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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년째 아디스아바바 골목 누비는 군수님

    13년째 아디스아바바 골목 누비는 군수님

    6·25 참전용사 후손 찾아 장학금 지급화천군민·군부대 도움… 올 188명 선발끼니 걱정 ‘용사촌’ 변화… 의사 등 배출他지자체도 돕지만 일회성 안타까워최 군수 “고향 내려가 노인회 총무가 꿈”“강원 화천군에 자유를 찾아준 이들을 위한 ‘보은의 장학사업’은 계속돼야 합니다.” 최문순(67) 화천군수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 장학사업에 열정이 남다르다. 13년째 이어오면서 장학생을 발굴하기 위해 에티오피아를 9번이나 다녀왔다.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들에게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장학금을 해마다 지급해 오고 있다. 장학사업은 에티오피아의 6·25참전용사촌에 의사와 변호사를 키워 내며 희망의 등불이 되고 있다. 최 군수는 화천의 장학사업을 직접 기획하고 발전시켜 우리나라의 모범적인 해외 장학사업으로 자리매김시켰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평등교육에 대한 서러움이 컸던 것이 계기였다. 공무원 생활을 마무리하면 고향인 화천 하남면 원천리로 돌아가 노인회 심부름꾼인 총무를 맡는 것이 꿈이다. 3일 산천어축제에 이어 장학사업까지 글로벌 단체장으로 떠오른 최 군수에게 에티오피아 장학사업에 대해 들었다. -화천군이 에티오피아 돕기에 나선 계기는. “6·25전쟁은 동족상잔의 비극이었지만 당시 북한 지역에 포함돼 있던 화천군에는 자유를 얻게 된 전쟁이었다. 6·25전쟁 60주년 기념사업을 고심하던 끝에 화천의 수복을 위해 피흘린 참전 국가 가운데 우리보다 어렵게 사는 에티오피아를 돕기로 결정한 것이 시작이었다. 당시 화천군 지역복지과장으로 있으며 에티오피아 돕기사업을 기획했다. 처음에는 현지에 학교를 지어 줄까, 우물을 파 줄까 등등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2008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6·25참전용사촌을 직접 찾아가 실상을 돌아보고 장학사업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현지 참전용사 후손들의 집을 돌아보니 대부분의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 참전용사들이 6·25전쟁 이후 본국으로 돌아간 뒤 1972년 쿠데타 정권이 들어서면서 한국전에 참전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재산을 몰수당하고 빈민촌으로 내몰려 어렵게 살고 있었다. 그런 어려운 환경에서도 아이들의 반짝이던 눈빛과 미소를 잃지 않았던 얼굴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 장학사업의 규모는. “2009년 장학사업을 시작한 이후 올해까지 13년째 이어 오고 있다. 에티오피아 현지를 직접 찾아 참전용사 후손임을 확인한 뒤 매달 지급해 오고 있다. 초등학생은 30달러, 중·고교생은 40달러, 대학생은 50달러씩 주고 있다. 4인 가족이 끼니를 해결하고 학교에도 갈 수 있는 수준이다. 첫해 105명을 선발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는 188명을 선발했다. 13년째 실천해 오며 그동안 장학금을 받고 공부해 사회에 진출한 학생이 308명에 이른다. 해마다 1억 2000여만원씩 투입되는 장학금은 화천군민과 화천 지역 주둔 군부대 부사관급 이상 간부들의 도움으로 지급되고 있다. 수년 전부터는 전국에 뜻을 같이하는 후원자들까지 생겨났다.” -장학생은 어떤 과정을 통해 선발되는가. “지금까지 9번 에티오피아를 직접 찾아 발품을 팔았다. 서울시내 골목길은 몰라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골목 곳곳은 어디든 찾아갈 수 있다고 자부한다. 코로나19로 지난해와 올해는 못 갔지만 1년에 한 번 정도씩 찾는다. 에티오피아에 가면 1주일씩 현지에 머물며 밤낮으로 골목을 누비고 다닌다. 현지 참전용사 후손들을 한 명이라도 더 찾기 위해 빈민촌을 뛰어다닌다. 현지를 찾은 화천군 공무원들이 3개팀으로 나누어 답사하며 참전용사 후손임을 확인한다. 6·25 당시 참전용사는 6300여명이었지만 지금은 100여명만이 생존해 있다. 12년 전 장학사업 초기만 해도 850여명이었지만 세월이 흘러 참전용사들이 줄어들고 있다.” -13년째 장학사업을 하면서 얻은 성과는. “희망이 사라지고 끼니를 걱정하던 에티오피아 6·25참전용사촌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장학금으로 공부한 학생들 가운데 3명의 현지 의사가 배출됐고, 올해도 의사 3명과 변호사 1명이 나올 예정이다. 화천군의 도움을 받아 열심히 공부하면 희망이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최근 장학금 지급 방식도 조금 바꿨다. 공부를 잘하면 장학금을 조금 더 주고, 공부를 게을리하면 조금 덜 주는 인센티브 방식을 도입했다. 공부에 대한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서다.-장학사업 외에 참전용사들을 위한 사업은. “6·25전쟁 당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은 화천에서 주요 전투를 치르며 화천군이 자유를 찾고 수복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우리에게 자유를 찾아 준 은인들이다. 지금은 거꾸로 이들 참전용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은혜를 갚는 맘으로 도움의 손길을 주어야 한다. 그동안 참전용사회 간부들을 서너 차례 화천으로 초청해 감사를 표시했다. 생존해 있는 참전용사 모두를 화천으로 초대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연로한 참전용사들이 먼 대한민국까지 여행하는 게 쉽지 않다. 또 다른 참전국인 콜롬비아에는 체육관을 지어 주었다. 수년 전 주한 콜롬비아 대사의 요청으로 참전용사들이 사는 보고타 현지를 찾았다. 에티오피아보다 잘사는 모습을 보고 장학사업보다 체육관을 지어 준 것이다.” -6·25전쟁에 참전한 에티오피아부대는 어떤 부대인가. “6·25전쟁 때 참전한 16개국 가운데 아프리카의 유일한 참전국이 에티오피아다. 당시 에티오피아 황제가 왕실근위병을 중심으로 보병 1개 대대를 편성해 강뉴부대란 이름을 붙여 파병했다. 이탈리아의 침공을 받아 어려움을 겪었던 에티오피아 황제가 1만㎞나 떨어진 대한민국을 위해 최정예 부대를 보낸 것이다. 6·25전쟁 발발 이듬해인 1951년 7월 한국 땅을 처음 밟은 강뉴부대는 미군에 배속돼 강원도 화천 적근산 전투에서 전공을 세웠다. 이듬해 10월 철의 삼각지 공방전에서는 단 한 차례도 고지를 내주지 않았다. 무려 253전 253승이라는 전승을 거둬 무적의 부대로 불렸다. 종전까지 124명이 전사하고 536명이 부상했다. 포로는 한 명도 없었다. 부대원 모두 황제의 특명을 지킨 것이다. 전우의 시신도 모두 수습해 돌아가 부산 유엔군 묘역에는 에티오피아군 병사의 무덤이 하나도 없다.” -에티오피아 장학사업의 정부 지원과 아쉬운 점은. “현재 에티오피아 장학사업은 화천군이 중심이 돼 10년 넘게 이어 오고 있다. 다른 지자체들도 돕기에 나서고 있지만 대부분 일회성에 그치고 있어 안타깝다. 수년 전부터 국가보훈처에서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을 대상으로 ‘낙전사업’을 벌이고 있다. 보훈처 직원들이 월급의 일정액 이하 금액을 모아 비정부기구(NGO)를 통해 에티오피아 돕기에 나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화천군의 장학사업이 단초가 됐다고 본다.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은 우리의 도움에 감사해하면서도 한편으론 섭섭함을 감추지 않는다. 일회성에 그치고 있는 정부 차원의 행사나 지원을 성의 있게 지속적으로 해 주길 바라고 있다. 후원의 도움을 받은 에티오피아 아이들이 자라 먼 훗날 주류층이 됐을 때 대한민국과의 관계는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이다.” -장학사업에 남다른 애정을 쏟는 이유는. “나는 화천 읍내에서도 8㎞를 더 들어가야 하는 산골마을 가난한 집 10남매 가운데 7째로 태어났다. 중·고교 때는 읍내까지 걸어서 다녔다. 끼니를 때우기도 힘들던 시절이라 춘천 지역 상급학교와 대학 진학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고교를 졸업하고 돈을 벌기 위해 2년간 서울생활도 해 보고 고향에서 농사도 지었다. 이후 공직에 들어와 44년째 공무원으로 살아 오고 있지만 교육복지에 대한 갈증이 크다. 어린 시절 도시락을 못 싸가 뒷동산에서 물로 배를 채우고, 월납금이 없어 시험지를 빼앗겨 서럽던 시절을 잊지 못한다. 이후 산골마을 화천의 ‘교육복지’를 위해 일찌감치 학생들이 교육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교육정책들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면서 아이들이 자라기 좋은 고장으로 변했다. 에티오피아 장학사업도 이런 연장선에서 실천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들의 장학사업은 계속돼야 한다.”
  • 안산 향한 ‘페미 비난’에 외신도 주목…BBC·로이터 “온라인 학대”

    안산 향한 ‘페미 비난’에 외신도 주목…BBC·로이터 “온라인 학대”

    2020 도쿄올림픽 2관왕에 빛나는 양궁 안산(20) 선수를 향한 도 넘은 ‘페미 논란’에 여러 외신까지 주목하며 “온라인상에서 혐오 공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29일(현지시간)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딴 한국 양궁 선수의 짧은 머리가 반페미니스트들을 자극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를 “온라인 학대(abuse)”로 규정하며 “그 배경에 젊은 한국 남성들 사이의 반페미니즘 정서가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방송 역시 “안산이 온라인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 서울 주재 특파원 로라 비커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공격은 자신들의 이상에 순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성을 공격하는 소수 인원의 목소리”라고 분석하며 “한국이 성 평등 문제와 씨름하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페미니즘은 한국에서 더러운 의미의 단어가 돼 버렸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 서울지부 객원기자인 켈리 조도 트위터에 “안산이 짧은 헤어스타일 때문에 남성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헤어스타일이 아직도 특정 그룹에선 논쟁거리일 정도로 반페미니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베가 떠오른다. 헤어스타일 하나로도 혐오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궁 혼성단체와 여자단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오른 안산은 인스타그램에서 ‘왜 머리를 (짧게) 자르나요’라는 질문에 “그게 편하니까요”라고 답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안산의 ‘숏컷’ 헤어스타일과 함께 그가 여대 재학 중이라는 점을 묶어 ‘페미니스트 아니냐’는 의혹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여기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성혐오적 단어로 규정한 ‘웅앵웅’, ‘오조오억’이라는 표현을 안산이 과거 사용한 적 있다는 이유로 ‘페미니스트 논란’이 커졌다. 안산이 페미니스트라고 비난하는 네티즌들 중 일부는 “금메달이나 연금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로이터나 BBC 외에도 미국 폭스뉴스와 독일 유력일간지 슈피겔도 ‘한국의 반페미니스트들이 헤어스타일을 이유로 안산을 공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스타그램을 즐겨쓰는 안산은 지난 28일 자기소개란에 “좋아하는 거 좋아하면서 살래”라는 메시지와 함께 “DM(다이렉트 메시지·인스타그램의 쪽지 기능) 못 볼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최근 논란과 관련해 수많은 DM이 쏟아지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이처럼 안산을 향한 공격이 이어지자 그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거세게 맞서고 있다.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안산 선수를 보호해달라”, “악성 댓글을 올리는 네티즌들을 처벌해 달라”는 등의 글이 이틀 동안 수천건 올라왔다. 이들은 양궁협회에 전화를 걸어 ‘안산이 사과하게 만들지 말라’고 촉구하는 운동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그 단호한 눈빛으로 세상의 모든 편견을 뚫어버려라. 우리는 안산 선수의 당당한 숏컷라인에 함께 서서 응원하겠다”며 지지를 보냈다. 안산은 공세에 아랑곳하지 않고 30일 양궁 여자 개인전 1, 2회전에서 이기며 사상 첫 3관왕에 도전한다. 16강 상대는 일본으로 귀화한 하야카와 렌(한국명 엄혜련)이다.
  • 번뜩이는 눈빛

    번뜩이는 눈빛

    정영식이 27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32강에서 그리스의 파나지오티스 지오니스를 상대로 서브를 넣고 있다. 정영식은 이날 32강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뒤 16강에서는 올해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자인 독일의 티모 볼을 잡고 8강에 진출했다. 도쿄 AFP 연합뉴스
  • 78년 전 세상 떠난 니콜라 테슬라 놓고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 티격태격

    78년 전 세상 떠난 니콜라 테슬라 놓고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 티격태격

    돌아보면 이 영민한 눈빛의 남성처럼 우리가 이 폭염을 그래도 무탈하게 견뎌내게 하는 데 기여한 인물을 찾아보기 힘들다. 니콜라 테슬라(1856~1943년)다. 토머스 에디슨은 직류를 고집한 반면, 그는 손실이 적게 전기를 보낼 수 있는 교류 발전기와 송전 및 배전 시스템을 발명했다. 이른바 전류 전쟁에서 에디슨이 승리했더라면 인류가 지금처럼 마음놓고 전기를 쓰는 시기는 한참 늦어졌을 것이다. 오늘날 상업 전기와 관련한 모든 진전은 그에게 빚을 지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6개국 언어에 능통했고 수학에도 뛰어났던 그는 평생 발명에 매달렸다. 지금도 그가 생전에 풀지 못하고 남기고 간 아이디어로 꾸준한 발명이 이어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가 발명한 것들로는 전자현미경, 수력발전소, 형광등, 라디오, 무선조종보트, 자동차 속도계, 최초의 X선 사진, 레이더 등도 그의 머리와 손으로 세상에 나왔다. 지금 여러분 손에 들려 있는 무선 리모컨도 그가 만들어낸 기술을 활용한단다. 그런데도 세상 사람들은 에디슨을 더 알아줬고, 이런 차별과 무지를 뚫고 1943년 미국 뉴욕에서 세상을 떠난 그의 진가를 세상에 널리 알린 사람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다. 머스크의 전기자동차 덕에 그의 진가를 뒤늦게 깨달은 것일까?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시절 태어나 일생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낸 그를 기리는 일을 놓고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가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 BBC가 26일(현지시간) 전했다. 크로아티아 중앙은행은 2023년 유로 주화에 그의 얼굴을 새기기 위해 청문회 등을 열어 여론을 수렴한 뒤 유럽연합(EU)에 오는 10월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오랜 라이벌이며 내전을 치르기도 했던 세르비아가 발끈했다. 테슬라가 비록 지금의 크로아티아 땅인 스밀랸에서 태어난 것도 맞고, 그가 생전 세르비아 영토에서 지낸 것이 1892년의 단 하룻밤(!)에 지나지 않은 것도 맞지만, 그래도 피는 엄연히 세르비아인이라는 것이다. 당시 지방에서도 그의 얼굴을 보겠다며 사람들이 베오그라드에 몰려 올 정도로 사랑을 받았단다. 디지털 노마드를 자처하는 한 한국인 블로거는 ‘세르비아 한달 살기’를 체험하던 중 한 세르비아인이 테슬라가 하룻밤 머물렀던 공간을 돌아보는 투어를 무료로, 일종의 ‘덕후질’로 진행해 함께 했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이 오스만제국의 침탈을 막기 위해 지금의 크로아티아 땅인 남동쪽으로 세르비아인들을 이주시켰는데 테슬라 가족도 스밀랸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그의 유해가 묻힌 곳도 세르비아란 점을 내세운다. 세르비아 디나르 화폐에 이미 그의 얼굴이 들어가 있다. 수도 베오그라드의 공항 이름에 그의 이름이 새겨진 것도 자부심의 상징인데 뒤늦게 크로아티아가 침해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크로아티아 정부는 물러설 것 같지 않다. 보리스 밀로세비치 부총리에게도 세르비아인의 피가 흐르는데 주화에 그의 얼굴이 들어가면 “자랑스럽고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생전에는 크로아티아도, 세르비아도 없었고, EU나 유로란 것도 없었는데, 하물며 일생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낸 그가 저하늘에서 이런 갈등에 대해 어떤 반응을 할까?
  • [Focus人] “BTS 친구들, 필요하면 꼭 연락주세요!”, 공간정리 달인 이지영 대표

    [Focus人] “BTS 친구들, 필요하면 꼭 연락주세요!”, 공간정리 달인 이지영 대표

    “많은 사람을 접해보면서 내가 정말 행복하다고 느낄 때가 달라진 공간이 아니라 그 공간에 있는 사람이 행복해하고 눈물 흘리고 감격하는 모습을 볼 때더라고요. 그래서 물건이 아닌 사람이 빛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 라고 이 일을 하면서 나름의 철학이 생겼죠.” 한 케이블 채널 예능프로그램 <신박한 정리>에서 연예인들의 복잡한 공간을 말끔히 해결해 준 공간크리에이터 이지영(42) 대표. 처음엔 공간컨설팅을 운영하면서 특별한 경험철학이 없었지만 20~80대까지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일에 대한 관점도 달라졌다. 첫 방송을 시작한 지 4개월째 되던 지난해 10월 초에 본사에서 첫 인터뷰를 가진 후 10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이 대표는 이달 7일에 방송이 종료되고 여러 곳에서 많은 인터뷰 제의가 왔지만,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하기 위해 먼저 손수 연락을 해왔다.“서울에 올라오고 3~4달 지났을 때 답답하고 외로운 시점이었는데 당시 주말 아침 일찍 첫 인터뷰 당시 ‘배고프지 않으시냐’며 바나나를 사줬던 게 너무 감사했고, 서울에 있는 내내 그 고마움이 계속 그 기억에 남아있었다”며 인터뷰를 자청한 이유를 말했다. 바나나 한 개가 두 번째 인터뷰를 성사시켜 준 셈이다.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본인의 집을 공개할 의향은 없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아직은 없다’라고 말한 그는 집을 보여주게 된다면 나름의 욕심이 생겨서 막 뭔가를 세팅할 게 분명하고 그렇게 되면 가족들이 너무 피곤해할 거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Q) ‘신박한 정리’와 함께한 1년의 세월 50점 넘었으면 잘한 거 아닌가요. ‘반 이상은 성공했다’라는 생각 때문에 너무 기분 좋게 잘 마무리할 수 있었고 일에만 모든 걸 제가 투자하다 보니 1년을 2년 같이 어떨 때는 3년 같이 지낸 시간이었던 거 같아요. 좋은 분들과 좋은 기획 의도만 있으면 ‘신박한 정리’ 시즌 2, 시즌 3, 시즌 4 다 참여해야죠. (Q) 연락처 주고받을 만한 친한 연예인 연예인들이 매회 방송 끝나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해주긴 했지만, 프로그램이 완전히 끝난 다음에 전화 주신다는 게 사실 쉽지 않거든요. 오정연 씨랑 정은표씨 아내 하얀 언니 그 두 분께서 1년 동안 고생했다고 연락을 따로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Q) 가장 기억에 남는 연예인 신동씨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아무리 연예인이라고 해도 본인 집 정리를 해주는 게 고마울 수 있겠지만 사실 당사자가 돼버리면 좀 다를 수 있거든요. 그 집을 오롯이 저한테 다 맡겨야 하고 제가 또 어떻게 할 거라고 얘기를 안 하니깐 궁금하기도 불안하기도 설레기도 하죠. 근데 신동씨는 유일하게 ‘다 알아서 해주세요. 믿습니다. 저는 그냥 설렘만 가득 안고 집을 비어드리겠습니다.’라고 하셨죠. 전문가로서 누군가가 나를 전적으로 믿고 지지해주고 믿고 기다리겠다고 한다면 너무 고마운 일이죠. 그때 진짜 열심히 했던 거 같아요. (Q) 정리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연예인 집 그것도 신동씨였어요. 정말 불가능할 거 같은 집이었어요. 부족함이 많이 없는 집이었고 신동씨가 정리라든지 공간을 바꾸는 거에 대한 욕구가 지속해서 있는 분이다 보니깐. 신동씨의 부족한 20%를 채워줘야 해서 정말 더 힘들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그 공간을 드라마틱하게 변하게 하기보다 아주 디테일함에 목숨을 걸었죠. 근데 그런 제 마음을 알아주시고 크고 ‘드라마틱하게 변하지 않더라고 작은 부분 하나라도 본인 집을 위해서 이렇게 신경 쓴 게 보인다’라며 감사하다고 말씀해 주셔서 너무 좋았어요. (Q)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가 정말 좋아하고 가고 싶은 집을 몇 군데 못 가서 너무 아쉬워요. 그중 하나가 바로 BTS죠. 제가 너무 좋아하고 정말 꼭 만나고 싶어요. 저는 신박한 정리에서 같이하게 된 연예인들을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고 자부하거든요. 하지만 BTS는 노력하지 않아도 압니다. 제가 다 그들을 잘 알고 있거든요. 그들이 원하는 거, 그들이 불편한 거 다 알 수 있을 거 같아서 BTS 친구들께서 꼭 연락해주셨으면 좋겠어요. (Q) 물건 처분은 어떻게 비워내는 물건들이 많잖아요. 먼저 나눔을 할 수 있는 번개 장터로 보내져서 필요한 사람들이 적은 금액으로 살 수 있도록 해주죠. 그리고도 비워낸 물건들이 많이 남아요. 신애라 씨가 같이 하는 미혼모 단체 같은 곳에서도 오셔서 필요한 물건들을 가지고 가세요. 그러다 보면 물건이 남아있는 게 거의 없어요. 비워내는 물건이 사실 쓰레기가 아니거든요, 단지 우리 집에, 우리 식구들한테 필요 없는 물건들일뿐이거든요. (Q) 끝없이 공부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 이 말이 어떻게 비칠지 모르겠지만 저는 사실 타고난 측면이 있는 거 같아요. 공간지각능력이 남달랐다고 해야 하나. 약간의 결벽증과 강박증도 있고 아버지 영향으로 미적인 감각을 타고나다 보니까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거 같아요. 그리고 내가 가지고 있는 이 감각을 더 키우고 누군가에게 전달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미술관에 간다거나 가구를 공부한다거나 그런 식으로 공부를 많이 했어요.(Q) 마지막 회 이하늘씨 집 정리… 비포 촬영도 유쾌하게 아주 잘 진행됐다고 얘기를 들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연구하고 살펴보던 와중에 안타까운 소식이 제작진에게서 온 거죠. 너무 놀랄 수밖에 없었어요. 비우기 작업을 했다는 건 그 집을 일단 들쑤셔 놨다는 뜻이죠. 오히려 이전보다 더 흩트려 놓은 거잖아요. 그냥 그렇게 두는 것도 안 되는 상황이었고 촬영을 재개하자고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죠. 기다리고만 있었는데 오히려 이하늘씨께서 촬영하는데 조금 지장을 줬으니 집을 다시 내어주시겠다고 말씀하셨죠. 제가 매회 할 때마다 ‘정리 박사님’, ‘시트 지영’ 이런 식으로 별칭이 생기는데, 이하늘씨께서 그 공간을 보시더니 ‘당신은 정리를 한 게 아니라 이 공간을 창작했다, 공간예술가입니다’라고 해주셨어요. 너무 큰 칭찬이었고 위로가 됐고 너무 감사했었어요. 이하늘씨께 진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어요. (Q) 방송에 나오지 않았던 적도 있었는데 만약 신박한 정리에서 제가 메인이 됐으면 시청자들께서 보셨을까요. 누가 제 말에 귀를 기울였겠어요. 세 엠씨 분께서 각기 다른 방법으로 맡은 역할을 잘해주셨기 때문에 제가 가진 기술을 다 펼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저도 물론 애프터 때 말 좀 더 하고 싶고 한 개라도 더 전해주고 싶은 맘이 없진 않았죠. 근데 제가 무언가를 전달했을 때가 아니라 그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너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흐뭇해하고 공감하는 제 모습을 많은 시청자분께서 좋아해 주셨을 거라고 생각해요. (Q) 공간의 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지 허경환씨 댁을 정리한 적 있었는데 정리가 끝난 후 그분이 한 바퀴 둘러보시고 마지막에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몇 년 동안 이렇게 크게 감동하고 웃어본 적이 없는 거 같다’라고. 근데 그분의 눈빛을 봤을 때 방송용 멘트가 아닌 진심으로 느껴졌었거든요. 그분이 당장 이 공간에서 무언가를 하지 않더라도 변화된 공간 자체만으로도 위로를 받고 에너지를 받는다고 하면 이 일을 한 사람으로서 너무 보람된 일일 수밖에 없거든요. 연예인들만이 아니라 국민께서도 코로나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상황 속에서 내 공간, 내 주변을 돌아보고 공간을 조금 더 살펴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거 같아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Q) 인터뷰, 강연 등 몸이 두 개라도 모자라지 않나? 강연도 많고요. 여러 기업에서도 연락을 주시죠. 어떤 기업에선 건조기나 세탁기가 출시될 경우 그걸 잘 들여놓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겠다고 1등 상품권 ‘이지영의 공간컨설팅’이란 이름으로 경품권을 마련하기도 했죠. 대구와 서울에 손발 맞고 같은 철학을 가진 저 같은 사람이 여러 명 있어요. 많은 분이 제가 모든 컨설팅을 다 할 거로 생각하는데 아니죠. 그분들께서 각자의 역할을 잘해주고 계셔서 그렇게 바쁘진 않습니다. (Q) 가족과 서울에 함께 사는 게 오랜 꿈 고등학교 때부터 서울 올라오는 게 진짜 오래된 꿈이었거든요. 거의 20년 만에 그 꿈을 이뤘죠. 우리 가족들 다 올라오게끔 하고 싶었는데 저희 딸이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엄마의 꿈을 이룬 거 너무너무 축하해, 우리 엄마 정말 대단해. 근데 나는 서울 가는 게 꿈이 아니야. 내 친구들과 좀 더 지내고 싶어’라고요. 생각해보니깐 그건 제 꿈이었던 거죠. 그래서 그 꿈을 조금 더 미루기로 했습니다. (Q) 좋은 일도 많이 하고 있는데 지난 6월엔 한국해비타트가 추진한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환경 개선’ 프로젝트에 함께 했어요. 우리가 좋아하고 즐기는 일을 하고 있긴 하지만 그게 매번 반복되면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냥 노동이 되는 거 같아요. 우리의 도움이 절실했던 사람들에게 내 마음을 다하고 돌아오면 내가 좋아하는 일이 바로 이거였지, 라는 생각이 종종 들어요. 그래서 이런 기회를 자주 가져 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Q) 아직도 맥주잔은 못 버리는지 맥주잔을 오히려 더 모집하고 있어요. 놀러 가서 추억이 담긴 맥주잔을 사서 모으는 게 취미가 있다고 했잖아요. 근데 지금은 놀러 가지도 못하고 너무 바쁘게 지내고만 있어서 그럴 여유가 없죠. 그래서 공구에서 빈티지 맥주잔이 나오면 사서 모으고 있어요. (Q) 본인의 집 공개 시점 아직 없습니다. 정말 많은 분이 궁금해하시더라고요. 많은 매체에서 집을 공개해달라는 연락이 많이 오거든요. 그러니깐 더 공개 안 하고 싶은 거예요. 제집을 보여주게 되면 제 나름의 욕심이 생겨서 다시 막 뭔가 세팅할 게 분명한데 그러면 제 가족들이 너무 피로해할 거 같아서 공개하지 않고 있죠. (Q) 제2의 인생을 기획하는 분들에게 집에도 정리가 필요하지만, 우리 인생에도 정리가 필요한 거 같아요. 저도 제 전공을 비워냈거든요. 하지만 과거의 전공을 바탕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서 결국 이런 결과를 만들어 냈거든요. 물론 어렵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저도 어려웠거든요. 근데 한 번 마음먹어보려고 한다는 것만으로도 시작하는 거잖아요. 익숙한 거, 편안한 거를 조금 비워 보시면 좋을 거 같아요. (Q) 앞으로의 계획과 꿈 빨리 코로나가 끝났으면 좋겠어요. 이제는 집 좀 그만 돌보고 산으로 바다로 해외로 막 다녔으면 좋겠어요. 우리 집이 아닌 더 넓은 공간을 볼 수 있는 계기가 온 국민께 생겼으면 좋겠고 저는 그로 인해 해외로 진출하고 싶어요. 해외에도 분명히 저의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계실 거거든요.
  • [오늘마음읽기]자려고 누워 걱정만 키우고 있는 당신에게

    [오늘마음읽기]자려고 누워 걱정만 키우고 있는 당신에게

    <4> 진료실 밖 진료실 이야기 병원 상담 보다 약을 먼저 찾는 환자들마음 속 응어리 털어내는게 진료의 기본심적 응어리, 말이나 글로 표현하면 효과타인에 말하다 보면 객관적으로 보이기도 #편집자 주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오늘하루 마음읽기’에서는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마음속 이야기를 젊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4명이 친절하게 읽어 드립니다. 네번째 회에서는 믿을 만한 타인에게 속깊은 이야기를 털어놓는 일이 마음 건강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봅니다. 걱정과 고민을 마음 속에 담아두면 어떻게 될까요? 이광민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설명해드립니다.“속에 있는 걸 털어놓는다고 달라지는 게 있나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약보다 상담 중심으로 진료를 하다 보면 간혹 이런 질문을 듣게 됩니다. 경계하는 표정을 지으면서요. 진료실에 들어오면서 주변을 살피고, 몸은 긴장돼 있고, 빨리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대화하려고 시도하면 ‘이 의사는 약이나 빨리 주고 보내주지, 왜 자꾸 나에게 말을 하라고 하나’라는 눈빛을 보내기도 합니다. 진료에 대한 거부감일 수도 있고, 개인적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꺼려지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마음속 깊이 있는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는 건 누구에게나 어렵습니다. 비밀스러운 내용이라 부끄럽기도 하고, 웃음거리는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까지 와서 자신의 얘기를 꺼내기 곤란하다고 하니 난감하지만 언뜻 그 마음이 이해도 됩니다. ●부끄러워서, 웃음꺼리될까봐…말 못해 병키우기도 정신과 약물이 없던 시절에는 의사의 치료 방법은 대화뿐이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서양의학에서 이 대화라는 치료 방법이 생긴 것도 1800년대 후반 무렵입니다. 이전에는 정신과 질환에 대해 더 원시적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종교적 문제로 보고 마녀사냥을 하기도 하고, 마을에서 몰아내며 사회적으로 철저하게 격리시켰습니다. 그러다 산업혁명과 르네상스를 거치며 정신적 질환을 과학적으로 바라보게 됐습니다. 장 마르탱 샤르코의 최면요법이나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은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한 정신의학적 치료의 초기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면 상태에서 말하든 혹은 맑은 정신에서 말하든 방법상 차이만 있을 뿐 모두 무의식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말로 표현합니다. 지금은 정신분석 뿐 아니라 인지행동치료, 대인관계치료, 스키마치료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마음 상태를 바라보고 이야기로 풀어내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이런 치료기법들은 학술적으로는 복잡한 내용이지만 그래도 정신과 진료에서 기본은 내 마음 안에 답답한 응어리를 말로 털어 놓는 과정입니다. 마음 안에 여러 복잡한 감정과 생각은 그냥 두면 줄어들기보다는 쉽게 불어납니다. 고민이나 걱정을 안고 잠자리에 누웠을 때를 떠올려보세요. 한번 떠오른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커져 극단적 상황까지 떠올리게 됩니다. 잠을 설치는 일도 흔하죠. 이런 생각들은 털어내야 합니다. 우리는 마음 안에 모아뒀던 응어리를 말로 털어내면서 그런 감정과 생각을 정리하면서 바라보게 됩니다. 말로 풀어내도 되지만 글로 풀어내도 좋습니다. 그저 어딘가 쏟아낸다는 것만으로도 꼬리를 무는 생각의 흐름은 조금이나마 줄어듭니다. 믿고 의지할만한 누군가에게 털어놓는다면 더욱 좋습니다. 때론 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털어 놓으면서 내 마음을 조금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와의 대화 속에서 나는 상대방의 반응을 통해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내 안의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치료에서 관계가 주는 긍정적인 힘입니다. 대화라는 치료기법이 요즘과 같이 뇌과학이 발달한 시대에는 뒤쳐진 치료법이라고 느낄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최근 뇌과학에서는 대화에 바탕을 둔 정신치료가 우울증에서 약물치료만큼 효과적임을 입증했습니다. 대화 기반의 치료의 효과는 더디긴 하지만 지속기간도 길고 재발 위험도 낮춘다고 하죠. 흥미로운 건 대화치료 만으로도 우리 뇌의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는 점입니다. 우리 뇌는 환경의 다양한 자극에 따라 그 상황에 적응하며 뇌 신경망의 변화가 일어납니다. 이를 뇌의 가소성이라고 부르는데 대화 기반 치료는 우리 뇌에서 트라우마 등 부정적 감정을 일으키는 편도체와 생각 및 이해를 담당하는 전두엽 사이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그 밖에도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적응을 위한 우뇌의 기능을 강화하거나 사회적 공감을 나타내는 거울뉴런의 기능을 활성화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보니 우리 삶에서 내 마음을 말로 털어 놓은 걸 고리타분한 상담이라 치부할 수 없는 셈입니다. ●친구이든, 가족이든, 스승이든… 나만의 ‘대나무숲’이 필요하다 내 마음을 털어 놓는 것이 왜 중요한지 알려주는 옛날이야기가 있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얘기입니다. 커다란 귀 탓에 고민하던 임금님이 모자 장수를 불러 귀를 감춰줄 모자를 만들어 달라고 시킵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귀에 대해 절대 말해서는 안 되며 소문을 내면 가족까지 모두 죽이겠다고 협박하죠. 임금님이 만족할만한 모자를 만드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문제는 이후에 생깁니다. 커다란 고민을 안은 채 살아가던 모자장수는 결국 큰 병을 얻습니다. 마음의 부담이 몸의 병으로 옮겨간 셈입니다.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 모자장수는 고민 끝에 마을 뒷산에 대나무 숲으로 가서 큰소리로 외치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요. 다들 알고 계신 이 이야기를 다시 하는 이유는 이후에 이 모자장수의 병이 씻은 듯 낫기 때문입니다. 마음 안에 담긴 응어리는 결국 마음과 몸에 병을 만들지만 그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치료 효과가 있습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만 전래된 건 아니라고 합니다. 비슷한 이야기가 그리스 로마 신화나 중앙아시아에도 있다고 해요. 아마 신라시대 때 실크로드를 통해 중동과 직접 교역을 하던 중 흘러 들어왔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역만리를 건너 비슷한 이야기에서는 우리의 대나무 숲이 우물로 바뀌어 있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내 마음 속 무거운 이야기를 털어 놓을 대상이 필요합니다. 이런 대상은 가족일 수도 있고 스승일 수도 있고 친구일 수도 있습니다. 나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진심으로 이해해주고 공감할 수 있는 누군가라면 됩니다. 때로는 정신건강 전문가와의 상담도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삶에는 전래동화 속 대나무 숲이나 우물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그 누군가가 있으신가요? 이광민 전문의는 마인드랩공간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삶의 실체적 방향을 찾아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게 좋아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됐다. 오랫동안 임상에서 청소년과 청년, 암환자의 정신건강 문제를 챙겨왔다.
  • 어린이 공연, 창작진·배우에겐 어떤 의미일까

    어린이 공연, 창작진·배우에겐 어떤 의미일까

    여름방학을 앞두고 본격적인 어린이 공연 시즌이 돌아왔다.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으로 모두가 마음을 졸여야 하는 상황이지만 무대가 열리는 순간만큼은 한마음으로 즐거움을 나눈다. 특히 창작진과 배우들은 어느 때보다 관객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애틋한 마음으로 관객을 맞고 있다. 이들에게 어린이 관객들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창작진과 배우들은 “어린이들도 어른과 똑같은 관객”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한다. 작품으로 교감하는 것은 여느 공연과 다르지 않다. 연령별로 눈높이에 맞게 이야기 전달 방식을 고민하는 정교한 예술장르다. 지난 1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어린이 가족 페스티벌이 막을 올렸다. 이 페스티벌에서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자유소극장 무대를 장식하는 ‘하얀산’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꾸려진 공립인형극단인 춘천시립인형극단의 창단작이다. 조현산 예술감독은 “아이들 발달단계에 맞는 연극적 문법을 고민하는 것 외에 공연을 만드는 과정은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린이들은 편견이 없어 직관적으로 시각적 이미지를 받아들이는 게 남다르다”면서 “인형의 질감과 크기, 표정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면 공연장에서 아이들이 각자 상상력으로 여백을 채우는 것이 묘미”라고 부연했다.인형극 ‘세 친구’(7월 28~29일 서울 유니플렉스)로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에 참여하는 인형극연구소 인스 신인선 대표도 이런 이유로 인형극에 빠져들어 인형 제작 과정을 배워 극단을 꾸렸다. “표정이 다양하지 않은 인형들을 관객마다 다르게 읽고 해석한다”면서 “어린이들이 낯선 공연장에서 인형 친구들과 마음껏 놀 수 있도록 공연 시작 전 분위기를 편안하게 하는 데 더욱 정성을 들인다”고 말했다. “‘재능보다는 인성이 중요하다’고 할 만큼 인형과 어린이에게 집중할 수 있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배우들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보탰다.오는 24~25일 광주 ACC 어린이극장과 온라인(7월 30일~8월 1일)에서 선보이는 넌버벌 공연 ‘네네네’는 세 배우가 높낮이만 다른 ‘네’라는 대사와 함께 여러 모양을 이으며 다채로운 움직임을 펼친다. 김민정 연출은 “다양한 직관으로 세상을 읽고 반응하는 아이들 세계와 닮았다”면서 “평소 아이들의 넓은 세계를 이해하고 원형의 감각들을 떠올리기 위해 그림책을 많이 읽는다”며 나름의 노력을 전했다. 27년째 어린이 작품에만 몸담은 성경철 배우도 “아이들이 ‘네네네’ 숲에서 기대하고 흥미를 발견하는 지점들이 모두 달라서 재미있다”면서 “늘 아이들을 관찰하고 즉흥적인 이미지를 떠올려 움직여 보는 등 호기심 많은 몸으로 단련시키려고 하다 보니 나이보다 훨씬 젊게 지내는 것 같다”며 웃었다. 원래 40분 공연 이후 10분간 예술놀이 시간을 계획했지만 아직 한 번도 아이들과 가까이 하지 못했다. 성 배우는 “대신 눈빛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놀이를 나누고 있다”고 덧붙였다.인기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도 2019년 이후 2년 만에 네 번째 시즌 ‘비명동산의 초대장’으로 어린이들을 15일부터 만나고 있다. 구하리 역의 정은빈 배우는 “어린이들이 보고 온 만화 캐릭터와 비슷해야 하니 말투와 목소리, 감정 표현을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한다”면서 “만화 속 하리와 똑같다는 반응을 들으면 정말 뿌듯하고 즐겁다”고 했다. 남민과 도플갱어 역의 우서라 배우는 “어린이극의 가장 큰 장점은 해피엔딩으로 모두가 따뜻한 마음을 안고 돌아갈 수 있는 게 큰 보람이고 무엇보다 무대를 향해 눈을 반짝여 주는 친구들을 볼 때마다 제 삶이 빛나고 있다고 느낀다”며 의미를 담았다. 올해는 객석 인사를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전하면서도 두 배우는 “이번에도 무섭고 짜릿한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며 기대를 높였다.
  • “부당함을 참지 않는 이 시대 모두가 MZ세대”

    “부당함을 참지 않는 이 시대 모두가 MZ세대”

    햇빛에 그을린 피부와 단호한 눈빛, 머리에는 붉은 띠…. 지난 5일 서울 LG전자 강남 R&D센터 인근에서 만난 유준환(30)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동조합 위원장은 그동안 우리가 봐 왔던 전형적인 노조위원장의 모습과는 차이가 있었다. MZ세대에 속하는 91년생이고 입사한 지 이제 만 3년이 됐다고 한다. 말끔한 대기업 사회초년생으로만 보여 실례를 무릅쓰고 질문했다. LG전자에는 기존 노조도 있고, 대기업이라 상대적으로 처우도 좋은데 굳이 왜 별도의 노조를 만들었느냐고. “배부른 소리라고도 하지만 회사가 막대한 이익을 내면 그 돈을 쌓아 놓을 게 아니라 고생한 직원들과도 더 많이 나눠야죠.” 유 위원장은 연초 회사의 한 팀장이 후배들의 연봉과 관련해 직접 임원들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모습을 보며 노조 설립을 결심했다고 한다. 회사에서는 인사평가를 절대평가로 진행한다면서도 한 팀에 A를 받은 사람이 몰리면 다른 팀 A보다 낮은 임금인상률을 적용하는데 이는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당시 그 팀장은 임원들에게 전화를 돌려서 “전체적으로 조직원들이 열심히 했고 성과가 좋아서 고가가 A와 B에 몰렸는데 그로 인해 임금 인상 폭이 (다른 팀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나온 것은 문제”라고 호소했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유 위원장은 “대학 때 학생회 활동조차 해 본 적이 없지만 당시 팀장이 용기를 내는 것을 보고 느낀 게 많았다”면서 “나는 당장 짤리더라도 부양할 자녀나 가정이 있는 것도 아니니 ‘이왕 할 거면 내가 하자’며 시작했다”고 말했다. LG전자 사무직 노조는 집행부가 모두 30대다. MZ세대답게 직장인들의 익명게시판인 블라인드에 ‘잔다르크’란 아이디로 사무직 노조 결성을 위한 의견을 물은 뒤 구글 설문 플랫폼을 통해 가입 수요를 조사하는 등 온라인을 적극 이용했다. 그렇게 지난 2월 사무직 노조가 탄생했고 현재 가입자는 전체(2만 7000여명)의 13% 수준인 3500여명이다. ‘MZ세대의 반란’이란 평가에 대해 유 위원장은 “MZ세대가 당장의 성과급만 중시한다는 시선도 있지만 그저 내가 일한 것을 정당하게 보상받길 원하는 것일 뿐”이라며 “시대 자체가 변하고 있다”고 답했다. “부당한 일을 당하면 이것을 참지 않고 블라인드나 카카오톡으로 퍼트리고,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는 등 MZ세대가 주로 이렇다고들 하는데 요즘은 나이 구분 없이 점점 더 이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 모두를 MZ세대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91년생 LG전자 노조위원장 “MZ여서 나섰다구요? 시대의 열망이죠.”

    91년생 LG전자 노조위원장 “MZ여서 나섰다구요? 시대의 열망이죠.”

    노조위원장이라고 하면 흔히들 떠올리는 인상이 있다. 나이는 40~50대이고, 햇빛에 그을린 피부와 단호한 눈빛. 그리고 조끼를 입은 채 머리에는 붉은 띠를 두르고 불끈 쥔 주먹을 구호에 맞춰 위아래 반복적으로 흔드는 모습. 지난 5일 서울 LG전자 강남 R&D센터 인근에서 만난 유준환(30)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동조합 위원장은 여태까지 우리가 겪어왔던 노조위원장의 모습과는 차이가 있었다.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에 속하는 91년생이고 입사한 지 이제 만으로 3년이 됐다고 한다. 말끔한 대기업 사회초년생으로만 보여 실례를 무릅쓰고 질문했다. LG전자에는 기존 노조도 있고, 대기업이라 상대적으로 처우도 좋은데 굳이 왜 총대를 메고 별도의 노조를 만들었느냐고. “배부른 소리라고도 하지만 회사가 막대한 이익을 내면 그 돈을 쌓아 놓을 게 아니라 고생한 직원들과도 더 많이 나눠야죠. 노동자들이 바보 취급을 받으니깐 누군가는 나서야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유 위원장은 연초 회사의 한 팀장이 후배들의 연봉과 관련해 직접 임원들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모습을 보며 노조 설립을 결심했다고 한다. 회사에서는 인사평가를 절대평가로 진행한다면서도 한 팀에 A를 받은 사람이 몰리면 다른 팀 A보다 낮은 임금인상률을 적용하는데 이는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당시 그 팀장은 임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전체적으로 조직원들이 열심히 했고 성과가 좋아서 고가가 A와 B에 몰렸는데 그로 인해 임금 인상 폭이 (다른 팀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나온 것은 문제’라는 취지로 호소했다는 것이다. LG전자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유 위원장은 “대학 때 학생회 활동조차 해 본 적이 없지만 당시 팀장이 용기를 내는 것을 보고 느낀 게 많았다”면서 “나는 당장 짤리더라도 부양할 자녀나 가정이 있는 것도 아니니 ‘이왕 할 거면 내가 하자’며 시작했다”고 말했다. LG전자 사무직 노조는 집행부가 모두 30대다. MZ세대답게 직장인들의 익명게시판인 블라인드에 ‘잔다르크’란 아이디로 사무직 노조 결성을 위한 의견을 물은 뒤 구글 설문 플랫폼을 통해 가입 수요를 조사하는 등 온라인을 적극 이용했다. 그렇게 지난 2월 사무직 노조가 탄생했고 현재 가입자는 전체(2만 7000여명)의 13% 수준인 3500여명이다.‘MZ세대의 반란’이란 평가에 대해 유 위원장은 복잡한 표정을 지으며 “MZ세대라고 불리는 이들이 거침없이 자기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태어난 연도에 따라서 MZ세대라고 나누는 것은 구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MZ세대가 당장의 성과급만 중시한다는 시선도 있지만 그저 내가 일한 것을 정당하게 보상받길 원하는 것일 뿐”이라며 “시대 자체가 변하고 있다”고 답했다. “부당한 일을 당하면 이것을 참지 않고 블라인드나 카카오톡으로 퍼트리고,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는 등 MZ세대가 주로 이렇다고들 하는데 요즘은 나이 구분 없이 점점 더 이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 모두를 MZ세대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 모두 회사다니며 힘든 것들이 있잖아요. 이제는 불합리합리한 것을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세대가 됐음 좋겠네요.”
  • [여기는 호주] “공포스럽고 혐오”…코로나 백신 접종 권장 공익광고 논란

    [여기는 호주] “공포스럽고 혐오”…코로나 백신 접종 권장 공익광고 논란

    호주 시드니가 코로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락다운(봉쇄) 3주차를 맞이하는 가운데 백신 접종을 권장하는 정부의 공익광고가 지나지게 공포스럽고 혐오감을 준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호주 9뉴스등 현지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해당 공익 광고는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시간을 기해 시드니 지역 TV,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유튜브 등에 공개됐다. 해당 광고는 '다음 영상은 코로나19 질환의 심각성을 표현하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불쾌함을 유발할 수 있으니 시청자들의 신중함을 요한다'는 경고 문구로 시작한다. 영상은 코로나19 중증 환자로 보이는 여성이 산소 호흡기를 한 채로 병원 침상에 누워있다. 해당 환자는 산소 호흡기를 하고 있음에도 호흡이 무척 힘든 듯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가쁜 숨을 몰아 쉬는데 영상에는 환자의 고통스런 호흡소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리고 고통스러워 하는 여성의 숨소리가 서서히 잦아지면서 그녀의 눈이 시청자들을 향한다. 마치 ‘당신도 나처럼 코로나에 걸릴 수 있다’고 눈빛으로 말하는 듯하다. 그리고 '코로나는 누구에게나 감염된다. 집에 머물러라, 검사를 하라, 그리고 백신 접종을 예약하라'라는 문구가 이어지며 영상은 끝이 난다. 11일 폴 켈리 호주 연방 수석의료관은 해당 광고를 소개하며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하다 보니 시각적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SNS에는 해당 광고를 언급하며 '백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찬성의 글들이 올라왔다. 그러나 광고가 공개된 지 하루가 지난 12일 일부 시청자들은 "공익성보다는 공포와 혐오만을 조장한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데일리메일 호주판은 '해당 광고가 백신 접종 권장에 효과적인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응답자의 70%가 '대중의 불안감 만을 조성한다'고 답했으며, 30% 만이 '논점을 잘 전달한다'고 답했다. 한편 국경 봉쇄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코로나 청정국으로 불린 호주는 지역 확진자가 없는 날이 이어지고, 국경봉쇄로 해외여행이 금지되면서 시민들은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았다. 여기에 백신 부작용의 두려움이 더해지고 정부도 백신 확보에 느긋함을 보이다가 결국 이런 이유들이 독이 되어 호주 백신 접종률은 우리나라보다도 낮은 9.03%에 불과하다. 그러나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호주정부는 다각적으로 백신확보에 나섰고, 국민들에게도 백신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백신 접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이다. 11일 현재 호주 총인구 2579만 명중 코로나 확진자수는 3만1216명, 사망자는 911명이며, 11일 하루 확진자 수는 113명이었다. 호주 백신 접종율은 최소 1회 접종율이 26.64%이며 2차 완전 접종율은 9.03%에 머물고 있다. 
  • ‘일침’ 이언주 “쥴리면 어때서? 영부인 직업이 따로 있나…찌질해”

    ‘일침’ 이언주 “쥴리면 어때서? 영부인 직업이 따로 있나…찌질해”

    이언주 “대한민국 신분제 사회 아냐” “쥴리 여부가 대통령 가족 자격요건인가”“풍문에 키득대고 음험한 눈빛, 낯뜨겁다”“찌질한 공방…남자 유흥은 눈 감아도여자 과거는 들추는 추악한 이중성”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인 김건희씨의 이른바 ‘쥴리’ 의혹을 두고 “대통령 부인의 자격이 되는 직업이 따로 있었느냐”고 반문한 뒤 “남자의 유흥은 눈 감아도, 여자의 과거는 들추는 사회의 추악한 이중성을 엿보는 듯해 불편하다”고 비판했다. ‘쥴리’는 일명 지라시 형태로 도는 ‘윤석열 X파일’에서 김씨가 강남 유흥업소에서 일할 당시 접대부로 사용했던 예명으로 거론되는 이름이다. “재산 없고 직업 없어도 국민이 뽑으면대통령·영부인 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이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대한민국은 신분제 사회가 아니다”라면서 “일자무식한 자라도, 재산이 한 푼도 없어도, 그럴싸한 직업이 없어도, 주권자인 국민이 선출하면 대통령도 되고 영부인도 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쥴리였으면 어떻고 아니면 어떠한가”라면서 “그것이 방송에서 공인들이 왈가왈부할 대통령 가족의 자격 요건이라도 되느냐”고 되물었다. 이 전 의원은 “공적 검증과 하등 무관한 풍문을 키득거리며 공유하고, 음험한 눈빛을 교환하며 즐기기까지 하는 행태가 낯 뜨겁다”고 일갈했다.김건희씨 ‘쥴리’ 반박 인터뷰 논란에“오죽 답답했으면 인터뷰 자처했겠나” 김씨 “쥴리? 기가 막힌다…해야할 이유 없다” 이어 200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 전날 당시 민주당 인사들이 ‘새천년 NHK 룸가라오케’에서 술자리를 가진 사실이 드러났던 점을 거론하며 “나는 대통령이 될 수 있어도, 그 여성들은 영부인이 될 수 없단다”라고 비꼬았다.며 그러면서 “아내의 과거에 대한 공방이라니, 이 무슨 찌질한 공방이냐”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쥴리’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김씨의 언론 인터뷰에 대해서는 “오죽 답답했으면 스스로 인터뷰를 자처했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1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제가 쥴리니, 어디 호텔에 호스티스니, 별 얘기 다 나오는데 기가 막힌 얘기다”라면서 “쥴리를 하고 싶어도 공부하고 사업하느라 할 시간이 없다”고 친여 성향의 각종 매체가 제기한 ‘강남 룸살롱 출신설’, ‘유부남 검사와 동거설’ 등을 일축했다. 김씨는 “저는 원래 좀 남자 같고 털털한 스타일이고, 오히려 일 중독인 사람”이라면서 “저는 쥴리를 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사람으로 결국 진실은 드러날 것”이라고 반박했다.추미애 “김건희 불법여부 답해야”“쥴리 들어봤다…가족 다 깨끗해야”이낙연 “대통령 가족은 국가의 얼굴”“위법 여부는 엄중한 검증 필요” 정청래 “쥴리는 생각하지 마! 쥴리 찾아 삼천리 떠돌 것”홍준표 “쥴리 스캔들, 정치적 치명상” 앞서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부인 김씨는 일반 시민이라기 보다는 공인에 가깝다며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추 전 장관은 ‘결혼 전 일로 남편인 윤 전 총장이 책임지는 건 심하지 않나’라는 질문에 “일단 공적 무대에 등장을 하는 순간 그냥 보통 사람의 부인 프라이버시하고 다르다”라면서 “당선 된다면 대통령 부인이 되며 일정한 공적 역할을 수행한다. 재산형성 과정 등을 묻겠다는 것으로 거기에 있었던 불법여부, 학사업무 방해여부, 이런 것들에 대해선 답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달 30일 라디오 방송에서 ‘쥴리’와 관련해 “들어봤다”면서 “대선후보는 본인만이 아니라 가족, 주변 친인척, 친구관계 등이 다 깨끗해야 된다”고 공격했다. 또다른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전날 김씨 관련 논란에 대해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 대통령 가족은 국가의 얼굴”이라면서 “대통령 가족도 사생활은 보호해야 옳지만, 위법 여부에 대해선 엄중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SNS인 페이스북에 김씨의 ‘쥴리’ 반박 인터뷰에 대해 “자충수로, 사람들은 앞으로 쥴리 찾아 삼천리를 떠돌 것”이라면서 “쥴리는 생각하지마!”라고 평가절하했다. 또 “윤석열씨 부인이 쥴리를 언급한 것은 대응책 치고 하책 중의 하책이 될 것”이라고 깎아내린 뒤 “윤석열은 별거 없다. 결국 윤서방은 장모님께 폐만 끼치게 될 것 같다”고 비꼬았다.국민의힘 대선주자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김씨의 인터뷰에 대해 “치명적 실수”라면서 “SNS나 옐로페이퍼나 이런 데서나 거론될 문제가 정식으로 지면에 활자화되고 거론돼 버렸으니 상당히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 의원은 지난 7일에도 SNS에 “지금 한국의 대선후보 1, 2위가 모두 무상연애 스캔들(이재명), 쥴리 스캔들(윤석열)에 묶여 있다”면서 “프리섹스 천국으로 알려진 미국도 이런 스캔들은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는다”고 혹평했다. 이와 관련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추 전 장관 등을 겨냥해 “이렇게까지 정치를 저질로 만들어야 하느냐”면서 “성적인 의혹 제기로 여성을 공격하다니 경악스럽다”고 비판했다. 강 대표는 “대선 후보 배우자의 과거 직업이 어쨌다느니, 예명이 뭐였다느니, 과거 누구와 관계가 있었다느니 하는 식의 이야기를 시민들이 대체 왜 들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 [사설] “통일부 폐지” 주장한 이준석, 성과주의 발상 우려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그제 페이스북에서 “성과와 업무 영역이 없는 조직이 관성에 의해 수십 년간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 공공과 정부의 방만이고 혈세 낭비”라며 통일부 폐지를 주장했다. 그는 “통일부를 둔다고 통일에 특별히 다가가지도 않는다”면서 “차기 정부에서 정부조직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앞서 여성가족부 폐지도 주장했다. 이 대표의 이 주장은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즉각 반박이 나왔다. 대외협력위원장을 맡은 4선의 권영세 의원은 페이스북에 “국정은 수학이 아니다. 쓸데없이 반통일 세력의 오명을 뒤집어쓸 필요 없다”며 “통일부는 존치돼야 한다”고 역풍 차단에 나섰다. 권 의원은 “우리가 집권해서 제대로 하면 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집권하던 박근혜 정부에서 “통일은 대박”을 강조했던 점을 감안하면 통일부 폐지 주장이 너무 즉흥적이지 않은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일각에서는 여가부 폐지 주장으로 곤란한 이 대표가 비판을 희석시키고자 애먼 통일부까지 물고 늘어졌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여가부에 이어 통일부를 거론하며 “성과를 내지 못하면 그 부처는 없어져야 한다”고 한 말은 작심 발언으로 보인다. 그런 차원에서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듯한 30대의 제1야당 대표가 특정 부처에 대해 일도양단식 판단을 거듭 소셜미디어에 게시하고 주장하는 것은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을 연상시킬 뿐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통일부는 분단된 남북의 통일된 미래를 준비하면서 남북 대화·교류·협력에 관한 정책을 수립하고, 대국민 통일 관련 교육을 관장하는 일을 하기 위해 박정희 정부가 1969년 3월 신설한 부처다. 당시에는 국토통일원이었다. 최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대화가 중지되는 등으로 남북 관계가 영향을 받아 수년째 교착상태다. 성과가 미미할 수밖에 없는데, 성과가 없으니 폐지하자고 주장한다면 단견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효율을 최선으로 삼는 기업이 아니다. 이 대표가 굳이 통일부와 여가부를 폐지하겠다면 당내 반론을 탕평해 대선 공약 등으로 제시하길 바란다.
  • 이준석 “대선 버스 정시출발해야...8월말 시점 매우 합리적”

    이준석 “대선 버스 정시출발해야...8월말 시점 매우 합리적”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대선후보 경선 일정에 대해 “대선 버스는 정시출발해야 한다”며 “8월 말이라는 시점이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7일 이 대표는 대구삼성창조캠퍼스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된 대구지역 언론인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야권 대선 후보들이 모두 당내 경선에 참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안철수 대표와 윤석열 전 총장, 두 분 다 문재인 정부에 맞서 정권교체를 이루는 야권 빅텐트 일원이 되겠다는 의지를 계속 표출하고 있다”며 “매우 큰 빅텐트를 함께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경선 룰에 대해서는 “가장 민감한 것은 당원과 민심 반영비율”이라며 “당헌·당규상 당심 50% 민심 50%인데, 당 밖에 있는 분들도 참여하는 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고 했다. 이어 “대선주자들이 다 모였을 때 합의에 이르는 지점이 있다고 한다면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변경이 가능하다”고 했다.취임 한 달을 4일 앞둔 이 대표는 본인에 대한 평가에 대해 “당대표에게 요구되는 자질은 여러 개이지만 전체적으로 낙제점은 안 받고 있다는 생각”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당 지지율이 어느 정도 안정된 수준에 도달했고 젊은 세대들의 입당 의지도 높다”며 “제3지대론이 나오는 상황이 아닌 점에서 봤을 때 대선 플랫폼으로서 당이 잘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 대표는 여권의 유력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표는 최근 대구·경북 지지세를 넓히려는 이 지사의 행보에 대해 “대구와 경북의 지역민들이 지금은 기대 어린 눈빛을 보내고 있을지는 모르나, 예(禮)와 보수적 관점을 중시하는 안동지역 주민들이 매우 냉정한 평가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80세 신체 가진 10세 소녀…꿈이었던 전시 앞두고 사망[월드픽]

    80세 신체 가진 10세 소녀…꿈이었던 전시 앞두고 사망[월드픽]

    우크라이나 출신의 10세 소녀가 꿈이었던 프랑스 전시회를 앞두고 숨졌다. 소아 조로증으로 80세 신체를 가졌던 이리나(Iryna Khimich)는 미국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 자신이 그린 작품으로 모금 활동을 벌였지만, 끝내 눈을 감았다. 5일 영국 미러·데일리메일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이리나의 어머니 디나(39)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이리나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디나는 “이리나의 심장이 멎었습니다. 이번에는 딸을 구할 수 없었습니다”라고 적었다. 이리나의 어머니는 지난해 “딸이 살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치료로 인해 연약한 몸이 어떻게 반응할지 두렵지만 부디 건강하기를 바랄 뿐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하느님의 감사함을 느낀다”라며 투병 일기를 써왔다. 이리나는 생전 직접 그린 그림으로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영감을 줬다. 꿈이었던 프랑스 전시도 열릴 예정이었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다. 조로증을 앓는 어린이의 평균 사망 연령은 13세. 치료비 모금을 도운 우크라이나 사업가는 “이리나는 천국에 갔다. 연약하고 재능있는 소녀는 조로증으로 10년 동안 용감하게 고군분투했다. 그녀는 세상을 생생하게 보았고, 그림에 모든 것을 표현했다. 행복한 눈빛과 수줍은 미소를 기억한다. 그녀의 작품을 보여줄 수 있어 기쁘다”라며 애도를 표했다.치료법 없는 희귀질환 ‘조로증’ 조로증은 길포드증후군(Gilford Syndrome)이라고도 한다. 몸이 작고 치모가 없으며, 피부에는 주름이 많고 흰털이 많아서 외관이나 행동은 노인같이 보인다. 거의가 선천적인 내분비계, 특히 부신피질 ·뇌하수체전엽의 발육부전 때문이라고 한다. 생후 첫 2년에 시작하여 빠르게 노화가 진행된다. 심장 질환이나 뇌졸중이 궁극적인 사망 원인이다. 조로증 아동의 평균 기대 수명은 약 13 년이지만 일부는 최대 20년까지 살 수 있다. 현재 조로증에 대한 뚜렷한 치료법은 없다.
  • ‘님’은 떠났지만… 크고 고요한 외침은 아직도 요동칩니다

    ‘님’은 떠났지만… 크고 고요한 외침은 아직도 요동칩니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으로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중략)/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한용운 시, ‘님의 침묵’)충남 홍성군에 있는 만해 한용운 생가지 지척, 결성면 성곡리 ‘결성향교’(유사 이현조)에서는 만해문예학교가 한창이었다. 교장인 이정록 시인이 때마침 한용운의 시 ‘님의 沈默(침묵)’ 깊이 읽기 수업을 진행 중이었다. 뒤늦게 찾아가 맨 뒷자리에 앉아 수업을 청강했다. “만해의 시는 안개처럼 두툼하고 아름답습니다. 움직임으로 본다면 안개보다는 는개죠. 읽는 이에 따라 깊이와 넓이가 달라지죠. 깨달음의 높낮이와 미학적 감수성과 정신의 높이와 사랑의 갈증에 따라 한없이 요동칩니다.”안개와 는개의 차이에 대해 좌중에 있는 사람들과 한참을 이야기하던 중에 누군가 날카롭게 질문을 던졌다. 다른 시에도 ‘님’이 많이 나오는데 그 시마다 ‘님’이 상징하는 게 다 다르냐는 질문이었다. 만해문예학교 교장답게 이 시인은 막힘 없이 대답해 나갔다. 1920년대 최남선의 ‘님’은 이 나라에 필요한 사람, 우리의 기림을 받을 사람이다. 개인적인 ‘임’이 아니라 사회적인 ‘임’이다. 이광수의 ‘님’은 조국의 강토, 곧 산에까지 확대된다. 김소월의 ‘임’은 이념의 ‘임’을 현실의 ‘임’ 곁에 앉히고 조국의 상실을 ‘임’의 여윔으로, ‘오는 봄’을 ‘임’과의 재회의 날로 형상화한다. 한용운의 ‘님’은 현실의 ‘임’과 이념의 ‘임’뿐만 아니라 지향의 ‘임’까지 같은 궤에 놓고 있다. 이 시인은 이를 두고 “임의 완성”이라고 했다. “한용운의 시는 ‘님의 沈默’ 속 ‘님’처럼 중층적이고 복합적이죠. 게다가 아름다운 비유와 상징이 차고 넘치죠.” 중층적이고 복합적이며 아름다운 비유와 상징이 차고 넘치는 시를 쓴 사람, 만해 한용운은 누구인가. 그리고 이들은 왜 이곳에 모여 ‘만해’의 시와 삶을 이야기하고 있는가.한용운은 1879년 결성면 교촌리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청주이며 자(字)는 정옥(貞玉), 속명은 유천(裕天), 법명(法名)은 용운(龍雲), 법호(法號)는 만해이다. 어려서부터 한학을 공부했고, 아버지로부터 의인들의 기개와 사상을 전해 듣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 동학농민운동과 홍주에서 전개된 의병운동을 목격하면서 더 이상 속세에 머물 수 없다는 생각에 출가를 결심했다. 둘째 아이를 낳은 아내의 미역을 사러 나간 길이었다. 1905년에 백담사에서 수계를 받았으며 1913년에는 ‘조선불교유신론’을 발행해 불교개혁을 주장했다. 월간지 ‘유심’을 냈고, 1919년 3·1운동 때 민족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 경성 명월관 지점 태화관에서 독립선언서의 ‘공약 3장’을 추가 보완했다.독립선언서를 낭독한 후 일본 경찰에 체포돼 3년 형을 언도받았다. 변호사와 사식, 보석을 거부해 옥중투쟁 3대 원칙을 실천했다. ‘조선독립에 대한 감상’이라는 글에서 조선 독립의 정당성을 설파하기도 했다. 1921년 가출옥을 했다. 불교의 사회화를 위해 ‘법보회’를 창간했으며 조선불교청년회 초대 총대에 추대되기도 했다. 1925년에는 독립의 희망과 민족정신을 담은 시집 ‘님의 침묵’을 출간했다. 신간회의 발기인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조선불교청년회를 필두로 일제에 맞선 불교 대중화에 노력했다. 다수의 논설과 시, 미발표된 장편소설 ‘죽음’을 창작했으며 조선일보에 장편소설 ‘흑풍’을 연재하기도 했다. 1936년 조선일보가 폐간되면서 연재는 중단됐다. 이후 여러 수필과 시, 논설 등에서 조선 독립과 불교의 자정 및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글들을 실었다. 서울 성북동 심우장에서 불교의 혁신 운동과 작품활동으로 여생을 보내다 1944년 6월 29일 입적했다. 미아리 화장장에서 다비 후 망우리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속세의 나이 66세였고 법랍(승계의 나이) 39세였다. 1962년 대한민국 건국공로훈장이 수여됐고 1985년 홍성에 만해 동상이 건립됐다. 1992년에는 만해 한용운 생가가 복원됐고, 이후 생가 내 사당인 만해사가 준공됐다. 2007년에는 만해문학체험관이 개관했다.2014년에 만해문학체험관에서 ‘만해문예학교’를 개교해 지금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후 결성향교로 자리를 옮긴 뒤에 더 많은 지역 주민들에게 문예학교의 정문을 개방했다. 대다수의 문인들이 문예학교 강사로 다녀갔으며 교장인 이 시인은 지역의 뜻있는 주민들에게 만해의 시와 삶, 자작시 쓰기 등을 강의하고 있다. 이 시인은 만해 한용운에 대한 경외의 표현으로 2016년에 열린 제2회 한용운 문학캠프에서 ‘만해아리랑’(작곡 백창우·노래 박애리)을 편사해 발표했다. 또 문예학교의 이름으로 만해 생가를 방문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만해 동시 그림책’과 ‘만해 동화 그림책’을 1000권씩 발간해 배부하기도 했다. ‘님의 침묵’의 ‘님’에 관해 한참을 설명하던 시인에게 다시 누군가 손을 들었다. 지금 이 시대에 왜 하필 ‘만해’인지, 그리고 우리는 ‘만해의 시’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마지막으로 시인은 혹시 ‘만해’의 시에 영향을 받았는가 하는 긴 질문이었다. 이 시인은 그것의 대답을 직접적으로 말하는 대신 만해의 삶을 먼저 되짚었다. 평화와 자유와 생명 존중의 사상을 설파했고, 지조와 충절을 지향점으로 삼은 그의 생이었다. “자신의 삶으로는 답을 보여 주고 시로는 삶의 질문법을 가르쳐 줍니다. 그의 답을 살아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질문을 잃지 않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만해의 시를 읽어야 합니다. 어려운 시는 건너뛰고 맘에 드는 시를 먼저 읽었으면 좋겠어요.”만해의 시는 연애의 감정에서 종교적 진리까지 포괄하는 중층적인 두께를 지녔으며, 겨레에 대한 깊은 사랑과 실천, 종교적 진리 탐구가 현실의 불의와 어떻게 싸워야 하는가 하는 실천적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도 했다. 사랑과 평화와 생명 존중의 드높임, 문학적 기교와 수사법까지 만해의 시는 1925년 대한민국 시단에 기적과도 같은 선물이었다며 그의 시와 삶을 에둘렀다. 만해의 시에 당연히 영향을 받았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고도 말했다. 만해의 시를 읽고 자란, 그리해 만해의 다음을 잇는 시인으로 평가되는 문예학교 교장의 답이었다. 만해문학체험관과 생가지를 둘러보면 ‘왜 만해인가’라는 질문에서 ‘그래서 만해였구나’로 생각이 바뀌게 된다. 치열하고 엄중하게 역사 의식을 고취하고 민족의 선각자로 많은 이들의 눈을 뜨게 했던 이의 삶이 아직도 우리에게 빛을 인도하는 중임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가지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결성향교의 만해문예학교는 매달 문을 연다. 그리고 그 학교의 수업 맨 마지막에는 만해문학생가지를 둘러보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시와 삶 그리고 지조와 충절이 하나였던 만해가 오롯이 아직도 그곳에서 형형한 눈빛으로 시를 쓰고 있는 곳, 한용운 선생 생가지다.그리해 한 번쯤은 그곳에 들러 ‘침묵’과 ‘님’에 관해 떠올려 볼 일이다. 잠시 왔다 숨을 누이고 떠나가는 나룻배 위의 행인이 될지라도, 만해의 자장 안에 머물러 본 시간만으로도 그다음의 삶을 살아가는 데 지침이 될 수 있으니, 침묵 속에서도 큰 소리의 무엇을 떠올릴 수 있으니. 그것이 바로 문학의 힘, 충절과 기개의 현현 아닐까. 소설가 이은선
  • 멜로 꽝? 멜로 짱! 변신 퀸… 걸크러시 김서형

    멜로 꽝? 멜로 짱! 변신 퀸… 걸크러시 김서형

    ‘SKY캐슬’의 입시 코디네이터 ‘쓰앵님’, ‘아무도 모른다’ 속 살인범을 쫓는 형사, 영화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의 기억을 잃은 교감에 이어 ‘마인’의 재벌가 ‘서열 1위’까지, 김서형은 작품마다 강렬한 색깔과 캐릭터로 ‘걸크러시’를 불러일으키는 대표적인 배우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맡아 온 역할은 세련되고 강한데 실제 저는 정말 투박하다”고 했다. 슬리퍼를 신고 동네 카페와 편의점을 편하게 오가는 “TV와 현실의 차이가 큰 사람”이라는 소개다. 현실에서는 털털하고 유머 감각이 넘치지만 그는 지난달 27일 종영한 tvN ‘마인’에서 효원가 첫째 며느리 정서현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가문을 지키려는 의지와 경영자로서의 냉철함, 부계 혈통의 관습을 깨는 새로운 재벌가 며느리의 모습에서 그의 카리스마가 분출했다. 여기에 성소수자의 사랑이라는 새 도전으로 섬세한 ‘멜로 눈빛’까지 보여줬다. “멜로를 찍으면서 날개를 달고 연기한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전한 김서형은 “10년 전부터 이런 역할을 하고 싶어서 이야기도 많이 하고 기다렸더니 드디어 왔다”고 했다. 영화나 해외 드라마에서는 성소수자들의 사랑을 좋은 작품으로 접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것이 내내 아쉬웠다. “누군가는 민감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소재이지만 멜로 설정 때문에 작품을 선택했고, 군더더기 없이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었다”는 소신이다. “서현의 서사에서 옛사랑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했다”고 강조한 그는 촬영에 접어들고 2개월 후 수지 최(김정화 분)와의 장면을 찍을 때까지 감정선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정서현을 비롯한 극 중 여성들의 연대와 협력은 그동안 상류층을 다룬 수많은 드라마와 차별화된 지점이었다. 동서지간인 희수(이보영 분)와의 우정, 즉 ‘워맨스’는 물론 ‘튜터’인 강자경(옥자연 분)까지 더해진 세 사람의 관계는 흔히 보던 암투나 질투가 아닌 조력으로 변화했다. 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지지도 높아지면서 시청률은 마지막회 10.5%(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김서형은 “세 여성들뿐 아니라 효원가의 인물들이 삐걱이면서도 찌들지 않은 순수한 아이, 하준을 지키려는 의지만큼은 같았다”고 덧붙였다. 소중한 것을 지키려고 분투하는 인물들처럼, 김서형은 1994년 KBS 공채로 데뷔 후 연기에 대한 순수함을 지키며 달려왔다. 그는 수많은 작품을 거쳐 존재감을 차근히 키워 온 힘으로 성실함과 책임감을 꼽았다. “어릴 때 서울에 혼자 올라와 지금까지 연기 하나만 바라본, 전 자수성가형 배우입니다. 연기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 그게 바로 저의 ‘마인’(mine)이에요.”
  • 인간보다 인간을 더 신뢰하는 개와의 교감

    인간보다 인간을 더 신뢰하는 개와의 교감

    국내 반려동물이 1000만 마리에 이르면서 강아지를 가족처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났지만 개에 대한 인식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무책임한 주인에 의해 버려지는 유기견은 한 해에 10만 마리에 달하고, 안락사를 당하는 개도 3만 마리 이상이다.지난해 ‘만화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하비상’을 받은 김금숙 작가는 그래픽노블 ‘개’에서 인간과 반려견의 교감과 사랑,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그려 냈다. 부부 사이인 훈이와 ‘나’는 애완동물 가게에서 데려온 강아지 ‘당근이’와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어느 날 집 앞에 버려진 어린 강아지 ‘감자’도 집에 들이게 되고, 인간보다 인간을 더 신뢰하는 개와의 교감으로 삶의 기쁨을 느낀다. 그런데 장마가 끝나고 나면 동네에 살던 개들이 어김없이 하나씩 사라진다. 그 이유를 알게 된 나는 철창에 갇혀 있는 또 다른 강아지 ‘초코’를 보고 구출해야 할지 망설이게 된다. 작가는 반려견을 키우는 인간의 시선을 통해 인간의 폭력성을 고발하면서도 동물과 인간이 공존할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 줬다. 개와 함께 찍은 사진 수천 장과 일기를 바탕으로 만든 장면들을 통해 독자들은 개의 눈빛, 입, 귀, 코, 꼬리만 봐도 개의 심성을 짐작할 수 있다. 주인이 자신을 버려도 늘 제자리를 맴돌며 기다리는 ‘수호천사’ 이야기엔 코끝이 찡해진다. 책은 어린이·청소년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
  • 김서형 “자수성가형 배우라는 자부심…멜로 하면서 날개 달았다”

    김서형 “자수성가형 배우라는 자부심…멜로 하면서 날개 달았다”

    ‘SKY캐슬’부터 tvN ‘마인’ 재벌 까지강한 캐릭터·‘걸크러시’ 매력 선보여“성소수자 멜로, 10년 전부터 하고 싶어성실함과 책임감이 롱런하는 비결”‘SKY캐슬’의 입시 코디네이터 ‘쓰앵님’, ‘아무도 모른다’ 속 살인범을 쫓는 형사, 영화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의 기억을 잃은 교감에 이어 ‘마인’의 재벌가 ‘서열 1위’까지, 김서형은 작품마다 강렬한 색깔과 캐릭터로 ‘걸크러시’를 불러 일으키는 대표적인 배우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맡아 온 역할은 세련되고 강한데 실제 저는 정말 투박하다”고 했다. 슬리퍼를 신고 동네 카페와 편의점을 편하게 오가는 “TV와 현실의 차이가 큰 사람”이라는 소개다. 현실에서는 털털하고 유머 감각이 넘치지만 그는 지난 27일 종영한 tvN ‘마인’에서 효원가 첫째 며느리 정서현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가문을 지키려는 의지와 경영자로서의 냉철함, 부계 혈통의 관습을 깨는 새로운 재벌가 며느리의 모습에서 그의 카리스마가 분출했다. 여기에 성소수자의 사랑이라는 새 도전으로 섬세한 ‘멜로 눈빛’까지 보여줬다. “멜로를 찍으면서 날개를 달고 연기한 기분”이었다고 소감을 전한 김서형은 “10년 전부터 이런 역할을 하고 싶어서 이야기도 많이 하고 기다렸더니 드디어 왔다”고 했다. 영화나 해외 드라마에서는 성소수자들의 사랑을 좋은 작품으로 접할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것이 내내 아쉬웠다. “누군가는 민감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소재이지만 멜로 설정 때문에 작품을 선택했고, 군더더기 없이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었다”는 소신이다. “서현의 서사에서 옛사랑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했다”고 강조한 그는 촬영에 접어들고 2개월 후 수지 최(김정화 분)와의 장면을 찍을 때까지 감정선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정서현을 비롯한 극 중 여성들의 연대와 협력은 그동안 상류층을 다룬 수많은 드라마와 차별화된 지점이었다. 동서지간인 희수(이보영 분)와의 우정, 즉 ‘워맨스’는 물론 ‘튜터’인 강자경(옥자연 분)까지 더해진 세 사람의 관계는 흔히 보던 암투나 질투가 아닌 조력로 변화했다. 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지지도 높아지면서 시청률은 마지막회 10.5%(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실제로 이보영 등 동료 배우들과도 합과 현장 분위기도 좋았다”고 전한 김서형은 “세 여성들 뿐 아니라 효원가의 인물들이 삐걱이면서도 찌들지 않은 순수한 아이, 하준을 지키려는 의지 만큼은 같았다”고 덧붙였다. 소중한 것을 지키려고 분투하는 인물들처럼, 김서형은 1994년 KBS 공채로 데뷔 후 연기에 대한 순수함을 지키며 달려왔다. 그는 수많은 작품을 거쳐 존재감을 차근히 키워온 힘으로 성실함과 책임감을 꼽았다. “어릴 때 서울에 혼자 올라와 지금까지 연기 하나만 바라본, 전 자수성가형 배우입니다. 연기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 그게 바로 저의 ‘마인’(mine)이에요.”
  • [이슈플릭스] 탄광 사고로 숨진 주인 찾아 매일 1㎞ 걷는 댕댕이

    [이슈플릭스] 탄광 사고로 숨진 주인 찾아 매일 1㎞ 걷는 댕댕이

    탄광 노동자 7명이 사망한 폭발 사고로부터 3주가 지났지만, 피해자들 중 한 명의 충실한 반려견이 죽은 주인을 여전히 찾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멕시코 최대 민영방송 노티시에로스 텔레비자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쿠추플레토라는 이름의 반려견은 이번 사고가 일어나기 6개월 전쯤 곤살로 크루스(53)라는 이름의 희생자가 거둔 유기견이었다. 이 광부는 매일 오전 6시 반이 되면 자식처럼 아끼는 쿠추플레토를 데리고 집에서 약 1㎞ 떨어진 탄광까지 걸어갔으며 때때로 탄광 안에 들이기도 했다. 아내 산드라 브리세뇨는 “남편이 일하는 동안 쿠추플레토는 밖에서 기다리다가 집에 돌아올 때도 있었다”면서 “그래도 남편의 귀가가 늦으면 꼭 탄광까지 마중을 나갔다”고 회상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또 “사고가 난 뒤에도 쿠추플레토는 스스로 탄광까지 가서 그안에 갇힌 광부들의 구조 작업을 지켜봤다. 하지만 그날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이 개 역시 뭔가 잘못됐다는 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면서 “이틀 뒤 남편의 시신이 수습된 뒤에도 이 개는 밤낮으로 탄광 밖을 지켰다”고 말했다. 남편은 발견 당일 밤 묘지에 안장됐지만, 쿠추플레토는 이날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크루스와 브리세뇨의 딸 예세니아는 사고 이후의 쿠추플레토에 대해 “아버지 장례식 이후 쿠추플레토는 하루의 대부분 시간을 현관 앞에서 보내지만 매일 한 번 탄광에 다녀온다”면서 “아버지를 찾아 냄새를 맡고 탄광 밖에서 아버지의 귀가를 기다리는데 슬픈 눈빛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걱정스러운 점은 입맛이 없다는 것이다. 물은 마시고 있지만 때때로 상처를 입어 괴로워하듯 신음을 낸다”면서 “그것은 마치 슬픔 감정을 토해내는 것처럼 들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개가 주인에게 충성을 다한다는 얘기는 사실인가보다”, “슬픈 소식이다”, “최고의 친구를 잃었다”, “가족들이 죽은 남성을 대신해 잘 보살펴줬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 지역에 있는 탄광에서는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2006년 폭발 사고에서는 광부 65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 새·물·바람의 노래… 고통스럽지만 간절한 사랑의 꽃 피었습니다

    새·물·바람의 노래… 고통스럽지만 간절한 사랑의 꽃 피었습니다

    이 계절과 딱 어울리는 싱그러운 초록 풀과 이끼, 작은 연못. 공연장에 들어서자마자 관객들은 정원에 초대된다. 탈란드시아, 꽃고비, 백두산 털동자, 샐비어, 분홍안개꽃, 에키네시아 등 군데군데 심어진 생화가 설레게 한다. 그러나 이 아름다운 정원은 그만큼 깊은 슬픔과 그리움이 담긴 미로가 된다.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연극 ‘우리가 사랑했던 정원에서’는 미국 뉴욕주 제너시오의 성공회 사제였던 시미언 피즈 체니의 실제 이야기를 담은 파스칼 키냐르의 동명 소설을 무대로 옮긴 작품이다. 세종문화회관은 ‘김주원의 탱고발레’(2019), ‘김설진의 자파리’(2020)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컨템포러리S 기획 시리즈로 이 소설을 국내 처음 작품화했다. 사제관 정원의 새소리와 물소리, 바람소리를 악보에 적으며 살아가는 시미언은 28년 전 아내를 잃었다. 딸 로즈먼드를 출산하다 숨을 거둔 아내를 잊지 못하며 아내가 사랑했던 정원을 그리움으로 정성껏 가꾼다. 그러나 딸은 철저하게 외면한다. 아내를 그리워할수록 딸이 원망스러운 시미언은 로즈먼드를 사제관에서 내보낸다. 시간이 흘러 중년이 된 로즈먼드가 다시 사제관에 돌아왔지만 시미언은 여전히 아내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정원을 헤맸다. 게다가 한껏 자라 젊은 시절 아내의 모습을 한 딸에게 더욱 미움을 앞세운 복잡한 감정을 쏟아낸다. 그에게 정원은 곧 아내였고, 아내 안에서만이 자신도 살아 있을 수 있다고 믿는다.모두가 사랑을 노래하지만 결코 따뜻하거나 아름답지만은 않은 이 복잡한 관계를 풀어내는 것은 음악이다. 피아노, 플루트, 바이올린, 첼로 사중주가 섬세한 선율을 그리고 60여대 스피커가 이를 마음까지 울려 퍼지게 했다. 시미언이 기보한 악보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16곡은 밝고 아름답지만 또 한편으론 슬프고 아득한 이야기를 모두 담았다. 얽힌 감정들을 3인극으로 풀어내는 배우들의 내공도 극을 돋보이게 했다. 아무리 아내에 대한 사랑이 짙어도 소중한 피붙이를 매몰차게 내모는 시미언은 그다지 매력적인 캐릭터는 아니다. 그런데 배우 정동환이 여기에 설득력을 얹었다. 메마른 듯 건조한 얼굴이지만 고통을 가득 머금은 눈빛이 시미언이 헤어나오지 못할 만큼 빠져 버린 사랑과 그리움의 깊이를 가늠케 했다. 로즈먼드 역의 이경미는 발랄한 움직임 속에서 아버지의 시선을 바라는 애절함을 표현했다. 친절하고 따뜻한 어투로 정원 속 사연을 풀어 주고 부녀의 감정을 차근차근 읽어 낸 김소진의 내레이션은 시미언이 기보한 자연의 소리만큼이나 세심하게 극을 직조한다.객석을 떠날 때 다시 바라보는 정원은 오히려 처음보다 애틋하다. 그 안에는 고통스럽지만 누구보다 크고 간절한 사랑과 위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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