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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 덕수궁 봄맞이 가족음악회

    이번 주말엔 고궁으로 봄나들이를 가보자.음악회까지 즐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18일 오후3시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는 올해 첫 ‘가족음악축제’가 열린다.문화관광부가 해마다 3월부터 10월까지 매달 세번째 토요일에여는 야외음악회다. 하성호가 지휘하는 서울 팝스오케스트라가 9년째 고정 출연한다.박찬범의 풀피리가 고향분위기를 내고,소프라노 김금희가 ‘봄의 소리 왈츠’‘꽃구름속에’를 부른다.전자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은 ‘검은 눈동자’‘호라 스타카토’등을 연주한다. 이밖에 ‘감격시대’서곡과 ‘돌아와요 부산항에’등을 엮은 가요메들리,‘아프리칸 심포니’등을 들려준다.무료음악회지만 예매권 판매소나 주요소와편의점,지하철 등에 배포한 초대권이 없으면 덕수궁 입장료는 내야한다.(02)593-8760. 서동철기자 dcsuh@
  • 현대 도시인의 고독한 내면 풍경 황주리 개인展

    도시적 상상력이 빚어낸 천태만상의 인간풍경.서양화가 황주리(43)의 그림을보면 마치 인생 만화경을 들여다 보는 것 같다.원색의 ‘칸막이 그림’안에는 별별 것들이 다 둥지를 틀고 있다.작가의 말마따나 “화려한 축제처럼 술렁이는 혼돈과 무질서”의 세계다.컴퓨터 노래방 휴대폰 우산 술잔 선인장….작가는 이런 것들을 소도구 삼아 현대 도시인의 고독한 내면풍경을 그린다. 8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는 ‘황주리 전’은 문명비판성격이 강하다.작가로선 4년만에 여는 23번째 개인전이자 제14회 선미술상수상작가 기념전을 겸한 자리여서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황주리의 그림에는 유난히 외눈 눈동자가 많이 등장한다.그림은 보는 사람의눈에 따라 달리 해석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나 자신의 눈에서 판단을 보류중인 관찰자의 눈,감시자의 눈,따스하게 지켜보는 눈,두 눈을꼭감은 눈까지 ‘눈’의 이미지는 확대됩니다.”작가는 그 다층적인 눈을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작가의 안경 오브제 작품은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1991년 폴란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유태인들의 안경을 잔뜩 쌓아놓은 안경무덤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그것은 잔인한 의미에서 20세기 최고의 설치작품이었어요.그 기억이 오늘의 안경 오브제 작품이 있게 한 동인입니다.” 황주리 그림의 도회적 이미지,그 뿌리는 그가 서울 광화문통에서 태어나 자란 어린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좁다란 골목을 조금만 돌면 전형적인 도시 풍경이 펼쳐졌다.그 바깥세상의 모습을 그는 원고지에 그림으로 새겨넣곤 했다.출판사(신태양사)를 경영하는 아버지 덕에 원고지는 늘 곁에 있었다. “70년대 말 그 원고지들은 내게 하나의 오브제로 다가왔습니다.그때부터 하루에 한 장씩 원고지에 그림일기를 쓰기 시작했어요.” 1987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에도 황주리는 일기를 쓰듯 날마다 한 점씩 그림을 그렸다.그 결실이 바로 흑백 아크릴화 ‘맨해튼 블루스’연작이다.그가 12호 정도 크기로 매일 그린 그림일기는 이제 2,500점에 이른다.이것들을 초대형 캔버스 하나에 각각 15개씩 넣어 거대한 칸막이 그림을 만들어간다.그작업은 영원한 현재진행형이다.“‘맨해튼 블루스’작업은 죽는 날까지 계속할 것입니다.버지니아 울프의 ‘세월’이나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시간을 찾아서’같은 방대한 서사시를 그림으로 써보고 싶은 것이지요.” 작가는 맨해튼이라는 도시를 고유명사가 아니라 가장 고독한 도시문명의 상징으로 사용했다고 밝힌다.‘맨해튼 블루스’연작을 제외한 작품은 모두 화려한 원색의 물결을 이룬다. 황주리는 설치작업도 병행한다.그러나 이번 전시에는 ‘맨해튼 블루스’‘삶은 어딘가 다른 곳에’‘자화상’‘두 사람’‘식물학’등 순수회화만 20여점 내건다.주제는 모두 ‘인간’.그의 작품에서 인간의 표정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980년작 ‘성난 군중’에서부터다.형형색색의 인간풍경을 때로는일그러진 모습으로 때로는 해학적인 모습으로 그리는 작가의 열린 상상력은관람객들을 때묻지 않은 유년의 뜰로 인도한다. 김종면기자 jmkim@
  • 11세 소녀가 쓴 동시집 ‘내동생’

    ‘목욕한 동생의 모습/얼굴이 분홍빛/빗어준 머리 비단결 같다/반짝반짝 빛나는 눈동자/초롱초롱 나를 본다’열한살짜리 계집아이가 쓴 동시집 ‘내동생’(정은진 지음·민미디어) 에는다섯살 터울 여동생에 대한 사랑이 듬뿍 묻어 나온다. 이 시집에서 아빠·엄마의 사랑을 놓고 한창 시샘을 벌여야 할 나이에 동생을 바라보는 언니의 따스한 눈빛이 느껴지는 것은 하루 생활에서 가장 소중한 이야기를 적은 일기이기 때문이다.값 6,000원.
  • [김삼웅 칼럼] 예술혼과 전문가정신

    “우리 인생은 예술에 의하여 짧은 수명을 연장할 수 있으니 가야금의 곡조에서는 오늘날까지도 오히려 우륵의 유음(遺音)을, 석굴암의 조각에서는 오늘날까지도 오히려 김대성의 수택(手澤)을 찾을 것이다. 혜원(惠園)의 풍속화에는 혜원의 넋이 뛰어놀고 단원(檀園)의 영(靈)이 움직이니 인간은 불후의 예술을 창작함으로 말미암아 불사(不死)의 생명을 향유할 것이다.” 호암 문일평선생의 짧은 글에서 우리는 새삼 ‘예술(가)의 수명’을 느끼게 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술가의 삶은 고달프다. 춥고 배고픔을 숙명처럼 받아들인다. 그래서 버나드 쇼는 “참된 예술가는 아내를 굶기고 아이들을 신발도 못 신기고 70세가 되는 어머니에게 살림을 거들게 하면서 자기의예술 이외의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오늘 이땅의 예술가들의 생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부 사이비 예술가들은 입시부정, 가짜 그림 유통 등 비리를 통해 배를 불리지만 ‘참된 예술가’들은 여전히 춥고 배고프다. 올해 문화예산이 국가 총예산의 1%수준을 넘었다고 화제가 되어도 음지의문화예술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서울 대학로 소극장이 하루가멀게 문을 닫고 헌책방은 이제 ‘희귀업종’이 되었으며 인문출판사들도 폐업이 속출한다는 소식이며 판소리 등 국악계의 어려움도 겹겹이다. ‘문화의 세기’원년을 맞아 정부의 철저한 보호대책이 요구된다. 전문가 대접받는 사회를 우리가 21세기 국제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각분야의 전문가를 길러야 한다. 국가정책으로도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도 ‘전설적’인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예술분야는 특히 그러하다. 중국 남조시대 양나라 화가 장승요(張僧繇)는 산수화·금수화를 특히 잘 그렸다. 그의 매 그림이 마치 살아있는 듯하여 비둘기가 놀라 달아났다 한다. 안락사(安樂寺)의 네 백룡 벽화를 그렸는데 그 중 두마리는 눈동자에 점을찍자 곧 하늘로 날아갔다 한다. 화룡점정(畵龍點睛)의 성어는 이로부터 생겼다. 당나라 화가 오도현(吳道玄)은 궁중화가로서 인물화·산수화를 잘 그렸다. 당대인들은 그를 화성(畵聖)이라 불렀다. 어느날 그는 자신이그린 산수도속으로 걸어들어가서 나오지 않았다는 전설이 남는다. 신라의 화성 솔거는 황룡사의 노송도(老松圖)를 그렸는데 얼마나 실감나게그렸던지 새들이 착각하고 날아들다가 벽에 부딪혔다고 한다. 이날치(李捺致)는 조선후기의 판소리 명창이다. 쉰 목소리와 같이 걸걸한소리인 수리성으로 성량이 컸으며, 울리고 웃기는 형용동작으로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그가 새타령을 부르면 새들이 몰려와 어깨와 손바닥에 앉았다고전한다. 왜 전설같은 사람들의 얘기를 하느냐고 힐난할지 모르겠다. 두가지 이유다. 하나는 자신의 예술에 ‘미치는’ 장인정신이 중요하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자존을 지키면서 민족혼을 잇는 것이 바로 예술인의 본령임을 말하고자함이다. 며칠전 가족과 함께 임권택감독의 ‘춘향뎐’을 관람했다. 임감독의 치열한 ‘장인정신’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16세 소녀와 19세 소년의 ‘뜨거운’ 정사장면은 아무리 흥행을 위한 ‘양념’이라 하더라도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가)이 타락하면 최근 여고생이 알몸으로 극중에 등장한 연극 ‘로리타’와 노골적인 섹스장면을 담은 영화 ‘거짓말’에는 비교가 안된다지만 ‘판소리 고전 예술영화’까지 벗기는 것이어야 하는가 생각할 때 우울하기만 했다. 한쪽에서는 원조교제와 10대 윤락녀 단속에 나서고 다른쪽에서는 예술의 이름으로 미성년음란물이 판치게 되면 우리 예술의 정체성은 어디서 찾을 것이며 청소년은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걱정이다. 오지호(吳之湖)화백은 말한다.“만일 예술이 추(醜)와 타협할 때 그것은 우상은 될 수 있으되 이미 예술은 아니다. 만일 과학이 비진리와 타협할 때 그것은 미신은 될 수 있으되 이미 과학이 아닌 것과 같다. 그러므로 예술에는 오직 ‘철저’가 있을 뿐이요, ‘애매(曖昧)’가 있을 수 없다. 거기에는오직 ‘결단’이 있을 뿐이요 ‘준순(浚巡)’이 허용되지 않는다.” (‘예술가와 지조’) 우리 예술인들의 예술혼과 전문가정신이 아쉽다. 김삼웅 주필
  • [화제의 책] 그때 우린 무슨 꿈을…

    ‘그을린 얼굴에 티없이 빛나던 눈동자,깔깔대며 뛰놀던 어린 몸짓들….’마음 한 언저리에 자리하고 있는 우리의 시골 추억들이다. 이 책은 닥종이 인형작가인 저자의 닥종이 인형작품 사진과 이에 얽힌 시적인 글이 어우러진 작품이다.닥종이 작업에 얽힌 이야기를 펼치면서 닥종이인형 만드는 방법도 소개한다. 122개 인형의 표정마다 어릴 적 영롱한 사연들이 깊게 배어 있다.욕심쟁이종구,껄렁패 군식이를 은근히 좋아하는 우등생 경자,서울로 식모살이 간다던 옥자 등 책에 실린 인형들의 사연은 저마다 애틋하기만 하다.동네 어귀에서 장난하던 옛 얼굴들이 금방이라도 걸어나올듯한 정감을 준다.
  • [시베리아 대탐방](6)첼랴빈스크의 한국인 학교

    [첼랴빈스크 이도운특파원] 1999년 10월 24일 오전 10시.우랄산맥 동남쪽기슭의 첼랴빈스크 시(市)는 차갑지만 평온한 초겨울의 일요일 아침을 맞고있었다. 첼랴빈스크 중심부 샬레스키 구(區)의 인민예술센터 2층.러시아 주민들에게는 귀에 설은 말들이 자그맣게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나,너,우리” “아버지,어머니,감사합니다” 첼랴빈스크의 한국어 학당이 시작된 것이다. 한국어 선생님은 박(朴)바실리씨(63).첼랴빈스크 공대 교수였던 박씨는 3년전 은퇴한 뒤 지역 한인회 일을 돌보고 있다.98년 10월부터는 카레이스키(고려인·한국계 러시아인) 청소년을 모아 한국말을 가르치고 있다. 오(吳) 비알레타(15)와 안드레(9) 남매,지(池) 알렉산더(15)와 알로샤(9)남매,리(李) 알렉산더(14)와 발레라(8)남매,리 게나(14),박 이스크라,그리고 바실리씨의 한인회 업무를 도와주는 30대의 김(金) 로자씨 등이 이날 수업에 참가했다. 이들은 교육부 국제교육진흥원이 펴낸 ‘재외국민용 한국어’의 러시아판교재로 수업을 하고 있었다.박씨가 주(駐)러시아 한국대사관으로부터 전달받은 것이다. 그러나 교재가 너무 어렵기도 하고,또 모자라기도 해서 타슈켄트 고려인회가 만든 한국어 교재와 박씨가 스스로 만든 유인물을 함께 쓰고 있다. 박씨가 만든 교재에는 세고기(쇠고기),맵은(매운) 고추,바드세요(받으세요)등 철자법이 틀리는 단어들이 눈에 띄었다. 그러나 오자(誤字)를 지적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박씨 자신도 5년전부터 책과 비디오를 보며 스스로 한글을 익혀 가르치는 것이다. 똘망똘망한 눈동자를 가진 학생들은 난방도 되지 않는 추운 교실에서 두손을 ‘호호’ 불며 열심히 한글을 읽어나갔다. 박씨는 학생 한 사람,한 사람에게 책을 읽도록 하고 한국말로 간단한 대화를 나눴다. 2시간으로 예정된 한글 수업은 1시간만에 끝났다.날씨가 너무 추워 어린 학생들이 오래 앉아 있을 수 없었던 것이다. 박씨는 대신 학생들을 모두 피아노 앞으로 모이게 한뒤 음악수업을 시작했다.박씨의 반주에 맞춰 학생들은 한국어 교재에 나와 있는 애국가를 합창했다. 합창이 끝난 뒤 박씨는 ‘하느님’ ‘보우하사’ ‘보전하세’의 뜻이 무엇인지 물었다.박씨는 학생들에게 몇차례 애국가를 가르치면서도 세 낱말의 뜻을 몰라 가사를 제대로 알려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업이 모두 끝난 뒤 발음이 좋은 오 비알레타에게 “왜 한국어를 배우느냐”고 물었더니 “그저 알고 싶어서…”라고 대답했다. 지 알렉산더는 “한국어는 발음이 너무 어렵다”고 푸념했고,리 게나는 “한국에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는 “한국어를 배워두면 나중에 한국 기업들이 진출했을 때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지않겠느냐”며 어린 학생들을 불러모았다고 한다.그러나 학생들이 그 말을 믿고 온 것은 아니다.그들은 생김새와 사는 방식이 러시아사회 속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본질적인 의문을 가져왔던 것이다.따라서 그들의 한국어 학습은 ‘나의 정체’를 찾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첼랴빈스크 주(州)에는 100여명의 카레이스키가 살고 있다고 한다.이들은추석이나 설날같은 명절이면 이 곳 문화센터에 모여 떡,김치,국수 등 한국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첼랴빈스크주 정부의 마카로브 블라디미르 문화원장은 “한국인을 비롯한소수민족의 전통을 존중하고,가급적 그들의 행사를 지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저녁 박씨의 집을 방문했다.러시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방 2개 짜리아파트였다. 첼랴빈스크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이스라엘 태생의 부인 이레나는 취재진을 위해 닭고기 요리를 준비했다.식사중에 박씨는 서울에서 온 편지 한통을 보여줬다.“어려운 환경에서 한국어 교육에 전념하는 것을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는 내용의 이 편지는 국회 교육위원회의 박범진(朴範珍·국민회의)의원이 보낸 것이다.박의원은 교육부 국정감사 자료에서 박씨의 활동을발견하고 격려편지를 보낸 것이다.박씨는 3주 동안 사전을 찾아가며 편지를읽어냈다고 한다. 부인 이레나는 “한국인이나 유태인이나 머리가 좋고 생활력이 강하다”고말하고 “그러나 유태인은 세계 어디를 가나 서로를 돕는 마음이 강한데,한국인은 그런 점이 부족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dawn@ *우랄지역에 사는 우리동포들시베리아를 여행하다 보면 얼어붙은 대지에 굳세게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우리 동포들을 자주 만날 수 있게 된다. 예카테린부르크 국립 우랄대학의 철학과 김근복(金根福·67·러시아명 블라디미르 김)교수.그는 우랄 카레이스키의 대부(代父)로 통한다.첼랴빈스크와페름 등 각 지역의 한인회는 김교수를 중심으로 연락체계를 갖고 있다. 국립 레닌그라드대 철학과를 졸업한 김교수는 우랄대학에서 뿐만 아니라 예카테린부르크 시와 스베르들로프스크 주 당국으로부터도 학문적,사회적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우랄대학 본관 2층에는 ‘우랄고려인협회’ 사무실이 있다.대학에서 특별히 제공한 것이다.우랄대학은 한국의 광운대·숭실대·안양대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물론 김교수가 다리 역할을 했다.김교수는 올해는하나로통신과 협조해 우랄 대학에 인터넷 설비를 확장하는 사업을 추진중이다.김교수의 큰 아들 아카디 씨는 서울대 전기공학과 교환교수를 지내다 지난달말 예카테린부르크로 돌아왔다. 예카테린부르크 오페라단의 오케스트라 지휘자도 한국인인게르만 김이다. 페름 주(州)의 고려인협회는 ‘아리랑회’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회장인 김수복씨(54·러시아명 레프 하리토노비치 김).사업가인 그는 아리랑회의 부회장인 김 게오르기 겐나디에비치 등 페름시에 사는 한국인들과 함께 ‘카레이스키 패밀리’를 이끌고 있다.김회장의 패밀리에는 카레이스키 뿐만 아니라북한을 탈출,중국을 경유해 이곳으로 넘어온 동포와 조선족도 섞여 있다. 김회장은 페름 석유대학을 나와 정유공장 고위간부를 지내다 4년전 “내 사업을 하고 싶어서”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었다.김회장은 현재 시 중심부에현대식 시장을 짓고 있다.시장은 주로 고려인과 중국인에게 분양할 생각이다.갈수록 숫자가 늘어나는 중국인들은 카레이스키 패밀리의 잠재적인 경쟁자가 되고 있다. 1999년 10월29일 밤.김회장은 취재진을 공사가 한창인 시장터로 안내했다. 간이 건물에 한국식당이 차려져 있었다.중국에서 건너온 아낙네들이 준비한쌀밥과 두부를 넣은 청국장,고추장으로 볶은 닭·돼지·쇠고기로 만찬을 함께 했다. 페름의 인투리스트 호텔 옆의 재래시장에서 갖가지 김치를 팔고 있는 김올랴씨(35)를 만났다.김씨는 “내가 만든 김치는 고려인이 아니라 러시아인에게 팔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한국인들은 모두 김치를 스스로 만들어 먹기 때문에 사지는 않는다고 했다.최근에는 한국에서 유학이나 사업을 위해우랄지역으로 건너가는 한국인들이 부쩍 늘고 있다.우랄공대의 이상동(李相洞·39)씨.부산대 화공과를 졸업하고 우랄공대에서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다.한편으로 그는 러시아 대학생 선교회를 이끌고 있다.이씨는 “러시아의대학생들은 한국학생 못지않게 똑똑하다”면서 “현지에 정착해 이들에게 한국의 각 분야를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그는 부인과 두 아이도 예카테린부르크로 데려왔다.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는 보일러 회사 ‘올림부스’ 러시아 지사 책임자 홍기정씨(26).2년전 예카테린부르크에 왔다.홍씨는 “러시아에서 사업을 하면서 맞게되는 가장 큰 어려움은 세금과 물류비용”이라면서 “한국과 시베리아가 철도로 이어지기만 한다면 더없이 좋은 사업환경을 맞게될 것”이라고전망했다.
  • 새 즈믄해 맞이 광화문서 국민대축제

    천년의 유장한 세월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새로운 천년이 시작된다. 그거 대한 역사의 전환을 맞아 세계 곳곳에서는 다양한 밀레니엄 이벤트가펼쳐진다. 새 천년의 장엄한 아침해를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유명한 일출장소로모여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울릉도의 성인봉을비롯전국에서 지방자치단체,종교단체 등의 주최로 다양한 해맞이·해넘이행사가펼쳐진다.새천년준비위원회는 독도,강릉 정동진,포항 호미곶,울산 간절곶,부산 해운대, 제주 성산일출봉 등에서의 해맞이 행사와 변산반도에서의 일몰행사를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진행한다. 새천년준비위원회는 특히 화합과 상생, 평화와 희망의 새 천년을 기원하는화려하고 웅대한 밀레니엄 행사를 광화문 일대에서 펼친다. 전국에서 펼쳐지는 새 천년맞이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12월31일 오후 11시부터 2000년 1월1일 0시30분까지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는 ‘새 천년맞이 국민대축제-광화문 2000’.12만명의 시민과 6,000여명의 출연진이 한데 어우러져가는 천년을 마감하고 평화와희망의 2000년을 맞는 대축제를 펼친다.광화문 축제는 KBS로 생중계되며 CNN과 로이터통신을 통해 세계 210개국에도 생중계 된다. 국민 대축제는 제1부 ‘한민족 새 즈믄해 대행진’과 제2부 ‘생명의 빛,불꽃 축제’로 구성된다.제1부는 31일 오후 11시 변산반도의 마지막 햇빛이 광화문의 ‘천년의 불’에 점화되면서 막이 오른다.‘천년의 불’은 지름 3m,밝기 2,000만 촉광의 세계 최대 불꽃으로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만들어진 32m의 거대한 시계추 위에서 불을 밝힌다. 11시 6분부터 11분까지는 우리나라가 세계의 중심이고자 하는 희망이 담겨있는 불꽃발사 행사가 펼쳐진다.서울 세종로가 세계의 중심,우주의 중심임을 연출하기 위해 세종로의 도로 원표(元標)에서 불꽃을 발사하면 한국통신 건물 옥상에서는 ‘마라도’라고 쓴 불꽃이 터지며 세종문화회관에서는 ‘피지’,동아일보에서는 ‘도쿄’,종합청사에서는 ‘베이징’,대한매일(프레스센터)에서는 ‘케이프 타운’,한국일보에서는 ‘런던(그리니치)’,조선일보에서는 ‘뉴욕’,문화관광부에서는 ‘백두산’이라고 쓴 불꽃이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합창단이 노래하는 박문영 작사·작곡의 ‘역사는 흐른다’가 울려퍼지는가운데 11시13분 ‘역사의 수레’ 행사가 시작된다.김구·세종대왕·이순신·김유신 등 12명의 역사의 인물로 분장한 출연자들이 탑승한 12대의 수레행진이 이루어진다.‘오는 천년’ 퍼레이드에는 평화·생명·건강 등 12가지 주제로 장식된 ‘광화문 발 즈믄해 열차’로 운행된다.즈믄해 열차에는 유진박,유태평양,이승엽,휴먼 로봇 등이 탄다. 11시 44분에는 광화문 상공에 우주선이 나타나며 교보빌딩 옥상으로부터 우주인이 내려온다.그후 세종로 거리에 모든 조명과 ‘천년의 불’이 서서히꺼지며 11시 58분부터 새천년 카운트다운에 들어간다.시계추가 움직이며 레이저빔으로 빌딩에 카운트다운 숫자가 10부터 0까지 나타난다.카운트다운이끝나는 순간 시계추의 ‘1999’ 숫자가 ‘2000’으로 바뀐다.1,999개의 연이 광화문 일대 여러 빌딩에서 일제히 날아오르고 불꽃이 터진다.강남에 있는아셈 빌딩과 제주도의 일출봉 분화구에 불이 켜지며 카운트 다운 행사는 끝난다. 카운트 다운이 끝남과 동시에 시계추가 멈추며 2000년 1월 1일 0시 제2부‘생명의 빛,불꽃 축제’가 ‘즈믄동이 탄생’을 알리는 ‘X파일’ 공개와함께 시작된다.전국 50개 산부인과에서 태어나는 ‘밀레니엄 베이비’의 모습과 울음소리가 KBS로 중계되고 두루넷을 통해 인터넷으로도 중계된다. 0시 2분 부터 약 1분간 김대중 대통령과 만델라,바웬사 등 4명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의 평화의 메시지가 전해진다.곧 이어 대형 불꽃이 광화문 일대를밝히고 서울의 남산,북악산과 안산,낙산 등에서도 화려한 불꽃놀이가 2000년의 밝은 미래를 연다.5분부터는 세종로에 만들어진 무대에서 액정화면 TFT-LCD TV 카드섹션 ‘천년의 눈동자’가 펼쳐진다. 2000년 1월에 생일을 맞는 2,000명을 위한 생일잔치가 6분부터 7분30초동안세종로에서 벌어진다.박세리도 생일잔치에 참가한다.생일축하연은 고풀이와평화나누기로 이어진다.유엔가입 188개국의 국기와 각나라 언어로 쓴 ‘평화’라고 쓴 고자락이 35m 높이의 크레인에서 펼쳐진다.사물놀이·길놀이 참가자,외계인,외국인,시민 등이 한데 어우러져 대화합을 위한 신명나는 춤의한마당을 연출하며 광화문 밀레니엄 축제의 대단원은 막을 내린다. 이창순기자 cslee@ (END)
  • 어린이 덧눈꺼풀 교정수술 해주면 OK

    ‘눈을 자주 비비거나 눈곱이 잘 낀다’‘눈물이 잘 고이고 밝은데서 눈을뜨기 힘들어 한다’이러한 증상이 뚜렷한 어린이는 ‘덧눈꺼풀’이 아닌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덧눈꺼풀은 눈꺼풀의 속눈썹이 눈동자를 찔러 눈을 자극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속눈썹 주변의 피부 및 근육의 양이 선천적으로 과도하게 많은 것이 원인이다.대부분 아랫눈꺼풀에 발생하지만 간혹 윗눈꺼풀에 일어날 수도있다. 서울대병원 안과 곽상인 교수는 “아래를 잘 보지 못해 책을 읽기 힘들고 난시가 동반될 수도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교정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덧눈꺼풀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저절로 좋아질 수도 있기 때문에 신생아나 영유아기 때까지는 치료없이 기다려보아도 된다.하지만 만 3∼4세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돼 불편해 하면 수술로 교정해 주어야 한다. 수술은 아랫눈꺼풀의 경우 속눈썹 근처의 피부 및 근육 일부를 잘라내고 다시 피부봉합을 해 속눈썹 방향이 바깥쪽으로 향하게 교정해 주는 방식.윗눈꺼풀에 생긴 덧눈꺼풀은 쌍꺼풀을 만들어 주면교정된다. 안교수는 “수술로 인한 흉터는 수술후 2∼3개월 지나면 거의 표시가 나지않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임창용기자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43)노동시인 박노해

    “긴 공장의 밤/시린 어깨 위로/피로가 한파처럼 몰려온다”로 시작되는 시‘시다의 꿈’이 황지우·김정환이 주축이 되어 나왔던 동인지 ‘시와 경제’ 제2집에 발표된 것은 1983년이었다.그리고 이듬해 당시로서는 매우 낯 선 투박한 판화에다 시집 크기로는 약간 어색하게 국판으로 된 ‘풀빛 시선’5권으로 ‘노동의 새벽’이 나왔다. “오늘 우리의 시는 마땅히 보다 인간다운 삶을 이룩하려는 몸부림의 한복판 바로 거기에 뿌리를 내려야 한다”(‘풀빛 시선을 내면서’)는 이 기획의제1권은 김지하의 ‘황토’였고,이어 ‘낙화’(양성우),‘붉은 강’(강은교),‘국밥과 희망’(김준태)이 나와 있는 비중 높은 시리즈였다. 표지 날개에는 박노해를 “1956년 전남 출생.15세에 상경하여 현재 기능공. ‘일하는 사람들의 미래(‘시와 경제’ 제2집)에 ‘시다의 꿈’ 외 시 6편발표”라고 짤막하게 약력을 소개하고 있다.표4에는 “‘노동의 새벽’은 노동자 시인으로 알려져 있는 박노해의 첫 시집이다”라고 소개돼 있다.해설‘노동 현장의 눈동자’에서 채광석은“70년대 중반 유동우의 ‘어느 돌맹이의 외침’ 이래 쏟아져 나온 근로자들의 체험 수기,80년대에 들어와 ‘우리들 비록 가진 것 적어도’‘모퉁이 돌’ 등을 통해 선보인 근로자들의 시·수필·소설·르뽀·마당극 대본들과 더불어 박노해의 작품은 70년대 이래이 땅의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현실을 극복하고 인간다운 삶의 세계를 이룩하고자 노력한 고통의 결실이다”고 선언했다. “올 어린이날만은/안사람과 아들놈 손목 잡고/어린이 대공원에라도 가야겠다며/은하수를 빨며 웃던 정형의/손목이 날아갔다//작업복을 입었다고/사장님 그라나다 승용차도/공장장님 로얄살롱도/부장님 스텔라도 태워주지 않아/한참 피를 흘린 후에/타이탄 짐칸에 앉아 병원을 갔다”(‘손무덤’).손쓰기 늦어진 그 잘린 손은 “싸늘히 식어 푸르뎅뎅하고/우리는 손을 소주에 씻어 들고/양지바른 공장 담벼락 밑에 묻는다”는 냉엄한 현실적인 장면을 비롯한 노동현장의 충격으로 이 시집은 이내 판매금지 처분을 받았으나,베스트셀러가 되었음에도 시인의 얼굴은 나타나지 않았다.아니,그런 훌륭한 노동시를 쓸만한 시인은 존재하지 않고 기성 시인 누군가의 대필이라는 설이 파다한가운데 다시 그의 이름이 부각된 것은 계간지 ‘노동해방문학’을 창간(1989년 4월)하면서 였다. 발행인 김사인에 편집위원 백무산·정인화·조정환·정남영·임규찬·임홍배가 포진했던 이 잡지는 “이 나라 역사상 최초로 노동자 계급의 과학적 사상 위에 굳건히 선 노동자 월간 매체를 간행하면서,천만 노동형제들에게 우리는 그 누구에게도 종속되지 않고 순수한 노동해방 일꾼들이 주도하는 노동자계급의 매체가 될 것”을 다짐하며 “단결합시다! 힘차게 전진합시다!”고선언하고 있다. ‘노동해방문학’은 창간호 권두 특집으로 ‘노동해방 투쟁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젖히는 박노해 시인의 신작시 12편’을 싣는다.“제가 아직도 신분상의 이유로 공개적 활동을 하지 못하여 미력이라도 보탤 수 없지만,멀리서나마 동지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가슴 졸이며 함께 하고 있습니다.동지들과 함께 하는 마음으로 시 몇 편을 투고합니다.건투를 빕니다.1989년 3월 4일”이란 전문이 붙어있는 이 특집에서 그는 ‘머리띠를 묶으며’‘임투 전진 족구대회’ 등 ‘노동의 새벽’의 시보다 더 투쟁적인 작품을 발표했다.이어 그는 8월호에서 시사시를 제창하며 강력한 현실 고발시를 썼고,그 뒤 시뿐이아니라 산문으로도 현실을 고발하기 시작했다. 任軒永 문학평론가
  • 인사위-부처 ‘노른자위’놓고 줄다리기

    개방형 직위가 선정되기까지는 역전과 반전 등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핵심 부서를 내놓으라는 중앙인사위원회와 이를 놓치지 않으려는 각 부처는 처음부터 신경전을 벌이며 첨예하게 대립했다. 지난 5월 제2차 정부조직 개편으로 신설된 중앙인사위는 무엇보다 개방형직위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제2차 정부조직 개편의 ‘눈동자’가 바로 개방형 임용제였기 때문이다. 7월 ‘직무분석과장’을 공채로 모집,틀을 갖추자마자 기획예산위원회(현기획예산처)가 정부경영진단을 토대로 선정한 개방형 직위에 대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그 결과 상당수가 현 실정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새로운 선정기준을 마련해 각 기관에 통보했다. 해당 기관들은 이 기준안에 따라 자체적으로 선정한 대상 직위를 지난 9월말 인사위에 제출했다.그러나 몇몇 부처는 끝까지 선정 직위를 보내지않아 중앙인사위의 애를 먹였다. 이후에도 인사위의 입장은 핵심 부서를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해당 기관은 노른자위를 개방해버리면 어떻게 하느냐며 버텨 진통이 계속됐다. 지난10일 정기 위원회에서 최종 마무리를 못지은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행정자치부 국방부 외교통상부 통일부 재경부의 반발이 심했다.행자부 ‘인사국장’,외교부 ‘재외국민 영사국장’,통일부 ‘통일정책실장’,국방부 ‘획득실장’,재경부 ‘경제협력국장’(2급)의 직위가 문제였다.결국 통일부의 통일정책실장 자리는 이번 대상에서 제외됐고 재경부의 경제협력국장 자리는 재경부 희망이 반영돼 막판에 ‘국제금융심의관’으로 바뀌는 곡절을 겪었다.해당 부처에서는 핵심 중의 핵심인 이들 지위가 거론 대상이 됐다는 자체만으로도 거부반응을 불러일으켰다.그러나 인사위는 여타 지위의 경우 대국민 이해관계가 높은 정책 직위를 지정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밀어붙여관철했다. 처음에 개방형 직위가 131개로 알려졌다가 15일 열린 임시위원회에서 129개로 줄어든 것은 최종 결정과정에서 검찰청의 2개 부서가 제외됐기 때문으로알려졌다.검찰은 또 대상 직위를 검찰 스스로 선정하도록 하는 배려를 받았다. 홍성추기자 sch8@
  • [리뷰]‘99 한국을 빛낸 발레스타’

    세계 정상의 발레리나 강수진을 비롯해 지난달 일본 기타규슈와 도쿄의 국제 콩쿠르에 참가,각각 1·2위를 차지한 노보연·황혜민(예술종합학교 무용원재학)에 이르기까지.소속을 달리해 국내외에서 제각각 활동하는 우리의 발레스타들을 한꺼번에 만나는 일은 크나큰 즐거움이었다. ‘99한국을 빛낸 발레스타’의 첫 공연이 열린 지난 1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은 발레팬들의 갈채와 환호로 그득했다.개막시각을 30분 넘게 남기고 이미 로비를 꽉 채운 설렘과 흥분은 공연 내내 지속됐다.무용수들이 출연할 때마다 객석은 뜨거운 박수로 물결쳤고 이에 보답하듯 출연자들도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국내 최고 인기를 다투는 김지영­김용걸,김주원­이원국 커플(이상 국립발레단)의 무대는 특히 화려했다.김지영­김용걸은 ‘차이코프스키의 파 드 되(2인무)’에서 정상급 테크닉과 빈틈없는 호흡을 과시했다.이원국의 세련미와 김주원의 풋풋한 매력도 ‘돈키호테 3막 그랑 파드되’를 빛나게 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국내 데뷔무대였던 유지연(러시아 키로프발레단)의 부진함이었다.롤랑 프티 안무 ‘카르멘’가운데 사랑의 듀엣을 오랜 파트너와 함께 추었는데,왠지 굳어 있었다.빡빡한 귀국일정 탓에 여독이 채 풀리지 않아서였을까,아니면 첫무대라 너무 긴장한 탓이었을까. 화룡점정(畵龍點睛),용 그림에 눈동자를 그려넣듯 이날의 공연을 완성한 사람은 역시 강수진­로버트 튜슬리 커플(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이었다.올해 ‘발레의 오스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의 최우수 여자무용수상을 받은 작품 ‘카멜리아 레이디(춘희)’3막의 2인무를 국내팬들에게 선보였다. 죽음을 눈앞에 둔 춘희의 절망,그리고 사랑하는 남자와의 마지막 정사.그 슬픔과 고통은 물흐르듯 자연스레 표출됐고 객석에서는 너무나 편안하게 그 감정을 빨아들일 수 있었다. 강수진의 무대에는 ‘화려한 테크닉’을 훌쩍 뛰어넘는 ‘인간의 감성’이존재했다.그리고 그것이야말로,세계 정상의 발레리나가 후배들에게 가르쳐준 발레의 본바탕이었다. 이용원기자 ywyi@
  • 李益治·朴世勇회장은 누구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 회장과 박세용(朴世勇) 현대종합상사 및 현대상선 회장은 현대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이다.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의 핵심 측근으로 비오너 출신 가운데 올해초 나란히 회장직에 올랐다.박 회장이 입사 2년 선배지만 이 회장과 선의의 라이벌로 불린다.김형벽(金炯璧)현대중공업 회장은 그룹내 손꼽히는 조선 및 중공업 전문가. 이들은 ‘왕회장’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아끼는 인물로 그만큼 업무처리 능력이 뛰어나다.또한 ‘왕회장’의 뜻과 마음을 누구보다 잘읽고 있으며 현대그룹의 대외창구 역할도 맡고 있다.두 사람은 왕회장이 출근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아침 7시쯤 서울 계동 그룹사옥 15층의 집무실을 찾아 현안을 보고하고 지침을 받는다. 이 회장은 정 명예회장의 비서 출신으로 대표적인 ‘왕당파’로 불린다.저돌적인 일처리와 거침없는 언변으로 유명하다.그룹의 자금줄을 쥐락펴락할정도의 재정금융통이다.현대증권을 맡아 ‘바이코리아’ 선풍을 일으키면서주가 1,000시대를 예고하며 증시활성화에기여했다.경기고·서울대 상대 출신으로 세풍사건에 연루돼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최근 검찰의 소환에 대비,잠적중이며 정부측과 마지막 협상을 시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와 67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이후 최고 지위에 오른 현대맨.반백의 단구지만 눈동자가 항상 살아 있다.치밀한 성격의 소유자로 추진력도 뛰어나다.영어와 일어에 능통하다.스포츠를 즐기며 프로급의 성악 실력을 갖고 있다.그룹 종합기획실장을 지내고 현재 구조조정본부장을 맡고 있다.현대의 5개 소그룹 분할과 구조조정,후계구도를 뿌리내리는 조율사 역할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경남고·서울대 공대 출신으로 중공업 분야에서 30여년간 잔뼈가굵었다.현대전자 주가매입 자금은 환차익을 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선화기자 psh@
  • 화제의 구청장 -金聖順 송파구청장

    시인으로 잘 알려진 김성순(金聖順) 서울 송파구청장의 주옥같은 시가 노래로 만들어졌다. 음반제작회사인 ㈜대석프로젝트(대표 오세복)는 김구청장의 시 10편에 곡을 붙인 CD타이틀 ‘나팔을 불지요’를 제작,이달말쯤 시판한다고 25일 밝혔다.㈜대석은 김구청장의 또 다른 시 10편을 모은 CD 낭송집도 제작,판매할 계획이다. 한편의 시를 노래화한 적은 있지만 한 시인의 작품 여러편을 가수 여러명이 노래한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김구청장의 시는 70∼80년대 인기를 누렸던 포크송 가수 8명과 송파구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개최했던 ‘딩가딩가 가요제’에서 입상한 학생들이 부른다.어니언스의 멤버로 ‘편지’를 부른 임창제,‘갯바위’의 양하영,‘이거리를 생각하세요’의 장은아,‘삼포로 가는 길’의 강은철,‘슬픈 계절에 우리 만나요’의 백영규,‘눈동자’의 이승재,‘막차로 떠난 여인’의 하남석,번안곡(Orange Blossom Special)을 부른 이탁호 등 가수 8명이 노래했다.딩가딩가 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은 박종민군(대명고 3년)과 인기상을 받은 풍납중학교 1학년생 그룹 ‘이즈’ 등도 합세했다. 작곡은 ㈜대석의 대표이자 둘다섯의 멤버로 ‘긴머리 소녀’ 등을 부른 오씨와 작곡가 김영주씨가 맡았다. 일부 곡은 포크송 가수들의 주요무대인 미사리 카페촌에서 이미 불려지기도한다. 시낭송은 성우 이병조,김혜정,김태현씨 등 3명이 했고,‘장애인을 위한 기도’는 김구청장이 직접 낭송했다. 행정학 박사인 김구청장은 지난 94년 월간 ‘예술세계’에서 신인상을 받아 등단했고 현재 한국시인협회 회원이자 시락회(詩樂會) 이사다. 조덕현기자 hyoun@
  • 지능 갖춘 로봇 개발 본격화-고층빌딩 청소등 가능토록

    사람을 대신해 고층빌딩의 외벽 청소 등 위험한 일을 하거나 궂은 일을 해주고,노약자를 보조해 주기도 하는 미래형 서비스로봇의 연구개발이 국내에서도 본격화되고 있다. 과학기술부의 중점국가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연말 발족한 서비스로봇기술개발사업단(단장 KAIST 李宗元박사)은 지난 15일 서울 홍릉 KAIST에서워크숍을 갖고 앞으로의 서비스 로봇 개발방향을 공개했다. 서비스로봇은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춘 로봇분야.공장이라는특수한 환경에서 고정된 상태로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이는 산업용 로봇과 달리 인간과 공존하며 직접적인 교류가 이뤄지는 로봇을 말한다. 따라서 서비스로봇은 지능을 가져야 하고,이동하면서 작업을 할 뿐 아니라사람과 상호작용하며 인간의 감정 및 의사표현을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이밖에도 인간 중심의 다양한 부가기능이 요구된다. 사업단은 2001년까지 3년간 서비스로봇의 핵심기술을 개발하고,이를 기반으로 오는 2003년 9월까지 기업과 공동으로 다양한 서비스 로봇을 상품화할 계획이다. 비산업용 서비스로봇의 개발은 종류별로 3개 과제로 나눠 진행된다.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은 빌딩용 도우미로봇,한국과학기술원(KIST)은 노약자및 장애자용 지능형 재활시스템,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수직철골구조 용접로봇을 각각 개발하게 된다.현대중공업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유진로보틱스 큐빅텍스 아라전자 다우인 등 관련 기업들도 이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내년 초엔 시제품도 선보인다. KIST가 현대중공업과 공동으로 개발 중인 빌딩용 도우미서비스로봇은 두 바퀴로 이동하며 물건을 잡았다 놓을 수 있는 로봇팔을 갖춘 단순한 형태다.탑재된 센서는 충돌대상을 인식해 새로운 경로를 찾아 이동하도록 돼 있다.이로봇은 병원에서 임상병리 기록,폐기물등을 날라주거나 로비에서 내방객의목적지를 안내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연구를 맡은 KIST휴먼로봇연구센터 김문상(金汶相)박사는 “로봇분야는 컴퓨터 통신 반도체 등 급속도로 발전하는 첨단기술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며 “사업단 연구가 끝나는 시점에는 개발품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위해첨단기술을 적용한 핵심기술 개발에 모든 연구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밝혔다. 한편 KAIST는 지금까지 개발된 것과는 다른 형태의 지능형 재활로봇을 삼성중공업과 개발 중이다.휠체어에 팔이 달린 모빌로봇이 장착된 형태다. 이 재활로봇시스템은 뇌파나 심전도 등 사람의 몸에 흐르는 생체신호,눈동자의 움직임,목소리,신체의 움직임 등을 모두 감지해 스스로 제어하거나 명령에 따라 움직이며 노약자나 장애인을 도와주게 된다. 사업단 이종원단장은 “로봇기술을 산업현장에 한정하지 않고 사회적인 요구에 부응하도록 사람과 좀더 밀접한 단계까지 발전시키려는 서비스로봇 연구개발이 90년대 들어 전세계적으로 활발하다”며 “21세기에는 다양한 서비스로봇이 인간의 손발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통산성의 분석에 의하면 미래의 비산업용 서비스로봇 시장은 반도체나항공기 수준과 맞먹는다. 로봇산업을 중점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선정한 것도이같은 이유에서다. 함혜리기자 lotus@
  • LG 홍채인식 보안시스템 첫 수출

    눈동자의 홍채(虹彩)를 이용해 신분을 증명하는‘홍채 인식 보안시스템’이국내에서 처음 개발돼 미국에 수출된다.LG전자는 평택 공장에서 생산되는 이시스템을 올해 미국의 아이리스캔사에 300만달러 어치를 수출한다고 21일 밝혔다. 홍채인식은 사람마다 고유한 눈동자의 홍채패턴을 구별,신분을 증명하는 방법.신체의 일부분을 이용해 신분을 증명하는 생체인식 (Biometrics)기술 중가장 완벽하게 식별해 낸다. 8∼25cm정도 떨어진 상태에서 자동 초점 조절 카메라로 홍채 패턴을 인식하는 비접촉 방식이기 때문에 사용시 거부감이 없고 2초내 신분 판별이 가능하다.미국,유럽 등 선진국의 금융 기관,통신회사,교도소의 개인신원 확인 및출입 통제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노주석기자 joo@
  • SBS 새 미니시리즈 ‘고스트’ 12일 첫 방송/김종학PD

    ‘모래시계’의 김종학 PD,장동건 명세빈 김민종 등 화려한 출연진,편당 1억3,000만원의 제작비.외형상 흥행요소를 골고루 갖춘 SBS 월화미니시리즈‘고스트’(극본 강은경 연출 김종학·민병천)가 12일 밤 9시55분 드디어 실체를 드러낸다. ‘고스트’는 강력계 형사 대협과 신세대 도사 달식을 중심으로 한 인간세계와 복수심에 불타는 악령 승돈으로 대변되는 귀신세계의 한판 대결을 다룬 납량공포물이다.미리 본 첫회는 이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있다.먼저 눈에 띄는 것은 특수장비와 첨단 컴퓨터그래픽을 활용한 특수촬영. 노총각 귀신 ‘봉구’가 인간의 몸속을 마음대로 드나들고,허공을 붕붕 떠나니는 장면들은 할리우드 기준으로 보자면 새로울 것 없지만 기존 TV드라마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것들이다.그러나 기대만큼 특수촬영이 많지는 않을 전망.제작진은 “기본은 드라마로 풀 생각이며 컴퓨터그래픽은 소재로만 사용하겠다”고 설명했다. ‘고스트’는 명확한 이분법적 선악의 대결구도를 따르고 있다.혼란스런 세기말,사회악의 응징을바라는 시청자들의 심리를 통쾌하게 대변한다.그러나‘악’을 그려내는 시각은 다층적이다.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말 그대로의‘악당’이 아니라 고독,소외,탐욕,열등감,한 등 인간의 심약한 마음이 투사돼 혼령으로 재생한다는 설정이 그 것.극중 승돈 역시 동생이 억울하게 죽은 ‘한’ 때문에 악령으로 부활한다. 인물성격도 저마다 개성이 살아있다.특히 승돈역을 맡은 김상중의 연기는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강렬하다.그의 매서운 눈빛은 어떤 특수장치보다도 극심한 공포를 유발한다.실존인물을 모델로 한 오렌지 도사 달식과 봉구의 캐릭터는 자칫 무겁고 칙칙해질 수 있는 극중 분위기를 재미있게 만든다. 외모 컴플렉스 때문에 영혼을 파는 의대생 준희의 캐릭터도 독특하다. 전체적으로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긴박감과 완결구조가 돋보인다.SF공포물은 자칫 화려한 특수효과에 이야기가 짓눌리는 함정에 빠지기 쉽다.볼거리에 치중하지 않고 드라마에 충실하겠다는 제작진의 초심이 마지막 16회까지어떻게 이어질지 두고 볼 일이다. 이순녀기자 coral@- '고스트' 제작 총지휘 김종학PD “할리우드 공포영화 ‘스크림’을 보듯 가볍게 즐기면서 봐주면 좋겠다”‘백야 3.98’이후 1년만에 ‘고스트’로 브라운관에 돌아온 김종학PD(48). ‘여명의 눈동자’나 ‘모래시계’처럼 사회성 짙은 대작을 기대해온 시청자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듯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고스트’는 엄격히 말하면 ‘연출자’ 김종학의 작품은 아니다.제작 총지휘만 했을 뿐 연출은 영화감독 민병천이 거의 다했다.“처음엔 특수촬영만민감독에게 맡길 생각이었다.그런데 젊은 호흡을 도저히 못따라가겠더라.내가 개입할수록 드라마의 재미가 떨어지는 것 같아 아예 뒷전으로 물러나 앉았다” 영상구성,음악,미술 등에서 예전의 ‘김종학표’ 드라마와 느낌이 확연히 다른 것도 이 때문이다.음악만 하더라도 그는 오케스트라나 현악기를즐겨 쓰는 반면 민감독은 타악기와 테크노사운드를 주로 사용했다. ‘고스트’가 끝나는 8월쯤 새 드라마 ‘신화’(가제)촬영에 들어갈 예정.70년대 이후 정치상황을 풍자하는 역사물로,그의 표현을 빌자면 ‘포레스트검프’식의 코믹성이 가미된 작품이 될 전망이다.
  • “로댕의 연인 클로델은 편집증환자”

    “로댕으로 말하자면,그는 근시인데다 호색한의 큰 퉁방울 눈을 갖고 있다. 일할 땐 코를 모델 바로 위에,또 진흙 바로 위에 갖다 댄다.내가 그의 코에대해 말했던가? 뭐랄까,수퇘지 주둥이,그 뒤에 차갑고 푸른 눈동자가 숨어있다.…내 누이의 가볍고 섬세한 손,반짝이는 내면의 빛과는 얼마나 다른가. …결별은 불가피했다.클로델은 로댕에게 모든 것을 걸었고,그를 잃음으로써모든 것을 잃었다” 카미유 클로델을 옹호하기 위해 로댕을 ‘괴물’로 묘사한 폴 클로델(카미유 클로델의 남동생이자 작가)의 글이다.프랑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 그리고 그의 제자이자 모델,조수,정부였던 카미유 클로델.제라르 드 파르디외와이자벨 아자니가 주역을 맡은 영화 ‘카미유 클로델’의 잔상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로댕에 대한 이런 비난은 당연한 것으로 여길지 모른다.남성의 억압에 의해 파멸된 비범한 재능을 지닌 여성이 바로 이 영화가 그린 클로델상이기 때문이다. 클로델과 관련해 로댕에 쏟아지는 비난은 크게 세 가지다.▲로댕은 실제로클로델이 창작한 작품에 자신의 이름을 넣어 아이디어를 도용하는 등 조각가로서의 클로델을 이용했고 ▲연인으로서의 클로델에게 싫증이 나 그녀를 버렸으며 ▲클로델의 정신착란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로댕은 과연 페미니스트들이 흔히 주장하듯 지독한 착취자의 기질을 지니고 있었던 것일까. 미국 매사추세츠대 명예교수인 루스 버틀러는 최근 열린 로댕갤러리 개관기념 심포지엄에서 로댕과 클로델의 사랑과 권위,스타일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해 관심을 모은다.그는 로댕보다는 클로델의 문제성에 초점을 맞춘다.클로델의 작품에 로댕이 자신의 이름을 넣었다는 주장에 대해 버틀러교수는 이렇게 반박한다.“로댕은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서명을 했을 뿐 아니라 그들이 스스로 자신의 방식을 따르기를 원했다.이는 19세기 유럽의 대형 작업실의 장(長)에게는 일반적인 일이었다.그런 점은 마치 20세기 영화 스튜디오의 감독과 비슷하다” 로댕과 클로델은 1882년 처음 만났다.로댕은 42세,클로델은 17세였다.그때로댕은 젊은 여인들의 작업실을 맡아 그들의 작업을 지도해 주고 있었다.이런 일은 19세기에는 흔한 것이었다.왜냐하면 당시 에콜 데 보자르에는 여성입학이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로댕은 그 자신이 이 유명한 미술학교의학생이 되려고 했지만 거부당한 경험이 있었던 만큼 그들의 상황에 동정적이었다.이런 맥락에서 로댕은 클로델의 작가적 경력을 높여주는 일에 최선을다했다.하지만 1893년 이들은 결국 헤어졌다.그들의 관계를 파탄으로 몰아넣은 것은 로댕이 아니라 클로델이라는 게 버틀러교수의 견해.그 구체적인 요소로 클로델의 심한 편집증,그로 인한 격한 성격과 피해의식,과대망상,질투심 등을 든다.아울러 클로델의 정신질환도 이러한 성격적인 결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클로델은 로댕의 삶에 존재하는 다른 모든 이들을 질투했다.특히 로댕의 첫사랑이었던 로즈 뵈레는 클로델을 가장 화나게 하는 존재였다.클로델은 ‘독방생활’‘내연관계’ 등 일련의 작품들에서 로댕과 뵈레를 역겨운 종속관계로 패러디하고 있다.클로델의 가다듬어지지 않은 분노의 감정이 어느 정도인가를 짐작하게 하는 사례다.로댕과 클로델.이들의 불행은 두사람이 서로의사랑을 동일한 기준에 의해 생각하지도 표현하지도 않았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당당한 육체적 사랑을 드러내는 로댕의 ‘입맞춤’ ‘영원한 우상’ 같은 작품과 클로델의 군상 ‘사쿤탈라’ 같은 작품은 그런 점에서 좋은 비교가 된다.5세기의 인도 작가 칼리다사가 쓴 이야기를 토대로 한 이 ‘사쿤탈라’는 ‘정신이 전부인’ 완전한 사랑을 보여준다. 김종면기자 jmkim@
  • [변혁으로서의 문학과 역사](22)-남정현의 ‘분지’(1)

    작가 남정현은 등단 3년만인 1961년 중편 ‘너는 뭐냐’로 제6회 동인문학상(후보작)을 수상할 정도로 그 풍자적 기법이 뛰어났다.5·16군부쿠데타 이후 한국사회가 당면했던 갈등과 모순을 전통적인 골계적 수법으로 날카롭게비판하던 이 인기작가에게 당시의 잡지들은 앞다투어 원고를 청탁했다.1964년 11월 경 그는 ‘사상계’와 ‘현대문학’ 두 잡지로부터 소설을 청탁받고 우선 한 편의 작품을 쓰기로 결심했다. 그는 “소설이란 우리 인간사에 관한 이야기”란 생각을 가진 작가로서 현실을 관찰하면서 “어찌된 판인지 우리 사회의 요소요소에는 인간의 꿈과 염원을 시중들기 위한 법이며 제도며 그 장치보다는,도리어 인간의 염원을 가로막고 행복을 훼손하려는 장애물이 더 많은 것 같았다“고 느끼게 되었다. 문학적 상상력은 여기서 더 나아가 “국가권력은 이미 나라와 민족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자들의 손에서 아주 멀리멀리 떠나버린 상태”로 보여 “세세연년 민족자주를 열망하는 전민중적인 희원을 한번 소설화해보고 싶었을 뿐”이어서 쓰게 된 것이 ‘분지’였다.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4·19같은 민족적 희망이 왜 5·16같은 폭압으로 압살당해 버렸느냐를 추구하다가 “그 배후에는 아무래도 미국이라는 거대한 외세가 크게 작용하고 있음을 직관적으로 감지하고 그 답답함과 울분을 기초로 ‘분지’를 구상했던 것이다”(한승헌변호사 변론사건 실록 ‘분단시대의 피고들’ 참고). 그의 장기인 풍자적 기법으로 그리 오랜 시간을 끌지 않고도 탈고하게된 이 작품을 작가는 순문학지 ‘현대문학’을 통해 발표했다.1964년 12월 어느날이었다. 소설은 홍길동의 10대손인 홍만수가 어머니의 영전에 하소연하는 형식을 취한 일인칭 독백체로 이뤄져 있다.만수의 아버지는 일제 때 독립운동을 위해나갔으나 해방이 되어도 돌아오지 않았고,그의 어머니는 환영대회에 나갔다가 미군으로부터 성폭행 당한 채 돌아와 정신이상으로 죽는다.고아 남매는외가에서 자라던 중 6.25로 헤어져 만수는 입대했다가 제대했으나 살 길이없는 절망 속에서 스피드상사의 현지처가 된 누이동생 분이를 만나 미군수물자 장사를 하면서 지낸다. 이런 딱한 처지의 만수에게 친구들은 도리어 매부인 스피드상사에게 미국과 통할 수 있는 길을 열어달라고 빽을 써대는 현실을 저주하며 만수는 썩어빠진 정치를 규탄하나 그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은 누이 분이의 고통이었다. 밤마다 스피드상사는 본국의 본처와 비교하면서 분이의 육체적인 결함을 들어 온갖 욕설을 퍼부어대며 학대해댔기 때문이다.대체 미국 여인들의 육체는 얼마나 황홀하기에 저런가고 고심하던 중 스피드의 본처 비취가 한국으로오자 만수는 그걸 확인하고 싶어졌다. 만수는 한국을 안내해주겠다는 구실로 비취를 향미산으로 데려가 정중하게분이의 처지를 설명하면서 그녀에게 육체를 보여줄 것을 요청하자,그녀는 다짜고짜 만수의 뺨을 후려갈겼다.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만수는 그녀의 배위를 덮치고 앉아 속옷을 찢어 황홀한 육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만수의 손에서 헤어난 비취는 돌연 “헬프미!”를 외치며 산 아래로 내려가 도움을 청했는데 그 결과는 “향미산의 둘레에는 무려 일만여를 헤아리는각종포문과 미사일,그리고 전미군 중에서도 가장 민첩하고 정학한 기동력을 자랑하는 미 제 엑스 사단의 그 늠름한 장병들이 신이라도 나포할 기세로저(만수)를 향하여 영롱한 눈동자를 빛내고”있다. “이 땅 위에서 만수란 이름의 육체와 그의 혼백까지를 완전히 소탕하기 위해서 뿌려진 금액이 물경 이삼억 불에 달”하는 위기의 상황에서 만수가 어머니의 영전에 하소연하는 형식의 이 소설은 채만식의 풍자를 능가하는 완벽한 알레고리로 김지하 풍자문학에 한 발 앞선 성과였다.“앞으로 단 십 초,그렇군요.이제 곧 저는 태극의 무늬로 아롱진 이 런닝셔츠를 찢어 한 폭의찬란한 깃발을 만들”어,타고 태평양을 건너 미대륙에 닿아 “우유빛 피부의 그 윤이 자르르 흐르는 영니의 배꼽 위에 제가 만든 이 한폭의 황홀한 깃발을 성심껏 꽂아놓을 결심”을 다지는 것으로 이 소설은 끝난다. 林軒永 문학평론가
  • 아버지 영정 든 네살배기 5·18묘역 관리원으로

    “어렸을 때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무척 원망스러웠지만 이젠 한없이 자랑스럽습니다” 지난 80년 5·18의 참상을 상징했던 사진 속의 꼬마 조천호(曺天鎬·당시 4세)씨가 또다시 그날이 다가오자 역사의 현장에서 아픈 상흔(傷痕)을 추스르고 있다.그는 올해 23세로 지난해 5·18묘지 관리사무소 공무원으로 특채돼묘역 이곳저곳을 안내하고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상복을 입은 꼬마가 초점없는 눈동자로 아버지 영정을 품에 안고 입술을깨물며 앉아있는 모습’ 이 사진은 국내 보도가 통제되던 그당시 외신기자(AP통신)의 타전으로 전세계 신문과 방송에 오르면서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조씨의 아버지 사천(四天·당시 34세)씨는 그해 5월 21일 오후 1시쯤 전남도청 앞에서 계엄군의 총격을 받고 처참한 모습으로 숨졌다. “아저씨가 저 꼬마예요,아저씨랑 많이 닮았네요”우르르 몰려든 초등학생들이 사진앞에 서 있는 천호씨를 찬찬히 뜯어 보면서 물어봤다.“그래,맞아”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뒤편에서 이 말을 들은 아주머니들이 조씨의 등을 두드리며격려했다.“이렇게 당당한 청년으로 자라줘서 고맙네,아버지 없이 고생은 얼마나 했을까…” 조씨는 초등학교 6학년이던 88년 이 사진을 5·18관련 책자에서 우연히 확인했다.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할머니는 87년 선거용 팸플릿에서 이 장면을보고 쓰러져 사흘만에 돌아가셨다고 가슴아파한다.조씨는 “이제는 아버지도편안하실 겁니다.제가 이렇게 옆에서 매일 돌보고 있으니까요”라며 웃었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
  • 「병역면제 비리」실태와 유형

    병역면제 비리와 관련,‘유전(有錢) 면제,무전(無錢) 입대’라는 항간의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다. 자식을 군 면제시킨 부모들은 신검이나 재검을 통하거나 귀향조치 이후 면제 판정을 받아내는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했다.물론 이같은 비리는 신성한국방의 의무를 돈으로 대신하려는 일부 부유층 및 사회지도층과 결탁한 병무청 직원,군의관이 있었기에 가능한 합작품이었다. 하지만 그릇된 자식사랑으로 구속기소된 부모들에게는 일반인들의 법감정과는 달리 100% 집행유예라는 솜방망이 처벌이 고작이었다. 검·경·군 합동수사부가 27일 발표한 병무비리 리스트에는 고위 공직자,기업체 사장,은행 임직원,교수,의사,운동선수,연예인 등 사회유력 계층이 총망라됐다. 적발된 135명의 직업을 보면 사업가가 37명으로 가장 많았고 의사 7명,회사원 6명,공무원 6명,은행임직원 5명,교수·전문직 4명 등의 순이었다. 특히 병무비리 청탁자의 60% 가량이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부유층이어서 “강남에는 현역이 없다”는 말이 근거없는 뜬 소문이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됐다.전업 가정주부가 병역 면제를 주도한 경우도 21%에 달해 병무비리에도 치맛바람이 극심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서용빈(28)씨,프로농구 나래 블루버드 이민우(28·수배)씨,가수 김상희(56·본명 최순강)씨·김원준(30)씨 등 체육인과 연예인들도 병역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들은 수핵탈출증,고도근시,황반변성,부동시,선천성 요족,간염,아토피성피부염 등 온갖 병명을 면제사유에 갖다 붙였다. 137건의 질병 면제사유 가운데 ‘디스크’로 불리는 수핵탈출증이 55건으로 으뜸을 차지했다.고도근시,눈동자의 항반이상으로 시력이 낮아지는 환반병성,짝눈인 부동시 등 안과질병도 54건이나 됐다. 청탁 과정도 알선부터 면제판정까지 2∼3단계를 거치는 경우(86%)가 대부분이었지만 심지어는 6단계를 거쳐 군의관에게 청탁한 사례도 적발됐다. 그러나 민간인 구속자 77명 가운데 1심을 마친 22명의 형량을 분석하면 19명이 징역 8월∼1년에 집행유예 1∼2년씩이 선고됐고 1명에게는 벌금형이 선고됐다.징역 1년6월∼2년6월의 실형이 선고된 피고인은단 2명에 불과했다. 특히 병역면제를 청탁한 뇌물공여자들은 100%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1심 선고와 무관하게 재판 도중 보석으로 풀려난 피고인도 절반에 가까운 32명에 달했다. 재판부 관계자는 “돈을 주고 자식의 병역면제를 청탁한 뇌물공여자는 국민정서와는 거리가 있지만 현행법상 처벌이 중하지 않아 실형선고가 어려웠다”면서 “특히 혐의사실을 인정하는 부유층 및 사회지도층 인사들은 도주 우려도 없기 때문에 보석으로 풀려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강충식기자 chung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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