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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등’이라는 이름의 쉼터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등’이라는 이름의 쉼터

    식물을 선물할 일이 있거나 빈 화분에 심을 식물이 필요할 때면 양재꽃시장에 간다. 관엽식물, 난과식물, 허브식물, 야생화, 분재, 구근식물까지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분화류를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교 때는 수업 준비물을 사러 이곳에 자주 들렀다. 허브 원예학 시간에 필요했던 민트 화분, 재배학 과제 주인공이었던 튤립 구근 등. 꽃시장이 워낙 넓다 보니 식물을 다 구경하고 나면 기운이 빠지는데 그때마다 나는 경매장 옆 벤치에 앉아 잠시 쉬곤 했다.그 벤치의 지붕은 등나무 덩굴줄기로 얽혀 있다. 이맘때면 보라색 꽃송이가 풍성하게 달리기 때문에 지나가던 사람들도 벤치에 들러 사진을 찍는다. 식물을 실컷 구경하고 등나무 아래 벤치에서 쉬며 등꽃 향을 맡는 것은 오월 양재꽃시장에 가면 누릴 수 있는 호사다. 도시 화단과 정원, 그리고 도로 옆의 가로수는 도시 미화를 위한 관상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식물에 화사한 꽃이 피거나 특이한 열매가 맺는 게 아니면 이들을 잘 쳐다보지 않는다. 식물은 그저 같은 자리에 늘 배경처럼 존재하기 때문이다. 근데 등나무는 다르다. 꽃이 피거나 열매를 맺는 시기가 아니더라도, 한여름 더위에 그늘이 필요하거나 갑자기 비가 쏟아질 때 사람들을 자신 곁에 불러들이는 힘을 가졌다. 덩굴식물인 등나무는 지주목을 타고 올라가 지붕을 덮는 형태로 자란다. 이들이 우리의 그늘이 될 수 있게 된 것은 생장이 빠르고 추위에도 강하며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기 때문이다. 잘 자라지만 까다롭지 않고, 아름다운 꽃을 피워 이목을 끌며 자연 그대로의 건축물을 만들어 주는 식물. 이것이 등나무가 도시에 온 이유다. 등나무속은 세계적으로 약 6종이 분포하고, 우리가 도시에서 자주 보는 등나무는 플로리분다라는 종이다. 플로리분다 종 외에도 중국 원산의 시넨시스라는 종이 세계에 널리 심겨졌는데, 이 종은 중국에 파견된 차 검사관 존 리브스에 의해 유럽으로 전해졌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학 잡지인 ‘커티스 매거진’에는 당시 유럽으로 건너간 시넨시스 종의 첫 그림 기록이 실렸다. 이 그림을 통해 유럽 사람들에게 소개되고 육성돼 후에 전 세계 정원에 심어졌다. 지금 한창 등나무가 꽃을 길게 늘어뜨리기 시작했다. 꽃송이에 달린 보라색 꽃을 하나 떼어 자세히 들여다보니 꽃잎에 형광 노란색 무늬가 작게 보였다. 매개동물에게 보내는 꽃의 신호로 추정된다.시간이 지나고 꽃이 지면 등나무에는 열매가 열릴 것이다. 콩과식물이 그렇듯, 등나무도 긴 꼬투리에 씨앗이 여러 개 달리고, 가을이면 이 꼬투리에서 씨앗이 나온다. 봄에는 화려한 꽃을 보느라 등나무 아래에서 줄곧 위를 올려다보지만 가을이 되면 땅에 떨어진 꼬투리와 씨앗을 보느라 등나무 아래 땅을 내려다보기 일쑤다. 이것 역시 등나무가 만들어 내는 가을 풍경이다. 전북 무주군에는 특별한 공설운동장이 있다. 20여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이곳을 잘 찾지 않았다. 당시 군수가 주민들에게 왜 공설운동장에 오지 않는지 물어보니 관객석이 땡볕이라 더워 죽겠는데 왜 거길 가겠느냐는 대답을 했다고 한다. 군수는 ‘등나무 그늘’이란 아이디어를 냈고, 리모델링을 담당한 정기용 건축가는 운동장 울타리에 등나무 240여그루를 심었다고 한다. 생장이 빠른 등나무는 1년이 지나자 줄기와 잎이 풍성해졌다. 그 사이 운동장도 전반적으로 손을 봤다. 그렇게 공설운동장은 ‘무주 등나무 운동장’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장소가 됐다. 나는 이 이야기를 참 좋아한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새로운 건축물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나무를 심는 자연적인 해결 방법을 찾았다는 데서, 미래의 조경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제시해 준 가장 좋은 예가 아닌가 싶다. 도시 곳곳에서는 이미 건축물이 나무 그늘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나무 대신 건축물을 세우는 이유야 여럿 있지만 식물 곁에는 곤충이 꼬일 수밖에 없고, 나무를 꾸준히 관리해 주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등나무가 아니더라도 그늘을 제공할 정도의 나무라면 키가 꽤 커야 하는데 사람들은 도시에 큰 나무를 심는 것을 꺼려 한다. 높다란 양버즘나무와 느티나무는 간판을 가린다는 민원을 자주 받는다. 아파트 저층에 사는 주민의 햇빛과 시야를 가리고, 나무뿌리가 땅을 파고들어 건축물의 안전에 해가 된다며 최근 새로 짓는 아파트 화단에는 큰 나무를 잘 심지 않는다. 그렇게 시간이 갈수록 우리는 나무 그늘 아래서 잠시 쉬어 가는 경험을 할 기회를 점점 잃어간다.
  • 이토록 안달나는 ‘벚’ 있으랴

    이토록 안달나는 ‘벚’ 있으랴

    몇 해를 내리 겨누기만 했다. 충남 서산의 개심사 왕벚꽃(겹벚꽃) 말이다. 명성이야 귀가 따갑게 들었다. 다섯 빛깔 겹벚꽃과 푸른 청벚꽃이 어울려 ‘저세상’ 풍경을 펼친다고 했다. 하지만 도회지에 사는 장삼이사가 꽃의 시간에 맞춰 움직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행장을 꾸릴라 치면 아직 일렀고, 제대로 가늠했다 싶으면 다른 일들에 발목 잡히기 일쑤였다. 그동안 대체 몇 번의 봄이 지난 건지. 올해는 다행히 꽃의 시간에 늦지 않게 합류할 수 있었다. 이 절집의 명물인 왕벚꽃과 청벚꽃이 동시에 흐드러졌고 심검당 앞의 철쭉과 자목련, 선방 앞 골담초도 절정을 이뤘다. 이제부터 전하려는 건 아주 운 좋게 만난 ‘꽃절집’ 개심사의 화양연화에 대한 이야기다.개심사 가는 길이 예쁘다. 너른 목장지대를 줄곧 옆구리에 끼고 간다. 봉긋봉긋 솟은 구릉 사이로 분홍빛 왕벚꽃 가로수들이 점처럼 찍혀 있다. 구릉 아래로 신창제란 저수지도 있다. 작은 호수지만 왕벚꽃 가로수, 신록 등과 어우러진 자태가 퍽 아름답다. 호수 중간의 긴 다리는 쉬어가기 맞춤한 곳. 관광객들의 ‘인증샷’ 배경으로도 곧잘 쓰인다. 호수 주변의 구릉마다 여러 갈래의 소로가 나 있다. 목가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목장길이다. 하지만, 길 대부분은 ‘출입금지’다. 가시 돋친 철조망 여기저기에 ‘출입금지’ 푯말이 어수선하게 나붙었다. 거의 완벽하게 막힌 목장길 가운데, 드물게 철조망을 치지 않은 길도 있다. 아쉬운 대로 이 길을 따라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즐긴다. 그리운 벗이여… 목장길 너머 닿을 듯한데 이 지역 대부분이 출입금지인 것엔 이유가 있다. 국내 씨수소의 정자 대부분이 생산되는 곳이라서다. 이 일대 목장을 운영하는 기관은 농협 한우개량사업소다. 국내 씨수소의 거의 전부가 여기 있다고 봐도 틀리지 않는다. 한우개량사업소가 애면글면 키우는 씨수소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국내 한우 개량 사업도 막대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신창제 너머로 ‘저세상급’ 벚꽃 풍경을 펼쳐내는 용유지(용비지) 등 풍경의 보고가 널려 있는데도 가 볼 수 없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개심사 일주문을 지나면 완만한 오르막이다. 솔숲 사이로 난 길을 10분 남짓 걷다 보면 곧 경내다. 절 아래로 직사각형의 연못이 조성돼 있다. 누가 언제 만들었는지 불분명하지만, 절집이 깃들여 있는 상왕산(象王山)의 코끼리가 목을 축이라고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연못 위로는 나무다리가 놓였다. 해탈문에 이르는 다리다. 역시 이름은 없다.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혹시 탐진치(貪瞋癡, 욕심·노여움·어리석음)를 버리면 해탈에 이른다는 의미가 담긴 다리가 아닐까. 경남 양산 극락암의 홍예교처럼 말이다. 고귀한 벗이여… 해탈문 이르러 평안하신가 나무다리를 건너 마침내 겹벚꽃과 만난다. 개심사를 ‘화훼사찰’로 알린 일등공신이다. 여러 겹의 꽃술이 뭉친 꽃송이가 어린아이 주먹가웃이나 될 만큼 커 왕벚꽃이라고도 불린다. 늙은 벚나무의 시커먼 가지마다 둥근 꽃송이들이 빼곡히 매달려 있다. 동양적이라기보다 어딘가 서구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자태다. 고혹적인 외모의 귀부인을 알현하는 느낌이랄까. 흠잡을 데라곤 없는 도도한 꽃이 범종각, 해탈문 등 ‘못난 기둥’의 소박한 건물과 뜻밖에 잘 어울린다.요즘은 사람들의 관심이 명부전 앞의 청벚꽃에 좀더 쏠린 듯한 느낌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심사에서만 자란다고 알려진 꽃이다. 청벚꽃은 붉은빛이 덜하고, 청포도처럼 연한 녹색을 띠고 있다. 멀리서 보면 푸르스름한 것이 꼭 덜 여문 풋사과를 보는 듯하다. 올해는 유난히 봄꽃들의 개화가 일렀다. 매화, 벚꽃 등 대표적인 봄꽃들이 최소 일주일 이상 일찍 개화했다. 하지만 개심사 겹벚꽃은 시간을 정확히 지켰다. 평균 개화시기인 4월 중순부터 꽃술을 내기 시작했으니 이달 말까지는 절정의 자태를 감상할 수 있을 듯하다. 가려진 벗이여… 철쭉·자목련·골담초 잊지 마오 겹벚꽃의 위세에 가려 관심을 받지 못하는 꽃도 있다. 심검당 앞의 철쭉과 이제 막 꽃술을 연 자목련이 그렇다. 특히 흰 바탕에 연분홍빛이 슬쩍 겹쳐진 철쭉의 꽃술은 더없이 말갛고 그윽하다. 선방 앞의 노란빛 골담초도 절정이다. 뿌리가 한약재로 쓰여 절집에서 흔히 기르는 식물이다. 꽃도 꽃이지만, 사실 개심사는 소박한 당우들이 인상적인 절집이다. ‘검소하되 결코 누추하지 않은’ 당우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건물은 대웅보전(보물 143호)이다. 그 안에 목조아미타여래좌상(보물 1619호)이 엄정한 자세로 앉아 있다. 무엇보다 방문객의 시선을 끄는 건 대웅전 옆 심검당(尋劍堂)이다. 얽히고설킨 번뇌를 벨 반야(般若)의 칼을 찾는 집이란 뜻의 건물이다. 당호는 날카로워도 자태는 순하다. 사람 인(人)자 모양의 맞배지붕 아래 이리저리 휜 목재를 기둥 삼았다. 개심사의 건축물 대부분은 이처럼 굴곡진 목재를 사용하고 있다. 명부전이 그렇고, 범종각과 해탈문 등도 비슷한 형태다.청량한 벗이여… 신록의 길목 ‘해미향교’ 거닐다 꽃에 홀려 놓쳐선 안 될 또 하나의 풍경이 신록이다. 절집 주변의 나무들마다 가지 끝에 채도가 제각각인 연둣빛 이파리를 매달고 있다. 늙은 나무라고 어둡지만은 않고, 어린나무라고 마냥 옅지는 않다. 저 유명한 이양하의 ‘신록예찬’에서처럼 “눈을 돌려 산천을 둘러보면 이제 막 연둣빛으로 단장하는 나무들의 건강한 성장이 싱그럽고, 발밑에는 포슬포슬한 땅을 뚫고 올라오는 새싹의 청량함이 기특하다.” 신록이 그윽한 곳을 들자면 해미향교를 빼놓을 수 없다. 수백년 묵은 느티나무들이 틔워 낸 신록이 향교로 드는 길목의 붉은 홍살문과 묵직하게 어우러져 있다. 가장 좋은 건 찾는 이가 드물다는 것. 둘만의 공간이 필요한 연인들이나 신선한 장소를 찾는 사진작가들에게 제격이지 싶다. 개심사에서 해미읍성 가는 길에 있다. 해미읍성은 서산 여정의 고전이다. 개심사에서 차로 15분 거리다. 조선 세종(3년) 때인 1421년 왜구의 침략을 막기 위해 축조됐다. 이순신 장군도 서른다섯 살 때(1579년) 이 성에서 열 달간 근무했다고 한다. 현재 남은 성의 둘레는 약 1.5㎞다. 정문인 진남문 주변 성벽이 공사 중이어서 다소 번잡하지만, 내부는 여전히 넓고 단아하다. 글 사진 서산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서울포토]문재인정부 권력기관 개혁입법 평가 연속토론회

    [서울포토]문재인정부 권력기관 개혁입법 평가 연속토론회

    24일 서울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열린 문재인정부 권력기관 개혁입법 평가 연속토론회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2021. 3. 24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전주 도심 ‘바람길 숲’ 조성으로 무더위 잡는다

    대구와 함께 전국에서 가장 무더운 도시로 떠오른 전북 전주시에 숲길 조성사업이 대대적으로 추진된다. 전주시는 도심 열섬 현상을 줄이기 위해 주요 도로에 ‘바람길 숲’을 조성한다고 15일 밝혔다. 이 사업은 학교, 아파트, 건물 옥상 등에 꽃과 나무를 심어 크고 작은 숲 100여 개를 만드는 도시 숲에 이은 프로젝트다. 시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국비 100억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200억원을 들여 백제대로와 기린대로, 장승배기로 등 약 18㎞(왕복 36㎞) 구간에 도심의 허파 역할을 하는 ‘바람길 숲’을 만든다. 백제대로는 넓은 보도의 포장면을 줄이고 녹지면적을 넓혀 숲길을 만든다. 보도 폭 6.5∼10m 안에 1.6∼2m에 불과했던 녹지 폭을 배 이상 넓힌다. 이 공간에는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등 다양한 수목과 화초류가 식재된다. ‘바람길 숲’은 외곽 산림에서 생성되는 맑고 신선한 공기를 도심으로 끌어들여 순환시키는 숲이다 바람길 숲은 모악산, 고덕산, 묵방산, 건지산, 황방산 등 전주를 둘러싸고 있는 외곽 산림과 연결된다. 시는 이 숲이 만경강과 전주천, 삼천, 소양천 등과 바람길을 만들어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열섬현상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주는 급격한 도시화로 산림이 크게 훼손돼 녹지대가 점차 사라지고 아파트가 무분별하게 들어서 해마다 기온이 올라가는 추세다. 시는 2000년 이후 우후죽순 건축된 이들 아파트가 바람길을 차단, 열섬현상을 부채질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각종 건축물의 급증과 차량 증가에 따른 대기오염 등으로 낮 동안에 뜨거운 대기가 섬 모양으로 덮여 있게 됐고 밤에도 뜨거워진 공기나 지표면이 잘 식지 않아 열대야가 계속된다는 분석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양운석·백승기 경기도의원, 그룹홈시설 종사자와 운영 현안 정담회

    양운석·백승기 경기도의원, 그룹홈시설 종사자와 운영 현안 정담회

    경기도의회 양운석(더불어민주당, 안성1), 백승기(민주당, 안성2) 도의원은 지난 4일 경기도의회 안성상담소에서 안성지역의 그룹홈 로사의집 이미화 원장, 요셉의집 김은숙 원장, 즐거운집 조경희 원장, 맑은물 김서경 원장, 느티나무 정인교 생활복지사와 그룹홈 운영에 대한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정담회를 진행했다고 5일 밝혔다. 이날 정담회에서 그룹홈 대표자들은 종사자 처우개선, 주거비, 운영비 지원 등에 대해 설명하고, “그룹홈을 운영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다”면서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그룹홈이 있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가이드라인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룹홈의 기능강화와 운영의 질 향상, 인력의 전문성과 그룹홈에 대한 지원 제도가 꼭 필요하다”며 이에 제도 마련을 건의했다. 양운석 도의원과 백승기 도의원은 “그룹홈 종사자의 처우개선과 상대적으로 열악한 운영 현황에 대해 안타깝다”면서 “그룹홈이 자립 전담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기반 마련을 위해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정담회를 발판 삼아 지속적으로 대화하며 소통하자고 뜻을 함께 모았다. 그룹홈은 사회 생활에 적응하기 힘든 아동, 청소년, 노인 등이 자립할 때까지 소규모 시설에서 공동으로 생활하는 가정을 뜻한다. 각각 소수의 그룹으로 묶어 가족적인 보호를 통해 지역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제도를 의미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 가지는 민중미술, 저 가지엔 봄기운… 임옥상은 나무다

    이 가지는 민중미술, 저 가지엔 봄기운… 임옥상은 나무다

    흙으로 표현한 거친 생명력·섬세한 감성사회 비판적 성격은 빼고 ‘서정성’ 짙게 “자유의지로 그려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민중미술’ 한 가지 틀에 갇히는 것 경계나무처럼 살고자 했다. ‘도리불언 하자성혜’(桃李不言 下自成蹊)를 좌우명으로 삼았다. 복숭아나무와 오얏나무는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아래 길이 생기듯 덕이 있으면 절로 사람들이 따른다는 뜻이다. 땅 위에 굳건히 버티고 서서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계절마다 제 몫의 꽃과 열매를 피워 내는 의연함을 닮고 싶었다. 그런 소망을 담아 딸의 이름도 ‘나무’로 지었다.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 나우에서 개인전 ‘나는 나무다’를 펼치는 화가 임옥상 얘기다. 민중미술 대표 작가로 사회 비판적이고 현실 참여적인 작품들을 주로 선보여 온 그였기에 서정성 짙은 제목의 전시가 의외였는데, 알고 보니 신실한 나무 예찬론자였다. ‘나는 나무다. 나무로 산 지 오래다. 나무가 아프면 나도 아프고 나무가 춤추면 나도 춤춘다’는 고백처럼 전시장에는 거친 생명력과 섬세한 감성을 지닌 작가를 닮은 나무 그림 80여점이 빼곡히 걸렸다. 가로 5m가 넘는 대형 작품부터 작은 그림 60점을 하나의 퍼즐처럼 구성한 연작까지 다채롭다. 흙, 종이, 쇠 등 다양한 재료로 끊임없이 새로운 조형세계를 구축해 온 그는 3년 전부터 흙을 캔버스에 고르게 펴서 바른 뒤 붓질의 강약으로 흙을 밀어내 형상을 만들고, 그 위에 색을 입히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흙은 그가 오랫동안 천착해 온 재료다. 흙의 느낌을 살리려고 종이 부조 작업에 공을 들였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 여러 번 시행착오를 거쳐 흙에 수용성 접착제 등을 섞어 캔버스에 붙이는 기술을 고안해 냈다. 이번 전시에 나온 나무 그림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완성했다. 작가는 “나무를 그리는 데 최적화된 재료가 흙”이라면서 “흙과 나무는 찰떡궁합”이라고 했다.흙으로 표현한 나무는 이전에 그렸던 나무들과 질감이나 형태가 다를 뿐 아니라 의미에도 차이가 있다.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에 그린 동네 어귀의 당산나무, 구름에 가린 나무가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을 은유하는 상징적인 표현이었다면 지금의 나무 그림은 생태학적이고, 자연친화적인 환경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진다. 은행나무, 느티나무, 매화나무 등 나무의 특성에 따라 줄기와 가지가 제각각 뻗어 나간 모양새는 생명력이 넘친다. 동양화에서 최고 경지로 여기는 ‘기운생동’(氣韻生動)이 흠뻑 묻어난다. 앙상하지만 꼿꼿한 겨울나무에선 절개가 느껴지고, 봄바람에 흩날리는 매화 꽃잎은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든다. 서울대 미대와 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한 작가는 1979년 ‘현실과 발언’ 동인 창립 멤버로 활약하고, 민족미술인협회 대표를 역임하는 등 부정과 억압에 저항하는 예술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하지만 민중미술이라는 한 가지 틀로 자신의 작품이 규정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내가 그린 그림들은 미술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며 “사회성 짙은 작품이든 아니든 항상 내 자유의지대로 그려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오는 28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우리 동네 이거 알아?] 190년 세월 품은 고목이 전하는 위로

    서울 중랑구 유일의 보호수가 있는 면목본동 양지마을(면목동의 옛 이름)에는 바쁜 도심 속 망중한을 즐기기에 제격인 ‘지정보호수 정자마당’이 있습니다. 한가로운 정취와 여유가 머무는 이곳은 기존 마을마당의 느티나무 생육에 지장을 주던 주택 1동을 보상해 123.6㎡의 대지를 확보, 기존 마을마당을 확장한 804.6㎡ 규모로 지난해 11월 조성됐습니다. 양지마을마당의 보호수는 수령 약 190년의 느티나무로, 1981년 서울시 보호수로 지정됐습니다. 구는 주민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보호수 관리를 위해 2005년 양지마을마당을 조성해 주민 쉼터와 보호수 생육공간을 일부 확보했습니다. 계속해서 자라나는 나무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고자 하는 주민의 바람이 결실을 맺어 2019년부터는 ‘지정보호수 정자마당’ 조성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습니다. 지정보호수 정자마당에는 배롱나무 등 수목 14종 2150그루를 식재했습니다. 파고라, 벤치, 놀이시설, 운동기구도 설치해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잠시 쉬거나 운동을 하고 이웃과 담소도 나누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지요. 특히 코로나19로 힘겨운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위로의 공간이 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출퇴근 등 꼭 필요한 외출 외에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요즘, 단순한 이동장소라고 생각했던 일상 속 익숙한 공간인 지정보호수 정자마당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요.
  • 지구 8바퀴 누빈 ‘원조 먹방’ 10년의 힘은 음식 아닌 사람

    지구 8바퀴 누빈 ‘원조 먹방’ 10년의 힘은 음식 아닌 사람

    최불암 “여든 넘어서까지 복에 겨운 밥상전국 어머니들의 고마움 어찌 다 갚을까”우리 땅 곳곳의 식문화 소개해 사랑받아10주년 기념 아내 김민자·김혜수 등 출연소박하고 평범하지만 역사와 문화가 깃들어 특별한 밥상, 우리 땅 곳곳의 소중한 음식 이야기를 매주 차려 온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이 방송 10주년을 맞았다. 정감 있는 진행과 내레이션으로 10년간 프로그램을 이끌어 온 배우 최불암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여든이 넘어서까지 복에 겨운 밥상을 받으러 다니는 것을 생각하면 전국의 어머니들이 나를 위해 굽은 허리, 무릎 관절 아픈 것도 참고 기다리는 것 같다”며 고마움을 먼저 전했다. “10년 동안 받은 사랑을 어떻게 다 갚나 싶다”는 그는 “고마운 분들이 있기에 지금까지 이어 올 수 있었다”며 출연자들에게 공을 돌렸다.방송은 2011년 1월 6일 거제의 겨울 대구를 시작으로 10년간 지구 8바퀴에 해당하는 35만㎞를 이동하며 전국의 음식을 소개해 왔다. 향토 음식은 물론 시대 변화가 느껴지는 먹거리까지 한국인의 희로애락이 속속들이 녹아 있었다. 특히 잊혀져 가는 식문화를 기록하는 역할까지 도맡으며 음식 다큐멘터리로 사랑받아 왔다. 10년 동안 소개한 음식만 해도 8000가지가 넘지만 여전히 소개할 것이 많다고 한다. 같은 음식이라도 담긴 이야기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먹방’(먹는 방송)과의 차이점이기도 하다. 정기윤 PD는 “입에서 입으로 이어지는 음식을 찾는 것이 관건이고, 그래서 현지답사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 음식을 해먹는 지역 분들은 자신들의 음식이 특징이 있는 것이라는 생각 자체를 못하기 때문에, (제작진이) 현지 분들과 오래 이야기를 나누면서 특별한 음식과 거기에 관련된 이야기를 찾아낸다”고 설명했다.최불암 역시 프로그램의 핵심이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긴 시간을 돌이켜 보면 음식보다 사람이 더 강하게 마음에 남는다는 그는 “남원에서 추어탕을 촬영할 때, 동네 느티나무 아래에서 날 기다리다가 신문지에 정성스레 싼 산초를 건넨 분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특별히 건강을 지키는 비결도 없다”는 그가 오래 전국을 누비며 진행하는 힘도 하루를 보내고 좋은 사람들과 나누는 술 한 잔에서 나온다고 한다. 방송은 10주년을 맞아 7일부터 28일까지 4주간 특집을 선보인다. 1편에서는 10년의 여정을 통해 밥상의 역할과 의미를 되새기고, 공감하며 위로를 받아 온 시청자들과 함께 추억을 나누는 시간이다. 2~3편은 최불암의 아내 김민자와 딸처럼 가깝게 지내는 배우 김혜수가 출연해 최불암을 위해 한 끼를 준비하며 밥상에 담긴 한국인의 정서를 짚어보고,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한 출연자들을 초대한다. 4편에서는 소설가 김훈과 함께 숨겨져 있던 보물 같은 고문헌 속 음식들을 복원하는 이들을 만나 새로운 10년의 의미를 담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여든 넘어까지 복에 겨운 밥상…10년 이어온 건 사람들 덕분”

    “여든 넘어까지 복에 겨운 밥상…10년 이어온 건 사람들 덕분”

    KBS 음식 다큐 ‘한국인의 밥상’ 10주년전국 누비며 향토 음식과 역사·문화 소개최불암 “전국 어머니들이 기다리는 것 같아건강 비결은 하루 보낸 뒤 나누는 술 한잔”소박하고 평범하지만 역사와 문화가 깃들어 특별한 밥상, 우리 땅 곳곳의 소중한 음식 이야기를 매주 차려 온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이 방송 10주년을 맞았다. 정감 있는 진행과 내레이션으로 10년간 프로그램을 이끌어 온 배우 최불암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여든이 넘어서까지 복에 겨운 밥상을 받으러 다니는 것을 생각하면 전국의 어머니들이 나를 위해 굽은 허리, 무릎 관절 아픈 것도 참고 기다리는 것 같다”며 고마움을 먼저 전했다. “10년 동안 받은 사랑을 어떻게 다 갚나 싶다”는 그는 “고마운 분들이 있기에 지금까지 이어 올 수 있었다”며 출연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방송은 2011년 1월 6일 거제의 겨울 대구를 시작으로 10년간 지구 8바퀴에 해당하는 35만㎞를 이동하며 전국의 음식을 소개해 왔다. 향토 음식은 물론 시대 변화가 느껴지는 먹거리까지 한국인의 희로애락이 속속들이 녹아 있었다. 특히 잊혀져 가는 식문화를 기록하는 역할까지 도맡으며 음식 다큐멘터리로 남녀노소에게 사랑받았다. 10년 동안 소개한 음식만 해도 8000가지가 넘지만, 여전히 보여줄 것은 많다. 같은 음식이라도 담긴 이야기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먹방’(먹는 방송)과의 차이점이기도 하다. 정기윤 PD는 “입에서 입으로 이어지는 음식을 찾는 것이 관건이고, 그래서 현지답사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그 음식을 해먹는 지역 분들은 자신들의 음식이 특징이 있는 것이라는 생각 자체를 못하기 때문에, (제작진이) 현지 분들과 오래 이야기를 나누면서 특별한 음식과 거기에 관련된 이야기를 찾아낸다”고 설명했다. 최불암 역시 프로그램의 핵심이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긴 시간을 돌이켜 보면 음식보다 사람이 더 강하게 마음에 남는다는 그는 “남원에서 추어탕을 촬영할 때, 동네 느티나무 아래에서 날 기다리다가 신문지에 정성스레 싼 산초를 건넨 분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특별히 건강을 지키는 비결도 없다”는 그가 오래 전국을 누비며 진행하는 힘도 하루를 보낸 뒤 좋은 사람들과 나누는 술 한 잔에서 나온다고 한다. 방송은 10주년을 맞아 7일부터 28일까지 4주간 특집을 선보인다. 1편에서는 10년의 여정을 통해 밥상의 역할과 의미를 되새기고, 공감하며 위로를 받아 온 시청자들과 함께 추억을 나누는 시간이다. 2~3편은 최불암의 아내 김민자와 딸처럼 가깝게 지내는 배우 김혜수가 출연해 최불암을 위해 한 끼를 준비하며 밥상에 담긴 한국인의 정서를 짚어보고,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한 출연자들을 초대한다. 4편에서는 소설가 김훈과 함께 숨겨져 있던 보물 같은 고문헌 속 음식들을 복원하는 이들을 만나 새로운 10년의 의미를 담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오르고 또 오르면 새 길이 열리더라

    오르고 또 오르면 새 길이 열리더라

    경남 사천에는 남파랑길 34~36코스가 있다. 서정적인 바닷가 마을과 장쾌한 바다를 동시에 마주할 수 있는 코스다. 34코스 중간쯤의 노산공원을 들머리 삼아 36코스의 사천 관내 끝자락인 늑도까지 돌아봤다. 34코스는 원래 경남 고성의 하이면사무소에서 사천에 속한 삼천포대교 사거리까지다. 한데 사천의 명소인 남일대 해변 일대에 코로나19가 우려되는 밀집시설이 많아, 부득이 이 일대를 건너뛰어 삼천포항 옆의 노산공원을 들머리 삼았다. 용궁수산시장 등의 명소도 우회해 지났다. 워낙 들고 나는 사람이 많아서다. 대신 남파랑길에 포함되지 않은 무지개 해안도로를 덧붙였다.●추억 선물하는 노산공원 ‘삼천포 아가씨’ 노산공원의 랜드마크는 ‘삼천포 아가씨’ 동상이다. 1965년 발표된 은방울 자매의 동명의 노래와 이듬해 개봉한 동명의 영화 등에서 모티브를 얻어 지난 2011년 세웠다. 동상이 선 자리는 삼천포항 옆이다. 삼천포 신항, 수산시장 등 번다한 시설들 틈바구니에 이렇게 적요한 공간이 있다는 게 놀랍다. 삼천포 아가씨 동상이 당대를 살아낸 사람들에게 어떤 정서를 안겨 주는지 짐작할 수는 없지만, 기억 속에 묻혔던 시간과 조우하는 느낌만은 각별하다. 노산공원 위엔 박재삼 문학관이 있다. 이 지역 출신인 박재삼(1933~1997) 시인을 기리는 공간이다. 바다와 맞닿은 곶부리엔 정자도 세웠다. 털썩 주저앉아 삼천포 아가씨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멍때리기’ 맞춤하다. 삼천포 수산시장을 그냥 지나친 건 여러모로 아쉽다. 요즘은 ‘용궁’수산시장으로 이름을 바꿨다. 별주부전의 무대로 알려진 서포면 비토섬에 상응하는 이름이다. 조맹지 문화해설사는 용궁수산시장을 “바가지요금 빼고는 다 있는 곳”이라고 했다. 그만큼 규모가 크고 다양한 갯것들과 마주할 수 있다는 뜻이겠다. 코로나가 잠잠해질 무렵 사천 남파랑길을 찾는 이라면 꼭 들러 보길 권한다.●바가지요금 빼고 다 있는 ‘용궁수산시장’ 34코스 끝자락의 대방진굴항은 밖에서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도록 설계된 옛 군항이다. 고려 말 남해안에 극성을 부리던 왜구를 막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도 대방진굴항을 수군 기지로 활용했다고 역사는 전한다. 조롱박 형태의 외양이 이름만큼이나 독특하다. 늙은 팽나무와 느티나무가 전하는 풍경도 웅숭깊다. 느티나무의 수령이 750년을 헤아린다고 하니 대방진굴항이 생길 때부터 이 일대의 모습을 지켜봤을 터다. 35코스는 대방진굴항 위의 삼천포대교 사거리에서 시작된다. 각산봉화대, 실안해안도로 등을 돌아보는 코스다. 다만 주차 등을 고려하면 삼천포대교공원을 기점으로 삼는 게 여러모로 편하다. 이 코스의 핵심은 각산봉화대다. 각산 정상(398m) 언저리까지 케이블카가 놓여 편히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남파랑길의 취지를 생각한다면 역시 걸어서 오르는 게 정도다. 최단 코스는 대방사를 거쳐 올라가는 것이다. 1시간 남짓 발품깨나 팔아야 한다. 각산 정상의 봉화대는 나라 안에서 손꼽히는 풍경 전망대다. 선조들이 만든 봉화대 앞에 서면 사천 앞에 펼쳐진 너른 바다를 온전히 두 눈에 담을 수 있다. 무엇보다 섬과 섬 사이에 놓인 다리들이 인상적이다. 마치 물수제비 뜨듯 바다 위를 가르고 있다. 저 다리를 건너 그 아래 작은 섬들을 낱낱이 살피며 갈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즐겁다. ●각산 봉화대서 온전히 담는 사천 앞바다 원래 코스대로라면 각산에서 산분령낚시터, 실안해안도로 등을 거쳐 삼천포대교공원으로 와야 한다. 그러자니 무지개해안도로를 놓치는 것이 너무 아쉽다. 거리와 시간이 다소 늘더라도 이 해안 절경을 빼놓을 순 없다. 무지개해안도로는 용현면 종포~남양동을 잇는 6.2㎞의 해안도로다. 도로 경계석을 무지갯빛으로 칠한 것에서 이름을 얻었다. 빼어난 풍경과 일몰 등 사진 명소로 입소문이 나면서 일대의 ‘인싸’(인사이더)들이 즐겨찾는 여행지가 됐다. 그냥 찍어도 ‘그림’인데, ‘인싸’들은 여기에 하나를 더한다. 도로에 물을 뿌려 반영을 만드는 것이다. 파란 하늘과 바다, 빨간 사천대교, 무지갯빛 도로가 데칼코마니 그림처럼 펼쳐진다. 무지개해안도로 너머 바다는 평온하고 ‘좁짝한’(좁고 작다는 뜻의 사투리) 바다다. 오래전 사천해전(1592)이 벌어진 곳. 조맹지 해설사에 따르면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이 이 해전에서 처음 선을 보였다고 한다.●무지개해안도로서 인생사진도 ‘찰칵’ 무지개해안도로와 잇닿은 실안해안도로도 그에 뒤지지 않을 만큼 풍경이 빼어나다. 일몰 풍경의 대명사처럼 평가받는 ‘실안낙조’의 주무대가 바로 여기다. 무지개도로 중간의 사천대교를 넘으면 비토섬이다. 요즘 캠핑족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곳이다. 남파랑길 코스에선 빠졌지만 차박이나 캠핑 등의 숙박지를 찾는다면 고려할 만하다. 36코스가 시작되는 삼천포대교는 유려한 자태가 일품이다. 이 다리부터 초양대교, 늑도대교, 창선대교 등을 거치는 동안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하나로 선정된 빼어난 풍경이 이어진다. 36코스의 사천 쪽 끝자락은 늑도다. 남해 창선도와 이웃해 있다. 늑도는 알면 알수록 독특한 섬이다. 크기는 작아도 선사시대 이야기가 풍성하게 전해온다. 늑도는 섬 전체가 국가지정사적지(450호)다. 비교적 최근인 1970년대 말에 세상에 알려진 뒤 발굴조사를 통해 기원전 2세기~기원후 1세기대의 유물 수만 점이 출토됐다. 대부분 중국 오수전, 일본 야요이계 토기 등 외래계 유물들이어서 초기 철기시대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교역 거점으로 주목받았다. 늑도를 ‘고대의 국제무역항’이라 부르는 건 이 때문이다. 글 사진 사천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한결같은 마음, 10년 이어온 힘”

    ‘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한결같은 마음, 10년 이어온 힘”

    ‘음식 다큐멘터리’로 장수해 온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이 내년 1월 7일로 방송 10주년을 맞는다. 진행자인 배우 최불암은 28일 KBS 사보를 통해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최근 10년 전 촬영한 것을 보니 생각보다 크게 변한 게 없다”며 소감을 밝혔다. 2011년 1월 6일 처음 전파를 탄 이 방송은 밥상에 담긴 한국인의 뿌리와 정서를 찾는 여정을 담백하게 담는다.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먹거리들과 밥상에 담긴 한국인의 희로애락을 아름다운 영상에 담아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KBS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제작진이 국내외로 이동한 거리는 무려 35만여㎞, 지구를 8바퀴를 돈 것에 해당한다. 그동안 1400여 곳을 돌며 각 지역의 8000여 가지 음식을 선보였다. 변함없이 진행자 자리를 지켜 온 최불암은 “1999년부터 2008년까지 ‘좋은나라 운동본부’를 진행했고 ‘웰컴 투 코리아’라는 시민단체에도 참가했다”면서 “2008년 전통 음식을 다룬 드라마에서 숙수(요리사) 역할을 했는데 세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사회, 여행, 음식에 관심을 두게 됐고 이것이 ‘한국인의 밥상’과 만난 계기”라고 회상했다. 10년간 정감있는 내레이션과 친근함으로 소통해 온 그는 “한결같은 사람이라는 말도 자주 듣곤 하는데 ‘한국인의 밥상’도 그런 것 같다”며 “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변한 것도 있지만 여전히 정겨운 고향의 풍경, 따뜻한 밥 한 끼를 차려주는 분들의 마음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른 게 없다”고 덧붙였다. 최불암은 기억에 남는 편으로 남원의 추어탕을 꼽았다. 한 어르신이 동네 느티나무 아래에서 그를 기다리다 신문지에 정성스럽게 산초를 싸 준 추억이 있는 곳이다. “그런 고마운 분들이 있어 프로그램이 10년을 이어올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KBS는 10주년을 기념해 내년 1월 7일부터 4주간 특집을 마련했다. 1편에서는 고향, 가족, 어머니를 열쇳말로 시청자 사연과 추억을 나누고, 2~3편에는 최불암과 그의 아내 김민자씨, 그리고 아끼는 후배이자 ‘한국인의 밥상’ 애청자 배우 김혜수가 출연해 인생 밥상을 준비하는 과정이 담긴다. 4편에서는 새 10년을 열자는 의도로 최불암과 절친한 소설가 김훈이 출연해 한국 음식 재현과 현대화에 힘쓰는 이들을 만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비밀의 숲 너머 낭만을 거닐다

    비밀의 숲 너머 낭만을 거닐다

    보통 습지 하면 키 낮은 풀과 질퍽한 땅을 연상하기 마련이다. 대구 달성습지는 다르다. 낙동강에 바짝 붙어 있긴 해도 질퍽하지는 않다. 육지화됐기 때문이다. 이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경관이다. 달성습지 안으로 들어가면 예상과 다른 풍경에 놀란다. 습지라기보다 숲에 가까워서다. 겉보기와 달리 숲 그늘도 제법 깊다. 달성습지를 에두르고 있는 달성습지 10리길을 돌아봤다.대구의 수변공간 중 자연적인 모습을 가장 잘 유지하는 곳 중 하나가 달성습지다. 낙동강과 금호강, 대명천 등이 합류하는 곳에 형성된 습지는 총면적만 약 2㎢에 이른다. 대표 동물인 맹꽁이(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와 희귀식물인 모감주나무 등 약 230종의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다. 달성습지 십리길의 들머리는 ‘달성습지 생태학습관’이다. 시청각실과 365오픈스튜디오 등을 갖춘 체험 학습 공간이다. 외관은 흑두루미가 날개를 편 형상이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달성습지는 흑두루미 수천 마리가 겨울을 나던 곳이었다. 수많은 철새들이 하늘길을 오가다 들르던 휴게소이기도 했다. 생태학습관 외형은 그러니까 당시와 견줄 만한 생태 환경을 복원하겠다는 바람과 각오를 표현한 것일 터다. 생태학습관 옥상 전망대에서 달성습지 전경을 일별한 뒤 트레킹에 나선다. 생태학습관 오른쪽은 대명유수지다. 낙동강 범람을 막기 위해 강둑과 성서산단 사이에 조성한 공간이다. 여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진 찍기 좋은 명소로 소개되면서 요즘 대구의 새로운 ‘핫플’로 훌쩍 뛰어올랐다. 너른 억새밭 사이에서 ‘인생샷’을 남길 수 있어 평일에도 나들이객들의 발길이 잦은 편이다. 강둑길을 따라 걷는 맛이 각별하다. 동요에서처럼 ‘나귀 타고 장에 가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지는 둑방길이다. 발에 와닿는 흙의 감촉도 새롭다. 둑방길 끝자락에서 아래로 내려서면 숲이 시작된다. 은행나무, 단풍나무, 느티나무, 벚나무 숲 등이 순서대로 나온다. 숲의 나무들은 간격이 지나치게 조밀하다. 그런데도 간벌 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숲을 가꾼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어딘가 보통의 숲과 다르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전영순 숲해설가는 “오래전 보상을 노리고 조림을 한 몇몇 사람들 때문에 나무들이 밀식됐다”며 “습지에 인위적으로 간섭할 수 없어서 현재의 모습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간격이 조밀한 탓인지, 나무들은 둥치는 굵어지지 못한 채 위로만 높게 솟구친 모양새다.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숲이 제법 깊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건 그 때문이다. 여러 종류의 숲을 지나고 나면 전형적인 습지가 나온다. 강물이 휘돌아 가고 물억새와 왕버들나무, 느릅나무 등이 습지 여기저기에 자유롭게 자라고 있다. 습지의 매력이 여실히 드러나는 장면이다. 달성습지 너머는 강정고령보 공원이다. 대구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디 아크’가 이곳에 있다. 디 아크는 이집트 출신의 건축가 하니 라시드가 설계했다. 물수제비, 수면 위로 솟구치는 물고기, 한국의 전통 도자기인 막사발이 건축 콘셉트라고 한다. 탐방로는 생태학습관 왼쪽의 사문진나루터까지 이어진다. 낙동강 위로 난 데크길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나루터다. 사문진나루터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피아노가 들어온 곳이다. 역사공원, 전통 주막거리 등이 조성돼 있다. 주막집에서 뜨끈한 국물에 후루룩 말아 먹는 국밥 맛이 별미다. 고령의 특산물인 대파를 뭉텅 썰어 넣어 맛도 순하다.내친김에 도동서원과 고령 쪽의 은행나무숲까지는 돌아보는 게 좋겠다. 고령 좌학리 은행나무숲은 달성습지에서 차로 15분 거리다. 드라마 ‘프로듀사’, ‘킹덤’ 등이 촬영된 곳. 고령 지역에선 결혼 사진 촬영명소로 알려졌다. 수백 그루의 은행나무들이 낙동강을 따라 늘어서 있다. 바닥에 뒹구는 노란 잎 사이에서 사진을 찍는 것도 남다른 경험일 듯하다. 은행나무 숲의 공식 명칭은 낙동강22공구은행나무캠핑장이다. 낙동강을 따라 좀더 내려가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대구 달성 도동서원이다. 좌우대칭이 엄격히 적용된 건물의 앉음새가 일품이다. 서원 앞 늙은 은행나무가 주는 풍경의 깊이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깊다. 은행나무는 서원이 시작될 때부터 400여 성상을 한자리에서 살아왔다고 한다. 글 사진 대구·고령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향촌동 판코리아 위 골목에 연탄갈비와 옛날 국수를 내는 집들이 많다. 값은 무척 싸다. 잔치국수가 2000원, 연탄갈비는 2인분 1만원, 반인분 3000원이다. 소고기 뭉티기도 한 접시에 1만 8000원이면 맛볼 수 있다. 소주 반 병에 연탄갈비를 묶어 3500원 세트로 팔기도 한다. 값은 싸도 맛은 저렴하지 않다. 특히 멸치 향이 강한 국수 국물은 한겨울 추위를 녹이기에 제격이다. 잔치국수에 기름기 뺀 연탄갈비를 얹어 먹는 것도 별미다. ‘너구리’ 등이 알려졌다. -상인동 일대에 대구의 독특한 먹거리인 소고기 뭉티기를 내는 집들이 몰려 있다. 유명 뭉티기 맛집들에 비해 값이 한결 싸다. 앞산 해넘이 전망대에서 멀지 않다. -요즘 유행하는 개화기 복장은 대여료가 2만원 선이다. 대화의 장 옆 향촌부띠끄에서 빌릴 수 있다. 향촌부띠끄 안에 마련된 개화기풍의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는 이들도 많다. -대화의 장은 오전 10시 30분 이전엔 출입 불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조치다.
  • [씨줄날줄] 장군묘 사병묘/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장군묘 사병묘/임병선 논설위원

    ‘당신이 드리운/ 그늘 한 평/ 세상 그늘이라는 그늘을 다 모아도/ 내 몸/ 그늘 한 평보다 작습니다/ 햇볕을 천일 동안 모아도/ 내 몸/ 그늘 한 평을 덮을 수 없습니다/ 내 몸에 드리운/ 당신이라는 그늘/ 한 평’ 공광규 시인의 ‘그늘 한 평’이란 시(詩)인데 새삼 3.3㎡ 크기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정사각형 방 안에 키 1.8m인 사람이 누워 옆으로 구를 수 있는 공간을 가리킨다. 느티나무 한 그루 들어설 면적이기도 하고 이승에서의 일을 마무리하고 누울 자리를 의미하기도 해 존경하는 이의 묘비명에 ‘그늘’이라고 새기는 이들이 제법 있다. 평(坪)이란 단위는 일제강점기의 잔재로 2007년부터 비법정 계량단위가 돼 과태료를 물리고 있지만 사람들의 뇌리에 각인되고 입에 올라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경북 봉화의 오두막에서 평생을 지내다 2004년 세상을 떠난 농촌운동가 전우익 선생은 살면서 한 사람이 다섯 평 이상의 공간을 누리면 사치이며 주제 넘는 일이라고 늘 당부하곤 했다. 하물며 저승으로 떠나며 널찍한 공간을 미래 세대에게서 빼앗는 일이야 헛된 욕심이거나 염치없는 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국립대전현충원 장병 묘역에 지난 5일 공군 예비역 준장 A씨가 장군 출신으로는 처음 안장됐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고 있다. 초대 주월남 한국군 사령관을 지낸 채명신 예비역 중장이 유언대로 2013년 서울현충원 사병 묘역에 묻혔지만 2005년 제정된 ‘국립묘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장병 묘역에 묻히는 것은 A씨가 처음이다. 애초 장군 묘지는 8평(26.4㎡) 크기였는데 지난달 27일로 더이상 들어설 자리가 없어져 국가보훈처는 장군과 장병을 구분하지 않고 사망한 순서에 따라 한 평만 쓰도록 조성한 묘역에 모셨단다. 위계가 엄연해야 하고 명령에 살고 명령에 죽는 군대에서 식당과 사우나까지 구분하는 일이 어쩌면 당연하게 여겨져 왔기에 한줌 흙으로 돌아가는 자리마저 존경과 예우를 해야 한다는 인식으로 연결된 것 같다. 국립서울현충원에 가 봐도 세상을 등진 전직 대통령들 사이에 자리다툼이 있으며 후손에게까지 이어진다는 사실을 어렵잖게 알아차릴 수 있다. 장군과 장병 묘역의 구분은 말할 것도 없고 장군끼리도 계급에 따라 서열이 매겨지고, 임시정부 요인들이 친일 전력자보다 더 옹색한 위치에 있다는 시비도 여전한 것을 보면 천지사물을 구분하고 분간하는 일은 어쩔 수 없나 싶기도 하다. 그런데 푸른별 지구가 너무 무겁다며 힘들어한다. 묘 크기로 생전의 공헌을 저울질하는 우(愚)를 범하지 말 일이다.
  • 가좌역~효창공원앞역 6.3㎞ 철길, 격동기 그림자 짙은 대한제국 뒤안길

    가좌역~효창공원앞역 6.3㎞ 철길, 격동기 그림자 짙은 대한제국 뒤안길

    1905년 서울~신의주 잇는 경의선 개통日·美·佛·러 등 경의선 부설권 이권다툼 70년대 연남파출소 인근 기사식당 생겨홍대부근 기찻길 거리에는 예술 작품들서서갈비·마포최대포집 등 추억의 맛집 김구 묘·안중근 가묘 모셔놓은 효창공원한강 심원정 터엔 수령 670년 느티나무서울신문과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이 함께하는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5회 ‘경의선 숲길 걷기’ 편은 마포구 가좌역에서 용산구 효창공원앞역까지 6.3㎞에 이르는 경의선 숲길 전 구간을 걸었다. 경의선 숲길 공원 전체가 서울미래유산이다. 제국주의 열강이 집어삼킨 대한제국의 어느 시간을 들춰도 안 아픈 곳 없다. 일제의 자원 약탈과 대륙 침략을 위해 놓인 경의선 철길을 걷는 마음이 만추의 단풍처럼 화사하지만은 않다. 깊어가는 가을, 나무에 매달린 단풍잎보다 떨어져 뒹구는 낙엽이 더 많다. 수렴의 이치는 새봄에 다시 피어날 새잎에 닿아 있으니, 가을이 남긴 유산 앞에서 마음이 숙연하다.경의중앙선 가좌역 4번 출구에서 출발했다. 소란한 자동차 소리가 멀어지기 시작한 건 사천교를 건너 다리 아래 도로에서 경의선 숲길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곳에 도착할 무렵부터였다. 하늘거리는 억새꽃과 절정 지난 단풍이 어울려 반짝인다. 경의선 기찻길의 추억을 위해 설치한 철로는 햇볕을 머금은 듯 빛나지 않는다. 1905년 일제에 의해 서울~개성~사리원~평양~신의주에 이르는 499㎞의 경의선이 개통됐다. 대륙을 침략하기 위한 일제의 계획이 부산~서울을 잇는 경부선과 서울~신의주를 잇는 경의선이 완성되면서 구체화됐다. 미국, 러시아, 프랑스, 일본 등 제국주의 열강이 경의선 부설권을 놓고 이권다툼을 벌이는 사이 대한제국은 만신창이가 되고 있었다. 역사의 격동기 대한제국의 어느 하루를 들추어도 아프지 않은 곳이 없으니, 경의선 숲길의 화려한 단풍은 그 아픔 위에서 피어난 꽃이거니 생각했다. 경의선이 지하로 들어가면서 지상의 철길 구간은 공원이 됐다. 좁은 흙길 양쪽에 은행나무가 줄지어 섰다. 은행나무길 끝 소실점을 향해 걷는다. 나무 밖에 아파트 단지 건물이 있다는 걸 느끼지 못했다. 은행나무 단풍길에서 가을은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애완견과 산책하는 사람들이 붉은 단풍 아래에서 잠시 걸음을 멈춘다. 불타는 가을도 쉼표가 필요하다. 입동이 지난 지도 꽤 됐으니 계절이 바뀌는 하늘 아래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가 을씨년스럽다. 경의선 숲길이 찻길에 의해 끊겼다 이어진다. 그 부근에 연남파출소가 있다. 파출소 좌우로 이어지는 도롯가에 기사식당이 띄엄띄엄 자리 잡았다. 이른바 ‘연남동 기사식당 거리’다. 이 거리도 서울미래유산이다. 1970년대부터 생기기 시작한 기사식당들은 택시기사의 단골식당이 됐다. 손님이 없는 사이 잠시 짬을 내 식사를 해야 하는 택시기사의 입맛을 사로잡던 음식들 덕에 이 거리의 기사식당들은 맛을 찾아다니는 청춘들의 순례지가 되기도 했다.홍대입구역 부근에서 경의선 숲길은 도로를 건너고 역이 있는 건물을 지난다. 홍대입구역 7번 출구에서 길은 본 모습을 찾는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홍대 앞 걷고 싶은 거리 쪽을 바라본다. 그 길 끝에 옛 당인리발전소가 있다. 1923년 용산에서 당인리발전소를 오가는 철길이 놓였다. 1970년대에 들어서 철길 옆에 상가 건축물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철로는 1976년에 폐선됐고 주변 상가 건물만 남았다. 그 거리 중 마포구 서교동 365-2에서 26번지까지 구간이 ‘서교365’라는 이름으로 서울미래유산이 됐다. 은방울자매가 부른 대중가요 ‘마포종점’도 서울미래유산이다. 노랫말에 ‘저 멀리 당인리에 발전소도 잠든 밤/하나둘씩 불을 끄고 깊어가는 마포종점/여의도 비행장엔 불빛만 쓸쓸한데’라는 구절이 있다. 서대문~마포 구간을 운행하던 전차의 마포종점이 지금의 불교방송국 부근에 있었다. 이 노래를 작사한 정두수씨가 당시 마포구 도화동에 살았다고 하니, 그가 마포 종점에서 당인리 발전소의 불빛이 꺼지고 어둠만 남은 풍경을 보았던 것이다. 홍대 부근 기찻길 옆 마을, 생활의 편린이 나뒹굴던 거리에 예술이 꽃피기 시작한 건 홍대 주변에 둥지를 튼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 덕이었다. 문화예술의 전초이자 게릴라였던 그들이 가난과 고독을 딛고 창작해낸 예술의 물결 위에서 홍대 주변 거리는 넘실댔다. 흐르는 세월 속에서 문화 위에 덧씌워진 상업의 잇속이 옹이처럼 단단하게 남았지만, 거리에 흐르는 예술의 혈맥은 경의선 숲길로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분야별로 접할 수 있는 부스 주변 길에서 상상을 자극하는 예술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이 길에 붙은 이름이 ‘경의선 책거리’다.그 거리 끝을 ‘땡땡거리’라는 이름으로 따로 부른다. 건널목 차단기가 내려갈 때 ‘땡땡땡땡’ 울렸던 소리를 따서 만든 별칭이다. 예전에 이 부근에 고기를 구워 먹던 실비집이 많았다. 오랜만에 주머니 든든한 날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던 사람들의 애환이 깃든 집들은 대부분 사라졌다. 서강로를 가로지르는 서강하늘다리를 건넌다. 다리 왼쪽 이면도로 골목에 있는, 1953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연남서식당’도 서울미래유산이다. 드럼통 가운데 연탄불을 피워 양념에 잰 소갈비를 구워 먹는다. 메뉴는 소갈비 하나다. 식당에 의자가 없다. 그냥 서서 먹는다. 그래서 단골들 사이에서 불리던 ‘서서갈비’라는 별칭이 더 유명해졌다. 한국전쟁 이후 화기와 연료가 부족했던 시절, 드럼통에 연탄불을 피우고 고기를 굽던 초창기 모습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초창기에는 버스와 트럭 기사가 많이 찾았다. 지금은 외국인들도 종종 눈에 띈다. 고기 굽는 향을 뒤로하고 가로수가 터널을 이룬 길로 접어들었다. 마지막 가을을 불태우는 단풍잎들이 머리 위에서 별처럼 반짝인다. 할머니 대여섯 분이 길가 의자에 앉아 햇볕을 쬐며 이야기를 나누신다. 50년도 넘게 이 마을에서 살고 계시다는 할머니는 기차가 다니지 않는 철길을 공원처럼 만들어서 좋다시며 단추공장이 있던 자리까지 손수 안내해 주신다. 어느 가게 담벼락에 붙은 마을 옛 사진을 함께 본다. 할머니는 단추공장 사람들 이야기를 하시다가 옛날에는 사람들이 정도 많았다며 웃으신다. 공덕역 부근에서 길은 다시 도로에 의해 끊어졌다 이어진다. 그 언저리에 있는 ‘역전회관’도 서울미래유산이다. 역전회관은 1962년 용산역 앞에서 역전식당으로 시작했다. 용산역 앞이 개발되면서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지금의 역전회관을 있게 만든 바싹불고기, 선지술국, 선지백반과 함께 새로운 메뉴도 개발해서 손님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역전회관 창업주는 전라남도 순천에서 식당을 운영하던 시가에서 요리를 배워서 식당을 시작했다. 바싹불고기는 얇게 저민 치맛살에 양념을 해서 숯불 향 짙게 구운 요리다. 선지백반은 구구하고 담백한 선지국을 곁들인 한상 차림이다. 공덕역 5번 출구 부근에 있는 ‘마포진짜원조최대포집’도 서울미래유산이다. 1955년 처음 문을 열었다. 돼지갈비 전문이다. 소금구이와 껍데기도 인기다.길은 경의선 숲길 커뮤니티센터로 이어진다. 새창로 언덕길과 나란히 이어지는 길에서 만난 커다란 수양버들 그늘 아래에서 잠시 쉬어 간다. 답답하고 무거운 마음 다 놓고 쉬었다 가라는 위로처럼 수양버들 가지가 바람에 낭창거린다. 고개를 넘으면 도착지점이 보인다. 이 고개가 새창고개다. 조선시대 나라에서 관리하던 창고인 만리창이 이곳에 들어섰다. 새 창고가 생겼다고 해서 마을 사람들이 새창마을이라 부르기 시작하고, 고개 이름도 새창고개라고 지었다. 이 부근에서 마포구 도화동과 용산구 효창동이 만난다. 새창고개 북쪽에는 효창공원이 있다. 효창공원은 원래 조선시대 정조 임금의 큰아들인 문효세자의 묘가 있던 곳이다. 일제강점기에 그곳에 공원을 만들었다. 해방 이후 임시정부 요인 이동녕, 조성환, 차이석의 묘, 이봉창, 윤봉길, 백정기의 묘를 이곳에 썼다. 김구의 묘와 안중근 의사의 가묘도 이곳에 있다. 효창공원 위에서부터 시작된 산줄기가 새창고개를 지나 남으로 달려 한강에 닿는다. 옛날에는 이 산줄기를 용산이라고 불렀다. 한강이 보이는 산줄기에는 함벽정, 삼호정, 심원정 등 정자가 있었다. 함벽정은 지금 용산성당 부근, 삼호정은 성심여고 후문 부근, 심원정은 용산문화원 부근에 있었다. 삼호정은 조선시대 여류 시인들이 모여 시를 짓던 곳이다. 심원정은 임진왜란 때 명나라와 왜군이 강화회담을 했던 곳이다. 회담을 기념하기 위해 명과 왜는 ‘왜명강화지처비’를 세우고 백송도 심었다. 비석은 남아 있고 백송은 죽었다. 670년 정도 되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심원정 터에 남아 있어 옛일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 새창고개를 넘어 도착지점인 효창공원앞역에 이르렀다. 두 시간 정도 걸어서 경의선 숲길을 처음부터 끝까지 걸었다. 점심때가 되었고 배도 고팠다. 걷기는 끝났지만 서울미래유산은 아직 한 곳 남아 있으니, 그곳이 바로 용문시장에 있는 ‘창성옥’이다. 1967년에 문을 연 창성옥은 해장국으로 유명하다. 해장국에는 된장의 구수한 맛과 비법 양념장의 맛이 어우러져 녹아 있다. 글·해설 장태동 여행작가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 [오늘의 서울 톡] 중랑, 면목 양지마을 ‘정자마당’ 조성

    중랑구는 지역의 유일한 보호수가 있는 면목본동 양지마을마당에 ‘정자마당’을 조성했다. 양지마을마당의 보호수는 약 190년 수령의 느티나무로 1981년 서울시 보호수로 지정됐다. 구는 관리를 위해 2005년 양지마을마당을 조성했지만 자라나는 나무에 맞는 환경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돼 지난해부터 정자마당 조성사업을 추진했다. 배롱나무 등 수목 14종 2150주를 식재하고 정자, 벤치, 운동기구 등을 설치해 주민 휴식공간으로 꾸몄다.
  • 김재형 서울시의원 “광진구 자양4동에 이어 화양동까지…골목길 재생사업지 선정”

    김재형 서울시의원 “광진구 자양4동에 이어 화양동까지…골목길 재생사업지 선정”

    서울 광진구가 ‘서울형 골목길 재생사업’ 대상지로 선정됨에 따라 1980년대 노후 건축물과 불법주차 등으로 겪었던 시민들의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형 골목길 재생사업’은 도시재생활성화지역 등 일정 지역을 정해 ‘면’단위로 재생하는 기존 도시재생사업과는 달리 ‘선’단위를 대상으로 하는 현장밀착형 소규모 재생 사업이다. 지난 23일 서울시는 2020 하반기 자치구 공모로 ‘서울형 골목길 재생사업’ 대상지 15곳을 추가 대상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선정된 사업지에는 각 대상 골목길마다 3년간 마중물 사업비 총 10억 원이 지원될 예정이다. 골목길 재생사업을 통해 주민들의 주거환경과 보행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골목길을 중심으로 한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 주민공동체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며, 다양한 재생프로그램을 도입해 낙후된 골목길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김재형 의원(더불어민주당, 광진4)은 “지난해 자양4동 선정에 이어 이번에는 화양동 일대가 골목길 재생사업지에 선정되는 등 광진구에서 도시재생의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어서 매우 기쁘다”며 “광진구 화양동의 700년 된 ‘화양동 느티나무’를 명소화하고 기존 지역 축제 및 캠퍼스 타운(건국대, 세종대)과 골목길을 연계하여 지역 상권을 활성화시킬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지역 상권이 침체된 요즘 좋은 소식을 전해 드릴 수 있어서 기쁘며 자양4동에 이은 화양동 골목길 재생사업을 통해 지역 상권이 활성화 되고 지역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흔들흔들 아찔한 낮… 반짝반짝 설레는 밤

    흔들흔들 아찔한 낮… 반짝반짝 설레는 밤

    ‘소금산 출렁다리’ 생기면서 침체기 탈출 발밑 100m 낭떠러지에 머리카락 쭈뼛 밤엔 암벽이 대형 스크린 ‘미디어 파사드’ 성황림·용소막 성당서 단풍 인증샷 찰칵강원 원주의 간현관광지가 환골탈태하고 있다. 공전의 히트를 쳤던 소금산 출렁다리에 이어 절벽에 길을 낸 잔도, 유리다리 등 관광객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시설물들이 들어설 채비를 하고 있다. 거대한 암벽을 통째 스크린 삼은 미디어 파사드도 준비 중이다. ‘스릴의 성지’를 꿈꾸는 간현관광지의 미래를 미리 들여다봤다. 간현관광지는 ‘라떼형’ 관광지다. 30여년 전까지만 해도 수도권의 대학생들이 즐겨 찾던 MT 명소였다. 그러다 유행이 지나고 여행문화가 바뀌면서 장기 침체가 이어졌다. 이런 분위기를 한방에 뒤집은 게 소금산 출렁다리다. 간현관광지는 소금산 출렁다리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할 만큼 절대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삼산천 위로 솟구친 암벽의 봉우리 두 곳을 연결해 만들었다. 높이는 100m, 길이 200m, 폭은 1.5m다. 출렁다리 앞에 서면 머리카락이 쭈뼛 선다. 바닥이 격자형으로 만들어져 발아래 천길 낭떠러지가 훤히 보인다. 그렇다고 눈을 감고 건널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발아래를 똑봐로 굽어봐야 비로소 자신이 얼마나 높은 곳에 있는지, 주변 풍경은 또 얼마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지 여실히 알 수 있다. 출렁다리 옆의 전망대(스카이워크)도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다. 폭 3m의 격자형 철구조물이 암벽을 지나 12.5m 길이로 펼쳐져 있다. 이 전망대를 끝까지 걷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앞으로 간현관광지 일대가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스릴의 성지가 될 듯하다. 원주시가 작심하고 ‘간담서늘쇼’를 준비하고 있으니 말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잔도(棧道)다. 절벽 바깥쪽에 선반을 꽂고 그 위로 길을 냈다. 길이는 1.2㎞ 정도다. 소금산 출렁다리와는 탐방로로 연결된다. 두 곳을 모두 돌아보고 나면 다리가 후들거리지 싶다. 유리다리도 관심을 끈다. 소금산과 간현산 사이를 잇는 다리다. 다리 상판 부위에 강화유리를 놓아 발아래가 훤히 보이도록 할 예정이라니 그 느낌이 얼마나 섬뜩할지는 경험하지 않고도 알 만하다.밤에는 영상쇼가 펼쳐진다. 주인공은 미디어 파사드다. 개미둥지마을 자연 암벽, 그러니까 소금산 출렁다리 바로 아래 직벽을 스크린 삼아 진행된다. 미디어 파사드는 건축물 등의 표면에 조명 시설을 설치하거나 디스플레이 기법을 연결해 이미지를 시연하는 것을 말한다. 간현관광지의 자연 암벽 자체가 밤이면 거대한 스크린으로 변하는 셈이다. 미디어 파사드 규모는 폭 250m, 높이 70m에 달한다. 국내에 시연되는 미디어 파사드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절벽 아래 삼산천에는 음악분수가 조성된다. 미디어 파사드와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공식 개장 예정일은 내년이다. 미디어 파사드에 정확히 어떤 내용이 담길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공연과 영상이 함께 어우러지는 콘텐츠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단순한 분수쇼보다는 미디어 파사드와 출렁다리, 음악분수 등과 원주의 이야기가 하나의 스토리로 엮여 수변 무대에 펼쳐지는, 공연극 형식으로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원주시에서 어떤 콘텐츠를 내놓을지 기대가 된다.이 계절에 가볼 만한 원주의 명소 몇 곳 덧붙이자. 신림면의 성황림(천연기념물 93호)은 ‘신들의 숲’이라 불리는 곳이다. 수목과 초본류를 합쳐 150여 종이 자라는 토속식물의 보고다. 원래 4월 초파일과 중양절(음력 9월 9일) 등 두 차례만 일반에 개방하던 곳이었는데, 현재는 주말마다 문을 열고 있다. 성황림 숲은 단풍이 곱다. 성황당 주변에 시립한 복자기나무 등이 당단풍보다 붉은빛으로 물들기 때문이다. 중양절인 25일쯤엔 숲 전체가 붉게 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양절에 치러지는 제례의식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됨에 따라 예정대로 진행된다.이웃한 용암리의 용소막성당은 횡성의 풍수원성당과 원주(원동)성당에 이어 강원도에서 세 번째로 건립된 성당이다. 1915년에 현재의 모습으로 중건됐다. 성당 오른쪽의 거대한 느티나무는 벌써 붉게 물들었다. 노란 은행나무를 곁들이면 풍성한 ‘인증샷’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성당 뒤편에는 ‘십자가의 길’이 조성돼 있다. 울창한 솔숲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글 사진 원주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포토] 알록달록 깊어가는 가을

    [포토] 알록달록 깊어가는 가을

    20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한옥마을을 찾은 시민들이 가을옷을 갈아입은 느티나무를 보며 깊어가는 가을을 즐기고 있다. 2020.10.20 연합뉴스
  • 금천구, 느티나무어린이공원 사계절공원으로 재탄생

    금천구, 느티나무어린이공원 사계절공원으로 재탄생

     서울 금천구가 시흥4동에 있는 느티나무 어린이공원을 다양한 놀이시설을 갖춘 사계절 공원으로 재조성했다고 13일 밝혔다.  19일 개방하는 느티나무 어린이공원은 도심 녹지 확충은 물론 어린이 정서 함양에 기여할 놀이 시설을 새로 들였다. 느티나무 어린이공원은 1979년 조성돼 2009년 서울시 시민고객 맞춤형 상상어린이공원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시비를 지원받다 재정비했다. 재정비한 지 10년이 지나면서 공원 내 시설물이 낡아 공원 이용률이 떨어지는 추세였다.  금천구는 거미줄 놀이대, 그네를 설치해 어린이들이 사계절 내내 놀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탄성포장과 물놀이 공간도 조성해 여름철에는 물놀이도 즐길 수 있다. 공원 주변에는 벤치 등 휴게시설을 확충했다. 거꾸로 매달리기, 양팔 줄당기기 등 어른들이 선호나는 운동기구도 증설해 다양한 세대가 함께 공원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공원 내부에는 순환 산책로를 넓히고, 느티나무나 배롱나무 같은 큰 나무 20그루와 영산홍 등 꽃나무도 심었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공원개선사업을 통해 지역 내 부족한 녹지 확보는 물론 오래되고 획일적인 공원시설을 다양한 형태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며 “주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즐겁게 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특색 있는 테마로 공원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가을철 은행나무 악취는 그만”…진동수확기로 은행열매 수거

    “가을철 은행나무 악취는 그만”…진동수확기로 은행열매 수거

    “가을철 은행나무 악취는 이제 그만 ...” 평소 걸어서 출·퇴근 하는 직장인 김모씨는 가을철 이맘때면 도로에 떨어져 악취를 풍기는 은행나무 열매 때문에 절로 눈살이 찌푸려지고 두 손으로 코를 감싼다. 곱게 노랗게 물든 단풍잎을 보면서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끼지만, 이와는 반대로 심한 악취를 내뿜는 은행나무 열매는 전혀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같은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된다. 은행나무는 병충해에 강하고 공기정화 기능 등 도로변 가로수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가을철 열매로 인한 악취 문제로 많은 보행객들에 불편을 주고 있다. 부산 도심에는 왕벚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순으로 가로수가 심어져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현재 부산에는 3만4625그루의 은행나무가 도심 가로수로 심어져 있다.이가운데 열매를 맺는 암나무가 1만 257그루( 29.6%)이다. 각 지자체들이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한 은행나무의 악취를 없애고자 은행나무 수종갱신, 그물망 설치 등 악취 해결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열매를 조기 수확해 악취를 없애는 방법이 최선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인력을 동원 수작업으로 열매를 채취하는 방법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비효율적으로 한계에 봉착했다. 해결방안으로 진동수확기가 등장했다.진동수확기를 현장에 투입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진동수확기는 은행나무 열매의 악취가 시작되기 전 열매를 조기 채취할 수 있는 장비다. 부산시 산하 푸른 도시가꾸기 사업소 3대, 금정구 등 8개 기초자치단체가 각 1대 등 모두 11대를 보유하고 있다. 대당 가격은 1700만원으로 굴삭기에 부착해 사용한다. 지역내 563그루의 은행 암나무가 있는 부산 금정구는 올해 진동수확기를 사들여 은행열매 수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력 동원 채취 때보다 작업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관내 은행 암나무 중 45%가 있는 중앙대로(8km 구간)의 은행나무 열매 채취는 불과 2~3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1개월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이같은 추세라면 관내 전체 은행 열매 수거에는 일주일 정도면 충분할것으로 보고 있다. 예년에는 작업인부 등을 동원해 2개월 가량 일을 했다. 부산 금정구는 채취한 은행나무 열매를 천연살충제, 천연비료, 연구용 등으로 사용하도록 연구기관이구민 등에게 무료 배부하기로 했다.식용목적을 제외한 활용에 한해서만 제공한다. 금정구는 5일부터 20일까지 신청 접수를 받고 선정된 대상자에게 26일 열매를 배부할 예정이다. 매년 평균 500~700여 ㎏의 은행열매를 수확했으나 올해는 긴 장마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수확량이 줄어 들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금정구 관계자는 “ 진동수확기 도입으로 열매 수확이 훨씬 빨라졌고 주민들이 악취로부터 해방되는 등 일석 이조의 효과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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