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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리로 나온 우크라이나인들 “살인 중단하라”...러시아인도 반전 집회

    거리로 나온 우크라이나인들 “살인 중단하라”...러시아인도 반전 집회

    재한 우크라이나인 반전 집회“푸틴, 전쟁 멈춰라” 규탄 물결재한 러시아인도 종로서 한 목소리“한국, 우크라이나 지지해달라”우크라이나를 상징하는 파란색과 노란색 물결이 27일 서울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 인근을 덮었다. 한국에 사는 우크라이나인들과 이에 연대하는 한국인 300여명은 “푸틴, 전쟁을 멈추라”, “살인을 중단하라”며 무력으로 침공한 러시아를 규탄했다. 이들은 파란색과 노란색의 가로 줄무늬로 그려진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거나 리본을 달고 러시아대사관 주변 2㎞를 행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독일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에 빗대 ‘아돌프 푸틴’(Adolf Putin) 또는 ‘푸틀러’(Putler)라고 쓴 손팻말도 눈에 띄었다. 올레나 쉐겔 한국외대 우크라이나어과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만행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이 공격을 멈출 수 없다면 러시아는 더욱더 대담해질 것이고 모든 민주주의 국가를 심각한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처절한 몸부림을 치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줄 것을 절박한 마음으로 호소하며 대한민국의 정부와 시민사회에 간곡한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한국인 아내와 함께 집회에 참여한 니콜라이(36)씨는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는 부족하다. 푸틴에게 멈추라고 행동해야 한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없어지면 유럽이 없어질 수 있다. 이건 전 세계의 문제”라고 했다. 한국인 남성과 결혼해 4년째 한국에 거주 중인 테티아나(27)씨는 “러시아 침공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땐 제정신이 아니었다”며 “현지 가족과 매일 통화하고 뉴스를 보면서 안정을 취하려 하고 있다. 전쟁이 끝나기만을 바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생이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합류했다는 스타니슬라브(35)씨는 “이번 러시아의 공격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아닌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향한 공격”이라면서 “우크라이나 안팎에 있는 우크라이나 사람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날 한국에 사는 러시아인들도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전쟁 반대 집회를 열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집회를 알린 덕분에 이날 집회에는 당초 신고 인원(20명)을 크게 웃돈 20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러시아인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푸틴은 멈춰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우크라이나 국가를 함께 불렀다. 현장에서 만난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인이 서로 껴안고 토닥이며 눈물을 흘렸다.집회에 참가한 러시아인 유학생 다이애나(24)씨는 “우크라이나에 사는 친구들 중에 연락조차 닿지 않는 친구들도 있다”며 “민간인은 공격하지 않는다는 푸틴의 말이 사실이 아니란 것을 한국과 세계 사회에 알리기 위해 집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하는 러시아인 세니아(26)씨는 “처음 전쟁 소식을 듣고 충격과 참담함에 믿기지 않았다”며 “전쟁이라는 결정을 한 정부와 푸틴 대통령이 부끄럽고 러시아인들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하려 친구와 나왔다”고 말했다. 한국에 온 지 10년이 됐다는 옐레나(48)씨는 “처음 유튜브를 통해 전쟁 소식을 알게 된 뒤 3일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하루종일 우크라이나 상황과 뉴스만 찾아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인 친구가 지금 키예프에 있고 낮에는 도망치느라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와디널(32)씨도 “전쟁은 절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푸틴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린 이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를 지지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로하기 위해 남산 서울타워, 세빛섬 등 주요 시설에서 파란색과 노란색 조명의 ‘평화의 빛’을 밝혔다.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시민사회단체는 28일 러시아대사관 앞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러시아 규탄 회견을 연다.
  • 국가 성패 쥔 건… 이념 아닌 ‘재정’

    국가 성패 쥔 건… 이념 아닌 ‘재정’

    코로나19 이후 쟁점이 된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제20대 대통령 선거의 뜨거운 감자가 된 기본소득과 부동산 세금 그리고 연금 개혁.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정치권은 세금과 복지를 둘러싼 논쟁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게다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 세대갈등, 기후위기 등 산적한 과제들은 대선 이후 정부의 역할로 복지 확대를 더욱 절실히 요구한다. ‘바야흐로 재정전쟁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한국재정학회장을 비롯해 노무현·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위원회 등 진보·보수 정권을 아울러 정책 자문을 했던 전주성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가 오랜 침묵을 깨고 낸 첫 책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이전에는 환율을 중심으로 한 통화전쟁이 각국의 경제 성패를 좌우했다면 이제는 재정이 곧 국가 경쟁력을 결정한다는 뜻에서다. 그러나 우리는 나라 곳간을 어떻게 채울지에 대한 치밀하고 기민한 전략 대신 정치권과 일부 전문가에 휩쓸리다시피 재정정책을 꾸려 왔다. 전 교수는 국가 간 경쟁은 물론 국내 갈등마저 극심해진 지금, 더이상 묵과할 수 없다며 국내 활동을 멈추고 10여년간 유엔 지역본부, 워싱턴 싱크탱크 등과 개발도상국의 조세·재정정책 자문에 집중하며 쌓은 통찰을 더해 한국형 재정의 현실을 직시하고 청사진을 내놨다. 여러 방면으로 복지 지출의 증가가 불가피하고 그러기 위한 ‘큰 정부’의 필요성이 커지는 추세에서 재정은 정부 정책의 동력 자체다. 하지만 급격한 성장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랐음에도 여전히 선진국과의 복지 격차가 큰 우리나라의 재정 경쟁력은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우선 책을 관통하는 ‘세금은 정부의 일방적 권한이 아니라 국가와 시민 사이의 사회계약’이라는 기본 원리부터 우리에겐 퍽 낯설다. 그보다 진보는 부자과세와 보편적 복지를 주장하고 보수는 부자감세와 선별적 복지에 목소리를 높이는 이념 논쟁이 더 익숙하다. 분명한 목표를 제시하지 못하고 단순히 복지 재원이 필요하니 증세를 해야 한다는 행정편의주의식 조세정책은 ‘누더기 세제’로 비효율과 불신을 부추겼다. 납세자들은 내가 낸 세금이 어디에, 잘 쓰이는지 정보와 믿음이 부족하고 ‘저소득층은 소득세를 잘 내지 않는다’, ‘부동산 세금으로 집값을 잡을 수 있다’는 등의 굳어진 오해와 편견은 공정한 과세에 대한 불신을 키운다. 책은 복지 포퓰리즘 논란과 기본소득, 종합부동산세나 대기업 법인세 등 부자과세, 연금 고갈과 정부 채무 등 최근 몇 년 사이 정치권과 사회를 들썩인 쟁점들을 촘촘히 따져 보며 각각의 잘못된 관념을 풀기 위한 길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재산이 월등히 많은 부자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는 대신 그들도 납세 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보편적 복지 개념을 활용하고, 현금 지원에 치중한 눈앞의 복지 대신 눈에 보이지 않는 문화 향유나 사회 후생을 높이는 데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식이다. 소득 대신 소비에 초점을 둬 직장 근로자든 자영업자든 생활 수준을 더 정확하게 대변할 수 있는 조세 개념을 넓혀가야 한다는 지적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 교수는 기본소득 같은 첨예한 논쟁 사안에 대해 직접적인 찬반 입장을 밝히지는 않는다. 다만 여러 과제를 꿰뚫는 새 정부를 향한 주문은 일관된다. “누가 더 많은 복지를 약속하느냐가 아니라 누구의 약속이 지속 가능한 복지 차원에서 신뢰할 수 있느냐”가 훨씬 중요해졌고, 따라서 “앞으로 복지정책의 성패는 집권 정부의 이념보다 능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능력 있는 정부’를 꾸준히 요구한다. 그 능력은 곧 납세자들을 존중하고 잘 설득하며 보다 원활하게 과세하고, 단순화한 세제로 낭비를 줄이며 적절한 곳에 지출할 수 있는 정부의 역할을 포괄한다. “세금의 절반은 정치”라는 거듭된 강조가 새 정부에 끊임없이 신뢰를 주문한다.
  • [나와, 현장] ‘그깟 공놀이’에 팬들이 없다면/이주원 체육부 기자

    [나와, 현장] ‘그깟 공놀이’에 팬들이 없다면/이주원 체육부 기자

    “생산성 없는 공놀이를 하는데도 대접받는 건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팬들한테 잘해야 한다.” 최희암 전 연세대 감독의 명언은 팬들에게 짜릿한 쾌감을 준다. 농구대잔치 황금세대를 이끈 명장의 말은 팬서비스 논란이 있을 때마다 소환돼 팬심의 의미를 일깨워 주곤 한다. 최근 스포츠계가 팬들을 대하는 자세를 보면 그 말을 다시 떠올릴 수밖에 없다. 최근 코로나19로 홍역을 치른 한국배구연맹(KOVO)의 오락가락 행정은 팬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KOVO는 지난 9일 현대건설 선수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자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를 당일에서야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 팬들은 연맹의 행정에 분노했다. KOVO는 당일 오전까지만 하더라도 엔트리 12명 규정을 내세워 경기를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팬들은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는 소식에 교통편에 몸을 실었다. 하지만 KOVO는 고작 경기 시작을 5시간가량 남겨 놓고 연기를 결정했다. 상황이 바뀐 건 없는데도 말이다. 팬들은 분노를 표출했다. 누구는 달리는 KTX 안에서, 누구는 고속도로 버스 안에서 연기 소식을 접했다. 일부 팬들은 연맹에 교통비 보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농구도 상황은 비슷하다. 각 구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팬들의 우려가 커졌지만 연맹은 눈을 감았다. 급기야 선수들이 나서서 불만을 표출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허훈·허웅 형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불만을 드러냈고, 팬들도 ‘#kbl우리선수들을지켜주세요’란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야구에선 은퇴선수가 팬심에 생채기를 냈다. 전 삼성 라이온즈 투수 안지만은 최근 팬심을 홀대하는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다. 안지만은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에서 “선수가 없으면 팬도 없다”며 “팬이 없다고 해서 야구 경기가 안 이뤄지겠느냐. 야구장에 팬들이 온다고 해 선수들이 연봉을 많이 받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안지만이 모든 선수의 생각을 대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마음을 품었던 선수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팬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일부 인기 선수들의 사인 기피 등 팬서비스 논란은 말할 것도 없다. 이들도 할 말은 많다. 연맹은 리그 중단에 따른 손실과 흥행의 악영향을 고민한다. 선수들은 팬심으로 위장한 일부 팬들의 ‘갑질’이 불편하다. 하지만 팬들이 없다면 그 무엇이 의미를 가질까. 공놀이에 가치를 부여하고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오는 건 팬심이란 걸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팬들이 등 돌린 스포츠는 언제든 공놀이로 추락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 섣부른 규제 베를린 ‘월세 상한제의 역설’ 타산지석 삼아야

    주택 임대차시장에서 정부의 섣부른 규제가 어떤 부작용를 낳는지를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독일 베를린시의 ‘월세 상한제’다. 임대료가 가파르게 오르자 시는 2019년부터 5년간 임대료 동결 정책을 강행했다. 규정을 어기면 우리 돈 6억원 이상의 벌금을 물리는 강력한 제도였다. 하지만 독일 헌법재판소는 시의 이 같은 월세 상한제가 과도하다며 무효 결정을 내렸다. 연방정부 법률에 임대료 제한 관련 규정이 있는데 베를린 시가 추가로 상한제를 만든 건 무효라는 게 판결의 취지였다. 하지만 현지에선 상한제 도입이 부른 역작용 때문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었다고 한다. 임대료를 동결하자 시내 월셋값은 11% 급락했지만 베를린시 임대주택 공급량이 반토막 났다. 그러자 수요자들은 시내 밖으로 눈을 돌렸고, 시 외곽 월셋값은 10% 넘게 급등했다. 정부의 섣부른 개입이 임차인들을 시내 밖으로 내몰면서 월세 부담은 그대로 지게하는 악수로 작용한 것이다. 베를린시는 경기 침체를 겪고 있던 유럽의 다른 대도시들과 달리 최근 10년간 꾸준히 성장했다고 한다. 매년 4만명씩 인구가 유입되면서 주택 수요가 크게 증가한 상황에서 시가 공급대책이 아닌 손쉬운 월세동결 카드를 선택함으로써 실패를 자초했다고 볼 수 있다. 베를린시 사례는 우리나라에서 2020년 임대차 3법 시행 뒤 이어진 전세 실종 사태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 “대선후보들 10대 공약, 시대정신 짚어 분석… 유권자 이해 도왔다”

    “대선후보들 10대 공약, 시대정신 짚어 분석… 유권자 이해 도왔다”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22일 제148차 회의를 열고 2월 서울신문 보도를 논의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서면으로 진행된 회의에는 이동규(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 위원장을 비롯해 김숙현(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협력실장),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박경미(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정은(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정일권(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위원이 참여했다. 위원들은 이달 여야 대선후보들의 공약에 집중해 각 진영의 시대정신을 분석한 보도가 유권자들이 복잡한 대선 이슈를 쉽고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다만 TV토론에서 나온 후보들의 발언을 검증하는 과정이 빠지는 등 토론에 대해선 깊게 다루지 않아 아쉬웠다는 지적도 있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이동규 서울신문은 20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5일에 맞춰 연달아 관련 기사들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특히 14일자에서는 전날 여야 대선후보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을 분야별로 차별화되는 공약을 분석해 각 진영의 시대정신을 일목요연하게 분석, 제시했다. 아직 주요 후보들의 공약 자료집도 나오지 않고 있고 유권자들이 선거권을 제대로 행사하는 데 필요한 공약을 목말라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보면 처음으로 전체적으로 집약된 공약을 눈으로 보고 비교해 보는 좋은 기회였다. 새해 오피니언면이 더욱 탄탄해지고 있다. ‘새 정부, 이것만은 하자’ 기사가 실린 4~5일 주말판은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이뤄지는 정부 조직 개편을 다뤘다. 그동안 드러난 정당과 후보들의 국정 운영 철학, 발언 등을 토대로 개편 방향을 예측·정리했다. 선거가 끝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활동이 본격화된 뒤에야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겠지만, 정부부문의 조직, 규모와 역할이 여전히 우리 경제나 국가의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디지털 경제, 산업의 융복합화 및 4차 산업혁명시대, 기후변화 대응, 국민들의 요구 및 정책 수요 등을 감안하면서 전문가 의견, 선진 외국과의 비교 등을 통해 좋은 개편 방안도 제시해 줬으면 한다. ●우크라 사태 배경·각국 입장 전했으면 김숙현 이달의 글로벌 주요 현안은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과 우크라이나 사태였다. 거의 매일 우크라이나 사태의 현황을 전달하고 있어 시의성 면에서 매우 적절했다. 특히 지난 14일 국제면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관련 기사는 우크라이나의 내부 사정을 알 수 있어 유익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원인과 배경, 미국과 러시아의 입장, 우크라이나 내부의 입장, 주변국의 입장 등도 정리해 줬으면 좋겠다. 글로벌인사이트면은 내용도 심도 있고 독자들의 알권리, 지적 호기심을 충분히 만족시키고 있는 페이지다. 하지만 지난 7일자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전쟁의 100년에 대한 라시드 할리디 컬럼비아대 교수 인터뷰 기사는 시의성 부분에서 약간 아쉽다는 인상을 받았다. 물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에 대한 전쟁 얘기는 흥미롭고 중요하다고 할 수 있으나, 오히려 현재 가장 뜨거운 이슈라 할 수 있는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러시아 등의 역학관계에 대한 심층분석 기사가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공약 대해부’ 그래픽으로 가독성 높여 김재희 서울신문은 금리·물가·유가·배달료 인상 등으로 겪는 국민들의 경제적 고통을 생활 밀착형 주제와 형식을 통해 다뤘다. 적절한 제목과 편집, 통계로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9일자 9면에 다룬 “딸기 한 알에 3000원… 물가 잡기 헛발질에 소비자 ‘뒷목’만 잡았다”는 기사는 제목만 확인해도 물가 상승으로 고통받는 국민경제 상황을 쉽고 명쾌하게 다뤘다. 나아가 통계청 자료를 근거로 농축산물과 공업제품, 소비자 물가지수, 전기·가스·수도 등의 소비자 물가 등락률 추이를 하나의 그래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물가 상승 추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이번 대선이 네거티브 대선이라는 특성이 더해지면서 대선 관련 기사를 접하는 독자들의 피로도가 유독 높아지는 가운데 서울신문은 신문 상단에 대선 D데이를 표기하거나 각각의 D데이 일자 옆에 당일 주요 대선 쟁점에 해당하는 ‘여야 행보’, ‘후보등록’, ‘단일화 공방’ 등을 표기해 한눈에 대선의 쟁점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대선후보들의 공약에 집중하면서 ‘공약 대해부’를 연재하며 각 대선후보의 외교·안보·경제 등 주요 공약을 심층적으로 비교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각 후보의 모습을 그림으로 나타내거나 색깔을 달리한 후 주요 공약을 정리해 가독성을 높였다. 온라인 홈페이지 ‘대선 홈’을 통해서도 각 후보의 공약과 대선후보별 지지율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해 독자들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복잡한 대선 이슈를 쉽고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다. ●‘국제중 유지’ 기사는 판결 잘못 전달 정일권 18일자 1면 ‘자사고 이어 국제중도 유지… 文정부 교육개혁 ‘판정패’와 9면 ‘특성화 학교 지정 취소, 무리수였다… ‘진보 교육’ 타격’ 기사는 법원의 판결을 잘못 전달하고 있다. 법원 판결은 국제중학교의 필요성이나 합법성을 판단한 게 아니다. ‘진보’ 교육 정책에 대한 판단은 더더욱 아니다. 내용을 보면 국제중 지정 취소에 대한 취소를 결정한 이유는 서울시교육청의 행정처분 절차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제목을 비롯해 기사 내용 중 상당 부분은 법원이 서울시교육청의 정책에 대한 판단을 내린 것으로 묘사하고, 이를 ‘보수와 진보의 대립’으로 표현하고 있다. 판결의 결과가 아니라 판결문의 내용을 꼼꼼하게 검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보도 기사에서 다룰 내용과 사설에서 다룰 내용은 구분돼야 한다. 15일자 31면 ‘미래세대 부담 줄이기’는 칼럼 기사의 모범으로 수습기자 교육용으로 권고하고 싶다. 첫 단락에서 기자의 직접 경험을 들어 주제의 필요성을 명확하게 부각시키고 있는 점, 다양한 사례를 들어 독자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 점, 수치와 객관적 자료를 들어 주장의 논거를 제시한 점, 문제의 지적에 머무르지 않고 명확하게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점까지 단계별로 나눠 봐도 흠잡을 데 없이 잘 쓴 글이다. 박경미 이번 대선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치러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코로나 대선으로 명명하는 게 적절한가 하는 점에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14일자 “막 오른 코로나 대선… 야권 단일화 운은 뗐다”는 1면 기사는 현재 우리 대선 상황을 선명하게 보여 준다. 하지만 이번 선거의 특징이 코로나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해당 기사 내용에도 코로나 대선으로 명명할 수 있는 근거는 적혀 있지 않다. 대체로 공식적인 대선 일정과 후보 단일화에 관한 기사뿐이다. 오히려 “후보 등록 마감”이 제목에 들어가는 게 적절해 보인다. 이와 함께 4면엔 후보들이 공식화한 10대 공약이 게재됐다. “대장동 임대 축소 은수미 주도… 김건희 계좌 일부만 공개” 4면 기사는 서울신문이 자체적으로 점검한 사실로 구성됐다. 간단명료하게 잘 정리된 공약 리스트보다 중요한 기사로 보이지만, 소제목이나 내용 속에 숨겨진 내용은 잘 파악되지 않는다. 후보들의 진술 내용에서 “절반의 진실”, “대체로 거짓” 등 사실 여부를 확인했다. 그러나 각 후보의 발언 내용이 사실 여부를 뚜렷하게 보여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쉽다. 취재가 면밀히 이뤄졌다면 독자들이 확인할 수 있도록 선명하게 보여 주는 게 필요하다. 김정은 4일자 ‘EU “원전은 녹색경제” 확정… 대선 앞둔 한국 ‘탈원전 정책’에 파장’이라는 기사는 원전을 둘러싼 유럽 사회의 논란과 국제 정세의 흐름을 잘 보여 줬다. 특히 유럽연합(EU)의 택소노미(분류체계) 최종안이 나오기까지 있었던 일련의 맥락들을 정리해 줘 이해하기 쉬웠다. 그러나 EU 집행위원회가 원전 투자를 녹색경제로 확정했음에도 많은 조건을 달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유럽 국가들이 이를 이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기사 역시 조건의 일부를 담고 있지만, 다소 피상적으로 다루고 있어 해당 조건들의 이행 난이도에 대해 파악하기 어려웠다. ‘사고저항성 핵연료 사용’도 조건에 포함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에너지 전문가의 인터뷰를 인용해 세부적인 조건과 이행 가능성을 함께 다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 우리나라의 탈원전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는데, 산업경제 및 안보 분야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후속 보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대체복무 길 열렸지만… 보이지 않는 양심, 진정성 존중까진 먼 길”

    “대체복무 길 열렸지만… 보이지 않는 양심, 진정성 존중까진 먼 길”

    “양심을 이유로 매년 감옥에 가는 젊은이가 600여명입니다. 저는 쌍둥이 형제를 변론해 연달아 형제를 감옥에 보내기도 했고 4주간 훈련만 받으면 보건의가 될 수 있는 의사를 감옥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변호인으로서 미안함이 아닌 대한민국의 어른으로서 얼굴을 들기 힘들었습니다.” 2015년 7월 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양심적 병역거부 형사처벌 문제를 두고 제기된 헌법소원 사건의 공개변론에서 청구인 측 대리인으로 나선 김수정(53·사법연수원 30기) 변호사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는 “이제야말로 헌재가 나서서 눈에 보이지 않는 양심까지 인정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로부터 3년 뒤 헌재는 종교나 비폭력·평화주의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법 5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 2004년과 2011년의 합헌 결정을 7년 만에 뒤집은 전향적인 판례였다. 20년 가까이 병역거부자를 변호해 온 김 변호사에겐 첫 승리였다. 이후 대체복무제가 도입되면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감옥이 아닌 교정시설 근무를 선택할 길이 열렸다. 병무청 대체역심사위원회 1기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 변호사를 지난 18일 만났다. ●‘100% 패소’ 오명 딛고 헌재서 승리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가 세간에 알려진 것은 2000년대 초다. 불교신자 오태양씨가 처음으로 비폭력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를 공개 선언하면서 사회적 의제로 다뤄지기 시작했다. 김 변호사가 첫 변론을 맡은 것도 그 무렵이다. 2001년 입대 후 집총을 거부하는 여호와의증인 신도 사건이었다. “군사법원에서 항명죄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을 변호하러 국선이 아닌 사선변호인이 간 것은 처음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초기에는 어차피 무죄는 안 나온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형사재판에서 절차적인 권리를 보장받는 데 주력했어요. 무조건 구속되는 관행을 없앤다거나 수감시설에서 종교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도록 하는 문제였죠.” 김 변호사는 변호인으로서 오랜 시간 ‘지는 싸움’을 해야 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면 보통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반면 군사법원에서 군형법상 항명죄가 적용되면 관행적으로 3년씩 감옥에 수감됐다. 그가 군사법원 사건을 맡을 때는 한 번에 20~30명씩 모아서 재판을 하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피고인을 가장 많이 감옥에 보낸 변호인일 것”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법정에서 양심을 지키고자 했던 청년들이 마주친 현실은 냉혹했다. “군사법원에서 재판할 때 당장이라도 총을 들겠다고 말하면 다 용서해 주겠다고 말하는 재판장이 있었어요. 총을 들 수 없는 사람한테 그런 말을 너무 쉽게 하는 거죠. 한 번은 판사가 갑자기 피고인 아버지 손을 들어 보라고 하더니 일으켜 세우곤 당신이 병역거부를 시켰느냐고 추궁한 적도 있어요.”●지키지 못한 양심이 ‘운명적 삶’ 이끌어 그들을 위한 변론은 김 변호사에게 운명과도 같았다. 그 역시 양심의 무게를 잘 알았기 때문이다. 대학 시절 김 변호사는 명지대생 강경대군 구타치사 사건을 계기로 시위를 벌이다 구속됐다. 경찰은 시국사범으로 잡혀 온 학생들에게 준법서약서를 쓰도록 종용했고 학교의 지휘부 선배들은 일단 반성문을 쓰고 나와서 다시 투쟁에 합류하라고 했다. 김 변호사는 준법서약서를 쓰고 풀려났다. 그러나 양심을 지키지 못했다는 상처는 그 후 오래도록 그를 괴롭혔다. 수많은 패소 끝에 첫 승리는 2018년 6월 헌재에서 맛볼 수 있었다. 헌재는 병역법 5조 1항에 대해 재판관 6대3 의견으로 헌법불합치를 결정했다. 해당 조항이 병역 종류를 군사훈련으로 전제하고 대체복무를 규정하지 않아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장벽으로 꼽혔던 한반도의 남북 대치 안보상황에 대해서도 대체복무제 도입을 미루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헌재 결정문에는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중에도 종교적 신념에 따른 반전주의자에게 비전투복무를 하게 했고 통일 전 서독이 동서냉전 상황에서 대체복무제를 기본법에 규정한 사례가 언급됐다. “결국 제도적으로 바뀌려면 헌법소원이 중요한 승부였죠. 2004년 헌재에선 공개변론도 없이 깨졌는데 2018년에는 기대감이 있었어요. 여론조사 결과에서 의식 변화가 확연히 보이고 재판에서는 변화가 조금 더 빨랐어요. 양심적 병역거부 사건을 맡은 하급심 재판부에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하는 사례가 계속됐고 그런 게 쌓여서 헌법불합치까지 이끌어 냈다고 봐요.” ●‘진정한 양심’을 따지는 엇갈린 시선 헌재 결정은 끝이 아닌 시작이었다. 대체복무제 입법 논의가 시작되면서 김 변호사는 마치 “20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느꼈다”고 했다. “오랜 시간 마주했던 대표적인 편견이 ‘병역거부만 양심이고 군대 가는 사람은 비양심이냐’는 것이에요. 헌재 결정의 취지는 병역을 거부하는 양심이 옳기 때문이 아니라 민주주의 사회에서 소수의 양심도 보호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관용하는 거예요. 군대에 가는 것도 양심이고 가지 못하는 것도 양심인데 한쪽이 더 소중하다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헌재 결정 이후 입법 논의 과정에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듯한 모습을 보면서 상처를 받았죠.” 헌재 결정 이후 재개된 병역법 위반 재판에서 무죄 판결이 이어졌지만 ‘진정한 양심’을 증명하는 일은 녹록지 않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8년 11월 정당한 병역거부 사유가 되려면 “양심이 깊고 확고하며 진실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양심을 표출하는 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호와의증인 신자가 아니고 반전·비폭력 운동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모의 설득에 병역거부를 번복했다는 이유로,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질문에 양심에 따라 답했다는 이유로 양심의 진정성은 인정받지 못했다. 헌법소원 당사자였던 비폭력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 홍정훈(33)씨는 지난해 2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1년 6개월의 수감생활을 하게 됐다. “병역거부가 권위주의적 군대 문화에 대한 반감에서 기초했다”는 이유였다. 같은 날 유죄가 확정된 오경택(34)씨의 경우 “5·18 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시민들이 총을 든 것은 폭력행위라고 생각하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폭력행위라 비판할 수는 없다”고 답한 것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김 변호사는 “10년간 영화 관람 이력을 사실조회해서 폭력적인 영화를 봤냐 안 봤냐 따지고 여호와의증인 신자가 교회에 갔는지 확인하기 위해 위치추적 조회까지 하고 있다”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양심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여전히 미성숙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양심적 병역거부는 인권의 문제” 정부는 육군 현역병 복무기간(18개월)의 2배인 36개월의 복무 기간과 교정시설 합숙을 근무 방식으로 정한 대체복무제를 입법했다. 2020년 10월부터 본격 시행돼 지난해 말 기준 648명이 전국 13개 교정시설에서 대체복무역으로 근무 중이다. 입법 당시부터 대체복무제가 징벌적이라는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김 변호사는 “복무기간을 2배가 아니라 1.5배로 정한 국가도 많은데 현행 3년은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무엇보다 대체역의 특기가 반영될 수 있도록 복무방식의 다양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병무청 대체복무역심사위원회 1기 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 변호사는 2주에 한 번씩 대전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한다. 지난달에는 정욱(31)씨가 개인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가 복역을 마친 이들 중 처음으로 대체역에 편입됐다. 유죄 판결에 대한 소명을 듣고 양심을 표출하는 대외적 활동이 없어도 이를 인정할 것이냐를 두고 위원들이 숙고했다고 한다. 김 변호사는 “처음부터 심사위에서 ‘우리는 유무죄를 판단하는 법원이 아니다’, ‘법원의 엄격한 판단 논리를 그대로 적용할 거면 심사위가 왜 필요하냐. 우리는 위원회 취지에 걸맞게 우리 역할을 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양심을 이유로 감옥에 가는 젊은이가 매년 600여명입니다. 대한민국의 어른으로서 얼굴을 들기 힘들었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양심과 인권의 문제예요. 1년 넘게 심사를 하면서 스펙트럼이 다양한 위원들이 함께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겪고 합의를 해 나가면서 발전하고 있어요. 결국 이건 우리 사회가 성숙하는 계기가 되리라 믿습니다.” 
  • ‘코베이징’ 중국이 개최하고 ‘도핑’ 러시아가 집어삼킨 올림픽

    ‘코베이징’ 중국이 개최하고 ‘도핑’ 러시아가 집어삼킨 올림픽

    “발리예바가 느꼈을 엄청난 부담감에 너무 괴로웠다. 그가 주변 사람들에게 받은 대우는 섬뜩했다.” 지난 17일 베이징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무너진 카밀라 발리예바(16)에게 예테리 투트베리제 코치가 질책하는 것을 본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장의 일갈이다. 그러나 스포츠계의 반응은 냉담했다. 2014년 국가 주도의 조직적인 도핑이 적발된 러시아에 올림픽 출전을 허용해 ‘면죄부’를 준 건 그가 이끈 국제올림픽위원회(IOC)였기 때문이다.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의 테니스 스타 펑솨이가 ‘미투’(Me too) 폭로 뒤 잠적하자 그와 영상통화를 하며 논란을 무마하는 데 앞장섰다. “뻔뻔한 위선”(독일 도이체벨레)이라는 비아냥이 나온 이유다. ‘中 인권 탄압’에서 ‘러시아 도핑’까지... “스캔들 올림픽” 베이징동계올림픽은 ‘중국의 인권 탄압’으로 시작해 ‘러시아의 도핑’으로 끝났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올림픽은 오랫동안 논란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이번 올림픽은 최악의 지점을 찍었다”면서 “2022년 베이징은 ‘스캔들 올림픽’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든 논란을 자초하고도 뒷짐을 진 IOC에 대한 책임론도 일고 있다. ‘평화의 제전’은 개막 전부터 멍들기 시작했다. 신장(新疆)과 티베트, 홍콩에서 인권을 탄압하는 중국이 올림픽을 개최할 자격이 있느냐는 국제사회의 의문에도 중국과 IOC는 묵묵부답이었다. 펑솨이가 올림픽 개막을 한 달여 앞두고 성폭행 폭로를 ‘없던 일’로 되돌리면서 올림픽을 위해 여성 인권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비판도 쏟아졌다.미국을 비롯해 서방 국가들의 ‘외교적 보이콧’에 대해 중국은 “올림픽을 정치화하지 말라”고 응수했다. 그러나 옌자룽 베이징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대변인은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대만은 중국의 일부”, “신장 강제 노동 논란은 특정 세력이 만든 거짓말”이라며 사실상 “올림픽에 정치를 진출”(로이터통신)시켰다. 중국은 개막식의 최종 성화 봉송 주자로 위구르족 선수를 내세운 데 이어 신장이 ‘스키의 기원’이라는 주장까지 펴며 올림픽 무대를 서방 세계를 향한 ‘체제 선전’의 장으로 이용했다. IOC도 눈 감으며 논란에 일조... ‘IOC 개혁’ 목소리 커진다 ‘스캔들 올림픽’의 화룡점정을 찍은 건 중국의 ‘친구’인 러시아였다. 금지 약물을 복용한 발리예바가 올림픽 무대를 밟도록 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결정은 정정당당하게 땀을 흘려 온 선수들의 노력에 생채기를 냈다. 그가 만 16세도 안 되는 청소년이라는 점, ‘투트베리제 사단’이 10대 선수들을 공장처럼 찍어내고 버려 왔다는 사실이 조명받으면서 아동학대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IOC에 대한 개혁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WP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IOC 위원장 등에 대한 임기 제한 도입 ▲선수 중심의 ‘진실위원회’ 설립 ▲민주주의 국가에서의 올림픽 개최 노력이 필요해졌다고 강조했다.
  • [올림픽 1열] 약해진 발리예바가 4등한 그날 경기장에서는

    [올림픽 1열] 약해진 발리예바가 4등한 그날 경기장에서는

    [중계화면 그 이상의 소식, 올림픽을 1열에서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를 전합니다.]1등에서 끝내 4등으로 마친 발리예바의 연기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는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가장 화제가 된 인물입니다. 처음에는 좋은 쪽으로였고, 이후에는 한없이 나쁜 쪽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이 선수를 둘러싼 논란이 어떤 결말이 나올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경기 면에서는 메달 없이 4등을 한 것으로 끝이 나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논란의 발리예바의 출전이 결정된 날 베이징올림픽 현장에는 소용돌이가 휘몰아치는 느낌이었습니다. 전 세계 취재진의 이목이 쏠렸고, 정말 많은 이가 경기장을 찾았는데요. 대회도 마무리되는 시점인지라 취재 열기 역시 굉장히 뜨거웠습니다. (참고 기사 : [올림픽 1열] 발리예바가 출전한다고? 그 시각 베이징은)발리예바의 출전 여파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침묵의 해설도 있었고, 피겨여왕 김연아(32)가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도 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피겨 선수들도 발리예바의 출전에 분노했습니다. 정작 현장에서 분위기는 달랐지만.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한 발리예바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발리예바답지 않은 연기력을 선보였습니다. 많이 보셨겠지만 착지도 실패한 것은 물론 넘어지는 모습까지 보였고 예상 밖의 경기력에 관중석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발리예바의 이날 경기가 특히 더 관심을 끌었던 것은 시상식 때문입니다. 피겨 단체전은 발리예바의 활약으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가 우승했지만 도핑 논란으로 시상식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은메달과 동메달을 딴 미국과 일본으로선 괜한 피해를 받게 된 셈인데, 싱글에서도 발리예바가 입상하면 시상식이 열리지 않기로 예정된 상태였습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4.51점, 예술점수(PCS) 37.65점을 받아 총점 82.16점으로 1위를 했던 발리예바. 기술이 워낙 남달랐던 만큼 우승을 할 것이란 전망이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발리예바는 의외로 시작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계속 넘어지고 휘청거리면서도 ‘그래도 3위 안에는 들지 않을까?’란 전망이 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과연 시상식이 열릴 것인가 안 열릴 것인가, 4등을 한 선수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도 따라왔습니다. 발리예바가 나서기 전 5위였던 유영(18·수리고)을 두고 “사실상 톱5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진지한 고민과 함께.키스 앤드 크라이존에서 눈물을 멈추지 않던 발리예바의 성적은 4위. 경기장에서는 짧은 탄식이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우려와 달리 시상식은 무사히 열리게 됩니다. 뜨거웠던 러시아의 응원과 미국 선수단의 퇴장 중계로는 발리예바를 보이콧했는데 경기장에서는 어땠을까요. 야유가 쏟아질 것이란 예상과 달리 의외로 경기장에서는 뜨거운 응원이 펼쳐졌습니다. ROC 선수단과 러시아 사람들의 발리예바에게 응원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발리예바가 등장하자 ROC 선수단은 기립박수로 발리예바를 응원합니다. 허용된 인원만 입장할 수 있는 관중석에서도 소수의 러시아 응원단이 보였습니다. 그들은 러시아 깃발을 흔들며 발리예바를 응원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반응에 현장에서도 당황한 것은 물론입니다. ROC 응원단이 여기저기 퍼져 있다 보니 마치 관중석 전체가 응원을 보내는 느낌도 받았습니다.이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더 심해집니다. 쇼트프로그램 때보다 더 많은 응원이 쏟아졌고, 발리예바에게 곳곳에서 러시아어로 “힘내”라는 말도 크게 들렸습니다. 대회 내내 자국 선수들이 활약할 때면 가장 목소리가 컸던 중국 관중의 응원보다 더 목소리가 컸던 건 이때가 유일했습니다. 꼭 ROC 응원단만 활약한 것은 아닙니다. 우방국인 중국의 일부 관중도 발리예바에게 박수를 보냈고, 발리예바를 응원하는 일부 다른 나라 관계자들도 발리예바에게 응원을 보냈습니다. 다만 한 가지 극명하게 반응이 달랐던 나라는 미국입니다. 미국 선수단은 프리스케이팅에서 미국 선수들의 경기가 노메달로 진작에 확정되고 끝났음에도 계속 경기를 지켜보다가 발리예바가 등장하자 일제히 퇴장했습니다. 발리예바가 봤을지는 모르겠지만 무언의 항의였으리라 생각됩니다.한없이 약했던 발리예바와 냉정한 투트베리제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눈물을 쏟아내는 것은 흔한 장면입니다. 쇼트트랙 1000m에서 최민정(24·성남시청)이 그랬고, 발리예바에 앞서 연기를 마친 유영도 그랬습니다. 쇼트프로그램이 끝나고 무덤덤했던 발리예바도 프리스케이팅이 끝나고는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출전을 감행하면서 전 세계의 비난이 쏟아졌기에 맺힌 것이 많았겠지만, 차라리 출전을 안 했더라면 본인에게도 더 이롭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선수가 눈물을 보이며 들어올 땐 “수고했어 괜찮아”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 인지상정이겠지만 에테리 투트베리제(48) 코치는 달랐습니다. 발리예바의 경기를 보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그는 “왜 경기를 제대로 못 했느냐”고 다그칩니다. 발리예바 역시 투트베리제의 눈을 외면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러시아 피겨의 황금기를 이끄는 투트베리제 코치는 이번 일을 계기로 독한 지도방식이 더 화제가 된 인물입니다. 어린 소녀들을 가혹하게 가르치고,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 곧바로 다른 선수로 갈아치우는 방식이 ‘아동학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발리예바 측에서 심장약을 먹는 할아버지의 영향이라고 주장하는 약물 논란도 배후에는 그가 있을 것이란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역시 투트베리제 코치를 저격했는데요. 바흐 위원장은 18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리예바를 냉대하는 장면은 소름 끼칠 정도였다. 위로보다는 무시하는 동작을 읽을 수 있었고, 어떻게 저렇게 냉정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코치에게서 위로받지 못한 발리예바를 위로해 준 건 다른 사람들이었습니다. 최종 4위가 확정된 후 키스 앤드 크라이존을 떠나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으로 향하는 발리예바는 눈물이 좀처럼 멈추지 않았습니다. 해결의 기미가 없는 발리예바 논란 발리예바는 방송 인터뷰를 거절했습니다. 믹스트존에서도 그냥 말없이 지나쳤습니다. 한국 취재진은 유영과 인터뷰를 하고 있었는데, 믹스트존에 있던 그 누구도 발리예바에게 질문을 던지지 않았습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국 선수들이 무사히 경기를 마친 건 다행입니다. 김예림(19·수리고)은 “출전 가능하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가 가장 복잡했다”면서 “그다음부터는 오랫동안 꿈꿔왔던 무대로 이슈에 휘말리는 게 싫었고 나한테만 집중하려고 했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유영은 “도핑이라는 건 모든 선수가 하면 안 되는 것”이라면서도 “준비하느라 너무 바쁘고 긴장돼서 주변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그러나 발리예바 도핑 논란이 언제까지 이어지고 어떻게 해결될지는 아직 뚜렷하게 보이지 않습니다. 발리예바 논란은 단순히 발리예바 개인이 약물을 복용한 문제로만 끝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선은 피겨 단체전에서 미국과 일본의 메달 수여 여부가 남아 있고, 조직적인 도핑으로 문제를 일으킨 러시아, 눈 하나 꿈쩍 안 하던 투트베리제의 거취 문제도 있습니다. 도핑 스캔들 당시 아주 당당한 태도를 보였던 러시아가 이번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발리예바처럼 어린 나이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 문제까지 사안이 복잡합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역시 ‘대회 직전 7월 기준 만 15세’인 시니어 국제대회 출전 규정을 만 17세로 기준을 올릴 계획이라고 18일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발리예바가 16세 이하라는 이유로 올림픽 출전이 이뤄진 문제도 있고, 아직 몸이 성숙하기 전 쿼드러플(4회전) 점프 등을 위해 어린 선수들이 지나치게 혹사당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이번에 해결하지 못하면 계속해서 같은 문제가 발생할 테고,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선수들은 계속 피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든 해결이 돼야 하는 문제인데, 참 난감한 일입니다.
  • “네덜란드로 올래?” 스휠팅 제안에 폰타나 “차라리 은퇴”

    “네덜란드로 올래?” 스휠팅 제안에 폰타나 “차라리 은퇴”

    메달의 영광을 위해 국적을 쉽게 바꾸기도 하는 시대지만 아리안나 폰타나(32·이탈리아)는 그럴 생각이 없는듯 하다. 자국 연맹과 갈등을 겪으며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이탈리아인으로서의 자부심이 남다른 폰타나다. 폰타나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500m 금메달, 1500m 은메달을 목에 걸며 자신의 통산 메달을 11개로 늘렸다.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이름을 알린 16세 소녀는 4번의 올림픽을 거쳐 통산 금메달 2개, 은메달 4개, 동메달 5개로 역대 쇼트트랙 최다 올림픽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은퇴해도 이상할 것 없는 나이에 여전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이번 올림픽에서 폰타나는 자국 연맹과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호소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평창올림픽 이후 남편을 코치로 두는 것 때문에 갈등을 겪었던 것. 폰타나는 지난 7일 500m 금메달을 딴 후 “복도에서 이탈리아 빙상연맹 관계자들을 만났지만 그들은 내게 다가오지도 않았고, 축하 인사도 건네지 않았다”며 “내가 베이징에 있는 것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하며 갈등을 외부로 드러냈다. 폰타나가 500m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크게 포효한 것도 이런 울분을 토해내기 위해서였다. 폰타나는 “연맹은 내가 남편을 코치로 둔 것에 대해 그다지 지지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남편이 훌륭한 코치라는 걸 증명했다. 그건 최고의 선택이었고, 남편을 내 옆에 둔 것이 가장 좋은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폰타나가 1500m 은메달을 딴 후 공식 인터뷰에서는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한 외신 기자가 폰타나의 연맹과 관련해 언급한 발언과 함께 “연맹을 바꿀 계획이 있냐”고 물었다. 폰타나는 “나라를 바꾸는 걸 묻는 거냐”며 질문에 대해 재차 확인했다. 폰타나가 대답을 시작하기 전 쉬자너 스휠팅(25·네덜란드)이 끼어들었다. 이날 인터뷰에서 시차 때문에 피곤함을 호소하던 스휠팅은 눈을 번쩍 뜨고는 “원한다면 네덜란드 팀에서 뛸 수 있다”면서 “그러면 엄청난 쇼트트랙팀이 될 것”이라고 영입작전에 나섰다. 스휠팅의 갑작스런 제안에 폰타나는 물론 통역기를 통해 이야기를 듣던 최민정(24·성남시청)도 웃음을 보였다. 폰타나는 “고맙지만 나는 이탈리아인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내가 계속 스케이트를 탄다면 이탈리아를 위해서 계속 이탈리아 선수로 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라를 바꾸기보다는 그냥 차라리 은퇴하겠다”고 못 박았다.이번 올림픽에서 폰타나와 최민정, 스휠팅은 모두 평창 때 금메달을 땄던 개인 종목을 또 제패하며 세계 여자 쇼트트랙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폰타나는 “우리가 4년 전과 마찬가지로 같은 경기에서 이런 결과를 도출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고, 스휠팅 역시 “두 선수와 함께 경쟁하게 된 걸 기쁘게 생각한다”는 소감을 남겼다. 여자 쇼트트랙 삼국지를 쓰고 있는 이들이지만 4년 뒤에도 또 이 조합이 그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폰타나가 나머지 2명과 나이 차이가 조금 있기 때문이다. 폰타나는 ‘4년 뒤의 경쟁’에 대해 묻자 “3명이 출전한다면 훌륭하지 않을까 한다”면서도 “지금으로선 꿈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실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 지구 밖 60억km에서 촬영한 태양계 가족사진 들여다 보니

    지구 밖 60억km에서 촬영한 태양계 가족사진 들여다 보니

    딱 32년 전인 1990년 2월 14일, 미 항공우주국(NASA)의 보이저 1호 우주선은 태양계의 첫 번째 가족사진을 찍었다. 보이저 1호는 당시 태양계의 그랜드 투어를 마치고 인간이 만든 피조물로는 최초로 태양계를 떠나 성간 우주로 향하던 중이었다.   '태양계 가족사진'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코스모스> 책과 동명의 TV 우주 다큐로 유명한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었다. 보이저 계획의 화상 팀을 맡았던 세이건은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떠나면서 카메라를 돌려 이 사진을 찍도록 몇 년 동안 NASA를 설득했다.   그러나 반대가 만만찮았다. 그것이 조망효과로 인류의 의식을 약간 바꿀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과학적으로는 별로 의미가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게다가 망원경을 지구 쪽으로 돌리면 자칫 태양빛이 카메라 망원렌즈로 바로 들어가 고장을 일으킬 위험이 크다는 것도 큰 이유였다. 이는 끓는 물에 손을 집어넣는 거나 다름없는 위험한 행위라고 NASA 과학자들은 생각했다.   그러나 상황은 반전되었다. 마침 새로 부임한 우주인 출신 리처드 트룰리 신임 NASA 국장이 결단을 내렸다. "좋아, 그 멀리서 지구를 한번 찍어보자!" ​트룰리는 우주에서의 조망이 인간의 의식에 얼마나 강한 영향을 미치는가를 몸소 체험한 우주인 출신이기에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이다.   보이저 1호가 출발한 지 13년 만인 1990년 2월 14일, 지구로부터 60억km 떨어진 해왕성 궤도 부근을 지날 때 지구로부터 날아간 명령이 전달되었다. 보이저 진행방향에서 카메라를 지구 쪽으로 돌려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 가족사진을 찍으라는 명령이었다. 60억km는 지구-태양 간 거리(1AU)의 40배에 달하는 엄청난 거리였다.   촬영 당시 보이저 1호는 행성들의 공전면인 황도면에서 32도 떨어진 위에 있었다. 태양계를 아래로 내려다 보는 각도였기 때문에 강렬한 태양빛을 약간 피해 6개 행성들을 찍을 수 있었다. 그림은 실제로 보이저가 찍은 60컷의 프레임을 결합한 모자이크이다. 오른쪽에서 왼쪽 순으로 해왕성, 천왕성, 토성, 태양, 금성, 지구, 목성이 잡혔다. 그러나 수성은 너무 밝은 태양빛에 묻혀 버렸고, 화성은 카메라에 반사된 태양광 때문에 잡히지 않았다.  이 사진은 실제 사람의 눈으로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찍혔다. 이유는 최대한 정교한 상을 잡기 위해, 각 천체마다 다른 노출 시간과 필터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태양의 경우 강한 빛 때문에 촬영관에 손상을 주지 않기 위해 가장 어두운 필터를 사용했고 노출 시간도 짧게 했다. 사진들 대부분은 와이드 앵글이었지만 태양 근처 행성들의 경우 좁은 앵글로 찍었다.  이 태양계 가족사진은 보이저 1호가 성간공간으로 진입하기 전에 찍은 최후의 사진이 되었다. 이 중 작은 점 하나로 보이는 지구 부분은 칼 세이건에 의해 '창백한 푸른 점'이라는 별명을 얻은 유명한 사진이 되었다. 사진에서 지구 위를 지나가는 광선은 실제 태양광이 아니라 보이저 1호의 카메라에 태양빛이 반사되어 생긴 것으로, 우연한 효과에 불과하다. 칼 세이건은 이 사진에서 깊은 감명을 받은 나머지 이 '한 점 티끌'을 ‘창백한 푸른 점(The Pale Blue Dot)’으로 명명하고 “여기 있다! 여기가 우리의 고향이다”라고 시작되는 감동적인 소감을 남겼다. 그는 또 '창백한 푸른 점'이라는 제목의 책을 쓰기도 했는데, "지구는 광활한 우주에 떠 있는 보잘것없는 존재에 불과함을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었다" 라고 밝혔다.   보이저 1호가 찍은 지구의 모습은 그야말로 광막한 허공중에 떠 있는 우주의 먼지 한 톨이었다. 그 한 티끌 위에서 80억 인류가 오늘도 아웅다웅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껏 찍은 모든 천체 사진 중 가장 철학적인 천체사진으로 꼽히는 이 '창백한 푸른 점'을 보면 인류가 우주 속에서 얼마나 외로운 존재인가를 느끼게 되며, 지구가, 인간이 우주 속에서 얼마나 작디작고 연약한 존재인가를 절감하게 된다.   이 사진을 찍은 보이저 1호는 그후 22년을 더 날아간 끝에 2012년 8월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공간으로 진출했다. 현재 보이저 1호는 2022년 2월 기준으로 태양권덮개(헬리오시스)를 벗어나 성간 우주에 진입한 상태이며, 태양으로부터 약 230억km(145AU), 21광시(光時) 떨어진 성간 공간을 날아가고 있다. 2025년까지 작동하다가 그후 저력 고갈로 우주의 미아로 표류하게 될 것이다. 
  • [사설] 거짓, 트집, 저주에 ‘얼평’까지 혐오의 대선 만들 건가

    [사설] 거짓, 트집, 저주에 ‘얼평’까지 혐오의 대선 만들 건가

    3·9 대통령 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어제 시작됐지만 여야 후보 진영이 서로 ‘트집 잡기’, ‘과거 캐내기’에 나서며 국민들을 짜증나게 하고 있다. 후보 배우자의 ‘얼평’(얼굴평가)으로 비방하는가 하면 느닷없이 상대방에게 저주를 퍼붓는 등 소모적인 네거티브 공세가 점입가경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악의 비호감 선거로 평가되는 이번 대선이 수습하기 어려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면서 국민들의 정치 혐오만 부추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의 한 인사는 지난 13일 윤석열 후보를 본뜬 인형을 만든 뒤 저주를 퍼붓고 목과 두 팔, 두 다리를 차례로 다섯 토막 낸다는 뜻의 ‘오살’(五殺) 의식을 벌였다. 술에 취해 한 일이라고 나중에 사과했지만 어처구니가 없다. 아무리 선거판이라고 해도 지켜야 할 금도가 있다. 가수 안치환씨가 ‘마이클 잭슨을 닮은 여인’이라는 신곡으로 김건희씨의 성형한 얼굴을 비판한 것도 적절치 않다. ‘표현의 자유’ 뒤에 숨어 상대가 누구든 인신공격하는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 여당 못지않게 야당도 흙탕물을 튀기는 데 혈안이 돼 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엊그제 이재명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인 8년 전 한 식당에서 흡연하는 사진을 공개한 것도 ‘트집 잡기’라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윤 후보의 열차 구둣발 논란에 맞대응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구둣발’, ‘담배’ 공방만 보며 내 한 표를 결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국민의힘은 어제도 이 후보가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언급하자 “선거 첫 유세부터 거짓말하는 이 후보는 유권자 속이기를 멈추고 국민 앞에 정직하기를 바란다”며 네거티브 공세를 이어 갔다. 민주당도 최근 대중연설에서 부각해야 할 윤 후보의 문제점으로 무능·무지, 주술, ‘본·부·장’(본인·부인·장모), 보복정치 공언 등 4개를 제시했다. 내부 문건에서는 “윤석열은 평생 검사랍시고 국민들을 내려다본 사람”, “폭탄주 중독 환자에게 국정 운영을 맡길 수 없다”,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는 ‘조작의 여왕’입니다”라는 유세 문구도 공유했다고 한다. 비방만 하는 선거운동은 유권자가 후보의 정책과 비전에 대해 검증할 기회마저 빼앗는다. 도를 넘어 사상 최악의 혐오 대선을 만드는 정당과 후보 진영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는 엄중 경고해야 한다. 차악이 아니라 차차악을 골라야 하는 불행이 이번 선거에서 더 지속돼서는 안 될 것이다.
  • [올림픽 1열] 발리예바가 출전한다고? 그 시각 베이징은

    [올림픽 1열] 발리예바가 출전한다고? 그 시각 베이징은

    [중계화면 그 이상의 소식, 올림픽을 1열에서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를 전합니다.]집단 멘붕에 빠진 베이징올림픽 현장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경기에 나온다고? 예상 밖의 결과를 받아들면 사람은 누구나 당황하게 됩니다. 실격이 당연할 줄 알았던 발리예바의 출전 소식이 전해진 순간 베이징동계올림픽 현장에 있는 많은 기자가 멘붕(멘털 붕괴)에 빠졌습니다. 물론 이 소식을 지켜본 분들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을 터. 천상계에서 약물계로 내려온 발리예바의 출전 소식이 전해진 이날 베이징은 어땠을까요. 2022년 2월 세상에서 가장 우아한 소녀가 될 수 있던 발리예바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이 한창 진행 중일 때 충격적인 소식을 전합니다. 개회식에서의 조선족 한복 논란, 쇼트트랙에서의 편파 판정 논란도 한국에 파장이 컸지만 발리예바의 금지약물 의혹은 전 세계에 미친 영향이 엄청났습니다. 피겨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던 발리예바였기에 당연한 일이겠지요. 전 세계 팬들은 이번 올림픽에서 발리예바가 무난하게 대관식을 치를 것이란 기대로 가득했습니다. 베이징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금메달은 어차피 발리예바가 찜해놓은 상태에서 누가 2등을 하느냐의 싸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발리예바는 단체전에서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연기로 팬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습니다. 그런데 시상식이 연기되면서 묘한 분위기가 형성됐고, 결국 발리예바의 금지약물 소식으로 올림픽 현장을 충격에 빠트렸습니다. 은메달을 딴 미국, 동메달을 딴 일본도 시상식 취소로 같이 피해를 보면서 당황했다는 후문입니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머리를 아파할 새도 없이 13일 밤부터 베이징에는 긴장감이 감돌았습니다. 취재진 입장에서는 이걸 어떻게 다뤄야 하나 하는 고민이 생기고,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 발리예바의 출전 여부가 결정되는 14일 발표 이후의 대응도 생각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발리예바를 둘러싼 논란의 파장을 보여주듯 이날 각국의 수많은 취재진이 양방향으로 나뉘었습니다. 일부는 발리예바의 연습을 보러 갔고, 일부는 미디어센터에서 현지시간 오후 2시에 예정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발표 결과를 지켜보는 것을 택했습니다. CAS의 공식 발표 직전 해외 통신사를 통해 발리예바의 출전이 가능하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미디어센터의 취재진은 물론 경기장의 취재진도 당황하게 만드는 소식이었습니다. 경기장에 모인 취재진 사이에서는 발리예바의 출전 가능 소식이 전해지자 술렁였다고 하네요. 미디어센터 발표 현장에는 100명이 넘는 취재진이 모였습니다. 발표를 기다리고 있자니 눈앞에 익숙한 글자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기자들이 보입니다. 바로 발리예바의 도핑 의혹을 처음 보도한 인사이드더게임즈의 기자들이었습니다.인사이드더게임즈 기자들인지 물어보니 그렇다고 합니다. 최초로 보도한 덩컨 매카이와 마이클 파비트 기자가 살해 협박에 시달린다는 뉴스를 읽은 터라 친구들은 무사한지 물어봤습니다. 초기에는 굉장히 고통스러웠는데 사태가 조금 지나면서 많이 진정이 됐다고 하네요. 이야기를 다 듣고 “너희도 조심해”라고 말하니 고맙다며 웃습니다. 그리고 매튜 리브 CAS 사무총장은 들어오자마자 빠르게 준비한 문구를 읽습니다. 그는 “발표를 위해 이 자리에 왔다”더니 “질문은 안 받고 내용은 구체적으로 말해주겠다”고 통보합니다. 정신 차릴 새도 없이 빠르게 시작하네요. 설명에 따르면 1. 발리예바가 결국 출전하기로 했는데 2. 나이가 16세 이하로 어려 보호받아야 하고 3. 올림픽 기간에는 금지약물이 검출되지 않았으며 4. 올림픽 대회 중에 통보돼 선수가 법적으로 항변할 시간이 부족했고 5. 올림픽 조직위원회 측에도 피해가 간다는 내용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런 판결을 내린 이들은 “전혀 외부의 압박을 받지 않았다”고 강조하기까지 했습니다.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지내는 분과 그의 친구들의 눈치를 본 게 아니라는 뜻이겠지요.그리고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를 현실에서 볼 줄이야. 리브 사무총장은 쇼미더머니에 나온 랩퍼처럼 빠르게 읊은 뒤 재빠르게 빠져나갑니다. 그 바람에 사진도 제대로 못 찍었습니다. 한 용감한 외신 기자가 “왜 질문 안 받느냐”고 따졌는데 무시하는 게 답인지 그냥 지나갔습니다. 그 기자가 분을 삭히지 못한 것처럼 보인 것은 기분 탓일까요. 발리예바는 그 후로 어떤 모습이었을까공식 발표가 끝나자마자 인사이드더게임즈 취재진이 뭘 하나 봤더니 빠르게 작업을 나눠서 하고 있었습니다.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기사를 쓰고, 라이브 방송을 하느라 바쁩니다. 나오기 전에 “어디서 체크해야 하느냐”고 묻자 트위터에서 확인해달랍니다. 온라인 매체라서 역시 온라인에 강하네요. 회견장을 나오니 긴급 속보를 전하는 취재진이 눈에 보입니다. 파장의 위력을 실감하고 나니 경기장에서 발리예바가 어땠는지 소식이 전해 들려왔습니다. 중국의 방역정책으로 피겨 연습 링크는 취재 인원이 제한됩니다. 그렇다고 안에서 거리두기가 지켜지는 것도 아닌데 일단 제한은 합니다. 하뉴 유즈루가 첫 등장했을 때도 일본 취재진이 대거 몰린 탓에 겨우 들어간 기억을 떠올리며 같은 상황이라 짐작해봤습니다. 한국 취재진도 대부분이 인원 제한에 막혀 못 들어갔다네요. 현장에 간 취재진에 따르면 2시 30분부터 발리예바가 등장하는 방향에 카메라가 몰렸답니다. 발리예바가 몸울 풀 때 셔터소리가 링크장을 가득 채울 것은 안 봐도 뻔한 일입니다. 취재진은 발리예바의 동작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웠습니다. 넘어지니까 짜증도 조금 냈다네요. 발리예바의 신들린 아, 이제는 약들린인가요. 약들린(?) 점프에는 그래도 감탄이 쏟아졌다고 합니다.훈련을 마친 발리예바를 기자들이 열심히 촬영하고, 발리예바는 스케이트화를 신는 동안 취재진을 외면했답니다. 발리예바 역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는 자세로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했고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역시 그대로 지나갔다네요. ‘인싸’가 된 인사이드더게임즈와 연느님 등판 미디어센터 기자실에 돌아와 마감을 하려니 아까 인터뷰실에서 봤던 인사이드더게임즈 기자들이 보입니다. 알고 보니 옆자리, 앞자리에 앉은 사이였는데 그전에는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번 사태의 핵심 매체답게 움직이는 속도가 남다릅니다. 표정에는 자신감도 넘칩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이들을 알아보고 각국의 많은 취재진이 접근해 왔습니다. ‘인싸’는 늘 자신감이 넘치는 법입니다.자기들도 일하기 바쁠 텐데 다른 취재진이 물어오는 것을 친절히 답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정확히 다 알아듣진 못해도 ‘도핑’, ‘발리예바’ 같은 말들이 들립니다. 자기들끼리 러시아를 비판하는 이야기도 오갔습니다. 인싸들과 옆에서 일하며 같이 인싸가 된 기분을 느끼다가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 때쯤 ‘연느님’이 등판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잘 아시죠. 연느님의 영향력. 연느님이 일침을 놓는 멋진 말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후 아마 많은 한국 취재진이 바빴을 것 같습니다. 피겨 여왕께서 하는 말씀이니 이 사태를 넘어가려는 그들의 양심에도 비판이 따갑기를 바랍니다. 대충 이런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이는 예고편에 불과하겠지요. 진짜는 발리예바가 경기에 출전하는 오늘입니다. 오늘은 또 어떤 하루가 지나갈지.
  • [나우뉴스] “눈이 없네” 끄적끄적 볼펜으로 그려넣은 미술관 경비원

    [나우뉴스] “눈이 없네” 끄적끄적 볼펜으로 그려넣은 미술관 경비원

    출근 첫 날부터 미술관 작품을 훼손한 경비원이 체포됐다. 8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러시아 경찰이 옐친 센터에서 발생한 작품 훼손 사건 범인으로 미술관 경비원을 붙잡아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7일 옐친 센터에 따르면 사설보안업체 소속 직원인 해당 경비원은 지난해 12월 전시 중인 작품을 볼펜으로 훼손했다. 이달 초 경찰 조사에서 경비원은 첫 출근을 했는데 심심해서 그림에 눈을 그려넣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경비원은 옐친 센터에서 이미 해고된 상태다. 유죄가 확정되면 경비원은 벌금 4만 루블(약 65만원) 또는 노동교화형 1년에 처할 전망이다. 러시아연방형법상 공공기물파손죄는 최대 3년의 징역 또는 300만 루블(약 48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경비원이 훼손한 안나 레포르스카야(1900~1982)의 작품 ‘세 형상’(Три фигуры, 1932~1934)에서 낙서가 발견된 건 지난해 12월 7일이었다. 당시 예카테린부르크에 있는 옐친 센터를 방문한 관람객은 세 사람을 형상화한 작품에 못 보던 눈알 두 쌍이 엉성하게 그려져 있는 걸 확인했다. 작품을 대여 전시 중이던 옐친 센터는 곧장 작품을 회수해 모스크바에 있는 국립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에 반납했다. 다만 경찰에는 2주가 2021년 12월 20일 사건을 알렸다. 뒤늦게 신고를 접수한 옐친 센터는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의 요구에도 폐쇄회로(CC)TV 영상을 제공하지 않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경찰도 흐지부지 사건을 덮으려 했다. 예카테린부르크 경찰은 형사사건으로 처리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며 기소를 거부했다. 지난달 28일 미국 미술전문지 ‘아트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훼손 정도가 미미한데다, 작품이 이미 모스크바로 옮겨진 터라 수사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옐친 센터도 “경찰 결정이 놀랍지 않다. 처벌할 만한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경찰이 ‘아니오’라고 하면 복종하라. 우리는 법을 준수한다”며 더 이상의 대응을 거부했다. 옐친 센터는 2015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보리스 옐친 초대 대통령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전시관이다. 미술관과 박물관으로 이루어진 옐친 센터는 유럽에서 손꼽는 규모와 기하학적 건축물로 유명하다. 2017년 유럽 의회가 후원하는 유럽박물관포럼에서 러시아 박물관 최초로 ‘올해의 유럽 박물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곳에서 발생한 작품 훼손 사건이 그냥 묻힐 위기에 처하자, 러시아 연방 문화부가 직접 고발장을 제출하고 나섰다. 우여곡절 끝에 수사를 개시한 경찰은 옐친 센터 CCTV를 확보, 60세 경비원을 검거했다. 다행히 훼손된 작품은 어렵지 않게 복원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언론은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이 가입한 보험으로 복원 비용 일부를 충당했다고 전했다. 보험회사는 작품 가치를 7490만 루블(약 12억원)로 산정했으며 복원 비용으로 25만 루블(약 4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아방가르드 작가 안나 레포르스카야는 그림 외에 건물과 전시회 디자인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낸 예술가였다. 1939년 뉴욕세계박람회 구소련 전시관 디자이너를 역임했다. 그의 작품은 모스크바에 있는 국립 트레티야코프 미술관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국립러시아박물관 등에 전시돼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황대헌 때문에 메달 놓쳤다”라는 中 언론...”쇼트트랙서 퇴출”

    “황대헌 때문에 메달 놓쳤다”라는 中 언론...”쇼트트랙서 퇴출”

    13일 저녁 남자 쇼트트랙 500미터 준결승전에서 이번 올림픽 두번째 메달을 목표로 했던 황대헌(23∙강원도청)선수가 아쉽게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인코스로 파고들면서 스티븐 뒤부아(캐나다) 선수를 추월하려다 스케이트날이 부딪혀 넘어졌고 이 때문에 페널티를 받고 실격했다. 과감한 시도였지만 충분히 해 볼 만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현재 중국 언론에서는 자국 선수 우다징(武大靖)의 결승 진출 무산이 황 선수 때문이라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여론 형성의 중심에는 또다시 막말 해설자 왕멍(王濛)이 있었다. 13일 중국 언론에서는 왕 해설자의 해설 내용을 인용 보도하며 우다징 선수의 노메달이 황 선수의 탓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왕멍은 당시 경기 내용을 보며 “황대헌 선수가 넘어지면서 다리를 들었고 다리를 빨리 내리지 않았다”라며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우다징이 빠르게 몸을 숨긴 탓에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지만 만약 제대로 피하지 못했다면 스케이트 날이 그대로 우 선수의 얼굴로 향했을 것”이라며 흥분했다. 직접적으로 우 선수와 충돌하진 않았지만 황대헌과 스티븐 뒤부아의 충돌로 우다징이 막판 스피드를 내지 못했고 이 때문에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왕 해설은 “황대헌 선수는 가장 중요한 순간 필사적으로 치고 나서는 스타일이라서…황 선수랑 경기하면 매번 이럴 수(충돌)밖에 없다”라며 “이번 충돌은 심판에게 항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며 심판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하루 전 황대헌의 금메달에 “실력이 출중하다”, “깔끔한 경기”라며 칭찬 일색이던 중국 누리꾼들의 반응은 또 뒤집혔다. 흥분한 한 블로거는 “평생 출전 금지시켜야 한다”라고 비난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있다”, “자기가 한 일은 자신만이 알 듯”,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은 ‘더티 플레이’를 자주 한다”, “한국 선수들의 이런 더티 플레이가 어디 하루 이틀인가..”, “황대헌 이런 선수는 쇼트트랙 경기에서 퇴출해야 한다”라며 강도 높은 비난을 했다.그러나 무조건적인 비난만 하는 누리꾼들 사이에서 비교적 객관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댓글도 눈길을 끌었다. “자신의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지 말아라”, “솔직히 황대헌이 잘못하긴 했지만 우다징도 그렇게 실력이 뛰어났던 경기는 아닌 듯”, “연속 경기 출전으로 이번 경기에서는 기량 차이가 보이더라”, “금메달 못 따면 못 딴 거지 굳이 이런 식으로 공격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시작할 때부터 우다징 상태가 좋진 않았잖아. 처음부터 1위로 달렸다면 이런 논란도 없었을 것”이라며 나름 ‘이성’적인 댓글을 달아 다른 중국인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한편 다른 중국 언론에서는 황 선수와 부딪힌 스티븐 뒤부아 선수에게는 경기 직후 사과를 했다는 기사를 내보내면서 “우다징 선수에게는 왜 사과를 하지 않느냐”라며 반박했다. 게다가 한 블로거는 “경기 직후 켕기는 게 있는지 SNS 댓글 창도 닫아버려 눈과 귀까지 닫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 황대헌 선수는 지난 9일 남자 1500미터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직후 몰려온 중국인들의 댓글 공세로 몸살을 앓았고 이후 댓글 창을 닫은 것이었지만 마치 이번 경기 후 닫은 것처럼 가짜 뉴스를 양산해 이번 올림픽 이후 불편해진 한-중 양국 관계를 부추기고 있다.
  • [올림픽+] 인공눈 탓에 경기 중단?…中 “인공눈 우수하다” 격양 반응

    [올림픽+] 인공눈 탓에 경기 중단?…中 “인공눈 우수하다” 격양 반응

    중국이 자체적인 신기술을 동원해 만들었다고 홍보해온 인공눈의 위험성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자 발끈했다.  12일 개최 예정이었던 프리스타일 스키 여자 슬로프스타일 예선전이 돌연 취소된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 인공눈 상태의 불안이 경기 연기의 주 원인이 됐다는 비판이 나오자 격양된 반응을 보인 것. 이날 경기에는 미국계 중국 국적 여자 선수 구아이링(미국명 에일린 구)이 출전할 것으로 알려져 중국 현지에서도 큰 관심을 모아진 상태였다. 중국 구파이뉴스 등 다수 매체는 ‘인공눈이 경기에 더 적합한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로 경기 중 자연 눈이 내리는 경우 인공눈으로 조성된 경기장 트랙에 악영향을 미쳐 선수의 안전 측면이 고려되기 힘든 상태에 빠질 우려가 높다면서 상대적으로 인공눈의 우수성에 집중한 기사를 13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경기 중 다량의 눈이 내릴 경우 선수들의 가시성이 낮아지고, 선수와 심판의 시야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을 지적, 빠른 속도가 선수들의 순위 결정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기에서 선수의 안전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베이징 옌칭 국립 알파인스키센터 내부의 인공눈은 선수들의 안전과 경기 시 위험성을 낮추는 최적의 조건으로 설계됐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보도가 나간 직후 ‘인공눈이 선수 경기력에 더 우수한 이유’, ‘경기에 인공눈이 적합한 이유’ 등의 검색어가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에 등장, 단 하루 만에 1800만 명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반면 실제로 경기장 현장에 배치돼 다수의 경기에 참여했던 각국 선수단의 의견은 달랐다. 자연설보다 입자 사이 공기층이 적은 인공눈은 단단하게 뭉치는지라 선수들이 넘어지기 쉽고 부상 위험도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 9일 베이징 옌칭 국립 알파인스키센터에서 열린 알파인 스키 여자 회전에 참여했던 미케일라 시프린(미국) 선수는 인공눈을 이겨내지 못하고 시합 시작 5초 만에 넘어지며 실격처리됐다. 자타공인 스키 여제로 꼽히는 미케일라 시프린 선수는 국제스키연맹 알파인 월드컵에서 73승으로 현역 최다 우승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그 역시 빙판 같이 미끄러운 중국의 인공눈을 이겨내지 못했다.  당시 시프린 선수가 주저않아 한참 동안 감정을 추스른 뒤 일어서서 슬로프를 내려온 장면은 현장에 있던 각국 언론 카메라에 그대로 담겼을 정도였다. 더 큰 논란이 된 것은 스키 여제가 슬로프에서 미끄러진 뒤 안타깝게 실격처리 된 경기 당일 인공눈 위를 달려야 했던 출전 선수 82명 중 31명이 미끄러지거나 넘어져 트랙에서 벗어나며 실격되거나 기권 처리됐기 때문이다. 당시 경기에 참여했던 선수들은 경기 부진 이유로 인공눈의 저급한 ‘설질’(雪質)을 지적했다. 자연 눈의 입자 구성은 약 90% 이상 공기로 이뤄진 반면 중국 인공눈의 설질은 공기70%, 얼음 30%로 질량 성분 자체가 달랐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스키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올림픽 챔피언 제이미 앤더슨은 중국의 인공눈을 겨냥해 “방탄 얼음처럼 느껴졌다”면서 “넘어져서 실격 처리되는 일은 피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한편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사상 최초로 100% 인공눈으로 치르는 올림픽으로 기록됐다. 이를 두고 카르멘 드종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 지리학과 교수는 “앞으로 약 반년 동안 인근 생태계 물이 고갈되고 자연이 훼손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중국의 방침을 비판했다.
  • [영상] “마스크 벗어도 된대!” 온몸으로 환호하는 美 어린이들

    [영상] “마스크 벗어도 된대!” 온몸으로 환호하는 美 어린이들

    미국이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와 함께 포스트 팬데믹(팬데믹 이후)으로의 절차를 시작한 가운데, 일부 주(州)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해제하고 있다.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의 지역 일간지인 라스베이거스 리뷰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라스베이거스의 초등학생들은 지난해 8월부터 대면수업을 시작했지만 모두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 한 채 수업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네바다 주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주 당국은 실내 마스크 의무화 해제를 결정했다. 공개된 영상은 라스베이거스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자신의 반 학생들에게 “내일부터는 더 이상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어린아이들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 함성과 박수를 쏟아냈다. 너무 신난 나머지 일부 학생들은 의자에서 일어나 신나게 춤을 추기도 했다. 2년 넘게 이어지는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그 누구보다 엄격하게 마스크 착용 의무를 지켜 온 아이들은 선생님이 전달한 희소식을 듣자마자 곧바로 마스크를 벗어던졌다. 그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일상이 회복되길 기다려 온 아이들의 표정에서 기쁨이 절로 느껴진다. 해당 학교의 교사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학생 한 명은 (마스크 의무 해제 소식에) 너무 기뻐하며 의자를 집어 던지려고까지 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뉴저지와 캘리포니아, 코네티컷, 델라웨어, 오리건, 펜실베이니아 등 비교적 엄격한 방역 수칙을 시행해오던 주 정부들이 잇따라 실내·학교 마스크 의무화 해제 방침을 발표한 상황이다.더이상 마스크를 쓰지 않길 바라는 사람들이 넘쳐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찬반 의견도 엇갈린다.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이자 현재 화이자 제약회사의 이사인 스콧 고틀립은 “(아직 마스크 의무화를 주장하는) 일부 주지사들은 이제라도 학교의 마스크 의무를 해제하고 학교를 정상으로 되돌려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최근의 확진자·입원 환자 감소 추세에 따라 CDC가 모든 지침을 재검토했지만, 지금으로선 우리는 계속해서 (코로나19) 감염이 높거나 상당한 지역에서는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한다“라면서도 ”주 정부들이 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하기로 한 데 대해 지방 정부 차원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지난 9일 브리핑에서 마스크 규정이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움직임들은 미국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의 새로운 국면을 예고하는 것“이라며 ”2년간 조심스러운 접근을 했던 지역들이 방어 태세를 풀고 있다“고 진단했다.
  • ‘입 닫고 눈 감아야 안전 귀국 보장?’...中올림픽 인권탄압 후폭풍 예견

    ‘입 닫고 눈 감아야 안전 귀국 보장?’...中올림픽 인권탄압 후폭풍 예견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루지 여제 나탈리 가이젠베르거(독일) 선수가 “할 말은 많으나 중국에서는 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언한 것을 두고 중국 내 선수 인권 탄압이 심각한 수준일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여자 루지 1인승에서 1위로 결승선에 골인하며 이 종목 3연패를 달성한 가이젠베르거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올림픽 참여 선수들이 중국이 민감해 하는 사안에 대한 목소리를 내거나 비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11일 비판했다. 보도에 따르면, 가이젠베르거는 경기 이튿날이었던 지난 9일 공식 석상에서 중국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지 않은 것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발언의 시점과 장소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면서 “내가 (독일로)돌아간 이후에는 더 많은 것들을 거론할 수 있지만, 나는 여기서는 말하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가이젠베르거는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베이징에서 열린 올림픽 슬라이딩 코스 훈련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직후 가혹한 격리 생활과 형편없는 중국식 도시락 등의 문제를 SNS에 호소하며 중국 내 선수단에 대한 부당한 처우와 인권 탄압 문제를 정식으로 거론한 바 있다.  당시 충격으로 그는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당시 그의 결심은 중국의 인권 탄압 상황을 공식적으로 제기한 것과 관련해 추가 제재 가능성과 위험성이 농후했기 때문으로 알려진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올림픽 개최 3주를 앞두고 “베이징에서 올림픽 개최가 결정된 것은 IOC의 결정이었지 선수들과는 무관하다”면서 “마지막 올림픽을 포기할 수 없다”고 참가 소식을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은 가이젠베르거가 베이징에 도착하기 이전부터 중국 정부로부터 중국 인권과 정치, 사회적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어떠한 의사 표시도 하지 말 것을 요구받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는 IOC 선수위원회가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에게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내용의 IOC 헌장 규정을 지지하고 있는 것과 다른 행보인 셈이다. 올림픽 헌장 제50조는 선수 또는 기타 참가자가 올림픽 현장에서 정치, 종교, 인종적인 차별적 언급을 하는 것을 금지해오고 있다. 다만, 최근에 해당 규정은 올림픽 경기장과 시상식을 제외한 선수촌,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서의 선수 개인의 의견 표출에 대해서는 가능하도록 개정됐다.  실제로 지난 4일 올림픽이 개막한 이후 지금껏 베이징 현장에서 중국 내 인권 상황 및 정치, 사회적인 사안에 대해 의견을 공개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이는 지난해 7월 일본 도쿄올림픽에서 러시아 여자 수영선수 율리아 에피모바가 올림픽의 불공정성을 거론하며 비판하는 등 선수 개개인의 목소리가 언론을 통해 공식화됐던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당시 율리아 에피모바는 수영결승전을 이른 아침에 배정한 것과 관련해 선수보다 돈을 생각하는 도쿄 올림픽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대만의 황이비(黄怡碧) 인권운동가는 자유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의 가이젠베르거 선수가 중국에 있는 동안 어쩔 수 없이 개인의 안전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중국에서 중국 실제 상황을 언급하거나 비판한다면 제2의 펑슈아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가이젠베르거 선수가 지난해 중국 인권 상황을 공식적으로 비판한 뒤에도 올림픽 참가를 결정한 용기를 칭찬하고 싶다”고 했다. 또, 대만국제법연구소의 린팅후이 사무총장은 “올림픽의 목적은 전쟁 종식과 세계 평화이지만, 수많은 외신 보도들에 따르면 사실상 IOC 회원들은 중국과 각종 스포츠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등 복잡한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많은 이득을 추구했다. 지금의 올림픽은 비즈니스와 직접적인 관련을 맺고 있으며, 중국 내 언론 자유 탄압과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오히려 관련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린팅후이 사무국장은 이어 “올림픽 개막에 앞서 중국 공산당 관계자들은 선수들이 올림픽 규칙 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면서 “중국에서 체류하는 동안 선수 자신의 발언에 대해 각 개인이 책임져야 한다는 냉혹한 현실을 강조했다. 또, 일부 국가와 정부에서는 선수들을 불러 중국의 사법제도와 잠재적인 법적 처벌의 위험성에 대해서 경고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이 거듭 주장하고 있는 것처럼 중국 내 인권 침해 사례가 전무하다면 중국은 외국 언론에게 신장위구르 지구와 티베트 등의 지역을 자유롭게 방문, 취재할 수 있도록 개방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 ‘귀화 선수가 절반’...수혈된 귀화 선수를 전면에 내세우는 中

    ‘귀화 선수가 절반’...수혈된 귀화 선수를 전면에 내세우는 中

    중국 당국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일부 종목에서 외부에서 수혈된 귀화 선수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을 강행하는 양상이다. 중국 매체 신민완바오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의 각 종목에 출전한 귀화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제목을 담당하고 있다고 10일 호평했다. 특히 상대국가의 인재를 영입해 귀화를 유도하는데 성공, 상대팀의 전력을 동시에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전략이었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5일 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조별리그 2차전에서 유럽의 강호 덴마크(세계 랭킹 11위)를 3-1로 역전승한 중국 여자아이스하키팀이 꼽힌다. 가슴에 오성홍기를 새긴 채 경기장을 누빈 중국 여자아이스하키팀에는 무려 13명의 귀화 선수가 포함돼 있다. 총 23명의 선수 중 절반 이상이 과거 외국 국적이었던 귀화 선수로 채워져 있는 셈이다.  이날 중국 여자아이스하키팀의 승리는 지난 19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에서 4위의 성적을 기록한 이후 올림픽 경기에서의 첫 승리로 기록됐다. 절반 이상의 귀화 선수로 구성된 팀을 통해 무려 12년 만에 승리를 거머쥔 셈이다.   이날 조별리그 진출권을 놓고 덴마크와 겨룬 경기에서 두 골과 1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중국 여자아이스하키를 승리로 이끈 인물 역시 캐나다 벤쿠버 출생의 귀화 선수 린치치(林绮琪)였다.   그는 지난 2018년 중국으로 귀화한 뒤 중국 여자아이스하키팀의 부주장이자 선전쿤룬홍싱완커선양팀 소속이다.  파란 눈과 어눌한 중국어를 구사한 채, 통역팀과 동행해야만 코치들과 소통이 가능한 귀화 선수가 이끄는 팀은 비단 여성 아이스하키만의 사정이 아니다. 올해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중국 남자아이스하키 대표팀 25명 중 귀화 선수는 무려 15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귀화 선수를 대거 영입한 직후 중국 남자아이스하키는 올해 역사상 처음으로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성적을 거뒀다. 사실상 중국 내부 인재를 대체한 외부에서 수혈된 인재들이 거둔 승리였던 것.  남녀 선수 할 것 없이 중국 아이스하키를 대표하는 팀내 구성원 48명 중 절반 이상인 28명이 외부 인재로 구성된 것이다.  이들 외부 귀화 선수 28명 중 22명은 중국계 외국 국적자였고, 나머지 6명은 순수한 외국인으로 올림픽 출전을 목적으로 귀화를 결정한 사례가 다수였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중국의 이 같은 귀화 선수를 활용한 외부 인재 수혈 방식은 다양한 종목에서 눈에 띄는 성적을 거둔 선수들을 통해 쉽게 목격할 수 있다.지난 2018년 평창올림픽 당시까지도 한국 쇼트트랙을 이끌 차기 리더로 꼽혔던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중국으로 귀화를 결정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해 3월 처음 중국 귀화 사실을 공개됐던 린 씨의 귀화 결정이 주요한 이유로 소속사 측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꼽았다.  실제로 당시 린 씨의 중국 귀화 소식은 한국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그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1500m 금메달과 남자 500m에서 잇따라 동메달을 거머쥐는 등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이끌 차기 에이스로 불렸다는 점에서 논란은 한동안 계속됐다.  그는 지난 2019년 6월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웨이트트레이닝 센터에서 체력 훈련 중 대표팀 후배 A의 바지를 잡아당겨 신체 부위를 드러나게 한 혐의(강제추행)로 기소되면서 소속 팀 없이 모든 활동이 정지된 뒤 중국에 귀화했다.  당시 린 씨의 귀화와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합류 소식은 중국에서도 큰 화제가 됐을 정도였다. 특히 일부 현지 언론들은 그의 대표팀 합류로 중국팀이 한국의 최대 적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고조시켰다.이외에도 평창올림픽의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이었던 김선태 감독이 중국팀에 합류, 총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았고 한국 쇼트트랙의 전설로 불렀던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 러시아) 역시 중국팀의 수석 기술코치로 합류한 바 있다.  또, 지난 8일 진행된 스키 프리스타일 여자 빅에어 종목에서 우승한 구아이링(미국명 에일린 구)와 피겨스케이팅 대표 주이 두 선수는 모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난 중국계 미국인이지만 국적을 바꾼 귀화 선수다.
  • “눈이 없네” 끄적끄적 볼펜으로 그려넣은 미술관 경비원…러시아 작품 훼손

    “눈이 없네” 끄적끄적 볼펜으로 그려넣은 미술관 경비원…러시아 작품 훼손

    출근 첫 날부터 미술관 작품을 훼손한 경비원이 체포됐다. 8일(현지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러시아 경찰이 옐친 센터에서 발생한 작품 훼손 사건 범인으로 미술관 경비원을 붙잡아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7일 옐친 센터 에 따르면 사설보안업체 소속 직원인 해당 경비원은 지난해 12월 전시 중인 작품을 볼펜으로 훼손했다. 이달 초 경찰 조사에서 경비원은 첫 출근을 했는데 심심해서 그림에 눈을 그려넣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경비원은 옐친 센터에서 이미 해고된 상태다. 유죄가 확정되면 경비원은 벌금 4만 루블(약 65만원) 또는 노동교화형 1년에 처할 전망이다. 러시아연방형법상 공공기물파손죄는 최대 3년의 징역 또는 300만 루블(약 48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경비원이 훼손한 안나 레포르스카야(1900~1982)의 작품 ‘세 형상’(Три фигуры, 1932~1934)에서 낙서가 발견된 건 지난해 12월 7일이었다. 당시 예카테린부르크에 있는 옐친 센터를 방문한 관람객은 세 사람을 형상화한 작품에 못 보던 눈알 두 쌍이 엉성하게 그려져 있는 걸 확인했다. 작품을 대여 전시 중이던 옐친 센터는 곧장 작품을 회수해 모스크바에 있는 국립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에 반납했다. 다만 경찰에는  2주가 2021년 12월 20일 사건을 알렸다. 뒤늦게 신고를 접수한 옐친 센터는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의 요구에도 폐쇄회로(CC)TV 영상을 제공하지 않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경찰도 흐지부지 사건을 덮으려 했다. 예카테린부르크 경찰은 형사사건으로 처리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며 기소를 거부했다. 지난달 28일 미국 미술전문지 ‘아트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훼손 정도가 미미한데다, 작품이 이미 모스크바로 옮겨진 터라 수사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옐친 센터도 “경찰 결정이 놀랍지 않다. 처벌할 만한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경찰이 ‘아니오’라고 하면 복종하라. 우리는 법을 준수한다”며 더 이상의 대응을 거부했다.옐친 센터는 2015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보리스 옐친 초대 대통령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전시관이다. 미술관과 박물관으로 이루어진 옐친 센터는 유럽에서 손꼽는 규모와 기하학적 건축물로 유명하다. 2017년 유럽 의회가 후원하는 유럽박물관포럼에서 러시아 박물관 최초로 ‘올해의 유럽 박물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 곳에서 발생한 작품 훼손 사건이 그냥 묻힐 위기에 처하자, 러시아 연방 문화부가 직접 고발장을 제출하고 나섰다. 우여곡절 끝에 수사를 개시한 경찰은 옐친 센터 CCTV를 확보, 60세 경비원을 검거했다.다행히 훼손된 작품은 어렵지 않게 복원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언론은 트레티야코프 미술관이 가입한 보험으로 복원 비용 일부를 충당했다고 전했다. 보험회사는 작품 가치를 7490만 루블(약 12억원)로 산정했으며 복원 비용으로 25만 루블(약 40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아방가르드 작가 안나 레포르스카야는 그림 외에 건물과 전시회 디자인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낸 예술가였다. 1939년 뉴욕세계박람회 구소련 전시관 디자이너를 역임했다. 그의 작품은 모스크바에 있는 국립 트레티야코프 미술관과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국립러시아박물관 등에 전시돼 있다.
  • 李 ‘실용외교’는 해법 모호… 尹 ‘한미동맹 강화’는 후폭풍에 무대책

    李 ‘실용외교’는 해법 모호… 尹 ‘한미동맹 강화’는 후폭풍에 무대책

    벼랑 끝으로 치닫는 미중 패권 경쟁은 대선 후보들에게도 풀기 어려운 숙제다. 특히 캐스팅보터인 2030세대의 반중 정서에 베이징동계올림픽 편파 판정 및 한복 논란까지 맞물려 명확한 입장을 밝히기가 더 어려워진 모양새다. 문재인 정부의 이른바 ‘전략적 모호성’ 기조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데 대체로 공감한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 해법은 눈에 띄지 않는 까닭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미중 갈등 국면에서 ‘실용’을 앞세우지만 ‘어떻게’는 분명치 않다. 그는 “어느 한쪽을 선택해 운신의 폭을 좁힐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중국 봉쇄 전략인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안보협의체)에 대해선 “국익 중심으로 판단해야 하고 미리 결정을 할 필요 없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공론화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논란과 관련해선 지난 3일 TV토론에서 “중국의 반발을 사고 경제를 망치려 하느냐”며 반대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중 3불 정책’(사드 추가 배치 불가, 미국 미사일방어체제(MD) 불참, 한미일 군사협력 불참)에 대해서도 “적정하다고 생각한다. 중국과의 경제 협력 때문”이라고 답했다. 당선 시 정상회담 순서에 대해서도 “가장 유용한 시점에 가장 효율적인 상대를 만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미 동맹 강화’를 앞세운 윤 후보는 스탠스가 명확하지만, 후폭풍을 어떻게 감당할지는 말하지 않는다. 그는 지난 8일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에서 “미중 어느 한쪽을 택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핵심 안보 이익에 관해서는 타협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쿼드 워킹그룹 참여 의사를 밝혔다. 사드 추가 배치에 대해서는 ‘한국의 주권사항’이라고 했고, 3불 정책에는 “국민을 보호해야 할 정부의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 측은 미국이 구상하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중국 주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의 무역협정들을 활용하겠다고 공언했는데, 상호 충돌 여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선되면 가장 먼저 한미 정상회담을 한 뒤, 일본과 중국 순으로 만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한미 동맹 강화와 ‘3불 정책’ 폐기를 공약했다. 그는 “한미 동맹은 외교안보 정책의 기본 축”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사드 추가 배치에 대해서는 ‘안보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며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완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쿼드 참여와 관련해선 “국익 최우선 관점, 한미 동맹,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판단하겠다”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국익 중심의 유연한 외교를 강조한다. 그는 “동맹을 존중하지만 국익에 앞설 수는 없다. 중국은 최대 교역국이므로 중국을 배제할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쿼드에 참여하는 것은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사드 추가 배치 논란에 대해서도 “어떤 전문가도 사드 배치를 말하지 않는데 정치인이 말하는 것은 안보 포퓰리즘”이라며 반대했다. 한편 이 후보는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한일 관계 개선의 교본”이라며 “‘통절한 반성과 사죄’라는 기조를 일본이 지킨다면 한일 관계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도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표방한 협력 정신에 입각해 경색된 한일 관계를 회복한다는 복안이다. 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멀어진 한미일 안보 공조를 복원해 3국 협력에 나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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