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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맑은 눈빛과 청아한 목소리…평화로운 사찰 풍경 전하다

    맑은 눈빛과 청아한 목소리…평화로운 사찰 풍경 전하다

    꽃이 피고 물이 흐르고 새가 울고 부처가 자비롭게 웃는 모습이 평화롭기 그지없다. 자극적인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잔잔한 사찰 여행이 통할까 싶은데 구독자가 5만명, 누적 조회수가 410만이 넘는다. 맑은 눈빛과 청아한 목소리로 사연을 전하는 무여 스님의 영상에는 산사의 푸릇한 정취가 오롯이 담겨 있다. “그동안 구독자들에게 너무 소홀했어요. 미안한 마음으로 책도 냈으니 영상에 더 신경 써야죠.” 사찰 여행 전문 유튜버인 무여 스님이 2019년 3월부터 전국 123개 사찰을 다녔던 이야기가 최근 ‘우리 함께 떠나요’란 제목의 책으로 나왔다. 사계절로 나눠 엄선한 32개 사찰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겼다. 지난 9일 경기 고양 보리선원에서 만난 무여 스님은 “영상은 눈으로 보고 지나가지만 출판물은 남으니까 전부터 출판물을 남기면 어떨까 생각했다”면서 “마음공부하는 수행자라 어떤 마음으로 사람과 사물을 대할지 생각하며 책을 썼다”고 말했다. 무여 스님은 어쩌다 여행책을 내는 여행 유튜버가 됐을까. 열아홉 살에 출가한 소녀는 원래 참선하는 승려가 꿈이었다. 그런데 비구니계를 받은 이후 운명처럼 포교 업무를 주로 맡게 됐다. 아이들을 절에 데려가 이야기를 전하다가 문화를 통한 포교의 중요성을 깨우치게 됐고 여러 장르를 고민한 끝에 영상으로 결정했다.“원래 여행하고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며 웃은 그는 “시공간을 초월해 많은 사람이 사찰을 친숙하게 느끼고 자연스럽게 알아 갔으면 해서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사찰 여행은 참선과 포교가 별개인 줄 알았던 생각도 바꿔 놨다. 사찰과 관련한 모든 것을 공부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을 전하는 영상을 보고 나면 “하다 보니 이게 나의 수행이 됐다”는 무여 스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촬영과 편집 모두 독학으로 배웠다. 사찰 영상에 다양한 클래식 음악이 나온다는 점이 흥미로운데 클래식을 좋아하는 그의 취향이 반영됐다. 배경 음악은 여행할 당시 기분에 어울리도록 심혈을 기울여 선정한다. 평화로운 사찰 풍경에 자연의 소리와 클래식 선율까지 얹어지니 극락이 따로 없다. 처음에는 108개 사찰을 목표로 매주 열심히 다녔는데 점점 주기가 길어졌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보리선원의 주지 소임이 바쁘기도 했고 힘들어서 잠시 쉬어 가려던 이유도 있었다. 구독자들의 빗발친 요구를 전한 무여 스님은 “아직 가 보지 못한 사찰이 많다”며 다시 의지를 불태웠다. 그간 아는 불자가 같이 다니며 도와줬는데 앞으로는 전문 촬영감독과 함께 영화 같은 영상을 만들 예정이다. 무여 스님은 “보는 사람들이 좋아해 주고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할 때 보람 있고 기분이 좋다.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유튜브 채널로 남길 바란다”며 구독자 10만명을 달성하면 받는 실버 버튼에 대한 꿈도 내비쳤다.
  • “조사불응” “협조했다”…권익위·선관위 충돌

    “조사불응” “협조했다”…권익위·선관위 충돌

    전현직 간부 자녀 특혜 채용 의혹으로 도마에 오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번에는 조사를 놓고 국민권익위원회와 정면충돌했다. 선관위 채용 비리 전담조사단장인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관위가 현장 조사에 응하지 않고 비협조적인 자세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선관위와 17개 지역 선관위에 현장 조사를 나갔는데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 수용을 이유로 권익위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권익위는 지난 1일 권익위와 경찰청·인사처 직원 등 총 33명의 채용 비리 전담조사단을 꾸려 지난 7년간 선관위의 채용·승진 기록 전수조사 계획을 밝혔고 선관위도 조사 협조 의사를 공개했다. 그러나 본격 현장 조사에 나서자 선관위가 태도를 바꿨다는 게 권익위의 설명이다. 정 부위원장은 “권익위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한 것은 감사원 감사를 회피해 국민의 눈을 속이려는 얄팍한 꼼수였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이므로 감사원으로부터 회계감사가 아닌 직무감사는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여론이 악화되자 지난 9일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서만 부분적으로 감사를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감사와 별도로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 감사원에 선관위 감사권이 있는지 결정을 구하기로 했다. 정 부위원장은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를 수용하고 권한쟁의를 영원히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면 권익위는 선관위의 조사 거부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협조하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권익위의 지적을 반박했다. 선관위는 “감사원과 권익위의 현장조사 기간이 겹쳐 비효율적이니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권익위 요청 자료도 대부분 제출한 상태”라고 말했다. 권익위는 선관위의 입장에 대해 “선관위가 지금까지 제출한 자료는 조사 기초자료에 그친다”며 “선관위는 ‘조사 거부는 아니다’라고 했지만, 조사 장소와 요구 자료 준비가 이뤄지지 않는 등 비협조적인 자세로 현장 조사가 불가능했던 만큼 사실상 조사를 거부한 것에 해당한다”고 재반박했다.
  • 권익위 “선관위 조사불응”vs 선관위 “조사협조” 충돌

    권익위 “선관위 조사불응”vs 선관위 “조사협조” 충돌

    전현직 간부 자녀 특혜 채용 의혹으로 도마에 오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번에는 조사를 놓고 국민권익위원회와 정면충돌했다. 선관위 채용 비리 전담조사단장인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관위가 현장 조사에 응하지 않고 비협조적인 자세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앙선관위와 17개 지역 선관위에 현장 조사를 나갔는데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 수용을 이유로 권익위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권익위는 지난 1일 권익위와 경찰청·인사처 직원 등 총 33명의 채용 비리 전담조사단을 꾸려 지난 7년간 선관위의 채용·승진 기록을 전수조사 계획을 밝혔고 선관위도 조사 협조 의사를 공개했다. 그러나 본격 현장 조사에 나서자 선관위가 태도를 바꿨다는 게 권익위의 설명이다. 정 부위원장은 “권익위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한 것은 감사원 감사를 회피해 국민의 눈을 속이려는 얄팍한 꼼수였다”고 비판했다.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이므로 감사원으로부터 회계감사가 아닌 직무감사는 받을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여론이 악화하자 지난 9일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해서만 부분적으로 감사를 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감사와 별도로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 감사원에 선관위 감사권이 있는지 결정을 구하기로 했다. 정 부위원장은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를 수용하고 권한쟁의를 영원히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면 권익위는 선관위의 조사 거부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협조하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권익위의 지적을 반박했다. 감사원과 권익위의 현장조사 기간이 겹쳐 비효율적이니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권익위 요청 자료도 대부분 제출한 상태”라고 말했다.
  • ‘다이슨 전기차’ 실패 잊어라… 안전·디자인 양날개로 볼보 ‘電力질주’[오경진 기자의 전기차 오디세이]

    ‘다이슨 전기차’ 실패 잊어라… 안전·디자인 양날개로 볼보 ‘電力질주’[오경진 기자의 전기차 오디세이]

    “전기차에 ‘전념’키로 한 게 경쟁사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여전히 많은 회사가 내연기관차를 놓지 못하고 있잖은가. 우리의 장점인 ‘안전’과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은 유지하면서 좋은 기술과 콘텐츠, 인재를 확보할 것이다.” 눈을 씻고 들여다봐도 경력에 ‘자동차’는 없다. 흔히 말하는 정통 ‘카가이’(Carguy)는 아니라는 얘기다. 대학원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했다. 캐나다 ‘블랙베리’ 등 주로 전자기기 회사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러다 영국 프리미엄 가전제품 회사 ‘다이슨’에서 최고경영자(CEO)에 오르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96년 역사의 스웨덴 완성차 브랜드 볼보자동차가 전기차와 함께 새로운 100년을 열어젖힐 리더로 선택한 짐 로언 이야기다. 지난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신형 전기차 ‘EX30’ 공개 행사 현장에서 국내 미디어와 30분간 간담회를 가진 로언 CEO는 “지난해 1월 취임할 당시 볼보에 필요했던 건 딱 하나, 바로 실행을 위한 결단력”이었다면서 “좋은 프로젝트가 제때 세상의 빛을 볼 수 있도록 직원들을 독려하는 게 제 역할이었다”고 말했다. 순수전기차 EX30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실물을 보면 아담하지만 ‘갖출 건 다 갖췄다’는 인상을 준다. 비율도 깔끔하고 전체적으로 다부지다는 느낌이다. ‘작아도 볼보는 볼보’라는 얘기다. 볼보의 모기업인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SEA’를 처음 적용한다. 스케이트보드와 같은 디자인으로 생산 과정에서 복잡성이 대폭 줄었다. 마치 전자제품처럼 말이다. 무게 중심도 낮아 더 역동적인 주행도 가능하다. 지난해 공개됐던 대형 SUV ‘EX90’과 함께 볼보의 주력 전기차 포트폴리오로 활약할 전망이다. “볼보 전기차 최초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적용됐다. 소형차의 강점인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다. 추운 날씨에는 주행거리가 짧아지는 단점이 있지만, 길지 않은 거기를 달린다면 LFP 역시 좋은 선택지다. ‘더 작은 볼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 시장을 살펴보며 다양한 고민을 할 것이다.” 볼보는 2030년까지 100% 순수전기차 회사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그렇다고 지난 한 세기 쌓아 온 유산을 버리진 않는다. ‘안전’과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다. 로언 CEO는 “볼보는 단순히 판매량을 키우고자 하는 브랜드가 아닌 만큼 우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한다”면서 “사람들이 볼보에 기대하는 안전성은 물론 단순하면서도 지속 가능하며 다양한 기능을 담은 북유럽의 디자인 원칙 역시 앞으로도 지켜 갈 것”이라고 했다. 그가 이끌던 다이슨은 2016년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가 “상업적인 성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며 2019년 포기했다. 로언에게 전기차 시장 도전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란 얘기다. 그에게 이런 실패의 경험을 묻자 그는 “자동차는 볼보가 다이슨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다이슨은 물론 그보다 앞서 블랙베리 등 다양한 산업에서 얻은 아이디어와 지식은 이곳에서 더 나은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실수를 통해 경험을 얻는 우리는 앞으로도 더 많이 실수하고 더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특별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한국적 가치관과 볼보는 통하는 지점이 많다”면서 “한국인은 좋은 스타일과 취향을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는 우리가 자동차에 사용하는 천과 섬유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는 안목까지 포함된다”고 말했다. 올해 초 한국을 찾았을 당시 SK온 경영진과 회동하는 등 앞으로 K배터리와의 협업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급사 가운데 한국 배터리 제조사도 있는 만큼 일반적으로 대화를 많이 나누고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할 사항은 아직 없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해 취임한 그는 1년 남짓 볼보를 이끌고 있다. ‘아직 한창 일하고 있을 때’라는 얘기다. 그런 그에게 ‘9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볼보에 어떤 유산을 새롭게 남기고 싶은지’ 다소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주 단순하다. 모든 CEO의 생각은 ‘처음보다 더 나은 모습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이 회사는 앞으로 더 강력한 경영진과 함께 또 다른 성공의 길을 걸을 것이다. 나의 역할은 그걸 가능하게 할 기초를 갖췄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2027년 설립 100주년을 맞는 볼보가 200주년까지 브랜드의 역사를 이어 갈 수 있도록 하겠다.”
  • 강원특별자치도에 4대 분야 규제 해제 권한… 반도체 특화 탄력

    강원특별자치도에 4대 분야 규제 해제 권한… 반도체 특화 탄력

    강원특별자치도가 11일 0시 공식 출범했다.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2012년 세종특별자치시에 이은 국내 세 번째 특별자치시·도다. 지난해 5월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고, 지난달에는 특별법이 특례를 담아 개정됐다. 1395년 강원도 정도(定道) 이후 628년 만에 이름을 바꿔 출범하는 강원특별자치도가 가져올 변화상을 짚어봤다. 강원특별자치도가 특별한 이유는 환경·국방·산림·농지 등 이른바 4대 분야 규제를 풀 수 있는 권한을 중앙정부로부터 가져와서다. 환경 분야에서는 시군이 시행하는 사업과 민간 사업자가 시행하는 사업에 한해 환경영향평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자연경관영향평가, 기후변화영향평가, 건강영향평가 협의 권한을 이양받는다. 3년 뒤 권한 이양에 대한 성과평가를 통해 존속 여부가 결정된다. 환경영향평가는 환경당국이 사업이 환경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는 것으로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 요소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최근 들어 급물살을 타고 있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은 8년이나 환경영향평가에 발목이 잡혔었다. 김광석 도 자치법령과 홍보협력팀장은 “환경영향평가 협의 권한을 확보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며 “3년 뒤 존속 여부를 판단하게 해 자치권과 환경권이 균형을 이루게 했다”고 설명했다. 국방 분야에서도 눈에 띄는 권한을 쥐게 된다. 특별법에는 도지사나 시장·군수가 민간인통제선이나 보호구역 지정 변경 또는 해제를 건의할 수 있고, 도지사가 요청하면 국방부가 사용하지 않는 군부대 땅을 제공할 수 있는 규정이 담겼다. 특별법에는 ‘군부대는 강원 접경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축·수산물을 우선구매할 수 있다’는 조항도 있다. 접경지역 농업인이 군부대 급식에 쓰이는 식재료를 납품하게 해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하는 것이다. 국방부는 수십년간 수의계약으로 이뤄진 군부대 급식 식재료 공급체계를 오는 2025년까지 경쟁입찰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해 접경지역 농업인과 갈등을 겪어왔다. 도 관계자는 “접경지역 농민들의 생명이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닌 군부대 급식 수의계약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산림 분야에서는 산림이용진흥지구를 도입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진흥지구는 면적이 3만㎡ 이상이고, 산사태·토사유출 등의 재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없는 등의 조건에 맞으면 도지사가 산림청장 등과 협의해 지정할 수 있다. 진흥지구 내에서는 쉼터, 전망시설, 수목원, 야영장, 레포츠 시설 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산지 규제를 완화해 산악관광이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진흥지구에서 국유림을 제외한 모든 산림의 산지전용허가와 일시사용허가 권한도 정부로부터 넘겨받는다. 농업 분야에서는 농촌활력촉진지구를 지정하고, 촉진지구 내에서 농업진흥지역(옛 절대농지)을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을 이양받는다. 다만 무분별한 해제를 막기 위해 해제할 수 있는 면적의 총량을 4000만㎡ 미만으로 정했다. 농업진흥지역이 아닌 농지에 대해선 40만㎡ 미만으로 총 허가면적을 제한했다. 김삼영 도 자치법령과장은 “철원은 농지 면적의 105%가 농업진흥지역으로 지정돼 사실상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땅까지 규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특별자치도로 바뀌면 특화산업 육성도 용이해진다. 강원첨단과학기술단지를 조성할 수 있어 향후 반도체, 수소산업 육성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과학기술과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특구 지정 요건이 완화된다.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에 따라 강원도 행정구역 명칭이 바뀌어 793종에 이르는 행정전산망 데이터가 변환되고, 2400여개에 달하는 청사 간판과 안내표지판 등이 교체된다. 12일부터 발급되는 민원서류에도 행정구역 명칭이 ‘강원특별자치도’로 찍힌다. 영문 표기는 현 ‘Gangwon Province’에서 ‘Gangwon State’로 바뀐다. 미국의 주(State)처럼 강력한 분권을 실행하자는 의지가 담겼다.
  • 실패한 ‘다이슨 전기차’에서 얻은 교훈, 볼보에선 통할까[오경진 기자의 전기차 오디세이]

    실패한 ‘다이슨 전기차’에서 얻은 교훈, 볼보에선 통할까[오경진 기자의 전기차 오디세이]

    “전기차에 ‘전념’키로 한 게 경쟁사와의 가장 큰 차이다. 여전히 많은 회사가 내연기관차를 놓지 못하고 있잖은가. 우리의 장점인 ‘안전’과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은 유지하면서 좋은 기술과 콘텐츠, 인재를 확보할 것이다.” 눈을 씻고 들여다봐도 경력에 ‘자동차’는 없다. 흔히 말하는 정통 ‘카가이’(Carguy)는 아니라는 얘기다. 대학원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했다. 캐나다 ‘블랙베리’ 등 주로 전자기기 회사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러다 영국 프리미엄 가전제품 회사 ‘다이슨’에서 최고경영자(CEO)에 오르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96년 역사의 스웨덴 완성차 브랜드 볼보자동차가 전기차와 함께 새로운 100년을 열어젖힐 리더로 선택한 짐 로완 이야기다. 지난 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신형 전기차 ‘EX30’ 공개 행사 현장에서 국내 미디어와 30분간 간담회를 가진 짐 로완 CEO는 “지난해 1월 취임할 당시 볼보에 필요했던 건 딱 하나, 바로 실행을 위한 결단력”이었다면서 “좋은 프로젝트가 제때 세상의 빛을 볼 수 있도록 직원들을 독려하는 게 제 역할이었다”고 말했다.순수전기차 EX30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다. 실물을 보면 아담하지만 ‘갖출 건 다 갖췄다’는 인상을 준다. 비율도 깔끔하고, 전체적으로 다부지다는 느낌이다. ‘작아도 볼보는 볼보’라는 얘기다. 볼보의 모기업인 지리자동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SEA’를 처음 적용한다. 스케이트보드와 같은 디자인으로 생산 과정에서 복잡성이 대폭 줄었다. 마치 전자제품처럼 말이다. 무게 중심도 낮아 더 역동적인 주행도 가능하다. 지난해 공개됐던 대형 SUV ‘EX90’과 함께 볼보의 주력 전기차 포트폴리오로 활약할 전망이다. “볼보 전기차 최초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적용됐다. 소형차의 강점인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다. 추운 날씨에는 주행거리가 짧아지는 단점이 있지만, 길지 않은 주행을 달린다면 LFP 역시 좋은 선택지다. ‘더 작은 볼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 시장을 살펴보며 다양한 고민을 할 것이다.” 볼보는 2030년까지 100% 순수전기차 회사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그렇다고 지난 한 세기 쌓아온 유산을 버리진 않는다. ‘안전’과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다. 짐 로완 CEO는 “볼보는 단순히 판매량을 키우고자 하는 브랜드가 아닌 만큼 우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한다”면서 “사람들이 볼보에 기대하는 안전성은 물론 단순하면서도 지속 가능하며 다양한 기능을 담은 북유럽의 디자인 원칙 역시 앞으로도 지켜갈 것”이라고 했다. 그가 이끌던 다이슨은 2016년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가 “상업적인 성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며 2019년 포기했다. 짐 로완에게 전기차 시장 도전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란 얘기다. 그에게 이런 실패의 경험을 묻자 그는 “자동차는 볼보가 다이슨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다이슨은 물론 그보다 앞서 블랙베리 등 다양한 산업에서 얻은 아이디어와 지식은 이곳에서 더 나은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실수를 통해 경험을 얻는 우리는 앞으로도 더 많이 실수하고, 더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특별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 대한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한국적 가치관과 볼보는 통하는 지점이 많다”면서 “한국인은 좋은 스타일과 취향을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는 우리가 자동차에 사용하는 천과 섬유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는 안목까지 포함된다”고 말했다. 올해 초 한국을 찾았을 당시 SK온 경영진과 회동하는 등 앞으로 K배터리와의 협업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급사 가운데 한국 배터리 제조사도 있는 만큼 일반적으로 대화를 많이 나누고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 구체적으로 언급할 사항은 아직 없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해 취임한 그는 1년 남짓 볼보를 이끌고 있다. ‘아직 한창 일하고 있을 때’라는 얘기다. 그런 그에게 ‘96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볼보에 어떤 유산을 새롭게 남기고 싶은지’ 다소 짓궂은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주 단순하다. 모든 CEO의 생각은 ‘처음보다 더 나은 모습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이 회사는 앞으로 더 강력한 경영진과 함께 또 다른 성공의 길을 걸을 것이다. 나의 역할은 그걸 가능하게 할 기초를 갖췄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2027년 설립 100주년을 맞는 볼보가 200주년까지 브랜드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
  • 동창도 못 알아본 ‘정유정 사진’…“머그샷 공개하라” 법안 추진

    동창도 못 알아본 ‘정유정 사진’…“머그샷 공개하라” 법안 추진

    과외앱으로 만난 20대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정유정 사건을 계기로 ‘범죄자 머그샷(mug shot·범죄자 인상착의 기록 사진) 공개법’ 추진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부산경찰청은 “범죄의 중대성과 잔인성이 인정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필요가 크다”며 정유정의 얼굴과 이름, 나이 등을 공개했다. 경찰은 정유정의 증명사진을 공개했다. 하지만 정유정의 고교 동창들은 신상공개 사진을 보고도 정유정을 알아보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일 MBN은 정유정의 고등학교 졸업사진을 공개했는데, 안경을 벗은 사진은 눈매가 다소 날카로워 보인다는 평가가 나왔다.정유정이 검찰로 송치될 때에도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로 눈까지 가려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다. 2019년 국가경찰위원회의 신상공개 지침이 바뀌면서 피의자가 모자나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는 것이 사실상 허용됐기 때문이다. ● 현재 인상착의 공개해야 10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을 살펴보면 피의자 신상을 공개할 때 현재 인상착의를 공개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 개정안이 7건 발의돼 있다.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피의자 얼굴 공개가 결정된 시점으로부터 30일 이내의 모습을 촬영해 공개하도록 했다. 같은 당 송언석 의원 역시 피의자 신상 정보 공개 결정 시점으로부터 30일 이내의 모습을 공개해 실효성을 높이는 내용의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박덕흠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필요한 경우 수사 과정에서 취득하거나 촬영한 사진·영상을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피의자가 직접 얼굴을 공개할 때도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는 조처를 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까지 담았다. 더불어민주당 이형석 의원도 피의자 신상 공개 시 수사 과정에서 촬영한 사진 및 영상물을 공개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같은 당 안규백 의원은 피의자 얼굴을 공개할 때 아예 피의자를 식별할 수 있도록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을 개정안에 명시했다. 이외에도 민주당 김용민 의원과 무소속 이성만 의원이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와 관련해 구체적 법적 기준을 마련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 동의 받아야 ‘머그샷’…이석준이 유일 현행법상 범죄자의 신상 공개는 ‘특정 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8조 2항에 적시된 4가지 요건을 충족할 때 이뤄진다. ▲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 ▲국민 알권리 및 재범방지·범죄예방 등 공공이익 보장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음 ▲피의자가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에 해당하지 않음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현재 경찰은 법무부 및 행정안전부의 유권해석이 내려진 2019년 말부터 검찰 송치시 얼굴 공개뿐 아니라 피의자 사진도 함께 배포한다. 당사자가 동의하면 현재 모습이 담긴 ‘머그샷’을 찍어 공개할 수 있지만, 당사자가 거부하면 피의자의 신분증 증명사진을 공개한다.만약 검찰로 송치될 때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신상정보 공개사진은 과거의 것이 사용된다면 피의자의 현재 모습을 국민들은 알 수가 없는 셈이다. 그러나 현행법상 머그샷을 공개하려면 당사자 동의가 필요하다. 최근 4년간 신상공개가 결정된 피의자 31명 중 머그샷이 공개된 사례는 단 1건으로, 범죄피해자 안전조치(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의 가족을 보복살해한 이석준(27)이 유일하다.신상공개 제도의 목적이 국민의 알권리와 범죄 예방 등인 만큼 실효성을 위해서라도 미국처럼 ‘머그샷’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에서는 정보자유법(Freedom of Information Act)에 따라 머그샷을 공개정보로 규정한다. 일부 주에서는 수용기관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머그샷이 게재되기도 한다.
  • 내일부턴 ‘강원특별자치도’, 무엇이 특별해지나

    내일부턴 ‘강원특별자치도’, 무엇이 특별해지나

    강원특별자치도가 오는 11일 공식 출범한다.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2012년 세종특별자치시에 이은 국내 3번째 특별자치시·도다. 지난해 5월 강원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었고, 지난달에는 특별법이 특례를 담아 개정됐다. 1395년 강원도로 정도(定道) 이후 628년 만에 이름을 바꿔 출범하는 강원특별자치도가 가져올 변화상을 짚어봤다. 도지사가 환경영향평가 강원특별자치도가 이름처럼 특별한 이유는 환경·국방·산림·농지 등 이른바 4대 분야 규제를 풀 수 있는 권한을 중앙 정부로부터 가져와서다. 환경 분야에서는 시·군이 시행하는 사업과 민간 사업자가 시행하는 사업에 한해 환경영향평가,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자연경관 영향협의, 기후변화영향평가, 건강영향평가 협의 권한을 이양받는다. 3년 뒤 권한 이양에 대한 성과평가를 통해 존속 여부가 결정된다. 환경영향평가는 환경 당국이 사업이 환경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는 것으로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 요소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최근 들어 급물살을 타고 있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사업은 8년이나 환경영향평가에 발목이 잡혔었다. 김광석 도 자치법령과 홍보협력팀장은 “오색케이블카와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환경영향평가 협의 권한을 확보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다”며 “3년 뒤 존속 여부를 판단하게 해 자치권과 환경권이 균형을 이루게 했다”고 설명했다. 군인 없는 군부대 땅 쓴다 국방 분야에서도 눈에 띄는 권한을 쥐게 된다. 특별법에는 도지사나 시장·군수가 민간인통제선이나 보호구역 지정 변경 또는 해제를 건의할 수 있고, 도지사가 요청하면 국방부는 사용하지 않은 군부대 땅을 제공할 수 있는 규정이 담겼다. 특별법에는 ‘군부대는 강원 접경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축·수산물을 우선 구매할 수 있다’는 조항도 있다. 접경지역 농업인이 군부대 급식에 쓰이는 식재료를 납품하게 해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하는 것이다. 국방부는 수십년간 수의계약으로 이뤄진 군부대 급식 식재료 공급 체계를 2025년까지 경쟁입찰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해 접경지역 농업인과 갈등을 겪어왔다. 도 관계자는 “접경지역 농민들의 생명이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닌 군 급식 수의계약을 유지한다”며 “국방규제 혁파를 통해 국방개혁 2.0 추진에 따른 군부대 이전, 해체로 어려움을 겪는 접경지역 경제를 살릴 것”이라고 말했다.광대한 산림규제 ‘원샷’으로 풀어 산림 분야에서는 산림이용진흥지구를 도입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진흥지구는 면적이 3만㎡ 이상이고, 산사태·토사유출 등의 재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없는 등의 조건에 맞으면 도지사가 산림청장 등과 협의해 지정할 수 있다. 진흥지구 내에서는 쉼터, 전망시설 수목원, 야영장, 레포츠 시설 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산지 규제를 완화해 산악관광이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진흥지구에서 국유림을 제외한 모든 산림의 산지전용허가와 일시사용허가 권한도 정부로부터 넘겨받는다. 박용식 도 특별자치국장은 “4대 분야 중에서도 규제 면적이 가장 넓은 산림 규제는 진흥지구 도입으로 혁파할 것”이라며 “산림자원을 활용한 산악관광과 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권한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애매모호’ 절대농지 해제 농업 분야에서는 농촌활력촉진지구를 지정하고, 촉진지구 내에서 농업진흥지역(옛 절대농지)을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을 이양받는다. 다만 무분별한 해제를 막기 위해 4000만㎡ 미만으로 해제할 수 있는 면적의 총량을 정했다. 농업진흥지역이 아닌 농지에 대해선 40만㎡ 미만으로 총 허가 면적을 제한했다. 김삼영 도 자치법령과장은 “철원은 농지 면적의 105%가 농업진흥지역으로 지정돼 사실상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땅까지 규제를 받고 있다”며 “이제 특별법을 통해 지정 기준이 뚜렷하지 않았던 농업진흥지역을 해제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Gangwon Province→Gangwon State 강원특별자치도로 바뀌면 특화산업 육성도 용이해진다. 강원첨단과학기술단지를 조성할 수 있어 향후 반도체, 수소산업 육성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과학기술과 R&D 역량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특구 지정 요건이 완화된다. 김진태 도지사는 “도민들의 50년 숙원이 특별법에 담겨있다”며 “강원특별자치도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에 따라 강원도 행정구역 명칭이 바뀌어 793종에 이르는 행정전산망 데이터가 변환되고, 2400여개에 달하는 청사 간판과 안내 표지판 등이 교체된다. 12일부터 발급되는 민원서류에도 행정구역 명칭이 ‘강원특별자치도’로 찍힌다. 영문 표기는 현 ‘Gangwon Province’에서 ‘Gangwon State’로 바뀐다. 미국의 주(State)처럼 강력한 분권을 실행하자는 의지가 담겼다.
  • 모든 건 게임이다…살아남기 위한

    모든 건 게임이다…살아남기 위한

    인간 행동부터 유행·전쟁 분석게임이론으로 모든 영역 해석극락조 꽁지깃=인간의 사치품천적 눈에 띄더라도 암컷 유혹번식 확률 높이는 짝짓기 전략 “김중배의 다이아 반지가 그렇게도 좋단 말이냐.” 이른바 ‘라떼 시절’에 유행했던 신파극 ‘이수일과 심순애’의 한 대사다. 반지에 마음을 뺏겨 사랑을 외면한 여인을 힐난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그러니까 어떻게 물질 따위에 사랑을 팔 수 있느냐, 뭐 이런 주장인데, 사실 턱없는 소리다. 심순애의 선택은 당연하다. ‘다이아’를 외면했다면 그게 더 이상한 거다. 심순애는 이미 알고 있었다. 김중배의 뒷배에 그쯤의 과시용 지출은 일도 아닌 재력이 있다는 걸 말이다. 반면 이수일은 몇 달 치 월급을 탈탈 털어야 한다. 그러고도 한동안은 쫄쫄 굶어야 한다. 김중배도 이게 ‘남는 장사’라는 걸 알고 있었을 것이다. 과시용이긴 하나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의 지출로 사랑도 챙기고, 자기 유전자를 남길 기회도 얻었으니 말이다. 이처럼 효용 극대화를 추구하는 여러 의사 주체가 최고의 보상을 얻기 위해 상호의존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것, 이게 ‘게임이론’이다. 새 책 ‘살아 있는 것은 모두 게임을 한다’는 게임이론을 활용해 세상의 메커니즘을 분석한다. 인간의 사소한 행동에서 출발해 조직의 의사결정, 유행과 트렌드, 환경문제, 전쟁과 국제 분쟁, 번식과 진화에 이르기까지 영역을 확장한다. 인간 행동을 분석하는 데 게임이론만큼 효율적인 도구는 없다. 책의 제목처럼 살아 있는 것들은 모두 밀고 당기는 게임을 하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학습과 강화, 보상과 보수 등 기초 개념부터 진화생물학적 성 선택, 스톡홀름 증후군과 각종 차별 문제, 값비싼 신호 게임, 확증(인지)편향 등 게임이론의 다양한 사례를 도구로 인간 행동을 해석한다. ‘김중배의 다이아 반지’는 이 가운데 ‘값비싼 신호 게임’의 예에 속할 듯하다. 책이 제시하는 용어 자체는 어려워도 내용을 알기 쉽게 풀어 줘 술술 읽힌다.저자들은 “사치품은 인간의 긴 꼬리”라고 단언한다. ‘긴 꼬리’는 남태평양의 섬에 서식하는 극락조의 화려한 꽁지깃에 빗댄 표현이다. 생존이 아닌, 오로지 암컷을 유혹해 짝짓기하려는 과정에서 진화한 것으로 유명하다. 극락조의 꽁지깃이 보여 주는 건 사냥, 비행 능력이 아니다. 부(富)다. 부의 과시엔 실질적인 이득이 따른다. 화려할수록 천적의 눈에 띌 위험도 커지지만, 그 정도는 감수할 능력이 있다는 걸 보여 줘 암컷의 호감을 이끌어 낸다. 반대로 신호가 저렴하고 흔해지면 호감도 줄어든다. 예술 분야도 그렇다. 랩의 라임이 그 예다. 복잡하고 반복되는 라임 구조는 낭비적이다. 하지만 팬들은 복잡한 라임이 값비싼 신호이며 창의성을 알린다고 생각한다. 반면 겸손, 익명 기부, ‘시부이’(화려하지 않은데도 차분하고 묘한 매력이 있는 것을 뜻하는 일본어) 등 값비싼 신호를 만들어 놓고도 발신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답은 단순하다. 감추는 것 자체가 값비싼 신호라서다. 저자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인스타그램에선 편향적 공개와 편향적 탐색, 확증적 검증이 넘쳐난다”며 “인스타그래머, 기업 CEO, 정치평론가들은 결국 그들이 설득하려는 신념만큼 왜곡된 신념을 갖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 “한국 관광객 오세요”…타이베이 지하철 한국어 안내 방송한다 [대만은 지금]

    “한국 관광객 오세요”…타이베이 지하철 한국어 안내 방송한다 [대만은 지금]

    대만 지하철에서도 한국어 방송을 들을 수 있게 됐다. 7일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빠르면 8월 말쯤 타이베이지하철 차량 내에 한국어 안내방송이 실시될 예정이다. 현재 타이베이지하철 안내방송은 중국어, 영어를 기본으로 13개역에서는 일본어 방송도 나온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대만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한국인에게 타이베이 지하철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결정이다. 앞서 타이베이메트로(지하철공사격)는 한국인 관광객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지하철 차량 내 서비스될 안내방송은 한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관광 명소 인근 15개역에 대해 실시된다. 15개역으로는 타이베이역, 중산역, 둥먼역, 타이베이101/세계무역센터역, 단수이역, 시먼역, 중정기념당역, 민췐시로역, 쑹장난징역, 중셔오신셩역, 구팅역, 난징푸싱역, 중샤오푸싱역, 다안역, 난강전시관역 등이 선정됐다. 이는 민진당 쉬슈화 입법위원이 지난달 타이베이메트로에 보다 다양한 언어로 안내방송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에 따른 것이다. 쉬 위원은 이번 지하철 한국어 서비스 실시로 많은 한국인들이 대만을 찾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타이베이메트로는 현재 한국어로 된 홈페이지도 제공하고 있다. 대만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225만 명 이상으로 코로나19 발발 이전으로 회복 중이다. 대만은 올해 대만 방문 외국인을 600만 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대만 방문 외국인이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수년 전만 해도 대만을 방문한 이들 중 중국인들이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대만은 관광에 대해 중국 의존도를 줄이는 대신 한국, 일본 등으로 눈을 돌려 홍보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관광 당국의 지위도 격상시키기로 했다. 대만관광협회장은 대만 방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최근 일본을 다녀왔고, 곧 한국으로도 향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교통부 아래에 있는 관광국은 오는 9월 15일부터 ‘관광서’로 바뀌면서 그 격이 한 단계 올라간다. 왕궈차이 교통부장은 6일 관광업계 좌담회에서 “지위가 충분히 높지 않았던 관광국이 관광서가 된다”며 “인력 100명을 더 충원해 조직의 운영을 개선해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관광 부처 인력이100명이 더 충원될 경우 282명이 된다. 
  • [사설] 유엔 안보리 재진입, 글로벌 중추 역할 다해야

    [사설] 유엔 안보리 재진입, 글로벌 중추 역할 다해야

    우리나라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에 다시 선출됐다. 11년 만이다. 비상임이사국은 거부권 행사는 할 수 없어도 각종 현안에 대한 논의와 결의안 채택 등 중요 결정에 참여한다. 이로써 우리는 내년 1월부터 2년 임기 동안 유엔 안보리를 통한 다자외교 영향력을 굳건히 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중추국가로서의 어깨도 한층 무거워졌다.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선거에서 우리나라는 투표에 참여한 192개 회원국 중 180개국의 압도적 찬성표로 비상임이사국에 뽑혔다. 안보리 진출은 1996 ̄1997년, 2013 ̄2014년에 이어 세 번째다. 그사이 우리는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국가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회원국 중 3분의2 이상이 우리의 안보리 진입에 찬성한 것으로도 짐작할 수 있다.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는 우리의 노력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뜻으로 봐도 좋을 것이다. 일본이 이미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한미일 북핵 공조도 더욱 견고히 할 기회다. 그간 우리나라는 안보리 이사국이 아니었던 탓에 북한 도발 관련 회의에 이해당사국으로만 참여해 왔다. 물론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으로 인한 한계는 여전히 있겠지만 안보리 안에서의 북핵 대응 효율성 제고와 안정적인 한반도 상황 관리에 당당히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다. 중국·대만 긴장 고조와 미중 패권 다툼 등 국제 정세 기류 변화도 발빠르게 읽어 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음을 직시해야 한다. 내년 6월에는 안보리 의장국도 맡게 된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관심이 소홀했던 아프리카, 중남미 지역 현안과 기후·평화 등 글로벌 의제에도 적극 눈을 돌려 중추국 역할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 “잘못된 의견 아냐”vs“당 대표 사퇴”…野 이래경 사퇴 여진

    “잘못된 의견 아냐”vs“당 대표 사퇴”…野 이래경 사퇴 여진

    더불어민주당 혁신기구 위원장에 지명됐다가 과거 발언 논란으로 9시간여 만에 사의를 표명한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과 관련해 민주당 내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당내에선 이 이사장의 과거 논란이 된 발언이 단지 개인의 입장 표명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가 하면, 일각에선 이 이사장을 선임한 이재명 당 대표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강경한 반응도 나타났다. 장경태 “잘못된 의견 제시한 건 아니지 않나…이래경 ‘천안함 자폭’ 발언 = 개인 의견” 이 이사장이 사퇴한 지 하루 만에 장경태 최고위원이 이 이사장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장 최고위원은 6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 이사장의 경우 불법과 비리가 있어서 (혁신위원장직에서) 사퇴한 건 아니다”면서 “자유인으로서 여러 가지 칼럼과 글을 기고했는데 논란이 되자 자유인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이어 “공당으로서의 역할을 하지만 이분이 그렇다고 해서 어떤 비리를 저지르거나 잘못된 의견을 제시한 건 아니지 않은가”라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의 천안함 자폭 등은 어떻게 보는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이 세 번 반복되는 동안 장 최고위원은 즉답을 피하고 “개인의 의견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짧게 답했다. 또 이 대표 및 지도부의 인선 배경과 검증 과정에 대해선 “당의 혁신, 쇄신 적임자가 누구냐만 봤지, 혁신기구 장을 모시면서 사상 검증을 한다든지 과거 행적을 낱낱이 밝혀서 먼지떨이 식으로 검증하지 않는다”면서 “특별히 불법과 비리가 있는 정도를 검증했다”라고 말했다. 이상민 “이래경 사퇴 책임, 이 대표에게 있어”“이 대표 체제 강화하려 과거 발언 무신경” 반면 같은 당 이상민 의원은 과거 발언 논란 등으로 이 이사장이 자진해서 사의 표명한 것과 관련해 이 대표 체제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며 당 대표직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인사에 대해 인사 참사다, 졸속부실, 이런 비판을 많이 하지 않는가. 이런 비판을 우리에게 들이대면 자유로울 수가 없다”면서 “공론화 작업도 없고 검증도 제대로 안 된 상태가 이재명 대표 체제의 본질적인 결함”이라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만약 추천이나 부실 등에 대한 결과에 따라 이 대표가 근본적인 책임을 정도에 따라서 져야 한다”면서 “당원과 국민께 죄송하다는 사과는 있어야 되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했다.이 대표가 이 이사장 인선 과정에서 과거 그의 ‘천안함 자폭’ 등 논란이 된 발언을 몰랐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이 의원은 “인터넷 하면 다 나오는 일이고 금방 알 수 있는 일인데 그걸 몰랐다고 하면 그건 말이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진행자가 검증과정에서 이 이사장의 과거 발언을 놓친 까닭을 묻자 그는 “미뤄 짐작하면 결국 이 대표 쪽에 있는 사람을 고르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긴 것”이라면서 “눈 감았기야 했겠는가. 그냥 무신경하게 지나갔을 것이다. 결국 이 대표 체제의 강화를 목적에 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차기 혁신위원장에 대해 “혁신 자체가 출발부터 이렇게 상처받았는데 쉽게 출발이 되겠는가”라며 “이런 문제가 곪아 터지는 것은 이 대표의 리더십에 온전치 못함으로부터 비롯된 것인 만큼 이 대표의 거취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이 대표가 진퇴를 결정해서 물러나도록 하는 것이 본인에게도 당을 위해서도 맞는다”라고 주장했다.
  • 尹 “민간단체 보조금 비리 단죄·환수”… 국조실, 7일 감사관 회의

    尹 “민간단체 보조금 비리 단죄·환수”… 국조실, 7일 감사관 회의

    윤석열 대통령은 5일 “(민간단체) 보조금 비리에 대한 단죄와 환수 조치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정부는 전 부처 감사관 회의를 소집해 후속 조치에 나서기로 했으며, 여당은 국고 보조금을 부정 사용한 단체와 이들을 지원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민간단체 보조금 감사 결과에 대해 이 같은 지시를 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최근 3년간 민간단체에 지급된 국고보조금 사업(1만 2000여곳에 6조 8000억원 지원)을 감사한 결과 부정·비리 1865건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부정 사용 금액은 314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무조정실은 윤 대통령 지시에 따라 오는 7일 전 부처 감사관을 포함한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즉각 후속 조치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보조금 환수, 고발 및 수사 의뢰, 포상금 등 제도 개선, 보조금 예산 구조조정, 추가 감사계획 등 후속 조치 사항을 논의한다. 국민의힘은 정부와 발 맞춰 보조금을 부정하게 사용한 단체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당내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특위)를 통해 관련 법안 및 시행령 개정 등으로 문제점을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시민 없는 시민단체들의 기상천외한 혈세 도둑질 실태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정권에 빌붙어 빨대를 꽂는 ‘시민 참칭’ 흡혈 기생 집단은 국민의 이름으로 심판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이어 “도둑에게 빨대 꽂을 기회를 준 문재인 정권의 책임도 간과할 수 없다”며 “시민단체라는 허울을 쓴 채 정권 호위무사 역할을 하고, 정권은 그 대가로 혈세를 퍼준 후 돈을 떼어먹어도 눈감아 주는 공생적 동지 관계”라고 비판했다. 특위는 이날 2차 회의를 열고 보조금 비리 관련 대책을 내놨다. 향후 불법 사용된 보조금 환수 결정이 떨어지면 그 단체의 명칭을 공개하고, 보조금에 대한 전반적인 감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안 및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보조금 수령 단체의 회계 재무제표 외부감사 기준을 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고, 보조금 사용 후 정산보고서 검증 기준을 현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위 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정부·여당의 국고보조금 감사와 후속 조치에 대해 “시민단체도 많이 썩고 타락했다. 내부 수습이 안 되니까 정치권이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노조 다음으로 시민단체를 압박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하 의원은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답했다.
  • 尹 “민간단체 보조금 비리 단죄·환수… 국조실, 7일 전 부처 감사관 회의

    尹 “민간단체 보조금 비리 단죄·환수… 국조실, 7일 전 부처 감사관 회의

    尹대통령 지시… 전 부처 후속 조치김기현 “혈세 도둑질, 심판 받아야눈 감아준 文 정권과 공생적 관계”與 특위, 환수 결정 단체 명칭 공개 윤석열 대통령은 5일 “(민간단체) 보조금 비리에 대한 단죄와 환수 조치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정부는 전 부처 감사관 회의를 소집해 후속 조치에 나서기로 했으며, 여당은 국고 보조금을 부정 사용한 단체와 이들을 지원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윤 대통령은 이날 민간단체 보조금 감사 결과에 대해 이같은 지시를 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대통령실은 전날 최근 3년간 민간단체에 지급된 국고보조금 사업(1만 2000여곳 6조 8000억원 지원)을 감사한 결과 부정·비리 1865건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부정 사용 금액은 314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무조정실은 윤 대통령 지시에 따라 오는 7일 전 부처 감사관을 포함한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즉각 후속 조치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보조금 환수, 고발 및 수사 의뢰, 포상금 등 제도 개선, 보조금 예산 구조조정, 추가 감사계획 등 후속 조치 사항을 논의한다. 국민의힘은 정부와 발맞춰 보조금을 부정하게 사용한 단체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당 내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특위)를 통해 관련 법안 및 시행령 개정 등으로 문제점을 정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시민 없는 시민단체들의 기상천외한 혈세 도둑질 실태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정권에 빌붙어 빨대를 꽂는 ‘시민 참칭’ 흡혈 기생 집단은 국민의 이름으로 심판받아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이어 “도둑에게 빨대 꽂을 기회를 준 문재인 정권의 책임도 간과할 수 없다”며 “시민단체라는 허울을 쓴 채 정권 호위무사 역할을 하고, 정권은 그 대가로 혈세를 퍼준 후 돈을 떼어먹어도 눈감아 주는 공생적 동지 관계”라고 비판했다. 특위는 이날 2차 회의를 열고 보조금 비리 관련 대책을 내놨다. 향후 불법 사용된 보조금 환수 결정이 떨어지면 그 단체의 명칭을 공개하고, 보조금에 대한 전반적인 감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안 및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보조금 수령 단체의 회계 재무제표 외부감사 기준을 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고, 보조금 사용 후 정산보고서 검증 기준을 현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위 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은 정부·여당의 국고보조금 감사와 후속 조치에 대해 “시민단체도 많이 썩고 타락했다. 내부 수습이 안되니까 정치권이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노조 다음으로 시민단체를 압박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하 의원은 “부정부패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답했다.
  • 여권 ‘실세’ 윤석열의 ‘찐친’ 박성민 의원 누구 [주간 여의도 Who?]

    여권 ‘실세’ 윤석열의 ‘찐친’ 박성민 의원 누구 [주간 여의도 Who?]

    매주 금요일 [주간 여의도 Who?]가 온라인을 통해 독자를 찾아갑니다. 서울신문 정당팀이 ‘주간 여의도 인물’을 선정해 탐구합니다. 지난 일주일 국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정치인의 말과 움직임을 다각도로 포착해 분석합니다. 울산 중구를 지역구로 둔 초선 박성민(64)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대선 당시에는 다른 친윤계 인사들에 비해 크게 조명받지 못했지만 김기현 지도부에서 요직을 맡고 지난 원내대표선거에서 윤재옥 당선인 편에 서면서 당내 ‘찐(진짜) 실세’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2일 당 안팎의 분위기를 종합하면 박 부총장은 당 의사 결정에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태영호 전 최고위원의 사퇴로 치러지는 이번 보궐선거에 호남 출신인 김가람 청년대변인이 후보로 출전한 것도 그의 추천이 큰 역할을 했다는 후문이다. 박 부총장은 김 청년대변인과 같은 한국청년회의소 출신으로 지난 3·8 전당대회 때도 청년최고위원에 도전한 김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당 내부에선 김 후보의 출마가 사실상 ‘교통정리’란 분위기다. 김 청년대변인을 고른 박 부총장을 필두로 한 당내 ‘신핵관’의 의사가 결국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에 직결된다는 것이다.그는 이용호 의원이 언급한 ‘5인회’ 구성원으로도 꼽힌다. 이 의원은 지난달 27일 말 라디오에서 “김기현 체제가 이상하게 됐다. 최고위원회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데 실제로 핵심 의사 결정은 다른 데서 하는 거 아니냐. ‘5인회’가 있다 이런 얘기가 들린다”고 했다. 논란이 증폭되자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고위원회가 제 역할과 위상을 하루빨리 회복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발언하다가 튀어나온 잘못된 어휘였다”면서 ‘5인회’ 발언을 취소했다. 그러나 박 부총장을 비롯해 5인회로 추정되는 박대출 정책위의장, 이철규 사무총장, 배현진 조직부총장, 박수영 여의도연구원장 등 김 대표의 전략회의 구성원이 당 최고 결정기구인 최고위를 넘어 주요 당무를 결정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1959년 경남 울산(현 울산광역시) 출신인 박 부총장은 울산중구청장을 두 번 지내고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 부터 알고 지낸 몇 안 되는 정치인이기도 하다. 그는 울산중구청장 시절 윤석열 당시 검사와 인연을 맺었다. 나이 차는 1살 차로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조직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선대위가 해체되고 나선 이준석 당시 당대표 비서실장에 이름을 올리며 윤 대통령과 이준석 대표 간의 가교 역할을 했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인물로는 박 부총장이 1순위라는 말이 나온다. 그는 지난 4월 윤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에도 동행했다. 박 부총장은 지방의회와 행정을 20년 넘게 경험했다. 그만큼 정무감각과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특유의 추진력과 친화력도 그의 장점으로 꼽힌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전략기획부총장은) 원내외 전략을 짜고 사무총장을 도와 공천 실무를 담당하는 자리인 만큼 (박 부총장이) 다가오는 총선 ‘공천물갈이’를 주도하는 등 더욱 존재감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 서울시의회 “최소한의 반론권 주지 않은 대법원 결정, 깊은 유감”

    서울시의회 “최소한의 반론권 주지 않은 대법원 결정, 깊은 유감”

    서울시의회가 기초학력지원조례 집행정지 인용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입장문을 냈다. 다음은 서울시의회 입장문 전문 대법원 특별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 박정화·김선수·오경미 대법관)가 서울시교육감이 서울시의회를 상대로 낸 ‘기초학력 보장 지원에 관한 조례’의 집행정지 신청을 지난달 31일 인용했다. 서울시의회는 대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며 2일 이 조례안의 성립을 전제로 한 조치는 당분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의회는 대법원의 인용결정 과정에 있어 반론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은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판결과 달리 결정에 있어서는 변론이 필수적 과정이 아님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 조례는 ▲백만이 넘는 서울의 아이들 및 선생님 등과 관련된 주요 사안이고 ▲시민의 대표기관의 민주적 의결절차를 거쳐 제정됐으며 ▲상대측인 서울시교육감에게 시일을 다툴만한 긴박한 사유가 있지 않음에도 대법원은 인용결정을 하면서 서울시의회에는 의견 개진 기회를 전혀 주지 않았다. 심지어 관련 본안 소송에 있어, 대법원 집행정지 결정일인 31일은 서울시교육감이 낸 무효확인 소송 소장을 서울시의회가 받은 날과 같은 날이어서 의회로서는 최소한의 항변권조차 전혀 갖지 못했다. TV방영금지 가처분과 같이 시일이 급한 사안에서도 일선 법원은 왕왕 양 당사자가 낸 의견을 청취하고 판단을 내린다. 그런데도 신중하고 무겁게 판단해야 할 최고법원이 소장 등을 통해 한쪽 당사자의 의견만을 듣고, 다른 쪽 당사자에게는 말 한마디 메모 한 장의 진술 기회를 주지 않고 결정을 내리는 것이 과연 상식에 부합하는 처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최고법원의 법관들이 특정 성향 집단에 대해 관대하다는 시중의 말들이 장삼이사들의 푸념이기를 바랄 뿐이다. 서울시의회는 교육감이 기초학력 부진 심화를 초래한 것에 책임을 통감하지 않고, 국가사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반교육적 처사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기초학력은 인권이다. 어려운 아이들의 인권을 외면한 서울시교육청과 교육감은 시민들로부터 합당한 대가를 치를 것이다. 공교육의 기본인 기초학력보장이 고유사무가 아니라면 수월성 교육만이 교육청의 고유사무란 말인가. 대법원 결정에 대해 한 말씀 드리고자 한다. 교육감은 지난 5월22일 대법원에 집행정지 등을 신청했다. 불과 10일도 되지 않아 법원의 결정이 나왔다. 언론의 질타를 받는 법원의 ‘느린 시계’를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빠른 결정이다. 2013년 3월 당시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은 ‘학생인권옹호관 조례’에 대한 무효확인과 집행정지를 대법원에 신청했다. 이 조례안은 제9대 의회의 의결, 재의결을 거쳐 의장이 직권 공포한 것이다. 지금의 ‘기초학력 보장 조례’와 입법과정이 거의 같다. 대법원은 2014년 6월 지방 선거 때까지 어떤 결정도 하지 않았다. 2014년 7월 조희연 교육감이 취임해 소를 취하하면서 법적 다툼은 종결됐다. 그때는 1년 4개월이 넘도록 결정하지 않던 대법원이 이번에는 10여일도 되지 않아 아주 빠르게 결정을 내렸다. 6월 1일 자 어느 일간지 칼럼에는 ‘적군 재판은 속전속결, 아군 재판을 질질 끄는 이중 잣대 사법부란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라는 지적이 있다. 사법부는 지금 조희연 교육감에 대한 2심 판결을 진행하고 있다. 2021년 12월 기소됐고 올 1월에 징역형의 1심판결이 나왔다. 서울시의회는 과거의 전례와는 달리 집행정지 결정을 신속 처리한 사법부가 조교육감 재판에 대해서는 어떤 속도로 판결하는지를 서울시민과 함께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고자 한다. 서울시의회 김현기 의장은 “의회는 본안판결에서 민주적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의결과 재의결을 통해 의회가 제정·공포한 ‘기초학력 보장 조례’의 유효성을 인정받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서울시의회는 우리 아이들을 지키고 공교육이 제대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라는 학부모들의 염원에 응답하겠다“고 밝혔다.
  • “주민 반대? 특수학교는 자부심”… 독일은 이렇게 교육강국이 됐다[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주민 반대? 특수학교는 자부심”… 독일은 이렇게 교육강국이 됐다[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그동안 한 번도 인간을 키우고자 하는 교육이 있었나요? 없었어요. 그래서 학생들도 스스로 스펙이란 말을 하잖아요. 전 스펙이란 말을 들으면 소름이 돋아요. 어떻게 자신의 정체성을 스펙으로 규정하느냐 하는 거예요. 스펙이란 무기의 사양을 뜻하는 거예요. 말하자면 자신을 하나의 자원이라 생각하는 거예요. 지난 100년간 우리는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교육, 성숙한 민주주의자를 기르는 교육을 해본 적이 없어요.”공모전이든 인턴이든 무엇이든 해보라고, 그래야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더 쓸 게 아니냐고 학생들에게 얘기해 왔다. 중앙대 김누리 교수의 ‘세바시’ 강연은 교육자로서의 나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김 교수가 들려주는 독일의 교육 이야기는 더욱더 인상적이다. 독일의 학교엔 경쟁이 없다. 사람을 학벌에 따라 줄 세우지 않는다. 그러니 학생들은 학업 스트레스가 없다. 더욱 놀라운 사실도 있다. 대학에서 공부하길 원하는 학생 모두는 ‘원하는 곳’과 ‘원하는 시기’에 진학할 수 있다. 심지어 의사가 되고 싶은 사람은 의대를 진학할 수 있고, 변호사가 되고 싶은 사람은 법대에 진학할 수 있다. 무엇보다 대학의 수준도 지역별 차이가 거의 없다. 대부분 나고 자란 지역에서 공부하고 일한다. 얼마나 꿈같은 얘기인가. ●집에서 가까운 대학에 주로 진학 우리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어디에 사는지’가 성적을 좌우하고, 성적이 ‘어떤 직업과 보수를 가지는지’에도 영향을 주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서연고서성한중경외시…’를 ‘태정태세문단세…’처럼 외우고, 어느 대학 출신인지가 평생 훈장이 되거나 낙인이 되는 곳. 청소년 4명 중 1명이 학업 스트레스로 자살이나 자해를 생각해 본 곳.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이게 바로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이 아닌가. 어떻게 독일은 그런 꿈같은 얘기가 가능한가? 믿기 어려웠다. 아니나 다를까. 김 교수의 ‘독일 예찬’에 대한 비판적 발언도 매체 곳곳에서 꽤 많이 보인다. 독일에서도 의학이나 법학 등 인기 학과에 가기 위해선 대학능력 자격시험인 ‘아비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하고, 초등학교부터 학사 운영이 엄격해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등의 글들을 읽으며 생각했다. “그럼 그렇지, 독일도 사람 사는 곳인데 ….” 얼마 전 교육부의 ‘학교설립’에 관한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다녀왔다. 교육청 직원들과 함께 일주일간 여러 학교를 방문했다. 도시계획가가 왜 독일 학교를 방문했는지 의아해할 수도 있겠다. 여기서 나의 역할은 학교를 신축하거나 증축할 때, 혹은 학교를 폐교할 때 어떠한 도시적 상황을 고려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답사 전에 프랑크푸르트의 도시계획뿐만 아니라 학교 주변의 지역 특성도 살폈다. 프랑크푸르트의 인구는 지난 100년간 꾸준히 증가해 왔다. 인구 80만명 정도, 그러니까 우리나라 청주시 정도의 인구를 가진 이 도시에 프랑크푸르트대를 비롯한 세계적 수준의 대학이 5개나 있다. 프랑크푸르트는 항공, 자동차, 마이스(MICE)산업뿐만 아니라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분야 일자리도 넘친다. 독일에서 잘나가는 지방 도시는 프랑크푸르트뿐만이 아니다. 쾰른, 슈투트가르트, 뒤셀도르프, 도르트문트 등 세계적 도시들이 많다. 어찌 독일의 지방은 튼튼할까? 지역 내에서 교육과 일자리가 연계되는 것이 비결은 아닐까? 독일 현직 교사들과 질문과 답변을 거듭하며, 독일인들이 우리와는 확실히 다른 세계에 살고 있다는 걸 느꼈다. 나도 유럽에서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런던의 대학에서 4년을 공부했고, 졸업 후 브리스틀에 있는 조그만 대학에서 2년간 일한 경험이 있다. 영국의 교육 시스템도 우리만큼은 아니지만 경쟁과 효율을 강조하는 편이다. 영국의 대학에는 공공연한 ‘순위’가 존재하고, 상위권 대학 진학을 위한 청년 인구의 이동 흐름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독일의 경우는 너무나 달랐다. 직접 독일 교사와 교육청 직원의 이야기를 듣고, 그걸 두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 김 교수의 ‘독일 예찬’에 과장이 좀 섞였을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 반대다. 이젠 김 교수가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더 많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번 독일 학교 방문에서 확인하고 느낀 소감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잘 알고 있는 독자들도 많겠지만, 독일의 학생들은 대학에 목매지 않는다.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집에서 가장 가까운 대학을 선택한다. 지역별로 대학 수준의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아니 독일에서도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재정지원을 해 주는 우수 대학(?)이 있긴 하다. 하지만 그런 대학을 나오는지가 개인적 보상의 크기에 주는 영향은 미미하다. ‘인 서울 대학’에 집착하는 우리의 모습과는 꽤 대조적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의 지역적 격차가 거의 없기 때문으로 보였다. “지역별로 대학 수준에 차이가 있나요? 대학에 진학해야 사회적으로도 더 인정받고 임금도 높아지지 않는지요?” 한국 교육청 직원의 질문에 독일 교사가 답했다. “독일인들이 선호하는 대학은 집에서 가장 가까운 대학이에요. 대학에 가고 싶은 이들은 언제라도 대학에 진학하면 돼요. 등록금이 무료거든요. 대학은 공부를 좋아하는 이들이 가는 곳이에요. 빨리 취업을 원하는 아이들은 이른 시기에 직업훈련을 받지요. 이들과 대졸자들의 임금 격차는 크지 않아요.” 독일엔 학문세계와 직업세계 간 ‘차별적 경계’가 없는 듯했다. 독일 학생들은 ‘실업계’와 ‘인문계’가 초등학교 4학년 때 나누어진다. 독일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교사가 학생의 적성에 따라 ‘김나지움’, ‘레알슐레’, ‘하우프트슐레’ 중 하나를 추천한다. 김나지움은 대학 진학을, 레알슐레는 실과교육을, 하우프트슐레는 직업교육과 관련돼 있다. 코찔찔 4학년이 진로를 정한다고? 그래서 물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진로를 정하는 건 너무 빠른 게 아닌가요? 우리나라에선 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심지어 대학에 진학해서야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깨닫는 학생들도 많은데요.” “레알슐레나 하우프트슐레에 진학한 학생이라도 나중에 김나지움으로 갈 수 있어요. 학생이 원한다면 트랙을 바꾸는 건 그리 까다롭지도 않고요.” 또 질문했다. “교사가 학생의 진로를 정하면 학부모들의 반발이 있지 않나요?” 이에 대해 간단한 답변이 돌아왔다. “교사가 개별 학생들의 진로를 추천하지만, 최종적인 결정은 학부모가 해요. 학부모도 학생의 의견을 존중하지요.” 뛰어난 영재들을 교육하는 곳이 없는지도 물었다. 독일 곳곳에서 MINT라 불리는 융합교육을 하고 있다고 했다. MINT는 수학(M), 전산·정보학(I), 자연과학(N), 기술(T)의 첫 글자를 모아 만든 이름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이공계 영재교육을 위해 독일 곳곳에 ‘MINT 친화학교’와 ‘MINT 우수학교’를 지정하고 있다고 한다. 영재학교도 지역적 쏠림은 없어 보였다. ‘역시 여기도 영재교육을 통해 우열을 나누긴 하구나’라고 생각할 때쯤 다른 이가 질문했다. “학부모들이 MINT에 아이를 보내기 위해 사교육을 시키지는 않나요?” 독일 교사가 잠시 머뭇거린 후 답했다. “그런 이들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근데 주변에서 본 적은 없어요.” 또 질문이 이어진다. “MINT에 들어가려는 학생들 간 경쟁이 심할 텐데요.” “아니요. MINT는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이 가는 곳이에요. MINT 말고도 좋은 길이 많아요.” 독일에는 우리나라의 ‘8학군’과 같은 곳이 없다. 독일인들은 ‘대학 진학을 위해 사적인 교육’도 하지 않는다. 사교육이 없으니 선행학습이 있을 리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학령인구가 줄어드니 사교육도 사라질 것이라 보는 낙관론도 있다. 경쟁자가 적어지면 경쟁도 느슨해져야 한다. 하지만 경쟁의 강도는 예전보다 훨씬 세지고 있다. 아이를 한 명만 낳으니 하나뿐인 자식에게 온갖 가족 내 자원이 집중된다. 이렇게 선택받은 이들은 ‘사교육’을 통해 성적 올리기 경쟁에 나선다. 경쟁의 선봉에는 서울 강남의 대치동이 있다. 여기선 수시도 맞춤형으로 준비된다. 일부 지역에서 수시가 유리하게 되자 수시의 공정성을 의심하고 있는 이들이 많아졌다. 조국 사태는 이를 더욱 부추겼다. 정부는 수시를 줄이고 정시를 늘렸다. 그러자 고등학교에 입학해 첫 학기 시험을 망친 아이들이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보는 ‘학교 밖 아이들’이 많아졌다. 학교 밖 학생들은 ‘학교 공부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들에게 학교는 앞길을 가로막는 장애물이고, 선생님은 훼방꾼이다. 김누리 교수의 말처럼 독일엔 네 가지가 없었다. 대학 입시뿐만 아니라 대학 서열, 등록금, 귀족학교가 없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어떤 조건으로든 학생들을 차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방문했던 곳에는 장애인을 위한 직업교육기관도 있었다. 민간이 세운 사회적기업이었다. 중증부터 경증에 이르기까지 장애인들은 자신의 속도에 맞추어 일을 하고 있었다. 스피커 조립부터 난도 높은 목공까지 일의 종류는 다양했다. 작업 테이블에 엎어져 자다 일어나 한국 방문객을 반기는 이들도 있었고, 하던 일을 멈추고 다가와 악수를 청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의 동작은 너무나 느렸다. 이렇게 낮은 효율성으로 회사가 돈을 벌 것 같진 않아 보였다. 실례가 되는 질문이 아닐까를 걱정하며 이들이 얼마나 받는지 물었다. “기술에 따라 달라요. 한 달에 20만원 받는 이도 있고, 60만원 정도를 받는 이도 있어요.” 예상대로 보수는 많지 않았다. 관리자가 이어 설명했다. “여긴 직장이지만 학교이기도 해요. 일하시는 분들은 자부심을 느끼지요. 여기서 은퇴하게 되면 나중에 150만원 정도의 연금을 받습니다.” 사회 전체가 장애인들을 품고 있었다. “이런 회사가 많은지요?” “네 독일 곳곳에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을 교육하는 특수학교는 지역민들이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 상당수의 특수학교가 산골짜기에 숨어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우리나라 교육청 직원이 독일 교육청 직원에게 물었다. “장애인 학교를 설립할 때 주민들의 반대가 있지 않나요? 있다면 어떤 식으로 대응하는지요?” 독일 교육제도에 대한 설명을 담당했던 독일 교육청 직원이 잠시 머뭇거린다. 그러곤 질문을 다시 해 달라고 부탁한다. 똑같은 질문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어졌다. 독일 교육청 직원은 옆에 앉아 있던 다른 직원들과 뭔가를 의논했다. 1분 정도가 지났을까. 직원이 오히려 우리에게 질문했다. “그런데 장애인 학교와 주민들의 반대가 어떤 관계가 있는 건지요?” 독일인들은 우리가 한 질문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나뿐만이 아닌 듯하다. 독일 교육청 직원의 질문에 누구도 답하지 않았다.●혁신 시스템 갖춘 독일이 부러웠다 우리는 교육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독일에서 찾으려 했다. 하지만 누구든 경험해 보지 못한 건 질문하거나 답하기 어렵다. 수많은 질문을 던졌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계속 미끄러졌다. 독일인들은 우리의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의 경험이 우리와 너무도 달랐기 때문이다. 독일 답사 후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한 가지 강한 의문이 들었다. 교육 문제를 교육개혁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저출산 문제를 저출산 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고, 부동산 문제를 부동산 대책으로 해결하기 힘든 것처럼 교육 문제의 해결책도 교육 시스템 밖의 문제가 아닐까? 독일 교육이 지금 시스템을 갖춘 것도 사회 전반에 ‘다양한 가치체계’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인 듯했다. 그런 가치체계는 공간에도 반영됐다. 독일은 지역 간 격차가 작고, 특수한 지역성을 존중한다. 나라의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이 전국 곳곳에 고르게 퍼져 있다. 그러니 나고 자란 곳에서 교육받고 일할 수 있는 ‘지역 혁신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이 모든 게 부러웠다. 마지막으로 독일의 한 학교에서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질문을 꺼냈다. “독일인들이 자신의 교육 시스템에 만족하고 있다는 건 충분히 느꼈어요. 지역 간 일자리 격차가 없으니, 지역 대학 간 격차도 없어 보였어요. 하지만 독일의 교육 시스템에도 불만을 느끼는 사람이 있지 않겠어요?” 교사가 대답을 찾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한국 연수팀은 뭔가 그럴싸한 답변을 기대하며 숨을 죽였다. “행정 업무가 많은 것 같아요. 교사들이 좀 바쁜 편이에요.” 한국 연수팀이 웅성대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 파일을 독일 교무실에서는 볼 수 없었다. 심지어 독일 교사 대부분은 데스크톱도 없는 업무용 책상에서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고 있었다. 그렇기에 독일 교사의 답변은 의외였다. 우리의 웅성거림을 본 독일 교사의 얼굴엔 뿌듯함이 번졌다. 아마도 그는 우리가 찾고 있던 답을 제공했다고 느낀 듯했다.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퀴어퍼레이드 개최 불투명… 시민들 3박 4일 ‘무지개 줄서기’

    퀴어퍼레이드 개최 불투명… 시민들 3박 4일 ‘무지개 줄서기’

    1일 0시를 앞둔 지난달 31일 밤. 인적이 드문 시간이지만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로비에는 6~7명이 서성이고 있었다. 7월 1일 집회 신고를 위해 모인 이들이었다. 그중 무지개 색깔 팔찌를 보고 기자가 “서울퀴어퍼레이드(퀴퍼) 신청하느냐”고 묻자, 정규리씨는 “다른 사람들은 모르니 조용히 해 달라”고 했다. 이른바 ‘탈동성애’를 주장하는 보수 기독교단체 관계자들도 서울퀴어문화축제를 막기 위한 ‘맞불 집회’ 신고를 하러 왔기 때문이었다. 이날 보수 기독교단체 관계자들은 “요즘 청소년 문화가 문제”라며 “(이들이) 대중을 설득하기 위해 눈에 잘 띄는 명동으로 행진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날까지 종로경찰서, 남대문경찰서, 서울경찰청 등 3곳에선 정씨를 비롯해 서울퀴어퍼레이드가 열리기를 바라는 이들의 3박 4일간 ‘무지개 줄서기’가 이어졌다.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가 지난달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의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하면서 15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퀴어문화축제 개최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2015년, 2019년에도 무지개 줄서기가 벌어졌지만 각종 부스가 설치되는 축제의 구심점인 서울광장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건 올해가 처음이다. 1순위로 집회 신청을 해야 한다는 소식에 시민 44명을 포함해 64명이 경찰서를 지켰다. 호주에서 2년 전 한국에 온 이정현(20·가명)씨는 “한국이 호주와 비슷한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퀴어퍼레이드가 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대전에서 첫차를 타고 서울경찰청으로 온 박선우(22)씨도 “우리의 목소리를 낼 소중한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했다. 서울시는 청소년 관련 행사가 우선이라는 명분으로 같은 날 서울광장에서 기독교 단체가 ‘청소년·청년 회복 콘서트’를 열도록 했다. 그러나 자신을 앨라이(성소수자 인권 지지자)로 소개한 대학생 노규원(19)씨는 “조례상 2개 이상 단체가 신청하면 협의해야 하는데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렸다”면서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억압을 딛고 퀴퍼가 열리길 바란다”고 했다. 정씨는 이날 선순위 신고증을 받았지만 집회 장소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일상회복으로 집회가 늘어난 데다 맞불 집회도 겹쳐 조율 절차는 더 까다로워졌다. 당초 조직위는 1일 장소를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7일로 미뤘다. 한채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이사는 “축제가 안전하게 열리도록 도와야 할 서울시가 광장 사용을 불허하는 등 갈등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10만명 ‘퀴어 문화축제’ 막은 서울시…3박 4일간 ‘무지개 줄서기’

    10만명 ‘퀴어 문화축제’ 막은 서울시…3박 4일간 ‘무지개 줄서기’

    1일 0시를 앞둔 31일 밤. 인적이 드문 시간이지만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 로비에는 6~7명이 서성이고 있었다. 7월 1일 집회 신고를 위해 모인 이들이었다. 그 중 무지개 색깔 팔찌를 보고 기자가 “서울퀴어퍼레이드(퀴퍼) 신청하느냐”고 묻자, 정규리씨는 “다른 사람들은 모르니 조용히 해달라”고 했다. 이른바 ‘탈동성애’를 주장하는 보수 기독교단체 관계자들도 서울퀴어문화 축제를 방해하기 위한 ‘맞불 집회’ 신고를 하러 왔기 때문이었다. 정씨는 “축제 장소와 경로를 미리 알아내려는 움직임이 많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이날 보수 기독교단체 관계자들은 “요즘 청소년 문화가 문제”라며 “대중을 설득하기 위해 눈에 잘 띄는 명동으로 행진하지 않겠느냐”며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이날까지 종로경찰서, 남대문경찰서, 서울경찰청 등 3곳에선 정씨를 비롯해 서울퀴어퍼레이드가 열리기를 바라는 이들의 3박 4일간 ‘무지개 줄서기’가 이어졌다.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가 지난달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의 서울광장 사용을 불허하면서 15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퀴어문화축제 개최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2015년, 2019년에도 무지개 줄서기가 벌어졌지만, 각종 부스가 설치되는 축제의 구심점인 서울광장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건 올해가 처음이다. 1순위로 집회 신청을 해야 한다는 소식에 시민 44명을 포함해 64명이 경찰서를 지켰다.호주에서 지내다 2년 전 한국에 온 이정현(가명·20)씨는 “한국이 호주와 비슷한 분위기일줄 알았는데 퀴어퍼레이드가 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충격적”이라면서 “축제가 열려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왔다”고 말했다. 새벽부터 대전에서 첫차를 타고 서울경찰청으로 온 박선우(22)씨도 “성소수자와 함께 한다는 목소리를 낼 소중한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했다. 보령(25)씨는 “여러 대사관이나 기업도 참여하는 공공의 축제가 됐는데도 광장을 쓰는 게 힘들다는 생각에 슬프지만, 어떻게든 우리는 해낼 것”이라고 웃었다. 서울시는 청소년 관련 행사가 우선이라는 명분으로 같은 날 서울광장에서 기독교 단체가 ‘청소년·청년 회복 콘서트’를 열도록 했다. 그러나 자신을 앨라이(성소수자 인권 지지자)로 소개한 대학생 노규원(19)씨는 “조례상 2개 이상 단체가 신청하면 협의해야 하는데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렸다”면서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억압을 딛고 올해 퀴퍼가 열리기를 바란다”고 했다. 경기 용인에서 온 핸(활동명·33)씨도 “성소수자 역시 일상 속에 사는 평범하고 소중한 사람들”이라고 호소했다. 정씨는 이날 줄서기 끝에 선순위 신고증을 받았지만, 집회 장소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일상 회복으로 집회도 늘어난 데다 맞불 집회도 겹치면서 조율 절차도 더 까다로워졌다. 당초 조직위는 1일 장소를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7일로 미뤘다. 한채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이사는 “매년 열리는 연등회 같은 대규모 축제는 통상 지방자치단체의 협조를 받아 안정적으로 운영된다”면서 “국제적 행사인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안전하게 열리도록 도와야 할 서울시가 광장 사용을 불허하면서 오히려 갈등을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250억짜리 울산판 ‘큰바위얼굴’ 추진… ‘기업인 예우’ - ‘예산 낭비’

    250억짜리 울산판 ‘큰바위얼굴’ 추진… ‘기업인 예우’ - ‘예산 낭비’

    울산시가 사업비 250억원을 들여 위대한 기업인의 대형 흉상 설치를 추진하면서 적정성 논란을 빚고 있다. 울산시는 ‘울산을 빛낸 위대한 기업인 기념사업’의 하나로 총사업비 250억원을 들여 현재 울산과학기술원(UNIST) 부지에 최소 2명 이상 기업인의 대형 흉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흉상 건립 인물은 현대그룹 창업주 고 정주영 회장, SK그룹 고 최종현 회장, 롯데그룹 고 신격호 명예회장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부지는 유니스트 인근 부지로, 국도 24호선과 울산고속도로에서 잘 보이는 구릉지다. 20m 높이의 기단에 30~40m 크기의 흉상이 건립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흉상의 높이는 최대 60m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울산을 방문한 외지인이나 울산 시민들이 한 번씩 구경하게 되는 ‘관문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부지 매입비 50억원과 흉상 설계·제작·설치비 200억원 등 총 250억원의 사업비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시는 전체 사업비를 시비로 확보하기로 하고, 사업비 전액을 반영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울산시의회에 제출한 상태다. 추경 예산안은 의회 심의를 거쳐 6월 중 확정된다. 반면 일부에서는 ‘예산이 과다하다’, ‘시대정신에 맞지 않는다’ 등의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울산시민연대는 “금빛 흉상을 울산 관문에 전시하는 것은 기업우선주의를 표방하는 이익단체에서마저도 어리둥절해 할만한 일차원적인 일이다. 재벌총수의 거대흉상 조성계획을 철회하라”라고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도 “공공요금이 폭등하고 물가로 급증하는 시기에 이런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눈과 귀를 의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는 울산의 발전을 위한 기업의 투자 유치를 위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31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공업도시 울산을 외부에 적극 알리고, 대한민국과 울산 발전의 주역인 기업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며 “다소 많은 사업비가 투입되지만 기업 유출을 막고 재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볼 때 투자 대비 몇 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사업의 배경에는 기업들이 울산에서 계속 기업활동을 이어 나가면서 재투자하도록 유도하려는 의도도 있다”며 “부족한 인재, 높은 땅값 등으로 수도권 투자나 이전을 고려 중인 기업이 적지 않는데, 흉상 설치 사업은 그런 결정을 재고하도록 하고 울산 재투자를 유인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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