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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필과 칠판] 운명을 바꿔 놓은 선생님과의 만남

    시골의 한 초등학교에 잡은 개구리를 면도칼로 난자해 친구의 도시락에 넣는 짖궂은 아이가 있었다.담임교사는 아이를혼내지 않고 오히려 “넌 나중에 훌륭한 외과의사가 될 거야.”라고 격려했다.그 아이는 그 말에 감동해 결국 의사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교사의 말 한 마디는 학생들의 미래를 결정짓는 힘을 갖는다.나의 경우도 고등학교 때 음악선생님의 권유가 내 운명을 바꿔 놓았다. 70년대 시골에서 초·중학교를 마치고 공고로 진학하려고준비하고 있었다.나름대로 공업계열에 소질이 있어 무시험추천 전형에 지원했다.하지만 체력장 점수가 낮아 뜻밖의 좌절을 맛봤다.결국 인문계 고교로 가게 됐고,그곳에서 새로운 미래가 열렸다. 고등학교 입학식 다음 날 음악교사가 새로 부임해 왔다.젊고 패기 있는 남자 선생님이었다.학생들은 유려한 피아노 솜씨와 다양한 수업 방식의 매력에 푹 빠졌다.선생님은 매 시간마다 짤막한 동기(악곡 전개에 핵이 되는 두마디 정도로구성된 단위)를 주고 그 동기에 덧붙여 새로운 음을 만들어나가는 ‘가락 짓기’를 지도했다. 남학생들이라 대부분의 학생들은 손도 못 대고 쩔쩔 매는반면 나는 꼬박꼬박 가락을 만들어서 검사를 맡곤 했다.그뿐이랴.선생님은 매번 노트에 A라고 특별히 쓰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그 달콤함에 내 가슴은 음악 시간으로 가득 채워졌다. 선생님은 다른 학생들과 달리 나에게는 다소 어려운 동기를 주며 발전시키도록 했다.지금 생각해보니 최근 유행하는 ‘능력별 수업’을 그 때 선생님이 하셨던 것 같다. 이러기를 5개월.드디어 운명의 날이 왔다.교무실로 나를 부르시더니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해보지 않겠니?”라고 말씀하셨다.결국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음악을 전공하여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다. 지금도 고교시절 선생님께서 주셨던 동기와,선생님이 작곡하셨다는 노래를 악보로 옮겨 보여 드렸을 때 깜짝 놀라시던 선생님의 표정이 눈에 선하다. 음악선생님이 된 뒤 나도 수업 시간에 그 때 선생님이 쓰셨던 방법을 따라 해본다.그러다 보니 서너 명의 제자를 길러냈다. 눈을 지긋이 감고 잠시 생각에 잠겨 본다.‘만약 그 선생님과만나지 못했더라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나도 그 때의 그 선생님처럼 학생들의 소질을 발견해 맘껏꿈을 펼치도록 날개를 달아주는 교사가 되고 싶다. 최광준/ 서울 신반포중 교사
  • 에듀토피아/ “”학생들은 인격체 아닌가요””

    요즘 자율성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교육이 강조되고 있지만우리 학교들중 많은 곳들이 여전히 획일성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공부에도 열심이지만 학교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불합리한 일들을 적극적으로 고쳐보려는 학생들을 만나 ‘이들이 느끼는 학교’를 알아본다. ■학생인권 위한 중고생 동아리. 지난달 29일 서울 명동 유네스코 회관 2층 ‘학생인권과 교육개혁을 위한 전국 중고등학생연합’동아리방.많은 학생들이 올해 사업 계획을 짜느라 바쁜 모습이었다.그곳에서 박성기(17·선린인터넷고 2년)군과 김다정(16·서울 D고1년)양을 만났다. “학생들도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침해 받아서는 안됩니다.” 박군은 97년 ‘노동법 날치기’사건 때 가톨릭통신동호회를 통해 최연소로 시국미사에 참가하면서,김양은 중3 때 도덕 교사가 학생연합의 활동을 말해주는 것을 듣고 학생들이 흔히 받는 불합리한 처우문제에 눈을 떴다.“예전에는 학생이니까 당연히 머리를 잘라야 한다고 생각했죠.저도모르게 획일적인 교육에 젖어 있었던거지요.” 박군은 고1 때부터,이양은 중3 때부터 학생연합 활동을 시작했다.학생연합은 처음에는 인터넷사이트의 학생토론모임이었으나 점차 가입자들이 늘어나,2000년 3월 온오프라인의 모임으로 확대됐다.현재 전국에 회원이 1500여명에 이른다.박군은 “2000년 두발자유화 요구로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학교 구성원들의 토론을 거쳐 자율적으로 결정하라’는 지침을 받아낸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하지만 일선 학교에서 변한 것은 거의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양은 “머리 길이,핀 색깔,신발 뒤축,가방 크기까지 정확히 규정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여전히 수업이 끝나면 쉬는 시간 10분동안 학생 선도부가 들어와일일이 검사하는 것이 대다수 학교의 현실이다.박군은 “학교운영위원회에 학생이 참여해야 합리적인 교칙 개정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학생연합은 이같은 ‘깨달음’의 결과로 지난해 학교운영위원회의 학생 참여를 주장하는 운동을 활발히 전개했다.8월부터 10차례에 걸쳐 거리에서 캠페인을 펼치면서 전단지를돌리고 서명을 받았다.또 인권운동사랑방과 함께 교칙을 분석한 결과를 오는 9월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 참고자료로 제출할 예정이다. 체벌도 여전하다.박군은 “남자고등학교는 교육이라는 미명으로 여전히 체벌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부모에게 사실을 말하면 벌점으로 수행평가 점수에 반영하겠다는 선생님도 있다.”고 밝혔다. 그들은 학교,교사들도 문제지만 아무 생각없이 따라가는 학생들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박군은 학생회장 선거 당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기 위한 대책이 뭐냐.”고물었다가 친구들의 조롱만 샀다.‘인권 찾아 뭐하냐.공부나열심히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 박군은 “배워야할 의무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원하지도않는데 똑같은 것을 배우기를 강요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김양은 수업시간에 기본적인 예절도 지키지 않는 학생들의 자세를 꼬집었다.“떠들고 자는 학생들이 많아요.잘 가르치느냐를 따져 수업을 골라 듣기도 하지요.” 그는 “학교에 과학실 하나 없고 암기 위주의 지식만을 가르치는 데 학생이 수업에 흥미를 가질 수 없는 것이 당연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학교와 친구들이 자신들의 활동을 색안경을 쓰고 보는 것에 대해서도 못마땅하다.이들은 “학교에서 활동 회원들에게그만두라고 압력을 가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회원에 따라 다르겠지만 학생의 위치에서 공부는 물론 권리찾기도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컴퓨터 특기전형으로 고교에 입학했다는 박군의 꿈은 최고기술경영자(CIO)가 되는 것.열린 사고를 가진 경영자가 되고 싶다.성적이 중상위권인 김양은 언론이나 역사를 전공할 계획이다.이들은 학생의 권리와 의무,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배우고 실행하려는 ‘아름다운’ 고교생들이었다. 김소연기자 purple@ ■인권교육 어떻게…나만큼 남의 권리 소중함 깨닫게. 모든 학생들이 수학이나 영어를 잘 할 필요는 없다.하지만인권교육은 민주 시민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다하도록 이끌어준다는 점에서 모든 학생들에게 필요하다.인권교육의 목표는 학생들 스스로 자신이 귀중한 존재임을 알게하는 동시에,다른 사람의 권리도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도록 하는 데 있다. 인권운동사랑방 주최로 열린 ‘교사를 위한 인권교육 워크샵’에 참여한 강원도 철원중 이상희 도덕 교사는 “요즘 학생들은 지나치게 이기적”이라면서 “자신과 타인의 권리에대해 무관심하다.”고 지적했다.워크샵에서 소개된 몇 가지수업 방법을 알아본다. [표현의 자유] 학생들을 몇 개의 조로 나눠 1인 시위,집회등을 찍은 사진들을 나눠준다.‘무엇을 하고 있나’‘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무엇일까’‘왜 표현을 하려 들까’‘사람들은 표현을 할 권리가 있는가’‘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등을 토론하게 한다. 더 나아가 교실 안의 문제에 대해 학생들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한다.표현된 의견 중 정당한 것은 반영하고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를 설명해 준다.학생과 교사가 합의한내용은 교실의 규칙으로 만들어 자발적으로 지키게 한다. [차별받지 않을 권리] 각 조에 상황카드를 나눠준다.상황카드에는 ‘한국에서 어린이들이사용하는 크레파스에는 살색으로 지정된 색이 있다.’‘우리 회사는 외국인 노동자에게국내 노동자와 똑같은 건강보험혜택을 준다.’‘종수가 다니는 학교는 종수와 다른 종교재단이 설립한 학교다.종수는 정규수업 외에 학교가 지정한 예배에 참석하고 종교교육을 받아야 한다.’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학생들은 ‘공정’‘부당’‘불분명’으로 분류하고 왜 그렇게 판단을 했는지 토론한다.마지막으로 학생들 스스로 공정하다고 생각되는 상황으로 바꿔 작문을 한다. [장애인 이해하기] 둘씩 짝을 짓게 하고 짧은 문장을 준다. 언어장애인 역할을 하는 학생은 주어진 문장에서 ‘ㄱ’을‘ㅅ’으로,‘ㅇ’을 ‘ㄷ’으로 발음한다.또 모든 받침을생략해 읽는다.비장애인 역할을 하는 학생은 이 규칙을 모르는 상태에서 받아쓰기를 한다. 받아쓰기가 끝난 후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발표한다.또 장애인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편의를 봐주는 것이왜 특혜가 아닌 당연한 권리인지 토론해 본다. 김소연기자. ■인권침해 고발사례. 학교 현장에서 드러나는인권침해 사례는 예상보다 심각하다.전국중고등학생연합 홈페이지에는 다양한 사례들이 올라있다. 자신을 ‘서랑’이라고 밝힌 한 학생의 글.“자율학습시간에 떠드는 학생들을 반장이 목이 쉬어라 조용히 시키고 있었다.선생님이 들어오셔서 학생들 허벅지를 때렸다.‘우리가떠들긴 떠들었으니까’하며 그 정도는 사랑의 매라고 애써이해했다.반장이 맞을 차례였는데 애들 조용히 못 시킨 ‘죄’로 10대나 때렸다.맞은지 일주일이 다 되어가는데도 반장의 다리는 시퍼런 멍이 선명하다.” 경기도 A여중 1학년이라고 밝힌 다른 학생은 “설치된 난방 시설도 잘 활용하지 않으며 교실 안에서 목도리나 코트조차 못 입게 한다.”면서 “목도리나 코트를 입는다고 공부 안하고 안 입는다고 공부 잘하나.”라고 반문했다. 강릉에 사는 한 여고생은 교사의 언어 폭력 사례를 올렸다. 그는 담임이 평소 ‘주댕이’란 별명을 갖고 있는 학생에게“니가 어디서 주댕이를 놀려.왜,주댕이라고 하니까 기분 나빠?그럼 입이야? 니껀 주댕이야.”라고 말했다는 사연을 전하면서 “학생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 달라.”고 호소했다.
  • [실패 대탐구] 제3부 실패자산을 공유하자(1)불행한 다리 성수대교

    지난 94년 10월21일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는 ‘총체적 실패’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 사고를 ‘총체적 실패’로 규정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붕괴를 사전에 알수 있었지만 막지 못했다. 둘째,다리 건설 결정과 수주업체 선정 과정에 정치권이 개입해 공사대금에서 거액을 정치자금으로 빼내갔다. 안전관리 담당자들의 무지와 무신경은 32명의 목숨을 희생시켰고,정치인들은 정치자금과 한국의 대외 신인도를 맞바꿨다. [무심코 넘긴 붕괴의 증후] 성수대교는 무너지기 2년 전부터 붕괴의 증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 92년 최초의 증후를 목격한 사람들은 이 곳을 자주 운행했던 택시 운전기사들이었다. 다리 상판의 연결부위에서 뒤틀림과 침하 현상을 발견해 서울시에 신고했다. 당시 성수대교 관리는 서울시 산하 동부건설사업소가 맡고 있었다. 신고를 접수한 사업소는 응급조치로 주저앉은 상판 연결 부위에 브래킷(철제 받침대)을 설치한 것이 고작이었다. 명백한 붕괴위험을 안고 있었지만 전문가 그룹에 안전진단을 의뢰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다리 상판의 뒤틀림과 침하 현상은 성수대교의 경우 치명적인 것이었다. 교량 전문가인 이태식(李泰植) 한양대 교수의 얘기를 들어보자.“다리가 차량의 하중을 견디지 못해 상판과 상판을 연결하는 핀이 손상된 것입니다. 특히 성수대교는 전쟁 발생에 대비해 손쉽게 폭파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이 때문에 준공후 다른 형태의 다리에 비해 훨씬 세심한 유지관리가 필요했습니다. 이런 설계상의 특성은 시간이 지나면서 무시됐습니다.성수대교의 경우 상판의 뒤틀림과 침하는 심각한 붕괴 위험을 예고하는 것이었습니다.”그러나 아무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업소측은 지휘계통에 따른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부패한 정치가 만든 불행한 다리] 김학재(金學載)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성수대교가 건설된 지난 70년대만 해도 시청에 집권당의 재정분실이 설치돼 있었다.”면서 “당시 집권당인 공화당에서 상근 직원을 두고 시가 발주하는 각종 공사를 업체별로 배분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낙점을 받은 건설업체는 수주의대가로 거액의 정치자금을 헌납하는 것이 당시 대형 관급건설공사의 관행이었다. 정치권의 부패구조가 공사의 향방을 좌지우지했으며 이렇게 빼먹은 정치자금이 결국 시민의 생명을 앗아가는 부실공사를낳았다는 설명이다. [동아건설이 한강 다리를?] 이런 배경으로 동아건설이 시공업체로 낙점됐다. 그러나 동아건설은 그때까지 농지정리사업을 주로 하던 업체로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한강 다리를 시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서울시 공무원으로 잠실철교 가설공사 등에 관여했던 K(54)씨는 “동아건설을 시공업체로 선정한 것은 누가 봐도 무리한 결정이었다. 설계도,시공도 엉망이었으나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고 그때의 분위기를 전했다. [타당성 조사도, 감리도 없었다] 이후 공사의 진행과정과 안전관리 면에서도 성수대교는 ‘실패한 관급공사’의 전형이었다.대규모 건설공사에서는 필수 과정인 타당성 조사 조차 없이 설계도면부터 그린 것이 성수대교다. 성수대교의 공사 진행과정을 지난해 12월23일 개통된 가양대교와 비교해 보자.성수대교가안고 있었던 문제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난 94년 착공해 7년 만에 개통된 가양대교는 ‘타당성조사→기본설계→실시설계→설계감리→착공(상주 감리)→준공→유지관리’라는 7단계의 정상 수순을 밟았다. 반면 성수대교는 ‘기본 및 실시설계→착공(감리 없음)→준공’의 3단계만으로 모든 공정이 마무리됐다. 이는 다리 건설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타당성 조사와 준공후의 유지관리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기본설계와 실시설계가 분리·시행되지 않았으며,설계 및 시공에 대한 감리절차는 모두 생략됐다. 객관적 검증절차인 타당성조사는 고위층의 구두 지시로 대체됐다. [안전진단요? 그런 거 몰랐어요] 서울시 건설안전관리본부 정동진(丁東鎭) 교량관리부장은 “구조물이 한번 세워지면 붕괴되든, 헐어내든 없어질 때까지 치료는 고사하고 진료 한번 못받고 방치했던 게 당시의 관급공사 관리의 관행이었다.”고 말했다. 성수대교는 애당초 준공 후의 유지관리라는 개념이 없이 시작된 공사였기 때문에 사후 안전관리문제가 전혀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한 것은 당연했다. 타당성 조사 단계에서부터 준공 후의 유지관리를 감안해 기획된 가양대교와는 달리 성수대교는 준공 당시 안전검사 요원들의 접근 통로조차 확보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준공후 무너질 때까지 15년여 동안 단 한차례의 안전진단도 받지 않았다. 대다수의 기억에서 잊혀져 가는 해묵은 사고를 다시 들춰보는 것은 여러 사람의 사소한 실패가 모이면 얼마나 참담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함이다. 지난 79년 한강의 11번째 다리로 가설된 성수대교는 ‘용서할 수 없는 실패’의 전범(典範)으로 역사에 남아 있다. 특별취재반 yeomjs@ ■日정부, 세계 첫 DB화.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 과학기술청(현 문부과학성)은 지난 2000년 8월 ‘실패지식활용 연구회’를 발족시켰다.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의 아들인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 당시 과기청장관이 실패학의 권위자인 하타무라 요타로(畑村洋太郞) 교수에게 자문을 받아 국가 예산을 투입,실패 지식을 체계화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히타치(日立)제작소·도시바(東芝)·후지쓰(富士通)등 일본 초일류 기업의 현장 책임자와 경영자,도쿄대·게이오(慶應)대의 학자,정부 관계자 등 20명에 가까운 회원들이 1년 동안 8차례의 회의와 미국 현지조사를 거쳐 ‘실패지식 활용연구회 보고서’를 냈다. 이 연구회는 현재는 ‘실패정보 수집위원회’로 이름을 바꾸어 활동하고 있다. 2005년까지 15억엔(약 150억원)의 예산을 들여 기계·재료 등 분야별로 실패 사례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체계적으로 데이터베이스(DB)화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marry01@ ■김학재 서울시 부시장. 김학재(金學載) 서울시 제2부시장은 “성수대교야말로 부패한 정치와 사회구조가 낳은 사상누각이었다.”고 말했다. 성수대교가 붕괴한 지 올해로 8년.아직까지도 붕괴를 가져온 원인은 ‘과시욕에 쫓긴 무모한 시도’와 ‘사후 안전관리 부재’라고 진단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얘기는 다르다.“성수대교 붕괴는 정치인들이 시민의 생명과 정치자금을 맞바꾼 결과였습니다.” 그는 “그 시대를 살았던 관료의 한 사람으로서 성수대교 문제를 거론하기가 부끄럽다.”고 했다. 한사코 손사래를 쳐대는 것을 “실패원인을 제대로 알아야 참된 실패지식을 얻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로 설득해 겨우 말문을 열게 했다. 김 부시장은 “솔직히 당시의 설계나 기술 수준으로 우리가 교량을 건설한다는 것은 무리였다.”며 “어떻게 핀 하나만 꺾이면 무너지는 교량이 버젓이 지어졌으며,이런 교량으로 사람들을 다니게 했는지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성수대교 붕괴 이후 관료들이 비로소 ‘안전관리’의 중요성에 눈을 뜨게 됐으며,이후 누구든 안전에 관한 한 ‘다른 소리’를 못하는 풍토가 조성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한강에 멋진 다리 하나 만들라.’는 정치권의 구두지시에 타당성 검토조차 없이 졸속으로 만들어진 것이 성수대교와 당산철교였습니다.” 그는 “지금은 공무원 의식이나 관련 제도들이 ‘안전’을 다른 모든 것에 우선하는 개념으로 바뀌었지만 뒤집어보면 이런 성과도 참담한 실패에서 교훈을 얻은 결과”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실패학 사전. 1.알려져 있는 실패 예방법과 해결책을 살피지 않은 무지. 2.평상심을 잃었을때 무심코 일어난 부주의. 3.결정된 약속사항을 지키지 않은 미준수. 4.상황을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한 오판. 5.필요정보가 확보디지 않아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못한 조사검토 부족. 6.최초에 설정된 제약조건이 변화했지만 이를 반영하지 못한 환경변화 미반영. 7.기획단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기획불량. 8.자신 또는 조직의 가치관이 잘못되어 일어난 가치관 불량. 9.일을 정확하게 진행할 만한 능력이 부족한데서 오는 조직운영 불량. 10.누구도 답을 모르는 미지. **특별취재반. 염주영 공공뉴스에디터(반장) 김용수 오일만기자(행정팀) 심재억 조덕현기자(전국팀) 구본영 김경운기자(정치팀) 김태균기자(경제팀) 강충식기자(디지털팀) 박홍기 확홍환기자(사회교육팀) 이종원기자(사진팀)
  • 금융특집/ 産銀 ‘클린업 작전’ 가동

    산업은행이 전 임직원에게 ‘비상’을 걸었다.최근 각종 사건에 연루돼 이미지가 실추된 데다,직원들의 사기마저 크게떨어져 조직을 추스리기 위해서다.이른바 작전명 ‘클린 업’. 우선 대대적인 ‘사람 갈이’에 나섰다.말단 행원부터 임원까지 3년 이상 한 자리에 근무한 사람에 대해선 예외없이 순환배치했다.물이 고이면 아무래도 썩기 마련이라는 우려에서다.그러다보니 부장급의 70%가 바뀌었다. 다음은 조직개편.기존의 기획관리본부와 영업지원본부를 합치고,대신 국제투자본부를 국제본부와 투자본부로 쪼갰다.지원분야를 최대한 줄이고 핵심분야를 최대한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특히 벤처기업에 투자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난 벤처투자팀을 ‘실(室)’로 승격시켰다.벤처투자 업무와프로젝트 파이낸싱 업무가 한데 뒤섞여 투명성을 떨어뜨릴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수용,각각의 업무만 전담하는 실(벤처투자실·투자금융실)로 만든 것이다.책임자도 1급(이설규·김영찬)으로 높여 기능및 감독체계를 강화했다. ‘별동부대 CO’의 활동범위를 넓힌 점도 눈에 띈다.CO란 Credit Officer의 약자로 전문심사역을 뜻한다.종전에는 여신심사에만 CO를 투입했으나 앞으로는 벤처투자시에도 반드시CO의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투자상담(벤처투자실)→심사(CO)→최종결정(투자심의위원회) 등 단계별 주체를 각기 달리해 부정이 끼어들 소지를 최소화시킨 것이다.이도 모자라 영업지원본부 밑에 있던 ‘산업기술부’를 투자본부로 옮겨놨다.산업기술부는 투자에 앞서기술성 검토를 전담하는 부서로,전원 이공대 출신으로 채워졌다. 안미현기자
  • [실패 대탐구] 제2부 실패인식을 바꾸자(1-2)이건희 회장 실패학 강의

    **“21세기는 패자게임 시대”. “나는 실패했다는 이유만으로 누구를 나무란 적이 없습니다.실패는 나쁜 것이 아닙니다.집안을 꾸려가고,인생을설계하고,회사를 경영하는데 소중한 자산입니다.그러나 그것을 묻어 두는 행위는 매우 나쁜 것입니다.” 이건희(李健熙·60) 삼성 회장처럼 실패학에 일찍 눈을 돌린 대기업 총수도 드물다.그는 부회장 시절이던 지난 1970년대말부터 이미 실패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그의 실패학 강의는이제 삼성 경영의 요체가 됐다. ◆실패는 더 큰 성공을 위한 신의 선물이다. 이 회장의 실패에 대한 인식은 명확하다.“신약이나 신물질을 개발하려면 평균 1만 2000번의 실패를 거쳐야 합니다.석유탐사 때도 최소한 25번은 실패해야 비로소 하나의 유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이런 맥락에서 보면 실패는 ‘더큰 성공을 위한 신(神)의 선물’인 셈이지요.” 그는 실패를 ‘고효율의 과실’로 정의하기도 한다.“똑같은 실수를 되풀이 안하고 잘못하고 있는 것만 바로 잡아도 지금보다 2∼3배 많은 이익을 낼 수 있습니다.책임을지는것,졌을 때 졌음을 인정하고 원인을 분석해서 반성하는 것,이것은 당시엔 괴로운 일이겠지만 지나고 나면 피가되고 살이 됩니다.” 성공사례 학습은 정해진 틀에 따라 문제를 푸는 것이어서실제로 적용능력이 떨어지는데 반해 실패학습은 망하지 않는 법뿐 아니라 성공하는 법까지를 함께 생각하게 하기 때문에 재기의 동인(動因)이 된다는 얘기다. ◆나무다리라도 있으면 건너가라. 이 회장은 무엇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그래서인지 작은 성공이 누적되는 것을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작은 성공으로 자만심에 빠져 더 큰 실패를 초래하는 사례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세간에서 ‘삼성은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넌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나는임직원들에게 돌다리가 아닌 나무다리라도 있으면 건너가라고 합니다.위험을 각오해야 기회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실패는 신입사원의 특권이다. 그는 신입사원 교육장에 가면 “실패하는 것은 새내기의특권”이라며 ‘5Why’를 주문한다. ‘Why’를 다섯번 외치고 나면 도전할 가치가보인다는 것이다.실패를 경험한 사람만이 성공의 기쁨을 알고 실패를아는 사람만이 일의 묘미를 알 수 있다고 한다.그래서 그는 신상필벌(信賞必罰)이 아닌 이른바 ‘신상필상(信賞必賞)’에 비중을 둔다.실패하는 사람에게 벌이 아닌 상을주겠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회장이 모든 실패에 관대한 것은 아니다. 최선을 다한 실패나 에디슨과 같은 실패는 반긴다.반면에최선을 다하지 않은 실패,예컨대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에서 나오는 ‘토끼의 실패’처럼 무사안일과 부주의,불성실,미필적 고의 등에 의한 실패는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 ◆21세기는 ‘패자 게임’의 시대 그는 왜 이토록 실패학에 천착하는 것일까.“21세기는‘패자 게임’(Loser’s Game)의 시대입니다.정보의 확산속도가 빠르고 경쟁이 극심한 때는 누가 좋은 기회를 잡느냐(승자 게임)가 중요치 않습니다.오히려 누가 어리석은 결정을 하지 않느냐가 생존의 요건이 되지요.”◆기록하지 않은 실패는 반복된다. 이 회장의 요즘 실패학 강의는 예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그 핵심은 ‘기록’이다.심지어 해외 주재원에게 “현지인과 말다툼까지 기록해 두라.”고 당부할 정도다.“실패를 완전히 분석한 뒤 자산화해야 합니다.정보의 공유,실패사례의 기록화가 안되니까 과거의 실패를 거듭하는 것입니다.실패 경험을 좌우,상하로 공유하면 굉장한 자산이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왜 실패했고 그 과정은 어떠했으며 반성할점은 무엇인지를 기록해서 보존해야 합니다.” 그는 실패학습 과정을 ‘분석(감시)→기록(전수)→자산화(공유)’의3단계로 정의했다. 박건승기자 ksp@ ■삼성 에버랜드 '실패파티'. 붉은색 양초를 ‘X’자형으로 꽂은 케이크를 놓고 팀원들이 빙 둘러선다.그리고 ‘실패한’ 직원의 사례 발표를 듣는다.실패자는 “귀찮은 나머지 무뚝뚝한 표정으로 손님을 응대한 것은 내 잘못이었다.”며 ‘고해성사’를 한다.이어 팀원들이 ‘생일 축하합니다.’라는 노래 가사를 ‘실패 그만 합시다.’로 바꿔 합창한 뒤 콜라를 한잔씩 돌린다.삼성에버랜드의 ‘실패파티’ 장면이다. 에버랜드는 고객들의 불평이 접수되거나 업무처리 과정에서 직원들의 잘못이 확인되면 ‘실패파티’를 연다. 문제를 일으킨 직원이 팀원들에게 실패사례를 발표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한다.언뜻 ‘자아비판제’를 연상시키지만해당 직원을 벌주거나 질책하려는 뜻이 아니다.당연히 인사상의 불이익도 없다.실패경험은 데이터베이스화해 모든직원이 공유한다.파티 뒤에 드는 음료는 실패의 쓴 맛,조직의 쓴 맛,술의 쓴 맛을 봐야 한다는 취지에서 당초 쓸개주를 사용했으나 요즘에는 색깔이 비슷한 콜라로 바꿨다. 지금까지 열린 ‘실패파티’는 모두 52회.그 내용을 종합해 다음과 같은 ‘고객응대 5원칙’ 매뉴얼을 만들었다.▲고객입장에서 생각하라.▲고객의 마음을 먼저 달래라.▲회사 규정을 먼저 설명하지 말라.▲개인의 감정을 드러내지말라.▲고객의 가치관을 바꾸려 들지 말라. 에버랜드에서는 ‘실패파티’를 하는 틈틈이 ‘성공파티’도 열린다.붉은색 양초 대신 오색양초를 반듯하게 꽂고콜라 대신 샴페인을 마신다. 허태학(許泰鶴·58) 에버랜드 사장은 “파티 뒤에는 성공·실패담을 자세히 적은보고서를 제출토록 하고 있다.”면서 “실패의 반복을 막자는 뜻에서 도입한 실패파티가신입사원 교육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박건승기자. ■실패관련 사이트. 정보기술(IT)산업이 지구촌의 대표적인 실패산업으로 떠오르면서 벤처기업의 실패사례를 전문으로 다루는 웹사이트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미국의 실패 전문 주요 웹사이트를 소개한다. △ www.failuremag.com. Failure Magazine의 홈페이지.빌보드의 ‘Musician’이라는 잡지의 편집장이었던 자이슨 자스키가 2000년 7월에 개설했다.기업뿐만 아니라 예술·연예·과학·기술·역사·스포츠 등 모든 분야에서 인류의 실패와 관련된 얘기들을다루고 있다.타깃층은 20∼45세의 남녀. △ www.webmergers.com. 기업거래 전문회사로 미디어 관련 컨설팅회사인 뉴미디어리소스 사장을 지낸 언론인 출신 팀 밀러가 1999년에 설립,운영중이다.인터넷 기업들의 흥망에 관해 광범위한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닷컴기업들의 인수합병도 중재해준다.제공되는 인터넷기업 관련 자료들은 신빙성이 높아 미국의주요 언론들이 자주 인용 보도한다. △ www.FuckedCompany.com. 실패 관련 사이트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웹사이트.필립 캐플란이 지난해 개설한 사이트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닷컴기업들에 대한 각종 악성 루머를 집중적으로 추적해 올리는 것이 특징이다. 내기의 대상이 되는 회사나 회사 직원들에게 끼치는 폐해가 심하다는 비판이 높지만 여전히 성업중이다. 김균미기자 kmkim@ ■실패학 사전. ◇한국과 미국의 실패인식 비교. ●한국. *실패는 악이다. *실패는 없어야 한다. *실패를 부끄러워 한다. *실패를 두려워 한단. *실패가 생기면 당황한다. *실패는 아무 가치도 없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지 않는다. ●미국.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는 것이 악이다. *실패는 당연히 일어난다. *실패를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 *실패를 겁내 시도조차 않는 것을 두려워 한다. *실패가 생기면 어떻게 대응할지를 잘 안다. *실패야말로 창조를 위해 필요하다.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
  • [민주 예비주자에 듣는다] 유종근

    유종근(柳鍾根) 전라북도 지사는 22일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지지도가 낮긴 하지만 경제 대통령,CEO(최고경영자) 대통령을 앞세워 선거인단에 호소하면 열세를 뒤집을 수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도포기 가능성을 일축했다.유 지사는 구체적으로 “다른 주자들과 연대를 하지 않고 당당히 혼자서 해낼 것”이라면서 “국민절대다수가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경제 대통령을 원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모든 약점을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내 경선에서 강조할 점은 무엇인가. 이제 경제다.모든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절대 다수는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한다.그것도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라 국가를 경영하는 ‘CEO대통령’을 원한다.경제대통령,CEO대통령으로 승부하겠다. ■실물경제에 약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목청을 높여)7년간 전북경제를 다루어 왔고,미국서도 11년간 주지사자문관을 했다.IMF(국제통화기금) 때도 외채만기연장협상을 잘했는데 실물을 모르고 어떻게 하나. ■여론지지도가 낮은데극복할 수 있나. 대선출마를 선언한 지 달포밖에 안 됐다.선언 때는 지지도가 1%대였으나 최근에는 4%대로 상승했다.상승세를 타고 있어 각종 미디어 접촉을 통해 비전을 제시하면 빠른 속도로상위권에 진입할 것으로 확신한다. ■지지도가 안 올라가면 중도포기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흑색선전이다.절대 그런 일 없다. ■도지사에 3연임할 자신이 없자 대권으로 눈을 돌려 입지를 확보하려 한다는 지적도 있다. 그것은 아니다.오래전부터 도지사 3선은 안 한다고 생각했다.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했다.즉 IMF 때 지명도가 높아지고,특히 외국언론에서 나의 활약상을 높이 평가하고 국가경제를 걱정하면서 생겼다. 다만 이른바 고관집 절도사건으로 한때 꿈을 접어버리기도했으나 작년 8월 법원에서 명예회복이 돼 대권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한 것일 뿐이다. ■전라북도 도정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많다. 작년에 전북도 사업 다 해냈다.딱 하나 동계올림픽(주개최지 무주 유치)을 못했지만 그것도 절반의 성공이다.도정은할 만큼 했다.예결위때는 위원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예산을 부탁했다.50명이 넘는 예결위원들의 보좌관들도 해마다 찾아가 머리 숙여 부탁하기도 했다. ■경선에 전념키 위해 도지사직을 사퇴할 의사는 없는가. 그럴 필요는 없다.도청에서는 필요이상으로 사람을 만나느라 생각할 시간이 없다. ■장기간 외국생활로 국내 실정에 어둡다는 우려가 있다. 외국생활 경험은 세계화시대엔 오히려 강점이다.국내적 시각과 외국 시각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윤태식게이트도 정부기관이 (벤처기업의)제품을 평가하니 로비가들어오고,제일 힘있는 데가 청와대이니까 선이 뻗친 것이다. 하지만 선진국은 민간기업 제품을 정부기관이 평가하는 일이 없다.민간기관이 인증을 한다.정부역할을 많이 축소해야한다. ■열세만회를 위해 후보간 연대는 생각해 보았는가. 아직 생각해본 적이 없다.1등이라고 생각한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특별수사청 신설 방침을 비판했는데 김 대통령과 차별화하겠다는 것인가. 차별화가 아니다.앞으로 우리당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에 힘쓰겠다. ■동교동 해체론은 어떻게 보는가. 동교동이 결사체도 아닌데 어떻게 해체하나.나는 동교동계도 아니고 한번도 동교동 식구로 인정받지도 못했다.하지만누구는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도 되고, 누구는 안 된다면문제가 있다. 그렇게 하겠다면 차라리 당에서 쫓아내는 게낫지. ■최근 빅딜(대규모 기업맞교환) 등 경제정책에 대해서 비판을 했는데 본인도 김 대통령 집권 초기 경제고문으로서책임이 있지 않은가. 나는 빅딜을 막으려다 못막은 사람이다.빅딜은 단 한번도경제대책조정회의에서 논의된 적이 없다.시스템에 의한 결정이 아니었다는 얘기다.나는 대통령 방미중 청와대비서실장이 발표해버린 빅딜정책을 바로잡으려고 7개월이나 노력했지만 대통령의 이름으로 발표된 정책이라 시정이 안 되더라. ■독자적인 색깔이 없어 한나라당 후보와 차별화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무슨 소리인가.나는 재벌 개혁 완화는 안된다는 신념이 확고한 개혁론자다.오히려 우리당 후보들 중에 한나라당과 비슷한 재벌개혁 후퇴론자들이 있어 문제다. ■다른 후보들이 본인의 어떤약점을 공격할 것으로 보는가.그리고 대비책은 마련해 놓고 있는가. 내 약점을 내가 공개할 필요는 없다. ■정치자금의 애로를 자주 호소하는데 후원회도 못여는 실정에서 당내경선과 본선을 치를 자금은 넉넉한가. 경선에서 이기면 본선은 걱정 없다.법규정 때문에 후원회는 국회의원은 할 수 있지만 도지사는 못한다.이 문제로 헌법소원도 제기됐으나 합헌판결났기 때문에 지키겠다.돈 안드는 미디어 선거운동에 주력하겠다. ■호남후보 불가론을 어떻게 생각하나. 참으로 우리나라가 불행한 나라라는 걸 보여준다.영남출신은 내놓고 ‘해야 한다’하고,호남은 ‘안 된다’고 한다.21세기인데 큰 불행이다.그렇지만 현실이란 점도 인정한다. 그렇긴 해도 모든 국민들이 경제대통령을 원한다.경제가 발전하면 주식투자를 많이 하는데,대통령을 잘 뽑으면 주식시세가 오른다. 선거 때도 주가가 영향 받는다.대통령을 잘만 뽑으면 주가가 올라간다.혜택을 호남,영남 골고루 다 받는다는 얘기다. 검은 고양이든,흰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된다. 이 메시지로 국민들에게접근하면 큰 호응을 얻을 것이고당내 경선도 반드시 뒤집을 수 있다.유종근을 찍으면 경제가 산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춘규기자 taein@ ■다른 주자들이 보는 유종근. “경제 전문가이지만 중앙정치 경험이 부족하다.” 유종근(柳鍾根) 지사에 대한 평을 구하자,민주당 대선 예비주자들은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이같이 말했다. ‘국민대통합론’을 주창하는 김중권(金重權) 고문측은 “경제전문가로서 역량이 있고 지방행정을 경험했다는 장점을가지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나라를 운영한다는것이 경제전문가만으로 되는 게 아닌 만큼, (중앙정치)경험이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김근태(金槿泰) 고문측도 “IMF의 해결사로서 역할을 다하는 등 경제적 마인드가 제대로 갖춰져 있다.”며 “그러나아직 중앙정치 경험이 없고 능력도 검증되지 않았다.”고토를 달았다.정동영(鄭東泳) 고문측은 “경제분야에 대한철학과 식견은 탁월하나,당내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고화합형 이미지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대중지지도를 기반으로 하는 노무현(盧武鉉) 고문측에선“후발주자라는 점에서 인지도가 미약하다.”며 색다른 평을 내놓았다.장점으로는 “경제를 알고 지방광역단체를 이끈 경험을 가지고 있다.적극적인 성격,창의력을 갖췄다.”고 밝혔다.이인제(李仁濟)고문측은 “경제회복을 하는 데큰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우리 경제에 가장 많은 영향을미치고 있는 미국 경제를 잘 안다.”면서 “성실,근면한 것도 장점 중 하나”라고 평했다.그러나 “학자의 범주를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행정가로서는 괜찮지만,정치인의 기질이 다소 부족한 게 흠”이라고 단점을 지적하며 평가절하했다.특히 “성품이 보기와는 달리 나약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홍원상기자 wshong@
  • “아프간포로 인권침해 심각”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전쟁포로(POW)냐 국제 범법자냐. ” 쿠바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에 수감된 탈레반 전사들의처우와 관련,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영국 언론들이 문제를 제기한 반면,미국 언론들은 미 국방부의 해명쪽에 기울었다. 영국의 주요 언론들은 20일 미 국방부가 배포한 포로들의사진을 보도하며 “1970년대 동유럽에서의 고문 방식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미 해군이 찍은 3장의 사진에서 탈레반 전사들은 시야를가리는 검은 안경과 마스크,귀마개,벙어리 장갑 등을 착용한 채 손발이 묶여 철조망 쪽으로 무릎을 꿇고 있다. 특히 이미 수용된 110명 이외에 이날 추가로 도착한 34명의 포로들은 눈 가리개가 씌워졌으며 손발에는 족쇄까지 채워졌다. 제네바 협정은 전쟁포로들이 수갑이나 족쇄없이 감방 주위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으며 시각이나 청각 등을 제한하지 못하게 규정하고 있다. 미 해군은 검은 안경의 경우 기지의 보안을 위해서고, 마스크는 결핵 방지 차원이라고 해명했다.귀마개는 수송기에서의 소음 감소용인 동시에벙어리 장갑과 함께 방한용이라고 말했다.족쇄는 샤워를 하거나 치료를 받을 때만 사용되며 사진은 기지에 도착한 직후 찍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제사면위원회의 짐 웨스트 인권관련 의료담당 책임자는 “결핵균이 퍼질 위험이 없는데도 마스크를 의료 차원이라고 주장한 것은 납득이 안 간다.”며 “이같은 수단들은 명백히 포로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다른 인권단체들은 감각을 제한하면 변별력을 잃게 되고환각 증세까지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이나 국방부 등은 탈레반 전사들을 전쟁포로가 아닌‘억류자’나 ‘불법 전투원’ 등으로 부르고 있다. 도널드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탈레반 전사들을 인간적으로 처우하고 있으며 그들이 체포된 환경보다 훨씬 안락한 곳에수용됐다.”고 말해 국제 인권단체들의 반발을 샀다. 앤 클위드 영국 의회 인권위원장은 “전쟁포로에 대한 논쟁이 있다면 법정에서 가려야지 럼즈펠드 개인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국제적십자와 유엔 인권단체는 탈레반 전사를 전쟁포로로대우해야 한다고 밝혔다.앞서 잭 스트로 영 외무장관은 포로 사진에 대해 미국에 해명을 요구했고 캐나다는 전쟁포로적용을 촉구했다. mip@
  • 사시합격자도 ‘취업 걱정’

    사법시험에 합격하고도 취업 걱정을 해야 하나.사법시험 정원이 계속 늘면서 사법연수원을 졸업할 때까지도 많은 수료생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21일 사법연수원이 발표한 ‘31기 수료 예정자 취업 현황’에 따르면 22일 연수원을 수료하는 31기 712명 가운데 진로를 정하지 못한 사람은 9%쯤 되는 60여명이나 된다. 연수원 수료생들의 취업이 어려운 이유는 판·검사 임용 인원은 한정돼 있는데다 대형 로펌들은 경제 불황으로 채용 인원을 줄였기 때문이다. 수료생 가운데 210여명은 판·검사로 임용될 예정이다.약 340등까지 선발될 것으로 추정된다.지난해 임용자 최하위의성적은 390등 선으로 50등이나 높아져 판·검사 선호도가 높아졌음을 보여줬다. 변호사로 진출하는 것도 경쟁이 치열하다.법무법인 ‘김&장’의 경우 지난해엔 연수생 10명을 뽑았으나 올해는 5명만채용할 예정이다.‘세종’도 지난해 11명에서 올해 6명으로,‘광장’도 지난해 9명에서 올해 8명으로 연수생 채용 인원을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입대 예정자가 지난해 153명에서 올해 136명으로 준 것도취업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같은 어려움 때문에 국가기관이나 민간기업,시민단체 등법조계 바깥으로 눈을 돌리는 연수생들도 늘고 있다. 현재 연수생 30여명은 감사원(3명),재정경제부(2명),금융감독원(5명),국가인권위원회(3명),민주노총(5명),삼성(2명) 등에 취업이 확정되거나 내정됐다. 그러나 연수생 60여명은 아직까지도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 연수원측은 법률구조공단,국가정보원 등 채용을 앞둔 기관들이 흡수해 주길 바라고 있다. 사법연수원 배준현(裵峻鉉) 교수는 “사시 정원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800∼900여명을 뽑은 32·33기는 취업난이 더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연수원에서도 취업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도록 유도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미기자 eyes@
  • [오늘의 눈] 동계올림픽 개최와 ‘훼손된 약속’

    “지사님, 저에게 자식이라고 했습니까?” “나는 그렇게표현 안했어요.” “얼굴을 붉혀가면서 그렇게 심하게 말을 하는 게 아니에요.”“지사님,이 지경에 얼굴 붉히는 게 잘못됐습니까?” 지난 14일 오후 2시 전북도청 상황실. 2010년 동계올림픽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이날 회의는 유종근(柳鍾根) 전북지사와 김세웅(金世雄) 무주군수가 고성을 지르며 설전을벌여 난장판이 됐다. 지난 10년 동안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을 쏟아부은 전북이 1년간 노력한 강원도에 주도권을빼앗기자 ‘심각한 내홍’을 앓고 있는 단면을 그대로 노출한 현장이었다. 특히 전북도는 이날 회의에서 2010년 동계올림픽 주 개최지를 강원도로 선정한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결정을 일단 수용하기로 한 반면 무주군은 다음날 스키점프 등 무주에 배정된 경기를 모두 반납하기로 결정,전북도에 정면으로반발하고 나섰다. 전북도가 기초자치단체와 호흡도 맞추지 못하면서 동계올림픽이라는 초대형 국제대회를 유치하려 했던 발상 자체가애초부터 힘에 부치는 일이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구나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한 명도 없자 상처받은 자존심을 달랠길 없는 도민들은더욱 실망하고 있다. 자신의 정치적 앞날만 생각한 나머지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단체장과 주변 인물들을 지켜보는 도민들은 “우리가 낸 세금을 받으며,일꾼을 자처하는 공직자들이 자리값을 못하고 있다.”고 한탄하고 있다. 단체장의 무능력과 실수,실언,잘못된 시책은 도민들의 피해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도민들은 기회있을 때마다 “동계올림픽 유치에 지사직을걸겠다.”고 약속한 유 지사가 이번 결과에 대해 “절반의성공”이라고 치부하자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도의회에서는 동계올림픽 전북유치는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규정,결과에 대해 유 지사가 전적으로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을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로 내세우며 대권도전에 나선 유 지사가 도의회의 사퇴압력에 어떤결단을 내릴지 도민 모두가 지켜보고있다. [임송학 전국팀 기자 shlim@
  • 그림·만화로 배우는 경제 ‘어린이 경제백과’

    △ 어린이 경제백과(율파소 펴냄). 제7차 교육 과정에 까탈스러운 경제분야가 대폭 늘어났다. 교사나 부모들의 고민도 덩달아 커졌다. 그림과 만화로 딱딱한 경제를 쉽게 풀어낸 ‘어린이 경제백과’(을파소)가 6권으로 완간됐다. 책은 단순히 이론이나 용어를 나열식으로 설명하지 않는다.대신 어린이의 눈에 맞춰,생활 속에서 흔히 품을 수 있는 궁금증을 실마리로 삼아 어려운 경제를 술술 풀어간다. 예를 들어 1권 ‘가계와 소비’를 보자.일반 책에서 볼수 있는 “경제 주체에는 국가·기업·가계가 있고…” 등의 용어 해설로 접근하지 않는다.그저 “내 용돈은 어디서나오는 걸까? 아빠의 월급은 어떻게 생기는 걸까?” 등의질문을 던지며 호기심을 자아낸다. 이어 아빠의 월급은 나이·능력·회사 크기 등이 결정한다는 식으로 논리를 펼친다. 책은 ‘가계와 소비’‘회사와 경영’‘유통의 구조’‘금융기관’‘세금과 사회 보장’‘화폐와 무역’ 등 어린이들이 배워야 할 기본적인 경제 상식을 6개 주제로 나눠설명한다.주제에서 알 수 있듯 돈의 흐름을 중심으로 경제를 살피고 있다. 책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경제는 다정하고 친근하게 다가온다.책마다 ‘토막상식’‘용어설명’등을 통해 궁금증을 덜어준다.각권 8500원. 이종수기자
  • 안개 잦은 인천공항 대책 시급

    지난 15일 짙은 안개로 무더기 결·회항 사태를 빚은 인천국제공항은 김포공항보다 안개 일수가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30년 동안 6월의 인천공항 일대 평균 안개 일수가 7월에 이어 두번째로 많아 월드컵 대회에 대비한 기상 점검과 악천후 대책 등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또 개항 전후로 본격화된 공항 주변 신도시의개발·건축 등 인위적인 환경 변화에 따라 안개 일수가 더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인천공항 항공기상대에 따르면 지난 한해동안 인천공항에시정(눈으로 사물을 식별할 수 있는 거리) 1Km 미만의 안개가 계속된 시간은 모두 287시간 8분으로 김포공항의 223시간 9분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개항 전인 지난해 2월20일에는 20시간30분동안,최악의 회·결항 사태를 빚었던 지난 15일에는 15시간동안이나 계속됐다.항공기의 이착륙을 결정하는 최소 시야 확보 거리인 200m 미만의 안개 지속 시간도 38시간 13분으로 김포공항의 29시간 42분보다 길었고 하루 2시간 이상 지속된 날도 8일이나 됐다. 기상청 해양기상 지진연구실의 서장원 연구원은 “해수면과 대기의 온도차이로 인천 공항 주변에서 많이 발생하는 해무(바다 안개)는 일반적인 복사무에 비해 농도가 짙고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인천공항 입지 선정의 요인 중 하나인 북서풍도 주로 겨울철에 불기 때문에 안개 취약 계절인 봄·여름에 해무가 발생할 경우 지속시간은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공항 주변 매립지에주거건물등의 건축이 본격화 되면서 이들이 발열요인으로 작용해 안개일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인천국제공항은 입지 선정 당시부터 김포공항보다 안개 일수가 적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또 안개가 끼더라도 자주불어오는 북서풍의 영향으로 안개로 인한 큰 장애는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세계의 자녀교육] 호주 헤슬타인 부부

    ***“예체능 취미활동 성적 만큼 중시”. 지난 9일 북악산을 끼고 구부러진 길을 따라 올라가 시끌벅적한 도심을 무심히 내려다보는 성북동 부촌의 한 주택,주한 호주 대사관저에 도착했다.가끔 성북동을 지나갈 때면성(城)같은 저택들에 눈이 휘둥그레지곤 했는데 그 큰 집들속에 있는 관저는 아담한 저택이었다. 단정하면서도 화사한 정장을 차려 입은 콜린 헤슬타인(54)호주 대사 부부가 기자를 따뜻하게 맞았다. 대사 부부는 얼마 전 한국에서 첫 딸의 결혼식을 치렀다. 어떻게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렸느냐는 질문에 “사위가 중국계 캐나다인이어서 중간 지점인 한국에서 했다.”며 활짝웃었다. 한국에서는 아직도 외국인과 결혼하는데 반대하는사람이 많다고 하자 부인 메리 루이스 헤슬타인(53)여사는“모든 사람은 평등하지 않느냐.”고 대꾸했다. 여사는 평등은 또한 호주 교육의 이념이자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호주의 학교에선 140여개국의 이민자들이 함께 공부를합니다.‘중국의 날’‘한국의 날’을 정해 음식,춤,의복을소개하면서 서로 다른 문화를 포용할 수 있게 하는거죠.” 헤슬타인 대사는 호주의 명문 모나쉬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메리 여사는 자매대학인 RMIT대학을 나왔다.큰 딸사라(28)는 타이완에서 산업디자인을 공부했고,대학생인 둘째 딸 루이스(22)는 영화감독이 꿈이다.둘째가 항상 걱정이지만 반대한 적은 없다.영화감독으로 성공하기가 얼마나 힘든지는 말해주지만 언제나 마지막 결정은 딸의 몫이다. 딸들이 모두 예술에 관심이 많은데는 메리 여사의 영향이컸다.어릴 적부터 미술관과 박물관을 자주 데리고 다니면서여러 문화를 접하게 해주고 상상력을 키워줬다. 외교관 가족으로 칠레,스페인,중국 등을 돌아다니며 외국 문물에 대한 경험도 많이 했다. 대사도 박물관,미술관에는 항상 함께 갔다.시간이 날 때마다 책도 읽어 주었다.아이들이 무슨 과목을 듣나 관심있게보면서 조언을 해주고 학교에서 개최하는 ‘부모의 날’ 행사에도 빠짐없이 참석했다.“일이 바빠 아내처럼 열심이진못했지만 항상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끼도록 해주었습니다.” 여사는 발레,피아노,수영,경마,테니스 등 아이들이 원하는것은 모두 배우게 했다.책도 많이 읽히고 음악도 들려줬다. 하지만 TV 보는 것은 엄격하게 제한했다. 호주 엄마들도 방과후 아이들을 이곳 저곳에 데려다 주느라 바쁘다.한국과 다른 것은 교과목 학원이 아니라 대부분예체능이나 봉사활동이라는 점.왜 그렇게 많은 것을 배우게하느냐고 묻자 그녀는 “어른이 돼서 삶을 즐기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도리”라면서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답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물었다.“큰 딸이 15살 때 1년간 ‘개방학교’에 다녔습니다.캥거루와 같이 뛰어 노는 자유로운 곳이었죠.부모,교사,학생이 서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학교로 전학한 뒤 수학,일본어 실력이 많이 뒤처져 있다는 것을 알았다.“후회는절대 안해요.오히려 그런 경험이 더 즐거웠는걸요.” 그녀는 한국처럼 호주도 좋은 학교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의대에 가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때부터 성적이 1% 안에 들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학생들의 적성과 상관없이 특정 전공에만 몰리지는 않고 중압감도심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에는 대학 서열화가 심하다는 말을 하자 “P공대 등특화된 대학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그래도 성적이 우수한학생이 S대를 더 선호하느냐.”고 되물었다.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부모에게 조언을 부탁했다.대사 부부는“자녀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주고, 최대한 믿고, 용기를 주고,지원하라.”면서 “이성적으로 납득될만한 수준의 규율로 제한을 두는 것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글 김소연기자 purple@ ■호주의 교육제도…대학수준 매년 평가. 코알라,캥거루의 나라 호주.넓은 국토와 아름다운 자연을가진 호주는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술 선진국에속한다. 하이테크 장비 생산의 선두를 달리고 있고 통신,정보기술,제조,광업,농업 등에서도 첨단 기술을 앞서 도입했다.페니실린 개발 등 의학 분야에도 크게 공헌했다.또 복사기,자동차 에어컨,항공기 블랙박스 등 일상 생활에서 흔히쓰이는 많은 제품이 호주에서 개발됐다. 호주는 연구 및 개발부문 지출이 세계 10위 안에 든다.인구는 1800만명으로 적은 편이지만 과학과 의학 부문에서만7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이같은 성과는 그동안 정부가 나서서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노력해 왔기에 가능했다. 이 때문에 공립과 사립 등 교육기관별 질적 차이가 거의없고 모두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대부분의 대학들은연방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바탕으로 엄격하게 평가되고 관리된다. 39개의 호주 대학들은 3곳을 제외하고는 정부에서 요구하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가를 매년 평가 받는다.대학의 수가 적어서 그 수준을 세밀하게 관리,유지할 수 있다. 그래서 한국 대학과 같은 대학 서열화는 없고 전공별 특화만 있다.전공에 따라 3∼6년간 공부하면 학사 학위를 얻을수 있다. 초·중·고등학교 과정은 한국과 비슷하다.초등학교 6년,중·고등학교 6년으로 대부분의 호주 학생들은 11학년 또는 12학년까지 진학하여 대학 입시를 준비한다.고교때 미리 진로를 결정하고 관련 교과목을 집중적으로 공부한다.수업은 대화와 토론 위주로 진행되어 스스로 연구할 수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 반면에 대학 진학을 원하지 않는 학생들은 10학년까지만마치고 곧장 취업을 하거나 국가에서 운영하는 주립 기술전문대학(TAFE:Technical and Further Education)에 들어가심도있는 훈련을 받는다. TAFE는 호주 전역에 걸쳐 692개교가 있다.대학교 2∼3학년으로 편입학도 가능하다.
  • [민주 예비주자에 듣는다] 이인제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은 15일 대한매일과의 단독인터뷰에서 당내 일각에서 지방선거에 패배하면 ‘대선후보책임론’을 거론할 것이라는 관측과 관련, “선거도 치르지않고 책임론을 거론하는 것은 장수가 싸우지도 않고 물러나는 비겁한 행위”라며 일부 대선 주자들을 비난했다. 이 고문은 김종필(金鍾泌·JP) 자민련 총재의 내각제 주장에 대해 “분단 국가에서는 강력한 지도력이 담보되는 대통령제가 선호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면서도 “김 총재의 주장이각박한 것이 아니고 시간이 있는 만큼 유연하게 생각하겠다”며 추후 제휴 여지를 남겼다.다음은 일문일답. ■당내 대선후보 중 일부가 지방선거 이후 ‘후보 책임론’을 거론하고 있는데. 나는 아직 후보로도 선출되지도 않았다.그러나 지방선거를치르지도 않고 책임론을 거론하는 것은 선거에서 진다는 것을 가정한 무책임한 처사다.장수가 싸우지도 않고 물러나는비겁한 행위다.나는 지방선거를 진다는 생각을 한 번도해본적이 없다. ■지난 대선시 신한국당 경선 불복이 ‘원죄’로 거론되고있다. 지난 대선때 신당을 만들고 독자출마한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고 어떤 평가도 달게 받겠다.그러나 경선 결과에불만을 가지고 출마한 것이 아니다.당시 한나라당의 공식후보가 두 아들의 병역문제라는 치명적 하자 때문에 대통령후보로서 지지도가 50%에서 10%대로 추락하는 등 국민에게버림을 받았다. 새로운 정서하에서 새로운 기치를 들고 새로운 당을 만들어 독자출마를 단행한 것이다.한나라당이 경선불복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결정적 하자가 있는 후보를 고집하다가 패배한 책임을 나에게 덮어 씌우려는 비겁한 행위다. ■민주당 영남권 위원장들과 대의원들 사이에는 ‘이인제필패론’이 있는데. 필패론을 뒤집으면 필승론이다.대통령은 전 국민이 투표해서 전국을 통해 표를 가장 많이 얻는 사람이 당선되는 것이다.어느 지역은 되고 특정 지역은 안 된다는 논리는 성립되지 않는다.지역주의적 견해는 잘못된 것이고 반드시 시정이돼야 한다. ■도지사와 노동부장관을 역임했지만 아직 경제문제에식견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노동부장관 재직시절에 어떻게 하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부단히 공부했다.경기 도지사로서 행정의 초점을 경제와 민생에 맞추고 성공적 도지사역할을 수행했다고 자부한다.지난 4년동안 경제문제에 대해열심히 공부했다. ■각종 여론조사결과 주부들의 지지도가 낮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원인과 대책은. 지난 대통령 선거때 나에 대한 이미지가 그대로 고정돼 있어 주부층에 인기가 낮다.지난 대통령 선거때 나는 기반이적은 소수당 출신의 후보였다.이인제가 집권했을 때 가장격렬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이미지가 주부들에게 부정적으로 남아있는 결과다.주부들은 가장 보수적이고 안정지향적이다.그러나 이제 여당 후보가 되면 안정적이고 합리적으로 개혁을 추진하면서 경제성장을 이끌어내 주부들의 지지를 얻어 내겠다. ■동교동계와의 연대가 반 개혁 이미지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우리 당의 모든 분들에 대해 계파적 시각에서 접근해본 적이 없다.모든 분들은 정권재창출이라는 목표를 향해 함께의지해야 할 동지로 인식했지계파적 의식을 가지고 만난적 없다.동교동 구파·신파 구분을 체질적으로 받아들이지않는다.내 눈으로는 구분을 할 수 없다.개혁·반개혁에 대한 구분도 불가능하다.이 당은 그야말로 개혁적 국민신당이다. ■JP와의 연대는 가능한가.JP는 내각제를 실현할 수 있는후보에 대해 지원의사를 밝혔는데. 자민련은 정부를 공동으로 출범시키고 개혁 파트너였기 때문에 정권의 재창출과 개혁의 완성이라는 더 큰 목표하에협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내각제나 대통령제에 대한선택은 국민의 몫이고 국민 여론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김총재의 내각제 주장은 국민적 선택에 달려 있다.그러나 각박한 주장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시간이 있는 만큼 유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3탈(脫 DJ·동교동·호남)’을 하지 않고서는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당내에 있다. 논리를 좋아하는 분들의 분석인 것 같다.우리당이 아주 빠른 변화를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김 대통령 퇴임 이후 마련한 쇄신안은 우리 정치의 혁명적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3탈’을 상정하는데동의하지 않는다. ■현재 구도대로라면 대선이 결국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 대 3김이 연대하는 ‘반창’(反昌) 대결로 가지 않겠나. 현실성이 없는 추상화에 불과하다.3김 연대라는 것은 가상의 얘기지 현실 정치에서 일어날 수 없는 것이다.‘창’대‘반창’ 생각도 잘못된 것이다.누구나 국민 앞에서 국가경영의 비전과 심판을 받는 것이다. 이종락기자 jrlee@ ◆다른 주자들이 보는 이인제.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과 경쟁해야 할 민주당내 다른 주자들은 이 고문의 장·단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라이벌 주자들은 이 고문의 장점으로 높은 대중 인지도와추진력을 꼽았고,단점으로는 97년 신한국당 경선 불복종을최우선으로 거론했다. [장점] 한화갑(韓和甲) 상임고문측은 이 고문이 성취욕이강하고 추진력이 있다는 점을 최대 장점으로 인정했다.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측도 이 고문의 다부지고 당차며간결한 모습이 최대 장점이라고 밝혔다. ‘40대’의 정동영(鄭東泳) 상임고문은 “이 고문이 젊은후보라서 덕을 많이 본다”며 나이를 거론했다. 김중권(金重權) 상임고문과 유종근(柳鍾根) 전북지사는 이고문이 97년 대선에 출마해 인지도가 높은 점을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김근태(金槿泰) 상임고문은 동교동 구파가 지지하고 임기응변에 강한 점이 장점이라며 역설적으로 ‘부도덕성’에 초점을 맞췄다. [단점] 김근태 고문은 이 고문이 97년 신한국당 경선 출마및 불복에 따른 정체성과 부도덕성을 문제로 삼았다. 아울러 대구에 가면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을 흉내내고광주에서는 민주열사를 애도하는 등 상황에 따라 언행이 달라진다며 거세게 몰아붙였다. 김중권 고문측도 이 고문이 신한국당 경선결과에 불복한것은 “민주주의 금도를 깬 것”이라며 올해 대선 결과의분수령이 될 영남권에서 경쟁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을단점으로 거론했다. 노무현 고문측도 영남지역의 거부감을 최대 단점이라고 들었으며 철학이 없는 것이 취약점이라고 거론했다. 정동영 고문측은 동교동 구파의 지원을 받는 등 구시대 정치와의 연대가 이 고문의 최대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유종근 지사측은(유권자들이) 이 후보에 대한 호불호(好不好) 감정이 분명한 점이 핸디캡이라고 말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NGO/ 동성애자인권연대 임태훈대표 “”동성애자 성적 정체성 인정해야””

    “동성애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비뚤어진 시각이 바로잡힐 때까지 싸울 것입니다.” 동성애자인권연대 임태훈(林泰勳·28) 대표는 지난해 11월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국내 최초의 동성애자 사이트인‘엑스존’(www.exzone.com)을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결정한 뒤부터 몹시 바빠졌다. 동성애자들의 인터넷 공동체에 청소년에게 유해하다는 ‘딱지’를 붙이느니 차라리 사이트를 폐쇄하는 편이 낫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지난달 29일에는 동성애를 변태적 성행위로 규정한 청소년보호법 시행령 등이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지난 9일에는 엑스존을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결정한 정보통신윤리위원회와 이를 고시한 청소년보호위원회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내기도 했다. 임 대표는 “법원이 엑스존에 대한 유해매체물 지정을 철회시킴으로써 동성애가 청소년에게 유해하다고 규정한 ‘악법’이 폐지되길 바란다”면서 “법정에서 패하면 유엔인권위 등 국제사회에 이 문제를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애자들이 사춘기를 지나면서 이성에 대해 눈을 뜨듯이,많은 동성애자들도 비슷한 시기에 성적(性的) 정체성을 깨닫습니다.엑스존은 성적 정체성 때문에 고민하는 청소년에게 유익하면 유익했지 결코 해가 되지 않습니다.” 임 대표는 2000년 10월 연예인 홍석천씨의 커밍아웃을 계기로 자신도 커밍아웃을 선언했으며 홍씨를 지지하는 모임을 꾸렸다. 성공회대 NGO 대학원에 재학 중인 임 대표는 “사회가 동성애를 알고 긍정해야 ‘반쪽짜리 인생’을 온전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창구기자
  • [CLEAN 3D] 클린사업장·구직희망자 연결

    대한매일과 노동부·한국산업안전공단이 공동으로 시작하는 ‘클린 취업투어’는 작업환경 개선과 인력난 극복이라는 ‘클린 3D’사업 본래 취지에 따라 새로 조성되는 클린 사업장을 중심으로 구인-구직자를 연계하는 것이다.내달초 클린 사업장 100호 탄생을 기점으로 이들 사업장에 희망 구직자들을 직접 방문시켜 사용주와의 즉석 면접 등을통해 취업을 주선하게 된다. ◆클린 취업 투어란=올 연말까지 클린 3D 사업을 통해 모두 1만개의 클린 사업장이 새롭게 조성된다.최고 3,500만원까지 무상으로 지원,근로자 50인 미만의 영세사업장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이 사업을 통해 기존의 3D 업체들은 자동화 작업시설 설치 등 획기적 변화를 겪게 된다. 구직자들이 무조건 외면하는 3D업체가 아닌,‘비전있고깨끗한 사업장’으로 변모되는 만큼 적지않은 구직자들이클린 사업장의 문을 두드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들의 접수를 받아 노동부·산업안전공단이 공동으로 구직 희망자들을 직접 클린 사업장으로 안내,구직자가 원하는 직종별로취업을 알선하게 된다.구인을 원하는 클린 사업장 역시 노동부·산업안전공단 또는 대한매일에 원하는 구인자 수와 자격을 신청하면 된다(신청접수 연락처는 추후 게재).대한매일은 매주연재되는 클린 3D코너에 구인 희망 클린 사업장 명단과 주소·전화번호를 게재,구직자들에게 생생한 취업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어떻게 시행되나=근로자 50인 미만 영세업체 가운데 클린 사업장으로 최종 결정된 업체를 중심으로 클린 취업투어가 시행된다.서울,경인,충청,대구·경북,부산·경남,광주·호남 등 6개 권역별로 각 지방 노동청과 한국산업안전공단 본부·지도원이 중심 역할을 하게 된다. 열악한 작업환경으로 취업을 기피하는 이른바 3D업종의달라진 모습을 구직자들이 피부로 실감하도록 프로그램을짜고 있다.전국의 고용안정센터에 접수된 구직자들을 연계하는 방식도 추진된다.또 구직자들이 직접 클린사업장을방문,사용주들과 직접 면담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노동부 송지태(宋智泰) 산업안전국장은 “그동안 우리의영세 사업장들은 열악한 작업환경과 구인난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렸지만 클린 3D사업이 본 궤도에 오를 경우 이들사업장을 외면했던 적지않은 구직자들이 마음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일만기자 oilman@ ■올 사업계획은. 지난해 9월부터 기초를 닦은 ‘클린 3D 사업’은 지난 연말 1호 사업장 탄생을 기점으로 올초부터 더욱 가속화될전망이다.클린 사업장 조성과 맞춤형 안전보건 기술지원및 건강 도우미 사업 등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당초 목표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클린 사업장 조성=‘클린 사업장 만들기’는 참여 사업장에 대해 1,000만원 한도에서 전액 무료 지원하고 추가로 소요되는 비용에 대해서는 각 보조 사업별로 1,000만원한도내에서 설비자금의 50%까지 지원된다. 50인 미만 제조업의 경우 신청 사업장을 대상으로 인정심사 완료 후 보조금을 지원한다.다만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1,000만원 한도에서 클린사업장 인정과 관계없이 투자를 완료할 예정이다. ◆맞춤형 안전 기술지원=최근 2년간 안전보건 조치 소홀로 재해가 발생한 제조업 사업장을 중심으로 분기별 1회(연4회) 기술지원이 실시된다.1회는 유해·위험성 파악에 주력하고 2회는 개선활동 중심의 기술지원을 하는 등 매회마다 기술지원의 방식을 세분,궁극적으로 산재율을 낮출 예정이다. ◆건강도우미 운영=간호사,운동처방사 등으로 구성된 건강도우미들이 10인 미만 사업장의 신청을 받아 작업관련성질환 예방 및 사후관리를 현장 지도하는 사업이다. 오일만기자. ■건강관리·재해예방 요령. 노동부가 최근 동절기 대형 안전사고 예방 작업에 착수하면서 클린 3D 추진 사업장에 대한 점검도 더욱 강화하고있다.겨울철 기후변화에 따라 지하 매설물의 동파,질식,화재 사건 등 대형사건이 급증하는 가운데 근로자들의 건강관리 및 재해 예방 요령을 알아본다. ◆혹한시 건강관리=작업 전 충분한 체조로 몸의 긴장을 풀고 작업을 실시한다.장시간 작업시 동상의 우려가 있으므로 작업 중 수시로 손과 발,귀를 마사지한다.작거나 꼭 맞는 장갑·신발을 착용하지 말고 습기가 찰 경우 즉시 교체할 여분의 양말과 장갑을 준비한다. 혹한기 장시간전기톱,브레이커 등 진동기계·공구를 사용할 경우 손이 저리고 아픈 ‘백랍증’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작업시간을 조절한다. 혈관수축 등으로 뇌·심혈관 질환 발생이 우려되므로 충분한 휴식과 방한복 지급·따뜻한 음료 제공 등 적절한 예방대책을 강구한다. ◆폭설·결빙방지 대책=거푸집·철근조립 후 눈이 쌓인 경우 물로 녹이면 결빙으로 하중이 증가하고 콘크리트 품질에도 문제점이 발생한다.산간지역 건설현장에서는 비상용유류,통신시설,비상식량 등을 확보한다. ◆추락·붕괴 예방=철골공사의 경우 적설량이 시간당 1㎝이상이 되면 작업을 중지한다.0도 이하의 경우 물·골재가열 및 보온양생을 하며,영하 3도 이하는 위의 조치와 더불어 급열양생으로 콘크리트 소요의 온도로 유지한다. 동결되거나 빙설이 혼입된 골재 사용을 금지한다.쇠로 된 거푸집의 경우 목재보다 열전도율이 높아 외부 온도에 영향을 받기 쉬우므로 보온조치에 특히 유의한다. 류길상기자 ukeljin@
  • 대한매일 신춘문예 문학평론/ 심사평

    응모한 평론들이 문장으로 보든지 시각으로 보든지 한결같이 안정되어 있었다.그 평론들은 선언과 주장보다 더 많이 반성과 성찰을 말하고 있었고 문학의 근본 문제들을 주의깊게 천착하고 있었다.모두 일정한 수준 이상의 글들이어서 가리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심 끝에 허만하론,기형도론, 최인훈론,김수영론,김춘수론 등 다섯 편을 대상으로한 편 한 편 논의해 보기로 하였다. 허만하론은 죽음에 독자적인 이미지를 부여한 허만하 시의특질을 잘 파악하였으나 시인의 위상과 언어의 밀도를 자세히 분석하지는 못하였다.기형도론은 시의 울림을 포착하여 전달하는 능력이 두드러졌으나 화려한 수사가 주제에서벗어나는 결함을 가지고 있었다. 최인훈론은 ‘서유기’를집중적으로 분석한 평론으로서 최인훈의 고고학적 상상력을 치밀하게 추적하면서 그것이 리비도의 근원에 대한 탐색과 연관되어 있음을 해명하였다.논지의 전개와 분석의시각이 명확하였으나 한 문단 안에 작가의 생각과 평자의생각,더 나아가서 다른 평론가들의 생각이 구분되지 않고섞여 있다는점이 문제로 지적되었다.김수영론은 김수영의시론을 전체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시간 속에서 시간과 싸우는 모더니티를 일상 속에서 일상과 싸우는 혁명으로 해석한 평론인데 광범위한 전거를 다양하게 이용하면서도 정연한 논지를 유지한 점이 특히 돋보였으나 김수영의 시론으로부터 거리를 유지하지 못하여 초현실주의자들의 시각과 김수영의 시각과 평자 자신의 시각이 구분되어 있지 않았다. 그것들이 동일하다고 논증한 것일까? 김춘수론은 ‘들림,도스토예프스키’를 대상으로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과 김춘수의 도스토예프스키 시편을 비교하여 김춘수의 시적 여정에서 최근 작업이 차지하는 위상을설정해본 평론이다.김춘수의 이 시집에는 의미와 무의미를조정하는 편력의 종말과 무한과 절대를 탐색하는 실험의지속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 평자의 해석이다.작품을 자세히 분석하는 능력이 장점으로 논의된 반면에 도스토예프스키를 김춘수의 눈으로만 보았다는 것이 한계로서 지적되었다. 두 편 다 우수한 평론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오랫동안 망설이지 않을수 없었다.어느 것이 더 좋은 글이라고 단정하기는 대단히 곤란하였지만 우리는 메타비평 한 편으로 비평능력을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후자를 선정하기로 결정하였다. 김인환 오생근
  • [공무원 Life & Culture] 기상청 예보관실 24시

    “위성 사진이 막 들어왔습니다.눈 구름이 다소 몰려오고있으나 다행히 큰 눈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한파도 한동안 꺾일 것으로 보이는데 대륙성 찬공기의 흐름은 어떻습니까.” 4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의 기상청 2층 예보관실은 그야말로 긴장의 연속이었다.국민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후변화에 잠시라도 촉각을 늦출 수 없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역시 눈 소식때 가장 바쁘다.특히 ‘연말 연시’큰 눈에 이어 새해 벽두 강추위가 며칠간 계속되자 긴장이더욱 높아졌었다.지난달 31일 밤의 대설로 ‘경계근무령’이 내려졌을 때는 화상통신을 통해 들어오는 80여개의 ‘기상정보통신망’ 자료를 주시하는 직원들의 눈과 손이 숨가쁘게 움직였다. 일반인에게는 새해를 축복하는 서설(瑞雪)이었지만 예보관실은 말 그대로 ‘불난 호떡집’처럼 분주했다.야근 당번인진기범(陣基范·44)총괄예보관을 비롯한 9명의 직원은 각 지역의 예상 적설량과 대설경보 발령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밤새도록 눈코 뜰 새가 없었다.이날 야근자들은 중부지방에 눈이 완전히 그친 새해 첫날 오전에야 숨을 돌릴 수 있었다. ‘날마다 천기(天氣)를 누설해야 하는’ 예보관실은 ‘기상청의 꽃’이다.예보국 소속으로 57명의 직원들이 24시간 동안 4조 3교대로 근무한다.위성사진 등을 담당하는 원격탐사과,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예보 모델을 담당하는 수치예보과등 사실상 기상청의 모든 조직이 예보관실을 지원하기 위한부서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별도 야근수당도 없는 4급 서기관이 고정적으로 야근을 하는,거의 유일한 중앙부처다. 3시간·6시간 예보,단기예보,주간예보 등을 담당하며 특히오전 5시,9시,11시와 오후 5시,11시 등 하루에 5차례 발표하는 단기예보 생산이 주된 임무다.오전 8시와 오후 3시에는기상청장을 비롯한 기상청의 간부들과 예보관들이 토론을 거쳐 예보의 큰 줄기를 잡는다.태풍이나 집중호우,폭설 등을앞두고는 ‘계급장을 뗀 채’ 난상토론을 벌이기도 한다.자연재해가 나면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가 며칠씩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한다. 특이한 이름 때문에 기상청 근무가 숙명이라는 이천우(李天雨·57)예보국장은 “제한된 시간 안에 정확한 예보를 생산하는 일은 정말 피를 말리는 작업”이라면서 “밤낮 없는 근무와 스트레스 때문에 위장병이 없는 직원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기상청 근무 30년이 넘은 이찬구(李贊求·50)전라·제주도담당 예보관은 “매일 재판을 받는 기분”이라고 너스레를떤다.이원구(李元求·50)강원도 담당 예보관은 “날이 맑으면 나막신 장수에게 원망을 듣고,비가 오면 짚신장수가 전화해서 욕을 해대는 것이 우리 직업”이라면서 “빗방울 소리에 잠을 깨는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라고 거든다. 웃지 못할 일화도 많다.밤에 근무하고 낮에 집에 있는 예보관을 이웃들이 간첩으로 신고,정보기관에 끌려가는 일도 종종 있었다.물난리로 자기 집이 침수돼도 고무 보트를 얻어타든가,수십㎞를 걸어서라도 출근해야 한다.과거에는 대통령이 참가하는 행사 지역의 예보가 조금이라도 빗나가면 청와대등으로부터 불호령이 떨어지기도 했다. 기상청 직원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소리는 “왜 이렇게예보가 많이 틀리느냐”는 항의다.조하만(趙夏晩·48)총괄예보관은 “편서풍 지대에 속한 우리나라는 서해 바다를 끼고있어 기상변화가 워낙 심하고,태풍 하나가 한반도보다 훨씬클 정도로 국토가 좁은 데도 산악지형이 많아 국지적 집중호우나 폭설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지형이 단순한중국이나 미국 등이 오히려 예보하기 쉬운 지역”이라고 설명했다.이어 “그런데도 예보 정확도는 84%로 미국·일본 등 기상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기상 선진국도 열흘에 1∼2번꼴,1년이면 36∼72일가량 예보가 정확지 않을 확률이 있다는 뜻”이라고 소개하며 국민들의 이해를 당부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 개발지역 주변을 노려라

    대규모 개발지역을 중심으로 토지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해 말 개통된 고속도로 주변,새로 문을 여는 공항 근처,그린벨트에서 풀리는 땅에 투자자들이 모이고 있다.수도권택지개발 주변과 도심 대지 등도 투자 유망 상품이다.주 5일 근무제 도입 등으로 수도권 전원택지도 다시 떠오르고 있다. [도로를 따라가면 돈이 보인다] 지난해 말 개통된 고속도로인터체인지 주변의 땅에 묻어둘 만하다.특히 서해안고속도로 군산∼무안 구간은 아직 개발이 본격화되지 않은데다 땅값이 크게 오르지 않아 적은 돈으로 투자할 수 있는 지역.변산반도로 들어가는 부안,선운사 인터체인지 주변은 서해안고속도로 완전개통으로 수혜를 입는 곳.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이 지역 관광자원 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전∼진주간 고속도로 주변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그동안 상대적으로 개발이 뒤떨어졌던 지역이다.중앙고속도로 완전 개통으로 특수를 기대할 수 있는 곳은 제천∼단양 구간. 청풍 일대는 관광지 개발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임영진 현대공인중개사 사장은 “중앙고속도로 제천∼단양 구간의 땅을 사려는 사람이 부쩍 늘고 값도 오르는 추세”라며 “관광지 개발을 기대,장기적으로 투자할 만한 곳”이라고 말했다. [제주도는 자유도시건설 호재] 국제자유도시 건설이 확정된제주도는 이미 2∼3년전부터 땅값이 많이 올랐다.토지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제주시.지난해3·4분기까지 무려 5.86%가 상승하고 1만5,000여 필지가 거래됐다.전국 평균 1% 안팍 상승에 비하면 상승폭이 6배 정도 높다.특히 녹지지역은 22%나 뛰어 그린벨트 해제를 노린 투자가 많았음을 보여준다.국제자유도시 개발이 본격화되면 다시 한번 땅값이 출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양양공항 개항도 태풍] 강원도에서는 양양국제공항 개항이기다리고 있다.오는 3월 공항이 개통되면 주변 개발 속도가빨라질 것으로 보인다.코스타 21 오영상 사장은 “양양은 이미 투자자들이 한번 휩쓸고 지나갔지만 공항 개항과 함께 하조대 관광지 조성 등 지역 개발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돼아직 투자 여력이 충분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린벨트,아직도 늦지 않았다] 그린벨트 해제 발표 이후 개발 기대 심리가 부풀어오르면서 땅값이 서너 차례 뛰었다.전문가들은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가 결정되고,개발이 눈에 띄기 시작하면 땅값이 다시 한번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수도권 그린벨트는 해제와 동시에 주택단지 등으로 개발될 것으로 예상돼 투자금을 장기적으로 묻어 두지 않아도 된다. 대도시 주변의 그린벨트 해제지역도 관심지역.대전과 경계를 맞대고 있는 공주,연기 지역은 최근 전원택지를 마련하려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늘고 있다.연기군 금남면 용포리 서정국씨는 “대전 출퇴근이 쉬운 국도 주변 땅을 사려는 투자자들이 찾아오면서 그린벨트 땅 거래가 늘고 값도 뛰고 있다”고 말했다. [택지개발 주변 땅값 상승 주도] 수도권 택지개발 주변도 투자 유망지역.용인,화성,파주 일대 택지개발 지구 주변의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지난해 말부터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않고 있다.수도권 택지개발 주변에 쏟아지는 보상금만 수 조원에 이른다.보상금을 받은 주민들이 주변의 땅을많이 찾고 있다. 류찬희기자 chani@
  • [기고] 유권자 중심의 선거보도를

    새해 언론보도의 키워드는 ‘선거’가 될 듯하다.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대선의 해이기 때문이다.연초 대부분의 신문과 방송이 선거관련 여론조사를 비중있게 다룬 데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읽혀진다.그러나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예상 후보자들간의 지지율 변화 비교가 전부다.유권자 입장에서 이념이나 정책 노선의 변화 등을 비교·평가하는 항목 등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한국사회에서 선거철과 비선거철을 구분짓는 것은 우매한생각인지도 모른다.거의 모든 정치보도가 선거,특히 대선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선거과정을 다루는 언론의 시각을 다소 극단적으로 비유하면 ‘투견장’ 중계하는내레이터와 같은 것이다. 정치는 없고 정쟁만 있으며,승자는 없고 상처받은 자만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구태여 경험적 자료를 들지 않더라도 역대 선거에서 우리 언론은 많은 비판을 받아왔음을 잘 알고 있다. 특정 입장을 지지하는 편파적인 보도,후보자의 우위나 승패에 초점을 둔 경마식 보도,선정적인 보도,후보자간의 정책및 공약에 관한 심층보도보다는 단편적인 사실에 치중하는보도 등이 그 비판의 주된 내용들이다. 이처럼 언론의 선거보도가 비판받는 이유는 두 가지 차원에서 설명할 수 있다.첫째,정치인의 언행이 곧 정치라는 언론의 인식이다.정치인이 언론의 주목을 받는 것은 그들이다루는 사안이 중요하고 공공의 삶을 결정하기 때문에 당연하다. 그러나 정치인에 대한 우리 언론의 의존도는 정도를 벗어난 감이 있다.거의 모든 정치 기사는 후보자나 정치인의 입에 의해서 결정된다.그 결과 정치과정은 정치인들의 논쟁의영역으로 한정되어버리고 시민은 정치과정의 방관자나 구경꾼으로 분리되는 결과를 낳았다.둘째,흥미위주의 보도경향으로 인해 핵심이슈보다는 피상적인 갈등상황에 주목하는경향이다.이로 인해서 정치과정의 본질적 문제보다는 부정적이고 갈등적 요소가 지나치게 부각됨으로써 정치에 대한시민들의 냉소주의를 부추기고 정치적 무력감을 심는다. 새해를 맞아 대한매일에 다음과 같은 기대를 해본다.첫째,대한매일이 사건중심에서 이슈중심으로 보도태도를 전환,선거를 바라보는인식을 변화시키는 선도자가 되길 바란다.이를 위해 선거를 시민의 민주주의 학습장으로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선거과정을 통해 시민들이 사회적으로 중요한문제가 무엇인지를 알게 하는 것,그리고 정치과정에 참여하게 하는 계기를 제공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둘째,정치과정에서 소외된 시민의 목소리를 높여주길 바란다.정치인을 뒤따라 가는 보도가 아니라 시민의 의제를 발굴하고 그 의제에 대한 정치인의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하는 상향식 보도방식이 필요할 것 같다. 셋째,시민과 함께 만드는 언론보도를 기대한다.각종 선거정보나 정치과정 등에 시민의 참여가 용이하도록 열린 공간을 많이 마련해주길 바란다.공청회나 토론회를 통해 시민의 참여를 도모하는 한편,대한매일 뉴스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인터넷상의 정치참여 공간을 구성하는 것도 필요하다고하겠다. ◆황용석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
  • [씨줄날줄] JQ(잔머리 지수)

    한때 EQ(감성 지수) 신드롬이 대단했다.7,8년 전이었을 것이다.‘성공’하려면 다른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동화될 수있는 감성을 키워야 한다며 법석을 떨었다.공부를 잘해야‘성공’한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던 당시로서 EQ의 등장은충격이었다.IQ(지능 지수)의 철옹성에 금이 가면서 갖가지지수가 풍미했다.HQ(건강 지수),RQ(낭만 지수),CQ(창조력지수),DQ(디지털 지수)에 에티켓 지수라는 것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IQ,EQ와 함께 세인들의 관심을 모았던 지수는 엉뚱하게도 JQ라는 것이다.‘잔 머리’를 알파벳으로 표기하면서 J자를 따고,지수라는 의미의 영어 Quotient에서 Q를 조합해 만든 조어(造語)다.정면에 나서지 않고 뒤편에서 자질구레한 꾀나 부려 ‘몫’을 챙기려는 행태를 패러디한 말이다.대의를 주장하고 실천하기보다는 사사롭게 자신의 입지나 강화시키려 잔꾀를 부리는 소인배 성향을 꾸짖는 경구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 중에는 JQ좋은 층이 많은 것 같다.권력형 비리에 연루되더라도 당국의 수사가 본격화될즈음이면 감쪽같이 해외로 도피해 법망을 피한다.금품 수뢰 사실이 불거지면 곧 검찰에 소환되어사법 처리될 망정 눈 하나 깜짝 않고 ‘일면식도 없다’거나 ‘곧바로 되돌려 주었다’고 둘러 댄다.떳떳한 길을 택하기보다는 감시하고 비판하는 사람들을 매수해 입을 막으려는 것도 JQ 좋은 사람 아니면 생각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당당하지 못한 속내가 들여다 보이는 ‘잔머리’ 행태는개인뿐이 아니다.직능 단체 심지어 지성의 산실인 대학조차오는 12월의 대통령 선거를 지렛대 삼아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관철시키려 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정당을 대표하는 정치권 인사를 초청,자신들의 주장을 테마로토론회 등을 마련해 국민적 공감을 얻는 데 이미 실패한 쟁점에 대해 정치적 결론을 유도하려 하는 행위는 결코 묵과되어서는 안된다. 문제는 JQ적 행태의 주인공이 대개는 국가 사회의 지도층이거나 국가 정책 결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단체들이라는 점이다.스스로는 꼼수가 ‘완전 범죄’였다고 착각하는지 모르지만 세상은 거울을 들여다 보듯 속속들이 알고 있음을 새겨야 한다.가진 자들의 탐욕,누린 자들의 탈법적 향유,지성인들의 매명(賣名) 행각에 이르기까지 부끄럽고 개탄스럽다.새해가 밝았다.간절한 마음으로 ‘잔머리’들의대오 각성을 촉구해 본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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