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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호미 대신 가래로 막게 된 AI 대처

    전북 김제와 정읍에서 최근 잇따라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데 이어 순창의 오리 농가에서도 집단폐사 신고가 접수됐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뒤늦게 대책을 마련하느라 허둥대고 있다. 방역당국은 더 늦기 전에 추가 확산을 막아 축산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AI는 전염속도가 빠르고 일단 발병한 가금류의 폐사율도 높아 이를 식용하는 국민들의 불안감도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설마하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지도록 한 당국의 안이한 자세는 비판받아 마땅할 것이다. 전북 김제에서 수천마리의 닭이 폐사했다는 신고를 받은 다음날 의사들이 AI임을 확인했는데도 정작 방역당국은 “AI 발생 시기가 아니다.”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한다. 더욱이 정부가 ‘특별 방역기간’을 지난 2월말 해제한 것도 성급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다. 이를 믿은 전북도가 AI를 옮길 수 있는 겨울 철새들이 기후 변화로 남아 있는데도 방역에서 손을 뗐다고 하지 않는가. 방역 당국간 손발이 맞지 않은 대응 체계는 더 큰 문제다. 발병지역과 인근의 가금류에 대한 살처분을 시작했으나, 당국의 감독·관리 기능은 허술하기 이를 데 없다. 정읍의 오리농장의 수송차량이 발령된 주의경보를 비웃듯 전남북 지역 13곳의 가금류 농장을 출입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급기야 며칠 전 한 농장주가 오리 수천마리를 전남 나주의 도축장으로 몰래 반출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최근 수년간 AI로 홍역을 치른 일은 한두번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늑장 대처와 때늦은 대량 살처분으로 소비자 불안심리만 증폭시키는 패턴이 되풀이되고 있다면 한심한 일이다. 당국은 이번 AI 확산방지에 힘을 쏟는 것은 물론 차제에 종합적이고 정교한 AI 대응 매뉴얼을 수립해야 한다.
  • “다리저는 사람봤다” 시민제보

    “다리저는 사람봤다” 시민제보

    경기도 일산 초등생 납치미수 사건을 수사 중인 일산경찰서 수사본부는 사건 발생 5일 만에, 수사본부 설치 하루 만에 용의자 이모(41)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이씨로부터 “술에 취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사건 발생과 늑장수사 지난 26일 오후 3시44분쯤 고양시 대화동의 S아파트 3층 엘리베이터 안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강모(10)양은 뒤따라온 이씨에게 주먹과 발로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강양은 폭행당하면서도 끌려가지 않으려고 강하게 저항했다. 비명을 듣고 뛰어나온 이웃 주민 덕에 큰 화를 면했다. 사건 직후인 오후 3시59분 주민의 신고를 받은 대화지구대 경찰관 2명은 4분 뒤 현장에 도착해 폐쇄회로(CC)TV 화면을 확인하고 1시간여 동안 강양 부모와 함께 용의자를 찾기 위해 주변을 순찰하고 순찰차 안에서 피해자 부모의 진술을 받았다. 사건은 다음날 오전 11시쯤 일산경찰서 형사지원팀에 단순폭행으로 보고됐다. 형사지원팀은 다음날 사건을 폭력1팀에 배당,29일 오후 3시쯤 담당형사 1명이 현장을 찾아 CCTV 화면을 확보하는 데 그쳐 늑장수사라는 비난을 샀다. ●뒤늦은 수사본부 구성 경찰은 30일 언론을 통해 사건이 보도되자 그 때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기태 일산경찰서장을 본부장으로 한 수사본부를 꾸리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 때부터 이씨의 CCTV 화면 사진을 담은 전단 1만장을 만들고 신고보상금 1000만원을 내거는 등 시민들의 제보와 300여명의 인원을 동원해 대대적인 주변 탐문수사를 벌였다. 뒤늦은 수사에 대한 비난이 거세자 경찰은 해당 경찰관에 대한 감찰조사를 벌여 형사과장 등 6명을 직위해제하는 등 문책하고 어청수 경찰청장과 김도식 경기지방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는 늑장대처에 대한 공식 사과와 함께 범인 조기검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례적으로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일산경찰서를 방문해 강한 질책과 함께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결정적인 제보와 범인 검거 이날 오전까지 진전이 없던 수사는 한 시민이 이씨와 비슷한 인상착의와 CCTV 화면에 나온 것처럼 왼쪽 다리를 저는 사람이 대화역과 수서역을 자주 오고 가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결정적인 제보로 활기를 띠었다. 경찰은 사건 당일 대화역 CCTV 화면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범행 직후 이씨가 대화역에서 수서행 지하철을 탔으며 수서역에서 내린 것을 확인했다. 아파트 주변을 중심으로 탐문수사를 벌였던 경찰은 수서역 주변까지 범위를 확대해 이날 오후 8시30분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인근 사우나에서 용의자를 검거했다. 고양 윤상돈 이경원 황비웅기자 leekw@seoul.co.kr
  • 옥수수 가루서 발암물질

    국내에 유통 중인 건조옥수수와 옥수수가루 일부에서 발암물질인 ‘푸모니신’이 검출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푸모니신은 옥수수에 생기는 곰팡이 독소의 일종으로, 국제암연구소(IARC)는 가장 낮은 단계의 발암물질(2B그룹)로 구분하고 있다.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보건사회연구원과 경상대학교가 식약청에 연구과제로 제출한 ‘푸모니신 위해평가 보고서’에서 국내 유통 중인 건조옥수수와 옥수수가루에서 푸모니신이 일부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보건사회연구원과 경상대가 대전지역에서 유통 중인 옥수수 관련 제품을 대상으로 공동 연구를 진행해 12월 식약청에 제출한 것이다. 보고서는 ‘건조옥수수 12개 시료 중 3개에서 0.122∼0.268의 푸모니신이 검출됐고, 옥수수가루 시료 12개 중 5개에서도 0.091∼0.440의 농도로 검출됐다.’고 기술하고 있다. 식약청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푸모니신 검출 허용기준인 1.0ppm이나 미국 기준 2.0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보고서가 제출된지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식약청이 뚜렷한 향후 대책을 내놓지 않은 데다 “보고서 내용 가운데 일부는 과거 90년대 자료를 인용해 맞지 않다.”고 밝히는 등의 늑장 대처로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발암물질이 발견된 옥수수 제품이 어떤 종류인지, 그리고 국산인지, 수입산인지 여부도 여태껏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 정기혜 식품영양정책팀장은 “아직은 유해한 수준은 이니라고 판단된다.”면서도 “국내 옥수수와 옥수수 제품의 오염대책을 수립할 필요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용어클릭 ●푸모니신 동물에서 신경독성, 간독성을 일으키며 사람에서도 식도 세포의 변형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된 발암물질.
  • 주일·주중대사 늑장 인선 왜

    외교부·통일부 장관 임명으로 공석인 주일·주중대사 인선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외교가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두 대사 자리가 한나라당 공천 등 정치권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관장 인사에 이어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등 본부 인사까지 늦어져 외교 현안 대처에 차질을 빚을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16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사실상 대사 임명 권한을 쥐고 있는 청와대가 외교통상부와 주일·주중대사 등 공관장 인사에 대한 협의조차 시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당분간 대사 등 고위직 인사 소식이 없을 것 같다.”며 “주중·주일대사 등 인선에 대해 청와대에서 아무런 말이 없어 언제 마무리될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한나라당 J·K·L 의원 등 중진의원들의 공천 결과와 주중·주일대사 인선이 맞물려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정치인이 주중·주일대사를 맡게 될 경우 주미·주러·주유엔대사 등의 연쇄 이동도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있다. 이는 또 다른 지역 공관장 및 본부 실·국장 인사에 영향을 미쳐 차관보 및 6자회담 수석대표 등 상당수가 내정됐지만 발령은 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교부 내에서는 보고 및 업무 추진 라인이 이중으로 이뤄지는 등 체제가 정비되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북·미 제네바 회동으로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6자회담 및 대통령 방미·방일 등 순방 준비에도 차질을 빚을까봐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다. 또 공관장 인사 지연으로 매년 열리는 공관장 회의도 당초 4월 초에서 4월 말이나 5월 초로 늦춰지는 것이 불가피하게 됐다.유명환 외교장관은 최근 모든 재외 공관장 앞으로 서한을 보내 “올해 공관장 회의가 산적한 외교일정으로 인해 아직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며 “대통령 당부 말씀에 따라 새로운 각오와 변화된 자세로 업무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장관 서한은 공관장 인선이 늦어지면서 자칫 발생할 수 있는 업무 해이를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실제로 일부 공관장은 다음 자리를 위해 짐을 싸거나 부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200여개 기업 ‘슈퍼 주총데이’… 주총장에선 무슨 일이

    200여개 기업 ‘슈퍼 주총데이’… 주총장에선 무슨 일이

    예상했던 대로 ‘이변’은 없었다. 그러나 주주들의 ‘아픈 질책’은 있었다.200여개 상장·등록 기업의 주주총회가 몰려 있어 ‘슈퍼 주총데이’로 불린 14일, 기업마다 크고 작은 뉴스거리를 쏟아냈다. ●정몽구·최태원 회장 ‘견제구’속 재선임 안착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이날 현대차 등기이사로 재선임됐다. 이미 반대의사를 공개 표명한 6대 주주 국민연금(지분율 4.56%)은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서면으로만 반대 의결권을 행사, 껄끄러운 상황을 피했다. 안건 통과에 관계없이 ‘불편한 발언’이 나올까봐 일반인의 출입을 막는 등 내심 긴장했던 현대차측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 회장은 주주들에게 나눠준 영업보고서에서 “글로벌 초일류 기업을 향해 전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도 이날 현대모비스 주총에서 이사로 재선임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에너지와 ㈜SK 등기이사로 각각 재선임, 신규선임됐다. 일사천리로 가결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반대 의사가 나와 한순간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주식 80만주를 소유한 외국인 주주의 대리인이 손을 들고 반대의사를 밝힌 것이다. 물론 지분율이 1%도 채 안돼 안건 통과에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다. ●LG,“하이닉스 인수 안 한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이날 주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반도체 없이도 살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고 LG전자와의 시너지 효과도 없다고 판단했다.”며 “(그룹 내부적으로)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LG화학과 혼선을 빚는 태양전지 사업에 대해서는 “곧 그룹 차원에서 정리될 것”이라며 “박막형보다는 실리콘 방식으로 갈 것 같다.”고 말해 LG전자가 주도권을 잡았음을 시사했다. 남 부회장은 주총장에서 15분간 직접 사업전략을 깜짝 브리핑,LG디스플레이에 이어 격식 파괴를 이어갔다. ●소액주주들의 매서운 질타 지난해 현대차 주총 때 “짜고치는 고스톱식 주총을 하지 말라.”고 일갈해 화제가 됐던 ‘17세 주주’ 이현욱군은 올해 주총에도 참석했다. 이군은 김동진 부회장에게 “(짜고치지 않겠다던)약속을 지키셨느냐.”고 물은 뒤 “오늘도 동원된 현대차 직원들이 많다.”고 탄식했다. 관악산에서 내려왔다는 70대 주주는 “지난해 현대차의 기부금이 225억원이나 됐는데 정치자금으로 흘러간 것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김 부회장은 “2년간 검찰조사를 받았는데 어떻게 정치자금이 있을 수 있겠느냐.”며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해 기부금이 늘어난 것”이라고 ‘맹세’ 단어까지 써가며 해명했다. LG전자 주총에서는 한 주주가 배터리 사고의 늑장 대처를 준엄히 꾸짖었다. 남 부회장은 “굉장히 아프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 다른 주주는 ‘휴대전화가 일본 소니에릭슨에 밀려 글로벌 4위 자리를 내줬다.’고 질타했다. SK에너지 주총에서는 지난해 4·4분기 실적이 GS칼텍스보다 못한 이유와 최근 주가가 반토막 난 이유를 따져 묻는 주주가 있었다. 금호석유화학 등 일부 기업 주총장에는 자취를 감춰가던 전문 주총꾼이 다시 등장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주총 선물도 눈에 띄게 줄었다. 안미현 주현진기자 hyun@seoul.co.kr
  • 낙동강 포르말린도 유입 확인

    낙동강 포르말린도 유입 확인

    ‘페놀 유출사고 하천물 수질 채취 후 검사(사고 발생 12시간 후 1일 오후 3시)→포름알데히드(포르말린) 성분 검출 최종 분석(3일 오후 3시쯤)→1일 검사 결과, 기준치보다 낮았다는 뒤늦은 보도자료 배포, 은폐 의혹(4일)’ 지난 1일 경북 김천 코오롱유화공장 화재로 발생한 낙동강 페놀 유입사태 때 한국수자원공사 등 관계 당국의 늑장 대응 때문에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HCHO·포르말린)’의 상당량이 낙동강에 유입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특히 수자원공사는 4일 보도자료에서 일부 언론이 유출 의혹을 제기하자 지난 1일 하류 5곳에서 실시한 수질검사 결과에서 김천하수처리장의 수치가 세계보건기구(WHO)와 수자원공사의 권장 및 자체 기준치(0.9)보다 낮은 0.014의 포르말린이 검출됐다.’고 밝히는 등 뒷북 대처로 일관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 1일 오후 1시55분부터 오후 3시까지 이들 지역에서 시료를 채취하는 등 뒤늦게 수질 검사에 들어갔다. 사고 발생 12시간이 지난 뒤였다. 이어 수자원공사측은 이틀 뒤인 3일 오후 3시쯤 포르말린 성분이 검출된 것을 확인했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김천 등 사고 인근 하천에서 시료를 채취해 대전 본사로 옮겨오고 상당한 검사절차 진행 등으로 성분 분석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이러는 사이 코오롱유화공장에서 유출된 상당한 농도의 포르말린은 이미 낙동강으로 유입됐다. 환경 당국과 수자원공사측은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실제로 2일 오전 5시10분쯤 낙동강 숭선대교 지점에서 페놀 0.01이 검출돼 포르말린도 함께 낙동강에 유입됐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코오롱유화공장 폭발 당시 1t 용량의 ‘캡처(capture)탱크’에는 최대 800㎏가량의 페놀과 포르말린 등 용액이 저장돼 있었다.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제2 페놀사태 오나…” 낙동강 한때 초비상

    “제2 페놀사태 오나…” 낙동강 한때 초비상

    대구·경북 지역의 취수원인 낙동강에 유해 화학물질인 페놀 찌꺼기가 유입돼 자칫 제2의 ‘낙동강 페놀오염 사태’를 빚을 뻔했다. 이 사고로 구미·칠곡 등에 수돗물 공급이 5시간 동안 중단됐다. 사고는 전날 김천에서 발생한 페놀수지 공장의 화재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구미취수장서 첫 검출… 10시간만에 정상치로 2일 오전 10시20분쯤 경북 구미시 해평면 문량리 낙동강 구미광역취수장에서 허용기준치(0.005)를 초과한 페놀이 검출됐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페놀은 오전 5시50분쯤 고아읍 괴평리 숭선대교 상류 4㎞ 지점에서 처음으로 0.001이 검출됐다. 페놀 수치는 낮 12시30분쯤 0.008까지 올라갔다가 수질오염 방지 프로그램이 작동되면서 낮아져 오후 4시쯤 정상치를 되찾았다. 하지만 이날 오전 10시45분부터 오후 3시45분까지 구미시와 칠곡군 40만여 가구에 상수도 공급이 중단됐다. 경북도 등은 페트병 수돗물 3만병(350㎖)을 긴급 공급했다. 사고가 나자 경북도는 사업장 하류 600m 지점인 대광천에 삼중 방재둑을 설치하고 오염수의 하류 유출을 막는 한편 경북보건환경연구원에 오염수를 보내 검사를 의뢰했다. 경북도와 경찰은 이날 낙동강에서 검출된 페놀이 하루 전인 1일 코오롱유화 김천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사고 현장에서 유입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불은 공장 내 페놀수지 제조시설이 폭발하면서 일어나 쌓여 있던 페놀수지 10여만ℓ를 태우고 4시간여만에 꺼졌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 진압 당시 소방관들이 분사한 소방수에 페놀 찌꺼기가 섞여 인근 하천으로 흘러든 것 같다.”면서 “이 물이 낙동강 지류를 거쳐 강 본류에 흘러들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화재가 난 페놀 공장과 취수장의 거리는 35㎞에 불과하다. 경북도 관계자는 “삼중 방재둑을 설치하고 오염된 하천수를 수거하는 등 즉각적인 대처에 나서 추가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지방환경청은 낙동강 하류 구간의 모니터링을 계속 하면서 페놀 수치를 파악하기로 했다. 또 공장 측이 매뉴얼에 따라 제대로 방재 작업을 해왔는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페놀 수치를 ‘0’으로 떨어뜨리기 위해 상류 지역인 임하·안동댐의 방류량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주민들 “수자원공사 늑장 대처” 주민들은 그러나 수자원공사의 늑장대처를 비난하고 있다. 주민 A씨는 “화재 직후에 수자원공사가 재빨리 대처했다면 페놀 찌꺼기가 낙동강 지류에서 취수장으로 흘러드는 것을 미연에 막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 B씨는 “낙동강 중류 지역인 구미·김천지역에 유해물질을 다루는 생산시설이 너무 많이 위치해 있는데 이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구미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용어클릭] ●페놀 수지·합성섬유·살충제·방부제·염료·소독제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백색결정으로 독성 유해 물질이다. 상수도 소독제인 염소와 결합할 경우 클로로페놀로 화학변화해 악취를 발생시키며, 농도 1㎎/ℓ 이상일 경우 중추신경장애·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증기를 마시면 목과 코에 통증과 함께 기침·두통·설사·호흡곤란 등을 일으킨다.
  • [태안 기름유출 피해 확신] 늑장 방제로 넋 잃은 漁心

    [태안 기름유출 피해 확신] 늑장 방제로 넋 잃은 漁心

    “방제선이 기름을 미리 막지 못하고 기름띠를 따라가기 바쁘니 이게 늑장대응이지 뭐야. 방제선이 어제만 들어왔어도 가로림만은 살릴 수 있었어.” “철새에 대한 2차 감염 대책이 없으니 불안 속에서 살 수 밖에 없어요. 천수만에 기름이 들이닥치는 것도 시간문제인데….” 태안 반도의 최북단이자 충남 최대의 양식업 밀집지역인 가로림만 어민들은 당국의 늑장 대처에 울분을 토했다. 당국은 사고 초기 가로림만까지 기름띠가 밀려 올라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나라 최대의 철새도래지이자 태안 반도 최남단의 천수만 철새들은 시시각각 밀려오는 기름 냄새로 날갯짓이 한풀 꺾였다. 기름이 언제 급습할지 모르는 어민들은 아직까지 관심을 보이지 않는 정부의 무관심에 불안해 했다. 가로림만과 천수만의 한탄과 불안은 떨어져서는 살 수 없는 인간과 동물 생태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기름에 자신들의 터전을 내준 태안군 이원면 내리2구 만대마을 주민들은 10일 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였으나 역부족이었다. 자식처럼 키워온 굴껍데기에는 검은 기름이 가득 차 있었다. 최순옥(50·여)씨는 “지난 8일에 펜스만 쳤어도 막을 수 있었는데,9일 기름이 가로림만 안으로 흘러오자 그제서야 방제선들이 뒤따라 들어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최씨는 “한 달에 두 번 있는 물살이 가장 센 사리 때인데 정부는 어떻게 가로림만이 안전하다고 발표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죽희(62·여)씨는 “기름이 붙은 굴을 집에서라도 먹을까 해서 비누로 닦았는데 검은 기름이 안 떨어졌다.”며 울먹였다. 김홍규(55)씨는 “뒤늦게 19대의 방제선이 들어와 유화제를 마구 뿌렸다.”면서 “어민 건강은 생각도 않느냐고 항의해도 막무가내였다.”고 말했다. 충남 서산시 부석면 천수만 근처의 간월도리 어촌계장 안도근(57)씨는 9일 밤 가로림만에 다녀오고 나서부터 마음이 급해졌다. 그는 “손놓고 당한 가로림만을 보니 천수만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10일 어민들은 하루 종일 대책회의를 했지만 당국의 대책은 내려오지 않았다. 안씨는 “천수만은 안면대교 초입에 펜스를 치면 지형 특성상 기름 유입을 막을 수 있지만 정부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면서 “우선 시청에 흡착포라도 요구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굴을 내년 4월까지 계속 따야 하기 때문에 현재 피해가 없어도 몇 달 후 잔여 기름에 피해가 있을 수 있어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천수만은 철새도래지인 만큼 생태계의 2차 피해도 예상되지만 역시 대책이 없었다. 서산천수만철새기행발전위원회 문윤식(43) 사무국장은 “만리포 쪽에서 오염된 물고기와 새들이 생태계에 2차 피해를 입힐 수 있다.”면서 “다른 새의 내장을 주로 먹는 갈매기나 맹금류가 기름 피해로 죽은 물고기나 새를 잡아 먹으면 그야말로 생태계가 교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태안 이경주 신혜원기자 kdlrudwn@seoul.co.kr
  • 수사 장기화되나

    강화도 해병대 총기탈취 사건이 군·경의 늑장 대처로 조기 검거에 실패하면서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문 확보가 여의치 않아 참고자료 격인 DNA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용의자가 범행 전 강화도 길상면의 한 식당에서 건넨 지폐에 찍힌 지문은 희미해서 탈취범의 신원 확인에 사실상 실패했다. 톨게이트에서 낸 고속도로 통행권과 범행에 쓰인 코란도 차량에서는 지문이 나오지 않았다. 치밀하고 대담한 범행수법을 감안하면 범인이 ‘제2의 범행´에 나서지 않는 한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군·경합동수사본부 관계자는 9일 “(강화에서 해병으로 복무한 수사대상이) 1만여명인데 일일이 이들의 연고지를 방문해 DNA샘플을 채취하기도 난감하다. 몇 만건의 통화내역을 확인하기도 어렵다. 앞이 안 보인다.”고 털어놓았다. 군·경합수부는 강화의 해병대 전역자 중 전과자를 1차 용의선상에 놓고 있지만, 국내에는 전과자들의 DNA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돼 있지 않다. 다만 강력범죄 수사과정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된 DNA샘플이 보관돼 있을 뿐이다. 경찰 관계자는 “DNA는 수사단계에서 참고자료인 동시에 범죄를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지만, 범인을 잡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DNA로 범인을 잡을 확률은 로또 당첨 확률보다 낮다.”고 말했다. 합동수사본부는 용의자가 현장에 떨어뜨린 모자 등에서 채취한 혈흔을 감식한 결과 범인의 혈액형이 AB형이란 사실을 확인했다. 범인이 30대이며 근무교대 시간 및 현장 지리를 꿰뚫고 있다는 점을 감안, 강화에서 군복무한 뒤 1989년 이후 전역한 1만 321명에 주목하고 있다. 합수부는 우선 수도권에 살고 있는 AB형 전역자 370여명(통계상 한국인의 11%가 AB형)의 타액 샘플을 채취해 현장에서 확보한 범인의 DNA와 대조하고 있다. 하지만 범인이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 산다면 채취해야 하는 DNA샘플의 수는 1100여명으로 늘어난다. 통화내역과 폐쇄회로(CC)TV 수사도 난항을 겪고 있다. 합수부는 사건 현장과 도주로에서 이뤄진 휴대전화 통화내역 8만여건과 도주 예상도로 등에 설치된 CCTV 200여개의 화면을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단서를 추려내는 데는 엄청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무엇을 노리나”…2차범행 초비상

    “무엇을 노리나”…2차범행 초비상

    군·경 수사팀의 늑장대처로 강화도에서 병사의 총기를 빼앗아 유유히 달아난 범인의 행방과 신원이 묘연하다. 범인의 신원이 밝혀지지 않아 범행동기와 탈취한 총기를 이용해 ‘누구’ 혹은 ‘어디’를 노릴지 2차 범행의 윤곽조차 짐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강화 혹은 해병대 출신? 대부분의 총기탈취 사건이 해당 부대 전역병이나 특수부대 출신들이 저질렀다는 점에서 수사팀은 이번 사건의 범인 역시 강화에서 해병대로 복무했거나 거주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강화도는 육지로 통하는 통로가 강화대교와 초지대교밖에 없고, 평상시에도 군·경의 합동검문이 24시간 이뤄짐에도 굳이 이곳을 택한 것은 부대 사정 및 지리 등을 꿰뚫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사건이 발생한 초지리 황산도 인근은 주민들이 아니면 길이 있는지도 알지 못하는 곳이다. 군·경합동수사본부는 범인이 병사들의 근무 시간과 이동경로를 파악하고 현역병을 상대로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미뤄 이 지역 해병대 예비역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은 범인이 범행에 이용한 코란도 차량을 불태운 경기 화성시 풍무교 주변이 드넓은 논이어서 또 다른 차량을 이용해 도주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담하면서도 치밀한 범인의 행동을 감안하면, 다른 차량을 대기시켜 놓았거나 공범이 기다리고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군·경합수부는 7일 오후 “범인이 지난 10월 범행차량에 쓸 차량을 훔치기 위해 찾았던 경기 이천의 자동차매매센터 주인 등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몽타주를 작성해 배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범인과 사투를 벌인 이재혁(20) 병장은 이날 오후 8시쯤 몽타주를 들고 찾아온 경찰 관계자에게 “당시 너무 어두워서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다. 몽타주를 봐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군·경 안이한 대처 군·경은 이날 “초동대응이 미흡한 게 아니라 범인이 주도면밀해 도주를 막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지만 초기 대처가 안이했다는 지적이 높다. 군·경합수부에 따르면 총기 탈취사건에 대한 첫 신고가 접수된 시간은 6일 오후 5시47분쯤. 범행이 일어난 지 7분 뒤다. 강화경찰서는 30여분이 지난 오후 6시20분쯤 수사비상 갑호를 발령했고, 인근 김포서와 인천 서부서에는 1분 뒤 상황을 전파했다. 하지만 경기경찰청은 오후 8시34분에야 김포, 고양, 일산, 부천 중부·남부, 파주서에 갑호를 발령했고, 도내 나머지 경찰서에는 을호(직원 50% 비상소집)를 발령했다. 용의자가 청북톨게이트를 빠져 나간 지 1시간 가까이 지난 뒤였다. 군 헌병초소에는 오후 5시50분쯤 신고돼 6시15분쯤에야 김포 인근 검문소에서 검문이 시작됐다. 합참은 오후 6시30분쯤 김포·강화·일산·고양 일대에 대간첩 침투 최고경계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는 등 늑장 대응을 했다. 군·경 합동 검문검색이 시작된 시간은 오후 6시45분쯤.30분 내에 예상도주로인 48번국도를 중심으로 임시 검문소와 경찰을 중점배치했다면 범인을 조기에 붙잡을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일영·강화 이경원기자 argus@seoul.co.kr
  • 그리스 산불 남부유럽 확산

    그리스 산불 남부유럽 확산

    사상 최악의 그리스 산불이 인접 국가인 불가리아와 알바니아로까지 확산되는 가운데 화재의 여파가 그리스 정가와 경제계를 강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은 28일 사태 발생 닷새째를 맞는 그리스 산불이 진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불길이 강한 바람을 타고 에르보스를 비롯한 북부 지방에서 국경을 넘어 불가리아와 알바니아 남부지방의 숲으로 번져 남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태 악화시킨 정부에 여론 악화 초기 진압 과정에서 늑장 대응을 하고 그동안 산불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정책을 벌여왔던 그리스 정부는 여론과 정치권의 강력한 역풍을 맞고 있다. BBC는 28일 아테네시에서 수백명의 성난 군중이 거리로 뛰쳐나와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에 참가한 스트라토스 파라디아스 그리스 농장 연합 대표는 기업들이 조직적으로 산불방화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업들이 손바닥만한 땅을 얻기 위해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가꾸어온 숲을 태운다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했다. 야당인 그리스 사회당 대표 게오르게 파판드레우는 “이번 사태는 정부의 무능함을 여실히 보여준다.”면서 “9월로 다가온 총선에서 이번 화재를 정치 쟁점화해 정부를 심판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리스, 관광산업에 직격탄 경제적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번 산불로 그리스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관광 산업이 직접 타격을 받으면서 관광업체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또한 보험금 지급의 급증에 대한 우려로 보험주들도 일제히 하한가를 쳤다. 화재가 진압된 후에도 문화재와 관광지 복구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 산불로 인한 그리스 관광산업의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EU는 이번 산불을 계기로 회원국들의 재해 발생에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재난대응팀을 창설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스타브로스 디마스 EU 집행위원장은 “그리스 산불과 같은 재앙적 재해는 유럽 회원국들의 지원을 받아야만 제압될 수 있다.”면서 “미래에 발생한 재앙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메커니즘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여신의 산이 화재 진원지 그리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개발을 목적으로 한 방화로 규정하고 방화 용의자들에게 100만유로(약 12억 5000만원)를 현상금으로 걸었다. 검찰은 한 발짝 더 나가 방화범들을 테러범으로 간주해 반테러법으로 처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까지 7명의 방화범이 기소된 가운데 32명의 용의자를 검거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산불의 진원지가 고대 그리스인들의 여신 아르테미스가 살고 있다고 믿었던 타이게토스산이라고 밝혀졌다. 타이게토스산은 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높이가 2407m에 이른다. 산불은 이 곳을 중심으로 펠로폰네소스반도 서쪽에 자리잡은 산맥을 따라 빠른 속도로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보복폭행 수사 종전대로 형사8부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과 관련한 경찰의 늑장 수사 등에 대해 경찰이 28일 검찰에 수사의뢰를 해옴에 따라 검찰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검찰은 처음에는 관련 자료를 면밀히 검토한 뒤 판단하겠다는 입장이었다가 수사의뢰를 받은 지 몇시간 만에 곧바로 수사 부서를 결정했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수사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듯하다. 그래서 당초 특수부나 마약조직범죄수사부, 공무원 범죄 전담 부서인 형사1부 중에 배당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으나, 보복폭행 사건을 맡고 있는 형사 8부로 배당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검찰의 수사는 세 갈래로 나뉠 전망이다. 형사8부에서 맡고 있는 보복폭행 사건의 수사는 김 회장과 조폭과의 연계 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이 구속적부심 등에서 ‘증거인멸의 우려’ 등으로 풀려나지 못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 조폭을 동원하는 데 간여한 것으로 알려진 한화그룹 계열사의 A고문과 B감사 등의 소환도 예상된다. 두 번째는 경찰의 늑장 수사 부분이다. 최기문 전 청장이 경찰 수뇌부한테 전화를 걸어 외압을 행사했는지 여부, 경찰의 늑장 대처가 이같은 최 전 청장의 외압 행사 의혹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 남대문경찰서 강대원 전 수사과장이 도피중인 조직폭력배 오모씨를 만나게 된 경위 등이 1차적인 수사 대상이다. 일각에서는 최 전 청장이 한화측의 요청으로 전화를 했지만, 마지못해 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와 최 전 청장의 주도적인 외압 혐의는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도 있다. 경찰과 한화측의 조직적인 유착 여부도 수사 대상이다. 경찰 관계자들의 진술 등에 따르면 한화측이 사건을 덮기 위한 회유 시도가 있었다는 얘기가 있었던 만큼 금품을 건넸거나, 사건이 마무리된 뒤 금품을 주기로 구두 약속했을 개연성은 있다. 한화측은 돈을 건넨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이택순 경찰청장이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첩보 내용을 인지했는지 여부도 관심이다. 경찰수뇌부에 대한 소환조사를 통해 이 청장이 알았다는 정황이 나오면 이 청장에 대한 조사는 불가피하고, 이는 청와대의 인지 여부와도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검찰은 다만 연말 대선을 앞두고 이번 수사가 정치공세의 화두가 될 수 있다는 점, 검·경간의 첨예한 수사권독립 논쟁과 맞물려 괜한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무리한 수사를 강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외교부 “中에 늑장통보 문제 제기”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늑장대응’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외교통상부는 14일 골든로즈호 침몰사고와 관련, 주중한국대사관을 통해 중국 정부의 `늑장통보´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이같이 밝힌 뒤 “현재 중국 당국이 사고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으며 조사가 끝난 뒤 우리측과 협의를 할 계획임을 알려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 함께 ‘냉정한 대처’도 강조했다. 사고의 조사주체인 중국 당국이 제대로 된 조사결과를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확인되지 않은 전언’이 확산되고 한국과 중국간 외교마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송민순 외교부 장관이 전날 “사실관계가 확립이 돼야 후속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외교부는 진성호가 국제규약상 반드시 취했어야 할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또 그 과정에서 말 못할 다른 사정이 있는지 등을 밝혀야 형사적 처벌은 물론이고 보험처리와 보상문제 등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보고 있다.이에 따라 외교부는 칭다오(靑島) 총영사관과 옌타이(煙臺) 해사당국간 핫라인을 설치해 현지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할 방침이다.jj@seoul.co.kr
  • 두 유명인의 감춰진 삶 비추다

    실존 인물들을 다룬 이야기는 언제나 매혹적이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존재라면 호기심은 더욱 증폭된다. 특히 베일에 싸인 그들의 진짜 삶을 보여주는 영화는 거부하기 힘들다. 1주일의 격차를 두고 스크린에 걸리는 ‘더 퀸’과 ‘드림걸즈’는 그런 점에서 관객을 사로잡을 만한 강력한(!) 무기를 갖고 있다. ‘더 퀸’은 철옹성 같은 영국 왕실 내부에 깊숙이 카메라를 들이댄 작품이다.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죽음에 대한 늑장 대처로 영국민들의 불만이 촉발되고 급기야 왕실 폐지론까지 거론됐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영화는 다이애나비 사후 1주일간 예기치 못한 여론에 직면한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겪었을 법한 심리적 갈등과 왕실의 동요에 초점을 맞췄다. 갓 취임한 블레어 총리와 여왕이 마찰을 겪다가 서로 친구가 되는 과정이 그럴싸하게 그려지고 있으며, 여기에 다이애나비의 생전 모습이 담긴 자료 화면이 심심찮게 등장해 리얼리티를 부여하고 있다. 각본을 쓴 피터 모건은 앞서 블레어 총리를 다룬 TV드라마에서 갈고 닦은 실력과 인맥을 동원해 영국 왕실을 완벽하게 재구성해 내는 데 성공했다. 영화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여왕 역의 헬렌 미렌이다. 왕년에 지적인 섹시미를 뽐냈던 이 노련한 여배우는 실제 여왕으로 착각할 정도로 여왕의 표정, 자세, 말투를 똑같이 재현해내고 있다. 변신에 능한 여배우에게 후한 점수를 줘왔던 아카데미에서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15일 개봉,12세 관람가. 시작부터 신나는 음악과 화려한 조명이 번뜩이는 콘서트 무대를 재현해내며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뮤지컬 영화 ‘드림걸즈’.60∼70년대를 풍미했던 다이애나 로스와 전설적인 여성보컬 그룹 ‘슈프림즈’를 모델로 삼았다.‘드림걸즈’는 원래 1981년 초연돼 4년간 브로드웨이에서 인기를 끌었던 뮤지컬로,‘시카고’의 각본을 썼던 빌 콘돈에 의해 스크린에서 다시 부활했다. ‘재능만으로 누구나 다 스타가 되는 건 아니다.’ 이는 만국에 통용되는 쇼비즈니스 업계의 진리. 영화는 톱스타를 꿈꾸는 디트로이트 출신 소녀들 디나(비욘세 놀즈), 에피(제니퍼 허드슨), 로렐(애니카 노리 로즈)이 ‘업계의 룰’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현실과 타협하고 그로 인해 갈등과 깨달음의 과정을 짚어간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중음악계 현실과도 일맥상통해 공감을 자아낸다. 영화만큼 화려한 캐스팅에서 가장 돋보이는 인물은 에피를 연기한 신인 제니퍼 허드슨이다. 빼어난 가창력과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팀에서 강제로 퇴출당한 뒤 애절하게 부르는 ‘아임 텔링 유 아임 낫 고잉(And I’m telling you I’m not going)’을 듣고 있으면 심장이 오그라드는 느낌이다.또한 코믹한 이미지를 벗고 동료 가수 지미 얼리로 등장한 에디 머피의 연기와 노래는 그를 재발견하는 기쁨을 준다.22일 개봉,12세 관람가.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끝) 특별 좌담회

    [세이프 코리아] (끝) 특별 좌담회

    “내년은 재해·재난 발생의 최대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 서울신문과 소방방재청이 최근 공동으로 주최한 ‘세이프 코리아-안전한 나라를 만듭시다’ 특별좌담회에서 문원경 소방방재청장, 조원철 연세대 토목환경공학부 교수, 김찬오 서울산업대 안전공학과 교수, 이재복 강원대 소방방재학부 교수 등 참석자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서울신문 조덕현 차장 사회로 진행된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은 소방방재청 개청의 성과와 문제점, 자연재해 및 인위재난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망과 과제 등에 대해 열띤 토론도 벌였다. 이로써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 1월1일부터 연재한 연중기획 시리즈는 특별좌담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하지만 서울신문과 소방방재청은 앞으로도 안전문화 확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 전망 - 기상이변 날로 심해져 발생빈도·강도 증가세 ●문 청장 올해는 장마가 길었고, 장마 기간에 태풍도 왔다. 하지만 피해규모는 줄었다. 하늘이 도운 것이 아니고, 노력한 성과다. 재해·재난관리는 리스크를 줄이는 게임이다. 다만 한 해 결과만으로 평가하기는 무리다. ●조 교수 동의한다. 통계적으로 우리나라 자연재해는 4.5년을 주기로 반복하는 경향이 짙다. 지난해가 재해·재난 발생이 가장 적었으며, 올해는 발생 빈도와 피해 규모가 늘어나는 주기의 첫 해였다. 내년은 피크가 될 것이다. ●김 교수 기상이변이 심해지면서 기존 피해패턴을 따라가지 않고, 빈도와 강도 모두 상승하고 있다. 피해를 완벽하게 막을 수 없다. 하지만 재해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최소화할 수는 있다. 방재도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교수 응급대처 능력과 체계는 잘 갖춰져 있다고 본다. 이제는 방재분야에서도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조 교수 재해·재난 현장에 가면 모두가 전문가다. 보편화되지 않은, 정리되지 않은 전문성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현장에 대한 통제·관리 시스템을 보다 체계화해야 한다. 언론의 지적대로라면 재해·재난 복구 과정에서 제대로 하면 ‘늑장 행정’, 빨리 하면 ‘날림 공사’다. 응급복구 상태에서는 재해·재난이 반복해서 발생할 수 있고, 개량복구(항구복구)를 위해서는 시간과 예산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 교수 올해 강원도는 강한 바람과 너울성 파도로 해안 피해가 컸다. 예전에는 소규모 항구가 많이 필요했을지 모르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항구가 생기면 물길이 달라져 해안 침식을 유발한다. 침식을 방지하기 위한 콘크리트 구조물은 연안류의 속도를 증가시키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원인이 된다. 강릉 경포대가 대표적인 사례다. 반면 소나무숲이 피해를 걸러준 양양의 경우 백사장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항구를 집중화해 해안 피해를 줄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피해 최소화에 식물을 활용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 과제 - 항구의 집중화등 통해 해안 피해 최소화 절실 ●김 교수 우리나라의 안전불감증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국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해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관심조차 없는 ‘조기 망각’ 현상이 나타난다. 국민들의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안전문화가 형성되려면 교육이 뒷받침돼야 하나, 제대로 된 교육시스템이 없는 실정이다. ●조 교수 우리나라의 케치프레이즈는 ‘다이내믹 코리아’이다. 국민들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기도 한다. 이같은 역동성의 그림자는 불안정성이며, 불안정성은 안전불감증을 낳는다. 교육대학 교과과정에 안전교육을 의무화하고, 군대에서도 안전문화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안전문화 확산을 위한 안전평가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이 교수 안전불감증을 우리 국민들의 특성으로 간주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경제성장 과정에서 안전문제를 소외시켜오면서 누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문 청장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 형성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벤트성 행사에 그치고 있다. 수백만명에 이르는 회원들이 체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다. 국민들에게 안전문제를 자율적으로 맡길 수도 있지만, 교육이나 인센티브·페널티제도를 통해 학습효과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확생들의 사회봉사활동에 안전체험도 포함시켜야 한다. ●사회 곳곳에 위험물이 방치돼 있다. 우리나라 안전지수를 5점 만점으로 평가한다면. ●조 교수 보행권 확보가 가장 큰 문제다. 입간판과 간이매점, 노상변압기 등은 엄청난 문제를 안고 있다. 불법시설물이 많은 상태에서 안전확보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안전에 대한 희망은 4점, 실천은 2점 정도다. ●김 교수 1.5점이다. ●이 교수 2.5점이다. ●문 청장 시설만으로 안전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부실공사나 대형사고는 대폭 줄었다. 적어도 안전관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것만은 틀림없다. 이제는 체계적으로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 ●김 교수 인위재난은 다양한 보험과 연계된 반면, 자연재해에 대비한 풍수해보험은 도입 단계다. 풍수해보험을 활성화하려면 정부 주관으로 보험을 운영한 뒤 안정되면 민영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피해보상 차원을 넘어 국민들의 생존권 보장 취지에서 특별재난지역은 의미가 있다. ●조 교수 특별재난지역의 ‘특별’은 사행심을 조장할 수 있다. 정부 지원이 달라진다면 형평성의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 국민 입장에서 보면 똑같은 피해다. 특별재난지역을 사후에 지정하는 것보다, 예상지역을 대상으로 사전에 선포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예방 활동을 통해 국민들의 경각심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 ●문 청장 올해 풍수해보험 가입자가 9800원만 내고 1500만원의 보상을 받기도 했다. 민간보험회사는 수익성이 떨어져 풍수해보험을 적극적으로 판매하기 어려운 만큼 행정에서 보완할 것이다. 현재 재해·재난 발생 이전에는 재난사태 선포제도를, 이후에는 (특별)재난지역 지정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교수 재난관리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대학에 관련 교육과정이 우후죽순처럼 늘었지만, 맞춤형 인재양성은 미흡하다. 소방산업은 중소기업 위주여서 기술개발이나 국제경쟁력에서 뒤지고 있다. 방재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IT 기술과 접목하면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 ●조 교수 소방관련법만 무려 122개다. 아무리 우수한 방재·소방장비도 법령에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방재안전 분야는 통합기술이 적용되는 만큼 법령 정비도 시급하다. 방재·안전관리는 국민 복지, 국가 안보의 초석인 만큼 위상과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문 청장 우리가 장점을 지닌 IT분야와 방재분야를 접목시켜 국가전략산업으로 발전시킬 경우 안전산업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환경변화에 대응하려면 과학방재가 필요하다. ■ 성과 - 소방방재청 개청 2돌 피해줄어 ‘절반의 성공’ ●문 청장 지난 7월 태풍 ‘에위니아’와 집중호우로 6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와 비슷한 규모의 1987년 태풍 ‘셀마’와 2002년 태풍 ‘루사’의 인명피해 178명,246명에 비해 대폭 줄었다. 재산피해도 감소하고 있다.2004년 6월 소방방재청 개청의 성과다. 모든 문제를 해결한 것은 아니지만, 독립된 재해·재난관리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재난관리 통합행정시스템에는 미흡한 점이 있고, 사후복구가 아닌 사전예방 체계도 보완해야 한다. 지진해일 등 비정형적 재해·재난 대응체계를 갖추고, 안전의식도 높여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조 교수 국가 안보의 관점에서 국방·외교가 저만치 있다면, 방재·안전은 국민들 코앞에 있는 문제다. 독립적으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소방방재청을 설립한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기능적으로 통합행정을 실현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이르다. 앞으로 방재업무는 복구중심에서 예방중심으로 옮겨가야 하며, 이는 경제성 분석이 전제돼야 한다. 예컨대 1000억원을 들여 7000억원의 피해를 4000억원으로 줄였다면 2000억원 이익이 났다는 식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김 교수 예산과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방재난관리조직 확충 등 많은 일을 했다. 재해·재난관리업무가 범국가적 사무로 인식되는 계기도 마련했다. 그러나 사후관리가 통합적으로 이뤄지는 반면 사전관리는 개별·산발적으로 이뤄지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사전대비가 부족할 경우 같은 유형의 재난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등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 소방방재청이 사전·사후관리를 총괄조정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돼야 한다. ●이 교수 소방방재청 개청으로 국가재난관리업무가 체계화됐지만, 아직 지방자치단체 등 하부 조직의 경우 혼선이 빚어지기도 한다. 정리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중학교 국사 독립교과 추진

    중학교 사회교과에 포함된 국사과목이 독립교과로 바뀔 전망이다. 중국의 역사왜곡 문제에 대한 정부의 늑장대처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교육인적자원부 대책이다. 이종서 교육부 차관은 8일 국사 교육 강화 방안과 관련,“중학교 과정에서 사회교과 내에 포함된 국사 과목을 독립교과로 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이 차관은 이날 국회 독도수호 및 역사왜곡 대책 특위 회의에 출석, 중국 역사 왜곡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 국사교육 강화 방안을 묻는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의 질의에 대해 “국사 과목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차관은 또 “대학입시에서도 대학이 국사 과목을 수능과목으로 선택하도록 적극 권장해나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런 대책은 지난해에도 교육부장관에게 건의됐던 것이어서 그동안 교육부가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비판도 있다.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9일만에 해산한 포스코 점거농성이 남긴 것

    9일만에 해산한 포스코 점거농성이 남긴 것

    포항지역 건설노조원들의 포스코 본사 건물 점거사태가 발생 9일만에 노조의 자진해산과 경찰의 검거작전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사태는 노조나 경찰, 포스코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노조는 명분과 실리 어느 하나도 얻지 못했고, 경찰은 늑장대처와 무원칙으로 일관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포스코는 2000억여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으며, 시민들은 엄청난 불편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경찰은 건설노조의 파업 초기 포스코의 공권력 투입요청을 묵살하고, 점거 시에도 정보부재로 조기 진압에 실패하는 한계를 나타냈다. 1. 노조는-간부등 128명 검거…거액 손배 책임 노조원의 해산분위기가 감지된 것은 지난 20일 오후 7시30분쯤. 노조는 “오후 10시쯤 자진해산하겠다.”는 입장을 경찰에 전달했다. 이후 노조원 사법처리 최소화 등 전제조건이 담보되지 않았다며 해산방침을 철회,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도부의 조직장악력이 흔들리면서 21일 오전 5시30분까지 노조원들의 집단 이탈이 이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이지경(39) 건설노조위원장을 비롯, 체포영장이 발부된 핵심간부 17명과 노조분회 간부 등 128명을 검거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이들을 포항남부경찰서 등 6개 경찰서로 이송해 가담정도와 역할 등에 관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 외에 농성자 중 벌금미납 수배자 15명을 검거해 검찰로 신병인계하고, 건설노조 부위원장과 사무국장 등 현장에서 빠져나간 간부 4명을 수배했다. 2. 포스코-하루 104억 피해…2200여억원 손실 포스코는 건설노조원들의 점거사태로 하루 104억원의 피해가 발생, 지금까지 잠정 피해규모가 모두 220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노조의 본사 점거로 인한 외주사 관리와 자재구매·재무회계 등 행정관리 업무에 따른 차질과 건물과 집기훼손 등으로 실제 손실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의 해산 이후에도 업무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포스코측은 건설노조 지도부 등에 대해 사법처리와 별도로 손해배상 소송 등 민사상의 책임을 묻기로 했다. 이구택 회장은 “이같은 불법적인 노조활동으로 인해 더 이상 국민경제가 볼모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불법을 선동하고 폭력행사와 기물을 훼손한 것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당연히 민ㆍ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 공권력-조기 진압요청 묵살로 신뢰에 타격 포항건설노조는 이번 사태로 결정타를 맞았다. 협상 당사자도 아닌 원청업체 포스코 본관을 무단점거해온 것에 대한 각계의 비난 목소리가 높다. 또 농성이 아무런 성과 없이 막을 내리면서 지도부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지도부가 점거농성을 장기전으로 이끄는 과정에서 환자들까지 이탈을 제지했고,“잘못 보이면 일감을 주지 않겠다.”는 협박으로 노조원들의 이탈을 막았다는 진술마저 나왔다. 최영우 포항상공회의소 회장은 “힘으로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려는 불법 파업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된다. 사측도 노조의 입장을 잘 반영해야 하지만 노조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합리적인 자세로 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파업 초기에 사옥점거 가능성을 우려한 포스코측의 공권력 투입 요청을 여러번 무시하고, 노조원의 폭력사태에도 수수방관하는 미숙함을 노출했다. 포항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열린세상] 책임지는 관료,차분한 국민/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 교수

    우리 국민을 하나로 만드는 것은 역시 월드컵밖에 없는 것 같다. 이념으로, 지역으로 그리고 소득계층으로 갈라졌던 국론도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대∼한민국’ 함성에 사라질 정도이니 말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월드컵이 너무 빨리 끝나버렸는지, 북한이 쏘아 올린 미사일과 한·미 FTA 협상으로 다시 갈라지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친북·반북에 친미·반미로까지 국론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있다. 나라 걱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 경제는 오랜 침체로부터 살아날 기미를 좀처럼 보이지 않는데 설상가상으로 요사이 국제유가는 계속 치솟고 있다. 나라 살림은 날로 어려워지고 나라 빚은 쌓여만 가는데도 좀처럼 씀씀이를 줄일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세계 최대 저출산 국가로, 제일 빨리 늙어가는 국가가 되어버린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노력마저 턱없이 부족하다. 이처럼 밀려오는 위기의 조짐 앞에도 싸움은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아직 임기가 1년 반이나 남았지만 최악의 지지도와 레임덕으로 우리 대통령에게 문제해결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문제는 다음 대통령 그리고 다음 정권까지 기다릴 수도 없다는 것이다. 조금만 더 늑장 대처를 하면 그동안 지탱해온 한국경제라는 댐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릴지도 모른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은 관료, 정치인, 학자, 언론, 시민단체 등 주도세력들의 철저한 자기반성과 책임 있는 행동이다. 우선 관료들의 반성문부터 받아 보자. 과거 우리 국민들이 관료에 대해 갖고 있던 권위 혹은 부패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는 이제 거의 없어졌다. 대신 지금의 관료에게는 무책임 혹은 무사안일이라는 더 나쁜 이미지가 생겼다. 대부분 정책은 관료의 머리에서 시작되어 끝이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의 관료는 늘 애국심으로 무장되어 있는 것 같지만 상황논리와 정치논리 앞에 너무나 취약하다. 인기영합의 선봉에 서 있는 느낌마저 준다. 예를 들면 부동산 대책은 기본적으로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가 어느 순간 부동산만큼은 시장에 맡겨 둘 수 없다고 전혀 반대의 논리를 펼 수 있는 그들이다. 또 국민연금문제가 이 지경이 되기까지 늘 괜찮다는 논리만 개발하던 그들이었다. 그런데 왜 관료의 이런 무책임성을 막지 못하고 책임소재를 따지지도 못하였나? 관료나 정치인의 책임은 선거를 통해 물을 수밖에 없는데, 이를 제대로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언론이다. 관료의 정책실패에 대한 심판은 법이 아닌 여론을 통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신문은 부수에, 방송은 시청률에 집착하였기에 전문성을 무기로 정부정책을 제대로 진단할 능력도, 여유도 없었다. 전문성보다는 늘 피상적이고 단편적인 여론조사를 들이대기 일쑤였다. 오죽하면 국민연금을 없애는 게 어떤가를 묻는 식의 여론조사를 할 정도이겠는가? 또 외환위기가 나자마자 금융소득 종합과세 때문이라는 여론조사를 주도하여 결국에는 유보시키는 데 기여하기까지 했다. 필자를 포함한 학자들 또한 책임이 무겁다.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능력과 여유가 없기는 언론 못지않다. 전문성 없이 무책임하게 나서기를 좋아하는 학자들의 가벼움도 국민들의 판단을 흐려놓는다는 점에서 큰 문제이다. 이젠 수습해야 한다. 갈라진 국민의 마음을 어떻게든 모아야 한다. 국민들을 한데 모으는 데는 책임있는 전문가가 나서야 한다. 그게 관료건, 학자건, 그리고 언론이건 이념이 아닌 과학으로 진실을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은 조금만 더 차분해져서 누가 전문성과 책임감을 갖추고 있는가를 지켜보고 판정해야 한다. 우선은 그 정책을 누가 만들고 고쳤는지 정책에 꼬리를 다는 ‘정책실명제’를 해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것이다.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 교수
  • [사설] 아직도 후진국 수준인 호우경보체계

    엊그제 경기도 고양시가 겪은 대형 물난리와 교통대란은 기상청의 한발 늦은 호우 경보 발령과 소방방재청의 늑장 대처, 장마철을 앞둔 공사현장의 수해 예방 점검 소홀 등이 한데 어우러진 인재(人災)다.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기는 했으나 재난·재해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고, 또 미리 대비했더라면 큰 혼란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계획도시인 일산신도시가 예고된 장맛비에 이처럼 허무하게 당한 것은 재난시스템의 대대적인 정비 필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기상청은 전날 밤까지 경기도에 10∼40㎜ 안팎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지만 실제로는 390㎜의 비가 내렸다. 또 호우 경보가 발효된 지 20분만에 경보 기준(12시간 동안 150㎜)을 넘었다고 한다. 툭하면 빗나가는 기상청의 예보를 믿는 것도 이젠 한계점에 다다랐다고 본다. 아울러 고양시 교통의 대동맥인 지하철 3호선을 장시간 불통시킨 정발산역의 침수사태는 우리를 더욱 아연케 한다. 대형 건물과 역의 지하 연결통로 공사를 하면서 위치 확인을 위해 뚫어놓은 구멍을 불과 2㎝ 두께의 합판으로 덮어 놓았다니 건설 회사나 감독 기관의 안전불감증을 뭐라 설명해야 할 것인가. 인근 지하철 구간의 침수 역시 배수시설의 정비 부족이 원인이라 한다. 지하철의 침수 사실을 시민들에게 늦게 통보한 소방방재청 또한 비난받아 마땅하다. 올해 장맛비와 태풍은 몇차례 더 예고돼 있다. 관계당국은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특히 재난·재해시스템의 일제 정비 및 개선과 함께 예보 시스템의 업그레이드에 한층 힘을 기울여야 하겠다.
  • 코카콜라 독극물 파문 확산

    코카콜라 독극물 파문 확산

    코카콜라를 생산하는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이 최근 지방에서 발생한 독극물 투입사건을 미온적으로 대처해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국민 생명을 담보로 한 사건이어서 파장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코카콜라는 한국시장 진출후 비만과 성인병 주범으로 인식되면서 불매운동의 대표 식품이 돼있어 엎친데 덮친 악재에 더욱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국코카콜라측은 12일 코카콜라 제품 독극물 투입사건과 관련,“11일 오후 전북 군산시와 전남 나주시 일부지역에서 페트병에 든 코카콜라 제품 리콜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비난여론 일자 뒤늦게 제품 회수 사건이 알려진 이후 10일동안 쉬쉬하다가 독극물이 든 코카콜라를 마신 시민이 병원에 입원하는 등 비난 여론이 비등하자 부랴부랴 제품 회수에 나섰다. 이번 독극물 투입사건은 지난 1일 낮 12시30분쯤 코카콜라측에 협박신고가 접수되면서 알려졌다. 코카콜라 홈페이지 고객센터난에 “20억원을 주지 않으면 콜라 50병에 독극물을 투입하겠다.”는 내용의 글이 떴다. 용의자는 박모(41)씨. 그는 경찰에 붙잡힌 9일까지 방송사 홈페이지와 불특정 다수인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75차례나 독극물을 투입하겠다는 협박을 했다. 사건이 터지자 코카콜라측은 당초 광주시와 전남 담양군, 화순군만을 제품 수거 대상으로 삼았다. 하지만 용의자 박씨의 이같은 진술에 따라 이들 지역 기차역 주변 1㎞ 이내의 매장까지 수거대상지를 확대하는 늑장대응으로 일관했다. 문제는 브랜드 이미지 손상을 우려한 코카콜라가 사건의 심각성을 축소한 채 영업사원만을 동원해 ‘조용히’ 제품을 회수했다는 점이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돈을 주지 않으면 독극물을 섞겠다고 해 단순한 협박에 그칠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코카콜라측은 사건 파장이 확산되자 12일 트럭 100여대를 동원, 광주시와 담양군, 화순군의 도·소매점에 있는 페트병 제품 2만 5000여상자를 수거했다. 그러나 집중호우로 수거 작업이 늦어져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웰빙영향 콜라 시장도 줄어 고전 이번 코카콜라의 미온적 대처는 웰빙 영향으로 한국시장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 불어닥친 웰빙 생활로 시장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건이 터졌기 때문이다. 코카콜라는 지난 2002년 5990억원의 매출에서 지난해 1000억여원이 떨어진 4984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2001년 295억원의 흑자에서 2003년 78억원의 적자로 돌아선 뒤 지난해 34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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