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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표 욕심이 타락부른다(선거풍토 개혁 내손으로:2)

    ◎금품 아예 주지도 받지도 말아야/「호화판 김밥」·「찜찔방 향응」 등 마구 제공/“법망만 피하자” 주례서고 축의금까지 서울지역 3선인 이모의원은 『국회의원에 당선된 다음 날부터 다음선거 걱정을 하게 되더라』고 술회했다.그는 한때 낙선한 뒤 와신상담,4년간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지역구를 발로 누볐다.금배지를 달고 있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진다고 한다. 이제 총선이 불과 60여일남짓 앞으로 다가왔다.전국 곳곳에서는 금배지를 달기 위해,또는 금배지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수많은 후보들이 사실상 선거운동에 전력투구하고 있다.경주의 한 전직 국회의원은 지난 12월부터 3개월째 택시회사에 임시기사로 취업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승객들을 상대로 자신을 홍보하고 있다.유권자들은 냉담하지만 출마 희망자들은 숨이 가쁘다. 곳곳에서 사전선거운동 시비가 벌어지고 이미 사전선거운동혐의로 구속되는 후보자까지 나왔다.과열 타락을 상징하는 「호화김밥」「찜질방 선심」등 신종 풍속도도 등장했다.지난달 28일 충남 당진의 자민련 후보인 김현욱전의원은 출판기념회에서 참석한 주민들에게 시가 8천원인 책을 무료나 반값으로 나눠주고 호화김밥을 제공한 혐의로 구속됐다.이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이와 같은 사례는 속속 드러나고 있다.선거법에는 당원교육이나 지구당 확대당직자회의에서는 다과 떡 음료외에 김밥도 제공할 수 있도록 돼 있다.그러나 문제는 김밥의 질이다.김밥이라면 간단한 식사를 의미한다.경기도 군포의 모 후보지망자는 이 규정을 악용해 고기 생선등 호텔에서 2만원은 갈만한 수준의 도시락에 김을 살짝 얹은 「위장김밥」을 제공해 호화김밥 논쟁을 빚었다.선관위에도 이런 규정과 관련한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생선초밥도 김밥으로 볼 수 있느냐」「김밥과 함께 오뎅등 국물도 제공할 수 있느냐」등등…. 극성 후보부인들도 심심찮게 화제에 오른다.상가집이나 잔치집,양로원에서 음식을 나르고 설거지를 하는등 「근로봉사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고전에 속하는 얘기다.대구의 한 지역에서는 단속의 눈길을 피해 단속원의 접근이 용이치 않은 여성 찜질방에서 향응을 베푼 사례까지 등장했다.신고를 받은 선관위 직원은 벌거벗은 여자들만 있는 곳에 들어갈 수도 없었다.여성 단속원을 특채해야겠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근 중앙선관위는 하루 평균 2백통,지역선관위는 50여통의 선거법 관련 문의를 받고있다.내용은 주로 선거법에 저촉되는지 여부다.선거법에 의하면 의정보고대회에서는 당원에게 다과와 음료를 제공할 수 있다.그러나 의정보고에 앞서 「당원이 아닌 사람은 나가 주세요」라고 사회자가 한마디만 하면 비록 당원이 아닌 사람이 참석해 있었더라도 책임을 면할 수 있게 돼 있다.선관위 단속반의 한 관계자는 『뛰는 선거법 위에 나는 후보자』라고 꼬집으며 『법을 교묘하게 피해나가는 아이디어가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선관위가 단속 발표한 사례를 보면 각양각색이다.지난달 19일 충남의 한 출마예정자 이모씨는 여러교회의 부흥회에 참석해 감사헌금 명목으로 기부금을 낸 사실이 지적됐다.경기도의 한 지구당위원장은 일요일이면 5∼6차례 주례를 서주고 축의금을 30만원씩 전달했다.이같이 법망을 교묘하게 피하며 지역을 누비는 후보지망자들이 적지않지만 법이 일일이 허점을 메우며 개정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중앙선관위의 임좌순선거관리실장은 『주지 않고 요구하지 않으며 서로 감시할때 타락과 불법이 발을 붙일 수 없다』고 「3박자론」을 전개했다.이를테면 후보자들은 불법행위를 하지 않고 유권자들은 금품을 요구하지 않으며 선관위와 공선협등 민·관의 선거감시기구들은 타락을 감시해 공명선거풍토를 정착시키자는 것이다. 그러나 후보자나 유권자,선거 감시기구의 활동과 자각만으로는 공명선거풍토조성이나 과열을 방지할 수는 없다.중앙당의 총력전이 과열의 또다른 주범이 되고있다.서울대의 손봉호교수는 『중앙정치와 정당들의 과열이 더욱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최근 신한국당,국민회의등 여야는 조기과열에 따른 따가운 비판여론을 의식해 선거대책기구 발족을 3월초로 미뤘다.그러나 이는 「눈가리고 아웅식」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선거대책기구만 구성하지 않았지 여야 각당이 공천자를 서둘러 발표하고 지구당 위원장 선출등을 통해 사실상 선거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지구당행사 참석을 이유로 각당대표들의 지방나들이도 부쩍 잦아졌다. 과열 현상에 대해 박상기변호사는 『지자제선거와 대통령선거,국회의원선거등 2년마다 큰 선거가 치러지는데 선거때마다 중앙당과 후보자들이 과열상을 보인다면 사회혼란은 물론 유권자들의 정치불신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 번호 단 수의입고 아침점호…/미결수 노씨 「구치소 생활 24시」

    ◎「1식3찬」 아침식사 깨끗이/첫날 안대청해 눈가리고 잠자리에 칭호번호 「1×3×」. 17일 서울구치소 독방에서 이틀째 밤을 맞은 노태우 전대통령은 『1×3×』로 불린다.노태우라는 이름도 따라붙지 않는다.그냥 「1×3×」다.일반 미결수처럼 순서에 따라 받은 배정번호다.하얀 수인복 가슴에는 「1×3×」라고 적힌 번호표가 붙어 있다.예외란 없다. 노씨는 다른 재소자처럼 이날 상오 6시30분 기상나팔소리를 들으며 잠자리에서 일어나 아침점호를 받고 침구를 정돈했다.이불 한채와 모포 석장.노씨는 침구를 가지런히 개 붙박이 장에 넣은 뒤 침상에 걸터앉아 사방을 둘러보며 깊은 상념에 잠겼다고 교도관들은 전했다. 전날 집에서 가져온 흰색 솜옷 상의와 회색 하의 한복을 그대로 입은 채였다. 이어 교도관의 안내로 복도쪽 출입문 밖으로 나와 바로 옆 세면실에서 세수를 했다. 노씨의 독방은 원래 미결수들이 검찰이나 구치소측의 조사를 받을 때 사용하던 일종의 「별채」안에 있다.3.5평 크기로 목제침상과 붙박이 장,식탁겸용 철제책상,걸상 등이 비치돼 있다.TV는 없다.오른쪽 방은 좌변기와 세면대,샤워시설이 갖춰진 목욕실.왼쪽 방은 검사들이 노씨를 조사할 때나 가족이나 변호사가 면회를 할 때 사용토록 할 예정이라고 구치소측은 밝혔다. 상오 7시 아침식사 시간.쌀과 보리가 8대2로 섞인 밥과 시금치국,오징어무조림,깍두기 등 「1식3찬」.노씨는 전날 독방에 수감된 직후 저녁을 먹었을 때처럼 아침식사를 깨끗이 비웠다.낮 12시,된장국,생선찌개,배추김치로 짜여진 점심식사도 마찬가지. 구치소 관계자들은 노씨가 매 끼니 식사를 모두 비우는데 대해 『오랫동안 군생활을 한 탓도 있지만 모든 것을 체념하고 구치소생활에 적응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고 해석했다. 아침식사후 노씨는 집에서 가져온 불교서적을 2시간동안 읽었다. 노씨는 상오 10시30분 독방 옆방에서 김유후 전사정수석을 만나 1시간여동안 이야기를 나눴다.이어 교도관의 안내로 건물 뒤쪽 8평 정도의 빈터로 나가 30분동안 맨손체조와 걷기운동을 했다. 하오 1시45분쯤에는 아들 재헌씨와 최석립 전경호실장,박영훈 비서실장 등을 1시간여동안 면회를 했다.노씨는 『건강이 어떠시냐』는 물음에 『괜찮다』고 대답했다.재헌씨는 양말,내의와 역사서적 3∼4권을 전했다. 재헌씨는 면회를 마친 뒤 『아버지가 구치소로 가기 전 전화통화도 못했으며 구치소장이 면회시켜 주겠다고 해서 왔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노씨는 밤 8시 취침준비에 들어갔다.독방 밖에는 계호요원 3명이 노씨의 동태를 지켜보았다.구치소측은 취침시간 이후에도 불이 켜져 있어 책을 보거나 편지를 쓰는 정도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노씨는 첫날밤 교도관들에게 안대를 요청,눈을 가린 뒤 잠자리에 들었다.한 계호요원은 『노씨가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노씨는 독방에 수감되기 전 신체검사를 받으면서 『신경성 위염 증세가 있어서 정로환을 복용해 왔는데 구치소안에서도 먹을 수 있느냐』고 물어 허락을 받았다. 구치소측은 노씨의 감방을 「별채」에 마련한 것은 다른 재소자의 위해가능성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계호상의 문제가 아니면 일반 재소자와 똑같이 취급한다는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노씨는 일반 미결수처럼 자신의 비용으로 두가지 신문을 구독할 수 있으나 아직 신청하지 않았으며 집필도구도 요구하지 않았다고 구치소측은 밝혔다. ◎구치소 면회 온 노재헌씨 일문일답/“아버지 건강하시니 다행/내의·책 몇권 넣어드렸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노태우씨의 아들 재헌씨가 17일 하오 3시45분쯤 박영훈 비서실장·최석립 전경호실장 등과 함께 1시간여동안 노씨를 면회한 뒤 구치소를 나오다가 기자들과 맞닥뜨렸다. 다음은 재헌씨와의 일문일답. ­아버지의 건강상태는 어떤가. ▲특별히 불편하신데는 없어 보였다. ­식사는 잘하고 있다고 했나. ▲비교적 잘 드시는 편이었다. ­지금 심정은. ▲말할 수 없다.그분이 건강하시니 다행이다. ­만나서 무슨 말을 나눴나.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별로 한 말은 없고 양말과 내의 등 수감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좀 넣어 드렸다. ­다른 물건은 전하지 않았나. ▲평소 즐겨 읽으시던 책 몇권을 가져다 드렸다. ­무슨책인가. ▲역사소설이다….­매일 면회올 생각인가.모친(김옥숙씨)은 오지 않나. ▲정확한 계획은 없다.이제 가봐야겠으니 좀 비켜달라.
  • 애국지사 자녀(외언내언)

    항일투쟁에 몸바친 독립운동가의 집안은 3대에 걸쳐 가난을 대물림하고 친일·매국했던 인사들은 3대째 잘산다는 말이 있다.독립운동을 하느라고 일제로부터 온갖 핍박을 받아 가세가 기울어졌으니 자손들이 제대로 배울수가 없었고 출세길도 막혔을 터이다.친일 인사들의 경우는 물론 이와는 정반대다. 8·15해방이후에도 계속된 이러한 사회분위기속에서 나라사랑이나 민족 또는 정의라는 말이 과연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수 있었을까하는 회의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누구나가 갖게 되는 느낌일게다.이처럼 친일파가 득세하고 독립운동가는 자손까지도 두고두고 고난을 겪는 그릇된 역사의 흐름이 국민들의 사회관·국가관을 비뚤어지게하고 자조감마저 들게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남북분단의 비극을 가져온 일제 식민통치에 대한 통한의 감정도 쉽게 치유되기 힘든 민족자존심의 상처인 것이다.이러한 대일감정의 응어리는 일본 고위층인사들의 역사왜곡발언들로 해서 날이 갈수록 굳어지는 것 같아 우려된다.그야말로지겨울 정도의 끈질김으로 지금까지 쉬지 않고 되풀이되는 이들의 한·일관련 망언과 낯간지러운 눈가림식의 사과태도는 상호불신의 벽만 높이고 있다. 꽃다운 나이의 우리 한민족 처녀들에게 억장이 무너져내리는 절망의 삶을 각인시킨 정신대문제만 해도 일본측의 냉담한 자세에는 큰 변화가 없어 실망감을 가중시킨다.얼마전 일본여학생에 대한 오키나와주둔 미군병사의 성폭행사건과 관련,그들이 보여준 분노의 반응과는 하늘과 땅의 차이가 있다. 이러한 와중에서 박영식 교육부장관은 내년부터 독립유공자 유가족자녀들에 대해 대학특례입학을 허용토록 적극 검토할 방침이라고 국정감사에서 밝혀 눈길을 끈다. 일제가 준 상처를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낫게 하고 애국적 차원에서 새로운 가치관을 확립하는데 도움을 주는 교육정책으로 받아들이는데 인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 장백현 민간 예인(압록강 2천리:8)

    ◎민족혼 담긴 「함경도 수박춤」 사라질판/예인 김학천옹 와병… 생활고로 은둔 생활/중앙정부 지원금 적어 유·무형 문화재 관리 엄두 못내/한글판 잡지 「장백」… 재정난으로 발행 중단 장백현에는 문화전반을 총체적으로 관장하는 문화관이 있다.문화예술은 물론 체육과 오락,성인교육활동을 담당해온 장백현문화관은 지난 1949년 10월에 문을 열었다.이 문화관은 현안에 92개 촌단위 문화실과 연계되었다.문화실은 대개 저마다 특색을 가진 문화오락활동을 벌여왔다.반달이나 한달을 주기로 여는 노인무도회·장기대회·문예공연·이야기회의 활동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촌 문화실마다 마치 공통과목과 같은 별도의 활동이 또 있다.어느 촌이든 농악대를 운영하는 것이다.특히 태양촌 농민악대가 유명하다.지난 1989년 길림성 혼강시(장백은 혼강시 관할에 속함) 제2차 농민문예공연에서 1등을 차지한 농악대다.이러한 일련의 성과는 장백현문화관의 문예보도사업의 성과이기도 하다. 그런저런 이유로 해서 장백현문화관은 19 92년부터 3년간 내리 길림성 전체에서 2등 자리에 올라서는 영예를 안았다.기관지로 한족어 위주의 「장백문화보」와 한글판 「장백」잡지를 내고 있다.「장백」은 제5호를 끝으로 마감했다.그 이유는 재정난 때문이었다.국가에서 해마다 주는 16만원의 사업비로는 20명 직원들의 임금을 주고나면 전화비도 충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농악대 촌 단위로 운용 장백현문화관장은 조선족 문단에서 꽤나 문명을 날리는 이성태 선생이다.중편소설 「도도히 흐르는 압록강」을 발표한 이후 여러 문인을 길러냈고 많은 전설과 문화유산을 발굴한 장본인이기도 하다.그는 문화관의 어려운 살림을 하소연 삼아 털어놓았다. 『문화사업은 본래 돈을 들여야 되는 일이 아니겠습네까.그런데 지난달 15일 장백조선족자치현 창립기념 조선족예술절 경비로 문화관 수입이 벌써 거덜이 났디요.문화유산 발굴은 커녕 문화재 관리도 어려운 판이야요.그 유명한 민간예인 한분이 병환에 계신줄 알면서도 도움을 못드리고 있디요.한국 같았으면 인간문화재라 해서 생활보장은 될텐데…』 그의 민간예인이라는 말이귀에 번쩍 들어왔다.아니나 다를까 와병 중이라는 민간예인은 중국 전역에 널리 알려진 김학천(64)노인이었다.그는 장백현문화관장을 지낸 동생 김학현(60)선생과 함께 지난 1990년 요령성 단동에서 열린 전국 소수민족문예콩쿠르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분이다.그 때의 수상작품은 수박춤이었다.대단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심사위원들이 며칠 계속된 콩쿠르에 지쳐 꾸벅꾸벅 졸다 수박춤을 구경하던 관객들의 박수에 놀라깨어 침을 흘리면서 춤에 도취했다는 일화가 남아있다. 김학천·학현 형제는 울로초를 가지고 미니스커트 모양으로 짧게 엮은 치마만을 팬티위에 걸치고 무대에 올랐다.수박춤에는 이렇다 할 악기반주가 없다.다만 주연격인 형이 발가벗은 사지를 이리저리 치면서 입으로 갖가지 소리를 냈다.그 소리는 바람,우레,비,짐승,새 소리 등 무궁무진했다.동생은 함지박 물에 엎어놓은 바가지를 두들겨 형의 손바닥 장단을 따라 맞추었다.흥이 한껏 돋아나면 형이 여러 형태로 얼굴을 일그러뜨렸다.그리고 형제가 서로 상대방의 몸을 손바닥으로 쳤다.이들 일가는 함경북도 단천군에서 지난 1962년 77세로 작고한 아버지 김달순대에 장백현으로 들어왔다.이주지는 14도구 간구자였는데 슬하에 아들 넷과 딸 하나를 두었다.아버지가 가보로 여긴 수박춤은 셋째 아들 김학천에게 고스란히 전수되었다.이미 고인이 된 맏아들은 목청이 나빠 아버지 마음에 들지 못했고 둘째는 조선(한국)전쟁에 나가 부상을 입고 집에 돌아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부친한테서 전수 받아 그리고 넷째 아들 김학현은 어려서 집을 나와 공부를 하다가 조선전쟁에 참전하는 바람에 면제를 받았다.그렇지만 그 핏줄이 그 핏줄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음악재질이 뛰어났다.넷째는 공부도 제대로 한터라 1959년 장백현문예공작단(문공단)이 생겨나면서 부단장과 단장을 지내고 장백현문화관장을 끝으로 사회공작(사회생활과 일)을 마무리 했다.지금은 농사를 지으면서 여생을 보내고 있다. 『우리 문공단은 통화지구에서 유일한 조선족단체여서 현 밖을 자주 나갔디 않았겠수.통화,유화,임강,혼강,휘남 같은 도시에 나가면 극장이 미어졌수다.인근 농촌 조선족들은 찰떡을 해서리 기차를 타고 버스도 타고 와서 친척집이나 여관에 묵으며 관람을 했지 않슴메.도시공연이 끝나면 농촌을 돌았는데 돈과는 거리가 멀었지비.그래도 인심이 좋아 동구 밖까지 와서 환대했댔수다.어떤 사람들은 타지로 떠나면 짐을 지고 따라와 같은 공연을 며칠씩 보기도 했으니 인기가 대단했디우』 김학현 선생과 함께 그의 형님 김학천 노인을 찾아나섰다.집은 장백현 14도구진에 있었으나 겨울이 오기전까지는 늙은 양주가 더 멀리 떨어진 골짜기에 들어가 과수농사를 짓는 중이라고 했다.차가 더 기어올라갈 수가 없어서 맑디맑은 물이 흐르는 도랑을 따라 한참을 걸었다.포수막을 닮은 귀틀집이 보였다.좁은 마당에 배추며 부추가 자랐다.그러나 지난해 옮겨심었다는 사과나무는 몸살에 걸려 아직 사과 한톨도 매달고 있지 않았다. ○올로초 치마입고 춤춰 그 집에서 나오던 김학천 노인은 우리 일행을 보고 반겨 맞았다.나이에 비해 너무 겉늙었으려니와 허리가 잔뜩 굽어 1m67㎝라는 키가 1m20㎝도 안되어 보였다.얼굴의 피부는 소나무껍질 같이 주름 투성이었고 러닝 밖으로 드러난 살결이 무척이나 검었다.설상가상으로 근육위축병에 걸려 손발이 쪼그라 들었다.목불인견의 몰골 그것이었다. 노인은 윗옷을 훌훌 벗었다.그리고 벽에 걸린 울로초 치마를 걸쳤다.모처럼 찾아온 나그네에게 무엇인가를 보여주겠다는 간절한 마음으로….동생 김학현선생도 따라서 울로초 치마를 걸쳤다.노인은 손바닥으로 앙상한 몸골을 치면서 갖가지 소리를 내고 앙천대소 하기도 하고 얼굴을 일그러뜨려 희로애락을 연출했다.인간의 마지막 절규로 들려왔다.노인의 눈가에는 땀인지 눈물인지를 분간하기 어려운 물기가 어렸다.초점을 잃은 노인의 동공이 풀린다는 사실을 느끼면서 나는 허공을 바라다 보았다.
  •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패배 항의(조약돌)

    ◎LG팬들 오물투척·롯데팬 폭행 ○…10일 하오 8시40분쯤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 정문앞에서 LG트윈스와 롯데자이언츠의 코리안시리즈 진출전에서 LG가 패배,탈락하자 이에 흥분한 LG팬 4백여명이 이광환 LG감독에게 패인 해명을 요구하고 심판들의 판정이 잘못됐다며 30여분동안 항의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롯데 팬 1명이 LG팬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해 오른쪽 눈가장자리가 1㎝가량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LG팬들은 야구장 정문앞 도로를 점거 『LG』 『LG』를 연호하다 9시45분쯤 자진해산했다.이 때문에 잠실야구장 주변의 교통이 2시간여동안 심한 교통체증을 빚었다. 이에 앞서 일부 LG팬들은 LG의 패색이 짙어지자 운동장안으로 빈 깡통등 오물을 던지며 소란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시위현장에서 소란을 피운 LG팬 7명을 연행,조사한뒤 훈방했다.
  • 경주 감산사/석조보살상(한국인의 얼굴:40)

    ◎살짝 뜬 눈가에 웃음… 온유한 인상/야트막하고 실한 코… 친근감 더 해 신라에서 8세기는 불교미술이 한껏 만개한 시기다.그 꽃봉오리를 8세기에 접어들면서 이미 터뜨렸는데,바로 성덕왕(702 ∼ 736년)시대다.특히 화강암을 소재로 한 불상조각은 이 시대의 대표적 조형미술이다.도처에 널린 화강암을 불상으로 다듬어 보려는 신라인들의 불심은 불후의 명작 불상조각들을 남겼다. 오늘날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감산사석조미륵보살입상이 8세기 초반의 작품이다.경북 경주시 대동면 신계리 감산사에 본래있던 것을 지난 1915년 서울로 옮겨왔다.대좌와 보살상 뒤쪽을 막아준 광배를 포함한 전체 높이는 2.57m에 이른다.보살상 자체의 키를 재도 1.83m가 나온다.그러고 보면 꽤나 큰 키를 기준한 등신대의 보살상인 것이다. 이 보살은 얼핏 익살스러워 보인다.그리고 눈을 꼭 감지않고 슬며시 웃음 그려내어 눈에도 장난기가 들어있다.그럼에도 온유한 까닭은 보살이기 때문일 것이다.코가 높지는 않으나 콧방울이 실한 보살은 안광이 꺼지지 않아 친근감을더 해준다.작은 입을 다물고 웃는 통에 입가의 주름 법령이 유난히 깊다.그래서 외래적 요소가 없는 신라인일 수 있고,또 우리들의 자화상이기도 할 것이다. 얼굴은 풍만하고 몸매는 육감적이다.어깨는 넓고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면서 둥글고 통통한 팔뚝으로 이어졌다.특히 육감적 느낌을 주는 부분은 허리와 두 다리의 굴곡을 강조하듯 표현한 옷주름에 있다.허리부분에서 겹친 치마에 띠장식을 매어 가랑이께로 늘어뜨렸다.그리고 탄력있는 다리에 달라붙은 치마가 잔주름을 이루었다.치마의 주름을 두 다리 사이로 모아 허리쪽으로 끌어올려 몸매를 한껏 자랑했다. 이러한 표현은 통일신라시대에 와서 유행한 양식이라는 것이 학계의 견해다.어딘가 인도 굽타시대의 불상을 닮았다.그 인도의 불상이 당나라에 흘러들어와 더욱 발전한데 이어 이를 신라의 것으로 수용했다. 보살은 머리에 화려한 화관을 썼다.구슬이 달린 머리띠 한 가운데 화불이 있으니 관세음보살이 분명하건만 어인 일로 미륵보살이 되었다.그 연유는 뒷면에 선각으로 길게 새긴 글씨(명문)에 미륵보살이라고 밝힌데 있다.새김글씨 명문에 의하면 이 보살상의 조상주는 김지성으로 되어있다.그는 통일신라시대 중아찬(신라 17관등 중의 제6위 벼슬)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67살에 관직을 떠나 서기 719년에 자신의 땅 감산장전을 바쳐 절을 지었다는 것이다.그 절이 바로 보살상을 세웠던 감산사다.보살상 새김글씨 내용과 일치하는 대목은 「삼국유사」남월산조에도 나온다.「삼국유사」는 또 이 보살상이 감산사 금당에 봉안되었다고 기록했다.그러니까 감산사의 주존이 미륵보살이라는 사실을 일러주는 기록이다.미륵보살을 주존으로 모시는 당시 신라의 법상종신앙이 엿보인다.
  • 「4천억계좌」 의혹 정면돌파 처방

    ◎「서석재 발언」 진상조사 결정 안팎/꼬리무는 소문… 「해명」만으론 미흡 판단/“용두사미 될것” “사정정국” 전망 엇갈려 「전직대통령 4천억원 가·차명계좌 보유설」의 진상은 뭘까.김영삼대통령은 서석재 전 총무처장관의 발언 파문이 발생한지 하루만에 서장관을 전격 경질했다.또 정부는 서장관의 사표가 수리된 후 하루만에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했다.대통령과 정부의 대처는 그만큼 신속했다. 정부가 이렇게 신속하게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한 것은 거액 비자금설 발언에 대한 꼬리를 무는 소문과 의혹 때문이다. 서전장관의 해명만으로는 겉잡을 수 없이 악화된 국민여론을 진정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정치적인 의도가 개입되지 않았나 하는 정치권의 술렁거림도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번주초부터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했다.이홍구 국무총리는 5일 「공신력 있는 국가기관」에서 진상을 조사토록 지시했다.진상조사를 담당할 수 있는 기관은 검찰·은행감독원·국세청·감사원 등이 꼽히고 있다.그러나 이번 비자금설이 범죄요건을 구성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 이들 기관이 진상규명에 나설 뚜렷한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이 정부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따라서 진상규명도 수사라기보다는 서전장관 등 관계자들이 협조하는 형식의 조사하는 차원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서전장관 발언의 진위를 조사하려는 단계이므로 은행감독원 등 물증을 확인할 수 있는 기관보다는 포괄적인 조사를 할 수 있는 검찰이 조사를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액 가·차명 계좌 보유설이 현재로서는 「설」일 뿐이지 어떤 범죄사건의 발생을 인지한 수사차원이 아니기 때문에 검찰이 조사에 착수하게 되면 일단 서전장관의 발언내용과 경위에 대한 조사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서전장관에게 자진출두 형식으로 협조를 요청,제3의 장소에서 발언의 진위를 조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필요하면 서전장관에게 거액 가·차명 계좌설을 귀띔한 인사도 불러 진상을 들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조사과정에서비자금에 대한 물증이 확인되면 계좌 추적작업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서전장관이 이번 비자금설이 단순한 조사와 해명으로 끝나느냐,아니면 수사상황으로까지 진행되느냐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현재 김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전해진다.어떤 경우라도 신속하게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정부측의 진상규명 노력이 드러나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번 비자금설의 진상규명을 일단 국민들의 의혹 해소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정치권은 이번 파문이 정계의 소용돌이를 몰고 올지에 대해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끊임 없이 나도는 여야 정치실력자의 비자금설이 행여 사실로 드러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숨기지 않고 있다.따라서 일부에서는 이번 조사가 국민의 의혹을 시원하게 해소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정치자금설 조사는 항상 흐지부지 끝나고 만다」는 선입관에서다. 반면 이번 조사를 계기로 김대통령의 집권 후반기의 개혁의지를 확인시키고 야권의 이합집산,민자당 내부의 동요 등 정국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사정정국」이 전개되리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야­“호재 만났다” 대여공세 강화/“철저한 검찰수사 위해 고발 검토”­신당/“국조권 발동… 정치권 비자금 규명”­민주당 야권은 「전직대통령 4천억원 가·차명 계좌설」 파문을 정국주도권 장악의 호기로 활용한다는 계산 아래 검찰수사 및 국회 국정조사를 거듭 요구하는 등 여권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가칭 「새정치국민회의」는 정부가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서석재 전총무처장관의 발언을 조사키로 한데 대해 5일 『눈가리고 아옹하는 식』이라고 비난하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거듭 촉구했다. 지난 4일 당내에 구성된 「비자금 의혹대책 특별위원회」의 조세형위원장은 『검찰의 입건을 전제로 한 「수사」가 아니면 이번 「조사」는 서전장관의 변명을 위한 자리이며 이는 사건을 은폐하려는 정부의 불순한 계산이 깔렸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검찰수사를 위한 고발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조위원장은 그러나 고발대상의 범위와 관련,『현직장관이 국세청 등에 가·차명계좌의 불법적인 실명화를 상의한 점,전직대통령이 국법을 어기면서 비자금을 조성한 것등 서전장관의 발언으로 지금까지 드러난 사항에 국한,고발 대상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해 민주당이 주장하는 「정치 비자금의 전면적인 수사」와는 입장을 달리 했다. 김대중 상임고문도 이날 서울 한 호텔에서 법조인출신의 영입인사와 조찬간담회를 갖고 『우리당은 끝까지 진상을 파헤쳐 무턱대고 국정조사를 주장하는 다른 당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민주당을 공격했다.한편 신당에도 정치자금 의혹이 있다는 주장과 관련,박지원대변인은 『신당을 음해하기 위한 음모다.우리당은 길이 아니면 가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민주당은 서전장관의 발언을 전직대통령에 한정하지 않고 정치권의 총체적인 비자금비리로 확대,국회재무위의 소집과 국정조사권의 발동을 강조하고 있다.이와 관련,이기택 총재는 『과거 정권 담당자들이 어떻게 그런 돈을 모을 수 있는지 먼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이번 사건을 계기로 수세에 몰린 당의 입지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정치권 전반에 대한 수사를 제기하면서 자연히 김대중 상임고문에게도 타격을 주겠다는 생각이다.4일 총재단회의에서 『야권내에도 정치자금을 떡만지 듯 주무르는 사람이 있다』『여야 가릴 것 없이 검은 돈의 대주주인 정치인들도 수사해야 한다』는 발언이 쏟아진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 「삼풍」 폐허속서 피어난 인간애/김호웅 연변대학 교수(발언대)

    교대역을 지나던 걸음에 삼풍백화점 붕괴현장을 찾아 보았다. 두달전 서울에 처음 들어설 때 강남에 거대한 산맥처럼 늘어선 고층아파트군과 한강 위에 볼썽사납게 끊어져 있는 성수대교를 보면서 야속하고 애달픈 마음을 달랠 길 없었는데 오늘 또 삼풍백화점 붕괴현장을 보고 있노라니 그 어떤 배반감마저 느낀다.세상사람들 모두가 입을 모아 칭송했던 「한강의 기적」이란 저 동해의 신기루처럼 허황한 거짓말이었단 말인가? 참으로 안타깝다. 우리 모국 국민은 20∼30년이란 짧은 시일에 서구 선진국들이 백여년의 시일을 들여 이룩할 수 있었던 눈부신 번영과 발전을 가져왔다.선진국의 뒤를 쫓아 빨리빨리도 뛰어온 20∼30년이다.정부가 「빨리!」하고 소리를 치면 온 국민이 「빨리!」하고 화답을 하면서 낮에도 뛰고 밤에도 뛰었다.하지만 뒤도 돌아보지 않고 빨리빨리 앞을 향해 뛰기만 하다 보니 옷고름도 풀어졌고 신짝도 벗겨졌으며 체신없이 바지가랭이가 찢겨져 엉덩이가 드러났다.실로 빨리 먹은 콩밥 뒤탈이 생기기 마련이요,욕심스럽게 뽑아올린곡식은 죽기 마련이니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의 붕괴는 이상할 것 없다고 하겠다. 「빨리빨리병」이 겉발림이나 속임수를 유발하고 치명적인 허점을,후환을 남기게 됨은 더 말할 나위없다.문제는 삼풍백화점의 설계·시공 및 경영과정에 영리만을 따지는 탐욕스러운 자본의 손장난이 많았고 금전에 눈이 어두운 공직자들의 수치스러운 눈가림수작이 많았다는 점이다.사고 직전만 하더라도 조금만 인간성과 정상적인 의식을 가진 경영자들였다면 무려 1천여명의 사상자를 낸 대참사는 피면했을 것이다.이런 의미에서 이번 대참사는 무절제한 자본의 탐욕이 빚어낸 인재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살풍경스러운 폐허속에서도 따뜻한 인간애는 숨쉬고 있고 인간 승리의 기적은 창조되고 있었다는 점이다.사상자들에 대한 부모형제,아니 온 국민의 관심,의무봉사자들의 뜨거운 인간애,구조대원들의 밤에 낮을 잇는 헌신적인 구조,특히 생존자들의 삶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끈질긴 생명력은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각일각 엮어냈다. 요즘 삼풍백화점 붕괴사건이 화제에 오를 때마다 「나 원 창피해서…」,「참 말이 아니지요…」하고 고개를 돌리며 괴로워하는 모국 친구들이 많다.실로 이번 사고는 단순히 백화점 하나가 주저앉은 사고가 아니라 나라와 국민의 체면,대외적인 공신력이 무너져내린 사고이다.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국민정신의 붕괴이니 이제 우리는 어둠과 죽음을 이겨내고 광명과 삶을 되찾은 최명석군,유지환·박승현양처럼 폐허에서 툭툭 털고 일어나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슬기와 총명,구슬땀으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창조해야 할 줄 안다.적어도 삼풍백화점 그 자리에 천하 만방에 자랑할 수 있는 건물이 보란듯이 신축되기를 비는 마음이다.
  • 부분시신 난지도서 잇단 발견/「삼풍」 희생자 수습 “엉망”

    ◎안이한 발굴작업·눈가림식 관리/실종자 가족들 거센항의 잇따라 삼풍백화점 붕괴잔해가 적재된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에서 심하게 훼손된 부분사체가 속속 발견되고 마네킹이 사체로 둔갑한 사실이 사흘만에 뒤늦게 확인되는 등 서울시사고대책본부의 사체 및 실종자관리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사고대책본부의 안이한 발굴작업과 눈가림식 현장관리로 부분사체마저도 찾을 수 없는 실종자가 늘어날 전망이어서 사고수습과정에서 실종자가족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사고대책본부는 21일 『지난 18일부터 난지도매립장에 적재된 삼풍백화점 잔해물을 검색한 결과 두개골 1개와 팔뼈 등 19점의 부분사체를 찾아냈다』고 밝혔다.이는 이날까지 이번 사고로 인한 부분사체 83점의 20여%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현재 난지도 잔해물적재지역 1만5천여평가운데 9천6백여평에 대한 검색작업이 완료,64%의 진척도를 보인 것을 감안하면 검색작업이 마무리될 24,5일쯤 난지도에서만 유골·뼈등 30여점의 부분사체가 나올 것으로 여겨진다. 또 이날까지모두 9백80여점에 이르는 희생자유류품이 발견됐다. 대책본부는 이에 따라 난지도 잔해처리장에서 찾아낸 부분사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감식을 의뢰했다.그러나 감식결과 이들 부분사체의 신원이 지금까지 실종자로 처리됐던 희생자의 것으로 밝혀지면 실종자가족들의 거센 항의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사망자관리에서도 대책본부는 허점을 드러냈다.지난 10일 B동지하에서 1백95번째로 발굴됐던 황혜숙씨(32·여)의 사체가운데 팔부분이 발굴 열하루가 지난 이날 뒤늦게 실종자명단에 올라있던 삼풍백화점 파견 여직원 김용자씨(37·도봉구 방학동)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 18일 대책본부가 4백30번째 발굴한 것으로 발표한 우정림양(15·선화예고)의 시신은 확인결과 석고 마네킹에 우양의 소지품이 섞여 대책본부가 우양의 시신으로 잘못 처리했던 것으로 밝혀져 사체확인작업이 무성의하게 이뤄졌음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이처럼 대책본부의 실종자및 사체관리에 허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자 실종자가족과 일부 관계자들은 대책본부가 사고현장에서 신속하고 정밀한 사체수색작업을 벌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4백58명,부상자는 9백32명,실종 1백51명,신원미확인 60구,부분사체 73점으로 집계됐다.
  • 호루라기 부는 사람이 없다/문용린 서울대교수·교육심리학(시론)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작년과 올해에 걸쳐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대형 참사로 민심조차 흉흉하다.언제 어디에서 불의의 변을 당할지 몰라 불안해 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급증한다는 역이민의 추세가 올해를 고비로 주춤하고,국외로 탈출하려는 이민자 수가 오히려 급증하지 않을까 예상되기도 한다. 이번 삼풍참사에 온 가족을 잃은 어떤 유가족이 『도대체 이런 나라가 다 있는가』하고 한탄하는 소리를 들으면서,그리고 어느 신문엔가 「한국인인 게 부끄럽다」는 사회면의 큰 제목을 보면서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에 관심을 갖게 된다. 이미 많은 진단은 나와있다.부정부패의 순환고리가 연이어져서 온갖 건축물들의 공사가 허술하게 이루어졌다는 것,책임질줄 모르는 이기적인 관행이 굳어져서 모든일을 눈가림과 때우기로 해치우게 된다는 것,생명에 대한 외경의식이 희박하고 물질적 욕심에만 치우쳐서 타인의 안전과 공익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다는 것등이 그것이다. 그런 모든 진단이 다 옳다.그러나 그런 진단은 이 모든 문제의책임을 국민 모두가 함께 지자는 의미로 낙착되는 허점이 있다.우리가 원하고,찾아내야할 원인은,국민 모두에게 책임이 있고,모두가 함께 반성하자는 책임분산의 변명이 되는 원인이 아니라,구체적으로 어느 누가 무엇을 잘못했기 때문에 그런 일이 생겼으므로,그런 일을,그런 사람들이 다시는 거듭하지 않도록 하자는 정보를 제시할 원인이다. 과연 그런 진단이 가능할까? 막연한 진단이 아니라,분명한 원인을 제시하면서,그런 사태를 사전에 예방할 구체적 방책이 과연 가능할까? 가능하리라고 본다. 요즈음의 복잡다단한 산업사회가 도덕적으로 건전한 사회로 유지되게 하는데 가장 요구되는 특징은 무엇보다도 먼저 엄정한 법집행에 있다.그러나 엄정한 법집행은 「법을 어긴자」에 대한 확인이 가능할 때 이루어질 수 있다.따라서 「법을 어긴자」를 어떻게 찾아내는가의 여부가 엄정한 법집행의 관건이다.미국과 일본을 위시한 대다수 선진국에서 부정과 부패가 적은 이유는 엄정한 법집행에 있다고 볼 수 있으나,더 정확히 말하면,「법을 어긴자」에 대한 확인과 변별이 다른 어느 사회에서보다 더 잘 이루어지기 때문이다.그럼 법을 어긴 자에 대한 높은 확인율과 변별률은 경찰과 검찰의 질 높은 수사력 때문인가? 그렇지만은 않다.오히려,수사능력 때문이라기보다는 「시민 제보자」들의 높은 양심수준 때문이다. 예컨대 한 가지 사건이 일어나서 수많은 사람이 다치고 죽었다고 하면,이곳저곳에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거나 죄책감을 가진 시민들이 기꺼이 아주 사소한 일일망정 수사기관에 속마음을 털어놓게 되는 것이다.삼풍참사를 두고,과연 어느 누가 양심의 가책을 제보했는가? 경찰과 검찰이 모두를 찾아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삼풍과 관련해서 조금이라도 양심에 걸리는 일을 한 사람이 사망자들에 대한 사죄의 뜻으로 자기가 한 일을 털어놓아 준다면,원인은 더 명쾌하게 밝혀지리라 믿는다. 결국 양심있는 시민 제보자의 결여가 삼풍을 비롯한 여러가지 한국적 대형참사의 원인이자 결과인 셈이다.삼풍백화점 건물붕괴 직전에 대피 여부를 놓고 대책회의가 있었다고 했다.그 대책회의에 참석했던 많은 사람중의 단 한사람만이라도 「양심에 입각한 용기있는 반역」을 시도하여 대피를 알리는 비상벨을 울렸다면,사태는 지금과 아주 달라졌을 것이다.이런 사람을 가리켜 「호루라기 제보자(whistle blower)」란 말을 도덕 심리학자들은 쓴다.이른바 정의와 진리,그리고 양심에 입각해서 동료와 소속집단의 비리와 부정을 폭로하고,고발하며 제동을 거는 사람을 말한다.회사측에서 보면 배신자가 되는 것이기도 하지만,이는 자기의 개인적 이득이 아니라,양심과 정의에 입각한 제보라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 결국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대형 참사의 원인은 「호루라기 제보자」의 결여에 있다.설사 그런 사람이 있더라도 우리는 그를 배신자로 몰아붙이려는 풍토를 가지고 있다.산업사회 이후의 사회는 대단히 복잡다단하여 「호루라기 고발자」의 왕성한 활동 없이는 도덕적으로 건전한 사회가 유지되기는 어렵다.
  • 「삼풍」실종자 하룻새 2배로/서울시 대책본부

    ◎206명에서 409명으로 발표/“신고센터 2원화로 착오” 변명/“무성의한 뒷처리” 가족들 분노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때 실종된 사람이 지금까지 서울시 사고대책본부에서 발표한 것보다 2배나 많은 것으로 13일 뒤늦게 발표되자 서울시의 재난대처 및 사고관리능력에 대한 비난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실종자 가족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시민은 대책본부측이 사고를 수습하는 데만 급급한 나머지 실종자에 대한 실사작업을 하지도 않고 눈가림식으로 실종자수를 발표하는 등 사고 뒤처리를 무성의하게 하고 있다고 서울시의 무능을 집중성토했다. 서울시 사고대책본부는 13일 상오 이상진 감사실장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상오6시 현재 실종자수가 당초 2백6명보다 2백3명이 더 많은 4백9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실종자수를 보름만에 번복했다. 이에 따라 삼풍백화점 붕괴로 인한 사상자수는 모두 1천6백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실장은 이날 『그동안 서울시청 실종자신고센터에 접수된 건수를 기준으로 공식발표해왔으나 서울교대 체육관에서초구청이 별도로 마련한 신고센터에 접수된 숫자가 이보다 훨씬 많아 뒤늦게 호별방문 등 실사작업을 벌인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그는 또 『이러한 혼선은 관리체계의 부실로 본청과 구청으로 신고센터가 이원화됨으로써 생긴 업무실수』라고 해명하고 『앞으로는 변경된 자료를 토대로 실종자 관리작업을 본청으로 일원화하겠다』고 밝혔다. 실종자 가족은 대책본부측의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보름이나 지났는데도 실종자수 하나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서울시를 더 이상 어떻게 믿겠느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당초 서울시에 접수된 실종자수는 모두 5백14명으로 서초구청이 집계한 1천33명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대책본부는 이에 대해 『이중신고와 부정확한 신고,신고장소가 두곳으로 나뉜데 따른 중복신고,교대 체육관 현장의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에 숫자에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간과했었다. 대책본부는 그러나 『대책본부측이 발표한 실종자수가 터무니없이 적다』고 실종자 가족이 거세게 항의하자 사고 엿새만인 지난 4일 뒤늦게 서초구청측의 자료를 넘겨받아 호별방문 등 실사작업에 나서 이날 이같은 실종자수를 확인했다. 대책본부는 이 과정에서 지난 5일 실종자신고를 서면으로 다시 접수했고 6일과 11일 두차례에 걸쳐 가정방문을 실시해 실종자 인적사항 등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실종자 가족은 『대책본부가 브리핑 직전까지 계속 종전 숫자를 고집하는등 무성의를 드러냈다』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대책본부는 사고직후 접수된 실종자는 모두 1천5백47명으로 이 가운데 사망자로 밝혀진 2백22명,생존자 9백16명(구조 83명,귀가·이중신고 등 8백33명)을 제외한 4백9명이 실종자 관리대상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이중 남자는 1백3명,여자는 3백6명이었다.
  • 유지환양/신체능력 통설 깬 “원더우먼”

    ◎물 거의 안마시며 12일 견뎌/막힌 공간서 산소부족 극복/눈가린 수건 걷고 바깥구경 「사람의 신체 능력에 대한 통설을 깨버린 원더 우먼」 유지환(18)양이 붕괴의 잔해속에서 11일 하오 구조돼 강남성모병원으로 옮겨진 뒤 유양을 진단한 의사들은 한결같이 의아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관절을 오무리기 조차 힘든 것은 물론 물 한모금 마실수 없는 1평남짓한 공간,산소 부족,죽을지 모른다는 정신적 스트레스.모든 것이 만12일을 견뎌낼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그럼에도 유양은 약간의 탈진과 찰과상을 제외하고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놀라운 부분은 물을 거의 먹지 않고 견뎌냈다는 점이다.유양은 하도 목이 말라 녹물이나 소변을 먹어보려 했지만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의학적으로 물을 먹지않고 견딜수 있는 최대한계는 17일정도.그리고 12일이 지나면 보통 탈수증세가 심해져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그러나 유양은 구조 당시 구조대원들에게 농담을 건넬정도로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밀폐된 좁은공간에서 쉽게 나타나는 산소 부족도 거뜬히 이겨냈다.외부와 차단돼 콘크리트 잔해의 틈새에서 스며드는 약간의 공기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지만 구출 하루가 지난 12일 유양의 맥박과 심폐기능은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 또 관보다도 좁은 높이 30㎝,폭 50㎝,길이 1백30㎝의 갑갑한 공간도 이겨냈다.몸을 뒤척이는 것은 물론 관절을 오무리지도 못했다.몸을 움직이지 못하면 보통 팔·다리 등에 쥐가 나고 가슴이 답답해져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구조작업이 진행되면서 처음 60㎝가량이었던 천장의 높이가 포클레인 등의 무게에 눌려 30㎝ 높이까지로 점점 얼굴을 옥죄왔다.이럴 때 보통은 제대로 숨을 쉬기 힘들어지면서 서서히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로 질려버리고 심하면 실성까지 하게 되지만 유양은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으로 극복했다. 유양은 또 구조당시 들것에 실려나오면서 안구의 손상을 막기위해 눈을 가리고 있던 수건을 내리고 웃음을 지었다. 오랜 기간동안 어두운 곳에 있다가 갑작스레 햇빛에 노출되면 눈이 부셔 제대로 눈을 뜨지 못하고 심하면 망막 시신경 세포의 손상으로 시력이 크게 떨어지지만 현재 유양은 장기간의 콘택스 렌즈 착용에 따른 염증 이외에 이렇다할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사들은 유양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의 한계능력은 상황에 따라 기존의 통념을 깨는 강인함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 보수·관리 문제점(「부실」을 파헤친다:4)

    ◎형식적 점검·눈가림 보수 예사/사고조짐 보여도 “설마…”하며 위험방치/근본적 대책없이 “땜질”… 시간 지나면 재발 허망하게 무너져 내린 삼풍백화점을 TV나 현장에서 지켜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불과 8개월전에 일어났던 두 동강난 성수대교의 흉한 몰골도 동시에 떠올렸을 것이다. 여러가지 점에서 삼풍백화점붕괴는 지난해 10월 출근길 서울시민을 경악과 분노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성수대교붕괴의 「확대재판」이었다. 두 대형사고가 연상작용을 일으키는 이유는 원초적인 부실공사와 함께 참사가 있기 오래전부터 나타난 붕괴조짐에도 불구하고 땜질식 보수 및 관리로 위기를 넘기려다 일어난 「예고된 참사」였다는 점 때문이다. ○예고된 사고많아 두 사고는 「설마 다리가,설마 백화점이」하는 보통사람들의 상식을 여지 없이 뒤집어 버렸다.사각지대에 놓인 우리나라 건축물의 보수 및 시설관리의 현주소를 여지없이 노출시켰다. 신행주대교붕괴와 성수대교붕괴,서해 페리호침몰과 구포역 열차전복,아현동 가스폭발과 대구지하철공사장가스폭발….최근 3년동안 숨가쁘게 이어진 대형참사들도 한결같이 이같은 문제점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현재까지 진행된 검찰의 수사결과 건물의 안전보다 화려한 외관에만 치우친 설계,기초 및 골조공사 이후에 지하 및 지상구조물을 덧짓는 등 무리한 설계변경과 마구잡이식 증·개축이 삼풍백화점붕괴의 주범으로 밝혀졌다. 공사도중에 시공자가 바뀌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원시공자였던 우성건설이 공사를 시작했을때는 분명히 지상 4층짜리 건물이었으나 삼풍에 의해 5층으로 둔갑됐던 것이다. 건설기술연구원 방명석 구조연구실장은 『건설도중 시공자가 바뀐 건물은 불구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성수대교붕괴사고에 이어 현재 삼풍백화점붕괴사고의 원인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검의 한 검사도 『서울시와 삼풍백화점측의 형식적인 안전점검과 눈가림식 하자보수 그리고 붕괴위험을 방치한 안전관리의식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전의식도 결핍 정부는 교량·터널·철도·항만·댐 등 대형 관급구조물에 대한 관리의지를 담은 「시설물안전관리에 대한 특별법」을 제정해 올 4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백화점·호텔·공연장·병원·터미널같은 다중이용시설과 일반 대형 빌딩등은 「건축주가 알아서 할 문제」로 남겨진 상태이다.건축주의 「양심」에 시민과 입주자의 생명이 담보되어 있는 셈이다. 지난해 봄 완공된 지하 6층 지상 20층짜리 서울 여의도의 한 증권회사빌딩은 이같은 결과를 잘 보여준다. 그룹 계열사에 맡겨진 공사이므로 성심성의껏 잘 지었으리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건물 여러곳의 누수와 콘크리트균열현상으로 빈번한 보수공사에 몸살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공사관계자는 『짧은 공기에 공사비를 충분히 주지 않았다』고 털어 놓았다.그룹 계열사간에 발주와 시공을 하다보니 철저한 감리가 이뤄졌을 리도 없다는게 주위의 얘기다. 중소건축업을 경영하는 이모씨도 『전문지식도 없는 건축주가 공사비를 줄일 목적으로 무리한 설계변경을 요구할 경우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결함들이 조금씩 쌓여 전체 건물구조에 악영향을줄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내 건물은 내가 알아서 잘 짓는다는 말이 「안전불감증」에 중독된 우리사회에서는 더 이상 통용될 수 없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이밖에도 신도시아파트의 지하주차장이나 기둥붕괴소동 및 하자발생과 성행하고 있는 아파트내부구조변경 등에서 보듯이 제2·제3의 「붕괴의 뇌관」이 우리 주변에 널려있다. ○현장관리 철저히 한국건축가협회 강석원 부회장은 『최근 정부가 부실공사를 막는다며 내놓은 건설안전법규정이 무려 8백가지가 넘는 실정이다.솔직히 말해 이같은 안전규정을 모두 충족시키면 집을 지을 수가 없다』면서 서류작업으로 부실을 막기보다 실제 현장에서 안전관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제언했다. 한양대 조효남 교수(토목공학과)도 『민간건축물이라고 하더라도 대중이 이용하는 건축물은 공공건물과 같은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하고 『해외에서 성가를 올리는 우리 건설사들이 국내에서는 그렇지 못한 이유의 배경에는 건축주와 설계·감리자·시공건설사 그리고 감독관청의 「안전불감증」이 가장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 삼풍·구청유착 철저히 밝혀라(사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에 대한 수사가 백화점측과 감독기관인 구청직원들과의 유착관계에 집중되고 있다.검찰은 이미 구청직원 12명을 수배하고 9명에 대해서는 출국금지조치를 내렸으나 대부분 잠적한 상태다. 삼풍백화점은 신축당시인 89년 11월부터 준공검사가 난 90년 7월까지 불과 9개월사이에 3차례나 증·개축 및 용도변경등 설계변경을 했고 그 때마다 서초구청으로부터 「사후 사용승인」을 받았다.믿기지 않는 일이다.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업자와 구청간의 유착관계가 참사를 빚은 것이다. 한번이라도 위험요소를 제대로 점검했더라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참사는 공무원들의 직무유기가 얼마나 큰 범죄인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서초구청은 붕괴 13일전과 지난 3월 종합안전점검까지 했으나 「이상 무」판정을 내렸다.이미 백화점 건물 곳곳에서 균열현상이 나타나고 천장과 벽면에 금이 가 함석판으로 눈가림을 했는데도 어떻게 이런 판정을 할 수 있단 말인가.검찰이 이번 참사를 업자와 관련공무원의 유착이 빚어낸 관재로 보는이유도 이 때문이다. 삼풍뿐만 아니다.대형 사업장과 인·허가 공무원간의 유착관계는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 있다.제2의 「삼풍참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그 실체를 철저히 규명해 일벌백계 차원에서 엄벌해야 한다. 검찰은 설계·시공·감리·준공검사등 여러 건축과정별로 공무원들이 심사와 감독의 의무를 다 했는지 규명해야 한다.또 대형참사로 이어진 수뢰와 묵인의 연결고리인 「봐주기 행정」혐의에 대해서는 그 실태를 낱낱이 파헤쳐 밀착의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 대형사고때마다 제도상의 개선 대책이 마련되었으나 사고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이는 대책이 실행되지 않고 업자와 감독기관의 유착관계가 통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업자와 공무원과의 유착관계를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건축주·건축사담합 “눈가림 감리”관행화(「삼풍」참사/감리 난맥상)

    ◎“안전보다 돈 우선”… 참사 불씨로/전문인력 적고 「서류감리」 예사/법위반 건축주 처벌 강화해야 『감리를 하면 뭐합니까.건축주 눈치보기도 바쁜데 이것 저것 따질 리 있겠습니까』최근 광주에서 건축현장소장을 지낸 금호건설 관계자의 얘기다.한마디로 민간공사의 감리는 「주먹구구식」이고,하나마나다. 건축기술에 대한 전문성도 떨어지거니와 설계와 감리를 동시에 의뢰하는 고객인 건축주의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다.건축물의 「안전」보다 「돈」이 우선이다.이런 감리 아닌 감리관행이 1천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삼풍백화점 참사를 불렀다. 우리나라는 민간공사에 대한 감리를 법으로 정하고 있다.건축법은 연면적 5천㎡ 이상과 5층 이상이면서 연면적이 3천㎡가 넘는 건물은 「상주감리」를 받도록 돼 있다.감리자가 매일 공사현장에서 설계대로 공사가 진행되는지 살펴야 하는 것이다. 또 건축사법은 토목·전기·기계 등 부문별로 감리를 받도록 돼 있고 주택건설촉진법은 20가구 이상 집을 지을때 민간감리를 받도록 정했다.3백가구 이상의공동주택은 전문 감리업체에 의한 책임감리까지 규정하고 있다. 겉으로는 감리제도가 잘 정비돼 있다.그러나 감리를 건축주의 자율에 맡기다 보니 설계를 맡는 건축사가 감리를 겸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건축주의 입장에서는 설계를 의뢰하는 대가로 감리비용을 깎을 수 있고,약간의 편법을 바라는 심정으로 감리를 맡긴다.건축사도 감리를 설계의 「부대 서비스」 정도로 취급하는 게 고객관리 차원에서 유리하다고 본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건축주와 건축사간에 일종의 담합을 해 건축물의 안전도보다 비용을 아끼는 측면에서 감리가 진행될 수 밖에 없다. 이번 삼풍백화점의 경우도 상주감리를 받도록 돼 있으나 단 한차례의 감리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건축주와 건축사가 공공연히 부실감리를 묵인한 것으로 비단 삼풍에 국한되지 않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강남에서 건축사무소를 하는 임모씨는 『건축주들이 설계를 맡기면서 감리도 함께 의뢰한다』며 『그러나 감리비를 법정요율보다 낮게 요구하고 인원도 부족해 시공업체가 안내하는대로 현장을둘러보는 선에서 그치고 있다』고 털어놨다.시공업체도 서류상으로 감리받는 것을 관례로 여겨 철근이 제대로 박혔는지 확인하는 경우는 없다. 올들어 부실감리로 적발돼 행정처분을 받은 건축사가 4백30여명에 이른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삼성건설의 관계자는 『이 정도의 부실감리 적발은 빙산의 일각』이라며 『실제 민간공사 중 상당수의 편법은 묵인해주는게 관례』라고 밝혔다.그는 최근 『감리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고는 있으나 인원이나 기술부족 등의 문제로 여전히 겉치레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건설업계에서 감리를 설계와 시공의 「사생아」 정도로 보는 편견과 맥을 같이 한다.감리제도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설계사무소 (주)정임건축의 관계자는 『건축할 때는 시공과 설계를 우선으로 치며 감리는 부수적인 문제로 본다』며 『안전의식은 차치하고 감리비가 설계비와 맞먹을 만큼 중요한 수입원인데도 감리를 설계의 부차적 서비스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풍토때문인지 감리협회에 등록된 감리전문업체는 1백10여개사에 불구하고 토목·건축감리를 함께 하는 종합감리업체는 더더구나 50개사 뿐이다.대부분 건축사무소가 감리를 대행하고 있음을 이 숫치는 이야기한다. 동아건설 기획팀 관계자는 『감리자의 권한과 역할이 많이 넓어졌으나 공사현장에서의 성과는 대수롭지 않다』며 『정부차원에서 전문 감리자를 육성하고 시공업체의 관리자와 맞먹는 인원을 감리에 투입해야 한다』고 개선책을 제시했다.그는 건축 분야별로 감리기술자를 육성해야 하며 무엇보다도 건축주와 시공자의 안전의식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감리업계는 감리업계대로 『호텔·백화점 등 다중이 이용하는 민간시설에 대해서는 책임감리를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감리를 경시하는 건축주에게는 벌칙을 보다 강화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건설교통부도 민간공사에 대한 감리를 강화하고 감리 규정을 지키지 않는 건축주에게는 벌칙을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다.
  • 건축주­시공자­관청「3각감리」관행화(「삼풍」참사/외국의 건설감리)

    ◎설계­공사­준공­관리 “안전 최우선” 생활화­미/공사 공정 일일이 점검… 「부실」은 꿈도 못꿔­일/부실공사 3종 차단… 감리­시공 완전분리­불 ▷미국◁ 미국은 건물시공 이전인 설계단계에서부터 엄격한 감리제도를 적용,사고위험을 원천봉쇄하는 한편 완공후에도 사후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건축관련 각종 법규가 인재발생 여지를 최대한 없애며,건물의 설계·시공·준공·관리유지 등의 과정에서 행정과 기술측면의 균형및 감시기능이 적절히 배합되고 있는 것이다. 공사감리는 건축가나 건물주의 의뢰를 받아 실시된다.어떤 경우에도 구조물·전기·가스및 배관·냉난방·지형조사 엔지니어(기술사)들이 설계기초단계부터 참여,공동체적 운명속에서 전문시각및 분석기능을 설계작업에 쏟아놓는다. 각 분야의 엔지니어들은 자신들의 하자에 대비,일종의 전문직업보험인 손해보험 가입이 의무화돼 있다.감리를 요구한 건축사 등은 감리소홀사고가 나면 해당 엔지니어들을 고소할 수 있다.엔지니어들은 시 건축과 등 관련행정기관에 자신들의 감리내용을 신고하며,신고서류가 형식적일 때는 행정기관이 고발한다. 이들 엔지니어는 모두 독립된 실험실을 갖는다.구조물엔지니어는 건축에 사용되는 레미콘의 샘플을 실험실에 가져와 X레이촬영 등의 방법으로 강도테스트를 실시,그 결과를 자신의 사인과 함께 시 건축과에 제출한다.건축주측은 엔지니어들에 대한 자격기준을 수시로 체크한다.행정기관도 감독관을 수시로 보내 공사진행사항을 점검한다. 이렇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드물다.특히 사람이 3백명이상 입주하는 건물일 경우 다른 건축사에게 설계도면을 재평가받는 밸류 엔지니어링(가치공학) 제도가 시행된다.건축사가 도면을 완성,행정기관에 제출할 때 가치공학가의 도면감리도 포함된다. 시공전에 이처럼 각 분야에서 철저한 독립감리를 받은 뒤에는 종합토론을 통해 내용을 재검토,조정한다.독립감리에 대한 경비는 건축주가 부담하지만 최종결정은 행정기관과 건축사 양자 합의에 의해 이뤄진다.책임소재가 분명하기 때문에 건축주의 간섭이나 눈가림식 부실시공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형인명피해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구조물공사에 있어서는 부품납품회사인 철골·유리회사,나사나 볼트회사들이 부품모델을 사전에 건축사와 건축주에게 고지,허락을 받아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는 미국의 건축공정은 한국보다 대략 30∼40% 더 길다.건물이 신축되면 건축사·엔지니어들이 분야별로 다시 최종독립검사를 실시,점검표를 만들어 잘못을 시정한다. 미국에서 최대 건물붕괴 사고로 기록된 81년의 시카고 하이아트호텔 붕괴이후 감리제도는 더욱 엄격해졌다.당시 호텔로비 통로 등 5개층이 무너지면서 2백여명이 깔려 숨진 참사였다.천장에서 내려온 철골구조물들이 로비통로를 연결,지탱해주는 구조였으나 무자격 구조물엔지니어가 허가없이 설계를 변경하는 바람에 철골구조물이 하중을 견디지 못해 무너져버린 것이었다.이후 세부설계까지도 반드시 건축사의 허가를 받도록 했고 건축사 자격도 제한했다.정규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설계분야에서 5년이상 실무경험이 있는 사람으로서 각 주의 면허시험 통과자에 한해 면허증을 주고,매년 경신하는 과정에서 과오가 있으면 면허가 취소된다. 건축물의 사후관리를 위해서는 시 건축과에서 연간 2∼3차례 검사관을 보내 건물이상 여부를 파악한다.아파트는 두달에 한번 점검한다.뉴욕시청 기술감사로 근무하는 교포 김현중씨(52)는 『미국 건축물의 경우 건축에 관계되는 각 분야의 기술인들이 제각기 감리기능을 수행한뒤 이를 총체적으로 통합하는 감리제도가 관행화돼 있다』면서 『한국도 전문적이며 독립적인 감리제도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일본의 건축물들은 비교적 안전하다.사고가 발생해도 인명피해가 적다.설계·시공·감리·증개축·사후관리·안전사고 발생시의 구난활동 등 모든 분야에서 안전우선의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일본이 안전에 최우선을 두지 않으면 안되는 것은 지진 등 자연재해가 많기 때문.그러나 내진설계 부문을 제외한 설계와 시공·안전관리에 대한 일본 법령의 규정이 한국보다 더 까다로운 것은 아니다.실제로 법령대로 지켜지느냐가 문제다.주일대사관의 홍판기건설관은 『규정은 우리나라와 눈에 띄게 다른 점이 없다』면서 『일본이 품질경쟁을 하는 동안 우리나라는 가격경쟁을 벌였다』고 원인을 진단한다. 한국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분야는 시공과 감리.일본에서는 시공과정에서 설계변경이 대단히 엄격하게 관리된다.우리나라에서는 흔히 공사비를 올려받기 위해 설계변경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본에서는 발주자 입장에서의 설계변경,지반사정등 예측하지 못한 사정이 발생했을 때나 가능하다. 일본도 하청은 많다.하청 비율이 61%로 우리나라의 2배에 육박한다.그러나 하도급 공사를 맡기면 원청업자가 책임지고 철저히 감리한다. 메이지대 대학원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박영록씨는 『한국내에서는 부실공사가 많지만 같은 한국업체라도 외국에 나가서 지은 빌딩들에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것은 감리가 철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일본의 경우 감리자는 공사현장에 상주하면서 단계마다 철저하게 감리를 행한다.콘크리트를 부어 넣으면 안보이게 되는 철근 배근과 각종 배관 등을 미리 검사하는 것은 기본이다.엄격한감리로 안보이는 부분까지 철저하게 시공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종합건설 도쿄지점의 전영진 지점장은 『일본은 입찰제가 아니라 지명제다.불공정경쟁과 부정의 온상이 된다는 측면도 있지만 사고가 발생,신용을 잃으면 다음에 지명되기 어렵기 때문에 건설회사들이 스스로 시공 및 감리에 철저를 기할 수 밖에 없는 장점도 있다』고 지적한다. 일본의 감리가 철저히 행해지는데는 표준화된 체크 리스트가 잘 정비돼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체크해야 할 항목들이 빠짐없이 수록돼 있을 뿐 아니라 순서대로 잘 나열돼 있어 쉽게 감리에 철저를 기할 수 있게 돼 있다. ▷프랑스◁ 프랑스에서 건축 허가를 받는 일은 「하늘의 별따기」에 비유된다.설계도면을 비롯해 허가에 필요한 서류는 32가지.이들 서류를 갖고 중앙부처인 건설부를 비롯해 시청·경찰서·소방서등 32곳의 관청에 허가신청을 해야 한다.그중에서도 건설부의 심사는 까다롭기로 유명하다.허가를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1년6개월.엄격한 심사를 거치고 나서야 허가사항은 시의회 조례로 발표된다. 건물을 부분적으로 개수하는 일과 심지어 건물 외관의 색채를 건물주의 취향에 맞게 바꾸는 일도 모두 이같이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게 돼있다.때문에 건물을 부분적으로 수리하기 위해 행정부서 문을 넘나든 시민들은 다시는 집수리를 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공사에 들어가고 나서도 부실공사를 막기위한 시공보고서·감리·시험보증기간 등 3중의 장치가 돼있고 이는 철저히 지켜지고 있다.따라서 공사기간도 답답할 정도로 길고 다른 나라의 1·5∼2배정도의 기간이 걸린다. 특히 감리를 맡은 회사는 시공회사와의 접촉이 완전 차단돼 있다.지난91년 코르시카섬의 퓨리아니 경기장이 시험보증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문을 열었다가 관람석이 무너져 1백여명이 사상하는 사고가 일어났다.가건물인 관람석에서 흥분한 관중들이 열광적으로 움직여대는 바람에 일어나기는 했지만 프랑스 최대의 붕괴사고로 꼽히고 있으며 사고 이후 검사와 규제는 더욱 강화됐다. 프랑스 건물의 품질보증은 건축가가 한다.자신의 명성이 걸려 있고 하자가 있을경우 더이상 건축가로서 활동을 할수 없기 때문에 철저해질 수밖에 없다.건축가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10년의 안전을 보장해준다.때문에 건축가는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인부들의 손길을 믿을 수 없고 공장에서 원하는 구조물을 미리 만들어 접합하는 일만 시킨다. 최근에 문을 연 파리의 샤를레티 경기장은 표준치로 정해진 하중의 10배로 지어져 화제가 된바 있다.프랑스 건물들이 안전성과 내구성면에서 뛰어난 것은 정해진 규정보다는 규정을 지키려는 장인정신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폭탄·무기 소지 “폭파” 위협/일 여객기 납치 이모저모

    ◎“옴교보복 일수도…” 일 열도 공포/“얼음송곳 위협” 기장 첫 타전/F15기 긴급배치… 비상 대비/아사하라 부인 납치범에 투항 호소 ○…죽음의 독가스테러 사건으로 세계를 놀라게했던 옴진리교의 공포가 21일 다시 일본열도를 강타했다. 도쿄지하철 독가스 테러사건의 공포가 채 가시기도 전에 이날 옴교 신도로 알려진 범인에 의한 전일호(ANA)여객기 납치사건이 다시 발생, 옴진리교에 대한 일본국민들의 비난과 증오가 증폭되고 있다. ○…비행기 납치사건이 일어나자 일본자위대는 하코다테 공항에 화학방호부대를 긴급대기태세에 들어가도록 하고 상공에는 항공자위대의 F15 전투기와 F전투지원기를 각각 2대씩 포진시켜 긴장된 초계 태세에 들어갔다. 삿포로에 진주하고 있는 육상자위대도 화학방호부대원 약30명에 대한 출동령을 발동. ○…범인은 얼음깨는 송곳만으로 여객기를 납치했으며 항공관계자들은 범인이 어떻게 얼음송곳을 지니고 비행기를 탈수 있었는지에 대해 큰 의문을 제기. 일본 당국은 일본항공(JAL)기 요도호사건 드어을 계기로공항에 금속탐지기를 비치해 승객의 몸을 철저히 뒤지고 있기 때문에 금속성 칼이나 총기류는 유대가 사실상 불가능 하도록 되어 있다. ○…일정부는 가능한 모든 방책을 강구해 승객들의 안전구출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으로 법질서유지를 위해 범인의 요구에는 단호한 입장으로 대처할 방침. 일정부는 특히 75년 적군파사건 당시의 비난등을 계기로 78년 후쿠다(복전)내각 당시 마련된 「항공기 공중납치에 대한 대처방침」에 입각,아사하라 쇼코(마원창황)옴교 교주의 석방요구 등에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뒤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는 노나카 히로무 자치상(국가공안위원장)과 경찰청장관, 이가라시 고조 관방장관등을 불럴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 ○…범인이 스스로 옴 진리교 신도라며 「고바야시 사부로」라고 밝힌데 대해 ANA측은 그같은 사람이 탑승했음을 확인했으나 옴교측은 짚이는 곳이 없다며 현재 그런 신도가 있는지를 조사중이라고 발표. ○…아사하라 쇼코 옴진리교주의 아내이자 옴진리교주의 대행자 역할을 하고 있는 마쓰모토 토모코는 21일 여객기 납치범들에게 투항하라고 호소. ○…밤이 깊어지자 공항에는 불안한 긴장감이 감돌았으며 대치상황이 계속되면서 일부 승객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고 조종사가 보고.또 단체관광객 안내원으로 기내에 억류돼 있는 여행사 관계자들이 이날 휴대전화로 회사에 연락해온 내용에 따르면 승객들은 눈가리개와 마스크를 한 채 전원 자리에 앉아 있으며 손을 결박당한 상태라는 것.그러나 ANA측은 여행사 안내원들의 이같은 보고에 대해 신빙성이 떨어지는 얘기라며 의문을 제기.납치여객기의 창문은 대부분 가려져 있고 기내 등도 일부 꺼져있으나 에어컨 작동을 위해 보조엔진은 가동. ○…일본당국은 기장을 통해 여객기 납치범과 계속 교섭하고 있으나 당국의 선 인질석방요구와 범인의 연료급유 및 도쿄 회항 요구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태.ANA에 따르면 범인은 조종석에 들어가 기장을 통해 요구사항을 전달했으며 당국 역시 기장을 통해 범인과 직접 교섭,승객 석방 및 환자 발생시 병원 후송 등을 요구했으나 범인은 이를 거부.일본정부도 연료급유를 허락할 수 없다고 거부. ○…승객 가운데는 유아 등 어린이 7명과 60세 이상의 고령자가 95명이나 포함돼있다고 ANA측이 발표.이 가운데 최고령자는 92세인 것으로 확인됐는데 당국은 저녁시간이 되자 3백70여명분의 오니기리(주먹밥)와 음료수 등을 준비했으나 납치범이 거부. ○…납치된 여객기에 타고있는 한 여승무원은 NHK TV에 전화를 걸어 『납치범들이 폭탄과 다른 무기들을 갖고있다』고 말했다면서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납치범들의 협박메세지를 전달.범인은 특히 이날밤 10시35분 6번째 전화를 NHK방송국에 걸어 얼음 송곳은 밖에서 비행기 안으로 갖고 들어온 것이 아니라면서 자신은 옴교 신도라고 말한적도,이름을 댄 사실도 없다고 강력히 부인. ◎납치기장과 교신 내용 ▲12시3분=2층 객실에서 남자가 얼음송곳으로 위협하고 있다.옴 신자인 것 같다. ▲12시30분=범인의 요구다.활주로에서 연로를 보급하라.객실 유리창의 빛 가리개를 모두 내려라. ▲12시33분=기장이 승객들에게 공중납치사건 발생을 밝혔다.승객들에게는 기내방송으로 12시40분 하코다테에 도착한다고 말했다. ▲12시47분=(범인으로부터) 활주로에 누구도 접근시키지 말라는 요구다. ▲12시55분=기체에 접근하고 있는 사람 수를 확인해달라. ▲12시59분=범인은 연료보급을 빨리 하라며 신경질을 부리고 있는 것 같다. ▲1시18분=(범인이) 연료보급을 하지 않으면 플라스틱 폭탄 시한장치를 풀겠다고 말하고 있다.
  • 서울 2기 지하철/설계·시공·감리 “총체적 부실”

    ◎남광 등 4개사 1년6월∼2년 입찰제한/7개업체 과태료·영업정지 등 처분/일부구간 전면 재시공 서울시는 16일 시공중 균열이 발견된 지하철 5,8호선의 5­52,5­50,8­10,8­3공구 등에 대한 감사 결과 부실공사가 설계잘못과 부실시공,감리소홀 및 감독태만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이들 4개 공구의 설계 업체인 남광엔지니어링 등 4개사에 대해 1년6월∼2년간 시 발주공사의 입찰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했다.경남기업·신일건업 등 7개 시공·감리업체에는 과징금·과태료 부과와 함께 영업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내리기로 했다.시공도면을 사전에 검토하지 않은 감리사 4명은 자격 정지와 함께 형사고발키로 했다. 또 관리·감독을 게을리한 김학재 지하철건설본부장 등 관련 공무원 31명을 징계위원회에 넘겼다. 시는 4개 공구 모두 설계 회사가 철근 길이를 시방서보다 1∼2m 짧게 설계한 도면을 시공사가 검토나 수정없이 그대로 공사에 적용했고 감리사도 시공전에 도면을 검토하지 않아 부실을 초래했다고 발표했다. 시는 8­10공구 모란역∼차량기지 유치선구간 4백7m중 구조계산서와 도면이 달라 철근이 부족하게 시공된 45m를 전면 재시공하고 나머지 구간에는 슬라브를 추가 시공하거나 중앙기둥을 설치하는 등 8월말까지 보완공사를 마치기로 했다. ◎지하철 부실공사 안팎/“관행”이유 시방서를 참고자료로만 여겨/작년 첫발견뒤 눈가림 덧칠… “안전 불감증” 서울지하철 5,8호선 4개 부실공구에 대한 서울시의 감사 결론은 설계·감리·시공·감독의 전과정이 총체적으로 잘못됐다는 것이다.이는 2기 지하철의 다른 구간에도 이같은 부실 요인이 잠복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부실은 잘못된 설계에서부터 잉태됐다.4개 공구의 설계사들은 설계의 기준이 되는 시방서를 관행이라는 이유로 참고 자료로만 여겼다. 감리사들도 시공에만 치중한 나머지 도면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설계 부실이 감춰진 채 시공사에게로 넘어간 것이다.문제 공구의 감리사들은 『설계 내용까지 세부적으로 조사해 수정할 의무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시공사들 역시 공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설계 도면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8호선 시공사의 한 관계자는 『제공받은 도면대로 공사했을 뿐』이라며 『설계 잘못까지 일일이 찾아낼 인력도 없으며 관행상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변명했다. 감독관청인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는 눈뜬 장님이었다.전 공정에 걸쳐 설계·감리·시공사들이 최선을 다해주기만을 「기원」할 뿐인 것이다.올해초 이들 공구에서 균열이 처음 발견됐을 때 지하철본부는 『전문가가 없어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번에 드러난 4개 공구의 부실은 유형도 비슷하지만 꼼꼼히 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예방할 수 있었던 부실이다.모두 철근 길이를 시방서보다 짧게 했거나 빼먹었다.게다가 콘크리트 양생을 부실하게 해 부실공사를 자초했다. 5­52공구를 설계한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는 철근 길이를 시방서 규정인 8.04∼9.06m보다 짧은 6.9m로 잘못 설계했다.공사 현장에서 주로 참조하는 「재료표」에는 6.0m로 표기하는 어처구니 없는 잘못도 저질렀다.감리사인 동명기술공단과 시공사인 신일건업은 도면을 정밀 검토하지 않고 잘못 표기된 재료표대로 감리·시공했다. 8­10공구의 시공사인 건영은 구조물이 완성된 뒤 「콘크리트 표준 시방서」에 따른 정밀 검사를 하지 않아 천장과 벽면의 균열을 발견치 못했다.지난 해 4월 균열을 발견한 이후에도 눈가림식 시멘트 덧칠만 했다.거푸집안 콘크리트를 2개층으로 나눠치면서 최소 3∼4시간 안에 작업해야 하는데도 11시간40분∼12시간이 지난 뒤 작업했다.5­50공구와 8­3공구도 철근 길이를 시방서보다 짧게 설계,시공했다. 이번 감사결과는 이같은 부실이 2기 지하철 1단계 구간 83㎞ 모든 공구에서 발견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 왜 가스누출 사고 잦은가/부실시공·마구잡이 굴착탓

    ◎관매설 깊이도 눈대중으로/무자격자에 안전관리 맡겨/주민신고 없으면 누출사실도 몰라 대구 가스폭발사고후 겨우 닷새만에 벌써 전국에서 8건의 가스 누출사고가 일어나 온 국민을 「가스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이들 8건의 사고는 왜 땅만 파면 가스가 새어나오고,그 근본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지난달 30일 영등포구 양평동 일대 연쇄사고와 1일 노원구 상계6동 사고,2일 중구 신당동 지하철공사장 사고는 건설업체가 굴착공사를 하다 실수로 가스관을 건드려 일어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춘천 퇴계동 금호아파트 사고는 시공회사측이 불량 조임나사를 쓴 때문으로,서대문구 아현동 사고는 이웃 지하철공사장의 발파작업 등의 영향으로 밸브관의 이음새가 뒤틀어져 누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구 신당동 지하철공사장 사고는 현장관계자들이 서로 남의 탓으로 돌리려는 「떠넘기기」의 전형이다.현장작업 인부들은 『지금이 어떤 때냐』며 설계도면에 따라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 일을 했다고 강변하고 있는 반면 극동가스측은 가스관 용접부분에 바늘로 긁힌 자국이 있다고 맞서고 있다. 안타깝게도 어느 한쪽에 손을 들어 줄 수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안전의무 소홀인지,설계도면 잘못인지….한때 가스회사에서 일했던 장모씨(37)는 『공사비 절감과 공기단축을 위해 감독관청에 내는 설계도면과 달리 공사하는 일이 많다』고 밝히고 『감독 나오는 곳을 미리 알아두었다가 거기만 규정을 지킬 뿐』이라고 폭로했다. 규정대로라면 땅밑 2m 깊이에 가스관을 묻어야 하나 대개 1.6∼1.7m에 묻고 감독관서에서 나오면 밤새 작업을 해 그 옆에 깊이 2m를 지나는 눈가림의 관을 따로 만들어 놓는다는 설명이다.물론 현장에 나온 감독공무원에게는 적당한 용돈을 준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잇단 가스사고는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는 「총체적 비리」의 산물인 셈이다. 업체들이 갖고 있는 안전관리 자격증은 당국의 허가를 받기 위해 한달에 1백만원가량 주고 빌린 것일 뿐 현장 점검용이 아니다.중구 신당동 공사장에서도 현장 안전관리책임자는 아무리 찾아도 없었다.한진건설 직원 김백년씨는 『우리 현실에서 회사측이 가스누출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주민신고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서울시와 지방단체들은 그들대로 지하매설물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는 지하지도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그저 사고가 나면 주먹구구식의 엄포와 응급처방식의 사후 대책만을 녹음기처럼 되풀이하기 일쑤다. 연세대 김수일(토목공학과)교수는 『문제는 일선 행정기관의 전체 안전관리체계의 미흡과 안전규정을 지키려 애쓰기 보다는 감독관청의 눈을 피해 대강 대강 일을 처리하려는 기업의 잘못된 인식』이라고 진단하고 『기본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키려는 새로운 안전문화의 조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미화원 김씨,진술 또 번복/어제 대질신문/“TV 나온다기에 신고했다 말해”/소방관,“일지 찢어져 재작성… 은폐 안해”/대구참사 수사 【대구=한찬규 기자】 대구 도시가스 폭발사고를 수사중인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이승구 대구지검 특수부장)는 3일 수사 결과와 관련,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다. 가스냄새를 처음 신고했다는 달서구청 환경미화원 김만수(36)씨가 신고사실을 4차례나 번복하는데다 관할 달서소방서 송현파출소가 사고 당일 근무일지를 폐기한 사실이 확인된데 따른 것이다. 수사본부는 이날 송현파출소 관계자를 소환,『가스폭발 현장 출동시간을 달서소방서 사령실에서 알려준 7시52분보다 조금 앞당기는게 좋겠다고 판단해 7시50분으로 고치다 종이가 찢어져 근무일지를 재작성했다』는 진술을 받아 냈다. 수사본부는 또 김씨의 가스냄새 신고사실과 협박여부를 가리기 위해 김씨와 김씨를 조사한 대구소방본부 감찰주임 박영순,감찰계장 조무웅,송현파출소 한치환씨 등 5명을 불러 대질신문을 벌였다. 이날 신문에서 감찰주임 박씨는 『소방본부에서 김씨를 상대로 비디오를 찍은 것은 사실이나 욕을 하는 등 협박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이날 상오 기자들과 만나 사고 당일 새벽청소를 하던중 가스 냄새가 나 송현파출소에 신고했으나 소방관들의 협박에 못이겨 경찰조사에서 이를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씨는 이날 하오11시25분 쯤 달서경찰서에서 검찰,경찰,보도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기자회견을 다시 갖고 『TV에 나오고 싶은 욕심때문에 기자들에게 「소방서에 신고했다」고 말했다』며 이날 상오의 주장을 다시 번복했다. 또 이날 하오 11시쯤 수사본부에 출두한 장모 김상달씨(70·달서구 상인동)도 『사위가 처가집 가던 길에 가스냄새를 맡았다는 지난달 27일 사위가 집에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소란피워 죄송… 협박 없었다”/구조작업중 여인 2명이 말해…/미화원 김만수씨 2차례 회견 김만수씨와의 두차례 일문일답은 다음과 같다. (상오 기자회견) ­경찰에서 진술을 번복한 이유는. ▲소방서 관계자들이 협박하고 검·경에서 수차례 조사를 받아 혹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돼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협박받았나. ▲29일 상오 송현 소방파출소에서 1차 조사를 받고 다시 대구시 소방본부에 끌려갔다.그 곳에서 간부로 보이는 사람이 물어보기에 『신고했다』고 대답하자 『죽여 버리겠다』고 말했다.또 강제로 신고하지 않았다고 말하도록 한뒤 증거로 보관하겠다며 비디오촬영을 했다. ­신고 과정은. ▲사고 전날인 27일 하오 9시쯤 부근의 처가집에 가기위해 사고현장 부근을 지났을 때 가스냄새가 났고 사고 당일 상오 4시20분 쯤 작업도중 또 가스냄새가 나 신고했다. ­수차례 진술을 번복했는데 신고한 것이 정말 사실인가. ▲언젠가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하오 기자회견) ­소방관들은 신고 받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그동안 소동을 피워서 죄송하다.가스냄새와 관련 신고한 적이 없다. ­상오에는 신고했다고 밝혔었지 않았나. ▲사고 당일 폭발현장에서 구조작업을 하던중 30대 여인 두명이 구조작업을 했으니 TV에 나올 수 있겠다고 해 TV에 확실히 출연하고 싶은 욕심에서 거짓으로 가스냄새가 났다는 것을 신고했다고 말했다. ­신고와 관련 협박 등을 받았나. ▲괴롭다.
  • 전국 철로공사 30년간 “나눠먹기”/3개업체 입찰부정 안팎

    ◎임직원 대부분 전직철도청 간부/공사 하자·담합 묵인 대가로 뇌물 서울시지하철은 물론 전국 철도의 선로신설및 보수공사가 특정업체와 관련공무원들의 유착관계로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일 검찰에 적발된 궤도공영,철도공업·,국궤도공업등 3개 업체는 공사에 대한 담합입찰에서부터 시공·감독·감리등에 이르기까지 감독관청등에 뇌물을 주고 편의를 제공받아온 것으로 드러나 부실공사의 위험성마저 부인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들 업체는 지난 93년까지 30여년동안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와 철도청이 발주하는 전국의 모든 선로의 신설·보수공사를 담합해 맡아왔다. 93년이후 5개의 선로공사 관련업체가 새로 생겨났으나 궤도공영등 기존 3개 업체의 횡포가 심해 신설업체가 공사를 낙찰받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상황인 것도 사실로 밝혀졌다. 철도공영 등 3개 업체는 91년부터 모두 73건에 이른 선로공사가운데 90%인 66건(공사대금 1천7백억원)을 담합으로 따내는 부정을 저질렀다.한마디로 「땅짚고 헤엄치기」식이라고 할 수있다. 이들 업체는 93년8월 새 회사들의 등장으로 일방적인 담합이 어려워지자 『제2기 서울시지하철 5·7·8호선과 일산선·분당기지에 대해 사별로 분담지역을 지정한다』는 사업지역 분담안까지 만들며 더욱 노골적으로 담합행위에 나섰다. 실제로 93년11월 지하철 5호선 방화차량기지 선로신설공사입찰에 참여하면서 궤도공영의 낙찰을 위해 궤도공영이 15억5천만원에 응찰하고 철도공업은 15억6천3백만원,한국궤도공업은 15억6천6백만원을 제시해 궤도공영에 낙찰시키기도 했다. 이같은 수법으로 이들 업체는 제2기지하철의 모든 선로신설공사를 발주받았으며 지금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심지어 철도청산하 서울등 5개 지방철도청에서 해마다 한차례씩 발주하는 선로보수공사를 독점하기 위해 서울과 부산,대전과 순천,영주등 지방청을 3분해 입찰에 응했다. 이들 업체의 입찰가격은 조달청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조사금액을 토대로 기초금액의 ±1% 범위안에서 산출하는 예정가격의 94∼95%선이었다. 검찰은 보통예정가격의 85%선에서 결정되는 낙찰가에비하면 이들 업체가 국가에 모두 2백억원의 공사비를 추가부담시킨 셈이 됐다고 밝혔다. 입찰과정뿐만 아니라 공사중 감독·감리에 이르기까지 김영걸(64) 궤도공영대표등 3개 업체 임직원들이 대부분 전직 철도청간부라는 사실이 크게 영향력을 미쳤다. 지하철 궤도감리단장 남상하씨(60)등 감리·감독을 맡은 공무원들에게 수시로 『하자가 드러나더라도 선처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1백여만원씩 주는가 하면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와 철도청의 담당부서에 휴가·명절 등을 비롯,달마다 일정액을 상납하면서 공생관계를 유지해 왔다. 따라서 관계공무원들은 이들 업체의 담합행위를 묵인해주고 유리한 공사비를 책정하는가 하면 눈가림식 현장감독도 서슴지 않았다. 때문에 이들 업체가 제2기 지하철의 선로공사 분담안을 만들었을때 서울시 지하철검설본부 기술실장 정한영씨(54)가 대표들을 불러 담합의 느낌이 들지 않게 직접 공사구간을 조정해주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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