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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新黨 ‘자성의 목소리’봇물

    2일 ‘21세기 민주신당’의 상무위원회 회의에서는 자성(自省)의 목소리가봇물처럼 터져나왔다.10여명이 발언에 나서 신당 추진과정의 문제점을 하나씩 끄집어내면서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국민회의 설훈(薛勳)의원은 신당의 당명이 마음에 안든다고 꼬집었다.설의원은 “창당과정에 국민이 적극 동참했어야 옳았다”면서 “3,000명만으로부터 제의를 받고 당명을 결정해버린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협(李協)의원은 신당의 경선체제 도입을 주장했다.이의원은 “신당에는민주주의와 경쟁주의가 도입되어야 한다”면서 “누구든 당원들의 심판을 거치게해야하는 등 승패에 승복하는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준비위원 인선문제도 추궁됐다. 김운환 의원은 “준비위원을 뽑을 때 우리도 나름대로 엄정한 선발과정을 거쳐 추천했다”면서 “그런데 여기저기 사사로운 정으로 신당에 참여한 사람이 많이 눈에 띄었다”고 성토했다. 홍보부족에 대한 우려 역시 컸다.이해찬(李海瓚)·이석현(李錫玄)의원은 “여지껏 사람 모으기에만 매달렸지 신당의 메시지와 운영방식 등을 알리는데소홀했다”면서 “신당의 필요성을 홍보하지 못하면 신당은 국민회의의 연장선상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당을 비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비판도 속출했다.유용태(劉容泰)의원은 위원들의 위원회 배치와 관련,“마구잡이식으로 배치하기 보다는 각 위원들의 전문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채영석(蔡映錫)의원은 “오늘 회의에 들어오기 전까지 186명의 상무위원에 누가 있었는지도 몰랐다”면서 신당의 정보공개를 요구했다. 주현진기자 jhj@
  • 金대통령 “사이버무역법-인프라 마련 시급”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일 오후 한국종합전시관(COEX)에서 열린 36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연설을 통해 “21세기는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과 정보,문화창조력이 경제와 국운을 결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정덕구(鄭德龜) 산업자원부 장관,김재철(金在哲)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 정부 및 재계 주요 인사와 수출유공자 등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념식에서 이같이 말하고 ▲전자상거래를 포함한 사이버 무역에 대한 철저 대비 ▲21세기 세계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고부가가치 지식집약형 상품수출에 진력 등 3가지 무역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전자상거래와 관련,“앞으로 5년안에 세계무역의 30%는 사이버 무역으로 변화할 것”이라면서 “정부는 사이버 무역을 위한 법제도 정비,인프라스트럭처 구축,전문인력 육성,사이버 실크로드 개최 등 다각적인 시책을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기념식에서 한국타이어 조충환(曺忠煥),한우건설기계 양철우(楊撤宇),한국로보트보쉬기전 디트마르 지거 대표이사가 금탑산업훈장을,씨제이코퍼레이션 천주욱(千宙旭),농협무역 이준원(李濬源),조한물산 서종문(徐宗汶),보영섬유 현무근(玄茂根),한아 안태원(安泰源) 대표이사가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하는 등 849명이 각종 훈장과 표창을 받았다.또 LG상사(대표 이수호)가 수출실적 100억달러 이상 기업에 주는 ‘100억불탑’을 받는 등 665개 업체가 100만불 이상의 수출탑을 수상했다. 양승현기자
  • 2000학년도 전문대 입시 주요내용

    2000학년도 전문대 입시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전형이 줄고,특별전형의 비중이 처음으로 정원의 절반을 넘어섰다는 점이다.그만큼 실업계 고교생과 산업체 근로자 등의 입학문이 넓어졌다는 뜻이다. 또 지난해보다 26개 대학이 많은 122개 대학이 형식적인 면접고사를 폐지했으며,32개 대학이 지난해 수능성적으로도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전형 159개 대학이 14만1,365명을 뽑는다.일반전형 비중은 98학년도 61.8%,99학년도 52.6%,2000학년도 47.7% 등으로 해마다 주는 추세다.주간 정원은 11만6,046명,야간은 2만5,319명이다. 대부분 대학의 전형요소는 학생부와 수능성적이다.농협대·삼육의명대·신성대·전주기전여대·동아인재대 등 5개 대학만이 면접을 전형에 포함시켰다.서울예술대는 학생부와 실기만,청강문화대·한림정보대는 수능성적만,연암축산원예대·백제예술대는 학생부 성적만으로 뽑는다. 국립의료간호대·가천길대 등 71개대는 학생부 40%와 수능 60%,동양공전·숭의여대 등 66개대는 학생부와 수능 각각 50%,인덕대 등 9개대는 학생부60%와 수능 40%를 반영한다. 학생부 평균 실질반영률은 11.49%로 지난해 11.17%보다 높아졌다. ■정원내 특별전형 151개대가 15만4,784명을 모집한다.대상은 실직자 자녀,예·체능계 고교 졸업자,일반고 직업과정 2년 이상 이수자,18개월 이상 산업체 근무자,대학별 독자적 기준 해당자,2+2연계 교육과정 대상자 등이다. 특별전형 비중은 지난해 47.4%에서 52.3%로 높아졌다. 주간 정원은 11만4,924명,야간은 3만9,860명으로 주간은 늘고 야간은 줄었다. 특기자 및 자격증 소지자,불우계층 등을 상대로 한 ‘독자기준에 의한 특별전형’은 지난해보다 24개 늘어난 138개대이다.대부분의 대학은 학생부만을전형요소로 택했다.일부 대학들은 면접점수를 약간 반영하기도 한다. 전문대와 교육과정을 연계 운영하는 방안의 하나로 실업계 고교생을 선발하는 ‘우선 선발제도’를 통해 43개대가 7,119명을 뽑는다. ■정원외 특별전형 정원의 10%를 선발할 수 있다.전문대 및 대졸자는 152개대에서 2만8,096명을 모집한다.전문대나 대학 재학시 성적을 사정자료로 활용한다. 농어촌학생은 155개대에서 8,615명,재외국민과 외국인·귀순 북한동포는 113개대에서 4,175명,특수교육 대상자는 10개대에서 326명을 뽑는다. ■기타 전문대는 복수지원 제한이 없다.122개대가 면접고사를 치르지 않기때문에 이론적으로는 100개 이상의 대학에 원서를 낼 수도 있다. 전형기간은 지난 9월부터 시작,내년 2월28일까지 대학 자율로 결정할 수 있다.미달된 인원은 3월에도 뽑는다.4년제 대학과 전문대 간에는 입시일이 같아도 복수지원이 가능하다. 박홍기기자 hkpark@ * 2000학년도 전문대 입시 새로 생긴 이색학과 ‘전문대가 21세기 사이버시대를 이끈다’. 올 입시에서 신설된 8개 전문대 12개 학과 중 6개 학과가 컴퓨터 관련 학과이다.시대의 흐름에 따라 실용적이고 다양한 학과를 신설하는 전문대의 특징이 그대로 반영됐다. 대구보건대는 사이버 비즈니스과(주간 40명 모집),주성대는 전자상거래과(주간 40명),안산1대는 인터넷상거래과(주·야 80명씩)를 새로 설치했다.이학과들은 인터넷 벤처기업 창업자,사이버 마케팅 매니저,전자자료교환 운용요원 등의 전문인 배출을 겨냥했다는 게 대학측의 설명이다. 또 안산1대는 다수의 컴퓨터에서 동시에 동작하는 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하는웹프로그래밍과(주·야 80명씩),동아방송대는 오락게임 뿐 아니라 미래 사회설계 등을 가상 현실기법으로 그리는 게임공학과(주간 80명)를 신설했다. 주성대의 음향전자기기학과(주간 40명)도 첨단 컴퓨터 관련학과에 속한다. 신설 학과 중에는 청주과학대의 김치식품과학과(야간 40명),용인 송담대의스타일리스트과(주 80·야 40명),영남 이공대의 식음료조리과(주 120명),계원조형대의 화훼디자인과(야 40명) 등도 눈에 띈다. 김치식품과학과는 김치의 세계화를,스타일리스트과는 패션·인테리어 등을포함한 토털코디네이션을,화훼디자인과는 꽃에 조형예술 접목을 목표로 한다[박홍기기자]
  • [대한광장] 禧年과 축제

    새천년이 불과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우리나라에서 가장 일찍 일출을 볼수 있다는 울릉도에서의 일출행사가 거창하게 계획되고 있고,영국의 런던에서는 거대한 밀레니엄 돔이 건설되고 있다고 한다.온세계가 새천년을 맞을준비로 술렁이고 있다.새해를 맞는 설레임이 클진대 새천년을 맞는 기쁨과희망이야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세상사람들이 기쁨과 설레임으로 기다리는 새 천년의 의미는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좀 색다르다.성서에서 하나님께서는 매 50년마다 이스라엘에게 희년(禧年)을 선포하라는 명령을 내린다.명령의 내용은 그 해를 거룩하게 지내면서 이스라엘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해방을 선포하는 것이다.빚 때문에 노예가 된 이스라엘 사람들이 풀려나고 가난 때문에 팔린 땅이 제 주인에게 되돌려지는 해이기도 하다.희년이 되면 누구나 새로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그럼으로써 희년은 특별히 가난한 사람,억압받는 사람,절망하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기쁨,해방의 해가 되었던 것이다. 올 한해 다가올 새천년이 진정한 희년이 되기위한 여러 준비들 중의 하나로 가톨릭 교회를 비롯한 기독교계에서는 빈국들에 대한 선진국들의 외채탕감운동을 전개했고,지난 6월 열린 선진 7개국 정상회의는 최빈국 36개국에대해서 710억달러의 외채 탕감을 결정하였다고 한다.최빈국들의 부채증가에선진국들도 어느 정도의 책임이라도 없지 않다면 가난한 나라들이 외채 때문에 겪는 어려움을 부자 나라들이 없애주는 것도 희년의 정신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새 천년을 앞두고 희년 정신의 실천과 관련된 몇 가지 정책이 눈에 띈다.IMF체제 이후 발생한 일부 경제사범에 대한 대규모 ‘밀레니엄’ 사면이 추진된다는 것이다.IMF체제의 극한적인 경제적 어려움 중에서 발생된 불가피한 부도라든가 생계형 사범에 대한 사면이 신용사회로 진입하고있는 우리사회의 신용질서를 어지럽게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않지만대화합과 해방이라는 더 큰 가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지혜도 모아볼 수있지 않을까? 농·어민들이 안고 있는 7조원이 넘는 채무에 대한 연대보증도 내년 상반기 중에는 사실상 정부가 대신 보증하는 형식으로 바뀐다고 하니 농·어민들이 느끼게 될 해방은 실로 엄청날 것이다.연대보증의 해소 뿐만 아니라 그들이 안고 있는 부채에 대한 과감한 탕감도 이제는 서서히 가시화되면서 실천되어야 되지 않을까? 가난 때문에,정부정책의 잘못 때문에 늘어갈 수밖에 없었던 부채였다면 그들에게는 그 어느 계층보다도 희년의 해방과 기쁨이 더 절실한지도 모르겠다. 희년은 축제의 시기이다.특별히 성서가 말하는 종이나 이주민,노예들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제도의 기본이다.신 앞에서는 가난한 사람이나 억압받는 사람들도 부자들이나 권력자들과 똑같은 존엄성을 가지며,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찾을 권리는 당연히 이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하는 하나의 과제이다. 모든 사람에게 희년이 진정한 축제가 되기 위해선 가난한 사람과 소외받는사람,그리고 약한 사람들의 부족함이 채워져야 할 것이며,이를 위해 가진 사람들에게 맡겨진 개인적 및 사회적 책임은 어느 누구보다도 크다고 할 수 있다. 축제는 단순히 고통을 잊는다거나 즐거움만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모든 사람이 모두 기뻐하고 행복할 수 있는 축제는 자기가 지고 있는 무거운 짐 때문에 축제의 진정한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짐을 덜어주는 데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새 천년의 첫 해가 기쁨과 희망,참된 해방의 축제가 되기 위해 우선 주위부터 돌아다보자.이 축제를 위해 내가 준비할 것은 무엇인가? 내가 덜어주어야 할 주위의 짐은 무엇인가? 내가 용서하고 화해해야할 것은 어떤 것인가? 이러한 반성과 실천으로 새 천년의 축제 초대를 기다린다. [李東益 가톨릭대 교수·윤리신학]
  • [오늘의 눈]‘밥그릇챙기기’엔 잽싼 의원들

    여야는 23일에 이어 24일에도 싸웠다.논평 등을 통해 서로를 헐뜯었다.‘언론문건 국정조사’‘사직동팀’‘국정원 문건’ 등 다양하지만 진부한 소재다.어김없이 흑백논리가 동원됐다.‘나는 옳고,너는 그르다’는 주장들이다. 늘 그랬듯이 정쟁(政爭)으로 시간을 보냈다. 이런 터에 여야가 모처럼 합의를 이뤄냈다는 발표가 나왔다.얼핏 반갑게 들렸다.그런데 내용을 알고보니 영 아니다.속된 표현이지만 ‘밥그릇 챙기기’에만 연일 뜻을 같이한 것이다. 여야는 23일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고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국회 정치개혁특위 선거법 소위에서 결정했다.사실은 1주일 전에 합의했다.그때 발표하려다가 여론이 심상치 않자 놀란 듯 유보했다. 신문과 방송들은 ‘의원 이기주의’라는 비난여론을 쏟아냈다.여야가 이를무시할 배짱은 없을 것으로 여겨졌다.여야 합의는 백지화되는 듯한 분위기로 비춰졌다.이런 추측은 성급했음이 드러났다. 특위 소속 한 의원은 “기자들의 편견”이라고 격하했다.“의원직을 갖고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나가면 더블플레이를 한다는 비판 때문에 오히려 불리하다”고 주장했다.스스로에게 불리한 법을 만들려고 하는데 왜 문제삼느냐는 것이다.희한한 논리다. 정치인들이어서 그런지 눈치는 빨랐다.분위기가 심상치않자 24일 오전 합의사항을 또다시 뒤집었다.다시 논의하겠다며 하루만에 슬쩍 발을 뺐다.두차례 ‘치고 빠지기’를 거듭하더니 오후에는 ‘등록전 의원직 사퇴’로 바꿨다. ‘약간 양보’를 한 것이다. 그렇지만 절충안 역시 형평성 시비를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지방자치단체장들은 국회의원 선거에 나가려면 180일 전에 사퇴해야 한다. 의원들의 이런 배짱을 보니 국회 구조조정이 걱정된다.의원 정수 축소문제역시 불안하다.정치개혁은 또다시 무산될 조짐이 엿보인다. 의원들에게는 ‘국민 밥그릇’이 안중에 없는 듯하다.‘국회 밥그릇’에만관심있다는 태도다.그렇다면 ‘국민 밥그릇’은 국민이 챙겨야 한다.내년 4월 총선이 있다.‘국민 밥그릇’을 무시한 의원들을 퇴출시켜야 한다.주인행세를 제대로 해 여론의 무서움을 보여줘야 한다. 박대출정치팀기자dcpark@
  • [대한시론] 金大中 대통령의 체질

    DJ가 대선에 이긴 직후 어떤 이가 이제마(李濟馬)의 사상의학(四象醫學)에따라 대통령 당선자의 체질을 태양인(太陽人)으로 분류하는 글을 쓴 적이 있다.그런데 금주의 한 주간지는 대통령의 체질을 태음인(太陰人),YS를 소양인(少陽人)으로 보고 있다.이어서 DJ와 YS는 체질상 앙숙관계를 맺을 수밖에없다고 결론짓고 있다.YS가 소양인이라는 데는 일치된 의견을 보이지만,DJ에대해서는 이렇듯 이견을 보인다. 태양,소양,태음,소음 등 네 범주의 체질분류법은 개인의 타고난 능력과 성향을 잘 드러내 주는 측면이 있어 오늘날은 리더십 연구와 관련하여 정치학의 관심거리가 되기도 한다.네 범주의 단순성과 예외적인 중간체질 인물들의 분류 불가능성 때문에 이 분류법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하지만 이 단순성과 애매성의 약점은 전 인류를 남녀의 두 범주로 분류하는 것에 비하면 사소한 것이라서 이의는 쉽게 반박될 수 있을 듯하다. 엄밀히 말하면 김대중 대통령은 태양인도 아니고 태음인도 아니다.만약 김대중 대통령이 태양인이라면 상체가 발달하고 눈에 광채가 나는 반면,하체는 약하여 걷거나 앉아 있기를 싫어하고 틈만 나면 누워 지내거나 기대 앉기를 좋아해야 맞을 것이다.성향은 타협과 후퇴를 모르고 자부심이 강하고 독선적이어야 한다.또한 자연과 사회의 운행,즉 천시(天時)에 대한 예지력이 뛰어나야 맞다. 그러나 반대로 김대통령은 소싯적에 ‘오리궁둥이’라는 별명을 가졌을 만큼 하체가 잘 발달되어 있고 눈에 광채를 볼 수 없다.또 대통령의 앉은 자세는 언제나 단정하다.대통령의 성향은 사륙신(死六臣)이나 최익현처럼 탄압과 그릇된 천시에 굴하지 않고 끈질기게 원칙을 지키지만,동시에 다른 주장과이익에 대해서는 협상과 타협에도 능하여 독선과 거리가 멀다.또 DJ가 대선에서 여러번 낙선한 점에서 ‘천시에 대한 예지력’은 운위할 수 없다.따라서 김대통령은 결코 태양인이 아니다. 또한 김대통령은 태음인도 아니다.태음인은 너그럽고 부드럽고 점잖고 과묵한 반면,이따금 옹졸해져 심한 우김질에 빠진다.또 통상 우유부단하지만 어쩌다 한번 결심하면 어떻게든 ‘밀어붙이려는’뚝심이 있다.그러나 대통령은 너그럽기보다는 깔끔한 한편,우유부단하지 않고 판단과 결정이 분명하다. 또 과묵한 것이 아니라 대화를 즐기고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수줍어하고 만사에 세심하다.뚝심은 없다.이런 점들을 다 고려할 때 대통령은 소음인(少陰人)이다. 세회(世會),즉 여론의 흐름과 유행에 밝고 늘 과감하고 명랑한 속에서도 자주 노기를 띠는 김영삼·전두환 전대통령은 소양인,점잖고 과묵하고 결정에느리되 뚝심있는 박정희·노태우 전대통령과 김종필 총리는 태음인이다.태음인과 소양인은 성격상의 보완관계에 있기 때문에 잘 어울린다.전두환·노태우 전대통령이 오랜 친구인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이에 반해 소음인과 소양인은 둘 다 결정이 빠르고 분명하나 그 결정의 내용이 자주 정반대이기 때문에 빈번히 대립한다.DJ와 YS의 갈등은 이 체질관계에도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따라서 주간지의 주장은 이중적 오류를 범한 셈이다.우선 태음인과 소양인은 앙숙이 아니라 서로 보완관계이고 DJ는태음인이 아니라 소음인이기 때문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체질과 개혁적 리더십의 관련성이다.소양인은 용감하나용두사미로 끝나는 성격이기 때문에 기득권 세력들의 음모와 저항에 맞서 ‘크고 작은 싸움’을 끈질기게 계속해 나가야 하는 ‘개혁’에 부적격이다.이에 반해 소음인은 천시에도 굴하지 않는 끈질긴 원칙주의자이다.소음인의 체질적 장점은 탄압과 은밀한 저항에 직면해도 지치지 않고 끈기있게 거듭거듭 원칙을 적용한다는 점이다.따라서 소음인은 ‘개혁’에는 적합한 리더십을발휘할 수 있다.개혁과 관련하여 우리가 믿고 주목해야 하는 것은 김대중 대통령의 바로 이런 체질이다. [黃台淵 동국대 교수·정치학]
  • [대한광장] 낙엽을 밟으며

    처음 산사로 출가해 봄을 맞게 되었을 때였습니다.이름 모를 새도 지저귀고,소쩍새울음도 들리기 시작하는데 앙상한 나뭇가지는 움틀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이상하다? 다른 곳에서는 벌써 잎이 파릇파릇한데 이 산 속의 나무들은 왜 이렇게 싹이 나지않지?나무들이 모두 죽었나”하고 생각하였습니다.그러던 어느 날 성철스님께서 마당에 나오셔서 산책을 하고 계셨습니다.가까이 다가가,“스님! 나무들이 아직도 새싹이 나지않으니 다 죽었나봅니다”하고 말씀드리니,스님께서 한참 저를 빤히 쳐다보다가,“세상에 너같이 똑똑한 놈 처음 본다”하시며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셨습니다. 그러다 세월이 흐르니 나뭇잎들의 움트는 모습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아하! 스님 말씀처럼 내가 똑똑하기는 참 똑똑한 모양이다” 중얼대며 무안해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그렇게 산사의 봄은 늦게 오는 것이었습니다.처음에는 잘 몰랐는데,초록은 한가지 색이지만 나무마다 돋아나는 새싹들은 제각각 색깔을 띱니다.봄마다 다투는 초록색의 잔치는 단풍 못지않은 장관임을 알게 된 것도 10여년 산 속에 살면서였습니다.푸른 나뭇잎이 여름의녹음을 지나 가을단풍이 드는 모습도 우리가 느끼듯 제각각이어서 산사의 아름다움을 더해줍니다. 단풍 가운데서 제일 먼저 빨갛게 물이 드는 나무는 잎이 넓은 옻나무입니다.산에서는 ‘물구리’라고 해서 가느다란 잡목을 베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데 그 가운데 옻나무가 있어 옻이 올라 고생했던 행자시절이 있는데,옻나무가그리 곱게 물드는 줄 알고 참 신기해 했습니다. 가을마다 단풍이 곱게 물들지만 똑같은 단풍이 아닙니다.어느해는 정말 곱게 물들어 그 해는 스님들이 ‘금색단풍’이라 이름붙이고,어느 해는 칙칙하게 물들어 영 시원치 않은 해도 있는데 그 해는 ‘똥색단풍’이라고 이름붙입니다.도시사람들은 단풍드는 산을 찾아와 좋아하지만 단풍이 금색인지 똥색인지 잘 구별하지 못합니다.그렇지만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단풍이 잘들었는지 못들었는지 알아채기도 합니다. 서울살이를 하면서 처음 가을을 맞이했습니다.아무런 가을정취도 없을 것같은 서울생활 속에서도 뜻밖에 가을정취를 느낄 수 있어 감격스러웠습니다.경복궁을 거쳐 청와대 주변을 거닐며 금빛으로 물든 은행잎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학생들이 우루루 몰려가서 서로 고운 잎들을 주으려는 모습을 바라보노라니 마음이 말할 수 없이 정겨워졌습니다. 그러나 저에겐 이 가을이 마냥 아름다운 가을일 수만은 없습니다.‘다시 산중으로 돌아가며’라는 귀거래사를 남기시고 고산 전 총무원장 스님께서 산사로 돌아가셨기 때문입니다.당신과는 관계없는 법적 하자로 총무원장선거를 다시 하게 되었는데,스님은 불교 자주권과 법통수호를 위해선 경선이 아닌추대형식이어야 한다는 생각이셨습니다.대다수 종도들도 그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그러나 선거가 공고되자 스님을 단독후보로 모시자는 소리는어디론가 쑥 들어가버리고 말았습니다.“자존심도 지키지 못하는 종단에 남아 내가 무슨 일을 하겠나!”하는 심정으로 돌아가신 듯 싶습니다.모셨던 사람으로서 죄송스러운 마음뿐이었습니다. 저는 해인사 산중에서만 살아서 선거가 무엇인지도잘 몰랐습니다.어른스님들이 결정하면 저희들은 따라가기만 하면 되었던 것입니다.서울에 살면서 3번째 선거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종단의 지도자를 모시는 방법이 꼭 이래야만 될까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선거판이 벌어지고 반가웠던 스님들끼리 서먹한 사이가 돼 또 어떻게 정다워지지 하는 걱정을 하기도 했습니다.그러나 이제 종단도 좋은 지도자를 모셨으니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올해는 비가 잦아 가야산 단풍도 시원치 않다고 합니다.전국의 단풍도 예년같지는 않다고 합니다.내년에는 날씨가 순조로워 좋은 단풍이 들 것을 기대해 봅니다. [圓澤 조계종 총무부장]
  • [최상현 칼럼] 정치가 무엇이기에

    정치인들은 많은데 정치는 없다.마찬가지로 정치는 없는데 정치인들은 많다.여야의 두 수레바퀴에 의한 수준 높은 정치를 국민은 갈구하지만 그런 정치의 수혜(受惠)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이로 미루어보아 우리 정치인들은 어느 나라 정치인들보다도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틀림없다.대신 정치인이 갖추어야 할 만국공통의 필요조건이라고도 하지만 뻔뻔함과 현란한 언변(言辯)에서는 어느 나라 정치인에게도 뒤지지 않는 것같다.말 뒤집기에 있어서도 그러하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에 따른 구조조정으로 감원 선풍이 불었을 때 그들은 국민과 고통을 함께 하겠다면서 국회의원정수의 감축을 약속했다.그때그 감동적인 말의 여운이 아직 국민의 마음 속에 남아 있다.그런데 이제 그들은 그 약속으로부터 슬슬 발을 빼려 한다.국회의원 숫자를 줄이는 것이 능사라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약속은 약속이라는 점만은 분명히 해야겠다.이렇게 나중에 딴소리 할 약속이었다면 아예 하지 말았어야 한다.더구나정치 부재가 성토되는 상황에서 약속을 뒤집는 것은 더더욱 명분도 염치도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국민이 갈구하는 정치는 국민통합과 갈등조정의 정치,개혁정치,민생정치 등 대저 이런 것들이다.사실 국민의 정부가 지향하는 정치가 그런 정치다.여야 가릴 것없이 정치인이 이런 대의(大義)에 충실해야 함에도 정파나 정치인스스로의 소리(小利)에 눈이 멀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여당을 헐뜯기만 하는 야당,야당을 말썽꾸러기로만 아는 여당’ 이렇게 두 수레바퀴가 따로 가는 정치가 오늘의 우리 정치라는 게 국민의 소회다.이런 정치에 과연 지금처럼 많은 국회의원이 필요할까.정치비용을 대야 하는 국민이 이런 의구심을갖는 것은 당연하다.이런 의구심이 일지 않도록 정치인들은 크게 각성하고달라져야 한다.정치다운 정치,질 좋은 정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주장할 것을 주장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스스로 달라지지 않으면 국민이 나서서 달라지게 해야 한다.거짓말 잘하는 정치인,대의를 거스르고 작은 이익에 집착하는 정치인,맨날 싸움닭 노릇이나 하는 정치인들은 국민이 엄정한 주권행사로 퇴출시켜야 한다. 그러자면 국민은 정치가 실망스럽고 답답하더라도 정치로부터 눈을 돌리면안된다.도리어 감시의 눈을 부릅뜨고 관심을 쏟아부어야 한다.정치 수준은궁극적으로 국민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국민의 높은 정치 안목(眼目)으로,뽑아놓고 후회할 사람은 아예 처음부터 정치무대에 등장시키지 말아야 한다. 국민이 깨어 있으면 국민통합과 갈등조정의 정치에 반하는 정치인,반개혁적정치인,민생정치에 반하는 정치인 등은 발 붙이지 못할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정치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나라도 드물 것이다.정치가 무엇이기에 이러하는가.벌써부터 내년 4월 총선을 노리고 전국의 표밭이 뜨겁게 달아올랐다.일부 지역은 불에 꼬인 불나방들의 군무(群舞)처럼 난리 법석이다.이렇게 국민을 섬기고 모시기를 자원하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에서 국민이 정치 갈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으니 큰 모순이 아닐 수 없다.이런 모순을해소하기 위해 국민이 알맹이와 쭉정이,돌과 옥(玉)을 잘 가려야 한다.또한정치인의 말에 쉽게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정치인들의 언변대로라면 이 세상 어디에서도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각종불의는 벌써 자취를 감추었어야 옳다.자유와 정의,평등,평화가 강물처럼 넘치고 흘러야 마땅하다.그렇지만 이런 세상은 정치인의 과장법(誇張法)에서나 가능한 것이지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세상이 아닌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말만 번지르르한 정치인도 퇴출돼야 한다. 어쨌든 정치판에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그레샴의 법칙 같은 것이 적용되지만 않는다면 표밭이 과열이라고 걱정할 것은 없다.반대로 악화를 몰아낼 찬스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그렇게만 된다면 표밭 과열을 부른 신당 창당,각당의 영입 경쟁 등이 새삼스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 [사설] 수능 이후 대비하자

    해마다 스쳐가는 유행병처럼 올해도 어김없이 대학 입시 열풍의 회오리가불어닥쳤다.항상 이맘때면 날씨가 추워져‘입시한파’라는 말이 자연스럽게통용되고 있지만 올해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7일은 올 가을 들어 수은주가 가장 낮았으나 수험장의 열기는 뜨거웠다.이제 시험을 치른 전국 89만명의 수험생들은 자신의 점수를 차분하게 감안해 진로를 가늠하고 대학을선택하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젊음은 도전의 가능성과 방황의 잠재성이 꿈틀대는 용광로이다.수능시험을치르고 나면 그동안의 입시 준비로 긴장했던 몸과 마음에 해방감과 아쉬움이 한꺼번에 덮쳐 오게 마련이다.그러나 앞으로 대학별 논술시험과 면접,실기시험이 남아 있기 때문에 자칫 해이해지기 쉬운 마음가짐을 추스려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만에 하나 수능시험 결과가 기대보다 못하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길을 찾아 꿈을 이뤄내는 것이 진정한 젊음의 특권이자 용기이다. 수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이제 전공할 분야와 대학 선택을놓고 고민하게 마련이다.대학교육은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익히고 저마다의 재능을 계발하는 것이 최선의 목표다.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재능을 정확히 파악해 진로를 결정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수능시험은 수리·탐구(Ⅰ) 분야가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되고 나머지영역도 작년과 비슷한 것으로 평가돼 상위 50% 수험생의 평균성적이 지난해300.4점(400점 만점)에서 8∼10점 올라 중·상위권 수험생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정시모집‘가’∼‘라’군을 비롯,복수지원이 최소 6차례 가능한 만큼 이를 잘 활용하는 것도 요령이다.150개 대학이 전체 모집인원의 33%에 달하는 12만5,000명을 특차모집하는 만큼 수험생들은 지원을 먼저 따져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험생들은 이제 논술과 면접고사에 차분히 대비해야 한다.중상위권 31개대학이 논술고사를 치르는 데다 대부분 대학이 3∼10%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돼 변별력이 떨어진 만큼 논술·면접고사 점수가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접시험을 총점에 반영하는 58개 대학에지원하려는 수험생은 이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한다.건강관리와 더불어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대학 생활과 그 이후의 앞날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멀리 바라보고 깊게 생각하는 넓은 마음을 갖는 것도 잊지 말자.원대한 꿈을 갖고눈을 크게 떠서 진로를 설정한다면 미래는 내것이다.수험생들이여,내일을 짊어질 젊음을 값지게 하는 큰 걸음을 내딛자.수험생들은 모두가 무한대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잊지 말자.
  • [오늘의 눈] 개방형 직위 선정과‘콩깍지’

    중앙인사위원회가 발표한 개방형 직위선정을 보면 칠보시(七步詩)를 떠올리게 한다.중국 삼국시대의 위나라 조조의 셋째아들인 조식은 문장가였다.첫째아들로 왕위(文帝)에 오른 조비는 조조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조식이 죽이고싶을 만큼 미웠다. 조비는 조식을 불러 일곱걸음을 걷는 동안 시를 짓게 했고,못 지으면 죽이겠다고 했다.‘콩깍지를 태워 콩을 삶고 있네,콩이 솥 안에서 울며 말하는구나.본래 한 뿌리로 태어났건만,어찌 이다지도 들볶는건가’.조식의 칠보시를듣자 조비는 동생을 부둥켜안고 울었다는 얘기다. 개방형 직위를 보면서 칠보시를 떠올리게 되는 까닭은,행정자치부 인사국에서 옮겨간 공무원들이 대부분인 중앙인사위가 상징적인 개방형 자리의 하나로 인사국장을 지정했다는데 있다. 중앙인사위가 개방형 자리에 인사국장을 비롯한 핵심요직을 포함시키려한 노력은 높이 살만하다.굳이 말하자면 ‘개혁의 콩깍지’ 역할을 한 셈이다. 해당 부처들이 “도저히 내놓을 수 없는 자리”라고 버티는 모습은 진짜 핵심자리를 선정했음을 실감하게 한다.사실 핵심요직을 포함해 1∼3급의 20%를 개방형으로 선정해 문호를 개방한다는 것은 두 차례의 정부조직 축소보다훨씬 큰 파급효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개방형 직위선정을 놓고 정부 부처의 공무원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왜 인사국장이 개방형 자리가 돼야 하는지,외부 전문가가 들어와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을지가 의문스럽다고 쑤군거린다. 중앙인사위는 개방형 직위에 핵심보직을 포함시켜 여론을 어느정도 만족시켰지만,일반 공무원들을 납득시키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다.일부에선 ‘그대로는 안될 걸’이라며 벼르는 소리도 들린다. 고위직 자리의 개방이 공직사회에 몰고올 파장을 감안했으면 충분한 협의를 거쳤어야 옳았지만,인사위는 협의절차를 거쳤으나 합의를 도출해내는 데는실패했다.그리고는 서둘러 발표했다.인사위는 협의기구이지 결정기구가 아니라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부처들의 반발도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개방형 직위제가 시행되려면 직제개정 등 절차를 남겨두고 있으며,이 과정에서 충분한 부처간 협의가 이뤄져야할 것이다.행여 있을지 모를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이다. 박정현 행정뉴스팀기자 jhpark@
  • [현장] 눈치보는 입시요강

    “수능시험을 불과 1주일 앞둔 시점에서 신입생 선발방식을 바꾸는 게 과연옳은 일입니까.”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으니 기다려 주십시오.” 지난 11일 오후 서울대 본부.이 대학 음악대와 미술대를 지망할 고교 3학년 남학생 어머니 5명이 격앙된 어조로 대학측에 항의하고 있었다. 이들은 이날 아침 ‘서울대가 학장회의를 열어 음·미대의 남녀 구분 선발방식을 없앨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서울대를 찾았다. 서울대는 그러나 “다른 현안이 많아 충분히 토의하지 못했다”며 최종 결정 시점을 오는 18일로 미뤘다고 밝혔다. 서울대가 지난 78년부터 22년 동안 시행해 온 제도를 손질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수능시험을 불과 20일쯤 앞둔 시기였다.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위원장 姜基遠)가 지난달 하순 “서울대 등 9개 대학의 예·체능계에서 남녀 비율을 정해 신입생을 뽑는 것은 남녀차별금지 및 규제에 관한법에 어긋날 가능성이 있다”며 직권조사를 하겠다고 통보한 직후였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지난달 25일부터 서울대 앞에서는 이해관계가 상반된학부모들의 항의 집회가 이어졌다. 올 입시에서 이 대학 예능계에 도전할 남학생 학부모 50여명은 남녀 구분선발 방식의 폐지에 반대하고 있다.반면 이 대학 예능계에 재학중인 여학생 학부모 50여명은 “21세기에 성차별이 웬 말이냐”고 폐지를 요구하며 시위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다음 주에 수능시험이 치러지는데 빨리 결정해야 하지않느냐”고 따지자 “입시요강은 11월말쯤 발표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남의 일처럼 대답했다. 그러나 한 입시 전문가는 “선진국에서는 최소한 1년 전에 선발 기준을 공개한다”면서 “서울대는 빨리 결론을 내려 수험생 및 학부모의 혼선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세대 등 다른 대학들은 수능시험일이 얼마 남지 않은 점을 감안,올 입시에서 남녀 구분제를 유지하고 폐지 여부는 추후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서울대가 어떤 쪽으로 결론을 내릴지,옳고 그름을 따지려는 것은 아니다.수험생과 학부모의 입장은 뒷전으로 하고 결정의 시점을 차일피일 미루는것이혹시 국립대로서 정부의 눈를 보는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 사회팀 전영우ywchun@
  • [오늘의 눈] 돈 풀며 인플레 걱정하는 韓銀

    한국은행은 물가를 진정 걱정하는가,아니면 단지 ‘외교적 수사(修辭)’를구사하는 것인가. 지난 9일자 도하 각 신문에 난 한국은행발(發) 두 기사를 본 국민들은 어느 것이 한국은행의 속마음을 담고 있는지 아리송하다.“한국은행이 시장금리안정을 위해 1조원을 푼다”와 “한국 잠재성장률 4%대 하락,인플레 압력 가능성 우려”가 그것이다. 이날 한국은행은 ‘손으로는 돈을 풀겠다고 하면서,입으로는 물가걱정을 하는’ 이중적인 모습으로 비쳐졌다.당장 정부 관리들이나 금융계 인사들은 “한국은행의 정확한 입장이 무엇이냐”고 어리둥절해 했다. 전말은 이렇다.한은은 8일 오전 재경부,금융감독위원회와 가진 금융정책협의회에서 ‘시장안정을 위해 협력’키로 하고 1조원의 채권을 매입키로 했다.공교롭게도 정책협의회 직후 한국은행은 사전 예고없이 ‘잠재 GDP(국내총생산) 및 인플레 압력 측정결과’라는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했다.자본,노동 등 경제변수를 수학적 공식으로 추정한 결과 우리나라 잠재 경제성장률이4%대로 하락,내년에 물가상승압력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한은측은 “자료 배포이유에 대해 별다른 배경이 없다”고 설명했다.물론이같은 한은의 행동은 “현재는 돈을 풀지만 장기적으로는 물가상승 압력이우려된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그러나 통화신용정책을 결정하는 권한을 가진 책임있는 당국으로서의 자세라고 보기는 어렵다. 혹시 정부에 끌려다녀 어쩔 수 없이 돈을 풀지만 인플레를 걱정하는 속마음을 내비치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그렇다면 정부와 적극적으로 싸우지 않는‘독립기관-한은’의 눈치작전 또는 소심함이 국민의 비난을 받을 수도 있을것이다. 만일 뚜렷한 의도없이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했다면? 당장 재경부에서는 이자료의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따라서 논란의 소지가 있는 자료를 언론이 대대적으로 쓰도록 한은이 조장한 것은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 그 어느 때보다 경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은 당국자들이 국민들을헷갈리게 하기 보다는 경제에 대한 일관되고 뚜렷한 소신을 피력했으면 싶다. 이상일 경제과학팀차장 bruce@
  • [대한시론] 21세기 전경련

    30대 재벌중 상당수가 퇴출당하고 재계 서열 2위인 대우그룹마저 해체되는대변동 속에서 ‘대마 불사의 신화’도 깨어졌다. 정부는 새 천년을 향한 개혁에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고 여당은 자기당의환골탈태를 위한 새 천년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야당도 당명 변경을 포함한 ‘제2의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나아가 정치권은 국회의원 정수7% 감축과 기존 정치인의 대폭 물갈이를 포함한 근본적 정치개혁을 예고하고있다.학교도 새로운 목표 아래 혼돈의 와중에 들어 있다. 그러나 이 역사적 대변동기에 전경련만은 ‘역사유물’로 퇴출되려는 듯 낡은 조직과 의식을 깨는 자체개혁을 거부해 왔다.‘국가재건최고회의’ 치하에서 지난 1961년 창설된 ‘전경련’은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유린하던 시절에 채택된 목적의식과 기능 및 조직을 그대로 답습해온 것이다. 국가의 국정방향은 이미 2년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으로 바뀌었고 얼마전 다시 ‘민주주의·시장경제·생산적 복지의 병행발전’의 새천년 목표로 확장됐지만,전경련은 국정방향을 철저히 외면한 채 재벌개혁에대한 저항 거점으로 자임해 왔다.전경련에 적(籍)을 둔 논객들이 정부의 정책담당자들을 ‘시장의 적’으로 공격하는가 하면,선진국의 초대형 기업 집단과 한국 재벌그룹의 근본적 차이도 이해하지 못하고 또 소유와 경영의 일치에 입각한 공산주의 경제체제도 ‘소유와 경영의 완전분리’ 체제로 잘못아는 무식한 궤변가를 초청해 정부에 대한 공격을 대행토록 한 바 있다.이와같은 일련의 움직임으로 전경련은 한동안 유일무이한 ‘반정부단체’처럼 비쳐졌고 대(對)국민 이미지도 크게 실추됐다. 이제 전경련은 새 회장을 다시 선임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전경련은 세기가 바뀌는 시점에 이뤄지는 이 중차대한 지도부 교체의 기회를 단순히 공석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새 천년 정체성(正體性)을 새로 확립하는 계기로선용(善用)해야 할 것이다.이 기회를 놓치면 전경련은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하지 못한 채 새 천년 국가발전에 역기능적인 반시대적 조직으로 추락할 것이다. 이번에 전경련은 ‘재벌황제 친목단체’로서의 낡은 정체성을 고수하며 저항거점으로서의 기능을 계속할 것인가,아니면 일본의 경단련(經團連)과 같이모든 경제인들이 참여하는 ‘열린 결사체’로 거듭나 21세기 민관협력의 흐름에 따라 정부와 함께 개혁을 선도할 것인가를 두고 양단간의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국가와 민간단체 사이의 긴장된 협력은 선진 각국에서 ‘신민주국가론’에입각한 참여민주적 정부개혁과 적극적 민간·시민활동을 규정하는 새로운 민관관계의 기본방향이다.전경련도 민간단체이다.유독 전경련만이 이 세기적흐름으로부터 일탈하여 민관대결을 불러일으킨다면 불행한 일일 것이다. 이제 전경련도 변해야 산다.최근 전경련이 지도부 선출을 2000년 2월로 연기하고 개혁특위를 설치키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전경련은 지금부터 3개월 동안 개혁특위를 잘 활용하여 조직의 전면적 현대화를 준비하고 내년 2월에는 국민의 믿음과 사랑을 회복한 ‘국민의 경제인단체’로 다시 탄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전경련의 개혁내용은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지만,그변화의 기본방향은 세계화,시장화,민주화,지식기반화의 세기적 흐름을 적극 반영해야 할 것이다.권위주의 정부의 자원배분 관행에서 유래한 관치금융,정경유착,불법·탈법과편법,부정부패,황제경영,방만한 차입·선단식 경영 등은 모두 21세기 변화방향과 배치되는 것들이다. 전경련은 과거의 낡은 관행을 타파하고 거듭나려 한다면 2000년 2월에도 1960년대 초의 낡은 이름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21세기의 전경련’은 국민들의 눈에 ‘최신식 골동품’같은 형용모순으로 비칠 것이기 때문이다.국민은 전경련이 환골탈태해 경제개혁의 선도조직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黃台淵 동국대교수·정치학]
  • ‘수리수리 마수리 열려라! 과학’

    자연을 벗삼아 놀던 옛날의 아이들은 산과 들에서 뛰놀거나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을 지켜보면서 과학을 체험했다.그러나 요즘 아이들에게 과학은 무미건조한 지식일 따름이다. ‘수리 수리 마수리 열려라! 과학’(마가렛 켄다,칠리스 에스 윌리암스 지음.박원미 박영실옮김)은 자칫 딱딱하고 흥미없는 분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과학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초등학교 교과서의 내용을 토대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할 수 있는 간단한 실험 200가지를 제시한다. 일단 과학공책 한 권을 따로 준비한다.그리고 부엌과 집안에 있는 각종 도구만 있으면 OK.실험할 때 주의할 점을 자세하게 일러주고,곤충이나 생물을실험한 뒤에는 반드시 놓아주는 ‘자연사랑 실천’을 잊지 않는다.또 원자,분자를 비롯한 과학용어 등을 따로 풀이하는 배려도 눈에 띈다.몇가지 간단한 실험을 소개한다. ■산성과 알칼리성을 구별하는 실험준비물:도화지,김치,달걀 흰자,당근,콩,빗물,사과쥬스,설탕,세제,소금물,식초,오렌지쥬스,우유,달걀껍질,치약,커피,침,토마토 쥬스,콜라와 카레가루,과학공책. 실험방법①도화지 위에 액체를 조금씩 떨어뜨리고 이름을 써둔다.②카레가루를 조금씩 손으로 집어 종이위의 액체위에 뿌려준다.③색의 변화를 관찰한다.산성이면 카레가루가 그대로 노란색이고,알칼리성을 만나면 진해지거나 붉은색으로 변한다. ■산소와 철의 결합실험준비물:쇠 수세미,물,깨끗한 병,작은 국그릇. 실험방법①부엌용 쇠수세미를 물에 적셔 병바닥에 놓는다.②병을 거꾸로 세워둔뒤 ③국그릇에 물을 넣고 쇠수세미가 붉은색으로 변해가는 것을 관찰한다.그리고 점차 물이 위로 올라가는 것도 관찰한다. 철은 물 속의 산소와결합해 산화철이란 새로운 물질로 변한다.이 때 녹이 스는 현상이 생긴다.점차 물이 위로 올라가는 것은 산소가 없어지는 대신 그 자리를 물이 채움으로써 발생한다. ■식물에게도 사랑이 필요할까?준비물:똑같은 화분 2개,이름표,물,과학공책.실험방법:①화분 한개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키우고,다른 것은 그냥 키울 것으로 이름을 써둔다.②화분을창턱이나 따뜻하고 조용한 곳에 두고 물도 자주 준다.③하루에 한번씩 이야기를 들려줄 화분은 15분정도 이야기 책을 읽어주며,쓰다듬어 주고 칭찬한다.④1주일후 식물의 크기,줄기의 단단한 정도,색깔 등을 비교한다.2주,3주일후 계속 관찰한다. 사랑과 보살핌을 받은 화분이 더 잘 자라는 사실을 확인케한다.진명출판사 1만원.허남주기자 yukyung@*과학적 사고 이렇게 길러줘요 책은 이와 함께 아이에게 과학적인 사고를 길러주는 방법을 알려준다.다음은 과학적 사고를 기르는 방법. ■처음부터 과학이란 말을 사용하지마라 과학을 인식하지않으면 자연현상에더 관심이 생긴다. ■부엌에서 과학을 찾자 샐러드 드레싱과 묵 등 부엌에서 실험대상을 찾는다면 흥미는 배가된다. ■경쟁심을 불러일으켜라. ■호기심을 유도하라 스스로 해결할 문제를 주고 흥미로운 결과가 나오는과정을 보여줄 것. ■시간을 활용하라 창에 맺힌 눈의 결정을 돋보기로 관찰해서 그리게하는 것은 겨울날의 즐거운 과학놀이다.
  • [오늘의 눈] 국세공무원법‘백지화의 교훈’

    재정경제부가 21일 국세공무원을 별도로 뽑고 별도로 관리한다는 내용의 ‘국세공무원법 제정’방침을 자진 철회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한 일이다. 사실 재경부가 국세공무원법을 제정하겠다고 지난 8월27일 일방적으로 발표할 때부터 문제는 잉태되고 있었다.이 법 제정 방침은 명분과 절차 두 가지면에서 모두 설득력이 없었다. 국세공무원을 별도 고시를 통해 뽑아야 능력있는 사람들이 들어오고,수당을더 줘야 부패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쉽게 받아들여지기 어려웠다. 또 그 다음에 올 문제도 간과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반 국민들은 물론 공무원 사회에서도 이해를 못하고 반대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우리 공직사회에는 묘한 관행이 하나 있다.문제가 터지면 책임을 져야 할부처가 오히려 비대해지거나 해당 공무원들의 처우 개선 논의가 제기돼 왔다. 그러나 문제가 해결되기는 커녕 그 타령이거나 악화되곤 했다. 지금까지 큰 사고나 뇌물사건이 나면 공무원들의 임금이 적어서 그렇다며수당을 올렸지만 부패의 고리는 끊어지지 않았다.낙동강 페놀오염사태를 계기로 환경부가 급격히 팽창했으나 환경문제가 개선되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거의 없는 실정이다. 절차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었다.여당과 협의를 했다는 이유로 관계부처와의협의도 생략된 채 결정된 정부 방침처럼 발표됐다. 반발이 불거지자 뒤늦게협의에 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경부의 자진 철회로 국세공무원법은 없던 일로 됐지만 이번 ‘소동’은합리적인 공무원 인사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시켜 주었다. 정부 조직내 직종간,기관간 적절한 균형과 합리적인 차별을 가능하게 하는인사정책이 없다는 뜻이다.역대 정부의 인사행정은 강자 생존 논리에 따라움직였다고 해도 틀린말이 아니다.군사정부 시절에 비롯된 군이나 정보기관공무원에 대한 직급이나 보수 측면의 원칙없는 우대 경향이 아직도 남아 있고,검찰 등 권력기관 공무원에 대한 우대경향은 여전하다. 이렇다보니 각 부처 이기주의가 팽배했던 것이다.국세공무원법 제정 방침도바로 그러한 데서 출발했다고 여겨진다. 이제는 기관별 이기주의가 아닌,직종별 기관별 인사행정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새로운 인사행정의 모델을 찾아야 할 때이다. [홍성추 행정뉴스팀 차장] sch8@
  • [굿모닝 새천년 기초부터 다지자](13)페어 프레이

    [페어 플레이] 세기(世紀)를 여닫는 길목에서 우리 사회의 최대 담론(談論)은 개혁이다.그러나 후세의 사가(史家)들이 90년대말 우리 사회를 진정한 개혁의 시대로 기록할 지는 예단키 어렵다. 우리의 근현대사에서 보듯 지배계층의 사회 개조 작업이든,민중의 구체제혁파 운동이든 사회 전반의 자발적인 의식개혁이 선행되지 않고는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페어플레이,왜 중요한가 절차와 과정을 무시한채 결과와 목표만 중시하는변혁의 논리가 공동체에 어떤 불행을 자초하는지 우리는 가까운 역사를 통해뼈저리게 실감했다. 올곧은 개혁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과 절차의 정당성을중시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새로운 사회규범의 틀로 뿌리내려야 한다는 논거는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페어플레이란 같은 조건에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것이다.당당한 승자와 떳떳한 패자의 정신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페어플레이 정신과 동떨어져 있다. 교통위반으로 검문을 받을때 운전면허증 대신 다른 신분증을 내보이는 것은전혀 낯설지 않은 특권의식의 풍경이다. 학교 교육에서부터‘일등 제일주의,실패한 이등’의 사고방식에 젖다 보니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이기면 그만’이라는 왜곡된 생존논리가 곳곳에 스며 있다. 페어플레이의 부재(不在)는 사회 각부문의 유기적인 부패사슬 구조와도 직결된다.입찰과 인허가과정에서 비롯되는 건설업계 비리는 원청업체와 하청업체,무면허업체,현장소장,경찰,소방공무원에 이르는 먹이사슬 구조를 이루고있다.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씨랜드 화재 등 부실과 대형참사의 악순환이 끊이지 않는 것도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비리와 맥이 닿아 있다. 정치판의 금권·혼탁 선거,교육계의 촌지 관행,의료기관의 납품 비리,아파트관리비 부정,일선 행정기관의 급행료 수수,연고주의 인사 등도 공정경쟁풍토를 가로막는 구태(舊態)의 표본으로 꼽힌다.‘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꿩잡는게 매’‘나 하나쯤이야’‘좋은게 좋은 것’이라는 비정상과몰상식의 의식구조가 낳은 자화상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지난 7월 국정홍보처의 설문조사 결과 우리 국민의 59.5%가 ‘규칙을 잘 지키면 손해’라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가장 시급하게 몰아내야 할 사회규칙 위반 유형으로는 61.8%가 ‘부정부패’를 꼽았다. 페어플레이 정신을 정치·경제·사회 각 부문에 구현하는 과정에서 최대의장애물은 법이나 제도가 아니라 부정부패에 익숙한 우리의 의식구조라는 점을 보여준다.정부가 주도하는 ‘위로부터의 개혁’이 일과성 캠페인 차원에그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중요한 것은 정치인과 기업가,공무원,교사,일반 시민 등 사회 구성원 모두의 자발적인 의식개혁 운동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시민 대표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부패통제기구를 운영하거나 내부고발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활성화하는 방안 등이 의식을 개혁하고페어플레이 풍토를 정착시키는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제금융기금(IMF)체제의 그늘에서 벗어나면서 서민과 중산층의 상대적 박탈감을해소하기 위해 조세개혁 등 분배구조의 형평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조치를서둘러야 한다는 주장도제기한다. 특히 고위직이나 정치인,재벌 등 ‘가진자’의 페어플레이 없이 사회 전반의 공정 경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참여연대 이태호(李泰鎬)시민감시국장은 “힘있는 사람들이 페어플레이 정신을 어기는 마당에 일반 시민에게 공정경쟁의 룰을 지켜야 한다고 설득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강성남(姜聖男)교수는 “복잡 다양한 사회에서 과거처럼 획일적 룰을 적용하기란 어렵다”면서 “공동체를 이루는 각 주체가 정해진 룰에 따라 제 역할에 충실하다 보면 페어플레이의 사회 구조가 정착될 수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미국의 경우 [워싱턴 최철호특파원]미국에는 반독점법이란게 있다. 한두개의 기업이 독과점을 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간단한 이념의 이 법은 미국내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줄 우려가 있는 기업합병이나 흡수를 철저히 가려내는 자본주의의 보루로 작용하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약육강식의 초기 자본주의 병폐를 막고 자금력이 큰 대기업이더라도 중소기업과공정한 경쟁을 하도록 유도,결국 소비자들에게 유리하도록 기능하는 법이다.바로 페어플레이 개념이다. 미국은 바로 이 페어플레이 정신이 사회를 지탱하는 힘으로 작용한다해도과언이 아니다.건국초기 조지 워싱턴이나 토머스 제퍼슨 등이 국가를 만들어나갈 때 가장 염두에 둔 것이 ‘권력분산에 의한 페어플레이’였으며,그 이념은 상실되어간다고 느낄 때쯤이면 되살아나 자정능력으로 기능하고 있다. 닉슨 전대통령이 탄핵 목전에서 사임한 것도 남의 선거사무실을 도청,선거전략을 알아냈기 때문에 페어플레이 정신을 위배했다는 간단한 개념 때문이었다. 수정헌법 2조로 총기소유가 인정된 미국인들이 서부개척 당시 무질서 속에서 살인을 하더라도 무죄가 인정되는 경우는 바로 정당방위일 때다.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막을 동등한 권리가 인정된 페어플레이 정신이다.스포츠분야의페어플레이는 이미 잘 알려진 덕목이며,비록 잘못됐더라고 심판의 결정에 승복하는 정신이 굳어진지 오래다. 우리에게 가장 눈에 띠는 페어플레이 분야는 바로 정부나 기업에서의 인사부문.연공서열에 묶여 능력이 무시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노력한 만큼의실력을 토대로 활동영역을 부여받아 일한 뒤 결국 일한 만큼 대우받으며 그에 따른 앞날이 보장되는 것이다.
  • [해양한국 장보고에서 21세기까지](21)우리는 바다로 간다

    21세기를 흔히들 ‘해양의 세기’라고 한다.앞으로 인류는 모든 의·식·주를 바다에서 구하는 이른바 ‘청색혁명’의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학자들은예견하고 있다.새로운 밀레니엄의 해양은 단순한 물류교통의 대상으로서가아니라 새로운 산업자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이미 이같은 해양자원을 둘러싼 각국의 싸움은 시작됐다.배타적 경제수역 협정은 그 전초전과 같은 것이다. 제 2의 국토로 불리는 바다를 둘러싼 ‘총성없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선 국가전략의 패러다임도 과거와는 전적으로 달라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대한매일은 그동안 윤명철(尹明喆)동국대겸임교수가 집필해 온 ‘해양한국’시리즈의 전반부를 일단락짓고,해양부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추진해야할 해양 전반에 걸친 전략과 비전을 21회부터 6회에 걸쳐 연재한다. 식량·자원·에너지·환경 문제 등 인류가 처한 숙명적인 과제들을 해결할수 있는 마지막 보루로서 바다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해양력(海洋力)’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요소로 떠오르고 있다.산업혁명과 후기산업사회를거치면서 날로 증가하는 세계인구와 고갈돼가는 육상자원을 생각할때 해결책은 바다에서 구할 수 밖에 없다는데 이견을 제기할 사람은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표면의 71%를 차지하는 바다는 지구 환경의 재생·조절기능을 담당한다.그 뿐 아니라 무한한 자원의 보고(寶庫)이자 세계 무역과 경제를 촉진시키는 교역의 대동맥이다. 바다에는 지구전체 동식물의 80%인 총 30여만종의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으며 망간단괴를 비롯한 엄청난 광물자원과 석유·천연가스가 부존돼 있다.조력,파력,온도차를 이용하면 무공해 청정에너지를 무한정 생산할 수 있으며해수자체에는 우라늄 라듐 등 각종 화학물질이 녹아있다.또한 전세계 교역량의 75%인 약 50억t의 화물이 바다를 통해 배로 수송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21세기는 바다를 적절히 활용하고 다스려 국부(國富)를 창출해 내는 해양력이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확신하고 있다.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바다의 이용을 통한 해양력의 확보는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으로 둘러싸인 반도국가로서의 생존전략이라는지적이다.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물류연구실 강종희(姜淙熙)실장은 “서양은 일찍부터 바다에 진출해 바다의 상권을 장악함으로써 오늘 날 세계 강국이 될 수 있었다”면서 “해양력과 직결되는 각종 해상활동은 국토가 협소하고 부존자원이 빈약해 대외 의존적 경제발전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나라의 사활이 걸린 중대사”라고 강조했다.우리나라는 환태평양 서북지역의지정학적 요충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막대한 가용 해양자원을 보유, 해양력을 확보하기 위한 잠재력이 크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해양산업은 국민 경제적 측면에서 볼때 직·간접적 부가가치 생산액이 97년 기준 39조6,000억원으로 국민총생산의 9.5%를 차지했다.이에 따른 고용인원도 109만명으로 총 취업자의 5.1%에 달한다.그동안 이룩한 해양력 발전수준을 보면 수출입 물동량 세계 6위,조선 수주규모 세계 2위,원양어업 세계 3위,수산물 생산 세계 11위,선박보유량 세계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세계 10위의 해양력을 확보하고 있을 뿐아니라 우수한 해양산업인력산업기술,근로정신,범세계적 경영활동을 주요자산으로 그 성장잠재력이무한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해양수산부 홍승용(洪承湧)차관(수산경제학박사)은 “다가오는 21세기는 인류생존의 마지막 프론티어인 해양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세계 각국은 해양경쟁력 강화를 위해 더욱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전망하고 “새로운 천년을 맞아 우리나라가 경제적 재도약을 달성하고,청색혁명을 통한 해양부국을실현하기 위해 세계 문명사적 흐름과 장기비전에 입각한 국가 해양경영 전략인 ‘오션코리아 21’을 수립,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함혜리기자 lotus@ *부산·광양 ‘제2의 청해진’발돋움 부산항과 광양향이 21세기 해양시대를 이끌어갈 ‘제2의 청해진’으로 발돋움 한다.정부는 한반도를 동북아 물류중심기지로 육성하고 국내적으로 부산항에 편중된 화물을 분산처리함으로써 원활한 물류흐름과 국토의 균형발전을도모하기 위해 부산항과 광양항을 양대항만으로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부산항과 광양항을 통해 오는 2011년 우리나라 컨테이너 물동량 1,920만TEU중 400만 TEU를 환적처리하면 약 8억달러의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한반도 횡단철도(TKR)를 개통하는 경우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를연계한 대륙수송 거점으로 삼아 북미,유럽간 컨터이너 화물의 관문역할을 함으로써 한반도는 유라시아의 전략적 물류중심기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90년대 들어 세계 컨테이너화물 수송시장에 나타난 대표적인 특징은 동아시아의 물동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세계 컨테이너 처리량의 거의 절반이 동아시아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컨테이너 물동량을처리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항만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계획을 세워놓고있으며 세계 유수의 선사들도 급증하는 동아시아 컨테이너 수송량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이른바 ‘허브포트(중심항만)유치전쟁’이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중심항만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고 화남경제권에서는 홍콩과 카오슝이 현재 압도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해양수산부항만운영개선과 정순석(丁舜錫)과장은 “동북아시아에서는 아직 주도적인 중심항만이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중국의 상하이,일본의 고베와 오사카가 우리나라의 부산·광양항과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 3세대형 대형 컨테이너 중심항만으로 개발될 부산신항과 광양항의 배후에 관세자유무역지대를 설정하고 종합물류단지를 건설,항만서비스 기능을 대폭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간선항로상에 위치한 동북아 관문으로,대형 중심항만(허브포트)을 축으로 한 물류중심기지로의 발전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항만산업을 21세기형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함혜리기자] [기고] “해양강국이 새천년 주도”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두고 인류는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인구팽창 및 산업생산과 소비의 급증에 따른 자원고갈,환경 파괴 등이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다. 그런데 바다는 자원의 보고(寶庫)로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과학의 발전에 따라 해양의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해양을 국제무역,기술·문화 교류,어로 등의 수단으로 이용함으로써 국부를 축적했다.바다는 경제활동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물류,원자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개방적·진취적인 문화형성에 기여함으로써경제성장의 기반을 조성한다. 따라서 일찌기 해양진출에 성공한 국가들이 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바다관련산업에서 직·간접적으로 창출된 부가가치는 약31조원으로 국민총생산(GNP)의 7.0%에 달했으며 고용의 창출,국제수지개선에도 크게 기여했다.그러나 바다의 가치는 단순히 산업생산의 관점에서 평가할수 없는 측면이 더욱 크다. 바다는 아름다운 경관과 관광·레저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후생증대에 기여한다.우리나라의 지난해 해안지역 관광객 수는 7,620만명으로 추정된다.국민 1인당 1.6회 꼴로 해안지역을 다녀간 셈이다.뿐만 아니라 바다는 각종 오염물질을 받아들이고 정화하는 역할을 하며,바다에서 증발된 수분은 비,눈 등 강수의 형태로 육지에 공급된다.따라서 바다는 인간과 동식물의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기능을 해주는 것이다. 우리나라 근해의 해양생태적 가치는 연간 1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이는 우리나라 국민총생산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또 해상운송은 장거리·대량운송 수단으로서 다른 어떤 운송수단보다도 단위당 비용이 저렴하다.그 결과 바다는 전 세계 국제교역화물의 약 75%가 이동하는 수송로가 됨으로써 지구촌경제시대에 세계시장을 통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해상운송수단이 없었다면 세계경제는 오늘과 같은 발전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부존자원이 빈약해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을 추진해 온 국가의 경우 바다는 경제적 풍요를 가져다 주는 통로가 된다.바다는이처럼 우리의 경제와 생활전반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바다의 기능은 육상활동의 보조적인 수단으로 이용돼 왔을뿐이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해 바다는 과거의 소극적·제한적 역할에서벗어나 인류활동의 주된 무대로서 새롭게 자리매김할 것이다.지구면적의 70%에 해당하는 넓은 공간은 주거 및 산업생산활동에 널리 이용될 것이며,해저및 해중의 막대한 광물자원,해양생물자원 및 에너지자원(조력,파력,심층수와해표층과의 온도차 에너지)등은 육상자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된다. 새 밀레니엄에서 국가의 국제적 위상은 이와 같은 해양의 잠재력을 얼마나활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鄭鳳敏 해양수산개발원 해사정책연구실장]
  • [사설] 월드컵준비 제대로 되고 있나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준비가 엉망이라는 보도가 잇따른다.공동 개최국인일본은 착착 준비해 가고 있는데 우리는 자칫 나라 망신하는 사태가 오지 않을까 염려된다는 것이다.한국과 일본이 2002년 월드컵을 공동개최하기로 결정한 지 벌써 3년이 넘었고 대회 개막일이 앞으로 3년도 안 남았는데 아직도 준비에 소홀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우선 대회가 치러질 경기장 건설이 시공업체 부도와 설계변경,재원부족 등으로 지지부진한 상태라니 걱정이다.국내 10개 개최도시 가운데 5개 도시가이런 문제를 안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이미 경기장 2개가 완공됐고 2001년 상반기에 스타디움 공사가대부분 마무리되는데 비해 우리는 국제축구연맹이 요구하는 마감시한 2001년 12월을 꽉 채워 완공될 예정인 경기장이 많다니 아슬아슬한 느낌이다.이런상황이라면 차라리 월드컵 개최를 지금이라도 재검토해 국제망신을 피해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국제망신이 염려되는 것은 경기장 시설만이 아니다.숙박시설·통신·교통·안전·자원봉사 등 대회운영 계획도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상태다.눈에 보이는 시설과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손님맞이 준비는 사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는데 우리는 여기에 눈도 돌리지 않고 있다.경기장과 숙박시설·교통체계가 완벽하게 갖추어져도 호텔 이부자리가 더럽고 관광지 식당 종사자들이 불친절하고 공중화장실이 지저분하고 교통질서가 엉망이면 한국의 인상은 좋게 기억될 수 없다. 물론 88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저력이 우리에겐 있다.지금부터라도 특유의 오기와 추진력이 발휘되면 200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자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전국민이 함께 마음을모아야 한다.정부는 준비상황을 철저히 점검하고 월드컵 개최도시는 중앙정부의 지원만 바라지 말고 재원마련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일반 국민들은 월드컵을 당장 나하고 상관없는 축구대회로만 생각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월드컵은 88올림픽처럼 성공적인 개최로만 끝나서는 안된다.10조원이 넘는다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치밀하게 계산해 비즈니스 차원에서도열매를 거두어야 한다.88올림픽때 흠잡을 데 없던 우리 국민의 질서의식은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다시 곤두박질했다. 이번에는 선진 시민의식을 체질화하도록 하고 지방도시들의 국제화도 이루어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뒤늦게 후회하지 않도록 준비상황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박차를 가해야 할 때다.
  • [오늘의 눈] 아직도 멀고 먼 행정개혁

    관가 체육의 날 행사에 대한 본지보도에 대한 공무원들의 반응을 보면서 아직도 의식과 행태면에서 더 많은 행정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도가 나온 16일 행정자치부의 행사담당자는 “열심히 일만 하기로 했다. 동호인들끼리 모여서 가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기로 했다”고 불퉁스럽게 말을 건넸다. 보도 하루 만에 일정을 취소하는 걸 보면 신속하기는 하다.여론행정을 잘하는 것일까.그런데 해마다 이같은 지적을 했는데 그동안 왜 바뀌지 않았을까. “몇년 전인가 의료보험관리공단에 볼 일이 있어 갔던 적이 있다.평일인데도 창립기념 체육대회로 휴무한다는 안내문이 있더라.얼마나 화가 나던지…. 공무원이 이런데 국민이었다면 어땠을까”일선 공무원의 경험담이다. 행사의 내용도 들여다보면 문제가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한 부처의 경우“선수단 입장식과 폐회식을 갖고 장관이 축구 시축을 하는 등 장관 위주의행사 아니냐.모든 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이라곤 줄다리기 정도뿐이다. 이번 행사는 일반 직원들을 위한 행사라면서도 직원들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장관을 모시는 측근들이 결정한 것이다”라는 직원들의 불만도 제기된다. 전 직원 체육대회가 한가족 행사라면 직원들의 의견을 토대로 행사내용을정해야 하지 않을까.공무원 직장협의회가 구성됐더라면 어땠을까.직장협의회 운영지침을 만든 부서인 행자부를 비롯,많은 부처들에 아직 협의회가 구성되지 못하고 있다.공직사회가 여전히 윗사람 중심으로,윗사람의 눈치를 살피는 풍토라는 반증이다. 얼마전 현직 서기관이 공직사회를 비판하는 책을 냈다가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일이나 하지 쓸데없이 책은 왜 내가지고…”라는 식의 부정적인반응이 적지 않았다.“다음 인사 때 어디로 가게 될지 걱정”이라고 이 공무원은 어두운 표정을 지우지 못한다.우리 공직풍토는 여전히 시대흐름에 뒤떨어져 있다.체육대회에서 책 출간 ‘사건’에 이르기까지를 지켜보면서 보다더 빠른 변화가 필요하다고 절감하게 된다. 박현감 행정뉴스팀 기자eagleduo@
  • [오늘의 눈] 관가 체육행사와 민원업무

    말많은 관가 체육행사 시즌이 돌아왔다. 올해도 과거와 다름없이 일부 부처는 여전히 주중 행사를 갖는다. 재정경제부 소속 직원들은 금요일인 15일 외환은행 연수원에서 체육대회를하며 행정자치부와 환경부는 22일(금요일)이다. 물론 이들 부처는 업무공백 방지를 위해 과별로 필수 근무자는 남겨둔다는방침이다.재경부 직원은 “행사 당일에 업무상담은 물론 민원접수도 한다”면서 “안내게시판에 체육행사일임을 알리고 있다”며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과연 그럴까.민원인이 전화를 했을 때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으니 나중에문의하세요.회의 중입니다,내일 다시 하시죠”라고 하는 경우는 없을까. 이같은 우려를 감안,토요일에 하거나 실·국별로 나눠 행사를 하는 부처도있다.외교통상부,산업자원부,교육부 등의 경우다. 토요일인 16일 직원 체육대회를 하는 산자부의 담당직원은 “직원들 처지에서 보면 금요일이 좋겠지만 민원인 처지에서 보면 당직자가 남는다 하더라도 자기 업무가 아닌 만큼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겠느냐”며 토요일 행사 배경을 설명한다. 공무원들은 매년 4월 마지막 주로 잡힌 체육주간과 10월 15일인 체육의 날을 전후해 체육행사를 한다. 행사시기와 방법은 각 부처 기관장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다.공무원들도 체육활동을 통해 건강을 증진할 ‘권리’가 있고 직원 단합을 꾀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기도 하다.더군다나 정부 구조조정에다 임금삭감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처지에 있는 공무원들의 입장을 감안하면 풍성한 행사가 아쉬운 점도 없지않아 있다. 그러나 행사로 인해 민원인에게 불편을 초래해서는 안된다.평일날 거의 전직원이 자리를 비우는 것에 대해선 납세자에 대한 봉사 의식의 결여 내지는관(官) 우위의 발상 때문이라는 지적이 늘 따르게 마련이다. 대다수 국민의 공직사회의 행태에 대한 인식은 쉽게 악화되곤 한다는 점을감안하면 더욱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사기진작,단합,체력단련등 좋은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휴일을 택하면 더 좋지 않을까. 박현갑 행정뉴스팀기자eagledu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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