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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택 2012 D-1] 세대별 투표전

    [선택 2012 D-1] 세대별 투표전

    18대 대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간 당락을 좌우할 최대 변수는 단연 ‘세대별 투표율’이다. 전체 투표율도 중요하지만 세대별로 선호하는 후보가 뚜렷한 ‘한국의 대선 지형’을 감안하면 ‘2030세대’의 투표율이 ‘5060세대’의 투표율에 얼마나 근접하느냐에 따라 후보 간 당락이 결정될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 전문가들은 박·문 후보의 지지율을 초박빙으로 놓고 봤을 때 ‘2030 투표율’이 ‘5060 투표율’의 90%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박 후보가, 이보다 높으면 문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고 해석한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당시 진보 성향의 노무현, 권영길 후보를 70% 가까이 지지했던 30대가 10년 세월이 지나 40대가 된 지금도 비슷한 투표 성향을 이어 갈 것인지, 아니면 흐르는 세월과 함께 보수화의 길을 택할 것인지도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이번 대선에서 40대 유권자 수는 880만 4425명(21.8%)으로 세대별 유권자 가운데 가장 많다. 눈여겨볼 대목은 50대 이상 유권자 수가 지난 10년간 550만여명이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늘어난 총유권자 수(550만명) 중 세대별 증감을 고려하고 고령화 현상을 감안하면 사실상 모두가 50대 이상에 속한다는 의미다. 투표율 상승이 ‘2030세대’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에 따른 것도 있겠지만 50대 이상의 높은 투표율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17일 “2002년 16대 대선의 전체 투표율(70.8%)과 세대별 투표율을 현재의 늘어난 총유권자 수에 적용하면 전체 투표율은 72.8%로 자연스럽게 2% 포인트가량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서울신문과 엠브레인의 지난 12일 여론조사 결과(13일자 8면 참조)에서 나타난 두 후보의 지지율(박 45.6%, 문 43.3%)과 2002년 세대별 투표율을 적용해 시뮬레이션하면 지지율은 박 후보 52.9%, 문 후보 45.8%로 나타난다. ‘2030 세대’의 투표율이 10% 포인트 상승할 것을 가정해 시뮬레이션하면 박·문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51.9%, 46.8%로 조사된다. 이병일 엠브레인 이사는 “세대별 투표율 시뮬레이션에서는 문 후보의 지지율이 박 후보를 3~4% 포인트 앞서거나 ‘2030 투표율’이 ‘5060 투표율’의 90%까지 가면 문 후보가 유리하며 그렇지 않으면 박 후보가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장성택·김경희·최룡해 급부상 김격식은 강등됐다 대장 복권

    장성택·김경희·최룡해 급부상 김격식은 강등됐다 대장 복권

    ‘김정은 체제’ 1년을 맞아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고모인 김경희 노동당 비서,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등 ‘후견인 3인방’의 급부상이 눈에 띈다. 특히 장성택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밀착 보좌하면서 북한의 명실상부한 ‘2인자’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그는 김 제1위원장에게 보고되는 주요 문건들을 공유하며 배후에서 정책 결정에 직접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장성택은 지난 8월 단독으로 중국을 방문해 국가수반급의 예우를 받았고 지난달에는 노동당과 내각의 핵심 실세들로 구성된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지난달 19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제1위원장이 기마중대를 시찰한 사진들을 내보내면서 이례적으로 장성택과 김 제1위원장이 똑같은 외투를 입고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담기도 했다. 최룡해도 승진을 거듭했다. 김일성 주석의 빨치산 동료인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인 최룡해는 장성택의 최측근이다. 지난 4월 민간인 출신 첫 군 총정치국장에 임명돼 군부 내 1인자로 떠올랐다. 최룡해가 ‘당에 의한 군 통제’ 대행자로 인사 전횡과 군 소속 무역회사 내각 이관 등 ‘군부 힘 빼기’를 진행하면서 군 내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는 최근 차수에서 대장으로 한 계급 강등된 것으로 확인됐으나 실세임에는 변함이 없다는 평가다. 통일부 당국자는 16일 “북한에서는 계급보다는 직위가 중요하다.”면서 “현영철의 대장 계급 강등과 마찬가지로 기강 해이에 따른 문책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정일 국방위원장 영결식 때 영구차를 호위하던 ‘군부 4인방’은 1년이 지난 현재 모두 숙청되거나 현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영구차 호위 8인’ 중 군부 4인방은 리영호 당시 인민군 총참모장, 김영춘 당시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당시 총정치국 제1부총국장, 우동측 당시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이었다. 이들 중 지난 4월 우동측이 가장 먼저 경질되고 김원홍 인민군 대장이 국가보위부 부장에 임명됐다. 김영춘도 지난 4월 인민무력부장직을 김정각에게 넘겨주고 노동당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총참모장으로 김 제1위원장의 군부 장악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리영호의 숙청이 무엇보다 눈에 띈다. 그는 2010년 9월 3차 당대표자회에서 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선출됐으며 김 제1위원장과 나란히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올라 한때 ‘2인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김정각은 지난 2월 군 차수로 승진했으나 4월에는 최룡해에게 총정치국 수장의 자리를 내주고 인민무력부장으로 전보됐다. 그는 지난달 김격식에게 인민무력부장 자리를 내주고 ‘4인방’ 중 마지막으로 경질된 것으로 전해졌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을 주도한 김격식은 군부 내 대표적 강경파 인물로, 한때 상장으로 강등됐지만 최근 대장으로 복권됐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서울신문·엠브레인 대선 여론조사] 10명 중 9명 “찍을 후보 정했다”… 남은 한 명의 표심은?

    [서울신문·엠브레인 대선 여론조사] 10명 중 9명 “찍을 후보 정했다”… 남은 한 명의 표심은?

    서울신문의 5차 여론조사(12일) 결과 응답자의 87.1%는 “현재 지지하고 있는 후보를 끝까지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지지 후보를 바꿀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10.9%였다. 유권자 10명 가운데 9명은 이미 지지 후보를 결정한 것이다. 서울신문 여론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1200명 가운데 1081명은 이미 지지 후보를 결정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87.1%는 지지 후보를 바꿀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지지 후보를 아직 결정하지 못한 119명의 경우 23.6%는 16일 마지막 대선 후보 TV토론을 본 뒤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선거일 하루 전에 결정하겠다는 답변도 24.7%로 비슷했다. 19일인 선거당일까지 가봐야 한다는 응답자도 39.4%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강원·제주의 18.3%가 “지지 후보가 바뀔 수 있다.”고 답해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어 이번 대선의 주요 격전지로 꼽히는 부산·울산·경남(PK), 대전·충청에서 지지 후보 변경 가능성이 높게 나왔다. 캐스팅보트를 쥔 것으로 평가받는 두 지역의 민심이 상대적으로 요동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PK에서는 16.2%가, 대전·충청에서는 10.7%가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 반면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대구·경북과 광주·전라에서는 각각 9.1%만이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 서울도 9.1%가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세대별로는 60대 이상은 94.0%, 50대는 90.3%가 “지지 후보를 바꿀 의향이 없다.”고 밝힌 데 반해 20대와 30대는 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 각각 80.8%, 83.2%로 나타났다. 40대도 87.6%는 지지 후보 변경은 없다고 답했다. 연령·성별로는 20대 남성의 지지 후보 변경 가능성이 19.5%로 가장 높았고 이어 20대 여성(16.9%), 30대 여성(15.3%), 40대 여성(14.2%) 등의 순으로 높았다. 50대 남성 유권자의 10.7%도 지지 후보 변경 가능성을 언급한 점이 눈에 띄었다. 지지하는 정당별로는 새누리당 지지층의 90.8%, 민주당 지지층의 91.3%가 지지 후보를 변경할 뜻이 없었다. 안철수 전 후보를 지지했던 지자층의 13.9%는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 이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7.7%),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7.8%) 지지층에 비해 높은 수치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因緣 죽음은 門일 뿐…시공을 뛰어넘어 500년간 반복된 운명

    因緣 죽음은 門일 뿐…시공을 뛰어넘어 500년간 반복된 운명

    영화팬을 설레게 한 1억 2000만 달러(약 1288억원)짜리 프로젝트 ‘클라우드 아틀라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영국작가 데이비드 미첼의 동명 원작 소설을 ‘매트릭스’ 시리즈를 만들어 낸 래리·앤디 워쇼스키 남매(최근 형 래리가 성전환 수술을 받아 라나로 개명. 이하 워쇼스키 남매)와 ‘향수: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의 톰 티크베어 감독이 어떻게 요리할지 궁금했다. 톰 행크스·핼리 베리·짐 스터게스·짐 브로드벤트·벤 위쇼·휴 그랜트 등 눈이 휘둥그레질 법한 캐스팅에 배두나가 주연급인 손미-451역을 맡아 더 관심을 끌었다. 13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라나 감독은 “아내가 집에서 김치를 담가 먹을 만큼 한국 음식을 좋아해 (서울이) 너무 친숙하다. 예전부터 놀러 가자고 했는데 미리 와 보면 영화 속 미래의 서울을 상상하는 데 제약이 있을 것 같아 참았다.”고 말했다. 이어 “데뷔작 ‘고양이를 부탁해’부터 배두나의 모든 작품을 봤다. 처음부터 손미는 한국 배우가 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고 두나를 떠올렸다. 복제인간이지만 인간적인 순수함을 간직한 동시에 혁명을 이끄는 강인한 캐릭터를 잘 표현했다. 기적같은 배우”라고 밝혔다. 동생인 앤디도 “배두나는 국보급 배우”라며 거들었다. 배두나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감독들 이름을 보고 어떻게 내게 왔을까 신기했다. 한국어로 번역된 소설을 먼저 읽고 시나리오를 봤는데 왠지 잘할 수 있겠더라.”면서 “계약 조건에 캐스팅과 영화 내용에 대한 함구령이 있었다. 일찌감치 캐스팅 사실을 자랑하고 싶었다.”며 웃었다. 배두나의 상대역을 연기한 스터게스는 “영국·스페인 촬영 때는 내가 이곳저곳을 안내했으니 서울에선 두나가 구경시켜 줄 걸로 믿는다. 특히 소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500년 동안 반복된 인연과 운명을 다룬 영화의 얼개를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여섯 개의 시공간 속 인물과 사건은 보이지 않는 끈을 통해 연결돼 있다. 1849년 태평양을 항해하는 상선에 탄 변호사 어윙(스터게스)과 그의 목숨을 노리는 의사 헨리 구스(행크스)가 먼저 나온다. 1936년 영국에는 영화 제목이자 모티브로 쓰이는 ‘클라우드 아틀라스 6중주’를 쓴 천재 작곡가 프로비셔(위쇼)와 동성 연인 식스미스(제임스 다아시), 프로비셔의 재능을 탐하는 노회한 작곡가 비비안 에어스(브로드벤트)가 등장한다. 1973년 미국에서는 핵발전소를 둘러싼 음모에 대해 너무 많이 알아 버린 여기자 루리자 레이(핼리 베리)를 쫓는 추격전이 벌어진다. 2012년 런던에 하루아침에 돈방석에 앉았다가 갱단에게 쫓기게 된 출판편집자 캐번디시(브로드벤트)가 있다. 2144년의 서울에서는 복제인간 손미(배두나)와 반군장교 장혜주(스터게스)가, 문명이 사라진 2321년의 빅아일랜드에서는 메로(베리)와 자크리(행크스)가 수백 년을 뛰어넘어 운명적으로 만난다. 원작은 여섯 개의 이야기를 병렬적 구성으로 보여 주다 마지막 이야기의 클라이맥스에서 멈춘 뒤 하나씩 갈등이 해소되는 형식을 취했다. 하지만 워쇼스키 남매와 티크베어는 원작을 분해·재조립했다. 여섯 개의 이야기를 쪼갠 뒤 등장인물들이 비슷한 상황에 부닥친 순간을 찾아내 그때마다 장면 전환의 고리로 활용했다. 여섯 개의 이야기가 모여 메타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모자이크식 구성인 셈. 앤디 감독은 “각색 과정이 게임을 하듯 재밌었다. 주요 인물의 관계를 전생과 후생에 걸쳐 분석했다. 시나리오와 촬영은 물론 편집까지 연결 고리를 찾는 작업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은 하나의 역할만 맡는 것이 아니라 최대 여섯 개의 이야기(톰 행크스·휴고 위빙)에 다른 캐릭터로 등장시킨 대목도 영화를 관통하는 ‘윤회’(輪廻)의 세계관을 드러낸다. “우리 인생은 우리 각자의 것이 아닙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타인과 연결돼 있죠. 과거와 현재도요. 우리의 모든 악행과 선행에 따라 미래가 결정되는 거죠.” “죽음은 하나의 문일 뿐 그 뒤에는 또 다른 세상이 있습니다.” 등의 대사 또한 불교적 세계관을 반영한다. 여섯 개의 이야기에 각각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는 배우와 입체적인 캐릭터를 직조한 감독들의 능력은 아카데미 각색상을 줘도 아깝지 않다. 하지만 머릿속에 가상의 관계도를 만들어 영화를 보지 않는다면 뒤죽박죽 엉킬 가능성도 있다. 2시간 52분의 상영시간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 북미에서 지난 10월에 개봉, 2647만 달러(약 284억원)의 수익에 그쳤다. 이에 대해 앤디는 “오늘의 미국은 엉망(mess)이다. 그러니까 롬니(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그렇게 지지를 얻은 것이다. 미국 관객은 처음 10분 동안 이해하지 못하면 영화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는 다르다. 영화에 영혼과 철학을 담는다. 같은 뱀파이어 소재의 ‘트와일라잇’과 박찬욱의 ‘박쥐’가 다르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티크베어 또한 “할리우드 영화는 맥도날드 같다. 식당에 가기 전 메뉴를 알고,뭘 먹을지 결정한다. 반면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여섯 개의 요리가 나오는 심오한 코스 요리”라고 덧붙였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한국에서 내년 1월 10일 개봉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폭설 분석 15분이면 OK

    행정안전부 국립방재연구원은 12일 ‘위성영상을 활용한 폭설 기술’을 개발해 폭설 분석 과정이 3일에서 15분으로 단축됐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선제적 재난대응을 위한 위성영상 활용기술 개발 성과 가운데 하나로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제공하는 육상·해양·대기 관측위성 영상을 기반으로 폭설이 내린 지역의 면적, 분포, 눈의 종류 등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눈이 12~1월에 많이 볼 수 있는, 잘 뭉치지 않는 싸락눈이나 가루눈과 같은 건설인지 또는 2~3월에 많이 볼 수 있으며 함박눈이 대표적인 습설인지 분석할 수 있다. 습설은 눈 자체의 중량이 무거워 일단 쌓이면 건설에 비해 큰 피해를 낳을 수 있다. 매일 1~2회 받는 위성 영상을 통해 폭설이 내린 지역을 시간별로 관찰할 수 있어 눈이 내린 상황이나 제설 상황, 눈이 녹은 정도까지 관측할 수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분석 영상을 대설 예비특보 발령이나 기상특보 발령 등의 상황판단 회의에서 의사결정 과정에 활용할 계획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피플 인 스포츠] K리그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강원 입단 이준엽

    [피플 인 스포츠] K리그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강원 입단 이준엽

    “제 이름이 안 불리면 표정 관리하기가 어려울 것 같더라고요.” 2013년 프로축구 K리그 신인선수 선발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쥔 강원의 김학범 감독으로부터 지명된 이준엽(22)이 11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날의 얼떨떨함이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죽했으면 그는 드래프트가 진행된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 그랜드힐튼호텔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그만큼 기대하지 않았다는 얘기. 그런데 덜컥 전체 1순위로 뽑힌 것. ●대학시절 김학범 강원 감독과 인연 이준엽은 “뽑혀도 간신히 지명될줄 알았는데…. 저를 믿고 뽑아준 감독님 은혜에 꼭 보답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실 김 감독과의 인연은 만만찮다. 명지대 2학년이던 지난 2010년 김 감독의 눈에 들어 지난해 김 감독이 지휘하게 된 중국 허난 전예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김 감독이 취임 5개월 만에 성적 부진으로 물러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프로 초년병이라 더욱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감독님이 떠났다고 해서 대책없이 그만둘 순 없었다. 하지만 너무 힘들었다. 기억이 흐릿하지만 1년 동안 뛴 경기 수는 10경기 안팎에 불과하다.”고 털어놓았다. 중국어도 익히지 않은 상태에서 진출한 것이 화근이었다. 조 본프레레가 지휘봉을 잡은 뒤 출장 기회는 더욱 줄었고 결국 올해 초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인천코레일로 둥지를 옮겼다. 새 팀에서 18경기 1골의 초라한 성적을 남겼지만 경고 누적으로 빠진 플레이오프를 제외하고 포스트시즌 4경기에 모두 선발 출격, 팀의 리그 우승에 기여했다. 울산 출신인 그는 “학성초등학교 3학년 시절 그냥 축구가 좋아 시작했다. 학성중·고를 거치면서 나이키배 준우승, 마산MBC배 우승 등을 하며 축구의 맛을 느꼈지만 이렇다 할 수상 경력은 없었다.”고 겸연쩍어했다. 그는 말끝마다 “제가 말 주변이 너무 없죠. 정말 내세울 것이 없어서 그래요.”라고 말했다. ●“내세울 것 없는데… 몸싸움은 자신” 김 감독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쓸 생각인데 볼키핑이나 저돌적인 움직임이 좋다. 패스만 한 템포 빠르게 다듬으면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다. 프로 경험이 있어 다른 팀에서 자유계약이나 우선지명으로 데려갈 줄 알았는데 운 좋게 우리가 잡았다.”며 제자를 챙겼다. 184㎝, 84㎏의 다부진 체격을 가진 이준엽은 “몸싸움은 자신 있다. 들이미는 것이 장기라면 장기”라며 웃었다. 가까스로 1부 리그에 잔류한 팀에 몸담게 된 소감을 묻자 “제 밥그릇 챙기기도 힘들 것 같다. 출전 기회가 생기면 열심히 하는 수밖에 다른 길은 없다. 박지성 선배처럼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선발 기회도 많이 생길 것이고, 자연적으로 성적도 좋아져 상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 K리그의 강등 싸움은 내년에도 이어져 13위와 14위 팀은 2부 리그로 내려가고, 12위 팀은 2부 리그 우승팀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의 플레이오프를 치러 1부 리그 잔류 여부를 결정한다. 이준엽이 그 힘겨운 싸움에 나설 강원에 보탬이 될지 주목된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이준엽은 누구] ●생년월일 1990년 5월 21일 출생 ●체격 184㎝, 84㎏ ●출신학교 학성초-학성중-학성고-명지대 ●가족 부모와 1남 2녀 ●경력 중국 허난 전예(2011년), 내셔널리그 인천코레일(2012년), 2013 K리그 신인드래프트 1순위 강원FC 지명
  • [사설] 朴·文 진영, 막판 혼탁선거 유혹 뿌리쳐야

    대선 레이스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선거판이 혼탁해질 징후를 보이고 있다. 여야 후보의 지지율이 오차범위 안팎의 초박빙 승부를 이어가고, 부동층 또한 7% 안팎으로 줄어든 상황이라고 한다.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선거구도에서 흑색선전과 마타도어가 횡행하는 악습이 도지지나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선거일을 엿새 앞둔 13일부터는 후보자 또는 정당의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가 금지된다. 부동층은 투표 4~5일 전부터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선거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역설적으로, 여론조사 공표를 금지한 직후가 판세를 뒤집기 바라는 세력에게는 흑색선전 등 반칙선거를 획책할 호기인 셈이다. 선거문화의 후진성을 드러내는 흑색선전과 같은 폐습을 끊어낼 일차적 열쇠는 후보들이 쥐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진영이 어제 상대후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공세를 중단한 것은 의미 있는 진전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도 며칠 전 “국민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검증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고 사실상의 ‘네거티브 자제령’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의지가 일선 선거운동 조직의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는다면 그 진정성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또 하나의 열쇠는 선거관리 당국이 갖고 있다. 공명선거를 이끌어야 할 한 축인 검찰이 지난 9월 “흑색선전 사범은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끝까지 추적 수사한다.”고 공언했지만, 온갖 검사 비리 파문으로 선거관리에 손을 놓다시피하고 있는 것은 불안하기만 하다. 따라서 최후의 보루인 선관위가 막판 흑색선전으로 선거판이 변질되지 않도록 무관용의 원칙을 다시 한번 천명하는 한편 사실과 다른 공세는 추상같이 재단해 진실을 국민에게 신속하게 알리는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열쇠는 유권자에게 있다. 막판 검증하거나 만회할 틈도 주지 않는 흑색선전과 마타도어를 스스로 가려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정보의 대량 확산이 가능한 첨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구시대적 선동에 휘둘리지 않도록 눈을 부릅떠야 할 것이다. 우리의 정치문화 수준을 낮추는 혼탁선거에 의존하는 후보는 표로 심판하겠다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 따뜻한 금융에 훈훈한 세밑

    지난달 16일 금융감독원에 한 통의 이메일이 도착했다. 올해 수능시험을 치른 고3 수험생의 편지였다. A군은 편지를 통해 지난해 8월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동생과도 떨어져 지내며 주위 도움으로 학업을 지속했는데 밀린 대출금 탓에 사는 집을 경매 처분 받게 된 것을 신한은행과 금감원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A군의 편지를 받은 신한은행 측은 금감원 금융소비자보호처 직원들과 함께 경기 부천시 A군 집을 방문, 딱한 사정을 자세히 살핀 뒤 돌아갔다. 이어 대출 기한을 연장하면서 원금만 받기로 결정했다. A군은 “그날이 수능시험을 보기 5일 전이었다.”면서 “너무 불안해 마음이 놓이지 않았고, 학교에 다니면서도 불안한 내일만 걱정하고 있었는데 덕분에 시험을 편히 볼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A군이 대학에 진학하면 장학금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A군은 “너무 기뻐서 눈물이 다 나왔다.”며 “대학생이 되면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해서 돈을 벌어 아직 외삼촌댁에 살고 있는 동생을 데려오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김만수 부천시장은 권혁세 금감원장에게 “A군 사정을 잘 헤아려 줘서 시장으로서 감사하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한동우 회장 취임 이후 ‘따뜻한 금융’을 구호로 내걸고 있는 신한금융은 앞서 6~7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과 공동으로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따뜻한 사랑나눔 페스티벌’을 개최하기도 했다. 7000포기의 김장김치를 담가 전국의 저소득 가구 2100여곳에 전달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교 3학년 ○○○입니다. 2011년 8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동생과 저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동생은 외갓집에 있고 저는 주위 분들의 도움으로 다행히 다니던 학교를 계속 나가게 됐습니다. 그러나 제가 살고 있던 집이 어머니가 신한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을 갚지 못해 경매처분 상태에 있어 방법을 찾지 못하다가 용기를 내 제 사정과 함께 경매처분을 늦춰 달라는 부탁을 (서진원 신한)은행장님께 드리게 됐습니다. 며칠 후 행장님이 제가 성인이 돼 대출금을 갚을 수 있을 때까지 기한을 연장해 주시기로 하였고 그동안 밀린 이자와 비용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걱정 말고 수능을 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날이 수능 보기 5일 전이었습니다. 또 나중에 대학교에 가면 장학금을 주겠다는 연락도 주셨습니다. 눈물이 나왔습니다. 너무나 감사해 삶에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면 꼭 동생을 데려와 같이 살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Weekly Health Issue] 뇌동맥류

    [Weekly Health Issue] 뇌동맥류

    뇌동맥류는 머릿속에 감춰진 시한폭탄이다. 의사들도 겁을 낸다. 일단 터지면 10명 중 2명은 생명을 잃고, 가까스로 생명을 건지더라도 치명적인 후유증에 시달리기 쉽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그 실체를 모른다. 고혈압이나 심장마비가 무서운 줄은 알지만 뇌동맥류가 얼마나 무서운지는 제대로 실감하지 못한다. 그러나 뇌동맥류를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특히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겨울 들어서는 더욱 경계를 해야 한다. 이런 뇌동맥류에 대해 가톨릭대부천성모병원 뇌졸중센터 백민우(병원장)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먼저, 뇌동맥류란 어떤 질환인가. 혈관벽을 이루는 내탄력층과 중막층에 손상이나 결손이 있을 경우 혈압의 압력으로 혈관벽이 부풀어 오르는 상태를 뇌동맥류라고 말한다. 단순히 혈관이 부풀어 오른 상태를 비파열성 뇌동맥류라 하고, 혈압을 못 견뎌 터지면 뇌출혈인 지주막하출혈이 발생하게 된다. ●뇌동맥류가 새삼 관심을 끄는 이유. 뇌동맥류는 일단 터지면 사망률이 20%에 이르고, 살아도 20%는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을 겪게 돼 환자는 물론 가족과 사회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최근에는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로 뇌혈관을 검사하는 진단기술이 발달해 뇌동맥류의 발견 빈도가 높아진 데다 최근 들어 젊은 환자들의 출혈 빈도가 높아지면서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치료나 뇌동맥류의 파열 예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추세다. ●유병률과 최근의 발병 추이는. 국내 유병률에 대한 정확한 자료는 없다. 외국의 경우 인종이나 나이·진단방법에 따라 1∼5%의 유병률을 보인다. 2011년 란셋 ‘신경학’지에 발표된 자료를 보면 21개국 9만 4912명을 조사한 결과,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유병률이 3.2%로 나타났다. 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출혈은 인구 10만명당 매년 10∼20명이 발생하고 있다. ●뇌동맥류의 원인은 무엇인가. 뇌동맥류의 원인은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구분한다. 선천성은 혈관벽의 내탄력층에 선천적인 결손이 있어 생기는 게 대부분이며, 후천성은 뇌동맥류가 잘 발생하는 혈관의 분지부에 혈역학적으로 높은 압력이 가해져 혈관벽에 균열이 생기는 게 원인이다. 또 유전적으로 혈관질환을 가졌거나 뇌동·정맥 기형, 모야모야병 등 다른 뇌혈관 질환에 동맥류가 동반되기도 한다. 드물게는 외상으로 혈관이 손상되거나 염증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여기에다 가족력·흡연·고혈압·마약 등이 유병률을 높인다는 보고도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뇌동맥류는 대부분 파열돼 뇌출혈을 유발하지만 비파열성 뇌동맥류가 주변 뇌신경조직을 압박해 특정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파열의 경우 지주막하 공간에서 출혈이 생기거나 경우에 따라 뇌실질 및 뇌실 출혈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 경우 환자는 극심한 두통과 구토 및 뒷목의 뻑뻑함 등을 호소하며, 반신마비·언어장애·의식저하 등 신경학적 결손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도 있다. 간혹 많은 출혈량 때문에 두개골 내의 압력이 높아져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사망하기도 한다. 비파열성은 대부분 증상이 없으나 동맥류가 부풀면서 주변 조직을 건드려 눈꺼풀이 처지거나 동공확대·복시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검사·진단법·뇌동맥류 판정기준은. 뇌CT나 MRI로 출혈 유무를 확인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비정상적으로 부풀었거나 튀어 나온 뇌동맥류의 위치와 모양, 크기도 확인할 수 있다. 뇌혈관조영술은 침습적 검사지만 뇌동맥류를 진단하고 치료계획을 세우는 데 가장 중요한 검사다. 임상 증상이나 CT 또는 MRI 검사상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뇌출혈이 의심되지만 혈관에서 동맥류 소견이 보이지 않으면 뇌척수액 검사나 반복적인 뇌혈관 조영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치료방법 및 최근 치료경향은. 치료는 뇌동맥류 파열 여부와 환자의 나이·건강·동맥류의 위치와 크기·모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뤄진다. 비파열성은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파열 예방에 치료 목적을 둔다. 파열된 경우에는 재출혈을 막고, 합병증인 뇌혈관연축 및 수두증 예방에 주력하게 된다. 치료는 크게 결찰술과 코일색전술로 이뤄진다. 전통적 치료법인 결찰술은 두개골을 연 뒤 뇌동맥류의 입구를 클립으로 집는 치료이며, 최근에 많이 사용하는 코일색전술은 허벅지 대퇴동맥을 통해 동맥류 병변 부위에 금속성 미세코일을 삽입해 동맥류를 막는 방법이다. 최근 새로운 치료법으로 소개된 파이프라인 스텐트 시술은 기존 결찰술이나 코일색전술로 치료가 어렵거나 위험도가 높은 거대동맥류가 대상이며, 동맥류로 유입되는 혈류의 양과 방향을 바꿈으로써 동맥류 내에서 혈전 생성을 유도해 동맥류를 막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법이다. ●각 치료 예후와 합병증도 짚어 달라. 뇌동맥류는 치료방법보다 동맥류의 파열 여부와 크기·위치·모양, 환자의 나이와 건강상태 등이 예후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전문의와 상의해 신중하게 치료법을 결정해야 한다. 결찰술은 뇌동맥류를 눈으로 보면서 클립으로 묶기 때문에 재발률은 낮지만 수술 중 뇌조직이나 혈관이 손상될 수 있다. 코일색전술은 뇌조직 손상위험은 없지만 충분히 색전이 안 되면 재발 위험이 높다. 뇌동맥류에 의한 지주막하출혈 후 우려되는 합병증으로는 뇌혈관연축과 수두증이 대표적이다. 뇌혈관연축은 뇌동맥이 수축해 뇌에 혈액 공급이 안 되는 상황을 말하는데, 이 경우 다시 결찰술 등을 시도하더라도 예후가 별로 좋지 않다. 수두증의 경우 급성기에는 뇌실에 도관을 삽입해 두개골 외부로 뇌척수액을 빼내는 치료를 시도하며, 증상이 계속될 때는 뇌실부 등 주요 부위에 배액관을 설치하는 단락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시리즈를 끝내며…기획·필자 5인 좌담

    [선택! 역사를 갈랐다] 시리즈를 끝내며…기획·필자 5인 좌담

    ‘선택! 역사를 갈랐다’ 연중시리즈가 2월 20일자 제1회 ‘선덕여왕과 김춘추’를 시작해 고대국가와 고려, 조선, 일제강점기 등을 거쳐 제37회 ‘이승만과 박용만’을 마지막으로 12월 3일자로 막을 내렸다. 역사의 라이벌을 내세워 당시 이들의 주장과 선택이 이후 한반도 역사에 미친 영향들을 평가하는 기획으로, 인물비교라는 신선한 접근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번 시리즈의 공동기획에 참여한 박혜숙 푸른역사 대표와 집필자로 참여한 주진오(55)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 임기환(54) 서울교대 교수, 계승범(52) 서강대 사학과 교수, 한명기(50) 명지대 사학과 교수는 지난 6일 서울신문에서 문소영 문화부 차장 사회로 시리즈의 의미와 성과, 오는 19일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회적 발전에 도움이 되는 올바른 선택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좌담을 가졌다. 사회자 임기환 교수가 ‘선덕여왕과 김춘추’를 써주셨고, 주진오 교수가 마지막회에 실렸던 ‘이승만과 박용만’을 비롯해 4회 집필을 맡아주셨다. 계승범 교수는 정조 때의 ‘김종수와 채제공’, 한명기 교수는 인조 때의 ‘최명길과 김상헌’을 써주셨다. 참여한 학자로 이 시리즈를 평가해 달라. 임기환(이하 임) 올 2월 약간 쌀쌀할 때 글을 쓴 기억이 나는데 벌써 12월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다. 이 시리즈는 애초에 한국사회에 굉장히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기획된 것이었다. 유권자들이 다음 주 대선 후보를 선택할 때 조금이나마 기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명기(이하 한) 무거운 주제를 갖고 장기간 독자들과 호흡하는 게 사실 어려운데, 잘 마무리된 것 같다. 독자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글들이었다. 신문사에서 좀처럼 하기 힘든 기획이었다고 본다. 기획의 성패를 떠나 사람들이 잘 몰랐던 지식을 자세히 전달했고, 자연스럽게 역사적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었다. 계승범(이하 계) 그동안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얘기들을 특정 주제로 엮어냈다. 단순히 과거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현재 한국의 역사와 관련지어 대중이 반면교사 할 수 있게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주진오(이하 주) 사람은 늘 선택을 하며 사는데, 어떤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나을지 알고 선택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런데 이런 걸 역사 속에서 알아봄으로써 독자들이 내 인생에서 어떤 선택을 할 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상해 볼 수 있다. 시리즈를 읽은 독자라면 앞으로 선택해야 할 때 도움을 얻지 않았을까 싶다. 계 이 기획시리즈에 영감을 얻어서, 한국 근현대사 과목을 듣는 학생들에게 과제를 냈다. 학생들의 부모나 조부모의 개인적 선택을 당시 역사환경 등을 연결시켜서 인터뷰하고 리포트를 쓰라는 것이었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박혜숙 대선이라는 가장 큰 정치적 선택이 화두가 될 것이고, 역사학자의 발언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공동기획을 하게 됐다. 사회적 이슈에서 역사학계 목소리가 약해지고 있는데, 이런 방식의 작업이 그 대안이 되지 않겠나. 여성 대통령이 나올지도 모르니까, 선덕여왕을 1번으로 하자고 했다. 사회자 역사라고 하면, 사람들이 고리타분하게 생각한다. 왜 그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나. 역사는 왜 중요한가. 주 세상 살기 힘들고 바쁠 때 ‘500년 전, 1000년 전에 있었던 이야기를 굳이 알아서 뭐할까?’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역사를 공부하고 안다는 것이 결코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아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미래를 위해서 어떤 삶을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다. 계 과거에 일어난 어떤 현상이나 사건이 현재의 나와는 무관하고, 그 사건을 나의 삶과 연관시키지 못하니 재미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역사는 과거사가 아니라 ‘현재 완료 진행형’으로서의 역사이고 개인의 삶과 모두 연결돼 있다. 20세기는 세계사적으로 볼 때 파란만장한 시대다. 그런데 20세기 역사학이라는 것이 ‘이념의 시녀’로 전략해 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 한 신입사원에게 역사의식의 중요성을 묻는 설문조사를 하면, 25%는 대학 교양강의 듣는 걸로 충분하다고 하고, 25%는 사극 보는 걸로 공부를 대신한다, 25%는 책을 사볼 정도로 관심 있고, 나머지 25%는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이다라고 답한다. 고리타분한 교과서 중심의 역사교육은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 이걸 반성해야 할 시점이다. 역사교육이 문제다. 또 한국 근현대사는 성공하지 못한 역사이기 때문에 역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을 수 있다. ‘역사가 정치에 복무했다.’라는 비판도 있다. 임 해방 이후 1960~1980년대 역사 얘기할 때, 평가하기 이르다고 미룬다. 그런데 불과 10년 전의 노무현 정권에 대한 평가는 신랄하게 이뤄지고 있다. 말이 안 된다. 역사라는 것은 언제나 지금의 맥락 속에서 평가가 가능하다. 꼭 시간이 지나야 평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은 옳지 않다. 가까운 시대에 대한 평가를 역사의 범주에서 제외시키는 게 지금까지 우리의 역사 교육이었다. 시간 속 단절, 즉 화석화시키다 보니 고리타분한 것으로 인식되어온 거다. 입맛대로 역사적 진실을 사용하기도 한다. 주 이념이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될 땐 곤란하지만, 현실에서 역사인식이 넘칠 땐 학자들이 이런 세태를 올바른 역사 접근 방식을 통해 풀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1980년대와 비교해 요즘은 아무래도 정치적 인식, 소명의식 이런 게 사라지지 않았나 싶다. 임 요즘 고등학생 등의 역사의식이나 각성은 국민교육 시스템 때문에 불가능하다. 교과서대로 가르치고 있는 것이 국민교육 시스템이다. 국가에서 용인한 교과서대로 가르쳤는지 감시하고, 시험을 통해 평가하려는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 교육의 목표나 시험제도나 교과서의 발간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 주 이를테면, 국사편찬위원회가 천재교육에서 나온 중등교과서 검정심사를 한 뒤 ‘이한열 사망 사진’을 저자(주진오 등)의 허락도 받지 않고 삭제할 것을 요구해 올 가을에 파동이 일었다. 사실 내년부터 교과서가 바뀌기 때문에 검정심사를 내년에 해야 하는 것인데 정부가 조급하게 앞당긴 것이다. 계 미국은 교과서라는 것이 아예 없다. 텍스트북이라 부르지만 교과서가 단순히 읽을 자료일 뿐이다. 사회자 한반도 역사에서 여러 차례 중요한 선택이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고, 왜 그렇게 생각하나. 임 고대를 다룬 4편 중 2편이 7세기를 다뤘다. 초점은 신라는 어떻게 생존하고 살아남았느냐. 백제와 고구려는 왜 패망했는가가 중요했다. 한 삼국통일 이후 대륙 쪽으로 나아가는 것을 포기했거나 봉쇄됐다. 연암 박지원(1737~1805)은 “우리 민족이 한반도에서 중앙으로 진출하는 것을 포기하면서 진취적 기상이 사라졌지만, 덕분에 그나마 정체성을 갖고 살아남았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조선족 교수에게 배운 한족 학생들이 “왜 중국이 한반도를 삼키지 않았느냐.”고 질문해 곤혹스러웠다고 한다. 청나라, 몽골, 만주, 여진, 거란 등이 중원을 차지했다가 소수민족으로 전락하거나 사라져버린 걸 보면 한국민족이 살아남을 수 있는 계기가 뭐였는지 찾는 게 중요하다. 임 그것은 고려시대 때로 돌아가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요? 신라가 삼국통일 했을 때 당나라 중심의 질서를 수용하겠단 의미였다. 한 허목(1595~1682)은 조선인들이 기국(器局)이 작다고 말했다. 영토의 크기는 생각의 크기를 결정한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계 제국의 질서를 수용하는 대신 왕조의 안녕을 인정받았다. 조선은 16세기 말 왜란과 17세기 초 호란을 겪고서도 자구책을 만들었다기보다 오히려 과거의 기억에 묶여 있었다. 18세기 실학자나 양반 어느 누구도 그러지 않았다. 아무리 청나라가 싫어도 몽골제국 때부터 중화질서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거다. 국가 경영자로서 중요한 기로인데 자구책조차 마련하지 않고, 자기 기득권에 매달렸던 선택이 한국 문명사 차원에서 볼 때 잘못되지 않았나. 결국 근대라는 쓰나미가 밀려올 때 쓸려 갔다. 주 우리 역사에서 식민지 역사는 아주 중요한 갈림길이다. 후발국가가 살아남으려면 끊임없는 내부 개혁과 열강 사이에서 살아남도록 적극적인 외교 정책이 필요했다. 고종의 책임이 크지만 동시에 근대개혁론자들의 태도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너무 쉽게 일본의 프레임에 갇혀 일본의 눈으로 세계를 보고 조선 문제를 봤다. 일본의 모델을 통해 근대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군사, 정치, 그리고 사상적으로까지 무장해제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무저항적으로 쉽게 일본 식민통치를 받아들였다. 이런 것들이 일제 하 독립운동이 구심점 없이 많은 조직과 방식으로 흩어질 수밖에 없었던 원인일 것이다. 임 개화 이후 지식인들은 사실 일본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겉으로는 식민사관과 민족사관이 대비적으로 보이지만, 사실 변형일 뿐이다. 우리만의 시각, 프레임을 갖지 못한 게 아쉽다. 해방 이후 이게 더 큰 문제가 된 게 아닌가. 계 개화파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바꾸자 했던 건 사실인데, 이 사람들 중엔 정말 주권이 위기에 닥쳤을때 총칼 들고 저항한 사람이 없다. 주된 핑계는 이미 늦었다는 것인데, 위정척사파들 때문이었다. 그런데 비판받아야 할 사람들이 애국자로 칭송돼 왔다. 여기서부터 한국 근대사가 꼬이기 시작했다. 주 사실 위정척사파들 중 의병활동한 사람도 별로 없다고 한다. 당시 유학자들의 대응은 크게 세 가지였다. 첫째가 자결이다. 둘째가 의병인데 얼마 안 된다. 세 번째는 더러운 땅 떠나서 자기 뜻 지키기 위해 섬으로 들어가는 것을 저항인 것처럼 여겼다. 우리 역사에서 의병들의 모습 을 볼 때마다 울컥한다. 의병 사진을 보면 하나같이 좀 그렇다. 안타깝고 초라하기 그지없다. 저 사람들은 도대체 조선왕조로부터 받은 게 뭐가 있다고 저러고 있었을까. 양반과 지식인 등은 의병을 화적떼라고 손가락질하는데 말이다. 사회자 최근 민족문제연구소에서 유튜브에 ‘백년전쟁’이란 동영상을 무료로 공개했다. 이승만이 미국에서 한 독립운동의 실상과 무장독립운동가인 박용만을 음해한 내용, 박정희 정권의 경제발전 배경에 미국이 있었다는 내용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것을 보고 ‘멘붕’이라는 사람들도 있다. 주 이승만이 어떻게 임시정부의 대통령이 될 수 있었나 싶다. 특정 논리, 지역적 기반에 입각한 사람들 덕분이었다. 외세를 등에 없고 실질적 지도자가 되다 보니까. 지도력에 대한 인정 여부가 약화되는 거다. 또한 이승만은 일제 말기에 VOA(미국의 소리) 전파를 탔고, 미국의 전폭적 지지를 받았다. 이승만은 프로파간다의 귀재로, 한국 최초의 마키아벨리적 정치 인물로 볼 수 있다. 계 중요한 자료들이 공개된 것 같은데, 지금껏 공개하지 못한 것이 문제다. 역사를 볼 때 국내 시각에서만 보지 말고 미국이 깔아놓은 동아시아 무대 위의 이승만·박정희의 위상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교 수업 자료로 써야겠다. 한 현대사뿐 아니라 교과서도 자료가 굉장히 제한돼 있다. 역사적 평가는 사실만 알려줘도 바뀐다. 알려져 있는 제한된 사실 자체를 넘어서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예컨대 대통령기념관 만들 때 잘한 일, 잘못한 일을 모두 포함하면 문제는 없다. 근데 나쁜 건 다 빼버리니까 문제다. 사회자 대선 후보들의 역사인식에 대해 논란이 많았는데 이게 정책에 어떻게 반영될까. 임 유신시대가 자기가 살아온 시대였기 때문에, “그 시대가 문제가 없다.” 라고 한다면 그가 집권한 뒤에 언제든 그 시대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닌가. 그 시대의 공과를 얘기해줘야 하는데, 역사적 평가로 미뤄버리는 것은 과거의 과실도 재현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계 최고통수권자의 철학에 유동적인 역사인식, 즉 현재진행형으로서의 역사인식이 없고, 내 생각만 옳고 다른 생각은 틀렸다고 한다면 문제가 있다. 이것은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의식에 매몰되는 것이다. 한 최고 권력자의 역사인식을 본인이 아니면 누가 교정할 수 있겠나. 조선시대처럼 경연을 통해 국왕을 계속 개혁시키고 그렇다면 모를까 어렵다. 무엇보다 겸손이 중요하다. 인간의 삶 자체가 굉장히 다양한데 하나의 틀 안에서 다른 삶의 형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은 겸손이 없는 것이다. 한 의사가 “불치병을 고치려면 7년 묵은 쑥을 먹어야 한다.”고 했다고 치자. 그 환자는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일단 쑥을 뜯어 말리고 묵혀야 1년이 되고 7년도 되는 거 아니냐.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나로호 문제만 봐도 그렇다. 러시아에 돈을 지불하고 의존할 텐가. 지금 좀 늦었더라도 독자적으로 로켓 개발을 해야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주 과거에 대한 인식이 곧 현재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람의 역사인식이 중요한 거다. 아버지를 부정하는 것은, 본인의 정치적 자산인데 어려울 거다. 아버지를 잃었을 때 박근혜 나이 스물여덟이었다. 소녀가장이라는 식으로 변호하면 안 된다. 아무리 아버지더라도 반성할 일은 반성해야 새로운 정치적 비전이 생긴다. 한 겸허의 문제다. 정권의 수준이 국민의 수준이 아닌가 싶다. 5년 전 한 대통령 후보가 “부자됩시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는데 얼마나 천박했나. 사회의식이 두텁고 겸허해야 하는데 한국사회가 아직 그렇지 못하다. 주 박정희가 언제나 선거에서 이겼고, 분명 그 시대에 박정희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대한민국의 정치적 선택이 이런 지도자를 정치적 지도자로 뽑을 만큼의 수준밖에 안 되는가 싶다. 계 1960, 1970년대를 절대진리로 생각하고, 시대와 역사적 환경의 변화와 무관하게 절대진리를 적용하면 안된다. 사회자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우리가 역사 속에서 반복하면서 실수했다면 무엇이 있을까. 계 역사교육의 부재, 기록 문헌을 남기지 않고 비공개했던 건 문제다. 해외 파병을 놓고 찬반이 갈렸다면 토론하고 그 결과를 남겨야 그 다음번에 파병문제를 논의할 때 한 단계 높아진 단계에서 토론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이 안 되기 때문에 반면교사의 기회를 제공받지 못한다. 한 망각이다. 오랜 기간 동안 험악한 역사를 겪다보니까 빨리 잊어버리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지 모른다. 일본인이 한국인들에게 “옛날보다 냄비가 두꺼워졌다.”고 비아냥거리고 있다. 정권에 불리한 어떤 이슈도 두 달만 되면 덮여진다. 음모론이 나오는 이유다. 박경리 작가는 사망 후 유고집에 ‘해방 직후 일제에 강제 징용됐다가 고생한 사람들이 집 근처에 서서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말하길 ‘저렇게 안 웃으면 어떻게 남은 인생을 살 것인가’. 어떤 화두를 잡았을 때 진지하게 이끌고 나가야 하는데 언론, 지식인들의 이런 역할이 부족하다. 제주 강정마을이 논란인데 해군기지를 세우자 말자는 논의만 있고, 기지에 과연 배치할 군함은 있는 것인지는 논의하지 않는다. 제대로 된 주제를 선정하고, 망각의 속도를 늦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임 부정적인 것, 바뀌어야 하는 것들이 살아 있다. 반복된다는 건 개선이 안 됐다는 얘기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결국엔 개선의 의지나,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목표 등이 없어서다. 대선이나 뭔가 이슈화되는 과정에서 누구의 정책이 옳은가 하고 소극적인 선택들을 하는데, 바꿔야 될 것들을 바꾸는 데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하지 않나. 주 시대적 환경에 따라 비슷한 형태로 드러나지만, 완전한 반복은 아니다. 오늘날 한반도의 국제정세가 19세기와 비슷하다고 한다. 그런데 100년 전 국제정세와 어떻게 비슷한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단편적이고 주먹구구식이다. 반복적 현상에 대한 치열한 비판과 탐구가 필요하다. 이 정부 들어 역사 교육 비중을 약화시키고, 수업 시수도 형편없이 줄었다. 이 상태에서 어떻게 올바른 방향을 찾아나갈 수 있을지 답답하다. 사회자 오는 1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유권자들에게 역사적으로 올바른 선택이 있다면. 임 선거 목표중 하나는 민주주의와 시민사회로의 이행이다. 사실 모든 선거에서 그랬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선거들이 있다. 민주적 사회 질서를 확장해가는 그런 기준을 가진 후보를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 한 통시대적 관점에서 얘기하자면 훌륭한 나라라는 개념은 일반 국민들이 정치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나라다. 의병이 될 필요가 없는 나라를 만들어주고, 정치를 술자리의 안주로 안 올릴 수 있게끔 만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계 유권자가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고 본다. 한국 역사가 어떻게 굴러왔고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선 후보에 대해 정확하고 적극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니까, 민주공화국은 어떤 사람이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대한 공부도 필요하다. 우린 그 총수를 뽑는 것이다. 주 최근 정치인들 모습을 보면서 구시대가 부활할 위기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시대에 다양한 변화와 그 변화와 발전이 확대되는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 한국은 산업화는 뒤늦었지만, 정보화 시대는 앞서갔다. 이 흐름이 민주정치 리더십과 맞물린다고 생각한다. 재벌 위주의 경제 틀이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공존하는 사회, 민주정치가 기민하게 작동해 상상력을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또다시 재벌, 기득권 위주에 갇히면, 5년 후 어떻게 될지 모른다. 계 올해 제대로 선택을 못하면 5년 뒤에 대통령 선거 못할지도 모른다(웃음). 정리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삼성 ‘특허 배상금’ 대폭 줄어드나

    삼성 ‘특허 배상금’ 대폭 줄어드나

    6일(현지시간) 미국 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소송 1심 최종 심리가 팽팽한 긴장감 속에 마무리되면서 이르면 다음 달 발표될 최종 판결에 업계 및 소비자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평결을 뒤집거나 손해배상액을 크게 줄이는 등 역전을 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북부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의 루시 고 판사는 “사안이 너무 많고 복잡하기 때문에 질문할 것이 많다.”면서 “이달에 모든 사안에 대해 판결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삼성에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200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물린 배심원단의 지난 8월 평결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최종 심리 과정에서 사안별로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고 판사는 애플 측에 “배심원 평결에서 결정된 삼성의 손해배상액이 과도하지 않다는 사실을 납득시켜 보라.”고 명령했다. 이는 손해배상액이 과도하다는 삼성전자의 주장에 힘을 싣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현재 삼성 측은 배상금 10억 5000만 달러 가운데 9억 달러 정도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애플은 거꾸로 삼성이 5억 3600만 달러를 추가로 물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미국 민사소송에서는 상대방이 의도적으로 특허를 침해했을 경우 배심원 평결의 3배까지 배상금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국내에서는 고 판사가 손해배상액을 줄이려는 의도를 내비친 만큼 애플의 주장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반대로 미국에서는 애플의 주장이 인정될 것으로 보는 견해도 많다. 현재 양측은 막판 합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엇갈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애플은 “삼성이 10억 달러가 넘는 평결에도 불법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합의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애플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은 미국 경제주간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법정싸움을 정말 싫어한다.”면서도 “삼성전자와의 문제에 대해 소송전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고 말했다. 자신들의 홈그라운드인 미국에서의 소송인 만큼 좀 더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삼성 측은 “우리는 합의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심리를 통해 효과적으로 배상금 감액 요구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재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실제 판결에서 판사가 배심원 평결을 뒤집는 평결불복판결(JNOV)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성의 최근 행보가 사실상 2심을 준비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무리한 국책사업 공공기관 눈덩이 부채 내년부터 종합관리

    무리한 국책사업 공공기관 눈덩이 부채 내년부터 종합관리

    정부가 내년부터 공공기관의 부채와 임금, 경영현황 등을 종합 관리할 수 있는 중장기 운영 시스템을 시행한다. 현 정부 들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공공기관 부채의 지나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서다. 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가칭 ‘공공기관 중장기 운영·관리 시스템’을 이번 달 말까지 마무리한 뒤 이르면 내년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기관별 매출 등 목표치 제시 재정부는 지금까지 자산 2조원 이상 41개 주요 공공기관의 부채와 임금 등을 중장기재무관리계획(5년)과 인력운용계획(3년) 등으로 별도 관리해 왔다. 앞으로는 이를 확대하고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은 뒤 크게 부채와 운영, 고용 등 세 가지 항목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공공기관들에 매년 부채와 금융비용, 매출, 고용 등 주요 지표 전망치를 제시하고 이를 강제한다는 복안이다. 기관별 목표치 달성 여부를 기관장, 기관 평가 등과 연계해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41개 주요 공공기관이 우선 대상이다. 올해 286개 공공기관의 총부채는 505조 6000억원(추정치)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직전인 2007년 249조 3000억원에서 5년 사이 두 배 넘게 늘었다. 올해 정부부채 추정치 445조 2000억원보다 60조원 이상 많다. 공공기관 부채는 최악의 경우 국가 예산으로 메워 줘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국가 부채’다. 공공기관 부채에 정부·가계부채 등을 더한 국가 총부채는 지난 6월 말 국내총생산(GDP) 대비 234%까지 치솟았다. 정부가 공공기관들에 무리한 국책 사업을 떠맡긴 것이 부채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4대강 사업을 주도하면서 2007년 1조 5700억원이었던 부채가 지난 6월 말 13조 1900억원으로 불어났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저소득층 주택임대 사업 등에 따라 2009년 출범 이후 24조원 이상의 부채가 더 발생했다. 공공요금 인상 억제도 부채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자산 2조원 넘는 41곳 대상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단편적으로 흩어져 있던 중요 지표에 대해 5년 단위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부채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다음 정부와 세대가 짊어질 부담을 줄이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대선 후보들이 모두 공공부문 부채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만큼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차기 정부에서 공공기관 관리 시스템이 채택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전력은 누적적자가 7조원인데 자구 노력만으로 이를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정치적 결정에 따라 부채가 늘어난 측면이 강해 공공기관들 역시 중장기 운영 시스템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시스템 마련 못지않게 공공기관 부채를 과도하게 늘리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도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공공기관 부채 자체보다는 정권이 쌈짓돈 쓰듯 공공기관을 움직여 대규모 부채를 야기할 수 있는 사업을 벌이는 게 문제”라면서 “공공기관 부채 관리와 더불어 (사업을 진행하기 전에)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광서 전남대 경제학과 교수도 “차기 대통령과 정권이 인기영합적인 정책에 공공기관을 동원하지 않고 공공기관 부채 줄이기에 나서겠다는 의지 표명이 선거 이후에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박근혜·문재인 후보 미래 위한 승부 펼치길

    박근혜 새누리당·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어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18대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을 마쳤다. 내일부터는 22일간의 공식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간다. 두 후보 진영은 거리와 광장에서, 신문과 방송에서, 전화와 인터넷 세상에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총력전을 펼칠 것이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양극화 해결 방안과 복지 수준, 남북관계 접근 방식과 외교·통상 노선 등 향후 국가의 기본 방향을 결정하는 소통의 과정이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막중한 의미를 지닌다. 그런 만큼 후보들에게는 국내는 물론 동북아시아 및 세계 정세까지 바라보는 보다 넓고 장기적인 안목이 요구된다.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는 무엇보다 이번 대선전을 정치 쇄신의 실천장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정치 쇄신의 깃발을 내세운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사퇴를 선언하고 물러났다. 그러나 그가 물러났다고 ‘안철수 현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안철수 현상은 이념·세대·지역·계층 간의 반목과 불신을 해소하지 못한 현재의 정치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라고 할 수 있다. 정치 쇄신을 판가름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 가운데 하나는 선거운동 방식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지금까지 해온 선거운동은 미래보다는 과거 지향적인 행태를 많이 보여온 게 사실이다. 박근혜 후보와 관련한 정수장학회 등 과거사 논란, 문재인 후보를 겨냥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발언 논란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여야의 과거털기식 선거운동은 그다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의 대결을 ‘박정희 대 노무현’의 싸움이라는 식으로 또다시 과거지향적인 구도로 몰아가고 있다. 결국 정치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유권자의 냉철한 판단과 적극적인 참여다. 어느 캠프가 과거의 족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네거티브 캠페인에 매달리는지, 어느 후보가 우리의 미래를 위한 고민이 담긴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는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여야 정치권과 선관위는 유권자의 판단을 돕기 위해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 간의 TV 정책토론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 대혼전 지지율 이번주 1차 분수령… 부동층 朴·文 중 선택 결정할 듯

    대혼전 지지율 이번주 1차 분수령… 부동층 朴·文 중 선택 결정할 듯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전격 사퇴 이후 표심이 대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문재인 후보에 대한 이번 주내의 여론 지지율 추세가 대선의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아직까지 ‘사퇴 충격파’가 안 전 후보의 지지층을 짓누르고 있는 데다 일부 부동층으로 옮겨 간 안 전 후보 지지자들의 ‘최종 선택’이 나오기까지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에서 비롯된다. 25일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지율 1위가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서로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부동층이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지지 의사를 확정하지 못한 안 전 후보 측 지지자들이 늘었다는 의미다. SBS와 여론조사기관인 TNS가 지난 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안 전 후보 지지층 가운데 51.8%가 문 후보를 지지했고, 24.2%는 박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보였다. ‘모른다’고 답하거나 무응답한 비율은 22.5%였다. 이에 따라 부동층 비율은 18.1%로 일주일 전 조사(8.6%) 때보다 10% 포인트 늘었다. MBC와 한국리서치 조사에서는 안 전 후보 지지층의 45.3%가 문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한 반면 16.9%가 박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좀 더 지켜보겠다’고 말한 응답자는 31.6%, ‘투표하지 않겠다’고 말한 경우는 5.7%였다. 이에 따라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부동층을 어느 후보가 더 많이 흡수하느냐에 따라 향후 대선 판세가 판가름 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안 전 후보 지지의 부동층 상당수가 이번 주 내 지지 의사를 결정할 것으로 보여 박·문 후보의 이번 주 행보가 주목된다. 이병일 엠브레인 이사는 “안 후보의 전격 사퇴 이후 현재 박·문 후보의 지지율은 추세라고 보기엔 이르다.”면서 “사퇴 충격파가 어느 정도 사라진 이번 주 내에 부동층 가운데 상당수 유권자들이 지지 의사를 드러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2002년 대선 때와 같은 즉각적인 ‘컨벤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재의 지지율이 고착화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02년 당시 노무현 후보는 단일화 컨벤션 효과로 이회창 후보를 단번에 앞질렀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박 후보의 지지율에서는 거의 변화가 없고 문 후보만 조금 오른 것이어서 야권이 기대한 컨벤션 효과는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열린세상] 대선 후보와 대북 정책/장철균 서희외교포럼대표·전 스위스 대사

    [열린세상] 대선 후보와 대북 정책/장철균 서희외교포럼대표·전 스위스 대사

    12월 19일에는 앞으로 5년간 우리나라의 안보와 경제를 책임지게 될 대통령을 선출한다. 대선 분위기는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다수 국민들의 심정을 헤아리는 후보들의 경제민주화 공약으로 국내 문제에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중은 경제에는 민감하지만 안보에는 무관심한 경향을 보인다. 경제가 중요함은 분명하지만 한국의 현실을 돌아볼 때 안보와 직결된 대북정책 공약도 국민이 눈여겨보아야 한다. 이제까지 제시된 후보들의 공약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북한과 먼저 대화하고 나중에 비핵화하자는 소위 유화책도이 눈에 띈다. 이명박 정부의 원칙론이 효험이 없어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과 안정적인 남북관계를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김정은 체제는 선군(先軍)에서 선경(先經)으로 이동하면서 군부교체 등 체제안정을 위한 시간벌기가 필요한데 남쪽의 대선 후보들이 대화와 경협을 우선하겠다고 하니 내심 만족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 북한의 안보 위협은 우리가 느끼고 있는 체감온도보다 매우 악화된 상태이다. 2년 전 연평도 포격은 침공에 가까운 무력도발이었다. 포격 5개월 전 김정은 체제가 등장하면서 헌법 전문에 ‘김정일 동지께서는 우리 조국을 불패의 정치사상 강국, 핵보유국, 무적의 군사강국으로 전변시키시었다.’고 명기해 비핵화의 레드라인을 넘었다. 최근 북한의 잦은 북방한계선(NLL) 침입은 서울조차 북한의 공격에 취약함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은 남측의 유화책에 관계없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하면 서해 도발을 계속할 것이다. 역사에는 유화책이 화를 부른 사례가 많다. ‘일방적인 양보는 상대의 오판을 초래하게 되고, 싸워야 할 상황에서 싸움을 피하면 더 큰 싸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도발에 대한 응징을 포기했기 때문에 억지력이 상실된 것이다. 1950년 북한의 남침을 보고받은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이 머리에 떠올린 것은 1938년의 뮌헨협정이었다. 영국 체임벌린 총리가 히틀러에게 체코의 영토를 내준 이 협정은 유화의 대표적 사례로 ‘뮌헨신드롬’이라고 한다. 트루먼은 남침을 허용하면 소련의 팽창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단호하게 대처하라‘(Hit them hard)고 하면서 즉각 참전을 결정했다. 우리 역사에는 안이한 유화적 인식과 함께 유비무환의 부재로 화를 부른 사례가 많다. 선조는 이율곡의 10만 양병론을 무시했다가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압록강 의주까지 피신했고 조선은 초토화되었다. 왜란을 경험한 재상 유성룡이 남긴 ’징비록‘에는 군사(안보)를 모르는 임금과 정파 대립으로 인한 자중지란을 경계해야 하고 유사시 도와줄 맹방의 필요성을 적고 있다. 우리는 과거 정권들이 교체되면서 대북정책이 좌우로 흔들리는 시계추 현상을 목격해 왔다. 이러한 ‘안보 공회전’ 현상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북정책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그래서 북한은 물론 중국, 미국 등 6자회담 이해당사국, 그리고 국제사회에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헌법과 국가이익에 기초해 여야 정치권, 국민 대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대북정책의 공통분모로서 필자는 다음 다섯 가지를 제시해 본다. 첫째, 북한의 핵개발과 핵무기 보유를 용납하지 않는다. 둘째, 북한이 헌법에 핵 보유를 명기한 것은 양측이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와 6자회담 합의에 위배되므로 즉각 삭제해야 한다. 셋째,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해 비핵화 협의에 응하지 않는 한, 북한에 대한 현금 지원과 추가적인 경제협력은 고려하지 않는다. 넷째, 북한 정부와 주민을 구분하여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한다. 다섯째,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해서는 즉각 무력 응징한다. 혹자는 ‘유화외교’로 협상을 잘하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외교 협상은 보조수단이지 상대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은 아니다. 외교의 힘은 국내 정치의 초당적 결집과 국민적 지지에서 나온다. 앞으로 5년을 허비한 후에 다시 생각하기에는 늦다. 안보에 관한 국민의 ‘현명한 여론’과 ‘정치권의 합심’이 요구된다.
  • [기고] 안전은 언제나 올바른 선택이다/이주영 안전보건공단 문화홍보실 부장

    [기고] 안전은 언제나 올바른 선택이다/이주영 안전보건공단 문화홍보실 부장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중국집 메뉴판 앞에서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만한 고민이다. 짬짜면이라는 해법이 나오기 전까지 ‘짜장면이냐 짬뽕이냐’는 곤란한 선택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다. 짜장면을 선택하자니 짬뽕이 아쉽고, 짬뽕을 선택해도 마찬가지다. 경제학에서는 선택의 문제를 ‘기회비용’으로 설명한다. 기회비용이란 어떤 한 가지를 선택할 때 포기해야 하는 다른 한 가지의 가치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선택을 하고 있다. 비교적 간단한 선택에서부터 몇 날 며칠 고민이 필요한 결정까지….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택의 판단기준은 기회비용의 크기다. 누구나 포기해야 할 기회비용보다 만족이 큰 선택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잘못된 선택이 큰 후회를 남기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안전’이다. 우리는 종종 ‘안전’을 외면하고 ‘위험’을 택한다. 물론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는 만만찮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고,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사고는 안전에 대한 잘못된 선택의 결과다. 일터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산업재해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터에서는 9만 3000여명이 다치고, 21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매일 250명 이상이 부상하고, 6명이 사망한 셈이다. 산업재해로 인한 직·간접적인 경제적 손실도 18조원이 넘는다. 비약해서 말하자면 우리 사회가 안전을 외면한 대가로 치르고 있는 기회비용은 해마다 10만명 가까운 재해자 발생과 18조원의 경제적 손실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매년 비슷한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잘못된 선택이 반복될까? 아마도 위험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하거나, 실제로 위험이 사고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사고를 ‘단지 운이 없어서’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안전에 대한 투자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일터에서 주로 발생하는 사고는 떨어지거나, 넘어지거나, 부딪히거나, 끼이거나, 날아온 물체에 맞는 등 5가지 유형이다. 단순한 사고유형이다. 산재통계를 보면 재해자 10명 중 7명이 이상의 5가지 유형에 의해 다치거나 목숨을 잃고 있다. 이들 재해는 기본적인 안전수칙만 준수한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안타깝다. 안전은 물이나 공기처럼 항상 우리 주위에 함께 존재해야 할 가치이며 행복한 삶을 위해 기본이 되어야 할 원칙이다. 안전은 생명·건강과 직결된 문제이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다. 때문에 안전은 경제적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가치다. 위험의 기회비용인 안전의 가치는 무한에 가깝기 때문에 안전을 선택하는 것이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안전에 대한 인식, 행동의 전환이 필요하다. ‘설마’ 하는 안이함, ‘눈 감고도 한다’는 식의 근거 없는 자신감을 버려야 한다. 이제 일터에서나 일상에서나 주변의 위험을 보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자. 또 안전 앞에 늘 겸손하자. 나와 동료, 가정과 사회의 행복을 위해 작은 것부터 안전을 실천해 보자.
  • [서울광장] 안철수의 시간/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안철수의 시간/진경호 논설위원

    시간을 주무를 줄 아는 정치인은 안철수이지 싶다. 오후 3시를 진작 ‘안철수 타임’으로 만들었다. 우연이든 뭐든 안철수는 그 시간에 맞춰 제 말을 했고, 마감에 쫓긴 기자들은 이것저것 잴 것 없이 그의 ‘좋은 말’을 받아넘기기 바빴다. 지난 1년 세상을 ‘안철수 현상’에 담가 놓고 고도를 기다리듯 자신의 출마를 기다리게 했다. 시간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박근혜나 문재인은 오후 몇 시, 이런 것 없다. 못 따라간다. 안철수의 ‘타이밍 정치’는 적시 타격의 국면 전환 기능에서 더 탁월했다. 느닷없는 출마 선언 예고로 문재인의 9월 6일 민주당 광주·전남 순회경선 승리를 덮었다. 문재인이 민주당 후보로 사실상 결정되는 선거였다. 닷새 뒤엔 재개발 아파트 입주권 매입 논란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새누리당 공보위원인 정준길의 ‘불출마 종용 협박’을 터뜨렸다. 문재인이 처음으로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안철수를 앞선 날이었지만, 이튿날 신문은 안철수에게 헤드라인을 내줬다. 뉴스를 만들 줄 알았다. 시간을 어디서 써야 하는지도 알았다. 박정희 전 대통령 33주기인 10월 26일 그는 마산의 3·15 민주묘지 앞에 섰다. 이튿날 아침 신문 1면엔 과거사 논란으로 한 달 내내 시달려 그늘진 얼굴로 아버지 묘지 앞에 선 박근혜와 그릇된 정치에 희생된 민초들의 넋을 위로하는 안철수의 사진이 백범 김구 선생 묘역을 찾은 문재인의 사진과 함께 나란히 실렸다. 이미지를 만들 줄 알았다. 안철수의 타이밍 정치가 정점에 섰다. 누구도 예상 못 한 시점에 후보 단일화 협상을 멈춰 세웠다. 문재인 측의 ‘더티 플레이’를 문제 삼았고, 실체를 따질 겨를도 없이 문재인의 민주당은 ‘구태의 온상’으로 몰렸다. 후보 적합도뿐 아니라 단순지지율을 묻는 여론조사에서도 그가 문재인에게 추월당했다는 소식들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문재인이 마이크를 잡고 “제발 화 좀 푸시라.”고 애걸하게 만들었고, “문 후보가 (민주당의 실상에 대해) 모르는 게 많은 것 같다.”는 말로, 그런 문재인을 ‘바지저고리’로 만들었다. 민주당은 공동선대위원장 전체가 사퇴하느니, 이해찬·박지원을 퇴진시키느니 허둥댔고, 자신들이 단일화 방식으로 꾀했던 모바일 경선, TV토론 패널 투표 등은 말도 못 꺼내고 휴지통에 처박게 됐다. 여론조사만으로 가리자고 떼 쓸 필요도 없이 여론조사 말고는 다른 방도가 없게 됐다. 가진 자와 잃을 게 없는 자의 싸움이 어떤 건지, 시간에 쫓기는 자와 시간을 주무르는 자의 처지가 어떻게 다른지를 본다. 그가 민주당에 요구한 당내 인적 쇄신이야 늘 추구해야 할 가치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왜 그게 초읽기에 들어간 후보 단일화의 선결조건이 돼야 하는지, 몇 사람 자리에서 물러나면 인적 쇄신이 되는 건지, 그의 속 깊은(?) 문제의식은 좀처럼 헤아리기 어렵다. 그저 단일화 시한을 향해 가는 초침 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고, 그에 맞춰 그의 몸값이 상한으로 치솟고 있다는 것, 그가 협상을 참 잘한다는 것 정도만이 오롯이 보인다. 지난 1년 사람들을 달뜨게 한 ‘안철수 현상’은 새로움에 대한 갈구였다. 새 정치를 펼치겠다는 식상한 약속이 아니라 하루하루 새 정치를 실천해 나가는 생생한 모습이었다. 대선 출마 선언 이후 두 달간 보여준 ‘안철수 정치’는 그러나 이런 안철수 현상이 잉태한 적자(嫡子)임을 주장하기엔 거리가 있다. 한참 뜸 들이다 내놓은 이런저런 정책들은 대부분 기성 정치권에서 논의됐던 어름의 것들이고, 예상치 못한 적시적소의 언행으로 불리한 판을 일거에 뒤엎는 모습에선 정치 신인이 아니라 정치9단의 ‘풍모’마저 어른댄다. 달을 쳐다보라 말하지만, 달을 가리키는 그 손끝이 희고 깨끗하게 공들여 다듬어져 있다면, 설렘 대신 밀려든 낭패감에 눈을 감을 뿐이다. 후보 단일화까지든, 대선까지든 남은 시간은 안철수의 것이 아니다. 국민이, 국민을 위해 써야 할 시간이다. 안철수는 당장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jade@seoul.co.kr
  • 日중의원 선거 ‘우익연대’ 가시화

    일본 정치권이 다음 달 16일 중의원(하원) 선거를 앞두고 합종연횡을 모색하는 등 선거 모드에 돌입했다. 특히 이번 선거는 민주·자민당 등 기존 정당에 맞서 제3세력이 자웅을 겨루게 돼 신당과 군소정당 간에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군소정당 가운데는 이번 총선의 ‘태풍의 눈’인 일본 유신회가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오사카유신회는 17일 80명 이상의 1차 후보 공천자 명단을 발표한다. 일본 유신회는 대부분의 소선거구에서 후보를 내 비례대표를 포함한 200명 정도를 당선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당 대표인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은 출마하지 않기로 했지만 이시하라 신타로 전 도쿄도 지사가 이끄는 우익 정당인 태양당과의 공조는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일본 유신회는 이날 민나노당과 사회보장, 교육개혁 등 10개 항목의 정책에 합의하고 선거 연대를 하기로 했다. 태양당은 지난 14일 당 간판을 올린 데 이어 선거 공약인 당 정책과 후보 공천을 서두를 방침이다. 가와무라 다카시 나고야 시장이 이끄는 ‘감세일본’과 합당하는 등 세 불리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유신회-태양당-민나노당-감세일본’으로 이어지는 우익 연대가 가시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반(反)증세와 탈(脫)원전 깃발을 들고 민주당을 탈당한 오자와 이치로가 이끄는 국민생활제일당도 군소정당을 상대로 세 불리기에 나섰다. 국민생활제일당은 현재 39명인 중의원 의석을 불려 민주당과 자민당에 이은 제3당의 위치를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생활제일당은 중의원 해산과 총선에 대비해 53명을 공천 내정했으며, 최종적으로 100명 정도의 후보를 낼 예정이다. 특히 갑작스러운 중의원 해산으로 분노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을 최대한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민주당 내에서는 노다 요시히코 총리의 중의원 해산에 반발, 탈당과 분당 움직임이 표면화되고 있다. 야마다 마사히코 전 농림상은 15일 탈당하겠다고 밝혔고, 오자와 사키히토 전 환경상은 민주당을 탈당해 일본유신회로 당적을 옮기기로 하는 등 이미 의원 8명이 탈당을 결정해 과반수 의석(239석)이 사실상 무너졌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조기 총선은) 총리와 당 집행부만의 발상으로 당과 국민을 개의치 않은 국민 부재의 해산”이라고 비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다양하게 생각하고 있다. 당 잔류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노다 총리가 적극 추진하는 다자 간 자유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 참여에 반대하는 의원들은 중의원·참의원 의원 총회에서 노다 총리를 제명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들은 신당 창당도 고려하고 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고졸 공무원의 천기누설] (2)한국정보화진흥원 새내기

    [고졸 공무원의 천기누설] (2)한국정보화진흥원 새내기

    1985년 국가직 9급 공채 공무원의 고졸 비율은 58%였지만 2011년에는 1.7%로 뚝 떨어졌다. 고졸 인력의 취업 확대는 대학 졸업생에 대한 역차별이자 취업률 눈속이기라는 비판도 있지만, 늦은 사회 진출에 따른 개인적·국가적 낭비를 막는다는 평가도 있다. 행정안전부 산하의 공공 연구기관인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올해 2명의 고졸 신입사원을 선발했다. 100대1의 경쟁률을 뚫은 두 행운의 주인공을 만나보았다. 천안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김보경(21)씨는 올해 3월 정보화진흥원에 입사해 현재 전자정부기획부에서 일하고 있다. 유재영(18)씨는 광명정보산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9월 입사해 정보자원기획부에 배치됐다. →어떻게 한국정보화진흥원에 입사하게 됐나. -김 전산 관련 경진대회에 많이 출전해 정보화진흥원과는 익숙했다. 충청남도청 장학생으로 선발돼 캐나다에서 인턴으로 일한 뒤 한국에 돌아와 취업시기를 놓쳤다. 모교에서 후배들의 자격증 공부를 가르치면서 2년 정도 취업 준비를 하다가 정보화진흥원에 입사하게 됐다. -유 원래 컴퓨터를 좋아해서 중학교 때는 따로 관련 학원에 다녔을 정도다. 집이 광명시였는데 방과 후에 서울 종로에 있는 학원을 다녔다. 고등학교도 인문계 또는 실업계를 정해야 하는 시점에서 컴퓨터를 배울 수 있어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대학이냐 취직이냐를 정할 때는 대학 공부보다 전문지식과 경력을 동시에 쌓을 수 있다는 생각에 취직으로 결정했다. 고3 때 인천공항에서 인턴으로 6개월 일했는데 정직원 전환은 안 됐다. 정보화진흥원 취업 공고가 떠서 지원하게 됐다. →서류 전형과 면접을 통과해 입사했는데, 면접은 어땠나. -김 면접은 너무 무서워서 머리가 하얘질 정도였다. 제일 기억나는 질문은 “만약 선배와 사이가 좋지 않은데 업무 마감은 내일까지다. 어떡하겠느냐.”라는 것이었다. 이 질문을 한 면접관이 현재 같이 일하는 부장이다. 친구와 모의 면접을 할 때는 선배와의 관계에 대해 말했다면, 이번에는 선후배와의 사이보다 내일의 업무를 중요시하는 부분이 색다르게 느껴졌다. -유 입사하는 것은 힘들었다. 일과 가족이 있다면 누구를 먼저 택할 것이냐는 질문이 기억나는데 “일과 가족이 있다고 해서 바로 어느 하나를 선택하는 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어느 쪽이 더 우선순위가 있느냐를 살펴보고 선택하겠다.”라고 답했다. →고졸 신입사원으로 일하는 데 어려운 점은. -김 지금 배우는 처지이긴 하지만 막상 일을 해보니 힘은 드는데 어렵진 않다. 모르면 선배들이 다 알려준다. 국가정보화지원단 지원 업무를 맡고 있어 관련 보고서를 쓰고 있다. -유 아직 취업한 지 얼마 안 돼서 구체적이고 심도 있는 일은 하지 않는다. 행정업무를 지원하고 있는데 행사를 준비하려고 현수막 사업자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대학에 진학할 계획은 없나. 군 복무는 어떻게 할 생각인가. -김 대학에 간 친구보다 취업한 친구들이 많다. 처음에는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학업을 계속할 계획은 없었다. 대학에서 석사, 박사 과정을 마친 선배들이 “너도 해보면 아무래도 실무만 하는 것보다 이론도 같이하면 심도 있게 일할 수 있다.”고 말해 지금 생각 중이다. -유 군대는 앞으로 2~3년 안에 가려고 한다. 그동안 준비를 해야 한다. 군대를 육군으로 가는 게 아니고 전산 쪽 특기를 살려 특수병으로 가려고 한다. 군에 입대하면 휴직이 되고, 급여도 복무 기간에 일정부분 지급된다고 들었다. →자격증은 몇 개나 있나. -김 종류별로 하면 거의 20개다.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인증하는 모스 스페셜리스트, 회계분야 컴퓨터 활용능력 자격증 등이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들끼리 자격증 따기 경쟁이 붙어 같이 공부하면서 하나라도 심도 있는 자격증을 따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속에 칼을 품었다. -유 3개를 땄다. 정보처리기능사, 자원관리(ERP)회계분야 자격증, 워드프로세서 1급 자격증이 있다. →학교의 취업 지원은 어떤 것이 있었나. -김 업체를 알려주기보다 면접법과 예의를 알려줬다. 모교에서 스터디 그룹을 만들고 선생님이 지도한 결과 고졸 공무원도 2명 나왔다. -유 원래 학교에서 도와주는데 사회생활이 뭔지 모르고 경험해 봐야 알 것 같아서 인천공항 전산 인턴에 지원했다. 인턴으로 일할 때는 자동출입국심사대 사용법을 안내하거나 간단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20명 가운데 4명이 정규직으로 선발됐는데, 솔직히 수준은 비슷했다. →고졸 채용이 확대되려면 무엇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김 고졸 인턴은 깊이 있는 업무를 맡는다고 들어본 적이 없다. 고졸 채용을 확대하려면 인턴 때부터 혹독하게 심도 있는 업무를 해서 대학 나온 친구와 수준이 비슷해져야 경쟁력이 있을 것 같다. 고졸이라서 채용한다기보다 이 친구도 실력이 있으니까 채용한다는 식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유 고졸 인턴에게 혹독하게 일을 시켜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이 좀 다르다. 인턴을 하는 친구들 중 그 기업이 좋아서 들어왔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처음부터 심도 있게 일을 시키면 압박감을 느낄 수도 있다. 사회에 첫걸음을 내디뎠는데 누군가 책임 있는 일을 맡겼을 때 못해 내면 너무 위험부담이 크다. 인턴 때는 그 회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만 알아도 잘했다고 본다. →취업을 준비하는 고등학생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김 ‘경험해라.’ 네 자만 알려주고 싶다. 뭐든 움츠러들지 말고 열정을 가지고 안 돼도 노력해 보고 경험해 보면 실패하든 성공하든 뭔가 깨닫는 게 있다. 그러면서 다 잘하게 된다. -유 많이 고생을 해봐야 한다. 그래야 진짜 힘든 일이 와도 내가 저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넘길 수도 있다. 고3 때 실업계 학생들은 대학이냐 취업이냐를 두고 갈등을 많이 한다. 둘 중 옳은 길도 틀린 길도 없다. 다만 다를 뿐이지 목적지는 같다. 뭘 하든 그 길을 옳게 만들면 된다. 실업계 학생이 대학에 가려면 일반전형은 인문계와 경합해야 하니 힘들고, 특별전형으로 가야 하는데 특별전형이 줄어 어떻게 보면 취직밖에 못 한다. ‘아, 고3인데 대학 못 가네? 취직해야지.’하고 무작정 취업하는 친구들이 안타깝다. 스무 살에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경험과 능력을 쌓으면 돈이든 뭐든 다 따라온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먼저 사과하세요, 불편한 자리에 주차하세요

    지난달 가정에서 실천하는 ‘자발적 불편운동’ 행동지침을 발표했던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이번에는 직장 속 자발적 불편운동에 돌입했다. 기윤실은 13일 “동료의 따뜻하고 진심어린 말 한마디, 공감하는 눈빛과 몸짓 하나로 위로를 받았듯이 직장 내 동료와 사회적 약자, 지구를 위해 자발적 불편을 실천해야 한다.”며 직장에서 자발적으로 실천할 불편운동 항목 59개를 제시했다. 기윤실은 우선 직장 내 인간관계 개선을 위한 항목으로 ▲회의시간 중 서로 의견 존중하기 ▲최고 결정권자가 단독으로 의사를 결정하지 않고, 민주적으로 논의하기 ▲책임을 떠안을 각오로 본인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기 ▲타인이 발언할 때 말 자르지 않기 ▲타인 의견을 비난하지 않기 등을 내놓았다. 여기에 ▲건물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공손히 인사하기 ▲동료들과 즐거운 모임 주최하기 ▲내가 먼저 사무실 청소하기 ▲갈등상황에서 내가 먼저 사과하기 ▲회사 주차장에서 불편한 자리에 주차하기 ▲회의나 미팅할 때 스마트폰 사용하지 않기 ▲전구 갈기, 복사기 용지 채우기 등도 포함됐다. 에너지 절약을 위한 것들도 눈에 띈다. ▲고효율 전기제품 사용하기 ▲분리수거하기 ▲이면지 활용하기 ▲휴지보다 손수건 사용하기 ▲서류봉투와 택배상자 재사용하기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기 ▲쓰지 않는 모니터 꺼놓기 등이 그것들이다. 기윤실은 지난 7월부터 낭비와 무절제로 인한 병폐가 만연한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책무를 상기시켜 자발적으로 불편한 삶을 추구하고 실천하도록 독려하는 ‘자발적 불편운동’을 벌여오고 있다. 기윤실은 이번 자발적 불편운동과 관련, “2012년 마지막 남은 두 달, 이웃과 약자를 위한 자발적 불편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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