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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시대] 춘천 캠프페이지의 ‘잃어버린 20년’

    [지방시대] 춘천 캠프페이지의 ‘잃어버린 20년’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춘천역에서 내려 둘러보면 흙먼지 풀풀 날리는 황무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옛 캠프페이지 부지다. 매일 보는 춘천 시민들도 눈살이 찌푸려지는데, 춘천에 놀러 온 관광객들은 오죽할까. 춘천에 대한 첫인상이 좋을 리 없다. 관광도시를 지향하는 춘천의 이미지에 먹칠을 한다. 캠프페이지는 6·25 전쟁 중이던 1951년 근화동에 자리잡은 미군부대다. 캠프페이지는 주둔 60여년 만인 2005년 3월 부대를 폐쇄하고 철수했다. 캠프페이지가 떠나고 남은 부지는 2006년 국방부에 반환됐고 2016년에는 춘천시가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국방부로부터 부지 소유권을 넘겨받았다. 시민들은 미군이 철수할 당시 금방이라도 캠프페이지 부지에 그럴싸한 무언가가 들어설 줄 알았다. 도심 중심부이면서 역세권이기도 한 ‘금싸라기 땅’인 데다 면적도 축구장 71개에 맞먹는 51만㎡에 달해 시민들의 기대가 컸다. 그러나 지금의 옛 캠프페이지 부지는 20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 그래서인지 시민들 사이에서 옛 캠프페이지가 아닌 캠프페이지로 여전히 불린다. 그동안 옛 캠프페이지 부지를 개발하는 청사진은 수차례 바뀌었고, 그때마다 지역사회는 찬반 논란으로 들끓었다. 민선 5기 춘천시를 이끌었던 이광준 전 시장은 옛 캠프페이지 부지에 빛테마파크 조성을 추진했으나 사업 파트너인 민간사업자가 자금을 구하지 못해 흐지부지됐다. 민선 6기 최동용 전 시장은 역점 시책인 관광 활성화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며 전면 공원화를 선언했다. 그러나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민선 7기 이재수 전 시장이 공원 한편에 창작종합지원센터를 넣기로 해 계획이 수정됐다. 민선 7기가 막을 내리기 5개월 전인 2022년 1월에는 이 전 시장과 최문순 전 강원지사가 옛 캠프페이지를 도청 신축 이전지로 쓰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으나 같은 해 12월 백지화됐다. 민선 8기 김진태 강원지사는 도청사 신축 이전지로 옛 캠프페이지 부지가 아닌 춘천 동내면 고은리를 결정했다. 김 지사는 옛 캠프페이지 부지 모두가 공원으로 만들어지길 바랐다. 이 전 시장에 이어 취임한 육동한 현 시장은 국토교통부가 공모하는 도시혁신지구 사업을 통해 옛 캠프페이지 부지를 개발하는 계획을 내놨다. 종전 개발 계획에서 공원 비중을 줄이는 대신 산업·상업시설을 넣는 게 골자다. 이른바 ‘춘천형 판교’다. 기획재정부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경제관료 출신답게 경제성을 고려했다. 앞선 시장들이 개발 계획을 내놨을 때와 마찬가지로 요즘 춘천에서는 새로운 개발 계획에 대한 찬반양론이 거세다. 옛 캠프페이지 부지 개발은 오염된 토양에 발목을 잡히기도 했다. 2020년 이곳에서 법정 기준치의 6배가 넘는 석유계총탄화수소(TPH)에 오염된 토양과 폐유류통 수십개가 발견됐다. 2009~2012년 국방부가 실시한 토양오염 정화 작업이 부실하게 이뤄진 것이다. 춘천시가 이듬해부터 벌이고 있는 재정화 작업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개발 계획이 일관되게 추진됐다면, 애초 오염된 토양에 대한 정화 작업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옛 캠프페이지 부지는 지금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 이제는 결론을 내야 한다. 육 시장을 비롯한 역대 시장들의 개발 계획에서 공통분모는 공원이다. 규모에만 차이가 있다. 공원이라도 먼저 첫 삽을 뜨고 나머지는 차근차근 진행하는 게 낫지 않을까. ‘노른자위 땅’이 허허벌판으로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는 시민들은 속이 터진다. 더이상 늦어지면 안 된다. 잃어버린 시간은 20년이면 족하다. 김정호 전국부 기자
  • 교황, 건강 호전… 산소마스크도 뗐다

    폐렴으로 즉위 후 최장기간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산소마스크 없이 지낼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호전되는 등 안정적인 상태라고 교황청이 19일(현지시간) 밝혔다. 다만 그가 앓고 있는 양쪽 폐렴이 완치된 상태는 아니어서 퇴원 시점은 결정되지 않았다. 교황청은 이날 “교황의 건강 상태가 계속 개선되고 있다”면서 “교황은 비침습적 기계 환기를 중단했으며 고유량 산소 치료의 필요성도 줄었다”고 전했다. 비침습적 기계 환기는 코와 입을 덮는 마스크를 통해 공기를 폐로 밀어 넣어 호흡을 돕는 의료 장비다. 수술이나 절개 없이 호흡 보조를 할 수 있어 비침습적이라고 불린다. 교황은 그간 낮에는 코에 삽입하는 플라스틱 튜브(캐뉼러)를 통해 고유량 산소를 공급받고 폐 기능이 떨어지는 야간에는 비침습적 기계 환기를 사용해 왔다. 하지만 교황은 최근 이틀 연속 비침습적 기계 환기 없이 밤을 보냈으며, 의료진은 더이상 인공적인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는 교황의 폐 기능이 상당히 회복됐음을 뜻한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14일 이탈리아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이날로 34일째 양쪽 폐에 발생한 폐렴 치료를 받고 있다. 그동안 교황은 4차례 호흡곤란을 겪으며 고비를 맞았지만 최근 병세가 눈에 띄게 호전됐다.
  • “중도보수 안방 내주고, 강경보수에 휘둘리는 건 바보짓”[박성원의 직설대담]

    “중도보수 안방 내주고, 강경보수에 휘둘리는 건 바보짓”[박성원의 직설대담]

    尹·이재명, 국민에 승복 천명을다음 주자, 3년 임기로 개혁 집중尹·黨 일체론은 정치적 자해행위변화 몸부림은 경선룰과 후보로尹 출당은 무슨… 백지서 새출발‘혁신 성장’ 뼈깎는 구조조정해야저는 중도서 李 이길 자신 있어朴 전 대통령과 오해 풀고 싶다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마지막 선고 일정만 남겨 놓고 있다. 탄핵 인용이냐, 기각이냐에 따라 대한민국 정치는 또 한번 엄청난 소용돌이를 겪을 것이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뒤 강성 보수층의 비난에도 일관되게 ‘보수 혁신’의 목소리를 내온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잇단 ‘중도보수’ 발언과 관련해 “효과가 어느 정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의 안방에 와서 다 들고 가는데 대문 활짝 열어 놓고 밖에 나가 맨날 시위나 하면서 강경보수에 휘둘리는 것은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를 도와주는 바보 같은 짓”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시는지. “저는 탄핵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해 왔다. 계엄 포고령이나 군경을 동원하는 거 전부 헌법 위반이라고 생각했다.” -야당에서는 “그러한 윤 대통령을 탄생시킨 여당, 국민의힘은 더이상 집권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고 하는데. “윤 대통령 개인이 잘못 판단한 것을 갖고 보수 전체, 국민의힘 전체의 책임이라 몰아가는 건 옳지 않다. 줄탄핵을 하고, 예산을 멋대로 삭감 통과시키고, 도저히 통과시키지 못할 법안들을 무더기로 통과시켜서 거부권을 행사하게 만드는 야당은 잘했나.” -헌재 선고가 난 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들은 무엇일는지.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책임 있는 정치 지도자라면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지 승복하겠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국민 앞에 분명하게 천명해야 한다. 나라가 이렇게 두 쪽이 나는 상황에서 정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치유, 통합의 노력을 하지 않고 거리에서 자꾸 선동하는 건 잘못이다.” -만약 탄핵이 기각된다면 윤 대통령에게 조언하고픈 말은. “탄핵이 기각돼도 정상적으로 남은 임기를 다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최후진술에서 헌법개정을 하고 임기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으니까, 개헌과 임기 단축 일정을 투명하게 밝히고 국민을 어떻게 통합시켜 나가겠다, 그런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국민의힘 지지층 가운데는 부정선거 의혹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 같다. “1987년 이후로는 조직적이고 기획된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부정선거를 믿는 분들의 불신은 증거가 없다는 것만으로 해소될 차원이 아닌 것 같다. 과할 정도로 선거 관리를 투명하고 엄격하게 하고 선관위 자녀 채용 특혜 등 비리도 철저히 개혁하고 감시 견제를 받도록 해야 한다.” -여야의 잠재적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 개헌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성사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만일 탄핵이 기각된다면 여야 정치권이 개헌에 합의해서 대통령이 따라오도록 해야 한다. 반대로 탄핵이 인용돼 조기 대선을 한다면 대선 후보들이 불가피하게 개헌 약속들을 할 것이다. 4년 중임제로 하되 다음 대통령은 3년 임기 동안 헌법개정과 꼭 필요한 개혁 과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4년 중임제 개헌을 하면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극복될까. “5년 단임제냐 4년 중임제냐 여부보다 대통령의 인사권, 사면권을 감시·견제받게 하고 제왕적 국회의 입법과 예산을 다수당이 독재로 밀어붙이는 권한 남용을 못 하게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양극단의 사생결단식 대결을 야기하는 소선거구제도 개혁해야 한다.” -요즘 거리의 숫자로만 보면 탄핵 반대 집회가 더 많아 보이는데 여론조사에서는 탄핵 찬성과 정권교체론이 더 많이 나온다. “여론조사를 더 믿어야 한다. 보수 결집은 최대치에 이르렀다. 이 상태에서 탄핵이 인용돼 대선을 치러야 하는 경우 우리는 완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뛸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과 공동운명체, 한 몸이 돼 가지고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것과 같은 행동을 한다면 그건 정치적 자해라고 생각한다.” -특히 중도층에서 탄핵 찬성, 정권 교체 지지 여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인지. “중도층은 계엄이 헌법위반이다, 잘못됐다, 윤 대통령은 파면돼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한 것 같다. 국민의힘이 여기에 눈을 감고 강경 보수층만 좇아서 탄핵에 반대한다, 계엄이 뭐가 잘못됐냐고 하거나 우리가 똘똘 뭉쳐 조기 대선을 치러도 이길 수 있다고 한다면 위험한 시그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이 대표의 ‘민주당은 중도보수’ 발언이나 ‘잘사니즘’을 놓고 말과 행동의 불일치 논란도 많다. 그 효과를 어떻게 보나. “효과가 어느 정도 있다고 본다. 이 대표는 말의 신뢰감이 약하고 경제·안보 정책이 불안하다는 여론이 중도층에서 강하다. 하지만 우클릭이다, 중도보수다 이러면서 온갖 세금 다 깎아 주겠다 하고 경제성장 강조하고 기업인들 만나고 이러면서 중도층 일부가 분명 흔들리는 게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금 잘하고 있나. “이 대표가 중도보수에까지 야금야금 다 들어와서, 남의 안방에 와서 다 들고 가고 있는데 우리는 그냥 대문 활짝 열어 놓고 밖에 나가 맨날 시위나 하고 있다. 강경보수에 휘둘리고 국민 눈에는 더 극우화되는 이런 상태로 우리가 만일 조기 대선을 맞게 되면 어떻게 선거를 치르겠나. 이건 이재명 대통령 만들기를 도와주는 것, 바보 같은 짓이다.” -탄핵 반대에만 전력투구하다가는 야당의 ‘탄핵심판론’ 프레임에 갇혀 버릴 수 있다는 건가. “20~25일 사이에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국민에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는 후보가 누가 되느냐로 결정될 것이다. 이 짧은 기간에 정책을, 말을 갑자기 어떻게 바꾸겠나. 우리의 각오와 변화를 보여 주는 방법은 경선룰을 어떻게 해 갖고 어떤 후보를 뽑느냐 하는 게 유일한 카드다. 특히 중도층 입장에선 탄핵 이후 우리가 완전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이기려고 몸부림을 치는구나 하는 시그널을 보내는 방법이 경선룰과 후보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과 앞으로 어떤 관계로 가야 할까. “무슨 제명, 출당 그런 거 해 봐야 우리가 배출했던 대통령이다. 다만 2016년 탄핵 사태 이후 우리가, 보수가 진짜 혁신하고 개혁하고 변했어야 하는데 용병을 데려와 후보로 만들어서 쉽게 이기려 했던 게으름과 안이함 이런 게 우리한테 있었다. 우리의 정치철학과 정책, 기본적 도덕성 이런 것을 진짜 깨부수고 바로 세우는, 백지 상태에서 새출발하는 각오로 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은 뭐라고 보나. “경제다. 지금 우리 경제는 단기적 위기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회복할 수 없을 정도의 위기다. 경제를 살린다는 게 이재명 대표처럼, 무슨 도깨비방망이같이 하늘에서 엔비디아가 뚝 떨어지면 되는 게 아니다. 굉장히 힘든 혁신성장을 해야 하는 거다. 교육, 노동, 복지 세 축의 개혁을 해서 인재를 키우고,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하되 뒤처진 사람들한테는 사회안전망을 제공해 주는 걸로 바꿔 나가야 한다. 혁신성장을 통해 경제가 다시 성장하는 쪽으로 반등을 하면 일자리 문제도 해결되고 저출산 문제나 양극화 문제도 해결의 길이 열린다. 이를 위해 고통스러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그런 개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 -만일 탄핵이 인용돼 2개월 안에 대선이 치러질 경우 유 전 의원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가 될 수 있는 이유나 근거는 무엇인가. “다른 어떤 후보보다 중도에서 이재명을 이길 자신이 있다. 또 저는 여의도에 많은 율사 출신이 아니라 평생 경제와 안보, 이 두 가지에 집중해서 제 자신을 준비해 온 사람이다. 이재명 대표에 비해, 또 명태균 사건을 포함해 도덕적으로나 사법적 혐의가 없이 깨끗한 정치를 해 왔다. 중도의 사람들은 제발 이제 좀 멀쩡한, 정상적인 사람이 국가지도자가 되는 걸 원한다고 생각한다.” -선거에서 중도층이 중요하다는데, 중도 소구력이 높다는 유 전 의원이 아직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이유는. “중도층만 따로 놓고 보면 제가 제일 낫다는 생각을 하는데, 보수에서는 제가 박 전 대통령과의 불화 이후 보수층 지지가 약한 것 때문이다. 그런데 정말 이재명을 이기고 싶다 할 때 누구를 내세워야 이기겠느냐, 그러면 저는 당원들이나 지지자들이 전략적인 생각을 하시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당내에선 아직도 유 전 의원을 ‘배신자’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을 만나게 된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은가. “언젠가 만나서 그동안 쌓인 오해나 이런 걸 풀고 싶다는 생각은 오랫동안 가져왔다. 정치적 일정과 관계없이 저도 나이를 먹어 가고 박 전 대통령도 연세가 일흔이 넘으셨다. 기회가 된다면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이 겪었던 고초나 그런 부분을 위로해드리고 싶고, 저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거나 조금 잘못 알고 계신 부분도 가능하다면 좀 바로잡고 싶다.” ■유승민 전 의원은 1958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경북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0년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장에 발탁된 뒤 17, 18, 19, 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박근혜 대표의 비서실장과 당 정책조정위원장, 최고위원,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경제·안보통이다.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사이가 멀어졌다. 바른정당을 창당해 2017년 5월 대선에 도전해 6.76%를 득표했다.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를 지낸 뒤 2020년 총선 때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에 복귀했다.
  • [황수정 칼럼] 탄핵 설거지할 지도자 보이는가

    [황수정 칼럼] 탄핵 설거지할 지도자 보이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세계 생중계 방송에서 공개 수모를 당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트럼프와 설전할 수 있는 배포의 지도자가 우리한테는 있나, 없나. 100년쯤 뒤 21세기를 상징할 장면은 무엇일까. 트럼프와 젤렌스키의 설전이 들어갈 것이다. 또 있다. 트럼프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막내동생처럼 한쪽 팔로 끌어안은 모습, 웨이저자 TSMC 회장과 눈을 내리깔고 악수하는 모습. 80년간 익숙했던 경제·안보의 세계질서가 힘의 논리로 깨진 장면들이다. 두 시퀀스는 두고두고 21세기 초반을 복기해 줄 것이다. 눈 뜨고도 코를 베일 변혁의 시대에 우리는 혼수상태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은 며칠 뒤면 나온다. 부질없는 줄 알면서도 미망을 못 버린다. 윤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스스로 하야를 선언한다면. 구속 취소 결정을 받고 윤 대통령은 불끈 쥔 주먹을 들었다. 저러다 어퍼컷까지 날릴까 아슬아슬했다. 그런 사람이 명예를 택할 대반전은 기대난망이다. 죽은 나무에서 봄꽃이 피는 일이다. 대통령제 종주국인 미국에서는 대통령 4명이 하원에서 탄핵소추됐다. 앤드루 존슨, 리처드 닉슨, 빌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다. 이들 누구도 최종 탄핵되지는 않았다. 존슨, 클린턴, 트럼프는 모두 상원에서 부결됐다. 미 합중국 대통령을 탄핵하는 선례만은 피해야 한다는 암묵적 합의의 소산이었다. 닉슨만은 하야했다. 위증, 사법 방해로 1년 8개월간 여론은 악화일로. 상원의 탄핵안 가결 가능성이 커지자 깨끗이 사임했다. 닉슨은 스스로 죽어서 다시 살았다. 토머스 제퍼슨 이후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정치 원로. 폴 존슨은 역저 ‘미국인의 역사’에서 살뜰한 평가를 아끼지 않았다. 대통령 탄핵의 학습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8년 만에 복습하는 탄핵에 정치도 국민도 뻔뻔해졌다. 더 노골적으로 찬탄, 반탄을 선동하고 줄을 선다. 많은 것들은 그때의 데자뷔다. 문제는 우리 안팎의 정세는 8년 전과 천지차이라는 사실이다. 그때 중국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무차별 경제보복을 퍼부었다. 한한령이 난폭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보호무역 조치들을 밀어붙였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폐기했다. 그 정도였다. 그래도 건국 이래 초유의 위기라며 기막혀했다. 지금은 미국의 대통령이 캐나다를 “51번째 주”라고 도발한다. 핵을 반납하고도 침략을 당한 우크라이나가 되레 반성문을 쓴다. 변질된 힘의 질서를 보면서 중국이 웃고 있다. 세계 석학들은 3차 대전이 내일 당장 터져도 이상하지 않다고 경고한다. 자유무역 무대는 대단원의 막을 거의 내렸다. 우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트럼프의 밥상에 올려놓기 직전이다. 탄핵 여부와 별개로 윤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을 잃었다. 탄핵 이후는 누가 수습할 수 있나. 환란급 위기를 설거지할 지도자가 보이지 않는다. 영웅을 찾자는 말이 아니다. 다음 대통령이 되겠다는 그는 ‘대통령감’인가 아닌가. 헨리 키신저는 2차 대전 이후 재편된 질서 속에서 리더십이 탁월했던 정치 리더들을 간추렸다. 미국의 외교정책을 직접 수행하며 수십년 겪은 세계적 지도자들의 면모를 저술로 남겼다. 키신저는 “계산기를 두드려 볼 여유가 없는 격변기에는 직관으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전략적 리더십은 줄타기 곡예 같은 것. 너무 소심해도 너무 대범해도 줄에서 떨어진다. 지도자의 순간적 판단이 국가 좌표를 수십년 정체시킨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반도체산업이 발아한 1960년대 초. 소련이 스파이를 풀어 기술 도둑질을 하지 않고 경쟁 대열에 어떻게든 합류했다면. 베끼지 않고 경쟁했다면 지금의 반도체 판도는 달라졌을 것이다. 결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말하게 된다. 이 대표는 8년 전 그때도 조기대선 후보였다. 그의 직관력은 얼마나 튼튼해졌을까. ‘좌우 좌표’를 어디쯤 찍어 트럼프의 전방위 발작에 대응하려 할까. 그때 이 대표는 중국 방송에까지 나가서 “대통령이 되면 사드 철회”를 약속했다. 밑도 끝도 없이 나는 왜 그 해프닝이 생각날까. 황수정 논설실장
  • 민형배, 단식 8일 만에 병원 이송… 이재명 “충분히 싸웠다”

    민형배, 단식 8일 만에 병원 이송… 이재명 “충분히 싸웠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빠른 탄핵심판 선고를 요구하며 단식 중이던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됐다. 민주당 의원들이 추가로 단식 농성에 나서기로 하면서 단식을 통한 헌재 압박과 여론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민 의원과 함께 단식 중인 박수현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단식 8일째의 쇠약 상태에서 민 의원이 끝내 119로 병원에 이송됐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민 의원이 광주 동지의 비보에 내내 슬픔에 잠겨 잠 못 이뤘다”며 “눈이 쏟아지던 간밤에 발전기 고장으로 인한 극심한 추위도 상태를 더욱 악화시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보다 앞서 지난 9일부터 단식에 나선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이날 단식 10일차를 맞았다. 김 전 지사는 페이스북에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쓰러지기 전에 헌재는 조속히 탄핵심판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헌재가 나름의 고민이 있겠지만 판결이 늦춰질수록 국가적 혼란은 커지고 국가 경제며 민생은 망가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민 의원과 박 의원을 비롯해 지난 11일부터 단식 농성을 해 온 ‘윤석열 탄핵 야5당 국회의원연대’ 소속 서영석·김준혁 민주당 의원과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이날 단식을 중단하기로 했다. 민 의원이 병원에 이송되자 건강 악화를 우려한 야당 지도부들이 만류하면서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표가 ‘단식 8일이면 충분하게 싸웠으니 이제 단식을 중단하는 게 좋겠다. 대신 윤석열 파면 때까지 단식과 그 뜻을 국회의원들이 끝까지 이어 가겠다’는 의사를 박찬대 원내대표와 한준호 최고위원,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를 통해 전해 왔다”고 했다. 대신 민주당 위성곤·이재강·양문석·임미애 의원과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단식 농성을 이어 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헌재의 결단이 늦어질 경우 추가로 위험에 직면하는 의원들이 발생할 수 있다. 앞서 국민의힘에서는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며 단식 농성을 했던 박수영 의원이 나흘 만에 병원으로 이송됐다.
  • ‘장윤정♥’ 도경완, 쌍꺼풀 수술로 몰라보게 변한 얼굴 공개

    ‘장윤정♥’ 도경완, 쌍꺼풀 수술로 몰라보게 변한 얼굴 공개

    방송인 도경완(42)이 처진 눈매로 인한 고민을 털어놓으며 성형외과를 방문한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도장TV’에는 ‘[도장TV 162회] 나도 몰랐던 불치병 (여러분 도와주세요)’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도경완은 “눈매가 너무 처져 보인다”며 “피곤해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에 그는 25년 지기 친구이자 성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눈매 교정과 기타 성형 가능 부위를 상담받았다. 전문의는 “나이가 들면서 눈 바깥쪽이 처지기 시작한다”며 “눈썹 밑을 절개해 피부를 당기면 큰 이미지 변화 없이도 5~10년 전의 눈으로 젊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처진 눈매 개선 방법으로는 눈썹 거상술과 이마 거상술이 제시됐다. 눈썹 거상술은 눈썹 아래쪽의 처진 피부를 절개해 눈꺼풀을 당기는 방식으로, 쌍꺼풀 라인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눈매를 자연스럽게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수술 후 부기는 3~4일 정도 지속되며, 일주일 후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그러나 절개 부위 흉터, 눈썹 탈모, 과도한 교정으로 인한 부자연스러운 눈매 변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마 거상술은 이마를 위로 당겨 눈매를 개선하는 동시에 주름을 완화하는 수술로, 얼굴 인상을 보다 젊어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수술 효과는 약 10년 정도 유지되며, 최근에는 부기와 흉터를 줄이기 위해 내시경 이마 거상술이 활용되는 추세다. 다만, 헤어라인 탈모, 감각 소실, 과도한 당김으로 인한 부릅뜬 눈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신중한 상담이 필요하다. 도경완은 코 성형과 모발 이식 상담도 진행했다. 그는 “코끝이 둥글고 얼굴선이 전반적으로 곡선이라 인상이 흐릿해 보인다”며 개선 방안을 물었고, 전문의는 “비주(콧구멍 사이의 기둥)를 세우면 좀 더 입체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모발이식 상담에서 “나이가 들면서 이마가 점점 올라가고 옆머리가 비어 보인다”며 시술 가능성을 검토했다. 전문의는 “연예인과 일반인 모두 시술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눈매 교정(눈썹 거상술·이마 거상술), 코 성형, 모발 이식, 피부 시술 등을 포함한 총 견적은 약 1200만 원이 나왔다. 도경완은 상담을 마친 뒤 “성형을 할지 고민해보겠다”며 결정을 유보했다.
  •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맑눈광’ 김아영 SNL코리아 하차, 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맑눈광’ 김아영 SNL코리아 하차, 왜

    배우 김아영이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하차 심정을 밝혔다. 김아영은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에게는 큰 결정이었기에 기사로만 전하는 것이 마음에 걸려 직접 글을 써 내려간다”며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저에게 꼭 필요한 결정이라고 생각해 많은 고민 끝에 이번 SNL 시즌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김아영은 “3년 동안 마음껏 뛰놀게 해주셔서 감사했다”며 “살면서 경험해보지 못할 과분한 사랑과 행복함을 느끼면서 SNL 크루로서 많이 감사했다. 그리고 많이 배웠다”고 했다. 이어 “단시간에 다양한 역할의 얼굴과 목소리를 연구할 수 있었던 기회, 과감함과 기세, 선후배 구분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분위기, 호스트 선배님들의 한 발짝 뒤에서 리액션해주시고 호흡을 맞춰주셨던 크루 선배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 일을 해나감에 있어 저에게는 크나큰 배움이 되었다”고 했다 특히 김아영은 SNL 코리아 제작진과 출연진에게도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SNL 모든 제작진분들, 스태프분들, 분장 선생님들. 한 분 한 분 얼굴을 떠올리니 눈물이 차오른다”며 “무더웠던 여름, 추웠던 겨울, 늘 저를 믿어주시고 함께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했다. 또한 “우리 크루들, 선배님들께도 진심을 담아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선배님들과 한 무대에서 연기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고 했다. 이어 “SNL에서 보낸 3년여 간의 시간은 제 인생의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며 “저에게 의미 있는 곳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아쉬움과 함께 솔직하게 두려운 마음도 들지만 그만큼 제가 더 성장할 기회라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태 해왔던 것처럼, 차근차근 저만의 길을 만들어 가보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아영은 “그동안 SNL 속에서 연기하는 김아영을 재미있게 봐주시고 응원해주신 시청자분들께도 감사의 말씀 전한다”며 “곧 시작되는 SNL 7도 많이 사랑해주시고, 앞으로 김아영의 발걸음도 따뜻한 마음으로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한편 김아영은 2022년 ‘SNL 코리아’ 리부트 시즌3에 크루로 합류해 시즌6까지 참여했다. 인기 코너 ‘MZ 오피스’에서 MZ세대 직장인 역을 연기하며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 [최광숙 칼럼] 두 시어머니 모셔야 하는 감사원의 처지

    [최광숙 칼럼] 두 시어머니 모셔야 하는 감사원의 처지

    요즘 감사원을 보면 두 명의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야 하는 고달픈 며느리 신세가 된 것 같다. 감사원은 직무상 독립성을 갖는다 해도 대통령 직속기관이라 태생적으로 대통령실을 시어머니로 모실 수밖에 없는 숙명이다. 그런데 다른 시어머니가 나타났으니 바로 국회, 정확히는 더불어민주당이다. 팔자에 없는 두 시어머니를 떠올린 것은 지난해 9월부터 올 1월까지 국회에서 감사 요구를 한 건수가 모두 29건에 이른다는 얘기를 듣고서다. 처음 있는 일이다. 평소 1년에 5건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6배 폭증했다. 국회의 감사 요구는 국회법에 따른 국회의 권한이다. 국회가 감사 요구를 하는 게 무슨 대수냐고 반문할지 모르겠다. 왜 그렇지 않은지 따져 보자. 국회의 감사 요구는 상임위원장 명의로 하는데, 올해 감사 요구는 과방위 6건, 교육위·행안위·법사위 각각 4건 등 모두 민주당이 위원장으로 있는 상임위에서 제기됐다. 기존에 여야 합의를 거쳐 추진된 감사 요구와 달리 29건 모두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이다. 국민적 의혹이 있는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대한 재감사 요구 같은 건 몰라도 민주당의 검사 탄핵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한 검사들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감사 등은 속이 빤히 보인다. 민주당이 자신의 정치적 의도에 따라 감사원을 수족처럼 부리겠다는 뜻 아닌가. 이쯤 되면 왜 새로운 시어머니인지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감사 폭탄’ 투하는 무엇보다 감사원의 직무 독립성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 스스로 감사 사항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직무 독립성의 핵심이다. 미국의 경우 의회 소속인 감사원 업무의 70~80%가 의회의 감사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감사 수용 여부는 최종적으로 감사원장이 결정한다. 의회가 감사원의 직무 독립성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 감사원은 법률로 규정된 직무상 독립에도 불구하고 국회의 감사 요구에 무조건 응해야 한다. 더구나 민주당은 감사원 예산 심사 때 감사 활동에 필요한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를 전액 삭감했다. 공공기관 감사를 위한 교통비 등 출장비가 하루아침에 없어졌다. 감사관들이 출장비용을 사비로 써야 하는 황당한 상황이다. 사상 초유의 감사원장 탄핵소추도 모자라 감사원의 손발까지 묶어 놓은 것이다. 감사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각종 의혹을 감사하면서 민주당 눈 밖에 났다는 것이 관가의 정설이다. 감사원이 정치 외풍에 시달린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코드 감사’, ‘하명 감사’ 같은 말이 이를 잘 말해 준다. 지금까지 주로 정권발 외풍이었는데, 이제는 야당발 외풍까지 감당해야 하는 처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유일하게 회계감사와 직무감찰 권한을 다 갖고 있는 막강한 감사원을 견제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견제를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민주당식의 무더기 감사 요구는 자신들이 그토록 비판하던 ‘표적 감사’와 무엇이 다른가. 과도한 국회의 감사 요구로 감사원은 본업무 수행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3개월 제한된 시간(2개월 더 연장 가능) 내에 감사 결과를 국회에 보고해야 하기에 다른 사안보다 우선 처리해야 한다. 계획된 민생감사가 뒤로 밀리거나 아예 하지 못할 수도 있다. 조직이 제대로 돌아갈 리 만무하다. 감사원으로부터 감사를 받는 피감기관 역시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평소 감사원의 정기 감사를 받는 것도 고욕이다. 여기에 감사원이 국회감사를 한다며 관련 부처에 감사장을 차려 놓고 공무원들에게 오라 가라 하고, 자료 제출을 닦달하면 그들 역시 본업무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 감사원이나 관련 부처 입장에서는 대통령실 눈치를 봐야 하는지, 민주당의 심기를 살펴야 하는지 영 죽을 맛이다. 정치적 민감도가 높은 사안은 더 그렇다. 이 같은 유례없는 풍경은 과거보다 비대해진 국회 권력에서 나온 비정상적인 현상이다. 특히 민주당이 압도적 우위의 의석수를 차지하면서 벌어졌다. 감사원이 대통령 직속기관인지, 민주당 직속기관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감사원은 민주당의 하명에 따라 움직이는 하청 기관이 아니다. 최광숙 대기자
  • “김태희, 아프리카에서 무장강도 습격당했다”…충격 실화

    “김태희, 아프리카에서 무장강도 습격당했다”…충격 실화

    배우 김태희와 함께 아프리카를 찾았던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이 무장 강도를 당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정샘물은 6일 방송된 tvN STORY 백억짜리 아침식사에서 과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겪었던 강도 사건을 공개했다. 그는 “화보 촬영을 위해 남아공에 갔는데, 김태희가 온다는 소식에 현지 한인들이 모여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며 “갑자기 비명이 들리더니 권총으로 무장한 강도들이 들이닥쳤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정샘물에 따르면 강도들은 돈이 될 만한 물건을 모두 빼앗았으며, 피해액만 2000만원에 달했다. 사진작가 역시 카메라를 모두 도난당했다. 강도들은 수십 명을 좁은 화장실에 가둬놓았고, 공포 속에서 긴 시간을 보내야 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후 트라우마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웠다고 전했다. 그는 한 현지 소녀와의 만남을 통해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도 밝혔다. 정샘물은 “흑인 여자아이가 똘망똘망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손을 내밀었더니 아이가 와락 안겼다”며 “그 순간 두려움이 사라지고, 그 나라 아이들의 현실이 보였다”고 말했다. 이후 정샘물은 아프리카 아이들을 후원하기 시작했고, 결국 공개입양까지 결정하게 됐다. 그는 “처음 본 순간, 이 아이가 우리 가족이 될 운명이라는 걸 느꼈다”고 전했다.
  • “심우정이 범인 도피 도와” “잘 짜여진 각본” 野 ‘맹폭’

    “심우정이 범인 도피 도와” “잘 짜여진 각본” 野 ‘맹폭’

    윤석열 대통령이 청구한 구속취소를 인용한 법원에 즉시항고하지 않은 심우정 검찰총장을 향해 더불어민주당이 “양심이 있다면 즉각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이 내란 수괴 윤 대통령에게 증거 인멸 기회를 제공하고 범인의 도피를 도운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애초에 법원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증거 인멸 등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며 “내란 주요 임무 종사자들이 죄다 구속돼 있는데 내란 수괴만 구속취소됐다는 형평성 문제를 넘어, 윤 대통령의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1심 법원의 결정에 대해 검찰은 즉시항고해서 상급심에서 바로잡을 권한이 있는데, 검찰은 스스로 권한을 포기했다”며 “증거인멸 기회를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심 총장이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이라며 “구질구질하게 굴지 말고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심 총장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하는 등, 윤 대통령 관련 사건에 대해 ‘짜여진 각본’에 따라 대응해왔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 출연해 “심 총장이 해온 일을 보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관련 다른 사람의 재판 과정에서 명백한 증거들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눈 감은 수사’를 통해 무혐의 조치를 내렸다”면서 “내란 사건의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는 비화폰 서버를 압수수색하지 못하도록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세 차례나 반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월 26일에는 이번에 문제가 됐던 구속 기간을 따지고 있는데 뜬금없이 지검장·고검장 회의를 소집해서 시간을 낭비했다”면서 “심 총장이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영향을 미치려 한 것을 보면 심 총장이 내란의 중요한 거점이라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모든 것이 잘 짜여진 기획 의도 하에 진행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게 합리적인 의심”이라며 “탄핵하기 전에 심 총장 스스로 책임을 통감해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尹 “52일 동안 구치소서 많이 배워… 양승태·임종헌 생각났다”

    尹 “52일 동안 구치소서 많이 배워… 양승태·임종헌 생각났다”

    “구속 기소 문제점 다시 한번 생각고초 겪는 공직자 석방·건강 기도”경호처 난색에 구치소 앞 연설 못 해 김 여사·참모진 등과 김치찌개 먹어권성동·나경원 의원과 전화통화도권 “지도부와 빠른 시간 내에 방문” 윤석열 대통령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면서 국민들에게 고개를 숙여 감사의 뜻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구치소 생활에 대해 “많이 배웠다”고 말했는데, 특히 검사 시절 자신이 구속 기소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생각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오후 5시 48분쯤 경호 차량을 타고 서울구치소 정문으로 나왔다. 차량에서 내려 정문 밖으로 걸어 나온 윤 대통령은 미소를 띤 채 수백명의 지지자에게 인사를 건넸다. 윤 대통령은 오른손을 들어 인사하거나 주먹을 쥐어 보이면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응답했고, 여덟 차례 고개 숙여 인사했다. 짙은 남색 양복에 넥타이를 매지 않은 윤 대통령은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3분간 약 150m 구간을 걸은 윤 대통령은 차량에 다시 탑승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로 이동했다. 윤 대통령은 구치소 앞에서 연설하길 원했지만 경호처가 난색을 보여 입장문을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입장문에서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에 따라 공직자로서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다가 고초를 겪고 계신 분들도 있다. 조속한 석방과 건강을 기도한다”고 밝혔다. 내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군과 경찰 인사들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한남동 관저에 도착해서도 경호 차량에서 내려 5분여간 지지자들과 악수한 뒤 차량에 올라 관저로 들어갔다. 김성훈 경호처 경호차장이 윤 대통령과 가까운 거리에서 ‘밀착 마크’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윤 대통령은 관저에서 김건희 여사, 정진석 비서실장, 강의구 부속실장, 김 차장 등과 김치찌개로 저녁을 먹었다. 윤 대통령은 “건강은 이상 없다”며 “잠을 많이 자니 더 건강해졌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구치소는 대통령이 가도 배울 게 많은 곳”이라며 “성경을 열심히 읽었다”고 했다. 또한 “과거 수감됐던 지인들을 하나둘씩 떠올리며 그들은 어떻게 지냈을까 생각해 보기도 했다”, “교도관들도 어려운 여건에서 고생을 많이 하는 걸 봤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사법농단 사건을 거론하며 양 전 대법원장과 임 전 차장도 언급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을 구치소에서 면담한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구속 기간 52일 동안 많이 배웠다”며 “구속 기소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봤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임 전 차장은 친한 분이다. 구속 기소의 문제점을 많이 생각하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 대통령은 양 전 대법원장을 구속 기소했지만 그는 이후 무죄를 선고받았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 등과 통화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건강은 괜찮은지 안부를 여쭤보기 위해 전화를 드렸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당 지도부가 그동안 고생이 많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원내대표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대통령의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빠른 시간 내에 방문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석방이 헌법재판소 결정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정 실장은 평소와 같이 이날 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국정 및 정책 현안 등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국가와 국민을 위해 앞으로도 대통령실이 흔들림 없이 국정의 중심을 잘 잡아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여의도 9배 면적 불태운 日이와테 산불… ‘헤이세이 이후 최대 재해’ 지정 가능성

    여의도 9배 면적 불태운 日이와테 산불… ‘헤이세이 이후 최대 재해’ 지정 가능성

    일본 혼슈 북동부 이와테현 오후나토시에서 지난달 26일 발생한 대형 산불이 8일째 이어졌다. 이번 산불은 여의도 9배, 축구장 4060개 면적에 맞먹는 2900㏊를 태우며 1989년 이후 일본 내 최악의 화재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신속히 ‘극심 재해’(극심한 재해에 대처하기 위한 특별 재정 원조 등에 관한 법률) 지정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6일 NHK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전날부터 내린 눈과 비로 추가 연소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아직까지 불이 잡히지 않아 오전 6시 기준 소실 면적이 하루 만에 300㏊ 추가된 2900㏊로 확대됐다. 이는 시 면적의 9%에 이른다. 오후나토시에서는 이번 화재로 현재 최소 1명이 숨지고 건물 84채가 파손됐다. 시 인구의 약 11%에 달하는 주민 4600여명은 일주일 넘게 피난 생활을 이어 가고 있다. 이번 산불은 ‘헤이세이’(1989년 1월~2019년 4월·아키히토 전 일왕의 재임 기간) 이후 최대 규모로 파악된다. 이 시기 피해 면적이 가장 컸던 화재는 1992년 홋카이도 구시로시에서 발생했다. 당시 1030㏊가 소실됐다. 이날 이시바 총리는 ‘이재민 생활 재건 지원법’을 적용해 이재민에게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지원법이 적용되면 주택이 파손된 가구에 대해 피해 규모에 따라 최대 300만엔(약 3000만원)의 지원금이 지급된다. 아울러 총리는 “화재 진압 후 위성 사진을 사용하는 등 가능한 한 간단하고 신속하며 적절한 형태로 극심 재해 여부를 결정하겠다”면서 “(극심 재해 여부는 현재) 당연히 시야에 들어와 있다”고 했다.
  • 마당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고 연결하다[노은주·임형남의 K건축 이야기]

    마당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고 연결하다[노은주·임형남의 K건축 이야기]

    한국인 전체 가구수 반 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한다고 한다. 다른 나라에도 공동주택에 사는 이들이 많긴 하지만 한국은 그 의존도가 유난히 높다. 아파트는 공간을 표준화하다 보니 그 구성을 결정하는 것은 주로 공급자의 몫이고 결과적으로 사용자는 주어진 공간 안에서 자신의 삶을 맞춰 살아야 한다. 그런데도 마치 현대적·도시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꼭 아파트에 거주해야 하며, 주변의 편의를 즐겨야 하고, 사람들은 이를 따라야 하는 것처럼 됐다. 과연 괜찮은 건가. 아파트는 장점도 많지만 공간이 중앙 집중형이라는 점에서 여러 문제가 있다. 거실과 주방 등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공적 공간이 중심에 있고 개인적 공간, 즉 각자의 사적 영역이 주변에 달린 형태이다 보니 동선이 서로 겹치고 간섭된다. 그런 공간에서는 필연적으로 갈등 빈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각자 방에서 나오지 않거나 부딪치기 싫어하게 되고, 비슷한 유형의 가구가 반복적으로 적층되다 보니 삶의 다양성도 없어진다. 예전의 방식은 지금과 사뭇 달랐다. 여러 세대가 공존하는 대가족 형태의 삶을 영위하기 위한 공간적 장치가 존재했고 안채, 사랑채 등 남녀의 공간이 적절하게 나뉘어 있었다. 전북 정읍 ‘김명관 고택’은 규모가 무척 큰 집이다. 전면에 긴 행랑채가 담처럼 집의 영역을 나눈다. 이 집은 행랑채 중간에 있는 대문을 들어서면 오른편에 사랑채, 왼편에 안채, 뒤편에 사당이 있는 3개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이 집은 일반적인 구성 외에도 좀 다른 점이 있다. 대문채에 들어서서 사랑채로 들어가기 전 왼편에 또 다른 통로가 있는데 이를 통해 사랑채를 거치지 않고도 안채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그 길을 따라가면 안채로 들어서기 전에 나타나는 안사랑채가 있다. 안사랑채는 일반적인 고택에서 보기 힘든 곳이다. 그곳은 여성들의 공간이며 출가한 딸의 해산을 위해 쓰이기도 하고 여자 손님들이 와서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기능한다. 보통의 안채는 안방, 대청, 건넌방으로 구성돼 있고 부엌채는 안방에 붙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 집의 안채는 가운데 대청을 중심으로 양쪽에 안방과 건넌방의 크기와 형태가 같고, 두 방에 같은 크기의 고방과 부엌이 달린 정대칭, 디귿자 형태이다. 보통 옛집의 경우, 안방은 집안의 실질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는 시어머니의 공간이며 건넌방은 며느리가 사는 공간이다. 그리고 시어머니가 연로해지면 어느 시점에 며느리에게 안방과 곳간 열쇠를 물려주며 건넌방으로 건너간다. 그런데 이 집은 두 공간의 위상과 규모가 같다는 점에서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계속 동등한 권력을 갖고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물론 이 고택을 우리 주거의 일반적 형식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지만 예전에도 가족의 가풍이나 분위기, 구성에 따라 집의 구성이 달라지고 적정한 거리를 가졌음을 읽을 수 있다. 충남 논산 ‘명재 고택’도 사랑채, 안채, 사당 세 개의 영역으로 구성됐다. 특히 그 영역이 물 흐르듯 이어져 있는데 붙어 있는 공간들은 여러 개의 크고 작은 마당으로 연결되고 구분된다. 대청 앞에 반듯하고 밝은 안마당, 부엌과 창고 사이의 좁지만 길고 아늑한 부엌 마당, 장독대가 놓여 있고 작은 화단이 곁들여져 있는 대청마루 뒤편에 있는 뒷마당, 사랑채와 건넌방을 거쳐 사당으로 통할 수 있는 마당 등 각기 독특한 공간감과 기능을 수행하는 마당들이 구성원 각자의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잠시 눈을 피하고 쉴 수 있는 각자의 공간들이 사람들에게 주어져 있다. 중심 지향의 공간이 아니라 공간마다 개별적으로 중심을 가진 독특한 집이다. 우리가 경기 과천에 설계한 ‘장연재’는 그런 마당의 지혜를 현대에 어떻게 적용할까에 대한 고민을 담은 집이다. 과거에는 넓은 대지에 수평적으로 마당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었지만 지금의 도시 환경에서는 그런 개념을 구현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가족 간 거리를 유지하고, 각자의 생활을 담아야 하며, 방문객이나 집의 사회적 의미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효과적인 분리와 공존에 대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집은 수직으로 공간을 나누고 마당을 배분했다. 3개 층으로 구분해 1층은 사회적 공간, 2층은 가족의 공간, 3층은 개인적 생활을 하는 공간으로 나눴다. 그리고 이 공간들을 통합하는 수직 동선, 즉 계단을 뒀다. 일단 집으로 들어와 움직이는 내부 계단과 밖에서 수직의 각 공간으로 연결되는 외부 계단을 따로 설치했다. 사적인 공간과 공적인 공간이 켜를 달리하며 연속되기 때문에 외부에서 직접 들어가는 동선과 내부에서 연결되는 동선이 마당을 사이에 두고 한 번씩 서로 만나 교차한다. 가족들은 집 안에서나 밖에서 자유롭게 각 층이나 각 방으로 간섭받지 않고 독립적인 출입이 가능하다. 계단은 중간 참에서도 자유롭게 방향을 정할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2층과 3층의 마당이 자연스럽게 공유된다. 즉 이 집의 공간은 전통 한옥에서 채로 나뉘었던 가족의 공간을 층과 켜로 나누며 현대화한 것이다. 마당 또한 층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며 각자의 용도를 찾게 된다. 노은주·임형남 부부 건축가
  • [사설] 두 쪽 난 3·1절… 與野 세 과시로 기름까지 부어서야

    [사설] 두 쪽 난 3·1절… 與野 세 과시로 기름까지 부어서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여야 정치인들이 탄핵 찬반 집회에까지 대거 참석해 국론 분열이 심화되고 있다. 한 여당 의원의 입에서는 “헌법기관을 쳐부수자”는 과격한 선동 발언까지 나왔다. 탄핵 정국과 대외적 경제 위기가 중첩된 상황에서 정치인들이 한목소리로 위기 극복을 외쳐도 시원찮을 마당에 갈등만 증폭시킨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그제 3·1절에는 탄핵 찬반 집회로 두 쪽으로 나뉜 서울 도심에서 여야가 세 과시에 사활을 걸었다. 국민의힘 의원 36명은 여의도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대통령 복귀’를 외쳤다. 이날 여의도와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보수단체 주최의 탄핵 반대 집회에는 경찰 추산 12만명이 모였다. 같은 날 안국역 일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탄핵 촉구 집회가 열렸다. 이재명 대표 등 민주당 소속 130명의 의원들을 포함해 경찰 추산 1만 8000명이 참여했다. 여야는 지지자들의 집회 참석을 독려하기 위해 전세버스를 동원하기도 했다. 국민 통합을 외쳐야 할 정치인들이 갈등 확산에 되레 발벗고 나서고 있다. 여야는 오는 8일에도 장외세력 대결에 나설 예정이다.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을 앞둔 헌재에 막판까지 압박을 가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런 상황을 해외에서도 걱정하고 있다. 영국의 한 경제 분석기관은 지난해 한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10계단이나 하락시키며 ‘결함 있는 민주주의’로 평가했다. 조금도 반박하기 어려운 평가다. 여론 몰이에 아무리 눈이 어두워졌기로서니 현역 의원이 어떻게 광장 집회에서 “공수처, 선거관리위원회, 헌법재판소를 모두 때려 부숴야 한다”는 폭력 선동을 할 수가 있나. 지금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국론 분열 조장이 아니라 헌재의 결정에 승복을 다짐하는 것이다. 조기 대선의 승패를 가를 상식 있는 중도층은 정치적 잇속을 챙기려 사회 갈등을 부추기는 세력이 어느 쪽인지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고 있다.
  • 실명 환자 ‘번쩍’…눈에 치아 이식하는 수술 정체

    실명 환자 ‘번쩍’…눈에 치아 이식하는 수술 정체

    실명한 30대 캐나다 남성이 눈에 치아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노스 밴쿠버 출신 실명 환자인 브렌트 채프먼(33)이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빅토리아시에 있는 마운트 세인트 조셉 병원에서 ‘인공각막 이식술’(osteo-odonto keratoprosthesis·OOKP)을 받은 사연을 최근 보도했다. 인공각막 이식술은 환자의 치아(주로 송곳니)를 얇게 깎아 렌즈를 삽입하고 이를 각막에 이식하는 수술이다. 환자의 치아를 사용해 거부 반응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이식·인공각막을 인체가 받아들이지 않는 일부 환자에게 추천한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이 수술을 받은 채프먼은 13살에 이부프로펜 복용 후 발생한 ‘스티븐 존슨 증후군’(Stevens Johnson syndrome)으로 실명했다. 이후 20년 동안 각막 이식 10번을 포함해 50번에 달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지속적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채프먼은 “인공각막 이식술을 처음 제안받았을 때 공상과학같이 느껴져 불안했다”고 말했다. 숱한 수술로 시력을 잠깐 되찾았다가 잃기를 반복하는 데 지쳤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수술을 결정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다시 농구를 하고, 여행하며 세상을 보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이번 수술을 집도한 그렉 몰로니 박사는 호주에서 인공각막 이식술을 7번 성공한 경력이 있는 안과의사다. 몰로니 박사는 “치아의 상아질은 인체가 생산하는 가장 단단한 물질로, 플라스틱 렌즈와 환자의 눈을 연결하는 이상적인 보호막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공각막 이식술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희귀한 수술”이라며 “환자들은 모든 대안이 실패했을 때 마지막으로 이 수술에 도전한다”고 전했다. 수술이 끝나고 몰로니 박사는 “채프먼의 인공각막 이식술은 순조롭게 진행됐다”며 “계속 모니터링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인공각막 이식술은 1960년대 초반 이탈리아에서 시작됐고, 영국과 호주를 포함한 10개국에서 수십 년 동안 시행됐다. 다만 캐나다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2022년 이탈리아에서 실시한 연구를 보면 1969년에서 2011년 사이에 인공각막 이식술을 받은 59명의 환자 중 94%가 27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시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다시 세상을 보고 싶다”…눈에 치아 이식한 30대 남성의 사연 [월드피플+]

    “다시 세상을 보고 싶다”…눈에 치아 이식한 30대 남성의 사연 [월드피플+]

    실명한 30대 캐나다 남성이 눈에 치아를 이식하는 수술을 받았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노스 밴쿠버 출신 실명 환자인 브렌트 채프먼(33)이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빅토리아시에 있는 마운트 세인트 조셉 병원에서 ‘인공각막 이식술’(osteo-odonto keratoprosthesis·OOKP)을 받은 사연을 최근 보도했다. 인공각막 이식술은 환자의 치아(주로 송곳니)를 얇게 깎아 렌즈를 삽입하고 이를 각막에 이식하는 수술이다. 환자의 치아를 사용해 거부 반응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이식·인공각막을 인체가 받아들이지 않는 일부 환자에게 추천한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이 수술을 받은 채프먼은 13살에 이부프로펜 복용 후 발생한 ‘스티븐 존슨 증후군’(Stevens Johnson syndrome)으로 실명했다. 이후 20년 동안 각막 이식 10번을 포함해 50번에 달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지속적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채프먼은 “인공각막 이식술을 처음 제안받았을 때 공상과학같이 느껴져 불안했다”고 말했다. 숱한 수술로 시력을 잠깐 되찾았다가 잃기를 반복하는 데 지쳤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수술을 결정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다시 농구를 하고, 여행하며 세상을 보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이번 수술을 집도한 그렉 몰로니 박사는 호주에서 인공각막 이식술을 7번 성공한 경력이 있는 안과의사다. 몰로니 박사는 “치아의 상아질은 인체가 생산하는 가장 단단한 물질로, 플라스틱 렌즈와 환자의 눈을 연결하는 이상적인 보호막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공각막 이식술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희귀한 수술”이라며 “환자들은 모든 대안이 실패했을 때 마지막으로 이 수술에 도전한다”고 전했다. 수술이 끝나고 몰로니 박사는 “채프먼의 인공각막 이식술은 순조롭게 진행됐다”며 “계속 모니터링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인공각막 이식술은 1960년대 초반 이탈리아에서 시작됐고, 영국과 호주를 포함한 10개국에서 수십 년 동안 시행됐다. 다만 캐나다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2022년 이탈리아에서 실시한 연구를 보면 1969년에서 2011년 사이에 인공각막 이식술을 받은 59명의 환자 중 94%가 27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시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약사 ‘보이콧’에 다이소 ‘건강기능식품’ 판매 무산되나…일양약품 철수

    약사 ‘보이콧’에 다이소 ‘건강기능식품’ 판매 무산되나…일양약품 철수

    생활용품점 다이소가 일부 제약사와 손잡고 가격을 대폭 낮춘 건강기능식품(건기식) 판매에 나섰으나 약사들의 거센 반발로 난관에 부닥쳤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소는 지난 24일부터 전국 200개 대형 매장을 중심으로 영양제 등 건기식 판매를 시작했다. 제약사들이 의약외품을 다이소에 납품한 적은 있지만 건기식이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것은 처음이다. 생활용품에 이어 저가 화장품 판매로 소비자를 성공적으로 공략한 다이소가 건기식으로 영역을 넓히면서 소비자들의 호응이 뒤따를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다이소의 건기식 판매는 난관에 부닥쳤다. 다이소에 건기식 제품을 입점한 제약사는 대웅제약, 종근당건강, 일양약품 등 세 곳이다. 이들 제약사는 기존 판매처엔 건기식을 30일분 기준으로 평균 2만~3만원대에 팔았는데, 다이소 입점 제품은 최대 6분의 1 수준으로 가격을 낮췄다. 그러나 일양약품은 다이소에서 건기식 9종을 판매한 지 5일 만인 28일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일양약품은 다이소 공급 물량이 소량이었던 만큼 별도 회수 조치는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양약품 측은 다이소 판매 철수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양약품은 비타민C 츄어블정, 쏘팔메토 아연, 비타민C 등 9개 건기식 제품을 다이소 판매용으로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일양약품의 다이소 판매 철수가 약국업계의 반발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약사들이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서는 “덕분에 약국 망하겠다”, “5000원짜리 약 먹고 싶은 분은 다이소로 가면 되고 약사가 추천하는 제품 먹고 싶은 분은 약국으로 오시면 된다” 등의 글이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약사는 “다이소에 납품한 제약사 제품은 전량 반품하려고 싸놨다”, “재고 소진하면 해당 제약사 제품은 절대 다신 안 시킨다” 등 다이소 판매 제약사에 대한 불매운동을 예고했다. 권영희 대한약사회장 당선인은 26~27일 일양약품과 종근당건강, 대웅제약 등 다이소에 입점한 제약사 3곳과 면담을 갖고 시정을 촉구했다. 일양약품이 제약사 3곳 중 가장 먼저 철수한 것은 이곳이 종근당건강이나 대웅제약에 비해 규모가 작아 약사들의 집단 반발에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도 다이소 판매 철수 여부를 두고 내부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은 건기식 브랜드 ‘닥터베어’에서 출시한 영양제 26종을 다이소를 통해 선보였다. 종합비타민미네랄, 간 건강을 위한 밀크씨슬, 눈 건강 영양제 루테인, 어린이 종합 비타민 등이다. 가격은 한 달분이 3000~5000원대다. 종근당건강은 오는 3~4월 락토핏 골드와 루테인지아잔틴 등 건기식 2종을 다이소 전용으로 선보일 예정이었다.
  • 우크라이나로 달려간 유용원…북한군 포로 면담[주간 여의도 Who?]

    우크라이나로 달려간 유용원…북한군 포로 면담[주간 여의도 Who?]

    31년 軍 전문기자 출신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의원 개인 자격으로는 최초 우크라이나 방문“최신 현대전 익히는 北 관련 증언 듣고자”계엄 이후 “참담”… 국민·야당 의원에 사과 매주 금요일 [주간 여의도 Who?]가 온라인을 통해 독자를 찾아갑니다. 서울신문 정당팀이 ‘주간 여의도 인물’을 선정해 탐구합니다. 지난 일주일 국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정치인의 말과 움직임을 다각도로 포착해 분석합니다. “방금 저는 제 보좌진과 단둘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지난 23일 유용원(62, 초선·비례) 국민의힘 의원은 소셜미디어(SNS)에 ‘깜짝 글’을 남기고 전 세계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우크라이나로 향했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대한민국 국회의원 개인 자격으로는 최초로 우크라이나를 찾은 것이다. 이틀 뒤인 25일 유 의원은 현지에서 SNS에 이런 글을 남겼다. “저는 우크라이나 키이우 인근에서 전쟁포로로 수감 중인 북한군 2명을 면담했다.” 유 의원은 28일 서울신문에 “(현지에서) 의미있는 시간을 갖고 있다. 3월 2일 귀국 이후 국내에서 정리된 발언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전날 “전날 킬리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정보총국장 접견 및 정보총국의 북한군 참전동향 브리핑이 있었다. 북한군 추가파병 동향 등 우리 안보와 직결되는 중요한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귀국한 뒤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말씀드리겠다”고도 했다. 1964년생으로 국내 1호 군사전문기자이자 31년 간 국방부를 취재했던 유 의원은 22대 국회에 입성해 국방위원회에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활약해왔다. 국회 ‘무궁화 포럼’을 발족해 핵무장 잠재력 확보를 위한 국회 내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외교통일위원회로 자리를 옮겨 입법과 정책 개발 관련 자신의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유 의원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현지 의회와 ‘얄타유럽전략(YES) 특별회의’의 공식 초청장을 받아 이뤄졌다. 유 의원은 지난 23일 “전쟁은 계획이 아니라 전장에서 승패가 갈린다”면서 “러시아와 손을 잡고 전장에서 현대전을 몸소 체득하고 있는 북한의 위협이 추후 우리를 향할 것이 너무나 명백하기에 ‘절대 이를 방관하거나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방문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래식 조우전부터 최신 현대전을 익히며 전투력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북한군이 실제로 어떻게 전장을 누비고 있는지, 우크라이나 군 수뇌부와 관계자들을 만나 그들의 생생한 증언을 직접 들어보려 한다”고도 덧붙였다. 1993년 3월부터 31년간 국방부와 군 관련 기관을 취재한 ‘최장수 군사전문기자’인데다, 2001년 8월부터 20년 넘게 국내 최대 군사 전문 커뮤니티 ‘비밀’(BEMIL, 전 ‘유용원의 군사세계)를 운영해 온 그가 첨단 기술전이 펼쳐진 현대 전장을 찾은 것이다. 유 의원은 커뮤니티 글에서 초등학생 때부터 전쟁 놀이와 전쟁 영화를 좋아했으며, 대학 시절에는 서울 용산 인근의 외국잡지 헌책방 등에서 무기 서적들을 구해 전차·항공기·미사일·함정 등을 익혔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1990년 2월 조선일보 입사한 뒤에는 무기에 대한 잘못된 보도가 많은 것을 보고, 군사 분야에 특화된 기자가 되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유 의원은 정계 입문 당시 기자로서 현장에서 느낀 국방 현장의 문제를 의정 활동 기간 풀어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후 의원으로서 ‘1호 법안’으로는 국방·원자력 분야 등 국가안보 관련 업무 수행 중 순직 시, 민간인도 공무원처럼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도록 하는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국방위 위원으로 활동하던 유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를 맞아 연이은 현안질의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유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해 8월 제기했던 윤석열 정부의 ‘계엄설’이 현실화하자, 야당 의원들을 향해 사과했다. 유 의원은 계엄 이틀 뒤인 지난해 12월 5일 국회 국방위 긴급 현안질의에서 “김민석 민주당 의원 등 계엄령을 주장한 일부 야당 위원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제 판단이 틀렸다”고 했다. 그는 또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등 중차대한 안보 현안 속에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진 데 참담하다”며 “1979년 마지막 계엄령 이후 반세기 만에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에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도 밝혔다.
  • [기고] 세계 최고 수준 산불재난 대응 역량을 유지하려면

    [기고] 세계 최고 수준 산불재난 대응 역량을 유지하려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산불은 ‘재앙’이 됐다. 1만 6000채 이상의 건물이 사라지고 28명이 사망했으며 경제 손실만 약 4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 면적이 무려 2만㏊에 이른다. LA 산불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것이다. 왜 미국이란 초강대국에서 산불 피해를 막지 못했을까. 왜 산불이 점점 위협적으로 변하는가. 걱정과 고민이 많아지는 2025년의 시작이다. 우리나라의 산불 대응력은 짧은 기간 진일보한,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과학기술이 한몫을 했다. 산불 발생과 동시에 위치 정보가 만들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산불 진화 헬기가 현장에 출동해 물을 뿌린다. 지상 인력도 마찬가지다. 현장에 투입된 산불 전문 인력인 공중진화대원과 산불재난 특수진화대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지상 진화를 펼친다. 불과 10년 전에는 상상도 못 할 진전이 이뤄졌다.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산불 상황 관제시스템, 위험예보시스템, 확산예측 시스템을 통해 시시각각 산불 정보를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 산불 대응에 적극 활용한다. 개발도상국들은 앞다퉈 우리나라의 산불 대응 체계를 도입하기 위해 러브콜을 보낸다. IT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은 대형 산불로부터 안전할까. 필자를 비롯한 많은 국민은 여전히 “그렇지 않다”고 답할 것이다. 최근에는 심각한 기후변화가 산불의 위험성을 고조시킨다. 기후변화는 단순히 온도를 상승시키는 게 아니라 예기치 못한 곳에 극한의 조건을 만들어 낸다. 1986년 산불 통계가 집계된 이래 단일지역 최대 피해를 기록한 2022년 울진·삼척 산불이 대표적이다. 산불 발생 전까지 19일간 건조특보가 지속되는 등 극한의 가뭄이 이어졌다. 경험하지 못했던 재난과 같은 산불을 더 자주 대면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우선 국민에게 더 빠르고, 더 정확하고, 더 친절하게 산불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다. 다매체, 멀티미디어 기반의 산불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실시간 정확한 정보가 공유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아울러 재난 관리자에게 더 직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눈으로만 확인하고 인지하는 체계에서 상황을 분석해 결정할 수 있는 체계로 전환이 이뤄진다면 더 빠르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AI)은 우리보다 기억력이 좋다. 무심코 잃어버리는 경험과 기억을 복원하고 보존해 준다. 단 조건은 학습데이터의 구축이다. 지금도 우리는 많은 정보를 생산한다. 산불의 원인, 기상, 산불위험지수, 산불 예측정보, 산불 진화 헬기 등 투입된 진화 인력이 직접 촬영한 현장 영상까지 다양하다. 단발성으로 활용한 정보들을 이제 모아야 한다. 이런 정보가 AI와 접목돼 가상공간에서 무한 반복적인 학습이 이뤄진다면 우리는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새롭고 다양한 산불 정보를 재생산해 낼 수 있다. 재생산된 정보는 더욱 촘촘한 산불 대응체계를 만들어 내고 재난과 같은 산불과 재회했을 때 이전보다 체계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된다. 세계적인 수준의 산불 대응력을 기후변화에 맞게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근본적인 대책은 실천이다. 산불은 담뱃불이나 영농부산물 소각 등 부주의한 행동에 의해 발생한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산불의 위험성을 인식해 경각심을 갖고 조심하면 산불은 우리 곁에서 멀어지게 된다. 김성용 국립안동대 산림과학과 교수
  • 금빛 오스카, 누가 품을까

    금빛 오스카, 누가 품을까

    그야말로 ‘안갯속’이다. 세계 최고 권위 영화 시상식으로 불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의 올해 수상자 예측이 어느 해보다 어렵다. 인공지능(AI) 활용 논란이나 배우들의 설화가 수상작을 결정하는 회원 투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새달 3일(한국시간) 열리는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최고상인 작품상에서 10편, 주요 부문인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에서 5편씩 후보를 둔다. 작품상 후보 가운데 우선 눈에 띄는 영화는 미국으로 이주한 헝가리 건축가의 이야기를 다룬 브래디 코베 감독의 ‘브루탈리스트’다. 앞서 1월 ‘아카데미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글로브에서 작품·감독·남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 지난 17일 열린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감독상을 받았다. ●AI 보정·배우 설화 논란 이슈로 13개 부문 최다 후보에 오른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에밀리아 페레즈’도 쟁쟁하다. 수사 당국을 피해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감행한 멕시코 마약상의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영화다.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선거를 두고 펼치는 추기경들의 야망, 음모와 배신을 그린 에드워드 버거 감독의 ‘콘클라베’도 빼놓을 수 없다. 영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았다. 이 밖에 전설적인 가수 밥 딜런의 데뷔 이후 5년간을 그린 제임스 맨골드 감독의 ‘컴플리트 언노운’, 러시아 갑부와 결혼한 미국 스트리퍼의 이야기를 다룬 숀 베이커 감독의 ‘아노라’도 유력한 후보다. 남우주연상 부문에서는 ‘브루탈리스트’의 에이드리언 브로디가 우선 꼽힌다. 골든글로브와 영국 아카데미에서 이미 상을 챙겼다. 고독한 이민자, 방황하는 예술가의 모습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다만 헝가리 출신 유대인을 연기한 브로디의 대사(헝가리식 억양의 영어)를 AI로 보정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컴플리트 언노운’의 티모테 샬라메는 최연소 남우주연상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만 29세를 갓 넘긴 그의 노래와 연주는 물론 표정과 제스처까지 딜런이 빙의한 듯하다. 역대 오스카 최연소 남우주연상 수상자가 ‘피아니스트’(2002)로 만 30세 직전 상을 받은 브로디라는 점도 흥미롭다. ‘콘클라베’의 레이프 파인스도 유력한 후보다. 콘클라베를 이끌어 가는 중심 인물 로런스를 연기한 그는 선거 도중 벌어진 일로 고뇌하는 추기경의 모습을 잘 그려 냈다. 이 밖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청년기를 그린 영화 ‘어프렌티스’의 서배스천 스탠, 뉴욕의 한 교도소에서 수감자 재활을 위한 연극을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소재로 한 ‘씽씽’ 주연인 콜맨 도밍고도 경쟁을 벌인다. ●작품상·남우·여우주연상 ‘예측 불허’ 올해 여우주연상 부문 경쟁도 치열하다. ‘서브스턴스’의 데미 무어, ‘에밀리아 페레즈’의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 ‘아노라’의 미키 매디슨, ‘위키드’의 신시아 이리보, ‘아임 스틸 히어’의 페르난다 토레스가 후보다. 앞서 골든글로브와 미국배우조합상 여우주연상을 거푸 거머쥔 무어의 생애 첫 오스카 수상 여부가 주목된다. 약물을 주사한 뒤 젊고 아름다운 여성으로 살게 된 한물간 배우 엘리자베스를 연기했다. 연기 인생 내내 연기력 논란에 시달린 그의 삶과 영화가 겹쳐지면서 화제가 됐다. 영화 배역처럼 실제로도 남자에서 여자로 성전환한 가스콘의 경우 지난해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그러나 앞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에 대해 “약물 중독 사기꾼”, 윤여정이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2021년 시상식에 대해 “아프리카와 한국의 축제”라고 비하한 소셜미디어(SNS) 글들이 논란을 불렀다. 영화 속 노래 장면에서 가창 범위를 확장하는 음성 복제술을 적용한 점도 도마에 올랐다. 토레스 역시 17년 전 브라질의 한 TV 코미디극에 출연했을 때 얼굴을 검게 분장하고 등장한 일로 흑인 비하 지적을 받고 있다. 할리우드가 인종차별에 민감한 만큼 논란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모양새다. 올해 영국 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매디슨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흑인 여성으로, 오는 8월 공연하는 유명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에서 예수 역할을 따낸 이리보의 깜짝 수상도 점쳐진다. 한편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 후보에 ‘구름빵’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을 원작으로 한 일본 작품 ‘알사탕’이 올라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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