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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둔화에 시진핑 영웅화 나선 중국 언론들

    코로나19 둔화에 시진핑 영웅화 나선 중국 언론들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자 중국 관영 언론들이 시진핑 국가주석을 영웅화하는 작업에 나섰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녈(WSJ)은 8일(현지시간) ‘베이징, 시진핑 주석을 코로나바이러스 전쟁의 영웅으로 그려내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정부가 언론을 이용해 시진핑 주석을 공중보건 재난에서 나라를 구한 영웅이자,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지도자로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관영 신화통신은 최전방 의료진 방문부터 외국 지도자들과의 전화통화까지 시진핑 주석의 전염병 행보를 꼼꼼하게 묘사한 뒤 “시진핑 주석은 항상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신생아처럼 깨끗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밖에도 인민일보와 환구시보 등 정부 통제 하에 있는 언론들도 “시진핑 주석은 코로나19가 더 멀리 확산되지 않도록 시간을 벌어준 지도자”라는 찬사를 퍼붓고 있다. 지방정부도 시진핑 찬양에 나섰다. 특히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시에서도 지난 6일 주민들을 대상으로 시진핑 주석과 공산당에 감사해야 한다는 내용의 ‘감사 교육 캠페인’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환자와 사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던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은 이상하리만치 공식 행보를 자제하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우한 방문이나 방역 현장 격려 등의 업무는 2인자인 리커창 총리가 도맡았다. 그러다 최근 들어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두 자릿수로 떨어지자 이를 자신의 공으로 돌리는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WSJ는 시진핑 주석과 공산당이 코로나19 사태에 늑장 대처하는 바람에 피해를 키웠다는 비난을 피해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8일까지 중국에서는 8만명이 감염됐고 3000여명이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했다. 그러나 중국 내 실제 여론이 좋지 않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국민들은 지도자의 사과를 요구하지 않았는데, 지도자는 국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토할 것 같다”는 반응이 올라왔다. 그러나 비판 글들이 공산당의 검열을 받고 곧 사라졌다고 WSJ는 전했다. 홍콩 소재 리서치회사 ‘오피셜 차이나’의 라이언 마누엘 상무이사는 이에 대해 “시 주석을 영웅화함으로써 정부는 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의 책임을 하급 관리의 탓으로 돌리는 동시에, 시 주석은 보고를 받은 즉시 매우 단호하게 행동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폭설·마늘·자외선·염소 ‘코로나19 효과 없어요’

    폭설·마늘·자외선·염소 ‘코로나19 효과 없어요’

    식염수로 코 헹구기, 감기에만 효과“모기가 코로나19 옮겨” 근거 없어자외선 소독기, 피부에만 해 될수도코로나19의 확산으로 각종 민간요법이 대두되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8일 효과가 있는 것으로 오인하기 쉬운 것들을 소개했다. 전염병이 돌 때면 폭설이 모든 것을 덮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곤 하지만 체온은 바깥 온도와 크게 상관이 없으니 폭설은 코로나19와 큰 연관이 없다. 물건을 소독할 쓰는 자외선램프나 염소, 알콜 등도 매한가지다. 추운 날씨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큰 관계가 없다. 사람의 체온은 외부 온도나 날씨와 큰 관계가 없다. 손을 자주 닦는 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는 것도 같은 이유로 코로나19 예방에 효과가 없다. 일각에서는 모기가 코로나19를 전염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과학적 근거는 없다. 코로나19인 통상 감염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튀어나오는 침방울을 통해 퍼지는 호흡기 질병이다.핸드 드라이어나 자외선 소독기(램프)도 효과가 없다. 오히려 자외선은 피부 자극을 유발할 수 있어 손 등을 소독하는 데 사용하면 안 된다. 알코올이나 염소를 온몸에 뿌리면 어떨까. 표면에 뭍은 바이러스는 모르겠지만 몸에 들어온 것들에는 효과가 없고, 눈이나 입 등 점막에만 해롭다. 폐렴을 예방하는 백신이 코로나19를 막는다는 오해도 있는데 역시 틀린 말이다. 코로나19를 막으려 40여종의 백신이 개발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 된 것은 없다. 식염수로 코를 헹구면 어떨까. 감기에서 더 빨리 회복된다는 과학적 근거는 있지만 코로나19을 예방한다는 증거는 없다. 항균성분이 있는 마늘 역시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는 주요 음식으로 거론되지만 역시 근거는 없다. 항생제로 치료하면 안 될까. 항생제는 박테리아에 대항하는 치료제다. 바이러스와는 관계가 없다. 코로나19로 입원하면 항생제를 주는 것은 세균성 공동 감염을 우려한 것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접촉 대신…코로나 사태 속 中 미용실 ‘거리두기 서비스’ 눈길

    접촉 대신…코로나 사태 속 中 미용실 ‘거리두기 서비스’ 눈길

    7일 중국 본토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50명 밑으로 떨어지는 등 확산세가 한풀 꺾이는 모양새긴 하지만, 감염 불안감은 여전하다. 특히 상대적으로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이 높은 대면 서비스직 종사자들의 부담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감염의 우려 속에서도 생계를 위해 업무를 계속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이들은 창의적인 방식을 고안해 고객과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 그중에서도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이 불가능한 중국 미용업계의 '사회적 거리 두기' 방식이 가장 눈에 띈다.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미용실의 달라진 서비스 매뉴얼에 주목했다.웨이보 등 중국 SNS에는 최소 1.5m의 거리를 두라는 당국의 권고에 따라 창의적인 방법으로 대면 서비스를 수행하는 미용실의 모습이 줄을 잇고 있다. 쓰촨성 루저우시의 한 미용실 직원들은 마스크를 쓴 채 긴 막대기에 빗과 헤어드라이어를 테이프로 칭칭 감아 먼 거리에서 고객들의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이 미용실은 "아직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라며 관련 영상을 공유해 큰 관심을 받았다. 또 다른 미용실에서는 머리를 깎고 감기는 작업에도 모두 막대기를 이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허난성 출신의 이발소 주인은 "손질이 잘 되지는 않지만, 손님이 안심하실 수 있도록 최소한의 조처를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거리 두기 서비스는 손님이 원할 때만 제공된다. 접촉 없이는 서비스 제공 자체가 불가능한 미용실의 특성 탓에 우리나라 미용업계의 한숨도 짙다. 대전 지역의 경우 4000여 개의 미용실과 150여 개의 이발소 중 20% 이상이 문을 닫았고, 나머지도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코로나19가 최전방”…당신이 영웅입니다 [밀리터리 인사이드]

    “코로나19가 최전방”…당신이 영웅입니다 [밀리터리 인사이드]

    혈액 보유량 35.4% 부족…‘혈액대란’ 위기일선 부대 헌혈 앞장서…해군참모총장 동참육군, 역대 최대·최단기간 7억 6천만원 모금국민들 ‘밴드 투혼’ ‘간호장교 대구行’ 감동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내수 부진 등으로 경제 위기에 신음하는 국민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더 큰 문제도 생겼습니다. 수술을 하려고 해도 혈액이 부족해 병원마다 응급환자 외에는 수술을 미루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과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적정 혈액보유량을 채우지 못해 ‘혈액 대란’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8일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에 따르면 1월 중순부터 지난달 중순까지 1개월 동안 전국에서 헌혈을 취소한 단체가 270여곳에 이릅니다. 지난 7일 기준 혈액관리본부 혈액 보유량은 O형 2.6일분, A형 3.0일분, B형 3.9일분, AB형 3.6일분에 불과합니다. 평균 3.2일분으로 적정 보유량 5일치보다 훨씬 적은 양입니다. 현재 혈액 보유량은 1만 6803유닛으로, 적정 보유량(2만 6000유닛)과 비교해 35.4%나 부족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병원마다 혈액 확보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메르스’에 팔 걷어붙인 그들…다시 일어섰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총괄조정관도 최근 코로나19 브리핑을 통해 “지난달 중순 이후 감소하던 혈액보유량이 범국민적인 협조로 전년 수준을 회복했지만 최근 다시 감소 추세에 있다”며 헌혈 동참을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치 않습니다. 헌혈자 중 가장 많은 비중(2018년 통계청 자료)을 차지하는 직업군은 회사원(23.9%)과 대학생(23.9%), 고등학생(21.4%)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방학이 길어지고 단체헌혈이 급감하면서 이들에게 의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결국 헌혈자의 15.2%를 차지하는 군인이 나설 수 밖에 없게 됐습니다.군인 헌혈량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군인 헌혈 건수는 2009년 37만 5477건에서 2018년 43만 9343건으로 증가했습니다. 가장 많은 헌혈이 이뤄졌던 2017년에는 46만 973건으로, 2009년과 비교해 22.8%나 늘었습니다. 특히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헌혈 통계가 눈에 띕니다. 그 해 5월 첫 환자가 발생해 186명이 확진됐고 38명이 사망하면서 올해처럼 헌혈량이 급감했습니다. 그런데 군인 헌혈량은 44만 5129건으로, 2014년(42만 3815건)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올해도 군이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국방부는 “계절적 요인과 코로나19 장기화 때문에 국가적으로 혈액 수급이 어려워졌다”며 “채혈 환경 안전 대책을 마련해 군 단체헌혈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군 장병이 안심하고 단체헌혈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와 협력해 적십자사 채혈직원의 감염 여부 전수조사, 혈액원 소속 전 직원 매일 건강 상태 점검, 채혈시 직원·헌혈자 마스크 착용 등의 대책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끝없는 ‘소독 업무’…장병들의 헌신 없었다면 일선 군부대는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선 해군 1함대 장병은 혈액 수급 위기 경보가 주의단계로 떨어지며 비상이 걸렸던 지난달 6일 단체헌혈을 통해 혈액 11만㎖를 모았습니다. 해군 전체가 혈액 150만㎖ 이상을 확보했고, 심승섭 해군참모총장도 장병들과 함께 헌혈에 동참했습니다. 해병대 2사단 ‘헌혈 릴레이’를 통해 이달 3일까지 15회에 걸쳐 장병 1300여명이 참여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공군 20전투비행단에서도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장병 900여명이 자발적으로 헌혈에 참여했습니다. 공군 제8전투비행단은 같은 달 27~28일 이틀 동안 전 장병과 군무원을 대상으로 헌혈 버스를 운영해 눈길을 끌었습니다.군인들의 헌신은 헌혈에 그치지 않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방역인력이 크게 부족해지자 대구를 포함해 수많은 지역의 소독 업무를 장병들이 맡고 있습니다. 소독 업무가 끝없이 이어지다보니 피로도가 높아졌지만 그들은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대구 동산의료원 코로나19 격리병동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는 국군춘천병원 소속 간호장교 김혜주 대위는 최근 쓸린 콧등에 밴드를 붙이고 환자를 돌보는 모습이 국방부 유튜브 영상으로 공개돼 화제가 됐습니다. 마스크를 너무 오래 쓰다보니 콧등이 헐어 마스크를 교체할 때마다 새 밴드를 붙인다고 합니다. 여기엔 ‘밴드 투혼’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김 대위는 영상에서 “처음에는 몰랐는데 콧등이 쓸려 벗겨지면서 외상이 발생했다”며 “국군의무사령부 소속으로 힘을 보탤 수 있어서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해 네티즌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의 헌신적인 근무 영상은 10시간 만에 조회수가 1만 5000회에 이르렀습니다. 김 대위 외에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군 의료진이 잠 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목숨 바칠 각오로 임무 수행” 대구로 향하다 국군간호사관학교 60기 신임 간호장교 75명은 이달 3일 졸업 및 임관식을 마친 뒤 곧바로 대구국군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당초 9일로 예정됐던 임관식을 6일 당겼고, 졸업과 임관의 기쁨을 나눌 여유도 없이 곧바로 대구로 향했습니다. 특히 6·25 참전용사의 후손인 이혜민 소위는 “전쟁 중 다친 전우를 위해 목숨 걸고 임무를 수행한 할아버지를 본받아 군 의무 요원으로서 우리 국민과 군을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로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말해 국민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국군간호사관학교를 찾아 신임 소위 교육을 참관하고 “임관하자마자 곧바로 (대구 방역 현장으로) 보내게 돼 안쓰럽고 미안하다”면서 “대구·경북 주민들을 위한 든든한 방패 역할을 잘해 주시길 바란다. 무사히 돌아올 수 있게 최선을 다해달라”고 격려했습니다.육군은 5일 대구·경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대구에 5억 1000여 만원, 경북에 2억 5000여만원 등 7억 6000여만원의 성금을 기부했습니다. 육군이 기부한 재난모금액 중 최고액입니다. 불과 8일 만에 모은 금액이었는데, 휴일 이틀이 포함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참여 열기가 매우 뜨거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서동해 육군본부 인사근무과장도 “육군 전 부대에서 자발적인 참여로 모금을 시작했는데, 짧은 기간에도 예상보다 많은 장병이 동참해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국난(國難)에 군인이 앞장서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군복을 입었다고 용기가 저절로 나오는 건 아닙니다. 헌신을 깎아내리진 말아주세요. 작은 칭찬이 더 큰 용기를 내게 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하루 확진 1000명 넘자 伊, 1600만명에 “꼼짝 마”

    하루 확진 1000명 넘자 伊, 1600만명에 “꼼짝 마”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불어나고 있는 이탈리아에서 적어도 1600만명이 사는 동네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쥐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7일(이하 현지시간) 패션과 금융 중심지인 밀라노가 속한 롬바르디아, 베네치아가 포함된 베네토주, 파르마, 모데나 등 관광 명소들이 망라된 광범위한 지역을 격리 조치하는 내용의 정부 칙령에 서명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8일 아침부터 다음달 3일까지 거의 한 달 동안 시행된다. 해당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외부에서도 가족을 만나려거나 비상하고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들어가지 못한다. 거의 중국 우한식 봉쇄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 체육관, 수영장, 박물관, 스키장, 나이트클럽 등 다중이 모이는 모든 시설은 문을 닫는다. 레스토랑과 카페의 문을 걸어잠그지는 않는다. 다만 손님들은 1m 이상 떨어져 앉아야 한다. 주민들은 집 밖으로 나오면 3개월 동안 감옥에 갇힐 수 있다. 이전까지는 이탈리아 국민 5만명 정도만 봉쇄됐는데 1600만명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콘테 총리는 격리되는 주요 도시 이름을 일일이 열거했다. 피아첸차, 레지오 에밀리아, 리미니, 페사로 우르비노, 알레산드리아, 아스티, 노바라, 베르바노, 쿠시오 오쏠라, 베르셀리, 파두아, 트레비소 등이다. 부족한 의료진 충원을 위해 은퇴한 의사들의 면허도 부활시킨다. 이처럼 과격한 수단을 내놓게 된 것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계속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국 누적 확진자 수가 5883명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무려 1247명이 늘어 26.9%가 급증했다. 지난달 21일 롬바르디아주에서 첫 지역 감염자가 발생한 이후 하루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은 것은 처음이다.  사망자도 전날 대비 36명 증가한 233명으로 잠정 파악됐다. 전날 49명보다 덜 늘어났지만 다른 주요 발병국에 견줘 여전히 많다. 다만 BBC는 지난 24시간 신규 사망자가 50명을 넘었다고 다르게 보도했다.  확진자 수 대비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치명률도 3.96%로, 전날(4.2%)보다 다소 낮아졌다. 사망자 수가 많이 줄어서가 아니라 새 확진자가 워낙 많이 나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준 주요 발병국 치명률을 보면 중국이 3.8%, 이란 2.4%이며 한국이 0.69%로 가장 낮다.  연립정부의 한 축인 중도좌파 성향 민주당의 니콜라 진가레티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도 걸렸다.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의사가 말했다”며 “나는 괜찮다. 다만 며칠간 집에 머물러야 할 것”이라고 썼다.  유럽 주요국 정치지도자 가운데 첫 감염 사례인데 그는 지난해 8월 극우 정당 동맹과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 간 연정이 붕괴하자 오성운동과 새 연정 구성 협상에 산파 역할을 했다. 수도 로마가 속한 라치오주 지사를 겸하는 그는 평소에도 각 부처 장관을 포함해 정부 고위 관계자들을 수시로 만나는 터라 내각 안에서의 두려움이 확산할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미 바이러스 확산 거점인 롬바르디아주의 아틸리오 폰타나 지사와 스테파노 파투아넬리 산업장관은 보좌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곧바로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유럽 주요국 확진자 수는 프랑스 949명, 독일 795명, 스페인 441명, 영국 206명, 네덜란드 188명이라고 BBC는 전했다.  한편 이란 보건부는 이날 21명이 더 사망해 지금까지 모두 145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역시 지난달 19일 첫 사망자가 나온 뒤 하루 사망자 수로는 가장 많다. 확진자는 전날보다 1076명 늘어 5823명이 됐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1000명을 넘겼다. 세계보건기구(WHO), 중국 등에서 보낸 코로나19 검사 장비가 지난달 말 이란에 도착한 뒤 본격적인 검사가 진행되면서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키아누시 자한푸르 보건부 대변인은 텔레비전 중계를 통해 전국적으로 1만 6000명 이상이 검사를 받고 있으며 1669명이 감염됐다가 완치됐다고 말했다. 이란에 파견된 세계보건기구(WHO) 책임자인 크리스토프 하멜만 박사는 이 나라의 병원과 치료시설들에 놀라운 진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伊 코로나19 하루 49명 사망 치명률 4.25%, 한국은 0.66%

    伊 코로나19 하루 49명 사망 치명률 4.25%, 한국은 0.66%

    정말 무서울 정도로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늘고 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6일 오후 6시(이하 현지시간) 기준으로 코로나19에 감염돼 숨진 이들이 전날보다 49명 늘어 197명으로 잠정 파악됐다고 밝혔다. 집계 이래 하루 기준 가장 많이 늘었다. 누적 사망자로는 중국 다음이고 어느새 하루 증가로는 중국을 앞질렀다. 중국과 이란은 이날 사망자가 각각 30명, 17명 증가했다고 공개했다. 확진자 대비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도 3% 초반대에서 4.25%로 크게 상승했다. 주요 발병국 중 최고다. 중국은 3.77%, 이란 2.61%이며 한국이 주요 발병국 가운데 0.66%로 가장 낮다. 이 나라의 누적 확진자 수는 4636명으로 집계됐다. 전날 대비 778명이 늘었다. 지난달 21일 북부 롬바르디아주(州)에서 첫 지역 감염이 보고된 이래 14일 만이다. 이탈리아 전문가들은 유독 이 나라 치명률이 높은 이유로 세계적으로 높은 고령 인구 비율을 든다. 가장 취약한 고령자층이 많이 감염돼 치명률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지난해 65세 이상의 인구 비중은 23%로 세계에서 일본(28.4%) 다음으로 높았다. 실제로 이 나라 사망자의 절대다수는 63∼95세 사이의 지병이 있는 기저질환자인 것으로 당국은 파악했다. 사망자 가운데 72%가 남성인 것도 눈에 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사망자와 완쾌자 523명을 제외한 실질 확진자는 3916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73%인 2856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중 462명은 중환자실에서 집중 관리를 받고 있다. 나머지 1060명은 증상이 없거나 가벼워 자가 격리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법서라] ‘신천지 강제수사’ 추미애-윤석열 동상이몽? 이상동몽?

    [법서라] ‘신천지 강제수사’ 추미애-윤석열 동상이몽? 이상동몽?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국민의 86% 이상이 압수수색의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신천지에 대한 강제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신천지에 대해 압수수색을 해서 당장 자료들을 확보해야 하는데 검찰이 이미 때를 놓쳤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이를 두고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법무부 장관이 특정 사건에 압수수색을 지시한 전례가 있느냐(정점식 의원)”, “검찰총장이세요? 압수수색을 다 알리고 합니까?…법무부 장관이 나댈 문제가 아니에요, 이건(장제원 의원)” 등의 비판을 쏟아냈고 추 장관이 이에 맞서며 팽팽한 신경전을 빚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대규모 확산에 결정적인 요인이 된 신천지를 둘러싸고 각종 의혹과 비난이 커질수록 검찰에 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신천지가 신도 명단 등 핵심 자료들을 빼돌리거나 신도들이 숨어버리며 방역에 방해가 되고 있으니 검찰이 수사로 찾아내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 등 단체들은 물론이고 급기야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일 이만희 총회장과 신천지 지도부를 살인죄 등의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이 총회장과 지도부의 방조로 많은 국민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목숨을 잃는 일이 벌어졌다는 것입니다. 신천지를 향한 수사 압박을 어느 때보다 높이는 계기가 됐고, 신천지를 향한 비난이 점점 검찰로 향해가는 듯 보였습니다. ‘강제수사’에 신중한 검찰에 민중당은 6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신천지를 강제수사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라며 윤 총장을 경찰에 고발하기까지 했습니다. 검찰이 왜 이토록 신중한 모습을 보였을까요? 그 속내를 읽어보기 위해 지난 한 주간 신천지를 두고 여러 기관들 사이에 오간 미묘한 상황들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국민의 86% 찬성” 강제수사 압박에도 신중한 검찰 지난달 28일 추 장관은 각급 검찰청에 신천지 신도들에 대한 역학조사의 어려움을 설명하며 “의도적, 조직적 거부·방해·회피 등 불법사례가 발생할 경우 관계기관의 고발 또는 수사의뢰가 없더라고 경찰, 보건당국, 지방자치단체 등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압수수색을 비롯한 즉각적인 강제수사에 착수하고 관련 법률에 따라 구속수사하는 등 엄청 대처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 지시는 곧 “신천지에 대해 즉각 압수수색을 하라”는 지시로 해석되곤 했습니다. 그런데 압수수색을 지시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니 추 장관의 지시 자체가 논란에 휩싸인 것입니다. 압수수색과 긴급체포 등은 비밀스럽게 해야 하는 것이 수사의 기본 원칙이어서 실시되기 전까지는 외부에 알려져선 안 됩니다. 검찰은 물론이고 법원에서도 실시되기 전까지는 압수수색과 긴급체포 영장의 발부 여부를 언론에 확인해주지 않는 사항입니다. 그 사이 증거를 없애거나 도망갈 수도 있기 때문이죠. 그러니 법무부 장관이든 검찰총장이든 누구라도 압수수색을 지시하는 일은 있을 수 없었습니다. 역학조사를 위한 자료 확보가 시급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추 장관의 지시가 ‘압수수색 등’이라는 단어에 가려진 것도 그만큼 어색한 일이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법무부는 논란이 계속되자 “현 상황에 무익한 논쟁”이라고 맞받았습니다.윤석열 검찰총장은 추 장관의 지시 무렵 ‘방역을 돕는 수사 체제’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아직 신천지를 매개로 한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가뜩이나 은밀하게 활동하는 특성이 강한 신천지를 상대로 강제수사에 나섰다가 오히려 이들을 더 숨어버리게 만들 수도 있으니 방역 상황이 우선이라는 것입니다.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중대본)을 비롯한 방역 당국이 우선 코로나19 상황을 이끄는 게 중요하고 그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확인될 경우 엄단하겠다는 입장을 몇 차례 알렸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2일 오전 중대본은 브리핑을 통해 “신천지 강제수사는 방역에 긍정적이지 않은 효과”라고 밝혔으니 검찰 입장에선 더욱 강제수사에 나설 수도 없었을 것입니다. ●“혐의도 명분도 부족” 검찰, 행정조사 절차 제안 중대본은 이 같은 입장을 밝힌 뒤 그날 오후 대검찰청에 업무연락을 보냈다고 합니다. 신천지 신도 명단을 대부분 확보하긴 했는데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신도 명단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다시 법무부를 통해 대검에 “예배 출입 기록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요청이 전달됐다고 합니다. 대검은 방역당국이 우선 신천지 교단을 상대로 자료 제출을 요구한 뒤 신천지가 거부하거나 은폐할 때 강제수사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법률 조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5일 오전 중대본은 경기 과천의 신천지 본부에 대해 행정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대검은 곧바로 “중대본과 긴밀하게 협의해 행정응원(기관 간 행정지원) 방식으로 포렌식 요원과 장비를 지원하는 등 기술적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현 단계에서 가장 실효적인 자료 확보 방안인 중대본의 행정조사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현 단계에서 가장 실효적인 자료 확보 방안’이라는 부분이 눈에 띕니다. 검찰은 내부적으로 방역이 최우선이어야 하는 지금 단계에서 어떻게 신천지에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효과적인지를 검토한 결과 압수수색보다는 행정조사가 효과가 크다고 판단했다고 합니다. 압수수색은 영장에 적시된 혐의 범위 안에서만 자료를 확보할 수 있고, 이 자료는 해당 혐의에 대한 수사와 재판에서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강제수사에 나설 수 있을 정도로 혐의가 특정되지 못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입니다. 이러한 논의 결과로 대검과 법무부, 방역 당국의 공조로 행정조사가 이뤄지게 됐습니다.‘방역에 도움이 되는 수사’를 앞세운 검찰 안에서는 사실 신천지 수사 요구에 대한 반감이 곳곳에서 이어졌습니다. 이만희 총회장 개인에 대한 수사는 코로나19 확산과 방역 상황에서의 본질이 아닌 ‘별건수사’인 데다 명단이나 예배 출입 기록 등 일부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강제수사는 앞서 설명대로 행정조사에 비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 방역의 책임을 검찰로 향하도록 ‘여론몰이’를 한다는 불편함이 감지됐습니다. 법무부에서 행정조사라는 절차 등 내부적으로 법률 검토가 부족한 채 압수수색을 언급한 장관의 지시로 혼선이 커졌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추·윤 모두 “코로나19 방역이 최우선” 속 메시지 혼선 특히 코로나19와 관계 없는 신천지 교단 내부 및 이 총회장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는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관련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수사를 떠올리며 “지금은 그보다도 수사 명분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는 고위 검찰 관계자가 있는가 하면, “검찰 수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호도하려는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하는 검사도 있습니다. 물론 검찰이 수사에 들어갈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습니다. 중대본은 4시간 이상 행정조사를 통해 신천지로부터 여러 자료를 확보하고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천지 측에서도 행정조사에 응하며 자료들을 내놓긴 했지만 그 가운데 숨기거나 없앤 자료가 있거나 신도들이 조직적으로 방역에 방해되는 일들을 하는 등 범죄 혐의가 포착될 경우 검찰은 당연히 수사를 해야 합니다. 검찰은 “조직적·계획적인 역학조사 거부 등 행위, 정부 방역정책에 대한 적극 방해 결과 있을 경우 구속 수사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음을 강조합니다. 대검은 기존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를 대응본부로 격상해 윤 총장이 본부장을 맡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24시간 비상대응 체제를 유지하겠다고도 6일 밝혔습니다. 법무부도 검찰에 조직적인 방역 범죄와 마스크 사재기 등에 대한 엄정한 대처를 일관되게 강조했죠. 법무부와 검찰, 추 장관과 윤 총장 사이의 미묘한 입장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큰 틀에선 결국 방역이 가장 중요한 상황이라는 인식은 같았는데요.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전방위 수사 압박이 오히려 둘 사이의 틈을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해부터 고조된 법무부와 대검 간 긴장관계가 추 장관의 취임 이후 더욱 격화됐고, 이전보다 줄어든 소통 탓에 그 틈도 더욱 커졌다는 아쉬움도 더해지고 있습니다. 행정조사로 신천지 자료가 다수 확보됐고 법무부와 검찰의 의견차도 일단 봉합된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 한 주간의 논란과 신경전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엇갈립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반려독 반려캣] 학대로 두 눈 잃은 강아지의 ‘견생역전’ 스토리

    [반려독 반려캣] 학대로 두 눈 잃은 강아지의 ‘견생역전’ 스토리

    전 주인에게 학대와 방치를 당해 평생 앞을 보지 못하게 된 반려견이 새 가족과 함께 제2의 ‘견생’을 시작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5일 보도에 따르면 텍사스의 동물보호단체인 SCPA는 지난해 생후 6주의 암컷 강아지 한 마리가 심각한 방치 상태에 놓여있다는 신고를 받고, 강아지의 주인을 찾아갔다. 동물보호단체가 찾아갔을 때, 테리어 믹스견인 강아지는 이미 눈에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었지만 주인은 이를 돌보려 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동물단체에 강아지를 넘기려고도 하지 않아 결국 SCPA는 전 주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은 예상보다 길어졌고 결국 SCPA의 승소로 끝났지만, 강아지의 눈 상태는 이미 악화된 후였다. SCPA는 전 주인으로부터 강아지를 넘겨받자마자 곧바로 수의사에게 데려갔지만, 수의사는 “감염으로 인해 시력을 거의 잃었고 현재 통증도 상당한 상황”이라면서 “아직 어린 만큼 삶의 질을 생각한다면, 두 눈을 완전히 제거해 통증도 없애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SCPA 보호소에서 ‘푸딘’이라는 새 이름을 얻은 이 강아지는 두 눈을 완전히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비록 평생 앞을 볼 수 없게 됐지만, 이제 생후 1년 된 이 강아지에게는 평생을 함께 할 새 가족이 생겼다. 당시 생후 4개월이었던 푸딘을 입양한 사람은 텍사스 러벅에 사는 대학생 코리 곤잘레스(23)로, 우연히 푸딘의 사연을 접한 뒤 입양을 결심했다. 곤잘레스는 “푸딘이 구조되기 전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 길이 없다. 다만 전 주인이 아픈 푸딘을 방치했고, 개 소유권을 둘러싼 동물보호단체와 전 주인 사이의 소송이 길어지면서 결국 푸딘이 눈을 잃어야 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나와 푸딘의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이 펫샵이 아닌 보호소에서 반려견을 입양하길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치길 바랐다”고 덧붙였다. 현재 푸딘은 인스타그램에서 ‘잘 나가는’ 견공이다. 앞을 보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쾌활하고 사랑스러운 성격을 자랑하는 것은 물론이고, 선글라스를 쓰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는 모습의 사진이 속속 공개되면서 팔로워가 15만 명에 이르렀다. 푸딘의 새 주인은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버려지고 아픈 개들을) 구해달라는 것뿐이다”라며 “이 어린 개들은 집이 필요하며, 언제나 당신을 안아주고 입 맞춰줄 것”이라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줄서도 사기 힘든데… 서울 지하철·버스에 ‘공짜마스크’

    줄서도 사기 힘든데… 서울 지하철·버스에 ‘공짜마스크’

    안내문 거의 없어 노인 등 받기 어려워 버스도 승객이 요구하면 1개씩 배부 “환자·취약층 우선 배분 시스템 필요”“손소독제로 손을 먼저 닦아주시고요. 마스크는 한 사람당 하나씩입니다.” 지난 3일 지하철 2·5호선, 분당선, 경의중앙선 등이 관통해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왕십리역사 안. 마스크 배부 여부를 알아 보기 위해 역무실을 찾았다. 마스크를 배부한다는 안내문은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무실 문을 열어보니, 손소독제와 마스크 100개가 들어 있는 상자가 눈에 띄었다. 근무 중이던 역무원은 “요즘에도 마스크를 간간이 찾는 승객들이 있어서 저녁에는 하루 100개 물량이 다 떨어진다”고 전했다. 같은 날 한양여대에서 출발하는 ‘4211번’ 시내버스 안에서도 마스크는 의외로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마스크를 하지 않고 버스에 올라탄 승객 한 명이 버스기사에게 “마스크 하나만 달라”고 하자, 버스기사는 점퍼로 가려놓은 마스크 상자를 뒤적이더니 1회용 마스크 한 개를 건넸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확산 우려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내버스운송조합과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서울 시내버스와 지하철에서는 여전히 무료 마스크를 배부하고 있다. 버스에 비치되는 마스크는 하루 10개 내외이고, 지하철은 노선별로 다르다. 노선별로 살펴보면 1~8호선에는 역사당 1일 86개, 9호선 1단계는 53개, 우이신설선은 25개를 비치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하철에는 5일 기준으로 잔여량이 30만개 남은 상태로 항상 1주일치를 우선적으로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취약계층 등 꼭 필요한 사람에 한해 1개씩 배부하고 있다”고 기준을 설명했다. 이 같은 서울시의 행정을 두고 마스크를 구매하기 힘든 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 또는 고군분투하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우선적으로 배분돼야 할 마스크를 불특정 다수에게 배분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버스에서는 마스크 부족에 시달리는 기사가 마스크를 가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지하철에서도 역무실에 마스크를 비치하고 있다는 안내문은 찾아보기 힘들어 정보에 어두운 노인들이나 취약계층들이 배부받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못 구하는 시민들에게 나눠주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마스크를 일선에서 배분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서울시가 약국이나 우체국에 줄을 서기 힘들고 위험한 고령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 그리고 취약계층들에 대해 우선적으로 마스크를 배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감염병 특별관리지역 청도 코로나19 한풀 꺾이나

    감염병 특별관리지역 청도 코로나19 한풀 꺾이나

    “이제 희망이 보입니다.”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경북 청도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대구와 함께 코로나19 진원지 중 한 곳인 청도에서 최근 확진 환자 추가 발생이 주춤하는가 하면 대남병원 확진 환자 수 십명이 사실상 완치 판정을 받아서다. 5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기준 청도의 누적 환자 수는 131명이다. 발생 원인별로는 대남병원 115명, 신천지 교회 관련 5명, 기타 11명 등이다. 청도는 지난달 15일쯤 대남병원 병동 내 일부 환자에게서 발열 증상과 폐렴의심 증상이 발현되기 시작해 확진 환자가 100명 이상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같은 달 21일 정부에 의해 대구와 함께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오늘까지 최근 일주일 간 청도에서 확진 환자 추가 발생이 한 자리수에 그치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고 있다. 실제로 청도에서는 지난달 28일 122명에서 29일 127명으로 5명이 늘어났다. 이달 들어 1일 3명, 3일 1명이 확진됐고, 2일과 4일에는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이마저도 4명이 신천지 관련자이다. 따라서 애초 크게 우려됐던 지역사회 감염은 어느 정도 차단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지난 3~4일 이틀동안 전국 18개 국가지정격리병원과 대남병원에서 격리 치료 중인 정신질환 확진환자 21명이 잇달아 음성판정을 받으면서 청도 지역사회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승율 청도군수는 “일반 주민 확진환자 발생이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 안심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며 “철저한 방역으로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도록 행정력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청도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김균미 칼럼] 방역현장의 미소와 땀에 답할 때다

    [김균미 칼럼] 방역현장의 미소와 땀에 답할 때다

    2월 18일 이후 대한민국의 일상이 확 바뀌었다. 잡혀가는 듯 보이던 코로나19가 ‘31번 확진환자’를 계기로 걷잡을 수 없이 퍼지면서 첫 확진환자 발생 43일 만인 지난 4일 확진환자가 5000명을 넘었다. 사망자도 30명을 넘겼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중고교 개학이 3주 미뤄졌다. 대규모 행사는 일찌감치 취소됐고, 소모임도 가급적 미루고 있다. 재택근무가 늘고 있다. 외식도, 쇼핑도, 영화관람도 줄인다.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버스, 지하철, 길거리, 엘리베이터 등 사방을 둘러봐도 온통 흰색, 검은색 마스크를 한 사람들뿐이다. 4일 현재 92개 국가가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하는 ‘기피 국민’ 신세가 됐다. 뉴스 사이클도 빨라졌다. 코로나19 관련 뉴스는 물론 확인되지 않은 정보도 빛의 속도로 퍼지고 있다. 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공유되는 코로나19 관련 정보들은 그날 저녁 뉴스에서 사실 여부를 바로바로 확인해 걸러지고 있다. 24시간 뉴스 속보 체제 때문에 오히려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이런 과잉 정보 속에서 언론은 물론 일반인들이 기다리는 정부 발표가 있다.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두 번 진행되는 정부의 공식 브리핑이다. 감염자 현황을 발표하고 방역 상황을 설명한다. 국민에게 당부할 내용이나 협조 사항도 전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과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긴장의 끈을 놓아서도 안 된다는 점을 차분하게 강조하며 국민과 신뢰를 쌓아 가고 있다. 마스크 대란으로 국민의 분노가 임계점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이들의 진솔함은 그나마 제대로 된 소통이 무엇인지 보여 준다. 마스크 대란도 문제지만 그렇잖아도 힘든 경제에 직격탄이 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2일 발표한 경제전망 중간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3%에서 2.0%로 0.3% 포인트 낮췄다. 코로나19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2% 방어 여부가 달렸다. 정부는 부랴부랴 11조 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마련해 5일 국회에 제출한다. 대구ㆍ경북에 대한 지원과 중소상공인,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과 방역 지원에 집중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말했듯 “이번 대책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필요한 곳에 제대로만 쓰인다면 누가 반대하겠나. 정부는 앞으로 1~2주가 고비라고 강조한다. 코로나19 통제의 성공 여부가 판명될 것이라며 국민의 자가 방역을 강조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개인도, 사회도, 국가도 어려워진다. 이번에도 위기를 이겨내겠지만, 고통의 시간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이다. 흔히들 위기를 통해 강해진다고 한다. 위기에서 교훈을 얻을 때 그렇다. 답은 멀리 있지 않다. 정부도, 국회도, 기업도, 언론도, 국민도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하면 된다. 요령 피우지 말고, 남 탓 하지 말고.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부처들은 부처들대로, 지자체들은 지자체들대로 골든타임과 그 이후에 대비해야 한다. 이런 와중에 경쟁적인 행정조치도, 공치사도, 상대방 때리기도 국민 눈에는 모두 볼썽사납다. 보여주기식 쇼는 말 안 해도 국민은 다 안다. 금 모으기 운동을 반복해서 거론하지 않아도 국민은 자발적으로 힘을 모은다.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의료진들이 한달음에 현장으로 달려갔다. 의료진과 구급대원들, 지역 시민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손길이 쇄도하고 있다. 유명 인사들부터 농부, 새내기 대학생, 일반 국민까지 지갑을 열어 성금을 보내고 있다. 한 푼이라도 허투루 쓰이지 않게, 기탁받은 기관들은 이를 투명하게 집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 총선을 한 달 조금 넘게 앞둔 정치권은 속이 타겠지만 코로나19 극복이 먼저다. 목전의 표가 아니라 남은 임기 동안 국민을 위해 제대로 일하는 모습을 한 번쯤은 보여 줘야 하지 않겠나. 추경안 처리보다 더 확실하게 국민의 마음을 잡을 기회가 있겠나. 장시간 고글을 써야 해 이마와 눈 아래, 콧잔등에 반창고를 붙이고도 미소를 잃지 않는 간호사들의 보도사진과 경증 확진환자 이송을 마치고 길 위에서 뒤늦은 점심을 먹고 있는 119 구급대원들의 사진.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최대의 방역임을 보여 준다. 국민도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고 예방수칙을 지킨 뒤에야 비판할 자격이 있다. kmkim@seoul.co.kr
  • 누구인지 알고는 욕하자,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

    누구인지 알고는 욕하자,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

    코로나19 감염증이 창궐한 이후 한국인에게 가장 많은 지청구를 들은 사람 가운데 한 명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55)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아닐까 싶다. 전 세계에 민폐를 끼친 중국 정부의 방역 대책을 노골적으로 편드는가 하면 일본의 크루즈 유람선 ‘프린세스 다이아몬드’ 호 환자 통계를 일본 뜻을 좇아 일본 통계에서 제외해주는 등 미운 짓만 골라 했기 때문이었다.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로 우리가 공격해 온 것은 아닐까 싶던 차에 3일(현지시간) 영국 BBC 기사 ‘코로나와의 싸움 한 가운데 선 에티오피아인’이 눈에 들어왔다. 2년 반 전 아프리카 최초로 WHO 사령탑에 오른 그는 기구를 개혁하겠다고 약속하는 한편 매년 수백만의 목숨을 빼앗는 말라리아, 홍역, 소아 폐렴, 에이즈 등과 맞서 싸워왔다. 취임 직후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 때문에 힘겨워 했고 지금은 코로나19와의 힘든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누구보다 그를 비롯해 WHO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고 방송은 전했다. 24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의료진을 배치하고 전염병 피해를 입거나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들과 대책을 논의하고 즉각적인 답을 요구하는 세계인들에게 적합한 정보를 전하는 노력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를 아는 이들이 자주 그를 가리켜 쓰는 단어가 ‘매력적’이라거나 ‘젠 척 하지 않는(unassuming)’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취임 첫 기자회견을 지켜본 취재진은 그의 태도 때문에 적잖이 당황했다. 미소를 잘 띄우고 아무렇게나 편한 자세로 앉아 수다를 떨며 너무 나직한 목소리는 뭐라고 말하는지 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전임자 마가렛 챈과도 많이 달랐다. 하지만 조용함 뒤에는 단호한 면모를 감추고 있었다. 1965년 그가 태어난 곳은 아스마라로 1991년 독립 이후 에리트레아의 수도가 됐다.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은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 지역이다. 네 살 무렵 남동생을 병으로 잃은 것이 의사의 꿈을 품게 했다고 지난해 11월 미국 시사주간 타임 인터뷰를 통해 털어놓았다. 학생이 돼서야 홍역 때문에 동생이 죽은 것으로 짐작했다고 했다. “난 지금도 (동생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잘못된 장소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예방 가능한 질병에 걸려 죽어야 하는 일은 공평치 못하다.” 티그라이 인민해방전선(TPLF)에 가입해 1991년 마르크스주의 독재자 멩기스투 하일레 마리암 정권을 전복하는 데 참여했다. 2000년 공중보건학 박사를 딴 뒤 2005년 보건부 장관에 취임했다. 같은 당의 다른 동지들보다 말도 잘 통하고 친근하다는 이미지를 얻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외무 장관을 지냈다. 하지만 앞에 나서길 좋아하지 않는 성품은 변하지 않았다. 테워드로스 박사가 이끈 보건부는 나이지리아에 이어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거느린 이 나라 보건 분야의 개혁과 건강돌봄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콜레라 감염 실태를 취재하려는 언론을 막은 일이 옥에티로 지적됐다. 그는 WHO 사무총장 선거에 입후보하며 “모든 길은 보편적인 건강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달성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총장 선거를 앞두고 그가 콜레라 감염 실태를 은폐했다는 구설을 효과적으로 차단한 것도 그의 설득력과 정치적 수완이 탁월함을 보여준다. 그는 WHO가 지구촌 보건위기를 차단하는 데 성공하려면 194개 회원국 조직과 잘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에볼라가 창궐할 때도 그는 여러 차례 현장을 둘러 보고 정부 지도자들과 얘기를 나눴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할 즈음에도 재빠르게 베이징을 찾았다. 미국 조지타운 대학 지구촌 건강 법학과 로렌스 고스틴 교수는 “그의 전략은 중국 정부를 비판하기보다 어떻게든 꾀어 투명성을 높이고 국제 협력에로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그는 베이징 방문 뒤 중국이 “질병 확산을 통제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했고, 며칠 뒤 독일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해 각국 지도자들에게 중국의 조치가 “세계에 시간을 벌어줬다”고 입에 발린 소리를 했다. 이런 발언은 중국 당국에 초기 경고를 날렸다가 오히려 체포된 의료진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완전히 생뚱맞은 언급이 되고 말았다. 또 테워드로스 총장이 지난 1월 30일에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해 너무 늦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권위적이고 투명하지 않은 아프리카 지도자들에게 부역하는 느낌도 보여줬다. 대표적인 것이 로베르토 무가베 당시 짐바브웨 대통령에게 WHO 친선대사를 제안한 것이었다. 정부는 물론 인권단체까지 들고 일어나자 접었다. 지금 코로나19와 싸우면서도 마찬가지다. 한쪽에서는 글로벌 팬데믹을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쪽에서는 말뿐인 선언보다 WHO의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게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일부에서는 WHO가 “확고하고 공격적인” 봉쇄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하는데. 다른 쪽에서는 WHO가 지나치게 앞서간다고 지적한다. 전임 챈 총장 때도 그랬다. 2010년 돼지열병 창궐 때도 팬데믹을 선언해 쓸데 없이 수백만 달러를 낭비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반면 서아프리카 에볼라 창궐 때는 너무 늦게 대처해 1만 1000명을 숨지게 했다는 비판을 들었다. “뭘 해도 빌어먹을, 뭘 안해도 빌어먹을”이란 자조 섞인 문구는 스위스 제네바의 WHO 본부에서 흔히 듣는 말이다. 고스틴 박사는 테워드로스 박사가 코로나 위기의 와중에 ‘리더십의 상징‘이 됐다면서도 WHO의 근본적인 약점은 “비열한 기금을 모금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에이즈 퇴치 등 기금을 내지 않겠다고 하자, 그 빈 틈을 중국이 10조원 기부로 파고들었고, 그가 중국 눈치를 보는 중이란 얘기다. 테워드로스 총장과 WHO가 코로나19 대처에 성공하느냐는 위기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 현재로선 여러 나라들에게 준비하고, 진단하고, 추적하고, 잘 격리하도록 조언하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매일 그가 기자회견을 열어 내뱉는 한마디는 곧바로 세계로 퍼져 나간다. 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압력이 상당할텐데 그는 늘 조용하고 친근하기만 하다. 회견이나 브리핑 마지막은 늘 똑같다. 서류를 주섬주섬 모은 그가 싱긋 웃으며 말한다. “내일 또 봐요!”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지방정부 위기대응능력 시험대에 올랐다/김승훈 사회2부 차장

    [데스크 시각] 지방정부 위기대응능력 시험대에 올랐다/김승훈 사회2부 차장

    #1. 서울 성동구는 지난달 19일 전격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지역 내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첫 확진환자가 나오자 전국 지방정부 최초로 위기 대응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당시 중앙정부는 지역 확산 상황이 아니라며 ‘경계’ 단계를 고수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판단은 달랐다. 대구·경북 지역 집단 감염을 지역 사회 확산 전조로 보고 구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선제적인 방역체제로 전환했다. 중앙정부는 나흘 뒤인 23일 위기 대응 단계를 심각으로 높였다. 이미 코로나19가 대구·경북뿐 아니라 전국으로 확산한 뒤였다. #2. 서울시는 코로나19 환자 증상에 대한 중앙정부의 기계적 적용을 바꿨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설 연휴 첫날인 지난 1월 24일 총리 주재 대책회의에서 코로나19 환자 증상을 정의하는 기준에 발열과 기침 외 인후통과 가래 등도 포함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정부는 설 연휴가 끝난 28일 박 시장 건의를 받아들여 기준을 변경했다. 박 시장 제안으로 자칫 놓칠 수 있는 방역망의 구멍을 메웠다. ‘현장이 중요하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또 한번 절감한다. 현장과 동떨어진 중앙정부보다 주민 삶과 맞닿아 있는 지방정부가 신종 감염병 재난 상황을 제때 파악,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감염병 대응은 중앙정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지방정부와 협조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지역 상황은 수시로 바뀐다. 중국인 밀집지역, 쪽방촌 등 지역마다 여건도 다르다. 중앙정부에서 속속들이 알 수가 없다. 특정 상황에선 지방정부가 앞장설 수밖에 없다. 감염병 위기는 언제 어떤 식으로 닥칠지 예측할 수 없다. 매뉴얼이 있을 리 없다. 예측하지 못한 위기가 닥쳤을 땐 실시간 현장을 파악, 현장 상황에 따라 ‘누가 시키지 않아도’, ‘매뉴얼이 없어도’ 책임 있게 결정하고 조치해야 한다. 중앙통제식 획일적인 일사불란함보단 재량·자율성을 토대로 한 즉시성이 더 중요하다. 관선 땐 대형 위기가 닥쳐도 윗선(중앙)의 지시만 기다렸다. 위에서 시키지 않거나 매뉴얼에 없으면 아무것도 못했다. 민선인 지금은 지자체장이 능동적으로 결정·조치하고 중앙정부에 보고한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간다. 관선 때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다. 즉시적인 조치엔 책임이 따른다. 책임에 대한 평가는 중앙정부가 하는 게 아니다. 유권자인 지역 주민들이 선거로 한다. 주민들은 눈 뜬 장님이 아니다. 지자체장이 주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대처는 잘하는지 지켜본다. 다른 지방정부 대응과 비교도 한다. 결집된 민심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표로 나타난다. 지방정부의 위기 대응 능력이 평가대에 올랐다고 할 수 있다. 혹자는 지방정부가 중앙정부보다 앞선 조치를 하면 혼란이 야기된다고 한다. 지방정부는 위기 대응 능력이 없다고도 한다. 이는 지방분권 흐름에 역행하는 중앙정부 논리로, 잘못된 인식이다. 혼란이 아니라 정(正·일사불란)과 반(反·자율)이 합(合·균형)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자 지방정부 주도로 ‘위키피디아’ 방식의 방역 매뉴얼이 만들어지고 있는 과정이다. 위키피디아는 온라인 백과사전으로, 누구든지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지식과 정보를 올릴 수 있고 기존 등록된 지식과 정보를 수정·보완할 수 있다. 각 지방정부에서 결정하고 조치한 내용들을 실시간 업데이트하고 있다. 지방정부 수장들이 책임감을 갖고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데서 지방자치의 힘을 확인할 수 있다. hunnam@seoul.co.kr
  • ‘불통과 공포’ 사립학교법… 美처럼 품위있는 사학 지원法 만들자

    ‘불통과 공포’ 사립학교법… 美처럼 품위있는 사학 지원法 만들자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현재 50여개 국가에서 감염자가 발생했다. 스티븐 호킹이 예언했던 인류 멸망의 두 번째 시나리오인 바이러스의 창궐이 예감되는 형국이다. 유럽에서 마녀사냥을 유발했던 페스트가 역사에서 걸어 나오는 광경을 실감하면서 인류가 핵과 전쟁이 아닌 방식으로도 참혹한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 미리 말하지만 코로나19는 자연재해가 아니다. 그간 중국이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상황을 지켜보다가 2월 하순 들어 우리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모든 정부기관과 언론이 코로나19 사태에 집중하고 질병관리본부장과 보건복지부 장차관은 물론 대통령과 국무총리, 관계 부처 장관과 모든 자치단체장들이 방역의 최일선에 나섰다. 총력 방역을 위한 국가의 총력 대응 양상이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이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조만간 안정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 연후에 필요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코로나19 국면에서 두 가지 생각을 한다. 첫째,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와 국민 간 협력이 사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책이라는 생각이다. 당연히 정치권과 언론도 협력해야 할 것이다. 둘째, 눈에 보이는 현상에서 공포심을 걷어 내야 진실이 보인다는 생각이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심이 진실을 가로막고 있다. 특히 중국인 입국 차단 논란은 공포심에서 비롯된 주장이다. 중국의 상황은 심각하지만, 중국인에 의한 국내 감염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고 지금은 오히려 신천지교를 매개로 한 확산이 문제다. ● 사립학교법 “자주·공공성 앙양” 표현 사문화 코로나19 국면에서 사립학교법을 다시 생각한다. 사립학교법은 1963년에 제정됐다. 제1조에 목적이 나오는데 “사립학교의 특수성에 비추어 그 자주성을 확보하고 공공성을 앙양함으로써 사립학교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는 데 목적이 있다. 사립학교이므로 “자주성을 확보”해야 하고 교육기관이므로 “공공성을 앙양”해야 한다. 자유와 평등, 성장과 분배, 국방과 건설 등의 표현과 다르지 않은 말이다. 자주성도 확보하고 공공성도 앙양했더라면 말이다. 그런데 말처럼 쉽지 않은 모양이다. 1963년 이후 대한민국의 사립학교 현실에서 “자주성을 확보하고 공공성을 앙양”한다는 표현은 사문화된 표현이거나 거짓말이었다. 사립학교의 주요 이해관계자는 정부, 사학재단, 교육주체들인데 이들 사이에서 자주성과 공공성의 개념이 제대로 정의된 적이 없고 그 확보 방안이 진지하게 모색된 바가 없다. 사학재단은 오로지 자주성만 레코드판처럼 반복했고 정부는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사립학교는 그냥 사립학교법과 무관하게 작동했다. 1960년대 이후 사립학교의 역사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사학비리의 흑역사였고 1990년대 이후에는 사립학교법 개정을 둘러싼 무한투쟁의 역사가 됐다. 사립학교법 개정 연혁을 보면 얼마나 많은 개정이 있었는지 알 수 있다. 당연히 그 배경에는 사학비리가 있다. 사학비리는 코로나19처럼 차고 넘치고 창궐했다. 그러나 유감스럽지만 사학비리는 과거완료형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현실이다. 다시 말하지만 사학비리는 자연재해가 아니다. 사학비리가 현재진행형인 이유는 수많은 사립학교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핵심을 건드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15년 전에 핵심의 일부를 건드렸지만 즉시 되돌려졌다. 2005년의 사립학교법 개정과 2007년의 반동적 재개정을 말하는 것이다. 그 후 국회에서는 사립학교법 핵심의 일점일획도 건드리지 못했다. 2008년과 2013년에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섰으니 이해가 되지만 그렇다고 문재인 정부에서 개정이 추진된 것도 아니다. ● ‘사학 발달’ 美, 개방·투명성 바탕 공공성 강조 왜 지금도 사립학교법이 개정되지 않을까? 정부와 정치권과 이해관계자들이 뜻을 모아 협력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학재단과 사립학교 구성원의 입장이 다르고 각 정당의 입장이 다르다. 사학재단은 사학의 자주성을 강조하고 정부와 교육 관계자들은 교육의 공공성을 강조한다. 사학재단은 정부의 간섭에 불만이지만 교육계에서는 정부의 철저한 관리감독을 요구한다. 이 모든 논의의 핵심은 사학비리다. 사학비리는 공공성에 반할 뿐만 아니라 자주성을 해치는 요인이다. 사학비리가 창궐하는데 어떻게 사학의 자주성이 가능하며 어떻게 정부가 간섭하지 않겠는가? 사학의 자주성과 공공성은 대립하는 가치가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가치다. 사학의 자주성은 사학비리 면허증이 아닌 만큼 교육의 공공성에 기반해야 한다. 가장 공익적인 것이야말로 가장 자주적인 것이다. 자주성은 책임성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교육의 공공성은 사학 자주성의 전제조건이며 공공성을 위배한 사학의 자주성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이 단순한 1차 함수가 그렇게도 어려운가. 사립학교법 개정이 지체되는 또 다른 이유는 공포감이다.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처럼 사립학교법 개정에 대해서도 공포감이 존재한다. 사학재단은 사립학교법 개정을 사유재산의 박탈이나 학교 박탈로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야말로 근거 없는 공포다. 반대로 정부와 여당에서는 사립학교법 개정을 부담스러워한다. 과거 사립학교법 개정의 트라우마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공포감이든 사실이 아니다. 사립학교법이 개정된다고 학교가 박탈될 일도 없고 정권이 넘어갈 일도 없다. 유럽과 달리 미국에서는 사립학교가 발달했다. 그러나 국공립과 사립을 막론하고 철저하게 공공성이 강조된다. 이사회는 개방성과 투명성을 기본으로 하고 족벌체제나 사학비리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꾼다. 미국의 사립학교는 “뜻있는 개인이 설립하고 뜻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공적으로 운영하는 학교”라고 말할 수 있다. 개인이 설립했다고 개인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교육이라는 공공재를 담당하는 학교는 기본적으로 공적인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法 제정 60년… 제대로 된 사학 만들 때 됐다 여기서 공영사학이라는 개념이 도출된다. 사학에 공영을 붙이는 것은 ‘역전앞’이라는 말과 같이 동어반복이다. 사학 자체가 공영인데 굳이 공영이라는 접두어를 붙이는 이유는 그만큼 사립학교가 공영적이지 못하다는 반증이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사학의 공공성을 높여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사립학교법이 사학의 족벌성과 비민주성을 규율하지 못하는 데다 사립학교법 개정이 요원하니 사립학교법 바깥에서 사학의 공공성을 실현해 보자는 뜻이다. 외국 대학을 보면 우리와 달리 정문이나 담벼락이 거의 없다. 이 차이는 질적인 차이를 반영한다. 대학이 소유권으로 간주되지 않고 사회에 대해서 폐쇄적이지 않다는 뜻이다. 대학은 구성원의 소중한 공간인 동시에 지역의 중요한 자산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정부는 사립대학에 막대한 재정을 지원하고 시민들은 기꺼이 발전기금을 납부한다. 대학이 개인의 사유재산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공영사학의 모습이다. 공영사학은 사립학교의 소유권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소유권과 무관하게 사립학교를 품위 있고 훌륭한 학교로 만들자는 것이다. 사립학교법이 제정된 지 60년이 됐다. 세월이 많이 흘러 사립학교를 둘러싼 환경도 많이 바뀌었으므로 이제는 제대로 된 사립학교를 만들 정도가 됐다. 그런데도 찢어지게 가난한 후진국처럼 족벌체제를 구축해 사학비리나 저지르면서 지탄받는 학교를 고집한다면 더이상 학교로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제대로 된 사립학교법을 만들어 학교다운 학교를 만들고 존중받는 교육을 해 보자. 한두 개의 전시행정용 공영사학이 아니라 사립학교 모두가 공영사학이 되는 그러한 사학체제를 만들고 그것을 지원하는 공영사립학교법을 만들어 보자. 이렇게 하면 정부의 간섭이 완전히 없어지고 재정 지원은 대폭 늘어날 것이다. 이 길이 위기에 처한 사립학교가 살아나갈 길이다. 상지대 총장
  • “감염보다 끼니 못 때우는 게 더 무서워”

    “감염보다 끼니 못 때우는 게 더 무서워”

    노숙인 등 저소득층 ‘사회적 고립’ 호소 무료급식 끊기고 의료봉사 휴진에 타격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전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는 것을 넘어 일부 계층에는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무료 급식소는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질 때까지 급식을 중단했고, 무료 의료봉사의 손길도 끊겼다. 감염병 전염보다 더 무서운 ‘사회적 고립’이 시작된 것이다. 2일 서울 영등포역에서 만난 노숙인 김모(65)씨는 “한 끼도 먹지 못했다”고 했다. 김씨는 “평소 급식소를 돌아다니면서 끼니를 때웠는데, 최근 무료 배식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노숙인 이모(58)씨는 “감기 기운이 있는데 병원에 가질 못한다”면서 “기침을 하면 주변에서 안 좋게 바라본다”고 말했다. 실제 이곳에서 매주 세 차례 식사를 제공해 온 천사무료급식소는 지난달 5일부터 급식을 중단했다. 종교 단체의 급식 봉사도 크게 줄면서 노숙인들이 식사를 하러 갔다가 허탕을 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노숙인 쉼터도 이용 시설 최소화 권고에 신규 노숙인들은 잠조차 제대로 자지 못한다. 등록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쉼터조차 이용하지 못하는 차별이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영등포역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의료 봉사를 하는 요셉의원은 이번 주까지 휴진을 하기로 결정했다. 봉사자들 수급이 어려워지면서다. 이주 노동자들을 진료하는 서울 라파엘클리닉도 지난달 초 두 달간 휴진을 결정하면서 일요일마다 진료를 받기 위해 길게 줄 서는 풍경도 사라졌다. 폐지 수거나 전단지를 나눠 주며 생계를 이어 온 고령자들도 타격이 크다. 5년 전부터 전단지 일을 해 온 김모(73)씨는 최근 일을 그만뒀다.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어려워지기도 했지만, 전단지를 나눠 주려고 해도 사람들이 피해 버려 도저히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자가격리가 마치 도덕적인 일처럼 비치고 있다”면서 “개별적으로 처한 주거 환경이나 타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상태인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공포 뚫고… 일상을 배달한다

    공포 뚫고… 일상을 배달한다

    “일회용 비닐장갑을 끼고 배달비를 주더라고요. 신용카드를 문 앞에 붙여 둔다든가, 비닐포켓에 돈을 담아 줘요. 저희도 신경쓰이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제가 퍼뜨릴 수도, 제가 걸릴 수도 있잖아요. 그래도 그곳에 가야죠. 배달은 우리한텐 밥벌이잖아요. 그리고 우리가 안 가면 누가 식사를 배달하겠어요.”(대구 지역 라이더 A씨)코로나19 확산으로 인구 243만명의 도시가 위축돼도 제 할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 모르는 장소에 가고 모르는 사람과 접촉하는 게 위험한 일이 됐는데도 그 일을 기꺼이 하는 사람들도 있다. 바로 대구시 우체국 집배원과 배달 대행 오토바이 기사(라이더)들이다. 집 밖에 나가는 게 ‘금기’가 돼 버린 도시에서 이들마저 없었다면 도시는 아예 마비됐을지도 모른다. 병마와의 사투를 벌이는 의료·방역 종사자들에게는 미치지 못하겠지만, 이들은 ‘시민의 생활’이라는 무게를 짊어진 채 도시의 실핏줄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2일 대구에서 묵묵히 배달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 10명에게 전화 통화로 현지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상황은 다른 도시에 살고 있는 이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했다. 우선 대구의 경제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배달 ‘콜’ 수는 평소보다 늘었다가 다시 일상 수준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경제가 좋아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엔 대구시민들이 배달 음식에 의존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마저도 시들해진 것이다. “문 앞에 신용카드 붙여서 배달비 줘도 우린 기꺼이 찾아갑니다”배달 음식도 신뢰할 수 없어 ‘집밥’을 해 먹는 경우도 늘었고, 직격탄을 맞은 영세 식당들이 문을 닫으면서 배달시킬 곳이 줄어든 이유도 있었다. 배달 대행업체 ‘부릉’ 수성황금지점의 경우 평소 800건의 배달을 하지만 지난달 18일 31번 확진환자가 나온 이후 그 주(23일)까지 급증했다. 지난주에는 약 1000건을 유지했고, 최근에는 평상시 수준으로 돌아왔다. 지점장인 박정수(54)씨는 “우리야 콜이 나오니까 수입 유지는 되는데, 식당 직원만 수십명인 음식점들도 영업난에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줄 정도로 상황이 어려워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예전에는 번화가였지만 지금은 불도 다 꺼져 있어 슬럼가처럼 느껴지는 곳도 눈에 띈다”면서 “돈벌이가 사라진 식당이나 영세 업체를 위해서는 불안을 조장하는 보도는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라이더들 사이에서도 감염에 대한 공포가 퍼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런 만큼 자가 예방에 힘쓸 뿐이다. 라이더들은 회사에서 지급하는 마스크는 반드시 착용하고, 추위를 피하려고 착용하는 스카프도 마스크 위에 함께 두르고 있다고 한다. 라텍스 장갑을 착용하는 이들도 있고, 오토바이에 손소독제를 아예 두고 다니는 라이더도 있었다. 배달 대행업체 ‘생각대로’ 수성통합센터 라이더 12명을 관리하는 조우진(29) 팀장은 “다행히 31번 확진환자가 나오기 전에 마스크를 대량으로 사놓아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아직 증상이 있거나 쉬는 직원은 없다.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해 현재 이용 가능한 병원이 어딘지 확인해서 공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라이더 B씨는 “현금 결제를 할 때 테이프로 비닐봉지에 넣어서 문 앞에 두거나 벨을 누르면 문 앞에 음식을 두고 가라는 분들도 많다”며 “더 심한 고객들은 일회용 비닐장갑까지 끼고 나와 음식을 받는데, 배달을 다니면서 이런 일을 겪으면 기분이 좀 그렇다”고 말했다. 막막한 건 30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시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폐쇄된 건물은 파악하고 있지만, 정확히 왜 폐쇄됐는지는 일일이 확인하기가 어렵다. 확진환자의 동선을 파악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수취인이 우편물을 받았다는 사실을 반드시 대면으로 확인해야 하는 우체국 등기의 경우 어려움은 더 크다. 대구 달서우체국 이건희(45) 집배원은 “법원의 특별송달이나 보험회사 계약등기 같은 등기 우편물은 고객을 만나서 직접 사인을 받아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위험 노출이 더 많이 될 수밖에 없다”며 “하루에만 100~120통 정도 대면 배달해야 하는데, 개인정보 때문에 확진환자 주소도 몰라 우체국 직원 중에 확진환자가 나오면 진짜 ‘슈퍼 전파자’가 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또 “우정사업본부도 마스크 예산을 확보했지만 구입처가 부족해 직원 마스크 공급에 어려움이 있다”며 “개인적으로 사서 착용하는 직원도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마스크 꼭 쓸 필요 없다” 우리와 너무 다른 미국 정부

    “마스크 꼭 쓸 필요 없다” 우리와 너무 다른 미국 정부

    미국과 우리는 많이 다를 것이다. 코로나19의 지역 확산 정도와 위험도가 현저히 다르다. 지난달 29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감염 확진자가 64명에 지역사회 감염이 의심되는 사례가 4건, 사망자 한 명에 불과한 미국과 지금 우리 사정은 현격히 다르다. 국토 이용 자체가 다르고 미국은 자가용 사용이 많고 한국은 대중교통에 많이 의존하는 등 여러 다른 사정도 있다. 해서 미국 국민이 꼭 마스크를 써야 하는가 문제는 우리와 많은 차이가 생겨난다. 하지만 그 점을 염두에 두고라도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제롬 애덤스 공중보건국장의 말은 한 번쯤 귀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사령탑을 맡은 펜스 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 도중 “보통 미국인이라면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사러 갈 필요는 없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미국 정부는 3M과 한달에 3500만장 이상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고위험군 환자를 돌보는 요양센터 직원 등이 쓸 수 있도록 다른 제조업체들과 마스크 공급을 늘리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인구를 감안하면 말도 안되는 수량이다. 그만큼 건강한 미국인은 쓸 필요가 없다는 점을 전제한 계산이다. 펜스 부통령의 발언은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지역사회 감염을 일으켰을 때 마스크와 다른 의료장비 등이 구하기 어려울지 모른다며 사재기에 나선 이들이 있다는 보도를 의식한 것이었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도 마스크에 대해 언급했지만 오늘 아침 우리는 의료장비가 추가로 얼마나 필요한지에 대해 많은 얘기를 나눴다. 분명히 말하지만 여기 계신 의사분들도 동의할 것으로 믿는데 보통 미국인이라면 마스크를 사러 갈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달 26일 백악관 기자회견을 통해 의료용 마스크 4300만장 정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보통 미국민이라면 마스크를 쓰라고 권하지 않는다고 했다. CDC는 특정 집단에만 마스크를 권했는데 전염병이 현재 극도로 번지는 지역에 사는 이들, 코로나19 감염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인이나 요양센터 종사자들, 독감 비슷한 증상을 앓는 이들이다. 그 밖의 사람들에겐 아픈 사람에게 다가가지 않고, 얼굴에 손을 갖다대지 않으며, 정기적으로 손을 잘 씻는 간단한 위생수칙을 지키는 것이 마스크를 쓰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인 바이러스 차단책이란 것이다. 애덤스 국장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대놓고 사람들에게 “마스크 사는 일을 그만 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행위가 일반 대중에게 “효과적이지도 않으며” 오히려 정말로 필요한 의료인들이 쓰지 못하게 만들어 위험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취지였다. 존스 홉킨스 보건안전센터의 과학자 에릭 토너는 마스크를 쓰는 일이 “딱히 해가 될 건 없지만 그렇다고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데 아주 효과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최원석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2일 jtbc 뉴스특보에 출연, “마스크를 써서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있다는 연구 논문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결론은 ‘아주 조금’ 효과가 확인된다는 것이다. 마스크를 쓰는 것보다 손을 정기적으로 제대로 씻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도 역시 “마스크 공급이 한정적이라면 의료인들,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 환자, 아니면 독감이나 폐렴 증상이 보이는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돌아가야 한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굳이 꼭 마스크를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며칠 전 영국 BBC의 코로나19 관련 11문 11답을 옮겼는데 이런 댓글이 눈에 띄었다. “지하철이나 버스,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 들어가면 사람들이 노려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한다.” 감염자가 4000명을 넘어서고 워낙 비좁은 공간에 많은 이들이 북대이며 사는 대한민국에서는 대통령에 총리에 장관들, 지방자치단체 장까지 마스크를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일이 지도자의 역량으로 여겨지게 됐다. 마스크가 의학을 뛰어넘어 사회문화의 영역에 들어섰다는 생각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임정욱의 혁신경제]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

    [임정욱의 혁신경제]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

    벌써 11년 전 보스턴의 미국 회사에서 사장으로 일할 때 일이다. 눈폭풍 등 기상이 악화되거나 집안에 우환이 생기면 수시로 집에서 일하는 미국 직원들의 재택 원격근무 문화를 접하고 문화충격을 받았다. 집에서 일이 되겠냐는 반문에 미국인 인사부장 존은 “블랙베리(이메일이 되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세상”이라고 주장했다. 또 당시 재무담당 임원 케빈은 “집에서 일할 때 집중할 수 있어서 오히려 업무 효율이 높다”고 말했다. 일은 직장 사무실에서만 하는 것이라고 여겼던 나는 좀 당황했다. 이후 미국에서 이런 재택 원격근무는 정보기술(IT)의 발달로 더욱 일반화됐다. 슬랙, 줌 등 쉽게 원격으로 직원끼리 협업하고 화상회의를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해 뉴욕에서 방문한 스타트업 눔의 경우 수백명이 참가하는 전체 직원미팅도 각자 집에서 연결해 화상회의로 한다고 해서 놀란 기억이 있다. 10여년 전 미국도 생소했던 원격진료가 이제는 일반화됐다. 미국인들은 어렵지 않게 스마트폰앱으로 의사와 약속을 잡고 전화나 화상으로 상담하고 약을 처방받는다. 병원이 문을 닫은 한밤중이나 주말, 심지어 여행 중에도 이용한다. 미국 회사들은 직원의 의료복지의 일환으로 원격진료 혜택을 준다. 이 원격진료 분야의 선두주자인 텔라닥스라는 회사는 2015년 상장했으며 최근 몇년간 빠르게 성장해 시가총액이 10조원 이상이 됐다. 원격진료는 심지어 일본에서도 규제가 풀렸다. 일본에서 초진은 직접 의사를 만나 대면진료를 해야 하지만 그다음부터는 원격진료가 가능하다. 처방약을 택배로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쌍방향으로 진행되는 원격교육도 미국은 일반화됐다. 미국의 학교들은 원래 구글 등에 있는 이메일, 협동 문서관리, 화상회의 기능을 이용해 수업을 진행하고 숙제를 내주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이 미리 교사가 만들어 둔 동영상으로 공부하고 수업시간에는 질의응답을 통해 심화학습을 진행하는 ‘거꾸로 교실’ 방식 교육도 교육현장에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이런 원격근무, 원격진료, 원격교육은 정작 ‘IT강국’이라는 한국에서는 오히려 취약하다. 기술 지체가 아니라 보수적인 문화와 규제 때문이다. 우선 많은 회사가 아직까지도 재택근무를 원활히 할 수 있는 업무 시스템이 안 돼 있다. 우선 공공부문과 대기업 중에는 아직도 데스크톱PC 중심으로 업무를 하는 곳이 많다. 랩톱 컴퓨터라면 집에 가져가서 일할 수 있지만 데스크톱PC로는 그렇게 하기 어렵다. 게다가 공공부문이나 금융업종의 경우 내부업무망과 외부인터넷망을 분리해야 하는 엄격한 망분리규제 때문에 회사 밖에서 회사일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외부에서 어쩔 수 없이 보안에 취약한 개인 이메일과 카카오톡으로 회사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 원격진료는 의사들의 집단적 반발로 말조차 꺼내기 어렵다. 단방향으로 이뤄지는 ‘인강’은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지만 일반 초중고 학교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원격교육이 이뤄지는 것은 드물다. 그런데 이제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바꿀 기세다. 바이러스 전염의 위협 탓에 최근 많은 기업이 임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학교도 원격강의로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한시적으로 원격진료, 금융권 망분리 규제를 풀었다. 잠재환자나 만성질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것을 막고자 일시적으로 전화진료를 허용한 것이다. 또 금융회사 필수인력에 한해 예외적으로 재택근무를 허용하기로 했다. 물론 갈 길은 멀다. 원격진료가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허용이 되니 환자 본인 확인, 보험적용, 진료비 결제, 처방전 수령, 약 수령 등을 어찌할지 몰라 현장에서는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온라인교육에 익숙하지 않은 교수들은 강의를 준비하느라 쩔쩔맨다. 시대의 변화에 맞게 문화를 바꾸고 미리 규제를 풀었으면 비즈니스, 의료, 교육 현장에 한국의 상황에 맞는 좋은 해법을 제공하는 국산 제품이 이미 많이 나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늦지 않았다. 코로나19가 가져온 국가 위기상황을 계기로 국민의 건강한 생활, 복지 그리고 국가 생산성 향상을 위해 업무와 관련된 문화를 바꾸고 시대착오적인 규제를 없애야 한다. 글로벌 유행병이 가져온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 방법이다.
  • 아시아계에 폭언·폭행… 환자 수용시설 반대, 코로나 공포에 다시 도진 美 인종차별·님비

    아시아계에 폭언·폭행… 환자 수용시설 반대, 코로나 공포에 다시 도진 美 인종차별·님비

    인디애나선 “호텔 예약 취소됐다” 기피 택시·우버 호출 서비스 일방적 승차 거부 트럼프, 앨라배마 격리시설 계획 백지화미국 사회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곳곳에서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금기시됐던 인종차별이 노골화하고, 코로나19 수용시설을 둘러싼 님비현상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내에서 코로나19 관련 첫 사망자가 나오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3명이 확진자로 판정받으면서 공포가 번지고 있다. 이에 코로나19 확진환자를 위한 수용시설을 반대하는 지역 이기주의(님비현상)뿐 아니라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무차별 폭언·폭행 등이 잇따르고 있다. 다민족·다인종 국가인 미국에서 ‘인종차별’과 ‘님비’는 금기어였다. 최근 한인들이 많이 사는 로스앤젤레스의 지하철 안에서 백인 남성이 태국계 여성을 향해 코로나19 관련 폭언을 퍼부었다. 그는 “모든 질병은 중국에서 왔다. 중국인들은 역겹다. 그들이 미국으로 질병을 옮겨 온다”며 인종차별 발언을 쏟아냈다. 또 뉴욕의 지하철에서는 한 흑인 남성이 마스크를 쓴 아시아계 여성에게 “병에 걸렸다”며 무차별 폭행을 하는 사건도 있었다. 인디애나에서 아시아계 한 남성은 호텔 입실을 거부당했다. 그는 “직원이 대뜸 중국인이냐고 물었고 ‘아니다’라고 말해도 ‘예약이 취소됐다’며 쫓겨났다”면서 “근처 호텔도 똑같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택시나 우버 등 차량 호출 서비스에서도 ‘아시아인 혐오’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아시아계 승객이나 운전자를 드러내고 피하는 것이다. 워싱턴DC의 제러미 서는 “공항에서 우버를 호출했는데 몇 번을 일방적으로 취소당했다”면서 “코로나19의 공포감이 커지면서 아시아계 이름의 승객을 거부하는 등 우버나 리프트 기사들의 인종차별적 승차 거부가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공포 확산이 ‘우리 동네는 안 된다’는 님비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 대선 등을 앞두고 공화당 표밭에 관련 시설을 지을 경우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산이 이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 보건복지부는 그동안 해외에서 감염돼 귀국한 환자들을 군 기지와 특수의료시설을 갖춘 네브래스카 의료센터에서 치료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늘기 시작하자 증상이 가벼운 일부 환자들을 앨라배마 애니스톤 한 격리시설로 이송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주지사뿐 아니라 상·하원 의원이 강하게 반대했다.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는 성명에서 “최우선 과제는 앨라배마 주민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보건복지부의 앨라배마 수용소 계획을 크게 질책하며 ‘백지화’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으로 앨라배마는 공화당의 텃밭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공고한 지역이다. 여기에 수용시설을 만드는 것은 오는 11월 대선을 포기하는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환자 이전 계획과 일본 크루즈 환자 이송 등으로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났다는 게 워싱턴 정가의 평이다. 또 캘리포니아의 코스타메이사시도 같은 이유로 연방정부와 주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연방법원은 환자 이송 일시 중단을 명령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코로나19 공포감이 커지면서 ‘정의’와 ‘포용’이라는 미국적 가치관이 흔들리고 있다”면서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자국우선주의 등에 따른 부작용이란 지적도 나온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작은 모임도 자제… 대구 시민의식 빛난다

    작은 모임도 자제… 대구 시민의식 빛난다

    경북대·신협 등 각종 총회 취소 행렬대구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나 시민 의식은 더욱 빛나고 있다. 대구의 코로나19 확진환자는 1일 오후 4시 현재 모두 2705명에 이른다. 대구시는 앞으로 1주일이 코로나19 사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달 26일 “이 기간에 타인과의 접촉을 최대한 차단하고, 자기 보호에 신경 쓴다면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모든 집회를 금지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다. 규모가 큰 행사는 물론 중소형 행사들까지 금지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경북대 행정대학원 총동창회는 지난달 28일 열릴 정기총회 및 신년 교례회를 취소했다. 총동창회 측은 코로나19 발생으로 2주 연기한 데다 신구 집행부 인수인계 등을 위해 규모를 줄이더라도 강행하려 했으나 권 시장 발언 직후 취소했다. 중앙로 신협도 같은 날 열려던 정기총회를 연기했다. 조합원끼리 소규모로 하는 행사였지만 권 시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이같이 결정했다. 시민 대부분은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며 자가격리하고 있다.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는 동성로는 일요일인 이날 오후 한적했다. 사문진나룻터, 김광석거리 등에서도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출퇴근 시간에도 차량이 눈에 뛰게 줄었다. 시민들은 직장이나 길거리에서는 물론이고 집 안에서도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있다. 김정도(37·수성구)씨는 “마스크 쓰는 게 일상화됐다. 잘 때 이외에는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보면 된다. 손도 한 시간에 한 번씩 씻고 소독까지 한다”고 말했다. 식당 입구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도 손소독제를 비치했다. 일부 식당은 휴대전화 소독제까지 놨다. 달서구 진천동에서 식당을 하는 이모(55)씨는 “입구 손잡이부터 의자, 식탁까지 하루에 몇 번씩 소독한다”면서 “열심히 소독하면서 이 상황을 이겨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성구에 있는 광고업체인 뉴메이크 이재천(45) 대표는 최근 ‘시민들의 힘을 믿습니다’라는 영상을 제작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공개했다. 영상은 ‘대구시민들은 숱한 위기를 늘 이겨 냈다. 코로나19쯤은 충분히 이겨 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자’는 내용을 담았다. 이 대표는 “조금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는 생각에 영상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는 것은 다른 시민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것”이라며 “이것만 봐도 대구시민이 위기에 매우 잘 대처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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