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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진숙 장관 코막고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는데” 황당 발언

    윤진숙 장관 코막고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는데” 황당 발언

    설 연휴인 지난 1일 원유 유출사고가 발생한 여수 삼일동 신덕마을 현장을 찾은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의 말 한마디가 피해 주민들의 거센 항의를 불러 일으켰다.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1일 오전 피해 주민들과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는 관계 공무원들을 위로하기 위해 유조선과 송유관 충돌사고가 발생한 전남 여수 앞바다를 찾았다. 앞서 싱가포르 선적 16만톤급 유조선(WUYISAN)은 지난 달 31일 오전 9시 30분쯤 여수시 낙포동 원유부두로 들어오다 송유관과 부딪혀 원유 상당량이 바다로 흘러 들어갔다. 31일 사고 직후 GS칼텍스 측은 원유 유출량이 유조선에 부딪쳐 파손된 배관에 남아 있던 800여ℓ(4드럼)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역시 적지 않은 규모지만 대형 사고라고 하기엔 경미한 수준이라는 게 당국의 판단이었다. 해경은 다음날인 1일 유출량을 1만ℓ(10㎘)로 추정해 발표했다. 그러나 3일 여수해양경찰서는 중간수사 발표를 통해 164㎘, 820드럼 상당의 기름이 해상으로 유출됐다고 밝혔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사고 직후 윤진숙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가능한 자원을 총동원해 원유유출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힘써 달라”며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사고 발생 하루 만에 현장을 찾아간 윤진숙 장관은 피해 주민들로부터 늑장 방문 등에 따른 거센 항의를 받았다. 윤진숙 장관은 설날 ‘기름 지옥’을 경험한 피해 주민들 앞에서 기름 냄새를 피하려 손으로 코를 막고 입을 가리는가 하면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는데…”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덕마을은 지난 1995년에도 기름 유출로 인해 아픔을 겪은 곳이다. 당시 씨프린스호 기름 유출 사고로 3826㏊의 양식장이 황폐화되는 등 1500억원 규모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한 마을 주민은 “장관이라고 하는 사람이 사고난 사람들에게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는데’라는 말이나 하려면 여기는 왜 왔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 마음에 상처를 주는 적절치 못한 발언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며 고위 공직자들의 신중한 ‘언행(言行)’을 강조한 바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고 직후 관계 부서로부터 ‘지난 2007년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와 비교할 때 양이 얼마 안 되고 해경, 지자체 인력 200여명이 동원돼 1차 방제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보고를 받은 상태였는데 현장상황은 그것보다 심각해서 위로 차원에서 하신 말씀”이라며 “전체 맥락에서 이해하면 아무 문제가 없는 말씀이었는데 왜곡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일본산 검사 강화·금수 확대 소비자 신뢰 회복이 급선무”

    수산업계 종사자와 전문가들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공포로 인한 국민의 수산물 기피 해소책으로 수산물에 대한 신뢰 회복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현재 일본산 수산물의 안전성 검사 기준을 더욱 강화하고 후쿠시마 주변 8개 현의 수산물 전면 수입 금지에서 단계적으로 수입금지 지역을 확대해 소비자들의 불신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선회 박사로 유명한 부경대 조영제(61·식품공학·한국생선회협회장) 교수는 19일 “정부가 아무리 수산물이 안전하다고 호소해도 잘 먹혀들지 않는 것은 방사능 불신 때문”이라며“ 이는 이명박 정부 때 광우병 사태와 양상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늑장 대처로 수산물 전반에 대한 불신감을 키운 측면이 있다”면서 “과학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한 대대적인 홍보 활동을 하고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전면적인 수입금지 조치를 이끌어 내서라도 국내산 수산물에 대한 불안심리를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김임권(64) 대형선망조합장도 “일본 수산물이 근원지인 만큼 당분간 일본 수산물에 대해 전면 수입금지를 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일본 정부와의 외교적 문제 및 마찰 등이 문제가 되겠지만 국내 수산물시장을 살리려면 이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또 “학교급식 때 고등어 등 국내 수산물 대신 수입산으로 대체하고 있다. 국내산이 안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만큼 정부가 앞장서서 학교 당국과 학부모들에게 우리 수산물의 안전성을 적극 알리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산물 먹는 날’ 지정 등의 방안도 내놓았다. 나아가 수입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기준 강화와 국내산 수산물의 이력제 확대, 원산지 표시 합동단속 등을 적극적으로 펼쳐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수산물을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종진(52) 자갈치시장 어패류 조합장은 “방사능 후폭풍 피해가 가장 큰 곳은 수산물 전지기지인 부산”이라며 “대통령 등 사회지도층과 시민단체, 여성단체 대표 등이 생선회 시식회 행사를 적극 펼치는 것도 국민의 방사능에 대한 이해를 돕고 수산물 촉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규제 없는 염소 사육… 축산폐수에 주민 분통

    “염소가 가축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됩니까?” 전남 순천시 청사 앞에서는 염소로 인한 수질 오염 등 환경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잇따라 집회를 열고 관계 기관의 허술한 단속을 규탄하고 있다. 26일 전남도에 따르면 염소가 가축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법 규정 때문에 하천 오염 등의 피해에 대해 제재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환경부는 일선 지방자치단체의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법 개정에 소홀해 빈축을 사고 있다. 가축 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가축은 소·돼지·말·닭·젖소·오리·양·사슴·개를 말한다. 이들 가축들은 분뇨, 배출 시설 등 적정 규모의 정화·처리시설을 의무적으로 갖춰야 한다. 하지만 20만 마리 이상이 사육되고 있는 염소는 법 조항이 없어 규제 대상이 아니다. 순천시 승주읍 석동마을 상류에 있는 박모(63)씨의 흑염소 농장은 40만㎡(약 12만평)에 달하는 대규모 농장으로 5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지만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아 주민들이 지난해부터 집단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주민들이 염소로 인한 오염을 파악하기 위해 전남도 보건환경연구원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기준치 4배를 초과한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13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순천시 해룡면 대안리 소안마을에서도 염소 1000마리가 사육되고 있지만 정화시설이 필요 없다 보니 여기에서 흘러나온 물이 저수지까지 내려오고 있다. 농사용 저수지다 보니 농민들은 악취와 썩은 물 피해를 보고 있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환경부가 2007년 입법 당시 가축 대상을 선정하면서 염소를 양에 해당한 것으로 잘못 오인한 데서 비롯됐다. 이 때문에 지자체가 염소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자 환경부는 양이 염소를 포함한다고 밝혔지만 법제처는 그렇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염소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시급히 요구되는 실정이다. 환경부는 염소를 양에 포함하는 법률 개정을 2년 전부터 검토하다가 내년에야 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환경부의 늑장 대처로 환경오염은 물론 지자체의 민원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법의 맹점을 이미 파악하고 있는 정부부처가 법 개정에 소홀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부산대, 기숙사 성폭행 미수 어설픈 대처…또다른 여대생 성폭행

    늑장 신고와 어처구니 없는 수색으로 기숙사에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지난달 30일 부산대 여학생 기숙사에 들어가 A(18)양을 강제로 폭행한 대학생 이모(26)씨에 대해 1일 성폭력 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다른 지역의 모 대학 2학년 학생이다.  이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5시50분쯤 부산대 기숙사에 침입, 3층 방에서 잠 자던 A양을 성폭행한 뒤 달아났다가 31일 붙잡혔다. 피해 학생은 같은 방을 사용하는 동료 여학생이 들어오지 않아 방문을 잠그지 않은 채 잠을 자다가 변을 당했다.  앞서 이씨는 같은 날 오전 2시 23분쯤 이 기숙사의 다른 방에 들어가 여학생을 성폭행하려다 완강하게 저항하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이 여학생은 기숙사 측에 즉시 신고했지만 기숙사 측은 자체 수색만하고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일부 여학생도 당시 기숙사 관리실에 “낯선 남자가 기숙사를 돌아다닌다”고 알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대학 측의 기숙사 조교와 경비원이 기숙사내 휴게실 등 공동 공간을 수색했지만, 학생들이 대부분 잠든 시간대인 탓에 개별 방을 일일이 수색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씨가 기숙사로 최초 침입해 성폭행한 뒤 당일 오전 5시 50분 다시 빠져 나갈때까지 3시간30분 가량 기숙사를 돌아다닌 셈이다.  경찰은 기숙사 관계자들이 수색하는 동안 이씨가 다른 방에 출입문을 잠그고 숨어 있다가 피해 여학생을 성폭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부분에 대해 집중 수사했다.  대학기숙사의 경우, 오전 1시부터 4시까지 학생들의 출입이 통제되는 데다, 평소에도 학생증 등 신분증을 이용해 거주자로 확인한 다음 들어갈 수 있도록 돼 있다.  경찰조사결과, 이씨는 사건 당일 오전 1시까지 대학 주변에서 술을 마신 뒤 범행을 저질렀고, 이씨와 피해자들은 서로 아는 사이도 아니었다.  경찰은 사건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공개수사로 전환, 기숙사와 주변 폐쇄회로TV 화면에 찍힌 용의자 모습과 인상착의 등을 담은 수배전단을 배포했고 이를 본 시민들의 제보가 잇따랐다. 경찰은 이씨의 지인이 용의자의 신원을 확인해 줬고, 탐문수사중이던 경찰이 부산 금정구 청룡동의 한 편의점 앞에서 서성이던 이씨를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seoul.co.kr
  • 정 총리 “靑 비서진 교체는 내각 향한 경고 메시지”

    정홍원 국무총리가 국무위원 등 내각을 질타하며 경고를 보냈다. 정 총리는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서 “(지난 5일 단행된) 청와대 비서진 교체를 내각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인 동시에 경고의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말했다. 이날 “전 부처가 변화와 도전으로 경제 살리기에 적극 나서라”고 주문하면서 덧붙인 말이다. 부처 수장인 장관들이 경각심과 절박성을 갖고 현안에 신속하게 적극적으로 대처하라는 의미다. 장관들에게 일상적으로 책임감을 상기시킨 듯 보이지만 뼈있는 경고로 해석하는 이들이 많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국정 현안을 제때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부처와 부처 수장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는 청와대 의지를 총리가 전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총리가 인사 제청권을 적극 활용해 제 기능을 못하는 부처를 다잡아 가겠다는 속내를 읽은 이들도 있다. 정 총리도 이날 “내각을 통할하는 입장에서 각 부처를 지휘, 독려하고 부처 간 조정 역할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며 지금과 다르게 각 부처의 업무를 챙겨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총리는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한 일부 부처의 늑장 대처와 무기력한 대응에 대해서도 큰 유감을 표시했다. ‘일본 방사능 괴담’이나 ‘4대강 문제’ 등을 언급하면서 해당 부처에서 제때 대응하지 못해 의혹과 불신을 키운 점을 지적했다. 이어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의 신속한 구성을 지시하면서 “불충분한 근거로 불필요한 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현재 부각되고 있는 부처 간 엇박자와 부처 이기주의에 대해 “국무조정실로 하여금 철저히 규명하도록 해 바로잡겠다. 부처 벽을 허무는 데 헌신한 공직자를 적극 발탁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국민 다수의 부담과 직결된 정책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절차를 거친 뒤 시행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부 세제개편안의 철회와 재추진 과정에서 관계 부처와 국무조정실 등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대처하지 못한 데 대한 지적이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강남일대 이 장면, 올해도 불 보듯?

    강남일대 이 장면, 올해도 불 보듯?

    17일 이른 장마가 시작된 가운데 장마철 단골 피해지역인 서울 강남 일대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서울시와 각 자치구는 2010년 이후 장마철마다 대규모 침수 피해를 겪고 있는 강남역 일대와 상습 침수지역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빗물 저류조와 하수관 확충 방안을 밝혔다. 하지만 본격적인 장마철에 들어간 지금도 설계안을 검토하는 수준이어서 올해도 적잖은 침수 피해가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도심 침수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도심 홍수사태가 또 다시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경기 등 중부지역이 장마의 영향권에 접어든 이날 서울시와 강남·서초구 등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강남역 주변과 선·정릉 일대, 대치역 사거리 등 상습 침수구역에 대한 집중 점검에 나섰다. 강남구 치수방재과 관계자는 “침수 상황이 발생하면 지체없이 복구 작업에 나설 수 있도록 양수기 1000여대와 방수자재, 구명보트 등을 마련해놨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지난 달 15일 ‘2013 여름철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사당·강남역, 도림천 등 침수 취약지에 대한 맞춤형 관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와 자치구가 침수피해 예방 대책으로 밝힌 저류조와 하수관거 설치가 이뤄지지 않아 올해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발표한 ‘강남역 주변 빗물흐름 개선 대책’에서 빗물의 흐름을 분산시키고 빗물이 빠져나가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 하수관거를 확충하고 신설하겠다고 밝혔지만 모두 2015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 3년간 대규모 침수 피해가 일어난 강남역 일대는 올해도 홍수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시는 현재 강남역 일대에서 지대가 가장 낮은 용허리 공원에 1만 5000t 규모의 저류조 공사를 하고 있지만 이 공사는 오는 12월 완공된다. 강남역 주변으로 몰리는 하수 흐름을 바꾸기 위해 유역분할 하수관거 3개를 설치하는 방안도 나왔지만 현재 설계안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규모 저류시설을 완공하기까지 2~3년이 걸리는 만큼 2015년이면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지만 완공 전이라도 임시로 빗물을 저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해마다 같은 이유로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데도 지자체의 늑장 대처로 올해도 시민들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한다.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강남역 지하에서 병목 현상이 나타나는 구간만이라도 빨리 넓혀주는 공사를 해야 올해 대규모 침수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손쉬운 방법이 있는데도 대심도 터널(지하 50m이상 터널) 등 대규모 토목공사를 주장하는 등 일부 자치구가 합리적인 침수대책 마련 요구에 귀를 닫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국회, 곪아터질 때까지 ‘해결사役’ 소홀… 정부 질타 관행 도마에

    국회, 곪아터질 때까지 ‘해결사役’ 소홀… 정부 질타 관행 도마에

    원자력발전소 위조부품 비리 문제와 밀양 송전탑 건설 공사 중재안 등 각종 ‘현안’들이 국회로 몰려들고 있다. 대부분 민생·안전과 직결된 문제인데도 국회가 사건이 곪아 터질 때까지 ‘해결사’로서의 역할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사안이 발생하면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질타에만 집중하는 관행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국회가 밀양 송전탑 공사를 40일 동안 일시 중단하기로 한 중재안 도출에 성공한 것은 나름의 성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미완의 봉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밀양 송전탑 공사 문제는 7년여 동안 끌어온 해묵은 사안이지만, 전국적인 현안으로 부상한 최근에야 국회 논의가 본격화됐다.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통상·에너지소위가 6차례 열린 뒤, 여론에 밀려 극적으로 중재한 모양새다. 강창일 산업통상자원위원장도 중재안 합의 후 기자들과 만나 “갈등이 이렇게 고조된 데 대해 국회 차원에서 매우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시작된 지가 벌써 7~8년이나 됐는데 그 세월 동안 뭘하고 있었느냐는 얘기를 매번 듣게 된다”고 질책한 직후 일부 타결됐다는 점도 국회로서는 뼈아프게 반성할 대목이다. 국회가 원전 비리 사태에 대해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새누리당은 29일 당정 협의를 통해 정부를 강도 높게 질타했다.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참담한 심정이다. 부품 불량이 문제가 아니라 검수하는 기관이 관여한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고 비판했다. 한진현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은 “국민들과 의원들께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고개를 숙였다. 전날 박 대통령의 지적에 이어 정홍원 국무총리도 이날 오후 책임자들을 호출해 늑장 대처를 질타했다. 하지만 비리가 터지기까지 국회가 본연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듯하다. 피감 기관 국정감사에서 밝혀내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다. 당정협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그런 사실을 왜 지금까지 국정감사에서 말하지 않았는지, 내부에서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한 거냐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물론 1차적 책임은 정부에 있지만, 비리가 곪아 터질 때까지 적발해 내지 못한 책임에서 국회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폐업 조치를 강행한 진주의료원 사태는 결국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홍준표 경남도지사에게 폐업 권한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국회는 무력감만 보여준 셈이다. 새누리당은 이날 지난 3개월간 ‘불개입 원칙’을 고수했던 입장에서 벗어나 개입을 시사했다. 민주당도 보건복지부가 진주의료원 폐업 신고를 수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오늘의 눈] 화학물질사고 대기업·관 믿을 만한가/김상화 메트로부 부장급

    [오늘의 눈] 화학물질사고 대기업·관 믿을 만한가/김상화 메트로부 부장급

    지난해 구미 불산 사고에 이어 최근 잇따라 터지고 있는 맹독성 화학물질 유출사고가 예사롭지 않다. 영세 기업이라면 몰라도 삼성, SK, LG 등 삼척동자도 알 만한 글로벌 기업이 사고의 ‘주범’이라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한다. 우리의 눈과 귀를 의심하게 만든 세계 초일류 기업 삼성전자 화성공장의 올 1월 불산 누출사고는 서막에 불과했다. ‘3월 2일 LG실트론 경북 구미2공장 혼산(불산·질산·초산 혼합) 누출’ ‘22일 LG실트론 구미2공장과 SK하이닉스반도체 충북 청주공장 혼산 및 연소가스 누출’ 등 줄줄이 사탕처럼 올들어서만 벌써 4건이나 터졌다. LG실트론 구미2공장에서는 이달에만 두 번째 누출사고가 발생했다. 인근 주민들이 ‘이러다가 죽는 것은 아닌지’ 불안에 떠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기업들의 사고 대처 인식은 안일하기 짝이 없다. 삼성전자반도체공장과 LG 실트론 공장(2차 사고)은 사고 신고를 4~26시간 늦게 했고, SK하이닉스반도체와 LG 실트론 공장(1차 사고)은 아예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경미한 유출 사고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없어 관계 기관에 늦게 신고했다. 극소량이 누출돼 신고하지 않았다”며 축소·은폐로 일관했다. 그러는 사이에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 몫이 됐다. 사고 재발 방지 노력도 말뿐이었다. LG실트론 구미2공장은 2일 1차 사고 때 “안전관리를 더욱 철저히 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불과 20일 만에 또다시 비슷한 사고가 터졌다.  행정·환경당국의 묘한 행보 역시 누구를 위한 기관인지 도통 헷갈리게 한다. 지난해 9월 근로자 5명이 숨진 경북 구미 산업단지 불산 누출 사고 당시 구미시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하지만 사고는 재연됐고, 사고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맹독성 화학물질 사고에 대비한 전문가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혼산 누출 사고를 낸 뒤 늑장신고한 LG실트론에 대해 관계 당국은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솜방망이식 처벌에 그쳐 ‘가재와 게’의 관계인지 의심하게 할 정도다.  경북도도 1월 14일부터 2월 15일까지 도내 497개 유독물질 취급장에 대한 합동점검을 벌였으나 이후 사고가 잇따르면서 ‘수박 겉 핡기’ 식에 그쳤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도는 점검 이후 2차례나 사고가 난 LG실트론 사업장에서는 위반 사례가 없었다고 밝혔었다. 자칫 사고 기업을 감싸고 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자치단체들의 이 같은 행태는 결국 관에 대한 주민의 신뢰 상실로 이어질 뿐이다.  화학물질 사고는 일단 터졌다 하면 주민에게 2, 3차 피해와 함께 환경 재앙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1970~1980년대 우리 경제는 중화학공업 중심 정책이었다. 사람만 늙는 것이 아니다. 화학공장의 시설도 노후화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기업의 지금과 같은 행태와 행정당국의 소나기 피하기식 대처, 땜질 대응이 계속된다면 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기업은 말뿐인 안전관리 대책이 아니라 실질적인 예방책을, 관계 당국은 근본적인 관리·감독 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shkim@seoul.co.kr
  • [사설] 정부 이참에 불산사태 실패백서 만들어라

    구미산업단지 불산 누출사고의 여진이 쉬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 당국의 미숙한 대응 사례가 고구마 줄기처럼 계속 비어져 나오고 있다. 엊그제 불산 사고 업체 휴브글로벌이 불산 누출에 대비한 중화제도 없이 삽 2자루와 소화기 2개 등만을 보유하고 있었던 사실이 밝혀지더니, 어제 소방방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선 경북소방본부에 처음 사고가 접수됐을 때 이미 불산이 터졌다고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고 나면 새롭게 드러나는 부실한 업무처리에 넌더리가 난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초기대응 미흡의 책임소재를 밝히라고 하자 관련 부처에선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이번 사고는 고용노동부·환경부 등 중앙부처의 허술한 초기 대응, 구미시와 소방서 등 지방자치단체와 방재기관의 미숙한 대처 및 화학물질에 대한 무지 등이 어우러져 빚어진 전형적인 산업재해이자 환경재해다. 여기에 추석 연휴를 앞두고 사고가 터지는 바람에 들뜬 명절심리도 굼뜬 대응을 부채질했다. 환경부는 사고 발생 다음 날인 지난달 28일 사고지점에서 불화수소가 함유된 증기를 확인했으나 간이측정 결과만으로 심각단계 경보를 해제했다. 이에 따라 사고 반경 50m만 통제하고 나머지 주민들은 복귀시켰다. 유독물질 사고의 심각성을 초기에 제대로 전파하지 못한 중앙정부의 책임이 크다. 불산의 위해성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주어지지 않다 보니 소방관·경찰·공무원들도 별다른 장비 없이 현장에 접근해 사태수습에 나섰다. 생화학차량도 사고가 난 지 2시간이 지나서야 출동했다고 하니 고가의 장비도 제구실을 못했다. 이러니 주민들 스스로 2차 대피를 하며 정부를 불신하고, 정부도 뒤늦게 합동조사단을 파견하고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등 늑장을 부렸다. 이젠 유독물질의 위험성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 화학물질은 인체손상은 물론 농작물·가축 등에 대한 2차 피해와 수질·대기오염 등 3차 피해까지 가져오기 때문이다. 차제에 정부는 불산사고에 대한 대응태세를 전면 재검점해 실패백서를 만들어야 한다. 초동대응, 재난구조, 복구 등에 이르기까지 잘잘못을 따져 제2, 제3의 사고에 대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 [오늘의 눈] 오죽했으면 주민 스스로 피난길… 불산 늑장대책이 재앙 키웠다/김상화 사회2 부장

    [오늘의 눈] 오죽했으면 주민 스스로 피난길… 불산 늑장대책이 재앙 키웠다/김상화 사회2 부장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 화학공장에서 불화수소산(불산) 누출 사고가 8일로 13일째를 맞았다. 하지만 사태가 수습되기는 커녕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이날 오전 만도 394명이 불산 가스 흡입으로 두통 등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아 피해주민 숫자가 3572명으로 늘었다. 기업체도 10여개 업체가 추가 피해를 신고해 전날 77개 업체 177억원에 비해 증가했다. 물론 사망 5명, 부상 18명 등 지금까지 발생한 전체 인적·물적 피해를 감안하면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급기야 정부는 이날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막대한 피해는 관계 기관들의 초동 대응 부실 등 총체적 문제 때문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사고를 접수한 구미소방서 대원들은 안전 보호장구 없이 현장에 출동해 무방비로 불산에 노출됐다. 사고 현장 수습 과정도 문제였다. 불산을 중화하는 데는 물이 아닌 석회가 필요했다. 그러나 소방당국은 급한 나머지 물부터 뿌렸다. 물과 반응한 불산이 연기까지 뿜으면서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 주민 대피령도 뒷북 대응에 급급했다. 지난달 27일 오후 3시 43분쯤 사고가 발생했지만 반경 1.3㎞ 이내 주민에게 대피령이 내려진 것은 5시간 가까이 지난 오후 8시 20분이었다. 이미 인근 주민들과 공장 직원들이 불산가스를 들이마신 뒤였다. 대피령 해제도 멋대로였다. 구미시는 사고 다음 날인 28일 오전 10시쯤 대피령을 해제했다. 사고 발생 8시간 만에 도착한 국립환경과학원의 ‘최첨단 화학물질분석 특수차량’이 엉뚱한 지점의 대기오염을 측정해 내놓은 ‘인체에 유해한 수준이 아니다.’라는 결과가 바탕이 됐다. 주민들은 당국의 말만 듣고 매캐한 냄새가 나는 마을로 돌아와 추석을 지냈다. 그러나 두통, 구토 증세 등을 호소하는 주민들은 계속 늘어났다. 주민들은 “이러다 다 죽겠다.”며 지난 6일 스스로 피난길에 올랐다. 중앙 정부도 ‘강 건너 불구경식’ 늑장 대응으로 일관해 화를 키웠다. 사고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난 4일이 돼서야 관계 차관회의를 열고 정부합동조사단 파견을 결정했다. 그러는 사이 피해 주민은 크게 늘어났다. 농작물은 고사했으며, 가축은 이상 증세를 보였다. 불산 누출 사태는 당국의 안이한 대처가 주민에게는 2, 3차 피해를, 환경에는 재앙을 가져온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충격을 가늠하기 어려운 사태인 만큼 당국의 체계적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shkim@seoul.co.kr
  • 사고현장서 4㎞까지 준위험지역 설정

    사고현장서 4㎞까지 준위험지역 설정

    지난달 27일 경북 구미에서 발생한 화공업체 ㈜휴브글로벌 불산가스 누출 사고로 인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정부합동조사단이 5일 현장 조사 활동에 들어갔다. 그러나 피해 주민 등은 “사고 일주일이 지난 늑장 대응”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안전환경정책관을 단장으로 행정안전부, 환경부, 농림부 등 9개 부처 23명과 민간 전문가 3명 등 모두 26명으로 구성된 정부 재난합동조사단은 이날 오전 10시 구미시청 상황실에서 상황을 보고받은 뒤 사고 현장과 산동면 봉산리 등 인접 피해 지역을 조사했다. ●주민들 “늑장대처가 피해 키워… 보상해야” 조사단은 7일까지 이 일대에 대한 인명 및 농축산 피해를 비롯해 환경오염 실태, 산업단지 안전관리 실태, 피해 등을 조사한 뒤 재난 복구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재난합동조사단 김중열(소방방재청 예방총괄과장) 부단장은 “정부는 피해 접수 내용을 현장에서 확인한 후 구미시의 복구 능력과 업체 책임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해 주민 등은 “구미시와 정부의 늑장 대처가 피해를 키웠다.”면서 “하루빨리 피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추가 피해 예방과 피해 보상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환경부도 한국환경과학원의 특수화학분석차량을 현장에 보내 오염 지역 탐지 활동과 시료 채취 분석에 들어갔다. 또 불산의 특성과 제독 물질, 풍향 등을 고려해 사고 현장의 반경 1㎞를 위험지역으로, 반경 1.5~4㎞를 준위험지역으로 설정했다. 환경부는 오는 9일쯤 토지 오염도 조사 결과가 나오면 역학조사를 추가로 벌일 방침이다. ●사망 5명·부상 18명… 기업체 손실도 수백억 구미시는 당초 5일까지 피해 조사를 마칠 계획이었으나 피해가 계속 늘자 조사 기한을 6일까지 하루 연기했다. 사고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도 계속 늘고 있다. 구미시는 5일 오후 1시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사망자 5명, 부상자 18명이라고 밝혔다. 또 196가구 135㏊에 이르는 농작물 피해에다 가축 2738마리가 기침과 콧물 등의 증세를 보이고 있다. 2차 인명 피해도 계속 늘어나 병원 치료를 받은 사람만도 1300여명에 달한다. 여기에다 조업 중단에 따른 인근 기업체의 피해까지 감안하면 피해액은 수백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구미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英, 헤이우드 사망사건 재검토 나섰다

    英, 헤이우드 사망사건 재검토 나섰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지난해 11월 중국 충칭(重慶)에서 숨진 자국 사업가 닐 헤이우드(41) 사망 사건에 대해 재검토를 정부에 지시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런던을 방문 중인 리창춘(李長春)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에게 영국 정부의 우려를 전달했다. 영국 내부에서는 헤이우드 사망사건에 대한 캐머런 정부의 늑장 대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헤이그 외무장관은 사건조사와 관련해 “정치적 개입 배제”를 요구하는 등 진상 규명을 강력히 촉구했다. 헤이그는 하원에 밝힌 성명에서 “우리는 일체의 정치적 개입이 배제되고, 적절한 절차에 따른 충분한 조사결과를 보고 싶고, 비극적 사건 이면에 있는 진실이 드러나고, 정의가 실현되기를 바란다.”며 “조사를 진행하는 중국 당국에 계속 관심을 가질 것이며, 필요하면 어떤 협조라도 하겠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조사진행 상황에 대해 헤이우드 가족과 긴밀하게 연락을 취할 것”이라고 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 2월 15일 중국 당국에 헤이우드의 석연찮은 사인 문제를 처음 제기한 뒤 4월 10일에서야 중국 당국이 공식 조사에 들어갔다며 조바심을 드러냈다. 또 캐머런 총리는 사건을 조사 중인 중국 당국에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리장춘 상무위원은 캐머런의 제안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중국 측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반응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캐머런 총리와 헤이그 장관의 리창춘과의 회담 직후 “공산당은 영국 고위 정치인들의 요청에 따라 헤이우드 사건을 정치적 고려 없이 신속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했다. 한편 헤이우드는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서기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과 연인관계였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보시라이의 이너서클과 여러 차례 접촉했던 충칭대 교수 왕캉은 ‘헤이우드와 구카이라이는 명백한 로맨스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고, 구카이라이의 지인은 ‘구카이라이가 영국의 평범한 아파트에서 헤이우드와 부부처럼 동거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왕캉은 “보시라이와 구카이라이는 완벽한 부부처럼 보였지만 그들 사이에 애정은 없었고, 헤이우드가 나타나자 구카이라이는 그와 깊은 관계에 빠져들었다.”고 설명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112 집중 해부] ‘순찰차 신속배치’ 또 해묵은 대안

    2009년 4월 7일 오후 4시 서울 용산경찰서 2층, 112 신고센터 리모델링 개소식이 열렸다. 112 순찰차 신속배치 시스템(IDS·Instant Dispatch System)의 도입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당시 IDS는 최첨단이라고 불렸다. IDS란 112신고가 접수되면 센터 직원이 대형 액정디스플레이(LCD) 화면을 통해 전체 순찰차 배치 현황을 파악, 현장에 가장 가까운 순찰차에 출동지령을 내리는 시스템이다. 2년 6개월 뒤인 지난해 11월 경찰은 ‘IDS 도입 추진’카드를 다시 꺼내 “2012년까지 구축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범죄 발생 시 예상 도주로를 차단해 검거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은 연도만 바뀌었을 뿐 2009년과 똑같았다. 지난 1일 경기 수원에서 112 신고대응 미숙으로 20대 여성이 참혹하게 피살되는 사건이 벌어지자 경찰은 해묵은 대안을 또다시 꺼냈다. “IDS를 도입하면 112 시스템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이미 갖췄어야 할 시스템이 마치 새 대안처럼 나온 것이다. 경찰은 올해 112 시스템 개선을 위해 예산 380억원을 편성했다. 지난해 127억원의 3배다. 내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경찰 관계자는 “112 시스템을 개선한다는 얘기는 수년 전부터 나왔다 들어가기를 반복했다.”면서 “IDS도 마찬가지로 이유 역시 매번 예산 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줄곧 “112 신고자에 대한 위치추적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고만 요구하고 있다. 납치된 여성의 절박한 112 신고에 대한 늑장 대처도 “경찰에 위치추적권이 없기 때문”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에 위치추적권이 주어지면 위치추적 권한 남용으로 인한 인권침해가 빈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112, 위치추적권도 몰랐다

    112, 위치추적권도 몰랐다

    경기도 수원에서 벌어진 20대 여성 살인 사건과 관련, 경찰은 112신고 때 위치 추적을 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유가족은 9일 오전 조현오 경찰청장을 만나 “위치 추적을 요구하자, 119 가서 위치 추적해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유가족은 경찰의 말대로 직접 119에 위치 추적을 요청, 위치를 파악했다. 유가족은 “두 번 죽였다. 112신고센터가, 경찰이 그랬다. 국민의 믿음을 죽였다.”고 절규했다. 조 청장은 유족들에게 “112에 신고가 접수되면 위치 추적을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12신고센터 팀장이 너무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실제 위급한 상황에 빠졌을 때 신고를 받은 경찰은 위치 추적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작 경기경찰청의 112 센터 담당 경찰은 위치 추적권에 대한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조 청장의 말대로 “굉장히 무성의, 무능한 경찰이 참혹한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공무원의 무지가 초동수사의 부재와 늑장 출동으로 시민의 희생을 불러왔다. 경찰은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보주체의 동의를 얻어’ 위치추적을 할 수 있다.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았을 경우에도 소방방재청이나 통신사를 통해 공식적인 위치 추적이 가능하다. 지난 1일 피해자가 다급한 목소리로 위치를 설명하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경찰이 “휴대전화로 위치조회 한번 해 볼게요.”라며 동의를 구한 것도 이 같은 이유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다음 날인 2일 위치 추적을 요구하는 유가족에 대한 경찰의 대응은 엉뚱했다. “경찰은 위치 추적 못한다. 119로 가라.”며 유가족을 돌려세웠다. 경찰이 긴박한 범죄 상황인 경우 사후영장 신청 등의 방법으로 ‘선조치 후보고’ 할 수도 있었던 사실을 무시한 것이다. 지난해 3월 신설된 개인정보보호법도 위치를 추적할 수 있는 권한을 적시하고 있다. 해당 법 18조에 따르면 ‘▲정보주체가 의사표시를 할 수 없는 상태에 있거나 ▲주소불명 등으로 사전 동의를 받을 수 없는 경우 ▲정보주체의 급박한 생명, 신체, 재산의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목적에 맞게 개인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경찰은 사건의 전말이 밝혀진 뒤에도 “112 시스템으로는 발신자 위치 추적을 할 수 없는 까닭에….”라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 조 청장은 이날 경찰청사에서 사건에 대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며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조 청장은 사퇴와 관련, “(청와대와 사전 조율 없이) 혼자 결정했다.”며 “경찰의 잘못이 워낙 크고, 물러나는 것이 능사는 아니지만 제가 책임진다는 뜻에서 물러나는 것”이라면서 “피해자의 명복을 빌고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112 신고센터의 무능함에 따른 상황 오판과 허술한 대처, 사건 축소와 거짓 해명 등 심각한 문제점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서천호 경기경찰청장도 사표를 제출했다. 서 청장은 수사지휘라인의 최고 책임자로서 사건 축소 및 은폐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영준·백민경기자 apple@seoul.co.kr
  • [수원 20대여성 피살 파장] MB “책임의식 중요”… 사실상 경질

    조현오 경찰청장의 퇴진은 수원 20대 여성 피살사건을 바라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인식을 감안할 때 사실상 경질에 가까운 것으로 여겨진다. 무엇보다 조 청장의 사의 표명에 앞서 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 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이달곤 정무수석으로부터 사건 개요를 보고 받았다. 보고 내용에는 사건 경위는 물론 그동안 언론에서 지적된 경찰의 늑장대응과 허위발표 등에 대한 내용도 소상히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보고가 끝난 뒤 몇 초 동안 입을 굳게 다문 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고는 무겁게 입을 열어 경찰의 행태를 지적했다. “정부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면서 “치안 시스템을 개선하는 일도 필요하지만 국민의 생명을 지키겠다는 철저한 의지와 정신력, 이에 대한 책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이) 격노를 하거나 질타를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오히려 너무 차분해서 분위기가 더욱 무겁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직설적인 표현은 없었지만, 우회적인 방법으로 경찰의 어처구니없는 대처에 대해 질타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 청장의 사의 표명은 이로부터 3시간 뒤에 이뤄졌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보령火電 화재, 장관은 TV 보고 알았다

    지난 15일 국내 최대 석탄발전소인 보령 화력발전소의 화재 사고를 담당 주무 장관인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이 TV뉴스를 보고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리원전 1호기 사고 은폐에 이어 잇달아 발생하는 ‘늑장 보고’ 문제는 정부의 국가기반시설 관리체계 허점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16일 지경부 등에 따르면 홍 장관은 지난 15일 밤 10시 35분쯤 발생한 보령 화력발전소 화재 사건을 1시간 30분 뒤인 자정 뉴스를 통해 먼저 접했다. 국내 발전소 운영과 전력수급을 책임지는 장관이 내부보고 전 TV방송으로 상황을 알게 된 셈이다. 화재로 발전소 가동이 중지되는 상황인데도 중부발전은 3시간여 뒤인 16일 오전 1시 43분에 보령 화력발전소에 불이 났으며 이를 진화했다고 보고했다. 중간보고는 없었다. 이마저도 결과적으로는 허위 보고였다. 잡힌 줄 알았던 불길이 다시 번져 오전 6시쯤 최종적으로 진화가 완료됐기 때문이다. 결국 홍 장관은 사태가 마무리된 오전 7시 50분쯤에야 사태의 전모를 파악했다. 당시 홍 장관은 물가관계장관회의 참석을 준비하고 있었다. 중부발전 측은 “화재를 진압하는 것이 먼저이고 경황이 없어 정식 보고가 늦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정부가 비상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각종 사고 발생 시 보고 담당자를 명확히 지정하고, 사고대처와 보고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의사소통 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단순 고장이 아닌 화재처럼 시설에 치명적 피해를 줄 수 있는 사건은 정부 차원에서 실시간으로 사고 현황과 대응과정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사설] 군 의료문제 안보차원서 접근해야 한다

    지난해 7월 육군 김모 상병이 급성백혈병에 걸렸으나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하다 사망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그의 죽음이 황망하기만 한 것은 그에 앞서 뇌수막염을 앓던 훈련병이 사망하는 등 부실한 군 의료체계로 인해 3명이나 죽었기 때문이다. 청와대까지 나서 “군 의료기관을 삼성병원과 같은 최고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한 이후여서 더욱 그렇다. 의료체계 개선이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라 해도 여전히 일선 부대에서는 응급 환자 발생 시 제대로 대처를 못해 꽃다운 젊은이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하겠다. 안타까운 것은 김 상병이 촌각을 다투는 환자인데도 당초 군 당국에서는 그가 당시 유행하던 뇌수막염에 걸린 것으로 판단하면서 병명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는 점이다. 군 의료진의 전문성이 아쉬운 대목이라 하겠다. 군은 김 상병의 경우 처음부터 대학병원에 보내는 등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는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 보면 보다 좋은 병원에서 속 시원하게 치료 받지 못한 채 숨진 것이 얼마나 원통한 일이겠는가. 미국은 대통령이 아프면 군 병원을 먼저 찾을 정도로 군 의료가 신뢰를 받고 있다고 한다. 그 수준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적어도 전선을 지키는 아까운 청춘들을 저렇게 보낼 수는 없다. 아프다고 호소하면 꾀병 내지 우울증으로 몰고 가고, 툭하면 오진하고 늑장 대응하는 군부대의 의료 현실을 보면 군에 자식을 보낸 부모들은 억장이 무너진다. 군 의료문제는 이제 안보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연간 무기 구입에는 10조원이 넘는 예산을 쓰면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장병들의 건강 챙기기에는 겨우 2200억원을 쓴다면 누가 나라 지키는 데 앞장서겠는가. 최고 수준의 군 의료기관은 말로 되는 일이 아니다. 전문화된 군 의료 인력과 장비 확충 등 군 의료 개선 작업에 필요한 예산부터 먼저 뒷받침해야 한다.
  • 뒷북 넥슨…메이플스토리 털리고 글로벌 관제센터 구축

    지난 25일 유명 게임 ‘메이플스토리’가 해킹당해 132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국내 최대 게임업체 넥슨이 글로벌 보안 관제센터를 구축하는 등 보안 강화에 나섰다. ●“비번 바꾸면 유료 아이템 제공” 그러나 전체 가입자가 2800만명에 이르는 넥슨의 보안 전담 인력이 30여명 수준인 것으로 드러나는 등 ‘사후약방문’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올 7월 발생한 SK커뮤니케이션즈의 네이트·싸이월드 대규모 해킹 사건 후에도 사전 예방 및 사후 대처가 미흡했다는 것이다. 넥슨은 2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개인정보 대량 유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넥슨은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메이플스토리 사용자뿐 아니라 넥슨의 모든 게임 사용자를 대상으로 비밀번호를 바꾸면 유료 아이템을 제공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보안 투자를 강화해 북미·아시아·유럽 지역에 ‘글로벌 보안 관제센터’를 구축, 24시간 보안 감시에 나서기로 했다. 휴먼 계정 보호 시스템을 적용해 사용자 접속이 거의 없는 계정의 비밀번호를 강제 변경하는 방안과 해커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넥슨 통합 멤버십 체계를 도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로그인 보안 강화를 위한 통합 멤버십 구축 등은 모두 내년 4월 이후 도입되는 조치로, 당장 실효성 있는 방안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민 넥슨 대표는 “최신 보안 기술과 솔루션 등을 신속히 도입해 보안을 강화하려고 노력했지만 해킹을 막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넥슨은 지난 21일 메이플스토리 백업 서버에서 이상 징후를 발견하고도 사흘 뒤인 24일에야 유출 피해를 확인하고 늑장 대응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허위 결제 등 2차피해 우려 넥슨 측은 해킹 수법에 대해서는 SK컴즈에 적용된 지능형 지속공격(APT)의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APT는 기업 내부망에 악성코드를 심어 은밀하게 정보를 빼 가는 기법이다. 해킹으로 유출된 정보는 게임 아이디, 사용자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 암호화된 개인정보이며 계좌번호와 신용카드 정보 등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고가의아이템 탈취나 허위 결제 등 추가 피해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넥슨의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은 집단 소송 제기를 추진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큰소리치던 교과부 ‘우왕좌왕’… 내신 신뢰 ‘와르르’

    큰소리치던 교과부 ‘우왕좌왕’… 내신 신뢰 ‘와르르’

    차세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이 낳은 성적 오류 사태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성적 매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린 게 가장 큰 문제다. 이에 따라 나이스의 운용 방식을 전면적으로 재점검해 시스템을 다시 정비하지 않을 수 없다. 학생과 학부모, 일선 학교의 불만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불가피한 조치이기 때문이다. ●고교 오류 18일 확인… “29일까지 재통보” 교육과학기술부는 고교생 1만 5000명, 중학생 200여명의 성적에 문제가 생겼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추정치에 불과하다. 얼마나 많은 학생의 성적에 문제가 생겼는지는 전체 학생의 성적을 다시 입력해봐야 파악이 가능하다. 교과부 측도 “현재 파악한 정정 대상자는 추정치”라면서 “정확한 수치를 확인하려면 각 학교가 나이스 시스템을 가동해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적 오류는 13일 중학교에서, 18일 고교에서 교사가 발견한 뒤 교과부와 차세대 나이스를 관리하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이 교사들의 문제 제기가 없었다면 자칫 그냥 넘어갔을 수도 있었던 일이다. 교육 당국을 겨냥해 늑장 대처라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교과부는 사상초유의 사태를 맞아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류가 발생한 학생이 전체 190만명의 1%라면서 실제 피해 학생을 1만 5000명으로 예측한 데다 문제의 핵심인 프로그램 오류의 발생 경위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운영 초기부터 많은 결함이 제기됐는데도 “문제가 없다.”며 강행해온 터라 더욱 당혹스러워했다. 교과부는 나이스의 오류를 이미 고쳐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국 2300개 고교의 일선 교사들이 성적을 다시 입력하는 작업은 불가피하다. 교과부는 늦어도 오는 27일까지는 정정을 완료하고 29일까지는 성적을 재통보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선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이 얼마나 빨리 일을 처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학생 성적 재입력 및 검증, 성적 재발송 등은 일선 교사들의 몫이다. 당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학생들의 정확한 성적 산정과 처리를 위해 교사들도 적극 나서겠지만 사고는 교과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치고 뒷수습은 교사가 한다는 따가운 비판과 시선이 뒤따를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과부의 일방적 추진… “예고된 인재” 문제는 교사들의 업무 부담 가중이 아니라 학교 성적의 신뢰 훼손이다.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대입 수시모집 전형 전에 오류를 찾아낸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교과부 한 관계자는 “수시모집 원서 접수를 마치거나 전형이 끝났으면 문제는 훨씬 더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과 학부모들은 발끈했다. 특히 단 1점으로도 합격과 불합격이 갈릴 수 있는 대입의 특성상 동점자 처리에 대해서는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경우에 따라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학교 석차를 믿을 수 없다며 설명을 요구하거나 불복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교과부는 차세대 나이스를 도입하면서 더 편리하고 더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자랑했다. 2009 개정교육과정에 맞춰 나이스를 변경해 일선 교사들이 더 쉽게 사용하고 학생들도 나이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차세대 나이스는 올 3월 운영에 들어가자마자 “너무 사용하기 어렵다.”는 교사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때로는 접속조차 힘들었다. 교사들의 하소연에 교과부는 ‘일시적인 문제’라며 넘기기 일쑤였다. 교과부 관계자는 오류가 터진 이날도 “큰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1학기보다는 2학기에, 올해보다는 내년에 확실히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안이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따라 교육계에서는 이 기회에 나이스 전반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효섭·박건형기자 newworld@seoul.co.kr [용어 클릭] 정부 900억 들여 올3월부터 도입 인터넷으로 학교업무 시스템 통합 ●교육행정정보시스템 통칭 ‘나이스’(NEIS)로 약칭한다. 지난 2003년 4월 교육 관련 정보의 공동 이용을 위해 도입됐다. 전국 초·중·고교와 시·도교육청, 산하기관, 교육부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전국 단위의 교육행정 정보시스템이다. 각급 학교는 인터넷을 통해 교무·학사, 학교 회계 및 물품관련 행정을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부는 900억원을 투입해 차세대 나이스를 구축, 지난 3월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삼성SDS가 제작하고,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운영을 맡았다. 차세대 나이스는 2009 개정교육과정을 반영했고 다양한 업무 시스템을 통합해 한번 로그인으로 NEIS, 에듀파인, 전자문서 시스템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차세대 나이스는 학생들도 직접 접속해 학교정보나 학교생활기록부 등 관련 정보 54종을 직접 열람할 수 있고 방과 후 학교 수강신청도 할 수 있다.
  • 테크노마트 퇴거명령…39층 건물 흔들려 긴급대피 “삼풍백화점 악몽”

    테크노마트 퇴거명령…39층 건물 흔들려 긴급대피 “삼풍백화점 악몽”

    건물이 크게 흔들려 대피 소동이 벌어진 서울 광진구 구의동 테크노마트에 퇴거명령이 내려졌다. 광진구청은 테크노마트에 5일 오후 2시부터 3일간 퇴거 명령을 내렸으며 정밀 안전진단을 한 뒤 필요하면 퇴거 기간을 연장할 계획이다. 앞서 5일 오전 10시경 테크노마트 39층짜리 사무동 건물 ‘프라임센터’ 고층부가 약 10분가량 상하로 흔들려 건물 입주자 약 500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진동 당시 긴급 대피한 고층부 입주자들은 “건물 진동이 계속돼 삼풍백화점 악몽이 떠올라 서둘러 대피했다”고 밝혔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는 95년 6월 29일 부실건축으로 인해 백화점 건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사망 501명, 실종 6명, 부상 937명이라는 인명피해를 냈다. 당시 일부 층에서 건물 진동이 여러 차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건물주 등이 대피명령을 내리지 않고 늑장 대처하면서 인명피해를 키웠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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