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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눈’ 처럼 보이는 사진의 진짜 정체는?

    ‘사람 눈’ 처럼 보이는 사진의 진짜 정체는?

    “사람 눈인 줄 알았더니…” 해외 네티즌 사이에서 일명 ‘싱크대 눈동자’ 사진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것은 언뜻 보면 짙은 회색의 깊은 눈이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사진으로 보인다. 마치 보는 이를 똑바로 노려보는 듯한 눈동자가 매우 인상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사진의 ‘실체’는 다름 아닌 싱크대다. 한 네티즌이 거품 가득한 물이 싱크대 하수구로 빨려들어가는 모습을 본 뒤 재빨리 카메라에 담았고, 그 모습이 사람 눈과 놀랄만큼 닮아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아이폰 카메라로 촬영했다는 이 네티즌은 “요리 강습시간 중 우연한 기회에 이 사진을 얻게 됐다.”면서 “사진 속 모습이 사람의 눈과 닮아있어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너무 리얼한 탓에 일부에서는 사진을 조작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내놓았지만, 이 네티즌은 “원본 그대로의 사진”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 사진을 두고 ‘파레이돌리아’(Pareidolia)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변상증’이라고도 부르는 이 현상은 벽이나 천정의 얼룩, 구름 등이 사람의 얼굴, 동물 등으로 보이는 것을 뜻한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美뱀파이어 “혈액 기증자 찾습니다”

    미국에서 뱀파이어(서양의 흡혈귀)가 인터넷상에 혈액 기증자를 찾고 있다고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8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오렌지뉴스에 따르면 이는 자신을 뱀파이어라고 주장하고 있는 한 남성이 미국의 생활정보 사이트인 ‘크레이그 리스트’에 올린 황당한 구인 광고다. 그는 “사적인 이유 때문에 이름은 밝히 수 없다.”면서도 현재 시애틀에서 거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을 뱀파이어라고 주장한 그는 사람들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동안에는 수시로 자신의 피를 조금씩 마셔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왜 이제 와서 광고를 내게 됐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또한 그는 광고를 통해 자신을 “생귀네리안(sanguinarian) 남성, (외견상으로는) 21세, 연 회갈색 눈동자, 그리고 적갈색 머릿결”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여기서 생귀네리안은 미국 컬트 문화에서 피를 빠는 뱀파이어 종을 뜻하며, 이 밖에도 정신 에너지를 흡수하거나 두 가지 모두를 함께 할 수 있는 종까지 총 3가지로 분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그가 컬트 문화에 심취한 정신 이상자이거나 장난으로 광고를 올렸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그는 “자신의 혈액형이 AB형이기 때문에 기증자가 자신과 같은 혈액형이거나 O형이면 좋겠다.”고 밝히면서 “남녀의 구분은 없으나 남성의 피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기증자가 되는 것은 재미로 하는 것이나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며, 신비주의나 성관계를 위한 것도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광고가 게재된 날짜가 뱀파이어 소재의 ‘드라큘라’를 쓴 소설가 브램 스토커의 생일로 알려져 해외 네티즌들은 단순한 장난일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를 이루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8일 TV 하이라이트]

    ●역사스페셜(KBS1 밤 10시) 한 해 영어 사교육 비용만 15조 원. 과거 130여년 전 최초로 미국과 수교협상을 벌일 때 조선에는 영어 가능자가 1명도 없어 중국인 통역에 의존해야만 했다. 그로부터 몇 년 후, 조선에 영어전문학교가 생겨나면서 영어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초창기의 말하기 학습방식은 문법과 독해 중심의 일본식 영어로 변질되고 만다. ●오감만족 세상은 맛있다(KBS2 밤 8시 20분) 모로코의 관광수도, 마라케시. 항아리 안에 소고기와 향신료를 넣어 익혀 먹는 딴지야는 마라케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전통음식이다. 또한 염소 뇌로 만든 소시지, 각종 해산물 튀김과 꼬치구이, 그리고 정체불명의 건강음료까지. 각양각색의 길거리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마라케시의 맛과 매력 속에 빠져본다. ●MBC 프라임(MBC 밤 1시 55분) 전 세계를 감동시킨 베네수엘라 빈민층 아이들의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 지난해 4월. 우리나라 농어촌에서도 한국판 ‘엘 시스테마’가 시작됐다. 농어촌희망재단이 만든 20개의 청소년 오케스트라다. 이동이 쉽지 않은 섬마을 아이들을 위해 매주 레슨을 거르지 않는 선생님들은 뱃길도 마다하지 않는데…. ●자기야(SBS 밤 11시 15분) 대한민국 부부라면 누구나 겪어봤을 응급상황에 대하여 의사 부부들이 출연해 함께한다. ‘우리나라 응급실은 왜 이리 비싸고 더딘가’부터 ‘아이들이 응급실에 꼭 가야하는 상황은 언제인가’, 그리고 ‘응급실 환자 순서는 어떻게 정해지나’ 등 스타 부부들이 직접 실생활에서 맞닥뜨렸던 응급 질문들에 의사 부부들이 직접 답한다. ●다문화 휴먼다큐 가족(EBS 밤 12시 5분) 올해 여덟 살인 찬솔이는 러시아인 엄마의 외모를 그대로 빼닮은 다문화 가정의 아이다. 노랑머리와 밝은 눈동자의 이국적인 외모 때문에 종종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을 당했던 찬솔이. 하지만 요즘 다문화 가정의 아이란 이유로 항상 풀이 죽어있던 찬솔이가 많이 밝아졌다. 바로 ‘레인보우 합창단’에 들어가게 된 덕분인데…. ●건강버라이어티-올리브(OBS 밤 11시 5분) 화려한 싱글 생활을 즐기고 있는 개그맨 윤정수. 자신의 이상형은 ‘키가 크고 나를 빛나게 해주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밝히며 결혼의 조건 3가지를 함께 공개한다. 한편 풍치로 검진 전 넘치는 자신감을 보이던 윤정수는 검진의 시작과 함께 갖가지 문제점이 들어나기 시작한다.
  • ‘부모 3명’ 인간배아 성공 엄마 질병 유전 막는다

    ‘부모 3명’ 인간배아 성공 엄마 질병 유전 막는다

    미국의 한 대학 연구팀이 여성 2명의 난자와 남성 한 명의 정자를 수정시켜 남녀 3명의 DNA(유전자)를 가진 인간 배아를 만드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 유전적 질병이 있는 여성이 다른 여성의 난자를 이용해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지만, 인간 배아 사용에 대한 윤리적 논란이 뒤따를 전망이다. 미 오리건대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교수 연구팀은 24일(현지시간)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남성 1명과 여성 2명의 DNA를 가진 초기배아 13개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부모의 정자와 난자가 수정된 배아에서 부모의 DNA 정보가 들어 있는 핵 부분을 추출한 뒤 이를 제3의 여성이 기증한 난자에서 수정된 배아의 핵을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이식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어머니의 난자 핵 바깥에 있는 미토콘드리아에 결함이 있는 경우 이를 건강한 여성의 미토콘드리아로 대체할 수 있게 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인간의 특징을 결정하는 유전 정보는 세포핵에 대부분 존재하며 핵을 둘러싸고 있는 미토콘드리아에는 머리카락이나 눈동자의 색깔 정도를 결정하는 일부 유전 정보만 담겨 있다. 부모에게 반반씩 유전되는 핵과 달리 미토콘드리아는 모계로만 유전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연구팀 관계자는 “미토콘드리아 결함으로 태아 5000명당 1명꼴로 간질, 치매, 근병증 같은 선천성 질환을 갖고 태어난다.”면서 “기술이 실용화되면 모계로 유전되는 질환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09년 이미 같은 기술로 원숭이 4마리를 출생시켰으며, 원숭이들은 현재까지 건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남녀 3명의 DNA를 가진 인간 배아를 여성 자궁에 직접 착상시키는 실험을 할 수 있도록 미 연방 정부에 승인요청을 한 상황이다. 하지만 2008년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이 유사한 기술의 동물실험에 성공한 뒤 영국 정부가 추가 실험 허용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국 정부가 실험을 승인할지는 미지수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바라보면 터치되는 아이폰(Eyephone) 나온다

    바라보면 터치되는 아이폰(Eyephone) 나온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을 이용할 때 바라보기만 해도 터치가 되는 소프트웨어가 개발됐다. 덴마크의 테크놀로지기업인 아이 트라이브(Eye Tribe)가 개발한 이 기술은 눈동자로부터 반사된 적외선 빛을 이용한다. 디바이스(장치)에 장착된 카메라가 이 빛을 저장한 뒤부터는 눈동자의 움직임에 따라 클릭 또는 스크롤이 가능하다. 그러나 적외선을 인식하고 저장할 수 있는 카메라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아이 트라이브 측은 “휴대기기를 이용해 e-북이나 인터넷 페이지 등을 볼 때 손이 아닌 눈동자를 굴림으로서 간단하게 컨트롤 할 수 있다. 예컨대 페이지 맨 아래로 내려가고 싶다면 눈을 아래로 향하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를 개발한 아이 트라이브는 박사과정에 있는 학생 4명이 1년 전 설립한 벤처기업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들은 내년 초까지 휴대기기 개발업체에 무상으로 이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예정이다. 아이 트라이브 공동 설립자 중 한명인 알스트럽 요한슨은 “이 기술은 휴대기기로 게임을 즐기거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방식 등에 확실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완전한 핸즈프리 디바이스를 가능케 함과 동시에 모든 게임이나 교육, 엔터테인먼트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존하는 태블릿PC나 스마트폰 전면부에 적외선 카메라를 부착하면 곧장 이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다.”면서 “현재는 카메라를 따로 구매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후 개발될 휴대기기의 카메라는 적외선 인식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길섶에서] 10루피 목걸이/진경호 논설위원

    여자아이는 집요했다. 차에서 내리기가 무섭게 어디서인지 득달같이 달려와서는 ‘10루피, 10루피!’를 외치며 떨어질 줄 몰랐다. 아이의 가는 팔엔 알록달록한 목걸이 수백개가 주렁주렁 걸려 있었다. 깨알만 한 구슬들을 낚싯줄에 꿰어 만든 목걸이였다. 손사레 한 번에 아이는 이걸 내보이고, 두 번에 저걸 들어보이며 ‘뗀루삐’를 주문처럼 외었다. 몇 번 몸을 틀었지만, 그때마다 아이는 어디로 틀지 알고 있었다는 듯 먼저 발을 떼 다시 앞에 섰다. 열살쯤 됐을까. 새까만 눈동자가 아득했다. 결국 하나를 집었고, 아이는 지갑이 닫히면 큰일이라도 나는 양 다급하게 ‘하나 더! 하나 더!’를 외쳤다. 아이는 100루피를 받았고, 덤을 얹어 12개를 건넸다. 인도에서 돌아온 지금, 손목엔 아이의 목걸이가 감겨 있다. 200원짜리다. 얼핏 세어 보니 구슬이 대충 670개…. 이걸 아이는 얼마 동안 만들었을까. 인도에선 한해 9만명의 아이가 납치된다는데, 그 아이는 저녁에 어디로 갔을까. 생각이 꼬리를 문다. 10루피에 너무 많은 걸 받고 말았다. 진경호 논설위원 jade@seoul.co.kr
  • 대하소설 ‘여명의 눈동자’ 창작 발레극으로

    대하소설 ‘여명의 눈동자’ 창작 발레극으로

    김성종(71) 작가의 대하소설 ‘여명의 눈동자’가 오는 26~27일 서울 중계본동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창작 발레극으로 태어난다.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6·25 전쟁을 거친 비극적인 근현대사 속에서 세 남녀의 삶과 사랑을 그린 ‘여명의 눈동자’는 1991년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당시 숱한 화제를 뿌렸다. 발레극을 제작한 이원국발레단의 이원국 단장은 “오랜 기간 치열하게 생각해 왔던 것이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온전하게 전막 발레로 무대에 구현하는 것이었다. 고민 끝에 가장 대중적이고 문학적인 작품을 선택했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 시대를 살아간 주인공들의 끊임없는 생명력, 역사의 생생한 증언, 이름 없는 군상들의 운명적인 삶을 발레에 녹이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공연시간 2시간(2막 8장)을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로 채웠다. 대치와 여옥, 하림의 만남과 이별을 담은 1막에는 슈베르트의 미완성 교향곡과 차이콥스키 관현악 모음곡 1번이 흐른다. 2막 해방부터 슬픈 운명의 대단원은 비제의 ‘카르멘’과 ‘아를르의 여인’, 베토벤 교향곡 7번 2악장을 사용했다. 2만~3만원. (02)951-3355.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정숙·편안·럭셔리 실내 ‘세단 같은 SUV’로 인기

    정숙·편안·럭셔리 실내 ‘세단 같은 SUV’로 인기

    벤츠의 3세대 신형 ‘M클래스’는 국내 고급 스포츠유틸리티(SUV) 시장을 겨냥한 차종이다. 125년 넘게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가 담긴 벤츠의 신형 디젤 엔진은 럭셔리 세단의 편안함과 민첩한 핸들링, 안전성에다 정숙함까지 더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잘 다듬어진, 근육질의 외형으로 7년 만에 파격적인 변신을 한 ML350은 한국계 미국인 휴버트 리(이일환)가 디자인했다. 역동적 외형은 한결 다이내믹하고 볼륨감이 넘친다. 특히 사람의 눈동자와 눈꺼풀을 닮은 헤드램프, 3단으로 구성된 전면의 라디에이터그릴에서 뿜어나오는 강렬함이 압권이다. 차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으면 군더더기 없이 세팅된 우드패널과 무광 메탈 소재의 마무리로 실내가 한층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적재공간은 최대 2010ℓ에 달해 SUV 본연의 역할뿐 아니라 골프백 4개를 싣고도 여유가 있다. 뒷좌석은 초등생이 누워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넓다. ML350 블루텍은 2987㏄ V형 6기통 디젤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63.2㎏·m를 자랑한다. 변속기는 7G-트로닉 자동 변속기를 물렸다. 연비는 10.1㎞/ℓ로 이전 모델보다 더욱 향상됐다. 이전 모델에 비해 성능은 26.5% 높아졌음에도 배기가스 배출은 25% 감소했다. 시동 때에도 디젤차인지 의심이 갈 정도로 정숙성을 유지한다. 디젤의 문제점인 소음과 진동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마치 세단을 탄 듯한 느낌이 든다. ML350은 저속은 물론 시속 100㎞가 넘어도 흔들림과 소음이 느껴지지 않는다. 벤츠의 명성이 다시 확인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남성미 넘치는 디자인과 달리 SUV의 ‘터프한 힘’이 느껴지지 않는 점이 아쉽다. 반면 차체의 육중한 느낌과 달리 운전이 편해서 여성 운전자도 세단을 몰 듯 부담 없는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은 이 차의 또 다른 강점이 될 수 있다. 9130만원인 ML350의 인기가 얼마나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안경에 MP3·흘러내림 방지 등 관련 특허 전체의 64% 차지

    건강과 편의성을 강화한 기능성 안경 개발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특허청에 따르면 2002년부터 2011년까지 10년간 출원된 안경 관련 특허는 3733건이다. 연평균 300여건이 출원되다 2010년 645건, 2011년 541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전체 안경 출원건수 중 기능성 안경이 64.6%인 2412건을 차지했다. 안경이 단순히 잘 보기 위한 도구를 넘어 눈의 건강과 편의성을 동시에 높인 것이다. 기능성 안경은 건강(52.1%)과 편의성(47.9%)에 집중됐다. 빛과 수증기, 전자파 등 외부요소에 반응해 눈을 보호한다. 안경테의 코걸이와 귀걸이에 4개의 강자성 금속칩을 삽입해 전자파를 차단하는 원리다. 치유효과가 높은 원적외선을 발생시키기 위해 안경테에 자수정을 첨가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편의성이 강조되고 있다. 졸음 방지용 안경은 눈의 깜빡임에 따른 눈동자와 피부의 온도를 측정, 일정시간 지속되는 경우 운전자에게 경보음을 울린다. 핸즈 프리 장치가 구비된 안경도 있는데 블루투스 모듈과 배터리 팩을 장착하고 마이크 및 헤드셋을 유선으로 연결했다. 안경에 MP3 플레이어를 장착해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한 스포츠 고글과 운동 중에 흘러내리지 않는 ‘흘러내림 방지 안경’도 개발됐다. 특허청 관계자는 “스마트폰 등 디지털 제품의 등장과 함께 아이디어를 접목한 기능성 안경 개발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틱·복시는 장애 아니다?… 수험생 불이익 우려

    올 대입 수학능력시험이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부 수험생들이 엉뚱한 특별관리 규정 때문에 불이익을 당할 처지에 놓였다. 틱(Tic) 장애나 한 사물이 여러개로 겹쳐 보이는 복시장애를 가졌으면서도 일반 수험생들과 같은 조건에서 시험을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장애 수험생들의 형평성을 위해 기준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수능을 치를 고3 수험생 최모(18)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음성틱과 운동틱 증상을 모두 가진 투레트증후군을 앓고 있다. 눈을 깜빡이고 혀를 날름거리는 동작을 반복하고, 계속 ‘음’ 하는 소리를 낸다. 눈동자가 뒤집혀 지문을 읽다 시선을 놓치기 일쑤다. 최군은 “9월 모의평가 때도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 서둘러 문제를 풀고 교실 밖으로 나갔다.”면서 “열심히 공부했지만 장애 때문에 노력이 수포가 되는 것 같아 억울하다.”고 울먹였다. 틱 장애는 자신은 물론 주변의 다른 수험생들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게 문제다. 평가원은 현재 맹인·저시력·뇌병변·청각장애·지체부자유 수험생에게만 별도의 시험장과 시험시간을 1.5~1.7배로 연장하는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수능업무를 담당하는 한 장학관은 “특혜 시비가 일 수 있어 다른 장애의 경우 시험편의 제공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시장애 학생도 평가원의 저시력 기준(두 눈 교정시력 0.04~0.3)에 해당하지 않으면 일반 시험지를 받는다. 평가원은 공정한 평가를 위해 특별관리대상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평가원 관계자는 “해마다 새로 추가될 특별관리 대상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면서도 “모든 질병에 특별관리를 적용하면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99세 노작가,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채색하다

    99세 노작가,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채색하다

    “거, 왜 나이 얘기를 꺼내 가지고…. 전 나이 생각 안 합니다. 여기 모두가 죽을 사람들이고, 산다는 건 곧 죽음 속에서 산다는 얘기지요. 모두가 만나는 게 죽음인데 때 되면 간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말투는 어눌하고 발음은 샌다. 그런데 느릿느릿 말을 이어가는 와중에 흘리는 싱긋 웃음은 해맑다. 9월 16일까지 서울 신사동 갤러리현대강남에서 한국 추상의 1세대, 기하추상의 대부로 꼽히는 한묵(작은 사진) 작가의 회고전이 열린다. ●시대별 작품 40점·미공개작 4점 전시 작가는 1914년생이니 올해 우리 나이로 아흔아홉으로 최고령 생존 작가다. 그런데 1961년 제대로 된 그림을 그리겠다며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아직 거기서 산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 자주 이름이 들먹여지는 작가는 아니다. 멀리 떨어져 지내는 데다 스스로도 작품에 진전이 없다 싶으면 애써 전시를 하지도 않았으니 더 그랬다. 그래서 젊은 시절부터 꾸준히 작업해 왔는데 이번 전시를 계기로 낸 도록이 첫 도록이란다. 한국 개인전도 2003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연 ‘오늘의 작가전’ 이후 처음이다. 식민지 조선에서 태어나 만주로 이주한 작가는 그 곳에서 미술을 배우고 일본 가와바타미술학교에서 공부를 이어 나갔다. 광복과 함께 금강산에 머물다 분단으로 북한에 남았다가 1·4 후퇴 때 월남해 중고등학교 미술교사를 거쳐 홍익대 교수로 부임했다. 그야말로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받아 낸 것이다. 이제 홍익대 교수로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기반이 꾸려졌을 때 작가는 홀연히 그림을 제대로 그리겠노라며 프랑스행을 택했다. 프랑스 공부를 통해 이전 한국에서 하던 구상 같은 추상을 버리고 완전한 기하추상의 작업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는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시대별 작품 40여점과 미공개작 4점을 전시해 뒀는데 작가의 변화상이 읽힌다. 초기에 한국전쟁으로 인한 비참한 상황을 그려냈다면, 프랑스로 건너간 뒤엔 3차원적 공간을 2차원 캔버스에서 구현하기 위해 노력한 작품들, 3차원에다 시간까지 끌어들여 만들어낸 작품들로 차츰차츰 변화해 왔다. ●한국전쟁 후 모습·광주민주화운동 참사 그려 아무리 추상이라 해도 한국 현대사를 겪은 상흔이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1958년 잡지 ‘신태양’ 표지 그림으로 그린 ‘흰 그림’은 발표 당시 한국전쟁 이후 한국인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해서 크게 화제가 된 작품이다. 1987년작 ‘동방의 별들’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의 참상을 담은 작품이다. 부인 이충석(81)씨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르몽드 신문에 그 참상이 전해졌는데 그 뒤로 한 1년 정도는 붓을 못 잡을 정도로 괴로워했다.”면서 “그들의 눈동자를 위로하는 작품”이라고 전했다. 작가와 이중섭(1916~1956)의 인연도 빼놓을 수 없다. 일본 유학 시절, 금강산 시절, 서울 시절을 모두 함께했을 뿐 아니라 이중섭의 마지막을 수습한 이가 바로 작가다. 그런데 이중섭 얘기만 나오면 작가는 입을 잘 열지 않는다. 생전에 한 번도 인정받지 못하고 거의 굶어 죽다시피 한 그가 안타까워 그러는 것이다. 부인에 따르면 지난해 이중섭 장례식 때 쓰였던 방명록을 우연히 찾았다고 한다. 그래서 건네줬더니 너무 속상해하며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고 했다. 그 비통했던 기억을 다시 떠올리기 싫다는 것이다. 부인조차 “이중섭에 대한 얘기는 아픔이 너무 커서인지 절대 안 하려고 해서 나도 별로 들은 바가 없다.”고 전할 정도다. 기자의 질문에도 작가는 회갑 때 이중섭을 기리며 지었다는 ‘친구가 날아간 동녘하늘을 바라보며’라는 시만 보여줄 뿐이었다. (02)519-080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검찰에서 의혹 없이 밝혀야” 정치쇄신 외치던 朴 초긴장 1위 지지율 떨어질까 ‘발칵’

    지난 4·11 총선 당시 공천 헌금이 오간 의혹이 불거지자 2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는 발칵 뒤집혔다. 의혹의 진위를 떠나 선두를 달리는 지지율이 예상치 못한 악재에 부딪힌 만큼 박 후보 측에서는 전전긍긍하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충남 천안 유관순기념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와 관련해 “(당사자들이) 서로 주장이 어긋나니까 검찰에서 확실하게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야 할 문제”라고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혔다. 캠프 내에서는 사실무근이거나 배달 사고 가능성을 점치며 박 후보와 무관한 일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만일’이라는 전제를 단 뒤 사실일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 탓에 긴장감이 역력했다. 당시 당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박 후보가 내세웠던 공천 개혁과 쇄신이 빈말로 비쳐질까 우려해서다. 박 후보가 각종 공개 석상에서 “공천 관련 불법이 발생한다면 즉각 후보 자격을 박탈할 것”, “공천이야말로 정치 쇄신의 첫 단추”, “쇄신 작업을 용(龍)이라고 하면 공천 작업은 마지막 눈동자를 그려 넣는 화룡점정”이라고 하는 등 투명한 시스템 공천을 철저히 강조해왔던 터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도 박 후보와 연관됐을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현기환 전 의원이 친박(친박근혜)계였던 데다 박 후보가 당시 당 책임자인 탓에 책임 소재를 놓고 정치 공세에 시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친박계 최고위원도 “당이 가장 어려운 시기에 박 후보가 비대위원장을 맡아 공천혁명을 이뤄낸 시점에 공천 헌금이 오고 갔다면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검찰에 고발했다는 자체가 터무니없는 사실은 아니라는 걸 뜻하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당장 야당뿐 아니라 당내 경선 주자들은 박 후보를 압박하고 나섰다. 박 후보는 이날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책임론을 제기한 것과 관련, “검찰에서 수사하지 않겠습니까.”라면서 “사실 확인하겠지요.”라며 말을 아꼈다. 이재연·천안 최지숙기자 oscal@seoul.co.kr
  • [24일 TV 하이라이트]

    ●즐거운 책 읽기(KBS1 밤 12시 30분) 헤로도토스의 역사는 고대를 아우르는 인간의 역사이며 서사문학이다. 헤로도토스는 10여 년간 몇 차례에 걸쳐, 당시로는 경탄할 만한 긴 여행을 했다. 그 여행을 바탕으로 각지의 지리와 문화, 역사 등 온갖 지식을 아울러 불멸의 고전 ‘역사’로 남겼는데…. 과연 헤로도토스의 역사는 우리의 인생사에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1 대 100(KBS2 밤 8시 50분) 2012 런던올림픽의 감동을 생생하게 전해줄 KBS 미녀 아나운서 김보민과 샤우팅 해설의 주인공인 최고의 축구 해설가 한준희가 각각 1인에 도전한다. ‘연예인퀴즈군단’, ‘KBS 해설위원’, ‘서울대학교 유도부’, ‘리듬체조 선수 모임’, ‘LH양궁선수단’, 그리고 70인의 예심통과자들의 불꽃 튀는 승부도 함께한다. ●일일연속극 그대 없인 못살아(MBC 밤 8시 15분) 아무것도 모르는 어머니는 가영에게 전복죽을 전해 주며 감사의 인사를 한다. 미자(윤미라)는 민도를 자신의 집에 데려올 속셈으로, 어머니가 없는 틈을 타 예단을 거하게 보낸다. 기찬은 유치원에서 일일 체험 소감문을 잘 써 왕메달을 받은 기념으로 현태에게 떡볶이와 오뎅을 사려 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태어난 지 100일이 지나서도 목을 가누지 못했던 대희는 열 살이 된 지금까지도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지내야 하는 대희는 잦은 폐렴과 심혈관계 질환 증상으로 여러번 생사의 기로에 서기도 했다. 하지만 눈동자만으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지금이 엄마는 감사하기만 하다. ●희망풍경(EBS 밤 12시 5분) 베스트셀러 동화작가 고정욱씨는 어린 시절 앓은 소아마비로 1급 지체 장애인이 되었다. 하지만 1999년 ‘아주 특별한 우리 형’이라는 동화를 처음 썼고, 그 이후 줄곧 장애인이 나오는 동화만 쓰고 있다. 그는 자신의 저서 22권의 인세를 기부한 기부천사이기도 하다. 프로그램에서는 고정욱이 꿈꾸는 행복한 세상 이야기를 담아 본다. ●멜로다큐-가족(OBS 밤 11시 5분) 청주 상당구 수동에 특별한 이발관이 있다. 이발용 의자는 달랑 한 개, 빈 구석도 없이 골동품으로 가득 매운 남기성씨네 이발관이다.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기성씨네 이발관은 서울은 물론 미국에서도 찾아오는 단골손님이 있을 정도다. 단골손님을 부르는 기성씨의 유별난 취미는 골동품을 수집하는 것이라는데….
  • 우주의 눈?…늙은 별 ‘최후의 숨결’ 포착

    ▶원문 및 사진 보러가기 마치 우주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듯한 눈동자를 닮은 우주 사진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10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 사진은 죽어가는 늙은 별이 뿜어내는 최후의 숨결을 허블 우주망원경이 포착한 것이다. 기린자리(Camelopardalis)에 있는 이 별의 정식명칭은 ‘U Camelopardalis’로 줄여서 ‘U 캠(U Cam)’으로 불린다. 지구에서 약 1500광년 떨어진 U 캠은 이제 수명이 거의 다해 죽음을 향한 마지막 연료를 태우고 있는 불안한 상태다. 이 별의 핵에서 외피로 헬륨가스가 수천 년마다 주기적으로 폭발하고 있는데 가장 최근의 폭발로 가스가 분출된 모습이 마치 눈동자처럼 나타난 것이다. U 캠은 산소보다 탄소를 더 많이 가진 탄소성(星)으로 우주에서도 몇 안 되는 별이다. 이는 별의 표면 중력이 매우 약해 강력한 항성풍이 불 때마다 많은 양의 탄소를 손실하기 때문이다. 천구의 북극 즉 북쪽 하늘에서 관찰할 수 있는 U 캠은 허블 망원경에 찍힌 사진보다는 실제 훨씬 작은 별이다. 사실 허블 사진 중앙에 작은 픽셀 하나로만 표현될 정도로 작다고 한다. 하지만 작은 크기에도 그 밝기는 다른 어떤 별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밝아 카메라의 수용체를 포화시킬 정도다. 따라서 모성보다 훨씬 크고 희미한 기체의 껍질이 허블의 사진에 자세히 나타났다. 이 현상은 종종 불규칙하고 불안정하지만 U 캠에서 방출된 기체의 껍질은 거의 완벽한 원형에 가깝다고 한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열린세상] 여름을 맞는 캠퍼스 풍경/이종수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여름을 맞는 캠퍼스 풍경/이종수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대통령의 친형이 뇌물 혐의로 소환되고, 국회는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제명심사로 시끄럽다. 진보진영의 종북 행적을 둘러싸고 전향한 진보와 골수 진보 사이에 어색한 공방도 이어진다. 대선 주자들은 왜 이리 많은지, 본인이 대통령으로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고 외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요란하다. 이러는 사이에도 대학의 캠퍼스에는 어김없이 여름이 찾아왔다. 꽃샘추위 속에 봄 학기를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학기말 시험이 끝나고 여름방학의 고요가 찾아왔다. 학생들 답안을 채점하고 성적을 제출할 이 무렵에는 어김없이 편지가 날아든다. 성적을 올려줄 수 없느냐고 하소연하는 학생들의 편지다. 보경이는 아예 시험답안지에 긴 편지를 썼다. 시험공부를 밤새 열심히 했는데도, 정작 예상을 빗나간 문제가 나오는 바람에 시험을 망쳤다는 것이다. 그 사정을 다 들어줘도 C를 면하기는 어렵다. 위탁 교육을 온 총리실의 한 공무원은 A 를 받았는데, 장학금을 신청하려면 A 가 필요하다며 하소연한다. 그래도, 성적은 노력한 만큼 공정하게 배분될 수밖에 없다. 요즘에는 수강생이 80명을 넘는 대형 강의가 많아, 학생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학기 초에는 뜻하지 않은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학기 초 강의를 막 마치고 나오는데, 남학생 한 명이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땅을 보고 걷다 엉겁결에 인사를 받은 나는 분명하지 않은 기억에 “그래, 오래간만이다.”라고 받았다. 그러자 그 학생은 “방금 교수님 강의를 들었는데요.” 하는 것이었다. 이런 낭패가 또 있을까! 그때 이후로 나는 학생이 인사를 할 때, ‘오래간만이다’라는 말을 절대로 쓰지 않는다. 그냥 “잘 지내지?”라고 바꾸게 되었다. 이러면 학기 초의 어설픈 실수는 없어진다. 경제학과에 다니는 지영이는 더 재밌는 경험을 했단다. 올해 2학년인 지영이는 경제학 수업을 마치고 나오며 복도에서 방금 강의를 하신 교수님과 마주쳤다. 지영이는 “선생님, 안녕하시죠?”라고 인사를 했다. 그랬더니, 골똘히 생각하며 걸어가던 교수님은 “저를 아시나요?” 하더란다. 이제 캠퍼스는 여름방학으로 들어간다. 사람들로 북적이던 교정은 한여름의 정적으로 빠져든다. 매미와 찌르레기 소리가 숲을 차지하고, 이 숲의 주인이었던 학생들은 지구의 구석구석을 누비러 떠난다. 재우는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나려 한다. 이탈리아의 로마유적을 살펴보고, 오스트리아의 빈을 거쳐 스위스의 시골마을을 보고 싶다고 했다. 규랑이는 경상도 함안으로 중학교 학생들의 공부를 도와주러 떠난다. 보라색 붓꽃과 노란 원추리꽃을 좋아하는 규랑이는 눈부시게 빛나는 운동장에서 아이들과 행복해할 것이다. 한여름 갑자기 쏟아지는 장대비도 느껴보라고 말해주었다. 소나기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먼 벌판에서 군대처럼 쳐들어 온다는 사실을 보게 될 것이다. 학생들을 떠나보낸 교수들은 정작 이때부터 바빠지기 시작한다. 밀린 연구와 실험, 집필을 시작하는 시점이다. 세상 사람들은 그 긴 방학 동안 교수들은 무얼 하는지 궁금해한다. 미스터리같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수들은 방학 때 오히려 더 바빠진다. 방학시간을 이용해 밀린 연구나 집필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계획만큼 다 이루기는 어렵다. 방학을 끝낼 무렵 방학에 속았다는 느낌을 갖게 되기 일쑤다. 계획했던 대로 일을 하고 몸과 마음을 충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 여름방학을 앞두고 시간표를 짜며 공부계획을 세운 다음, 개학 무렵 느껴야 했던 그 아쉬움과 같은 느낌이다. 17년간이나 방학에 속아 왔으니, 올여름에 또 방학에 속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계획은 크고 신나게 세울 만하다. 다시금 9월이 되면 개강에 맞춰 캠퍼스를 떠났던 학생들은 돌아오게 될 것이다. 방학으로 홀가분한 마음을 느끼기가 무섭게, 벌써 젊은 학생들의 눈동자가 그립다. 시끄럽고 어지러운 세상이지만, 그 속에서 희망을 보고 꿈을 발견하여 돌아오기를 소망한다. 지구의 구석구석을 누비고 태양에 그을린 얼굴로 돌아올 그들을 기다린다.
  • [사건 Inside] (36) 산악회 내연女 “아이들까지 버렸다”는 말에…

    [사건 Inside] (36) 산악회 내연女 “아이들까지 버렸다”는 말에…

    “당신이랑은 더 만나기 싫어. 두 번 다시 전화하지마.” 남자는 분노했다. 이 여자 때문에 모든 것을 다 버렸는데, 이제 와서 이렇게 끝내자고?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정말 이런 식으로 나올거야? 내가 왜 이혼까지 했는데.” 여자의 반응은 싸늘했다. 남자는 분을 참아내지 못했다. 손으로 여자의 목을 강하게 눌렀고, 그 상태로 한참을 기다렸다. 싸늘하게 식어있는 여자의 시신. 어떻게 수습할까 고민하던 남자는 낙동강변으로 차를 몰았다. 지난 7일 남자는 시신을 유기한 부산 강서구 생태공원의 갈대밭을 찾았다. 5월 28일 살인을 한 지 딱 열흘째 되던 날이었다. 이번엔 혼자가 아니었다. 손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었다. 범행 현장검증. 초점 없는 눈동자에 멍한 표정으로 범행을 재연한 강모(53)씨. 잔혹한 범행의 불씨는 ‘사랑’이었다. “나를 위해 아이도 버린다는 말에…” 잘못된 만남의 시작 부산 서구에 살면서 건설업에 종사하던 강씨가 살해된 A(41)씨를 알게 된 것은 지난해 6월이었다. A씨가 건강도 챙기고 친구도 사귈겸 산악회에 가입하면서부터다. 강씨는 이 산악회의 회장이었다. 풍경 좋고 공기 맑은 곳을 함께 다니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두 사람 사이에는 호감이 싹텄다. 혼자 두 아이를 키우면서도 밝게 생활하는 이혼녀 A씨에게 가정이 있던 강씨가 먼저 마음을 주었다고 한다. A씨도 자상한 강씨에게 쉽게 마음을 열었다. 산악회 가입 한 달 만에 뒤 A씨가 강씨에게 어렵게 말을 꺼냈다. “전(前) 남편이 우리 사이를 알게 됐어요. 새롭게 출발하라더군요. 아이들은 자기가 키울 테니.” 고민 끝에 전 남편이 하자는대로 했다고 A씨는 고백했다. A씨가 사망했으니 정확한 의도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강씨에게는 자기가 아이들을 포기한 만큼 부인과 이혼하고 새로운 출발을 해달라는 말로 들리기에 충분했다. 사랑하는 여인이 나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했다는데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 두 사람의 관계는 산악회 회원들이 모두 알 정도로 티가 났다. 한 산악회 회원은 “두 사람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는 것은 진작에 알고 있었다. 몇몇 회원들이 강씨에게 바람을 피우면 안된다고 진지하게 충고했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주위의 충고도 이미 불붙은 두 사람을 떼어놓을 수 없었다. 강씨의 지인들은 그가 산악회뿐 아니라 다른 모임에도 보란듯이 애인 A씨를 데리고 다녔다고 전했다. 두 사람의 애정 행각은 오래지 않아 꼬리를 밟혔다. A씨와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던 강씨가 실수로 전화기의 통화녹음 버튼을 누르는 바람에 그 대화를 강씨의 아내가 듣게 됐다. 강씨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채 A씨와의 만남을 이어가자 아내는 결국 이혼을 요구했고 지난해 12월 강씨는 드디어 ‘합법적인 솔로’가 됐다. 사랑을 선택한 중년 남성, 애인을 살해한 뒤… 하지만 이때부터 연애전선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원래는 잘 지냈어요. 함께 하는 시간도 많았고요. 그런데 막상 이혼을 하니 태도가 달라지더군요. 집에도 오지 말라고 하고, 이런저런 핑계도 많아지고….” 점점 자신을 멀리하는 애인의 태도에 강씨는 답답해졌다. 대체 무슨 일이냐고 물어도 A씨는 딱부러진 대답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갔다. 지난달 28일 A씨가 오랜 만에 먼저 연락을 해왔다. 저녁을 사달라고 했다. 다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까. 강씨는 들뜬 마음으로 데이트를 준비했다.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 인근 횟집에서 식사를 마치고 강씨의 차에 올라탄 A씨는 집에 가기 전 잠깐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강씨는 한적한 곳에 차를 댔다. 그녀가 청천벽력 같은 말을 꺼냈다. “직장에서 세 살 어린 이혼남을 만나고 있어요. 그러니 앞으로는 연락 안하셨으면 좋겠어요.” 강씨가 애걸했지만 싸늘하게 식은 A씨의 마음은 돌아올 기미가 없었다. 가정까지 버리고 선택한 사랑이었건만 이제와 다른 남자를 만나겠다며 헤어지자니. 분노에 강씨는 눈이 멀었다. 인근 공원의 인적 드문 곳에 시신을 암매장했다. 건설일을 하던 터라 차 안에는 삽이 있었다. 다음날부터는 공사장에 일을 나갔다. 마음이 까맣게 타들어 갔지만 의심을 피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태연하게 행동했다. 하지만 A씨의 가족들이 실종신고를 내면서 범행은 금세 들통났다. 두 사람의 관계가 워낙 잘 알려져 있었던 데다 실종 직전 휴대전화 통화기록에도 그의 이름이 빼곡했다. 경찰은 지난 4일 강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그는 경찰에서 “그녀가 죽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절규했다고 한다. 가정 대신 사랑을 선택했던 평범한 중년 남성. 잘못된 선택으로 삶의 모든 것을 상실한 그는 어두운 감옥의 차가운 벽을 바라보며 무엇을 떠올리고 있을까.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더 스토닝’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더 스토닝’

    1986년, 프랑스 언론인 프리든 사헤브잠은 이란 국경을 향하던 중 자동차에 문제가 생겨 시골마을에 머물게 된다. 그에게 한 여인이 접근해 “그냥 묻혀선 안 될 사연이 있다.”고 말한다. 처음엔 그녀를 미친 사람으로 생각했던 사헤브잠은 진지한 태도에 이끌려 증언을 녹음한다. 그녀는 전날 투석형으로 목숨을 빼앗긴 조카 사라야에 대한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전한다. 사라야는 두 아들과 두 딸을 둔 엄마였다. 어린 소녀와 재혼하고 싶은 남편 알리는 사라야가 이혼을 거부하자 간통의 음모를 꾸민다. 남편은 마을의 지도자들을 꼬드겨 투석형을 이끌어 내고, 두 아들을 포함한 마을 남자들도 그의 편에 선다. 두 딸과 행복하게 살기를 꿈꾸었던 여자는 억울하게 땅속에 묻힌다. 무시무시한 영화다. 사라야는 양손이 묶이고 하반신이 파묻힌 채 사람들이 던지는 돌을 몸으로 받다 죽는다. 그걸 보는데 어찌 괴롭지 않겠나. 반쯤 목숨을 잃은 그녀의 희번덕거리는 눈동자를 보느니 차라리 눈을 돌리고 싶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힘겹게 내쉬는 숨소리를 듣느니 그냥 귀를 막고 싶다. 그러나 불의에 희생당하는 인간의 모습을 부릅뜬 눈으로 보기를 권한다. 그것이 ‘더 스토닝’을 보는 사람이 지킬 예의다. ‘더 스토닝’이라는 영화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드물 것 같다. 최소한 한국에서는 그러하다. 한낱 권력에 굴복당해 불의에 침묵한 적이 있다면, 대중의 힘에 취해 다수의 미치광이 놀음에 동참한 적이 있다면 ‘더 스토닝’은 잃어버린 양심과 정의를 되찾을 기회를 제공한다. 실화를 옮긴 책에 바탕을 둔 ‘더 스토닝’은 조심스럽게 읽을 필요가 있는 영화다. 이란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프랑스인의 글을 빌려 담고 있으나 영화를 제작한 곳은 미국이며, 시간적 배경은 호메니이가 왕국을 뒤엎고 이슬람 혁명을 벌이던 때다(종교 감독관을 두어 율법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감시하던 때와 지금은 형편이 다르다). 이슬람 문화에 적대적인 미국에서 제작됐다는 사실과 시대적 배경을 느슨하게 현재인 것처럼 꾸며 놓은 점은 반칙으로 느껴진다. 한 편의 영화가 상대편 문화와 사회를 야만적이고 폭력적으로 여기게 할 여지를 제공한다면, 그 영화는 공평하게 게임을 한다고 볼 수 없다. ‘더 스토닝’은 시간적 배경을 보다 명확하게 밝혔어야 했으며, 투석형이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고 말하는 데 있어 후자를 강조하는 뉘앙스를 눌렀어야 옳았다. 형벌이란 한 사회가 유지되도록 돕는 토대 중 하나다. 투석형을 보며 두려움에 떨게 함으로써 ‘더 스토닝’은 이슬람 문화에 대한 근원적 공포를 심는다. 극 중 여자들은 수많은 권리를 박탈당한 채 살고 있으며, 투석형이라는 형벌이 진행되는 과정은 눈살을 찌푸리게 할 만큼 지독하다. 하지만 이슬람교가 불관용의 문화와 사회를 낳았다고 함부로 재단할 권리는 우리에게 없다. 설령 비판하더라도 일방적인 근거만을 바탕으로 삼아서는 곤란하다. 할리우드 영화가 특히 이슬람 문화를 다룰 때 발생하는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바른 읽기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더 스토닝’은 바르게 읽을 때 훌륭한 작품이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거꾸로 읽어 ‘이란은 살기에 무서운 괴상한 사회다.’라는 편견을 낳는다면 그거야말로 최악이다. 14일 개봉. 영화평론가
  • [주말 영화]

    ●공필두(OBS 일요일 밤 11시 15분) 유니버시아드 레슬링 동메달리스트로 강력반 형사에 특채된 공필두(이문식). 그는 서울에서 시작한 형사 생활이 어느새 대전, 대구 찍고 군산까지 이어진다. 깨어날 줄 모르는 형사 본능으로 오늘도 가해자 대신 피해자를 검거하는 사고를 치고, 남몰래 제주도 좌천을 준비하는 짐가방을 꾸린다. 게다가 나이 마흔 살이 다 되도록 노총각 신세에 잘못 선 빚 보증으로 신용불량자 딱지까지 가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홀아버지가 쓰러지자, 필두는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군산 조직 넘버2 태곤으로부터 보스 만수를 구속해 주면 사채를 빌려준다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받는다. 하지만 현장에서 필두를 기다린 것은 마약반 형사들뿐이었다. 알고 보니 태곤은 필두를 이용해 만수의 금괴를 빼돌려 잠적한 것이다. 그리고 마약반 형사들은 현장에 있던 공필두를 비리 경찰로 오인하고는 급기야 수사망에 필두의 이름을 올리게 된다. 이렇게 해서 필두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한 대장정에 오른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여느 날과 다르지 않았던 영신과 지석의 어떤 하루가 시작된다. 지석은 출장 가는 영신을 공항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공항으로 가는 차 안, 그녀는 마치 음료수 캔이라도 내밀듯 불쑥 남자가 생겼다며 집을 나가겠다고 말한다. 그렇게 영신의 새 남자가 데리러 오기로 한 날, 지석은 그녀를 위해 아끼던 찻잔을 포장해 주고 맛있는 커피를 내려 준다. 그리고 이들은 짐을 싸는 도중에 함께 만들었던 기억과 추억을 되살리는 물건들이 튀어나오고, 그때마다 따로 있던 두 사람은 서로의 공간을 찾는다. 한편 영신은 지석의 속 깊은 배려에 점점 화가 나는 자신의 모습에 당황스럽기만 하다. 게다가 속마음을 알 수 없는 그는 마지막 식사를 위해 레스토랑을 예약하고, 함께 외출하기로 하는데…. ●엘 시크레토, 비밀의 눈동자(EBS 토요일 밤 11시) 검찰 수사관이었던 에스포지토는 은퇴 후 25년 전에 일어난 강간살인을 소재로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당시 은행원인 남편 모랄레스와 행복한 신혼 생활을 즐기던 릴리아나가 강간을 당한 뒤 참혹하게 살해되었다. 당시 검찰 수사관이었던 에스포지토는 코넬대를 갓 졸업하고 부임한 젊은 여검사 이레네와 함께 증거불충분으로 종결된 사건을 재수사한다. 그리고 범인인 고메스를 체포하여 종신형을 받게 한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정부는 게릴라 소탕 작전에 협력한다는 이유로 고메스를 풀어준다. 그가 풀려난 뒤, 동료인 산도발이 자신의 집에서 살해되자, 살해 위협을 느낀 에스포지토는 고메스를 피해 도주한다. 그리고 25년이 흐른 후, 과거의 사건을 더듬어 가며 소설을 쓰던 에스포지토는 살해된 여인의 남편인 모랄레스를 찾아간다.
  • 첨단 경호·경비 장비 눈길

     서울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리는 삼성동 코엑스에 는 영화에서나 볼법한 최첨단 경호·경비 장비들이 설치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2010 서울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서 처음 도입된 ‘얼굴인식시스템’은 훨씬 향상된 기능으로 이번 정상회의장에 설치됐다.  출입구마다 설치된 인식기를 통과하는 즉시 전면의 모니터에는 사전등록 비표인 RFID 신분증상의 사진과 함께 현장에서 찍힌 스냅샷이 뜨면서 두 얼굴간 동일인 여부를 판명한다.  이 같은 이중 확인절차는 제3자의 비표 도용을 방지한다.  경호안전통제단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 도입된 시스템은 지난 G20 정상회의에서 제기된 여러 기술적 문제점을 보완한 것으로 현재까지 95%의 인식률을 보이고 있으며,최초 얼굴인식에서 분석까지 걸리는 시간은 초단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새 인식기는 두 눈동자와 입술 중앙지점간 삼각거리를 분석하는 방법을 통해 안경 착용이나 성형 여부 등의 외형적 변화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했다.  얼굴인식기는 행사장으로 통하는 동서남북 출입문 4곳과 지하1층으로 향하는 연결통로 1곳 등 5개소에 총 20여대가 설치돼 있다.  그러나 이러한 최첨단 인식기를 통과할 때도 약간의 주의는 필요하다.  현장의 한 관리요원은 “자칫 너무 빨리 인식기를 통과하거나 정면을 제대로 응시하지 않을 경우 종종 잘 나온 증명사진과의 안면 불일치 결과가 뜨기도 한다”면서 “서두르지 말고 신분확인 절차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이 외에도 방사능게이트와 차량 하부 검색기 등 여러 최첨단 경비·경호 장비가 동원됐다.  이중 국내기술진이 최초로 개발한 ‘방사능게이트’는 핵안보라는 이번 정상회의의 의제에 맞춰 처음 도입되는 장비이다.  총 4곳의 차량과 행인 통행로에 설치되는 방사능게이트는 출입차량과 참가자들의 방사능 오염 및 관련 물질 적재 여부를 탐지해 모든 테러 위험요소를 차단한다.  연합뉴스
  • 시인 김수영 자전적 산문 발굴

    시인 김수영 자전적 산문 발굴

    시인 김수영(1921~1968)이 25~27살 무렵의 자신을 회고하는 내용으로 1954년에 쓴 산문이 발굴됐다. 문학계간지 ‘문학의 오늘’의 주간 방민호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는 김수영이 ‘시인 김수영’이란 이름으로 1954년 문학잡지 ‘청춘 2월호’에 기고한 산문을 새롭게 발굴했다고 1일 밝혔다. 고서(古書)전문가 문승묵씨가 발굴한 ‘나와 가극단 여배우와의 사랑’(큰 사진)이란 산문이다. 원고지 30~40장 안팎의 짧은 글로, 예술가로 살기 어려웠던 1946~1948년 20대 청춘의 방황 등을 보여 준다. 김수영은 산문에서 ‘(중략) 벌써 지금으로부터 6, 7년 전, 지향하고 있던 문학마저 깨끗이 걷어치우고 P를 따라다니며 소위 ‘간판쟁이’가 되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P는 일찍이 오소독시컬한 회화예술의 길을 포기하고, 자칭 ‘상업미술가’로서 백화점 선전부에 들어오는 포스터 주문을 거들어주거나 성냥 딱지에 붙이는 그림을 그리거나, 어쩌다 운이 좋아야 다방의 사인보드 같은 것을 맡아서 그것으로 입에 풀칠을 하여가는 가련하고 불쌍한 친구. (중략)’라고 서술해 나간다. 김수영은 또한 ‘화가 P가 ○○가극단의 이성숙이를 사랑하듯이, 자신도 어느 댄서 하나를 선택하겠다고 비장한 결심을 하고 장선방이라는 어깨와 허리가 고무풍선 같이 탄력이 있어 보이며, 검은 눈동자에 말할 수 없는 비애와 향수와 청춘이 교향악을 부르고 있는 열일곱에서 열아홉밖에는 되어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여자’와 결혼을 꿈꾸는 내용 등을 담았다. 유성호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1946년 김수영은 집안 살림살이가 너무 어려워져 돈벌이가 된다면 일을 가리지 않고 할 때로, 주로 간판화 그리기와 통역 일을 했었는데, 이 산문에서 증언하는 간판쟁이 행적과 고스란히 일치한다.”면서 “화가 P는 본명이 박준경이고, 화명(畵名)이 박일영인 초현실주의 화가로, 김수영이 1960년대 중반 문학적 테마를 ‘양심’이나 ‘윤리’로 정향해 나갈 때 박일영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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