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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신·반도체·기후변화… 非전통안보 현안에 외교부 ‘냉가슴’

    백신·반도체·기후변화… 非전통안보 현안에 외교부 ‘냉가슴’

    안보·경제·과학기술 등 겹쳐 경계선 모호기존 작은 조직으론 과기외교 대처 난항“세계 기술변화·국가전략·외교 관계 파악모든 局·대사관 科技업무 스며들게 해야”‘기승전외교’. 코로나19 백신 수급 불안정부터 일본 정부의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반도체 공급망 재편까지 최근 불거진 이슈마다 외교부가 소환되고 있다. “외교부 덕분에”라는 칭찬보다는 “외교부는 대체 뭐했나”라는 원망 섞인 목소리가 대체적이다. 외교부를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에 직원들은 억울한 마음 한가득이지만 내색도 못 한다. “코백스 퍼실티리(다국가백신연합체) 공략해 성과 거뒀는데…”라고 말해 봤자 알아줄 리 없어서다. 외교부에 대한 원망이 더 커지기 전에 ‘급한 불’부터 꺼야 하는데 전통 외교에 충실한 20세기형 조직이 또 발목을 잡는다. ●윗선 지원에도 단기 해결 어렵고 부처 협업 필요 3일 외교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원전 오염수, 기후변화 등 최근 떠오른 외교 현안은 ‘기후환경과학외교국’(이하 기후국)이 도맡고 있다. 신설된 지 6년이 채 안 된 기후국이 한미 관계를 다루는 북미국 못지않게 주목받는 이유다. 문제는 기후국이 떠안은 과제 하나하나가 국민적 관심사가 크고 단기간에 해결이 어려울 뿐 아니라 부처 간 긴밀한 협업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인원도 많지 않아 버거운데 최근 인사가 나면서 국장도 바뀌었다. 외교부 내에선 기후국이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 발표 이후 업무 과부하에 곡소리 났던 아시아태평양국과 똑 닮았다는 말도 나온다. 최종문 2차관(백신), 이성호 경제외교조정관(원전 오염수) 등 윗선에서도 지원 사격을 하고 있으나 쓰나미처럼 몰려온 비전통안보 위기의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는 없어 외교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 외교부 간부는 “조직·인력·지원 등 단기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고,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리더십에서도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기후국은 2019년 세운 마스터플랜과 지난해 발주한 연구용역 보고서(과학기술외교 역량 강화 방안)의 8가지 정책제언 등을 토대로 에너지·과학외교과를 둘로 나누는 작업 등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존 양자·다자 체제에 맞춰 칸막이가 쳐진 조직 체계로는 기술이 안보가 된 과학기술외교 시대에 기민하게 대처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반도체 공급망 재편 문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양자경제외교국도 마찬가지다. 반도체가 안보인지, 경제인지, 기술인지 경계 자체가 모호해졌기 때문이다.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우리 기업이 타격받지 않으려면 주요 국가 동향 파악을 넘어 향후 애로사항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하는데 국 차원에서 대응하기엔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싱가포르는 장관이 科技외교 전담 진두지휘 싱가포르는 외교장관이 ‘스마트 국가 이니셔티브’ 담당관을 겸하고 있다. 외교부에 과학기술외교 전담 부서를 두는 방식을 넘어 외교장관이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AI)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셈이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보통 부처들은 위기가 닥치면 눈에 띄는 해법으로 조직을 신설한다”면서 “글로벌 기술 변화가 국가전략과 외교에 어떻게 투영되는지를 읽어내고 정책적으로 보완해 줄 수 있는 코디네이터를 영입하는 것은 조직을 크게 손대지 않아도 가능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장용석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교부 내) 모든 국, 모든 대사관의 업무에 과학기술 이슈가 스며들게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우리의 과학기술·인적 자원을 외교적 지렛대로 삼아 큰 사건이 터졌을 때 이를 하나의 ‘패’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백신·오염수·기후변화에 반도체까지...잘되면 내탓, 못하면 외교탓?

    백신·오염수·기후변화에 반도체까지...잘되면 내탓, 못하면 외교탓?

    비전통안보 위기, 한꺼번에 몰려와외교부 기후환경과학외교국서 대응“단기, 중장기 해법 나눠 방법 모색”‘기술=안보’ 과학기술외교 대처 필요‘기승전외교’. 코로나19 백신 수급 불안정부터 일본 정부의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반도체 공급망 재편까지 최근 불거진 이슈마다 외교부가 소환되고 있다. “외교부 덕분에”라는 칭찬보다는 “외교부는 대체 뭐했나”라는 원망 섞인 목소리가 대체적이다. 외교부를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에 직원들은 억울한 마음 한가득이지만 내색도 못 한다. “코백스 퍼실티리(다국가백신연합체) 공략해 성과 거뒀는데…”라고 말해 봤자 알아줄 리 없어서다. 외교부에 대한 원망이 더 커지기 전에 ‘급한 불’부터 꺼야 하는데 전통 외교에 충실한 20세기형 조직이 또 발목을 잡는다. 3일 외교부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원전 오염수, 기후변화 등 최근 떠오른 외교 현안은 ‘기후환경과학외교국’(이하 기후국)이 도맡고 있다. 신설된 지 6년이 채 안 된 기후국이 한미 관계를 다루는 북미국 못지않게 주목받는 이유다. 문제는 기후국이 떠안은 과제 하나하나가 국민적 관심사가 크고 단기간에 해결이 어려울 뿐 아니라 부처 간 긴밀한 협업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다. 인원도 많지 않아 버거운데 최근 인사가 나면서 국장도 바뀌었다. 외교부 내에선 기후국이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 발표 이후 업무 과부하에 곡소리 났던 아시아태평양국과 똑 닮았다는 말도 나온다. 최종문 2차관(백신), 이성호 경제외교조정관(원전 오염수) 등 윗선에서도 지원 사격을 하고 있으나 쓰나미처럼 몰려온 비전통안보 위기의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는 없어 외교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 외교부 간부는 “조직·인력·지원 등 단기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고,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리더십에서도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기후국은 2019년 세운 마스터플랜과 지난해 발주한 연구용역 보고서(과학기술외교 역량 강화 방안)의 8가지 정책제언 등을 토대로 에너지·과학외교과를 둘로 나누는 작업 등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존 양자·다자 체제에 맞춰 칸막이가 쳐진 조직 체계로는 기술이 안보가 된 과학기술외교 시대에 기민하게 대처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반도체 공급망 재편 문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양자경제외교국도 마찬가지다. 반도체가 안보인지, 경제인지, 기술인지 경계 자체가 모호해졌기 때문이다.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우리 기업이 타격받지 않으려면 주요 국가 동향 파악을 넘어 향후 애로사항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하는데 국 차원에서 대응하기엔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싱가포르는 외교장관이 ‘스마트 국가 이니셔티브’ 담당관을 겸하고 있다. 외교부에 과학기술외교 전담 부서를 두는 방식을 넘어 외교장관이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AI) 전략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셈이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보통 부처들은 위기가 닥치면 눈에 띄는 해법으로 조직을 신설한다”면서 “글로벌 기술 변화가 국가전략과 외교에 어떻게 투영되는지를 읽어내고 정책적으로 보완해 줄 수 있는 코디네이터를 영입하는 것은 조직을 크게 손대지 않아도 가능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과학기술정책위원회 의장인 장용석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교부 내) 모든 국, 모든 대사관의 업무에 과학기술 이슈가 스며들게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우리의 과학기술·인적 자원을 외교적 지렛대로 삼아 큰 사건이 터졌을 때 이를 하나의 ‘패’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잠든 백설공주에 키스? 문제 있다”…美 디즈니랜드 놀이기구 논란

    “잠든 백설공주에 키스? 문제 있다”…美 디즈니랜드 놀이기구 논란

    코로나19 팬데믹 후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임시 폐장했던 미국 테마파크 디즈니랜드가 412일 만에 재개장한 가운데, 인기 놀이기구를 둘러싼 논란이 발생했다. 폭스뉴스 등 현지 언론의 2일 보도에 따르면 디즈니랜드는 재개장에 맞춰 관람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놀이기구 중 하나인 ‘백설공주’를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했다. 과거에는 독이 든 사과를 이용해 백설공주를 괴롭힌 사악한 여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개편된 ‘백설공주’ 놀이기구의 테마는 백설공주와 공주를 구하기 위해 찾아 온 왕자의 러브스토리에 더욱 무게가 실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람객들은 놀이기구를 타며 새로운 음악과 애니메이션 시스템을 즐길 수 있고, 놀이기구가 클라이맥스로 진입하는 시점에서는 왕자가 이미 죽은 것으로 알고 있는 백설공주에게 ‘진정한 사랑의 키스’를 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전보다 더 가벼운 테마로 관람객들에게 접근하려 했던 디즈니랜드 측의 계획이 무산된 것은 왕자가 눈을 감고 있는 공주에게 키스하는 장면 때문이었다.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발행되는 일간지인 ‘SFGate’의 평론가들은 “백설공주의 동의 없이 하는 왕자의 키스는 비록 공주가 잠들어있는 동안이라 하더라도 ‘진정한 사랑’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이어 “디즈니 영화에서 이러한 문제가 이미 중요한 이슈라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동의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하며 “아이들에게 양쪽 당사자들이 모두 동의하지 않은 키스를 가르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2021년에 다시 문을 연 디즈니랜드가 남성이 여성에게 하는 행동에 대한 ‘구식 아이디어’를 담긴 장면을 추가하겠다고 결정한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최초의 디즈니 장편 애니메이션인 ‘백설공주’가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일본 오사카대학의 한 교수는 “잠이 든 여성에게 키스하는 행위는 의식이 없는 사람에 대한 성폭행과도 같다”면서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의 이야기는 성폭력을 조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논란은 디즈니랜드 측이 강조하고 있는 ‘다양성’과도 연관이 있다. 지난해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디즈니랜드는 백인 우월주의 시각이 두드러진다는 비판을 받았던 놀이기구들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중 하나는 1955년 디즈니랜드가 들어섰을 때 생겨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는 터주대감인 ‘정글 크루즈’다. 탑승객들이 정글 유람선을 타고 야생 동물들과 원시부족이 살고 있는 정글을 탐험하는 내용인데, 인종차별 반대운동 시작 이후 비난이 거세지자 결국 리모델링에 착수했다. 하나의 오래된 탑승기구인 ‘스플래시 마운틴’도 인종 차별 논란에 휩싸이자 리모델링을 발표한 바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호주 “인도에서 귀국하는 자국민에 실형”에 “미국은 놔두고, 차별”

    호주 “인도에서 귀국하는 자국민에 실형”에 “미국은 놔두고, 차별”

    호주 정부가 코로나19 창궐로 인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인도발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3일부터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자국민이더라도 14일 이내 체류하던 인도에서 돌아오면 최고 징역 5년형을 구형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호주 정부는 오는 15일까지 인도에서 들어오는 모든 항공편을 금지했는데 이것을 무시하고 귀국하는 이들을 엄벌하겠다는 것이다. 그렉 헌트 보건부 장관은 지난 30일(현지시간) 이메일 성명을 발표해 인도에 체류한 여행자는 자국 시민이라도 호주 입국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결코 가볍게 내린 결정이 아니다. 이 조치를 위반하면 최고 5만 1000달러(약 5683만원)의 벌금형이나 5년 이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면서 “호주에서 격리된 해외여행자 중 인도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가 급증하자 이같은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조치를 오는 15일에 재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인도에 머무르는 호주인은 9000명 정도이며 이 가운데 600명 정도는 감염병에 취약한 상황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일부에서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인도에 가족과 체류 중인 한 호주인 의사는 입국 금지가 차별적이라고 주장하고 “인도계 호주인은 이를 인종차별적 정책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등에서도 감염이 확산했는데, 이런 나라에 있는 사람과 인도계 호주인은 다른 대우를 받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관계자는 “터무니 없는 조치“라며 “호주 정부는 인도에서 귀국하는 호주인을 교도소에 보내거나 냉정하게 처벌하려 하는 대신 이들을 안전하게 격리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호주는 지난해 2월부터 코로나 바이러스의 해외 유입을 막는다며 강력한 국경 봉쇄 조치를 취하며 지역감염 사례가 늘어나면 주별로 출입을 막는 조치로 상당한 감염병 억제 효과를 거뒀다. 이런 성공에 근거해 인도발 항공편을 막고 그래도 입국하는 자국민이 있으면 징역형을 구형하겠다는 얼토당토 않은 강경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감염병 창궐을 피해 돌아오려는 자국민까지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행위는 지나친 월권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 동안 인도에 체류한 외국인에 대한 입국을 오는 4일부터 금지하는 것에 서명했다. 다만 미국의 합법적인 영주권자와 미국 시민권자의 배우자 및 가까운 가족은 예외로 뒀다. 한국 외교부는 인도에 머무르는 자국민의 원활한 귀국을 돕기 위해 주 6편 운항하던 부정기 여객기를 주 12편으로 늘리려 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후배폭행‘ 기승호, KBL서 제명

    ‘후배폭행‘ 기승호, KBL서 제명

    현대모비스 벌금 1500만원후배 선수 4명에게 폭력을 행사한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의 기승호(36)가 KBL로부터 제명 징계를 받았다. KBL은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개최한 뒤 “동료 선수 4명에게 주먹을 휘두른 기승호를 제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지 않은 채 식사 자리를 갖고, 소속 선수 관리를 소홀히 한 현대모비스 구단에는 제재금 1500만원을 부과했다. 전날 농구계에 따르면 기승호는 이달 26일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안양 KGC인삼공사에 패한 뒤 시즌을 마무리하는 팀의 식사 자리에서 술에 취해 장재석 등 선수 4명을 때렸다. 장재석은 눈 주변 부위를 맞아 안와골절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KBL은 재정위원회를 열어 해당 폭력 사건과 구단의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에 대해 심의하고 이같이 결정을 내렸다. 이날 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사실관계를 소명한 기승호는 취재진과 만나 “불미스러운 일을 저질러 책임을 통감한다. 한 팀의 베테랑으로서 너무 죄송하다.특히 (장)재석 선수와 다른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앞서 이 사건과 관련해 기승호가 구단 매니저와 실랑이를 벌이다 얼굴을 맞아 코뼈가 골절됐고,이 때문에 감정이 격해져 선수들에게 팔을 휘둘렀다는 보도가 나왔는데,기승호는 “그것(매니저 폭행)에 관련된 진단서와 자료도 모두 소명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매니저의 폭행이 있었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못 박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기승호는 “(선수들에게) 앞으로 더 사과할 생각이다. 다만 소명 중에 사실인 부분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해서는 정확히 소명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끝내 코트를 밟을 수 없게 됐다. KBL은 “본 사안에 대한 심각성과 사회적 파장이 중차대하다는 것을 고려해 10개 구단과 함께 유사 상황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선수단 인성 교육 등 예방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日 골든위크 코로나 방어 총력전…“올림픽 전까지 백신 효과 나와야”

    日 골든위크 코로나 방어 총력전…“올림픽 전까지 백신 효과 나와야”

    “올림픽 개막 전까지 백신의 효과가 나타나 감염자 수가 떨어지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30일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한 의원의 발언을 인용해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7월 예정된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도쿄도 등 4개 도부현(광역자치단체)에 내려진 긴급선언을 예정대로 11일에 종료할 수 있을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5000명대에 이르는 일본에서 음식점 영업시간 제한 등을 골자로 한 긴급사태가 진행 중이지만 11일까지 17일간으로 한정한 것은 너무 짧다는 우려가 많다. 일본 내 전문가들은 3주 이상은 발령해야 효과가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자칫 긴급사태를 장기화하면 경제적 타격은 물론 도쿄올림픽 개최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자민당 간부는 마이니치신문에 “(5월 17~18일로 조정 중인)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일본 방문도 (긴급사태 발령 기간 설정) 판단의 소재가 되었을 것”이라며 “방일 전에 긴급사태를 해제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스가 총리의 올림픽 개최 의지는 확고하다. 그는 지난 28일 일본 내 각 언론사에 공문을 보내 도쿄올림픽에 대해 “IOC는 7월부터 개최할 것을 이미 결정했고 각국의 올림픽 위원회와도 확인하고 있다”며 “정부로서도 도쿄도, 조직위원회, IOC와 감염 대책을 포함해 협의를 거듭하고 있고 안전·안심할 수 있는 올림픽을 실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기존에 승인한 화이자 백신에 이어 5월 20일쯤 모더나 백신을 승인할 예정으로 백신 접종 속도를 높여 감염을 막을 계획이다. 30일 일본에 도착한 모더나 백신에 대한 승인이 이뤄지면 도쿄와 오사카에 세워질 백신 접종 센터에서 접종이 이뤄질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일본 정부의 계획과 스가 총리의 의지와는 별개로 올림픽 개최에 대한 회의론은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30일 사설에서 “냉정한 눈으로 현실을 마주할 때”라며 올림픽 취소를 주장했다. 이 신문은 일본 내 올림픽 관중 수용 여부를 올림픽 개막 직전인 6월에 결정하기로 판단을 미룬 데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며 “관중의 유무나 규모가 불명인 채로 의료 체제를 어떻게 구축할 생각인가”라고 꼬집었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5일까지 이어지는 ‘골든위크’ 기간 코로나19 감염을 최대한 막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계획과 달리 휴일을 맞아 주요 지역이 인산인해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코모·인사이트마케팅의 위치정보 데이터를 인용해 일본 전국 10개 주요 지점의 휴일 첫날인 29일 오후 3시대의 인파가 지난해 같은 날에 비해 1.2~3.3배 늘었다고 밝혔다. 이번이 세 번째 긴급사태 발령인 만큼 외출 자제에 대한 국민적 피로도가 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도쿄의 번화가 긴자의 첫날 인파는 긴급사태 발령 전인 지난 18일에 비해 29% 감소했지만 지난해 4월 29일과 비교하면 114% 늘었다. 훗카이도 삿포로역은 18일 대비 4% 감소했고 지난해보다는 232%나 증가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강원 수산어업인 “일본 원전오염수 해양방출 철회하라”

    강원 수산어업인 “일본 원전오염수 해양방출 철회하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 결정을 규탄하는 전국 수산어업인 동시 집회가 열린 30일 강원 속초시수산업협동조합 위판장에서도 항의집회가 열렸다. 규탄대회에는 홍진근 수협중앙회 대표이사를 비롯한 강원 동해안 8개 수협 조합장과 기관 단체장, 어업인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수산어업인들은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방출 결정을 수산업 존립을 위협하는 중대한 침해로 인식하고 있다”며 “원전 오염수 국내 유입 여부와 관계없이 수산물 소비급감, 어촌관광 기피 등으로 인한 수산업계 피해는 향후 20∼30년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은 주변국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해양 방출 결정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는 국민 불안해소를 위한 방사능 모니터링 철저, 원산지 표시단속 강화 등 수산업 보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규탄대회에는 어선 10여 척이 참여해 청초호에서 해상시위도 벌였다. 속초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현대모비스 선수 폭행 ‘발칵’

    현대모비스 선수 폭행 ‘발칵’

    2020~21시즌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해 시즌을 마무리한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선수간 폭행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29일 농구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안양 KGC와의 원정 경기에서 패해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한 현대모비스 선수단은 경기를 마치고 용인 숙소로 이동해 저녁 식사자리를 가졌는 데 공식 자리가 끝난 뒤 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감독과 코칭 스태프 등 대부분 식사 뒤 해산했으나 일부 선수들이 남아 반주를 겸한 식사 자리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고참 선수인 A가 후배 B, C, D, E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B의 경우 눈 주위를 맞아 안와골절 진단을 받았다. 나머지는 일부 타박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를 당한 선수들은 팀 내 주요 전력으로 평가 받는 선수들이다. 특히 B의 경우 6월 도쿄올림픽 남자 농구 최종 세계 예선에 출전할 가능성도 있다. 실내 식사 자리와 관련해서는 코로나 19 방역 수칙을 위반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모비스는 진상 파악에 나서는 한편, KBL에 사건을 알렸다. KBL은 30일 긴급 재정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 구단도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불미스러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피해를 당한 소속 선수들과 가족들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KBL 결정과는 별개로 구단 차원의 강력한 징계도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에 대해 사법 처리 여부는 기본적으로 피해 당사자들 의사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文 “숙고 끝내고 대화할 시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 의지

    文 “숙고 끝내고 대화할 시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 의지

    새달 한미정상회담 계기로 교착 해소한미 만남 후 북미 탐색전서 향방 결정통일부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동의 추진“美 전향적 입장 이끌면 연내 협상 물꼬”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이제 오랜 숙고를 끝내고 다시 대화를 시작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으며 진통을 겪으면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평화의 시계를 다시 돌릴 준비를 해야 할 때”라며 북미를 향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다음달 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북미 대화 및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4·27 남북 정상회담 3주년을 맞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지금의 평화는 미완의 평화이며 판문점선언의 토대 위에서 불가역적인 항구적 평화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5월 하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이 한미 동맹을 더욱 굳건하게 다지는 한편 대북정책을 긴밀히 조율하고 발전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정부와 견고한 협력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켜 나갈 길을 찾고자 한다”며 “남북과 북미 간 대화·협력의 물꼬가 트일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3년 전 판문점선언과 남북 관계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도보다리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하지만 하노이 결렬 이후 교착상태가 장기화돼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판문점선언은 누구도 훼손할 수 없는 평화의 이정표로, 어떤 경우에도 판문점선언이 약속한 평화의 길을 되돌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별도 행사를 열지 않았다. 대신 이인영 장관이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등이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공동 주최한 행사에서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 추진과 보건의료 협력에서 민생협력으로의 확대를 포함한 ‘포괄적 인도협력’ 구상을 제시했다. 남측의 거듭된 대화·협력 제안에 북측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진행될 북미 간 탐색전에서 남북, 북미 관계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미국의 전향적 입장을 이끌어 낸다면 연내 물꼬를 틔워 볼 수도 있을 것”이라며 “중국 문제와 관련, 쿼드에 곧 가입하지는 않더라도 협조 의사를 충분히 설명한다면 정부가 원하는 북핵 동결로 시작되는 협상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우리가 대중 정책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 한미 대북정책 공조에도 효과적”이라고 주문했다. 반면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무리한 추진보다는 현상을 유지·관리하는 것이 한반도 안정을 지속시키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죽을 때까지 채찍질…이유도 없이 7세 아들 죽인 칠레 여성

    죽을 때까지 채찍질…이유도 없이 7세 아들 죽인 칠레 여성

    아무런 이유도 없이 무자비한 채찍질로 어린 아들을 숨지게 한 엄마가 구속됐다. 25일(이하 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칠레 사법부는 7살 아들을 폭행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33세 친모의 구속적부심에서 구속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미 기소된 여자는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됐다. 현지 언론은 "엄마가 구속된 가운데 사망한 7살 아들의 장례식이 자택 인근의 한 장례식장에서 지난 주말 엄수됐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사건은 칠레 코킴보주(州)의 푸니타키라는 곳에서 지난 20일 발생했다. J.A.C.T라고 이니셜만 공개된 여자는 전신에 상처투성인 아들을 데리고 푸니타키의 한 병원을 찾았다. 응급실로 들어간 아이를 본 의료진이 특히 주목한 건 등과 팔 등에 남아 있는 채찍질 흔적이었다. 병원 관계자는 "채찍으로 맞은 흔적이 아이의 온몸에 남아 있었다"면서 "너무 끔찍한 모습에 몇몇 간호사들은 당시 환자(아이)를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최선을 다했지만 아이는 결국 눈을 감고 말았다. 병원이 내린 사인은 다발성 외상으로 인한 외상성 폐부종이다. 아동폭행의 흔적을 확인한 병원은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아들이 사망한 직후 여자를 긴급체포됐다. 구속적부심까지 열렸지만 아직 사건의 전모는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여자가 아들을 폭행하는 데 허리띠를 사용했다는 게 확인된 사실의 전부다. 검찰은 "친모가 허리띠로 모질게 아들을 채찍질해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라며 병원이 확인한 외상의 흔적을 증거로 제시했다. 관계자는 "발로 차거나 손으로 때린 흔적도 남아 있었지만 결정적인 폭행은 허리띠 채찍질이었다"고 말했다. 조사 과정에서 여자도 이 같은 사실은 인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여자가 아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이에 대해 "지금까지 드러난 바로는 여자가 아들을 때린 데 특별한 이유가 없었다"면서 이유없는 폭행이었다고 설명했다. 여자의 국선변호인은 "피의자와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면서 "폭행의 이유에 대해 피의자가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엘디아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사익에 권력 쓰는 의원·공무원… 사회공헌도는 낙제점

    사익에 권력 쓰는 의원·공무원… 사회공헌도는 낙제점

    기여도 5점 만점에 지방의원 1.4점 ‘꼴찌’공헌도 척도로 ‘공공성·윤리의식’ 꼽아소방관·환경미화원은 사회공헌 최우수“개인이익-공익 사이 균형점 재설정 시급”‘코로나19시대 바람직한 직업군은 무엇일까.’ 코로나19 이후 공공부문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지만, 국회 및 지방의원·공무원·공공기관 임직원의 사회적 기여도는 오히려 최하위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역할이 확대되거나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직업 25개를 선정해 국민의 인식도를 평가한 결과다. 정부와 국회의 결정이 국민의 삶은 물론 생명과도 직결되고 있는 만큼 공공부문 직업군의 공공성과 신뢰부터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신문과 비영리 공공조사네트워크 ‘공공의창’, 여론조사기관 ‘우리리서치’가 지난달 9~12일, 15일 성인남녀 307명을 대상으로 각 직업군에 대한 인식을 심층조사한 결과, 공무원을 포함한 이들 직업군의 사회적 권력은 평균(2.90점) 이상이었으나, 공헌도는 평균(2.70점) 이하였다. 조사는 25개 직업의 사회적 권력과 공헌도에 대한 인식의 정도(매우 낮음~매우 높음)를 조사해 점수(5점 만점)로 환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공공부문 종사자 과도한 기득권 드러나 그 결과 지방의원의 사회적 공헌도는 1.40점으로 25개 직업군을 통틀어 가장 낮게 나타났다. 국회의원이 1.54점으로 뒤를 이었고, 공공기관 임직원(1.95점), 중앙정부 공무원(2.02점), 자치단체 공무원(2.05점) 순으로 낮았다. 사회적 공헌도를 평가한 척도로는 31.6%가 공공성을, 30.9%가 윤리의식을 꼽았다. 25.1%는 필수성, 10.7%는 이타성을 사회적 공헌도 평가 척도로 삼았다고 답했다. 즉 공공성과 사회적 윤리 실현의 주체라 할 수 있는 공공부문 직업군들이 오히려 해당 척도 중심의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셈이다. 반면 응답자들이 꼽은 ‘사회 권력이 큰 직업’ 중에서는 국회의원이 1위, 지방의원이 3위, 중앙정부 공무원은 5위, 공공기관 임직원은 8위, 자치단체 공무원은 11위를 해 10위권 안팎에 올랐다. 사회적 권력을 평가한 척도로는 절반에 가까운 46.9%가 ‘기득권 행사 여부’를 꼽았다. 나머지는 전문성(22.1%), 대중성 및 인지도(13.7%), 경제력(14.0%) 등을 기준으로 평가했다고 답했다. 김현국 전 미래와균형정책연구소장은 25일 “사회적 권력과 기득권이 큰 직업군에 대한 일종의 경고의 메시지가 조사 결과에 담겼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응답자가 국회 및 지방의원·공무원·공공기관 임직원 등에 대해 ‘권력은 큰 반면 사회적 공헌도가 낮다’라고 평가했다는 건, 이들 집단이 권력을 공익보다는 개인 또는 집단이익을 확대하는 도구로 쓰고 있다고 여긴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김 전 소장은 또 “이들이 가진 기득권 역시 사회 공헌도에 비해 과도하게 설정돼 있다는 인식이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의사보다 간호사가 사회적 공헌도 높아 응답자들은 국회의원(4.62점), 검사(4.31점), 지방의원(4.01점), 변호사(3.97점), 중앙정부 공무원(3.96점), 의사(3.90점), 대기업 임직원(3.62점), 공공기관 임직원(3.50점), 연예인·방송인·유튜버(3.40점), 기자(3.36점), 자치단체 공무원(3.34점), 경찰(3.31점), 운동선수(3.16점), 대학교 교원(3.12점) 순으로 사회적 권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사회적 권력 정도가 전체 평균 2.90점보다 큰 직업군이다. 이 가운데 사회적 공헌도 점수 또한 전체 평균(2.70점)보다 높은 직업은 의사(3.42점)와 경찰(2.77점)뿐이었다. 김 전 소장은 “개인·집단 이익과 공익 사이 균형점을 시급하게 재설정하지 않으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처럼 직업군 또는 기관 전체가 존폐 기로에 설 수 있는 위기 요인이 잠재돼 있다”며 “사익을 추구하더라도 철저하게 공익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간호사에 대한 사회적 공헌도 평가는 3.58점인 반면, 의사는 이보다 낮은 3.42점인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간호사는 코로나19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모습이 각종 매체를 통해 부각됐지만, 의사는 백신 접종을 앞둔 총파업 등으로 부정적 이미지가 덧씌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배달·택배기사 등 대면노동자 인식 높아져 사회적 공헌도 1~10위에는 소방공무원(3.99점), 환경미화원(3.77점), 간호사(3.58점), 군인(3.51점), 대중교통기사(3.50점), 배달·택배기사(3.49점), 의사(3.42점), 요양보호사(3.36점), 사회복지사(3.34점), 초중고 교원(2.83점)이 올랐다. 이들의 공통점은 ‘필수 업무’와 ‘대면 노동’이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선 의료인 못지않게 우리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직업들이 사회적 공헌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배달·택배기사, 요양보호사 등이 10위 안에 든 건 그만큼 위기 속 사회공동체 유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졌음을 방증한다. 직업의 사회적 역할에 재인식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이들 직업군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일회성 ‘조명’에 그칠 게 아니라 근무 조건과 처우 개선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득권·전문성·인지도·경제력 기준의 사회 권력 평가에서 환경미화원과 배달·택배 기사는 가장 낮은 1.01점을, 대중교통기사는 1.28점, 요양보호사 1.30점, 사회복지사 1.61점, 소방공무원 2.04점, 간호사는 2.17점, 군인은 2.26점, 초중고 교원은 2.70점을 받았다. 모두 평균(2.90점) 이하다. 조사를 수행한 유봉환 우리리서치 대표는 “사회적 공헌도 1~10위 직업군의 처우를 개선해 활동 여건을 보장하면 공헌도도 더 커질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가령 초중고 교원보다 대학 교원의 사회 권력 점수가 더 높게 나타났는데, 초중고 교원의 권한과 책임을 더 강화한다면 더 많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윤태범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조사의 한계점도 지적했다. 윤 교수는 “이 세상의 모든 직업은 사회에 기여한다”며 “부가가치를 많이 창출하는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가, 좀더 어려운 일을 많이 하는가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공헌도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공공의창’은? 리얼미터·리서치뷰·우리리서치·리서치DNA·조원씨앤아이·코리아스픽스·타임리서치·한국사회여론연구소·한국여론연구소·피플네트웍스리서치·서던포스트·세종리서치·소상공인연구소·DPI·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등 15개 여론조사 및 데이터분석 기관이 모인 비영리공공조사네트워크다. 정부·기업의 의뢰를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공공조사를 실시한다.
  • 눈 마주쳤단 이유로…70대 노인 마구 때린 20대 구속심사

    눈 마주쳤단 이유로…70대 노인 마구 때린 20대 구속심사

    아파트 현관에서 70대 노인을 마구잡이로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중상해)를 받는 20대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A씨는 24일 오후 2시 50분쯤 서울서부지법에 출석하면서 “피해자를 왜 때렸나”,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한테 할 말 없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영장심사는 오후 3시부터 공성봉 영장당직판사 심리로 열린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A씨는 지난 22일 오후 3시쯤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1층 현관에서 ‘눈이 마주쳤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주먹과 발로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얼굴과 팔에 골절상을 입는 등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범행 당시 A씨는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투약한 상태는 아니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을 엄중히 보고 구속 상태에서 수사한다는 취지로 영장을 신청했다”며 “혐의는 향후 수사 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녹슬지 않는 백년 디자인의 탄생

    녹슬지 않는 백년 디자인의 탄생

    베를린에 살면서 가장 좋은 순간은 기대를 뛰어넘는 멋진 작품과 예술을 접할 때이다. 특히 그 예술과 작품이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고 일상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을 때 진정한 힘을 느낀다. 베를린에서 그렇게 느끼는 예술을 꼽으라면 바우하우스를 빼놓을 수 없다. 1919년 바이마르에서 시작해 1933년까지 운영된 예술 학교인 바우하우스는 건축과 디자인, 사진, 공예 등 많은 예술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하나의 양식이 됐다. 지난 1년간 연재해 온 글은 이번 바우하우스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를 짓게 됐다. 베를린을 이야기하면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주제였기에 더 늦지 않고 쓰게 된 것을 다행이라 생각한다. 17회에 이르기까지 읽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모든 독자들께도 마지막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내 일상으로 들어온 바우하우스 2019년은 바우하우스 100주년이었다. 바우하우스의 100년 역사가 재조명되면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고 나 역시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바우하우스의 역사와 이념 등에 대해 좀더 자세히 배울 수 있었다. 그해 바우하우스 역사의 중요한 현장이었던 바이마르와 데사우, 베를린에서는 많은 기념 전시와 행사도 열렸다. 좋은 점은 바우하우스와 관련된 공간과 전시를 지금도 꾸준히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까지 한 갤러리에서 열렸던 ‘뉴 바우하우스 우먼’ 사진 전시도 바우하우스 시대의 작품과 당대 익명의 여성들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새로운 작업이었다. 내가 바우하우스를 직접 접하게 된 건 5년 전 베를린에 있는 ‘바우하우스 아카이브 박물관’에서였다. 바우하우스 학교를 설립한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가 설계한 이 박물관은 건축 외관부터 매우 독특하다. 순백색의 건물 지붕 꼭대기는 톱날 모양으로 늘어서 있고 어느 면에서 봐도 시선을 압도한다. 마치 거대한 하나의 조형 작품을 보는 기분이 드는데, 1997년에는 베를린 건축 문화재로도 지정됐다. 내부로 들어가면 아카이브의 공간답게 바우하우스 사조와 관련된 방대한 문서와 자료들이 보관돼 있다. 바우하우스 시대의 마이스터(교수이자 명인)들과 학생들이 만든 대표 작품들도 있다. 모든 자료와 작품은 바우하우스의 교육 방법과 건축, 디자인으로 분야를 나눠 전시되고 있지만 해마다 보관해야 할 자료들이 늘어나면서 현재는 신축 건물을 공사 중이다. 2018년에 공모를 통한 공사가 시작됐고 2022년에 완공 예정이다.(때문에 100주년 때에도 이곳에서는 아무런 행사가 열리지 못했다.) 새로 지어지는 건물은 본래의 건물 앞쪽에 5층짜리 타워형 유리 건물이다. 기존 건물과 강가 쪽을 향한 산책로, 안뜰이 있는 지하 공간 등도 새로 보수하고 확장된다. 내년이면 벌써 공사가 끝나는 해인데, 베를린에서는 신공항도 그렇고 제때 완공된 건물이 거의 없어서 오픈이 가능할지는 좀더 두고 봐야겠다. 아카이브 박물관 내에 있던 아트숍은 현재 베를린 서쪽 크네제베크 거리로 옮겨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바우하우스 시대를 대표하는 제품과 엽서, 디자인 포스터, 그리고 기능적이면서도 단순한 디자인의 아이디어 제품과 공예 작품 등이 다양하게 판매된다. 3년 전 이곳에서 바우하우스 시대를 대표하는 조명을 샀다. 바겐펠트의 테이블 램프(Wagenfeld Table Lamp WG24)다. 서울의 유명 편집숍에서 100만원이 훌쩍 넘게 팔리지만, 베를린에서는 60만원대에 살 수 있다.바겐펠트 조명은 두 가지 버전이 있다. 오팔 유리와 니켈 금속으로 디자인된 제품은 막상 진열장에서 꺼내 보니 검은 전선이 투박하게 램프 기둥에 붙어 있었다. 다른 종류는 전선이 기둥 선반 아래로 숨어 있어 좀더 깔끔해 보이기도 했다. 30분 넘게 망설이다 나이 든 직원을 불렀다. “램프를 사려고 하는데 결정을 못 하겠어요. 오팔 유리의 은은한 초록색이 더 마음에 드는데, 이 검고 두꺼운 전선이 왠지 눈에 거슬려서요. 옆의 은색 원반은 선이 안 보여서 더 깔끔한 것도 같고.” “이 오팔 유리 조명이 먼저 만들어진 제품인 건 아시죠? 바우하우스 시대에는 이 검은 선이 나와 있는 부분까지 예술적인 것으로 봤어요. 기술적인 부분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드러냄으로써 아름다움을 찾으려고 한 것이 바우하우스 시대의 정신입니다. 오리지널리티를 찾는다면 이 오팔 유리 조명을 추천하고 싶네요.” 직원의 설명 덕분에 더이상 고민하지 않고 원래 사려던 오팔 유리 조명을 샀다. 그리고 한국까지 애지중지 들고 왔다. 내 일상에 바우하우스 제품을 들인 첫 순간이었다. 매일 밤 켜는 은은한 조명 빛은 시간이 갈수록 더 근사하고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램프를 산 지 2년도 안 돼서 다시 베를린으로 이사를 했다. 베를린에서 언제든 살 수 있는 조명을 또 갖고 오는 건 무모한 일이었다. 서울 집을 정리하면서 자식 떠나 보내는 심정으로 조명을 팔았다. 가지고 있던 물건에 이런 애착을 느낀 적도 처음이었다. 오리지널이 갖는 힘이 이런 것일까 하고 그때 잠시 생각했다. ●현대 건축과 디자인의 기초 아트숍 직원의 설명처럼, 바우하우스는 ‘예술과 기술의 새로운 통합’을 위해 달려온 시대였다. 하지만 학교가 설립된 초창기부터 바로 시행된 것은 아니었다. 초기의 바우하우스는 “건축가, 조각가, 화가들은 모두 공예로 돌아가야 한다”고 외쳤다. 제각각 흩어져 있던 미술 분야를 통합하고 공예가와 화가, 조각가들이 기술을 결합해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이 모든 창조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건축을 위한 것이었다. 바우하우스 선언문에서도 분명히 밝히고 있지만, 초창기부터 건축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진 못했다. 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고 카이저 황제가 퇴임하는 혼돈의 상황에서 교육을 위한 재정 여건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바우하우스는 학생들을 교육할 공간과 재료가 여유롭지 못한 탓에 특별한 시설이 필요 없는 이론 과목과 이념 교육에 집중했다. 그로피우스가 가장 중요시하던 건축 교육은 1927년이 돼서야 시작할 수 있었다. 바이마르 도시에서 문을 연 바우하우스는 1925년 데사우로 이전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귀족적이고 고전적인 미술과 공예는 보다 확실하게 산업디자인으로 옮겨왔고, 일상생활 제품과 가구에서 공간까지 디자인이 확대됐다. 데사우에서는 그로피우스가 유리 정면과 철골 구조로 이루어진 새 바우하우스 건물도 완성할 수 있었고, 바우하우스 학생들과 협동해 지은 건축물도 여럿 있었다. 1928년에는 스위스 건축가인 하네스 마이어가 그로피우스의 후임 교장으로 선출됐으나 다른 교수들과 예술 이념의 차이로 2년 만에 해임됐다. 이후 독일 건축가인 미스 반 데어 로에가 마지막 교장이 돼 학교를 다시 베를린으로 옮겼으나 나치의 탄압과 감시 속에 결국 1년도 못 버티고 문을 닫고 말았다. 독일에서 바우하우스가 존재한 건 총 14년뿐이었다. 하지만 미술 교육에 미친 영향은 가히 혁명적인 것이었다. 오늘날 세계 각지의 미술대학들은 바우하우스 교육과정에서 그 기초를 따르고 있으며, 현대 건축과 디자인에도 바우하우스는 획기적인 영향을 주었다. 바우하우스 디자인의 특징은 기능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만 남기는 형태미를 추구한 것이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말처럼 최소한의 장식과 단순화된 디자인, 기능적 형태미를 중요시했으며 이는 전 세계 산업디자인의 시대를 열어 주었다. 때문에 바우하우스는 우리 생활 전반의 모든 공간과 디자인에도 변화를 몰고 왔다. 우리가 지금 앉아 있는 의자부터 책상 위에서 쓰는 독서용 조명, 공동주택에 이르기까지 살고 있는 모든 것의 모양을 바꾸어 놓았으며, 그것은 일상 깊숙이 스며들었다.바우하우스 시대에 발명된 작품은 많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마르셀 브로이어의 바실리 체어와 마리안네 브란트의 MT49찻주전자, 빌헬름 바겐펠트의 조명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베를린에서 네 달 넘게 열렸던 ‘오리지널 바우하우스’ 전시에서는 바우하우스가 존재했던 14년 동안 발명된 14개의 핵심 작품을 소개하면서 그 작품의 원형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전시를 통해 개인적으로 흥미를 가졌던 것은 ‘바우하우스와 여성’에 관한 관점이었다.바우하우스는 1900년대 초 독일에서 여성에게도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 몇 안 되는 교육기관 중 하나였다. 때문에 교육을 받고 싶어 하는 많은 여학생들이 바우하우스에 지원했고, 1919년 여름학기에는 여학생 수가 87명으로, 79명인 남학생 수보다 많을 정도였다. 그렇다고 여학생들의 바우하우스 생활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교육의 기회만 주어졌을 뿐 여성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큰 시대였다. 바우하우스의 많은 여학생들은 여자들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지는 직물 공방에 당연스레 배정됐다.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여학생들도 있었지만 반기지 않는 여학생들도 있었다. 마리안네 브란트가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남학생들이 주로 작업하는 금속 공방으로 가길 원했다. 어렵게 배정받은 그곳에서 브란트에게 주어진 작업은 매우 단순한 것이었다. 투박한 금속 덩어리를 몇 날 며칠 동안 두들겨서 만질만질한 공의 형태로 만드는 것. 하지만 그는 이 단순하고 하찮게 여겨지는 일을 끝까지 그만두지 않았다. 이 단순한 작업으로 어떤 특별한 작업을 할 수 있을까, 브란트 스스로도 회의적인 순간이 많았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그는 결국 바우하우스 시대의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인정받는 MT49찻주전자를 탄생시켰다. 삼각형의 구멍이 나 있는 원형 모양의 재떨이나 전 세계에 8개밖에 없는 이 찻주전자는 모두 그가 매일같이 두들겨 댄 원형의 형태에서 탄생한 것이었다. ●기능주의 고전 을 만든 ‘불멸의 디자인 ’ 바우하우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교수진 중에서도 여성은 많지 않았다. 바우하우스 시대에 가장 독창적인 직물가로 평가받은 군타 슈츨만이 그나마 이름을 알렸는데, 그마저도 대중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다. 이처럼 바우하우스에는 당시 차별적인 시대 상황 때문에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도 익명으로 남은 여성들이 많았다. 마르셀 브로이어의 바실리 체어에 앉아 가면을 쓰고 있는 여성은 후에 그런 익명의 여성들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됐다.전통적인 목재로 가구를 만들던 당시 마르셀 브로이어가 발명한 바실리 체어는 매우 획기적인 디자인이었다. 무겁고 옮기기도 어려운 나무 대신 금속이나 천, 가죽을 이용해 만든 그의 의자는 큰 주목을 받았는데, 강철과 가죽을 이용해 만든 바실레 체어는 기존 의자의 상식을 깨는 혁신으로 훗날 모던 가구의 아이콘으로 꼽혔다.바실리 체어의 명성에 가려진 것 중엔 사진 속 여성이 입고 있는 민소매 원피스도 있었다. 팔다리를 드러내는 모습은 바우하우스 내에서도 이미 급진적이었고, 1920년 당시 상황에서는 혁명적인 것이었다. 패브릭 디자인을 맡았던 리스 바이어가 민소매 원피스를 제작했고,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도 그였지만 당시 이 여성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누구나 이 여성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었다. 바우하우스의 한 축을 이루었으나 드러나지 못하고 익명으로 남은 여성들을 들여다보는 것도 바우하우스 100년 역사에서 매우 흥미로운 주제였다.바우하우스는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수한 표준을 만드는 교육 현장이었다. 바우하우스를 통해 기능주의의 고전이라 불리는 불멸의 디자인들이 탄생했다.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생활 속의 디자인’으로 사용되는 것들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바우하우스 전시에서 들었던 도슨트의 마지막 말은 왜 바우하우스가 지금까지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답이었다. “바우하우스의 오리지널이 발명된 이래 100년 동안 작품들이 재생산되고 복제품도 생겨났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오리지널을 보러 찾아옵니다. 오리지널은 절대 구식이 되지 않죠.”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멈추지 않는 독일 예술의 심장

    멈추지 않는 독일 예술의 심장

    베를린에 살면서 가장 좋은 순간은 기대를 뛰어넘는 멋진 작품과 예술을 접할 때이다. 특히 그 예술과 작품이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고 일상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을 때 진정한 힘을 느낀다. 베를린에서 그렇게 느끼는 예술을 꼽으라면 바우하우스를 빼놓을 수 없다. 1919년 바이마르에서 시작해 1933년까지 운영된 예술 학교인 바우하우스는 건축과 디자인, 사진, 공예 등 많은 예술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하나의 양식이 됐다. 지난 1년간 연재해 온 글은 이번 바우하우스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를 짓게 됐다. 베를린을 이야기하면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주제였기에 더 늦지 않고 쓰게 된 것을 다행이라 생각한다. 17회에 이르기까지 읽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모든 독자들께도 마지막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내 일상으로 들어온 바우하우스 2019년은 바우하우스 100주년이었다. 바우하우스의 100년 역사가 재조명되면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었고 나 역시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바우하우스의 역사와 이념 등에 대해 좀더 자세히 배울 수 있었다. 그해 바우하우스 역사의 중요한 현장이었던 바이마르와 데사우, 베를린에서는 많은 기념 전시와 행사도 열렸다. 좋은 점은 바우하우스와 관련된 공간과 전시를 지금도 꾸준히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까지 한 갤러리에서 열렸던 ‘뉴 바우하우스 우먼’ 사진 전시도 바우하우스 시대의 작품과 당대 익명의 여성들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새로운 작업이었다. 내가 바우하우스를 직접 접하게 된 건 5년 전 베를린에 있는 ‘바우하우스 아카이브 박물관’에서였다. 바우하우스 학교를 설립한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가 설계한 이 박물관은 건축 외관부터 매우 독특하다. 순백색의 건물 지붕 꼭대기는 톱날 모양으로 늘어서 있고 어느 면에서 봐도 시선을 압도한다. 마치 거대한 하나의 조형 작품을 보는 기분이 드는데, 1997년에는 베를린 건축 문화재로도 지정됐다. 내부로 들어가면 아카이브의 공간답게 바우하우스 사조와 관련된 방대한 문서와 자료들이 보관돼 있다. 바우하우스 시대의 마이스터(교수이자 명인)들과 학생들이 만든 대표 작품들도 있다. 모든 자료와 작품은 바우하우스의 교육 방법과 건축, 디자인으로 분야를 나눠 전시되고 있지만 해마다 보관해야 할 자료들이 늘어나면서 현재는 신축 건물을 공사 중이다. 2018년에 공모를 통한 공사가 시작됐고 2022년에 완공 예정이다.(때문에 100주년 때에도 이곳에서는 아무런 행사가 열리지 못했다.) 새로 지어지는 건물은 본래의 건물 앞쪽에 5층짜리 타워형 유리 건물이다. 기존 건물과 강가 쪽을 향한 산책로, 안뜰이 있는 지하 공간 등도 새로 보수하고 확장된다. 내년이면 벌써 공사가 끝나는 해인데, 베를린에서는 신공항도 그렇고 제때 완공된 건물이 거의 없어서 오픈이 가능할지는 좀더 두고 봐야겠다. 아카이브 박물관 내에 있던 아트숍은 현재 베를린 서쪽 크네제베크 거리로 옮겨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바우하우스 시대를 대표하는 제품과 엽서, 디자인 포스터, 그리고 기능적이면서도 단순한 디자인의 아이디어 제품과 공예 작품 등이 다양하게 판매된다. 3년 전 이곳에서 바우하우스 시대를 대표하는 조명을 샀다. 바겐펠트의 테이블 램프(Wagenfeld Table Lamp WG24)다. 서울의 유명 편집숍에서 100만원이 훌쩍 넘게 팔리지만, 베를린에서는 60만원대에 살 수 있다.바겐펠트 조명은 두 가지 버전이 있다. 오팔 유리와 니켈 금속으로 디자인된 제품은 막상 진열장에서 꺼내 보니 검은 전선이 투박하게 램프 기둥에 붙어 있었다. 다른 종류는 전선이 기둥 선반 아래로 숨어 있어 좀더 깔끔해 보이기도 했다. 30분 넘게 망설이다 나이 든 직원을 불렀다. “램프를 사려고 하는데 결정을 못 하겠어요. 오팔 유리의 은은한 초록색이 더 마음에 드는데, 이 검고 두꺼운 전선이 왠지 눈에 거슬려서요. 옆의 은색 원반은 선이 안 보여서 더 깔끔한 것도 같고.” “이 오팔 유리 조명이 먼저 만들어진 제품인 건 아시죠? 바우하우스 시대에는 이 검은 선이 나와 있는 부분까지 예술적인 것으로 봤어요. 기술적인 부분을 감추는 것이 아니라 드러냄으로써 아름다움을 찾으려고 한 것이 바우하우스 시대의 정신입니다. 오리지널리티를 찾는다면 이 오팔 유리 조명을 추천하고 싶네요.” 직원의 설명 덕분에 더이상 고민하지 않고 원래 사려던 오팔 유리 조명을 샀다. 그리고 한국까지 애지중지 들고 왔다. 내 일상에 바우하우스 제품을 들인 첫 순간이었다. 매일 밤 켜는 은은한 조명 빛은 시간이 갈수록 더 근사하고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램프를 산 지 2년도 안 돼서 다시 베를린으로 이사를 했다. 베를린에서 언제든 살 수 있는 조명을 또 갖고 오는 건 무모한 일이었다. 서울 집을 정리하면서 자식 떠나 보내는 심정으로 조명을 팔았다. 가지고 있던 물건에 이런 애착을 느낀 적도 처음이었다. 오리지널이 갖는 힘이 이런 것일까 하고 그때 잠시 생각했다. ●현대 건축과 디자인의 기초 아트숍 직원의 설명처럼, 바우하우스는 ‘예술과 기술의 새로운 통합’을 위해 달려온 시대였다. 하지만 학교가 설립된 초창기부터 바로 시행된 것은 아니었다. 초기의 바우하우스는 “건축가, 조각가, 화가들은 모두 공예로 돌아가야 한다”고 외쳤다. 제각각 흩어져 있던 미술 분야를 통합하고 공예가와 화가, 조각가들이 기술을 결합해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이 모든 창조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건축을 위한 것이었다. 바우하우스 선언문에서도 분명히 밝히고 있지만, 초창기부터 건축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진 못했다. 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고 카이저 황제가 퇴임하는 혼돈의 상황에서 교육을 위한 재정 여건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바우하우스는 학생들을 교육할 공간과 재료가 여유롭지 못한 탓에 특별한 시설이 필요 없는 이론 과목과 이념 교육에 집중했다. 그로피우스가 가장 중요시하던 건축 교육은 1927년이 돼서야 시작할 수 있었다. 바이마르 도시에서 문을 연 바우하우스는 1925년 데사우로 이전하면서 전성기를 맞았다. 귀족적이고 고전적인 미술과 공예는 보다 확실하게 산업디자인으로 옮겨왔고, 일상생활 제품과 가구에서 공간까지 디자인이 확대됐다. 데사우에서는 그로피우스가 유리 정면과 철골 구조로 이루어진 새 바우하우스 건물도 완성할 수 있었고, 바우하우스 학생들과 협동해 지은 건축물도 여럿 있었다. 1928년에는 스위스 건축가인 하네스 마이어가 그로피우스의 후임 교장으로 선출됐으나 다른 교수들과 예술 이념의 차이로 2년 만에 해임됐다. 이후 독일 건축가인 미스 반 데어 로에가 마지막 교장이 돼 학교를 다시 베를린으로 옮겼으나 나치의 탄압과 감시 속에 결국 1년도 못 버티고 문을 닫고 말았다. 독일에서 바우하우스가 존재한 건 총 14년뿐이었다. 하지만 미술 교육에 미친 영향은 가히 혁명적인 것이었다. 오늘날 세계 각지의 미술대학들은 바우하우스 교육과정에서 그 기초를 따르고 있으며, 현대 건축과 디자인에도 바우하우스는 획기적인 영향을 주었다. 바우하우스 디자인의 특징은 기능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만 남기는 형태미를 추구한 것이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말처럼 최소한의 장식과 단순화된 디자인, 기능적 형태미를 중요시했으며 이는 전 세계 산업디자인의 시대를 열어 주었다. 때문에 바우하우스는 우리 생활 전반의 모든 공간과 디자인에도 변화를 몰고 왔다. 우리가 지금 앉아 있는 의자부터 책상 위에서 쓰는 독서용 조명, 공동주택에 이르기까지 살고 있는 모든 것의 모양을 바꾸어 놓았으며, 그것은 일상 깊숙이 스며들었다.바우하우스 시대에 발명된 작품은 많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마르셀 브로이어의 바실리 체어와 마리안네 브란트의 MT49찻주전자, 빌헬름 바겐펠트의 조명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 베를린에서 네 달 넘게 열렸던 ‘오리지널 바우하우스’ 전시에서는 바우하우스가 존재했던 14년 동안 발명된 14개의 핵심 작품을 소개하면서 그 작품의 원형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전시를 통해 개인적으로 흥미를 가졌던 것은 ‘바우하우스와 여성’에 관한 관점이었다.바우하우스는 1900년대 초 독일에서 여성에게도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 몇 안 되는 교육기관 중 하나였다. 때문에 교육을 받고 싶어 하는 많은 여학생들이 바우하우스에 지원했고, 1919년 여름학기에는 여학생 수가 87명으로, 79명인 남학생 수보다 많을 정도였다. 그렇다고 여학생들의 바우하우스 생활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교육의 기회만 주어졌을 뿐 여성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큰 시대였다. 바우하우스의 많은 여학생들은 여자들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지는 직물 공방에 당연스레 배정됐다.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 여학생들도 있었지만 반기지 않는 여학생들도 있었다. 마리안네 브란트가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남학생들이 주로 작업하는 금속 공방으로 가길 원했다. 어렵게 배정받은 그곳에서 브란트에게 주어진 작업은 매우 단순한 것이었다. 투박한 금속 덩어리를 몇 날 며칠 동안 두들겨서 만질만질한 공의 형태로 만드는 것. 하지만 그는 이 단순하고 하찮게 여겨지는 일을 끝까지 그만두지 않았다. 이 단순한 작업으로 어떤 특별한 작업을 할 수 있을까, 브란트 스스로도 회의적인 순간이 많았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그는 결국 바우하우스 시대의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인정받는 MT49찻주전자를 탄생시켰다. 삼각형의 구멍이 나 있는 원형 모양의 재떨이나 전 세계에 8개밖에 없는 이 찻주전자는 모두 그가 매일같이 두들겨 댄 원형의 형태에서 탄생한 것이었다. ●기능주의 고전 을 만든 ‘불멸의 디자인 ’ 바우하우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교수진 중에서도 여성은 많지 않았다. 바우하우스 시대에 가장 독창적인 직물가로 평가받은 군타 슈츨만이 그나마 이름을 알렸는데, 그마저도 대중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이름이다. 이처럼 바우하우스에는 당시 차별적인 시대 상황 때문에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도 익명으로 남은 여성들이 많았다. 마르셀 브로이어의 바실리 체어에 앉아 가면을 쓰고 있는 여성은 후에 그런 익명의 여성들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됐다.전통적인 목재로 가구를 만들던 당시 마르셀 브로이어가 발명한 바실리 체어는 매우 획기적인 디자인이었다. 무겁고 옮기기도 어려운 나무 대신 금속이나 천, 가죽을 이용해 만든 그의 의자는 큰 주목을 받았는데, 강철과 가죽을 이용해 만든 바실레 체어는 기존 의자의 상식을 깨는 혁신으로 훗날 모던 가구의 아이콘으로 꼽혔다.바실리 체어의 명성에 가려진 것 중엔 사진 속 여성이 입고 있는 민소매 원피스도 있었다. 팔다리를 드러내는 모습은 바우하우스 내에서도 이미 급진적이었고, 1920년 당시 상황에서는 혁명적인 것이었다. 패브릭 디자인을 맡았던 리스 바이어가 민소매 원피스를 제작했고, 의자에 앉아 있는 사람도 그였지만 당시 이 여성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누구나 이 여성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었다. 바우하우스의 한 축을 이루었으나 드러나지 못하고 익명으로 남은 여성들을 들여다보는 것도 바우하우스 100년 역사에서 매우 흥미로운 주제였다.바우하우스는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우수한 표준을 만드는 교육 현장이었다. 바우하우스를 통해 기능주의의 고전이라 불리는 불멸의 디자인들이 탄생했다. 1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생활 속의 디자인’으로 사용되는 것들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바우하우스 전시에서 들었던 도슨트의 마지막 말은 왜 바우하우스가 지금까지 존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대답이었다. “바우하우스의 오리지널이 발명된 이래 100년 동안 작품들이 재생산되고 복제품도 생겨났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오리지널을 보러 찾아옵니다. 오리지널은 절대 구식이 되지 않죠.”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얼마만의 공연이냐” 할머니도 어깨춤…호주, 음악축제에 덩실덩실

    “얼마만의 공연이냐” 할머니도 어깨춤…호주, 음악축제에 덩실덩실

    호주에서 팬데믹 이후 열린 첫 음악 축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2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호주판은 시드니, 뉴캐슬과 함께 뉴사우스웨일스주 3대 도시로 꼽히는 울런공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음악 축제가 개최됐다고 보도했다. 17~18일 양일간 울런공 스튜어트파크에서 열린 음악축제 ‘유어스 앤 오울스’에는 톤즈앤아이, 헤이든 제임스, 베니 등 쟁쟁한 호주 뮤지션들이 총출동해 라이브 공연을 펼쳤다. 팬데믹에 접어든 지 1년여 만에 뮤지션들의 라이브 공연을 눈앞에서 보게 된 1만4000명의 축제 참가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음악교사 출신 말린 존스(84) 할머니는 축제의 부활을 누구 보다 반겼다. 지팡이를 짚고 공연장을 찾은 할머니는 성성한 백발을 휘날리며 덩실덩실 어깨춤을 췄다. 현지언론은 할머니에게 나이나 코로나19는 음악을 즐기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할머니는 단숨에 좌중을 사로잡았다. 넘치는 기운을 자랑하는 할머니에게 젊은이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손자뻘 관객들의 요청도 줄을 이었다. 할머니는 “음악이 없을 때도 나는 항상 기운이 넘친다. 하지만 음악이 있으면 두 배, 세 배로 힘이 난다”면서 “1년 넘게 일상의 많은 부분을 놓치고 살다가 오랜만에 열린 음악축제를 보니 흥분된다”고 밝혔다. 그리곤 지팡이로 하늘을 찌르며 다시 춤 삼매경에 빠졌다.통상 10월에 개최되던 축제는 코로나19 여파로 2021년 1월까지 한 차례 연기됐다가 다시 4월로 늦춰졌다. 이마저도 인근 지역 음악 축제 취소로 무산될 뻔했다. 원래는 인근 바이런베이 지역 연례행사인 ‘블루페스트’가 코로나19 이후 첫 음악 축제가 될 예정이었지만, 지역감염 확산으로 행사가 하루 전 취소되면서 줄무산 우려가 번졌다. 주최 측은 “우리 축제는 ‘블루페스트’와 더불어 당국 허가를 받은 유일한 대형 음악 행사였다. 하지만 블루페스트가 하루 전 취소되는 걸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음악 산업 전체의 후퇴가 눈 앞에 펼쳐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역 수칙은 더욱 촘촘해졌고, 행사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100만 호주 달러의 예산을 추가로 투입해야 했다. 하지만 주최 측은 추가 예산을 부담하면서까지 축제를 강행했다. 행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음악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알고 있었다”면서 “축제를 성공적으로 매진시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년 내내 롤러코스터를 타는 기분이었다. 불확실한 시간이 흘러갔다. 직원 몇몇은 아르바이트로 간신히 생계를 꾸렸다. 다시 일할 수 있음에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그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도 덧붙였다. 우여곡절 끝에 개최된 축제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후속 행사 진행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호주는 뉴질랜드와 더불어 전 세계에서 코로나 사태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겨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팬데믹 초기부터 국경 봉쇄와 입국자 격리 등 강력한 조치를 시행한 게 결정적이었다. 그 덕에 호주 일일 신규 확진자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줄곧 10명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뉴질랜드 일일 신규 확진자수도 지난해 4월 이후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다. 양국의 이런 방역 성과는 ‘트래블 버블’ 도입에서도 실감할 수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상호 ‘여행 버블’(비격리 여행 권역)에 따라 19일부터 1방문0객이 격리 없이 양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나 백신 접종 증명서 없이도 감기 증세만 없으면 양국 왕래가 자유롭게 됐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포토] 위안부 피해자 2차 소송 ‘각하’… 참담한 표정의 이용수 할머니

    [포토] 위안부 피해자 2차 소송 ‘각하’… 참담한 표정의 이용수 할머니

    21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국내 법원에 제기한 두 번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선고 공판이 끝난 뒤 이용수 할머니가 판결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눈을 감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는 이날 고(故) 곽예남?김복동 할머니와 이용수 할머니 등 피해자와 유족 20명이 일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각하했다. 각하란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내리는 결정이다. 재판부는 일본 정부에 ‘국가면제’(국가면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보고 이같이 판결했다. 국가면제란 한 주권국가가 다른 나라의 재판 관할권으로부터 면제되는 것을 뜻한다. 2021.4.21 연합뉴스
  • [서울광장] 광주와 41년 뒤 미얀마/임병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광주와 41년 뒤 미얀마/임병선 논설위원

    “광주민주화항쟁 때 고교 2학년이었어요. 제 눈으로 많은 것을 봤지요. 어린 나의 눈에도 광주 시민은 패배를 직감한 것처럼 보였어요. 그에 견주면 미얀마 사람들은 대단히 용기 있고 낙관적인 것 같아요. 그 이유가 뭔가요?” 지난달 말 경기도의 한 소도시에서 재한 미얀마인들의 정신적 버팀목이라 할 수 있는 A를 만나 던진 첫 질문이었다. 그는 한국에서 일하는 미얀마인들이 민주 회복을 기원하며 모은 자금을 고국에 송금하는 일을 지휘했다는 이유로 군부에 수배된 외국 거주 미얀마인 가운데 한 명이다. 한국에서 26년 넘게 살아 한국인만큼 말을 잘했다.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는 여전히 총질을 멈추지 않고 있다. 집에 있던 어린아이들이 무턱대고 쏴대는 흉탄에 스러지고 있다. 어제는 군부에 끌려간 청년 지도자와 여성의 고문 전과 후 사진이 공개돼 공분을 샀다. 이런 잔학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데도 용감한 미얀마 국민들은 오늘도 거리로 나서 세 손가락 경례로 민주주의를 염원하고 있다. A 역시 처음에는 조국의 젊은이들이 이렇게도 용감히 맞서 싸우는 것을 보고 어리둥절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아웅 산 수치 정부가 군부의 손아귀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한계가 있었지만, 그 정부 아래 자유와 민주주의의 맛을 봤기 때문에 지금 침묵하면 암흑 천지로 돌아가고 말 것이란 두려움, 이따위 세상을 물려줬느냐는 후세들의 질책을 들을까 두려워 과감히 떨쳐 일어선 것이라고 했다. 그가 조심스럽게 꺼낸 세 번째 이유는 준비돼 있어 미얀마인들이 승리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수치 정부와 민주 진영은 오랫동안 군부의 헌법을 대신할 새 헌법을 논의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소수민족 반군 대표들과도 신뢰를 쌓으며 연방국가 구상을 미리 충실히 해 놓았다. 그렇기에 전쟁을 벌일 각오까지 돼 있다고 했다. 500명 정도의 젊은이가 군사훈련을 받고 있다고도 했다. 군부는 더이상 합법 정부가 아니며 수치 정부와 소수민족 반군 대표들이 새 헌법에 따라 합의해 출범한 국민통합정부가 유일한 합법 정부라고 주장했다. 수세에 몰린 민주 진영이 당장의 화력 지원이 필요해 반군들에게 손을 벌렸으며 쿠데타 세력이 물러나도 민주 진영에서 분쟁과 갈등이 일어날 불씨를 키우는 셈이라고 보는 시각이 국내에도 존재하는데 그는 완전히 잘못된 얘기라고 못박았다. 자신들은 1988년 8·8항쟁 이후 오랜 시간 준비해 왔고 이를 잘 알고 있는 군부가 최악의 발악을 한 것이 쿠데타이며 승리할 수밖에 없는 싸움이니 한국 국민도 자신감을 갖고 미얀마와 국민을 지지하고 응원해 달라고 주문했다. 광주는 어떠했나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나는 “전두환 군부의 꼼꼼한 기획으로 완전히 고립무원이 된 광주와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으로 세계와 실시간으로 연결된 미얀마 현 상황은 완전 다르다”면서 “지금 미얀마 군부는 겉으로는 힘이 넘쳐나는 것 같지만 역사의 심판대에서 이미 패배했으며 오늘날 전두환 전 대통령이나 그 세력이 걷는 길을 미얀마 군부도 똑같이 걷게 될 것이란 점을 인식하고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A는 제발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면서 “외교나 경제협력 관계 등을 볼 때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한국 정부가 바로 이웃한 어느 나라보다 더 빨리 적극적으로 민주 진영을 지지하고 최루탄을 비롯한 무기 수출과 공적개발원조(ODA)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은 대단히 용기 있었다. 여기에다 많은 한국인이 십시일반의 마음가짐으로 미얀마에 정성을 보내고 있어 놀랍기 그지없다. 한 스님은 익명으로 1억원을 기부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미얀마의 10개 소수민족 가운데 카친족 수십만 명이 군부의 보복 공격에 떠밀려 태국 국경 지대로 피신했다며 한국 정부의 ODA를 전용해 독자적으로 난민 캠프를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인터뷰를 한 지 3주가 흘렀다. 그가 예고한 대로 국민통합정부가 출범했으니 우리 정부가 발빠르게 승인하는 것이 마음으로나 물질적으로 지원하는 것보다 수백 배는 힘도 있고 가치도 있는 일일 것 같다. 41년 전 광주의 저항이 열흘 만에 송두리째 짓밟혔을 때 항쟁 내내 침묵하던 지미 카터 미국 행정부가 전두환 일당을 승인한 일이 얼마나 광주 시민들을 깊이 좌절시키고 마음의 상처를 헤집었는지 돌아보면 새 합법 정부를 승인하는 일의 무게는 실로 작지 않은 것이다. bsnim@seoul.co.kr
  •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최초의 성공한 혁명, 미국 독립전쟁

    [이미혜의 발길따라 그림따라] 최초의 성공한 혁명, 미국 독립전쟁

    1789년 2월 조지 워싱턴은 선거인단에 의해 미합중국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4월 16일 워싱턴은 대통령에 취임하기 위해 버지니아주에 있는 자신의 농장 마운트버넌을 출발했다. 당시 수도였던 뉴욕까지 가는 데 열흘이 넘게 걸렸다. 도중에 워싱턴은 뉴저지주 트렌턴에 들렀다. 이 그림은 4월 21일 트렌턴에 당도한 워싱턴이 환영받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백마를 탄 워싱턴이 수행원들을 거느리고 월계수로 뒤덮인 개선문을 지나고 있다. 소녀들은 꽃을 뿌리고 워싱턴은 삼각모를 치켜들어 답례한다. 화면에 넘치는 푸른색, 눈 부신 빛 한가운데 있는 워싱턴은 미국의 출범과 미래를 상징한다. 트렌턴은 작은 도시지만, 미국 역사에서 의미 있는 장소다. 1776년 이곳에서 미국 독립전쟁의 향방을 결정한 전투가 벌어졌다. 12월 26일 아침 대륙군 총사령관 워싱턴은 부하들을 이끌고 얼음이 둥둥 떠다니는 델라웨어강을 건너 트렌턴에 주둔한 독일 용병 부대를 공격했다. 크리스마스 파티를 벌이고 늦잠을 자던 독일 용병은 대륙군의 기습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영국군에 연달아 패해 사기가 땅에 떨어졌던 대륙군은 이 승리로 용기백배했다. 전쟁을 꼭 해야 하는지 반신반의하던 후방의 사람들도 독립을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6년의 전쟁 끝에 영국군은 항복했고, 1783년 미국은 독립을 인정받았다. 대통령이 돼 트렌턴을 다시 찾은 워싱턴은 감개무량했을 것이다. 워싱턴이 임기를 시작한 1789년은 프랑스 대혁명이 발발한 해다. ‘자유, 평등, 형제애’라는 대혁명의 구호는 가슴을 뛰게 하지만, 프랑스에 진정한 공화정이 된 것은 수십 년 후의 일이었다. 미국 독립전쟁이야말로 최초의 성공한 반란이었다. 미국 독립전쟁은 프랑스 대혁명처럼 계급 갈등에서 시작된 것은 아니었으나 기존 질서를 뿌리부터 뒤흔들어 놓았다. 유럽과 전혀 다르고 새로운 체제를 탄생시켰으며 여성, 노예까지 자유와 해방이라는 개념에 물들게 한 대사건이었다. 미술평론가
  • 정의용 외교장관 日 오염수 방출 ‘조건부 용인론’ 파문

    정의용 외교장관 日 오염수 방출 ‘조건부 용인론’ 파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19일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과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에 맞는 적합한 절차에 따른다면 굳이 반대할 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건을 달긴 했지만 일본의 결정 직후 나온 “용납할 수 없는 조치”, “국제사법절차 검토” 등 강경 일변도의 대응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미국이 일본의 결정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만 ‘무조건 반대’식으로 대응했다가는 외교적으로 승산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반대를 한다기보다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3가지 정도를 일본에 줄기차고 일관되게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충분한 과학적 근거 제시 및 충분한 정보 공유 ▲더 충분한 사전 협의 ▲IAEA 검증 과정에 한국 전문가·연구소 대표 참여 보장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의 입장이 정부 판단과 다른 것은 인정하면서도 “미국도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출 문제는 IAEA 적합성 판정을 받아야 된다’는 기본 원칙은 우리와 같이한다”고 말했다. 앞서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는 전날 “일본이 IAEA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미국은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도 이날 취재진과 만나 IAEA 조사단에 한국 측 전문가가 참여하는 문제에 대해 IAEA와 협의할 사안이라면서도 일단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조 바이든 미 정부가 한미일 3국 협력을 강조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오염수 문제를 너무 앞장서 부각시키는 것은 또 다른 마찰 요인이 될 수 있다. 정 장관의 이날 발언은 다음달 말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북 정책, 대중국 견제, 한미일 안보협력 등과 관련해 미국과의 이견을 좁혀야 하는 상황에서 한미 관계의 악재를 관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 “멈춰 있는 한반도 평화 시계를 다시 돌리기 위한 노력과 함께 경제 협력과 코로나19 대응, 백신 협력 등 현안에 대한 긴밀한 공조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이 백신 협력을 강조한 대목이 눈에 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의 안전성 논란과 미국의 ‘부스터샷’(3차 접종) 계획 등으로 백신 수급 불안정성이 더욱 커지면서 ‘백신 정상외교’ 요구가 증폭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정서상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방미 성과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터라 청와대의 부담은 적지 않아 보인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산악 국가 부탄, 야크 공격에도 백신접종 세계6위 비결은

    산악 국가 부탄, 야크 공격에도 백신접종 세계6위 비결은

    히말라야 산맥에 있는 작은 산악국가 부탄이 미국보다 높은 비율로 인구 60% 이상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해 화제다. 뉴욕타임스는 19일 불교를 믿는 왕국인 작은 나라 부탄에서 백신 접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비결을 분석했다. 해발 4800m에 있어 세계에서 가장 외진 마을로 불리는 부탄의 루나나도 백신 접종에 예외가 아니었다. 차로는 접근할 수 없는 이곳에 헬리콥터로 지난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수송해 눈과 얼음을 뚫고 의료진이 마을에서 마을로 걸어다니며 백신을 접종했다. 야크가 백신 접종을 위해 세운 텐트를 무너뜨리는 일도 있었다. 부탄 인구의 60% 이상인 47만 8000명이 1차 백신을 맞았고, 이달 안에 93%의 성인이 1차 접종을 마치게 된다. 인구 100명당 63명이 백신을 맞은 부탄의 접종율은 세계 6위 수준으로 영국이나 미국보다도 높은 수치다. 인구 75만명의 작은 국가인 부탄에서는 2주간의 접종만으로도 집단 면역 달성이 가능했던 것이다. 모든 백신은 이웃 국가인 인도의 세계 최대 백신회사 세럼에서 생산한 것이다.윌 파크스 부탄 유니세프 대표는 성공적인 백신 접종의 배경으로 총리부터 지역 마을까지 모두 참여한 것을 들었다. 루나나에서는 8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텐트를 세우고 접종자의 혹시 모를 부작용에 대비한 산소 탱크를 마을에서 마을로 옮겼다. 봉사자들은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낮에는 백신을 접종하고 밤에는 10~14시간씩 걸어 다른 마을로 이동했다. 부탄에서 건강보험은 무료로 1960년에서 2014년에는 기대수명이 2배 이상 늘어난 69.5세로 증가했다. 하지만 고비용이 드는 치료를 받으려면 이웃한 인도나 태국으로 가야만 한다. 부탄 정부는 일주일에 한번씩 열리는 위원회를 통해 어느 환자가 해외로 가서 치료받을지 결정하며, 치료비는 정부에서 부담한다. 부탄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1000명 이하였으며 사망자는 1명에 불과했다. 부탄의 국경은 전염병이 발발하자 굳게 봉쇄됐고 해외 출장을 다녀온 총리를 포함해 모든 해외입국자는 21일 격리를 해야만 한다. 루나나 마을은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소개된 영화 ‘교실 안의 야크’로 알려졌다. 루나나를 이끄는 카카는 “만약 헬리콥터가 없었다면 백신을 구하는 것이 큰 문제가 됐을 것”이라며 성공적인 백신 접종 덕을 헬리콥터에 돌렸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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