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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중생]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길…” 끝내 광화문에서 사라진 세월호

    [취중생]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길…” 끝내 광화문에서 사라진 세월호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30일 오후 2시쯤 방문한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본관 1층. 로비 한 구석에 있는 노란색의 플라스틱 상자 5개가 눈에 들어옵니다. 아직 뚜껑이 열리지 않은 이 상자들 안에는 203명의 얼굴 사진이 들어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사진입니다(참사 전체 희생자는 304명). 이곳으로 옮겨진 지 3일이 지났지만 로비 벽면에 사진을 전시할 수 있는 환경이 아직 갖춰지지 않아 희생자들의 사진은 아직 상자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희생자 유족들이 결성한 사단법인인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시민단체인 4·16연대, 서울시의회 일부 의원은 서울시의회 본관 1층 내 일부 공간과 서울시의회가 소유한 공터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할 수 있는 전시환경을 어떻게 설계할지를 논의하기 위해 이날 첫 실무 회의를 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남측을 지키던 ‘기억 및 안전 전시공간’(이하 ‘세월호 기억공간’ 또는 ‘기억공간’)의 철거작업이 지난 27일 시작됐습니다. 세월호 기억공간이 지난 2019년 4월 12일 문을 연 이래로 약 2년 만의 일입니다. 기억공간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해인 지난 2014년 7월부터 광화문광장에 설치·운영돼 왔던 세월호 천막 14개동을 철거한 자리에 조성된 약 24평(79.98㎡) 크기의 목조 건물입니다. 그러나 서울시의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로 광화문광장에 남아있던 세월호 참사의 흔적은 7년 만에 사라지게 됐습니다. 30일 광화문광장에 갔더니 세월호 기억공간은 목조 골격을 제외한 나머지 구조물의 철거가 거의 완료된 상태였습니다. 세월호 기억공간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추진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광화문광장 서쪽 도로를 없애 광장 면적을 기존 1만 8840㎡에서 6만 9300㎡로 3.7배 확장하는 사업) 일정을 고려해 2019년 12월 31일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재구조화 사업기간이 연장되면서 세월호 기억공간의 운영기간도 지난해 12월 31일까지로 한 차례 연장됐고, 그 뒤에 올해 4월 18일까지로 운영기간이 재연장됐습니다.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지난 23일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1인 기자회견에서 “공사기간 중 기억공간 철거는 (서울시와) 굳이 합의·약속을 할 사안이 아니었다. 공사기간 중 자리를 비켜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박 전 시장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광화문광장 공사를 마친 후 세월호 참사로 모두의 염원이 된 ‘안전한 나라’는 물론 시민들이 피와 땀, 눈물을 흘리며 지킨 민주주의의 역사와 그 의미를 광화문광장에 담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공사기간 중 기억공간을 철거하더라도 세월호 참사 지우기가 아니라고 믿었다”고 말했습니다.유족들 “일방적 철거 통보” 서울시 “예정된 절차” 유족들은 박 전 시장이 사망한 지난해 7월 이후 서울시와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와 관련한 논의를 7차례 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들은 “기억공간 문제는 우리 같은 직원들이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새 시장과 직접 만나 의논하시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하지만 유족들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된 직후 오 시장에게 면담을 계속 요청했으나 지난 17일 비공개 면담 전까지 오 시장을 만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유족들과 오 시장의 면담이 성사되지 않는 동안 서울시는 지난 5일 유족들에게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일정을 통보했습니다. 이달 26일에 철거를 할테니 그 전에 세월호 기억공간 안에 있는 기록물들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라는 안내였습니다. 유족들은 대안 없는 철거에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재구조화 공사 종료 후 새롭게 조성되는 광화문광장에 어떤 형태와 방식으로는 세월호 참사의 의미가 지속될 수 있도록 협의하자’는 유족들의 요구는 오 시장과의 비공개 면담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서울시는 “새로운 광화문광장은 어떤 구조물도 설치하지 않는 열린 광장으로 조성된다”면서 “전임 시장 때부터 구상된 계획이고, 앞으로도 그 계획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난 23일 오후 3시 30분쯤 서울시 관계자들이 상자와 포장지를 들고 세월호 기억공간을 방문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유족들은 바로 현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유족들과 4·16연대는 “서울시가 애초에 약속했던 기간을 어기고 불시에 철거를 집행하려 한다”고 반발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 측은 “철거 예정일인 26일 전에 기억공간 안에 있는 물품을 정리해달라고 분명히 유족 측에 안내했다”면서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유족들은 “서울시가 언제 다시 기습적으로 철거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지난 23일부터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노숙농성을 시작했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해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그리고 최근 세월호 참사 증거자료의 조작·편집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팀이 출범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족들이 지금도 거리에서 농성을 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주소입니다. 그 후로 서울시와 유족들 간의 대화는 이어졌지만 ‘기억공간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서울시의 입장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유족들의 입장은 계속 평행선을 달렸습니다.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가 임박하자 철거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에 하나둘씩 모였습니다. 시민들은 기억공간 주변에서 서로 2m 간격을 유지하며 1인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지난 25일 ‘세월호 기억관 철거를 중단하라’는 글자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던 하모(51)씨는 “아직 세월호 참사의 진상이 모두 규명되지 않았는데 철거를 강행하려는 서울시 행태에 화가 나서 거리로 나왔다”고 말했습니다.철거 임박하자 유튜버들 몰려 행패 유족들을 괴롭힌 것은 기억공간 철거만이 아니었습니다. 유튜버들이 기억공간 주변에 몰려들어 행패를 부렸습니다. 유튜버들은 지난 유족들이 노숙농성을 시작한 이튿날인 지난 24일 오후부터 모여들어 휴대전화를 유족들에게 들이밀며 “빨리 철거해라”, “세월호가 국민 세금을 뜯어먹고 있다”와 같은 막말을 퍼부었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광화문광장 공사 때문에 전기가 끊겨 노숙농성을 하는 동안 광화문광장 지하에 있던 화장실도 이용하지 못할 만큼 열악한 환경 속에서 기억공간을 지키고 있던 유족들은 유튜버들의 모욕적인 말들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족들은 “저녁에 유튜브 생중계를 하면 슈퍼챗을 통해 후원을 더 많이 받으니까 오후에 많이들 찾아온다”면서 유튜버들의 난동에 익숙한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씁쓸한 웃음을 지었습니다. 경찰은 결국 유튜버들이 기억공간으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질서유지선을 설치했습니다. 지난 23일 서울시 관계자들이 기억공간 내부 기록물 정리를 포기하고 돌아갔을 때 시민들과 취재진이 기억공간 현장으로 밀려들자 한 유족이 “거리두기 간격 유지 등 방역지침을 잘 지켜달라. 또 그걸 이유로 문제를 삼을 수 있다”는 말을 여러 번 외쳤습니다. ‘또’라는 말이 뇌리에 박혔습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과 그 유족들을 위로하고 이들이 참사 피해로 인한 깊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용기를 주지는 못할 망정 ‘세금 도둑’이라고 매도하며 혐오하는 사람들에게 유족들이 평소 얼마나 고통을 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서울시가 예고한 철거일인 지난 26일. 구체적으로 몇시부터 철거가 진행될지 알 수 없던 상황에서 기억공간 현장 주변에는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서울시가 철거를 강행해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도 커졌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철거 협조 공문을 들고 이날 오전 두 차례 세월호 기억공간을 방문했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이 관계자는 “오늘 중으로 철거할 예정”이라면서 “철거 과정에서 몸싸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족들께 이해를 구하고 유족들을 계속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강제철거가 진행될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말을 아꼈습니다. 이후 여야 국회의원들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회 의원들의 방문이 이어졌고, 유족들은 서울시의회 의원들과 세월호 기억공간에 있는 물품들을 서울시의회 본관으로 임시 이전해 설치하는 방안에 합의하였습니다. 서울시가 이날 오후 5시 넘어 “유족들의 요청으로 철거를 27일 오전까지 일시 유예한다”고 밝히면서 우려됐던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유족들 “왜 참사 기억 지우려 하는지…” 유족들은 지난 27일 오전 10시 세월호 기억공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억공간 내 추모 물품과 전시물을 서울시의회 1층 전시관에 임시로 옮기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다음은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말입니다. “저희 유가족들은 지난해 7월부터 이달 철거 통보를 받기 전까지 1년 동안 서울시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광화문광장 공사를 위한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에 당연히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공사가 끝난 후에 세월호 참사가 일깨운 생명과 안전의 소중함의 의미와 가치를 새로 조성된 광화문광장에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지를 협의할 수 있는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약속이 전제돼야 철거에 협조할 수 있다는 입장을 서울시에 일관되게 밝혔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어떤 대안도 제시하기 않고 일방적으로 철거를 통보했습니다. 새로운 광화문광장의 취지가 ‘광장을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라면, 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시민들의 기억까지 지우려고 하는 것입니까. 광화문광장 공사가 끝난 뒤에 민주주의의 역사, 촛불의 역사를 새로운 광화문광장에 어떻게 반영할지를 오세훈 시장이 고민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이날 오전 10시 37분쯤부터 유족들이 기억공간 안에 있는 물품들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벽에 걸려있던 희생자들의 사진을 하나하나 에어캡 포장지로 감싼 뒤 노란색 플라스틱 상자에 담았습니다. 세월호 선체 모양을 한 모형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그림들이 하나둘씩 기억공간 밖으로 나와 유족들이 주변에 미리 주차한 봉고차 4대에 실렸습니다. 물품을 정리하던 한 유가족은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어젯밤에 (기억공간에) 누워서 밤하늘을 보는데, 깜깜한 밤하늘에 별이 하나 반짝이고 있었어요. 그 별 하나였어요. 아들 생각이 나더라고요. 마치 하늘에 있는 우리 아들이 날 보고 있는 것 같았어요. 우리 아이들이 새로운 공간에서 시민들과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나중에 아이들이 더 좋은 공간에서 다시 시민들 품으로 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오 시장은 서울시장 당선 직후인 지난 4월 27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며 새로 조성되는 광화문광장에 과거 조선시대의 ‘월대’를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그는 월대 복원에 대해 “일제강점기에 훼손된 이후 오랜 세월 역사 속에 잠들어 있었던 경복궁 앞 월대의 복원은 조선시대 왕과 백성이 소통하고 화합하던 상징적 공간의 복원으로 그 역사적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과정을 취재하면서 광화문광장에서 목격한 것은 화합과 소통보다는 불통의 그늘이었습니다.
  • “괜찮아 잘했어” 배드민턴 이소희-신승찬, 동메달전으로

    “괜찮아 잘했어” 배드민턴 이소희-신승찬, 동메달전으로

    배드민턴 여자복식 ‘단짝’ 이소희-신승찬(이상 27·인천국제공항)이 도쿄올림픽 4강에서 인도네시아 팀에 밀려 동메달 결정전으로 내려섰다. 이소희-신승찬은 31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모리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대회 배드민턴 여자복식 4강전에서 집중력이 돋보인 그레이시아 폴리-아프리야니 라하유에 0-2(19-21 17-21)로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이소희-신승찬은 8월 2일 동메달 결정전에서 메달 획득을 노린다. 이소희-신승찬은 세계 4위로 랭킹에서는 폴리-라하유(6위)보다 위에 있지만 상대 전적에서는 2승 5패로 유독 약했다. 이날도 먼저 앞서 나가다가도 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1패를 보탰다. 이소희-신승찬은 1게임에서 5-2로 앞서며 출발이 좋았으나 11-8에서 연속 5실점으로 역전까지 허용했다. 인도네시아의 손목을 이용한 방향 전환에 애를 먹었다. 그러나 14-14로 따라잡은 뒤 시소 게임을 벌이던 이소희-신승찬은 19-18로 우위를 점했으나 폴리-라하유가 내리 3점을 따내 1게임을 가져갔다. 2게임에서도 이소희-신승찬은 9-6으로 앞서가다 추격을 허용했다. 특히 16-15에서 연속 5실점으로 승기를 내줬다. 이소희가 막판 스매시로 연속 실점을 끊어냈으나 승부를 뒤집기에는 늦었다.단짝 친구인 이소희, 신승찬은 경기 뒤 서로를 다독였다. 주니어 대표시절부터 인연을 이어온 이들은 2016년 리우 때는 선배들과 호홉을 맞춰 출전해 정경은(31·김천시청)과 조를 이룬 신승찬이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경기 뒤 눈물을 보인 이소희는 “초반에는 준비한 대로 잘 돼 쉽게 풀 수 있었는데 중후반부터 스스로 급해졌다. 많이 아쉽다”며 “3·4위전이 남았지만 고생했던 게 생각나 울었다”고 말했다. 신승찬은 “오늘 경기는 오늘 경기다”며 “마지막에는 좋은 모습으로 끝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리우는 아무 생각 없이 나왔는데 두 번째 올림픽은 소희와 함께라 좀 더 의미 있다”며 “오늘 경기는 정말 아쉽지만 그래도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는 무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양궁여제’ 안산 “심장 터질 듯 기뻐요”…눈물 쏟은 금메달 3관왕 (종합)

    ‘양궁여제’ 안산 “심장 터질 듯 기뻐요”…눈물 쏟은 금메달 3관왕 (종합)

    안산 “모두에 감사, 뿌듯…경험 많은 도움될듯”“‘속으로 쫄지 말고 대충 쏴’라고 혼잣말 했다”시종 무덤덤 강심장, 금메달 걸고 눈물불필요한 ‘숏컷 페미 논란’에 속앓이시종 침착하고 무덤덤한 표정으로 10점을 내리꽂았던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의 안산(20·광주여대)이 시상대에서 끝내 눈물을 터뜨렸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사상 첫 3관왕을 일궈내며 양궁여제 자리를 꿰찬 스무살 안산은 “심장이 터질 것 같고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저 원래 되게 많이 울어요”“김제덕 파이팅 도움 많이 돼” 안산은 이날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감이 교차하는 듯 계속 훌쩍거리며 소감을 말했다. 속으론 많이 긴장했다는 안산은 “속으로 혼잣말을 계속하면서 가라앉히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쫄지 말고 대충 쏴’라고 되뇌었다고 한다. 안산은 “지도자 선생님들이 너무 잘해주셔서 이번 시합 때 잘 할 수 있었다”면서 “모두에게 감사하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또 혼성 금메달을 합작한 남자 양궁 막내 김제덕(경북일고)의 관중석에서 보내준 우렁찬 ‘파이팅’ 소리에 대해 “목 아프겠다고 생각했다”며 모두의 응원 덕분에 힘을 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안산은 “김제덕 선수의 파이팅이 혼성전 때 도움이 많이 됐다. 단체전, 개인전에서도 관중석에서 지도자 선생님들과 함께 (김제덕이) 파이팅을 보내줬는데, 긴장이 풀리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안산은 “저 원래 되게 많이 울어요”라며 10점을 내리꽂던 ‘강철 멘털’을 보여준 시합 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안산은 “엄마가 해주는 애호박찌개를 정말 좋아하는데 빨리 먹고 싶다”고 웃었다. 안산은 기자회견에서 “첫 목표는 단체전 금메달이었지만, 영광스럽게 3개 가지고 갈 수 있어서 감사하다”면서 “이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안산은 이날 준결승전과 결승에서 두 번이나 슛오프 끝에 극적으로 이겼다.“슛오프 날릴 때 10점 확신 들어 기뻐”‘숏컷 페미 비난’ 논란엔 “답하지 않겠다” 안산은 결승전 슛오프 때 어떤 감정이 들었느냐는 질문에 “4강 슛오프를 해 봐서 그때 기억을 되살리려고 했고, 나 자신을 혼잣말로 다독이면서 슛오프를 준비했다”고 돌이켰다. 안산은 “화살이 날아가는 순간, 10점이라는 생각이 들 때를 굉장히 좋아한다”면서 “그 화살이 날아가는 순간 10점이라는 확신이 들어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안산은 이날 여자 양궁 개인전 결승전에서 옐레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6-5(28-28 30-29 27-28 27-29 29-27 <10-8>)로 제압했다. 안산은 슛오프에서 10점을 쏘며 8점에 그친 오시포바를 눌렀다. 금메달 색깔을 가른 결정적 한 방이었다. 안산은 준결승에서도 매켄지 브라운(미국)에 슛오프로 피말리는 접전 끝에 탁월한 집중력으로 금빛 과녁을 정조준했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혼성전과 여자 단체전 금메달로 이미 2관왕에 오른 안산은 이날 개인전 우승을 통해 대회 전관왕이라는 위업도 달성했다. 양궁은 지난 올림픽까지 남녀 개인전, 단체전만 열렸지만, 이번부터 혼성단체전이 추가되면서 5개로 늘어 3관왕이 나올 수 있게 됐다. 한국 양궁 사상 처음이자, 올림픽 역사상 최초다. 한편, 안산은 일각에서 그가 페미니스트라며 비난을 할 때 어떤 기분이 들었는지를 묻는 말에 “경기력 외에 관한 질문은 대답하지 않겠다”고 답했다.숏컷·여대 재학 중이란 이유만으로‘금 박탈’ 등 일부 네티즌 안산 공격외신 “안산에 온라인 학대” 비난 앞서 안산은 ‘숏컷’ 헤어스타일과 함께 그가 여대 재학 중이라는 점을 묶어 ‘페미니스트 아니냐’는 의혹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기돼 외신들까지 “온라인상에서 혐오 공격을 받고 있다”며 도를 넘은 페미 공격을 보도했다. 안산이 페미니스트라고 비난하는 네티즌들 가운데 일부는 “금메달이나 연금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로이터통신은 29일(현지시간)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딴 한국 양궁 선수의 짧은 머리가 반페미니스트들을 자극했다”면서 “온라인 학대(abuse)”로 규정했다. 로이터는 “그 배경에 젊은 한국 남성들 사이의 반페미니즘 정서가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방송 역시 “안산이 온라인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 서울 주재 특파원 로라 비커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공격은 자신들의 이상에 순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성을 공격하는 소수 인원의 목소리”라고 분석하며 “한국이 성 평등 문제와 씨름하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뉴욕타임스(NYT) 서울지부 객원기자인 켈리 조도 트위터에 “안산이 짧은 헤어스타일 때문에 남성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면서 “헤어스타일이 아직도 특정 그룹에선 논쟁거리일 정도로 반페미니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베가 떠오른다. 헤어스타일 하나로도 혐오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궁 혼성단체와 여자단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오른 안산은 인스타그램에서 ‘왜 머리를 (짧게) 자르나요’라는 질문에 “그게 편하니까요”라고 답해 주목을 받았다. 로이터나 BBC 외에도 미국 폭스뉴스와 독일 유력일간지 슈피겔도 ‘한국의 반페미니스트들이 헤어스타일을 이유로 안산을 공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스타그램을 즐겨쓰는 안산은 지난 28일 자기소개란에 “좋아하는 거 좋아하면서 살래”라는 메시지와 함께 “DM(다이렉트 메시지·인스타그램의 쪽지 기능) 못 볼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최근 논란과 관련해 수많은 DM이 쏟아지고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이에 맞서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안산 선수를 보호해달라”, “악성 댓글을 올리는 네티즌들을 처벌해 달라”는 등의 글이 이틀 동안 수천건 올라왔다. 이들은 양궁협회에 전화를 걸어 ‘안산이 사과하게 만들지 말라’고 촉구하는 운동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 눈물 글썽이며 나타난 안산 “빨리 엄마밥 먹고 싶어요”

    눈물 글썽이며 나타난 안산 “빨리 엄마밥 먹고 싶어요”

    경기 때 평온하던 얼굴은 온데간데없었다. 평소 눈물이 많지만 대회 내내 ‘강철 멘털’을 자랑하며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양궁 3관왕은 경기가 끝나고 나서야 처음으로 눈물을 글썽였다. 언니들 없이 홀로 남았던 부담감, 불필요한 논란에 겪은 마음고생에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30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한국 하계 올림픽 사상 첫 3관왕을 이룬 안산(20)은 눈물을 글썽인 채로 취재진 앞에 섰다. 안산은 “눈물이 난다”는 말부터 꺼내며 “심장이 터질 것 같고 너무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본격 인터뷰가 시작되기 전 박채순 총감독은 “경기 외적인 질문은 안 받겠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안산을 둘러싸고 정치권으로까지 번진 논란에서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평소 영화를 보면서도 눈물을 흘릴 정도로 눈물이 많은 안산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도 중간 중간 훌쩍였다. 안산은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힘들어서 울었다”면서 “갑자기 눈물이 차올라서 속으로 ‘울지마’하면서 눈물을 삼켰다”고 말했다.내심 누군가 당연히 할 것으로 예상된 양궁 3관왕에 올랐지만 준결승에 이어 결승까지 슛오프를 치러 쉽지 않은 우승이었다. 안산은 “속으로 계속 ‘쫄지 말고 대충 쏴’라고 혼잣말을 하면서 가라앉히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장민희가 32강 탈락, 강채영이 8강 탈락하며 부담감이 컸지만 언니들의 응원 덕에 힘을 낼 수 있었다. 조금씩 눈물을 거둔 안산은 농담도 꺼내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혼성 금메달을 합작한 김제덕의 화이팅 소리에 대해 “목 아프겠다고 생각했다”고 하는가 하면 “실감이 잘 안 나고 내일도 시합해야 할 것 같다”는 해맑은 소감도 남겼다. 안산은 혼성전과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을 때 “개인전은 운에 맡기겠다”고 선언했다. 막상 대회가 열리자 컨디션이 좋았다. 안산은 “오늘 계속 올라가니까 ‘운이 좀 되네’하면서 쐈다”고 자랑했다. 대회가 끝난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은 한식을 먹는 것. 안산은 “엄마가 해주는 애호박찌개를 정말 좋아하는데 빨리 먹고 싶다”고 웃었다.
  • [서울포토] 안산, ‘양궁 3관왕의 눈물’

    [서울포토] 안산, ‘양궁 3관왕의 눈물’

    안산이 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 결승 시상식서 금메달을 걸고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안산은 혼성단체전, 여자단체전에 이어 개인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하며 사상 첫 올림픽 여자 양궁 3관왕이 됐다. 2021.7.30. 도쿄 올림픽 사진공동취재단
  • 납치된 지 2년 만에 피투성이로 돌아온 아이, 부모는 통곡했다[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납치된 지 2년 만에 피투성이로 돌아온 아이, 부모는 통곡했다[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12년간 수용인원 총 3만 8000여명, 공식 사망자 513명. 1970~1980년대 국가 최대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던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인권 유린 사태는 1987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34년이 지난 지금,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생존자 13명은 지난 5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법원에 낼 진술서를 쓰는 과정 또한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반드시 쓰여져야 할 글이었다. 서울신문은 매주 1명씩 이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긴다. 이모 집 가는 길 납치...그날부터 끔찍한 폭행 시작됐다 1984년 겨울 어느 날, 덩치 큰 남성 2명은 “이모 집에 가야 한다”고 소리치는 박창범(49)씨를 막무가내로 차에 밀어 넣었다. 그들이 박씨를 끌고 간 곳은 형제복지원. 그날부터 12살의 작은 소년에게 무지막지한 폭행과 학대가 시작됐다. 박씨는 극한의 공포로 매일 밤 웅크린 채 겨우 잠에 들었고, 악몽을 꾸고 이불에 오줌을 싸는 일도 빈번했다. 그럴 때면 더 많은 매질을 당했다. 형제원에 끌려간 지 2년이 되어가던 1986년 11월 말 어느 날에도 박씨를 향한 무자비한 폭행은 계속됐다. 그는 결국 피투성이가 된 채 부산의 한 응급실에 실려갔다. 이빨은 부서졌고, 눈알과 머리가 터져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어린 박씨의 머릿속엔 ‘지금 탈출하지 못하면 죽는다’는 생각뿐이었다. 박씨는 병원 화장실을 몰래 빠져나와 옆 건물 옥상으로 도망쳤다. 매서운 겨울 칼바람 속에 피를 뚝뚝 흘리면서도 형제원 사람들이 사라진 지 한참이 지날 때까지 옥상을 내려오지 못했다. 이후 무작정 부산역으로 내달려 기차에 탑승했다. 집이 있는 경산역에 도착할 때까지 기차 화장실에 웅크려 두려움에 떨었다. 행방불명 2년 만에 피투성이 채로 집에 돌아온 아들을 품에 안은 부모는 통곡했다. 날이 밝자마자 아들을 병원에 데려갔지만 한쪽 눈은 이미 실명된 상태였다. 따뜻한 집에서도 박씨의 형제복지원 트라우마는 계속됐다. 언제 다시 잡혀가 맞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제대로 잠들지 못했고, 손발톱을 뜯는 등 이상행동을 반복했다. 그는 아직도 정신병원의 입·퇴원을 반복하고 있다. 박씨는 35년이 지난 지금도 “형제복지원에 감금되어 사는 것과 결코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있다”고 말한다. 아래는 박씨의 진술서 전문. ※원문에서 일부 표현만 다듬어 그대로 옮겼습니다.[진 술 서] 제목: 형제복지원 피해자 진술서 성명: 박창범 진술내용: 저는 1984년 12월 초등학교 6학년 겨울방학에 부모님 허락을 받지 않고 부산 이모 집에 가려고 열차를 타고 부산역에 내려 길을 가던 중 납치를 당했습니다. 아저씨 두 명이 저를 끌고 가 강제로 차에 태웠습니다. 이모 집에 가야 한다고 소리쳤는데도 차 안에 무작정 밀어 넣었습니다. 그때 제 또래 아이들 3명이 차 안에 더 있었고, 우리는 형제복지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보내달라고 울며 매달렸는데, 돌아온 대답은 막무가내로 날아오는 몽둥이 찜질이었습니다. 앞으로 하란 대로 하지 않으면 더 맞을 줄 알라며 협박했습니다. 신입소대에서 며칠을 지내고 나서 아동소대(27소대)로 전방 되었습니다. 27소대에는 형들과 저와 비슷한 또래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은 매일 때리는 것뿐 아니라 주기도문, 사도신경, 십계명 등등 이런 것들도 외우라고 했습니다. 또 군기 잡는다며 매일 밤 기합에 얼차려 같은 것을 시켰습니다. 눈알과 머리 터질 정도로 쏟아진 폭행...병원 실려가 지금도 그때의 기억 때문에 잠을 잘 못 잡니다. 언제 또 기합받을지 몰라서 웅크리고 자는 게 지금도 계속되고, 자는 도중에 벌떡 일어나 주변이 안전하다는 걸 확인해야만 다시 잘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저희는 시키는 일을 다 해야 했습니다. 돌을 깨거나 나르는 일뿐 아니라 뭐든 제대로 못 하면 폭행이 이어졌습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보다 잘 못해 더 많이 맞았습니다. 어린 나이에 제정신으로 감당하기 너무 힘들었습니다. 심한 공포감으로 어떻게 생활했는지 기억하기도 싫습니다. 그 불안감이 심해 이불에 오줌도 자주 싸서 더 많이 맞았습니다. 그 당시 저는 머리가 커서 가분수라고 불렸는데 형들이 저를 불쌍하게 여겨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주기도문, 사도신경, 십계명을 못 외우면 굶어야 하는데 제가 너무 못해서 또 굶을까 봐 외울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 당시 외운 주기도문은 아직도 외우고 있습니다. 어느 날 제가 뭘 잘못했는지, 너무 많이 맞아 입술이 갈라져 터지고 이빨이 여러 개 부러지고 눈과 머리마저 터져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형제복지원 차에 태워져 부산 시립 병원에 실려 갔습니다. 선도요원 3명이 같이 갔습니다. 한 명은 운전하고 2명이 저를 데리고 병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그때 저는 눈알에서 피가 나는 상태라서 수술을 해야 했는데 간단한 응급치료만을 받고 난 뒤 ‘지금 탈출하지 못하면 죽는다’는 생각에 화장실에서 몰래 도망쳐 옆 건물 옥상까지 올라갔습니다.‘탈출 못하면 죽는다’ 피투성이 채 부산역으로 내달려 그 추운 날에 몇시간을 몰래 숨어서 내려다보기만을 반복했습니다. 저를 찾아다니던 사람들이 포기하고 형제원 차로 돌아가는 것을 보았지만 그 이후도 무서워서 한참을 못 내려왔습니다. 힘을 내서 옥상을 내려와 무작정 달려 부산역에 도착했고 기차에 그냥 올라탔습니다. 1986년 11월 말경이었습니다. 도망치던 나를 다른 사람들이 신고해서 다시 저를 잡아갈까 봐 무서웠습니다. 또 무임승차 때문에 잡혀갈까봐 기차에서는 화장실에 숨어 있었습니다. 경산역에 도착하고 나니 눈물이 났습니다. 경산역 바로 앞에 있던 아파트가 저희 집이었습니다. 피투성이인 채로 집에 오니 부모님께서 놀라 통곡하셨습니다. 다음날 병원에 데려가 찢어진 입술을 다시 봉합하고, 치과에서 이빨 틀니도 맞췄고 또 제 머리가 찢어진 걸 뒤늦게 알아 머리도 봉합했습니다. 눈은 그날의 상처로 영구 실명된 상태입니다. 이후 집에 숨어 지내면서도 매일 그 사람들이 찾아올까 봐 겁이 나서 부모님께 진상을 알릴 수 없었습니다. 부모님은 두 분 모두 일을 하셔서 바쁘셔서 저를 돌보려고 집에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너무 불안해하고 잠도 못 자고 손톱을 뜯거나 발톱을 뽑는 등 정신 나간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치료를 위해 경주 요양병원에 입원시켰습니다. 폭행으로 한쪽 눈 실명...여전히 형제원 감금된 듯한 삶 계속돼 지금까지도 저는 그때처럼 누가 소릴 지르거나 낯선 곳, 많은 사람이 있는 상황에 처하면 또다시 잡혀갈 수 있다는 불안감과 지금 떠나지 않으면 잡혀서 맞을 것 같은 무서움에 거리를 방황하는 때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다시 정신과 병동에 입원해 안정을 되찾고 다시 집에서 지내는 등의 반복된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형제복지원 실무자들은 지옥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그곳에서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저희에게 그랬던 것처럼 지옥에서 그 사람들이 벌 받을 수 있게 부탁합니다. 반복적으로 밀려오는 공포감은 결국 저를 정신병원에 상시 입원치료를 받게 했습니다. 한쪽 눈이 실명된 채 살고있는 저는 지금도 형제복지원에 감금되어 사는 것과 결코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저의 인생을 짓밟았습니다. 대한민국이 내 삶을 통째로 망가트렸습니다. 대한민국은 우리의 인생을 배상해 주십시오. 2021년 6월20일 형제복지원 피해자 박창범형제복지원 사건 어디까지 왔나 형제복지원을 운영한 고(故) 박인근 원장은 1989년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2018년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무죄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비상상고를 신청했지만 지난 3월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다만 재판부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고 정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에 제기한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현재 2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1차 소송에 참여한 13명은 모두 입·퇴소 증빙자료가 준비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이러한 증거가 없어 피해사실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비용 부담 때문에 소송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 윤석열 “이한열 열사, 제 또래에 누가 모르나...논란 어이 없어”

    윤석열 “이한열 열사, 제 또래에 누가 모르나...논란 어이 없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부마항쟁’ 발언 논란에 대해 “조금 어이가 없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30일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당시에 27살이고 집도 연세대 앞이었고, 도대체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사진을 보고 모르는 사람이 저희 또래에 누가 있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주로 부산·마산 지역의 상쟁들에 관한 조각, 사진 등이 있었기 때문에 그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며 “장제원 의원이 안내하면서 이한열 열사라고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제가 ‘맞네요’라고 하고 부마항쟁과 6·10 항쟁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7일 부산 민주공원을 찾은 윤 전 총장이 이한열 열사의 모습이 담긴 조형물을 보면서 1979년 ‘부마항쟁’이라고 물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전 총장의 발언에 집중 공격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의 전용기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또 가벼운 입과 빈약한 역사 인식으로 설화에 휩싸였다”며 “기본이 안 돼 있는 것 아니냐. 6월 항쟁과 부마항쟁의 차이를 진정 모르는 것이냐”고 비난했다. 김두관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앞서 광주 묘역을 방문해 흘린 눈물이 그래도 광주를 생각하는 ‘악어의 눈물’이라고 생각했는데, 혹시 임진왜란을 생각하며 흘린 눈물이 아닌가”라며 “사법시험 준비하느라 부마항쟁도, 6월항쟁도 도서관에서 맞으셨겠지만 대한민국 정치인의 평균치 상식이란 게 있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최고위 회의에서 “민주화 운동이 이뤄져 내심 못마땅해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민주 열사를 찾아다니는 쇼는 그만두고 친일과 독재 세력 기득권을 위해 출마한 것을 자백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멘털갑’ 안산 금빛 쏘고 울어버렸다…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 쾌거 (종합)

    ‘멘털갑’ 안산 금빛 쏘고 울어버렸다…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 쾌거 (종합)

    뛰어난 집중력으로 슛오프 위기 극복러시아 오시포바에 6대5 승리차분했던 안산, 금메달 목에 걸고 눈물느닷없는 ‘숏컷 페미 공격’에 속앓이 ‘멘털 갑’ 여자 양궁 안산(20·광주여대)이 역대급 경기를 펼치며 슛오프 끝에 개인전 금메달을 쐈다. 이로써 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에 등극했다. 안산은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 안산은 짧은 헤어스타일과 여대 재학 중이라는 이유 등으로 느닷없이 페미니스트 논란에 휩싸여 일부 네티즌들로부터 막말과 악성 댓글에 시달려왔다. 이에 주요 외신들은 “온라인 학대”라며 안산에 대한 혐오 공격을 비판했다. 안산, 준결승 이어 결승서도피 말리는 슛오프 10점 잇단 명중 안산은 30일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결승전에서 옐레나 오시포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를 6-5(28-28 30-29 27-28 27-29 29-27 <10-8>)로 제압했다. 안산은 슛오프에서 10점을 쏘며 8점에 그친 오시포바를 눌렀다. 2세트까지 세트점수 3-1로 앞서던 안산은 3세트 첫발을 8점에 쏘면서 잠시 흔들렸고 결국 4세트에서 3-5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마지막 5세트에서 안산은 9점, 10점, 10점을 쏘며 9점만 세 번 쏜 오시포바와 5-5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슛오프에서 10점을 맞추며 위기에 강한 정신력을 발휘했다. 혼성 단체전이 이번 대회에서 처음 도입된 가운데 이 종목과 여자 단체전에서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안산은 개인전 결승전에서도 승리하면서 사상 첫 올림픽 양궁 3관왕이 됐다. 한국 스포츠 사상 올림픽 최다관왕 타이기록도 썼다.안산이 금메달을 거머쥐면서 양궁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 걸린 금메달 5개 중 4개를 휩쓸어 2016 리우올림픽에 이은 2개 대회 연속 전 종목 석권의 대업까지 금메달 1개(남자 개인전)만을 남겨놓게 됐다. 남은 남자 개인전은 31일 열린다. 대표팀은 앞서 혼성 단체전과 남녀 단체전 3종목에서 모두 우승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여자 대표팀은 모든 일정을 마쳤다. 앞서 안산은 준결승에서도 슛오프로 피말리는 접전 끝에 탁월한 집중력으로 금빛 과녁을 정조준했다. 안산은 준결승에서는 매켄지 브라운(미국)을 슛오프 끝에 6-5(28-29 30-28 30-28 27-30 28-28 <10-9>)로 역전승을 거뒀다. 안산은 이때도 슛오프에서 10점을 맞추며 9점에 그친 미국의 매켄지 브라운을 제압했다. 개인전 금메달을 한국 선수가 3개 대회 연속으로 가져가고, 단체전 9연패를 이뤄낸 데다 안산이 김제덕(경북일고)과 혼성전 첫 금메달까지 합작해 완벽하게 대회를 마무리했다. 여자 양궁은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나온 여자 개인전·단체전 금메달 22개 중 18개를 쓸어 담았다. 동메달은 3·4위 결정전에서 매켄지 브라운(미국)을 7-1로 제압한 루칠라 보아리(이탈리아)의 차지가 됐다.숏컷·여대 재학 중이란 이유만으로‘금 박탈’ 등 일부 네티즌 안산 공격외신 “안산에 온라인 학대” 비난 앞서 안산은 ‘숏컷’ 헤어스타일과 함께 그가 여대 재학 중이라는 점을 묶어 ‘페미니스트 아니냐’는 의혹이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기돼 외신들까지 “온라인상에서 혐오 공격을 받고 있다”며 도를 넘은 페미 공격을 보도했다. 안산이 페미니스트라고 비난하는 네티즌들 가운데 일부는 “금메달이나 연금을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로이터통신은 29일(현지시간)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를 딴 한국 양궁 선수의 짧은 머리가 반페미니스트들을 자극했다”면서 “온라인 학대(abuse)”로 규정했다. 로이터는 “그 배경에 젊은 한국 남성들 사이의 반페미니즘 정서가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방송 역시 “안산이 온라인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BC 서울 주재 특파원 로라 비커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공격은 자신들의 이상에 순응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성을 공격하는 소수 인원의 목소리”라고 분석하며 “한국이 성 평등 문제와 씨름하고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 서울지부 객원기자인 켈리 조도 트위터에 “안산이 짧은 헤어스타일 때문에 남성 네티즌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면서 “헤어스타일이 아직도 특정 그룹에선 논쟁거리일 정도로 반페미니즘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베가 떠오른다. 헤어스타일 하나로도 혐오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양궁 혼성단체와 여자단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오른 안산은 인스타그램에서 ‘왜 머리를 (짧게) 자르나요’라는 질문에 “그게 편하니까요”라고 답해 주목을 받았다. 로이터나 BBC 외에도 미국 폭스뉴스와 독일 유력일간지 슈피겔도 ‘한국의 반페미니스트들이 헤어스타일을 이유로 안산을 공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스타그램을 즐겨쓰는 안산은 지난 28일 자기소개란에 “좋아하는 거 좋아하면서 살래”라는 메시지와 함께 “DM(다이렉트 메시지·인스타그램의 쪽지 기능) 못 볼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최근 논란과 관련해 수많은 DM이 쏟아지고 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이에 맞서 대한양궁협회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안산 선수를 보호해달라”, “악성 댓글을 올리는 네티즌들을 처벌해 달라”는 등의 글이 이틀 동안 수천건 올라왔다. 이들은 양궁협회에 전화를 걸어 ‘안산이 사과하게 만들지 말라’고 촉구하는 운동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이종락의 시시콜콜] 펜싱의 인기를 몰고온 꽃미남 ‘F4’

    [이종락의 시시콜콜] 펜싱의 인기를 몰고온 꽃미남 ‘F4’

    펜싱 사브르 남자 단체전 올림픽 2연패4인방, 배우 빰치는 외모로 더욱 주목펜싱 비인기종목 설움 극복 계기되길펜싱은 서양에서 검투사나 기사들이 검을 무기로 사용하는 것을 차용해온 스포츠 종목이다. 알렉산드르 뒤마가 1844년 발표한 소설 ‘삼총사’에서 총사를 꿈꾸던 달타냥과 삼총사 아토스, 포르토스, 아라미스의 화려한 칼솜씨는 중세 시대의 상징과 같이 각인됐다. 펜싱은 서양인들의 전유물이었기 때문에 동양인에겐 범접할 수 없는 종목이었다. 한국 펜싱은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역대 올림픽 첫 메달(남자 에페 개인전 이상기 동메달)과 첫 금메달(남자 플뢰레 개인전 김영호)을 거머쥐며 세계 무대에 명함을 내밀었다. 이어 2008 베이징 올림픽부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지 3개 대회 연속 메달을 따내면서 어엿한 펜싱 강국 대열에 합류했다. 빠른 스텝을 활용해 0.1~0.2초 이내에 승점을 올리는 발기술 덕분이었다. 절정은 2012년 런던 대회였다.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를 쓸어 담으면서 역대 최다 메달을 기록했다. 이때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남자 사브르가 단체전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당시 대회에는 도쿄 4인방(김정환, 구본길, 오상욱 김준호)중 오상욱, 김준호 대신 원우영, 오은석이 참가했다. 특히 은퇴한 원우영은 이번에는 SBS 중계해설자로 나서 동료와 후배들이 준결승에서 독일과 접전끝에 결승전에 진출하자 닭똥같은 눈물을 흘려 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경기 측면에서는 남자 사브르 남자 단체전의 올림픽 2연패가 부각됐다. 2016년 리우올림픽 때는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대회 연속 세계 제패를 한 것이다. 하지만 경기외에도 ‘어펜저스(어벤저스+펜싱)’ 4명의 선수들은 배우 뺨치는 외모로 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탈리와의 결승전에서 경기를 마친 오상욱이 투구를 벗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금메달리스트인데 외모까지 출중한 건 반칙”이라면서 “투구를 다시 써달라”는 애교어린 글들이 올라왔다. “펜싱 대표팀은 외모를 보고 뽑느냐”는 글도 잇따랐다. 올림픽에서 눈부신 성과를 이뤘지만 한국은 아직도 펜싱의 ‘불모지’나 마찬가지다. 국내에 등록된 펜싱 선수는 1600여명에 불과하다. 펜싱 본고장인 프랑스의 경우 선수가 10만명을 넘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꽃미남 ‘F4’ 덕에 펜싱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펜싱이 올림픽때만 반짝 주목받는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벗었으면 한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투혼이란 무엇인가...안세영의 까진 무릎

    투혼이란 무엇인가...안세영의 까진 무릎

    2020 도쿄올림픽 여정을 마무리한 한국 셔틀콕의 미래 안세영(19·삼성생명)의 상처투성이 무릎이 화제다. 안세영은 30일 도쿄 무사시노모리 스포츠 플라자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중국의 천위페이에 막혀 4강 진출이 좌절됐다. 그러나 코트에 몸을 던져 쓰러지고 다시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투지를 보여주며 박수 갈채를 받았다. 그는 거의 매 경기 수비하며 몸을 던지다가 코트 바닥에 무릎을 쓸렸다. 무릎의 상처는 어찌보면 그의 투지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훈장인 셈이다. 안세영은 올림픽 데뷔전인 지난 24일 C조 1차전에서 클라라 아수르멘디(스페인)를 상대할 때 2세트 8-3 상황에서 잠시 부상을 치료했다. 몸을 던져 수비하다 무릎에 피가 났기 때문이다. 29일 부사난 옹밤룽판(태국)과의 16강전에서도 2세트 때 넘어져 무릎에 상처가 났는데 테이프를 두르고 2-0 승리를 따냈다. “코트에 부딪히면 정말 아픈데 이기고 있으면 너무 기뻐서 안 아프다”던 안세영은 30일 천적과 맞닥뜨린 8강전에서는 더욱 몸을 사리지 않았다. 천위페이의 강력한 점프 스매시를 받아내기 위해 수 차례 몸을 날렸다. 특히 2세트 막판에는 네트 가까이에서 푸시를 시도하다 오른쪽 발목이 접질려 넘어졌다. 긴급 치료를 받고 다시 코트에 선 안세영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천위페이를 추격했다. 경기 뒤 안세영은 발목 상태에 대해 묻자 “더 크게 다쳤어도 훈련한 게 아까워서라도 계속 뛰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10대에 만난 첫 올림픽이 아쉽게 마무리 되자 눈물을 왈칵 쏟았다. 국가대표 데뷔전이었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첫 경기에서 천위페이에 패해 탈락한 뒤 하루도 쉬지 않고 훈련을 거듭한 순간들이 스쳐지나갔기 때문이다. 안세영은 “후회 없이 준비했는데도 이 정도의 성과가 나왔다”며 “그렇게 준비해서도 안 됐으니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고 말했다. 무릎과 발목, 그리고 패배의 아픔은 잊은 모습이었다.
  • ‘라켓 소녀’ 안세영의 올림픽 성년식은 8강까지 “계속 도전”

    ‘라켓 소녀’ 안세영의 올림픽 성년식은 8강까지 “계속 도전”

    ‘한국 셔틀콕의 미래‘ 안세영(19·삼성생명)의 올림픽 성년식이 8강에서 마무리 됐다. 안세영은 30일 일본 도쿄 무사시노노모리 스포츠플라자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8강전에서 ‘천적’ 천위페이(중국)에게 0-2(18-21 19-21)로 막혀 4강 진출이 좌절됐다. 천위페이는 안세영의 국가대표 데뷔전이었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32강전에서 쓰라림을 준 상대다. 이후 3번 더 겨뤘으나 모두 졌다. 안세영이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5년 만에 단식 메달을 따내려면 천위페이를 넘어야 했으나 아쉽게 4전5기에 실패했다. 한국 배드민턴 사상 첫 10대 메달리스트도 무산됐다. 안세영은 이날 헤어핀 등 네트를 활용한 플레이에서 우위를 보였고, 천위페이는 강력한 점프 스매시와 좌우를 흔드는 대각 공격이 인상적이었다. 안세영은 1세트와 2세트 한 때 각가 6점 차, 5첨 차까지 앞서기도 했으나 노련한 천위페이에 따라잡혀 결국 두 세트 모두 내줬다. 2세트 막판에는 푸시를 하다가 발목을 접질려 응급 치료를 받기도 했다. 아픈 발목에도 끝까지 추격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안세영은 경기 뒤 고개를 푹 숙이고 의자에 걸터앉아 한동안 코트를 떠나지 못했다. 눈물이 그렁그렁 한 채로 믹스트존에 들어선 안세영은 “아시안 게임 이후 ‘하루도 안 쉬고 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며 “후회 없이 준비했는데 기대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아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중간 중간 울먹이다 말을 잇지 못하던 안세영은 “공격력을 키우기 위해 쉬는 날 없이 계속 선생님이 올려주시는 공으로 연습했다”며 “기대도 많이 해주시고 정말 열심히 훈련해주셨는데 정말 죄송하다.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속상해 했다. 이날 경기에 대해서는 “인내심과 집중력에서 천위페이보다 부족해서 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접질린 발목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이보다 더 크게 다쳤어도 훈련한 게 아까워서라도 계속 뛰었을 것”이라고 했다. 안세영은 특히 “한국 배드민턴 하면 복식을 많이 떠올린다”며 “단식을 많이 알리고 싶었는데 단식이 약하다는 말이 또 나올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마냥 눈물만 흘린 것은 아니다. 그는 “후회 없이 준비했는데 이 정도의 성과가 나왔다”며 “그렇게 준비해서도 안 됐으니 이보다 더 열심히 준비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 천위페이를 쓰러뜨릴 때까지 “계속 도전하겠다”고도 했다. 안세영은 한국에 돌아가면 스무살의 자유를 느껴보고 싶다고 말하며 잠시 웃음을 되찾았다. 그는 “스무살이 되면 하고 싶은 게 여러가지 있었는데 한 번도 안 먹어본 술을 딱 한 잔만 하고 싶다. 종류에 상관 없이 딱 한잔만”이라며 “기분 좋게 마시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면 진천선수촌 하늘에 가득한 별을 보며 안정을 찾았던 그는 “일본에서는 멋진 달을 봤는데 소원이 안 이뤄졌다”며 미소를 지었다.
  • 김두관, 윤석열 겨냥 “부마항쟁과 6월항쟁 구분 하느냐”

    김두관, 윤석열 겨냥 “부마항쟁과 6월항쟁 구분 하느냐”

    김두관, “광주 눈물은 몇년도 눈물이었느냐”더 문제는 국힘 의원들…배우·연출도 영 아냐”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김두관 의원이 3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겨냥 “부마항쟁과 6월 항쟁을 구분이나 하는지 모를 일”이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어제 부산을 방문한 윤 후보는 이한열 열사의 모습이 찍힌 사진을 보며 ‘부마항쟁’이냐고 물었다 한다. 진짜 기가 막혀서 뭐라 할 말이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사법시험 준비 하시느라 부마항쟁도, 6월 항쟁도 도서관에서 맞으셨겠지만 대한민국 정치인의 평균치 상식이란게 있는 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김 의원은 “윤 후보는 지난 광주묘역을 방문해서 눈물을 흘렸다. 저는 그 눈물이 그래도 광주를 생각하는 ‘악어의 눈물’이라 생각했는데 어제 기사를 보니 혹시 그 눈물이 ‘임진왜란’을 생각하며 흘린 눈물이 아닌가 생각했다”며 “광주 눈물을 몇년도 눈물 이었느냐”고 했다. 김 의원은 “더 문제는 윤석열 후보를 돕겠다고 옆에 있는 국힘 의원들”이라며 “배우를 무대에 보내려면 대사를 외우게 하던가, 대사를 못외우면 옆에서 컨닝 페이퍼라도 들고 있던가 해야지 이런 망신을 시키는 연출이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이 영화는 배우도, 연출도 영 아닙니다. 10만은 커녕 5만명도 안들 3류 활극으로 끝날 것 같다”며 “이런 식으로 해서 극장에 간판이나 걸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앞서 김 의원은 윤 전 총장이 지난 25일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의 책임을 문재인 대통령이 져야 한다고 주장하자 “주인의 뒤꿈치를 무는 개”라며 비난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이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을 때에는 “광주 정신을 모욕했다”며 윤 전 총장의 손이 닿은 묘비를 손수건으로 닦기도 했다.
  • [월드피플+] ‘닭 2마리’ 받고 환자 수술한 볼리비아 의사 미담

    [월드피플+] ‘닭 2마리’ 받고 환자 수술한 볼리비아 의사 미담

    볼리비아의 농촌에 사는 할아버지가 수술비를 생닭으로 지불했다. 대를 이어 의술로 주민들의 건강을 살피고 있는 의사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 감사한 마음으로 닭을 받았다"고 말했다.  볼리비아 타리하의 한 병원에서 벌어진 일이다.  할아버지는 의사 알바로 사모라의 개인병원을 찾아가 진단을 받은 후 "전립선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고개를 떨궜다.  수술이라는 말에 왠지 덜컥 겁부터 난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돈이 없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가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요? 돈이 없는데..."라며 난처한 얼굴을 하자 의사 사모라는 "돈은 걱정하지 마시라"며 웃어보였다. 아버지에 이어 의사라는 직업을 대물림한 사모라는 아버지의 이름을 붙인 자선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돈이 없는 주민들의 의료비를 지원하는 게 재단이 하는 일이다.  의사는 "재단을 통해 수술비를 지원해드리겠다"며 "돈 걱정은 말고 수술을 받으시라"고 했다. 덕분에 할아버지는 전립선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지난 23일(현지시간)의 일이다.  의사 사모라가 깜짝 놀란 건 다음 날이었다. 전립선수술을 받은 촌로는 이튿날 다시 병원을 찾아갔다. 의사의 진료실에 들어서는 할아버지는 닭 2마리를 옆에 끼고 있었다.  그러면서 할아버지는 "어제는 돈이 없었어요. 그래서 수술비로 드리려고 가져왔습니다"라고 했다.  수술비를 대신하기 턱없이 부족했지만 의사 사모라는 왈칵 눈물이 났다고 한다. 때마침 11년 전 이날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서였다.  그는 "40년 전만 해도 가축이나 농산물로 치료비를 대신 내는 사람이 많았다"며 "아버지가 그런 농촌 사람들을 불쌍히 보시고 의술을 베푸시던 생각이 나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의사 사모라는 감사한 마음으로 닭 2마리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수술비가 아니라 감사의 표시로 받아드리는 게 할아버지의 정성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 거절하지 않고 닭 2마리를 받았다"고 말했다.  돈이 없는 환자를 수술비까지 대주며 수술해준 의사, 그런 의사에게 고마움의 표시로 닭을 들고 찾아간 촌노의 협업으로 훈훈한 스토리가 완성된 셈이다.  의사 사모라가 사진과 합께 사연을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자 볼리비아 네티즌들은 "왜 내가 눈물이 나지?" "간만에 접하는 따뜻한 소식, 감사합니다"라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진=사모라
  • 아버지가 깎아준 평균대로 훈련했던 몽족의 후예 수니사 리 올림픽 금

    아버지가 깎아준 평균대로 훈련했던 몽족의 후예 수니사 리 올림픽 금

    중국계 소수민족 몽족의 후예로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태어난 수니사 리(18, 미국)는 체조 평균대를 구입할 돈이 없었던 아버지가 직접 나무를 깎아 만들어준 평균대를 뒷마당에 놓고 연습했다. 그렇게 기량을 연마했던 수니사가 29일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개인 종합에서 금메달을 땄다. 미국 중계 주관사인 NBC의 간판 프로그램 ‘투데이 쇼’는 수니사가 금메달을 따기 전에 이미 그녀와 가족의 애달픈 이민 생활을 조명해 눈길을 끌었다. 아버지 존 리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을 중국이 퍼뜨렸다는 이유로 번지기 시작한 아시아 혐오 정서 때문에 수니사가 고생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들은 우리를 이유 없이 혐오한다”며 “우리가 그들이 말하는 것 이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은 멋진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또 수니사가 미국 대표로 선발돼 올림픽 무대에 서기까지 아버지의 헌신적이 뒷바라지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존은 이웃의 일을 도와주다 사다리에서 추락하는 바람에 하반신을 쓸 수 없게 돼 생계에 큰 타격을 받자 수니사가 체조를 그만두려 했지만 자신이 만류해 체조를 계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부모 대신 자신을 키워주기도 했던 삼촌과 숙모가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나는 슬픔을 겪기도 했다. 수니사의 금메달 획득 장면을 TV로 시청한 미네소타주의 몽족 공동체는 환호와 함께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중국에서 묘족, 베트남이나 라오스 등에서 흐멍족이라 불리는 이 소수민족은 중국의 봉건체제에 견디다 못해 18세기 후반부터 베트남이나 라오스 등으로 이주한 것으로 전해진다. 베트남 전쟁 때 미군 작전을 도운 일부가 종전 후 난민으로 미국에 건너올 수 있었는데 수니사 가족도 이들의 일부인 것으로 추정된다.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24·미국)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이틀 전 체조 여자 단체전 결선 세 종목 기권에 이어 이날 개인종합 결선 출전을 포기하고 벤치에서 응원하는 가운데 리는 57.433점을 얻어 열여덟 살 데뷔 무대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거는 영광을 누렸다. 바일스가 단체전을 포기한 직후 리는 바일스가 “기본적으로 우리 팀을 끌어왔다”고 말했는데 이미 자신이 그를 대신할 준비가 돼 있음을 입증한 셈이다. 지난해 6월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어 마루운동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았지만 단체전 은메달을 이끈 데 이어 이날도 최고의 기량을 펼쳐 보였다. 레베카 안드라데(브라질, 57.298점)가 은메달, 안젤리나 멜니코바(러시아올림픽위원회, 57.199점)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드라데는 브라질 여자 체조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기록했다. 단체전 동메달을 땄던 제시카와 제니퍼 가디로바 쌍둥이 자매는 이날 각각 10위와 13위에 머물렀다. 제시카는 영국 여자선수로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둘은 다음달 1일 바일스가 마루운동에 출전을 포기하면 금메달을 다툴 정도로 이 종목 기량이 출중하다. 5년 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4관왕에 빛나는 바일스는 이번 대회 6관왕을 기대하는 주위의 과도한 시선을 의식하다 지난 27일 단체전 도마 경기를 마친 뒤 충격적인 점수가 나오자 곧바로 기권한 뒤 이날 개인종합 출전을 포기한 채 관중석에서 다른 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열렬한 응원을 펼쳤다. 다음달 1일 시작하는 종목별 개인전에 출전하는지를 묻자 확답을 하지 않고 “그날그날 봐야 한다”고 답했다.
  • [사설] 문재인 정부 임기 끝까지 민생에 올인, 증명돼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민생경제장관회의를 주재했다. 문 대통령이 ‘민생’을 내걸고 경제회의를 주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기 마지막까지 코로나19 사태로 심한 충격을 받은 취약계층의 민생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코로나 충격이 큰 취약계층을 더 두텁게 지원하는 것은 물론 양극화가 고착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안경덕 고용노동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석해 코로나19 사태로 벼랑 끝에 몰린 취약계층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내놓은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 지원 등 상당수 정책이 2차 추경이나 지난해 비상대책경제회의에서 발표된 중장기 대책과 중복돼 재탕삼탕식 정책이라는 비판이 많다. 그제 열린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처럼 대책도 없이 모여 과거의 정책들을 나열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문 대통령과 경제 당국은 수십 차례의 관련 대책회의를 열었지만 민생경제 회복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은 어제 회의에서도 과감한 지원을 당부하고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주문했지만 과거 경험에 비춰 현실로 체감하는 혜택은 그리 크지 않을 듯하다. 지난해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통해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50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비롯해 1.5%의 저금리 긴급경영자금(12조원)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소비절벽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에게는 ‘언 발에 오줌’ 격이란 지적도 많았다. 정부가 촘촘한 민생 대책을 내놓아도 실행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적지 않아 제대로 혜택이 돌아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영업자 등 중소상공인이 겪는 경제적 고통은 한계를 넘어섰다. 청년 취업난도 심각하다. 더는 버티기 어려운 지경이다. 생산과 유통이 중단되고 경기가 얼어붙은 만큼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고통을 현장에서 보다 세심하게 들여다봐야 한다. 지금은 자영업자 구조조정을 할 시기가 아니다. 단기적으로는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과감한 지원도 필요하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덜어 주면서 산업의 생태계 기반이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가 버팀목이 돼야 한다. 과감한 민생 대책을 수시로 보강해서라도 근본적인 처방책을 담아내야 한다. 민생 대책의 이름으로 내놓은 정책들이 국민의 눈높이에 여전히 미흡하다. 임기 마지막까지 적극적인 실천으로 국민의 눈물을 닦아 주길 기대한다.
  • 친구를 많이 만들어라, 지구의 지배자 될지니…

    친구를 많이 만들어라, 지구의 지배자 될지니…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1859년 초판에는 ‘적자생존’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는다. 5판에 처음 등장하는데, ‘국소적 환경에 대한 적응 능력’을 뜻한다. 다윈 이후 생물학자들은 이를 멋대로 해석해 자연을 피도 눈물도 없는 삭막한 곳으로 묘사했고, 우리는 마치 강한 종이 다른 종을 제압하고 살아남는 게 당연하다고 여긴다.개, 늑대, 보노보, 침팬지, 사람을 포함해 10여종 동물을 연구하는 브라이언 헤어 듀크대 진화인류학 교수와 버네사 우즈 연구원은 ‘적자’의 조건으로 신체적인 강함보다 다정함, 나와 다른 상대방과 협력하고 소통하는 친화력을 내세운다. 쉽게 말해 인류가 더 많은 적을 정복해서가 아니라, 더 많은 친구를 만들었기 때문에 지구의 지배자가 됐다는 이야기다. 멸종 위기에 처한 늑대와 달리 인간과 함께 번성하고 있는 개가 대표적인 예다. 저자들은 한쪽에만 먹이를 숨긴 컵 두 개를 놓고 손짓으로 먹이가 든 컵을 가리킨 뒤 동물의 반응을 살폈다. 동물이 인간 손짓의 의미를 이해하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이다. 개보다 지능이 높은 침팬지는 이상하게도 이 실험에서 계속 실패했다. 그러나 개는 사람이 가리키는 곳으로 빠르게 달려가 먹이를 찾아냈다. 당연히 이런 손짓과 몸짓의 뜻을 가장 잘 이해하는 종이 바로 인간이다. 특히, 아기는 걸음마를 떼기 전부터 부모와 눈을 마주치고 손짓과 몸짓의 의도를 파악한다. 타인과 마음으로 소통함으로써, 우리 종은 감정반응을 조절하고 자기통제력을 갖추며 생존에 유리하게 진화한 것이다.인류의 진화 과정도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10만년 전 호모에렉투스는 유능한 탐험가이자 전사였고, 7만 5000년 전의 네안데르탈인도 기술 좋은 사냥꾼이었다. 그러나 결국 살아남은 종은 호모사피엔스였다. 호모에렉투스와 네안데르탈인보다 신체 능력과 지능이 뒤처졌지만, 협력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극대화해 최후까지 생존했다. 이런 친절함은 반대로 잔인성과 연결돼 있다고 지적한다. 협력적인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것도, 남을 해하는 일도 같은 뇌 부위에서 판단을 내린다. 우리 편이 아니라 남의 편이 되어 버리면, 무리의 생존을 위해 타인을 배척하는 강도 역시 심해진다는 것이다. 다정함, 협력,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우리 종 고유의 신경 메커니즘이 닫힐 때, 우리는 잔인한 악행을 저지를 수 있다. 전쟁이나 각종 테러, 그리고 인종에 대한 혐오 등이 이런 사례다. 저자들은 그래서 인간이 극대화한 강점인 다정함을 어떻게 늘려 나갈 수 있을지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들이 책을 쓰던 중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고, 뒷부분 내용도 이에 따라 상당수 바뀌고 추가됐다. 인간의 진화를 설명하는 자연과학 서적에 그치지 않고 사회과학과 인문까지 두루 짚어 낸 책이 된 이유다.저자들은 말미에 “타인을 비인간화하는 지도자는 외면하고 타인에게도 인간애를 실천하자는 지도자에게는 힘을 실어 주자”고 제안한다. 대선 바람과 함께 정치권에서 이전투구 진흙탕 싸움이 치열하다.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헐뜯으며 자신을 높이려는 정치인들은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누구보다 한국의 정치인들이 우선 읽어 봤으면 좋겠다.
  • ‘얼굴도 금메달’ 배우 뺨치는 펜싱 F4 “외모 순위요? 1위는…”

    ‘얼굴도 금메달’ 배우 뺨치는 펜싱 F4 “외모 순위요? 1위는…”

    28일 도쿄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을 획득한 대표팀 4인방은 ‘펜싱 어벤저스’로 불린다. 오상욱(1위), 김정환(7위), 구본길(10위), 김준호(20위)까지 20위 이내에만 4명의 선수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20위권 내에 가장 선수가 많은 나라이기도 하다. 사브르 대표팀은 이변의 여지없이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펜싱의 자존심을 지켰다. 한국은 28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홀B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45-26으로 누르고 정상에 섰다. 첫 대결만 팽팽했을 뿐 두 번째 대결부터 크게 앞서며 경기 내내 금메달을 향한 행진이 이어졌다. 그만큼 전력이 강했다. 랭킹은 서로 다르긴 하지만 실력은 그날 누가 컨디션이 좋은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정도로 비슷하다. 압도적인 실력 배경에는 런던에서 도쿄로 이어지는 세대교체의 희생이 있었다. 2012 런던 멤버인 원우영, 오은식은 자신들이 할 수 있을 때까지 버티며 오상욱과 김준호의 성장을 기다려줬다. 동생이었던 김정환과 구본길은 형이 됐다. 구본길은 “런던에서 금맛을 봐서 이런 느낌을 후배들도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형들은 동생들에게 좋은 말을 꺼내주며 격려했고 동생들 역시 형들을 응원하며 한마음이 됐다. 중계를 하던 원우영은 금메달이 확정되자 눈물을 흘리며 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선수 구성은 달라졌지만 끈끈함은 여전했다. 오상욱은 “멤버들이 워낙 잘한다”면서 “영원하진 않겠지만 지금 멤버로 간다면 좋은 성적이 날 것 같다”고 신뢰를 드러냈다.선수들이 훈훈했던 건 마음만이 아니었다. 펜싱 어벤저스의 또 다른 별명은 F4. 배우 뺨치는 외모로 이들은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들의 인기는 해외에서도 상당하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해외 대회를 나가면 사인하느라 정신이 없었을 정도다. 얼굴도 금메달인 만큼 외모 질문은 빼놓을 수 없었다. 구본길에게 외모 순위를 묻자 “일단 다 잘생겼다”면서 “내 입으로 얘기해야 하느냐”며 은근슬쩍 자부심을 드러냈다. 재차 묻는 질문에 구본길은 본인 입으로 말하기 민망했는지 “연령대별로 (취향이) 다르다”면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김준호가 가장 잘생겼고 그다음부터는 공동 2위”라고 웃었다. 한국 펜싱은 개인전에서 김정환의 동메달이 전부였지만 단체전에서 ‘팀 코리아’의 위력을 보여주며 출전 종목 모두 메달을 따내는 성과를 거뒀다. 여자 에페와 남자 사브르가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남자 에페(30일), 여자 사브르(31일)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둘지 주목된다.
  • 어쩜 이렇게 닮았지? 영국 쌍둥이자매 동메달 등 도쿄올림픽에 수두룩

    어쩜 이렇게 닮았지? 영국 쌍둥이자매 동메달 등 도쿄올림픽에 수두룩

    지난 27일 2020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여자 단체전 시상식. 동메달을 목에 걸어 1928년 이후 처음으로 이 종목 메달을 딴 영국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유난히 닮은꼴 선수들이 눈길을 끌었다. 제니퍼(사진 왼쪽 두 번째)와 제시카 가디로바(세 번째, 이상 16) 쌍둥이였다. 마루운동에 빼어난 자질을 갖춘 것으로 워낙 유명했다. 이들은 대회가 열리기 전 둘이 팀을 이뤄 올림픽에 나가게 됐다는 소식을 어떻게 들었는지 털어놓았다. 제시카는 대회 화상회의 인터뷰를 통해 “제가 먼저 제 선발 소식을 들었어요. 제겐 흥분되는 얘기였지만 제니퍼가 탈락했을까봐 조금 걱정됐어요. 하지만 그 이름을 듣자마자 우리 둘다 눈물을 쏟았고 모든 분들이 너무 들떠하셨어요”라고 말했다. 하계 올림픽 여대 여덟 번째 쌍둥이 메달리스트가 됐으며 동하계 대회를 통틀어 13번째 쌍둥이 메달리스트가 됐다. 이번 대회에는 가디로바 자매처럼 쌍둥이 일곱 쌍이 출전하고 있다고 인사이더 닷컴이 28일(현지시간) 전했다. 영국 선수단에만 세 쌍이나 있어 눈길을 끄는데 벌써 가디로바 자매와 같은 메달을 목에 건 쌍둥이도 나왔다고 이 매체는 전했는데 아무래도 그보다 더 많은 것 같다.28일 3대3 농구 여자부에 출전한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올가(위 사진 오른쪽)와 예브게니야 프롤키나(이상 24) 쌍둥이 자매도 은메달로 스물네 번째 생일을 자축했다. 해서 이들은 역대 올림픽 14번째 쌍둥이 메달리스트가 됐는데 흥미로운 점은 이들 쌍둥이 가운데 다른 종목에 출전해 메달을 목에 건 경우는 없다는 점이다. 특정 유전자가 작동한 것처럼 모두 한 종목에서 메달을 땄다.사이클 도로에 나선 아담과 사이먼 예이츠 형제도 가슴에 유니언 잭을 새기고 질주한다. 둘이 함께 페달을 밟는 장면은 마치 싱크로나이즈드 종목이 사이클에도 세부 종목으로 생겼나 궁금해질 정도로 똑닮았다. 둘을 구분하려면 쉽지 않은 일인데 다만 입을 벌리면 그제야 조금 분간할 수 있을 정도다. 아담이 앞니는 간지런한 반면, 사이먼은 좀더 분방하다(?). 또 하나는 아담의 뺨에 흉터가 있다는 것이다. 아담은 2019년 잡지 로드 바이크 액션에 “우리는 다른 길을 걸었지만 아주 친하다. 서로 말을 많이 한다. 매일 아주 많이”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경기를 마친 뒤 아담은 9위를 차지한 반면, 사이먼은 17위에 머물렀다. 영국 선수단의 마지막 쌍둥이는 팻과 루크 맥코맥 형제로 복싱 선수들이다. 팻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 출전해 이번이 두 번째 올림픽이다. 그는 노던 에코와의 인터뷰를 통해 “믿어지지 않는다. 지난번에는 나 혼자 나갔는데 이번에는 쌍둥이가 도쿄를 접수한다”고 호기로운 출사표를 던졌다. 팻(아래 사진 오른쪽)이 27일 웰터(69㎏)급 예선에 나서 알리악산드르 라지오나우(벨라루스)에 주먹을 꽂고 있다.루크(위 사진 왼쪽)는 25일 라이트(63㎏)급 예선에서 마니쉬 카우쉭(인도)와 싸웠다.로라(위 사진 왼쪽)와 샬럿 트렝블 자매는 아예 똑닮은 듯 작정하고 연기를 해야 하는 싱크로나이즈드 수영 선수들이다. 샬럿은 2019년 국제수영연맹(FINA)이 펴내는 아쿠아틱스 월드 매거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늘 함께 하고 연결돼 있기 때문에 로라와 함께 수영하는 일이 대단하다”고 털어놓았다.산네(위 사진 왼쪽)와 리에케 웨버스 자매는 네덜란드 체조 대표 선수들이다. 산네는 리우 대회 평균대 금메달리스트다. 그녀는 2015년 ‘성공으로 가는 어려운 길’이란 다큐에 출연해 “때로는 그녀가 더 잘하고 때로는 내가 더 잘한다”고 말했다.디나(위 사진 오른쪽)와 아리나 아베리나(이상 22) 자매는 ROC 마크를 달고 리듬체조 경기에 나선다. 둘에게 첫 올림픽이다. 아리나는 올림픽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디나에 대해 한마디 해달라는 주문에 “모든 일이 잘못됐으며 이미 졌다고 생각할 때 네 스스로의 장점을 찾아내고 네 자신에게 먼저 모든 일이 실패하지 않았으며 너도 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끝까지 싸우는 것”이라고 답했다. 반대로 디나는 아리나의 자신감을 높이 평가했다. “아리나가 나와 약간 다른 면모를 지닌 것이 좋다. 모든 일이 틀어지고, 아니면 놀림거리가 돼도 그걸 모두 마음에 담아둘 필요는 없다”며 “너무 화를 내지도 마. 삶은 이런 식으로 끝나지 않아. 주의깊게 들었으면 해. 분석하고 더 나아가야 해. 끔찍한 일은 일어나지도 않았어”라고 대꾸했다.아시아(위 사진 왼쪽)와 앨리스 다마토 자매도 이탈리아 체조 대표팀 소속이다. 2019년 세계선수권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함께 목에 걸었다. 도쿄는 첫 올림픽이었는데 아쉽게도 영국에 조금 뒤져 4위에 그쳐 메달을 따지 못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출처 표시되지 않은 선수들은 인사이더 닷컴 등 외신 캡처
  • “민주주의는 회복의 서사 ”… 美 킨징어 의원 ‘눈물의 연설’

    “민주주의는 회복의 서사 ”… 美 킨징어 의원 ‘눈물의 연설’

    “민주주의는 나쁜 시절로부터 우리가 어떻게 회복을 이뤘는지에 관한 서사입니다.” 지난 1월 6일 미 의회 의사당에서 벌어진 폭동에 관한 하원 조사위원회에 참여한 애덤 킨징어 의원(43·일리노이)의 감동적인 청문회 연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CNN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즈 체니(55·와이오밍) 의원과 함께 공화당 소속 조사위원으로 청문회에 참여한 킨징어 의원은 공화당의 동료 의원 등을 향해 진실을 밝혀야 하는 이유와 조사위 활동이 민주주의 회복의 도약점이 되는 이유를 찬찬히 설명했다. 그는 폭동 당시 의사당을 지키던 경비대를 향해 “상처를 입었지만 결국 당신들이 승리자”라고 격려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 “피해를 치유하기 위해 폭력과 분열을 조장하는 음모론과 당파적 다툼을 멈추고, 그날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진실을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동이 하원에서 조사할 가치가 있는 일인지를 놓고 공화당 주류가 회의적인 반응을 내놓은 것과 관련해 킨징어 의원은 “법을 어기는 것과 법치주의를 거부하는 것, 또는 범죄를 저지른 것과 쿠데타 사이엔 큰 차이가 있다”면서 “의사당 난입 사태는 자치에 대한 위협”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국가는 과거의 실수로부터 배워 다시는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건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전투기 조종사 출신으로 40대인 킨징어 의원은 의사당 폭동 사태 이후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리즈 체니 의원과 공화당 내에서 ‘반트럼프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5월 리즈 체니 의원이 당직에서 축출되는 등 트럼프와 맞선 의원들을 상대로 공화당 내 압박이 거세지고 있지만, 킨징어 의원은 ‘소신 행보’를 이어 가는 중이다.
  • 체조 여왕이시여, 6관왕 짐 내려놓으소서!

    체조 여왕이시여, 6관왕 짐 내려놓으소서!

    美 시몬 바일스 ‘온 세상 짐 진 듯’ SNS 글주종목 도마 부진에 남은 3개 종목 기권“영원한 챔피언” 각계각층 응원 쏟아져“때로는 정말로 어깨에 온 세상의 짐을 진 것처럼 느껴진다. 가끔은 힘들다. 올림픽은 장난이 아니거든.” 2016 리우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4관왕인 ‘체조 여왕’ 시몬 바일스(24·미국)가 도쿄올림픽 기계체조 단체전을 하루 앞둔 지난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남긴 글이다. 그는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6관왕을 모두 차지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 중압감을 바일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토로했고 그럼에도 힘을 내어 출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바일스는 27일 기권했다. 주종목인 도마에 나섰다가 낮은 점수가 나오자 나머지 3개 종목을 포기했고 다른 선수가 대신 뛰었다. 결국 금메달은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소속 선수들이 차지했고 미국팀은 은메달을 땄다. 바일스는 단체전 후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집중해야 한다. 왜냐하면 결국 우리도 인간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2018년 150명이 넘는 선수들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러 175년형을 받은 전 미 체조대표팀 주치의 래리 나사르의 범행을 폭로한 바 있다. 그 이후 처음 열린 올림픽이 바로 도쿄올림픽이었고 바일스는 피해자를 지지하고 대변하고자 출전을 감행했다. 하지만 결국 바일스는 심리적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경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29일 개인종합 결선에도 나서지 않기로 했다. 미국체조협회는 다음달 1~3일 열리는 4개 종목별 결선에 바일스가 참가할 수 있을지 그의 상태를 매일 점검할 예정이다. 바일스는 경기를 포기했지만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바일스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바일스가 받아야 할 것은 감사와 지지”라며 “여전히 GOAT”라고 트윗했다. ‘G.O.A.T’(Greatest Of All Time)는 역사상 최고의 선수를 뜻하는 말이다.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도 “한 번 챔피언은 영원한 챔피언”이라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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