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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통선내 천연기념물 11종 서식/환경처조사

    ◎곰·사향노루·산양 등 확인/특산­희귀식물 96종 발견/여우·늑대·호랑이·표범 멸종추정/비무장지대 야생동식물공원 조성 추진 40년동안 개발이 제한됐던 민통선일원에 11종의 천연기념물을 포함,수백종의 희귀동식물이 다량으로 서식하고 있음이 정부와 학계의 생태계합동조사결과 확인됐다. 이에따라 정부는 남북한 공동 비무장지대 생태계조사를 거쳐 이지역일대를 국제야생동식물공원으로 조성,생태계를 보존해가기로 했다. 환경처가 대학교수등 전문가들과 공동으로 지난해 8월부터 3개월간 강원·경기도의 비무장지대 인접 민간인 출입통제지역및 백령도·연평도에 대한 생태계조사를 실시,21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특산식품 56종과 희귀식물 40여종이 발견됐으며 특히 강원도 천불산(천불산)에서 발견된 「칡의 백화품」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희귀종으로 확인됐다. 포유류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돼있는 곰·산양·사향노루·수달·하늘다람쥐등의 서식이 확인됐고 조류에서도 황조롱이·원앙·저어새등 6종의 천연기념물의 서식이 보고됐다.조사단은 그러나 여우·늑대·호랑이·표범등 대형포유류의 경우 이번조사는 물론 지난 5년간의 전국생태계조사에서도 확인되지 않아 남한지역에서는 멸종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담수어류의 경우 북납자개·눈동자개등 한반도 고유어종 31종과 희귀어종 17종이 보고된 한편 백령도 인근해역에선 물범의 서식이 확인되기도 했다. 조사단은 이지역이 40여년간 인간의 간섭을 받지 않아 귀중한 희귀동식물이 풍부하게 분포돼있을뿐더러 6·25전쟁이후 생태계가 회복돼가는 과정을 알아볼수 있는 세계유일의 지역으로 세계적인 자연자원의 보고라고 평가했다. 환경처는 「생물학적 다양성협약」등 국제환경협약들이 생물자원의 보전을 위한 국가전략수립을 의무화할 것에 대비,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이지역을 국제야생동식물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 음료수캔에 독극물 주입 식품사에 거액 요구/한패 3명 영장

    【대구=이동구기자】 대구 동부경찰서는 23일 유명회사의 음료제품에 극약을투입,거액의 돈을 받아내려 한 일명 「검은늑대」 두목 권복기(28·무직·경북 칠곡군 인동면 심이동 261),전명식(25·특수절도등 전과7범)박정훈씨(23·무직)등 3명을 범죄단체조직및 공갈미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달아난 이호성씨(23·절도등전과3범)등 행동대원 3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 권씨등은 이달 초순 대구역앞에서 독성이 강한 극약 살충제 1병을 구입해 미리 구입한 L,B음료업체의 제품에 1회용주사기로 극약을 투입한뒤 지난 6일 상오 서구 내당동 S쇼핑센터 음료수코너에서 극약이든 음료수 2개를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시내 유명 슈퍼마켓 3군데에 5차례에 걸쳐10여개의 극약이 든 음료수를 바꿔치기 했다.
  • 외언내언

    「수달과 어리석은 어부」이야기는 생태학에서 자연의 오묘한 균형을 말할 때 자주 쓰는 일화이다.수달은 물고기를 좋아한다.그래서 어부는 이 강력한 경쟁자를 없애기로 결심한다.수달을 몽땅 사살한다.그러나 어인 일인가.수달이 없어지자 물고기도 크게 줄어버렸다.수달은 주로 늙거나 병든 물고기만을 잡아먹고 있었기 때문이다.◆이같은 먹이사슬의 절묘함은 자연속 어디에나 있다.늑대와 순록의 관계도 같다.미국 서해안지역에서 늑대를 잡아낸 안전지역을 만들고 30년간이나 순록을 방목해본 일이 있다.그러나 순록의 수는 오히려 감소됐다.이 역시 먹고 먹히는 과정에서 자연의 건강함이 유지된다는 사례이다.이 균형은 때로 사람에 의해서가 아니라 타지역의 이종생물이 섞이게 될때에도 깨어진다.◆그 좋은 예가 우리에게 있다.양어용으로 수입된 외래민물고기들이 우리의 생태계를 돌발적이며 급격하게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이다.1986년 전국 2백7개의 저수지를 조사한 일이 있다.배스(민물농어)·블루길(푸른 아가미 붕어)·비단잉어·초어등 11종의 외래민물고기들이 얼음치·모샘치·다비다·납자르등 우리의 재래종 물고기 30종을 멸종직전까지 잡아먹고 있음을 확인했다.이때 한국의 어린이들이 놀이의 대상으로 선호했던 물장군은 완전히 사라졌음도 알아냈다.◆드디어 환경처가 석탄일을 맞아 방생하는 물고기에 수입물고기를 쓰는 것을 자제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환경처가 이말을 했다는 것은 의의가 크다.우리의 환경문제를 이제는 생태계전반을 포괄하는 시야에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그러나 이미 너무 크게 민물고기들의 생태가 변화한 것이나 아닌지,또 다른 어떤 자연의 균형을 깨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아직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이것까지도 추구해 보는 일은 환경처가 더욱 일을 잘한다는 증거로 보일 것이다.
  • 외국스타,국내스크린나들이 잦다/대부분 해외로케작품… 주연급 연기

    ◎실비아 크리스텔·로니 그랜트등 10여명 출연/국제시장 진출에 도움… 교포배우들도 기용 한국영화제작이 활발해지면서 한국영화에 외국인 또는 해외교포 배우들의 출연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근래 해외로케이션이 늘어나면서 외국의 유명배우들이 많이 참여,관심을 모은다. 영화업계에 따르면 올해들어 이미 한국영화에 출연했거나 출연 예정인 해외스타들은 인디언 출신의 미국배우 로니 그랜트를 비롯,프랑스의 관능의 여우 실비아 크리스텔,구소련의 톱클라스여우 엘레나 야코블레바,홍콩의 인기스타 이자웅과 글로리아 입,그리고 재일동포배우 강미범양과 김경원양등 10명에 가깝다. 이중 로니 그랜트는 「늑대와의 춤을」에서 인디언 무사 「머리속의 바람」으로 국내 영화팬들에게 낮익은 얼굴. 그의 한국영화출연작은 거인영화사의 창립작 「땅끝에 선 연인」(이석기감독). 이 작품에서 로니는 최수지를 놓고 임성민과 사랑의 대결을 벌이는 지순한 남성상을 맡았다. 실비아 크리스텔은 「엠마뉴엘부인」시리즈로 유명한 세계적인 에로스타.그녀의출연작은 정인엽감독의 「여자의 성」으로 현대인의 이상성심리를 주제로 한 작품. 이 영화에서 실비아는 동양여성이 갖고 있는 성의식을 서양인의 시각에서 연구하는 카운슬러역을 맡아 동양여성의 왜곡된 성의식을 파헤치는 마리안느로 출연한다. 엘레나 야코블레바는 「인터 걸」로 국제적인 스타가 된 구소련의 일급 여배우. 「인터걸」의 국내상영에 즈음,한국을 방문한 바도 있는 엘레나는 외적인 화려함보다는 내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지성파 여우로 연극배우로서도 명성을 얻고있는 연기파이다. 그녀의 출연작은 재미동포 홍의봉감독이 연출할 「모스크바에 피다」(가제). 현재 기획단계에 있는 이 작품은 동서양간의 이질적인 성모럴과 이로 인한 갈등을 다룰 예정인데 엘레나의 역할비중은 한국인 출연자보다 훨씬 높이 책정될 예정이다. 글로리아 입과 이자웅(이자웅)역시 국내에는 잘 알려진 홍콩의 톱스타. 특히 글로리아 입은 미모를 자랑하는 가수 겸 여배우로서 한국은 물론 일본·태국등 동양권에서 가장 촉망받는 스타이며 이자웅은 「영웅본색」「대장부 일기」「첩혈가두」등 많은 히트작으로 명성높은 액션 남우이다.이들이 동시에 출연할 작품은 성일시네마트에서 기획중인 「안개속에서 2분만 더」. 또 강미범양은 현재 일본 영화계에서 주연급 청춘스타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재일동포 여배우. 와세다대학 영문과 4년 재학중인 강양은 89년 칸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영화」부문에 선정되어 화제를 모았던 「윤의 거리」의 주인공으로 일본 비평가협회 신인부문 최우수상 수상등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이다. 그녀는 강구택감독의 야심작 「재즈바 히로시마」에 출연,TV리포터인 여주인공 송자역을 맡을 예정이다. 김경원양은 영화보다는 연극계에서 활동이 많은 재일동포.오사카 예술대학을 나온 김양은 연극배우로서는 물론 연극연출에도 일가견을 지닌 연기자로 영화출연은 이번이 처음.그녀가 선보일 영화는 서울연예가 재작중인 「눈꽃」(박철수감독).이미 촬영작업을 끝내고 마무리 작업중인 이 영화는 모녀 사이의 사랑과 미움을 다룬 작품으로 김양은 일본여인 야스다역을 맡아 윤정희 이미연과 함께 공연했다. 이밖에 몇몇 영화사에서 미국·프랑스·몽골·중국등의 유명배우를 잇따라 섭외중이어서 외국배우들의 국내영화 출연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 어린이 날/“꿈·희망 심어줄 책 선물을”

    ◎각계 인사들이 추천하는 「좋은책」을 알아본다/조상의 슬기담긴 전래동화·동시집 무난/자연현상 쉽게 풀어쓴 과학책도 권할만 인류의 앞날은 어린이들에게 달려 있다.장래의 희망인 어린이들이 아름다운 꿈과 순수한 영혼으로 옳바른 삶을 영위토록 하기 위해서는 좋은 책과 벗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어른은 어린이들에게 좋은 책을 골라 읽게 할 의무가 있다.어린이 날을 맞아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권하는 어린이를 위한 좋은 책을 소개한다. ◇정채봉씨(아동문학가)=김소연씨의 단편동화집 「강에 사는 메아리」는 우리 조상의 손때 묻은 옛것에 사랑의 시선을 던지면서 줄곧 어린이를 자연과 가깝게 하려는 글들로 묶여져 있다.아스팔트 문화와 인스탄트 식품에 길들여진 도시 어린이들에게 자연의 의미와 고마움을 새삼 일깨우는 책이다.또 남북의 어린이를 함께 다룬 동화도 수록하고 있어 남북화합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면을 갖고 있다. ◇김시중 교수(고려대 화학과)=프랑스의 식물학자 파브르가 쓴 「과학이야기」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있는 자연현상을 대화식으로 알기 쉽게 풀이하고 있다.예를 들어 남비의 물은 어떻게 끓는가,밤과 낮은 왜 생기는가,금속·식물·종이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같은 평범한 자연현상에 대해 어린이들의 관심을 북돋운다.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독학으로 큰 학문을 이룬 파브르 자신의 이야기도 주목할 만하다.창작과 비평사간(신일성 옮김). ◇이해인 수녀(올리베타노 성베네딕토 수녀원)=시인 권영상씨가 지난해 펴낸 동시집 「밥풀」은 어린이들에게 주위의 작은 것들을 아끼는 것이 보람된 일임을 일깨워 주는 주옥같은 동시들로 가득 차있다.지은이는 제목이 암시하듯 자연속의 나무,꽃,풀 들뿐만 아니라 현실생활에 자주 등장하는 밥풀,머리카락,바늘,신발에 이르기까지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것들을 동시의 소재로 끌어 쓰고 있다.동화문학사간. ◇박완서씨(소설가)=권정생씨의 장편동화 「몽실언니」는 언제라도 어린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읽은 지가 오래돼서 지금은 아련한 느낌만이 남아 있지만 그 책을 꽤 많이 사서 어린이들에게 나누어 주었던 기억이 난다.50년대 초반 전쟁으로 인한 가난과 소외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에 뭉클한 감동을 받았다.풍요속에 자라는 요즈음 어린이들에게 어려웠던 시절을 깨닫게 하는 측면에서도 교훈적 가치를 줄 수 있다고 생각된다. ◇황금찬씨(시인)=어린이 날을 맞아 어린이를 위한 책을 고르라면 단연 「안델센동화집」을 꼽고 싶다.이미 널리 알려진 책이지만 여러번 읽어도 거듭 감동을 받을 수 있는 동화집이다.서양에선 나쁜 이미지로 알려져 왔던 「인어공주」이야기가 안델센동화를 통해 반대로 어린이에게 아름다움과 꿈을 심어준 예만 보더라도 안델센동화의 힘은 위대함을 느낄 수 있다.안델센동화는 어린이의 영혼을 맑고 순수하게 가꾸어 준다. ◇김경희씨(서양화가)=제이코 브즈가 지은 「아기돼지 3형제」는 평소의 준비성과 근면성이 중요함을 일깨워 주는 동화다.돼지 3형제가 집을 짓는데 큰형은 산밑에 지푸라기로 지었고 둘째는 언덕에 통나무로,막내는 산위에 벽돌로 지었다.막내의 벽돌집 짓기를 어리석고 미련한 짓으로 몰아부치던 형들은 늑대의 습격으로 동생돼지의 슬기로움을 깨닫게 된다.
  • 동식물의 낙원 DMZ/최선록 본사 편집위원(굄돌)

    한국 자연보존협회 산하의 일부 생태학자들이 얼마전 비무장지대(DMZ) 인접지역 생태계 종합 학술위원회를 발족,앞으로 추진될 비무장지대의 남북공동 생태계 조사를 대비하고 있다. 남북 학술교류가 적극 추진되고 있는 요즈음 이 위원회의 발족은 머지 않아 비무장 지대를 비롯,남북한 전국토의 자연보존과 멸종돼 가는 희귀한 동·식물을 공동으로 보호하는 기초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조사활동이 주목된다. 비무장지대는 6·25의 전화로 폐허가 된 이래 40여년동안 일체의 이용이나 개발은 물론 민간인의 출입이 엄격히 금지되고 그 인접지역 일대가 통제됨으로써 자연의 섭리만이 지배하는 폐쇄구로 격리되어 동·식물의 낙원을 이루어 왔다. 이에 따라 이 지역은 인위적으로 훼손되었던 자연이 오랜 세월을 지나는 동안 어떻게 복구되고 변천되어 가는가의 생태를 명확하게 규명할 수 있는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연구장소가 된다. 지금까지 부분적으로 조사됐던 비무장지대의 동물과 식물의 분포는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동부의 향로봉일대에는 우리나라 특산 식물인 금강초롱·개느삼·칼잎용담의 대군락지이고 특산어류인 어름치·산천어·열목어가 서식하고 있으며 사향노루·늑대·고라니·산양·곰·여우·살쾡이 등 멸종 직전의 야생동물들이 번식하고 있다. 서부전선 판문점부근의 습초지에서는 국제보호조이자 우리나라 천연기념물인 두루미·재두루미·황새·흑고니·참수리·독수리 등이 흔히 관찰된다. 비무장 지대의 남북공동 자연생태계 조사는 학술연구의 차원을 떠나 상호 신뢰와 협력의 정신을 바탕으로 전국민이 염원하는 남북통일을 성취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정치색을 띠수 없는 이 공동조사는 순수한 민간단체끼리 추진하여 나가는 것이 효과적이고 남북교류를 더욱 활성화시킬 수 있다. 비무장지대의 자연환경은 통일된 후라도 농경지나 공업단지 및 골프장으로 개발하지 말고 국립공원으로 지정,영원히 보호해야 할 귀중한 우리의 자연자원이다.또 설악산∼향로봉∼김강산 3개 지역을 남북으로 연결,국립공원으로 개발하면 자연보존과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립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
  • 「억척스런 이 여성」 이미지 퇴색(해외여성)

    ◎출산율 세계 최저… 북부지역선 1명 미만/“여러자녀 기르며 가족 부양”평가 옛말로 유럽 여성들 가운데 가장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이탈리아 여성들의 억척스러움이 퇴색되고 있다. 수다스러우면서도 가정에서는 남편을 대신해 가족들의 호구지책을 책임지고 아이들을 많이 낳던 이탈리아 여성들의 전통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유럽공동체(EC)가 집계한 91년도 가임여성 1인당 출산율은 이탈리아 여성이 전년도보다 0.02명이 줄어든 1.27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1.39명,영국과 프랑스 1.81명에 비하면 자녀들을 한타스 정도 거느렸던 것이 흔했던 이탈리아 여성의 변신은 놀라울 정도다. 그래서 「어제,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영화에 나오는 전형적인 이탈리아 여성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담배 밀거래죄로 복역중이던 소피아 로렌이 임신으로 인해 사면을 받아 만삭의 모습으로 나폴리 교도소를 나서 초라한 옛집에 돌아와 많은 자녀들과 얼싸안고 또 이웃 주부들과 수다를 떠는 모습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다. 가정을 책임지고 인간적이고 이해심이 큰 이런 「마마」를 지금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 이탈리아의 현실이다. 이탈리아 여성들의 출산율 저하는 공업화가 이루어져 부부가 대부분 함께 직장을 다니는 북부지방에서 두드러져 베네치아·리구리엔·에밀리아로마냐지방은 1명 미만이다. 농업지역인 남부지방도 마찬가지인데다 자녀들이 대부분 북부지방 도시로 떠나버려 인구감소 추세는 북부보다 더욱 심한 실정. 이때문에 고리니 통계국장은 『멀지않아 남부지방은 사람대신 늑대들이 울어대는 황무지로 변모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여성계 관계자들은 70년대들어 활발히 전개되기 시작한 이탈리아 여성운동이 이같이 사회와 가정구조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게 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70년부터 여성계가 낙태의 합법화를 요구,78년 카톨릭 국가로는 처음으로 이를 인정했다. 다른 유럽국가와는 달리 탁아소나 유치원이 거의 없다. 또 여성에게는 열악한 사회환경,일상화 된 교통체증,파업,어느 관공서나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민원불편 등을들어 대가족 구성을 정책적으로 막아 1∼2명의 자녀만을 두도록 했었다.
  • 설연휴 특집프로경쟁 뜨겁다

    ◎TV3사,특선외화·드라마방영 중점/다큐 「명가의 여인들」·「한국인탐구」등 볼만 민족의 고유명절 설을 맞아 TV3사의 특집프로 경쟁이 뜨겁다. 건전한 휴가문화와 가족애를 고양시키는 내용의 드라마·쇼프로에서 민족의 정신적 원류를 쫓는 기획다큐멘터리,스포츠 빅이벤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시청자들의 안방극장을 장식할 예정이다. 또 최근 TV3사의 시청률을 의식한 외화틀기 경쟁이 이번 연휴 특집방송에도 이어질 전망인데 KBS1TV의 경우 「나의 새로운 파트너」,미니시리즈 「머나먼 여로」를 비롯,외화·방화를 모두 합해 7편의 영화가 집중방영될 예정이다. MBC도 「찰리 채플린」시리즈,「국두」,만화영화 「늑대인간」등의 외화와 방화 「우묵배미의 사랑」등 모두 13편의 영화를 방영한다. SBS 역시 최근 할리우드의 최대 흥행작으로 꼽히는 「배트맨」을 비롯한 6편의 영화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러한 외화 의존편성은 시청자들의 무분별한 외화편식현상을 부추길 우려가 있으며 자체 방송프로그램 개발에 소홀한 결과로도 지적되고 있다. 한편 비슷한 시간대에 편성된 드라마의 경우 시청률 경쟁이 더욱 뜨거울 전망인데 KBS는 예술가의 고뇌에 찬 의식과 부자간의 갈등을 그린 드라마 「어두운 손」,효를 주제로 한 해학드라마 「너의 이름은 효자」,「추천석뎐」등을 준비했다. 여기에 MBC와 SBS는 「일흔살과 일곱살」,「청실홍실」로 맞대응하고 있다. 이중 KBS1TV의 「어두운 손」(3일·하오7시)은 91방송문학상 당선작(최문희 원작)을 이환경 극본,선우완 연출로 완성시킨 작품. 삼운도 도자기로 일약 도예계의 대가로 명성을 얻은 주인공 한촌은 대단한 작가적 연륜과 공명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집에 신당을 모셔놓고 부적의 힘으로 작품생활을 해가는 이율배반적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아들에게만은 평생 흙속에 발을 적시고 살아가는 삶을 물려줄 수 없다며 아들 동윤의 예술적 감각을 무시하고 인문계 고등학교와 공대에 들어가도록 강권하는 아버지이기도 하다. 화면에서는 다소 낯설지만 실력있는 연극배우로 정평있는 전무송과 김학철이 아버지와 아들역을 맡아 열연하고이밖에 김해옥 김미정 김경애 백윤식 등이 출연한다. 한편 문호선 극본,엄기백 연출로 방영되는 「너의 이름은 효자」(K­1TV·4일·하오7시)는 자식에 대한 어버이의 사랑과 부모에 대한 애정은 있지만 주변 상황때문에 효를 행하지 못하는 자식의 현실을 해학적으로 묘사한 작품. 늦게 얻은 세 딸을 출가시킨 뒤 대견함과 섭섭함에 가슴 적시는 홀어머니역에 중견연기자 김지영씨가 맡아 진지하면서도 코믹한 연기를 펼치게 되고 세 딸과 사위역에 선우은숙 김진태 강영아 선동혁 김현아 김덕현이 등장한다. MBC의 「일흔살과 일곱살」(3일·하오7시)은 실향의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일흔살 노인과 우주에 대한 무한한 꿈을 가진 일곱살 소년이 펼치는 순수한 교감을 그리고 있다. 연기파배우 오현경과 「몽실언니」에 출연했던 아역배우 천영덕의 호흡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한편 SBS는 70년대 라디오와 TV드라마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청실홍실」을 각색해 방영한다. 이밖에 KBS는 기획다큐멘터리로 「고향」과 영남및 호남의 명가를 찾아 효와부덕의 현재적 의미를 되새기는 「명가의 여인들」,어린이뮤지컬 「두껍아 두껍아」등을 준비했다. MBC는 우리 성씨의 유래와 기능등을 심도있게 파헤친 「한국인탐구」,하춘화 가요20년을 결산하는 「하춘화쇼」 공연실황을 녹화방송한다.
  • “케네디대통령 암살범 누구냐”(해외문화)

    ◎영화 「JFK」 개봉으로 논쟁 재연/사건당시 담당검사 게리슨이 주인공/“군·산합작… CIA·FBI가 배후” 지목/언론 앞다퉈 “진상다시 규명” 요구·관객반응도 다양 영화「플래툰」의 감독 올리버 스톤이 감독한 이 영화는 지난 63년 11월 22일 택사스주 댈러스에서 일어난 케네디 대통령 암살사건의 배후세력으로 군산복합체와 CIA,FBI는 물론 존슨대통령등 보수우익세력들을 지목한 당시 뉴 올리언즈주 지방검사 짐 게리슨의 주장을 근거로 하고 있어 한 동안 잠잠하던 암살 배후 음모설 논쟁에 다시 불을 붙여놓고 있다. 스톤감독이 영화제작의 자료로 삼고 있는 게리슨보고서는 정신병이 있는 리 하비 오스왈드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을 내린 워런위원회와 의회조사보고등은 물론 불신의 대상으로까지 전락한 미행정부에 영화라는 대중매체를 통해 정면으로 도전하고 나선 것이다. 개봉 3주만에 영화「JFK」가 미국을 논쟁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언론이 관객들의 반응과 케네디 암살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여부에 대해 앞다퉈 보도하고 나서자 아시아 4개국 순방에 나섰던 부시 미국대통령마저 관심을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역사를 너무 광적이고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이 영화에 대한 일반 관객의 반응 역시 「용감하다」부터「역겹다」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 또 일부 평자들은 영화 속에 삽입된 기록필림과 순수한 영화부분이 고도의 영상처리기법으로 뒤섞여 있어 웬만한 분별력을 갖고 영화를 감상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양자를 구분하기 어렵고 「11월 22일 사건」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들에게는 역사적 사실을 왜곡시키고 정부에 대한 불신을 갖게 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주장한다. 모두 4천만달러(3백억원 상당)의 제작비를 들여 만든 이 영화에는 「늑대와 춤을」등으로 인기절정을 달리고 있는 영화배우 캐빈 코스트너가 개리슨검사역으로 나온다. 사건 발발 30년이 지나도록 궁금증만 더해가고 있는 케네디 암살사건과 관련,최근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지와 CNN은 공동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결과 미국정부의 당시 사건조사발표를 그대로 믿는 사람은 미국민의 16%,오스왈드 단독범행으로 믿는 사람은 11%에 불과한것으로 나타나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심성의 황폐화에 대한 성찰(사설)

    우리는 지금 우리의 코흘리개 2세들에게 친절하게 구는 어른을 경계하라고 가르쳐야 하는 삶을 살고 있다. 친절이라는 양의 가죽이 벗겨지면서 금방 늑대로 변하는 사례들을 경험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친절하고 따뜻한 행위를 진솔한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의심부터 해야 한다는 것은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삭막하고 슬픈 일이다. 이같은 현안은 우리 사회에 확산되어 가고 있는 심성의 황폐화에 기인한다. 자기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면 어린이는 말할 것도 없고 그 어버이의 가슴에 왕못을 박는 유괴­살인도 서슴치 않는 부류들이 늘어간다. 더구나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죄의식에 가책을 느끼지 않고 태연해 하는 경우들이 많다. 그것은 심성이 정·부정의 기준을 잃은 채 산성화해 버렸음을 말해 준다. 사람들은 화약고라도 달고 다니는 양 즉발적이고 과격해졌다. 툭 하면 욕설이 나오고 멱살잡이 판을 벌이기 일쑤이다. 지그시 참고 견뎌보는 미덕을 잃었다. 그래서 택시기사와 승객이 싸우고 대학의 대자보에는 『○○○ 패죽이자』와 같은섬뜩한 글귀가 나붙기도 한다. 까딱하면 벌이는 정치인들의 난장판이나 극한대결도 그것이고 공중전화 오래 건다고 금방 칼로 찔러 죽여 버리는 사건도 그것이다. 위아래도 없고 예절도 없다. 그래서 용돈 안 준 아버지를 타살하고 스승의 머리도 깎는다. 그렇게 정은 메말라 가고 버릇은 못되게 되어간다. 나만 소중하고 내 목소리만 높이고들 있는 것이다. 명지대생 치사사건도 그와 같은 황폐화한 심성들이 저지른 일로 보아 틀림이 없다. 과격해진 심성들이 이성을 팽개친 채 화염병을 날리고 각목을 휘두른다. 이에 대응하는 전경들이라 해서 하나같이 군자일 수는 없다. 어느 순간 황폐화한 심성이 고개를 버쩍 든다. 그래서 결코 적일 수 없는 젊은이끼리 적의를 품는 공방전을 벌인 결과가 그것이다. 잇따르는 분신·투신자살도 이런 심성에서 예외가 되는 것이 아니다. 과격해진 단기가 앞뒤 못 헤아린 채 막다른 길을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조금만 참았으면 멱살잡이로까지 발전 안 했을 일과 마찬가지로 이 또한 조금만 참고 생각한다면 그 길이 최선이 아님을 알 수 있는 일이다. 하건만 이 불행한 사단은 계속 되고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황폐화한 심성의 저변이 넓어져 있다는 뜻이다. 결코 정상적이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근자의 대규모 시위사태에 대해 소외계층의 불만 표출이라고 표현한 외지도 있었다. 우리의 심성이 이렇게 황폐화한 이유 가운데 그 현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고 할 것이다. 경제의 성장과정에서 불균형이 심화해 나온 것이 사실이고 정경유착으로 부를 축적한 일부 가진자들의 부도덕성은 증오의 대상이 되고도 남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로 해서 소외계층의 심성이 뒤틀려 간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여기에 가세하는 것이 권위주의시대의 억압에서 풀려난 울분들의 동시적 표출이다. 더구나 이 표출은 민주화의 물결 속에서도 미처 민주의식을 체득하지 못한 채로의 각양각생의 무질서한 것들이다. 「공안통치」에 화살들을 쏘고 있지만 사실은 권위주의 시대 같은 공권력이 행사되고 있는 상황도 아니다. 스스로 절제하는 도덕성도 잃고 있고 공권력이 제대로 억제하지도 못한 가운데 과거와 현재의 울분까지가 거칠 것 없이 표출되는 현상이 오늘의 심성황폐화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심성의 황폐화는 우리 모두의 삶을 괴롭고 절망스럽게 할 뿐이다. 또 항심으로 돌아가지 못할 때 우리는 이 불행을 되풀이해야만 한다. 따라서 정치도 재벌도 교육도 가정도…,우리 모두가 올바른 마음자리 되찾는 길을 생각하면서 그 길로의 지혜를 모아나가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 꿩 1백㏊당 19마리 서식/산림청 전국 야생조수 조사

    ◎20년새 쇠오리 33배 늘어/표범·여우등은 멸종 위기 전국적으로 야생동물들의 숫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황새 흑두루미 독수리 원망 하늘다람쥐 등 천연기념물과 늑대 여우 표범 호랑이 등 희귀동물은 거의 사라졌거나 절멸의 위기에 처해 왔다. 산림청 임업연구원이 전국 1백34개 조사지역에서 지난 한햇동안 조수 서식밀도를 조사,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꿩 멧비둘기 참새 청둥오리 쇠오리 멧토끼 고라니 멧돼지 등 이른바 수렵대상 조수들은 지난 71년 이후 20년간 거의 2배에서 33배까지 늘어났다. 이는 71년부터 81년까지 11년 동안 전국적으로 사냥을 금지한 조치에 크게 힘입은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와 89년을 비교하면 멧비둘기와 참새의 경우 서식밀도가 다소 줄어들었다. 이들이 농작물 등에 끼치는 해를 줄이기 위해 시장 군수 책임하에 지역적으로 유해조수에 대한 구제책을 편 때문이다. 수렵조수 중 꿩의 평균 서식밀도는 1백㏊당 19마리로 금렵조치 이전인 71년의 9.4마리보다 2배 가량 늘어난 거이다. 경남(46.1마리)과 제주(35.7마리)의 밀도는 평균치보다 훨씬 높은데다 농작물과 나무 등에 피해를 입히는 기준이 되는 피해허용밀도 20마리를 크게 넘어섰다. 같은 면적을 기준으로 한 청둥오리의 평균밀도는 3백4마리로 금렵 이전인 71년의 1백25마리보다 2.4배가 늘어났고 쇠오리는 3.6마리에서 1백19.7마리로 무려 33.3배가 증가했다. 멧토끼는 1백㏊당 2.7마리에서 6.9마리로,고라니는 0.4마리에서 3.7마리로 각각 늘어났다. 반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38종류의 조류와 6종류의 짐승류 가운데 큰 고니 등 17종의 조류만 관찰이 됐고 반달가슴곰 수달사향노루 산양 물범 등 짐승류는 전혀 관찰이 되지 않아 멸종위기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연구원의 야생동물연구실 우한정 연구원은 수렵인구의 증가,산업화에 따른 서식지의 파괴,농약의 과용 등으로 천연기념물과 희귀동물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 외언내언

    14세기말부터 16세기에 걸친 이탈리아는 전국시대. 밀라노,나폴리 등의 군주국에 피렌체,제노바,베네치아 등의 도시국가가 대립 항쟁을 계속한다. 마키아벨리는 그중 피렌체의 귀족 출신. 조국 피렌체가 살아남게 하기 위한 방책으로서 쓴 것이 「군주론」이다. ◆그 7장에서 그는 『군주는 필요에 따라 짐승의 방법과 인간의 방법을 구별하여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짐승의 방법을 택할 때는 여우와 사자한테서 배우라는 것. 즉 덫을 간파하는 여우의 교활함과 늑대를 쓰러뜨리는 사자의 힘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신의를 지켜 성실하게 사는 군주가 칭송받는다고 생각을 하지만 실제는 책략으로 사람을 속이는 군주쪽이 위업을 이룬다는 주장. 영원한 적도 영원한 내편도 없는 국제관계를 잘 지적한 말이다. ◆유가류로 해석하자면 부도덕한 사술이지만 그것이 냉엄한 국제사회의 질서. 때로는 여우가 되고 때로는 사자가 되면서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것이 엄연한 인류사다. 한때는 맞닥뜨려 싸우기도 했던 중 소와 우리가 수교의 물꼬를트는 것도 현실적으로 국익에 부합되기 때문. 북한의 로동신문은 그렇게 우리와 가까워진 동맹국 소련을 맹렬히 비난하고 나섰다. ◆남을 비난하기에 앞서 북한은 「외곬 45년」의 자신부터 성찰해보아야 한다. 「하나의 조선」론이 오늘의 시류에서 국제적 설득력을 과연 가질 수 있는 것일까. 『사회주의의 와해를 시도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보다는 70여년 동안 그걸 신봉해온 종주국 소련이 어째서 그 틀을 벗어나려 하는가부터 먼저 숙고함이 순서다. 어떤 주의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삶의 형편ㆍ삶의 질이 아니겠는가. ◆교주고술. 때와 장소ㆍ형편에 따라 적절히 고치지 않고 고정시켜놓고 생각하며 처신하는 어리석음을 두고 하는 말이다. 눈이 핑핑 돌게 변전하는 국제사회에서 40여년 전 생각에 집착하여 그 잣대로 남을 비난하는 것은 웃음거리되기 십상 아닐까.
  • 「통일행보」 너무 서두르지 말자/황석현 북한부장(데스크메모)

    해방 45주년을 맞아 노태우 대통령이 제의한 「민족대교류」는 끝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민족대교류가 물거품이 되면서 남북한 공동개최의 「범민족대회」도 무산됐다.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로 시한이 정해져 있었기는 하지만 민족대교류와 범민족대회가 성사되었다면 한반도통일을 위한 하나의 굳건한 초석이 자리잡았을 것이다. 아쉬운 일이다. 지금에 와서 「물거품이 되고 무산돼버린」 책임을 따져 잘 잘못을 가리자는 것은 아니지만 이번 일은 애초부터 어긋나게 돼 있었다. 일이 안되게 돼 있었던 것은 물론 북쪽의 억지때문이지만 우리정부의 실수도 적지 않았다. 다 아는 얘기지만 북쪽의 통일정책은 책임있는 당국간의 대화나 협의보다는 광범한 민간차원의 통일전선구축에 핵심을 두고 있다. ○애초부터 빗나간 “교류” 김일성은 지난 5월24일 제9기 최고인민회의에서 발표한 시정연설을 통해 「전민족적인 통일전선의 형성」을 거듭 제창했다. 남북에 걸쳐있는 현안을 협의하기 위해서는 당국간의 회담을 제의하거나 응하겠지만 통일운동에는 당국의 개입이나 간섭을 배제하고 각계각층의 「인민」들이 광범하게 접촉하면서 통일역량을 성숙시켜 나가자는 것이다. 얼핏 생각하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그속에는 음흉한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그 함정은 대남적화통일이다. 김일성이 북녘땅에 공산주의 정권을 수립한 이후 40여년간 단 한번도 수정돼본 적이 없는 일관된 통일전략이다. 북쪽에 순수한 의미의 민간단체가 없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그쪽에도 조평통ㆍ사로청 등 많은 단체가 있지만 모두가 김일성에게 충성을 바치는 글자그대로의 어용집단들이다. 따라서 이들 단체와 북한당국은 구별할 수 없는 일심동체이다. 그런데도 이들이 「남조선」당국의 개입이나 간섭은 배제하겠다는 것은 어떤 의도이겠는가. 남쪽의 반체제세력과 손을 잡고 이땅에 그들이 노리는 통일전선의 기지를 구축하고 이를 토대로 「남조선해방」의 통일역량을 성숙시켜 보자는 것이다. 그래서 들고 나온 것이 이른바 「판문점 범민족대회」이다. 우리 정부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들의 속셈을 꿰뚫고 있으면서도 민족대교류를제의한 것은 예상되는 위험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인도적인 차원에서였다고 생각한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정치적인 계산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감도 좋고 인도적인 배려도 훌륭했다. 또 정치적인 계산도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민족대교류를 제의하고 그것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이나마 혼선이 빚어졌고 절차상에도 하자가 있었다는 것은 섭섭한 일이다. 실현이 안될줄 뻔히 알면서도 방북신청을 받고,임진각에 환전소와 우체통까지 설치한 것은 지나치게 감상적이란 비난도 있었다. 제1야당의 총재라는 분은 『국민을 우롱했다』고 질책했다. 결과적으로는 이런 비난이나 질책을 감수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지금 북한은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거기에다 자유와 개방의 독소가 「인민」들속에 침투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런 실정에서 그들의 「인민」들보다 훨씬 세련되고 부유해 보이는 「남조선」사람들이 북으로 북으로 꾸역꾸역 밀려오는 것을 어떻게 보고만 있겠는가. 그런데도 북녘땅을 밟는 것이곧 실현될 것처럼 국민을 속였다면 비난을 받아도 마땅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견해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정부가 국민을 속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방북을 신청한 사람이 6만명을 넘지만 그들중 대부분은 북녘땅을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보다는 통일을 염원하는 소박한 심정에서,그 심정을 나타내는 하나의 상징으로 「방북신청」을 한 것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통일염원” 악용 말아야 남북한이 민족대교류와 범민족대회를 둘러싸고 티격태격하는 과정에서 가장 섭섭하고 걱정스러웠던 점은 북쪽의 태도보다는 남쪽 재야단체들의 무분별한 자세였다. 그들에게 균형감각을 가지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르지만,북쪽의 주장은 모두 옳고 남쪽의 주장은 모두 글렀다는 식의 편협된 아집은 민망할 정도였다. 『우리가 언제 북쪽편만 들었단 말이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북쪽의 태도에는 한마디의 언급도 없이 남쪽당국의 개입과 간섭때문에 모든 것이 무산됐다는 식의비난은 「편협된 아집」으로 밖에는 해석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솔직한 심경이다. 재야단체들도 민족대교류와 범민족 대회가 어째서 무산됐는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또 북쪽의 조평통이나 대학생위원회가 어떤 성격의 단체인지도 모른다고는 못할 것이다. 그런데도 남쪽 당국의 개입과 간섭때문에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고 우기는 것은 지나친 억지가 아닐 수 없다. 전민련의 한 간부는 『우리가 범민족 대회에 참가하겠다는 것은 통일염원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반정부운동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라고 실토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그렇다면 「통일」이라는 가면을 쓰지 말도록 권고하고 싶다. ○경험삼아 유연히 대처 재야단체 일부가 이땅에서 통일논의를 주도해왔다고 자부하고 있고 어떤 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반정부운동을 위해 통일을 방패로 이용한다는 것은 늑대가 양의 탈을 쓴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어쩌다보니 민족대교류와 범민족대회의 무산을 놓고 두루두루 비판이나 한꼴이 되고 말았지만 이런일들이 이번에 성사가 안됐다고 해서 실망할 것은 없다. 이번에는 실패로 끝났지만 이 실패를 좋은 경험으로 살려야 한다. 통일이란 멀고도 험한 길이다. 한발 한발 신중하게 내디뎌야 한다. 이번 뿐만이 아니고 앞으로도 계속 실패의 쓴잔을 들게 되겠지만 끈기로 두드려야 한다.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북쪽도 문을 열 것이고 우리도 보다 유연한 자세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꿈같은 얘기지만 이 꿈이 현실로 다가올 날이 있을 것이란 신념만은 버리지 말아야 한다.
  • 외언내언

    「귀축미영」(기치쿠베이에이). 태평양전쟁 때 일제가 미국·영국을 저주하면서 쓴 말이다. 이때의 국민학생들은 미군·영군을 그리는 그림에서 머리에 난 뿔을 잊지 않았다. 「귀축」이니 뿔이 났을 밖에. ◆「언어에 의한 공격」은 심리학에서도 다룬다. 첫째 배설물이나 성행위에 관계되는 표현은 세계가 공통된다. 우리도 금방 떠올릴 수 있는 욕설. 둘째는 벌받거나 죽거나 지옥에 가라는 식의 저주를 담은 표현이다. 셋째가 정당한 행위를 못하는 저능에 빗대거나 사람이 아닌 동물·괴물 등에 빗대는 표현. 물리적인 공격과 형태는 다르지만 그 또한 공격임으로 해서 가격자는 쾌감을 맛보고 피격자는 모욕·고통을 느낀다. ◆그렇긴 해도 언어에 의한 공격은 단어 선택이 저급할때 가격자가 야비해진다. 그런 의미에서 한동안 우리가 써온 「북괴」라는 표현도 좋은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북녘에서 우리한테 대고 쓰는 용어에 비하자면 「양반」. 그들은 교과서에까지 『미제의 각을 뜬다』같은 끔찍한 용어를 서슴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는 얼마전 한 홍콩지도 지적한 바가 있다. 평양시내 호텔에서 한국어 소개서를 살 경우 그 예문이 살벌하다는 것. 예컨대 『양키는 사람 탈을 쓴 늑대』같은 구절이 그것이다. ◆언어생활에서 그 용어 선택은 품위의 정도를 나타낸다. 그것은 용어뿐 아니라 말 전체가 풍기는 분위기 문제를 두고도 똑같이 얘기할 수 있는 것.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68년 이승복어린이가 무장공비한테 죽으면서 한 이 말은 사실이고 거기 공산당의 잔학성이 집약되어 생생한 반공교재로 쓰여오고도 있다. 물론 용어에 「원쑤」 「각을 뜬다」같은 살벌함은 없다. 그러나 그 표현의 분위기에는 증오심 섞인 반공에의 절규가 함축된다. 살벌한 용어보다 더 무서울 수도 있다. ◆국민학교 5학년 교과서에서 이 말을 없애기로 했다 한다. 잘하는 일이다. 이건 우리의 성숙성. 점철된 원한을 안아 삭인다는 관용성이기도 하다.
  • “위대한 몽골리안”… 칭기즈칸 복권운동 한창(깨어나는 몽고:2)

    ◎민족혼 “재점화”/민주화 바람 타고 “민족적 영웅” 추앙/“침략자”로 격하 70년만에 명예회복/배지ㆍ달력등 기념품 불티…묘찾기 작업 본격화 영하 15도에 매서운 한풍까지 심하게 몰아치던 4월1일 정오 울란바토르 시중심가에 자리한 야달트(승리) 극장앞. 약 5백명의 군중이 마이크 앞에서 외치는 연사들의 연설 내용을 듣고 있었다. ○행사장마다 추모행렬 군중이나 연사 모두가 추위에 아랑곳 않는 진지한 표정들이었다. 『칭기즈칸은 우리 몽고민족의 위대한 영웅입니다. 2백만 몽고 인민공화국 국민은 물론 중국의 내몽고나 다른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우리 민족들은 이제 칭기즈칸의 정신밑에 하나로 뭉쳐야 할 때가 왔습니다』 연사의 말이 끝나자 우뢰같은 박수소리가 터져 나온다. 또 다른 연사가 등장. 『늑대를 잡으려고 초원 한 곳에 불을 질렀으나 그 늑대는 다른 넓은 초원으로 달아 났습니다. 소련은 칭기즈칸 정신을 말살시키려고 그에 관한 책이나 사적을 없애고 한낱 전쟁 미치광이로만 선전했습니다. 그렇지만 그의 정신,몽고인의민족적 자긍심은 초원을 끝없이 달리는 늑대처럼 굳세고 힘차게 우리 가슴속에 살아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칭기즈칸을 위해 만세를 부릅시다』 『칭기스칸 만세!』 『만세!』 ○“칭기즈칸 정신” 강조 곧이어 쇼열엘덴(발전하는 사회)이란 록그룹이 등장,칭기즈칸을 칭송하는 노래를 부르자 군중들도 모두 따라 합창을 했다. 추운 날씨속에 계속된 이 집회는 「칭기즈칸 추모사업회」 발족을 위한 것이었다. 연단앞에 걸린 거대한 그의 초상화가 후손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날 집회는 몽고의 저명작가 도초도르치를 비롯,시인ㆍ언론인ㆍ학자 등 지식인들이 주관했다. 흔히 외국인들이 「칭기즈칸」(Khan)이라고 부르는데 대해 몽고 사람들은 틀린 발음이며 「칭기즈한」(한)이 정확하다고 했다. 칭기즈는 몽고말로 강성하다라는 뜻이며 한은 왕ㆍ지배자를 가리킨다고 풀이했다. 요즘 몽고인들의 칭기즈칸 추모 열풍은 대단하다. 공산당 일당 독재를 폐기시킨 민주화가 민족혼을 불러일으켜 그들의 국민적 영웅인 칭기즈칸의 복권운동으로 점화된 것이다.○관련서적ㆍ사적 없애 추모사업회를 이끄는 작가 도초도르치는 『칭기즈칸의 대형 동상ㆍ기념탑등을 건립하고 그의 무덤을 찾아내 기념박물관을 세우겠다』고 말하고 있다. 울란바토르에 두 곳 뿐인 관광호텔과 단 하나의 외국인 백화점에선 칭기즈칸 배지ㆍ달력 등 그에 관한 기념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지난 1921년 몽고가 소련의 지원으로 공산혁명에 성공한 이후 칭기즈칸은 철저히 무시당해 왔다. 몽고에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해 온 소련으로선 역사적으로 칭기즈칸에 대해 매우 굴욕적인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최초의 국가인 키예프러시아를 1240년 멸망시킨 것이 칭기즈칸의 아들 오고타이이며 이들 몽고 기병은 불과 일주일만의 맹공으로 모스크바를 함락시키고 킵차크한국을 세워 무려 2백40년 동안이나 러시아인들을 노예로 부렸던 것이다. 몽고의 지배로 러시아는 서구의 르네상스ㆍ종교개혁 등 근대화에 필요했던 시대의 흐름에서 완전히 격리된 채 정체의 역사를 밟을 수 밖에 없었다. 울란바토르의 몽고 국립역사박물관장 다바삼부는 『칭기즈칸을 극도로 혐오한 스탈린의 영향을 받아 몽고의 민족 영웅인 칭기즈칸이 지나치게 천대받아 왔다』면서 앞으로 그의 유물과 유적을 모으고 보관하는데 여생을 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 역사 박물관에는 3층 맨구석에 칭기즈칸의 초상화 하나만 덩그러니 걸려 있을 뿐 더 이상 그에 관한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동상ㆍ기념탑 건립계획 박물관 안내를 맡았던 튤스양에 따르면 몽고라는 표기도 현재 중국ㆍ한국ㆍ일본 등 한자권의 국가에서만 쓸 뿐 다른 곳에선 몽골(Mongolㆍ용감하다는 뜻)로 부른다고 했다. 몽고의 정식 국명도 몽골인민 공화국이다. 몽고란 명칭은 원래 한족 중심의 중국인들이 주변 이민족을 몽매한 야만인라고 경멸하는 뜻에서 붙인 것이라 했다. 또 몽골은 칭기즈칸이 속했던 부족 이름이기도 하다. 어렸을 때 테무친(철목진)으로 불렸던 그가 타타르,나이만 등 다른 부족을 평정,대초원에 제국을 건설함으로써 몽골이란 말이 국명으로 채택됐다는 것이다. ○초상하나만 덩그렇게 튤스양은 또 역사상 모스크바를 점령한 사람은 칭기즈칸과 나폴레옹 두 명 뿐이나 나폴레옹은 그나마 며칠 후 퇴각하면서 공격을 받았기 때문에 비교가 안된다며 칭기즈칸을 추켜세웠다. 아시아에서 유럽에 거쳐 대제국 건설의 기초를 다진 칭기즈칸은 1227년 여름 서하를 정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현재 중국의 감숙성 진주 육반산에 갔다가 그해 9월 65세로 풍운 가득찬 생애를 마감했다. 그의 시신은 고향땅으로 옮겨져 울란바토르 동북쪽 케룰렌강 주변에 묻혀졌다고 한다. 때문에 최근 몽고에선 그의 묘를 찾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정확한 지점이 어디인가는 아직 어림조차 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발간된 몽골리아지는 「칭기즈칸의 무덤은 어디인가?」란 제목의 기사에서 몽고인들이 과거 봉분의 풍습이 없었던 데다 후세 이민족이 시신을 훼손할 것을 우려,칭기즈칸의 묘지 소재를 비밀에 부쳤다고 밝히고 있다. 이 잡지는 당시 칭기즈칸이 묻힌 자리를 1천마리의 말이 밟아 흔적을 없앴으며 그자리에 풀이 무성하게 자랄 때까지 3년동안 몽고기병들이 파수를 보았다고 했다. 또 묘지 넓이는 직경이 30리에 이르고 귀중한 부장품이 엄청나게 많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칭기즈칸」 노래 유행 칭기즈칸의 아들과 동생들은 몽고대제국을 킵차크ㆍ오고타이ㆍ차가타이ㆍ일한국등으로 나눠 통치했으며 손자인 쿠빌라이는 원나라를 세워 북경을 수도로 삼았다. 그러나 이 방대한 대제국도 원의 멸망과 함께 붕괴되기 시작한다. 『용서해주세요 칭기즈칸/우리는 당신의 어두운 면만을 얘기했답니다/그러나 앞으로 우리는 당신을 민족최고의 영웅으로 받들겠습니다』 최근 유행하는 칭기즈칸 노래의 내용이다. 비록 소련의 입김에 의한 것이긴 하지만 조국에서 조차 제국주의자ㆍ전쟁광으로 낙인 찍혀 멸시 당했던 칭기즈칸. ○낙후 몽고에 새 활력 그러나 초원을 휩쓸고 있는 민주개혁의 열풍으로 다시 몽고 국민들의 우상이 된 그가 공산주의로 찌들리고 낙후된 이 나라의 내일에 어떤 형태든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란 점을 부인할 수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울란바토르=우홍제특파원〉
  • 워싱턴­파리­도쿄 특파원 「페레스트로이카의 앞날」 3각진단

    ◎“인종분쟁 암초”… 기로에 선 고르바초프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지난 85년 집권한 이후 발트3국의 탈소 독립주장에 이어 최근에는 악화일로에 있는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인들간의 유혈종족분쟁 등 민족문제,경제난 등으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소련 남부지역에 대한 비상사태 선포 및 정부군의 파견 등으로 진압결정을 내리게 된 고르바초프가 과연 소기의 목적을 달성,페레스트로이카를 계속할 것인지,사태장악을 하지못해 개혁정책이 중단될지에 대한 서방측의 시각을 워싱턴 도쿄 파리 특파원 등을 통해 알아본다. ◎미국의 시각/“몇차례의 위기… 조기실각 가능성 없다” 낙관 『소련내에서 들끓고 있는 경제적ㆍ정치적 문제들은 고르바초프를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 그러나 고르바초프가 가까운 장래에 실각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고르바초프가 안고 있는 문제는 너무 심각한 것이어서 그의 라이벌들 조차도 떠맡기를 원치 않고 있기 때문이다』 소련문제의 세계적 권위자인 조지 케넌 교수(86)는 지난 17일 미상원 청문회에서소련의 상황과 고르바초프의 운명에 관해 이렇게 진단했다. 대소봉쇄정책의 창시자로 냉전시대중 미국의 대소전략을 주도했던 케넌 교수는 『지금 소련내 상황은 극도로 불안정해서 고르바초프에게 아주 어렵고 위험한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가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종족분규와 민족주의운동을 가열시키는 등 지금까지 전반적으로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고르바초프의 위치가 불안하더라도 그의 정책이 혹시라도 후계자에 의해 극적으로 변화될 것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케넌 교수는 『고르바초프는 냉전극복과 유럽평화안정에 뛰어난 기여를 했다』고 덧붙였다. 고르바초프의 경제ㆍ정치 개혁운동이 난관에 봉착해 있으며 이로 인해 고르바초프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은 미국 조야의 공통된 인식이다. 고르바초프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내다본 견해를 「과장된 경보」 「서방의 기분풀이용 허위보도」라고 치부해온 진보주의자들도 이젠 『고르바초프 자신이늑대가 문앞에까지 온 것으로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인식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들은 고르바초프가 착실히 내실을 다지고 있으며,그의 라이벌들을 압도하는 정치적 기반을 쌓았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동구공산권 국가들의 잇단 붕괴와 발트해 연안 소 연방공화국들의 독립요구에 이어 코카서스 지방의 종족분규가 내란으로 확대되자 「고르바초프 위기론」이 이들 진보주의자들에게 까지 확산된 것이었다. 시사주간지 US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지는 최근호에서 소련문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소련내 각 공화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민족독립운동이 고르바초프를 비롯한 소련 공산당 지도자들의 당초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것』이라고 전하며 『이같은 저항운동은 이들 공화국의 체제를 전복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어쩌면 레닌과 스탈린이 건설해 놓은 공산대국 소비에트연방의 근저를 붕괴시킬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카터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을 역임한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교수가 작년에 출간한 공산주의 연구 저서 「위대한 실패­20세기 공산주의 생과 사」와 최근 뉴욕 타임스지에 「Z」라는 가명으로 게재돼 화제를 모았던 학술논문 「소련의 종말적 위기」는 다같이 공산주의의 붕괴와 종언을 예고하면서 페레스트로이카는 종국적 해결책이 될 수 없고 공산주의로부터 탈출하기 위한 변화의 노력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브레진스키는 소련 공산당의 독점이 와해되고 모스크바의 통제로부터 비러시아인이 이탈하고 있기 때문에 고르바초프의 개혁이 성공을 거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예견하면서,현재의 개혁은 차라리 소련체제 와해과정의 첫 단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증했다. 부시행정부 내에서도 백악관 국가안보담당 차석보좌관인 로버트 게이츠는 페레스트로이카가 실패할 것이고 고르바초프는 실각할 것이기 때문에 그를 도울 가치가 없다고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 케넌 교수는 소련 공산당이 고르바초프를 교체할 대안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고르바초프가 계속 집권할 것이라고 예견했지만 US 리포트지는 고르바초프에 대한 공산당 내부의 도전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도했다. 리포트지는 최악의 경우 당내 강경보수파나 급진파들이 별도의 정당을 만들어 고르바초프에 정면도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브레진스키는 소련의 미래를 다음 네가지 상황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첫째 결론없는 체제위기가 10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지속되는 상황,둘째 혼란이 진정되면서 정체가 재현되고 중앙집권적 전통으로 회귀하는 상황,셋째 고르바초프의 때아닌 죽음 등과 관련한 군부와 KGB의 쿠데타 가능성,넷째 단일국가인 소련의 분열과 이로 인한 국가폭력 및 종족폭력의 폭발. ◎유럽의 시각/“개혁일정 촉박… 경제 차질땐 「백지화」 위험성” 서유럽국가들에 있어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나 동구국들의 변혁은 결코 「강건너 불」이 아니다. 동역권의 문제라는 지리적인 이유외에 페레스트로이카에서 비롯되는 동서냉전구도의 와해는 유럽인들의 앞날에 직접적이고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유럽국가들은 소련의 국내정세나 페레스트로이카의 진전 추이에 당연히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페레스트로이카의 성패여부는 흔히 내부적으로는 경제문제 민족문제 그리고 정치적 다원화문제가 어느 방향으로 전개되느냐에 달렸다고 얘기되고 있다. 이중 어느하나라도 흔들리면 페레스트로이카는 성공보다 실패할 확률이 많다는 지적인 것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최근의 소련상황을 보는 유럽쪽의 시각은 우려와 기대라는 서로 상반되는 두방향으로 엇갈리고 있다. 프랑스의 르 몽드지는 16일 모스크바발 기사에서 소수민족문제에 대처하는 고르바초프의 전략이 전면적으로 바뀌었다고 전제하면서 『고르바초프가 현재는 잃은 것이 없지만 시간은 촉박하고 이제 더이상 그가 열광과 꿈을 주는 연단에 서 있지도 않다』고 보도,고르바초프 및 페레스트로이카의 앞날을 어둡게 전망했다. 고르파초프가 페레스트로이카의 당위성을 강조하면서,그리고 동구국가들의 개혁을 부추기는 과정에서 내세운 신사고가 소련내 소수민족들의 민족감정에 불을 댕기는 결과를 초래했으며 그는 이제 정치인으로서 천부적 능력을 상실한채 전략변경에 따른위험스런 부담을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르바초프는 페레스트로이카를 정의하면서 『경제적 안정이 보장되면 페레스트로이카는 승리한다』고 장담했었다. 그러나 프랑스의 르 코티디앵 드 파리지는 『이미 5년의 연륜을 쌓은 페레스트로이카가 아직 경제문제에 뚜렷한 해결책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신문은 소련정부가 90년대의 경제성장률이 연 4∼5%를 웃돌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지만 서방의 연구기관들은 주변여건이 좋아진다 하더라도 2.7%를 넘기가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경제난의 해결이 페레스트로이카의 큰 과제라고 지적했다. 소련의 과학아카데미 조차 고르바초프가 계획하고 있는 경제개혁조치들 가운데 몇몇 핵심적 요소가 불가피하게 연기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페레스트로이카 추진에 있어 경제문제의 중요성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소련문제 전문가인 프랑스 대외관계연구소의 프랑수아 톰 박사는 『고르바초프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개혁 조치들이 실효를 거두지 못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개혁자체가 백지화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는 지난해 몰타 미소정상회담을 계기로 국제적 공인의 마지막 절차를 밟은 셈이다. 서유럽국가들은 이미 오래전에 페레스트로이카에 찬사를 보내고 고르바초프의 정책에 신뢰를 표시해 왔으나 미국 등 일부 국가들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 진실성에 의문을 떨쳐 버리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페레스트로이카 제창 이후 소련의 대외정책은 크게 방향을 바꾸어 왔다. 군비경쟁의 무모성을 인식,군비감축에 의한 균형안보개념을 실천해 오고 있으며 국제문제 해결에도 융통성과 타협의 정신을 높이 사고 환경오염문제 등에 대해서도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있다. 그리하여 고르바초프는 페레스트로이카 추진을 위한 자국의 경제난 해결에 필요한 자본과 기술을 서방으로부터 성공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평화공존의 방향으로 재편되어 가고 있는 유럽질서가 다시 대혼란에 빠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페레스트로이카의 성공적 추진을 부추겨야 하며 그런 이유로 경제적 도움을 포함한 대소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는 것이 서유럽국가들의 생각이다. 이와같이 소련의 대외관계에서는 페레스트로이카의 앞날을 밝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국내문제에서 발생되고 있는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며 고르바초프의 지도력의 한계가 어느부분까지 미칠 수 있을 것인가가 페레스트로이카의 앞날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는 게 유럽쪽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본의 시각/“「민족분쟁」 안이하게 대응… 매파 고개들지도” 소련의 민족분쟁과 이에 대한 무력진압 결정은 고르바초프 정권과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소련 자체를 위기에 봉착시키고 있는 중대문제라고 보는 것이 일본의 소련문제 전문가와 언론들의 시각이다. 동경대 야마무치 마사유키(산내창지) 조교수는 19일자 요미우리(독매)신문에 게재된 글에서 고르바초프 정권은 민족문제에 안이하게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국내의 민족분쟁에 대해 당사자끼리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나 가속화하는 민족문제를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너무 단순히 이해해왔던 것은 아닐까. 민족문제는 모스크바의 보수적인 중앙관료가 비러시아민족을 압박하고 민족의 자주성 및 긍지를 무시,반러시아 감정을 유발한 것이 원인이다. 따라서 페레스트로이카가 성공하고 민주화가 진행되면 민족관계의 모순도 해결되리라는 것이 고르바초프의 견해였다. 그러나 현실은 그의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다는 사실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의 군대파견으로 아제르바이잔공화국은 소강상태를 유지하겠지만 민족문제가 앞으로 고르바초프 정권을 계속 뒤흔들 것은 확실하다. 소련의 민족문제는 바야흐로 유라시아국가인 소련의 아시아와 유럽으로의 분열조짐마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아오야마(청산)대학의 데라다니고지(사곡홍임) 교수도 『지금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벼랑에 서 있다』고 지적했다. 『고르바초프가 내무부의 치안부대뿐 아니라 육ㆍ해군까지 투입한 것은도로가 각지에서 봉쇄되어 있기 때문에 공중,해상을 통해 무장병력을 넣기 위한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오는 6월의 미소 수뇌회담에서 군축문제를 논의한 다음 10월의 제28차 당대회에서 권력기반의 강화를 꾀하고 그 후 민족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 계획이 가능했던 것은 ①최고회의 의장과 당서기장으로서 2개의 조직을 이용할 수 있고 ②군상층부,국가보안위원회(KGB)의 지지를 얻고 있다는 것 등을 이유로 적어도 당분간은 정권을 지탱할 수 있는 공산이 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이 부드럽게 진척되지 않는 것이 괴로우며 경제부진에 의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나아가 사회가 보수쪽으로 상당히 기울고 있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 미국 미시간대학의 세라벤토프 교수가 소련 노동자들과 대화했을 때 그들은 고르바초프 서기장,야코블레프 정치국원들의 이름을 들어 매도하고 그러한 노동자의 폭넓은 통일전선이 결성되어 있음을 분명히 했다. 고르바초프 정권의 위신 추락은 숨기기 어렵다. 고르바초프 서기장은동구제국과의 유대는 영 연방처럼,소련 내부의 공화국은 미합중국의 각주처럼 강력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미래상으로 꿈꾸어 왔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억압당해 온 각 민족의 응어리진 감정은 러시아인인 고르바초프에게는 이해될 수 없었다. 이같은 이성으로서는 명쾌한 결론을 내릴 수 없기 때문에 계획이 틀어질 우려가 다분히 있는 것이다』 한편 도쿄(동경)신문은 17일자 국제면 톱기사에서 『강경책으로의 전환은 당내 보수파,군부 매파의 발언권을 강화시키고 민족정책 전체의 경직화를 초래할 염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또 『고르바초프는 발트3국 정세에의 대처미비,지난번 리투아니아공화국에서의 설득공작의 실패 등으로 29일부터의 당확대 중앙위총회에서 곤경에 빠질 것으로 보이며 코카서스지역 분쟁의 험악화는 고르바초프에 대한 보수파의 공세를 더욱 기세등등하게 만들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도 17일자 「위기에 처한 소련의 민족분쟁」이라는 사설에서 『비상사태 선언은 고르바초프 정권이 각기 원인이다른 몇몇 분쟁의 동시발생이라는 사태를 중대시하고 이대로 방치해서는 수습곤란한 사태를 초래한다는 판단아래 결단을 내린 강경조치』라고 지적했다. 이 사설은 『고르바초프 정권의 전도는 예측을 불허하는 상태』라며 『민족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몹시 어려운 과업임에 틀림없다. 적어도 연방체제를 현 상태로 둔채로의 수습은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아사히(조일)신문도 『이번 사태는 고르바초프 정권의 지상과제인 페레스트로이카 추진에 수반되는 자유화,개방에 의해 분출된 문제로서 고르바초프 정권의 고민은 심각하다』고 말하고 『민족문제의 앞으로의 전개는 세계정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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