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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은희 서초구청장 “전국민 코로나검사”…“잠복기있어 불가능”

    조은희 서초구청장 “전국민 코로나검사”…“잠복기있어 불가능”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24일 전 서초구민의 코로나 검사 발표와 함께 전 국민 무료전수검사를 제안하자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이날 ‘전 주민 무료전수검사’라는 공격적인 방역체제를 선포한 조 구청장은 “대통령은 뒷북만 두드리지 말고, ‘전 국민 무료전수검사’ 방역비상체제를 선포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년 2월까지 43만여명 전주민의 전수조사를 마치기로 했다면서 이를 위해 현재 하루 2000명 수준의 코로나 검사 역량을 7000명까지 확대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1개 선별진료소와 6개 임시선별검사소 외에 29일부터 서초구 18개 전체 동별로 각각 선별검사소를 추가로 설치하고, 25개 선별검사소별 담당제를 도입했다. 조 구청장은 “연말연시에 추운 칼바람에 동료직원들 고생하는 것 뻔히 아는데도, 이런 공격적인 선제대응이라는 결단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이유는 무능한 정부의 늑장대응을 믿고 있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중증감염병 환자를 위한 음압 병상 예산 375억원을 지난 3월 1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확보해놓고도 11월이 되어서야 예산을 집행했다고 조 구청장은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은 병상이 없어서 죽어나가고 있는데, 정부가 하는 꼴은 정말 개탄스럽고, 화가 난다”면서 “서초구의 비상대응이 전 국민 코로나19 전수조사실시에 자극제가 되고, 참고모델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요즘은 사례정의 없이 누구나 무기명으로 무료로 조사받을 수 있어, 서초구민뿐만 아니라 서울시민, 직장인들도 서초구 진료소에서 단체 검사를 하는 등 검사받으려는 시민들이 너무 많다고 덧붙였다. 조 구청장은 전수검사가 무증상 감염의 고리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의 이번 겨울은 ‘백신없는 겨울’로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 비율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방역망 내 관리 비율은 3분의1이 채 되지 않는다”면서 “확진자 동선을 추적하여 밀접접촉자를 가려내는 기존의 역학추적조사 방식의 방역은 더 이상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제 남은 방책은 ‘감염자 신속확인’과 ‘사회적 거리두기’ ‘철저한 개인방역수칙 준수’뿐이라며, 이중에서도 감염자 신속확인이 가장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준성 전 보건복지부장관 정책보좌관은 “23일 하루 전국 코로나 검사자 수는 11만 3731명으로 국내 하루 최대 검사 가능량은 15만건 정도”라며 “41만여명의 서초구 주민만 검사해도 3일이 걸리는데 검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미 음성 판정을 받은 검사완료자 가운데 확진자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고 했다. 여 전 보좌관은 “코로나19는 잠복기가 있어 자가격리 14일이 지나 음성 결과를 받았더라도 다음날 확진자를 접촉하면 또 검사하고 자가격리 해야 한다”면서 “전국 동시 검사가 아니면 전국민 검사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조 구청장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고 한 기존 역학추적조사 방식의 방역은 K방역의 핵심으로 여전히 유효한 원칙이라고 부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정부가 책임지고 결단 내리면 백신 도입 빨라질 것”

    “정부가 책임지고 결단 내리면 백신 도입 빨라질 것”

    “정부가 ‘K방역’은 철저히 관리한 것에 비해 백신 확보에는 적극적으로 대응을 못했죠. 지금도 늦지는 않았습니다.” 대한백신학회장을 지낸 강진한(68)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23일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최근 백신 도입 늑장 논란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 9월부터 ‘확진자가 1000명을 넘을 수 있다’라고 겨울철 3차 확산을 미리 경고했다. 백신이 늦어도 겨울철 전에는 도입이 됐어야 한다. 지난달 백신계획 발표도 사실상 여당에 밀려서 한 모양새”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부가 만 65세 이상 사망률을 1% 이하로 막은 점은 K방역의 성과라고 봤지만 여기에 도취돼 정작 코로나19 국면을 끝낼 수 있는 백신 확보에 보다 적극성을 띠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다만 강 교수는 ‘늑장 대응’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늑장이라는 건 정부가 손놓고 있다가 부랴부랴 움직이는 걸 뜻하는 거 아닌가요. 정부는 5~6월부터 백신도입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해외 백신 중 어떤 게 좋고 문제점은 무엇인지 파악은 끝냈어요. 그런데 누구 하나 ‘지금 위기감이 높으니 제조사와 양보할 건 양보하고 최대한 빨리 도입하자’ 결단을 못 내리니 시간만 흐른거죠.” 그동안 글로벌 제조사들은 정부에 부작용에 대한 면책을 해달라고 요구해왔다. 강 교수는 이 부분이 백신 도입에 장애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그는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생기는지 최소 3년은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서 면책권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이해는 된다”면서도 “전세계 모든 국가가 사실 글로벌 제조사들의 임상 결과만 보고 판단하는 긴급 상황임을 고려하면 우리 정부 역시 ‘국가가 손해배상 책임을 지겠다’고 나섰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도 늦지 않았다. 국가가 책임지고 안고 갈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한 결정만 내리면 백신 도입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부작용으로 건강상 피해를 입으면 백신 제조사 대신 손해배상 등 책임을 지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 교수는 마지막으로 ‘백신 주권’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대유행 당시에 녹십자가 국내 백신을 개발해서 3개월 만에 유행을 끝냈어요. 그때 해외에서 단 1도스(1회 접종분량)도 들여오지 못했어요. 기획재정부나 당시 질병관리본부는 뭘 했나요. 지금이라도 정부가 백신 연구개발 인력을 키우고 민간 백신 기업에 경제적 지원을 넓혀야 해요. 그래야 진정한 백신 주권을 말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올 겁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정부, K방역 신경 쓴만큼 백신 확보 적극적으로 안해”

    “정부, K방역 신경 쓴만큼 백신 확보 적극적으로 안해”

    “정부가 ‘K방역’은 철저히 관리한 것에 비해 백신 확보에는 적극적으로 대응을 못했죠. 지금도 늦지는 않았습니다.” 대한백신학회장을 지낸 강진한(68)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23일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최근 백신 도입 늑장 논란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 9월부터 ‘확진자가 1000명을 넘을 수 있다’라고 겨울철 3차 확산을 미리 경고했다. 백신이 늦어도 겨울철 전에는 도입이 됐어야 한다. 지난달 백신계획 발표도 사실상 여당에 밀려서 한 모양새”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부가 만 65세 이상 사망률을 1% 이하로 막은 점은 K방역의 성과라고 봤지만 여기에 도취돼 정작 코로나19 국면을 끝낼 수 있는 백신 확보에 보다 적극성을 띠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다만 강 교수는 ‘늑장 대응’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늑장이라는 건 정부가 손놓고 있다가 부랴부랴 움직이는 걸 뜻하는 거 아닌가요. 정부는 5~6월부터 백신도입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해외 백신 중 어떤 게 좋고 문제점은 무엇인지 파악은 끝냈어요. 그런데 누구 하나 ‘지금 위기감이 높으니 제조사와 양보할 건 양보하고 최대한 빨리 도입하자’ 결단을 못 내리니 시간만 흐른거죠.” 그동안 글로벌 제조사들은 정부에 부작용에 대한 면책을 해달라고 요구해왔다. 강 교수는 이 부분이 백신 도입에 장애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그는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이 생기는지 최소 3년은 지켜봐야 하는 상황에서 면책권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이해는 된다”면서도 “전세계 모든 국가가 사실 글로벌 제조사들의 임상 결과만 보고 판단하는 긴급 상황임을 고려하면 우리 정부 역시 ‘국가가 손해배상 책임을 지겠다’고 나섰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금도 늦지 않았다. 국가가 책임지고 안고 갈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한 결정만 내리면 백신 도입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부작용으로 건강상 피해를 입으면 백신 제조사 대신 손해배상 등 책임을 지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 교수는 마지막으로 ‘백신 주권’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대유행 당시에 녹십자가 국내 백신을 개발해서 3개월 만에 유행을 끝냈어요. 그때 해외에서 단 1도스(1회 접종분량)도 들여오지 못했어요. 기획재정부나 당시 질병관리본부는 뭘 했나요. 지금이라도 정부가 백신 연구개발 인력을 키우고 민간 백신 기업에 경제적 지원을 넓혀야 해요. 그래야 진정한 백신 주권을 말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올 겁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野 “코로나 백신 확보 실패” 권덕철 “4차 유행 막을 수 있다”

    野 “코로나 백신 확보 실패” 권덕철 “4차 유행 막을 수 있다”

    與 “백신 만능주의에 빠지면 안 돼” 엄호權 “확진자·사망률 보면 K방역 성공적‘영농 15년’ 농업계획서는 부덕의 소치”여야, 의사 국가고시 재추진에는 공감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인물·정책 검증은 실종된 채 ‘백신 공급’을 둘러싼 공방으로 뒤덮였다. 야당이 ‘K방역은 실패’라고 공세를 펴자 여당은 성과를 제시하며 반박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등 보건의료 정책에 반발해 지난 9월 의사 국가고시를 거부한 의대 본과 4학년 학생들에게 재응시 기회를 줄 필요성이 있다는 데는 여야가 공감했다. 여야는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이 “야당 지도자가 백신을 재보궐 선거 스케줄에 맞췄다고 주장했는데 사실인가”라고 묻자 권 후보자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우리나라는 검사량 자체가 적어 확진자가 적게 나오는 것일 뿐 K방역이 성공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하자 권 후보자는 “확진자, 사망률 등의 지표로 방역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비해 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은 “대통령이 백신 구매 실패에 대한 부분을 질타했다는 보도가 있고 국무총리도 백신 구매 활동에 치중하지 못했다고 했는데 K방역이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는 후보자의 발언은 적절하지 않다”며 “정치적으로 눈치를 보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자 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백신 만능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권 후보자는 백신 확보 시점과 관련, “도입 계획대로 순차적으로 하면 향후 코로나19 4차 유행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늑장 대응 공세를 일축했다. 권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권 후보자가 15년간 부동산 매매·매도로 15여억원의 수익을 냈다며 투기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강원 양양 땅과 주택을 구입하며 농업경영계획서에 아내가 ‘영농 경력 15년’이라고 허위 기재했다고도 지적했다. 같은 당 서정숙 의원이 실거주하지 않는 부동산 처분 계획이 있느냐고 묻자 권 후보자는 “검토하겠다”면서 “(양양 주택은) 퇴임 후 살 계획이었는데 제가 장관 후보자가 됐다. 착오였지만 (잘못된 농업경영계획서를) 냈던 것은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의사 국가고시 재개와 관련해서는 여야가 한목소리로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 후보자도 “지난주 정부가 발표한 공공의료 확충은 물론 의료진 부족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의료 공백이 없도록 국시를 재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지자체에 끌려가는 정부… 금가는 ‘방역신뢰’

    지자체에 끌려가는 정부… 금가는 ‘방역신뢰’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기억나게 하는 말은 “늑장 대응보다 과잉 대응이 낫다”였다. 5년이 지난 지금은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22일 연말연시 특별방역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전국 5인 이상 사적 모임 취소 권고와 식당 5인 이상 모임 금지가 골자다. 이 조치는 전날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방자치단체가 발표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행정명령보다 낮은 수준이다. 발표 시점도 정부가 지자체를 뒤따라가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5년 전 메르스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한다. 메르스 당시 정부가 충분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시민 불안과 불신이 커졌을 때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이 나서 관련 정보를 공개하면서 전환점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각종 방역 조치를 주도하는 양상이다. 신천지 강제 조사 등으로 주목받았던 이 지사는 최근 민간 병상 동원 행정명령을 내렸다. 그때까지 주저하던 중대본이 상급종합병원 중환자 병상 동원으로 뒤따라갔다. 물론 코로나19와 5년 전 메르스 상황을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무엇보다 메르스 당시 서울시 조치는 중앙정부가 협의 자체를 거부하면서 불가피했던 측면이 강했다. 당시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을 지냈던 김창보 서울공공보건의료재단 이사장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당시 정부가 정보를 공개할 뜻이 없다는 걸 확인한 게 결정적이었다.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코로나19 3차 유행이 이어지면서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졌다는 것은 전문가들도 인정한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전날 수도권 3개 지자체가 발표한 조치와 오늘 중대본이 발표한 조치 간 적용 대상과 범위 등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혼란을 피하기 위해 별도로 발표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그는 “매일 아침 중대본 회의를 통해 모든 중앙부처와 지자체가 계속 협의를 하면서 의사결정을 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정부가 지나치게 상황에 끌려가는 것처럼 보이는 점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날 수도권 지자체가 발표한 것을 정부가 했어야 했다”면서 “정부와 지자체의 미스매치로 보이기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금 가장 필요한 건 정부와 지자체가 병상 배분과 동원을 위해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정부가 결정을 미루는 듯, 우유부단하게 떠밀려서 움직이는 듯 비치는 게 정부 신뢰를 더 떨어뜨린다”면서 “올해 초 정부가 국민들의 높은 신뢰를 받았던 건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임을 되새겨야 한다”고 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특파원 칼럼] 베이징서 맞는 첫 ‘코로나19 겨울’/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베이징서 맞는 첫 ‘코로나19 겨울’/류지영 베이징 특파원

    9월 24일 중국 특파원 생활을 시작하고자 인천공항으로 갔다. 늘 붐비던 공항 출국장이 텅 비어 있었다. 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사라진 좀비 영화 속 장면으로 들어간 느낌이었다. 가족과 작별을 고하고 출국장을 통과하니 그제서야 몇몇이 눈에 들어왔다. 일부 외국인들이 의사나 간호사들이 입는 우주복 형태의 방역장비를 착용하고 있었다. ‘도대체 중국에 감염병 환자가 얼마나 많길래 중무장을 했을까’ 베이징으로 가는 것이 더 무서웠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들이 방역복을 입은 건 중국 때문이 아니었다. 올해 8월 광복절 광화문 집회 뒤로 끊임없이 확진환자가 생겨나던 우리나라를 믿지 못해서였다. 한국과 중국의 바이러스 대응 상황이 올해 봄과는 크게 달라져 있었다는 사실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중국에서 첫 번째 ‘코로나19 겨울’을 나고 있다. 이곳에서는 감염병의 공포를 느끼지 못한다. 영화관이나 음식점마다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마스크를 쓰는 이들은 많지 않다. 기자가 직접 다녀온 쓰촨성 청두와 장쑤성 옌청, 저장성 항저우, 윈난성 쿤밍도 마찬가지였다. 환자가 거의 나오지 않자 주민들이 자신감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감염병으로 전 세계가 큰 어려움에 빠져 있는데 이 나라만 이렇게 평온해도 되나 싶을 정도다. 민주주의 대표국을 자부하는 미국은 ‘마스크를 쓰지 않을 자유’까지 지켜 주다 지금까지 1700만여명이 감염돼 30만명 넘게 세상을 떠났다. 중국은 인권 침해 논란에도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 지역을 전면 봉쇄해 본토 감염자를 10만명 이하로 막아 냈다. 사망자도 5000명을 넘지 않는다. 공산당의 통계를 믿지 않는 이들도 많다. 그럼에도 지금 중국이 감염병 사태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가 됐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이들이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정보통신기술(ICT)도 큰 역할을 했다.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웨이신(위챗)이나 즈푸바오(알리페이)에서 ‘젠캉바오’(헬스키트)를 열고 신상 명세를 기입하면 코로나19 감염자 접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백화점이나 마트 등 다중이용시설에 갈 때는 이 앱을 켜 ‘내가 정상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줘야 한다. 지역 당국이 스마트폰을 통해 사용자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개인의 사생활과 공중보건을 맞바꾼 것이기에 서구세계 같았으면 ‘빅브러더가 나타났다’고 손사래를 쳤을 일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같은 미증유의 위기 속에서 사람의 생명과 인권 가운데 무엇이 더 우선시돼야 할까. 베이징 카페에서 삼삼오오 모여 마스크를 벗은 채 웃고 떠드는 젊은이들을 볼 때마다 기자의 머릿속이 혼란스럽다. 우리나라는 하루 1000명 이상 감염자 확진이 일상이 됐다. 그간 한국이 바이러스 대처를 잘한 것은 맞지만 더이상 ‘모범 방역국’이라고 평가하기는 힘들어졌다. 정부는 광복절 집회를 원인으로 지목하지만 과학계에서는 여름 휴가철에 특별한 대비를 하지 않은 점을 근본 이유로 보는 것 같다. 상당수 학자들이 5월 초 서울 이태원발 감염 직후부터 “이대로 바캉스를 보내면 겨울철 재유행을 피할 수 없다”며 “7월이 되기 전 2주간 최고 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자”고 제안했다. 이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방역과 경제 사이에서 줄타기를 시도했지만 결과적으로 ‘죽도 밥도 아닌’ 상황이 됐다. 지금도 우리 정부는 사람과 말이 통하지 않는 바이러스에 연일 “3단계 격상 검토”를 경고하며 구두개입에 나서고 있다. “늑장 대응보다는 과잉 대응이 낫다”면서 발동하지도 않을 ‘3단계 기준’은 왜 만들었을까. 베이징에서 보고 있자니 대한민국의 ‘고구마 대응’이 매우 위태로워 보인다. superryu@seoul.co.kr
  • [여기는 남미] 늦장 행정 탓에…12살 소녀, 성폭행으로 쌍둥이 출산 논란

    [여기는 남미] 늦장 행정 탓에…12살 소녀, 성폭행으로 쌍둥이 출산 논란

    12세 여자어린이가 쌍둥이의 엄마가 되는 기막힌 일이 아르헨티나에서 벌어졌다. 원하지 않은 임신이었지만 낙태 승인이 늦어지면서 일어난 일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후후이주(州)에 살고 있는 피해 여자어린이는 올해 12살로 성폭력을 당해 아기를 갖게 됐다. 여자어린이의 임신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지방병원의 신고로 사건은 당국에 보고됐지만 일은 여기에서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낙태를 강력히 금지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선 성폭행으로 인한 임신의 경우 예외적으로 낙태를 허용하지만 먼저 사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아르헨티나 연방정부는 여자어린이의 낙태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후후이주 보건 당국은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병원 관계자는 "피해자가 미성년자라 (후후이주) 지방 당국이 앞장서 낙태 승인을 받아야 했지만 관계자 대부분 사건에 관심조차 없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돕기는 하겠지만 임신한 아이가 낙태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무책임한 말을 한 지방 당국자도 있었다고 또 다른 관계자는 전했다. 지방 당국이 늑장을 부리면서 결국 12살 여자어린이는 최근 후후이주의 모 병원에서 쌍둥이 아기를 출산했다. 낙태허용운동을 벌이고 있는 의사단체 '여성의 결정권 보장을 위한 의사모임'은 성명을 내고 "12살 어린이가 쌍둥이의 엄마가 된 데는 무관심과 늑장 대응으로 일관한 행정 당국의 책임이 가장 크다"면서 "성폭력 피해자에게 치유 불가능한 상처를 남긴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낙태허용 법제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벌어져 더욱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낙태에 관한 한 보수적인 아르헨티나에선 연방정부가 낸 낙태 합법화에 대한 법안이 의회에서 심의 중이다. 법안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20시간 마라톤 토론 끝에 하원을 통과하고 상원으로 이첩됐다. 낙태 찬반 진영이 의회당 밖에서 각각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등 첨예한 사회적 신경전 속에 실시된 하원 표결에서 낙태 합법화에 대한 법안은 찬성 131표, 반대 117표로 통과됐다. 상원 통과만 남겨두고 있는 법안에는 여성의 낙태 결정권을 인정하고 원하는 경우 무료로 낙태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아르헨티나 상원은 14일 화상회의로 법안 심의를 개시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시장 수면실 폐쇄’ … 서울시 성차별 근절 대책 실효성 논란

    ‘시장 수면실 폐쇄’ … 서울시 성차별 근절 대책 실효성 논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이 일어난 지 5개월 만에 서울시가 조직 내 성차별·성희롱 근절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조직문화 개선 방안의 하나가 ‘시장실 내 수면실을 없앤다’는 등 단편적인 대책에 그쳐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여성단체와 학계,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 9명과 내부위원 6명 등 모두 15명으로 구성된 ‘서울시 성차별·성희롱 근절 특별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의 공동위원장인 김은실 이화여대 교수는 10일 특별대책을 발표했다. 먼저 자치단체장에 의한 성희롱·성폭력 사건은 별도의 외부 절차를 밟아 조사·처리하도록 했다. 사건을 인지하는 즉시 서울시가 여성가족부의 ‘기관장 사건 전담 신고창구’에 통지하면 사건에 따라 경찰이 수사하거나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에 나선다. 성희롱·성폭력 사건 처리를 4개 부서가 맡아 신고에서 처리까지 8~12개월 소요됐던 점을 개선하기 위해 창구를 여성가족정책실 여성권익담당관으로 일원화해 처리 기간을 3~4개월 이내로 줄이기로 했다. 또 조직 내 성희롱·성폭력 사건 대응을 위한 전담조직 ‘권익조사팀’(가칭)을 신설키로 했다. 하지만 팀장은 내부 직원이 맡고, 사건 조사를 담당할 전문조사관은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국가인권위원회 및 국민권익위원회 조사관 근무 경력자들로 채우기로 해 ‘독립성’을 갖출 수 있을지 우려된다. 한 여성단체 관계자는 “서울시에서 이 팀을 얼마나 독립적으로 잘 꾸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피해자 상담뿐만 아니라 조사를 동시에 하겠다는 것인데 이런 전문인력을 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여성단체들은 이번 대책을 두고 “전체적으로 고민한 부분이 엿보이지만, 어떤 이유로 대책을 발표하게 됐는지에 대한 언급과 피해자에 대한 사과가 우선 됐어야 한다”고 비판도 제기한다. 한편 동료 공무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서울시장 비서실 직원 A에게 검찰이 징역 8년을 구형했다. A씨는 수년 전부터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의전 업무를 해 오다가 이 사건으로 직위에서 해제됐다. 이 사건의 피해자는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본지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제언 미확정 사건 판결문 공개 입법화

    본지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제언 미확정 사건 판결문 공개 입법화

    국회는 19일 본회의를 열어 미확정 사건의 판결서(1, 2심 판결문)를 판결문 공개 범위에 포함하고, 일반 국민도 판결문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민사소송법 개정안 등 80건의 비쟁점 법안을 처리했다. 2019 회계연도 결산 3건은 올해도 법정 시한을 넘겨 늑장 처리했다. 민사소송법 개정안은 헌법에 재판의 심리와 판결을 공개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미확정 판결서는 공개하지 않고 검색 시스템이 미비해 일반 국민의 판결문 접근이 어려운 현실을 바로잡는 게 핵심이다. 2018년 서울신문이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시리즈를 통해 제언했던 판결문 공개가 입법화된 것이다. 이에 시스템 구축이 끝나는 2023년 1월부터는 대법원 규칙에 따라 판결서에 기재된 문자열 또는 숫자열로 판결서를 검색할 수 있게 된다. 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지금까지 일반 시민이 판결문에 접근하는 것은 상당히 까다로웠다”며 “반면 전관 변호사들은 친분 있는 판사를 통해 당사자만 볼 수 있는 미확정 실명 판결문까지 확인해 왔다. ‘판결문 공개’는 전관예우 근절을 위한 시작”이라고 밝혔다. 전자발찌 부착자를 감시하는 보호관찰소 공무원에게 수사권을 부여하는 이른바 ‘조두순 대응법’(사법경찰법 개정안)도 국회 문턱을 넘었다. 전자장치(전자발찌) 착용자들이 장치를 훼손하거나 외출제한 등의 준수 사항을 위반하면 보호관찰소 공무원에게 수사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기존에는 경찰에 따로 수사를 의뢰해야 해 신속 수사가 불가능했던 부분을 손질한 것이다. ‘후관예우 방지법’으로 불리는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처리됐다. 유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로펌 출신 등 변호사가 판사로 임용되면 2년간은 소속됐던 로펌의 사건을 맡지 못하게 한 것이다. 또 주택금융 가입 대상 범위를 확대해 12억원 고가 주택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 주택금융공사법 개정안, 실종 아동의 인상착의 등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전파할 수 있도록 하는 실종아동보호법 등도 처리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14시간여만에 찾고도…서욱 국방장관 “경계실패라 생각 안해”

    14시간여만에 찾고도…서욱 국방장관 “경계실패라 생각 안해”

    국회 국방위 출석해 ‘北 남성 월책’ 관련 답변“철책 차단 못했지만 GOP 3단계 작전 내 차단”군단장 출신 김병주 의원 “잘한 작전 아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최근 강원도 동부전선 최전방에서 북한 남성이 철책을 넘은 사건과 관련해 9일 “경계 실패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이날 국방위에 출석해 ‘이번 사건이 경계에 실패한 것인지 실패하지 않은 것인지’ 묻는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의 말에 이같이 답했다. 서 장관은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경계실패 지적에 대해서도 “작전에 아쉬운 점은 있지만 철책 종심에서 차단해 검거를 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전초(GOP)와 관련해 3단계 경계작전에 대해 설명했다. 철책 전방, 철책 선상, 종심 차단 작전 등이다. 철책 전방은 MDL 선상에서의 적극적 차단 작전이다. 철책 선상은 GOP 철책 인근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종심차단 작전은 GOP 철책 후방에 봉쇄선을 설정해 대응하는 것이다. 이는 GOP 철책 인근에 설정되는 1봉쇄선과 민간인통제선 경계에 설정되는 2봉쇄선으로 구분된다. 이 남성은 1봉쇄선 내인 GOP 철책으로부터 1.5㎞ 남쪽 지점에서 붙잡혔다.서 장관은 “이번 경우에는 철책 전방에 (시야를 가리는) 차폐물이 많아 감시장비에 걸리지 않았고 철책을 넘을 때 감시장비로 포착한 뒤 곧바로 종심(작전범위) 차단 작전으로 전환했다”면서 “거기서 잡은 것이다. 철책 종심에서 잡았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때 출동을 하니까 (해당 민간인이)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왔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홍준표 의원은 “경계가 실패하고 휴전선이 뚫리면 결과에 대한 책임 여부만 문제되는 것”이라면서 “옹색한 설명”이라고 비판했다. 육군 3군단장 출신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저는 (작전이) 잘됐다고는 하지 않겠다”며 “잘한 작전은 1단계(DMZ 내)에서 잡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GOP 과학화경계시스템이 철책선 중심으로 돼 있는데, 1단계 비무장지대 내에도 CCTV 등을 넣어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면서 “3단계 민통선 내 지역에서도 감시장비가 많지 않은데, 그래야 나물 채취하러 가는 민간인 등 통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 장관은 “GOP 과학화시스템 개선 사업과 연계해 검토하겠다”고 했다. 서 장관은 월남한 북한 남성의 신분을 묻는 질문엔 “민간인”이라고 답했다. 서 장관은 이번 사건이 과학화경계시스템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미흡한 점이 있다면 현장점검을 통해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지난 2일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철책에 접근하는 미상의 인원을 발견하고 감시장비로 지켜보다가 3일 저녁 철책을 넘어오는 상황은 장비 고장 등으로 놓쳐 월책을 허용했고, 이후 신병을 확보하기까지 14시간 30여분이 걸려 늑장대응 지적이 나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리더십 한계 외교 수장, 자리보전 부끄럽지 않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최근 잇따르고 있는 해외공관 직원들의 성비위 및 기강해이 사건 등과 관련해 “리더십의 한계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를 이끌고 나갈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자인한 것이다. 잊을 만하면 터지는 각종 사건사고에 대해 국민에게 송구한 심정을 그렇게 표현한 것일 테지만 스스로 지도력의 한계를 인정한 만큼 계속 장관직을 수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더구나 지금 외교부는 성비위뿐 아니라 외교 현안에 대한 무기력한 대응 등 ‘외교력 부재’로 국민적 질타를 받고 있는 상황 아닌가. 강 장관은 그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에서 해외공관 직원들의 성비위 관련 질의에 자신의 리더십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도 “거꾸로 생각해 보면 외교부가 수십 년 동안 폐쇄적인 남성 위주 조직에서 탈바꿈하고 있는 전환기가 아닌가 싶다”며 남성중심적 조직 문화를 탓했다. 하지만 그가 스스로 언급했듯 장관 취임 이후 성비위 근절을 외교부 혁신의 중요한 부분으로 삼고 3년 넘게 이행해 왔는데도 관련 사고가 그치지 않는 것은 결국 장관의 통솔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 아니겠는가. 단호하고도 강력하게 엄벌하지 않고 항상 물에 물 탄 듯 어물쩍 넘어가니 영(令)이 설 리가 없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전쟁 역사왜곡 발언에 대한 강 장관의 입장 등도 그냥 넘기기 어렵다. 강 장관은 국감에서 “과거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통해서도 한국전쟁은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고 명시돼 있는, 논쟁이 끝난 문제”라면서도 “중국에 대해서는 ‘우리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 발언 하루 뒤에야 논평 형식으로 문제점을 지적하는 등 늑장 대응한 것도 모자라 ‘중국 입장’을 은연중 인정한 셈이다. 오죽하면 여당 소속인 송영길 외통위원장조차 질책했겠는가. 강 장관은 거취와 관련해 “리더십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대통령이 평가하면 합당한 결정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통령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능력 부족을 자인한다면 임명권자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서도 스스로 용퇴하는 게 맞다.
  • ‘항로 착오’ 어선 NLL 월선에 해경 손 놓고 군도 늑장 대응

    우리 어선이 지난 17일 서해상에서 북방한계선(NLL)을 넘었다가 복귀하는 과정에서 해경은 손을 놓고 있었고 군도 뒤늦게 대응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서해상에서 우리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는 사건이 벌어져 긴장이 고조된 상황임에도 경계 태세가 느슨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군 당국에 따르면 어물운반선 ‘광성 3호’는 17일 낮 12시 45분쯤 우도 서남쪽 6.5㎞ 해상에서 군에 의해 최초 포착됐다. 광성 3호는 이미 서해 조업한계선(NLL 이남 18.5㎞ 해상)에서 북으로 약 7.4㎞ 지점을 통과해 북상 중이었다. 해경은 조업한계선을 넘은 어선을 제지·차단하거나 군에 즉각 공조 요청을 해야 하나 당시 군은 해경으로부터 통보를 받지 못했다. 군은 낮 12시 54분쯤 레이더와 감시장비로 어선을 재차 포착하고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를 통해 광성 3호인 것을 확인했다. 군은 낮 12시 56분부터 무선망과 어선 공통망을 통해 광성 3호를 50여차례 호출하고 남쪽으로 돌아오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고속정 1척과 대잠고속정(RIB) 2척을 현장에 투입했다. 광성 3호를 최초 포착한 지 11분 만에 이뤄진 첫 조치다. 광성 3호는 군의 호출에 응답하지 않다가 오후 1시쯤 NLL을 넘어갔다. 북으로 약 3.7㎞까지 북상해 10분가량 북측 해역에서 머물다 NLL 남쪽으로 복귀했다. 광성 3호는 군 호출에 의해서가 아닌, 한국인 선장이 모선에서 GPS를 확인하고 선원들에게 연락을 취해 복귀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 조사 결과 광성 3호에는 베트남인 2명과 중국인 1명 등 외국인 선원만 타고 있었다. 이들은 해경에서 GPS를 볼 줄 모르고 항로를 착오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성 3호는 오후 1시 28분 남측 해역에서 옹진군 소속 관공선과 해군 대잠고속정에 붙잡혀 해경에 인계됐다. 북한은 당시 특별한 동향을 보이지 않았으며, 해경이 광성 3호의 복귀 이후인 오후 2시쯤 NLL 월선과 복귀 사실을 통보했으나 반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백색입자’ 독감 백신 접종자 10명 중 9명이 아동·청소년

    ‘백색입자’ 독감 백신 접종자 10명 중 9명이 아동·청소년

    백색입자가 발견된 인플루엔자(독감)백신 접종자가 69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93.1%는 아동과 청소년이었다. 19일 질병관리청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일 백색입자가 발견되고서 정부가 9일 해당 사실을 공표하기까지 사흘간(7~9일) 12개 시·도 188개 의료기관에서 6897명이 문제의 백신을 접종 받았다. 지난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보고한 6479명보다 418명이 더 늘었다. 연령별로는 0~10세가 5415명(78.5%), 11~20세가 1007명(14.6%)으로 아동·청소년이 93.1%(6422명)를 차지했다. 20대는 96명, 30대는 240명, 40대는 74명, 50대는 37명, 60대 이상은 28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644명, 인천 3명, 울산 387명, 경기도 685명, 강원도 535명, 충북 25명, 충남 878명, 전북 1082명, 전남 1065명, 경북 950명, 경남 413명, 제주 230명이었다. 성분 분석검사 등을 통해 해당 백신의 효능과 안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식약처의 늑장 대응으로 맞지 않아도 될 백색입자 독감백신을 국민이 접종받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식약처는 지난 6일 오후 2시 경북 영덕군 보건소로부터 백색입자가 발견됐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후 해당 백신을 긴급 수거해 9일 오후까지 검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정작 국민에게는 9일 오후 6시에서야 독감 백신에서 백색입자가 발견됐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선제적으로 국민에게 알린 뒤 각종 조치를 취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인도 19세 천민 여성 집단 성폭행·살인 사건…일파만파 분노 확산

    인도 19세 천민 여성 집단 성폭행·살인 사건…일파만파 분노 확산

    지난달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발생한 불가촉천민 여성 집단강간 사망 사건과 관련한 분노가 현지 시민들의 시위로 번졌다. 지난 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은 19세 여성의 집단 성폭행 및 살인사건과 관련 '가해자들을 교수형에 처하라'는 시위가 뉴델리 등지에서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세계에 큰 충격을 던진 이번 사건은 지난달 14일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벌어졌다. 당시 피해자인 19세 여성은 최하층민인 달리트(불가촉천민) 계급으로, 집 근처 들판에서 상위 계급에 속하는 남성 4명에게 강제로 끌려가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이후 여성은 목뼈와 척추가 부러지고 혀도 잘리는 중상을 입은 상태로 발견돼 병원에 후송됐으나 결국 지난달 29일 세상을 떠났다.  사건도 충격적이지만 현지 경찰의 대응은 더욱 분노를 키웠다. 늦장 수사에 들어간 것은 물론 “강간은 없었으며 국가를 카스트 혼란에 빠트리려는 사람들의 음모"라며 황당한 수사 결과를 내놓은 것. 여기에 경찰은 유족에 동의없이 피해자의 시신을 서둘러 화장하는 만행까지 저질러 '증거'를 없애려고 한 의혹까지 받고있다. 논란이 일자 경찰 측은 늑장 대응이나 부실 수사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수사를 지휘한 하트라스 지역 경찰서장은 “적극적으로 용의자들을 체포하고 피해자 가족을 도왔다”면서 “앞으로 공정한 재판을 받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유가족의 외부 접촉이나 언론 인터뷰 등을 막기위해 마을을 벗어나는 것을 통제하고 휴대전화까지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의 오빠는 1일 인도 ND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안전하지 않다. 마을 사람들은 우리에게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 경찰이나 행정부도 믿을 수 없다. 우릴 살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경찰은 4명의 용의자를 체포돼 수감했으며 조만간 성폭행 및 살인혐의로 기소할 예정이지만 시민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 없었다. 이에 현지 야당 정치인, 유명 영화배우, 시민들까지 가세한 시위가 벌어졌으며 이번 사건을 무마하려한 의혹을 받고있는 고위경찰 5명에 대해서도 정직처분이 내려졌다. 한편 인도는 전통적으로 브라만(성직자), 크샤트리아(군인), 바이샤(평민), 수드라(천민), 달리트로 크게 구분되는 힌두 카스트 기준에 지역과 직업, 성(姓) 등에 따라 수천 개의 세부 카스트 구분이 존재한다. 1955년 카스트에 따른 차별을 법으로 금지했지만, 하층민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여전하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여기는 인도] 서둘러 시신 태우고 “천민소녀 집단강간 없었다”…못 믿을 경찰

    [여기는 인도] 서둘러 시신 태우고 “천민소녀 집단강간 없었다”…못 믿을 경찰

    인도 경찰이 지난달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발생한 천민 소녀 집단강간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강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수사 결과를 내놨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인도 경찰은 하루 전 법의학 보고서를 인용해 “강간은 없었다”고 발표했다. 현지 경찰 관계자인 프라샨트 쿠마르는 성명서에서 이번 사건을 “국가를 카스트 혼란에 빠트리려는 사람들의 음모”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이는 사망 전 피해자 진술과 유가족 증언은 물론, 피해자를 진료한 병원 의료진의 진찰 결과와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인도 NDTV에 따르면 피해자는 최하층민인 달리트(불가촉천민) 계급 19세 소녀로, 지난달 14일 집 근처 들판에서 상위 계층 남성 4명에게 끌려가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소녀의 오빠는 “어머니, 여동생, 형과 풀떼기를 구하러 들판에 나갔다. 형은 보따리를 들고 일찍 집에 갔고, 어머니와 누나는 계속 풀을 베었다. 서로 조금 떨어져 일했다. 그때 너덧 명의 남성이 다가와 여동생을 끌고 사라졌다. 딸이 없어진 걸 알고 찾아다니던 어머니는 알몸으로 피투성이가 된 채 의식을 잃은 여동생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피해 소녀의 상태는 처참했다. 목뼈와 척추가 부러져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으며, 혀가 잘렸다. 병원으로 실려 간 뒤 소녀는 “집에 가고 싶다”는 말을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 수사는 미적지근했다. 유가족은 “사건 후에도 경찰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4~5일이 지나서야 수사에 돌입했다”고 지적했다. 그 사이 병원에서 사투를 벌이던 소녀는 사건 보름만인 지난달 29일 결국 세상을 떠났다. 경찰은 유족 동의 없이 피해자 시신을 한밤중에 ‘도둑 화장’했다. 피해자 어머니는 “딸 얼굴 한 번만 보게 해달라는데도 시신을 빼앗아 불태웠다”고 호소했다. 여기에 “강간은 없었다”는 경찰 수사 결과까지 나오면서 사건 은폐 의혹이 짙어졌다. 현지 변호사 미시카 싱은 AFP통신에 “경찰이 내놓은 조사 결과는 강간이 없었다는 결정적 증거라 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사건 후 8일이 지나 법의학적 검사가 이뤄졌다. 증거가 불충분한 보고서에 근거해 피해 사실을 무시하는 것은 경찰의 모호한 수사에 대한 반증”이라고 꼬집었다.논란이 일자 경찰 측은 늑장 대응이나 부실 수사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수사를 지휘한 하트라스 지역 경찰서장은 “적극적으로 용의자들을 체포하고 피해자 가족을 도왔다”면서 “앞으로 공정한 재판을 받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유가족은 불안에 떨고 있다. 피해자의 오빠는 1일 ND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안전하지 않다. 마을 사람들은 우리에게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 경찰이나 행정부도 믿을 수 없다. 두렵다. 우릴 살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우타르프라데시주 고등법원은 경찰에 유가족 보호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누구든 고인의 가족에게 강요와 협박, 압력을 행사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해자들은 극도의 만행을 저질렀다. 그 후 발생한 일들 역시 사실이라면, 가족의 상처에 소금을 뿌린 셈”이라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오는 12일 경찰과 유가족을 소환해 청문회를 열 계획이다.체포 후 수감된 4명의 피의자들은 살인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다. 경찰이 강간은 없었다고 공표한 만큼 혐의 사실을 놓고 지루한 공방이 예상된다. 한편 피해 소녀가 사망한 지난달 29일 우타르프라데시주의 다른 마을에서도 달리트(불가촉천민) 계급 22세 여성이 남성 두 명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사망했다. 인도는 전통적으로 브라만(성직자), 크샤트리아(군인), 바이샤(평민), 수드라(천민), 달리트로 크게 구분되는 힌두 카스트 기준에 지역과 직업, 성(姓) 등에 따라 수천 개의 세부 카스트 구분이 존재한다. 1955년 카스트에 따른 차별을 법으로 금지했지만, 하층민에 대한 차별과 편견은 여전하다. 특히 15분에 한 번씩 성폭행 신고가 접수되는 인도에서 달리트 계급 여성은 신고조차 할 수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국민 비판여론 무겁게 받아들여…‘대화 불씨’ 남북 관계 반전 의지

    국민 비판여론 무겁게 받아들여…‘대화 불씨’ 남북 관계 반전 의지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서해에서 북한군에 의해 사살된 공무원 A씨 사건과 관련,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애도와 함께 국민들에게 사과한 것은 북측의 비인도적 처사에 대한 국민적 분노와 충격이 컸고, 사건 당일과 후속 조치를 두고도 비판 여론이 들끓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5일 “국민들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유가족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문 대통령이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사건에 대한 정부 발표가 나온 24일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북한 당국은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었다. 하지만 사건 발생 6일 만이며,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북한군의 행위를 강력 규탄하는 뜻을 발표하고도 4일 만이라는 점에서 북측을 의식하다가 ‘적기’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나 됐나. 벌써 6일이나 지났다”면서 “여론을 의식해 마지못해 사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권이 제기하는 ‘늑장대응’ 논란에 대해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의 시간’은 너무 일러서도, 늦어서도 안 되는 단 한번의 결정을 위한 고심의 시간”이라며 “한반도를 대결구도로 되돌아가게 하느냐 마느냐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일차적으로 고심하는 지점은 ‘위기관리’일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마치 군이 망원경으로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처럼 비판하고 있지만,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북한 해역에서 불꽃이 감시장비에 관측됐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라며 “토막토막 ‘첩보’만이 존재했던 상황으로 거듭 신뢰성이 있는 건지 확인이 필요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사건으로 남북 관계가 멈춰서는 안 되며 재발을 막으려면 군사통신선 복구 등 소통이 절실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지난 2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과에 대해 “각별한 의미로 받아들인다”면서 “북한 최고 지도자로서 곧바로 직접 사과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한 점이 눈에 띈다. 대화의 불씨를 살리고 협력의 물꼬를 터 남북 관계 진전의 계기로 반전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적 공분에는 공감하지만, 대통령으로서 위기관리를 통해 남북 관계 파탄을 막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점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날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에서 “북측의 신속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힌 데서 한발 더 나간 것이다. 북측이 “남측에 사건 ‘전말’을 조사 통보했다”며 일단락됐다는 취지를 밝힌 상황에서 공동 조사 요청을 받아들이도록 명분을 다지려는 의도도 읽힌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앞으로의 처리 결말 역시 분단 역사 속에 기록될 것”이라며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방안까지 국민이 납득할 수준으로 매듭짓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민주당 “사필귀정… 국민의힘 사죄해야”, 野 “北 만행 틈타 발표… 檢 인사 때 예견”

    민주당 “사필귀정… 국민의힘 사죄해야”, 野 “北 만행 틈타 발표… 檢 인사 때 예견”

    검찰이 28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과 관련해 추 장관 가족과 보좌관에게 전원 불기소 처분을 내린 데 대해 여야는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불기소 결정은 사필귀정”이라며 “국민의힘이 지난 시간 동안 막무가내식 의혹 제기만 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은 근거 없는 정치 공세로 정쟁에만 몰두하며 민생은 뒷전이었던 행태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 및 권력기관 개혁에 동참하라”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은 “지난 1월 고발된 사건에 대해 늑장 수사로 일관할 때부터, 정권 입맛에 맞는 검사들이 줄줄이 서울동부지검으로 발령 날 때부터, 추 장관도 알고 국민도 알고 있던 결과”라며 “북한의 만행으로 시끄러운 틈을 타 추석 전 불기소 발표를 한 것 역시 검찰의 정치적인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도 국민의힘은 추 장관 아들 관련 공세를 늦추지 않을 방침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8개월을 쥐고 있던 수사 결과를 추석 연휴 직전 발표했는데, 검찰이 이 죄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특임검사부터 특검까지 모든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다가올 국정감사에서도 의혹 제기를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 일동은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이 추 장관 아들 의혹을 풀어 줄 핵심 증인 한 사람 없이 다음달 국감을 ‘맹탕 국감’으로 끝낸다면 특검, 국정조사는 더욱더 불가피해질 뿐”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야당의 의혹 제기에 대응을 자제해 온 민주당은 ‘추미애 정국’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검찰개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검찰에서도 혐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이를 두고 또다시 (야당에서) 특검을 주장하면 그야말로 ‘국민의 짐’이 될 것”이라며 “아픈 아들의 신상을 야당이 정쟁의 도구로 삼은 것은 정말로 무리한 공세였다”고 강조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사설] 北 관련 책임자 처벌하고, 靑 대응 적절했나 살펴야

    북한군이 남한 국민을 해상에서 총살하고 시신을 불태운 반인륜적 행위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제 공식사과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우리 측에 보낸 통일전선부 명의의 통지문에서 “우리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것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이날 밝혔다. 김 위원장의 공식 사과는 연평도 공무원이 북한군의 총격을 받아 살해되고 그 시신이 훼손됐다는 정부 발표가 있은 지 하루 만에 나왔다. 북측은 “우리 지도부는 적게나마 쌓아온 북남 사이 신뢰와 존중의 관계가 허물어지지 않게 더 긴장하고 각성하며 필요한 안전대책을 강구하는 것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정이 이례적으로 빠르게 사과를 했지만, 북측의 만행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북측은 사과에서 그치지 말고 관련 책임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 아울러 군과 청와대의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들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해당 공무원의 실종부터 사망까지 30여시간 동안 등 군의 경계 태세와 보고 체계에서 큰 허점이 확인됐다. 더 큰 문제는 북한이 해당 공무원을 발견한 뒤 총격을 가하기까지 6시간 동안 군이 실종자가 생존해 있음을 파악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군은 “북측 지역에서 일어난 사건이라 상응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여건이었다”고 강조했지만, 안타까운 죽음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 진정 없었나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어업지도선 공무원의 실종을 월북으로 단정한 대목에 대해서는 적절한 해명이 필요하다. 청와대 부적절한 대응도 비판받아야 한다. 22일 심야에 청와대 긴급회의 했고 23일 오전 8시30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하지만 첩보가 보고된 후 10시간이 흐른 뒤였다. 더욱이 23일 오후 언론을 통해 북한의 만행이 알려진 뒤 정부의 공식 입장이 나온 것도 변명이 필요없는 늑장 대응이다. 국민이 북한군의 총에 맞아 처참하게 살해됐고 시신은 흔적조차 없이 불에 타버렸다. 북한이 빠른 사과가 이례적이라도 해도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6시간 동안 군 당국이 대응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지, 군과 청와대는 한점 의혹없이 낱낱이 국민에게 밝혀야 한다. 북한 역시 반인류적 만행에 대해 책임자 처벌하고, 재발되지 않도록 국제사회에 약속해야 한다.
  • 첩보 입수 32시간 만에 늑장 발표

    첩보 입수 32시간 만에 늑장 발표

    군 당국이 서해 연평도 인근에서 실종된 우리 공무원을 북한 측이 발견했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은 지난 22일 오후 3시 30분이다. 이후 32시간 만인 24일 오전 11시에야 국방부는 북한군이 공무원을 잔혹하게 사살한 사실을 공표했다. 늑장 발표, 부실 대응 비판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야권 등에서는 위급 상황을 인지하고도 문 대통령이 사건 당일 유엔연설을 통해 종전선언을 호소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에 청와대는 청와대와 정부 차원의 대응을 시간대별로 발표하면서 적극 해명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유엔 연설이 TV로 공개된 시간은 23일 오전 1시 26~42분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비대면으로 이뤄진 이번 총회는 녹화 영상을 중계하는 형태였다. 문 대통령의 연설은 15일 촬영됐고, 18일 유엔으로 발송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실종자가 사살됐다는 ‘첩보’는 22일 밤 10시 30분 보고됐지만,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첩보 수준이었고, (유엔 연설과 겹치는) 23일 오전 1시~2시 30분 노영민 비서실장 주재 회의에서 첩보의 신빙성을 분석하고 있었다”면서 “사실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유엔 연설을 수정하는 판단을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정부가 유엔 연설 때문에 고의로 발표를 지연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이 사건과 유엔 연설을 연계하지 말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23일 오전 1시~2시 20분까지 관계장관회의가 소집돼 관련 정보에 대한 분석이 들어간 것”이라며 “아침 8시 30분에 (대통령께) 대면 보고를 드렸으니까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대통령이 첩보 수준의 첫 서면보고를 받은 이후 10시간 동안 관련 정황을 정확하게 모른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이에 청와대는 첩보 입수 이후 세 차례 대통령 보고가 이뤄지는 등 긴박하게 대응했다고 강조했다. 첫 서면 보고가 이뤄진 시점은 22일 오후 6시 36분. A씨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북측이 발견했다는 내용이다. 오후 10시 30분 북측이 A씨를 사살하고 시신을 훼손했다는 첩보를 입수했고, 23일 오전 1시~2시 30분 노 실장 주재로 관계장관회의가 열렸다. 밤샘 분석을 거쳐 오전 8시 30분 노 실장과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대면 보고를 하자 문 대통령은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고, 북에도 확인하라. 만약 첩보가 사실로 밝혀지면 국민이 분노할 일이다”라며 “사실관계를 파악해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리라”고 지시했다. 24일 오전 8시 관계장관회의에서 국방부 분석 결과가 보고됐다. 오전 9시 노 실장과 서 실장이 보고하자 문 대통령은 “정부 입장을 정리하고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을 국민들에게 있는 그대로 발표하라”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코로나균 죽이듯… 北, 南국민 총살 후 기름 부워 40분간 태웠다(종합)

    코로나균 죽이듯… 北, 南국민 총살 후 기름 부워 40분간 태웠다(종합)

    ‘금강산 민간인 피격 사건’ 이후 12년 만군 “총격 살해 상부 지시 판단”“구명조끼로 40㎞ 이동? 불가능” 어민군, 물때·구명조끼 등 이유 월북 판단文 “용납 못할 충격, 매우 유감”여야, 군 소극적·늑장 대응 비판북한군이 지난 21일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에서 실종된 남측 공무원을 북측 해상에서 6시간 만에 사살한 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바이러스균을 대하듯 기름을 부어 불태운 것으로 파악됐다. 2008년 금강산에서 산책 중이던 여성을 살해한 ‘박왕자 피격 사건’ 이후 12년 만의 민간인 살해다. 북한군이 남측의 비무장 민간인을 잔인하게 사살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그동안의 노력과는 상관 없이 남북 관계에 후폭풍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용납할 수 없는 충격적 사건”이라며 “북한 당국이 책임 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포격이 아닌 사격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군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9·19 군사합의 위반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코로나바이러스’ 대하듯 남한 국민 죽이고 기름 부어 불태웠다 군 당국은 24일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공무원인 실종자 A(47)씨와 관련한 대북첩보 등을 종합분석한 결과 A씨가 실종 다음 날인 22일 오후 북측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북한 선박에 의해 최초 발견됐으며, 6시간 만인 오후 9시 40분쯤 총살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입장문을 통해 “우리 군은 다양한 첩보를 정밀 분석한 결과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소연평도 실종자)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군 당국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2일 오후 3시 30분쯤 북한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북측 수산사업소 선박에 의해 발견됐다. 이는 최초 실종 사건이 접수된 지점인 소연평도 남쪽 2.2㎞ 해상에서 서북서 방향으로 약 38㎞ 떨어진 해상이다. 이를 두고 한 50대 어민은 “첨단 장비를 착용하고 있던 것도 아니고 구명조끼와 부유물만 가지고 40㎞에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 건 수영 선수라도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북한이 ‘기진맥진’한 남측 공무원을 배에 태우지도 않은 채 진술을 들은 후 단속정을 현장에 불러와 그 자리에서 사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사살 후에는 30분도 안돼 오후 10시 11분쯤 방호복과 방독면을 착용한 북측 군인이 해상에서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웠으며, 이런 정황은 연평도 감시장비에서 관측된 북측 해상의 ‘불빛’으로도 확인했다. 남측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가운데 북측 해상에 들어온 남측 공무원을 사람이 아닌, 마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대하듯 다룬 셈이다. 서욱 “40분간 시신 태우는 불빛 관측”“시신 바다에 떠다닐 개연성 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이날 긴급현안보고를 위해 열린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40분간 시신을 태우는 것으로 추정되는 불빛을 관측했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시신을 훼손하는 불빛은 야간 감시장비에 몇 분 정도 보였는가”라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한 40분 정도 보였다”고 답했다. 서 장관은 김 의원이 “해상에서 휘발유 등을 뿌리고 태웠을 텐데, 해상이기 때문에 완전히 시신이 훼손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신이 바다에 떠다닐 확률이 높은 것 같다”고 하자 “그럴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시신을 찾아 유족에게 돌려주도록 노력해달라는 김 의원의 지적에 “경비작전 세력들에게 임무를 부여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북한이 A씨 시신을 남측에 인도하지 않고 서해에 버렸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시신의 행방을 묻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그 해역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 의원이 재차 “북측이 시신을 불태우고 바다에 버렸다는 말인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변했다.군 “총격은 상부 지시” 군은 총격 직전에 해군 계통의 ‘상부 지시’가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앞서 지난 7월 월북한 개성 출신 탈북민이 코로나19 확진자로 의심된다며 월북민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전방 군부대 간부들을 처벌한 사건이 이번 사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당시 이 사건이 발생하자 7월 26일 직접 당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 이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특급 경보를 발령했으며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비상체제’로 전환했다. 군, 6시간 동안 보고만 있었던 이유에 “北이 그렇게까지 할 거라 생각 못했다” “우리 첩보 자산이 드러날까봐 염려됐다” 군은 첩보를 통해 이런 정황을 인지하고도 6시간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실종자라고) 특정할 수 있는 정황을 파악했다고 하더라도 인도주의적 조치가 이뤄질지 등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그렇게까지 나가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측 첩보 자산이 드러날까 봐 염려된 측면도 있었다”면서 “우리가 바로 (첩보 내용을) 활용하면 앞으로 첩보를 얻지 못한다. 과거 전사를 보면 피해를 감수하고도 첩보 자산을 보호한 사례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는 첩보원의 존재가 드러날까봐 우리 국민이 사살되고 시신이 훼손되는 긴 시간 동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 군 당국은 물때와 구명조끼 착용 등을 근거로 A씨가 자진 월북했다고 판단했다. 실종된 A씨가 구명조끼를 입은 채로 부유물에 올라타 북한 방향으로 흐르는 물때에 맞춰 실종돼 북측 해역에서 발견이 된 점, 선박에 신발을 벗어두고 간 점, 북측 발견 당시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이 식별된 점 등을 근거로 그가 자진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봤다. 다만 월북 의사를 표명한 정황을 어떻게 식별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다.文 “용납될 수 없는 충격적 사건, 매우 유감” 이날 청와대와 정부는 북한의 이런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고, 사과와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노영민 비서실장과 서훈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 결과 및 정부 대책을 보고받고 “충격적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 당국은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군을 향해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경계태세 강화를 주문했다. 국방부는 안영호 합참 작전본부장이 낭독한 입장문을 통해 “북한의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저지른 만행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도 국방부와 NSC는 북한이 9·19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군 “군사합의서에 사격하지 말라 없어”“포격만 해당되지 사격은 규정 안 돼 있어” 연평도 해상서 공무원, 피격 뒤 불태워졌는데국방부, 北 책임 여부 놓고 혼선‘北 합의 위반 아냐’했다가 “면밀히 검토” 군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진행한 백브리핑에서 이번 사안이 9·19 군사합의에 위반되느냐 질문에 “(합의에는) 자기 측 넘어오는 인원에 대해 사격하지 말란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합의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군사 합의상 ‘완충구역에서의 적대행위 금지’ 위반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반복된 질문에도 “군사합의서에는 소화기는 포함되지 않았고 포격만 해당된다”면서 “사격은 규정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리핑에 배석한 다른 군 관계자는 이내 “합의 위반인지 아닌지 면밀히 검토해봐야 한다”며 군 당국의 공식 입장을 즉각 정정했다. NSC “군사합의 세부항목 위반 아냐”“군사합의 정신은 훼손”2018년 채택된 9·19 남북군사합의는 지상과 해상, 공중에 각각 완충구역을 설정해 적대행위를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북한군은 남측 공무원 A씨를 북한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사살한 뒤 시신을 불에 태운 것으로 파악됐으며, 등산곶은 군사 합의상 완충구역 내에 있다. 서주석 NSC 사무처장은 “본 사안은 9·19 군사합의의 세부 항목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접경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9·19 군사합의의 정신을 훼손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북한이 비무장 남한 공무원을 총격으로 살해하고 기름을 붓고 불에 태우는 등 시신까지 훼손했는데도 포격이 아닌 사격이기 때문에 군사합의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고 다만 합의 정신을 훼손했다는 다소 애매한 판단으로 받아들여진다.여야 한목소리 군 대응 질타…北 비판 안철수, 文겨냥 “누가 얼빠진 군대 만들었나”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이번 사안에 대한 군의 무책임한 대응을 질타하는 한편 우리 국민을 잔인하게 살해한 북한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번 사건은 남북 정상 간 합의한 판문점 선언과 평양 공동선언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될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기대하는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행위”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국민의힘은 “민간인에 대한 비인도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로 남북한의 평화와 화해, 상생의 기반 자체를 뒤엎었다”고 북한을 비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긴급 성명문에서 “대통령은 북한 만행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끼고 계시냐”며 “누가 우리 군을 이런 얼빠진 군대로 만들었느냐”고 비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는 서 장관을 국회로 불러 서해 민간인 총격 사건에 대한 당국의 대응이 부적절했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민주 “첩보 취합 후 초강력 대처 했어야”“남북연락사무소 파괴와는 다른 인명” 황희 민주당 의원은 언론 보도 전까지 이 사안을 국회에 상세히 보고하지 않은 국방부를 비판하며 “어떻게 국방위 여당 간사가 기자보다 상황을 늦게 보고받나”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병기 의원은 “첩보를 취합한 후 가능한 한 초강력 대처를 해야 했다”며 “이것은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파괴한 것과 다른 사안이다. 그것은 시설이고 이것은 인명”이라고 강조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가 골든타임 골든타임 하는데 사건 후 이틀 지나서 회의하고 그때서야 (첩보를) 맞추는 게 늑장 대응이 아니라면 뭐가 늑장 대응인가”라고 꼬집었다. 여야 의원들은 이번 사건을 북한의 무력도발 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히 규탄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안건 상정부터 가결까지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국민의힘 “골든타임 중요하다면서 사건 이틀 지나 대응? 이게 늑장대응” 文 종전연설 이후 공개에 은폐 의혹홍준표 “국민에 실시간 브리핑 해야”“文, 23일 靑긴급회의 불참 어이없다” 다만 일부 야당 의원은 정부의 의도적인 사건 은폐 의혹도 제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새벽 유엔총회 영상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 지지를 호소한 시점 이후로 사건 경위의 공개를 일부러 늦춘 것 아니냐는 것이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국민에게 실시간 브리핑을 해야 하는 사건”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때 세월호 사건을 은폐했다고 얼마나 국민이 문제를 제기했느냐”고 했다. 홍 의원은 문 대통령이 지난 23일 새벽에 열린 청와대 긴급회의에 불참했다고 지적하며 “대한민국 대통령 맞느냐. 참 어이없는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A씨가 실종된 다음날인 22일 오후 6시 36분 첫 보고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문 대통령은 ‘A씨가 해상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수색에 들어갔고, 북측이 그 실종자를 해상에서 발견했다’ 첩보를 서면으로 보고받았다.文, 22일 오후 6시 36분 첫 보고받아4시간 뒤 오후 10시 30분,靑 ‘A씨 사살 뒤 시신훼손’ 첩보 입수첩보 대응 중 文연설 23일 새벽 공개文, 23일 오전 8시 30분 보고 받아 이후 4시간 남짓 지난 오후 10시 30분, 청와대는 ‘북한이 월북 의사를 밝힌 A씨를 사살한 뒤 시신을 훼손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에 23일 새벽 1시∼2시 30분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이인영 통일부 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이 청와대에 모여 상황을 공유했다. 이들이 첩보의 신빙성을 분석하고 대응을 논의하는 사이 국제사회에 종전선언을 지지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 영상은 새벽 1시 26분부터 16분간 공개됐다. 노 실장과 서 실장은 밤새 분석한 첩보 결과를 전날 오전 8시 30분 문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정확한 사실을 파악하고 북측에도 확인하라”면서 “첩보가 사실이면 국민이 분노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를 파악해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리라고 지시했다. 진상을 파악하는 동안 국제사회에 한반도 종전선언 지지를 호소한 문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이 적절했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으나, 청와대는 북한의 만행과 문 대통령의 연설을 연계하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北만행 알고도 文 종전선언 제안에靑 “15일 녹화해 18일 유엔 발송” “수정·취소 불가능했다” 해명 청와대는 북한의 만행을 알고도 유엔에서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제안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문 대통령의 영상 연설은 지난 15일에 녹화돼 18일에 유엔으로 발송됐다”며 수정이나 취소가 불가능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북한이 A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것을 알고도 국제사회에 종전선언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 옳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문 대통령에게 시신 훼손 사실까지 보고된 것이 23일 오전 8시 30분이기는 하지만, 청와대가 하루 전인 22일 오후 10시 30분에 해당 첩보를 입수했다면 연설을 수정하거나 취소하는 게 맞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첩보의 신빙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설을 수정한다거나 하는 판단을 하지 못했다”며 “이런 사안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지도 못했으므로 수정도 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유승민 “한가하게 ‘종전선언’ 평화 타령, 文, 국군 통수권자 자격 없다” 이에 대해 유승민 전 의원은 두 달 만에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문 대통령은 국군 통수권자의 자격이 없다”며 “한가하게 종전 선언이나 평화 타령을 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참사에 대해 북한을 응징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면서 “북한 눈치를 살피고 아부하느라 자기 국민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대통령은 왜 존재하는가”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페이스북에서 “국민의 처참한 죽음 후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유엔총회에서 연설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국민의힘 국방위원들은 별도 성명을 발표, 국정조사를 포함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대북정책의 전면 수정을 요구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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