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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정치권의 自害행위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 직전이다.최근 들어 유가급등에다 태풍피해,대우차 매각 실패 등이 겹쳐 국가경제와 민생이 위기국면으로 내몰리는 상황이지만 정치권은 오로지 당리당략적 힘겨루기에만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다.18일만 하더라도 종합주가지수 600선이맥없이 무너지고 금리가 치솟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은 벼랑 끝으로몰리는 듯한 양상을 보였다.그런데도 정치권은 오불관언(吾不關焉)이다.정국주도권 다툼에 함몰된 채 문제점을 따지고 대책을 마련해야할 정기국회는 방치하고 있다.한나라당 지도부는 수재현장을 찾아가볏단을 일으켜세우며 피해농민들을 위로했고,민주당은 소속의원과 당직자들을 대상으로 수재의연금 모금에 나섰지만 국민들의 눈에는 곱게 보일 리가 없다.국민들의 요구는 정작 해야 할 일이나 제대로 하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오는 21일 부산에서 여권을 규탄하는 장외집회를 강행키로 했다.부산도 태풍 피해지역이다.상대적으로 피해규모가 적다고는 하지만 피해 당사자들이 겪는 고통은 다른 지역과다를바 없다.그들에게 한빛은행 불법대출 의혹 등 정치권의 쟁점은차후 문제이다.그들의 어려움은 내버려둔 채 정치투쟁에 동참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분별한 ‘오만’일 뿐이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18일 경의선 복원공사 기공식에 불참한 것도 제1당 총재로서는 적절치 못한 결정이다.경의선 복원은 55년 동안 끊겼던 민족의 혈맥을 다시 잇는 역사적 사건으로 온겨레가축하할 일이다.남북간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전시성’ 행사에 참석하기가 곤란하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불참 명분으로는 옹색하다는 느낌을 준다.한나라당국방위가 같은 이유에서 경의선 복원공사의 유보를 주장한 것도 국민들의 ‘평균정서’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본다. 민주당의 정국 대처능력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야당을 국회로 끌어들일 묘책은 제시하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는 듯한 모습만 보인다는비판의 목소리가 높다.정국 정상화를 위한 일부 초·재선 의원들의주장이 ‘집단 항명’으로 비쳐져 파문을 일으키는 등 내부갈등도 겪었다.최근에는 개혁의지를 의심케하는 주장마저 내부에서 제기됐다. 의약분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일부 인사들의 발언이 대표적이다.이는 국민의 정부가 지금까지 추진해 온 일련의 개혁작업을 포기하자는 것과 다름 없다. 정치에서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의 결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대화를 통한 타협이 정도(正道)다.대화의 무대는 국회가 되어야한다.여야 지도부가 정치력을 발휘해서 하루 빨리 국회를 정상화시켜국민들의 고통을 덜어주기를 거듭 촉구한다.
  • [데스크시각] IMT-2000 기술표준 논쟁을 보며

    정보통신쪽에서는 요즘 IMT-2000(차세대 이동통신)서비스의 기술표준이 초미의 현안이다. 동기(미국)식으로 하느냐,비동기(유럽)식으로 하느냐로 업체간 설전이 뜨겁다.당초 업계자율에 맡긴다고 했던 정보통신부도 논쟁의 와중에 끼어들어 “이거 해라,저거 해라” 간섭하는 모양이다. IMT-2000 기술표준은 차세대 휴대폰의 송·수신방식에 관한 문제다. 사업자 선정이 소프트웨어라면 기술표준은 하드웨어다. 사업자 후보인 한국통신과 SK텔레콤,LG는 모두 비동기식을 선호한다. 반면 국내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휴대폰 기술은 동기식.이 분야만큼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때문에 동기식 기술을 갖춘 제조업체들(삼성전자 등)은 서비스사업자가 모두 비동기로 갈 경우 동기식 기술과 설비가 사장(死藏)된다고 아우성이다.비동기에 맞춰 기술개발과설비투자도 새로 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비동기 선호논리도 있다.“세계시장의 80%인 비동기 시장을 놓칠 수 없다”“동기식은 사장되는 게 아니라 비동기식과 함께 갈 수있다.동기만 고집하다 우물안 개구리된다”등등… 업체간 논쟁은 ‘돈’이 결부된 탓에 십분 이해가 간다.한편으론 기술에 문외한인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이 결론내릴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답답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IMT-2000은 2002∼2010년에만 50조원의 생산유발과 50만명의 고용창출이 기대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문제는 이러한 중대사안에 정통부가 안이하게 대처해왔다는 점이다.적어도 미래 수종(樹種)산업의 하드웨어가 어떻게 짜여져야 할지 심각한 ‘정책적 고민’이 있어야 했다.그리고 나서 서비스사업자를 정하는 게 순서다. 정통부는 기술표준을 당초 서비스사업자 자율선택에 맡기겠다고 했다가 아무런 명분없이 “동기식 사업자가 3곳 중 두 곳은 돼야 한다”며 강권한다는 소식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동기든,비동기든,정통부장관이 그룹회장을 찾아다니며 물밑협상할 사안이 아니다.‘보이지 않는 손’은 의혹만 키울 뿐이다. 잠깐 눈을 돌려보자.그간 우리경제를 지탱해 온 산업들이 무엇인가. 자동차 섬유 선박 등 이른바 굴뚝산업이다.이들 산업으로 먹고 살아왔다.그러나 이제 상황은 달라졌다. 자동차를 보라.쌍용차가 부실끝에 대우로 인수됐고,대우차마저 포드로 인수되기 직전이다.기아차는 앞서 망했고,삼성차는 빚잔치끝에 르노한테 갔다.한때 잘나가던 한국자동차는 이제 현대만이 명맥을 유지할 뿐이다. 자동차 뿐인가.섬유업종은 침체고 건설업계는 부도행렬이다.주요 은행들도 외국계로 넘어간지 오래고….내로라 할 산업이 별로 없다. 국부유출을 말하자는 게 아니다.이제 차분하게 우리의 산업을 돌아봐야 할 때가 됐다는 얘기다. 21세기 한국의 수종산업은? 정보통신인가? 벤처인가? 아니면 여전히 굴뚝인가? 이들이 우리의‘커진 밥그릇’을 계속 채워줄 수 있는가? IMT-2000 기술표준 역시 이러한 질문의 연장선상에서 접근돼야 한다.적어도 IMT-2000에 정보통신의 미래가 있고,정보통신에 우리경제의앞날이 걸려있다면 유관부처와 기관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장관이 대그룹 회장과 담판해 해결한다면 IMT-2000사업은 훗날 또 다른 시장실패의 모습으로 다가올지 모른다. 늦지 않았다.기술브레인을 총 동원해 동기와 비동기 기술의 장·단점을 비교,공개해 보라.업계와 지리하리만치 공개토론도 해 보라.정부 산하에 기술표준 관련기관도 있지 않은가? 그리고 나서 기술표준의 방향을 정해도 늦지 않다.기술료 협상 등을 감안하면 표준결정을 가급적 뒤로 미루는 것도 방법이라는 지적도있다.정부가 스스로 정한 ‘연말 시한’에 쫓겨야 할 하등의 이유가없다. 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IMT-2000이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다. khc@ 권 혁 찬 디지털팀장
  • 집중취재/ 社外이사제

    *무엇이 문제인가. 지난 4일 모회사 이사회에서 웃지 못할 풍경이 연출됐다.이사회 의장의 사표수리를 주요 안건으로 열린 이사회에서 모 사외이사가 “다른 곳은 해외여행을 보내주는데 우리는 왜 보내주지 않느냐”고 발언,참석자들에게 쓴 웃음을 짓게 한 것이다. 지난 3월, 결산법인인 증권·투신·보험 등 금융기관의 주주총회를앞두고 금융당국의 고위관계자에게 사외이사 자리를 알아보려는 인사들의 전화가 잦았다고 전해진다. 사외이사들의 그릇된 일면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사외이사는 ‘얼굴마담’? 사외이사제는 대주주가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만 이사회를 구성,회사경영을 독단적으로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대주주에 대한 견제 및 감시를 통해 투명한경영풍토를 조성하자는 취지다. 그러나 이같은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제도 운영은 낙제점 수준이다.회사의 경영에 대한 관심은 적고 ‘얼굴마담’이나 ‘로비스트’라는 인상을 주는 게 현실이다. ■형식적 운영 회사가 사외이사에게 정기적으로 경영정보를 주는 경우는드물다.때문에 이사회 의결은 ‘즉석안건’으로 상정,처리되기일쑤다.회사에서는 사외이사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면 주겠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사외이사는 적극적으로 자료를 요청하지 않는 실정이다. 상장사협의회가 지난 1·4분기 사외이사의 이사회 참석 현황을 조사한 결과,2명중 1명꼴로만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굳이 귀찮게 회사경영에 참여하지 않아도 한달에 200만∼350만원 정도의 월급을 꼬박꼬박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회사든 사외이사든 사외이사의 독립성 확보와 경영 참여를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결론이다. 모 증권사의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경영정보를 숨김없이 제때에 볼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는 것이 문제”라면서 “본연의 역할 이외의 역할을 바라고 선임하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크지 않다”고 귀띔했다.금감원의 한 고위관계자도 “전직 대통령이나 국무총리,장관이어느 회사의 사외이사로 있다고 가정해보라”면서 “이 회사 이미지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객관성 확보가 중요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사례도 물론 많다.지난 7월 현대중공업의 사외이사들은 자금조달이 급한 현대전자의 외자유치에 중공업이 보증을 서는 바람에 주주들이 손해를 입었다며 2억2,000만달러의 외화대지급금 반환청구소송을 현대전자와 현대증권 등을 상대로 제기,계열사간 편법 외자유치에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데이콤은 참여연대에 사외이사 추천권을 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장치를 마련했다. 포철의 사외이사인 성균관대 정재영(鄭在永)교수는“기부금을 내자는 안건이 올라와 주주이익에 부합되고 국제경쟁력강화 및 부가가치 창출에 도움이 되는 지를 따져 거부한 적이 있었다”면서 “회사에서 사외이사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고 사외이사는 이를 토대로 주주의 편에 서서 객관적으로 판단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박현갑기자 eagleduo@. *출신직업별 분포 및 비율. 사외이사로는 교수와 경영인·교수·금융인 출신이 가장 인기가 높다.장관,대학 총장,검찰총장,국세청 고위간부 출신들도 상당수가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외이사는 고위 관료나 경영인들의 퇴직후 일자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또 실제 업무 능력보다는 지명도가 높은 사람을 기용했다는 인상이 짙다.특히 국세청고위간부 출신이나 세무서장 출신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교수출신 최다 상장기업 635개의 사외이사 1,497명의 전현직을 대한매일 취재진이 분류한 결과 전현직 경영인이 430명(28.7%)으로 가장 많았다.다음은 연구원을 포함한 교수가 311명(20.8%)이었다.금융인 18.6%,법조인 9.6%,세무·회계사 8.8%,전직공무원 7.8% 순이었다. ■누가 포함되나 사외이사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사람들이 많다. 장관출신으로는 정인용(鄭寅用·부총리 겸 경제기획원·대한항공),정근모(鄭根謨·과학기술처·대성산업),김용진(金容鎭·과기처·LG전자 한국항공 리젠트종금),김철수(金喆洙·상공부·제일은행),조해녕(趙海寧·내무부·코오롱),이봉서(李鳳瑞·동자부·S-oil)씨가 있다. 은행장 출신으로는 장철훈(張喆薰·조흥·금호종금 대구도시가스동아건설),홍세표(洪世杓·외환·금호종금 동아건설),김시형(金時衡·산업·대우중공업 삼성전기),이상철(李相哲·국민·한솔케미언스 삼성SDI),윤순정(尹淳貞·한일·대림산업),배찬병(裴贊柄·상업·삼성증권),라응찬(羅應燦·신한·신한은행),이우영(李愚榮·중소기업·동양철관 신호유화 신호제지),윤병철(尹炳哲·하나·하나은행)씨가 있다. 현직 총장으로는 이기준(李基俊·서울대·LG화학),이경숙(李慶淑·숙명여대·삼성물산),송석구(宋錫球·동국대·신라교역)총장이 포함됐다.기업인으로는 박정구(朴定求·광주은행) 금호그룹 회장,드림위즈 이찬진(李燦振·데이콤)사장,황경노(黃慶老·동부제강) 전포철회장,김재철(金在哲·하나은행) 동원그룹 회장 등이 있다. 법조계 출신으로는 송종의(宋宗義·금강고려화학 아세아시멘트공업)·김기석(金基錫·베네데스)전 법제처장관,정구영(鄭銶永·녹십자)·김기수(金起秀·성신양회)전 검찰총장,송정호(宋正鎬·LG산전 삼성전기)전광주고검장,최영광(崔永光·동양종금 한솔제지)전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등이 눈에띈다. 이밖에 홍인기(洪寅基·제일제당)전 증권거래소 이사장,전계휴(全啓烋·경남은행) 전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황재성(黃再性·삼성전자)전서울지방국세청장,박래훈(朴來薰·삼성중공업)전대구지방국세청장,최열(崔冽·기아자동차 삼성SDI)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도 사외이사로 뛰고 있다. ■5대그룹 계열사는 누굴 쓰나 삼성전자 사외이사 6명 가운데 황재성전서울국세청장,김석수(金碩洙) 전대법관이 포함돼 있다. 현대자동차에는 김광년(金光年) 변호사,김동기(金東基)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등이 있다.LG전자는 김용진 전과기처장관,송병락(宋丙洛)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등을 채용했다.남상구(南尙九)고려대 국제대학원장,김대식(金大植)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SK텔레콤에서 사외이사로 일하고 있다. 강선임기자 sunnyk@. *사외이사 급여·혜택. 사외이사들은 일정한 거마비(車馬費)외에도 수억원대의 스톡옵션을받기도 한다. 급여와 혜택은 기업에 따라 차이가 많다.많게는 1억원이 넘는 연봉에 스톡옵션과 활동비,거마비 등을 제공하는 기업부터 무보수로 사외이사를 활용하는 기업까지 다양하다.월평균으로는 142만원을 받는다. 최근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570개 회원사 중 160개사를 조사한 결과사외이사들은 연 평균 1,706만원(월 142만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76.8%인 126개사가 월급 형태로 보수를 지급했다. 월급과 거마비를함께 지급하는 회사는 6개사(3.7%)였으며 활동비만 지급하는 회사는18개사(18%)였다.무보수는 12개사에 불과했다.보수 수준은 연봉 1,000만∼2,000만원을 주는 회사가 34.5%(49개사)로 가장 많았으며,2,000만∼3,000만원 31%(44개사)였다.28개사는 1,000만원 미만의 연봉을제공했다. 일부 기업들은 높은 연봉에 스톡옵션 등 특혜를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17명의 국내외 사외이사가 있는 A사는 1억원의 연봉을 제공한다.B사는 200만∼300만원의 월급여를 자사 주식으로 제공하고 회의 참석때마다 따로 수당을 준다.전직관료 출신을 사외이사로 임명한 C사는사외이사를 로비스트로 활용하면서 성과에 대한 커미션을 따로 주는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재정경제부는 사외이사들이 지나친 급여나 특혜를 받아 회사에종속되는 문제가 있다고 보고 적정 기준을 만들기로 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개선안 및 외국 사례. 사외이사 제도는 투명한 의사결정을 위한 주식회사의 내부감시 시스템이다.그러나 대주주 입김에 의해 선임되는 바람에 대주주 견제 및감시기능이 사실상 없는 것과 다름없다.때문에 내부감시 시스템을 복원하려면 대주주의 입김배제가 필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경제단체의 사외이사 인력뱅크 활용 ▲채권금융기관의 추천권 활용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이밖에 ▲이사회의장과 최고경영자의 겸직금지 ▲경영정보 접근권 강화 ▲전문가 조력을 받을 권리부여 등의 보완책도 필요하다. 외부감시 장치도 강화해야 한다.집중투표제 및 집단소송제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집단소송제는 소수주주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고,집중투표제는 소수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사를 뽑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2명 이상의 이사선임시 1주에 선임이사수만큼의 의결권을 부여,소수주주가 1명의 이사에게 집중투표를 함으로써 대주주의 이사결정권한을 견제하는 제도다.현재 상법상 도입되어있으나 임의조항이어서 각 기업들이 정관에 배제조항을 두고 있어 실제로는 시행되지 않고 있다. ■외국의 경우 이사회제도는 각 나라의 기업문화나 전통에 따라 다소다르다. 미국은행의 경우,사외이사 중심의 단일 이사회제도다.사외이사가 전체 멤버의 70∼80%를 차지한다. 반면 독일은 집행이사회와 감독이사회로 구분되는 2원적 이사회 제도다.집행이사회는 경영에 책임을 지고 경영정책과 경영실적 등을 감독이사회에 보고한다.우리의 사외이사와 비슷한 감독이사회는 경영에대한 주요 결정사항에 대한 승인 및 경영에 관한 내부감독을 수행한다.미국은 사외이사를 주총에서 선임하는 반면 독일의 감독이사는 절반은 종업원 대표가 나머지 절반은 주총에서 선임한다. 박현갑기자
  • [오늘의 눈] 韓銀위상 스스로 지켜라

    ‘결국 정부 뜻대로인가’. 지난 7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을 지켜본 금융 관계자들의 반응은대체로 이랬다.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상할 움직임을 보이자 정부는어김없이 금리 문제를 언급했고,결과는 그대로 나왔다. 금통위는 이례적으로 정회까지 하며 격론을 벌였지만 이미 숫자상으로 ‘끝난 게임’이었다.찬반 양론이 3대 3으로 팽팽히 맞서,금통위의장인 한은 총재가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뚜껑을 연 결과 4대 2로 인상반대론 우세로 나타났다. 공교롭게도 하루 전날 재경부장관의 금리인상 반대 발언이 있었다. 재경부의 압력 앞에 한은이 무릎을 꿇었다는 관측도 있고,인상 쪽에무게를 둬온 한은의 입장이 금통위원들에게 퇴짜당한 ‘친위쿠데타’라는 해석도 들린다. 어느 쪽이든 한은의 위상은 또한번 손상됐다.전철환 총재는 “유가폭등이라는 시장돌변 상황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유가가 아찔하게 치솟고 있는 마당에 금리마저 올리는 것은 금통위의주장대로 시기가 안좋을 수 있다. 그러나 장관의 발언이 없었어도 같은 결과가 나왔을까. 총재는 또 성장률과 국제수지를 걱정했다.물가를 가장 걱정해야할중앙은행 총재가 정부의 걱정까지 짊어지는 양상이다.걱정해야할 거시지표임에는 틀림없지만 한은의 우선순위는 어디까지나 물가다. 정부의 월권도 지나치다는 지적이다.금리정책은 금통위 고유의 권한이다.그러나 매월 금통위가 열릴 때가 되면 정부 당국자들은 번번이금리 향방을 예단하고 거론한다. 시장도 한은보다는 정부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비정상적인 일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중앙은행 총재의 ‘구두경고’나 ‘공시효과’가 시장에 먹혀들지 않으면 정부에도 득될 게 없다. 중앙은행의 위상은 스스로 지키려는 노력에 주변의 뒷받침이 더해져야 비로소 바로 선다. 안미현 경제부기자 hyun@
  • [사설] 환자들에겐 시간이 없다

    그동안 극한상태에서 대치하던 정부와 의료계가 공식협상을 갖고자다양한 접촉을 하고 있다.정부건 의료계건 그동안 내세운 명분과 현실적인 내부 제약 때문에 선뜻 협상테이블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다.먼저 정부로서는 의료계가 요구하는 전제조건들을 수용하기 힘드리라고 본다.그 전제조건이란 것이 의권쟁취투쟁위원장 등 구속자를 석방하는 일을 포함해 수배 해제,의사집회에서의 ‘과잉진압’ 사과 등실정법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안들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그같은 조건들을 들어주게 되면 마치 의사들의 위세에 공권력이 항복했다는 듯한 인상을 주기 십상이다. 그렇더라도 그 조건들을 수용해 대화를 즉각 시작하라고 정부에 권한다.우리는 공권력이 힘의 논리에 밀려 정당성을 잃는 것을 결코 바라지 않는다.또 이같은 양보가 우리 사회 기강을 흔드는 나쁜 선례로남으리라는 사실에 대해서도 우려를 금치 못한다. 그럼에도 의료체계마비로 죽어가는 환자들을 살리려면, 정부가 일단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야 하는 현실을 직시하라고 권유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상대쪽인 의료계에도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 정부가 전제조건을 받아들이면 의사들은 즉시 의료현장에 복귀해야한다.그들도 눈과 귀가 있느니만큼 환자들이 현재 겪는 고통을 모르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일단 대화가 시작되면 의사들은 그동안 방치했던 환자들부터 돌보는 게 당연하다.그 토대 위에서 대화를 하면서국민을 설득하고 정부에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의사들이 대한민국 사회를 구성하는 한 부분으로서 ‘각자 제몫을 하며 다같이잘사는 사회’를 원한다면 이는 최소한의 의무다. 내일이면 나흘간 추석연휴에 들어간다.대화 개시를 그 후로 넘겨서는 안된다.의사들에게는 파업의 연장으로서 나흘이 큰 의미가 없을지모르지만 암 환자를 비롯해 하루가 급한 환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죽느냐 사느냐를 결정하는 기간일 수 있다.당장 오늘부터 폐·파업을 풀고 환자 곁으로 돌아가는 한편 대화를 시작하기 바란다.협상의 전제조건이 하루이틀 늦게 충족되더라도 ‘의료 정의’를 실현하는 데 큰지장을 주지않는다. 그렇지만 환자들의 몸에서 자라나는 암세포는하루가 지나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의사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제는 시간이 없다.지난 8월1일 의약분업을 본격 시행한 뒤 의사들의 폐·파업 때문에 숨을 거둔 환자들이 이미 적지 않게 발생했다.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도 환자들의 생명이 꺼져 가고 있다는 사실을 의사들은 명심해야 한다.
  • 反美국가 정상들도 바쁜 행보

    세계 160개 국가 수반 및 정상들이 참여하는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에는 미국에 반대하거나 국제사회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3세계 국가 정상이 다수 참석해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그는쿠바군의 민간항공기 격추사건으로 미 당국에 체포될 수도 있다는 관측에도 개의치 않고 지난 5일 뉴욕에 도착했다.도착 직후부터 마하티르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와 회담을 갖고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위해 유엔주재 중국대표부를 방문하는 등 숨가쁜 행보를 보였다.이번 방미는 1995년 유엔 정상회담 이후 5년만이다. 장주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미국의 국가방위미사일(NMD)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대여론을 결집시키려 시도할 것으로전망된다.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NMD 추진 여부에 대한 결정을 차기 대통령에게 넘긴다고 발표해 국제사회의 환영을 받았으나중국은 아직 미국이 NMD를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의 모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의 행보도 관심거리다.미국에 거주중인 이란계 유대인들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하타미 대통령은 도착하자마자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졌다.하타미 대통령은 4일 자신이 탄 차가 페인트세례를 받고 자신이 거주하는 호텔이 3차례나 폭탄테러 위협을 받아뉴욕 경찰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백인들 농장을 강제로 빼앗아 서방세계의 비난을 받았던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은 4일 미국에 도착했다.쿠바와 친한 반면 미국과 다소 소원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유엔에서의 연설시간을 놓고 유엔과 갈등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정상회의에 불참한 반미 정상들은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모하메드 오마르 무자히드 아프가니스탄 최고지도자,슬로보단밀로셰비치 유고연방 대통령등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끝없는 高유가 ‘3차 오일쇼크’ 오나

    국제유가가 하반기 경제운용에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고유가는 인플레 요인으로 작용하고,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려 무역수지 흑자 100억달러 달성에 악재가 될 전망이다.정부는 고유가 파동이 ‘3차 오일쇼크’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경우 생산자물가가 0. 3%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미국계 금융기관인 메릴린치는 최근 배럴당 1달러 오르면 한국은 연간 8억6,000만달러의 무역수지 악화 요인이 발생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수급 불균형이 원인 하지만 수급 불균형의 원인에 대해 산유국과소비국들의 주장은 엇갈린다.산유국들,특히 베네수엘라 이란 이라크쿠웨이트 등 강경파들은 유가 급등이 주요 소비국에서 유가 관리를제대로 하지 못한 데다 투기 세력이 가격 조작을 했기 때문이라고 비난한다. 반면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소비국들은 OPEC(석유수출국기구)를 고유가 주범으로 몰아세우고 있다.이들 국가는 고유가 지속에 따른 부작용이 가시화하자연합전선을 구축,고유가에 대항할 태세다.미국 의회는 고유가 주범으로 OPEC를 주목하면서 미국내 자산 몰수 등대(對)OPEC 제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또 9일 프랑스에서 열리는 EU11개국 재무장관회의에서도 유가 안정 및 OPEC총회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증산 규모가 관건 유가 안정의 열쇠는 오는 10일로 예정된 OPEC 총회에서의 추가 증산이다.OPEC는 통상 정기총회 기간 중 차기 총회 개최 전까지의 석유 생산 수준을 결정한다.하지만 그 규모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OPEC 총회에서 하루 생산량을 70만∼100만배럴 이상 증산키로 해야 유가 하락을 기대할 수 있지만 실제 증산 규모는 50만배럴 정도가 유력시된다. 증산 규모와 관련,로드리게즈 OPEC의장은 최근 노르웨이 방문 중 OPEC가 고유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행동을 취할 것이지만 50만배럴 이상은 장담하기를 꺼려했다.이라크 석유장관은 50만배럴 증산이면 수급안정에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대응 산업자원부는 담당 국·실을중심으로 매일 국제유가 동향과 주요 산유국 및 소비국들의 동향을 점검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최악의 경우 ‘3차 오일쇼크’도 상정하고 있다.산유국 주재 공관의상무관들에게 전문을 보내 OPEC 추가 증산을 적극 유도하도록 ‘증산외교’ 활동도 지시했다고 전해진다. 국제유가가 고공 행진을 계속할 경우 유가완충자금을 활용하거나 전략비축유를 방출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 정도의 ‘비상사태’는아니라고 보고 있다.전략비축유(SPR)는 7월 말 현재 정부가 29일분(5,800만배럴),민간이 35일분(6,900만배럴)을 갖고 있다. 산자부 정장섭(鄭長燮)자원정책실장은 “전략비축유는 우리 정부가독자적으로 방출을 결정하기보다는 주요 소비국들의 움직임을 보아가며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국제에너지기구(IEA) 가입국을중심으로 한 소비국들이 OPEC에 대한 압력 행사를 위해 공동 대응할때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단기 처방보다 국민들이 에너지 소비 절약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 방안이라는 게중론이다.정부는 에너지 소비 절약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되 OPEC 추가 증산 규모 등을 봐가며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10부제 시행 방안 등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함혜리기자 lotus@
  • [대한광장] 홍명희 남북학술회의

    지난 7월25일 청주 예술의전당 회의실.비장한 표정으로 다음 대목을 읽는 도종환 시인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마지막 부분을보자.“‘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염원하는 온겨레의 숭고한 뜻에 따라’로 시작하는 6·15남북공동선언이 한걸음 나아갈 수 있도록 북한당국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께서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주실 것과 아울러남북한 학술회의가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실 것을 정중하게 청하는 바입니다.” 남한의 한 단체가 북한정부에 공식적으로 청하는장면이다.언뜻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그러나 지난 수십년간의 시난고난한 시간을 보낸 사람들에겐 격세지감을 맛보게 하는 제법 감격스런 장면이었다.거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사무친 분단의 한이 별처럼 스쳐간다. 이처럼 다소 특별한 방식으로 북한당국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전하는 글의 형식을 택한 것은 ‘남북한 학술회의 준비위원회’였다.이 일은 어제오늘의 갑작스런 것이 아니라 충북 민예총소속 문인들이분단의 모순을 극복해보고자 하는 뜻으로 2년여에 걸쳐 노력해온 결과 표현으로써 학술회의다. 그런데 아무리 세상이 좋아졌다고 해도 남북학술회의를 열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있다.즉,북한의 학자를 남한으로 초청하고자 할 때 남한정부의 신변보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생각해보라.어떻게 안전판이 없이 북한학자가 남한으로 올 수 있겠는가! 북한학자와 벽초의 손자로 소설가인 홍석중이 남한정부의 최소한의 도움이 없다면 남한에 오지 못한다.도움이라는 것은 신변과 안전에 대한 보장이다. ‘남북한 학술회의 준비위원회’는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제반절차를 갖춘 후,정부 각 부처에 도움을 청했다.그런데 지난 2년간 남북학술회의를 준비해오면서 느낀 점은 이렇다.무슨 사안(事案)을 설명하면 관계자들은 원칙과 절차,법규 등을 강조한다.아무 것도 모르고 그런 요청을 하는 것으로 간주하고 때론 퉁명스럽게,때로는 친절하게 절차와 원칙을 지켜달라고 말한다. 어떤 일을 해 보고자 관계기관을 찾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러하듯학술회의 준비위원회 역시 원칙이나 절차 정도는 잘 알고있다.이런상황을 비유하자면 주역을 논하러 온 사람에게 명심보감을 가르치려는 식이다.답답한 노릇이다.하여간 답변은 그런 학술회의라면 남북관계 절차가 완비되고 더 중요한 일들이 이뤄진 다음 개최하면 될 일을 왜 하필 이러한 때 하고자 하느냐는,예상대로 매우 전형적인 것이다.늘상 그러하듯 국회는 행정부로,상위기관은 하위 각 부처로,부처에선 관계 부서로 미루는 사이 세월은 구름처럼 흘러가 버린다. 문제는 정책의 우선순위와 실행의 의지일 것이다.현재 산적해 있는남북관계,즉 이산가족문제,경협문제,시드니올림픽 동시입장,면회소설치,고위급회담을 통한 절차와 법령 정비 등 눈 앞에 닥친 일들이산더미처럼 많다는 것쯤은 파고다 공원 앞의 군밤장수도 아는 일이다.거시적으로 무슨 사안에 정부가 관계할 것이냐는 물론 정부가 결정한다.그러나 그 결정이 꼭 타당했는가는 국민이 심판하며 전문가들의 견해를 새겨들어서 시행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원리 아니던가? 적어도 전문가들이 보기엔 언어적 이질화의 극복과 아울러 역사 문학 분야의 학문적 교류가 다른 사안들보다 덜 중요하지 않다.이런 관점의 차이가 쌓이다 보면 정부의 정책과 의지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높아지는 것은 진리 중의 진리.제한된 지면이기에 긴 설명은 줄인다. 부디 오는 10월6일 북한학자와 벽초의 손자 홍석중씨가 즐거운 마음으로 남한으로 와서 함께 남북한의 문학에 대해 토론하고 또 민족사의 전망을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해 본다.바라건대,반통일 세력의 거대한 공격이 예비돼있다느니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성사될것이라느니 하는 충무로 난전(亂廛) 왜장치는 소리는 반복하지 않았으면 한다.무더위도 물러가고 천하에 낙엽이 지는 가을이다. 김 승 환 충북대교수·국문학
  • [대한시론] 교육의 본질에 충실하자

    사서삼경중 ‘대학(大學)’에서 ‘물유본말 사유종시(物有本末 事有終始)’를 인용하지 않아도 세상만사가 본질적인 것과 말단에 해당하는 본질에서 다소 거리가 먼 것이 있게 마련이고 먼저 해야 할 것,나중에 처리해야 할 것이 있어 이를 제대로 알고 실행한다면 일을 크게 그르칠 것이 없을 것이다.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는 따지고 보면 모두 본말전도(本末顚倒)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해본다.본질은 잃어버리고 나서 오히려말미에 해당하는 사안을 붙들고 소란을 피우는 데 있다.우리나라 정치판에는 타협이 없으니 정치가 본질을 떠난지 이미 오래되었고,공무원에게서 봉사정신은 뒷전이고 권위만 앞세우니 본질을 상실했다 아니할 수 없고,종교인들이 재물에 눈이 어두우니 이 또한 알맹이없는빈껍질이다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필자의 견해로는 주객전도(主客顚倒),본말역전의 가장 심각한 부문이 우리의 교육현실이 아닌가 싶다.교육의 본질은 무엇인가?인간은 누구에게나 태어나면서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재능 혹은 재주를 갖고 태어났고,교육의 본질은 이러한 재능을 가능한 한 빨리 파악하도록 도와주고 자신의 적성과 개성에 맞는 분야를 전공으로 선택하여 이를 통해 자기실현과 함께 인류사회에 봉사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데에 있다.따라서 13∼14년에 걸친 유치원,초등학교,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을 통해서 수 없는 선택과 실패,그리고 시행착오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적성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우리의 교육 현실은 이러한 일련의 교육과정을 통해서 자기의 적성을 발견할 수 있는 확률이 상급 학교에 진학할수록 더욱 낮아져서 최종적으로 대학을 지원하고 학과를 선택하는 데 있어 적성과는 아무 관계없이 수능점수로 응시 가능한 대학과 학과로 결정케 되니 교육의 본질을 이탈해도 크게 이탈해 있다 하겠다. 문제는 우리나라 초등교육이 본질에서 크게 벗어남에 따라 그 후유증이 매우 심각할 뿐더러 천연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그나마 갖고있는 인적자원의 낭비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무엇보다도 우리의 젊은이들이 겪고 있는 심적 갈등과 좌절감을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교육자,교육관계 정책입안자,이를 공론화하고 보도하는 언론계,정치계 모두 수수방관하기에 너무도 참혹한 지경에 이르렀다.이런 식으로 대학 문을 들어선 학생을 지도하고 가르쳐야 하는 대학이 그 본질을 지켜가기는 애시당초 불가능하다. 문제는 소위 명문대학에 갈수록 더더욱 심각하다.그 이유는 자기의적성과 동떨어진 학문분야를 전공으로 선택했을 확률이 명문대학일수록 더욱 높기 때문이다.따라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전공에 대한 흥미를 갖지 못하고 학점 따기에 매달리기가 십상이니 질문이 없고,극히수동적일 뿐만 아니라 대학 4년을 이곳저곳을 기웃거리고 방황하다가 졸업하면 전공을 헌신짝 버리듯 내던지는 학생이 태반을 넘으니 이들에게서 창의성을 기대하고 노벨상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우여곡절 끝에 교육부의 수장을 새로 모시게 되었다.교육학을 전공하신 분이니 교육의 본질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실 것으로 보고 한번 기대를 걸어본다.이번 기회에 본질에서 크게 이탈된 우리의 교육현장에서 지금이라도 본질에 접근하기 위해 노력을 시작할 수 있기를바란다.우리의 자라나는 세대들을 내신성적,수능점수로 일렬로 세우는 교육에서 자기자신을 발견하고 스스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도와주는 교육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이를 위해 초중등교육 현장에어떠한 변화가 우선 있어야 하는지,대학은 어떠한 노력을 시작해야하는지는 무엇이 본질에 해당하는지에 보다 큰 관심을 갖게되면 비교적 분명하게 드러난다고 본다.교육의 본질에 매달리는 모습을 이번교육부장관에게서는 보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백 성 기 포항공대 교수,포항가속기연구소장
  • 호킹박사 코스모-2000서 ‘膜이론’ 소개

    우주는 언제 생겨났을까? 우주는 무한히 펼쳐져 있을까,아니면 끝이 있을까? 우리가 사는 우주 이외에 다른 우주가 존재하지는 않을까? 그곳에 생명체는 살지 않을까? 누구나 한번쯤은 던져 보았을 질문들이다. ‘제 2의 아인슈타인’이라고 불리는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 스티븐호킹박사(58·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이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천체물리학계의 최신 가설인 ‘막(膜·brane) 우주론’에서 찾고 있다.4일부터 8일까지 제주에서 열리는 천체물리 분야의 국제학회 ‘COSMO-2000’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달 29일 방한한 호킹박사는 서울대,고등과학원 등에서의 강연에서 새로운 우주론을 소개하고 있다.그의 강연을 통해 천체물리학자들이 최근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막 우주론’에 대해 알아본다. [막 우주론이란] 미국의 물리학자 랜달(프린스턴대)과 선드럼(스탠포드대)이 1998년 내놓은 가설이다.그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사실은 10∼12차원의 큰 공간(다차원 우주)에 들어있는 4차원(전후,좌우,상하,시간)으로 된 막이라는 가능성을 제시했다.예컨대 3차원 공간인 영화관에 2차원의 스크린이 있고 이 스크린 상에서 배우들이 살아있 듯,우리는 다차원 공간에 들어있는 4차원의 막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이 곳에 있는 강력한 에너지때문에 그 주위의시·공간이 강하게 휘고,이 세상의 물체들은 4차원 막에 붙어살게 되며 우리 우주 ‘바깥’,즉 나머지 차원은 관측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다차원 개념은 80년대 등장한 초끈이론(super string theory)에서처음 등장했다. 자연계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들이 사실은 미세한 끈(string)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이 이 이론의 기본 아이디어다. 초끈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11차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다만 이 중 4차원만 우리 눈에 보이고 나머지 7차원은 관측은 어렵지만 간접적인 경로를 통해 눈에 보이는 4차원의 물리법칙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나머지 7차원이 안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가장 오래되고 간단한 설명방법은 7차원 모두 아주 작게 접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초끈이론을 연구하다 보면 2차원의 막(membrane) 또는 더 큰 차원을가진다양한 물체들이 존재함을 알 수 있게 됐다.이러한 물체들을 통틀어 막,즉 브레인이라고 부른다.브레인에 관한 연구는 초끈이론에서얻어낼 수 있는 우주론의 가능성을 한층 넓혀 놓았다. [새로운 의문점] 막우주론은 그동안 물리학자들이 풀지 못했던 많은다른 문제들에 관한 해답을 제시해 줌으로써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만일 정말로 우리 우주가 4차원 막에 갇혀 있다면,혹시라도 우리 우주에서 보이지 않는 바깥으로 물질이나 에너지가 새어 나갈 수 있는지,가능하다면 어떻게 관측할 지가 관심사로 떠오른다.물리학자들은이를 관측하거나 검증하는 것이 당장에는 불가능하지만 향후 10년 간의 초정밀가속기 실험을 통해 보이지 않는 추가적인 차원에 대한 실험데이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함혜리기자 lotus@. *기존의 우주론은 ‘표준우주모형’. 천체 물리학자들의 관심사는 우주의 기원과 상호작용의 원리를 규명하는 일에 집중된다. 과학자와 철학자들은 100년 가까이 우주의 모든 힘과 상호작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많은 우주모형을 도출해내는 데 성공했다. 현재 우주론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우주모형은 대폭발(빅뱅)·급팽창(인플레이션)·차가운 암흑물질·중력불안정 등 4가지가설을 기본으로 하는 ‘표준우주모형’이다. 표준우주모형은 20세기 초 우주의 역사를 새로 쓰게 한 양대 발견에서 비롯됐다. 우선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해 중력이 다른 힘들과 달리시공간의 휘어짐을 통해 전달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고정된 시공간에서 물체들만 움직이는 것으로 보았던 기존의 이론들과 달리 상대론은 우주 자체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분명히 변화한다는 것을 기술하는 길을 열었다.그 다음 위대한 발견은 에드윈 허블에 의해 이뤄졌다.허블은 윌슨산에 있는 천체망원경을 이용한 자세하고 정확한 관측을통해 우주가 팽창하고 있음을 밝혀냈다.아인슈타인과 허블의 발견 이후 수많은 물리학자들이 우주의 발생과 진화를 연구하는 데 매달려 표준이론이 정립됐다. 그러나,표준우주모형이 우주의 생성과 진화과정을 완벽하게 설명해주지는 못한다. 예를들면,우주는 어떤 대폭발 점에서 시작됐으며 그 점에서는 전체우주와 그 안의 모든 것들이 어마어마한 밀도로 엄청나게 작은 공간에 밀집돼 있는데,그런 상황에서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이성립하지 않는다.즉 일반상대론에 미세 세계를 다루는 양자역학을 접목시켜야만 이 현상을 제대로 기술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론과 양자역학이 각각 완성된 지 7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두 이론을 결합하는 문제는 숙제로 남아있다.이런 우주론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천체 물리학자들은 모든 원리를 단일한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는 ‘통일이론’을 찾는데 열중하고 있다. 함혜리기자. *천체물리학 대가 스티븐 호킹박사는 누구. ‘휠체어를 탄 과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42년 옥스퍼드에서 출생,옥스퍼드 대학을 졸업한 뒤 케임브리지대학 대학원에서 물리학을전공한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다.63년 박사학위를 준비하던 중 운동신경이 차례로 파괴,전신이 뒤틀리고 마비되는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경화증)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우주물리학에 대한 호킹 박사의 탐구는 그때부터 시작,우주론의 기본문제들과 씨름하며 66년 ‘팽창하는 우주의 성질’이란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그는 우주 탄생의 신비를 밝힌 빅뱅이론·블랙홀의 증발·양자 중력론 등 종전의 학설을 뒤집는 이론을 내놓으면서 우주의 기원과 본질에 대해 최근에 이루어진 많은 중요한 논의들을 이끌어 왔다.휠체어에 부착된 컴퓨터와 고성능 음성합성기를 통해 활발한 저술·강연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74년 최연소 영국 왕립학회의 회원이 됐으며,80년부터 케임브리지대학 석좌교수를 맡고 있다. 현재 95년 재혼한 간호사 일레인 메이슨과 함께 살고 있으며,슬하에2남1녀와 1명의 손자를 두고 있다. 김미경기자.
  • [사설] 불법대출 의혹 밝혀야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에 대한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정부와 검찰은 사건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나서 대출과정의진실을 규명해야 할 것이다.다시는 이런 비(非)상식적인 금융관행이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불법대출의 문제점을 파악해야 한다.또 있을지 모르는 관변(官邊)의 부정부패를 일소하는 차원에서도대출과 관련된 외압설의 실체를 밝힐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의 문제는 ▲3개의 소수 업체가 은행지점 대출잔액의 3분의 1이 넘는 466억원의 거액 대출을 받은데다 ▲은행 자체의대출 내부 감시기능이 제대로 발동되지 않은 데서 드러난다. 따라서핵심인물인 박혜룡씨가 위조된 신용장으로 대출받은 경위에 검찰은수사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또 박씨와 함께 불법대출을 받은 다른 2명의 업자가 대출금중 상당액을 박씨에게 건네주었다는 점에서 이들간에 뒷거래가 있었는지도 가려내야 한다. 이같은 거액의 불법대출이 과연 지점 자체의 결정으로 이루어질 수있는지를 석연치 않게 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이 적극 나서설명하기 바란다.보통 은행 지점은 수억원의 대출에 한해 자체 재량권이 있을 뿐 그 이상의 대출은 본점의 승인이 필요하다.따라서 한빛은행 불법대출에는 은행 상부층의 지시나 묵인이 있었으리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실정이다.불법대출이 지난 6,7월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는데도 본점이 뒤늦게 알았다면 은행의 여신감독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이야기가 된다. 특히 세간의 의혹어린 눈길이 쏠려 있는 외압설과 관련해 정부와 검찰은 앞장서 적극 밝힐 필요가 있다.박씨의 대출보증을 거절한 전(前) 신용보증기금 지점장이 “청와대 고위인사로부터 대출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박씨의 동생인 전 청와대 행정관은 이를 부인하고 있어 사실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만에 하나,정부 관리들이 사적인 이익 때문에 공권력을 악용해 금융기관에 불법대출을 해주도록 압력을 가했다면 명백한 권력남용이다.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련 당사자를 수사해야 할 것이다.행여 이런 행위가 사실로 드러나면 유사한 월권행위를 막기 위해서라도 사회 정화차원에서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 또 은행의 한 지점장을 상대로 청와대 사직동팀이 내사한 배경도 그것이 정상적인 조사였는지 아니면 세간의 의혹처럼 박씨 형제가 영향력을 행사한 때문인지도 당국이 투명하게 밝힐 것을 촉구한다.검찰은불법대출 수사에서 한 점 의혹없이 진실을 규명해 불필요한 의혹이증폭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사태에 이르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 [사설] 강한 정부를 원한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8일 사회관계 장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국정2기에 강력한 정부로서 맡은 바 임무를 차질없이 추진할 것”을 강조하고,유해식품·환경·교통사범 등 반공익적 사범에 대한단속을 강도 높게 펼쳐 사회기강을 확립하라고 당부했다.대통령은 같은날 법무장관과 검찰총장,검찰간부들에게도 “법을 지키지 않는 집단이기주의를 용납해서는 안되며 모든 의견은 합법적인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생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헌신해온 김 대통령의 국정철학은 ‘인권이 보장되는 가운데 법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따라서 이날 김 대통령의 발언은 “집단이기주의의 부당한요구나 반공익적 사범은 ‘국가사회의 안전을 지킨다’는 차원에서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읽혀진다. 개혁은 역사가 국민의 정부에 안겨준 정언(定言)명령이다.국민의 정부도 이같은 시대적 소명을 절감하고 출범과 동시에 기업·공공·금융·노동 등 4대부문 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해왔다.그러나 소수정권이라는 한계와 개혁저항 세력의 발목잡기로 개혁에 속도가 붙지 못한가운데 도처에서 개혁 피로감마저 눈에 띄는 현실이다. 실제로 지금우리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집단이기주의의 발호와 사회적 기강 해이는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선 느낌이다.역대 권위주의 정권들이강요했던 통제사회를 벗어나 자율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과도기적 현상이라 하더라도 그 정도가 지나치다. 이해가 상반되는 집단간의 갈등은 집권여당이 정치력을 발휘해서 이를 조정해야 한다.그러나 민주당은 집권여당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민들은 강력한 정부를 열망하고 있다.정부는 해결사가 아니라 조정자라는 주장은 개혁의 발목을 잡기 위한 반개혁 세력의 주장에 불과하다.자율적으로 해결하지 못하면 정부가 나설 수 밖에 없지 않은가.하물며 유해식품·환경·교통사범 등 반공익사범에 대한 단죄는 말 할 나위도 없다. 강력한 정부가 되기 위해서는 몇가지 전제조건이 있다.정책 수립에앞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되 일단 정책이 결정되면흔들림없이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그리고 공직사회의 기강을 확립하는 일이 중요하다.‘뭣 묻은 개가 재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 돼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물론 기강확립이 공직사회의 위축을 불러와서는 안된다.정부는 공직사회의 전열을 새롭게 가다듬은 다음 사회전반의 기강해이와 집단이기주의를 강력히 제압함으로써 ‘법이 제대로 작동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그러자면 특히 검찰의 역할이 막중하다.검찰은 사회적기강해이와 공권력 경시풍조에 철퇴를 가함으로써 우리나라가 법치국가임을 확인하기 바란다.
  • [오늘의 눈] 우방 부도가 남긴 교훈

    아슬아슬하게 버텨오던 대형 건설업체 우방이 결국 법정관리 절차에들어갔다. 추가자금지원을 거부한 채권단의 결정은 그동안 숱하게 강조돼온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기업구조조정의 원칙에 비춰보면하등 의외일 게 없다.회의 전에도 이미 부정적 관측이 파다했다. 두달전 우방이 1차부도를 처음 냈을 때,시장의 지배적 목소리는 ‘퇴출’이었다.그러나 웬일인지 채권단은 우방에 급전을 줘가며 최종부도를 틀어막았다.정치권 외압설,지역정서 달래기 등 잡음이 불거져나왔다. 이무렵 금융계에는 우방 처리의 향방이 금융당국의 ‘시장자율’ 의지를 재보는 가늠자처럼 인식됐다. 용단을 내린 강정원 서울은행장의 용기와 새 경제팀의 ‘언행일치’는 높게 평가할 만하다.“금융을 시장원리에 맡기겠다”는 것은 진념경제팀의 취임일성이었다. 그러나 채권단 관계자의 표현대로 ‘고뇌에 찬 결단’으로 떠받들고넘어가기에는 왠지 개운찮은 구석이 있다. 어떤 이유에서건 채권단은무려 두달을 끌었다. 그사이 채권단의 쌈짓돈은 가랑비에 옷젖듯 계속 빠져나갔다.하청업체와 입주예정자들의 피해도 커졌다. 한달전 우방에 대한 추가자금지원을 반대했던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반대이유를 거론하면서 이런 얘기를 했다. “회사 경영진과 주채권은행의 투명성을 더이상 믿을 수가 없다.약간의 자금지원만 해주면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서울은행이 설명했지만 얼마안가 1차부도가 또 터졌다”.반대표를 던졌던 또다른 모 영남권 은행을 설득해 전체 회의결과를 번복시킨 당사자도 서울은행이다.비슷한 사례는 외환은행의‘현대사태’에서도 있었다. 서울은행을 원망하는 우방의 최다채권자 주택은행도 떳떳치 못하기는 마찬가지다.찔끔찔끔 돈을 내주면서 기업더러 혼자힘으로 살아나라고 하는 것은 잔인한 일이다. 이제와서 잘잘못을 가리자는 것은 아니다.다만 앞으로도 대우,삼성자동차,동아건설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기업’들이 쌓여있다.지금도 은행 한쪽에서는 크고작은 채권단 회의가 열린다.어느 때보다 은행의 역할이 중요한 때다.특히 주채권은행이 명확하게 중심을 잡고방향타를 끌어야 한다.구조조정의 당사자가구조조정을 주도한다는모순은 어차피 안고가야 하는 과제다.기업구조조정이 꼬이면 간신히풍랑을 넘긴 한국경제는 또다시 출렁거리게 된다. 안미현 경제팀기자 hyun@
  • [대한시론] 과거청산 못한 한·일관계

    8월은 날씨만 뜨거운 달이 아니라 우리 마음도 환희와 비애가 뒤얽혀 갈등으로 달아오르는 달이다.8·15를 맞아 해방의 날이라고 기뻐하지만 그것은 곧 민족의 분단을 되새기는 아픔을 동반하는 것이다. 그리고 29일이 되면 한·일합방문서가 공포된 국치(國恥)일을 맞아야한다. 이 모두가 전쟁과 침략이 소용돌이치던 20세기의 일.21세기는 이런상처를 싸매주는 화해와 협력의 시대가 될 수 있을 것인가.새로운 천년을 내다보면서 세기말에 희망적인 징조가 없는 것은 아니다.올해는한·일합방 90년이기도 하지만 이미 98년 10월 김대중 대통령의 방일과 한·일 양국 정상의 공동성명 이후 한·일 사이에는 새로운 우호무드가 조성되고 있다고 한다.그리고 6·15남북공동선언, 남북사이에화해와 협력이 싹트기 시작하여 얼어붙은 휴전선을 녹이게 될는지도모른다. 그러나 한번 잘못된 역사란 시대가 지나가도 후유증에 시달려야 하는 법이라고 생각된다.그동안 우리나라 신문에 보도된 몇가지 기사만보아도 지난날의 망령이란 쉽사리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지 않는모양이다. 모리 일본총리는 일본은 지금도 천황을 중심으로 한 ‘신의 나라’라고 공언해 물의를 빚었다.그러니까 다시 일본에는 그들의 아시아침략을 ‘아시아 민족해방전쟁’이라고 정의하는 이른바 우파 교과서가 등장하고,그것을 일본 국회의원 상당수가 밀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책임내각제의 나라,국회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권력구조의 나라인데 그 국회의 반역사적인 자세에 눌려 21세기에도 그들에게 그다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이 느껴진다. 이에 비해서 독일은 끊임없이 잔인한 나치에 대한 책임을 지려 해왔고,이번에는 나치에 의해 강제동원됐던 노역자 150만명에 대한 배상마저 결정했다는 것이다.그것은 1인당 최고 800만원이라는 적은 액수에 지나지 않지만 화해와 협력의 시대에 참여하겠다는 독일정부와 국민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하겠다. 이럴 때마다 우리는 일본의 경우를 비교해보고 우울해져야만 한다. 이런 일본의 자세를 바꾸게 할 수 있는 힘이란 없는 것일까.일본이란외부의 압력 없이는 스스로의 길을 돌이킬 수 없는 나라라는 국제적인 통념에 우리도 공감하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기사가 우리의 눈을 끌게 된다.미국에서 독일의전범(戰犯)행위를 파헤쳐온 나치전범 기록조사단이 그 임무를 끝내고이제는 일본으로 조사범위를 확대해갈 것이라는 소식이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에서 외롭게 외치고 있던 이른바 ‘종군위안부’문제를 둘러싼 여성운동도 활기를 띠게 될 것이 아닌가.금년 12월에는 도쿄에서 ‘2000년 일본군 성노예 전범 국제법정’이 열리고,거기에는 남북한 대표가 함께 참석한다는 것이다. 일본,특히 그 집권층의 빈약한 역사인식과 아시아의 새로운 시대에대한 비전의 결여는 심각하게 느껴진다. 그것은 단지 일본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동북아시아 전체의 상호이해와 협력을 심하게 저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다행히 이러한 일본을 염려하면서 끊임없이 비판의 논진을 펴고 있는 양식있는 대언론이일본에 있다는 것에 우리는 위로를 받게 된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8일 한국의 식민지통치에 관계했던 고관들 120명의 어리석기 짝이 없었던 과거에 대한 자기비판을 포함한 고백을 전면적으로 게재했다.그리고 ‘한·일 월드컵 대회를 위한’ 특집이라고 해서 ‘일본인’이라는 연재를 시작했다.‘일본사람’이라고 우리말로 토까지 달고서.지난날의 식민지 통치를 고발하는 것이다. 일본 정치권력은 아마도 시간만 흘러가면 모든 것은 잊혀지는 것,당사자들도 사라지는 것이라고 생각할는지 모른다.그러한 안이한 생각을 ‘아사히’는 비판하고,그래가지고 어떻게 21세기를 향해 격동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겠는가고 질타하는 것 같이 보인다. 한국의 개혁정신,그리고 이러한 일본의 양식이 손을 잡는 길만이 동북아시아의 내일을 향한 희망일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고 새삼 생각하게 된다. ◇ 한림대교수·사상사 지명관
  • 옛 詩心과 새로운 詩心을 만난다

    시집을 열 권이상씩 낸 중견시인들의 새 시집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도서출판 세계사는 정진규,이승훈,최승호 시인의 신작시집을 각각발간했다. 중견시인들의 이삼년 간 시작들을 한데 묶은 시집은 눈에 띄지 않는옹달샘 가에서 때때로 피어나는 단순한 야생화들을 차곡차곡 채집한것과 같다. 시의 은근한 수원이 괄괄한 목소리의 계곡으로 변전하는것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언제까지 마르지 않고 혼탁해지지 않는 시심과 만날 수 있다.첫눈에는 신기하달 것이 없는 자연의 풀꽃들이 오래 눈에 남듯 이들 중견시인들의 새 시집들은 예전과 같은 듯 하면서도 다른 향기와 달라졌는가 싶으면 여일한 뿌리를 떠올리게한다. 정진규의 11번째 시집 ‘도둑이 다녀가셨다’는 연작시 형태로 작품을 써나가는 방법을 거두어버렸기 때문에 시적 대상을 선택하고 내용을 표현하는 손길이 보다 유연해진 느낌을 받게 된다.그만큼 시세계의 질감도 다양하고 풍요로워 보인다.정진규 시인은 ‘몸 시’ 이래로 생명현상의 경이로움을 육체와 정신의 충만한 교감으로 표현하여왔다.그러한 교감의 자세는 이번시집에서도 중요한 삶의 원동력으로,또한 시적 상상력의 촉매제로 원숙하게 발휘되고 있다.몸짓의 교감을통해 대상과 더불어 생명현상의 자연스러운 리듬을 절실하게 만끽하는 일,이러한 일의 가치를 시인은 이번 시집 속에서 밝혀낸다. 잘되어 있는 이별 하나를 보았다 이별은 이별이 아니었다 멀리 몸을 마주대고 있었다(…)벌판이 한도 끝도 없기에,산들이 저 멀리 밀려나 있기에,아무래도 궁금해서 먼저 산들이 있는 그곳까지 가보았다들판이 산들을 그렇게 멀리 밀어낸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다 산들이 거기서 기다리고 있었다 들판의 끝자락을 맞이하고 있었다 거기강물 하나 놓아 흐르게 하면서 들판의 흙 묻은 맨발들을 씻어주고 있었다(‘영산포 가는 길’) 이승훈의 11번째 시집 ‘너라는 햇빛’은 몇 가지 두드러진 변화된특징을 노출한다.무엇보다 ‘너’로 지칭되는 시적 대상들이 이전의시집에 비해 보다 구체적이고 일상적인 현실의 모습을 갖춤으로써 시의 내용에 사실적인 질감이 강화되고 있다.또 패러디와 인용과같은표현기법을 고의로 자주 활용하고 있는데 시인의 주체적 입장과 경계를 지워버리려는 방법론적 시도로 평가받을 수 있다. 나는 네 속에 사라지고 싶었다 바람부는 세상 너라는 꽃잎 속에 활활 불타고 싶었다 비 오는 세상 너라는 햇빛 속에 너라는 제비 속에너라는 물결 속에 파묻히고 싶었다(…)너라는 감옥에 갇히고 싶었다네가 피안이었으므로(…)(‘너라는 햇빛’) 최승호의 10번째 시집 ‘모래인간’은 드물게 주제와 표현 형식을먼저 결정한 뒤 집중적으로 쓴 미발표 시들을 묶었다.주어진 형상과기능을 잃어버리고 소멸의 과정을 겪어내는 사물들의 자취를 탐색하고 있다.모래와 재의 흔적으로 남은 사물들의 존재 의의를 탐색함으로써 인간의 근원적인 삶이 무엇인지를 직시하고 성찰한다. 어느 백제왕의 혁대는 비단벌레 껍질로 장식되어 있다고 한다(…) (…)방황하는 모래들, 표류하는 모래들,폭풍에 들려 빈 하늘에서 빈하늘로 떼지어 날아가는 모래들, 누구의 것도 아닌,그 누구의 뼈도,그 누구의 살도 아닌, 남은 것은 혁대와 비단벌레 껍질에 흐르는 은하수, 4월의 황사는 고비사막에서 날라와 비단벌레 껍질과 속삭인다.(‘모래인간’)김재영기자 kjykjy@
  • [오늘의 눈] 이념 녹여버린 혈육의 情

    하늘도 울고 땅도 울었다.15일 이산가족 상봉장인 서울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 홀은 삽시간에 ‘눈물의 광장’으로 변했다.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과 남측 혈육들이 흘린 눈물은 홀을 가득 채우고 한반도 산하로 흘러넘쳤다.평생의 한을 풀지 못하고 끝내 눈을 감은 실향민들,이제나 저네나 북녘 땅만 바라보는 1,000만 이산가족들의 보이지 않는 눈물까지 더한 까닭이다. 50여년 동안 차곡차곡 가슴속에 묻어야 했던 이들의 한(恨)은 이날차라리 통곡이 되어 전국에 메아리쳤고 분단 현실의 아픔을 어떤 필설보다 생생히 전달했다.이념과 냉전의 국제질서에 희생된 우리 현대사의 비극을 새삼 확인했던 역사의 장(場)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끝낼 수는 없다.이산가족 상봉이 며칠동안 안방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일회성 신파극’에 그쳐서는 안된다.역대 남북 정권들이 그랬듯 체제와 권력 유지를 위한 도구가 돼서도 더더욱 안될 것이다. 이들의 눈물은 단순한 눈물이 아니다.50여년간 분단의 고통이 농축된,민족의 슬픔이 고스란히 녹아든 역사적 결정체란 의미다. 눈물을 눈물로 그치지 않고 대승적으로 승화·발전시키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다.반세기 전,남북한이 서로에게 겨눴던 분노와 증오가 우리 민족을 갈라놓았다면 상봉의 눈물과 그 감격은 분단의 벽을 허무는 역사적 추진력으로 활용해야 한다. 20여 전 혹독한 냉전기에도 서슬퍼런 이념의 굴레를 녹이며 독일 민족의 화합과 통일의 엔진이 된 것이 바로 동서독의 이산가족들이 아니었던가. 이날 TV를 지켜본 많은 국민들은 화면에 비친 것 이상을 온 가슴으로 느꼈을 것이다.이산가족들의 상봉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진정한남북 화해와 통일로 이어가는 ‘징검다리’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것도 이런 연유일 것이다. 진정한 정치는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고 했다.15년 전역사적 이산가족 상봉이 남북의 체제와 정권유지를 위해 왜곡됐던 사실을 국민들은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6·15 공동선언이라는 역사적 기념비를 세웠던 남북 정상들이 이산가족은 물론 분단으로 고통받는 7,000만 겨레의 눈물마저 닦아줄 날을 기대해본다.[오 일 만 정치팀 기자 oilman@]
  • [발언대] 용인 난개발 책임 건설사만의 책임인가

    최근 경기도 용인 지역의 난(亂)개발이 사회문제로 불거지면서 신문지상에는 온통 이에 대한 책임공방으로 시끄럽다.‘서로가 네 탓’이라고 우기며책임 소재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는 것을 보니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심지어 용인지역 수해 원인을 둘러싸고 난개발로 인한 것인가 아닌가를 놓고 지방자치단체와 환경단체의 갈등도 곧 법정으로 비화될 것같다. 시비가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주택업계가 검찰의 수사 대상으로 지목되는등 모든 난개발의 책임이 주택건설업체로 귀착되고 있다. 난개발의 모든 책임이 주택업체에 전가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이는 객관성을 잃은 처사다. 주택건설업체에서는 관련 법령 테두리 안에서 각종 복잡한 인·허가를 받아적법하게 주택사업을 벌였다는 목메인 항변을 하고 있다.한마디로 ‘법대로했는데 왜 우리가 난개발의 주범으로 몰려야 하는가’라는 얘기다. 주택업체들이 난개발에 대한 일말의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일관성없는 정책수립으로 주택업체들로 하여금 준농림지를 난개발토록 한 정부와세수확보를 위해 인·허가를 남발해 온 지방자치단체의 잘못이 더 큰 것이아닌가 싶다. 주택업체가 사익을 추구하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공익을 위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뒷짐지고 있었던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눈 앞의 이익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지금 내린 정책 결정이 우리 후손들에게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고민해야 한다.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난개발 책임소재의 규명도 ‘공동책임은 무책임’이라는 결론에 이를지 모른다.그렇다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검찰 수사,감사원 감사,정부 실태조사 등은 단시간에 처리돼야 하지 않을까. 최근들어 전세값이 크게 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수사,감사,조사로 공백현상을 보이는 지자체의 행정을 빠른 시일 내 원상 회복시켜야한다.아울러 위기의 주택산업을 살리고,서민들의 집 장만을 쉽게 해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한다. 김준우[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 소방 행정/ 실태·개선 방향

    소방행정의 문제점 제기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특히 소방직 공무원들의 근무여건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소방행정이 국민들의 인명피해와 재산손실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데도 개선이 잘되지 않는 점은 무엇일까.실태와 개선 방향등을 점검한다. [실태] 소방파출소에 근무하는 소방공무원들은 24시간 2교대로 일한다.참고로 서울시내 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은 3교대다.이는 전적으로 인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소방인력은 2만2,746명으로,소방인력 기준에 관한 규칙상 기준인력의 73.7%에 불과하다.실제로 소방파출소의 평균 근무 인원은 15명이다.그러나 전일 근무자를 제외하면 실제 근무자는 7명에 불과하다.출동때 최소 기준인원에도 못미치는 실정이다. 출동시 최소 인원은 펌프차에 4명,구급차 6명,구조차 11∼15명이 있어야 한다. 소방공무원들의 1인당 담당 인구는 2,082명.일본의 841명,미국의 208명,영국의 942명과 비교하면 얼마나 열악한지 금방 알 수 있다. 소방공무원들은 항상 화재 등 각종 위험에 노출돼 있다.지난 한해동안 20명이 순직하고 250명이 부상을 입었다.공무원수 대비,사망과 부상자수가 경찰보다 많은 것 또한 현실이다.그런데도 소방공무원은 연금혜택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 군인이나 경찰은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중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고,전역이나 퇴직을 한 사람에게 연금혜택을 주고 있으나 소방공무원은 교육훈련을 받다가 사망해도 연금혜택을 주지 않고 있다.연금보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소방공무원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국가보훈처 등에서 반대,아직까지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문제점] 소방인력의 부족현상은 구조적인 문제다.공무원 총 정원제에 묶여인원을 늘리고 싶어도 늘릴 수 없게돼 있다.소방공무원들은 경찰직 처럼 별도 정원으로 관리해주길 바라고 있으나 행정 당국의 난색으로 해결이 안되고있는 실정이다. 소방관서에 공중보건의를 배치하지 못하게 돼 있는 현실도 문제중의 하나다.각종 응급 사고에 가장 먼저 달려가는 사람들이 119구조대인데도 병역법 등에 묶여 공중보건의를 두지 못하고 있다. [대책] 정부는 이러한 소방당국의 현실을인정,다각적인 대책을 수립중에 있다.우선 소방교육기관을 중점 육성,소방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중앙소방학교’를 소방대학으로 승격,이론과 실습을 연계하는 교육기관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또 행정자치부 직속으로 국립소방과학연구소를 설립,연구기능 기반을 조성할 예정이다. 문제점으로 지적된 공중보건의 배치는 국방부와 협의,병역법을 개정키로 했다. 이밖에 소방 종합 정보통신망을 구축,대형 재난 대응체제에 보다 신속하게대처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특히 119 지령체제를 전산화,현장활동 지원 정보 제공뿐 아니라 유관기관과의 즉시 협조 체제도 갖추게 된다. 그러나 화재나 재난은 사고가 일어났을 때의 신속한 대처보다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 지도가 더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예방대책이 소방행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홍성추기자 sch8@. *국내외서 죽음 무릅쓴 활약. 인원 부족,열악한 근무환경 등에도 불구하고 119구조대는 국내외를 가리지않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95년 930여명이 부상을 당하고 48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참사’로불렸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슴 속에 분노와 허탈을 남겼지만 119구조대의활약상은 희망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119구조대는 사고 후 17일이 지나도록 희망을 잃지않고 구조활동을 펼쳐 많은 생명을 구해냈다.이때 ‘돌아온 사자’,‘해결사’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지난 98년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계속된 지리산과 경기북부 지역에서는 계곡,가옥에 고립된 1만323명을 구해냈다.이밖에도 성수대교 붕괴사고,대구 지하철 도시가스 폭발사고 등 각종 재난현장에서 활약,재해·재난 현장에는 119구조대가 있고,119가 있는 곳에는 ‘안전’이 있다는 의식을 심어줬다. 국외에서도 119구조대의 활약은 눈부시다.지난 97년 8월 괌 KAL기 추락사고현장이나 9월 캄보디아 포첸통 국제공항에서 일어난 베트남 민항기 추락사고,지난해 8월 터키 대지진 현장에서 눈에 띄는 활동을 해냈다. 또 지난해 9월대만 남투현 대지진 현장에서는 여진의 위험을 무릅쓰고 6살 꼬마아이를 구조해 전세계를 감동시키기도 했다. 최여경기자 kid@. *美 소방업무 조례로 규정. 대부분의 소방 선진국은 인원이나 조직 등에서 철저한 관리체계를 갖추고있다. 미국의 소방업무는 연방정부법에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지자체인 주(州)의조례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각 주에는 다양한 형태의 소방행정체제를 유지하고,시(City)정부와 카운티(County)정부를 중심으로 분권화돼 있다. 주 정부의 소방국은 소방법령의 제정과 폐지,소방행정의 조정과 통제 등의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또 소방교육과 훈련기관 설치 및 운영,소방공무원의보수,근무조건 등을 결정한다.시와 카운티 소방관서는 실질적인 책임을 지고화재진압 구조 구급 등의 소방업무 수행한다. 하지만 연방정부의 연방재난관리청(FEMA)과 연방재난관리청 밑의 연방소방국(USFA)은 각각 재난의 예방과 대응, 정책기능의 조정과 화재 예방등 넓은 의미의 업무를 맡고 있다. 일본의 소방체계는 국토 여건상 소방업무 외 지진 태풍 활화산 원자력 등의방재를 담당하고 있다. 시·정·촌(市町村) 등 기초자치단체 중심의 소방행정체제가 확립돼 있으나최근 들어 점차 광역화하는 추세다. 중앙 소방청은 자치성 산하에 소방청을두고 있고,자치성 소방청에는 소방연구소 소방대학교 소방심의회가 있다.도·도·부·현(道都府縣)에는 소방청과 소방국 소방방재과 등이 있다. 영국의소방행정은 County Region(우리나라의 도 정도)에서 주로 관장하고 있다. 이곳에는 상근직원만 근무하는 소방본부 및 소방서가 설치돼 화재진압 및 재난사고에 대비하고 있고,읍·면에는 상근직원을 중심으로 비상근 직원이 보조하고 있다. 정기홍기자 hong@. [기고] “채찍보다 일할여건 조성을”. 사회의 안전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그 사회의 요구 수준에 부응하는 양적·질적인 측면의 조건을 갖춘 인적자원을 우선 확보해야 한다.재해 사례를 보더라도 재해·재난의 피해는 그 사회의 안전역량과 일치하는 확률적 함수 관계를 갖는다. 그 관리체제나 관리역량을 증강시키면 자연히 사고가 줄게 되어 있으나 그에 반해 본질은 그대로 둔 채,정신만 바짝 차리면 된다는 식의 으름장으로는절대로 그 확률을 줄일 수 없다.말하자면,뿌린 대로 거두는 것이다. 미국은 정규 소방직이 27만 5,000명이며 잘 훈련된 의용 소방대원 80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일본은 16만 명의 정규 소방직과 96만 명의 의용 소방대원을 보유하고 있다.우리나라에는 정규 소방관 2만 3,000명과 여건이 제대로갖추어지지 않은 8만 4,000명의 의용 소방대원이 있다.단순히 수적으로 비교해도 우리의 소방은 선진국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훈련의 여건이나,장비 등의 수준은 비교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다.교육 시설이 부족해서 신임 소방관을 우선 현장업무에 투입하고 순서가 돌아오면 직무교육을 받게하는 이른 바 ‘선배치 후교육’의 경우가 허다하다. 119의 구급이송 환자 수는 최근 5년 간 33만 명에서 95만 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또한 화재나 자연 재해 건수는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바와 같이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사고이후의 특별 점검은 물론 안전업무의 요구가 폭증하였다.이러한 가운데 그간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그나마의 인력도줄여야 했다. 각종 참사를 겪으면서 소방조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나 호감도는 눈에 띄게 높아졌다.구급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생활안전이나 환자 이송 등의 업무는어려울 때 가까이 있는 공무원이라는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왔고, 만능해결사의 모습은 아이들의 우상이 되었다. 미국,영국,일본 등의 선진국에서는 직업 위험도가 가장 높은 직종으로 소방관을 꼽는다.소방관을 뜻하는 ‘Fireman’또는 ‘Firewoman’을 통칭해서 ‘Fire fighter’라 한다.시민들의 신망과 애정은 그들에게 용기,사명감, 비리의 유혹을 벗어날 수 있는 자부심의 원천이다. 지금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소방의 업무가 단순히 불을 끄는 ‘불돌이’가아니다.‘불’은 시급을 요하는 재난의 대표명사 일 뿐,소방은 ‘안전을 통해서 안심 할 수 있는 세상’ 의 지킴이이다.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전통적인 공공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으로서 그들의 업무수행방식은 사회 시스템을 바탕으로,그리고 성능 지향의 기술력을 중심으로 첨단화되고 있다.소방관련 법규와 기준은모든 제품과 시설의 국제 경쟁력을 좌우한다. 아직도 우리 소방 조직의 처지가 어떤 지에 대해서는 이따금 매스컴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져 있지 않다.그들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마땅히 엄정한 공적 관리와 국민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그러나 채찍보다 먼저 그들이 일할 수 있는 최소한의 상식적인 여건을 갖추어 주어야 하는 것도 안전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도리이다. 尹 明 悟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 남북외무회담 이모저모

    26일 방콕에서 열린 역사적인 남북 외무장관회담은 보통의 외무장관회담과완연히 달랐다. ■남북 외무장관회담 이정빈(李廷彬)외교통상부 장관과 백남순(白南淳)북한외무상은 이날 오후 5시30분(이하 현지시각)부터 쉐라톤호텔 2층 리버사이드3룸에서 40분 가량 회담을 가졌다.두 장관은 200여명에 이르는 취재진을 향해 악수를 나누고 곧바로 회담장에 들어가 “남북 화해와 협력을 위해 좋은얘기를 나누자”며 인사말을 시작했다. 백 외무상은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태국에 와서 이 선생(장관)을 만나니기쁘다”며 “세계의 이목도 집중됐고 북·남 사이의 교류와 협조도 눈에 띄게 잘 되는 것 같다”고 덕담을 했다.이에 이 장관은 “김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의 회담 덕분에 외무장관이 회담하게 된 것 같다.다시 한번 두 분의노력에 감사드리고,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 화해협력을 위해 좋은 얘기를 나누자”고 당부했다.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회담을 마친 뒤 백 외무상은 오후 6시10분쯤 회담 결과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회담이 잘 됐다”고간단하게 답변하고 회담장을 떠났다. ■좌석 배치 외무장관들과 배석자들이 마주보는 국제 의전 관행과 달리 남북외무장관들이 중앙에 나란히 앉는 ‘말발굽 형태’로 배치했다. 남북 정상회담때와 마찬가지로 국기는 생략했다.이런 좌석 배치는 남북간 대치와 갈등의과거를 씻고 화해협력의 시대를 열고 있다는 상징적 표현이라는 해석. 외교부 관계자는 “우리가 이런 좌석 배치를 제안하자 북측이 흔쾌히 받아들였다”며 “역사적 첫 남북 외무장관회담인 만큼 국제 관행보다는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성을 찾으려 했다”고 말했다. ■북·일 정상회담도 타진 남북 외무장관들은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두 장관은 이번 회담이 첫 만남인 만큼 북한의미사일 개발과 일본인 납치 의혹 해결 등 양국간의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특별한 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북·일 외무장관회담에서는 ▲북·일 수교일자 확정 ▲수교회담과 별도로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적십사회담 개시 ▲일본인 처 고향 방문재개 결정 등이 주요 의제가 됐다.특히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일본 외상은백 외무상에게 최근 폐막된 오키나와 선진8개국(G8)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한반도 특별성명’ 전문을 전달해 관심을 끌었다. ■한·미,한·일 양자회담 이정빈 외교통상부 장관은 26일 오전 방콕 쉐라톤호텔에서 고노 요헤이 일본 외상,스트로브 탤보트 미 국무부 부장관과 각각40분 가량 만나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백남순 외무상 기자회견 백 외무상은 이날 오전 숙소인 방콕 쉐라톤호텔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북·미 외무장관회담에 대해“스트로브 탤보트 부장관과는 만나지 않을 것”이라며“매들린 올브라이트 장관과의 회담에서 미국이 미사일문제를 제기하기를 원하다면 논의하겠다”고 밝혔디. 방콕 오일만특파원 oilman@
  • ‘이산가족‘ 박사논문 준비 재미교포2세 김영란씨

    “마지막 분단국이란 오명을 깨려는 한민족의 의지를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실감합니다” 북한에서 보내온 이산가족 방문단 명단을 확인하려는 이산가족들로 붐비는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구관 2층 민원실에서 한 젊은 여성이 서투른 한국말로 이산가족들의 사연을 수첩에 빼곡히 채우고 있었다. 미국 버클리대 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재미교포 2세김영란(Nan Kim·31)씨는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 ‘이산가족의 개념과 월북가족의 생애사’를 쓰기 위해 지난 1월 한국을 찾았다. 김씨에게 남북정상회담과 후속 조치로 이루어지는 이산가족 상봉은 더없이좋은 기회가 됐다.김씨는 생생한 이산가족의 아픔을 듣고 자료를 수집하기위해 북한이 방문단 명단을 보낸 16일 적십자사로 달려왔고 이산가족들과 더가까워지기 위해 자원봉사를 자처했다. 김씨는 지난 87년 프린스턴대학에 입학해 프리랜서 기자 활동과 94년 뉴저지에 있는 ‘더 레코드(The Record)’지 기자 활동을 하면서 한국 현대사를집중취재했다. “매년 광복절을 취재하면서 분단의 고통을 만났습니다.미국인들에게 한국인의 고통을 전해주고도 싶었습니다” 김씨는 93년 북한의 핵문제로 한반도의 긴장상황이 최악으로 흐를 때 분단문제가 얼마나 심각하고 복잡한지를 뼈저리게 실감했다.남한과 북한을 각기옹호하는 ‘분단된 교포사회’도 김씨에게는 슬픔으로 다가왔다. 자신에게는 한많은 한민족의 피가 흐른다는 것을 잊지 않았던 김씨는 95년버클리 대학원에 진학했고 문화인류학을 선택했다.분단의 고통과 이산가족의아픔,그중에서도 특히 월북가족들의 고통을 연구하기로 결정했다. 이산가족의 개념이나 월북자 가족과 월남자 가족들이 남북한 이념대립에서겪는 고통에 대한 연구가 현재까지 거의 없었다고 지적하는 김씨는 “연좌제라는 기형적인 제도와 월북자 가족이라는 이유로 손가락질 받는 이들의 심리적 고통은 또 다른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월남자를 배신자라고 여겨왔던 북한의 태도 역시 이산가족 문제를 더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어왔다고 김씨는 분석한다. “오는 12월 한국을 떠날 때까지 한민족의 한이 배어 있는 체계적인 논문을준비하겠다”고 말한 뒤 민원실 창구에서 서성이는 실향민 노인에게로 다가서는 김씨의 눈이 유난히 빛났다. 이창구기자 window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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