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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음하는 중소기업] 中企 ‘환차손 쇼크’… 직원 80% 줄이고 공장은 해외매각

    [신음하는 중소기업] 中企 ‘환차손 쇼크’… 직원 80% 줄이고 공장은 해외매각

    전체 고용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기업계에 ‘저환율 쓰나미’가 밀려오고 있다. 특히 2008년 키코(KIKO) 사태에 따라 ‘흑자 도산’의 악몽에 시달린 중소기업계는 이후 환헤지(환위험 회피) 상품 가입을 꺼린 터라 원화 강세에 따른 ‘제2의 키코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협력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계가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는 셈이다. “환율 하락으로 매출이 예년의 30%는 날아갔죠. 직원들 임금만은 ‘달러빚’을 내서라도 제때 주려 하고 있지만 키코(KIKO) 사태로 쌓였던 부채 잔치에 이마저도 쉽지 않습니다. 솔직히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환란극복 잠시 환율암초에 좌초 직전” 서울 이화동에서 의류 수출업체 S사를 운영하는 김영환(가명·47) 사장은 1일 담담한 목소리로 최근의 회사 사정을 설명했지만 허공을 향한 눈동자는 한없이 흔들리고 있다. 20년 넘게 피땀으로 일군, 심지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도 극복했던 회사가 최근 환율이라는 암초에 걸려 넘어지기 일보직전이라는 현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키코 때문에 2008년 이후 120억여원의 피해를 봤다. 그 이후 환헤지라는 말만 들어도 진저리를 친다. 앞으로도 은행들의 환헤지상품은 쳐다보지도 않을 작정이다. 그는 “환헤지 상품 하나 때문에 중소기업이 여기저기서 망하는데 누가 금융기관을 통해 환헤지를 하려고 하겠느냐.”며 되물었다. 물론 김 사장이 수출기업에 환헤지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모르는 건 아니다. 그러나 환헤지 상품에 가입하지 않다 보니 경영난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요즘 중소기업들은 달러당 1000원 정도로 환율 하락 예상치를 미리 반영해 주문 계약을 합니다. 하지만 미리 가격경쟁력을 낮춰서 계약을 하는 바람에 채산성은 더욱 떨어지죠. 또 유동성 압박 때문에 원자재 투입 여력이 없어 한달에 200만 달러가 넘는 수주가 들어와도 생산이 원활하지 못합니다. 납기일을 제때 못 맞추다 보니 주문이 감소하는 악순환만 계속되는 셈이죠.” ●“은행·中企 상생 거론안돼 정부 불신” 이런 상황이니 회사가 제대로 돌아갈 리 만무하다. 사무실 임대료도 6개월째 밀려 있는 상태다. 김 사장은 “직원들 사기가 떨어진 것도 문제지만 신제품 개발은 엄두도 못 내고 있어 내년 상황은 더 어렵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정부의 중소기업 상생정책과 은행에 대해서도 깊은 불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정작 필요한 은행과 중소기업의 상생은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면서 “환율 문제로 중소기업들이 망하면 은행 역시 신뢰와 고객을 잃으면서 위기에 빠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어느 中企사장의 하소연 “매출 30% 뚝… 얼마나 버틸지”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월 매출 10억원 정도인 회사는 매월 1000만원씩, 200만원짜리 월급 일자리 5개가 사라지게 됩니다.” 1일 경기 안산시 반월공단은 키코(KIKO) 사태 이후 텅 빈 공장들이 아직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식당 급처분’이라고 쓰인 전단이 발 아래에서 어지럽게 날아다녔다. 한때 유압파쇄기로 세계 시장을 주름잡았던 코막중공업은 키코의 직격탄을 맞고 현재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중이다. 100여명이던 직원을 20명으로 줄이고, 국내 공장과 함께 유럽·미국 공장 등을 팔았지만 환율의 망령은 여전히 주위를 맴돌고 있다. 조봉구 사장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키코에 가입했지만 환율이 오를 땐 엄청난 리스크를 지우고, 정작 헤지가 필요한 환율 급락기에는 헤지가 안 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의 환율 수난사가 계속되고 있다. 2008년 키코 사태로 뿌리째 흔들렸던 중소기업계가 환차손 상품을 외면하면서 최근 급격한 환율 하락에 따른 손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제2의 키코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1일 원·달러 환율은 1116.6원. 지난 5월 25일 1272.0원보다 155원 이상이나 떨어졌다. 지난달 14일에는 1110.9원까지 하락했다. 문제는 환율 하락이 대세라는 점. 최근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은 자국 경기부양 등을 위해 확장적인 재정정책 등을 펴면서 자국 통화의 가치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경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의 ‘환율 분쟁’이 어느 정도 봉합됐지만 여진은 남아 있는 상태. G20 정상회의 개최를 전후해 국내 통화당국의 외환시장 개입도 더욱 껄끄러워졌다. 향후 원·달러 환율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뜻이다. 국내 주요 경제연구소들은 내년 원·달러 평균 환율이 105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은 키코 사태를 계기로 환헤지 상품을 외면하고 있다. 한국무역보험공사에 따르면 대표적인 환헤지 상품인 환변동 보험에 가입한 기업은 올 들어 지난 9월까지 597곳에 불과하다. 2007년 1579곳, 2008년 1248곳보다 크게 줄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최근 환율 불안정으로 수출 채산성이 악화됐다.’는 기업은 전체의 81.2%에 달했다. 심지어 77.4%는 ‘이미 이익이 감소했지만 그대로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키코 피해를 본 기업들을 위해 정부가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패스트 트랙)을 운영하고 있지만 은행들이 대출을 꺼리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향후 고환율 국면에서 중소기업들의 연쇄 도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두걸·신진호기자 douzirl@seoul.co.kr
  • 100만분의 1 확률 …희귀 ‘흑백남녀 쌍둥이’ 탄생

    100만분의 1 확률 …희귀 ‘흑백남녀 쌍둥이’ 탄생

    100만분의 1확률로 알려진 흑백쌍둥이가 태어나 화제가 되고 있다. 얼마전 태어난 레오(남자)와 홉(여자)은 1분차이로 태어난 쌍둥이다. 생김새와 키·목소리까지 똑같다는 다른 쌍둥이와 달리 이들은 특별하다. 쌍둥이중 하나는 흑인, 나머지 하나는 백인이기 때문이다. ‘흑백쌍둥이’를 낳은 셔리 웨일스(21)는 태어난 아이들을 본 뒤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들 레오는 자신과 똑같은 검은 피부와 검은 머리·검은 눈동자를 가진 흑인이지만 딸인 홉은 푸른 눈동자와 흰 피부를 가진 백인으로, 전 세계에서 흔치 않게 나타나는 유전 현상이다. 흑백쌍둥이는 부모가 모두 혼혈인 경우 혼혈 여성의 난자에 흑백 피부 유전자가 모두 포함돼 있는 경우 태어날 수 있다. 흑인 유전자를 가진 난자와 정자, 또 백인 유전자를 가진 난자와 정자가 동시에 수정되면 흑백쌍둥이가 나오지만 이 확률은 100만분의 1 뿐이다. 이번에 흑백쌍둥이를 출산한 웨일즈의 남편은 백인으로 알려졌지만 혼혈여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웨일즈는 “쌍둥이를 임신했다는 것과, 한명은 남자이고 한명은 여자라는 사실 등은 알고 있었지만 피부색이 다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아이들이 특별하게 자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눈동자까지 문신을!…‘타투에 미친男’ 경악

    몸의 98%를 문신으로 채운 것도 모자라, 눈동자에까지 문신을 시도한 마니아가 소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오리건 주에 사는 매트 곤은 22년 전 태어날 때부터 있었던 흉터를 가리기 처음 문신을 시작한 뒤 이것에 매료됐다. 이후 자신의 몸을 도화지 삼아 다양한 문신을 해온 그는 얼굴과 혓바닥, 귀 등 문신하기 어려운 곳까지 모두 빼놓지 않아 결국 몸의 98%를 문신으로 채우게 됐다. 이제는 스스로 타투 아티스트가 된 그는 얼마 전 두 눈의 눈동자를 염색액으로 채워 결국 ‘100%문신’을 이룩했다. 곤은 왼쪽 눈에 푸른색, 오른쪽 눈에 녹색으로 물들여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갖게 됐다. 평소 돌연변이를 좋아한다는 것이 위험한 눈동자문신을 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눈동자 문신을 할 당시 안과 의사는 “문신에 쓰이는 약품 속 화학성분에 눈에 들어가 위험할 수도 있다.”고 충분히 권고했지만, 곤은 “내 몸은 내가 책임진다.”며 고집을 꺾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나는 수 십 번의 테스트를 거친 뒤 눈동자 문신을 시도했다.”면서 “사람들은 내가 미쳤다고 생각하지만 난 충분한 경험과 테스트를 겪은 전문가”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문신으로 가득 찬 내 몸을 사랑한다. 하지만 이런 문신은 위험할 수도 있으니 다른 사람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CEO 칼럼] 리더십은 흐트러진 시선을 한데 모으는 것/박종원 코리안리재보험 대표이사 사장

    [CEO 칼럼] 리더십은 흐트러진 시선을 한데 모으는 것/박종원 코리안리재보험 대표이사 사장

    얼마 전에 TV를 보며 리더십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있었다. 한 프로그램에서 박칼린이란 뮤지컬 감독이 합창단을 급조하여 거제합창대회에 도전하는 과정을 소개한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합창단원 대부분은 경험 없는 아마추어였다. 그뿐 아니다. 자기 주장이 강한 단원, 장난기 가득한 개그맨 등 한마디로 각양각색의 오합지졸이었지만 그녀는 프로답게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단원들을 하나로 묶어 마음을 열게 하고 도전 의지를 자극해 결국 하모니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단원들은 해냈다는 감격으로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리더는 냉정한 이성과 뜨거운 감성을 겸비해야 한다. 조직에 대한 희생은 기본이고, 때로는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려는 반대 세력과 싸워서라도 조직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당연히 외롭고, 곳곳에서 따가운 비난의 화살도 날아온다. 그러나 그런 고난을 감수하고 무리 속에 파고들어 전체를 하나로 모아 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열정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 철저하고 정확해야 한다. 조직이 나아갈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고 각자에게 조금 버거운 듯한 미션을 부여하여 동기를 유발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개개인의 특성과 자질을 면밀히 관찰하고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끊임없이 소통하여 절대적인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조직에는 네 부류의 구성원이 있다. 우직하게 자기 중심을 지키는 바위형(型), 중심 없이 이리저리 떠도는 부평초형(型), 서로가 가시로 찔러 상처를 주는 고슴도치형(型), 다가가서 따뜻한 온기를 나누는 양형(陽型) 등이다. 이런 성격을 잘 파악하고 아울러서 큰 힘을 내도록 만들려면 리더가 먼저 마음을 열고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 한다. 주변에 믿고 따를 만한 리더가 없는 것은 리더십을 머리로만 이해하고 가슴은 닫고 있기 때문이다. 리더십은 조직을 ‘장악’만 하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요구되는 리더십은 수직적·지시적인 리더십이 아니라 수평적으로 솔선수범을 할 때 생겨나는 부드러운 리더십이다. 투명성을 통해 믿음을 얻고, 감성적으로 호소하여 가슴으로 느끼게 하는 감동의 리더십이다. 또한 잘한 것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칭찬이야말로 마음을 열게 하는 최고의 리더십이다. 리더는 말로만 해서도 안 된다. 행동으로 보여 주는 용기가 필요하다. 지난여름 직원들과 설악산 35㎞를 종주할 때의 일이다. 빗속에서 공룡 능선을 넘느라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희운각에서 중청까지 가파른 계단을 두 시간 동안 올라갔다. 지금껏 가장 힘든 구간이었고 당장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었지만 나를 따르는 직원들을 생각하면 포기할 수 없었다. 나는 직원들을 생각하며 올랐고, 직원들은 나를 믿고 따라왔다. 그런 마음은 조직에 확산된다. 직원들은 힘든 몸을 이끌고 대피소에 도착하자마자 뒤에 도착할 동료들을 위해 밥을 짓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그들이 아무리 젊다 한들 왜 힘들지 않겠는가. 그들은 땡볕 속에서 마지막 남은 물 한 모금까지 동료에게 양보하고, 빗속에서는 빗물 섞인 밥을 먹으면서도 즐겁게 웃는 신세대 리더들이다. 리더는 때로는 불같은 카리스마를 내뿜어 흐트러진 조직을 다잡아 전체가 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그 바탕에는 딱딱한 권위주의가 아니라 믿음과 사랑이 있어야 한다. 자기 스스로 좋은 본보기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상대와 눈높이를 맞춰 소통하려는 노력, 궂은일이나 생색나지 않는 일도 솔선수범하는 자세, 후배를 동생처럼 보살피고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려는 인정미가 모두 리더십의 근본이다.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흩어진 눈동자들을 한군데로 모으는 것이다. 리더의 지휘에 따라 한군데로 초점을 맞춰서 힘을 합치면 조직이 어떻게 다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겠는가. 상대와 눈높이를 맞춰 소통하려는 노력, 궂은일이나 생색나지 않는 일도 솔선수범하는 자세, 후배를 동생처럼 보살피고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려는 인정미가 모두 리더십의 근본이다.
  • [고전 톡톡 다시읽기] 영화로 본 ‘양철북’

    1979년 독일 영화감독 폴커 슐렌도르프는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을 영화로 제작하면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작품은 프랑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미국 아카데미 최우수 외국영화상을 수상했고, 이로 인해 귄터 그라스와 소설 ‘양철북’에 또 한 차례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분열증 환자처럼 지껄여대는 오스카를 길잡이 삼아 독일 전체주의와 소시민 사회, 그리고 일그러진 가족의 초상 사이를 오가며 어지럼증을 경험해본 독자라면, 보다 직접적으로 그 모든 것들을 ‘보여주길’ 택한 영화 ‘양철북’의 관객이 되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작품에서 카메라는 세 살에서 성장이 멈춘 오스카의 시선을 정직하게 따라, 곧잘 낮은 각도에서 앵글을 잡는다. 카드 게임이 한창인 탁자 밑에서 ‘추정상 아버지’인 남자가 자기 어머니의 치마 속을 발로 더듬는 것을 말없이 지켜보는 오스카, 할머니의 네 겹짜리 치마 속으로 들어가 몸을 웅크리고 있는 오스카, ‘추정상 아버지’가 어머니의 몸을 더듬으며 달래주는 모습을 옷장 속에서 바라보는 오스카. 관객은 오스카의 바로 옆에서 이 모든 장면을 함께 ‘봐버리는’ 공범자가 된다. 이때 눈에 들어오는 오스카의 표정은 그로테스크함 그 자체다. 아이다운 볼살 한 점 없이 홀쭉한 얼굴에 언제나 처진 입을 앙다물고 있는 이 아이는 옅은 하늘색 눈-어쩌면 빈약한 하안검 위의 하늘색 눈동자 때문에 감독이 열한 살짜리 데이비드 베넨트를 택한 게 아닐까-을 홉뜬 채 앉아 있다. 그는 한 마디 말도 없이 모든 광경을 올려다볼 뿐이다. 어른들을 향해서는 단 한마디도 제대로 하지 않고 오직 양철북을 두드리고 비명만 지르는 오스카에게 감독은 기나긴 내레이션을 지시한다. 내레이션은 소설 ‘양철북’과 거의 흡사하다. 때문에 소설 속에서 매끈한 텍스트 위로 흐르는 북 소리와 비명을 함께 상상하는 게 쉽지 않았던 독자라면, 영화에서 한 목소리가 들려주는 두 소리 인간의 음성과 짐승의 괴성을 보다 친절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스트립클럽서 댄서에게 ‘하이킥’맞은 男

    스트립클럽서 댄서에게 ‘하이킥’맞은 男

    마이클 아일랜드라는 남성은 2008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한 스트립클럽을 방문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무대위에서 격렬하게 춤을 추던 댄서의 하이힐에 맞아 안구에 큰 상처를 입은 것. 눈동자 뿐 아니라 눈 주위와 코뼈가 강한 타격을 받아 으스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당시 그는 변호사를 고용하고, 자신에게 상해를 입힌 댄서를 상대로 손해배상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가 ‘스트립클럽’에서 다쳤다는 이유로 도리어 손가락질하고 비난을 퍼부었다. 그의 변호사인 레이크 라이탈은 “이 소송이 처음 시작됐을 때, 사람들은 오히려 내 변호인을 비난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사건이 크나큰 중상을 야기한 심각한 사건이라 여기고 결국 승소했다.”고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밝혔다. 2년여의 재판 끝에 마이클이 받은 손해배상금은 6만5000달러. 우리 돈으로 무려 7250여만원에 달하는 큰 액수다. 지붕 수리공으로 살아가는 마이클은 “사고 당시 내가 댄서와 너무 가까운 거리에 있어 타격이 컸다.”면서 “지금이라도 손해배상금을 받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아래는 댄서를 상대로 승소한 마이클 아일랜드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가슴 먹먹한 감동·희망 담아

    가슴 먹먹한 감동·희망 담아

    11년 만에 세상의 빛을 본 시인의 언어는 ‘단순하고 단단하고 단아’(시 ‘3단’ 중에서)했다. 얼굴 없는 시인이었으며 스스로 ‘실패한 혁명가’라 부르는 박노해(53)씨가 1999년 ‘겨울에 꽃핀다’ 이후 처음으로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느린걸음 펴냄)를 출간했다. 10년 넘게 쓴 5000여편의 시 가운데 304편을 추린 시집은 560쪽으로 웬만한 소설책보다 두껍다. 시는 쉽고 소박한 언어로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감동적이고 희망찬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신문로 ‘나눔문화’(박노해 시인이 이끄는 시민단체) 사무실에서 시집 출간을 기념해 기자들과 만난 박씨는 “1984년 첫 시집인 ‘노동의 새벽’ 발간 후 긴 수배 길과 지하 밀실 고문장, 사형 선고, 무기 교도소를 살아 나왔다. 시인다운 운명의 길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군사 정부의 금서 조치에도 100만부 가까이 팔린 ‘노동의 새벽’으로 박씨는 한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물이 되었다. 1988년 자유의 몸이 된 그는 지난 10여년간 지구 곳곳의 가난과 분쟁의 현장을 찾아다녔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직후 전쟁터로 날아가 시작한 평화활동은 지금까지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인은 시가 출판되지 않은 지난 11년간에 대해 “슬프게도 길을 잃어버렸다.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고 싶지 않았다.”며 “하지만 10년의 침묵 정진 세월 동안 단 하루도 시를 쓰지 않은 적은 없다. 시가 없었다면 미치거나 자살했을지도 모른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깊은 밤 홀로 앉아 꾹꾹 눌러 쓰다 보면 숨죽인 통곡처럼 펜 끝을 통해 시가 흘러나왔다며 죽는 날까지 처절하게 시를 쓸 것이라고 말했다. 시인의 언어가 가 닿은 지점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 참혹한 전쟁과 테러의 현장에서 고대문명의 근원까지 거슬러 오르지만 그 말들이 결코 거대하거나 무겁지만은 않다. “나는 눈을 감고 스윽슥/ 아이폰 모니터를 벗기고 들어간다// 공돌이로 살아온 내 기억의 속살을/…아이폰 속의 반도체와 하드웨어와 모니터를 만드는/ 가난한 나라 가난한 공돌이 공순이들/ …유독한 화학물질과 방사선을 다루며/ 헥산 중독과 백혈병과 암에 걸려/ 스마트하게 버려지는 젖은 눈동자들”(시 ‘아이폰의 뒷면’ 중에서)처럼 잠깐 빌린 휴대전화의 뒷면에서 시인은 ‘보이지 않는 살인자들의 세계화’를 본다. “저 차가운 삼성 블루/ 일그러진 돈의 원 안에 들어가면/ 생명도 양심도 영혼도/ 우리들 살아 있는 미래도/ 하얘져/ 쌔하얘져”(시 ‘삼성 블루’ 중에서)와 같이 세계화된 자본 권력에 대해서는 비판의 시선을 놓치지 않는다. 그러나 시 대부분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만난 아이들의 눈동자, 부모로서 자식에게 해줄 것, 동네에서 열린 한국-베트남 돌잔치 등 생활에서 소재를 구한 ‘희망의 노래’ 들이다. 시인은 신간 시집 ‘그러니 그대’에 대해 지구 시대의 ‘노동의 새벽’이라고 정의했다. “지금 우리는 ‘주체의 실종’ 시대를 살고 있다. 돈이 있는 자나 없는 자나 삶이 없고 내가 없다. 40~50대는 언제 정리해고가 될지 모르고, 20~30대는 일다운 일자리가 없어 잉여인간이 되고 있다.”며 “달릴수록 영혼이 증발되고 ‘살아남기’가 삶을 잠식해 가는 ‘저주받은 자유’의 시대에 우리에겐 축적이 아닌 혁명이 필요하다.”고 시인은 강조했다. 이어 “2014년 출간을 목표로 삶의 총체적 진보 이념을 담은 책을 집필 중”이라며 “이 책을 내면 실패한 혁명가로서 마음의 빚을 다 갚고 자유롭게 행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낡은 흑백 필름 카메라를 들고 분쟁 현장을 누빈 시인의 ‘빛으로 쓴 또 다른 시’들은 오는 25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는 사진전 ‘나 거기에 그들처럼’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이요원 “예쁘고 독특한 ‘된장’, 내가 출연해 다행이야”

    이요원 “예쁘고 독특한 ‘된장’, 내가 출연해 다행이야”

    “예쁘고 독특한 영화 ‘된장’에 내가 출연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배우 이요원이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셋째 날인 10월 9일 오후 부산 해운대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영화 ‘된장’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이요원은 “‘된장’을 찍으면서 편안하고 행복하고 따뜻했다. 결과물을 보니까 내가 촬영했던 것보다 더 행복하고 예쁘게 나와서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렇게 예쁘고 독특한 영화에 내가 출연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된장’은 희대의 살인마가 된장찌개를 먹다 잡히는 사건을 중심으로 PD 최유진(류승룡 분)과 사건의 열쇠를 쥔 ‘된장 달인녀’(이요원 분) 등이 벌이는 에피소드를 담은 작품. 이요원은 미스터리와 로맨스가 조화된 ‘된장’에 대해 “처음에는 시나리오가 무겁다고 생각했는데, 음식과 멜로 등등 다양한 면모가 있어 좋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요원은 ‘된장’에서 호흡을 맞춘 류승룡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류승룡과 함께 해서 다행”이라며 “매서운 눈빛 때문에 첫인상은 무서웠지만, 좋은 책을 선물해주시기도 하고 의외로 다정한 분이라 놀랐다”고 회상했다. 이서군 감독은 이요원에 대해 “극중 캐릭터와 잘 융합되는 얼굴”이라며 “특히 어린 아이 같이 까맣고 맑은 눈동자와 차분한 태도, 순수한 마음에 반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를 이끌어가는 힘을 유지한 이 배우는 투정 한 번 부리지 않고 나보다 열심히 영화에 임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이요원은 “촬영 현장이었던 매화터가 너무 예뻐서 기억에 남는다. 화면에도 정말 예쁘게 표현됐으니 꼭 눈여겨 봐달라”는 당부를 남기기도 했다. 한편 드라마 ‘선덕여왕’으로 주가를 높인 이요원과 ‘장진 사단’의 류승룡, 이동욱의 입대 전 마지막 작품으로도 화제를 모으는 ‘된장’은 ‘러브러브’로 최연소 데뷔 감독의 타이틀을 얻은 이서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또한 장진 감독이 각본과 기획을 담당해 기대를 더한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부산(경남) minkyung@seoulntn.com / 사진=서울신문NTN 사진팀 ▶ ’엠카 MC’ 티아라 지연, 음란채팅 루머에도 ‘씩씩’▶ ’10년전에도 뺑소니’…김지수, 교체요구 빗발 ▶ 왓비컴즈, ‘타진요’ 팔고 도주계획? ‘먹튀설’ 확산▶ 김혜수, 의미심장한 발언 "MBC 전체적으로 엉망"▶ 강승윤 ‘본능적으로’ vs 윤종신 ‘이성적으로’…차이점은?
  • 알비노 아닌 희귀 ‘핑크색 하마’ 포착

    아프리카 케냐에서 희귀한 핑크색 하마 한 마리가 포착돼 눈길을 끈다. 28일(현지시간) 영국의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런던에 사는 야생동물 사진작가인 윌과 메트 버라드-루카스 형제가 지난주 케냐 마사이 마라 강 유역에서 분홍빛 하마를 사진으로 담아냈다. 이들 형제는 영양들의 대규모 이동 모습을 사진에 담기위해 아프리카를 방문했고, 현지에서 ‘핑크색 하마’의 소문을 들었다고. 형제 작가 중 형인 윌(26)은 “여행 중 아침 식사를 위해 마라 강 유역에 멈췄다. 우연히 근처에 모습을 드러낸 핑크색 하마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 형제는 하마 무리가 놀라지 않도록 몇 백 미터 뒤에 자리를 잡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고. 윌은 당시 상황에 대해 “그 핑크색 하마는 작고 어렸으며 항상 어미 곁에 붙어 있었다. 또 그 하마는 수줍음이 많아 물가에 10분 이상 나오지 않았다. 물속에 숨어 단지 몇 분 동안 숨을 쉬기 위해 머리를 내밀었다.”고 말했다. 영국으로 돌아온 이들 형제는 이 핑크색 하마에 대해 조사했고, 우간다에서 발견된 핑크 하마에 대한 몇 줄의 기록 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들 형제에 따르면 이 핑크색 하마는 검은색 반점과 짙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어 알비노 같은 유전 현상이 아닌 류시즘으로 나타난 동물임을 알 수 있다. 류시즘은 색소 세포가 분화되지 않아 색소 세포를 형성하지 못하는 보기 드문 현상으로 백사자 같은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윌은 “대개 알비노나 류시즘을 가진 동물들은 포식자들의 눈에 잘 띄고 강한 햇볕으로 인해 쉽게 피부가 쉽게 화상을 입어 야생에서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하지만 하마의 경우는 다르다. 그들은 몸집이 커서 거의 포식자의 공격을 받지 않는다. 또 하마의 땀은 선크림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핑크색 하마는 야생에 완벽하게 적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서울광장] 프랑스의 집시추방 논란에서 배우자/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프랑스의 집시추방 논란에서 배우자/함혜리 논설위원

    유럽의 대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비슷한 외모의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다. 햇빛과 바람에 그을리고 꾀죄죄한 얼굴에 유난히 빛나는 눈동자를 가진 그들은 ‘로마(Roma)’, ‘지탕(Gitans)’ 등으로 불리는 유랑 집시들이다. 루마니아와 불가리아 등 동유럽과 중앙 유럽 출신으로 대도시 인근의 공원이나 공터에 불법 임시거처를 마련하고 장기체류하고 있다. 이들이 정규 직업을 갖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식당이나 길에서 음악을 연주해 연명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 여자들과 어린 아이들을 내세워 구걸을 하며 먹고 산다. 조금 큰 아이들은 서넛이 몰려다니며 관광객의 지갑을 털기도 한다. 가뜩이나 골칫거리인 이들이 강력 범죄까지 저지르면서 유럽인들의 집시에 대한 인식은 갈수록 야박해졌고, 영국·스웨덴·덴마크 등 몇몇 유럽국가들에서는 집시 추방이 공공연하게 이뤄져 왔다. 집시 추방이 국제이슈로 부각된 것은 프랑스 정부가 불법 체류 집시들을 강제 추방하면서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7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와의 전쟁을 선포한 후 집시캠프를 강제 철거하고 전세기까지 동원해 집시들을 루마니아로 추방했다. 유엔,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집시들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이용해 소수민족을 탄압하는 반인권적 처사라며 비판했다. 나치 독일의 유대인 추방 및 학살에 비유하기도 한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는 단호하다. 2012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재선에 위기를 느낀 사르코지 대통령이 취약해진 정치적 기반을 다지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2007년 선거에서 ‘범죄와의 전쟁’으로 재미를 봤던 터라 정략적 이용이라는 해석이 억측은 아닌 듯싶다. 심화되는 프랑스인들의 외국인 혐오주의(제노포비아)도 한몫 했다. 여론 조사 결과 프랑스 국민들의 80%가 집시에 대한 강경책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프랑스의 집시 추방 논란은 다민족 사회를 맞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프랑스는 과거 정치적 망명자들에게 매우 관대했고,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 알제리와 모로코 등 과거 식민지였던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이민자를 대거 받아들인 결과 일찌감치 다문화·다민족 사회가 됐다. 그러나 이민자들을 프랑스 사회에 완전히 통합하는 데는 실패했다. 대부분 이민자들은 주류 사회에 진입하지 못하고 대도시 외곽에 모여 살면서 그들의 문화와 종교를 유지했다. 프랑스 국적을 가졌고 프랑스식 교육을 받았지만 이들은 ‘2등 국민’으로 남았다. 차별과 소외 속에 쌓인 불만은 2005년 가을 파리 교외지역 소요사태로 폭발했다. 당시 내무장관이던 사르코지 대통령은 불법 체류자들을 색출해 추방하겠다고 공언했고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 곧바로 실천에 옮겼다. 집시 추방도 그 연장선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결혼이민자와 이주노동자들이 꾸준히 늘면서 2009년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이 117만명에 이른다. 다문화가정은 2020년이면 국내 인구의 5%를 차지할 것이라고 한다. 비싼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는 프랑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다문화 가정의 사회통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2세들이 차별과 가난의 대물림을 끊고 당당한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다문화청이나 이민청 같은 독립기구의 설립 추진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제도나 정책이 아무리 갖춰진들 사회 구성원들이 받아들여 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다. 아프리카 가나 출신 아내를 먼저 보내고 세 아이를 키우다 비관 자살한 ‘흑진주 아빠’ , 폭력 남편에 목숨을 잃은 베트남 새댁과 몽골인 이주여성 같은 희생자들이 계속 나온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아직 진정한 다문화 사회를 맞을 준비가 안 됐다는 증거다. 공직자들에게 공정 사회를 실현하라고 요구할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서로에게 공정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그게 진정한 공정사회다. lotus@seoul.co.kr
  • “잡지 팔며 돈보다 소중한 희망 얻죠”

    “잡지 팔며 돈보다 소중한 희망 얻죠”

    세파에 시달려 웃음을 잃은 얼굴, 지하도와 역사(驛舍) 바닥을 뒹굴던 노숙 버릇은 쉽사리 바뀌지 않았다. 잡지를 들고 허수아비처럼 서성거리기를 사흘, 스스로 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매일 집에서 1시간씩 거울을 보며 웃음을 연습했다. 지난 15일 서울 가산동 가산디지털단지역 5번 출구 앞에서 노숙인 자활을 위한 잡지 ‘빅이슈 코리아(THE BIG ISSUE KOREA)’ 판매원 김영식(42)씨를 만났다. 빅이슈는 1991년 영국에서 창간한 대중문화잡지로, 노숙자에게 판매를 맡겨 자활을 돕는 것을 목표로 세계 36개국에서 발간되고 있다. 오후 판매시간인 5~8시 김씨의 판매 도우미로 일하며 그를 지켜봤다. “돈이 아니라 ‘생각’을 얻었다.”면서 활짝 웃는 그의 말에는 조금의 거짓도 없어 보였다. ●뒹굴던 노숙 습관 버리는 게 쉽지 않아 한 시간쯤 지나자 목이 따끔거리고, 다리와 팔이 후들거렸다.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스캔(scan)’하는 숱한 눈동자들이 초 단위로 온몸에 날아와 꽂혔다. 노골적으로 경멸의 눈빛을 보내는 행인들의 표정에 낙담할 때쯤, 한 여성이 다가왔다. 자신을 김미혜(27)라고 소개한 그는 “인터넷을 통해 빅이슈를 알게 됐다.”면서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는다는 취지가 좋은 것 같다.”고 말하며 한 권을 사들었다. 오후 첫 개시였다. 6시가 지나자 퇴근길 직장인들이 지하철역으로 몰려들었다. 잡지를 사는 사람이 늘기 시작했다. 회사원 최영탁(32)씨는 직장 후배에게 준다며 잡지 2권을 샀다. 김영식씨는 “단골이 5명이나 있어요. 눈 인사를 건네며 지나가는 사람도, 힘내라고 말해주는 사람도 있죠. 그럴 때마다 눈시울이 뜨거워지곤 합니다.”라고 말했다. 다니던 회사가 부도나면서 김씨는 노숙자가 됐다. 수원역·대전역을 전전하며 노숙한 지 3년. 노숙인 친구의 “우리 같은 사람만 팔 수 있는 책이 나왔다던데….”라는 말에 빅이슈 사무실을 찾았다. 노숙 습관을 고치기는 생각보다 어려웠다. 어느 날 한 시민이 책 한 권을 사고는 만원짜리를 낸 뒤 거스름돈을 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퍼뜩 정신이 들었다. “저는 구걸하는 게 아닙니다. 잡지를 판매하는 겁니다.” 당황했던 남자는 곧 김씨를 이해하고 잡지를 2권 더 사갔다. 3000원짜리 잡지를 팔면 판매원에게 1600원의 수익이 생긴다. 하루에 다섯권도 팔지 못하던 김씨는 이제 하루 20~30권을 판매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날도 26권이나 팔았다. 노숙생활도 접고 빅이슈코리아에서 얻어준 고시원에서 생활한다. “한 달 고시원비 25만원, 식비, 교통비를 떼고도 잘만 하면 저축이 될 것도 같다.”면서 웃었다. ●차곡차곡 돈 모아 속옷가게 노점 열 것 김씨의 꿈은 속옷가게 노점을 여는 것이다. “노숙할 때는 속옷을 제대로 챙겨 입는 게 불가능했거든요.” 동료 판매원들과도 친구가 됐다. 이번 추석은 동료들과 남양주 다윗공원에서 보낼 예정이다. “세상에 참 불만이 많았어요. 그러니 얼굴이 항상 굳어 있고…. 그랬는데 이젠 저절로 웃음이 나와요. 제 웃음을 보고 많은 분들이 힘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사진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애완돌’ 비스트, 과거 풋풋한 민증사진 공개

    ‘애완돌’ 비스트, 과거 풋풋한 민증사진 공개

    애완돌 그룹 비스트 멤버들이 과거 풋풋함이 한껏 묻어나는 증명사진을 공개했다.비스트는 최근 케이블채널 MBC every1 ‘아이돌 메이드-운전면허 취득 편’ 녹화에 참여해 응시원서를 작성하던 중 각자의 주민등록증 사진을 공개했다.날렵한 턱선이 매력인 리더 윤두준은 현재의 샤프한 모습과는 달리 통통하게 살이 오른 여권사진을 공개해 친근한 이미지를 보여줬다. 노란색 염색머리가 트레이드마크인 양요섭은 검고 단정한 헤어스타일과 뽀송뽀송한 하얀 피부가 눈에 띈다.반삭 등 짧은 머리로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용준형은 안양예고 교복을 입고 다소 긴 검은색의 머리에 강한 눈매를 가지고 있어 현재와 같이 카리스마 있는 모습이다. 장현승은 똘망똘망한 눈동자와 여고생 못지않은 예쁜 외모를 가지고 있다.이기광은 연습생 시절 콘셉트의 변화 탓에 헤어스타일을 미처 다듬지 못하고 주민등록증 사진을 찍은 것에 비해 장발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와 다를 바 없는 빛나는 외모를 뽐냈다. 비스트 팬들 사이에서 아랍왕자라 불리는 막내 손동운은 왕자라는 별명에 걸맞게 뚜렷한 이목구비와 구릿빛 피부를 드러냈다. 이를 통해 손동운은 그룹 내 비주얼 담당임을 인증받았다.사진 = MBC every1서울신문NTN 강서정 기자 sacredmoon@seoulntn.com ▶ 강민경, 찍기만 하면 여신..셀카에 팬들 열광 ▶ 안산 여고생, 체벌사진 ‘검은 피멍’ 공개 논란 가열’▶ 이시영, ‘키스를 부르는’ 입술화보…’섹시미 철철’▶ 박명수, 소녀시대 뺨치는 팔다리 ‘극세사지’ 노출 폭소▶ 김연아, 오서 코치와 갑작스런 결별 왜
  • 임주은, 성혁과 1년째 열애 인정 “예쁘게 봐 달라”

    임주은, 성혁과 1년째 열애 인정 “예쁘게 봐 달라”

    안방극장 신예스타 커플이 탄생했다. 연기자 임주은(22) 이 성혁(26)과 1년째 열애중인 사실을 소속사를 통해 24일, 공식 발표한 것. 임주은측 소속사는 몇몇 연예매체를 통해 “드라마 ‘왓츠업’에서 처음 만났고, 촬영하다 좋은 인연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두 사람의 열애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아울러 “젊은 친구들의 만남인 만큼 애정 어린 시선으로 지켜봐달라”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고 전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드라마 ‘왓츠업(가제)’은 ‘모래시계’, ‘여명의 눈동자’ 등으로 유명한 송지나 작가의 캠퍼스 뮤지컬드라마. 성혁은 KBS 주말극 ‘결혼해주세요’와의 스케줄 문제로 인해 현재 이 드라마에서 하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성혁은 2005년 SBS 드라마 ‘해변으로 가요’로 데뷔, 현재 KBS 2TV 주말드라마 ‘결혼해주세요’에 출연중이다. 임주은은 2009년 화제작 MBC ‘혼’에서 윤하나역으로 나와 드라마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사진=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뉴스팀 ntn@seoulntn.com ▶ 신정환, 오토바이사고 현장사진 공개 ‘아찔’ ▶ 시크릿 징거, 식단표 해명 “그렇게 하면 몸 상해” ▶ 정선희 심경 고백 “한국서 살 수 없다고 생각했다” ▶ 박휘순, 자녀계획 폭소 “많이 낳아 몇 명 건질 것” ▶ 타이거우즈 공식 이혼...위자료 최대 6천억원
  • 실제보다 더 똑똑한 세상 ‘증강현실’

    실제보다 더 똑똑한 세상 ‘증강현실’

    #사례1 올해 다섯 살인 김린양은 아이패드로 동화책을 읽는다. ‘토이 스토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도라도라의 영어나라’ 등이 아이패드로 뗀 책이다. 대부분 영어책이다. 아직은 아이패드용으로 나온 한글책이 별로 없어서다. 그렇다고 김린 어린이가 영어에 능숙한 것은 아니다. 그에게 동화책 보기는 따분한 책 읽기가 아니라 신기한 놀이다. ‘토이 스토리’는 책장이 넘어가는 중간중간 화면에 손가락을 대면 알록달록 색이 칠해지고, ‘이상한’은 아이패드를 흔들면 액정 속의 그림도 따라서 흔들린다. #사례2 갓 두 돌이 지난 민준군은 ‘공룡이 살아있다’ 책을 손에서 놓을 줄 모른다. 공룡 눈동자 부분(AR 마크)을 이리저리 움직여 컴퓨터에 비추면 공룡이 벽력 같은 소리를 지르며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손으로 이것저것 키를 누르면 공룡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펜타케라톱스 수컷끼리 싸움을 붙일 수도 있다. 날아다니는 공룡인 쿠에찰코아툴루스가 날갯짓을 하면 공룡을 잡으려고 자동으로 손을 내민다. 물론 손에 잡히지는 않는다. 마치 진짜 눈 앞에 있는 것처럼 입체적으로(3D) 보이지만 어디까지나 가상의 존재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보급이 기폭제 스마트폰 보급이 급속 확산되면서 증강 현실이 생활 속으로 속속 들어오고 있다. 패션계나 길 찾기 프로그램 등에서 일부 활용되던 데서 벗어나 출판계 등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얼마 전 국내 최초로 증강 현실 기법을 책에 접목시킨 삼성당의 ‘공룡이 살아있다’는 비싼 가격(CD 포함 2만 2000원)에도 출시 한 달만에 500부 넘게 팔려 나갔다. 컴퓨터에 웹캠을 설치하고 책에 첨부된 CD 프로그램을 깔아야 하는 부담과 번거로움이 있지만, 아주 어린 아이들도 쉽게 즐길 수 있어 반응이 폭발적이라는 게 출판사 측의 설명이다. ●패션잡지 이어 아동·문학서적까지 최근에는 문학서적으로도 옮겨가는 추세다. 도서출판 푸른숲은 이야기의 즐거움을 담은 외국소설 시리즈 ‘디 아더스’를 펴내면서 책 띠지에 QR(Quick response) 코드를 넣었다. 스마트폰에 이 코드를 비추면 책을 소개하는 동영상과 사진 등을 바로 볼 수 있다. 문주강 삼성당 팀장은 10일 “3D 증강 현실 기법은 인터넷 매체와의 주도권 경쟁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는 출판업계에 새로운 돌파구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강 현실을 맨먼저 도입한 곳은 유행에 민감한 패션 잡지다. 잡지 표지에 QR 코드를 삽입해 모델이 춤추고 노래 부르는 모습 등의 동영상이 구현되게끔 했다. ‘원조’답게 응용범위도 폭넓다. 초기에는 구치, 샤넬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주축이 돼 패션쇼 동영상, 신상품 정보, 브랜드 뉴스 등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어플)으로 제공하는 정도였지만 최근에는 자라, 바나나 리퍼블릭, MLB 등 중가 브랜드들도 다양한 정보에 재미까지 곁들여 어플을 공급 중이다. 모자로 유명한 스포츠 브랜드 MLB의 ‘트라이 MLB’는 매달 50개의 새로운 모자를 증강 현실을 이용해 써 볼 수 있는 인기서비스다. 바나나 리퍼블릭에서는 옷 잘 입는 법과 각종 쇼핑 정보는 물론 할인 쿠폰까지 앱을 통해 내려받을 수 있다. 보석 브랜드 제이에스티나는 마음에 드는 반지 등을 착용한 사진을 미리 볼 수 있는 증강 현실 메뉴를 내놓았다. ●아이패드용 애플도 눈독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는 화면이 크고 3D 구현도 쉬워 스마트폰에 이어 패션업계가 탐을 내는 마케팅 도구. 역시 구치가 가장 발 빠르게 스마트폰에 이어 아이패드용 어플을 내놓았다. 3D 패션잡지인 엘르 엣진의 이정민 차장은 “초기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유행에 민감한 성향을 지니고 있어 패션계가 발 빠르게 어플을 내놓았고, 앞으로 태블릿PC 시장이 형성되면 한층더 다양한 어플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용어클릭 ●증강 현실(Augmented reality) 실제 현실에 가상의 사물을 합성시켜 3차원(3D)으로 보여주는 것. 응용사례가 늘면서 국내에서도 전문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 눈 깊숙히 칼 박혔던 할머니, 기적적 소생

    눈 깊숙히 칼 박혔던 할머니, 기적적 소생

    머리 깊숙히 칼이 박혔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난 할머니가 최근 언론에 소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할머니는 “죽음이 무섭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올해 72세 된 할머니 마리아 타운센이 끔찍한 사고를 당한 건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워싱턴 배틀 그라운드의 자택 정원에서 한가롭게 풀을 깎다 발이 걸려 넘어진 게 그만 엄청난 사고로 이어졌다. 마침 날이 위쪽으로 향해 있던 칼이 그의 왼쪽 눈을 찌르면서 머리에 깊숙히 밝힌 것. 그런 할머니를 보고 구조를 요청한 건 길 건너 살고 있는 이웃 주민. 그는 “비명을 듣고 황급히 달려나가 보니 할머니가 얼굴에 칼이 꽂힌 채 소리를 지르며 비틀비틀 걷고 있었다.”며 “마치 공포영화에 나오는 괴물을 보는 듯했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피를 흘리며 “내 딸이 간호사다. 딸을 불러라.”라고 외쳤지만 이웃은 딸 대신 긴급구조반을 불렀다. 현장에 도착한 구조반은 경악했다. 칼날이 왼쪽 눈에 깊숙히 박혀 보이는 건 손잡이뿐이었다.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된 할머니는 기적처럼 칼을 빼내고 생명을 건졌다. 할머니는 “칼이 꽂혀 있었지만 한번도 통증을 느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응급실에서 그를 치료한 의사는 “박힌 칼을 빼냈는데 피만 약간 흘렸을 뿐 큰 부상이 없었다.”며 “눈동자조차 다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진=카투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길섶에서] 제비새끼/이춘규 논설위원

    양평 들녘 제비마을 제비들이 대부분 번식을 마쳤다. 두 쌍은 새끼를 늦게 낳아 기르고 있다. 단층 슬래브집 처마 밑 구석 제비집에서 크고 있는 새끼 네 마리가 무척 귀엽다. 검은 눈동자들은 초롱초롱하다. 비행 연습을 시작할 때다. 곧 거친 세상에 나가 혼자 살아 남아야 한다. 부근은 제비들이 몰려들 환경이다. 팔당호 인근이라 수질보호를 위해 친환경 우렁이 농법을 써 우렁이가 많다. 오리농법도 활용한다. 잡초 제거에도 제초제를 쓰지 않는다. 땡볕 아래 촌로가 논두렁 풀을 베고 있다. 제비들이 먹을 곤충이 넘친다. 강에는 철새들의 비행이 힘차다. 팔당호 수질 보호를 위한 친환경농법의 그늘도 적지 않다.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이 억제된다. 환경에는 좋지만 조금은 불편하단다. 도시사람들이 길가 논에서 우렁이를 잡아간다. 길옆 밭에서 고추 등 농작물을 슬쩍 훔쳐가는 얌체족도 많다. 논·밭 여기저기에 훔쳐가지 말라고 호소하는 푯말이 서 있다. 제비들에겐 좋은 서식환경이 현지 농민들을 힘겹게 한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안구마우스 친구 삼아 9년만에 대학 마쳐요”

    “안구마우스 친구 삼아 9년만에 대학 마쳐요”

    눈빛이 초롱초롱한 청년은 모니터를 뚫어져라 응시했다. 온몸이 마비된 채 휠체어에 누운 그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건 눈동자뿐. 눈동자를 움직일 때마다 앞에 놓인 화상 키보드 커서가 움직이고 눈을 깜빡이면 클릭이 됐다. 침대 뒤 큰 모니터에서 파워포인트 영상이 서서히 시작됐다. 발표 제목은 ‘IT 기기로 바뀐 나의 대학생활’. “저는 생후 7개월 때부터 척수성 근위축증(SMA)으로 온몸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안구 마우스와 화상키보드를 친구 삼아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ATV포럼서 파워포인트 영상으로 발표 청년이 캠퍼스에서 강의를 듣고 컴퓨터 작업을 하는 사진들 아래로 텍스트 설명이 이어졌다. 목소리를 내기 힘든 그를 대신해 컴퓨터 음성 증폭기가 설명을 낭독했다. 10여장 남짓한 자료는 청년이 눈동자로 한자 한자 입력하고 편집해 만든 결과물이었다. “IT기기로 대학생활을 친구들과 똑같이 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내년 2월에 12학기 만에 졸업합니다. 2002년 입학, 병원 입원으로 26개월간 휴학한 후 9년 만입니다.” 5분이 채 안 되는 짧은 발표가 끝나는 순간, 발표장 안 30여명의 참석자들은 한동안 기립박수를 보냈다. 청년의 눈망울엔 순간 벅찬 감격이 떠올랐다. 트위터로 생중계된 그의 발표에 퇴근길 네티즌들은 발걸음을 늦출 수 밖에 없었다. 22일 서울 등촌동 정보화진흥원 대강당, 한국보조공학업체·전문가 포럼(ATV포럼)의 주인공은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신형진(27·연세대 컴퓨터공학과4년)씨였다. 2007년 11월 닻을 올린 ATV 포럼은 장애인 보조공학 관계자들끼리 정보 공유·정책 제안을 위해 두 달에 한 번씩 갖는 세미나다. 재활공학 분야 권위자인 국립재활원 김종배 박사, 마이크로소프트(MS)가 형진씨의 참석을 주선했다. 형진씨의 유일한 취미는 공부다. 조금 덜 아팠으면 연애도 하고 친구들과 호프집도 드나들었을 나이. 어머니 이원옥(64)씨는 “형진이가 건강만 타고나지 못했을 뿐 열정과 지혜는 타고났다.”고 거든다. 유머감각도 타고났다. 안구 마우스의 가장 좋은 점에 대해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생겼다. 채팅도 하고 어머니가 모르는 프라이버시가 생긴 게 가장 기쁘다.”고 응수할 정도다. ●“나같은 후배들에게 도움 주고 싶어” 형진씨는 방학 때 컴퓨터 작업 아르바이트를 해서 혼자 온라인으로 급여를 입금받을 만큼 컴퓨터가 능숙하다. 그러나 대학 입학 당시만 해도 첨단 보조기기는 꿈도 못꿨다. 학습 도우미가 붙어도 맨손으론 공대 진도를 따라가기 벅찼다. 어머니는 밤새 형진씨 앞에서 원서를 들고 앉아 있었다. 꾸벅꾸벅 졸다 책을 놓쳐 발등을 찧기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형진씨 사정을 알게 된 김 박사의 도움으로 교과서를 스캐닝해 음성텍스트로 설명해 주는 프로그램 등이 차례차례 지원됐다. 보조기기는 전신장애 대학생에게 꿈 같은 제2의 인생을 열어줬다. 수학까지 부전공하느라 여념이 없는 그는 다음 학기 12학점만 이수하면 학사모를 쓴다. 형진씨가 눈동자로 두드리는 화상키보드 아래, 이런 문구가 찍혔다. “안구 마우스가 지원되지 않는 소프트웨어가 아직 많습니다. 프로그램 개발자로 저 같은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요.” 글 사진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DNA검사 필요없어” 흑인부모 둔 백인소년

    “진짜 우리 엄마 아빠 맞거든요?” 영국 런던에 사는 흑인 부부가 최근 흰 피부에 푸른 눈을 가진 딸 음마치를 낳아 화제를 모은 가운데 나이지리아에서 이민 온 흑인 부부의 백인 외모를 가진 2세가 현지 신문에 소개됐다. 2007년 3월 태어난 영국 소년 에마뉘엘 오퍼(3)가 그 주인공. 뽀얀 피부에 고불거리는 금발, 바다처럼 푸른 눈동자 등 전형적인 백인 외모를 가졌으나 아버지와 어머니는 모두 흑인이다. 누나 아포마(6)와 생후 6개월 된 여동생 휘트니가 있으나 이들 역시 모두 흑인이다. 소년의 아버지 에델버트(43)는 “유전적인 문제로 추측하고 있으나 아직 이 상황을 확실하게 설명할 과학적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에마뉘엘이 세상에 갓 나왔을 때 병원은 발칵 뒤집혔다. 행여 분만실에서 다른 산모의 아기와 뒤바뀐 것은 아닌지 작은 소동이 일기도 했다. 어머니 음케마코남(35)는 “낳자마자 놀란 건 사실이지만 날 많이 닮은 아들 얼굴을 보고 안심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사실 나이지리아에 사는 먼 친척 역시 흑인 부모에게서 태어났지만 백인이기 때문에 이전부터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왔다.”고 덧붙였다. 피부색깔은 다르지만 에마뉘엘은 여느 아이들처럼 건강하고 밝게 자라고 있다. 가끔 “진짜 자식이 아닌 것 아니냐.”는 주변 사람의 말에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우리 엄마아빠 맞다.”고 자신 있게 설명할 정도로 씩씩하다. 태어나자마자 DNA 검사를 한 음마치의 사례와 달리 에마뉘엘 가족은 한번도 유전자 검사를 받은 적이 없다. 에마뉘엘이 친아들이 확실하기 때문에 의심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 에델버트는 “아들은 피부색만 다르지 성격과 외모 모든 것이 닮았기 때문에 굳이 DNA 검사를 해서 아들을 의심하고 싶지 않다.”면서 “아들이 지금처럼 건강하고 씩씩하게 자라길 바란다.”고 소망을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얼짱’ 노점상女, 현대판 효녀 심청으로 ‘뭉클’

    ‘얼짱’ 노점상女, 현대판 효녀 심청으로 ‘뭉클’

    중국 산시성 시안의 ‘얼짱’ 노점상 여인이 착한 심성과 미모로 네티즌들의 가슴을 울렸다. 19일 중국의 대표 온라인매체를 비롯한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중국의 한 20대 여성이 길거리에서 어머니를 도와 노점상을 하는 모습이 담은 사진이 확산됐다. 사진의 주인공은 고대 중국 4대 미녀로 꼽히는 ‘서시’를 쏙 빼닮은 외모로 ‘얼짱’ 반열에 합류했다. 여인은 백옥 같은 피부와 어울리는 핑크색 튜브톱 원피스로 어깨를 드러낸 뒤 길바닥에 널어놓은 연을 팔고 있다. 처음 사진을 게재한 네티즌은 이 여인이 몸이 아픈 어머니를 도와 길거리에서 장사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요즘 젊은이답지 않게 속이 넓은 것 같다. 더운 날씨에 짜증이 날 법도 한 데 손님들에게도 늘 밝고 친절한 웃음으로 대해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여성은 아픈 어머니를 위해 하루 종일 꼬박 바깥에서 일을 하고 있고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도와 이 지역에서 칭찬이 자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20대 한창의 나이에 어머니를 도와 노점을 운영하는 여인의 딱한 사정을 듣고서 “상황을 알고 봐서 그런지 표정이 슬퍼 보인다.”, “멍한 눈동자로 도대체 뭘 생각하고 있을까”. “솔직히 부양안하고 마음 먹을 수도 있는데 효녀다.”, “부모님께 잘하는 건 당연한 거지만 심성이 너무 예뻐 보인다.” 등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건넸다. 사진 = cnwest 서울신문NTN 전설 인턴기자 legend@seoulntn.com
  • 사랑을 찾고 상처받고 외로움은 모두의 고통 그러나 또 봄은 오고…

    허벅지를 드러낸 채 창가에 걸터앉아 바깥 세상을 무심히 쳐다보는 한 여인의 모습. 반쯤 열린 창문 새로 들어온 바람은 커튼을 펄럭이고 있고, 창밖에는 주황색의 꽃들이 무성히도 피어 있다. 세상과 자아의 경계선상에 앉아 있는 여인이다. 표지 그림이 소설을 여실히 설명해주고 있다. 김규나의 첫 번째 소설집 ‘칼’(문학에디션뿔 펴냄)은 여성주의 소설의 또 다른 전형을 창출하고 있다. 11편의 작품마다 거의 빠짐없이 사랑을 찾아 헤매고, 사랑에 상처받고, 피붙이를 빼앗기며 갈구하고, 불안과 혼돈을 섹스에 의존하는 등의 인물들이 나와 말을 건넨다. 지독하게 불행하고 깊숙이 베인 상처 자국을 가진 이들이지만 사실은 우리 주변에 흔히 존재하는 이들이기도 하다. 표제작 ‘칼’은 다소 작위적인 설정으로 보이는 측면도 있지만 망자의 동선을 따라가는 방식이나 부검의의 심리 묘사 등 파격적인 설정, 꼼꼼하고 섬세한 문체 등이 돋보인다. 신경숙의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에서 서사 기법으로 돋보였던 ‘2인칭 전지적 작가시점’을 일찌감치 구사했음도 보여준다. ‘내 남자의 꿈’, ‘바이칼에 길을 묻다’, ‘뿌따뽕빠리의 귀환’ 등 열한 편 어느 작품에서든 쉽게 찾아진다. 불안하고 흔들리며 사는 이들의 숱한 삶들은 섬세한 감각으로 구성된 ‘김규나’라는 프리즘을 힘겹게나마 통과하고 나면 한껏 차분해진다. 고통과 고독의 현실을 인정하며 감내하고, 세상에 대한 작은 희망의 싹을 심으려 한다. 체념과는 또 다른 측면에서 관조와 자기 위로를 배워내는 인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외로움과 절망은 나의 몫만이 아니라는 사실로도 위안받을 수 있다. 훈훈한 봄바람처럼 행복했던 시절이 지나고 상처투성이의 고통스러운 시간만이 연속될 때 여자는 중얼거린다. “다시 봄이 올까?”라고. 자신 아닌 또 다른 사랑에 상처받은 남편을 위해 북어를 손질하다가 지느러미와 가시에 손을 찔린다. 피도 나지 않고 약간 부풀어오를 뿐이다. 비록 지금 뜨거운 여름이 시작되는 계절이지만 메마른 가을, 매서운 겨울이 차례로 찾아옴을 안다. 그 다음 순서로는 또 다른 봄이 준비됐듯 말이다.(‘북어’) 소설을 모두 읽고 표지를 다시 들여다 보니 여인의 눈동자가 채 그려지지 않았다. 훌훌 털고 햇살 쏟아지는 바깥으로 나갈 때는 아직 아닌 듯하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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