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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상정, 대권 도전 공식화 “진보집권 꿈 부활시킬 것”

    심상정, 대권 도전 공식화 “진보집권 꿈 부활시킬 것”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12일 “정치인 심상정의 마지막 소임을 찾고자 한다”며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심 의원은 이날 당원 게시판과 페이스북에 올린 ‘정의당 당원, 심상정입니다’라는 글에서 “이번 대선에서 정의당의 미래를 여는 길에 저 심상정의 쓰임새가 있다면, 후보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심 의원은 “한국 정치가 다시 퇴행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와 보수 야권을 모두 비판했다. 그는 “촛불로 탄생한 정부는 국민의 마음과 멀어지고 있다”며 “현 정부를 통해 삶을 바꾸고자 했던 촛불 시민의 바람은 허탈감과 분노로 변해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틈을 타고 탄핵 이후 숨죽이던 세력이 살아났다”며 “가난한 시민이 불량식품을 먹는 것을 선택의 자유라고 떠들고, 최저임금 인상이 범죄라고 강변하는 세력까지 활개를 친다”고 했다. 그는 “정의당이 차지하고 있는 제3당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면서 “우리가 흔들리면 우리와 함께하는 노동의 자리, 시민사회의 자리, 다른 진보정당들의 자리도 흔들리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진보정치의 역사 위에 있는 저의 책임이 가장 크다. 이 책임 앞에 눈 감지 않겠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코로나19라는 전 인류의 위기 앞에 불평등의 어둠은 깊어졌다”며 “기후위기 극복, 노동의 변화라는 대전환의 과제들이 놓여 있다”고 했다. 이어 “전환의 정치를 위해 대선이라는 큰 항해에 도전하자”며 “진보 집권을 꿈꾸었던 동지들의 헌신을 희망으로 부활시키자”고 제안했다. 진보정치의 역사 그 자체인 심 의원은 2004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17대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19대 국회부터 21대 국회까지 경기 고양갑에서 내리 3선을 한 4선 의원이다. 대선 출마는 이번이 네 번째다. 2007년 17대 대선 당시 민주노동당 경선에서는 권영길 의원에게 밀렸고, 2012년에는 진보정의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문재인 민주통합당(현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공식 지지하며 사퇴했다. 2017년에는 정의당 후보로 선거전을 완주했다. 정의당은 오는 22일 전국위원회에서 대선 후보 선출 방식을 결정한다. 심 의원은 24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정의당 대선 경선 후보로는 이정미 전 대표, 황순식 경기도당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 [나우뉴스] 전원 사망 1976년 인도 여객기 추락사고 실종자, 45년 만에 나타나

    [나우뉴스] 전원 사망 1976년 인도 여객기 추락사고 실종자, 45년 만에 나타나

    45년 전 여객기 추락사고 때 실종됐던 남성이 살아 돌아왔다. 1일 힌두스탄타임스는 여객기 사고 당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청년이 칠순 노인이 되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1976년 10월 12일, 인도 뭄바이에서 첸나이로 향하던 인도항공 171편 여객기가 추락했다. 이륙 3분 만에 엔진 고장으로 기내 화재가 발생하면서 회항을 결정했지만, 비상 착륙에는 실패했다. 활주로를 1000m 남겨두고 여객기가 추락하면서, 유명 여배우 라니 찬드라 등 탑승객 95명이 전원 사망했다. 파티마 비비(91) 할머니도 자식을 잃었다. 걸프 국가를 무대로 활발한 문화 사업을 펼치던 똘똘한 아들이었다. 그런데 지난달 31일,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들 사지드 탕갈(70)이 살아 돌아왔다. 사고 후 45년 만이었다. 사연은 이러했다. 문화 사업가였던 탕갈은 사고가 있든 해 여배우 라니 찬드라 일행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공연을 마치고 귀국했다. 애초 일행과 함께 첸나이로 향할 예정이었지만, 행사 조직위원회와의 막판 충돌로 티켓을 취소하고 혼자 뭄바이에 남아 일 처리를 했다. 그리고 얼마 후, 여객기 추락 소식이 들려왔다.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 동료와 배우, 친구들이 모두 사망했다는 사실을 안 그는 공황에 빠졌다. 탕갈은 “동료들은 모두 죽었고 실패자가 된 것 같았다. 가족에게 연락할 수 없었다. 그런데 모두 내가 죽은 줄 알더라. 나는 뭄바이에 주저앉았다. 성공해 돌아갈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어느덧 45년이 흘렀다고도 말했다.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질환도 그를 괴롭혔다. 거리를 떠돌며 방황하던 그는 결국 비정부기구 보호소에 들어가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그곳에서도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는 입을 꾹 다물었다. 보호소 관계자는 “내성적인 사람이었다. 자기 얘기는 도통 하지를 않았다. 그의 사연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얼마 전, 그가 심경의 변화를 보였다. 상담가 한 명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가족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보호소 측은 즉각 조사에 나섰고, 그의 91세 어머니가 아직 살아 계신다는 걸 알게 됐다.45년 만에야 비로소 서로의 생사를 확인한 모자는 지난달 31일 케랄라주 콜람 고향 집에서 재회했다. 구순이 넘은 어머니는 칠순 아들을 부둥켜안고 오열했다. 20대 청년의 젊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됐지만, 어머니 눈에는 그저 어린 아들이었다.아들 주겠다고 사탕을 손에 꼭 쥔 채 자신을 기다린 어머니 모습에 탕갈 역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만 펑펑 쏟았다. 탕갈은 “꿈이 이루어졌다. 어머니를 다시 뵐 수 있으리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다”며 회한이 뒤섞인 얼굴로 고개를 떨궜다. 사고 후 탕갈의 가족은 승객 명단을 반복적으로 확인했으나 그의 이름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탕갈이 항공권을 취소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 길이 없었던 어머니와 형제들은 탕갈이 살아있을 거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조사를 계속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탕갈은 나타나지 않았고 별다른 정보도 없어 가족은 그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서울광장] 우리는 왜 그런 대통령이 없나/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우리는 왜 그런 대통령이 없나/황수정 편집국 부국장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말실수들은 과연 실수일까. 같은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을 의심받는다. “후쿠시마 원전이 붕괴된 것은 아니니까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 됐다”고 했다. 여권은 일본 극우세력이나 할 말이라고 비난했다. 일본 극우 좋으라고 일부러 그가 그렇게 말했을 리는 만무하다. 평소 깊은 사유가 없었던 문제에는 누구나 팩트에 취약하다. 법철학과 헌법정신을 말하면서 그가 사고친 적이 있었나. 사고는커녕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명언을 남겼다. 밀턴 프리드먼의 ‘부정식품’을 인용한 인터뷰 답변도 그렇다. 자신의 자유주의 신념을 강조하려고 극단적 자유시장 경제학자의 논리를 원용했을 것이다. 자칭 타칭 ‘자유주의자 윤석열’은 프리드먼을 거슬러 올라가 하이에크까지 자유시장경제 이론을 섭렵했으리라 짐작된다. 벼락공부가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프리드먼 이후 소득양극화와 불평등으로 펄펄 끓는 자유시장을 고민하고 대안을 그려 본 적이 있었다면. 답변의 결은 달랐을 것이다. 없던 우물을 파서 물을 대듯 하루아침에 사유의 항아리를 채울 수는 없다. 윤석열은 문재인 대통령의 반사체다. 콘텐츠와 내러티브는 부족한데 반사체 주인공 혼자 끌고 가는 판타지 드라마는 아슬아슬하다. 다큐로 장르 전환되는 순간 혼돈의 상실감이 얼마나 큰지 우리는 이미 잘 알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반사체였다. 세월호 단식 농성장에도 책을 들고 나타났다. 많이들 잊었겠지만 최측근이 된 고민정 의원은 본래 문 대통령의 서재 프로젝트를 맡은 부대변인으로 청와대에 들어갔다. 전직 대통령의 불통과 유체이탈 화법에 지쳤던 국민 눈에 많은 것들이 위안이었다. 독서가라는 소문대로 스스로 내면을 다듬는 대통령이라면 딴 건 몰라도 대국민 화법이나 소통에서만큼은 문제 없으리라 안심했다. 그 기대를 문 대통령은 일관되게 저버리고 있다. 이전 정권의 과거사 문제들은 망설이지 않고 사과하면서 자신의 실책은 사과하지 않는다. “부동산 문제만큼은 자신 있다”고 했다가 1년만에 “부동산 문제만큼은 할 말이 없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그 말을 사과로 이해하고 후속 대책을 기다렸다. 할말 없다는 말 이후 부동산에 관한 한 문 대통령은 정말로 말이 없다. 애프터서비스 정책은 나올 기미가 없다. 모더나 백신 도입에 또 차질이 생겨 접종 대혼란이 불가피한데도 “집단면역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현실과 동떨어진 말을 한다. 이럴 때 국민은 좌절한다. 정책 실패로 겪는 고통에 불통의 답답함까지 더해진다. “박정희도 못 만들었던 악법”이라 비판받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에도 대통령은 침묵한다. 많은 국민은 이 법의 실체를 잘 모르거니와 관심이 없다. 쉽게 말해 이런 법이다. 언론이 자기에게 불리한 취재를 한다 싶으면 불법이라고 중재를 걸고 민사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사실상 취재는 중단되고 ‘불법 아님’을 증명해야 하는 쪽은 언론. 평범한 시민에게는 평생 가도 해당 사항이 거의 없을 얘기다. 십중팔구는 정치와 경제 권력에 불리한 취재가 가로막히게 된다. 대통령이 국민 알권리와 언론의 근원적 비판 기능을 무력화할 법안에 침묵하는 이유는 갈수록 자명해 보인다. 정권에 이로울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윤석열. 내가 참모라면 ‘뼛속까지 자유주의자’ 이미지를 이쯤에서 그만 만들자고 할 것 같다. 이념을 정치와 정책에 무리하게 반영한 것이 현 정부의 패착이라면서 자신은 정치적 계산법으로 특정 이념에 집착하는 모습이다. 모순이다. 정치 준비 시간이 짧았다는 핑계는 현실 정치에서 의미 없다. 반체제 극작가였을 뿐인 체코의 바츨라프 하벨은 세계 정치사에 남은 대통령이다. “운명의 장난으로 하룻밤 사이에 정치의 세계로 떠밀린 처지였다”는 회고가 담긴 그의 연설집마저 명문으로 대접받는다. 대선 주자라면 누구든 일독을 권한다. 최근 국내 출간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회고록을 읽는 중이다. 퇴임 4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최고의 셀럽 정치인이다. 두꺼운 벽돌책을 나는 오바마가 아니라 우리 대통령과 후보들의 좌표가 궁금해서 읽고 있다. 이런 표현이 나온다. “나는 혁명가가 아니라 개혁가였고, 기질적으로는 보수였다.” 진보 정당의 진보주의 대통령이었지만 정책을 결정할 때는 이념을 초월하려 고뇌했다는 고백의 문장이다. 훗날 저런 고백을 할 수 있을 대통령이 우리한테는 왜 없나. 그런 대통령감이 왜 도무지 보이지 않나.
  • 전원 사망 1976년 인도 여객기 추락사고 실종자, 45년 만에 나타나

    전원 사망 1976년 인도 여객기 추락사고 실종자, 45년 만에 나타나

    45년 전 여객기 추락사고 때 실종됐던 남성이 살아 돌아왔다. 1일 힌두스탄타임스는 여객기 사고 당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청년이 칠순 노인이 되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1976년 10월 12일, 인도 뭄바이에서 첸나이로 향하던 인도항공 171편 여객기가 추락했다. 이륙 3분 만에 엔진 고장으로 기내 화재가 발생하면서 회항을 결정했지만, 비상 착륙에는 실패했다. 활주로를 1000m 남겨두고 여객기가 추락하면서, 유명 여배우 라니 찬드라 등 탑승객 95명이 전원 사망했다. 파티마 비비(91) 할머니도 자식을 잃었다. 걸프 국가를 무대로 활발한 문화 사업을 펼치던 똘똘한 아들이었다. 그런데 지난달 31일,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들 사지드 탕갈(70)이 살아 돌아왔다. 사고 후 45년 만이었다.사연은 이러했다. 문화 사업가였던 탕갈은 사고가 있든 해 여배우 라니 찬드라 일행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공연을 마치고 귀국했다. 애초 일행과 함께 첸나이로 향할 예정이었지만, 행사 조직위원회와의 막판 충돌로 티켓을 취소하고 혼자 뭄바이에 남아 일 처리를 했다. 그리고 얼마 후, 여객기 추락 소식이 들려왔다.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 동료와 배우, 친구들이 모두 사망했다는 사실을 안 그는 공황에 빠졌다. 탕갈은 “동료들은 모두 죽었고 실패자가 된 것 같았다. 가족에게 연락할 수 없었다. 그런데 모두 내가 죽은 줄 알더라. 나는 뭄바이에 주저앉았다. 성공해 돌아갈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어느덧 45년이 흘렀다고도 말했다.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질환도 그를 괴롭혔다. 거리를 떠돌며 방황하던 그는 결국 비정부기구 보호소에 들어가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그곳에서도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는 입을 꾹 다물었다. 보호소 관계자는 “내성적인 사람이었다. 자기 얘기는 도통 하지를 않았다. 그의 사연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얼마 전, 그가 심경의 변화를 보였다. 상담가 한 명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가족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보호소 측은 즉각 조사에 나섰고, 그의 91세 어머니가 아직 살아 계신다는 걸 알게 됐다.45년 만에야 비로소 서로의 생사를 확인한 모자는 지난달 31일 케랄라주 콜람 고향 집에서 재회했다. 구순이 넘은 어머니는 칠순 아들을 부둥켜안고 오열했다. 20대 청년의 젊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됐지만, 어머니 눈에는 그저 어린 아들이었다. 아들 주겠다고 사탕을 손에 꼭 쥔 채 자신을 기다린 어머니 모습에 탕갈 역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만 펑펑 쏟았다. 탕갈은 “꿈이 이루어졌다. 어머니를 다시 뵐 수 있으리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다”며 회한이 뒤섞인 얼굴로 고개를 떨궜다. 사고 후 탕갈의 가족은 승객 명단을 반복적으로 확인했으나 그의 이름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탕갈이 항공권을 취소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 길이 없었던 어머니와 형제들은 탕갈이 살아있을 거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조사를 계속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탕갈은 나타나지 않았고 별다른 정보도 없어 가족은 그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 “지질자원을 관광자원화”… 문경·의성도 국가지질공원 등재 ‘잰걸음’

    “지질자원을 관광자원화”… 문경·의성도 국가지질공원 등재 ‘잰걸음’

    강·산·바다의 삼박자가 어우러진 경북이 국내 지질공원의 대표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국내 지질공원은 제주도, 부산, 무등산권, 한탄강, 단양, 강원 고생대, 강원평화지역, 전북 서해안권, 백령·대청, 진안·무주 등 모두 13곳이 있다. 이 가운데 경북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3곳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첫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울릉도와 독도, 중생대 화산활동의 결과로 생성된 주왕산을 품은 청송, 동해의 형성과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동해안 등이다. 면적도 3234.61㎢로 가장 넓다. 특히 청송은 우리나라에서 4곳밖에 없는 세계지질공원 중 한 곳이기도 하다. 지질공원은 국가지질공원과 세계지질공원으로 나뉜다. 국가지질공원에 등재돼야 세계지질공원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으로 이를 보전하고 교육·관광사업 등에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행위제한이 없으며 4년마다 재평가를 통해 인증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 최초 인증이나 재평가 때에는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도를 중점적으로 평가하며, 기존의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는 다른 제도와는 달리 보호와 활용의 조화를 추구하는 제도로 친주민적인 제도다. ●의성 2022년, 문경 2023년 등재 계획 국가 및 세계 지질공원으로 인증되면 그 지역이 뛰어난 지질학적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널리 인정받는 것으로 지역민의 자긍심 고취와 함께 지역브랜드 가치가 향상돼 지역관광객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경북도는 문경시와 의성군을 국가지질공원으로 등재시키기 위한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고 9일 밝혔다. 문경시는 남한의 허리 부분에 있고 화성암, 퇴적암, 변성암 등 다양한 암종과 선캄브리아기에서 중생대 백악기까지 다양한 지질 양상이 강점이다. 문경국가지질공원 추진 면적은 총 911.94㎢이며, 지질 명소는 문경 돌리네습지, 삼엽충 화석산지, 용추계곡 등 11곳이다. 의성군은 한반도의 중생대 백악기 퇴적암을 대표하는 지역으로 중생대 경상분지의 발달 및 진화 양상을 담고 있어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의성국가지질공원 추진 면적은 의성군 전역(1174.72㎢)이며, 제오리와 만천리의 공룡발자국, 덕지리 낙동층 퇴적암, 금성산 등 12곳의 지질명소가 있다. 이들 지역은 용역 결과 모두 충분한 학술적 가치와 타당성을 갖는 것으로 밝혀져 국가지질공원 등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됐다. 도는 2022년 하반기와 2023년 상반기에 의성국가지질공원, 문경국가지질공원 등재를 목표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청송, 올 12월 세계 지질공원 재인증 추진 이들 지역이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으면 도내 국가 및 세계 지질공원은 모두 5곳으로 늘어난다. 도는 또 연내 유네스코 청송세계지질공원 재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유네스코 현장실사를 잘 마무리한 뒤 12월 제주에서 열리는 세계지질공원 총회에서 재인증을 확정 지을 예정이다. 세계지질공원은 4년 주기로 엄격한 재인증 심사를 거쳐 브랜드 지위를 이어 간다. 유네스코는 재인증 심사 중 부적격을 받으면 인증 기간을 절반인 2년으로 줄이고 시정되지 않으면 자격을 박탈하는 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청송 주왕산 기암과 주산지, 백석탄 포트홀 등 희귀 지질명소 24곳을 보유한 청송은 2017년 군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받았다. 선캄브리아기와 쥐라기, 백악기, 신생대 제3기 등의 퇴적 명소와 고생물 명소, 지형 명소에 다양한 종류의 암석까지 지질학적 다양성을 고루 갖췄다. 이와 함께 도는 동해안 4개 시군(포항시, 경주시, 영덕군, 울진군) 해안과 일부 낙동정맥을 포함해 조성된 경북 동해안 국가지질공원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받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우선 내년 6월 말까지 환경부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 후보지 지정평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환경부로부터 후보지로 지정되면 2023년 유네스코로 공식 신청서를 제출하게 되고 이듬해 상반기 서류 평가와 현장 심사를 거쳐 같은 해 하반기 예비인증 여부가 결정된다.최종 공식 인증 여부는 2025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유네스코 정기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동해안 지질공원은 2017년 환경부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됐고, 전체 면적 2261㎢로 전국에서 가장 넓은 구역을 갖고 있다. 가장 북쪽에 있는 울진군에는 덕구계곡, 불영계곡, 성류굴, 왕피천 등 4곳의 지질명소가 있다. 울진의 남쪽에 있는 영덕군에는 철암산 화석산지, 고래불 해안, 원생대 변성암, 영덕 대부정합, 죽도산 퇴적암, 경정리 백악기 퇴적암, 영덕 화강섬록암 해안 등이 지질명소다. 영덕의 아래에 위치한 포항시에는 내연산 12폭포, 두호동 화석산지, 달전리 주상절리, 구룡소 돌개구멍, 호미곶 해안단구 등 5곳의 지질·지형 명소가 있다. 동해안 지질공원의 끝단인 경주시에는 남산 화강암, 골굴암 타포니, 양남 주상절리군 등 3곳의 지질·지형 명소가 있으며, 양남 주상절리군은 2012년 9월 천연기념물 제536호로 지정됐다. 이처럼 경북도가 국가 및 세계지질공원 인증에 적극 나선 것은 지역의 우수한 자연유산을 브랜드화하는 동시에 관광자원화하기 위한 전략이 바탕이 됐다. 이를 통해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지질공원 인증 후 외국인 관광객도 급증 실제로 청송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받은 이듬해인 2018년 한 해 동안 관광객 543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KT·고려대 빅데이터융합사업단에 의해 조사됐다. 이는 2017년 456만명보다 20% 정도 증가한 수치고, 예년의 150만명과 비교하면 360%나 늘어난 수치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눈에 띈다. 2017년 2903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관광객이 2018년엔 1만 655명으로 500% 이상 늘었다. 또 동해안 국가지질공원 명소 중 1곳인 경주 양남 주상절리 일대도 과거 조용한 어촌이었지만 현재는 연간 300만명(추정)이 찾아오는 명소로 탈바꿈했다. 이들 지역의 관광객 증가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청송군 청송읍 금곡리에서 농가맛집 ‘두연’을 6년째 운영하고 있다는 임태수(67)씨는 “청송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관광객이 크게 증가한 것을 실감한다”면서 “코로나 시국에도 주말이나 휴일에는 외지 손님들로 넘쳐 난다”고 했다. 경북도 내 국가 및 세계지질공원은 코로나19 시대 언택트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언택트 관광’이란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을 의미하는 언(un)을 붙인 말로 비대면·비접촉 관광을 뜻한다. 최영숙 경북도 환경산림자원국장은 “경북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뛰어난 지질유산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가치 있는 지질 유산의 지속적인 발굴과 국가 및 세계 지질공원 인증을 통해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친환경적인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등 경북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 귀국 ‘여제’ 김연경 “팀스포츠에선 팀워크 중요해, 은퇴는 더 논의”

    귀국 ‘여제’ 김연경 “팀스포츠에선 팀워크 중요해, 은퇴는 더 논의”

    김연경 “예선 통과 가능할까 싶었는데”“원팀으로 똘똘 뭉쳐 이뤄낸 값진 결과”‘라스트댄스’ 재연 여운 남긴 김연경“은퇴? 단정 짓기는…결정되면 말할게요”“누워서 치킨 먹고파” 국민 성원에 거듭 감사“언니~” 여자배구팀 쫓아가고 팬심 초절정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주장이자 ‘배구 여제’로 세계에 또 한번 각인시킨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이 2020 도쿄올림픽을 마치고 금의환향했다. 일본, 터키 등 배구 강호들을 꺾고 여자배구팀을 4강 반열에 올린 김연경은 “팀 스포츠에선 팀워크가 중요하단 걸 알게 됐다”면서 “우리가 원팀으로서 똘똘 뭉쳐서 이뤄낸 값진 결과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연경은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에 대해서는 “아직은 은퇴 발표라고 말씀드리기는 좀 그런 것 같다. 얘기를 더 해봐야 한다”며 경쾌한 라스트댄스를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여운을 남겼다. 김연경 “올림픽 점수 99점, 1점 감점은 메달 못 따서요” 국민들에게 뜨거운 감동을 안긴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표팀은 마지막 국가대표라는 각오로 나선 김연경을 필두로 똘똘 뭉쳐 4강 쾌거를 달성했다. 비록 4위에 그쳤지만, 대표팀은 메달보다 더한 감동을 안기며 국민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드라마를 썼다. 김연경은 귀국 인터뷰에서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 배구를 많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해 주셨기 때문에 4강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 같다”면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국민 성원에 감사를 표했다.김연경은 “사실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예선 통과가 가능할까 싶었다. 그만큼 많은 분이 기대 안 한 건 사실”이라며 팀워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김연경은 도쿄올림픽 점수를 묻자 “100점 만점에 99점을 주고 싶다”며 100점이 아닌 이유에 대해서는 “1점은 뭐 하나라도 목에 걸고 와야 하는데 못 걸고 왔잖아요”라고 웃으며 답했다. 팬들 속에서는 ‘무한대’, ‘점수로 못 특정해요’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김연경은 마지막 세르비아전이 끝난 뒤 도쿄올림픽이 국가대표로 뛰는 마지막 국제대회라며 사실상 은퇴 선언을 했다. 하지만 김연경은 마침표를 찍지는 않았다. 김연경은 은퇴에 대해 묻자 “이건 의논을 해야 하는 부분이고 얘기를 더 해봐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단정 지어서 말씀은 못 드릴 것 같다”면서 “어쨌든 어느 정도 결정이 난다면 그때 이후에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김연경 “여자배구 관심·인기 이어지길”“한두 달간 중국 리그 몸 만들어 준비” 대회 기간 내내 무관중 속에서 경기를 치른 김연경은 공항을 가득 채운 환영 인파들을 보고서야 4강 신화가 실감이 된 듯했다. 그는 “이렇게 한국에 들어와서 여기 공항에 와보니까 정말 많은 분이 응원해 주시고 지지해 주셨다는 걸 또 한 번 느끼게 된 것 같다”면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여자배구가 앞으로 좀 더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면서 이런 관심도나 인기가 계속 이어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향후 계획을 묻자 “오늘 집에 가서 샤워한 뒤 치킨 시켜서 먹을 예정”이라면서 “빨리 가서 씻고 누워서 치킨 시켜 먹을 것”이라고 재차 말했다. 그는 “중국 리그 가기 전까지 한두 달 정도 시간이 있다”면서 “그동안 몸을 다시 만들어서 리그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중간중간 방송이나 다른 활동을 통해 팬들에게 인사드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여자배구 팬들 덕분에 인천공항 북적여자배구·근대5종팀 등장에 환호 박수꽃다발, 태극기, 환영문구로 선수 맞이 이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적막이 흐르던 인천국제공항은 여자배구 대표팀을 귀국 환영을 위해 모여든 팬들 덕분에 생기가 돌았다. 선수단이 탄 비행기가 착륙하기 30분 전인 오후 7시 20분쯤 이미 입국장은 수많은 취재진과 팬들로 가득 차 있었다. 선수들과 동선을 분리하기 위해 길게 쳐진 줄을 따라 빼곡히 늘어선 인파는 어림잡아 200명가량이 됐다. 비행기 착륙 후 약 한 시간이 지나 대표팀이 1층 입국장에 들어설 무렵이 되자, 점점 더 많은 이들이 몰려들었고 2층에서 선수들을 기다리는 인원도 많아졌다. 팬들은 꽃다발이나 태극기, 환영 문구가 적힌 종이 등을 들고 공항을 찾았고, 부모님을 따라서 온 어린이들도 눈에 띄었다. 기다림 끝에 입국장의 문이 열리고 태극기를 든 김연경을 비롯한 여자배구 대표팀과 근대5종 대표팀 등 단복을 입은 대한민국 선수단이 모습을 드러내자 큰 소리로 환호성이 쏟아졌다.팬들은 앞다퉈 휴대전화와 카메라를 꺼내 들었고, 공항 한쪽에서 대한체육회의 환영 행사가 열리는 동안 주위에서 함께하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특히 배구 대표팀의 주장인 김연경의 동작 하나하나에 열띤 반응이 나왔다. 선수단이 마지막으로 기념 촬영을 하며 “파이팅!”을 외치자 태극기를 펄럭이며 큰 소리로 “파이팅!”이라고 화답하는 이도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접촉이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선수들을 응원하는 마음은 막을 수 없었다. 환영 행사가 끝난 뒤 배구 대표팀 선수들은 정해진 동선을 따라 공항 밖으로 이동했는데, 다수의 팬은 “언니!”를 외치며 이들의 뒤를 쫓아 달려 나가기도 했다. 다만 예상치 못한 많은 인파에 공항 보안요원들은 통제에 애를 먹기도 했다.
  • ‘젠더 올림픽’의 마지막을 뜨겁게 달군 두 여자 스타의 입맞춤

    ‘젠더 올림픽’의 마지막을 뜨겁게 달군 두 여자 스타의 입맞춤

    8일 막을 내린 2020 도쿄올림픽은 어느 대회보다 젠더 이슈가 넘쳐났던 대회다. 모두가 폐회식을 느긋하게 기다리던 때, 이 사진 한 장이 눈길을 붙들었다. 쉽게 쓰겠다고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세상 참, 아니 올림픽이 참 많이 변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했고, 또 성적 소수자 얘기냐, ‘눈 버렸다’는 류의 댓글이 무서워지기도 했다. 하지만 세상은 변한다, 스포츠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도 달라지고 있다. 미국 ABC 뉴스 투데이는 이 사변을 다룬 기사 제목으로 ‘레전드만 가능- 왜 메건 라피노와 수 버드의 키스 사진은 팬들에게 그렇게 많은 의미를 지닐까’로 달았다. 이날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농구 금메달 결정전에서 미국이 일본을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미국 여자축구 스타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거리를 할 정도로 스포츠에서나 정치에서나 소신이 뚜렷한 메건 라피노(36)는 관중석에서 약혼자 수 버드(40)의 활약상을 지켜보다 팀으로 7회 연속, 개인적으로는 5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약혼자에게 축하의 키스를 보냈다. 미국 내 중계권을 독점한 NBC 올림픽스가 이 순간을 담아 따로 인스타그램에 공유했다. 라피노 본인도 인스타그램에 둘이 포옹한 사진을 올리며 “난 당신 @sbird10가 너무 자랑스럽다. 이보다 더 사랑할 수 없을 것 같다. 축하해 베이비”라고 적었다. 또 팬들이 자신들을 보고 부러워한 얘기나 문화적 충격을 준 데 대해 찬양하는 얘기를 보내왔다며 이를 공유했다. 레즈비언 리프리젠테이션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이런 순간이! 레전드만 가능!”이란 글이 올라왔다. 한 팬은 “이렇게 고무적인 커플이라니!!! 그녀영웅들(SHEroes)!!”이라고 했고, 누군가는 “그렇게 많은 길을 닦아온 두 대단한 선수들이다. 레전드란 이런 것”이라고 감탄했다. 두 스타 선수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때였다. 그 뒤 곧바로 데이트하기 시작했고, 버드는 라피노의 격려 덕분에 커밍아웃을 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버드는 시사주간 타임 인터뷰를 통해 “메건이 내가 이해하도록 도운 것은 내가 이미 하고 있던 일이 대단한 것이며 진실되게 살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약혼했고, 버드는 둘의 특별한 순간을 사진에 담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지난달 라피노는 약혼자가 개회식 기수로 선발됐다고 공개하면서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르겠다고 했다. 둘이 합작한 올림픽 금메달이 6개,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우승 네 차례, 미국대학체육협의회(NCAA) 선수권 우승 세 차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우승 네 차례,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우승 두 차례다. 그야말로 ‘파워 커플’이다.
  • 근대5종 독일 코치, 말 안 듣는 말에게 주먹 날려 대회 쫓겨나

    근대5종 독일 코치, 말 안 듣는 말에게 주먹 날려 대회 쫓겨나

    2020 도쿄올림픽 근대5종 여자 개인전이 열린 지난 6일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말(言)을 듣지 않는 말(馬)에 주먹을 날린 독일 코치가 대회에서 쫓겨났다. 주인공은 5년을 기다린 올림픽 메달의 꿈을 접은 아니카 슐로이(31·독일)의 코치인 킴 라이스너다. 2016년 리우 대회 근대5종 여자 개인전에서 4위를 차지한 슐로이는 이번 대회에서는 수영(24위)과 펜싱까지 중간합계 551점을 받아 선두로 치고 나서면서 첫 올림픽 메달의 꿈에 바짝 다가섰다. 그런데 이번 대회 근대5종은 두 가지 룰 변경이 있었다. 먼저 모든 경기를 이곳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치르게 한 것이었다. 근대5종은 수영, 펜싱, 승마, 육상, 사격으로 구성되는데 승마는 장애물 비월로 치러지고, 육상은 사격을 함께 치르는 복합 경기(레이저 런)로 펼쳐진다. 레이저 권총으로 10m 거리의 표적을 사격하고 800m를 달리는 것을 네 차례 반복한다. 근대5종의 승마는 자신의 말이 없는 만큼 랜덤으로 추첨해 배정돼 짧은 시간 안에 말과 친밀감을 완성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번 대회 규정은 말과 친해지는 시간을 20분으로 정했다.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말을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게 하는 일은 무척 어렵다. 슐로이가 만난 말은 ‘세인트 보이’란 이름의 말이었는데 슐로이가 탈 때부터 말을 제대로 듣지 않았고, 이때부터 불길한 기운이 엄습한 슐로이의 눈에는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결국 어렵게 경기장에 들어선 ‘세인트 보이’는 다섯 번째 장애물 앞에서 잇달아 멈추는 사고를 쳤다. 슐로이는 펑펑 울면서 경기를 이어갔지만 결국 장애물 넘기를 거부한 ‘세인트 보이’ 때문에 0점을 받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고, 순위가 곤두박질해 결국 31위로 대회를 마쳤다. 라이스너는 말을 안 듣는 세인트 보이를 “진짜로 때려”라고 슐로이에게 외치는 소리가 독일 텔레비전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리고 주먹질을 하는 모습까지 생생하게 찍혔다. 명백한 동물 학대였다. 근대5종 연맹(UIPM)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선수로 출전했던 라이스너 코치를 더 이상 대회에 나서지 못하게 했다. 연맹 집행이사회는 7일 남자부 경기가 재개되기 전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세인트 보이를 남자 개인전 경기에는 투입하지 않게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 선수들이 말 때문에 속상한 일을 당하지 않았지만 2004년 아테네 대회에 나섰던 한도령도 장애물 앞에서 갑자기 멈춰버린 말 때문에 낙마하는 사고를 겪기도 했다. 1912년 스톡홀름 대회부터 열린 올림픽 근대5종은 남자 개인전만 개최돼오다 1952년 헬싱키부터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까지는 남자 단체전이 함께 열렸고,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는 여자부가 도입돼 남녀 개인전으로 진행된다. 현행 체제에선 한 나라에서 남녀 선수가 최대 2명씩 출전할 수 있는데, 한국은 이번 대회에 최초로 4명을 모두 채웠다. 여자부에 김세희(26·BNK저축은행), 김선우(25·경기도청)가 출전해 김세희는 한국 선수 역대 최고 순위 타이이자 여자부 최고 순위인 11위에 올랐고, 김선우는 17위로 마쳤다. 전웅태(26·광주광역시청)는 7일 남자 개인전에서 5개 종목 합계 1470점을 얻어 조지프 충(영국·1482점), 아메드 엘겐디(이집트·1477점)에 이어 3위에 올라 동메달을 획득했다. 1964년 도쿄 대회부터 올림픽 근대5종에 출전한 한국의 사상 첫 메달이다. 유럽에서 태동한 종목이라 아시아 선수가 메달을 딴 것도 2012년 런던 대회 때 차오중룽(중국)의 남자 개인전 은메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이전까지 한국 근대5종의 올림픽 최고 성적은 11위였다. 남자부에서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때 김미섭, 2012년 런던 대회 정진화(32·LH), 여자부에선 전날 김세희가 거둔 성적이었다. 정진화도 4위(1466점)란 좋은 성적을 올려 한국 근대5종은 올림픽 출전 사상 최고의 성과를 거뒀다.
  • 배구연맹, 여자 배구팀에 4강 격려금 1억 추가해 ‘2억’…“더 줘라”

    배구연맹, 여자 배구팀에 4강 격려금 1억 추가해 ‘2억’…“더 줘라”

    4강시 1억에 1억 추가…금메달 따면 6억연맹 “9년만에 4강 진출, 국민에 감동 선사”국제배구연맹이 극찬한 김연경 득점 2위FIVB “10억명에 1명 나올까 말까 한 선수”펄펄 난 박정아, 김희진…각자 제 역할 톡톡한국배구연맹(KOVO)이 5일 배구 강호 일본, 터키를 차례로 격파하고 2020 도쿄올림픽 4강 진출에 성공한 여자 배구 대표팀에 기존에 계획한 포상금 외 추가로 격려금 1억원을 지급한다고 5일 밝혔다. 세계가 주목하는 ‘배구 여제’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은 득점에서도 올림픽 출전 여자 배구 선수 가운데 2위에 오르며 진가를 드러냈다. KOVO는 올림픽 포상금으로 금메달 5억원, 은메달 3억원, 동메달 2억원, 4위 1억원을 지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12년 런던 올림픽 이후 9년 만에 4강 진출의 쾌거를 달성하며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대표팀을 격려하기 위해 KOVO와 구단이 뜻을 모아 추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격려금을 더 늘려라” “모금을 해야 하나” “선수 1인당 더 줘야 한다”며 여자 배구 선수들을 향한 애정을 듬뿍 드러냈다. 지난 4일 터키전 3-2 승리로 4강에 선착한 대표팀은 1억원의 격려금이 추가돼 최소 2억원을 받게 됐다. 이날 경기 전 국제배구연맹(FIVB)이 업데이트한 세계랭킹에서 한국은 13위, 터키는 4위였지만 5일 현재 한국은 11위로 두 단계 상향 조정됐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동메달 이후 45년 만에 메달에 도전하는 대표팀은 6일 오후 9시 세계 랭킹 2위 브라질과 준결승을 치른다.‘득점 2위’ 김연경, 8강까지 115점↑공격도 수비도 톱10 명불허전 한국 여자 배구팀은 김연경을 필두로 모든 선수들이 각자 제 역할을 톡톡히 소화해냈다. 김연경은 코트에서 빼어난 실력과 리더십으로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배구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국제배구연맹(FIVB)는 ‘10억명 중 1명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고 극찬했다. FIVB는 전날 공식 인스타그램에 김연경의 독사진과 함께 “우리는 말하고 또 말해왔다. 한국의 김연경은 10억명 중 1명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고 적었다. FIVB는 조별 예선 4차전에서 한국이 일본을 꺾자 김연경을 향해 “올림픽에 한 번 더 나오면 안 되냐”며 환호했다. 김연경의 가치는 통계 숫자로 증명된다. 김연경은 4일 터키와 벌인 8강까지 6경기에서 115점을 올려 득점 2위에 올라 있다. 공격 102득점, 블로킹 9득점, 서브 4득점을 각각 기록했다. 1위 티아나 보스코비치(세르비아)는 140점(공격 124득점·블로킹 10득점·서브 6득점)으로 김연경을 25점 차로 앞선다. 3위 페르난다 로드리게스(브라질)는 92점(공격 83득점·블로킹 5득점·서브 4득점)으로 김연경을 23점 차로 뒤쫓고 있다. 공격 효율에서 김연경은 35.02%로 5위를 달리고 있다. 1위는 41.92%를 기록 중인 로드리게스다. 김연경은 수비 부분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디그는 4위(세트당 2.63개), 리시브는 8위(성공률 60.94%)를 기록하고 있다. 보스코비치는 수비 부분 톱10에는 제외돼 있다. 로드리게스는 디그 10위(세트당 1.86개), 리시브 6위(성공률 67.42%)로 김연경 못지않은 만능 활약을 벌이고 있다. 6일 열리는 한국과 브라질의 4강 맞대결에서 김연경과 로드리게스의 자존심 대결에 주목된다.박정아 득점 8위, 공격·수비 척척김희진 득점 10위, 양효진 블로킹 7위주전 세터 염혜선 세트 3위, 서브 5위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김연경 의존도가 높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도쿄올림픽에서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눈에 띈다. 박정아(28·한국도로공사)는 득점 8위(65점)로 김연경의 공격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특히 리우올림픽에서 불안 요소로 꼽히던 리시브가 탁월하게 개선된 모습이다. 박정아는 리시브 성공률 42.54%로 김연경을 이어 9위에 올라 있다. 김희진(30·IBK기업은행)은 득점 공동 10위(63점), 양효진(32·현대건설)은 블로킹 7위(세트당 평균 0.71개)를 차지했다. 주전 세터를 맡은 염혜선(30·KGC인삼공사)은 세트 3위(세트당 8.04개)에 서브 5위(세트당 0.29)로 맹활약 중이다. 리베로 오지영(33·GS칼텍스)은 디그 2위(세트당 3.00개)로 좋은 수비를 펼치고 있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올림픽 꽃다발이 품은 이미지와 욕망/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올림픽 꽃다발이 품은 이미지와 욕망/식물세밀화가

    체육 축제나 대중문화 시상식이 열릴 때면 누가 상을 탈지 혹은 시상식에 누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에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내가 관심을 두는 것은 따로 있다. 시상식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꽃다발과 무대 배경의 꽃 장식이 그 주인공이다. 지금 한창 진행 중인 2021 도쿄올림픽에선 메달리스트에게 주는 ‘승리 꽃다발’이 주목을 받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방사능 재해를 입은 지역에서 재배된 식물로 꽃다발을 만든다는 일본화훼협회의 발표 때문이었다. 예상대로 꽃다발에는 후쿠시마산 유스토마와 미야기산 해바라기 그리고 이와테산 용담 등이 포함됐다. ‘희망’을 상징하는 해바라기가 유난히 눈에 띈다. 여전히 방사능 피해 지역에서 나온 식물을 선수들 손에 들려주는 게 위험하다는 의견이 팽배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는 단 몇 송이 절화를 가까이에 둔다고 방사능 위험이 있진 않다고 말한다.고대 그리스올림픽 때도 출전자에게 꽃을 주었다. 우승자에게 씌워 준 화관은 그리스를 경제 부흥기로 이끈 효자 식물인 올리브 나무의 가지와 잎으로 만들었다. 올리브 나무는 축하의 의미도 있지만, 올림픽 의의처럼 평화와 화합의 상징이기도 했다. 꽃다발로 형태가 바뀐 것은 빅토리아 시대부터다. 메달리스트에게 안기는 꽃다발은 올림픽의 마스코트나 개회식처럼 해당 축제를 상징하는 주요 요소다.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진행되는 동안 4000~6000여개 꽃다발이 제작되며, 세계 곳곳에 노출되기 때문에 개최국의 정체성이 드러나는 디자인과 식물종을 소재로 정한다. 보통은 개최국을 대표하는 플로리스트나 화훼 협회가 국제올림픽위원회를 통해 입찰, 제작하는 형식이다. 흥미로운 것은 공식적으로 공지한 것은 아니지만, 올림픽 꽃다발 제작 시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다는 것이다. 꽃다발의 식물은 개최국을 상징하고, 그곳에서 재배되는 식물이어야 한다. 이것은 신선도와도 관련이 있다. 하계 올림픽은 무더운 여름에 열리기 때문에 다른 계절보다 절화 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완성 후 바로 선수에게 수여되는 것이 아니라 화훼 비전문가들의 손을 거치기 때문에 금방 시들 염려도 있다. 또한 선수에게 향으로 인한 피해나 꽃가루 알레르기를 유발해도 안 되므로 향이 강하거나 꽃가루가 있는 꽃도 피해야 한다. 꽃다발 크기가 지나치게 크거나 무거워도, 다발에 뾰족한 소재가 들어가서도 안 된다. 흥분한 수상자가 군중에게 꽃다발을 던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꽃다발 크기를 20×25㎝ 크기로 제한하기도 했다.런던올림픽은 개최 전부터 유난히 기대가 됐다. 문화예술인들이 풍부한 문화 자원을 가진 영국에서 만드는 개회식을 기대했던 것과 비슷한 이유에서다. 영국은 식물 문화 역시 가장 발달했다. 현대 화훼장식에서 한 획을 그은 제인패커가 꽃다발 디자인과 제작을 맡았고, 기대와 같이 꽃다발은 화려했다. 영국을 대표하는 장미 네 품종, 영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잉글리시 라벤더와 로즈마리 등 허브식물을 소재로 전형적인 영국식 꽃다발을 완성했다. 다양한 허브식물에 장미의 향까지 더해 꽃다발 향이 굉장히 강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빨간색과 금색을 좋아하는 중국답게 꽃다발에 새빨간 장미를 중심으로 금테를 둘렀다. 장미 수도 중국인이 좋아하는 숫자 9개로 정한 것이 흥미로웠다. 아쉽게도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꽃다발을 볼 수 없었다. 지구 환경을 위한 지속 가능한 올림픽을 모토로 삼으며,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꽃다발을 만들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너무 어릴 적이라 기억에 없는 1988년 서울올림픽 꽃다발이 궁금해 사진을 찾아본 적이 있다. 메달리스트의 손에는 연분홍색 글라디올러스와 흰 국화가 든 꽃다발이 들려 있었다. 단 몇 장의 사진으로 당시 우리나라 화훼 디자인의 성향과 재배 절화 종류를 대략 예측할 수 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손에 쥐어진 꽃다발은 올림픽 개최지와 꼭 닮았다. 당연하다. 원예식물의 형태는 우리 시공간을 함축하기 때문이다. 그에 더해 개최국의 이미지 욕망까지 내포한다. 방사능 피해 지역에서 재배한 꽃을 사용한 도쿄올림픽 꽃다발은 일본의 방사능 콤플렉스와 그를 희석하려는 절박함이 담겨 있으며, 꽃다발을 생략한 리우올림픽의 결정은 남미 열대우림 오염의 심각성을 보여 준다. 런던올림픽 꽃다발에서는 발전된 식물 문화를 가진 영국의 자부심이 드러난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뒤에 오랜 시간 행해 온 노력이 있듯, 우연히 만들어진 꽃다발은 없다.
  • ‘처음의 벽’을 오르다

    ‘처음의 벽’을 오르다

    ‘볼더링·리드·스피드’ 합산해 순위 결정다른 경기장과 달리 신나는 음악 나와‘세계랭킹 1위’ 서채현 메달 기대감 커3일 일본 도쿄 아오미 어반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남자 콤바인 예선. 신나는 분위기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스파이더맨’들이 순식간에 맨손으로 인공 암벽을 오르자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한국 대표팀의 천종원(25·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이 인공 암벽에 오르자 여자 아나운서는 한국인의 대표 응원 구호인 “파이팅”을 외치며 힘을 불어넣어 주기도 했다. 그는 아쉽게도 10위를 기록해 8명까지 진출하는 결선에 합류하지 못했다. 그는 “더 성장하는 선수로 돌아오겠다”며 3년 후 파리올림픽에서의 활약을 기약했다. 체력과 유연성, 순발력을 모두 필요로 하는 스포츠클라이밍은 도쿄올림픽에서 올림픽 종목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채택됐다. 도쿄올림픽에는 유독 젊은층 취향의 종목이 대거 포함됐다. 스포츠클라이밍을 포함해 스케이트보드, 서핑, BMX 프리스타일, 3대3 농구 등이 그렇다. 스포츠클라이밍은 최근 한국에서도 인기를 끄는 스포츠로 인공 암벽과 안전 장구만 갖추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 이 종목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때 정식 종목으로 처음 선을 보였다.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이 주관하는 스포츠클라이밍은 볼더링, 리드, 스피드 3종목으로 치러지는데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3종목을 모두 치러 합산 점수로 순위를 결정하는 콤바인 종목을 치른다. 도쿄올림픽에는 남녀 콤바인 각각 1개씩 모두 2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3년 뒤 파리올림픽에서는 스피드 종목이 분리되면서 스피드, 콤바인(리드·볼더링) 2종목을 치를 예정이다. 경기 방식을 보면 볼더링은 4.5m 높이의 암벽에 설치된 다양한 인공 구조물을 로프 없이 4분 이내에 통과해야 한다. 마지막 홀드(돌출부)를 양손으로 잡으면 경기가 끝난다. 리드는 안전 장구를 착용하고 15m 높이의 인공 암벽을 6분 안에 가장 높이 오르면 이기게 된다. 볼더링과 리드의 코스는 미리 연습을 할 수 없다. 스피드는 말 그대로 안전 장구를 착용하고 15m 높이에 95도 경사면의 인공 암벽을 가장 빠르게 올라간 사람이 이기는 종목이다. 스릴 넘치는 종목이다 보니 스포츠클라이밍에는 패기 가득한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젊은 세대)가 대거 출전한 게 눈에 띈다. 남녀를 통틀어 최연소 참가자는 2003년 12월 10일생인 미국의 콜린 더피다. 2003년 11월 1일생인 한국의 서채현(18·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은 여자 선수 중 가장 어린데 세계랭킹 1위로 메달이 기대되는 선수다.
  • “10억명 중 1명 나올까 말까 한 김연경” “깨기 싫은 꿈 꾸는 듯”

    “10억명 중 1명 나올까 말까 한 김연경” “깨기 싫은 꿈 꾸는 듯”

    상대팀 12명 중 11명 아는 김연경 펄펄金 절친 에르뎀 “한국 준결승 자격 충분”내일 결승행 놓고 브라질과 한판 승부어쩌면 생애 마지막 올림픽 경기가 될지 모른다. 아침 9시 경기라 일찍 일어나야 해서 오후 10시 30분 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애꿎은 ‘방쫄’(여럿이 방을 쓰는 경우 그 방의 가장 아랫사람을 표현하는 말) 표승주에게 자냐고 말을 걸어 봤지만 눈은 감기지 않고 말똥말똥 떠진다. 잠깐 눈을 붙였다 일어나 보니 새벽 5시 30분. 겨우 한 시간 잔 거 같다. 4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꺾어야 하는 상대는 김연경이 2011년부터 활약했던 터키. 2017년까지 6시즌을 페네르바체에서 뛰었다. 터키의 주장인 미들블로커 에다 에르뎀은 페네르바체 시절 동료로 ‘절친’이었다. 김연경이 터키를 떠나 중국 리그로 간다고 하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리는 많은 것을 남겼다. 세계 최고의 선수, 안녕. 항상 그리울 거야”라고 남겼다. 12명의 터키 선수 중 김연경과 안면이 있는 선수는 11명. 8강 상대로 터키가 결정됐을 때 어쩌면 마지막 경기가 될지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터키는 평균 신장 188㎝로 세계랭킹 4위다. 지난 6월 올림픽 예행연습이나 다름없었던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경기에서도 1-3으로 완패했다. 물오른 경기력의 터키는 올림픽 조별리그에서 러시아올림픽선수단(ROC)마저 3-2로 꺾을 만큼 강력했다. 거기에 터키팀 감독은 조반니 구이데티다. 2016년 리우올림픽 때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을 맡아 한국과 8강전에서 김연경에게 패배의 쓴맛을 안긴 장본인이다. 한국을 너무 잘 아는 감독이다. 그래도 이번엔 지고 싶지 않다. 2012년 런던 대회 4강의 주역인 김연경(28점)이나 양효진(11점)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은퇴하기 전 메달을 갖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은 경기 전부터 터키팀의 영상을 많이 준비했다. 중앙 속공이 능한 에르뎀(14점)과 제흐라 귀네슈(14점)의 특징을 알려주고 양효진에게 이들을 마크할 것을 지시했다. 양효진이 “세상에 그냥 얻는 것은 없다”고 강조할 정도로 중앙 공격과 블로킹이 통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터키는 김연경을 집중 마크했다. 양효진이나 김수지가 중앙 속공을 시도해도 블로커는 쳐다보지도 않고 김연경만 쫓아다녔다. 1세트는 17-25로 터키의 완승. 2세트마저 뺏기면 승부가 기울기에 김연경을 중심으로 이를 악물었다. 김연경은 이미 예선리그 도미니카와의 경기에서도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를 외치며 동료를 다독였다. 김연경의 독려에 박정아 등이 득점에 가세하며 1세트 패배를 당한 점수 그대로 갚아줬다. 특히 한국에는 김연경 말고도 중요한 고비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 주는 ‘클러치 박’ 박정아가 있었다. 박정아는 2016 리우 대회의 아픔이 있다.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서브 폭탄’을 맞았고 리시브 난조로 8강 탈락의 원흉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5년 뒤 더 성숙해진 박정아는 고비에 처한 한국을 구하는 해결사 본능을 유감없이 보여 줬다. 3세트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24-22로 다 잡았던 세트가 한국의 범실로 동점이 되자 김연경은 애매한 판정을 문제 삼아 항의했다. 판정도 마음에 안 들었지만 동료의 투지를 불사르기 위한 것이었다. 3세트 27-26으로 절체절명의 순간 박정아가 상대 블로커의 손을 노린 공격으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박정아는 “3세트에서 긴장했지만 버티자라는 언니들의 말을 들었다”며 “(오)지영 언니의 격려로 상황을 이겨 냈다”고 설명했다.결국 5세트까지 가는 혈전을 벌이게 됐다. 5세트 승부만 벌써 세 번째. 10-10 동점으로 팽팽하던 경기의 분위기가 넘어온 것은 박은진의 ‘지저분한’ 서브 3방 때문이었다. 상대의 리시브 라인이 흔들리며 김연경이 득점에 성공, 순식간에 13-10으로 달아났다. 양효진 외에 센터 공격수로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한송이와 경쟁을 벌이다 박은진이 대표팀에 승선한 것은 바로 서브 때문이다. 라바리니 감독은 “기술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좋은 서브를 우리의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며 “우리 팀엔 김수지 등 좋은 서브를 넣는 선수들이 많지만 오늘은 전략적으로 박은진에게 그 역할을 맡겼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 김연경을 중심으로 ‘원팀’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 줬다. 김연경이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는 동안 박정아나 박은진 등이 쏠쏠한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재영, 이다영의 학폭 논란으로 대표팀 구성 과정에서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올림픽에서 ‘원팀’으로 거듭난 것이다. 한국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경기장에서 열린 터키와의 8강전에서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승리하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4강에 오른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 동메달 이후 45년 만의 메달 사냥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라바리니 감독은 “꿈을 꾸는 것 같다”면서 “이 꿈에서 깨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능력을 우리 스스로 믿는다면 승부의 추는 우리의 손에 있다”고 강조했다. FIVB는 공식 인스타그램에 김연경의 독사진과 함께 “우리는 말하고 또 말해 왔다. 한국의 김연경은 10억명 중 1명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고 적었다. 김연경의 절친 에르뎀은 경기 후 눈물을 펑펑 흘리며 “엄청난 압박이 우리 팀을 무너뜨렸다”며 “한국은 준결승에 오를 만한 자격이 된다.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숙자 KBSN 해설위원은 “김연경을 중심으로 선수들의 얼굴에 간절함이 그대로 드러난 경기였다”며 “일본, 도미니카와 5세트 경기를 치르면서 원팀으로 자신감을 얻은 것도 승인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여자 배구 대표팀은 오는 6일 펼쳐질 4강전에서 세계 최강팀인 브라질과 맞붙는다. 브라질은 이날 러시아를 3대1로 가볍게 물리치고 4강전에 올랐다.
  • “터키전이 끝인 줄… 겨우 1시간 잤어요”

    “터키전이 끝인 줄… 겨우 1시간 잤어요”

    “밤 10시 30분에 침대에 누웠는데 잠이 안 와서 뒤척였습니다. 겨우 한 시간 정도 눈을 붙였어요.”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 8강전에서 터키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3-2 승리를 이끈 ‘배구 여제’ 김연경(33)의 목소리는 쩍쩍 갈라져 있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다시 대한민국 여자 배구를 올림픽 4강 진출로 이끈 그의 목소리에는 피곤함이 가득했지만 표정만은 밝았다. 이날 한 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했다는 김연경은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28득점을 기록하며 팀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공격과 수비를 가리지 않고 맹활약했다. 그는 “솔직히 처음 8강 상대가 터키로 결정된 뒤엔 나도 준결승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어젯밤엔 (오늘 경기가 올림픽 마지막 경기인 줄 알고) 잠이 전혀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올림픽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의 ‘마지막 춤’을 터키는 멈추게 할 수 없었다. 잔뜩 쉰 목소리의 그는 “아마 관중이 없어서 내 목소리가 많이 들렸을 것”이라며 “목 관리 잘해서 준결승전에서도 목청 높여 소리를 지르겠다”고 말했다. ‘후배 선수들을 어떻게 독려했느냐’는 질문에 김연경은 “5세트 타임아웃 때 후배들에게 차분하게 임하자고 했다”면서 “박은진은 오늘 서브를 매우 잘 넣어줬고 정지윤도 어려운 상황에서 잘했다. 버텨 준 후배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승부처였던 3세트 24-23 상황에서 주심이 양효진(현대건설)에게 포히트 범실을 선언하자 거칠게 항의하다가 경고를 들었고 4세트에는 끝내 레드카드까지 받았다. 하지만 김연경의 항의는 분위기 전환에 주효했다. 그는 “사실 1세트부터 심판 판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한번 강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흐름이 넘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김연경은 “런던올림픽 때 함께 뛰었던 언니들에게 죄송하지만 지금 팀이 더 나은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여기에 만족하지 않겠다. 남은 두 경기를 잘 마무리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 “10억명 중 1명 나올까 말까 한 김연경” “안 깨고 싶은 꿈 꾸는 듯”

    “10억명 중 1명 나올까 말까 한 김연경” “안 깨고 싶은 꿈 꾸는 듯”

    어쩌면 생애 마지막 올림픽 경기가 될지 모른다. 아침 9시 경기라 일찍 일어나야 해서 오후 10시 30분 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애꿎은 ‘방쫄’ 표승주에게 자냐고 말을 걸어 봤지만 눈은 감기지 않고 말똥말똥 떠진다. 잠깐 눈을 붙였다 일어나 보니 새벽 5시 30분. 겨우 한 시간 잔 거 같다. 4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꺾어야 하는 상대는 김연경이 2011년부터 활약했던 터키. 2017년까지 6시즌을 페네르바체에서 뛰었다. 터키의 주장인 미들블로커 에다 에르뎀은 페네르바체 시절 동료로 ‘절친’이었다. 김연경이 터키를 떠나 중국 리그로 간다고 하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리는 많은 것을 남겼다. 세계 최고의 선수, 안녕. 항상 그리울 거야”라고 남겼다. 12명의 터키 선수 중 김연경과 안면이 있는 선수는 11명. 8강 상대로 터키가 결정됐을 때 어쩌면 마지막 경기가 될지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터키는 평균신장 188㎝로 세계랭킹 4위다. 지난 6월 올림픽 예행연습이나 다름없었던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경기에서도 1-3으로 완패했다. 물오른 경기력의 터키는 올림픽 조별리그에서 러시아올림픽선수단(ROC)마저 3-2로 꺾을 만큼 강력했다. 거기에 터키팀 감독은 조반니 구이데티다. 2016년 리우 때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을 맡아 한국과 8강전에서 김연경에게 패배의 쓴맛을 안긴 장본인이다. 한국을 너무 잘 아는 감독이다. 그래도 이번엔 지고 싶지 않다. 2012년 런던 대회 4강의 주역인 김연경(28점)이나 양효진(11점)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은퇴하기 전 메달을 갖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은 경기 전부터 터키팀의 영상을 많이 준비했다. 중앙 속공이 능한 에르뎀(14점)과 제흐라 귀네슈(14점)의 특징을 알려주고 양효진에게 이들을 마크할 것을 지시했다. 양효진이 “잘 준비했고 세상에 그냥 얻는 것은 없다”고 강조할 정도로 중앙 공격과 블로킹이 통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터키는 김연경을 집중 마크했다. 양효진이나 김수지가 중앙 속공을 시도해도 블로커는 쳐다보지도 않고 김연경만 쫓아다녔다. 1세트는 17-25로 터키의 완승. 2세트마저 뺏기면 승부가 기울기에 김연경을 중심으로 이를 악물었다. 김연경은 이미 예선리그 도미니카와의 경기에서도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를 외치며 동료를 다독였다. 김연경의 독려에 박정아 등이 득점에 가세하며 1세트 패배를 당한 점수 그대로 갚아줬다. 특히 한국에는 김연경 말고도 중요한 고비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 주는 ‘클러치 박’ 박정아가 있었다. 박정아는 2016 리우 대회의 아픔이 있다.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서브 폭탄’을 맞았고 리시브 난조로 8강 탈락의 원흉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5년 뒤 더 성숙한 박정아는 고비에 처한 한국을 구하는 해결사 본능을 유감없이 보여 줬다. 3세트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24-22로 다 잡았던 세트가 한국의 범실로 동점이 되자 김연경은 애매한 판정을 문제 삼아 항의했다. 판정도 마음에 안 들었지만 동료의 투지를 불사르기 위한 것이었다. 3세트 27-26으로 절체절명의 순간 박정아가 상대 블로커의 손을 노린 공격으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박정아는 “3세트에서 긴장했지만 버티자라는 언니들의 말을 들었다”며 “(오)지영 언니의 격려로 상황을 이겨 냈다”고 설명했다. 결국 5세트까지 가는 혈전을 벌이게 됐다. 5세트 승부만 벌써 세 번째. 10-10 동점으로 팽팽하던 경기의 분위기가 넘어온 것은 박은진의 ‘지저분한’ 서브 3방 때문이었다. 상대의 리시브 라인이 흔들리며 김연경이 득점에 성공, 순식간에 13-10으로 달아났다. 양효진 외에 센터 공격수로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한송이와 경쟁을 벌이다 박은진이 대표팀에 승선한 것은 바로 서브 때문이다. 라바리니 감독은 “기술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좋은 서브를 우리의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며 “우리 팀엔 김수지 등 좋은 서브를 넣는 선수들이 많지만 오늘은 전략적으로 박은진에게 그 역할을 맡겼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 김연경을 중심으로 ‘원팀’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 줬다. 김연경이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는 동안 박정아나 박은진 등이 쏠쏠한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재영, 이다영의 학폭 논란으로 대표팀 구성 과정에서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올림픽에서 ‘원팀’으로 거듭난 것이다. 한국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경기장에서 열린 터키와의 8강전에서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승리하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2012년 런던 이후 9년 만에 4강에 오른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 동메달 이후 45년 만의 메달 사냥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라바리니 감독은 “꿈을 꾸는 것 같다”면서 “이 꿈에서 깨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능력을 우리 스스로 믿는다면 승부의 추는 우리의 손에 있다”고 강조했다. FIVB는 공식 인스타그램에 김연경의 독사진과 함께 “우리는 말하고 또 말해 왔다. 한국의 김연경은 10억명 중 1명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고 적었다. 김연경의 절친 에르뎀은 경기 후 눈물을 펑펑 흘리며 “엄청난 압박이 우리 팀을 무너뜨렸다”며 “한국은 준결승에 오를 만한 자격이 된다. 준결승에 오른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숙자 KBSN 해설위원은 “김연경을 중심으로 선수들의 얼굴에 간절함이 그대로 드러난 경기였다”며 “일본, 도미니카와 5세트 경기를 치르면서 원팀으로 자신감을 얻은 것도 승인이 됐다”고 말했다.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는 계속된다.
  • 원팀은 간절했다… 그래서 강했다

    원팀은 간절했다… 그래서 강했다

    상대팀 12명 중 11명 아는 김연경 펄펄金 절친 에르뎀 “한국 준결승 자격 충분”내일 결승행 놓고 브라질과 한판 승부어쩌면 생애 마지막 올림픽 경기가 될지 모른다. 아침 9시 경기라 일찍 일어나야 해서 오후 10시 30분 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애꿎은 ‘방쫄’(여럿이 방을 쓰는 경우 그 방의 가장 아랫사람을 표현하는 말) 표승주에게 자냐고 말을 걸어 봤지만 눈은 감기지 않고 말똥말똥 떠진다. 잠깐 눈을 붙였다 일어나 보니 새벽 5시 30분. 겨우 한 시간 잔 거 같다. 4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꺾어야 하는 상대는 김연경이 2011년부터 활약했던 터키. 2017년까지 6시즌을 페네르바체에서 뛰었다. 터키의 주장인 미들블로커 에다 에르뎀은 페네르바체 시절 동료로 ‘절친’이었다. 김연경이 터키를 떠나 중국 리그로 간다고 하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리는 많은 것을 남겼다. 세계 최고의 선수, 안녕. 항상 그리울 거야”라고 남겼다. 12명의 터키 선수 중 김연경과 안면이 있는 선수는 11명. 8강 상대로 터키가 결정됐을 때 어쩌면 마지막 경기가 될지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터키는 평균 신장 188㎝로 세계랭킹 4위다. 지난 6월 올림픽 예행연습이나 다름없었던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경기에서도 1-3으로 완패했다. 물오른 경기력의 터키는 올림픽 조별리그에서 러시아올림픽선수단(ROC)마저 3-2로 꺾을 만큼 강력했다. 거기에 터키팀 감독은 조반니 구이데티다. 2016년 리우올림픽 때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을 맡아 한국과 8강전에서 김연경에게 패배의 쓴맛을 안긴 장본인이다. 한국을 너무 잘 아는 감독이다. 그래도 이번엔 지고 싶지 않다. 2012년 런던 대회 4강의 주역인 김연경(28점)이나 양효진(11점)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은퇴하기 전 메달을 갖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은 경기 전부터 터키팀의 영상을 많이 준비했다. 중앙 속공이 능한 에르뎀(14점)과 제흐라 귀네슈(14점)의 특징을 알려주고 양효진에게 이들을 마크할 것을 지시했다. 양효진이 “세상에 그냥 얻는 것은 없다”고 강조할 정도로 중앙 공격과 블로킹이 통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터키는 김연경을 집중 마크했다. 양효진이나 김수지가 중앙 속공을 시도해도 블로커는 쳐다보지도 않고 김연경만 쫓아다녔다. 1세트는 17-25로 터키의 완승. 2세트마저 뺏기면 승부가 기울기에 김연경을 중심으로 이를 악물었다. 김연경은 이미 예선리그 도미니카와의 경기에서도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를 외치며 동료를 다독였다. 김연경의 독려에 박정아 등이 득점에 가세하며 1세트 패배를 당한 점수 그대로 갚아줬다. 특히 한국에는 김연경 말고도 중요한 고비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 주는 ‘클러치 박’ 박정아가 있었다. 박정아는 2016 리우 대회의 아픔이 있다.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서브 폭탄’을 맞았고 리시브 난조로 8강 탈락의 원흉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5년 뒤 더 성숙해진 박정아는 고비에 처한 한국을 구하는 해결사 본능을 유감없이 보여 줬다. 3세트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24-22로 다 잡았던 세트가 한국의 범실로 동점이 되자 김연경은 애매한 판정을 문제 삼아 항의했다. 판정도 마음에 안 들었지만 동료의 투지를 불사르기 위한 것이었다. 3세트 27-26으로 절체절명의 순간 박정아가 상대 블로커의 손을 노린 공격으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박정아는 “3세트에서 긴장했지만 버티자라는 언니들의 말을 들었다”며 “(오)지영 언니의 격려로 상황을 이겨 냈다”고 설명했다.결국 5세트까지 가는 혈전을 벌이게 됐다. 5세트 승부만 벌써 세 번째. 10-10 동점으로 팽팽하던 경기의 분위기가 넘어온 것은 박은진의 ‘지저분한’ 서브 3방 때문이었다. 상대의 리시브 라인이 흔들리며 김연경이 득점에 성공, 순식간에 13-10으로 달아났다. 양효진 외에 센터 공격수로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한송이와 경쟁을 벌이다 박은진이 대표팀에 승선한 것은 바로 서브 때문이다. 라바리니 감독은 “기술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좋은 서브를 우리의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며 “우리 팀엔 김수지 등 좋은 서브를 넣는 선수들이 많지만 오늘은 전략적으로 박은진에게 그 역할을 맡겼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 김연경을 중심으로 ‘원팀’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 줬다. 김연경이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는 동안 박정아나 박은진 등이 쏠쏠한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재영, 이다영의 학폭 논란으로 대표팀 구성 과정에서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올림픽에서 ‘원팀’으로 거듭난 것이다. 한국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경기장에서 열린 터키와의 8강전에서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승리하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4강에 오른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 동메달 이후 45년 만의 메달 사냥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라바리니 감독은 “꿈을 꾸는 것 같다”면서 “이 꿈에서 깨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능력을 우리 스스로 믿는다면 승부의 추는 우리의 손에 있다”고 강조했다. FIVB는 공식 인스타그램에 김연경의 독사진과 함께 “우리는 말하고 또 말해 왔다. 한국의 김연경은 10억명 중 1명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고 적었다. 김연경의 절친 에르뎀은 경기 후 눈물을 펑펑 흘리며 “엄청난 압박이 우리 팀을 무너뜨렸다”며 “한국은 준결승에 오를 만한 자격이 된다.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숙자 KBSN 해설위원은 “김연경을 중심으로 선수들의 얼굴에 간절함이 그대로 드러난 경기였다”며 “일본, 도미니카와 5세트 경기를 치르면서 원팀으로 자신감을 얻은 것도 승인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여자 배구 대표팀은 오는 6일 펼쳐질 4강전에서 세계 최강팀인 브라질과 맞붙는다. 브라질은 이날 러시아를 3대1로 가볍게 물리치고 4강전에 올랐다.
  • 여제는 간절했다… 원팀은 강했다

    여제는 간절했다… 원팀은 강했다

    어쩌면 생애 마지막 올림픽 경기가 될지 모른다. 아침 9시 경기라 일찍 일어나야 해서 오후 10시 30분 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애꿎은 ‘방쫄’ 표승주에게 자냐고 말을 걸어 봤지만 눈은 감기지 않고 말똥말똥 떠진다. 잠깐 눈을 붙였다 일어나 보니 새벽 5시 30분. 겨우 한 시간 잔 거 같다. 4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꺾어야 하는 상대는 김연경이 2011년부터 활약했던 터키. 2017년까지 6시즌을 페네르바체에서 뛰었다. 터키의 주장인 미들블로커 에다 에르뎀은 페네르바체 시절 동료로 ‘절친’이었다. 김연경이 터키를 떠나 중국 리그로 간다고 하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리는 많은 것을 남겼다. 세계 최고의 선수, 안녕. 항상 그리울 거야”라고 남겼다. 12명의 터키 선수 중 김연경과 안면이 있는 선수는 11명. 8강 상대로 터키가 결정됐을 때 어쩌면 마지막 경기가 될지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터키는 평균신장 188㎝로 세계랭킹 4위다. 지난 6월 올림픽 예행연습이나 다름없었던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경기에서도 1-3으로 완패했다. 물오른 경기력의 터키는 올림픽 조별리그에서 러시아올림픽선수단(ROC)마저 3-2로 꺾을 만큼 강력했다. 거기에 터키팀 감독은 조반니 구이데티다. 2016년 리우 때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을 맡아 한국과 8강전에서 김연경에게 패배의 쓴맛을 안긴 장본인이다. 한국을 너무 잘 아는 감독이다. 그래도 이번엔 지고 싶지 않다. 2012년 런던 대회 4강의 주역인 김연경(28점)이나 양효진(11점)은 이번이 마지막이다. 은퇴하기 전 메달을 갖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은 경기 전부터 터키팀의 영상을 많이 준비했다. 중앙 속공이 능한 에르뎀(14점)과 제흐라 귀네슈(14점)의 특징을 알려주고 양효진에게 이들을 마크할 것을 지시했다. 양효진이 “잘 준비했고 세상에 그냥 얻는 것은 없다”고 강조할 정도로 중앙 공격과 블로킹이 통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터키는 김연경을 집중 마크했다. 양효진이나 김수지가 중앙 속공을 시도해도 블로커는 쳐다보지도 않고 김연경만 쫓아다녔다. 1세트는 17-25로 터키의 완승. 2세트마저 뺏기면 승부가 기울기에 김연경을 중심으로 이를 악물었다. 김연경은 이미 예선리그 도미니카와의 경기에서도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해보자, 해보자, 후회하지 말고”를 외치며 동료를 다독였다. 김연경의 독려에 박정아 등이 득점에 가세하며 1세트 패배를 당한 점수 그대로 갚아줬다. 특히 한국에는 김연경 말고도 중요한 고비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 주는 ‘클러치 박’ 박정아가 있었다. 박정아는 2016 리우 대회의 아픔이 있다. 네덜란드와의 8강전에서 ‘서브 폭탄’을 맞았고 리시브 난조로 8강 탈락의 원흉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5년 뒤 더 성숙한 박정아는 고비에 처한 한국을 구하는 해결사 본능을 유감없이 보여 줬다. 3세트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24-22로 다 잡았던 세트가 한국의 범실로 동점이 되자 김연경은 애매한 판정을 문제 삼아 항의했다. 판정도 마음에 안 들었지만 동료의 투지를 불사르기 위한 것이었다. 3세트 27-26으로 절체절명의 순간 박정아가 상대 블로커의 손을 노린 공격으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박정아는 “3세트에서 긴장했지만 버티자라는 언니들의 말을 들었다”며 “(오)지영 언니의 격려로 상황을 이겨 냈다”고 설명했다. 결국 5세트까지 가는 혈전을 벌이게 됐다. 5세트 승부만 벌써 세 번째. 10-10 동점으로 팽팽하던 경기의 분위기가 넘어온 것은 박은진의 ‘지저분한’ 서브 3방 때문이었다. 상대의 리시브 라인이 흔들리며 김연경이 득점에 성공, 순식간에 13-10으로 달아났다. 양효진 외에 센터 공격수로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한송이와 경쟁을 벌이다 박은진이 대표팀에 승선한 것은 바로 서브 때문이다. 라바리니 감독은 “기술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고 생각했고 좋은 서브를 우리의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며 “우리 팀엔 김수지 등 좋은 서브를 넣는 선수들이 많지만 오늘은 전략적으로 박은진에게 그 역할을 맡겼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 김연경을 중심으로 ‘원팀’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보여 줬다. 김연경이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는 동안 박정아나 박은진 등이 쏠쏠한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이재영, 이다영의 학폭 논란으로 대표팀 구성 과정에서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올림픽에서 ‘원팀’으로 거듭난 것이다. 한국은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경기장에서 열린 터키와의 8강전에서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승리하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2012년 런던 이후 9년 만에 4강에 오른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 동메달 이후 45년 만의 메달 사냥에 도전할 수 있게 됐다. 라바리니 감독은 “꿈을 꾸는 것 같다”면서 “이 꿈에서 깨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는 “우리의 능력을 우리 스스로 믿는다면 승부의 추는 우리의 손에 있다”고 강조했다. FIVB는 공식 인스타그램에 김연경의 독사진과 함께 “우리는 말하고 또 말해 왔다. 한국의 김연경은 10억명 중 1명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고 적었다. 김연경의 절친 에르뎀은 경기 후 눈물을 펑펑 흘리며 “엄청난 압박이 우리 팀을 무너뜨렸다”며 “한국은 준결승에 오를 만한 자격이 된다. 준결승에 오른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숙자 KBSN 해설위원은 “김연경을 중심으로 선수들의 얼굴에 간절함이 그대로 드러난 경기였다”며 “일본, 도미니카와 5세트 경기를 치르면서 원팀으로 자신감을 얻은 것도 승인이 됐다”고 말했다. 김연경의 라스트 댄스는 계속된다.
  • ‘분노 폭발’ 김연경, 네트 흔들며 심판에 항의한 이유(종합)

    ‘분노 폭발’ 김연경, 네트 흔들며 심판에 항의한 이유(종합)

    4강 이끈 김연경, 항의도 ‘전략’“처음부터 심판 판정 마음에 안 들어상대팀이 항의하면 휘슬 불어주더라”팀 사기 올리고 심판도 압박해 배구대표팀을 올림픽 4강 무대로 끌어올린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은 8강전 터키와의 경기에서 주심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언뜻 감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이었지만, 거기에는 팀 사기를 올리고 심판도 압박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부 8강전 터키와의 경기에서 김연경은 네트를 흔들고 과격한 말투로 항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승부처였던 3세트 24-23에서 랠리 중 양효진(현대건설)의 공격이 네트에 걸리자 하미드 알루시 주심은 ‘포히트 범실’(한쪽 진영에서 공을 4번 터치한 범실)을 선언했다. 이에 김연경은 격분하며 네트를 흔들었다. 후배들의 답답한 마음을 대변한 것이었다. 그러자 알루시 주심은 옐로카드를 들어 김연경에게 내밀었다. 4세트에서도 김연경은 ‘터키의 더블 콘택트’를 주장하며 또 알루시 심판과 맞섰다. 알루시 심판은 두 번째 격한 항의를 하는 김연경 앞에 레드카드를 꺼냈다. 배구에서 레드카드를 받으면, 상대 팀에 1점을 준다. 터키전이 끝난 뒤, 김연경은 격렬한 항의의 의도와 이유를 설명했다. 김연경은 “1세트부터 심판의 판정이 마음에 안 들었다. 상대 팀이 항의하면 꼭 다음에 (휘슬을) 불어주더라. 그런 점을 보면서 항의하면 반응을 보이는 심판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때는 우리도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생각보다 좀 더 강하게 이야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3세트에서는 터키가 추격한 상황이어서 “한 번쯤 경기를 끊어가는 것도 괜찮겠다고 판단했다”고 과격했던 항의의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결과적으로 좋게 마무리됐다. 사실 후배들을 모았을 때 (심판) 욕도 하고 그랬다”고도 말했다.목소리 갈라진 김연경 “한 시간 잤다” 도쿄올림픽 취재진을 위한 공식 정보 사이트 ‘마이인포’의 선수 페이지에 김연경의 별명은 ‘갓연경’(God Yeon-Koung), ‘브레드 언니’(Bread Unnie)라고 소개돼 있다. 도쿄올림픽에는 관중이 들어오지 않아 ‘카리스마형 리더’ 김연경의 목소리가 더 잘 들리고 있다. 코트 안팎에서 중심을 잡으며 팀을 승리로 이끈 김연경은 경기 후 “올림픽 개막 전엔 누구도 우리의 준결승 진출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하나의 팀이 돼 4강 무대를 밟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마이크를 통해 흘러나오는 김연경의 목소리는 쩍쩍 갈라져 있었다. 경기 중에 어찌나 소리를 지르며 후배들을 독려했을지 짐작이 가는 모습이었다. 김연경은 “솔직히 처음 8강 상대가 터키로 결정된 뒤엔 나도 준결승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어젯밤엔 (오늘 경기가 올림픽 마지막 경기인 줄 알고) 잠이 전혀 오지 않았다”며 “밤 10시에 침대에 누웠는데 잠이 안 와서 계속 뒤척였다. 잠깐 눈을 감고 뜨자 새벽 5시더라. 한 시간 정도 잤다”고 고백했다. 도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올림픽 출전 은퇴를 선언한 김연경은 터키전에서 매 순간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며 팀 최다인 28점을 기록했다.
  • [오늘의 눈]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의 몽니/명희진 산업부 기자

    [오늘의 눈]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의 몽니/명희진 산업부 기자

    ‘갑질 사태 후 체질개선에 실패한 회사’, ‘오너리스크가 큰 회사’, ‘다양한 식품군을 경험할 수 있지만 미래가 불투명한 회사’….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 기업 리뷰난에 올라온 남양유업 현직자들의 회사 한 줄 평이다. 그동안 갑질 논란과 불매운동에 늘 고개를 숙여 왔던 남양유업 임직원들은 회사 매각 직전에 돌연 잠적한 창업주 홍원식 전 회장을 지켜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건너 아는 남양유업 관계자에게 “힘들겠다”고 말을 걸었더니 그는 “그냥 모든 상황이 빨리 정리됐으면 좋겠다”며 지친 기색을 보였다. 지난달 30일 홍 전 회장은 오너 일가 주식 52.6%(37만 8938주)와 경영권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9월 14일로 미루고 잠적했다. 홍 전 회장은 대금 지급 기한(8월 31일) 한 달 전인 이날 한앤컴퍼니에 경영권을 우선 양도하기로 했는데 주총 당일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한 것이다. 홍 전 회장 측은 “계약 종결을 위한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만 내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홍 전 회장의 ‘노쇼’를 두고 “매도 의사가 있는 자의 행위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거래 종결 시점이 이달 31일인데 주총을 그 뒤로 미룬 것은 사실상 매도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한 기업인은 “회사를 진실로 위하는 경영자였다면 처음부터 다 팔아넘기겠다는 섣부른 결정이 나올 수 없다”면서 “그가 변심이 아니라 ‘몽니’(받고자 하는 대우를 받지 못할 때 내는 심술)를 부리고 있다”고 했다. 자신은 책임지고 회사까지 팔겠다고 나섰는데 업계와 시장이 박수를 쳐주기는커녕 ‘창업주가 끝까지 무책임했다’는 반응을 보이자 자존심을 다쳤을 것이란 얘기다. 여기에 헐값 매각이란 평가도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남양유업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유형자산 장부 가격은 3693억원. 실제 부동산 가격을 감안하면 매각가 3100억원보다 자산 가치가 훨씬 더 높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한앤컴퍼니보다 홍 전 회장에게 더 높은 가격을 부르는 곳이 나타났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홍 전 회장의 몽니에 속이 타는 건 거듭된 오너리스크로 경영 공백을 버텨야 하는 남양유업 임직원들과 오너리스크 재부각으로 폭락한 주식에 물려 있는 남양유업 주주들일 것이다. 물론 인수합병(M&A)이야 어디까지나 사적인 계약인 만큼 잘잘못을 가리는 것은 법이 할 일이지만 그의 선택은 위기관리 교과서에 기록될 악수 중의 악수라고 평가된다. 남양유업은 그동안 ‘기본 충실’, ‘철저한 끝마무리’, ‘신뢰 형성’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품질경영 철학으로 내세워 왔다. 홍 전 회장은 지금이라도 경영의 기본으로 돌아가 회사와 직원, 투자자와 소비자를 위한 철저한 끝마무리를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 방준혁 이번엔 게임사 인수에 2.5조 베팅… 또 잭팟 터트리나

    방준혁 이번엔 게임사 인수에 2.5조 베팅… 또 잭팟 터트리나

    ‘투자의 귀재’라 불리는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또 다시 큰 베팅에 나섰다. 지난 2일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2조 5000억원을 쏟아부어 ‘소셜 카지노 게임’ 사업을 하는 스핀엑스를 인수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해 코웨이 인수에 이어 또다시 조(兆)단위 금액을 투입하는 것을 놓고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한편 투자에 남다른 안목을 보여줬던 방 의장이 이번에는 소셜 카지노 게임으로 ‘잭팟’을 터트릴지 기대감이 공존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방 의장이 카카오뱅크, 하이브 등에 투자했던 지분의 가치는 현재 4~149배로 크게 불어났다. 2016년 3월 40억원에 인수했던 카카오뱅크 지분 3.94%의 가치는 지금 5943억원으로 5년새 149배가 됐다. 이것은 공모가(3만 9000원)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기에 오는 6일 카카오뱅크가 상장하게 되면 그 가치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2018년에 연달아 투자를 집행했던 카카오게임즈(500억원)와 하이브(당시 빅히트엔터·2014억원)의 주식 가치도 지금 각각 5배와 10배씩 부풀었다. 2015년 2월 3911억원에 인수한 엔씨소프트 지분 8.9%는 현재 4배 늘어난 1조 5795억원까지 커졌다.우려의 시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방 의장이 자신과 친인척 관계인 방시혁 의장이 키운 빅히트, CJE&M 게임사업부분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남궁훈 대표가 수장인 카카오게임즈에 투자를 결정하자 일각에선 과연 냉철한 판단에 의한 것이었는지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렇지만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상장 대박’을 치자 이러한 의구심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방 의장은 지난해 2월 국내 렌털 1위 기업인 코웨이도 1조 7400억원에 인수했는데 올해 코웨이의 해외 매출이 사상 처음 1조원을 무난히 넘길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순항하고 있다. 방 의장이 이번에 전세계 3위의 소셜 카지노 업체를 인수한 것은 해외 시장을 노린 포석이다. 넷마블은 이미 전체 매출 중에 70%가량이 해외에서 나오고 있는데 이를 더욱 강화하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규제 때문에 슬롯머신이나 포커 등을 모바일로 즐기는 소셜 카지노 게임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어렵기 때문에 북미나 유럽에 집중할 전망이다. 애초에 넷마블이 화투나 포커 등 웹보드게임을 통해 성장한 곳이기 때문에 이와 비슷한 장르인 소셜 카지노와도 궁합이 잘 맞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코웨이에 이어서 스핀엑스까지 연이어 조단위 투자에 나선 것은 재정적 부담이 될 수 있다. 넷마블은 인수 대금의 80%를 금융권과 자체 자금을 통해 올해 조달하고, 나머지 20%는 4년에 걸쳐 지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 사업이 잘 되고 있기 때문에 자금력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인수한 회사들과 기존 사업 사이에 얼마나 끈끈한 시너지를 어떻게 이끌어 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오늘의 눈]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의 몽니/명희진 산업부 기자

    [오늘의 눈] 홍원식 남양유업 전 회장의 몽니/명희진 산업부 기자

    ‘갑질 사태 후 체질개선에 실패한 회사’, ‘오너리스크가 큰 회사’, ‘다양한 식품군을 경험할 수 있지만 미래가 불투명한 회사’….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 기업 리뷰난에 올라온 남양유업 현직자들의 회사 한 줄 평이다. 그동안 갑질 논란과 불매운동에 늘 고개를 숙여 왔던 남양유업 임직원들은 회사 매각 직전에 돌연 잠적한 창업주 홍원식 전 회장을 지켜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건너 아는 남양유업 관계자에게 “힘들겠다”고 말을 걸었더니 그는 “그냥 모든 상황이 빨리 정리됐으면 좋겠다”며 지친 기색을 보였다. 지난달 30일 홍 전 회장은 오너 일가 주식 52.6%(37만 8938주)와 경영권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9월 14일로 미루고 잠적했다. 홍 전 회장은 대금 지급 기한(8월 31일) 한 달 전인 이날 한앤컴퍼니에 경영권을 우선 양도하기로 했는데 주총 당일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한 것이다. 홍 전 회장 측은 “계약 종결을 위한 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만 내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홍 전 회장의 ‘노쇼’를 두고 “매도 의사가 있는 자의 행위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거래 종결 시점이 이달 31일인데 주총을 그 뒤로 미룬 것은 사실상 매도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에 한 기업인은 “회사를 진실로 위하는 경영자였다면 처음부터 다 팔고 넘기겠다는 섣부른 결정이 나올 수 없다”면서 “그가 변심이 아니라 ‘몽니’(받고자 하는 대우를 받지 못할 때 내는 심술)를 부리고 있다”고 했다. 자신은 책임지고 회사까지 팔겠다고 나섰는데 업계와 시장이 박수를 쳐주기는커녕 ‘창업주가 끝까지 무책임했다’는 반응을 보이자 자존심을 다쳤을 것이란 얘기다. 여기에 헐값 매각 평가도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남양유업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유형자산 장부 가격은 3693억원. 실제 부동산 가격을 감안하면 매각가 3100억원보다 자산 가치가 훨씬 더 높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한앤컴퍼니보다 홍 전 회장에게 더 높은 가격을 부르는 곳이 나타났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홍 전 회장의 몽니에 속이 타는 건 거듭된 오너리스크로 경영 공백을 버텨야 하는 남양유업 임직원들과 오너리스크 재부각으로 폭락한 주식에 물려 있는 남양유업 주주들일 것이다. 물론 인수합병(M&A)이야 어디까지나 사적인 계약인 만큼 잘잘못을 가리는 것은 법이 할 일이지만 그의 선택은 위기관리 교과서에 기록될 악수 중의 악수라고 평가된다. 남양유업은 그동안 ‘기본 충실’, ‘철저한 끝마무리’, ‘신뢰 형성’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품질경영 철학으로 내세워 왔다. 홍 전 회장은 지금이라도 경영의 기본으로 돌아가 회사와 직원, 투자자와 소비자를 위한 철저한 끝마무리를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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