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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남자를 위한 우주비행 프로젝트 (유소영)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남자를 위한 우주비행 프로젝트 (유소영)

    “나는 네가 상상도 못할 것을 봤어. 오리온 전투에 참가했었고, 탄호이저 기지에서 빛으로 물든 바다도 봤어.” 넓은 스튜디오를 가득 채운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지금 이 순간, 나를 향하고 있었다.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었다. “…1982년 영화 <블레이드 러너>의 대사예요. 리들리 스콧 감독, 해리슨 포드 주연.” 침착해 머큐리. 할 수 있어. 네가 어떤 고생을 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프레디가 처음으로 보여준 영화였어요.”원형 스튜디오의 중앙을 가득 채운 대형 홀로그램 화면에 프레디의 사진이 떴다. 누가 로봇 아니랄까봐, 저 로봇미소는 어째 변하질 않냐. 입꼬리만 올라간 프레디 특유의 어색한 미소는 그가 최근 돌보기 시작한 7살짜리 브라이언의 환한 웃음과 대비되어 떨떠름해 보이기까지 했다. ‘아이 돌보기는 이제 지긋지긋해. 웃기지 않아? 그게 내가 제작된 유일한 이유인데. 하지만 그 생각만 하면 유동액이 역류할 것 같아.’ 그런데 너는 아직도 그러고 있구나. 어쩌면 영원히 그래야겠지.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D구역 아동보호시설 아이들은 대부분 생일을 자기가 정해요. 언제인지 모르니까. 저는 프레디와 처음 만난 날이 생일이죠. 7살 생일날 밤, 프로틴 바를 하나 먹고 자려고 누워 있는데 갑자기 프레디가 그러더라구요. 우리, 나가자.” 그때 꽉 잡혔던 손목의 감각을 아직도 기억한다. 정신없이 이끌려 따라간 곳은 기숙사 옥상이었다. 프레디는 옥상 한쪽 벽에 기대 앉았다. 나도 그 옆에 쪼그려 앉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우리 둘뿐이었다. 여기 춥고 무서워, 나는 중얼거리며 프레디 옆에 몸을 바짝 붙였다. 프레디는 대답 없이 팔에 붙은 버튼을 만지작거렸다. 별안간 깜깜하던 밤하늘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눈앞을 가득 채운 별들은 금방이라도 내게 쏟아질 듯 가까웠다. 우와! 나도 모르게 입술 새로 탄성이 새어나왔다. “일곱 살짜리가 볼 건 아닌데, 그래도 볼래?”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그건 분명 반칙이었다. 이미 영화의 첫 장면이 눈앞에 펼쳐진 이상, 내게 선택권 따위는 없었다. 하지만 순진했던 나는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나는 네가 상상도 못할 것을 봤어. 오리온 전투에 참가했었고, 탄호이저 기지에서 빛으로 물든 바다도 봤어.” 프레디는 영화를 보는 내내, 거의 모든 대사를 목소리까지 바꿔 가며 따라했다. 좀 조용히 하라고 말하려던 순간이었다. “그 모든 기억이 곧 사라지겠지…. 빗속의 내 눈물처럼.”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나는, 어둠 속에서 푸르게 빛나던 프레디의 옆얼굴. 영화 속 안드로이드 로봇의 마지막 대사를 따라하면서, 프레디는 분명 울고 있었다. 내가 로봇의 눈물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꼬맹아, 재미있었어?” 영화가 끝나자 프레디는 언제 울었냐는 듯 예의 그 쾌활하고 능글맞은 목소리로 돌아왔다. 나는 열심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재미있었다, 정말로. “너 정말 별난 애다. 보통 5분 내로 지루해하던데. 끝까지 다 본 애는 네가 처음이야.” “나, 저기 갈래.” 아, 정말이지 일곱 살이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때의 나는 방금 전까지 눈앞에 펼쳐졌던 별세계에 진짜 갈 수 있다고 믿었으니까. 프레디가 피식 웃었다. “나도 가고 싶어. 우주로 갈 수만 있다면 없는 영혼이라도 팔겠다.” “그럼, 가자.” 나는 프레디의 옷소매를 잡아당겼다. “그래, 가자.” “언제? 언제 가?” “음….” 잠깐 말이 없던 프레디는 손가락으로 자기 머리를 툭툭, 가리켜 보였다. “여기 저장돼 있는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정말?” “그럼.” 프레디는 우주에 가려면 알아야 할 게 많으니까, 영화를 많이 봐 둬야 해. 라고 덧붙였다. 아아, 그렇구나. 일곱 살의 나는 홀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우주를 꿈꿨던 건 그때부터였어요.” 대형 홀로그램 화면을 가득 채운 내 얼굴이 보였다. 프레디가 영화를 보여 줄 때마다 얼빠진 표정이라고 놀렸던, 꿈꾸는 듯한 눈동자였다. “하지만 제 인생은 시작부터 지지리도 운이 없었죠. 하필 D구역에서, 자연출산으로 태어났어요. 그래도 여자로 태어날 가능성이 50%는 있었는데, 보시다시피 그마저도 저버렸죠. 그것도 모자라 세상에 나오자마자 길가에 버려져서 아동보호시설에 맡겨졌어요. 저도 알아요. 우주는 여자, 그것도 최고로 우수한 유전자들만 배양한 인공자궁에서 태어나는 A구역 여자들에게만 허락된 영역이라는 거. 하지만 기적처럼 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저는 166만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지금 이 자리에 서 있어요. 이번 한 번만, 제 인생에도 행운이 찾아와 주길 바라면 안 될까요?” 다음 순간, 고막을 찢을 것 같은 함성이 장내를 울렸다. 홀로그램 화면을 가득 채운 내 이름 아래 숫자가 미친 듯이 올라가고 있었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한테 투표했다고? 나는 멍하니 화면을 쳐다보았다. 그 어마어마한 숫자가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지구 연방 시민 여러분, 정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석 달간 이어져 온 프로젝트가 드디어 끝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제, 최후의 한 명을 밝힐 차례입니다. 지구연방 항공우주국 QUEEN에서 주최한 <남자를 위한 우주 비행 프로젝트>의 최종 탑승자는,” 사회자가 여기까지 말하고 입을 다물자, 일제히 야유가 쏟아졌다. 그녀는 스튜디오를 훑으며 여유롭게 웃어 보였다. 제발. 제발. 제발! 1초가 영원처럼 느껴지는 순간, 사회자가 다시 입을 열었다. “행운의 주인공은 바로 D구역이 낳은 기적의 소년, 머큐리 군입니다! 축하드립니다!” 그 이후에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멍멍하게 울리던 함성, 번쩍이는 플래시, 내 목에 걸린 지구 모양 메달의 무게, 대형 홀로그램 화면을 꽉 채우던 실시간 리플들, 밤하늘에 수없이 아로새겨지던 네온 폭죽들, 밖으로 튀어나올 듯 거세게 뛰던 내 심장 박동, 그런 것들이 드문드문 기억날 뿐이다. 다음날 새벽, 눈뜨기가 무섭게 최신형 AVR 세트 광고 촬영이 시작되었다. AVR 콘택트렌즈와 귀 뒤에 부착하는 센서티브 패치, 웨어러블 슈트에 AVR 워치까지, 그야말로 풀세트였다. AVR 기기를 주렁주렁 차고 침대에 누워 있자니, 실험용 생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나는 괜히 몇 번 몸을 떨었다. 광고 촬영 장소는 카페였다. AVR 시스템에 접속해 장소를 설정하고 이동 버튼을 누르자, 나는 순식간에 어느 대형 체인 카페의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이동하자마자 맨 먼저 느껴진 것은 감미로운 커피 향과 갓 구워진 빵 냄새였다. 뒤이어 은은하게 흐르는 카페 안의 음악 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쿠션감이 가득한 의자는 편안했고, 노란빛이 감도는 조명은 정면으로 올려다보아도 눈이 시리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나는 자고 일어난 모양 그대로 숙소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아니 지금도 그러고 있을 텐데, 한껏 꾸미고 카페에 여유롭게 앉아 있는 또 다른 나는 테이블에 세팅된 초콜릿 케이크를 포크로 우아하게 떠냈다. 촉촉한 빵과 끈적이는 초콜릿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떠낸 케이크를 입에 넣었다. “!” 쌉싸름하고 달콤한 초콜릿이 혀를 싸고돌았다. 프로틴 바만 먹고 살았던 나로서는 생전 처음 느껴 보는 맛이었다. 입속에서 폭죽이 터지는 듯한 느낌에 나는 잠시 멍해졌다. “저기, 머큐리다!” 날카로운 하이 톤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어느새 몰려든 내 팬클럽 회원들이 카페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촬영감독의 미간이 확 찌푸려지는 게 보였다. 하지만 그녀는 곧 언제 그랬냐는 듯 상냥하게 웃어 보였다. “죄송하지만, 촬영에 조금만 협조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저렇게까지 공손할 필요는 없어 보이는데, 감독은 C구역 사람인가 보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감독의 애처로운 부탁에도 불구하고, 카페에 접속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가히 폭주 상태였다. 어느새 넓은 홀을 꽉 채우며 테이블 바로 앞까지 몰려온 그녀들은 내 몸 이곳저곳을 함부로 만지고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악! 아파!” 비명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아픔도 감각이라는 걸 잊고 있었어! 최신 버전 AVR답게 머리카락이 통째로 뜯기는 아픔은 너무나도 생생했다. 나는 필사적으로 손을 뻗어 AVR 전원을 껐다. 짧은 삐 소리와 함께 다시 침대 시트와 주렁주렁 달린 AVR 세트들의 감촉이 온 몸으로 느껴졌다. 왠지 모를 한숨이 나왔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촬영을 마치고 QUEEN에 도착하자마자, 공기는 180도 달라졌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나는 A구역 여자들마저 극성팬으로 만든 기적의 소년이었는데, QUEEN으로 들어오는 순간 거짓말처럼 다시 D구역 머저리 남자아이가 되어 있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나를 훑는 눈길들은 서늘하기 그지없었다.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우주로 갈 거야. “네가 머큐리구나. 나는 이번 프로젝트의 총괄 책임자인 비치 박사라고 한다.” 그녀의 첫인상은 뭐랄까… A구역을 사람으로 만들면 나올 것 같은, 그야말로 ‘A구역 표준형 인간’이었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탄력 있는 피부와 완벽한 몸매, 지적이면서도 단정한 인상까지. 금발 머리를 한 올도 삐져나오지 않게 틀어 올렸는데, 그 동그란 머리가 각진 은빛 유니폼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엉거주춤 고개를 숙였다.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7일간 여기 머물면서 우주 비행에 필요한 훈련과 검사들을 할 거야. 그리고 7일 후 우주로 출발한다. 더 궁금한 점은?” “아, 저기….” “다음 일정은 기자회견이야. 이동.” 내 말은 못 들은 건지 안 들은 건지, 비치 박사는 자기 팔목에 채워진 AVR 워치만 만지작거렸다. 나는 못 다한 말을 혀 밑에 꾹 눌러 씹은 채 조용히 그 뒤를 따랐다. 벌써 세 시간이 지났는데, 기자회견은 도무지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A구역마저 사로잡은 애교 한 번 보여 달라는 기자의 끈덕진 요구에 나는 마지못해 볼에 어색하게 바람을 넣었다. 욕이 나오려는 걸 꾹꾹 참고 억지로 웃어 보이느라 광대뼈가 아려왔다. 내가 생각한 인터뷰는 이런 게 아니었다. 아니, 다른 우주비행사들 인터뷰 영상에는 멋있고 프로페셔널한 질문들이 막 넘쳐나던데, 어? 그래서 어제 밤을 새서 예상 질문이랑 답변도 다 연습했는데. 왜, 왜 나한테는 피부 관리 비결이나 물어보고, 애교나 부리라는 거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자, 그럼 다음 질문. 자신이 QUEEN의 수석연구원이었다고 주장한 메이 박사가 공개한 영상이 오디션이 진행되는 내내 큰 이슈가 되었는데요. 머큐리 군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그게 무슨….” “잠깐,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질문입니다. 머큐리 군은 이 질문에 대답하지 않습니다.” 내가 미처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비치 박사가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 “QUEEN에서 이미 입장을 발표한 바와 같이, 문제의 영상은 논리적 근거가 1%도 없는 가십성 루머에 불과합니다. 현재 QUEEN은 이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메이 박사의 영상과 관련해 매니스트(MENIST) 또한 QUEEN 측에 의혹을 제기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QUEEN의 입장은 앞서 말한 바와 같으며, 따로 언급할 가치가 없는 사안입니다.” 기자들의 머리 위로 앞다투어 초록색 광선이 나타났다. 다들 실시간 기사 전송 중이구나. 이런저런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했지만,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다시 한 번 초록색 광선이 우수수 떠올랐다. 좋아, 완벽했어.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아무도 눈치 못 챘을 거야. 나는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AVR 검색 기능을 켰다. 메이 박사는 뭐고, 매니스트는 또 뭐야? 생전 처음 듣는 이름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D구역에는 제대로 된 미디어나 검색 장치가 하나도 없었다. 고작해야 스마트폰이니, 말 다했지 뭐. 요즘 누가 스마트폰 쓴다고. ‘메이 박사 영상’을 입력하자 사람들이 올려놓은 문제의 영상이 여기저기 떴다. 이미 모두 재생이 막힌 상태라는 게 문제였지만, 그래도 영상 아래 달렸던 댓글들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나는 정보의 조각들을 짜 맞추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내가 실험체라는 거네?” 메이 박사의 주장은 충격적이었다. 그녀의 말대로라면 QUEEN의 최종 목적은 우주 공간에서 AVR 시스템을 구현시키는 것으로,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되었다고 했다. 하지만 우주는 지구와는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실험체가 꼭 필요했다. 여기서부터가 문제였다. 희생당할 게 뻔한 실험체를 QUEEN의 고급인력들로 채울 수는 없었다. 실험을 진행하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 또한 골칫거리였다. 그래서 열린 게 ‘남자를 위한 우주비행 프로젝트’라는 거였다. 실험체도 얻고, 프로젝트에 쏟아지는 사람들의 관심에 따라 거대기업들로부터 굴러들어오는 지원금은 덤이라는 게 그녀의 결론이었다. 사람들은 댓글마다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었다. <이게 진짜일까요?> <queen에서 듯.=“” 헛소리인=“” 그냥=“” 생각에는=“” 제=“” 한다던데요?=“” 강경대응=“”> <매니스트에서도 진상규명을 요구하던데, 뭔가 있으니까 그러는 거 아닐까요?> 맞다. 매니스트. 저건 뭐지? 나는 다시 검색어를 입력했다. <매니스트: 여남이 평등하며 가치가 동등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 또는 그 단체.> 백과사전에서 말하는 매니스트는 간단명료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그 아래에는 훨씬 복잡한 댓글들이 가득했다. <여남의 권리 평등은 법으로 보장되어 있는데 웬 헛소리?> <이론과 실제는 다르죠. 모든 직업에 여남 모두 지원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실제로 남자가 뽑혔단 얘기 들어보셨어요? 분명히 차별은 있어요.> <여자가 가진 특성이 현대 사회에 더 적합한 걸 어쩌란 말입니까? 남자들이 가진 거라고는 육체적 힘뿐이잖아요. 요즘 세상에 로봇이 있는데 누가 그걸 남자한테 시키겠어요?> <그러니까 문제죠. 심지어 D구역에서조차 여아선호사상 때문에 남자가 태어나면 버리거나 낙태시킨다고 하더라구요. 최소한 아이들이 죽는 건 막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분 대화가 안 통하네. D구역 여자들이 스스로 그렇게 하겠다는 걸 우리가 무슨 수로 막아요? 당신 매니스트죠?> <아니, 그건 아닌데….> 한 가지 확실한 건, ‘매니스트’라는 단어는 욕이나 마찬가지였다. 너 매니스트지? 는 상대방을 꼬리 내리게 하는 마법의 주문 같았다. 아니, 그런데 매니스트고 뭐고 간에…. 나는 어떻게 되는 거야? 분명히 알게 된 건 많은데, 정작 중요한 의문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었다. 메이 박사 영상이 사실일까? 그대로 믿기에는 너무나도 허무맹랑한 소설 같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소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남자, 그것도 D구역 남자니까. “에휴, 모르겠다.” 나는 AVR 워치의 전원을 꺼 버렸다. 렌즈도 빼고, 센서티브 패치도 떼고, 종일 입고 있던 슈트도 벗어던지고 침대에 몸을 던졌다. 메이, AVR 시스템, 실험체, QUEEN, 매니스트, 여자, 남자… 방금 전까지 봤던 낱말들이 뒤죽박죽 섞여 머리 위를 떠다녔다. 나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몰려드는 글자들을 쫓아냈다.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졌다. 다음날 첫 번째 일정은 우주선 홍채 등록이었다. 홍채 등록은 AVR로 대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세밀한 작업이기 때문에 실제 눈동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덕분에 나는 직접 우주선으로 가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내 이름을 딴 우주선, 머큐리-17473호는 모든 점검을 마치고 발사대에 설치된 상태였다. 출발 신호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거대한 우주선을 보자 새삼 가슴이 벅찼다. “자, 홍채가 제대로 등록됐는지 점검한다. 눈을 여기 갖다 대.” 비치 박사가 시키는 대로 홍채를 인식시키자, 육중한 우주선 문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나는 정신없이 우주선 내부를 둘러보았다. 여기저기서 계기판과 레버, 버튼들이 깜박이고 있었다. “저 중앙에 있는 녹색 버튼이 출발 버튼, 그 옆에 있는 건 자동항로검색장치….” “자동항로검색장치를 아나?” “인공 지능에 등록된 우주 지도를 이용해서 목적지의 좌표를 찍으면 알아서 최단거리의 항로를 찾아주는 장치죠,” “그 위에 있는 파란색 레버는?” “수동조종레버요. 작동법도 싹 다 외웠어요. 물론 실제로 해 본 적은 없지만.” “보통이 아니군.” 비치 박사가 찌르는 듯한 시선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 또한 눈을 피하지 않았다. “어디서 감히….” 비치 박사가 입을 열려는 찰나, 연구원 한 명이 그녀에게로 급하게 뛰어왔다. 그녀의 말을 듣던 비치 박사가 곧 입술을 잘근거리며 내 쪽으로 걸어왔다. “넌 일단 돌아가 있어.” 비치 박사는 그 말만 남긴 채 쌩하니 몸을 돌렸다. 하여튼 싸가지 없긴. 이번엔 또 뭐야? 나는 부지런히 숙소로 걸음을 옮겼다. “매니스트, QUEEN 측에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시위 시작?” AVR 시스템을 켜자마자 기사들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고 있었다. 아까 숙소로 올 때 주변에서 어른거리던 것들이 그럼 매니스트 회원들이었나 보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부지런히 기사를 클릭했다. “뭘 보고 있는 거지?” 아뿔싸. 나는 천천히 돌아섰다. 비치 박사가 문간에 서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5분 내로 인터뷰실로 이동해. 긴급 기자회견이야.” “하지만….” “메이의 영상은 당연히 거짓말이야. 그래서 너한테 알리지도 않은 거고. 다만 지금 여론이 너무 뒤숭숭하니까 네가 나서서 불필요한 헛소문을 좀 멈추라는 뜻이야. 알겠니?” “….” “지금 헛소문이 돌아봤자 너한테 좋을 건 하나도 없어.” 그래. 지금 헛소문이 돌아봤자 나한테 좋을 건 하나도 없지. 나는 비치 박사의 말을 떠올리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저는 QUEEN과 비치 박사님을 전적으로 신뢰합니다. 매니스트 회원들은 근거 없는 루머에 휘둘리고 있어요. 당장 불법 시위를 멈춰야 합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기자들이 앞다투어 손을 들었다. 지켜보고 있던 비치 박사가 손을 들어 웅성거리는 장내를 정리했다. “머큐리 군의 입장 표명은 이상입니다. 기자회견을 종료하기 전에, QUEEN 측에서 준비한 영상을 이 자리에서 최초로 공개하겠습니다.” 비치 박사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버튼을 눌렀다. 심드렁하게 화면을 쳐다보던 나는 영상이 재생되자마자 튕기듯 일어섰다. “프레디!” 화면에 등장한 건 프레디의 얼굴이었다. “안녕, 머큐리. 잘 지내고 있지? 오늘이 벌써 9월 4일이야. 네 생일 이브.” 그러고 보니 내일이 내 생일인 것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우리는 항상 9월 4일에서 9월 5일로 넘어가는 밤, 12시가 되면 기숙사 옥상에서 영화를 봤지. 한 번도 빼먹은 적이 없었는데, 이번 생일에 너는 QUEEN 숙소에 있겠구나. 그곳 옥상은 어때? 보고 싶어, 머큐리.” 영상은 거기서 끝이었다. 기자들이 앞다투어 소감을 물었다. 나는 거의 울기 직전의 표정으로 너무 놀랍고 보고 싶다는 등의 말을 주워섬겼다. 기자들의 머리 위로 녹색 광선이 휙휙 지나갔다. 아마 실시간으로 ‘머큐리와 프레디, 감동적인 만남의 현장!’ 따위의 기사가 쏟아지고 있을 것이다. 나와 프레디의 기사가 매니스트의 시위 기사를 밀어낼 수 있을까? 알 수 없는 일이었지만, 비치 박사는 꽤 만족한 얼굴이었다. “좋아. 오늘 일정은 여기서 끝이야. 쉬어도 좋다.”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나는 숙소로 이동했다. AVR 워치를 뽑아내듯 벗겨내 던져 버리고, 침대 위에 쪼그려 앉았다. 춥지도 않은데 몸이 덜덜 떨려왔다. 프레디와 나는, 단 한 번도 9월 4일에서 9월 5일로 넘어가는 밤 12시에 영화를 본 적이 없었다. 처음 영화를 보던 날은 9월 5일에서 9월 6일로 넘어가던 밤이었다. 그 이후로는 시도 때도 없이 영화를 봤었고, 생일이 되면 내가 영화를 보여 달라고 조르긴 했지만 시간을 정해놓은 적은 없었다. 옥상은 더더욱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처음 영화를 보던 날, 내내 옥상에서 찬바람을 맞은 내가 지독한 감기에 걸려 몇 주를 앓았기 때문에 프레디는 그 이후로 옥상이라는 말만 나와도 거부 반응을 일으켰다. 프레디는 왜 그런 말을 했을까? ‘9월 4일에서 9월 5일로 넘어가는 밤, 12시가 되면 기숙사 옥상에서 영화를 봤지.’ ‘이번 생일에 너는 QUEEN의 숙소에 있겠구나.’ ‘그곳 옥상은 어때?’ ‘보고 싶어.’ 순간 머릿속에 불이 번쩍, 했다. 지금이 몇 시지? 튕기듯 일어나 AVR 워치를 켜자, 11시를 가리키는 계기판 알림음이 울렸다. 나는 알림음이 끝나기도 전에 AVR 시스템의 전원을 껐다. A구역에서 AVR 없이 움직인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지만, 실시간 위치를 노출시키는 것보다는 나았다. 나는 살금살금 숙소를 빠져나왔다. 옥상은 여기서 61층 위. 진공관에 타는 게 가장 빠르겠지만 들킬 위험이 너무 높다. 나는 계단 쪽으로 눈을 돌렸다. 아마 이 건물이 세워진 이래 한 번도 쓰인 적 없는 계단일 것이다. 1일 필수 운동량조차 실내 운동기구로 해결하는 A구역 사람들이 건물에 계단을 만든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하지만 D구역에서 14년을 살아온 나라면 얘기가 다르지. 나는 심호흡을 하고 계단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각오는 했지만, 61층을 걸어 올라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장이라도 주저앉고 싶었지만 계단을 오르는 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낭비했기 때문에 멈출 수가 없었다. AVR 시스템을 껐으니 지금이 몇 시인지도 알 도리가 없었다. 그저 최대한 빨리 도착하는 수밖에. 나는 얼얼한 다리를 이끌고 걸음을 재촉했다. 드디어, 옥상이었다. 나는 쓰러지듯 한쪽 벽에 기대앉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나 하나뿐이었다. 여기 춥고 무서워, 나는 중얼거리며 두 팔로 무릎을 감쌌다. 그 순간 내 귓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열네 살짜리가 볼 건 아닌데, 그래도 볼래?” “프레디!” 조용히 해야지, 프레디가 속삭였다. 나는 재빨리 입을 다물었다. 프레디가 씩 웃으며 팔에 붙은 버튼을 만지작거렸다. 깜깜하던 밤하늘이 환해짐과 동시에, 나는 입을 틀어막았다. 영상에 등장한 사람은 비치 박사였다. 그리고 그녀 앞에 한 사람이 등을 보이며 서 있었다. “…시위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이제는 머큐리 팬클럽까지 합세하고 있다고.” “지금 그게 문제가 아냐.” “그럼? 대체 이것보다 큰 문제가 뭐야?” “머큐리가 우주선 조종법을 알아. D구역 남자애 주제에 건방지게 어디서 주워들은 건지. 하도 어려서 아무것도 모를 줄 알고 뽑아놨더니, 내 발등을 내가 찍었어.” “뭐? 그럼 어쩌자고?” “나도 모르겠어. 하지만 머큐리가 우주선 안에서 수동조종이라도 한다면 통제할 방법이 없어. 무슨 일이 있어도 저런 걸 우주선에 태워선 안 돼.” 영상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오늘 밤 12시에 공개될 거야.” 프레디가 말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한동안 둘 다 말이 없었다. 다시 입을 연 건 프레디였다. “돌아가자, 머큐리.” 나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프레디가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방금 영상 못 봤어?” “봤어.” “여기 있으면 위험해. 메이 박사의 영상은 거짓말이 아냐. 저들은 애초에 널 우주선에 태울 생각이 없어! 그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널 카메라 앞에 내세워서 이용할 뿐이지, 나중에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고.” “나도 알아.” “그럼 돌아가자. 난 이런 곳에 너를 1초도 놔둘 수 없어.” “아니, 나는 안 돌아가.” “머큐리!” 프레디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프레디, D구역과 우주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 “뭐?” “둘 다 AVR 시스템이 안 통한다는 거야. 우주는 누구에게나 평등한 곳이니까. 우주에 가는 길이 평등하지 않아서 문제였지. 그런데 이렇게 기회가 왔잖아. 이제 와서 스스로 이걸 포기하라고?” “머큐리, 우주에 가고 싶은 건 나도 마찬가지야. 아니, 내가 더 간절할지도 모르지. 너는 7년 동안 간직한 꿈이지만 나는 59년이니까.” 프레디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하지만 머큐리, 지금 네가 우주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0%에 수렴해.” “0%에 수렴한다는 말은 0%는 아니라는 말이네. 생각보다 희망적인데?” “머큐리!” “내가 우주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0%에 수렴한다면, 내가 지구에서 살아남을 확률은 그냥 0%야. 왜 아직도 그걸 몰라?” “뭐?” “네가 영원히 아이 돌보기 로봇에서 벗어날 수 없듯이, 나 또한 영원히 D구역 남자니까. 지구에서 우리에게 허락된 미래가 있어?” “….” “아주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난 그걸 택하고 싶어.” 다시, 한동안 둘 다 말이 없었다. 이번에도 먼저 입을 연 건 프레디였다. “머큐리, 마지막으로 물을게. 정말 나랑 같이 가지 않을 거야? 나를 여기 데려다 준 매니스트 회원들이 우리가 돌아가는 걸 돕기 위해 기다리고 있어. 지금이 아니면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 없어.” “미안해.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는 건 나도 마찬가지야.” “그럼 좋아, 머큐리. 우주에 간다 치자고. 지금 QUEEN 주위에 수십만 명이 있어. 우주선까지는 어떻게 갈 거야?” “어차피 다 AVR 홀로그램이야. CCTV에만 안 들키면 돼. 밤이고, 나는 몸집이 작으니까 잘 숨으면 눈에 안 띌 수도 있어.” “무모한 짓인 걸 알면서도 해보겠다는 거지, 결국은.” 프레디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불쑥 손을 내밀었다. “그럼, 네 AVR 세트를 나한테 줘.” “뭐?” “난 인간형 로봇이니까, AVR 착용이 가능할 거야. 그럼 너 대신 내 위치가 노출되겠지. 오래는 못 버티겠지만, 시간을 조금 더 벌어줄 수는 있을 거야.” “하지만 프레디, 너무 위험하잖아!” “그건 너도 마찬가지야. 너는 하면서, 나는 하지 말라는 건 반칙 아냐?” 프레디가 내 손에서 AVR 워치를 풀었다. 이러면 안 된다고 해야 하는데, 어쩐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내가 멍청히 서 있는 사이, 프레디의 손목에 내 워치가 채워졌다. 다음은 렌즈, 그 다음은 센서티브 패치, 마지막으로 내 웨어러블 슈트와 프레디의 옷까지 바뀌었다. 내가 된 프레디가, 프레디가 된 나를 보고 웃었다. “이 마당에 부담 주긴 싫지만, 이렇게 된 이상 넌 꼭 성공해야 돼.” “프레디….” 지금 울면 안 돼. 프레디의 기억 속에 그렇게 남으면 안 돼. 애써 웃어 보이려 노력하는데도 눈가가 자꾸 화끈거렸다. 프레디가 나를 꽉 끌어안았다. “머큐리, 그거 알아? 네가 이 프로젝트 지원하던 날 밤에 본 영화, 그게 내 저장 장치 속 마지막 영화였어.” 그 말을 마지막으로 프레디가 등을 돌렸다. 곧이어 빠르게 계단을 내려가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나는 계단을 향해 무작정 소리쳤다. 울음 때문에 발음이 제멋대로 뭉개져 나왔다. “프레디! 나 꼭 돌아올게! 옥상, 옥상으로 올 거야! 그러니까 기다려…. 무조건 기다리고 있어야 돼!” 내 말이 들렸을까. 발소리는 점점 작아지더니 곧 사라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숙소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홀로그램들이 크게 동요하며 일렁거렸다. 홀로그램들은 일제히 비행장 반대 방향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지금이다.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계단으로 달렸다. 바깥은 아수라장이었다. 여기저기 홀로그램들이 떼 지어 몰려다니고, 경비로봇들이 울리는 사이렌 소리가 날카롭게 귀를 파고들었다. 나는 비행장 쪽으로 있는 힘을 다해 달렸다. 목에서 쇠 맛이 나더니, 나중에는 피 맛이 났다. 머큐리-17473호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조금만 더, 열 걸음만 더, 한 걸음만 더…! “홍채를 인식합니다.” 정신없이 얼굴을 갖다 대자, 경쾌한 안내 음성이 울렸다. “환영합니다! 비행사는 우주선 안으로 입장해 주십시오.” 우주선 전체가 윙윙거리며 진동했다. 계기판과 레버, 버튼에 불이 깜빡였다. 머큐리-17473호는 날아오를 준비를 마치고 비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조종간으로 다가갔다. 녹색 버튼을 누르자 추진 로켓이 굉음을 내며 떨리기 시작했다. 7살 생일날 밤, 내 앞에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것처럼 반짝이던 별들이 떠올랐다. 주인공 로봇을 흉내 내던 프레디의 눈물방울이 별빛에 반사되어 빛났다. 꿈꾸는 듯 펼쳐졌던 그 모든 것들이 지금 이 순간 우주선 밖으로 보이는 밤하늘과 겹쳐졌다. 얼굴에 번진 눈물을 대충 훔쳐내고, 조종석에 앉아 벨트를 채웠다. 남자, 여자, D구역, A구역, 비치 박사, QUEEN, 그리고 나를 괴롭게 했던 모든 것들. 안녕히 계세요. 나는 이제 떠날 거예요. 우주로 갈 거예요. 장미성운의 그 오묘한 빛깔을 내 눈으로 보고, 말머리성운의 머리 위를 비행할 거예요. 별의 물결이 흐르는 파로크 바다를 항해하고, 불사라 지구의 쏟아지는 운석들 사이에서 아찔한 곡예비행도 할 거예요. 이제 막 태어나는 별을 발견하면 프레디와 내 이름을 붙여줄 거고, 주어진 운명을 다하고 사라지는 별도 말없이 지켜볼 거예요. 우주에서라면 그 모든 것이 가능하죠. 나는, 그냥 머큐리일 뿐이니까. “가자, 머큐리.” 수동 조종 레버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2166년 9월 5일 01시 06분 11초, 머큐리-17473호 발사.
  • ‘무한도전’ 유재석, 파퀴아오 선택에 안경 벗었다 ‘빠질 듯한 눈동자’

    ‘무한도전’ 유재석, 파퀴아오 선택에 안경 벗었다 ‘빠질 듯한 눈동자’

    ‘무한도전’에 출연한 복싱전설 매니 파퀴아오가 ‘무한도전’의 1인자 유재석을 ‘픽(Pick)’했다.파퀴아오가 ‘무한도전’ 멤버들과 스파링 대결을 앞두고 진행된 사전인터뷰에서 가장 강력한 대결상대로 유재석을 선택한 것. 실제로 두 사람이 링 위에서 불꽃 튀는 눈 싸움을 펼치는 모습이 포착돼 보는 이들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30일 방송되는 MBC 리얼버라이어티쇼 ‘무한도전’에서는 복싱전설 파퀴아오와 ‘무한도전’ 6인의 파이터가 링 위에서 만남을 갖는 모습이 공개된다. 파퀴아오와 ‘무한도전’의 세기의 대결은 2주에 걸쳐 방송된다. 제작진에 따르면 ‘무한도전’ 멤버들을 만나기 전 파퀴아오와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여기서 각 멤버들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 후 이중 가장 기대되는 멤버를 물었다고. 이에 파퀴아오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유재석을 지목했다는 전언이다. 복싱 세계 챔피언 파퀴아오는 인간 신체의 한계를 넘어선 기량으로 살아있는 전설이라 불리는 복싱계 1인자다. 그런 그가 ‘무한도전’의 1인자이자 자존심인 유재석을 ‘픽’한 터라 두 사람이 펼칠 세기의 대결에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공개된 사진 속 파퀴아오와 유재석이 불꽃 스파크를 뿜어내며 눈빛 싸움을 하고 있어 시선을 모은다. 유재석은 안경까지 벗어 던지고,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파퀴아오를 노려보며 ‘무한도전’의 1인자다운 강렬한 의지를 보여준다. 이에 질세라 파퀴아오도 눈이 빠질 듯 한껏 힘을 준 카리스마 눈빛을 쏘고 있어 시선을 모은다. 반면 두 1인자의 자존심을 건 기싸움을 지켜보는 멤버들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있어 폭소를 자아낸다. 파퀴아오는 유재석과 눈 싸움을 마친 후 다소 놀란 표정으로 “기가 세다”라며 다른 멤버들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을 받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해져 두 1인자들의 신경전은 어땠을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어 파퀴아오가 아크릴 판넬을 들고 날아오는 테니스 공을 주시하고 있는 모습과 유병재가 그의 눈 앞에 ‘잽’을 날리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이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그와 스파링 대결을 대비하며 진행한 ‘동체시력 강화 훈련’ 중 한 가지로, 눈앞에 어떤 것이 날아와도 절대 눈을 감지 않아야 하는 훈련이다. 파퀴아오는 “(자신은) 눈을 절대 안 깜박인다”라고 호언장담한 것은 물론 화려한 쉐도우 복싱 포즈까지 선보이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후문. 멤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복싱전설 파퀴아오는 ‘동체시력’ 테스트에서 무사히 성공했을지 궁금증을 더한다. 과연 복싱계의 1인자 파퀴아오와 ‘무한도전’의 1인자 유재석의 불꽃 튀는 눈싸움 대결 모습은 어땠을지 오늘(30일) 오후 6시 25분 방송되는 ‘무한도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완벽한 흑인이 낳은 완벽한 백인 딸…100만 분의 1 확률

    완벽한 흑인이 낳은 완벽한 백인 딸…100만 분의 1 확률

    자메이카 출신의 흑인 여성이 피부가 새하얀 백인 딸을 출산했다. 전문가들은 흑인과 백인 사이에서 완벽한 백인이 탄생할 확률이 100만 분의 1 정도로 희박하다고 말한다. 영국 메트로 등 해외 언론의 26일 보도에 따르면 자메이카에서 태어나 현재 영국 버밍엄에 살고 있는 4년 전 소피아 블레이크는 백인 남자친구인 크리스토퍼 퍼킨스와의 사이에서 딸 티아라를 출산했다. 블레이크는 출산 직후 조산사가 자신에게 건넨 딸의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피부색이 완벽한 흑인도, 흑인과 백인 사이도 아닌 완전한 백인의 색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파란 눈동자까지 가지고 있어 하얀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블레이크는 “처음 딸을 안았을 때에는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조산사에게 이 아이가 내가 낳은 아이가 맞는지 되묻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지인들뿐만 아니라 출산한 병원에 있던 의사와 간호사까지도 흑인인 그녀가 백인 아기를 출산한 사실을 쉽게 믿지 못했다. 블레이크는 “사람들은 티아라가 내 딸이라는 것을 전혀 믿지 못한다. 얼굴 생김새 뿐만 아니라 피부색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라면서 “누군가는 딸에게 ‘넌 왜 엄마를 닮지 않았니’라고 물으면, 나는 딸이 혼혈이라서 그렇다고 말하지만 다들 쉽게 이해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블레이크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흑인이 완전한 백인을 낳을 확률은 100만분의 1 정도로 희박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블레이크의 가족 중에는 흑인과 백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이 전혀 없다는 사실까지 감안하면 티아라의 탄생은 더욱 놀라울 수 밖에 없다. 블레이크는 “아마도 딸이 학교에 가게 되면 다른 엄마들은 내가 티아라를 입양했다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앞으로는 흑인과 백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아이들이 완벽한 흑인이거나 또는 완벽한 백인일 수 있다는 사실을 주위에 많이 알리겠다”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오페라의 유령’ 현지팀이 제 기술 배워갔죠

    ‘오페라의 유령’ 현지팀이 제 기술 배워갔죠

    “우리 영화가 해외로 나가고, 케이팝이니 한류니 해도 그 뒤의 스태프들에게 관심을 두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을 거예요. 그래도 이 나이 될 때까지 뒤돌아보지 않고 한길만 걸어왔더니 이렇게 좋은 때도 오네요.”# 특수효과 57년… 무대 뒤 스태프도 봐주세요 국내 특수효과 1세대로 영화, TV, 뮤지컬에서 수많은 명장면을 만들어 낸 박광남(73) 쇼텍라인 기술고문이 1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간의 소회를 털어놓았다. 1961년 영화 ‘현해탄은 알고 있다’를 시작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그는 57년간 무대와 스크린 뒤에서 묵묵히 일하며 숱한 명장면을 만들어 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14일 이 같은 공로를 인정해 그에게 올해 처음 제정한 ‘2017 대중문화예술 제작스태프 대상’ 장관 표창을 수여한다. “서울 왕십리에 가면 예전에 무기창이 있었어요. 지금은 상상도 못하겠지만 60~70년대만 해도 전쟁영화를 찍을 때 진짜 폭탄과 무기를 빌려 촬영을 했어요. 정말 위험했는데 사고는 한 차례도 없었죠.” # 진짜 폭탄·무기로 전쟁영화 찍던 시절도 수만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홀로 고군분투해 익힌 기술로 그는 전쟁특수효과 1인자로 인정받고 있다. 영화 ‘빨간 마후라’(1964), ‘태백산맥’(1975), ‘길소뜸’(1985), ‘장군의 아들’(1990), ‘흑수선’(2001), ‘웰컴 투 동막골’(2005), TV 드라마 ‘전우’(1975·1982), ‘여명의 눈동자’(1991), ‘모래시계’(1995), ‘왕초’(1999), ‘불멸의 이순신’(2004),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남한산성’, ‘명성황후’, ‘보디가드’, ‘영웅’에 이르기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작품을 찾기가 힘들 정도다. 특히 현장 경험과 노하우가 많은 그는 뮤지컬 쪽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 가운데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팀의 내한 공연 당시 그가 2막에서 팬텀이 사라질 때 선보인 불기둥 특수효과는 외국 연출진이 거꾸로 배워 가 해외 투어 무대에 적용한 걸로 유명하다. 그에게 은퇴는 아직 먼 얘기다. 요즘도 일주일에 한 번은 현장에 직접 나가 무대를 살핀다. “일본만 해도 제 나이의 감독들이 아직 많이 활동하지만 우리 같은 환경에선 힘들어요. 요즘은 컴퓨터로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현장에서 오랫동안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까지 전달할 수는 없습니다.” # 먹고살기도 힘든 스태프 더 배려해 줬으면 수많은 명장면이 그와 같은 스태프들의 손을 거쳐 탄생하고 있지만 정작 세간의 관심은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배우들에게만 집중됐다. 그는 “해외에서는 한국 스태프들이 워낙 일을 잘하고 빨리하니까 다들 같이 일하고 싶어 하지만, 국내에서는 돈 많이 받는 배우들 대접이 최고”라고 쓴소리를 했다. “훌륭한 노하우를 가진 스태프들이 있어도 당장 먹고살기가 어렵다 보니 10년을 못 버티고 이 바닥을 떠납니다. 정부가 나서서 지원하고 스태프에 대한 배려도 필요합니다. 지금의 화려한 무대는 뒤에서 의상이라도 한 번 더 매만져 주고, 머리 손질이라도 한 번 더 해 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니까요.”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엄정화 ‘페스티벌’부터 ‘엔딩 크레딧’까지, 랜덤 플레이 댄스 ‘성공적’

    엄정화 ‘페스티벌’부터 ‘엔딩 크레딧’까지, 랜덤 플레이 댄스 ‘성공적’

    엄정화가 ‘주간아이돌’에 출연해 히트곡 랜덤 플레이 댄스에 도전했다.13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에서는 가수 엄정화가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엄정화는 랜덤으로 재생되는 자신의 히트곡에 맞춰 춤을 추는 랜덤 플레이 댄스에 도전했다. 페스티벌, 몰라, 눈동자, 배반의 장미 등이 재생돼 보는 이들을 추억에 잠기게 했다. 곡이 흘러 나올 때마다 열정 넘치는 모습으로 안무를 소화하는 엄정화의 모습은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엄정화의 팬이라고 말한 정형돈은 내내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엄정화는 이날 오후 6시 10집 ‘The Cloud Dream of the Nine(더 클라우드 드림 오브 더 나인)’ 파트 2(두 번째 꿈)를 발매했다. 타이틀곡 ‘엔딩 크레딧’은 프라이머리, 수란이 작곡하고 행주, 프라이머리가 작사한 레트로 신스팝 장르의 곡이다. 인생(또는 사랑)의 화려했던, 아름다웠던 순간이 지나가고 그때를 회상하는 화자의 쓸쓸한 모습을 한 편의 영화가 끝나고 마지막에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에 빗대어 표현한 가사가 포인트다. 사진=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주간아이돌’ 엄정화 출연, 25년 히트곡 총망라 랜덤플레이 댄스 도전

    ‘주간아이돌’ 엄정화 출연, 25년 히트곡 총망라 랜덤플레이 댄스 도전

    ‘주간아이돌’에 가수 엄정화가 출연해 25년간의 히트곡을 총망라한 랜덤 플레이 댄스에 도전한다. 13일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에는 신곡 ‘엔딩 크레딧’을 통해 1년 만에 컴백을 예고한 엄정화가 출연한다. 이날 엄정화는 1993년 데뷔곡 ‘눈동자’부터 ‘초대’, ‘몰라’, ‘페스티벌’, ‘D.I.S.C.O’등 다수의 히트곡을 총망라한 랜덤 플레이 댄스에 도전했다. ‘주간아이돌’ 최초로 댄서들과 함께 랜덤 플레이 댄스에 첫 도전하게 된 그는 전설의 댄싱 퀸답게 랜덤 플레이 댄스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내 이 코너만을 위해 댄서들과 밤새 비밀 특훈까지 한 사실이 밝혀져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MC들은 랜덤 플레이 댄스 성공 시 뮤직비디오를 완곡으로 송출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던져 엄정화와 댄서들의 의지를 더욱 불태웠다. 그러나 특훈의 보람도 잠시, 끝도 없는 히트곡 릴레이에 엄정화는 물론 댄서들마저도 큰 혼란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댄스뿐 아니라 ‘다시 쓰는 프로필’을 통해 25년 만에 프로필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평소 절친한 유희열의 애교 영상을 참고로 특별 엄정화표 애교 영상을 탄생시켜 지하 3층을 초토화 시켰다는 후문이다. 25년간의 히트곡을 총망라한 엄정화의 역대급 랜덤 플레이 댄스는 이날 오후 6시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MBC에브리원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퍼블릭 詩 IN] 거꾸로 매달린 사람

    [퍼블릭 詩 IN] 거꾸로 매달린 사람

    거꾸로 매달린 사람 일곱 살 딸아이 발그레 건네준 타로카드 그려진 ‘거꾸로 매달린 사람’ 아빠, 이거 꼭 갖고 다녀야 돼! 그날 이후 내 낡은 지갑 안 세들어 살기 시작한 ‘거꾸로 매달린 사람’ 꽤나 힘들 텐데 오히려 웃고 있는 눈동자가 얼굴의 1/2인 빨간 사과와 버섯 뒤로한 채 왼손 흔드는 ‘거꾸로 매달린 사람’ 나에게 어떤 엄청난 행운 안겨주려고 어린 영혼 깃든 것만으로 이미 축복일 텐데 뒷면에는 이집트 스핑크스 연상시키는 네 개의 석상 접은 날개 퍼덕이며 금시라도 날아갈 듯하고 행운의 별과 사랑의 별 교차하는 중앙에 자리 잡은 중세 고딕식 천정(天庭) 아라베스크 무늬의 기하학적 창으로 마구 쏟아져 내릴 것만 같은 햇살 아빠의 마음 딸아이가 열어 본 것일까 언제부턴가 뒤틀리고 삐걱거리는, 닳아빠진 구두 신은 듯 허청거리는, 몇 번의 실직과 간경화 아빠의 삶은 언제나 부르지 않은 방향으로 불어오는 바람 웃음 잃지 말라고 세상이 거꾸로 매달린 듯 흔들리더라도 여린 동심(童心)의 부적 던진 것일까김흥기 (경기 동두천 생연중학교)
  • [이현정 기자의 소리통] SNS 마녀사냥과 시인의 비극

    [이현정 기자의 소리통] SNS 마녀사냥과 시인의 비극

    한 사람의 일상이 무너지고 가슴에 주홍글씨가 새겨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사흘이었다. 그는 ‘2014년 동료들이 뽑은 올해의 젊은 시인상’, 2015년 시작작품상을 받은 촉망받는 시인이었다.모든 일은 지난해 10월 19일 트위터에 “미성년자인 저는 지난해 저보다 스무 살 많은 시인에게 성희롱을 당했습니다. 박진성 시인임을 밝힙니다”란 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또 다른 이의 비슷한 폭로성 글이 꼬리를 물었다. 국내 일부 언론은 10월 21일 시인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했다. 해명할 기회는 주지 않았다. 마녀사냥이 시작됐고 시인은 물론 가족의 삶까지 무참히 파괴됐다. 집 앞 피켓 시위가 이어졌다. 그는 고통의 기억을 자신의 블로그에 이렇게 기록했다. “창문 바깥으로 수십 명의 사람이 웅성대는 소리가 들렸고 몰래 열어 본 창틈으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있는 게 보였다. 저 집에 범죄자가 산대. 흉악한 범죄자가.” 검찰은 지난 9월 이 사건에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온라인 유목민은 낙인찍기를 멈추지 않았다. ‘자살하고 싶지 않으세요’라며 도를 넘는 악성 글을 올린 이도 있었다.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던 시인은 지난 2일 “지쳤다. 제가 저의 결백을 밝힐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라는 걸 이제야 알았다”며 극단적 시도를 했다. 자제력을 잃고 폭주하는 일명 악플러들은 SNS 공간에 사람을 전시하고 발가벗겨 포르노적으로 소비하고서 결국 파괴한다. ‘통신망으로 연결된 가상 사회의 구성원’이란 공동체적 의미를 갖는 단어 ‘네티즌’은 이들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그저 승냥이떼와 같은 고립된 개인의 ‘무리’이며 목소리가 아닌 ‘소음’일 뿐이다. 때론 정의를 표방하나 인간애와 공존하지 않는 정의를 우린 정의라 부르지 않는다. 악성 댓글에 멍든 이들이 심각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별다른 대책은 없다. 세계와 관계 맺기를 하며 고유명사로 살아온 시인이 한순간 ‘성범죄자’란 일반명사가 돼 갈가리 찢기고 존재가 거처할 곳을 잃었을 때 마주했을 그 고통의 무게를 짐작한다. 극단적 시도를 하기 전 “단 하나의 눈동자만 있어도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쳤다”고 한 그의 말이 묵직한 돌덩어리로 남았다. 피투성이가 되더라도 그가 자신이 선 땅을 딛고 다시 한번 바깥을 향하길 바란다. 온갖 억측과 싸워 앞으로 살아갈 생과 맞바꾸려 했을 만큼 절실히 바란 진실을 찾고 길을 찾길 바란다. 자살로는 결코 결백을 입증하지도 그 무엇을 이룰 수도 없다. 그저 비난하던 이들을 지극히 짧은 시간 모래알처럼 흩어지게 할 뿐이다. 지난해 3월 학내에 거짓 대자보를 붙여 교수에게 성추행 누명을 씌워 죽음에 이르게 한 제자는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교수는 이 세상에 없다. 가족에게는 더한 고통이 기다리고 있다. SNS를 떠도는 과다한 정보는 거짓과 진실의 경계마저 모호하게 만들어 때론 거짓마저 진실로 둔갑시킨다. 직접 돌을 던지진 않았으되 심정적으로 동조한 모두를 공범으로 만든다. 더 많은 정보가 꼭 진리로 귀결되진 않는다는 점도 기억해야 할 대목이다. hjlee@seoul.co.kr
  • 박진성 시인 “결백 밝힐 방법은 단 하나”…약물과다복용해 병원 치료중

    박진성 시인 “결백 밝힐 방법은 단 하나”…약물과다복용해 병원 치료중

    성폭행 혐의로 법정 싸움을 벌이다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시인 박진성씨가 자살을 시도했다.경기도 의왕경찰서 관계자는 2일 “새벽부터 박 시인이 자살을 하려고 한다는 제보 전화가 여러 건 접수됐다”면서 “가족을 통해 확인해 보니 새벽에 약물과다복용으로 쓰러졌고 현재 충남의 한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류근 시인도 이날 오후 “박 시인이 약물과다복용으로 쓰러졌다가 14시간 만에 응급실에서 의식을 회복했다는군요”라는 글을 페북에 올렸다. 박씨는 이날 오전 1시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지쳤다. 죄송하다. 전부 다 죄송하다”며 “결백을 밝힐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라는 걸 이제야 알았다. 끝까지 믿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하다. 단 하나의 눈동자만 있어도 견딜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쳤다. 제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썼다. 박씨는 1년여에 걸친 법정싸움 끝에 지난 9월 강간 혐의 등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앞선 사건으로 그의 책이 서점에서 치워지고 출간 계획이 무산되는 등 무혐의 처분 뒤에도 전과 같은 생활을 회복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아빠 아닌 약혼자” 50대 남성과 결혼 선언 19세 여성

    “아빠 아닌 약혼자” 50대 남성과 결혼 선언 19세 여성

    19세 여성이 온라인 채팅으로 만난 50대 남성과의 결혼 계획을 밝혀 화제다. 30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미국 네브래스카주(州) 오마하 출신의 미카엘라 맷슨(19)의 사연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맷슨은 지난해 한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캐나다 앨버타주에 사는 윌리엄 몰데라(53)를 처음 알게됐다. 몰데라의 잘생긴 외모에 호감을 느낀 그녀는 페이스북 화상 통화로 일주일에 서너 차례 씩 몇 개월 동안 대화를 나누며 애정을 싹틔웠다. 맷슨은 “약간은 구부러진 그의 코가 마음에 들었다. 연갈색 눈동자 역시 숨이 멎을 만큼 아름다웠다"면서 "처음엔 그가 어떤 사람인지 몰랐지만, 점점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이 사람에게 빠지고 있구나’라는 걸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결국 몰데라를 만나기위해 2400㎞의 먼 거리를 여행가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부모님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아버지는 연을 끊고 가라며 여권을 뺏고 딸을 정신과 의사에게도 보냈다. 하지만 맷슨은 여권을 새로 신청받아 캐나다로 떠났다. 그녀는 “공항에서 그를 보자마자 흥분되고 가슴이 벅찼다. 이후 쭉 함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30살이 넘는 나이 차를 극복한 두 사람은 약혼식을 올렸고, 결혼식은 내년으로 미룬 상태다. 맷슨은 “우리는 가족들이 이 상황에 적응하길 기다리고 있으며 결혼식은 내년 8월 또는 9월에 하고싶다”면서 “사람들이 종종 아버지와 딸로 오인하기도 하지만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데일리메일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연세대 의대 연구팀 ‘영아 눈떨림증후군’ 원인 규명

    국내 연구팀이 유전자분석으로 희귀 안질환인 ‘영아 눈떨림증후군’의 원인을 규명했다. 한진우(안과학)·이승태(진단검사의학) 연세대 의대 교수와 임정훈(약리학) 연구원은 영아 눈떨림증후군을 겪는 환자의 혈액을 유전자 분석해 원인 질환을 규명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안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미국의학협회 안과저널 최근호에 실렸다. 영아 눈떨림증후군은 생후 6개월 이전의 영아에게서 눈동자가 좌우, 상하 또는 복합적으로 계속 떨리는 증상으로 인구 2000명당 1명꼴로 생기는 희귀 안질환이다.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이거나 뇌·신경계 이상, 눈백색증, 망막변성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명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이나 특수 혈액검사, 염색체 검사 등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연세대 의대 연구팀은 2015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세브란스병원 안과에서 진료받은 영아 눈떨림증후군 환자 48명의 혈액을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으로 유전자 분석해 원인을 찾았다. 그 결과 28명의 환자에게서 영아 눈떨림증후군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찾아내 원인을 진단할 수 있었다. 원인 질환을 찾은 28명 중에서는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 환자가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무홍채증’ 환자 4명, ‘전색맹’ 환자 3명 그리고 ‘시니어 로켄 증후군’ 등의 기타 희귀 유전성 안질환으로 각각 진단됐다. 한 교수는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초로 NGS 기법을 영아 눈떨림증후군 환자에 적용해 58.3%의 원인질환 진단율을 얻었다”며 “가족력이 있는 환자의 경우 88% 이상의 매우 높은 진단율을 보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간편한 혈액 채취만으로 유전성 안질환을 진단할 수 있게 돼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고 예방적 치료를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이번 NGS기법을 통해 로켄 시니어 증후군을 진단받은 8세 여아는 향후 급격한 신부전 발병으로 제때 신장이식을 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영하 32도 속 반려견 얼어 죽게 만든 개 주인

    영하 32도 속 반려견 얼어 죽게 만든 개 주인

    동물을 향한 인간의 학대가 나날이 잔악무도해지고 있다. 러시아의 한 남성은 충실했던 자신의 반려견을 얼어 죽게 만들었다. 27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언론 매체 시베리안타임스는 야쿠츠크시 동물보호단체가 영하 32도의 추운 날씨에 저체온증을 앓고 있던 흰색 암컷 개를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결국 숨졌다고 보도했다. 개가 목격된 장소는 세계에서 가장 추운 도시에 속하는 러시아 극동부 야쿠츠크시의 어느 가정집 근처. 러시아 겨울 중 가장 추운 날 밤, 이웃 사람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동물보호단체는 개집 바닥과 함께 얼어붙은 개 한 마리를 발견했다. 얼음에 갇혀 애처롭게 낑낑거리던 개는 발견 당시만 해도 살아 있었다. 잔뜩 겁을 먹은 두 눈과 애절하게 흔들어대는 앞발은 마치 풀어달라는 듯 간절해 보였다. 동물 보호 자원봉사자들은 개를 얼음 속에서 빼내 급히 수의사에게 향했다. 그러나 필사의 노력에도 한 살밖에 안 된 개의 목숨을 구하지 못했다. 한 자원봉사자는 “두려움에 떨던 눈동자를 결코 잊지 못할 거다. 이미 죽어가고 있지만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그 개가 정확히 같은 눈을 가지고 있었다. 설명할 수 없지만 다 이해하는 눈빛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개를 죽인 남성에게는 많은 자녀가 있다. 오늘 그는 집 옆에서 개를 죽게 내버려 뒀지만 내일 그 같은 일이 아이들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개 주인의 이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개에게 찬물을 끼얹거나 추운 날 밖에 내놓는 등 훨씬 전부터 개를 학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충격을 입은 동물보호 운동가들은 1만 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해 조치와 처벌을 요구했다. 또한 사건에 대한 경찰의 무관심과 유기견을 근절해서 도시를 정화하려는 시장의 정책에 불만을 표출했다. 현재 모스크바 국회의원 세르게이 보야르스키가 해당 개 주인을 기소한 상태다.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아이 눈동자가 갑자기 떨리는 ‘눈떨림증후군’ 이유는?

    아이 눈동자가 갑자기 떨리는 ‘눈떨림증후군’ 이유는?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 분석기법을 통해 생후 6개월 안팎의 영유아들에게 나타나는 희귀질병인 ‘영아 눈떨림증후군’ 원인을 밝혀냈다.연세대 의대 한진우 안과학 교수, 이승태 진단검사의학 교수, 임정훈 연구원은 영아 눈떨림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의 혈액을 유전자 분석해 원인을 규명해 미국의학협회에서 발행하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JAMA 안과학’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27일 밝혔다. 영아 눈떨림증후군은 생후 6개월 이전의 영아에게서 눈동자가 좌우, 상하 등 복합적으로 계속 떨리는 증상으로 인구 2000명 당 1명꼴로 나타나는 희귀 안과질환으로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많고 뇌나 신경계 이상, 눈백색증, 망막변성 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지금까지는 정확한 발병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이나 특수 혈액검사, 염색체 검사 등 복잡한 검사를 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연구팀은 2015년 6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세브란스병원 안과에서 진료받은 영아 눈떨림증후군 환자 48명의 혈액을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NGS)으로 유전자 분석했다. 그 결과 28명의 환자에게서 돌연변이 유전자를 발견했다. 돌연변이 유전자가 발견된 28명의 환자 중에는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 환자 14명, 무홍채증 4명, 전색명 3명, 로켄시니어증후군 등 기타 희귀 유전성 안질환자도 있었다. 특히 로켄시니어증후군을 진단받은 8세 여자아이의 경우 급격한 신부전 발병으로 제때 신장이식을 받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이번 기술은 혈액 채취만으로 유전성 안질환을 진단할 수 있게 돼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고 예방적 치료를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진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NGS기법을 영아 눈떨림증후군 환자에 적용해 비교적 높은 원인질환 진단율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코끼리 눈에 비친 밀렵 순간…세계자연기금 광고 화제

    코끼리 눈에 비친 밀렵 순간…세계자연기금 광고 화제

    상아 때문에 희생되는 코끼리를 주제로 한 광고가 누리꾼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국제 환경단체인 세계자연기금(WWF) 영국 지부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저스트 라이크 어스’(Just Like Us)의 일환으로 제작한 광고를 공개했다. 1분 분량의 광고에는 인간의 욕심으로 무자비하게 학살되는 코끼리의 모습이 담겼다. 광고는 이 장면을 코끼리의 눈동자에 투영하여 코끼리의 감정을 드러내고자 했다. 눈동자에는 희생된 코끼리들과 수북이 쌓인 상아를 거래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묘사됐다. WWF 측은 “우리와 같이 코끼리들도 다양한 성격과 감정을 가지고 있다”면서 “무분별한 밀렵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영상=WWFunitedkingdom/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나 혼자 산다’ 시청률 1위 금의환향..박나래-기안84-김충재 ‘현실 로코’

    ‘나 혼자 산다’ 시청률 1위 금의환향..박나래-기안84-김충재 ‘현실 로코’

    11주 만에 돌아온 ‘나 혼자 산다’가 박나래-기안84-김충재의 ‘현실 로코’를 제대로 보여주며 시청률 1위로 금요일 밤에 금의환향했다. 기안84는 박나래와 김충재의 만남을 주선했음에도 박나래에게 외모 칭찬을 하는 등 묘한 삼각로맨스 분위기를 만들어 흥미진진함을 더했다. 이와 함께 이시언과 ‘부산 얼간이’의 취향을 완벽하게 저격한 서울투어 2탄은 오랜 친구들의 진한 브로맨스로 재미를 더했다. 이같이 오랜만에 재회한 ‘나 혼자 산다’가 여전한 재미로 시청자들을 빵빵 터지게 만들며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지난 17일 밤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기획 최원석, 연출 황지영 임찬) 221회에서는 사랑과 우정 사이를 오가는 박나래-기안84-김충재의 삼각로맨스와 서울투어를 통한 이시언-박재천-이원석의 브로맨스가 공개됐다. 18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나 혼자 산다’ 221회 1-2부는 각각 수도권 기준 6.3%, 9.9%로 동 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환영 속에서 금의환향했다. 오랜만에 만난 무지개회원 전현무-박나래-한혜진-이시언-기안84는 여전히 활기찼다. 이들은 서로의 근황을 이야기하며 방송재개의 문을 열었는데, 시작과 동시에 전현무와 나머지 회원들로 대결 구도가 펼쳐졌다. 최근 무지개회원들의 모임과 전현무가 이시언에게 TV를 선물했던 사연에 대한 제보가 봇물 터지듯 밀려왔고 이에 전현무는 시작부터 당황하며 진땀을 쏙 빼 웃음을 안겼다. 이날 방송에서 시청자들에게 가장 주목받은 건 박나래-기안84-김충재의 삼각로맨스였다. 지난 방송에서 기안84와 김충재는 박나래의 집에 방문했다. 만남 주선자인 기안84가 은근히 둘 사이를 훼방하는 말과 행동을 해 많은 이들에게 오해를 샀고, 그렇게 삼각로맨스는 급물살을 탔다. 테라스에서 식사를 마친 세 사람은 아래층으로 장소를 옮겼다. 바텐더 경험이 있던 김충재는 박나래를 위해 나래바의 재료들로 즉석에서 모히또-코스모폴리탄을 만들고, 칵테일의 유래와 유명해진 이유 등 각종 칵테일 지식까지 막힘 없이 말하며 뇌섹미를 뿜어냈다. 박나래 역시 김충재에게 푹 빠져 적극적으로 나래바 바텐더로의 취직을 제안하며 두 사람에게 달달한 분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기안84가 갑자기 굉장히 야한 이름의 칵테일을 외치며 해당 칵테일의 유래를 물어 두 사람에게 찬물을 확 끼얹은 것이다. 그럼에도 김충재는 계속해서 매력을 발산해 박나래의 마음을 흔들어놨다. 이번에는 미술 심리테스트를 하며 박나래의 심리상태를 척척 맞췄다. 이에 박나래는 김충재에게 “이런 미술치료 같은 건 가정방문 차 한 달에 한 번씩 오지 않나요?”, “나래바 정기모임이라도 만들까 봐요”라며 김충재의 지속적으로 만날 틈새를 공략하며 본심을 내비쳤다. 특히 기안84가 박나래와 김충재의 초상화를 그리며 처음으로 주선자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듯했다. 박나래는 김충재의 어깨에 살포시 기대고 등을 맞대며 초상화의 포즈를 정하면서 세상 행복한 표정을 지었고, 김충재는 “오늘 하루 중 가장 더운 순간이네요”라며 긴장된 마음을 전하며 분위기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박나래는 기안84와 마님과 그림쟁이로 상황극을 하게 됐는데, 두 사람이 찰떡같은 호흡으로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나눠 잘 어울리는 한 쌍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이후 기안84는 박나래의 얼굴을 그리면서 “나래야 너 예쁘다”, “오늘 왜 이렇게 달라 보이지?”라는 말을 해 긴급 청문회가 시작됐다. 기안84는 “만약에 나래가 너랑 만나겠다고 그러면 넌 어떡할 거야?”라는 한혜진의 질문에 “그럼 ‘나 혼자 산다’ 그만둬야죠”라고 말해 스튜디오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이어 기안84의 그림이 완성됐는데, 한혜진은 “저 안에 메시지 숨겨둔 거 아냐? 잘 보면 눈동자 안에 ‘아이 러브 유’ 이렇게 써 있는 거 아냐?”라며 의혹을 제시해 웃음을 안겼다. 박나래는 이날 하루를 돌아보며 “광대가 자꾸만 올라가는 기분”이라고 했고, 기안84는 “나래가 좋은 남자 만나서 행복했으면 좋겠어요”라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알쏭달쏭한 기안84의 말에 2차 청문회가 열렸다. 기안84는 “오빠로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 않아요?”라고 주장했는데 박나래와의 가능성을 묻는 이시언의 질문에 멘탈이 가출해 진심찾기에는 실패했다. 이 밖에도 ‘부산 얼간이’ 이시언과 그의 친구 박재천-이원석의 서울투어 2탄이 공개됐다. 세 사람은 한강에서 라면, 족발을 먹고 아쿠아리움과 63층 빌딩의 전망대에서 즐거움에 푹 빠진 시간을 보냈다. 이어 세 사람은 이시언의 집으로 갔고, 식당을 하는 이원석이 솜씨를 발휘해 부산식 불고기 백반을 했다. 식사 후 박재천은 영화 캐릭터 시계를, 이원석은 구하기 힘든 야외 전축과 LP판, 마이크를 이시언에게 선물로 건넸고, 세 사람은 선물과 함께 서로의 우정을 더욱 탄탄하게 굳혀나갔다. 이처럼 ‘나 혼자 산다’는 오랜만에 시청자들에게 돌아왔음에도 여전한 웃음을 안겼다. 박나래-기안84-김충재의 현실에 충분히 있을 법한 ‘현실 로코’와 발 닿는 모든 곳에서 감탄을 자아냈던 이시언-박재천-이원석의 취향저격 서울투어를 통해 현실적인 하루로 빵빵 터지는 웃음을 안겼다. 한편 ‘나 혼자 산다’는 1인 가구 스타들의 다채로운 무지개 라이프를 보여주는 싱글 라이프 트렌드 리더 프로그램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주인 알아보고 반응…로봇강아지 ‘아이보’ 11년 만에 부활

    주인 알아보고 반응…로봇강아지 ‘아이보’ 11년 만에 부활

    로봇 강아지 ‘아이보’(aibo)가 11년 만에 부활했다. 조금 더 실제 강아지 같아진 아이보는 주인을 알아보고 감정을 흉내 낸다.소니는 1일 인공지능(AI)을 탑재한 강아지 모습의 로봇 아이보(aibo)를 공개하고 내년 1월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날 도쿄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첫선을 보인 아이보는 무게 2.2㎏, 30㎝ 크기의 아이보리색 강아지 모습이었다. 11년 전 단종됐다가 재출시된 이번 아이보의 가장 큰 특징은 AI와 카메라를 탑재했다는 점이다. 덕분에 아이보는 주인을 알아보고 미소에 반응하는 등 감정을 흉내 낼 수 있게 됐다. 주인의 칭찬을 알아듣고 멍멍 짖거나 귀를 쫑긋하고 꼬리를 흔드는 방식으로 반응하며, 28개 관절로 달리거나 엎드리는 동작을 구사할 수 있다. 이전 아이보는 강아지 눈이나 코를 제대로 표현하지 않은 반면, 이번 아이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만든 눈동자를 깜박일 수 있고, 코끝도 갈색으로 그려 넣었다. 소니는 1999년 아이보 첫 모델을 출시, 순식간에 15만대를 판매했다. 그러나 TV 사업의 출혈을 막고자 2006년 아이보 사업을 중단했다. 히라이 가즈오 사장은 “당시 아이보 중단은 힘든 결정이었지만 AI와 로봇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면서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능력을 가진 로봇이 소니의 미래를 제시할 것으로 믿고 1년 6개월 전부터 아이보 신형 개발을 추진해왔다”고 말했다. 아이보는 일본어로 친구, 반려자라는 뜻이다. 새로 나오는 아이보의 가격은 19만 8000엔(약 194만원)이다. 소니는 이전 아이보를 수리해주는 서비스는 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옛날은 남는 것/이동구 논설위원

    [서울광장] 옛날은 남는 것/이동구 논설위원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 그저 낡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한탄할 그 무엇이 무서워서 우리는 떠나는 것일까.’ 박인환(1926~1956) 시인의 대표작 ‘목마와 숙녀’를 떠올리게 하는 계절이다. 아름답게 물든 나뭇잎 사이로 가을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더없이 좋은 계절이지만 뭔가 허전하다. ‘세월은 가고 오는 것’이라는 시구를 상기하면서도 왠지 모를 우울감이 사회 전반을 짓누른다.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아우성이고, 기성세대는 팍팍한 삶에 힘겨워하고 있다. 정치 지도자들은 서로 제 잘났다며 싸움질이다. 이를 지켜봐야 하는 국민들은 일제강점기와 전쟁 등 혼돈의 시대에 겪었던 박인환 시인의 좌절과 허무에 동질감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박인환 시인은 현재 서울의 망우리 공동묘지(망우묘지공원)에서 영면 중이다. 망우산 한쪽 자락의 2평 남짓한 터를 잡고 있는 시인의 묘는 최근 관할 자치단체의 특별한 관리를 받고 있다. 시비와 함께 연보비 등 묘 주변이 말끔히 정리돼 그의 시를 사랑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돕고 있다. 그와 동시대를 살면서 아픔과 절망을 함께 겪어야만 했던 51명의 문인, 지사들의 묘도 여느 공원묘지보다 손색없이 말끔히 정리돼 있다. 망우묘지공원은 1973년 2만 8500기로 포화 상태가 되기도 했지만 무연고 묘지 정리 등으로 현재는 8000여기 남짓 남아 있다. 묘지가 사라진 터는 산책로와 공원 등으로 바뀌었다. 이곳 사색의 길은 ‘서울의 가을 산책길 베스트 3’에 선정되기도 했다. 망우묘지공원에 최근 의미 있는 변화들이 생겨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문화재청은 지난 23일 망우리에 있는 언론인 오세창, 아동문학가 방정환 등 독립운동가 7명의 묘소를 문화재로 등록했다. 2012년 문화재로 등록된 만해 한용운의 묘소를 포함하면 망우리에 묻힌 역사인물 8명의 무덤이 등록문화재가 된 것이다. 늦었지만 참으로 다행스럽고 축하할 일이다. 영화배우 이브 몽탕, 가수 에디트 피아프, 철학자 콩트 등 프랑스의 유명 인물들이 묻혀 있는 파리의 공동묘지 ‘페르라셰즈’는 공원묘지의 효시로 알려져 있다. 무려 1804년부터 유명인들의 유해를 이장하는 이벤트를 통해 파리의 유명인과 부자들이 영면하기 좋아하는 명소가 됐다. 지금은 묘지 전체가 유물로 등록돼 훌륭한 문화 관광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망우묘지공원 또한 파리의 페르라셰즈처럼 역사 문화 공원으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서울 중랑구는 2019년을 목표로 이곳에다 전시관, 교육관, 다목적실 등을 갖춘 역사문화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역사문화 인물 51인의 묘지 곁에는 간단한 연보비를 세우고, 안내판과 음성안내 등으로 생전의 업적을 알리고 있다. 훌륭한 인물들이 항상 우리 주변에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자는 취지다. 나진구 중랑구청장은 “망우묘지공원은 역사문화적인 명소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면서 “국가 차원의 문화재로 등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한다. 아쉬움은 서울시와 자치구, 문화재청의 각기 다른 지향점. 자치단체 중랑구는 묘지공원이 ‘역사문화공원’으로 명칭까지 변경, 관리되길 원하지만 서울시는 공동묘지로 관리하고 있다. 도시계획상 공동묘지로 분류돼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은 이번처럼 독립운동가 등 역사인물에만 관심을 보인다. 삼인 삼색의 지향점을 하나로 모아 훌륭한 역사 문화 관광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 망우리에는 애국지사뿐 아니라 많은 문인 예술가들도 함께 잠들어 있기 때문이다. 소를 통해 한국적 정서를 표현했던 천재 화가 이중섭, ‘백치 아다다’로 유명한 소설가 계용묵. 지금도 가을이면 대중들의 허전한 가슴을 적셔 주고 있는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의 가수 차중락도 망우리에서 팬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세월이 가면)’이란 시구처럼 문화 인물들의 자취도 망우리에 오래도록 머물러 있었으면 한다. yidonggu@seoul.co.kr
  • 엄정화 컴백, 이효리·정려원 피처링 ‘화려한 라인업’

    엄정화 컴백, 이효리·정려원 피처링 ‘화려한 라인업’

    가수 엄정화가 컴백하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피처링에는 이효리, 정려원 등에 참여한다.24일 미스틱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엄정화는 11월 정규 10집 파트2 앨범을 발표한다. 이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파트1 ‘더 클라우드 드림 오브 더 나인’(The Cloud Dream of the Nine)에 이은 새 앨범이다. 이번 앨범에는 가수 이효리와 가수 출신 배우 정려원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스틱 관계자는 “지난주 금요일 뮤직비디오 촬영을 마치고 앨범 작업 막바지 단계에 있다. 아직 방송 활동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엄정화는 지난 1993년 ‘눈동자’를 시작으로 ‘하늘만 허락한 사랑’, ‘배반의 장미’, ‘포이즌’, ‘초대’, ‘몰라’, ‘페스티벌’, ‘디스코’(D.I.S.C.O) 등 많은 히트곡을 냈다. 또한 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 ‘마녀의 연애’, 영화 ‘미쓰 와이프’, ‘관능의 법칙’, ‘댄싱퀸’, ‘해운대’ 등에 출연하며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文 “당 당합 든든… 당청 일체감 확대 노력”

    文 “당 당합 든든… 당청 일체감 확대 노력”

    “여야 협치틀 만들어 새 나라 만들자”‘동지들의 눈동자에’ 건배사도 눈길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만찬을 갖고 당·청 단합과 소통 의지를 다졌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본관에서 추미애 대표와 이춘석 사무총장, 김태년 정책위의장 등 당 지도부는 물론 시도당위원장과 여성·쳥년 최고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예정된 90분을 훌쩍 넘겨 2시간 가까이 만찬을 이어 갔다.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취임 이후 정신없이 달려오느라 늦었지만 뜨겁게 환영한다”면서 “당의 단합을 넘어 당·청 간 일체감과 유대감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어 “여소야대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집권당의 책임감과 진정성으로 여야 협치의 틀을 만들어 새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한 과제들을 풀어가도록 하자”면서 “때로 부족함이 있더라도 보듬고 뒷받침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우남 제주도당위원장이 내년 제주 4·3항쟁 70주년 기념식에 꼭 참석해 달라고 요청하자 문 대통령은 “5·18민주화운동과 4·3항쟁, 부마항쟁 등에는 매년 참석하도록 노력하겠지만 안 되면 격년이라도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 회동은 지난 6월 이후 4개월여 만이다. 8월에는 민주당 의원 전원을 초청해 오찬 회동을 갖기도 했다. 회동에서는 화합을 강조하는 제스처가 두드러졌다. 대선 당시 사무총장으로 공을 세웠지만, 선거 뒤 당직개편에서 물러난 탓에 추 대표와 껄끄러웠던 안규백(서울시당위원장) 의원은 추 대표의 제의로 만찬이 끝난 뒤 문 대통령과 함께 셋이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지방선거 경선룰을 둘러싸고 추 대표와 각을 세웠던 전해철(경기도당위원장) 의원은 “추 대표를 중심으로 물적·인적 토대가 단단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추 대표의 인사말이 끝난 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을 브리핑했다. 정 안보실장은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착, 남북 문제의 주도적 해결, 압박과 대화의 병행, 북 도발에 단호한 대응 등 5가지 기본입장을 놓고 주변 4개국과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미국과는 초강경 대북기조를 유지하면서 대화 가능성을 모색한다”고 설명했다. 만찬에는 단호박죽과 은대구 양념구이, 등심구이와 흑미영양밥, 배추된장국이 제공됐으며 와인도 1잔씩 곁들여졌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이런 날은, 흔치 않아’ ‘동지들의 눈동자에, 당신의 눈동자에’ 같은 건배사도 등장했다고 김현 대변인이 전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황금빛 내 인생’은 어디로..신혜선, 복잡 미묘한 표정 “정체성 혼란”

    ‘황금빛 내 인생’은 어디로..신혜선, 복잡 미묘한 표정 “정체성 혼란”

    ‘황금빛 내 인생’ 신혜선의 복잡 미묘한 표정이 포착됐다.KBS 2TV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측은 8일 미소가 사라진 신혜선(서지안)의 모습이 담긴 현장 스틸을 공개했다. 지난 7일 방송에서는 해성어패럴 재입사와 함께 해성그룹에 스며들기 시작하는 신혜선의 모습이 그려졌다. 하지만 신혜선이 웃음을 되찾기 시작한 것도 잠시 방송 말미 자신의 어릴 적 상처를 통해 ‘최은석’의 진짜 정체에 대해 혼란을 겪었다. 이에 과연 신혜선이 엄마 김혜옥(미정)의 ‘친딸 바꿔치기’를 알아차리게 된 것인지 궁금증을 더하는 상황. 그런 가운데 공개된 스틸 속 신혜선은 그렁그렁한 눈동자가 쓸쓸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든다. 신혜선은 박시후(최도경)와 해성어패럴 창립 40주년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염색장을 동행하는 와중에도 그와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그동안 어떤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이고 씩씩한 모습을 잃지 않았던 ‘걸크러시’ 신혜선이었기에 그녀에게 무언가 큰 사건이 일어났음을 암시하며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또한 그런 신혜선을 바라보는 박시후의 얼굴에는 의문이 가득하다. 두 남매 관계가 또다시 변모하는 것은 아닌지 관심이 모아진다. ‘황금빛 내 인생’ 제작진은 “지안이 자신의 어릴 적 발가락 상처로 인해 해성그룹 딸 최은석의 진짜 정체에 대해 혼란에 빠지게 된다”며 “지안이 자신에게 찾아온 예상치 못한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 것이며 그녀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관심으로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오늘(8일) 오후 7시 55분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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