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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로 봉쇄된 네팔에서 어떻게 실종교사 시신 찾았나

    코로나로 봉쇄된 네팔에서 어떻게 실종교사 시신 찾았나

    겨울방학을 이용해 네팔에 교육봉사활동을 하러 간 충남교육청 소속 교사 4명이 지난 1월 17일 안나푸르나 인근을 트레킹하던 중 눈사태로 실종된 지 꼭 100일 만에 교사로 추정되는 시신 2구가 사고 현장에서 발견됐다. 주네팔 한국대사관은 26일 “현지 시각 25일 오후 3시쯤 사고 현장을 모니터링하던 주민 수색대장이 사고 현장 인근에서 시신 2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네팔 경찰과 현지 주민 등은 이 시신이 이번 실종자 중 두 명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신원을 파악 중이다. 해발 3230m인 네팔 안나푸르나 데우랄리 인근에서 하산하던 충남교육청 해외교육봉사단 소속 교사 4명이 갑작스러운 눈사태로 실종된 것은 지난 1월 17일 오전 10시 30분∼11시쯤이다.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위해 전날 데우랄리에 도착한 충남교육청 교육봉사단 9명은 산장에서 1박을 한 뒤 기상악화로 발길을 돌려 하산하던 길이었다. 갑자기 눈보라가 몰아치며 굉음과 함께 눈사태가 일행을 덮쳤다. 6m가량 앞서가던 선두그룹 4명의 교사와 현지인 가이드 등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나머지 교사와 일반 등반객들은 다른 가이드 안내에 따라 허겁지겁 다시 산을 올라 데우랄리 산장으로 되돌아왔다. 산장에서 하룻밤을 뜬눈으로 지새운 나머지 교사 일행은 다음날 출동한 구조헬기에 의해 무사히 안전지대로 내려올 수 있었다. 당시 이은복 충남도교육청 교육국장은 “교사들은 카트만두 지역 초·중학교 공부방 등에서 봉사활동 중이었다”며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 금요일과 주말을 이용해 인근 지역 트레킹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눈사태 직후 드론 수색 성과 못 거둬 실종 사고 직후 데우랄리 인근 눈사태 현장은 엄청난 양의 눈과 얼음 무더기가 길가 계곡 아래까지 밀고 내려가 실종자 수색을 어렵게 했다. KT 정보통신기술(ICT) 구조대를 이끌고 현장 수색에 나섰다가 귀국한 산악인 엄홍길 대장은 “실종자는 평균 10m 깊이의 얼음과 눈 아래에 묻혀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수색작업을 벌이던 현지 군경수색팀은 눈사태가 계속 발생하자 사고 일주일 뒤인 24일 수색을 잠정 중단했다. 2월 초 네팔산악가이드협회 주도로 민간구조전문가 25명이 현장 수색을 시도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철수했다. 2월 말에는 실종됐던 다른 그룹 소속 네팔인 가이드 시신이 발견됐지만, 한국인 일행의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4월 들어 눈이 녹기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국가 봉쇄 조치가 걸림돌이 됐다. 네팔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발동한 봉쇄 조치 기간에는 수색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사고 직후 즉시 충남교육청 현지지원팀과 함께 네팔로 간 실종자 가족은 악천후로 더딘 구조작업에 애를 태웠다. 실종 교사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된 25일까지도 실종자 가족 1명은 충남교육청 지원단과 함께 귀국하지 않고 현지에 남아 있었다. 실종자 가족 현지 남아 유실방지 그물망 설치 실종자 가족은 봄이 되면서 눈이 녹자 사고 현장 인근 강에 실종자 유실 방지용 그물망 설치를 요구해 실현시켰다. 4월 들어 눈이 좀 더 녹자 지난 22일 한국인 교사 일행과 동행한 네팔인 포터(짐꾼) 시신이 발견되면서 실종 교사들도 조만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 실종자 가족과 충남교육청 지원단의 요청 등으로 사고 현장 인근 마을 주민이 자체 수색대를 꾸려 매일매일 현장 상황을 살핀 것이 효과를 거뒀다. 이번에 실종 교사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한 것도 사고 현장을 모니터링하던 주민 수색대장이었다. 시신 발견 당시 안개가 끼고 비가 내려서 본격적인 시신 수습은 조만간 진행될 예정이다. 시신은 수습 후 군용 또는 민간 헬기로 인근 포카라를 경유 수도 카트만두 소재 국립 티칭병원으로 이송될 예정이다. 그동안 지원단을 보내 수색작업을 지원하고 실종자 가족을 도왔던 충남교육청은 실종 교사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됨에 따라 외교부와 긴밀히 협의해 통행 금지로 중단된 수색을 네팔 정부에 강력히 요청할 방침이다. 또 발견된 시신의 신원 확인을 위해 포카라에 있던 지원단과 실종자 가족이 카트만두로 가서 유류품 등을 살필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사회적 거리두기’ 첫 모델, 고등학생 과제에서 착안?

    ‘사회적 거리두기’ 첫 모델, 고등학생 과제에서 착안?

    부시 요청받은 두 박사 “백신·약품 한계... 휴교 등 자가격리”딸 사회관계망 과제 본 과학자 “휴교로만 감염 10%로 줄여” 2006년 미국 연방정부에 고용된 의사인 리처드 해쳇과 카터 메처는 워싱턴 근교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동료들과 만나, 효과가 있을지 자신들도 모르는 제안서를 최종 검토했다. 제안서는 추후 미국이 감염병 대유행으로 타격을 받을 경우, 직장과 학교를 쉬도록 하는 등의 정책 방안을 담고 있었다. 머지 않아 이들이 제안서를 발표했을 때, 미국 고위 관리들은 회의와 비웃음이 섞인 반응을 보였다. 보건 위기 상황마다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해 온 제약 산업에 의존해 고비를 넘겨 오는 일에 익숙해진 미국에서, 이들 박사의 제안은 중세 시대 같은 자가격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세계 각국이 적용하면서 이제는 일상어가 된 ‘자가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는 당시만 해도 비현실적이고 불필요하며, 정치적으로 실현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다.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이런 대접을 받던 발상이 국가적 감염병 대응의 핵심이 되기까지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보도했다. 탄저균 공격와 조류독감 유행 뒤 감염병 대처 방안에 고심하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005년 국립보건원 연설에서 “전염병은 산불과 비슷하다”면서 “일찍 잡으면 제한된 피해만 주고 소멸할 수 있지만 발견하지 못한 채로 타게 되면 우리의 통제 능력을 빠르게 넘어서는 큰 불이 된다”고 말했다. 부시는 조지아주 보훈처 의료관이였던 메처 박사와 종양학자로서 백악관 고문을 맡았던 해쳇 박사에게 미국의 전염병 대응 체계를 수립해 달라고 주문하며, 국방부 연구팀과 협업하도록 했다. 미시간대 의대 의학역사연구센터 소장이면서 국방부 연구팀 일원이었던 하워드 마켈 역시 이 일에 투입됐다. 이들이 제안한 방안은 처음엔 신뢰받지 못했지만 부시 행정부의 지속적인 지지를 받았고 결국 효과적인 것으로 판명됐다. 결과적으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07년 이들의 제안을 ‘비약학적 개입’으로 미국 공식 감염병 대응 정책으로 지정했다. 메처와 해쳇의 팀이 약학이 아닌 개입으로 감염병을 억제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 이유는 신종 인플루엔자의 위험 증가와 타미플루 같은 항바이러스제가 모든 전염병에 효과가 있는 건 아니라는 현실 때문이었다. 하지만 병원의 실제 작동 방식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필요해서 정부에 채용된 메처 박사는 중환자실 의사였고, 전염병 정책 관련 전문 지식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뉴멕시코주 산디아의 수석 과학자 로버트 글래스는 메처 박사에게 놀라운 연구 결과를 가져 왔다. 글래스는 복잡한 체계가 작동하는 가상 모델을 구축하는 전문가다. 모델은 어떤 체계가 실제로 도입됐을 때 효과를 낼지, 반대로 치명적인 실패를 일으킬지를 미리 예측하기 위해 구축해 돌려 보는 것이다. 그런데 글래스는 감염병 전파 모델을 당시 14세였던 딸 로라의 고등학교 과제를 보고 착안했다. 딸은 학교에서 사회 관계망 모델을 만드는 연구 과제를 수행했는데, 이를 본 글래스의 눈엔 스쿨버스, 교실에서 매우 긴밀하게 연결된 관계망이 전염병 전파의 완벽한 경로로 보인 것이다. 그는 딸의 과제물을 모델로 만들어 이 관계망을 끊는 것이 감염병을 쓰러뜨리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연구하기 시작했다. 연구 결과는 놀라웠다. 1만명이 사는 가상의 마을에서 학교를 폐교할 경우 단 500명만 감염되지만, 학교가 열려있을 경우엔 5000명이 감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래스는 메처에게 이런 결과를 전달하며 “우리는 딸의 과제물을 이용해 거기서부터 작업을 시작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메처 등은 이런 예비 자료를 가져다 산디아에 있는 슈퍼컴퓨터를 통해 모델을 실제 인구에 적용했다. 각 도시가 공립학교를 폐쇄하면 질병 확산이 현저하게 느려진다는 결과를 얻었고, 휴교는 이들이 고려하는 모든 사회적 거리두기 조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됐다. 글래스 박사가 발표한 연구는 “사회적 거리두기 전략은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지 않고도 유행성 인플루엔자의 지역 감염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도록 설계될 수 있다”고 결론을 맺는다. 이와 별도로 딸은 좋은 학점을 받았고, 과제는 2006년 인텔 국제과학기술 박람회에 출품됐다. 국방부 연구팀에 있던 마켈 박사는 감염병 발생 관련 전문가였다. 그가 수행하던 임무는 범위가 좁지만 시급한 관심사로, 바이러스성 위협에 대한 미군 병력의 취약성이었다. 2005년 조류독감이 사람에게 건너가 필리핀 등 미군 주둔국으로 퍼지자, 그는 정박한 배에 군인들을 집단 격리하는 ‘보호적 격리’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번 제안에서 마켈은 1918년 전세계에 대유행했던 스페인 독감의 교훈을 연구했다. 당시 미국에선 필라델피아와 세인트루이스의 상반된 대응이 정반대 결과를 가져왔다. 독감이 일상을 방해하는 걸 원치 않았던 필라델피아 공무원들은 그 해 9월 오래 준비했던 전쟁채권 홍보 거리행진을 진행해 수십만 관중을 끌어모았다. 반면 세인트루이스는 시 보건국장이 빠르게 학교, 교회, 극장, 술집, 스포츠 행사, 기타 공공 집회를 폐쇄했다. 당연히 필라델피아는 훨씬 더 오래 고통을 겪어야 했다. 마켈 박사와 메처 박사의 각 팀은 모두 같은 결론에 도달했고 2007년 몇 달 간격으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휴교나 공개 모임 폐쇄 등 여러가지 수단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을 제한하는 공격적인 조치가 사망자 수를 줄이는 데 필수적이라는 결론이다. 메처 박사는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건 심장마비 환자를 치료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메처 박사는 올해 초 코로나19 확산 사태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셧다운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수용하지 않는 데 대해 경고한 공중보건 전문가 집단 ‘레드 던’의 핵심이다. 올해 셧다운 조치가 보여 준 효과는 메처 등이 상상한 것보다 훨씬 컸다. 마켈 박사는 “우리 연구가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걸 보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하면서도 “소름이 끼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연구를 하면서도 결과가 최악의 경우에만 적용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면서 “우리는 연구 결과가 사용되는 일이 없길 바랐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다문화 도시’ 안산, 외국인 코로나 확진자 ‘0’… “시민의식의 힘”

    ‘다문화 도시’ 안산, 외국인 코로나 확진자 ‘0’… “시민의식의 힘”

    경기 안산시는 스마트폰이 없는 해외 입국 자가격리자에게 스마트폰을 한시적으로 무상 지급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없으면 안전보호 앱이나 영상통화로 자가격리 중인 입국자들의 증상 및 위치를 수시로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치러진 안산도시공사 신입사원 채용 필기시험은 축구장에서 실시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로 유럽, 아시아, 북미 등 전 세계 18개국 언론에서 보도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 아사히TV는 “코로나19 전파를 막는 완벽한 대책”이라고 치켜세웠다. 전국 처음으로 도입한 ‘자가격리 해제 전 검사’, ‘외국인 주민 재난기본소득 지급’ 등은 안산시만의 차별화된 정책으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안산시의 남다른 대처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안산 지역에서는 지금까지 16명의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했고, 23일 현재 14명이 퇴원해 87.5%의 완치율을 기록하고 있다. 남아 있는 2명의 환자는 국가격리병동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다. 확진환자들은 대구 신천지 교회를 방문했거나 다른 지자체 시민으로부터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확진자 16명 중 퇴원 14명… 완치율 87.5% 사실 코로나19 확진환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했을 때만 해도 안산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짙었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외국인 주민은 8만 7507명으로 전체 안산 인구(70만 7117명)의 12% 수준이다. 이 가운데 4만 7789명이 중국 국적이다. 이 때문에 안산이 뚫리면 전국이 뚫린다는 말도 심심치 않게 나돌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외국인 확진환자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내국인 확진환자도 지난달 초에 처음 나왔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외국인을 포함한 모든 시민이 성숙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스스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며 코로나19 확산 예방에 힘을 보탰고, 공직자들은 적극적인 대응으로 전파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안산시는 지난 1월 코로나19가 국내에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다문화마을특구와 가까운 안산역을 비롯해 초지역·중앙역 등에 ‘코로나19 홍보관’을 설치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윤 시장은 “안산역 맞은편에 조성된 37만㎡ 규모의 다문화마을특구에는 1만 7825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14개국 118개 업종 1356곳의 점포가 영업 중이어서 이곳에 대한 감염 예방 활동이 시급했다”고 설명했다. 지역 자율방재단원들이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상주하며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어와 외국어로 된 코로나19 감염 예방수칙 홍보물을 배포했다. 또 중국어 등으로 작성한 코로나19 예방수칙 알림 현수막 150여개를 특구 곳곳에 설치했다. 선별진료소에는 중국어 통역관을 배치해 검사의 실효성을 높였다. 외국인들도 적극 협조하고 나섰다. 특구 내 외국인 상인들은 최대 명절인 춘제 연휴 기간 중국을 다녀온 사람은 물론 가족들까지 2주간 자가격리했고 증상이 없을 경우에만 출근하도록 했다. 여행용 가방을 들고 오는 손님은 가급적 받지 않았고 외출 시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한다. 윤 시장은 최근 해외에서 입국한 시민을 자택으로 수송하는 서비스에 자신의 관용차량을 투입했다. 공항에 도착한 뒤 공항버스를 타고 안산에 도착한 시민들을 지역사회 접촉 없이 무사히 집까지 귀가시키기 위한 조치로, 하루 평균 14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모든 자가격리자를 대상으로 해제 전 진단검사를 하는 대책도 눈에 띈다. 시는 자가격리 해제 이후 무증상 상태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는 사례가 잇따르자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1인당 16만원 상당의 진단 검사비는 시에서 부담한다. 고사 위기에 몰린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외국인 주민을 포함한 모든 시민에게 7만~10만원의 생활안정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지난 20일부터 신청을 받고 있다. 윤 시장은 “시가 문화와 민족적 다양성을 인정하는 도시로 평가받아 유럽평의회로부터 한국 최초의 ‘상호문화도시’로 지정된 데다 행정안전부 보통교부세 수요금액 산정 시 외국인 주민도 내국인의 70% 수준에서 반영됨에 따라 외국인 주민에게도 생활안정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시장은 “이에 필요한 예산 713억원은 시장인 저를 포함한 일부 공직자의 급여 반납과 각종 사업의 예산 절감 등을 통해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외국 주민에 대한 배려” 한일 누리꾼 화제 외국인 주민에 대한 배려는 최근 한 일본 국적의 30대 여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작성한 글이 화제가 되면서 한일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았다. 여성은 “세금도 아직 안 냈는데 보건소 직원의 배려에 감사하다”고 적었고, 이 글은 조회수 118만을 넘긴 유튜브 영상에 사연이 담겨 알려졌다. 올해부터 단계별로 시행하는 ‘대학생 반값등록금 자부담 반값 지원 사업’은 코로나19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가정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시는 지원 대상을 확대해 지역 거주 요건을 3년에서 2년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또 3자녀 이상 다자녀 가정의 지원 대상 자녀도 ‘세 번째 이상 대학생 자녀’에서 ‘모든 자녀’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수혜 대상자가 당초 1590명에서 2700여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코로나19 자가격리자의 이탈을 막기 위해 전국 처음으로 도입한 ‘영상통화 모니터링’도 해외 입국자 관리에 한몫을 하고 있다. 윤 시장은 “최근 해외 유입 자가격리자 이탈 사례가 잇따르면서 전자팔찌 부착 논의도 이뤄지고 있지만 우선 자가격리 이탈 방지를 위해 이 같은 방안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수시로 진행하는 화상 모니터링을 통해 자가격리자의 건강 상태는 물론 집 내부에 머무는지 등 자가격리 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자가격리자의 무단이탈로 인한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을 차단하는 한편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안산시는 아울러 자가격리자에게 쌀과 라면, 컵라면 등 식료품이 담긴 코로나19 개별구호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최근까지 자가격리자 400여명에게 5만 4000원 상당의 식료품을 전달했다. 특히 외국인 자가격리자에게는 해당 국가의 식품을 담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시민과 함께 코로나 사태 꼭 극복할 것”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한 경영안정자금 융자를 당초 12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300억원 증액했다. 소상공인 이자차액 보전율 및 보증수수료 지원으로 사실상 무이자 대출로 지원할 예정이다. 또 3개월간 상수도 요금을 최대 전액까지 감면하는 등 모두 99억원을 지원한다. 코로나19 사태로 휴관에 들어간 직업재활시설 근로자 장애인의 급여와 운영비를 각각 50%씩 지원하고 안산화폐 ‘다온’ 발행액을 기존 300억원에서 2000억원으로 확대했다. 1월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10% 특별 인센티브도 7월까지 연장한다. 윤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만연한 코로나19 사태가 쉽사리 종식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이번 사태를 시민과 함께 극복하고 시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안산시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NSC “북한 내부에 특이한 동향 없음 확인”

    NSC “북한 내부에 특이한 동향 없음 확인”

    “金위원장 좀더 지켜보면 공개활동 예상” 北매체엔 CNN 보도 3일째 金 안 나타나 日언론 “경호원 코로나 감염돼 金 원산에”청와대는 23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 회의를 열고 “현재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변이상설을 둘러싼 억측이 사흘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혼란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앞서 미국 CNN 방송이 김 위원장의 위중설을 보도한 지난 21일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현재까지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도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고, 이후 정부 당국자들이 비슷한 톤을 유지했던 것보다 이날 NSC 발표에서는 ‘확인’이라는 단정적 표현을 쓴 점이 눈에 띈다. 김 위원장이 측근 인사들과 지방에 체류하고 있으며, 정상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청와대의 일관된 입장이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좀더 지켜보면 (김 위원장이) 공개 활동에서 (모습을) 보여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미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해 부인도 긍정도 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급변사태설’에 대해서는 진화에 나섰다. 존 하이튼 미국 합참차장은 22일(현지시간) 국방부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에 대해 “여전히 북한 핵무력과 군대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추정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김 위원장의 건강과 관련해 “모른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으나 급변 사태 가능성에 대해선 미군 고위 관계자가 선을 그은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반응이 미묘하게 다른 데 대해 같은 정보를 두고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김 위원장의 동선이 확실하고 안전하다는 점을 밝혀 얻을 정치적인 이득이 없다”고 말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이날도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을 보도하지 않았다. 당초 적절한 시점에 모습을 드러내 건강이상설을 불식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김 위원장이 등장하지 않으면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한국 정보 당국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측근들과 원산 주변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쿄신문은 대북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의 경호원 중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와 불안을 느낀 것이 원산 피신의 이유라고 했다. 김 위원장이 활동 재개 시점에 맞춰 군사적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과거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 중단 뒤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전략적 도발을 한 사례가 다수”라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티파티의 부활... 美 셧다운 반대시위 개입

    티파티의 부활... 美 셧다운 반대시위 개입

    2009년 보건의료개혁 반대시위 주도오바마 재선 뒤 잠잠하다 최근 부활시위 참가자 늘리려 SNS 조직적 활동변호사 동원해 주정부에 소송 걸기도체포 뒤 보석금, 소송비용 후원 언급 미국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셧다운’(봉쇄) 조치에 반대하며 일어나고 있는 시위에 10여년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보건의료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했던 ‘티파티’ 단체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티파티 단체들이 최근 각주 수도에서 열린 셧다운 반대 집회에서 참가자를 늘리기 위해 네트워크를 동원하고, 변호사를 파견해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동 제한 조치의 효과를 평가절하하기 위한 연구에 돈을 댔다고 보도했다. 이들 중엔 프리덤워크스와 티파티패트리어츠 등 2009~2010년 티파티 시위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단체가 포함돼 있다. NYT는 또 도널드 트럼프 백악관의 전직 관리들이 운영하는 로펌과 국가 기반 보수 정책 단체 연합 등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셧다운 반대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와 묘하게 일치한다는 지적이 앞서 제기됐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도 이날 오전 각 주의 셧다운 조치가 헌법상의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위스콘신주에선 공화당이 5월 26일까지 봉쇄를 연장하는 명령을 막기 위해 주정부에 소송을 제기했다. 대부분 시위는 지역주민들이 조직한 것으로 보이며, 주로 정부가 과잉대처를 하고 있다고 반발하는 내용이지만, NYT에 따르면 일부 집회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우상화하고 민주당을 비난하는 자극적인 면을 보여줬고, 백인우월주의를 상징하는 옛 남부연합 깃발과 음모론을 조장하는 피켓도 눈에 띄었다. 티파티 단체들은 소셜미디어, 이메일을 이용해 전국적으로 시위 메시지를 퍼뜨렸다. 프리덤워크스는 직원 40명 거의 전부를 동원해 원격으로 지역 시위대를 연결하고 이들을 위해 웹사이트를 개설해주기도 했다. 이들은 유료 디지털 광고를 이용해 시위 참가자를 늘리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또 대통령 경제 태크스포스 자문위원, 의회의 보수주의자들과 자료를 공유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보수성향 경제 평론가인 스티븐 무어를 포함해 경제자문단을 구성했다. 무어는 프리덤워크스, 티파티패트리어츠, 세이브아우어컨트리 등 보수 성향 티파티 단체들과 시위 조직을 위해 교류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자문위원에 임명된 날 보수 유튜브 채널에 나와 “위스콘신 주에 커다란 후원자가 있다”면서 “그가 내게 ‘스티브, 내가 약속한다. (시위 중) 체포되면 보석금과 소송비용을 대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하지만 NYT는 그럼에도 이들 티파티 단체들의 노력이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미국 시민 대부분은 봉쇄로 인한 경제 타격보다 봉쇄 해제로 인한 감염을 더 걱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날 미국인 1004명이 응답한 로이터통신-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72%는 “의사와 공중보건 관리들이 안전하다고 하기 전까지” 사람들이 집에 머물러야 한다고 대답했다. 응답자 중 공화당 지지자 55%도 이런 대답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아버지의 생애 마지막 36시간을 전화로 함께 한 딸

    아버지의 생애 마지막 36시간을 전화로 함께 한 딸

    아버지가 삶의 마지막 끄트머리를 희미하게 붙잡고 있는 병원은 불과 8㎞ 거리였지만 애비 어데어 라인하드(41)는 면회조차 할 수 없었다.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세 자녀를 키우는 애비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병원 병상에 누워 있는 부친 돈 어데어(76)의 숨소리를 들으며 기도를 열심히 드리는 일이었다. 아이폰을 귀에 바짝 대고 아버지의 날숨 들숨을 들으려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희미하기만 했다. 돈은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애비는 5일 저녁부터 7일 아침까지 36시간에 걸친 애달픈 통화 과정을 낱낱이 기록해 페이스북에 올려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젖게 만들었다고 일간 USA 투데이가 19일 전했다. 모든 게 한마당의 악몽 같았다. 네 자녀의 아버지이자 다섯 손주의 할아버지인 그는 은퇴한 변호사로 누구보다 유복했다. 바위처럼 강해 생전 앓아본 적도 없었다. 지난 연말에는 온가족이 유럽 여행을 즐겼는데 넉달 만에 하이랜드 병원에서 홀로 쓸쓸히 눈을 감았다. 지난달 말 집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그런데 고열과 기침을 시작하더니 코로나19 감염 판정을 받았다. 그날 애비는 텍사스주 댈러스에 사는 오빠(또는 남동생) 톰에게 전화를 걸어 병원의 무증상 감염자가 옮겼을지 모르며 증상이 비교적 미약하다고 안심시켰다. 그런데 주일 온라인 예배를 마친 뒤 병원 간호사가 전화를 걸어와 “호흡기가 나빠져 힘겨워하시는데 그리 많은 시간 그런 것은 아니다”고 말한 뒤 전화기를 돈의 귀에 갖다대줬다. 아버지는 말하지 못하지만 들을 수는 있다고 했다. 그렇게 통화가 시작됐다. 자녀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침실에서 울음을 삼키며 아버지의 숨소리를 들으며 기도문을 암송했다. 그렇게 “사랑해요” “고마워요” “죄송해요” “용서할게요”라고 말했다. 아버지가 간간이 재채기를 하면 살아 계시다는 신호여서 마음이 놓였다. 호숫가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당신께서 모닥불 옆에서 기타를 연주하던 것이나 그때 불렀던 노랫말이 지금의 상황에 얼마나 똑떨어지는지 등등을 얘기했다. 그렇게 하니 자신의 몸이 아버지의 병상 옆에 가 있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30분 뒤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연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톰을 비롯해 노스캐롤라이나주 랠리의 캐리, 덴마크 코펜하겐의 에밀리를 모두 연결해 더 많은 모닥불 노래를 함께 불러드렸다. 대화는 끝없이 이어졌고, 6일 의사가 회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버지의 폐가 완전히 손상돼 소생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애비는 생전 부친의 유언을 떠올렸다. 돈은 인공호흡기도, 투석도, 심폐소생술(CPR)도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 얘기를 전하며 연명 치료를 포기한다고 했더니 의사가 적이 안도하는 것 같았다. 뉴스에서는 연일 산소호흡기가 부족하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간호사가 굉장히 힘겨워하신다며 전화를 끊자고 했다. 형제들은 “잘 주무시고 내일 아침 뵈요”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7일 0시가 막 지났을 때 전화가 걸려왔는데 직감할 수 있었다. “사랑해요 아빠”라고 마지막 작별 인사를 드렸다. 장례식도 예전에 결코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병원에서 16㎞ 떨어진 묘지에 안장했는데 9명이 참석한 것이 전부였다. 홀로 된 어머니와 2m 거리를 유지해야 해 껴안아드리지도 못했다. 애비는 일주일이 흐른 지금도 아버지와 전화 통화를 계속하는 것만 같다고 했다. 그녀의 마지막 메모다. ‘난 내 호흡 소리만큼이나 분명하게 듣고 있다. 그는 더이상 육신에 있지 않다. 그리고 나 역시, 육신에 그리 많지 않게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44년을 바늘에 실 가듯 해로하고 코로나19에 나흘 간격 운명

    44년을 바늘에 실 가듯 해로하고 코로나19에 나흘 간격 운명

    44년을 부부로 지내며 영원히 떨어질 것 같지 않았던 미국 뉴저지주의 부부가 코로나19에 감염돼 나흘 간격으로 세상을 등졌다. 15일(이하 현지시간) 노스저지 닷컴이 전한 두 사람의 사랑 얘기는 영화에나 나올 법했다. 필리핀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이웃에서 알고 자랐다. 알프레도 파바타오(68)는 성공한 의류 사업가의 아들이었고, 수사나 갈라파테(65)는 말을 키우는 집안의 딸이었다. 부모들은 반대했다. 내로라하는 남자 집안과 중산층 여자 집안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 둘은 1976년 결혼해 다섯 아이를 뒀다. 부부와 어린 세 자녀는 2011년 미국으로 건너와 팰리세이즈 파크에 정착했다. 이민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데 14년이나 걸리면서 훌쩍 자라버린 두 자녀는 필리핀에 남았지만 그들도 언젠가 미국으로 데려와 함께 살자고 다짐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부부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일주일의 사투 끝에 스러지면서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다. 두 사람 모두 공중보건 일을 했는데 남편이 일하던 노스 베르겐의 하켄색 메리디안 팰리세이즈 병원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세상을 떠났다. 막내딸 셰릴은 “바늘에 실 가듯 엄마아빠는 떨어지지 않았는데 나란히 세상을 등지는 것도 운명이었다”고 말했다. 수사나는 장기요양 병원인 베르겐 뉴브리지 병원의 간호사 보조원 일을 어떤 때는 12시간씩 해냈다. 알프레도는 몇년 전에 은퇴할 수 있었지만 잡역부로 계속 일했다. 올해 65회 생일을 지내는 아내와 함께 은퇴하기로 했다.필리핀에 남은 두 자녀 스티븐과 앤 미셸을 미국에 데려올 자격을 얻기 위해 바지런히 일해야 했다. 펠리세이즈 파크에 사는 셰릴과 언니 안젤라, 오빠 시빌까지 일곱 식구가 함께 지내는 것은 부부의 꿈이었다. 셰릴은 “부모님은 서로를 돌보고 가족을 사랑하는 전형적인 부모”라고 돌아봤고, 두 사람을 잘 아는 약사들은 “가장 친절한 사람들이었고 우리가 그들을 애도하는 유일한 사람도 아니다. 그들은 모두에게 사랑 받았다”고 말했다. 알프레도가 먼저 몸에 이상을 감지했다. 지난달 재채기를 시작해 성패트릭 데이(3월 17일)에 감기로 발전됐다. 알레르기 탓인가 했지만 다음날 열이 나기 시작했다. 그 이튿날 한 의사가 권해 몇시간 뒤 그는 해켄색 메리디안에 입원했다. 그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셰릴이 아버지를 입원시킨 뒤 집에 돌아오니 어머니도 섭씨 40도에 이를 정도로 고열에 시달렸다. 수사나는 병원에 가지 않으려 했지만 며칠 뒤 도저히 나아지지 않았다. 바이러스 검사를 받으려 했지만 나흘이나 기다려야 했다. 결국 베르겐 커뮤니티 칼리지에 마련된 드라이브 스루 검사장에서 긴 줄을 섰다. 일출 전에 나서도 워낙 줄이 길어 허탕을 친 날도 있었다.그러다 입원 나흘 만인 지난달 23일 알프레도가 심장마비를 일으켜 3층 응급실로 옮겨졌다. 다음날 새벽 5시 30분 수사나가 5층 병실에 입원했다. 감염 위험 때문에 면회가 금지돼 남편은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들을 보지 못한 채 이틀 뒤 숨을 거뒀다. 셰릴은 한참을 망설이다 전화로 어머니에게 알렸다. 수사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병실의 의료 장비가 작동음을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셰릴은 미칠 것 같았는데 이윽고 수사나가 전화를 끊었다. 20분 뒤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와 본인도 오래 견딜 수 없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폐가 손상돼 숨쉬기조차 곤란하다고 했다. 몇 시간 뒤 졸도했고 의료진이 산소호흡기를 부착시킨 채 응급실로 옮겼지만 끝내 같은 달 30일 눈을 감았다. 2주 이상 흘렀지만 딸은 부모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부모님 없는 삶이 믿기지가 않는다고 했다. 셰릴은 “부모님들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100을 주셨다”면서 “그들은 좋은 상태에서 좋지 않은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자녀들은 사회적(물리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 장례를 치를 계획이다. 장례 비용 때문에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Go Fund Me)에 페이지를 만들었다. 자녀들은 부모님 유해를 필리핀에 묻고 싶어 한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보고도 눈 의심” 선반에 겹쳐진 시신…美병원 상황

    “보고도 눈 의심” 선반에 겹쳐진 시신…美병원 상황

    美 총 확진자 60만2989명, 총사망자 2만5575명침대와 선반에 겹쳐진 시신 미국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신규 확진자가 하루동안 1만1600명 증가하고, 사망자는 1535명 추가됐다. 13일(현지시간) CNN은 존스홉킨스대 코로나19 실시간 통계사이트를 인용해 미국의 12일 하루동안 증가한 확진자와 사망자 수를 위와같이 보도했다. 이에 미국은 영안실 부족 현상으로 시신 수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CNN은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시나이 그레이스 병원 응급실 의료진들로부터 입수한 사진 두 장을 공개했다. 이달 초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사진에는 방으로 보이는 곳에 시신 보관용 가방(Body bag)이 겹쳐져 놓여있는 장면이 담겼다. 첫번째 사진을 촬영한 곳은 평소 수면습관을 연구하는 데 쓰이는 병원 내 공간이다. 한 병원 직원은 “영안실이 꽉 찼을뿐더러 영안실 근무자가 밤에는 일하지 않기 때문에 이 방을 시신 보관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사진은 철제 선반이 설치된 창고다. 일부에는 사망자 개인 물품이 담긴 파란 가방이 올려져 있기도 하다. 병원 내 냉동 시신보관소가 부족하자 건물 바깥에 간이 냉장 보관소를 마련해 임시 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시에서는 병원에서의 사망자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에 그 외의 사망자 수는 오히려 불안할 만큼 높이 치솟았다. 미국의 총 확진자는 59만4207명, 사망자는 2만5163명으로 증가하게 됐다. 이같은 숫자는 미국 본토와 미국령을 포함한 것이다. 존스홉킨스대 사이트의 15일 오전7시31분(한국시간) 현재 미국의 총 확진자는 60만2989명, 사망자는 2만5575명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오늘의 눈] 감염병 그리고 그들의 전염병/이현정 정책뉴스부 기자

    [오늘의 눈] 감염병 그리고 그들의 전염병/이현정 정책뉴스부 기자

    위기는 질서를 재편한다. ‘공공의 선(善)’이란 명목하에 신체의 자유와 사생활 등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 정당화되고 인권의 가치는 부차적인 것이 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의 존엄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목소리는 공포 앞에 무력화된다. 시민은 감염된 자와 오염된 자, 그렇지 않은 자로 나뉜다. 감염병을 전파시킬 수 있는 사람들이기에 보호받아야 할 시민이 아닌 잠재적 위험으로 취급하는 것이 용인된다. 내가 걸릴 수 있는 코로나19는 ‘감염병’이지만 그들이 걸린 코로나19는 나의 건강을 위협하는 ‘전염병’일 뿐이다. 확진자는 자신의 건강보다 사회적 낙인을 더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비밀스러운 사생활이 낱낱이 공개되면서 일부는 대중의 조롱거리가 됐다. 확진자의 불요불급한 동선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뒤론 구청마다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라는 주민 요구가 쏟아진다. 확진자를 비난하지만, 그들도 감염 사실을 모른 채 보통의 하루를 살았을 뿐이다. 일부는 개인의 신앙을 고백하지 않을 권리마저 빼앗겼다. 정부는 확진자의 연번 뒤에 ‘신천지 신도’라는 알림을 낙인처럼 새겼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구로구 콜센터 직원 가운데 신천지 신도가 있다는 사실을 굳이 밝히기도 했다. 진단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기에 공개할 이유가 없는 이들이었다. 최근 ‘안심밴드’ 도입 논란은 숱한 인권 문제를 수면으로 끌어올렸다. 격론 끝에 정부는 자가격리 이탈자에 한해 동의를 얻어 안심밴드를 채우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자가격리에서 이탈하면 최대 징역 1년,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되는데, 안심밴드를 착용하면 참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바꿔 말하면 안심밴드 거부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것으로, 부착에 대한 동의를 자발적 동의로 평가하기 어렵다. 이런 행정적 발상 자체가 자가격리 이탈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럼에도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9일 공개한 코로나19 자가격리 관련 국민 인식조사에서 응답자의 80.2%는 안심밴드 착용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자가격리 대상자들에 대한 공포, 편견과 혐오 등 보이지 않는 적을 맞닥뜨린 인간의 복잡한 감정이 엿보인다. 안심밴드를 채워서라도 가두고 싶어 했던 자가격리자는 나와 내 가족이 될 수도 있다. 생명이 달린 감염병 정국에서 인권만이 지상 최대 과제일 수는 없다. 그러나 아무리 상황이 급박해도 어렵게 쌓아 온 인간 존엄성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일은 위험하다. 감염병은 되풀이될 테고, 그때마다 인권 문제를 뒷전으로 미룰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질병을 향해야 할 혐오가 사람을 겨냥하면 바이러스가 지나간 자리에 폐허만 남게 된다. 감염병으로부터 소중한 일상을 지킬 힘은 각자도생이 아닌 연대와 존중, 희망에서 나온다. 코로나19 속에 겨울은 더디게 물러갔다. 그러나 이 얼어붙은 봄을 보자고 그 긴 겨울을 견딘 것은 아닐 것이다. hjlee@seoul.co.kr
  • 세균 취급당하는 의료진… ‘코로나 이지메’ 퍼지는 일본

    세균 취급당하는 의료진… ‘코로나 이지메’ 퍼지는 일본

    증상 숨기는 사람 늘어 확산 가속화 우려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일본에서 감염자 및 주변 사람들에 대한 차별적 언행과 괴롭힘이 갈수록 더 확산되고 있다. 13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고리야마여대 부속고교의 학생들은 요즘 교복 대신 사복을 입고 등교하고 있다. 이 대학 70대 교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속고교 학생들이 거리나 상점 등에서 “코로나, 코로나”라는 손가락질을 받게 된 탓이다. 학교 측은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 사람들이 분간하지 못하도록 학생들에게 사복을 입으라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 학교 재단 직원들이 보육원에서 아이 돌봄을 거부당하는 등 알려진 피해 사례만 수십건이다. 또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에히메현 니하마시의 한 초등학교는 아버지가 장거리 트럭기사인 두 가정 학생 3명에 대해 지난 8일 열린 입학식·개학식에 사실상 참석하지 못하도록 해 물의를 빚었다. 아버지가 코로나19 만연 지역을 트럭으로 넘나든다는 이유에서였다. 학생들의 부모는 “운수업자의 아이는 학교에도 가지 말라는 것이냐”며 강하게 항의했고, 학교 측은 사과했다. 오사카에 사는 60대 남성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다니던 스포츠센터에서 이용 자제를 요구받기도 했다. 의료 종사자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일본재해의학회는 코로나19 환자와 접촉했던 의사, 간호사들이 직장에서 ‘세균’ 취급을 받는 데 반발해 항의성명을 낸 바 있다. 의료계는 “자신이 감염될지 모른다는 불안이 차별적 사고와 행동을 낳고, 그에 따른 배척이 두려워 증상을 숨기는 사람이 늘어나고, 이것이 추가적인 감염 확산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적십자사 소속 의사 마루야마 요시카즈는 “진짜 적은 바이러스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감염된 사람이나 집단감염이 일어난 지역을 적으로 간주하게 된다”며 “진짜 적이 아닌데도 배척하고 멀리함으로써 잠시나마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는 것이 차별적 언행의 메커니즘”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바이러스와 싸우는 모든 사람에게 위로와 경의의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날 도쿄도에서는 91명의 감염자가 새로 나와 전체 확진환자가 2159명이 됐다. 지금까지 일일 최다치(11일 197명)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이지만, 확산세 둔화의 신호인지 예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서울시 앞선 코로나 예방수칙·역학조사… 두달 넘게 사망 ‘0’ 비결

    [관가 인사이드] 서울시 앞선 코로나 예방수칙·역학조사… 두달 넘게 사망 ‘0’ 비결

    박원순 시장, 과할 정도로 선제·신속 대응 세계 주요 도시 44곳 시장들 ‘노하우’ 주목 마스크 쓰기 운동·감염자 동선 공개 주효 즉각대응반 투입 집단감염 단기간 종식 ‘공공의료체계’ 구축 등도 모범 사례 평가“코로나19 방역과 대응 과정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국제 사회와 적극 공유하겠습니다.” 지난달 27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집무실은 밤늦도록 불이 꺼지지 않았다. 이날 밤 11시 15분 에릭 가세티 미국 로스앤젤레스(LA)시장 요청으로 열린 ‘코로나19 공동 대응 화상회의’에서 LA·런던·로마·마드리드 등 세계 주요 도시 44곳의 시장들은 박 시장 입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한국에서 지난 1월 20일 코로나19 첫 확진환자가 나온 이후 68일간 인구 1000만 도시 서울에서 단 한 명의 사망자도 나오지 않은 비결이 궁금해서다. 박 시장은 ‘과잉 대응이 늑장 대응보다 낫다’는 원칙 아래 펼친 코로나19 대응책을 자세히 소개했다. 세계 주요 도시 수장들이 서울시의 선제적이고 신속한 코로나19 대응을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 주요 도시 곳곳에서 연일 사망자가 폭증하면서다. 13일 기준 프랑스 파리 코로나19 사망자는 593명으로, 파리시 인구 220만 6488명 대비 사망률은 19.3%에 달한다. 지난 12일 기준 미국 뉴욕은 6182명, 스페인 마드리는 6278명,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주(밀라노 포함)는 1만 621명이 코로나19로 숨졌다. 서울은 지난 1월 20일 첫 발병 이후 79일 만인 지난 7일 사망자가 2명 나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코로나19는 접촉을 통해 발생하기 때문에 국가가 아니라 인구 밀도를 고려한 도시 간 비교를 해야 코로나19 대처 상황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며 “첫 발병 후 연일 사망자가 쏟아진 세계 주요 도시들과 달리 서울은 체계적인 대처로 두 달 넘게 사망자가 제로였다”고 했다. 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은 서울시의 코로나19 대응 시스템은 예방수칙, 진단검사와 역학조사, 치료(공공의료)다. 예방수칙은 서울시가 선도했다. 시는 지난 1월 28일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대중교통과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쓰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비말 전파를 막기 위해서다. 당시 정부는 기침 등 호흡기증상자와 중국 방문 후 유증상자만 마스크를 쓰도록 홍보했다. 시 관계자는 “정부에서 왜 일반시민들까지 마스크를 쓰도록 하느냐고 했지만 서울시는 계속 마스크 쓰기 운동을 했고, 결국 서울시 방침이 옳았다”고 했다. 역학조사는 세계적인 조명을 받았다. 서울 25개 자치구는 코로나19 확진환자 동선을 실시간 공개했다. 초기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확진환자 동선 공개로 지역 주민들이 확진환자가 들른 시설 등에 접근하지 않도록 경각심을 줘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기여했다는 게 중론이다. 서울시 즉각대응반도 호평을 받고 있다. 즉각대응반은 지난 2월 21일 은평성모병원에서 첫 확진환자가 나왔을 때 16명으로 꾸려졌다. 즉각대응반은 코로나19 상황이 발생하면 곧장 현장으로 달려가 확진환자 동선 조사와 접촉자 파악, 감염경로 조사 등을 한다. 즉각대응반이 투입되면 집단감염 사태도 단기간에 종식된다. 은평성모병원 관련 집단감염은 2월 21일 첫 발병 후 27일까지 14명의 확진환자가 나오고, 7일 만에 끝났다. 서울 최대 규모 집단감염으로 기록된 구로 콜센터 관련 집단감염은 지난달 8일 첫 확진환자 1명이 나온 뒤 9일 21명, 10일 40명으로 늘다 발생 5일 만에 확산세가 누그러졌다. 선별진료소 확대, 차를 탄 채 검진을 받는 ‘드라이브 스루’ 도입, 중증환자(중증응급진료센터)와 경증환자(생활치료센터) 분리 등도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주효했다. 적극적인 공공의료 투자도 빼놓을 수 없다. 서울시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이후 2017년 4270억 3086만원, 2018년 4644억 1208만원, 지난해 4698억 4001만원에 이어 올해는 4934억 1475만원을 편성, 공공의료체계를 구축했다. 시 관계자는 “공공의료는 지방정부 관심 사항이 아닌데 서울시는 메르스를 겪으며 공공의료 중요성을 어느 도시보다 먼저 깨달았다”고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월드피플+] 우한서 56일 의료봉사 후 ‘백발’로 변한 간호사의 사연

    [월드피플+] 우한서 56일 의료봉사 후 ‘백발’로 변한 간호사의 사연

    56일 의료 봉사 기간 동안 백발 노화 과정을 경험한 한 남성에게 이목이 집중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중국 후베이성(湖北) 우한 시 일대에서 코로나19 의료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던 간호사 왕번슈에 씨(40)다. 왕 씨는 지난 2월 4일부터 이달 1일까지 총 56일 동안 우한시 소재의 장한병원(江汉方舱医院)에서 남성 간호사로 무상 의료 지원을 해왔다. 해당 병원은 우한시 소재 최대 규모의 야전병원으로, 그는 이 병원의 유일한 남성 간호사로 파견됐다. 현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왕 씨는 올해 40세의 구이저우(贵州) 출신의 간호사다. 그는 지난 2월 4일 새벽 야간근무를 마친 직후 온라인을 통해 모집 중이었던 우한시 의료 자원봉사자 공고문을 접하고 해당 지역 의료진으로 지원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왕 씨는 자신의 고향인 구이저우에 소재한 퉁런구급센터(铜仁玉屏急救中心)에서 간호사로 재직하면서 가족들과 함께 평범한 직장인 생활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 2월 4일 새벽 우한 시 코로나19 전용 병원 의료진으로 지원, 그는 불과 56일 만에 흑발이었던 머리카락이 백발로 변하는 경험을 하게 됐다. 왕 씨는 우한 시 의료 자원봉사를 떠났던 당일 가족들의 배웅을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4세의 어린 딸과 늦은 밤 헤어지는 순간 딸이 우는 것을 지켜볼 자신이 없었다”면서 “더욱이 연로한 부모님께서 최근 들어와 유독 건강이 좋지 않으셨다. 이런 가족들의 개인 사정 탓에 우한으로 의료 지원을 떠나는 날 아내에게 양해를 구하고 난 후 혼자 발길을 옮겼다”고 회상했다. 왕 씨는 당시 우한 시에 도착한 이후 약 3일 동안의 의료진 행동 규범과 수칙 등의 교육을 받았다. 이후 그는 우한 시 중심에 소재한 장한병원에 파견, 코로나19 전용 병동에서 총 21명의 격리 입원 환자 간호를 담당했다. 그의 주요 업무는 낮 동안에는 21명의 환자가 입원한 병동을 찾아가 약을 투여, 늦은 밤과 새벽에는 환자들의 체온을 측정한 뒤 기록, 관리하는 것이었다. 왕 씨는 “장한병원은 주로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치료하는 곳이었는데, 비교적 가벼운 증상을 가진 환자들이었지만 확실한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많은 환자들이 불안한 하루를 보내곤 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들은 일가족 4인이 모두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였다”면서 “일가족 4명 중 가장 최초로 감염된 환자는 자신이 가족들을 아프게 만든 전염의 원인이었다는 점에서 큰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 환자는 가족들이 코로나19 증세가 악화될 때마다 줄곧 자신이 죽어야 마땅하다는 말을 하는 등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는 경우를 자주 목격했다”고 기억했다. 실제로 당시 병동 내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던 환자 중 상당수가 치료제 부재 상황에 대한 극단적인 공황 상태에 빠진 경우가 상당했다는 설명이다. 왕 씨는 이 같은 병동 내부 분위기에 대해 “상당수 의료진들이 적절한 치료제가 부재한 상태에서 환자들의 심리적인 치료를 병행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나 역시 매일 아침과 밤 두 차례에 걸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전에 발병하지 않았던 새로운 바이러스인 코로나19 치료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환자 스스로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라면서 “이 같은 책임감 탓에 흰머리가 점점 더 많아진 것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 이후 왕 씨가 우한 시 격리 병동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간 것은 지난 1일이다. 이 날은 그가 고향을 떠나 우한의 의료자원을 시작한지 56일이 됐던 날이다. 하지만 고향으로 돌아온 왕 씨를 알아보는 사람은 그의 아내와 부모님 등 소수에 불과했다. 왕 씨는 “우한에서 의료 활동을 하는 기간 중에도 가장 보고 싶었던 사람이 우리 딸이었다”면서 “고향 집에 도착한 직후 가장 먼저 딸 아이를 찾아갔는데, 백발이 된 머리 탓인지 딸이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어리둥절해 했다”고 말했다. 불과 56일 동안의 의료 활동 과정 중 백발로 변한 왕 씨를 한 눈에 알아보지 못했던 것. 왕 씨는 “하지만 한 참 동안을 망설이던 딸 아이가 아빠 목소리 만큼은 단번에 알아들었다”면서 “백발로 변한 모습에 대해 많은 주목과 관심을 보여준 이들에게 감사하다. 고향에 있는 가족들에게 무사히 돌아올 수 있어서 기쁘다”며 웃음을 보였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마스크 자국 가득한 이 얼굴, 기억하길”…英 간호사의 호소

    “마스크 자국 가득한 이 얼굴, 기억하길”…英 간호사의 호소

    전 세계 의료진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영국의 한 간호사가 사진 한 장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 10일자에 소개된 사연의 주인공은 노팅엄셔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을 돌보는 여성 간호사인 아이메 굴드다. 코로나19 중증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중환자실 전담 근무자인 그녀는 감염을 막기 위해 하루 13시간 동안 마스크와 모자 등을 포함한 전신 방호복과 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그녀는 최근 자신의 SNS에 마스크와 방호복 등을 벗은 얼굴을 공개했다. 하루 10시간이 넘는 마스크 착용은 얼굴 곳곳에 눈에 띄는 붉은 자국을 남겼다. 벗겨진 피부도 눈에 띈다.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싸우는 전사의 모습이자, 수많은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희생자의 얼굴이다. 붉은 자국과 상처로 가득한 얼굴을 공개한 그녀는 “이번 주말, 외출하고 싶을 때 제 얼굴을 기억해달라”고 호소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외출 자제를 어긴 채 스스로 바이러스 노출 위험을 높이는 일부 몰지각한 시민들에게 던지는 경고이자 부탁인 셈이다. 그녀는“이것은 지금 당신에게 간청하고 있는 중환자실 간호사의 얼굴”이라며 “부디 외출하지 말고 집에 머물러 달라. 그리하여 우리와 NHS(영국 국민의료보험)를 보호하고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또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느라) 한 달 동안 가족을 보지 못했다”면서 “나는 죽어가는 환자의 손을 잡아준다. 비록 환자의 가족은 (감염 위험으로) 곁에 있어줄 수 없지만, 환자들은 마지막 순간에 결코 혼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데일리메일은 “이 간호사는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목숨을 걸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그녀는 코로나19와의 싸움을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현지시간으로 10일 영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7만 272명, 사망자는 8958명에 달한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설] ‘조용한 전파’ 우려, 긴장의 고삐 늦추다 ‘신천지 대구교회 교훈’ 잊지 말아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어제 27명에 그쳤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20명대로 떨어진 것은 2월 20일 이후 50일 만이다. 대구에서는 52일 만에 처음으로 신규 환자가 0명을 기록했다. 전세계 확진자가 160만명을 넘어서고, 사망자도 10만명에 가까운 악몽같은 현실이 펼쳐지즌 중에 한국서 코로나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코로나 공포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건 큰 성과지만, 병원 감염이나 유흥업소 직원과 손님들의 확진, 학원 등에서의 소규모 집단감염, 해외 유학생들과 그 가족들의 확진이 끊이지 않고 있어 아직 ‘변곡� ?� 언급하기에는 이르다. 우리는 대구·경북을 고통스럽게 한 신천지 사태의 아픔을 잊어서는 안된다. 사흘째 확진자가 없던 시점인 2월 13일 문재인 대통령은 ‘머지않아 종식될 것’ 이라고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하고,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 ‘경제살리기에 매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확진자 5일째 ‘제로’이던 2월 18일 31번 환자가 나타났고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드러났다. 감염병인 코로나19에 대해선 그 누구도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늘 새겨야 한다. 우려스런 것은 최근 유흥업소나 소규모 주점을 찾는 청년층들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부지불식간에 ‘코로나 불감증’이 확산되고 있지 않나 하는 걱정이 앞선다. 전문가들은 증상이 미약한 젊은이들이 감염 사실도 모른 채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조용한 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더욱이 해외 사례에서 보듯 젊은층의 감염환자들이 갑작스레 사망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만큼 스스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한국의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을 호평하고 벤치마킹하자는 보도도 심심치 않다. 대규모 진단을 기반으로 코로나19 발병을 억제한 게 해외에서 모범사례로 잇달아 소개되면서 긴장의 끈이 느슨해지고 있지만, 그래선 안된다. 한국의 방역 역량이 국제적으로 평가받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아직 치료제도 백신도 없는데 ‘코로나 승전국’이라고 착각하면 안된다. 지금은 ‘장기전’에 대비해 전열을 재정비할 때이다. 무엇보다 다음주에는 부활절과 4·15총선 등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평소보다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방역 전문가들은 2차 대량감염에 대한 우려로 날밤을 새고 있다. 방역인력과 의료진의 피로누적도 심각하고, 병원감염으로 의료진의 감염도 200명을 넘어섰다.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사각지대가 없는지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방심하면 돌이킬 수 없는 대량감염이라는 인식으로, 시민들은 방역에 협조하고, 정부는 탄탄한 방역망을 구축해야 한다.
  • 코로나가 바꾼 채용시장…中은 화상면접이 ‘뉴노멀’

    코로나가 바꾼 채용시장…中은 화상면접이 ‘뉴노멀’

    감염 우려에 화상면접으로 구인구직 잇따라봉쇄 해제 후 온라인 박람회 열고 채용 본격화면접관과 눈을 마주쳐라, 악수는 힘있게 하라…. 첫 직장을 찾는 청년들이 회사 면접을 앞두고 듣는 일반적인 ‘팁’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중국의 채용시장에선 더이상 이같은 조언이 큰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감염 우려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된 가운데 ‘면대면’이 아닌 화상을 통한 면접을 실시하는 회사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소개한 우한공대 22세 청년의 모습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6월 졸업을 앞두고 네차례 있었던 면접 가운데 두 번이 화상 면접이었다는 이 청년은 “처음에는 인사담당자와 화면을 통해 대화하는 것이 익숙치 않았다”면서 “화상 인터뷰를 하면서 손을 어디다 둬야 하는지 모르는 어색한 순간도 있었다”고 말했다. SCMP는 올해 중국에서 구직에 나서는 대학생이 이 우한공대 학생을 포함해 870만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자국 내 봉쇄조치를 해제하고 경제정상화에 나선 중국은 지난 100여일간 묶여 있었던 채용시장을 본격적으로 재개하는 모습이다. 신화통신은 중국 교육부가 3월 31일부터 시작한 특별 취업박람회를 5월 1일까지 열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취업박람회는 구직 청년이 박람회장에 설치한 창구를 찾는 것이 아닌 온라인 채용플랫폼에 접속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온라인 플랫폼의 이름은 ‘24시간 365일 열려 있다’는 의미로 ‘24365’라고 지어졌다. 중국 노동사회복지부도 구직 전문사이트 자오핀닷컴와 알리페이 등과 함께 온라인 채용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중국 최대 구직사이트 례핀은 화상면접을 위한 프로그램까지 새롭게 만들었다. 례핀에 등록된 업체는 45만개, 헤드헌터는 15만명으로, 이들은 례핀의 화상면접 시스템을 활용해 인재를 찾을 수 있게 된다.이같은 중국의 모습은 코로나19 이후 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채용시장의 모습이 될 수도 있다. 독일의 온라인 구인구직업체 탈레도는 “젊은 기업들은 디지털을 활용한 채용을 해왔고, 감염병 사태는 이를 더욱 촉진시키고 있다”면서 “최근 독일 정부는 개인적인 연락을 최소로 줄이라고 권고한 상황이며, 결과적으로 화상면접은 채용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딸 그리워서”…자가격리 어긴 獨 101세 노인, 처벌 대상일까?

    “딸 그리워서”…자가격리 어긴 獨 101세 노인, 처벌 대상일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독일에서 100세가 넘는 노인이 자가격리를 무시하고 집 밖으로 외출했다가 당국에 적발됐다. AFP 등 해외 언론의 7일 보도에 따르면 수도 베를린에서 140마일 떨어진 브룬스비크에 거주하는 101세 할머니는 당국이 내린 전국적인 봉쇄령을 어긴 채 몰래 자신의 집을 빠져나갔다. 이후 교외에 있는 딸의 집으로 향하던 중 길을 잃었고, 결국 경찰에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이 할머니는 경찰에게 딸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주장했지만, 수상함을 느낀 경찰이 조사한 결과 거주지는 전혀 다른 지역에 있었다. 연락을 받고 경찰서에 나온 딸 역시 어머니가 2주 전 브룬스비크로 이사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무단으로 자가격리를 어긴 사실을 인정한 할머니는 “생일을 맞은 딸을 직접 축하해주고 싶었다. 딸이 무척이나 그리웠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할머니는 감염에 취약한 노인들의 이동을 면밀하게 관찰하던 경찰의 눈을 피해,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집의 비상구를 통해 외부로 빠져나간 사실을 털어놓았다. 현지 경찰은 이 할머니에 특별한 법적 처벌을 명령하지는 않았다. 다만 딸과 직접 접촉하는 것을 금지해, 할머니와 딸은 경찰차의 차창을 사이에 두고 인사를 나눌 수밖에 없었다. 독일 당국은 2주 이상 전국 폐쇄령을 명령했고, 2명 이상의 사람이 모이는 것을 금지한 상황이다. 특히 바이러스에 취약한 노인들의 이동을 제한하고 있다. 한편 한국 시간으로 8일 오전 기준, 독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0만 7591명, 사망자는 약 2000명에 달한다. 사진=123rf.com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미국 다녀왔다고 성실히 신고하니 “우리집, 동물원이 됐어요”

    미국 다녀왔다고 성실히 신고하니 “우리집, 동물원이 됐어요”

    “우리집이 동물원처럼 돼버렸다. 사람들이 지나가다 멈춰 사진을 찍어댄다. 이웃들은 우리 가족이 잠깐 발코니에 나가면 들어가라고 한다.” 인도 델리에 사는 바랏 딩그라는 가족 중에 해외 입국자가 있으면 신고하라는 정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오빠(또는 남동생) 부부가 지난달 2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에서 귀국했다고 신고했다. 여섯 식구 가운데 누구도 증상이 없었다. 그랬더니 집 담에 ‘자가격리됐으니 방문하지 마시오’라고 적힌 공고문이 붙여졌다. 개인정보를 적을 수 있도록 해 온동네가 알게 만들었다. 정부 지침을 성실히 따른 자기네만 “스트레스와 심적 압박”을 받는 것 같아 불편하기만 하다. 바랏은 “격리된 가정을 사람들이 알 수 있게 해 경각심을 줘야 한다는 점은 이해한다. 정부 관리들도 친절했다. 하지만 일부 사람의 태도는 마음 상하게 했다. 우리집 사진을 찍어 왓츠앱에 올렸고, 개인정보를 유출시켰다. 자가 격리는 예방적 조처일 뿐이며 우리가 감염됐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가 감염됐다고 말하면 오스트라시즘(추방) 당할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영국 BBC는 이런 비슷한 사례가 인도 전역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델리 외곽 노이다의 한 커플은 자신들의 집이 “많은 이에게 공포의 집”이 됐다고 어이없어했다. “해외에서 돌아오자마자 자가 격리됐는데 이렇게 이웃들에게 경원 대상이 될지 미처 몰랐다. 격려와 응원의 문자메시지도 많이 받았지만 모두들 의심의 눈초리로 본다. 심지어 발코니에 나가도 그들 눈에 의심이 비친다. 누구도 만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취급을 받아 너무 슬프다.” 북부 우타르 프라데시주 파루카바드 지구에 살고 있는 쿨짓 싱은 나중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발리우드 가수 카니카 카푸르를 파티 도중 접촉했다는 이유로 격리됐는데 “언론에서 끊임없이 얘기돼 가족에게 엄청난 압박이 되고 있다. 온갖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누구는 내가 각혈을 하고 며칠 뒤 죽는다고 얘기하더라. 사람들은 겁에 질려 소셜미디어에 도는 어떤 소문이든 믿더라”며 혀를 찼다. 격리는 이제 해제됐지만 여진은 오래 갈 것 같다고 했다. 채소나 우유 배달을 시키면 주소를 듣고는 안된다고 했다. 검사할 때부터 피검자들의 신원을 과다하게 노출시키기도 한다. 동부 비하르주의 한 커플은 집에 검역 요원들이 찾아와 캐나다에서 돌아온 아들 보고 아파트 밖으로 나오라고 해 길거리에서 검사를 진행했다. “아들이 얌전히 자가 격리 중이었는데 수많은 의사들이 방호복 입고 찾아와 이웃들을 겁에 질리게 했다. 이제 이웃들은 안전한 거리에서도 우리에게 인사도 하지 않는다. 아들이 음성 판정을 받았는데도 차별은 여전하다.”남부 하이데라바드와 방갈로르에서는 방역 당국 관계자가 격리된 이들의 이름과 주소를 공개하는 일도 있었다. 방갈로르의 고위 관리는 “(자가 격리된) 사람들이 휴일이랍시고 즐겁게 나돌아다닌다. 해서 자료들을 공개한다”고 버젓이 말했다. 물론 이런 행위는 규정 위반이며 다른 불상사를 일으킬 수도 있다. 방갈로르에서 150㎞ 떨어진 미소레에서는 27명이 격리된 호텔을 당장 비우라며 주민들이 시위를 벌였다. 격리된 객실 창문에서 침을 뱉으면 이웃들이 감염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하이데바라드에선 19명의 자가 격리자 전화번호가 유출돼 야심한 시간 전화가 걸려오거나 가족들에게 바이러스 죽이는 법을 일러주겠다고 말하는 이까지 있다. 지난달 24일 이 도시의 봉쇄령이 내려지기 전날 빠져나와 고향 마을로 돌아간 라메시 퉁가는 “마을 관리에게 신고했더니 해외 여행 이력이 없는데도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사람들은 우리 가족에게 말을 걸지도 않고 모두 내가 감염됐다고 믿고 내가 온마을을 감염시킬 것이라고 믿어버렸다. 조심하는 건 좋지만 인간적이길 멈추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코로나19, 대화 통해 확산 가능…마스크로 막을 수 있어”

    “코로나19, 대화 통해 확산 가능…마스크로 막을 수 있어”

    보건용 마스크를 포함한 어떤 형태의 천으로 된 입 가리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말할 때 나오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침방울로 확산하는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에는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알려졌다. 이는 이 바이러스가 주로 코나 기관지의 분비물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말할 때 나오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침방울로도 퍼질 수 있다고 미국국립보건원(NIH) 연구진은 주장했다. NIH 소속 필립 앤핀루드 박사가 이끄는 이들 연구자는 말할 때 1분마다 수 천 개의 눈에 보이지 않는 침방울이 뿜어져 나오는 데 이런 비말 입자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퍼뜨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들은 의학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메드아카이브(MedRxiv) 6일자에서 “우리 결과는 말하는 것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염의 주요 방식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천으로 된 입 가리개를 착용하면 이런 전염성 입자의 확산을 매우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었다. 이들 과학자는 먼지 하나 없는 무진실에서 한 사람이 “건강을 지켜라”고 말할 때 나오는 비말 입자를 초감각 레이저를 사용해 관찰했다. 실험자는 처음 실험에서 입을 가리지 않았으며, 후속 실험에서는 수제 천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때 마스크는 착용한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축축한(damp) 상태였다. 그 결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 수천 개의 비말 입자가 나왔는데 16.6밀리초로 촬영한 사진에 총 360개의 입자가 공기 중으로 확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천 마스크의 경우 축축해도 눈에 보이는 유출은 없었다. 이에 대해 이들 연구자는 “수제 천 마스크는 축축해도 어떤 단어를 말해도 비말 입자가 밖으로 나오지 않는 등 비말을 획기적으로 막았다”면서 “모든 사람이 공공장소에서 어떤 종류의 천으로 된 입 가리개를 착용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 거리두기와 손 씻기를 엄격하게 준수하면 전염률을 현저히 줄일 수 있어 백신이 보급될 때까지 전염병을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말할 때 나오는 비말은 직접적이거나 간접적인 두 가지 방식으로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면서 “비말을 직접 흡입하거나 어떤 사물의 표면에 안착한 비말을 손으로 접촉하고 나서 입이나 코를 만질 때 간접적으로 감염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검지 끝 자극해 감기 완화… 폐질환엔 ‘머위’ 효능

    검지 끝 자극해 감기 완화… 폐질환엔 ‘머위’ 효능

    풍·열·담 제거하고 좋은 기운 넣어야 마늘·냉이·씀바귀 등 면역력 키워줘 중국선 코로나 환자에 황기 등 사용 대추혈 자극하면 나쁜 기운 막아줘가뜩이나 나른하고 면역력도 떨어지기 쉬운 데다 코로나19까지 기승을 부리니 몸도 마음도 쉬 지친다. 바이러스를 이겨내려면 무엇보다 면역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본다. 면역(免疫)이란 ‘역(유행병)을 면한다’는 뜻이다. 면역체계는 외부 미생물(바이러스, 세균, 진균, 기생충)에 맞서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우리 몸이 스스로 몸을 지켜내는 방어체계라 할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그 전까지는 면역력과 개인 위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동일한 환경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되더라도 면역력에 따라 발병률은 차이를 보인다. 권준욱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면역력이 떨어졌거나 기저질환이 있으면 항체 형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시간이 흘러 바이러스 복제가 왕성해지면서 재감염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한번 무너진 면역력은 회복하기 어려워 일반적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면 쉽게 피로해지고 쉬더라도 잘 회복되지 않으며 감기에 자주 걸리고 한 번 걸리면 오래 간다.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무너져 불면, 집중력 저하, 불안감, 짜증 등의 증상이 잦아진다. 편도선염이나 기관지염, 장염, 구내염 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상포진이나 아토피 피부염이 생기기도 하고 비염이나 천식 등 알레르기성 질환에도 쉽게 노출된다. 한의학계에서는 “면역력은 모든 질병에 대항하는 힘이며, 면역력 저하는 만병이 발생하는 시초”라고 지적한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최인화 교수는 “면역기능이 활발한 사람은 병원체를 효과적으로 물리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면역기능이 약해진 사람은 감염 방어능력이 떨어져 외부 물질로부터 몸을 보호하지 못해 감염이 반복되거나 감염 시 중증화, 난치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면역력이 저하되면 체력이 떨어지면서 만성피로나 불면증 등을 앓게 돼 건강상태를 유지하기 힘들어진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국내 코로나19 한의진료지침에서도 일단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에는 개인의 면역력이 감염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신체 안팎의 나쁜 기운인 풍(風), 열(熱), 담(痰)을 제거하고 좋은 기운을 북돋아 줘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면역력 강화 음식·셀프지압법 효과 면역력 저하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과로와 스트레스를 꼽는다. 잦은 음주와 불규칙한 식생활, 운동 부족도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환절기에는 미세먼지, 황사에 섞인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폐에 침투해 감기, 폐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한의학에서는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개개인의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섭취하고 셀프 지압법을 사용하길 권한다. 면역력을 키우는 식품으로는 마늘과 냉이, 머위, 씀바귀, 차조기가 꼽힌다. 마늘은 동의보감에 ‘대산’(大蒜)으로 기록돼 있다. 성질이 따뜻하고 외부의 나쁜 기운을 몰아낸다. 비장과 위장을 튼튼하게 함으로써 환절기 면역력을 강화하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냉이는 소화기관이 약하거나 몸이 허약한 사람에게 좋다. 본초강목에는 냉이가 ‘눈을 밝게 하고 위를 돕는다’고 적혀 있다. 한의학에서 눈은 간과 연결돼 있어 간 기능이 떨어지고 피로하거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냉이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온역병 치료에 칡·팥·멥쌀 등 도움 머위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한방에서는 겨울에 꽃이 핀다고 해서 관동화라고도 한다. 폐의 기능을 튼튼하게 하고 가래를 삭여 주기 때문에 급만성 인후염, 편도선염 등 환절기 감기에 효과적이다. 씀바귀는 위장에 활력을 주고 위장의 습기와 열기를 가라앉힌다. 소화와 피로 회복을 돕고 식욕을 높여 준다. 차조기는 자소엽(紫蘇葉)으로 많이 알려진 약재다. 혈액 순환을 돕고 염증을 없애 준다. 면역력이 약해 감기에 자주 걸리는 사람에게 소화불량이나 설사가 동반될 때 주로 처방된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고석재 교수는 “바이러스로 인한 호흡기 질환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온역병(溫疫病·전염성 열병)과 유사하며 동의보감에서는 온병의 치료 방법 중 하나로 사람의 몸을 보(補)하는 것을 권한다”면서 “온역에 도움이 되는 쪽잎, 칡, 연뿌리, 파, 붉은 팥, 마늘, 멥쌀 등을 섭취하면 면역력 증진 및 질환 예방에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에서는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금은화, 방풍, 감초, 곽향 등 약재와 함께 폐, 비장, 위장 등에 효과가 있는 황기를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한의학에서는 면역력과 관계된 혈자리를 자극하는 방법도 권한다. 한의학에서 대추혈(大椎穴)은 바깥 기운이 드나드는 통로로,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나쁜 기운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데 중요하다. 고 교수는 “대추혈은 목 뒤에 툭 튀어나온 목뼈 바로 아래에 있다. 이곳을 눌러주거나 씻을 때 따뜻한 물을 이곳에 대고 있으면 몸이 금방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콧방울 양쪽의 움푹 팬 혈자리인 영향혈(迎香血)을 엄지로 꾹꾹 눌러주면 콧물, 코막힘, 비염 등을 완화하는 데 효과가 있다. 상양혈(商陽血)은 검지 손톱의 엄지 쪽 방향 약간 옆에 위치해 있으며, 급체했을 때 따는 혈자리로 흔히 알려져 있다. 한의학에서는 상양혈이 열을 내리고 전염성 감기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혈자리이기 때문에 손톱 끝으로 이 부분을 자극하면 저항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규칙적인 수면·수분 섭취 중요해 바른 생활습관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충분하고 규칙적으로 잠을 잔다. 오후 11시부터 오전 3시까지 면역력을 강화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분비되기 때문에 이 시간에 깊은 잠을 자는 것이 중요하다. 퇴근이나 방과후에는 옷을 충분히 털고 집에 들어가서 곧바로 세수나 샤워를 한다. 스트레칭과 산책을 하는 등 적당한 운동은 면역력 증진에 도움이 된다. 손을 자주 씻는 것은 영양제를 먹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요리를 하거나 먹기 전후, 화장실 사용 후, 재채기 또는 기침을 한 뒤에는 반드시 손을 씻는다. 물을 마시면 신진대사가 원활해져 몸속 노폐물을 체외로 배출하는 데 좋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는 계절에는 특히 물을 많이 마신다. 최 교수는 “고혈압이나 당뇨, 만성 신장질환, 천식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와 면역 억제제 치료를 받는 경우에는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 “코로나19 바이러스, 마스크에 일주일 남아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마스크에 일주일 남아 있다”

    “마스크 쓰고 있을 때 절대 표면 만져선 안 돼”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해당 바이러스가 마스크 위에 일주일 동안 남아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만, 마스크 표면을 만진 뒤 눈, 코, 입 등을 만지면 오히려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레오 푼 교수, 말릭 페이리스 교수 등 홍콩대 연구팀은 이런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최근 의학 전문지 랜싯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상온에서 다양한 물체의 표면 위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얼마나 오랜 시간 남아 전파력을 유지하는지를 측정했다. 놀랍게도 수술용 마스크의 표면에서는 7일이 지난 후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남아있었다.논문에 따르면 인쇄물과 화장지 위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3시간 이상 남아있지 않았지만, 표면처리를 한 목재와 천(실험용 면 가운) 위에서는 이틀 동안 남아있었다. 지폐, 유리 등의 표면에서는 나흘이 지나서야 사라졌으며 플라스틱, 스테인리스스틸 등의 표면에서는 4일에서 7일까지 남아있었다. 연구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호적인 환경에서 매우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지만, 표준적인 소독 방법에는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소독제, 표백제 등은 바이러스를 매우 효과적으로 죽일 수 있다”고 밝혔다. 페이리스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마스크를 쓰고 있을 때 절대 마스크 표면을 만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 바이러스가 묻은 손으로 눈을 만지면 눈으로 바이러스가 옮겨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밖에서 사 온 물건, 하루 놔두는 것도 방법”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의 연구 결과와도 비슷하다. 지난달 CDC 등이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구리 위에서는 4시간, 판지 위에서는 24시간 이상 남아있지 않았지만 플라스틱과 철 위에서는 72시간 동안 남아있었다. 푼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지키고자 한다면 물건 등을 사서 집에 온 후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손을 씻기 전에는 입, 코 등 얼굴을 만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밖에서 사가지고 들어온 물건 중 부패하지 않는 물건은 쇼핑백에 담아둔 채 하루 동안 놔두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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