 대한 감봉에서 절대 예외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깔깔깔]

    ●다리 다리가 긴 세일즈맨이 상대적으로 다리가 짦은 동료 세일즈맨을 놀렸다. “자네처럼 다리가 짧으면 보폭이 좁아 쉽게 피곤해지겠군. ” 그 말에 짧은 다리의 세일즈맨은 이렇게 대꾸했다. “아니, 그 정도는 아냐. 그보다 자네는 뇌의 명령이 발끝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것 아닌가? 그렇게 수시로 헛발을 짚는 걸 보면….” ●골프광 남편 거의 광적으로 골프를 즐기는 남자가 있었는데 주말이나 휴일만 되면 골프장으로 내달리기 바빴다. 그날도 남자가 골프를 치려고 어김없이 집을 나섰는데 날씨가 너무 추워서 도저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옷가지를 벗고 그때까지 늦잠에 빠져 있는 부인 옆으로 파고들며 속삭였다. “으흐흐 오늘 날씨 정말 춥다!” 그러자 부인은 가슴을 들이대며 이렇게 대답했다. “그렇죠? 그런데도 골프에 미친 우리 남편은 필드로 나갔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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