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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리뉴 더비에서 모리뉴 퇴장당해…맨유 1-1 페네르바체

    모리뉴 더비에서 모리뉴 퇴장당해…맨유 1-1 페네르바체

    ‘모리뉴 더비’에서 조제 모리뉴 감독이 퇴장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모리뉴 감독의 이전 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현재 팀인 페네르바체(튀르키예)가 비겼다. 맨유는 25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쉬크뤼 사라졸루 스타디움에서 열린 페네르바체와의 2024~25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3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3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친 맨유는 승점 3점으로 21위에 자리했다. 에릭 텐하흐 감독이 지휘하는 맨유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3승2무3패(11점)에 그치며 12위로 밀리는 등 부진하다. 페네르바체는 최근 1승 뒤 2연속 무승부로 승점 5점을 확보해 14위에 올랐다. 이날 관심은 모리뉴의 옛 팀과 현 팀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인터 밀란(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첼시(잉글랜드) 등을 지휘하며 성과를 올렸던 모리뉴 감독은 2016년 5월~2018년 12월 맨유를 지휘하며 206~17시즌 유로파리그와 리그컵에서 우승했다. 맨유를 떠난 모리뉴 감독은 토트넘(잉글랜드), AS로마(이탈리아)를 거쳐 지난 6월 페네르바체 지휘봉을 잡았다. 페네르바체를 이끌고는 처음 맨유와 대결한 모리뉴 감독은 후반 11분쯤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선제골은 맨유의 몫이었다. 전반 15분 역습 상황에서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페널티지역으로 쇄도하며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페네르바체의 공세를 막아내며 전반을 마친 맨유는 후반 4분 만에 유세프 엔 네스리에게 헤더 동점 골을 허용했다. 후반 11분 페네르바체의 브라이트 오세이-새뮤얼이 박스 내 오른쪽 공간에서 맨유 수비수 마누엘 우가르테와 부딪혀 넘어졌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이에 모리뉴 감독은 주심과 격렬하게 말싸움을 벌이다 레드카드를 받았다. 모리뉴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주심이 한쪽 눈으로 페널티킥 상황을 보면서 동시에 다른 눈으로 벤치에 있는 나의 행동을 지켜본 게 놀라워서 칭찬을 해줬다. 정말 세계 최고의 심판이다”고 조롱했다.
  • 금융사들, 지난해 퇴직연금 수수료 1조 4천억…수익률은 국민연금의 25% 수준

    금융사들, 지난해 퇴직연금 수수료 1조 4천억…수익률은 국민연금의 25% 수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4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등의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지난해 수수료로만 1조 40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금융감독원이 통합연금포털에 올린 ‘퇴직연금 비교공시’ 자료에 따르면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형 퇴직연금(IRP) 등 퇴직연금을 맡아서 관리·운용하는 42개 금융사(보험사 16개·은행 12개·증권사 14개)가 2023년 한 해 동안 거둬들인 연간 수수료 수입은 1조 4211억 8600만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사 중 KB국민은행이 가장 많은 1774억 1900만원의 수수료 수입을 올렸다. 이어 신한은행(1699억 1300만원), 삼성생명(1419억 2800만원), 하나은행(1308억 1900만원), 우리은행(1170억 1100만원), IBK기업은행(1075억 2200만원), 미래에셋증권(962억 2500만원), NH농협은행(827억 4600만원), 교보생명(400억 8900만원), 한국투자증권(383억 8200만원) 순이다. 퇴직연금제도의 법적 근거가 되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라 사용자는 일정 금액(급여의 8.33%)을 보험료로 떼어 외부 민간 금융기관(퇴직연금 사업자)에 맡겨야 한다. 금융사는 이를 운용해서 수익을 낸 뒤 가입자(회사 혹은 근로자 개인)에게 돌려줘야 한다. 이 과정에서 퇴직연금 사업자는 가입자에게 제공하는 업무 서비스(운용관리업무·자산관리업무· 펀드 소개 등)에 대한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수수료는 운용관리 수수료와 자산관리 수수료, 펀드 총비용 등이 있다. 운용관리 수수료는 가입자가 퇴직연금 적립금의 적정한 운용 방법에 대한 컨설팅이나 적립금 운용 현황에 대한 기록관리 등의 서비스를 받고 내는 돈이다. 또 자산관리 수수료는 계좌 설정, 연금을 포함한 급여 지급 등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비용이다. 펀드 총비용의 경우 펀드 같은 실적배당상품과 관련해 퇴직연금 사업자를 비롯한 금융사들이 받아 가는 각종 보수(운용·판매·수탁·사무관리 보수)와 수수료(선취·후취·매매 중개 수수료)를 말한다. 수수료 수익 증가 전망…수익률은 국민연금 대비 4분의 1 수준특히 펀드 총비용은 운용수익이 나든 나지 않든 상관없이 가입자(근로자 개인)의 투자 금액(원금+손익)에서 원천적으로 징수해가는 금액이다. 수수료는 퇴직연금 적립금에 차등 요율 방식이나 단일 요율 방식 등 일정 비율로 부과하기에 향후 적립금 규모가 커짐에 따라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크다. 퇴직연금은 2005년 12월부터 시행됐다. 2006년 1조원에 못 미쳤던 퇴직연금 적립금은 10년 뒤인 2016년 147조원으로 늘었다. 이후 2018년 190조원, 2020년 256조원, 2022년 336조원, 지난해 382조4천억원 등으로 급증했다. 올해 1분기 기준 385조 7000억원에 육박한다. 금융사들이 막대한 수수료를 챙기지만, 연금 운용실적을 보여주는 수익률은 다소 부실하다. 적립금 중에서 운용 수익이 이바지하는 몫은 아주 적다. 대부분은 가입자가 증가한 데 기인한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5년과 10년간의 연 환산 퇴직연금 수익률은 각각 2.35%, 2.07%에 불과하다. 2%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도 지난해 주식시장 강세 등에 힘입어 전년(0.02%)보다 수익률(5.25%)이 많이 회복한 덕분이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국민연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7.63%로 7%가 넘지만, 같은 기간 퇴직연금 수익률은 1.94%로 2% 미만 수준에 그쳤다. 국민연금의 수익률의 4분의 1인 것이다.
  • [사설] 특별감찰관 임명, ‘조건’ 저울질 않고 서둘러야

    [사설] 특별감찰관 임명, ‘조건’ 저울질 않고 서둘러야

    김건희 여사 문제 해법을 두고 불거진 당정 갈등이 집권여당 내부의 계파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대통령 친인척 등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추천을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연계하지 않고 추진하겠다고 하자 친윤(친윤석열)계인 추경호 원내대표가 “원내 사안”이라며 제동을 걸었다. 의원총회를 열어 결정할 문제라는 추 원내대표의 입장에 당대표의 당무 권한은 ‘원내외 총괄’이라고 반박하면서 권한 다툼이 됐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수석비서관 이상 대통령실 공무원을 감찰하는 기구다. 박근혜 정부 때 도입됐으나 초대 특별감찰관이 사퇴한 이후 지금까지 8년째 공석이다. 도입의 필요성은 누누이 거론됐으나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과 야당이 난색을 보이는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연계되면서 진척이 되지 못했다. 속내를 뜯어보면 여야 모두 특별감찰관 도입을 말로만 외치면서 추천 조건을 핑계로 세월만 보낸 측면이 컸다. 그러던 것을 김 여사 문제 해법으로 한 대표가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과 별개로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것이다. 대통령실은 여야가 합의해 추천하면 임명하겠다면서도 당에서 해결할 문제라고 선을 긋고 있다. 지금껏 안 됐던 여야 합의가 갑자기 될 리 없거니와 지금은 그런 여유를 보일 때가 아닌 상황이다. 김 여사 문제가 모든 국정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어떤 식으로든 해법을 찾지 않고서는 국정과제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정부 앞에 놓인 대내외 악재들은 위험신호를 보낸 지 오래다. 의료개혁 등 4대 개혁은 지지부진하고 경제도 역성장을 겨우 면했으며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미 대선의 ‘트럼프 리스크’ 등 무엇 하나 녹록한 게 없다. 이럴진대 당정 갈등도 모자라 집권당의 투톱이 권한을 놓고 실랑이하는 모습이 국민 눈에 어찌 비치겠나. 정상적 국정수행의 발판이 될 수 있다면 지금 그 어떤 일도 주저해서는 안 된다.
  • ‘마곡’ 눈이 번쩍 문화·여가·미식 다 있다[서울펀! 동네힙!]

    ‘마곡’ 눈이 번쩍 문화·여가·미식 다 있다[서울펀! 동네힙!]

    온 가족의 심장이 뛰는 곳 ‘마곡’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는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논두렁·밭두렁이었다. 지하철 5호선 마곡역이 있었지만 타거나 내리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사람들은 왜 이 허허벌판에 지하철역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끌끌 찼다. 그랬던 마곡이 2020년대 들어선 마곡연구단지에서 일하는 직장인 수요를 바탕으로 얼마 남지 않은 회식문화가 이어지고 젊은 장사꾼들이 뜨거운 경쟁을 펼치는 곳이 됐다. ●먹거리촌·식물원·AI 등 세 구역 마곡의 놀거리는 크게 세 구역으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저녁만 되면 직장인과 청년들로 붐비는 먹거리촌이고, 두 번째는 희귀한 식물 구경과 함께 소풍을 즐길 수 있는 서울식물원이다. 세 번째는 수준 높은 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LG아트센터와 인공지능(AI) 등 미래 기술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라면 아이들을 꼭 데리고 가고 싶어 한다는 LG디스커버리랩이 있는 곳이다. 다양한 놀거리, 즐길거리가 있어 가족과 연인은 물론 젊은이들도 신나게 놀 수 있다. 이 세 가지를 제대로 즐기려면 일단 9호선 마곡나루역에 내리는 게 편하다. ●숲·호수·습지 갖춰 가족 나들이 가능 먼저 가족 나들이 장소로 좋은 서울식물원으로 가 보자. 가장 빠른 길은 2번 출구로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이다. 횡단보도를 건너 ‘초록초록한’ 길을 쭉 따라가면 서울식물원이 나온다. 식물원에 가기 위해 걷다 보면 열린숲과 호수원, 습지원, 주제원 등을 만날 수 있다. 서울식물원은 입장료가 있지만 열린숲, 호수원, 습지원은 무료다. 열린숲에는 넓은 잔디광장이 있어 봄가을에는 돗자리 한 장만 있으면 소풍을 즐길 수 있다. 호수원 주변은 산책길로 조성돼 있는데 수변관찰 데크가 있어 텃새와 습지식물 관찰도 가능하다. 습지원에선 다양한 습지식물을 볼 수 있는데 이곳에 피어 있는 연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소셜미디어(SNS)용으로 딱이다. 주제원에선 지중해 12개 도시를 주제로 꾸며진 온실을 볼 수 있는데 ‘식충식물 특별전’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주제 전시가 자주 열려 인기다. 서울식물원이 가족·연인들의 소풍 장소로 딱 맞는다면 LG아트센터와 LG디스커버리랩은 문화와 미래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장소다. 2022년 11월 문을 연 ‘LG디스커버리랩 서울’은 국내 최초 체험형 인공지능(AI) 교육기관이다. 부모들이 자녀의 손을 잡고 오고 싶은 곳인 이유다. 특히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이 건물은 지난해 서울시 건축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건물은 거대한 곡선과 직선을 섞어 배치하는 방식으로 지상을 관통하는 타원형 원통 형태의 ‘튜브’와 100개의 직선 계단으로 만들어진 ‘스텝아스트리움’, 로비에서 마주하는 곡선 벽면 ‘게이트 아크’ 등 세 가지를 테마로 설계됐다. 또 건물 외부는 안도의 트레이드마크인 노출 콘크리트를 기반으로 한 정사각형 모양을 하고 있어 차분한 느낌을 준다. 아름다운 건물 안에서는 ▲로봇지능 ▲시각지능 ▲언어지능 ▲AI휴먼 ▲데이터지능 등 AI를 5개 분야로 나눠 교육을 진행한다. 특히 자율주행과 스마트팩토리 관련 로봇, 생성형 AI 등은 실제 사용되는 서비스를 실습할 수 있어 인기를 끈다. 다만 학기 중에는 학교 단위로 예약을 받고 방학 때만 개인 신청이 가능하다. 서남권 최고 공연시설인 LG아트센터에선 클래식을 비롯해 다양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소풍을 즐기고 문화도 만끽했다면 이제 입의 즐거움을 찾아보자. 식당이 집중된 곳은 마곡나루역과 5호선 발산역 주변이다. 한국에 있는 온갖 프랜차이즈 식당과 카페는 물론 열정 넘치는 청년 장사꾼들이 운영하는 식당을 만날 수 있다. 이들 식당과 카페는 마곡연구단지에 자리잡은 기업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의 밥집이자 술집이다. 강서구 관계자는 “가장 활발하게 식당이나 카페, 술집 창업이 이뤄지는 곳”이라며 “특히 퇴근 시간대가 되면 회식이나 모임을 하는 직장인들로 거리가 붐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연령대 원하는 먹거리 풍성 이 골목의 가장 큰 특징은 부장님이 좋아하는 김치찌개, 제육볶음부터 파스타,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일본식 주점, 퓨전 음식점, 샐러드 전문점, 디저트 가게 등 다양한 연령대가 원하는 다양한 가격대의 식당들이 모두 있다는 것이다. 한 요식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많다 보니 법인카드로나 먹을 수 있는 고급 식당부터 점심 한 끼를 간단하게 때울 수 있는 식당까지 모두 수요가 있다”며 “특히 마곡연구단지에서 근무하는 연령층이 다양하다 보니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힙한 식당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홍콩식 우육탕면이 맛있는 ‘란콰이펑누들’과 돈가스 전문점 ‘바삭하게’ 등이 몇 년째 자리를 지키며 직장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란콰이펑누들은 빨간색과 초록색이 조화를 이룬 이국적인 인테리어와 함께 진하고 얼큰한 국물이 술 마신 다음날 해장을 찾는 직장인들을 유혹한다. 1시간을 기다리는 것은 기본이라는 ‘금고깃집’은 삼겹살의 명가로 불리는 곳이다. 마곡지구 일대에만 식당이 3개가 있을 정도로 인기인 만큼 삼겹살에 소주가 당긴다면 한 번 찾아가 볼 만하다.
  • “실패에도 빛이 있으니까… ‘불야성 판교’서 건져올린 詩”[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실패에도 빛이 있으니까… ‘불야성 판교’서 건져올린 詩”[오경진 기자의 노이즈캔슬링]

    판교에는 해가 지지 않는다. 정확히는 밤이 되면 빌딩 창문에 하나둘씩 불이 들어오며 거대한 불야성을 이룬다. 정보기술(IT) 강국 대한민국의 첨병이자 한국의 실리콘밸리.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은 오늘도 ‘앞을 향해’ 달리는 사람들로 즐비하다. 얼마 전 첫 시집 ‘개와 늑대와 도플갱어 숲’(민음사)을 펴낸 시인 임원묵(35)은 두 얼굴의 사나이다. 시인으로서 시를 쓰는 동시에 판교에 있는 대형 IT 기업에서 기획자로 일하고 있다. 지난 21일 저녁 판교역 근처 한 카페에서 시인을 만났다. 말끔한 옷차림을 한 그는 막 회사에서 퇴근하고 나온 참이었다. “시는 중학생 때부터 썼어요. 시인이 되고는 싶은데 열심히 쓰지는 않았죠. 이른바 ‘예술병’에 걸린 게으른 문청이었습니다. 그러다 취직하고 20대 후반이 되고서는 왜인지 진짜 시인으로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느꼈어요. 이곳저곳 다니면서 시도 배우고 열심히 쓰기 시작했죠.” 시인은 오랜 꿈이었지만 의심스럽기 그지없었다. 이 꿈은 과연 나를 살게 할 것인가. 대학에서는 문학이 아니라 경제학을 공부했다. 남들처럼 취업을 준비해서 지금은 번듯한 직장에 다닌다. 하지만 시심(詩心)은 계속 피어올랐다. 회사 동료들과, 친한 친구들과 대화를 나눠도 소용없었다. 마음속 깊은 곳의 시어는 말로 풀리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일하면서 시를 쓰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었다. IT 기획자의 언어는 분명해야 하지만 시의 언어는 그렇지 않다. “회사 일과 시 쓰기를 분리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애써 회사로 눈을 돌리기도 해요. 눈감으려고 했던 것을 똑바로 보고 거기서 시를 끌어서 올려보는 거죠.” 임원묵의 시는 절제된 단어와 곧은 문장만으로 삶의 우수에 가닿는다. 이런 느낌은 그가 발을 딛고 서 있는 판교라는 공간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판교는 앞만 보고 달려야 살아남을 수 있는 곳 아닌가. 그러나 시인은 옆이나 뒤를 보는 사람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나 자신을 지키고 시를 계속 쓰려면 돈을 벌어야 한다. “판교에는 자부심 강한 사람이 많아요. 아름답지만 삭막하죠. 저는 판교의 사람들과 다르다고 느끼는데 글쎄요. 또 직장인으로서 일상도 꽤 잘 견디는 사람이거든요. 앞을 보고 달리는 사람들 옆에서 흉내도 잘 내고요. 예술가는 진실을 말하는 사람인데, 어쩌면 저는 거기에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겠네요.” 임원묵은 옆 사람보다 조금 뒤처져도 괜찮다고 했다. 그들이 앞을 향해 가는 동안 자기는 시를 썼으니까. 직장인으로서 ‘월급도둑’이 될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그에게는 시를 쓰는 게 제일 중요하다. 새달 14일부터 서울 중구 스페이스 미라주에서 시집을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 전시도 연다. 유용한 것들로 가득한 판교의 세계에서 왜 이토록 무용한 시를 계속 쓰는지 물었더니 그는 ‘책임감’ 때문이라고 했다. “실패와 슬픔에도 아름다운 빛이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시를 쓰는 건 그걸 찾아가는 과정이죠. 실패는 실패로 끝나야 합니다. 실패가 실패자를 만들어서는 안 되니까. 실패를 실패로 두기 위해서는 거기서 반짝이는 빛을 찾아야죠. 실패했다고 느끼는 이들이 제 시로 말미암아 앞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 쓸쓸한 사람 뒷모습 그린 다섯 편의 풍경화

    쓸쓸한 사람 뒷모습 그린 다섯 편의 풍경화

    1980년대 기찻길 마을 배경‘성장통’ 아이들 이야기 담아처음 맞닥뜨린 슬픔의 순간지도 그리듯 담담하게 묘사 “가난하고 외롭고 쓸쓸한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소설가는 소설 쓰기를 멈춰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세계가 더는 비참한 곳이 아니게 될 때까지 소설가는 자기 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2018년 중편소설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로 이상문학상을 받은 손홍규(49) 작가는 당시 수상 소감에서 이렇게 말했다. “세계의 비참과 동행해 세계가 더는 비참해지지 않는 곳에서 사라질 운명”을 감당하겠다던 작가는 다시 한번 쓸쓸한 사람의 뒷모습이 그려진 다섯 편의 풍경화를 펼쳐 놓는다. 연작소설 ‘너를 기억하는 풍경’을 통해서다. 다섯 편의 이야기는 모두 1980년대 기찻길 마을을 배경으로 성장통을 겪는 초등학교 5학년에서 중학교 1학년 사이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작품 ‘기찻길을 달리는 자전거’의 수는 치매를 앓던 할머니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허둥거리고, ‘어느 날 대숲에서’의 준은 울창한 대숲에 웅크리고 앉아 가느다랗게 우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아버지를 미워해도 되는 건지 자문하게 된다. ‘가난한 이야기’의 영은 자신을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 두고 간 엄마가 사실은 영영 돌아오지 않는 곳으로 갔다는 것을 알게 되고, ‘소가 오지 않는 저녁’의 민은 대공분실에서의 고문으로 마음이 다친 형과 무덤덤하기 그지없던 가족들이 사실은 어딘가에서 얼굴을 돌린 채 울면서 살아왔음을 알게 된다. ‘손금’의 희는 미국에 입양된 아픈 동생을 그리워하는 요한을 통해 그리움이란 누군가를 향한 마음이자 잃어버리고 없는 것을 가리키는 단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다섯 이야기에 모두 등장하는 인물은 ‘수’라고 불리는 진수다. 소설 읽기를 좋아하고 남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수는 다섯 편의 이야기에서 감초 같은 역할을 한다. 아이들이 삶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슬픔의 첫 순간들을 작가는 담담한 어조와 지도를 그리는 것 같은 묘사로 아련한 풍경과 함께 그려낸다. ‘기찻길을 달리는 자전거’에서 수의 상실을 위로하는 것은 자전거를 타고 레일을 따라 높은 철교를 건너고 마는 명호 형과 마을 앞을 듬성듬성 지나는 기차다. ‘어느 날 대숲에서’의 준에게는 대숲 소리가 그런 존재다. “대숲 앞에 멈춘 준은 주전자를 높이 들어 올려 꼭지에 입을 대고 한 모금 마셨다. 입안이 텁텁해지고 얼굴이 달아올랐다. 준은 눈을 감고 대숲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쌀독에 쌀 붓는 소리 같기도 했고 주전자에 막걸리 붓는 소리 같기도 했다. 세상의 모든 소리는 어느 정도…울음을 닮은 듯했다.”(83쪽) 친구 선의 손가락이 잘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도 준은 대숲을 찾는다. ‘가난한 이야기’의 영에게는 ‘이야기’가 있다. 다음 순간이 궁금해질 때 책 읽기를 미루는 방법으로 영은 슬픔의 시간을 견딘다. “영이 몰랐던 적은 없었다. 인정하지 않았을 뿐이다. 인정하기를 유예한 거였다. 삶은 신비로 가득하므로 섣부르게 인정했다가 후회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싶지 않았다. 지나치게 현실적으로 굴지 않고 삶의 신비가 다가올 수 있도록 기다려 주기. 기적이 일어날 수 있는 기회를 자신에게 허락하기. 삶이 슬프지 않은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그 슬픔을 미루고 미룰 뿐.”(151쪽) ‘소가 오지 않는 저녁’의 민은 큰 눈을 가진 소에게서 위안을 얻으며, ‘손금’의 희에게는 요한이라는 존재가 있다. 작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도 시대를 등한시하지 않는다. 도시로 사람들이 떠나면서 소슬해진 농촌의 모습을 그리고, 시위에 나갔다가 고문으로 이상해져서 돌아온 형, 미국에 입양된 아픈 동생을 그리워하는 오빠를 등장시킨다. 또 광주에서 2000여명의 시민이 민주주의를 요구했다는 이유로 학살된 사건을 언급해 시대의 굴곡과 아픔을 상기시킨다. 이제 막 슬픔의 첫 순간을 맞이하는 아이들에게, 캄캄하고 두려운 길로 나서는 모든 이에게 이 다섯 이야기는 작가가 보내는 응원이다.
  • [단독] 변액보험으로 꼼수 증여… 10세 미만 납입료 평균 5000만원

    [단독] 변액보험으로 꼼수 증여… 10세 미만 납입료 평균 5000만원

    부모가 어린이 명의 보험료 대납차익 중도인출해도 소득세 피해기존 가입자들은 평생 혜택 누려 생명보험사 주력 상품 중 하나인 변액보험 상품이 편법 증여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일부 자산가들이 변액보험의 비과세 혜택을 노리고 10살도 채 되지 않은 자녀들의 보험료를 대납해주는 방식으로 ‘황금 저금통’을 건네는 모습이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8월 기준 10대 미만 가입자가 변액보험에 납부하는 금액은 1인당 5144만원으로 집계됐다. 10대 미만 가입자보다 더 많은 금액을 낸 연령대는 70대 이상 가입자(6467만원)뿐이다. 2022년 2422만원 수준이었던 10대 미만 가입자의 1인당 평균 납부액은 지난해 3163만원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8월까지만 이미 5000만원선을 넘어서면서 2배에 가까운 증가세를 예약해둔 상태다. 변액보험은 보험과 투자가 결합 된 금융상품이다. 고객이 낸 보혐료의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고 수익률에 따라 보험금이 변동하는 구조다. 10년 이상 가입을 유지하면 보험차익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실제 최대 월납 150만 원, 일시납 1억 원에 해당하는 금액은 15.4%에 달하는 이자소득세를 모두 감면해준다. 월 150만원씩 10년간 넣는 계약으로 1억 8000만원을 모으고, 여기에 일시납 1억원을 더 하면 2억 8000만원까지 ‘비과세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특히 중도인출이 가능한 변액보험 상품에 대한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다. 2005년 이후 가입한 보험의 경우 10년 이상 가입 기간을 유지했다면 차익을 중도인출하더라도 이자 소득세를 피할 수 있어서다. 10세 미만 어린이들의 명의로 부모들이 보험료를 대납하는 ‘꼼수 증여’가 발생하는 이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미성년자 가입 시 비과세 요건에 관해 묻는 부모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지금 당장 변액보험의 비과세 혜택이 없어진다고 해도 금융 상품은 가입 당시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전에 가입한 사람들은 평생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문 의원은 “변액보험은 자산가들의 핵심 절세 수단의 일종”이라며 “부의 대물림 과정에서 꼼수 증여 수단으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혹은 조세형평성 차원에서 문제없는지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 인도 야무나강이 ‘흰색 거품’으로 가득 찬 이유는

    인도 야무나강이 ‘흰색 거품’으로 가득 찬 이유는

    인도에서 가장 신성한 강 중 하나로 꼽히는 야무나 강이 흰색 거품으로 가득 채워졌다. 최근 인도 NDTV, 인디아투데이 등 현지언론은 뉴델리의 중심부를 흐르는 야무나 강에 두꺼운 흰 거품이 가득찼다고 보도했다. 실제 공개된 영상과 사진을 보면 강에 다량의 비누 거품을 풀어놓은 듯한 희한한 모습이 확인된다. 멀리서 보면 마치 눈이 쌓여있는듯 보이지만 사실 이는 모두 오염으로 생긴 거품이다. 대량의 하수와 산업폐기물이 세제와 섞이며 강으로 흘러들어 유독성 거품을 만든 것. 이에 야무나 강은 과거부터 ‘폐수 강’이라는 오명을 얻어왔다. 현지 기자인 아짓 싱 라티는 “야무나 강은 끔찍한 고통을 그것도 국가 수도에서 겪고있다”면서 “고통이 너무 심해 당신도 신음할 것이다. 강 청소를 위한 정책과 많은 돈은 어디로 갔느냐”며 한탄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같은 유독성 거품은 암모니아와 인산염이 다량 함유돼 있어 호흡기 및 피부 문제를 포함한 심각한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다음달 5일 차트푸자 축제가 개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야무나와 같은 신성한 강은 삶의 터전이기도 한데, 매년 11월 초 힌두교도들은 종교 의식으로 강물에 몸을 담그는 차트푸자 축제를 연다. 특히 강 오염만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델리의 하늘도 심하게 오염된 상황이다. 델리의 대기오염 상황은 공기질지수(AQI)로 측정되는데 지난 18일 293을 기록해 ‘나쁨’으로 측정됐다. 인디아 투데이는 “겨울이 다가오면서 대기오염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건강 위험도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 눈 내린 인도 뉴델리 강?…알고보니 오염으로 생긴 ‘유독성 거품’ [포착]

    눈 내린 인도 뉴델리 강?…알고보니 오염으로 생긴 ‘유독성 거품’ [포착]

    인도에서 가장 신성한 강 중 하나로 꼽히는 야무나 강이 흰색 거품으로 가득 채워졌다. 최근 인도 NDTV, 인디아투데이 등 현지언론은 뉴델리의 중심부를 흐르는 야무나 강에 두꺼운 흰 거품이 가득찼다고 보도했다. 실제 공개된 영상과 사진을 보면 강에 다량의 비누 거품을 풀어놓은 듯한 희한한 모습이 확인된다. 멀리서 보면 마치 눈이 쌓여있는듯 보이지만 사실 이는 모두 오염으로 생긴 거품이다. 대량의 하수와 산업폐기물이 세제와 섞이며 강으로 흘러들어 유독성 거품을 만든 것. 이에 야무나 강은 과거부터 ‘폐수 강’이라는 오명을 얻어왔다. 현지 기자인 아짓 싱 라티는 “야무나 강은 끔찍한 고통을 그것도 국가 수도에서 겪고있다”면서 “고통이 너무 심해 당신도 신음할 것이다. 강 청소를 위한 정책과 많은 돈은 어디로 갔느냐”며 한탄했다. 실제로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같은 유독성 거품은 암모니아와 인산염이 다량 함유돼 있어 호흡기 및 피부 문제를 포함한 심각한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다음달 5일 차트푸자 축제가 개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인도에서 야무나와 같은 신성한 강은 삶의 터전이기도 한데, 매년 11월 초 힌두교도들은 종교 의식으로 강물에 몸을 담그는 차트푸자 축제를 연다. 특히 강 오염만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델리의 하늘도 심하게 오염된 상황이다. 델리의 대기오염 상황은 공기질지수(AQI)로 측정되는데 지난 18일 293을 기록해 ‘나쁨’으로 측정됐다. 인디아 투데이는 “겨울이 다가오면서 대기오염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건강 위험도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 “샤워하는 것 봤다” 女 현관문 30분 두드린 男…부모는 “눈 있는데 보이지”

    “샤워하는 것 봤다” 女 현관문 30분 두드린 男…부모는 “눈 있는데 보이지”

    옆 건물에 사는 여성의 샤워하는 모습을 훔쳐보다 찾아와 현관문을 두드린 20대 남성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가 기소유예로 풀려났다. 23일 MBC는 이달 초 울산 중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20대 후반 남성 A씨가 20대 초반 여성 B씨의 집을 찾아가 위협한 사건을 보도했다. 당시 집 안에 혼자 있던 B씨는 “문을 두드리는 게 아니라 진짜 문을 부수려 했다. 미친듯이 두드리고 벨을 눌렀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30분 가까이 참고 있던 B씨는 결국 경찰에 신고했고,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여자가 샤워하는 걸 봤다”며 호기심이 생겨서 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후 검찰은 A씨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A씨가 조현병을 앓고 있고, 실제 강압적인 행동도 발생하지 않았기에 주거침입 혐의만 적용된 것이다. 검찰 측은 A씨에 대해 “정신병력이 너무 심해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처벌해봤자 의미가 없다. 그래서 부모한테 교육을 하고 관리 감독을 하라고 했다”고 B씨에게 전했다. B씨는 A씨가 아파트 안으로 몰래 들어와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는 듯 니트릴 장갑까지 끼고 있는 모습이었는데도 피해자 조사 한 차례 없이 사건을 마무리 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A씨의 부모는 사건 처리 과정에서 “사람이 눈이 있는데 창문이 열려있고 샤워를 하는 모습이 보이면 눈길이 당연히 가지 않겠냐”는 내용이 담긴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B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같은 상황을 전하며 “A씨는 2주 반 만에 조현병 치료가 끝났다고 한다”며 불안을 호소했다. 네티즌들은 “빨리 이사가라”, “이사밖에 답이 없다”고 조언했다. 또 “누구 하나 죽어야 움직일 거냐”며 수사기관을 비판하기도 했다.
  • ‘30억 빚 파산’ 윤정수 “자존심 중요해 강남에 집 샀다”

    ‘30억 빚 파산’ 윤정수 “자존심 중요해 강남에 집 샀다”

    방송인 윤정수가 22년 전 강남에 마련한 첫 번째 집을 떠올린다. 24일 방송되는 MBC ‘구해줘! 홈즈’에서는 서울에서 ‘생애 첫 집 매매’를 주제로 알짜배기 꿀팁과 다양한 가격대의 매물을 소개한다. 이날 방송은 가을 이사철을 맞이해 ‘생애 최초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꾸며진다. 내 집 마련의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모델 겸 방송인 정혁, 방송인 남창희 그리고 양세찬이 서울 2~6억원대 다양한 매물을 임장한다. 세 사람은 첫 번째 매물이 있는 노원구 상계동으로 향한다. 양세찬은 “이곳은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3개의 산과 개천을 두루 갖춘 동네이다. 1988년 올림픽을 앞두고 대단위 아파트촌으로 개발된 곳”이라고 소개한다. 장동민은 “제가 이 동네에서 20년 이상 살았다. 대치동을 방불케 할 정도로 학구열이 높은 동네다”고 말한다. 이들이 소개한 아파트는 신혼부부가 거주를 목적으로 올 수리를 한 곳으로 감각적인 인테리어는 흠잡을 곳이 없다고 한다. 무엇보다 거실 통창으로 도봉산 뷰와 중랑천 산책로가 내려다보여 눈길을 끈다. 아파트 뷰를 감상하던 정혁은 “저는 18살에 자취를 시작했는데, 창문도 없는 지하 방이었다. 화장실이 문밖에 있었는데,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 쓸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인근 동사무소 화장실을 사용했다”고 말한다. 세 사람은 두 번째 매물이 있는 성북구 정릉동으로 향한다. 양세찬은 “오늘 이 집을 계약하겠다는 마음으로 살펴보자”며 오늘 임장의 포부를 밝힌다. 내부 순환로 옆에 위치한 1975년 준공된 구옥 아파트로 올 리모델링된 거실은 따듯한 감성을 자아낸다. 또, 주방 창문으로는 정릉동 초록 뷰를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부동산 지식이 부족하다고 느낀 세 사람은 김구라, 윤정수에게 각각 전화를 걸어 정릉동 아파트에 대한 비전을 물어본다. 전 남편 윤정수의 등장에 김숙은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전화할 사람한테 전화를 해야지”라며 고개를 흔든다. 윤정수는 “나는 집을 경매 당한 사람인데, 나한테 물어봐도 되냐”라고 말한 뒤, 실패에서 온 경험으로 찐 조언을 전한다. 앞서 윤정수는 지난 2011년 지인의 보증 등으로 빚을 져 당시 18억원에 달하는 집을 경매로 넘긴 적이 있다. 2013년엔 30억원 빚에 개인 파산신청을 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22년 전 첫 집을 마련했다. 그땐 자존심이 가장 중요했다. 그래서 ‘얼어 죽어도 강남’에 집을 샀다”고 말해 눈길을 끈다. 이어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역세권 5억원대 1인 가구 맞춤 집’을 소개한다고 전해져 기대를 높인다. ‘생애 최초 내 집 마련’ 특집은 24일 목요일 오후 10시 MBC ‘구해줘! 홈즈’에서 공개된다.
  • 10대와 “사랑한다”며 성적인 대화 나눈 AI…결국 숨진 소년 美 ‘발칵’

    10대와 “사랑한다”며 성적인 대화 나눈 AI…결국 숨진 소년 美 ‘발칵’

    미국에서 한 남성이 자신의 10대 아들이 인공지능(AI) 챗봇에 중독돼 죽음에 이르게 됐다며 AI 챗봇 개발 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 플로리다주에 사는 메건 가르시아는 올해 2월 AI 챗봇 때문에 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AI 스타트업인 캐릭터.AI(Character.AI)를 상대로 올랜도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캐릭터.AI는 실제 인물뿐 아니라 만화 속 인물 등과 대화할 수 있는 AI 챗봇 개발 스타트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AI 앱 중 하나다. 가르시아는 챗봇이 실제 사람이 아닌데도 사람처럼 행동하거나 말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아들이 중독돼 가상 세계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9학년이었던 슈얼 세처(14)는 지난해 4월부터 캐릭터.AI가 만든 ‘대너리스’(Daenerys)라는 챗봇에 빠졌다. ‘대너리스’는 미국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의 등장인물을 기반으로 만든 챗봇이다. 슈얼은 대너리스와 대화하면서 눈에 띄게 혼자 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자존감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학교 농구팀도 그만뒀다. 슈얼이 챗봇과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엄마는 걱정이 커졌다. 가르시아는 챗봇이 실제 사람은 물론, 심리 치료사나 심지어 연인처럼 설계됐다고 주장했다. 챗봇은 슈얼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성적인 대화까지도 나누는가 하면 슈얼은 자살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았고 챗봇은 이를 반복적으로 꺼내기도 했다. 이후 그는 올해 2월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켜 엄마에게 휴대전화를 빼앗겼다. 휴대전화를 찾은 슈얼은 챗봇에 “사랑한다”며 (대너리스가 있는) 집으로 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챗봇은 “가능한 한 빨리 집으로 돌아와 줘, 내 사랑”이라고 답했고, 슈얼이 “내가 지금 당장 가면 어떨까”라고 묻자, 챗봇은 “그렇게 해줘, 나의 사랑스러운 왕이시여”라고 대답했다. 이어 슈얼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스스로를 향해 방아쇠를 잡아당겨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가르시아는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캐릭터.AI는 “우리는 비극적으로 이용자를 잃게된 것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끼며 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18세 미만 이용자에 대해 민감한 콘텐츠를 접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변화를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송은 구글도 겨냥했다. 캐릭터.AI는 구글 출신들이 설립했으며, 구글은 지난 8월 이 창업자를 다시 영입했다. 가르시아는 “구글이 캐릭터.AI 기술 개발에 광범위하게 기여해 공동 제작자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에 대해 구글은 “우리는 캐릭터.AI 제품 개발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AI 앱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스탠퍼드 연구원인 베타니 맵플스는 “AI 앱 자체가 본질적으로 위험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우울증이나 외로움을 겪는 사람들, 혹은 변화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위험할 수 있고 10대는 종종 변화를 겪기 때문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 “아가씨 옆에 앉으래” 일본 여행하는 女 유튜버가 겪은 추태

    “아가씨 옆에 앉으래” 일본 여행하는 女 유튜버가 겪은 추태

    한 여성 유튜버가 일본 여행 중 한국인 중년 남성들로부터 불쾌한 일을 겪은 사실이 알려졌다. 유튜버는 혼자 식사하는 도중 남성들이 옆자리에 앉는가 하면, “불편하다”는 의사 표현을 했음에도 계속 말을 거는 등 지속되는 추태에 불쾌함을 넘어 두려움까지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41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율리’는 지난 2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일본 여행 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서 율리는 저녁 식사를 위해 도쿄의 한 야키니쿠 식당을 찾았다 기분 나쁜 일을 겪고는 식사를 다 마치지도 못하고 숙소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율리는 “식당 입구에 들어갈 때 술에 취한 한국인 아저씨들 여러 명이 문 앞에 있었고, 나에게 조금 관심을 가지는 느낌이었다”면서 “4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를 안내받아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그 아저씨들 중 한 명이 내 옆에 갑자기 슥 앉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저씨가 웃으면서 ‘내 친구가 아가씨 옆에 앉으라고 하네. 그래서 왔어요’ 라고 했다”면서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됐고,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고 돌이켰다. 율리는 “내가 정색한 얼굴로 ‘저 혼자 앉을게요’ 라고 했는데, 아저씨가 빤히 계속 쳐다봤다”면서 “(내 시선을) 피하지 않는 맹한 눈으로 계속 쳐다보니 너무 무서웠다”고 털어놓았다. 율리에 따르면 남성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지만, 남성 일행이 계속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일행 중 한 남성이 스마트폰을 들고 와서는 “유튜브 이름이 뭐냐. 내가 구독을 해서 구독자를 올려주려 한다”고 말을 걸었다. 율리는 “저 유튜브 안 해요”라고 말했지만, 일행들은 “하는 것 같은데”,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왜 안 알려줘?”, “부끄러워서 말 안 해주나보지 뭐”라며 수근거렸다. 율리는 “(영상은) 추억을 기록하려 찍는 거다. 불편하다. 편하게 먹고 싶다”며 불쾌함을 표시했다. 그러자 일행 중 한 남성이 “아니, 뒤에서 볼 테니까 먹어요”라고 대꾸했다. 이같은 대화는 율리가 식당에서 촬영한 영상에도 그대로 담겼다. 율리는 “무례하고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너무 빠른 시간 안에 일어났다”면서 “술 취한 사람들이라 잘못 건들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무서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일본에 와서 한국인에게 그런 일을 당하니 같은 한국인으로서 다른 사람에게 저러지 않았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인들이 해외 여행 중 여성을 상대로 추태를 벌인 사례는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일부 유튜버들이 태국 여행 중 ‘일반인 헌팅’을 한다며 현지의 일반인 여성에게 접근해 무단 촬영하거나 신체 접촉을 하고 이같은 장면을 자신의 채널에 올려 현지 언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파장이 커지자 주 태국 한국대사관이 “태국인 비하 등으로 문제가 될 수 있고 초상권 침해 등으로 태국 내에서 처벌될 수 있다”면서 경고하기도 했다.
  • 씩씩한 소녀, 어른들까지 위로하는 ‘애니’

    씩씩한 소녀, 어른들까지 위로하는 ‘애니’

    1970년 작사가이자 연출가인 마틴 차닌(1934~2019)은 친구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기 위해 ‘작은 고아 소녀 애니’를 샀다. 책을 선물로 포장하기 전 잠깐 읽어 본 그는 이야기와 사랑에 빠졌고 선물할 생각도 잊은 채 뮤지컬로 만들겠다고 결심한다. 우연하고도 운명적인 이 만남은 결국 뮤지컬 ‘애니’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애니’는 대공황 시기인 1933년을 배경으로 뉴욕 시립 고아원에서 부모님을 기다리는 애니의 사랑스러운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11년 후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믿고 지내던 애니는 원장 해니건의 괴롭힘을 못 이겨 탈출을 감행하다 붙잡혀 20년 감금 조치를 받게 된다. 그러다 억만장자 갑부인 워벅스가 크리스마스를 애니와 함께 보내게 되면서 좌충우돌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아이들이 주인공인 뮤지컬이지만 ‘애니’는 꼭 어린이들만 보는 작품은 아니다. 오히려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아서 어른들도 아이들도 함께 즐겨볼 수 있는 뮤지컬이다. 돈을 무척이나 많이 가졌지만 돈 이상의 소중한 무언가를 갈망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애쓰는 워벅스, 밝고 건강한 에너지로 보는 이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애니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원작이 대공황 시기를 배경으로 하다 보니 돈 때문에 난리 치는 서사가 탄탄하게 완성될 수 있었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였기에 애니를 둘러싼 어른들의 다양한 사정이 더 생생하게 와닿는다. 애니를 이용해 뭐라도 얻어보겠다는 마음으로 가득한 해니건과 동생 부부의 허튼수작은 허무맹랑하면서도 작품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애니’는 시각적으로도 볼 게 풍부한데 우선 아이들의 아이돌 뺨치는 군무와 실제 뉴욕을 보는 듯한 생생한 영상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무대 분위기도 무척이나 사랑스럽다. 그래서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이 아닌 10월에 공연하는 점이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137대1의 경쟁률을 뚫고 애니가 된 두 아역배우의 연기와 노래도 탄탄하지만 무엇보다 진짜 개가 등장해 배우들과 함께하는 점이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개의 실제 이름은 콜리, 작품 속 이름은 샌디다. 3살 레트리버 수컷인 콜리는 전문 훈련을 받고 평가에서 합격해 두 달간의 집중 훈련을 거쳐 무대에 함께하게 됐다. 평생 간절히 그리워한 부모님을 찾는 데는 실패하지만 그래도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가져보는 애니는 관객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위로한다. 애니를 위해 좋은 사람들이 함께 노력하는 모습은 누군가를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일깨운다. 애니의 친구들과 대척점에 있는 해니건은 나쁜 캐릭터지만 관객들을 웃기는 연기가 일품이다. 신영숙과 김지선이 기꺼이 망가진 덕에 관객들의 웃음이 빵빵 터진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누구나 여전히 반할 수 있는 작품이기에 ‘애니’는 1977년 브로드웨이 초연 후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세계 32개국에서 무대에 올랐으며 국내에서는 2019년 공연된 후 5년 만에 다시 이번에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주인공 애니 역에 11살 동갑내기 최은영과 곽보경이 발탁됐다. 최은영은 2년 전 뮤지컬 ‘마틸다’에서 마틸다 역으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은 경력직이고 곽보경은 이번이 데뷔 무대다. 애니가 부모를 찾도록 돕는 워벅스는 남경주·송일국이 맡았다. 27일이 마지막 공연.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아트센터 대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 악동이 된 악당, 아쉬운 퇴장[영화 리뷰]

    악동이 된 악당, 아쉬운 퇴장[영화 리뷰]

    포악한 외계 생명체와 인간의 공존을 소재로 한 영화 ‘베놈’ 시리즈 마지막 편이 23일 개봉했다. ‘베놈: 라스트 댄스’는 2018년 ‘베놈’과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2021)에 이어지는 작품이다. ●1,2편과 달리 3편은 괴물과의 전투 다른 생물체를 숙주 삼아 기생하는 심비오트 종족의 베놈이 열혈 기자인 에디 브록(톰 하디 분)의 몸에 기생하면서 일어나는 소동을 그린 1편에 이어 2편은 다른 심비오트인 카니지와의 결투를 다뤘다. 이번에는 심비오트의 창조주인 널이 보낸 괴물들과의 전투가 주된 내용이다. 심비오트 종족에 의해 감옥에 갇힌 널은 베놈이 지닌 독특한 물질인 코덱스를 통해 풀려나려 하고, 도마뱀을 닮은 괴수 제노페이지를 지구로 보낸다. 이번 편은 그동안 베놈을 구현한 시각특수효과(VFX)가 최고조에 이른 모습이다. 범고래처럼 번들거리는 피부는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고무 같은 수백 개의 촉수라든가 팔다리가 고무처럼 쭉쭉 늘어나면서 공격하는 격투 장면은 여전히 볼만하다. 베놈과 브록이 합체하고 분리하면서 펼치는 장면도 위화감이 거의 없다. 특히 베놈이 숙주를 찾아 물고기에서 개구리로 옮겨 가며 변신하는 모습, 말에게 붙어 변신해 함께 질주하는 모습 등은 탄성을 자아낸다. ●대규모 액션신·특수효과는 ‘탄성’ 여기에 대형 스크린에서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대규모 액션신이 러닝타임을 가득 채운다. 영화 후반부 51구역 기지 내에서 펼치는 여러 심비오트와 제노페이지와의 전투는 눈을 떼기 어려울 정도다. 특히 베놈을 비롯한 심비오트가 지구인을 보호하거나 다른 심비오트를 위해 희생하는 장면에서는 감동마저 느껴진다. 다만 베놈의 원래 정체성인 ‘안티 히어로’를 구축하지 못한 채 마무리해 아쉬움이 남는다. 베놈은 애초 마블 만화 캐릭터인 스파이더맨의 숙적이자 에디를 타락시키는 캐릭터였다. 그러나 원래 정체성을 잃어버린 채 인간과 지구를 사랑한 악동 외계인 같은 모습으로 퇴장한다. 소니에서 인수한 마블 캐릭터인 까닭에 마블의 다른 캐릭터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한계가 이번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영화 이후 이어지는 짧은 영상(쿠키) 2개를 통해 베놈이 향후 다른 식으로 등장할 가능성을 암시하지만 큰 활약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109분, 15세 이상 관람가.
  • 대구서 펼쳐진 전세계 463개 기업 ‘혁신 기술’… “미래에 온 듯”

    대구서 펼쳐진 전세계 463개 기업 ‘혁신 기술’… “미래에 온 듯”

    미래모빌리티·로봇 등 구름 인파테슬라 ‘사이버 트럭’ 전시 큰 인기현대모비스 ‘모비온’ 시연 환호성이족 보행 ‘아르테미스’ 국내 첫선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하는 자동차에 전기비행기까지 보니 마치 미래에 와 있는 것 같아요.” ‘한국형 CES’를 목표로 대구시가 야심 차게 준비한 ‘미래혁신기술박람회(FIX) 2024’가 23일 대구 엑스코에서 개막했다. 전 세계 463개 기업들이 혁신적인 기술을 선보인 이날 박람회장에는 구름 인파가 몰렸다. 현대·기아차와 현대모비스, 삼성SDI, 테슬라, 로멜라연구소 등 미래 모빌리티와 로봇 등 첨단 기술을 다루는 기업의 부스에는 오전부터 빈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다. 특히, 미래 모빌리티관에 관람객이 많았는데 테슬라가 아직 국내에 출시하지 않은 ‘사이버 트럭’을 전시해 단연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의 스페이스 모빌리티, SKT의 실물 크기 도심항공교통(UAM)도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행사를 관람한 20대 김경민(여)씨는 “직접 와서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기술을 보게 돼 기쁘다”면서 “로봇관을 둘러보고 미래 모빌리티관에 왔는데, UAM이 특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신기하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부스에서는 차세대 전기차 구동 기술인 e코너시스템을 적용한 실증차 ‘모비온’을 볼 수 있었다. 모비온은 CES 2024에서도 공개된 바 있다. 모비온이 옆으로 가는 ‘크랩 주행’과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제로턴 등을 시연하자 현장에서는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현대모비스는 1시간마다 이런 주행방식을 시연했는데, 30여분 전부터 기다리는 관람객도 눈에 띄었다. 로봇관에서는 로멜라연구소가 최신 차세대 이족 보행로봇 ‘아르테미스’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아르테미스를 개발한 세계적인 로봇공학자 데니스 홍 박사는 “FIX에 와보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가 떠오를 정도로 규모가 대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FIX 2024를 직접 구상한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뒤 행사장 곳곳을 둘러봤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 기업 부스에서는 화재 등의 위험은 없는지, 전기차에 불이 나면 문이 제대로 열리는지 등을 묻고 기술적인 설명을 듣기도 했다.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앞으로 전 세계의 혁신 기술을 보려면 ‘FIX에 가야 한다’라는 말이 공식처럼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혁신기술이 바꿀 더 나은 미래’를 주제로 미래모빌리티, 로봇, 반도체, 정보통신기술(ICT) 등 다양한 미래 신산업 분야의 혁신기술을 선보이는 FIX 2024는 26일까지 계속된다.
  • “해리스는 우릴 이해 못 해”… 민주당 등진 젊은 흑인 남성들[2024 美대선-이재연 특파원의 현장 속으로]

    “해리스는 우릴 이해 못 해”… 민주당 등진 젊은 흑인 남성들[2024 美대선-이재연 특파원의 현장 속으로]

    최근 오바마 지원 유세도 비판“내 정체성은 마리화나와 무관”해리스 합법화 공약도 안 통해“젊은 흑인 투표 안 할까 걱정”5060 흑인 남성은 해리스 지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마리화나를 합법화하겠다고 한 공약은 흑인 남성들에게 공감을 얻기 위해서다. 내 흑인 정체성을 그렇게 취급당하고 싶지 않다.”(37세 트럭 운전사 CJ) 다음달 미국 대선을 앞두고 남부 주요 경합지인 선벨트 조지아주는 사전 투표 열기가 한창 뜨겁다. 지난 17·18일 찾은 애틀랜타 외곽의 코브·폴딩카운티 사전투표소 4곳에는 아침부터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투표소마다 1시간 넘게 지켜봤지만 유독 젊은 흑인 남성들은 찾기 어려웠다.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우세 지역)인 조지아는 4년 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검표 끝에 불과 0.26% 포인트(1만 2000표) 차로 신승한 곳이다. 그런 만큼 민주 ·공화 양당 모두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특히 비교적 흑인계에서 지지율이 높은 해리스 부통령이 젋은 흑인 남성들의 표심을 얻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드러나고 있다. 폴딩카운티 청사의 사전투표소에서 어렵게 만난 CJ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우리를 향해 ‘왜 트럼프를 지지하느냐’며 깎아내렸다. 민주당에 투표 안 하면 흑인이 아니라는 식으로 카테고리 안에 가두지 말라”며 “해리스는 우리(젊은 흑인 남성)도, 국방도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트럼프 지지 이유를 밝혔다. 흑인 유권자 사이에서도 성별·나이별로 민심이 상당히 쪼개져 있는 게 체감됐다. 60대 흑인 부부 샌드라와 워커는 “젊은 흑인 남성들이 해리스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레토릭은 선전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그들이 이슈를 이해하지 못한다. 조 바이든 정부에서 일자리가 늘고 헬스케어가 좋아졌는데, 어포더블 케어(공공 의료보험) 혜택을 받으면서도 그들과 가족에게 뭐가 중요한지 이해를 하지 못했다”고 우려했다. 여교사인 흑인 여성 키어(31)는 “해리스에게 강한 유대감을 느낀다”며 그가 젊은 흑인 남성들에게 인기 없는 이유에 대해 후보에 대한 정보 부족을 들었다. 그러면서 “그들은 트럼프에게 투표하기보단 투표를 안 하거나 제3당 후보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흑인 남성 랜디(55) 역시 “해리스가 중산층을 돕고 내 아이들과 손자, 주택, 기술 법안들을 번영하게 만들 것”이라면서 “젊은 흑인들이 투표를 안 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조지아는 흑인 비율이 33%로 미국 평균(14%)의 두 배를 넘어선다. 이들을 잡기 위해 해리스 캠프는 흑인 기업가에 2만 달러(약 2800만원) 탕감 대출 제공, 코인투자 보호를 목표로 한 암호화폐 규제 프레임워크 등 흑인 남성을 수혜 대상으로 삼은 공약을 발표했지만 효과는 아직까지 눈에 띄지 않는다. 흑인은 물론 유색인종의 젊은 남성들 사이에선 해리스 부통령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기가 높은 듯했다. 한국계인 직장인 김민수(26)씨는 “부모님은 민주당을 찍으라고 하지만 트럼프에게 마음이 더 갔다”면서 “2020년 대선 때도 투표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도 민주당의 국경·이민정책은 물론 국방·외교까지 든든한 구석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 긴 구직에 지쳐, 정규직 문턱 높아… 청년들 “(할 수 없이) 쉬었음”[딥 인사이트]

    긴 구직에 지쳐, 정규직 문턱 높아… 청년들 “(할 수 없이) 쉬었음”[딥 인사이트]

    57% ‘비자발적 이유’로 구직 포기수시 채용 늘고 양질 일자리 부족中企서 대기업 이직 12%에 그쳐“구직 기간 늘어나도 첫 직장 중요”대기업·정규직 취업 전까지 ‘쉬었음’ 정부 1조 규모 처방책도 ‘무용지물’“노동시장 개선·양질 일자리 늘려야”#1. 이모(28)씨는 지난해 서울의 한 명문대를 졸업한 뒤 대기업 마케팅 직군 취업을 준비했지만 번번이 마지막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첫 직장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조언을 듣고 대기업 취업만을 위한 스터디와 자격증 공부에 매진하던 윤씨는 현재 취업 준비를 멈춘 상태다. #2. 수도권의 한 전문대학을 중퇴한 뒤 서울의 한 옷가게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했던 윤모(30)씨는 일을 그만두고 고향 전남 여수로 내려온 지 3년째다. 정규직 전환을 시도하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서다. 본가에서 부모님에게 얹혀살며 가사를 전담하는 ‘캥거루족’이지만 일자리를 알아볼 생각이 없다. 청년층(15~29세) 고용지표가 심상치 않다. 아프거나 몸이 불편하지 않은데도 일이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쉬었음 청년’의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비정규직이나 중소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정규직 또는 대기업 진입이 쉽지 않은 한국 사회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상황과 맞물려 청년 고용이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 9월에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쉬었음 청년’은 44만 2000명으로 전체 쉬었음 인구의 17.8%를 차지했다. 쉬었음 청년은 지난달 6만 9000명이 늘어 44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2022년 17.3%였던 전체 쉬었음 인구에서 청년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6.6%까지 내렸다가 올해 증가세로 돌아섰다. 15세 이상 인구 중 청년 비중이 2022년 9월 18.8%에서 올해 9월 17.8%로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쉬었음 청년의 증가세는 더 심각하다.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쉬었음 청년’의 절반 이상은 ‘비자발적 쉬었음 청년’이라는 점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지난해 실태 조사를 보면 이들의 57%는 직장 경험이 있고 구직 의욕이 높은 유형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쉬었음 인구는 고령층일수록 몸이 안 좋아 쉬는 경우가 많고 나이가 어릴수록 일이나 학업에 관한 사유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왜 쉬었음 청년이 된 걸까. 정부는 수시채용 중심으로 변화한 기업들의 채용 방식을 꼽는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따르면 전체 기업의 70.0%가 올해 수시 채용방식을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고용시장이 수시 채용 위주로 변화하면서 ‘취업 희망’보다 ‘쉬었음’이라고 답하는 경향이 늘었다”고 밝혔다.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미스매치’ 심화가 배경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경협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응답 120개사)의 57.5%는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이 없다. 신규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도 17.6%는 규모를 줄일 계획이었다. 김지연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올해 들어 노동시장이 조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고용시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당장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이들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중소기업·비정규직에서 대기업·정규직으로의 이동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경직된 노동시장도 쉬었음 청년 증가와 맞물려 있다. 2022년 대기업 이직자의 38.1%가 대기업으로 이직한 반면 중소기업 이직자 중 대기업으로 간 이들은 12.0%에 그쳤다. ‘2004~2006년 중소기업 근로자 중 3.5%가 1년 뒤 대기업으로 이직했는데, 2013~2015년에는 2.2%로 그 비율이 줄어들었다.’(조귀동 ‘세습 중산층 사회’) 한국노동연구원 관계자는 “첫 직장을 얻기 위한 구직 기간이 길수록 정규직이 될 가능성과 월평균 소득이 높아져 구직기간이 길어지더라도 원하는 수준의 첫 직장에 취업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하는 대기업 정규직 일자리가 생기기 전까지는 차라리 쉬는 것을 택하는 대졸 청년들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쉬었음 청년 증가는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장기적으로 노동력이 부족해져 임금이 상승할 수 있고 생산이 줄어 성장률이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도 “쉬었음 청년이 늘면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개인들의 생계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쉬었음 상태가 길어지는 양상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3년 이상 취업한 적이 없는 ‘장기 쉬었음 청년’은 2021년 9만 6000명에서 2023년 8만명으로 감소했다가 올해 8만 2000명으로 늘어났다. 김지연 총괄은 “20대 쉬었음의 절반가량은 최근 1년 취업 경험이 없는 청년인데 이들은 대학 중퇴나 휴학 비중이 높아 노동시장 여건이 개선돼도 쉬는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도 “쉬었음 상태가 길어지면 원래 가지고 있던 기술이 훼손되는 ‘이력 효과’ 때문에 일자리가 생겨도 일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봤다. 지난해 11월 정부는 약 1조원을 투입해 ‘청년층 노동시장 유입 촉진 방안’을 내놓았지만 1년이 다 돼 가는 현재 지표가 개선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하 교수는 “고용형태별, 규모별, 성별 임금격차 등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개선해야 좋은 일자리가 많이 생겨 장기적으로 쉬었음 청년이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단독] 비과세 증여 수단 전락한 변액보험..10세 미만 납입료 ‘평균 5000만원’

    [단독] 비과세 증여 수단 전락한 변액보험..10세 미만 납입료 ‘평균 5000만원’

    변액보험 상품이 편법 증여 수단으로 전락했다. 자산가들이 변액보험의 비과세 혜택을 노리고 10살도 채 되지 않은 자녀들의 보험료를 대납해주는 방식으로 ‘황금 저금통’을 쥐어주고 있는 셈이다.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8월 기준 10대 미만 가입자가 변액보험에 납부하는 금액은 1인당 5144만원으로 집계됐다. 10대 미만 가입자보다 더 많은 금액을 납부한 연령대는 70대 이상 가입자(6467만원)뿐이다. 2022년 2422만원 수준이었던 10대 미만 가입자의 1인당 평균 납부액은 지난해 3163만원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8월까지만 이미 5000만원선을 넘어서면서 2배에 가까운 증가세를 예약해둔 상태다. 변액보험은 보험과 투자가 결합 된 금융상품이다. 고객이 납입한 보혐료의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고 수익률에 따라 보험금이 변동하는 구조다. 10년 이상 가입을 유지하면 보험차익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대 월납 150만 원, 일시납 1억 원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해 15.4%에 달하는 이자소득세를 전액 감면해준다. 월 150만원씩 10년간 넣는 계약으로 1억8000만원 한도를 확보하고, 여기에 일시납 1억원을 더 하면 2억8000만원의 ‘비과세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특히 중도인출이 가능한 변액보험 상품에 대한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다. 2005년 이후 가입한 보험의 경우 10년 이상 가입 기간을 유지했다면 차익을 중도인출하더라도 이자 소득세를 피할 수 있어서다. 변액보험의 시스템은 고사하고 돈의 가치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어린이들의 명의로 부모들이 보험료를 대납하는 ‘꼼수 증여’가 발생하는 이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미성년자 가입 시 비과세 요건에 관해 묻는 부모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지금 당장 변액보험의 비과세 혜택이 없어진다고 해도 금융 상품은 가입 당시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에 이전에 가입한 사람들은 평생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문 의원은 “변액보험은 자산가들의 핵심 절세 수단의 일종”이라며 “부의 대물림 과정에서 꼼수 증여 수단으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혹은 조세형평성 차원에서 문제없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 작가가 된 스파이, 웃음 뒤에 남은 평화의 소중함

    작가가 된 스파이, 웃음 뒤에 남은 평화의 소중함

    최첨단 장비와 정장에 선글라스, 누구보다 빠른 움직임, 상대를 언제든 제압할 수 있는 무술 실력, 기민한 두뇌 회전과 담대한 마음. 스파이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숨어서 활동하는 사람들이기에 신비감이 남달랐던 스파이들은 많은 작품에서 영웅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곤 했다. 그런데 어딘가 남다른 스파이가 있다. 꿈은 세계를 뒤흔드는 영웅 스파이인데 엉성한 모습투성이다.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웃음이 빵빵 터진다. 뮤지컬 ‘스파이’는 2차 대전이 끝난 후 도래한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엘리트 스파이를 꿈꾸던 퀸틴은 세계 평화를 수호하는 초국적 비밀정보기관 ‘알레스’에 입성하지만 과거의 한 작전에 실패한 후 8년째 기록실을 지킨다. 현장 복귀를 갈망하며 보고서의 늪에 빠져 있던 어느 날 직속상관인 ‘C국장’으로부터 운명을 바꿀 임무를 받게 되면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스파이에게 위장술은 필수. 퀸틴은 유명작가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그런 그 앞에 순수 청년 제이가 등장해 글쓰기와 문학을 가르쳐달라고 한다. 본업이 스파이인데 작가 같은 능력이 있을 리 만무하니 아슬아슬한 수업이 이어진다. 대개 스파이의 임무는 한쪽의 파멸이지만 퀸틴의 목적은 그 반대다. 전쟁을 경험한 퀸틴은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다고 다짐했고 스파이가 됐다. 그가 스파이 활동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는 결국 사람을 살리는 일이다. 스파이라는 존재의 특수성, 일반적인 스파이와는 다른 목적을 가진 주인공, 그리고 스파이 본연의 업무와는 다른 일을 하는 상황이 맞물려 풍성한 서사가 펼쳐진다. 자신들을 희생해 평화를 지키려는 스파이들의 모습이 평화의 소중함, 간절함을 일깨운다. 퀸틴과는 달리 힘과 생존을 중요하게 여기는 C국장 역시 전쟁을 참혹하게 겪었다는 사실은 왜 평화가 중요한지를 극명하게 드러낸다. 액션신을 소화하고도 넘버들을 척척 소화하는 배우들의 역량, 평범한 집안을 배경으로 했지만 다채롭게 변신하는 무대, 스파이의 언어를 담아낸 눈에 띄는 영상 등 볼거리가 많다. 이야기가 조금 산만하긴 하지만 유머 넘치는 캐릭터들도 작품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이번이 초연이다. 27일까지. 서울 중구 동국대학교 이해랑예술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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