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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 전 쇼핑백에 처박아둔 복권…알고보니 1등 짜리

    1년 전 쇼핑백에 처박아둔 복권…알고보니 1등 짜리

    호주 뉴캐슬에 사는 한 남자가 복권에 당첨됐다는 사실을 1년이 훌쩍 넘어서야 알게 돼 화제에 올랐다. 최근 UIP통신 등 외신은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남자가 414일 전 추첨된 복권을 들고 와 1등 당첨금을 뒤늦게 수령했다고 보도했다. 사연은 지난해 1월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남자는 뉴 사우스 웨일스에서 발행되는 복권을 구매한 후 쇼핑백에 넣어뒀다가 이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뒤늦게 복권 구매 사실을 알게된 것은 최근. 자동차를 청소하는 과정에서 구석에 처박아 둔 쇼핑백 바닥에 이 복권이 있었던 것. 남자는 "자동차의 쓰레기를 버리는 과정에서 쇼핑백을 발견했다"면서 "그 안에 복권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밝혔다. 이렇게 1년 여 만에 찾아낸 복권을 뒤늦게 맞춰 본 그는 102만 호주달러(약 8억 9000만원)에 당첨됐다는 사실을 알고는 환호성을 질렀다. 총 4명의 당첨자 중 한 명이었던 것. 그는 "만약 쇼핑백이 재활용품이 아니었다면 진작에 쓰레기통에 버렸을 것"이라면서 "뒤늦게나마 백만장자가 돼 너무나 기쁘다"며 웃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EFL] 93곳 그라운드 한 번씩 직관하는 데 189일 걸린 영국 남자

    [EFL] 93곳 그라운드 한 번씩 직관하는 데 189일 걸린 영국 남자

    2016~17시즌 잉글랜드축구리그(EFL) 네 리그의 홈 구장 93곳을 직접 찾아 직관하는 데 얼마나 걸릴까? 영국의 50대 남성이 반년 만에 모두 직관해 기네스 월드레코드를 경신했다. 주인공은 챔피언십(2부 리그) 더비 카운티의 팬으로 리즈에 살고 있는 에드 우드(51). 189일 동안 무려 3만 5400㎞를 이동한 끝에 지난 18일(현지시간) 리그원(3부 리그) 로치데일의 홈 구장인 크라운 오일 아레나를 찾아 직관함으로써 대장정을 마무리했다고 BBC가 20일 전했다. 현재 EFL 네 리그의 홈 구장은 92곳인데 1969년에 작성된 종전 기네스 기록(237일)이 스코틀랜드 버윅 레인저스까지 포함돼 93곳이라 우드도 이를 따랐다. 그가 무려 48일을 줄인 것이다. 우드는 네 리그의 경기 일정을 치밀하게 분석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계획을 짜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2015~16시즌에는 연습 삼아 돌아보면서 일정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해하려고 애썼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아주 적은 수의 리그원과 리그투 경기가 옮겨졌는데 이런 경기들은 토요일과 화요일 열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나머지 TV 중계 일정이나 경기 일정 재조정 등 변수가 있지만 미리 꼼꼼히 챙기면 문제 없었다”고 덧붙였다.우드는 네 리그의 경기 일정을 치밀하게 분석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계획을 짜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2015~16시즌에는 연습 삼아 돌아보면서 일정표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해하려고 애썼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아주 적은 수의 리그원과 리그투 경기가 옮겨졌는데 이런 경기들은 토요일과 화요일 열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나머지 TV 중계 일정이나 경기 일정 재조정 등 변수가 있지만 미리 꼼꼼히 챙기면 문제 없었다”고 덧붙였다. 운도 따랐다. 예를 들어 뉴포트-바넷 경기는 연기돼 화요일 열렸는데 마침 그날 밤 다른 경기가 없었다. 내 마지막 경기였던 로치데일-찰턴 경기도 축구협회(FA)컵 일정 때문에 재조정됐다. 하루에 두 경기를 관전한 것도 네 차례나 됐다. 그 중 점심시간에 킥오프한 맨스필드 경기를 보고 27㎞ 떨어진 놋츠 카운티 경기를 보러가느라 시간이 빠듯해 힘겹기도 했다. 한 남자가 모터바이크에 태워주겠다고 해서 맨스필드 경기가 끝난 오후 2시 5분 만나 놋츠 카운티 경기 시작 10분 전 경기장에 도착했다. 그는 맨스필드 경기 관전을 포기하고 두 차례나 놋츠 카운티까지 미리 달려 교통신호 등을 파악해 시간을 줄여줬다. 그는 이런 식으로 모든 경기를 시작부터 끝까지 지켜봤다. 그는 1991~92시즌에도 기록을 작성했는데 이번에 다시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2014년 선친이 세상을 떠난 것이 계기가 됐다. “일하다 은퇴해 죽고 싶지는 않았다. 열심히 일했으니 그 사이클을 부수고 싶었다. 잠에서 깨어 열심히 일하다 침대로 가 자는 게 내 루틴이었다.” 친구들은 그에게 과제를 내줬다. 예를 들어 이름이 같은 사람을 찾아내거나 구단 대표와 셀피를 찍고, 라커룸에 들어가는 일이었다. 우드는 “이 모두를 다 해내지는 못했지만 재미는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93경기를 직관했는데 최고의 경기는 토트넘이 화이트하트 레인에서 첼시를 2-0으로 격파한 경기라고 했다. 이유는 전립선암과 투병하는 부친을 둔 팬의 요청에 따라 자신이 방문했을 때 5500파운드 이상을 모금했기 때문이었다. 한 경기를 더한다면 지난해 11월 버윅 레인저스와 코든비스가 1-1로 비긴 경기였다. “버윅의 두 선수가 퇴장당했고 한 차례 페널티킥 실축이 있었으며 21명의 선수가 육박전을 펼쳤으며 454명의 관중이 지켜봤다. 그 중 50명은 꼭두새벽까지 파티를 즐겼는데 그들은 축구에는 아무 관심이 없는 듯했다.” 우드는 이어 “더비 팬으로서 노팅검 포레스트를 3-0으로 꺾은 날 이프로 스타디움을 찾았던 것은 최고의 일 중 하나”라고 돌아봤다. 또 뉴포트의 로드니 퍼레이드를 찾았을 때 구단 쪽에서 (경기 정보 등을 담은) 프로그램을 팔도록 하고 마스코트 탈을 써보도록 했는데 그는 “곧바로 후회했다”고 털어놓았다. 위컴 구단이 가장 친절한 클럽이라고 꼽았다. 가장 훌륭한 홈 팬으로는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꼽았다. 셰필드가 프레스턴을 2-1로 제쳤을 때 힐스보로 구장을 찾았는데 노래소리가 사방에서 들려와 관중석이 무너질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또 가장 멋진 원정 팬으로는 DW 스타디움을 찾은 뉴캐슬 팬들이었는데 경기 내내 노래가 그치지 않았고 위건의 홈 바와 원정 바의 술들을 모두 맛보게 해줬고 자신의 연설을 들은 뒤에는 일제히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는 것이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차 지붕 위로 머리가 쑥… “키 큰 것도 죄 인가요?”

    차 지붕 위로 머리가 쑥… “키 큰 것도 죄 인가요?”

    “키가 너무 큰 것도 죄인가요?” 영국의 한 남성이 너무 큰 키 때문에 교통법규위반자로 낙인찍힌 사연이 알려져 네티즌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영국 BBC, 메트로 등 현지 언론의 25일자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뉴캐슬에 사는 애덤 엘리엇(26)은 최근 소형차인 포드 카(Ford Ka)를 타고 도로를 지나던 중 교통경찰의 저지를 받았다. 위험 운전을 했다는 이유였다. 경찰이 적발할 당시 그의 차량은 지붕이 접혀 있는 오픈카 형태였는데, 문제는 그의 키였다. 키가 2m에 달하는 탓에 그의 목과 머리는 앞 유리 위쪽으로 노출돼 있었고, 경찰은 그가 운전석에 엉덩이를 붙이지 않은 채 서서 운전했다고 판단한 것. 애덤은 23일 뉴캐슬 형사법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차체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운전하는 것이 도로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나는 자동차 딜러로서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하는 일을 하고 있었으며, 키가 커서 어쩔 수 없었던 것일 뿐 서서 운전한 것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하지만 판사는 “그가 차량 지붕 밖으로 머리를 내보인 채로 도로를 주행한 것은 사실이다. 이는 다른 운전자들의 주위와 집중력을 흐트러트리는 위험한 운전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과거 도로교통법을 12차례나 위반한 전과가 있다"면서 임시적으로 면허정지 12개월 처분을 내렸다. 애덤은 “나는 본래 운전실력이 매우 뛰어나다. 경찰은 내가 서서 운전했다고 주장하지만 난 분명 앉아서 운전했다. 키가 너무 큰 것일 뿐”이라면서 “도로교통법 위반 전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래 전 일”이라고 항변했다. 한편 키가 커서 슬픈 남성의 선고 공판은 다음 달 말 열릴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딸 대신 달려오는 차에 치인 아빠의 장례식 감동

    딸 대신 달려오는 차에 치인 아빠의 장례식 감동

    하나뿐인 딸을 둔 아빠는 용감했다. 영국 일간지 미러는 25일(이하 현지시간) 아빠 덕분에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딸이 아빠의 장례식에 참여한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사건은 지난 17일 아일랜드 더블린의 뉴캐슬 도로에서 발생했다. 아빠 마틴(60)과 딸 애비 핀(18)은 말에게 먹이를 준 후 엄마가 기다리는 근처 주차장으로 돌아오던 중 뒤에서 달려오던 SUV차량이 부녀를 덮쳤다. 이에 아빠는 딸을 한쪽으로 밀어냈고, 그 충격을 혼자 받아냈다. 덕분에 딸은 목숨을 건졌지만 아빠는 안타깝게도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리고 일주일 후, 딸은 세인트 매슈스 성당에서 열린 아빠의 장례식에 친척들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를 탄 채 참석했다. 애비는 "아빠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고, 우리는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유대감을 가졌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의 아빠, 나의 영웅, 나에게 생명이라는 마지막 선물을 주고 간 아빠를 위해 여기에 왔다"며 눈물을 터뜨렸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뒷골목 고통 새긴 조르주 루오의 판화… 하느님과 인간, 사랑 읽어낸 형제 사제

    뒷골목 고통 새긴 조르주 루오의 판화… 하느님과 인간, 사랑 읽어낸 형제 사제

    프랑스 빈민촌 출신인 조르주 루오(1871~1958)는 20세기 최고의 종교 화가로 불린다. 원래 성직자가 되고 싶었던 루오는 ‘신은 죽었다’는 당대의 흔한 외침과 달리 파리 화단에선 드물게 종교화를 그린 화가로 기록된다. 그래서 그는 그림을 통해 수행과 구도의 길을 걸었다고도 평가된다. 조르주 루오가 남긴 걸작 판화들을 해석한 해설집을 형제 신부가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좌성당 유물담당인 정웅모(59) 신부와 안동교구 원로사목사제인 정양모(81) 신부가 공동으로 발간한 ‘미세레레(Miserere), 불쌍히 여기소서’(기쁜소식)가 그것. 루오의 판화 58점에 성경과 미학을 아우르는 해설을 붙인 게 특징이다. 수록 작품들은 모두 루오가 제1차 세계대전의 참상을 겪은 뒤 영성을 깨달아 가는 과정을 형상화한 것들. ‘인간세계의 참상과 하느님의 자비’라는 주제를 일관되게 관통한다. 정양모·정웅모 신부는 2013년 소천한 정학모 신부와 함께 3형제 신부로 유명한 사제들. 정양모 신부가 신약성서 학계의 석학으로 손꼽힌다면 정웅모 신부는 한국인 사제로서는 드물게 홍익대와 영국 뉴캐슬대에서 미술사학과 박물관학을 전공한 사제로 도드라진다. 두 사제가 성탄절을 앞두고 조르주 루오의 판화 해설집을 세상에 내놓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 답은 루오의 작품들에서 찾아진다. 루오는 동시대 유행하는 화풍 대신 노숙자, 외톨이, 노동자, 매춘부, 뚜쟁이, 사형수, 슬픈 사람 등 도시의 뒷골목에 어울릴 법한 인물들을 줄곧 화폭에 담았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인간 실존의 비참함을 체험하며 고통받는 이들의 모습을 챙긴 것이다. 그 가난하고 병들고 비탄에 잠긴 인간 군상들 사이에 고난을 겪고 죽어 부활한 예수의 모습을 그려 넣고 있다. 그 그림들을 놓고 정웅모 신부는 이렇게 말한다. “(예수는) 고통의 바다에 사는 인간들과 한통속이라는 뜻입니다.” 작품 ‘분장하지 않는 자 그 누구인가’를 들여다보자. 그림의 주인공인 광대는 피곤에 지친 슬픈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그 슬픈 눈의 광대를 향해 두 사제는 “루오 자신의 초상화이자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라며 “각자 삶의 무대에서 어쩔 수 없이 제각각 가면을 쓰고 사는 게 우리의 삶이 아닌가”라고 되묻는다. 그런가 하면 ‘부촌의 마님은 천국도 예약할 수 있다고 믿는다’라는 판화는 비뚤어진 신앙을 꼬집는다. 루오가 한 모임에서 만난 부유하면서도 종교심 깊은 여인이 대상이다. 루오는 그녀가 천국조차 세상의 물건처럼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 놀라고 분개했으며, 그 내용을 판화에 상징적으로 그려 냈다고 한다. 두 형제 신부가 하고 싶은 말은 ‘서로 사랑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작품 해설에서 절실하게 드러난다. “하느님을 정의하는 여러 문구 가운데서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라는 명언이 가장 멋지다. 그렇다면 예수는 사랑이신 하느님을 깊이깊이 느끼고 맑게 맑게 드러낸, 하느님의 화신(化身)이라 하겠다. 하느님, 예수와 통하는 구원의 길은 오직 사랑이다.” ‘판화로 표현한 일종의 성경과도 같은 작품.’ 루오의 그림들을 이렇게 정리한 정웅모 신부는 이런 말을 남겼다. “여전히 무신론과 불신, 부정과 부패가 만연한 이 시대에, 이 판화들은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기도와 예수 탄생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외계생명체? 심해 열수 분출공에서 신종 발견

    외계생명체? 심해 열수 분출공에서 신종 발견

    지구 생명체는 대부분 태양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해서 삶을 영위한다. 직접 광합성을 하지 않더라도 광합성을 하는 식물이나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이로 삼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상 예외는 있다. 과학자들은 빛이 거의 도달하지 않는 수천m 심해에서 번성하는 심해 생물체를 발견했다. 물론 이들 대부분은 더 얕은 바다에서 내려온 유기물에 의지하지만, 심해에 존재하는 열수 분출공(hydrothermal vent)에는 태양과 전혀 관련 없는 생태계가 펼쳐져 있다. 열수 분출공에서는 지질활동에 의해 각종 화학물질을 포함한 열수가 뿜어져 나오고 이를 분해하는 미생물이 먹이 사슬을 가장 아랫부분을 형성한다. 그리고 이 박테리아를 먹이로 삼아 다양한 생명체가 독립적인 생태계를 이루며 번성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여기에서 수많은 생명체를 발견하고 자연의 경이로움 앞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심해 열수 분출공과 심해 생태계는 전 세계의 바다 곳곳에서 발견된다. 사우샘프턴 대학, 뉴캐슬 대학, 런던 자연사 박물관의 연구팀은 무인 잠수정을 이용해서 마다가스카르 남동쪽 2000km 지점의 인도양 해저에 있는 롱키(Longqi) 열수 분출공 주변의 생태계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여기서 적어도 6종 이상의 신종 생물체를 발견했는데, 그 기이한 모습이 과학자들을 매료시켰다. 가슴에 잔뜩 털이 난 게는 호프 게(Hoff crab)으로 명명되었는데,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매우 독특한 갑각류로 열수 분출공 주변에서 발 디딜 틈도 없이 서식하고 있다. 더 독특한 생명체는 마치 외계에서 온 듯한 괴상한 모습을 지닌 스케일웜(scaleworm)으로 물론 여기에서 최초로 발견된 생물체다. 도대체 어디가 머리이고 어디가 몸통인지 구분하기조차 쉽지 않다. 연구팀은 '심해의 오아시스'라 불리는 이런 열수 분출공 주변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기이한 생명체들이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심해의 낙원은 미래에 사라질 위기에 놓일지도 모른다. 이곳에 금과 구리가 풍부해서 상업적 채굴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에는 비용과 기술적 문제로 대규모 채취가 이뤄지기 힘들지만, 앞으로 기술혁신이 상황을 바꿔 놓을 수 있다. 만약 이 지역에서 자원 채취가 이뤄진다면 기존 생태계를 보호할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영국 축구에서의 아동 성추행 주범격인 배리 배넬 병원 입원

    영국 축구에서의 아동 성추행 주범격인 배리 배넬 병원 입원

    영국 축구계가 아동 성추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핵심 인물로 지목된 전직 유스팀 코치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에 입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탬스 밸리 경찰은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유스팀의 코치를 오랫동안 지낸 배리 베넬(63)를 넵워스 파크에서 찾았을 때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어 병원으로 옮겼으며 5명의 경관이 그의 아동 성추행 혐의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넬은 지난 주 많은 전직 축구선수들이 어린 시절 당한 성추행의 가해자로 지목한 인물이다. 크루 알렉산드라란 팀에서 뛰었던 앤디 우드워드(43)가 베넬의 손끝에서 고통스러웠다고 가장 먼저 입을 열었다. 여러 유스팀에서 뛰었던 크리스 언스워드, 스티브 월터스, 제이슨 던퍼드 등이 BBC의 빅토리아 더비셔 프로그램에 출연, 이 팀의 전직 코치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데이비드 화이트와 폴 스튜어트도 유스 선수들에 대한 성추행이 공공연히 자행됐다고 폭로했다. 맨체스터 시티와 스토크 시티, 잉글랜드 북서부와 미들랜드주의 청소년팀들에서 축구를 가르쳤던 베넬은 1994년 미국 플로리다로 축구투어를 떠난 영국 소년을 성폭행한 혐의로 4년형을 선고받았고 1998년에는 6명의 영국 소년을 상대로 23가지 범법을 저질러 9년형이 언도됐다. 지난해에도 1980년 매슬스필드에서의 축구 캠프에서 한 소년을 유린한 사실을 인정해 세 번째로 수감됐다. 우드워드는 크루 알렉산드라 유스팀에 몸 담았던 11~15세 시절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자신은 자세한 상황에 대해서는 함구하겠다고 했다. 12세이던 1980년대 중반 크루에 이적하기 전 맨체스터 시티 유스팀에서 뛸 때 여러 차례 베넬의 집에 머물렀으며 성폭행당한 사실을 “절대 발설하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우드워드가 처음 폭로하는 것을 보고 “그가 앞으로 나와 모든 이들을 돕는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맨체스터 경찰국은 유스 축구팀들에서의 뿌리깊은 성추문을 수사하기 시작했으며 벌써 10개 클럽 이상이 연루된 제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햄프셔, 체셔, 노섬브리아와 런던경시청 역시 수사에 착수했다. 피해 신고 접수를 위해 NSPCC 핫라인(0800-023-2642)도 개설됐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성추문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구단 관계자들과 클럽들이 언제 관련 사실을 인지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프로축구선수협의회(PFA)의 고든 테일러 사무총장은 비슷한 사실을 털어놓은 전직 축구선수가 20명 이상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크루, 맨체스터 시티, 블랙풀, 리즈, 스토크시티와 뉴캐슬 등 6~7개 클럽들이 의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역시 성명을 내고 “혐의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FIFA는 축구의 근본 인자로서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을 보호하는 데 신경쓰고 있으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보수당 의원이자 문화미디어스포츠위원회 위원장인 데미안 콜린스는 BBC 인터뷰를 통해 ”FA의 조사가 스포츠에서의 문화적 문제가 있는지를 조금 더 명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치사해서 우리끼리 떠난다”… KBL 총재와 다섯 꽃할배의 무한도전

    “치사해서 우리끼리 떠난다”… KBL 총재와 다섯 꽃할배의 무한도전

     김영기 KBL 총재 등 옛 직장 동료들 12년 동안 여섯 차례 미주와 호주, 유럽 질주  한 직장에 몸 담은 인연으로 칠십 할배들이 직접 핸들을 잡고 유레일 패스를 이용해 미국과 캐나다, 호주, 유럽을 쏘다녔다. 집 나가면 X고생이라는데 잠자리며 먹거리에 코스 잡기 등 복잡하고 의견 틀어지고 등 돌릴 일 투성이다. 평생을 해로한 부부끼리도 그럴진대, 옛 동료들과의 해외여행이라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2013년 7월 ‘꽃보다 할배’란 예능 프로그램이 처음 방영되기 훨씬 전인 2004년 5월 캐너디언 로키를 시작으로 용감한 도전에 나선 이 할배들은 이듬해 6월 미국 서부 그랜드 서클, 2006년 9월 호주 오션 코스트, 2010년 4월 하와이, 2012년 9월 투르 드 알프스, 지난 5월 유레일 배낭여행까지 여섯 차례 다녀왔다. 다섯 차례 손수운전으로 움직인 거리가 2만 4400㎞였다. 그 연배에 보기 드물게 현역으로 활동하는 김영기(80) 한국농구연맹(KBL) 총재가 좌장 격이며, 백남철(75) 전 KBL 임원, 정영환(74) 전 신보창투 사장, 이병천(71) 전 신보창투 부사장, 김선욱(71) 전 예당엔터테인먼트 부회장, 예월수(71) 전 신보에이드 사장 등 신용보증기금에서 젊은 날을 보냈던 이들이 한데 뭉쳤다.  옛 직장의 사보에 틈틈이 기고했던 것들에 살을 붙여 ‘할배들의 무한질주’(좋은땅)로 엮어 냈다. 대형 서점 여행 코너에 또하나 그저그런 여행 서적 하나 보태는가 싶을 것이다. 할배들끼리 한바탕 입씨름 끝에 다소 맹숭한 책 제목이 만들어졌는데 입씨름 과정을 돌아보면 이들의 여행 특징이 묻어난다.  김 총재는 25일 “처음 내가 떠올린 책 제목은 ‘더러워서 우리끼리 떠난다’였는데 출판사와 친구들이 너무 심하다고 해 고쳤다”며 너털웃음부터 터뜨렸다. 그 또래가 해외여행 상담을 하면 ‘언발 스리(3)’라며 손사래를 치곤 했다. ‘언밸런스’가 세 가지란 뜻인데 발이 느리고, 잦은 생리현상 때문에, 음식이 안 맞아 패키지 여행하는 일행에 폐나 끼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2004년 독이 올라 첫 여행을 기획한 것이 이 책으로 연결됐다. 모임이 모의가 됐고, 팀으로 자유여행을 꿈꾸니 정해야 할 규칙이 늘었다. 세 가지 규칙과 네 가지 요령을 정했다. 첫 번째 규칙은 저비쾌유로 적은 비용으로 즐겁게 놀자는 것이다. 여행을 다녀온 시기는 모두 성수기를 살짝 피해 다녀왔다. 가장 싼 여행은 역시 맨처음으로 일인당 180만원 들었고 가장 비싼 것이 마지막으로 290만원이었다. 둘째는 이타준칙으로 상대를 배려하고 규칙을 지키자는 것이며, 세 번째는 유락산호로 여유롭게 자연을 즐기자는 뜻이다.  행동 요령은 첫째 시간 엄수. 아침 6시 기상, 밤 11시 취침한다. 둘째 아침과 점심은 각자 해결하고 저녁은 함께 사먹거나 숙소에서 차려 ‘거하게’ 먹는다. 셋째 자동차 운전은 각자 1시간 30분을 넘기지 않는다. 다음 운전자는 조수석에 앉아 운전자가 졸지 않게 말을 시킨다. 숙소의 가장 좋은 침대는 운전자에게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의견이 나뉠 때는 다수결과 추첨으로 해결한다. 여섯이 각자 할일도 정했다. 여행 경험이 가장 많은 김 총재가 단장을 맡아 여행 경로 등을 짰고, 위에 열거된 순서대로 기율과 음식, 숙박, 수송 및 교통, 조사와 안전, 사진과 총무를 담당했다.  책장을 넘기다보면 큭큭 거리는 일이 적지 않다. 할배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다보니 웃지 못할 일이 많았다. 로키로 떠나기 열흘 전 렌트할 차량과 같은 차종을 몰고 1박2일로 강원 속초를 다녀와 미리 운전 실력을 테스트할 정도로 꼼꼼히 준비했지만 실수 투성이였다. 로키 여행 중 교통단속에 걸리자 부러 영어를 가장 못하는 대원을 내보내 경관에게 손짓발짓으로 의사 소통하게 했고, 휘슬러 근처에서 차량을 세운 채 사람들이 흔들자 “캐나다 사람들이 환영하는가 보다”며 손을 마주 흔들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막힌 길이니 돌아가라는 신호였다는 대목은 재미있기만 하다.  미국 서부를 여행할 때는 그랜드 티턴 봉우리인줄 알고 그 앞에 늘어서 사진을 찍었다가 다음에 진짜가 나와 다시 촬영한 일, 호주 아미데일의 주유소를 300m 앞두고 기름이 떨어져 밀고 가는 장면, 뉴캐슬 숙소에서 스테이크를 조리하다 화재경보기가 울려 부채질로 연기를 몰아내려 한 장면, 일출 장면을 보려고 이른 새벽 숙소를 살금살금 떠나려다 튀는 것으로 오인한 주인이 팬티 차림으로 뛰어나와 실랑이를 벌인 장면 등 재미난 일들이 많았다.  여섯 군데 모두 일생에 한 번은 꼭 가볼 만한 곳들인데 이 할배들이 짠 여행 경로는 그냥 따라 할 만큼 좋다. 투르 드 알프스를 준비하면서 동계올림픽 개최지들을 죽 연결해 코스를 그린 것은 유럽을 숱하게 다녀온 젊은이들도 쉽게 떠올리기 힘든 멋들어진 착상이다. 국내에서 우리말로 된 자동차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을 미리 챙겨갈 수 있다는 점, 오스트리아 빈 중앙역의 라커는 24시간만 작동해 한 번 열면 다시 잠기지 않는다는 것, 빈에 들르면 꼭 가보아야 할 미테역 근처 ‘김치 레스토랑’의 주소와 전화번호, 독일 뮌헨역의 플랫폼은 A와 B로 나뉘어 있어 반드시 확인해둬야 한다는 점, 무인 호텔에 예약했을 때 체크인하는 요령 등은 값지기만 하다.  김 총재가 이탈리아 코모 호숫가에서 시상이 떠올라 종이에 한글과 영문으로 적은 것에 여행 취지가 오롯이 담겨 있다. ‘큰 산은 살아 움직이는 것을 사랑한다/ 스치는 바람 날리는 구름 흐르는 강/ 그리고 산줄기 저 아래 밀려오는 바다 물결들을/ 우리는 그곳들을 찾아 다녔다’ 그리고 김 총재가 조기 귀국한 뒤 유레일 배낭여행으로 무한질주에 마침표를 찍은 다른 대원들은 “무엇이든 해봐야 얻는다”고 자신들의 발자취가 남긴 의미를 반추했다.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더러워서 우리끼리 떠난다” 김영기 KBL총재 등 칠십 할배들의 손수운전 여행기

    “더러워서 우리끼리 떠난다” 김영기 KBL총재 등 칠십 할배들의 손수운전 여행기

    한 직장에 몸 담은 인연으로 칠십 할배들이 직접 핸들을 잡고 유레일 패스를 이용해 미국과 캐나다, 호주, 유럽을 쏘다녔다. 집 나가면 X고생이라는데 잠자리며 먹거리에 코스 잡기 등 복잡하고 의견 틀어지고 등 돌릴 일 투성이다. 평생을 해로한 부부끼리도 그럴진대, 옛 동료들과의 해외여행이라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2013년 7월 ´꽃보다 할배´란 예능 프로그램이 처음 방영되기 훨씬 전인 2004년 5월 캐너디언 로키를 시작으로 용감한 도전에 나선 이 할배들은 이듬해 6월 미국 서부 그랜드 서클, 2006년 9월 호주 오션 코스트, 2010년 4월 하와이, 2012년 9월 투르 드 알프스, 지난 5월 유레일 배낭여행까지 여섯 차례 다녀왔다. 다섯 차례 손수운전으로 움직인 거리가 2만 4400㎞였다. 그 연배에 보기 드물게 현역으로 활동하는 김영기(80) 한국농구연맹(KBL) 총재가 좌장 격이며, 백남철(75) 전 KBL 임원, 정영환(74) 전 신보창투 사장, 이병천(71) 전 신보창투 부사장, 김선욱(71) 전 예당엔터테인먼트 부회장, 예월수(71) 전 신보에이드 사장 등 신용보증기금에서 젊은 날을 보냈던 이들이 한데 뭉쳤다.    옛 직장의 사보에 틈틈이 기고했던 것들에 살을 붙여 ´할배들의 무한질주´(좋은땅)로 엮어 냈다. 대형 서점 여행 코너에 또하나 그저그런 여행 서적 하나 보태는가 싶을 것이다. 할배들끼리 한바탕 입씨름 끝에 다소 맹숭한 책 제목이 만들어졌는데 입씨름 과정을 돌아보면 이들의 여행 특징이 묻어난다.    김 총재는 25일 “처음 내가 떠올린 책 제목은 ´더러워서 우리끼리 떠난다´였는데 출판사와 친구들이 너무 심하다고 해 고쳤다”며 너털웃음부터 터뜨렸다. 그 또래가 해외여행 상담을 하면 ´언발 스리(3)´라며 손사래를 치곤 했다. ´언밸런스´가 세 가지란 뜻인데 발이 느리고, 잦은 생리현상 때문에, 음식이 안 맞아 패키지 여행하는 일행에 폐나 끼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2004년 독이 올라 첫 여행을 기획한 것이 이 책으로 연결됐다. 모임이 모의가 됐고, 팀으로 자유여행을 꿈꾸니 정해야 할 규칙이 늘었다. 세 가지 규칙과 네 가지 요령을 정했다. 첫 번째 규칙은 저비쾌유로 적은 비용으로 즐겁게 놀자는 것이다. 여행을 다녀온 시기는 모두 성수기를 살짝 피해 다녀왔다. 가장 싼 여행은 역시 맨처음으로 일인당 180만원 들었고 가장 비싼 것이 마지막으로 290만원이었다. 둘째는 이타준칙으로 상대를 배려하고 규칙을 지키자는 것이며, 세 번째는 유락산호로 여유롭게 자연을 즐기자는 뜻이다. 행동 요령은 첫째 시간 엄수. 아침 6시 기상, 밤 11시 취침한다. 둘째 아침과 점심은 각자 해결하고 저녁은 함께 사먹거나 숙소에서 차려 ´거하게´ 먹는다. 셋째 자동차 운전은 각자 1시간 30분을 넘기지 않는다. 다음 운전자는 조수석에 앉아 운전자가 졸지 않게 말을 시킨다. 숙소의 가장 좋은 침대는 운전자에게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의견이 나뉠 때는 다수결과 추첨으로 해결한다. 여섯이 각자 할일도 정했다. 여행 경험이 가장 많은 김 총재가 단장을 맡아 여행 경로 등을 짰고, 위에 열거된 순서대로 기율과 음식, 숙박, 수송 및 교통, 조사와 안전, 사진과 총무를 담당했다.   책장을 넘기다보면 큭큭 거리는 일이 적지 않다. 할배들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다보니 웃지 못할 일이 많았다. 로키로 떠나기 열흘 전 렌트할 차량과 같은 차종을 몰고 1박2일로 강원 속초를 다녀와 미리 운전 실력을 테스트할 정도로 꼼꼼히 준비했지만 실수 투성이였다. 로키 여행 중 교통단속에 걸리자 부러 영어를 가장 못하는 대원을 내보내 경관에게 손짓발짓으로 의사 소통하게 했고, 휘슬러 근처에서 차량을 세운 채 사람들이 흔들자 “캐나다 사람들이 환영하는가 보다”며 손을 마주 흔들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막힌 길이니 돌아가라는 신호였다는 대목은 재미있기만 하다.    미국 서부를 여행할 때는 그랜드 티턴 봉우리인줄 알고 그 앞에 늘어서 사진을 찍었다가 다음에 진짜가 나와 다시 촬영한 일, 호주 아미데일의 주유소를 300m 앞두고 기름이 떨어져 밀고 가는 장면, 뉴캐슬 숙소에서 스테이크를 조리하다 화재경보기가 울려 부채질로 연기를 몰아내려 한 장면, 일출 장면을 보려고 이른 새벽 숙소를 살금살금 떠나려다 튀는 것으로 오인한 주인이 팬티 차림으로 뛰어나와 실랑이를 벌인 장면 등 재미난 일들이 많았다.    여섯 군데 모두 일생에 한 번은 꼭 가볼 만한 곳들인데 이 할배들이 짠 여행 경로는 그냥 따라 할 만큼 좋다. 투르 드 알프스를 준비하면서 동계올림픽 개최지들을 죽 연결해 코스를 그린 것은 유럽을 숱하게 다녀온 젊은이들도 쉽게 떠올리기 힘든 멋들어진 착상이다. 국내에서 우리말로 된 자동차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을 미리 챙겨갈 수 있다는 점, 오스트리아 빈 중앙역의 라커는 24시간만 작동해 한 번 열면 다시 잠기지 않는다는 것, 빈에 들르면 꼭 가보아야 할 미테역 근처 ´김치 레스토랑´의 주소와 전화번호, 독일 뮌헨역의 플랫폼은 A와 B로 나뉘어 있어 반드시 확인해둬야 한다는 점, 무인 호텔에 예약했을 때 체크인하는 요령 등은 값지기만 하다.   김 총재가 이탈리아 코모 호숫가에서 시상이 떠올라 종이에 한글과 영문으로 적은 것에 여행 취지가 오롯이 담겨 있다. ´큰 산은 살아 움직이는 것을 사랑한다/ 스치는 바람 날리는 구름 흐르는 강/ 그리고 산줄기 저 아래 밀려오는 바다 물결들을/ 우리는 그곳들을 찾아 다녔다´  그리고 김 총재가 조기 귀국한 뒤 유레일 배낭여행으로 무한질주에 마침표를 찍은 다른 대원들은 “무엇이든 해봐야 얻는다”고 자신들의 발자취가 남긴 의미를 반추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생각하는 흙의 시대… 지진에 약해진 지반, 박테리아가 꽉 잡았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생각하는 흙의 시대… 지진에 약해진 지반, 박테리아가 꽉 잡았네

    지구상에서 가장 작고 많이 존재하는 생명체는 뭘까요. 가장 작고, 가장 많이 번성한 생명체, 박테리아입니다. 세균이라고 불리는 박테리아는 땅이나 물, 공기 같은 외부 환경뿐만 아니라 동물의 장이나 위에 기생하는 아주 작은 단세포 생물입니다.사람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존재로만 알고 있지만 폐수 처리, 광석의 제련, 살충제나 플라스틱 분해는 물론 차세대 배터리의 원료 등에도 활용됩니다. 최근에는 흙 속에 유전자를 변형시킨 특수한 박테리아를 넣어 건축물 붕괴를 막아주는 ‘생각하는 토양’(Thinking Soil)까지 개발된다고 합니다. 생각하는 토양은 건축물이 지반에 가하는 압력에 자동으로 반응해 건물이 무너지지 않게 돕는 일종의 ‘스마트 흙’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지진이 발생하거나 지하수의 영향으로 토양이 약해지면 박테리아들이 흙 사이를 메우고 건축물이 쓰러지지 않도록 붙잡아두는 콘크리트 역할을 하는 겁니다. 생각하는 토양은 영국 뉴캐슬대학 연구진과 유전자 기술기업, 민간연구소 등이 공동으로 구상했습니다. 실린더 형태의 통 속에 흙을 넣고 사람이나 동물의 뱃속에 있는 위장관세균을 배양했습니다. 그런 다음 10기압의 압력을 가했다고 합니다. 박테리아도 생명체인지라 외부압력이 1기압 이상이면 납작하게 눌리다가 결국 터져버립니다. 그런데 압력이 3배 이상이 돼도 터지지 않고 오히려 활발하게 움직이는 박테리아가 있는 겁니다. 이런 박테리아를 골라 압력저항성을 갖게 하는 유전자 122개를 찾아냈습니다. 다른 박테리아들의 유전자를 압력저항성 유전자로 바꿔 실험했더니 이 박테리아들도 3~10기압에도 거뜬히 버티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연구진은 지반이 약해지는 부분에 박테리아들이 순간적으로 모여들어 땅을 단단하게 한다는 것도 확인하고, 미생물이 지반 압력에 반응하는 과정을 예측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생각하는 토양은 지난달 29일 미국 미시건주에서 열린 ‘컴퓨터를 이용한 건축설계 콘퍼런스’에 발표됐고 지난 4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에서 ‘이번주 중요 뉴스’(Top Stories)로도 꼽혔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놀라운 아이디어가 박사 학위를 가진 연구자나 교수들이 아닌 뉴캐슬대 학부생들에게서 시작됐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지진에 힘없이 무너지는 건물들을 보면서 ‘콘크리트나 건물을 순간적으로 보완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금이 간 건물의 콘크리트를 보수하는 ‘바실라필라’라는 세균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컴퓨터를 이용해 예측해 학교에서 열린 합성생물학 경진대회에서 발표했습니다. 발표를 듣던 연구팀 중 한 사람이 ‘바로 이거다’라고 생각했던 것이죠. 사실 연구진은 몇 년 전부터 토양의 압력변화에 반응하는 ‘바이오 시멘트’ 개발에 몰두했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한 참이었다고 했습니다. 생물학과 건축학의 융합을 이끌어낸 ‘생각하는 토양’의 개발 과정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를 시사합니다. 몇 년 전부터 우리 사회에서도 학문 간 경계를 없앤 융합과 통합 연구에 대한 목소리는 커지고 있지만 정작 성과는 눈에 띄지 않습니다. 융합 연구의 성과는 단순히 학문의 물리적 통합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라 다소 황당한 생각까지도 받아들일 수 있는 깨어 있는 사고를 통한 화학적 반응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요. edmondy@seoul.co.kr
  • 나무에 ‘쿵’, 새끼 코알라의 귀여운 실수

    나무에 ‘쿵’, 새끼 코알라의 귀여운 실수

    마당을 뛰놀던 새끼 코알라 한 마리가 나무에 정면으로 부딪치는 귀여운 모습이 포착됐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7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뉴캐슬 인근에 있는 한 동물보호소에서 촬영된 사랑스러운 새끼 코알라를 소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사육사의 손을 떠난 코알라가 앞을 보지 않고 신나게 뛰다가 나무에 머리를 부딪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예상치 못한 사고로 뒤로 발라당 넘어지는 녀석의 모습은 귀여우면서도 안쓰러움을 자아낸다. 지난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된 해당 영상은 5만 4000명이 시청하고 420여명이 좋아요를 누르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 영상=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맨유 맨시티에 1-0 승리해 8강 진출 성공…‘라이벌’ 첼시는 16강 탈락

    맨유 맨시티에 1-0 승리해 8강 진출 성공…‘라이벌’ 첼시는 16강 탈락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첼시가 잉글랜드 축구 리그컵(이하 EFL컵) 16강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맨유는 ‘난적’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이번 시즌 두 번 ‘맨체스터 더비’에서 첫 승리를 따내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첼시는 웨스트햄에 덜미를 잡히며 결국 16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맨유는 27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치러진 맨시티와 2016-2017 EFL컵 16강 ‘맨체스터 더비’에서 후안 마타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이기고 8강행 티켓을 따냈다. 지난달 10일 정규리그 4라운드에서 치른 이번 시즌 첫 ‘맨체스터 더비’에서 1-2로 패했던 맨유는 이날 맨시티와 두 번째 대결에서 승리해 자존심을 살렸다. 이날 승리는 모리뉴 감독에게 남다른 의미였다. 지난 24일 첼시와 정규리그 9라운드 때 첼시에 0-4 대패를 당한 데다 정규리그에서 7위까지 밀려 자존심을 구긴 모리뉴 감독은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첼시전 패배 이후 안토니오 콘테 감독에게 터치라인에서 귀엣말로 4-0 상황에서 콘테 감독의 골 세리머니에 대한 상한 감정을 드러내며 자존심을 구겼던 모리뉴 감독에게 이번 승리는 자신감 회복의 보약도 됐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맨유는 후반 9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패스를 받은 마타가 왼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뽑아내 맨시티를 침몰시켰다. 모리뉴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첼시에 0-4로 패했을 때도 우리를 지지해준 팬들에게 감사한”며 “선수들 모두 팬들에게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고 말했다. 사흘 전 맨유전 대승으로 한껏 분위기가 오른 첼시는 프리미어리그 하위권의 웨스트 햄에 1-2로 무릎을 꿇고 16강에서 탈락했다. 모리뉴 감독의 ‘귀엣말 항의’에 “나는 열정적인 사람이다. 내 행동은 존중받아야 한다”며 항변한 콘테 감독은 뜻하지 않은 패배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첼시는 전반 11분 만에 웨스트햄의 체이쿠 쿠야테에게 선제골을 내주더니 후반 3분 페르난데스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무너졌고, 후반 추가 시간 게리 케이힐의 추격골이 터졌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이날 첼시를 물리친 웨스트햄은 맨유와 8강에서 맞붙는다. ◇ 2016-2017 EFL컵 8강 대진 맨유-웨스트햄 리버풀-리즈 유나이티드 헐시티-뉴캐슬 아스널-사우샘프턴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1살 고양이 키우는 부부…”우리 고양이? 우리가 그의 인간”

    31살 고양이 키우는 부부…”우리 고양이? 우리가 그의 인간”

    영국 뉴캐슬에서 사는 고양이 '넛메그'가 31번 째 생일을 맞아 화제다. 보통 고양이의 평균 수명이 14~15년이니 무려 두 배 이상 살아온 셈이다. 사람으로 치면 무려 140세 즈음에 해당하는 초고령 고양이다. 현지 언론인 뉴캐슬 크로니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넛메그는 1990년 보호소에 있다가 리즈와 이안 부부의 집으로 입양됐다. 그 이후 헌신적인 '집사들'의 노력이 있었고 넛메그는 지난해 큰 질병을 앓기도 했지만 무사히 넘기며 건강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들 부부는 "넛메그는 우리의 고양이가 아니라, 우리가 넛메그의 인간"이라면서 "그 고양이는 끊임없이 그것을 우리에게 상기시키는데, 그것이 장수의 비결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물론 넛메그는 아직 공식적으로 세계 최장수 고양이로 인정받고 있지는 못하다. 그의 나이를 증명할 수 있는 관련 서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리즈, 이안 부부는 그것이 중요한 사실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입양 과정에서 미처 챙기지 못했던 관련 서류로 세계 최고령 고양이임을 입증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하고 있다. 현재 공식적으로 세계 최장수 고양이는 미국 오레건주에 사는 코르두로이라는 26세 고양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미국, 영국에 번지는 ‘광대 괴담’...공포로 확산

    미국, 영국에 번지는 ‘광대 괴담’...공포로 확산

    미국에서 일부 범죄자가 광대 가면을 쓴 채 범죄를 자행하는 사례가 속출, ‘광대 공포’가 전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영국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수차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8월, 미국 동남부에서 처음 시작된 ‘광대 괴담’은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광대 분장을 한 인물들이 납치나 살인을 벌인다는 이 소문은 처음엔 지어낸 이야기에 불과한 것으로 취급됐으나, 실제로 광대 가면을 쓴 괴한들이 폭력 범죄를 저지르거나 주민들을 위협하는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미국 시민들에게 큰 공포감을 안기고 있다. 이에 앨라배마 등 몇 개 주의 일부 학교들은 피해를 막기 위해 휴교령을 내렸으며 각지 경찰관들도 신경을 곤두세웠다. 다가오는 핼러윈에 맞춰 유사 범죄가 증가할 것을 우려한 시민들은 백악관에까지 조치를 요구했고 이에 백악관은 각 지자체에게 우선적 대처를 지시한 상태다. 그런데 해당 현상이 미국뿐만이 아닌 대서양 건너 영국 땅에서도 번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최근 영국의 소셜 미디어 집단 ‘베리 클라운 어택’(Bury Clown Attack)은 인스타그램에 공개적으로 그레이터맨체스터 주 베리 시에 위치한 5개 고등학교의 이름을 적시하고, 해당 학교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러한 ‘공격’의 피해자는 이미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베리 지역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딸이 다니는 학교 밖에 두 명의 광대복장을 한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 때문에 아이들은 현재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베리 지역에서는 유사한 형태의 목격담이 네티즌 사이에 공유되고 있다. 베리 시 뿐만 아니라 맨체스터 주 스트래퍼드 시에서도 차량을 이용해 어린이들에 접근해 겁을 주는 광대 차림의 괴한을 목격했다는 사례가 보고됐으며, 이외에도 뉴캐슬, 카나번, 셰필드, 리버풀 등지에서도 광대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광대 사건은 잉글랜드와 웨일스 북부 지역에 집중돼 있으며 그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광대들은 직접적인 강력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았으나 시민들에게 큰 공포를 심어주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잉글랜드 북동부 더럼 카운티에서는 광대 마스크를 쓰고 흉기로 무장한 남성이 11~12세의 어린이들을 위협했으며, 잉글랜드 동부 서퍽 주에서는 10세 미만 아동이 광대 복장을 한 다수의 사람들에 쫓기는 사건이 신고됐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이러한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경찰은 최근 경고에 나섰다. 잉글랜드 북서부에 위치한 체셔 카운티 경찰은 “미국의 광대 괴담이 현재 영국으로 넘어와 미디어에 수차례 보도되고 있는 상태”라면서 “핼러윈이 가까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시민들을 위협하는 행위,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를 상대로 그렇게 하는 것은 분명히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며 범죄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이상욱의 암 연구 속으로] 암세포를 죽이는 바이러스

    [이상욱의 암 연구 속으로] 암세포를 죽이는 바이러스

    시한부 말기 암 환자 중에 기적적으로 병세가 호전돼 암이 몸에서 사라지거나 의학적 예측보다 훨씬 오래 생존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긴 하지만 실제로 있다.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있는데, 대부분은 항암제를 투약했거나 방사선 치료를 받고 효과를 보는 경우다. 하지만 이런 치료를 받지 않고도 병세가 호전되기도 한다.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단식원에서 기도를 열심히 했다거나 안수기도를 받은 사람 가운데 정말 병세가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이는 우리 몸에 암세포를 제거하는 면역 기능 말고도 암을 치료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암세포만을 주로 공격하는 ‘종양살해 바이러스’라는 것이 이런 기적을 일으키는 유력한 원인 중 하나로 생각된다. 종양살해 바이러스란 인간의 정상 세포에는 별다른 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감염을 통해 암세포를 죽이는 바이러스를 말한다. 이런 신비로운 기능을 할 수 있는 바이러스로는 아데노바이러스, 레오바이러스, 홍역 바이러스, 헤르페스바이러스, 뉴캐슬병 바이러스, 종두증 바이러스 등이 있다. 일반 사람의 장내에 존재하는 레오바이러스는 특별한 병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래서 학자들은 바이러스의 역할에 대해 잘 모른다는 의미로 ‘고아 바이러스’란 이름을 붙였다. 이후 이 바이러스가 특이하게도 암세포에만 침입해 죽게 한다는 사실을 알아내 이를 활용한 암 치료 연구를 진행했다. 현재 레오바이러스를 활용해 실제 암 환자의 항암 효과를 검증하는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종양살해 바이러스가 종양세포에만 치명적인 이유에 대해 과학적 상상력을 발휘해 보자. 아주 오래전 인간은 이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큰 병을 앓거나 죽었다. 그런데 바이러스는 스스로 숙주가 되는 인간과 인간 사이를 넘어가지는 못했다. 인간이 바이러스에 의해 죽게 되면 바이러스도 죽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인간을 치명적으로 공격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인체에 적당히 증식하면서 공존하는 법을 터득하게 된 것이다. 인간과 바이러스가 일종의 협정을 맺은 셈이다. 그런데 암세포는 이러한 협정에서 배제돼 있다. 공존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바이러스가 암세포에는 마구 침투해 증식하게 되고, 그 결과로 암세포는 죽게 되는 것이다. 또 헤르페스바이러스를 보자. 과로로 밤을 새운 뒤 입술 근처에 수포가 생기면서 통증이 오는 원인이 바로 이 바이러스다. 물론 다양한 변종이 있을 수도 있지만 정상 세포 중에서도 특정 위치의 특정 세포에만 과도하게 증식할 뿐 전신적인 병을 유발하지는 않는다. 안수기도를 하는 환자는 면역력이 약해져 있을 확률이 높고 다른 사람들의 손이 닿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경로를 통해 헤르페스바이러스가 환자에게 감염되고 다시 암세포에 감염을 일으켜 치료 효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렇듯 바이러스는 암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역으로 암을 치료하는 기능도 있다. 이런 면이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데 있어 철학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는 이유라고 생각된다. 단순한 화학약품이나 나노기술로 변형된 약에 비하면 바이러스는 지능이 있다고 해도 무방할 만큼 똑똑하다. 아직까지 보편적인 항암 치료법이 되지 못한 것은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바이러스를 고농도로 정제하는 기술이 있어야 약으로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생명과학 분야의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으므로 이런 문제들은 이른 시간 안에 해결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게 되면 많은 암 환자가 바이러스의 도움으로 생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세상에 이런 사람들만 있다면’? 호주서 ‘선한 사마리아인’ 화제

     호주에서 분주한 이른 아침 한 남성이 선뜻 보여준 선행이 화제가 되고 있다.  목공인 타이슨 크롤리(30)는 출근길인 지난 23일 오전 6시쯤 편의점이 딸린 주유소에 들러 차에 기름을 넣고 아이스커피 몇 개를 샀다.  계산대에 앞에 선 크롤리는 곧 현금이나 마땅한 카드가 없는 것을 알고 큰 혼란에 빠졌다. 전날 밤 가진 돈을 다른 은행 계좌로 모두 옮겨놓았기 때문에 새 은행카드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내야 할 돈은 약 110 호주달러(9만 3000원).  밖에서는 자신이 데려온 강아지가 시끄럽게 짓고, 출근도 늦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어려움은 가중됐지만 뾰족한 방법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그 순간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일이 있을까요?”라며 뒤쪽에서 ‘선한 사마리아인’이 등장했다.  크롤리는 자신의 SNS에 “110 달러라는 돈이 그냥 포기할 수 있는 액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믿어지지 않았다”며 그의 계속된 권유에 고맙게 그 뜻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른 아침의 멋진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크롤리는 돈을 갚겠다며 연락처를 요구했고 상대 남성은 크롤리의 영수증에 뭔가를 쓴 뒤 영수증을 접어 건넸다. 크롤리가 사진이라도 함께 찍자고 말하자 그는 기꺼이 받아들이고는 인사말을 남기고 떠났다.  잠시 뒤 차로 돌아온 크롤리는 영수증을 펴보고는 깜짝 놀랐다. 접혀 있던 영수증에 연락처는 없고 단지 “존”(John)이라는 이름과 함께 “다른 사람에게 베푸세요”(pass it on)라는 글이 쓰여 있을 뿐이었다.  뮤지션으로도 활동하는 크롤리는 “이것이 바로 내가 항상 세상을 향해 말하려던 것, 즉 친절해라, 경쟁하려 하지 말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라는 것이었다”며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실감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호주 언론은 26일 전했다.  크롤리는 자신의 SNS에 남성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이 소식을 알리고는 이번에 받은 친절을 반드시 갚겠다고 말했다.  크롤리의 글이 퍼져 나간 뒤 ‘선한 사마리아인’은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뉴캐슬에서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동하는 존 케네디 주니어로 최근 새 아이가 태어났고 부자는 아니라고 시드니모닝헤럴드가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EPL의 여름, 머리 위로 돈이 날아다녔다

    EPL의 여름, 머리 위로 돈이 날아다녔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미드필더 출신 저메인 제나스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TV 계약으로 많은 돈을 번 클럽들이 자체 이적료 기록을 경신할 능력을 갖춰 (여름 이적시장에서) 돈이 머리 위로 날아다닌다”고 촌평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EPL) 구단들이 여름 이적시장 마감일인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에만 이적료로 1억 5500만 파운드를 쏟아부어 총액 11억 6500만 파운드(약 1조 7160억원)에 마감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날 오전 8시 30분 10억 500만 파운드로 지난해 총액 8억 7000만 파운드를 넘어 최고액을 경신했는데 하루 동안 거액이 더해졌다. 투자자문회사 딜로이트의 애널리스트 댄 존스는 “새로운 방송 중계권 계약의 혜택을 보는 첫 시즌인 2016~17시즌에 돈보따리를 푸는 것은 당연하다”고 짚었다. EPL은 2013~16년 중계권 계약보다 무려 20억 파운드를 증액시켜 51억 6000만 파운드의 종잣돈을 손에 쥐었고 이는 구단들의 뒷돈이 됐다. 20개 구단은 평균 6000만 파운드를 지출했으며, 마감일에만 1억 5500만 파운드를 푼 것은 2013년 1억 4000만 파운드를 넘어선 것이었다.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아스널, 레스터시티, 맨체스터시티와 토트넘 등 네 구단이 3억 8500만 파운드를 써 20개 구단 총액의 3분의1을 차지한 것도 눈길을 끈다. 2003~04시즌 이적시장 제도가 탄생한 뒤 누계 총액은 86억 파운드를 넘었는데 이 중 80%가 여름 이적시장에 지출됐다. 첼시는 마지막 날 브라질 수비수 다비드 루이스를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다시 데려오는 데 3400만 파운드를 쓰고, 손흥민을 잔류시킨 토트넘은 뉴캐슬의 미드필더 무사 시소코를 구단 최고 이적료와 타이 기록인 3000만 파운드에 영입했다. 구단은 2013년 에릭 라멜라의 영입에 같은 액수를 지불했다. 또 마르세유(프랑스)의 측면 공격수 조지 케빈 은쿠두를 900만 파운드에 영입했다. 또 에스파뇰(스페인)에서 골키퍼 포 로페스를 한 시즌 임대 영입했다. 레스터시티는 공격수 이스람 슬리마니를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에서 영입하는 데 역대 구단 최고액인 2970만 파운드를 지출했다. 앞서 CSKA 모스크바(러시아)에서 영입한 공격수 아흐메드 무사의 이적료 1600만 파운드를 훌쩍 뛰어넘었다. 리야드 마레즈와 알제리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고 지난 시즌 정규리그 33경기에서 27골을 넣은 슬리마니와 무사를 보강해 디펜딩 챔피언의 공격력은 더욱 날카로워지게 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돈이 머리 위로 날아다닌다” EPL 여름 이적료 1조 7160억원

    “돈이 머리 위로 날아다닌다” EPL 여름 이적료 1조 7160억원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미드필더 출신 저메인 제나스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TV 계약 때문에 클럽들은 자체 이적료 기록을 경신할 능력을 갖춰 돈이 머리 위로 날아다닌다”고 토로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EPL) 구단들이 여름 이적시장 마감일인 31일(이하 현지시간)에만 이적료로 1억 5500만파운드를 쏟아부어 총액 11억 6500만파운드(약 1조 7160억원)에 마감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날 오전 8시 30분 10억 500만파운드로 지난해 총액 8억 7000만파운드를 넘어 최고액을 경신했는데 하루 동안 거액이 더해졌다. 투자자문회사 딜로이트의 애널리스트 댄 존스는 “새로운 방송 중계권 계약의 혜택을 보는 첫 시즌인 2016~17시즌 에 돈보따리를 푸는 것은 당연하다”고 짚었다. EPL은 2013~16년 중계권 계약보다 무려 20억파운드를 증액시켜 51억 6000만파운드의 종잣돈을 손에 쥐었고 이는 구단들의 뒷돈이 됐다. 20개 구단은 평균 6000만파운드를 지출했으며, 마감일에만 1억 5500만파운드를 푼 것은 2013년 1억 4000만파운드를 또 넘어선 것이었다.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 아스널, 레스터시티, 맨체스터시티와 토트넘 등 네 구단이 3억 8500만파운드를 써 20개 구단 총액의 3분의 1을 차지한 것도 눈길을 끈다. 2003~04시즌 이적시장 제도가 탄생한 뒤 누계 총액은 86억파운드를 넘었는데 이 중 80%가 여름 이적시장에 지출됐다. 2003~04시즌 여름 이적시장을 처음 열었을 때 이적료 총액이 2억 1500만파운드에 불과했으니 12년여 만에 여섯 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잉글랜드 대표팀 윙어 출신인 트레버 신클레어는 ”한 가지 이유, 수요와 공급 때문에 돈이 넘쳐난다“고 짚은 뒤 ”사람들은 프리미어리그를 보고자 한다. 누군가 재정 수입을 취득하게 되면, 분명히 그건 선수들에게 가야 한다. 그들이야말로 그 일이 벌어지게 만든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자체 이적료 기록을 경신한 13개 클럽과 최고 이적료는 다음과 같다.  맨체스터 두 팀은 각각 1억 5000만파운드 이상 썼다. 주제 무리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맨유는 폴 포그바를 8900만파운드의 세계 최고 이적료에 데려왔다. 여기에 아르메니아 미드필더 헨리크 므키타리얀과 코트디부아르의 수비수 에릭 바일리를 3000만파운드씩에 영입했다. 마찬가지로 펩 과르디올라가 새롭게 이끌게 된 맨시티는 샬케 04의 미드필더 르로이 사네를 3700만파운드에, 에버턴의 수비수 존 스톤스를 4750만파운드에 영입했다. 지난 시즌을 재앙으로 마친 첼시의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는 이번 시즌 톱 4 재진입을 노리고 안토니오 콘테 감독에게 추천권을 줘 마음껏 돈을 쓰도록 했는데 브라질 수비수 다비드 루이스를 파리 생제르맹(PSG)에서 다시 데려오는 데 3400만파운드를 쓰고, 벨기에 스트라이커 미치 바슈아이를 마르세유(프랑스)에서 불러오는 데 3300만파운드를 지출했다. 손흥민을 잔류시킨 토트넘은 뉴캐슬의 미드필더 무사 시소코를 구단 최고 이적료와 타이 기록인 3000만파운드에 영입했다. 구단은 지난 2013년 에릭 라멜라 영입에 같은 액수를 지불했다. 또 마르세유에서 뛰던 스피드 있는 측면 공격수 조지-케빈 은쿠두를 900만파운드에 영입했다. 대신 기존 측면 공격수였던 클린턴 은지를 한 시즌 동안 마르세유로 임대보냈다. 또 에스파뇰(스페인)에서 골키퍼 포 로페스를 한 시즌 임대 영입했다. 디펜딩 챔피언 레스터시티는 알제리 출신 공격수 이스람 슬리마니를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에서 영입하는 데 역대 구단 최고액인 2970만파운드를 지출했다. 리야드 마레즈와 알제리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슬리마니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33경기 동안 27골을 넣었다. 앞서 CSKA 모스크바(러시아)에서 영입한 공격수 아흐메드 무사의 이적료 1600만파운드를 훌쩍 뛰어넘었다. 기존 제이미 바디와 마레즈에 슬리마니, 무사 두 공격수를 보강했다. 한편 리버풀의 ‘악동‘ 마리오 발로텔리는 니스(프랑스)에 새 둥지를 틀게 됐다. 이적료는 없다. 워낙 부진해서다. 2014년 리버풀에 이적한 뒤 28경기에 4골 밖에 넣지 못하는 부진에 빠진 그는 지난 시즌 AC밀란(이탈리아)으로 임대된 뒤에도 20경기 동안 한 골만 기록한 뒤 최근 리버풀로 복귀했지만 위르겐 클롭 감독의 ’살생부‘에 포함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대형마트 가서 절대 카트에 담지 말아야할 5가지는?

    대형마트 가서 절대 카트에 담지 말아야할 5가지는?

    주말이면 습관적으로, 혹은 놀이터 삼아 집 근처 대형마트를 가곤 한다. 당장 한주일 동안 먹어야할 것들이며 사야될 이유가 있는 공간이다. 또한 마치 뷔페식당에 온 듯 시식코너를 돌며 이것저것 집어먹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고 있거나 아니면, 나름 신중하게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면 결코 내키는대로 행동해서는 안될 부분이 있다. 뉴질랜드의 매체 NZ헤럴드는 지난 11일(현지시간) 클레어 콜린스 영국 뉴캐슬대학 영양학 교수의 의견을 빌어 '대형마트에 가서 카트에 담지 말아야할 5가지'를 소개했다. 1. 사탕, 젤리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다. 성인의 5분의 1이 충치 등 각종 치과적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어른의 허락 아래 사탕을 빨아먹고 있고, 어른들은 사탕을 먹지 않는다는 자기만족으로 당류가 들어간 껌을 낍고 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사탕과 젤리를 집어드는 그 손을 당장 거둬들여야 한다. 2. 가당 음료수 각종 탄산음료 뿐 아니라 갈증해소에 좋다는 스포츠음료, 에너지드링크, 마치 순수하기 짝이 없을 것 같은 과일주스 등이 모두 가당 음료수들이다. 영양학 연구결과에 따르면 하루에 한 잔 이상의 이러한 음료를 마신 사람들은 한 달에 한 잔 정도로 뜸하게 마시는 사람들보다 제2형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29%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 감자칩 사실 감자칩 뿐 아니라 양파, 옥수수 등 얇게 슬라이스 해서 튀긴 많은 스낵류들이 모두 포함된다. 주전부리가 정 궁금하다면 에어팝(기름으로 튀기지 않은 방식) 팝콘 같은 것을 먹어야 한다. 1+1으로 판매하는 칩들을 마트 카트에 담을 생각일랑 놔두고, 옥수수 낟알을 담은 봉지를 담은 뒤 집에서 직접 에어팝으로 해먹기 바란다. 4. 비스킷 서구사회에서 흔히 차 또는 커피와 함께 곁들이는 비스킷은 또한 칼로리 덩어리다. 섬유소와 영양은 부족한 반면, 고도로 정제된 탄수화물로 이뤄진 것들이다. 달랑 2개의 크림 비스킷이 800kcal다. 더 말해 무엇 하겠나. 5. 가공육 꽤 많은 가정에서 햄, 소세지, 베이컨 등은 바쁜 주중 식단 준비를 구원해주는 것들이다. 설령 저염, 저지방, 건강, 유기농 등등의 딱지를 붙인 채 비싸게 팔고 있을지언정 결국은 가공육의 범주를 벗어날 수는 없다. 대장암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는 것들이다. 아무리 바쁜 주중 아침식단이라도 이러한 가공육을 간편하게 조리하는 대신, 캔에 든 닭가슴살, 참치, 연어 등과 함께 토마토, 버섯, 콩 등을 먹으면 건강관리의 효율성은 물론 시간의 편의성도 보장해줄 수 있을 것이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엄마의 DNA’가 훗날 당신의 노화를 결정짓는다(연구)

    ‘엄마의 DNA’가 훗날 당신의 노화를 결정짓는다(연구)

    당신이 나이가 들어도 남들보다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면 어머니에게 감사해야 할 일이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라고 어머니만을 탓할 일은 아니긴 하지만 말이다. 모계로만 유전되는 특별한 DNA가 ‘건강하게 나이 드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스페인 국립심혈관연구센터(CNIC) 연구팀은 이른바 ‘미토콘드리아 DNA’(mtDNA)로 불리는 이 DNA 외에는 완전히 똑같은 DNA를 가진 실험 쥐 두 집단을 이용해 실험한 결과, 한 쪽 집단에서만 나이가 들어도 건강하고 활발한 것을 확인했으며 이는 mtDNA의 역할 덕분이라는 연구 내용을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최신호(7월6일자)에 발표했다. 실험 쥐의 평균 수명은 2년인데, 이번 연구에서는 2세가 되는 시점에 각 집단에서 채취한 표본을 비교했다. 그 결과, 한 집단에서만 ‘건강 상태가 우수하다는 명백한 징후’인 더 풍성하고 윤기 흐르는 털을 지니고 있으며 근육량이 더 많아 원기 왕성하고 활동적이었다. 간 기능 또한 더 뛰어났다. 두 쥐 집단의 mtDNA 계통 모두는 건강할 뿐만 아니라 유전적 암호화(genetic coding, 각각의 염기서열에 특정의미를 부여하는 것)의 차이가 0.5%에 불과했다. 쥐는 모두 같은 nDNA를 갖도록 교배됐다. 연구를 이끈 호세 안토니오 엔리케스 박사는 “이번 실험에서 한 쪽 집단이 다른 쪽 집단보다 건강하게 나이 들었으며 수명의 중앙값(통계 자료에서 변량을 크기 순서대로 늘어놓았을 때 그들의 한가운데 있는 값)도 커졌다”면서 “우리의 노화 방식은 노화 시작 전은 물론, 최초 징후가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이미 결정돼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mtDNA의 변이가 건강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다소 막연한) 입장이었지만, 명확한 연구 결과를 갖지 못해 의견이 분분했다”면서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mtDNA의 변이가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것이 사실임을 명확하게 보여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체의 모든 세포에는 약 2만~2만5000개의 유전자가 있으며, 이 중 거의 모든 유전자는 세포핵에 존재해 ‘핵DNA’(nDNA)로 불린다. 반면 mtDNA는 단 37개밖에 없다. nDNA는 부모 모두로부터 자녀에게 유전되지만, mtDNA는 어머니에게서만 물려받는다. 종종 이 유전자에 일어나는 변이로 미토콘드리아에 결함이 생기면 결과적으로 장기 부전을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엔리케스 박사는 “다른 mtDNA 변이가 개체 간의 자연적 차이에 관여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은 인간에게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전문가들도 이번 결과에 놀라움을 나타내고 있다. 모계로부터 물려 받은 mtDNA의 조합이 이렇게까지 건강에 명백하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는 대부분 학자가 예상하지 못했던 탓이다. 영국 뉴캐슬대 세포·분자생명과학연구소의 로버트 라이톨러스 소장은 이번 연구가 “mtDNA 대체에 관한 필요하고 지속적인 논의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CL)의 줄기세포 연구자인 듀스코 일릭 박사는 이번 결과를 두로 “대단히 흥미롭고 상상을 초월한다”고 표현하면서도 “추가 연구를 통해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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