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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혁” 말뿐… ‘정피아’에 멍드는 금융권

    “개혁” 말뿐… ‘정피아’에 멍드는 금융권

    지난해 10월 우리은행 상임감사로 선임된 정수경 변호사는 취임 이후 은행 임원들과 첫 상견례를 하는 자리에서 “저는 금융은 하나도 모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신 정치권에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지 얘기해 달라. 도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 감사는 2008년 총선 때 친박연대 대변인, 2012년 총선 때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 출신이다. 우리은행 노조는 ‘정피아’(정치인+마피아)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당시 정 감사의 ‘취임 일성’을 전해들은 우리은행의 한 퇴직 임원은 “낙하산 인사들이 조직을 망치고 있다”고 통탄했다. 금융에 전문 지식이 없는 정피아가 최고경영자(CEO)와 자산 200조원의 우리은행 경영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맡았으니 이런 우려가 나올 법도 하다. 지난해 정치금융 논란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금융권이 올해도 정부와 정치권의 ‘정피아 꽂아 주기’로 홍역을 앓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연일 ‘금융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금융권은 여전히 정치금융 놀이터인 게 현실이다. 10일 열린 임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에서도 거론됐듯 최근 금융권 인사 논란에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대선캠프, 친박(親朴)이 그것이다. 이 공식은 최근 사외이사 후보 4명(정한기 호서대 교수, 홍일화 우먼앤피플 상임고문, 천혜숙 청주대 교수,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을 선임한 우리은행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정 교수는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같은 서금회 출신이다. 그는 유진자산운용 사장 시절이었던 2011∼2012년 이 모임의 송년회와 신년회 행사에 참석해 축사와 건배사 제의를 하는 등 고참 멤버로 활동했다. 정 교수는 서금회 현 회장인 이경로 한화생명 부사장의 2년 선배다. 그는 2012년 19대 총선 때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에 공천 신청을 했으며, 대선 때는 박근혜 대통령 선거 캠프에 몸을 담았다. 홍 고문은 1971년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시작해 한나라당 부대변인, 중앙위원회 상임고문, 17대 대통령선거대책위 부위원장 등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대표적인 정피아다. 천 교수는 남편이 이승훈 청주시장(새누리당)이다. 이번에 임기가 연장(1년)된 사외이사 2명도 정피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오상근 동아대 교수는 친박으로 분류되는 뉴라이트 교수 출신이다. 최강식 연세대 교수는 지난 18대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정책자문그룹을 맡았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 교수는 “KB금융이 한때 회장과 사외이사가 모두 서울대 동문으로 구성돼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우리은행도 행장과 사외이사가 같은 사조직 출신이라면 제대로 된 견제가 가능하겠느냐”고 우려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 교수도 “우리은행의 사외이사 내정자들은 학계에서도 전문성을 인정받은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이 행장 본인이 서금회 논란을 겪은 만큼 외압에 제대로 맞서지 못했거나 바람막이용으로 영입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래서야 우리은행의 가치를 올려 민영화하겠다는 ‘다짐’이 먹히겠느냐는 냉소다. 최근 KB캐피탈 사장에 내정된 박지우 전 국민은행 부행장도 서금회와 정치권 지원설에 휘말렸다. KB금융 사장직에는 온갖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금융연구원장으로 내정된 신성환 홍익대 교수도 잡음이 적지 않다. 지난해까지 KB금융 사외이사로서 ‘KB사태’ 책임론의 복판에 있었음에도 원장 자리를 꿰찬 것을 두고 박근혜 대선 캠프 경력(힘찬경제추진단 위원)과 연관지어 보는 시각이 있다. 한 금융권 인사는 “우리은행의 대주주는 정부(예금보험공사)”라면서 “앞에서는 정부가 금융개혁을 외치면서 뒤로는 낙하산 꽂기 구태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안원경 인턴기자 cocang43@seoul.co.kr
  • 장관급 후보자 4명 위장 전입 했나

    장관급 후보자 4명 위장 전입 했나

    9일부터 20일 동안 최대 8번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예정된 가운데 후보자들에게 제기된 의혹과 쟁점들을 놓고 여야 간 전운이 감돌고 있다. 국회는 9일 유기준 해양수산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0일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11일에는 홍용표 통일부 장관 후보자 등 장관급만 4명의 인사청문회를 한다. 11일 조용구 중앙선거관리위원, 16일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청문회도 예정돼 있다.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와 이석수 특별감찰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도 이달 내 개최될 가능성이 크다. 유기준, 유일호, 홍용표, 임종룡 후보자에게는 각각 위장 전입 의혹이 제기됐다. 유일호 후보자의 배우자와 장남은 장남의 중학교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1993년과 1996년 실거주지가 아닌 서울 도곡동과 대치동 아파트로 주소지를 옮겼다. 유기준 후보자도 배우자가 중학교 입학을 앞둔 큰딸의 주소지를 경기 안양시 호계동으로 3개월간 옮겼다. 홍 후보자의 부인 임모씨는 1999년 4월 서울 성동구에서 홍 후보자의 매형인 서승환 국토부 장관이 소유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아파트로 위장 전입한 것이 드러났다. 임 후보자 역시 1985년 12월 배우자가 소유한 서울 반포동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외사촌이 소유한 서초동의 한 주택으로 주소지를 옮겼다. 인사청문회 단골 메뉴인 논문 표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의혹 등도 꼬리를 물고 있다. 김상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유일호 후보자가 2005년 서울 성동구 행당동의 한 아파트를 5억 9900만원에 매입했으나 4억 800만원으로 축소 신고해 취·등록세 764만원을 탈루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경협 의원은 유 후보자 부인이 유 후보자 지역구인 송파구에서 어린이 영어도서관 위탁을 편법으로 따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홍 후보자는 2005년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했을 당시 보수 성향 단체인 ‘뉴라이트 싱크넷’의 발기인으로 참여한 점에 대해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일었다. 또한 신경민 새정치연합 의원은 홍 후보자가 2004년 ‘국제문제연구지’에 게재한 논문 내용과 동일한 내용 수십여 쪽을 2005년 ‘북한연구학회보’에도 썼다며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과 결혼 당시 부모로부터 돈을 받고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는 의혹도 나왔다. 임 후보자는 2013년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내다 같은 해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다시 금융당국의 수장으로 임명돼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신학용 새정치연합 의원은 임 후보자가 서울 여의도 소재 아파트를 10여년 전 매입하며 다운계약서를 작성해 세금 2700만원을 탈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이병호 후보자는 1980년대 강남과 서초 아파트를 연달아 분양받은 점과 함께 장남의 병역 면제 의혹이 불거졌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의혹 풀릴까 키울까

    의혹 풀릴까 키울까

    신임 장관 후보자 4명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다음달 9~11일에 열린다.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9일,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10일, 홍용표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인사청문회를 치른다. 야당이 후보자들에 대한 본격 검증을 시작한 가운데 청문회 단골 소재인 위장전입, 투기 의혹, 전문성 논란 등이 불거졌다. ●유기준 의원 때 변호사 겸직·유일호 편법 상속 논란 유기준 후보자는 위장전입 의혹과 국회의원 임기 중 변호사를 겸직해 5년 동안 연평균 8450만원의 수익을 취했다는 의혹에 대해 일부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유 후보자는 1985년 여름 6주 동안 서울 관악구 봉천동 아파트를 떠나 경기 안양시 호계동에 전입했다고 황주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주장했다. 전입 사실을 시인한 유 후보자는 “운전면허 시험을 보기 위해 대기자가 적은 안양으로 주소지를 잠시 옮겼다”고 해명했다. 유일호 후보자는 자녀가 중·고교에 입학할 무렵 좋은 학군을 좇아 위장전입했다는 의혹을 인정했다. 단, 유 후보자는 “가까운 학교에 가기 위해 주소를 옮겼었다”고 해명했다. 조세연구원장 출신으로 인수위원회 시절 박근혜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유 후보자에 대해 ‘전문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측근 인사’란 비판도 있다. ●홍용표 논문 중복 의혹·임종룡 보충역 경위 해명해야 비서관 출신 첫 통일부 장관 후보자란 ‘깜짝 인사’로 논란을 불렀던 홍 후보자는 이념 편향성에 관한 비판적 지적을 받고 있다. 한양대 교수 시절이던 2005년 우익 단체인 뉴라이트 계열 기구에 발기인으로 참여한 전력 때문이다. 교수 시절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이 자기 표절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관료 출신으로 직전 민간 부문에서 근무한 임 후보자에 대해서는 ‘관피아’를 넘어 ‘회전문 인사’란 비판이 제기됐다. 기획재정부 차관, 국무총리실 실장을 지낸 뒤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지내다 금융사 관리 기구인 금융위원회 수장으로 발탁됐기 때문이다. 임 후보자가 보충역으로 군 생활을 한 과정에 대한 추궁도 예상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회전문’ 임종룡 … 땅투기 의혹 유기준

    ‘회전문’ 임종룡 … 땅투기 의혹 유기준

    ‘인사청문회 정국’은 3월에도 계속된다. 지난 17일 개각으로 새로 내정된 유일호 국토교통부, 유기준 해양수산부, 홍용표 통일부 장관 후보자와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박근혜 정부 중반기 국정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이완구 총리에게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힌 뒤 임명동의안 표결에서 일제히 반대표를 던지며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여 줬던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에도 서슬 퍼런 검증의 칼날을 갈고 있다. 야당이 최소한 1명 이상 낙마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 첫 번째 타깃이 임 후보자라는 얘기도 새정치연합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임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는 ‘회전문 인사’ 논란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임 후보자는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낸 뒤 2013년 6월부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맡았다. 이번에 금융위원장이 되면 다시 관가로 컴백하게 된다. 김영록 새정치연합 수석대변인은 “현직 금융회사 수장을 감독기관인 금융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게 온당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자연스럽게 고액 연봉 논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재직 시 연봉은 2억 5000여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문회 단골 메뉴인 병역 논란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임 후보자는 나쁜 시력 탓에 제2국민역 판정을 받고 방위로 복무했다. 지난해 1월 발생한 농협카드 개인정보 유출 대란도 임 후보자의 임기 중 벌어진 일이어서 이에 대한 질타도 예상된다. 유기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는 유 후보자 큰딸의 위장 전입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01년 11월 중학교 진학을 앞둔 유 후보자의 큰딸이 3개월 동안 지인의 아파트 주소로 위장 전입을 한 것은 명백한 주민등록법 위반이라는 게 야당 의원들의 주장이다. 유 후보자 측은 “분양 받으려던 아파트의 공사가 지연돼 일단 주소만 옮겨 학교를 배정받으려 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땅투기 의혹도 야당의 타깃이 되고 있다. 황주홍 새정치연합 의원은 “유 후보자가 부산 강서구에 보유하고 있는 농지를 임야로 허위 신고했다”며 “투기 목적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유 후보자가 투자 수익을 노리고 농업인만이 보유할 수 있는 농지를 임야로 허위 신고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유 후보자 측은 “재산 신고 당시 직원의 실수로 농지를 임야로 잘못 신고한 것은 맞지만 투기 목적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홍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통일부 장관으로서의 대북관, 역사관, 이념적 중립성 등에 대한 검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자가 2005년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절 뉴라이트 운동을 뒷받침하는 ‘뉴라이트 싱크넷’ 발기인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일호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는 유 후보자가 국토교통부 장관으로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조세연구원장을 지낸 경제전문가이지 건설, 부동산, 교통 분야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도 유 후보자는 기획재정위와 정무위, 보건복지위 등에서만 활약했을 뿐 국토교통위 경험은 전무하다. 유 후보자 측도 “현안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여야는 지난달 21일 내정된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개최에 합의하지 못했다. 새정치연합은 박 후보자가 1987년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 담당 검사였다는 이유로 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박 후보자는 (경찰의) 은폐·축소 의혹을 수사하는 팀의 일원이었으니 은폐·축소를 단죄하는 데 참여한 것”이라면서 “야당은 거짓된 정보로 여론을 호도하지 말고 조속히 청문회 개최에 합의하라”고 주장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文의 중도 확장 ‘반쪽 행보’… 진정성 의심 땐 파괴력 약할 듯

    文의 중도 확장 ‘반쪽 행보’… 진정성 의심 땐 파괴력 약할 듯

    “박(정희) 전 대통령은 역사가 됐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현실 권력’이다. 이제는 두 사람을 구분해야 한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9일 당 대표 당선 후 첫 공개 행보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파격’을 선보인 것을 문 대표 측은 이렇게 평가했다. 문 대표는 “지난 대선 패배 이후 개인적으로라도 참배하겠다는 뜻을 굳혀 왔다”고 한다. 문 대표는 방명록에 “모든 역사가 대한민국입니다. 진정한 화해와 통합을 꿈꿉니다”라고 적었다. 문 대표 측의 인식을 종합해 보면 이날 행보는 ‘국민 통합, 역사와의 화해’ 측면에서 선택된 것이었다. 그러나 야권 내에서는 ‘민주 대 반민주’ 구도의 오랜 전통을 거스르는, 정치적으로는 용인되지 않은 ‘돌출 행동’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당사자의 의도와 해석 사이에 간극이 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신임 최고위원들은 참배 자리에 모두 빠졌다. 문 대표와 문희상 전 비상대책위원장, 우윤근 원내대표 등 일부만 참석하는 반쪽짜리가 됐다. 문 대표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중도로의 확장이 녹록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이유들이다. ‘파격적’인 측면이 있음에도 ‘일회성 정치 행위’로 간주돼 중도 표심을 움직일 정도의 파괴력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며칠 만에 결정된 즉흥적인 논의 과정에 진정성마저 의심하는 쪽도 있다. 진보 진영은 이날 문 대표의 행보를 ‘기습 공격’처럼 받아들였다. 조세열 민족문제연구소 사무총장은 트위터에서 “건국과 산업화를 들먹이며 자랑스러운 전임 대통령 운운하는 문 대표의 평가는 뉴라이트의 역사 인식을 방불케 하는 놀라운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백찬홍 씨알재단 홍보위원장은 “왕조도 아닌데 전직 대통령에게 머리 숙일 것이 아니라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면 무명용사 묘역에 헌화하는 것으로 족하다”고 했다. 이날 현충탑 참배 뒤 이·박 전 대통령 묘역 참배에 참석하지 않은 새정치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은 “톨레랑스(관용)는 피해자의 마음을 더 먼저 어루만지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가해자를 용서하는 것은 그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다”며 이견을 드러냈다. 유승희 최고위원은 “지금은 당의 지지와 결속이 중요하고 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하는 행보가 필요하다. 대선 국면에 필요한 전략적 행보는 조금 천천히 해도 된다”고 말했다. 중도표 확장 측면에서의 실효성에도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행보가 일회성이 아님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지속적인 중도 행보가 뒤따라야 하는데, 과연 ‘정책’에서도 지속적으로 중도를 채택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에서다. 문 대표의 행보를 우클릭의 시작으로 보고 ‘기대감’을 높여 갈 중도우파의 욕구를 마냥 충족시켜 줄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야당의 한 관계자는 “문 대표가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용 경제민주화를 외치는 거짓말을 했다’고 일관되게 비판했다”면서 “문 대표가 중도 행보를 지속하지 못할 때 뒷날 대선에서 이날 참배에 대해 선거용이라고 비난받는다면 어떻게 대응할지 걱정”이라며 복잡다단한 심경을 드러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손성진 칼럼] 친일과 뉴라이트, 그리고 기회주의

    [손성진 칼럼] 친일과 뉴라이트, 그리고 기회주의

    “내 조부가 친일이면 일제강점기 중산층은 다 친일파”라는 이인호 KBS 이사장의 강변(强辯)을 듣고는 생각난 단어가 지조와 절개다. 조선으로 치면 왜장(倭將)을 끌어안고 강물로 뛰어든 논개의 지조와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하리라”라고 외친 사육신 성삼문의 절개 말이다. 총칼을 앞세운 일제의 회유와 협박에 논개나 성삼문처럼 행동할 용기를 가졌던 지식인들이 그 얼마나 되었을까. 비단 일제강점기 때만이 아니라 건국 이후 근 반세기에 가까운 독재의 시기에도 진딧물의 단물을 빠는 개미처럼 처신한 이 땅의 지도층, 지식인들은 수없이 많다. 옹호하려는 뜻은 전혀 아니다. 시대가 만든 비극이기도 하고 그 비극적인 시대에 산 사람들이 한편으로 측은하기도 하지만 가려내고 단죄하지 않는다면 역사의 발전은 있을 수 없다. 시종일관적이었던 골수 친일파보다 육당이나 춘원처럼 중도에 변신한 민족지사들이 더 욕을 먹는 것도 지조와 절개를 버린 데 대한 분노심 때문일 게다. 그들은 광복 후에도 친일 경력을 깨끗이 세탁하고 대한민국 정부에 귀의하는 ‘멋진’ 변신술을 보여 주었다. 변신은 현재 권력이나 사상과의 일종의 타협인데 지난 수십년간 권력 이동과 이념 투쟁의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태생적인 ‘확신범’도 있으나 전향이라는 이름으로 좌우와 여야를 넘나든 철새들 또한 드물지 않다. 가장 희극적인 전향이 김일성 주체사상을 추종하던 주사파가 이른바 뉴라이트의 한 축으로 변신한 것이다. 반미종북의 선봉에서 극단을 달리던 그들은 뉴라이트로 짐을 옮기고 나서도 시선만 정반대 방향을 바라볼 뿐 똑같이 극단을 달리고 있다. 그들의 방향 전환은 주지하다시피 공산주의의 몰락에 따른 정신적 붕괴의 결과다. 좌파로서는 기회주의적 변절이요 배신이다. 원의 바깥 선을 아무리 돌려도 여전히 바깥에 있듯이 극단은 결국 극단으로밖에 변신할 수 없는 것일까. 이 이사장도 변신과 전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1세대 러시아사학자로서 이 이사장의 성향은 원래 중도 진보였다고 한다. 1987년 역사문제연구소 창립 당시 강만길, 김진균씨 등 대표적인 진보 학자들과 함께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황모씨의 석방을 위한 탄원서에는 자신 때문에 서양사학과를 택했다는 최영미 시인과 동참하기도 했다. 김영삼 정부에서 역임한 핀란드 대사에 이어서 김대중 정부에서 여성 최초의 러시아 대사를 지낸 것은 적어도 외견상으로는 진보처럼 보인 덕일 것이다. 그랬던 그가 돌연 뉴라이트의 선두에 서서 바뀐 정부의 공영방송 이사장직에 오르고 ‘대한민국 공로자로서 김구 선생을 거론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해방 직후 친일파 청산은 소련의 지령이었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그의 이런 변신은 조부의 친일이 공론화된 뒤부터인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엘리트 의식이 강한 이 이사장이 자존심이 상해 반대편으로 돌아섰을 것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할아버지 때문에 신념까지 바꾼, 어쩌면 그 자신이 현대사의 비극일지 모른다. 민주주의에서 신념의 자유는 보장되지만 정권과 시류에 영합하는 신념은 타인의 믿음을 얻지 못한다. 한국에서 ‘돈’과 ‘높은 자리’로 매매되지 않는 게 뭐가 있겠느냐는 어느 교수의 말은 과격해도 팔순을 눈앞에 둔 이 이사장의 ‘노욕’(慾)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인제 와서 “독재를 미화하고 일제 식민지 지배체제를 옹호한다는 비판은 터무니없다”는 것도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대표적 뉴라이트 학자인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는 2006년 한 방송에 나와서 ‘위안부를 강제동원했다는 객관적인 자료는 하나도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위안부 문제로 일본과 담을 쌓고 있는 박근혜 정부가 정부와 반대의 인식을 갖고 있는 뉴라이트 학자들을 대거 중용하고 있는 것은 이해불가다. 대북 관계의 직위에 종북 학자들을 등용한 꼴과 다를 게 없다. 지조와 절개, 변절 여부는 둘째 문제다.
  •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에 ‘혁신’ 주입… 국정원 사태 이후 朴대통령에 등돌려

    스스로를 ‘비판적 보수주의자’로 칭하는 이상돈(63) 중앙대 명예교수는 2007년 대선 당시 이회창 자유선진당 후보를 지지하는 등 ‘뉴라이트’가 아닌 ‘올드라이트’의 길을 걸어왔다. 이명박 정부 시절 검찰의 ‘PD수첩’ 기소나 이 대통령의 독도 관련 발언을 비판, 다른 보수 논객과의 차별성을 드러냈다. 2012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으로 ‘혁신’을 강조하며 박근혜 정부 출범에 산파 역할을 했지만 이후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을 강하게 질타하는 등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체제의 야당에 대해 “중도개혁을 지향하는 우클릭 개혁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며 ‘야권 혁신’을 강조해 왔다. 경기중, 경기고,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중앙대 법과대학장을 지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뉴라이트 학자의 잇단 정부기관 진출

    공영방송의 생명은 신뢰와 공정성이다. 정권 성향과는 무관하게 정치적 독립성을 견지하는 게 공영방송의 제 모습이다. 그런 점에서 이인호(78) 서울대 명예교수의 한국방송(KBS) 이사 추천이 적절한지 의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내부 검증과 토론 등 절차적 정당성의 결여를 문제 삼은 야당 추천 상임위원들이 퇴장한 상태에서 이 교수를 신임 이사로 추천했다. 낙하산 인사다. 최연장자로 이사장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 이 교수는 뉴라이트 계열 학자로서 편향적인 역사인식을 보여 왔다. 학자의 소신은 존중해야 하지만 그간의 이력과 행적이 사회적·이념적 중립성을 요구받는 공영방송의 책임 있는 자리에 어울리는지 돌아봐야 한다. 이 교수를 포함해 현 정부 들어 뉴라이트 인사가 주요 기관에 포진하고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최근 1년 새 한국학중앙연구원장과 국사편찬위원장, 한국학대학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 뉴라이트 인사가 임명됐다. 국정 국사교과서 추진이나 방송 장악을 위한 포석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행여 그런 의도가 있다면 공영방송은 물론 사회가 불신과 분열의 늪에 빠져들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이 교수는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의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 운운한 교회 강연에 대해 지난 6월 TV조선에 출연해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며 ‘감동받았다’고 발언했다. 문 전 후보를 반민족주의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제정신이 아니라고도 했다. 그를 낙마시킨 대다수 국민 정서와는 동떨어진다. 문 전 후보의 망언을 알린 KBS의 단독 보도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왜곡 보도’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데다 이 교수가 KBS 이사로 추천되자 일각에선 공영방송 길들이기 수순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교수는 지난 정권 때 친일사관·독재미화 논란을 빚은 ‘대안 교과서 한국 근·현대사’의 감수를 맡았고 뉴라이트 계열의 한국현대사학회 고문이기도 하다. 전문성 없는, 정권 차원의 낙하산 인사로는 공영방송이 파행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를 되새겨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저께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 개막 기념식에서 ‘방송의 공정성’과 ‘사회적 책임’을 주문하며 ‘신뢰의 가치’를 강조했다. 하지만, 같은 날 이 교수의 이사 추천 직후 KBS 노조와 야당, 일부 시민단체는 공영방송의 정치적·이념적 편향 가능성을 지적했다. 신뢰와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실질적 조치가 이뤄지길 바란다.
  • [6·13 개각] 김명수 사회부총리 후보자, 교사로 첫발… 40년 교육 외길

    [6·13 개각] 김명수 사회부총리 후보자, 교사로 첫발… 40년 교육 외길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는 13일 “낮은 자세로 대화와 소통을 통해 교육을 바로 세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후보자는 전국교직원노조, 진보 교육감 당선인과도 대화하는 등 사회부총리로서 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나 한국전쟁 중인 1951년 부모와 함께 월남해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고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학비를 벌어가며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교육경제학을 공부했다. 1975년 서울 강서중 교사로 시작해 서울대 교육학과 조교, 사범대 부설 교육행정연수원 전임감사와 특별연구원 등을 거쳐 1993년부터 한국교원대 교육학과 교수, 명예교수로 재직했다. 지난해부터 한국교육학회장을 맡았고 교육부의 교육과정개편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뉴라이트 성향인 박효종 전 서울대 교수 등과 함께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잇따른 교수들의 시국선언 발표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2010년에는 ‘무상급식 확대보다 안보교육이 우선’이라는 글을 발표했고 “전교조 법외노조화는 당연하다”고 언론과 인터뷰하기도 했다. 그의 보수 성향 행보 때문에 진보 진영과 갈등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특히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구상 중인 진보 교육감들과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 그는 지난해 서울, 대전, 부산에서 자사고 선발방식을 바꾸자는 내용의 공청회 진행을 맡아 자사고 학부모의 반발을 직접 봤다. 그는 “일괄적인 폐지, 존속이 아니라 학부모 등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할 것”이라며 진보 교육감 당선인들과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이번에 초선 교육감님도 많고, 저 역시 장관이 처음이니 서로 합의하고 이해하면서 같이 가면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인 신효종씨와 1남 1녀를 두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국정 국사교과서 추진 땐 전북 독자 편찬”

    진보 성향의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정부에서 국사 교과서의 국정 정환을 추진하면 전북 지역 학생들을 위한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자체적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선에 성공한 김 교육감은 12일 “정부가 국정 국사 교과서 계획을 발표한다면 연구팀을 꾸려 전북 독자적으로 참고서 수준의 고교 역사 교과서 편찬에 들어가겠다”면서 “다른 시·도에서 당선된 진보 교육감들과 연대하지 않고 전북교육청 차원에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육감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해부터 수차례 역사 교과서의 국정교과서 전환에 반대해 온 입장을 밝힌 것과 궤를 함께한다. 그는 지난해 11월 “국가 주도의 역사 교육은 심각한 폐해를 가져오는 만큼 국정교과서로의 전환이 현실화된다면 전북교육청은 올바른 역사 교육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김 교육감을 포함한 진보 성향의 교육감 후보들은 ‘뉴라이트 계열이 편찬하는 친일 교과서 반대’를 공동 공약으로 제시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교원대 김명수 교수 교육부장관 내정…뚜렷한 보수색, 진보교육감과 마찰 우려

    교원대 김명수 교수 교육부장관 내정…뚜렷한 보수색, 진보교육감과 마찰 우려

    ‘교원대 김명수 교수’ ‘진보교육감’ ‘교육부장관’ 교원대 김명수 교수가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내정된 가운데 지나친 ‘우편향’ 색채 때문에 진보교육감들과의 마찰이 우려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김명수 전 한국교원대 교수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임명하는 등 7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의 개각을 단행했다. 이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김명수 내정자에 대해 “그동안 공교육 살리기 등을 위해 노력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교육을 정상화 하는 교육개혁을 추진해 나갈 분”이라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설명과 달리 김명수 내정자는 줄곧 뚜렷한 보수 색채를 보여 교육계의 갈등과 분열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명수 내정자는 각종 민감한 교육 사안마다 뚜렷한 보수색을 드러내 왔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진보교육감 시대’ 대항마로 김명수 내정자를 내세운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김명수 내정자는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잇따른 주요 대학 교수들의 시국선언 발표에 반대하는 ‘일부 교수들의 ‘시국선언’을 바라보는 우리의 견해’에 동참했다. 여기에는 뉴라이트 성향으로 꼽히는 박효종 전 서울대 교수와 제성호 중앙대 교수, 이재교 인하대 교수 등이 이름을 올렸다. 2010년에는 ‘안보교육이 무상급식 확대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쓰기도 했다. 김명수 내정자는 “빈부 계층을 가리지 않고 시행하는 무상급식 예산은 대폭 증액하면서 통일·안보 교육 예산은 전액 삭감한 서울시교육청의 발상부터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올바른 안보관·국가관 교육이 무상급식 확대보다 우선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화에 대해 김 내정자는 올 초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교조의 법외노조화는 당연하다”면서 “전교조는 국가 교육정책에 대해 왈가왈부해서는 안된다”고 일축한 바 있다. 또 학생인권조례를 “특정 이념 하에 정치적 목적을 갖고 만들어진 것”이라고 평하거나, 친일·독재 미화 논란에 휩싸인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를 두고 “한국사 학계 자체에 좌파들이 많다”고 우회적으로 두둔하기도 했다. 진보교육감들이 학생인권조례 시행과 교학사 교과서 퇴출 등을 벼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중앙정부와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시민의 참여가 배제된 방송 지배구조/김춘식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열린세상] 시민의 참여가 배제된 방송 지배구조/김춘식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자료 1. ‘방송통신위원회’는 5인의 상임위원으로 구성되는데, 위원장을 포함한 2인은 대통령이 지명하고 3인은 국회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한다. 국회 추천 위원 3인의 경우 여당이 1인을, 야당이 2인을 추천한다. 방통위는 공영방송 KBS와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임원 선임에 관한 사항을 심의 의결하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에 따른 제재도 담당한다. #자료 2. KBS 이사회는 KBS가 행하는 방송의 공적 책임에 관한 사항을 심의 의결하고 사장과 감사를 임명하고 제청하는 권한을 가진다. 이사는 각 분야의 대표성을 고려하여 방통위가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법에 명시되어 있다. 현재의 이사회는 여당 추천 인사 7명과 야당 추천 인사 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료 3. 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회 이사는 방송에 관한 전문성 및 사회 각 분야의 대표성을 고려하여 방송통신위원회가 임명한다. 현재 9인의 이사 가운데 여당 추천 인사가 6명, 야당 추천 인사가 3명이다. #자료 4.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위원 9명은 대통령이 위촉하는데, 3인은 국회의장이 국회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협의하여 추천한 자를 위촉하고, 3인은 국회의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추천한 자를 위촉한다고 정하고 있다. 국회 추천 몫 6인의 경우 여당과 야당이 각 3인씩 추천하는 게 그동안의 관례였다. 위에서 나열한 네 가지 자료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것은 정당이 방송의 지배구조를 결정한다는 사실이다. 정당이 주도하고 시민의 참여가 배제된 방송지배 구조는 다음과 같은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먼저, 특정 정당의 정파적 이익이 시민사회 공공의 이익에 우선할 가능성이 크다. 방송정책을 총괄하는 방통위의 위원 임명을 명시한 조항에 따르면 국회 추천 3인의 경우 집권여당과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야당만이 추천 권한을 갖는다. 현재의 정당구조에서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만이 방통위원을 추천할 수 있다. 공영방송 이사 추천 권한이 갖는 문제점은 더욱 우려할만하다. KBS 이사회와 방문진 이사회 구성에서 집권여당은 각각 7명과 6명, 야당은 4명과 3명을 추천하는 게 그동안의 관행이었다. 그런데 여당과 야당이 추천한 인사를 어떻게 배분하는가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조항은 현행 ‘방송법’,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방송문화진흥회법’ 혹은 관련법 시행령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추측건대 대통령과 여당이 추천하는 위원 3명과 야당이 추천하는 위원 2명으로 방통위가 구성된다는 법조항을 원용해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보수 정부나 진보 정부 모두에서 두 거대 정당이 방송지배 권력을 나눠 갖는 현실은 언론계의 정치적 양극화를 부추기는 가장 큰 원인이다. 시민의 공공 이익이 배제될 가능성도 매우 짙다. 집권여당과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한 야당에만 방송 지배구조 통제력을 위임하기로 한 법체계의 논리는 국회가 민의를 대변하는 제도적 기관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을 존중한 결정이므로 일견 타당할 수도 있다. 원칙적으로 두 거대 정당은 정파적 이익을 떠나 여론을 존중하는 방송정책을 결정해야만 한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가령 청와대는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여당 후보 캠프 정치쇄신특위위원을 지냈고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분과 간사를 역임한 뉴라이트 계열의 대학교수 출신 인사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으로 내정했고, 야당은 방송통신분야 경력이 전혀 없는 DJ 정부 출신 인사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성이 결여된 인사의 참여는 방송사별로 차별적인 심의잣대를 들이대게 하는 원인이 된다는 학계의 지적은 옳으며, 이러한 비판에서 집권여당과 야당 모두 자유로울 수 없다. 지금까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논의하는 세미나에서 대개의 참가자는 집권여당과 야당의 위원 배분 비율 변경과 특별다수제 도입 필요성만을 주장했다. 정치권력을 위한 방송이 아닌 시민을 위한 방송으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서는 특별히 주목하지 않았다. 방송지배구조 논의가 정치권력 프레임 내에서 진행되는 현실은 바람직하지 않다. 다양한 의견을 지닌 시민의 참여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 한국사 수정심의위원들 좌·우 색깔 없었다

    교육부가 지난해 11월 구성한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수정심의위원회 위원 중에는 눈에 띄는 진보나 보수 측 인사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교육부 수정심의위원회 명단에 따르면 위원회는 위원장 1명, 심의위원 8명, 연구위원 6명 등 모두 15명으로 구성됐다. 이 중 9명이 교수 또는 박사급 전문가이고 6명은 고등학교 교사, 지방교육청 연구원의 연구사, 학부모 단체 관계자였다. 위원장을 맡은 손승철 강원대 교수는 ‘조선후기 대일정책의 성격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한·일 관계 연구분야의 권위자다. 2009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등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을 개발한 공동연구진에 참여했으며, 지난 22일 교육부 수정명령에 대해 교과서 집필진이 제기한 소송에서 교육부 측 증인으로 나와 수정심의위원회 활동 내용을 증언하기도 했다. 심의위원 중 근·현대사 전공자는 국사편찬위원회 김광재·김점숙 편사연구사다. 김광재 연구사는 ‘한국광복군의 활동 연구’, 김점숙 연구사는 ‘미군정과 대한민국 초기 물자수급정책’이란 논문으로 각각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근현대사학회 회원인 이들은 다른 회원들과 함께 ‘한국 근현대사 강의’란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고대사 전공자로 정운용 고려대 교수와 중세사 전공자로 신명호 부경대 교수가 참여했다. 연구위원에는 이정수 동서대 교수와 김도형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연구소 팀장이 포함됐다. 조선시대 전공자인 이훈상 동아대 교수는 우파 성향인 교과서포럼의 ‘대안교과서 한국근·현대사’에 추천의 글을 쓴 적은 있으나 뉴라이트 계열 학자로 평가받지는 않는다. 또 김봉진 제주국제대 교수는 현재 재직 중인 학과가 관광경영학과이지만 서양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교학사 한국사 교재로 쓸 수 없는 책”

    “교학사 한국사 교재로 쓸 수 없는 책”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 대해 652건의 오류, 편향, 서술 오류가 추가로 지적됐다. 검토 작업을 한 7개 역사학회는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 “도저히 학교에서 교과서나 시험 교재로 쓸 수 없을 정도”라고 총평했다. 한국고대사학회, 한국근현대사학회, 한국민족운동사학회, 한국사연구회, 한국역사교육학회, 한국역사연구회, 한국중세사학회 등 7개 학회는 19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우재단 빌딩에서 ‘교학사 한국사 검토 공개 설명회’를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하일식 한국역사연구회장은 “사실 오류가 많고 학계에서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마구 담은 책”이라면서 “뉴라이트식 식민지 근대화론 관철을 위해 다른 교과서와 다른 독특한 서술을 하고 친일미화와 독재예찬 가치관을 학생들에게 스며들게 하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비판했다. 학회들이 지적한 오류를 보면 일제강점기(259건), 개항기(125건), 현대(116건) 부분은 물론 고대(93건)와 중세(59건) 서술에서도 오류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특히 교학사 교과서 검정통과본이 공개된 직후인 9월 한국역사연구회 등 4개 학회가 지적한 오류를 잘못 수정한 사례도 나타났다. 예를 들어 교학사는 고려 후기 문인으로 관직을 지낸 이규보를 ‘권력자들과 줄이 닿지 않았다’고 묘사했다. 이에 역사학회들이 사실 오류라고 지적하자 이달에 낸 최종본에서는 ‘이규보가 정식 관료가 된 것은 41세 때였다’라고 고쳤다. 하 회장은 “이규보는 32세 때 전주목사록으로 보임됐다”면서 “교학사가 지방관은 정식 관료로 안 보는 기상천외의 새 해석을 내놓았거나 수정마저 엉터리로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밖에 고조선의 ‘8조법’, 고려 태조 왕건의 ‘훈요십조’ 해석에서도 오류가 지적됐다. 일제강점기 이후 서술에 대해 학회는 친일·독재 인사에 할애하는 분량과 미화가 지나치다고 평가했다. 한민호 한국민족운동사학회장은 “교학사는 수정 과정에서 한국 광복군 창설 내용 등 독립운동사 중 중요한 서술을 누락시켰고, 강점기 당시 깨끗한 거리 사진만 대거 인용하며 식민지 근대화론을 투영해 서술했다”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검토 공개 설명회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검토 공개 설명회

    19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우재단빌딩에서 한국고대사학회, 한국사연구회 등 한국사 분야 7개 학회 주최로 열린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검토 공개 설명회에서 황민호(왼쪽) 한국민족운동사학회장이 검토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서 참가자들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친일미화, 독재 예찬 등 잘못된 가치관을 학생들에게 스며들게 하는 의도를 담고 있고 뉴라이트식 식민지 근대화론을 관철하는 등 교과서로서 기본적 형식과 내용 균형을 지키지 못한 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수정’ 역사교과서 최종 승인… 법적 다툼 남아

    ‘수정’ 역사교과서 최종 승인… 법적 다툼 남아

    교육부가 7종의 고교 역사 교과서 출판사들이 교육부 수정명령에 따라 제출한 수정·보완 대조표를 10일 최종 승인했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논란이 됐던 대부분의 문제가 해소됐기 때문에 학교에서 교과서를 채택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면서 “고교 한국사 교과서 8종은 웹 전시를 시작했고, 각 고등학교가 오는 30일까지 교과서 선정·주문을 완료하면 내년 2월까지 학교 현장에 교과서가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부터 사용될 역사 교과서 수정·보완 작업이 절차적으로는 완료됐지만, 논쟁과 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은 여전하다. 우선 수정명령을 받은 7종 가운데 교학사를 제외한 6종의 교과서 집필진이 수정명령 취소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해 법적 다툼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 수정명령 자체가 오류라고 지적했던 부분도 그대로 승인돼 논란거리다. 게다가 일부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들은 교학사 교과서의 불채택 운동을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교학사를 제외한 6종 교과서 집필진들이 교육부를 상대로 지난 4일 제기한 수정명령 취소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서울행정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법원의 인용 결정이 이달 안에 나오면 본안소송 판결 전까지 수정명령은 없던 일이 된다. 현장의 한 역사 교사는 “30일까지 교육부의 요청에 따라 최종 승인된 교과서를 검토, 선정까지 완료했다가 수정명령 전의 교과서를 다시 검토하는 일이 일어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수정명령 내용 가운데 학계 통설과 어긋난다는 지적을 받은 내용들이 대부분 교과서에 그대로 실리게 된 점도 논란거리다. 한 예로 교육부는 금성출판사 교과서 70쪽 ‘아프라시아브 궁전 벽화의 고구려 사신’을 ‘고구려 사신으로 추정됨’이라고 수정하도록 명령했으나 학계 일각에서는 대부분 고구려 사신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조치라는 비판이 나왔다. 그럼에도 최종 수정·보완 결과에서는 ‘깃털이 달린 절풍을 쓰고 (중략) 고구려 사신으로 보고 있다’로 바뀌어 일부 학계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광주·전북 등 일부 지자체와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교학사판 불채택 운동의 파급효과가 학교 현장에 얼마나 크게 작용할지도 관건이다. 과거사 피해자 단체와 학계 등이 공동으로 구성한 ‘친일·독재 미화 뉴라이트 교과서의 검정 무효화를 위한 국민네트워크’ 산하 단체들은 지역별로 역사 교사와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을 대상으로 교학사 교과서의 문제점을 알리는 연수와 토론회를 진행한다. 광주시교육청도 교과서의 검정 취소를 요구하면서 일선 학교에 해당 교과서의 문제점을 알리고 있다. 한편 서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정명령을 어떤 조건에서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이 없어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검정 단계에서 오류들을 완전히 바로잡을 수 있도록 검정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낙하산 감사위원 ‘거수기 역할’… 은행 내부통제 말로만

    낙하산 감사위원 ‘거수기 역할’… 은행 내부통제 말로만

    최근 잇따르는 금융 사고의 태반이 금융회사 내부 조직과 인력에 대한 관리 부실에서 비롯되고 있는 가운데 자체 감사기구의 ‘낙하산 인사’ 관행이 이를 부추기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2011년 저축은행 대란 이후 금융감독원의 감사추천제 폐지 등 일부 제도 개선이 었었지만 감독기관, 정부기관, 정치권 등 출신 인사가 감사나 감사위원으로 오는 관행은 여전하다. 이렇게 감사기구의 전문성,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으면서 내부 문제가 걸러지지 않는 역기능이 심화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서울신문이 금감원 전자공시를 통해 12개 상장은행의 3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감사 및 감사위원 46명 중 41.3%인 19명이 금감원 등 유관기관이나 공무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교수나 회계사가 30.4%(14명), 기업인 13.0%(6명), 법조인·정치인이 각각 6.5%(3명)였다. 유관기관 및 공무원 출신 중에는 금감원 출신이 8명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상근감사직을 없앤 신한은행을 제외한 11개 은행의 상근감사 가운데 금감원 출신은 국민은행 박동순 감사 등 5명(45.5%)이다. 저축은행 사태 이전에는 한 명도 없었던 감사원 출신 감사가 크게 늘었다. 김용우 전 2사무차장이 우리은행, 신언성 전 공직감찰본부장이 외환은행, 윤영일 전 감사교육원장이 중소기업은행에서 상근감사를 맡고 있다. 향후 감사 재취업 통로가 막힌 금감원을 대신해 감사원 출신 공무원의 민간 금융사 진출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 출신 민간 금융사 상임감사는 문태곤 삼성생명 감사 등 모두 16명에 달했다. 정치권 인사들의 감사위원회 포진도 두드러진다. 광주은행의 경우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지역 당협협의회장을 맡았던 홍금우 뉴라이트광주전남연합 대표가 상근 감사직을 맡고 있다. 또 문종안 감사위원도 한나라당 지역 당협위원장을 맡았었고, 노부호 감사위원 역시 최근까지 보수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경남은행은 상근감사에 홍준표 경남지사의 캠프 공동 선대본부장을 지냈던 박판도 전 경남도의회 의장(새누리당)이 맡고 있다. 또 이기우 전 부산시 부시장, 김종부 전 창원시 부시장이 상근 감사로 있다. 감사들은 경영진 견제라는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주요 업무인 내부통제시스템 평가를 비롯해 올 3분기 심의한 안건 중 부결된 안건은 단 한 건도 없었다. 김한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 팀장은 “대부분 감사위원이 경영진의 입맛에 맞게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면서 “금감원이나 경영진과의 친밀도로 감사를 뽑는 관행을 없애려면 부실 감사로 회사에 피해가 발생했을 때 손해액의 일부를 감사에게 배상하도록 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도 “지금까지는 감사가 제대로 역할을 하도록 하는 소극적인 제도 개선에만 신경을 썼는데 앞으로는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감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인 개선 방안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내년 1월 중으로 내부 감사 매뉴얼과 체크리스크 마련 등 ‘금융사고 근절을 위한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국감 이슈] 野 “유영익 위원장은 위증 서남수 장관은 교과서 혼란 모두 사퇴해야” 압박

    [국감 이슈] 野 “유영익 위원장은 위증 서남수 장관은 교과서 혼란 모두 사퇴해야” 압박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31일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서남수 장관과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에게 사퇴를 종용하며 압박했다. 유기홍 민주당 의원은 “유 위원장은 거짓말을 거듭하고 위증을 했다”면서 “상임위 차원에서 고발을 의결해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같은 당 김상희 의원은 유 위원장이 뉴라이트 대안교과서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지난 국감에서 해명한 것과 달리 2008년 1학기 한동대에서 한국 근대사 과목을 강의하면서 뉴라이트 대안교과서를 주 교재로 쓴 사실을 지적하며 당시 강의 계획서와 학생들의 증언을 제시했다. 유 위원장은 이에 대해 “위증한 적 없다. 사퇴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우원식 의원은 유 위원장 아들의 주택 구입문제를 도마에 올렸다. 우 의원이 “유 위원장의 아들이 28세에 3억원이 넘는 집을 어떻게 취득했느냐”고 묻자, 유 위원장은 “그동안 저축한 돈과 은행에서 대출한 돈으로 구입했다”고 답했다가 “호텔과 연구원 프리랜서, 인턴 등으로 일하면서 어떻게 이렇게 돈을 모았느냐”고 우 의원이 재차 묻자 “이모들이 도와줬다”고 답하기도 했다. 우 의원은 이어 서 장관을 상대로 “법적 근거가 없는 심의위원회를 통해 수정권고를 하는 등 역사교과서 관련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다른 야당 의원들도 서 장관 고발을 주장했다. 하지만 서 장관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지겠다”며 사퇴 불가 입장을 밝혔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교학사 교과서를 제외한 7종 교과서의 문제점을 거론했다. 이 과정에서 염동열 의원이 “왜곡된 편향 교과서 7종에 대해서는 야당 의원들이 지적하지 않아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발언, 야당의 반발을 사면서 국감이 한때 파행을 빚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이 “우리가 7종 교과서를 옹호하는 것처럼 이야기하지 말라”고 항의하자, 김희정 새누리당 의원이 “야당 의원들은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교학사 교과서를 구하기 위해 ‘물타기’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하지 않았느냐”며 반박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유영익 아들, 병역기피 이어 특채 의혹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취득해 논란을 빚었던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의 아들 유모씨가 공공기관 입사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27일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를 인용해 “아들 유씨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진흥원 사무소에 특혜 채용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진흥원이 제시한 ‘미국 사무소 마케팅 디렉터’ 채용 기본 자격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유씨가 지원자 19명 가운데 1등으로 합격했다는 것이다. 유씨가 합격할 때 유 위원장은 국내에서 연세대 석좌교수로 재직하며 이승만 전 대통령의 긍정적인 면모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기존 한국사 교과서가 좌편향됐다는 뉴라이트 주장의 이론적 근거를 탐색하고 있었다. 유씨를 채용한 2006년 진흥원은 당초 마케팅 디렉터의 기본 자격 조건으로 ‘미국 현지에서 엔터테인먼트 관련 마케팅 5년 이상 경력’을 제시했다. 당시까지 유씨는 아리랑TV에서 영어 자막 검수를 하거나 주한 미국 대사관에서 근무했을 뿐 미국 현지 경력이 없었지만 재공고 절차 없이 채용됐다. 1년 뒤 유씨가 개인 사정으로 퇴사 의사를 밝히자 진흥원은 다시 채용 공고를 냈는데 이때는 ‘7년 이상 미국 현지 경력’을 요구했다. 이어 ‘7년 이상 경력자’를 찾지 못한 진흥원은 면접 절차도 생략한 채 업무 효율을 강조하며 유씨를 재입사시켰다. 안 의원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진흥원이 직원을 뽑으면서 적격자가 없으면 당연히 재공고를 내야지, 기준과 원칙 없이 특정인을 합격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이는 명백한 채용 비리이고 유씨는 두 차례나 특혜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유 위원장은 병역 기피를 위해 아들이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는 의혹에 대해 언어 장애가 있다거나 미국에서 직장 생활을 해야 되기 때문이라고 거짓 해명을 했다”면서 “아들이 한국 국적을 갖고도 충분히 일할 수 있는 미국 내 한국 공공기관에서 일한 사실이 드러난 것도 모자라 채용 과정마저 특혜였다는 게 드러났으니 유 위원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사설] 국감장서 “미치겠다” 연발한 국책연구기관장

    그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는 한 편의 황당한 코미디가 펼쳐졌다. 주인공은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안세영 이사장이었다. 취임 나흘째였던 만큼 업무파악이 미진한 것은 이해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술자리에서나 있을 법한 그의 답변 태도에서 예의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역사왜곡과 학문탄압을 걱정하는 지식인 모임’의 성명서에 서명했는지 묻는 질문에는 “하도 서명한 게 많아서 기억이 잘 안 난다”면서 “미치겠네”를 연발했다. “공직자로 민간기업 및 공기업의 사외이사를 현재도 하고 있느냐”는 물음에도 “외부활동을 벌여놓은 게 많은데 사외이사는 약과이고 연구회 포럼, 외국학자회까지 있는데 체력적으로 못 견딜 것 같다”며 질문의 취지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동문서답으로 일관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23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을 평가하고, 예산을 심의하는 기관이다. 평가와 예산을 쥐고 있으니 한국개발연구원과 산업연구원, 한국교육개발원, 국토연구원, 통일연구원 같은 내로라하는 연구기관도 연구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음에도 국무조정실의 감사 결과를 보면 운영 실태는 그야말로 엉망이다. 이사장의 소득세를 신고하지 않는 등 감사원의 지적사항을 무시했고, 검사역을 선정할 때 감사와 사전협의해야 한다는 감사직무 규정을 위반했다. 또 정규직 채용 과정에서 경력 부풀리기가 드러났는가 하면 연구비와 해외 출장비를 지나치게 편성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렇듯 심각한 모럴해저드 탓에 국정감사장에 불려 나온 책임자의 자세가 여당 의원들조차 참지 못하고 줄지어 질책할 정도였으니 기가 찰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박근혜 정부는 위기 의식을 가져야 한다. 안 이사장은 대표적인 보수단체인 뉴라이트 정책위원회 위원장 출신이다. 야당 의원들로부터 공세의 표적이 된 것도 전력(前歷)과 무관치 않다. 그럴수록 국정철학을 공유했는지는 몰라도 임명되자마자 자질 논란부터 불거지는 인물이라면 정부 운영에 부담만 안길 뿐이다. 무엇보다 국정감사장을 희화화한 행태는 국회와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청와대는 인사가 만사임을 인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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