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눈 결정
    2025-12-27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732
  • [사설] 관영매체 동원한 中 롯데 압박 치졸하다

    중국의 관영매체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그제 “롯데가 입장을 바꿀 수 없다면 중국을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입장’이란 롯데가 경북 성주의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을 뜻한다. 환구시보는 일반 기사는 물론 우리의 사설에 해당하는 사평(社評)에 별도의 논평까지 총동원해 롯데에 압박을 가했다. 환구시보는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자매지다. 중국 정부는 국제 관계에서 공식적으로는 하지 못할 말들을 쏟아내는 창구로 이 매체를 활용한다. 롯데에 대한 전방위 비판 역시 중국 정부의 속내를 반영하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이 갖가지 수법으로 비관세 장벽을 높여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롯데를 표적으로 삼은 것은 이 회사가 중국에 10조원 넘게 투자해 3조 2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에 불이익을 주는 것이 한국 정부를 압박하는 효과적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3조원을 투자하는 선양의 롯데월드는 이미 공사가 중단됐다고 한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는 관영매체를 동원해 ‘롯데 불매 운동’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기업을 볼모로 삼은 치졸한 보복극이 아닐 수 없다. 중국 정부의 롯데 탄압 논리는 환구시보 보도에 담겨 있다. 한마디로 “롯데가 사드 부지 제공 계획을 바꾸지 않는다면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롯데의 투자가 이 나라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중국 정부는 눈을 감고 있다. 특히 120개에 이르는 롯데 매장에서 일하고 있는 현지 직원이 2만명에 이르고 있음을 중국 정부는 정말 모르는지 묻고 싶다. 롯데 탄압은 한국 정부에 대한 압박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자국(自國)의 불이익으로 돌아가는 자충수일 수밖에 없다. 중국은 한국이 사드 배치만큼은 양보할 수 없음을 하루빨리 깨달아야 한다. 북한이 최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의 시험 발사에 성공한 사실을 중국도 모르지 않을 것이다.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미사일이 한국을 목표로 삼을 경우 방어할 수 있는 장비는 사드가 유일하다. 경제적 보복이 두려워 생존이 걸린 문제를 양보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일은 한국 정부에 대한 압박이 아니다. 오히려 사드 배치를 불가피하게 만든 북한 정권에 준엄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당장 롯데에 대한 보복부터 멈추기 바란다.
  • “정치뉴스 과잉 속 서민생활 초점 눈길… ‘퍼블릭IN’ 내용 알차 호평”

    “정치뉴스 과잉 속 서민생활 초점 눈길… ‘퍼블릭IN’ 내용 알차 호평”

    ‘주말엔’ 심층성·스토리 있는 기사 매력 대선 주자 공약 앞으로도 철저한 검증을 제92차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박재영 서울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가 2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신문사 9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박 위원장을 비롯해 김영찬(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홍현익(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유경숙(세계축제연구소장), 이상제(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소순창(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김광태(온전한 커뮤니케이션 회장) 위원이 참석했다. 다음은 지난 1개월간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독자권익위원회에서 제기된 의견이다.-나라가 여러 가지로 걱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탄핵이나 기각 둘 중 하나로 정해질 때 과연 진보와 보수 등 두 진영이 이를 승복할 수 있을지 의심이 될 정도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번 한 달 서울신문 지면을 살펴보면 한마디로 국가 위기 속에 이념과 진영 논리에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는 게 돋보였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정치적 이해득실에 급급한 나머지 국가와 민생경제에 대해 무관심하고 외면하는 상황에서 서울신문은 서민들이 먹고사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던 게 단연 눈길을 끌었다. -모든 언론 매체들에서 탄핵·특검 등 정치뉴스가 과잉인 가운데 서울신문은 다른 매체들과 달리 정치뉴스만으로 대부분의 지면을 작성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토요일자 ‘주말엔’에 흥미로운 기사들이 많았다. 딱딱한 기사들보다 연성화된, 더 나아가 심층성과 스토리가 있는 기사들이 더 독자들에게 가깝게 다가왔다. 대부분의 내용들이 흥미롭지만 ‘대선 캠프 명당’, 미국 ‘슈퍼볼’, 영화 ‘더 킹’, ‘프랑스 극우인사 르펜’의 기사 등 한 주제에 집중해서 읽을거리가 풍성한 기사를 만들어 주는 것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같은 맥락에서 공무원 프리미엄 월요 매거진 ‘퍼블릭IN’에 나왔던 ‘나는 대한민국 공무원이다’라는 빅데이터 분석 기사는 시의성이 좋았다. 서울신문의 강점을 살리면서 동시에 취업준비생들의 정보 욕구도 건드린 점에서 모범적인 기획 기사란 생각이 들었다. -‘퍼블릭IN’은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내용이 알찼다. 첫 호에서는 공무원이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설명을 구체적으로 잘 해 줬다. 그다음 호에서도 국민들의 시각으로 봤을 때는 공무원들이 일반 국민들보다 누리면서 일한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편견을 바로잡은 게 눈에 띈다. 애환이 많은 공무원 사회의 내밀한 속살들을 실속 있게 잘 다뤄 줬다. 이 정도면 따로 유료 구독해도 좋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첫 호와 같이 3개월, 6개월 후에도 이같이 내실 있는 내용들을 다뤄 주기를 기대한다. -대선 주자들의 공약을 철저하게 점검하는 게 중요한데 이 부분에 있어서 서울신문은 다른 신문들과 차별화돼 있는 것 같다. 대선 주자들의 정책이나 공약에 대한 점검은 언론이 정책 선거를 이끌 수 있는 방안이다. 다만 이들의 정책이 지면에 충분히 담기지 않을 때가 있다. 아마도 주자들이 아직 각 분야에 대한 준비가 덜 됐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지만 아쉬운 부분이다. 지난 2월 14일자 기사에서 역대 대선과 북풍, 남북 이슈의 상관관계에 대해 분석한 기사가 좋았다. 다만 북풍이 결과적으로 지난 대선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좀더 자세하게 소개해 줬으면 좋겠다. 과거에는 이 같은 북풍을 기획한 사람들의 의도대로 갔지만 지금은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언론은 대한민국이 안보 위기를 맞고 있으며 대외정책에서 상당히 고전하고 있다는 내용들을 다루고 있다. 이런 문제점에 대해 서울신문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이를 객관적으로 분석해 그 원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게 필요하다. 우리 사회의 학자들도 그렇게는 못하지만 서울신문과 같은 책임 있는 언론이 국가가 처한 위기 문제들에 대한 철저한 원인 분석과 해결책을 제시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리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세계 무역 성장률도 끌어내린 ‘트럼프 리스크’

    WB “보호무역·무역협정 폐기 등 정치적 불확실성 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이 글로벌 무역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세계은행(WB)은 21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무역감시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글로벌 무역 성장률이 전년보다 0.8% 포인트 하락한 1.9%에 그쳤다”며 세계 경제의 성장엔진 역할을 해 온 무역 기반이 부쩍 취약해진 것으로 분석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무역 성장률이 2%를 밑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컸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5년간 무역 성장률은 평균 3%로 금융위기 이전 평균치(7%)를 크게 밑돌았다. 글로벌 무역이 부진한 것은 세계 경제의 전반적인 저성장과 상품(원자재) 시장의 침체 때문이라고 WB는 진단했다. 다만 지난해 무역 성장률이 곤두박질친 것은 정치적 불확실성 탓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무역 성장률 하락 폭인 0.8% 포인트 중 0.6% 포인트는 정치적 불확실성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보고서 저자 중 한 사람인 미셸 루타는 “정책 불확실성이 계속 어느 정도 글로벌 무역 성장세를 억누를 것”이라고 말했다. WB는 유럽 난민 위기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 미국 대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을 자극한 굵직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글로벌 무역이 눈에 띄게 위축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정책 핵심인 보호무역주의와 무역협정 폐기 위협을 문제 삼았다. WB는 트럼프가 해외로 생산거점을 옮긴 기업을 다시 불러들이는 제조업 회귀 정책이 결국 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 무역이 얼마 전까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글로벌 기업이 전 세계로 진출하면서 공급망을 확대한 결과다. 트럼프 정부가 기업의 미국 회귀를 압박해 글로벌 공급망을 축소하면 세계 무역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글로벌 무역은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한 1995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6.53%씩 증가했다. WB는 이 기간에 중국 등 WTO에 새로 가입한 나라가 없고 새로운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지 않았다면 무역 성장률은 4.76%에 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몸무게 400㎏ ‘살빼기 챔피언’의 세 번째 감량 도전

    몸무게 400㎏ ‘살빼기 챔피언’의 세 번째 감량 도전

    살빼기 리얼리티쇼에서 초대 챔피언에 등극한 남자가 세 번째로 감량에 도전한다. 아르헨티나의 인기 프로그램인 리얼리티쇼 '체중의 문제'는 20일(현지시간) 2017년도 첫 방송에서 감량에 도전한 참가자 13명을 소개했다. 눈길을 끈 참가자는 현지 시청자에겐 이미 낮익은 얼굴인 막시 올리바. 그는 '체중의 문제' 원년인 2006년 프로그램에 참가해 극적인 감량으로 챔피언에 등극한 초대 '살빼기 제왕'이다. 200㎏로 방송을 시작한 그는 1년 만에 100㎏ 감량에 성공, 100㎏ 날씬한 몸매로 원년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체중관리는 쉽지 않았다. 4년 만에 몸무게가 250㎏로 불어나면서 올리바는 다시 심각한 비만을 걱정하는 신세가 됐다. 그는 "리얼리티쇼에서 참가자 건강을 살펴주던 의사가 방송 후 제대로 도움을 주지 않았다"며 의사를 고발하기도 했다. 올리바는 20110년 다시 '체중의 문제'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그는 "의사의 잘못이 아니었다. 다시 살이 찐 건 모두 내 탓"이라고 방송사와 의사에게 사과하고 필사적으로 살을 뺐다. 몸무게 233㎏로 2번째 감량에 도전한 그는 123㎏을 줄여 다시 100㎏대 몸매를 되찾았다. 올리바는 "다시는 살이 찌지 않도록 하겠다. 몸무게를 100㎏ 미만으로 줄여보겠다"고 포부를 밝히며 방송을 마쳤다. 하지만 그는 또 다시 체중관리에 실패했다. 우울증 등으로 식사량을 조절하지 못하고 폭식과 과식을 거듭한 결과다. 2013년 300㎏까지 불어난 몸무게는 지난해 결국 400㎏를 넘어섰다. 초고도비만이 생명을 위협하면서 그는 최근 비만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한 특수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현지 언론은 "올리바를 병원으로 옮기는 건 후송이 아니라 구조였다"면서 "그를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동원된 인원만 70명, 문을 통과할 수 없어 벽을 허무는 작업까지 필요했다"고 보도했다. 몸을 가누지 못해 침대에 누워 지내는 올리바는 병원에서 3번째 살빼기 리얼리티쇼 참가를 결정했다. 올리바는 프로그램에 직접 출연하진 못하지만 병원에서 생활하면서 매일 몸무게를 재는 식으로 리얼리티쇼에 참가한다. 그의 부친은 "아들이 너무 살이 쪄 몸을 일으키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리얼리티쇼에 참가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아들에게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증시 위기 닥쳐도 돈 떼이지 않도록… ‘거래 증거금’ 9월 도입

    어느 날 A가 자신이 갖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 50주를 B증권사를 통해 C에게 팔았다. C가 해당 주식 가격의 40%만 우선 내면 거래는 체결된다. 2거래일 안에 C가 나머지를 B증권사에 입금하면 A는 50주에 해당하는 돈을 받는다. 그런데 만약 2거래일 안에 2008년 리먼 사태처럼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졌다고 가정해 보자. C뿐 아니라 대부분 투자자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져 나머지 돈을 못 낼 수 있다. 이럴 경우 B증권사의 결제불이행이 발생하고 중앙청산소 역할을 하는 한국거래소가 A에게 돈을 지급해야 한다. 거래소는 이런 경우 등을 대비해 오는 9월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거래증거금 제도를 도입한다고 21일 밝혔다. 거래증거금이란 증권사가 거래소에 예치하는 담보금이다. 증권 거래 체결 시점과 실제 결제 시점 간 가격변동이 불러올 수 있는 위험을 막기 위해 일종의 담보 형식으로 맡기는 돈이다. 시중은행들이 고객 예금을 내주지 못할 사태에 대비해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에 돈(지급준비금)을 맡기는 것과 비슷하다. 거래증거금 제도는 해외 주요국 증시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증시에서는 결제시차(2거래일)가 짧고 증권사 부담이 크다는 점 등을 들어 도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제의사결정 기구에서의 발언권 약화 등 상대적 차별을 받을 수 있어 도입하기로 했다고 거래소는 설명했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증시의 거래증거금 미비를 국제기준 미충족 사항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부과 대상은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상장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주식워런트증권(ELW) 등 증권상품이다. 거래소는 증권사들의 하루 평균 거래증거금 규모를 2221억원으로 추산했다. 한 곳당 약 43억원 수준이다. 김도연 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보는 “결제 안정성 강화와 한국 자본시장 신뢰도 제고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新전원일기] 애들 돌 반지 팔아 ‘허브 공부’ 올인…농촌·도시 경계 허물 거라 믿었기에

    [新전원일기] 애들 돌 반지 팔아 ‘허브 공부’ 올인…농촌·도시 경계 허물 거라 믿었기에

    겨울의 끝자락, 어디를 둘러봐도 메마른 풍경이다. 잿빛 먼지로 뒤덮인 아스팔트와 건물들, 앙상한 나뭇가지로 경계가 흐릿해진 산등성이와 누렇게 얼어붙은 들판에도 봄이 오긴 오는 걸까. 마음마저 스산해지며 벌써 초록이 그립다. 서울에서 지하철로 한 시간 남짓, 수원역에서 내려 원평리를 경유하는 버스로 갈아탄다. 금세 도심을 벗어나 차창 밖 풍경이 바뀐다. 원평 정류장에서 내려 마주 보이는 2차선 도로를 따라 100여m쯤 걸어 들어가자 통나무를 잘라 촘촘하게 이어 붙인 나무판자를 외벽처럼 두른 비닐하우스 몇 동이 나타난다. 이종노(57) 대표와 그의 가족들이 운영하는 화성시 매송면 ‘원평허브농원’이다.#국내 유일 입장료 없는 허브 농원 입구에서부터 축축한 흙냄새, 상큼한 허브 향기가 훅하고 끼쳐 든다. 실내로 들어서자 마치 다른 차원의 세계처럼 초록으로 뒤덮인 세상이 펼쳐진다. 어디선가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오고 노랑, 연두 깃털 고운 앵무새들이 지저귄다. 원목으로 짠 벤치와 탁자가 곳곳에 놓여 있어 규모가 제법 큰 정원 카페, 내지는 식물원을 연상시킨다. 신발을 벗고 앉아 쉴 수 있는 평상이 있고, 아이들이 놀기 좋은 버섯 동산과 미니 미끄럼틀과 그네도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농원이고 쉼터다. 입장료도 없고, 따로 허브티 코너가 있지만 음료는 주문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다. 김밥이나 과일 등의 냄새가 심하지 않은 종류에 한해 음식물 반입도 가능하단다. “오는 사람들마다 얼마라도 입장료를 받으라고 난리인데, 내가 여기 일에 관여하고 있는 동안은 전혀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내가 가진 공간을 삭막한 도시 생활로 지친 다른 이들과 나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거든요.” 농원이 개장한 것은 1999년. 벌써 18년의 세월이 흘렀다. 소나무처럼 늠름하게 자란 밑동 굵은 로즈마리와 라벤다, 율마 등의 짙은 향과 자태가 그 세월을 가늠하게 해 준다. #결혼하며 귀농… 열무·상추 농사부터 시작 서울에서 태어나 자란 서울 토박이가 1988년 올림픽 준비로 한참 들뜬 서울을 뒤로하고 결혼과 더불어 귀농한 것은 도시 생활이 싫어서가 아니었다. 농촌에 대한 동경이나 농업을 위한 어떤 사명감이 있어서도 아니었다. 그저 먼저 귀농하신 어머니, 아버지가 생경한 농사일에 힘겨워하시는 모습을 더이상 멀리서 지켜보기만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뵙고 갈 때마다 수원역 앞에 눈물도 참 많이 뿌렸습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건데, 처음에는 손가락만 한 열무를 첫 작품이랍시고 아주 자랑스럽게 도매시장으로 가져가서는 상인들을 어이없어 웃게 하기도 하고, 상추는 무조건 크면 좋은 건 줄 알고 부채만 하게 키워 당당하게 갖고 나갔다가 한 박스도 못 팔기도 했어요. 그 정도로 아무것도 몰랐던 거죠.” 게다가 자연 재해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폭설로 작물이 잔뜩 들어 있는 비닐하우스가 폭삭 주저앉기도 하고, 부모님 살림집으로 사용하던 비닐하우스가 누전으로 몽땅 타 버리기도 했다. 홍수가 나서 농장이 온통 흙속에 파묻혀 버린 적도 있었다. 장대비를 맞으며 짐을 실은 경운기를 몰고 가다가 신호 대기로 교차로에 서 있는데, 맞은편 승용차 안의 젊은 여자와 눈이 마주쳤을 때 돌아보게 된 자신의 초라한 모습에 뜨거운 눈물만 하염없이 흘린 적도 있었다. 그래도 주어진 현실을 꿋꿋하게 견디며 동틀 무렵부터 늦은 밤까지 열심히 일했다. 시간이 쌓이고 경험이 쌓였다. 수원 도매시장에서는 성실한 사람, 신용이 있는 사람으로 통하게 됐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가족의 기본 생활비 정도는 벌 수 있게 됐고, 자식들을 위해 허리 한 번 펴지 못하며 고생하신 부모님도 가끔은 낮잠을 자고 마을 어른들과 함께 관광버스에 몸을 실었다. 1997년 외환위기 직전 상추값이 폭락하기 전까지는. “그해 상추가 정말 예쁘게 잘 자라더라고요. 꿈에 부풀었죠. 이게 다 돈이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농산물 가격이라는 것이 생산자인 우리가 결정하는 시스템이 아니잖습니까. 출하를 해 보니 4㎏ 한 박스가 250원에 낙찰되더군요. 그것도 다 팔지 못해 썩어 나가는 게 태반이었죠. ‘이대로는 안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어떤 오기가 발동하더라고요. 나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잖습니까.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서 농촌과 농업의 잠재적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할 결심을 그때 하게 된 거죠.” 대학원에 가겠다는 그에게, 아내 이덕화(55)씨가 아이들의 돌 반지를 팔아 학비를 마련해 줬다. 외환위기로 한창 금 모으기 운동을 할 때였다. 낮에는 밭에서 일하고 밤에는 집에서 찬물로 샤워하고 책상 앞에 앉아 공부했지만 갈등도 컸다. “장학금을 타기도 했지요. 하지만 가장으로서의 책임감도 있고, 부모님 뵐 면목도 없고, 굳어진 머리로 책상 앞에 앉아 있다 보면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나 회의가 들기도 했죠. 그때마다 아내가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었습니다. 적금을 깨고, 아이들 보험까지 해약해 가며 제 학비를 다 대주었으니까요.” 그렇게 만난 것이 허브였다. 허브라는 식물과 유용성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때였는데, 수업 시간에 본 해외 영상 자료가 잊혀지지 않았다.#처음엔 하우스 귀퉁이에 어렵게 구한 모종 심어 하우스 한쪽 귀퉁이에서 허브 재배를 시작했다. 광주의 친구에게 부탁해 어렵게 구한 모종을 가꾸고, 삽목 가지들을 얻어 아내와 함께 밤새 다듬어 새벽에 심었다. 허브들이 어느 정도 자라자 하우스 하나를 통째로 비워 흙을 돋우고 자갈을 깔고, 통나무를 잘라 칠해 가며 하나씩 하나씩 허브 정원을 꾸며 나갔다. 부모님과 이웃 농민들의 눈에는 당연히 헛심 쓰기, 혹은 고급 취미로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반대가 거셌고, 압박이 너무 심해 한때는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일단 밀어붙였다. 이 대표에게는 허브가 단순한 1차 작물이 아니라 농민과 도시민이 유기체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농촌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새 자원으로 보였다. 석사 논문도 허브로 썼다. “석사 학위증을 부모님 앞에 놓고 큰절을 하는데, 정말 눈물이 펑펑 나더라고요. 아내도 ‘여보 수고했어요’ 하고 말끝을 흐리며 우는데….” 채소 농사를 짓던 온실에서 그대로 허브를 가꾸었던 터라 처음에는 실패도 많았다. 모종 5만본을 그대로 버린 적도 있었다. 홍보할 방안을 알지 못하니 판로도 마땅치 않았고, 방문객 역시 있을 리 없었다. 1999년 눈이 많이 내린 어느 날, 온실 위에 쌓인 눈을 쓸어내고 있는데 한 남자가 지나가다 안을 살펴보더니 물었다. “홈페이지 하나 만드실래요?” “그거 공짜예요?” 당시 이 대표는 홈페이지가 뭔지도 몰랐다. “물론 공짜지요.” 그는 농촌진흥청에서 근무하는 연구원이었다. 이후 농림축산식품부의 도움으로 어렵게 홈페이지(www.herbsfarm.co.kr)를 만들어 개설했다. 게시판에 올라오는 질문에 이론과 경험을 바탕으로 성심껏 답변하느라 하루 서너 시간도 자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그의 진정성 있는 답변을 받은 사람들이 농원으로 직접 찾아오고, 꾸밈없고 소박해서 좋다는 입소문을 타며 동호회 등이 결성돼 정기적으로 방문하기 시작했다. 1년 만에 누적 방문객이 수만 명에 이르게 되고 신문과 잡지와 방송 등에서도 취재를 나왔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나니 이종노가 일약 허브계의 스타가 돼 있더라고요. 우리나라에도 허브가 막 소개돼 붐이 일기 시작할 무렵이었는데, 아직 전문적으로 재배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으니까요.” 허브 가공품 생산과 판매를 위해 2000년 12월에는 ‘허비너스’라는 법인도 설립했다. 유명세를 타고 나니 해외 허브 제품을 수입하는 업자들이 찾아와서 판매를 종용하는데, 허브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자존심이 상하더란다. “우리가 재배한 허브로 우리 제품을 만들면 되는데, 왜 비싼 로열티를 지불해요? 그래서 또 연구를 시작한 거죠. 특별한 방법으로 추출한 오일은 물론이고 허브 소금, 비누, 양초, 샴푸 등 제가 개발한 향과 원료를 바탕으로 지역의 기업과 협력해 제품을 만들어 냈습니다.”#허브 아토피·비염 치료제 등 특허도 여러 개 허브를 함유한 아토피 치료제, 비염 치료제, 두피 보호제 등 여러 특허를 획득해 벤처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국내외 각종 박람회에 참여해 허브 소금 등을 수출하기도 했다. 내방객들이 직접 만들어 보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미리 예약한 단체 손님에 한해 허브를 이용한 음식들을 제공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장려하기 전에 이미 그는 허브로 6차 산업의 비전을 보고 실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후 그는 경기도지사상,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 등 유수의 상을 비롯해 각계로부터 표창장과 감사패를 받았다. 허브와 관련된 강연뿐 아니라 귀농, 귀촌에 대한 교육, 농산물 홍보와 마케팅 및 컴퓨터 활용법 등 농촌 생활 전반에 걸쳐 각 교육장마다 강사로 나가 자신만의 노하우를 전수해 농림부 베스트 강사 상을 받기도 했다. #“성공 비결, 두려움 없는 도전… 그리고 진정성” 원평허브농원은 5000평 규모의 시설에서 연간 3억 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대표는 성공 비결을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없는 도전 의식과 성실과 진정성에서 찾는다. 항상 메모지를 갖고 다니며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메모하고 실행에 옮겼단다. 거기에 입장료도 없이 농원을 개방한 것으로도 알 수 있듯 따로 고객 관리라는 것을 할 필요도 없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진정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대했다고 한다. 현재 농원 운영은 거의 세 자매가 맡고 있다. 어릴 때부터 흙과 허브와 함께 자란 첫째가 결혼해 사위와 함께 농원을 가꾸고 분화를 생산하고, 둘째 딸이 허브 차와 제품 판매 및 체험 프로그램을 맡고, 올해 대학에 들어간 셋째 딸이 아르바이트로 틈틈이 농원 일을 돕는다. 도시와 농촌의 경계가 사라지고, 도시민과 농민이 소통하고, 세대를 넘어 젊은 농부들이 꿈을 펼치는 곳,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루고 그들이 이어 가는 우리 농촌의 미래가 밝다. 이번 주말에는 짙은 허브 향에 싸여 새소리, 물소리를 들으며 산뜻하고 담백하게 마음의 평안까지 얻어 보는 것은 어떨까. 나 역시 자주 찾게 될 것 같은 그곳이 벌써 그립다.글쓴이 소설가 서진연 200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2013년 ‘괴산’으로 EBS 라디오 문학상 수상. 저서로는 소설집 ‘붉은 나무젓가락’, 장편소설 ‘수목원’ 등이 있다.
  • [사설] SK, 현대차만 신규 채용안 내놓은 현실

    청년 일자리에 비상이 걸렸다. 국내 30대 그룹 가운데 올해 신규 채용 및 투자 계획을 확정한 곳은 단 4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그룹 중에는 현대차와 SK그룹만이 채용 계획을 내놓았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으로 총수 부재 사태를 맞은 삼성그룹은 해마다 3월 실시하던 그룹 공채 계획을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3월 공채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대기업이 취업문을 열지 않으니 취업준비생 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준비생 수는 69만 2000명으로 지난해보다 8만 3000명이 증가했다. 취준생 숫자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고용 시장이 악화됐다는 것을 뜻한다. 대기업이 취업문을 열지 않고 머뭇거리는 데는 지금의 혼란스런 탄핵 정국 탓도 크다. 경기가 좋아져야 투자와 고용이 일어난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경기는 심리다. 한국 경제를 이끄는 대기업들이 채용·투자 계획을 확정 짓지 못한다는 것은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총수들을 겨눈 특검 수사는 종료되지 않은 데다 국회의 상법 개정안에 대한 논의는 지지부진하기 짝이 없다. 밖으로 눈을 돌리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 대외적 변수 또한 정리된 게 없다. 게다가 박근혜·최순실 사태를 통해 반기업 정서가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몇 명을 뽑고, 얼마를 투자하겠다고 확실하게 밝힐 수 있겠는가. 반기업 정서가 고용·투자 한파로 이어질 수 있다는 현실적인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SK가 8200명을 신규 채용하고 사상 최대인 1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들의 간절한 열망에 대한 화답이라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청년 실업은 미래 우리 경제와 사회에 엄청난 대가를 요구할 것이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기업들이 청년 고용에 더 힘써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차기 정권이 들어서면 ‘선물’로 내놓기 위해 채용 계획 발표를 미루는 게 아니냐는 항간의 의구심은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 기업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사회적 공헌은 다름 아닌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다. 30대 그룹은 하루빨리 채용 계획을 발표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도 합리적인 입법과 정책을 통해 뒷받침해야 함은 당연하다.
  • 송채환 “사우나서 받은 성형시술 부작용, 10년간 고생” 충격 고백

    송채환 “사우나서 받은 성형시술 부작용, 10년간 고생” 충격 고백

    배우 송채환이 성형수술 부작용에 대해 고백했다. 20일 방송되는 MBN ‘황금알-성형, 당장 하고 싶으세요?‘ 편에서는 성형외과 전문의들이 스튜디오에 총 출동해 성형수술의 장단점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눈다. 송채환은 “성형수술, 솔직히 하셨냐”는 MC 손범수의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며 망설이다가, “사실 성형수술 때문에 내 인생이 뒤바뀌었다”고 충격 고백을 했다. 이어 “어머니와 같이 사우나에 갔다가 시술을 받게 됐다. 정체불명의 사우나 아주머니에게 이마 부위를 시술 받았다. ‘이마를 볼록하게 튀어나오게 해주겠다’며 아주머니가 뭔가를 잔뜩 넣었고, 이후 이마가 아래로 처지고 흘러내리는 심각한 부작용을 겪었다. 한 번의 결정으로 지난 10년간 많이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해 놀라움을 안겼다. 또 방송인 레이양의 40년 후 모습도 ‘황금알’에서 단독 공개된다. 꽃중년 세대들이 가장 많이 하는 성형 중 하나가 ’주름 성형‘이라는 조사결과가 소개되면서, 연령대별 얼굴 주름이 어떤 모습으로 생기는지 살펴보기 위해 레이양 사진으로 시뮬레이션 해본 것. 40, 50대까지의 노화 진행 모습에는 흔들림 없던 레이양은 60대의 본인 모습이 공개되자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고. 이어 70대의 모습이 공개되자, 레이양은 “신기하게 저희 할머니랑 똑같이 생겼다”면서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는 후문. 레이양의 40년 뒤 모습은 방송에서 확인 가능하다. 20일 오후 11시 방송. 사진 = 방송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NLCS Jeju, 옥스브릿지大 등 해외 명문대 조기 입학 성과

    NLCS Jeju, 옥스브릿지大 등 해외 명문대 조기 입학 성과

    영국 명문 사립학교 NLCS UK의 첫 해외캠퍼스인 NLCS Jeju가 2017학년도 해외 명문대 조기 입학 성과를 알려왔다. 제주국제학교 NLCS Jeju는 올해 졸업하는 88명의 학생 중 많은 수가 미국의 프린스톤 대학교, 존스홉킨스 대학교, 시카고 대학교, 미시건 대학교 등의 조기 전형에서 합격 소식을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7명은 영국 옥스브리지 대학교에, 14명은 런던 대학교에 합격했다. 특히 옥스브리지의 경우에는 모두 다른 전공으로 진학하게 되어, 학생들의 성향에 따라 목표 대학을 설정하고 진학을 지원하는 NLCS Jeju 진학 상담팀(UGC)의 노력이 빛났다. 더욱 눈에 띄는 점은 학생들이 예전보다 더 다양한 국가의 대학에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처음으로 독일 대학에 지원한 학생이 있었으며, 캐나다와 홍콩 소재 대학 지원자가 크게 늘었다. NLCS Jeju 진학 상담팀 김보영 교사는 “학생들이 더 다양한 국가의 대학에 진학하고 자신에게 맞는 전공을 찾을 수 있도록 서포트를 하고 있다”며 “오는 3월 미국의 정시 결과 발표가 이어지고 영국의 수시입학이 진행되면 더 많은 합격 소식이 전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NLCS Jeju에서는 12학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진학준비를 시작한다. 학생들은 ‘Sixth Form’ 과정 시작 전 도서관에서 다양한 자료를 접할 수 있고, 상담을 통해 여러 선택지 중 자신에 맞는 과정을 결정하게 된다. 미국과 영국을 방문해 희망하는 캠퍼스를 둘러보고 교직원, 학생, 교수들과 면담할 수 있는 기회도 얻는다. 그런가하면 진학은 물론 NLCS Jeju의 교육 성과도 이목을 끈다. 2016년 졸업생들의 IB 시험 평균성적은 38점으로, 세계 평균인 30.1점보다 크게 높다. 특히 이중 43%의 학생이 평균 40점 이상의 고득점을 기록했으며, 89%의 학생이 2개 국어로 IB성적을 취득하기도 했다. 이러한 진학 및 교육 성적에 주목하여 NLCS Jeju에 입학하고자 하는 학생 및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NLCS Jeju는 오는 3월 18일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2017-18 학년도 서울입학설명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교과 과정 및 학교 생활에 대해 확인할 수 있다. 이어 24일에는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의 캠퍼스를 둘러보는 캠퍼스투어를 진행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슈&이슈] 조기 대선 전망·과밀 수용 ‘위헌’… 힘 실리는 대전교도소 이전

    [이슈&이슈] 조기 대선 전망·과밀 수용 ‘위헌’… 힘 실리는 대전교도소 이전

    “아파트 고층에서는 교도소 재소자들이 다 보여요. 지금은 주변에 아파트들이 빼곡한데 하루빨리 옮겨야 하지 않나요.”대전 유성구 대정동 주민 신봉철(62)씨는 “재소자가 탈옥하려 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주민들이 불안에 떤다”면서 “교도소가 주택 밀집지역에 있어 미관도 그렇지만 주변에 학교도 여럿 있어서 학생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대전교도소 이전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으로 조기 대선이 예상되면서 후보들이 공약으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권선택 대전시장이 직접 발벗고 나서면서 주민들의 기대는 더 커지고 있다.권 시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교도소는 건립된 지 30년이 넘었다. 도안신도시 한복판에 있어 도시발전에 장애가 되고 있다”며 “정부와 이전을 협의하고, 이번 대선에서 공약화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충청권 상생발전 4개 시·도지사의 대선 공약 발굴 모임에서도 권 시장과 대전시는 ‘대전교도소 이전 문제’를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있었던 헌법재판소의 판결도 힘이 되고 있다. 헌재는 이날 ‘법무부는 5~7년 안에 구치소 등 교정시설의 수형자 1인당 면적을 2.58㎡(약 0.78평) 이상으로 넓혀야 한다”고 판결했다. 민주노총 집회에 참석했다가 벌금 70만원을 내지 않아 10일간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강모씨가 “감방이 너무 비좁아 인격권을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을 내자 위헌 결정을 내리고 이같이 명령한 것이다. 강씨는 당시 6.38㎡의 감방에서 재소자 5명과 함께 생활했다. 1인당 1.06㎡(약 0.3평)밖에 안 돼 ‘칼잠’을 자야 했다고 하소연했다. 헌재는 “과밀한 감방은 수형자의 싸움과 자살 등을 유발한다”고도 덧붙였다. 19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대전교도소는 정원 2060명에 3000여명의 재소자가 수용돼 있다. 수용률이 150%로 매우 과밀한 교도소다. 지난해 6월 기준 전국 52개 교도소·구치소 평균 수용률 122.5%(정원 4만 6600명에 5만 7096명 수용)를 크게 웃돈다. 대전교도소는 1919년 대전 중구 중촌동에 처음 개설돼 1923년 대전형무소에 이어 1961년 대전교도소로 이름이 바뀌었고 1984년 3월 현 대정동으로 이전했다. 부지가 40만 7000㎡에 이른다. 형이 확정된 재소자를 수감하는 교도소에 미결수가 있는 구치소와 대전지방교정청까지 함께 있다. 이전 초기에 이곳은 대전의 변두리였지만 30여년간 몰라보게 변화했다. 주변에 도안신도시가 조성되면서 교도소 건물이 어느덧 도심 한복판을 차지하게 됐다. 교도소 주변이 왕성하게 개발되고 갈수록 도시화되면서 반경 1.5㎞ 안에 6000여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섰다. 직선거리로 200m밖에 안 되는 아파트도 있고, 교도소 내부가 보이는 아파트도 있다. 주민들의 이전 요구가 끊이지 않고, 이를 마냥 무시할 수도 없는 지경이 된 것이다. 교도소와 직선거리로 800m쯤 떨어진 대정초등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등하교할 때 교도소 주변을 오가지 않지만 교도소와 가까운 곳에 사는 일부 학부모는 자녀들을 승용차로 등하교시킨다. 거리 때문이겠지만 불안한 마음도 작용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아파트·학교보다 교도소와 좀더 가까운 마을 주민들은 더 불만이 크다. 주로 단독주택에 사는 토박이들이다. 윤병화(63) 대정1통장은 “개별 출소자는 교도소에서 나오는 시간이 들쭉날쭉해 주민들의 눈에 자주 띈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밥 사먹고 가는 출소자도 가끔 본다”면서 “면회객들이 쓰레기를 동네에 다 버리고 가는 것도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전교도소를 찾은 면회객은 모두 14만 5613명이다. 게다가 교도소 바로 옆에 문 닫은 옛 충남방적 공장도 흉물스럽게 방치돼 있다. 윤 통장은 “폐교된 공장 내 산업체 학교에서 ‘귀신체험’을 한다고 청소년들이 자주 찾는다”며 “귀신이 출몰한다고 말하는데 그건 모르겠고, 깊은 밤이나 새벽에 차를 몰고 갈 때 젊은 남녀들이 갑자기 도로로 뛰쳐나와 깜짝깜짝 놀란다”고 혀를 찼다. 그는 “가끔은 탈옥한 재소자로 착각해 기분이 섬뜩하다”며 “우범지대 같은 마을 이미지도 꺼림칙하지만, 건축 행위가 제한되는 등 주민들 불편이 많아 될 수 있으면 빨리 교도소를 옮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초 연쇄살인범 정두영(48)이 탈옥을 시도하다 검거돼 주민들이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연쇄살인마 유영철이 범행을 모방했다는 정두영은 9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죄로 사형을 선고받고 대전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었다. 그는 교도소 내 작업장에서 몰래 만든 4m 길이의 사다리를 이용해 3중의 담장을 넘다 3차 담벼락에서 교도관들에게 붙잡혔다. 대전교도소 이전 문제는 10년 전부터 제기됐지만 법무부는 미온적이었다. 지난해 4월 당시 김현웅 법무부 장관도 대전지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주민들의 이전 요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으나 새 장소를 못 찾는 등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 지금은 이전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헌재 판결과 조기 대선 예정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대전시는 이번 기회에 도안신도시 3단계 개발구역 중심에 있는 교도소 이전을 관철시키겠다는 생각이다. 권경영 대전시 도시계획계장은 “옛 충남방적 부지를 개발하려고 해도 교도소와 인접해서인지 사업자가 잘 나서지 않는다”면서 “2020년까지인 3단계 개발도 불가피하게 미뤄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시는 면회객이나 검찰·법원 관계자들이 쉽게 오가도록 접근성이 좋으면서 주민 반발이 적은 곳을 교도소 이전 적지로 꼽고 있다. 권 계장은 “주민반발 등 민원을 고려할 때 현재 교도소와 같은 지역인 유성구로 옮기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돈이다. 땅값과 건축비 등을 모두 따지면 재소자 1인당 1억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교도소 이전에 적어도 3000억원이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시는 전액 국비지원이 안 되면 ‘기부대양여’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자치단체 등 사업자들이 부지를 골라 관련 시설을 지은 뒤 법무부에 기부해 이전시키고 당초 부지를 개발해 돈을 충당하는 형태다. 이에 관련해 법무부 관계자는 “대전교도소는 시설물 관리 상태가 비교적 양호해 이전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다만 대전시에서 주민 반발 등의 민원이 없고 교정시설에 적합한 후보지를 제시한다면 시와 적극적으로 협의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文 “정경유착 청산 계기로”…劉 “양심적 법원 결정 존중”

    유력 대선 주자들은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을 일제히 긍정 평가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삼성이 우리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아주 크고 그렇게 큰 재벌그룹을 이끄는 총수인데 우리 사회가 그분의 구속을 요구하게 됐으니 참으로 착잡한 일”이라면서도 “정경유착이라는 적폐가 확실하게 청산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특검 수사가 힘을 받아 철저히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촛불을 들고 추운 겨울 대한민국의 변화를 기대한 위대한 국민의 승리”라며 “이 땅에도 정의가 자라날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보여준 법원에도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법원이 공정한 법 집행 의지를 보여준 판단”이라면서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이 대기업과 대통령 간의 검은 거래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했다.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사법정의가 실현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정경유착의 부패 사슬을 완전히 끊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한다고 규정한 헌법 103조가 지켜졌다고 믿는다”며 “이를 계기로 우리 모두는 경제정의가 바로 서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구속은 시작”이라며 “앞으로도 지은 죄에 걸맞은 구형과 선고가 내려지는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대보건설, JTBC '내 집이 나타났다' 건설 기술진 참여

    대보건설, JTBC '내 집이 나타났다' 건설 기술진 참여

    대보그룹이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생활하는 이웃에게 집을 지어주는 방송인 종합편성프로그램 JTBC ‘내 집이 나타났다’ 를 통해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내 집이 나타났다’는 가족 삶의 기본이 되는 ‘집’을 다양한 사연에 따라 맞춤형으로 철거, 신축해 줌으로써 어려운 이들에게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 주는 내용의 사회공헌 프로젝트다. 지난 17일 3회 방송에서는 배우 장혁이 게스트로 출연해 사연 주인공의 집 만들기에 힘을 보태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이날 장혁은 “건축업에 종사하는 부친의 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소감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대보그룹은 창업주 최등규 회장의 사회공헌의지에 따라 그룹차원에서 다양한 사회공헌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번 ‘내집이 나타났다’ 프로그램은 방송의 취지와 좋은 뜻에 공감해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눈길을 끄는 것은 대보건설 측이 회사의 기술인력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사측은 일회성의 이벤트나 금전적인 지원보다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건설 기술 재능을 기부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보그룹은 올해에도 변함없이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서원밸리골프장과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어려운 형편으로 결혼식을 치르지 못하고 부부의 연을 맺은 다문화 가정을 위해 결혼식을 지원한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용의자 둘 행방 묘연, 범행 직후 택시 도주설...공항 출국설도

    용의자 둘 행방 묘연, 범행 직후 택시 도주설...공항 출국설도

    말레이시아 경찰이 북한 김정남이 피살된 현지 공항의 폐쇄회로(CCTV) 분석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현지매체 더 스타(The Star) 온라인에 따르면 셀랑고르주 범죄 조사국의 파드질 아흐마트 무국장은 더스타에 현지 경찰이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의 CCTV 영상을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스타가 공개한 공항 CCTV 영상에는 용의자로 추정되는 한 젊은 여성의 모습이 포착됐다. 단발머리에 흰색 긴소매 티셔츠와 짧은 하의를 입은 이 여성은 작은 크로스 백을 메고 공항 밖에 서서 뭔가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평범한 여행객처럼 보인다. 북한 공작원으로 의심되는 여성 2명의 소재는 오리무중이다. 범행 직후 택시를 타고 달아났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미 출국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얀색 상의에 짧은 치마를 입은 용의자 1명의 모습이 공항 폐쇄회로(CC) TV에 잡힘에 따라 현지 경찰이 뒤를 쫓고 있다. 앞서 항공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정남은 13일 오전 9시쯤 마카오행 항공편을 타기 위해 키오스크를 이용, 출국 수속을 밟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비행기 출발을 1시간 앞두고 있었다. 마카오에 사는 것으로 알려진 둘째 부인 이모 씨와 딸 김모 양 등 가족들을 만날 계획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김정남은 이름이 김철(Kim Chol),1970년 6월 10일 평양 출생으로 기재돼 있는 여권을 갖고 있었다.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마카오, 말레이시아, 중국 등 해외를 떠도는 생활을 한 그가 반체제 발언으로 암살 위협을 받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신분을 위장한 것으로 보인다. 셀랑고르주 범죄조사국의 파드질 아흐마트 부국장은 “김정남이 출국대기장 안내 데스크 직원에게 누군가가 자신을 뒤에서 잡고 얼굴에 액체를 뿌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정남은 키오스크 앞에서 공격을 받고 30m가량 떨어진 안내데스크까지 걸어가 “몸 상태가 안 좋다”며 도움을 요청했다.그가 남긴 최후의 말로, 결국 병원 이송 도중 숨졌다. 구체적으로 독침에 의한 암살인지, 주사기 또는 독성 스프레이에 의한 암살인지 등의 방법은 확인되지 않았다. 김정남에 가해진 액체는 쉽게 구할 수 없는 치명적 독성 물질로 판단되며, 이 때문에 김정남에게 독성 물질을 뿌린 신원미상의 여성 2명은 북한 공작원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과거 김정남은 2014년 1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한식당에 모습을 드러냈고, 같은 해 5월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레스토랑에서 30대 여성과 함께 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김정남은 김정일과 그의 본처 성혜림 사이에서 1971년 5월 10일 출생했으며, 김정은은 김정일의 셋째 부인인 재일교포 출신 무용수 고용희에게서 태어났다.김정남은 1981년 스위스 베른 소재 국제학교에서 유학한 뒤 1980년대 중후반 제네바종합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던 선례에 따라 1990년대까지 ‘황태자’로서 후계수업을 받아왔다.1990년 조선컴퓨터센터(KCC) 설립을 주도하고 1998년 조선컴퓨터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정보기술(IT) 및 군사 분야의 주요 직책을 맡았던 김정남이 낙마한 결정적인 계기는 일본 나리타(成田)공항 밀입국 미수사건이었다.2001년 5월 아들 및 두 명의 여성을 대동하고 도미니카 가짜 여권을 소지한 채 나리타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하려다 체포돼 추방된 것이다.이 사건으로 김정일의 눈 밖에 난 김정남은 이후 권력의 주변부로 밀려나 마카오와 베이징(北京) 등지를 오가면서 해외생활을 해왔다.특히 2013년 12월 장성택이 처형된 후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 주로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김정은 집권 후 김정남이 북한의 권력 세습을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김정은이 자신의 우상화를 위한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이복형을 암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김정남이 김정은의 북한 소환에 불응하고, 망명을 타진하다 제거된 것이 아니냐고 보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김정남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확정된 2010년 10월 일본 TV아사히와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3대 세습에 반대한다”며 “(다만) 해외에서 언제든지 동생(김정은)이 필요할 때 도울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정남은 이복동생 김정은의 집권 체제가 굳어진 이후 최근에는 북한 내 정치상황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해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정남 ‘독액 스프레이’에 피살…말레이공항서 여성 2명에 독살 추정(종합)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이 지난 13일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됐다. 14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과 현지매체 더스타(The Star) 온라인에 따르면 김정남은 이날 오전 9시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 제2청사에서 오전 10시 이륙하는 마카오행 항공편을 이용하려다 신원 미상의 여성 2명에 의해 독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방송과 미국의 북한전문 인터넷 매체인 ‘NK뉴스’도 각각 말레이시아 총리실 관계자와 현지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김정남의 사망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재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AP통신과 교도통신은 현지 경찰 간부를 인용해 김정남이 얼굴에 스프레이가 뿌려져 고통스럽다며 공항 의료실을 찾았다고 전했다. 김정남은 푸트라자야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숨졌다. 현지 매체 더스타는 누군가 김정남에게 액체를 뿌렸다고 보도했다. 국내 항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남은 쿠알라룸푸르 공항 내 저비용항공사(LCC) 전용 터미널에서 출국을 위해 셀프체크인 기기를 사용하던 중 묘령의 여성 2명으로부터 미확인 물질을 투척받고 사망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독침에 의거해 피살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소집한 심야 긴급 대책 회의에서 “(용의자는) 두 여성이다. 그런데 폐쇄회로(CC)TV에 잡힌 것은 북한 사람으로 보이나 확정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택시를 타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진 여성 2명을 추적하는 등 사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정남은 위조여권을 사용해 경찰은 신원확인에 어려움을 겪었고, 시신은 추후 북한 대사관으로 송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살해의 배후는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정황상 북한체제의 잠재적 위협 세력에 대한 제거 작업의 일환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 간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김정남의 내연녀가 말레이시아에 거주한다는 설이 있었다. 과거 김정남은 2014년 1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한식당에 모습을 드러냈고, 같은 해 5월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레스토랑에서 30대 여성과 함께 있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김정남은 김정일과 그의 본처 성혜림 사이에서 1971년 5월 10일 출생했으며, 김정은은 김정일의 셋째 부인인 재일교포 출신 무용수 고용희에게서 태어났다. 김정남은 1981년 스위스 베른 소재 국제학교에서 유학한 뒤 1980년대 중후반 제네바종합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던 선례에 따라 1990년대까지 ‘황태자’로서 후계수업을 받아왔다. 1990년 조선컴퓨터센터(KCC) 설립을 주도하고 1998년 조선컴퓨터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정보기술(IT) 및 군사 분야의 주요 직책을 맡았던 김정남이 낙마한 결정적인 계기는 일본 나리타(成田)공항 밀입국 미수사건이었다. 2001년 5월 아들 및 두 명의 여성을 대동하고 도미니카 가짜 여권을 소지한 채 나리타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하려다 체포돼 추방된 것이다. 이 사건으로 김정일의 눈 밖에 난 김정남은 이후 권력의 주변부로 밀려나 마카오와 베이징(北京) 등지를 오가면서 해외생활을 해왔다. 특히 2013년 12월 장성택이 처형된 후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 주로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집권 후 김정남이 북한의 권력 세습을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김정은이 자신의 우상화를 위한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이복형을 암살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김정은의 ‘공포통치’가 자신과 같은 백두혈통까지 겨누고 있다는 것이다. 김정남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확정된 2010년 10월 일본 TV아사히와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3대 세습에 반대한다”며 “(다만) 해외에서 언제든지 동생(김정은)이 필요할 때 도울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정남은 이복동생 김정은의 집권 체제가 굳어진 이후 최근에는 북한 내 정치상황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해왔다. 외교부는 김정남 피살설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고, 통일부 관계자는 “김정남 관련 첩보는 있으나 확인 중이어서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14일 외교·안보라인으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은 뒤 내부적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김정남은 누구?…김정은에 밀린 ‘백두혈통’, 3대 세습 반대하기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이 지난 13일 오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피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남은 김정일과 그의 본처 성혜림 사이에서 태어났다. 1980년대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학을 하면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기도 했다. 김정남은 200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아버지 김정일의 자리를 물려받을 가장 강력한 후계자였다. 김정일이 김일성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은 선례에 따라 오래전부터 ‘황태자’로서 후계수업을 받았다. 북한이 강조하는 ‘백두혈통’인 김정남은 1988년부터 2001년까지 줄곧 보위부에서 근무하며 간부를 역임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자유분방한 성격과 잦은 돌출 행동 탓에 김정일의 눈 밖에 났다. 김정남이 후계 구도에서 밀려난 결정적인 계기는 일본 나리타공항 밀입국 미수사건이다. 2001년 5월 아들과 두 명의 여성을 대동하고 도미니카 가짜 여권을 소지한 채 나리타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하려다 체포돼 추방된 것이다. 이후 중국과 마카오 등을 전전하던 김정남은 2009년 1월 베이징에서 외신 기자들에게 “후계 구도는 아버지가 결정할 문제”라며 자신은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사흘 뒤 마카오에서는 “중국이 자신을 후계자로 선호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며 아버지 김정일의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1년 12월 김정일이 사망하고 김정은이 권력을 장악하자 북한의 김정남에 대한 경제적 지원은 사실상 끊겼다. 김정남이 호텔 숙박비도 내지 못할 정도로 자금난에 시달린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왔다. 김정은은 적통이자 백두혈통인 김정남의 존재 자체를 껄끄러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김정남은 2010년 아사히TV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3대 세습에 반대한다”고 발언하는 등 김정은의 심기를 계속 건드렸다. 김정남을 챙겨온 것으로 알려진 고모부 장성택이 2013년 12월 처형되면서 가뜩이나 입지가 좁던 김정남은 더욱 궁지에 몰리며 중국과 동남아시아, 유럽 등을 전전했다. 이런 정황을 미뤄볼 때 이번 김정은이 권력 유지를 위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는 김정남을 제거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북한 김정은 이복형 김정남 피살…“말레이시아 공항서 여성 2명에 독침 맞아”(종합)

    북한 김정은 이복형 김정남 피살…“말레이시아 공항서 여성 2명에 독침 맞아”(종합)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46)이 13일(현지시간) 오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됐다고 정부 소식통이 14일 밝혔다. 김정남은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 2명에 의해 독침으로 살해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남은 김정일과 그의 본처 성혜림 사이에서 출생했다. 김정은은 김정일의 셋째 부인 재일교포 출신 무용수 고용희에게서 태어났다. 김정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권력을 물려받던 선례에 따라 오래전부터 ‘황태자’로 후계 수업을 받아왔다. 1990년 조선컴퓨터센터(KCC) 설립을 주도하는 등 IT 분야 및 군사 분야의 주요 직책을 맡았다. 하지만 김정남은 일본 나리타(成田)공항 밀입국 미수사건이 낙마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김정남은 2001년 5월 아들 및 두 명의 여성을 대동하고 도미니카 가짜 여권을 소지한 채 나리타공항을 통해 일본에 입국하려다 체포돼 추방됐다. 이 사건으로 김정일의 눈 밖에 난 김정남은 이후 권력의 주변부로 밀려났다. 마카오와 베이징(北京) 등지를 오가면서 해외생활을 했다. 2013년 12월 장성택이 처형된 후 싱가포르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 주로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집권 후 김정남이 북한의 권력 세습을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김정은이 자신의 우상화를 위한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이복형을 암살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남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확정된 2010년 10월 일본 TV아사히와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3대 세습에 반대한다”며 “(다만) 해외에서 언제든지 동생(김정은)이 필요할 때 도울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정남은 이복동생 김정은의 집권 체제가 굳어진 이후 최근에는 북한 내 정치상황에 대한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해왔다. 외교부는 김정남 피살설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김정남 관련 첩보는 있으나 확인 중이어서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 쓰러져 사망한 북한 남성을 검시했다고 발표했다”며 “신원은 확인이 안됐고 김정남과 관계도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K팝스타6’ YG와 JYP 걸그룹 배틀..승자는? “절대 뒤끝 남기지 말길”

    ‘K팝스타6’ YG와 JYP 걸그룹 배틀..승자는? “절대 뒤끝 남기지 말길”

    ‘K팝스타6’ YG와 JYP 걸그룹 배틀이 펼쳐졌다. 12일 방송된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6 - 더 라스트 찬스’에서는 YG와 JYP의 자존심을 건 연습생 참가자들의 걸그룹 배틀이 펼쳐졌다. 이날 진행된 배틀 오디션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대결이기도 했다. YG에서는 크리샤 츄, 김혜림, 고아라가, JYP에서는 이수민, 김소희, 전민주가 주자로 나서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이날 양현석과 박진영은 “분위기를 이제 조금 바꿔보겠다. 이번에야말로 정말 진검승부”라고, 승패결정권을 쥔 유희열은 “매의 눈을 풀가동하겠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절대 뒤끝 남기지 말아주길 바란다”고 예고했다. 대결 전 양현석은 “JYP가 걸그룹을 잘 한다. 이제부턴 실력이 아닌 전략 싸움이다. YG와 JYP의 색깔이 확실히 다르다는 걸 보여드리는 재밌는 대결이 될 것 같다”고, 박진영은 “걸그룹이면 JYP가 다 이긴 거라고 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YG 걸스’ 크리샤 츄, 김혜림, 고아라와 ‘JYP 원스’ 이수민, 김소희, 전민주는 인사부터 상큼하게 시작했다. 김혜림은 “즐기면서 하겠다. 잘 어울릴 때까지 열심히 연습했다”고, 전민주는 “신경써준 만큼 박진영 선생님에게 꼭 보답하겠다”고 전혔다. ‘레이디 마말레이드’를 선곡한 YG 걸스의 중간점검 당시 양현석은 “무대가 끝났을 때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이 있도록 포인트를 뒀다”고 조언했다. 블랙핑크가 YG 걸스를 응원하기 위해 연습실을 찾아 진심어린 공감과 응원을 전해 훈훈함을 더했다. 본 무대에서 YG 걸스는 신나는 퍼포먼스로 제 기량을 완벽하게 발휘했다. 박진영은 “강점이 노래를 통해 충분히 살았다. 크리샤 츄도 안정적으로 잘 불렀다. 춤도 생각보다 훨씬 잘 했다. 그런데 긴장 때문에 고음이 오늘따라 굉장히 얇았다”고 평했다. JYP 원스는 미쓰에이의 ‘굿바이 베이비’를 골랐다. VCR을 통해 박진영의 디테일한 칼군무 트레이닝이 공개됐다. 박진영은 “몸이나 노래에 힘을 빼라. 잘 하려고 하면 비슷해진다. 세 명 다 노래와 춤이 잘 되니까 능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걸그룹을 방불케 하는 무대로 꾸며졌다. 유희열은 “YG와 JYP의 색깔이 정말 달라서 흥미로웠다. 끼가 무서운 친구들이다. 결정하기 힘들다. YG 걸스는 자유로운 느낌, JYP 원스는 선을 강조한 모습이었다”고 털어놨다. 결과적으로 팀원 전원이 TOP 10에 직행할 최종 승리 팀은 YG 걸스였다. 이후 JYP 원스는 다음 라운드 진출을 위해 개인전으로 재대결을 준비해야 했다. 사진 =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유민의 노견일기] 세상에 버려져야 할 개는 없다

    [김유민의 노견일기] 세상에 버려져야 할 개는 없다

    대로변에 버려진 개를 본 적이 있다. 하얬을 털이 땟자국으로 얼룩진 개는 꼬리를 바짝 내리고 서성거리고 있었다. 못해도 일주일은 거리에 있던 것 같았다. 선뜻 나서지 못했다. 더 이상의 개는 키울 수 없다던 부모님의 반대가 훤했다. 찝찝해진 발을 옮기며 ‘내가 없는 사이 착한 사람이 데려가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쉽게 일어나지 않을 일인 걸 알면서, 그렇게라도 바랬다. 저 개가 잘못되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내 탓일 것 같은 죄책감이 싫었다. 횡단보도 하나를 건너 개가 있던 자리를 다시 보았다. 버려진 개는 사람을 따르지도, 피하지도 못했다. 그 어정쩡함이 슬퍼보였고 슬펐다. 일단은 집에 데려가서 주인을 찾아주자고 생각했다. 의연해진 걸음으로 “이리와”라며 팔을 뻗었다. 개는 뒷걸음질하다 다시 몇 발자국 다가오기를 반복했다. 답답해도 너를 해치지 않는다고 알려주어야 했다. 천천히 쓰다듬고 말을 걸어주니 조심스럽게 품에 안겼다. 용기를 낸 건 나만이 아니었다. 목욕을 시키고 밥과 물을 먹였다. 가족의 도움으로 병원도 가고, 미용도 시켰다. 꼬질꼬질했던 개는 새하얀 마티즈가 됐다. 잔뜩 움츠렸던 모습도 조금씩 걷히고 있었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건만 개를 찾는 주인은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며칠 지나지 않아 새 가족이 나타나주었다. 사람에게 버림받고 여전히 사람을 기다리는 개는 그렇게 예전 모습을 하고 거리가 아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어느 동물병원의 호소문 최근 경북 칠곡군 왜관동물병원 앞에는 호소문이 붙었다. “한 번 더 부탁드립니다. 가족같이 키우던 반려동물을 버리지 말아주세요. 키우기 시작하셨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버리지 마세요. 버림받은 동물들은 죽을 때까지 주인을 기다립니다. 무턱대고 호기심에, 외로워서, 애들 장난감으로 주려고, 새끼 낳아서 돈 벌기 위한 수단으로 동물들을 입양하지 마세요.” “버려지는 동물들의 80% 이상이 3살 미만의 건강한 아이들입니다. 이사 간다고 버리고, 임신했다고 버리고, 결혼한다고 버리고, 직장일 있다고 버리는 게 대부분입니다. 축복받아 마땅한 새로운 삶의 시작을 생명을 버리면서 하고 싶으신지요? 동물들을 주인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장난감이 아닙니다. 존중받아야 하고 보호받아야 할 생명입니다.” 개와 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15년. 다섯 집 중 한집이 동물을 기른다는데 처음 집에서 죽을 때까지 보호받는 경우는 열 마리 중 한 마리라고 한다. 그 많던 동물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지겨워서, 귀찮아서, 늙어서, 병들어서. 무섭게도 쉽게 매년 10만 마리가 버려지고 상처받는다. 동물도 사람처럼 고통을 느끼고 감정이 있다. 가족이 되는 일에 신중해야 하는 것은 생명이기 때문이다. 언젠가부터 펫샵에 인형같이 진열된 새끼 강아지를 보고 웃을 수 없게 됐다. 철창에 갇혀 수백, 많게는 수천마리의 새끼를 배고 낳는 것을 반복하는 번식업장 실태를 보고나서 부터다. 관련법과 제도, 보호소에서 입양하는 문화가 절실하다. 보호소에서 유기동물을 가슴으로 품은 사람들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상처를 치유해주고 기다려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함께하는 크나큰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거리에서 버려진 생명을 마주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감당하기 어려워 외면해야 하는 현실이 싫다. 살아줘서 고맙고, 상처받게 해서 미안하다. 부디 생명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그렇게 쉽게 저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에게 상처받은 개의 눈은 오늘도 바보같이 또 사람을 향한다.“사지말고 입양하세요” 정부에서 운영하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www.animal.go.kr) 접속하면 가까운 보호소 뿐 아니라 보호시설로 지정된 동물병원에서 공고 기간 10일이 지난 동물들을 입양할 수 있다. 동물자유연대(www.animal.or.kr), 동물보호 시민운동단체 케어(http://fromcare.org)에서도 입양을 진행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이태원역 1번 출구 근처에서 열리는 ‘유기동물 입양 캠페인’(instagram.com/yuhengsa)에서는 좋은 가족을 기다리는 동물들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이 단체들을 통해 입양이 아니더라도 봉사와 후원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영하 40도 빙판길 시속 100㎞ 담금질…차량부품 ‘무한 도전’

    영하 40도 빙판길 시속 100㎞ 담금질…차량부품 ‘무한 도전’

    9일(현지시간) 오전 8시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북쪽으로 직선거리 740㎞ 위치한 현대모비스 동계시험장. 평균 기온 영하 15도, 최저 40도까지 내려가는 이곳에서 내복을 4~5겹씩 껴입은 연구원들은 아침 체조를 하면서 추위와의 싸움을 시작한다. 이어 차고에 있던 시험 차량을 몰고 나와 차량 점검을 하고, 시험로의 노면 상태를 살핀다. 호수의 얼음 두께, 날씨 등의 특이 사항을 점검한 뒤 어느 노면을 사용할지를 결정하면 테스트가 본격 시작된다.이들은 시험장 내 공간 확보, 차량 확인 등 안전수칙을 준수하면서 시험평가 기간 동안 대당 최대 약 3만㎞를 주행한다. 하루에도 40~50번씩 시험 데이터를 ‘넣었다, 뺐다’ 반복하면서 최적화된 로직을 개발한다. 주행 경로의 눈을 치우고, 빙판 위에서 주행을 하지만 강한 바람, 강설 등의 날씨 상황과 주행 속도 등에 따라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연구원들은 퇴근 시간 후 숙소 인근 체육관에서 체력을 단련하면서 하루를 마감한다. 해마다 1월부터 3월까지 100여명, 10여개 스웨덴 팀의 현대모비스 연구원들이 돌아가면서 보내는 일상이다. 연구원들은 적게는 6주, 길게는 10주까지 장기 출장을 가기 때문에 가족을 챙기기가 어렵다. 자녀와 가족 생일, 입학식 등을 수 년째 못 챙기는 직원들도 많다. 자녀 출산 등으로 긴급 복귀하는 경우도 있다. 한 연구원은 “최근 6년 만에 설 가족 모임에 갔다”면서 “오히려 가족들이 자신의 방문에 신기해했다”고 말했다.●스웨덴·중국서 9주 동안 테스트 진행 자동차 부품 전문업체인 현대모비스는 새해가 시작되면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극한의 환경에서 부품 안전 테스트를 실시한다. 1월 초 스웨덴과 중국에 마련된 동계시험장을 방문해 약 9주 동안 진행한다. 남반구에 위치한 뉴질랜드에서는 6월 하순부터 약 4주간 테스트를 한다. 스웨덴 동계시험장(165만㎡ 규모)이 위치한 소도시 아르예플로그(북위 65도)는 평상 시 상주 인구는 3000명에 불과하지만 동계 기간 동안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전 세계 30여개 업체가 테스트를 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중국 동계시험장은 헤이룽장성 헤이허시에 있다. 북위 49도의 헤이허 동계시험장은 평균 기온이 영하 23도, 최저 37도까지 떨어진다. 이곳에 여의도 면적(2.9㎢)과 비슷한 테스트장(297만㎡ 규모)이 마련돼 있다. 올해 동계 테스트는 대규모 연구 인력을 투입해 부품의 동계 성능 개발과 극한 환경에서의 성능을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차가 안정성을 잃어버리는 상황에서 제동, 선회 등의 운동 성능과 인지, 판단 등의 지능형 기술 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앞으로 나올 양산 차량에 탑재되거나 선행 개발 단계에 있는 제품이 테스트 대상이다. 중국 동계시험장에서는 한국, 중국, 북미 지역 판매 차량에 들어갈 부품에 대한 테스트가 이뤄진다. 스웨덴은 유럽 지역 판매 차량의 부품 성능을 평가한다. 전자식브레이크(MEB), 차세대 전동식 통합 회생제동 브레이크 시스템(iMEB), 전자식주차브레이크(EPB) 등 전자제동 부품과 전자식조향장치(MDPS), 첨단운전자보조(DAS) 등 운전자 안전과 직결되는 제동, 조향 등의 핵심 부품은 예외 없이 영하 40도 빙판에서 ‘담금질’을 해야 한다. 시험차를 빙판길에서 시속 100㎞ 이상 운전하는 일은 흔하다.●회생제동·자동긴급제동 등 극한 테스트 시험장은 크게 육상 트랙과 호수 트랙으로 나뉜다. 대부분 설원에 펼쳐진 눈길이나 빙판길로 보면 된다. 육상에서는 핸들링, 경사로, 도심 주택로 등을 설치해 제동 안전성, 등판 능력, 언덕 밀림 지지 같은 성능을 평가한다. 호수 트랙에도 직선로와 원선회로, 핸들링로 등 다양한 주행 환경을 마련했다. 스웨덴 호수 트랙은 총길이 70㎞, 최대 수심 250m로 얼음 두께 1m의 호수 위에 설치돼 있다. 테스트 현장에는 완성차 관계자들이 참여해 합동 평가 방식으로 진행한다. 평가 과정과 결과에 대한 공정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2015년 11월 국내 최초,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한 iMEB는 양산에 대비해 실차 평가가 한창이다. 이 부품은 친환경차에 탑재될 차세대 브레이크 시스템으로 회생제동 기능이 통합됐다. 회생제동이란 하이브리드 차량 등 친환경차가 속도를 줄이거나 멈출 때 손실되는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꿔 배터리를 충전하는 것을 말한다. 친환경차 연비 향상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이 부품은 에너지 손실률을 70%가량 줄였다.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해 첨단운전자보조 기술에 대한 평가도 진행한다. 자동긴급제동장치(AEB)는 운전자 부주의 시 센서로 전방 차량을 감지해 차량을 긴급 제어하는 장치인데, 불빛에 의한 난반사 등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아 오작동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눈보라, 눈 또는 빙판에 의한 난반사로 센서 인식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빙판길의 겨울철 도로 상황에서도 제동이나 차량 제어 성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번 동계 시험에서는 여러 악조건 속에서 AEB의 작동 성능을 검증하고 오작동 시 운전자 안전을 위해 차량을 안정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평가한다. 극한의 환경에서 테스트를 해야 하는 만큼 동계 테스트 현장에 투입되는 연구원들에게 고난도 운전 기술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해마다 드라이빙 스쿨을 통해 담당 연구원의 운전 능력을 향상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장애물이 설치된 코스를 안전하게 통과하는 ‘슬라럼 주행’, S자 및 8자 코스를 통과하는 ‘짐카나 주행’ 등 프로그램을 단계별로 구성해 놓았다. 동계 테스트 현장은 안전 수칙도 엄격하다. 코스가 거칠고 미끄럽기 때문에 진출입로 및 교차로 통행 규정이나 노면별 규정 속도, 표지판 등을 반드시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 [열린세상] ‘이름 없는 여인’의 삶을…/김종면 서울여대 국문과 겸임교수

    [열린세상] ‘이름 없는 여인’의 삶을…/김종면 서울여대 국문과 겸임교수

    평상시엔 향을 올릴 생각을 않다가 위급에 처하게 되니 부처님 다리를 잡고 애걸한다는 말이 있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행태를 보면 꼭 그런 형국이다. 얼마나 다급했으면 평소 언론을 외면하던 그가 느닷없이 기자들을 청와대에 모아 놓고 신년 간담회를 하는가 하면 존재도 희미한 인터넷 매체와 살갑게 인터뷰까지 했겠는가. 상식적인 국민의 눈으로 볼 때 그것은 민심과는 거리가 먼 ‘원 맨 플레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전대미문의 국정 농단 사태로 국가가 거덜나고 국민은 집단 우울증에 걸릴 지경인데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천연덕스럽게 자기 일신의 안위에만 몰두할 수 있을까. 그 ‘그로테스크’한 심상 풍경을 그려 보니 박 대통령이 한때 롤모델로 삼았다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모습이 떠오른다. ‘제왕적 총리’로 군림한 대처는 리더십 붕괴에 따른 총리 사퇴 후 100여일 동안 분노와 좌절의 나날을 보냈다. 12년 가까이 지켜 온 총리 자리를 같은 보수당 내 믿었던 동지들의 배신으로 잃은 데 대한 충격이 컸다. ‘철의 여인’ 대처도 권좌에서 물러나자 심각한 심리적 갈등을 겪은 것이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대처의 그런 삶을 ‘정치적 과부생활’이라고 표현했다. 자진 사임한 대처와는 달리 탄핵 심판대까지 오른 박 대통령의 심적 고통을 상상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자업자득이다. 국민의 용서를 구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은 여전히 이빨 잃은 사자가 애써 호기를 부리듯 더욱 권력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위소찬(尸位素餐)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시간과의 싸움’으로 여기고 지연시킬 궁리만 하고 있는 듯하다. “누군가의 기획”이라는 박 대통령의 인식에 얼마나 많은 국민이 공감할까. 헌재 결정이 순리대로 이뤄지도록 협조해야 한다. 탄핵 결정이 어떻게 나든 비극이다. 탄핵이 기각된들 국민의 신뢰를 잃은 박 대통령이 온전히 대통령 노릇을 하기는 어렵다. 지금이라도 어둠의 무리와 짝짓기를 거부하고 벼랑 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처절한 ‘몰락’을 선택해야 한다. 그것이 그나마 한때 국민의 지지를 받았던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명예라도 지키는 길이다. 고대 그리스의 비극작가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왕’을 보면 눈먼 예언자 테이레시아스는 왕이 찾고 있는 범인은 바로 왕 자신이며 가장 가까운 핏줄과 부끄러운 인연을 맺고 있다는 충격적인 말을 한다. 하지만 오이디푸스는 그 불길한 예언을 믿지 않는다. 결국 어떻게 되었는가.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오이디푸스는 모든 것이 사실이었음을 인정하며 왕비의 옷에 달린 황금 브로치로 두 눈을 찔러 장님이 된다.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눈을 향해 이렇게 외친다. “너희는 너무 오랫동안 보아서는 안 될 사람들을 보았고 내가 알고자 한 일은 보지 못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을 보여 준다. 고대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 같다. 혹시 자신의 숙명적인 결함을 통해 공포와 연민을 이끌어 내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 비극은 때로 우리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그러나 동정을 쥐어짜 내려 하는 것은 감정의 정화는커녕 스트레스만 안겨 줄 뿐이다. 비극의 숭고한 의미조차 모독하는 일이다. 비록 끔찍한 일을 저질렀지만 오이디푸스는 그래도 겸손했다. 자신의 정체를 확인하려 했고 드러난 진실을 운명으로 받아들여 죗값을 치렀다. 그것은 진정한 자아에 눈을 뜸으로써만 가능하다. 박 대통령이 진실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운명을 제대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국가를 병들게 하고 국민을 그만큼 아프게 했으면 아무리 개인적으로 억울하다 해도 ‘내 탓이오, 내 탓이오’ 하는 게 정상이다.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내려놓고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살겠다는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 두려우랴.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고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그렇게 이름 없는 여인이 되어 사는 삶. 노천명 시인은 그런 삶을 여왕보다 더 행복한 삶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런 텅 빈 마음의 자세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