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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V 하이라이트]

    ■골든 크로스(KBS2 밤 10시) 도윤은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서동하를 인질로 붙잡고, 별장에 감금된 이레는 필사적으로 탈출을 시도한다. 갑자기 마음을 바꾼 갈상준 때문에 상심한 도윤에게 뜻밖의 전화가 걸려온다. 곽대수의 전화를 받자마자 도윤은 그의 은신처로 향한다. 한편 서동하와 마이클은 골든 크로스를 무너뜨릴 수 있는 마지막 증거를 손에 쥐고 있는 도윤을 혈안이 되어 추적한다. ■부모:육아를 부탁해(EBS 오전 9시 40분) 8개월 된 정선이는 아빠와 엄마가 마흔이 넘어 낳은 늦둥이다. 4형제 중 막내로 온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정선이를 무척 예뻐하는 형들은 부모를 돕는 데도 열성이다. 정선이를 안아주는 것은 물론이고 기저귀를 갈고 우유를 먹인다. 어려운 아기 목욕 시키기도 거뜬히 해낸다. 늦둥이 키우는 재미에 푹 빠진 정선이네의 육아비법을 공개한다. ■더 울프:엘레나(FOX 밤 12시) 엘레나를 조여오는 잔인한 늑대들의 습격이 시작된다. 필립은 엘레나에게 청혼하지만 엘레나는 아직 답할 수 없다고 말한다. 위험을 감지한 로건은 레이철과 함께 멀리 떠나려 하지만 레이철은 떠나기를 거부한다. 마스턴과 르블랑은 로건의 집으로, 대니얼과 올슨은 필립의 집으로 쳐들어가 격렬한 싸움을 벌인다. 엘레나는 그동안 감춰 왔던 진실을 필립 앞에 드러내고 마는데….
  • 영화 ‘다이하드’ 브루스 윌리스는 ‘딸 부자’, “다섯째 딸 낳다”

    영화 ‘다이하드’ 브루스 윌리스는 ‘딸 부자’, “다섯째 딸 낳다”

    영화 ‘다이하드’ 영웅 브루스 윌리스(59)가 7일(현지시간) 늦둥이 딸을 봤다. 미국 연예매체 US위클리는 이날 “브루스 윌리스가 아내 엠마 헤밍(36)과의 사이에서 둘째 딸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헤밍은 지난 5일 로스앤젤레스의 한 병원에서 둘째 딸을 출산했다. 아기 이름은 에블린 벤 윌리스로 알려졌다.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하다. 윌리스는 이미 헤밍과의 사이에서 두 살난 첫째 딸 마벨 레이 윌리스을 두고 있다. 모델이자 영화배우인 허밍과는 2007년 영화 ‘퍼팩트 스트레인저’를 통해 인연이 됐다. 윌리스는 전 부인 데미 무어와의 사이에서 루머 윌리스(25)와 스카우트 윌리스(22), 탈룰라 윌리스(20) 등 세 딸을 두고 있다. 윌리스는 1987년 11월 데미 무어와 결혼, 3딸을 뒀지만 2000년 이혼했다. 윌리스는 이혼 당시 “아버지와 남편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버틀러 대통령의 집사(KBS1 밤 12시 10분) 워싱턴의 한 호텔에서 일하던 세실 게인즈는 손님을 응대하는 성실한 모습이 백악관 관료의 눈에 띄어 백악관에 들어가게 된다. 1952년부터 1986년까지 무려 34년 동안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8명의 대통령을 수행한 세실 게인즈. 흑인 꼬마에서 최고의 버틀러(대통령의 일상을 도와주는 집사)가 된 그를 통해 지금껏 아무도 몰랐던 백악관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30분) 귀엽고 사랑스러운 늦둥이 아들에게 갑작스러운 변화가 찾아왔다. 원하는 건 꼭 손에 넣어야 직성이 풀리고 한번 기분이 상하면 물건을 던지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일삼으며 가족에게 막무가내로 폭력을 휘두르기까지 한다. 엄마·아빠는 늦둥이라고 무조건 수용하며 키워 버릇없어진 게 아닌지 후회하면서도 막상 훈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한데…. ■언어의 정원(씨네프 밤 8시) 구두 디자이너를 꿈꾸는 고등학생 다카오(이리노 미유)는 비가 오는 날 오전엔 학교 수업을 빼먹고 도심의 정원으로 구두 스케치를 하러 간다. 어느 날 그는 우연히 유키노라(하나자와 카나)는 여인과 정원에서 만나게 된다. 그보다 연상인 유키노는 세상과 동떨어진 삶을 사는 듯한 사람이다. 그런 그녀에게 다카오는 구두를 만들어 주기로 한다.
  • “살아 있을거야·살아 있을까·시신이라도… 포기하는 현실이 싫다”

    “살아 있을거야·살아 있을까·시신이라도… 포기하는 현실이 싫다”

    23일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 엄마 문모(45)씨와 아빠 이모(55)씨는 지난 8일 동안 수백 번은 들여다봤을 아들 이모(17·안산 단원고 2학년)군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읽고 또 읽었다. 꼭 살아서 돌아오겠다는, 아직 지켜지지 않은 약속이 있기 때문이다. 착한 아들이니 분명히 지킬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맞벌이를 하는 엄마는 전날(15일) 수업이 끝난 뒤 사복을 갈아입고 제주로 수학여행을 떠난 아들에게 연락을 못한 게 못내 걸렸다. 인천항에서 출항이 늦춰진 걸 모르던 엄마는 16일 아침 ‘너 왜 잘 도착했는지 연락이 없어’라고 문자를 보냈다. 아들에게 ‘답문’이 온 건 9시 30분쯤. ‘사랑한다’고 했다. 핀잔을 주듯 ‘일찍 연락하네?’라고 답을 보냈다. 잠시 뒤 ‘배가 충돌했나 봐요’란 아들의 다급한 메시지가 왔다. 엄마는 심장이 멎을 뻔했다. 놀라서 전화했지만, 곧 끊겼다. 영겁 같은 시간이 흘렀다. 7분뒤 아들은 ‘살아서 갈 거예요. 기다려요’라고 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엄마는 계속 문자를 보냈다. 구조대가 가고 있다고. 당황하지 말라고. 선생님을 잘 따라 오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TV 속보를 보니까 배가 너무 빨리 가라앉는 거예요. 그래도 우리 애는 살았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학생들이 다 구조됐다고 TV에 나왔으니까. ‘대한민국 최고’라고 소리를 질렀죠. 근데 갑자기 아니라는 거예요.” 지난 16일 부부는 학교를 거쳐 울면서 진도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구조자 명단에 아들 이름은 없었다. 인근 병원을 다 뒤졌다. 전화도 수백 통을 해봤다. 어디에도 아들은 없었다. 누군가 팽목항에 가면 확인할 수 있다는 말에 달려갔다. “갔더니 바다는 잔잔한데, 구조도 안 하고. 대기실에 앉아 밤을 꼬박 샜어요.” 부부는 휴대전화만 붙들고 살았다. 차가운 체육관 바닥에서 8일을 보냈다. 이날까지 150여구의 시신이 수습됐다. 체육관은 군데군데 빈자리가 생겼다. 부부는 아직 떠나지 못했다. TV에서는 세월호 선장과 선원에 관한 뉴스가 나왔다. “저 사람들 데려와 죽여 봐야 내 속 풀리지도 않아요. 그런 거 원하지 않아요. 더 화가 나는 건 정부예요. 2~3일 되도록 제대로 구조 작업 한번 없었잖아요.” 제주를 향해 떠나던 15일 밤. 아들은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 문구를 ‘최악의 수학여행’으로 바꿨다. 온종일 수업을 한 데다 짙은 안개로 출항이 세 시간이나 지연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말이 현실이 됐다. 이군은 듬직하고 다정다감한 둘째 아들이었다. “네 살짜리 늦둥이 동생을 걔가 다 키우다시피 했어요. 우리가 맞벌이하니까. 내가 일하고 집에 오면 늦둥이 똥 기저귀 다 갈아주고 목욕까지 싹 시켜서 재워 놓는 아들이었어요. 아기가 형을 제일 좋아했어요. 지금도 막내아들은 ‘XX이는 누구 아들이야?’ 하면 ‘엄마 아들, 형아 아들’이라고 해요. 막내한텐 아빠 같은 형. 나한텐 딸 같은 아들….” 아들은 공부도 곧잘 했다. 아들은 아빠의 바람대로 과학선생님이 되겠다고 했다. 수학여행비 33만원이 너무 비싸다며 “가지 말까?”라고 묻기도 했다. 엄마는 “일생에 한 번 있는 수학여행이니 다녀오라”고 했다. 그렇게 떠난 아들은 돌아오기로 한 날짜를 훌쩍 넘겼다. 연락이 없다. 이제는 기적까지 바라지는 않는다. “첫째 날은 ‘살아 있을 거야’, 둘째 날은 ‘살아 있을 수도 있을 거야’, 셋째 날은 ‘살아 있을까?’. 넷째 날이 되니까 시신만이라도 찾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담담하던 엄마의 목소리가 떨렸다. “마음이 하루하루 변하는 거예요.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너무 싫은 거예요. 왜 우리가 마음을 접고 현실을 인정해야 하는 거죠?” ‘빨리 만나고 싶으시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머뭇거리던 엄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전날 같은 빌라에 살던 이웃이 딸의 시신을 찾아 안산으로 돌아갔다. “부부가 두 손 꼭 붙잡고 우는데 ‘기쁘시죠?’라고 얘기할 순 없었지만 부러웠어요. 이틀 전 가이드라인(안내선) 6개를 설치해 시신이 20구 이상 올라왔던 날, 의료진이 우황청심환을 나눠 줬어요. 시신 보기 전에 놀라지 말라고. 그런데 난 안 먹었어요. 놀라지 않을 것 같아서. 하지만 가슴이 너무 아플 것 같아요. 가슴이….” 부부는 마음이 아프더라도 인양 작업이 시작돼 시신이 훼손되기 전에 만났으면 한다고 했다. 4층 선수에 있는 다인실에 아들이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거기가 2학년 7반 자리였다니까, 맞을 거예요. 얌전한 애라 선원들이 시킨 대로 가만히 있었을 거야….” 진도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진도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TV 하이라이트]

    ■매버릭(KBS1 밤 12시 10분) 매버릭은 매력적 외모의 직업 도박사로 낭만적인 모험을 사랑했던 남자다. 그가 도박사로 널리 이름을 날리게 되고 명성도 높아질 무렵 전국 규모의 포커대회 챔피언십이 열린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대회 참가를 결심하고 길을 떠난 매버릭은 애너벨이라는 여류 도박사를 만난다. 매버릭은 그녀에게 계속 골탕을 먹으면서도 동행을 하게 된다. ■사남일녀(MBC 밤 10시) 늦둥이 아들 배우 김우빈이 합류한다. 우빈은 대단한 포부를 품고 고향으로 향한다. 하지만 큰형님의 시기와 구박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차례로 우빈을 맞이하는 형들의 실망 가득한 눈빛에 고개를 숙이고 만다. 과연 늦둥이 우빈의 앞날은 순탄할 수 있을까. 강원도 춘천에서 만난 엄마, 아빠에게 인사를 하며 더욱더 따뜻하고 즐거워진 일상을 따라가 본다. ■응급남녀(tvN 밤 8시 40분) 진희는 창민이 가지고 있는 자신들의 결혼반지에 대해 묻는다. 국천수는 창민을 걱정하며 떠난 진희를 보내고 생각 끝에 어딘가 엽서 한 장을 붙인다. 진희와 창민은 암 환자의 치료 방법을 찾고자 함께 밤을 새우고, 국천수는 심지혜의 전화를 받고 환자를 살리고자 응급실로 향한다. 창민은 국천수에게 그동안의 행동들을 사과하지만 국천수는 오히려 창민을 격려한다.
  • 10대 소녀, 죽은 엄마와 동거...살인범은

    10대 소녀, 죽은 엄마와 동거...살인범은

    10대 소녀가 엄마의 시신과 2달 넘게 생활하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소녀는 엄마의 죽음을 숨긴 채 친구까지 집으로 불러들이는 등 정상생활을 했다. 알고 보니 엄마를 죽인 건 소녀의 남자친구였다. 사건은 페루의 라몰리나라는 곳에서 최근 발생했다. 14살 소녀가 엄마의 죽음을 숨긴 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살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소녀는 “엄마가 1월 중순에 사망했다.”고 털어놨다. 2달 넘게 엄마의 시신과 한지붕 생활을 했다는 것이다. 소녀는 늦둥이였다. 숨진 엄마는 63세, 아빠는 80대 노인이다. 아빠는 가족과 함께 살고 있지만 알츠하이머에 걸려 부인이 사망한 사실조차 알아채지 못했다. 우발적인 싸움이 빚은 사건이었다. 지난 1월 11일 소녀는 엄마가 집을 비운 틈을 타 2살 연상의 남자친구를 불렀다. 방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엄마가 돌아와 사춘기의 남녀가 같은 방에 있는 건 옳지 않은 일이라면서 딸과 남자친구를 혼냈다. 딸과 남자친구는 엄마에게 대들다가 그만 살인을 저질렀다. 남자친구가 아령으로 엄마의 머리를 내리쳤다. 소녀는 시신을 집에 감추고 외견상으론 정상적인 생활을 했다.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함께 식사를 하고 함께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리기도 했다. 경찰은 “소녀가 살충제, 향수 등을 뿌려 시신이 부패하면서 나는 냄새를 없앴다.”고 밝혔다. 사진=페이스북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문화마당] 불편한 엄마/김재원 KBS 아나운서

    [문화마당] 불편한 엄마/김재원 KBS 아나운서

    인터뷰마다 꼭 묻는 질문이 있다. ‘혹시 불편한 단어가 있나요?’ 그 사람이 불편해하는 것을 알면 아픔과 진심을 느낄 수 있다. 물론 나도 불편한 단어가 있다. 일단 노래를 못하기 때문에 누가 노래를 시킬까 봐 ‘노래’라는 단어가 불편하다. 또 하나 ‘엄마’라는 단어가 불편했다. 열세 살 때 엄마가 돌아가시고 한 부모 가정에서 자랐다. 새 학년이면 누가 ‘엄마’ 이야기를 물을까 늘 노심초사했다. 물론 요즘은 아니다. 엄마라는 단어가 불편하다고 해서 엄마가 그립지 않은 것은 아니다. 엄마는 불편할 수 없는 편안한, 그리운, 애틋한 단어다. 지난달 종영한 인기드라마 ‘왕가네 식구들’. 내게 그 드라마는 불편했다. 드라마 속 엄마들 탓이다. 5남매를 키우는 교감선생님 아내는 사고뭉치 큰딸만 싸고돈다. 살림꾼 둘째 딸은 무얼 해도 구박덩이다. 억지춘향처럼 계속되는 작은딸 구박과 불평을 달고 사는 엄마가 불편했다. 미용사로 홀로 남매를 키운 다른 엄마는 며느리와 사위를 무시한다. 그 엄마도 불편하다. 어린 두 딸을 친정에 맡기고 바람을 피우는 젊은 엄마도 불편했다. 할머니도 내내 불평 가득한 대사로 일관하며 늦둥이 아들만 싸고돌았다. 엄마가 불편하면 드라마가 불편하다. 다른 드라마들도 마찬가지다. 외도한 아들과 담합하여 착한 며느리를 내쫓기도 하고, 경영권을 물려받기 위해 자식을 앞세워 억지 경쟁을 펼치는 엄마도 있다. 남편 눈치 보느라 외도한 아들을 감싸고 며느리를 타박하는 엄마도 많다. 물론 엄마라고 모성애 넘치는 엄마들만 있겠느냐마는 아무리 성향 따라 다르다지만 엄마들이 불편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과거 인기 드라마를 돌아보면 대부분 엄마들이 편안했다. 막장드라마도 엄마만 편안하면 견딜 만했다. 실제 요즘 엄마들은 어떨까. 청소년 소설을 보면 휴대전화에 저장된 엄마의 별명은 현 세태를 알려준다. 여우, 도깨비, 그녀, 심지어 욕도 섞여 있다. 소설이 현실을 반영한다면 청소년들의 휴대전화 엄마 별명을 조사해 볼만한 일이다. 요즘 엄마는 모성애가 아닌 ‘학모성애’로 똘똘 뭉쳐 있다. 학원 일정표를 짜는 매니저에 지나지 않는다. 밥을 근처 식당에서 배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선배의 군대 간 아들이 휴가 나온다고 전화하면서 동네 식당 돈가스를 사 놓으라고 했단다. 엄마의 김치찌개 자리를 동네식당의 돈가스가 대신했다. 초등학교 1학년들을 대상으로 심리검사를 실시했단다. ‘엄마는 □이다’ 라는 문장의 빈칸을 채우라고 했더니 천사, 사랑이라는 답도 나왔지만 악마, 사자, 호랑이라는 답변도 많았단다. 가장 기막힌 답변은 네모 칸에 엄마의 이름을 써 넣은 아이였다. 엄마와의 관계성이 느껴지지 않는 객관화된 답이다. 요즘 엄마가 이런가 보다. 엄마의 나라에 얼음왕국의 저주가 몰아쳤다. 얼음왕국의 저주를 푼 열쇠는 그냥 사랑이었다던데. 불편한 단어, 엄마는 내게 가슴 사무치게 그리운 단어다. 드라마 속 엄마는 불편하지만 ‘6시 내 고향’의 엄마는 그립다. 자식의 전화를 기다리고, 자식에게 줄 음식을 바리바리 싸 놓는 엄마, 버선발로 뛰어나와 안아 주고, 얼른 부엌으로 가 된장찌개에, 부추 지짐을 금세 차려오는 그 엄마를 매일 볼 수 있어 다행이다. 비록 내 고향이 아닌 남의 고향이고, 내 엄마가 아닌 남의 엄마이지만 35년 전 세상을 떠나신 나의 엄마를 추억하기에는 충분하다.
  • “이젠 섬세하게”… 병무청 ‘여성시대’

    “이젠 섬세하게”… 병무청 ‘여성시대’

    “병무청 업무는 병역의무를 부여하는 강제성 때문에 딱딱한 느낌이 있는데, 여성의 섬세함이 업무 수행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서울지방병무청 운영지원과의 고경순 계장은 14일 “여성이라는 이유로 배려받기보다는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나라 남성들의 병역의무를 부과하고 관리하는 병무청이 ‘여성 공무원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여성 직원 임용을 확대하며 새로운 이미지 제고에 나선 것이다. 지난 1일자로 최은순 제주지방병무청장이 첫 여성 지방청장에 취임한 데 이어 최근 과장급으로 승진한 이들 중에는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징병관에 부임한 여성 공무원도 있다. 현재 전체 직원 1846명 중 약 45%에 달하는 834명이 여성이다. 특히 최근 5년간 6급 이상 주요 보직을 맡은 여성 공무원들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2008년 466명이었던 6급 이상 여성은 2009년 500명을 넘어 지난해 564명으로 증가했다. 병무청은 지난해 4.6%를 차지했던 4급 여성 관리자와 8.5%였던 5급 여성 관리자 임용 목표를 2017년까지 각각 6.2%와 10%까지 늘릴 방침이다. 여성 공무원들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병역 기피자나 예비군 등 젊은 남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업무의 특성상 여성 특유의 장점을 살려 민원인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동원훈련 소집 등에서도 군 부대와 원활한 협상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병무청은 전했다. 병무청 내에는 여성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20년 가까이 병사 업무에 몸담아 온 박현옥 징병계획계장은 다른 지방으로 전보를 자주 가야 하는 중간관리자 역할을 맡게 될 즈음 늦둥이를 출산하게 됐다. 그는 “고민이 많았는데 전보 대상에서 제외해 주는 등 우대정책 덕분에 부담 없이 출산 전부터 육아휴직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계장은 복직해 다시 활기차게 근무하고 있다. 실제로 병무청이 자체 설문조사한 결과 전 직원의 83.4%가 ‘이성 동료와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느끼는 등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창명 병무청장은 “연공서열 위주의 인사 관행에서 벗어나 역량과 자질, 품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방침”이라며 “향후 7급 이상 여성 직원을 대상으로 리더십 과정 등과 같은 전문교육을 운영하고 대외 위탁교육 기회를 부여해 미래 여성 관리자를 양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안녕하세요 동안남편, 아내를 엄마로 보이게 해 ‘35살 맞아?’

    안녕하세요 동안남편, 아내를 엄마로 보이게 해 ‘35살 맞아?’

    안녕하세요 동안남편이 화제다. 지난 13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안녕하세요’에는 동안 남편이 고민인 아내가 등장했다. 아내는 남편이 2살 연상이지만, 자신이 엄마로 오해 받는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아내 또한 어려보이는 외모였지만, 아내는 “가끔이 아니라, 항상 엄마로 오해를 받는다. 둘이 술집에 가면 ‘늙은 여자가 어린 남자를 데리고 술을 먹는다’는 말을 듣는다”고 털어놨다. 이에 등장한 남편은 최강 동안으로 시선을 끌었다. 남편은 학생처럼 보이는 외모로, 아내의 곁에 서 있을 때 더 어려 보였다. 또 남편은 동갑인 35살 일반 남성들이 나란히 서자 더욱 앳된 외모로 놀라움을 자아냈다. 남편은 “아내의 고민이 이해는 가지만,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나도 처음 본 사람들이 반말을 하지만, 얼굴을 바꿀 수 없으니 이해하고 살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을 늦둥이, 동생이라고 오해하니, 부모님까지 속상해하신다”고 말했다. 사진 = KBS 2TV (안녕하세요 동안남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자유로운 세계(KBS1 밤 12시 10분) 이주노동자 직업소개소의 계약직 사원인 싱글맘 앤지. 상사의 성희롱을 참지 못해 부당 해고를 당한 앤지는 친구 로즈와 함께 ‘앤지&로즈의 레인보 인력소개소’라는 회사를 차리고 인력소개업을 시작한다. 그러던 중 앤지는 아들 제이미와 함께 살고 싶은 욕심에 불법 이주노동자들의 인력소개업에 점점 깊이 관여하게 된다.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2(KBS2 밤 11시 10분) 어느 날 부부클리닉 위원회에 한 부부가 찾아왔다. 아내(최영완) 몰래 형에게 사업 자금을 빌려 준 남편(이석우). 결국 빈털터리 신세가 돼 갈 곳을 잃은 부부는 하는 수 없이 처가살이를 하게 된다. 그런데 남편은 장모의 집에 얹혀사는 것도 모자라 미안한 기색도 없이 시어머니도 모시자고 요구하는데…. ■리얼 동물입양기 우리집 막둥이 1부(MBC 밤 10시) 다섯 살배기 늦둥이 딸 지아의 말이라면 끔뻑 죽는 ‘딸바보’ 손병호는 문워크에 고난도 댄스까지 선보인다. 또한 손병호 역시 자신의 젊은 시절 별명이 ‘잭슨손’이었다면서 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과시한다. 프로그램에서는 손병호와 그의 사랑스러운 늦둥이 딸 지아의 화려한 댄스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5시 35분) 모유도 잘 먹고 트림도 잘하는 5개월 채윤이. 하지만 엄마는 채윤이 때문에 걱정이 많다고 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토하는 채윤이 때문에 엄마는 어찌할 줄 몰라 애만 탄다.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 봐도 유독 많이 토한다는 채윤이. 먹기도 잘하고 트림도 잘한다는데 채윤이는 도대체 왜 자꾸 토하는 걸까. ■하나뿐인 지구(EBS 밤 8시 45분)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그로부터 3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대기와 해수를 통한 방사능 유출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증거들이 속속 확인되면서 후쿠시마발 방사능 공포는 2013년 지금까지도 끝나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프로그램은 1000일을 넘긴 후쿠시마 원전 사고 현장을 취재한다.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OBS 밤 11시 5분) 1956년 ‘세기의 섹스 심벌’로 불리며 전 세계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던 마릴린 먼로는 영화 ‘왕자와 무희’의 촬영차 영국을 방문하게 된다. 언론과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촬영은 시작되지만, 먼로는 감독이자 남자 주인공인 로렌스 올리비에와의 잦은 의견 충돌과 낯선 곳에서의 외로움으로 점점 지쳐 간다.
  • [세계의 저출산 현장을 가다] (3) 싱가포르 공립 보육원·유치원 잘 나가는 비결

    [세계의 저출산 현장을 가다] (3) 싱가포르 공립 보육원·유치원 잘 나가는 비결

    푸도퐁(64·여)은 싱가포르 북부 우드랜즈 지역의 싱가포르 주택개발청(HDB)이 분양한 공공아파트 단지에서 오늘도 한 살배기 손자를 안고 산책에 나섰다. 맞벌이 하는 딸 부부를 위해 평생 운영해온 세탁소를 그만두고 손자를 돌본다는 푸씨는 1년 뒤 손자를 아파트 1층에 위치한 공립보육원에 보낼 계획이다. 하지만 그는 “공립보육원과 유치원은 항상 대기자 명단이 너무 길어 자리가 날지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딸 대신 내가 일을 그만뒀지만 언젠가는 손자 보기를 그만하고 일을 더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에는 정년퇴직 후 노후를 위한 중앙적립기금(CPF)이라는 종합 사회보장제도가 있지만 생활비가 비싼 탓에 노년층도 일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싱가포르 국민의 약 90%가 거주하는 공공아파트 1층에는 ‘인민행동당 커뮤니티 재단’(PCF)이라는 이름의 공립유치원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4월 싱가포르 교육부(MOE)와 사회가족발전부(MSF)의 유아교육, 보육 부문이 떨어져 나와 새롭게 출범한 유아발달국(ECDA)은 PCF 공립보육원(18개월~6세)과 유치원(4~6세) 총 237곳을 총괄한다. 1986년 싱가포르 여당인 인민행동당의 이름을 따 설립된 PCF는 정부가 조성한 기금으로 시설 건축, 교사 임금 등 운영이 이뤄진다. 싱가포르 정부는 애초부터 대부분 맞벌이인 신혼부부들의 편의를 위해 모든 HDB 공공아파트 단지에 공립 보육원과 유치원이 설치되도록 했다. 지난해 늦둥이 딸을 낳은 헬렌 안(43·여)은 싱가포르 남부 홀랜드 빌리지 지역의 PCF 보육원에 딸을 보내기 위해 신청서를 냈지만 역시나 대기자가 많은 탓에 내년 말쯤이나 들아갈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안은 “관광 가이드라는 제 직업 특성상 출퇴근 시간이 비규칙적이기 때문에 다양한 시간대에 아이를 손쉽게 맡길 수 있는 공립보육원을 선호한다”라며 “싱가포르 중산층 부부들은 더 많은 PCF 보육원과 유치원이 생기길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편리한 입지와 함께 공립보육원과 유치원의 교육비는 사립의 5분의1 수준으로 합리적이다. 특히 유치원의 경우 싱가포르에는 크게 공립·사립·국제학교 유치원이 있는데, 공립은 하루 4시간에 월 134싱가포르달러(약 11만원)이지만 사립은 600~700싱가포르달러, 국제학교 유치원은 1300싱가포르달러 정도다. 공립유치원도 영어로 수업을 하는 데다가 교사 1명당 학생 수가 7~15명으로 많지 않아 부모들은 굳이 사립을 고집하지 않는다. 베로니카 티(65) PCF 북부 지부장은 “공립 유치원은 아무래도 중산층 가정의 아이들이 많다 보니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 등 구성원이 다양하다”며 “덕분에 아이들은 더 자연스럽게 다양성을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1965년 말레이시아에서 분리, 독립한 싱가포르는 중국계(70%), 말레이계(14%), 인도계(8%) 등 다양한 민족 문화를 가진 이민자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편리한 입지, 합리적인 가격 등 장점 덕분에 PCF에 아이를 보내려는 부모들은 항상 줄을 서 있다. 특히 올해 신설된 ECDA는 철저한 시설 관리감독 외에도 유아발달교육 향상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어 맞벌이 부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2~10월 5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 3000명을 인터뷰한 ECDA는 부모들이 일반적으로 겪는 고충과 유아 교육 방식·태도 등을 수집해 지난달 올바른 유아교육 관련 정보를 담은 지침서를 발표했다. 생후 2개월 된 아들을 키우고 있는 공무원 고 카이 휘(32)는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트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당국이 보육원이나 유치원에 단순히 지침사항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유아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이슈들을 이해시키려고 시도하는 건 매우 좋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켈리 창(45) PCF 우드그로브 지점 원장은 “만약 공립교육 시스템이 정말 잘 갖춰져 있다면 싱가포르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도 점차 해결될 것”이라며 “현재 정부가 출산하는 부부에게 충분한 보조금을 제공하는데도 출산율 제고가 미미한 이유는 유아교육시설이 아직 부족하고, 고등교육에서는 특히 사교육 시장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싱가포르 정부는 공립 유아교육시설을 늘리기 위해 올해 예년보다 10억 싱가포르달러 늘어난 116억 싱가포르달러(약 9조 8500억원)를 투입했으며, 향후 5년간 예산을 2배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창 원장은 “앞으로 공립 유치원·보육원 200곳이 더 늘어나 유아 1만 6000명을 더 수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PCF를 늘리려는 이유는 더 많은 엄마들이 (아이를 맡기고) 일터로 돌아가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싱가포르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응답하라 1994’ 쑥쑥이 출연료는?…깜짝 출연 성준 “조립완구 장난감 흔쾌히…”

    ‘응답하라 1994’ 쑥쑥이 출연료는?…깜짝 출연 성준 “조립완구 장난감 흔쾌히…”

    tvN ‘응답하라 1994’ 11회에 깜짝 출연했던 성동일 아들 성준(쑥쑥이 역)의 출연료가 공개돼 화제다. 응답하라 1994 측은 27을 CJ E&M 공식 트위터에 “응답하라 1994에 쑥쑥이 역으로 나왔던 준이는 실제로도 성동일 씨의 아들이기도 하지요. 출연료로 조립완구 장난감 제안을 해오자 흔쾌히 허락해준 우리 준이 무럭무럭 자라서 훈훈해지길 바래요”라는 글과 함께 성준의 응답하라 1994 출연분 캡처 화면을 올렸다. 쑥쑥이는 응답하라 1994에서 성동일과 이일화의 늦둥이 아들의 태명이다. 성준은 11회에 성나정(고아라)의 결혼식에 참석한 장면에 깜짝 출연했다. tvN ‘응답하라1994’는 매주 금, 토요일 밤 8시 40분에 방송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학교 밖에서 배운다] 문화예술·아빠교육 현장속으로

    [학교 밖에서 배운다] 문화예술·아빠교육 현장속으로

    학교 밖 문화시설을 활용한 ‘문화·예술 교육’과 아빠의 참여로 인해 가족이 함께 성장하는 ‘아빠 교육’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서울신문이 지난 8월부터 ‘학교 밖에서 배운다’ 기획 기사를 통해 찾은 현장에서 참가자들은 새로운 방식의 교육에 만족하고 잘 적응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문화·예술 교육’과 ‘아빠 교육’ 유행에 제대로 참여하고 있는 것인지 조바심도 감지된다. 현장에서 만난 교육 전문가들은 두 가지 새로운 교육 흐름이 어려운 게 아니라고 조언했다. 돈을 들여 멀리 교육을 위한 구색이 갖춰진 장소를 찾지 않고, 그저 가족이 함께 집 주변을 돌며 환경을 개선할 방법을 고민하는 것 자체가 더 좋은 교육 효과를 내고 아이를 성장시킨다는 설명이다. 절대 어렵지 않은 ‘문화·예술 교육’과 ‘아빠 교육’의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현장 3곳을 찾아봤다. ■ 예술옷 입는 새싹들 “우리도 그림 그릴 수 있어, 누구나 그릴 수 있는 거야.” 지난 10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1930~40년대 영국 북부 탄광촌인 애싱턴 지역의 광부들이 그림을 통해 화가로 변신하는 모습을 그린 연극 ‘광부화가들’의 한 대사가 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공연에 초대받은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들이 대사에 공감을 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공연을 보고 나오던 한 교장 선생님은 “평범한 생활 속에서 광부들이 그림이라는 예술을 통해 변해가는 모습을 보니 나를 포함한 교사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느껴진다”면서 “학생 모두가 예술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지난 10일과 11일 이틀간 열린 ‘2013 예술꽃 씨앗학교 학교장 워크숍’ 행사의 하나였다. 워크숍에는 2008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이 진행 중인 예술꽃 씨앗학교에 참여하고 있는 30개교 학교장이 참석했다. 예술꽃 씨앗학교는 소규모 초등학교 전교생이 학교에서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문화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국악, 서양악, 시각예술, 공연예술 등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들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워크숍에서 예술꽃 씨앗학교로 지정된 초등학교 학교장들은 한목소리로 학생들이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변하고 인성 함양에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전교생이 50명에 불과한 부산 강서구 배영초교의 이승희 교장은 “소규모 학교라 그런지 아이들이 의기소침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부산 자랑 10개를 하라고 하면 그중 하나가 우리 학교일 정도로 자부심이 많이 생겼다”면서 “예술교육이 꼭 엘리트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도록 하려는 노력이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2011년 예술꽃 씨앗학교로 선정된 대전 중구 대신초교는 실력 또한 인정받고 있다. 3~5학년 학생 35명으로 이뤄진 국악반은 올해 열린 대전광역시동부교육청 주최 학생음악경연대회에 나가 10여개 팀을 물리치고 금상을 받았다. 정상원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교육과 과장은 “예술꽃 씨앗학교를 통해 부산 금정초교, 전남 여수북초교가 폐교위기에서 벗어나는 건 물론 학생들이 몰릴 정도로 성공하자 해를 거듭할수록 지원학교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기능 교육이 아닌 소통·공감 교육에 방점을 두고 교육하면 아이들의 소통 능력이 증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감성 자라는 꿈나무 “오늘 뮤지컬에는 열심히 꿈을 향해 노력하는 시골 소녀가 나와요. 그 소녀를 보면서 ‘ 평소 준비가 된 사람에게는 좋은 기회가 찾아 오고, 진짜로 준비가 됐다면 그 기회를 낚아채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배우면 좋겠어요. 그렇지만 꼭 교훈을 얻지 않아도 돼요. 탭댄스가 많이 나와 흥겨운 공연이니까 흥이 나면 박수를 많이 보내주세요. 노래나 춤이 끝난 다음에 ‘와’ 하고 손뼉을 쳐주면 정말 힘이 날 것 같아요.” 지난 12일 경기 광주시 송정동에 있는 문화스포츠센터에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막이 오르기 직전 주연 배우 남경주가 초등학생들에게 뮤지컬 관람법을 설명했다. 3학년부터 6학년까지 50여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전국 43개 문예회관에서 진행하는 ‘청소년 토요 예술 감상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다. 연말까지 1만 5000명이 참여해 문예회관에서 열리는 미술 전시회나 각종 공연 감상법을 배우고 직접 감상하는 프로그램이다. 50여명 안에 포함된 차상위계층 12명을 포함해 학생 대부분이 성인용 뮤지컬을 관람하는 건 처음이다. 어떤 작품을 보여줄지 몰라서, 비용 부담 때문에 부모 손을 잡고 함께 뮤지컬을 관람하는 게 녹록하지 않은 실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생들의 ‘생애 첫 뮤지컬 관람’을 위해 예술문화회관 측은 4주 동안 교육을 통해 무대장치를 보거나 미술 전시회를 본 뒤 감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임선주 광주시문화스포츠센터 문화예술팀 대리는 “그동안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와 같은 체험형 문화예술 교육이 많이 활성화됐기 때문에 이제는 예술 감상법에 대한 교육이 가능한 시점이 됐다”면서 “하반기부터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예술감상 교육을 시작했는데 반응이 아주 좋다”고 전했다. 고난을 겪은 주인공이 끝내 성취를 이루는 내용이 대부분인 뮤지컬을 보다 보면 주인공이 시련을 겪는 과정을 보는 게 지루할 법도 했지만, 이날 주연 배우 설명을 듣는 ‘특전’을 누린 탓인지 학생들은 끈기있게 공연을 관람했다. 중간 쉬는 시간에는 학생들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줄거리를 놓고 서로의 생각을 털어놓는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경영기획부의 이종현 담당자는 “학생들이 앞으로도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전시회나 공연에 꾸준히 관심을 갖고 공연을 관람하는 게 마음만 먹으면 아주 쉽다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다”면서 “이 학생들이 성인이 된 뒤에도 좋은 관객이 되고 예술 후원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내 아이 믿는 아빠들 “여러분은 좋은 아빠입니까.” 지난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직동 서울시유아교육진흥원 3층 강당에 모인 100여명의 아빠들은 강사인 홍웅식 한국직무능력개발원장의 질문에 멋쩍게 웃었다. 유치원생 아이를 둔 아빠들은 토요일도 반납하고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이 자리를 찾았다. 강연자인 홍 원장이 먼저 “좋은 아빠가 되려면 우선 자녀들과 소통을 잘해야 한다. 그러려면 콩깍지를 벗어 던져야 한다”고 하자 아빠들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콩깍지가 뭐지?” 홍 원장은 “콩깍지는 ‘인식의 기준선’”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는 춤·노래를 배우고 싶은 콩깍지가 씌었다. 아빠는 아이가 반듯하게 공부 잘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길 원하는 콩깍지가 씌었다. 서로 콩깍지가 다르니 대화가 통할 리 없다. 홍 원장은 “아이들 콩깍지를 벗기려면 아빠부터 콩깍지를 벗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아이를 잘 관찰하고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라”고 조언했다. 홍 원장은 두 번째로 권위를 내려놓으라고 강조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아빠, 어디가.’ 영상이 이어졌다. 김성주, 성동일, 이종혁, 윤민수, 송종국 등 다섯 아빠가 추운 겨울 시골에서 아이를 씻기고 재우는 모습이 제각각이다. “나는 성동일 같기도 하고, 가끔은 이종혁 같기도 한데….” 이 모습을 보던 홍 원장이 설명을 이어간다. “요즘 트렌드는 윤민수 같은 ‘프렌대디’(Friend+Daddy·친구 같은 아빠)입니다. 친하게 지내며 아이의 개성과 능력을 발견해 주고 키워 줘야 성공합니다.” 홍 원장은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중물 같은 ‘신뢰’”라고 강조했다. “저는 늦둥이 아들을 얻은 후 둘째 딸에게 거의 신경을 못 썼어요. 학교에선 중학교 졸업도 어렵다고 했어요. 이런 딸을 대학에 보내기까지 과정은 ‘지옥’과도 같았습니다. 아이를 되돌리려고 직장도 그만두고 이해하고자 정말 노력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앞으로는 아이들한테 많이 실망할 겁니다. 가끔은 배신당하는 기분도 들 겁니다. 하지만 아이를 믿어주세요. 지금 시작하는 여러분은 저보다도 더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습니다.” 참석자들은 이날 자신들만의 ‘좋은 아빠’ 상을 지니고 돌아갔다. 신형철(37)씨는 “믿고 포기하지 말라는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며 “딸 아이가 이유 없이 고집을 피울 때면 ‘우리 애는 왜 이럴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화도 많이 났다. 아이를 믿는 일이 새삼 어렵지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돌잔치 초대장/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돌잔치 초대장/류찬희 산업부 선임기자

    이상하다했다. 실수를 탓할 겨를도 없었다. 최근 스마트폰으로 ‘돌잔치 초대장’ 첨부 파일 메시지를 받았다. 발신자 번호는 출입처 홍보담당자였다. 어이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가까워도 그렇지, 출입기자에게 아이 돌찬지 소식을 알리나 싶었다. 그런데 늦둥이를 낳았다는 소식도 없었고, 나이를 보아 돌잔치할 만한 어린아이가 있지 않았다. 이상했다. 낚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발신자에게 전화를 걸어봤다. 아니나 다를까. 발신자 번호조작을 통한 ‘스미싱’이었다. 하마터면 휴대전화에 들어 있던 정보를 모두 털릴 뻔했다. 법원이나 검찰, 경찰을 사칭해 발신한 등기우편 확인 메시지도 들어왔다. 역시 스미싱이었다. 그런데 가까운 지인이 당했다. 그는 최근 전셋집이 경매로 넘어가 신경이 곤두서 있는 상태였다. 법원 등기우편을 확인하라는 메시지를 받고는 급한 마음에 그만 클릭하고 말았다. 순간 이건 아니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걸려들었다고 한다. 실수를 탓할 겨를도 없었단다. 당하는 사람만 바보일까. 방법은 없을까. 휴대전화 음성 통화에 해외발신 번호표식이 뜨듯이 메시지에도 이를 적용하면 안 될까. 메시지를 컴퓨터에서 보내기 때문에 통제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있는데, 기술적으로 정말 어려운 걸까. 그렇다면 아예 번호 변경 서비스(발신자 번호 조작)를 금지하면 안 될까. 그동안 발신자 번호 조작에 따른 폐해가 잇따르면서 이를 원천 금지하는 법률 개정안이 나왔었다. 번호를 조작해 보내는 통화나 문자 메시지를 통신 서비스 사업자가 사전에 차단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번번이 무산됐다. 영리목적으로 발신자를 조작하는 업자에게 과태료를 물린다는 대책이 나왔을 뿐이다. 기자는 지난해 말 휴대전화 번호를 바꿨다. 번호를 변경하더라도 대개는 자동 안내 서비스를 받는다. 하지만 자동 안내 서비스를 포기하고 주소록에 입력된 700여명에게만 일일이 변경된 번호를 문자로 알렸다. 보이스피싱이나 음란 통화 연결을 차단하기 위한 극약처방이었다. 주소록에 없던 지인들에게는 핀잔도 많이 들었다. 지금도 사무실로 기자의 휴대전화 번호를 묻는 전화가 심심찮게 걸려오고 있으니 내근자에게는 큰 민폐 아닌가. 060이나 발신자 조작 번호를 스팸으로 걸어놓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숫자를 한 자리만 바꾸거나 더하면 이도 소용없다. 발신자를 조작해 일반 휴대전화 번호나 지인의 번호로 걸려오면 어쩔 수 없이 당한다. 영리 목적의 발신자 번호 조작 금지는 발신자에게 스스로 조작을 금지하도록 하는 방식이라서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휴대전화가 정보 보따리로 진화하는 것과 함께 휴대전화를 이용한 사기도 다양해지고 지능화되고 있다. 빠르고 편리한 기술을 앞서 개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불편을 없애고 부작용을 막는 기술도 동시에 개발하고, 정책도 이를 따라갈 때 비로소 진정한 정보통신 강국이 된다. 경찰·검찰의 수사 목적이나 개인 평생전화번호 부가서비스 등을 빼고는 발신자 조작 번호 전송을 아예 통신사업자가 기술적으로 차단하도록 하는 법률 개정을 심도 있게 따져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chani@seoul.co.kr
  • [주말인사이드] 신제품 개발자들의 희로애락 24시

    [주말인사이드] 신제품 개발자들의 희로애락 24시

    애경 중앙연구소 수석연구원인 박윤철(34)씨는 매일 아침 머리를 감지 않고 출근한다. 머리가 떡 지고 까치가 집이라도 지은 듯 뻗쳐 있어도 누구도 뭐라 하지 않는다. 연구소 한쪽에 있는 ‘헤어살롱’에서 그의 하루가 시작된다. 샤워기 2대와 드라이어, 화장대 거울과 의자가 3개씩 놓여 있는 이곳은 작은 동네 미용실처럼 생겼다. 박씨는 40여종의 샴푸 가운데 하나를 골라 머리를 감는다. 거울을 보며 머리를 말리고 매무새를 가다듬은 뒤 책상에 앉는다. 2006년 12월 입사 후 이런 생활을 7년째 하고 있다. 박씨는 헤어케어 제품 개발자다. 말 그대로 ‘샴푸의 요정’이다. 애경의 인기 제품인 케라시스, 에스따르, 하나로, 현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제품을 만들고 직접 머리를 감으면서 효능을 시험해야 하기 때문에 머리에 물기 마를 날이 없다. “하루에 15번 머리를 감고 드라이어로 말린 적도 있어요. 원료를 섞는 비율을 미세하게 달리해도 효능이 확 달라질 수 있어서요.” 머리를 못살게 굴다 보니 머리카락이 빠지는 부작용이 생겼다. 박씨는 “손으로 물리적인 힘을 가해 모발을 비비다 보면 탈모 증세가 생길 수밖에 없다”면서 “샴푸 연구원들의 고질적인 직업병”이라고 말했다. 또 최대한 여성의 모발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하려고 1년에 두세 번가량 정기적으로 염색이나 파마를 한다. 손상모발용 제품을 테스트하기 위해서다. 박씨가 가장 최근 개발한 헤어제품 ‘현’은 농협한삼인의 국내산 6년근 홍삼농축액과 우리 땅에서 자란 씨앗 성분이 들어갔다. 가루 형태인 씨앗을 샴푸용액에 섞느라 애를 먹었다. 그는 “씨앗이 분말이어서 잘 풀리지 않고 뭉쳐서 떠다니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다른 제품에 쓰지 않던 새로운 용해제를 찾아 넣고 그 상태가 오래 유지되도록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퇴근 직전 박씨가 하는 일은 역시 머리 감기. “집에 가면 머리 감기가 싫어요. 그래서 집 화장실에는 최대한 줄여서 8종류의 샴푸만 갖다 두었죠.” “병 주고 약 주는 건가요.” 김동구(54) 하이트진료음료 수석연구원이 최근 한 달 동안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다. 술 만드는 회사에서 김씨는 지난 1년간 숙취해소제 ‘술깨비’(술 깨는 비밀) 개발에 매달렸다. 이에 앞서 3년 동안은 한방원료 100가지와 씨름했다. 숙취와 취기를 유발하는 알코올, 아세트알데히드를 가장 잘 분해해 주는 성분을 찾기 위해서였다. 자체 실험을 통해 물 위에 떠서 자라는 풀 열매인 마름의 효능이 헛개나무 열매보다 두 배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하지만 마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국내에서는 재배되는 식물이 아니어서 많은 양을 구할 수 없었다. 김씨는 베트남과 중국 산골을 찾아다니며 마름의 성분을 비교해 보고 수확 상태도 두 눈으로 확인해 재료를 받아왔다. 다음 단계는 직접 마셔보는 것. 마름을 주원료로 헛개나무 열매 추출물, L아스파라긴 등의 재료를 섞어서 숙취해소 효과가 가장 좋은 ‘황금 비율’을 찾아야 했다. 1년여간 김씨를 비롯한 연구원 15명의 회식자리에는 소주와 술깨비가 빠지지 않았다. 안주 없이 소주 0.5~1병과 술깨비 1병을 마시고 30분~1시간 간격으로 음주상태를 확인했다. 교통경찰이 사용하는 음주측정기도 두 대 구입했다. 연구소 앞 삼겹살집은 실험실이나 마찬가지였다. 한 사람당 삼겹살 200g을 구워 먹으며 소주를 곁들였고 술깨비의 효능을 실험했다. “처음에는 즐거운 분위기로 시작하지만 30분 간격으로 5시간 동안 음주 측정을 하고 일일이 기록하다 보면 나중에는 다들 지쳐 버리죠.” 좋은 약재추출물을 많이 첨가할수록 제품색이 탁해지고 가라앉는 물질이 많아지는 것도 고민이었다. 김씨는 “약재를 저온에서 전처리하고 꼼꼼히 걸러냈다”면서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원액을 빨리 돌려주면 찌꺼기는 가라앉고 맑은 액체만 위로 떠오르는데 이 방법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한국인삼공사의 제품 가운데 씁쓸한 인삼 맛이 나지 않는 것이 딱 한 가지 있다. 어린이 음료인 ‘정관장 아이키커’다. 홍삼 성분이 0.15% 이상 들어가면 제품명에 홍삼을 쓸 수 있다. 그런데 홍삼은 0.1%만 들어가도 아이들이 싫어하는 쓴맛이 느껴진다. 아이키커는 홍삼을 0.2% 넣었는데 쓴맛이 없다. 포도, 사과, 오렌지, 제주감귤 등 과즙향과 단맛이 나서 아이들이 좋아한다. 아이키커는 경기 불황 중에도 지난해 1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대형마트에서 파는 어린이 음료 중 판매 1위에 올랐다. 이 음료는 늦둥이 아들을 둔 서장호(51) 인삼공사 인삼연구소 제품개발2부 팀장이 개발했다. 그는 2006년까지 웅진식품에서 아침햇살, 초록매실, 자연은, 하늘보리 등을 만든 히트상품 제조자이기도 하다. 서 팀장은 2009년 당시 일곱 살이었던 막내아들에게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음료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아이키커 개발을 시작했다. 개발 초기부터 서 팀장은 천연재료만 쓰겠다고 선언했다. 과일음료에는 과즙과 향이 들어간다. 진짜 과일을 가열할 때 나오는 향을 포집해 만든 천연향은 20~30개 화학물질이 들어가는 합성향보다 가격이 2~3배 비싸다. 감귤, 오렌지, 레몬 등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은 오일 성분이 있어서 착향이 쉽지만, 포도나 사과는 가열하면 맛과 향이 변해버려 가공이 어렵다. 과일의 원래 향과 가장 가까운 재료를 찾으려고 서 팀장은 유럽, 미국 등지에서 50~60개 표본을 받아 분석했다. “음료에서 향이란 그림 그릴 때 낙관을 찍는 것과 같아요. 향이 맛을 좌우하죠. 실제 과일 향에 가깝게 표현하려고 여러 원산지의 향 재료를 섞어서 사용합니다.” 정태영(41) 피자헛 연구·개발(R&D)팀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폴 셰프’로 불린다. 피자헛의 메뉴인 파스타, 코제(홍합요리)를 시연하는 쿠킹클래스를 피자헛 페이스북에 중계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2000년 입사한 그는 4년 뒤 R&D팀이 생기자마자 합류해 치즈바이트, 더스페셜, 치즈킹 피자 등 대표메뉴를 내놨다. 그가 개발한 피자는 모두 1000만판이 팔렸다. 정 팀장과 R&D 팀원들은 하루 50판 이상의 피자를 먹는다. “피자가 주식이고 밥이 간식”이라는 말이 농담이 아니다. 1년 동안 개발한 더스페셜 피자는 팀원들이 1만 5000판을 굽고 먹었다. 올해 초 개발한 치즈바삭 피자는 빵 끝을 맛있게 만들기 위해 고구마, 무, 파인애플, 소고기칩 등 30여 가지가 넘는 식재료를 번갈아 넣으며 실험했다. “치즈의 양을 다양하게 조절하면서 하루 50~70판을 질리도록 먹었어요. 바삭한 맛을 만들려다 보니 입천장이 까지고 허는 일도 허다했습니다. 감자칩과 체다치즈의 궁합이 좋다는 결론을 얻기까지 6개월 넘게 걸렸어요.” CJ제일제당이 최근 내놓은 ‘식후 혈당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밥’은 식사 후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난소화성 말토덱스트린’을 첨가한 건강기능성 즉석밥(햇반)이다. 혈당 관리가 필요한 소비자도 즐길 수 있는 흰쌀밥을 목표로 2007년 개발에 착수했다. 정효영(37)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전통식품센터 수석연구원은 처음에는 쉽게 생각했다. 기능성 원료를 쌀에 섞어 밥을 지으면 간단하다고 여겼던 것. 하지만 난소화성 말토덱스트린의 누런색 때문에 흰쌀밥 색깔을 내기가 어려웠다. 그는 “밥의 색이 어둡고 식감도 차지지 않았다”면서 “수분함량, 쌀 불리는 시간, 살균 조건 등 제조공정을 바꿔가면서 맛과 품질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기능성은 유지하는 밥을 짓는 데 1년이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제품을 개발하는 동안 정씨를 비롯한 연구원들은 아침을 먹지 않고 출근했다. 연구소에 오자마자 공복 상태에서 혈당을 체크하고 함께 모여 밥을 먹었다. 반찬은 간장 반 숟갈, 참기름 한 방울이 전부였다. 혈당 조절 햇반의 기능을 시험하기 위해 맨밥을 먹고 식후 30, 60, 90, 120분에 자가 혈당 측정기를 사용해 피를 뽑아 당 수치를 쟀다. 지금도 연구소에서는 ‘맨밥 조찬 회동’이 열린다. 정씨는 “식후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밥은 당뇨 환자뿐만 아니라 당뇨 위험군 요소를 가진 잠재적 환자들에게 좋은 제품”이라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기능성 즉석밥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주말극 ‘최고다 이순신’ 후속작 ‘왕가네 식구들’ 새달 말부터 방송

    KBS 2TV 주말극 ‘최고다 이순신’의 후속으로 8월 말부터 ‘왕가네 식구들’이 방송된다. 50부작으로 예정된 ‘왕가네 식구들’은 왕봉(장용)과 이앙금(김해숙) 부부의 자녀와 사위들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 가족의 이야기를 담는다. 배우 오현경과 이태란, 이윤지가 세 딸, 최원홍이 늦둥이 아들을 연기한다. 오만석과 한주완은 각각 이태란과 이윤지의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춘다. ‘소문난 칠공주’ ‘수상한 삼형제’ 등을 쓴 문영남 작가의 신작으로 ‘수상한 삼형제’의 진형욱 PD가 연출을 맡았다. 제작진은 “경제력을 가장 높게 평가하는 시대적 상황이 가족에 영향을 미치면서 ‘삼포세대’(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와 ‘캥거루족’(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 성인) 등의 문제를 낳았다”면서 “가족의 문제와 근본 가치를 되돌아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 사라진 골프 유망주 무슨 일이…

    골프 유망주인 A양(15·여중 2년)은 지난 29일 오후 6시 30분 일과대로 달리기 운동을 하러 경기 파주시 운정동 집을 나섰다. 그런데 평소와 달리 밤 9시가 넘도록 감감무소식이었다. 운동에 방해가 된다며 스스로 휴대전화를 없애 연락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동전 한 닢 들고 나가지 않았다. 게다가 1년 전 이사 온 터라 주변에는 아는 사람도 전혀 없었다. 산과 풀숲, 공장, 빈 공사 현장으로 둘러싸인 곳이라 딸을 둔 부모의 가슴은 타들어 갔다. 아버지는 파출소에 신고했다. 상황을 들은 파주경찰서에선 김성섭 서장이 진두지휘에 나섰다. 파출소 비상 인력 단 1명을 제외한 17명 전원과 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직원, 기동타격대가 출동해 A양이 평소 운동을 하는 가온호수 공원 일대와 집 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허사였다. 형사기동대와 강력팀 등 동원 가능한 전 경찰 인력이 속속 합류해 150여명이 동원됐다. 폐쇄회로(CC)TV도 살펴 봤지만 변두리라 설치 대수도 적었고 A양의 모습이 찍힌 카메라도 없었다. 경찰은 “A양 키가 174㎝나 돼 성인인 줄 알고 누군가 납치한 게 아니냐”고 했다. 다음 날 오전 9시에는 경기청의 5개 기동중대까지 지원돼 수색 인원은 150여명에서 1000명으로 불어났다. 경찰은 주변을 한눈에 관찰할 수 있는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구역을 나누고 다시 한번 그물망 수색을 펼치기로 했다. 오후 9시 10분쯤 때마침 10층짜리 상가 건물로 발걸음을 재촉하던 김진구 운정파출소장(경감)의 눈에 A양과 체격이 비슷한 한 여성이 개를 안은 채 걸어가는 모습이 들어왔다. 자초지종은 이랬다. A양이 운동을 끝내고 집에 돌아가려던 중 화장실이 급해 아파트단지 공중화장실을 이용했는데 입구에 붙들어 매 놨던 애완견이 사라졌다. “누군가 데리고 가는 것을 봤다”는 말을 듣고는 4시간이나 헤매다 한 건물 입구 난간에 묶여 있는 개를 발견했다. 이미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이었다. 어딘지 모르는 마을에서 불빛을 찾아 걷다 길을 지나던 사람에게 물었더니 A양의 집으로 가려면 택시를 타야 한다고 했다. A양은 주머니에 돈도 없거니와 엄한 아버지를 떠올려 집에 전화할 생각도 못 했다. 공원 벤치에서 밤을 꼬박 새운 끝에 무작정 걷다 김 소장과 마주친 것이다. A양의 아버지(55)는 “늦둥이라 끔찍하게 아끼는 막내 딸을 잃는 줄 알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남미통신] 부인 유골 바다에 뿌리던 남자, 파도에 밀려 익사

    [남미통신] 부인 유골 바다에 뿌리던 남자, 파도에 밀려 익사

    부인의 유골을 바다에 뿌리던 남자가 파도에 휘말려 바다에 빠져 숨졌다. 함께 있던 아들도 바다에 빠졌지만 기적적으로 구조돼 숨을 건졌다. 아들은 그러나 졸지에 고아가 되어버렸다. 아르헨티나에서 최근에 발생한 사고다. 29일(현지시각)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고는 아르헨티나의 최고 휴양지로 꼽히는 마르델플라타에서 발생했다. 55세 남자는 늦둥이 11살 아들과 함께 이날 부인의 유골을 들고 해변가 바위로 나갔다. 파도를 타고 세계를 떠다니고 싶다는 부인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서였다. 슬픔에 빠져 있는 아들도 엄마를 보내기 위해 아버지의 손을 잡고 바위로 나갔다. 남자와 아들이 고인의 유골을 한줌 한줌 바다에 뿌리고 있을 때 갑자기 초대형 파도가 밀려왔다. 파도는 철썩 바위를 때리면서 바위 위에 서 있던 남자와 아들을 감아 바다에 빠뜨렸다. 두 사람이 바다에 빠지는 걸 본 낚시꾼들의 신고로 사고현장 주변에는 바로 해양경찰대가 출동했다. 경비정을 타고 수색에 나선 해경대는 남자를 발견했지만 이미 사망한 뒤였다. 11살 어린이는 기적적으로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지 언론은 “약간의 상처를 입었지만 어린이가 병원에서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한꺼번에 부모를 잃은 슬픔에 빠져 있다.”고 보도했다. 현지 당국은 심리적 충격을 치유하기 위해 어린이에게 심리사를 붙여줄 예정이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남성의 야심 왜 필요하고 가족보다 우선일까

    등단 40년차 작가인 손용상은 지난해 8월 원고를 탈고한 뒤에도 한참 동안 출간을 망설였다고 했다. 진부한 스토리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소설 ‘그대 속의 타인’(그루 펴냄)은 젊은 시절 하릴없이 건설 현장을 떠돌던 작가의 반자전적 이야기다. 감출 건 감추고 알릴 건 알려야 하지만 어느 것이 사실이고 또 지어낸 이야기인지 독자로선 좀처럼 알 수 없다. 50년 지기인 작가 최인호는 서문에서 “가끔 종잡을 수 없는 친구다. 어느 날 들으면 월남에 있었고, 또 어느 날 들으면 중동 사막을 헤매고 다닌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나이 쉰이 다 돼서야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가 싶더니 말도 없이 미국으로 들어가 삶의 둥지를 틀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소설은 작가가 젊은 시절 보고 듣고 경험했던 내용에 살을 붙여 창작한 이야기다. 중견 건설업체 간부인 ‘김성기’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중동의 사막과 인도네시아의 밀림을 오가며 건설 현장의 거친 땀내를 담아냈다. 주인공은 기업 오너의 측근으로 승승장구한다. 성격이 활달하고 주변에 좋은 인상을 풍기는 전형적인 건설 엘리트다. 1년의 절반 동안 미국, 유럽, 중동, 동남아시아 등을 돈다. 세상에 거리낄 것 없이 자신만만하다. 그러다가 재일교포 처녀인 게이꼬를 만나 불같은 로맨스를 벌이고 가정을 이룬다. 그에게는 수진이란 또 다른 연인도 있다. 모순된 사랑 놀음은 아무런 죄의식 없이 전개된다. 그러면서도 곁에는 항상 그의 아내가 존재한다. 전형적인 일본식 교육을 받은 게이꼬는 처음에는 무조건적인 희생으로 남편을 대한다. 하지만 이내 남편에 대한 배신감에 상처받는다. 늦둥이였던 외아들 세준마저 심장 수술로 잃게 되자 게이꼬는 남편에게 결별을 선언한다. 주인공도 모든 것을 털어버리고 홀로 미국으로 떠난다. 작가는 “이 소설은 단순히 주인공의 감성적 멜로는 아니다”면서 “야심 가득한 남성만의 세계가 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하고 가족이란 존재보다 우선 순위가 돼야 하는지 일깨워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성장신화’의 뒤안길에서 가족으로부터 철저하게 버림받은 50, 60대 가장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소설의 배경이 1990년대 후반, 아날로그의 끝자락에 자리한 시대라는 점도 그렇다. 작가는 197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방생’을 통해 등단했다. 작가 최인호는 고등학교 문예반 시절부터 50년을 알고 지낸 친구이자 동료다. 최인호는 “같은 신문사 신춘문예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등단한 인연까지 지녔다”고 소개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의정 포커스] 강성길 서초구의회 의원

    [의정 포커스] 강성길 서초구의회 의원

    “교육은 멀리 내다보고 진행해야 할 장기 사업입니다. 여기에 졸속 예산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강성길 서울 서초구의회 행정복지위원장이 21일 교육지원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강 위원장은 “예산 문제로 교육지원사업 하나를 갑자기 중단하면 여기 종사하던 강사진은 물론 학생, 학부모까지도 혼란이 생긴다”며 “지역의 학부모, 학생, 교사 등이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 때문에 교육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느끼지 않도록 교육정책을 이끌어 내겠다”고 전했다. 강 위원장은 서초구의 ‘공교육 수호자’로 통한다. 지난 5대 의회 초선 시절부터 교육지원을 강조해 당시 세입 3% 이내 수준이던 교육경비보조금을 5% 이내로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하기도 했다. 또 2011~2012년에는 57억원의 교육환경개선보조금을 지역 초·중·고 49개 학교에 지원하는 데 기여했다. 이 지원금은 학교 교육프로그램 운영, 전산장비 구입, 급식실 기구 교체 등 아이들의 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데 쓰였다. 이 외에도 학교급식 등 지원에 관한 조례 등을 개정해 급식의 질을 향상하는 데 기여하고 교육시설 여건 개선을 위한 민·관·학 협력 활동도 꾸준히 펼쳤다. 강 위원장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강 위원장은 교육을 장기적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과 지역, 나아가 국가 발전을 보장하는 기반 사업으로 이해하고 있다. 특히 구가 그동안 쌓아온 교육환경 우수 자치구로서의 명성을 지켜가는 것이 주민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강 위원장 스스로가 늦둥이 막내를 둔 초등학교 학부형이기도 하다. 강 위원장은 올해 처음 열린 233회 임시회에서도 중학교 수학강사 배치 지원 및 영재교육원 운영지원 등 교육지원정책 중단을 비판하며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강 위원장은 “서울 11개 교육지원청 중 같은 지원청에 속해 있는 자치구 중 서초구만 지원사업을 줄일 경우 주민들이 박탈감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교육사업의 중요성을 헤아려 장기적인 시각에서 사업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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