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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시론] 21세기 전경련

    30대 재벌중 상당수가 퇴출당하고 재계 서열 2위인 대우그룹마저 해체되는대변동 속에서 ‘대마 불사의 신화’도 깨어졌다. 정부는 새 천년을 향한 개혁에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고 여당은 자기당의환골탈태를 위한 새 천년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야당도 당명 변경을 포함한 ‘제2의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나아가 정치권은 국회의원 정수7% 감축과 기존 정치인의 대폭 물갈이를 포함한 근본적 정치개혁을 예고하고있다.학교도 새로운 목표 아래 혼돈의 와중에 들어 있다. 그러나 이 역사적 대변동기에 전경련만은 ‘역사유물’로 퇴출되려는 듯 낡은 조직과 의식을 깨는 자체개혁을 거부해 왔다.‘국가재건최고회의’ 치하에서 지난 1961년 창설된 ‘전경련’은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유린하던 시절에 채택된 목적의식과 기능 및 조직을 그대로 답습해온 것이다. 국가의 국정방향은 이미 2년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발전’으로 바뀌었고 얼마전 다시 ‘민주주의·시장경제·생산적 복지의 병행발전’의 새천년 목표로 확장됐지만,전경련은 국정방향을 철저히 외면한 채 재벌개혁에대한 저항 거점으로 자임해 왔다.전경련에 적(籍)을 둔 논객들이 정부의 정책담당자들을 ‘시장의 적’으로 공격하는가 하면,선진국의 초대형 기업 집단과 한국 재벌그룹의 근본적 차이도 이해하지 못하고 또 소유와 경영의 일치에 입각한 공산주의 경제체제도 ‘소유와 경영의 완전분리’ 체제로 잘못아는 무식한 궤변가를 초청해 정부에 대한 공격을 대행토록 한 바 있다.이와같은 일련의 움직임으로 전경련은 한동안 유일무이한 ‘반정부단체’처럼 비쳐졌고 대(對)국민 이미지도 크게 실추됐다. 이제 전경련은 새 회장을 다시 선임해야 할 상황에 처해 있다.전경련은 세기가 바뀌는 시점에 이뤄지는 이 중차대한 지도부 교체의 기회를 단순히 공석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새 천년 정체성(正體性)을 새로 확립하는 계기로선용(善用)해야 할 것이다.이 기회를 놓치면 전경련은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하지 못한 채 새 천년 국가발전에 역기능적인 반시대적 조직으로 추락할 것이다. 이번에 전경련은 ‘재벌황제 친목단체’로서의 낡은 정체성을 고수하며 저항거점으로서의 기능을 계속할 것인가,아니면 일본의 경단련(經團連)과 같이모든 경제인들이 참여하는 ‘열린 결사체’로 거듭나 21세기 민관협력의 흐름에 따라 정부와 함께 개혁을 선도할 것인가를 두고 양단간의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국가와 민간단체 사이의 긴장된 협력은 선진 각국에서 ‘신민주국가론’에입각한 참여민주적 정부개혁과 적극적 민간·시민활동을 규정하는 새로운 민관관계의 기본방향이다.전경련도 민간단체이다.유독 전경련만이 이 세기적흐름으로부터 일탈하여 민관대결을 불러일으킨다면 불행한 일일 것이다. 이제 전경련도 변해야 산다.최근 전경련이 지도부 선출을 2000년 2월로 연기하고 개혁특위를 설치키로 한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전경련은 지금부터 3개월 동안 개혁특위를 잘 활용하여 조직의 전면적 현대화를 준비하고 내년 2월에는 국민의 믿음과 사랑을 회복한 ‘국민의 경제인단체’로 다시 탄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전경련의 개혁내용은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지만,그변화의 기본방향은 세계화,시장화,민주화,지식기반화의 세기적 흐름을 적극 반영해야 할 것이다.권위주의 정부의 자원배분 관행에서 유래한 관치금융,정경유착,불법·탈법과편법,부정부패,황제경영,방만한 차입·선단식 경영 등은 모두 21세기 변화방향과 배치되는 것들이다. 전경련은 과거의 낡은 관행을 타파하고 거듭나려 한다면 2000년 2월에도 1960년대 초의 낡은 이름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21세기의 전경련’은 국민들의 눈에 ‘최신식 골동품’같은 형용모순으로 비칠 것이기 때문이다.국민은 전경련이 환골탈태해 경제개혁의 선도조직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黃台淵 동국대교수·정치학]
  • ‘수리수리 마수리 열려라! 과학’

    자연을 벗삼아 놀던 옛날의 아이들은 산과 들에서 뛰놀거나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을 지켜보면서 과학을 체험했다.그러나 요즘 아이들에게 과학은 무미건조한 지식일 따름이다. ‘수리 수리 마수리 열려라! 과학’(마가렛 켄다,칠리스 에스 윌리암스 지음.박원미 박영실옮김)은 자칫 딱딱하고 흥미없는 분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과학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초등학교 교과서의 내용을 토대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할 수 있는 간단한 실험 200가지를 제시한다. 일단 과학공책 한 권을 따로 준비한다.그리고 부엌과 집안에 있는 각종 도구만 있으면 OK.실험할 때 주의할 점을 자세하게 일러주고,곤충이나 생물을실험한 뒤에는 반드시 놓아주는 ‘자연사랑 실천’을 잊지 않는다.또 원자,분자를 비롯한 과학용어 등을 따로 풀이하는 배려도 눈에 띈다.몇가지 간단한 실험을 소개한다. ■산성과 알칼리성을 구별하는 실험준비물:도화지,김치,달걀 흰자,당근,콩,빗물,사과쥬스,설탕,세제,소금물,식초,오렌지쥬스,우유,달걀껍질,치약,커피,침,토마토 쥬스,콜라와 카레가루,과학공책. 실험방법①도화지 위에 액체를 조금씩 떨어뜨리고 이름을 써둔다.②카레가루를 조금씩 손으로 집어 종이위의 액체위에 뿌려준다.③색의 변화를 관찰한다.산성이면 카레가루가 그대로 노란색이고,알칼리성을 만나면 진해지거나 붉은색으로 변한다. ■산소와 철의 결합실험준비물:쇠 수세미,물,깨끗한 병,작은 국그릇. 실험방법①부엌용 쇠수세미를 물에 적셔 병바닥에 놓는다.②병을 거꾸로 세워둔뒤 ③국그릇에 물을 넣고 쇠수세미가 붉은색으로 변해가는 것을 관찰한다.그리고 점차 물이 위로 올라가는 것도 관찰한다. 철은 물 속의 산소와결합해 산화철이란 새로운 물질로 변한다.이 때 녹이 스는 현상이 생긴다.점차 물이 위로 올라가는 것은 산소가 없어지는 대신 그 자리를 물이 채움으로써 발생한다. ■식물에게도 사랑이 필요할까?준비물:똑같은 화분 2개,이름표,물,과학공책.실험방법:①화분 한개는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키우고,다른 것은 그냥 키울 것으로 이름을 써둔다.②화분을창턱이나 따뜻하고 조용한 곳에 두고 물도 자주 준다.③하루에 한번씩 이야기를 들려줄 화분은 15분정도 이야기 책을 읽어주며,쓰다듬어 주고 칭찬한다.④1주일후 식물의 크기,줄기의 단단한 정도,색깔 등을 비교한다.2주,3주일후 계속 관찰한다. 사랑과 보살핌을 받은 화분이 더 잘 자라는 사실을 확인케한다.진명출판사 1만원.허남주기자 yukyung@*과학적 사고 이렇게 길러줘요 책은 이와 함께 아이에게 과학적인 사고를 길러주는 방법을 알려준다.다음은 과학적 사고를 기르는 방법. ■처음부터 과학이란 말을 사용하지마라 과학을 인식하지않으면 자연현상에더 관심이 생긴다. ■부엌에서 과학을 찾자 샐러드 드레싱과 묵 등 부엌에서 실험대상을 찾는다면 흥미는 배가된다. ■경쟁심을 불러일으켜라. ■호기심을 유도하라 스스로 해결할 문제를 주고 흥미로운 결과가 나오는과정을 보여줄 것. ■시간을 활용하라 창에 맺힌 눈의 결정을 돋보기로 관찰해서 그리게하는 것은 겨울날의 즐거운 과학놀이다.
  • [오늘의 눈] 국세공무원법‘백지화의 교훈’

    재정경제부가 21일 국세공무원을 별도로 뽑고 별도로 관리한다는 내용의 ‘국세공무원법 제정’방침을 자진 철회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한 일이다. 사실 재경부가 국세공무원법을 제정하겠다고 지난 8월27일 일방적으로 발표할 때부터 문제는 잉태되고 있었다.이 법 제정 방침은 명분과 절차 두 가지면에서 모두 설득력이 없었다. 국세공무원을 별도 고시를 통해 뽑아야 능력있는 사람들이 들어오고,수당을더 줘야 부패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쉽게 받아들여지기 어려웠다. 또 그 다음에 올 문제도 간과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반 국민들은 물론 공무원 사회에서도 이해를 못하고 반대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우리 공직사회에는 묘한 관행이 하나 있다.문제가 터지면 책임을 져야 할부처가 오히려 비대해지거나 해당 공무원들의 처우 개선 논의가 제기돼 왔다. 그러나 문제가 해결되기는 커녕 그 타령이거나 악화되곤 했다. 지금까지 큰 사고나 뇌물사건이 나면 공무원들의 임금이 적어서 그렇다며수당을 올렸지만 부패의 고리는 끊어지지 않았다.낙동강 페놀오염사태를 계기로 환경부가 급격히 팽창했으나 환경문제가 개선되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거의 없는 실정이다. 절차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었다.여당과 협의를 했다는 이유로 관계부처와의협의도 생략된 채 결정된 정부 방침처럼 발표됐다. 반발이 불거지자 뒤늦게협의에 임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경부의 자진 철회로 국세공무원법은 없던 일로 됐지만 이번 ‘소동’은합리적인 공무원 인사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시켜 주었다. 정부 조직내 직종간,기관간 적절한 균형과 합리적인 차별을 가능하게 하는인사정책이 없다는 뜻이다.역대 정부의 인사행정은 강자 생존 논리에 따라움직였다고 해도 틀린말이 아니다.군사정부 시절에 비롯된 군이나 정보기관공무원에 대한 직급이나 보수 측면의 원칙없는 우대 경향이 아직도 남아 있고,검찰 등 권력기관 공무원에 대한 우대경향은 여전하다. 이렇다보니 각 부처 이기주의가 팽배했던 것이다.국세공무원법 제정 방침도바로 그러한 데서 출발했다고 여겨진다. 이제는 기관별 이기주의가 아닌,직종별 기관별 인사행정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새로운 인사행정의 모델을 찾아야 할 때이다. [홍성추 행정뉴스팀 차장] sch8@
  • [굿모닝 새천년 기초부터 다지자](13)페어 프레이

    [페어 플레이] 세기(世紀)를 여닫는 길목에서 우리 사회의 최대 담론(談論)은 개혁이다.그러나 후세의 사가(史家)들이 90년대말 우리 사회를 진정한 개혁의 시대로 기록할 지는 예단키 어렵다. 우리의 근현대사에서 보듯 지배계층의 사회 개조 작업이든,민중의 구체제혁파 운동이든 사회 전반의 자발적인 의식개혁이 선행되지 않고는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페어플레이,왜 중요한가 절차와 과정을 무시한채 결과와 목표만 중시하는변혁의 논리가 공동체에 어떤 불행을 자초하는지 우리는 가까운 역사를 통해뼈저리게 실감했다. 올곧은 개혁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단과 절차의 정당성을중시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새로운 사회규범의 틀로 뿌리내려야 한다는 논거는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 페어플레이란 같은 조건에서 정해진 규칙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는 것이다.당당한 승자와 떳떳한 패자의 정신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페어플레이 정신과 동떨어져 있다. 교통위반으로 검문을 받을때 운전면허증 대신 다른 신분증을 내보이는 것은전혀 낯설지 않은 특권의식의 풍경이다. 학교 교육에서부터‘일등 제일주의,실패한 이등’의 사고방식에 젖다 보니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이기면 그만’이라는 왜곡된 생존논리가 곳곳에 스며 있다. 페어플레이의 부재(不在)는 사회 각부문의 유기적인 부패사슬 구조와도 직결된다.입찰과 인허가과정에서 비롯되는 건설업계 비리는 원청업체와 하청업체,무면허업체,현장소장,경찰,소방공무원에 이르는 먹이사슬 구조를 이루고있다.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씨랜드 화재 등 부실과 대형참사의 악순환이 끊이지 않는 것도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비리와 맥이 닿아 있다. 정치판의 금권·혼탁 선거,교육계의 촌지 관행,의료기관의 납품 비리,아파트관리비 부정,일선 행정기관의 급행료 수수,연고주의 인사 등도 공정경쟁풍토를 가로막는 구태(舊態)의 표본으로 꼽힌다.‘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꿩잡는게 매’‘나 하나쯤이야’‘좋은게 좋은 것’이라는 비정상과몰상식의 의식구조가 낳은 자화상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지난 7월 국정홍보처의 설문조사 결과 우리 국민의 59.5%가 ‘규칙을 잘 지키면 손해’라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가장 시급하게 몰아내야 할 사회규칙 위반 유형으로는 61.8%가 ‘부정부패’를 꼽았다. 페어플레이 정신을 정치·경제·사회 각 부문에 구현하는 과정에서 최대의장애물은 법이나 제도가 아니라 부정부패에 익숙한 우리의 의식구조라는 점을 보여준다.정부가 주도하는 ‘위로부터의 개혁’이 일과성 캠페인 차원에그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중요한 것은 정치인과 기업가,공무원,교사,일반 시민 등 사회 구성원 모두의 자발적인 의식개혁 운동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시민 대표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부패통제기구를 운영하거나 내부고발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활성화하는 방안 등이 의식을 개혁하고페어플레이 풍토를 정착시키는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제금융기금(IMF)체제의 그늘에서 벗어나면서 서민과 중산층의 상대적 박탈감을해소하기 위해 조세개혁 등 분배구조의 형평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조치를서둘러야 한다는 주장도제기한다. 특히 고위직이나 정치인,재벌 등 ‘가진자’의 페어플레이 없이 사회 전반의 공정 경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참여연대 이태호(李泰鎬)시민감시국장은 “힘있는 사람들이 페어플레이 정신을 어기는 마당에 일반 시민에게 공정경쟁의 룰을 지켜야 한다고 설득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강성남(姜聖男)교수는 “복잡 다양한 사회에서 과거처럼 획일적 룰을 적용하기란 어렵다”면서 “공동체를 이루는 각 주체가 정해진 룰에 따라 제 역할에 충실하다 보면 페어플레이의 사회 구조가 정착될 수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구기자 ckpark@*미국의 경우 [워싱턴 최철호특파원]미국에는 반독점법이란게 있다. 한두개의 기업이 독과점을 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간단한 이념의 이 법은 미국내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줄 우려가 있는 기업합병이나 흡수를 철저히 가려내는 자본주의의 보루로 작용하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약육강식의 초기 자본주의 병폐를 막고 자금력이 큰 대기업이더라도 중소기업과공정한 경쟁을 하도록 유도,결국 소비자들에게 유리하도록 기능하는 법이다.바로 페어플레이 개념이다. 미국은 바로 이 페어플레이 정신이 사회를 지탱하는 힘으로 작용한다해도과언이 아니다.건국초기 조지 워싱턴이나 토머스 제퍼슨 등이 국가를 만들어나갈 때 가장 염두에 둔 것이 ‘권력분산에 의한 페어플레이’였으며,그 이념은 상실되어간다고 느낄 때쯤이면 되살아나 자정능력으로 기능하고 있다. 닉슨 전대통령이 탄핵 목전에서 사임한 것도 남의 선거사무실을 도청,선거전략을 알아냈기 때문에 페어플레이 정신을 위배했다는 간단한 개념 때문이었다. 수정헌법 2조로 총기소유가 인정된 미국인들이 서부개척 당시 무질서 속에서 살인을 하더라도 무죄가 인정되는 경우는 바로 정당방위일 때다.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막을 동등한 권리가 인정된 페어플레이 정신이다.스포츠분야의페어플레이는 이미 잘 알려진 덕목이며,비록 잘못됐더라고 심판의 결정에 승복하는 정신이 굳어진지 오래다. 우리에게 가장 눈에 띠는 페어플레이 분야는 바로 정부나 기업에서의 인사부문.연공서열에 묶여 능력이 무시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노력한 만큼의실력을 토대로 활동영역을 부여받아 일한 뒤 결국 일한 만큼 대우받으며 그에 따른 앞날이 보장되는 것이다.
  • [해양한국 장보고에서 21세기까지](21)우리는 바다로 간다

    21세기를 흔히들 ‘해양의 세기’라고 한다.앞으로 인류는 모든 의·식·주를 바다에서 구하는 이른바 ‘청색혁명’의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학자들은예견하고 있다.새로운 밀레니엄의 해양은 단순한 물류교통의 대상으로서가아니라 새로운 산업자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이미 이같은 해양자원을 둘러싼 각국의 싸움은 시작됐다.배타적 경제수역 협정은 그 전초전과 같은 것이다. 제 2의 국토로 불리는 바다를 둘러싼 ‘총성없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선 국가전략의 패러다임도 과거와는 전적으로 달라져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대한매일은 그동안 윤명철(尹明喆)동국대겸임교수가 집필해 온 ‘해양한국’시리즈의 전반부를 일단락짓고,해양부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추진해야할 해양 전반에 걸친 전략과 비전을 21회부터 6회에 걸쳐 연재한다. 식량·자원·에너지·환경 문제 등 인류가 처한 숙명적인 과제들을 해결할수 있는 마지막 보루로서 바다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면서 ‘해양력(海洋力)’이 국가경쟁력의 핵심요소로 떠오르고 있다.산업혁명과 후기산업사회를거치면서 날로 증가하는 세계인구와 고갈돼가는 육상자원을 생각할때 해결책은 바다에서 구할 수 밖에 없다는데 이견을 제기할 사람은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표면의 71%를 차지하는 바다는 지구 환경의 재생·조절기능을 담당한다.그 뿐 아니라 무한한 자원의 보고(寶庫)이자 세계 무역과 경제를 촉진시키는 교역의 대동맥이다. 바다에는 지구전체 동식물의 80%인 총 30여만종의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으며 망간단괴를 비롯한 엄청난 광물자원과 석유·천연가스가 부존돼 있다.조력,파력,온도차를 이용하면 무공해 청정에너지를 무한정 생산할 수 있으며해수자체에는 우라늄 라듐 등 각종 화학물질이 녹아있다.또한 전세계 교역량의 75%인 약 50억t의 화물이 바다를 통해 배로 수송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21세기는 바다를 적절히 활용하고 다스려 국부(國富)를 창출해 내는 해양력이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확신하고 있다.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바다의 이용을 통한 해양력의 확보는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으로 둘러싸인 반도국가로서의 생존전략이라는지적이다.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물류연구실 강종희(姜淙熙)실장은 “서양은 일찍부터 바다에 진출해 바다의 상권을 장악함으로써 오늘 날 세계 강국이 될 수 있었다”면서 “해양력과 직결되는 각종 해상활동은 국토가 협소하고 부존자원이 빈약해 대외 의존적 경제발전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나라의 사활이 걸린 중대사”라고 강조했다.우리나라는 환태평양 서북지역의지정학적 요충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막대한 가용 해양자원을 보유, 해양력을 확보하기 위한 잠재력이 크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해양산업은 국민 경제적 측면에서 볼때 직·간접적 부가가치 생산액이 97년 기준 39조6,000억원으로 국민총생산의 9.5%를 차지했다.이에 따른 고용인원도 109만명으로 총 취업자의 5.1%에 달한다.그동안 이룩한 해양력 발전수준을 보면 수출입 물동량 세계 6위,조선 수주규모 세계 2위,원양어업 세계 3위,수산물 생산 세계 11위,선박보유량 세계 7위를 기록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세계 10위의 해양력을 확보하고 있을 뿐아니라 우수한 해양산업인력산업기술,근로정신,범세계적 경영활동을 주요자산으로 그 성장잠재력이무한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해양수산부 홍승용(洪承湧)차관(수산경제학박사)은 “다가오는 21세기는 인류생존의 마지막 프론티어인 해양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세계 각국은 해양경쟁력 강화를 위해 더욱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전망하고 “새로운 천년을 맞아 우리나라가 경제적 재도약을 달성하고,청색혁명을 통한 해양부국을실현하기 위해 세계 문명사적 흐름과 장기비전에 입각한 국가 해양경영 전략인 ‘오션코리아 21’을 수립,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함혜리기자 lotus@ *부산·광양 ‘제2의 청해진’발돋움 부산항과 광양향이 21세기 해양시대를 이끌어갈 ‘제2의 청해진’으로 발돋움 한다.정부는 한반도를 동북아 물류중심기지로 육성하고 국내적으로 부산항에 편중된 화물을 분산처리함으로써 원활한 물류흐름과 국토의 균형발전을도모하기 위해 부산항과 광양항을 양대항만으로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부산항과 광양항을 통해 오는 2011년 우리나라 컨테이너 물동량 1,920만TEU중 400만 TEU를 환적처리하면 약 8억달러의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한반도 횡단철도(TKR)를 개통하는 경우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중국횡단철도(TCR)를연계한 대륙수송 거점으로 삼아 북미,유럽간 컨터이너 화물의 관문역할을 함으로써 한반도는 유라시아의 전략적 물류중심기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있다. 90년대 들어 세계 컨테이너화물 수송시장에 나타난 대표적인 특징은 동아시아의 물동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세계 컨테이너 처리량의 거의 절반이 동아시아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컨테이너 물동량을처리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항만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계획을 세워놓고있으며 세계 유수의 선사들도 급증하는 동아시아 컨테이너 수송량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이른바 ‘허브포트(중심항만)유치전쟁’이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중심항만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고 화남경제권에서는 홍콩과 카오슝이 현재 압도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해양수산부항만운영개선과 정순석(丁舜錫)과장은 “동북아시아에서는 아직 주도적인 중심항만이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중국의 상하이,일본의 고베와 오사카가 우리나라의 부산·광양항과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 3세대형 대형 컨테이너 중심항만으로 개발될 부산신항과 광양항의 배후에 관세자유무역지대를 설정하고 종합물류단지를 건설,항만서비스 기능을 대폭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간선항로상에 위치한 동북아 관문으로,대형 중심항만(허브포트)을 축으로 한 물류중심기지로의 발전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항만산업을 21세기형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함혜리기자] [기고] “해양강국이 새천년 주도”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두고 인류는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인구팽창 및 산업생산과 소비의 급증에 따른 자원고갈,환경 파괴 등이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다. 그런데 바다는 자원의 보고(寶庫)로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과학의 발전에 따라 해양의 잠재력을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해양을 국제무역,기술·문화 교류,어로 등의 수단으로 이용함으로써 국부를 축적했다.바다는 경제활동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물류,원자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개방적·진취적인 문화형성에 기여함으로써경제성장의 기반을 조성한다. 따라서 일찌기 해양진출에 성공한 국가들이 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너무나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바다관련산업에서 직·간접적으로 창출된 부가가치는 약31조원으로 국민총생산(GNP)의 7.0%에 달했으며 고용의 창출,국제수지개선에도 크게 기여했다.그러나 바다의 가치는 단순히 산업생산의 관점에서 평가할수 없는 측면이 더욱 크다. 바다는 아름다운 경관과 관광·레저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후생증대에 기여한다.우리나라의 지난해 해안지역 관광객 수는 7,620만명으로 추정된다.국민 1인당 1.6회 꼴로 해안지역을 다녀간 셈이다.뿐만 아니라 바다는 각종 오염물질을 받아들이고 정화하는 역할을 하며,바다에서 증발된 수분은 비,눈 등 강수의 형태로 육지에 공급된다.따라서 바다는 인간과 동식물의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기능을 해주는 것이다. 우리나라 근해의 해양생태적 가치는 연간 1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이는 우리나라 국민총생산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또 해상운송은 장거리·대량운송 수단으로서 다른 어떤 운송수단보다도 단위당 비용이 저렴하다.그 결과 바다는 전 세계 국제교역화물의 약 75%가 이동하는 수송로가 됨으로써 지구촌경제시대에 세계시장을 통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해상운송수단이 없었다면 세계경제는 오늘과 같은 발전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부존자원이 빈약해 수출주도형 경제성장을 추진해 온 국가의 경우 바다는 경제적 풍요를 가져다 주는 통로가 된다.바다는이처럼 우리의 경제와 생활전반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바다의 기능은 육상활동의 보조적인 수단으로 이용돼 왔을뿐이다. 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이해 바다는 과거의 소극적·제한적 역할에서벗어나 인류활동의 주된 무대로서 새롭게 자리매김할 것이다.지구면적의 70%에 해당하는 넓은 공간은 주거 및 산업생산활동에 널리 이용될 것이며,해저및 해중의 막대한 광물자원,해양생물자원 및 에너지자원(조력,파력,심층수와해표층과의 온도차 에너지)등은 육상자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된다. 새 밀레니엄에서 국가의 국제적 위상은 이와 같은 해양의 잠재력을 얼마나활용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鄭鳳敏 해양수산개발원 해사정책연구실장]
  • [사설] 월드컵준비 제대로 되고 있나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준비가 엉망이라는 보도가 잇따른다.공동 개최국인일본은 착착 준비해 가고 있는데 우리는 자칫 나라 망신하는 사태가 오지 않을까 염려된다는 것이다.한국과 일본이 2002년 월드컵을 공동개최하기로 결정한 지 벌써 3년이 넘었고 대회 개막일이 앞으로 3년도 안 남았는데 아직도 준비에 소홀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우선 대회가 치러질 경기장 건설이 시공업체 부도와 설계변경,재원부족 등으로 지지부진한 상태라니 걱정이다.국내 10개 개최도시 가운데 5개 도시가이런 문제를 안고 있다. 일본의 경우 이미 경기장 2개가 완공됐고 2001년 상반기에 스타디움 공사가대부분 마무리되는데 비해 우리는 국제축구연맹이 요구하는 마감시한 2001년 12월을 꽉 채워 완공될 예정인 경기장이 많다니 아슬아슬한 느낌이다.이런상황이라면 차라리 월드컵 개최를 지금이라도 재검토해 국제망신을 피해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국제망신이 염려되는 것은 경기장 시설만이 아니다.숙박시설·통신·교통·안전·자원봉사 등 대회운영 계획도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상태다.눈에 보이는 시설과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손님맞이 준비는 사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구하는데 우리는 여기에 눈도 돌리지 않고 있다.경기장과 숙박시설·교통체계가 완벽하게 갖추어져도 호텔 이부자리가 더럽고 관광지 식당 종사자들이 불친절하고 공중화장실이 지저분하고 교통질서가 엉망이면 한국의 인상은 좋게 기억될 수 없다. 물론 88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저력이 우리에겐 있다.지금부터라도 특유의 오기와 추진력이 발휘되면 2002년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을 것이다.그러자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전국민이 함께 마음을모아야 한다.정부는 준비상황을 철저히 점검하고 월드컵 개최도시는 중앙정부의 지원만 바라지 말고 재원마련 방안을 강구해야 하며 일반 국민들은 월드컵을 당장 나하고 상관없는 축구대회로만 생각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월드컵은 88올림픽처럼 성공적인 개최로만 끝나서는 안된다.10조원이 넘는다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치밀하게 계산해 비즈니스 차원에서도열매를 거두어야 한다.88올림픽때 흠잡을 데 없던 우리 국민의 질서의식은 올림픽이 끝나자마자 다시 곤두박질했다. 이번에는 선진 시민의식을 체질화하도록 하고 지방도시들의 국제화도 이루어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뒤늦게 후회하지 않도록 준비상황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박차를 가해야 할 때다.
  • [오늘의 눈] 아직도 멀고 먼 행정개혁

    관가 체육의 날 행사에 대한 본지보도에 대한 공무원들의 반응을 보면서 아직도 의식과 행태면에서 더 많은 행정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도가 나온 16일 행정자치부의 행사담당자는 “열심히 일만 하기로 했다. 동호인들끼리 모여서 가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기로 했다”고 불퉁스럽게 말을 건넸다. 보도 하루 만에 일정을 취소하는 걸 보면 신속하기는 하다.여론행정을 잘하는 것일까.그런데 해마다 이같은 지적을 했는데 그동안 왜 바뀌지 않았을까. “몇년 전인가 의료보험관리공단에 볼 일이 있어 갔던 적이 있다.평일인데도 창립기념 체육대회로 휴무한다는 안내문이 있더라.얼마나 화가 나던지…. 공무원이 이런데 국민이었다면 어땠을까”일선 공무원의 경험담이다. 행사의 내용도 들여다보면 문제가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한 부처의 경우“선수단 입장식과 폐회식을 갖고 장관이 축구 시축을 하는 등 장관 위주의행사 아니냐.모든 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이라곤 줄다리기 정도뿐이다. 이번 행사는 일반 직원들을 위한 행사라면서도 직원들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장관을 모시는 측근들이 결정한 것이다”라는 직원들의 불만도 제기된다. 전 직원 체육대회가 한가족 행사라면 직원들의 의견을 토대로 행사내용을정해야 하지 않을까.공무원 직장협의회가 구성됐더라면 어땠을까.직장협의회 운영지침을 만든 부서인 행자부를 비롯,많은 부처들에 아직 협의회가 구성되지 못하고 있다.공직사회가 여전히 윗사람 중심으로,윗사람의 눈치를 살피는 풍토라는 반증이다. 얼마전 현직 서기관이 공직사회를 비판하는 책을 냈다가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일이나 하지 쓸데없이 책은 왜 내가지고…”라는 식의 부정적인반응이 적지 않았다.“다음 인사 때 어디로 가게 될지 걱정”이라고 이 공무원은 어두운 표정을 지우지 못한다.우리 공직풍토는 여전히 시대흐름에 뒤떨어져 있다.체육대회에서 책 출간 ‘사건’에 이르기까지를 지켜보면서 보다더 빠른 변화가 필요하다고 절감하게 된다. 박현감 행정뉴스팀 기자eagleduo@
  • [오늘의 눈] 관가 체육행사와 민원업무

    말많은 관가 체육행사 시즌이 돌아왔다. 올해도 과거와 다름없이 일부 부처는 여전히 주중 행사를 갖는다. 재정경제부 소속 직원들은 금요일인 15일 외환은행 연수원에서 체육대회를하며 행정자치부와 환경부는 22일(금요일)이다. 물론 이들 부처는 업무공백 방지를 위해 과별로 필수 근무자는 남겨둔다는방침이다.재경부 직원은 “행사 당일에 업무상담은 물론 민원접수도 한다”면서 “안내게시판에 체육행사일임을 알리고 있다”며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다. 과연 그럴까.민원인이 전화를 했을 때 “담당자가 자리를 비웠으니 나중에문의하세요.회의 중입니다,내일 다시 하시죠”라고 하는 경우는 없을까. 이같은 우려를 감안,토요일에 하거나 실·국별로 나눠 행사를 하는 부처도있다.외교통상부,산업자원부,교육부 등의 경우다. 토요일인 16일 직원 체육대회를 하는 산자부의 담당직원은 “직원들 처지에서 보면 금요일이 좋겠지만 민원인 처지에서 보면 당직자가 남는다 하더라도 자기 업무가 아닌 만큼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겠느냐”며 토요일 행사 배경을 설명한다. 공무원들은 매년 4월 마지막 주로 잡힌 체육주간과 10월 15일인 체육의 날을 전후해 체육행사를 한다. 행사시기와 방법은 각 부처 기관장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다.공무원들도 체육활동을 통해 건강을 증진할 ‘권리’가 있고 직원 단합을 꾀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기도 하다.더군다나 정부 구조조정에다 임금삭감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처지에 있는 공무원들의 입장을 감안하면 풍성한 행사가 아쉬운 점도 없지않아 있다. 그러나 행사로 인해 민원인에게 불편을 초래해서는 안된다.평일날 거의 전직원이 자리를 비우는 것에 대해선 납세자에 대한 봉사 의식의 결여 내지는관(官) 우위의 발상 때문이라는 지적이 늘 따르게 마련이다. 대다수 국민의 공직사회의 행태에 대한 인식은 쉽게 악화되곤 한다는 점을감안하면 더욱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사기진작,단합,체력단련등 좋은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휴일을 택하면 더 좋지 않을까. 박현갑 행정뉴스팀기자eagleduo@
  • 지방 19개 지역 새달까지 1만897가구 분양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서울과 수도권이 아닌 주요 19개 지역에서 1만897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된다. 지역별로는 대구,부산 등 영남권에서 8,315가구가 공급돼 전체 76%를 넘는다. 각 업체들은 하반기 분양시장이 탄력을 받는다고 생각,지방에서 약 2만여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었으나 계획을 대폭 축소하거나 내년사업으로연기해 분양물량이 많이 줄었다. ■영남권 대구 감삼지구와 부산 거제지구에서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들이 분양된다. 대구의 대표적인 주택건설업체인 우방이 감삼지구에서 2,160가구를 분양한다.20평형에서부터 54평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평수로 돼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당초 9월 중 분양할 계획이었으나 평형 결정 등이 늦어져 이달에 분양한다.현대산업개발은 역시 9월에 분양하려던 대구 칠곡동 2차아파트 353가구를 11월에 분양하기로 했다.대구 진천동에서는 삼성물산 주택부문이 317가구를 공급한다. 부산에서는 현대건설이 거제지구에 1,110가구를 10월에,쌍용건설이 496가구를 11월에 분양한다.이 중 96년에 처음으로 수도권이 아닌 지방분양을 시작했던 쌍용은 21세기 첨단아파트 개념을 도입한 판매전략을 세워 관심을 끌고 있다.현대산업개발은 부산 개금동에서 585가구의 재건축 아파트와 화명2지구에서 372가구의 아파트를 10월과 11월에 분양한다.삼성물산은 문현동에서431가구를 공급한다. 이밖에 김해 북부지구,진주 주약동,구미 옥계동,울산 약사동,마산 월영동등에서 크고 작은 아파트들이 분양된다. ■충청권 10월 중에는 분양계획이 없고 11월에 현대산업개발이 대전 노은지구와 서산 읍내동에서 약 1,000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한다.노은지구에서는 24평형이 542가구 공급되며 서산 읍내 2차는 22평형∼51평형 465가구가 분양된다. ■호남·강원·제주권 호남에서는 금호건설이 광주 학동과 풍암지구에서 분양하는 518가구가 눈에 띤다.금호가 학동에 분양하는 금호 베스빌은 광주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대형 평형위주로 47평형 115가구,53평형 79가구,61평형68가구로 돼 있다.풍암지구 역시 40평형과 51평형으로 구성돼 있다. 강원도에서는 고려산업개발이 이달 중춘천 사농동에서 25평형∼38평형 810가구를 분양하고 제주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연동에 247가구를 분양한다.대우건설의 춘천 칠전2차,양주 회천 아파트 등은 역시 내년사업으로 미루어 졌다. 박성태기자 sungt@
  • [오늘의 눈] 캉첸중가등반 생방송 ‘의욕과 현실’

    지난 8월초 히말라야 캉첸중가봉(8,586m) 등정을 위해 현지로 출발한 대한산악연맹 원정대가 두 달이 넘도록 승전보를 전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안겨주고 있다. 등정을 위성 생중계하기 위해 등반대와 함께 현지에 머무르고 있는 KBS 방송단의 한 관계자는 “12일 정상공격을 감행할 예정이었으나 또다시 강풍이몰아치는 바람에 정상등정을 포기한 채 제2캠프로 내려오고 있다”며 “이날 안으로 원정대가 앞으로의 등반일정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전해 왔다.7,000m 상공에 형성된 제트기류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원정대 결정을 최대한 존중하겠지만 방송단은 마지막으로 한번 더 원정대의 시도를 지켜본 뒤 여의치 않을 경우 철수한다는 입장을 정리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캉첸중가 프로젝트’는 지난달 23일로 예정됐던 첫 정상공격이 수포로 돌아간 이래 4∼5일 간격으로 예정일이 잡혔다가 취소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두명의 귀중한 목숨을 앗아간 사고는 지나간 일이었다고 치고 현 상황에서무엇보다 걱정은 남은 대원들의 건강이다.호흡곤란과 감기는 말할 것도 없고 원정대원 가운데서도 폐수종을 호소하는 이가 있다고 한다.원정대도 중계에 필요한 최소 인원만 남기고 하산할 것을 방송대원들에게 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등정에 성공해도 몇 개월 후 나타날지 모르는 후유증이 걱정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방송대원들은 원정대 눈치를 보고 원정대는 나름대로‘생중계’라는 심적 부담감 때문에 결단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대원들의 건강에 치명타를 안기는 사태다. 11일 방송대원의 절반은 “이제 됐다”며 하산을 주장하기도 했지만 ‘한번만 더’ 기다리기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새 천년을 맞는 국민들에게 희망과 가능성을 제시하겠다는 KBS의 의욕은 평가해 줄 만하다. 그러나 중계단원 일부가 밝혔듯이 ‘최선을 다하고 그것이 안될 때에는 차선을 택하는 것’이 순리다.그래서 원정대의 결정만 기다리지 말고 KBS의 최고 정책결정권자가 직접 나서서 ‘중계단 철수’라는 단안을 내렸으면 하는바람이다.‘바쁠 때에는 돌아가라’는 속담도 있지않은가. 내년에 중계단을 재구성,다시 시도하더라도 새 천년을 맞는 KBS의 의지를의심할 사람은 없다. 임병선 문화팀 기자bsnim@
  • [주한 외국대사에 듣는다] 페르난두 포르투갈 대사

    페르난두 하무스 마샤두 주한 포르투갈 대사는 10일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포르투갈 정부는 한국 정부가 동티모르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해준 데 대해 깊이 감사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는 포르투갈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한국의관계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포르투갈은 인도네시아 점령전 300여년간 동티모르를 지배해온 종주국입니다.이번 동티모르 사태해결에 호주와 함께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는데요. 최근 수십년간 동티모르는 20세기 문명인의 눈으로는 도저히 믿기 어려울정도로 인류성이 파괴되는 참혹한 땅이었습니다.과거 식민국가라는 인연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포르투갈로서는 이 지역의 평화와 독립을 위해 적극적인게 당연한 것이고,앞장서서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해왔습니다.특히 이번에 한국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아·태경제협력체(APEC)에서 동티모르 사태를 환기시키고 한국 군대의 파견을 결정한데 대해 포르투갈 정부는 매우감사해하고 있습니다. 오는 12월20일 포르투갈의 마지막 식민지 마카오가 중국에 반환됩니다.역사적인 의미와 향후 전망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한국에 대사로 부임하기 전 포르투갈 외무부의 대 중국 마카오 반환 협상대표로 일했습니다.442년간의 포르투갈 지배 이후 중국과 포르투갈의 반환협상은 마찰없이 순조롭게 진행돼왔습니다. 향후 50년간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분야는 자치가 인정되는 ‘일국 양제(一國兩制)’원칙이 적용되는 등 마카오의 미래는 안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마카오의 반환으로 포르투갈의 대 아시아 관계가 한 사이클이 끝나고 새로운 전환기로 접어들었습니다.마카오는 앞으로도 포르투갈의 대 아시아 정책의 다리 역할을 계속하리라 믿습니다. 주한 대사로서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지. 한국과 포르투갈은 지난 1961년 수교 이후 한번도 외교 갈등을 빚지 않았으며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경제협력개발기구(OECD)등에서 서로 협력하고있습니다.지난 6월 김종필(金鍾泌)총리가 리스본을 방문하는 등 고위 정치인 및 관료들의 잇단 상호방문으로 양국 관계가 점점더 긴밀해져가고 있습니다.다만 유감스럽게도 양국 경제 교류는 미미한 수준이며 이를 증진시키는 것이 저의 가장 큰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투자가들을 위해 포르투갈 시장을 설명해주신다면 포르투갈은 일단 양질의 풍부한 노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게다가 지난 86년 이후 유럽연합(EU)에 가입,한국 상품의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관문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또 지속적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있고 인플레율도 낮아 시장이 안정돼 있습니다. 최근 국내에 포르투갈의 전통가요인 ‘파두’(Fado)가 상업광고 주제곡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파두’에 숨어있는 정서가 한국 전통 예술에 깃든 ‘한’정서와 비슷하다고들 하는데요. 파두는 슬픔,애잔함,운명적인 세계관,그리고 바다 사람들의 진한 향수로 대표되는 정서 ‘사우다쥐’(Saudade)가 깃들어 있습니다.그런 점에서 한국의‘한’정서와 비슷한 것같습니다.2년전 처음 부임했을 때 가수 베빈다의 노래 ‘다시 스무살이 된다면’이 한국에서 CD로 제작돼 나와있는 것을 보고무척 흥미로웠습니다.지난 6일 파두를 세계에 알린 국민가수 아말리아 로드리게스가 타계했을 때도 대한매일을 비롯한 한국의 언론들이 부고 기사를 게재한 것을 보고 무척 인상깊었습니다. 한국 생활을 소개해주시지요.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서울은 아주 역동적이고 활기찬 도시입니다.동시에 역사의 흔적들을 느낄 수 있는 거리나 명소가 산재한 곳이 서울입니다.주말이면 한국의 옛모습을 느낄수 있는 곳들을 찾아 한국인들의 정서와 문화를만끽하고 있습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양민학살 저지…인류평화에 눈 돌려야”

    국민회의가 동티모르 파병에 대한 국회 동의절차를 앞두고 찬성여론 확산작업에 나섰다.국민회의는 19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동티모르 인권사태와 평화유지군 파병 의의’를 주제로 조찬 세미나를 개최했다. 당 안보위원회(위원장 張永達)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김근태(金槿泰)부총재와 장영달의원,외교통상부 함명철(咸明澈)외교정책실장 등이 차례로 보병파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부총재는 “일부에서 보병부대나 전투부대 파병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20만명이 학살되고 난민으로 떠도는 상황에서 유혈상태를 중단시키는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어 “21세기를 맞아 우리는 ‘아시아의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에 눈을 돌려야 한다”면서“분쟁 해결에는 힘이 아닌,평화에 의한 균형자로서의 조정자가 필요하며 우리가 이 역할을 강화해야 할 시점”이라고 역설했다.이러한 관점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APEC 정상회의에서 인도네시아가 유엔에 다국적 평화군 파견을 요청하도록 강제한 것은 적절했다고 평가했다.특히 호주와 껄끄러운 관계인 인도네시아 정부가 우리에게 조정자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은 더없이좋은 기회라고 설명했다. 장영달의원도 “인류 평화에 적극 기여하고,민병대의 양민학살 사태를 억제하기 위해 치안 유지군을 파견해야 한다”고 파병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했다. 정부측을 대표한 함명철 실장은 “우리의 다국적군 참여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희망에 따른 것으로,평화와 질서유지라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고 지원부대(공병·의무·수송)의 안전문제를 고려해 보병 파견을 결정했다”고 밝혔다.때문에 일부에서 우려하듯 한·인도네시아 관계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은없을 것이라고 말했다.우리 군의 희생을 최소화하고 한·인도네시아 우호협력,교민보호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는 점도 거듭 다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노무현(盧武鉉) 권정달(權正達) 박정수(朴定洙) 조순승(趙淳昇) 이협(李協) 조홍규(趙洪奎) 남궁진(南宮鎭) 서한샘의원과 당 안보위원20여명이 참석했다. 강동형기자 yunbin@
  • [각료 에세이 열린마음으로] 金杞載 행정자치부장관

    우리는 바야흐로 21세기를 눈 앞에 둔 시대에 살고 있다.생활권이 광역화되고 의식행태가 국제화된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또한 본격적인 지방자치실시로 민선 자치단체장 2기가 출범한 지방화시대에 살고 있다. 정부가 외국인 인권신장과 민주주의 보편성 구현을 위해 추진중인 국내 장기 거주 외국인에 대한 지방선거권 부여문제가 세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지방자치의 본질은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주민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지역실정에 맞게 처리하는 주민자치이다.따라서 주민은 자치단체의 구역안에 생활 근거를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고,반드시 내국인으로 한정해야할 까닭은 없다고 본다. 지역주민으로서 외국인은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지방세 납부의무 등을 지고있으며 지방자치단체가 내리는 결정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외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살고 있는 지역사회의 대표를 선출하는 의사형성 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은 사회구성원의 자기지배를 본질로 하는 민주주의 기본원리의 관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외국의 경우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 유럽 상당수 국가가 이미 70년∼80년대부터 외국인에게 지방선거권뿐만 아니라 피선거권을 인정해 오고 있다.21세기 열린 세계라는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도 넓은 시각에서 이 문제를 바라봐야 할 것이다. 외국인에 대한 지방선거권 부여는 우리가 먼저 외국인들의 권익을 보장하는 아량을 베풀어야 한다.그래야 외국에 있는 우리 국민의 권익도 신장되고,아울러 작년 10월 대통령의 방일을 포함해 그동안 계속 제기해온 재일동포에대한 참정권의 인정을 유도하는 계기도 될 것이다. 나는 지난 9월 초 총리를 수행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오부치 총리와 노다자치대신에게 우리 정부의 외국인 참정권 부여 추진내용을 설명하면서 재일동포의 지방선거권 부여를 촉구해 긍정적 답변을 얻은 바 있다. 외국인에 대한 지방선거권 부여 관련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후 일부 신문에재한 화교들이 그동안 우리나라에 살면서 많은 차별을 받아왔다고 주장하는기사가 실린 것을 본 적이 있다.그들의 주장처럼 우리 주위에 혹시 외국인들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은 없는지 살펴보는 여유가 필요하다. 김기재 행정자치부장관
  • 트리니다드 웰터급 통합챔프 등극

    [라스베이거스 AP 연합] 국제복싱연맹(IBF) 챔피언 펠릭스 트리니다드가 세계복싱평의회(WBC) 챔피언 오스카 델라 호야를 꺾고 웰터급 통합챔피언이 됐다. 트리니다드는 1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만델레이베이 특설링에서 열린 통합타이틀전에서 시종 적극적 공세를 펼쳐 아웃복싱으로 일관한 호야를 2-0판정으로 제압했다. 3명의 심판은 114-114,115-114,115-113으로 트리니다드의 우세를 판정했다. 대전료 1,050만달러(약 126억원)를 받은 트리니다드는 36전승(30KO)으로 무패행진을 이어갔고 최소 2,100만달러(약 252억원)를 확보한 호야는 첫 패배를 당해 31승(25KO)1패가 됐다. 금세기 마지막 빅카드로 전세계 복싱팬들의 관심을 모은 이날 대결은 처음부터 어느 한쪽의 우열을 점치기가 힘들었다. 85.7%의 KO율을 보유한 트리니다드는 처음부터 접근전을 펼치며 결정타를노렸으나 노련한 호야는 긴 리치와 스피드를 이용해 치고 빠지는 아웃복싱을했다. 3회부터 적극적인 공격으로 오른손 훅 2방을 얼굴에 적중시킨 트리니다드는5회 이후 호야의 날카로운잽에 이은 연타에 고전해 경기의 실마리를 풀지못했으나 단발 유효타를 터뜨려 착실히 점수를 쌓았다. 트리니다드는 왼쪽 눈 주위와 코를 다쳐 경기중 피를 많이 흘리기도 했으나호야의 잽과 왼손 훅을 잘 피해 호야가 지금까지 상대했던 선수들보다는 분명 한 수 위임을 입증했다.
  • [오늘의 눈] 금융위기 대처의 허점

    파이낸스사 사건이나 ‘11월 금융대란설’ 등에 따른 금융시장의 혼란은 무엇보다 정부 부처의 각개 약진과 홍보부족이 초래한 전형적인 ‘인재(人災)’성격이 짙다.당초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힘겨운 것같아 안타깝다. 문제가 터지자 ‘파이낸스사가 뭔지도 모르고 투자한 일반투자자들의 책임’이라고 정부당국자들은 몰아세우지만 이것이 어디 일반투자자들의 무지 때문만인가. 정부가 사실 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금융감독위원회는 진작부터파이낸스사의 문제점을 알고 있었던 듯 하다.금감위의 요청으로 공정위는 지난 7월 초 31개 파이낸스사의 부당광고를 제재,과징금을 매겼다.같은 시점에 경찰청도 일부 파이낸스사의 어음할인을 사기 혐의로 입건했다. 그러나 재정경제부나 금감위 등 금융당국의 시장 감시는 허점이 적지 않다. 파이낸스사에 과징금을 부과하거나 입건하는 데 그쳤으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자본모집 등 법 위반 사항을 제대로 징계하지 않았다. 특히 금감위,공정위와 경찰청이 제각각 단편적인 정보 제공에 그쳐파이낸스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각 기관들이 모여 종합적인 대책을 세우고 꾸준히 경고신호를 보냈다면 파이낸스사 사태는 미리 막을수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11월 금융대란설만 해도 지난 7월 대우사태 후 투신사 등을 상대로 임시로틀어막은 구멍이 언젠가 터진다는 예상은 진작부터 제기됐다. 그런데도 별 대책을 내놓지 않다가 신문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이틀 뒤에야재경부장관과 금감위원장이 “대란은 없다”고 부인하는 ‘아둔한’ 행보를보였다. 국정홍보처와 경제홍보기획단이 있지만 일방적인 정부 홍보에 그칠 뿐 최근 잇따른 경제현안은 홍보의 사각지대에 있다.재경부와 금감위는 폐쇄적인 의사결정구조로 금융업무에서 협조부족이 빚어져 종합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는양상이다. 흔히 금융시장은 ‘힘있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의 발언에 따라 움직일 여지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그런 점에서 최근 금융시장 불안은 금융당국자들의 태만과 소홀 때문에 빚어졌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자칫 더 큰 실책이 나올까 우려된다. 이상일 경제과학팀차장bruce@
  • 올 정기국회 전망

    20세기 마지막 정기국회의 막이 올랐다.새로운 세기를 앞두고 개혁과 상생(相生)의 국회를 바라는 여론은 어느때보다 높다.여야도 10일 정기국회 초반의사일정에 합의하는 등 일단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하지만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관련법과 예산안 등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어 이번 국회가 순항할지는 불투명하다. ?전망 이날 한나라당이 ‘9월 인사청문회 실시’ 주장을 철회함으로써 인사청문회 법안을 둘러싼 여야간 공방은 한고비를 넘겼다.이에 따라 이날 총무회담에서 다음달 18일까지 의사일정도 어렵잖게 마련됐다. 그러나 여야 모두 “싸움은 이제부터”라고 일전(一戰)을 벼르고 있다.초반 일정에서는 20일 대법원장·감사원장 임명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격돌이 예상된다.신임 대법원장의 인사청문회 실시 주장을 관철하지 못한 한나라당이표결 불참등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국정감사 기간에도 내년 총선을 의식한 여야간 정치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국감 이후 중반 국회에서 ‘태풍의 눈’은 선거구제 문제다.중선거구제를추진하는 여당과 소선거구제를 고수하는 야당이 한치도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파란이 불보듯 하다.12월 폐회를 앞둔 종반에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도 여야는 한차례 힘겨루기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총선을 겨냥한선심성 예산”이라는 야당의 공세로 여야간 줄다리기는 팽팽할 전망이다. 정치공방 속에 개혁·민생법안,중산층·서민 보호를 위한 예산안 등이 표류하거나 졸속 처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회식·본회의 이날 개회식과 1차 본회의는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의 개회사에 이어 회기결정의 건,국정감사 시기변경의 건 등을 처리하고 30분만에 끝났다. 박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15대 마지막 정기국회를 맞는 감회를 피력하고 21세기 새 의회정치상을 제시했다.박의장은 “정치인은 21세기를 앞두고 자신의 정치철학과 비전에도 부합하지 않는 구태를 답습하는 정치형태를 청산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의장은 특히 “정당 활동도 상대 당의 파국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우월한정책개발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할때”라며 “정부 정책을 야당은 무조건 반대하고 여당은 지지해야 한다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뼈있는’충고도 곁들였다.박의장은 “과거 민주화 쟁취시대의 육탄적 투쟁방식은 오늘날 같은 민주화 정착시대에는 설 자리가 없다”면서 “국회의원 개개인 모두가 헌법기관으로서 크로스 보팅이 상식화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찬구 김성수기자 ckpark@
  • [오늘의 눈] 과세특례제의 正道

    8일 국민회의 확대간부회의에서는 부가세 과세특례제 폐지 여부를 놓고 거센 찬반토론이 벌어졌다.찬성론자들은 “당정이 확정한 정책인만큼 계획대로실시해야한다”고 밝힌 반면 반대론자들은 “홍보가 덜 됐다”며 일단 유보를 주장했다. 정당이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정책에 대해 재론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그러나 이번 논쟁의 배경에 내년 총선 득실이 깔려 있다는 점에서비난을 면키 어렵다. 과세특례제도 폐지를 유보하자는 당내 인사들은 국민회의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현재 290만 자영업자 가운데 과세특례자는 140만명,간이세금납부자는 20만명으로 절반 이상이 과세특례 혜택을 받고 있다는 점을 들고있다. 그러나 이 주장은 별로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정부안대로 연간 매출액이 2,400만∼4,800만원인 자영업자를 간이과세자로,4,800만∼1억5,000만원을 일반과세자로 흡수할 경우 예전보다 세금을 많이내야하는 자영업자는 10만여명 정도다.이들 대부분은 과거에 특례과세 혜택을 누린 층이라는 지적이다. 세금을 많이 내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그래도 국민들은 세금을 낸다.납세는 ‘국민의 의무’이기 때문이다.그런만큼 국가도 공평하게 세금을 걷어야한다.이것은 국가의 의무이다.지난 정부들이 그것을 잘못해왔을 뿐이다. “납세자에게 물어본 뒤 폐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발상은 마땅히 세금을 내야할 사람들에게 “세금을 내겠느냐”고 물었다가 “싫다”고 하면 세금을걷지 않겠다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과세특례제 폐지는 ‘공평함’을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이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대선공약이면서 개혁조치로 많은 국민들로부터 환영받았다.이는 정부·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개혁의 첫걸음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공평과세’와 ‘조세정의’의 시발점인 셈이다. 그러나 국민회의는 총선 득표를 앞세워 개혁을 포기하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를 범하려 하고 있다. 조세정의와 형평성 제고를 위해 추진하는 부과세 과세특례제 폐지문제가 정도(正道)를 따라 결정되길 기대해 본다./이지운 정치팀 기자jj@
  • 美 세계경제硏 벅스턴소장 홍콩誌 기고

    워싱턴에 있는 세계경제연구소의 프레드 벅스턴 소장은 파 이스턴 이코노미리뷰 최신호에서 오는 12일∼13일 열리는 오클랜드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에서는 역내 무역자유화를 앞당기는 획기적 조치들이 이루어져야한다고 주장했다.93년부터 2년간 APEC 현인그룹의장을 맡기도 했던 그의기고문 ‘침체된 APEC 활성화를 위해’를 요약한다. 96년까지 APEC정상회의는 매우 활발한 활동을 했다.93년 시애틀회의에서는역내 무역·투자 자유화를 위한 ‘아태경제공동체’창설이 결정됐고 95년 오사카,96년 마닐라 회의에서는 이의 실천 방안들이 마련됐다. 그러나 그 이후 눈에 띄는 업적이 없었다.97년 벤쿠버회의에서는 경제위기타개 방안이 일부 논의됐고 98년 쿠알라룸푸르회의에서는 내세울 만한 업적이 거의 없었다.APEC은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가장 심각한 문제는 무역자유화를 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금년에도 주요 의제에올라있지 않다. 역내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일본이 무역자유화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게 가장 큰 문제다.일본은 현재 사상 최대의 무역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면서도 생선,목재에 관세를 유지하기 위해 분야별 자유화 조치를 거부하고 있다. 미국은 30년래 최대의 경제호황을 누리면서도 관세장벽을 낮추지 않고 있다. 특히 클린턴 행정부는 자국시장을 과감하게 개방하고 WTO(세계무역기구)에가입하겠다는 중국의 제의를 받아주지 않고있다.주요 품목에서 중국의 수출을 계속 제한하고 싶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세계경제는 무역자유화를 통한 전진과 보호주의를 통한 후퇴가 되풀이돼 왔다.지금 유럽,라틴아메리카,일본,미국에서 보호주의가 다시기세를 부리고 있다. 자유주의를 되살리기 위한 전기가 마련돼야하는데 이번APEC회의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 이번 오클랜드 정상회의에서는 오는 12월 시애틀 WTO회의에서 출범하는 새다자(多者)라운드를 지지하는 성명을 채택키로 돼있다.그러나 APEC이 WTO를응원하는 치어리더역에 머물러서는 안된다.WTO체제 역시 미국이 적극적으로나서야 활성화가 된다.유럽은 미국이 나서지 않는 한 자기들도 민감한분야의 무역자유화 조치를 먼저 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1년전 ‘아메리카 자유무역지대’가 출범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본격적인역할을 못하고 있다.무역정책을 둘러싼 미국내 이견으로 신속조치안이 의회에서 두번이나 부결됐고 조만간 채택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무역자유화를 위해 이번 APEC회의에서 다음의 두가지 조치를 취해야한다.첫째,오는 2010년이나 2020년까지 무역자유화를 완성하겠다는 약속을 재다짐하고 실천방안이 마련돼야 한다.WTO에 APEC의 이같은 의지를 전달하고 지지를이끌어내도록 해야 한다.전세계 무역자유화라는 목적을 실현하는데 APEC가선두역할을 하자는 말이다.둘째,역내 무역자유화 촉진을 위해 새로운 상호및 역내 자유무역협정을 만들 협상을 즉시 시작해야 한다. 역내 자유무역지대는 우선 ‘태평양 5대 연안국’(Pacific Five,P-5)이 모범적으로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P-5는 오스트레일리아,칠레,뉴질랜드,싱가포르,미국이다.이들 5개국은 이미 예비회담을 가진 바 있다.미국내에서 다른저임금 나라들과의 장벽개방에대한 부정적인 입장이 있지만 크게 문제되지않을 것이다. P-5는 오는 2010년까지 모든 무역장벽을 없앤다.이후 참여 범위를 가능한빨리 다른 회원국으로 넓혀나간다.오클랜드 정상회의에서는 이러한 조치들이주의제로 논의되고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 사개위 발표 개혁안/재정신청 확대‘특검제 효력’

    사법개혁추진위원회(사개위)가 7일 발표한 개혁안 중 눈에 띄는 것 가운데하나는 재정신청(裁定申請) 대상 범죄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 제도가 제대로 정착만 되면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특별검사제를 대체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검찰이 특검제 도입을 저지하기 위해 재정신청 범위 확대를 양해했다는 분석도 있다. 재정신청은 현행 형법 제123∼126조에 공무원의 직권남용,불법체포·감금,폭행·가혹행위 등 3개 범죄로 국한되어 있다. 이런 이유로 재정신청은 ‘장식용’이라는 비판까지 받았다. 그러나 이번 사개위 개혁안은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된 모든 범죄와 지방자체단체나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이 저지른 모든 범죄로 확대했다. 따라서 공무원의 독직사건은 물론 뇌물수수·횡령 등에 대해서도 재정신청을 통해 기소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선출직 공무원이나 국회의원의 모든 범죄로까지 재정신청 대상을 확대한 것은 검찰의 정치적인 결정에 철퇴를 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고위공직자나 국회의원이 아닌 ‘정치인’에 대해서는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대한 ‘대안’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종락기자 jrlee@
  • 三中스님 회견·동포 표정

    폭탄발언 있을까 귀국하면 권씨는 어떤 말들을 쏟아낼까.그는 지난달 8월 가석방 결정 전 두차례 일본 법무당국과 “일본을 결코 비방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썼다.일본 당국도 그가 이 약속을 지키는 조건으로 가석방을 허가해줬으나 권씨가지킬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권씨는 귀국 후 기자회견,이후 예정돼있는 강연회나 언론과의 인터뷰는 물론 그가 부산에 정착한 뒤 집필에 들어갈 수기에서도 상세한 내용들이 새롭게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일동포 표정 재일 한국인들은 권씨의 석방을 반기면서도 국내 열기와는 상당히 다른 차분한 표정이다.김경득(金敬得)변호사는 ‘김의 전쟁’이 재일동포 차별문제를 부각시키는 계기를 마련한 것은 사실이지만 과거의 시각으로 계속 이 문제를 일방적으로 보는 국내언론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경계감을 나타냈다. 중앙민단측은 “이번 일에 대해 민단차원의 공식적인 대응은 하지 않기로했다”면서 “당시 탈법적인 사건형태가 일본사회에서 살아가야 할 동포들에게 끼친 부정적인 영향에도 눈을 감아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삼중스님 기자회견 오전 10시 도쿄시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삼중스님은 이날 새벽 후추 형무소 당국자와의 전화통화 내용을 공개.즉,▲스님측이 준비해온 방탄조끼를가져올 것 ▲권씨 어머니 유해상자를 쉽게 가슴에 안을 수 있도록 끈을 준비해줄 것 ▲기내 안전문제 점검 등을 스님측에 요구했다는 것. 스님은 또 지난달 23일 일본 법무당국자로부터 권씨의 석방사실을 통보받는 자리에서 야쿠자가 권씨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엽서내용도 공개했다.이 엽서에는 ‘亡 金嬉老之墓(김희로의 묘)’라고 쓰인 묘지가 그려져 있고 나는 예전에 네가 죽인 사람의 자식과도 같은 사람이다.네가 사내라면 그런 일을 저지른 너도 생명을 내놓아야 한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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