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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헌에 쏠린 눈… ‘금융혁신위 권고안’ 재부상

    윤석헌에 쏠린 눈… ‘금융혁신위 권고안’ 재부상

    이건희 차명계좌 과징금은 관철 윤석헌 서울대 객원교수가 금융감독원장에 선임되면서 지난해 말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발표한 금융혁신 권고안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 등 이미 시행 중인 권고안 외에 노동이사제나 당국의 금융상품 판매중지권 등이 현실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혁신위 권고안 중 실현이 안 된 대표적인 사안은 금융공공기관에 대한 노동이사제 도입 여부다. 혁신위는 당시 금융공공기관의 낙하산을 견제하고 의사 결정의 투명성을 높이고자 노동이사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에 대해 공공기관운영법이 개정돼 노동이사제가 반영되면 금융공공기관도 이에 동참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하지만 노동이사제는 최근까지도 학계에서 지속적으로 도입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 2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등이 주최한 ‘금융회사와 노동자 추천 이사제’ 토론회에서 ‘노동자는 채권자와 주주의 속성을 동시에 갖고 있어 노동자에게 이사 추천권을 주는 것이 회사 지배원리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은행에선 최근 노동이사제가 추진됐으나 주주총회 단계에서 무산되기도 했다. 혁신위는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와 관련해 당국이 ‘금융상품에 대한 판매중지명령권 제도’를 도입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키코 외에 ‘동양그룹 사태’의 기업어음(CP)이나 ‘저축은행 사태’의 후순위채권처럼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품에 대해 당국이 직권으로 판매를 중단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윤 원장이 각종 저서나 논문 등을 통해 제기했던 재벌개혁 이슈 역시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윤 원장은 최근 기자들을 만나 ‘금융당국이 삼성 관련 이슈를 많이 본다’는 질의에 “금융과 관련된 부분이라면 당연히 보는 것이 맞다”고 답하기도 했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삼성생명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라고 촉구하고,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문제를 지적했다. 삼성 등 5개 재벌계 금융그룹에 대한 통합감독방안도 모범 규준 형태로 올해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롤러코스터’ 이해인, 데뷔 13년 만에 ‘이지’로 활동명 바꾼 이유는?

    ‘롤러코스터’ 이해인, 데뷔 13년 만에 ‘이지’로 활동명 바꾼 이유는?

    ‘롤러코스터’로 얼굴을 알린 배우 이해인이 데뷔 13년 만에 활동명을 바꿨다.3일 배우 이해인(33‧이지영)이 활동명을 ‘이해인’에서 ‘이지’로 바꿨다고 밝혔다. 그는 SNS을 통해 해당 소식을 알리며 팬들에 인사를 전했다. 이해인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큰 결정을 하게 됐다”라며 운을 뗀 뒤, “제 이름 이해인을 이지로 바꿔서 활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지라는 이름은 제 본명 이지영에서 영자만 뺀 것이고, 어릴 때부터 별명으로 불렸던 거라 더 친근하고 제 이미지와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활동명을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이해인은 “이름도 바뀌었으니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해볼까 한다”며 “이름에 대해 찬성 반대도 있겠지만 제 의견을 존중해주시고 이해해주실거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해인은 지난 2005년 CF모델로 데뷔, 드라마 ‘히트’를 비롯 ‘황금물고기’, ‘다섯손가락’,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 ‘마녀의 성’ 등에 출연했다.또 ‘남자 사용 설명서’, ‘악녀일기4’, ‘재밌는 TV 롤러코스터1’ 등 예능에서 활약하며 얼굴을 알렸다. 특히 tvN ‘재밌는 TV 롤러코스터1’의 ‘남녀탐구생활’ 코너 출연 당시, 이해인 특유의 애교 섞인 목소리와 큰 눈 등 귀여운 외모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2012년 일본 유명 드라마 ‘춤추는 대수사선’ 스페셜 1편에 출연하기도 했다. 같은 해 7인조 걸그룹 ‘갱키즈’로 데뷔하며 가수로도 활동했다. 이하 이해인 SNS 글 전문 여러분~~! 오랜만이죠 잘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큰 결정을 하게 되었어요. 제 이름 이해인을 “이지”로 바꿔서 활동하게 되었어요. 이지라는 이름은 제 본명 이지영에서 영자만 뺀것이구 어릴 때부터 별명으로 불렀던거라 저한테 더 친근하구 제 이미지와 맞는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이름도 바뀌었으니 새로운마음으로 시작해볼까합니다. 이름에 대해서 찬성 반대도 있겠지만 저의 의견을 존중해주시고 이해해주실거라 믿어요 감사합니다. 이제 여름이 되어가죠? 다들 좋은 계획도 세우시고 행복하게 지내세요. 사진=이해인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아시아에 빠진 칸…황금종려상, 한·중·일 거장 삼국지?

    아시아에 빠진 칸…황금종려상, 한·중·일 거장 삼국지?

    단골 손님 이창동의 ‘버닝’ 16일 공개 中 지아장커·日 고레에다도 수상 도전 경쟁부문 초청 아시아영화만 8편 달해세계 영화인들의 축제, 제71회 칸국제영화제가 오는 8~19일 12일간의 열전을 펼친다. 깜짝 신인보다 ‘단골 감독’을 아끼는 칸의 경향은 올해 특히 두드러진다. 무엇보다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다투는 경쟁 부문(총 21편)에 이창동 감독의 작품을 비롯한 아시아 영화가 8편이나 이름을 올려 수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개막작도 이란 파르하디의 신작 ‘에브리바디…’ 올해 경쟁 부문에서는 한·중·일 영화가 나란히 경합을 벌인다. 이창동 감독을 비롯해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중국의 지아장커 감독 등 칸이 자주 초청해 온 동아시아 감독들이 모두 호명됐다. 이란, 레바논, 터키 등 서남아시아 작품까지 합치면 올해 경쟁 부문에 오른 아시아 영화는 8편에 이른다.국내에선 2010년 ‘시’로 각본상을 받은 이후 10년 만에 다시 칸을 찾는 이 감독의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세계적인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헛간을 태우다’를 웅숭깊은 성찰로 재해석한 ‘버닝’은 16일(현지시간) 저녁 칸에서 베일을 벗는다.2013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로 칸에서 심사위원대상을 거머쥔 고레에다 감독은 신작 ‘만비키 가족’으로 황금종려상에 도전한다. 같은 해 ‘천주정’으로 각본상을 받은 지아장커 감독은 조직 폭력배와 무용수 간의 사랑을 다룬 ‘애시 이즈 더 퓨어스트 화이트’를 선보인다. 2015년 ‘해피 아워’로 로카르노, 낭트 등 다수의 국제 영화제에서 주요 상을 섭렵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일본)은 ‘아사코 Ⅰ&Ⅱ’로 초청받았다.축제의 문을 여는 개막작이 이란 감독 아스가르 파르하디의 신작 ‘에브리바디 노우즈’라는 점도 아시아에 쏠린 무게를 짐작케 한다. 하비에르 바르뎀, 페넬로페 크루즈 등 스타 배우를 기용해 스페인어로 찍었다. 파르하디는 2012년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로 베를린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2016년엔 ‘세일즈맨’으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과 각본상을 받은 거장이다. 2015년 ‘택시’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한 이란 감독 자파르 파니히의 신작 ‘스리 페이스’도 명단에 올랐다. 이번 영화제에서 유일하게 황금종려상 수상 전적이 있는 터키의 누리 빌게 제일란 감독은 ‘더 와일드 피어 트리’로, 배우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나딘 라바키(레바논) 감독은 ‘가버나움’으로 칸을 찾는다. 김영우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아시아영화 담당)는 “올해 초부터 칸영화제가 아시아 영화를 많이 초청할 거란 소문이 있어서 기대가 컸다”며 “한·중·일, 이란, 레바논, 터키 영화뿐 아니라 고려인 3세 록가수 빅토르 최와 1980년대 러시아 언더그라운드 록 음악의 태동을 다룬 ‘레토’(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까지 경쟁 부문에 올라 아시아 영화의 존재감이 확실하게 부각된 만큼 확률적으로는 수상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칸의 몹쓸 전통?… 여성 감독 진출작 단 3편 최근 영미권에서 불을 댕겨 세계 영화계를 삼킨 ‘미투 열풍’과 여성 영화인들의 약진 추세를 감안하면 올해 칸영화제 경쟁 부문 리스트는 비판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21편 가운데 여성 감독 영화는 3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쿠르드족 여성 전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에바 위송(프랑스)의 ‘걸스 온 더 선’, 나딘 라바키(레바논)의 ‘가버나움’과 세계 영화계에서 떠오르는 스타 감독 앨리스 로르와처(이탈리아)의 ‘라자로 펠리체’뿐이다. 여성 감독 영화에 인색한 것은 칸영화제의 전통(?)이다. 1993년 제인 캠피언 감독이 ‘피아노’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이후 25년간 여성 감독들은 칸에서 최고 영예를 누리지 못했다. 때문에 올해 경쟁 부문의 여성 감독들의 성취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작품의 운명을 결정할 심사위원단만 보면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호주 출신 명배우 케이트 블란쳇을 심사위원장으로,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틴 스튜어트, 프랑스 배우 레아 세이두, ‘시간의 주름’을 연출한 아바 두버네이 감독, 브룬디의 싱어송라이터 카자 닌 등 심사위원 9명 가운데 5명이 여성이다. ‘리바이던’, ‘러브리스’로 칸영화제에서 수상 이력이 있는 안드레이 즈비아진체프 감독(러시아), ‘그을린 사랑’의 드니 빌뇌브 감독(캐나다), 프랑스의 로베르 게디기앙 감독, 대만 배우 장첸도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확고한 스타일, 수상해도 놀랍지 않은 거장들” ‘올드보이’의 귀환도 눈에 띈다. 미국의 인권운동가이자 영화감독인 스파이크 리는 21년 만에 칸을 찾는다. 1978년 미국 극우 비밀 결사 단체인 쿠클럭스클랜에 잠입한 경찰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 ‘블랙클랜스맨’을 들고서다. 감각적인 연출로 이름 높은 프랑스 감독 크리스토프 오노레는 ‘소리 앤젤’로 7년 만에, 올해 여든여덟으로 ‘영화사의 산증인’인 장뤼크 고다르 감독(프랑스)도 신작 ‘이미지의 책’으로 4년 만에 돌아온다. 박진형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월드영화 담당)는 “경쟁 부문을 보면 칸의 보증수표 같은 한·중·일 대표감독이나 황금종려상 수상자인 터키의 누리 빌게 제일란, 심사위원 대상을 두 차례 받은 이탈리아의 마테오 가로네 등 한 번 이상 칸을 다녀간 감독들이 고르게 포진됐다”며 “대부분 확고한 스타일이 있어 신작도 어떤 작품일지 예상되는 감독이라는 점에서 누가 수상해도 놀랍지 않을 안전한 선택”이라고 짚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안녕 내 사랑’…절친의 죽음을 애도하는 돼지

    ‘안녕 내 사랑’…절친의 죽음을 애도하는 돼지

    이별과 상실의 아픔에 대한 반응은 인간이나 동물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어린 나이에 만난 '소울메이트'를 먼저 떠나보낸 돼지도 그 아픔은 마찬가지 였다. 현재 벨기에 아우벨 지역에 사는 돼지 스팟은 생후 8개월 때, 레이첼 보스 가족에게 입양됐다. 그리고 새 가정에서 조그만 새끼돼지 신쳬를 처음 만났다. 레이첼은 둘 사이의 관계가 심상치 않음을 한눈에 알아보았다. 레이첼의 예상처럼, 이후 13년 동안 스팟과 신쳬는 서로의 곁을 떠나지 않았다. 목초지에서 풀을 뜯을 때도 햇볕 아래 누워 선탠을 즐길 때도 스팟은 신쳬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바짝 뒤따랐다. 스팟의 헌신은 신쳬가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여전했다. 당시 신쳬는 심각한 골관절염을 앓고 있었는데, 증세가 심해져 보스 가족들은 ‘안락사’라는 힘든 결정을 내려야했다. 신쳬가 얼마나 고통 속에 있는지, 스팟이 신쳬 없이 얼마나 고통스러워할지 잘 알고 있었기에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지난해 10월 운명의 날은 결국 찾아왔고, 가족들은 신쳬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 후 담요로 신쳬의 몸을 감싸주었다. 신쳬 몸 주위에 밝은 색 꽃도 흩뿌렸다. 후에 소울메이트가 자신을 떠난 것을 뒤늦게 안 스팟은 언제나 그랬듯 신쳬를 홀로 내버려두지 않았다. 스팟은 그저 신쳬 옆을 오랫동안 지키고 섰다. 자신의 얼굴을 신쳬의 몸에 올린 채 두 눈을 감았고, 신체의 얼굴에 코를 비벼댔다.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듯한 행동이었다. 레이첼은 “처음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 못하는 스팟을 보며 울음이 멎질 않았다. 그들은 항상 함께였다”며 슬퍼했다. 이어 “신쳬가 죽은 지 몇 주가 지났지만 스팟은 여전히 슬픔에 빠져있다. 명랑한 스팟으로 돌아오는데 한참 시간이 걸렸는데 죽음을 받아들이는 게 힘들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더도도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위엄있게 죽겠다” 104세 과학자의 마지막 여행이 시작됐다

    “위엄있게 죽겠다” 104세 과학자의 마지막 여행이 시작됐다

    호주의 104세 과학자 데이비드 구달의 마지막 여행이 시작됐다. 위엄있게 죽고 싶다는 구달은 2일(현지시간) 서부 퍼스의 집을 떠나 안락사가 허용된 스위스로 향하는 여행길에 올랐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일단 프랑스로 가 친척을 만나 함께 스위스로 떠난다. 환경학자와 생물학자로 꽤 명성을 날린 그는 중병을 앓는 것이 아니지만 독립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들이 자꾸 사라진다며 스스로 삶을 마감하겠다고 결심했다. 구달은 지난달 생일을 맞아 호주 ABC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 나이에 이른 것이 대단히 후회된다”며 “행복하지 않다. 죽고 싶다. 딱히 슬픈 일은 아니다. 이런 (삶의 마감이) 방해받는다면 그게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상당한 논란 끝에 호주의 한 주에서도 조력 자살이 합법화됐지만 난치병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만 허용돼 구달은 해당하지 않고 다른 주에서는 모두 불법이라 그는 스위스로 떠나게 됐다. 런던 태생인 그는 1979년 은퇴했지만 연구 일에는 계속 관련을 맺고 있었다. 최근 몇년 동안 30권 분량의 ‘세계의 생태계’ 시리즈를 출간했고 과학 연구의 업적을 평가받아 호주 훈장을 수여했다. 2년 전에는 102세의 나이에 퍼스의 에디스 코완 대학에서 무보수 명예 연구조교로 일하게 해달라는 법정 소송을 이겼다.이번 여행에 동행하는 조력 자살을 지지하는 시민단체 ‘엑시트 인터내셔널’을 이끌고 있는 캐롤 오닐에 따르면 이 소송 과정에 구달이 겪은 이들이 죽음의 여행을 결심하게 만들었다. 대학은 그가 출퇴근할 수 있는지를 많이 걱정했는데 그는 “마지막이 시작됐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지난달 아파트에서 넘어져 이틀 동안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은 채 방치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의료진은 24시간 돌봄을 받거나 요양병원에 입원하라고 했고, 독립적인 성품인 그는 낯선 이로부터 돌봄을 받으면서 생을 마감하고는 싶지 않다고 결심했다는 것이다. 조력 자살은 다른 이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 있게 돕는 행위를 말하며 의사가 모든 것을 관장하는 안락사와 조금 다른 개념이다. 스위스에서는 돕는 이가 이기심 때문에 돕는 것이 아니라면 조력 자살이 허용되며 특히 외국인도 받아들이도록 한 유일한 나라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룩셈부르크는 안락사와 조력 자살 모두 허용하고 있으며 콜롬비아는 안락사를 허용한다. 미국 오레곤, 워싱턴, 버몬트, 몬타나,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 주에서는 난치병 환자에게 조력 자살을 허용한다. 워싱턴 DC는 지난해 거주민에 한해 허용하는 법을 개정했다. 캐나다 퀘백주는 2년 전 안락사와 조력 자살을 허용했다. 오닐은 구달의 마음 상태에 대해 “우울하지도 참담하지도 않다. 다만 몇년 전부터 삶에 대한 스파크가 일어나지 않을 뿐”이라고 전했다. 그의 사연이 알려지자 마지막 여행에 비즈니스 클래스를 탑승하게 하자는 온라인 청원이 제기돼 2만 호주달러(약 1600만원)가 모금됐다. 최근까지 유언장을 수정하고 여러 손주들을 비롯해 많은 가족을 만났다.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 주 정부도 구달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명했지만 난치병 환자에게만 조력 자살을 허용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구달은 지난달 ABC 방송 인터뷰를 통해 “나같은 노인네가 조력 자살을 포함해 완벽한 시민의 권리를 누렸으면 하는 것이 내 마음”이라며 모두가 자신의 결정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 스스로 생을 끝내겠다고 선택하면 그걸로 공평한 것이다. 어느 누구도 거기에 끼어들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6·13 선거현장] 노원병, 민주 vs 바른미래당 대결

    與, 김성환 前 구청장 대세론 바른미래, 이준석·김근식 경선…유승민계 vs 안철수계 대리전 서울 노원병 선거는 대세를 자부하는 더불어민주당과 안철수 지역구를 잇기 위한 바른미래당 간의 대결이 눈에 띈다. 이곳은 지난해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대선 출마를 하면서 공석이 됐다. 민주당에서는 김성환 전 노원구청장의 출마가 확정됐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유승민계인 이준석 노원병 당협위원장과 안철수계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경선을 치른다. 자유한국당에서는 한때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출마설이 돌았지만 아직 뚜렷한 후보를 내지 못했다. 노원병은 그동안 정당 색보다 인물 위주의 투표를 해 왔다.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현 한국당) 홍정욱 후보가 당선됐다. 19대에서는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나와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를 눌렀다. 노회찬 후보의 의원직 상실로 치러진 19대 재·보선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이어 20대 총선에서 안 후보는 국민의당을 간판으로 지역구 사수에 성공했다. 뚜렷한 ‘우세’가 없는 가운데 민주당은 일찌감치 김 전 구청장을 전략공천했다. 노원구의원, 서울시의원을 지낸 김 전 구청장은 2010년부터 지난 2월까지 노원구청장을 지냈다. 2010년 구청장에 취임하면서 전국 최초 자살예방 사업을 추진해 호평을 받았다. 바른미래당은 이준석 위원장이 홀로 공천을 신청했지만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가 이 위원장의 단수 공천안을 부결하고 추가 공모를 결정하면서 경선을 치르게 됐다. 노원병이 안 후보의 옛 지역구였던 만큼 유승민계 후보에게 지지 기반을 양보하기 어렵다는 국민의당 출신 인사의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 측에서는 김 교수를 추천했다. 그는 대북 통일 분야 전문가다. 지난 대선에서는 안 후보의 정책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박근혜 키즈’로 정치에 입문한 이 위원장은 33세의 젊은 나이와 하버드대 출신이라는 화려한 학력을 자랑한다. 20대 총선에서도 노원병에 출마했는데 당시 이 위원장은 안 후보(52%)에 이어 31%의 득표율로 2위에 올랐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이달 코스피 2600 뚫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이달 코스피 2600 뚫나

    KB증권 “비핵화, 증시 큰 기회” “트럼프 선택에 결정” 신중론도남북 정상회담 직후 코스피가 곧장 2500선을 돌파하면서 5월 내 2600선까지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 인상과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잦아든 데다, 이달 말 북·미 정상회담까지 예정돼 있어 증시를 끌어올릴 재료는 충분한 상황이다. 종가 기준 코스피 역대 최고치는 올해 1월 29일 기록한 2598.19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면서 지난달 30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22.98포인트(0.92%) 올린 2515.38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500선을 돌파한 것은 2월 2일 이후 석 달 만이다. 무엇보다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눈에 띈다. 정상회담이 임박했던 지난달 26일 1721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뒤 27일에는 1599억원, 30일 2430억원 규모의 순매수 규모를 유지했다. 30일 개인과 기관이 각각 1891억원, 112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한 것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국채금리가 3%를 터치한 것을 악재로 볼 수는 있지만 이미 시장이 적응한 측면도 있다”면서 “외국인들이 매수세를 유지한다는 것만 보더라도 국내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가 상당히 이뤄졌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5월 국내 정세를 규정할 북·미 정상회담 역시 증시 상승세를 견인할 거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은 “과거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개성공단 이벤트로는 국내 증시 수급에 큰 변화가 발생하지는 않았다”면서도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및 북한 경제제재 해제’가 이뤄진다면 한국 증시에 큰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KB증권은 5월 코스피 지수 예상 밴드를 4월 2380~2580선에서 2430~2590선까지 끌어올렸다. 케이프투자증권은 5월 코스피 전망치 상단으로 2630을 제시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등 미국 경제사절단이 3~4일 중국을 방문해 양국 무역갈등의 실마리를 찾을지도 관심사다. 므누신 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무역 불균형, 지적재산권, 합작 기술 투자 등을 중국 관리들과 논의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증시에 대한 신중론도 여전하다. 5월 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한 관세 부과 방침을 강행할 경우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결국 5월 말~6월 초 트럼프의 선택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코스피의 방향성 부재가 지속될 수 있다”고 전했다. 대신증권의 경우 5월 코스피를 2440~2570선으로, 한국투자증권은 2430~2580선으로 예측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부산교육청,‘부산교육 다모아’앱 개발

    부산지역 학교 소식 및 긴급 공지사항 등 교육관련 정보를 한눈에 볼수있는 앱이 개발됐다. 부산시교육청은 학생, 학부모, 교직원, 시민 등에게 교육청 긴급공지사항과 학교소식, 학부모연수 정보 등을 스마트폰으로 서비스하는 ‘부산교육 다모아’앱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이 앱은 ‘교육청 긴급공지 푸시알림’, ‘학교알림장’, ‘학부모연수 신청’, ‘부산교육뉴스’ 등 다양한 소식과 유용한 정보를 모두 모아 서비스한다. ‘교육청 긴급공지 푸시알림’은 재난, 재해, 미세먼지 등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학교 휴업이나 등·하교 시간 조정 등 시교육청에서 긴박하게 결정한 사항을 신속하게 안내한다. ‘학교알림장’은 앱에서 자신이 원하는 학교를 등록해 두면 해당학교 홈페이지의 공지사항, 가정통신문, 오늘의식단, 학사일정 등에 새 글이 탑재될 때마다 자동으로 전송되는 서비스다. 이 알림장을 통해 제공되는 정보는 푸시알림으로도 전달돼 학교홈페이지를 방문하거나 앱을 실행하지 않아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에따라 학부모들은 그동안 학교소식을 종이로 인쇄된 가정통신문으로 자녀를 통해 전달받아 왔으나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학부모가 가정통신문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해 발생한 학교와의 소통 어려움도 해소될 전망이다. ‘학부모연수 신청’은 연수, 설명회, 강좌 등 학부모 행사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바로 수강신청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학부모가 연수 등에 참가하기 위해선 학교를 통해 신청하는 불편이 사라지게 돼 더욱 적극적으로 교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교육뉴스’는 시교육청 홈페이지 교육뉴스 코너에 등록된 새로운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서비스로 다교육청의 주요정책과 행사, 학교의 다양한 교육활동 등을 편리하게 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 ‘안심 알리미’는 학부모와 자녀가 함께 사용자 위치정보 제공에 동의한 후 가족으로 등록하면 스마트폰 위치정보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자녀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24시간 내 이동경로도 알 수 있다. 학부모 등 이용 희망자는 ‘부산교육 다모아’를 검색해 설치하면된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학생, 학부모 등 교육수요자들에게 다양한 교육 관련 정보를 신속하고 편리하게 제공하기 위해 이 앱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보유세 폭탄’에 계산기 두드리는 집주인들… 중개업자 “거래 감소 불 보듯”

    30일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발표되자 서울 강남 주택시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주택공시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막상 공시가격이 발표되자 집주인들은 세금이 얼마나 오를지 계산기를 두드렸고, 부동산중개업자들은 거래량 감소에 따른 주택시장 침체를 걱정했다. 특히 지난해까지 종합부동산세를 내지 않던 1가구 1주택자 가운데 공시가격이 9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를 보유한 집주인은 내지 않던 세금을 내야 한다는 점에서 불만이 가득했다. 공시가격이 발표될 때마다 나왔던 불만이지만 올해는 지난해 가격 인상분을 공시가격 결정에 고스란히 반영했기 때문에 종부세 대상이 많아지고, 그래서 불만의 목소리가 훨씬 커진 것이다. 이들은 정부가 종부세를 중심으로 한 보유세 개편 작업 과정에 1주택자의 경우 종부세 대상 주택 공시가격 기준을 9억원보다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1가구 1주택자로서 투기와 전혀 관련 없는데도 집값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기존의 보유세 외에 종부세를 납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76.79㎡짜리 한 채를 보유한 김모씨는 “20여년 전에 투기와 관련 없이 어렵게 구입한 아파트 한 채”라면서 “재산세를 올리는 것은 수긍할 수 있지만 공시가격이 올랐다고 종부세를 내라는 것은 가혹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중개업자들은 한목소리로 침체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조치가 시행되면서 거래량이 줄어들고, 가격도 내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인상, 종부세 부과 대상 확대까지 겹치면 거래 감소는 불 보듯 뻔하다는 게 중개업자들의 주장이다. 한 해에 집값이 수억원 오르는데 세금 수백만원 오른다고 투자 수요가 감소하겠느냐는 일반적인 생각은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치영 공인중개사는 “주택 시장은 주택 규제정책과 심리에 좌우된다”며 “정부가 종부세를 중심으로 한 보유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어 투자 심리는 눈에 띄게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은 다른 부동산의 공시가격 산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상가나 업무용 빌딩 등은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이 아파트보다 훨씬 낮기 때문에 공시가격 결정 시 시세 반영율을 높여야 한다는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주택 가격이 올라가면 해당 건물이 들어선 땅값은 덩달아 오르기 때문에 토지 공시지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분단 넘어서 평화 새길로

    분단 넘어서 평화 새길로

    김정은, 오전 군사분계선 넘어 北 최고지도자 첫 남한땅 밟아 오전 확대·오후 단독 정상회담 합의문 공동발표 여부 미지수 北 김영남·김여정 등 9명 수행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의 새날이 밝았다. 2018년 4월 27일 오전 9시 30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역사적 첫 만남을 갖는다. 북한 최고지도자로는 처음 남한 땅을 밟는 것이다. 오전 10시 30분, 남측 지역인 평화의집 2층에서 정상회담이 시작된다. ‘평화, 새로운 시작’이다.2007년 이후 11년 만에 마주한 남북 정상은 분단과 전쟁, 냉전 등 외세의 자장(磁場)에 좌우되던 한반도의 운명을 우리 손으로 새롭게 쓰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결실을 맺는다면 ‘판문점 선언’이란 이름으로 담긴다. 1953년 정전 이후 65년간 이어진 불신과 대결은 선언적으로 종식된다. 2000·2007년 정상회담의 성과와 실패가 2018 남북 정상회담의 밑거름이 된 것이다. 임종석(대통령 비서실장)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은 26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 메인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북한의) 뚜렷한 비핵화 의지를 명문화할 수 있다면, 더 나아가 한반도에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의미함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회담은 매우 성공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란 핵심의제에 집중된 회담”이라며 “북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고도로 발전한 시점에 비핵화를 합의한다는 것은 1990년대 초, 2000년대 초에 이뤄진 비핵화 합의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이번 회담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어 “특사단의 평양 방문에서 확인한 비핵화 의지를 양 정상이 직접, 어느 수준에서 합의할 수 있을지, 어떤 표현으로 명문화할 수 있을지가 어려운 대목”이라면서 “결국 핵심은 정상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 북측 공식수행원 9명의 명단도 이날 처음 공개됐다. 특히 박영식 인민무력상과 리명수 총참모장 등 군 인사들이 눈에 띈다. 남측도 이날 리 총참모장의 카운터파트인 정경두 합참의장을 공식수행원에 추가했다. 임 위원장은 “회담에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 남북 긴장 완화에 대한 내용이 중요하게 다뤄지는 만큼 포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상회담 당일 오전에 확대회담이, 오후에 단독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 오전 일정이 끝난 뒤 양측은 각각 오찬을 하며 전략을 숙의한다. 오후 회담이 끝나면 합의문 서명 및 발표를 하고 오후 6시 30분 환영만찬이 이어진다. 두 정상의 합의문 공동발표 여부는 미지수다. 임 위원장은 “합의가 명문화하면 ‘판문점 선언’이 됐으면 한다”면서도 “합의 수준에 따라서 평화의집 앞마당에서 정식 발표할 수 있을지, 서명에 그칠지, 실내에서 간략히 발표할지 남아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의 동행 여부에 대해서는 “(북측이)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오후, 혹은 만찬에 참석할 수 있기를 많이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 합참의장을 제외한 공식 수행원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판문점 일대에서 최종 리허설이 이뤄졌다. 새날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나의 아저씨’ 인사위원회 선 이지은, 이선균 마지막 고비

    ‘나의 아저씨’ 인사위원회 선 이지은, 이선균 마지막 고비

    ‘나의 아저씨’ 이지은이 상무를 향해 달려가는 이선균의 마지막 위기 앞에서 입을 열 예정이다.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 연출 김원석, 제작 스튜디오 드래곤, 초록뱀미디어)에서 삼안E&C의 상무 자리를 향해 달리는 동훈(이선균)과 ‘부적절한 관계’라는 세간의 비뚤어진 시선에 그의 걸림돌이 되어버린 지안(이지은). ‘나의 아저씨’ 측은 “상무 결정 여부를 두고 동훈이 마지막 고비를 맞게 됐다. 오늘(26일) 밤, 인사위원들 앞에 선 지안이 어떤 말을 전할지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지난 11회에서 윤희(이지아)가 모든 사실을 안다는 것에 분노한 동훈은 대표이사실을 찾아가 “내가 너 밟아버리겠다”고 선언하며 준영(김영민)에게 주먹을 날렸다. 대표이사와 부장 사이에 벌어진 대낮의 소동은 삼안E&C를 뒤흔들었지만, 준영은 약삭빠르게 동훈을 탓하며 빠져나갔다. “박동훈 부장 와이프와는 그냥 학교 동기다. 우연히 만나 10분 이야기한 게 전부인데 그걸 찍어서 엄한 사람을 몰아갔을 뿐”이라며 모든 것은 애먼 사람의 뒤를 캐고 다닌 동훈의 문제라고 주장한 것. 준영과 윤희의 외도가 원인인 만큼 동훈에게는 억울한 일이었지만, 상무 결정 여부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벌어진 만큼 동훈을 끌어내리기 위해 눈을 부릅뜬 사람들에게 빌미를 주고 말았다. 가뜩이나 계약직 직원 지안과의 이상한 소문까지 있는 동훈에게는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특히 10회분에서 “아들 출세한다고 기대하는 노모와 내 일처럼 기뻐하는 형제들, 그리고 아내의 고생을 덜어주고 싶다”는 진솔한 이유를 대며 상무가 되고 싶다 밝혔던 동훈이 이번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호기심이 증폭되는바. ‘나의 아저씨’ 측은 “동훈의 마지막 고비의 키를 지안이 쥐었다”고 예고했다. 상무 심사를 앞두고 열린 인사위원회에 지안이 소환된다는 것. 그리고 그 이유는 사내를 떠돌았던 소문에 대한 해명 때문일 것으로 예측된다. 성별과 세대를 뛰어넘어 인간 대 인간으로 마주 선 동훈과 지안은 위기의 순간마다 서로에게 손을 내밀어왔다. 무엇보다 지안은 “내일 출근하면 사람들 많은 데서 나 자르겠다고 말해요”라고 할 만큼 동훈을 위해서 직장에서 잘리는 것도 감수하겠다고 마음먹은 상황. 위원회를 마주한 지안은 과연 무슨 말을 전하게 될지, 과연 동훈은 상무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나의 아저씨’는 삶의 무게를 버티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치유해가는 이야기. 오늘(26일) 밤 9시 30분 방송되며, 국내 방영 24시간 후 매주 목,금요일 밤 9시 45분 tvN 아시아를 통해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에서도 방영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정상회담 의제에 쏠린 눈... 통 큰 합의 vs 부분 합의

    정상회담 의제에 쏠린 눈... 통 큰 합의 vs 부분 합의

    남북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 오면서 양측이 통 큰 합의에 도달할수 있을지 쏠리고 있다.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의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남북관계 진전 등 3가지로 추려진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관심사는 한반도 비핵화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2000년과 2007년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 때와 달리 처음으로 북핵 문제가 남북 회담 테이블에서 핵심 의제에 오르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회담은 이후 북핵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5월 말이나 6월초 개최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의 길잡이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돼 남북 간 비핵화 합의 수준이 더 주목받고 있다. 당장은 북한이 회담 일주일을 앞두고 열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중단 결정으로 비핵화 첫 단추를 꿰면서 전망은 밝은 편이다.다만 여전히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북미의 간극이 좁지 않은 데다 ‘체제 안전 보장’ ‘대북 군사적 위협 해소’ 등은 남북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남북은 비핵화 의지를 천명하는 원칙적 수준의 합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는 비핵화보다는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 등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쪽이 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DMZ(비무장지대)에서의 중화기와 경계 초소(GP) 철수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에는 DMZ 내 중기관총이나 박격포 같은 중화기를 배치할 수 없고 출입 가능한 병력도 천명으로 제한됐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다. 이를 공동 철거하는 것은 남북간 군사적 신뢰 구축에 첫걸음이자 남북이 독자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실리적인 군사적 긴장완화 조치로 평가된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축복한다고 했던 남북간 ‘종전 논의’도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방안으로 논의될 것으로 점쳐진다.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현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해 나가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직접 관련된 3자 또는 4자 정상들이 한반도 지역에서 만나 종전을 선언하는 문제를 추진하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한 바 있다. 남북관계 진전 문제는 핵심 의제였던 앞선 두 차례 정상회담 때와 달리 이번에는 깊이 논의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촘촘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회담에선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등 경제협력 문제보다는 대북제재와 관련이 적은 이산가족 상봉이나 남북회담 정례화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산가족 상봉은 이미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그간 여러 차례 북측에 제의한 사안으로, 정부는 회담에서 이산가족 신청자의 전면적인 생사확인은 물론 상봉 정례화까지도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회담 정례화도 정부의 주요 관심 사안이다. 공동선언문에는 남북이 수시로 만날 수 있는 판문점에서의 정상회담은 물론 군사를 포함한 각급 남북회담 정례화 방안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손성진 칼럼] 재벌 환부, 썩기 전에 도려내야

    [손성진 칼럼] 재벌 환부, 썩기 전에 도려내야

    창업 세대 이야기지만 재벌이라고 다 같은 재벌은 아니다. SK그룹 고 최종현 회장은 집이 없이 그렇게 크지 않은 빌라를 빌려 살았다. “애들이 어릴 때부터 너무 호화롭게 살면 버릇이 되어 교육상 좋지 않다”는 이유였다. 손목시계도 1만~2만원짜리 싸구려를 좋아했고 외국 출장을 가면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곤 했다. 그러면서 부하 직원의 인격을 존중하며 인재 양성에 큰 관심을 가졌고 경영은 손길승 회장 등 전문경영인에게 맡겼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도 검소한 면에서는 최 회장과 비슷해서 헌 바지를 버리지 않고 기워 입고 다닐 정도였다.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갑질이 드러나고 있는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가계도 말로는 그랬다. 10여년 전 인터뷰에서 조 회장은 자녀 교육 방식을 묻는 질문에 “절약과 겸손을 특히 강조해서 가르쳤다”면서 “일부 부모는 돈을 여유롭게 주기도 한 모양인데 절대 그러지 않았다. 용돈을 조금만 줬고, 늘 절약하고 남들에게 겸손해야 한다고 교육했다”고 답했다. 이런 교육을 실제로 했는지, 허위였는지 모르지만 결과는 완전히 다르게 나타났다. 아버지는 그랬다 하더라도 요즘 드러난 사실을 보면 어머니 이명희씨는 절대 그러지 않았을 것 같다. 아랫사람에 대한 패악질이 분노조절장애 같은 병이 아니라면 오랜 습관이었을 것이고 자녀에게도 그대로 대물림됐을 것이다. 갖은 고생을 하며 기업을 일으켜 세운 창업 세대는 사람의 소중함, 금전의 고귀한 가치도 체득해서 안다. 최종현이나 정주영이 그런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 아래 세대로 내려가면 달라진다. 특히 가정교육이 부족한 재벌 가문 2·3·4세대의 안하무인격 행동은 천민 사고가 몸에 밴 탓이다. 이들이 인의예지(仁義禮智)를 알 턱이 없으며 모든 것이 자본의 논리, 신분의 논리로 해석될 뿐이다. 조선시대 양반조차도 예절과 도덕을 알았기에 최소한의 행동 한계를 지켰다. 재벌개혁이 필요한 이유를 대한항공의 사례가 일깨워 준다. 몇%도 안 되는 지분으로 순환출자를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며 마치 자신의 왕국으로 여기는 모습이 대한항공 일가의 행위에서 낱낱이 드러났다. 그 천한 왕국에서 이명희는 여왕으로, 조현아·조현민 자매는 공주로 행세하며 직원들을 종보다 못하게 대하고 부린 것이다. 독재 왕국이라면 벌써 혁명이라도 일어났겠지만 서 푼도 안 되는 월급에 얽매었던 직원들은 그러지도 못 했다. 이제야 눈을 뜨기 시작했다. 오너 경영, 가족 경영이 반드시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장기적 안목으로 과감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은 최대 장점이다. 외국에서도 가족 경영의 예는 많다. 가족 경영을 연구한 김선화 박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상장기업의 70%가, 미국은 92%가 가족기업이다. 월마트, BMW, 폭스바겐, 피아트 등의 글로벌 기업도 그렇다. 성공한 기업도 있지만 미국 자동차 재벌 포드 가문처럼 100년이 넘는 가족 경영이 실패로 끝난 기업도 있다. 대주주의 독단 경영, 즉 ‘오너 리스크’는 갑질과도 무관하지 않다. 현명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갑질 오너에게서 기대할 수 없다. 결국은 기업과 국가 경제에 해악이 될 뿐이다. 재벌 체제를 무조건 매도해서도 곤란하다. 그러나 내부거래 엄단 등의 공정거래 차원의 재벌개혁과 더불어 문제가 있는 재벌 경영인들은 경영에서 손을 떼게 만드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 경영 감시 강화와 소액주주권 확대 등을 우선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두산그룹을 필두로 한 한국 재벌의 역사는 100년이 넘은 지 오래다. 재벌이 국가경제 발전에 미친 공은 이미 인정받았다. 이제는 왕국 같은 족벌 경영의 폐단을 외부의 힘으로 고쳐 줄 때가 됐다. 자정 노력을 기대하기는 늦은 듯하다. 진정한 사과 회견 한 번 없는 대한항공 일가의 속내는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위기만 넘기자는 형식적 반성에 머물고 있을지 모른다. 썩은 나무에서 쭉쭉 뻗어 나갈 새싹을 바랄 수는 없다. 완전히 썩어 넘어지기 전에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 sonsj@seoul.co.kr
  • [서울광장] 일본의 대담한 대북 외교를 기대하며/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일본의 대담한 대북 외교를 기대하며/황성기 논설위원

    비핵화 문을 힘차게 열 2018 남북 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세계를 놀라게 할 결과가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장시간 회담을 거쳐 타전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남북 정상이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윤곽을 잡고 한 달 뒤쯤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할 것이다. 아무도 가 본 적 없는 비핵화·평화 프로세스가 4·27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구상에서 경험하지 못한 속전속결의 북핵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한반도 모델’로 교과서에 기록되기를 기대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전후한 남북 특사 교환 이후 3·27 북·중을 시작으로 4·18 미·일 등 정상 외교가 눈에 띈다. 5월 한·중·일, 6월 한·러 정상회담처럼 확정된 일정 외에도 북·중, 한·미 정상회담이 예상된다. 한반도와 주변국 정상이 몇 달 사이 자주 만나는 일은 21세기 들어 없던 일이다. 한반도 평화시대라는 전환기에 강대국들이 그들의 이해를 담아 개입하려는 정치적 계산이 분주하다. 열강들의 한반도 개입이 역사의 트라우마처럼 다가오지만 이 땅이 다시는 전쟁의 길에 빠지지 않고, 민족의 경제공동체를 일구는 대장정을 하려면 이들의 역할이 필요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약속을 받아냈다. 그가 미국에 머무는 동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내정자의 4월 초 평양 방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6월 중 평양 답방 소식이 흘러나왔다. 요동치는 한반도 정세에 일본만 뒤처지는 느낌이지만 정작 당사자는 위기감이 없는 듯 보인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한 회견에서 ‘재팬 패싱’을 묻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부정했다. 과연 그럴까. 아베 총리는 올해 초만 해도 일본 외교가 역사상 최고점에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역대 어느 총리보다도 많이 해외를 다니며 국익을 추구하는 ‘아베 외교’를 펼쳐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일어날 한반도의 지각변동은 예측을 못 하지 않았나 싶다. 일본 정부가 한반도 정세를 오독(誤讀)한 시점은 지난해 11월 북한의 ‘국가 핵무력 완성’ 선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봐야 한다. 그 선언을 김정은 정권의 ‘핵 담판’으로 읽었다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이 발표되기 전까지 ‘대화 없는 제재와 압박’을 외치는 일은 없었을지 모른다. 오죽하면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영원히 평양행 차표를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을까. 비핵화 열차의 종착역은 북·미 수교이다. 그 열차에 오를지는 전적으로 일본 정부에 달렸다. 일본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대북 외교의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자세다. “하도 북한에 속아서” 돌다리도 몇 차례고 두들겨 보고 건너려는 신중함이 느껴진다. 일본에서는 ‘버스를 놓쳤다면 무리해서 올라타기보다 일시정차할 때 타면 된다’는 얘기들을 한다. 그런 신중한 태도를 탓할 수는 없다. 일본 정부는 ‘납치, 핵, 미사일 등의 제 현안을 포괄적으로 해결하고 불행한 과거를 청산해 일·조(북·일) 국교정상화 실현’을 기본방침으로 하고 있다. 비핵화가 되더라도 납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북·일 수교는 어렵다는 얘기다.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납치 고백이 일본의 북한 때리기를 초래해 국교정상화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경험이 있다. 같은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북한은 납치에 관한 모든 것을 넘겨주고, 일본도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북·미의 비핵화 해결 방식으로 거론되는 ‘원샷’, ‘빅뱅’ 등의 대담한 타결이 북·일 관계에서도 필요한 까닭이다. 북한은 일본이 전후 처리를 하지 않은 유일한 나라다. ‘불행한 과거를 청산할’(2002년 북·일 평양선언) 책임, 일본에 있다. 문재인·트럼프 대통령에게 납치 문제를 제기해 달라는 아베 총리의 요청, 충분히 이해한다. 이제 스스로 대북 외교에 나서 비핵화 한반도와 협력하는 대국 일본의 역할을 할 때다. marry04@seoul.co.kr
  • 포털 ‘뉴스 장사’는 계속… 여론 조작 근본적 개선 눈감아

    포털 ‘뉴스 장사’는 계속… 여론 조작 근본적 개선 눈감아

    댓글 조작 논란 피하기만 급급 아웃링크 방식 등도 검토 필요 포털은 “이용자 편리성 우선” 정치권, 관련 규제 법안 봇물네이버가 댓글 개편안을 서둘러 내놓기로 한 것은 드루킹 사건과 맞물려 포털이 온라인 여론 조작·왜곡을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진 데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네이버를 위시한 포털이 당장 문제가 된 ‘댓글 논란 피하기’에만 급급한 채 여론과 정치권 눈치만 보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표현의 자유’와 ‘쌍방향 소통’을 방패막이 삼아 그동안 근원적 문제로 지적됐던 ‘온라인 여론 왜곡·조작’ 개선에 대해서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사 뉴스를 자체 플랫폼에서 보여 주는 지금의 ‘인링크’ 방식에서 언론사 홈페이지로 옮겨 가는 ‘아웃링크’ 방식으로 변경하는 데 대해 부정적인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읽힌다. 포털들은 “이용자 편리성이 우선”이라는 태도다. 네이버 관계자는 “댓글 정책은 바꾸는 게 불가피하지만 아웃링크는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 “다른 사이트로 옮겨 간 이용자들이 ‘다시 돌아오기 불편하다’고 불평하는 데다 도박·음란물 등 광고에 대한 불만도 높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변명에 지나지 않는 논리”라면서 “현재 인터넷 이용자의 습관은 포털들이 길들이기한 결과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최 교수는 “포털들의 논리는 이용자 체류 시간을 극대화해 광고 수익을 늘리려는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오히려 사용자가 볼 뉴스를 포털이 미리 정해 주는 여론 조작의 부작용이 높다”고 반박했다. 헌법상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포털의 댓글 장사에 대한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앞서 네이버 자체기구인 뉴스편집자문위원회에서는 지난해 12월 일부 위원이 “댓글도 조작 가능성이 있다”며 강도 높게 경고했지만 네이버 측은 “감시를 잘하고 있다”며 어물쩍 넘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정치권에서는 2012년 위헌 결정이 난 인터넷 실명제를 부분적으로 재도입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의 ‘드루킹 방지법’을 비롯해 같은 당 박성중 의원의 ‘아웃링크법’,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매크로 방지법’ 등 관련 규제 법안도 쏟아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존중할 것은 표현의 자유이지 포털의 여론 조작이나 방종이 아니다”라고 일침을 놓고 있다. 댓글통계시스템 워드미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6일까지 네이버 뉴스에 댓글을 단 이용자는 170만명이다. 이 중 1000개 이상 댓글을 단 이용자는 3000여명으로 전체 인터넷 사용 인구의 0.006%에 불과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 역시 전화번호 한 개로 인증하면 아이디를 여러 개 확대 생산할 수 있어 댓글의 ‘공감순’을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다. 정치적 목적을 가진 극소수가 사이버 여론을 통제하는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근본적으로 매크로(댓글 자동 생성 프로그램) 등을 통한 조작 시도, 차단 현황 등을 포털들이 주기적으로 공개해 자정 능력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라고 제안했다. 최재용 한국소셜미디어진흥원장은 “댓글 실명제 도입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면, 언론사 사이트에 ‘소셜 로그인’(페이스북 등 SNS 계정 인증)으로 댓글을 달게 하면 악성 댓글이나 매크로 조작 가능성을 어느 정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최진봉 교수는 “당장 포털 댓글의 공감·비공감부터 없애야 한다”면서 “이런 장치는 포털의 트래픽을 올리기 위한 수단인데 결국 매크로의 공격 대상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김인성 정보기술(IT) 칼럼니스트는 “검색 결과에 광고나 상업적 콘텐츠가 먼저 노출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면서 “포털이 독점하고 있는 수익도 언론사 등 콘텐츠로 검색 결과에 기여하는 매체들이 공유하도록 법을 고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축제 홍보서 CCTV 장소까지… 지자체 행정 빅데이터 활용 ‘붐’

    축제 홍보서 CCTV 장소까지… 지자체 행정 빅데이터 활용 ‘붐’

    부천 지역상권 고려 관광전략 구례 범죄취약인구 파악 설치 지자체 작년 활용 4.9배 증가 공공행정분야 236건 가장 많아 # 경기 부천에서는 해마다 영화제, 만화축제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지금껏 부천시는 축제에 온 시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어떻게 축제를 보완할지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시는 보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을 위해 문화축제가 지역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빅데이터를 통해 살펴보기로 했다. 신용카드사와 이동통신사의 협조로 시간대와 성·연령·유입지역별 유동인구와 소비 규모를 파악했다. 그 결과 통념과는 달리 축제 기간 행사장 주변 매출이 오히려 감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되레 부천역처럼 기존 상권에서 소비활동이 활발했는데, 이는 축제 참가자가 대부분 부천시민이나 인접 지역 시민이다 보니 굳이 행사장 주변을 이용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부천시는 이런 분석을 토대로 멀리서 오는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홍보전략을 짜기로 했다.# 지금껏 전남 구례군은 폐쇄회로(CC)TV 설치 장소를 담당 공무원의 직감에 의존해 결정했다. 당연히 방범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구례군은 전남 여수시 표준분석모델을 참고해 CCTV 설치 장소를 빅데이터를 활용해 정하기로 했다. 주거인구와 주택유형, 상가업소 현황 등 공공데이터를 확보해 범죄취약 인구수와 생산가능 인구수 등을 파악했다. 또 범죄가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유흥업소도 구분했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산출식을 통해 ‘감시취약지수’를 만들어 점수가 높은 곳에 CCTV를 설치해 방범 효율을 높이기로 했다. 23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처럼 행정기관에서 추진한 빅데이터 분석사업은 최근 5년간 782건에 달했다. 지난해에만 447건이 추진됐다. 2013년 12건에 비해 40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분석사업 건수가 눈에 띄게 증가한 곳은 지자체였다. 2016년 지자체가 추진한 빅데이터 분석사업은 67건에 그쳤지만 지난해엔 329건으로 크게 늘었다. 최근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지자체들의 관심이 높아졌고 지자체가 쉽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빅데이터 분석 모범사례인 ‘표준분석모델’을 보급한 덕분이라고 행안부는 분석했다. 분야별로는 공공행정 분야가 236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천시 사례와 같은 문화관광 분야가 131건으로 뒤를 이었다. CCTV 등 국민안전과 관련된 빅데이터 분석도 74건이나 됐다. 사업예산은 최근 5년간 총 2525억원이 투입됐다. 행안부는 이번 사업 분석자료를 ‘공공 데이터포털’(www.data.go.kr)에 모두 공개한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이란 “美, 핵합의 폐기하면 핵 활동 재개”

    미국이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하면 핵 활동을 재개하겠다고 이란이 경고했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여러 달 동안 우리는 모든 시나리오에 대한 계획을 준비했고 (미국의 핵합의 파기에 맞서는 데) 어떤 난관도 없다”면서 “원자력청에 적들이 예상치 못하는 대응까지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연설했다. 그는 “미국이 어떤 식으로 결정하든 우리의 계획을 신속히 이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정부에 불확실성을 일으킨다”면서 “모든 눈이 그가 간밤에 어떤 꿈을 꿨고 오늘 아침 어떤 일을 할지를 알아보려고 트위터만 쳐다보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을 방문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의 핵합의 파기에 대응해) 많은 옵션이 있다. 그 가운데는 매우 빠르게 우리의 핵프로그램 활동을 재개하는 방안도 포함됐다”면서 “이미 깨져버린 핵합의를 우리만 일방적으로 실행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먼저 핵합의를 탈퇴하지는 않겠지만, 미국이 파기하면 이틀 안으로 농도 20%의 농축우라늄을 생산하겠다는 입장이다. 농도 20%의 농축우라늄은 핵무기를 바로 만들 수 있는 농도(90%)보다는 농축도가 낮지만, 발전용 우라늄 연료(4∼5%)보다는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핵합의 이전 이란은 농도 20%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했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가 성사한 핵협상이 ‘최악의 협상’이라면서 “다음달 12일까지 이란이 핵합의를 재협상하지 않으면 대이란 제재 유예를 연장하지 않겠다”며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4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이란 핵합의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박원순, 안철수 공세에 “여전히 김기식·김경수 지지”

    박원순, 안철수 공세에 “여전히 김기식·김경수 지지”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박원순 시장 경선캠프의 박양숙 전 대변인은 22일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박 시장에 대한 공격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정략적 의도로 보일 뿐”이라고 반박했다.안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박 시장에게 분명히 묻는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과 김경수 의원의 후견인 역을 자임했는데, 서울시장 후보가 되기 위해서 청와대에 충성한 것인가, 아니면 본심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 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안 후보에게 답변을 드리고자 한다”며 “박 시장은 여전히 김기식 전 원장과 김경수 의원을 믿고 지지한다. 함께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 동지로서의 신뢰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박 전 대변인은 “김 전 원장의 사임과 관련해서는 박 시장도 그 판단과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안 후보가 박 시장의 트위터에 ‘김경수 멋있다, 경수야 힘내라’라는 글이 올라왔다가 삭제된 것을 문제 삼은 것에는 “선거법상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선관위의 권고에 따라 조치를 한 것”이라며 “박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를 공지한 바 있다”고 밝혔다. 박 전 대변인은 “충분히 소명한 일에 대해 공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공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부처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고 했다. 서울시장 후보로서 서울시민의 삶만 바라보며 건설적인 경쟁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나 혼자 산다’ 한혜진X장윤주, 모델 체육대회에 시청률 10.6% ‘1위’

    ‘나 혼자 산다’ 한혜진X장윤주, 모델 체육대회에 시청률 10.6% ‘1위’

    ‘나 혼자 산다’ 한혜진이 강풍마저 이겨낸 승부욕으로 신바람 나는 체육대회를 만들며 금요일 밤을 웃음으로 수놓았다.즐기는 것이 중요하다던 그녀는 속마음과 달리 승부욕에 휩싸여 모든 경기에 적극적으로 힘하며 언행불일치 승부욕을 발산했고, 그녀와 반대로 장윤주는 자신의 팀이 경기에서 져도 흥을 뿜어내며 춤판을 벌여 핵웃음을 투하했다. 이에 시청률이 10.6%를 기록,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일 밤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기획 김구산 / 연출 황지영 임찬) 241회에서는 소속사 모델들과 체육대회를 한 한혜진과 클래식 카 정보 수집을 하러 다닌 이시언의 하루가 공개됐다. 21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나 혼자 산다’ 241회는 수도권 기준 1부 9.4%, 2부 10.6%를 기록, 변함없이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우선 소속사 모델들과 체육대회를 한 한혜진의 하루가 공개됐다. 그녀는 체육대회에 참석하는 모두를 위해 이른 아침부터 부엌에 섰다. 이날 그녀가 준비한 음식은 바로 주먹밥과 김치전이었는데, 이는 지난해 박나래가 여름나래학교를 떠날 때 무지개회원들을 위해 주먹밥을 싸준 것에서 착안한 아이디어였다. 주먹밥을 처음 해본 한혜진은 시작부터 우왕좌왕했다. 그녀가 평소 보여준 완벽하게 전을 부치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주먹밥을 떡으로 만드는가 하면, 쌀을 씻으려다 와장창 쏟아버려 그녀를 도우러 온 모델 이현이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게다가 저염식단을 주장하는 한혜진과 운동할 때는 고칼로리로 먹어야 한다는 이현이가 아웅다웅하며 음식을 만들어 웃음 가득한 하루가 될 것을 예고했다. 이후 체육대회가 펼쳐질 운동장에 도착한 한혜진과 이현이. 두 사람은 장장 3시간에 걸쳐서 완성한 음식을 동료 모델들과 나눠먹고 체육대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날 체육대회는 한혜진이 팀장인 한팀과 이현이가 팀장인 이팀으로 나눠져 진행됐다. 특히 한혜진은 체육대회에 앞서 “전면에 나서서 뭘 하는 걸 안 좋아해요”라고 말했는데 이와 반대로 입장식을 시작하자마자 모델 모드를 발동하며 운동장을 런웨이로 만들며 반전 승부욕을 뿜어내 모두의 시선을 강탈했다. 이후로도 한혜진의 언행불일치 승부욕은 계속됐다. 그녀는 “이기고 지는 게 중요한 자리가 아니라 서로 친해지고 그거 이상도 이하도 아니거든요”라며 친목을 강조했는데 팀장의 각오를 드러낼 때는 “저 하얀 옷을 시커멓게 만들어주겠습니다”라며 열정을 활활 불태웠다. 그녀는 응원구호 대결에서 더 많은 점수를 얻기 위해 망설임 없이 무릎까지 꿇어 언행불일치 승부욕을 드러냈다. 하지만 곧 갑작스러운 강풍에 체육대회는 잠시 중단됐고, 한혜진은 리더십을 발휘해 남은 게임 중 줄다리기와 계주만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계속 상대팀에 졌던 한혜진은 바람이 휘몰아치는 상황에도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해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기며 역전승해 엄지를 척 들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이날 승부욕을 발산한 한혜진만큼 독특한 행동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이가 또 있었다. 주인공은 바로 장윤주였는데, 그녀는 “리사와 함께 다시 태어났거든요”라며 신인의 마음으로 열심히 임하겠음을 밝혔다. 이를 증명하듯 그녀는 시도 때도 없이, 심지어는 자신의 팀이 경기에 졌음에도 정체불명의 춤을 추며 흥을 발산해 시청자들을 폭소케 했고 결국 체육대회의 MVP에 등극하기까지 했다. 이와 함께 이시언은 자신의 새로운 애마 블루칩을 공개했다. 블루칩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93년식 자동차로 매끈한 외관과 달리 세월의 흔적으로 인해 히터와 라디오 작동이 불가능한, 주행기능만 있는 자동차였다. 이에 이시언은 기능이 싹 빠진 자신의 차를 설명하며 “더우면 졸리니까”와 같은 1얼 표 무소유 명언을 쏟아내 웃음을 빵 터트렸다. 이날 이시언이 블루칩을 타고 이동한 곳은 지인의 클래식 카가 전시된 창고였다. 그는 다채로운 디자인의 자동차들을 보며 신기함에 눈을 떼지 못했고, 행인들의 시선을 강탈하는 새빨간 슈퍼카를 시승하면서 로망을 이뤄냈다. 이어 이시언은 자신의 드림카를 가지고 있는 친구이자 소속사 대표를 찾아갔다. 그는 친구의 차와 자신의 차를 교환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유발했고, “많은 클래식 카 활동을 통해서 공부도 하고 지식도 얻어서 즐거운 취미생활이 됐으면 좋겠습니다”라며 클래식 카라는 새로운 취미의 세계를 보여줬다. 이처럼 ‘나 혼자 산다’는 화려했던 5주년 특집이 끝나고 다시 무지개회원들의 소소한 일상이 공개돼 시청자들에게 편안한 웃음을 안겼다. 한혜진은 체육대회를 통해 몸이 튼튼해지는 하루를 보여줬고, 이시언은 클래식 카의 정보를 얻으며 지식이 탄탄해졌다. 이같이 두 사람은 각각의 흥미진진한 하루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제목이 통해야 대박 난다

    제목이 통해야 대박 난다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연애 세포 자극… 6회 만에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지난 한 해 동안 개봉한 영화만 총 1621편. 스크린에 걸리는 작품 편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방송가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종편·케이블 등 매체의 다양화로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는 드라마 편수도 급증하고 있다. 관객, 시청자들의 눈에 들기가 더욱 치열해진 것. 이 때문에 작품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제목 뽑기’는 흥행의 성패를 좌우하는 첫 열쇠가 되기도 한다.●‘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처럼 호기심 자아내야 최근 영화인들 사이에서는 지난 2월 개봉한 ‘월요일이 사라졌다’가 ‘제목 잘 뽑아 흥행한 작품’으로 회자된다. 미국, 영국 등에서는 넷플릭스에서만 보여졌던 이 영화는 국내에서 CGV 단독 개봉임에도 불구하고 100만명 가까이 관객을 모았다. ‘월요일이 사라졌다’의 원제는 ‘월요일에 무슨 일이 있었나?’(왓 해픈 투 먼데이)와 ‘일곱 자매들’(세븐 시스터스). 하지만 원제가 길고 발음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수입·배급·홍보사 모두 매달려 제목을 손질했다. 그 결과가 ‘월요일이 사라졌다’였다. 이 제목은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는 동시에 ‘월요일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직장인들의 바람을 이뤄 주는 ‘쾌감’까지 담은 중의적 의미로 관심을 이끌어 냈다. 영화를 수입한 퍼스트런의 이소라 마케팅팀 과장은 “제목을 고심했을 당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와 같은 호기심을 자아내는 제목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월요일이 사라졌다’로 결정했다”며 “제목 자체가 불러일으키는 궁금증이 영화 인지도를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진짜 월요일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콘텐츠들도 다수 올려 영화의 주 타깃층인 2030 관객들의 관심과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흥행 돌풍 영화 ‘럭키’ 6개월간 제목 뽑기 고민 최근 방송가에서는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잘 뽑은 제목으로 꼽힌다. 남녀가 친해지는 계기가 되는 ‘밥 사준다’는 말의 중의적 뉘앙스와 두 주인공의 캐릭터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예쁜 누나’에 대한 남성들의 환상까지 담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연출한 안판석 PD는 “송중기·송혜교 커플 인터뷰에서 송중기가 송혜교에 대해 ‘밥 잘 사주는 좋은 누나’라고 얘기하다가 둘이 결혼하는 것을 보고 위트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제목에 얽힌 뒷얘기를 소개했다. 드라마는 지난 14일 방송 6회 만에 지상파 포함 동시간대 시청률 1위(전국 6.2%, 순간 최고 시청률 8.5%)를 차지했다. TV 화제성 지수로도 드라마 부문에서 2주 연속 1위(굿데이터코퍼레이션)를 기록했다. 이처럼 영화와 드라마의 제목은 작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관객과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첫 계기’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유치원생부터 노년층까지 모두 이해할 수 있게 쉽고 간결하면서도 강한 각인 효과를 주는 제목을 뽑기 위한 제작진, 홍보 담당자들의 고군분투는 치열하다.지난해 700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코미디 영화로는 이례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킨 유해진 주연의 ‘럭키’(LUCK-KEY)는 제목 아이디어만 150개 이상 낸 끝에 결정된 작품이다. ‘럭키’ 홍보사인 호호호비치 이채현 실장은 “일본 원작 제목은 ‘키 오브 라이프’였으나 작품 내용이 쉽게 전달되지 않아 영화 기획 단계에서부터 영화 포스터를 찍기 전인 개봉 직전까지 6개월 동안 계속 제목을 고민했다”며 “영화에서 열쇠가 주인공의 운명을 바꾸는 중요한 소재이기 때문에 콩글리시이지만 ‘행운’이라는 뜻의 럭(Luck)과 열쇠라는 뜻의 키(Key)를 조합한 단순하지만 복합적인 의미가 있는 제목을 뽑았다”고 했다. ●‘미스티’·‘꾼’ 등 강렬하고 짧은 제목 선호 최근 예상 밖의 흥행을 이룬 공포영화 ‘곤지암’(260만명), 지난해 인기를 끈 ‘1987’(723만명), ‘꾼’(401만명), ‘택시운전사’(1218만명)처럼 요즘에는 단번에 인지가 되도록 단순하고 짧은 단어로 이뤄진 제목들을 선호하는 추세다. 드라마에서도 입에 잘 붙으면서 강렬한 인상을 주기 위해 한 단어의 제목을 짓는 경우가 많다. ‘라이브’(tvN), ‘마더’(tvN), ‘리턴’(SBS), ‘미스티’(JTBC) 등이 대표적이다. 수식어를 포함해 두 어절을 쓰는 경우도 많은데 가능한 한 5~6자를 넘기지 않도록 한다는 게 드라마 제작진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외화 제목도 과거에는 의역해 대폭 손질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요즘은 원제 그대로 따르는 추세다. 2000년대나 2010년대 초반만 해도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등 길고 문학적인 제목들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 제목들을 직접 지은 영화 홍보사 올댓시네마의 김태주 실장은 “당시에는 문학성 있고 사색적인 분위기로 공감을 이끌어 내는 제목을 짓는 게 트렌드였다. 하지만 지금은 매체의 다양화, 전 세계 동시 개봉 등으로 관객들이 접하는 정보량이 폭발적으로 늘어 직관적으로 가닿을 수 있는 짧은 제목, 언어유희를 이용한 흥미로운 제목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한 예로 최근 MBC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는 문학적 감수성을 담은 제목이지만 사람들이 잘 외우지 못해 입에서 입으로 잘 전해지지 못한다는 평을 받는다. 시청률마저 3~4%대로 저조하자 제목 탓이 나오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제작진들은 드라마 제목을 정할 때 축약형 제목도 함께 고려하는 추세다. ‘슬감빵’(슬기로운 감빵생활), ‘별그대’(별에서 온 그대), ‘해품달’(해를 품은 달) 등은 모두 줄여서도 부르기 좋은 제목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외화 원제 그대로 살리는 추세 요즘은 방송 프로그램 제목이나 아이돌 그룹 음원 제목들이 영어로 지어진 것들이 많아 외화 제목을 굳이 우리말 제목으로 바꿔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사라졌다는 의견도 있다. 강동영 롯데엔터테인먼트 홍보팀장은 “지금 영화를 받아들이는 세대는 영어에 대한 이해력이 높고 대작들은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홍보가 이뤄지고 뉴스가 쏟아지기 때문에 어설프게 제목을 바꾸면 되레 젊은 관객층의 반감이 크다”며 “요즘은 외화 제목을 굳이 한국식으로 바꾸기보다 원제에서 오는 인지도를 이용하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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