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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간 112주년 특별기획] ‘납세·고용·근로조건’ 가장 공평하지 못한 분야

    [창간 112주년 특별기획] ‘납세·고용·근로조건’ 가장 공평하지 못한 분야

    국민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공평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분야로 ‘납세’를 꼽았다.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자영업자도 세금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점에서 세금을 월급에서 원천징수당하는 직장인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또 취업 및 근로조건에 대해서도 공평하지 않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았다. 서울신문 여론조사 결과 우리 사회에서 불공평한 분야를 꼽아 달라는 질문(복수응답)에 납세(39.2%)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고용(38.0%), 근로조건(36.2%), 법률(30.4%), 교육(29.4%), 복지(25.6%), 병역(20.9%), 의료(13.3%)가 뒤를 이었다. 특히 소득별로 중위층과 상위층 중에 납세를 가장 불공평한 분야로 꼽은 비율이 각각 45.8%, 45.9%나 됐다.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45.2%)가 조세정의에 대한 불신이 가장 높았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금 납부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납세를 피하고 일반 국민들은 부가가치세, 사회보험료 등 각종 세금을 피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의 부를 재분배하는 차원에서 적용되고 있는 누진세제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높다는 의미다. 소득 하위층과 20대에선 고용, 근로조건 등 일자리 분야가 불공평하다는 인식이 높았다. 하위층은 가장 불공평한 분야로 근로조건(37.1%), 고용(33.8%), 납세(31.2%)를 꼽았다. 20대 응답자의 47.8%는 고용 분야에서 불공평을 체감한다고 답했다. 지난달 청년 실업률(15~29세)은 10.3%였고, 지난해 직장을 잡은 청년층 400만명 가운데 20.3%(81만 2000명)는 1년 이하 계약직이었다. 또 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이동하는 비율은 11.0%에 그쳤다. 노광표 한국노동연구소장은 “비정규직 및 저임금 노동자의 처우 개선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자본 소득에 대한 세금 징수 방안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이은하 세무사의 생활 속 세테크] 금융소득 2000만원 초과 땐 ISA·해외주식펀드 활용하길

    매년 5월은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이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소득에 대한 세금을 다음해 5월 1일부터 31일까지 신고·납부하는 것이다. 근로소득자는 연말정산으로 한 해의 세금을 정산하기 때문에 근로소득만 있는 사람은 종합소득세 신고를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근로소득 외 사업소득(부동산임대소득 포함) 등 다른 소득이 있는 경우, 또는 사적 연금소득이 연 1200만원을 초과하거나 기타소득금액이 300만원을 초과하면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한다.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해당하는 경우도 종합소득세 신고대상이다. 이자소득, 배당소득과 같은 금융소득은 그 소득자에게 지급될 때 금융기관에서 소득세(14%, 지방소득세 1.4% 별도)를 미리 원천징수하기 때문에 납세자는 별도의 소득세 신고를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하여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는데 이것을 금융소득종합과세라고 한다. 2000만원을 초과한 금융소득에 대해서는 다른 종합소득을 합해 누진세율(6~38%)이 적용되는 것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해당되면 세 부담이 얼마나 늘어날까. 예를 들어 사업소득금액이 2억원을 넘어 38% 세율을 적용받는 사람에게 금융소득 3000만원이 발생했다고 하자. 2000만원을 초과한 1000만원만큼은 종합소득에 합산돼 38%세율을 적용받아 이미 원천징수로 납부한 세액과의 차이(38%-14%)인 240만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금융소득만 있고 다른 소득은 하나도 없다면 금융소득 약 7200만원까지는 추가적으로 내야 할 세금은 없다. 금융소득종합과세로 인해 누진세율(6~38%)로 계산한 세금이 원천징수세율(14%)로 내는 세금보다도 적게 나오면 원천징수로 낸 세금으로 종결되기 때문이다. 단, 다른 가족의 소득세 신고 시 부양가족공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건강보험 피부양자에서 제외되며 다음해 11월부터 지역가입자로 전환돼 건강보험료를 납부해야 한다는 부담은 생긴다. 금융소득종합과세로 인한 세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절세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비과세·분리과세 상품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최근 출시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 등이 비과세 상품이다. 금융소득 발생 시점을 한 해에 집중되지 않게 여러 해로 분산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가족에게 증여함으로써 명의를 분산하는 방법도 있다. 미래에셋증권 WM본부
  • 멍멍이 밥 어쩌지? 온수매트 안 껐어… 여보! IoT랑 톡해요

    멍멍이 밥 어쩌지? 온수매트 안 껐어… 여보! IoT랑 톡해요

    LGU+ ‘홈 IoT’ 반년 새 20만 가구 가입 USB형 허브 꽂은 후 스마트폰 앱과 연결 플러그형은 일반가전도 껐다 켤 수 있어 창문엔 열림감지센서로 침입 여부 알아 月 1만 2100원이면 5가지 단말기 사용 서울에 사는 회사원 최현서(28)씨는 설을 맞아 고향인 경남 거제에 내려간다. 5일간 집을 비워야 하는데 반려견인 시추 ‘초코’가 걱정이다. 초코는 폭식하는 습관이 있어 사료를 많이 부어 두면 한꺼번에 먹어 버린다. 돌봐 줄 사람을 구하기도 쉽지 않아 버스에 태워 장거리를 함께 이동해야 할지 고민이다. 주부 김연정(52)씨는 지난해 추석 때 건망증 때문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연휴 기간 아이들 먹으라고 끓인 사골국 냄비를 가스레인지 위에 올려둔 것이 고향을 향해 출발한 지 2시간 만에 퍼뜩 생각났기 때문이다.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아들에게 전화해 가스불을 끄도록 했지만 국물이 다 졸아 버린 뒤였다. 평소에도 베란다 전등이나 전기장판을 켜 둔 것을 깜빡한 채 외출하기 일쑤라 김씨는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들 때마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 다세대주택에서 자취 중인 홍아름(35)씨는 지난 여름 빈집털이를 당했다. 가스배관을 타고 3층까지 올라온 도둑이 온 방을 헤집어 놓고 노트북과 디지털카메라를 훔쳐 갔다. 홍씨는 도둑이 다시 올까 두려워 며칠간 친구 집에 묵었다. 설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장기간 집을 비울 때 유용한 안심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집 밖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집 안의 가전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하는 가구가 늘고 있다. 가정에서 쓰는 IoT인 LG유플러스 ‘홈 IoT’ 서비스는 출시 반년 만에 20만 가구가 가입했다. 통신 3사 가운데 가입자가 가장 많다. 특히 최근 2주 사이 1만 가구가 가입해 전파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IoT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집게손가락 크기의 IoT 허브가 필요하다. 무선 통신 솔루션인 지웨이브(Z-wave) 전파를 사용해 집안의 각종 기기를 연결해 주는 장치다. USB 형태로 돼 있어 인터넷 공유기에 꽂아 쓰면 된다. LG유플러스 고객이 아니더라도 쓸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 애플리케이션 마켓에 들어가 IoT@home 앱을 내려받는다. 이 앱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홈 IoT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전원 플러그에 꽂아 쓰는 돼지코 모양의 IoT 플러그는 스마트 기능이 없는 일반 가전도 똑똑하게 변신시킨다. TV, 컴퓨터, 밥솥, 가습기 등 가전 코드에 IoT 플러그를 꽂으면 스마트폰 앱으로 끄고 켤 수 있다. 깜빡하고 온수매트를 켜 두고 외출했더라도 스마트폰으로 전원을 끌 수 있다. 가전이 일정 기간 작동하지 않는 대기상태라면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해 대기전력을 최소화한다. 사람이 집에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싶으면 TV 등을 일정 시간 켰다가 끌 수도 있다. 창문이나 문, 서랍 등에 설치하는 IoT 열림감지센서는 문이 열리면 자동으로 스마트폰으로 침입 사실을 알려준다. 지금은 개폐 여부만 감지할 수 있지만 비가 오거나 해가 드는 등 날씨에 따라 여닫을 수 있는 지능형 창문도 상용화될 전망이다. IoT 가스록은 가스 밸브에 설치해 쓴다. 가스레인지에 냄비를 올려두고 외출했더라도 스마트폰으로 끌 수 있다.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집에는 자동 사료급식기인 펫 스테이션이 유용하다. 사료통을 채우고 외출하면 앱을 통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먹이를 줄 수 있다. 1회 5~100g, 1일 최대 20번까지 급식량을 조절하기 때문에 폭식을 예방할 수 있다. 워키토키 기능이 있어 반려동물과 소통이 가능하다. ‘홈CCTV 맘카’는 좌우 345도, 상하 110도 회전하는 200만 화소의 고화질 홈 폐쇄회로(CC)TV 이다.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집안 구석구석을 확인할 수 있다. 인체감지 기능이 내장돼 있어 외부인 침입을 감지해 자동으로 알려 준다. 증거화면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녹화·캡처도 가능하다. 유플러스 초고속 인터넷을 함께 쓰면 한 달에 8800원을 내고 3년 약정으로 이용할 수 있다. IoT에너지미터는 두꺼비집에 설치하는 장치로 전기 사용량을 초 단위로 확인할 수 있다. 집에 아무도 없는 데 실수로 켜 둔 가전 때문에 전력 사용량이 많은지 파악할 수 있다. 일간, 월간 누적 사용량을 중간중간 확인해 누진세 구간에 진입했는지를 미리 알려줘 전기요금을 아낄 수 있다. IoT 단말기 가격은 종류에 따라 다르며(표 참조), 단말기 사용료는 개당 월 1000원이다. 단 같은 종류의 단말기는 개수에 상관없이 한 개의 이용료만 내면 된다. 월 1만 2100원을 내면 기계 값 없이 5개의 단말기를 쓸 수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공기업 사람들 한국전력공사(하)] “세계 전력회사 중 3곳 신용평가 ‘AA’ 한전뿐…수익 높이도록 한전에 더 많은 자율성 줘야”

    [공기업 사람들 한국전력공사(하)] “세계 전력회사 중 3곳 신용평가 ‘AA’ 한전뿐…수익 높이도록 한전에 더 많은 자율성 줘야”

    “한국도 이제 포브스지 선정 세계 100대 기업에 들어가는 공기업 하나 정도는 나올 때가 됐습니다.” 12월이면 임기 3년을 모두 채우는 조환익(65) 한국전력공사 사장의 한전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했다. 조 사장은 지난 1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계적인 전력회사 가운데 3대 국제신용평가사(무디스, 피치, S&P)로부터 ‘AA’ 이상을 받은 곳은 한전밖에 없다”며 “정부가 상장회사인 한전에 더 많은 자율성을 줘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 증시에 상장돼 다양하고 수준 높은 주주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하면서도 공공지분 51%의 공익성이 요구되는 한전은 결국 시장에서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 사장은 “국가 지원에 대부분 의존하는 직원 수 100명 남짓의 공기업과 똑같은 잣대로 평가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포브스 2000대 기업 중 한전은 삼성전자에 이어 171위다. 직원 수는 2만명이 넘는다. 2012년 12월 사령탑에 오른 조 사장은 만성 적자, 전력 수급 위기, 밀양 송전선로 건설, 본사 나주 이전 등 난제들 속에서 내·외부와의 소통 복원 등 신뢰 회복을 바탕으로 지난해 6년 만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조 사장은 “3년 동안 전력 수급 등 한전의 모든 것을 정상화시킨 데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후임에 누가 오더라도 한전의 상승 모드와 에너지 신사업 분야의 주체적인 역할은 계속돼야 한다”며 ‘나주 에너지밸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거듭 당부했다. 조 사장은 ‘전기요금 폭탄’으로 불리는 주택용 누진세 폐지에 대해 “올여름 단계(3·4단계)를 줄여 요금을 할인한 것도 누진제 개선을 위한 전 단계적 조치였다”며 “한전의 요금 수입에 지나친 타격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100% 동의를 받지 못하고 마무리된 밀양 송전선로 갈등을 가장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그는 “최대한 주민 동의를 받는 데 노력하면서 사업 추진을 병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가 하락 속 위기에 대처하는 한전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조 사장은 “전기차, 스마트그리드(차세대지능형전력망), 정보통신기술(ICT) 융합 등을 모두 하는 곳은 한국밖에 없다”며 “정부와 한전, 기업들이 힘을 모아 적극적으로 해외 드라이브에 불을 붙일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전이 주인 의식을 갖고 협력 중소기업 등 에너지 산업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 사장은 정치를 할 의향은 없느냐고 묻자 “내가 정치학과(서울대)를 나왔는데 하려면 벌써 했다”며 “전혀 관심 없다”고 잘라 말했다. 퇴임 후엔 내년 초 출판될 에너지와 한전에 대한 책 쓰기에 올인할 계획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이은하 세무사의 생활 속 세테크] 노후 대비·절세 ‘일석이조’ 연금저축 가입 서두르세요

    연금저축을 그저 연말정산용으로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노후 대비와 세제 혜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일석이조’ 상품으로 가입을 미루면 미룰수록 손해다. 연금저축이 금융자산가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장점은 연금저축에서 얻는 소득은 금융소득종합과세(금융소득이 2000만원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서 과세) 대상에서 아예 제외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해외펀드에서 3000만원의 수익이 발생했다고 치자. 일반 상품으로 투자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 2000만원을 넘는 1000만원에 대해서는 다른 소득과 더해 세금을 내야 한다. 반면 연금저축계좌에서 투자한 해외펀드라면 수익 전부가 연금소득(연금) 또는 기타소득(일시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세금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미 자산가들 중에는 세액공제 한도인 연간 1800만원 한도를 넘어 불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세액공제 받지 않는 원금은 나중에 수령할 때도 세금이 없다. 연금저축은 돈을 낼 때 세액공제를 받고 나중에 세금을 낸다. 세금을 뒤로 미루는 ‘과세이연 효과’인데 나중으로 미룰수록 유리하다. 연금저축은 연금으로 수령할 때 연령에 따라 3.3~5.5% 세금을 낸다. 단, 연간 수령액이 1200만원을 넘어서면 다른 소득과 함께 종합과세된다. 그렇더라도 은퇴 후 다른 소득이 없는 상태라면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한 해 연금소득이 2000만원이고, 다른 종합소득이 없다고 가정하면 종합과세 시 내야 할 세금은 62만 6000원이다. 종합과세에는 각종 소득공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연금소득으로 분리과세를 했을 때 세금 110만원에 비해 47만 4000원을 아낄 수 있다. 물론 연금 수령액이 크고 다른 종합소득이 많다면 높은 누진세율이 적용돼 세 부담은 늘게 된다. 특히 올해부터는 연금으로 수령하지 않고 일시금으로 받을 때도 분리과세(16.5%)된다. 지난해까지는 근로소득 등이 있는 상태에서 연금을 해지할 경우 수령액 300만원 이상이면 종합과세됐지만 분리과세로 전환되면서 세 부담을 크게 줄여줬다. 연말정산 세제혜택도 크다. 불입액 400만원에 대해 세액공제되는데 올해부터는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 또는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에 추가 불입할 경우 추가로 300만원까지 최대 700만원까지 세금 혜택이 주어진다. 공제율은 연 소득 5500만원 이하는 16.5%, 이 금액을 초과하면 13.2%가 적용된다. 미래에셋증권 VIP서비스팀
  • [이은하 세무사의 생활 속 세테크] 증여는 부자만? 서민·중산층도 재테크의 기본

    ‘상속세 폭탄.’ 생전에 재산을 미리 정리하지 못하고 끝까지 붙들고 있으면 결국 재산의 절반 가까이를 세금으로 토해낸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100억원의 자산을 가진 A씨가 사전에 배우자, 자녀에게 재산을 넘겨주지 않고 사망하면(배우자 기본공제 10억원 가정 시) 상속세가 40억원가량 부과된다. 사망일 현재 재산가액 전체에 대해 상속세가 누진세율로 과세되는 탓이다. 우리나라 상속세율은 최저 10%에서 최고 50%에 이른다. 자산가들이 ‘사전증여’에 관심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증여세 신고 인원은 8만 8972명으로 2013년 대비 9.9%(7979명) 늘었다. 같은 기간 증여세 신고세액도 1조 8988억원으로 10.3%(1762억원) 증가했다. 그렇다면 증여 수단으로는 어떤 게 나을까. 국세청 통계자료를 보면 4년 전까지만 해도 토지, 건물 등 부동산 증여비율이 유가증권 등 금융상품 비율보다 높았다. 2011년 부동산 증여비율은 51%로 금융상품 42%보다 9% 포인트 높다. 그런데 2012년부터는 금융상품 증여가 부동산 증여비율을 다소 앞서고 있다. 금융상품은 부동산과 달리 취득세 등 거래비용 부담이 없고, 증여금액을 부모가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계획적으로 순차적인 증여가 가능한 셈이다. 반면 부동산은 가격이 제법 큰 경우가 많고, 증여세 외에 취득세 부담이 만만치 않다. 또 부동산은 금융상품처럼 쪼개서 물려줄 수가 없다. 부동산 지분의 일부를 떼서 주거나 층별로 분할 등기를 할 수는 있지만 번거롭다. 증여를 할 때는 시점도 중요하다. 사망일로부터 과거 10년 이내에 증여한 재산에 대해서는 상속재산으로 보고 세금을 매기기 때문에 어차피 증여를 하려고 한다면 서두르는 게 좋다. 또 증여금액을 쪼개는 것도 세금을 덜 내는 지름길이다. 10년마다 1억원씩 증여하는 식이다. 그러면 최저세율 10%를 적용받는다. 증여를 부유층의 전유물로 치부하는 것은 곤란하다. 최근 세금을 내지 않고 부모가 자식에게 증여할 수 있는 금액이 10년간 300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늘었다. 미성년자에게는 최대 2000만원까지 물려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젊은 부부 사이에서는 비과세 혜택을 누리면서 자녀들의 종잣돈 마련을 위해 일부러 소액의 주식이나 금융상품을 증여한다. 절세 전략만 잘 세우면 증여도 재테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미래에셋증권 VIP 서비스팀
  • 화두는 ‘소비 살리기’… 일자리 늘린 기업 법인세 더 감면

    화두는 ‘소비 살리기’… 일자리 늘린 기업 법인세 더 감면

    정부가 ‘증여세 경감’을 향후 5년간의 ‘중장기 조세정책 운용계획’의 핵심 화두로 삼은 데는 침체된 경제를 살리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고령 부모가 자식에게 좀 더 쉽게 재산을 물려줄 수 있게 되면 젊은층의 씀씀이가 늘어나지 않겠느냐는 계산이다. 우리나라의 상속세와 증여세 최고 세율은 50%다. 독일(30%), 미국·영국(40%), 프랑스(45%) 등 대부분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보다 높다. 우리보다 더 높은 나라는 가까운 일본(55%) 정도다. 하지만 일본은 여러 예외 항목을 통해 증여세를 대폭 깎아 주고 있다. 2010년부터 부모가 자녀에게 준 주택 구입 자금 중 1500만엔(약 1억 4700만원)까지는 증여세를 매기지 않는다. 주택 시장이 살아나자 비과세 한도를 3000만엔(약 2억 9400만원)까지 늘렸다. 교육비도 1500만엔까지, 결혼·육아 자금은 1000만엔(약 9800만원)까지 비과세다. 일본 사회가 초고령화에 진입하면서 좀체 노인들이 돈을 쓰지 않자 ‘부의 이전’을 통해 어떻게든 소비를 살리려는 일본 정부의 포석이다. 증세 가능성은 열어 두지 않았다. 앞으로 5년 동안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을 올리지 않을 방침이다. 대신 경제성장률을 높여서 세금이 자연스럽게 더 들어오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비과세·감면 정비와 지하경제 양성화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고소득 자영업자의 세원 확보에 주력할 작정이다. 현금영수증과 전자계산서 의무 발급 업종을 늘려 탈세를 막을 계획이다. 불로소득인 금융소득에는 세금을 더 매긴다. 일부 대주주만 내고 있는 상장주식 양도소득세는 과세 대상을 늘린다. 세금을 깎아 주는 각종 금융 상품은 줄여 나간다. 청년 일자리와 투자를 늘린 기업은 법인세를 더 깎아 준다. 사업 재편 등 구조조정에도 세제 지원을 늘린다. 2012년부터 10%(과세표준 2억원 이하), 20%(2억~200억원), 22%(200억원 초과) 등 3단계 누진세율로 바뀐 법인세 과세체계는 국제 추세를 감안해 2단계로 되돌리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병원, 공익재단 등 비영리법인의 수익사업에는 세금을 더 매긴다. 부가가치세도 세율을 올리는 대신 금융·보험·교육 서비스, 미가공 식료품, 도서·신문 등 면세 대상을 줄여 나가기로 했다. 개별소비세는 물가와 소득수준 상승 등을 감안해 현실에 맞게 재정비한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현장 행정] 마을 돌며 낭비차단 떴다! 에너지순찰단

    [현장 행정] 마을 돌며 낭비차단 떴다! 에너지순찰단

    “이 집의 경우 텔레비전을 본 후 셋톱박스의 코드만 빼 놓아도 전기료를 월 4000원 정도 아낄 수 있습니다.” 9일 강북구 미아동의 한 주택을 찾은 구 에너지 컨설턴트 위정희(56·여)씨는 집주인 허모(58·여)씨가 월 211㎾의 전력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11㎾만 아끼면 누진세 구간에서 벗어난다고 밝혔다. 실제로 210㎾의 월 전기료가 2만 5160원인 반면 190㎾는 2만 810원에 불과하다. 위씨는 허씨가 지난달 2만 7730원의 전기료를 냈는데 몇 가지 대기전력만 멀티탭을 이용해 아끼면 전기료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구 에너지 컨설턴트 장쾌순(60·여)씨가 대기전력진단기로 코드가 꽂혀 있는 셋톱박스의 대기전력을 재자 시간당 10W가 나왔다. 산술적으로 보면 월 7㎾가 새 나가는 꼴이다. 역시 코드가 꽂혀 있던 인터넷 공유기의 대기전력도 10W였고 노트북 컴퓨터는 스크린세이버가 켜진 상태로 있어 전력이 적잖이 소모되고 있었다. 코드를 뽑지 않은 전자레인지의 대기전력은 1.2W였다. 장씨는 “최신 텔레비전이나 세탁기는 대기전력이 거의 없지만 구형 전자기기는 에너지 낭비가 심하다”면서 “라디오나 에어컨도 안 쓸 때는 코드를 빼 놓는 게 좋다”고 말했다. 허씨는 “지난 4월 발광다이오드(LED)로 전등을 모두 바꾸면서 4만원까지도 나왔던 전기료를 줄였는데, 컨설팅을 받으니 멀티탭을 이용하면 전기료를 더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면서 “무조건 아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구는 오는 9월까지 400가구에 대해 에너지 클리닉 서비스를 실시한다. 진단을 받은 가정은 에코마일리지 홈페이지를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또 6개월간 에너지 이용량이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 이상 줄어들면 5만원 상당의 인센티브도 받을 수 있다. 이 외에 구는 태양광 미니 발전소를 설치하는 주택 및 건물에 33만~63만원을 지원하고, 기초생활수급자 3000가구에 대해서는 백열등이나 형광등을 LED 조명으로 교체해 주고 있다. 이산화탄소 1인 1t 줄이기 100명 서명 운동을 벌이는 한편 자동차 공회전을 제한하기 위해 중점단속구역을 운영 중이다. 박겸수 구청장은 “생활 습관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다”면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나아가 기후변화를 막는 데 일조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에어컨, 꽂아놓은 밥솥보다 전기 덜 먹어요~

    에어컨, 꽂아놓은 밥솥보다 전기 덜 먹어요~

    이른 더위에 에어컨을 찾는 인구가 부쩍 늘었다. 대한민국 10가구당 8가구(2013년 기준)가 에어컨을 보유하게 됐다지만 마음 놓고 에어컨을 켜기에는 여전히 부담스럽다. 5%에 달하는 개별 소비세(월간 소비전력 370㎾h 이상 제품)에 누진세까지 붙는 전기요금 때문이다. 정작 에어컨을 사놓고 사용을 주저하게 되는 이유다. 도대체 에어컨은 언제 틀어야 할까. 에어컨은 정말 ‘전기 먹는 하마’일까. 에어컨 절전 기술은 현재 어디까지 왔는지, 어떻게 하면 에어컨을 똑똑하게 쓸 수 있는지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에어컨이 전기세 폭탄이라는 오해를 좀 씻어 주세요. 제가 에어컨 절전 기술만 10년을 넘게 연구해 왔는데 아내조차 믿질 않으니 진짜 억울해요.”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LG트윈센터에서 만난 박수준 LG전자 가정용에어컨연구소(RAC) 선임연구원은 “‘에어컨=전기세 폭탄’이라는 공식은 오해”라고 강조했다. 박 선임연구원은 올해 1월 절전을 콘셉트로 출시된 휘센 듀얼에어컨 개발을 이끈 핵심 연구 인력 중 한 명이다. 박 선임연구원은 “실제 에어컨 자체는 전력 소모가 크지 않다”면서 “오히려 집에 기둥이나 벽이 얼마나 있는지, 집이 남향인지, 단열재는 무엇을 썼는지, 베란다 확장 등을 했는지 등이 전기세에 영향을 준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주 RAC 상품기획팀 과장도 “제품 개발을 위해 소비자 조사를 해보면 전기세 때문에 제품을 고이 모셔 놓고 잘 쓰질 않는다”면서 “다만 컴프레서가 정속인지 인버터인지를 따져야 하는데 인버터 제품이라면 정말 마음 놓고 에어컨을 틀어도 된다”고 말했다. 컴프레서는 에어컨의 냉방, 제습 등 핵심 기능을 구현하는 기술이다. 항상 일정한 힘으로 가동하는 일반 정속 컴프레서와 달리 인버터 컴프레서는 필요에 따라 출력을 조절해 전기료를 줄여 준다. 정속 컴프레서가 보일러를 껐다가 처음부터 다시 물을 끓여 온도를 올리는 개념이라면 인버터는 외출로 돌려놓고 필요한 만큼의 온도를 개별 설정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전기세 기준으로 인터버 컴프레서는 정속 대비 70% 절전 효과를 낸다. LG전자는 2010년부터 인버터 컴프레서를 에어컨에 탑재해 점차 인버터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왔다. 가정 내 다른 가전제품과 에어컨을 비교하면 어떨까. 에너지 관리공단이 운영하는 효율바다사이트 등을 참조해 가정에서 전력량을 비교해 봤다. 먼저 정속 컴프레서가 탑재된 에어컨의 평균 소비전력은 734W로 하루 3시간 30일을 사용한다 치면 66.4㎾h를 소모하게 된다. 반면 인버터 컴프레서가 탑재된 에어컨은 평균소비전력 270W로 같은 시간과 일수를 사용해도 월 24.3㎾h라는 계산이 나온다. 액정표시장치(LCD) TV(평균 150W)를 하루 6시간을 본다 치고 계산한 월 전력량(27㎾h)과 별 차이가 없다. 황순철 LG전자 리빙에너지(L&E) 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그래도 에어컨 쓰기가 아깝다면 제습기능을 냉방의 절전 기능으로 쓸 수 있다”고 조언했다. 황 연구원은 “냉방과 제습은 맞춘 온도까지 얼마나 더 빨리 시원해지는가의 문제”라면서 “제습은 냉방 대비 21% 절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력 제습에서 절전 제습으로 낮추면 효과가 배가된다. 절전 제습은 에어컨 냉방 대비 41%의 절전 효과가 있다. 홈챗 등 에어컨과 연동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휘센 듀얼에어컨 등은 지금까지 사용한 전력량을 기록해 예상 전기료를 시뮬레이션해 준다. 황 연구원은 “에어컨 기술의 핵심은 절전 기술”이라고 했다. 황 연구원은 “휘센 듀얼에어컨은 공기를 흡입해 좌우 토출구가 120도까지 회전하기 때문에 찬 바람이 도달하는 온도 분포율이 90%까지 나온다”고 자랑했다. 기존 제품은 60~70%에 불과했다. 원하는 부분에 맞춤 냉방이 가능한 것도 특징이다. 양쪽 토출구 중 1개를 닫아 일반 냉방 운전 대비 최대 50.3%의 에너지 절감 효과를 구현해낸 아이디어도 LG전자 에어컨의 자랑이다. 황 연구원은 “토출구 1개를 닫는 것은 생각보다 구현하기 어려운 기술”이라면서 “1년 동안 로직(사용자가 원하는 운전을 기계가 안정적으로 구현하도록 제어하는 프로그램) 하나만 연구한 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의 휘센 듀얼에어컨은 2013년 3월 착수해 연구원만 30여명이 투입됐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강동, 에너지 관리도 스마트 하게

    “스마트그리드 시범사업지로 선정돼 에너지자립마을 주민이라는 자긍심이 더 커졌어요.” 서울시 스마트그리드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강동구 천호동 십자성마을 주민 노성남(69)씨는 20일 “시스템이 구축되면 어떤 효과가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스마트그리드는 기존의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해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에 전력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에너지효율을 최적화하는 차세대 전력망이다. 연말까지 십자성마을 내 가정에는 전기계량기 옆에 통신기능이 내장된 전력계측기가 설치된다. 주민들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전력 사용이나 태양광을 통한 에너지생산 정보, 누진세 관리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십자성 마을은 1974년 베트남 전쟁 참전자들을 위해 조성됐다. 2012년에는 서울시 에너지 자립 시범 마을로 선정됐다. 그동안 참전자 회원 46가구 중 30가구에 태양광 발전설비가 조성됐다. 마을절전소 운영, 틈새 바람잡기, 친환경 펠릿 난로 설치 등의 노력으로 지난해 에너지 자립률은 40%를 달성했다. 한편 서울시는 스마트그리드 사업 대상지 선정을 위해 지난 3월부터 서울의 37개 에너지자립마을을 현장 점검해 십자성마을과 동작구의 현대푸르미아파트를 대상지로 선정했다. 1억 9000만원이 지원되는 이번 사업은 다음달 공사를 시작해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마케팅 대가가 꼬집은 자본주의

    마케팅 대가가 꼬집은 자본주의

    필립 코틀러의 다른 자본주의/필립 코틀러 지음/박준형 옮김/더난출판/360쪽/1만 5000원 자본주의는 우리 삶의 걸림돌인가, 디딤돌인가. ‘마케팅의 대가’로 불리는 필립 코틀터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가 자본주의의 문제점에 대해 꼬집은 책을 내놨다. 마케팅의 개념을 확산시키기도 했던 코틀러 교수는 자본주의가 어떤 시스템보다 낫지만 여전히 단점을 갖고 있으며 아직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반복되는 빈곤, 최저 임금, 일자리 문제, 높은 부채 부담, 공공 정책에서 부자들에게 쏠리는 혜택, 너무 비싼 환경 비용, 경기 변화가 심한 경제 사이클 등 자본주의를 비틀거리게 하는 14가지 문제들을 명시하고 해법을 제시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 것이 소득 불평등의 심화다. 그는 지나친 소득 격차가 어떻게 자본주의의 역동성을 저하시키는지 보여 주고 슈퍼리치에게 과도한 부가 집중되는 것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부자들의 누진세에 대한 세율을 인상하고 최저 임금을 생활 임금 수준으로 올리는 소득 재분배 정책을 주장한다. 코틀러 교수는 소득 불평등은 결국 자본주의를 위해할 뿐만 아니라 슈퍼리치조차 위협하게 된다고 경고한다. 현재 한국 사회 역시 소득 불평등, 중산층 붕괴, 일자리 감소 등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 책은 패자부활전 없는 승자 독식의 한국식 자본주의를 돌아보게 한다. 저자는 한국 독자들에게 보내는 서문에서 “한국 경제의 강건함과 눈부신 성과에 늘 존경심을 갖고 있다”면서도 “한국의 기업인과 정치 지도자, 시민단체, 시민이 이 책을 읽고, 자본주의가 삶의 질을 어떻게 개선하는지에 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유로그룹 “그리스 변화 기대”… ‘그렉시트’ 우려 일단 걷혔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이 그리스 정부가 구제금융 연장을 위해 국제 채권단에 제출한 개혁정책 리스트를 수용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들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유로존의 각국 의회 승인을 거쳐 72억 유로(약 9조 548억원)의 추가 자금이 그리스에 지원되며 현행 구제금융도 4개월간 연장된다. 이번 조치로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는 일명 ‘그렉시트’ 우려도 상당 부분 걷힌 것으로 평가받는다. 가디언에 따르면 유로그룹은 이날 오후부터 1시간가량 화상회의를 열어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이 경제개혁안에 따라 그리스가 변화를 이루기를 기대한다”며 “향후 그리스가 모든 기준을 충족하면 일부 부채의 탕감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리스는 2010년부터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로부터 2400억 유로(약 302조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지원받고 있다. 앞서 그리스 정부는 지난 20일 국제 채권단과의 협상 끝에 현행 구제금융을 4개월 연장받는 조건으로 자체 개혁안을 마련해 제출하기로 했다. 이어 제출 시한이 임박한 23일 오후 11시 15분 극적으로 ‘트로이카’에 개혁안을 제출했다. 개혁안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EU 집행위의 한 관계자는 “(그리스 경제개혁) 리스트는 충분히 종합적이며 성공적 결론에 도달하는 데 확실한 출발선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EU 집행위 등 채권단 실무진의 평가는 곧바로 유로그룹에 보고됐고, 유로그룹은 이를 바탕으로 화상회의를 열어 개혁 리스트 수용 여부를 논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로그룹 일각에서 연금 개혁안 등에 불만족을 드러냈으나 탈세 및 부패 방지를 축으로 하는 전반적인 개혁안의 내용에 찬성했다”고 전했다. 개혁안에는 조세 공정성 강화와 탈세·부패 방지, 연료·담배 밀수 단속, 공무원 조직 축소, 누진세 강화 등 광범위한 방안이 담겼다. 집권 시리자는 소수 자본가 세력인 ‘올리가르히’가 탈세와 정부조달 비리 등의 부패를 저지른다고 보고 이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 밖에 무보험 실업층에게 주거·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이 포괄됐다. 또 빈곤층에 8억 유로(약 1조 69억원) 넘는 예산을 들여 무료로 전기를 공급하고 배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시리자가 총선에서 내놓은 복지 공약들이 포함됐다. 하지만 이번 개혁 리스트 수용은 시리자에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국내에선 반발에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시리자의 원로인 마놀리스 그레조스 유럽의회 의원이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내용이 아닌 이름만 바뀌었다고 비난하는 등 시리자 내에선 벌써부터 채무 탕감과 긴축 반대라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반대 목소리가 높다. 한편 이날 유럽 증시는 그리스 정부의 개혁안 제출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오름세를 보였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상위 1%가 독식한 富 선별 복지가 대안…세부담률 20→30%로 올려야

    [2015 대한민국 빈부 리포트] 상위 1%가 독식한 富 선별 복지가 대안…세부담률 20→30%로 올려야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부 교수(낙성대경제연구소장)는 1930년 이후 한국의 소득 불평등 추이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3년 전 내놓으면서 경제학계에 논란을 지폈다. 한국의 소득 불평등을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 교수식으로 분석한 전례없는 논문이었다. 최근에는 한국의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48.05%를 가져가는 반면 소득 하위 40%의 소득 집중도는 2.05%에 그친다는 논문을 발표하는 등 빈부 격차 문제에 천착해 속속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지난 13일 김 교수로부터 2015년 현재 대한민국 빈부 격차의 현주소에 대해 들어 봤다. →발표하신 논문을 보면 빈부격차가 믿기 어려운 정도인데 이는 우리 사회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인가. -이런 정도면 문제가 상당히 심각하다. 소득 비중 통계가 있는 20여개국 중 상위 1% 소득 비중의 경우 미국이 가장 높고, 우리나라가 그 다음이다.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상위 1%에 대한 쏠림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상위 1% 소득 비중은 세계에서 중간 정도였다. 지난 20년 동안 소득불평등이 급속히 악화됐다는 얘기다. 악화 속도도 이례적으로 빠르다. →왜 악화되나. -고도성장기에는 성장의 과실이 고소득층뿐 아니라 밑으로까지 확장된다. 우리나라가 두 자릿수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던 1990년대 중반 이전까지는 소득불평등이 낮은 수준으로 안정됐다. 그러나 이후에 불평등도가 급증하기 시작한다. 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는 저임금을 무기로 선진국 일자리를 빼앗는 구조였다. 하지만 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 업체에 밀려난 국내 기업들은 문을 닫거나 해외로 공장을 옮겨야 했다. 이에 따라 막대한 일자리를 만들던 제조업의 일자리 창출 능력이 크게 떨어졌고, 사람들은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업에서 일자리를 찾아야 했다. 서비스업의 대표적 업종은 통닭집이나 여관 등 도소매와 음식·숙박인데, 이 업종은 인구당 업소 숫자가 과다하고 수익률도 크게 낮기 때문에 투자한 사람들의 소득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고용 없는 성장 과정에서는 ‘숙련 편향적 기술진보’ 현상이 나타난다. 금융, 의료 등 숙련 노동자가 주로 일하면서 부가가치 창출 능력이 뛰어난 산업만 성장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런 산업들은 일자리 창출 능력이 부족하다. 제조업의 쇠퇴와 질 낮은 서비스업의 과포화,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활성화 등의 요인이 겹치면서 고소득층은 돈을 더 벌고 저소득층은 소득이 떨어지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반면 고소득층이 갈수록 부유해지는 현상은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 경영 방식의 변화를 살펴야 한다. 전문경영인 체제, 성과지향적 급여 체제, 스톡옵션 등 미국식 기업 지배구조가 보편화되면서 고소득층의 소득이 급증하는 결과를 낳았다. 신자유주의 정책 확산에 따른 세제 정책의 변화도 배경으로 지적할 수 있다. 198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소득세 최고세율은 70%에 달했다. 미국도 한때 92%를 기록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1980년대 이후 세율의 누진성이 크게 후퇴했다. 최고세율이 38% 정도로 하락했다. 고소득층이 저축이나 자산소득으로 부를 축적할 수 있는 여지가 더욱 커지게 된 것이다. →피케티는 역사적으로 세계대전, 대공황 같은 충격파가 없는 한 빈부격차가 크게 좁혀진 적이 없다면서 누진세 강화와 같은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데. -자본 축적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자본에 의한 소득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진다. 자본을 주로 가진 이들은 고소득층이다. 그만큼 불평등도가 심해진다는 얘기다. 기존에 중요했던 근로소득 비중은 축소되지만 자본소득 비중은 커지면서 그에 따른 세습자본주의의 모습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이는 19세기 유럽과 닮은 형태다. 자본소득 중심으로 변모하는 속도가 매우 빠른 만큼 누진세나 사회보장제도 등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소득세 최고세율을 80%로 높이자는 피케티의 주장에 동조하나. -세금을 부과하면 당연히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 소득세가 과도하면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벌 의욕이 줄어들면서 사회 전체적으로는 성장이 더뎌질 것이다. 반대로 걷은 세금을 재원으로 가난한 이들에게 복지 혜택을 더 많이 부여하면 내수 확대 등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이와 같이 피케티가 어느 정도의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면 사회 전체적으로 이득이냐를 놓고 경제학적으로 따진 수치가 80%라는 것이다. 예전에는 최고세율이 80%까지 가면 과도하게 높다고 생각했지만 북유럽 등 고복지 국가에서는 세율이 높다. →우리나라 소득세 최고세율(38%)을 높여야 한다고 보나.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현재 소득 상위 20%가 전체 소득세의 80% 가까이를 낸다. 하위 40% 이하는 거의 부담하지 않는다. 이 상태에서는 소득세 누진율을 강화해도 세금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우리는 소득세의 경우 누진성이 과도하게 적용되고 있다. 반면 외국의 경우 서민들 역시 소득세를 내고 있다. 특히 유럽은 보편 복지를 추구하기 때문에 보편과세를 하고 있다. 일단 우리 국민의 전체 세 부담률은 소득 대비 20%대에 그치고 있다. 이를 30%대까지는 끌어올려야 한다. 유럽의 경우 40~50%대다. 관건은 어떻게 세율을 높이냐다. 방식은 소득세나 법인세, 부가가치세 등을 올리는 것인데 여기에 대해서도 합의가 필요하다. 개인적으로 보편적 복지는 우리 실정에서 대안이 아니라고 본다. 보편 복지로 가려면 그만큼 국민들이 부담을 많이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선별적 복지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선별적 복지를 한다면 세 부담이 늘어나더라도 이를 조절할 수 있다. 만일 세제의 누진성을 높인다면 이미 누진성이 강한 소득세는 대안이 아니다. 연금,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기여금의 누진성을 강화하는 게 대안이다. 사회보장기여금은 단일세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간접세 인상의 경우 향후 통일 재원으로 활용해야 하는 일종의 ‘보험’인 만큼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많다. 하지만 간접세 자체가 나쁜 건 아니다. 간접세의 경우 사회적 반발이 적은, 징수 효율이 높은 세제다. 고복지 국가의 경우 간접세를 많이 활용한다. 그 다음에 많이 돌려주는 식이다. 간접세가 역진적이라고만 비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전체 세수를 보고 세원별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종합적인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 →법인세 인상 주장에 대한 의견은. -법인세는 전 세계적으로 세율 인하 경쟁이 붙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법인세율을 높이는 것은 부담스럽다. 또한 법인세 인상은 회사 직원들의 처우에 영향을 주는 등 여러 비용으로 부유층뿐 아니라 중산층이나 근로자에게 그 부담이 전가된다. 의식을 못할 뿐이지 인상된 법인세가 다른 형태로 국민들에게 부과되는 셈이다. 정치적으로 법인세율을 높일 수 있어도 법인세 인상 자체로 세수 부족이나 복지 재원 마련 문제가 해결된다고는 보지 않는다. →소득 불평등 해소를 위해 누진세 강화는 동의하지만 구체적으로 증세를 어떻게 할지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소득재분배를 통해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복지정책을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시행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이게 정해지면 재원이 어느 정도 필요하고,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증세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3년 연속 이어지고 있는 현재의 세수부족 사태에 무대책으로 일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야당 역시 장기 계획 없이 증세만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양쪽 모두 증세를 정쟁의 대상으로만 삼을 게 아니라 다음 대통령 임기까지 감안해 세목별 부담을 어떻게 배분할지 치밀한 논의가 필요하다. 특히 증세를 한다면 부자는 물론 중산층 역시 부담을 늘려야 한다. 아예 면세 대상인 저소득층도 수혜자 부담 원칙에 입각해 조금이라도 세금을 내는 게 바람직하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불붙은 증세논쟁] “과세 형평성 맞게 대기업·고소득층 세금부터 올려야”

    [불붙은 증세논쟁] “과세 형평성 맞게 대기업·고소득층 세금부터 올려야”

    증세를 찬성한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부자 증세가 먼저’라고 입을 모았다. 대기업과 고소득층이 더 많이 부담하고 그 이후 중산층도 세 부담에 동참하는 것이 순서라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낮은 조세부담률도 재원 부족에 따른 복지 축소보다 증세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진단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국내총생산(GDP) 대비 조세부담률은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20.2%, OECD 평균이 25.0% 수준이다. 증세를 위한 세목으로는 법인세를 최우선 순위로 꼽았다. 이어 소득세(25%)와 부가가치세(25%)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뒤따랐다. 부자 증세의 이유로는 소득 재분배와 과세 공평성 등을 들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빈부 격차가 심화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부유층이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이 소득 재분배 차원에서도 맞다”면서 “법인세와 고소득층 소득세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도 “경기 침체의 근본 원인은 빈부 격차인 만큼 소득 재분배를 위한 증세가 필요하다”면서 “증세 대상을 기업과 고소득자로 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을 지낸 윤영선 전 관세청장은 “세금 문제는 경제 논리에 따라야 한다”면서 “글로벌 스탠다드도 그렇고, 큰 틀에서 보자면 법인세-소득세-부가세 순으로 올려야 하지 않겠나”라고 제안했다. 법인세 인상을 찬성하는 전문가 가운데 일부는 이명박 정부 때 3% 포인트 인하한 법인세 최고세율을 다시 25%로 되돌리는 것보다 대기업 중심으로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법인세도 이익이 많이 나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해서 올려야지, 경쟁에 허덕이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올려서는 안 된다”면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는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법인세를 많이 내린 반면 대기업들의 내부 유보금은 천문학적으로 늘었다”면서 “가장 여유 있는 곳이 대기업인 만큼 세 부담을 대기업 중심으로 지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말정산 파문에서 나타났듯이 증세에 대한 국민적 반발을 수그러지게 하기 위해서는 법인세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문성훈 한림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산층 세금이 과하기 때문에 소득세나 부가세 인상은 후순위로 미루고, 그동안 정책적 수혜가 컸던 기업들이 법인세를 더 부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소득세는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최고세율(38%) 구간인 소득 1억 5000만원 초과를 좀 더 세분화하고 이 구간에서 최고세율을 더 올리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갑순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는 “세 부담의 기본 원칙은 누진세율을 의미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소득세를 모든 사람이 더 내는 것이 아니라 부자들이 더 많이 내는 방향으로 소득세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재현 동아대 경영학과 교수는 “북유럽 국가의 복지 수준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기본적으로 이 국가들은 세금 자체가 많다”면서 “우리도 그런 꿈을 꾸려면 직접세를 올려야 하는데 고소득층의 소득세를 먼저 올리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고 설명했다. 고소득층의 세 부담을 늘리는 차원에서 상속·증여세도 거론됐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부자 증세를 위해서는 상속세 비율을 되레 더 올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부가세 인상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복지 수요를 감안하면 소득세와 법인세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았다. 지속 가능한 복지를 하려면 부가세를 건드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부가세는 1%만 올려도 세수가 한 해에 7조~8조원가량 늘어난다. 특히 유럽 국가의 부가세는 20% 안팎이어서 우리나라(10%)보다 2배 정도 높아 장기적으로는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러나 조세 저항이 만만치 않고, 소득 재분배에 역행한다는 점에서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많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경영학부 교수(한국재정학회장)는 “법인세와 소득세 인상으로는 세수 부족과 복지 재정을 감당할 수 없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부가세를 올려야 하는데 현행 10%에서 점진적으로 12%까지 인상하면 어느 정도 재정 숨통을 틀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 장관도 “부가세를 2% 포인트 올리면 세수 15조원이 확보된다”면서 “부가세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조장할 가능성이 높아 예전에는 금기시하고 그랬지만 지금은 디플레(물가 하락)를 걱정하는 상황이어서 어떻게 보면 부작용이 제일 적다”고 말했다. 서희열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무상 복지를 추구하는 상황에서 세수를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은 부가세를 인상하는 것”이라면서 “여당이 손을 안 대려고 하는데 부가세를 올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서울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사설] 서민·중산층 피해 없게 연말정산 틀 새로 짜라

    ‘13월의 세금폭탄’이 돼 버린 연말정산에 대해 정부가 보완책을 발표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공제 항목 및 공제 수준 조정을 포함한 근로소득세 세제 개편과 출생공제 부활, 노후대비 세액공제 상향 등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폭발한 봉급생활자들의 불만을 진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부가 앞으로 그렇지 않아도 근로소득세를 통해 손쉽게 세수를 확보하려 한다는 불만을 갖고 있는 봉급생활자들을 달랠 수 있는 혜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정부가 세수 추계를 잘못했기 때문이다. 형평에 맞게 세법을 개정하지 못했다는 말이다. 정부는 개정 세법에 따라 연봉이 5500만∼7000만원인 사람은 평균 세 부담이 2만∼3만원 정도 증가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아직 연말정산 중이기는 하지만 실제는 너무나 다르다. 한국납세자연맹에 따르면 지난해 아이를 낳은 연봉 6000만원 직장인이 신용카드 공제로 349만 5000원을, 주택청약종합저축공제로 48만원을, 보험료와 의료비 공제로 100만원과 70만원씩 혜택을 받았다고 하면 세 혜택은 34만 3750원 축소된다고 한다. 한마디로 말하면 정부의 시뮬레이션이 엉터리였던 셈이다. 물론 ‘덜 걷고 덜 돌려주는’ 방식으로 간이세액표를 바꾼 것도 원인이라는 설명도 틀리지 않는다. 전처럼 다달이 많이 걷고 연말정산 때 많이 돌려주면 불만이 조금 적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조삼모사 방식으로 국민을 현혹하려 해서는 안 된다. 대원칙은 고소득자에게서는 세금을 더 걷고 서민·중산층의 부담은 덜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날로 심해지는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도 조세정책은 부자 증세, 서민 감세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차제에 정부는 조세정책의 근간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기 바란다. 연말정산 파동의 배경에는 조세 형평성에 대한 불만이 깔려 있다. 근로자의 실질소득은 도리어 줄었는데도 대기업은 현금을 쌓아 놓고 있다. 지난 정부는 그런 기업에 감세 혜택을 주었고 이번 정부는 담뱃세 인상 등 간접세를 늘려 서민 부담만 늘리니 가만히 있을 국민은 없다. 누진세 성격을 강화하기 위한 세액공제 전환은 옳다. 그러나 좀 더 세밀한 부분까지 확인하지 못한 것은 실수라고 넘어갈 수 없는 정책의 과오다. 조세 저항은 언제라도 있기 마련이다. 서민의 부담을 덜어 준다는 원칙하에 ‘증세는 없다’는 말로 국민을 속이려 들지 말고 형평성 있는 과세로 국민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
  • [연말정산 후폭풍] 맞벌이·미혼 직장인 부담 커져 상대적 박탈감

    [연말정산 후폭풍] 맞벌이·미혼 직장인 부담 커져 상대적 박탈감

    ‘거위가 이제서야 고통을 느끼기 시작한 것일까.’ 조원동 전 경제수석이 설계한 2013년 세법개정안이 올해 연말정산을 앞두고 터졌다. ‘13월의 보너스’가 ‘13월의 세금’으로 바뀌면서 샐러리맨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정부와 여당인 새누리당은 내년 총선을 앞둔 터라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으며 불 끄기에 바쁘다. 그러나 복지를 위한 증세는 반드시 필요하고, 연말정산에서 덜 내고 덜 받는 방식도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연말정산의 오해와 진실을 짚어 봤다. 1. 연말정산은 많이 돌려받아야 한다? 먼저 세금 많이 떼면 많이 돌려 줘 연말정산은 사실 없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려면 과세 당국이 세금을 제대로 정확하게 걷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는다. 그럴 능력이 없기 때문에 일단 세금을 많이 떼고 이를 나중에 돌려주는 것이 연말정산이다. 1974년 도입된 연말정산은 40년간 유지되고 있다. 올해 연말정산에서 환급액이 확 줄어든 이유는 간이세액표을 개정해 ‘덜 걷고 덜 돌려주는’ 방식으로 바꾼 탓이다. 적용 첫해이다 보니 국민들이 낯설어하는 데다 순수 세(稅) 부담까지 늘면서 논란이 커졌다. 그러나 연말정산에서 많이 돌려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앞서서 세금을 많이 떼어 갔다는 의미로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덜 떼고 덜 돌려받는 거나 더 떼고 더 돌려받는 것은 같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정부가 간이세액표를 또 조정해 ‘더 떼고 더 돌려주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조삼모사’로 보는 것이라는 냉소가 들끓는다. 홍기용 한국세무학회장은 “시행 첫해에 다시 과거로 환원하겠다는 것을 보면 정부가 ‘조변석개’라는 비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2. 세액공제 전환 잘못됐나 고소득층 稅 확대 방향성은 바람직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꾼 것은 고소득 근로자의 세 부담을 늘린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방향이다. 우리나라 소득세율은 많이 벌수록 많이 내는 구조인데, 소득공제가 이런 ‘누진세 성격’을 없애는 역할을 해 왔다. 예컨대 연봉 5000만원인 근로자에게 의료비와 교육비, 자녀공제 등에서 ‘소득공제’ 500만원의 혜택이 있었다면 총소득 4500만원에 대한 소득세만 물린다. 이 구간의 과세표준 적용 세율은 15%다. 반면 ‘세액공제’를 적용한다면 연봉 5000만원 구간의 과세 세율 24%가 적용된다. 세액공제가 논란이 된 까닭은 정부와 여당이 진실을 호도한 탓이 크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연봉 5500만원 이상의 근로자의 경우 세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증세가 아니다’라고 우겨 왔다. 이에 대한 부메랑이 돌아온 것이다. 3. 무차별 세금 폭탄인가 상위 15%만 늘지만 현실과는 괴리 객관적 수치로는 그렇지 않다. 그러나 상대적인 박탈감은 크다. 정부가 발표한 연말정산 자료에 따르면 세금이 늘어나는 샐러리맨은 전체의 15% 수준이다. 이마저도 고소득층 구간에 몰려 있다. 연봉 7000만원 이상 고소득자의 경우 세 부담이 평균 134만원 늘어난다. 그럼에도 직장인 대부분이 분노하고 있다. 정부가 현실과 괴리된 주장을 해온 데다 법인세를 놔두고 ‘유리지갑’인 샐러리맨의 월급봉투에만 손을 댄다고 여겨서다. 정부는 ‘13월의 세금 폭탄’이라는 불만에 대해 ‘소득 5500만원 이하는 세금이 안 는다’, ‘중산층은 세 부담이 늘어도 평균 2만~3만원이다’며 단순 해명을 반복해 왔다. 그러나 막상 연말정산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소득에 관계없이 개인별 특성에 따라 수십만원의 세 부담이 증가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가 어린 직장인과 맞벌이 부부, 3000만원 미혼 직장인의 부담이 커졌다. 4. 시대 흐름에 역행했나 아이 많은 가정 실질적 혜택 줄어 아이를 많이 낳으라면서 정부는 ‘자녀(출생·입양, 다자녀, 6세 이하 양육비) 관련 소득공제’를 모두 세액공제로 바꿔 실질적인 혜택을 줄였다. 연금저축과 퇴직연금 소득공제를 없앤 것도 고령화 시대와 엇박자다. 노후 대비를 위해 연금에 가입하도록 ‘당근’을 줘도 모자랄 판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5. 연말정산 어렵고 복잡해졌다? 체크카드·현금영수증 새로 입력해야 올해 처음 입력해야 하는 ‘체크카드·현금영수증·전통시장·대중교통 이용분의 본인 사용액 소득공제’는 난감할 정도다. 국세청도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전환된 첫해인 만큼 연말정산 상담 요원을 5000명으로 늘렸다. 상담 서비스를 받으려면 ‘연말정산 간소화 상담센터’(국번 없이 126)로 문의하면 된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100세 시대 퇴직연금 다시 보자] 낼 때도 받을 때도 커지는 세금 혜택

    [100세 시대 퇴직연금 다시 보자] 낼 때도 받을 때도 커지는 세금 혜택

    정부는 퇴직연금 활성화를 위해 연금을 낼 때와 받을 때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올해까지는 퇴직연금과 연금저축을 포함해 연간 최대 400만원 한도로 13.2%(주민세 포함) 세율을 적용해 세금 52만 8000원을 돌려준다. 내년부터는 이 한도가 퇴직연금만 300만원 늘어난다. 즉 퇴직연금만 700만원을 넣어도 13.2% 세율로 세금 92만 4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개인연금으로 700만원을 넣을 경우에는 400만원만 소득공제 대상에 해당돼 올해와 같은 52만 8000원만 돌려받는다. 회사가 퇴직연금에 가입돼 있더라도 어떤 형태인가에 따라 추가 납부 방식이 다르다. 회사가 운용 책임을 지는 확정급여(DB)형은 추가 납부가 안 되기 때문에 퇴직연금 사업자로 등록된 금융회사에 가서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를 개설하고 추가 납부를 해야 한다. 지난 9월 말 현재 52개 금융사가 퇴직연금 사업자로 등록돼 있다. 금융감독원이 운용하는 퇴직연금종합안내(pension.fs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근로자가 운용 책임을 지는 확정기여(DC)형이라면 근로자 개인이 기존 계좌에 추가 납부하거나 IRP 계좌를 개설하면 된다. DC형이라도 금융사마다 IRP 계좌를 개설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확인해 봐야 한다. 퇴직연금을 일시금이 아닌 연금으로 받을 때의 혜택도 강화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퇴직금 1억원을 일시금으로 받을 때 실효세율은 3.55%다. 퇴직금의 실효세율이 낮은 것은 각종 공제 덕분이다. 퇴직금의 40%를 세금 매기는 대상(과세표준)에서 우선적으로 빼주고 근속연수 등을 고려한 공제 등을 적용하는 까닭에 과세표준이 더 작아진다. 이 퇴직금이 퇴직할 때 한 번에 발생한 소득이 아니고 근무한 매년 발생한 소득이라는 점에서 해마다 나눠(연분소득) 세금을 매긴다. 소득세는 누진세율(6~38%)이기 때문에 과세표준이 적을수록 세금이 뚝뚝 줄어든다. 이렇게 계산하면 1억원에 대한 퇴직소득세는 355만원 정도다. 퇴직금을 재원으로 해 연금으로 받을 때의 세율은 3.3%(주민세 포함)다. 반면 2012년 기준 퇴직자의 99.6%가 퇴직소득 실효세율이 3% 미만이었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을 유인책이 없는 것이다. 기재부는 내년부터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을 경우 일시금으로 받을 때보다 세금을 30% 줄여 주기로 했다. 즉 퇴직연금의 세율이 개인별 퇴직소득세율의 70%가 되는 것이다. 퇴직금에 대한 40%의 정률 공제는 35~100%로 바뀌면서 고액 퇴직자의 경우 세금 부담도 늘어난다. 따라서 1억원의 퇴직금을 10년간 연금으로 받으면 세금이 355만원의 70%인 249만원이다. 이를 10년에 걸쳐 해마다 24만 9000원씩만 내면 된다.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을 때는 한꺼번에 세금을 내지만 연금으로 낼 때는 세금을 미루는 효과가 발생한다. 연금을 받을 때도 연금을 주는 종잣돈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미뤄진 세금은 투자에 쓰여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부득이한 사유로 연금을 중간에 찾을 때의 세금 부담도 줄어든다. 3개월 이상 요양, 파산 등의 사유로 일시금을 찾을 때 원래는 12% 세율이 매겨졌다. 의료비 목적으로 일시금을 찾을 때도 1200만원이 넘으면 종합소득으로 간주돼 6~38%의 세율이 부과됐다. 그러나 내년 1월 1일부터는 의료 목적이나 부득이한 사유로 인출할 경우에도 나이에 따라 3.3~5.5%의 세금만 내면 된다. 80대면 3.3%, 70대는 4.4%, 55~69세는 5.5%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증세 논란] 법인·소득세율 모두 OECD보다 낮아… ‘부자 증세’가 해법

    [증세 논란] 법인·소득세율 모두 OECD보다 낮아… ‘부자 증세’가 해법

    증세 논쟁이 뜨겁다. 여야는 지지 기반의 색깔에 따라 세금 인상과 인하를 어지럽게 오간다. 논리적 근거를 붙이기 위해 입맛에 맞는 데이터로 상대방이 “틀렸다”며 서로 삿대질이다. 공방만 있고 국민은 안중에 없다. 최근 정치권에서 난타전을 벌이는 증세에 대한 진실과 거짓을 짚어봤다. ① 대기업 세부담, OECD보다 높다? NO! 비중 크지만 세율은 낮아 정부는 야당의 법인세 인상에 대해 반대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할 때 법인세가 국내총생산(GDP) 및 총세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다는 것이 이유다. 1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11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법인세 수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로 OECD 평균(3.0%)보다 1.0% 포인트 높다. 총세금 중 법인세의 비율도 OECD 평균은 8.7%인 데 비해 한국은 15.5%이다. 하지만 세율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방세를 포함했을 때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올해 기준 24.2%로 OECD 평균(25.3%)보다 1.1% 포인트 낮다. OECD 평균보다 세율이 낮은데도 법인세가 GDP와 총세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기현상을 보이는 이유는 경제 성장으로 얻은 열매를 가계보다 기업들이 더 많이 가져갔기 때문이다. 한국의 국민총소득(GNI) 대비 가계소득 비중은 1995년 70.6%에서 2012년 62.3%로 8.3% 포인트 줄었다. 반면 GNI 대비 기업소득 비중은 같은 기간 16.6%에서 23.3%로 6.7% 포인트 늘었다. OECD 평균보다 가계소득 비중 감소 속도는 2배 가까이 빠르고 법인소득 증가폭은 4배 이상 크다. 김유찬 홍익대 세무대학원 교수는 “기업들이 쌓아 놓은 부(富)에 세금을 매기려면 기업소득 환류세제와 같은 우회적인 방법 대신 법인세 감세를 하기 전인 25%의 최고세율로 돌아가는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② 고소득층 세부담, OECD보다 높다? 최고세율도 비중도 다 낮거든 정부는 고소득층에 매기는 소득세 최고세율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에도 반대한다. 소득세 최고세율이 OECD 회원국들에 비해 낮지 않은 편이고 세율구조도 5단계 누진세율로 다른 나라들과 비슷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2013년 세법 개정에서 최고세율(38%)이 적용되는 과세표준 구간을 3억원에서 1억 5000만원으로 내려 또다시 최고세율을 건드리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의 소득세 최고세율은 지방세를 포함하면 41.8%로 OECD 평균(43.3%)보다 1.5% 포인트 아래다. 또 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GDP 대비 3.8%, 총세금의 14.8%로 OECD 평균(8.5%, 24.1%)보다 각각 4.7%, 9.3% 포인트 낮다. 부유층에게 매기는 재산 관련 세금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토지와 건물 등에 부과되는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의 보유세가 총세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로 OECD 평균보다 0.2% 포인트 낮다. 반면 집을 살 때 누구나 내야 하는 취득세 등 거래세는 총세금의 7.3%로 OECD 평균인 1.2%에 비해 6.1% 포인트나 높다. 홍기용 인천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고소득 개인 사업자와 재산가에게 제대로 세금을 걷지 못하기 때문”이라면서 “고소득층의 소득세율을 올리고 개인사업자의 탈세 등 지하경제를 양성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③ 법인세 올리면 경기에 찬물? 개연성 있지만 내려도 투자 안했어 법인세를 올릴 경우 기업인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인상분만큼 수익이 악화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당연하게 경기가 더 나빠지고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기업들의 투자 활성화를 돕기 위해 법인세율 25%를 22%로 내렸다. 지난 5년간 기업들이 법인세 인하분만큼 투자를 더 하지는 않았다. 경기가 더 좋아졌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박근혜 정부도 법인세 인하가 투자 활성화에 도움이 안 되고 사내 유보금으로만 계속 쌓여 왔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래서 지금 법인세가 인하된 만큼만이라도 기업이 투자나 배당 확대, 임금 인상에 나서야 한다고 읍소하고 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법인세 인하가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는 이미 공허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면서 “우리나라는 법인세의 실효세율을 고려하면 미국과 일본에 비해 6% 포인트 이상 낮아 기업에 과도한 부가 쏠리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법인세를 올려 복지 등 필요한 분야에 지출하는 것이 경기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경기가 활성화되면 투자를 하지 말라고 해도 알아서 기업들이 투자에 나선다”고 말했다. 소득세나 부가가치세를 올리면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가 더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④ 담뱃세 인상은 국민건강용? 세금 확보 수단이라고 믿는 분위기 최근 정부가 공약가계부 실천, 경기 부양 등에 쓸 실탄이 모자라자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대한 증세 대신 애꿎은 서민들의 호주머니만 털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담뱃값을 2004년 이후 10년 만에 2000원(현재 1갑당 2500원 담배 기준) 올리기로 한 결정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담뱃세 인상이 세금과 전혀 관계가 없고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한다. 정부는 담뱃값을 2000원 올리면 현재 40%에 달하는 남성 흡연율이 2020년에 29%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담뱃세 인상이 세금 확보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담배에 붙지 않았던 개별소비세를 매기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정부는 담뱃세 인상안을 발표하면서 1갑당 594원의 개별소비세를 매기기로 했다. 개별소비세는 중앙정부로 들어오는 국세다. 국세인 부가가치세도 현재 1갑당 227원에서 409원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담뱃세 인상으로 내년에 총 2조 7800억원의 세금 및 부담금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중에서 개별소비세는 1조 7000억원으로 증세액의 61.3%에 달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담뱃세 인상으로 내년에 정부가 더 거둘 세금 및 부담금이 정부 예상보다 2조 2700억원이나 많은 5조 5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⑤ 증세는 없다? 직접 증세 없지만 다들 세금 많이 늘었다던데 정부와 새누리당이 주장하는 대로 세율 인상이나 세목 신설 등의 직접 증세는 아직까지 없었다. 특히 법인세 인상에 부정적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법인세 인상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법인세는 최근 역대 정부에서 올린 적이 없는 세금이고 국제 동향도 내리면 내렸지 올리는 나라가 없다”면서 “우리나라가 인상하면 자본 이탈과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세 부담은 다르다. “알게 모르게 전보다 세금을 많이 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세 부담의 원인이 비과세 혜택 축소 때문인지 아니면 증세로 인한 것인지는 중요치 않다. 일단 내 호주머니에서 세금을 더 많이 내면 증세라고 여긴다. 그런 점에서 정부가 ‘증세 효과’를 가져가고 있다. 통계청의 201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세 부담 규모는 200만원을 돌파했다. 모두 206만원으로 전년(193만원) 대비 7.1% 급증했다. 가구당 비소비지출 규모가 1.9% 증가한 것에 견줘 엄청난 상승 폭이다. 또 준조세 성격인 공적연금·사회보험료도 274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59만원)보다 5.7% 올랐다. 여기에 정부는 야당의 반대에도 ‘서민 증세’라고 불리는 담뱃세와 자동차세, 주민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한국, 유럽·日보다 소득 불평등 가속… 누진세로 조정해야”

    “한국, 유럽·日보다 소득 불평등 가속… 누진세로 조정해야”

    “한국은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유럽이나 일본보다 빠르게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성장을 위해 어느 정도 불평등을 감수해야 하지만 부가 소수의 최상위층에 편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죠. 정부의 개입이 필요합니다.” 최근 국내 출간된 저서 ‘21세기 자본’으로 주목받고 있는 토마 피케티(43) 파리경제대 교수가 19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1% 대 99% 대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다음달 개최될 세계지식포럼의 사전 행사인 토론회에서 그는 공공교육의 강화와 누진세 과세가 부의 불평등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는 등 그동안 펼쳐 온 자신의 주장들이 한국 사회에도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서를 통해 던진 주요 메시지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미국도 중산층 비율이 30년 전 30%대에서 현재는 20% 초반으로 낮아졌다. 정부가 누진세 등을 통해 조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케티 교수는 국세청 자료를 활용해 소득 분위별 집중도를 연구한 김낙년 동국대 교수의 논문을 예로 들어 “자료를 살펴보면 한국은 소득 불평등도가 높아지고 있다. 소득과 부의 분배에 대해 체계적 조사 자료가 있으면 이를 갖고 민주적인 토론을 벌여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대부분 나라가 과세하는 부유세는 누진적이지 않다”며 “누진적 부유세는 부의 이동성을 높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피케티 교수의 주장에는 반론도 이어졌다. ‘레이거노믹스’를 이끈 미국의 대표적 우파 경제학자인 로런스 코틀리코프 보스턴대 교수는 “정부가 제공하는 사회보험과 연금, 복지 혜택 등을 감안하면 미국 사회가 체감하는 부의 불평등은 피케티 교수의 주장처럼 크지 않다”면서 “‘누구와 결혼했느냐’, ‘자녀가 몇 명이냐’ 등 소득 불평등을 야기하는 요인은 다양하며 빌 게이츠나 워런 버핏의 거액 기부처럼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식도 여러 가지”라고 반박했다. 피케티 교수의 연구 방법론에도 이의가 제기됐다. 한국의 경제 상황에 선진국 위주로 이뤄진 연구 결과를 적용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조원동 중앙대 교수는 “한국에선 전체 가구 자산에서 부동산 등 비금융 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80%에 육박하고 감가상각도 크다”면서 “부동산 등을 자본의 범주에 포함한 피케티의 책 제목을 ‘21세기 자본’이 아닌 ‘21세기 부동산’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신관호 고려대 교수도 “한국은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성장 속도가 빨라야 하고, 이를 위해선 꾸준한 투자가 필수다. 자본수익률과 경제성장률의 차이가 불평등을 가져온다면 성장률을 높이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피케티 교수는 “한국이 연 5% 성장률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의 1인당 국민소득을 따라잡는다 하더라도 영원히 고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며 지속 가능한 해법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에 적합한 소득 불평등 해소의 해법으로 공교육에 대한 재투자를 주문했다. “교육을 통해 소외계층을 줄이면 결국 성장률도 높아질 것”이란 요지였다. 2박 3일 일정으로 지난 18일 방한한 피케티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 이어 ‘21세기 자본’의 한국어판 출간 행사 등에 잇따라 참석할 예정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손성진 칼럼] 피케티, 경제 민주화, 서민과세

    [손성진 칼럼] 피케티, 경제 민주화, 서민과세

    ‘프랑스 최고 젊은 경제학자상’을 받은 열풍의 주인공 토마 피케티가 말하는 ‘자본의 수익률(r)〉경제성장(g)’이란 공식은 쉽게 말하면 ‘돈이 돈을 버는 속도가 사람이 돈을 버는 속도보다 빠르다’는 것이다. 우리에겐 그렇게 새롭지도 않다. 지난 수십년간 열 배가 넘는 성장을 이뤄냈지만 그보다 훨씬 더 큰 자본의 팽창을 봐 왔기 때문이다. 1961년 21억 달러였던 우리나라 국민소득 총액은 지난해 1조 3000억 달러를 넘었으니 50년 개발정책의 결과는 600배 성장이다. 반면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땅값은 50여년 전 3.3㎡당 200∼400원에서 현재 1500만∼3000만원으로 최고 15만 배나 올랐다. 땀 흘려 번 돈으로 먹고살 만해졌지만 돈을 굴려 투기로 축적한 부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r이 g보다 비정상적으로 커서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140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한 실증적 이론이어서다. 보수진영에서는 피케티의 이론에 대해 자료의 오류를 지적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평등과 불평등이라는 이념 논쟁으로 귀결되고 있다. 좌승희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나 신중섭 강원대 교수는 “불평등이야말로 경제성장의 동력”이라고 주장한다. 엊그제 재계 주도로 열린 세미나에서도 우파 학자들은 황당한 주장이라며 피케티를 맹공했다. 불평등을 자본주의의 전제조건으로 보는 우파 시각에서는 피케티의 이론이 객관적인 분석력을 갖추었더라도 인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성장동력이라는 긍정적 해석만을 달기에는 자본주의 한국의 불평등 상황은 자못 심각하다. 외환위기 이후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하위 10%와 비교한 상위 10%의 소득을 말하는 10분위 배수는 4.85로 세계 4위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불평등한 나라라는 의미다. 피케티는 소득 대비 자본의 비율로 불평등을 설명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국민총생산(GDP)에 대한 국민순자산 비율은 7.7배로 선진국보다 현저히 높다. 캐나다는 3.5배, 호주는 5.9배, 일본은 6.4배 수준이다. 피케티는 자본주의를 싫어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를 진보학자로 분류하거나 ‘21세기형 카를 마르크스’라고 불러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그의 책이름 ‘21세기 자본’ 또한 마르크스의 ‘자본론’에서 따왔다. 그가 말하는 자본의 집중에 따른 불평등은 사회주의화되기 전 19세기와 20세기 초의 중국 사회를 연상시킨다. 근대 말 봉건 중국의 자본(토지)은 몇 %도 되지 않는 지주들이 독차지했다. 기근으로 길거리에 굶어 죽은 시신이 널렸어도 지주들의 곳간은 곡식으로 가득 차 있었다. 20에이커(약 2만 4000평)의 땅을 사흘치 곡식으로 사들일 수 있을 정도였다니 땅을 끌어 모으기는 식은 죽 먹기보다 더 쉬웠다. 러시아와 달리 중국에서 농민 중심의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난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중국이나 러시아나 혁명으로 성취한 사회주의는 실패로 끝이 났다. 피케티도 ‘몰락한 사회주의에 애정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역동성을 떨어뜨리는 자본주의의 불평등과 양극화에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피케티가 제시하는 해법은 좀 과격하다. 고소득자에게 최대 80%의 누진세와 상속세를 부과하는 등 고율의 과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실 부의 편중을 법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박근혜 정부의 ‘경제 민주화’는 피케티의 주장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문제는 지금까지 보았듯이 대기업들의 반발이 심해 경제 민주화는 이미 거의 실종된 상태라는 점이다. 같은 맥락에서 증세 또한 기득권의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러다 보니 담뱃세와 주민세 같은 손쉬운 수단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던 듯하다. 증세 없는 복지 확대란 사실은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돈을 쓰려면 더 걷는 것은 당연하다. 서민 주머니를 털 게 아니라 중산층 이상의 소득세와 법인세 인상이라는 정공법을 내놓고 국민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 오늘 방한하는 피케티가 한국의 현 상황에 어떤 진단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수석논설위원 sons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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