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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우! 과학] 박쥐도 어려운 먹이 사냥할 때는 서로 협력한다

    [와우! 과학] 박쥐도 어려운 먹이 사냥할 때는 서로 협력한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많은 동물이 서로 협력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간다. 이 가운데는 개미나 벌처럼 수많은 개체가 모여 고도로 분화된 사회를 구성하는 경우도 있고 늑대처럼 숫자는 적지만 뛰어난 팀워크를 보여주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박쥐의 경우 거대한 무리가 모여 있는 것은 쉽게 관찰되지만, 이들 간에 협력이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미국 메릴랜드 대학 제럴드 윌킨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5종의 박쥐를 조사해 개체 간 서로 얼마나 협력하는지 연구했다. 흥미롭게도 박쥐 사이에서도 협력은 이뤄지지만, 이는 박쥐 떼의 크기가 아니라 먹이의 종류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리 박쥐 무리가 많아도 과일처럼 예측할 수 있는 먹이를 먹는 경우 각자 먹고 싶은 먹이를 먹을 뿐 서로 협력하지는 않았다. 반면 물고기나 곤충처럼 그 위치를 예측할 수 없는 먹이의 경우에는 서로 협력했다. 연구팀은 예측할 수 있는 먹이를 먹는 박쥐 3종과 예측이 어려운 먹이를 사냥하는 박쥐 2종을 골라 총 94마리의 몸에 GPS 위치 센서를 장착했다. 이 센서는 4g에 불과하지만 3일간에 걸쳐 박쥐의 이동 경로를 기록해 박쥐 간에 서로 협력이 이뤄지는지 아니면 각자 행동하는지를 분석할 수 있다. 그 결과 곤충 떼나 물고기 떼처럼 위치를 사전에 예측할 수 없는 먹이의 경우 먼저 발견한 박쥐가 다른 박쥐에 신호해주는 것으로 보였다. 서로 간에 신호를 해주면 허탕 치는 일이 줄어들 것이고 이는 물고기 같이 움직이는 먹이를 사냥하는 멕시코 고기잡이 박쥐(Mexican fish-eating bat)의 생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시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녹음한 음파 신호를 박쥐에게 들려줬다. 그 결과 음파 신호를 들은 박쥐는 그 장소로 모이거나 혹은 사냥을 시도했다. 이는 박쥐가 서로 신호를 보내 서로 협력한다는 결정적인 증거다. 이런 행동이 진화한 이유는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모든 개체의 생존에 더 유리했기 때문일 것이다. 물고기 떼나 곤충 떼는 여러 박쥐가 먹기에 충분한 양이지만, 몰려다니기 때문에 찾기가 어렵다. 이렇게 무리를 이뤄 이동하면 상대적으로 포식자의 눈에 띄지 않게 되지만, 이들을 사냥하는 포식자도 거기에 맞춰 진화한 것이다. 흔히 박쥐는 동굴에 숨어 있다 어두워지면 밖으로 나오는 기분 나쁜 생물체로 묘사된다. 사실 수많은 박쥐 떼가 동굴에서 빠져나오는 모습은 공포감마저 일으킨다. 하지만 과학자들조차 이런 박쥐 떼가 서로 협력하는지 아닌지는 잘 몰랐다. 이번 연구는 박쥐가 단순히 몰려다닐 뿐 아니라 서로 협력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목숨 걸고 철조망에 걸린 야생 늑대 구하는 남성

    목숨 걸고 철조망에 걸린 야생 늑대 구하는 남성

    철조망에 다리가 걸려 움직이지 못하는 야생 늑대를 지나가던 남성이 위험을 무릅쓰고 구조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11일 유튜브 채널 ‘케이터스 클립스’는 지난달 7일 이탈리아 사이클 선수 카르민 제르마노가 로마 아베톤 산에서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철조망에 한쪽 다리가 꽁꽁 묶인 야생 늑대를 제르마노가 구조해주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자전거를 타고 가던 제르마노는 늑대가 필사적으로 철조망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을 보고 도움을 주기로 결정했다. 영상 속 늑대의 뒷다리는 철조망에 엉망으로 뒤엉켜있다. 제르마노는 펜치를 들고 조심스럽게 줄을 끊기 시작한다. 제르마노는 혹시나 늑대가 공격할까 ‘쉬~’ 소리를 내며 구조를 이어가고, 뒷다리가 높이 들린 늑대는 지쳤는지 둔한 움직임을 보인다. 그런데 철조망이 거의 다 끊어갈 무렵, 갑자기 늑대가 제르마노를 향해 몸을 돌린다. 이어 늑대는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제르마노의 얼굴을 향해 달려든다. 다행히 늑대의 공격을 눈치챈 제르마노가 재빨리 뒤로 물러났고, 여전히 다리가 엉켜있는 늑대는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다. 결국 제르마노와 그의 여행 파트너는 공포에 질려 야생 늑대에게서 멀리 떨어졌고, 늑대가 그 후 구조되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사진·영상=케이터스 클립스/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일상에 지친 사람들 삶을 치유하는 공연 만들어요”

    “일상에 지친 사람들 삶을 치유하는 공연 만들어요”

    李, 관객 참여 ‘마사지사’ 국내외서 러브콜 金, 소리·사회 갈등 주제로 내년 준비 중“일상 공간 속에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삶을 치유하는 공연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지난 10여년간 거리예술공연 등을 통해 실험적 장르 혼합극을 선보이고 있는 공연예술가 이철성(오른쪽·49)·김진영(왼쪽·46)씨 부부는 6일 “공연과 예술은 기득권자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것”이라면서 “수동적으로 관람만 하던 관객들을 공연에 참여시켜 함께 공연을 창조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비주얼시어터’(The School of Visual Theater)에서 함께 연극연출을 공부하고 2004년 귀국한 부부는 시각 예술적 재료와 연극적 재료, 음악적 재료를 통합해 삶을 성찰하는 혼합 장르극을 처음으로 선보였다. 지금은 해마다 영국과 러시아, 스페인, 폴란드 등 해외 유명 거리축제에 공식 초청을 받을 정도로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씨는 ‘비주얼씨어터 꽃’의 대표로 활동하며 시(詩)와 미술과 공연을 결합한 시민참여형 거리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시 퍼포먼스 ‘늑대의 옷’, 페인팅 퍼포먼스 ‘자화상’, 설치 퍼포먼스 ‘종이인간’, 미디어상상놀이극 ‘거인의 책상’ 등 지난 10년간 다양한 실험적 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관객들이 직접 공연자로 참여하는 시민공동체 퍼포먼스인 ‘마사지사’는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종이를 이용한 마사지를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2008년 ‘보이스씨어터 MOM소리’를 만들어 남편과 따로 활동하는 김씨는 “소리라는 재료 자체와 소리의 물질성, 이미지성을 관객과 함께 느껴 보기 위해 보이스씨어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비주얼씨어터나 보이스씨어터 모두 기존에 짜여진 텍스트(대본)에 의존하지 않는 실험적 공연”이라면서 “공연자는 작가의 통역자가 아니라 스스로 작가가 돼 창작과 연출, 연기, 작곡 등 공연에 필요한 모든 작업을 혼자 해내는 ‘개인 창작자’”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도시소리동굴’, ‘보이스 퍼포먼스 독’, ‘여기 지금’ 등 새로운 공연양식을 선보였다. 도시소리동굴은 서로 다른 소리의 반향을 품고 있는 동굴 같은 공간들을 찾아 관객과 함께 이동하며 공연하는 보이스 공연이다. 거리 공연은 겨울이 비수기지만 한 해를 결산하고 내년 공연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거의 쉴 틈이 없다고 한다. 내년 계획에 대해 김씨는 “‘도시 소리 동굴’이라는 자연 공명과 소리의 파동을 극대화하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고, 이씨는 “공권력과 노숙자의 갈등을 그린 ‘돌구르다’라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넷플릭스 스트리밍 D-8 ‘모글리 정글의 전설’ 우울하거나

    넷플릭스 스트리밍 D-8 ‘모글리 정글의 전설’ 우울하거나

    29일(이하 현지시간) 한정된 극장 상영관에서만 개봉하고 다음달 7일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되는 ‘모글리-정글의 전설’을 감독이 직접 소개한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골룸으로, ‘혹성탈출’에 유인원 대장 시저 역을 열연했던 앤디 서키스(54)가 감독으로 전업해 러디야드 키플링의 원작 소설 정글북을 조금 더 차갑고 암울하게 옮긴다. 2년 전 디즈니에서 제작해 제법 흥행을 한 온가족이 볼 수 있었던 ‘정글북’과 완전히 다른 느낌의 영화다. 진지하고도 거의 현학적인 각색이 이뤄졌다. 쉽게 말하면 팝콘을 입안 가득 털어 넣으며 볼 영화는 아니란 뜻이다. A리스트 배우들이 말할줄 아는 동물 목소리를 열연해 눈길을 끈다. 크리스천 베일이 표범 바기라, 케이트 블란셋이 비단구렁이 카, 데이비드 컴버배치가 늑대 우두머리 셔 칸, 서키스 감독이 갈색곰 발루 목소리를 맡았다. 주인공 모글리는 로한 찬드가 열연했는데 정글에서 홀로 수많은 적과 맞서 싸워야 하는 이의 분노와 슬픔, 상실감을 제대로 살려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그러나 미리 본 이들은 동물들이 말하는 장면의 컴퓨터 그래픽 화면이 입모양대로 움직이지 않아 흥미를 반감시킨다고 꼬집는다. 하지만 생각을 많이 하게 하고 극적인 맛을 살린 각색이 훌륭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사진·영상= Fandango All Access youtube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우리 고양이가 TV속 사자에 반했어요”…BBC다큐 화제

    “우리 고양이가 TV속 사자에 반했어요”…BBC다큐 화제

    영국의 한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고양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아 화제가 되고 있다. 왜냐하면 고양이는 TV 화면에 관심을 잘 두지 않는 동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26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5일 BBC1 방송에서 방영한 다큐멘터리 ‘다이너스티’의 3번째 에피소드를 두고 트위터 등 SNS상에서 고양이 애호가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일요일마다 방영하고 있는 다이너스티는 영국의 저명한 동물학자이자 영화감독인 데이비드 아텐버러가 동물들의 권력, 투쟁, 생존, 반란, 그리고 지배에 대한 모든 것을 담아낸 최신작이다.특히 고양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이번 에피소드는 아프리카 케냐 마사이마라에서 14살 된 암사자 ‘참’이 이끄는 한 특별한 사자 무리를 조명하고 있다.TV 속에 등장하는 사자들의 모습에 반한 것인지 네티즌들이 공유한 사진 속 고양이들은 TV 화면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런 사진을 공유한 네티즌들은 자신들의 고양이는 지금까지 TV를 본 적이 없는데 오직 이번 방송에만 관심을 보였다고 주장한다.런던에 사는 캐서린은 “내 고양이는 절대 TV에 반응하지 않지만, 난 #다이너스티(#Dynasties)가 그녀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머싯에 사는 댄 피어 역시 “일반적으로 고양이는 절대 TV를 보지 않지만, 그(자기 고양이)는 #다이너스티의 이번 에피소드에 매료된 것 같다”고 동조했다. 도싯에 거주하는 다니엘라 코엘류도 “내 고양이 인디는 @BBCOne @BBCEarth #다이너스티의 이번 에피소드에 몰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밖에도 네티즌들은 자신들의 고양이가 TV에 등장하는 사자 무리에 가입하기를 원하는 것 같다며 농담 어린 반응을 보였다. 다이너스티는 총 5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돼 있으며, 각 에피소드는 다른 동물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주 에피소드는 한 무리의 펭귄들이 안타티카의 아트카 만에서 혹독한 겨울과 싸우는 모습을 담았다. 특히 가슴 아픈 장면은 한 무리의 펭귄들이 영하 60도의 악조건 속에서 새끼들을 보호하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침팬지를 대상으로 했고, 앞으로 남은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에피소드는 각각 늑대들와 호랑이들의 삶을 그릴 예정이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초 대형견 캉갈독과 싸움견 투견 핏불이 붙으면···

    초 대형견 캉갈독과 싸움견 투견 핏불이 붙으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터키의 국견이자 초대현 견종으로 잘 알려진 캉갈독(kangal dog)과 호전적인 투견의 상징 핏불 테리어가 한 판 붙었다. 지난 21일 영국 동영상 공유사이트 라이브릭은 터키 이스탄불 한 도로에서 이 두마리가 싸우는 모습을 전했다. 영상 속, 파란색 점퍼를 입은 견주가 갑자기 사나워진 자신의 핏불을 진정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핏불 앞에 자신보다 덩치가 큰 캉갈독 한 마리를 본 것이다. 캉갈독 역시 핏불을 보고 으르렁 거리고 있지만 줄에 묶여 어쩌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 듯 하다. 순간 이 남성 뒤에서 또 다른 캉갈독이 나타나 순식간에 핏불의 얼굴 부위를 물고 늘어진다. 양쪽 주인들이 말려보지만 이미 늦었다. 캉갈독은 터키 중동부 지방인 시바스 지역의 캉갈 지역에서 양떼를 위협하는 늑대나 곰 등에 맞서 싸울 정도로 용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캉갈독 견주가 캉갈독의 목 주변을 손으로 쳐서 간신히 이 둘을 분리한다.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구경이 불구경과 싸움구경이라 했던가. 한 바탕 소동으로 도로를 지나던 운전자들도 멈춰 섰고, 이 진귀한 싸움 장면이 끝나서야 지나갈 수 있었다. 보기에도 무시무시한 견종들임엔 틀림없기에 이들을 산책 시킬때는 시민들이 위협받지 않도록 견주들의 세심한 주의와 사려깊음이 필요해 보인다.사진 영상=자파비데오스2/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껌 800원, 막대사탕 500원…밥 한공기 300원 보장하라”

    “껌 800원, 막대사탕 500원…밥 한공기 300원 보장하라”

    전국 농민들이 서울 여의도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쌀 목표가격 인상을 촉구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과 농민의길 등 농민단체들은 2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수출입은행 본점 앞에서 농민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농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볏단을 실은 트럭 200대를 여의대로에 정차해 놓기도 했다. 농민들은 “쌀 한 가마니(80㎏) 목표가격 24만원, 밥 한 공기 300원 보장”을 요구했다. 특히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당정협의에서 쌀 목표가격이 19만 6000원으로 결정된 것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기존 가격인 18만 8000원일 때 밥 한공기가 235원이었는데 이 안(19만 6000원)으로 인상될 경우 고작 10원이 오른 245원”이라면서 “막대사탕이 500원, 껌도 800원인 상황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린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배신감이 하늘을 찌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야당 시절 쌀 목표가격을 21만 7000원으로 주장했지만, 여당이 되고 농민을 배신했다. 박근혜 정권을 물리친 농민의 은혜를 잊고 적폐 농정을 답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행덕 전농 의장은 “농민과 노동자가 힘을 합쳐 청와대의 늑대를 내쫓았는데 늑대보다 더한 여우가 들어앉았다”며 “밥 1공기 300원을 반드시 쟁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깨기 퍼포먼스 등을 진행한 농민들은 이후 더불어민주당사 앞으로 이동해 규탄대회를 이어갔다. 이어 지역 농민대표단이 국회의사당으로 들어가 지역구 국회의원들과의 면담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당초 약속이 된 인원(25명)보다 많은 농민들이 몰려들자 경찰이 길을 막아서면서 대치 상황이 이어지기도 했다. 국회의원 면담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일부 의원들은 직접 밖으로 나와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황주홍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을 비롯해 정진석·김태흠 자유한국당 의원,이용호 무소속 의원도 모습을 보였다. 국회 측은 면담 인원을 5명으로 줄여 들여보내는 안을 제시했지만,농민들은 이를 거부했고 결국 자진 해산했다.일부 농민들은 다음날 오전에 다시 방문해 면담하기로 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불온한 어둠을 깨치고… 시대를 뚫고 나온 詩

    불온한 어둠을 깨치고… 시대를 뚫고 나온 詩

    파일명 서정시/나희덕 지음/ 창비/152쪽/9000원나희덕의 시가 독해졌다. 피 흘리고 찢기는 한편 늑대, 하이에나 등의 맹수들이 등장해 거친 숨을 몰아쉰다. ‘어쩌면 시인이 처음 내뱉는 거칠고 직설적인 어법’이라는 출판사 측 설명. ‘나희덕’ 하면 ‘배추의 마음’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라면 이 변화가 생소할 듯도 하다. 무엇이 시인을 변하게 한 것일까. 시인이 4년 만에 펴낸 여덟 번째 시집 ‘파일명 서정시’(창비). 독해진 까닭에 대해 지난 14일 전화로 만난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뿌리에게’, ‘배추의 마음’ 등 식물에 관한 시를 쓸 땐 수목적인 상상력, 유기체적인 세계관에 기반을 뒀어요. 하지만 현실에 대한 상처나 환멸이 깊어지면서 내 안의 동물성이 발현된 거 같아요.” 시인 내부의 동물성을 깨운 것은 다름 아닌 ‘이명박근혜’ 시절이다. 세월호,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등의 어둡고 답답한 현실 속에서 시인 자신도 ‘블랙리스트’ 중 한 명이었다. “그런 문제들에 대해 대면하고 발언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겼습니다. 내 개인의 서정이나 이전의 방식으로 쓰면 잘 견디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런 것 자체가 시대에 대한 결례라고나 할까요.”시집 제목 ‘파일명 서정시’는 시인과 비슷한 처지였던 독일 시인 라이너 쿤체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냉전기 구 동독 정보국이 시인 쿤체를 감시하며 만든 자료집 이름이 ‘Deckname Lyrik’, 파일명 서정시였다. ‘그들은 <서정시>라는 파일 속에 그를 가두었다/서정시마저 불온한 것으로 믿으려 했기에’(시 ‘파일명 서정시’) 블랙리스트에 따른 배제와 민간인 사찰이 자행됐던 우리네 현실과 비슷하다. 시집에는 시인을 ‘리스트’에 오르게 했던 그 시들이 실렸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난파된 교실’, ‘문턱 저 편의 말’ 등이다. ‘문턱 저 편의 말’은 광주에서 열렸던 세월호 재판 당시 참사에서 살아남은 학생들의 목소리를 시인이 직접 듣고 썼다. “실제 학생들은 생각보다 차분하게 얘기를 하는데, 저는 그 소리가 들렸다 안 들렸다 하는 경험을 했어요. 고통이라는 것은 논리 정연하게 얘기될 수 없어서 파편화된 말이나, 거대한 침묵으로 대체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인의 경험처럼 증인들의 말 곳곳은 말 줄임표로 대체된다. ‘우리 반에서…저 말고는…아무도…구조되지 못했…친구들도…살 수 있었을…아무도….’ 여성으로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것에 대한 자각, 이를 넘어선 연대 등을 주제로 한 시들도 눈에 띈다. ‘붉은 텐트’에서는 여자들더러 이 붉은 텐트 속으로 들어와 피를 흘리라고 말한다. ‘들린 발꿈치로’에서는 사람도 여자도 되지 못한 채 인간이라는, 남자라는, 군인이라는 짐승을 받고 또 받아야 했던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의 혼령을 위무한다. ‘눈과 얼음’, ‘Rhythm 0’ 등은 ‘미투’와 맞닿아 있다. ‘그가 사람의 마음을 열 수 있는 말을 가졌다는 것/마음의 뿌리를 돌보며 살았다는 것/자물쇠 고치는 노역에도/시 쓰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는 것’ 개인의 자유를 억압했던 구 동독 정권이 쿤체에게서 느낀 두려움이다. 시집 ‘파일명 서정시’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 ‘무슨 일’에 대해 쓰겠다는 시인의 다짐이자 실천의 결과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잔혹한 전쟁 성범죄 ‘침묵의 벽’ 허문 8주

    잔혹한 전쟁 성범죄 ‘침묵의 벽’ 허문 8주

    함락된 도시의 여자 : 1945년 봄의 기록/익명의 여성 지음/염정용 옮김/마티/344쪽/1만 8000원전쟁 중 민간인 여성들이 군인들에게 집단적으로 당하는 강간은 참혹한 아픔이다. 하지만 그 아픔은 대개 침묵의 형태로 감춰지기 일쑤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 여성들도 마찬가지였다. 전쟁을 일으키고 유대인 학살을 자행한 ‘가해자 독일’이란 이유로 독일 여성들의 아픔과 피해 들추기는 종전 후에도 줄곧 금기시됐었다.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기 연합군, 특히 러시아군이 독일 여성들에게 가한 잔혹한 성범죄에 대한 ‘침묵의 벽’을 허무는 기록으로 눈길을 끈다. 전쟁 후반부, 러시아군의 베를린 입성 직전인 1945년 4월 20일부터 베를린 함락 이후인 6월22일까지 출판사 기자였던 30대 여성이 다락방에 숨어 매일 기록한 일기다. “어제까지만 해도 멀리서 우르렁거리던 소리가 오늘은 요란한 굉음으로 변했다. 우리는 사방에서 시시각각 조여 오는 포신들에 둘러싸여 지낸다.” 이렇게 시작해 8주간 지속된 일기에는 죽음과 굶주림, 절망, 그리고 생존 사이에 놓인 고통의 흔적이 역력하다. 특히 자신과 주변 여성들에게 저질러진 강간이 거의 매일 등장한다. “지금 내가 이토록 비참한 건 그 짓(강간) 때문이 아니다. 의지에 반해 몸이 능욕당하고 있는데도 살기 위해 묵살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 강간을 받아들이는 비참함은 비슷한 처지의 여성들이 나누는 슬픈 대화로 절절하다. 책은 살아남은 여자들끼리 묻는 안부의 첫마디가 “당신은 몇 번이나…?”였다고 쓰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러시아군에 의한 강간 피해자는 독일 전체에서 50만~100만명, 베를린에서만 11만명에 달한다. 그 만행은 일기에 자주 등장하는 영국 철학자 토머스 홉스의 말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다.’ 그리고 슬픔은 마지막 일기에 절정을 이룬다. “나는 다만 살아남기를 원한다는 것만 알고 있다. 감정과 이성은 억누르고 짐승처럼 말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암세포가 먹잇감 찾는 표범처럼 움직이며 전이된다고?

    [달콤한 사이언스] 암세포가 먹잇감 찾는 표범처럼 움직이며 전이된다고?

    기초과학연구원(IBS) 소속 외국인 부부연구자가 암세포가 다른 조직으로 전이할 때 메커니즘을 수학적으로 풀어내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 바르토슈 그쥐보프스키 그룹리더와 크리스티아나 칸델 그쥐보프스카 연구위원. 이들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자연과학부 특훈교수와 생명과학부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들은 미국 노스웨스턴대, 텍사스대 MD앤더슨 암센터,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 의대, 폴란드 국립과학원 분자물리학연구소, 아담미치키에비치 대학, 일본 아이치공과대 국제공동연구팀은 전이 암세포가 하이에나, 늑대, 표범 같은 포식자가 먹이를 찾을 때처럼 움직이는 ‘레비워크’ 방식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통계적으로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최신호에 실렸다. 레비 워크(Levy walk)는 포식자가 먹이를 찾을 때 무작위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한 지역에서 짧은 이동을 여러 번 한 다음 다른 먼 지역으로 이동한다는 것인데 이 규칙성을 처음 밝혀낸 프랑스 수학자 폴 레비의 이름을 딴 것이다. 실제로 상어가 먹잇감을 잡을 때나 꿀벌이 꿀을 찾아다닐 때도 이런 레비 워크 패턴을 따라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이 암세포는 전이되지 않는 암세포에 비해 빠르게 확산되고 방향성이 있을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정확히 어떤 형태로 이동하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전이암세포를 이용한 실험을 기존 2차원에서 실시하던 연구방법과는 달리 1차원으로 단순화시켰다. 연구팀은 세포가 앞뒤로 움직일 수 있는 선을 유리 평면에 만든 다음 전립선암, 유방암, 피부암의 전이세포와 비전이세포 총 6종류의 세포를 16시간 동안 추적 조사했다. 연구팀은 이런 방식으로 세포당 5000~2만개의 위치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이 데이터를 수학적 모델에 적용해 분석한 결과 전이 암세포는 비전이암세포와 달리 레비워크 방식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연구팀은 실제 생체 내에 있는 암세포에서도 레비워크 방식으로 움직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생쥐에게 피부암인 흑색종을 유발시킨 다음 고해상도 현미경을 이용해 전이 암세포와 비전이 암세포의 이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전이 암세포는 생체 내에서도 레비워크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생물학 실험을 맡은 그쥐보프스카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결과로 비전이 암세포는 확산운동을 하지만 전이 암세포는 레비워크 방식으로 움직여 다른 조직으로 정확히 이동해 암세포를 확산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교신저자로 이번 연구를 총괄한 그쥐보프스키 교수는 “세포 움직임을 수정하는 RNA 기술과 이를 관찰하는 통계물리학을 결합시켜 세포를 조정할 수 있는 때가 올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암 전이의 원리를 이론적으로 밝혀냄으로써 전이를 막는 기술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이정은 “이효리 연기 선생, 즉흥적이고 몰입도 좋았지만..”

    이정은 “이효리 연기 선생, 즉흥적이고 몰입도 좋았지만..”

    배우 이정은이 가수 이효리와의 특별한 인연을 공개했다. 1일 방송된 tvN ‘인생술집’에는 명품 배우 전수경 이정은 이준혁 조한철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이정은은 연기 제자에 대한 토크에서 “이효리의 연기 선생님이었다”고 인연을 고백했다. 그는 “드라마 ‘세잎클로버’ 당시 이효리의 연기를 지도했다. 즉흥적이고 몰입도가 좋은데 결정적인 순간 자꾸 웃더라. 하지만 감수성도 예민하고 꽤 연기를 잘하는 친구였다”고 칭찬했다. 전수경은 옥주현에게 연기를 지도한 적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옥주현이 뮤지컬 ‘시카고’에서 록시 역할을 맡았다고 조언을 구하고자 찾아왔더라. 가르치는 동안 재밌었다. 금방 성장하더라. 그 작품으로 여우주연상도 받았다”고 밝혔다. 이준혁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교수로 오래 했기 때문에 제자가 많다. 윤박, 송중기 등이 있다. 송중기는 영화 ‘늑대소년’ 촬영 당시 마임을 지도했고 ‘나의 독재자’ 때는 설경구 선배에게 김일성의 움직임을 지도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 엑소 ‘러브 미 라이트’ MV 1억뷰 돌파… 통산 7번째

    엑소 ‘러브 미 라이트’ MV 1억뷰 돌파… 통산 7번째

    그룹 엑소의 ‘러브 미 라이트’(LOVE ME RIGHT)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조회수 1억뷰를 돌파했다. 27일 SM엔터테인먼트는 엑소의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엑소 ‘러브 미 라이트’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 1억뷰 돌파. 엑소의 우주는 전부 엑소엘! 엑소와 엑소엘 모두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로써 엑소는 ‘중독’, ‘으르렁’, ‘콜 미 베이비’(CALL ME BABY), ‘몬스터’(Monster), ‘늑대와 미녀’, ‘코코밥’(Ko Ko Bop)에 이어 통산 7번째 1억뷰 뮤직비디오를 보유하게 됐다. 한편 엑소는 다음달 2일 정규 5집 ‘돈트 메스 업 마이 템포’(DON’T MESS UP MY TEMPO)를 발표와 화려한 컴백을 앞두고 있다. 타이틀곡 ‘템포’(Tempo)는 에너제닉한 베이스라인과 리드미컬한 드럼, 신선한 아카펠라 구성이 돋보이는 힙합 댄스 장르의 곡으로, 사랑하는 여자를 ‘멜로디’에 비유해 그녀와의 템포를 방해하지 말라는 남자의 마음을 표현했다. 이번 앨범에는 한국어 버전과 중국어 버전의 ‘템포’ 외에 멤버들의 초능력을 모티브로 한 가사를 녹인 수록곡 9곡까지 모두 11곡이 수록된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초원 위 별빛… ‘칸’처럼 달린다, 사막 끝 황혼… 지평선을 거닐다

    초원 위 별빛… ‘칸’처럼 달린다, 사막 끝 황혼… 지평선을 거닐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싸락눈이 내리고 있었다. 두꺼운 겨울 파카를 꺼내입고 밖으로 나왔다. 숨을 쉴 때마다 우윳빛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9월에 내리는 눈. 초원의 낙엽송은 노랗게 물들었는데 눈이 내리다니. 숲에서 쌍봉낙타 몇 마리가 느린 걸음으로 빠져나왔다. ‘눈 내리는 단풍숲을 지나는 낙타’. 뭔가 비현실적인 풍경이었다.‘칭기즈칸의 땅’ 몽골 테를지국립공원 4륜 구동 지프를 타고 테를지국립공원 야마트 산 정상에 올랐다. 이곳에 커다란 늑대상이 있다. 몽골인은 늑대를 시조로 삼는다. 몽골인은 ‘보르항산’ 기슭에 펼쳐진 초원에서 하늘의 뜻으로 인간 세계에 내려온 푸른 늑대(볼테치노)와 그의 아내 흰 사슴(고아바랄) 사이에서 시조 ‘바타치 칸’이 태어났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이들의 10대손인 ‘알란코아’(북쪽에서 내려온 곱디고운 여자)가 태어났다. 몽골족의 ‘시조모’(族母)로 여겨지는 여인이다. 그리고 또다시 12대를 흘러 세계 제국을 건설한 칭기즈칸이 이 가문에서 나온다.●야마트산 아래 기암괴석 풍경에 탄성… 드넓은 초원 달리는 승마 체험은 필수 늑대상 옆에는 우리 서낭당에 해당하는 돌무더기 ‘어워’가 서 있다. 세 바퀴 돌고 소원을 비는 곳이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테를지의 풍경은 압도적이다. 곳곳에 거북바위, 독수리바위 등의 이름을 단 기암괴석이 자리잡고 있다. 중생대의 화강암으로 원래 바다였던 지역이 융기, 침식을 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고 한다. 산에서 내려와 말을 타고 초원을 달려본다. 몽골을 여행한다면 몽골말 타기를 반드시 경험해야 한다. 어렵지는 않다. 처음에는 마부가 고삐를 잡은 말을 타고 걷다가 나중에는 고삐를 좌우로 당기며 조금씩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말을 타고 드넓은 초원을 달리는 기분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 뺨에 닿는 바람이 다소 차갑지만 오히려 상쾌하게 느껴진다.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과는 또 다른 기분이다. 말을 타고 가다 보면 유목민이 양떼를 몰고 가는 것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눈 내리는 단풍숲 빠져나가는 낙타들… 까만 밤하늘 위 쏟아지는 수만 개의 별 몽골의 젖줄이라 불리는 툴강도 건녔다. 물은 검었고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고삐를 잡은 손이 시렸다. 툴강은 몽골의 중북부에 위치한 칸 헨테인 누루 자연보호구의 헨티산군에서 발원해 테를지국립공원과 울란바토르를 관통해 흐른다. 길이 704㎞의 이 물줄기는 하류에서 오르혼강, 세렝게강과 합류해 러시아의 바이칼호수로 흘러 들어간다. 테를지 여행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밤하늘의 별 감상이다. 밤이면 머리 위 까만 하늘에 별이 돋는다. 수만 개의 별이 불을 켠 듯 반짝인다. 이마 바로 위에 떠 있는 것 같다. 손을 들어 하늘을 저으면 별들이 후드득 떨어져 내릴 것만 같다. 몽골을 여행하는 많은 이들이 별을 찍기 위해 커다란 카메라와 삼각대를 가져가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사막과 초원의 공존 ‘엘승타사르하이’ 초원 여행을 끝내고 울란바토르로 돌아와 하루 휴식 후 다시 사막으로 향했다. 울란바토르에서 칭기즈칸 시대 수도였던 하라호름으로 가는 길에 바양고비가 있는데 이곳에 엘승타사르하이라는 사막이 있다. 울란바토르에서 약 280㎞ 떨어져 있다. 차로 네 시간 정도 걸린다. 고비 사막까지 갈 시간 여유가 없는 여행자들이 주로 찾는다. ●사구·사막식생 고스란히 보존 가는 내내 돌산과 드넓은 평원이 펼쳐진다. 끝없이 이어지는 지평선. 가끔 나타나는 흰 점들은 게르고 검은 점은 양떼들이다. 가는 길에 자그마한 마을 한두 곳을 지난다. 운전사는 마을에 들러 민가 문을 두드리고는 들어간다. 얼마 후 나온 그의 손에는 커다란 비닐봉지 두 개가 들려 있다. 뭐냐고 물어보니 석탄이란다. 오늘 밤 묵을 게르의 난로에 넣을 연료다. 보드카를 넉넉히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엘승타사르하이는 사막과 대초원이 공존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초원 한가운데 80㎞나 이어지는 사막이 버티고 있다. 엘승타사르하이는 ‘모래의 단절’이란 뜻이다. 사구와 사막식생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사하라 사막처럼 모래가 끝없이 펼쳐진 사막이 아니라 중간중간 나무가 서 있는 황량하고 메마른 땅이다. 실개천이 흐르는 곳도 있어 유목민도 살고 있다. 이곳을 찾은 여행자들은 낙타 타기를 경험한다. 초원을 달리는 승마와는 또 다르다. 승마가 달리기라면 낙타 타기는 산책이다. 낙타는 귀소본능이 강해 고삐를 놓으면 집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낙타주인이 맨 앞에 서서 일행을 이끌어야 한다. 앉아 있는 낙타 등에 올라타면 낙타가 벌떡 일어서는데 이때 높이가 생각보다 높아 놀란다.●하루종일 양고기만… 한 마리는 먹은 듯 낙타 타기를 마치고 게르로 돌아오니 몽골 전통 양고기 요리인 ‘허르헉’①이 준비돼 있었다. 양고기를 큼직하게 잘라 감자, 당근 등의 야채와 함께 양철 통에 넣은 후 불에 달군 돌을 통에 넣어 뚜껑을 닫아 1시간 정도 익힌 후 먹는 요리이다. 독특한 향신료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양고기 특유의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몽골인들은 고기를 정말 좋아한다. 아침에 양고기 국수②를 먹고 점심에 양고기 덮밥을 먹는다. 저녁에도 또 양고기 스테이크③를 먹는다. 우리는 운전을 하며 과자나 견과류를 먹거나 껌을 씹지만 우리와 함께한 몽골인 운전사는 양갈비를 뜯었다. 잠시 쉬어 가는 휴게소에서는 양고기를 먹었다. 양고기를 먹으며 하루를 시작했고 양고기를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에이 설마, 그럴리가”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지만, 내 대답은 “어, 근데 정말 그랬어”다. 몽골에서 보낸 일주일 동안 양 한 마리는 먹은 것 같다. 울란바토르에 유명한 북한식당이 있다고 하길래 가이드 바다라크에게 특별히 부탁을 해 가서 냉면을 먹었다. 냉면이 나오자 바다라크가 공기밥에 불고기를 잔뜩 올리며 말했다. “정말 한국사람들은 이 음식을 왜 먹는 겁니까? 차갑고 밍밍한 국물에 아무 맛이 안 나는 면을 넣은 이 음식이 그렇게 맛있습니까?” “게다가 고기도 겨우 두세 점 올라 있을 뿐이잖아요.” 그는 면발을 밀어넣는 나를 보며 이렇게 투덜거렸다. ●담백한 세상으로의 초대 언젠가 꼭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곳 몽골. 지금은 언젠가 꼭 한번 다시 가 보고 싶은 곳이 됐다. 드넓은 초원과 메마른 사막, 밤하늘의 별, 들판을 붉게 물들이는 황혼, 그리고 게르에서 먹었던 양고기와 보드카, 함께 한 일행의 생일을 축하해 주었던 마두금(두 개의 현을 가진 몽골 전통 악기)의 선율…. 이 모든 것을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은 서울이다. 카페에서 창밖을 바라본다. 네온사인이 환하고 오가는 차들의 불빛이 어지럽다. 세상이란 왜 이리 복잡하게 생겨먹은 것일까. 세상이 지평선과 노을, 강으로 구성돼 있다면 우리 인생은 훨씬 심플하고 담백해지지 않았을까. 어딘가에서 긴 말울음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은 밤이다. 몽골의 지평선이 그립다.[여행수첩] 몽골항공(MIAT)과 대한항공이 인천~울란바토르를 운항한다. 약 3시간 소요. 초원과 사막 곳곳에 묵어 갈 수 있는 게르식 숙소가 있다. 수세식 화장실과 샤워실을 갖추고 있어 불편하지는 않다. 혼자 자유여행을 하기는 어렵고 가이드와 4륜 구동 차를 이용해 투어하는 것이 낫다. 울란바토르에 평양냉면과 불고기, 순대 등을 맛볼 수 있는 북한 식당 백화원이 있다. 쇼핑을 한다면 카디건, 니트, 목도리 등 캐시미어 제품을 추천한다. 칭기즈칸 보드카는 몽골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고 즐겨 마시는 보드카다. 한국 컵라면 등을 쉽게 구할 수 있다. 넉넉히 사서 차에 실 어두는 것도 편하게 여행하는 한 방법이다. 글 사진 최갑수 (여행작가)
  •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모기, 그리고 신화 속의 모기

    [김선자의 신화로 문화읽기]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모기, 그리고 신화 속의 모기

    “웽~~~~!!”요즘 밤에 잠자려고 누우면 귓가에 들려오는 가장 무시무시한 소리, 그것은 바로 모기가 야간비행을 하는 소리이다. 비가 올 때에도 모기가 날아다니는 이유는 모기가 빗방울에 붙어서 함께 낙하하다가 지상 6센티미터쯤 되는 곳에서 날아오르기 때문이라고 하니, 가히 비행의 달인이라 할 만하다. 날씨가 선선해 사라졌다고 방심하는 사이, 모기는 어느새 집으로 들어와 새벽잠을 설치게 한다. 전 세계에서 인간을 제치고 첫 번째 사망유발자로 등극한 모기, 그 역사는 인간의 역사를 능가한다. 내몽골 초원에서도 가장 두려운 동물은 늑대가 아니라 모기이며 영상 50도가 넘는 사막에도, 영하 50도를 넘나드는 극지에도 모기는 존재한다. 이번에 허리케인이 휩쓸고 간 미국에 초대형 모기가 나타나 사람들을 두렵게 만들고 있다는 보도가 보이는데, 모기가 옮기는 수많은 질병들을 생각해 보면 그 두려움이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다. 물론 모기가 사람의 피만 빨아먹는 것이 아니라 과즙이나 꿀을 먹긴 하지만, 교미를 마치고 알을 낳을 시기가 된 암컷 모기라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 알을 낳기 위해 암컷 모기는 단백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동물이나 사람의 피를 빨아먹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수많은 인간과 동물이 생명을 잃으니, 그야말로 ‘공적 1호’라 하겠다. 이런 모기가 신화 속에도 등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제주도에 가서 신들을 모신 장소인 ‘당’을 답사할 때 가장 두려운 것은 모기이다. 팽나무 그늘이나 동굴, 바닷가, 냇가 등에 주로 당이 분포해 있는데, 그곳이야말로 모기가 서식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여름에 제주도에 가서 신들을 모신 장소를 보고자 한다면 우선 모기 쫓는 약부터 바를 일이다. 그래서일까. 제주도에 전해지는 ‘차사본풀이’에서 모기는 아주 못된 과양생 부부가 변해서 된 것이라 전하고 있다. ‘차사본풀이’의 주인공 강림은 나중에 가장 유명한 저승차사가 되는데, 그가 살아 있을 때 인간의 몸으로 저승으로 가서 염라대왕을 데려온다. 과양생 땅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판결하기 위해 염라를 데려온 것인데, 힘센 강림 때문에 염라는 어쩔 수 없이 지상으로 온다. 염라대왕은 동경국 버무왕의 아들 삼형제를 죽이고 비단 등을 탈취한 못된 과양생 부부를 처벌하는데, 그들 부부가 죽어서 모기와 각다귀로 변했다고 한다. 살아 있을 때에도 탐욕 때문에 남의 피만 빨아먹으며 살더니, 죽어서도 인간을 괴롭히는 존재로 변하는 것이다. 한편 중국 윈난성의 이족 신화에도 활을 잘 쏘는 영웅 즈거아루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매와 용의 후손 즈거아루는 어려서부터 활솜씨가 출중한 소년이었다. 아기 때 버려졌던 경력이 있지만 매와 용이 키워주었고, 세 살 때 대나무로 활을 만들어 새를 쏘았는데 백발백중이었다. 다섯 살 때에는 나무로 활을 만들어 고라니 사냥도 했다고 한다. 또한 사람을 잡아먹는 요괴를 퇴치하기도 하고, 천둥신을 물리치기도 했으며, 하늘에 동시에 떠오른 여섯 개의 해와 일곱 개의 달을 한 개씩만 남기고 쏘아 떨어뜨려 인간을 재앙에서 구해 주기도 했다. 제주도 신화의 대별왕과 소별왕이 하늘에 두 개씩 떠 있던 해와 달을 하나씩만 남기고 쏘아 떨어뜨린 것과 매우 흡사하다. 그런데 영웅 즈거아루가 행했던 일 중 잘한 것이 하나 더 있다. 그 시대에는 뱀도 밭의 둔덕만큼 굵고 파리와 모기도 주먹만큼 커 사람들을 해쳤다고 하는데, 즈거아루가 그것들을 지금처럼 작게 줄였다는 것이다. 몸의 길이가 겨우 2㎜ 정도밖에 안 되는 모기가 이렇게 우리를 괴롭히는데 주먹만큼 큰 모기라니, 생각만 해도 무시무시하다.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지나가고 난 후에 거대한 모기가 나타났다니, 신화 속의 즈거아루가 재림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 [생태 돋보기] 버려지는 반려동물과 생태계/정길상 국립생태원 생태기반연구실장

    [생태 돋보기] 버려지는 반려동물과 생태계/정길상 국립생태원 생태기반연구실장

    여름 폭염이 말해 주듯 올해는 기상관측 사상 네 번째로 더운 해로 기록될 듯하다. 해마다 여름이 지날 무렵 듣는 뉴스 중 하나는 갈 곳이 없어진 반려동물들의 이야기다. 올해도 예외는 아닌데 강원도 피서지에서만 3000마리가 넘는 반려견이 버려졌다고 한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매년 많게는 6만 마리의 반려견이 버려지는 것으로 집계됐다.개는 약 13만년 전부터 가축으로 길러진 것으로 보이지만 기록상으로는 1만년 전으로 추정된다. 예로부터 인간과의 교감이 매우 중요한 종으로 심지어 인간의 표정을 읽고 사고를 이해할 정도로 함께 진화해 왔다. 개의 직계 조상인 늑대나 아프리카의 들개 리카온, 호주의 들개 딩고 등은 우두머리를 중심으로 정교한 사회성을 갖고 있다. 무리 지어 각자의 역할 분담을 통해 집단 사냥을 할 정도로 영리하다. 인간의 곁을 벗어나 야생으로 돌아간 개들은 본연의 성질이 나타나며 생존 본능에 충실하다. 경기 안산시 시화호와 제주도 한라산에 야생화된 개들 외에도 전국에서 비슷한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인간에게 위협적인 존재이며 가축을 공격하기도 한다. 이들은 주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고라니가 피해를 입고 있으며, 멧돼지와 세력 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다른 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바 없다. 해외 사례를 보면 반려견에 의해 멸종위기에 처한 종이 200종 가까이나 된다. 잡아먹는 게 가장 크지만 괴롭힘과 경쟁, 질병 전파에 잡종 형성까지 원인이 다양하다. 그 대상도 포유동물, 조류, 파충류, 양서류 등 다양하게 일어남을 알 수 있다. 고양이는 어떤가.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2만~3만 마리의 고양이가 버려지고 있다. ‘길고양이’들은 도심과 부도심에서 인간과 야생의 중간지대의 경쟁이 없는 곳에서 절대적인 포식자 역할을 하고 있다. 반려견과 마찬가지로 잡아먹거나 괴롭힘, 질병 전파에 의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약 1억 마리의 반려묘와 길고양이들이 해마다 14억~37억 마리의 새를 죽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반려동물의 수는 늘어나고 있다. 인간의 활동 영역이 확대되면서 또는 버림받음으로써 이들이 야생으로 돌아갈 기회도 점점 더 늘어날 것이다. 버려지는 반려동물에 대한 염려뿐 아니라 이들에게 위협을 받고 죽어가는 야생동물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 [공연 리뷰] H.O.T.와 5만 팬 1990년대로의 추억여행

    [공연 리뷰] H.O.T.와 5만 팬 1990년대로의 추억여행

    전설적인 아이돌 그룹 H.O.T.와 5만 팬들이 17년 만에 한자리에 모여 1990년대로의 추억여행을 만끽했다. 13일 ‘2018 포에버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스 콘서트’가 열린 서울 송파구 올림픽주경기장은 17년 만에 흰색 물결로 가득 찼다. 이곳은 H.O.T.가 2001년 2월 27일 마지막 콘서트를 연 곳이었다. 그해 5월 13일 한국 아이돌 그룹의 시초 H.O.T.는 해체됐다. 이날 공연장을 가득 채운 하루 5만명의 팬들은 H.O.T. 다섯 멤버와 함께 콘서트의 주인공이 됐다. 17년 만에 재현된 기적 같은 콘서트에 ‘클럽 H.O.T.’(팬덤명)는 현역 아이돌 팬 못지않은 열정을 보여 줬다.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을 서서 팬덤의 상징과도 같았던 하얀 우비 등 굿즈(기념상품)를 사는가 하면 공연 내내 흰색 풍선 대신 야광봉을 흔들며 멤버들을 맞았다. 멤버들과 함께 나이를 먹고 어느덧 엄마가 된 팬들이 자녀들의 손을 잡고 와 함께 공연을 보는 모습도 적지 않았다. 콘서트 티켓은 온라인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되기도 했다. “아 네가 네가 뭔데!” 장우혁(40)의 외침으로 공연의 막이 올랐다. 1996년 데뷔곡 ‘전사의 후예’ 도입부를 부르는 강렬한 목소리는 20년의 세월을 무색하게 했다. 이어 ‘늑대와 양’, ‘아웃사이드 캐슬’, ‘열맞춰’ 등 히트곡 무대가 쉬어 가는 멘트 없이 이어졌다. 멤버들은 내리 7곡을 보여 준 뒤 가쁜 숨을 골랐다. 리더 문희준(40)은 “2001년 제가 대표로 ‘우리는 절대 떨어지지 않습니다’라고 얘기하고 이 무대에 다시 서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며 “17년 전 약속을 지킬 수 있게 저희를 지켜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토니안(40)의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말에 문희준이 “실감 나게 해드릴까요”라며 볼을 꼬집자 객석에선 웃음이 터져나왔다. 토니안은 “정말 90년대 스타일”이라며 받아쳤다. 멤버들의 솔로 무대가 이어졌다. 강타(39)는 리처드 막스의 ‘라이트 히어 웨이팅’을 불렀고 장우혁과 문희준은 각자의 솔로곡 ‘시간이 멈춘 날’과 ‘파이어니어’ 등을 선보였다. 이재원(38)은 H.O.T. 해체 후 결성한 JTL의 ‘어 베터 데이’를 불러 팬들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 토니안은 이날 자신의 신곡 ‘핫 나이트’를 발표했다. 그는 무대를 마친 뒤 “5명의 음악이면 좋았겠지만 아직은 준비가 덜 된 상황”이라고 말해 재결합 콘서트 이후에도 H.O.T.가 활동을 이어 나갈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이번 콘서트는 상표권을 가진 연예기획자 김경욱씨와의 사용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H.O.T.’라는 약자 대신 ‘Highfive of Teenagers’를 내걸고 진행됐다. 멤버들이 “건장한 다섯 남자의 공연이 진행되고 있습니다”라며 너스레를 떨자 관객들은 하나가 돼 있는 힘껏 “H.O.T.”를 연발했다. 그 시절 의상을 그대로 재현한 ‘캔디’를 비롯해 ‘행복’, ‘우리들의 맹세’ 등 총 3시간 동안 무대가 이어졌다. 작별의 시간이 다가오자 H.O.T.는 ‘빛’ 후렴구를 하염없이 반복하며 팬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늘렸다. 팬들은 공연장을 나서면서 흐뭇한 미소를 머금은 채 이날의 추억을 간직했다. H.O.T.는 14일 같은 장소에서 이틀째 콘서트를 이어간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여기는 남미] 괴물인줄 알고 죽인 동물, 알고보니 멸종위기종

    [여기는 남미] 괴물인줄 알고 죽인 동물, 알고보니 멸종위기종

    서식지에서 멀리 떠나 배회하던 멸종위기의 동물이 몽둥이찜질을 당하다 결국 죽었다. 아르헨티나의 지방 산티아고델에스테로 경찰은 22일(현지시간) 새벽 2시쯤 한 통의 신고전화를 받았다. 신고자는 다급한 목소리로 "동네에 괴물이 출현해 여학생들이 몽둥이를 들고 싸우고 있다. 사람이 죽을지도 모른다"며 긴급출동을 요청했다. 괴물이 사람을 공격한다는 뜻으로 이해한 경찰은 장총까지 챙겨 서둘러 현장으로 출발했다. 신고는 사실이었지만 이미 상황은 종료된 후였다. 경찰이 도착한 현장엔 여학생들이 몽둥이를 들고 서 있었다. 여학생들 앞에는 의문의 생물체가 쓰러져 있었다. 신고자가 괴물이라고 표현한 동물이 분명해 보였다. 여학생들에 따르면 이날 자정을 넘겨 반려견들이 심하게 짖는 소리를 듣곤 창밖을 살펴보다가 '괴물'을 목격했다. 개와 여우의 중간 모습을 한 '괴물'은 유난히 다리가 길어 보였다. 전체적으론 누런색이지만 입과 발목은 검은색이었고, 짧은 꼬리는 은색이었다. 괴불이라는 표현이 무리는 아니었다. '괴물'은 반려견들과 길에서 대치하고 있었다. 아르헨티나 지방에선 반려견들을 앞정원에 자유롭게 풀어놓는 경우가 많다. 자칫 끔찍한 유혈극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 여학생이 몽둥이를 들고 뛰쳐나갔다. 그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동물이 반려견들과 싸우고 있었다"면서 "겁이 났지만 반려견들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전화로 부른 친구들도 몽둥이를 들고 합세했다. 여럿이 몽둥이를 들고 다가서자 '괴물'도 본능적으로 공격 자세를 취했다. 여학생들은 물러서지 않고 '괴물'을 향해 몽둥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동물은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격렬한 몽둥이찜질을 당하고 결국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사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밝혀진 사실이지만 죽은 생명체는 괴물이 아니었다. 동물은 스페인어로 아구아라구아수라고 불리는 갈기늑대였다. 남미 일부 지역에 서식하지만 아르헨티나에선 만나보기 힘든 동물이다. 멸종위기에 처해 보호를 받는 갈기늑대는 그 모습이 널리 알려지지 않아 알아보는 사람이 많지 않다. 경찰은 "여학생들을 탓할 일은 아니지만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이라 정말 안타깝다"면서 "쉽진 않겠지만 갈기늑대가 이곳에서 발견된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디아리오파노라마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美 매력적 외모 30대 의사, 교사 커플...여성들 환각상태 만들어 성폭행

    美 매력적 외모 30대 의사, 교사 커플...여성들 환각상태 만들어 성폭행

    “그들은 양의 탈을 쓴 늑대였다.”(토니 래커카스 오렌지카운티 지방검사)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30대 정형외과 전문의와 그의 여자친구가 출중한 외모를 미끼로 여성을 유인해 마약하게 한 뒤 강간하고 이를 영상으로 촬영한 사실이 발각돼 충격을 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에 따르면 LA 남부 뉴포트비치의 유명 외과 전문의 그랜트 윌리엄 로비쇼(38)와 그의 여자친구이자 대체교사로 재직 중인 세리라 로라 라일리(31)는 2016년 2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밖에도 비인가 약물 소지, 불법 화기류 소지 등 여러 혐의가 적용됐다. 두 사람은 범행 당시 일명 물뽕으로 불리는 GHB, MDMA(엑스터시), 코카인, 실로시빈(멕시코산 버섯에서 나오는 환각 물질) 등 향정신성 의약품을 소지하고 있었다. 토니 래커카스 검사는 “피해자들이 약에 취해 저항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든 뒤 강제로 성행위를 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 수천 개가 로비쇼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해자가 수백 명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가해자 커플이 젊으며 잘생기고 아름다운 외모를 지녀 별다른 의심없이 어울렸다고 진술했다. 특히 로비쇼는 2014년 미 케이블채널 방송인 ‘브라보’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명세를 탄 인물이다. 그는 당시 방송에서 “완벽한 여성을 찾아 꿈에 그리던 예식을 올리고 싶다”고 밝혔었다. 실상은 전혀 달랐다. 로비쇼는 2016년 뉴포트비치의 바에서 만난 피해자에게 술을 먹여 의식을 잃게 한 뒤 라일리의 아파트로 데려와 성폭행 범죄를 저질렀다. 또 요트 파티와 바에 여성들을 초대해 술에 몰래 약물을 넣는 수법으로 환각 상태에 빠뜨린 뒤 섹스파티를 벌이며 이를 영상에 담은 것으로 보인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로비쇼와 라일리의 변호인 측은 합의되지 않은 성관계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 명백히 부인하고 있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빙하 속에 잠자던 5만년 전 새끼 늑대 발견…생전 모습 그대로

    빙하 속에 잠자던 5만년 전 새끼 늑대 발견…생전 모습 그대로

    마치 최근에 죽은 듯 생전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5만년 전에 살았던 새끼 늑대가 공개됐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해외언론은 캐나다 유콘 지역의 빙하 속에서 잠자던 새끼 늑대와 새끼 카리부(북미산 순록)가 일반에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방사성 탄소를 이용한 연대 측정 결과 무려 5만 년 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늑대와 카리부는 놀랍게도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하다. 새끼 늑대의 경우 머리에서 꼬리까지 전체적인 모습이 그대로 보존됐으며, 카리부는 몸통 절반이 사라졌으나 나머지는 보존상태가 양호하다.현지 고생물학자인 그랜트 자줄라 박사는 "우리가 아는 한 세계에서 유일한 미라화된 빙하시대 늑대"라면서 "부드러운 털과 피부조직까지 그대로 보존됐을 만큼 연구가치가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이어 "늑대의 경우 생후 8주 정도의 나이로 추정되며 두 동물 모두 영구동토층에 보존돼 지금과 같은 상태로 남았다"고 덧붙였다. 보도에 따르면 5만년 이상 얼음 속에서 잠자던 두 동물이 이제서야 발견된 것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깨진 것이 원인이다. 캐나다 CBC등 현지언론은 "두 빙하시대 동물은 지난 2016년 금을 캐던 광부들이 처음 발견해 당국에 신고했다"면서 "현재 전문가들이 연구를 진행 중으로 차후 박물관에서 전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남상미, 대본 열공 현장 “작품마다 재발견”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남상미, 대본 열공 현장 “작품마다 재발견”

    매주 두 자리 수 시청률로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인기리 방송중인 SBS 주말특별기획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극본 박언희 연출 박경렬)의 믿고 보는 ‘그녀’ 남상미의 대본 열공 현장이 공개됐다. 남상미 소속사 제이알 이엔티는 9월 8일 남상미의 촬영 비하인드컷을 공개했다. 사진 속 남상미는 열공 흔적이 가득한 대본과 함께 환하게 미소 지은 모습. 고개 숙여 대본에 열중한 모습에서는 진지함이 드러난다. 방송에서는 한시도 웃을 틈 없는 ‘지은한’에 빙의해 긴장감 넘치는 열연을 펼치고 있는 남상미지만 촬영장에서는 밝은 미소를 잃지 않아 촬영장의 해피바이러스가 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흡인력 있는 스토리와 속도감 넘치는 전개, 배우들의 탄탄한 열연이 만난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은 매 회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극적인 전개로 토요일밤을 물들이고 있다. 특히 ‘달콤한 스파이‘를 시작으로 ’개와 늑대의 시간‘ ’빛과 그림자‘ ’인생은 아름다워‘ ’결혼의 여신‘ ’조선총잡이‘ 최근의 ’김과장‘까지 굵직굵직한 작품에서 제 몫을 해온 ’믿보배‘ 남상미의 연기 내공은 ’그녀말‘에서도 빛을 발해 “미스터리 멜로에서도 역시!”라는 찬사를 이끌어내는 중. ’그녀‘ 지은한에 빙의한 남상미는 극적인 상황에서 점차 고조되는 감정선, 상황에 따라 눈빛과 목소리마저 바뀌는 디테일한 감정 연기는 물론 액션 장면까지 대역 없이 소화해내며 감탄을 자아냈다. 드디어 기억을 찾은 은한이 자신과 딸 다라(박민하 분)를 지키기 위해 강인해지는 외유내강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열렬한 응원과 지지를 받고 있는 중. 예고편에서 정수진(한은정 분)의 뺨을 거세게 후려치는 은한의 모습은 향후 은한의 반격을 기대하는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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