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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내년 경제성장률 1.5% 넘어”

    비관적인 경제전망을 하기로 유명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가 한국이 주요 국가 중 가장 빠르게 경제위기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내년에 1.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루비니 교수는 27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BS 주최 서울디지털포럼에서 “한국은 경제 성공을 이뤄낸 모범사례로, 과거 10년간 경제정책을 많이 바꿔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미국발 금융위기를 예측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국제 거시경제학자로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힌다. 그는 “한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인 4%에는 못 미치겠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인 1.5%보다는 조금 높을 것”이라면서 “지난해 과도하게 경제가 수축됐지만 올 1·4분기에 좋아졌고 2분기에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대외부채 문제가 많이 해소됐지만 주택 등 부동산 부문에 대한 모니터링을 계속할 필요가 있으며, 시장 친화적인 개혁과 구조조정으로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북핵 사태의 영향에 대해서는 “대외 개방경제여서 (긴장 고조에도 불구하고)금융시장과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감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경제에 대해 그는 “터널의 끝에 빛이 보이지만 아직 바닥을 쳤다고는 할 수 없다.”면서 “경기침체가 올해 말이면 끝날 것으로 보지만 회복은 더디고 이후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선진 30개국 모임)가 이날 발표한 올 1분기 경제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분기 대비 0.1% 성장해 전체 회원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했다. OECD 전체 평균 성장률은 -2.1%였다. 김태균 기자 windsea@seoul.co.kr
  •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 “상대방 말 귀 기울인것이 성장 원동력”

    27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에서 개막한 ‘서울디지털포럼’의 강연자로 나선 정명훈(56·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은 “음악에 귀를 기울이듯 많은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인 것이 오늘날 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환희-지휘를 통해 내가 얻은 것’을 주제로 한 이 강연에서 정명훈은 “지휘자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을 듣는 일이다. 오케스트라에 귀를 기울이고, 좋은 소리를 선별해야 지휘를 할 수 있다.”면서 “누나들만큼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타고나지 못했지만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되새기는 능력은 좋아 이런 위치까지 올 수 있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인생을 결정한 주요 조언자로 전폭적인 신뢰로 7남매를 훌륭히 길러낸 어머니와 진정한 음악가의 길로 안내한 어릴 적 미국의 피아노 선생님, 지휘의 길을 처음 권유한 누나의 레슨 선생님, 15년 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자선공연에서 만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등 다양하게 꼽았다. 특히 그는 요한 바오로 2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남을 돕는 일”이라는 말을 들은 순간 “인생의 나머지는 남을 도우며 살아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정명훈은 강연에 앞서 서울시향 단원들과 브람스 ‘피아노4중주 1번’ 중 1·4악장을 들려주며 피아노를 직접 연주해 박수를 받았다. ‘스토리(STORY)-새 장을 열다’를 주제로 한 ‘서울디지털포럼’은 28일까지 계속된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에릭 롤만 마블 애니메이션 사장, 요아킴 슈몰츠 로이터 미디어 부사장, 건축가 다니엘 리베스킨트, 소설가 이문열 등이 강연한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66세에 첫 출산 이래도 되나

    66세에 첫 출산 이래도 되나

     자그마치 66세다.  85세가 돼도 아이는 여전히 10대 청소년기를 못 벗어나게 된다.  영국 동남부의 서포크에서 성공적인 직업 활동을 해온 엘리자베스 애드니가 시험관 수정을 통해 임신에 성공,8개월째에 접어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의학·윤리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미국 abc가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인터넷에선 기적같은 일이라고 놀라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다 늙은 나이에 아이를 낳아 어떻게 키울 것이냐며 ‘숨막히게 이기적인’ 사례로 받아들이는 이들까지 나오고 있다.더욱이 그녀가 생애 첫 출산을 앞두고 있어 더욱 위험할지 모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서포크주 리드게이트 근처에 사는 애드니는 생물학적인 나이보다 자신이 얼마나 젊게 사는지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믿고 있다.자신은 39세로 느낄 정도로 건강하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주장한다.  영국이나 미국이나 모두 50세 이상 여성의 시험관 수정을 막고 있기 때문에 그녀는 이른바 ‘출산 관광’으로 시험관 수정에 연령 제한이 없는 우크라이나에 여행을 가서 소원을 이뤘다.  고혈압과 합병증,또는 임신당뇨로 발전돼 출산할 때 자칫 큰 일이 날 수도 있다.하지만 뉴욕대 병원 분만센터의 재미 그리포 박사는 “나이든 여성이 건강한 심장을 지녔고 (병원의) 보살핌을 잘 받기만 하면 건강한 출산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4년에도 뉴욕에 거주하던 앨러타 세인트제임스는 57회 생일을 앞두고 쌍둥이를 낳았다.이듬해에는 66세의 루마니아 여성이 세계 최고령 엄마의 반열에 올랐고 2006년에는 스페인 여성 카멜라 부사다가 67세로 마찬가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인도의 70세 할머니 옴카리 판와르가 유산을 물려줄 장자가 필요하다며 시험관 수정을 통해 임신,쌍둥이남매를 낳아 소원을 이뤘다.  그리포 박사는 “예전에는 쉰을 넘긴 여성들이 그렇게 많이 임신을 시도하지 못했지만 이젠 기술의 발전 덕에 더 많은 여성이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4세의 미혼녀에게 아이를 가져선 안된다고 말하지는 않는다.그런데 왜 66세의 건강한 여인에게 아이를 가지려 하면 안된다고 말해야 하는가.누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데요?”라고 되물었다.  애드니는 “자신과 아이 사이에 일어난 일에 대해선 어느 누구도 끼어들 순 없다.”고 말했다.  그리포 박사는 “다행인 점은 이런 모험을 하는 55세 여성이 전세계를 통틀어 아직은 다섯 명밖에 되지 않아 정책입안자들 사이에 커다란 논쟁을 벌일 필요가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아직은 일반적인 문제로 확산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中 계속 국채살까 근심하는 오바마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미국의 재정적자는 중국과의 복잡한 채무 관계가 얽혀 있다. 재정적자가 누적될수록 미국의 국채 발행은 가속도가 붙는데, 중국이 미 국채의 최대 매입국인 만큼 대중(對中) 의존도가 깊어질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심지어 세계 기축통화 논란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오바마, “中, 美국채 매입 중단할 수도” 이와 관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입을 열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뉴멕시코주 리오란초 타운홀 미팅에 참석, “재정적자가 계속 늘어가고 있지만 미국이 중국 등으로부터 차입하는 데 마냥 의존할 수는 없다.”면서 “이는 미국 아이들의 미래를 담보로 빌리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어느 시점이 되면 이들이 더 이상 미국의 국채를 사지 않게 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그때가 되면 미국이 차입을 위해 더 높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며 결국 미국의 부담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중국이 미 국채 매입을 중단하는 극단적인 경우의 수를 상기시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은 지난 2월 7440억달러(약 930조원) 규모의 미 국채를 보유, 미국에 가장 많은 돈을 빌려준 나라로 기록돼 있다. 미 정부가 재정적자 심화로 추가적인 국채 발행을 계속한다면 미 국채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투자 가치는 감소한다. 자연히 이자율은 급등하고 그만큼 달러 가치도 하락한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 국채를 쥐고 있을 이유가 없어진다. 최근 미 정부는 오는 9월 종료되는 올해 회계연도 재정적자가 1조 84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중 재정적자를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경기침체로 경기부양에 박차를 가하는 한 재정적자를 감소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재정적자 문제가 기축통화 문제로? 이런 이유 때문에 중국은 최근 외환보유액 구성종목을 다변화시키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세계 5대 금보유국으로 떠올랐으며, 구리와 알루미늄 등 각종 원자재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미 국채 가치가 하락하면서 외환보유고 증발을 막기 위한 중국의 고육책이다. 그만큼 중국도 미 국채의 투자 가치에 의구심을 던지며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는 행보로 해석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연히 미 국채와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대한 중국의 도전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이날 뉴욕타임스(NYT) 칼럼을 통해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로 외국 채권자들이 달러자산 추가 매입을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달러화 가치 급락은 시간문제”라면서 “비록 중국도 재정적자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경상수지는 흑자를 보이고 있고 경제성장을 유지, 위안화가 기축통화로서 달러화의 지위에 도전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생존 급한 불 껐지만 자금 조달 ‘2차 관문’

    생존 급한 불 껐지만 자금 조달 ‘2차 관문’

    미국 정부가 19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위험대비 건전도 평가(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10개 은행이 총 746억달러(약 92조 9516억원)의 자본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BoA 339억弗 가장 많아 7일(현지시간)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339억달러의 자본확충을 요구받아 가장 큰 수치를 기록했으며, 웰스파고은행이 137억달러, GMAC LLC가 115억 달러로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등 9개 은행은 자본확충이 필요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두 달 넘게 진행된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는 경기상황이 훨씬 악화될 것이라는 가상 시나리오를 가정, 금융회사들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정도를 측정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자본 확충을 요구받은 금융회사들은 새달 8일까지 자본확충 계획을 금융감독 당국에 제출해야 하며, 11월9일까지 이 계획을 이행해야 한다. 일단 해당 업체들은 이번 테스트 결과가 나오자마자 자본확충 계획을 밝히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미 퍼스트 리퍼블릭 뱅크의 매각 방침을 발표한 바 있는 BoA는 신주 발행을 비롯해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을 추진할 방침이다. 씨티그룹도 지난달 27일 발표한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규모를 275억달러에서 330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했으며, 모건스탠리는 20억달러 규모의 보통주와 30억달러 규모의 무보증 채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특히 골드만삭스나 JP모건체이스처럼 자본확충이 필요 없는 은행들은 정부로부터 받은 구제금융을 조속히 상환해 간섭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뱅크오브뉴욕멜런, US뱅코프 등은 당국이 허락한다면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자금을 상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단 이번 테스트 결과에 대해 금융시장은 ‘급한 불은 껐다.’는 반응이다. 10개 은행은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을 뿐 생존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 탓이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결과는 미 의회가 이미 승인한 구제금융 자금이 충분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돈맥경화땐 국유화 될수도 하지만 이들 금융기업의 자본확충 계획이 과연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돈맥경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의 시장 사정상 자산을 매각하거나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은 까닭이다. 또 자본조달이 여의치 않을 경우 정부 보유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방안이 불가피해 금융 국유화 논란이 또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스트레스 테스트의 신뢰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이날 미국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스트레스 테스트의 신뢰성에 결여돼 있고 테스트에 설정된 최악의 시나리오보다 실제 경제지표가 훨씬 더 나쁘기 때문에 테스트는 어렵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SI 급속 확산 비상] 돼지인플루엔자 우려 과장? 겁낼 필요없는 5가지 이유

    [SI 급속 확산 비상] 돼지인플루엔자 우려 과장? 겁낼 필요없는 5가지 이유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돼지인플루엔자에 대한 세간의 우려가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감염자 수도 미미할뿐더러 치사율도 낮아 조류인플루엔자(AI)나 사스(SARS)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미국의 ABC방송은 29일(현지시간) ‘(돼지인플루엔자 때문에) 혼란에 빠질 필요가 없는 5가지 이유’를 정리해 보도했다. 첫번째 이유는 감염자 수가 적다는 것. ABC는 마틴 블레이저 뉴욕대 랜건 메디컬 센터장의 말을 인용, “3억명이 넘는 미국의 인구 가운데 42명만이 감염자로 최종 확인됐다.”면서 “이는 매년 확인되는 일반적인 인플루엔자와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치사율이 높지 않다는 것도 이유로 꼽혔다. 에드 추 텍사스대학 교수는 “AI는 치사율이 60%, 사스는 15%가 넘었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돼지인플루엔자의 치사율은 10% 정도이고, 이것도 초기 대응에 실패한 멕시코의 기록”이라고 밝혔다. AI의 백신인 타미플루가 돼지인플루엔자 치료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베이저 미국감염질환학회(IDSA) 전 학회장은 “타미플루는 상당수의 여러 독감 바이러스에 대해 첫 증상이 나타나고 48시간 이내에 투입하면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ABC는 또 각국 정부가 유행성 인플루엔자에 대처했던 ‘과거의 교훈’ 탓에 효과적인 해결이 가능하다는 점과 인플루엔자가 소멸하는 여름이 오고 있다는 것도 이유로 꼽았다. 추 교수는 “AI와 사스의 경우 여름이 다가오면서 위세가 크게 약화됐었다. 여름이 온다는 것은 좋은 신호”라고 낙관했다. 바이러스의 독성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의 NHK방송은 다시로 마사도 국립감염연구센터장의 말을 인용, “이번 바이러스는 독성이 약한, 이른바 ‘약독형’으로 보고 있다.”면서 “호흡기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 전염되는 ‘강독형’ 바이러스로 유전자가 아직 변이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바이러스는 병원성에 따라 약독형, 중간독형 및 강독형으로 구분된다. 언론의 자성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돼지인플루엔자에 대한 일부 언론의 지나친 보도가 사람들에게 필요 이상의 두려움을 안겨주고 있다.”면서 언론의 책임론을 지적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盧 서면질의서’ 내용·배경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盧 서면질의서’ 내용·배경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발송한 ‘서면질의서’ 7장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지금까지 나온 의혹이 다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탐색전 겸 정치수사 비판 비켜가기 소환 전 서면조사의 이유는 뭘까. 검찰이 노 전 대통령에게 서면질의서를 보낸 것은 상대의 의중을 떠보기 위한 탐색전인 동시에 ‘정치수사’라는 일각의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한 다목적 카드로 보인다. 버거운 상대인 노 전 대통령과의 건곤일척(乾坤一擲) 혈투를 앞둔 검찰로서는 노 전 대통령이 어떤 카드를 꺼낼지에 대한 감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 정치일정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에 대해서는 일정대로 가고 있음을 알리는 측면도 있다. 예상 질문 1호는 박 회장에게 100만달러를 직접 요구했느냐다.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긴급한 요구’로 직원 130명의 명의를 빌려 이틀 만에 10억원을 달러로 환전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반면 노 전 대통령은 부인 권양숙 여사가 빚을 갚으려고 부탁해 청와대 관저로 돈이 배달됐고, 최근에야 그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한다. 100만달러의 쓰임새도 빠질 수 없는 질문이다.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어떤 빚을 졌었는지 밝히라고 검찰은 요구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빌려준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다며 설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검찰은 돈 전달 직후 노 전 대통령이 과테말라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 참석한 것에 주목한다. 중간기착지인 미국 시애틀에서 자녀들을 만나 유학 비용으로 주지 않았는지 의심한다. 당시 아들 건호씨는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MBA)을, 사위 곽상언씨는 미국 뉴욕대 로스쿨을 다니고 있었다. ●작년 2월 500만달러 인지 시점은 500만달러와 관련해서는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송금받았다는 것을 언제 알았느냐가 핵심이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 후인 지난해 3월에 알았다.”고 말했지만, 검찰은 2007년 8월 박 회장과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정 전 비서관이 대통령의 퇴임 후 활동 지원 방안을 논의할 때 알았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500만달러의 실질 투자·운영자가 건호씨이고, 처남 권기문씨까지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 “몰랐다.”는 노 전 대통령의 해명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3억+12억 5000만원 용처는 정 전 비서관의 공금 횡령과 권 여사의 거짓말 해명에 대해서도 노 전 대통령은 답변해야 한다. 정 전 비서관은 2005년부터 3년간 12억 5000만원을 대통령 특수활동비에서 횡령해 차명계좌로 은닉·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통령만 사용할 수 있는 돈에 손을 댔다는 점에서 정 전 비서관의 단독 플레이였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정 전 비서관이 “대통령 퇴임 후 주려 했다.”고 말했고, 원금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점에서 그 의심은 더욱 짙어진다. 노 전 대통령도 “그 친구가 저를 위해 한 일”이라고 일정부분 인정하고 있다. 권 여사는 ‘거짓말’ 논란에 휩싸여 있다. 2006년 8월 박 회장이 정 전 비서관에게 건넨 3억원을 자신이 받았다고 검찰과 법원에서 진술했는데, 검찰은 그 돈이 정 전 비서관의 차명계좌에서 발견됐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홍 수사기획관은 “본인이 받지도 않은 돈을 왜 받았다고 진술했는지, 그게 수사의 핵심”이라고 말했었다. 노 전 대통령의 형사처벌을 막으려고 정 전 비서관과 권 여사가 거짓말 맞추기를 하지 않았느냐는 시각이다. 정은주 오이석기자 ejung@seoul.co.kr
  • 오바마 “예산 1억弗 줄여라”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첫 각료회의를 주재했다. 취임한 지 90일만이다. 21명의 각료 중 아직 상원 인준을 남겨놓은 캐슬린 시벨리우스 보건장관 내정자를 제외한 20명이 참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각료회의를 주재하면서 일성으로 예산절감을 강조했다. 정부 각 부처가 앞으로 90일 이내에 연방정부 예산 지출을 1억달러(약 1300억원) 줄이라고 지시했다. 최근 일부 유권자들이 정부의 과도한 지출에 항의, 이른바 ‘현대판 보스턴 티 파티’를 연 것과 무관치 않다. 이날 한자리에 모인 각료들 면면에서는 다양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먼저 여성과 소수 인종 출신 각료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국무장관과 국토안보장관을 비롯해 여성장관이 7명에 이른다. 역대 최다다. 흑인 및 아시아계 등 소수인종 출신은 9명이다. 21명의 각료 가운데 백인 남성 각료는 8명으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뉴욕대학의 파울 라이트 교수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내각은 여성과 소수인종이 다수를 이루는 내각으로, 백인 남성 각료가 오히려 소수가 될 정도”라고 평가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의 첫 내각에서는 여성이 5명, 소수인종 출신이 6명이었고, 조지 부시 전임 행정부의 첫 내각은 여성이 4명, 소수인종 출신이 5명이었다. 인종별로 보면 사상 첫 흑인 법무장관인 에릭 홀더를 비롯해 수전 라이스 유엔대사, 리자 잭슨 환경보호청장,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흑인 각료가 4명이다. 아시아계는 에릭 신세키 보훈장관, 게리 로크 상무장관, 스티븐 추 에너지장관 등 3명이며, 히스패닉계는 켄 살라자르 내무장관과 힐다 솔리스 노동장관 등 2명이다. 각료들의 평균 연령은 54세이다. 신세키 보훈장관이 66세로 나이가 가장 많고 피터 오재그 백악관 예산국장이 40세로 최연소다. 초당적 내각 구성을 다짐했지만 공화당 인사는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레이 라후드 교통장관 등 2명에 그쳤다. 공직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 대거 기용된 것도 특징이다. 주지사 출신이 4명, 상원의원 출신이 2명, 하원의원 출신이 3명이다. USA투데이는 오바마 내각은 최근 20년래 가장 늦은 조각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인 톰 대슐 보건장관 내정자가 탈세문제로 지명이 철회되는 등 주요 각료 지명자들이 잇따라 세금문제로 구설에 오르면서 검증 작업이 한층 강화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원 인준을 거쳐야 하는 차관보이상 정부 고위직 관료들까지 합치면 역대 행정부와 비교해 결코 뒤처진 것은 아니라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지난 17일 현재 상원 인준을 통과한 고위직은 48명이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같은 기간까지 29명, 클린턴 전 대통령은 37명이 각각 상원 인준을 통과했다. kmkim@seoul.co.kr
  • IMF “中 제안한 새 기축통화 논의”

    IMF “中 제안한 새 기축통화 논의”

    기축통화를 둘러싼 ‘쩐의 전쟁’이 심상치 않다. 중국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이 “국제통화기금(IMF)이 관리하는 특별인출권(SDR)을 새로운 기축통화로 사용하자.”는 제안에 IMF도 중국을 옹호하고 나선 것. AFP통신에 따르면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는 25일(현지시간) “새 기축통화에 대한 논의는 적절하다.”면서 “조만간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축통화 논란에 美 당황 이번 논란에 미국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IMF가 SDR를 확대하는 문제에 대해 미국은 우호적인 입장이다.”고 기존과 정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자연히 외환시장은 미국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포기한 것으로 받아들였고 10분 만에 유로 대비 달러 가치가 1.3%나 곤두박질쳤다. 가이트너는 15분 만에 자신의 발언을 수정, “달러는 세계의 주도적인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를 단순한 해프닝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외환시장이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대해 위기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줬던 까닭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ING파이낸셜마켓의 외환 전문가인 크리스 터너의 말을 인용, “이번 발언의 교훈은 달러의 위상이 이미 살얼음 위를 걷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지배하던 IMF마저 등을 돌리고 외환시장마저 요동치자 미국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미국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금융위기의 시발점이 미국인 만큼 미국 주도의 금융 시스템에 대한 ‘회의론’이 근본적인 원인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자본 유동성 경색을 완화시키기 위해 발권력을 동원, 3000억달러의 장기 국채를 매입하자 달러 가치는 하락했고 기축통화의 위상은 크게 흔들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페터슨 연구소 모리스 골드먼 연구원의 말을 인용, “지금의 경제위기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고, 기축통화에 대한 논의도 그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최소 10년내 바뀌지 않을 것” 전망 우세 국제사회는 긴밀히 움직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유엔은 별도의 보고서를 작성, SDR의 기능 확대에 대한 제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중국은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 브릭스 국가들에 SDR 확대방안을 회람시켰다. 러시아도 중국과 같은 입장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교수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 등 국제적 영향력이 있는 석학들도 기축통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달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는 이번 전쟁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당장 새로운 기축통화의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기축통화는 단기적인 현상에 좌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오랜 역사를 통해 신뢰성이 검증돼야 한다.”고 전했다. 인도의 경제학자 옴카 가스와미도 “최소 10년 안에 달러를 대신할 기축통화는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특별인출권(SDR) IMF가 196 8년 국제유동성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만든 국제준비통화로 금과 달러의 뒤를 잇는 ‘제3의 통화’. 가맹국이 국제수지 적자에 빠졌을 때 이를 팔아 국제결제 등에 이용하며, 달러와 같은 유형(有形) 통화는 아니다.
  • 하버드의대, 제약사와 유착 추문

    세계 유수의 명문대가 잇따라 불명예스러운 추문에 휩싸였다. 미국 의대 1위인 하버드 의과대학은 제약회사와의 유착 관계가 까발려졌다. 영국 옥스퍼드대는 학생이 TV퀴즈쇼에서 부정행위를 저질러 상패를 반납하는 해프닝을 치렀다.뉴욕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하버드 의대 교수 3명이 화이자를 비롯한 거대 제약회사들로부터 420만달러를 챙기는 대가로 어린이용 향정신성 약물을 판촉하는 등 교수·강사 1600여명이 제약회사와 이런 부정한 ‘동침’에 들고 있다고보도했다. 이 때문에 하버드 의대는 의대가 기업에서 받은 돈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를 감시하는 미의대생협회로부터 ‘F’ 학점을 받는 수모를 당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이 A를, 스탠퍼드·컬럼비아·뉴욕대가 B를, 예일대가 C를 받은 것에 비교하면 민망한 수준이다. 여기에 오는 7월1일부터 의사들은 기업으로부터 50달러(약 7만 8500원) 이상의 선물을 받을 경우 공개토록 메사추세츠주법이 바뀜에 따라 하버드는 더욱 긴장할 수밖에 없다.의대와 제약회사간의 이런 ‘상부상조’에는 학교 부속 병원이 학교 소유가 아니며, 학장이 제약회사 이사를 지낸 친기업 성향인 것 등이 원인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의회도 제동을 걸고 나섰다. 찰스 그래슬레이 상원의원은 화이자 측이 하버드 의대 교수 149명에게 지불한 돈의 상세 내역을 요구했다. 그래슬레이 의원은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420만달러가량이 부적절하게 지원됐다고 보고 있다. 화이자 직원들은 교내 시위 학생들의 모습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가기도 했다.상황이 이쯤 되자 제프리 필러 의대 학장은 최근 학생 3명을 포함, 19명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학교의 학문과 이해의 상충에 대한 정책을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버드는 이미 교수와 강사들에게 기업과의 관계를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명문대의 굴욕’은 영국 옥스퍼드대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퀴즈쇼인 ‘유니버시티 챌린지’에서 이 대학팀이 셰필드대를 누르고 우승했다. 하지만 팀원 중 한 명이 결승전이 끝나기 전에 다른 학교로 옮겼음에도 계속 참여, 규정을 위반한 것이 뒤늦게 드러나 우승 타이틀을 내놓는 등 망신을 샀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씨줄날줄]L자형 불황/우득정논설위원

    노무현정부는 김대중정부 말기 경기부양을 위해 남발한 신용카드 사태를 수습하느라 2년을 허비해야 했다. 노무현 정부는 가계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한국은행을 압박, 저금리정책을 구사했다. 대선 때 공약한 연 7% 성장은 고사하고 5% 성장에도 미치지 못하자 2004년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기 논쟁’이 벌어졌다. 우리 경제가 일시적인 성장 후 다시 침체하는 ‘W자형 불황’(더블딥)의 늪에 빠질 것이라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성장동력 상실로 ‘L자형 불황’(일본식 장기불황)에 접어 들었다는 극단적인 견해도 있었다. 그러자 정부는 회복에 다소 시간이 걸릴지 몰라도 머잖아 고개를 치켜들게 될 것이라며 ‘U자형’ 회복곡선을 제시했다. 지난해 9월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이명박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변단체와 학자들의 예측에 기대어 ‘U자형’ 회복 가능성에 목을 매다시피 하고 있다. 공격적인 금리 인하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재정의 조기집행 등은 이러한 기대와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금리를 낮추고 유동성 공급과 재정 투입을 확대해도 각종 경제지표는 끝 모를 추락만 거듭하고 있다. 실질소득 감소로 지갑이 얄팍해진 데다, 가계와 기업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디플레의 전형적인 징조인 ‘유동성 함정’에 빠져든 것이다. 정부 일각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한국경제 올 마이너스 4%, 내년 4.2% 성장 전망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해 ‘V자형’ 회복을 점치기도 한다. 하지만 1987년 블랙먼데이를 1주일 전에 정확하게 예측한 세계적 투자분석가 마크 파버는 ‘세계 경기사이클을 심하게 타는 경제’라는 이유로 비관적이다. 그는 특히 높은 가계 부채에 주목한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교역국이 되살아나지 않는 한 한국의 불황 단독 탈출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2년 전 세계 금융위기를 예견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지난해 말 최근 파산에 직면한 동유럽권 국가들과 함께 한국 등 아시아 3개국을 금융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금 휘몰아치고 있는 경제한파의 끝은 과연 어디인가.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영화 원작 뮤지컬 맞대결

    영화 원작 뮤지컬 맞대결

    영화에 이어 뮤지컬에서도 대박을 터트린 ‘미녀는 괴로워’의 흥행 계보를 이을 수 있을까. 영화를 원작으로 한 신작 뮤지컬 두 편이 나란히 무대에 오른다.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을 재구성한 ‘마이 스케어리 걸’(3월6일~5월17일 충무아트홀 블랙소극장)과 이성재, 유지태 주연의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긴 ‘주유소 습격 사건’(3월12일~6월14일 백암아트홀)이 그것. 영화에서 출발했지만 영화와는 다른 뮤지컬만의 색다른 재미를 내세워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 재구성 ‘마이 스케어리 걸’ 예기치 않게 잇달아 살인을 저지르는 수상한 여인 미나, 그리고 그녀의 정체를 모른 채 사랑에 빠지는 소심한 대학강사 대우. 이들의 아슬아슬한 러브스토리를 다룬 저예산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캐릭터와 기발한 극 전개로 2006년 뜻밖의 흥행을 거뒀다. 뮤지컬은 영화의 기본 구성을 토대로, 엽기적인 현실에서 펼쳐지는 로맨틱한 사랑을 속도감 있는 전개와 다양한 음악적 변주로 풀어낸다. 무대 위의 주인공은 진지한데 관객은 웃을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함이 이 뮤지컬의 가장 큰 매력. 영화에서 다소 설명이 부족했던 미나의 심리를 좀더 부각시켜 개연성을 확보하는 데 무게를 뒀다. 뉴욕대 예술대학원 뮤지컬극작과 동문인 작가 강경애와 작곡가 윌 애런슨 콤비의 대중적인 음악도 비장의 무기다. 지난해 대구 뮤지컬페스티벌에서 워크숍으로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신성록, 김재범이 순진남 대우로 번갈아 출연하고 방진의가 살벌하지만 매력적인 미나를 맡는다. 제작사인 뮤지컬 해븐 박용호 대표는 “기존 로맨틱 코미디와는 달리 블랙 코미디적 느낌이 강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02)2230-6601. ●동명 영화 무대로 옮긴 ‘주유소 습격 사건’ 무작정 주유소를 습격한 네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은 1999년 개봉 당시 270만 관객을 동원하며 코미디영화의 새로운 전형으로 떠올랐다. 뮤지컬은 영화에 참여했던 박정우 작가와 손무현 음악감독, 그리고 ‘헤드윅’ ‘쓰릴 미’ 등 화제작을 만들어낸 김달중 연출가 등 쟁쟁한 스태프들의 참여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극적인 사건 전개보다는 상황에 따른 인물간 충돌과 개성 강한 캐릭터의 힘에 중점을 둔 영화의 특징은 뮤지컬 무대에서도 고스란히 살아난다. 영화 OST로 익숙한 ‘오늘도 참는다’ ‘희망가’를 비롯해 20여곡의 뮤지컬 넘버들을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영화 원작 뮤지컬들이 영화와의 차별성을 위해 일반적으로 영상 사용을 꺼리는 것과 달리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대목도 눈에 띈다. 프로젝터 4대를 활용해 공연 내내 무대에 영상을 투사한다. 때론 인물 심리를 나타내기도 하고, 때론 무대 세트로도 활용된다. 이성재가 맡았던 리더역의 최재웅, 유지태가 열연했던 ‘뻬인트’역의 이율 등 뮤지컬계 신성들이 출연한다. 1544-155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데스크 시각] 비생산적인 미네르바 진위 논쟁/문소영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비생산적인 미네르바 진위 논쟁/문소영 문화부 차장

    ‘호모 서치쿠스(Homo Searchcu s)’. 인터넷 검색엔진을 활용해 미국 CIA나 백악관, 의회도서관을 제집 드나들 듯하며 필요한 고급 정보를 찾아내 탐독, 가상공간에서 준전문가로서 활약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인터넷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2000년대 초반 이같은 ‘신인류’를 명명하기 위해 나온 라틴어 버전이다. 수면 아래로 한동안 가라앉았던 이 용어는 세계경제의 위기를 진단해 주목받은 ‘미네르바’ 덕분에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네르바는 인터넷 포털의 필명으로 지난해 하반기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과 바닥없이 폭락하는 주가 및 환율 전망을 내놓아 ‘경제대통령’으로 인기를 모았다. 그런데 최근 검찰이 이 미네르바를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잡아들였다. 미네르바가 사실 세상사람들이 믿는 경제대통령이 아니라 ‘전문대 출신의 백수’라고 시원스럽게 신원도 밝혔다. 사람들의 반응은 둘로 나뉘었다. 한쪽은 “거봐라. 사람들이 인터넷에 ‘낚인’ 것이다.”였다. “읽어보면 사실 글이 조잡했다.”고도 했다. 반면 “전문대 나오고 백수면서 경제학과 아무 관련도 없는 사람이 경제 문제를 전문가보다 더 잘 진단했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주변에서 첫번째 반응을 보인 부류는 대체로 한국 경제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직업군들, 즉 경제관료, 경제부 기자, 민관의 경제학자들이었다. 그들은 업무내용과 위치상 미네르바의 환율·주가·경제전망을 믿고 싶어하지 않았다. 세속적인 잣대로는 형편없는 미네르바의 신원에도 담담하게 반응했던 두번째 부류는 대체로 경제와 큰 관련이 없는 지식인층이었다. 이들은 4년제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아도 한국 경제에 대해 상당히 전문적인 수준의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라고 믿었다. 대체적인 샐러리맨들이 그렇듯 아마도 그들은 대학 전공과는 무관한 직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또는 현재의 직업과 전혀 다른 분야에서 상당한 수준의 지식과 정보를 축적하고 있는 사람들일지도 모르겠다. 인터넷 세상에 대해 나름대로 정통한 한 인사는 “호모 서치쿠스는 한 분야에 몰두해 자료를 수집하는 등으로 끝장을 보는 일본의 오타쿠에 상응하는 한국판 오타쿠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네르바는 최근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검찰이 ‘진짜’ 미네르바라고 주장하는 박모씨를 잡아들였지만, 한 시사 월간지가 ‘미네르바는 7인의 경제전문가’ 집단이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네르바 진위 문제가 핵으로 떠오른 것이다. 그러나 미네르바의 진위 여부로 논쟁이 지속되는 것은 생산적이지 않은 것 같다. 호모 서치쿠스가 탄생한 21세기에 걸맞게 이렇게 논의가 진행됐으면 좋겠다. 과연 미네르바가 지난해 하반기에 쓴 글들이 그를 구속에 이르게 할 만큼 중대한 잘못이냐는 것이다. 미국 뉴욕대의 루비니 교수나,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수년 전부터 미국 경제가 붕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미국 정부는 왜 그들을 구속하지 않았을까. 경제학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들이라 정황이 다르다고 말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런 경우는 어떤가. 지난 12일 페터 카첸슈타인 미국 코넬대 교수는 스위스 생갈렌 대학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다우존스지수가 3000선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일 현재 다우존스지수는 8281.22다. 그의 말대로라면 현재에서 3분의1 토막이 나야 한다. 카첸슈타인 교수의 전공은 경제학이 아니라 국제학이다. 이 대목에서 정말 미네르바가 구속될 만큼 엄청난 일을 저질렀는지 정부는 고민해 봐야 한다. 미네르바가 한국 경제에 미친 악영향이 과연 ‘강만수 경제 대통령’이 미친 악영향보다 더 컸다고 자신할 수 있느냐 말이다. 문소영 문화부 차장 symun@seoul.co.kr
  • [2008년을 뒤흔든 사람들] ⑩·끝 ‘매직월’ 개발 제프 한

    [2008년을 뒤흔든 사람들] ⑩·끝 ‘매직월’ 개발 제프 한

    CNN의 올해 초 미국 대선 예비선거 방송이 사람들의 눈길을 잡은 데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 가능성을 보여준 ‘내용’뿐 아니라 첨단 기술이 동원된 ‘화면’도 한몫했다. CNN의 존 킹 기자는 손가락으로 화면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멀티 터치 기술인 매직월(magic wall)을 이용해 각 지역의 표심을 일목요연하게 전달했다.이 모습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연상시키면서 큰 화제가 됐다. 이 덕분에 이 기술을 만든 제프 한(33·한국명 한재식)씨는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5월에는 미 시사주간 타임이 선정한 ‘세계의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됐다.올해는 한국인이나 한국계 외국인으로 100명에 포함된 사람은 한씨가 유일하다.존 킹 기자는 타임에 기고한 글에서 “제프 한의 기술이 싱글터치 스크린의 시대를 끝내고 멀티 터치 스크린의 시대를 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민 2세대로 뉴욕에서 태어난 한씨는 자신을 ‘문제아’로 지칭한다.6살 때부터 납땜하는 법을 알았던 그는 기계에 관심이 많았고,수학과 물리학을 잘했지만 학교 생활에는 잘 적응하지 못했다.이런 그를 그의 부모는 나무라는 대신 믿고 학비가 비싼 사립학교에 보내줬다.이후 아이비리그인 코넬대에 입학했고 이곳에서 전기공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3학년 때 대학을 중퇴한 그는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화상시스템 개발사에서 일하다 뉴욕대에서 연구원으로 디스플레이 분야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2005년 멀티 스크린 기술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면서 학계의 관심을 끌었다.2006년에는 ‘퍼셉티브 픽셀’이라는 회사를 세워 상용화를 시작했다.같은 해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기술·연예·디자인(TED) 회의’에서 멀티 터치 스크린 기술을 직접 시연했고 당시 동영상이 유튜브 등을 통해 퍼지면서 업계에서는 이때부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그의 기술은 CNN에 앞서 미 중앙정보국(CIA)과 미군에 먼저 팔렸고,CNN 방송 이후 10만달러짜리 매직월은 폭스TV 등 여러 곳에 팔렸다.현재 그는 멀티 터치 스크린에 이어 LED 터치 스크린 기술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지방시대] 국가시스템 혁신이 위기 타개 관건/홍완식 세계사회체육연맹 조직위 사무총장

    [지방시대] 국가시스템 혁신이 위기 타개 관건/홍완식 세계사회체육연맹 조직위 사무총장

    여기저기서 세계적 경제 불황 여파로 아우성이다. 코앞에 닥쳐온 내년에는 경기가 더 어렵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어 우리들의 마음을 더욱 어둡게 한다. 이미 건설 금융 자동차업계 등 대다수 기업이 구조 조정에 들어가고,생산 감량 등 비상조치를 취하고 있다.우리는 외환위기 때 직장을 잃고 한순간에 거리에 내몰린 뼈아픈 경험을 했다. 그러나 이번 전 세계적인 경제불황 위기는 그때보다 강도가 더하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요즘 세상 경기 돌아가는 모양새가 보통이 아니다.몰아치는 기세로 볼라치면 특급 태풍이다.대한민국은 오직 플러스 성장만 하는 나라인 줄로 생각했는데 마이너스 성장이라니 기가 찰 노릇 아닌가.이명박 대통령은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될 것 같다는 말을 했는데 진짜로 그리되는가 보다.한 달 전만 해도 국내 유수의 경제연구소들이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2%로 전망한다느니 하면서 부산을 떨었는데,금방 전망치가 바뀐다.“무슨 분석이 그래.”라고 우리 같은 서민들이 뭐라고 탓할 시간조차 없이 글로벌 경제는 침체국면으로 점점 빠져들고 있다.더불어 한국 경제도 위태로워지고 있다.정부가 그런대로 금융 조치를 취했지만 약발이 약한지 아니면 이미 때가 늦었는지 효과가 그리 없는 것 같다.디지털시대답게 지구촌의 모든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고,그 질과 양 또한 과거와 훨씬 다르다.하지만 정부의 대응속도는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여기서 죽어나는 건 지방이요,서민이요,힘없는 중소기업이다. 미국발로 시작된 지금의 세계경제 위기사태는 여러 가지 원인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전문가들은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시의성을 놓친 미국 정부의 정책실패로 보고 있다.비대하고 비탄력적인 미국의 관료조직이 현실성 있는 정책집행을 하지 못하고 상황대처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이러한 비판에 미국 정부의 수장인 조지 부시 대통령도 수긍하고 있다.미국 정부의 관료시스템이 상황대처에 신속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관료대응시스템은 아무 이상이 없는가?이상이 있는 것 같다.1998년 외환위기와는 차원이 다른 거시적 경제위기속에서 우리 정부는 여러 가지 대응정책들을 발표하고 있지만 단편적인 정책조치인 것 같고,그 효과도 두고 보아야 할 것 같다.현장에서는 경제위기 초반에 정부가 내놓은 각종 대책들이 말단까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실효가 없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이는 정부관료조직에 군살이 많고 뉴로(신경)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작동되고 있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신체도 그렇듯이 비대해지면 그만큼 쓸데없는 데 에너지를 낭비해야 하고,실제로 공급되어야 할 에너지가 말단세포에 전달되지 않는 법이다.그 결과 비만한 몸짓을 한 정부는 외부의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작금의 세계경제위기를 미리 예단한 뉴욕대 루비니 교수는 영국의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에 낸 기고문에서 지구촌 경제위기를 벗어나려면 기존에 취했던 대책보다도 더 극단적인 대책들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이와 같은 극단적 조치는 비단 금융정책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이미 세계 경제는 금융위기를 넘어 실물경제의 위기로 전이된 만큼 작동이 잘 되지 않는 국가시스템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대혁신’이 요구된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우리나라 역시 이번에 비대해진 국가관료체제를 재점검하고 강력한 혁신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한국사회의 미래가 훨씬 더 불확실하게 될 것이다. 홍완식 세계사회체육연맹 조직위 사무총장
  • [오바마의 각료·참모] (19) 주택도시개발장관 숀 도노번

    “공공 부문과 민간 분야에 두루 경험을 갖춘 그는 오래된 이념과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에 사로잡히지 않은 신선한 사고를 불러올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이 13일(현지시간) 라디오 주례 연설을 통해 숀 도노번(42) 주택도시개발장관 내정자를 발표하면서 그를 이렇게 표현했다.주택과 관련된 각종 영역에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차기 장관 가운데 최연소자로 기록될 도노번을 압축적으로 설명한 셈이다. 빌 클린턴 정부 이래 주택도시개발장관은 이른바 ‘비주류’ 인종 출신이 맡아왔다.더구나 이번 오바마 당선에 히스패닉계가 일조하면서 매니 디아즈 마이애미 시장이 내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이에 AP 통신은 “그의 임명은 놀라운 일”이라고 표현했다.2004년부터 뉴욕시의 도시보전개발부 수장을 맡고 있는 도노번은 중산층 이하 서민을 위한 주택 건설에 집중해왔다.그는 이들을 위해 2013년까지 위한 16만 5000채의 주택을 건립하는 내용의 뉴욕시 주택계획을 총괄하고 있다.그가 장관을 맡게 될 주택도시개발부에서는 클린턴 대통령 당시 부차관보로 일한 경험이 있다. 정부에서 일하기 전에는 프루덴셜 모기지 캐피털사에서 일했고 그가 정부 주택 정책을 공부한 뉴욕대에서는 초빙 연구원을 지내기도 했다.또 뉴욕과 이탈리아에서 건축가로 일한 적도 있다.그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주택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민간의 공조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도노번은 “민간 분야가 최상의 해결책이라는 말을 절대 믿지 않을 것이다.반면 미국에서 주택 문제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시장(market)과 함께 일하지 않고서는 절대 목표치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오바마 당선인은 선거 캠프에서 활동하면서 인연을 맺어왔다.당시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의 양해로 그는 현직을 공석으로 둔 채 오바마를 도울 수 있었다. 주택 분야에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지만 일각으로부터 기능을 상실했다고 비판받고 있는 주택도시개발부를 이끄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망했다.무엇보다도 현재 미국이 겪고 있는 경제 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주택 위기 문제를 다룰 주무 장관으로서 그의 어깨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뉴욕대와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에서 주택 행정을 공부했고 하버드 디자인 대학원에서 석사를 받았다.조경 건축가인 리자 길버트와 결혼했고 그 사이에 아들 2명을 두고 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美 자동차 빅3 살려도 CEO 3인방 퇴진시켜야”

    “빅3는 살려야 하겠지만,최고경영자(CEO)들은 믿을 수가 없다.” GM(제너럴모터스),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3사의 CEO들이 4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구제금융 지원을 거듭 요청한 가운데 돈보따리를 풀기에 앞서 이들이 물러나야 한다는 ‘CEO 비판론’이 거세다.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예견해 스타로 떠오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경제학) 교수는 이날 금융 포털 야후와의 인터뷰에서 “경영진 퇴진,자동차 산업 국유화 등의 전제조건 아래 빅3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금융업계에 2조달러나 투입하면서도 자동차 살리기에 500억달러도 지원하지 않는 건 불공정한 처사”라면서도 “자동차산업을 구조조정할 지휘자를 선정하는 일은 매우 민감한 문제이며,도덕적 해이의 우려가 있고 자유기업주의 사고를 지닌 인물은 배제돼야 한다.”고 현 경영진의 자질에 맹공을 퍼부었다. 이날 자동차 3사의 CEO들은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부실경영을 시인한 뒤 340억달러의 긴급 구제금융안을 신속하게 통과시켜 달라고 다시 한번 허리를 굽혔다.이들은 “구제프로그램이 가동되면 1979~1980년 크라이슬러 파산위기 때 연방정부가 구제금융과 함께 만들었던 경영감독위원회 같은 기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릭 왜고너 GM 회장은 “우리가 실수를 저지른 데다 통제할 수 없는 힘에 의해 벼랑까지 밀려 여기에 나왔다.”며 “자금문제로 올해 초 포기했던 크라이슬러와의 합병 협상도 진지하게 고려하겠다.”고 지원을 요청했다.크라이슬러의 로버트 나델리 회장도 “38년간 사업을 해오면서 이보다 중요한 회의에 참석해본 적이 없다.”며 지원을 받을 수만 있다면 정부의 경영 개입도 수용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연봉 1달러만 받겠다는 CEO들의 이같은 ‘읍소’작전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구제금융을 처음부터 반대했던 공화당 의원들은 물론이고 지원군이던 민주당 일각에서조차 등을 돌리고 있는 분위기다.민주당의 찰스 슈머 의원(뉴욕주)은 “우리는 자동차산업이 붕괴하게 할 수는 없다.”면서도 “자동차회사 최고 경영진들의 리더십을 신뢰하진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구제금융에 찬성하는 의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의회의 승인 없이도 재무부와 FRB가 빅3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크리스토퍼 도드 상원금융위원장은 벤 버냉키 FRB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지원 가능성 여부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책꽂이]

    ●다윈의 식탁(장대익 지음,김영사 펴냄) 다윈의 ‘종의 기원’ 이후 150년간 논쟁 속에서 진화해온 진화론을 구체적 사례로 재분석한다.일종의 픽션.세계적인 석학들이 모여 ‘강간도 적응인가’,‘이기적 유전자로 테레사 수녀를 설명할 수 있나.’ ‘진화는 100m경주인가 멀리뛰기인가’ 등에 대해 폭넓은 토론을 벌인다.1만 3000원. ●헤이안 일본(모로 미야 지음,노만수 옮김,일빛 펴냄) 부제 ‘일본 귀족문화의 원류’로 헤이안 시대 귀족들의 문화,종교,문학,일상생활들이 꼼꼼히 들어 있다.일본 귀족들은 왜 눈썹을 다 뽑고 원래 눈썹의 위치에 새로 눈썹을 그렸을까? 일본여자들은 왜 긴 머리를 늘 풀어헤치고 있나 등 소소한 궁금증을 푸는 데 도움이 된다.시인이 번역해 읽는 맛이 더 있다.1만 7000원. ●클루지(개리 마커스 지음,최호영 옮김,갤리온 펴냄) 저자는 뉴욕대 심리학과 교수로 기존의 사고틀을 벗어나는 분방한 생각의 방식을 제시한다.이 책에서 저자는 인간의 진화가 최선의 선택을 담보한다는 전통적인 자연선택론에 비판을 가한다.진화론과 창조론을 모두 공격하는 도발적인 책.1만 3800원. ●부자로 바꾸는 3시간의 투자(김형환 지음,신원문화사 펴냄) 최근 3~5년간 재테크에 몰두했던 사람들이 미국 금융위기로 쪽박을 차게 생겼다.이제는 돈 버는 법보다 있는 돈을 지키는 현명한 전략이 필요하다.그러기 위해서는 재무설계가 필요하다.전문가의 도움 없이 3시간이면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재무설계법이 소개됐다.1만 2000원. ●시장의 역사(박은숙 지음,역사비평사 펴냄) 한국에서 시장의 역사와 의미를 교양서 수준으로 다뤘다.읽기 쉽게 풀었고 시장 관련 사진이 풍부해 재밌다.시장에서 거래된 상품과 상거래 풍속이 삼국,고려,조선전기,조선후기,개항기,일제강점기 등 시대별로 5개의 장으로 나눠져서 설명된다.1만 9800원.
  • 法은 지금 민주주의를 흔든다

    法은 지금 민주주의를 흔든다

     ‘법대로 하자.’ 이 말에는 아마도 ‘법 앞의 평등’이라는 표현처럼 법이 공정하고 평등하게 문제를 잘 해결해줄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법에는 정의와 진실이 살아 숨쉴 것이라는 확실한 믿음도 배어 있다.과연 그러한가.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애덤 셰보르스키 외 지음,안규남·송호창 외 옮김,후마니타스 펴냄)는 과르니에리 교수를 비롯해 미국의 저명한 정치학자인 애덤 셰보르스키 뉴욕대 교수,프랑스의 미셸 트로페 파리 10대학 교수 등 석학 13명이 법의 탄생 배경,민주주의의 발전과 법의 지배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책이다.지난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부시 공화당 후보와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간의 투표용지 논란으로 법원이 승자(대통령)를 선택하게 한 것이 계기가 됐다. ●“정치의 사법화는 대의민주주의의 실패”  학자들은 현대사회에서 법원이 전면에 나서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낸다.사회의 계층간 갈등과 불화를 정치 결사체인 정당을 통해서 해소하기보다 법원의 판결에 의존하기 때문에 갈등이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즉,‘정치의 사법화’는 대의민주주의의 실패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들은 법의 탄생과 체계가 “법이 언제나 강자와 부자들의 도구”라는 루소의 이론을 기초로 법과 민주주의의 관계를 고찰한다.요컨대 법의 지배가 민주주의를 육성하는 만병통치제가 아니라는 것이다.카를로 과르니에리 이탈리아 볼로냐대 정치학과 교수는 논문 ‘수평적 책임성의 도구로서 법원’에서 “판사들이 독립적이라 해서 항상 자의적이지 않고 공정하게 행동한다고 생각할 근거는 없다.만약 법을 해석하는 일이 독단적인 관료들의 배타적 영역이 되면 민주주의는 반드시 위험에 처한다”고 주장한다.  카탈리나 스몰로비츠 아르헨티나 토르쿠아토 디 텔라대 교수는 법의 지배가 삼권 분립의 원칙에 따라 유지될 수 있다는 생각은 오산이라며 “광범위한 시민결사,시민운동, 혹은 언론매체들이 입법·행정·사법 등 3부 요인을 감시함으로써 삼권 분립의 한계를 보완해야 한다.그래야 법의 지배가 유지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로베르 배로스 아르헨티나 산안드레스대 교수도 독재와 법의 지배를 고찰하면서 권위주의 정부시절 칠레의 모든 규칙은 “피노체트 개인의 권력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법의 지배가 오히려 민주주의의 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증거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사법부가 법의 지배를 통해 민주주의를 작동시키고 이를 강화하는 중요한 국가기구인데,만약 특정한 사회집단의 특정한 이익을 보호하는 데 집중할 경우 법은 통치수단으로 퇴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法,통치수단으로 퇴행” 세계 석학 13인의 경고  이 책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입법부의 탄핵이 헌법재판소(헌재)로 결정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시점 이후,위상이 높아진 사법부와 헌재의 지위와 역할에 대한 정치·사회적 고민을 추적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과 국회의원들보다 사법 엘리트들이 내리는 재판의 결과가 더 중요하게 된 상황에 대한 시각을 제공하기 때문이다.올 10월 종합부동산세에 대한 헌재의 평결에 대해 사회적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17대 국회에서 종부세 관련 법을 통과시킨 임종인 전 국회의원은 “국회의 입법권에 대한 사법부의 쿠데타”라고 정의하기도 했다.책은 12장으로 구성돼 있지만 뒤쪽의 글들이 법과 현실의 문제에 더 집중돼 있다.5장 정당은 왜 선거결과에 복종하는가(애덤 셰보르스키),8장 독재와 법의 지배(로버트 배로스),9장 수평적 책임성의 도구로서 법원(카를로 과르니에르),10장 민주주의 지배와 법의 지배(존 페레존·파스콸레 파스키노),11장 정치적 무기로서의 법의 지배(호세 마리아 마라발) 등의 글이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이 책의 서문에서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가 병행 발전하는 것이야말로,사회적으로 가장 유익한 일이고 모두 바라는 일”이라고 말한다.책은 논문에 가까워 법전을 읽는 것처럼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읽어야 한다.2만 2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MGI그룹 “G8→G16 확대 개편해야”

    |워싱턴 김균미특파원|기후변화와 경제안정, 국제분쟁 해결을 위해 주요 선진국들로 구성된 G8을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이 포함된 G16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세계위험관리(MGI) 그룹이 촉구했다. MGI그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시내 윌라드호텔에서 향후 국제안보체제의 개편과 관련된 행동보고서를 발표했다. MGI는 브루킹스연구소와 뉴욕대학, 스탠퍼드대학 등이 지난해 봄 결성한 연구포럼으로 이날 보고서 발표에는 스트로브 탤벗 브루킹스연구소 소장,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국 국무장관,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 등이 참석했다. MGI는 이날 발표한 ‘행동계획’이라는 보고서에서 글로벌 문제들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G8을 G16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G16에는 기존의 G8에 중국과 인도, 브라질, 멕시코, 남아공, 인도네시아, 터키, 이집트 또는 나이지리아 중 한 나라가 포함된다. 대상에서 한국은 빠져 있다.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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