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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 얻는 금리인하론] “금리 인하부터 시작… 임금인상·추경 등 패키지 정책 내놔라”

    [힘 얻는 금리인하론] “금리 인하부터 시작… 임금인상·추경 등 패키지 정책 내놔라”

    한국경제 상황을 디플레이션 초기로 진단한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종합패키지 대책’이 연이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구조 개혁뿐 아니라 임금 인상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총수요 진작책을 함께 펼쳐야 디플레이션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본 셈이다. 개별 대책만으로는 ‘언 발에 오줌 누기’라는 의미다.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는 8일 “한국은행이 여러 요인을 고민해 결정하겠지만 금리 인하가 경기 부양에는 플러스가 된다”면서 “정부는 경제체질 개선과 구조개혁,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방안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큰 걱정’이라는 발언도 사실 금리 인하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2일 열린다. 현재 2.00%인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인 1%대로 떨어질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은의 적극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주문했다. 강 전 장관은 “기업 사정상 임금은 올리기가 쉽지 않고 추가적인 재정 정책은 나라 살림의 적자폭이 커져서 어렵다”고 전제한 뒤 “결국 한은이 앞장서서 수요를 끌어올리는 정책을 펼쳐야 하고 돈을 더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도 “다른 국가에 비해 (우리의) 금리가 높다”면서 “한은이 금리 인하라는 직접적인 방법을 써서 물가가 더 떨어지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총수요를 끌어올리는 데 금리 인하와 추경 편성은 기본”이라면서 “다만 이 정도로는 꽁꽁 얼어붙은 투자와 소비 심리를 풀지 못하니 정부가 더욱 과감한 대책을 ‘종합선물세트’처럼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 부원장은 “한시적인 소비세와 거래세 인하, 규제 개혁, 부동산 규제 완화 등 융단 폭격과 같은 패키지 정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디플레이션에 맞서 강력히 싸우겠다는 정책 당국의 의지를 보여 주는 차원에서 금리 정책을 우선 추진하고 이어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높여 소비 확대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 인하와 가계부채 구조조정을 동시에 진행해야 부작용이 덜하다”고 조언했다. 강명헌(전 금통위원)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성장 저물가 시대를 인정하고 여기에 맞는 ‘뉴노멀’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며 “경제 기조가 완전히 바뀌어 저성장 저물가 시대에 맞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한은이 경기를 너무 순진하게 보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디플레이션 현상이 고착화되기 전에 손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한은은 금리 인하보다는 중소기업 자금지원 확대 등을 고민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두 번(8월, 10월)의 금리 인하 이후 급증한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에다가 금리 인하 효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서울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中성장률 7%로 하향… ‘중속 성장 시대’ 선언

    中성장률 7%로 하향… ‘중속 성장 시대’ 선언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를 11년 만에 최저치인 7%로 낮춰 잡았다. 하지만 국방비 증가율은 5년 연속 10%대를 유지키로 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를 7% 안팎이라고 밝혔다. 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3% 선에서 막는 한편 도시 신규 취업자 수를 1000만명 이상 증가시키고, 실업률을 4.5% 이내로 억제하기로 했다. 성장률 7%는 2004년에 7%로 설정된 이후 11년 만에 가장 낮다. 지난해 목표치는 7.5%였고, 실제 성장률은 7.4%였다. 중국의 성장률은 4년째 하락세다. 중국 정부가 성장률 자체에 얽매이지 않고, 실제 성장동력이 둔화됐음을 감안하면 7%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바오바’(保八·목표 성장률 8%대 유지)는커녕 ‘바오치’(保七)도 쉽지 않은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이는 중국이 고도성장을 확실히 포기하는 대신 중속성장을 유지하며 일자리 창출과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추는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시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리 총리는 “중진국의 함정을 뛰어넘고 현대화를 실현할 것”이라면서 “성장 목표 7%는 수요와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전면적인 ‘샤오캉(小康·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상태) 사회 건설과 경제 구조 혁신에 대한 요구, 객관적인 현실 등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바오치’ 수성을 위해 중국은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펼 전망이다.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를 국내총생산(GDP)의 2.3%에 해당하는 1조 6200억 위안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목표치인 1조 3500억 위안에 비해 2700억 위안 늘어난 것으로 돈을 풀어 경기를 뒷받침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성장률 목표치에 ‘안팎’이라는 꼬리표를 붙인 것은 성장률 수치에 크게 집착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은 이미 공업 주도의 성장 대신 서비스 산업이 이끄는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1300만개 일자리 창출의 실적은 목표 성장률 미달의 충격을 완화하고도 남는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특히 “성장률 둔화는 중국 자체보다 중국과 교역량이 많은 미국, 유럽, 한국 등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중국은 중앙정부 차원의 예산으로만 국방분야에 전년보다 10.1% 늘어난 8868억 9800만 위안(약 155조원)을 배정했다. 증가폭이 지난해(12.2%)에 비해서는 낮아진 것이지만 두 자릿수의 대폭적 증가 추세는 계속 이어갔다. 통계에 잡히지 않거나 과학기술 예산에 포함된 국방비도 적지 않아 전체 국방 관련 예산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국방예산의 사용처는 군의 현대화와 첨단무기 개발, 해·공군력 강화 등에 상당 부분 투입될 것이란 관측이다. 리 총리는 “국경·해안·영공 방위의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미국과 영토와 과거사 문제로 갈등관계인 일본, 남·동중국해 영유권 문제로 불편한 관계인 동남아시아 각국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시진핑 집권 3년차 청사진 밝힐 양회 3일 개막… 관전 포인트는

    시진핑 집권 3년차 청사진 밝힐 양회 3일 개막… 관전 포인트는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가 3일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과 더불어 펼쳐진다. 10일 남짓 이어지는 양회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3년차 청사진이 발표된다. 초미의 관심사는 오는 5일 전인대 업무보고에서 발표될 중국의 국방 예산 증가폭이다. 시 주석의 ‘강한 중국노선’을 가늠할 잣대이기 때문이다. 국방 예산은 2011년 12.7%, 2012년 11.2%, 2013년 10.7% 등으로 3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12.2% 증액됐다. 특히 일본이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의 방위 예산을 편성해 중국도 이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목표치도 이날 발표된다. 중국 지도부는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어 고속 성장을 사실상 포기한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시대의 진입을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양회를 통해 정부가 올해 GDP 증가율 목표를 7% 안팎으로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의 지난해 성장률은 24년 만에 최저치인 7.4%였다. 이에 따라 8%대 성장률을 유지한다는 ‘바오바’(保八)에서 물러선 데 이어 이제는 7%대를 지키는 ‘바오치’(保七)에 공을 들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석달 만에 또 금리 0.25%P 인하 다만 중국 정부가 성장률 하락을 무작정 방치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속 경기 침체) 경고음이 곳곳에서 켜지면서 경기부양책이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일부터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11월 21일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지난달에는 33개월 만에 지급준비율(지준율)도 0.5% 포인트 내렸다. 돈을 풀어 경기를 떠받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시 주석의 새로운 경제 구상이자 ‘힘의 외교’를 뜻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 방향도 양회에서 구체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한 외교 소식통은 “경제성장률 목표치와 국방비 증액은 이미 지난해 말 경제공작회의에서 결론이 난 만큼 일대일로에 얼마나 많은 자금과 정치력을 투하할지를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대(一帶)는 ‘신실크로드 경제벨트’로 중국 서북 지역에서 중앙아시아, 동유럽, 유라시아를 관통하는 육로 무역통로를 말하고, 일로(一路)는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로 중국 동남 연해지대에서 동남아시아, 인도양,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해상 경제 무역 통로를 뜻한다. ●시 주석의 ‘4개 전면’ 당 지도 이념 될 듯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鄧小平)에 버금갈 정도의 권력을 구축한 시 주석이 주창한 ‘4개 전면’(4個 全面)은 양회를 거쳐 당의 지도 이념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4개 전면은 전면적 소강(小康)사회 건설, 전면적 개혁 심화, 전면적 의법치국, 전면적 종엄치당(從嚴治黨)을 뜻한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를 필두로 대다수 관영매체는 양회를 앞두고 4개 전면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2017년 공산당 19차 당 대회에서 당장(黨章·당 헌법)에 포함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용어 클릭] ■전국인민대표대회 중국 헌법상 최고 권력기구로 국회와 비슷한 기구다. 공산당이 결정한 주요 정책과 인사를 승인하고 의결한다. 지역 대표와 직능 대표 등 2900여명으로 구성되며, 국정 계획과 예산안을 심의·의결한다. 상설기관인 상무위원회가 있기 때문에 매년 3월 초에 상징적으로 한 번만 열린다.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정책자문회의로 전국위원회와 상무위원회로 구성된다. 국정 계획을 토의하고 제안·비판하는 역할을 한다. 전인대와 동시에 열려 이를 묶어 양회(兩會)라고 한다.
  • 주방·수도·화장실 없어 감옥보다 못한 쪽방… 월세는 계속 올라

    주방·수도·화장실 없어 감옥보다 못한 쪽방… 월세는 계속 올라

    베이징 서북쪽 끄트머리에 똬리를 튼 농민공(農民工·농촌 출신 도시 노동자) 쪽방촌을 가는 길은 제법 멀었다. 지하철 14호선에서 15호선으로, 다시 8호선으로 갈아탄 뒤 지선인 창핑(昌平)선 종착역에 내렸다. 거기서 1.5㎞를 더 걸어야 목적지인 창핑구 둥반비뎬(東半壁店)촌에 다다를 수 있었다. 바람 한 점 없던 지난 14일 농민공의 보금자리는 스모그로 자욱했다. 중국 설인 춘제(春節)를 닷새 앞둔 주말이라 귀성을 서두르는 차량이 곳곳의 도로를 가득 메웠다. 둥반비뎬촌에 다가갈수록 자동차보다 오토바이 대열이 많았다. 수년 전부터 오토바이는 농민공들의 가장 중요한 귀성 수단이 되고 있다. 한 아낙은 대여섯 살로 보이는 딸과 꽉 막힌 도로 한가운데서 동냥을 하고 있었다. 땟국으로 얼룩진 고사리손을 가진 아이도 아마 농민공의 자식일 것이다. 노점에서 파는 싸구려 음식 냄새와 매캐한 스모그 냄새가 뒤섞인 시장통에서 젊은 부부가 말싸움을 하고 있었다. 아내가 소리쳤다. “당장 라오반(板·사장)을 찾아가자고. 이번 달에도 월급을 안 주면 춘제를 어떻게 쇠란 말이야.” 남편의 목소리가 기어들어 갔다. “연락이 안 된다니까 그러네….” 시장통을 가로지르니 쪽방들이 보였다. 감옥만도 못해 보였다. 검은색 가죽 점퍼를 제법 말끔하게 차려입은 마(馬)씨가 쪽방 문을 걸어 잠그고 있었다. “고향에 가느냐”고 물으니 “바람 쐬러 간다”고 했다. 다시 보니 그의 손엔 꾸러미가 없었다. 올해 쉰다섯인 마씨는 2년 전 고향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왔다. 밭농사로는 입에 풀칠하기 어려워 도시 막노동을 택했다. 고향엔 아내와 두 아들이 있다. 결혼을 늦게 해 아들들이 이제 겨우 중학생이다. 그는 쓰레기 수거 업체에서 하루 12시간 일하고 월 2000위안(약 35만원)을 번다. 그중 1200위안을 집에 보낸다고 했다. “집에 갔다 오면 최소 500위안은 깨질 텐데, 엄두가 안 나요. 명절 기분이나 내려고 옷을 차려입었죠.” 마씨는 마땅히 갈 곳이 없는 듯했다. 다닥다닥 붙은 단칸방 월세는 300~400위안(5만 3000~7만원)이다. 주방, 화장실이 없다. 수도 시설도 없다. 밥은 일터에서 먹고, 공동화장실에서 세수하고 용변을 본다. 3~4년 전만 해도 이런 방은 150위안이면 충분했다. 대도시의 부동산 광풍이 농민공 쪽방촌이라고 봐줄 리 만무했다. 인근엔 제법 괜찮은 주택도 많다. 이공계 석사를 마치고 지난해 기계 공장에 취업했다는 장(張·27)씨가 여행용 가방을 끌고 2층집에서 나왔다. 장씨는 월 1000위안짜리 방에서 산다. 장씨는 “이런 동네에 살아야 돈을 모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내친김에 청년 실업에 대해 물어봤다. 장씨는 “젊은이들의 눈높이와 씀씀이를 충족시켜 줄 일자리가 부족한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답했다. “누가 뭐래도 가장 힘든 사람은 농민공이죠. 후커우(戶口·호적)가 없어 사회보장 혜택을 받지 못하고, 건설 경기가 좋지 않아 일자리도 사라지고, 월급도 깎이는데 물가와 방값은 계속 오르잖아요.” 중국의 경제성장세는 꺾였다. 이를 지도자들은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라고 부르며 중속성장의 시대에 맞게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 언론들은 반부패 드라이브와 성장 둔화가 겹쳐 부유층의 명품 소비가 줄었다고 호들갑이다. 그러나 장씨 말대로 경제의 질적 변화에서 터져 나오는 파편은 최하층 농민공들에게 향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토대였던 농민과 노동자는 오성홍기 속 별로 박제된 지 오래고, 성장의 견인차였던 3억명의 농민공은 사회의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돈 주고 들어가라고 해도 주저할 만한 허름한 목욕탕을 운영하는 여주인 류(劉)씨도 귀성을 포기했다.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농민공들이 많아지자 혹시나 연휴 기간에 손님이 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다. 류씨는 “돈벌이가 시원치 않으면 목욕비부터 줄인다”고 혀를 찼다. 허베이(河北)성 바오딩(保定)시가 고향인 구멍가게 주인은 월요일에 고향으로 간다며 들떠 있었다. 그가 말을 계속하려 하자 옆에 있던 아내가 “그만하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요즘 장사가 안돼서…”라며 미안해했다. 비좁은 골목에 한 노파가 앉아 스모그를 뚫고 쏟아지는 볕을 쬐고 있었다. 사투리가 워낙 심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멀리서 할머니를 돌아봤다. 일 나간 아들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 같기도 했다. window2@seoul.co.kr
  • [열린세상] ‘뉴노멀’ 시대의 사회보장/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고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열린세상] ‘뉴노멀’ 시대의 사회보장/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고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언제부터인가 미세먼지로 자욱하고 뿌연 하늘을 보면 암울한 생각부터 떠오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그동안 익숙했던 고성장·완전고용을 ‘올드노멀’, 즉 철이 지난 과거의 기준으로 퇴색시키며, 저성장·저소득을 특징으로 하는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국면의 새로운 표준)이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어서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초저출산과 빠른 인구 고령화라는 또 다른 ‘뉴노멀’이 다가오고 있다. 생산연령층 인구 비중이 높은 ‘인구 보너스’ 기간도 2017년부터는 생산연령인구 감소를 의미하는 ‘인구 오너스’로 바뀐다. 현재 약 660만명인 65세 이상 노인 수가 25년 후엔 1600만명으로 늘어나고, 혼자 사는 65세 이상 노인도 132만명(2013년)에서 343만명(2035년)으로 증가한다. 반면 1980년대 연 7∼8%였던 잠재성장률은 현재 3% 선이며, 2017년 이후에는 2% 선으로 떨어지고, 2050년 이후에는 1% 미만으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심각하다 보니 정부 발걸음도 빨라져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제2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에 투입되는 정부 예산이 70조원(저출산 40조원, 고령사회 30조원)에 달한다. 막대한 재원을 투입했음에도 출산율 제고와 노인빈곤 완화 효과가 크지 않아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저성장 사회에서 취직하기 어렵고 설령 취직한다 해도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월급은 적은데, 집값이 비싸다 보니 결혼할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일하는 엄마들은 아이 키우기가 힘들어 아이 낳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아이가 커서 자신처럼 살 것 같아 아이 낳기를 포기한다는 젊은이도 많다고 한다. 젊은 층 상당수가 미래를 설계하기 힘든 상황에 있다 보니 정부 정책이 먹히지 않는 것이다.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한 신년 대토론회에서 젊은 층의 요청 사항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정책 효과가 크게 나타날 수 있는 곳으로 집중시켜 달라는 것이다. ‘뉴노멀’ 시대에 이러한 요구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회보장 체계의 대수술이 필요하다. 대수술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나은 상황에 있는 집단의 이해와 양보가 필요하다. 한정된 예산을 저성장·저소득으로 인해 사회적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 집단(근로빈곤층, 청년실업, 장기실직자 등)을 우선적으로 보호하는 데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는 ‘뉴노멀’ 시대에 부합하는 정책이 들어 있다. 그동안 가입 자격이 없었던 파트타임·단시간 근로자의 사회보험 가입 허용, 실직 기간 동안 정부의 사회보험료 지원, 저소득 근로자의 보험료를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회보험’의 대상자 확대가 특히 그렇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대목이 남아 있다. 자신이 보험료 100%를 부담해야 하는 저소득 자영업자, 사회적 위험에 많이 노출된 일용 근로자, 택배 기사와 레미콘 기사와 같은 특수 형태 근로자들에 대한 대책이 없어서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년부터 시작되는 ‘제3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마련해야 하는 정부, 특히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 입장이 난처한 것 같다. 실타래처럼 복잡한 문제를 특정 정부 부처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가 어려워서다. 저출산·인구고령화 문제에 관한 한 정치적 성향과 이념 차이를 접어 두고 우리가 직면한 현실과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하며 정책 효과가 가장 큰 방향으로 기본계획을 세워야 할 것 같다. 저성장·저소득·소득양극화의 심화로 인해 사회적 취약 계층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뉴노멀’ 시대에 사회적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된 집단이 우선적으로 사회보장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최소한 20∼30년은 내다보는 비전으로 사회보장제도를 개편해야 할 것이다. 사회보장제도가 잘 작동되는 국가들에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스웨덴 연금관리기구 담당자가 들려주었던 이야기는 좋은 사례다. 공정한 업무 수행으로 인해 스웨덴에서 가장 신뢰받는 정부 기관이 국세청이라고 한다. 정부는 신뢰받고, 시민 의식이 몸에 밴 국민은 자기 책임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신뢰받는 정부, 성숙한 시민 의식을 우리의 비전으로 설정하면 어떨까? 이러한 노력을 통해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세계의 창] “中경제, 뉴노멀 조정기 거쳐 美 추월할 것”

    [세계의 창] “中경제, 뉴노멀 조정기 거쳐 美 추월할 것”

    중국 베이징대 경제학과 차오허핑(曹和平) 교수는 26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중국의 경제 구조 고도화 작업은 과거 한국 등 아시아 네 마리 작은 용이 했던 것처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네 마리 용보다 덩치가 훨씬 큰 중국 경제는 ‘뉴노멀’이라는 조정기를 거쳐 미국을 추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중국의 ‘경제 뉴노멀’이란. -‘경제 뉴노멀’은 속도 중심인 초고속 성장에서 경제의 질을 중시하는 중고속 성장으로 바뀌는 과도기다. 경제 성장 속도는 연평균 8~11%에서 6~8%로 조정된다. 투자나 수출 대신 내수가 성장을 견인하며, 이를 위해 2차 산업에서 3차 산업으로 경제 구조가 고도화된다. 기술 혁신도 수반된다. →중국 경기가 심상치 않은데. -시장에서는 중국 부동산 문제를 우려스럽게 여기지만 이는 경제 뉴노멀에 수반되는 정상적인 변화다. 그동안 중국 경제가 연평균 10% 성장할 때 부동산은 20% 이상씩 성장했다. 경제 성장률을 뉴노멀 상태의 6~8%로 끌어내리려면 부동산 성장률도 그만큼 낮아져야 한다. 이 같은 조정의 결과로 올해 중국 경제는 1, 2분기 6% 후반대의 성장을 기록하다가 3분기부터 7% 이상으로 반등해 연평균 7%대의 성장을 기록할 것이다. →경착륙을 막기 위한 당국의 대안은. -중국 거시경제의 기조는 ‘신중한 통화정책’과 ‘적극적인 재정정책’이다. 중국은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과 새로운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항목을 발주하는 등의 재정정책을 병행해 시장에 돈을 풀고 흡수하는 식으로 경제 성장을 자극할 것이다. →세계 경제를 이끄는 성장 엔진인 중국이 성장 속도를 낮추면 세계 경제가 동반 침체될 텐데. -중국은 그동안 에너지 다소비 업종과 단순 가공 업종으로 경제를 성장시켰기에 중국의 경제 성장으로 혜택을 본 나라는 중국에 철광석 등 원자재를 수출한 일부 국가에 제한돼 있었다. 그러나 중국이 거대한 서비스 시장으로 탈바꿈할 경우 3차 산업이 발달한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중국 경제의 성장 축을 전환하는 ‘경제 뉴노멀’이 완성되면 세계 경제에 대한 공헌이 커진다.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중국 경제는 과거 수출·투자가 견인하던 것에서 벗어나 소비가 경제를 이끄는 ‘이노베이션’(創新) 형태로 변하고 있다. 한국도 중국의 지식 서비스업 발전에서 기회를 잡아야 한다. 한국은 중국과 문화적으로 정서가 비슷해 중국 시장을 공략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글 사진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세계의 창] 中, 중고속 성장 ‘신창타이 시대’… 경제 패러다임 확 바꾼다

    [세계의 창] 中, 중고속 성장 ‘신창타이 시대’… 경제 패러다임 확 바꾼다

    중국의 2014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7.4%를 기록했다. 4년 연속 내리 하락으로 2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과거에도 7%대로 떨어진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전과 달리 반등하지 않고 계속 악화될 것이란 시각이 대체적이다. 경착륙 우려마저 나온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경제가 합리적인 구간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차분한 반응이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4분기 실적 발표 다음날인 지난 21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중국 경제의 엔진은 멈추는 대신 오히려 더욱 좋아질 것”이라며 경착륙 우려를 일축했다. 2015년 중국 경제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뉴노멀’(new normal)이다. 중국식 표현으로는 ‘신창타이’(新常態)다. 중국에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해 5월 허난(河南)성 지방 순시 때 처음 언급했다. 당국은 지난해 12월 열린 당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개혁·개방 이후 30여년간은 수출과 투자가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초고속 성장기였으나 “앞으로는 중고속 성장, 경제 구조 고도화, 성장 동력 전환 등을 특징으로 하는 ‘신창타이’ 시대가 될 것”이라며 경제 뉴노멀 시대 진입을 공식 선언했다. 중국 경제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당국이 초고속 성장에 목을 매는 이유는 취업 때문이었다. 중국에는 매년 약 1000만개의 신규 노동 수요가 발생하는데 이 정도를 흡수할 수 있어야 도시 지역 실업률을 4% 아래로 유지해 사회 안정을 꾀할 수 있다. 과거에는 GDP가 1% 포인트 성장하면 대략 1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됐지만 경제 규모가 커지고 3차 산업 성장으로 고급 일자리가 많아지면서 지금은 GDP 1% 포인트 성장으로도 대략 130만~150만개의 일자리를 만든다는 계산이다. 이 경우 7.2% 성장으로도 1000만개 일자리를 만족시킬 수 있다. 리 총리가 다보스에서 “지난해 도시 신규 취업은 1300여만 건으로 전년도 규모를 초과하고 실업률도 낮아졌다”는 것을 근거로 중국 경기 경착륙 우려를 일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당국은 이처럼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면 더이상 인위적인 경기 부양은 필요 없다고 보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원자바오(溫家寶) 당시 총리가 경기 부양을 위해 ‘4조 위안(약 730조원)을 쏟아부은 것과 달리 ‘미니 부양책’으로 대응해도 안정적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신 질 높은 수준의 경제를 위한 체질 개선을 내세운다. 경제 구조 개혁을 통한 성장축의 전환, 이른바 ‘경제 뉴노멀’의 목표다. 당국은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경제 뉴노멀’ 안착을 위한 핵심 정책으로 신성장 동력 개발, 경제구조 개혁 등을 제시했다. 바이두(百度), 알리바바(阿里巴巴), 텐센트(騰訊), 샤오미(小米) 등과 같은 인터넷 및 첨단 기술 민간 기업을 집중 육성해 고급 일자리와 소비를 대거 창출할 수 있는 지식 서비스업 중심으로 경제 구조를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내수 확대를 위해 신형 도시화를 가속화하고, 순수 민간은행 설립 추진 등 금융 개혁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중국 경제가 고통 없이 ‘뉴노멀’ 목표를 달성할 수는 없다. 경제 성장 속도가 늦춰지는 데서 나타나는 위험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부동산 시장 경기 침체, 그림자 금융, 지방정부 부채 등 금융시장 리스크와 산업계에 만연된 공급 과잉 등 문제가 성장을 위협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한 소비 위축도 문제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커지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중에서도 부동산 경기 하강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힌다. 2014년 부동산 개발투자 증가율은 전년(19.8%)의 반 토막 수준인 10.5%를 기록했다. 지난해 각종 ‘미니 부양책’과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에도 경제 성장률이 당초 목표(연 7.5%)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부동산 때문이라는 지적이 대체적이다. 올해 1, 2분기 성장률도 부동산에 발목이 잡혀 6%대 성장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GDP의 25%를 차지하고 실물경제와 금융을 잇는 중간 고리인 부동산 시장이 흔들린다면 경제 전체가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 수 있다. 다만 부동산 시장의 붕괴를 방관하지 않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강한 만큼 부동산 경기 하강이 금융 위기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연 7% 성장률도 깨지겠지만 당장 올해는 당국이 각종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동원해 ‘바오치’(保七·경제성장률 7%대 유지)를 사수하는 식으로 경제를 점차 연착륙시킬 것이란 게 대체적인 평이다. 국무원발전연구센터 위빈(余斌)은 “‘경제 뉴노멀’은 경제의 균형을 회복시켜 체질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서 “중국 경제 성장 속도는 일각에서 우려하듯 급하락하는 식으로 경착륙하는 대신 향후 10년간 6~7%대의 중고속 성장을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리커창 “올 中경제 하강 압력 커도 경착륙 않을 것”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21일(현지시간) “2015년 중국 경기는 하강 압력이 크지만 중국 경제는 결코 경착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개막식 축사에서 이같이 밝힌 뒤 “중국 경제의 엔진은 멈추지 않고 오히려 더욱 건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2일 전했다. 그는 “중국 경제는 이미 (중고속 성장이 일반적인)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단계에 진입했다”며 “경기 하강 압력이 크지만 경제성장의 속도를 중시하는 고속 성장 대신 경제의 질을 높이는 중고속 성장에 계속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우리가 실시하려는 계획은 국내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대외 개방을 지속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정부와 시장이라는 두 개의 엔진을 바탕으로 이 같은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도시 신규 취업은 1300만명으로 전년도 규모를 초과하고 실업률도 낮아졌다. 이는 중국 정부가 내놓은 경제정책이 정확하고 유효한 것이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중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거듭 피력했다. 특히 일각에서 우려하는 중국 내 금융 리스크와 관련, “50%에 달하는 중국의 저축률이 경제성장에 충분한 자금을 제공하고 지방정부 채무의 70%도 기초시설(인프라) 건설에 사용되는 것”이라며 채무·금융 분야의 잠재적 리스크를 예방·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후 주요 기업인들과 가진 별도 포럼에서 “중국의 부동산 시장에 일부 파동(불안정)이 나타났지만 부동산 시장의 강한 수요는 장기적인 것”이라며, ‘그림자금융’(섀도 뱅킹)에 대해서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각종 행정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일반인들의 창업을 대거 격려하는 경제 활성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고속성장 막 내린 중국…24년 만에 7.4% 최저

    고속성장 막 내린 중국…24년 만에 7.4% 최저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4년째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2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0일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63조 6463억 위안(약 10조 2000억 달러)을 기록해 전년보다 7.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톈안먼(天安門) 사태 여파로 경제성장률이 3.8%를 기록한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아시아 외환위기 충격을 받았던 1998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정부 목표치(7.5%)를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다만 중국 안팎에서는 당초 우려에 비해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시장에서는 4분기 성장률이 3분기보다 낮아져 연평균 7.3% 수준의 성장률이 예견돼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12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지표가 개선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11월 7.2%에서 12월 7.9%로 반등했으며, 소매판매는 11.9%로 2개월째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부동산과 투자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어 향후 성장률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부동산 개발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평균 10.5%를 기록했다. 2013년 평균 증가율인 19.8%와 비교하면 거의 반 토막 난 수치다. 지난해 평균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15.7%에 그쳐 6개월째 둔화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중국 언론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7.0~7.3% 수준의 ‘합리적인 성장 구간’은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중국사회과학원은 보고서에서 “GDP의 4분의1을 차지하는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고 있으나 SOC 건설 프로젝트 등 ‘미니 부양책’이 계속 나올 것”이라며 올해 성장률을 7.3%로 예상했다. 오는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발표할 경제성장률 목표치도 지난 3년 동안 고수해 왔던 ‘7.5% 안팎’에서 ‘7% 안팎’으로 공식 조정될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7%대의 중고속 성장이 일반적인 상태가 됐다며 중국 경제의 ‘뉴노멀(new normal) 시대’ 진입을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무리하게 끌어올리는 대신 경제 개혁과 구조조정에 무게를 두면서 성장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함께 기준금리나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등 통화정책 완화를 통한 추가 경기 부양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특파원 칼럼] 시진핑의 뉴노멀 시대/주현진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시진핑의 뉴노멀 시대/주현진 베이징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한 지 3년째 접어들면서 중국에선 ‘뉴노멀’(New normal)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다. 중국어로 ‘신창타이’(新常態)로 번역되는 이 단어는 시 주석이 지난해 5월 지방 순시 때 연간 7%대 성장에 그치는 중국 경제에 대해 “‘경제 뉴노멀’(초고속 성장 시대가 끝나고 중고속 성장이 일반화한 상태)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에서 ‘뉴노멀’은 정치·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분위기다. 반(反)부패는 시진핑의 ‘정치 뉴노멀’이다. 2013년 말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에 대한 체포설이 나돌던 때만 해도 ‘호랑이(거물급 부패 인사) 잡기’는 저우융캉 처벌로 끝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중국 정치는 각 파벌 간 경쟁과 합종연횡이 심해 새 지도부의 부패 청산 작업이 쉽지 않았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우융캉은 물론 최근 낙마한 링지화(令計劃) 통일전선부장(장관급)까지 ‘부패 호랑이’가 잇달아 반부패 칼날에 쓰러지자 다음 타깃에 주목해야 하는 ‘새로운 상태(常態)’가 만들어진 것이다. 시 주석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최고지도자의 신년 메시지에서 ‘반부패’를 언급한 것은 올해도 부패 척결의 끈을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이 종전의 집단지배 체제를 깨고 1인지배 체제를 굳힌 것도 ‘정치 뉴노멀’에 해당한다. ‘문화 뉴노멀’은 시진핑 띄우기로 정리된다. 시진핑의 ‘말씀’을 담은 책은 중국 서점가에서 추천 도서이자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다. 시진핑을 찬양하는 노래와 뮤직비디오까지 등장해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그가 다녀간 식당은 하루아침에 명소가 되고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시 주석이 먹은 음식은 유행이 된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모옌(莫言)은 “이제는 반부패를 주제로 한 소설을 써야 할 때”라며 시진핑의 반부패 조치를 극찬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당시 시 주석이 언급한 ‘APEC 블루’(스모그 없는 파란 하늘)는 중국의 ‘환경 뉴노멀’이다. 전 도시와 부처가 앞다퉈 환경 대책을 내놓고 있다. 정치·경제·문화 분야의 뉴노멀이 중국인의 사회 의식을 바꾸는 ‘사회 뉴노멀’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까지 나온다. 지금 중국은 각 분야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현상에 ‘뉴노멀’이라는 간판을 붙이고 있다. 관영 언론들 사이에는 혁신과 개혁이 ‘뉴노멀’의 핵심이라며 시 주석 집권 이후 변화하는 중국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피력하는 목소리가 높다. 중국의 뉴노멀은 이제 사람들이 받아들여야 할 새로운 기준이 된 것처럼 보인다. 최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내외신 기자를 상대로 가진 신년회에서 “중국과 국제 사회가 밀접해지는 추세로 볼 때 중국은 중국 특색의 외교 이념을 명확히 해야 하고, 세계 각국 인민들로 하여금 (중화민족의 부흥을 골자로 하는) ‘중국의 꿈’을 이해하고 지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들의 ‘핵심이익’(티베트, 신장위구르자치구, 홍콩, 대만, 동중국해, 남중국해 등에 대한 주권)을 존중하고 자신들이 정한 규칙에 도전하지 않을 것을 강요하는 중국의 ‘외교 뉴노멀’에 대한 대응을 고민해야 할 때가 머지않은 것 같다. jhj@seoul.co.kr
  • 中 뉴노멀시대 逆도시화 바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경제가 ‘뉴노멀’(중고속 성장이 일반적인 상태) 시대로 진입했다고 선포한 가운데 경제와 직결된 사회 분야에서도 이에 따른 ‘뉴노멀’ 시대의 특징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사회과학원은 25일 발간한 ‘2015년 중국사회 형세 분석과 예측’ 보고서를 통해 중국 사회가 ‘뉴노멀 경제’에 걸맞은 ‘뉴노멀 사회’로 진입했으며 도시화, 노동시장, 소득분배, 산업구조, 소비패턴 등 5대 분야에서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우선 뉴노멀 사회의 최대 변화로 ‘역(逆)도시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도시와 농촌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도시화율 제고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은 도시화율이 80%를 넘지만 중국은 주요 2개국(G2) 국가임에도 도시화율이 2014년 기준 50% 정도에 그친다. 그런데 경제 변화로 도시화가 완성되기도 전에 역도시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근래 들어 도시인들이 휴식을 위해 농촌을 찾거나 돈 많은 노인들이 요양을 목적으로 귀농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보고서는 역도시화도 궁극적으로는 도시화를 촉진하는 것이어서 제도적인 뒷받침을 통해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고성장을 이끌어 온 일등 공신인 풍부한 노동력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농촌 인구의 노령화로 인해 노동연령 인구 비중과 노동력 인구 총량이 모두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앞으로는 산업현장에서 노동력을 원활하게 공급받기가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동시에 대학진학률이 높아지면서 2030년을 기해 대졸 이상 고학력자들의 실업률이 30%까지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뉴노멀 사회의 특징으로 3차 산업 비중의 확대도 두드러진다. 보고서는 “2013년을 기점으로 중국의 3차 산업 비중이 2차 산업을 처음 압도했고 2016년을 기해 3차 산업 비중이 5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선진국처럼 서비스업 비중이 높아질 경우 화이트칼라가 블루칼라보다 많아지고 이 경우 중산계층이 두꺼워진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전국 주민 1만여명을 대상으로 ‘좋은 사회의 기준’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들이 평등(47.2%), 민주(43.1%), 공정(40.3%), 문명(39.7%), 부강(39.3%) 등을 꼽았다고 소개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GDP 영웅론’ 잊어라!…中, 중고속 성장 ‘뉴노멀’ 시대 선언

    ‘GDP 영웅론’ 잊어라!…中, 중고속 성장 ‘뉴노멀’ 시대 선언

    중국의 2015년도 거시경제 노선을 확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가 11일 폐막했다. 시진핑(習近平) 정부 출범 초기 중국의 경제정책을 일컫던 말인 ‘리코노믹스’(Likonomics·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주도하는 중국 경제정책)는 자취를 감춘 반면 시 주석이 언급한 ‘뉴노멀’이 회의의 핵심 기조가 되면서 총리의 고유 영역인 경제 분야에서도 시 주석의 권력 독주 현상이 뚜렷하다는 평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이날 회의에서 “중국 경제는 고속 성장에서 중고속 성장으로, 성장의 규모와 속도보다 질과 효율을 중시하는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단계로 진입했다”고 평가한 뒤 “이에 따라 향후 경제 발전 방식과 경제구조 개선에 대한 자각성과 능동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영어인 ‘뉴노멀’을 중국어로 직역한 ‘신창타이’는 시 주석이 지난 5월 허난(河南)성 순시 당시 “중국은 ‘신창타이’라는 새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며 처음 언급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하려면 경제구조를 개편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고속성장 대신 중고속성장을 보편적인 상태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다. 침체에 빠진 부동산 시장과 과잉 설비, 지방정부의 과도한 부채 등으로 무리하게 고속성장을 추구하다가는 더 큰 위기에 직면할 것이란 인식이 깔려 있다.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이날 ▲고속성장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 ▲‘GDP 영웅론’(지방관리를 GDP 성적으로만 평가)은 잊어라 ▲경기진작책을 기대하지 말라 ▲투자와 부동산으로 경제성장을 지탱할 수 없다 등 뉴노멀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인식을 가져야 할 때가 왔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앞서 지난 5일 중앙정치국회의 등에서도 ‘신창타이’를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공식 발표되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목표치도 기존 7.5% 안팎에서 7.0% 안팎으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언론들은 내년 경제성장률은 7.0%가 적절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커창 총리의 리코노믹스가 경제성장률에 집착하는 대신 경제구조 개선에 총력을 쏟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는 점에서 뉴노멀과 일맥상통한다고 지적한다. 다만 시 주석의 일인지배 체제가 공고해진 만큼 시 주석이 제시한 뉴노멀이 리코노믹스를 대체하는 중국 경제 키워드가 됐다는 분석이다. 홍콩 명보는 “중국 관영 언론의 보도에서 리코노믹스가 사라지고 뉴노멀이 넘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9일부터 2박3일간 열린 이번 회의에는 시 주석을 비롯한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 7인과 주요 부처 수장 등 당·정·군 지도부와 주요 간부가 대거 참석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지지 확보 나섰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지지 확보 나섰다

    박근혜(얼굴) 대통령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제10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과 한·이탈리아 정상회담, 프란치스코 교황 예방 등을 위해 14일 출국, 순방 일정에 들어갔다. 박 대통령의 아셈 회의 참석은 취임 이후 처음이며 한국 대통령의 이탈리아 방문은 2009년 주요8개국(G8)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이후 5년 만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 및 안보를 위한 책임 있는 파트너십’을 주제로 한 이번 아셈 회의에는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비롯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51개국 국가원수와 정부 수반이 참석한다. 박 대통령은 국제 문제를 다루는 전체회의에서 자유토론 발언 등을 통해 유럽과 아시아 정상들에게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각국 지도자의 이해를 높임으로써 국제적 지지를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최근 일련의 대북 관계에 대해서도 추가 언급이 예상된다. 금융 및 경제 세션에서는 환율을 둘러싸고 각 나라 간 신경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몇몇 주요 국가 정상과의 양자 회담도 예정돼 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조르조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17일 오후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 나폴리타노 대통령 및 마테오 렌치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바티칸 교황청을 찾아 지난 8월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두 달 만에 다시 만난다. 한편 박 대통령은 출국에 앞서 이날 오전 신라호텔에서 열린 2014 세계지식포럼에 참석, 축사를 통해 “혹자들은 지금의 저성장 상황을 ‘뉴노멀(New Normal) 시대’라고 부르며 다시는 고성장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하지만 과감하고 창의적인 경제정책과 국제적인 공조가 잘 이뤄지면 ‘새로운 성장의 시대’가 열릴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발명가가 곧 기업가가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하며 글로벌 경제가 다시 성장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창조적 성장, 균형 잡힌 성장, 기초가 튼튼한 성장 등 3대 방향을 제시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이영탁 미래와 세상] 선장의 역할

    [이영탁 미래와 세상] 선장의 역할

    세월호 사고는 언급하기조차 싫다. 그러나 한 가지 꼭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에서 다시 끄집어내고자 한다. 만일 세월호 선박이 잘 정비돼 아무 결함이 없는 배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배에 문제가 없었다면 선장이 좀 잘못하더라도 괜찮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그러다가도 금방 고개를 젓는다. 자동차나 비행기가 새것이라고 해서 사고가 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대형 사고는 대체로 기계적인 결함보다 무리한 운행이 더 큰 원인이다. 세월호의 경우에도 선박 자체의 문제보다는 관리 소홀과 운전 부주의가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화물의 과적에다 침몰 직전 급격한 항로 변경이 대형 참사를 불러왔다고 한다. 실제로 멀쩡한 수송수단도 선장이나 조종사를 잘못 만나면 엄청난 사고를 불러올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어디 세월호에만 해당되겠는가.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세월호의 위험이 없는 곳이 없다. 가정도, 기업도, 국가도 지도자를 잘못 만나면 언제라도 사고를 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가정의 선장은 가장이요, 기업의 선장은 사장이다. 나라의 선장은 물론 대통령이다. 가장이든, 사장이든, 대통령이든 평소 멀쩡하던 가정이나 기업 또는 나라를 얼마든지 거덜낼 수 있다. 왜냐하면 이들의 운전 미숙이나 부주의가 예기치 않는 참사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의 문제가 세월호에 그치지 않고 우리 주변 어디에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요즘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이 문제로 자주 거론되고 있다. 국정을 운영하는 방식이 시간적으로 과거식이고 공간적으로 폭이 좁다. 그 결과 다양하고 수준 높은 국민의 기대에 못 미쳐 국민의 신뢰가 낮아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많은 사람들이 답답해하고 있다. 이러다가 언젠가는 한 번 대형 사고를 내지 않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금은 ‘뉴노멀’ 시대다. 정상적인 것의 기준이 달라졌다. 전에는 물건을 잘 만들어 이익을 많이 내는 것이 기업의 본분이었다면 지금은 착한 기업, 따뜻한 경영이 더 중요하다. 국가 운영방식도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와해성 혁신이라는 말이 있는데 기존의 것을 두고는 혁신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과거의 경험은 차라리 없는 게 낫다는 말도 있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고 한다면 그건 정말 케케묵은 소리다. 오늘의 성공은 미래 성공의 적이라는 ‘성공의 역설’을 꼭 기억할 일이다. 지금은 집단지성의 시대다. ‘우리는 나보다 똑똑하다’(We are smarter than me)는 말이 있다.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고 해도 여러 사람의 지혜를 당해낼 재간이 없다. 너 나 없이 인터넷과 휴대전화로 무장하는 바람에 모두가 똑똑해졌기 때문이다.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말은 ‘독고(獨考) 끝에 악수 둔다’로 바뀌어야 할 판이다. 무슨 일이든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여러 사람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 한다. 이제 특별한 천재나 영웅이 없는 세상이 됐다. 지금 나라의 선장에 대한 불안감이 상당하다. 선장의 웃는 얼굴을 좀처럼 볼 수가 없다. 선장이 분명 실수를 했는데도 미안하다는 말을 듣기가 어렵다. 내 탓보다 남의 탓을 앞세우는 모습은 민망하기까지 하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누가 무슨 소리를 해도 마음을 고쳐먹거나 스타일을 바꾸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실수가 되풀이되고 그런 실수가 쌓여 큰 참사를 부르지 않겠느냐는 걱정이 앞선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막중한 과제가 여럿 있다. 경제의 성장 동력을 되찾으면서 경제민주화를 실천하는 일, 동북아의 안정과 번영을 주도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대치 속에서 우리의 국익을 극대화하는 일, 그리고 무엇보다 남북통일의 기회가 왔을 때 소프트 랜딩하는 일 등 굵직굵직한 일들이 많다. 잘 대처해 나갈 수 있을까. 선장의 평소 운전 스타일이 크게 달라지기를 간절히 기대해본다. 세계미래포럼 이사장
  • [시론] 하늘 궁전과 땅의 학교/ 김영환 국회의원·전 과학기술부 장관

    [시론] 하늘 궁전과 땅의 학교/ 김영환 국회의원·전 과학기술부 장관

    지상 340㎞에 떠 있는 중국의 우주정거장 텐궁(天宮), 즉 ‘하늘 궁전’에서 하는 강의와 물리학 실험을 땅의 학교에서 6000만명의 학생이 시청했다. 실시간으로 중국 전역에 생중계된 우주 강의에서 학생들과 강사는 직접 화상통신으로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수업을 마치면서 여성 우주인 강사 왕야핑(王亞平)은 ‘과학에 대한 꿈을 키워 위대한 중국의 꿈을 실현하자’고 말했다. 강의를 시청한 학생들은 재미와 신비의 요소가 뒤엉켜 환호했고, 우주에 대한 꿈을 확실하게 키우는 계기가 되었다. 이 뉴스를 접하고 너무나 놀랍고 부러웠다. 딱딱한 과학 수업이 얼마나 생생하고 신기한 체험 학습이 될 수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재미없는 과학 수업에 질려 있고 이공계를 기피하는 우리 청소년을 생각할 때 너무나 부럽고 부끄러웠다. 지난달 중국에서 시현된 한 편의 드라마는 참으로 놀랍고 감동적이다. 국민들에게 과학기술 강국의 위용을 과시하면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일으키는 데 이처럼 좋은 기회가 어디 있겠는가. 중국은 연구개발(R&D)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10년 중국의 R&D 투자는 1043억 달러로 한국(380억 달러)의 3배 수준이다. 지난 15년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중이 연평균 7.8%씩 늘어나 한국(3.3%)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증가했다. 1년에 3000억원의 예산이 없어 겨우 우주에 한 번 발사체를 올려놓고는 독자적인 발사 계획을 수정할 수밖에 없는 우리가 아닌가. 우리가 만약 과학기술에서 중국에 뒤떨어진다면 우리 경제는 조만간 중국에 추월당하고, 우리 상품의 경쟁력은 시장에서 빛을 잃게 될 것이다. 과학기술 경쟁력의 기초는 과학기술을 중시하고 과학기술인을 존중하는 정부와 국민의 관심에 달려 있다. 과학기술계의 척박한 풍토 속에서 어떻게 국가발전을 이룩할 수 있겠는가. 1960년대 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는 중국 과학계의 대부로 불리는 천쉐썬(錢學森)을 비롯한 과학자들을 “홍위병들로부터 보호하라”고 군에 지시했다. 중국의 핵심권력층 대부분은 이공계 출신으로 채워져 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7%만이 이공계 출신인 것과 크게 대비된다. 게다가 중국은 2008년부터 세계적 수준의 과학인재 2000명을 국내로 영입하는 ‘천인(千人)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도 이렇게 뒷짐만 지고 있을 수 없다.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과학기술자들의 사기를 북돋울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 저성장, 저소비, 고실업을 특징으로 하는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자원 빈국인 우리가 살아남기 위한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우선, 이공계 출신에 대한 병역특례를 대폭 확대할 것을 제안한다. 원하는 사람은 모두 병역특례를 받도록 해 중소기업으로, 연구소로, 생산 현장으로 보내야 한다. 특히 과학인재 양성과 군복무를 결합하고 제대 후 벤처 창업과 신기술 개발로 연결시키는 대한민국의 ‘탈피오트’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과학기술인들의 창업과 취업을 지원하고 과학기술인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또한 점점 과학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고 있는 과학 교육을 전반적으로 개편할 것을 제안하고 싶다. 지식 암기식 교육으로부터 체험과 실험 중심의 교육을 통해 과학에 관심과 흥미를 북돋워야 한다. 이를 위한 대학입시제도의 개선을 검토할 때이다. “과학기술 강국이 되려면 차세대 과학기술인을 키워내는 것이 관건이다. 국가와 사회가 (과학기술에) 관심을 갖도록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 우주 강의를 지켜본 중국인 교사의 말이 귓가에 쟁쟁하다. 하늘 궁전에서 대한민국 땅의 학교에 보내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 박재완 재정부장관 “복지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

    박재완 재정부장관 “복지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우리나라가 ‘복지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15일 오후 신라호텔에서 개최된 ‘세계전략포럼 2011’ 축사에서 “우리는 미래세대에 과도한 부담을 넘기지 않고자 노력한 독일과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의 개혁 사례를 참조해 복지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가 직면한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규범) 시대의 세 가지 가치 중 하나로 안전망(safety net)을 꼽으면서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우리는 사회안전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식했지만 지나친 복지 역시 문제임을 우리는 유럽 재정위기에서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일하는 복지를 기조로 재정적으로 지속가능하면서도 꼭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맞춤형 복지를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 그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일자리 창출과 물가안정의 필요성을 주장했고, 사회적 문제에 높은 관심을 갖고 민·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사회적 책임을 역설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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