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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사가림막’ 디자인 대상 선정

    서울시는 ‘내가 디자인하는 서울-2008 공공디자인 공모전’ 대상에 김영원·유승희씨가 출품한 공사가림막 ‘센서스 모션(sensuous motion)’을 선정했다고 31일 밝혔다. 대상 작품은 도시경관의 일부분인 공사가림막을 통해 친환경적이면서도 디지털 시대에 부응하는 아름다움을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금상은 최재민씨의 ‘눈에 익은 풍경’과 김도홍씨의 ‘라이팅 미디어 트리(Lighting Media Trees)’, 유준상씨의 ‘커브 이즈 어 개더링 오브 스트레이트라인(Curve is a gathering of straightline)‘이 차지했다. 은상 7점, 동상 9점, 입선 33점도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수상 작품은 실물로 제작돼 10월 서울 잠실운동장에서 열리는 ‘서울디자인올림픽 2008’에 전시된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헌법재판소 창립 20돌] “국보법 위헌” “과외금지 합헌”… 시대 선도

    헌법재판소 결정은 다수의견이 주도하지만 이보다 ‘빛나는’ 소수의견도 있다. 소수의견은 시대를 앞서기도 하고 힘없는 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도 했다. 헌재 창립 멤버인 변정수 재판관은 지난 1990년 국가보안법 합헌 결정에서 ‘나홀로 위헌’ 의견을 냈다. 그는 “국보법은 대한민국에 주는 명백한 위험성 유무를 가리지 않고 반국가단체에 이로울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제한하고 처벌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위헌법률”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견은 국보법 관련 사건에서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헌재 2기에선 인간미와 냉철한 논리를 섞어 의견을 낸 이영모 재판관의 소수의견이 눈에 띈다.2000년 위헌결정이 난 과외 금지 사건에서 그는 합헌을 주장하며 “시대적 배경은 고려하지 않고 개인과외 교습을 허용하는 게 옳다고 보는 것은 학원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수많은 학부모와 자녀들이 가난하다는 이유로 안타까움과 위축감을 느끼고 허탈감과 좌절감을 갖도록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헌재 3기 전효숙 재판관의 소수의견도 유명하다. 위헌 결정이 난 2004년 행정수도 이전 사건에서 그는 다수의견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당시 전 재판관은 “서울이 수도라는 사실이 오랫동안 우리 민족에게 인식되어 온 관행에 속하더라도 강제력 있는 법규범으로 확신하고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관습헌법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치적으로 민감했던 사건이라 전 재판관의 소신은 더욱 빛났다. 소수의견이 시간이 흘러 다수의견으로 바뀐 사례도 있다.1993년 사립대 교수 재임용 제도 사건에서 합헌 결정이 나왔지만 조규광 재판관 등 3명은 “대학 학장이 인사위원회의 동의절차도 없이 재임용추천을 철회한 것은 공무담임권 등을 침해한 것”이라고 위헌의견을 냈다.5년 뒤 헌재가 같은 사안을 판단했을 때 5대4로 또다시 합헌결정이 나왔다. 하지만 2003년에는 달라졌다. 헌재는 7대2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냈다. 재임용 거부에 대한 구제절차 규정 등을 두지 않은 일방적 재임용 제도는 위헌이라는 판단이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HAPPY KOREA] 주민 참여는 이질감 극복의 힘

    [HAPPY KOREA] 주민 참여는 이질감 극복의 힘

    ● 등산로 ‘한마음’ 정비 진해 석동마을 토착민-아파트주민들 마음 깊숙이 자리잡은 이질감을 극복하고 공동체 의식을 싹틔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한 동네 이웃이라고 하더라도 누가 먼저 마을에 터를 잡고 살았느냐에 따라 상대를 바라보는 눈길은 다르다. 서로 섞이기도 쉽지 않다.‘굴러온 돌, 박힌 돌’논란을 잠재우려면 계기가 필요하다. 경남 진해시 석동 석동마을 주민들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텃세’ 토착민,‘대세’ 아파트주민 석동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으로 활동한 배윤 장군의 후손들이 터를 잡은 분성 배씨 집성촌이었다.1945년 광복 직후에는 ‘일본인 추방운동’을 처음으로 주도할 정도로 주민들 사이에서 결속력과 유대감이 강했다. 특히 1960년대 새마을운동이 한창일 당시 받은 정부지원금 50만원을 허투로 쓰지 않고 땅에 ‘재테크’했다. 이 돈은 무럭무럭 자라나 지금은 마을 소유의 토지·기금만 5억원을 넘는다.3.3㎡당 1000만원을 호가하는 동사무소(부지 2000㎡)도 주민들이 기부채납한 땅에 지었을 정도다. 주민 수가 200여명이 고작이던 마을에 개발 붐이 일기 시작한 것은 지난 90년대 중반. 택지개발이 이뤄지면서 주민 소유의 논밭에 진해시청을 비롯한 행정기관들이 속속 들어섰다. 이어 2000년대 이후에는 창원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 때문에 대규모 아파트 건립이 줄을 이었다. 이에 따라 지금은 4000여가구,1만 500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 중 70% 이상이 아파트 입주자이다. 기존 토착민과 신규 아파트주민들은 마을 일을 결정하는 주민자치위원회에 더 많이 참여하기 위해 ‘세 싸움’을 벌이는 등 갈등이 커졌다. ●공동체 의식을 일깨운 등산로 복원 지난해 ‘참살기좋은 마을가꾸기’사업 차원에서 마을 뒷산인 장복산 등산로 1.5㎞ 구간을 정비하면서 토착민과 아파트주민간 소통의 물꼬를 텄다. 옛 웅천현감이 한양을 가기 위해 반드시 거치던 길을 복원했다던 역사성도 뒷받침돼 자긍심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등산로는 주민들이 제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아기자기’한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우선 등산로 입구, 산불 감시원이 있던 허름한 비닐 움막 터에는 등산객을 위한 쉼터를 조성하고 마을을 상징하는 장승도 세웠다. 이를 통해 지난해부터 장승제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또 등산로 자투리 공간에 돌탑이나 석축을 쌓고 체육소공원·야생화체험장·약수터 등도 꾸몄다. 진해만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산 중턱에는 돌탑 전망대도 세웠다. 주민 배종권씨는 “등산로 정비는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기 때문에 자연스레 주민들이 만나고 얘기를 나누는 계기가 됐다.”면서 “이를 통해 서로 존중하는 문화가 생겨 갈등이 화합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진해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공터에 ‘화합’ 꽃동산 거제 옥포아파트 임대거주 주민들 아파트는 구조적으로 폐쇄적인 탓에 ‘단지는 있어도 문화는 없다.’는 표현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하물며 소속감이 떨어지는 임대아파트는 더욱 심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조선강국 코리아’를 이끌기 위해 전세계에서 몰려든 이방인들로 가득찬 경남 거제시 옥포1동 옥포아파트는 이같은 선입견을 허물고 있다. 옥포아파트 단지 곳곳에 조성된 야생화·동물농장·시골풍경 체험학습장 등을 둘러보는 주민들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소통보다 무관심에 익숙했던 임대아파트 벽안의 외국인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서로 주고받는 눈인사를 통해 서로 이웃임을 짐작케한다. 옥포아파트가 애초부터 이런 모습을 지녔던 것은 아니다. 옥포아파트는 ㈜대우조선해양이 사원들을 위해 지은 임대아파트이다.1981년 550여가구가 들어서 거제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아파트단지 중 한 곳이다. 단지 안에 호텔과 골프장 등이 위치할 정도로 여건은 뒤쳐지지 않는다. 하지만 최대 5년까지 살 수 있는 만큼 분양아파트에 비해 주민들의 주인의식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또 전체 가구의 4분의1인 150여가구는 외국인들로 채워져 반상회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거제군청 관계자는 “지난해 참살기좋은 마을가꾸기 사업비를 아파트단지에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느냐는 논란도 있었다. 하지만 아파트가 도시를 구성하는 대표적인 주거 형태인 만큼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에 따라 지원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의식의 전환을 이끌어낸 공간의 변화 이에 따라 주민들은 단지내 공터를 꽃동산과 쉼터로 탈바꿈시켰다. 외국인 이웃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단지내 현황판이나 표지판 등을 모두 국문과 영문으로 함께 제작했다. 바자회도 열어 2000여만원의 수익금 전부를 불우이웃돕기에 쾌척했다. 이헌 거제대 교수는 “주민들이 정례회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내고 사업 아이템을 결정하고 있다.”면서 “서민아파트의 방치 공간이나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야겠다는 인식이 번지는 계기로도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한 해 지원을 약속했던 행정기관도 주민들의 열의를 반영해 올해도 지원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원금이라고 해야 2000만원이 전부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전세계에서 모여든 ‘입주자’들을 ‘이웃’으로 묶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교수는 “도시안에서 살기좋은 마을에 대한 고민도 이뤄져야 할 때”라면서 “초기에는 물리적 환경 등 하드웨어 중심으로 변화를 시도할 수밖에 없지만, 이를 계기로 주민들의 정서적 측면 등 소프트웨어에 미친 영향을 분석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글 사진 거제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기고- 태풍이 휩쓴 마을 ‘손에 손잡고’ 복구 우리 마을은 해발 200m의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94가구,289명의 주민들이 척박한 땅에서 축산업과 밭농사로 생활하는 전형적인 중산간 마을이다. 심지어 제주를 대표하는 작물인 감귤의 경우 표선면 일대가 주산지임에도, 우리 마을만 표선면에서 유일하게 감귤 재배가 안 되는 곳이다. 갈수록 공동체 의식은 약해지고, 마을일에는 무관심해질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9월 제주를 강타한 태풍 ‘나리’에 의해 농경지가 유실됐다. 수확을 앞둔 더덕·콩 등 농작물이 쓸려가고 도로·교량 등이 훼손됐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하천이 범람하면서 자매가 휩쓸려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도 겪었다. 한동안 실의에 빠져 복구할 힘조차 없었다. 하지만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참살기좋은 마을가꾸기’사업이 눈 앞에 닥쳐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온 주민이 합심해 태풍 피해에 대한 복구 활동을 펼쳤다. 끝이 없을 것 같았던 복구작업이 불과 한달여만에 마무리됐다.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진 주민들은 농번기임에도 불구하고 마을가꾸기 사업에 곧장 뛰어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들어 있을 새벽 5시부터 우리 마을 주민들은 깨어났다. 마을 진입로 주변 공터에 자연경관과 어울리는 자연석·잔디·해송 등 향토 수종을 심은 마을공원을 조성했다. 태풍으로 만신창이가 되다시피 한 하천변도 깔끔하게 정비했다. 또 집집마다 제주도 특유의 정주목·정낭도 다시 만들었다. 정낭에 정주목이 1개만 걸쳐있으면 주인이 잠깐 외출했다는,2개가 걸쳐있으면 좀 긴 시간 외출했다는,3개 모두가 걸쳐있으면 종일 출타했다는,1개도 걸쳐있지 않으면 집에 있다는 의미를 각각 담고 있다. 이렇듯 제주에서 정낭·정주목은 주민들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수단이었다. 정낭·정주목 복원은 신뢰와 인심을 나누는 공동체 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난해 여름은 유난히도 무더웠고 태풍으로 인해 더욱 힘들었다. 하지만 복구 사업과 마을가꾸기 사업을 통해 그간의 힘들었던 일들을 삭힐 수 있었다. 우리 마을 이웃들은 이제 과거를 얘기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주민들이 더불어 잘 살 수 있을지, 마을공동기금을 어떻게 쌓고 활용할지, 필요한 공동생산시설은 무엇인지 등 미래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한다. 우리 마을은 지금부터가 본격적인 변화와 발전의 시작인 셈이다. 윤순동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2리 주민
  • [2008 美 대선-오바마 민주후보 선출] “오바마 준비된 후보” 클린턴 연설로 절정에

    |덴버 김균미특파원|27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콜로라도 덴버 펩시센터는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 후보가 탄생하는 순간 곳곳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가 하면, 흥겨운 음악에 맞춰 얼싸안고 춤을 추는 축제의 장을 연출했다. 분열과 갈등에 대한 우려는 이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감동적인 연설로 눈녹듯 사라졌고, 전당대회장을 가득 메운 수천명의 민주당원은 오바마의 ‘변화’라는 깃발 아래 비로소 하나가 됐다. ●바이든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은 이날 부통령 후보지명 수락연설을 통해 오바마의 든든한 동반자임을 입증했다. 화려하고 논리적이라기보다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 언어로 부시 정부의 경제적 실정과 외교정책을 맹공격하며 미국인들의 마음을 파고 들었다. 상원외교위원장답게 그는 미국의 외교와 안보를 화두로 오바마 시대에 새롭게 펼쳐질 강력하고 안전한 미국 건설의 비전을 제시했다. 악화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란 핵문제, 이라크전쟁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수십년 상원의원 경력의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잘못된 판단과 오바마의 정확한 판단 능력을 대비시켰다. 하지만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바이든이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던 전력을 거론하며 연설이 다음주 전당대회가 시작되는 공화당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녹슬지 않은 클린턴의 힘 민주당 전당대회 사흘째인 27일의 주인공은 단연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었다.1992년 대선 후보로 나섰을 때 로고송으로 사용됐던 플릭우드 맥의 노래를 배경으로 민주당원의 열렬한 환호속에 등장한 클린턴 전 대통령은 끊이지 않는 박수와 환호로 3분 동안 한 마디도 못하고 “감사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급기야 “모두 앉아 달라. 오늘은 끝내야 할 중요한 쇼가 준비되어 있다.”고 흥분을 가라앉혔다. 20분 동안 이루어진 연설에서 그는 민주당 대선 경선과정에서 소원해진 오바마와의 관계를 의식한 듯 오바마가 “준비된 대통령 후보”라는 말을 반복하며 우려를 단번에 불식시켰다. 클린턴은 16년 전인 1992년 자신이 대선 후보로 나섰을 때를 상기시키며 공화당이 주장하는 오바마 후보의 젊은 나이와 경험 부족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좌중을 휘어 잡는 그의 연설은 민주당원들을 하나로 묶어 내며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훌륭히 해냈다. ●오바마의 깜짝 등장 전당대회 마지막 날 후보지명 수락연설을 할 때까지 전당대회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전례를 깨고 오바마 후보가 이날 밤 전당대회장에 깜짝 등장해 바이든 부통령 후보를 축하했다. 오바마는 바이든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격려한 뒤 대의원과 당원들을 향해 “바이든의 가족들과 미국을 바로 세우기 위한 여정을 함께 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선언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에게 감사의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변화는 위에서 아래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 시작되는 것”이라면서 “때문에 우리의 변화에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야외에서 수락연설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무당파와 공화당원들의 참석을 독려했다. 오바마 후보의 예상치 못했던 출현으로 전당대회장은 일순간 지지자들이 발까지 구르며 외쳐대는 “오바마, 오바마” 연호로 떠나갈 듯했다. kmkim@seoul.co.kr
  • ‘부활포’ 이천수, 13개월 만에 태극마크

    ‘부활포’ 이천수, 13개월 만에 태극마크

    이천수(수원)와 조재진(전북)이 다시 축구대표팀으로 돌아왔다. ‘허정무호’가 새달 10일 북한과 중국 상하이에서 펼치게 될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에 나설 태극전사 23명의 명단을 28일 확정해 발표했다. 부상 재발을 이유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명단에서 빼기로 이미 결정한 허 감독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한 김두현을 비롯해 러시아리그의 김동진과 이호(이상 제니트), 오범석(사마라FC), 그리고 일본에서 뛰는 김남일(빗셀 고베) 등 해외파들에 대한 신뢰는 거두지 않았다. 그러나 설기현(풀럼)과 전날 토트넘 홋스퍼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이적한 이영표는 명단에서 제외됐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이천수의 발탁이다. 지난달 네덜란드 페예노르트 생활을 접고 국내 무대로 U-턴한 이천수가 태극마크를 단 건 지난해 7월 아시안컵 이후 1년1개월 만이다. 전날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컵대회에서 결승골인 국내 복귀 첫 골이 가뜩이나 골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허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아스널과의 08∼09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풀타임으로 뛰어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김두현 역시 공격진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할 미드필더의 중요성 때문에 예상대로 또 낙점을 받았다. 김두현은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아시아 3차 예선 5차전 때 해트트릭을 기록하기도 했다. 3차 예선에서 활약했던 수비수 곽태휘(전남)와 이정수(수원)가 각각 발목과 발가락 부상으로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게 되자 김진규(서울)와 강민수(전북), 조용형(성남), 김치곤(서울) 등 예전 멤버들이 자리를 채웠다. 3차예선에서 부진했던 고기구(전남)와 안정환(부산)을 대신해 서동현(수원)과 이근호(대구)를 투입했고, 기대에 못 미친 박주영 대신 조재진(전북)과 신영록(수원)을 공격수로 세웠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홈런? 파울? 비디오한테 물어봐

    전적으로 심판의 권위를 인정해온 보수적인 미프로야구(MLB)에서 29일(이하 한국시간)부터 비디오 판독이 시행된다. MLB 사무국은 29일 필라델피아-시카고 컵스전, 미네소타-오클랜드전, 텍사스-LA 에인절스전에 우선 비디오 판독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세 경기만 3연전의 시작이어서 우선 시행되며 30일부터는 모든 경기로 확대된다. 메이저리그는 스트라이크-볼 판정, 아웃-세이프 판정 등 다른 모든 플레이 판정은 심판에게 맡기되 필요할 경우 홈런성 타구 판정에만 비디오 판독을 활용하기로 했다. 타구가 펜스 상단의 홈런인정선을 넘어갔는지 여부, 파울폴을 기준으로 홈런인지 파울인지 여부를 판정할 때만 사용되는 것. 경기감독관의 판단 아래 주심이 리플레이 화면을 보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되며 비디오 판독을 거친 판정은 번복되지 않는다. 미국의 프로스포츠 가운데 미프로풋볼(NFL)이 1986년 처음 이 제도를 도입해 판정의 신뢰성을 높이자 1991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2002년 미프로농구(NBA)가 뒤를 따랐다.2006년 US오픈 이후 테니스 그랜드슬램 대회에서도 라인 크로스를 판독하는 ‘호크아이 시스템’이 도입됐다. 다만 국제축구연맹(FIFA)은 골 판정에만 제한해 실시해오던 비디오 판독을 지난해 3월 중단하고 모든 판정을 심판의 눈에 맡기고 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월드이슈] ‘푸틴 10년’ 러시아의 변화

    [월드이슈] ‘푸틴 10년’ 러시아의 변화

    불과 10년이다.‘신용불량국가’ 러시아가 ‘신(新)제국’으로 올라서는데 걸린 시간은 길지 않았다. 1998년 8월17일, 러시아는 모라토리엄(채무지불유예)을 선언했다. 눈 앞에 닥친 400억달러(약 44조원)의 빚을 갚을 능력이 없었다. 세계 언론은 “이 빠진 늙은 호랑이가 발톱마저 잃었다.”고 조롱했다. 하지만 지금 세계는 앞다투어 러시아에 투자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2000년 이후 해마다 6∼7%를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9위. 국제통화기금(IMF)에 졌던 빚은 다 갚았고 외환보유고는 세계 3위다. 회복세는 1999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현 총리)의 취임과 함께 찾아 왔다. 푸틴은 자유주의 경제 프로그램 도입을 천명했다. 루블화를 평가 절하하고 수출 주도형 성장 모델을 마련했다. 세제를 완화하고 금융 제도는 개선했다. 경제가 숨을 쉬기 시작했다. 그러나 러시아를 살려낸 결정적 은인은 ‘고유가’였다. 배럴당 6달러선까지 내려갔던 유가는 2000년부터 기록적인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풍부한 석유·천연가스 매장량을 자랑하는 러시아는 기사회생했다. 경제력을 바탕으로 군사력도 급격히 강화했다. 냉전 종식 이후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던 군사비 지출은 예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러시아는 현재 국방비로 700억달러 정도를 쓴다. 지난해는 1890억달러가 드는 ‘군사력 현대화 8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핵잠수함, 항공모함 등 첨단무기를 늘리는 내용이다. 미국 국방정보센터(CDI)는 “지금도 러시아는 핵탄두 7200기를 보유해 5730기를 가진 미국을 압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병자호란 다시 읽기] (86) 힘겨운 화친 시도

    [병자호란 다시 읽기] (86) 힘겨운 화친 시도

    조선이 상황에 떠밀려 화친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지만 그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유리한 조건에서 화친이 이루어지려면 어느 정도는 군사력의 뒷받침이 있어야 하는데, 당시 조선은 청을 위협할 만한 ‘군사적 카드’가 없었다. 근왕병이 오리라는 실낱 같은 희망을 갖고 있었지만 그것은 그야말로 ‘희망 사항’에 불과했다. 또 강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게 된 책임의 소재를 놓고 공방이 벌어지는 것이 필연적이었다. 그런데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한 공방전 또한 결코 만만한 싸움이 아니었다. 청은 조선이 제시하는 논리와 입장을 자못 치밀하게 반박하고 있었다. 조선은 이래저래 화전(和戰) 양면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청,‘명=천하’ 인식을 부정하다 청은 전쟁이 일어나게 된 원인을 놓고 벌인 논쟁에서 역사적 사례까지 끌어다가 조선의 논리와 입장을 반박했다. 청은 조선이, 홍타이지를 황제로 추대하는 데 동참하라고 권유하기 위해 왔던 몽골 버일러들의 편지를 접수하지 않은 것을 전쟁의 원인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당시 조선 조정은 몽골 버일러들과의 면담 자체를 거부했는데, 몽골과는 국서를 주고받은 전례가 없었다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미 1637년 1월2일, 홍타이지는 남한산성에 보낸 서신에서 조선이 내세운 명분을 반박했다. 그 핵심은 정묘호란 당시 인조와 조선 조정이 강화를 논의했던 상대가 자신의 조카와 제왕(諸王)들이었다는 것이다. 당시 후금 원정군의 사령관은 홍타이지의 이복형 아민(阿敏)이었고, 강화도를 왕래하면서 조선과 화친 교섭을 주도했던 사람은 한족 출신의 귀순자 유해(劉海)였다. 홍타이지의 반박에는 ‘정묘호란 당시에는 나의 부하들과 함께 화친 문제를 논의했으면서 작년에는 왜 똑같은 부하인 몽골 버일러들을 접견조차 하지 않았느냐?’는 힐문이 담겨 있었다. 홍타이지는 이어 고려시대의 고사(故事)를 거론했다. 몽골 버일러들이 모두 원(元)제국의 후손이라는 것, 조선이 계승했던 고려가 원을 섬기고 해마다 조공했던 사실을 환기시켰다. 그런 몽골에 신속(臣屬)했던 고려의 후예인 조선이 몽골 버일러들을 접견하는 것조차 거부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강변했다. 조선이 1월13일에 보낸 국서에서 임진왜란 당시 명이 베푼 은혜(再造之恩) 때문에 그들을 배신할 수 없다고 했던 것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조선은 ‘우리가 일본의 침략으로 망할 뻔했을 때 명의 신종(神宗) 황제께서 천하의 군사를 동원하여 구원해 주셨다.’고 말한 바 있다. 1월17일에 보낸 답서에서 홍타이지는 ‘천하는 크고 나라는 많다. 너희를 구해준 것은 오직 명나라 하나뿐인데, 너희는 어찌해서 천하를 운운하는가? 명나라와 너희가 허탄(虛誕)하고 망령된 것은 끝이 없구나.’라고 공박했다. 청은 대릉하(大凌河) 전투에서 승리했던 무렵부터 이미 명을 절대적인 존재가 아닌 상대적인 존재로 격하시키려고 시도해 왔다. 심지어 명을 남조(南朝), 또는 주조(朱朝,朱元璋이 세운 국가라는 뜻)라고 폄하해서 부르기도 했다. 그러니 명을 여전히 ‘천하’로 여기고, 그들과의 기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청에 신복(臣服)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조선의 태도가 눈에 거슬릴 수밖에 없었다. ●홍타이지, 신속(臣屬)할 것을 요구하다 1월17일에 보낸 답서에서 홍타이지는 작심한 듯 조선이 보낸 국서에 대한 반박과 비아냥, 그리고 협박하는 내용의 언사들을 쏟아냈다. 그는 자신의 거병(擧兵)이 전적으로 조선의 ‘잘못’ 때문에 부득이하게 이루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타이지는 먼저 인조가 1636년 3월 평안감사에게 보낸 유시문(諭示文)의 내용을 문제삼았다. 유시문의 내용 가운데 ‘장차 오랑캐와의 화친을 끊으려 하니 방어 태세를 강화하라.’는 내용은 정묘호란 당시 맺은 맹약을 조선이 먼저 어겼음을 명백히 보여주는 증거라는 것이다. 홍타이지는 조선이 ‘소방은 바다 구석에 위치하여 오직 시서(詩書)만 일삼았지 전쟁은 몰랐습니다.’라고 운운한 것도 맹렬히 비난했다.‘전쟁을 모르는 나라’가 왜 과거에 명을 도와 자신들을 공격하는 데 동참했느냐고 힐문했다. 그는 조선이 자신들을 가리켜 노적(奴賊, 천한 도둑이라는 뜻)이라고 부르는 것도 문제삼았다.‘도둑(賊)이란 몸을 숨겨 몰래 훔치는 자를 가리키는데, 우리가 과연 도둑이라면 너희는 어찌하여 우리를 체포하지 않고 내버려두느냐?’고 비아냥댔다. 조선의 입장에서는 홍타이지가 내세운 반박의 논리를 다시 반박하기가 쉽지 않았다. 일단 그들이 제시한 과거의 ‘사실’ 자체가 실제로 있었던 일인데다, 정보 수집 능력에서 그들에게 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인조와 조선 조정의 ‘본심’이 담긴 유시문을 자국 영토 안에서 용골대의 복병에게 탈취당한 것이 못내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홍타이지는 조선의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회유와 협박도 빼놓지 않았다. 자신은 ‘형세를 따라 항복을 청하는 자는 무사히 보호하지만, 명령을 거역하는 자는 하늘의 뜻을 받들어 징벌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이 자신의 판도(版圖) 안으로 들어오면 적자(赤子)와 같이 사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것은 사실상 조선에게 항복을 요구하는 공식적인 첫 문서였다. 이미 1월16일, 청군은 남한산성에서 잘 보이는 지점에 ‘초항(招降)’이라는 두 글자가 크게 쓰여진 깃발을 세워 놓은 바 있었다. 바로 하루 뒤, 항복을 요구하는 답서를 보낸 것이었다. 홍타이지는 답서의 마지막 부분에서 인조를 직접 거론하며 다시 한번 채근했다.‘네가 살고 싶으냐? 그러면 성에서 빨리 나와 항복하라. 네가 싸우고자 하느냐? 그러면 성에서 빨리 나와 한 번 겨뤄보자. 하늘이 처분을 내리실 것이다.’ 조선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조선이 보낸 국서에 대한 답변을 미뤄왔던 청의 본심과 요구 조건을 명확히 알게 되었다.‘무조건 항복하여 청의 신하가 되라.’는 것이었다. 교섭을 잘 하면 정묘호란 당시 맺었던 ‘형제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 조선의 판단은 여지없이 빗나가고 말았다. ●조선, 벼랑 끝으로 몰리다 인조는 홍타이지가 보낸 답서에 대응하는 문제를 상의하기 위해 신료들을 불렀다. 홍서봉은 홍타이지의 답서 내용이 과대망상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일부 신료들은 그들을 평소 ‘노적’이라 지칭한 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사과하는 자세로 유감을 표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명길은 그들의 전력(戰力)이 증강되고 있는 것, 도르곤(多爾袞)을 중심으로 강화도를 공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을 우려했다. 실제 당시 청군의 화력은 획기적으로 증강되고 있었다.1월10일, 두도(杜度) 등이 홍이포(紅夷砲)와 대장군포(大將軍砲) 등 중화기들을 남한산성 앞으로 끌고 와 배치했던 것이다. 이들 화기와 청군의 증원군은 본래 1월6일 임진강 북쪽까지 남하했다가 강의 얼음이 녹는 바람에 건너지 못하고 대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며칠 사이에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강물이 다시 얼어붙었고, 증원군은 순식간에 산성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날씨까지 조선을 외면하는 형국이었다. 항복하라는 요구에 조선이 응하지 않을 경우, 홍이포의 포탄이 산성 안으로 날아올 판이었다. 이미 대릉하 공략전에서 홍이포를 비롯한 청군 화포의 위력은 결정적으로 발휘된 바 있다. 홍이포 포탄에 맞은 성의 돈대(墩臺)들이 줄줄이 무너지면서, 끝까지 성을 사수(死守)하겠다던 명군의 의지도 같이 무너져 내렸었다. 홍타이지가 조선에 대해 노골적으로 항복을 종용했던 데에는 증원군이 도착하고 홍이포 등의 수송과 배치가 완료되었던 것도 크게 작용했다. 조선은 이제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 살아남기 위해 ‘무조건 항복’을 선택할 것인가? ‘전원 옥쇄(玉碎)’를 각오하고 결전을 선택할 것인가? 벼랑 끝에 몰린 남한산성은 종사(宗社)의 운명을 결정할 최후의 선택을 앞에 두고 다시 술렁이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지방시대] 숫자 32와 2020년 올림픽/홍완식 부산세계사회체육대회 사무총장

    [지방시대] 숫자 32와 2020년 올림픽/홍완식 부산세계사회체육대회 사무총장

    5000년의 중국 역사와 문화를 전세계에 보여주겠다는 야심찬 계획 아래 2000억원 이상을 개막식에만 쏟아 부은 베이징올림픽이 지난 24일 막을 내렸다. 역대 어느 대회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막대한 물량과 인력을 투입한 ‘제29회 베이징올림픽’은 개막전부터 쓰촨성 지진과 티베트 사태, 테러 위험 등 숱한 곡절을 겪으면서도 성공적으로 치러져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베이징올림픽을 지켜본 한 사람으로서 이번 올림픽에서 묘하게 여러 가지 숫자와 관련된 사실들을 발견해 흥미로웠다. 중국 올림픽조직위원회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숫자 ‘8’을 놓고서 개막식 날짜와 시간을 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더니 대회가 진행되자 ‘32’라는 숫자가 지면상에 등장한다. 참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은 32년 만에 처음으로 육상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레슬링에서 32년동안 이어 오던 ‘올림픽 금맥’이 끊겼다. 이제 베이징올림픽이 막을 내렸으니 우리의 관심을 중국 대륙에서 한반도로 옮겨보자. 잘 아다시피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나라다.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제30회 올림픽은 영국 런던에서 2012년에 열리기로 이미 확정됐고,2016년 올림픽 개최지는 2009년 덴마크에서 열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결정된다. 후보 도시로 미국의 시카고, 스페인의 마드리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일본 도쿄가 후보 도시로 압축돼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따라서 한국이 다시 하계 올림픽을 유치한다면 그것은 2020년이 된다.88올림픽 이후 꼭 32년만의 일이다. 또 아이러니하게도 2020년 올림픽은 제32회가 된다. 이렇듯 ‘32’라는 숫자가 베이징에서 시작돼 한반도로 계속 인연이 이어질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부산은 이미 2020올림픽을 유치하겠다는 시민적인 합의를 도출해 놓고 있다. 부산시민들은 서울올림픽에 이어 32년만에 다시 올림픽을 유치해 부산을 진정한 세계속의 중심도시로 우뚝 세우고 21세기 한국 명운을 드높일 역사를 창조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앞서 부산은 이미 2002년 아시안 게임을 성공리에 마무리했고 올 9월에는 100여개국이 참가하는 세계 전통스포츠대회를 개최한다. 이 대회는 각국의 전통스포츠를 보여주는 또 다른 지구촌 스포츠문화축제로서 IOC가 공식후원한다.‘IOC 세계포럼’ 행사도 열려 IOC 위원들을 비롯한 스포츠계 인사들이 대거 부산을 방문한다. 세계 스포츠계의 눈이 부산으로 쏠리게 될 것임에 틀림없다. 부산은 많은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배출한 도시이고 이번에 태권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동아대 문대성 교수가 IOC 선수위원에 당선되는 등 스포츠 인적 자원도 풍부하다. 부산은 이미 스포츠 중심 도시로 자리잡고 있으며 이제 세계스포츠도시로 발돋움하려는 것이다. 부산올림픽 유치가 성사되면 84년 LA올림픽을 훨씬 능가하는 흑자 대회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부산은 철도, 공항, 숙박 시설 등 도시 인프라가 잘 짜여져 있고 아시아드 주경기장 등 스포츠 시설도 충분하다. 부산이 ‘32’라는 숫자와 끈을 맺어 2020에 도달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당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유치와 부산 하계올림픽 유치와의 조절 문제다. 중앙정부는 어느 것이 국가와 지방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인지를 면밀히 살펴 조속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한반도에서는 이제부터 올림픽 유치를 향한 항해가 시작된다.32년만에 제32회 올림픽유치를 향하여. 그리고 그 첫 시작이 다름아닌 부산 세계 사회체육대회이다. 홍완식 부산세계사회체육대회 사무총장
  • [복마전 지방공기업] (상) 무엇이 문제인가

    [복마전 지방공기업] (상) 무엇이 문제인가

    지방공기업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 중인 공기업 선진화와 맞물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 중인 공기업에 대한 수술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방만 경영’ ‘낙하산 인사’는 아직도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비리는 더 영악해졌다고 볼 수 있다. 단체장의 ‘절대적 권한’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 같은 사례는 지자체출범 이후 빠짐없이 등장한다. 사업이 다양해지면서 지방공기업은 더 만들어지고 있다. 지방공기업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를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인천도시개발공사는 도심 재생사업을 비롯해 송도·영종·청라 3대 경제자유구역 등 각종 대형 개발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 중이다. 이에 따른 공사채 발행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2003년 설립된 뒤 순자산의 1.3배에 이르는 1조 6000억원의 공사채가 발행됐다. 승인총액은 3조3천억원이다. 시민단체 등 지역 사회에서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공사의 부실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는 상황까지 제기되고 있다. ●인천도시개발公 순자산 1.3배 공채 발행 전남 여수시의회는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에 대비, 지난 6월 여수도시공사 설립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일부 의원은 “여수는 수도권처럼 인구증가율이 높지 않고 개발가능 면적도 적어 도시공사 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하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남개발공사도 여수 경도 해양관광단지 개발 사업에 3000억원을 투자키로 결정, 여수도시공사 사업 내용과 중복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다. 경기 남부지역에도 도시공사 설립 붐이 일고 있다. 최근 안산·시흥·안성시 등은 설립 방침을 잇달아 밝혔다. 이 지역에는 신도시 건설 등 개발 사업으로 최근 몇 년간 주택 및 토지 개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토지공사나 주택공사가 독점했던 개발 이익을 자치단체가 지키겠다는 의도다. 화성시 관계자는 “서울시의 1.4배 되는 넓은 땅과 지리적인 이점 때문에 도시공사의 수익성이 높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택·토지개발 수요 등 ‘장사’가 되는데 설립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부동산 사업이 과거와 같은 막대한 이익을 창출해 주지 않고, 지방공기업의 업무가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경기도의 경기도시공사와 중복돼 과당 경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개발 물량의 소진 등으로 난개발을 부추기는 등의 후유증이 우려된다. 경기 평택도시공사는 고덕국제신도시 개발사업에서 배제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평택시의 재정 능력과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아 참여를 승인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승인하면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지방공사의 참여를 막을 명분이 없어져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사는 지난 4월 설립됐고 전체 개발사업의 5% 지분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경기도에는 경기도시공사를 비롯, 광주지방공사, 하남시도시개발공사, 용인지방공사, 김포시도시개발공사, 남양주도시공사, 평택도시공사, 화성도시공사, 양평지방공사 등 9개의 지방 공기업이 있다. ●경기도엔 화성도시공사 등 9개 공기업 1993년 국민 1400만명이 다녀간 ‘대전엑스포장’을 관리해온 지방공사 대전엑스포과학공원은 지난 4월 15년 만에 행정안전부로부터 청산 명령을 받았다. 적자 지속이 이유였다.1999년 엑스포기념재단으로부터 소유권이 대전시로 이관되면서 받은 900억원의 기금이 해마다 50억원 정도 적자가 나 361억원만 남았다. 엑스포과학공원 관계자는 “뚜렷한 수익창출에 대한 대비없이 소유권이 넘어왔다.”면서 “내년 상반기 말까지 이뤄질 청산을 앞두고 과학공원 관리 주체와 인력 청산 등 방안을 찾기 위해 최근 조달청에 용역을 줬다.”고 말했다. 경북 구미원예수출공사도 행안부로부터 내년 말까지 흑자전환이 어렵다면 청산으로 가는 조건부 청산명령을 받았다. 공사는 매년 1억 5000만∼7억 4000만원의 적자와 13억여원의 융자금 상환으로 경영이 악화됐다. 1996년 농수축산물 수출을 대행하는 공기업으로 출범한 전북무역은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돈을 떼이고 자본금 36억원을 잠식한 채 설립 8년 만인 2003년 파산선고를 받아 청산됐다. 전남도내 농수축산물 수출 판로 개척과 확대를 위해 자본금 30억원으로 1996년 설립된 전남무역도 올 1월 법원의 파산선고로 문을 닫았다. 전남무역의 부채 122억원은 지급보증을 섰던 은행이 모두 떠안고 파산됐다. 전남무역은 무리하게 캐나다산 돼지고기를 수입해 일본으로 수출하는 중계무역을 하다 덜미를 잡혔다. 일본측 수입업자가 결제를 미루고 잠적하는 바람에 수출대금(채권) 148억원을 회수하지 못해 파산했다. 수입업자로부터 3개월 단위로 결제대금을 받아야 하지만 이를 어겼고 보험금 청구도 미적거리는 등 미숙한 운영으로 부실을 자초했다. 이처럼 자치단체가 설립한 무역회사가 줄줄이 좌초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경험이 없고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회사를 자치단체들이 의욕만 앞세워 무리하게 설립 운영한 것부터 잘못됐다.”고 말했다. ●규정위반 밥 먹듯, 업무도 소홀 청도군이 2003년 설립한 청도공영사업공사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지 오래다. 소싸움 경기사업 등이 목적인 공사는 올해로 6년째 아무런 실적없이 예산만 축내고 있다. 사장, 상임 이사, 직원 등 25명의 인건비와 운영비로 매년 10억원 정도가 투입되고 있다. 당초 2004년 개장하려던 청도 소싸움경기장은 주 경기장만 지어졌고 전산방송시설과 주변 근린생활시설이 지금까지 완공되지 않아 개장조차 못했다. 충남도가 1999년 출자한 천안 중부농수산물류센터도 각각 500억원대의 누적 적자와 빚만 지고 2004년 관리공사로 바뀌었다. 사업비 1조 5000억원을 들여 대관령 알펜시아리조트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강원개발공사는 분양 1년이 지났지만 분양률을 밝히지 않는 등 투명하지 않은 운영으로 비난을 사고 있다. 전국종합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한국인의 질병] (49) 간염

    [한국인의 질병] (49) 간염

    에이즈와 더불어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대표적인 바이러스성 질환 ‘간염’. 치료제가 개발되어 있지만 이 병을 완치하는 것은 현대의학으로는 아직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내과 김도영(37) 교수를 만나 B·C형 간염에 대해 들어봤다. 80년대만해도 국내 B형 간염 환자는 전 국민의 8%에 달할 정도로 감염률이 높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예방접종을 하면서 지금은 감염률이 4%대로 낮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C형 간염 감염률은 현재 전국민의 1%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진단 기술이 발달하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 ●B형 간염 출산전에 치료받아야 자녀 감염 예방 B형 간염이 생기는 대표적인 원인은 ‘수직감염’이다. 만약 B형 간염 바이러스를 갖고 있는 산모가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고 출산하면 아기의 90%가 만성 간염 환자가 된다. 수혈로 감염되는 환자도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부모로부터 병을 물려받은 수직감염 환자다. C형 간염은 주로 수혈과 비위생적인 의료기기를 사용할 때 생긴다. 이런 이유로 몽골 등의 국가는 전 국민의 10% 이상이 C형 간염 환자로 알려져 있다.C형 간염은 B형 간염과 달리 성인일 때 감염되면 만성 간염으로 진행될 위험이 더 높아진다. 어릴 때 C형 간염에 감염되면 저절로 완치되는 사례가 많다. “B·C형 간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간이 딱딱하게 굳는 ‘간경변’이 생깁니다. 바이러스가 간으로 침투해 끊임없이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결국에는 간이 딱딱하게 굳는 증상이죠. 만성 B형 간염 환자 4명 중 1명이 10년 후에 간경변으로 진단된다고 합니다.” 20년 뒤에는 B형 간염 환자의 절반이 간경변을 경험한다. 간경변 환자의 4%는 간암으로 진행돼 더이상 손쓸 수 없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또 간경변 환자도 뱃속에 물이 차거나 위(胃)출혈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많다. ●B·C형 간염 놔두면 간경변으로 B형 간염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접종이다. 만약 산모가 감염돼 수직감염 위험이 높다면 아기가 태어날 때 곧바로 항체와 예방백신을 주입하면 된다. 예방백신은 초등학교 입학 이전에 맞는 것이 가장 좋다. C형 간염은 감염자의 혈액과 접촉하지 않는 방법 외에는 예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문신 시술이나 소독되지 않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무허가 시술은 피해야 한다. “간염 환자는 주로 평소에 피로감을 호소합니다. 간경화가 진행되면 눈과 얼굴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해요. 간경화 증상이 악화되면 뱃속에 물이 차고 위출혈이 심해져 피를 토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치료제를 복용하면 간경화로 진행되는 것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과거에는 ‘인터페론’이라는 면역제제가 주로 사용됐지만 최근에는 바이러스를 직접 죽이는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한다. 인터페론은 탈모와 체중감소, 골수억제 등의 부작용이 많고 치료효과도 그리 높지 않다.90년대 초반부터 ‘제픽스’‘헵세라’ 등의 B형 간염치료제가 잇따라 개발돼 간염 환자의 시름을 덜었다. 항바이러스제는 당뇨약이나 항고혈압제처럼 장기간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임의로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된다. 임의로 약을 끊으면 내성이 생겨 다시 약을 먹어도 치료가 잘 되지 않는 환자가 많다. 또 술은 간경변은 물론 간암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에 반드시 끊어야 한다. 약을 먹으면 바이러스 숫자를 줄일 수 있지만 완치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술과 약을 함께 먹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다.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간염을 식품으로 치료하려는 환자가 많다. 그러나 아쉽게도 식품으로 간염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아직 개발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건강기능식품을 잘못 복용하면 간기능을 악화시켜 치료에 방해가 될 뿐이다. ●건강식품 복용 땐 의사와 상의해야 따라서 인진쑥, 상황버섯 등 간염에 대한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건강식품은 함부로 복용해서는 안된다. 꼭 먹어야 한다면 의사와 상의한 뒤에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 간염 환자는 음식을 특별하게 조절할 필요가 없다.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 과식하면 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되도록 조금씩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간경변 환자는 ‘소금’을 멀리해야 한다. 소금을 먹으면 뱃속에 물이 찰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감기약 정도는 그냥 먹어도 되지만 오랜 기간 복용해야 하는 약이 있다면 의사와 상담한 뒤에 먹는다. 항바이러스제는 간염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지만 많이 복용하면 내성이 생기기 때문에 곧바로 다른 약으로 교체해야 한다. 많은 환자들이 내성을 경험해 여러가지 약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에 개발된 약들은 보험 범위가 넓지 않아 환자들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주고 있다. “새로 나온 약은 한달 약값이 25만원에 이릅니다. 부담이 만만치 않죠. 특히 간염 환자는 경제적으로 사정이 어려운 사람이 많기 때문에 정부가 하루빨리 보험적용 범위를 늘려 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간염 극복기 - 술 반드시 끊고 약 지속 복용해야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만난 김명진(가명·27)씨는 “2년 6개월간 계속된 치료를 모두 마쳐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드물게 만성 B형 간염을 완치한 행운아였다. 3년 전만 해도 김씨는 B형 간염이라는 병명조차 모르고 살았다. 직장에 다니면서 항상 피곤하다고 느꼈지만 과로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곧 불운이 닥쳤다. 어느 날 날아든 건강검진표. 간효소치(GPT/GOP)가 1000에 가깝게 나왔다. 간효소치는 정상이 40미만이다. 간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곧바로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청천병력 같은 진단을 내렸다. “난치병인 만성 B형 간염에 걸렸으니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열심히 인터넷을 뒤지고 정보를 수집했지만 ‘완치’라는 단어는 찾을 수 없었다. 그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김씨는 죽을 때 죽더라도 치료를 받아 보자고 결심했다. 의사가 처방한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고 난 뒤 6∼9개월이 지나자 간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됐다. 자신감이 생긴 그는 의사가 챙겨주는 대로 약을 끊지 않고 꾸준히 복용했다. 물론 좋아하던 술도 끊었다. 어느 날 검진차 병원을 찾은 그는 “e항원이 음전(음성전환)됐다.”는 말을 듣게 된다. 당시에는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몰랐다. 쉽게 말해 바이러스가 완전히 소멸됐다는 뜻이다. 그는 “딱 2년 만에 정상으로 돌아왔다.”면서 “매일 보는 의사가 잔소리를 많이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완치시키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현재 그는 주기적으로 병원을 다니면서 간수치 검사만 받고 있다. 바이러스가 소멸됐다는 판정을 받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이다. 그는 “스트레스, 술, 과로가 간염을 일으키는 3대 요인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면서 “몸관리를 잘하는 것이 간을 보호하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A형 간염 증상 - 감염 4주후 구토·설사·피로감 느껴 알파벳 순서를 놓고 보면 A형 간염이 가장 치명적인 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A형 간염은 한번 완치하면 항체가 생겨 다시 걸리지 않기 때문에 치명적인 병은 아니다. 예방백신도 개발돼 환자수도 90년대 이후 감소하는 추세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20∼30대를 중심으로 A형 간염 환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위생환경이 개선되면서 간염 바이러스와 접촉할 기회가 줄었고, 이는 바이러스를 막아내는 역할을 하는 항체 생성 기회를 감소시켰기 때문이다.20∼30대 청년층 가운데 A형 간염 항체를 갖고 있는 사람은 50% 미만이다. A형 간염은 다른 간염과 마찬가지로 바이러스가 간을 침범하는 병이다. 식중독처럼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할 때 감염된다. 감염자의 침과 대변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도 있다. A형 간염은 B·C형 간염과 달리 증상이 곧바로 나타난다. 감염된 지 4주가 지나면 식욕부진, 오심, 구토, 설사 등의 소화기 증상과 피로감, 무력감, 발열, 두통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도 나타난다. 붉은색 소변이 나오거나 안구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생기기도 한다. 유·소아기에는 감염되어도 별다른 증상없이 지나가지만 청소년기로 갈수록 전형적인 증상을 보인다. 환자 1만명 중 1명은 간부전으로 사망한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섭씨 85도 이상의 물에 1분간 끓이면 죽는다. 따라서 기온이 상승하는 봄, 여름철에는 음식, 옷 등에 대한 개인 위생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직까지는 치료제가 개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통해 면역력을 얻어야 한다.A형 간염백신은 만 1세 이상에서 접종할 수 있으며, 초기 접종 후 4주가 지나면 항체가 형성돼 효과를 나타낸다. 총 2회 접종해야 하며 초회 접종 후 6개월 뒤에 1회 더 접종한다. 백신이 개발된 지 오래되지 않아 구체적인 연구결과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면역력이 20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중국 노래한 비,일본해 지도 ‘올림픽 반중감정’

    ‘2008 베이징 올림픽’ 폐막식 무대에 올라 중국어로 ‘베이징 베이징 워 아이 베이징’을 노래한 가수 겸 배우 비(26)를 두고 네티즌간에 격렬한 토론이 벌어졌다. 우선 비가 타이완 가수 왕리훙(王力宏),홍콩 가수 겸 배우 천후이린(陳慧琳),중국 가수 겸 배우 한쉬에(韓雪) 등 중화권 가수들 틈에 끼어 중국어로 노래를 불러 한국 가수란 점이 전혀 드러나지 않아 보기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네티즌 ‘블루캔디’는 “비의 등장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면서 “아시아 스타로 한국어로 노래에 참여하는 것도 아니고 순전히 중국 가수들 사이에 하나 끼어서 중국어로 함께 불러주고 대체 중국인인지 한국인인지 국적이 어디인지….”라며 비의 올림픽 폐막식 출연을 마땅찮아 했다. 네티즌 ‘후아유’는 “비는 중국시장을 무시하지 못해서 출연을 수락했겠지만 보는 내내 씁쓸했던 것이 사실이다.”라고 털어놓았다. 아이디 ‘칠리페퍼스’는 “프랑스,영국 방송에서는 비를 중국 연방국의 가수들이라고 소개 했다고 한다.중국이 보내준 자료로 방송을 했을텐데 이 두나라가 그렇게 소개했다면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그렇게 소개했을 가능성이 있다.한순간에 한국을 중국 연방국으로 만들어 버렸다.17일 동안 고생했던 선수들,문대성 위원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면서 훈훈하게 폐막식을 보고 있었는데 비가 몇 초만에 그걸 다 망쳐놨다.자기 말고 다 중국계 가수들이었다면 중국의 의도를 한번쯤 의심해봐도 됐을텐데 비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정말 실망이다.”라며 안타까워 했다. 아이디 ‘냥이찹쌀떡’이란 네티즌은 “(비가 부른 노래 작곡자가 키쿠지 케스케란 일본인으로) 일본은 가수 대신 작곡가가 올림픽에 참여를 했다네요.그러니 비 입장에선 한국,일본 아티스트가 다 참여한거니까 출연 결정할 때 이런 생각 전혀 안했을 듯 한데 무대에 보이는건 비 뿐이라 문제가 됐네요.중국이 실제로 윗분들 말씀대로 어떤 의도를 갖고 그랬는지 아니면 우리의 지나친 기우인지는 알 수 없지만 비한테 무슨 생각으로 참여했냐,실망이다 그러는 건 화살이 빗나간 느낌이에요.중국이 지들 나라 홍보장으로 만들긴 했지만 어쨌든 올림픽은 세계인의 축제고 중화권 가수 뿐 아니라 일본 음악인도 참여하는 올림픽 폐막식 공연에 초대가 됐는데 그걸 무조건 거절했어야 한다는건 무리 아닌가요? 중국이 자막처리 제대로 안해서 일본을 제외한 몇몇 나라에서 중국가수로 소개될 걸 비가 미리 알 수 있는 방법도 없었을테고요.단지 앞으로 비가 중국에서 활동할때는 이런 문제도 좀 잘 생각해보고 활동하는게 비 자신한테도 좋겠네요.”라며 비에게 따끔한 조언을 남겼다. 아이디 ‘다시피는꽃’은 “비가 무대 매너도 좋고 제일 눈에 띄어서 뿌듯했다.”고 소신을 밝혔다.아이디 ‘구름빵’도 “중국잔치에 한국 가수가 초청된 것이 오히려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 폐회식에서는 동해가 ‘Sea of Japan’으로 표기된 세계지도까지 등장해 네티즌들의 ‘반중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게다가 올림픽에서 소수민족 의상으로 등장한 한복 역시 한국을 중국의 연방국이나 속국으로 세계에 알리려는 중국의 야심이 반영된 것이란 주장도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첼시의 새로운 마에스트로 ‘수퍼 데쿠’

    첼시의 새로운 마에스트로 ‘수퍼 데쿠’

    “데쿠를 보고 있자면 경이로울 정도다. 그는 훌륭한 볼 터치 기술과 정확한 패스를 구사하며 수비진을 곤란하게 만든다. 또한 경기내내 열심히 뛰는 선수다.” - 존 테리 - 첼시가 위건과의 원정경기에서 데쿠의 환상 프리킥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두며 시즌 2연승을 기록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번 여름 새롭게 영입한 포르투갈 출신의 마에스트로 ‘수퍼 데쿠’가 있었다. 이제 겨우 2경기가 지났을 뿐이지만 데쿠의 활약은 첼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지난 포츠머스와의 개막전에서 경기종료 직전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데뷔골을 터트린 데쿠는 이번엔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위건 승리를 이끌었다. ▲ 우승 제조기 ‘수퍼 데쿠’ 데쿠는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이 부임 이후 영입한 첫 번째 선수다. 지난 7월1일(이하 한국시간) 800만 파운드(약 160억원)에 첼시 유니폼을 입은 데쿠는 세계적인 미드필더이다. 브라질에서 태어난 그는 당시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던 스콜라리 감독의 제안으로 포르투갈로 귀화를 선택한다. 이미 데쿠는 포르투갈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명이었다. FC포르투 소속이었던 그는 2004년까지 5시즌 동안 무려 3차례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또한 2003년과 2004년에는 각각 UEFA컵과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차지하며 유럽축구연맹이 선정한 최우수선수상(MVP)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 후 포르투갈에서 최고의 시기를 보낸 데쿠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스페인 바르셀로나로 향했다. 그곳에서도 데쿠의 질주는 계속됐다. 주제 무리뉴에 이어 또 다시 명장 프랑크 레이카르트 감독을 만난 그는 호나우지뉴, 사무엘 에투와 함께 바르셀로나의 새로운 전성기를 이끌었다. 2차례 리그 우승은 당연했고 포르투 시절 경험했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또 한번 재현시키며 우승 제조기란 별명까지 얻어냈다. 그러나 데쿠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소속팀 바르셀로나가 부진을 겪으며 데쿠의 부진도 이어졌다. 전성기 시절의 활동량이 줄어들며 자연스레 출전시간도 줄어들었다. 결국 데쿠는 유로2008을 앞두고 새로 팀을 찾아 나섰다. 때마침 포르투갈 대표팀의 은사였던 스콜라리 감독이 첼시 감독으로 부임했고 스콜라리는 첼시에서 자신의 축구를 실현하기 위해 데쿠를 영입했다. ▲ 데쿠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들 데쿠의 영입은 당시 인터밀란 이적설에 휘말려 있던 프랭크 램파드의 대안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워낙에 램파드의 재계약 진행상황이 좋지 못했고 인터밀란에 새로 취임한 무리뉴 감독의 러브콜이 강력했기 때문이다. 또한 램파드-데쿠의 공존 가능성에 많은 의문부호가 제기됐기 때문에 데쿠의 영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 또한 적지 않았다. 이미 스타일이 비슷한 램파드-발락 라인의 실패를 경험한 까닭에 스타일이 비슷한 데쿠의 영입은 첼시의 조직력을 오히려 떨어뜨릴 것이라 생각 됐다. 하지만 프리시즌을 통해 보여준 두 선수의 조합은 생각보다 괜찮아 보였다. 중복될 것이라 생각됐던 동선도 겹치지 않았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첼시의 중원을 이끌었다. 특히 데쿠는 무엇보다 첼시에 없던 창의력을 제공해 줬다. 과거 무리뉴와 아브람 그랜트 감독 시절 첼시는 측면 윙어들의 빠른 발과 후방에서 길게 넘어오는 볼을 디디에 드록바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골 결정력으로 연결시키는 전술이 주를 이뤘다. 때문에 공격이 잘 풀릴 경우 무서운 공격력을 선보였지만 반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매우 단순한 공격패턴을 보여줬다. 이 같은 문제는 매번 중요한 고비 때마다 첼시의 발목을 붙잡았다. 특히 단판 승부로 결정되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첼시는 많은 피해를 봤다. ▲ 첼시의 새로운 지휘자 단순히 데쿠의 영입이 첼시를 바꿔 놓은 것은 아니지만, 최근 두 경기(포츠머스, 위건)에서 보여준 첼시의 경기력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비록 위건과의 경기에선 A매치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고전했지만) 마치 브라질 대표팀과 같이 짧은 논스톱 패스를 통한 빠른 공격 전개를 시도했다. 그리고 후방에서 볼을 올려 세컨 볼을 노리는 횟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대신 패스를 통해 공격을 만드는 모습이었다. 그 중심에는 첼시의 새로운 지휘자 데쿠가 있다. 램파드-발락-데쿠는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며 다이나믹한 공격 전개를 이끌었고 모든 볼은 데쿠를 통해 좌우, 전방으로 전달됐다. 특히 상대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데쿠의 스루패스는 니콜라스 아넬카와 조 콜의 침투 능력을 극대화시켰다. 또한, 램파드와 발락 등 기존 프리키커와는 다른 유연한 킥 능력을 선보이며 첼시가 보다 다양한 세트피스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줬다. 비록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데쿠의 프리미어리그 도전은 성공적이다. 문제가 될 것으로 보였던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과 프리미어리그의 거친 몸싸움은 데쿠에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는 마치 오랜 기간 첼시에서 활약한 선수 같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유럽축구통신원 안경남 soccerview.ahn@gmail.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김봉석의 스크린 엿보기] 28일 개봉 ‘콰이어트룸에서 만나요’

    [김봉석의 스크린 엿보기] 28일 개봉 ‘콰이어트룸에서 만나요’

    어느 날 아침, 눈을 떠 보니 정신병원이었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이전에도 정신병원을 들락날락한 게 아니라면, 대부분의 경우는 뭔가 실수나 잘못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프리랜서 작가인 사쿠라도 그렇게 생각했다. 마감에 시달리다 술을 먹은 상태에서 수면제를 복용한 게 잘못돼 자살 기도로 오인된 것이라고. 하지만 어떤 이유건 일단 정신병원의 콰이어트룸에 들어온 이상은, 보호자의 동의와 의사의 결정이 있어야만 퇴원할 수 있다. 사라진 동거인인 데쓰야와 며칠간 자리를 비운 의사 덕에 사쿠라는 꼼짝없이 일주일 이상을 정신병원에 머무르는 상황에 처한다. 28일 개봉하는 일본영화 ‘콰이어트 룸에서 만나요’(감독 마쓰오 스즈키)의 무대는 정신병원이다. 난데없이 정신병원에서의 일상을 시작하게 된 사쿠라는, 어딘가 조금씩 이상한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다. 그리고 차츰 그들을 이해하게 된다. 정신병원이 나오는 영화의 상당수는 ‘콰이어트룸에서 만나요’와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신병에 걸린 ‘비정상인’들이,‘정상’이라고 믿는 우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정신병원에 들어온 주인공을 통해 깨닫게 만드는 것이다. ‘콰이어트룸에서 만나요’는 일반적인 스토리에 하나의 트릭을 추가해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든다. 사쿠라가 정신병원에 오게 된 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었다. 거기에는 사쿠라의 전 남편에 얽힌 스토리와 현재의 삶과 미래에 대한 불안과 절망 같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엮여 있었다. 어떤 면에서 본다면 사쿠라는 결코 ‘정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사쿠라가 정상이 아니라면, 사쿠라와 함께 했던 사람들, 사쿠라가 취재했던 모든 이들 역시 정상은 아니다. 역으로 본다면, 우리들 모두가 정상인 동시에 비정상인 것이다. 사쿠라는 정상과 비정상 사이를 위태롭게 헤엄치다가, 어느 순간 급류에 휘말렸을 뿐이다. 자신이 왜 정신병원으로 오게 되었는지를 직시한 후에야, 사쿠라는 다른 환자들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된다. 거식증이나 우울증 등에 걸린 이웃을 관찰하는 것에서 벗어나, 그들의 아픔과 슬픔도 이해하게 된다. 동시에 자신의 과거까지도. 이야기는 좀 침울하게 들리지만,‘콰이어트룸에서 만나요’는 활기찬 영화다. 세상의 시름을 잊고 한껏 즐기는 카니발처럼 ‘콰이어트룸에서 만나요’는 기발한 캐릭터, 환상과 실재의 현묘한 결합, 도발적인 에피소드 등을 현란하게 활용하며 지그재그로 정신없이 달려간다.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면서도, 과장과 개그로 치장된 TV 버라이어티 쇼를 보는 것처럼 야릇한 느낌이 든다. 지나치게 깨끗한 ‘콰이어트룸’을 보는 것처럼 작위적인 냄새가 나긴 하지만 ‘콰이어트룸에서 만나요’는 매끈하게 다듬어진 코믹 드라마로서 제 역할을 다 한다. 영화평론가
  • [李대통령 취임 6개월] 親李 당·국회 요직 ‘싹쓸이’… 중도파 친박과 ‘교류’

    ■정치권 이명박 정부의 출범과 함께 정치권의 권력지형도 큰 변화를 겪었다. 한나라당은 물론이고 국회 역시 주류인 친이(친이명박) 세력이 크고 작은 요직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한편으로 정권 초기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친이 내부의 권력다툼도 치열했다. 지난 4월 총선 이후 한나라당 내 권력판도는 강재섭 전 대표 진영과 친이 세력이 서로 견제하며 주도권 쟁탈전을 벌였다. 특히 공천 과정에서 남경필·정두언 의원 등 수도권 소장파들이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불출마를 요구하면서 친이 내부 권력다툼의 불을 댕겼다. 이어 정 의원이 청와대 인선과정에서 ‘권력 사유화’를 위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고 주장하면서 이 전 부의장측과 이명박 직계그룹의 다툼은 파국으로 치달았다. 친이의 다른 한 축을 담당했던 이재오 전 최고위원 진영은 총선 직후 당 안팎에서 불거진 ‘공천 책임론’의 타깃으로 지목된 이 전 최고위원이 미국 유학을 떠나면서 크게 위축됐다. 그러나 지난 6월 국회의장 및 원내대표 경선과 지난달 전당대회는 당내 권력구도를 다시 한번 흔들어놓았다. ‘주류 중의 주류’로 일컬어지는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진영의 박희태 전 의원은 열악한 여론지지도에도 불구하고 대의원·당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이끌어내며 비주류인 정몽준 의원을 따돌리고 대표최고위원에 올랐다. ‘주류 중의 반주류’로 분류되는 이재오 진영도 공성진 의원을 최고위원 대열에 합류시킨 데 이어 후속 당직인선에서 안경률(사무총장)·차명진(대변인)·정의화(인재영입위원장)·최병국(윤리위원장)·임해규(대외협력위원장) 의원 등이 주요 당직을 차지하면서 부활의 날개를 펼쳤다. 정두언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이명박 직계그룹’과 남경필·정병국 의원 등을 주축으로 한 수도권 소장파들은 이상득 진영과의 권력 다툼에서 밀리면서 ‘친이 중의 비주류’로 전락했다. 특히 수도권 소장파의 리더격이었던 남·정 의원은 18대 국회 상임위원장 경선에서도 나란히 고배를 듦으로써 향후 정치 행보에 적잖은 생채기를 남기게 됐다. 원내에서는 홍준표 의원이 원내사령탑에 오른 것을 비롯해 인수위 시절 당선인 비서실장과 대변인을 각각 지낸 임태희·주호영 의원이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으면서 새로운 실세그룹으로 급부상했다. 국회 역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김형오 의원이 국회의장에 오르고, 대선 후보 시절부터 홍보전략을 총괄해온 이윤성 의원이 국회부의장을 차지한 데 이어 ‘네거티브 대응 총책’이었던 박계동 전 의원이 사무총장에 발탁되는 등 친이 진영이 국회직을 싹쓸이했다. 그러나 주요 당직에서 배제된 친이 진영 내 중도 성향의 인사들은 벌써부터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남권은 물론이고 수도권 일부 인사들마저 친이 진영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들의 상당수는 친박 진영과, 일부는 정몽준 최고위원측과 친분을 확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한나라당 내 권력구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복잡한 양상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주된 시각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청와대 ‘창업공신’들 촛불 쓰나미로 넉달만에 하차 이명박 정부 6개월 동안 가장 큰 인적 변화를 겪은 곳은 청와대다. 류우익 대통령실장을 비롯해 ‘창업공신’ 대다수가 불과 집권 넉 달여만인 지난 7월7일 물갈이됐다. 류 실장과 더불어 ‘우우익-좌승준’으로 불렸던 ‘실세’ 곽승준 국정기획수석을 비롯해 수석급 이상 9명 중 7명이 옷을 벗었다. 박재완 정무수석은 청와대에 남았으나 국정기획수석으로 말을 갈아탔다. 유일한 생존자는 이동관 대변인에 불과하다.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보좌관 출신으로,‘왕비서관’으로 불렸던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 등 몇몇 핵심비서관들도 교체됐다. 쇠고기 촛불시위로 상징되는 민심 이반이 몰고온 쓰나미다. 수석급 이상 9명 중 학자 출신이 5명이나 포진한 1기 참모진의 청와대는 ‘청와대(靑瓦大)’로 불렸다. 그만큼 전문성과 참신성은 높았지만, 국정 경험 부족에 따른 아마추어리즘의 한계는 극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정정길 대통령실장 체제의 2기 참모진은 이 ‘한계’ 위에서 꾸려졌다. 맹형규 정무수석, 박병원 경제수석, 박형준 홍보기획관 등 정치인과 관료 출신 ‘프로’들이 대거 투입됐다. 이 대통령은 이들을 발탁하면서 ‘국민과의 소통’을 외쳤다. 청와대(廳瓦臺)로의 변신을 시도한 것으로, 물론 채점은 진행 중이다. 창업 공신들은 비록 청와대를 떠났지만 ‘측근’이나 ‘실세’의 지위마저 내려놓지는 않은 듯하다. 김중수 전 경제수석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로 발탁됐고, 곽 전 수석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장으로 복귀할 태세다. 류 전 실장 역시 여전히 지근에서 이 대통령에게 조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MB핵심 ‘6인 회의’ 멤버 박희태 낙천뒤 부활·이재오 낙선후 美서 와신상담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6인 회의’라 불리는 사실상의 최고 의사결정기구가 있었다. 이 대통령과 친형인 이상득 의원, 그리고 김덕룡 전 의원, 박희태 당 대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이재오 전 의원으로 구성된 ‘6인 회의’는 경선과 대선을 거치면서 주요한 고비마다 방향타 역할을 해왔다. 이들은 지금도 청와대와 당, 국회, 행정부 등 요소요소에서 이명박 정부의 핵심적 역할을 맡고 있다. 친형인 이상득 의원은 드러나지 않게 조정과 중재의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의 이런 역할은 항상 논란이 돼 ‘만사형(兄)통’(모든 일은 형을 통한다)이라는 조어까지 나왔다. 또 이 때문에 당내의 강경·소장파들로부터 “물러나라.”는 공격의 대상이 돼 왔다. 지난 총선에서는 이 의원의 공천을 두고 소장파들이 ‘55인 쿠데타’를 주도하기도 했고, 정두언 의원의 ‘권력 사유화’ 발언으로 갈등을 빚기도 했다. 박희태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공천 파동으로 뜻밖의 유탄을 맞고 낙천했지만 7·3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돼 기사회생했다. 그는 4·9총선에서 중진들의 대거 낙천·낙선으로 발생한 정치적 공백을 메우고 있다. 또 친박(친박근혜) 복당 문제를 말끔히 처리하는 등 화합형 대표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최시중 방통위원장은 ‘언론 장악’이라는 야권과 시민단체 등의 공격에도 여전히 이 대통령의 굳건한 신임을 얻고 있다. 지금도 이 대통령에게 수시로 조언을 하며 정치적 멘토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덕룡 전 의원도 총선에서 낙천됐지만 대통령 국민통합특보로 기용되면서 정치적 재기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이재오 전 의원은 가장 극적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실세였지만 지난 총선에서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에게 패한 뒤 워싱턴으로 건너가 와신상담 중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위기 때마다 조기 귀국설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살아 있는 카드’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검찰이 창조한국당 문 대표의 체포영장을 청구한 상태여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이 전 의원의 귀국은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재·보궐 선거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총리·부처장관은 부분개각… 첫 내각 큰틀 유지 이명박정부 출범 당시 ‘고소영’,‘강부자’ 논란에 휩싸인 데 이어 ‘광우병 파동’ 등 심각한 국정난맥 논란을 거쳤음에도 정부 관료들은 대체로 ‘건재’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 지난 6월10일 내각이 일괄사의를 표명하기도 했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교육과학기술·농림수산식품·보건복지가족부 등 3개 부처 장관만 교체하는 선에서 개각을 마무리했다. 결국 새 정부 1기 내각의 큰 틀은 6개월 동안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총리를 포함해 경제부처 수장에 대한 전면 개각 요구가 빗발쳤고, 이 대통령도 상당히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큰 변화는 없었다. 만약 한승수 총리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교체됐다면, 관료사회의 권력 구도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다만 이같은 혼란 속에서 미묘한 변화도 읽혀졌다. 바로 총리의 내각 장악력이 한층 강화된 것. 새 정부 초기 국정난맥의 원인 중 하나로 총리의 기능 약화가 꼽혔으나, 총리 유임과 함께 총리실의 ‘정책조정’ 기능이 부활했다. 이에 따라 한 총리도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으며, 운신의 폭도 넓혀가는 모습이다. 한 총리는 매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조율하고, 현안에 대해서는 국회에서까지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실상 ‘자원외교’에 한정됐던 총리의 위상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또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실세 장관’들의 위치는 확고부동해 보인다. 한 고위 공직자는 “국무위원의 힘은 그가 발언할 때 대통령이 경청하는 태도를 보면 알 수 있다.”면서 “특히 원 장관과 유 장관에 대한 대통령 시선이 각별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국무회의에서 타부처 정책이나 보고에 코멘트하는 국무위원도 두 장관이 전부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반면 물가폭등 등 경제정책에 실패했던 경제부처 수장, 독도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 외교안보라인 등은 여전히 유임과 경질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문화예술·언론계 ‘前 정권 코드인사’ 뽑아내기 몸살 문화계는 인사 시비로 날을 지새워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문화계 주요 기관단체장들의 ‘임기 고수’ 투쟁에 맞서느라 에너지를 뺏기고, 또 언론 쪽에서는 끊임없는 낙하산 인사 시비로 몸살을 앓아온 6개월이었다. 문화계 권력 물갈이의 선봉장을 자임한 주인공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었다. 취임 직후 “노무현 정권의 문화예술 단체장들은 물러나야 한다.”는 강성 발언과 함께 전 정권의 ‘코드인사’를 뿌리뽑겠다고 나서 파문을 일으켰다. 새 정부의 문화계 ‘내 사람 심기’ 과정은 잡음으로 얼룩졌다.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 김정헌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등 대표적 ‘코드인사’로 손꼽히는 인물들을 하차시키는 데는 그러나 끝내 실패했다. 문화예술계 단체장 교체 과정에서는 해프닝도 있었다. 신현택 전 사장의 사의로 두 달 넘게 공석이었던 예술의전당 사장에 김민 전 서울대 교수를 내정했다가 공연계의 집단반발에 부딪혀 급히 기업가 출신의 신홍순 사장을 앉혔다. 기관장들의 갑작스러운 자진사퇴가 이어진 바람에 문화부 산하 소속기관 10여곳의 수장이 공석인 상황도 빚어졌다. 실질적 내용면에서 권력변동이 미미한 문화예술계와 달리 언론쪽 판도바꾸기는 ‘낙하산’ ‘언론장악’ 등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강공 드라이브로 일관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필두로 대선 캠프에서 언론특보단장을 지낸 양휘부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사장, 방송특보로 뛴 정국록 아리랑TV 사장과 이몽룡 한국디지털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 사장 등이 그들이다. 역시 측근으로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임명된 구본홍 YTN사장은 한 달 넘게 노조의 출근저지를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화계 안팎에서는 “선거공약 사항인 문화정책을 제대로 운도 떼보지 못한 채 인사문제에 발목 잡혀 헛바퀴만 돌리고 있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재계·공기업 전경련 위상 격상… 장관배출도 이명박(MB) 정부 출범 이후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위상이다.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앞세웠던 참여정부 시절, 전경련은 내내 침잠했다. 심지어 해체설에까지 시달렸다. 그러나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주창한 MB정부가 들어서자 전경련의 목소리는 부쩍 커졌다. 대기업 총수들을 한 데 모아놓고 투자와 일자리 확대를 공언하는 성과도 보였다. 전경련 수장(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MB의 사돈이라는 점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전경련은 초대 지식경제부 장관(이윤호)도 배출했다. 이 장관은 전경련 부회장과 LG경제연구원장을 지냈다. 조 회장의 추천설이 아직도 나돈다. 재계 판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현대맨 출신 대통령에 여당 최고위원(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까지 배출하면서 정씨 일가가 이끄는 현대에 일단 우호적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렇다고 역대 정권처럼 두드러진 ‘밀월’은 감지되지 않는다. 여러가지 해석이 나돌지만 정권이나 기업 모두 여론의 시선에 부담을 느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LG그룹의 약진이 눈에 띈다.LG는 지경부 장관에 이어 공기업 수장들을 잇따라 배출했다. 공교롭게도 LG 역시 MB의 건너 사돈이다. 공기업 부문에서는 관료의 약세와 민간 최고경영자(CEO)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공무원에 대한 대통령의 좋지 않은 기억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관료 출신 공기업 수장들은 상당수가 옷을 벗었다. 그 자리에는 공모, 재공모를 거쳐 민간기업 CEO들이 대거 진출했다.‘을(乙)의 전성시대’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한국전 설욕’에만 눈이 먼 호시노 감독

    ‘한국전 설욕’에만 눈이 먼 호시노 감독

    결국 한국은 지난 16일 맞붙어 승리한 ‘숙적’ 일본을 준결승에서 다시 만나게 됐다. 이미 1, 2위가 확정된 한국과 쿠바의 상대를 결정할 미국전에서 일본은 이기겠다는 의지는 포기한채 미국에 2-4 패, 그들의 바람대로 쿠바를 비켜가는 대신 한국을 선택한 것이다. 대회방식이 예선전 성적만을 기준으로 메달순위를 결정했다면 일본은 이미 메달권에서 탈락한 신세인데 결선 토너먼트를 치루는 일정상 운좋게(?) 다시 한번 회생할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지난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당시에도 한국에 2패 후 4강전에서 한국을 물리친바 있는 일본은 다시한번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호시노 센이치 감독은 오로지 한국전 설욕에만 눈이 먼듯 하다. 그도 그럴것이 이번 대회를 지켜본 일본야구 팬들은 대표팀의 부진에 연일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특히 언제나 한수 아래라며 깔보던 한국에게 마저 패했으니 그들의 자존심이 허락될리가 없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호시노는 일본내의 이런 분위기를 잘 알고 있는듯 싶다. 호시노의 시나리오대로라면 이미 반은 그가 원하는대로 흘러가고 있다. 껄끄러운 쿠바를 대신해 한국과 준결승을 치뤄 복수를 한 다음 결승전에서는 투수를 총동원해 금메달을 획득하겠다는 전략이 얼추 맞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금메달이 목표였던지라 예선성적은 그들에겐 이미 의미가 없는 셈이다. 하지만 일본이 결승전에서 투수를 총동원해 금메달을 획득하겠다는 전략 이전에 한국도 일본에 맞서 투수를 총동원할 태세다. 예선전에서 호투한 김광현을 다시 일본전 선발로 투입할 예정인 한국은 혹여 김광현이 조금이라도 흔들릴 기미가 보이면 결승전을 대비해 아껴둔 류현진까지도 투입할수 있다. 당초 한국은 금메달이 목표가 아니었다. 물론 지금까지 대표팀이 보여준 성적을 감안할때 금메달을 획득하면 더없이 기쁜 일이겠지만 객관적인 전력이 분명 우리보다 한수 위인 일본을 다시한번 이긴다는 것도 힘든 일이다. 한국 역시 일본전에서 모든 전력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말이다. 김경문 감독 역시 발언을 자제하고 있지만 이러한 복안을 분명 머릿속에 넣어두고 있을것이다. 만에 하나 일본전에서 패하기라도 한다면 지금까지 거둔 성적이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준결승전을 앞두고 호시노는 한국전 선발투수에 관한 발언을 자제하고 있다. 가르켜 줄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팀 입장에서는 어떤 투수를 만나더라도 여러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신경쓸 필요는 없다. 지난 몇차례의 한일전을 돌이켜 보면 오히려 호시노가 선발로 내보낼듯한 투수는 100% 한국전에 등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대회 일본의 투수 로테이션을 감안할때 한국전 선발투수는 좌완 스기우치 도시야(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나올 가능성이 가장 크다. 여차하면 지난 한국전에 선발로 등판해 호투한 와다 츠요시 까지 내보낼수도 있다. 좌완 선발 투수에게 약했던 한국팀 타자들의 헛점을 노리겠다는 전략인데 6회 이전에 리드를 잡아 가면 후지카와 - 우에하라 순으로 투수를 투입해 경기를 끝낼 것으로 보인다. 스기우치는 지난번 우리와 맞대결한 와다와 비슷한 유형의 선수다. 올시즌 18번 선발 등판해 9승 5패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하고 있는데 변화구 제구력이 좋고 바깥쪽 승부를 즐겨하는 투수다. 한국팀 타선은 철저하게 배팅타이밍을 뒤쪽에 놓고 밀어치는 타격에 중점을 두는 공략법이 필요할듯 싶다. 무엇보다 위안인 것은 한국타선이 지난번 첫 대결때보다 한결 타격 컨디션이 살아났다는 점이다. 이대호를 위시해서 김현수, 이용규는 물론 이택근까지 완벽하게 타격감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타격은 언제나 싸이클이 있어서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데 현재 페이스는 급상승쪽이다. 비록 한수 아래지만 예선 마지막 경기인 네덜란드 전에서 10 : 0 8회 콜드게임승을 거둬 화력 조율을 끝내놓고 있다. 대회전 김경문 감독은 남자답게 승부하자는 발언을 통해 전력노출 여부와 상관없이 통큰 마인드를 먼저 열어놓은바 있다. 미국전에서 ‘열혈남아’ 호시노가 자신의 이미지까지 버려가면서 한국을 선택한 판단이 칼날을 숨긴 부메랑으로 되돌아 오길 바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프로야구통신원 윤석구 rock7304@hanamil.net@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호시노감독 “한국 잡기 위해 불고기 먹었다”

    호시노감독 “한국 잡기 위해 불고기 먹었다”

    “불고기 먹는다고 이길 것 같아?” ’선발명단 변경’과 관련해 한국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일본 올림픽 야구대표팀의 호시노감독이 숙적 한국을 이기기 위해 불고기를 먹었던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산케이신문 계열의 온라인 뉴스사이트 ‘ZAKZAK’는 12일 “호시노 감독이 한국전 승리를 위해 불고기를 먹었다.”고 보도했다. ZAKZAK는 ‘호시노저팬, 내일 쿠바전…최대의 고비는 한국전’이란 기사에서 “전날 우커쑹 경기장에서 마주친 한국팀에 대해 호시노 감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시치미를 뗐지만 한국에 대한 의식은 보통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지난 11일 밤 호시노감독이 코치와 선수 등 대표팀 전원을 이끌고 베이징시내에 있는 불고기집을 찾은 것. ZAKZAK는 호시노 감독이 불고기집을 찾은 이유에 대해 “불고기하면 한국. 한국(불고기)을 집어먹음으로써 기세를 올리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준비를 마친 호시노 감독이 숙적 한국을 어떻게 요리할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호시노 감독은 베이징으로 출발하기 전부터 일본 언론에 “한국이란 나라는 다른 나라하고 할 때는 의외로 약하면서 어떻게 일본하고 붙을 때만 그렇게 강하냐.”며 경계심을 나타낸 바 있다. 한편 호시노 감독은 12일 열린 감독자 회의에서 선발명단 변경문제가 ‘경기 1시간 전 선발오더를 교환한 이후에도 2명까지 선수를 바꿀 수 있다’는 쪽으로 결정나자 한국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호시노 감독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기규칙을 설명하는 내내 한국은 바닥만 쳐다보고 있었다. 바보 같아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 ‘한국대표 중 주의해야할 선수가 있느냐’는 한국 기자의 질문에 “특별히 없지만 멤버를 바꾸지 않았으면 좋겠다. (위장 오더가) 이번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한국팀에 날을 세웠다. 사진=산케이스포츠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철 기자 kibou@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CO2제로’ 화력발전소 건설 日 제이 파워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CO2제로’ 화력발전소 건설 日 제이 파워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정부는 지난달 29일 ‘저탄소사회를 위한 행동계획’을 결정했다.2050년까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60∼80%까지 줄이기 위한 장기 혁신전략이다. 태양광 발전과 전기자동차, 에너지 절약형 TV·에어컨을 보급하고,2020년까지 이산화탄소를 모아 지하 등에 파묻는 ‘CCS 기술’을 실용화하겠다는 계획이 담겨 있다.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해서는 한 가지 방법만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전략은 CCS(Carbon Capture&Storage)기술, 이른바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의 실용화다.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분리·회수, 운송의 과정을 거쳐 지하 또는 해저 1000m에 압축·저장해 이산화탄소를 완전히 격리시키는 기술이다. 이론상으로만 머물렀던 ‘CO2 제로(0) 화력발전소’는 CCS를 통해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일본·유럽연합(EU)·영국·네덜란드·독일·노르웨이·캐나다 등은 CCS 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각국은 온실가스 무배출 발전소에 대한 실증 적업을 벌이고 있어 머잖아 실용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실용화만 된다면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00년치에 해당하는 2조t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게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의 공식 추산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80~90%까지 줄여 일본 도쿄 한복판에 위치한 ‘제이 파워(J-POWER·전원개발)’는 일본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CCS기술 연구의 선두 그룹으로 손꼽힌다.1952년 일본 정부가 설립한 J-POWER는 화력·수력·풍력으로 전력을 생산, 송전망을 통해 판매하는 굴지의 전력회사로 2004년 완전 민영화됐다. 노구치 요시카즈 J-POWER 설비기획부장은 “CCS 기술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무려 80∼90%까지 줄일 수 있는 ‘꿈의 기술’”이라면서 “1992년부터 CCS기술의 기초 연구에 착수해 현재 본격적인 실험에 나선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CCS기술 연구에 매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세계 에너지 수요의 87.9%가 천연가스·석유·석탄 등 화석연료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석유 35.8%, 석탄 28.4%, 천연가스 23.7%). 특히 발전 전력량으로 볼 때 석탄 의존도는 40%에 달한다. 석탄은 다른 화석연료와 달리 지역적으로 고르게 묻혀 있는 데다 매장량이 풍부하다. 세계 매장량은 8475억t으로 향후 133년간이나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다는 게 흠이다. ●“처리비용 많은 게 흠… 비용절감 노력” J-POWER는 지난 3월20일 이시가와지마중공업(IHI)·미쓰이물산, 호주 기업 4개사와 함께 CCS기술의 실증 프로젝트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 세계 최초의 CCS기술 시스템을 검증하는 시험이다. 오는 2010년 호주의 칼라이드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실증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산화탄소의 저장지점은 발전소로부터 서쪽으로 250㎞ 떨어진 곳을 검토하고 있다. 프로젝트 비용은 총 2000억원가량이다. CCS기술의 가장 큰 문제는 처리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 노구치 부장은 “이산화탄소 1t을 처리하는 데 6000∼8000엔(약 5만 6000∼7만 5000만원)이나 든다.”면서 “2020년까지 기술축적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계획”고 말했다. 저장 시설도 난제 가운데 하나다. 미국이나 중동과 같이 석유·천연가스 등을 생산하는 지역에서는 석유 등을 뽑아낸 지하의 구멍에 압축 이산화탄소를 매립하면 되지만, 일본·한국 등에서는 지하 1000m까지 관(管)을 뚫어 별도의 시설을 마련해야 한다. 야마자키 마사시 J-POWER 홍보담당은 “실험 차원에서 니가타현의 바다 1000m 밑에 이산화탄소 1만t을 저장한 뒤 모니터한 결과, 지진에도 이산화탄소의 유출 위험 등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수철 메이조대학 경제학 교수는 “재생에너지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미래 전략 차원에서 국가별로 CCS 등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새로운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진단했다. hkpark@seoul.co.kr
  • [Beijing 2008] ‘박태환 신화’ 누가 만들었나

    “시합 전날 태환이가 마음 아픈 이야기를 털어놓더군요.‘금메달을 못 따면 어떻게 하냐.’고. 어린 것이 마음고생하는 걸 보니 제 마음이 너무 쓰리더군요.” 한국 수영의 꿈을 이룬 제자를 보며 ‘오랜 스승’ 노민상 국가대표팀 감독은 10일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노 감독과 박태환이 처음 만난 것은 1996년 초 강남구 대치동 M스포츠센터. 당시 스포츠센터에서 일하던 노 감독의 눈에 음료수 캔을 쥔 7살짜리 한 꼬마가 들어왔다. 박태환이었다. 12년 후 꼬마는 수영영웅으로, 스포츠센터 강사는 국가대표 감독으로 변할 때까지 그들의 인연은 질길 정도로 이어졌다. 그동안 박태환을 가르치며 꼼꼼히 적어놓은 훈련일지만 수천 장. 이 때문에 노 감독은 수영계에서 마린보이를 만든 사람으로 통한다. 노 감독의 지도 아래 박태환은 2006카타르 도하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에서 200m,400m,1500m에서 금메달 3개를 따냈다. 기적의 서막이었지만 직후 박태환은 이른바 ‘박태환 전담팀’에서 개인훈련을 받기로 결정하고 노 감독과 결별을 결정한다. 서로를 위한 길이란 판단이었지만 1년 2개월 만인 올해 2월, 제자는 옛 스승에게 되돌아왔다. 그리고 두 사람의 재회는 한국 수영사에 올림픽 첫 금메달을 안겨줬다. 노 감독과 절대적 지지를 받는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송홍선 박사도 숨은 공신으로 꼽힌다. 일본체육대학에서 스포츠과학을 전공한 송 박사는 박태환의 24주 맞춤형 훈련 프로그램을 짜낸 인물이다. 스피드건을 이용한 좌우 균형 측정은 영법 교정에 큰 보탬이 됐다. 물리치료사인 이문삼·엄태현씨, 김보상 웨이트트레이너 등도 숨은 공로자들이다. 베이징 올림픽특별취재단 jenuesse@seoul.co.kr
  • 차가운 로봇의 따뜻한 러브스토리

    차가운 로봇의 따뜻한 러브스토리

    ●생명체로 거듭나는 로봇에 초점 장난감(‘토이스토리’)에서 물고기(‘니모를 찾아서’), 생쥐(‘라따뚜이’)까지 생물과 무생물을 가리지 않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캐릭터를 창조해온 픽사는 9번째 작품인 ‘월·E’에선 로봇을 선택했다. 월·E란 이름은 쓰레기를 압축하는 지구 폐기물 분리 수거 처리용 로봇(Waste Allocation Load Lifter Earth-Class)의 앞글자를 따 만든 것. 인간이 우주로 떠나버린 뒤 무려 700년간 홀로 지구를 지켜온 이 로봇에게는 어느 날 유사인격이 자리잡는다. 월·E는 매사에 호기심이 왕성하고 진한 외로움도 느낀다. 이런 그 앞에 나타난 외계 식물 탐사 로봇인 ‘이브’. 미끈하게 쭉 빠진 모습에 반한 월·E는 우주로 따라나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심지어 대사도 별로 나오지 않는 이 두 로봇의 꽤 심각한 러브스토리에 동화되는 것은 생생하고 친근감 넘치는 캐릭터 때문. 각본과 연출을 맡은 앤드루 스탠튼 감독은 쌍안경 모양에서 월·E의 얼굴 모습을 착안했고, 나머지는 기존의 쓰레기 압축기를 참조해 모터와 기어, 톱니바퀴 등을 배치하는 등 기능성 중심으로 디자인했다. 비록 로봇이지만, 머리 동작만 50여가지에 달하는 복잡한 과정이었다. 투박한 월·E에 비해 이브는 마디 없이 부드러운 곡선으로 여성미를 강조했다. 푸르게 빛나는 두 눈과 네개의 움직이는 부품으로 구성된 이브는 절제미까지 선보인다. 제작진은 인간과 비슷한 외모가 아니라 인간과 전혀 소통이 될 것 같지 않은 단순한 기계에 불과한 로봇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따뜻한 생명체로 거듭나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아날로그 감수성, 환경의 소중함 일깨워 SF 애니메이션인 ‘월·E’를 보고나서 그다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소재와 주제에서 아날로그적 감수성과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월·E가 인간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더미 속에서 전구, 라이터, 소화기 등을 보물인 양 자신의 운송용 트럭에 옮겨 싣는 모습은 인류의 뒷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여기에 극중에 자주 삽입되는 1969년대 뮤지컬 영화 ‘헬로 돌리’와 바비 맥퍼린의 히트곡 ‘돈 워리 비 해피’ 등은 70∼80년대의 향수까지 불러일으킨다. 스탠튼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은 주로 70년대 SF영화를 시금석으로 작품의 분위기와 질감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한편 서기 2700년을 배경으로 한 이 영화 속에 나오는 지구와 인간들의 모습은 황폐함 그 자체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는 사라지고 쓰레기만이 하늘에 닿을 듯 고층 빌딩처럼 쌓여 있다. 미래 인간들은 호화 우주선에서 로봇들의 시중을 받으며 살고 있지만, 오히려 고향별인 지구에 돌아갈 날만을 기다린다. 이들에겐 월·E가 지구에서 가져온 풀 한 포기가 인류의 희망을 의미한다. 이제 월·E는 인간이 파괴한 지구의 미래를 결정할 열쇠를 쥐게 된 지상 최후의 로봇인 셈이다. 변신로봇 ‘트랜스포머’ 같은 화려함이나 ‘아이언맨’ 같은 영웅심리도 없지만, 환경의 소중함을 가슴 깊숙이 일깨워 주는 것.‘월·E’가 그 어떤 슈퍼 히어로 영화보다 빛나는 이유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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