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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글의 법칙’ 김성령, 촬영 도중 눈물 “기운이 없다”

    ‘정글의 법칙’ 김성령, 촬영 도중 눈물 “기운이 없다”

    배우 김성령이 SBS ‘정글의 법칙 in 파타고니아’ 편에서 모든 걸 내려놓는 모습을 보인다.6일 방송되는 SBS ‘정글의 법칙 in 파타고니아’ 편에서는 병만족이 힘겨운 생존 환경 속에서도 함께 수확한 먹거리로 저녁 식사 준비에 들어가는 모습이 공개된다. 이에 김성령은 솔선수범하기 위해 센 불에서 옥수수를 굽다가 얼굴까지 익어버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심지어 얼굴에 거뭇한 숯까지 묻어 그동안의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제대로 망가진’ 비주얼을 선보였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얼굴이 그렇게 된 것도 모른 채 열심히 옥수수를 구워 웃음을 자아냈다. 뒤늦게 자신의 상태를 파악한 김성령은 “이런 모습이라 미안하다”며 장난기 어린 얼굴로 조재윤과 함께 “잘 구운 옥수수 사세요”라고 상황극을 시도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저녁 식사를 마치고 모닥불 앞에 앉은 김성령은 조재윤과 이야기하던 중 “정글에 와서 오늘 제일 기운이 없다”며 돌연 눈물을 흘렸다. 김성령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스틸로 공개되면서 본 방송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한편, SBS ‘정글의 법칙 in 파타고니아’ 편은 6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SBS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서울포토] 박근혜 1심 선고 후 눈물 흘리는 지지자

    [서울포토] 박근혜 1심 선고 후 눈물 흘리는 지지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선고일인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법원앞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징역 24년이 선고되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서울포토] ‘박근혜 징역 24년’ 눈물 흘리는 지지자

    [서울포토] ‘박근혜 징역 24년’ 눈물 흘리는 지지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선고일인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법원앞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징역 24년이 선고되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서울포토] 눈물 흘리는 박근혜 지지자

    [서울포토] 눈물 흘리는 박근혜 지지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선고일인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법원앞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징역 24년이 선고되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시론] 노래의 공유, 시각의 공유/윤중강 음악평론가·연출가

    [시론] 노래의 공유, 시각의 공유/윤중강 음악평론가·연출가

    다행이다. ‘그대를 만나고 그대와 마주 보며 숨을 쉴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남북 합동공연이 잘 끝나서 참 다행이다.남측의 공연단이 그간 평양에서 여러 차례 공연을 했지만 늘 환대를 받은 건 아니다. 1985년 9월 고향방문단과 함께 남측 예술단이 평양에서 공연을 했을 때의 반응은 냉담했다. 당시 원로 가수 김정구는 ‘눈물 젖은 두만강’을 열창했다. 남쪽에선 ‘눈물 젖은 두만강’을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과 연결시킨다. 북쪽에선 전혀 그렇지 않다. 북한 체제에 대한 비판과 북한 주민의 가난한 실상을 강조한 라디오 프로그램 ‘김삿갓 북한 방랑기’ 방송이 시작될 때면 늘 이 노래가 나왔다. 입장을 바꿔 북측에서 남측으로 내려와 공연하면서 우리(대한민국)를 자극하는 노래를 불렀으면 어땠을까. 우리도 상대의 무지와 무례에 격분했으리라. 희한하다. 노래란 게 그렇다. 같은 노래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노래의 의미가 크게 산다. 이번 평양에선 강산에가 ‘라구요’를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김정구의 노래에서 “두만강 푸른 물”을 가져왔으나 실향민의 부모를 등장시켜 통일을 노래했다. “죽기 전에 꼭 한 번만이라도 가봤으면 좋겠구나 라구요.” 공연에 강산에가 참여한 건 참 다행이다. 그의 노래 중 ‘명태’가 있다. ‘명천 사는 태서방’이 등장하고, ‘함경도 사투리’로 노래하는 부분이 있다. ‘라구요’에 이어 ‘넌 할 수 있어’도 불렀다. 강산에가 ‘선한 마음’으로 부르는 노래가 상대에 대한 이해와 존중으로 전해진 것 같다. 강산에는 노래했다. “세상이 너를 무릎 꿇게 하여도 당당히 네 꿈을 펼쳐 보여줘.” 우리 민족이 남북을 떠나 모두 ‘굴하지 않는 보석 같은 마음’이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2005년 8월 조용필은 평양에서 ‘홀로 아리랑’을 불렀다. 다른 가수의 노래를 절대 안 부르기로 유명한 ‘가왕’이지만 북측의 요구에 이 노래를 불렀고 이제는 남북이 모두 부르는 대표곡이 됐다. 이번에 최진희가 ‘뒤늦은 후회’를 부른 것도 참 잘한 일이다. 남과 북의 연결고리가 됐을 뿐 아니라 남쪽에서는 요절한 싱어송라이터 장덕의 숨겨진 노래를 새롭게 발견하는 기쁨을 경험했다. “이렇게 살아온 나에게도 잘못은 있으니까요.” 다시 들어 보니 이 가사가 마음에 파고든다. 남북은 모두 한반도의 이러한 장기적인 분단에 대해 ‘내 탓’으로 돌리진 않는다. 남북은 각각 상대의 체제로 인해서 분단이 고착화돼 가고 있다며 서로 ‘네 탓’으로 돌렸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남북이 ‘네 탓’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안타깝다. 이번 평양 공연에 관한 언론보도에서 자주 등장하는 ‘한국 시간’이란 말이 자꾸 걸린다. 같은 한반도에 사는데 30분의 시차가 있다. 2015년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북한은 표준시를 동경 127도 30분을 기준으로 변경했다. 노래가 ‘상황’과 ‘해석’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듯이 ‘표준시’ 또한 그렇다. 우리 ‘대한민국’도 북한처럼 표준시를 사용한 적이 있었다. 1908년 4월 1일 대한제국이 표준시를 처음 시행할 때 동경 127도 30분을 기준으로 했다. 그러다 조선총독부에 의해 일본 땅에 맞춘 동경 135도가 됐다. 독립 이후 이승만 정권이 127도로 바꿨으나, 박정희 정권이 1961년 다시 135도로 변경했다. 기대한다. 대한제국 표준시에 의하여, 한반도의 통일을 위하여, 표준시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기대한다. 이번 공연이 한반도의 양쪽이 서로의 시각(視覺)과 시각(時刻)을 인정하고 조율하는 뜻깊은 첫걸음으로 기록되길 바란다. “우리는 하나”를 표방한 공연이었다. 이젠 남과 북은 서로서로 사안에 따라 사이좋게 한발씩 물러나거나, 한발씩 나아가야 한다. 앞으로 남북 교류가 여러 장르를 통해서 더욱 활발해지길 기대한다. 그렇게 되면 남북은 이번처럼 서로 마주 보고 숨을 쉬는 것에 만족하는 수준을 넘어설 거다. “그대를 안고서 힘이 들면 눈물 흘릴 수가 있는” 기쁨을 경험하게 되길 바란다. 다행을 넘어 행복을 말하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행복하다’로 첫 문장을 시작하는 글을 하루빨리 쓰고 싶다.
  • [단독] 사이버 성폭력에 우울증…수화통역사 첫 산재 인정

    [단독] 사이버 성폭력에 우울증…수화통역사 첫 산재 인정

    “황소라씨,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말씀하세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에서 열린 업무상 질병 판정위원회에 출석한 ‘사이버 성폭력’ 피해자 황소라(30·여)씨는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에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대신 황씨 옆에 있던 박사영 노무사가 “우울증, 급성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도 피해자의 업무와 상당히 연관이 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헤아려 달라”고 말했다. 판정은 5분도 안 돼 끝났다. 그리고 6일 후인 지난 4일 황씨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승인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공단이 사이버 성폭력으로 인한 정신 질환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황씨는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산재 승인을 받으면 묵은 체증이 내려갈 것 같았는데 답답한 마음도 든다”면서 “공식적인 피해자로 인정받은 것 같아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수화 통역을 전공하고 자격증을 딴 황씨는 2011년 ‘107 손말이음센터’에 입사했다. 이 센터는 한국정보화진흥원 산하 기관으로 민간 업체 ‘KT CS’가 위탁 운영한다. 황씨의 역할은 청각·언어장애인과 수화로 대화를 나눈 뒤 비장애인에게 그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일이다. 음식 주문부터 각종 민원까지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를 중계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러다 ‘그 사건’이 터졌다. 2014년 12월 24일 오전 7시쯤 황씨는 평소처럼 걸려온 영상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상대방은 장애인이 아니었다. 이 남성(30·일용직)은 황씨가 보는 앞에서 은밀한 부위를 드러내고 음란 행위를 했다. 당시 26세였던 황씨는 규정상 전화를 끊지도 못했다. 이날 일어난 충격적인 사건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았다. 이듬해 1월 15일 황씨는 같은 전화를 10차례에 걸쳐 받았다. 같은 달 17일과 19일에도 전화를 받았다. 사이버 성폭력을 당한 것만 모두 14차례다. 황씨는 당시 서모 센터장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돌아온 답변은 “또다시 전화가 걸러오면 영상을 캡처해 두라”는 것이었다. 황씨는 센터장의 말에 한 번 더 상처를 입었다. 이 센터장은 다른 직원 성희롱으로 지난 2월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음란 행위를 한 가해자도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씨는 이후에도 정신적 외상에 시달리다 결국 지난해 9월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첫 치료 때 담당 의사는 “회사를 그만두라”고 권유할 정도로 황씨의 상태는 심각했다. 하지만 KT새노조 손말이음센터 지회장인 황씨는 “또 다른 피해자가 나와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버티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황씨의 피해 사실을 알게 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도 “충격을 금치 못한다”며 황씨에게 산재 신청을 독려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물고문 사라졌지만 약자 배려 없는 공권력 자세는 똑같아”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물고문 사라졌지만 약자 배려 없는 공권력 자세는 똑같아”

    임창용 논설위원이 만났습니다 - 박준영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재심 변호사 법은 과연 얼마나 공평한 것일까. 얼마 전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진범에 대한 대법원 확정판결을 보면서 든 의구심이다. 15세 소년이 18년 전 택시 기사를 살해한 누명을 쓰고 10년간 복역했는데, 나중에 진범이 잡힌 사건이다. 소년이 누명을 쓰기까지 경찰의 불법감금과 극심한 폭행이 있었지만, 검사와 판사는 이를 외면했다. 경찰이 내민 소년의 허위자백만을 근거로 법정 최고형을 합작했을 뿐이다. 지난해 이 사건을 다룬 영화 ‘재심’은 법(엄밀히 말하면 법을 다루는 사람들)이 약자에겐 한없이 강하고, 강자에겐 약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극 중 변호사로 나오는 이준영은 실제 이 사건을 맡았던 박준영(44) 변호사와 이름이 같다. 박 변호사는 약촌오거리 사건 말고도 수원 노숙소녀 살인사건과 삼례 나라 슈퍼 살인사건 등 많은 재심을 이끌어 낸 재심 전문 변호사다.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난 박 변호사는 “재심 사건들이 대부분 오래된 사건이지만, 지금도 그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예전의 물고문이나 폭행이 지금도 자행되고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조서를 함부로 쓰고, 자백했다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유무죄를 재단하던 것도 달라졌다고 봐요.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그런 강압적 수사가 있게 했던 본질적 이유는 달라진 게 없어요. ” 그가 강조한 ‘본질’은 경찰이나 검사, 판사 등 법을 집행하고 심판하는 이들이 사회적 약자들을 대하는 자세다. “얼마 전 늦은 밤에 친척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10대인 아이가 밖에서 추위를 피하려 종이를 모아 불을 피우고 길거리에 세워진 차 문 손잡이를 잡아당긴 죄로 경찰서에 잡혀 있다는 거예요. 경찰이 아이를 새벽까지 잡아 두고 심야조사를 하고 있던 거죠. 중범죄도 아닌데 방화와 절도죄 의심만으로요. 심야조사는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물어보지도 않고 말이죠. ” 반인권적 수사를 막기 위한 규정과 장치는 곳곳에 마련돼 있지만, 현장에선 제대로 이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인들로선 알려주지 않으면 그런 장치가 있는지조차도 모르기 때문이다. 미성년자나 노숙인 같은 힘없는 사회적 약자들은 설령 알아도 그런 권리를 주장하지 못한다고 한다. 박 변호사는 “사실 자기 변호가 어려운 약자들을 위한 장치인데 외려 돈 많고 힘센 사람들이 자기 방어를 위해 이용하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진술거부권만 해도 만든 취지는 사회 약자들이 강압적 수사에 의해 진술하는 걸 막기 위한 것이거든요. 한데 실제론 강자들이 더 애용하죠. 증언거부권이나 조서열람권도 마찬가지고요.” 최근 조사거부 논란이 일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나 검찰 조사와 재판에 툭하면 불응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씨 등의 사례를 생각나게 하는 대목이다. 박 변호사는 요즘 ‘낙동강변 2인조 부녀자 살인사건’ 재심 인용을 기다리면서 검찰 과거사위원회 진상조사단에 참여해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조사에 매달리고 있다. 지난해 5월 재심을 청구한 낙동강변 살인사건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도 무죄임을 확신한다”면서 변호사 인생에서 가장 한이 된다고 안타까워한 사건이다. 당시 범인으로 지목된 두 사람은 직접 증거는 하나도 없이 자백만으로 유죄판결을 받고 21년간 복역했다. 하지만 이들은 지금까지 극심한 고문으로 허위자백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진행됐던 수사와 재판기록을 검토한 박 변호사는 “당시 기록만으로도 지금 재판하면 판사들이 무죄를 선고할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가 오염된 자백과 조서에만 집착해 판결을 내렸다는 것이다. 박 변호사는 재심 인용 결과가 늦어도 올해 말까지는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해 그는 “사실상의 국가범죄”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이 터진 1987년에 형제복지원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부산의 부랑자 보호시설에서 벌어진 사건인데, 실은 부랑자라고 볼 수 없는 아이나 여성 등에 대한 폭행과 성폭행, 강제노역 등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만행이 자행됐어요.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앞두고 ‘거리 청소’를 하려던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어요. 길거리서 구걸하던 사람들이 적잖이 잡혀갔는데, 복지원과 경찰의 결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뉴스에 따르면 형제복지원에선 10년간 513명이 죽어나갔고, 가혹행위 정황이 짙었다. 거쳐 간 사람이 수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에선 지금까지도 악명이 높다. 그럼에도 복지원 원장은 2년 6개월의 징역형을 받는 데 그쳤다. 1심에서 10년 징역형을 받았지만 두 차례에 걸친 대법원 파기 환송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한다. 박 변호사는 “당시 그러한 만행이 어떻게 이뤄질 수 있었는지 제대로 조사하겠다”고 했다. “박종철 고문치사만 해도 나중엔 진상이 밝혀지고 인권신장으로 이어졌어요. 경찰청장과 검찰총장이 남영동 분실을 찾거나 박종철 열사 부친을 찾아가 사과도 했고요. 형제복지원에선 못 배우고 가난한 사람들 수백명이 죽었는데 그동안 누구도 관심이 없었어요. 이 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사회 약자들도 ‘법이 평등하구나, 우리도 인간이구나’ 하고 생각할 겁니다.” 박 변호사는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회의 외부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검찰이나 경찰의 과실이 드러날 수밖에 없는 재심사건을 주로 다룬 만큼 검·경의 문제점에 대해 할 말이 많을 거라 기대했다. 하지만 그는 “재심 사건을 지금의 법과 제도의 문제로 연결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조심스러워했다. 특히 최근 논란이 큰 수사권 조정 문제에 대해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수사권 조정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실상 대부분의 수사를 경찰이 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법적으로 인정해 줄 필요도 있어요. 다만 경찰이 현재 시점에서 검찰의 수사지휘와 특수수사 역량을 무리 없이 발휘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제가 접한 일선 경찰 중엔 상당수가 아직 검찰의 깨알 같은 수사지휘를 원하고 있었어요. 물론 경찰에도 능력이 뛰어난 간부들이 많지만 수사권을 완전히 넘겨주기엔 좀더 준비와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박 변호사는 또 “일반사법경찰과 특수사법경찰을 한데 묶어 수사권 독립을 논의하는 것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면서 “(수사권 조정은) 검찰과 경찰이 합리적으로 권한을 나누고 협력하면서 견제하는 관계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sdragon@seoul.co.kr ■박준영 변호사는 재심 사건만 맡는 ‘흙수저’ 변호사 박준영 변호사는 전형적인 ‘흙수저’ 출신이다. 전남 완도 옆 노화도란 섬에서 태어나 서울과 인천 등지에서 막일과 배달일, 주먹질을 하면서 방황했다. 지방대 전자공학과에 입학했지만, 군 복무 후 장학금을 못 받게 되자 자퇴한 뒤 군대 선임을 따라 신림동 고시촌에 들어갔다. 일찍 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 사진을 책상 위에 붙여 놓고 악착같이 공부했고, 5년 만인 2002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변호사 초기 국선변호를 주로 맡았다. 인맥과 학벌에 밀린 그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면서 자기 방어권이 약한 사람들을 주로 만났다. 수원 노숙소녀 살인사건에서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린 가출 소녀들의 눈물은 그를 울렸고, 이후 재심 사건에만 몰두했다. 박 변호사는 모든 재심 사건에서 무료변론을 하고 있다. 변호할 사람들이 가난한 사회 약자들이기 때문이다. 재심 진행에서 가장 큰 동력인 시민 지지를 공고히 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시민 지지가 있어야 목격자나 관련자들의 증언 확보도 수월해진다. 영리 목적으로 재심을 맡았다가 자칫 시민들의 지지를 잃어 재심 진행이 어려워질까 우려한다. 재심 사건은 한 번 맡으면 평균 5년은 걸린다고 한다. 그만큼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박 변호사는 기존에 맡았던 일반 사건 수임료에 사비까지 털어 재심에 매달렸지만 2년 전 파산 위기에 몰렸다. 다행히 포털사이트를 통한 스토리펀딩에 시민들의 후원이 몰렸고, 그 덕분에 위기를 넘겼다. 5억원이 넘는 후원이 들어왔다고 한다. 최유정·홍만표 등 법조 거물들의 비리사건이 터지면서 더 큰 지지를 받은 것 같다고 했다. 현재 박 변호사의 주 수입원은 강연료다. 재심사건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인권 관련 강연이 많이 들어온다. 지난해의 경우 많을 땐 월 20회까지 했다. 올해도 월 10회는 강연에 나선다. 일선 경찰이나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권보호를 주제로 강연한다. 과거사위원회 과거사진상조사단에선 공식적인 국가 업무를 맡았기에 약간의 보수도 받는다. 재심 사건 외에 일반사건은 아예 맡지 않고 있다.
  • [단독]수화통역 업무 때문에 당한 성추행 피해, 첫 산재 판정

    [단독]수화통역 업무 때문에 당한 성추행 피해, 첫 산재 판정

    근로복지공단,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연관성 인정 “황소라씨,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말씀하세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에서 열린 ‘업무상 질병 판정위원회’에 출석한 성폭력 피해자 황소라(30·여)씨는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에 아무런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대신 황씨 옆에 있던 박사영 노무사가 “우울증, 급성 및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등도 피해자의 업무와 상당히 연관이 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헤아려 달라”고 말했다. 판정은 5분도 안 돼 끝났다. 그리고 6일 후인 지난 4일 황씨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업재해’(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승인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공단이 사이버 성폭력으로 인한 정신 질환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황씨는 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산재 승인을 받으면 묵은 체증이 내려갈 것 같았는데 답답한 마음도 든다”면서 “공식적인 피해자로 인정받은 것 같아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대학에서 수화 통역을 전공하고 자격증을 딴 황씨는 2011년 ‘107 손말이음센터’에 입사했다. 황씨의 역할은 청각·언어장애인과 수화로 대화를 나눈 뒤 비장애인에게 그들의 ‘목소리’를 전하는 일이다. 음식 주문부터 각종 민원까지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서 중계를 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래도 사명감 하나로 일했다. 그러다 ‘그 사건’이 터졌다. 2014년 12월 24일 오전 7시쯤 황씨는 평소처럼 걸려온 영상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상대방은 장애인이 아니었다. 이 남성(30·일용직)은 황씨가 보는 앞에서 은밀한 부위를 드러내고 음란 행위를 했다. 당시 26세였던 황씨는 규정상 전화를 끊지도 못했다. 이날 일어난 충격적인 사건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았다. 이듬해 1월 15일 황씨는 같은 전화를 10차례에 걸쳐 받았다. 같은 달 17일과 19일에도 전화를 받았다. 사이버 성폭력을 당한 것만 모두 14차례다. 황씨는 당시 서모 센터장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돌아온 답변은 “또 다시 전화가 걸러오면 영상을 캡처해두라”는 것이었다. 황씨는 센터장의 말에 한 번 더 상처를 입었다. 이 센터장은 다른 직원 성희롱으로 지난 2월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후 정신적 트라우마에 시달린 그는 가족에게도 피해 사실을 알렸다. 황씨의 부모는 “사표 쓰고 고향으로 내려오라”고 했지만 그는 ‘동료들이 똑같은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버티기로 했다. 지난해 황씨는 노동조합을 결성해 KT새노조 손말이음센터 지회장를 맡고 있다. 이 센터는 한국정보화진흥원 산하 기관이지만 진흥원이 민간 업체인 ‘KT CS’에 위탁을 맡겨 운영된다. 황씨는 “지난해 9월 정신과 치료를 처음 받았을 때 의사가 당장 그만두라고 했다. 하지만 중계사로서 자부심과 자긍심 때문에 이 일을 놓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고현정, ‘리턴’ 논란 이후 처음 공개된 근황...‘야윈 얼굴’

    고현정, ‘리턴’ 논란 이후 처음 공개된 근황...‘야윈 얼굴’

    드라마 하차 이후 두 달여 만에 고현정이 얼굴을 보였다.5일 배우 고현정(48) 소속사 아이오케이컴퍼니 측이 공식 SNS를 통해 고현정의 근황을 공개했다. 이날 아이오케이컴퍼니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고현정 사진이 게재됐다. 소속사 측은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 손님’ 개봉을 맞아 배우 고현정 씨 팬들께서 맛있는 떡을 선물해주셨다”며 “따뜻한 팬들의 마음에 감동 또 감동. 고현정 씨의 환한 미소 속 팬들께 감사한 마음을 듬뿍 담은 훈훈하고 센스 넘치는 아름다운 인증샷도 찰칵. 정말 감사하다”는 내용의 글도 함께 올렸다. 사진에는 팬들이 직접 쓴 손편지를 포함해 꽃다발, 그림, 떡 등 다양한 선물 사진이 담겼다.또 팬들이 보낸 선물을 들고 환하게 미소 짓는 고현정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보라색 패턴의 원피스를 입은 고현정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긴 생머리를 풀은 모습이다. 논란이 불거진 지 약 두 달만에 처음 얼굴을 보인 고현정은 살짝 야윈 모습이었다. 네티즌은 오랜만에 보는 고현정 얼굴에 반가운 기색을 보였다. 해당 게시물에는 “너무 보고싶어요”, “밝게 웃으시는 모습 보니 안도감이 드네요. 앞으로 항상 웃을 일만 가득하시길”, “언제나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아 언니 고마워요. 눈물이. 빨리 보고싶습니다”라는 내용의 댓글이 달렸다. 한편 고현정은 지난 2월 출연 중인 SBS 드라마 ‘리턴’ 제작진과 마찰을 빚고 드라마에서 중도 하차했다. 이후 활동이 뜸했던 그는 오는 12일 영화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손님’ 개봉 기념 특별 씨네토크(GV)에 참석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사진=아이오케이컴퍼니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예쁜 누나’ 정해인이 보여 준 연하남의 정석 ‘박력+밀당’

    ‘예쁜 누나’ 정해인이 보여 준 연하남의 정석 ‘박력+밀당’

    ‘예쁜 누나’ 정해인이 모든 여자들이 바라던 연하남의 매력을 발산하며, 안방극장 새로운 멜로 장인으로 등극했다.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이하 ‘예쁜 누나’)’에서 연애를 위해 꼭 필요한 직진과 밀고 당기기는 물론이고, 내 여자를 위한 박력까지, 모든 걸 다 갖춘 서준희(정해인 분). ‘연하남’하면 떠올리는 이미지와는 다른 진짜 남자다운 반전 매력은 그냥 아는 누나였던 윤진아(손예진 분)의 마음을 흔들어놓았고, 여성 시청자들에게 ‘준희앓이’를 외치게 만들었다. 연애와 일 때문에 지쳐있던 진아의 앞에 청량한 봄바람처럼 나타난 준희. 오랜만에 만났어도 어색함이 없을 정도로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이였지만, 준희의 직진과 밀당에 두 사람의 사이가 조금씩 달라졌다. 장난기 많은 준희는 양다리를 걸친 전 남자친구 이규민(오륭 분) 때문에 술을 마시는 진아를 보자 “누가 또 곤약이래?”라고 농담을 건넸다. 하지만 차에서 조용히 눈물을 터트린 진아를 일부러 못 본 체하며, 묵묵히 기다려주는 모습은 속 깊은 어른 남자의 매력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진아를 울린 전 남자친구 규민은 준희의 밀당에 방아쇠를 당겼다. 진아에게 서서히 다가가고 있던 준희가 회사 앞에서 “남친 코스프레”를 하며 규민을 내쫓으며 적극적으로 변한 것. 진아가 규민을 만났다는 사실을 알고는 일부러 진아의 앞에서 강세영(정유진 분)과 점심 약속을 잡는 등 질투심 유발도 했다. 그리고는 둘 만의 술자리에서 “남자들은 예쁘면 그냥 마냥 좋냐?”는 진아의 말에 “누나가 더 예뻐”라고 무심하게 말했다. 이렇게 준희의 다양한 밀당에 녹아든 진아. 이날 비가 내린 것은 천운이었을까. 우산을 하나만 산 준희는 진아를 리드하며 “주말에 영화나 보러 갈까”라며 슬쩍 운을 뗐고, 진아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영화를 찾아보는 적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준희가 연하남의 귀여운 매력과 때에 따라 리드하는 모습까지 모두 보여주며 진아의 마음을 제대로 잡은 것. 그리고 연하남 정석의 결정판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벌어졌다. 우연히 진아의 집을 방문한 준희. 때마침 부모님의 초청을 받고 온 규민이 진아의 손목을 거칠게 잡으며 억울한 소리를 하는 걸 목격하자 눈빛이 변한 것. 그리고 “그 손 놔”라고 말하며 규민의 멱살을 잡고 끌고 나갔다. 진아를 지켜주는 준희의 박력은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역대급 심쿵 엔딩으로 떠올랐다. 정해인은 방송 전 “준희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실 남친이다”라고 예고했다. 하지만 ‘예쁜 누나’의 준희는 훨씬 더 사랑하고 싶은 남자였다. 그리고 이는 준희가 앞으로 만들어갈 연애 이야기에 대한 기대가 나날이 증폭되는 이유다. 한편, JTBC ‘예쁜 누나’는 오는 6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사진제공 = 드라마하우스, 콘텐츠케이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마이웨이’ 김세레나, 70년대 전성기 누린 가수...“하룻밤에 2억 제의 받아”

    ‘마이웨이’ 김세레나, 70년대 전성기 누린 가수...“하룻밤에 2억 제의 받아”

    ‘인생다큐 마이웨이’ 가수 김세레나가 순탄치 않았던 삶을 털어놓는다.5일 오후 10시 방송되는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는 1964년 18살의 나이로 데뷔해 ‘갑돌이와 갑순이’, ’새타령’ 등을 히트시킨 ‘민요의 여왕’ 가수 김세레나(72·김희숙)의 두번째 이야기가 공개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민요가수 김세레나는 박정희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보급 가수’라는 찬사받으며 1970년대 당시 가장 많은 세금을 내는 연예인으로 꼽힐 정도로 많은 인기를 누렸다. 그는 지난해 3월 방송에서 “전성기 시절 하룻밤에 2억원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고 고백,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현재 김세레나는 외아들만을 바라보며 홀로 살고 있다. 그의 아들 진의남 씨는 엄마의 끼를 물려받아 중학생 시절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했지만 현재는 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김세레나는 “부모는 죽을 때까지 자식을 항상 마음속에 품고 산다”며 눈물짓는 모습을 보였다. 진의남 씨는 “어렸을 때 아빠하고, 엄마하고 같이 보내는 시간이 적었다. 왜 나는 평범하지 못한 가정에서 태어났을까 고민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김세레나와 아들 진의남 씨가 일본 여행으로 떠난 모습이 그려질 예정이다. 5일 오후 10시 TV조선을 통해 공개된다. 사진=TV조선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탁현민 “현송월 단장에 미안”…왜?

    탁현민 “현송월 단장에 미안”…왜?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5일 페이스북에 평양 공연 소감을 남겼다.탁현민 행정관은 “모두가 함께 만든 그 봄 안에서 자꾸 주책없이 눈물이 났다”고 밝혔다. 그는 “공연으로 세상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바뀔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확인시켜줬다”면서 “이게 뭐라고…이 봄이 뭐라고…”라고 적었다. 그는 윤상 음악감독과 가수 조용필·최진희·이선희·YB·백지영·정인·알리·서현 등 공연에 참가한 우리 측 예술단원들을 언급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또 “모든 출연자의 연주를 기꺼이 맡아준 위탄(밴드 위대한 탄생) 선생님들과 코러스 분들, 모두의 마음을 잔잔히 위로해 준 김광민 선생님, 자기들이 잘못한 것도 아닌데 출발 전부터 마음고생에 짠했던, 한순간도 얼지 않고 모두를 즐겁고 기쁘게 해준 레드벨벳 친구들 잘했어”라고 적었다. 특히 레드벨벳과 관련해서는 드라마 촬영 때문에 불가피하게 공연에 참석하지 못했던 멤버 조이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던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북한 측 인사인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에게는 “현 단장님, 안 틀기로 하고 ‘봄봄봄’ BG(배경음악) 써서 미안해요 ㅎ”라면서 다소 애교 섞인 사과를 전했다. 이는 지난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공연을 마친 뒤 가수 로이킴의 노래 ‘봄봄봄’을 튼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길섶에서] 꽃의 시간/손성진 논설주간

    산기슭엔 진달래며 산수유꽃이 흐드러지다. 화단에서는 매화꽃비가 내리고 자목련이 봉오리를 벌린다. 사진으로 만난 ‘명자꽃’은 더 특별하다. 생소하고 촌스럽지만 그 아름다움은 장미를 능가한다. 홍장미보다 더 강렬한 붉음에 눈이 시리다. “꽃샘바람 스러진 날/ 달려가다가 넘어진 무릎/ 갈려진 살갗에 맺혀진 핏방울처럼/ 마른 가지 붉은 명자꽃/ 촘촘하게 맺힌 날”(목필균, ‘명자꽃 만나면’) 절정의 시간. 만개한 꽃을 보고 있으면 슬프다. 눈부시다 못해 차라리 슬프다. 엄동의 인고에 비해 꽃의 시간은 너무 짧다. 저 화려함도 곧 사라질 것이다. 그래서 절정은 희열인 동시에 슬픔이다. “때로는 나의 삶도 바람이 일고/ 냉기가 서려 가슴이 얼고, 서러움도 얼지만/ 가끔은 한 송이 꽃처럼 환희이고 희열일 때가 있다. / 그래서 꽃을 보면 눈물이 난다.”(김도화, ‘꽃을 보면 눈물이 난다’) 꽃의 시간이 간다고 너무 슬퍼할 것은 없다. 곧 무성한 신록의 계절이 꽃을 대신해 우리를 위로할 것이기 때문이다. 매화꽃도 명자꽃도 내년에 또 우리를 찾을 것이다. sonsj@seoul.co.kr
  • [문화마당] 바람의 지표/강의모 방송작가

    [문화마당] 바람의 지표/강의모 방송작가

    내가 사는 집 근처에는 수양버들이 유난히 많다. 이웃 동네 이름에 버들 류(柳)가 들어 있는 것도 그 까닭이지 싶다. 언제 적어 놓았던지 독서록에 이런 글이 남아 있다. ‘수양버들은 슬픈 나무임에 틀림없다. 세상 모든 눈물의 무게를 매단 채 가지를 땅으로 기울이고 있으니까.’ 책 제목과 지은이는 적어 놓지 않아 감감한데, 그 구절은 오래 살아 있다. 한여름 지치고 피곤할 때 무겁게 늘어진 버들가지를 보면 그런 슬픔이 차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이 계절은 아니다. 서둘러 연녹색 잎을 틔운 실버들이 바람에 한들거리는 모양을 보면 마음이 싱숭생숭해진다. 라디오 작가 초보 시절 식목일 특집회의에서 내 아이디어가 뽑혀 첫 전체 구성을 맡았다.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을 바탕으로 미니드라마를 꾸몄다. 피디는 첫 곡으로 시인과촌장의 ‘새봄 나라에서 살던 시원한 바람’을 골랐다. 방송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날따라 저녁 햇살이 참 고왔다. 수양버들 길게 늘어선 물가에 차를 세우고, 해가 질 때까지 바람이 만들어 내는 그림을 감상했다. 한적했던 그곳도 아파트 단지가 생겨 동네 풍경은 많이 달라졌다. 그래도 드문드문 남은 수양버들은 여전히 바람에 한들거리며 계절을 그려 내고 있다. 지난 주말 조금은 이색적인 전시회에 다녀왔다. 혜원, 겸재 두 화가의 그림에 미디어아트 기술을 접목한 것이 흥미로웠다. 솔직히 말하면 ‘바람을 그리다’란 제목에 이끌린 걸음이었다. 혜원 신윤복의 풍속도는 사람들 가슴속에 부는 바람을, 겸재 정선의 산수화는 우리 강산에 부는 바람을 그렸다 했다. 말 타고 나들이 따라나선 여인네들 머리에서 나풀거리는 진달래 꽃가지, 한 발을 그네에 얹고 힘차게 구를 때 경쾌하게 펄럭이는 여인의 치맛자락. 신윤복이 그려 낸 여인의 봄바람은 보는 마음까지 설레게 했으나, 해금강 굽이치는 파도에 굵은 바람을 실은 정선의 그림에서 평정심을 되찾았다. 며칠 전 라디오 공개방송 현장에서 장사익 선생을 뵈었다. 곱게 한복을 차려입으시고 해금의 애절한 연주에 맞춰 ‘봄날은 간다’를 목청껏 뽑을 때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첫 소절에 이미 눈물 한 방울이 툭! 기다린 봄날을 제대로 맞이하기 전에 보내는 슬픔부터 간을 보는 게 경험의 삶이려니…. 세월의 바람은 그렇게 사람을 단련시킨다. 서정주 시인은 ‘나를 키운 것은 8할이 바람’이라 했다. 그리 보면 나를 지켜 준 건 8할이 바람이다. 때로는 미풍, 대체로 삭풍이. 다른 시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였다. 김애란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자연은 해마다 같은 문제지를 받고, 정답을 모르면서 정답을 쓴다. 계절을 계절이게 하는 건 바람의 가장 좋은 습관 중 하나다.’ ‘바람이 분다’는 말이 계절마다, 또 나이에 따라 다른 느낌인 이유도 아마 그 ‘정답 없음’에 해당할 것이다. 어쨌든 내게 바람의 지표는 나무다. 내 방 책상에서 창문 밖으로 벚나무 한 그루가 내려다보인다. 아침이면 여린 가지들의 술렁임을 보며 바람의 세기를 가늠한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흔들린다 했는데, 잔뿌리에서 벋어난 생각들은 늘 요동을 친다. 그럴 때마다 같이 흔들려 주는 실가지들이 참 고맙다.
  • 고궁의 절정… 경치를 잠시 빌리다

    고궁의 절정… 경치를 잠시 빌리다

    새봄이 되면 고궁마다 봄맞이 행사를 엽니다. 행사는 대개 금지된 영역의 문을 여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창덕궁 낙선재 후원의 쪽문을 열고, 경복궁 경회루로 오르는 계단의 문도 활짝 엽니다. 이런 행사들의 핵심은 왕의 눈높이에서 궁궐을 돌아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제 바야흐로 고궁들의 화양연화가 시작됐습니다. 다 돌아볼 수는 없더라도, 한 곳쯤은 찾아 물오른 봄 풍경을 만끽하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계단식 화단·꽃담… 창덕궁 낙선재의 백미 ‘뒤란’ 낙선재는 조선의 24대 임금 헌종이 1847년 서재 겸 휴식 공간으로 지은 건물이다. 후궁인 경빈 김씨를 위해 지은 석복헌과 순조의 정비인 순원왕후가 머물던 수강재도 딸려 있다. 석복헌은 단청이 없다. 소박하고 단아하다. 호리병, 포도 등 다산을 기원하는 문양도 건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이맘때 낙선재 구역의 백미는 뒤란이다. 매화가 흐드러진 화계(계단식 화단)와 각종 무늬로 치장한 꽃담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뒤란에서 눈여겨볼 것은 괴석이다. 화강암 받침대에 특이하게 생긴 돌을 받쳐 놓았다. 받침대 중 하나엔 소영주(小瀛洲)라고 씌어 있다. 영주는 신선 세계다. 그러니 받침대의 주장은 이 공간이 곧 선경이라는 것일 터다. 뒤란의 위는 야트막한 산자락이다. 낙선재 구역에 딸린 전용 후원이다. 평소에는 출입이 금지된 영역이다. 바로 이곳에 발을 딛는 것이 특별 관람의 핵심이다. 취운정에서 작은 쪽문을 오르면 곧 한정당이다. 건물 주변엔 담장이 둘러쳐 있다. 이 담장을 그냥 지나쳐선 안 된다. 반드시 까치발을 하고 봐야 한다. 그래야 담장 너머로 펼쳐지는 완벽한 진경산수화를 눈에 담을 수 있다. ●인왕·백악·낙산·남산 한눈에 볼 수 있는 ‘상량정’ 작은 쪽문을 하나 더 지나면 제법 너른 터에 육각형 정자와 긴 창고형 건물이 나온다. 정자는 ‘상량정’이라 적힌 편액을 달고 있다. 한데 편액이 매우 작다. 어른이 배냇저고리를 입은 것처럼 어색하다. 글씨를 왼쪽부터 쓴 것도 그렇다. 상량정의 옛 이름은 평원루다. 상량정 위로 오르면 인왕과 백악, 낙산, 남산 등 한양을 에워싼 4개의 산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고 한다. 지금은 출입이 금지돼 있어 이 모습을 볼 수 없다. 아쉽기 짝이 없다. 기껏해야 열댓 개 정도의 계단만 오르면 천하의 절경을 눈에 담을 수 있는데 말이다. 상량정 옆의 묵직한 건물은 예전 장서각이다. 여기서 무수히 많은 한글소설이 발견됐다고 한다. 이를 따로 ‘낙선재본’이라 부른다. 상량정 옆 담장에 새겨진 무늬가 인상적이다. 부(富) 자와 수(壽) 자를 형상화한 문양이 반복적으로 이어진다. 담장을 지나는 문은 만월문이다. 보름달처럼 둥근 형태다. 문 자체도 예쁘지만, 안에 담기는 풍경은 더 예쁘다. 이제 막 꽃잎을 연 돌배나무와 창덕궁 전각의 기와지붕, 그리고 멀리 백악의 봉긋한 봉우리가 함께 담긴다.●왕이 정사 살피던 ‘인정전’ 내부 관람도 감동 인정전(국보 225호) 내부 관람도 낙선재 못지않은 감동을 준다. 인정전은 왕이 정사를 살피던 공간이다. 20분 남짓 왕이 된 기분을 낼 수 있다. 인정전에 들면 여러 시각에서 살펴보길 권한다. 왕뿐 아니라 신하, 내시 등 자리를 바꿀 때마다 사뭇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인정전은 밖에서 보면 단층이지만 안에서 보면 중층 구조다. 그 압도적인 공간감은 신하의 자리에 서서 볼 때 최대치를 이룬다. 사실 가장 재미없는 것은 왕의 시선이다. 왕이 앉은 자리가 곧 풍경이기 때문이다. 화려한 어좌와 일월오봉병, 건물을 떠받치고 있는 거대한 금강송 기둥, 천장의 화려한 봉황 조각 등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은 외려 말석의 신하 자리다. 전등, 유리창, 커튼 등 근대적 요소가 가미된 전환기의 궁궐 모습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게 좋겠다. 궐내각사 특별 관람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궐내각사는 궁궐 안에서 활동하는 관리들의 활동 공간을 복원한 곳이다. 상시 개방되지만 해설사의 설명이 곁들여지면 감동이 한결 깊어진다. ●풍경을 액자처럼 보는 ‘낙양각’… 경복궁 경회루의 백미 경복궁에선 경회루 개방 행사가 준비됐다. 경회루는 연못 가운데 섬을 만들고 그 위에 지어 올린 누각이다. 경회루 2층은 바닥의 높이가 각각 다르다. 중앙부가 가장 높고, 가운데 공간이 한 뼘 남짓 낮다. 바깥 공간 역시 또 한 뼘 정도 낮다. 높이가 다른 경계 구역엔 분합문을 달았다. 문을 내리면 폐쇄된 공간이 되고 열면 터진 마루가 된다. 참고할 것 하나. ‘인증샷’ 찍은 뒤 휴대전화를 잘 챙겨야 한다. 오래된 건물이다 보니 마루 틈으로 소지품이 빠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한다. 빠진 소지품은 ‘이번 생’에선 찾을 방도가 없다. 아주 먼 훗날 경회루를 중수할 때나 가능하다. 낙양각은 경회루의 백미로 꼽힌다. 기둥과 기둥 사이에 독특한 문양을 새겨 바깥 풍경이 액자처럼 보이게 했다. 옛사람들은 한옥의 창을 단순히 창으로만 보지 않았다. 풍경을 담는 액자로 봤다. 이처럼 밖의 풍경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을 차경이라고 한다. 말 그대로 경치를 빌린다는 뜻이다. 소유하지 않고 잠시 빌려서 즐길 뿐이다. 이 덕에 붓질 한 번 하지 않고도 계절과 시간의 변화에 따라 수백 장의 풍경화를 내걸 수 있다. 낙양각은 네 방향 모두 절경을 품고 있다. 특히 남쪽 방향이 인상적이다. 근정전과 수정전 등의 전각들이 낙양각을 채운다. 수정전 옆은 잔디밭이다. 잔디밭은 ‘궁궐의 눈물’과 같은 것이다. 오래전 빼곡했던 궐내각사가 사라진 흔적이기 때문이다.●덕수궁 내 유일하게 단청 없는 건물 ‘석어당’ 덕수궁에선 석어당 개방이 봄 행사의 백미다. 석어당은 덕수궁 안에서 유일하게 단청이 칠해져 있지 않은 건물이다. 유일한 2층 목조건물이기도 하다. 원래는 성종의 형인 월산대군이 살던 집이었는데 임진왜란 뒤 선조가 15년을 지내면서 덕수궁의 모태가 됐다. 병에 걸린 선조를 위해 허준이 분주히 오가고, 선조가 승하하고, 대청마루에 앉은 인목대비가 뜨락에 광해군을 꿇린 채 호되게 꾸짖었던 곳이 바로 여기다. 석어당 2층에서 굽어보는 살구꽃 핀 풍경이 아름답다. 문을 열면 사방의 풍경이 쏟아져 들어온다. 곧바로 여성 참가자들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오고, 줄곧 무게만 잡던 중년 남성들의 입가에도 배시시 미소가 걸린다. 글 사진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창덕궁 낙선재 특별 개방은 오는 28일까지 매주 목~토요일 오전 10시 30분에 진행된다. 창덕궁누리집(www.cdg.go.kr)에서 예약해야 한다. 다만 거의 모든 날짜가 매진이어서 아쉽다. 낙선재는 화계 위 공간만 진입이 제한된다. 후원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낙선재 구역의 화양연화가 이제 막 시작된 만큼 이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좋겠다. 인정전 내부 관람은 10월까지 매주 목~토요일 1일 4회( 오전 10시 30분, 11시, 오후 2시, 2시 30분) 운영된다. 당일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신청받는다. 1회 입장 인원은 30명이다. 우천 시엔 취소된다. 궐내각사는 상시 볼 수 있지만 특별 관람 기간엔 전문 해설사가 동행한다. 10월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2시에 운영된다. 역시 예약해야 한다. 덕수궁 석어당, 함녕전 개방은 5일까지다. 밖에서는 언제든 둘러볼 수 있다. 석어당과 ‘한 세트’인 살구꽃은 지난달 29일쯤 피기 시작했다. 열흘 붉은 꽃은 없다더니 벌써 절정을 지나 낙화하고 있다. 덕수궁의 정전인 중화전 내부 관람은 화·토요일 오전 9시와 오후 4시에 각각 진행된다. 덕수궁관리소 누리집(www.deoksugung.go.kr)에서 예약해야 한다. 현재 진품으로 전시 중인 일월오봉병은 이달 중 교체된다. 서둘러 봐 두는 게 좋겠다. 경회루(국보 224호) 특별 관람은 10월 말까지 주중 3회(오전 10시, 오후 2시, 4시), 주말 4회(오전 11시 추가) 진행된다. 소요 시간은 30~40분이다. 회당 최대 관람 인원은 70명(`내국인 60명, 외국인 10명)이다. 경복궁 누리집(www.royalpalace.go.kr)에서 예약제로 운영된다. 1인당 최대 4명까지 예약할 수 있다.
  • ‘할머니네 똥강아지’ 이로운, 아빠 생각에 눈물...“약간 보고싶다”

    ‘할머니네 똥강아지’ 이로운, 아빠 생각에 눈물...“약간 보고싶다”

    ‘할머니네 똥강아지’ 아역배우 이로운이 아빠에 대한 그리움에 눈물을 보였다.4일 오후 방송된 MBC ‘할머니네 똥강아지’에는 아역배우 이로운과 매니저인 할머니 안옥자 여사의 일상이 공개됐다. 이날 이로운과 형 건화는 사업으로 인해 중국에 있는 아빠와 영상통화를 했다. 한국어와 중국어를 섞어가며 통화를 하던 아이들을 아빠를 향한 그리움에 결국 참았던 눈물을 왈칵 쏟았다. 이로운은 “(부모님이) 약간 보고싶다”며 “퍼센트로 말하면 48%다. 나머지는 할머니”라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를 본 할머니 안옥자 여사는 “아무리 할머니가 잘 해줘도 부모의 자리를 못 채워주지 않나”라며 안타까워 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이로운과 할머니는 놀이동산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편지를 주고받으며 마음을 나누는 할머니와 손주의 애틋한 모습은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사진=MBC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월드피플+] 가난한 美17세 소년, 명문대학 20곳 동시 합격

    [월드피플+] 가난한 美17세 소년, 명문대학 20곳 동시 합격

    미국의 한 고등학교 학생이 그토록 가고 싶었던 대학교 합격 통지서를 받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감격적인 순간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1일(현지시간) 미 CNN, 뉴욕타임즈 등 현지언론은 텍사스 주 라마 고등학교 학생 마이클 브라운(17)이 전액 장학금 지원과 함께 미 명문대학 20곳에 합격하는 쾌거를 이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브라운은 저소득 가정에서 자랐지만 ‘스탠포드 대학교 입학’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 그의 어머니도 브라운이 좋은 학교에 들어갈 것이라 믿고 아들을 묵묵히 뒷바라지 했다. 학교 지원 당시 그는 4.86의 우수한 평점(GPA)외에 토론 동아리나 청년 민주주의 같은 특별활동에도 참여한 이력을 열거했다. 그 결과 브라운은 하버드, 예일, 프리스턴 등 미 북동부 8개 명문대학인 아이비리그를 포함해 스탠포드, 노스웨스턴, 조지타운, 캔더빌트, 존스 홉킨스 대학 등의 합격장을 거머쥐게 됐다. 또한 대학들은 그에게 우리 돈으로 2억 8000만원에 달하는 장학금을 지원하겠다고 제시했다. 그는 다음달 1일까지 어느 대학에 입학할지 선택해야하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브라운은 “그렇게 많은 통지서를 받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해서 충격을 받았다”며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큰 꿈을 가져라, 겁내지 마라. 가족을 자랑스러워하고 지역사회와 나 스스로를 사랑하라. 그리고 당신의 어려움을 공유하라”며 세상에 외쳤다. 사진=뉴욕타임즈, 유튜브캡쳐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스티븐 호킹이 남긴 ‘마지막 선물’…사람들 울리다

    스티븐 호킹이 남긴 ‘마지막 선물’…사람들 울리다

    지난달 14일(이하 현지시간) 타계한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남긴 마지막 선물에 많은 사람이 눈시울을 붉히고 말았다. 같은 달 31일 영국 케임브리지대 그레이트 세인트메리 교회에서는 호킹 박사를 애도하는 장례식이 치러졌지만, 같은 도시 다른 곳에서는 그의 마지막 선물이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전해질 준비가 이뤄졌다. 유족들이 스티븐 호킹 박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으로 케임브리지시에 있는 노숙인들에게 특별한 부활절 식사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었다. 장례식 다음 날인 부활절 인근 웨슬리 교회 식당의 모든 테이블에는 꽃장식과 함께 “오늘 점심은 스티븐의 선물이다. 호킹 가족으로부터”라는 메모지가 놓여 있었다. 이날 식사는 40명이 넘는 노숙인이 호킹 박사와 그 유족이 마련한 부활절 식사를 즐겼다. 특히 이날 소식은 SNS를 통해 전해져 사람들은 호킹 박사의 선행에 다시 한번 눈물을 흘렸다. 행사를 주관한 자선단체 푸드사이클 케임브리지 측은 “우리는 호킹 가족으로부터 많은 기부를 받아 크게 감사하며 어제 손님들에게 특별한 부활절 식사를 추가로 제공할 수 있었다”면서 “식사 전에는 잠시나마 호킹 박사를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전했다. 자원봉사자 캐럴라인 레누리는 “푸드사이클 케임브리지에서 노숙인들을 위해 준비한 부활절 식사는 특별하고 감동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푸드사이클 케임브리지는 2010년부터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기부 등의 방식으로 준비한 음식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영국에는 케임브리지를 포함한 37개 도시에서 이와 같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푸드사이클 케임브리지/트위터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두번째 평양공연서 가장 큰 호응을 받은 가수는···레드벨벳 ‘빨간맛’ 안무 낯선듯 

    두번째 평양공연서 가장 큰 호응을 받은 가수는···레드벨벳 ‘빨간맛’ 안무 낯선듯 

    남측 예술단의 두번째 공연이 열린 3일 오후 3시 30분(한국시간) 평양 보통강구역 류경정주영체육관 앞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평양 시민들은 일찌감치 줄을 지어 공연장으로 입장했다. 남성은 대부분 검은 양복 차림이었다. 반면 여성들의 차림새는 화사한 개량한복부터 서양식 투피스에 미니스커트, 레이스 블라우스까지 다양했다. 풋풋한 20대 남녀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공연은 공동 사회를 맡은 소녀시대 서현과 북측 방송원(아나운서) 최효성의 ‘우리는 하나’라는 힘찬 외침과 함께 시작됐다. 1만 2천여 석의 공연장을 가득 북측 관객들의 반응은 우리가 음악을 즐길 때와 다를 게 없었다. ‘가왕’ 조용필과 밴드 YB의 신나는 록 사운드가 나올 때는 열광했다. 최진희와 백지영, 정인, 알리의 애절한 발라드에는 애틋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레드벨벳이 히트곡 ‘빨간 맛’을 경쾌한 안무에 맞춰 선보일 땐 관객들의 표정이 다소 다소 낯선듯 보였다. 특히 실향민 부모를 둔 강산에가 함경도 청취가 가득한 ‘라구요’를 부르자 일부 관객은 눈물을 흘렸다. 강산에가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만든 노래”라며 말을 잇지 못하자 큰 박수로 호응하며 그를 격려했다.이선희가 북한 가수 김옥주와 나란히 서서 ‘J에게’를 부를 땐 관객들이 내내 손뼉으로 박자를 맞췄다. 이선희가 객석을 향해 “여러분, 북측에서 ‘가수’라고 하나요?”라고 물을 때 김옥주가 작게 “네”라고 대답했고, 이에 이선희가 “마이크 써 주세요”라고 말하자 객석에서는 화기애애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사회자 서현은 지난 1일 공연과 마찬가지로 북한 최고 가수로 꼽히는 김광숙의 ‘푸른 버드나무’를 관객에게 선사했는데, 1절이 끝나기도 전에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가장 열렬한 반응이 쏟아진 건 남북 출연진 모두가 무대에 올라 피날레 송으로 ‘우리의 소원’, ‘다시 만납시다’를 부를 때였다. 1만 2000여 관객은 일제히 일어나 머리 위로 손을 흔들었고 우레같은 함성을 쏟아냈다. 박수는 10분여간 계속됐다.한 북한 관객은 “감동적인 순간들이 있었다”며 “우리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지 않느냐. 우린 통역이 필요 없다. 그런데도 만나는 데 너무 오래 걸렸다”고 말한 것으로 연합뉴스가 전했다. 또 다른 북한 관객은 “참 좋았다. 조용필 선생이 잘하시더라. 노래를 들어보긴 했지만 보는 건 처음”이라며 벅찬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다시 만나요, 가을에도”… 한마음으로 확인한 ‘통일의 봄’

    “다시 만나요, 가을에도”… 한마음으로 확인한 ‘통일의 봄’

    서현, 北아나운서와 공동 진행 엔딩곡 ‘다시 만납시다’ 끝나자 1만 2000명 10분간 기립박수 윤도현 “전세계 돌며 합동공연”“다시 만나요. 잘 가시오. 다시 만나요. 목메어 소리칩니다. 안녕히 다시 만나요.” 남과 북 가수들이 손을 굳게 잡고 북한 노래 ‘다시 만납시다’를 함께 불렀다. 분단으로 갈라져 있는 남북은 3일 남북 합동공연에서만큼은 하나였다. 노래 가사처럼 ‘다시 만나자’는 제안에 북한 관객들은 10분이 넘는 기립박수로 화답했다.우리 예술단은 이날 평양 남북 합동공연을 ‘우리는 하나’라는 제목으로 구성했다. 11팀의 우리 측 가수들은 북한 가수들과 함께 화음을 맞추기도 했다. 지난 1일 우리 공연단의 단독 공연에서는 소녀시대의 서현이 혼자 진행을 했지만, 이날은 북측 남성 진행자인 최효성 조선중앙TV 아나운서와 함께했다. 합동공연단은 이날 오후 3시(서울시간 3시 30분)부터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두 번째 무대를 가졌다. 애초 공연 시간은 오후 4시였지만 우리 측 요청으로 한 시간 앞당겨졌다. 류경정주영체육관은 남측 기술력과 북측 노동력이 결합한 남북 경제협력의 상징적인 건물이다. 1만 2000석 규모로 지난 1일 공연에 비해 무려 8배나 많은 객석을 보유했지만, 빈틈없이 관객으로 가득 찼다. 무대는 서현과 최효성의 “우리는 하나”라는 힘찬 외침으로 열렸다. 서현이 “불과 두 달 전에 삼지연관현악단이 강릉, 서울에서 멋지게 공연하는 걸 보면서 우리도 평양에서 언젠가 공연하겠다는 꿈을 꿨는데, 일찍 이뤄져서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고 말하자 최효성이 “시작부터 걸음을 잘 떼었다. 북과 남 예술인 무대를 통해서 민족의 화해·단합·통일을 바라는 지향과 염원이 얼마나 뜨거운지 절감하게 될 것 같다”고 화답했다. 초반 공연 레퍼토리는 첫날 공연과 비슷했다. 홀로그램 퍼포먼스가 펼쳐지는 가운데 피아니스트 김광민의 유려한 연주에 이어 정인이 무대에 올라 ‘오르막길’을 열창했다. 오르막길 가사가 남북 관계의 지난한 세월과 겹쳐 들리는 듯 1절과 2절 사이에 박수가 쏟아졌다. 이어 정인과 알리 그리고 북한 가수 김옥주와 송영이 ‘얼굴’을 부르면서 분위기를 한껏 올렸다.이어진 2부 공연에서 가수 강산에가 분단의 아픔을 지닌 가족사를 노래한 ‘라구요’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강산에는 노래를 부른 뒤 “오늘 이 자리가 굉장히 감격스럽다. 돌아가신 저희 어머니 아버지도 생각난다. 가슴 벅찬 이 자리, 왔을 때부터 많은 분들이…”라며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어 북한에서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 최진희가 ‘사랑의 미로’를 부르자 객석은 더 뜨거워졌고, 가수 이선희와 북한 가수 김옥주가 ‘J에게’를 한 소절씩 번갈아가며 부르자 큰 박수가 터졌다. 이선희는 ‘아름다운 강산’을 열창한 뒤 “16년 전 여러분에게 이 노래를 불러 드렸던 게 소중한 추억 중 가장 크다”면서 “더 많은 노래를 함께 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YB밴드 윤도현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자신의 노래 ‘1178’에 관해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곡인데 1178은 (한반도 최남단에서 최북단까지 이어지는) 직선거리를 의미한다. 우린 하나라는 메시지”라며 “우리의 손으로 통일을 만들어 내자는 의미도 담고 있다. 다음에 우리가 올 때까지 16년이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YB와 삼지연관현악단이 합동공연을 했으면 좋겠다. 남북이 함께 전 세계를 돌며 공연하자”고 말해 관객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어 등장한 삼지연관현악단은 남측 트로트 메들리로 우리 예술단에 화답했다. ‘눈물 젖은 두만강’, ‘아리랑고개’, ‘작 별’, ‘락화류수’, ‘동무생각’을 김옥주와 송영 등 북측 여성가수 5명이 불렀다. 이어 무대에 등장한 가수 조용필은 북한에 올 당시 목 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친구여’, ‘모나리자’ 등의 히트곡으로 북측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북한 관객들은 ‘가왕’의 무대를 한껏 만끽하며 중반부터 박수를 치며 즐겼다. 공연 하이라이트는 남북 여가수가 함께 부른 ‘백두와 한나(한라)는 내 조국’이었다. 백지영과 김옥주가 함께 입장해 노래를 부르자 이선희가 합류해 화음을 맞췄다. 화면에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반도기를 들고 남북이 공동 입장하는 장면이 상영됐다. 남북 여가수들은 노래를 마치고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했다. 사회를 맡은 최효성은 “우린 가르려야 가를 수 없는 하나의 조국이다. 통일의 대개막이 삼천리를 진동시킬 그날은 멀지 않았다. 손잡고 힘차게 나아가자. 힘을 합치어 통일을 이룩하자”고 말했다.공연 대미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 ‘다시 만납시다’가 장식했다. 무대에 나온 모든 가수뿐 아니라 객석 전원이 모두 일어나 다 함께 손을 잡고 노래를 따라 불렀다. 노래가 끝나자 공연장은 환호성으로 가득 찼으며, 박수만 10분 넘게 이어졌다. 알제리 출신이라고 밝힌 한 유엔 직원은 “가사는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분위기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남북이 어서 통일됐으면 좋겠다. 공연이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남북 합동 공연은 가을에 다시 열릴 가능성이 크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1일 예술단 1차 공연을 관람한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거의 동시에 가을 공연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도 장관은 지난 2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봄이 온다’를 잘했으니까 가을에는 남측에서 ‘가을이 왔다’를 하자고 했다”며 “거의 동시에 제 입에서도 이심전심으로 ‘가을이 왔다’는 표현이 나왔다”고 말했다. 도 장관은 이어 “김 위원장이 평창에서 공연단 교류를 시작해서, 남북 정상회담까지 쭉 이어져 가을쯤에는 (공연) 생각이 있으니까 가을쯤이라고 이야기를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양공연공동취재단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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